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인디음악
    2026-02-17
    검색기록 지우기
  • 미수습자
    2026-02-17
    검색기록 지우기
  • 가로수
    2026-02-17
    검색기록 지우기
  • 여성정책
    2026-02-17
    검색기록 지우기
  • 유튜브
    2026-02-17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28
  • [주말 인사이드] 영화 ‘나눔’… 인디음악 ‘자립’… 미술 ‘룰루랄라’

    [주말 인사이드] 영화 ‘나눔’… 인디음악 ‘자립’… 미술 ‘룰루랄라’

    “문화계에서 협동조합이 늘어나는 이유? 간단합니다. 다들 답답하니까요.” 지난 4월 출범한 영화나눔협동조합의 최종태 상임이사는 한숨부터 내쉬었다. ‘플라이 대디’ ‘해로’ 등을 연출한 감독인 최 이사는 “정부 지원이 풍족한 것도 아니고 체계가 공평한 것도 아니어서 예술인 스스로 돌파구를 찾기 위해 몸부림 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영화나눔협동조합은 돈줄을 쥔 투자·배급사의 영향력에 반발해 설립됐다. 이윤 창출을 목표로 한 ‘산업으로서의 영화’ 대신 인간과 사회에 대한 다양한 가치관을 표현하는 ‘문화로서의 영화’를 추구한다. 이 조합이 주력하는 것은 크게 상영과 교육, 웹진 사업으로 구분된다. 조합원이 보고 싶은 영화를 적극적으로 선택해 상영관에 걸고, 다양한 시민교육과 영화 웹진 등을 통해 영화에 대한 소통창구를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향후 조합원이 안정적으로 확보되면 조합비를 모아 영화 제작도 할 예정이다. 지난달 출범한 그림책작가협동조합은 작가들이 출판과 유통, 마케팅을 주도하겠다는 목표로 설립됐다. 조합원은 6명에 불과하지만 최근 20여명이 추가로 가입 의사를 밝혔다. 첫번째 프로젝트는 전자책 출판을 통한 판로 개척이다. 최소 6개월, 길게는 수년씩 걸쳐 그림책을 완성하더라도 출판사에 선택되지 못하면 인쇄출판물로 빛을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권오철 이사는 “어렵게 책 2000부 정도를 출판하더라도 인세 10%가량을 받으면 손에 쥐는 돈은 200만원 남짓한 게 현실”이라고 전했다. 음악계에선 인디 음악인들이 의기투합해 만든 ‘자립음악생산조합’이 대표적이다. 다큐멘터리로도 제작된 자립음악생산조합은 거대 자본에 의지하지 않고 자신들의 힘으로 인디의 정신을 지키려는 음악인과 음악 애호가의 대안 공동체로 자리잡았다. 이 조합의 설립은 무분별한 재개발에 반기를 든 ‘두리반’ 투쟁 과정에서 시작됐다. 2009년 홍대 인근에서 강제로 철거된 음식점 ‘두리반’이 시공사를 상대로 벌인 점거농성은 이를 지지하는 홍대 인디 음악인들의 문화투쟁으로 확대됐다. 투쟁 뒤 협동조합이란 해법을 떠올렸고, 2011년 8월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 아직 정식 협동조합은 아니다. 단편선 운영위원은 “법에 맞게 운영 방식과 사업 내용 등을 다듬는 한편 콜트·콜텍 해고노동자 지지활동 등 다양한 사회 참여를 꾸준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4월 인가받은 ‘룰루랄라 예술인협동조합’은 화가, 조각가 등 미술가들이 주축이 된 국내 첫 미술인 협동조합. 절반이 넘는 화랑의 미술작품 수수료 등 미술시장의 잘못된 관행을 바꾸고 작가들의 창작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었다. 조각가인 전미영 이사장은 “미술가들이 화랑에 내야 하는 수익금을 모아 선순환 구조의 회사를 만들자는 아이디어를 모았다”고 말했다. 1계좌(10만원) 이상만 출자하면 조합원이 될 수 있다. 현재 민중미술운동계에서 알려진 작가 신학철, 주재환과 목판화가 이철수, 시인 송경동씨 등 30~60대 회원 60여명이 모였다. 이들은 지난달 9일까지 열흘여간 서울시청 시민청에서 첫 전시회(‘멘붕 속에 핀 꽃’)를 열기도 했다. 16~31일에는 ‘영 아트 쿱’ 전시도 계획하고 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日 3인조 인디록그룹 ‘곱창전골’ 15일 수요집회서 평화 콘서트

    日 3인조 인디록그룹 ‘곱창전골’ 15일 수요집회서 평화 콘서트

    일본인 인디 록그룹 ‘곱창전골’이 광복절을 맞아 대규모로 열리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수요시위 특별집회에서 반전 메시지를 담은 노래를 부른다. ●“한국서 계속 공연할 것” 곱창전골은 15일 오후 8시부터 청계광장에서 열리는 평화콘서트에 참가해 1970년대에 일본에서 불렸던 반전 노래를 한국어로 번역한 ‘교훈1’이라는 제목의 노래 등 2곡을 선보일 예정이다. 사토 유키에, 이토 도키, 시바토 고이치로 등 3명의 일본인으로 구성된 이 밴드는 1999년 1집 앨범 ‘안녕하시므니까’로 국내에 데뷔했다. 밴드 이름인 곱창전골은 멤버들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인 곱창전골에서 따왔다. 곱창전골은 가수 손병휘씨의 권유로 수요집회에 참가하게 됐다. 리더 사토(49)는 “평소 반전에 대한 철학이 뚜렷했던 만큼 한국의 위안부 집회에 참여하는 데 별다른 부담은 없다.”고 말했다. 또 “위안부 할머니들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 광복절 평화콘서트에서 노래를 부르는 것도 이 같은 전쟁의 비극이 반복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나는 전쟁에 반대하는 평화주의자”라면서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전쟁에 직접적인 해결책을 제시할 수는 없겠지만 그 마음을 담아 노래를 만드는 것이 내가 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리더 사토, 한국디자이너와 결혼 한국인 패션 디자이너 한운희(40)씨와 결혼한 사토는 한국의 인디음악을 발굴해 세계에 알린 공로로 제3회 홍대앞 문화예술상 공로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일본으로 돌아갈 계획은 없으며, 한국에서 꾸준히 밴드 활동을 하겠다.”는 사토는 “일본에서는 사회적 메시지가 담긴 노래를 불러도 대부분 관심이 없지만 한국에서는 이런 노래에 공감해 주는 열정적인 팬이 많아서 좋다.”고 말했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문화마당] K팝의 감동/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

    [문화마당] K팝의 감동/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

    지난달 29일 MBC 스페셜 ‘15세 소녀 도니카의 마지막 소원’이 방영됐다. 미국 뉴욕에 사는 도니카는 네 살 때 근육위축증이라는 희귀병으로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았다. 병마와 싸우는 동안 K팝을 통해 희망을 키워온 도니카는 캐나다의 한 기업가의 도움으로 지난달 16일 꿈에 그리던 한국을 방문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샤이니와 슈퍼주니어를 만난 도니카양은 그토록 바라던 소원을 이루고 지난 2일 미국으로 돌아갔다. 이 방송을 본 사람이라면 한류 열풍의 중심에 K팝이 큰 구심력으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직감하게 된다. 죽음을 앞에 둔 한 소녀는 K팝 뮤지션들의 노래를 따라 부르는 것은 물론 한국어를 배워 쓰고 말한다. 그것으로 삶의 위안을 삼았다. 하나의 콘텐츠가 가지는 파급력은 그 나라에 대한 호기심뿐만 아니라 언어와 문화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잘 만들어진 콘텐츠 하나가 사람을 감동시키는 것은 물론 문화전령사의 역할까지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K팝은 트위터, 페이스북, 유튜브 등 SNS를 타고 급속도로 확산됐다. 국적과 인종을 뛰어넘어 전 세계에 마니아층을 만들어 놓았을 만큼 문화 콘텐츠가 됐다. 그들이 커버댄스를 춰가며 정기적인 모임을 갖고,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는 것 등은 이제 잘 알려진 사실이다. 정부도 K팝 지원에 적극 나섰다. 중남미, 중동 등 새로운 시장에서의 공연 지원, 인디음악 지원 사업 등의 정책을 발표하는 등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다른 정책보다 K팝을 통해 한국을 알리는 것이 더 파급력이 크다는 방증이다. K팝 뮤지션이 있는 연예기획사도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프로모션에 나서고 있다. 그룹 JYJ는 37억원을 투입한 대규모 박람회를 통해 새로운 프로모션을 기획했다. 기존의 콘서트나 팬미팅 형식에서 벗어나 전시와 체험, 상영 공간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이틀 동안 일본 전국 14개 공항에서 110여편의 비행기에 나눠 타고 일본 팬 7000여명이 입국해 성황을 이뤘다. 소속사는 한류의 지나친 상업화에 선을 긋고 입장권이나 상품 판매는 일절 금지해 팬들의 공감을 얻어냈다. 아이돌 음악이 펼쳐낸 한류 열기는 음악 산업 전반에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좁은 내수시장을 뚫고 새로운 돌파구로서의 해외 시장 개척에도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세계 대중문화의 허브로 일컬어지는 뉴욕과 파리를 비롯해 영국, 스페인, 남미 등지에서 우리 아이돌 그룹이 공연을 펼치면서 K팝 축제를 벌이고 있다. K팝의 아이돌 뮤지션은 무대 위 비주얼에 있어서 현격한 차별화를 선보인다. 트렌디한 패션과 세련된 안무 스타일로 무장한 한국 아이돌 그룹의 무대는 비주얼에서 관객들을 압도한다. 잘 만들어진 무대가 입이 벌어질 정도로 경이롭다는 표현이 쏟아지는 것도 그런 까닭이다. 10여년 전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기를 끌던 아이돌 그룹이 일본 음악 시장의 문을 두드렸지만 이내 조용히 활동을 접었던 것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을 느낀다. 세계적인 음악시장을 구축하고 있는 일본의 NHK 뉴스에 우리 아이돌 그룹이 톱뉴스를 장식하고, 일본 팬들이 아이돌 그룹의 안무를 따라하는 걸 보면 그간 우리 K팝 시스템이 얼마나 많은 준비를 해왔고 노하우가 쌓였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이러한 경쟁력은 하루아침에 얻어진 것이 아니다. 지난 1990년대 중후반부터 오디션을 통해 발굴된 재원들은 수년간 연습생 생활을 거치는 아이돌 육성 시스템이 있었기 때문에 관객과 시청자를 압도할 만한 수준으로 성장했다. K팝의 미래는 치밀한 프로모션과 현지화 전략, 언어의 장벽, 각국의 문화적 정서와의 융합 등을 얼마나 세밀하게 풀어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그 과제가 선결된다면 기대 이상의 결실이 그리 어려운 일만은 아닐 것이다. 이미 한국형 아이돌 육성 시스템이 상당한 노하우를 구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한부의 삶을 살아가는 15세 소녀 도니카가 자신이 좋아하는 K팝 스타들을 만난 후 남긴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는 말이 귀청을 때린다. 이제 우리의 K팝이 세계의 젊은이들에게 감동을 건네기 시작했다.
  • [영화리뷰] ‘설마 그럴 리가 없어’

    [영화리뷰] ‘설마 그럴 리가 없어’

    인기 여배우 윤소는 개그맨 황현희와 사귀다 차인다. 스캔들을 일으킨 윤소에게 소속사는 연애 금지령을 내린다. 하지만 주위에서는 윤소를 가만두지 않는다. 상대 배우와 음악감독을 맡은 인기 가수는 끊임없이 집적댄다. 한편 작곡가 겸 기타리스트인 능룡은 여자 앞에만 서면 저도 모르게 주눅이 든다. 35년 동안 변변한 연애조차 못 해봤다. 누나의 등쌀에 못 이겨 결혼정보업체를 찾지만 불규칙한 수입 탓에 등록조차 거부당한다. 어느 날 능룡은 친한 후배가 인터넷 소개팅 사이트를 통해 여자 친구를 만난 걸 알게 된다. 때마침 연애 금지를 당한 윤소도 호기심 반 장난 반으로 사이트에 등록한다. 남심을 사로잡는 여배우와 실력은 있지만 빈털터리인 뮤지션의 인연은 이렇게 시작된다. ‘영화는 영화다’ ‘멋진 하루’의 제작사 스폰지의 대표이기도 한 조성규 감독이 두 번째 영화 ‘설마 그럴 리가 없어’(21일 개봉)를 내놓았다. 잘나가는 여배우와 춥고 배고픈 음악가의 만남이란 설정 자체는 흥미로울 게 없다. 관객의 뇌리에는 할리우드 톱스타 줄리아 로버츠와 런던 변두리 여행서점 주인 휴 그랜트의 사랑을 그린 ‘노팅힐’이 먼저 떠오를 것이다. 진부할 법한 설정을 그나마 흥미롭게 만드는 건 윤소와 능룡의 만남이 이뤄질 듯하면서도 막판까지 엇갈리기 때문이다. 두 주인공이 스마트폰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세상과 소통한다는 점 또한 PC통신 시대의 사랑을 그린 장윤현 감독의 ‘접속’(1997)을 떠오르게 한다. 물론 영화적 만듦새 자체를 멜로영화의 새로운 장을 연 ‘접속’과 비교할 건 아니다. ‘설마 그럴 리가 없어’는 경쾌한 호흡의 소품에 가깝다. ‘홍대 앞’으로 대표되는 인디음악에 관심 있다면 재밌게 볼 여지는 늘어난다. 언니네이발관의 기타리스트 이능룡이 주연 겸 음악감독을 맡았다. 언니네이발관은 2009년 5집 ‘가장 보통의 존재’로 7만여 장의 판매고를 기록했고 한국대중음악상 3관왕을 휩쓴 거물급 밴드다. 실제 모습에서 따온 캐릭터란 생각이 들 만큼 이능룡의 연기 아닌 연기는 담백하고 편안하다. 특히 여자만 만나면 느릿느릿하면서 우물쭈물하다가도 사소한 일에 버럭하는 소심남 연기는 웬만한 전업 배우 못지않다. ‘어어부프로젝트’의 멤버이자 영화감독, 배우, 화가로도 활동하는 전방위 예술가 백현진은 흥행만 따지는 감독 역을 맡아 능청스러운 연기력을 뽐낸다. 윤소의 친한 오빠로 나오는 ‘롤러코스터’ ‘베란다프로젝트’ 멤버 이상순과 음악 동료들-‘장기하와 얼굴들’의 정중엽, ‘몽구스’의 링구·몬구, 임주연-을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저자와 차 한 잔] ‘K·POP 세계를 홀리다’ 대중음악 전문가 김학선씨

    [저자와 차 한 잔] ‘K·POP 세계를 홀리다’ 대중음악 전문가 김학선씨

    1년 전 이맘때 불어닥치기 시작한 K팝 열풍을 지켜보며 뜨악하지 않았는지. 수천㎞ 떨어진 나라의 소녀들이 한글 가사를 천연덕스럽게 읊조리고 서툰 한글로 꾸민 글자판을 흔드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자부심으로 뿌듯해야 할지 어떨지 난감해지곤 했다. 그런 한편에서 그네들이 정말 우리가 모르고 지나친 우리 안의 뭔가를 제대로 발견해 냈을까 궁금해지곤 했다. ●70년대부터 2010년대 뮤지션·명반 망라 2000년 인터넷음악방송국 ‘쌈넷’ 기자로 시작해 12년 동안 대중음악에 관한 글을 쓰고 일간지 객원기자로도 일한 김학선(37)씨가 ‘K·POP 세계를 홀리다’(을유문화사 펴냄)를 낸 것도 그런 궁금증에 대한 답을 제시하는 과정이었다. 지난 12일 서울 중구 태평로 서울신문 편집국에서 만난 김씨는 “오늘날 K팝이 여러 나라 젊은이들을 그렇게 달뜨게 만드는 것은 절도 있는 군무나 현란한 뮤직비디오 덕이 아니라 엄혹한 1970년대와 80년대를 견뎌내면서 음악에의 꿈을 잊지 않았던 ‘비틀스가 부럽지 않은 대중음악사의 천재들’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대중음악 전문가 김학선씨 일문일답 보러가기 책은 첫 장 ‘K팝과 아이돌’을 시작으로 197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시대별로 일람하고 대표적인 뮤지션들과 그들의 명반을 톺았다. 자연스레 도돌이 형 식이 되는데 김씨는 들인 공력에 견줘 상대적으로 저렴한 책값을 매겼다. 청소년들에게 많이 읽히고 싶다는 출판사의 뜻을 좇은 결과라고 했다. “먹고살기에 바빠 음악을 더는 듣지 않고 ‘나가수’나 ‘탑밴드’ 같은 TV프로그램을 보면서 ‘옛날엔 저런 훌륭한 음악이 있었지. 그런데 아이돌 음악? 그건 음악이 아니야. 잘 기획된 상품일 뿐이지’ 하고 넘어가는 중장년들에게 오늘의 젊은이들도 훌륭한 음악을 만들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었다.” 이런 김씨와 달리 출판사는 아이돌 음악에만 빠져드는 청소년들이 아빠, 엄마가 자신들 나이에 들었던 음악을 함께 들으며 소통하는 계기로 책이 활용되길 원했다고 한다. ●“요즘 젊은이들도 훌륭한 음악 만들고 있어” 김씨가 책에 등장하는 신중현의 ‘햇님’, 키보이스와 히식스 등에 몸담았던 김홍탁의 ‘징글벨’, 산울림의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 등을 들어보면서 자신이 얘기한 바를 확인할 수 있도록 따로 블로그를 만든 것은 저자와 출판사 간의 의견 차를 좁힌 결과물이다. 하지만 김씨는 “워낙 게을러 K팝 열풍이 한창이던 지난 연말에 책을 내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했고 마감에 쫓겨 아이돌 음악의 가치를 집중력 있게 뜯어보지 못한 점이 아쉽다.”고 털어놓았다. 또 하나, 아이돌 음악의 진정한 주체가 아이돌인지, 아니면 SM이나 YG 등의 대형 기획사인지에 대해선 여전히 헛갈리고 스스로도 정리가 안 된다고 했다. 장르로 다룰 수 있을 정도로 독창적이고 깊이 있는 음악을 보여준 김두수(63)를 빠뜨린 것이 두고두고 마음에 걸린다며 증보판에 꼭 포함시킬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분량 탓에 아티스트 위주로 대중음악사를 정리하다 보니 영화 ‘봄날은 간다’에서 아코디언 연주를 들려준 심성락(76)옹과 같은 세션맨, 프로듀서, 엔지니어 등을 제대로 다루지 못해 아쉽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K팝 열풍의 한편에는 얼마 전 미국 공연에서 폭발적인 호응을 얻어낸 갤럭시 익스프레스 같은 인디음악도 엄연히 존재한다며 뉴욕타임스 등이 대대적으로 지면을 할애했는데도 아이돌 음악에만 치우친 언론이 이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뉴키즈온더블록 이후 아이돌 음악이 사라진 미국과 유럽에서 K팝은 틈새시장을 파고들 수 있을 것”이라며 “조그만 뉴키즈온더블록 같은 것을 형성해 꾸준히 마니아를 양성하고 애호가를 키워야 한다.”고 주문했다. 현재 다른 출판사가 기획한 뮤지션 시리즈로 송골매를 쓰고 있어서 배철수와 만날 계획이라고 밝힌 김씨는 한국 헤비메탈의 역사를 짚어보는 책을 꼭 써 보고 싶다는 희망도 빼놓지 않았다. 글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사진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 타루 “난 톡톡 튀는 홍대 여신…내 앨범은 음악선물세트”

    타루 “난 톡톡 튀는 홍대 여신…내 앨범은 음악선물세트”

    지난해 인기리에 종영된 SBS 드라마 ‘시크릿가든’. 주인공 주원(현빈 역)의 휴대전화에서 울리던 ‘문자왔숑, 문자왔숑’의 효과음은 현빈 못지않은 큰 인기를 얻었다. 과연 이 귀여운 목소리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바로 홍대 인디음악의 3대 여신이라 불리는 가수 타루(30·김민영)다. 그녀가 올봄, 새 음반 ‘BLAH BLAH’(블라 블라)를 들고 나왔다. 타루 특유의 상큼한 목소리와 발랄한 멜로디를 머금은 노래부터 서정적인 발라드까지. 이번 앨범은 타루 음악의 종합선물세트 같은 느낌이다. 하지만 그녀는 이번 앨범에 대해 “본격적인 진정한 타루 음악을 전하기에 앞서 맛보기처럼 나오는 애피타이저와 같다.”고 강조했다. 지난 14일 화이트데이에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사탕처럼 달콤새콤한 싱어송라이터 타루를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새 앨범 소개 좀 해달라. -이번 앨범은 소속사를 옮기고 나서 내가 야심 차게 앞으로 내놓을 앨범 가운데 첫 요리와 같은 의미를 담고 있다. 무겁지 않으면서도 마음 편안하게 음반을 낼 수 있었다. 가벼운 마음으로 만들며 식감을 돋우는 애피타이저 같은 음악들로 채웠다. →5곡 모두 각기 다른 느낌이다. 그래서인지 종합선물세트 같단 느낌을 받았다. ‘Summer day’(섬머 데이)와 ‘Blah Blah’(블라 블라)는 타루 특유의 발랄함이, 직접 작사 작곡한 ‘기침’이란 곡은 발라드라 그런지 서정적인 느낌이 났다. 게다가 ‘Jay bird’(제이 버드)는 가사가 죄다 영어라 팝송 느낌이다. -종합선물세트 같은 느낌을 노렸다. 특히 제이 버드 녹음할 때가 제일 어려웠다. 발음이 어찌나 어렵던지…. 녹음을 하는데 내가 노래를 부르러 온 건가, 영어학원에 스피킹을 하러 온 건가 헷갈렸다. 하하. →앨범의 첫 트랙인 ‘봄이 왔다’는 지인의 프러포즈를 기원하며 만든 곡이라고. -그렇다. 굉장히 친한 친구인데 친구가 사랑에 빠졌었다. 그분을 응원하고자 만들었다. 그분에게 봄 같은 날이 찾아오길 바라면서 말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짝사랑으로 끝났다. →앨범 재킷과 가사를 담은 글씨체가 특이하다. 손 글씨다. -소속사 대표이사이신 ‘옐로우 몬스터즈’의 이용원 오빠가 만들어주셨다. 용원 오빠가 직접 스케치북에 크레파스로 그린 뒤 컴퓨터 작업을 해 완성했다. →타루의 노래도 유명하지만, 드라마 ‘시크릿가든’의 ‘문자왔숑, 문자왔숑’ 효과음과 배우 송혜교씨가 출연한 화장품 광고에서 ‘예뻐져라. 예뻐져’라고 노래 부른 것은 물론, 영화 ‘러브픽션’의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 중 ‘Inside of me’ 주인공으로도 유명하다. 영화나 드라마에 목소리로 참여만 하면 그 작품은 대박 나는데. -‘문자왔숑’의 목소리가 타루의 것이라는 게 알려지면서 네이버 검색어 1위에 오르기도 했다. 기분이 좋았지만, 한편으로는 가수니까 음악으로써 평가를 받아야 하는데 앨범을 10개나 내고 곡을 100곡이나 내도 드라마에 목소리 조금 내비치는 게 큰 반향을 일으키니 아이러니했다. 하지만 백지영씨처럼 타루가 참여하면 작품이 대박 난다는 일명 타루 효과가 빨리 전파되길 바란다(웃음). →이름을 직접 지었다던데. -타루(墮淚). ‘눈물이 떨어지다’라는 동사다. 이름 자체가 굉장히 동적이지 않나. 눈물이라는 거 자체가 감성에 있어서 슬플 때나 기쁠 때나 클라이맥스, 절정의 결정체 혹은 몰입의 경지를 의미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런 음악을 하겠다는 의미로 타루라고 지었다. →이번 앨범 이후 방송 등에서 활발하게 활동할 예정이라고. -가요 프로그램은 물론, 예능 프로그램에도 나가보고 싶다. 특히 MBC 무한도전에 꼭 나가고 싶다. 실제 나를 겪어본 사람들은 내게 무한도전 멤버 노홍철 씨의 애칭 ‘돌+아이’, 또라이 같다는 말을 많이 한다. 나는 알면 알수록 다양한 매력이 있는 사람이다. 솔직히 무한도전에 나가야 많이 알릴 수 있고,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 같다. 꼭 무한도전에 나가보고 싶다. 하하. →친한 동료는 누가 있나. -두루두루 친하다. 특히 ‘7자매’라고 해서 여성 보컬들과 친하다. 7자매 멤버에는 나를 비롯해 가수 린, 정인, ‘라즈베리필드’의 소희, ‘어른아이’ 황보라, 한희정씨 등이 있다. 서로 맛집도 함께 다니고 의지를 많이 한다. →앞으로 어떤 음악을 하고 싶나. -나는 옷도 매일 똑같은 건 입지 않는다는 주의다. 다양한 음악,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보사노바나 제3세계 음악, 강력한 록 장르 등에도 도전해 보고 싶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선장’ 빼곤 다 바꿨다… 피아노·클라리넷·첼로 새 항해가 시작되다

    ‘선장’ 빼곤 다 바꿨다… 피아노·클라리넷·첼로 새 항해가 시작되다

    ●한때 불나방스타쏘세지클럽서 명성 2006년 홍대 앞 인디음악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던 클럽 바다비에 수상한 녀석들이 기웃댔다. 먼저 발걸음을 한 건 리코더로 바흐를 연주해 화제를 모은 권민석(세계적인 리코더 경연인 몬트리올콩쿠르 2009년 우승자). 이어 서울대 작곡과(이론전공) 동기인 김재훈(27)도 친구 따라 클럽에 들렀다. 김재훈이 작곡한 리코더-피아노 이중주를 연주했는데 반응이 뜨거웠던 모양. 김재훈은 내친김에 티미르호란 이름의 프로젝트 앙상블 그룹을 결성했다. 지금껏 존재하지 않았던 리코더와 기타, 피아노의 편성은 신선한 반향을 일으켰다. 바다비의 유명 인사 조 까를로스를 만난 건 그 즈음이다. “난 ‘클래식보이’였으니까 완벽한 화성과 연주만 듣고 연주했다. 조 까를로스 형이 혼자 기타를 치면서 노래를 했다. 자작곡인데도 군데군데 틀렸다. 그런데 듣다 보니 웃음이 나면서도 가슴 한 켠이 먹먹해졌다. 취권의 고수 같았다. 록음악의 ‘R자’도 몰랐던 내가 형을 쫓아가 같이 음악 하고 싶다고 했다.” 그렇게 이중생활을 시작했다. 어떤 날은 티미르호만의 섬세하면서도 따뜻한 음악을 작곡하고 연주했다. 이튿날에는 조 까를로스가 주축이 된 5인조 밴드 불나방스타쏘세지클럽에서 ‘후르츠 김’이란 저렴한 이름으로 신들린 듯 멜로디언을 불어 젖혔다. 게다가 불나방스타쏘세지클럽의 멤버들은 큼지막한 선글라스에 콧수염을 길렀다. “그때까지의 내 삶과 전혀 다른 익명의 생활을 시작했다. 꼭 ‘배트맨’ 주인공처럼. 동시에 그동안 편협하게 클래식만 고집했다는 걸 뒤늦게 알았다. 작곡가로 깨달음을 얻었다.” ●“앨범마다 악기 편성 다르게 할 것” 2010년 불나방쏘세지클럽은 “더는 보여줄 것이 없다.”며 해체했다. 한 해 앞서 1집 ‘티미르호’를 발표했던 김재훈도 ‘외도’를 접고 본격적인 항해를 시작했다. 2년여 만인 올 초 티미르호의 2집 ‘동화’를 발표했다. 전곡을 작곡하고 피아노와 프로듀싱을 도맡은 김재훈을 빼고는 다 바꿨다. 리코더 대신 다른 관악기 클라리넷(김주민)을, 기타 대신 다른 현악기 첼로(이창현)를 영입했다. 오는 4월 7일 서울 강동아트센터에서 공연을 앞두고 분주한 티미르호의 리더 김재훈을 최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만났다. 모호한 팀 이름과 멤버 교체 사연부터 물었다. ‘바이칼호 옆에 있는 호수쯤 되는 줄 알았다.’고 물었더니 “2집 구상을 그 근처 홉스굴 호수에서 했다.”고 재치 있게 넘겼다. 이어 “긴 항해를 떠난다는 의미로 처음부터 배 이름을 붙이고 싶었다. ‘김재훈호’ 뭐 이런 식인데, 뭘 붙여도 촌스럽더라. ‘팀 이름을’ ‘팀이름은’, 반복하다가 티미르호가 됐다.”고 설명했다. 김재훈은 자신을 선장, 다른 멤버를 선원이라고 부른다. 그는 “작곡가로 한 가지 편성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악기를 성공적으로 풀어내는 게 꿈이었다. 록밴드에서는 멤버가 바뀌면 영입·탈퇴란 식으로 민감하게 접근하지만, 항해란 콘셉트를 잡고 나니 승·하선을 무겁게 받아들이지 않게 되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1집 구상 전부터 2집 이후로는 피아노를 뺀 현악기와 관악기를 계속 바꿔 보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몽환적이면서도 예쁜 그림책을 보는 듯한, 한편으로는 3중주 편성으론 믿기지 않을 만큼 풍성한 음색을 드러내는 티미르호의 2집 수록곡 ‘달의 바다’는 심지어 뮤직비디오도 찍었다. 연주 음반에선 이례적인 일. “짬뽕 먹고 싶은 걸 라면 먹어 가며 아낀 돈 200만원을 털어서” 만들었단다. 침체된 음반시장에서 연주 음반을 고집하는 건 웬만한 뚝심으론 불가능할 터. 티미르호의 앨범에는 유명 가수의 피처링도 없다. 김재훈은 “목소리를 덧입히는 건 생각해 본 적이 없다. 3중주로만 가겠다는 건 나와의 약속이다. 피처링을 한두 곡 넣으면 잠깐 관심을 받겠지만, 지금의 날 좋아하는 분이나 앞으로 날 알아 갈 분들에게 좋은 모습은 아닌 것 같다. 조급해하지 않고 미련하더라도 내 방식으로 가겠다.”고 밝혔다. ●“10집은 오케스트라와 작업하고 싶다” 그는 스마트폰을 꺼내 저장된 사진 파일을 보여 줬다. 이미 발표한 1·2집은 물론 9집까지의 앨범 재킷이 있었다. 설명을 듣고서 더 놀랐다. 1~9집 재킷 사진이 큐브 퍼즐처럼 모여 10집 재킷을 이루는 방식이다. 두 장의 앨범을 뮤지션이 10집까지 염두에 뒀다는 얘기다. 김재훈은 “서양 음악에 기반을 둔 작곡가로서 꿈이 있다면 10집은 오케스트라 편성으로 작업하고 싶다. 십수 년 뒤 먼 훗날의 일일 테지만 나에 대한 사슬을 묶어 두려는 것”이라며 웃었다. 그의 ‘스펙’을 수식하는 많은 표현(그는 최근 올해 졸업생 대표로 모교 학보와 인터뷰도 했다)보다 이런 뚝심이야말로 티미르호의 음악을 기대하게 하는 요인이란 생각이 들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소니뮤직, 인디전문 레이블 ‘DOMO(도모)’ 설립

    소니뮤직, 인디전문 레이블 ‘DOMO(도모)’ 설립

    다양한 음악 콘텐트를 배급하는 소니뮤직에서 국내 인디음악과 뮤지션을 전문적으로 육성할 ‘DOMO(도모)’ 레이블을 설립해, 음악시장의 새로운 활력소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소니뮤직은 많은 인디뮤지션들의 고민이었던 인디음악·콘텐트의 체계적인 유통과 홍보를 후원함으로써 인디뮤지션들에게 자유로운 창작과 활동을 보장하며 투명하고 전문적인 유통과 홍보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한국 인디음악을 쉽게 접하지 못하는 국내외 미디어와 대중들에게 보다 쉽게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점에서, 소규모 인디 뮤지션들의 관심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DOMO(도모)’ 레이블의 출범은 아이돌 음악 위주의 케이팝(K-Pop) 한류가 글로벌하게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전 세계에 지사를 두고 있는 소니뮤직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국내 인디음악을 소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선한 한류 성장 동력을 기대케 한다. 소니뮤직은 ‘DOMO(도모)’레이블 설립에 앞서 2010년부터 국내 인디씬의 뮤지션 검정치마, 옐로우몬스터즈, 라이너스의 담요, 마이큐(MY Q), 이이언(eAeon), 나희경, 정민아, 테테(TETE), 로지피피, 네미시스 등과 꾸준한 협업을 통해 대형음반사와 인디뮤지션 간 파트너십의 좋은 예를 제시해 왔다. 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코리아 정규호 대표이사는 “2012년부터 본격적인 국내 인디음악 활성화를 위해 ‘DOMO(도모)’ 레이블을 달고 대중과 만날 예정이며, 오는 2월 21일 발매되는 ‘홍대요정’ 타루(TARU)의 ‘BLAH BLAH’ 앨범이 그 첫 시작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뮤지션답게 살고 싶다”

    국내 최초로 청년 음악인 노동조합이 탄생할 전망이다. 세대별 노동조합 ‘청년유니온’과 인디음악인들의 모임인 유데이페스티벌은 10일 서울 마포구청 1층 다목적실에서 ‘청년뮤지션 생활환경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뮤지션유니온’(가칭) 설립 계획을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들은 “음악 활동만으로는 도저히 생활을 유지할 수 없는 상황에서 장시간 노동을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예술복지법 개정과 법적 신분 보장 등을 요구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한류, 모두가 주인 되자] 아이돌 댄스 집중땐 ‘거품’ 우려…인디음악까지 두루 소개돼야

    #장면1. 지난 7월 영국 런던 중심가 트라팔가 광장에 약 300명의 K팝 팬이 모여 YG엔터테인먼트 가수들의 영국 공연을 요구하는 플래시몹을 벌였다는 보도가 나왔다. YG 측이 보도자료를 뿌려 알려진 것. 하지만 유튜브 동영상으로 공개된 현장에는 수십명이 보일 뿐이었다. 당시 주영 한국문화원도 참석자가 1400여명으로 추산된다고 전했지만, 결론적으로 과도한 K팝 띄우기였다. #장면2. 지난 8월 미국의 대표적인 음악전문지 빌보드가 K팝 차트를 신설했다. 일부 언론들은 미국 주류음악계가 K팝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해 아시아에서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만들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K팝 차트 신설은 국내 음악시장 현황을 집계해 전 세계에 공개한다는 의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터키와 브라질은 우리보다 앞서 자국 차트를 빌보드에 게재했다. K팝 한류가 확산되는 과정에는 하나의 패턴이 존재한다. 아이돌 그룹을 키워낸 대형기획사가 자가발전을 하면, 일부 언론에서 확대 재생산을 한다. K팝의 열기에 숟가락을 얹으려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해외 주재 한국문화원 등도 ‘거품’을 키우는 데 한몫했다. K팝 한류가 유럽에서 사회·문화적인 현상으로 도드라졌다면 현지 언론을 통해 국내로 전해지는 게 일반적인 방식이다. 하지만 지난 6월 SM의 파리 공연 때도 프랑스 주류 언론은 음악적 리뷰를 내놓지 않았다. 런던 플래시몹도 영국 언론의 관심 밖이었다. 유럽 언론과 평론가들 사이에서 ‘브릿팝’(영국의 팝음악), ‘J팝’(일본의 대중음악)처럼 실체를 지닌 K팝의 면모를 찾기란 쉽지 않다는 얘기다. 물론 유럽과 북미, 남미 등 아시아 밖에서도 K팝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강렬한 전자음의 중독성 강한 후크송(되풀이 후렴구), 현란한 집단 군무(群舞), 조각 같은 외모와 미끈한 몸매의 아이돌 그룹이 10대 취향 음악에 목마른 해외 트렌드의 변화와 맞아떨어졌다. 하지만 K팝 한류가 겨우 싹을 틔우는 단계란 점을 냉정하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 꽃을 피우고, 단단한 뿌리를 내리기까지 안정적인 콘텐츠의 공급 외에도 수많은 변수를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일찌감치 샴페인을 터뜨려서는 곤란하다. 한동윤 대중음악평론가는 “대형기획사들이 팝음악 시장의 트렌드 변화를 영리하게 간파했고, 유럽이나 미국의 10대들에게 댄스음악 장르의 일부로 먹히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K팝이 현지 시장의 주류가 됐다거나, 탁월한 음악성으로 승부를 봤다거나 등등 지나치게 국위 선양적인 관점에서 정부나 언론이 여론을 몰아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이돌 위주의 획일적인 콘텐츠 공급이 이어진다면 K팝 한류는 아이돌 그룹의 인기가 사그라질 무렵, 그러니까 5년 정도면 물거품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은석 대중음악평론가도 “방송 등 미디어가 호들갑을 떠는 K팝 한류란 냉정하게 말하면 일부 대형기획사의 아이돌 그룹이 유럽권 등의 10대 음악 시장 일부를 차지한 것일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마치 그 나라 주류 시장을 석권한 것처럼 말하는 건 언어도단이자 지나친 띄우기”라며 “K팝 한류를 지속적으로, 폭넓게 가져가기 위해서는 댄스음악만으로는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인디 음악까지 한국의 대중음악이 두루 소개되고, 시장에 진입하는 여건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2011 좋았으나 뜨지 못한 BEST3] (3) 대중가요

    [2011 좋았으나 뜨지 못한 BEST3] (3) 대중가요

    2011년도 가요계는 치열했다. 하루에도 신곡이 수십곡씩 쏟아지는 현실 속에서 가수와 작곡가들은 대중의 귀를 사로잡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이 가운데는 큰 인기를 누린 음반도 있지만, 완성도에 비해 아쉬움을 남긴 앨범도 있었다. 발라드, 댄스, 인디 음악계에서 ‘숨은 진주’를 찾아봤다. ●발라드:정엽 2집 ‘파트 I:미(Me)’ ‘파트Ⅰ:미(Me)’는 MBC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를 통해 큰 주목을 받은 정엽이 3년 만에 내놓은 앨범이다. ‘나가수’ 하차 이후 끊임없는 신보 발매 제의를 받은 그는 직접 작곡한 곡들로 앨범을 내겠다는 싱어송라이터의 자존심을 지키며 7개월이 지난 10월에서야 앨범을 발매했다. 전형적인 틀을 벗어던지고 자신의 목소리만으로 극적인 슬픔을 표현한 그는 타이틀곡 ‘눈물나’ 등을 통해 이전보다 훨씬 성숙한 음악성을 선보였다. 그동안 곡을 먼저 쓴 뒤 가사를 붙였던 그는 이번에는 가사를 먼저 쓴 뒤 멜로디를 붙여 이전보다 감정이 더 잘 표현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음악적으로도 브릿 팝 등 다양한 장르에 도전했고, 기존과 다른 창법을 시도하기도 했다. 정엽의 앨범에 외부 작곡가로 처음 참여한 윤종신은 “창법도 좋았지만 화법이 더 마음에 드는 가수와의 작업이었다.”면서 “배우 잘 만난 작가의 느낌이 이럴 것 같다.”고 말했다. 정엽의 소속사인 산타뮤직 측은 “발매 당시 ‘슈퍼스타K 3’ 등 음악계의 화제가 많아 (앨범이 다소 묻혀) 아쉽기는 하지만 다음 달 선보이는 파트 2에서는 좀 더 다양한 장르와 대중적인 음악을 선보일 생각”이라고 밝혔다. ●댄스:엠블랙 3집 ‘모나리자’ 가수 비가 키운 아이돌 그룹으로 유명한 엠블랙은 3집 미니 앨범의 타이틀곡인 ’모나리자‘에서 스패니시 일렉트로닉 장르를 시도했다. 이 곡은 독일 아시안 음악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사랑을 갈망하는 한 남성의 마음을 직설적인 노랫말로 표현한 ‘모나리자’는 다섯 멤버의 보컬과 랩이 잘 조화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KBS 프로그램 ‘불후의 명곡’에서 가창력을 자랑한 지오는 이 곡으로 4단 고음을 뽐내기도 했다. 앨범에는 SBS 주말 드라마 ‘여인의 향기’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OST) ‘유앤아이’도 수록됐다. 엠블랙에는 걸그룹 2NE1의 멤버 산다라박의 동생인 천둥과 탤런트 고은아의 동생인 미르 등 화제의 멤버들이 많아 데뷔 초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지만 기대만큼의 성과를 얻진 못했다. 한 아이돌 그룹 소속사의 관계자는 “멤버들의 노래와 퍼포먼스 실력도 뛰어나고 여러 가지 화제성도 많은 그룹인데,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인디밴드 : 허클베리핀 5집 ‘까만 타이거’ 데뷔 13년차 혼성 듀오인 허클베리핀은 4년 만에 5집 정규앨범 ‘까만 타이거’를 내놓았다. 이들은 자신들의 장기인 사색적인 가사와 묵직한 기타 리프의 조화를 보여주면서도 리듬감 있는 사운드로 한층 밝은 성향의 록을 추구했다. 특히 인디음악계의 고참임에도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은 음악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앨범에는 타이틀곡 ‘도레미파’를 비롯해 ‘까만타이거’ ‘쫓기는 너’ 등 총 11곡이 수록됐으며, 자우림 밴드의 드러머 구태훈이 드럼 녹음에 참여하기도 했다. 이용지 대중음악평론가는 “요즘 인디 음악계는 멜로디가 강조된 포크 성향의 음악이 인기를 얻고 있고 그 시류에 무작정 편승한 음악들도 많은데, 허클베리핀은 초창기 록 정신을 잃지 않으면서도 음악적인 발전을 이뤘다.”면서 “무엇보다 로큰롤이 갖고 있는 에너지를 잘 표현했고 완성도 있는 앨범”이라고 평가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양평 “친환경 관광도시로”

    ‘친환경 명품도시’를 꿈꾸는 경기 양평군이 올 하반기에 문화 콘텐츠를 활용한 관광진흥 차원에서 ‘2011 양평 원더브리즈 뮤직페스타’와 ‘경기 레포츠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6일 양평군에 따르면 원더브리즈 뮤직페스타는 재즈, 록, 힙합, 인디음악 등 40여개의 뮤지션 팀과 함께 다양한 장르 속에 다채로운 감동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버라이어티 음악축제다. 축제는 다음달 1일부터 3일까지 2박 3일 동안 용문면의 강변 일대에서 펼쳐진다. 레포츠 페스티벌은 10월 7~9일 열린다. 양평군은 상수원보호구역을 포함해 9가지의 크고 작은 규제로 국내에서 가장 규제를 많이 받는 지역이란 제약 조건을 극복하고 문화·관광·레포츠 중심지로 만드는 데 시정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양평군 관계자는 “두 행사는 양평군의 기존 관광산업이 비약적 성장을 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문화 콘텐츠 중심지역으로 부상하는 데에 숙원인 시 승격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선교 양평군수는 “맑은 자연과 하늘이 있는 양평에서 방문객들이 맑고 참다운 친환경적인 생태도시를 경험하길 바란다.”며 “양평을 친환경적인 관광 명품도시로 만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 ‘인디형 가야금 싱어송라이터’ 정민아 “이젠 진짜 음악만 하고 싶어요”

    ‘인디형 가야금 싱어송라이터’ 정민아 “이젠 진짜 음악만 하고 싶어요”

    2006년 말 창작국악 앨범 한 장이 툭 튀어나왔다. 1만여장이 팔렸다. 음반시장이 극도로 위축된 때인 데다 말랑말랑한 모던록 음반도 아닌 국악 음반인 점을 감안하면 ‘대박’이었다. 평단의 지지까지 거머쥐었다. 2008년 원더걸스, 윤하와 함께 국악 연주자로는 처음 한국대중음악상 신인상 후보에 올랐다. ‘낮에는 전화안내원, 밤에는 라이브클럽 연주자’란 사연이 알려지면서 더 화제를 모았다. 가야금 연주자 겸 싱어송라이터 정민아(32). ‘신데렐라 스토리’로 끝났다면 그를 만날 일이 없었을 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그의 인생에는 ‘파도’가 이어졌다. 3집 앨범 ‘오아시스’ 발매 기념공연 준비로 분주한 그를 지난달 28일 서울 합정동 복합문화공간 씨클라우드에서 만났다. “3집 제작비를 마련하려고 전세 보증금을 뺐다. 지금은 친구 집에 얹혀 산다. 주먹밥으로 대박났다는 친구 얘기를 듣고 전철역 앞에서 출근길 주먹밥 장사를 한 적이 있다. 첫날은 30개쯤 팔았는데 점점 숫자가 줄더니 나중에는 쉰밥만 쌓이더라. 결국 김가루 4㎏과 젓가락 2000개를 남기고 장사를 접었다. ” ‘자유롭게 뮤지션의 본 모습으로/창작에 전념하기 위해 만든 주먹밥 무서워 무서워 무서워 쫓겨날까봐/무서워 무서워 무서워 벌금낼까봐’라는 3집 수록곡 ‘주먹밥’ 노랫말은 경험에서 비롯했다. 그는 대학(한양대 국악과) 때도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경마장 매표원, 학습지 방문교사, 목욕탕 청소, 홈쇼핑 전화상담원 등 ‘생계형 알바(아르바이트)’를 전전했다. “대학 졸업 뒤 국립국악관현악단과 국립국악원 등 오디션을 7~8번쯤 봤는데 족족 떨어졌다. 연습에 올인하고 현직 단원에게 레슨도 받아야 하는데 아르바이트와 병행하다보니 아무래도 실력차가 있더라.” 인생 참 묘하다. ‘반전’의 기회를 가져다준 것은 다름 아닌 알바였다. 2004년 인디밴드 공연을 보러 가곤 했던 경기 안양의 한 클럽에서 주말에 계산대를 볼 사람을 찾았다. 연습실을 공짜로 쓸 수 있다는 사실에 솔깃했다. 그의 연주를 눈여겨본 베이시스트 출신 사장의 권유로 무대에 올랐다. “처음에는 산조·민요를 편곡하거나 황병기 선생님의 곡을 연주했다. 그러다 끄적여 뒀던 메모에 곡을 붙여서 노래했는데 의외로 반응이 좋았다.” 가야금을 튕기며 노래하는 여성 싱어송라이터에 대한 입소문이 퍼지면서 2005년 여름 인디음악의 본산인 서울 홍대 앞 클럽으로 진출했다. 12현(絃) 전통 가야금을 튕기며 노래하는 ‘가야금 병창’은 예전부터 국악의 한 분야로 존재했다. 25줄짜리 가야금을 연주하며 노래하는 건 그가 처음이다. 게다가 작사·작곡, 편곡, 프로듀싱까지 한다. 3집에는 일렉트로닉 사운드까지 담았다. “현존하는 가야금 연주자 중 가장 인디스럽다.”는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의 평가를 곱씹게 된다. 그의 보컬은 폭발적인 가창력과는 거리가 멀다. 얼마 전부터 고(故) 김월하 선생의 수양딸인 김윤서 선생에게 ‘정가’(正歌) 레슨을 받고 있다. 정가란 ‘청산리 벽계수’ 같은 전통 성악곡을 말한다. 그는 “기초가 부족해 목소리를 내는 데 한계를 느꼈다. 정가를 배우면서 목과 호흡이 좋아지고 음정과 표현력도 나아지는 걸 느낀다.”고 했다. 1집 수록곡 ‘무엇이 되어’는 교과서에도 나온다. 창작 국악곡 사례로 올해부터 중2 음악 교과서에 실린 것. 장르의 족쇄에 얽매이기 싫다는 그가 꿈꾸는 음악은 어떤 색깔일까. 정씨는 “딱히 어떤 음악을 하겠다는 건 없다. 그때그때 만나는 우연과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음악은 달라진다. 지금은 반값 등록금, 고엽제, 4대강 등에 관심이 간다. ‘주먹밥’처럼 경험에서 나온 솔직한 노랫말을 쓰고 싶다.”고 했다. 말해놓고는 괜한 선입견이 염려됐던지 “정치적인 사람은 절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3집 공연 ‘환상의 오아시스’는 오는 8일 서교동 홍대 브이홀에서 열린다. 인디 밴드 옥상달빛과 수리수리마수리가 초대손님으로 나선다. 2만~2만 5000원. 글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사진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알바의 달인’ 정민아 “이젠 음악만 하고 싶은데...”

     2006년 말 창작국악 앨범 한 장이 툭 튀어나왔다. 1만여장이 팔렸다. 음반시장이 극도로 위축된 때인 데다 말랑말랑한 모던록 음반도 아닌 국악 음반인 점을 감안하면 ‘대박’이었다. 평단의 지지까지 거머쥐었다. 2008년 원더걸스, 윤하와 함께 국악 연주자로는 처음 한국대중음악상 신인상 후보에 올랐다. ‘낮에는 전화안내원, 밤에는 라이브클럽 연주자’란 사연이 알려지면서 더 화제를 모았다.  가야금 연주자 겸 싱어송라이터 정민아(32). ‘신데렐라 스토리’로 끝났다면 그를 만날 일이 없었을 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그의 인생에는 ‘파도’가 이어졌다. 3집 앨범 ‘오아시스’ 발매 기념공연 준비로 분주한 그를 지난달 28일 서울 합정동 복합문화공간 씨클라우드에서 만났다.  “3집 제작비를 마련하려고 전세 보증금을 뺐다. 지금은 친구 집에 얹혀 산다. 주먹밥으로 대박났다는 친구 얘기를 듣고 전철역 앞에서 출근길 주먹밥 장사를 한 적이 있다. 첫날은 30개쯤 팔았는데 점점 숫자가 줄더니 나중에는 쉰밥만 쌓이더라. 결국 김가루 4㎏과 젓가락 2000개를 남기고 장사를 접었다. ”  ‘자유롭게 뮤지션의 본 모습으로/창작에 전념하기 위해 만든 주먹밥? 무서워 무서워 무서워 쫓겨날까봐/무서워 무서워 무서워 벌금낼까봐’라는 3집 수록곡 ‘주먹밥’ 노랫말은 경험에서 비롯했다.  그는 대학(한양대 국악과) 때도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경마장 매표원, 학습지 방문교사, 목욕탕 청소, 홈쇼핑 전화상담원 등 ‘생계형 알바(아르바이트)’를 전전했다.  “대학 졸업 뒤 국립국악관현악단과 국립국악원 등 오디션을 7~8번쯤 봤는데 족족 떨어졌다. 연습에 올인하고 현직 단원에게 레슨도 받아야 하는데 아르바이트와 병행하다보니 아무래도 실력차가 있더라.”  인생 참 묘하다. ‘반전’의 기회를 가져다준 것은 다름 아닌 알바였다. 2004년 인디밴드 공연을 보러 가곤 했던 경기 안양의 한 클럽에서 주말에 계산대를 볼 사람을 찾았다. 연습실을 공짜로 쓸 수 있다는 사실에 솔깃했다. 그의 연주를 눈여겨본 베이시스트 출신 사장의 권유로 무대에 올랐다.  “처음에는 산조·민요를 편곡하거나 황병기 선생님의 곡을 연주했다. 그러다 끄적여 뒀던 메모에 곡을 붙여서 노래했는데 의외로 반응이 좋았다.”  가야금을 튕기며 노래하는 여성 싱어송라이터에 대한 입소문이 퍼지면서 2005년 여름 인디음악의 본산인 서울 홍대 앞 클럽으로 진출했다. 12현(絃) 전통 가야금을 튕기며 노래하는 ‘가야금 병창’은 예전부터 국악의 한 분야로 존재했다. 25줄짜리 가야금을 연주하며 노래하는 건 그가 처음이다. 게다가 작사·작곡, 편곡, 프로듀싱까지 한다. 3집에는 일렉트로닉 사운드까지 담았다. “현존하는 가야금 연주자 중 가장 인디스럽다.”는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의 평가를 곱씹게 된다.  그의 보컬은 폭발적인 가창력과는 거리가 멀다. 얼마 전부터 고(故) 김월하 선생의 수양딸인 김윤서 선생에게 ‘정가’(正歌) 레슨을 받고 있다. 정가란 ‘청산리 벽계수’ 같은 전통 성악곡을 말한다. 그는 “기초가 부족해 목소리를 내는 데 한계를 느꼈다. 정가를 배우면서 목과 호흡이 좋아지고 음정과 표현력도 나아지는 걸 느낀다.”고 했다.  1집 수록곡 ‘무엇이 되어’는 교과서에도 나온다. 창작 국악곡 사례로 올해부터 중2 음악 교과서에 실린 것. 장르의 족쇄에 얽매이기 싫다는 그가 꿈꾸는 음악은 어떤 색깔일까.  정씨는 “딱히 어떤 음악을 하겠다는 건 없다. 그때그때 만나는 우연과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음악은 달라진다. 지금은 반값 등록금, 고엽제, 4대강 등에 관심이 간다. ‘주먹밥’처럼 경험에서 나온 솔직한 노랫말을 쓰고 싶다.”고 했다.  말해놓고는 괜한 선입견이 염려됐던지 “정치적인 사람은 절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3집 공연 ‘환상의 오아시스’는 오는 8일 서교동 홍대 브이홀에서 열린다. 인디 밴드 옥상달빛과 수리수리마수리가 초대손님으로 나선다. 2만~2만 5000원.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사진은 28일 사진부 사진방. 이종원 선배.
  • [클럽데이의 부활] 정부도 나선다

    정부도 클럽문화에 눈을 돌리고 나섰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22일 ‘대중문화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의 하나로 홍대 클럽의 인디음악 거점화를 내놓았다. 인디음악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는 홍대 주변 라이브클럽을 인디음악 활성화 거점으로 삼아 키우겠다는 의지다. 정병국 장관은 “최근 프랑스, 영국 등 K팝에 대한 지구촌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은 아이돌 그룹 중심”이라면서 “K팝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대중음악의 다양성 확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디음악 등을 키워 K팝의 저변을 확대하겠다는 얘기다. 정 장관은 “일본 J팝도 한때 높은 인기를 누렸으나 소재 고갈 등으로 하락세를 경험했다.”면서 “J팝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라도 홍대 지역을 인디음악 메카로 육성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지방자치단체와 대기업 등의 참여를 유도해 라이브 전용 클럽 공간을 확보하고 이를 우수 밴드에 싼값에 대여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아울러 ▲티켓 통합 전산시스템 구축 ▲주 1회 인디음악 정기 공연 및 경연 대회 지원 ▲홍보·마케팅 총괄 지원도 병행하며, 클럽문화를 한류 스타의 거리(충무로) 등 문화 콘텐츠 체험 공간과 연계시켜 한류 관광 명소로 키울 방침이다.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클럽데이의 부활] “경쟁력 있는 문화아이콘” vs “포장된 유흥… 그들만의 퇴폐”

    [클럽데이의 부활] “경쟁력 있는 문화아이콘” vs “포장된 유흥… 그들만의 퇴폐”

    ‘클럽데이’ 부활을 바라보는 시선은 엇갈린다. 클럽문화가 ‘홍대 앞’으로 통칭되는 서울 서교동 일대를 떠올리는 열쇠 말인 동시에 서울의 문화 아이콘으로 보는 긍정론이 우선 존재한다. 하지만 인디음악의 인큐베이터였던 라이브클럽들이 발을 빼면서 자칫 ‘그들만의 축제’로 퇴색될 수 있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그럴 듯하게 포장된 유흥 문화에 불과하다는 냉소 또한 뿌리 깊다. 홍대 클럽문화가 주목받은 것은 강남, 이태원 등 서울의 다른 곳은 물론 서구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특성 때문이다. 1990년대 초반 록 밴드 공연 위주의 라이브클럽들이 먼저 홍대에 자리 잡았다. 당시만 해도 라이브클럽은 2인 이상의 동시 연주를 금지하는 식품위생법의 적용을 받아 툭하면 영업 정지를 당했다. 클럽 관계자들과 문화 예술인들이 합법화 투쟁을 벌인 끝에 1999년 불법 딱지를 뗐다. 신촌이 일찌감치 유흥가로 변모한 것과 달리 홍대 정문에서 극동방송, 주차장 거리에 이르는 도로변에는 화랑과 미술학원, 카페가 모여들면서 ‘피카소 거리’란 애칭이 붙었다. 1993년 ‘발전소’, 1995년 ‘드럭’ 등 홍대 출신들이 만든 전위적 인테리어와 독특한 분위기의 클럽이 입소문을 타면서 패션, 음악, 문학, 건축, 미술 분야의 재기발랄한 신예들이 더욱 모여들었다. 하지만 2001년 3월 m1, nb 등 4개 클럽으로 단출하게 클럽데이가 시작됐을 때만 해도 클럽 문화에 대한 시선은 그리 우호적이지 않았다. 일부 클럽에서 외국인, 유학생이 엑스터시 등 환각제를 복용한 사건을 놓고 언론에서 탈선과 범죄의 온상으로 몰아간 탓이 컸다. 클럽문화를 바라보는 시선이 바뀐 결정적 계기 중의 하나는 2002년 월드컵 축구 대회였다. 2004년부터 사운드데이란 이름으로 독자적인 행사를 열어온 라이브클럽 9곳이 2007년 12월 클럽데이와 합쳐지면서 매달 마지막 금요일에는 1만여명의 ‘순례자’들이 찾는 해방구로 변했다. ‘클러버’가 아닌 ‘몸치’도 부담 없이 홍대를 찾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여행·문화 정보 사이트 CNN GO는 ‘서울이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도시인 50가지 이유’ 중 하나로 홍대 문화를 꼽았다. 서울시도 클럽데이를 ‘서울 테마별 관광 코스 30선’에 포함시켰다. 장양숙 클럽문화협회 총무는 “클럽데이는 홍대뿐 아니라 서울의 상징적 행사로 외국인들에게도 인기 있는 관광 상품으로 자리매김했는데 올 1월 중단된 이후 홍대 거리가 활력을 잃었다.”고 안타까워했다. 월드컵을 전후로 외부 상업 자본이 빠르게 침투하면서 홍대의 문화 지형도도 바뀌었다. 대형 클럽들이 득세하면서 언더그라운드 음악가나 실험 예술가, 출판사 등은 당인리발전소 부근과 망원동, 광흥창역, 문래동 등으로 밀려났다. 클럽데이가 번창하면서 역설적으로 클럽들의 독창성이 사라지고 청년 하위 문화를 일궈 온 홍대의 문화 예술인들이 설 자리를 잃은 것이다. ‘부비부비’라는 속어로 상징되는 선정성 논란과 미성년자 출입, 잦은 폭력·폭행 사고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 최근 홍대의 한 클럽에서 “‘짝짓기’에 성공하는 커플에게 모텔 숙박권을 주겠다.”고 공지했다가 취소하는 등 볼썽사나운 이벤트를 하는 것도 클럽문화에 대한 부정적 시선을 부추긴다. 홍대의 문화 정보를 다루는 월간지 ‘스트리트 H’의 정지연 편집장은 “1990년대 홍대의 록카페는 대안적·전위적 성격이 있었고 ‘수질 관리’나 연령 제한이 없는 열린 공간이었는데 2000년대 들어 ‘부비부비’가 번지고 클럽이 대형화되면서 문화가 아닌 유흥의 성격이 짙어졌다.”면서 “클럽데이 수익금 분배 방식이 종전 n분의1에서 (기여도 등을 감안한) 차등 분배로 바뀌면 자본의 논리가 강해져 대형화, 상업화, 획일화를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문화평론가 정덕현씨는 “과거 클럽데이는 단순히 춤을 추는 게 아니라 이곳의 자생적인 인디 문화와 창조적인 분위기가 결합돼 다양한 문화를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큰 호응을 얻었던 것”이라면서 “5개월 만에 부활한 클럽데이가 이전과 달리 시장의 논리가 지배하는 경쟁사회의 구조를 답습한다면 긍정적인 결과를 낳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용어 클릭] ●클럽데이 & 클러버 한 장의 티켓으로 홍익대 앞 주요 클럽들을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는 날이 클럽데이다. 매달 마지막 주 금요일이다. 2001년 3월 30일 4개의 테크노 클럽이 처음 시작했다. 클럽을 정기적으로 돌아다니며 클럽문화를 즐기는 사람을 클러버라고 한다. 클럽데이의 최초 행사 이름도 ‘클러버들이 하나 되는 날’(Clubbers’ Harmony)이었다.
  • ‘부익부 빈익빈’ 국내 한류 현주소

    ‘부익부 빈익빈’ 국내 한류 현주소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22일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 회관에서 열린 조찬간담회에 참석해 “영국 BBC 방송이 ‘한류는 삼성을 대체할 국가 브랜드’라고 했다.”며 차세대 성장동력으로서의 문화를 힘주어 강조했다. 이날 저녁 잠실 올림픽공원에서는 우리나라 최초의 대중문화 전용 공연장인 ‘올림픽홀’이 문을 열었다. 정부는 여기에 맞춰 대중문화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같은 날 또 다른 곳에서는 한류 원조인 드라마 배우들이 “출연료를 못 받아 생계 유지가 어렵다.”며 출연 거부를 선언했다. 해외에서는 연일 떠들썩하지만 명암(明暗)이 교차하는 한류의 국내 현주소를 짚어 본다. ■<明> 정부, 케이팝 중동 공연 지원 아카데미 신설…음원시장 수익구조 개선 등 발벗어 정부가 예비 한류 스타 양성을 위한 ‘케이팝(K-Pop) 아카데미’(가칭) 지원 사업을 추진하는 등 한류의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한다. 대중음악계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음원시장 수익 구조 개선을 위해 대기업과 음악 제작사 등이 참여하는 ‘상생협의체’를 조성, 자율 개선 방안도 도출할 방침이다.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서울 풍납동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국내 첫 ‘대중음악 전문 공연장’ 개관 행사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대중문화산업 글로벌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문화부는 우선 케이팝의 토대가 될 인디음악 창작 기반 지원을 확대한다. 올림픽홀 소공연장인 ‘뮤즈라이브’ 등을 명실상부한 인디음악의 산실로 육성하고, 인디음악의 인큐베이터인 ‘홍대 인디클럽’ 활성화를 위해 통합지원센터 구축과 공간 임대 지원 등의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원로 음악인 순회공연’을 여는 등 다양한 음악이 공존하는 환경도 조성할 방침이다. 아울러 음원시장 수익구조 개선을 위한 상생협의체를 운영하고, 국내 대학 실용음악과 등을 ‘케이팝 특성화 기관’으로 지정하는 등 예비 한류스타 양성을 위한 지원 사업에도 발 벗고 나선다. 문화부는 케이팝의 해외 진출을 위해 초기 수익 보장이 힘든 중남미, 중동 등은 현지 케이팝 공연 개최를 지원하고, 아시아 시장은 단일 블록화해 나갈 계획이다. 해외 문화원 주관으로 각국에서 ‘케이팝 콘테스트 예선전’을 여는 한편 ‘한국문화교류의 전당’(가칭)도 설립해 한류 팬은 물론 국민들의 대중문화 향유 공간으로 삼을 방침이다. 전당에는 ‘대중음악 박물관’과 같은 체험시설, 한류 관련 연구 시설 등을 조성하고 이를 올림픽홀 공연장과 한류 스타의 거리, 이스포츠(e-sports) 콤플렉스 등 주변 체험 시설과 연계해 ‘한국 대중문화 체험 코스’로 브랜드화한다는 계획이다. 관련 법령 정비도 서두른다. ‘대중문화 산업 발전 지원 법안’을 통해 법적 기반을 마련하고, 현 ‘표준 전속 계약서’를 산업 현장의 특성에 맞게 개선할 방침이다. 관련 부처 협의를 통해 대중문화산업 지원 정책을 전담하는 별도 조직도 신설할 계획이다.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暗> “출연료 22억 안 줘 생계 막막” 연매협 “불량 제작사 미지급에도 방송사는 방관”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이하 연매협)는 22일 최근 1년간 조사된 출연료 미지급액만 22억원이 넘는다며 해당 드라마와 영화, 제작사 실명을 공개했다. 아울러 출연 거부도 선언했다. 연매협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금까지 출연료가 지급되지 않은 드라마는 ‘그들이 사는 세상’(4억 3925만원), ‘국가가 부른다’(3억 3990만원), ‘태양을 삼켜라’(1억 7441만원), ‘2009 공포의 외인구단’(1억 2980만원) 등 총 17편이다. 방송사별로는 KBS가 총 5편 8억 9875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MBC는 총 7편에 3억 5328만원을 미지급했다. SBS(케이블채널 포함)도 5편의 드라마에 2억 8567만원을 지급하지 않았다. 충무로도 예외는 아니었다. ‘걸프렌즈’(1억 4000만원), ‘하녀’(1억 4500만원), ‘황해’(1억 500만원), ‘영화는 영화다’(1억 2000만원) 등 총 15편이 출연료를 미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매협 측은 “협회에 가입돼 있는 회원사 소속 배우들의 실태만 조사한 것”이라면서 “조사 시점도 지난해 하반기와 올해 상반기로 국한돼 실제 미지급 실태는 이보다 훨씬 더 심각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길호 연매협 사무국장은 “출연료를 지급하지 않은 외주 드라마 제작사들과 문제를 방관해온 방송사들은 (서로 책임을 전가한 채) 문제 해결을 위한 미동의 움직임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불량 제작사(자)들이 대표이사와 상호만을 바꿔치기하는 수법을 일삼고 있는 만큼 드라마 제작사 등록제가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연매협은 모든 회원사에 불량 제작사 명단이 적힌 ‘블랙리스트’를 통보하고 출연 거부를 권고하는 공문을 내려보냈다. 앞서 한국방송영화공연예술인노동조합(한예조)은 지난해 9월 KBS, MBC, SBS가 편성한 외주제작 드라마의 미지급 출연료가 43억원에 이른다며 출연 거부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당시 ‘동이’, ‘김수로’, ‘글로리아’ 등 일부 드라마 제작에 차질이 빚어졌다. 한예조는 방송 3사로부터 출연료 미지급금 지급 보증과 재발방지책 마련을 약속받고 출연 거부를 철회했으나 9개월 만에 똑같은 갈등이 다시 불거졌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청춘을 ‘플레이’하다

    청춘을 ‘플레이’하다

    2009년 1월 음악영화 ‘원스’로 유명해진 프로젝트 밴드 ‘스웰시즌’의 내한공연이 열린 서울 세종문화회관. 로비에서 버스킹(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관객이 있는 곳을 찾아가는 공연)을 펼친 무명 밴드가 ‘스웰시즌’의 글렌 핸서드 눈에 띄어 즉흥적으로 특별출연자로 무대에 올랐다. 영화에나 나올 법한 일이 현실이 된 것. 그리고 그 얘기는 영화로 만들어졌다. ●무명 밴드의 영화 같은 첫 무대까지의 이야기 3인조 모던록 밴드 ‘메이트’의 결성 이전부터 데뷔까지를 담은 음악영화 ‘플레이’(23일 개봉)는 그렇게 시작됐다. 2009년 10월쯤 제작사의 제안을 받은 남다정(31) 감독은 연습실과 공연장으로 멤버들을 쫓아다니며 시나리오를 세공했다. 전혀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청춘들이 속을 다 내보이기엔 길지 않은 시간. 6개월 만에 나온 첫 시나리오는 그들의 얘기를 온전히 담지 못해 폐기했다. 1년이 지나고 비로소 시나리오가 완성됐다. 영화에 극적 사건이나 아찔한 반전은 없다. 주인공들은 청춘의 동의어처럼 박제화된 패기나 열정과도 거리가 멀다. 사랑도, 인간관계도 미숙한 탓에 끊임없이 머뭇거린다. 모든 걸 설명하지도 않는다. 여백을 채우는 건 그들의 음악이다. 남 감독과 두 주연배우 정준일(28·건반 보컬), 이현재(23·드럼)를 지난 13일 서울 계동의 카페에서 만났다. 또 다른 멤버 임헌일(28·기타 보컬)은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 중이다. 이 영화로 장편 데뷔를 한 남 감독은 “영화사 제안을 받기 1주일 전에 한 TV프로그램에서 이들을 처음 봤다. 언젠가 음악영화를 한 편 하고 싶었던 데다 또래의 고민을 담을 수 있어 더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을 졸업한 남 감독은 3년간 시나리오를 쓰고 공모에 떨어지기를 반복했다. 자신의 삶과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숱한 밤을 지새운 ‘메이트’의 고민이 다르지 않다고 느낀 것. 처음 영화 얘기를 들었을 때 정작 ‘메이트’는 시큰둥했다. 정준일은 “처음에는 동의를 안 했다. 무명시절을 딛고 앨범을 막 냈던 터라 음악에 충실하고 싶었다. 뭔가를 얻으면 다른 일은 포기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현재 역시 “우리 같은 신인 밴드를 영화로 만들어 뭐 하느냐는 생각도 들었고 다음 앨범을 준비하느라 바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 즈음은 ‘좋아서 만든 영화’(2009), ‘소규모아카시아밴드 이야기’(2010), ‘조금만 더 가까이’(2010) 등 인디음악 뮤지션을 내세운 영화가 쏟아져 나오던 때였다. 정준일은 “보통 음악영화라면서도 음악은 곁가지에 그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면 공감하기 어렵다.”면서 “가난한 밴드 지망생들이 배를 곯고 밴드를 결성하고, 구성원들이 갈등을 겪다 결국 성공한다는 식의 판에 박은 기승전결은 피하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비전문 배우와 신인감독의 조합이라 우여곡절도 많았다. 정준일은 “내가 첫 촬영이었는데 전혀 준비를 안 했다. 의상 정도만 준비했다.”면서 “뭣 모르고 과도하게 설정하면 영화에 방해가 될 거라고 생각했다. 영화는 감독의 예술”이라고 말했다. ●아찔한 반전·극적인 기승전결은 없어 가장 열심히 준비한 이는 임헌일이라는 게 감독과 동료들의 증언이다. 이현재는 “헌일이 형은 상대 여배우(정은채)와 호흡을 맞추는 장면을 집중적으로 준비했다.”면서 “상대가 전문 배우라고 해도 너무 밀리면 자존심이 상하니까 그랬던 것 같다.”고 대변했다. 임헌일은 유일하게 수줍은 키스신을 찍은 ‘배우’다. 막상 완성품을 보고난 뒤에는 보람과 아쉬움이 교차하는 모양이다. 남 감독은 “되게 부끄럽다. 발가벗고 무대 위에 혼자 선 느낌”이라면서도 “이 친구들의 모습을 오롯이 담은 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정준일은 “재밌었고 음악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면서도 “내 연기를 보면 왜 저것밖에 못했을까 싶기도 하다. 다시 하라면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현재는 “지금은 어색하고 창피하지만 영화를 생각하면 언제든 초심을 떠올릴 수 있을 것 같다.”며 웃었다. 거의 2년을 아옹다옹(?)했으니 정도 든 눈치다. 남 감독이 “언니(영화평론가 남다은)가 영화를 보더니 ‘니가 그렇게 낭만적인 사람인지 몰랐다’고 하더라.”라고 말하자, 내내 말을 아끼던 시니컬한 이미지의 정준일이 치고 들어왔다. “쓱 보면 감독님 외모가 미녀는 아니고, 시크한 프랑스 여자 같은데 술 마시면 낭만적이고 소녀 같은 면도 있다.” 남 감독은 “쉽게 친해지는 성격들은 아닌데 지금 보면 흐뭇하다.”며 ‘수습’에 나섰다. 인생의 출발점에 선 것은 남 감독이나 ‘메이트’나 마찬가지일 터. 남 감독은 “1930년대 신여성의 치명적 사랑을 다룬 본격 치정영화 시나리오를 준비 중”이라면서 “나중에 결혼하면 힘들 테니까 지금 찍어야 한다.”며 웃었다. 정준일은 “‘메이트’의 음악에서 록의 색깔을 덜어낸 솔로 앨범이 늦어도 가을에는 나올 것 같다.”면서 “내 음악을 제일 잘 아는 (이)소라 누나에게 조언을 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앨범 나오고 공연 몇 번 하다가 연말쯤 군대에 가야 한다. 더는 연기가 안 된다.”고 덧붙였다. 조각 같은 외모(미국인 할아버지를 둔 혼혈 3세)로 데뷔 전부터 모델 생활을 병행했던 이현재는 “재즈 세션도 하고 모델도 좀 할 것 같다.”면서 “연기는, (잠시 생각하더니) 내가 할 수 있는 캐릭터란 게 뻔하지 않겠나.”라며 고개를 젓는다. 멤버들의 군 복무로 3년쯤은 ‘메이트’ 활동이 어렵다. 팬들은 이후가 궁금할 법하다. 정준일은 “연인관계도 그런데 하물며 밴드 멤버끼리 영원을 약속하는 건 의미가 없다.”면서 “팀을 유지하려고 음악을 하는 게 아니고 음악을 위해 팀이 존재한다. 열정이 있다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재도 “각자 영역을 터치하지는 않는다. 메이트로는 언제든 뭉칠 수 있다.”고 거들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새 음반]

    ●액세스 오케이 (Access OK) 호원대 실용음악과 선후배들이 뭉친 5인조 밴드 칵스(THE KOXX)가 스스로 프로듀싱한 1집 앨범을 내놓았다. 2009년 말 EBS의 인디뮤지션 등용문인 ‘헬로 루키’를 통해 불쑥 등장해 미치도록 유쾌한 무대 매너와 세련된 음악으로 평단과 록페스티벌 관객의 호응을 동시에 사로잡은 홍대 인디음악 씬의 기대주다. 칵스는 ‘수탉’(cock)에서 차용한 이름이다. 밴드 결성 무렵 3명이나 수탉 벼슬 머리를 했기 때문이란다. 타이틀곡 ‘12:00’을 비롯해 11곡을 담았다. 해피로봇레코드. ●스톤 롤링 (Stone Rollin’) 1960~70년대 솔 음악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네오솔의 거물로 통하는 미국 프로듀서 겸 가수 라파엘 사딕이 4번째 솔로앨범을 발표했다. 현대적 감각보다는 모타운 사운드에 대한 사딕의 애정이 한층 깊어진 느낌이다. 로큰롤과 솔을 결합한 복고풍의 넘버 ‘하트 어택’, 레이 찰스 등 흑인음악의 대선배들을 기리는 ‘데이 드림스’ 등 10곡의 R&B, 솔 음악을 수록했다. 미 음악전문지 롤링스톤은 ‘과거에 대한 단순한 재현을 넘어선 재창조’라고 호평했다. 소니뮤직.
  • 자신만의 블루칩 찾는 당당한 비주류

    흔히 ‘아웃사이더’를 낙오자에 비유한다. 사회 내의 주류 시스템에 속한 인사이더의 반대말이기도 하다. 요즘 젊은 대학생들이 치열하게 ‘스펙’ 경쟁을 하는 이유도 사회의 주류 시스템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라고 할 수 있다. 아웃사이더가 되지 않기 위해 죽기 살기로 공부를 하며 너도나도 ‘스펙’을 쌓는다. 하지만 주류의 문은 갈수록 좁아지고 세상은 인사이더와 그렇지 않은 아웃사이더로 분류되고 있다. 그렇다면 아웃사이더로 산다는 것은 정말 낙오자일까. ‘인사이더를 이기는 아웃사이더의 힘’(김창남 엮음, P당 펴냄)은 표지 글처럼 ‘빽도 후광도 스펙도 없이 비주류의 길을 가고 있는 10명의 아웃사이더’ 이야기를 흥미롭게 다루고 있다. 돈 안 되는 인디음악을 제작하며 ‘지속 가능한 딴따라질’을 모색하는 붕가붕가레코드 대표 고건혁, 서울대와 행정고시 합격이라는 ‘스펙’을 내던지고 개그맨이 된 노정렬, 사회적 의사 표현을 통해 진정성을 좇는 배우 문소리, 만화학원비 몇 푼 달랑 들고 노숙생활을 하며 미친 듯이 만화를 그려낸 만화가 윤태호, 1인 출판인 윤명미 등이 이 책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이다. 문화평론가이자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인 엮은이는 이들을 통해 “스펙 같은 것에 주눅 들지 말고 당당하게 자신만의 불루칩을 찾을 것”을 권한다. 외부의 힘이 아닌 자신의 날개를 개발하고 날아야 한다는 것. 그는 서문에서 “요즘 대학생들은 우리 세대가 겪었던 선택의 문제는 벗어났지만 오히려 그보다 무거운 미래의 불확실성 앞에서 존재의 문제를 고민하고 있다.”면서 “창의력을 갖고 자신만의 이유를 찾으며 그 길을 꾸준히 걷는 것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책에 등장하는 10명의 주인공들은 각기 다른 자신의 삶을 얘기하지만 관통하는 주제는 하나로 이어진다. 창의적인 삶을 살면서 자신의 룰을 세우고 이미 주어진 길 대신 다른 길을 걸으려 애썼다는 것이다. 또 학벌과 토익 점수로 현재의 자리에 이른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것이다. 그들 모두 자신의 의지로 선택하고 성취했다는 공통점만 있을 뿐이다. ‘진정성이 스펙을 이긴다.’고 강조하는 문소리, ‘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만화가의 길을 걷는 나를 믿는다.’라고 말하는 윤태호, 색깔과 성깔을 죽이지 않고 제 그릇대로의 빛을 내며 살아간다.’고 표현하는 노정렬의 얘기 등 눈길 끄는 사연들이 많이 담겼다. 1만 3000원. 김문 편집위원 km@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