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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세대 감각 톡톡 튀는 급훈 인기

    새학기를 맞은 초·중·고 학생들이 해야 하는 중요한 일 가운데 하나는 바로 급훈(級訓) 정하기다.과거에는 담임교사가 교육관 등을 바탕으로 적절한 내용을 급훈으로 정하는 방식이 주류였지만,최근에는 학생들이 직접 학급회의 등을 통해 스스로 선택하는 방법이 늘고 있다.까닭에 신세대의 의식이 반영된 톡톡 튀는 급훈이 인기를 끌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급훈으로는 최근의 시대상을 반영한 ‘패러디형’을 들 수 있다.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에서 힌트를 얻은 ‘합격증 휘날리며’나 TV에서 방영됐던 ‘올인’,‘여인천하’ 등이 그것이다.광고 등에서 등장하는 카피를 활용한 ‘열심히 공부한 당신 더해라’,‘세상을 다 가져라’,‘꿈★은 이뤄진다’ 등도 이같은 유형에 포함된다. 희망사항을 재치있게 표현한 ‘목표제시형’ 급훈도 학생들의 지지를 얻고 있다.고3 교실의 경우 재수(再修)를 하면 안 된다는 의미로 ‘재수없는 반’,서울대·연세대·이화여대·한양대 등에 진학하자는 뜻으로 ‘2호선을 타자’,‘빡세게!’ 등이 이에 해당된다. 또 다소 위협적인 느낌을 줄 수 있는 ‘옆사람 깨워라’,‘쉿!’,‘엄마가 보고 있다.’,‘밥값은 하자’ 등의 ‘협박형’ 급훈도 인기다.이밖에 ‘노력의 열차를 타면 희망의 역에 도착한다’,‘잠을 자면 꿈을 꾸지만 공부하면 꿈을 이룬다’,‘인생은 언어가 아니다’ 등과 같은 시적인 표현도 자주 등장하고 있다. 이같은 추세는 예전에 급훈으로 자주 사용되던 정직·성실·근면·인내·정숙·충효 등의 단어나 ‘4당5락’(四當五落),‘고진감래’(苦盡甘來),‘초지일관’(初志一貫) 등의 교훈적인 사자성어와는 사뭇 다른 것이라 할 수 있다.송모(16·서울 관악구 신림동)군은 “모든 학생들에게 막연히 모범생이 되기를 강조하는 급훈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면서 “급훈으로는 훈계조의 내용보다 반 학생들이 공감할 수 있는 보다 구체적인 표현이 더 적당하다.”고 말했다. 서울 S여고 이모(25·여) 교사도 “학생들의 참신한 아이디어가 반영된 급훈에 대해 다소 천박하다는 우려감을 표시하기도 하지만,관념적·추상적 단어를 사용한 박제화된 급훈보다는 오히려 낫다.”면서 “학생들이 직접 참여해 결정한 급훈인 만큼 학생들의 실천을 이끌어내는데도 유리하다.”며 지지했다. 장세훈기자 shjang@˝
  • [이경기의 스크린1인치] 춤바람 신바람 돈바람

    국내 개봉중인 제시카 알바 주연의 ‘허니 Honey’가 호평을 받고 있다.미모의 10대 소녀가 천부적인 춤 솜씨를 바탕으로 거리를 방황하는 어린 소년·소녀들을 모아 천덕꾸러기 신세였던 자신들의 존재 가치를 일깨워 준다는 내용이다.1970년대 발아돼 지금까지 위세를 발휘하고 있는 힙합의 모든 것을 보여 주고 있다는 평가다. 1970∼80년대 할리우드는 ‘춤의 향연’에 빠졌다.그 촉발제가 된 것이 존 바담 감독,존 트래볼타 주연의 ‘토요일 밤의 열기’(1977년)였다. 뉴욕 브루클린 페인트 가게 점원이 춤의 황제를 꿈꾸며 주경야무(晝耕夜舞)에 몰입,결국 댄스 대회에 출전해 희망했던 목표를 이루게 된다.이 작품은 흑인들이 지하실이나 음침한 댄스 홀에서 끼리끼리 모여 즐겼던 ‘디스코’를 백인들도 즐기는 양지의 음악으로 발굴한 공적을 인정받고 있다.특히 3형제 음악인 비지스가 여성과 같은 보컬을 시도한 가성(假聲· Falsetto) 창법으로 ‘How Deep is Your Love’ ‘Night Fever’ 등의 배경곡을 불렀다.이 음반은 3000만장이나 팔려 나가는 대기록을 수립한 바 있다. 제니퍼 빌스를 할리우드 샛별로 부상시켜준 ‘플래시댄스’(1983년)도 춤영화의 진수를 보여주었다.낮에는 철공소 용접공으로 일하는 여공이 밤에는 맹렬한 춤 연습을 통해 마침내 댄스 여왕으로 등극한다는 설정이다.춤 영화 신드롬을 지속시키는 데 일조했다. 허버트 로스 감독,케빈 베이컨 주연의 ‘풋루즈’(1984년).도시에서 한적한 시골로 이사온 춤의 달인이 부모와 자식간의 묘한 갈등을 겪던 전원 마을을 젊은이들의 춤 경연 대회를 통해 서서히 해소시켜 나간다는 과정을 묘사하고 있다. 패트릭 스웨이즈의 출세작 ‘더티 댄싱’(1987년)은 여름 휴가를 맞아 가족과 휴양지를 찾아 온 20대 초반의 여성이 외설스러운 춤을 전도하는 춤 선생과 달콤한 로맨스를 엮어간다. 댄스 영화에는 몇 가지 공통적인 형식을 갖고 있다.우선 춤이 기성 세대와 신세대간의 가치관 차이를 해소시켜 주는 양념 구실을 하고 있다는 것을 들 수 있다. 부모는 늘상 강가에 내놓은 아이처럼 미숙아 존재였던 아들,딸들이 어느날 끼리끼리 모여 연습한 뒤 펼쳐주는 현란한 댄스 테크닉 공연을 지켜보면서 자기 의지를 굳히며 훌쩍 성인의 몫을 해나가는 자식을 목격하며 대견해한다. 춤은 ‘춤 바람’ 등 우리에게는 다소 부정적인 이미지로 다가온다.하지만 서구사회에서는 기성 세대들에게는 젊은 시절의 호방함을 반추시켜 주는 자극제다.아울러 신세대들에게는 현실 세계에서 부딪치는 여러 모순을 인내하며 극복해 나갈 수 있는 완충 역할을 해내고 있다.배우들에게는 연기외에 또 다른 특기를 마음껏 발휘해 인기 영역을 넓힐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것도 매력 포인트가 되고 있다. ‘토요일 밤의 열기’가 디스코 열풍을 주도한 것처럼 ‘브레이킹 인’(1989년)은 거리 음악인 브레이크 댄싱을 대중화시키는 데 일조했다. 이런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빛을 보지 못하고 은둔해 있던 여러 춤의 형식을 영화를 통해 젊은이들에게 조망을 받으면서 수요 창출을 유도할 수 있는 것도 이 장르만의 특성이다.이외 경쾌한 율동을 자극시켜 주는 배경 음악이 담겨 있는 사운드트랙은 음반사에는 막대한 잉여 수익을,영화사에는 흥행을 배가시킬 수 있는 관객 유인 요소로 작용해 댄스 영화가 장수 인기를 누릴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 [김영희 이혼클리닉] 청각장애인과 결혼 고집하는 외아들

    남편과 일찍 사별한 뒤 스물일곱살 아들,딸을 두고 제과점을 경영하고 있습니다.장래가 촉망되는 아들이 청각장애인 여성과 결혼하겠다고 합니다.아들을 의지하고 살아왔는데 ‘청천벽력’이네요.아무리 반대해도 아들이 말을 듣지 않습니다.어쩌면 좋을까요? 양정미(가명) 양정미씨,자식 마음과 부모 마음은 다른 것일까요?성년이 된 자식들이 결혼할 때가 되면,왜 한바탕씩 전쟁(?)을 치러야 하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혼기를 앞둔 자녀를 둔 가정에는 크고 작은 문제가 있을 수 있겠지만,일부 부모들 중엔 자식 사랑이 지나친 나머지 결혼할 당사자가 뒤바뀐 듯 하나에서 열까지 지나친 간섭들을 하는 것 같습니다.물론 부모가 자식 결혼문제에 무관심할 수야 없겠지만,어디까지나 결혼할 당사자는 본인이지 부모가 아니란 점을 인식해야 할 것 같습니다. 얼마 전 한 TV토론 프로그램에서 미국 뉴욕 브루클린 검찰청 강력부 부장검사인 정범진씨를 인터뷰한 적이 있었지요.정 검사는 부모를 따라 9살 때 미국으로 이민을 가 명문 조지워싱턴대 법학과를 다니던 중 24세의 젊은 나이에 불의의 교통사고로 전신마비가 되었습니다.그런데도 학업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 치열한 경쟁을 뚫고 변호사시험에 합격했고,브루클린 검찰청 강력부 검사가 되어 살인사건전담부 수석검사를 거쳐 부장검사로까지 승진했다고 합니다. 어깨 아랫부분을 전혀 움직이지 못하는 ‘중증장애인’인 그가 해낸 성공은 ‘인간승리’ 그 자체라고밖에 표현할 말이 없을 것 같습니다.인종차별이 심한 이국 땅에서,더구나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장애인으로 역경을 이겨내기까지 겪었을 ‘인내와 좌절’은 우리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피눈물 쏟는 고통이었을 겁니다.정말 자랑스럽고 훌륭한 사람이지요.한데 그 정 검사가 오는 10월에 유능한 여성 벤처사업가와 결혼한답니다. “어떤 정상인보다 건강한 분이고,착실하면서도 곧은 성품에 반했어요.몸만 건강하고 마음엔 커다란 장애를 가진 사람과 결혼하는 것보다 몸은 불편하더라도 마음만은 누구보다 건강한 사람과 결혼하기로 결심했어요.” 그와 결혼할 이수영씨가 한 말입니다. 정미씨,일찍 남편과 사별하고 재혼도 안한 채 두 남매를 정신적 지주로 의지하고,아들딸 결혼시켜 착하고 예쁜 며느리·사위 얻어 손자·손녀 돌봐주며 오순도순 여생을 살아갈 생각이었는데,철석같이 믿고 있던 아들이 청각장애인과 결혼을 하겠다니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는 충격”이었을 겁니다. 어머니의 외로운 삶을 보고 자라온 아들은 어머니의 희망이 자신인 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터입니다만,사랑 앞에서는 어쩔 수 없나 봅니다.사랑하는 여자보다 어머니를 덜 사랑해서가 아니라 남편에게 주는 사랑과 자식에게 주는 사랑이 다르듯이 ‘사랑의 길’이 다른 것뿐이지요. 아들은 결혼하고 싶은 여자가 천사같다고 했는데,아들 또한 같은 마음을 지닌 청년인 것 같습니다.세상에는 바르지 못한 사고와 행동으로 살고 있는 정상인도 많습니다.두 쌍이 결혼하면 한 쌍이 이혼한다는 우리나라의 이혼율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외적인 조건만으로 결혼의 행·불행이 결정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두 사람은 처음 만났을 때 말이 통하지 않았으련만,눈으로 가슴으로 사랑을 나눌 수 있었나 봅니다. 정미씨,어머니 마음을 아프게 하는 아들은 지금 무척 괴로울 것입니다.아들이 겪고 있을 고통을 헤아려 주는 ‘어머니의 마음’을 보여주십시오.지금 당장 결정을 내리려 하지 말고 충분한 시간을 갖고 지켜보시되 두 사람의 사랑이 ‘필연적’인 것이라면 어쩔 수 없는 일이지요.다그치지 말고 다시 한번 생각할 시간을 주고 아들의 선택을 기다려 보세요. 옳은 선택인지 잘못된 선택인지는,선택한 사람이 책임져야 할 몫입니다.평생을 같이할 인생의 동반자를 아들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지켜보십시오. 서울가정법원 조정위원˝
  • [김영희 이혼클리닉] 청각장애인과 결혼 고집하는 외아들

    남편과 일찍 사별한 뒤 스물일곱살 아들,딸을 두고 제과점을 경영하고 있습니다.장래가 촉망되는 아들이 청각장애인 여성과 결혼하겠다고 합니다.아들을 의지하고 살아왔는데 ‘청천벽력’이네요.아무리 반대해도 아들이 말을 듣지 않습니다.어쩌면 좋을까요? 양정미(가명) 양정미씨,자식 마음과 부모 마음은 다른 것일까요?성년이 된 자식들이 결혼할 때가 되면,왜 한바탕씩 전쟁(?)을 치러야 하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혼기를 앞둔 자녀를 둔 가정에는 크고 작은 문제가 있을 수 있겠지만,일부 부모들 중엔 자식 사랑이 지나친 나머지 결혼할 당사자가 뒤바뀐 듯 하나에서 열까지 지나친 간섭들을 하는 것 같습니다.물론 부모가 자식 결혼문제에 무관심할 수야 없겠지만,어디까지나 결혼할 당사자는 본인이지 부모가 아니란 점을 인식해야 할 것 같습니다. 얼마 전 한 TV토론 프로그램에서 미국 뉴욕 브루클린 검찰청 강력부 부장검사인 정범진씨를 인터뷰한 적이 있었지요.정 검사는 부모를 따라 9살 때 미국으로 이민을 가 명문 조지워싱턴대 법학과를 다니던 중 24세의 젊은 나이에 불의의 교통사고로 전신마비가 되었습니다.그런데도 학업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 치열한 경쟁을 뚫고 변호사시험에 합격했고,브루클린 검찰청 강력부 검사가 되어 살인사건전담부 수석검사를 거쳐 부장검사로까지 승진했다고 합니다. 어깨 아랫부분을 전혀 움직이지 못하는 ‘중증장애인’인 그가 해낸 성공은 ‘인간승리’ 그 자체라고밖에 표현할 말이 없을 것 같습니다.인종차별이 심한 이국 땅에서,더구나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장애인으로 역경을 이겨내기까지 겪었을 ‘인내와 좌절’은 우리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피눈물 쏟는 고통이었을 겁니다.정말 자랑스럽고 훌륭한 사람이지요.한데 그 정 검사가 오는 10월에 유능한 여성 벤처사업가와 결혼한답니다. “어떤 정상인보다 건강한 분이고,착실하면서도 곧은 성품에 반했어요.몸만 건강하고 마음엔 커다란 장애를 가진 사람과 결혼하는 것보다 몸은 불편하더라도 마음만은 누구보다 건강한 사람과 결혼하기로 결심했어요.” 그와 결혼할 이수영씨가 한 말입니다. 정미씨,일찍 남편과 사별하고 재혼도 안한 채 두 남매를 정신적 지주로 의지하고,아들딸 결혼시켜 착하고 예쁜 며느리·사위 얻어 손자·손녀 돌봐주며 오순도순 여생을 살아갈 생각이었는데,철석같이 믿고 있던 아들이 청각장애인과 결혼을 하겠다니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는 충격”이었을 겁니다. 어머니의 외로운 삶을 보고 자라온 아들은 어머니의 희망이 자신인 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터입니다만,사랑 앞에서는 어쩔 수 없나 봅니다.사랑하는 여자보다 어머니를 덜 사랑해서가 아니라 남편에게 주는 사랑과 자식에게 주는 사랑이 다르듯이 ‘사랑의 길’이 다른 것뿐이지요. 아들은 결혼하고 싶은 여자가 천사같다고 했는데,아들 또한 같은 마음을 지닌 청년인 것 같습니다.세상에는 바르지 못한 사고와 행동으로 살고 있는 정상인도 많습니다.두 쌍이 결혼하면 한 쌍이 이혼한다는 우리나라의 이혼율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외적인 조건만으로 결혼의 행·불행이 결정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두 사람은 처음 만났을 때 말이 통하지 않았으련만,눈으로 가슴으로 사랑을 나눌 수 있었나 봅니다. 정미씨,어머니 마음을 아프게 하는 아들은 지금 무척 괴로울 것입니다.아들이 겪고 있을 고통을 헤아려 주는 ‘어머니의 마음’을 보여주십시오.지금 당장 결정을 내리려 하지 말고 충분한 시간을 갖고 지켜보시되 두 사람의 사랑이 ‘필연적’인 것이라면 어쩔 수 없는 일이지요.다그치지 말고 다시 한번 생각할 시간을 주고 아들의 선택을 기다려 보세요. 옳은 선택인지 잘못된 선택인지는,선택한 사람이 책임져야 할 몫입니다.평생을 같이할 인생의 동반자를 아들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지켜보십시오. 서울가정법원 조정위원
  • 술따라 맛따라-계룡 백일주

    ‘술과 친구는 오래될수록 좋다.’란 속담이 있다.하지만 아무리 술맛이 좋아도 마냥 기다릴 수는 없는 노릇. 예로부터 우리의 ‘주당’들은 100일 정도를 인내의 한계치로 본 것 같다.백일주란 이름이 붙은 술이 많은 것도 그렇고,꼭 이같은 이름이 붙지 않았어도 상당수의 술이 양조과정에서 100일 정도의 숙성·발효 기간을 필요로 한다는 점을 보아도 그렇다. 전통식품 명인 제4호로 지정돼 있는 계룡백일주는 100일간의 숙성기간을 갖는 대표적인 전통 민속주. “꼭 100일을 채워야 술 맛이 좋은 것은 아니야.날이 더우면 술이 빨리 끓어 한 달 만에 익기도 하고,추우면 마냥 기다려야 할 때도 있지.아마 100일 정도에 잘 익도록 온도를 맞추어 정성을 들이면 술 맛이 좋다는 의미일 게야.” 계룡백일주 제조 기능보유자인 지복남(78)씨는 백일주의 의미를 이렇게 해석한다.지씨는 조선 인조대왕 때부터 가양주로 백일주를 빚어서 마셔온 연안 이씨 집안의 14대손 며느리다. 14대 조부인 이귀(李貴)는 인조 반정의 일등 공신.몇차례의 반정 시도가 무산된 끝에 가까스로 성공해 인조를 왕위에 올리자,왕은 고마움의 표시로 사가에서 마시던 백일주와 그 제조법을 하사했다고 한다. 이후 백일주는 후손들에 의해 연안이씨 집안의 가양주로 자리잡았다.‘계룡’이란 이름은 89년 백일주가 충남 무형문화재 7호로 지정되면서 심대평 당시 지사가 계룡산에서 이름을 따 붙여준 것이다. “한때 백일주의 맥이 끊길 뻔했어.일절 강점기에 일체 술을 못빚게 했거든.그런데 술 없이 못사는 게 우리 집안 내력이었지.조부님과 아버님 모두 ‘마시곤 가도 지고는 못간다.’고 할 정도로 술을 좋아하셨어.몰래 빚을 수밖에 없었지.” 들켜서 벌금도 많이 물었지만,다행히 부잣집이어서 큰 문제는 없었다고 한다.나중엔 ‘저 집에 가면 항상 맛있는 술이 있다.’는 게 알려지면서 순사와 관료들까지 와서 술을 달라고 손을 내밀었다고 했다. 계룡백일주는 찹쌀과 백미,누룩,솔잎,홍화,오미자,진달래꽃,재래종 국화로 빚은 고급 약주다.밑술과 덧술 과정을 거치는데,밑술을 빚을 때 고두밥이나 백설기가 아닌 죽을 쑤어 누룩과 섞어 발효시키는 게 특징.그래야 술 맛이 차지고 감칠맛이 난다고 한다. 누룩은 직접 만든다.통밀과 찹쌀을 같은 분량으로 섞어 빻은 것을 반죽해 띄운다.여름엔 2개월,겨울엔 3개월 정도 2∼3일에 한번씩 뒤집어주어야 노르스름하면서도 하얀 누룩이 나온다고. 솔잎,진달래는 집 주변 산에서 직접 채취한다.1년치를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진달래가 피기 시작하면 인부를 사서 채취해다가 말려 보관한다.재래종 국화는 밭에서 재배해 쓴다.솔잎과 국화는 반드시 토종을 써야 한다고.일본에서 건너온 소나무류에서 채취한 솔잎과,꽃이 화려한 요즘 국화를 쓰면 쓴 맛이 나기 때문이다. 계룡백일주는 약주(16도)와 소주(40도)로 나온다.약주는 부드러우면서 진하다.이는 100일 이상의 충분한 숙성기간을 거쳤기 때문. 지씨는 “판매하기 위한 술은 경제성 때문에 100일의 숙성기간을 지키기가 어렵다.”며 “보통 온도 조절을 통해 시간을 훨씬 앞당긴다.”고 말한다.하지만 충분한 시간을 갖고 저온에서 발효 숙성시켜야 향과 맛이 좋다고 했다. 소주는 약주를 증류시켜 벌꿀을 가미한 리큐르다.약주는 여과 과정을 거쳤어도 1년 정도만 보존이 가능하지만 소주는 오래 보관할수록 맛과 향이 좋아져 영구 보관이 가능하다. ■ 따라 빚어보세요 재료:누룩,찹쌀,오미자,재래종 국화,진달래꽃,솔잎. 1.찹쌀 1말을 불렸다가 가루로 빻아 물 1말을 넣어 묽은 죽을 쑨다.주걱을 꽂으면 설 정도로 한다. 2.누룩 2되와 고루 섞어 20∼25도 정도 되는 실내에서 한 여름엔 10여일,겨울엔 1개월가량 발효시킨다.누룩은 통밀과 찹쌀을 같은 분량으로 거칠게 빻아 띄운 것을 쓴다.(밑술 빚기) 3.찹쌀 2말로 고두밥을 짓는다.시루나 찜통 밑에 솔잎을 깔고 찌면 좋다. 4.식힌 고두밥에 응달에서 말린 오미자,국화,진달래꽃,솔잎 각 1근을 함께 섞어 밑술 항아리에 담아 잘 젓는다. 5.창호지로 봉해 뚜껑을 덮어 두달 열흘 정도 발효시킨다. 6.술이 잘 익으면 여과지나 촘촘한 보자기에 덧술을 떠내 짜낸다.16도 정도의 계룡백일주가 나온다. 글 공주 임창용기자 sdragon@˝
  • 조지 마이클·어셔 반가운 새앨범

    조지 마이클과 어셔가 새 앨범을 냈다. 마이클은 제목처럼 팬들을 인내하게 만든 신보 ‘페이션스(Patience)’를 들고 8년만에 돌아왔다.그러나 이번 음반을 끝으로 더이상 앨범을 내지 않는다고 하니 오래 기다린 팬들의 갈증은 더욱 심해질 듯 하다. ●8년만에 ‘페이션스’ 발표 조지 마이클은 듀오 ‘왬’으로 활동하다 1987년 솔로 데뷔 앨범 ‘페이스(Faith)’로 무려 4곡의 빌보드 1위곡을 쏟아내며 화려한 음악인생을 시작했다.블루 아이드 솔(백인이 부르는 흑인음악)의 기수로 평가받으며 폴 매카트니,엘튼 존의 뒤를 이어 영국을 대표할만한 아티스트로 꼽혔다. 그러나 그간 음반사와의 마찰,비정상적인 사생활 등으로 정규 앨범을 내지 않아 팬들을 실망시켜 왔다. 그는 이번 앨범에서 자신의 실력이 전혀 녹슬지 않았음을 보여준다.타이틀곡 ‘어메이징(Amazing)’은 가벼운 펑키에 댄스 멜로디가 가미된 듣기 편한 곡으로 단순하지만 흥겨운 멜로디가 시작부터 귀를 사로잡는다. ●자신의 이야기 담은 ‘컨페션스’ 세븐,비 등 내로라하는 국내 가수가 ‘벤치마킹’한 미국 R&B,힙합계의 천재 뮤지션 어셔는 4번째 앨범 ‘컨페션스(Confessions)’를 발표했다.올해 25살인 어셔는 곡을 만드는 능력뿐 아니라 노래,춤,연기 다방면에 걸쳐 재능을 뽐내고 있으며,3장의 앨범으로 2000만장의 판매고를 올린 슈퍼스타.10대에 데뷔해 활동 10년째를 맞고 있는 그는 ‘고백’이란 뜻의 제목 그대로 이번 앨범에 자신의 음악,팬들에 관한 생각 등 개인적인 이야기들을 담았다.“보컬 실력이 늘어났음을 입증하고 싶었다.”는 그는 ‘Take Your Hand’와 같은 곡에서 이를 증명해 내고 있다. 강한 비트로 파티장 분위기를 연상시키는 흥겨운 곡인 첫 싱글 ‘Yeah’는 현재 빌보드 싱글 차트 1위를 5주째 달리고 있으며 어셔의 보컬이 돋보이는 발라드 ‘Bur-n’도 싱글 차트 24위에 오르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박상숙기자˝
  • [사설] 헌재 불편부당하되 신속하게

    헌법재판소가 18일 첫 평의(재판부 전원회의)를 열고 대통령 탄핵소추안 심리를 위한 향후 절차를 논의했다.이로써 헌정 사상 처음으로 제기된 대통령 탄핵심판 청구사건의 심판 절차가 개시됐다.이날 논의는 오는 30일 첫 공개변론을 열며,노무현 대통령이 출석해 줄 것을 통보키로 하는 등 주로 절차적인 문제들에 집중됐지만,헌법재판소의 첫 평의는 현대 정치사의 그 어떤 사건 못지않은 역사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는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에 하나의 커다란 획이 그어지는 것을 목도하고 있다.탄핵은 법적 절차임과 동시에 고도의 정치적 행위다.또한 이 사회가 안고 있는 갈등의 집약적 표출이다.따라서 쉽게 혼란으로 빠져들 수 있는 위기임에도 불구하고 헌법과 법률이 규정하는 절차에 따라 심판이 진행되기 시작한 데 대해 조심스럽게 안도감을 느끼는 한편 아직도 이 위기의 끝이 어디에 닿게 될지 불안감을 쉬이 떨치지 못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 나라가 처한 정치·경제 상황과 헌법재판소 결정이 갖는 의미를 생각할 때 심판은 신속하게 진행돼야 한다.심판 기일이 지나치게 길어질 경우 여러가지 외적 요인이 영향을 미치거나,정치·경제 불안이 장기화되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탄핵소추 사유 추가나 탄핵소추 취하 등 많은 쟁점들에 관한 법 규정의 미비로 심판이 쌍방간의 공방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헌재는 법 절차를 엄격하게 적용하고 엄정한 판단을 내림으로써 심판을 신속하게 진행시켜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헌재의 심판은 불편부당함을 잃지 말아야 한다.정치 상황이나 각종 압력에 휘둘리지 말고 오로지 법과 양심에 따라 심판에 임하길 바란다.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결의된 뒤 지난 1주일동안 찬·반을 둘러싸고 치열한 논쟁이 벌어졌다. 이제는 정치권은 물론 모든 찬·반 주장자들이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시도를 접고,차분하게 헌재의 불편부당한 결정을 기다리는 인내심을 발휘해야 한다.˝
  • ‘뜨는법’ 별별게 다있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인터넷에 ‘얼짱’으로 등극해 자고 일어났더니 스타가 되는 예측불허의 세상.방송국이 자체적으로 스타를 선발해 키우는 ‘공채 탤런트 시대’는 막내린 지 오래다.지금 이 순간에도 예비스타들은 호시탐탐 스타탄생의 기회를 노리고 있을 것이다.인터넷 블로그를 떠돌며,혹은 드라마보다 극적인 ‘길거리 캐스팅’을 꿈꾸며 근육의 긴장을 잠시도 풀지 않은 채….종횡무진 안방극장을 누비고 있는 스타들은 데뷔사연들도 별나다.그들의 ‘출신성분’은 어떨까. #인터넷에서 뜨면 뜬다 디지털 시대가 도래하면서 연예계에도 지각변동이 일어났다.‘얼짱’이라는 신조어 탄생에 일조한 박한별은 인터넷이 만들어낸 최고 스타.전지현을 닮은 학생증 사진이 인터넷에 유포되면서 얻은 폭발적인 인기를 바탕으로 연예계에 성공적으로 상륙했다. 얼짱에 이어 몸짱이라는 파생어를 낳은 ‘봄날 아줌마’ 정다연도 인터넷이 만든 스타.인터넷 신문 ‘딴지일보’에 사진과 기사가 실린 뒤 전국민의 뜨거운 호기심 속에 지상파 방송과 CF에도 출연했다. #난 어쩌다 찍혔어 데뷔 동기를 물을 때마다 으레 나오는 소리가 ‘길거리 캐스팅’이다.이와 달리 조인성은 자신이 살던 동내(천호동)에선 꿈도 꿀 수 없는 얘기라며 연기 아카데미 출신임을 당당하게(?) 밝히기도 했다. 길거리는 아니지만 이정재,정우성,구본승 등은 공교롭게 데뷔 전 강남의 한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픽업된 케이스.우연의 일치일 수도 있으나 이들이 특정 카페에 매니저가 많이 몰린다는 사전 정보를 입수하고 ‘위장취업’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믿거나 말거나 식의 얘기도 떠돌았다. 한가인의 데뷔 계기는 소설책에나 나올 만한 이야기.고교시절 수능에 관해 인터뷰한 장면이 뉴스에 나온 뒤 ‘필’이 꽂힌 기획사로부터 전화가 쇄도했다고.CF ‘박카스 걸’로 청순한 매력을 발산한 한가인은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로 확실하게 떴다.화장품 ‘이니스프리’의 모델 남상미는 ‘롯데리아 걸’로 통했다.한양대 앞에서 아르바이트 하던 그를 데뷔시킨 건 ‘8할’이 남학생들의 입소문이다. #‘롱다리’들의 활보 얼굴뿐 아니라 몸매 경쟁력을 앞세운 ‘8등신 미녀들’의 파워가 강해지고 있다.KBS ‘연예가 중계’ MC로 미모뿐 아니라 말솜씨도 뽐내고 있는 이소라를 위시해 드라마 주연 자리를 도맡고 있는 한고은과 이유진,이선진,오승현 등이 슈퍼모델 출신이다.최근에는 선배들의 기와 끼를 전수받은 한지혜,한예슬 등이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여배우 가운데 캐스팅 1순위로 꼽히는 전지현,KBS ‘백설공주’의 김정화,‘장화,홍련’의 임수정 등은 10대 패션 잡지화보에서 깜찍 발랄함을 뽐내던 얼굴들이다.소지섭,송승헌,김하늘 등은 청바지 브랜드 ‘스톰’의 모델이었다는 것이 공통점이다. #미스코리아는 징검다리 과거 미스코리아 선발대회는 전통적인 연예인의 산실.오현경,고현정,이승연,김성령 등 미스코리아 출신 연기자들은 셀 수 없을 정도.외모만을 앞세워 섣불리 진출해 그저 그런 눈요깃거리로 전락해 ‘자연도태’되는 경우도 허다하지만 염정아처럼 캐릭터 발견의 재미와 놀라움을 동시에 주기도 한다.이런 의미에서 연기력 논란에 휩싸이고 있는 김사랑,손태영에 대해 좀더 인내심을 발휘해도 되지 않을까. #‘신병훈련소’는 따로 있다? 외모는 반반하지만 검증되지 않은 신인을 쓴다는 것은 일종의 모험.미완성의 신인들을 조탁하는 프로그램이 있으니 바로 KBS의 ‘학교’시리즈와 MBC의 ‘논스톱’시리즈가 그렇다.이 두 드라마를 거쳐간 스타들을 돌이켜보면 새삼 놀라게 된다. 장혁,하지원,이강희,조인성 등은 ‘학교’를 나오면서 연기자로서 ‘압축성장’했다.아역 배우 출신의 양동근이 개성파 연기자로 거듭나고 무명의 신인가수 장나라,정다빈,김정화,조한선 등이 지금의 인기를 얻기까지 ‘논스톱’이 큰 발판이 됐다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박상숙기자 alex@ ●공채는 죽었다! “쓸 만한 대어급들은 이미 기획사가 모두 채가고 잔챙이들만 득실거리죠.그나마도 조금 키워 놓으면 기획사로 빠져 나갈 겁니다.”(모 방송국 책임 프로듀서)” 방송가에서 ‘공채 무용론’이 또다시 제기되고 있다.이유는 한가지.공채의 목적은 이른바 A급 스타를 안전하게 확보하기 위함인데,막상 뽑고 보니 그같은 자질을 갖춘 신인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다.SBS 관계자는 “최근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기획사들이 유망 신인들을 중학교 때부터 무차별적으로 싹쓸이하는 바람에 공채해봐야 B·C급들만 지원한다.”면서 “그나마 ‘싹수’가 보이는 신인을 발견했다 해도 이미 기획사와 계약을 맺은 상태라 향후 관리가 거의 불가능하다.”고 하소연했다.KBS 관계자도 “뽑기는 방송사가 뽑는데 계약관계의 칼자루는 기획사가 갖고 있어 캐스팅 등에서 전혀 메리트가 없는 경우가 많다.”면서 “공들여 신인들을 뽑아 ‘단역’밖에 쓰지 못하는 공채라면 지속할 필요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지상파 방송3사는 수년전 이같은 이유로 신인 탤런트 공채제도를 폐지했다가 지난해 일제히 부활시켰다.KBS의 경우 지난 97년 이후 6년만에,MBC와 SBS는 각각 2년과 3년만이었다.평년보다 인원수는 줄었지만,적게는 5명에서 많게는 10명까지 신인 연기자들을 뽑았다. 당시 공채제도를 부활시킨 이유는 기획사의 횡포를 더이상 참을 수 없었기 때문.기획사 소속 스타 연기자의 경우 제작국장은 물론 방송사 사장이 나서도 일절 섭외에 응하지 않았다.방송사가 기획사에 휘둘려 ‘끼워팔기’식으로 출연시킨 조연배우에게까지 지나친 액수의 출연료를 지불하는 일도 비일비재했다는 것이다. 이영표기자 tomcat@˝
  • FRB 연방금리 1% 유지

    |워싱턴 백문일특파원|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16일 연방기금 금리를 40여년 만에 최저인 현재의 1%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앞으로도 성급하게 금리를 올리지 않겠다고 밝혔다. FRB는 이날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이같이 결정한 뒤 “인플레이션이 매우 낮고 자원 사용이 부진하기 때문에 위원회는 정책 융통성을 제거하는데 인내심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이는 앞으로 금리 인상을 서두르지 않겠음을 의미한다. FRB는 지난해 6월부터 계속 연방기금 금리를 1%로 유지해왔다.연방기금 금리는 은행간 하루짜리 단기 대출에 적용되는 금리이며 FRB가 경제활동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사용하는 주요 수단이다.인플레가 낮은 수준이면 FRB는 저금리를 유지할 여유를 갖게된다.
  • [시론] 노무현과 正祖/이덕일 역사평론가·명예논설위원

    나는 ‘월간중앙’ 2003년 1월호에 ‘당선자에게 주는 역사의 교훈’이라는 제목의 글을 기고한 적이 있다.그글에서 “노당선자가 처한 현실은 (조선조 임금) 정조와 비슷합니다.”라며 정조시대를 참고할 것을 권유했다. 비단 상황이 비슷했기 때문만은 아니고 정조가 성공한 국왕이었던 것처럼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를 바랐기 때문이다.정조 즉위 초 조정을 장악하고 있던 노론은 사도세자를 죽인 정당으로서 정조를 국왕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노대통령 취임 후 대통령 노무현을 인정하기 싫어하는 한나라당이 국회다수당인 것과 비슷한 상황이었다.실제로 노론은 정조가 이가환 정약용 등의 남인들을 등용하려 하면 극력 저지하는 등 사사건건 발목을 잡았고 즉위 초에는 암살까지 기도했다.거대야당 역시 대통령 노무현의 거의 모든 정치행위에 대해서 발목을 잡았다. 이처럼 처한 상황은 마찬가지였으나 정조와 노무현의 대응방식은 판이했다.정조는 노론이 장악한 정치현실을 부인하지 않고 그들을 정치 파트너로 삼았다. 그러면서 미래지향적인 비전을 제시하고 국정을 개혁해 나갔다.그것은 초인적인 인내를 필요로 하는 것이었다.정조는 ‘두통이 심할 때 등쪽에서도 열기가 많이 올라오니 이는 다 가슴의 화기 때문’이라고 토로한 적이 있는데 이는 부친을 죽인 적당(賊黨) 노론과 마주 앉아 정치를 하는 데서 생긴 화병이었다. 그러나 200여년 후의 대통령 노무현은 달랐다.1년2개월 전에 쓴 그 글에서 나는 “국회의 권한이 강한 우리 정치 현실에서 의회 소수당을 가지고 개혁을 추진하는 데는 많은 어려움이 따릅니다.김대중 대통령이 의원 빼가기를 시도한 것도 그것이 비난받을 행위인 것을 몰라서가 아니라 국회의 동의 없이는 개혁을 완결지을 수 없는 현실 때문이었습니다.”라고 국회현실을 직시하라고 권유했다. 노대통령이 이런 정치 지형을 현실로 인정하지 않고 국회와 대립할 경우 우리 사회가 겪게 될 고통과 혼란,그리고 개혁의 실종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상주의자에 가까운 노무현 대통령은 이런 정치현실을 부인했고,나아가 소수 여당이던 민주당까지 나누어지면서 야당은 대통령 탄핵 의결정족수를 넘겨버렸다.헌법이 부여한 권한을 갖고 있는 양자는 양보없이 충돌했고,그 결과는 모든 국민의 가슴에 큰 상처를 준 탄핵정국이었다. 보다 큰 문제는 우리 사회가 진퇴양난에 빠졌다는 점이다.회복되어 가는 세계경제에 맞춰 국내경제 회복에 전념해도 시간이 부족한 이 시점에 우리는 소모적인 정쟁으로 밤을 지새우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그리고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결말이 어떻든 극심한 분열을 야기하게 되었다.헌재의 결정이 내려지는 날 만세를 부르는 세력과 통곡하는 세력이 함께 뒤섞일 것이니 지구상에 이런 나라가 또 있을까? 정조가 성공한 국왕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인내했기 때문만은 아니다.현실의 고통을 감내하면서 미래지향적 개혁을 수행했기 때문이다. 정조는 자신의 정당성을 노론의 전횡에서 찾지 않고,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이 없는 국정 수행에서 찾았다. ‘노무현 대통령 싫지만 수구세력 횡포 더 싫다’(서울신문 3월15일자 10면)’는 기사 제목처럼 현 상황에서 헌재 기각판결이 내려지면 우리 사회는 과연 4년 후 성공한 대통령을 가질 수 있을까? 노대통령과 함께 우리가 오늘 진정으로 고민해야 할 주제는 바로 이것일 것이다. 이덕일 역사평론가·명예논설위원˝
  • [사설] 강금실 법무장관 왜 논란 부추기나

    강금실 법무장관의 탄핵사태에 대한 발언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강 장관은 세가지 요점을 주장했다.첫째는 국민 대다수가 반대하니 국회가 탄핵소추를 취하하는 것이 좋겠다.총선후 새 국회가 탄핵안을 취하하는 것도 검토해 봐야겠다.둘째 대통령권한대행은 통상 업무만 수행해야 한다.셋째는 국민이 주권자인데 대리인인 국회의원이 멋대로 하느냐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법무장관은 법질서 수호의 막중한 책무를 진 자리다.탄핵 철회는 헌법상 규정이 없다.탄핵 철회를 운운하는 것은 초법적이다.또 제대로 검토되지 않은 사안을 마치 가능성이 있는 듯 불쑥 내놓은 것은 경솔했다.총선후 취하 검토 발언은 특정 정당 지지 메시지로 오해받을 소지도 충분하다. 법무장관은 권한대행의 지휘를 받는 내각의 일원이다.권한대행의 직무범위에 대한 법적 논란은 차치하고라도 만일 통상 수준에 국한돼야 한다면 내각의 직무 또한 통상 수준에 머무는 것이 상식이다.강 장관 발언은 이 상식을 넘은 월권이다.거꾸로 강 장관이 통상 수준을 넘는 언행을 할 수 있다면 권한대행의 직무가 통상 수준에 머물러야 한다는 장관의 말은 틀린 것이다.강 장관 발언은 논리적으로 모순이며,권한대행에 대한 견제구라는 비판을 받아도 할 말이 없을 터이다. 헌법은 의회민주주의를 택하고 있으며 탄핵을 국회의 권능으로 규정하고 있다.국민 다수를 내세워 국회의원이 멋대로 했다고 말하는 것은,의회민주주의를 묵살하는 발언이다.일반 국민이 그리 말해도 ‘그렇지 않다.’고 말해야 할 법무장관이 앞장서서 그런 말을 하고 다니니 개탄스러울 따름이다. 탄핵을 반대하든 찬성하든 이제 모든 국민은 헌재의 결정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어려운 시기를 잘 극복해 성숙한 시민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헌법 규정과 절차를 존중해야 한다.최대한의 자제와 인내가 필요한 때 법무장관이 왜 부적절한 발언으로 평지풍파를 일으키는지 안타깝기 짝이 없다.˝
  • 건교부 “토지 위장증여 279명 고발”

    토지 위장증여 혐의자 279명이 사법당국에 고발조치된다. 건설교통부는 지난해 4∼12월 수도권과 충청권에서 토지를 위장증여한 것으로 의심되는 2만 7000여명에 대한 국세청 정밀조사결과 279명(거래건수 337건)이 토지거래허가를 받지 않기 위해 양도거래를 증여로 위장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14일 밝혔다. 토지 위장증여자들은 신행정수도 건설 호재로 개발붐이 한창 일고 있는 충청권에서 적발됐다.▲충남 공주시 167명 ▲아산시 46명 ▲계룡시 43명 ▲충북 청원군 23명 등이다.이들은 부동산 등기자료와 증여세 납입자료 분석결과 취득자와 양도자간의 증여관계가 거의 성립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건교부는 이들의 명단을 국세청에서 넘겨받아 해당 시·군·구에 통보했으며,당초 검인내역 등을 최종 확인해 이달 말까지 위장증여자들을 모두 사법기관에 고발조치토록 했다.이들은 토지거래허가제 위반(국토계획법)으로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토지가격(개별공시지가 기준)의 30%에 상응하는 벌금형을 받게 된다.건교부는 “위장증여를 막기 위해 토지거래허가 구역에서는 채무관계가 있는 부동산을 증여할 경우 반드시 토지거래허가를 받도록 했다.”면서 “부동산 투기혐의자에 대한 금융거래 일괄조회 등 자금출처 조사가 실효를 거둘 수 있도록 국세청과 협조체제를 강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류찬희기자 chani@˝
  • [데스크시각] 서울의 변신에 대한 ‘쓴소리’/임태순 전국부장

    서울신문사와 시청 사이에는 조그만 길이 있다.폭 10m 안팎이지만 노상주차장을 끼고 있는 일방통행로인데다 이용차량도 적어 한적하다.사람과 차량이 서로 편한 대로 지나가는 공존,공생의 길이었다.그러나 최근 이 길이 부산해졌다.시청앞 잔디광장 조성으로 교통체계가 바뀌어 차량 전용의 3차선 일방도로로 변했기 때문이다.승용차들이 소음과 함께 매연을 내뿜는 것은 물론 쌩쌩 달리기까지 해 새삼 옛길이 좋았다는 것을 느낀다.그러나 시청앞에 잔디광장이 들어선다는 것을 생각하면서 불편을 참는다. 이명박 시장이 취임한 이후 서울에는 많은 변화가 일고 있다.그는 건설회사 사장 출신답게 토목공사로 서울의 변신을 주도하고 있다. 서울시내를 관통하는 청계고가가 없어지면 교통은 엉망진창이 되지 않을까,해체하면 먼지는 얼마나 날릴까 하며 걱정했지만 어느 순간 청계고가가 없어지고,지금은 청계천을 복개한 도로도 걷어내고 있다.어느날 중앙극장 앞을 지나면서 거리가 박하사탕처럼 환해지고 시원해졌음을 느꼈다.우중충한 삼일고가가 철거됐기 때문이었다. 70년대 ‘개발 드라이브’시대의 산물로 도시미관을 해쳐왔던 고가도로와 육교도 속속 해체되고 있다.원남,미아 고가도로가 헐렸고 이달중 서울역앞 고가도로도 철거된다.횡단보도 대신 건설됐던 지하도와 육교도 속속 모습을 감추고 있다. 이런 점에서 보면 이명박 시장의 ‘서울 개조’는 기본 컨셉트를 잘 잡은 것 같다.색안경을 끼고보면 대권을 의식한 전시행정적 요소가 짙어보이지만 차보다는 사람이 중심이 되고,자연과 환경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사고 있다. 그러나 서울의 복원방식은 여전히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아 안타깝다.개발시대의 조급증이 다시 번진 듯 동시 다발적 공사로 서울시내 여기저기가 파헤쳐져 있다.조금 있으면 세종로 중앙분리대도 없어진다고 한다.시민들은 “공사로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는 안내문을 보면서 무한한 인내력을 발휘하고 있다. 최근에는 청계천 복원공사에 제동이 걸렸다.문화재청이 오간수문,수표교 등 청계천 6개 발굴지역에 공사중단명령을 내린 것이다.서울시가 내년 9월로 예정된 청계천 복원 공기에 쫓겨 문화재전문가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문화재발굴과 공사를 병행하다 모전교 호안석축에 손상을 가져왔기 때문이다. 얼마전 만난 언론계 선배는 청계천 복원공사 현장 주변을 지나면서 “참 우리는 무식했어.수표교 등 저런 것을 두고 마구 뒤덮어버렸으니.”라면서 자책을 했다.그러면서 그는 이탈리아 로마는 지하에 매장돼 있는 엄청난 유물 때문에 지하철 노선 신설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소설가 박경리선생은 산과 강을 훼손하며 개발하는 것을 두고 “우리 조상들은 자연(원금)은 그대로 두고 이자로 살아왔는데 요즘은 원금을 까먹으며 살고 있다.”면서 “우리는 후손들에게 뭘 물려주나.”라고 했다. 서울은 정도(定都) 600년의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그러나 역사의 흔적은 빈약하기 그지없다.행여 복원이란 미명 아래 그나마 얼마남아 있지 않은 원금마저 날려버리는 것이 아닐까 두렵다.그리고 국민소득 1만달러 시대의 경제력이라면 보존과 복원도 이제 ‘빨리 빨리’에서 벗어나 품위있고 품격있게 할 때도 된 것 같다. 임태순 전국부장˝
  • [열린세상] 지독한 혼돈 넘어 상생의 길로/정현백 성균관대 사학과 교수·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치졸한 경쟁심보다는 상생의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고,수치상의 소득증대보다는 삶의 질이 중시되어야 한다. 부패와 정쟁으로 얼룩진 두 정당이 대통령을 심판하겠다고 발의한 탄핵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정치권의 대치상황을 지켜보면서 국민들은 경악하였고,심란한 마음을 가눌 수 없다.3월10일 각계 원로들의 선언문은 ‘총체적 위기’라는 표현을 서슴없이 사용하고 있다. 특히 세계화 시대의 5년은 아마 20세기 전·후반의 거의 50년과 맞먹을 정도로 엄청난 변화가 가능한 시대라고 할 수 있다. 이런 현실을 직시하건데 계속되는 정치 난맥상은 나라의 미래를 염려하는 이들에게 심각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런 끝모를 혼란을 지켜보면서 군부독재 아래에서 살아가던 과거가 차라리 나았다는 위험한 생각도 슬그머니 고개를 쳐든다.1930년대 유럽에서 등장하였던 파시즘은 독점자본주의가 위기를 거듭하는 상황 속에서 민주주의 절차가 지니는 혼돈과 부작용에 인내심을 잃은 대중이 선택한 가장 극단적인 해결방식이었다는 점을 상기하자면,지금 우리에게 이런 위험한 상황을 경고하는 것은 지나치지 않다. 서구는 민주주의를 일상생활 속에까지 정착시키는데 수백년의 세월을 소요하였다.그 과정에서 그들은 혁명도 겪었고 전쟁과 극악한 파시즘체제의 고통도 감내하여야 했다. 그에 비한다면 우리 민주주의 발전의 역사는 서구의 시행착오를 교훈으로 삼으면서 직수입된 것이다.우리 민주주의는 속도가 빨라서 이를 따라잡는 국민들로서는 현기증이 날 정도이다. 역사는 각각의 진행단계를 단축할 수는 있을지언정,그 자체를 비약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그런 점에서 지금의 혼란은 어쩌면 우리가 치러야 할 당연한 과정인지도 모른다. 모두가 불안하고 뒤숭숭한 심정이겠지만,그래도 민주주의를 현실화하고 내면화하기 위해서는 인내심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아니 된다. 그러나 이런 위로와 낙관주의에도 불구하고 나를 우울하게 하는 것은 우리 사회에서는 사회적 토론을 통해 합의를 만들려는 노력이 너무 부재한 현실이다.요즈음의 불화는 건강한 사회가 지니는 ‘차이’와 ‘다름’의 공존이 아니라,치졸한 경쟁과 적나라한 집단이기주의가 빚어내는 비열한 각축전이다.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고 공존하거나 의견차를 좁히려는 노력보다는 너 아니면 내가 이겨야 한다는 이분법적인 승부욕이 판치고 있다.더불어서 사회여론을 주도할 수 있는 지식인층 사이의 분열과 대립이 가열되고 있다.지금이야말로 우리 사회는 토론과 합의를 통해,21세기 한국 사회의 미래상을 만들고 장기적인 계획 속에서 이를 실천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때이다. 그뿐만 아니라 오늘 한국의 상황은 이제 막 가난과 후진국적 현상들을 빠져나오는 사회가 겪는 혼란과 다름없다.그래서 대통령도 언론도 쉽게 소득 2만달러 시대를 기대하였다.그러나 우리가 범하는 실책은 2만달러 사회를 정말 통계상의 수치로 사고하고 있다는 것이다.많은 국민은 소득 2만달러 시대에 이르면,경제적으로 더 잘 살게 될 것이고,소형차를 몰던 사람이 대형차를 소유할 것이라 기대한다.그러면서 우리는 선진국 진입을 위한 대가는 고려하지 않는다. 다른 나라의 사례를 보자면,선진국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조세 부담률은 지금보다 거의 두배 가까이 높아져야 하였다.소득의 재분배를 통해서 사회복지제도가 대폭 개선되어야 한다.치졸한 경쟁심보다는 상생의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고,수치상의 소득증대보다는 삶의 질이 중시되어야 한다.바로 이런 과정을 밟아가기 위해서는 공론 속에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고,각자의 기득권 일부를 양보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앞서 지적했듯이 대통령 탄핵안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대치와 갈등을 가져온 내면적 동기는 서로 기득권을 잃지 않으려는 집단들의 몸부림에 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그리고 그런 점을 인식하면 할수록,이제 미래사회를 위한 장기적인 비전이 필요하고 그 과정에서 ‘껍데기는 사라져야 한다.’는 점을 깨닫게 된다. 정현백 성균관대 사학과 교수·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 [조영증의 킥오프] 고지적응 훈련

    중국을 격파하고 아테네를 향한 첫 단추를 잘 꿴 올림픽축구대표팀이 두번째 상대인 이란과의 결전을 위해 지난 7일 출국했다.적지인 이란에 입성하기 전 고지적응을 위해 현재 중국 쿤밍에서 훈련중이다. 올림픽팀의 이번 고지적응 훈련은 승패를 결정지을 만한 중요한 과정이다.더구나 중국전을 치른 이후 10여일의 짧은 기간에 피로회복과 함께 고지적응이라는 두 가지 큰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여기에는 많은 노력과 인내가 필요하다.일부에서는 이번 훈련의 성과를 놓고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그러나 필자는 절대적으로 필요하고,또 효과적일 것이라고 확신한다. 경기가 열리는 이란 테헤란은 해발 1220m에 이르는 고지대다.일반인들의 경우 이론적으로 3주가 지나야 완전하게 환경적응이 가능하다고 한다.그렇지만 축구선수들에게는 많은 시간이 주어지지 않는다.그저 며칠의 시간적 여유가 있을 뿐이다. 지금도 평균 한달에 한번씩 A매치(국가대표팀간 경기)가 열리는데 이때 주어지는 훈련 시간은 불과 72시간이다.한국은 유럽과 평균 8시간의 시차가 있고,날씨 또한 많은 차이가 있다.그렇지만 선수들은 시차와 환경에 상관없이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해 최상의 경기을 펼쳐 팬들로부터 사랑을 받아야만 한다.이를 위해 환경에 대한 적응력도 빨라야 하지만 정신력 역시 뒷받침돼야 한다.또한 감독과 선수는 경기가 임박할수록 불안과 걱정이 앞선다.특히 환경의 변화가 큰 이란과 같은 경우 더욱 그렇다. 이번 적응 훈련으로 이러한 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여유와 아울러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필자는 선수 시절 86멕시코월드컵 출전을 앞두고 미국 콜로라도 스프링스에서 고지적응을 위한 훈련을 한 적이 있다.그 시절 어려운 경제사정으로 10일 정도밖에 훈련을 하지 못했다.그러나 36년 만에 출전한 월드컵대회에서 좋은 경기를 펼친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또한 필자가 청소년대표팀 감독을 맡은 2000년 이란대회 역시 10일간 현지 적응 훈련을 통해 훌륭히 경기를 치른 경험이 있다. 현재 올림픽대표팀은 17일 이란전에 대비해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 준비중이다.우리 모두가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자세로 선수들을 위로하고 격려할 때 우리에게 기쁨의 승전보가 다시 한번 날아들 것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기술위원 youngj-cho@hanmail.net˝
  • [국제플러스] WP “美, 北核 많이 참아왔다”

    |워싱턴 AFP 연합|미국이 지난달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2차 6자회담에서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을 폐기시키는데 있어 인내력이 사라지고 있음을 분명히 밝혔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가 4일 보도했다.신문은 중국이 6자회담에서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 변경이라는 북한의 핵심요구 사항을 해결하기 위한 조치를 성명초안에 포함시키려 하자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이같은 취지를 전달하라는 지침을 미국 대표단에 내려 보냈다고 밝혔다.회담 사흘째인 지난달 27일 전해진 부시 대통령의 이같은 지침으로 중국측이 추진한 성명초안에 대한 논의는 중단됐다.익명을 요구한 미국 정부 관계자는 부시 대통령이 딕 체니 부통령 및 기타 고위참모들과 논의한 후 이같은 지침을 작성했다고 말했다.외교관계자들은 이같은 미국측의 전언은 이번 회담에서 진전이 이뤄졌다는 미국 정부의 공식 성명을 의심스럽게 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 [사설] 6者회담 인내 필요하다

    기대속에 시작된 북한핵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이 결국 핵심 쟁점들에 있어 진전을 보지 못한 채 막을 내렸다.미국과 북한 양측이 고농축우라늄 핵개발계획의 존재와 모든 핵계획의 완전 포기 등을 놓고 시종일관 첨예한 줄다리기를 계속하다 회담을 끝낸 것은 유감이다.이번 회담은 양측간 불신의 골이 얼마나 뿌리 깊은지를 재삼 실감시켜 주었다. 다만 상반기중 후속 6자회담 개최와 회담 준비를 위한 실무그룹 구성에 합의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하루아침에 큰 돌파구 마련을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게 확인된 만큼 어떻게든 회담을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리자오싱 중국 외교부장의 말대로 ‘멀고 험한 길’이 가로놓여 있지만 대화 자체를 이어가기로 한 것은 잘된 일이다. 서로 양보를 안 했다는 점에서 북한과 미국 모두에 책임이 있겠지만 회담 답보의 더욱 큰 책임이 북한측에 있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막판에 북한이 입장차를 부각시키는 말을 추가시켜 공동발표문 채택을 무산시킨데도 나름의 계산은 있겠지만 아쉬운 대목이다.누가 뭐래도 핵문제의 일차적 원인 제공자는 북한이다.대국적인 견지에서 핵포기를 선언하고 그 다음 상응하는 대가를 요구하는 게 순리라고 본다.회담의 다른 참가국들도 이런 기본입장을 갖고 임한다는 점을 북한은 알아야 한다. 상호불신 문제에서는 미국의 책임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북한 대표단은 여러 차례 미국의 적대정책이 회담진전을 가로막고 있다고 주장했다.미국의 안보위협에 대한 불안감이 실제로 심각함도 보여주었다.하지만 미국은 이번에도 우리 입장은 이러이러하니 무조건 따라오라는 식의 강경일변도를 고집했다.앞으로는 부디 북한의 입장변화를 유도하는 전술적 유연성을 발휘해 줄 것을 당부한다.
  • [어린이 책꽂이]

    ●우리옷 한복(나무심는아이들 펴냄) 한국인에게 가장 친숙한 철수,영희를 캐릭터로 내세운 ‘대한민국 어린이 첫 그림책’시리즈.7000원. ●곤다르의 따스한 빛(미나미 나나미 글,요쇼메이 그림,노경실 옮김,주니어김영사 펴냄) 오랜 내전과 가뭄으로 고통받는 에티오피아의 곤다르 지역에서 자원봉사를 하는 청년의 이야기.초등 전학년.9500원. ●가족나무 만들기(로렌 리디 글·그림,정선심 옮김,미래M&B 펴냄) 복잡한 친족 관계를 알기 쉽게 설명한 그림책.전통적인 가족개념외에 새엄마·새아빠,입양부모까지 포괄한 세심함이 돋보인다.6∼9세.8000원. ●생각이 움직이는 퍼즐시리즈(엄지검지 펴냄) 유아의 인내력,관찰력,집중력을 키우는 목각 퍼즐놀이 교재.재미있고 흥미있는 놀이를 통해 학습효과를 배가시킨다.3∼6세.각권 1만4000원.˝
  • 北·美 90분간 ‘만찬협상’ 北연설문 반미표현 안써

    |베이징 오일만특파원|25일 개막된 제2차 6자회담에서 북한과 미국은 전날 회담 전야의 ‘탐색전’에 이어 기조연설과 공식 양자 접촉을 통해 본격적인 샅바싸움에 돌입했다. 북·미 양국은 이날 오전 기조연설에서 질문 공방을 벌인 데 이어 1시간여 동안 첫 공식 양자 접촉을 갖고 고농축우라늄(HEU) 핵프로그램,‘핵동결 대 보상’ 등 북핵 현안에 대해 집중 협의했다.북한의 김계관 부상과 미국 제임스 켈리 차관보는 이날 저녁 리자오싱 중국 외교부 부부장 주최 만찬장에서도 헤드테이블에 나란히 앉아 통역을 도움을 받아가며 1시간30분 동안 활발한 ‘식사중 협의’를 벌였다. ●예정에 없던 질문 공방 이날 기조발언에서는 당초 가장 긴 기조발제문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던 북한이 20분짜리 발제문을 발표한 반면,미국은 장장 50분 동안이나 할애했다.신봉길 외교부 대변인은 “북한은 꼭 필요한 얘기만 했다.”고 말했다. 눈길을 끈 것은 예정에 없던 북·미간 질문 공방.신 대변인은 “낮 12시 휴식 시간이 끝난 뒤 북한 김 부상이 미국에 대해 ‘궁금한 게 있다.’며 10분간 질문 공세를 폈고,켈리 차관보가 5분간 답을 한데 이어 다시 김 부상이 5분간 되받았다.”고 전했다. ●북한의 키워드는 ‘신축성’ 북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부상은 이날 오전 개막식 인사말에서 북측 연설문에 빠지지 않았던 ‘미국의 대북 압살·적대시 정책’이란 말을 아예 언급하지 않아 1차 회담과 다른 분위기를 연출했다. 재개된 6자회담과 관련,“봄 기운이 완연한 계절에 긍정적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한다.”며 신축성을 발휘해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해로 가는 길목” 중국측은 관영 CC-TV를 통해 기조연설에 앞선 인사말 시간을 생방송으로 공개했다.‘화해로 가는 길목’이란 타이틀을 붙여 분위기를 띄우기도 했다. 류젠차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첫 브리핑을 갖고 한반도 비핵화 달성을 강조한 뒤 “어떤 어려움도 인내를 갖고 풀어야 한다.”며 중재자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oilman@˝
  • [오픈코리아소통하는 사회 만들자]제2부(하) 전문가 진단 및 처방

    우리 사회에 만연하고 있는 지역이기주의와 관련,전문가와 시민사회단체는 앞으로 지방분권화가 진전될수록 더욱 기승을 부릴 것으로 전망하고 다양한 해법을 제시했다. 이시경 계명대 행정학과 교수는 지역이기주의는 무조건 비난하기보다는 지역의 이익을 주장하는 것으로 보고 문제해결을 시도해야 하며 ‘선 설득 후 집행’이라는 원칙 속에 시간의 기회비용을 치르더라도 인내와 설득,협상을 통한 갈등해결의 모델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충고했다. 특히 정부는 문제 해결에 관여하는 것을 자제하고 갈등이 발생한 지역을 중심으로 공론의 장이 형성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데 역점을 둬야한다고 덧붙였다. 금홍섭 대전 참여자치연대 시민감시국장은 지역간 갈등 해소를 위해 시민사회단체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며 관(官) 일방주의가 아니라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토론과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석희 대구경북개발연구원 경제실장은 지역이기는 이를 조정하는 제도적 장치의 부재가 원인이라며 국가 또는 광역단위의 분쟁조정위원회 구성을 법제화,중재·화해·권고 등의 권한은 물론 공익상 필요시 직권 조정력을 부여하는 등 제도 마련을 주문했다. 주용학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수석 전문위원은 물리적 강제 수단은 갈등 해소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목표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상대방에게 그에 상응하는 경제적 보상 등 혜택을 준다는 것에서 해결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순관 순천대 행정학과 교수는 지역갈등은 지도자의 소아적,영웅적 태도가 문제를 풀어가는 데 매우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며 지도자의 역할을 강조했다.지방시대에 서로 ‘윈·윈’을 위해서는‘그들’이 아니‘우리’라는 의식과 개념을 가진 지도력이 필요할 때라고 강조했다. 상편(서울신문 2월9일자 5면)의 지역이기주의 사례별로 이들이 제시한 해법을 통해 갈등 해소의 실마리를 찾아본다. 전국 정리 황경근기자 kkh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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