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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문화연구원 혼례문화 세미나… 이문웅 교수 주제발표

    ◎과다혼수는 부모의 과시욕/자녀들 독립심 기르는데도 방해… 자립 도와야 사단법인 한국사회문화연구원은 16일 하오 3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한국혼례문화 그 문제점과 대안」이란 주제의 공개토론회를 가졌다.서울대 인류학과 이문웅 교수의 「사회문화적 측면에서 본 한국의 혼례문화」란 주제발표문를 간추려본다. 요즘 전문 예식장에서의 혼례식에서는 전통사회에서와 같은 잔치분위기를 찾아보기 힘들다.성혼의식보다는 기념사진을 촬영하는데 시간이 더 길고 하객들은 축의금을 내고 방명록에 기록을 남기는데 더 신경을 쓴다.정성스러운 대접을 기대하기 어렵다. 중산층 이상의 가정에서는 혼례비용이 5천만원을 상회할 것이란 통계자료는 지나친 혼수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정성이 중요하던 전통 혼수예절과 달리 현대의 혼수예절은 사치와 낭비풍조에 바탕을 두고 있다. 지나친 혼수의 폐단은 단지 신부측에서 마련하는 예물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근래에는 거의 지참금의 성격을 띠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심각하다. 아마도 이것은 우리사회가 활발한 사회·경제적인 발전을 경험하는 과정에서 권력층이나 부유층에 새로 진입한 사람들이 자신의 지위를 내세우고 싶어하거나 유능하다고 판단되는 청년을 사위로 삼기 위한 책으로 등장한 풍조인 것 같다. 누구라도 일단 자녀의 혼사에 임해서는 「허리가 휘청해진다」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혼수는 이제 심각한 경제적 부담이 되고 있다.특히 딸을 가진 부모에게는 경제적 부담이 커 「딸을 서넛 가지면 살림이 거덜난다」는 말을 쉽게 들을 수 있을 정도에 이르렀다. 이러한 혼수풍속은 우리사회의 자녀 양육 양식이 자녀의 독립심을 길러주기보다는 복종과 순종의 도리만을 강조해 온 것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 자녀를 새장속에 가두어 놓고 키우는 식으로 부모중심으로 모든 것을 주기만 하려는 태도가 지배적인 것이다.살림을 축내면서까지 자식들에게 과다한 혼수를 마련해서 완벽한 살림을 차려주어야 안심하게 되는 풍습이 부모들의 일반적인 풍조가 아닌가 생각된다. 이제 혼인 당사자간에 또는 두 가족 사이에 주고받는 예물이 사회·경제적인 지위의척도가 되는 사회는 불식되어야 한다.평생 낄 것으로 약속하는 결혼반지가 다이아몬드의 크기로 그 사람의 지위를 평가하는 풍조는 이제 버려야 할 때가 온 것이 아닐까. 젊은이에게 완벽한 살림을 차려주는 일은 그들의 독립심을 길러주는 일이 아니라 오히려 방해하는 셈이다.젊은이가 자기 발로 일어서게 내버려두고 옆에서 격려해주는 사회가 바람직한 사회가 아닐까.더 좋은 살림은 자기들 스스로 마련하도록 옆에서 격려해주는 부모상이 하루속히 정립되어야 한다. 14금 반지(이것마저도 어려운 사람이 있겠지만)를 끼고도 자랑할 수 있는 사회,굵직한 다이아몬드 반지를 끼었다면 「얼마나 못나서 저런 정도의 보석을 끼어야 행세할 수 있을까」라는 식으로 간주되는 사회가 와야 우리의 혼례문화도 본래의 취지로 되돌릴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을 기성세대에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그러나 젊은이들에게는 한번 기대해 볼만하지 않을까.
  • 제3의 침팬지/재레드 다이아몬드(화제의 책)

    ◎인간과 침팬지 차이는 「1.6%」 인간의 진화과정을 생물학·인류학·역사학·언어학 등 방대한 지식을 동원해 재치있게 풀이한 책. 미국의 저명한 생물학자인 지은이는 자이르의 피그미침팬지를 제1,아프리카침팬지를 제2,그리고 인간을 제3의 침팬지로 분류한다.인간과 침팬지의 유전형질은 98.4%가 같고 1.6%가 다를 뿐인데 바로 그 차이가 인간과 침팬지를 가르는 경계선이 된다는 것.지은이는 인간이 7백만년전 침팬지로부터 분화된 동물이지만 자연계의 패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언어능력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이 책은 또 인간이 음주와 흡연,마약복용에 빠지는 것은 다른 동물보다 우월하다는 것을 내보이기 위한 하나의 과시행동이라는 아모츠 자하비의 「핸디캡 이론」을 소개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문학사상사,김정흠 옮김,9천원.
  • 한국인의 얼굴(외언내언)

    한국인은 누구인가.우리들의 직접적인 조상은 지금부터 7천∼8천년전 시베리아를 거쳐 한반도에 정착한 신석기 시대인들이다.그 이전 3만년전쯤 한반도에 살다가 베링해협(당시에는 육지였다)을 건너 북미대륙에 정착한 인디언들은 우리의 먼 조상뻘이다.체질 인류학적으로는 우리는 몽골계통이고 언어학적으로는 우랄 알타이어계.고고학적으로는 금관이 출토되는 시베리아 서남쪽의 스카타이문화에 속하고 민속신앙적으로도 무당인 샤먼의 원산지인 시베리아와 연결된다. 그렇다면 우리조상들의 얼굴은 어땠을까.이에 대한 해답은 쉽지 않다.가장 오래된 「한국인의 조상」은 유물이나 벽화를 통해 알아볼 수 있다.4∼6세기 고구려 고분벽화에는 많은 인물들이 보인다.왕이나 세도가에서 수렵하는 무사,춤추는 여인들,씨름하는 장사 등….벽화는 사실적인 표현이라 실제인물을 그렸다고 본다.말에 탄 무사의 얼굴은 길쭉하고 두툼하다.무용총의 무희는 갸름하고 풍만한 얼굴에 작은 입술을 지니고 있다.5세기 신라 기마인물상의 주인공도 길쭉하고 날카로운 모습이다. 가장 한국적인 얼굴로 알려진것은 하회가면극의 조선 양반탈.나무로 깎은 길쭉한 얼굴에 눈과 입에 넘치는 파안대소가 일품이다.서민의 얼굴로는 경주서 출토된 막새기와에 새겨진 인물상이 있다.배시시 웃는 얼굴표정 온화하고 정답다.광대뼈가 조금 튀어나온 것이 몽골 후예의 특징을 잘 그려내고 있다. 서울신문에 장기 연재중인 「한국인의 얼굴」(황규호 기자)이 내년도 초등학교 국어교과서에 실린다고 한다.알려진 각종 유물을 통해 「한국인의 얼굴」을 복원해보려는 진지한 탐구노력이 인정받은것 같다.한국인의 원래 모습을 추적하는 일은 우리들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일이기도 하다.때마침 공보처에서는 제1회 「사진으로 본 한국인」공모전 수상작을 발표,눈길을 끌었다.대통령 수상작 「담소」는 풍물패의 상쇠와 허연 수염의 노인이 담소하는 작품.두사람의 은근한 미소가 한국인의 특성을 잘 표현하고 있다.
  • 소설로 읽는 인류의 기원 유인원 소재 번역물 출간 붐

    ◎「네안데르탈」 「…아담」 등… 영화작업도 병행 사이버 시대에 웬 유인원? 인류의 조상에 밀려 멸종되거나 현생인류로 진화,사라져간 유인원들이 소설속에서 속속 부활하고 있다.국내에도 소개될 이 소설들은 영화화도 동시 진행중이어서 「멀티 미디어」적 유인원 바람을 몰고올 듯하다. 도서출판 황금가지가 출간한 「네안데르탈」 전 2권은 제목 그대로 네안데르탈인에 초점을 맞춘것.82년 퓰리처 상 수상자인 기자출신 존 단튼의 최신작이다.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흔적을 추적하는 내용을 담은 미국 시나리오 작가 펠투 포페스쿠의 「올모스트 아담」도 한 국내 출판사에 의해 출간 준비중. 「네안데르탈」의 영화화는 제일제당이 지분참여한 할리우드 영화제작사 「드림웍스 SKG」가 맡는다.「인디아나 존스」「쥬라기 공원」 등에서 인류 기원에 대한 반짝이는 상상력을 발동했던 스티븐 스필버그가 메가폰을 잡을 예정.「올모스트 아담」은 20세기 폭스사에서 영화로 제작중이다.월트 디즈니에서도 티베트고원에 출몰하는 정체모를 스노맨을 다룬 필립케어의 최신 소설 「에사우」를 영화화,「유인원 되살리기」에 가세했다. 「네안데르탈」에서는 세계의 지붕 타지크 공화국 파미르 고원에 탐사나간 고고학의 대부 켈리커트 박사가 소포 하나만을 남기고 실종된다.그의 애제자인 수잔과 매트가 함께 뜯어본 스승의 소포상자속엔 죽은지 25년 밖에 되지 않은 네안데르탈인의 두개골이 들어있다.이를 스승이 보낸 구조신호로 감지한 이들은 현지에 출동,놀랍게도 한 계곡에 네안데르탈인 마을이 숨겨져 있는 것을 발견하지만 에덴동산 같은 이 낙원에서 스승은 유인원들과 어울려 살며 그들의 평화를 찬양한다.한편 네안데르탈인의 초능력을 군사적 목적에 이용하려는 전직 CIA 요원이 군대를 이끌고 쳐들어오면서 마을엔 긴박감이 감도는데…. 이에 견줘 「올모스트 아담」은 세계적 오지 아프리카 케냐가 무대.미국의 고고학자 켄은 케냐 평원에서 바로 전날 새겨진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발자국을 발견하지만 라이벌 앤더슨 교수가 그의 업적을 가로채려 도사리고 있다.소설은 켄과 원시인 소년과의 우정,유인원들사이의 세력다툼 등으로 전개되면서 인류의 기원에 다채롭게 접근한다. 이밖에 여성 유인원 제나를 통해 원시 모권제를 부각시킨 여성 인류학자 존 램버트의 소설 「인간의 시작」전2권(햇살과 나무꾼 옮김 아름드리),유인원에 대한 고고학적 접근인 「작은 인간」(마빈 해리스 지음,민음사),「작은 인간 루시」(도널드 요한슨 지음,푸른숲) 등도 앞다투어 인류의 기원 밝히기에 가세하고 있다.
  • 한국에 손짓하는 인더스문명 유적

    ◎파키스탄 문화재당국 발굴작업 참여 희망/학계 “우리학문 세계화위해 시도 해볼만” 인더스문명의 신비와 고대문화의 실체를 제대로 벗기지 못한 파키스탄은 한국과의 학술협력을 희망하고 있다.선사시대를 일찍 마감한 가운데 기원전 3000년께 인더스강유역에서 인류문명의 불을 지핀 땅 파키스탄은 고대 문화유적의 보고.파키스탄의 학계와 문화재관계당국은 문화유적 탐사를 위해 파키스탄을 방문한 한국학자들에게 고고학발굴 직접 참여 등을 골자로 한 구체적인 협력방안을 제시했다.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먼저 만난 파키스탄 원로 고고학자 아마드 하산 다니박사는 한국학계가 유적발굴을 원하면 기꺼히 주선하겠다는 자신의 뜻을 밝혔다.파키탄역사고고학회 회장이자 베나지르 부토총리의 고고학 고문이기도 한 그는 문화유적은 아류의 공동자산으로 발굴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파키스탄 국내 유적의 개방을 강조했다.유네스코(UNESCO)실크로드위원장 자격으로 한국학자들과 함께 실크로트 공동탐사에 나선 적도 있다. 한국이 발굴에 참여할만한 유적은 파키스탄 전역에 널리 분포돼 있다.도시 유적을 포함한 인더스강유역의 문명유적,간다라 불교유적,실크로드 유적 등 손을 대지 않은 유적들이 얼마든지 있다.인더스강유역에서 지금까지 확인한 도시유적은 약 4배여군데로,이 가운데 파키스탄 동남부 신드지방의 모헨근다로와 하라파유적 정도가 발굴되었을 뿐이다.그리고 서북부 펀잡지방 탁실과 간다라유적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실스크유적은 그냥 방치된 상태다. 일본은 이미 1950년대에 파키스탄에서 독자적으로 유적을 발굴,상당한 학술적 성과를 거두었다.또 유네스코와 파키스탄 문화재관리국이 주관하는 모헨조다로와 간다라유적 발굴복원사업에도 투자하고 있다.모헨조다로 한 단위유적에만도 50만달러를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최근에는 독일에서도 이들 유적발굴을 지원하는 등 세계가 차츰 파키스탄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파키스탄 문화체육부 산하의 문화재관리국은 수도 이슬라마바드를 벗어나 제1의 도시 카라치에 자리잡았다.박물관 관장업무를 비롯 문화유적 발굴 및 보존업무를 맡고있는 문화재관리국은 페샤와르와 라호르 같은 중요유적 분포지에 분소를 두었다.문화재관리국과 이들 지역분소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한 유적을 관리하면서 국제협력관계 업무도 전담하고 있다.유적발굴 및 보존에 따른 전문인력은 77명을 보유했지만,엄청난 유적에 비해 모자란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문화재관리국 고고부 니아즈 랏술부장은 한국이 유적발굴 프로젝트 하나를 담당한다면 독자적 발굴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그것은 파키스탄 문화재관리국의 방향제시나 간섭이 없는 발굴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그리고 동종동류의 유물이 2점 이상 출토되었을때는 1점을 한국에 영구임대하는 방법도 검토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이러한 협력은 지난 95년 5월 체결한 한·파키스탄문화교류협정에 근거를 들어 실현시킬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파키스탄은 한국이 문화유적 보존과학분야에도 관심을 가져주길 호소했다.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한 모헨조다로 도시유적발굴현장에서 만난 문화재관리국 엔지니어 모하날 오찬씨는 한국의 문화재보존과학팀의 모헨조다로 파견을 제의하고 나섰다.자연발생의 염분침식으로 유적이 훼손되는 현상을 막기위해 이같은 제의를 하게되었다는 그는 모헨조다로가 세계문화유산임을 누누히 이야기했다. 파키스탄이 그 많은 유적을 발굴,보존하기에는 힘에 겨운 것도 사실이다.그러나 문화국수주의에서 벗어나 인더스문명유적과 간다라 불교미술유적을 보편적 세계문화유산으로 인식하려는 노력은 분명히 엿보였다.오늘의 파키스탄 현실을 다시 말하면 유적발굴경비 조달에 따른 재정의 한계성과 유적발굴 개방정책이 기묘하게 맞물려있는 것이다.그래서 한국이 진출할 수 있는 최적의 시기로 판단되었다. 이번 파키스탄 문화유적탐사에 참가한 한양대 배기동 교수(고고학)는 『우리 학계도 이제 시야를 세계로 넓힐 시기가 되었다』고 전제하면서 『세계문명의 발상지에서 고고학발굴은 국책차원이나 학술재단 투자형식을 빌려 시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특히 발굴성과를 집대성한 영문보고서 등을 통해 인류문명사와 고대문화사를 새로운 각도로 복원한다면,그 자체가 우리 학문의 세게화 내지 국제화라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파키스탄 문화유적탐사는 이슬라마바드를 기점으로 탁실라(간다라 유적지)→시르캅(고대도시유적)→자울리만(고대불교대학유적)→폐샤와르(실크로드시대의 도시)→닥테바히(고대불교 수도원)→라호르(무글제국의 수도)→모헨조다로→카라치로 이어졌다.배기동 교수 이외에 고려대 권영필 교수(불교미술사),한양대 이희수 교수(인류학),가천박물관 학예연구실 윤열수 실장(불교미술)등의 학자와 서울신문 취재진이 동행했다.〈카라치(파키스탄)=황규호 특파원〉
  • 노인 단독가구/임영숙 논설위원(외언내언)

    사모아에서 미국문화에 이르는 세계의 다양한 문화권에 대한 연구로 인류학과 사회학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던 미국의 인류학자 마거릿 미드(1901∼1978)는 「노인이 가장 살기 좋은 나라」로 한국을 꼽았다. 지난 60년대 한국을 찾은 그는 3세대가 함께 사는 우리의 전통적인 가족제도와 노인이 존경받는 사회풍토에 감명을 받았던 것이다. 그로부터 30년이 지난 이제 한국은 더 이상 노인이 살기 좋은 나라가 아니다.『늙은이가 되면 설치지 말고,미운 소리,우는 소리,헐뜯는 소리,그리고 군소릴랑 하지도 말고 그저 그저 남의 일에 칭찬만 하소.…정말로 돈을 놓치지 말고 죽을때까지 꼭 잡아야 하오.남들에게 구두쇠라는 소리를 들을지언정.돈이 있으므로 나를 돌보고 모두가 받들어 모셔준다나.…옛날 일들일랑 모두 다 잊고 잘난 체 자랑일랑 하지를 마소.우리들의 시대는 다 지나갔으니…』라는 자조적인 「노인송」이 나돌 정도다. 통계청이 발표한 「95 인구 주택 총조사 2%표본 속보 집계 결과」에 따르면 60세 이상 혼자 사는 노인단독가구가 무려 50만가구에 육박한다고 한다.지난 90년 27만7천가구던 것이 5년 사이 77.8%가 늘어나 49만2천가구가 됐다는 것이다. 이 노인들에겐 「노인송」도 사치스럽게 보일 수 있다.지난해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조사 결과 독신노인의 73.1%가 월 20만원 미만의 수입으로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이같은 독신노인 가구의 증가는 우리 사회에서 노인들이 벼랑끝으로 몰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조기정년 바람으로 「젊은 노인」들도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노인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른지 이미 오래건만 노인정책은 거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 상태다.오늘의 노인층은 전통적인 효의 미덕에도 기댈수 없고 사회보장제도의 혜택도 받지 못하는 불행한 세대다.그들을 등한시하는 것은 우리 자신의 미래를 등한시하는 것이라는 인식을 갖고 노인을 위한 사회보장체계를 서둘러 마련해야 겠다.〈임영숙 논설위원〉
  • 최초의 인간 루시/도널드 요한슨외(화제의 책)

    ◎인류의 진화과정 소상히 설명 지난 74년 에티오피아 하다르에서 최초의 인간 「루시」를 발견한 미국의 고고인류학자 도널드 요한슨이 인류의 진화과정을 소상히 설명한 책.당시 요한슨이 발견한 호미니드(오스트랄로피테쿠스와 호모를 비롯해 사람의 특징을 지닌 인류)의 화석 「루시」는 소프트볼 정도의 작은 머리에 커다랗고 툭 튀어나온 턱을 가진 여성으로,인간보다는 유인원에 가까운 모습이었다.또 키는 1.2m,몸무게는 27㎏밖에 되지 않았으며 두발로 직립보행한 것으로 추정됐다. 요한슨으로부터 「루시」라는 이름과 함께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란 종명을 부여받은 이 여성은 인간의 역사를 3백50만년전으로 끌어올리면서 인류의 진화계통수를 재조정하게 만들었다. 이 책은 「루시」에 관한 이야기뿐 아니라 네안데르탈인·자바원인·북경원인 등의 발견과정과 필트다운인 소동 등 고고인류학계의 발자취가 재미있게 정리돼 있어 관심을 끈다. 최초의 인간 「루시」란 이름은 요한슨팀이 화석을 발견한 기쁨에 들떠 비틀스의 노래 「다이아몬드가 있는 하늘의 루시」를 틀어놓고 밤새 술을 마시다가 노래제목을 그대로 따 지었다는 일화도 소개된다.푸른숲 이충호 옮김 9천8백원.〈김종면 기자〉
  • 민음사 창립 30돌 기념 「103인의 현대사상」 출간

    ◎20세기 대표적 지성 103인 사상 한눈에/가다머·들뢰즈·백남준 등 동서양인 망라/신진학자들 집필… 대상자 선정 편향 아쉬움 해석학의 이론적 토대를 세운 한스 게오르그 가다머,구조주의 인류학자 레비 스트로스,동물행태학의 권위자 콘라드 로렌츠,해체주의 철학자 자크 데리다,지성과 반역을 동일시했던 질 들뢰즈,실존주의 철학을 정립한 마르틴 하이데거,소설가이자 기호학자인 움베르토 에코,한국출신의 세계적인 비디오아티스트 백남준….20세기의 지배적 사유를 만들어내고 또 그것을 확대 심화시킨 현대의 대표적인 사상가 1백3인의 사상적 지형도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게 됐다. 「국내 인문도서 출판의 본산」 민음사(대표 박맹호)는 올해 창립 30돌을 맞아 별도의 행사를 갖는 대신 「103인의 현대사상」이란 제목의 묵직한 책 한 권을 펴냈다. 특히 이 책은 각 사상가들의 삶과 사상을 집중 조명하고 있을 뿐아니라 그들의 한국어판 저작목록도 꼼꼼이 싣고 있어 거장의 사상세계에 입문하고자하는 학생들을 위한 충실한 길라잡이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 30∼40대 신진학자들이 필진으로 참여,서구 사상가들의 지성사적 위상에 대한 독자적인 시각의 자리매김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도 이 책의 또다른 미덕이다. 다만 4명의 한국인을 포함,동양권에서는 고작 7명만이 선정됐을 뿐 대상인물이 유럽 특히 프랑스에 치중돼 있는 것이나 시인 김지하,재미정치학자 정화열,재미철학자 김재권씨를 한국이 낳은 20세기의 사상가 반열에 덥석 올려놓은 것은 지적 엄밀함을 상실한 것이어서 아쉬움을 준다. 『20세기 사상의 모습은 다채롭고 화려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외양일 뿐이다.오히려 전쟁과 혁명,풍요와 빈곤,자유와 소외 등 겹겹이 쌓인 갈등과 긴장의 연속이었다』는 것이 엮은이들의 진단.또 이 책에서 다루어진 자연과학자들은 쿠르트 괴델,자크 모노,에드워드 윌슨,일리야 프리고진 등 12명에 지나지 않지만 자연과학적 사유의 대대적인 발흥이야말로 20세기 사상의 스펙트럼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이라고 지적한다. 이밖에 인문·사회과학의 여러 분야에서 동시에 진행된 거대 통합이론 (마르크스주의 구조주의 현상학 등)이 붕괴함과 동시에 미셸 푸코·질 들뢰즈·롤랑 바르트·장 프랑수아 리오타르 등 프랑스 철학자들을 중심으로 한,개별성과 차별성을 존중하는 새로운 사상이 개화됐다는 사실도 밝히고 있다. 한편 민음사는 지난 5월초 출범한 대중문화 전문출판 자회사인 황금가지를 통해 이달 중순쯤 노르웨이 소설「이갈리아의 딸들」을 낼 예정이며 올 가을엔 교양과학서 전문 출판사를 차려 발간하는 책들을 섹트별로 전문화한다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김종면 기자〉
  • 우리에게 일본은 어떤 나라인가/송복 연세대교수·정치사회학(시론)

    우리에게 일본은 어떤 나라인가.명백히 우리가 배워야 할 나라다.일본은 많은 장점과 많은 결점을 동시에 가진 나라다. 미국의 저명한 인류학자 루드 베네딕트 교수의 말대로 일본은 「국화와 칼」이다.국화를 가꾸듯 탐미주의적이면서도 칼을 갈듯 비정하고 잔폭한 면이 있다.유례를 찾기 어려울만큼 예의바른 사람들이면서 「그러나 또한 불손하고」,성실하고 관용이 있으면서 「그러나 또한 협소하고」,유순하고 복종적이면서 「그러나 또한 명령에 잘 따르지 않는」「벗올소」(but also)라는 2중성을 가진 사람들­.그 사람들이 바로 일본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일본인들의 이러한 대립적 모순은 베네딕트 교수의 기술속에선 마치 씨줄과 날줄처럼 잘 짜여진 진실이 되어있다. 그의 기술대로 일본인들은 최고로 공격적이면서 비공격적이고,군국주의적이면서 자유주의적이고,불손하면서 예의 바르고,완고하면서 적응성이 풍부하고,보수적이면서 새로운 것을 즐겨 찾는 사람들로 그려져 있다. 그러나 어떻든 일본은 오늘날 경제대국이면서 문화대국이다.한국 사람들은 일본이 경제대국이라는 것은 잘 인정하면서 문화대국이라는 것은 전혀 인정하려고 하지 않는다.문화에 관한한 옛날에도 우리가 선진이었고,지금도 우리가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은 분명히 잘못이다.우리는 일본을 객관적 대상에 올려놓고 바라보지 못하는 습성이 있다.대개의 경우 우리는 꾸부러진 주관으로 일본을 바라본다.「근친증오」에서 보듯,서구에 비해 우리와 너무 가까운 일본을 우리는 주관적으로 늘 미워한다.일본에 대한 주관적 증오는 우리 한국사람들에게는 거의 생리화되어 있다.그래서 물질의 성장과정인 경제는 인정하지만 정신과 마음을 함께 하는 문화는 인정하지 못하겠다는 것이 일본에 대한 한국사람들의 심정이다. 그러나 오늘의 일본은 분명히 문화적으로 대국이 되어 있다.일본인들의 독서량과 독파력,일본인들의 언어 조어력과 새로운 개념,창의력,그들의 유려한 필치와 산문구사력,그것은 우리와 결코 비교할 바가 아니다.우리는 그들에 비해서 너무 떨어져 있다.일본은 서구를 추종하다 이미 서구를 추월했다.우리는 아직도 서구를 추종하면서 추종조차도 아직도 제대로 못하고 있다. 우리는 이번 월드컵 공동개최를 통해 일본을 잘 배워야 한다.무엇보다 그들의 문화,그중에서도 그들의 사회적 태도와 행동을 배워야 한다.일본은 적어도 그들간에는 「공인의식」(Pubilic mind)이 투철해 있는 사회다.공인의식은 특정인 소수에게 하는 태도와 행동이 불특정인 다수에게도 그대로 옮아져 있는 것을 말한다.특정인 소수는 특별히 잘 아는 소수의 사람들­가족이라든지 친지 친우 이웃등이다.불특정 다수는 전혀 모르는 일반 대중이고 일반 국민들이다.잘 아는 친지 친우에게 하듯 전혀 모르는 일반사람들에게도 예의를 똑같이 지키고,친절한 태도와 바른 행동을 하는 것이 공인(Publicman)이다.잘 아는 소수에게 하듯 잘 모르는 다수에게 희생과 봉사를 아끼지 않는 것이 이 공인의 마음,곧 공인의식이다. 우리는 이 공인의식이 아직도 제대로 형성되어 있지 않다.우리는 잘 아는 사람과 잘 모르는 사람을 너무 차별화한다.우리는 잘 아는 사람들끼리만,끼리끼리 뭉쳐 파당지우려는 비사회적 태도와 행동이 몸에 배어있다.우리는 잘 모르는 다수에 대해서 너무 마음이 닫혀있다.닫혀 있을뿐 아니라 너무 불친절하고 무례하다.그리고 야박하고 각박하다.희생과 봉사는 차치하고 적개심과 공격성마저 띠고 있다. 우리의 매년 고소고발 사건은 일본의 60배가 넘는다.경찰청 조사에 따르면 95년도 일본의 고소고발사건은 1만2천건에 불과한데,우리는 72만건을 상회하고 있다. 일본인구가 우리 인구의 약 3배라는 것을 감안하면,인구비례로 고소고발사건은 우리가 일보의 1백80배나 된다.기가 막힌 나라다.이러고도 월드컵을 단독개최하자고 나섰고,그리고 북한동포를 어루만지겠다고 하고 있다. 일본을 배우자.그들의 공인의식을 배우고,그들의 친절을 배우고,그들의 예의를 배우고,그들의 희생과 봉사정신을 배우자.우리도 이만하면 남을 위해서 베풀고 남을 위해서 살 수 있는 여력이 있다.그 여력을 이제 사회와 문화에 쏟자.
  • 대암산 향로봉/희귀식물 보고 대암산 용늪 인간발길에 훼손

    ◎국내유일 고층습원지대에 배수로 생겨나/토양 건조해지며 산사초등 1백종 삶터 잃어/94년 8월부터 출입금지 구역 지정,보호나서 강원도 인제와 양구 지역의 생태계는 4월말에야 봄 기지개를 켠다. 산세가 험하다보니 겨울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다.야생 동물의 움직임도 그리 활발하지 않다.해빙기가 갓 지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산골짜기를 누비다보면 생명의 기운을 흡뻑 느낀다. 나무마다 새순이 움트기 시작했고 텃새와 일찍 찾아온 여름 철새들이 함께 어우러진다. 열목어 서식지로 유명한 두타연을 거쳐 대암산으로 가는길의 계곡에는 녹지 않은 얼음과 눈이 드문드문 남아 있다. 5월에도 밤 기온이 영하로 내려간다고 안내장교는 전했다. 해발 1,304m인 대암산 등정로는 50도를 넘는 급경사 비포장 도로다.산꼭대기는 눈으로 덮여 있다. 1천m 높이의 고지대에 이르자 신갈나무 숲이 깊은 그늘을 드리우고 있었다.동행한 김준호 서울대 명예교수(생물학)는 『이제야 숲다운 숲을 보게 됐다』고 즐거워했다. 신갈나무는 대암산에 가장 많은 수종이다.키가커 가지들이 우산살을 펼친듯 다른 나무 위로 뻗어있다.학술용어로는 「상층 식생」이라고 한다. 키 작은 당단풍과 어우러진 모습은 일품이다.한반도 중부 활엽수림의 전형적인 군집 형태다. 속살을 드러낸듯 껍질이 하얀 자작나무과의 거제수 나무를 비롯,층층나무·물푸레나무도 줄줄이 서 있다. ○산기슭 해안마을 한눈에 정상에 오르자 북쪽으로 펼쳐진 넓은 분지에 안온하게 자리잡은 해안마을이 눈에 들어왔다.감탄사가 절로 나왔다.도솔산.가칠봉.대우산 등을 사방에 세우고 운무에 뒤덮인 광경이 더없이 신비로웠다.엄청난 크기의 운석이떨어져 만들어진 세계 최대 규모의 운석분지라는 미확인 학설도 흥미를 돋운다. 감자와 당근이 많이 나는 이 마을에는 2천여가구가 산다. 민통선 지역에서 가장 큰 마을이다. 대암산 정상에는 벼과 식물들이 서식한다. 김교수는 『정상엔 바람이 많이 불기 때문에 토양이 척박하고 건조해 큰 식물은 살 수 없다』고 말했다.「산정현상」이라고 일러주었다. 북동쪽으로 10여분 정도 걸어가면 국내 유일의 고층습원지대인 「용늪」이 나온다. 작은 운동장만한 크기로 겉보기에는 잡풀만 우거진 황무지처럼 초라하다.하지만 식물학자들이 「보물단지」로 여긴다. 4천∼4천5백년동안 한해에 1mm씩 쌓여 형성된 원시지다. 움푹 파인 지형에 물이 차면 산소가 부족해진다.식물들은 불완전한 상태로 썩고 토양도 다른 곳과 달라진다.고산지대이므로 기온은 차다.희귀한 습지식물들이 집단 서식하는 배경이다. 조도순 가톨릭대교수(생물학)는 『이 곳에는 산사초. 가는 오이풀이 가장 흔하며 물이끼와 골풀 등 1백여종의 식물이 산다』고 전했다. 끈끈이 주걱처럼 곤충을 잡아먹는 식충성 식물들도 자란다. 하지만 사람의 발길이 닿으면서 생명을 잃어가고 있다.누군가 배수로를 만드는 바람에 물이 빠지면서 토양이 건조해진 탓이다.전나무가 침입해 곳곳에서 자라는 것도 환경변화의 증거다. 환경부가 지난 94년 8월부터 3년동안 출입금지 구역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용늪 주변에는 여섯장의 보라색 꽃잎이 활처럼 휜얼레지, 코스모스와 비슷하게 생긴 흰빛깔의 꿩의 바람꽃,홀아비 바람꽃 등도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북방계 침엽수 빽빽히 환경부 자연정책과 전승훈 박사(식물분류학)는 『원산지가 시베리아 등지인 북방계 식물들로 빙하기를 맞아 지구의 기온이 내려갔을 때 따뜻한 곳을 찾아 남진했다가 다시 기온이 올라가자 일부는 북상하고 일부는 고산지대로 서식지를 옮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부령 입구에 위치한 군부대를 거쳐 답사 마지막 코스인 향로봉으로 향했다. 행정구역상 인제군 북면 원통리에 위치한 향로봉은 해발 1, 296m로 대암산과 비슷한 생태계를 이룬다.전나무.분비나무. 잣나무 등 북방계 침엽수들이 빽빽하다. 해발 1, 000m쯤에 이르렀을 때 나무 위에 앉은 검독수리 한쌍이 눈에 들어왔다. 흥분한 상태로 사진을 찍으려 했지만 낌새를 알아채고 언덕 너머로 사라졌다. ○여름철새 후투티 목격 경희대부설 한국 조류연구소장 유정칠 교수는 『검독수리는 수리류 가운데 유일한 텃새로 태백산맥 준령에 주로 서식하며 온몸이 검은 털로 뒤덮여 큰까마귀를 연상케 한다』며 『날개 밑부분이 톱니처럼 생긴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수리류가 죽은 동물의 시체를 먹는 것과는 달리 산 동물을 잡아먹는 포악한 맹금이다. 여름 철새 가운데 북상이 빠른 후투티와 검은 딱새 등도 이곳 저곳에서 목격됐다. 하산 길 칠절봉으로 접어드는 해발 1,100m 지점에 이르자 한쪽 언덕이 노란색 융단처럼 다가왔다. 좀처럼 보기 어려운 수천송이의 한계령풀꽃과 박새군락지다. 한계령풀은 10여년전 한계령에서 처음으로 발견된 희귀식물이다.북방계 식물로 남한에서는 여기에서만 볼 수 있다. 박새는 백합과에 속하는 식물이다. 두툼한 넓은 잎을 하늘을 향해 쳐들고 있었다.7월에는 흰색과 연록색의 꽃을 피운다. 이달말쯤이면 이곳 민통선에도 산야가 완전히 푸른 옷으로 바꿔입고 야생동식물들도 보다 활기찬 모습으로 바뀌게 될 것이다. ◎두타연/멸종위기 열목어 집단서식/눈에서 열나는 희귀종… 맑은 물에만 살아 강원도 양구군 방산면 민통선 검문 초소를 지나 30분 가량 차를 몰고 자갈길을 달리면 두타연을 만난다. 금강산에서 흘러내린 수입천의 중간 지점이다.직경이 20m,최고 수심 7m다.2m 높이에서 물이 떨어져 내린다. 지난 72년 천연기념물 열목어의 최대 서식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유명해졌다.이제는 거의 사라진 열목어를 볼 수 있는 몇 안되는 생태계의 명소이다.원래 이름은 「드례소」였지만 조선 중엽 부근에 있던 두타사 때문에 이름이 바뀌었다. 바닥이 훤히 들여다 보일 정도로 물이 맑다. 열목어 무리가 유유히 헤엄쳐 다닌다.황갈색으로 옆구리에 9∼10개의 흑갈색 가로 무늬가 있다. 연어과에 속하는 민물고기이다. 수온이 20℃ 이하인 맑은 물에서만 산다.이름 그대로 눈에서 열이 난다.성질도 까다로워 물 밖으로 꺼내면 얼마 지나지 않아 죽어버린다. 두타연에는 열목어 말고도 둑중개와 갈겨니 등 모두 11종의 민물고기가 살고 있다. 주변의 큰 바위와 돌에는 잎이 단풍잎과 닮은 돌단풍이 자란다. 다년생 풀로 단풍잎보다 훨씬 크다. 무당 개구리도 집단으로 서식한다. 녹색 등에 검은 반점무늬가 있고 배는짙은 주황색이다. 폭포 오른쪽에는 직경 3m 가량의 큰 동굴이 입을 벌리고 있다.이 지역에서식하는 천연기념물 243호 검독수리가 비바람을 피해 자주 찾는 곳이다. 두타연 주변에는 나무도 무성하다. 붉나무,참느릅나무,조팝나무,병꽃나무,신갈나무 등이 병풍처럼 드리워져 있다. 서울대 전경수 교수(생태인류학)는 『통일무드가 조성되면서 서울∼금강산∼원산을 잇는 길목인 이 지역 개발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전하고 『자연생태계가 훼손되지 않는 범위에서 신중하게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별탐사팀 김준호 서울대 명예교수 전경수 서울대 인류학과 교수 조도순 가톨릭대 교수 유정칠 경희대 한국조류연 소장 전승훈 환경부 연구원 노주석 사회부 기자 김환용 사회부 기자 오정식 사진부 기자
  • 「아름다운 우리도자기」 펴낸 원광대 윤용이 교수(저자와의 대화)

    ◎“도자기는 각 시대의 삶 담긴 문화체” 『도자기는 단순한 골동품이 아니라 각 시대 삶의 흔적이고 역사와 사상,종교까지를 듬뿍 담고있는 문화체 그 자체입니다』 신석기시대부터 요즘까지 8천년에 걸친 우리 도자기의 모든 것을 일반인들이 알기쉽도록 해박한 지식과 감칠맛 나는 문장으로 풀어낸 「아름다운 우리 도자기」(학고재간)의 저자 원광대 윤용이 교수(50·문화재위원·원광대 박물관장).그는 『지난 20년간 도자기 연구에 몰두하면서 일반인들이 도자기에 대해 큰 관심을 갖고 있으면서도 골동품,혹은 값비싼 고미술품으로만 인식하는 경향을 안타깝게 느껴왔다』고 털어놓았다. 성균관대 사학과 재학중 미술사학자 고유섭(고유섭·1905∼1944) 선생의 「고려청자」를 읽고 짧지만 감동적인 글에서 도자기를 단순한 기물로 보지않게 됐다는 윤교수는 대학원에서 본격적으로 도자사를 전공,그 인연으로 국립중앙박물관 학예관도 지냈다.지난 83년 원광대 교수로 부임,강의를 해오다 올해부터는 박물관장직도 맡고 있는데 「아름다운…」는 그동안 대학과 박물관강좌,문화재보호재단 문화강좌,동방예술연구회등에서 10여년 넘게 강의한 도자기 관련 내용을 다듬어 엮어낸 것이다. 『박물관 학예관 시절 일반인들이 접근할 수 없는 국보·보물급 도자기들을 직접 만질때 행복감을 느꼈다』는 윤교수는 도자기를 이해하기 위해 가마에서 도자기 굽는 과정을 며칠밤을 뜬 눈으로 지켜보기도 했다.그는 특히 『도자기 연구에 있어서 가마터 조사는 인류학자들이 원주민을 조사하는 것과 같다』면서 『현재까지 발견된 가마터 1천2백개중 9백개를 내 집 드나들듯 다녔다』고 귀띔한다. 도자기에 대한 변함없는 집념으로 그가 남긴 도자기 관련 저서만도 「한국 도자사연구」를 비롯해 「일본속의 한국문화재」「고창 용계리 청자가마터 보고서」「미국속의 한국문화재」등 4∼5권.윤교수는 그러나 자신의 이 책들뿐만 아니라 다른 도자기 연구서들이 전문성이 강해 도자기와 친해지고 싶은 일반인들에겐 사실상 별 도움이 되지않았다고 「아름다운…」의 발간배경을 설명했다. 「아름다운…」는 「고려청자의 세계」「조선분청자의 세계」「조선백자의 세계」등 총론 3편과 「토기 도기 사기 자기」「고려청자의 기원」「상감청자의 비밀」 등 각론 30편 및 질그릇에 관한 보론등으로 구성돼 우리 도자의 연원과 특징을 강의하듯 차근차근 설명하는 흐름. 윤교수는 이 책에서 도자기에 관한 여러가지 사실을 새롭게 지적한다.청자의 색깔은 원래 녹색으로 고려 문인 이규보 (1168∼1241)의 문집에서도 「녹자」라는 표현을 썼다든가 또는 「자기」라는 표현은 일본식으로,요즘도 흔히 쓰지만 원래는 「자기」로 써야 한다는 것등이 그것이다. 중국 도자기를 「화려한 연극배우」,일본 것을 「잘 차려입은 기생」,우리 도자기를 「수수한 가정부인」으로 비교해 표현하는 윤교수,그는 이렇게 말한다.『도자기를 이해하는 것은 음악을 듣는 귀가 열려가는 과정과 비슷합니다.아는 만큼 이해하는 것이지요.다양한 체험을 하다보면 그 세계가 보이고 기쁨을 느끼듯 이런 기쁨을 공유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도자기는 우리 문화유산 이해차원에서 절실한 체험이니까요』〈김성호 기자〉
  • 동아시아고고학연·한대 연천서 「전곡리 구석기문화재」(문화현장)

    ◎유물 발굴하며 떠나본 원시로의 여행/구서기인 분장 학생들 원시의 몸짖춤/돌도끼로 돼지잡고 부싯돌로 불붙여 원시의 시공속으로 뒷 걸음질 친 문화놀이마당.그것도 구석기시대하고도 전기로 올라가 본 「전곡리 구석기문화제」가 5일 하루종일 경기도 연천군 연천읍 전곡리 한탄강가에서 펼쳐졌다. 동아시아고고학연구소와 한양대 문화인류학과가 주최한 이날 문화마당에는 1천5백여명의 참여자와 관객들이 몰려들었다.전곡리 유적은 지금으로부터 10∼30만년전 이 땅에 살았던 최초의 인류 구석기인들의 생활터전.그 구석기인들이 남긴 주먹도끼 따위의 여러가지 돌 연모가 곳곳에서 출토되었다.이때문에 세계의 학계가 주목하는 유적으로 떠올랐고,24만평의 유적을 국가가 사적지로 지정했다. 문화마당을 연 날이 마침 「어린이날」이어서 행사는 유치원과 초등학교 어린이 1백70명이 참가한 사생대회를 시작으로 막을 올렸다.그리고 국전 대상작가 임근후 화백의 설치­행위미술전,시간의 타워 건설과 발굴,불과 원시요리 3가지,원시인들의 축제 재현 등으로행사가 이어졌다.이에 앞서 4일 저녁에는 전곡리유적관에서 「문명과 야만」을 주제로 한 강연회를 슬라이드쇼를 곁들여 열어 전야제를 대신했다. 임근후 화백의 설치­행위미술전의 주제는 「원시마을 축제에 초대된 현대인」.유적 나무가지 마다에 울긋불긋한 리본을 달아매고 돌무지를 중간에 쌓은 뒤 대나무를 솟대처럼 높이 세웠다.그렇듯 원시의 주술적 분위기가 감도는데,탑속에 설치한 컴퓨터 화상과 팩시밀리에는 원시시대 메시지들이 문자와 그림으로 연신 쏟아져 들어왔다.또 탑 근처에서는 구석기인들로 분장한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학생들이 원시의 몸짓으로 원색의 춤을 추었다. 그리고 돼지 몇 마리가 돌도끼에 의해 도살되었다.도살에 사용한 돌도끼는 구석기시대 당시 가공할 무기이자 만능연모.한 옆에서는 발화기를 문질러 만들어낸 불씨를 장작에 붙였다.돼지고기 여러 부위가 돌판 위에 올라 지글거리더니 이내 바비큐로 변했다.참가자들이 너무 많아서 바비큐가 양껏 돌아가지는 않았으나 원시의 맛을 씹어보았다. 이날 행사의 절정은 시간의 타워 건설과 발굴.구석기시대로부터 신석기시대,청동기시대,역사시대는 물론 오늘의 컴퓨터시대층 까지를 차례차례 쌓은뒤 직접 발굴하는 방법으로 진행되었다.어린이와 어른들이 함께 흥미를 가지고 달라붙어 발굴작업을 펴는 동안 모조유물이 나오면 구덩이 속에서 탄성이 울려나왔다.오랜 세월을 두고 묻혀버린 유적과 유물이 어떻게 발굴되는가를 체험으로 이해할 수 있는 유익한 프로그램이었다. 이번 행사를 기획한 한양대 배기동 교수(고고학)는 『국민들이 현장 체험을 통해 지나간 시대의 문화와 유적을 올바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 전곡리 구석기 축제를 마련했다』고 말했다.행사를 지켜본 사람들은 『내년에는 돼지고기가 더 많았으면 좋겠다.모의발굴현장에 다양한 모조유물을 묻어달라』는 희망사항을 거리낌 없이 내놓았다.『그렇게 하겠다』는 주최측의 약속을 듣고 모두들 내년을 기약하면서 봄날 하루를 짧게 느꼈다.〈연천=김성호 기자〉
  • 여성동인 「또문」,「새로 쓰는 결혼이야기·1」 발간

    ◎“결혼은 생각하기에 좋은것”/「성·사랑이야기」 출간 이어내놓는 대안문화/연령불문 기혼자들의 다양한 목소리 실어 우리사회에 대안문화를 만들고자 하는 동인들의 모임 「또하나의 문화」(이하 「또문」)가 「새로 쓰는 결혼이야기·1(안에서)」(또하나의 문화 출판)를 펴냈다. 이미 「새로 쓰는 사랑이야기」「새로 쓰는 성이야기」를 출간,사랑과 성을 담론화시킨 「또문」은 이제 결혼을 한번 털어놓고 얘기해보자고 나섰다.이 책이 1편이고 「안에서」란 부제가 붙은 것은 조만간 결혼의 울타리밖에 있는 사람의 목소리를 모아 「새로 쓰는 결혼이야기·2」(밖에서)를 출간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1편에서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기혼자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책으로 엮은 「또문」은 잠정적으로는 산업자본주의사회에서 살고 있는 현대인은 누군가를 영원히 붙들어두고 싶은 욕망을 느끼는 반면 실제 결혼생활에서는 익숙치 않은 관계 때문에 힘들어 한다고 보고있다.따라서 사람과의 만남도 연습과 훈련이 필요하며 자신이 맺고 싶은 관계를 결혼에 반영하도록 결혼이야기를 「새로 쓰자」고 주장한다. 그러나 결혼을 공론화시킨다는 것이 이렇게 힘든 일인줄은 몰랐다는 것이 동인들의 한결 같은 평가다.책을 편집한뒤 연 좌담에서 송도영씨(연세대 문화인류학 강사)는 『지금까지 사적 영역을 담론화하는 작업가운데 가장 내밀한 것은 성과 사랑이라고 생각했는 데 실제로는 결혼을 드러내기가 가장 힘들었다』고 말했다.또 이소희씨(한양여전 강사)는 『주변 30대 여성들은 결혼구조속에 들어갔다가 너무 괴로우니까 빠져나갈 것인가,그대로 있을 것인가 열심히 주판알을 퉁기고 있었다』면서 『결국 결혼에 안주한 친구들은 기대치를 낮추어 결혼을 서로의 필요에 의한 기능적인 관계일 뿐이라고 생각한다』고 털어놓았다. 조혜정씨(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교수)는 『우리는 낭만적인 사랑의 신화를 깨려고 했는데 후기산업사회,미래가 불투명한 시대에 사람들은 오히려 낭만적인 사랑으로 돌아가려 하는 것 같다.특히 지금 신세대는 결혼의 대안을 발견하지 못해 더욱 그렇다.영화 「중경삼림」의 여주인공에 그토록 열광하는 이유가 이를 반영한다』고 평했다. 어려운 작업을 마친 「또문」이 내린 결론은 지금의 결혼은 「하기에 좋은 것」이 아니라 「생각하기에 좋은 것」.그리고 결혼에 대해서는 더이상 「또문」이 교과서적인 대안을 내놓을 수 없게 됐으며 이제는 독자가 각자 선 자리에서 쓰고읽는 책이 나와야 한다며 그 몫을 넘겼다.〈서정아 기자〉
  • “투표에 꼭 참여합시다”/선관위·사회단체

    ◎“한표 주권행사” 캠페인/유권자 무관심… 대규모 기권우려/대기업·사회단체 등에 협조요청 「기권하면 원치 않는 후보가 당선될 수 있습니다」 15대 총선을 이틀 앞두고 선관위와 시민·사회단체들이 귀중한 한표의 행사를 호소하고 나섰다.상당수 유권자들의 「무관심」이 투표불참으로 이어질 것을 걱정하기 때문이다. 막바지 유세장의 썰렁한 분위기를 심상치 않은 조짐으로 본다.대부분의 서울소재 대학에서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지방 학생의 부재자투표 신고율이 서울대의 경우 20%에도 못미치는 등 극히 저조했다.20대의 대규모 기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앙선관위는 최근 각 정부부처,경제 4단체,1백대 기업과 주요 사회단체 등에 긴급 협조를 요청했다.소속 직원과 회원들이 반드시 투표에 참여토록 유도하고 가족과 이웃에도 이를 알리도록 부탁했다.투표를 호소하는 현수막도 건물 앞에 내걸도록 당부했다. 「공명선거실천 시민운동협의회」(상임공동대표 손봉호) 소속 회원 1백여명은 9일 상오 8시 서울 지하철 1호선 종각역과 신도림역등 8개 역에서 출근길 시민들에게 10개 항목의 「후보자 채점 기준표」를 나눠주며 투표참여를 촉구하는 캠페인을 펼쳤다. 「참여민주사회 시민연대」(공동대표 김중배) 회원 50여명도 이날 서울 명동 제일백화점 앞에서 「깐깐한 유권자,꼼꼼한 선택」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투표참여를 호소했다. 「경제정의실천 시민연합」(사무총장 유재현)도 낮 12시 서울 종로4가 종묘공원 앞에서 행인들에게 투표참여를 촉구했다. 서울대 인류학과 전경수 교수(47)는 『국민들이 정치에는 관심이 많은데,투표의 당위성에는 별로 관심이 없는 것 같다』며 『머리 속에 그리는 정치를,투표를 통해 현실로 끌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연세대 물리학과 박홍이 교수(52)는 『유권자들의 무관심은 우리의 정치가 낡은 과거의 틀을 되풀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하고 『그러나 진정한 내일의 희망과 알찬 21세기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투표라는 자기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서울사대부고 김민곤 교사(42)는 『이번 선거는 21세기형 정치문화의 시험대』라고 지적,『비전을 지닌 후보를 골라 꼭 참정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사원 김경호씨(31·서울 은평구 구산동)는 『찍고 후회하는 경우도 많았지만 가장 후회되는 것은 안찍고 후회하는 일』이라며 『선거 당일 산에 갈 생각이지만 투표를 마친 뒤 떠나겠다』고 밝혔다.〈이지운·정종오 기자〉
  • 말빌 1∼2/로베르 메를르 지음(화제의 책)

    ◎핵폭발 이후의 미래세계 그린 소설 갑작스런 핵폭발로 폐허가 된 세상에 살아남는다면 어떻게 될까.이 책은 많은 이들이 전율하며 자문해 봤음직한 핵폭발 이후의 미래세계를 그린 소설이다. 잿더미 한가운데에서 「말빌」성의 폐쇄되고 튼튼한 지하실에는 프랑스 시골마을의 은퇴한 교장 엠마누엘을 비롯해 일곱명이 살아 남는다.이때부터 생존자들은 허허벌판에 남은 최소한의 자원으로 세계를 재건하려고 몸부림친다. 여기서 이 소설은 핵폭발을 다룬 다른 많은 작품들과 갈라선다.대부분의 소설이 핵폭발 후유증 등을 묘사,경계하는데 치중했다면 이 책은 모든 것이 무로 돌아간 최초에 인간이 어떻게 규범과 기술로 공동체를 일궈냈는지 인류학적인 질문을 던진다. 호전적인 다른 생존자 집단과 「말빌」공동체가 맞부딪치면서 방어를 위한 살인이 정당한가 하는 물음이 생겨난다.남은 여자가 적어 일처다부제가 자리잡는 과정을 통해서는 남성중심적인 남녀관계가 결코 본질이 아님이 드러난다. 또한 강력한 지도력과 독재의 문제,선악 양면성을 가진 기술 등 인류문명 전반을 반성적으로 짚어보고 있다. 이재형 옮김,책세상 각권 8천원.
  • 한길사 창립 20돌 기념 「한길 그레이트 북스」 발간

    ◎동서양 인문학 고전 총정리/2005년까지 3백권 시리즈로 완성/국내 소개안된 저서 위주로 간행… 4권 첫선 그동안 국내에 거의 소개되지 않은 동서양의 인문학 고전을 망라한 시리즈 「한길 그레이트북스」가 최근 발간됐다.이 시리즈는 올해 창립 20주년을 맞은 한길사가 「인류의 위대한 지적 유산을 집대성해 21세기 한국의 문화·사상 토대를 구축한다」는 야심찬 기획 아래 지난 3년여동안 각계 전문가를 참여시켜 준비한 것. 한길사는 이번에 영국 철학자 화이트헤드의 「관념의 모험」등 4권을 선보인 것을 비롯,올해 안에 모두 26권을 낸다.궁극적으로는 오는 2005년까지 10년에 걸쳐 모두 2백종,3백권으로 시리즈를 완성할 계획이다. 「인문학 집대성」이란 기치에 걸맞게 한길사는 몇가지 기획 원칙을 세웠다.문학 분야를 제외한 인문학 전반을 시대·나라·사조·분야별로 고루 선정해 인류문화의 지적 흐름을 연대기보듯 구성한다는 것이 첫째.또 18세기이전 저서들만을 흔히 고전으로 다룬 데 견줘 20세기 말에 등장한 사상까지 포괄하며,국내에 아직소개되지 않은 책들을 주로 간행한다는 점도 그 하나이다. 이와 함께 한글세대인 30∼40대 학자들에게 주로 번역을 맡겨 일어·영어본 중역을 피하고 원서를 현대 우리말로 옮김으로써 정확하고 쉬운 번역서를 내겠다는 뜻도 포함돼 있다. 처음 나온 네권은 「관념의 모험」말고도 엘리아데의 「종교형태론」,라다크리슈난의 「인도철학사 Ⅰ」,에드먼드 리치의 「성서의 구조인류학」들이다.「종교형태론」을 제외한 세권은 국내에서 처음 번역됐다. 「관념의 모험」은 20세기 가장 뛰어난 지성 가운데 한 사람으로 꼽히는 화이트헤드의 형이상학 3부작 가운데 마지막 권이다.「심오한 관념(ideas)이 인간성을 향상시켜 왔다」는 관점에서 인류문명의 역사를 해석했다.문명론,사회·역사철학,과학론,미학들을 유기적으로 통합한 그의 형이상학이 아름다운 문체,명쾌한 표현으로 나타나 대표작으로 평가받는다.화이트헤드의 저서를 꾸준히 소개해 온 오영환 연세대 철학과교수가 우리말로 옮겼다. 「인도철학사 Ⅰ」은 인도의 근본적인 통찰을 오늘날 용어로 풀어냈을 뿐아니라 서양사상과 비교·분석함으로써 인도사상을 세계 무대로 올려놓은 구실을 했다.지금껏 인도철학에 관한 한 최고 수준으로 꼽히는 저서이다.번역본은 4권으로 예정됐으며 나머지는 연내에 나온다.지은이 라다크리슈난은 인도대통령을 지내기도 했다. 에드먼드 리치의 저서 「성서의 구조인류학」은 인류학의 양대 흐름인 기능주의 인류학과 구조주의 인류학을 통합한 관점에서 성서,곧 기독교 교리를 분석했다.리치는 기독교 교리가 당시 사회적 맥락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고 전제한다.신화가 원시인들의 의례와 가치 속에 살아 그들의 신앙·행동을 규제하듯 성서는 기독교인들에게 같은 작용을 한다고 해석했다. 이밖에 엘리아데의 「종교형태론」은 덕성여대 철학과 이은봉 교수가 한차례 번역했던 것을 이번에 전면 개정해서 내놓은 것이다.
  • 브라질 원주민 인디언 자살 급증

    ◎82년이래 236건 발생… 대부분 10살 안팎/전통문화 상실에 가난·학대 못 이겨/“영혼안식의 길” 문화적 배경도 한 몫 브라질 남부 작은 마을에 살던 9살박이 인디언소녀 루시아나 오르티즈양은 최근 별다른 이유 없이 나무에 목을 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며칠 뒤에는 20세의 안드레 파울로군이 동이 틀 무렵 같은 방법으로 목을 맸다. 브라질 원주민인 구아라니 인디언들이 사는 마을에서는 수년래 이런 자살사건이 그치지 않고 있다.82년부터 지금까지 적어도 2백36건의 자살사건이 일어났고 자살자 대부분은 루시아나 또래의 어린이들이었다.지난해만 보더라도 2만3천명의 구아라니 인디언 가운데 54명이 음독이나 목을 매는 방법으로 세상을 떠났다. 이처럼 인디언들의 자살이 잇따르자 브라질 국립인디언보호기구등 정부당국은 원인규명에 나서는등 바짝 긴장하고 있다.당국은 인디언들에게 번지는 자살현상을 「조용한 반항」이라고 부르며 대책마련을 서두르고 있다.일단 인류학자등 전문가들은 인디언들의 자살이 선조로부터 내려온 토지의 박탈과 전통문화의 상실에 따른 정신적 고통을 이기지 못한 탓으로 풀이하고 있다.더욱이 인디언들이 겪는 학대와 가난도 주요원인일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한마디로 인디언들은 극단적인 절망에 빠져 자살을 도피구로 삼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구아라니 인디언들의 생활은 처참하기만 하다.26만명에 이르는 이들 인디언은 파라과이 이웃에 위치한 섬에서 대부분 살고 있다.이들의 집은 나무로 얼기설기 만든 움막들이다.수입이라고는 하루종일 콩이나 사탕수수 농사일을 하고 받는 3달러16센트가 고작이다.이들은 이 돈을 맥주를 마시는데 다 써버리고는 돈이 떨이지거나 할 일이 없으면 자살을 통해 삶에 종지부를 찍는 것이다.이들에게 풍부한 것은 오로지 아침에 나무잎새로 비치는 햇살뿐이라고 한 관계자는 말했다. 인디언들의 자살에는 문화적 배경도 한 몫을 하고 있다.이들은 자살만이 그들의 영혼을 「악마없는 땅」(Terra Sem Mal)으로 데려갈 것이라고 믿고 있다. 인류학자들은 이런 생활고와 문화등을 종합 분석한 결과 인디언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상실,자살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브라질정부는 이에 따라 인디언들에게 더 넓은 땅과 생활자금을 지원할 것을 약속하고 있다.그러나 인디언들의 자살이 줄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인디언들이 요구하는 것은 자본주의도 산업화도 아닌 자연속의 조용한 삶이기 때문이다.
  • 사진 찍힌 설인… 조작은 아니란다(박갑천 칼럼)

    미국의 한 사진작가가 워싱턴주 레이너산 언저리서 찍은 설인사진이 공개되어 세계인류학회를 흥분시키고 있다 한다(스포츠서울 2월16일자).호사가들이 더러 미확인비행물체(UFO)사진을 조작했듯이 설인사진에도 그런 사례가 있었던듯,전문가들은 이번 사진이 진짜라고 뒷받친다. 히말라야산의 설인얘기는 심심찮이 들어온다.티베트말로 눈사람을 뜻하는 예티(Yeti)라는 동물이다.그 예티에 대해서는 영국사람 호드슨이 1832년 처음으로 서양에 알린다.그로부터 사람과 원숭이를 닮은 이 털북숭이는 세계인의 관심을 끈다.한편 미국과 캐나다 서해안 전역에 걸치는 산이나 숲속에 사는 원인이 빅푸트(Bigfoot).새스쿼치는 그 사촌뻘이다. 그러니까 이번에 찍은 사진은 빅푸트쪽이다.워싱턴주의 경우 1969년에도 보스버그 근교에서 빅푸트의 발자국이 발견된바 있고 72년과 74년에는 오리건주 제퍼슨산 기슭에 그모습을 나타내어 화제가 되었다. 이 빅푸트의 사진으로 가장 생생한 것은 67년 로저 패터슨이 찍은것.캘리포니아주 브라프 크리크 숲속에서였다.발견하자영화용카메라를 돌려 29피트나 찍어냈다.이번 사진은 그이후 가장 명확하다고 한다. 「산해경」에는 희한한 모습의 동물들이 나온다.가령 강산이란 곳의 신치는 사람얼굴에 짐승몸뚱이인데 팔과 다리는 하나씩.또 삼신국사람들은 머리는 하나인데 몸뚱이는 셋이다.그에 비길때 「순오지」에 보이는 목객은 훨씬 더 현실적이다.오월싸움때 오왕의 요구에 따라 이상한 나무를 구하러 산에 들어가 눌러 살게된 월나라사람 가운데는 온몸에 털이 짙고 골짜기를 날아다니게 된 부류가 있었다 한다.그들이 목객.지은이 홍만종은 우리나라 두류산의 한 스님도 그곳에서 목객을 보았다고 적어놓고 있다. 세상에는 모를 일들이 하고많다.동물세계 역시 마찬가지.네스호의 네시도 잘 모르고 있고 바닷사람들에 의해 보고되는 서펜트(해사)등 바다괴물에 대해서도 잘 모른다.백인들이 고릴라를 처음 본것은 19세기 들어서였다.그런가하면 1억년전에 씨가 말랐다고 한 환상의 고기 실러캔스의 현세종이 마다가스카르섬 부근에서 잡혀 놀라게도 한다. 그러니 오늘날이라 해서 지구에 있는것 모두를 알고있다 하겠는가.또 알 수 있는것도 아니다. 모르는 것일수록 사람들은 신비로움을 얹는다.설인도 그것이었다.지구가 다하는 날까지 신비로움은 남는 것 아닐는지.
  • 그림으로 보는 황금가지/제임스 조지 프레이저 지음(화제의 책)

    ◎인류학의 고전 「황금가지」 알기쉽게 압축 인류학의 영원한 고전으로 꼽는 「황금가지」중에서 핵심 내용을 고르고 그림 1백70여장을 곁들여 일반인도 이해하기 쉽도록 했다.원래 13권,1백30여만 단어에 이르는 방대한 양을 1978년 영국 인류학자 메리 더글러스와 세이빈 맥코맥이 한권으로 축약했다.「황금가지」의 논리와 문학적 향취를 제대로 전달했다는 평을 듣는다. 인류학·고전학·민속학에 두루 능통한 영국 학자 프레이저는 1890년 「황금가지」를 처음 발표한 뒤 1911∼36년에 걸쳐 13권으로 완결했다.「인류 사상은 주술에서 시작해 종교로,다시 과학으로 진화해 왔다」는 주장을 내세워 인류학의 기초를 이룩했다.이 이론은 뒷날 일부 부정되기는 했지만 주술·종교에 대한 그의 폭넓은 관점은 인류학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프레이저 개인은 이같은 학문적 업적을 바탕으로 영국 왕실로부터 작위를 받았고,1907년 영국 리버풀대학에 사회인류학 강좌를 처음 열게 한 계기가 되었다. 「현직 사제를 죽인 사람만이 사제가 될 수 있는」고대 이탈리아관습을 풀어나가는 과정으로 구성된 이 책은 추리적 재미와 뛰어난 문장으로도 유명하다. 이경덕 옮김,까치 1만원.
  • 「자본주의 정신과 유교 윤리」 그레이스 굿델(해외논단)

    ◎한국 등 「아시아 4마리 용」 고도성장/동양식 문화토양서 꽃 피웠다/서구식 시장효율론은 아직도 낯선 말일뿐/개인적 연줄·비공식 거래 등 인정이 밑바탕 한국을 위시한 아시아 「네마리 용」의 고도경제성장에 대해 서구 전문가들은 수년전부터 여러가지 분석을 펼치고 있다.최근 미국 존스 홉킨스대의 그레이스 굿델 교수(정치학)는 이들이 「비」서구적이며 독자적인 문화토양에서 성공을 꽃피웠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고양이 가죽벗기기의 또 다른 법­자본주의정신과 유교적 윤리」란 제목으로 「내셔널 인터레스트」 겨울호에 게재된 그의 글을 소개한다. 홍콩은 60년에는 1인당 국민소득이 지중해의 몰타와 비슷했다.지금은 이스라엘을 제쳤으며 조만간 영국마저 앞지를 것으로 예상된다.한국전이 끝날 무렵 한국성인의 75%가 문맹이었으나 지금의 한국 청소년은 일본 학생보다 대학에 갈 기회가 더 많다. 또 싱가포르는 지난 30년동안 세계최고의 경제성장률을 지속하고 있다.60년 세계은행은 싱가포르가 말레이시아로부터 독립을 강행한다면 국가로서 생존하지 못할 것이란 연구결과를 대대적으로 발표했다. 30년전 브라질은 1인당 국민소득이 대만의 갑절이었다.지금은 대만이 6배나 앞선다. 이 동아시아의 네마리 작은 용이 1년에 올리는 상품수출규모는 남미전체의 2배나 된다.남미의 인구는 네마리 용 전체보다 6배나 많다. ○문화·인류학적 고찰 필요 더욱이 아시아의 네마리 용은 급속히 부유해졌으면서도 계층간 소득격차가 심각할 정도는 아니다.어떻게 이들은 유럽·미국·일본이 1백50년동안 이룩한 변모를 단 한세대만에 달성한 것일까.흔한 경제·정치학적 분석으로는 잘 이해가 안된다.다만 확실한 것은 「그들은 제 방식대로 해냈다」는 점 하나다.여기서 이 4개국을 문화·인류학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생긴다. 문화적으로 이들 사회는 서구 자본주의의 전통적이며 보편적인 원칙에 「거슬려」 움직인다.서구적 자본주의원칙에서는 개인이 단독적 기능으로서 파악되며 모든 자산,경제생산 및 정부행정활동까지도 화폐단위로 표시될 수 있다.그러나 자의적 재량권이나 애매함의 여지가 없는,그래서 충분히 예측가능한 거래에 대한 서구의 집착에 이들은 이의를 제기해왔다. 자본주의 발달에 관한 서구의 모범에 어긋나는 이들의 몇몇 실상을 살펴보자.자본주의의 고전적 주문은 기업인과 정부관료가 업무를 다룰 때 사람을 비개인적·비인격적으로 다루라는 것이다.자본주의 및 관료적 효율성은 표준화를 요구하고 공식적 거래에서 개인은 오직 사실을 전달하는 기능을 할 뿐이다.또 모든 관련자원은 화폐단위로 환산돼야 한다.서로 주고받는 거래에서 감상이나 주관이 조금이라도 섞이면 효율성을 해치는 것으로 간주된다.이 기본원칙을 네마리 용은 정면에서 완전히 어긴다.네마리 용의 기업간 및 기업·정부간 장기거래에서는 공식적인 것과는 다른,「진면목」을 서로 드러내보이는 개인적 유대관계가 필수적이다. ○예외 불인정 원칙 배제 둘째로 예외나 특수한 경우를 인정하지 않는 서구의 보편주의에 대해 이들은 적극 반발한다.자본주의 투자원칙은 생산요소인 토지·노동·자본 및 정보가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막힘없이 흘러가야 하며 따라서 자원이 자유시장원칙에 의해 할당·분배되는 것을 가로막는 어떠한 사회·경제적 장애물도 용납될 수 없다.그런데 이 서구 자본주의 운용법칙 및 시장효율론은 아직도 이 네마리 용에겐 낯선 말이며 이들의 비상한 경제성장도 이 원칙과는 무관하게 이뤄졌다. 실제 이들의 시장은 접근가능성이 제한된 할거주의적 성격을 띠고 있다.예를 들어 서구는 신문 구인광고를 통해 직장을 구하고 제도금융을 통해 자본을 조달하지만 이들은 개인적 연줄망과 비공식 금융거래를 훨씬 많이 활용하고 있다.특히 이들의 도덕적 판단은 개별특수성을 인정하는 경향이 짙어 지방화되어 있다고 할 만하다.결코 서구처럼 예외 없는 원칙적용의 보편주의성향이 아니다.그렇다고 이들의 윤리의식이 서구인보다 뒤떨어진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미신·종교적 사고 인정 셋째 이들은 과학적 사고방식을 확산,고양시킴으로써 자본주의 효율성이 높아진다는 서구의 가정을 무색하게 한다.즉 과학적 경영원리 및 직장의 산업기술화를 중시하면서도 서구와는 달리 미신·종교적·이념적 광신을 무조건 배척하지 않는다.치열한 자본주의경쟁에서 이긴 억만장자가 「운수대통」 숫자로 배열됐다는 이유 때문에 특정자동차번호판을 수십만달러를 주고 사기도 하며 기업가·고위관료의 대다수가 중요결정을 앞두고 점을 본다. 넷째 이들은 경제발전에서 법의 기능에 대해 서구와 아주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자본주의 발전은 투명성제고와 법치주의확립을 요구한다는 서구의 주장을 얌전히 받아들이지 않는다.이곳 기업인과 관리는 서구의 윤리가 타락하면서 공식적 법이 발달됐다고 생각한다.따라서 관리의 자의적 해석여지가 없도록 세밀하게 규정된 법제가 서구의 이상인 반면 이 네마리 용 사회에선 애매한 법이 가장 잘 만들어졌고 유익하다고 여겨진다. ○“애매한 법인 잘 만든 법” 결론적으로 「대담하기 짝이 없는」 이들의 사회를 살펴볼수록 서구인은 자본주의의 다양성을 절로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더불어 서구인은 스스로의 역사에서 추출한 이론과 비서구에서 진행되는 실제 사이에 괴리가 있음을 인식하고 겸손하지 않으면 안된다.일찍이 『고양이가죽을 벗기는 데는 한가지 이상의 방법이 있다』고 공자가 설파했 듯 인간사회는 경이적일 만큼 변화무쌍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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