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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런던만으로는 글로벌 톱 힘들다”

    “런던만으로는 글로벌 톱 힘들다”

    |밀라노(이탈리아) 안미현특파원|일본 모토롤라, 파나소닉 등에 이어 LG전자마저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디자인연구소를 철수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그런데 삼성은 밀라노에서 철수할 계획이 전혀 없다고 했다. 아니, 오히려 더 강화하겠다고 했다. 글로벌 기업들의 도미노 철수 추세와 달리 삼성은 왜 밀라노를 사수하는 것일까. 궁금증을 풀기 위해 지난 5일 삼성 밀라노디자인연구소를 찾았다. 밀라노 시내에서 차로 20분쯤 달려 세르누스코 지역에 들어서니 푸른색의 삼성 로고가 눈에 들어온다. 이건희 삼성 회장이 2005년 초 디자인 전략회의를 밀라노에서 직접 주재한 뒤 그 해 만든 연구소다. 김홍표 소장이 반갑게 맞아준다. 앉기가 무섭게 “왜 글로벌 전자기업들이 밀라노를 떠나는 지” 물었다. 김 소장은 “밀라노는 전자산업이 전혀 발달돼 있지 않다.”며 “전자산업의 허브인 영국 런던에 디자인연구소를 두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삼성은 왜 밀라노에 남는 것일까. 김 소장은 “삼성은 이미 런던을 포함해 세계 6곳에 디자인연구소를 운영 중”이라면서 “베이스캠프로는 런던이 적합할 지 몰라도 그 이상, 즉 세계 챔피언이 되려면 플러스 알파(+α)가 있어야 한다.”고 거침없이 말했다. 그 알파가 바로 밀라노라는 설명이다. 수석 연구원인 모니카 달라리바(34)씨는 “패션, 가구산업의 중심지인 밀라노는 세계 그 어느 도시보다 디자인 리소스(자원)가 풍부하다.”고 강조했다. 다양한 리소스 속에서 의미있는 트렌드 시그널(유행 신호)을 찾아내는 것이 ‘밀라노의 임무’다. 김 소장은 “원석을 찾아내고 트렌드화 가능성을 읽어내는 것은 우리이지만 이를 보석으로 최종 가공하는 곳은 본사 디자인팀”이라고 말했다. 삼성의 글로벌 히트상품인 보르도 TV의 와인잔 곡선(V자형)과 글로시 블랙(광택 검정)은 그렇게 해서 탄생한 합작품이다. 김 소장은 “런던으로 디자인 캠프를 옮기면 좀 더 빠르고 직접적인 아웃풋(제품)을 기대할 수 있겠지만 밀라노 만큼의 비옥한 디자인 리소스를 얻기는 힘들 것”이라면서 “(밀라노 철수를 결정한)일부 회사들은 일하는 방식이 잘못됐거나 인내심이 부족했던 것 같다.”고 풀이했다. 밀라노연구소에는 김 소장을 포함해 10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다. 디자이너는 8명. 오디오·비디오(AV), 정보기술(IT), 모바일, 가전 크게 네 분야로 나눠 연구를 진행한다. hyun@seoul.co.kr
  • 中 다롄 ‘여름 세계경제포럼’ 첫째날

    中 다롄 ‘여름 세계경제포럼’ 첫째날

    |다롄(大連) 이지운특파원| “글로벌화 확산에 따른 위기관리 시스템을 찾아내는 데 집중해야 한다.” 6일 중국 다롄 국제전람관에서 개막된 제1회 서머 다보스포럼. 참석자들은 “글로벌화의 진전은 전 세계가 일시적으로 충격을 받을 수 있는 위험에 함께 노출된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런 위험을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찾아내는 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글로벌화는 불가피” 개막 세션인 ‘세계경제전망’에 참석한 토론자들은 세계경제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일 것이지만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부동산담보대출) 사태처럼 전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돌발 변수가 더 빈번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참석자들은 글로벌화 추세가 전 영역에 걸쳐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인도 모저배어사의 디파크 퓨리 대표 등은 “젊은 기업들은 아웃소싱 등 보다 심도있는 글로벌화를 통해 새로운 영역에 도전해야 하고 이때 기회가 찾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경제포럼의 자체보고서는 “글로벌 전략은 단순히 새로운 해외시장을 찾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가격·질을 유지해줄 수 있는 아웃소싱 루트와 공급자를 찾아내는 일”이라면서 “글로벌화는 기업의 위험성을 낮추고 비용을 줄이는 방법으로서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서 성공비결은 현지문화 동화·인내심” 중국에 대해서는 ‘시장에서 비켜나지 않고 있는’ 중국 정부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토론에서는 “기업들이 중국에서 직면하고 있는 가장 큰 위험은 불안정한 정책 환경이며, 지속적인 개혁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는 여전히 중국 경제의 가장 크고 영향력 있는 주체로 남아 있다.”는 점이 지적됐다. 정부 정책이 중국기업의 비즈니스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는 것이다. 이에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이날 환영행사에서 “중국은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법·제도를 고쳐나갈 것이며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세계경제 발전을 끌고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어떤 분야를 막론하고 중국에서 성공할 수 있는 가장 큰 비결로는 현지 문화와의 동화, 인내심이 꼽혔다. 심지어는 “실패를 잘 감당하는 것도 하나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중국 시장은 특수성이나 미비한 법 제도 때문에 위험성이 높지만, 그만큼 잠재적 보상도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얘기다. ●“보호주의가 발전의 걸림돌” 포럼에서는 “세계 경제 발전의 최대 걸림돌은 보호주의와 국수주의”라는 문제의식도 제기됐다. 크리스틴 포브스 미 MIT 경영대학원(슬로안스쿨) 교수는 “세계 경제가 부딪친 가장 큰 문제는 점증하는 보호주의와 국수주의”라고 지적했다. 이에 포럼에 멘토(조언자)로 참석한 사무엘 디피아자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회장은 “보호주의의 타개 방법을 찾아내는 게 젊은 차세대 지도자들에게 주어진 숙제”라고 강조했다. 이번 포럼에는 인도의 IT 관련 CEO만 80여명이 참석, 단일 국가에서 가장 많은 인원이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다. jj@seoul.co.kr
  • [문화마당] 문화예술인의 학력위조 변명/ 이태동 서강대 영문학 명예교수

    고대(古代)에서 르네상스 시대를 거쳐 지금에 이르기까지 세속적인 것을 초월해서 정신적이고 지적인 것을 추구하는 활동을 문화로 보아 왔다.19세기 영국의 문화평론가 존 러스킨은 문화의 중심체인 “예술의 기초는 도덕적 인격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위대한 예술이란 예술적 재능에 의한 순수한 영혼의 표현”이라고까지 했다. 그래서 위대한 예술가가 되려면 두 가지의 자산(資産), 즉 ‘예술적 재능’과 ‘순수한 영혼’이 필요하다. 역사적으로 볼 때, 탁월한 예술적 재능을 가진 천재들은 학교라는 제도적인 틀에서 벗어나서 일찍부터 자유로운 생활을 하며 자기 세계를 추구하는 경우가 많았다. 수 백편의 박사학위 논문의 대상이 되었던 시인이자 평론가인 새뮤얼 콜리지는 케임브리지 대학에 입학을 했으나 지적인 자극을 받지 못해 도망을 쳐서 기병대에 입대했다. 형의 도움으로 대학으로 돌아 왔으나, 학위를 받지 않고 학교를 떠났다. 조지프 콘래드 역시 대학에 갈 수 있었으나 바다로 가서 선원 생활을 하다가 작가가 되었다. 경제학자 케인스를 포함한 지성들과 더불어 뜻을 나누었던 여류 버지니아 울프는 대학을 가지 않고 아버지의 서재에서 독학을 해서 당대 최고의 지적인 작가가 되었다.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윌리엄 포크너도 유사한 길을 걸었다. 우리나라 화백 박수근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실로 그들은 모두 다 학벌에 연연하기에는 자기들의 ‘순수한 영혼’을 표현하기에 바빴다. 사람은 모든 분야를 다 잘 할 수 있는 재능을 가지고 태어나기 어렵다. 그래서 예술 분야에 남다른 재능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들은 다른 분야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자기 분야에만 몰입하는 경향이 있어서 정규적인 학교 교육에 적응을 잘 못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좋은 대학에 들어가서 학위를 취득한 것은 높이 평가를 받아야 한다. 그들은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 났을 뿐만 아니라, 그 만큼의 인내심을 가지고 성실하게 생활했다는 것을 증명해 주기 때문이다. 만약 사람을 평가할 때 학교 교육이 기준이 되지 않으면 물질이나 사회계급과 같은 불순물이 개입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예외는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학위 없이도 자기분야에 앞서가는 예술 문화인들은 다른 분야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학위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사람보다 평가를 받아야만 한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학벌로만 사람을 평가하고 등급을 정하기 때문에, 독특한 성격과 탁월한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자유롭게 살아가기가 어렵다. 대학을 나오지 않았을 경우, 그들은 실제적인 능력을 평가받기 전에 ‘이상한 사람’으로 낙인이 찍힌다. 이러한 편견은 실제적으로 사회적 손실이 될 만큼 그들의 창조적 에너지를 억압하고 있다. 학력을 위조한 사람들의 수가 문화 예술계에 집중되어 있는 것은 그들의 타고난 특수한 재능 때문에 일찍부터 제도적인 틀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그들이 좋아하는 일을 추구하려 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문화 예술계 사람들로부터 엄청난 도움을 받고 살아가지만 유교사상 때문인지 은연 중에 그들을 멸시하는 경향이 우리들의 의식 속에 깊이 자리잡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비록 그들이 해당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어 성공을 했지만 학벌로 인해 사회적으로 숨쉬기가 어려울 정도로 압박을 느꼈기 때문에 학력 위조와 같은 과오를 범하게 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위의 사실을 감안하더라도 학력을 위조하는 것은 예술의 정신과는 거리가 멀다. 위조된 학력으로 가면을 쓰고 있었던 그들은 ‘예술적 재능’을 가졌지만 위대한 예술가가 되지 못한 것은 세속적인 억압을 이겨내고 ‘순수한 영혼을 표현’할 수 있는 경지에 다다르지 못했기 때문임은 틀림없다. 이태동 서강대 영문학 명예교수
  • [피랍 19명 전원석방 합의] 석방협상 막전막후

    [피랍 19명 전원석방 합의] 석방협상 막전막후

    한국인 인질을 석방하기 위한 정부와 탈레반의 28일 4차 대면 접촉은 숨가쁘게 전개됐다. 이날 접촉은 오후 1시30분쯤(한국시간 오후 5시48분) 아프간 가즈니주 주도인 가즈니시 적신월사 건물에서 이뤄졌는데 3차 대면 접촉을 가진 이후 12일 만에 재개된 것이다. 협상에는 한국측과 탈레반 대표 외에 부족원로, 국제적십자사측 등이 참여한 가운데 비공개로 진행됐다. ●극적인 타결까지 피말려 지난 25일 전원 석방 합의라는 외신이 흘러나온 이후 27일까지 이렇다할 움직임이 없어 인질 사태 해결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외신들은 이날 협상 재개 소식을 전하며 “이날 협상이 마지막 협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상당히 긍정적인 협상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보도를 하면서 협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일각에서는 “여성 인질들부터 먼저 석방될 것” “인질 3∼4명이 먼저 석방될 것”이라는 등의 성급한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그렇지만 청와대와 외교부는 끝까지 “결과를 예단할 수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오후 7시쯤 브리핑을 통해 대면 접촉을 밝히면서도 “피랍자 전원의 석방을 위해 노력중”이라고만 말했다.“가족들은 전원 석방될 때까지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외교부 당국자도 “그동안 오보가 많아 성과가 있을지 없을지 단정하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안보회의서 외교부등 타결 가능성 보고 대면접촉이 시작된 직후인 오후 6시 청와대는 노무현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안보정책조정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외교통상부·국방부·국정원 등은 협상 타결 가능성을 보고했다. 그러면서도 19명이 무사히 석방, 우리 품으로 돌아올 때까지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누구도 협상 결과에 대한 확신을 갖기는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이어 오후 8시25분쯤 천호선 대변인의 인질 석방 합의하는 공식 발표가 나오면서 외교부 등에서는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한 정부 소식통은 “연내 철군 및 선교활동 금지 등은 벌써 조치가 이뤄진 조건들이기 때문에 우리측의 부담은 적다.”며 “다른 조건은 공식적으로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양측간 더 오고간 것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격에 적지 않은 손상 입어 배형규, 심성민씨 등 2명의 비극이 있었지만 나머지 19명의 인질을 무사히 구한 것은 나름대로 이번 협상의 성과로 평가된다. 인질과 탈레반 수감자의 맞교환을 줄기차게 요구해온 탈레반의 요구를 반영하지 않으면서도 합의를 이끌어낸 것은 그동안 전방위로 펼친 정부 외교력의 결실이기도 하다. 특히 지난 23일 시작된 송민순 외교부 장관의 중동 3개국 순방도 석방 교섭에 영향을 미쳤다는 후문이다. 또 군사작전 불가라는 방침을 고수하며 탈레반을 상대로 대화 작전을 편 것도 협상 성공의 요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어떻게든 피랍자의 생명을 구해야 한다는 절체절명의 사명감 때문에 테러단체와 직접 협상하지 않는다는 국제사회의 원칙을 저버림으로써 국제사회의 대테러 전쟁에 동참하는 한국의 국격에 적지 않은 손상을 입기도 했다. 최광숙 김미경기자 bori@seoul.co.kr
  • [코레일의 미래 일본서 찾는다] (상) 진화하는 철도부대사업

    [코레일의 미래 일본서 찾는다] (상) 진화하는 철도부대사업

    |도쿄 박홍기·박승기 특파원| 코레일이 역세권개발 등 철도 부지를 활용한 부대사업에 적극적인 행보를 하고 있다. 운송 수입만으로는 재정자립을 이룰 수 없어 사업 다각화가 철도의 미래를 좌우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서울 용산 역세권에 150층 랜드마크를 건설하는 것을 시작으로 성북역, 대전역 개발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철도의 나라’로 불리는 일본은 철도와 연계된 다양한 사업이 이뤄지고 있다. 우리나라 철도와 달리 철도가 민간 기업이라는 차이점이 있다. 그러나 역의 지리적 상징성이나 운영 형태 등은 공통점이 많다. 일본의 역세권 및 도심 개발과 역사운영, 지자체와의 관계 등을 통해 코레일의 청사진을 그려봤다. ●호텔·영화관·쇼핑센터… 문화공간 탈바꿈 비가 내리는 평일 오후. 도쿄 미나토구 6가 롯폰기힐스(Ropponggi Hills)는 손님들로 북적인다.4층 식당가에서 일본식 돈가스를 맛보는 데 10분 정도 줄을 서서 기다리는 인내심이 필요했다. 메밀국수나 우동집 앞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줄지어 기다린다. 이 곳은 호텔과 방송국, 영화관, 쇼핑센터 등이 입주한 하나의 복합도시공간이다. 문화도심을 컨셉트로 모리타워 최상층에는 아트센터가 자리하고 있다. 임대료가 가장 비싼 곳이지만 미술관과 전망대, 도서관과 회의실, 멤버십클럽 등 문화시설을 배치한 것이 눈에 띈다. 롯폰기힐스는 도심도 부도심도 아닌 곳을 재개발해 탄생했다. 규슈지방의 관문인 후쿠오카 캐널시티도 마찬가지다. 건물 내부에 인공운하를 만들었다. 재개발에 16년이 걸렸다고 한다. 이제는 규슈지역을 방문한 관광객이 한번은 다녀가는 지역의 명소가 됐다. 롯폰기힐스에서 10분 거리인 미드타운은 방위사업청 부지를 개발했다. 개발형태는 롯폰기힐스와 비슷하다. 시나가와역 동쪽지구(인터시티)는 철도 화물기지(14만 8000㎡)를 매각해 오피스타운으로 변모시켰다. 빌딩사이로 공원이 조성됐고 각 건물의 2층을 다리로 연결해 오고가는 것을 자유롭게 했다. 이 통로는 시나가와역까지 맞닿아 도심 개발뿐 아니라 역 이용을 활성화하는 ‘1석2조’의 효과를 거두는 것으로 이어졌다. ●일본 철도 6개회사 모두 ‘알짜´ 기업 일본의 복합개발은 호텔과 오피스, 백화점과 전문상가가 조화를 이룬다. 용산역세권은 개발 면적만 44만 2575㎡로 이들의 3배가 넘는다. 일본의 복합개발이 참고는 되겠지만 시행에는 보다 심도 있는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도쿄에서 가이드 및 통역사로 활동하는 김종철씨는 “일본에서는 버블 이후 ‘일극 중심’개발이 활발하다.”면서 “도시를 살려야 나라가 산다는 것으로 그 중심에 철도가 있다.”고 말했다. 일본의 6개 여객철도회사는 흑자기업이다.1987년 철도의 민영화에 따라 지역별로 철도 회사가 출범했다.0년간 동일한 운임이 유지됐고 정부재정 부담이 감소해 철도 기업들은 건실한 성장을 하고 있다. 코레일과 규모가 비슷한 JR규슈는 활발한 부대사업과 2004년 가고시마∼신야츠시로(126.8㎞) 신칸센 개통으로 규슈지역 5대 기업에 진입했다. 5대 기업에는 사철대기업도 포함되는 등 2개사가 철도관련 회사다. 6개 여객철도회사 중 최대 규모는 JR동일본. 이 회사는 지난해 1759억엔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규모가 가장 적은 JR사국도 29억엔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운송업´ 에서 ‘교통종합서비스그룹´ 으로 JR 여객철도 회사의 부대사업 비율은 북해도가 56.8%로 가장 높고 동해가 19.3%로 가장 낮다. 동일본은 29.1%, 규슈는 46.9%에 이른다. 규슈는 16년 전 적자를 감수하며 부산∼하카다 간 선박사업을 시작, 최근 수익을 창출하는 블루오션을 개척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본 여객철도 회사들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부대사업을 계속 확대하고 있다. 사업 분야도 아파트 건설에서 역 빌딩, 음식점, 관광·레저, 임대업, 학교, 골프장 운영 등 다양하다. 교통종합서비스그룹을 지향하고 있는 셈이다. 이 중 가장 활발한 분야는 역 빌딩사업이다. 도쿄권은 철도의 여객 수송분담률이 75%로 역 대부분이 사업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하루 이용객이 35만명인 JR동일본의 에비수역은 백화점과 오피스텔이 있고, 지하에는 상점들이 들어서 있다. 신주쿠나 도쿄역에 비해 한국에는 낯선 지역이지만 JR동일본의 직영 백화점인 ‘Atre’가 입주하면서 중심 상권을 유지하고 있다. 도쿄도 시부야구 JR동일본 본사에서 만난 이가라시 히데하루 국제부 과장은 “역은 지역의 관문이자 풍요로운 생활공간을 지향한다.”면서 “철도 부지를 적극 활용해 매력있는 역을 만들어가고 있으며 한국의 코레일도 가능한 사업”이라고 말했다. skpark@seoul.co.kr
  • ‘끈기없는 아이’ 유형별로 다루세요

    ‘끈기없는 아이’ 유형별로 다루세요

    ‘잠시라도 가만 있질 못해요.’‘이것저것 시작만 하고 끝내지를 못해요.’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의 고민 가운데 하나가 바로 아이의 부족한 집중력이다. 뭘 하든 끈기가 없어 걱정이라는 것이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끈기가 부족한 아이들의 유형별 특징과 대처법을 소개한다. ●과민성 왕족(王足)증후군 책상에 10분도 앉아 있기 어려워하는 타입. 말 그대로 대수롭지 않은 일에도 기어코 발을 움직여 나와 봐야만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다. 끈기 없는 아이의 가장 흔한 유형으로 대부분의 아이들이 한번쯤 이런 증상을 경험한다. 소리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주변에 관심이 많다. 밖에서 아주 작은 소리만 나도 문을 열고 내다보거나 참견하려 든다. 조금만 신경을 써도 변비와 설사가 겹치는 과민성 대장 증후군처럼 민감한 아이에게 자주 생긴다. 이런 유형에 가장 필요한 것은 주변 환경을 정리해 주는 일이다. 공부에 집중할 수 있도록 공부방을 정리정돈하고, 텔레비전이나 컴퓨터 등은 아이와 약속하고 치워야 한다.‘포인트 카드’를 활용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아이 수준에 맞게 공부 약속을 하고 이를 지키면 도장을 찍어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처음에는 공부 시간을 20분 정도로 하다가 점점 늘려 나가고, 목표를 채우면 아이가 원하는 것을 해준다. 자꾸 게임 생각이 난다면 ‘잠들기 직전 30분’ 하는 식으로 규칙을 정하고 주말에는 맘껏 놀도록 해 숨통을 틔워 주는 것이 좋다. ●팔도유람형 ‘관심만 반짝’ 스타일. 한 가지라도 끝까지 하지 못한다. 호기심이 발동하면 직접 해 봐야 직성이 풀리지만 오래 머물지 못하고 이것저것 다양하게 시도하는 것을 좋아한다. 친구와 경쟁이라도 붙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그러나 친구가 자신보다 더 잘한다는 것을 알면 쉽게 포기한다. 자신이 세상에서 제일 잘해야 하는데 그게 아니라는 것을 알면 더 이상 계속할 생각조차 사라져 버리기 때문이다. 이때는 아이의 장점을 찾아 구체적인 목표를 분명히 정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스스로 잘할 수 있다고 느끼고 ‘당근’까지 제시하면 관심을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아이의 장점을 살린 미래의 구체적인 직업을 가진 사람과 만나도록 주선해 주면 금상첨화다. 간접체험을 통해 자신이 잘하고 좋아하는 일이라도 얼마나 노력해야 성취할 수 있는지 알게 되면 아이는 달라진다. ●회전목마형 조금만 어려워도 쉽게 포기하는 유형이다. 놀이공원에서 다른 흥미있는 놀이기구는 외면한 채 ‘아주 쉬운’ 회전목마만 타듯 쉬운 것만 고집한다. 호기심이 없고 현실에 만족하는 반면, 잘 모르는 것이나 약간의 도전의식이 필요한 것은 피한다. 이는 도전 자체가 두려워서가 아니라 실패하는 것이 싫기 때문이다. 자신이 상처 받고 힘들어지는 것이 싫어서 편안하게 제자리에서 아는 일만 하려고 하다 보니 끈기가 없다. 이런 유형에는 목표의 난이도를 낮춰 주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의 수준을 벗어난 것을 공부하다 보면 더 쉽게 포기해 버리기 때문이다. 아주 쉬운 것부터 단계적으로 어려운 목표를 정해 주면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다. 교사나 학원 강사, 가족 등 주변 사람들이 자신의 목표를 알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줘 동기 부여를 해주면 효과가 높다. 친척이나 이웃의 동생을 정기적으로 가르치게 하면 동기 부여에 더 효과적이다. ●‘아님 말고’형 경쟁심은 강하지만 스스로 좋아하는 일이 아니면 쉽게 포기하는 유형이다. 평소 자신이 못 하는 일도 외부 자극이나 충격을 받으면 정신을 번쩍 차리고 매달린다. 경쟁에 이기기 위해서다. 그러나 좋아하지 않고, 자신 없는 일을 오래 하기 어렵기 때문에 금방 포기한다. 언제 그랬느냐는 듯 아예 안 한다. 일단 해보지만 ‘아님 말고’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때는 목표를 구체적인 수치로 확실히 정해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단 목표를 지나치게 크게 잡아서는 안 되고 단계적으로 잡아야 한다.‘30% 규칙’을 적용해 보자. 예를 들어 성적을 목표로 한다면 전 학기 등수의 30%만 올리겠다고 목표를 잡는 것이다. 봉사활동도 보조수단으로 활용하면 좋다. 자신보다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의 생활을 보면서 참고 견디는 힘을 길러줄 수 있다. ●허풍선이형 자신의 능력을 과대포장해 목표를 높이 잡았다가 나중에 포기하는 유형이다. 소설 ‘어린왕자’에 나오는 허풍선이가 자신이 가장 잘생기고 부자고 똑똑하다고 생각하면서 스스로 만족해하는 것처럼 자신은 무엇이든 이룰 수 있고 그런 능력을 갖고 있다고 여긴다. 그러나 한계에 부딪치면 큰 고민 없이 하던 일을 그만둔다. 끈기 없는 아이들의 전형적인 유형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유형에는 주변의 도움이 가장 많이 필요하다. 일단 거창한 목표를 수준에 맞도록 고쳐주는 것이 필요하다. 아이의 능력과 수준을 아는 부모가 이에 맞춰 계획을 함께 고치는 것이다. 아이가 공부할 때 부모가 함께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효과적이다. 하나의 일기장에 아이와 부모가 함께 일기를 쓰는 ‘교환일기’를 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과잉산만형 요즘 학부모들의 관심이 많은 주의력결핍 및 과잉행동장애(ADHD)와 비슷한 유형이다.ADHD 장애를 겪는 아이들은 집중을 잘 못하고 산만하며 필요 이상의 과잉 행동을 보인다. 과잉산만형은 ADHD처럼 병적인 것은 아니지만 ADHD로 오인되기 쉽다. 주변 일에 시시콜콜 참견하고, 지나치게 산만하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산만한 경향을 보이지만 정도가 지나치다고 생각하면 병적인 것은 아닌지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이때는 전문의의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이 유형의 경우 공부보다 인내심을 길러주는 것이 우선시되어야 한다. 기본적으로 사소한 것에도 집중하지 못하기 때문에 간단한 놀이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아이 수준에 맞게 숨은그림찾기나 조각 맞추기 퍼즐, 틀린그림 찾기 등을 통해 일정 시간 동안 집중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 좋다. 블록이나 조립물처럼 시간을 갖고 노력해야 완성할 수 있는 장난감을 선물해 보자. ●용두사미형 계획은 완벽하지만 실천은 빵점 수준인 ‘작심삼일’형이다. 언제나 말이 앞서고 계획만 거창하다. 그러다가 며칠 지나면 언제 그런 일을 생각했느냐는 듯 딴청을 부리고 흐지부지 끝을 맺는다. 어른들에게도 흔하게 나타나는 유형으로 금주나 금연, 다이어트 계획만 세워놓고 금방 포기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허풍선이형은 원인이 아이에게 있다면 이 유형은 부모에게 원인이 있다. 부모가 과도한 욕심에 ‘주문이 걸린’ 아이들이 이런 경우가 많다.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의 욕심을 버리는 것. 버거운 목표를 버리고 아이 수준에 맞게 합리적으로 공부 계획을 짜되 단계별로 부모가 간여해 지속적으로 칭찬해 줘야 한다. 단계적으로 목표를 이루다 보면 끈기는 물론 자신감도 기를 수 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도움말:마음누리클리닉
  • 대통합민주신당 창당 5일만에 열린우리당과 합당 공식 선언

    대통합민주신당 창당 5일만에 열린우리당과 합당 공식 선언

    대통합민주신당이 10일 열린우리당과의 합당 합의를 공식 선언했다. 창당한 지 5일 만이다. 민주신당은 그동안 창준위 과정에서 열린우리당과의 합당 문제를 공식적으로는 논의한 적 없다고 밝혀왔다.‘선(先) 민주당 합당’을 주장하는 목소리와 열린우리당과 먼저 합당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엇갈려 왔다. 그럼에도 양당은 합당을 위한 실무절차를 초고속으로 밟아 왔다. 민주신당은 이날 오후 2시 중앙위원회의를 열어 합당을 결의했고, 오후 4시 열린우리당과의 최고위원회 합동회의에서 정치적 합당 선언까지 이르렀다. 이에 강봉균·양형일 등 의원 26명은 성명서를 내고 “민주당과 인내심 있고 철저한 통합협상이 계속돼야 한다.”면서 “민주신당에 열린우리당의 구우일모(九牛一毛)도 계승되지 않음을 선언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흡수합당’이라는 형식에 이의를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열린우리당 김원웅 의원은 “흡수합당이라는 것은 그 자체가 수모”라면서 “전당대회에서 당원 동지들과 함께 합의안 표결시 반대투표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통합민주신당은 다음달 3∼5일 대선주자 후보군을 일차적으로 걸러내는 컷오프(예비경선)를 실시한다. 열린우리당은 오는 18일 일산 킨텍스에서 마지막 전당대회를 열기로 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韓·탈레반 첫 직접 협상] ‘맞교환’ 철회 설득이 관건

    아프간 한국인 피랍사태가 현지 한국 정부 대표단과 탈레반과의 첫 대면(對面)접촉으로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정부는 지난달 19일 사태 발생 이후 직간접 접촉의 노력이 첫 성과를 거뒀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있다. 하지만 정부측 반응은 여전히 신중하다. 사태의 성격상 이번 대면 접촉이 한국인 피랍자 21명 전원의 무사귀환으로 귀결되기에는 여전히 어려움이 많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탈레반 협상조건 쉽게 철회 안 할듯탈레반이 기존의 ‘한국인 피랍자와 탈레반 죄수 맞교환’이라는 협상 조건을 완전 철회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가장 큰 장애물이다. 한국 정부 대표단이 그동안 전화교신을 통한 간접 접촉에서 여러 차례 협상조건의 변경을 요구했지만 탈레반은 이를 선뜻 받아들이지 않았다. 탈레반으로서는 한두 차례의 대면접촉으로 한국측의 요구를 전폭적으로 수용하는 것은 아무래도 명분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정부측 관측이다. 정부 당국자가 10일 “만나더라도 결과가 중요하다.”면서 “만남 자체가 협상 진전의 계기로 볼 수 있지만, 급작스럽게 결과가 금방 나올 것은 없을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이 당국자는 “탈레반의 속마음을 타진하겠지만, 무엇보다 석방 조건을 바꾸기 위한 요구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靑 “이제 시작… 인내심 갖고 대응”청와대와 외교부에서도 전날부터 현지 대표단과 탈레반 사이에 대면 접촉을 위한 진전된 움직임이 있다는 기류가 감지됐지만, 최종 결과를 선뜻 낙관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청와대 관계자가 10일 밤 “첫 대면접촉이 이뤄지더라도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언급한 대목에서 우리 정부의 기류를 엿볼 수 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이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대면 접촉과 관련해 의견교환이 활발이 이뤄지고 있다.”면서도 “어려운 환경이 있지만 매우 민감한 사안이므로 좀더 인내심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며 구체적인 전망을 삼간 것도 이를 반영한다. 탈레반이 맞교환 요구 조건을 완전 철회하지 않으면 대면 접촉에서 더이상 내놓을 카드가 마땅치 않다는 우리 정부의 딜레마를 시사하는 대목이다.●“탈레반 여성 석방등 다른 옵션 시사”하지만 이날 첫 대면접촉은 그동안 아프간 정부에 의존해온 이번 사태를 한국 정부가 주도적으로 이끌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과소 평가할 수 없다. 탈레반이 인질 관리와 국제사회의 점증하는 비난 여론 등으로 어려움을 느끼고 있어 의외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기대 섞인 관측도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최근 탈레반이 한국인 피랍자와 탈레반 죄수의 맞교환 대신 여성 인질의 우선 석방 등을 포함한 다른 옵션을 제시할 수도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면서 “대면 접촉 이후 협상이 급물살을 탈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내다봤다.박찬구 김미경기자 ckpark@seoul.co.kr
  • [이정연 가족클리닉-행복만들기] 허세 심한 남편 뒷바라지 힘들어

    Q회장 직함이 몇 개나 되는 허세가 심한 남편 때문에 정말 힘듭니다. 아이들은 등록금과 용돈을 벌려고 시간당 3000원짜리 아르바이트를 하고, 나도 식당일을 하며 생활비를 버는데, 탤런트처럼 잘생긴 남편은 부유층 행세를 하고 다니며 집에 한 푼도 가져오지 않습니다. 성실하게 돈을 벌려고 하기보다는 다단계 사업으로 한번에 큰 돈을 벌 생각만 하고 그러다 사기에 걸려들곤 합니다. 그럴 때마다 집을 줄여서 사업 자금을 해달라고 합니다. 남편 때문에 우울증에 걸려 나도 모르게 자식들에게 폭언을 하게 되고, 아이들에게도 이혼할 테니 아버지랑 살아라 하고 말해 버립니다. -최인숙(45·가명) A평생 알뜰하게 살아오신 최인숙님의 가정에 남편으로 인한 경제문제라는 괴물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정확히 확인하지 않았지만 일정한 수입이 없다면, 부인 모르게 카드나 대출로 인한 빚이 늘어갈 수 있습니다. 친목회 회장이라는 체면 유지를 위해 허세를 부리는 남편의 뒷바라지를 부인이 평생 하시다 보니 마음의 병을 얻은 것 같습니다. 최인숙님의 가정 문제는 표면상으로는 경제문제와 우울증으로 보이지만, 그 안에는 더 많은 근본적인 문제도 있는 것으로 추측됩니다. 그러나 현재 남편과 부인의 가족이며 결혼생활의 역사까지 다 평가할 수 없는 상태에서 지금이라도 변화될 수 있는 부분을 하나씩 점검해 보겠습니다. 우선 남편의 스타일이 지금 갑자기 바뀔 수는 없습니다. 가정에 무책임한 것은 분명 문제이나 만원이 있어도 책을 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몸치장하는 데 쓰는 사람이 있습니다. 부인은 아마도 큰 돈이 생겨도 자신을 위해서는 한 푼도 쓰지 못할 분입니다. 이것은 단순히 소비 문제가 아니라 개인의 가치관이나 성격과 연결돼 있습니다. 성격은 바뀔 수 없으니 이런 분에게 매일 성실하게 일하고 고정적인 월급을 가져오는 자상한 남편을 기대하는 것은 처음부터 비현실적인 기대일 수 있습니다. 그 대신 화려하고 매력적인 그리고 남에게 호감을 주는 남편의 성격이나 외모, 행동을 자원으로 활용하는 부업을 부부가 같이 하는 방향으로 경제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 같습니다. 사람을 끌어모으기는 하나 사업 수완이 부족한 남편을 부인이 보완하여 함께 작은 가게라도 한다면 남편이 혼자 일을 벌이다 실패를 반복하는 것보다 안전할 것 같습니다. 다음으로 남편과의 갈등 때문에 자녀와의 관계도 악화되는 것 같은데, 현재 어머니가 너무 힘들어서 그런 것을 자녀들도 이해할 수는 있지만, 지금까지 잘 자란 아이들에게 타격을 주는 말은 자제하시기 바랍니다. 더 늙은 후에 방황하던 남편은 돌아와도 마음에 상처를 입은 자녀들은 내 곁에 돌아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생각해 보시고, 자녀에게 화풀이나 과잉 기대를 할 때마다 자신의 욕심을 늦추시기 바랍니다. 부인께서는 왜 나에게만 이런 일이 일어나나 하는 비관적인 생각이 들 때마다 의도적으로 활발한 외부 활동을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우울증이 나를 찾아온 게 아니라 내가 들여와 기르는 어둠의 꽃입니다. 내가 우울증에 기대고 하소연할수록 꽃과 잎이 번성하여 우리 집 전체가 어두워집니다. 이 화초에 안방을 내줄 수 없듯이, 부인이 스스로 걷어내시기 바랍니다. 남편에 대한 원망을 버리고, 경제적인 능력이 없더라도 아이들 아버지로서 건전한 생활을 하도록 기대하는 것으로 방향을 바꾸기만 해도 부인의 가슴에 박힌 돌덩어리가 작아질 수 있습니다. 인생이라는 교과서에는 정답이 없는 경우도 있고, 열심히 살아도 늘 시험 점수가 낮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지금까지 살아온 것이 오답은 아닙니다. 부인에겐 가정을 지키고 자녀를 지켜온 강한 유전자가 분명히 있으며, 자녀들도 강한 인내심을 기르게 되어 크고 작은 난관을 극복하는 데 유리할 것입니다. 남편을 비난하지 말고, 현재의 불균형을 바로잡을 수 있도록 부인께서 중심 역할을 하시기 바랍니다. <목포대교수·가족상담문화센터장>
  • [아프간 사태 장기화 국면] “美와 물밑 외교전 해야”

    7일 아프간 인질사태가 점차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전문가들은 “초기 협상 때보다 더 인내심을 갖고 탈레반과 협상해야 한다.”면서 “탈레반과의 대면 접촉에서 성과를 얻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인질 석방을 위해 미국을 상대로는 조용한 ‘물밑 외교’를, 아프간 정부에는 ‘대통령 특별사면’ 형식으로 인질과 탈레반 수감자의 맞교환이 이뤄지도록 외교력을 집중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무엇보다 탈레반과의 직접 협상에 정부가 총력을 기울이라는 주문이다. 장병옥 한국외대 교수는 “장기화 국면에서는 더 이상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탈레반에 인내심을 갖고 협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진태 한국테러리즘연구소 소장은 “조급하다고 협상을 서두르면 안 된다.”면서 “그들이 우리 정부를 신뢰하도록 민감한 정치 문제는 피하면서 우리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도록 정서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국을 비롯한 주변국에 대한 외교력을 한층 강화하되 조용한 외교를 당부했다. 장 교수는 “미국과 아프간 정상회담에서 이 나라들이 인질과 탈레반 수감자의 맞교환을 사실상 거부한 만큼 공개적으로 이를 수용하라고 요구할 것이 아니라 물밑 협상을 통해 여성 인질부터 구출할 수 있도록 외교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종택 명지대 교수는 “인질과 탈레반 수감자의 맞교환에 대한 미국의 동의를 얻어내되 이라크·레바논의 한국군 파병을 늘리는 등 미국과의 접촉에서 ‘빅딜’을 이뤄야 문제해결의 실마리가 풀린다.”고 지적했다. 그는 “탈레반의 본거지인 파키스탄의 정보력이 뛰어난 만큼 파키스탄 정보국이 중재 역할을 하는 것도 한 방안”이라고 제안했다. 아프간 정부를 설득, 대통령 특사로 탈레반 여성이나 환자 등을 사면할 수 있도록 외교력을 모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희수 한양대 교수는 “탈레반과의 접촉에서는 그들이 명분을 확보하도록 아프간 대통령의 특별사면 형식으로 탈레반 여성 수감자 및 환자들을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풀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 소장도 “아프간 정부가 명분을 유지하며서 유연하게 대처하는 방안으로 대통령 특사로 일부 탈레반 수감자들을 석방하는 방안도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현 정부의 협상팀에 대한 문제제기도 나왔다. 이희수 교수는 “탈레반과 협상을 한다면서 왜 장소 같은 문제를 놓고 며칠씩 허송세월을 하느냐.”면서 “목숨을 걸고 협상에 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정부 협상팀의 적극적인 자세를 요구했다. 특히 “기존 협상팀의 무능이 드러난 만큼 외교부 라인에서 벗어나 현지 사정에 밝은 민간 비정부기구(NGO) 등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탈레반이 서구로 대변되는 기독교 문명에 대한 피해 의식과 적대 의식을 갖고 있는 만큼 이슬람세계의 최고지도자·종교회의 등을 통한 대화와 아프간 정부에 대한 경제차관, 의료 지원 등 경제적 지원도 중요한 협상전략의 하나라는 의견도 나왔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아프간 사태 분수령] 美·아프간 강경… ‘조기석방’ 벽에

    아프가니스탄 피랍 사태의 조기 해결이 물 건너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점차 설득력을 얻고 있다.우리 정부와 탈레반의 직접 대면접촉, 미국과 아프가니스탄의 정상회담이 문제 해결의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지만 현재로선 성과를 속단하기 어렵다.●기대 밖의 미국·아프간 정상회담 6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는 우리 정부의 예상대로 “인질과 탈레반 수감자의 맞교환은 어렵다.”는 원론적인 의견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카르자이 대통령은 부시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앞서 CNN 인터뷰에서 “한국인 인질 21명의 석방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 기울이겠지만 납치를 더 조장하는 협상은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사실상 인질과 탈레반 수감자의 맞교환에는 거부 의사를 분명히 한 만큼 회담에서도 이같은 기조를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르자이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부시 대통령을 설득하는 총대 역할이 기대됐지만 오히려 “테러단체와 협상하지 않겠다.”는 미국의 강경한 자세에 동조하는 입장에 섰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외교가의 시각이다.‘테러와의 전쟁’을 외교정책 모토로 삼고 있는 부시 대통령이 자신의 입장을 바꾸기는 더더욱 어렵기 때문이다.●탈레반, 강경자세로 탈레반이 강경 일변도의 태도에서 최근 들어 대화의 자세를 보이며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다 5일부터 다시 위협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도 정부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카리 유수프 아마디 탈레반 대변인은 이날 “한국 정부의 노력이 만족스럽지 못하다면 살해를 시작할 수 있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 추가 살해 가능성을 언급한 만큼 정부가 탈레반과의 직접 협상 등을 통해 사태가 악화되는 것을 막아야 하는 상황이다.더구나 탈레반도 미국과 아프간의 정상회담에 기대를 갖고 있었던 만큼 자신들의 주장이 관철되기 어렵다는 판단이 내려지면 돌발행동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사태가 장기화될수록 탈레반에서도 심리적 동요나 내분 등이 일어나면서 오히려 우리 쪽에서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하지만 거꾸로 자포자기식의 돌출행동을 하지 않도록 탈레반에 대해 인내심을 갖고 조심스럽게 협상에 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사태 해결 쉽지 않을 듯 정부는 미국과 아프간 정상회담을 계기로 점차 사태 장기화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이제 남은 희망이 탈레반과의 직접 대면 접촉인데 직접 협상이 전격 펼쳐지기도 어렵다는 판단이거니와 실제로 대면 접촉이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한번에 모든 문제가 해결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는 듯하다. 정부가 건강이 극도로 좋지 않은 여성 인질 2명 등 인질들의 건강에 유념하는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의료진 파견이나 의약품 추가 전달 등에 주력하겠다고 정부 소식통은 전했다. 정부는 우선 탈레반이 미국과 아프간 정상회담에서 보았듯이 자신들의 입장을 계속 주장하는 것은 무리라는 현실 인식을 제대로 하도록 국제사회의 여론을 만들어 가는 데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그러면서 인질 구출을 위한 군사작전설이 탈레반에게 ‘압박카드’가 될 수도 있지만 오히려 자극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섣부른 군사작전으로 그들을 자극하지 않도록 미국과 아프간 정부의 발을 계속 묶어 둬야 한다는 지적이다.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23) 에티오피아 커피이야기 - ② 커피 세러머니

    (23) 에티오피아 커피이야기 - ② 커피 세러머니

    우리는 차를 마실 때 특별한 격식을 차리지 않지만 에티오피아 사람들은 커피의 본고장 사람들답게 커피를 마실 때 독특한 의식을 치른다. 일본 사람들이 다실을 꾸미고 차도구를 준비해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는 전체의 의식 과정을 ‘다도(茶道)’라고 부르듯이 에티오피아 현지에서는 커피를 마시기 위해 치르는 이러한 의식을 ‘분나 마프라트(커피 세러머니)’라고 부른다. 인스턴트 커피에 익숙한 우리에게 1시간에서 길게는 2시간 이상씩 걸리는 에티오피아의 커피 세러모니는 좀 지루할 지도 모르겠다. 커피 세러머니, 얼핏 보면 좀 복잡한 것 같지만 인내심을 가지고 지켜보면 사실 간단하다. 집안에 풀과 꽃을 깔고, 손님이 오는 시간에 맞추어 송진향 혹은 유칼립투스 가루를 태워 연기를 피운다.손님이 보는 앞에서 커피 생두를 물에 씻은 후 프라이팬 모양의 철판 또는 국자 모양의 용기에 담아 볶는다.원두가 잘 볶아지면 손님들이 향을 맡아 볼 수 있도록 죽 돌리는데, 이 때 자기 순서가 되면 손으로 부채질 하듯이 향을 음미한다.잘 볶아진 원두를 나무절구에 넣고 곱게 빻는다. 이 때 한쪽에서는 에티오피아 전통 토기 주전자인 ‘제베나’에 물을 끓인다.물이 끓으면 제베나에 보통 3 큰술 정도의 커피 가루를 넣은 후 약 5~8분간 더 끓인다. 커피가 끓으면 1~2분 정도 커피 입자가 가라앉기를 기다린 후 커피를 따른다. 커피는 ‘스니’라는 손잡이가 없는 커피 잔에 담아내는데, 연장자 혹은 귀빈의 순서로 돌아간다. 보통 석 잔을 돌리는데 첫 잔이 가장 진하고, 다시 물을 부어 끓이기 때문에 두 번째, 세 번째 순으로 농도가 약해진다. 그리고 주인이 대접하는 석 잔을 다 마시는 것이 예의라고 한다. 한잔에는 보통 세 스푼 정도의 설탕을 넣어 마시는데 설탕의 당도가 그리 높지 않기 때문에 그 정도면 적당한 비율이다. 가끔 향이 나는 풀을 커피 잔에 넣어 마시기도 한다. 커피 세러머니 후 제공되는 커피 맛은 커피의 색깔만큼 강하고 진한데 꼭 에스프레소를 마시는 느낌이다. 그러나 실제 농도는 우리가 커피숍에서 마시는 에스프레소 2배 이상이라고 한다. 커피가 만들어지는 동안 초대된 사람들은 볶은 보리나 팝콘 혹은 ‘다보’라고 하는 에티오피아 전통 빵을 먹으며 두런두런 담소를 나눈다. 에티오피아인들이 커피 세러모니를 통해 커피를 마시는 일은 단지 무언가를 마시는 행위에 그치지 않는다. 그들은 친구나 이웃, 친척들을 초대하여 커피를 나누어 마시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이해의 폭을 넓히는 사교의 장으로 커피 세러모니를 이용하고 있다. 에티오피아 사람들은 일상으로 커피를 즐기기 때문에 현지인의 집에 가면 이런 커피 세러모니를 쉽게 구경할 수 있다. 물론 호텔이나 레스토랑 등에서도 커피 세러모니를 동반한 커피를 주문하면 언제든 이런 의식을 구경할 수 있다.       <윤오순>
  • [아프간 사태 분수령] “한국인 인질 조속 석방을”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피랍사태 19일째를 맞은 6일은 사태의 최대 분수령으로 인식돼 어느 때보다 긴장 속의 하루였다. 특히 하루 종일 희망과 낙담의 기류가 어지럽게 교차되자 냉정함을 유지하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관계자들은 우선 조지 부시 미 대통령과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이,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텔레반이 집요하게 요구하는 인질과 탈레반 수감자 맞교환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으로 알려지자 크게 실망하는 모습이었다. 지금까지 이 회담에 거는 기대가 컸기 때문이다. 게다가 수일 동안은 인질 살해 협박을 하지 않던 카리 유수프 아마디 탈레반 대변인이 “우리의 인내심은 한계에 달했고, 인질 1∼2명은 더 죽일 수 있음을 한국 정부는 알아야 한다.”면서 인질의 목숨이 초단위로 짧아지고 있다고 위협하고 나서자 “또 악몽이 시작되냐.”며 긴장했다. 또 탈레반으로 보이는 무장세력이 피랍 한국인들이 억류돼 있는 가즈니주에서 주정부 관리 1명을 납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교민들은 탈레반이 외국인이나 아프간 정부 인사 납치 강행이라는 강경책을 계속할 것으로 우려하면서 실망이 깊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희망의 단서도 제공돼 긴장 속에서도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하는 분위기였다. 아마디 대변인이 이날 “우리의 지도자가 새 선택을 갖고 있다. 아직 공개할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탈레반이 실현되기 어려운 수감자 교환이 아니라 다른 협상안을 제시하는 것 아니냐.”는 때이른 기대감을 갖기도 했다. 위독한 인질 2명이 일정한 조건이 충족되면 먼저 석방될 수 있다는 설도 나돌자 사태진전에 희망을 걸었다. 특히 가즈니주의 탈레반 사령관이 “대면협상이 실현되든 안 되든 며칠 내에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는 아사히신문 보도가 전해지자 관계자들은 팽팽했던 긴장의 끈을 일단 풀기도 했다. 그는 강성주 아프간 주재 한국대사가 피랍자 3명과 ‘한국어’로 30여분간 통화했다는 사실을 밝히기도 했다. 교민들은 정부가 적신월사(赤新月社·이슬람국가의 적십자사) 등 국제사회에서 명망 있고 이슬람권에서 존경받는 비정부기구(NGO)의 중재와 안전보장을 통해 탈레반과의 대면협상을 진전시키려 한다는 소식에 기대감을 높였다. 국제사회에서 한국인 인질의 석방 요구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아프간 국내에서도 탈레반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아져 관계자들의 관심을 끌었다.7월24일 가즈니주 주민 1000여명이 억류된 한국인의 조속한 석방을 촉구하는 가두시위를 벌인 데 이어 6일 남부 칸다하르에서 탈레반의 한국인 납치·억류를 비난하는 시위가 열렸다. 칸다하르 주민 300여명은 트럭 등 차량에 나눠 타고 “한국인 인질의 석방을 위해 아프간 정부가 노력하기를 촉구한다.” 등의 탈레반 비난 구호를 외치며 전단지를 배포했다. 특히 탈레반이 여성을 납치한 것이 이슬람문화에 반한다며 강력히 비난했다. 이춘규기자 taein@seoul.co.kr
  • [사설] 분노하지만 협상은 계속해야

    아프간 무장단체 탈레반이 또 한국인 인질 1명을 살해했다. 무고한 비무장 민간인을 붙잡아 놓고 잇따라 목숨을 빼앗다니, 극악한 처사가 아닐 수 없다. 지금 한국민은 물론 국제사회의 인내심이 한계점에 이르고 있다. 어떡하든 협상을 통해 남은 인질들을 안전하게 귀환시키려는 노력에 더이상 찬물을 끼얹지 말기를 탈레반측에 강력히 촉구한다. 탈레반과 같은 종파인 이슬람 수니파 지도자들조차 인질 억류·살해 행위에 분노를 표시하고 있다. 이집트에서 활동중인 수니파 지도자 압달라 무가위르 후세인은 “아프간 형제들을 도와주러 간 한국인들을 해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탈레반은 이슬람의 절대 금기사항인 여성 살해 위협마저 하면서 광신적 테러집단임을 스스로 보여주고 있다. 이슬람 사회에서도 고립된다면 곧 존재 자체가 사라질 수 있음을 탈레반은 알아야 한다. 워낙 비정상적인 탈레반 세력을 상대로 한 인질석방 협상이 쉽지는 않다. 하지만 2명의 인질이 희생당한 상황에서 협상 전반을 재검검할 필요가 있다. 우선 협상통로 문제다. 그동안 아프간 정부를 통해 탈레반과 간접대화를 벌여왔으나 미덥지 않다. 일부 인질석방 가능성이 논의될 때 1차 살해가 있었고, 그제는 협상시한 연장이 거론되면서 2차 참극이 빚어졌다. 그들의 요구사항과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는 채널을 한국이 직접 갖고 있어야 한다. 아직은 무력응징보다 협상을 강화할 때라고 본다. 탈레반이 요구하는 수감자 맞교환은 아프간 당국과 그 배후의 미국이 결정권을 갖고 있다. 정부는 어제 성명에서 ‘한국이 감당못할 요구’라는 표현을 썼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미국과 아프간을 돕기 위해 파병까지 한 한국의 목소리가 무시되어선 안 된다. 탈레반은 오늘 오후 4시30분을 새 시한으로 통보했다. 아프간과 미국 정부가 전향적으로 나오도록 치열한 외교노력을 기울이기 바란다.
  • 이랜드 협상 난항… 공권력 투입 임박

    이랜드 협상 난항… 공권력 투입 임박

    비정규직 처리 문제를 둘러싼 이랜드 노사의 벼랑끝 협상은 마지노선으로 정한 18일 자정을 넘기면서도 끝내 타결을 보지 못한 채 난항이 계속됐다. 이에 따라 이랜드 사태의 파국을 막기 위한 정부의 공권력 투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일각에서는 19일 새벽 공권력이 투입될 것이라는 얘기가 나돌면서 험악한 분위기가 감지됐다. 노조측은 이날 밤 11시부터 이랜드 계열사인 홈에버와 뉴코아는 각각 분리교섭에 들어가고, 사측도 협상 데드라인 시한인 자정을 넘기면서 협상에 임했으나 외주화 중단과 비정규직 계산원의 정규직 전환 등 핵심 쟁점에는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 짓밟는 행위” 노사협상에 앞서 이상수 노동부 장관은 이날 오후 과천정부청사에서 “이랜드 노사의 교섭을 끝까지 지켜보겠지만 언제까지나 인내심을 갖고 지켜보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사실상 최후 통첩을 했다. 이 장관은 “교섭을 통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공권력 투입 등) 적절한 방법을 통해 매장 점거 상황을 해소하려 한다.”면서 “공권력 투입 시점은 법무부와 경찰 등 관계부처와 협의해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공권력 투입 준비를 하고 있으며 상황 변화에 따라 언제든 투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은 “공권력이라는 폭력으로 비정규노동자들의 절규를 짓밟는다면 전조직 차원에서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반발했다. 전국 37개 인권단체들로 구성된 인권단체연석회의는 이날 이랜드 노조가 농성 중인 뉴코아 강남점에 대한 인권실태 조사 보고서를 내고 정부의 공권력 투입 방침을 비난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이랜드 사측이 농성장 방화 셔터를 내린 뒤 용접 봉쇄한 것은 신체의 안전에 대한 직접적이고 중대한 인권침해”라며 감독기관인 서울시 소방방재본부장 등에게 긴급 소방점검을 통한 재발 방지 대책을 강구하고 법령에 따른 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했다. ●이 장관 왜 서두르나 노사 분쟁에 대화와 타협을 강조해 왔던 이 장관이 이랜드 사태에 강경한 대응을 천명하고 나선 데 대해 노동계는 2가지의 이유를 꼽는다. 무엇보다 소외계층을 돕겠다는 비정규직보호법이 이랜드 사태로 인해 출발과 동시에 큰 문제점을 노출한 데 대한 부담감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대통령과 임기를 같이 하고 싶은 이 장관으로서는 이랜드 사태가 현 정부의 마지막 남은 지지층에 등을 돌리게 하는 불씨로 작용할까 부담스러워한다는 것이다. 비정규직보호법에 대한 애착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비정규직보호법은 6년 이상을 끌어오다 이 장관이 취임한 이후 급물살을 탔고, 결국 입법화에 성공했다. 하지만 학계 등에서는 법 자체가 보완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찮다. 노동계 관계자는 “장관과 현 정부의 치적이 될 만한 비정규직보호법이 이랜드 사태로 시행 초기부터 비판받고 있는 데 대해 몹시 당황스러워하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랜드 노사, 벼랑끝 협상 앞서 이랜드 노사는 오후 7시 서울지방노동청 관악지청에서 이랜드 노사와 뉴코아 노사 등 법인별로 각각 대표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협상을 시작했다. 협상에는 법인별로 홈에버 측은 홈에버 오상흔 사장과 이랜드 김경욱 일반노조 위원장이, 뉴코아 측은 뉴코아 최종양 사장과 뉴코아 박양수 노조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사측은 ▲18개월 이상 근무자 정규직화 ▲외주용역 1년후 폐지 ▲해고자 복직 등과 함께 임금동결 등 고통 분담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노조측은 3개월 이상 근무자 무조건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팽팽하게 맞섰다. 노조측은 “외주화 방안이 구체적이지 못한 상황에서 점거 농성을 풀 수는 없으며 임금 동결 등 고통 분담 관련 내용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동구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이정연 가족클리닉-행복만들기] 부모님 각방 5년째 ‘침묵의 집’

    Q우리 부모님은 5년째 각방을 쓰고 서로 무관심하게 지냅니다. 온 식구가 잠잘 때만 집에 있고 전혀 대화가 없습니다. 아버님이 수입이 일정하지 않아 지난 10년간 가족이 모두 힘들었고, 어머니가 장사를 하면서 귀가 시간이 점점 늦어져 이제는 가족끼리 얼굴 마주치는 일도 거의 없습니다. 그 전에는 아버지가 폭력을 휘둘러 집안이 엉망이 되기도 했는데, 서로 싸움이 될까봐 참고 속마음을 털어 놓지도 않습니다. 현재 오빠는 지방에 있고, 나는 결혼을 앞두고 있는데 부모님 일이 걱정입니다. -문영선(가명·26세) A돌덩이보다 더 무거운 침묵이 거실에 자리잡은 듯한 느낌이 듭니다. 경제적으로 어렵다 보니 다투는 일도 많아지고, 그 사이에서 자녀들도 스트레스를 받게 되지요. 그래서 부모들이 자녀를 의식하여 언성을 높이지 않는 대신 서로 외면하고 사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5년을 지내셨고, 자녀가 부모를 걱정할 정도가 됐으니 부모님이 화해하는 일이 가정의 평화를 위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보통 사람 같으면 냉전이 길어야 한두달 정도일 텐데,5년이나 지속되고 있다면 누구의 잘잘못을 떠나서 우선 본인들의 건강에 이상은 없는지 염려됩니다. 남을 미워하면서 숙면을 취하기는 어렵고, 갈등 관계에서 균형있는 식사를 하기 어려우니까요. 문영선님의 가정에선 온 식구가 마주 앉아 밥을 같이 먹어 본 적이 언제인가요. 지금 상태로는 현관 문은 하나지만,4개의 하숙방으로 구성된 상태입니다. 이런 상태를 원치 않으신다면 가족 모두가 해결할 의지를 가져야 합니다. 부모님 입장에서는 세상에 알려지는 게 두려워, 상담을 요청하는 용기를 보여준 따님의 행동이 창피할 수도 있으나, 지금 주변 사람의 시선을 걱정할 때가 아니라. 오래 전에 멍이 든 가정을 먼저 돌봐야 합니다. 인내심은 살아가는 데 필요한 미덕이나, 지금으로선 잘못된 방법으로 보여집니다. 상대방에게 내 마음이 전달되지 않은 채, 서로를 산 송장으로 대하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아무리 문제가 있어도 가정만은 깨지 않고 지키려는 신념은 자녀들도 이해하겠지만, 우선 가정이 평안해야 합니다. 싫고 좋은 것은 그 다음 문제입니다. 마음에 꼭 맞아서, 매일 매일 행복해서 부부가 사는 게 아닙니다. 때로는 지기도 하고 속기도 하고, 덮어 주기도 하면서 그래도 혼자인 게 싫어 둘이 살게 된 처음의 마음을 지키며 사는 게 부부입니다. 각자 자신이 피해자라고 여길지 모르지만, 과거의 강물로 거슬러 올라가는 일을 멈추고, 미래를 위해 그리고 자녀들을 위해, 배우자에게 ‘나는 당신을 버리지 않았다.’는 신호를 보내야 합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워도 화해하는데 돈이 드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비싼 물건으로 대충 넘어가려는 방식으로는 마음의 빗장을 열기 어렵습니다. 문영선님은 중간에서 중재 역할을 하려고 애써 오신 것 같습니다. 그러나, 부모님 스스로 마음의 결단을 내리지 않으면 효과가 없습니다. 그런 틈에서도 자녀가 잘 자라준 것은 부모가 자녀에게 고마워할 일입니다. 서로에게 바라는 가장 작은 소원이 무엇인지 의사를 전달하고, 마음의 틈을 열고 상대방이 변화하기를 기다린다는 희망의 빛을 보내야 합니다. 너 없이도 잘 살 수 있다는 식으로 행동하거나, 체면상 먼저 용서를 빌지는 못하겠다면, 이제는 자녀들이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등을 돌리게 될지도 모릅니다. 부모님께서는 가장 밑바닥에서 일어서는 기분으로,“화나면 나에게 돌을 던져.”,“일부러 피하는 거라면 내가 나갈게.”,“ 당신 웃는 모습 본 지 너무 오래되어 기억이 나지 않는다.” 등의 진심어린 메시지를 보낼 때 상대방의 마음을 얻을 수 있습니다. 내가 너무 심했나 하는 반성의 계기를 마련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나서, 지금 내가 무엇을 하면 좋은지 도움을 요청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목포대 교수·가족상담문화센터장> ●가족클리닉의 상담 의뢰는 인터넷 서울신문(www.seoul.co.kr)에서 받습니다.
  • [이 달에 만난 사람]음악 전령사로 변신한 첼리스트 장한나

    [이 달에 만난 사람]음악 전령사로 변신한 첼리스트 장한나

    취재, 글. 박혜란 기자 털털하기 그지없는 ‘껄껄껄’ 소리로 시작해 장난기와 애교가 듬뿍 담긴 ‘히히히’ 소리로 마무리되는, 인상적인 웃음소리가 연신 귓가를 두드린다. 그 얼굴과도 잘 어울리는 웃음이었다. “제가 어떤 아이였느냐고요? 선생님이 어머니께 이런 하소연을 하셨다지요. ‘우리 반 아이들은 쉴 틈이 없어요. 한나가 쉬는 시간에도 아이들 거느리고 학교 놀이를 하는 통에.’ ‘한나 목소리가 너무 커서 수업을 할 수가 없어요.’ 저 굉장한 개구쟁이였어요.” 이처럼 어린 시절을 추억하는 장한나는 이제 더 이상 음악 신동도, 대견한 국민 여동생도 아니다. 올해 스물여섯의 어엿한 성인인 그는, 지난해 영국의 클래식음악전문지 <그라모폰>이 꼽은 ‘내일의 클래식 슈퍼스타 20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열한 살에 로스트로포비치 첼로 국제 콩쿠르에서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최연소 우승을 거머쥔 것이 벌써 1994년의 일이니, 그가 어른이 된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그럼에도 올해 3월에 나온 새 앨범 <로맨스>의 재킷 사진을 보고 팬들은 너무나 커버린 모습에 적잖이 당황했다. 장한나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또 한 가지 신선한 소식을 전한다. 5월 성남에서 열리는 국제청소년관현악축제에서 오케스트라를 지휘하고, 관객들에게 곡에 관한 해설도 들려줄 계획이다. “우선 음악가로서 개인적인 욕심이 있었지요. 완벽한 음악가란 자신의 감정을 자기 손으로 완벽하게 연주해낼 수 있는 것은 물론, 다른 사람의 손을 빌어서도 완벽하게 구현해낼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4년 전부터 줄리어드 음대 지휘과 교수님께 수업을 받아왔습니다. 또 한편으론 음악가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서도 고민했습니다. 식사시간마다 아버지께서 꼭 하시는 말씀이 있었어요. ‘너도 더 이상 어린아이가 아니니 다른 사람들을 위해 무엇을 할지 생각해야 한다.’곰곰이 궁리해보니, 결국 제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은 음악을 나누는 일이었어요.” 놀고 숨쉬듯이 그는 특히 어린이들에게 음악을 소개하는 일에 각별한 의욕과 애정을 가지고 있다. 지난해 ‘장한나와 함께 가는 상상의 음악여행’이란 방송을 통해 아이들과 만나는 자리를 가진 후 관심은 더욱 깊어졌다. “제 생각에, 사람은 누구나 마음속에 기쁨과 슬픔을 품고 태어나는 것 같아요. 다만 어떤 계기로 그 감정을 일깨우느냐가 중요하지요. 저는 음악이 그 역할을 훌륭하게 해낸다고 생각해요. 특히 한국의 어린이들은 공부하랴 학원 다니랴 무척이나 바쁘잖아요. 그럴수록 감성과 지성의 밸런스를 잡아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봐요. 어른들은 음악을 접할 수 있는 기회만 제공하면 돼요. 음악의 아름다움은 아이들 스스로 찾아낼 거니까요. 이렇게 음악을 친구로 소개하는 일을 이왕이면 빨리, 아이들이 저를 언니나 누나로 부를 수 있을 때 시작하고 싶었어요. 기대고 싶을 때 편하게 기댈 수 있고, 굳이 존경까지는 하지 않아도 되니까요.” 장한나는 유독 스승 복이 많은 음악가다. 얼마 전 타계한 첼로의 거장 로스트로포비치와 미샤 마이스키, 지휘자 주세페 시노폴리 등 거장과의 만남 속에서 성장해왔지만, 그 세기의 수업에는 수업료 한 푼 들지 않았다. 그런 그가 이제 순수하고 총명한 눈빛을 가진 아이들에게 음악의 문을 열어주고 친절한 안내자가 되려고 나선 것은 하나의 자연스런 흐름처럼 보인다. 그렇다면 그가 가장 존경하는 스승은 누구일까. 돌아온 답은 예상을 약간 빗나간다. “아시다시피 저는 정말 훌륭한 분을 많이 만났어요. 모두 말할 수 없이 고마운 분들이죠. 그런데 굳이 가장 존경하는 인생의 스승을 꼽으라면, 할머니, 할아버지들이라고 말씀드릴래요.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말할 수 없이 힘든 시절을 보내셨지만, 자신의 고통을 큰 소리로 드러내지 않고 조용히 견디며 삶을 받아들이신 분들이지요. 그분들이 평생에 걸쳐 익힌 삶의 지혜를 배우고 싶어요.” 한 사람을 사귀듯이 첼리스트임에도 하버드대에서 음악이 아닌 철학을 전공한다는 사실로도 그는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그는 또 지독한 책벌레다. “철학이요? 어렵지만 즐거워요. 철학책은 한 단락을 다섯 번은 읽어야 겨우 이해할 수 있을 정도지요. 칸트 같은 것은 아무리 읽어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나 혼자서는 생각조차 못 했을 문제들을 생각해볼 계기를 만들어준다는 게 철학의 매력인 것 같아요. 그런 점은 음악과도 닮았어요. 사실 웬만큼 산전수전을 겪지 않고서야 일상생활에서 직접 경험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감정이란 한계가 있잖아요. 하지만 음악은 일상생활에서 느낄 수 없는, 초월적인 감동을 느끼게 해주지요. 일종의 휴가나 여행 같은 거랄까요. 물론 음악을 듣는 데 여유와 인내심이 필요하기도 하지요. 그건 한 사람을 만나 사귀는 것과 같아요. 처음엔 잘 몰라도 인내심을 가지고 조금씩 다가서면 언젠가 상대는 많은 이야기를 들려줄 거예요. 음악이, 작곡가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세요. 음악 속에도 결국 인생이 깃들어 있으니까요.” 월간샘터 2007년 6월호
  • 크리스 벤와 사망…각국 언론 대대적 보도

    크리스 벤와 사망…각국 언론 대대적 보도

    WWE 인기 프로레슬러 크리스 벤와(40)와 그의 가족의 죽음에 대해 각국 언론들도 관련 소식을 일제히 보도하고 나섰다. 영국의 유력일간지 ‘데일리텔레그래프’는 “벤와의 자택에는 현재 경찰차량과 사복차림의 수사관들만이 집 주위를 맴돌고 있다.”고 상황을 전한 뒤 “벤와는 남을 보살필 줄 아는 최고의 프로선수 였다.”며 현 WWE 캐나다 의장인 칼 데마르코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미국의 스포츠 전문케이블TV ‘ESPN’은 “벤와가 동료들에게 다소 의심스러운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문자를 받은 동료 중 한명이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이어 “사망원인을 밝혀낼 만한 정확한 증거가 포착되지 않아 수사가 장기화되고 있다.”며 “그러나 벤와가 아내와 아들을 죽이고 자살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 [관련기사] ‘WWE 스타’ 크리스 벤와 가족과 사망한채 발견 ☞ [동영상] 크리스 벤와 사망…유튜브에도 추모 열풍 일본의 스포츠뉴스 ‘스포츠나비’도 벤와의 사망 사건을 신속히 보도했으며 특히 일본 출신 레슬링선수의 명복을 담은 글을 실어 눈길을 끌었다. 전 일본 프로레슬링 대표 무토 케이지(武藤敬司)는 “매우 금욕적이고 성실한 선수였다. 힘든 훈련에도 푸념하지 않는 인내심 강한 친구였다.”며 명복을 빌었다. 사진=데일리텔레그래프 나우뉴스 주미옥 기자 toyobi@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시론] 갈등과 갈망이 교차했던 6·15평양축전/최홍운 한국언론재단 기금이사

    [시론] 갈등과 갈망이 교차했던 6·15평양축전/최홍운 한국언론재단 기금이사

    6·15공동선언 7주년 기념 평양 민족통일대축전(14∼17일)에 다녀왔다. 평양 방문 첫날 보이는 모든 것이 신기했다. 평양 시민들의 모습이며 맑고 푸른 대동강, 유난히 나무가 많은 시가지가 새로웠다. 숙소인 양각도호텔에서 개막식이 열리는 대성산 남문으로 가는 길에서 만난 시민들의 따뜻한 손짓과 표정, 순조롭게 진행된 개막식과 환영 만찬 등은 우리 민족의 단합과 하나됨을 다짐하는 복된 자리였다. 그러나 본대회날인 15일 일이 터졌다. 평양시민 2500여명이 이미 오전 8시에 대회장인 인민문화궁전에 도착해 10시 전후에 입장한 남과 북, 해외대표 720명을 열렬한 환호와 박수로 맞아 주었다. 한 핏줄임을 그야말로 실감할 수 있었다. 그리고 40분쯤 뒤 1층 객석에 앉아 있던 북측과 해외대표들이 주석석(귀빈석)으로 입장하려는 주석단 모습에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그 순간 북측 실무자 한 사람이 주석석 앞줄에 있던 명패를 둘째줄 명패와 바꾸는 게 아닌가. 그 즈음 박수소리는 잦아들었고, 들어와야 할 주석단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당시 주석석에 입장하려던 주석단은 남과 북에서 15명씩 30명, 해외대표 12명 등 모두 42명이었다. 명패가 오가던 시간 인민문화궁전 무대 뒤에서는 남북이 사소한 일로 다투었다. 처음에는 남측 한나라당 박계동 의원을 주석석 앞줄에 앉게 하느냐, 둘째줄에 앉게 하느냐로 다투더니 나중엔 아예 주석석에 앉게 할 수 없다는, 큰 싸움으로 번졌다. 남측은 전날 개막식과 만찬장에서도 주석석에 앉았고, 남측 대표의 자리배치는 남측의 결정사항인데 북측이 왜 막느냐고 항의했다. 이에 북측은 개막식 때는 한나라당 의원인 줄 몰랐지만, 알고 난 이상 주석석에 앉는 것 자체를 허용할 수 없다는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처음에는 북측 안경호 공동위원장도 박 의원이 둘째줄에 앉아 대회를 시작하자는 입장이었는데, 이후 박 의원의 입장 자체가 불허되는 결정이 전달되자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사태가 이미 안 위원장의 선을 넘어섰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영문도 모른 채 대회장에서 기다리던 남측 대표들은 로비로 불려 나와 백낙청 남측 상임대표로부터 대회 무산선언을 전해 듣고서 거세게 항의했다.“어떤 일이 있어도 오늘중으로 대회는 치러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후 남과 북, 해외대표 4인과 연설자 3인, 선언문 낭독자 3인 및 사회자 1인 등 11인만 단상에 올라가는 수정안이 합의되던 16일 저녁까지 1박2일간 긴박한 상황이 이어졌다. 사라졌던 박수소리는 17일 오전 평양 태권도전당에서 다시 힘차게 울려 퍼졌다. 이 과정에서 보여준 평양시민들과 남과 북, 해외대표들의 인내심과 통일에 대한 열정, 그리고 민족대단합에 대한 진지한 자세는 진한 감동을 안겨 주기에 충분했다. 특히 평양시민들은 3일 동안 대회장을 지켜 주었다. 첫날엔 곧 들어올 것 같은 대표들을 기다리느라 점심도 거른 채 12시간 동안이나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사태는 당초 북측 당국에 의해 불거졌지만 이후 6·15정신의 원칙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 남북 공동위원회의 모습은 진지했다. 서울로 돌아오는 전세기 안에서 본 서울의 신문들은 대회가 파행으로 끝났다고만 전하고 있다. 그러한 파행 못지않게 치열한 고민과 인내, 슬기와 화합, 통일에 대한 열정과 갈망이 있었는데도 말이다. 최홍운 한국언론재단 기금이사
  • 최경주 “US오픈 우승을, 그것도 언더파로”

    최경주 “US오픈 우승을, 그것도 언더파로”

    ‘탱크’ 최경주(37·나이키골프)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인 US오픈에서 ‘언더파 우승’에 도전한다. 지난주 메모리얼토너먼트 정상에 우뚝 서며 첫 메이저 우승의 가능성까지 확인한 최경주는 14일 밤 9시6분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근교의 오크몬트골프장(파70·7230야드) 10번홀에서 데이비드 톰스(미국), 마이크 위어(캐나다)와 함께 일곱 번째 US오픈 첫 홀을 출발한다. 당초 “상위권 입상을 노리겠다.”고 선언했지만 “이제는 우승을, 그것도 언더파로 일궈내겠다.”고 목표를 바꿨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최경주의 역대 이 대회 성적은 2005년 공동 15위가 최고였을 뿐 나머지는 참가에만 의의를 뒀을 정도. 그나마 지난해를 포함, 절반을 컷 탈락했다. 지난해 챔피언 지오프 오길비(호주)의 성적이 무려 5오버파일 정도로 줄곧 난코스에서 치러졌던 까닭에 언더파의 성적은 단 한 차례도 없다. 그가 4개 메이저대회 가운데 가장 우승 확률이 낮은 대회로 꼽은 이유다. 미국골프협회(USGA)가 주관하는 US오픈은 전통적으로 ‘바늘 구멍’으로 불리는 좁은 페어웨이와 깊고 질긴 러프, 마루바닥처럼 단단하고 빠른 그린으로 무장하고 선수들을 맞는다. 여덟 번째 US오픈을 유치한 오크몬트골프장은 1994년 대회에서 어니 엘스(남아공)가 우승할 당시 6946야드였던 전장을 7230야드로 늘리면서 파5홀 한 개를 파4홀로 바꿔 파밸류를 70으로 낮췄다. 파3인 8번홀은 무려 288야드에 이른다.667야드짜리 12번홀(파5)에서 ‘투 온’은 꿈도 꾸지 말아야 한다.15번홀(파4)은 티잉그라운드에서 핀까지 500야드. 티샷을 300야드를 보내도 200야드가 남는다는 얘기다. 페어웨이는 폭이 20m를 넘지 않는 ‘개미허리’다. 벗어나면 길이 10㎝가 넘는 러프가 기다리고 있다. 웬만해선 빠져나오기 힘든 까닭에 사실상 1타를 잃는 ‘워터 해저드’나 다름없다. 필 미켈슨(미국)은 “드라이버로 공을 그린에 올릴 수 있는 거리일지라도 절대 드라이버를 잡지 않을 것”이라고 러프에 대한 공포감을 드러냈다. 그린 역시 타이거 우즈(미국)가 “3퍼트를 안 하는 게 목표”라면서 “대회기간에 날씨마저 건조해질 경우 아마 지옥에서 헤매게 될 것”이라고 할 정도로 마스터스를 능가한다는 평.12일 연습라운드를 돈 폴 고이도스(미국)는 “무하마드 알리와 12라운드 동안 복싱을 한 것 같은 기분”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결국 목표 달성을 위해선 자신이 가장 싫어하는 US오픈 코스를 제대로 공략하는 게 관건. 그러나 최경주는 메모리얼토너먼트에서 83.9%의 경이적인 페어웨이 안착률로 러프를 피해가는 완벽한 플레이를 펼쳤다. 딱딱한 그린에서도 공을 척척 세울 수 있는 고탄도의 컷샷으로 잭 니클로스로부터 “US오픈에서도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최경주는 “메모리얼토너먼트에서 우즈를 비롯한 세계 최정상의 선수들을 모조리 젖힌 자신감이 최대 무기”라면서 “정교함과 인내심으로 또 한 번의 승부를 갈라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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