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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각디자인 교수, 옻칠과 소통하다

    시각디자인 교수, 옻칠과 소통하다

    “자개 위에 옻칠을 해 다시 칠이 속까지 들어가야 해요. 칠이 굳으면 칼로 깎아 광을 냅니다. 안 그러면 뿌옇습니다. 이리도 복잡하니 인내심이 필요합디다. 그런데 내겐 인내심이 아니라 호기심이 컸어요. 이리하면 다음에는 어찌되는지….” 평생을 시각디자인과 교수로 살아온 나성숙(61)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9년 전 불현듯 ‘전통’에 관심이 쏠렸다. 신문기자인 남편이 급작스럽에 생을 마감한 뒤 물밀듯 밀려온 허탈감에 인생의 목적이 무엇인지 반문하던 시절이었다. 학부시절 은사가 “전통(공예)을 하고 싶었는데 못했다”며 탄식하는 소리를 엿듣고, 전통으로 작품을 풀어내리라 다짐했다. 그리고 전통공예건축학교 소목 과정에 등록해 무작정 옻칠에 빠져들었다. 50대에 입문한 옻칠은 옻칠화의 영역으로 넓어졌다. “난생처음 옻을 따러 갔는데 국내에 채취하는 사람이 10명도 안 된다고 합디다. 옻 따는 날은 시연을 할 정도랍니다.” 그는 작품을 표현하는 마지막 방법으로 전통 옻칠을 택했다고 말했다. 작업 과정은 칠 작업을 하며 전승과 현재, 그리고 이해라는 정반합의 이론을 확인하는 구도의 과정이라고 했다. 하지만 반발도 만만찮았다. “저거 가짜야”, “남의 일거리 빼앗지 말라” 등의 비난이 곳곳에서 빗발쳤다. 순수작가인지 공예가인지 구분할 수 없다는 비아냥도 들었다. 그런 우여곡절 끝에 작가는 한옥 지붕의 선과 창호, 모란꽃 등을 나전과 금박으로 풀어냈다. 나전을 손으로 뚝뚝 끊어 붙이거나, 제작 과정의 중간 단계인 골회 바르기를 따로 떼어내 작품화했다. 원목 목판에 제작된 작품을 옻칠판에 그대로 붙이기도 했다. 물론 옻칠이 바탕이 된 작업이다. “옻칠 작품은 숙련된 노동으로만 얻을 수 있다”고 말하는 나 교수는 오는 24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서울 인사동 선화랑에서 35점의 작품들로 전시회를 연다. 이순을 갓 넘긴 작가가 인생의 한가운데서 되새긴 예술의 의미를 되짚어볼 수 있는 자리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단체장 발언대] 진익철 서초구청장

    [단체장 발언대] 진익철 서초구청장

    호텔 짓기가 쉬워진다. 유흥주점 같은 청소년 유해시설이 없다면 호텔을 세우기 쉽도록 정부가 규제를 풀어 경기를 살린다고 한다. 해외의료관광 활성화를 위해 외국인 환자에게 맞춤형 ‘레지던스 호텔’ 양성화와 법률 개정을 건의해 왔던 서초구의 노력도 결실을 볼 수 있게 됐다. 불합리한 규제를 풀어 투자유치에 성공한 사례는 서초구 우면동에도 있다. 1만평이 넘는 연구개발 부지가 수년째 방치돼 있었다. 낮은 용적률과 층수제한 때문에 어느 기업도 투자하려 들지 않았다. 국토해양부 등 관련부서와 지속적 협의 끝에 용적률을 높이고 층수 제한을 완화해 기업들이 관심을 갖게 됐다. 결국 1조 3000억원의 민자를 유치했다. 공사기간 3년 동안에는 210만명의 일자리가 생기고, 2015년이면 석·박사 1만명이 상주하는 세계적 디자인 소프트웨어 연구단지가 들어선다. 그러나 규제를 푸는 것에는 늘 리스크가 따른다. ‘괜히 일을 벌여 오해나 사지 않을까?’ 공무원들이 현상 유지를 선호하는 이유일 게다. 음모론이 전 국민에게 생활화된 사회라고 한탄하는 목소리가 높다. 아이돌 스타의 작은 스캔들조차도 정치적 물타기로 해석하는 시대라고 하니 말이다. 하지만 이런 규제완화에 따르는 리스크는 괜한 염려였을까. “너무 고지식해 직원들이 힘들어서 싫다고 해요”라는 말을 종종 듣기 때문이다. 현금으로 쓴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을 매일 공개하고 100만원만 넘어도 수의계약을 못하도록 방침을 추진하며 듣는 말이다. 융통성 없고 피곤하게 하니 인기가 있겠느냐는 뜻이다. 하지만 전례 답습을 깨려면 융통성을 허락할 여유가 없으니 아이러니하게도 제도 개선은 고지식한 원칙주의를 동반한다. 3년 전 구청장으로 와 보니 해묵은 민원 대부분은 부서 간 칸막이와 소통 부재가 원인이었다. 시스템을 바꿔야 했다. 구청 주요 현안은 담당부터 관련 팀장, 과장, 국장, 부구청장, 구청장 그리고 필요 시 외부 전문가와 주민들이 한자리에 모여 난상토론으로 즉시 답을 만드는 ‘현안회의’를 정착시켰다. 행정의 투명성이 높아졌고 주민들은 속도감에 놀랐다. 토론준비에 바쁜 부서는 당연히 힘들어 했지만 ‘정책 결정과정 공개’는 이제 서초구 행정의 제1원칙이 됐다. 검증된 원칙이라면 예외를 배제해야 하고, 효과가 적고 불편만 가중시키는 원칙이나 법규는 과감히 고치는 노력이 필요하다. 최근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3선을 두고 여론은 일제히 ‘철의 여인’ 대처와 비교하며 메르켈의 엄마 리더십에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 하지만 존재 이유에 맞는 역할을 하려면 가끔 정감 있는 인간미를 숨기는 인내심도 필요하지 않을까. 단체장에게 요구되는 것은 무던한 전례 답습이 아닌 어머니의 마음을 품은 냉철한 철의 정신이다.
  • [문화마당] 책, 아날로그적 감성 속으로/이애경 작가

    [문화마당] 책, 아날로그적 감성 속으로/이애경 작가

    일본 도쿄 서부에 시모키타자와라는 동네가 있다. 아기자기한 카페와 레스토랑이 많고 후루기라고 불리는 구제 옷과 액세서리를 파는 상점들이 한 집 건너 하나씩 장사를 하고 있는 개성 넘치는 동네다. 역 출구를 중심으로 남쪽과 북쪽 지역이 확연히 분위기가 다른데, 우리나라로 치면 홍대와 가로수길을 조합해 놓은 곳이라고 할까. 며칠 전 시모키타자와에 있는 한 북카페에 들르게 되었다. 음료를 마실 수 있는 서너 평 되는 작은 도서관인데 작가, 사진가, 문화예술가 등 스무 명의 지각 있는 지식인들이 뜻을 모아 토론과 문화 활동을 하기 위해 마련한 아지트다. 이곳에는 인종차별문제, 베트남전쟁, 공해문제 등이 중요시되던 1960~70년대의 대항문화(counter culture)에 관한 책들을 모아놓았는데, 당시 출간된 책들부터 현재 출간된 것까지 다양한 책들이 작은 공간의 세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조금 열린 문을 살짝 열고 들어가니 열띤 토론을 하던 두 여인의 시선이 내게 향한다. 학생으로 보이는 한 명은 2층 다락에서 열심히 골라놓은 책들을 읽고 있었다. 영업시간은 저녁 6시부터라 커피를 판매할 수는 없지만 책은 마음껏 읽어도 좋으니 구경하라고 하면서 주인으로 보이는 여성이 다시 조곤조곤 말을 섞는 토론에 들어간다. 잠시 뒤 다락에 있던 청년이 내려와 다시 책을 고르기 위해 손가락으로 책 목록을 훑는다. 우리나라에 있는 북카페를 몇 번 가봤고, 북카페로 포장된 프랜차이즈 카페들도 가봤지만 책들은 카페의 분위기를 우아하고 클래식하게 만들어주는 장식품의 역할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해 언제나 안타까웠다. 그곳에 앉아 있는 사람들은 책을 읽기보다는 노트북을 켜놓고 공부를 하거나 업무에 관계된 일을 한다. 우리나라 한 지자체에서는 시민들을 위해 야심차게 북카페를 만들었지만, 관리가 되지 않아 정작 시민들에게는 외면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카페에 있던 운영인에게 물으니 이곳에는 책을 읽으러 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고, 토론하고, 새로운 출판 아이템을 찾아가기도 한다고 한다. 그러면서 요새 일본 젊은이들이 책을 많이 읽지 않고 스마트폰에 허비하는 시간이 많아져서 참 큰일이라며 일본의 독서 풍토 변화를 심각한 투로 내게 전달하고 있었다. 하지만 나의 눈에 비친 일본은 여전히 책을 읽고 있었다. 동네마다 소형서점이 살아 있고, 간다 지역의 중고서점가는 활기를 띠고 있으며, 지하철에서 책을 읽고 있는 사람들을 서너 명씩은 볼 수 있다. 모든 것이 디지털화되어 가고, 책이 사라져 가는 대한민국의 현실과 비교해볼 때 일본에는 아직도 책이 사람들 손에 살아 숨쉬고 있다는 사실에 나는 부러운 마음이 들었다. 찰스 엘리엇은 ‘책은 가장 조용하고 변함없는 벗이자, 가장 쉽게 다가갈 수 있고 가장 현명한 상담자, 가장 인내심 있는 교사’라고 했다. 완연한 가을로 접어드는 요즘, 마음을 풍요롭게 만들어줄 친구 한 명을 만들면 어떨지. 책장에 꽂힌 지 몇 년이 넘은 베스트셀러도 좋고, 최근 친구에게서 추천 받은 책도 좋다.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차가운 액정이 아니라 손가락에 착 안기는 아날로그 종이의 향기와 감촉이니 말이다.
  • “美, 첫 공격 목표는 北… 南 적대적 행위 여전”

    박길연 북한 외무성 부상은 1일(현지시간) “북한은 (남북한)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남한은 여전히 적대적인 행위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박 부상은 이날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한국군이 국군의 날에 탄도미사일 ‘현무Ⅱ’와 장거리 순항미사일 ‘현무Ⅲ’, 해안포 부대 타격용 ‘스파이크 미사일’ 등을 처음 공개한 것을 거론하면서 “남한의 태도는 남북한 관계를 과거처럼 또다시 파괴적인 단계로 되돌리는 위험천만한 행위”라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은 동북아시아 지역에서 군사력을 통한 패권 장악을 목표로 북한을 첫 번째 공격 목표로 삼고 있다”며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유지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미국의 적대시 정책을 청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이후 북한을 압박하고 있는 (유엔의) 제재조치는 부당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박 부상은 “대화와 협상으로 한반도의 긴장을 끝장내려는 우리의 입장은 여전하다”면서 “북한은 한반도의 긴장완화를 위해 최대한 인내심을 발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핵 군축 협상을 조속히 개시해야 하며 핵무기 사용 금지를 규정한 구속력 있는 국제법적 문서들이 작성돼야 한다”고 말해 ‘핵 보유국’으로 인정받으려는 기존 전략을 되풀이했다. 그는 이어 북한의 자주권 인정, 정전협정의 평화협정으로의 전환, 남한 내 유엔군사령부 해체, 북한에 대한 각종 제재조치 즉각 중단 등 기존 주장을 반복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아빠 지금 화나고 창피하단다” 부모 감정 아이에게 솔직하게

    “아빠 지금 화나고 창피하단다” 부모 감정 아이에게 솔직하게

    누구나 자녀의 감정을 존중하는 현명한 부모가 되고 싶어 한다. 자녀의 행동에 한계를 정해 주고 그 한계 속에서 칭찬하고 꾸중하는 일관된 원칙을 지닌 부모를 꿈꾼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어린이집에선 친구 물건을 빼앗거나 반대로 일방적으로 빼앗기는 아이 때문에 속이 상하고, 거짓말하는 초등학생 자녀 때문에 걱정하고, 문 닫고 틀어박힌 사춘기 자녀 때문에 화를 낸다. 서울시교육청 산하 서울시교육연수원이 소속 교직원 70명을 대상으로 최근 실시한 ‘행복한 학부모 감정코칭 과정’은 학부모들이 느끼는 이상과 현실의 격차를 줄여 보기 위해 기획됐다. 강사로 나선 강용 한국심리상담센터장은 30일 “자기 감정에 솔직한 부모가 아이 감정을 잘 알고, 부모와 감정적 소통이 이뤄진 자녀가 피해의식 없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다”며 ‘감정코칭형 부모’가 될 것을 제안했다. 아이가 감정을 표현할 때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고, 아이와의 정서적 교감을 시도하는 이상적인 부모가 ‘감정코칭형 부모’라고 강 센터장은 설명했다. 감정코칭형 부모가 되기 위해서는 역으로 스스로의 양육방식을 점검해야 한다. 최소한 감정코칭형과 대비되는 부정적인 양육방식은 피하자는 얘기다. 강 센터장은 감정코칭형과 다르게 지양해야 할 양육방식으로 축소전환형, 억압형, 방임형 등 3가지를 소개했다. ‘축소전환형’은 자녀가 무조건 밝아야 한다고 생각해 아이의 문제에 무관심하고 회피하는 성향을 말한다. 자녀가 울 때 “뚝 그치면 이거 줄게”라며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화제를 전환해 버리는 유형이다. 이처럼 자신의 감정 반응에 대한 피드백을 받지 못한 자녀는 스스로의 감정조절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지나치게 관대해 한계 없이 자녀의 감정을 다 받아 주는 ‘방임형’은 자녀의 대인관계 집중력을 떨어뜨리는 부작용을 야기시킨다. 방임형과 반대로 무조건 꾸중하는 ‘억압형’은 자녀의 반항을 부를 수 있다. 강 센터장은 부모가 먼저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할 것과 자녀의 감정을 들여다보는 두 가지 과정을 제안했다. 자녀를 야단치기보다 “엄마가 지금 화가 나고 창피해”라고 솔직하게 말해 자녀가 부모의 감정 상태를 이해할 수 있는 길을 터주라는 것이다. 자녀 감정을 들여다보기 위한 손쉬운 감정코칭 습관으로는 자녀가 말할 때 “왜”라고 묻기보다 “어떻게”라고 묻는 방법을 제안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오늘의 눈]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건희에도 기초연금을!/강국진 사회부 기자

    [오늘의 눈]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건희에도 기초연금을!/강국진 사회부 기자

    기초연금과 함께 세 가지 ‘봉인’이 풀렸다. 소득에 따른 차등 지급, 국민연금 가입기간과 반비례, 현재세대와 미래세대의 갈등요소가 그것이다. 모두 만만치 않은 쟁점들이다. 제대로 된 논쟁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한 출발점은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에서 강조했던 ‘모든 세대가 행복한 노후’가 아닐까 싶다. 그런 이유로 “이건희에게도 기초연금을 지급”하는 건 여전히 포기할 수 없는 정책목표다. ‘터널 효과’라는 게 있다. 터널에서 길이 막히면 운전자들은 처음엔 ‘교통체증이려니’ 한다. 그렇게 조금씩 함께 터널을 빠져나간다. 옆 차선은 쭉쭉 지나가는데 내 차선만 제자리걸음이라면 어떨까. 처음엔 ‘우리 차선도 곧 뚫리겠지’ 하겠지만 슬슬 ‘왜 우리 차선만’ 하는 생각에 인내심은 바닥난다. 너도나도 끼어들기 시작한다. 터널 속은 아수라장이 된다. 결국, 터널 효과는 소득 불평등과 사회 양극화가 대한민국 공동체를 붕괴시킬 수도 있다는 경고라고 할 수 있다. 독일 재상 비스마르크가 복지정책을 사상 처음으로 시행했던 것도 출구를 만들어 주자는 취지가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 고양이를 무는 쥐가 되지 않도록 말이다. 복지는 곧 시혜이고, 남는 밥 던져주는 ‘잔여’였다. 복지가 ‘시민권’이 되고, 인권이 되고, 국가의 의무가 된 것은 대략 사회민주주의자들이 투쟁 끝에 정치권력을 쟁취한 20세기부터였다. 그런데 한국에선 지금도 여전히 ‘복지=적선’이란 인식이 강하다. ‘이건희까지 기초연금을 받아야 하느냐, 이건희 손자에게도 무상급식을 해야 하느냐’라는 말이 큰 호응을 얻는다. 뒤집어보면 ‘복지는 가난한 사람들의 전유물’이라는 인식을 바닥에 깔고 있다. 게으름 부리지 못하도록, 굶지 않을 만큼만 해주는 게 곧 이들이 생각하는 복지다. 하지만 내 생각은 반대다. 나는 이건희도 기초연금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건희 손자도 무상보육과 무상급식, 무상의료를 받아야 한다. 본인들이 받기 싫다고 해도 강제로 받게 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건, 국민 누구나 복지 혜택을 누릴 권리가 있다는 건 헌법이 규정한 원칙이라는 점이다. 마을잔치에 빗댄다면 쌀이나 돈을 추렴할 때는 각자 형편에 따라 쌀과 돈을 내놓지만 잔치음식은 다 같이 나눠 먹는 법이다. 이건희 손자들이 복지 서비스를 받게 되면 복지 서비스도 그에 맞춰 최소한 ‘격’이 올라갈 테니 국민 모두에게 이익이라는 게 두 번째 이유다. 공공병원이 저소득층만 이용하는 곳이 아니라 삼성서울병원 같은 곳이 된다면 어떨까. 상상만 해도 유쾌해진다. 출구가 없는 사회는 붕괴 위험에 직면한다. 출구를 만들어서 내가 서 있는 차선도 터널을 벗어날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적절한 조치를 통해 차선 간 불균형을 해소해 주면 자연스레 양보운전도 하고 사고위험도 줄어든다. 그렇게 다 함께 터널을 벗어날 수 있다. 터널을 빠져나올 수 있다는 희망이 사라지면, 다시 말해 ‘출구’가 없으면 교통규칙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버린다. 터널에서 교통사고가 나서 불이라도 나면 모두 다 위험해진다. betulo@seoul.co.kr
  • 전교조 “노동법에도 해산근거 없다” 교총 “지지받으려면 법부터 따르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최근 불거진 전교조 법외노조 논란을 두고 치열하게 공방했다. 교학사 고교 한국사 교과서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팽팽한 의견 차이를 보였다. 안양옥 교총 회장과 김정훈 전교조 위원장은 25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초대석에서 전교조 법외노조화, 교학사 교과서, 교육부 새 대입제도 등을 주제로 토론했다. 김 위원장은 “일부 해직 조합원 때문에 조합원 6만명을 법외노조로 돌릴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전교조가 그들을 내친다면 어느 누가 조합원을 계속 하겠느냐”며 “법외노조가 되고 싶지는 않지만 정부의 방침을 거부한 결과가 법외노조라면 감수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 위원장은 “전교조 내에 해직 조합원은 모두 22명으로, 이 가운데 9명이 전교조 내에서 직책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다”며 “사립학교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공교육 정상화 활동을 하다가 정부와 의견 차이를 빚은 이들인데 그 이유로 조합원 자격이 없다고 하는 것은 분명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노동법에는 활동 중인 노조를 해산하거나 취소할 근거가 없다. 다만 시행령에 조항이 있는데 이는 위헌이라고 고용노동부 차관도 밝힌 바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안 회장은 “국민 지지를 받으려면 법부터 따르라”고 지적했다. 안 회장은 “합법노조가 되려면 일단 법의 시행령이라도 준수해야 한다”며 “전교조는 법외노조 문제를 정권논리로 보는데 이는 오류다. 우선 법에 따르고 나중에 법 개정 운동을 하라”고 강조했다. 전교조가 다음 달 18, 19일 시행할 예정인 조합 교사들의 연가투쟁에 대해서도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김 위원장이 “연가는 법적인 권리이고 노동단체도 단체협상권이 있다”고 주장하자 안 회장은 “학습권 측면에서 대한민국 학교가 한꺼번에 마비되면 국민적 신뢰와 지지를 잃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교학사 교과서에 대해서도 두 사람은 이견을 드러냈다. 안 회장은 교학사 교과서의 문제를 묻는 질문에 “이번 기회에 교학사 교과서뿐 아니라 나머지 7개 출판사 교과서를 통째로 교육부가 적극 검증해야 한다”며 “7개 교과서는 정답이라 하고 교학사 교과서는 단죄하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8종 모두 ‘팩트’에는 오류가 있을 수 있지만 교학사 교과서의 관점은 식민지적 관점”이라며 “당장 검정 취소를 해야 마땅하다”고 밝혔다. 교육부가 지난달 발표한 대입제도에 대해서는 안 회장과 김 위원장 모두 대학수학능력시험의 난이도를 기초학력평가 또는 자격시험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안 회장은 “대입제도에 종속되기보다는 우선 학교 교육을 살려야 한다”며 “현 정부가 대입에 대해 깊은 고민을 못했다고 평가하지만 공청회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니 좀 더 인내심을 갖고 접근하자”고 제안했다. 김 위원장은 “전형수를 간소화한 것은 단기적으로 맞다”며 “중기적으로는 수능의 자격고사화, 장기적으로는 수능 폐지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교권은 어디에! 어린학생이 교사 쫓아가며 무차별 폭행

    바닥에 떨어진 교권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동영상이 인터넷에 올라 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문제의 동영상이 촬영된 곳은 남아공 한 학교. 유튜브에 오른 56초 분량의 영상은 13~14살 정도로 보이는 학생이 교사를 붙잡고 있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교복을 입은 학생은 교실을 나서는 교사를 붙잡고 몸싸움을 벌인다. 교사는 그런 학생을 뒤로 하고 교실에서 나가지만 학생은 빗자루를 들고 계속 덤벼든다.학생은 체념한 듯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는 교사를 따라가며 빗자루를 휘두른다. 자신을 상대하지 않고 묵묵히 걷는 교사에게 급기야 학생은 빗자루를 던져버린다. 학생들은 교사를 따라가며 폭행하는 학생을 응원한다. 동영상이 공개되자 남아공은 발칵 뒤집혔다. 남아공 교육부장관은 기자회견을 갖고 사건을 강력히 규탄하고 “학생이 정학 등의 징계를 받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교사에 대해선 “어려운 순간에 인내심을 발휘했다”며 “교사에게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지 언론은 “학생의 공격사건이 마약소비와 연관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사진=유튜브 캡처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부고] 돌비 음향 시스템 창시자

    [부고] 돌비 음향 시스템 창시자

    음향 시스템의 표준 규격인 ‘돌비’ 시스템을 창시해 현대 음향기술 발전에 크게 이바지한 미국의 레이 돌비 박사가 12일(현지시간) 80세를 일기로 별세했다고 AFP통신 등이 전했다. 글로벌 영상음향 전문기업인 ‘돌비 래버러토리스’는 자사 설립자인 돌비 박사가 이날 미국 샌프란시스코 자택에서 지병으로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고인은 수년간 알츠하이머를 앓았으며 몇 달 전 급성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어린 시절부터 음향기기에 관심이 많았던 돌비 박사는 20대 초반 전자기기 제조 회사인 암펙스에서 엔지니어로 일하면서 세계 최초의 비디오테이프 리코더를 만드는 데 일조해 세간의 이목을 끌기 시작했다. 이후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고, 1965년 30대 초반 자신의 이름을 딴 돌비 래버러토리스를 세웠다. 그는 특히 잡음 제거와 입체음향 구현을 위한 표준 규격인 돌비 시스템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오늘날까지 영화와 음악,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 돌비 최고경영자(CEO) 케빈 예맨은 “돌비의 이상은 앞으로도 우리 모두에게 영감과 동기를 부여할 것”이라고 추모했다. 돌비 박사의 아들인 데이비드 돌비는 “아버지는 사려 깊고 인내심 있으며 다정한 분이었다”며 “그가 이룬 혁신의 유산은 계속 살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박근혜정부 출범 6개월 (하)] “정치교착 풀 결단 필요… 경제살리기 성과 집착보다 체질 개선을”

    [박근혜정부 출범 6개월 (하)] “정치교착 풀 결단 필요… 경제살리기 성과 집착보다 체질 개선을”

    박근혜 정부 6개월간 성적표는 대북과 외교 분야에서는 잘했다는 평가가 많았지만, 대내 분야에서는 부족했다는 평가가 많다. 특히 박 대통령이 여야 대치 정국에서 제3자적인 입장을 취하며 방관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증세 없는 복지, 경제살리기 방안에 대한 의구심도 여전하다. 서울신문은 23일 지난 6개월간의 박근혜 정부에 대한 평가와 향후 전망을 들어보기 위해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와 좌담회를 가졌다. →박근혜 정부 6개월에 대한 총평을 해달라. -이상돈 교수 지난 6개월 제가 기대했던 박근혜 정부의 모습은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 스스로 통합대통령을 지향한 만큼, 야당과 협력해 우리 시대에 필요한 국정쇄신을 기대했는데 6개월 동안 그런 모습을 보지 못했다. -박명호 교수 아직 성공과 실패를 논하기에는 시기적으로 이른 감이 있다. 굳이 말하자면 절반의 성공, 절반의 실패라고 본다. 대외적으로는 성공, 대내적으로는 기대에 조금 못 미치는 부분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 →대외적으로는 잘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강화하거나 보완할 건 없나. -이 교수 대북 관계에서 개성공단 문제 등 북한이 처음에 저지른 것을 인내심을 갖고 우리 중심으로 이끌어온 것은 괄목할 만한 성공이라고 본다. 하지만 대일 관계에서 걱정도 있다. -박 교수 대미·대중 방문을 통한 기반 확보, 그리고 국민의 평가, 대북정책을 둘러싼 원칙과 신뢰라는 일관된 입장이 문제를 해결하는 단초를 보여줬다는 평가도 있다. 대일관계는 감정적으로만 접근할 수도 없고 현실적인 필요도 있어 외교적으로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 →국내정치는 박한 점수를 받고 있는데 문제는 어디에서 출발할 수 있을까. 소통은 잘 되고 있다고 보나. -이 교수 지도자로서 제일 중요한 것이 국민을 설득하고 공감을 얻는 것이다. 박 대통령이 과거 야당대표, 이명박 정부 시절에는 절제되고 간결하면서도 분명한 메시지를 반복해서 보낸 것이 국민들에게 호응을 얻었다. 이제는 대통령 입장에서보다 활발하게 국민과 대화해야 한다. -박 교수 대외 정책부문에서는 상대적으로 성공했지만, 대내 부문에서는 거기에 미치지 못했다. 정치실패라고 하는 부분이 지적돼야 한다고 본다. 대통령으로서 해야 할 정치적 역할을 경시하지 않았나. 인사와 관련해 상징성이나 메시지 전달은 부족했다. -이 교수 사실 인사에 실패한 것 아니냐. 솔직히 인상깊은 장관이 한명이라도 있는가. 1기 각료는 실패라고 하는 것이 국민들의 평가라고 본다. 또 하나 기막힌 것이 어떻게 대통령이 된 뒤 첫 정책이 세금 올리는 걸 자랑스럽게 발표하느냐. 그런 말은 처음 들어봤다. 부총리가 정치적 감각이 제로다. 세금 올리는 것을 홍보하겠다는 것은 정치를 너무 모르는 것이다. 그래서 대통령의 국내정치 분야의 점수를 깎아 먹은 거다. →대선 공약의 달성이 어려우면 약간 수정해야 하는 건가. 아니면 무리해서라도 달성해야 하는 것인지 말해달라. -이 교수 박 대통령이 국회의원 때 재정건전성 언급을 가장 많이 한 국회의원이었다. 우리나라가 복지가 약하다고 해서 구체적인 복지 공약을 내세웠는데 재정건전성과 복지를 동시에 하는 것은 경제가 무지무지하게 성장해야 가능한 것이다. -박 교수 동의한다. 약속은 지키는 게 원칙이겠지만 상황, 조건과 환경 등이 다를 수밖에 없다. 복지문제, 경제민주화 논란이 있는데, 한 발짝 물러서 있거나 제3자인 것처럼 보여 논란을 더 키웠다. 세제개편안에서도 세금을 올린 것이 아니라는 관료적 설명과 사람들의 인식은 괴리가 컸다. 세금 없는 복지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국민들도 알고 있다. 어디까지 공약을 이행하고 복지를 할 것인지 국민들에게 설명해야 한다. -이 교수 사회안전망으로서의 복지가 필요한 것에는 동의할 것이다. 그러나 무조건 복지를 위해 재정지출이 필요하고 세금을 더 낸다는 부분은 국민들이 찬성하지 않는다고 본다. →개성공단 재가동, 이산가족 상봉 등 현 대북정책에 대해 평가와 전망을 하자면. -박 교수 최근 조사에서 정부 대북기조 찬성이 높게 나왔고, 이것이 국정기조의 버팀목이 됐다. 대북정책 기조를 분명하게 각인시킨 것은 성공이다. 이전 정부와는 차별적인 분야라고 생각한다. 정권 초 북한에서는 새 정부 길들이기 또는 게임의 룰을 만드는 데 있어 우리가 상대적인 우위를 점해 왔다. 이게 게임의 끝이 아니고 주고받기를 계속해 나갈 것이다. →남북관계가 특수하기에 때로는 물밑 접촉도 필요한 것 아닌가. -박 교수 전쟁 중에도 대화는 어느 수준이냐가 문제일 뿐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알아도 모르는 척할 필요가 있다. 전혀 대화 통로가 없다면 그게 더 문제다. -이 교수 북한이라는 체제가 예측 불가능한 데도 불구하고 북한에 대한 경각심은 가져야 된다고 본다. 대북 유화적인 협상을 해도 국민들이 박 대통령에게 신뢰를 보내기 때문에 북한과의 대화를 이끌 수 있는 정치적 자산이 박 대통령의 장점이라고 본다. →정치권과의 소통 문제는 어떻게 보나. -이 교수 박 대통령이 과거에는 소통에 문제가 없었다. 이명박 정권이 들어오면서 불거진 것이다. 활발한 의견 개진이 불가능한 상태에서 한마디 던져도 파급이 크니까 자제했던 것 같다. 이것이 축적돼 왔는데, 이제는 대통령이 직접 설명을 해야 한다는 국민적인 욕구가 커지고 있다고 본다. →정치가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대통령이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이 교수 대통령이 국정원 개혁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표명하고 청사진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국정원 자체 개혁에 대해 셀프 개혁이라는 비판이 있는데. -이 교수 외국과 우리나라는 정보기관 시스템이 많이 다르고 상황도 다르다. 국정원 자체에 맡기는 것으로는 국민들의 공감을 얻기 힘들기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라도 스터디를 해야 한다고 본다. 국정원 개혁 문제가 여야 대립을 풀 수 있는 단초가 된다고 본다. 대통령이 뭔가 결심이 필요하다고 본다. -박 교수 3자회담 또는 양자회담이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이 교수 양자회담은 좀 아닌 거 같다. 현재 정치 상황에서는 3자회담이 중요하다고 보고, 이른바 과거 영수회담에서 야당대표가 좋은 결과물을 가지고 나온 적이 거의 없다. 야합했다거나 사쿠라 논쟁만 있었다. 정치를 부활시켜야 한다. →경제가 온기가 없고 심리가 극도로 위축돼 있다. 대통령이 어떤 정책 기조를 유지해야 할까. -이 교수 6개월 만에 경제를 살린다는 기대 자체가 무리라고 본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경제가 미래세대 자산을 앞당겨 쓴 것이고 미래세대를 갈취한 것이다. 우리나라 채무가 얼마나 많나. 그런 상황에서 박근혜 정부가 조급한 경제 성과에 집착하면 경제를 더 망칠 수 있다. 대통령은 이런 경우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체질개선을 위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박 교수 특히 정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6개월 안에 경제 문제를 해결하려는 비책을 가졌으면 이 문제가 논의 대상도 안 될 것이다. 다 고통스러운 부분을 대통령과 청와대가 공감하고 있다는 인식을 갖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박근혜 정부의 60% 안팎 지지율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박 교수 아직까지는 박근혜 대통령 개인의 인기에 기반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박근혜 정부만 떼놓고 보면 이만큼 가지 못할 것으로 생각한다.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올해 말, 내년부터는 가시적인 성과를 내놔야 한다. -이 교수 박 대통령은 노무현·이명박 대통령보다는 김영삼·김대중 대통령과 비슷하다. 하늘이 두 쪽이 나도 35% 지지율은 그대로 있다. 인사만 잘하면 65~70% 정도는 나올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인사 실패와 여야 대치 때문에 지지율이 안 나온 것이다. 전두환 추징금 문제의 국민적 카타르시스도 도움이 됐다. 하지만 임기 동안 박 대통령이 하려는 것을 보여준 건 없다. 내년에 이 시대 박근혜 정부가 해야 될 국정어젠다를 설정하고 국민들에게 지지를 얻어서 나오는 지지율이 진정한 지지율이라고 생각한다. →여의도 정치가 장외투쟁 등으로 작동되고 있지 않다. 여야에 한마디씩 해달라. -이 교수 정치라는 것은 대화와 협상인데, 여야 정치권이 말을 너무 막 한다. 좀 더 품위 있는 정치를 하지 않으면 정치권에 대한 불신으로 정치가 위태롭게 된다. -박 교수 정치실패의 부수적인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새누리당은 역할 정립에 실패하고 있다. 지방선거 전까지는 역할을 어떻게 할지 상당히 고민해야 할 것이다. 야당은 정체성 혼란과 리더십 위기를 대선 전부터 계속 가져오고 있다. 두 문제 다 근본적으로 단기간에 해결하기 어렵다. 상당히 악순환이 반복되지 않을까 싶다. 사회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정리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한전, 밀양송전탑 공사 재개 압박

    한국전력공사가 765㎸ 송전탑 건설을 반대하고 있는 경남 밀양 주민들을 상대로 공사 방해 금지 가처분을 신청하는 등 공사 재개를 위해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한전 밀양특별대책본부는 이모(71)씨 등 밀양시 4개 면 주민 26명을 상대로 공사 방해 금지 가처분 신청을 창원지법 밀양지원에 냈다고 23일 밝혔다. 한전은 신청서에서 “이씨 등 주민들이 2009년 2월부터 지금까지 밀양 지역 송전탑 공사를 방해하는 바람에 막대한 손실을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765㎸ 신고리~북경남 송전선로의 송전탑 161기 가운데 밀양시 4개 면 52기의 공사가 진척이 안 돼 전력수급 국책사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것이다. 신청서에는 주민들이 앞으로 계속 공사를 방해하면 피해 보전 차원에서 하루에 1인당 100만원을 청구하겠다는 내용도 담겼다. 한전은 인내심을 갖고 주민들을 설득하려 했으나 더는 여의치 않다고 판단해 가처분 신청을 냈다고 설명했다. 송전탑 건설과 관련해 한전이 지금까지 제기한 형사 고소와 소송 등은 40여건에 이르며 그 가운데 대부분은 한전이 대화 분위기를 조성하려고 취하했다. 현재 일부만 재판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계삼 밀양 765㎸ 송전탑 반대 대책위원회 사무국장은 “한전은 주민들에게 의료 등 봉사활동을 한다고 요란하게 홍보해 놓고선 뒤쪽에서 가처분 신청으로 주민을 분열시키고 압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밀양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별똥별쇼의 클라이막스? ‘유성 폭발’ 희귀순간 포착

    별똥별쇼의 클라이막스? ‘유성 폭발’ 희귀순간 포착

    최근 지구촌 곳곳의 하늘을 수놓은 ‘페르세우스 유성우’. 가장 화려한 별똥별 쇼로 알려진 이 유성우의 일부가 폭발하는 순간이 한 인내심 강한 사진작가의 카메라에 포착됐다. 20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사진작가 마이클 K. 청이 지난 12일 새벽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빅터빌 자택에서 하늘을 가로지르는 유성이 폭발하는 모습을 대기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 그는 동영상사이트 비메오를 통해 자신이 촬영한 페르세우스 유성 폭발 장면을 공개했고, 이는 곧바로 해외 네티즌들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천문학자 대니얼 피셔는 영상 속 모습은 사실 유성이 폭발해 잔해물이 흩어지는 것이 아니라 상층부 대기의 난기류와 맞닿아 유성의 본체가 분열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영상 속 유성은 잔해 대신 ‘사라지지 않는 자취’로 불리는 고열의 빛나는 가스 폭발이 나타난 것이다. 한편 이 영상은 캐논 7D 카메라를 사용해 유성이 목격되기까지 초당 12프레임, 이후 초당 24프레임으로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마이클 K. 청/비메오(http://vimeo.com/72228503)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정홍원 총리 “경제 살리기 총력… 정부 믿고 참아달라”

    정홍원 총리 “경제 살리기 총력… 정부 믿고 참아달라”

    정홍원 국무총리는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정부가 경제살리기와 일자리 창출에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국민들에게 정부를 믿고 참아 달라고 호소했다. 정 총리는 이날 각 부처 장관들에게 박근혜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지시한 과제에 대해 즉시 실행 계획을 세우도록 당부하고 국무조정실을 중심으로 후속조치 추진 상황을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들에게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일에 전심 전력하는 정부를 믿고 조금 더 인내심을 갖고 지켜봐 줄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면서 “총리로서 새로운 변화와 모멘텀을 만들고 조정하는 데 적극 앞장서겠다”고 덧붙였다. 세종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사설] 현대차 노조, 소비자와 대내외 여건 돌아보라

    현대·기아차 노사가 오늘 협상 테이블에 다시 앉을 예정이다.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 결의한 대로 20일부터 파업에 돌입하겠다는 게 노조의 태도다.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싸늘하기 그지없다. 노조 측은 현대차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9조여원인데 성장의 주역인 노동자들은 과실(果實) 분배에서 제외됐다며 순익의 30%를 성과급으로 달라고 주장한다. 할 수 있는 주장이다. 하지만 간과한 대목이 있다. 현대·기아차의 고속 성장을 끌어낸 주역이 어디 노동자뿐인가. 사실상 독점이나 다름없는 국내 시장에서 소비자들은 오랜 세월 현대·기아차를 선택했다. 서비스나 품질이 형편없던 시절에도, 23년간 계속된 파업으로 매번 신차 출고가 늦어져도, 때론 선택의 여지가 없어, 때론 그래도 국산차를 타야 한다는 애국심으로 ‘H’ 엠블럼을 찾았다. 그러니 기여도를 놓고 따지자면 차 값을 내리든가 서비스를 크게 향상시켜 소비자들에게도 성장의 과실을 나눠줘야 한다. 현대차 직원의 지난해 평균 연봉은 9400만원이다. 상여금을 800%로 인상하는 등 노조의 180가지 요구사항을 모두 받아들이면 노조원 1인당 약 1억원을 줘야 한다고 한다. 노조 측은 잔업, 철야, 특근 등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장시간 노동의 대가라며 ‘귀족 노조의 배부른 돈 타령’이라는 일각의 비판에 억울해한다. 하지만 ‘봉봉세’(봉급쟁이를 봉으로 아는 세금)에 분노했던 3450만원 연봉자들이 과연 현대차 노조의 주장에 얼마나 공감할 것인가. 진정한 노사 상생을 고민하기보다는 파업 때마다 ‘언론 플레이’ 등으로 노조를 깎아내리기 급급했던 사측도 비판을 피해가기는 어렵다. 올 1~7월 현대차의 수출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7%, 기아차는 4.1% 감소했다고 한다. 한국의 고임금 구조를 못 버티고 GM이 한국시장에서 철수할 것이라는 소문도 무성하다. 강성노조 등에 치여 몰락의 길을 걸은 ‘디트로이트시 파산의 교훈’이나 10%를 돌파한 수입차 시장점유율까지 상기시킬 필요는 없을 듯싶다. 협상 테이블을 박차기 전에, 소비자들이 100% 만족해 현대·기아차를 타는 게 아니라는 것을 노사 모두 유념해야 할 것이다. 소비자들의 인내심에는 한계가 있다.
  • [열린세상] 창조경제는 규제완화부터/한순구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열린세상] 창조경제는 규제완화부터/한순구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해마다 상당수의 한국 학생들이 미국 유명 대학의 박사과정에 진학한다. 그런데 매해 정성껏 학생들을 교육시켜 미국의 박사과정에 보내는 내 입장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 있었다. 대개 한국의 대학에서 우수한 성적을 받은 학생들이 미국의 대학원에 진학하면 모든 시험을 무사히 통과하고 대부분 큰 문제없이 박사학위를 받곤 한다. 반면 미국의 학부를 나온 학생들은 한국 학생들에 비해 시험에 떨어져서 결국 박사학위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시험을 잘 보는 우수한 한국 학부 출신 학생들 대신에 시험을 잘 보지도 못하는 미국 학부 출신들을 많이 뽑는 것이 너무 의아해 미국 교수에게 그 이유를 물은 적이 있다. 그 답은 다소 충격적이었다. 미국의 유명 대학 입장에서 보면 그럭저럭 공부해서 평범하게 박사학위를 받는 학생이나 애초에 시험에 떨어져서 학위도 못 받는 학생이나 별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미국 대학이 오로지 원하는 학생은 몇 년에 한번 나오는 기가 막히게 우수한, 거의 노벨상 후보라고 할 수 있는 졸업생들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어떤 학년 박사과정의 신입생은 20명 중에서 20명 모두 그럭저럭 박사학위를 받고 어디선가 생활하는 수준이라고 할 때, 이는 미국 대학의 입장에서는 실패라고 본다는 것이다. 차라리 신입생 20명 중에서 19명이 탈락하고 1명이 졸업했는데, 그 1명이 노벨상을 받으면 그 학년은 성공으로 판단한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미국 박사과정에 오는 학생들은 모두 성실하고 기초도 잘 다져져 있으니 시험 통과도 잘하고 학위도 무사히 받을 확률이 높지만, 미국 대학이 자랑할 큰 학자가 될 확률은 없어 보인다는 뜻이다. 미국 대학 입장에서는 무난하지만 큰 학자가 나오지 못하는 한국 학부 출신보다는 어쩌다가 한 명씩 우수한 학자가 배출되는 미국 학부 출신을 선호한다는 뜻이었다. 사실 한국 또는 아시아 국가들의 교육은 무난하고 성실한 상위권의 지식인을 배출하는 데에는 최상의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천재를 배출하기에는 부적합하다. 모든 것이 획일적 과정에 의해 이루어지는 교육 시스템에서는 창의적인 인재가 배출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러한 미국 대학들의 자세는 현재 우리 정부의 가장 중대한 정책 과제인 창조경제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본다. 지금까지 한국 경제는 앞서 나간 미국과 유럽 국가들의 정답지를 받아서 이를 성실하게 따라잡은 모범생의 경우라고 볼 수 있다. 새로운 풀이 방법을 만들기보다는 다른 선진국들이 이미 풀어놓은 해법을 열심히 외우고 익혀서 경제성장을 이룬 것이다. 그런데 이제는 더 이상 풀어놓은 해법이 없고 스스로 풀어야 하는 입장이 된 것이다. 따라서 기존의 경제 성장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창조와 창의에 기반하여 스스로 문제를 풀어나가는 경제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정부의 정책은 시기적절한 것이다. 그러나 이런 창조경제의 문제를 풀어감에 있어 그 주체는 정부가 아닌 기업과 개인이 되어야 한다는 점은 깊이 명심하여야 할 것이다. 창조와 관련된 작업은 미국 대학에서도 알고 있듯이 9명이 실패한 가운데 1명이 성공하는 작업이다. 이러한 창조적인 작업에 가장 부적합한 사람을 뽑으라고 한다면 10가지 중에서 9가지를 성공하더라도 1가지만 실패하면 문책을 받는 공무원들이 아닐까? 공무원이나 정책 관련자들은 수십년간 창조와는 정반대의 인생을 살아온 사람들이다. 이런 정부와 공무원이 주도하는 창조경제란 정말로 큰 모순을 안고 있는 것이다. 결론은 민간 기업과 개인들에게 자유를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규제를 풀어서 새로운 시도들을 인정해 줄 뿐 아니라 엉뚱한 행동으로 큰 실패를 보더라도 이를 용인해 주는 관용을 보이는 것이 창조경제에서 정부의 역할이다. 우리 정부가 시험이 다가오는데 교과서 더 읽고 문제집 풀어보라고 자녀를 몰아세우며 웃어른 공경하고 집안일도 잘 도우라고 꾸짖는 극성 학부모처럼 행동한다면, 우리의 기업과 개인들은 결코 창조적인 일을 할 수 없다. 엉뚱한 자녀의 행동을 오히려 칭찬해 주고 격려해 주는 부모처럼 기업과 개인들에게 자유를 주고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는 자세가 창조경제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 개성공단 존폐 갈림길에 통일장관은 휴가중

    개성공단 존폐 갈림길에 통일장관은 휴가중

    개성공단이 존폐의 갈림길에 선 가운데 주무 부처인 통일부 류길재 장관이 5일 여름휴가를 시작했다. 중차대한 시기에 주무부처 장관이 자리를 비우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류 장관은 이날 오전 출근해 간부회의를 주재한 뒤 휴가를 떠나 9일까지 국내에 머물며 휴식을 취할 것으로 알려졌다. 류 장관이 휴가를 떠나는 이번 주는 개성공단 폐쇄 여부를 가를 중대 고비가 될 것이란 관측이 힘을 받고 있다. 개성공단의 ‘운명’이 걸린 한 주를 통일부는 수장 없이 보내게 된 셈이다. 개성공단 사태 해결을 위한 마지막 실무회담을 열자는 우리 측 제의에 북한이 호응해 오면 회담을 준비해야 하고, 침묵한다면 ‘중대조치’를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의 ‘중대결단’ 시기가 당초 예상보다 늦어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전날 통일부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통해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며 북한의 회담 수용을 압박한 지 만 하루도 지나지 않은 터라 류 장관의 휴가는 여러모로 모양새가 좋지 않게 됐다. 자칫 이번 휴가가 북한에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마치 우리 정부가 개성공단을 포기한 것처럼 비춰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휴가까지 미루고 북한의 답변을 기다리며 안달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보다 예정대로 움직이는 것이 전략적으로 유리한 선택이란 평가도 나온다.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은 “남북관계는 긴 호흡을 갖고 차분하게 해야지 특정 사안만 갖고 너무 과도하게 (대응)할 필요는 없다”면서 “장관이 국내에 있기 때문에 얼마든지 상황에 대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통일부 “인내심 한계” 성명… 공단폐쇄 부담 최소화 포석

    통일부 “인내심 한계” 성명… 공단폐쇄 부담 최소화 포석

    정부는 이번 주부터 개성공단에 대한 ‘중대조치’를 놓고 본격적인 검토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결정권자’인 박근혜 대통령은 여름휴가를 끝내고 4일부터 업무에 복귀한 상태이다. 정부는 우선 남북경협보험금을 신청한 입주기업들에 경협보험금 2723억원을 지급해 피해를 보전한 뒤 공단폐쇄 수순을 밟아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경협보험금 지급 여부 심의는 5일 마무리된다. 경협보험금은 정부가 생산설비 등 입주기업들의 자산에 대한 소유권을 넘겨받는 대신 이에 대한 보상 형태로 지급하는 것이기 때문에, 보험금이 지급되면 공단 대부분 자산은 정부 소유가 된다. 경협보험금을 신청한 입주기업은 110개 업체로, 전체 입주기업의 90%에 육박한다. 정부가 공단의 실질적인 소유권자가 되는 것으로 입주기업들의 눈치를 보지 않고 개성공단과 관련한 정책의 결정에 운신의 폭을 넓히게 되는 셈이다.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북한에 대화 의지를 보일 것을 촉구하면서 입주기업에 대해서도 “북한이 언제 또다시 정치적·군사적 이유로 공단 운영을 중단시킬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지속된다면, 공단이 재가동된다 한들 제대로 된 기업 활동이 이뤄질 수 없을 것이며, 결국 기업들은 개성공단을 떠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단 폐쇄 수순 밟기에 앞서 정부 결정에 대해 입주기업들이 반발하지 않도록 사전에 쐐기를 박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다음 수순은 단전·단수 등 개성공단에 대한 직접적 조치가 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개성공단 우리 측 인원이 전원 철수한 뒤 하루 10만㎾의 전력을 3000㎾로 줄여 송전하고 있다. 이마저 단전된다면 개성공단과 개성시에 용수 공급도 끊긴다. 지금도 개성공단은 잠정 폐쇄된 상태이지만 단전·단수 조치는 공단의 완전 폐쇄라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 하지만 공단폐쇄에 대한 정치적 부담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통일부가 이날 “우리 국민의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고 언급한 것을 두고 일각에선 노력할 만큼 노력했다는 점을 강조해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포석이란 해석도 내놓고 있다. 분위기는 개성공단 폐쇄 쪽으로 기울고 있지만, 아직 좀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3일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금강산을 방문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에게 구두 친서를 전달한 것은 남북경협 재개에 대한 북측의 여전한 기대감을 보여준 것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록 내용은 현대그룹의 발전을 기원하는 것뿐이었지만, 전문가들은 친서 전달 자체가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함축적 의미를 담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조만간 북측이 대화 제의에 호응해오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김 제1위원장은 대남정책 실세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 원동연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을 통해 친서를 전달하는 등 나름의 격식과 성의도 갖췄다. 그러나 정부는 당국이 아닌, 현대그룹에 대한 메시지라며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정부, 개성공단 ‘중대조치’ 초읽기

    정부, 개성공단 ‘중대조치’ 초읽기

    개성공단 폐쇄 여부를 결정짓게 될 우리 정부의 ‘중대조치’ 실행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개성공단 사태 해결을 위한 우리 측의 마지막 회담 제의에 북한이 일주일째 침묵함에 따라 단전·단수 등 중대조치가 이번 주 가시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5일까지 개성공단 110개 입주기업이 신청한 2723억원 규모의 남북경협보험금에 대한 심의를 끝내고 조만간 지급할 예정이다. 기업들이 보험금을 받고, 공단 내 자산에 대한 소유권을 정부에 넘기는 것이어서 사실상 공단 정리 수순에 돌입한 것이나 다름없게 된다. 따라서 북한이 2~3일 내에 전향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는 한 이번 주가 사실상 개성공단 폐쇄의 ‘데드라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은 4일 성명을 통해 “우리 국민들의 인내심도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는 점을 명심하라”며 북한의 결단을 촉구했다. 북한은 당국 간 대화에 침묵하는 대신 민간 쪽에서 출구를 모색하는 양상이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지난 3일 남측 인사로는 처음으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에게 구두 친서를 전달하며 우회적으로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시사했다. 현 회장은 정몽헌 전 회장 10주기 추모식 참석을 위해 금강산을 방문, 원동연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만난 뒤 당일 귀환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자전거 힐링’ 영등포구, 청소년 79명 자전거캠프…학폭예방 활동도

    영등포구가 다음 달 2일부터 2박3일 동안 지역 중고등학생 79명을 대상으로 ‘친구와 친구키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청소년 문화 체험 기회를 늘리고자 해마다 테마를 정해 지역 문화를 탐방하는 ‘청소년 문화 캠프’ 가운데 하나로, 서울에서 강원도 춘천 강촌까지 79㎞를 자전거로 여행한다. 캠프 참가자들은 친환경 교통수단이면서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자전거를 이용해 북한강 일대를 종주하며 학교폭력을 예방하는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다. 첫날 한강광나루자전거공원에서 열리는 발대식에서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표어를 만들어 각자 자전거에 부착하게 된다. 조별 발표회 시간을 통해 연극 등 학교폭력을 주제로 한 다양한 퍼포먼스도 벌일 예정이다. 이 밖에 프로그램은 강촌 봉화산 기슭에 위치한 구곡폭포 인근에서 힐링 걷기, 캠프파이어·장기자랑 등 힐링 페스티벌, 바비큐 파티 등으로 꾸려진다. 구 관계자는 “청소년들에게 이번 자전거 여행은 학업으로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고 인내심과 도전 정신을 키우는 한편 친구들과의 우정도 더욱 돈독하게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열린세상] 회의록 정국 바라보며/송옥렬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열린세상] 회의록 정국 바라보며/송옥렬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연일 서해 북방한계선(NLL) 회의록에 관한 보도가 쏟아지고 있다. 나라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보고 있으면 정말 가관이다. 국가정보원의 선거 개입 의혹은 대선 정국에서 불거진 것이므로 그렇다 치자. 정상적인 국가라면 법에 정해진 절차에 따라 수사하고 처리하면 될 일이다. 그런데 갑자기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 포기 발언이 나온다. 이것을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 공방이 시작되고, 실제로 그러한 취지였는지 설전이 오고 간다. 급기야는 문서를 확인하자고 하는데, 이번에는 회의록이 아예 없단다. 이제 공방은 대통령의 비밀문서가 왜 없어졌는지로 넘어간다. 이보다 더 웃긴 코미디가 있기 어렵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에게는 정말 슬픈 코미디다. 국정원이 선거 개입을 해서도 아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그런 발언을 해서도 아니고, 회의록이 없어져서도 아니다. 이런 아무 실익도 없는, 조선시대 예송(禮訟) 논쟁에서나 있었을 법한 당쟁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공식적인 합의가 있었던 것도 아닌데 정상 간의 대화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그런 발언을 했으면 어떤가. 회의록이 없어졌으면 또 어떤가. 어차피 원래 그 문서는 당분간은 아무도 보지 못할 운명 아니었던가. 심지어 국정원이 선거에 개입했다고 하더라도 이제 지나간 일이다. 분명히 우리의 민주주의는 후퇴한 것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대통령 선거를 다시 할 가능성이 있는가. 관계자가 적절한 책임을 지는 것으로 마무리하면 그만이다. 이런 것들을 국가 기강의 문제라고 하면서 논쟁하고 있기에는 우리의 현실이 너무 급박하다. 경제성장률은 벌써 몇 년째 제자리걸음이고 기업은 투자를 극도로 주저하고 있다. 경제가 어려워지면 항상 피해는 저소득층에게 돌아온다. 청년실업률은 증가하고 있고, 특히 저소득층 젊은이들의 상실감과 패배감은 상상하기도 어렵다. 여기에 복지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이제 나라의 곳간이 비었다고 한다. 이는 필연적으로 증세 방식으로 현 세대가 부담하든 아니면 국채 방식으로 미래 세대가 부담할 수밖에 없다. 부동산 시장의 침체와 가계부채 문제는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계속 악화 일로에 있다. 나라가 곧 망할 것 같지만 뾰족한 묘수도 보이지 않는다. 정치를 이야기하면서 이렇게 경제를 문제 삼을 수밖에 없는 것은, 이명박(MB) 정권과 현 정권이 모두 경제를 살리겠다고 하면서 국민의 표를 얻었기 때문이다. 국민들은 MB 정권과 현 정권에 도덕적인 덕목까지 기대하지는 않았다. 두 정권의 계속되는 인사 실패와 비리에도 불구하고 일단 경제를 살리겠다고 했으니 참고 지켜보고 있을 뿐이다. 이 문제가 해결하기 어렵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는 것을 국민도 알고 있고, 그래서 인내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을 따름이다. 민주당을 발목 잡은 것도 결국 경제 문제였다. 그런데 요즘 정국을 보면 모두 이 점을 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회의록 정국을 바라보는 국민들은 정말 피곤하다. 이제는 별로 알고 싶지도 않다. 물론 여야가 이 일에 집착하는 이유를 짐작할 수 없는 바 아니다. 항상 북한 관련 이슈는 국민의 관심을 분산시키거나 서로 흠집 내기에 좋은 소재였다. 어차피 경제 문제는 대책도 없으니 공을 들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런 전략적 목적이 아니더라도 실제로 설전을 벌이다 보면 정말로 중요한 것을 가지고 싸우고 있는 것으로 착각할 수 있다. 특히 관념적인 문제이거나 입증이 불가능한 사항이라면 더 그러한 경향이 있다. TV 토론에서도 말꼬리 붙잡다가 토론이 산으로 가는 경우를 흔히 본다. 그러다 보면 마무리 토론 시간이 되어 허둥지둥 끝내기 마련이다. 여야가 회의록 정국을 끌고 가는 이유가 무엇이든지, 지금은 도를 지나쳐 아까운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우려된다. 이러다가 정말 우리 경제의 뇌관이 터져 버리면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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