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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질랜드 남섬 해변, 크라우드펀딩으로 19억원 모아 공중의 품으로

    뉴질랜드 남섬 해변, 크라우드펀딩으로 19억원 모아 공중의 품으로

      태곳적 모습을 간직한 뉴질랜드 해변이 크라우드펀딩 모금을 통해 새 주인을 찾았다. 새 주인은 공중, 즉 모든 사람이다.   11일 영국 BBC 보도에 따르면 뉴질랜드 남섬의 아벨 태스먼 국립공원 북쪽 끝에 있는 아와로와 해변은 사업가 마이클 스팩맨 소유였다. 0.07㎢ 넓이의 이 해변을 매입하기 위해 4만명 가까운 사람들이 3주 조금 넘는 기간 230만뉴질랜드달러(약 19억원)를 모금했다. 이제 이 조그만 해변은 국립공원에 넘겨져 모든 사람이 함께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뉴질랜드 정부는 아주 적은 액수만 내고 참여했다. 저명한 사업가와 인류학자가 모금 목표의 상당한 몫을 낼테니 자기 가족들이 해변 일부를 이용할 수 있는 권한을 달라고 제의했지만 모금을 주도한 듀언 메이저와 애덤 가드너는 뿌리쳤다. 그래서 둘이 해변에서 들고 있는 표지판 문구 ´우리 해변´은 의미심장하다.   메이저는 “위대한 날이다. 때때로 당신 혼자나 우리 모두는 힘이 없다고 느낀다. 하지만 모이면 이렇게 놀라운 위력을 발휘한다“라면서 “함께 함의 뜻을 진짜로 느꼈다. 다른 나라 사람들도 이런 것들을 인식하고 있다. 우리는 사람들을 뿔뿔이 흩어지게 하는 여러 기술들이 판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번에 사람들을 한 데 묶었다”라고 말했다.  모금 기획자들은 자신들에게 소유권을 넘겨달라는 현지 마오리족 단체들과도 협상했다. 메이저는 마오리족들도 나중에 이 해변의 운영에 간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해변은 오지에 있긴 하지만 지도에서 보는 것처럼 웰링턴에서 그리 멀지 않고 근처 활주로 등을 이용해 소형 비행기로도 갈 수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13만년前 네안데르탈인 식인 풍습 가지고 있었다

    [달콤한 사이언스] 13만년前 네안데르탈인 식인 풍습 가지고 있었다

    13만년 전에 나타나 2만 4000년 전까지 유럽과 아시아 일대에서 거주했던 네안데르탈인이 사람을 먹는 식인 풍습을 가지고 있었을 것으로 추측되는 증거가 발견됐다. 유럽·미국 인류학자들이 참여한 국제 공동연구진은 벨기에 남부 나무르주에 있는 구아예 동굴에서 네안데르탈인의 화석을 발견했다. 화석에 있던 뼈를 방사선 연대측정법으로 조사한 결과 4만 5500년~4만 500년전 사이에 살았던 남녀 4명의 것으로 추정했다. ●뼈에 날카로운 것으로 잘린 흔적 이 뼈와 뼛조각 99개를 정밀 분석한 결과 날카로운 것으로 잘린 듯한 흔적이 여럿 있었다. 특히 피부를 벗겨낸 흔적과 머리에서 골수를 꺼낸 자국까지 남아 있었다. 연구진은 “뼈에 남은 이런 상처들은 당시 먹을거리로 이용됐던 말이나 순록 같은 동물의 뼈에서 발견된 것과 일치하는 만큼 네안데르탈인들 사이에서 식인 풍습이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네안데르탈인이 훗날 현생인류의 조상인 호모사피엔스에게 학살됐을 가능성도 일부 고고학계에서는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 발견된 증거를 다른 인류종과 전쟁이나 학살의 증거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기존의 ‘전쟁·학살론’ 뒤집는 증거 일렌 루지에 캘리포니아주립대 인류학과 교수는 “종교의식의 일부로 사용됐을 것이라고도 가정할 수 있겠지만, 골수를 추출하고 살을 발라낸 것과 같은 흔적은 식량으로 사용했을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네안데르탈인의 식인 풍습은 자연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 6일자에 담겼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IS근거지 가까운 터키… ‘치안·보안 허술’ IS조직원 이동 통로

    IS근거지 가까운 터키… ‘치안·보안 허술’ IS조직원 이동 통로

    최근 터키에서 이슬람국가(IS)와 쿠르드 분리주의 무장세력인 쿠르드노동자당(PKK) 등에 의한 테러가 집중적으로 발생하면서 그 이유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최근 1년 동안 터키에서 발생한 큰 테러는 8차례로, 300명 가까이 숨졌다. 이런 터키는 쿠르드족 반군과 IS의 ‘안방’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29일 “터키는 IS의 근거지인 시리아와 지리적으로 가깝고, 일부 IS 대원이 난민과 섞여 터키에 들어와 있어 테러 참가자를 구하기도 쉽다”고 진단한다. 터키는 미국이나 유럽연합(EU) 등 서방에 비해 치안과 보안도 허술해 ‘쉬운 표적’이라는 것이다. 특히 터키가 이슬람 국가임에도 서방 중심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인데다 유럽연합(EU) 가입도 추진하고 있어 IS가 테러 명분을 내세우기 좋은 대상이다. 테러단체들이 지난해 11월 파리 테러 이후 IS 격퇴에 동참하는 터키의 ‘돈줄’인 관광산업에 타격을 주기 위해 테러를 활용한다는 분석도 있다. 서정민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터키 정부가 IS 테러 등을 지지세력 결집 등 정치적으로 활용하고 있어 상황이 더욱 꼬여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터키 내 쿠르드족 반군 조직인 PKK도 1984년부터 자치권 확대 및 분리독립을 목표로 터키 정부군과 싸우고 있다. 터키 정부와 PKK는 2013년 평화 협정에 합의했으나 지난해 여름부터 다시 폭력 충돌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IS와 PKK가 공동의 적인 터키를 상대하기 위해 동시다발적인 테러 공조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면서 판세가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터키가 ‘2개의 전쟁’ 상황을 만들어 사회 혼란을 가중시키는 데 IS와 PKK가 암묵적으로 합의해 행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희수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교수는 “터키가 건국 이후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연쇄 테러에 끌려다니고 있어 두 조직의 ‘주거니 받거니식’의 경쟁적 테러가 더욱 기승을 부릴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인류가 농사진 쌀의 기원은 9000년 전 중국”

    “인류가 농사진 쌀의 기원은 9000년 전 중국”

    인류가 농사지어 먹는 쌀의 기원이 9000년 전 중국이라는 역대 가장 오래된 고고학적 증거가 발견됐다. 최근 캐나다 토론토 대학 등 국제공동연구팀은 양쯔강 하류 유역에서 9000년 이상된 벼농사의 흔적을 발굴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그간 학계에서는 벼농사의 기원을 놓고 다양한 논쟁이 있어왔다. 쌀이 변종이 너무 많아 기원을 밝히기 힘든 탓도 있지만 대체로 학계에서는 중국에서 기원해 우리도 먹고있는 자포니카 쌀(japonica rice)에 무게를 두고있다. 쌀은 세계 5대 작물 중에서도 으뜸으로 꼽히는 식물로 우리나라 역시 중국만큼이나 역사가 깊다. 특히 벼농사는 인류가 '농부'로서 첫발을 내딛었다는 인류학적 의미도 담고있다.  이번에 공동연구팀은 3년 간의 조사 끝에 벼를 옮겨심은 흔적, 벼 껍데기 등 야생이 아닌 경작의 증거를 찾아냈다. 또한 연구팀은 토기와 돌 도구, 동물 뼈, 숯, 다른 식물 씨앗 등도 함께 발굴했다. 연구를 이끈 게리 크로포드 박사는 "쌀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곡물 중 하나"라면서 "이번 발견은 언제 어떻게 인간이 농부가 됐는지 실마리를 제공해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초창기의 농사는 수렵에 의존했던 인류가 의도했던 것은 아닐 것"이라면서 "농사를 통해 인류는 지속적이고 관리 가능한 삶이 가능해졌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2011년 미국 뉴욕대학 연구팀도 게놈 분석을 통해 쌀의 기원지가 중국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인류가 재배한 양대 쌀 품종인 자포니카와 인디카를 분석한 이 논문에서 연구팀은 쌀의 기원이 대략 8200년 전 중국의 창장(長江) 유역이라고 주장했다. 사진=©wisdom12 / Fotolia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건강을 부탁해] 잠을 두 번에 나눠서 자면 달라지는 점

    [건강을 부탁해] 잠을 두 번에 나눠서 자면 달라지는 점

    많은 사람이 밤에 깨 다시 잠들지 못하고 이리저리 뒤척인다. 이 경우는 체내 시계가 한 번에 길게 수면하는 것보다 두 번에 걸쳐 짧게 나눠 자는 것이 더 잘 맞기 때문일 수 있다고 호주 연구팀은 말한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최근 보도에 따르면, 수면 전문가인 심리학자 멜린다 잭슨 박사(호주 로열멜버른공과대)와 쇼반 뱅크스 박사(남호주대 수면연구소)는 이런 ‘분할 수면’은 원래 일반적인 것이었으며, 8시간 동안 계속 자는 것은 산업혁명 이후 생겨난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의학 기록부터 재판 기록까지 역사를 통틀어, 분할 수면에 관한 언급이 있었으며 이런 수면은 오늘날 낮잠 자는 일부 문화에서도 나타난다고 말했다. 또 이런 수면은 당일 주의력을 높일 수 있으며, 사람들이 일하거나 집에서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데 더 유연성 있게 접근하도록 돕는다고 한다. 두 박사는 분할 수면에 관한 역사와 왜 이런 수면이 한 번에 자는 ‘통합 수면’보다 더 좋을 수 있는지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1. 불면증은 분할 수면이 사라지며 나타난 병이다 약 3분의 1의 사람이 밤 동안 수면을 유지하기 어려운 증상을 갖는 등 수면 문제를 지니고 있다. 밤에 깨는 것은 대부분 환자에게 고통이 되지만, 분할 수면 사이에 발생하는 각성 시간이 일반적이었음을 제시하는 몇 가지 증거가 있다. 의료 기록과 법원 기록은 물론 심지어 아프리카인이나 남미인 부족에서도 역사적으로 분할 수면에 관한 공통적인 언급이 있었다. 찰스 디킨스의 역사소설 ‘바나비 러지’(Barnaby Rudge·1841)에서도 분할 수면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 또 인류학자들은 산업혁명 이전의 유럽인은 분할 수면을 일반적인 것으로 생각했다는 증거를 발견했다. 잠이 드는 것은 취침 시간을 정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해야 할 일에 의해 결정됐다. 역사학자 A. 로저 에키르크의 저서 ‘밤의 문화사’(At day‘s close: night in times past)는 당시 가정에서는 해가 진 뒤 2시간 동안 잠자리에 들고 1~2시간 동안 깬 뒤 이후 새벽까지 두 번째 잠을 자는 방법을 묘사했다. 이 깨어있는 시간 동안에 사람들은 긴장을 풀거나 자신의 꿈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혹은 부부관계를 가졌으며, 일부는 달이나 기름 램프의 빛에 의존해 책을 읽거나 나무를 베고 혹은 바느질하는 등 활동에 참여했다. 에키르크는 첫 번째(first)와 두 번째(second) 수면이라는 말로 언급된 분할 수면이 17세기 후기 동안 사라지기 시작한 것을 발견했다. 이는 유럽 북부의 상류층을 시작으로 이후 200년간 서구 사회 나머지로 확산한 것으로 여겨진다. 흥미롭게도, 19세기 후기 문학에서 불면증에 대한 언급은 분할 수면이 사라지기 시작한 기간과 일치한다. 따라서, 현대 사회는 사람들이 매일 밤 연속된 통합 수면의 밤을 받아들이게 만들어 불필요한 압박을 가할 수 있고 수면과 그 문제를 지속해 불안감을 더한다. 2. 오후의 달콤한 낮잠은 몸이 원하는 분할 수면 ‘바이페이직 수면’(biphasic sleep)으로도 불리는 분할 수면은 오늘날 사회에서 남아 있는데 바로 오후에 낮잠을 자는 문화가 있는 곳이다. 우리의 체내 시계는 이른바 ‘점심 후 노곤함’(post-lunch dip)으로 불리는 이른 오후에 주의력이 떨어지는 현상으로 나타나 분할 수면이 일반적인 것이었음을 암시한다. 1990년대 초, 정신과 전문의 토마스 웨어 박사는 한 달 동안 실험실에서 매일 14시간 동안 어둠 속에서 지낸 집단과 8시간 보낸 집단을 비교하는 시험을 시행했다. 참가자들이 수면을 조정하는데는 시간이 좀 걸렸지만, 4주차부터 뚜렷하게 2단계 수면 패턴이 나타났다고 한다. 이들은 처음 4시간 동안 수면하고 1~3시간 동안 깨어 있었으며 그다음 4시간 동안 두 번째 수면에 들어갔다. 이 결과는 바이페이직 수면이 생물학적 특성에 기인한 자연적인 과정임을 제시한다. 3. 분할 수면은 시간 활용에 유연성을 준다 오늘날 사회는 수면 시간에 있어 종종 유연성을 허용하지 않으므로 우리는 지금도 잠이 들고 깨는 시간을 준수해야 한다. 흔히 7~9시간 동안 깨지 않고 지속하는 수면은 상쾌한 기분이 들게 하는데 최고일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이런 일정이 활동 일주기 이른바 체내 시계에 적합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그만큼 겉으로 낮과 밤의 활동이 일치하지 않는다. 분할 수면 일정을 성공적으로 유지하려면 잠자고 싶은 강한 충동이 들 때나 빠르게 잠들어 수면을 유지하기 위해 신체 리듬이 낮아지는 시기 동안에 수면에 드는 것이다. 분할 수면 일정의 주된 장점은 직장과 가정에서 시간을 유연성 있게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 사회에서 일부 사람은 실제로 분할 수면을 채택한다. 이를 통해 주의력을 높이고 기분을 개선하며 기억과 학습에서도 중요한 이점을 가질 수 있다. 일부는 불면증과 같은 수면 장애가 인체의 자연적인 환경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믿는다. 따라서 분할 수면의 일정은 일부 사람에게 더 자연스러운 신체 리듬이 될 수 있다. 4. 분할 수면은 교대 근무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24시간 동안 충분한 수면 시간을 유지하는 분할 근무의 일정은 수면과 작업 능력, 안전성을 위해 도움이 될 수 있다. 최근 수많은 연구는 하루 동안 총수면 시간이 (약 7~8시간으로) 유지되면, 이를 둘로 나눈 분할 수면이 한 번에 길게 자는 수면보다 작업 능력에 있어 비교할 만한 혜택을 제공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하지만 예상할 수 있듯이 기상 시간과 작업 시작 시간이 아침의 이른 시간이라면 작업 능력과 안전성은 여전히​​ 손해볼 수 있다. 그리고 우리는 이런 분할 수면 일정이 건강에 어떤 혜택을 주고 만성 질환의 위험을 줄일 수 있는지 알지 못한다. 야간 교대 근무의 어려움을 해소할 수는 없지만, 분할 근무 일정의 일부 장점은 모든 근로자가 적어도 밤에 잠을 잘 어떤 기회를 얻으며 6~8시간보다 더 오래 주의력을 유지하지 않아도 된다. 우리는 한 번에 오래 수면을 하길 바라지만, 이는 모든 사람의 신체 시계나 작업 일정에 해당하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우리의 수면은 산업 혁명 이전 사람들에게서 나온 분할 수면에서 오늘날 산업 환경에 적응하도록 변화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사진=데일리메일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두 여성 인류학자… 우정을 넘어선 사랑

    두 여성 인류학자… 우정을 넘어선 사랑

    마거릿 미드와 루스 베네딕트/로이스 W 배너 지음/정병선 옮김/현암사/816쪽/3만 2000원 변혁의 시기를 보내고 있던 20세기 초의 뉴욕에 ‘인류 절반’의 목소리를 대신해 유리천장을 깨려는 두 명의 여성 문화인류학자가 있었다. 섬세한 시적 감수성을 학문에 접목시킨 일본문화연구서 ‘국화와 칼’을 남긴 루스 베네딕트(1887~1948)와 ‘문화인류학의 대모’로 불리며 사회활동가로 활약한 마거릿 미드(1901~1978)다. 신간 ‘마거릿 미드와 루스 베네딕트’는 당시의 사회적, 정치적, 문화적 맥락에서 두 사람의 인류학 연구와 우정을 넘어선 사랑을 다룬다. 저자는 두 인류학자가 남긴 방대한 문서뿐 아니라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서신과 서류철을 총망라하며 톱니바퀴처럼 상호 연결돼 있었던 이들의 삶과 이론을 하나의 문화적 담론으로서 조명한다. 청각장애와 우울증에 시달린 베네딕트는 내성적이고 차분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그는 대학 조교 시절인 1922년 학문적 교감을 주고받는 관계를 넘어 연인이었던 미드를 만난다. 일곱 살 때부터 여자에게 묘하게 끌리는 감정을 느꼈던 미드는 중학교부터 대학에 이르기까지 여러 여학생들과 성애적 우정을 쌓았다. 그는 얌전함이나 아름다움 같은 여성성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완고하고 따지기 좋아하는” 남성적 성격을 지닌 인물이었다. 미드는 베네딕트의 문화상대주의 연구를 이어받았으며 평전을 집필하기도 했다. 저자는 책의 주된 목표를 ‘젠더의 지리학’이 이들의 삶에 미친 영향을 기술하는 것이라고 밝힌다. 젠더의 지리학이란 정치적, 사회적, 직업적, 가족적, 개인적 인생의 과정에서 헤쳐나간 젠더와 섹슈얼리티의 복잡한 지형을 가리킨다. 그들이 활동하던 시기는 남성우월주의가 팽배했으며 동성애를 ‘진화상의 퇴화’로 받아들였다. 두 사람의 연구업적은 훌륭했고 대중적 성공을 거뒀음에도 여성학자로서 불평등한 대우를 받았다. 여성들 사이에서는 ‘낭만적 우정’이 유행했으나 어디까지나 이성애가 질서정연한 사회의 필수요소라는 전제하에서였다. 자유연애를 신봉한 두 사람은 다른 남성과 결혼하고도 관계를 끊지 않았지만 겉으로 드러내지는 못했다. 벗어날 수 없었던 성차별의 굴레 속에서 베네딕트는 문화인류학의 고전으로 꼽히는 ‘문화와 패턴’, 미드는 뉴기니에 대한 연구 보고서 ‘세 부족사회에서의 성과 기질’을 통해 사회의 통념에 도전했다. 저자는 두 저서가 “한 사회에서 비정상으로 간주되는 사람들의 유형이 다른 사회에서는 정상으로 간주될 수 있음을 증명하기 위한 조처였다”고 평가했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우리는 원래 하루 두 번 잤다…‘분할 수면’의 장점은?

    우리는 원래 하루 두 번 잤다…‘분할 수면’의 장점은?

    많은 사람이 밤에 깨 다시 잠들지 못하고 이리저리 뒤척인다. 이 경우는 체내 시계가 한 번에 길게 수면하는 것보다 두 번에 걸쳐 짧게 나눠 자는 것이 더 잘 맞기 때문일 수 있다고 호주 연구팀은 말한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최근 보도에 따르면, 수면 전문가인 심리학자 멜린다 잭슨 박사(호주 로열멜버른공과대)와 쇼반 뱅크스 박사(남호주대 수면연구소)는 이런 ‘분할 수면’은 원래 일반적인 것이었으며, 8시간 동안 계속 자는 것은 산업혁명 이후 생겨난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의학 기록부터 재판 기록까지 역사를 통틀어, 분할 수면에 관한 언급이 있었으며 이런 수면은 오늘날 낮잠 자는 일부 문화에서도 나타난다고 말했다. 또 이런 수면은 당일 주의력을 높일 수 있으며, 사람들이 일하거나 집에서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데 더 유연성 있게 접근하도록 돕는다고 한다. 두 박사는 분할 수면에 관한 역사와 왜 이런 수면이 한 번에 자는 ‘통합 수면’보다 더 좋을 수 있는지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1. 불면증은 분할 수면이 사라지며 나타난 병이다 약 3분의 1의 사람이 밤 동안 수면을 유지하기 어려운 증상을 갖는 등 수면 문제를 지니고 있다. 밤에 깨는 것은 대부분 환자에게 고통이 되지만, 분할 수면 사이에 발생하는 각성 시간이 일반적이었음을 제시하는 몇 가지 증거가 있다. 의료 기록과 법원 기록은 물론 심지어 아프리카인이나 남미인 부족에서도 역사적으로 분할 수면에 관한 공통적인 언급이 있었다. 찰스 디킨스의 역사소설 ‘바나비 러지’(Barnaby Rudge·1841)에서도 분할 수면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 또 인류학자들은 산업혁명 이전의 유럽인은 분할 수면을 일반적인 것으로 생각했다는 증거를 발견했다. 잠이 드는 것은 취침 시간을 정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해야 할 일에 의해 결정됐다. 역사학자 A. 로저 에키르크의 저서 ‘밤의 문화사’(At day‘s close: night in times past)는 당시 가정에서는 해가 진 뒤 2시간 동안 잠자리에 들고 1~2시간 동안 깬 뒤 이후 새벽까지 두 번째 잠을 자는 방법을 묘사했다. 이 깨어있는 시간 동안에 사람들은 긴장을 풀거나 자신의 꿈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혹은 부부관계를 가졌으며, 일부는 달이나 기름 램프의 빛에 의존해 책을 읽거나 나무를 베고 혹은 바느질하는 등 활동에 참여했다. 에키르크는 첫 번째(first)와 두 번째(second) 수면이라는 말로 언급된 분할 수면이 17세기 후기 동안 사라지기 시작한 것을 발견했다. 이는 유럽 북부의 상류층을 시작으로 이후 200년간 서구 사회 나머지로 확산한 것으로 여겨진다. 흥미롭게도, 19세기 후기 문학에서 불면증에 대한 언급은 분할 수면이 사라지기 시작한 기간과 일치한다. 따라서, 현대 사회는 사람들이 매일 밤 연속된 통합 수면의 밤을 받아들이게 만들어 불필요한 압박을 가할 수 있고 수면과 그 문제를 지속해 불안감을 더한다. 2. 오후의 달콤한 낮잠은 몸이 원하는 분할 수면 ‘바이페이직 수면’(biphasic sleep)으로도 불리는 분할 수면은 오늘날 사회에서 남아 있는데 바로 오후에 낮잠을 자는 문화가 있는 곳이다. 우리의 체내 시계는 이른바 ‘점심 후 노곤함’(post-lunch dip)으로 불리는 이른 오후에 주의력이 떨어지는 현상으로 나타나 분할 수면이 일반적인 것이었음을 암시한다. 1990년대 초, 정신과 전문의 토마스 웨어 박사는 한 달 동안 실험실에서 매일 14시간 동안 어둠 속에서 지낸 집단과 8시간 보낸 집단을 비교하는 시험을 시행했다. 참가자들이 수면을 조정하는데는 시간이 좀 걸렸지만, 4주차부터 뚜렷하게 2단계 수면 패턴이 나타났다고 한다. 이들은 처음 4시간 동안 수면하고 1~3시간 동안 깨어 있었으며 그다음 4시간 동안 두 번째 수면에 들어갔다. 이 결과는 바이페이직 수면이 생물학적 특성에 기인한 자연적인 과정임을 제시한다. 3. 분할 수면은 시간 활용에 유연성을 준다 오늘날 사회는 수면 시간에 있어 종종 유연성을 허용하지 않으므로 우리는 지금도 잠이 들고 깨는 시간을 준수해야 한다. 흔히 7~9시간 동안 깨지 않고 지속하는 수면은 상쾌한 기분이 들게 하는데 최고일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이런 일정이 활동 일주기 이른바 체내 시계에 적합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그만큼 겉으로 낮과 밤의 활동이 일치하지 않는다. 분할 수면 일정을 성공적으로 유지하려면 잠자고 싶은 강한 충동이 들 때나 빠르게 잠들어 수면을 유지하기 위해 신체 리듬이 낮아지는 시기 동안에 수면에 드는 것이다. 분할 수면 일정의 주된 장점은 직장과 가정에서 시간을 유연성 있게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 사회에서 일부 사람은 실제로 분할 수면을 채택한다. 이를 통해 주의력을 높이고 기분을 개선하며 기억과 학습에서도 중요한 이점을 가질 수 있다. 일부는 불면증과 같은 수면 장애가 인체의 자연적인 환경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믿는다. 따라서 분할 수면의 일정은 일부 사람에게 더 자연스러운 신체 리듬이 될 수 있다. 4. 분할 수면은 교대 근무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24시간 동안 충분한 수면 시간을 유지하는 분할 근무의 일정은 수면과 작업 능력, 안전성을 위해 도움이 될 수 있다. 최근 수많은 연구는 하루 동안 총수면 시간이 (약 7~8시간으로) 유지되면, 이를 둘로 나눈 분할 수면이 한 번에 길게 자는 수면보다 작업 능력에 있어 비교할 만한 혜택을 제공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하지만 예상할 수 있듯이 기상 시간과 작업 시작 시간이 아침의 이른 시간이라면 작업 능력과 안전성은 여전히​​ 손해볼 수 있다. 그리고 우리는 이런 분할 수면 일정이 건강에 어떤 혜택을 주고 만성 질환의 위험을 줄일 수 있는지 알지 못한다. 야간 교대 근무의 어려움을 해소할 수는 없지만, 분할 근무 일정의 일부 장점은 모든 근로자가 적어도 밤에 잠을 잘 어떤 기회를 얻으며 6~8시간보다 더 오래 주의력을 유지하지 않아도 된다. 우리는 한 번에 오래 수면을 하길 바라지만, 이는 모든 사람의 신체 시계나 작업 일정에 해당하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우리의 수면은 산업 혁명 이전 사람들에게서 나온 분할 수면에서 오늘날 산업 환경에 적응하도록 변화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사진=데일리메일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사이언스 톡톡] 호빗 조상은 180㎝ 거인족?

    [사이언스 톡톡] 호빗 조상은 180㎝ 거인족?

    반가워. 난 빌보 배긴스야. 중간계의 평화를 위해 절대 반지를 파괴하러 떠나는 ‘반지 원정대’ 중 한 명인 프로도가 내 조카지. 나와 내 조카 얘기는 영국 옥스퍼드대 영문과 J R R 톨킨 교수의 소설과 피터 잭슨 감독의 영화들 덕분에 잘 알고 있을 거야. 어쨌든 우리는 중간계라는 땅에서 살고 있는 종족이야. 다른 종족들과는 달리 우리는 다 자란 성인의 키도 인간족의 5~6살 어린아이와 비슷한 정도인 1m에 불과해. 그래서 나이가 많이 들어도 어린아이의 모습과 비슷하지. 톨킨 교수가 쓴 소설 ‘호빗’의 첫 문장(‘땅속 어느 굴에 호빗이 살고 있었다’)처럼 우리는 동굴에서 살아.●호모에렉투스… 인도네시아서 발견된 70만년 전 이빨·턱뼈 화석 많은 사람이 우리는 소설 속에서나 등장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우리는 실제로 과거에 지구상에 존재했던 종족이야. 물론 영화에서 나오는 외모와는 좀 많이 다르지만 말야. 원래 우리 종족 이름은 호빗이 아니라 ‘호모 플로레시엔시스’지. 2003년 우리 화석이 처음 발견된 곳이 인도네시아 플로레스섬 리앙부아 동굴이었기 때문에 ‘플로레스 섬에 살았던 사람’이란 뜻으로 지어진 이름이야. 어쨌든 우리의 존재는 호주의 고고학자 마이크 모우드(1950~2013) 교수에 의해 처음 알려졌어. 그때까지 인류의 진화 과정은 오스트랄로피테쿠스-호모하빌리스-호모에렉투스-호모사피엔스-호모사피엔스사피엔스로 이어져 왔다고 믿어졌는데 우리의 존재가 알려지면서 과연 인류의 진화 과정을 어떻게 봐야 하는가에 대한 논란이 최근까지 이어졌어. 그런데 호주 울런공대 고인류학센터, 그리피스대 고인류학과, 일본 국립자연사박물관, 인도네시아 지리국 공동 연구진이 2014년 10월 인도네시아 플로레스섬 마타멩게에서 발견한 턱과 이빨 화석을 분석해 이런 논란에 종지부를 찍을 만한 결과를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 8일자에 2편의 논문으로 발표했더라구. 호주 울런공대의 고생물학자 게릿 반덴버그 교수가 주도한 연구였는데, 이번 논문에서는 그동안 고인류학계의 가장 큰 의문이자 논란이었던 ‘호빗은 어디서 왔고 왜 그렇게 작은가’에 대한 답을 내놨지. ●먹을 것 없는 플로레스섬… 수십만년 동안 진화하며 체격 줄어 길고 평평한 우리 발 때문에 많은 학자들은 우리가 오스트랄로피테쿠스나 호모하빌리스의 후손일 것이라고 추정했지만 이번 연구로 우리의 직접적인 조상은 호모에렉투스라는 사실이 밝혀졌어. 호모에렉투스가 플로레스섬에 도착한 것이 약 100만년 전이고 우리 이빨과 턱뼈는 70만년 전 것이란 점 때문에 내려진 결론이지. 호모에렉투스의 키는 150~160㎝이고 큰 것은 180㎝ 화석도 발견됐는데 우리의 키는 1m 정도에 불과했어. 왜냐고? 연구진도 얘기했지만 그건 플로레스섬에는 먹을 것을 비롯해 자원이 빈약했기 때문이야. 그래서 불과 수십만년 동안 진화하면서 체격이 왜소해지게 된 거야. 반덴버그 교수도 얘기했지만 우리뿐만 아니라 코끼리 같은 커다란 동물들도 먹이가 부족한 곳에 고립되면 시간이 지나면서 작아지게 돼. 어쨌든 이번 연구로 현생인류에게는 또 다른 친척이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지게 됐어. 불과 10만년 전까지만 해도 지구에는 우리 말고도 최소 여섯 종의 인간이 살고 있었는데 지금은 호모사피엔스사피엔스라는 종 하나만 살고 있잖아. 다른 종들이 어떻게 사라졌는지는 아직도 미스터리야. 고고학적 발견들은 현재의 인간종이 언제든지 새로운 인간종에 의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암시하고 있다는 것을 항상 잊지 않았으면 해.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길을 걸으며(자크 라카리에르 지음, 문신원 옮김, 연암서가 펴냄) 여행자인 저자가 프랑스 보주 지역에서 코르비에르 지역까지 1000㎞에 달하는 도보 여정에서 만난 카페 주인들, 마을 사람들, 산림 감시원 등 프랑스 주민들과의 대화를 통해 타인과 자신의 삶을 깨닫게 되는 과정을 소개한다. 이 책은 세계 첫 실크로드 도보 여행자이자 ‘나는 걷는다’로 널리 알려진 작가 베르나르 올리비에와 ‘걷기 예찬’을 쓴 작가 다비드 르 브르통에게 깊은 영감을 준 여행 문학의 고전이다. 여행은 사전에서조차 잊힌 생소한 어휘들의 발견이기도 하다. 길을 걷다가 끼적인 메모들, 기억이 추려낸 추억들로 이뤄진 이 책은 유유자적하며 떠나는 여행과 타인들과의 대화의 묘미를 알려준다. 332쪽. 1만 5000원. 시가 있는 경제학(윤기향 지음, 김영사 펴냄) 미국의 양적완화 조치는 프로스트의 시 ‘가지 않은 길’이 의미하는 것과 같다? 이 책은 기존 경제학 책들의 형식과 틀을 과감히 파괴한다. 경제학 책인데 총 28편의 영미시와 한국시, 중국시, 일본시 들이 소개된다. 정통 경제학을 다루면서도 거기에 걸맞은 시의 향연도 펼쳐진다. 미국 플로리다애틀랜틱대학(FAU)의 경제학과 종신교수인 저자가 경제학을 딱딱한 논리의 언어가 아니라 말랑말랑한 감성의 언어로 이야기한다. 경제학을 시에 접목함으로써 그동안 경제학에 걸어 놓았던 높은 빗장을 풀고 독자들을 새로운 경제학의 세계로 이끈다. 시를 통해 경제학을 이렇게도 이해할 수 있다는 즐거운 충격을 얻을 수 있다. 596쪽. 1만 9000원. 상처받지 않는 삶(알렉상드르 졸리앙·마티유 리카르·크리스토프 앙드레 지음, 송태미 옮김, 율리시즈 펴냄) 뇌성마비 철학자 졸리앙, 과학자에서 승려로 삶을 바꾼 리카르, 정신과 의사 앙드레 세 ‘절친’이 힘을 모아 인생살이를 논한 책이다. 각자의 사상과 관점이 교차하고 충돌하는 지점에서 삶의 본질적인 문제가 드러난다. 직업의 차이만큼 그들의 대화는 방대하고 풍요롭다. 어떻게 하면 불행을 감소시키고, 다른 사람들과 조화롭게 살 수 있을까. 이 책은 ‘어떻게 하면 삶을 보다 잘 이끌어갈 수 있을까’라는 의문에 답하는 동시에 ‘왜’보다는 ‘어떻게’를 더 고민하고 있다. 인생의 여러 고민으로 힘들어하는 독자들에게 건네는 따뜻한 위로이자 격려이기도 하다. 488쪽. 1만 9800원. 중국의 슈퍼리치 그들의 생각과 전략(강효백 지음, 한길사 펴냄) 외교관 출신으로 12년간 중국인들과 살아온 중국법 전문가인 저자가 현대 중국 경제를 이끄는 기업가 10인의 성공스토리를 담은 책이다. 중국 현지 자료와 인터뷰를 활용해 이들의 강점과 약점을 균형 있게 통찰하는 동시에 기업가들을 지원하는 중국의 법과 제도가 얼마나 체계적인지 구체적으로 밝히며 중국이 ‘사회주의국가’라는 고정관념에 일침을 날린다. 저자는 중국이 기업가의, 기업가에 의한, 기업가를 위한 나라가 되고 있다고 진단하며 “사회주의는 수단이고, 시장경제가 목적”이라고 설명한다.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법과 제도를 창조하는 ‘중국식 슈퍼 자본주의’의 본모습을 설파한다. 488쪽. 1만 9000원. 복지의 배신(송제숙 지음, 추선영 옮김, 이후 펴냄) 김대중 정부는 외환위기 극복을 최대 과제로 출범했다. 사회 불안과 불평등을 규제하고 최저 생계기준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한 대한민국 최초의 ‘복지국가’ 체제이기도 했다. 저자는 이를 ‘신자유주의적 복지국가’라고 설명한다. 복지는 국가 입장에서 쓸모 있는 노동인구를 생산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얼마나 양질의 노동력을 제공할 수 있는지에 따라 복지 혜택 대상이 되거나 제외됐다는 점에서 세계적으로 특이했다. 신자유주의는 그렇게 대한민국에 안착했고, 복지국가는 자격 있는 시민들만 품고 내달렸다. 캐나다 토론토대 인류학과 교수로 있는 저자가 2000년 전후 한국을 방문해 ‘현지조사’를 벌인 결과물이다. 348쪽. 1만 8000원.
  • 축구의 DNA는 제의성과 공격성

    축구의 DNA는 제의성과 공격성

    축구 종족/데즈먼드 모리스 지음/이주만 옮김/한스미디어/356쪽/2만 5000원 1차 세계대전 때인 1916년 7월 1일 영국군 ‘이스트 서리’ 연대는 프랑스 솜 지역에 있는 독일군 기관총 진지를 점령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윌프레드 네빌 대위가 지휘하는 중대가 선봉에 섰고, 그는 4개 소대에 축구공을 하나씩 나눠줬다. 2㎞ 떨어진 적 진지까지 축구공을 차며 돌격하는 전술이었다. ‘축구 종가(宗家)’인 영국군의 발상치고는 무모하기조차 했다. 그야말로 목숨을 건 경기였다. 선봉에 선 네빌 대위는 기관총 세례를 받아 쓰러졌고, 대원들은 분노의 함성을 내지르며 숨이 끊어질 때까지 달렸다. 마침내 골라인 독일군 진지를 백병전으로 함락했다. 전투가 끝나고 독일군 참호에 떨어진 축구공 2개가 발견됐다. 영국군은 그 축구공들을 킹스턴의 연대본부에 승리의 트로피로 영구 보존했다. 축구는 현대사회에서 종교 그 자체다. 승리를 향한 광신은 열광과 환희, 숭배와 폭력까지 낳는다. 전 세계 국가들이 맞붙는 월드컵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등은 지구촌을 뜨겁게 달구는 축구 축제다. 그래서인지 우리는 축구에 대해 잘 알고 있고, 축구를 다룬 책도 많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축구라는 놀이 행위를 문화인류학적으로 들여다본 책은 드물다. 인간의 동물적 본성을 도발적으로 다룬 ‘털 없는 원숭이’의 저자인 동물학자 데즈먼드 모리스가 펴낸 ‘축구 종족’은 축구의 인류학적 DNA부터 각종 의례와 절차, 의복과 장신구, 언어까지 축구를 고대 부족들 간의 ‘제의’행위로 접근해 분석했다. 저자는 현대사회에서 나타나는 인간의 여러 행동 가운데 축구를 가장 독특한 활동으로 꼽는다. 축구 활동의 중심을 차지하는 각각의 ‘축구 클럽’이 하나의 부족처럼 기능하고 있다고 빗댄다. 각각의 부족(축구 클럽)들 안에는 각 부족의 영토(스타디움)가 있고, 수뇌부에는 부족 원로(클럽 이사회)와 주술사(감독 및 코칭스태프)가 존재하며, 부족의 전사들(선수)과 그들을 따르는 신봉자들(서포터스)이 존재한다. 각 축구족에 스타디움은 거대한 신전이며 축구 규칙은 경전이다. 저자에 따르면 축구는 원시시대에서 기원한다. 전략과 전술을 쓰고 협력과 연대가 필요하며 추격전을 위한 단단한 신체와 특별한 기술, 냉정한 판단력 등이 모두 원시시대 사냥 과정과 흡사하다는 점이다. 1만년 전 정착 생활을 시작한 인류는 ‘용맹한 사냥꾼’ 기질을 잊지 못해 사냥 활동을 오락거리로 삼았고, 축구라는 유사 사냥 행위가 인류의 스포츠가 됐다는 설명이다. 거기에 더해 축구는 거대 비즈니스로 스캔들의 대상이기도 하다. 모리스의 이런 독특한 시각에 더해 축구 역사상 가장 성공한 지도자로 평가받는 조제 모리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이 쓴 서문도 인상적이다. 그는 “22명의 남자들이 공을 다투는 것만 보는 사람들은 축구에 내재된 기하학, 발레의 미학, 심리적 깊이, 그 본질을 이해하지 못한다”며 “인간 본성을 가장 충실하게 대변하는” 스포츠로 축구를 지목한다. 평생 축구 인생을 살아온 승리자의 자부심이 한껏 드러난다. 축구는 온갖 술수와 폭력이 난무하는 ‘두뇌 게임’이자 고도의 심리전이다. 폭력에 가까운 반칙이 비일비재한 현대 축구에서 저자는 폭력성을 축구의 속성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저자는 축구 전술사 100여년을 돌아볼 때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극단적인 ‘공격 전술’에서 강력한 ‘수비 전술’로 바뀌게 된 점을 꼽는다. 축구 초창기에 선수들은 상처뿐이더라도 승리하는 게 중요했다. 상대에게 득점을 많이 허용하더라도 더 많은 득점을 올리면 이기는 전략이었다. 모두가 공격수이고, 전사들의 모든 전력은 공격을 위해 존재했다. 하지만 현대 축구에 와서는 전사들보다 주술사인 감독의 역할이 더 커졌다. 감독들은 이중 삼중으로 골문을 차단하는 수비 전략에 치중했고, 축구는 과거보다 심심해졌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책은 190여장의 사진을 통해 생생한 경기 장면과 축구 종족들의 모습을 격정적으로 전한다. 그러고 보면 이 책은 축구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 바치는 저자의 인류학적 보고서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심재억 기자의 헬스토리 46] 우유는 정말 몸에 좋은 식품일까 (상)

    [심재억 기자의 헬스토리 46] 우유는 정말 몸에 좋은 식품일까 (상)

    흔히 우유는 ‘완전식품’으로 불린다. 그만큼 성장과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된다는 뜻이다. 예전에 이런 신문 광고 카피도 있었다. ‘아이들에게 우유를 먹이는 것은 미래를 위해 가장 값진 투자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런 우유의 폐해를 지적하는 가설과 지론들이 늘어나고 있다. 우유는 생각처럼 정말 몸에 좋을까, 혹시 다른 부작용은 없을까, 오히려 건강을 해치지는 않을까 하는 의문에 대한 적극적인 대답인 셈이다. ‘완전식품’이라는 과장된 용어(엄밀하게 말해 지상에 완전식품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이 용어는 미국 낙농협회가 소비 촉진을 위해 지어낸 광고 카피였는데, 여기에 미국 농무부가 가세하면서 한 순간에 정설로 포장됐다.)에서 보듯이 우리는 지금 우유에 대한 상반된 견해의 중간에서 다소 어정쩡하게 우유를 대하고 있다. ‘어쩌면 완전식품이 아니라 독을 먹고 있는 건 아닐까?’하는 의구심을 가진 부류가 있는가 하면 ‘우유만한 게 어딨어?’라거나 ‘그래도 안 먹는 것보다 낫겠지.’라고 생각하는 부류가 엄존한다. 이런 논란은 의료계에서도 진행형이다. 한 쪽에서는 “지나치게 많은 우유를 섭취할 경우 유방암 등 특정 암에 노출될 수 있다”고 하는가 하면 “우리가 아는 우유의 효능은 과장됐다.”는 지견이 있는 반면 “그래도 마셔서 얻는 건강상의 이점이 마시지 않아서 잃을 수 있는 문제를 상쇄하므로 마시는 게 이득이다”고 주장한다. ●우유에 대한 기억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면서 세계 질서는 이전의 서유럽 중심에서 미국과 소련(러시아)을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됐다. 이른바 냉전시대의 시작이다. 이런 냉전 실서는 세계의 각국을 ‘내 편이 아니면 적’이라는 이분법적으로 이해했고, 미국과 소련은 적극적으로 내 편 만들기에 나섰다. 이 와중에 미국이 우리에게 베푼 시혜 중에 ‘탈지분유 무상지원’이라는 게 있었다. 자기 편 우방국을 위해 자국에서 다 소비하지 못하는 가공 우유를 나눠주는 일종의 빈곤퇴치 프로그램이었다. 탈지분유란 우유의 지방 성분을 상당량 제거한 뒤 가루 형태로 가공한 우유를 말한다. 초등학교 시절, 종례시간에 담임선생님이 과제를 내주셨다. “내일부터 토요일을 제외하고는 매일 등교할 때 개인 컵과 소금을 가지고 와야 한다.”는 엄명이었다. 그 날부터 내 책보자기에는 낡은 양철 필통과 함께 소금 봉지를 넣은 양철컵이 같이 싸였다. 점심시간이 되자 전교생이 반별로 줄을 지어 소사(小使) 아저씨가 운동장 한 켠에 큰 가마솥을 걸고 끓여낸 우유를 한 컵씩 받아들고는 삼삼오오 흩어져 후후 거리며 마셨다. 닝닝해 시쳇말로 ‘엣지’가 없는 맛이니 가져온 소금으로 간을 맞춰서 마셨다. 선생님들도 함께 마셨다. 첫 날 오후, 몸에 좋다는 우유를 받아마셨는데, 교실에서는 난리가 났다. 낯빛이 노랗게 떠서 배가 아프다며 뒹구는 놈, 참다 못해 화장실로 달려가 물찌똥을 쏟아내는 놈, “뱃속에서 ‘구라파전쟁’이 벌어진 것 같다”며 연신 방귀를 뀌어대고 트림을 해대는 놈 등등 한 마디로 희한한 풍경이 벌어진 것이다. 한 시간 45분 수업에 담임 선생님도 너 댓 번을 들락거렸는데, 모르긴 해도 변소행이었을 것이다. 다음날도 학교에서는 끓인 분유를 학생들에게 나눠줬으나 대부분이 마시는 척 하고는 돌아서서 땅바닥에 쏟아버렸다. 선생님이 “우유 안마시고 버리는 놈은 다 가려내 청소 시킨다”고 엄포를 놨지만, 아이들은 배앓이에 설사 벼락을 맞는 것보다 청소가 낫다고 여겨 굳이 그걸 마시려고 하지 않았다. 그런 아이들이 어림잡아 열에 여덞, 아홉이었다. 아이들의 그런 모습을 본 어른들은 우유에 쇠기름이 많아 그렇다고 말하기도 했다. ●‘우유병’의 원인은 ‘락타제 결핍’ 우유에는 쇠기름이 많아서 설사를 한다는 생각은 오랫동안 정설로 통했다. 우유에서 기름을 뺀 탈지분유도 그래서 만들어졌다. 이런 생각은 1965년 미국의 존스 홉킨스병원 연구팀의 연구 결과가 발표될 때까지는 그랬다. 사실, 존스 홉킨스병원에서 연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미국의 원조 담당자들의 불평이 적지 않았다. 우방국을 굶주림과 집단 영양실조 상태에서 구제하기 위해 적지 않은 예산을 배정해 우유를 원조하는데, 설사니 배앓이니 하며 불평한다고 못마땅해 한 것이다. 미국 관리들은 ‘우유가 기아나 영양실조 극복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은 알았어도 ‘인종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우유를 소화 흡수하지 못 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는 사실을 몰랐다. 이런 마당에 ‘우유를 마시면 나타나는 설사나 복통 등 특이한 장애는 우유에 포함된 당분을 소화시키지 못해서 생기는 것이다.’는 존스 홉킨스의 연구 결과는 많은 것을 설명해 주기에 충분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락토우즈’라고 불리는 이 다당류는 거의 모든 포유동물의 젖 속에 들어있는데, 분자 구조가 너무 복합적이어서 소장에서 흡수rk 안 된다. 소장에서 정상적으로 혈관에 흡수되어 대사 과정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체내에서 분비하는 소화효소에 반응해 단당류인 ‘글루코즈’와 ‘갈락토즈’로 분해되어야 하는데, 이 과정에 작용하는 젖당 분해효소인 ‘락타제’가 부족하거나 분비되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다. 백인은 전체의 20% 가량이 락타제 결핍이고, 흑인은 무려 75%가 부족하다. 한국인의 경우 우유를 소화시키는 락타제 효소가 충분하게 분비되는 사람은 전체의 10%에 불과하며, 충분하지는 않지만 우유 한, 두 잔 정도 감당할 수 있는 락타제를 가진 사람은 20%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보다 먼저 미제 분유가 공급된 아프리카와 라틴아메리카, 오세아니아 등에서도 예외 없이 말썽이 생겨 ‘우유병’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이보다 앞서 미국 정부가 제공한 우유와 분유를 섭취한 인디언보호구역의 인디언들도 설사와 복통에 시달렸으나 정부 관리들은 “우유는 문제가 없다. 아마도 그들이 우유를 섞어 마신 물이 문제였을 것이다.”며 딴전을 부렸으나, 그 관리들이 악의를 가졌다고 볼 수도 없다. 원인을 모르기는 그들이나 우리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가공된 신화 ‘완전식품’ 세계적으로 유명한 인류학자인 미국 컬럼비아대 마빈 헤리스 교수는 그의 저서 ‘음식문화의 수수께끼’(한길사)에서 자신의 경험담을 통해 미국의 낙농업자와 농무부, 미국의사협회가 ‘우유는 완전식품’이라는 환상을 만들어낸 과정을 이렇게 회고하고 있다. ‘하루에 1쿼트(약 1.14ℓ)의 우유를 마셔라. 모든 학교의 점심 급식에 우유를 넣어라. 식사 전에, 식사를 하면서, 식간에, 그리고 밤참으로 우유를 마셔라. 우유를 살 때는 마개가 달린 플라스틱 용기에 든 것을 갤런 단위로 사라. 냉장고 문을 열 때마다 우유를 마셔라. 위장을 가라앉히기 위해, 종기를 치료하기 위해, 설사를 그치게 하기 위해, 신경을 안정시키기 위해, 그리고 불면증을 완화하기 위해 우유를 먹어라. 우유는 절대로 해롭지 않다.’ 이 같은 우유에로의 유인 정책이 범사회적으로 이뤄졌고, 당연히 다른 나라에도 전파됐다. 다른 나라 전파는 벤치마킹이라는 이름으로 흉내내기를 해대는 후진국의 정책 관계자와 미국 유학생들이 주도했다. 지금도 우리나라에서는 숙면을 위해 자기 전에 적당량의 따뜻한 우유를 마시라고 권하고 있다. 내용을 살펴보면, 아무리 우유의 효능과 순기능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 하더라도 근거를 밝히지도 않고 정부부처나 의사단체가 이렇게 얘기할 수 있다는 게 의아하기도 하다. 미국 사례의 데자뷰 같은 의아함이라고 해두자. 이렇게 해서 우유는 ‘영양상의 이점이 많은 식품’에서 졸지에 ‘완전식품’으로 둔갑했다. 프랑스의 대중적인 저널리스트인 티에라 수카르는 그의 저서 ‘우유의 역습’에서 이런 맹목을 신랄하게 비판해 주목을 받았다. 그는 과학적인 증거와 신뢰할 수 있는 연구들을 통해 보건 당국에서 권장하는 대로 유제품을 섭취할 경우 오히려 만성 질환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그의 지론에 따르면, 우리 식생활을 지배하고 있는 우유가 골다공증을 예방하기는커녕 되레 악화시키는 것은 물론 암과 당뇨병, 심근경색 등을 유발한다. 물론, 이런 논의는 다양한 시각의 한 가지이고, 많은 주의·주장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점검은 해봐야 한다. 식탁과 먹거리에 대한 우유의 지배력이 말 한, 두 마디로 정리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다음 주에 ‘우유는 정말 좋은 식품일까-2’가 이어집니다.] jeshim@seoul.co.kr
  • ‘호빗’보다 더 작은 70만년 된 초기인류 화석 발견

    ‘호빗’보다 더 작은 70만년 된 초기인류 화석 발견

    현생인류와 달리 몸집이 작아 일명 '호빗'으로 불렸던 호미닌(Homonin·초기인류)의 조상뻘 화석이 발견됐다. 지난 8일(현지시간) 호주 울런공 대학과 일본 국립 과학 박물관 등 국제공동연구팀은 인도네시아 플로레스 섬에서 약 70만 년 된 호미닌 화석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발견이 의미있는 것은 그간 인류학계의 큰 논쟁을 가져온 호빗의 '족보'를 알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지금으로부터 13년 전 플로레스 섬의 리앙 부아 동굴에서 호미닌(Homonin·초기인류) 화석이 발견돼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키 106cm, 몸무게 25kg, 뇌 용량은 현생인류의 3분의 1만한 이 화석은 발견된 지역의 이름을 따 ‘호모 플로레시엔시스’(Homo floresiensis)로 명명됐지만 세상에 널리 알려진 이름은 ‘호빗’(hobbit)이다. 우리에게는 영화 속 존재로 더 익숙한 호빗은 1937년 발표된 J R R 톨킨의 소설에 등장하며 ‘반지의 제왕’에서는 난쟁이족으로 묘사됐다. 호빗은 그간 학계는 물론 관련 과학자들에게 큰 논란을 안겼다. 가장 큰 논쟁은 과연 호빗이 왜소증이나 장애를 가진 현생인류인지 아니면 멸종한 별개의 종인지 여부였다. 일부 과학자들은 이들이 몸집과 두뇌가 쪼그라드는 유전질환인 소두병을 앓은 호모 사피엔스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호빗의 육체적 특징을 들어 현생인류와 다른 새로운 종이라는 이론이 지금은 가장 큰 힘을 받고있다. 이번 발견은 이같은 논쟁에 종지부를 찍을 만하다. 먼저 이번에 발굴된 호미닌 화석은 성인과 어린이의 턱뼈 조각과 이빨들로 호모 플로레시엔시스가 발견된 리앙 부아 동굴에서 약 43마일 떨어진 강바닥에서 발견됐다. 더욱 놀라운 점은 화석으로 추정되는 호미닌의 크기가 호모 플로레시엔시스보다 더 작다는 사실이다. 연구에 참여한 요우스케 카이후 박사는 "처음 화석을 발견했을 때 사이즈가 작아 모두 어린이의 것으로 추정했다"면서 "CT 스캔 등을 통해 분석한 결과 일부는 성인의 것으로 70만년 전 살았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현생인류인 호모 사피엔스의 출현시기를 대략 5만 년 전으로 본다면 호모 플로레시엔시스는 이와 상관없이 그 이전부터 고립된 섬에서 오랜 시간을 살아온 셈이다. 이에 연구팀은 호모 플로레시엔시스가 호모 사피엔스가 아닌 멸종한 호모 에렉투스에 뿌리를 둔 초기 인류로 추정하고 있다. 카이후 박사는 "호모 플로레시엔시스는 초기 아시안 호모 에렉투스(Homo erectus)에서 기원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약 100만 년 전 부터 인도네시아 섬 등지에 살았던 호모 플로레시엔시스가 고립된 지역에 살면서 30만 년 간 왜소해지는 방향으로 진화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호모 플로레시엔시스는 곧 '난쟁이 호모 에렉투스'"라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네 살’된 국가장학금, 학자금 대출 3분의2 줄였다

    ‘네 살’된 국가장학금, 학자금 대출 3분의2 줄였다

    경북대 전자공학과 4학년 박현근(25)씨는 2011년 1학년 2학기에 등록금을 내기 위해 245만원을 대출받았다.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박씨의 아버지가 1학기 등록금을 내줬지만 2학기마저 손을 빌릴 수 없었기 때문이다. 3%대 저금리 학자금 대출을 받았지만 ‘빚’이라 생각하니 박씨의 마음은 무거울 수밖에 없었다. 박씨의 이런 고민은 2012년 국가장학금이 도입되면서 해결됐다. 소득분위 2분위인 박씨는 2012년 2학년 1학기에는 국가장학금으로 157만원을 받고 잔액으로 61만원만 대출받았다. 소득분위는 가계 소득을 최하위부터 최상위까지 10개 구간으로 나눈 것으로 1분위가 하위 10%고 10분위는 상위 10%다. 군대를 다녀온 뒤 박씨의 집안 사정은 더 나빠졌지만 2014년 2학년 2학기 소득분위 1분위 판정을 받아 등록금 전액을 국가장학금으로 해결할 수 있었다. 박씨는 지난해 3학년 1, 2학기에도 각각 233만 8000원씩 모두 467만 6000원의 등록금 전액을 국가장학금으로 받았다. 박씨는 “대출을 받으면서까지 공부해야 하나 싶어 학업을 포기할까 고민했었지만 ‘0원 등록금’ 혜택으로 전자공학도의 꿈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정부가 국가장학금 제도를 도입한 2012년 이후 대학생의 학자금 대출이 지난 4년 동안 3분의1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저소득층일수록 대출 감소 경향이 뚜렷했다. 소득분위가 낮을수록 지원액이 더 많이 돌아가도록 한 국가장학금의 구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서울신문이 23일 한국장학재단으로부터 입수한 ‘국가장학금 확대에 따른 대출액 감소현황’ 자료를 보면 2011년 2조 24억원이었던 전체 학자금 대출액은 국가장학금 제도가 도입된 2012년 1조 4254억원으로 줄어든 뒤 계속 감소해 지난해 7160억원으로 줄었다. 학생 1인당 평균 대출액은 소득분위가 낮을수록 더 크게 감소했다. 소득 1분위 가구 학생의 경우 2011년 1학기 308만원을 대출 받았지만 2015년에는 107만원만 빌려 등록금 부담이 3분의1정도로 떨어졌다. 이런 추세는 정부가 2012년 국가장학금제도를 도입한 뒤 계속해서 지원 금액을 늘려온 결과와 일치한다는 게 한국장학재단의 분석이다. 2011년 정부 재원 장학금은 5218억원이었지만 2012년 국가장학금 제도가 도입된 뒤 1조 9239억원으로 크게 늘어 올해에는 무려 4조 109억원에 이른다. 국가장학금 제도가 확대되면서 학생들의 근로시간은 감소하고 평균 학업시간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장학재단이 국가장학금 수혜 학생의 학기 중 주당 평균 근로시간을 조사해보니 2011년 2학기에는 8시간 18분이었지만 지난해 1학기에는 6시간 18분으로 2시간 감소했다. 반면 주당 평균 학업시간은 같은 기간 16시간 12분에서 17시간 36분으로 1시간 24분 늘었다. 근로시간이 감소하고 학업시간이 늘어난 이유로 국가장학금 제도와 함께 시행된 국가근로장학생제도가 한몫했다는 게 학생들의 설명이다. 국가근로장학생 제도는 국가장학금 수혜 대상인 소득 8분위 이하 학생이 한국장학재단 홈페이지에 신청하면 재단이 우선순위를 확인해 대학에 통보해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교내 근무는 시급 8000원, 교외 근무는 9500원으로 일반 대학생 아르바이트보다 시급이 훨씬 많다. 올해 연세대 문화인류학과를 졸업한 박소연(23)씨는 “국가장학금을 받았지만 생활비가 모자라 새벽에 음식점에서 일하느라 학업에 지장이 많았다”면서 “국가근로장학생으로 교내 도서관에서 일하면서 생활비를 벌어 국가장학금과 함께 생활비까지 이중으로 혜택을 받아 학업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교육부와 한국장학재단은 다음달 14일까지 2학기 국가장학금 신청을 받는다. 신청은 한국장학재단 홈페이지(www.kosaf.go.kr)에서 하면 된다. 특히 재학생은 반드시 이 기간 내에 신청해야 한다. 재학생이 신청 기간을 놓쳤다면 8월 말부터 9월 초로 예정된 복학생을 위한 2차 신청 기간을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재학생은 재학 기간 중 단 한 차례만 2차 신청 기간에 신청할 수 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초선 내 정치를 말한다] 더민주 김경수

    [초선 내 정치를 말한다] 더민주 김경수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을 지낸 더불어민주당 김경수(경남 김해을) 당선자에게 노 전 대통령 서거 7주기를 맞는 23일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김 당선자는 노 전 대통령이 퇴임한 후 함께 김해 봉하마을로 귀향했다. 노 전 대통령 서거 후 출마를 결심, 여당의 텃밭이라는 부산·경남(PK)에서 세 번째 도전 끝에 당선됐다. 그는 2012년 19대 총선 및 2014년 6·4 지방선거 경남지사에 출마했다. 2012년 대선에서는 문재인 캠프의 수행팀장으로 문 후보를 보좌했다. Q. 정치를 하게 된 계기는. A. 노 전 대통령의 서거. 학생운동을 하면서 정치권에 발을 들였다. 출마를 결심한 계기는 노 전 대통령의 서거다. ‘노무현 정신’을 이어 가야 한다는 절박감과 책임감이 있었다. 노 전 대통령의 고향인 봉하마을을 지킬 사람도 필요했다. 그래서 경남 김해을을 지역구로 선택했다.(봉하마을은 20대 총선 선거구 재조정에서 김해을에서 김해갑으로 변경됐다.) Q. 계승하려는 ‘노무현 정신’은. A. 바보 정신. ‘노무현 정신’의 첫째는 ‘바보 정신’이다. 당장 눈앞의 실리에 좌우되지 않는다. 상식과 원칙을 지키는 것도 ‘바보 정신’이다. 두 번째는 ‘사람 사는 세상’이다. 정직하고 성실하게 일하는 사람이 성공하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 대화와 타협의 정치, 지역 균형 발전 등도 ‘노무현 정신’이다. Q. 노 전 대통령 서거 7주기 맞는 소회는. A. 지역주의 극복 염원 달성. PK는 광주와 함께 민주화의 보루 역할을 해 왔다. 1990년 YS(김영삼 전 대통령)의 3당 합당 이후 새누리당의 텃밭이 됐다. 하지만 이번 총선에서 지역주의가 극복됐다. 야권 인사들이 줄기차게 노력한 결과다. 개인적으로는 노 전 대통령의 고향을 지켰다는 의미가 있다. 지역주의 극복은 노 전 대통령의 평생의 염원이었다. 23일 봉하를 찾아 노 전 대통령에게 ‘그토록 원하던 지역주의의 한 축이 무너졌습니다’라고 할 것이다. Q. 친노(친노무현) 약진에 대한 평가는. A. 20대 국회에서는 계파 없다. 19대 국회에서는 계파 갈등이 있었다. 하지만 20대 국회에서는 계파보다는 국민들이 먹고사는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 선거운동을 하면서 유권자들로부터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은 소리가 있다. ‘제발 싸우지 말라’는 것이다. 20대 당선자들 모두가 공감했다. 더민주는 계파 갈등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 친노니, 비노니 편 가르기는 이제 의미가 없다. Q. 더민주 대선 후보가 문재인 전 대표가 아니더라도 지지할 것인가. A. 지지할 것. 우리 당의 대선 후보는 정권 교체를 이룰 수 있는 경쟁력 있는 후보여야 한다. 이 원칙에 부합하는 후보라면 지지할 것이다. 문 전 대표가 아닌 누구라도 당연히 지지한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프로필 ▲1967년 경남 고성 출생 ▲진주동명고, 서울대 인류학과 학사 ▲대통령비서실 연설기획비서관, 대통령비서실 공보담당비서관, 봉하재단 사무국장, 더민주 경상남도당위원장
  • [새 책]사그라들지 않는 인문학 열풍…카툰으로 만나는 인문학 입문서 출간

    [새 책]사그라들지 않는 인문학 열풍…카툰으로 만나는 인문학 입문서 출간

    인문학 열풍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인문학을 만화로 풀어낸 책 ‘카툰 인문학(지은이 전왕, 출판사 북랩)’이 출간됐다. 저자인 전왕 변호사(사시 32회)는 문학, 철학, 역사, 정치, 경제, 문화, 예술, 인류학 등 인문학 분야의 필독서를 망라해 알기 쉽고 전달하는 인문학 여행의 안내자 역할을 자처했다. 저자는 서두를 통해 ‘인문학적 가치를 소홀히 해 온 결과 우리는 물신주의, 인간 소외, 생명 경시, 환경 파괴 등의 부작용을 초래했다’고 지적하며 인문학적 소양에 바탕을 둔 상상력, 아이디어에 의해 새로운 사회가 만들어진다고 역설한다. ‘카툰 인문학’은 총 4장으로 구성된다. 1장 현대문명 편에서는 속도, 정보화 사회, 위험사회, 웰빙, 진짜와 가짜가 전도되는 세계, 세계화, 인간 소외 등을 통해 현대문명의 다양한 속성을 묘사한다. 2장 욕망 편에서는 ‘쾌락’과 함께 욕망을 만들어 내는 기계장치로서의 자본주의를 논한다. 3장에서는 ‘사랑’의 모든 것을 고찰하며, 4장 정의 편에서는 아리스토텔레스, 플라톤, 제레미 벤담, J.S밀, 존 롤스, 찰스 디킨스 등 인류 최고의 사상가들을 소환해 정의에 관한 그들의 사유를 들려준다. 곧 이어 출간될 제2권에서는 문화, 예술, 노년, 죽음 등을 다룰 예정이다. 북랩 관계자는 “인문학은 학문적 깊이가 요구돼 대중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전왕 변호사의 ‘카툰 인문학’의 가장 큰 미덕은 재치 있는 카툰과 명언 등을 활용해 인문학 입문서로 손색이 없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길섶에서] 수다의 인류학/최광숙 논설위원

    가까운 이들과 미주알고주알 사는 얘기를 나누다 보면 헛헛한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낄 때가 있다. 수다가 주는 ‘힐링’의 힘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어떤 이들은 여자들의 수다를 아주 소모적인 ‘시간 죽이기’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그런 이들에게 영국의 인류학자 로빈 던바의 ‘사회두뇌이론’을 소개한다. 그가 사람들의 대화 내용을 수년 동안 엿듣고 분석한 결과 남녀 모두 정치, 종교, 철학 등과 같은 거창한 주제보다는 주로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인류의 두뇌가 알파고와 같은 새로운 과학 기술의 ‘도전’에 쓰이기도 하지만 주로 수다 같은 일에 더 많이 사용된다는 뜻이다. 또 수다는 입으로 하는 ‘털 다듬기’라는 주장도 있다. 원숭이 등 대부분의 영장류들이 서로 털을 만져 주고 이물질을 떼어 주면서 돈독한 관계를 형성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사람들은 수다로 여러 사람과 관계를 맺고 유지한다는 것이다. 인간의 뒷담화 능력이 인간의 뇌를 발달시켰다는 얘기다. 사실 스킨십이야 동물도 하지만 뒷담화는 인간 고유의 능력이다. 수다를 그리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길섶에서] 할머니 가설/최광숙 논설위원

    아침에는 유치원 가는 손자들을 챙기고, 그들이 집으로 돌아오면 놀이터에서 함께 놀아 주는 할머니들을 자주 본다. 비가 오면 젖을세라 옷을 여며 주고, 겨울이면 추울세라 모자를 씌운다. 손자를 바라보는 할머니들의 눈길은 사랑 그 자체다. 동물과 달리 인간만이 폐경이 지나도 10~20년 건강하게 활동한다고 한다. 진화의 시각에서 본다면 임신과 출산을 할 수 없는 ‘비생산적’인 여성들이 그토록 오래도록 살 필요가 있을까. 그 답으로 미국 인류학자인 커스틴 호크스는 폐경 이후의 할머니들이 자식을 낳지는 못하지만 손자들의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후손들의 생존성을 높여 준다는 ‘할머니 가설’이라는 이론을 제시했다. 손자들을 지극정성 돌봄으로써 자신의 유전자를 후세에 전할 가능성도 높이고, 이는 진화에도 유리해진다는 것이다. 동네 할머니들만 봐도 일리가 있는 이론이지 싶다. 하지만 요즘 전 세계적으로 저출산, 고령화 사회다. 자신의 유전자를 후대에 남기고 싶은 할머니들은 많은데 돌볼 아이들이 적어진다는 얘기다. 그럼 할머니 가설은? 새로운 할머니 이론이 나올 때가 된 듯하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유네스코 아태교육원 배기동 의장 연임

    유네스코 아태교육원 배기동 의장 연임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국제이해교육원은 이사회 제3대 의장에 배기동(64)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교수가 연임됐다고 9일 밝혔다. 배 의장은 동아시아 고고학연구소장, 한국박물관협회장, 한국전통문화학교 총장 등을 지냈다. 현재 국제박물관협의회 한국위원회 위원장도 맡고 있다.
  • 안산 변사체 상반신서 피살 흔적 다수 발견

    안산 변사체 상반신서 피살 흔적 다수 발견

    안산 대부도에서 상반신과 하반신으로 분리돼 따로 발견된 시신의 사인은 ‘두부 손상사’로 추정된다는 부검결과가 나왔다. 경기 안산 단원경찰서는 4일 지난 3일 오후 대부도 방아머리에서 발견된 상반신을 서울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부검한 결과 “사망자는 40대 남성으로 추정되며 1차 사인은 외력에 의한 두부손상사로 보인다”는 소견이 나왔다고 밝혔다. 얼굴 뼈의 복잡골절, 갈비뼈 골절, 오른팔과 오른쪽 폐가 예리한 흉기로 손상된 흔적도 관찰됐다. 변사자는 법치의학적 소견으로 40대 남성으로 추정됐으나, 경찰은 추후 법인류학적 정밀감정 등을 통해 정확한 나이대를 다시 밝힐 계획이다. 경찰은 변사자가 왼쪽 위 첫째 큰어금니를 금으로 보철했고, 둘째 큰어금니와 왼쪽 아래 첫째·둘째 큰어금니 등 3곳을 아말감 치료를 받은 점에 주목, 건강보험공단 등의 치과 치료 기록을 검색해 변사자 신원을 확인할 예정이다. 피살자가 오른손에 은색 반지 3개를 착용했던 모습을 가상으로 복원한 전단지도 제작해 배포했다. 경찰은 1000만원의 신고포상금을 걸고 오른쪽 4번째 손가락에 은색 반지 3개를 착용하던 사람을 목격했거나 주변에 그런 남성을 아는 사람에 대한 제보를 받고 있다. 변사자의 상반신 시신은 1일 오후 3시 50분쯤 안산 대부도 내 불도방조제 입구 배수로에서 관광객에 의해 발견됐으며, 상반신은 3일 오후 1시 57분쯤 대부도 북단 방아머리 선착장 인근 시화호 방향 물가에서 수색하던 경찰에 의해 발견됐다. 경찰은 시신에서 여러 차례 흉기에 찔린 흔적이 발견됨에 따라 피살자 신원이 확인되면 용의자를 검거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부자 나라와 가난한 나라, 결정적 차이는 ‘제도’

    부자 나라와 가난한 나라, 결정적 차이는 ‘제도’

    나와 세계/제레드 다이아몬드 지음/강주헌 옮김/김영사/224쪽/1만 3000원 불평등은 개인뿐 아니라 국가 간에도 존재한다. 이웃 국가와 전쟁을 벌인 적도 없고 석유와 천연가스 등 자원이 풍부한 잠비아는 좁은 땅이 해수면보다도 낮고 지속적으로 이웃 독일과의 전쟁에 휘말렸던 네덜란드보다 가난하다.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노르웨이는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국가인 니제르, 부룬디, 말라위 공화국보다 400배나 부유하다. 왜 어떤 국가는 부유하고 어떤 국가는 가난한가? 인류 역사의 탄생과 진화를 분석한 책 ‘총·균·쇠’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제레드 다이아몬드 미 UCLA 교수는 신작 ‘나와 세계’에서 이 문제를 심도 있게 비교, 분석하고 날카로운 통찰을 전한다. 지난 50여년간의 문명대탐구를 통해 역사의 역동적인 변화와 흐름을 예리하게 파악하고 인류가 처한 위기의 본질을 파헤쳐 온 다이아몬드는 이런 모순적 현상을 그 나라가 처한 정치·사회·지리적 상황과 연결해 답을 구하고자 한다. 그의 분석에 따르면 제도가 국부의 차이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하다. 실제로 정직한 정부가, 약속과 법을 올곧게 시행하는 좋은 제도를 갖춘 국가가 계약과 법을 무시하는 부패한 정부를 지닌 국가보다 부유한 경향을 띤다. 물론 제도 자체는 지리적 조건과 오랜 역사의 산물이다. 독일이 동독과 서독으로 분할됐듯이 역사적 사건의 산물이기도 하다. 저자는 “문제에 대한 해답을 어떻게든 찾아낸다면 가난한 국가들은 그 해답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부유한 나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고, 부유한 국가도 그 해답을 활용하면 가난한 국가들을 위한 해외 원조를 더욱 효과적으로 기획하고 집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문화인류학자이자 문명연구가인 다이아몬드는 책에서 이 문제 외에도 세계가 공통으로 직면한 문제들을 조목조목 들여다보며 해결책을 모색한다. 눈부신 속도로 경제가 발전했지만 현재 환경문제와 인구문제로 심각한 고통을 겪는 중국에 대해서 살펴보고 일본과 영국, 독일과 칠레 등 여러 국가의 위기를 비교해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 알아본다. 전통적인 방식으로 살아왔던 지역에서 서구적인 삶의 방식이 초래한 문제들을 살펴보고 건강하게 삶의 질을 유지하며 행복하게 사는 법을 제안한다. 저자는 마지막으로 우리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는 기후변화와 불평등, 자연자원의 남용을 사례 중심으로 풀어가면서 개인적 차원과 국가적 차원에서 이 문제들을 해결할 방안을 역설한다. 책의 말미에는 저자와의 Q&A를 통해 기후변화와 해수면 상승, 교육 등 앞으로 인류를 변화시킬 각종 문제들에 대해 들어본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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