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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능력주의’는 과연 ‘공정’한가? DBpia에서 능력주의 관련 논문 확인 가능

    ‘능력주의’는 과연 ‘공정’한가? DBpia에서 능력주의 관련 논문 확인 가능

    자신의 능력과 노력에 따라 보상받는 ‘능력주의’(meritocracy)는 정말로 ‘공정’한 것일까? 오늘날 상식으로 취급되는 능력주의에 반론을 제기한 논문을 DBpia(디비피아)가 소개하고 있어 화제다. 서울시립대 박효민 교수가 2019년 말, 한국사회학회 사회학대회에서 발표한 “능력주의를 넘어서: 능력주의의 한계와 대안” 논문은 능력과 노력이라는 것이 오로지 개인의 것으로 국한되지는 않는다고 강조하며 능력주의의 ‘불공정함’을 지적하고 있다. 논문은 한 사회에서 가치 있게 취급되는 능력을 성취하기 위해 ‘노력하는 기회’ 자체도 모든 사람에게 동등하게 주어지지 않는다며, 기회의 평등이나 과정의 공정함을 달성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조건이라는 것을 설득력 있게 주장하고 있다. 박 교수는 논문의 말미에서 인간의 자유를 옹호하는 장점을 지닌 능력주의가 사회의 ‘불평등’의 정당화해 역설적으로 인간 개인의 삶을 훼손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며 능력주의의 무조건적인 맹신을 경계하고 있다.이 논문과 더불어 DBpia는 논문읽기 캠페인을 위한 ‘지식누림’ 코너에서 ‘공정성’을 주제로 읽어 볼만한 국내논문 20편을 소개한다. 논문은 △공정성의 정의와 이론적 논의 △공정함과 불평등 인식의 결정요인 △공정성과 관련한 청년, 입시, 취업, 인간관계, 계층이동 이슈 등을 다루고 있다. 지식누림 논문은 DBpia 홈페이지 회원으로 가입하면 10월 1부터 11월 30일까지 논문원문 열람과 다운로드를 자유롭게 할 수 있다. 공정성과 관련된 청년들의 인식을 확인하고 싶다면, 중앙대 이희정 연구자의 논문 “청년층 계층인식 변화가 공정성 인식에 미치는 영향 분석”을 읽어볼 것을 권한다. 청년을 한데 묶어 분석하는 기존의 한계에서 벗어나 사회경제적 계층, 거주지의 수도권/비수도권 여부, 부모와 동거여부 등에 따른 청년의 공정성 인식을 세밀하고 분석하고 있다. 또한 능력주의의 정점에 있는 사법시험 합격자 수험기를 분석한 “고시패스의 욕망과 수험의 페이션시(patiency): ≪고시계≫(1980~2018년) 사법시험 합격 수기를 중심으로” 논문도 매우 흥미롭다. 사법시험 준비과정에서 수험생이 보여주는 인내와 욕망의 역동성을 조명하며 이를 통해 법조인들이 사법시험이라는 ‘능력주의 프로세스’를 어떻게 정당화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인공지능(AI)의 차별문제의 해결을 다룬 “차별에서 공정성으로: 인공지능의 차별 완화와 공정성 제고를 위한 제도적 방안” 논문도 눈에 띈다. 논문은 인공지능의 차별문제 해결을 위해 윤리와 가이드라인의 준수 필요성, 궁극적으로 이른바 ‘선한’ 인공지능을 설계하는 연구개발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와 관련, DBpia의 지식누림 담당자는 “8월 지식누림의 주제였던 ‘차별’의 짝을 이뤄 이번에는 작년과 올해 내내 한국사회 이슈의 한가운데 있었던 ‘공정성’을 주제로 선정했다”며 “공정성과 능력주의와의 관계, 공정성을 둘러싼 청년들의 인식 등 공정을 연구한 연구자들의 통찰을 맛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강경화 모욕한 한기호 “이일병, 강경화와 살았단 자체로 훌륭”

    강경화 모욕한 한기호 “이일병, 강경화와 살았단 자체로 훌륭”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막기 위한 외교부의 해외여행 자제 권고에도 미국으로 여행을 떠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남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에 대해 “강경화 장관과 지금까지 살았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훌륭하다”고 발언해 논란이 일고 있다. 남편을 설득하지 못한 강 장관을 비판하려는 취지로 글을 쓴 것으로 보이지만 보기에 따라서는 개인의 사생활 영역에 대한 모욕적인 표현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3선 의원이자 육군 중장 출신인 한 의원은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일병 교수, 이해가 된다”며 이렇게 남겼다. 한 의원이 이 교수를 이해한다는 표현은 그동안 준비했던 여행을 위해 요트를 사러 미국에 간 것을 이해한다는 의미인지, 아니면 오죽하면 이 교수가 강 장관의 만류에도 곁을 떠나 미국으로 가겠다고 한 것인지 해석이 분분한 상황이다. 이 교수는 미국에서 요트를 구매한 뒤 요트를 타고 미국 연안과 카리브해 등을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런 계획을 수개월 전부터 자신의 공개 블로그에 올려 왔다. 강 장관은 외교부가 지난달 특별여행주의보를 연장해 국민들에게 불필요한 해외 여행이나 출장을 자제시키는 가운데 남편의 미국행이 불거지자 “송구하다”며 거듭 머리를 숙였다.그런데도 마치 강 장관이 배우자로서 평소 남편인 이 교수에게 뭔가 잘못한 것이 있는 듯한 뉘앙스를 풍기게 하는 “지금까지 살았다는 그 자체만으로”라는 표현을 한 의원은 썼다. 대개 이런 표현은 ‘어떻게 참고 살았느냐’는 등 부정적 의미로 해석된다. 한 의원 발언이 강 장관에게 사적인 영역에서 도를 넘는 모욕감을 주는 발언을 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강 장관의 남편인 이 명예교수는 지난 3일 미국으로 출국했다. 이 교수는 언론에 출국 당시 “그냥 여행건데, 자유여행”이라며 밝혔었고 블로그에 요트 여행과 관련된 글들을 올렸다가 문제가 되자 전날 블로그 글을 폐쇄했다. 당시 외교부가 불필요한 여행 자제를 국민에게 권고하는 가운데 주무부처 장관의 배우자가 요트 구매와 여행 목적으로 출국한 것으로 알려져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강 장관은 전날 취재진을 만나 남편을 설득했다면서 “마음이 굉장히 복잡하다”면서 “(남편과) 계속 소통하고 있다. 워낙 오래 계획하고 또 여러 사람하고 친구들하고 계획한 상황이기 때문에 쉽게 귀국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이 교수의 상황을 전했다. 강 장관은 이 교수의 미국행 논란 확산에 부담을 느낀 듯 셰이크 사바 알아흐마드 알사바 쿠웨이트 국왕에 대한 조문 일정도 비공개로 하는 등 외부 노출을 최소화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전날 상무위원회의에서 강 장관 남편의 미국 여행 논란과 관련해 “정부 방침에 따라 극도의 절제와 인내로 코로나19를 견뎌오신 국민들을 모욕한 것”이라면서 “연휴 중에 드러난 강 장관 남편의 요트 여행 출국은 들끓는 민심에 기름을 부었다”고 비판했다. 심 대표는 “코로나 방역을 위해 귀성길조차 포기한 국민들은 허탈함만 느끼셨을 것”이라며 “국민들의 추석 민심은 코로나 불평등과 국민의 삶과 동떨어진 정치에 대한 분노였다”고 지적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강경화 외교장관, 미국행 남편에 “이 교수도 굉장히 당황”(종합)

    강경화 외교장관, 미국행 남편에 “이 교수도 굉장히 당황”(종합)

    코로나 시국에 추석 연휴 기간인 지난 3일 미국으로 요트를 사러 간 남편 이일병 전 교수때문에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곤욕을 치르고 있다. 강 장관은 5일 남편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의 미국행 논란 확산에 “이 교수도 굉장히 당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10여년 이상 운영해오던 다음의 블로그 ‘인생과 노년생활’을 비공개로 전환해 로그인을 해야만 블로그 내용을 볼 수 있도록 했다. 이 교수는 연세대를 정년보다 일찍 퇴직하고, 거제도에서 컨테이너 집을 짓고 은퇴생활을 하다 미국으로 요트를 구입하러 가서 요트 여행을 하겠다는 계획을 블로그를 통해 알렸다. 강 장관은 이날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로 출근하면서 평소 이용하던 2층 로비 대신 지하 주차장을 통해 사무실로 이동했다. 전날 언론에 “송구스럽다”는 입장을 밝힌 강 장관은 논란 확산에 부담을 느낀 듯 이날 최근 서거한 셰이크 사바 알아흐마드 알사바 쿠웨이트 국왕에 대한 조문도 비공개로 했다. 서울 용산구 주한 쿠웨이트대사관은 강 장관을 포함한 외부 인사의 조문 참여를 공개한다고 했으나 이날 오전 갑자기 ‘코로나19로 인한 조문객 안전’을 이유로 비공개로 바꿨다. 강 장관은 남편과의 대화 여부에 대해 “계속 연락은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날 해명에서 강 장관은 “이런 상황에 대해서는 본인(남편)도 잘 알고 있고 저도 설명하고 했습니다만 결국 본인도 결정해서 떠난 거고 어쨌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남편이) 워낙 오래 계획하고 미루고 미루다가 간 것이라서 귀국하라고 얘기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 방역을 위해 해외여행을 정부가 자제하라고 하는 시점에 외교 수장 가족의 미국행에 대해서는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강 장관 남편은 모두의 안전을 위해서 정부 방침에 따라 극도의 절제와 인내로 코로나19를 견뎌오신 국민들을 모욕한 것”이라며 “코로나 방역을 위해 귀성길조차 포기한 국민들은 허탈함만 느끼셨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추미애 장관 아들인) 서 일병 후임은 이일병. 단 하루도 잠잠한 날이 없네”라며 “개인의 사생활인데 굳이 이런 것까지 따져야 하나”라며 강 장관 남편의 미국행이 사생활 문제라고 해석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심상정 “강경화 남편 요트 출국은 국민 모욕”

    심상정 “강경화 남편 요트 출국은 국민 모욕”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5일 정부의 해외 여행 자제 권고에도 ‘요트 구매’를 위해 출국한 강경화 외교부장관 남편을 겨냥해 “모두의 안전을 위해 극도의 절제와 인내로 코로나19를 견뎌오신 국민들을 모욕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심 대표는 이날 오전 서면으로 진행한 상무위원회에서 “연휴 중에 드러난 강경화 장관 남편의 요트 여행 출국은 들끓는 민심에 기름을 부었다”며 “강 장관 남편은 ‘내 삶을 사는 건데 다른 사람 때문에 양보해야 하냐’라고 말하고 떠났다”고 했다. 이어 “국민들의 추석 민심은 코로나 불평등과 국민의 삶과 동떨어진 정치에 대한 분노였다”며 “코로나 방역을 위해 귀성길조차 포기한 국민들은 허탈함만 느끼셨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코로나로 가족들과도 격리된 요양원의 어르신들이나 홀로 쓸쓸한 추석을 보내셨을 어려운 분들께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연휴에도 일터로 나가야만 했던 경찰과 소방관분들과 코로나 방역을 위해 긴장을 늦추지 못하셨을 의료계와 관련 공무원들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한편 심 대표는 가수 나훈아의 추석 공연을 거론하며 “혼신의 힘을 다해 국민들의 고단하고 허탈한 마음을 위로해주신 가수 나훈아 씨에게 감사드린다”며 “가수 나훈아씨 공연에 대한 국민들의 열광은 민생을 내던지고 정쟁에 몰두한 정치에 내려치는 죽비소리”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치가 국민들께 힘을 드리지 못했다는 것에 책임을 통감한다”며 “이제라도 정치권이 특권과 비리로부터 독립하고 내로남불 편 가르기 정치를 벗어나 어려운 국민들을 어루만지고 재난시대의 안전한 삶을 극복해가자는 믿음을 드려야 한다. 정의당은 민생에 일로매진하라는 추석 민심을 더 큰 책임감으로 받아 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정의당 박원석 “여행이 불법은 아냐…강경화 위로하고 싶다”

    정의당 박원석 “여행이 불법은 아냐…강경화 위로하고 싶다”

    “특별여행주의보 어긴 게 불법은 아냐”“강경화 배우자, 아내에 배려심 있었으면” 박원석 정의당 정책위의장은 5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 남편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의 미국 여행 논란에 대해 “이 교수는 공인이 아니다. 공인의 배우자일 뿐이고, 때문에 공인에게 요구되는 언행을 똑같이 요구받을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의장은 이날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 아침’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박 의장은 “외교부가 국민에게 내린 특별여행주의보는 일종의 권고”라며 “여행을 자제하거나 취소하거나, 연기할 것을 권고하는 행정주의보이기 때문에 그 주의보를 어겼다고 해서 위법이나 불법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강 장관의 배우자가 미국으로 여행을 가는 데 있어서 장관의 배우자라는 어떤 지위, 혹은 특권, 이런 것이 행사됐느냐. 그런 것은 없다”며 “우리가 코로나19 재난 가운데 세계적으로 방역에 효과를 거두고 있는 이유는 국민의 놀라운 인내와 자제에 있는 것이다. 집안일로도 해외 출국을 자제하는 마당에 주무부처인 외교부 장관의 배우자가 이런 결정을 한 것에 대해서 국민은 굉장히 비판적이고 유감스럽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박 의장은 “강 장관께 위로를 드리고 싶은 심정”이라며 이 교수를 향해 “(출국을 놓고) 가족 간의 대화가 있었을 텐데 결국에 이분은 배우자의 공직 수행에 부담을 주더라도 자기 개인의 삶을 포기할 수 없다는 뚜렷한 개성과 마이웨이 정신을 가진 분인 것 같다. 공직을 수행하고 있는 배우자에 대해 조금은 더 배려심이 있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반대의 경우였다면, 남편이 장관이었다면 남편의 배우자가 이런 선택을 할 수 있었을까”라며 “여전히 공직수행에 있어서도 눈에 보이지 않는 한국 사회의 가부장적인, 혹은 남녀 간의 차이, 이런 것들이 이 사안에서도 보이는 것이 아닌가 싶어 다소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말했다.강경화 장관, 남편 해외여행에 “송구스럽다” 앞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4일 정부의 해외여행 자제 권고에도 불구하고 배우자가 해외여행에 나선 것에 대해 “경위를 떠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이날 외교부를 통해 배포한 입장을 통해 “국민들께서 해외여행 등 외부 활동을 자제하시는 가운데 이러한 일이 있어 경위를 떠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미 미국으로 출국한 배우자에 대해 귀국을 요청할지 여부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확산으로 외교부가 전 세계 국가에 특별여행주의보를 내린 가운데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배우자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가 요트를 구입하기 위해 미국 여행에 나선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샀다. 3일 KBS 보도와 블로그 등에 따르면 이 교수는 지난달 미국 여행을 계획하고 비행기 표를 예매한 후 이날 인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이씨의 미국 여행 목적은 요트 구입과 미국 동부 해안 항해인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가 지난 3월부터 코로나19로 인한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하고 국민들에 해외여행 자제를 당부하는 가운데 정작 주무부처 장관의 배우자가 이를 어긴 셈이어서 비판이 제기됐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강남순의 낮꿈꾸기] 긴즈버그의 유산, 한국 사회에 주는 의미

    [강남순의 낮꿈꾸기] 긴즈버그의 유산, 한국 사회에 주는 의미

    “마녀, 악인, 괴물, 좀비, 가장 비열한 인간, 대법원의 수치.” 2020년 9월 18일, 87세의 나이로 사망한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을 향한 보수주의자들의 호칭이다. 이러한 부정적 표지는 “악명 높은 RBG”라는 별명으로 전환돼 오히려 그의 역할을 지지하고 확산시키는 대중적 아이콘이 됐다. 긴즈버그는 미국 역사에서 한 개인이 이룰 수 있는 최대치의 변화를 이룬 사람 중 하나이다. 그런데 긴즈버그가 한국 사회에 남긴 것은 무엇인가. 첫째, 긴즈버그는 소위 ‘동료 결혼’(peer marriage)이라는 평등 결혼의 중요성과 가능성을 보여 주었다. 동료 결혼이란 경제적 책임, 양육의 책임, 가사노동의 책임, 그리고 여가 시간의 자유 등 삶의 네 분야에서의 책임과 평등을 나누는 결혼을 의미한다. 21세였던 루스와 한 살 더 많았던 마틴이 결혼한 것은 1954년, 지금부터 66년 전이다. 그 오래전에 두 사람은 동료 결혼을 했고, 평생 평등 결혼 관계를 지켜냈다. 내조 또는 외조라는 의미가 아니다. 내조·외조는 이미 ‘내(內)·외(外)’라는 위치를 설정하면서 결혼 관계에서의 젠더 역할에 대한 가부장제적 고정관념을 자연적인 것으로 구성한다. 여성의 내조는 당연시되고, 남성의 외조는 과장되고 미화된다. 긴즈버그의 동료 결혼 관계를 내조·외조라는 가부장제적 개념으로 해석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보수주의자들 “마녀·괴물·좀비”로 호칭 루스는 하버드 법학대학원 학생일 때 암에 걸린 마틴을 위해 그의 학업이 이어지도록 최선을 다했다. 14개월 된 아이의 엄마로 법학대학원의 학생인 본인도 해야 할 일이 많았을 텐데, 양육과 가사는 물론 그의 학업에 차질이 없도록 밤새워 마틴 친구들의 노트를 빌려 필기를 해 학업을 적극적으로 도왔다. 마틴이 먼저 졸업하고서 뉴욕에 취직했을 때, 루스는 하버드대에서 컬럼비아대로 학교를 옮겼다. 남편을 따라가기 위해서가 아니라, 병력이 있는 동반자와 함께 사는 것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루스가 대법관으로 임명됐을 때에는, 뉴욕에서 가장 잘 알려진 세금 변호사였던 마틴은 사람들의 예상을 깨고 루스를 따라서 워싱턴DC로 이직한다. 외향적이고 유머 감각이 뛰어난 마틴, 다소 내향적이고 늘 진지한 루스는 각기 다른 개별성을 지닌 두 인간으로 서로 지지하고 보살피며 살았다. 친구, 연인, 동료, 지지자, 동반자, 위로자, 돌봄자로 포괄적인 파트너십을 나누며 2010년 마틴의 죽음까지 56여년 동안 동료 결혼 관계를 이어 왔다. 대법관 임명 청문회장에서 루스는 마틴을 “남편”이 아닌 “파트너”라고 지칭한다. 이러한 호칭은 2020년이라면 놀라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1993년에 그러한 호칭을 썼다는 것은, 결혼을 진정한 파트너십으로 이해한 두 사람의 의식을 드러낸다. 마틴은 요리를 거의 전담했다. 그는 딸이 결정했다며 “루스가 부엌에 들어오는 것은 더이상 허용되지 않는다”고 특유의 유머를 담아 공적 자리에서 말하곤 했다. 두 긴즈버그의 삶은 진정한 파트너십의 전형을 보여 준다. 1950년대에 만났을 때부터 이미 여성의 일이 남성의 일처럼 똑같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던 마틴과 같은 파트너가 없었다면, 자신이 대법관으로 일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루스는 회고한다. 공적 영역에서 평등을 외치면서, 사적 영역에서는 여전히 위계적인 가족 관계를 유지한다면 한 사회의 민주적 가치가 확산되는 것은 불가능하다. ●남편 암에 걸리자 학업 계속하게 최선 둘째, 긴즈버그는 권력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가를 보여 준다. 권력을 사용하는 데에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하나는 권력을 자신의 개인적 이득을 확장하기 위한 도구로만 쓰는 사람, 또 다른 하나는 공공선을 확장하기 위해 쓰는 이다. 권력 자체는 좋거나 나쁜 것이 아니다. 무엇을 위해 그 권력을 사용하는가에 관심을 둬야 하는 이유이다. 긴즈버그는 대법관이라는 막강한 권력을 인종, 계층, 성별, 성적 지향 등에 근거해 권리가 박탈된 모든 사회적 소수자들의 권리와 평등의 확장을 위해 사용했다. 물론 우리가 모두 대법관과 같은 막강한 제도적 권력을 가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각자의 정황에서 크고 작은 권력을 가지고 살아간다. 그 권력을 자신의 개인적 이득 확장, 정치세력 또는 타자를 억누르고 지배하기 위해서 쓸 수 있다. 또는 그 권력을 구성원 모두가 함께 평등하게 살아가는 가정, 집단, 사회, 그리고 세계를 위해 사용할 수도 있다. 긴즈버그는 기존의 전통과 관습이 차별적일 때는 단호하게 저항했다. 긴즈버그의 유명한 “나는 반대한다”(I dissent)는 사적 이득이나 정치적 파당성이 아니라 공공선을 위한 권력 행사였다. 개인이 부여받은 권력은 자유와 평등 가치의 확산이라는 공공선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는 것을 긴즈버그는 우리에게 보여 준다. 셋째, 긴즈버그는 페미니즘의 범주가 여성만이 아니라 모든 인간으로 확장돼야 한다는 유산을 남겼다. 그에게는 ‘페미니스트’라는 표지가 따라다닌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성차별 문제에만 관심을 가진 것은 아니다. 한 사회에서 한 종류의 평등 문제는 다른 종류의 평등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것을 그는 보여 주었다. 젠더 평등은 페미니즘의 출발점이지만, 도착점이 아니다. 긴즈버그는 성차별, 성소수자 차별, 한 부모 양육자로 살던 남성의 권리, 아동 이주민의 권리 또는 인종적 소수자들의 투표권 보호 등 다양한 모습의 차별 문제에 개입하고 법적 평등을 제도화하고자 자신의 권력을 사용했다. 그의 페미니즘은 제도적으로 배제되고 소외된 ‘모든’ 사람의 권리를 확장하고자 하는 코즈모폴리턴 페미니즘이었다. 넷째, 87세까지 치열하게 사회개혁을 위해 일한 긴즈버그는 한국 사회에서 빈번하게 소환되는 세대론의 위험성을 알려준다. 386, 586 또는 2030 등으로 표기되는 세대론의 빈번한 소환은, 그 목적이 무엇이든 득보다 실이 많다. 세대론은 생물학적 나이를 시대적 구조와 연결하면서 특정한 나이의 사람들을 동질적 존재로 집단화한다. 특정한 시대를 산 사람들의 동질성을 전제로 하는 세대론의 치명적인 위험성은, ‘반쪽 진리’를 ‘전체 진리’로 만든다는 것이다. 이러한 세대론적 관점에서 보자면, 긴즈버그는 이제 퇴물로 물러나서 보수적 사고로 점철된 삶을 사는 구세대로 구분돼야 한다. 그러나 그는 생물학적 나이가 들수록 점점 개혁의 급진성을 법적으로 제도화하고자 치열하게 일했다. 한국 사회가 지속적으로 세대론을 소환하는 한 정치와 사회에서 성숙한 민주적 시민의식이 일상화되는 것은 불가능하다. 민주적 의식은 나이, 학연, 지연, 선후배 관계 등에 따른 집단적 동질화가 아니라 개별인의 사유와 입장의 차이를 인식하고 존중하는 윤리적 개인주의로부터 시작하기 때문이다. ●정치 성향 다른 대법관 스칼리아와 우정 다섯째, 우리가 최후까지 지켜내야 하는 것은 자신의 인간됨이라는 것을 긴즈버그는 가르쳐 준다. 평등사회를 위해 평생 치열하게 일하면서, 그는 자신과 정치적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반대자를 적대시하지 않았다. 동료 대법관이었던 안토닌 스칼리아와의 우정은 널리 알려져 있다. 긴즈버그와 스칼리아는 매우 다른 정치적 입장을 지닌 사람이었다. 그러나 돈독한 친구 관계를 이어 왔다. 여행도 함께 가고, 오페라도 함께 보고, 두 사람이 함께 오페라에 등장하기도 했다. 정반대의 관점을 가진 두 사람이 어떻게 그런 우정을 나눌 수 있었을까. 긴즈버그는 2016년에 사망한 스칼리아의 장례식 조사에서 스칼리아가 자신에게 한 말을 인용한다. “나는 아이디어를 공격한다. 사람을 공격하지 않는다.” 정치적 입장과 생각이 다르다고 반대자를 악마화하는 것이 일상인 한국에서, 긴즈버그의 태도는 많은 것을 시사한다. 누군가를 악마화하는 순간 파괴되는 것은 그 타자의 인간됨뿐만 아니라 자신의 인간됨이다. 개혁이란 점진적이며 고도의 인내심이 요청되는 지난한 과정이라고 긴즈버그는 말한다. “한 번에 한 걸음씩”(one step at a time)의 철학을 가지고, 인내심을 가지고 그는 반대자들 또는 변화의 필요성을 보지 못하는 사람들을 모든 이들의 평등이라는 법 정신에 근거해 설득하고자 했다. 한국이 성별, 장애, 나이, 성적 지향, 종교, 학력 등 그 어떤 것에 근거해서도 차별받는 사람이 없는 사회가 되기 위해 갈 길은 참으로 멀다. 그러한 사회를 만들고자 할 때 우리가 개인적으로 또는 집단적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긴즈버그는 그의 삶과 권력 사용 방식으로 가르쳐 준다. 글 텍사스크리스천대(TCU) 브라이트 신학대학원 교수그림 김혜주 서양화가
  • 가을 중턱에서 봄의 향연 국내 음악가들과 채운다

    가을 중턱에서 봄의 향연 국내 음악가들과 채운다

    매년 5월 봄을 화사하게 꾸몄던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SSF)가 가을 중턱에 열린다. 계절이 두 차례 바뀌는 동안에도 코로나19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아 가까스로 열리는 무대는 아주 많은 것을 바꿔야 했다. 애초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축하하는 자리를 만들 계획이었지만 외국 연주자들의 입국이 어려워졌고 공연장 대관마저 쉽지 않아 프로그램을 줄줄이 바꿀 수밖에 없었다. 상황에 맞춰 많은 것을 조정하다 보니 오히려 올해로 15주년을 맞는 축제가 조금 새로워진다.“이번 축제는 온전히 한국 음악가들과 함께하는 첫 페스티벌입니다.” 서면으로 만난 강동석 예술감독은 “외국 아티스트들이 한국 음악가들과 함께 무대를 만드는 것이 SSF엔 매우 중요한 일인데, 불행하게도 올해는 명백한 이유로 불가능하다”면서 “한국에 있는 음악가들로 외국 아티스트들을 대체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했고 다행히 훌륭한 한국인 음악가들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40여명 중 외국 연주자는 단 두 명으로, 이들도 각각 서울대 교수와 서울시립교향악단 단원으로 국내를 기반으로 활약하는 음악가들이다. 다음달 9일 사전행사를 시작으로 10일부터 16일까지 열리는 축제는 ‘15주년을 회고함’을 주제로, 계절이 바뀌어 열리는 무대의 지난 시간을 되돌아 보기로 했다. 가을로 연기되면서 당초 대관했던 예술의전당,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 롯데콘서트홀 등 대형 무대에서 영산아트홀, 윤보선 고택 등으로 공연장 규모만큼 프로그램도 줄여야 했다.모차르트의 바이올린과 비올라 2중주를 비롯해 2~3명만 연주를 하는 ‘사회적 거리두기’(Social Distancing),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봄의 소리 왈츠 등 봄을 노래하는 음악들로 ‘잃어버린 봄’(Forgotten Spring) 등 지금 우리 모습을 노래하는 무대도 이어진다. 하루만 사용할 수 있게 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무대를 활용하고자 다음달 13일 서울체임버오케스트라와 두 명 이상의 독주자들이 협연하는 ‘신포니아 콘체르탄테’가 축제 중 가장 큰 규모다. 강 감독은 “여건이 어렵더라도 위기 상황에서 길을 만들어 인내하고 보여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지금은 모두가 단단하게 힘을 모아야 하는 때인 데다 음악이야말로 우리의 정신을 치유하고 고양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바이올리니스트로 유럽에서 주로 활동해 온 강 감독은 그 자신에게도 올해가 악몽이었다고 한다. 그는 축제를 이어 가야만 했던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콘서트를 꾸리는 게 어려운 일이 돼 버렸지만 정작 이 격변의 시기에 사람들이 위로받으려면 그 어느 때보다 음악에 의지해야 하는 역설적 상황입니다. 2차 세계대전 당시에도 음악가들이 같은 날 여러 차례 콘서트를 했다고 하듯 지금이야말로 음악의 역할과 존재감을 잘 알 수 있는 때입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강경화 “北 총격에 인내심 약해지지만...평화적 접근 방식 유지해야”

    강경화 “北 총격에 인내심 약해지지만...평화적 접근 방식 유지해야”

    북한이 서해 해상에서 실종된 한국 공무원을 총살하고 시신을 불태운 사건과 관련,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5일 ‘그래도 대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강 장관은 아시아소사이어티가 제75차 유엔총회를 계기로 개최한 화상회의에서 그간 정부의 노력에도 오히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프로세스가 후퇴한 것 아니냐는 사회자 질문에 “후퇴·전진 여부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판단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강 장관은 “며칠 전과 같은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우리의 (대화) 용의와 호의, 인내심이 약해지지만, 우리는 장기적으로 평화적 접근(peaceful engagement) 방식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 사회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종전을 위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호소하는 동안 북한이 한국인을 총살한 것과 북한의 개성 연락사무소 폭파 등을 언급하며 강 장관에게 현 한반도 정세를 평가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강 장관은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홍수로 어려움을 겪고 있고 현재 내부 문제에 집중하고 있어 북미·남북 대화 모두 교착 상태라고 설명했다. 강 장관은 “이 매우 폐쇄적이며 고립된 국가를 상대(engage)하는 것은 매우 어렵고 좌절스럽다”며 “많은 인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북한이 비핵화와 남북 협력을 향한 대화 테이블로 돌아오기를 희망하면서 대화를 장려하는 메시지를 발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길섶에서] 일상의 반복/김상연 논설위원

    군대에서 전역한 직후 막노동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다. 경제적 이유 외에도 ‘철이 들었음’을 공인받으려는 호기가 작용했던 것 같다. 결과적으로 사흘(4일이 아니라 3일이라는 뜻) 만에 근육통, 관절통 등 온갖 통증으로 앓아누웠다. 번 돈보다 병원비가 더 들어갔다. 그런데 노동의 과정을 돌이켜 보면 육체적 고통보다 더 힘든 건 정신적 지루함이었던 것 같다. 첫날 주어진 일은 온종일 1층의 벽돌을 지게에 지고 2층으로 나르는 것이었다. 점심 때 쉬면서 오후에 똑같은 일을 반복할 걸 생각하니 당장이라도 도망치고 싶었다. ‘아, 인간의 건축물이란 무수한 반복 끝에 완성되는 거구나.’ 건설 노동자들의 인내심이 존경스러웠다. 살다 보니 모처럼 연락이 닿는 지인들의 일상이 별로 달라진 게 없는 것도 놀랍다. 오랜 세월 똑같은 직장에서 똑같은 일을 하며 살아가는 걸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는 나도 크게 보면 달라진 게 없는 일을 하며 산다. 그래서 이런 대화가 오간다. “어떻게 지내?” “나? 나야 늘 똑같지 뭐.” 세상엔 ‘그리스인 조르바’처럼 현재의 것을 훌훌 털어버리고 떠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대다수는 같은 일을 반복하며 산다. 그런 사람들이 없다면 이 세계는 하루도 버틸 수 없을 것이다.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도시를 오르는 사랑의 담쟁이, 스킨답서스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도시를 오르는 사랑의 담쟁이, 스킨답서스

    어제 정원에 피어난 솔체꽃을 보며 문득 이름이 참 예쁘다고, 그래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식물에 이름을 붙이는 우리는 식물만큼 아름답지 않아, 줄곧 부르기 꺼려지는 이름을 식물에 붙여 주기도 했었으니까. 심지어 우리가 먹을 수 없도록 독성을 갖거나, 우리 생활에 방해되거나, 아무리 죽이려 해도 죽지 않는 식물은 ‘악마’라 이름 붙였다. 벌레잡이식물을 그리느라 싱가포르식물원 외곽의 생태보호구역에 조사를 간 적이 있다. 숲을 헤치자 나무 사이를 지나는 기다란 덩굴식물이 눈에 띄었다. 현장 연구원에게 식물 이름을 물어보니 ‘데블스 아이비’(Devil’s ivy), 악마의 담쟁이라고 했다. 휴대전화로 영명을 검색해 보니 우리나라에서도 흔하디흔한 관엽식물, 스킨답서스였다. 줄곧 작은 분화로만 봐왔으니 자생하는 모습을 보고도 알아차리지 못할 수밖에. 도시에서 이들은 전 세계의 가정에서 재배되는 흔하디흔한 관엽식물이고, 그런 이들이 악마의 담쟁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었다. 녹색의 스킨답서스는 솔로몬제도 외 열대우림을 고향으로 나무에 뒤엉켜 자라는 덩굴식물이다. 열대우림에선 거대한 나무에 빛이 가려 햇빛이 귀하다 보니 이들은 자신의 덩굴 성격을 이용해 나무를 타고 꼭대기로 오르고 가지 사이를 지나고, 그렇게 높은 곳에서 햇빛을 받으며 멀리 번식해 간다. 잎이 두꺼워 수분을 저축하기 충분한 데다 살아가기 유리한 환경으로 이동하기 쉬운 덩굴이기 때문에 오래도록 생존한다.그렇게 작지만 강인한 식물, 다른 식물을 타고 올라 햇빛을 받는 식물, 아무리 끊고 해쳐도 죽지 않는 이 스킨답서스를 사람들은 ‘악마의 담쟁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물론 이들이 사는 숲에서는 악마의 담쟁이가 맞을지도 모른다. 속사정이 어떻든 다른 식물들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자신의 영역만을 확보해 나가기 때문이다. 미국과 일부 유럽에서는 생태계를 교란하는 유해 식물로 지정됐고, 전체에는 독성도 있다. 그러나 이들은 우리가 사는 공간의 공기를 정화하고, 독성물질을 제거하는 능력이 있으며, 공간을 아름답게 해 주고, 생존력이 강하기에 사람들이 아무리 무심하게 굴어도 여전히 우리 곁에서 살아 준다. 과학 기술의 발달로 우리가 사는 주거 환경은 자연에서 점점 멀어지지만, 그와 반대로 우리가 직면한 공기 오염과 에너지 부족, 지구온난화에 따른 문제의 해답을 자연에서 찾으려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우리가 사는 드높은 건축물 내외부를 식물로 채우고자 하는 움직임이 생겨났다. 다만 우리가 사는 공간이 워낙 비좁다 보니 이 한정된 공간을 식물로 채우려면 바닥이 아닌 벽을 식물로 장식하는 벽면녹화 혹은 수직정원이 하나의 정원 양식으로 자리잡았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시작 단계지만, 이미 세계 어느 도시를 가든 식물이 벽을 장식하는 건축물이 주목을 받고, 그 벽면을 채우는 식물 중 가장 많이 보이는 것이 바로 악마의 담쟁이, 스킨답서스다. 싱가포르에서 나는 스킨답서스의 이면을 보았다. 열대우림에서 나무를 타며 숲 전체를 헤치고 나가는 자생의 모습과 시내 백화점 빌딩의 벽을 타고 오르는 조경 식물로서의 면모. 이들은 어디에서든 무언가를 올라타고, 사방으로 번식하며, 생생하게 살아 있었다. 이들은 우리가 사는 도시에서만큼은 빌딩을 오르며 온도를 낮추고, 이산화탄소를 빨아들이고 산소를 내뿜으며, 겨울 추위로부터 보호해 준다. 그러니 우리는 이 식물을 더는 악마라 부를 자격이 없지 않은가.스킨답서스 외에도 필로덴드론과 드라세나, 보스턴고사리…. 열대우림에서 거대한 나무들 사이에서 치열하게 살아가며 강인한 생존력을 터득한 이들은 이제 도시로 와 빌딩과 벽을 오르며 살아간다. 최근 중국에서 지어진 지 2년이 넘은 한 ‘수직 정원’ 아파트에 불과 1%의 입주자만이 살고 있다는 뉴스를 봤다. 예상 외로 많은 모기 때문이라고 했지만, 결코 곤충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자연물에 대한 우리의 막연한 호기심과 무지, 아파트의 편리함과 자연의 생동감을 모두 누리겠다는 환상이 만들어낸 결과다. 당연하게도 식물에겐 그 종수만큼의 곤충이 뒤따르며, 하나의 생태계를 새로운 장소로 옮겨 왔을 때엔 작은 자연재해들이 벌어질 것이 분명했고, 열대우림 원산 식물의 생장력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그 이상의 노동력과 인내가 필요하다. 이것은 아무리 죽여도 죽지 않는 악마의 담쟁이, 스킨답서스를 도시로 가져온 우리가 감내할 일인 것이다.
  • 추미애, 김도읍 “법무부 장관님” 세 번 불러도 ‘묵묵부답’ 신경전(종합)

    추미애, 김도읍 “법무부 장관님” 세 번 불러도 ‘묵묵부답’ 신경전(종합)

    윤호중 “秋, 성실히 답해야할 의무 있다” 주의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전체회의에서 아들 서모(27)씨의 군 복무 특혜 의혹 등을 제기한 야당 간사인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며 신경전을 벌였다. 김도읍 “질문 할까요”추미애 “…” 추 장관은 이날 김 의원이 추 장관에게 최근 국회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박덕흠 의원에 대한 ‘이해 충돌’ 관련 질의를 하기 위해 “법무부 장관님”이라고 3차례 불렀다. 하지만 추 장관은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이후 김 의원이 “이제 대답도 안하시냐”고 재차 묻자, 추 장관은 “듣고 있다”고 대꾸했다. 이어 김 의원이 다시 “질문 할까요”라고 묻자 추 장관은 다시 아무런 대답을 안했고, 김 의원은 “아이고 참”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김 의원은 이런 추 장관의 태도에 대해 윤호중 법사위원장에게 “위원장은 보고만 있을거냐, 이게 정상이냐”고 항의했다. 그러자 윤 위원장은 추 장관에게 “법사위원들이 질문하면 거기에 대해 답변을 하라. 답변하지 않을 자유가 있지만 성실하게 답변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주의를 줬다. 법사위에서는 ‘현안 질의’를 해야 한다는 국민의힘과 ‘법안 심사’만 하자는 윤 위원장 간의 의견이 좁혀지지 않아 한 시간가량 회의가 지연되기도 했다.秋, 아들 의혹 조수진이 묻자 답변 안해김진애 “품격 있는 묵언 수행” 秋 옹호 앞서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현안질의를 요청하며 ‘아들 의혹에 대해 8개월만에 면피성 압수수색이 이뤄졌다’는 취지로 지적하자 추 장관은 “이것이 현안이라는 데 대해 이해가 잘 안 간다. 제가 이 사건 보고를 받지 않는다”고 받아쳤다. 이에 조 의원이 “법무장관은 법무행정과 검찰을 총괄하지 않느냐”며 수사 진행 상황에 대한 질문을 수차례 이어갔지만, 추 장관은 답변하지 않았다. 그러자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은 “국회가 혐오집단이 되거나, 법사위가 찌라시 냄새가 나고 싼 티가 난다는 평가를 듣고 싶지 않다”며 “법무장관이 답변을 안 하는 것은 일종의 묵언 수행인데, 품격있는 대응”이라고 추 장관을 엄호했다.추미애, 김도읍에 “어이 없어, 죄 없는 사람 여럿 잡겠네” 앞서 추 장관은 지난 21일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김 의원의 질문이 끝난 뒤 정회가 선언되자 마이크가 꺼지지 않은 상태에서 옆에 자리한 서욱 국방부 장관에게 야당 의원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가 사과했다. 서 장관이 “많이 불편하시죠”라고 말을 건네자, 추 장관은 “어이가 없어요. 근데 저 사람은 검사 안 하고 국회의원 하길 참 잘했어요. 죄 없는 사람을 여럿 잡을 것 같아요”라고 웃으며 말했다. 추 장관이 이름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법사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 중 검사 출신은 김 의원과 유상범 의원이 있었고 김 의원이 정회 직전 추 장관에게 질의해 추 장관이 지목한 대상은 김 의원으로 판단됐다. 회의가 재개되자 유 의원은 “‘소설 쓰시네’라는 말 이후로 얼마나 많은 논란이 있었느냐”면서 “질의한 국회의원이 마음에 안 든다고 이렇게 모욕적인 언어를 하느냐”고 사과를 요구했다. 김 의원은 “저 개인적으로는 참으로 모욕적이지만 이해를 하려고 노력하겠다”면서도 “한두 번도 아니고, 추 장관의 설화가 정말 국민들에게 피로감을 주고 분노하게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추 장관은 “회의의 원만한 진행을 위해 유감스럽다.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국민의힘 “국회의장, 秋에 경고 조치해야”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런 추 장관의 태도에 대해 전날 논평을 통해 “질의하는 의원은 국민을 대표해 그 자리에 있는 것”이라며 “의원에 대한 모욕은 국민에 대한 모욕”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회의원의 대표인 국회의장이 경고 조치를 해 주시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추 장관의 답변 태도와 관련해 하태경 의원도 TBS 라디오에서 “추 장관이 자꾸 매를 번다”며 “입이 너무 경박하고, 막말하고 이런 부분은 당내에서도 좀 자제를 시킬 필요가 있다”고 비판했다. 조수진 의원은 페이스북에 지난 17일 추 장관의 ‘근거 없는 세 치 혀’ 발언을 언급하며 “(추 장관이) 김도읍 의원을 대놓고 욕보였다”며 “추 장관의 오만함은 문재인 대통령의 변함없는 신뢰 덕분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추 장관은 “공정은 근거 없는 세 치 혀에서 나오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추 장관은 조 의원이 지난 21일 법사위에서 “야당 의원들이 근거 없는 세 치 혀를 놀린 것이냐”고 반문하자 “의원님들이 계속 공정을 화두로 내거는데 지금 이게 공정하냐. 법사위에서 현안 질의를 명분 삼아 저를 옆에 두고 국방부 장관에게 여러 모욕적인 표현을 섞어가면 질문을 하는데 참 인내하기 힘들다”고 맞받아쳤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 지지 촉구, 유엔서 ‘메아리 없는 함성’ 되나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 지지 촉구, 유엔서 ‘메아리 없는 함성’ 되나

    문재인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제75차 유엔총회 화상 연설에서 종전선언에 대한 유엔과 국제사회의 지지를 촉구함에 따라 정부가 후속 조치에 나설 전망이다. 다만 코로나19 상황과 북한·미국의 부정적 입장으로 인해 명시적인 지지를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외교부는 지난 15일 시작돼 1년간 이어질 75차 유엔총회 회기에 회원국과 접촉, 정부의 입장을 설명하며 종전선언에 대한 지지를 이끌어낸다는 계획이다. 유엔과 국제사회의 지지를 확인하는 방법을 두고는 고심하는 모습이다. 일단 상징성이 가장 강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나 유엔총회 결의를 추진하는 것은 어렵지 않겠냐는 분위기다. 안보리 결의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미국·영국·프랑스·러시아·중국 중 한 국가라도 반대하면 통과되지 않는데, 미국은 북한 비핵화의 진전 없이 종전선언을 하는 데 부정적이다. 중국과 러시아가 지난해 말 대북 제재 완화와 종전선언·평화협정 체결을 골자로 한 안보리 결의안 초안을 제출했으나, 미국의 반대 등으로 사실상 폐기된 상황이다. 안보리 결의가 법적 구속력을 갖고 있다는 점도 정부로선 부담이다. 2018년 6월 싱가포르 1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 합의 불이행을 우려하며 종전선언에 주저하자 문 대통령은 같은 해 9월 ‘종전선언은 정치적 선언이며 취소할 수 있다’며 미국을 설득하려 한 바 있다. 종전선언이 법적 구속력이 있는 안보리 결의와 연계될 경우 북한의 합의 불이행에 따른 종전선언의 취소가 어려워질 수 있다. 유엔총회 결의는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해당 내용을 유엔 헌장에 따라 회원국에 ‘권고’하기에 법적 성격은 일정 지니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유엔총회 결의는 산하 위원회의 토의를 거쳐 총회로 넘어간다. 이미 이번 회기 산하 위원회에서 논의될 의제는 정해져 있기에 지금 종전선언 지지 결의안을 상정해 토의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 관계자는 “한미가 종전선언을 법률적으로 검토할 부분이 남아있다”며 “지금 단계에서 유엔 안보리 결의를 추진하거나 염두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외교부는 유엔 산하 위원회나 기구, 협의체에서 종전선언 지지 입장을 표명케 하는 방안 등을 고려하고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결의가 유일한 방법은 아니다. 성명 발표 등 어떤 형태로든 지지 입장이 표명되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떤 형태로 할지는 우리가 정해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회원국과 협의해 어떤 형태가 좋은지 고려해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회원국 설득도 코로나19 상황으로 쉽지만은 않다. 이번 유엔총회는 사상 최초 화상으로 진행되며, 각국 정상은 물론 대표단도 유엔총회가 열리는 뉴욕 유엔본부에 가지 못했다. 유엔총회 계기 공식 행사나 비공식 접촉을 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종전선언 당사국인 북한과 미국이 부정적 입장을 이어갈 경우 지지 확보는 더욱 어려울 수 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북한은 종전선언보다 제재완화에 관심을 갖고 있고, 미국은 종전선언을 비핵화 상응조치로 남겨두려 하고 있다”며 “한국이 종전선언을 언급하는 게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23일 “오늘 아침 메시지를 발신했다고 당장 오늘 밤에 현실이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인내심을 갖고 내일을 준비하는 자세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정부 “독감·코로나19 임상 구분 매우 힘들다…결국 코로나로 발현”(종합)

    정부 “독감·코로나19 임상 구분 매우 힘들다…결국 코로나로 발현”(종합)

    방역당국 “재유행 문턱에서 거리두기로 억제”“온라인 성묘 해달라…휴가지 여행 전파 위험”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이 배송 과정에서 상온에 노출되는 실수로 독감 무료 접종이 전면 중단된 가운데 22일 독감과 코로나19 증상 구분이 매우 어렵고 발현시 코로나19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방역당국 판단이 나왔다. 방역당국은 “추석 연휴 거리두기만으로 재확산을 억제할 수 있다”면서 “온라인 성묘를 이용하거나 부득이한 경우 최소 인원으로 성묘를 다녀오고 휴가지 대신 집에서 쉬어 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초기 증상 구분 어려워 의심 증상시가까운 선별진료소서 빨리 검사 받아야”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22일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인플루엔자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는 사실 임상적으로 구분하기가 매우 힘들다”면서 “현재는 인플루엔자 유행보다는 코로나19가 발견될 가능성이 실제로 더 높다”고 경고했다. 코로나19와 독감이 유행하는 트윈데믹 상황에서 백신이 없고 전염성이 강한 코로나19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권 부본부장은 “미국 질병관리청에서는 유일하게 미각이나 후각의 소실이나 손상을 (독감과 코로나19) 구분 증상의 하나로 예시하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면서 “초기 증상의 구분이 어렵기 때문에 의심 증상이 있을 때는 가까운 선별진료소에서 빨리 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권 본부장은 “지난 상반기 중 남반구 주요 국가에서 인플루엔자 유행이 매우 낮았던 점을 보면 북반구에서도 거리두기 등의 노력 덕분에 예년보다 높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면서 “코로나19 외에도 여러 호흡기 감염병의 동시 유행에 대한 대응지침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유전적 변이 자체, 백신 개발 영향 안 줘” 권 부본부장은 최근 ‘코로나19 완치 후 재감염 의심 사례’가 국내에 처음 보고된 것과 관련해서는 “현재까지는 유전적 변이 자체가 코로나19에 대한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그는 “치료제, 백신, 마스크 등의 수단은 코로나바이러스가 지나가는 것을 막거나 끊어버리는 거리두기의 한 부분이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면서 “효과적이고 안전한 백신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사람과 사람 간의 물리적인 거리두기와 마스크를 통한 직접 전파 차단이 가장 확실한 대안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된 이후에는 인공적으로 거리 두는 효과까지 합쳐진 완전한 거리두기를 통해서 코로나19 유행을 종식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국내 첫 재감염 서울 거주 20대 여성해외 6건도 젊은데 면역체계 미형성 방역당국에 따르면 국내 첫 재감염 의심 환자는 서울에 거주하는 20대 여성으로, 지난 3월 확진 후 회복됐다가 4월 초에 다시 양성 판정을 받았다. 해당 환자는 각기 다른 바이러스 유형에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권 부본부장은 “코로나19 재감염에 대한 조사, 분석이 필요하다”면서 “우리나라의 경우에서도, 이번에 (보고된) 20대 여성 사례처럼 전문가 검토 및 분석, 항체가(價) 조사 등이 더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럽 질병관리청에서 코로나19 재감염이라고 확인한 것은 홍콩·미국·벨기에·에콰도르가 1건, 인도 2건 등 총 6건 정도”라면서 “여기서 정의 또는 구분하는 재감염에는 1차 감염 후 항체가(價)를 조사하는 사례도 있고, 완전히 회복된 이후 2차 감염이 이뤄진 것을 확인해서 조사한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고된) 6건의 사례를 정리한 것을 보면 보통 (확진자들이) 젊은 연령층임에도 불구하고 면역 반응 자체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았다는 공통점들이 일단 나타났다”고 전했다.“추석 방역관리 시험대, 명절 짧은 만남이라도 고령층엔 치명적” 방역당국은 코로나19 국내 신규 확진자 수가 이날 기준으로 사흘 연속 두 자릿 수로 떨어지는 등 다소 감소하고 있지만 이는 재유행 문턱에서 단계적 거리두기의 효과가 나타난 것이기 때문에 고 추석 대이동을 앞두고 거리두기를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권 부본부장은 “재유행 문턱에서 완벽한 사회 봉쇄가 아닌 단계적 거리두기와 자발적 노력인 (국민의) 참여로 코로나19 유행을 억제하는 사례를 다른 나라들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며 국민들의 거리두기 참여에 감사를 표했다. 특히 “고위험시설과 종교시설을 관리하는 자영업자, 소상공인, 이용자의 희생과 인내, 이웃에 대한 사랑이 있었다”고도 전했다. 권 부본부장은 지역사회에 잠복한 감염이 추석 연휴 대규모 인구 이동을 통해 확산할 우려와 관련해서는 이동을 가급적 줄일 것을 재차 당부했다.“고향찾기, 휴가지 여행 모두 코로나 전파요인” 그는 추석을 “방역관리의 시험대”라고 표현하며 “고향을 찾거나 인파가 몰리는 휴가지로 여행을 가는 경우 모두 코로나19 전파에는 위험 요인이 된다”고 우려했다. 권 부본부장은 “이번 명절은 집에서 쉬면서 보내면서 전국 단위 이동을 줄이고 나이가 많으신 부모님이나 친지 등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분들과의 접촉을 최소화해달라”며 “가급적 온라인 성묘를 활용하고 부득이한 경우라도 최소 인원이 성묘를 다녀오고 단시간만 머물러 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8월 이후 누적된 위·중증환자들이 여전히 144명에 달한다. 코로나19는 어르신들에게 치명적이기 때문에 이번 명절의 짧은 만남이 혹시나 어르신들의 건강을 위협하지 않도록 서로를 위한 마음만 전달하기를 바란다”면서 “올해 추석만큼은 직접 뵙지 않는 것이 효도이고 또 그분들의 건강을 지키는 안전한 길”이라고 강조했다.신규 확진자 61명, 사흘째 두 자릿수수도권 36명… 해외 유입 10명 방대본은 이날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61명 늘어 누적 2만 3106명이라고 밝혔다. 지난 20일(82명)과 전날(70명)에 이어 3일째 두 자릿수를 나타냈고, 확진자 규모도 지속해서 감소하는 추세다. 그러나 학교와 의료기관을 비롯해 곳곳에서 크고 작은 집단감염이 잇따르고 있는 데다 ‘감염 경로 불분명’ 환자 비중이 여전히 20%대 후반대로 집계되고 있어 감염자 수는 언제든 다시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인구 이동량이 많은 추석 연휴(9.30∼10.4)를 고리로 재확산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라 방역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날 신규 확진자 61명의 감염 경로를 보면 지역발생이 51명, 해외유입이 10명이다. 지역발생 확진자 51명을 지역별로 보면 서울 20명, 경기 14명, 인천 2명 등 수도권이 총 36명이다. 수도권 지역발생 환자는 지난 18∼21일 82명→90명→55명→40명을 기록한 데 이어 이날(36명)까지 5일 연속 두 자릿수를 유지했다. 수도권 외 지역에서는 부산 5명, 경북 4명, 강원·충북 각 2명, 울산·경남 각 1명 등이다. 해외유입 10명 중 외국인 9명미국 4명 가장 많아 해외유입 확진자는 10명으로 전날(15명)보다 다소 줄었다. 이 가운데 2명은 공항이나 항만 입국 검역 과정에서 확인됐고 나머지 8명은 경기(6명), 서울·세종(각 1명) 지역 거주지나 임시생활시설에서 자가격리하던 중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들의 유입 추정 국가를 보면 미국이 4명으로 가장 많고, 이어 우즈베키스탄·인도 각 2명, 러시아·터키 각 1명이다. 국적은 외국인이 9명, 내국인이 1명이다. 한편 사망자는 3명 늘어 누적 388명이 됐다. 국내 평균 치명률은 1.68%다. 코로나19로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상태가 위중하거나 중증 단계 이상으로 악화한 환자는 전날보다 3명 늘어 총 144명이다. 이날 격리해제된 확진자는 193명 늘어 누적 2만441명이며, 격리치료 중인 환자는 135명 줄어 총 2277명이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마이크 켜져 있는데…추미애 “김도읍, 검사 안하길 잘해”(종합)

    마이크 켜져 있는데…추미애 “김도읍, 검사 안하길 잘해”(종합)

    “죄 없는 사람 여럿 잡을 것” 비하 발언추 장관, 논란 일자 “송구하다” 사과김도읍 의원 “개인적으로 참 모욕적”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마이크가 켜진 줄 모르고 야당 의원을 비하하는 발언을 했다가 사과했다. 추 장관은 21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 도중 정회가 선포된 후 서욱 국방부 장관의 ‘많이 불편하죠?’라는 말에 “어이가 없다. 저 사람(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은 검사 안 하고 국회의원 하기를 참 잘했다”라며 “죄 없는 사람을 여럿 잡을 거 같다”고 말했다. 해당 발언은 서 국방부 장관과의 사적인 대화였지만 켜진 마이크를 타고 그대로 중계됐다. 약 8분간의 정회 후 오후 8시 45분에 속개된 회의에서는 곧바로 이 문제가 터져 나왔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추 장관의 ‘소설 쓰시네’ 발언 이후 법사위에서 얼마나 많은 논란이 있었냐”면서 “질의한 국회의원이 마음에 안 든다고 마이크 켜진 상태에서 저렇게 말하는 것이 도대체 뭐 하는 짓이냐”고 추 장관에게 사과를 촉구했다. 추 장관은 이에 “원만한 회의의 진행을 위해 유감스럽다. 송구하다”고 했다. 검사장 출신인 소병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추 장관이 사과한 것을 너그럽게 이해해달라는 말을 간곡히 드린다”며 거들었다. 당사자인 김도읍 의원은 “추 장관이 유감을 표시하면서도 ‘회의의 원만한 진행을 위해’라는 전제를 달았다. 그럼 해당 발언에 대해 어떻게 판단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추 장관에게 ‘많이 불편하냐’고 묻는 서 장관도 이해가 안 되고, 추 장관은 국민에게 피로감을 주고 분노하게 하는 장관”이라며 “그럼에도 소 의원이 유감 표시하고 이해해달라고 하니 저 개인적으로는 참으로 모욕적이지만 이해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추 장관, 아들 의혹 등 야당 공세에 또 발끈 이날 추 장관은 아들의 특혜 휴가 의혹 및 정치자금 사용 의혹 등에 대한 야당 의원들의 질문이 빗발치자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추 장관의 지난 17일 국회 대정부질문 발언을 문제 삼자 발끈했다. 조 의원은 당시 추 장관이 ‘공정은 근거 없는 세 치 혀에서 나오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한 점을 거론하며 “야당 의원들이 근거 없는 세 치 혀를 놀린 것이냐”고 다그쳤다. 이에 추 장관은 “의원님들이 계속 공정을 화두로 내거시는데, 지금 이게 공정하냐”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야당은 고발인이고 저는 피고발인”이라며 “법사위에서 현안 질의를 명분 삼아 저를 옆에 두고 국방부 장관에게 여러 모욕적인 표현을 섞어가면 질문을 하는데 참 인내하기 힘들다”고 했다. 추 장관 아들의 휴가 의혹과 관련해서는 서 장관에게도 야당 의원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이 “대한민국 군인의 휴가 대리신청이 가능하냐”고 묻자 서 장관은 “부득이한 경우가 있을 경우”라고 답했다. 서 장관은 “부득이한 경우라는 것은 지휘관의 판단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서 장관은 기록상 병가명령 등이 불명확한 것을 두고 “행정의 뒷받침이 안 됐다고 본다. 행정이 미흡한 것은 사과드린다”고 했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이낙연 “신규 확진 82명, 국민 인내 덕분”…‘개천절 집회’ 주의 당부

    이낙연 “신규 확진 82명, 국민 인내 덕분”…‘개천절 집회’ 주의 당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0일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8일 만에 100명 아래로 떨어진 것과 관련해 국민의 협조에 감사를 표했다.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 “코로나19 어제 신규 확진이 82명”이라며 “국민 여러분의 인내와 협조 덕분이다. 감사드린다”고 적었다. 이어 “그래도 긴장을 풀면 안 된다. 추석 연휴와 개천절이 또 한 번의 고비”라며 “귀성과 유명 관광지 여행을 자제해달라. 개천절 광화문 집회는 금지됐다”고 당부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82명 늘어난 누적 2만 2975명이다. 신규 확진자는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와 광복절 도심 집회 등을 중심으로 한 집단감염이 잇따르면서 지난달 14일부터 전날까지 37일간 세 자릿수를 기록했지만, 이날 처음으로 100명 아래로 떨어졌다. 한때 400명대까지 치솟았던 신규 확진자는 급격한 확산세가 꺾이며 이달 3일부터 전날까지 17일 연속 100명대를 유지하면서 서서히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이날 신규 확진자 수 역시 전날(110명)과 비교하면 28명이나 줄어든 것이다. 그러나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른 상황이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직장, 종교시설, 소모임 등 장소와 유형을 가리지 않고 크고 작은 집단감염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방역당국 “추석 확산 도화선 우려…고향방문·여행 자제” 호소

    방역당국 “추석 확산 도화선 우려…고향방문·여행 자제” 호소

    강도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2차관)이 “이번 추석이 코로나19 감염 확산의 도화선이 되지 않도록 고향방문과 여행은 최대한 자제해달라”고 호소했다. 강 1총괄조정관은 19일 중대본 회의 모두발언에서 “하루 확진자가 감소하고 있으나 감소 추세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여전히 확진자 비율이 수도권은 75% 내외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전세계 누적 확진자수는 이미 3000만명을 넘어섰으며 확진자가 늘어나는 속도도 더 빨라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많은 분들이 이번 추석에는 고향 방문을 자제하며 방역에 참여하고 있지만, 강원도와 제주도를 비롯한 주요 관광지에 숙박 예약이 늘고 있다고 한다”며 “사람들이 붐비는 관광지에서의 접촉은 감염 전파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감염 재확산으로 우리 이웃의 생계가 위협받고 국민들이 감내해야 할 고통과 인내의 시간이 길어질까 매우 우려된다”며 “코로나와의 싸움에는 국민 모두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 1총괄조정관은 또 주말을 맞아 “종교 활동은 비대면으로 해주시고, 다중이용시설의 방문은 자제해달라”며 “추석 음식과 선물 준비로 불가피하게 전통시장과 백화점을 방문하더라도,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해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정세균 국무총리의 추석방역 홍보물인 ‘추석에 다 모이면 위험하다고 정 총리가 그러더라. 힘들게 오지 말고 용돈을 두배로 부쳐다오’ 캠페인을 언급하며 “총리 말씀을 많이 팔아 건강하고 안전한 추석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진중권 “비판은 본질 파고들어야…野 빗나간 욕만”

    진중권 “비판은 본질 파고들어야…野 빗나간 욕만”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특혜 의혹에 대한 국민의힘의 총공세에 “비판은 과격할 필요가 없다”고 꼬집었다. 진 전 교수는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급진적(래디컬)이라는 것은 사태를 그 뿌리에서 파악하는 것이다”라는 칼 마르크스의 말을 거론한 뒤 “래디컬은 과격한 것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사태를 뿌리까지 파고 들어가 본질을 파악해 내는 태도를 의미한다. 비판은 과격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격함은 피상성에서 나온다”며 “사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효과적인 비판을 할 수가 없으니, 비판의 대상 앞에서 열받아서 화만 낸다”고 짚었다. 진 전 교수는 “상대의 썩은 부분을 정확히 짚어낼 능력이 없으면 당연히 ‘종북’이니 ‘좌빨’이니 ‘공산주의’니, ‘문재앙’이니 핀트가 빗나간 욕만 질펀하게 쏟아내기 마련이다”이라면서 “조준이 안 된 비난이 상대에게 타격을 줄 수는 없다. 오히려 과격함으로 자기 이미지에만 타격을 줄 뿐”이라고 일침했다. 앞서 추 장관은 1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추 장관 부부가 국방부 민원실에 전화를 안 했다는 말에 대해 책임질 수 있는가”라는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저는 몇 달 동안 부풀려온 억지와 궤변을 무한 인내로 참고 있다”며 “이에 대해 나중에 어떤 책임을 질 것이냐”고 쏘아붙였다. 추 장관은 또 “저와 아들은 공정을 흩트리지 않기 위해서 어떤 일이 있어도 군 복무를 이행해야 한다는 단호함이 있었다”면서 “공정은 근거 없는 세 치 혀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는 걸 국민은 잘 알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秋 “나도 남편도 민원 안 넣어”… 野 “딸 식당서 정치자금 사용”

    秋 “나도 남편도 민원 안 넣어”… 野 “딸 식당서 정치자금 사용”

    秋, 카투사 지원반장 부모 면담기록 부인“근거 없는 세치 혀, 억지·궤변” 날 선 표현 딸 가게서 후원금 250만원 사용 논란에“기자들과 민생 얘기 나눠… 공짜로 먹나”野 질문 계속되자 “허 참… 초선 의원이”정 총리 “민원실 전화 누구나 가능… 秋 억울”21대 국회 첫 정기회 대정부질문은 마지막 날까지 ‘추미애 청문회’를 벗어나지 못했다. 야당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씨의 군 휴가 특혜 의혹을 집요하게 캐묻는 한편 정치자금법 위반 의혹도 제기했다. 추 장관은 17일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카투사 지원반장 면담 기록에 부모님이 민원을 넣었다고 돼 있다’는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의 질의에 “저는 민원을 넣은 바 없다. 남편도 민원을 넣은 적이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14일에는 관련 질의에 “남편에게 물어볼 형편이 못 된다”고 했지만 비판이 이어지자 남편의 입장을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전 보좌관이 세 차례 서씨의 병가 관련 청원 전화를 한 것 같다’는 김 의원의 지적에는 “제가 이 문제에 대해 확인한다든가 하면 수사에 개입했다고 주장할 거라 일절 연락하지 않은 채 수사 결과를 기다릴 뿐”이라고 답했다. “엄마의 상황을 이해해 달라”며 자세를 낮췄던 사흘 전과 달리 “근거 없는 세 치 혀”, “억지와 궤변” 등 날 선 표현도 주저하지 않았다. “검찰이 소환하면 응할 것이냐”는 김승수 의원의 질문에 추 장관은 “그것이 정쟁이고 정치 공세다. 그걸 노려서 몇 달간 여기까지 끌고 오지 않았느냐”고 맞섰다. 이어 “공정은 근거 없는 세 치 혀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는 걸 국민은 잘 알고 계실 것”이라고 했다. 최형두 의원이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빨리 새 검사를 임명해 신속히 수사하라고 할 생각이 있느냐”고 묻자 “야당 의원님들이 제 위치를 피고발인으로 만들어 주지 않았나. 이 상황에선 지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제기된 의혹에 어떤 책임을 지겠느냐’는 김승수 의원의 질의에는 “억지와 궤변은 제기한 쪽에서 책임을 져야 하지 않겠느냐”며 “무한 인내로 참고 있다”고 답했다. 당직사병 현모씨의 아들 관련 제보에 대해선 “아들과 다른 중대 소속으로 이른바 ‘카더라’다”라고 했다. 최 의원은 추 장관이 2014년 11월부터 2015년 8월까지 총 21차례에 걸쳐 장녀가 운영하는 서울 이태원 식당에서 정치자금 250여만원을 쓴 것과 관련, “정치자금법 위반일 뿐 아니라 일감 몰아주기, 내부자 거래”라고 주장했다. 추 장관은 “딸 가게라고 공짜로 먹을 수는 없는 것 아니냐. 기자들과 민생 얘기도 하면서 ‘좌절하지 말라’고 아이 격려도 해 줬다”고 말했다. 이어 “청년 창업에 우리 사회의 지대(地代)가 걸림돌이 된다”며 갑자기 청년 창업의 고충을 얘기했다. 국민의힘 김병욱 의원이 거듭 이 문제를 거론하자 추 장관은 “허 참…”이라며 실소하다가 “초선 의원으로서 마지막 질문을 그렇게 장식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가”라고 했다. 이에 야당 의원들의 야유가 쏟아졌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추 장관에 대한 질의가 계속되자 “벌써 며칠째냐. 국정을 논했으면 좋겠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어 “민원실 전화는 모든 국민이 할 수 있다. 청탁은 은밀하게 하는 것이다. 추 장관이 억울한 부분이 많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억지와 궤변, 무한 인내 중” 버럭한 추미애, 野와 설전(종합)

    “억지와 궤변, 무한 인내 중” 버럭한 추미애, 野와 설전(종합)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7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아들의 군 특혜 의혹을 파고든 야당 의원들에 격앙된 어조로 맞섰다. 국민의힘은 그간 나온 의혹을 반복했고, 추 장관은 반박하다 결국 감정적 모습을 보였다. 이날 추 장관을 국무위원 답변석으로 불러낸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추 장관 보좌관이 군에 민원 전화를 걸었는가’를 비롯한 기초 팩트 체크부터 다시 했다. 14일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에 이어 비슷한 질문에 거듭 시달린 추 장관은 “무엇을 묻는지 모르겠다. 대정부질문과 상관없는 내용 아니냐”며 한숨을 쉬었다. 최 의원이 비슷한 질문을 이어가자 “(국무위원 인사청문회) 청문 위원처럼 질문을 하시려면, 많은 준비를 해오시면 좋겠다”며 “아픈 기억을 소환해주신 의원님 질의에 감사드린다”고도 했다. 군 복무 중 무릎 수술을 한 아들, 식당 창업에 실패한 장녀를 소재로 한 야당 공세를 비꼰 것이다.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이 “군 민원실에 전화한 적 없다는 말에 책임질 수 있나”고 또다시 묻자 추 장관은 “어떻게 책임질까요. 의원님의 억지는 나중에 책임지겠나”라고 받아쳤다. 이어 “저는 무한 인내로 의혹들을 참고 있다. 몇 달 동안 부풀려온 억지와 궤변에 (야당은) 어떤 책임을 지시겠나”고 역공했다. 야당 의석에서 고성이 터져 나왔다. 추 장관은 답변석에서 내려가면서 “공정은 근거 없는 세 치 혀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국민은 잘 알고 계실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추 장관은 가족을 향해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추 장관은 “아들이 참으로 고맙다. 평범하게 잘 자라주고 엄마 신분에 내색하지 않고 자기 길 헤쳐나가고 있어 미안했고 지금도 미안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21대 국회의 첫 번째 정기국회에 이 문제가 온통 다른 주제를 덮어버린 것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대단히 송구하다”고도 했다. 또 추 장관은 장녀가 운영하던 식당에서 정치자금을 사용한 사실을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이 거론하자 “허 참…”이라며 실소하다가 “초선 의원으로서 마지막 질문을 그렇게 장식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가”라고 했다. 추 장관과 야당 의원들 사이에 날카로운 신경전이 오가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의혹이 대부분 거짓으로 드러났다며 추 장관을 두둔했다. 민주당 송기헌 의원은 “정당끼리는 충분히 건강한 비판을 할 수 있다”며 “그러나 비판을 넘어 과장과 왜곡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서영석 의원은 “국민의 짐이 아닌 힘이 돼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당명인 국민의힘을 ‘국민의짐’으로 비꼰 발언으로 들렸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추미애, 아들 의혹 반박 “野 억지와 궤변 책임져라”

    추미애, 아들 의혹 반박 “野 억지와 궤변 책임져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아들 서모씨(27)의 군 시절 특혜 의혹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며 결백을 강조했다. 추 장관은 1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의 질문에 일일이 반박했다. 추 장관은 먼저 당직사병 A씨를 ‘이웃집 아저씨’로 지칭하며 그는 아들과 같은 중대 소속이 아니며 제보가 신빙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추 장관은 “A씨와 제 아들은 다른 중대 소속인데 이른바 군대에서는 같은 중대 소속 아니면 ‘이웃집 아저씨’라고 한다더라”며 “그 이웃집 아저씨의 오인과 추측을 기반으로 해서 여전히 야당 측에서는 공익제보자라 하는 데 그것이 부합하려면 공익제보를 받아들이는 기관이나 국회의원들도 일단 검증을 거치는 정도는 해야 책임있는 자세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의 계속되는 의혹 제기에 대해서는 “의혹에 의혹을 자꾸 붙여서 지금 눈덩이처럼 커져 여기까지 왔는데 억지와 궤변은 아마 그것을 제기한 쪽에서 책임을 지셔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국민의힘 의원들 향해 “공정은 근거 없는 세 치 혀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는 것을 국민은 잘 알거다”라고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추 장관은 “검찰이 조만간 수사 결론을 낼테니 지금까지도 저를 향한 억지와 궤변이 엄청나고 지금도 하루에 수천건씩 쏟아지며 감당이 안되는데 조금 더 참아주면 어떨까”라며 “저도 많이 인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이 면담일지에 나온 부모 민원 기록을 근거로 ‘민원 여부 어떤 것이 맞냐’고 묻자 “군 상사가 아들과 면담할 때 ‘30일 병가가 가능하다고 알려줬는데 자기에게 문의하지 왜 국방부에 민원을 넣느냐’고 물으니 아들이 짐작으로 부모님이 민원을 넣으셨나 보다라고 답한 기록이 그 면담일지”라며 “앞서 한 번이 아니고 지금까지 저는 관여한 적이 없다는 것을 여러분이 질의하실 때마다 누차 답변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이 사실이 아닐 경우 책임을 질거냐고 묻자 추 장관은 “책임이란 용어는 그런 때 쓰는 게 아니다”라며 “지금까지 몇달간 부풀린 궤변과 억지에 대해서는 어떤 책임을 지시겠느냐? 전 무한 인내로 참고 있다”고 받아쳤다. 추 장관은 “저와 아들은 공정을 흩트리지 않기 위해서 어떤 일이 있어도 군 복무를 이행해야 한다는 단호함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날 아들의 입대 전 축구하는 모습의 사진이 제기되자 “아들이 스포츠매니지먼트 전공 학생이라 저런 사진은 수도 없이 많을 거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제 아들이 그 며칠의 휴가를 더 받기 위해 하지 않아도 될 수술을 했다는 취지로 질문하는 것이냐”며 “그걸 책임을 질 수 있느냐? 그런 의혹제기를 이 국정단상에서 말해서 국민이 오해하게 만드는 데 어떤 책임을 질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언론에서 추 장관을 소환할 수 있다는 보도가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무슨 혐의의 구체적인 근거가 있고 수사에 단서가 있어야 하는 것임에도 그것을 노려서 지난 몇달간 여기까지 끌고 왔다”며 “그것이 바로 정쟁이고 정치공세”라고 야당을 비판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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