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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란 핵봉인 제거

    이란이 10일 핵 시설의 봉인을 제거하고 서방 국가들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핵연료 연구활동을 재개했다. 모하마드 사에디 이란 원자력 에너지기구 부대표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관들의 입회 하에 9일 밤 나탄즈에 있는 핵연료 연구시설의 봉인을 제거하고 재가동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라늄 농축과 관련된 핵연료 생산을 재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에디는 “우리는 핵연료 기술과 핵연료 생산을 구분하고 있으며, 핵연료 생산은 중단됐다.”며 연구 활동만을 재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앞서 이란은 2년 전 IAEA가 설치한 핵시설 봉인을 제거하겠다며 사찰관들의 입회를 요청했다. 당시 이란의 시설 봉인은 경제적 보상을 대가로 한 자발적인 것이어서 IAEA로서는 이번 이란의 봉인을 제거하겠다는 요청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IAEA측은 이란이 제한된 규모의 우라늄 농축 작업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 등은 즉각 이란의 이같은 조치는 핵폭탄 재료를 만들기 위한 수순이라고 비난했다.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핵 개발에 대한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를 무시하는 것은 ‘중대한 실수’라고 이란과 북한에 경고했다. 잭 스트로 영국 외무부 장관은 “국제 사회의 인내심이 바닥나고 있다.”고 밝혔다.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민화인생 27년 여류작가 서공임씨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민화인생 27년 여류작가 서공임씨

    친근하고 정겹다. 해마다 이맘 때면 늘 든든하고 풍요롭게 다가온다. 원래 백성이 그렸다. 온 가족의 소망을 담았고 행운과 건강을 기원했다. 집안의 액운을 물리쳐 주고 무병장수를 염원했다. 맞다. 민화(民畵)라 한다. 좋은 일을 바라고 나쁜 일을 막고자 하는 소박한 마음에서 그려졌다. 한 해가 시작될 때, 액을 막고 복을 누리기 위해 선물로 주고받기도 했다. 요즘 들어 전통 민화에 대한 관심이 새삼 높아지고 있다. 국내에서 개최되는 각종 국제대회의 휘장이나 행사장의 포스터 등만 하더라도 민화적 배경이 자주 등장한다. 특히 IMF 이후 경제가 어려워지자 기업인들은 사업번창을 위해 너도나도 민화를 찾는 경향이 부쩍 늘었다. 여기엔 맛깔스럽게 잘 버무려진 창작 민화의 발전이 한몫하고 있음에 틀림없다. 여류 민화작가 서공임(47)씨. 특유의 정성과 섬세함으로 우리의 민화를 새롭게 창조해내고 있다. 고교 졸업 직후 스무살 처녀 때부터 시작했으니 올해로 꼭 27년째 전통 민화를 그려오는 셈. 특히 1998년 호랑이해를 맞아 호랑이띠 그림전을 시작으로 매년 새해 초 어김없이 우리 일상과 반가운 ‘띠그림’ 전시를 열어 눈길을 끄는 작가다. 올해에도 그냥 있을 리 없다. 병술년의 개그림 민화 등을 포함, 서민들의 새해 소망과 벽사를 기원하는 뜻에서 길상화(吉祥畵) 49점을 선보이고 있다(2월5일까지·서울 종로구 중학동 한국일보갤러리). 지난주 서울 종로구 효자동 작업실에서 서씨를 만났다. 작업실이 독특했다. 전통 한옥에다 밤하늘의 별을 볼 수 있도록 현관 천장을 유리로 장식했다. 어디서 본 듯한 사진이 눈에 확 들어온다. 가까이 다가갔더니 지난 96년 스페인의 카를로스 국왕 부부가 한국을 방문했을 때 서씨와 함께 찍은 사진. 당시 국왕 부부는 유럽에서 서씨의 명성을 어느 정도 알고 있던 터라 방한한 김에 서씨 작업실에 일부러 들렀다. 이 자리에서 소피아 왕비는 30분 동안이나 무릎을 꿇고 민화 감상을 할 정도로 깊은 관심을 보였고 서씨는 왕비에게 그림 한 점을 기증해 국내와 스페인 언론에도 소개됐다. 먼저 이번 전시회의 분위기를 물었더니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님 등 각계 어른들께서 많이 찾아주셨고 아무래도 새해 벽두이고 개가 우리와 친숙해서인지 일반 관람객들도 많네요.”라고 대답했다. 이어 “개는 옛날부터 집을 지키고 사냥, 안내, 수호신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잡귀와 병도깨비, 요귀 등 재앙을 물리치는, 즉 재난을 경고·예방해 주는 것으로 믿어 왔지요.”라고 덧붙인다. 아울러 까치와 호랑이 그림을 비롯해 용, 해태, 닭, 모란, 봉황, 거북이, 사슴 등도 우리 길상화에 자주 등장한다고 설명했다. 띠그림으로 매년 전시회를 연다는 것이 쉽지 않은 작업이 아니냐고 했다.“8년 전 호랑이 길상화전을 열면서 호랑이를 무려 100마리나 그렸지요. 이때 얻은 별명이 ‘호랑이 100마리를 키우는 여자’였어요.”라며 웃는다. 서씨의 좌우명은 ‘준비하고 있어야 기회를 맞는다.’는 것. 정말이지 27년 동안 연중무휴로 그림을 그려 왔기에 언제 어디서든 전시를 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민화 인생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뭐, 변변치 못해요. 고등학교밖에 안 나왔는걸요.”라며 애써 겸손한 모습이다. 잠시 회상에 젖더니 “여든일곱 된 어머니를 모시고 살고 있지요. 원래 어머니가 보호자인 줄 알았는데 지난해 어머니가 (골다공증으로)쓰러지고 나서는 제가 보호자라는 걸 알았어요.”라고 했다. 인생의 한 깨달음을 느꼈을까. 이어 “어머니는 저를 안 낳으려고 무진 애를 썼어요. 그래서 덤으로 살아간다고 생각하니 인내심이 저절로 강해지더군요. 아마 어머니를 보호해 드리려는 마음도 그런 데서 생겼나 봐요.”라고 말꼬리를 약간 흐린다. 서씨는 전북 김제에서 7남매 중 여섯째로 태어났다. 농사를 짓던 평범한 서씨 가족은 서씨가 중학교때 경기도 성남으로 이사를 한다. 서씨는 어릴 적부터 화가가 되는 게 꿈이었다. 동네 아이들의 미술 방학숙제를 죄다 해줄 정도로 타고났다. 취직을 해야 한다는 부모의 권유에 성남 제일실업고에 진학했다. 하지만 공부는 뒷전이고 책가방에 갱지 노트를 넣고 다니면서 틈만 나면 들판의 꽃과 나무를 그렸다. 수업이 끝나면 남한산성으로 어서 달려가 풍경화며 수채화를 그리기 일쑤였다.79년 고등학교를 졸업하던 그해 4월 서울시내 화방에 미술재료를 사러 갔다가 우연히 민화 수강생을 모집한다는 광고를 접했다. 그 길로 곧장 찾아갔다. 말로만 듣던 민화공장이었다. 미군들을 상대로 파는 이른바 ‘쫑쫑이 그림’을 생산해 내는 곳. 처음에는 접시 닦고 걸레질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우직하게 7년을 버텼다. 불교화, 이발소 그림, 일본 수출용 그림 등 손을 안댄 그림이 없었다. 그러다 스물여섯 살에 개인 작업실을 마련했다. 이어 홍익대 미대의 송수남 교수한테 2년 동안 수묵화를 배웠다. 드디어 86년 한국민화 연우회전을 시작으로 세상에 명함을 내밀었다.88년 서울올림픽 때에는 초대전을 가졌고 93년 이후에는 매년 단체전·초대전을 열면서 많은 팬들을 확보해 나갔다. 특히 98년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갤러리에서 개최된 ‘서공임 민화 호랑이전’은 빅히트였다.IMF 외환위기 직후의 침울한 사회 분위기에 부자가 되는 ‘웰빙민화’를 떡하니 내놓아 인기폭발이었다. 이때부터 신문과 방송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올림픽을 치르고 난 후 ‘우리 것이 세계적인 것’이라는 흐름이 생겨났지요. 가구나 도자기 등에도 민화가 많이 응용됐어요.” 그의 그림은 어떤 사람이 소장하고 있을까.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기업인, 언론인, 정치인 등은 대부분 소장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또한 외국인 초청 행사가 많은 부산 하야트호텔이나 제주 그랜드호텔 등에서도 장식용으로 민화를 선호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영화 ‘미스터 소크라테스’와 지난해 8월 열린 세계의료윤리학회에도 협찬출연하는 등 손길은 더욱 바빠진다. 서씨는 아침 9시면 작업실로 출근해 밤 12시가 돼야 퇴근한다. 토·일요일도 쉬지 않는다. 스스로 일 중독증 환자란다. 동방대학원과 연세대·동국대 사회교육원에서 후학들을 가르치는 일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자신처럼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잘 이끌어 주어야 한다는 사명감에서다. 자신의 인생은 기다림과 인내의 연속이었다고 말한다. 그러다보니 무(無)에서 유(有)도 생겼다. 명성과 덕, 마음의 부유함, 주위 친구들이다. 학연도 지연도 없이 맨땅에서 시작해 오늘날 이 자리에 온 것만 해도 커다란 복이 아니냐고 했다. 또 하나의 커다란 유(有). 서씨의 민화가 올해 유니세프카드에 실려 세계 각국의 어린이 생명을 구하는 데 일익을 담당한다. 이 카드에는 그동안 고흐·샤갈·피카소 등 세계적인 미술가의 명작들이 실렸으며 우리나라의 경우 실명 민화로는 이번이 처음이다. We팀장 km@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60년 전북 김제 출생 ▲79년 성남 제일실업고 졸업 ▲2000년 동국대 불교대학원 예술사학 수료 ■ 작품 활동 ▲86∼92년 한국 민화연우회전 ▲88년 한국일보 초대전 ▲93년 일본 다카시마 백화점 초대전 ▲94년 민화의 새 지평전(동호갤러리) ▲95년 한국 민화작가전(세종문화회관) ▲97년 한국 민화3인전(롯데화랑) ▲98년 무인년 호랑이 민화전(롯데화랑) ▲2000년 불멸의 신화 ‘용’ 전(삼성플라자갤러리) ▲02년 아트월드컵 대한민국 부채그림전(고양 꽃박람회 전시관) ▲05년 9회 개인전-서공임 민화 닭그림전(한국일보갤러리) ▲06년 1월 서공임 병술년 길상화전(한국일보갤러리)
  • [독자의소리] 청소도 교육이다/이학구

    청소시간에 화장실에 들어가 반쯤 열린 문짝 안쪽에서 쪼그리고 앉아 열심히 청소하는 학생을 보았다. 고무장갑을 끼고 청소솔을 움켜 쥔 채 부지런히 변기주변을 닦고 있었다. 지금까지 삼십여 년간 진지하게 그렇게 열심히 청소를 하는 학생은 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앞으로도 청소를 잘할 수 있도록 칭찬과 격려를 했다. 요즘 초등학생들이 청소할 때 비질하는 모습을 보면 가관이다. 쓰는 건지 흩뜨리는 건지 알 수 없다. 허리는 곧게 편 채 빗자루 끝부분을 겨우 잡고, 바닥에 비가 닿는 둥 마는 둥한다. 화장실을 청소할 때는 수도꼭지에 끼운 호스로 여기저기 물만 뿌린다. 청소하는 방법을 잘 모르고 있거나 눈가림식으로 하는 것이다. 기왕에 하는 것이라면 제대로 하도록 지도해야 할 필요가 있다. 청소활동을 통해 참고 견딜 수 있는 인내심을 길러주고, 마친 뒤 깨끗함과 편안함과 뿌듯한 보람을 느끼게 해야 한다. 선생님의 현장지도와 즉석칭찬이 교육적 효과가 크다. 자신의 노력으로 깨끗해진 대상을 바라보면서 힘든 노동에 대한 참다운 보람을 느끼게 될 것이다. 이학구 <전북 원평초교 교감>
  • 캐티 젤베거 “이젠 북한 가면 버선발로 맞아줘”

    캐티 젤베거 “이젠 북한 가면 버선발로 맞아줘”

    “오늘날 한반도의 긴장은 남북한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전세계의 문제인 만큼, 지속적인 관심과 인내심을 갖고 북한 원조사업을 펼쳐나가겠습니다.” 가톨릭교회 사회사업의 총본산인 국제 카리타스 소속 홍콩 카리타스의 대북지원 책임자인 스위스인 캐티 젤베거(54) 국제협력국장. 한국 가톨릭 민간기금인 ‘지학순정의평화기금’(이사장 김병상 몬시뇰)이 제정한 ‘지학순정의평화상’ 올해 수상자로 6일 선정됐다. 올해로 9회째인 지학순정의평화상이 유럽인에게 수여되는 것은 처음이다.8일 열리는 시상식에 앞서 그와 e메일로 인터뷰를 나눴다. “상을 받는다고 하니 지난 1995년 봄 북한에 대한 정보도 없이 처음 북한 땅을 밟았던 때가 생각납니다. 그해 11월 카리타스에서 쌀을 실은 첫 배가 북한에 도착했지요.” 젤베거 국장은 지난 10년간 50여차례에 걸쳐 북한을 방문,3200만달러 규모의 순수 종교적 지원활동을 통해 국제사회와 북한을 연결시키는 데 힘써왔다. 이 결과, 한반도의 긴장완화와 세계평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고 있다. 78년부터 홍콩 카리타스에서 일해온 그가 북한과 인연을 맺은 것은 92년 베이징에서 열린 유엔 가족관련 회의를 통해 북한 사람들을 만나면서부터. 이듬해 열린 동아시아지역 카리타스 회의에서 북한 접촉계획이 결의된 뒤 북한과 인도적이고 평등한 동반자 관계를 유지하면서 뛰어난 협상력을 발휘, 국제기구 중 최초로 북한에 식량을 전달하는 데 견인차 역할을 했다. 젤베거 국장은 “95년 북한 대홍수를 기점으로 단기간 응급처방적인 접근이 아니라, 학교급식 제공이나 장애인 식량지원 등 지역의 생계와 수용력을 강화하는 구체적인 프로젝트를 시작했다.”면서 “경직된 북한의 입장과 정서를 고려해 순수한 이웃사랑 원칙을 갖고 접근했더니 북한도 마음의 문을 열었다.”고 말했다. 이후 북한 전역의 구호조직을 총괄하면서 효율적인 원조 및 체계적인 모니터링 체계를 갖춰 대북지원의 모범사례를 만들었다. 식량지원 중심에서 의료·농업·교육 등 새로운 프로그램도 도입했다. 덕분에 ‘북한의 마더테레사’라는 별명도 얻었다.“이제는 북한에 갈 때마다 사람들이 버선발로 반갑게 맞이해주고 선물을 주거나 노래도 불러줘 너무 고맙게 생각해요.” 그러나 북한을 위해 일하는 것은 큰 도전이었고, 때때로 극복하기 힘든 딜레마도 많이 따랐다고 회고했다. 이 때마다 빈곤과 고통의 근본 원인을 찾아 궁극적으로 북한을 변화시키는 것이 국제기구의 역할이라는 사명감으로 무장했다.“우리의 원조가 북한에 실제로 도움이 되는지 끊임없이 자문했어요. 다행히 몇몇 탈북자들이 긍정적인 답변과 함께 격려해줘 힘을 얻었습니다.” 그는 “북한 사람들과 직접 접촉하면서 한민족이 걸어온 질곡의 역사와 상황을 깊이 이해하게 됐으며, 어느 누구보다 한반도를 사랑하게 됐다.”면서 “남북이 하나가 되는 그날까지 헌신과 인내로 북한에 대한 인도적인 지원을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남북이 서로 대화하고 협력하도록 가교역할을 강화할 뿐 아니라, 북한이 궁극적으로 모든 면에서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지학순정의평화상은 사회정의와 민주화 실현을 위해 노력한 고(故) 지학순 주교의 뜻을 기리기 위해 제정됐으며, 국내 유일의 순수 민간기금을 통한 국제 인권상이다. 전세계에서 인간의 자유·평등을 위해 헌신함으로써 인류의 정의평화에 기여한 개인이나 단체에 주어지며 민주노동조합총연맹을 비롯, 방글라데시·인도네시아·파키스탄·태국 등에서 활동하는 인권운동가 등이 이 상을 받았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CEO칼럼] 다이어트 시대/ 안용찬 애경사장

    [CEO칼럼] 다이어트 시대/ 안용찬 애경사장

    다이어트를 시작한 지 꽤 오래 됐다.‘몸이 둔해지니 불편해서’라는 이유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건강을 위해서’꾸준히 하려고 노력한다. 올해는 목과 허리 등 부위에 디스크 증세가 나타나 의사로부터 살을 빼라는 말을 특히 들어야 했다. 어쨌든 시작하고 보니 왜 ‘살과의 전쟁’이란 말이 나오는지 알게 됐다. 그러나 이제는 나름대로 ‘살과의 전쟁’에 대한 노하우가 전문가 수준이다. 다이어트의 핵심 전략은 무작정 체중을 줄이는 게 아니라 체지방을 낮추고 근육으로 만드는 것이다. 지방이 줄지 않고 근육이 줄어드는 거라면 오히려 과체중보다 건강에 더 해롭다. 핵심 과제는 식이요법과 운동을 병행해 근육의 양을 늘리는 것이다. 근육이 늘어난다면 설사 체중이 줄지 않아도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다. 우리 기업들도 외환위기 이후 꾸준히 ‘군살 빼기’를 하고 있다. 또 다른 살과의 전쟁인 셈이다. 지방을 빼고 근육질로 만들기 위해 대부분의 기업들이 수시로 칼을 빼 든다. 그러나 문제가 있다. 수시로 빼 드는 그 칼이 지방을 제거하기보다 꼭 필요한 근육을 도려내는 일에 사용되기도 한다는 점이다. 실패한 구조조정이다. 살을 뺀답시고 근육에 해당되는 인재들마저 획일적으로 줄인다면 지식경영을 위한 토대가 붕괴되기 때문이다. 조직에 경쟁력 있는 직원이 많다면 굳이 그 수를 줄이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더 높은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대신 회사는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인재를 키워야 한다. 회사의 미래는 좋은 인재에 달려 있다는 결연한 의지와 경쟁력 있는 인재를 키워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어야 밝다고 말할 수 있다. 운동으로 살을 빼고 근육질을 만든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 보면 운동이 너무 재미있어 땀을 빼지 않고는 잠이 안 온다는 것이다. 인재를 만들어 내는 일에도 회사가 흠뻑 빠져야 한다. 직원들 스스로도 경쟁력 있는 전문가가 되는 프로그램에 흠뻑 재미를 느껴야 한다. 운동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은 여러가지 핑계를 대며 빠지려고 한다. 운동으로 땀을 흘린 참 맛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운동을 열심히 하는 사람들은 운동 자체가 주는 쾌감, 바로 그 기분 그 맛 때문에 운동에 빠져 있는 것이다. 회사도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시행하고 다시 고치고 자문을 받는 등 인재양성이라는 목표를 향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교육에 소요되는 직원들의 시간 또한 비용만큼이나 만만치 않다. 하지만 교육을 통해 직원들이 성장하고 회사의 재목이 되어가는 모습에서 땀 흘린 뒤 마시는 물 한잔의 맛을 느낀다. 인내심을 가지고 교육에 투자하지 않고는 경쟁력 있는 전문가가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기업은 줄곧 유혹에 시달리고 있다. 직원들이 교육 받는 시간이 많아 현업에 문제가 생긴다고 하고, 너무 교육을 잘 시키면 경쟁사의 스카우트 표적이 된다고도 한다. 또 교육은 현장에서 실무위주로 시키면 된다거나 손익이 중요하니 2년에 한 번씩 몰아서 하자고도 한다. 거의 매일 이어지는 저녁식사 약속, 술자리, 집에 오면 그저 눕고 싶은 유혹, 맛있어 보이는 아이스크림 등 살 빼기 전쟁에 온갖 유혹이 방해하는 것과 마찬가지 원리다. 오늘 저녁 친구로부터 좋은 보르도 와인을 구해 놓았다는 전화가 오지 않기를 기도한다. 와인으로 유혹해 오면 나는 또 다시 그 유혹에 빠지고 말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기 때문이다. 안용찬 애경사장
  • [시론] 쌀 산업 사활 걸린 마지막 10년/서진교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시론] 쌀 산업 사활 걸린 마지막 10년/서진교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쌀 관세화 유예 협상의 국회비준 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앞으로 10년간 일정한 물량의 외국산 쌀을 의무적으로 수입하는 대신 관세만 부과해 쌀 시장의 빗장을 여는 관세화 개방은 연기됐다. 결국 10년 전 우루과이라운드(UR) 농업협상에 이어 우리 쌀의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또 한 차례의 10년이란 시간을 벌게 된 셈이다. 따라서 이제부터 어렵게 얻어낸 10년의 유예기간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이용해 쌀 산업의 국제 경쟁력을 높일 것인지를 모두가 차분히 생각해야 한다. 이같은 측면에서 먼저 쌀 산업의 중장기 목표는 2014년 이후 예상되는 관세화 개방에 대비해 어떻게 쌀 산업을 연착륙시킬 수 있는지에 모아져야 한다. 그같은 차원에서 쌀 산업의 구조조정과 함께 쌀의 국내외 가격차를 줄여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예상되는 쌀 농가의 소득 손실은 소득안전망 대책을 통해 보전하되 구조적으로 쌀이 과잉공급된 우리의 현실도 감안돼야 할 것이다. 이르면 내년 봄부터 슈퍼마켓 등에서는 밥쌀용 수입쌀이 유통될 것이기 때문에 이에 따른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 다행히 시중에 유통될 수입 쌀의 양은 2014년에 국내 소비량의 4% 가까이 이를 전망이지만 첫해에는 소비량의 1% 수준이므로 국내 쌀가격이 하락하는 정도는 소폭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쌀 수요의 30%를 담당하는 식당에서는 수입쌀과 국산쌀을 섞어서 밥을 지을 수 있기 때문에 예상외로 수입쌀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수도 있다. 쌀 농가들과 유통 주체들의 심리적 불안감도 예상된다. 특히 유통과정에서 수입쌀을 국산쌀과 섞어 파는 부정 유통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정부의 철저한 감시가 필요하다. 아울러 도하개발어젠다(DDA) 농업협상의 세부 원칙이 확정되면 그 결과를 면밀히 검토해 지금처럼 관세화 유예를 계속 이어갈 것인지 아니면 관세화 개방으로 즉각 전환할지를 결정하는 것도 우리에게 주어진 숙제다. 우리나라가 개발도상국 지위를 유지, 쌀의 관세 감축을 최소화하게 돼 관세화를 유예받는 게 좋지 않다면 즉각 관세화 개방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중장기적인 쌀 산업의 경쟁력 제고 못지않게 농민단체와의 갈등도 인내심을 갖고 해결해야 한다. 쌀 협상 비준안의 국회처리를 앞두고 정부와 농민단체는 극한 대립을 계속해 왔고 고귀한 생명마저 희생됐다. 지금과 같은 정부와 농민단체의 극한 대립은 농민들의 뿌리 깊은 농정 불신에서 비롯됐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이제부터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농민과의 대화와 설득에 나서야 한다. 수십년간 쌓인 불신의 장벽이 단지 몇 차례의 만남으로 허물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다. 때문에 정부의 끊임없는 대화와 설득의 노력이 계속될 때 비로소 화합의 기틀이 마련될 것이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우리 쌀 농가들의 자구노력도 필수적이다. 아무리 정부의 지원이 있다고 해도 경쟁력 향상의 최종 주체는 농민일 수밖에 없다. 외국 농가와 비교해 우리 쌀 농가의 경영 능력이 떨어지지 않는지도 냉철히 짚어봐야 한다. 이번에 새롭게 주어진 10년의 유예 기간이 2번째의 ‘잃어버린 10년’이 되지 않으려면 정부와 농민, 그리고 정치권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대화와 협력을 통해 상생의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우리 쌀 산업의 미래가 여기에 달렸다고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니다. 서진교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그는 갔지만 정신은 영원하다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피터 드러커(95)교수가 최근 타계하면서 출판계에 피터 드러커 바람이 불고 있다. 1960년대에 이미 현재의 지식사회의 도래를 예측했던 그는 지식을 기업 조직과 지식 근로자에 적용시켜 보다 효율적이고 발전하는 사회를 만드는데 기여해 온 인물이다. 그의 경영관이 주목받는 것은 ‘인간의 다양성의 존중’에 있다. 경영학을 뛰어넘어 인간에 대한 철학이 담겨 있어 더욱 빛난다. 국내에 출판된 책들 가운데 읽어 볼만한 책들을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자서전시대를 앞서가는 경영철학과 미래사회에 대한 탁월한 통찰력을 가진 경영학자의 자서전으로 보기 어려울 정도로 흥미롭게 쓰여졌다. 자신이 만난 인물 가운데 의미있는 사람들의 삶을 통해 경영과 삶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말한다. 하인과 창녀에게까지 예의를 갖췄던 그의 할머니로부터 그는 ‘지혜’를 배웠고, 이웃집 부부가 남긴 ‘사람들에게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묻지 말고 할 일을 지시하라.’는 좌우명은 훗날 자신의 경영이론에 활용됐다. 그는 대단하지 않은 인물에게서 대단함을 발견하고, 대단한 인물에게서도 허점과 오류를 발견하며 ‘다양성의 수용’을 강조한다. 한국경제신문,1만 3000원.●Next Society(다음 사회)그는 다음 사회는 지식사회이고, 지식근로자에게 크게 의존하게 된다고 전망했다. 특히 의사, 변호사, 교사, 회계사 등 지식 근로자보다 컴퓨터 기술자, 소프트웨어 디자이너, 임상실험실의 분석가, 제조기술자 등 지식기술자가 다음 몇세대에 걸쳐 지배세력으로 떠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지식사회의 특성으로 국경이 없고, 상승 이동이 쉽고, 성공뿐만 아니라 실패할 가능성도 높은 점을 꼽았다. 새로운 자본가로 등장하는 지식근로자는 종업원 개념이 아닌 전문가로 인식하고 있다고 했다. 한국경제신문,1만 3000원.●자기경영노트지식근로자들을 위한 자기관리 지침서다. 그는 일의 효율을 높이고 목표를 잘 달성하기 위해서 좋은 습관을 길러야 한다고 했다. 그럼 일을 잘하기 위한 습관은? 시간을 잘 활용하고, 진정한 목표에 초점을 맞추고, 장점을 살리고, 중요한 일부터 처리하라고 충고한다. 또 목표를 달성하는 지식근로자들은 결코 ‘그 사람이 나하고 잘 지낼 수 있을까?’라고 질문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질문은 ‘그는 어떤 공헌을 하는가?’라는 것이어야 한다. 인사배치를 할 때에도 한 가지 중요한 분야에서 우수한 능력을 가진 인재를 찾아야지, 모든 것을 두루 잘 하는 다재다능한 사람을 찾아서는 안 된다. 한국경제신문,1만 1000원.●미래경영지식경제 시대에 가장 중요하고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경영자들의 책임과 역할을 정리한 책이다. 그는 경영자가 된다는 것은 철저하게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경영자는 아첨꾼이나 심부름꾼에 둘러싸인 스타가 되어서는 안 된다. 경영자는 리더가 되어야 한다. 각기 다른 강점과 가치관 그리고 목표를 가진 사람들의 노력을 조직 공동의 노력으로 결합시킬 수 있는 리더를 말한다. 피터 드러커는 모든 사람이 위대한 리더가 될 수는 없지만 유능한 리더는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유능한 리더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천재적 능력이 아니라 인내심을 가지고 고된 작업을 수행하는 성실함이라고 지적한다. 청림출판,1만 6500원.●프로페셔널의 조건변화의 시대에 낙오하지 않고 자신의 일과 인생 모두에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은 무엇인가? 목표와 비전을 가져라, 완벽을 향해 나아가라, 끊임없이 새로운 주제를 공부하라, 자신의 일을 정기적으로 검토하라, 새로운 직업 또는 직무에서 요구하는 것을 배워라, 피드백 활동을 하라, 스스로에게 ‘나는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기를 바라는가’라는 질문을 던져라 등 7가지 교훈이다. 특히 지식근로자는 자신의 강점과 가치관, 일하는 방식을 파악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일을 할 때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청림출판, 1만 2000원.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美·日보다 먼저 중국에 큰 ‘선물’

    노무현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16일 청와대에서 가진 정상회담에서 ‘선물’을 주고받았다. 후 주석은 노 대통령에게 4∼5세인 백두산 호랑이 암수 한쌍을 선물했다.●中産 물량공세 대비 `특별세이프가드´ 유지 우호의 상징인 셈이다. 이른바 중국에만 있는 ‘판다’를 외국 정상에게 주는 ‘판다 외교’가 우리나라에는 ‘호랑이 외교’로 변환된 셈이다. 노 대통령은 후 주석에게 ‘시장경제적 지위 인정’이란 선물을 줬으며, 지난해 상반기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등의 언론에서 가장 많이 유행한 단어가 시장경제 지위였을 정도로 중국은 갈망해왔다.중국이 지난해 하노이 아셈(아시아·유럽정상)회의에서 우리에게 시장경제지위 인정을 요청한 지 1년 만이다. 미국·일본·유럽연합(EU) 등이 중국의 시장경제지위 인정 요청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인정한 것은 중국측을 상당히 배려한 의미를 갖는다. 이건태 통상교섭본부 지역통상국장은 “중국과의 교역규모가 1000억달러가 넘는 국가 중 중국에 시장경제지위를 부여한 것은 우리나라가 처음”이라고 상징성을 강조했다.중국에 이 지위를 인정한 나라는 42개국에 불과하다. 미국·일본·EU가 중국에 시장경제지위 인정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의 조치는 중국경제의 성격을 규정하는 표준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중국에 시장경제지위를 인정함으로써 통상분쟁이 발생했을 경우에 제재수단이 약해져 국내 기업에 불리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후주석, 백두산 호랑이 한쌍 선물로 `화답´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특정 상품의 수입이 급격히 증가할 경우 관세상의 보호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한 특별세이프가드 조치는 유지해 중국으로부터 무차별적으로 상품이 쏟아져 들어오는 것은 적절히 제어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가진 회담결과를 후 주석으로부터 전달받은 내용도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비핵화 해결을 위한 김 위원장의 의지를 확인받았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5차 6자회담이 어려운 과정을 앞두고 있어 인내심을 갖자는 후 주석의 언급은 험난한 과정을 예고한다. 노 대통령은 김정일 위원장의 메시지는 전달받지 않았다고 강조했지만 최근 남북 정상회담설이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메시지가 있었으리라는 추측도 제기되고 있다.김정일 위원장의 메시지가 있었다면 남북 정상회담과 관련한 내용이 될 것 같다.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中에 ‘시장경제 지위’ 부여

    中에 ‘시장경제 지위’ 부여

    노무현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16일 북핵 공동선언의 이행을 위해 협력을 더욱 긴밀히 하면서 5차 6자회담 2단계 회의를 인내심을 갖고 차근차근 풀어나가기로 합의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국빈 방한한 후 주석과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고 회담을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후 주석은 지난달 방북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김정일 위원장의 발언을 노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김 위원장은 “한반도 비핵화 원칙, 그리고 대화를 통한 평화적 문제 해결 입장을 명확히 확인하고, 제4차 6자회담이 발표한 공동성명은 매우 긍정적 의미가 있으며 성과는 쉽게 얻어진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두 정상은 5차 6자회담 2단계회의가 조속한 시일 내에 개최되고 공동성명의 구체적 이행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양국간의 전략적 협력을 더 긴밀하게 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두 정상은 회담에서 우리나라가 중국에 시장경제지위(MES)를 인정하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노 대통령은 “후 주석의 방한을 계기로 중국의 시장경제체제를 인정한다고 공식 통보했으며, 이로써 두 나라 관계가 한 차원 높게 발전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후 주석은 “(한국의)이런 조치가 양자 경제협력관계와 전면적 협력동반자 관계로 발전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최근 ‘김치파동’으로 촉발된 수입식품의 위생 안전을 위해 식품위생과 관련한 고위급 품질감독·검사 검역 협의체를 조속한 시일 내에 가동하기로 했다. 조류인플루엔자(AI)에 대해서도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노 대통령과 후 주석은 수교 15주년을 맞는 2007년을 한·중 교류의 해로 지정하고,2012년까지 연간 무역규모를 2000억달러로 늘려 나가기로 했다. 정보통신·자동차·철강 등 17개 분야를 중점 협력대상 사업으로 정했으며, 외교장관간 직통전화를 개설하기로 했다. 두 나라는 이날 덤핑수출 감시를 위해 반덤핑 조기경보체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무역 구제(救濟) 협력확대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한편 노 대통령은 이날 알레한드로 톨레도 페루 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실질협력 분야를 정보기술(IT)·생명기술(BT) 분야로 확대하는 등의 방안을 논의했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한반도 비핵화 인내심 필요”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조지 부시(얼굴) 미국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동북아지역 문제의 핵심은 “한반도의 비핵화”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다음주 부산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과 일본, 중국, 몽골 순방을 앞두고 한·중·일 언론과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하고 “어려운 문제의 협상에는 어느 정도 인내심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북한의 경수로 요구와 관련,“북한 핵 폐기에 구체적인 결과가 있어야 하며,(그런 후) 적절한 시점에 경수로 문제를 논의하는 것이 미국의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한·미관계에 대해서는 “우리는 오랫동안 친구였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데 한국민이 동의해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과 일본간의 역사 갈등에 대한 질문에 부시 대통령은 “중·일간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한·일간의 문제이기도 하다.”며 “한·일 지도자간, 중·일 지도자간 대화를 통해 과거를 극복하고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통상문제에 대해 부시 대통령은 자신의 아시아 순방을 “미국 노동자와 기업인들을 대표한 것”이라면서 “무역은 자유로울 뿐 아니라 공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은 노무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한·미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위해 “공정무역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북한 인권문제에 언급,“좋은 지도자의 제1 덕목은 국민의 인도적 여건을 걱정하고, 기아와 굶주림이 있으면 그에 대처하는 것”이라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간접 비판하고 “인권 가치는 나의 일관된 메시지”라고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은 그러나 “주된 초점”은 한반도 비핵화라는 “숭고한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주한미군의 ‘새 역할’에 대한 질문에 부시 대통령은 “주한미군은 그동안 한반도와 지역안정 역할을 해왔다.”며 “한반도에서 미군의 이러한 위상은 오랫동안 기능해온 것인 만큼 앞으로도 계속 효용성있는 모델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dawn@seoul.co.kr
  • [조영증의 킥오프] 은퇴 김태영에 대한 헌사

    지난 6일 전남 광양구장에서는 많은 관중의 기립박수 속에서 23년 동안 정들었던 그라운드를 떠나는 전남 김태영의 은퇴식이 있었다. 그 곳에서는 김태영에게 바치는 두곡의 노래가 울려퍼졌다. 절망의 끝에서 희망을 노래한 ‘Hope(그룹 NEXT)’와 당당하게 자신의 인생을 회고한 ‘My way’였다. 무표정한 얼굴로 전투를 치르는 아파치 전사처럼 강렬한 몸싸움으로 상대 공격수를 괴롭히던 김태영에게 팬들은 ‘아파치’라는 영예를 부여했다. 투혼과 열정의 대명사였던 그는 11년 250경기를 치르는 동안 국내 무대에서 우승 한 번 못한 점을 아쉬워했다. 하지만 국제무대에서만큼은 달랐다.1992년부터 2004년까지 국가의 부름을 받고 A매치 101경기를 훌륭히 치렀고 98년과 2002년에는 잇따라 월드컵 무대를 밟았다. 또 2004년 7월에는 A매치 100번째 출전으로 센추리클럽에 가입하는 등 불세출의 수비수로 이름을 날렸다. 특히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는 코뼈가 함몰되는 부상에도 불구하고 태극무늬 마스크를 쓰고 출장, 한국축구 4강 신화를 이룩하며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필자 역시 몸싸움을 잘하고 최선을 다하는 김태영의 모습을 그라운드에서 더이상 볼 수 없어 무척 아쉽다. 하지만 그동안 힘들었던 고난의 세월을 다 이겨내고 후회 없이 축구선수로서의 인생을 성공적으로 마친 후배 김태영에게 축하를 보내고 싶다. 이제 선수생활을 마감한 김태영은 축구인생의 후반전인 지도자 길을 계획하고 있다. 우선 필자가 주 강사인 21일부터 시작되는 2급 지도자 교육을 통해 지도자의 첫발을 내디디게 된다. 지도자의 길 역시 선수생활 못지않게 힘들고 험난하다. 선수일 때에는 육체적인 어려움이 따르는 반면, 지도자는 많은 정신적인 고통이 수반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인내와 풍부한 경험, 그리고 지도자로서 겸비해야 될 다양한 지식이 필요하다. 이러한 지식을 쌓기 위하여 무한한 노력 또한 필요하다. 그가 트랙을 돌며 감사의 인사를 전할 때 많은 팬들이 보낸 박수는 선수로서 은퇴하지만 지도자로서의 성공을 기원하는 격려의 의미도 포함됐을 것이다. 이제 첫발을 내디디는 ‘지도자 김태영’은 어떠한 어려움도 꿋꿋하게 이겨내며 선수 시절 보여줬던 그 특유의 뚝심과 인내심을 가지고 대한민국축구를 짊어질 또 한 명의 훌륭한 지도자로 탄생하기를 기대해 본다.국제축구연맹(FIFA) 기술위원youngj-cho@hanmail.net
  • 청와대·문희상의장 “정부 매도 더 못참겠다”

    청와대·문희상의장 “정부 매도 더 못참겠다”

    “민주헌법에 따라 국민이 선출한 참여정부를 매도하는데 인내심의 한계에 왔다.”(김만수 청와대 대변인) 한나라당이 18일 ‘대여 구국운동’을 선언한데 대해 청와대와 여권이 야당의 과거를 들춰내면서 초강경 맞대응을 하고 나섰다. 한달여전까지만 해도 대연정의 파트너로 삼았던 제안이 무색할 정도로 야당 비난의 톤이 높았다. 이병완 청와대 비서실장 주재로 열린 정무관련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한나라당이 색깔론과 구국운동을 펴는 것은 국민을 모독하는 오만불손한 일”,“박근혜 대표의 발언은 유신시대 구국봉사대가 연상된다. 소가 웃을 일”이라는 등의 비난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고 한다. 청와대는 ‘역사의 시계추를 유신독재로 되돌리자는 것인가’란 제목으로 청와대 입장을 밝히는 글에서 “박 대표에게 묻는다.”라고 박 대표를 거론하면서 “냉전시대의 반공주의를 자유민주주의와 혼동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1975년 4월9일 새벽 간첩으로 몰린 8명의 지식인들이 대법원 판결 20시간 만에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면서 인혁당 사건을 들면서 “이런 야만의 시대에 뿌리를 두고 있는 한나라당이 법무장관의 합법적인 수사지휘를 검찰권 훼손으로 몰아가는 것은 언어도단”이라고 했다. ‘유신시대의 망령’을 거론하면서 박 대표와 유신시대를 연결지었다. 박 대표가 제기한 정체성 논란에 대해 “대한민국의 정체성은 진정한 자유민주체제”라면서 “독재와 인권유린으로 얼룩진 지난 역사에 뿌리박은 한나라당이 원하는 냉전수구체제가 아니다.”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문희상 의장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나라당의 장외투쟁 선언은 국민분열을 조장하는 분열주의 정당이자 헌정질서 파괴정당임을 스스로 밝힌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민생이 중요한 시기에 선거에만 올인하다가 엉뚱한 색깔 트집을 잡아 대규모 장외투쟁 운운하는 것은 국민을 협박하는 행위이자 제1야당으로서 너무나 무책임한 처사”라며 “한나라당의 민생은 정략형 민생이었음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극우적 냉전체제를 부활시키려는 시대착오적 기도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는 청와대의 시각은 앞으로 청와대-열린우리당과 야당의 전면전이 상당히 지속될 것임을 예고한다. 박정현 이지운기자 jhpark@seoul.co.kr
  • 우리아이 예체능교육 시켜볼까

    우리아이 예체능교육 시켜볼까

    청소년오케스트라 단원, 학교 미식축구부 주장, 특기 현대무용…. 미국 아이비리그 명문대에 입학한 조기유학생이나 재미교포가 소개될 때면 꼭 한두가지씩 거론되곤 하는 그들의 프로필이다. 선진국에서는 전인교육의 관점에서 예체능 교육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있다. 예체능은 꼭 전공을 하지 않더라도 지적 능력과 인격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동안 입시의 수단으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 창의력 개발 등 측면에서 그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예체능 교육의 효과와 방법 등을 짚어본다. 예체능을 흔히 악기를 다루거나 그림을 그리는 ‘기술’로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예체능은 오감을 사용해 사물과 현상을 받아들이고 사고의 과정을 통해 자신만의 세계를 표출하게 한다. 그만큼 다양하고 균형잡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창의력·사고력 등 지적능력 쑥쑥 예체능은 기본적으로 개성을 표출하는 작업이다. 이는 창의력과 사고력 개발에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미술의 경우 사물을 보고 느끼고 생각한 것을 자신만의 느낌으로 재구성해 표현하는 과정이 창의력으로 연결된다. 똑같은 사물을 봐도 저마다 다른 그림을 그리게 되고, 어떤 모양과 색깔을 선택할 것인가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판단하게 되기 때문이다. 미술 감상도 중요하다.‘왜 옛날 그림에는 여자가 없을까.’‘저 그림에서는 왜 양반과 하인의 옷차림이 다를까.’ 등의 생각를 하면서 사회와 문화를 읽는 눈과 사고력, 비판력을 키워준다. 음악 역시 연주를 하는 ‘행위’보다는 곡을 이해하고 감정을 실어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 내는 과정에서 지적 능력을 개발해 줄 수 있다. 건국대 음악교육과 김재미 교수는 “일기를 꾸준히 쓰는 것이 생각하는 능력을 키우듯이 음악이라는 언어로 자신과 끊임없는 대화를 하는 것 역시 사고력과 깊은 관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예체능은 기본적으로 우뇌를 사용하기 때문에 좌우뇌의 균형적인 발달을 도와 두뇌발달과 정서발달에 깊은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유아기 아이들에게 체조를 시키면서 뇌파 검사를 했더니 뇌 활동이 급격히 활발해졌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자신감·사회성 키우는데 도움 전인적인 인격 형성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예체능의 특징은 결코 한번에 목표에 도달할 수 없고, 반드시 한계단 두계단 밟아 나가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인내심과 지구력은 물론, 작은 목표를 달성했을 때 느끼는 자신감과 성취감도 공부 등 다른 활동을 할 때 매우 중요한 자산이 된다. 또한 같은 목표를 놓고 또래 집단에서 그날그날 확연하게 비교할 수 있기 때문에 건전한 경쟁을 자연스럽게 연습할 수 있다. 특히 체육의 경우 친구들과 함께 작전을 짜고 규칙에 따라 경기를 하는 과정에서 사회성과 순발력도 기를 수 있다. ●거부할 땐 강요 말아야 아이가 예체능에 재능을 보인다면 초등학교 고학년쯤에는 전공으로 계속할지 여부를 판단해 볼 필요가 있다. 아이를 면밀히 관찰하고 필요하면 전문가의 평가를 받아 본다. 아이가 싫증을 내거나 원하지 않을 때는 강요하거나 다그치지 말고 일단 의견을 들어본다.‘내 아이의 성공 예체능으로 잡아라(주니어 김영사)’의 저자 백혜영씨는 “하기 싫은 일이라도 하는 것은 일생 동안 계속된다.”면서 “왜 하기 싫은지, 그렇다면 어떤 것을 대신 하고 싶은지 등에 대해 진지하게 대화하는 과정 자체도 갈등을 이기고 판단하는 연습이 된다.”고 말했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열린세상] 북핵 협상,이제부터다/정종욱 아주대 교수·전 주중대사

    6자회담 참가국들이 공동성명을 발표한 지 며칠도 안 되었는데 벌써부터 북핵문제 해결의 전망을 둘러싸고 혼란스러운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19일 공동성명이 발표된 직후만 해도 북핵문제를 풀고 한반도에 항구적 평화체제를 구축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는 낙관적 평가가 많았다. 그러나 20일 북한 외무성이 갑자기 경수로를 먼저 건설해 주어야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복귀하고 사찰을 받겠다고 주장하자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11월 초에 후속 회담이 열려도 지루한 말싸움이 계속될 것이며 북핵문제가 해결되고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는 것이 요원하다는 비관적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과연 앞으로 6자회담은 어떻게 될까? 공동성명에서 어떤 내용들이 문제가 되는 것일까? 도대체 북한은 왜 이런 주장을 하고 나왔을까? 북한의 억지인가 또는 뭔가 공동성명에 잘못이 있는 건가? 이런 질문들에 대답하기 위해서는 먼저 공동성명의 성격부터 따져봐야 한다. 이번에 발표된 공동성명은 북핵 문제의 해결을 둘러싸고 그동안 참가국들이 제시한 원칙들을 나름대로 정리한 것이다. 나름대로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각국이 제시한 해법들이 워낙 서로 다르기 때문에 이들 중에서 최대 공약수만을 도출하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어서 상충되는 부분들이 깨끗하게 정리되지 못한 채 애매한 대로 나열되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합의는 보다 구체적 논의를 진행하기 위한 의제의 합의라는 성격이 짙다. 협상의 마무리가 아닌 시작이라는 말이다. 각국의 입장을 정리해 놓은 것이기 때문에 나중에 서로 다른 주장이나 해석을 내놓아 말씨름이 일어나고 이로 인해 험악한 분위기가 재연될 수 있는 여지가 도처에 있을 수밖에 없다. 외교적 수사를 빌리면 창조적 애매성이라 하지만 이런 창조성은 아예 없는 것만큼도 못할 정도로 성가신 것이다. 그러나 원래 외교협상이란 게 대개 그런 것이다. 이번 합의의 가장 중요한 대목은 북한이 모든 핵 무기와 현존하는 핵 계획을 포기하고 그 대신 경수로를 제공받는다는 구절이다. 북한은 처음부터 경수로에 강한 집념을 보였고 미국은 미국대로 아예 이 문제를 의제에 올리는 것조차 거절할 정도로 강하게 반대했었다. 그러다가 결국 북한이 조속한 시일 안에 NPT에 복귀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받는 대신 적절한 시점에 경수로 건설의 논의를 시작한다는 타협안이 도출되었던 것이다. 문제는 조속한 시일과 적절한 시점의 의미를 미국과 북한이 각각 자신의 입장에 보다 가까운 식으로 해석할 수 있는 애매성이 처음부터 의도적으로 남겨졌다는 점이다. 물론 북한의 주장이 합리적인 것은 아니다. 공동성명의 전체 흐름이나 표현들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핵포기가 먼저이고 경수로 건설이 그 다음이라는 점이 분명하다. 그러나 핵포기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며 경수로 건설에 대한 논의가 어느 시점에서 시작되어야 하는지 등 공동성명에는 애매한 부분이 없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북한의 주장이 무리하지만 아예 말도 되지 않는다고 일축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그게 바로 이번의 공동성명이 갖는 특징이기도 하다. 그래서 앞으로 있을 북핵 협상이 결코 순탄치는 않을 것이다. 북한이 억지를 부리고 애매한 부분을 물고 늘어진다고 해서 협상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6자회담이 걸어온 지금까지의 긴 과정을 보면 북한이나 또는 그밖의 다른 나라가 이치에 맞지 않는 억지 주장을 해도 다른 참가국들이 이에 동의하지 않고 인내심을 갖고 설득하면 결국은 따라올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이제부터이다. 정종욱 아주대 교수·전 주중대사
  • [성매매 특별법 시행 1년] 집결지 여성 절반 떠나…변칙 성매매는 급증

    [성매매 특별법 시행 1년] 집결지 여성 절반 떠나…변칙 성매매는 급증

    성을 사고 파는 행위, 특히 성을 구매하는 사람도 범죄자로 다루는 성매매방지특별법이 시행된 지 23일로 1년이 된다. 성매매가 오랜 관습이라며 시행을 전후한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특별법 시행으로 성매매를 범죄로 여기는 의식을 우리 사회에 뿌리내리는 바탕은 마련됐다. 그러나 보다 은밀하고 교묘해진 성매매에 한계를 드러낸 당국의 행정력, 성매매에 빠지는 피해 여성들을 도울 수 있는 사회안전망의 부족 등 해결해야 할 과제는 산더미처럼 많다. 20일 오후 10시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88번지. 속칭 ‘미아리 텍사스’라고 불렸던 곳이다. 낮시간부터 일찌감치 유리문 앞에 켜져 있는 빨간불은 ‘영업 중’을 알리고 있지만 드나드는 손님은 드물다. 불꺼진 업소 앞엔 어김없이 ‘월세 놓습니다’라는 안내판이 걸려 있다. 낡은 종이가 몇달 동안 문을 닫은 곳이란 것을 알리지만 성매매 집결지라 세를 찾는 사람은 거의 없다. 서울의 최대 성매매 집결지였지만 1년새 업주도 종사자들도 하나둘씩 이곳을 떴다. 지난해 초만 해도 160여개 업소에 성매매 종사자들이 690명에 이르렀지만 지금은 130여개 업소,450여명으로 급감했다. 이날 만난 40대 중반의 업주는 “낮 시간에도 손님이 끊이지 않던 유명 업소들조차 하루 한두명 받기가 힘들다.”고 했다. 성매매 집결지의 쇠락은 지방도 마찬가지다. 경남지역의 유일한 성매매 집결지인 마산 서성동 속칭 ‘신포동’에는 특별법 시행 이전 47개 업소에 218명의 성매매 여성들이 있었지만 지금은 25개 업소에 60명이 있을 뿐이다. 부산의 속칭 ‘완월동’에도 70개 업소 500여명에 달하던 여성 종사원들이 지금은 30여개 220여명으로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홍등가의 불빛은 어두워졌지만 성매매 행위는 더욱 음성화·지능화된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인터넷 출장매춘’‘출장마사지’‘전화방’‘대딸방’ 등 변칙 성매매 행위는 오히려 급증세다. 한쪽을 누르면 다른 한쪽이 부풀어 오르는 이른바 ‘풍선효과’가 현실화하고 있는 것이다. 청량리 588번지에서 만난 업주 김모(37)씨는 “성매매특별법이 이뤄낸 건 집창촌의 침대를 이리저리 흩어놓은 것뿐 그 이상은 아니다.”고 말했다. 인터넷 성인사이트 등에는 채팅을 통해 성매매 대상자를 찾는 여성들을 어렵잖게 찾을 수 있다. 최근에는 고급 외제 밴 등을 이용해 장소를 이동해가며 성을 제공하는 서비스까지 출연했다. 단속경찰은 “마약단속만큼 증거를 잡기가 힘들다.”고 토로했다. 손을 이용해 손님에게 유사 성행위를 해주는 대딸방에 대한 단속이 심해지자 이를 변형한 ‘페티시 클럽’이 생겨나고 있다. 스타킹이나 유니폼 등 사물에서 성적인 흥분을 느끼는 ‘페티시즘’을 이용, 독특한 차림의 여성들이 유사 성행위를 해 주는 것이다. 전남과 광주지역에는 ‘피부관리실’ 등 간판을 내걸고 성매매를 하는 업소가 늘어나고 유사 성행위를 하는 새로운 형태의 성매매 업소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일부 여성 종사자들은 아예 해외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강원 춘천지역 성매매 종사자 수십여명은 일본으로 유입됐고 일부 성구매자들이 룸살롱 여성 종사자들과 함께 3∼5일간 일정으로 동남아 여행을 하는 등 이른바 ‘묻지마 성여행’을 떠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성매매 여성이 다시 잘못된 길로 빠져들지 않도록 하는 재활사업은 아직 큰 역할을 해내지 못하고 있다. 여성가족부가 올해 성매매 방지대책 추진을 위해 편성한 예산은 모두 220억원으로 이 가운데 82억원이 성매매집결지 자활지원 시범 사업에 쓰이고 있다. 그러나 대책이 지나치게 집결지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데다 탈성매매 지원 대책도 미흡해 성매매 여성들의 ‘역유입’이나 음성적 성매매로의 이동 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한국여성단체연합 조영숙 사무총장은 “성매매특별법은 성매매에 대한 사회적 기준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열매를 맺기 위해선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야 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난 1년이 성매매가 잘못이라는 새로운 가치를 이뤄낸 해라면 이 법을 국민이 수용하고 실천하는 단계가 필요하다.”면서 “아직은 법에 비해 성매매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너무 관대하다.”고 말했다. 또 “또 성매매단속을 위한 장기적인 대책수립과 지속적인 시행을 위한 전담기구 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유영규 유지혜기자 whoami@seoul.co.kr ■ 성매매 31%가 인터넷 알선 지난 1년간 성매매 종사자와 집결지 수는 크게 줄었지만 인터넷 알선이나 유사 성행위 등 변칙적 행태는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또 위반사범에 대한 처벌도 경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7월 이후 성매매 집중단속 결과, 전체 적발 3422건 중 31.9%인 1093건이 메신저 등 인터넷을 통해 연결된 성매매로 나타났다. 또 스포츠마사지, 휴게텔, 휴면텔, 화상대화방, 출장마사지, 성인전용PC방 등 유사 성행위도 597건으로 17.5%를 차지했다. 반면 성매매 집결지에서의 성매매는 205건으로 6.0%에 그쳐 특별법 시행 이후 드러내놓고 하는 성매매는 크게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룸살롱 등 유흥업소에서의 성매매가 1166건으로 가장 많은 34.1%를 차지했다. 경찰은 “특별법 시행 이후 인터넷 성매매 등 외에 물건 판매 등 합법을 가장한 변칙채권으로 성매매를 하는 등 새로운 성매매 방법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에 대한 단속을 대폭 강화키로 했다.”고 밝혔다. 성매매특별법 발효 이후 지난 1년간 성매매 종사자 수는 5567명에서 2653명으로 52.3% 감소했다. 성매매 집결지에 있던 업소 수는 특별법 발효 전 1679곳에서 1061곳으로 36.8%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법무부가 최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주호영(한나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올 6월까지 검찰에 접수된 성매매특별법 위반사건은 총 1680건이었으나 이 가운데 정식기소된 사건은 305건으로 기소율이 18.1%에 불과했다. ●성매매방지특별법이란 지난해 9월23일 발효된 ‘성매매방지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과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등 2개의 특별법을 통칭한다. 성매매 업주와 성매수자에 대한 처벌 강화 및 성매매 여성의 인권보장 등이 골자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본지기자가 만난 脫성매매 여성들 지난해 10월 유흥주점에서 일하던 김주연(23·가명)씨는 성매매특별법 시행으로 자신을 옭아매던 ‘성매매’의 사슬을 가까스로 끊었다. 이후 사회복지단체의 도움으로 서울 종로구의 어느 성매매여성 쉼터에 정착, 제과·제빵학원에 다니기 시작했다.1월에는 ‘케이크데커레이션’ 과정까지 등록,7월 ‘케이크디자이너’ 자격증을 땄다. 제과·제빵사도 이미 필기시험에는 합격해 실기 결과만을 기다리고 있다.‘삼순이’처럼 개성있는 빵을 내놓는 ‘파티시에’가 그의 꿈이다. 같은 보호시설의 이미영(가명)씨도 8월 ‘양식조리’ 이론 시험에 합격,‘쉐프’의 희망을 이어가고 있다.10여명이 모여 사는 보금자리에는 이들 외에도 대부분 미용이나 제빵, 네일아트 등 취업에 도움이 되는 자격증 취득을 준비하고 있다. 성매매 피해 여성들이 사회에 나가기 전 최고 1년까지 머물 수 있는 쉼터에서는 개인 상담과 인성교육 등 피해자치료회복 프로그램이 진행되며, 생계 대책을 위한 미용과 컴퓨터, 조리, 제빵 등 직업훈련도 병행된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사설 학원을 오가며 검정고시와 대학입시 등을 통과해 못다 이룬 배움의 열정을 이어가기도 한다. 성북구 H쉼터의 하미정(28·가명)씨와 전유진(23·가명)씨는 미용학과 사회복지학을 전공하는 ‘05학번’ 새내기. 중졸 학력인 하씨는 대입검정고시에 합격, 지난해 전씨와 함께 대입 원서를 냈다. 헤어디자이너와 성매매여성·노인 관련 사회복지사가 새로 설정한 목표다. 동료를 위해 강사로 직접 나선 경우도 있다. 마포구 H쉼터의 오시내(가명)씨와 신미진(가명)씨는 현재 ‘탈성매매 전업 프로그램’의 네일아트 강사다. 지난 5월부터 두달 동안 첫 강의를 맡았는데 반응이 좋아 다시 강단에 섰다.20명 안팎이 머무르는 이 쉼터에서 이번 여름에만 미용사 자격증을 2명이 땄다. 네일아트 자격증도 1명, 전산처리 관련 자격증은 2명이나 얻었다. 서울시에 설치된 탈성매매 여성을 위한 쉼터는 모두 15곳으로 지난 8월 말 현재 169명이 입소한 상태다. 최대 수용 가능 인원은 204명. 성매매방지법을 시행한 뒤 일시적인 포화상태를 보이다가 올해 초부터 안정세를 찾았다. 지난해 9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516명이 입소,502명이 퇴소했다. 이전 특별법 시행 이전에 입소한 인원까지 포함시켜 555명이 의료지원을 받았으며 498명이 법률지원,310명은 직업교육을 받았거나 받고 있다.S대 등 상급학교에 진학한 사람은 10명, 이밖에 일반 사무직과 미장원, 네일아트점 등 사회에 진출한 사람만도 27명에 달한다.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북핵 6자회담 타결] 막판 “경수로 제공”…美 벼랑끝 외교

    |베이징 김상연특파원| 19일 오전 8시30분 베이징 댜오위타이의 북핵 6자회담 전체회의 회담장.6개국 수석대표의 테이블에는 ‘공동성명’이라는 제목의 서류가 놓여져 있었다. 즉각 ‘회담이 정말 극적으로 타결되나 보다.’라는 관측이 기자들 사이에 나돌기 시작했다. 10분 뒤인 8시40분쯤 김계관 북한 수석대표가 먼저 입장해 자리에 앉았다. 그러나 다른 대표들이 나타나지 않자 머쓱한 듯 회담장을 나갔다. 이어 송민순 우리측 수석대표도 회담장에 들어왔다가 아무도 없는 것을 보고 나갔다. 그리고 아무도 입장하지 않았고, 시간은 하염없이 흘렀다. 이 장면을 본 기자들은 고개를 갸우뚱했다. 타결을 위해서는 북한의 결단이 마지막 관건인 줄 예상했는데, 북한은 일찌감치 결심을 굳힌 듯 자리에 참석한 반면 오히려 미국 수석대표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 2단계 4차 6자회담의 타결 과정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이 바로 미국의 ‘양보’다. 당초 미국은 경수로의 ‘경’자도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경수로에 돈을 낼 나라가 없을 것이란 현실론과 1994년 제네바 합의의 재탕이라는 명분론이 복합 작용해, 우리가 미국에 경수로 제공을 설득할 명분도 거의 없었다. 따라서 관건은 북한이 경수로 주장을 철회하는 데 달려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타결 가능성이 지극히 회의적이었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런데 이날 낮 예정시간을 3시간30분이나 넘겨 열린 전체회의에서 채택된 공동성명에는 ‘경수로’라는 말이 선명히 박혀 있었다. 어쨌든 미국이 경수로 부분에서는 양보한 셈이 됐다. 전날 밤 어두웠던 회담 분위기가 ‘혹시나’하는 분위기로 반전된 것도 크리스토퍼 힐 미국 수석대표가 중국측 4차 초안을 받기로 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부터다. 이런 상황에서 이날 아침 힐 대표가 전체회의에 참석하지 않아 전체회의가 순연되자, 워싱턴의 강경파가 제동을 건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 시작했다. 어느새 초점은 ‘북한의 결단’이 아니라 ‘미국의 결단’으로 전환된 것이다. 이런 관측대로 마지막까지 미국이 고민했다면 ‘인내심 있는 협상가’로 정평이 난 힐 대표가 워싱턴의 네오콘 등 강경파를 적극 설득했다는 추론도 가능하다. 따라서 힐 대표는 앞으로 공동성명을 책임지고 이행해야 하는 부담을 전적으로 짊어지게 됐다. 하지만 이같은 미국의 ‘양보’가 고도의 협상전술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미리 양보할 선을 정해 놓았으면서도 겉으로는 ‘경수로 불가’를 강하게 치고 나섬으로써 결과적으로 북한으로 하여금 크게 얻었다고 생각하게끔 했다는 것이다. carlos@seoul.co.kr
  • 인격론/새무얼 스마일즈 지음

    ‘세상을 움직이는 것은 인격이다!’ 19세기 영국의 정치 개혁가였던 새무얼 스마일즈가 깨달은, 세상과 인간을 변화시키는 동력은 바로 인격이다. 먼 나라, 옛날 얘기가 아니다. 현재 우리 삶과 사회를 꿰뚫는, 본질에 대한 그의 통찰력의 결과물이다. 개인과 조직의 인격적 고결성이 ‘성공으로 가는 지름길’임을 그는 일찌감치 깨달았다. ●개혁의 원동력이자 최고의 재산인 인격 정치개혁을 위해 저널리스트로, 행동가로 활발한 활동을 펼쳤던 스마일즈. 그가 내린 결론은 정치 개혁만으로 사회악을 타파할 수 없다는 것. 사회 구성원 개개인의 개혁이 동반돼야 한다는 단순한 진실이 이 개혁가의 삶을 바꿔 놨다. 그는 개혁의 방향을 정치에서 개인으로 전환했다. 그 길의 포문을 연 것이 바로 ‘인격론’(새무얼 스마일즈 지음, 정준희 옮김,21세기 북스)이다. 그는 “천재성은 감탄을 불러 일으키지만 존경심을 불러 일으키는 것은 바로 인격”이라고 주장했다. 사람들에게 천재는 찬미의 대상일 뿐이지만 인격적인 사람은 신뢰하고 존경하게 된다는 얘기다. ●일은 인격수양에서는 최고 스승 그럼 인격은 그냥 얻어질 수 있는 것인가? 결코 그렇지 않다. 지속적으로 자아를 관찰하고 단련하며 컨트롤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스마일즈는 노동을 통해 자제력, 주의력, 적응력, 인내심을 키우게 되는 만큼 노동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루어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인간에 내려진 저주는 노동이 아니라 게으름. 녹이 철을 좀 먹듯, 게으름은 사람과 국가의 정신을 좀먹는다. 재주가 있어도 이용하지 않으면 진정한 행복을 찾을 수 없다. 재주를 이용하고 유용하게 활용할 때 진정한 행복을 얻을 수 있다. 사람이 지치는 것은 움직일 때가 아니라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이다. 인격을 뒷받침하는 최고의 버팀목은 습관. 의지가 바르냐 그렇지 못하냐에 따라 습관은 자비로운 군주를, 난폭한 군주를 만들 수 있다. 또 힘든 현실에 부딪혀야 한다. 독서와 배움을 통해 얻을 수 없다. 보통 사람들과의 폭넓은 접촉을 통해서 진정한 인격을 단련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가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긴 것은 바로 가정. 인격을 단련시키는 최초이자 가장 중요한 학교이기 때문이다. 인간이 최고 혹은 최악의 도덕교육과 행동원칙을 배우는 곳이다.1만 5000원.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인체의 신비’ 베일을 벗긴다

    남녀 차이에 관한 인체의 신비는 인류의 가장 큰 관심사 가운데 하나이다. 생물학적인 면에서 남자와 여자는 똑같은 구조로 시작된다. 임신 6주가 되면 유전자에 의해 성별이 나뉘지만 신체적으로는 남자인지 여자인지 식별할 수 없다. 그러나 이성에 대한 호감과 사랑, 임신, 출산을 거쳐 남자나 여자로 탄생하기까지의 과정은 경외감마저 불러일으킨다. 디스커버리채널이 오는 7일부터 9일까지 오후 11시에 방영하는 3부작 특집 ‘인체유람기’는 첨단 영상기술을 이용, 인간이 생성되는 과정을 상세히 전하고 인체의 구조를 낱낱이 해부하는 새로운 시도를 선보인다. 첫 회 ‘남자와 여자의 생성과 구조’에서는 탄생 순간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남자와 여자의 성장과정을 조명한다. 쌍둥이 남매를 자궁 속에서부터 추적해 성적 특징이 어떻게 생성되고 구분되는지 알아본다. 성적 차이는 출생 이후 급격히 두드러지기 시작한다. 또 근육량과 골밀도 등 일반인들과 다른 신체조직을 이용해 자신의 신체능력을 극한 상태로 끌어올리는 운동선수들을 만나본다. 성별의 차이는 신체적 능력과 두뇌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남자는 여자보다 근육량이 많고 골밀도가 높다. 반면 여자는 남자보다 인내심이 강하고 수명이 길다. 이러한 차이는 진화적 이유 때문일까? 남자와 여자가 어떤 면에서 우월하게 만들어지는지도 알려준다. 두번째 ‘임신부터 출산까지’는 임신이 이뤄진 순간부터 탄생 순간까지의 여정을 한 부부의 임신 과정을 통해 상세히 파헤친다. 여자는 상대적으로 적은 수의 난자를 만들지만, 남자는 72시간만 지나면 새로운 정자를 만든다. 인간이 탄생하는 놀라운 과정이 독특한 영상 기법으로 담겨진다. 우리의 신체는 단 한 가지 이유, 즉 번식을 위해 아주 구체적이고 미묘하게 작동한다. 마지막 시간인 ‘성의 해부’는 유혹과 성적 흥분, 그리고 오르가즘이 일어나는 동안 신체 내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인체 속을 직접 들여다봄으로써, 섹스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또 인간이 동물과 구분되는 여러 특징을 알아본다.‘자연선택설’은 이 모든 것에 어떻게 적용될까?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오일만특파원 베이징은 지금] 중국의 새로운 고민 ‘컨라오쭈’

    왕옌(王燕·25·여)은 베이징에서 대학교를 졸업했다.사회에 나와 국유기업 비서직과 중소기업 사무직 등 다양한 경험을 했지만 1년도 못돼 스스로 직장을 그만 둔 상태다. 왕옌은 오전 내내 컴퓨터 채팅으로 소일하다가 오후에는 베이징에서 비싸기로 소문난 자오양취(朝陽區) 타이핑양(太平洋) 백화점에서 2000위안짜리 화장품 세트를 신용카드로 구입했다. 물론 부모의 카드를 사용했다. 저녁에는 또래 친구들과 카페촌에서 라이브 음악을 감상하거나 때론 나이트 클럽에서 신나게 몸을 흔든다.그녀는 “한달에 1500∼2000위안의 월급을 받으며 미래가 없는 회사에서 인생을 썩히고 싶지 않다.”며 화려한 백수생활에 만족감을 표시한다. 최근 중국에서 실업자 급증과 함께 부모에 의존해서 살아가는 ‘컨라오쭈( 老族)’들이 확산되고 있다.‘‘부모를 파먹고 산다.’는 의미가 더 정확하다. 이런 컨라오쭈들이 중국 경제인구의 30%에 육박하고 있다고 난징(南京)대학 노령과학연구센터가 최근 밝혔다.컨라오쭈들은 1차적으로 부모의 책임이 크다.70년대 중반 이후에 태어난 이른바 ‘샤오황디(小皇帝) 세대’들이 주력이다. 외동인 까닭에 인내심이 부족하고 독립심도 없는 잉여인간으로 길러졌다는 지적이다. 컨라오쭈들은 대학을 졸업하고 만족한 직장을 구하지 못하고 있는 ‘비자발적 실업자’나 회사 적응에 실패해 스스로 직장을 떠나는 ‘비회사형 인간’들도 적지않다.화둥(華東) 사범대학 심리상담센터 예빈(葉斌) 주임은 “부모에 대한 의존성이 커져 컨라오쭈들은 결국 인생을 향한 동력이 떨어진 상태”라고 진단한다. 대부분 전문가들은 “자금의 출처를 차단하고 단호하게 굶기면서 자립 의식을 키워야 한다.”며 강력한 처방을 내린다. 중국 사회 전체로 보면 컨라오쭈들의 확산은 중국의 노령화를 10년 이상 앞당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 경제인구의 30%가 놀고 먹는 상황에서 컨라오쭈들은 부모들의 노후 연금마저 ‘파먹는’ 극한 상황까지 올 수 있다는 진단이다.이 때문에 중국 언론들은 컨라오쭈를 ‘중국 가정의 일급 파괴자’라고 부른다.oilman@seoul.co.kr
  • [CEO 칼럼] 여름은 독서의 계절/안용찬 애경 사장

    [CEO 칼럼] 여름은 독서의 계절/안용찬 애경 사장

    한낮의 땡볕이 아스팔트를 뜨겁게 달군다. 도로변의 나무들이 무더위에 지쳐 있다. 사람들의 마음은 산과 바다에서 아직 돌아오지 않은 듯 일이 손에 잡히지도 않아 보인다. 요즘 같은 시기에 서점은 파리 날릴 것 같지만 내가 즐겨 찾는 서점에는 사람들로 만원이다. 한여름 무더위에 무슨 책타령이냐고 할 수 있겠지만 진정한 독서의 계절은 여름이다. 흔히 가을이 독서의 계절이라 하지만 청명한 가을날 실내에 틀어 박혀 책을 읽는다는 것은 보통 인내심으로 가능한 일이 아니다. 우리 나라 가을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그 유혹을 뿌리치고 실내에 책을 읽을 만큼의 자제심이 나에게는 없다. 무더운 한여름이야 말로 시원한 곳을 찾아 꼼짝 않고 책을 읽기에 제격이다. 자투리 시간만 나면 회사 근처 애경백화점내 ‘북스리브로’라는 대형서점으로 책 구경을 간다. 아무래도 베스트셀러에 눈이 먼저 가는데 최근에는 ‘무심’ ‘희망의 힘’ ‘살아갈 날들을 위한 기도’ 등이 좋았다.‘무심’은 공감하는 바가 커 혼자 읽고 말기에는 아쉬움이 남았다.50여권을 더 사서 회사 간부들에게 선물로 주었다. 영어판 책 중에는 ‘Life’s Greatest Lessons’와 ‘Positive Words,Powerful Results’라는 책을 편하게 읽었다. 역시 다량 주문해 영어가 가능한 간부들에게 읽어보라 전해 주었고, 집에도 두 권을 가지고 가 아이들 방 책꽂이에 살짝 놓아 두었다. 특히 ‘Life’s Greatest Lessons’는 작가가 고교 교사 출신이어서인지 평이한 단어로 씌어져 정말 중요한 인생의 교훈들을 쉽고 와닿게 설명하고 있다. 경영관련 서적은 전에 읽었던 ‘Good to Great’를 올 여름에 다시 읽었다.‘이건희 개혁 10년’은 이번 주말에 읽을 예정이다. 지난 주에 읽은 ‘진다방 미스신이 심은하보다 예쁘다’라는 책은 제목이 재미있어 샀는데 작가가 나하고 동갑이라 그런지 내용에 공감이 가는 부분이 많아 책 읽는 내내 즐거웠다. 와인에 관심이 많아 와인 서적을 많이 구매하지만 실제로 책방에 서거나 앉아서 읽는 책의 수도 만만치 않다. 어떤 와인책은 한 두시간 훑고 나면 사기가 아까운 책도 많다. 내용이 워낙 겹치기 때문이다. 그럴 때는 서점에는 좀 미안하지만 아예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속독으로 두 세권을 읽어버리기도 한다. 수년 전까지 경영관련 베스트 셀러를 즐겨 읽었는데 얼마 전부터 편식하지 않고 다양한 장르를 읽고 있다. 여전히 왕성하게 책을 사지만 그에 못지 않게 있는 책을 없애는 데에도 시간을 쏟는다. 평생 지니고 싶은 책은 30여권이면 충분하기 때문이다. 아직은 회사와 집에 200∼300권의 책이 있지만 조만간 100권 내외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할 예정이다. 그러기 위해 전에 읽었던 책들을 다시 한번 훑어보고 곁에 둘 것인지 남에게 불하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내가 힘들 때 나를 일으켜 세워준 것은 책이었다. 괴로울 때는 책에서 힘과 용기를 얻었고, 즐거울 때는 책을 통해서 더욱더 즐거워 했다. ‘처서’가 다가오는 것을 보니 이제 곧 세상은 가을 옷으로 갈아 입을 예정이다. 그쯤 되면 아름다운 가을 풍경이 사람들을 산으로 들로 유혹할 것이다. 그 전에 서점에 들러 몇 권의 책을 사고 보자. 당장 읽어도 좋고 나중에 읽어도 좋다. 독서에 투자하는 것만큼 효율적인 투자는 없다. 여름은 독서의 계절이다. 여름이 다 가기 전에 퇴근길에 서점부터 들르자. 지금 내 곁에 쌓여 있는 책을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르다. 안용찬 애경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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