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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李대통령 힘실린 경찰… 새국면 맞은 수사권조정

    李대통령 힘실린 경찰… 새국면 맞은 수사권조정

    이명박 대통령이 21일 ‘제66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에서 “경찰이 명실상부한 수사의 한 주체가 됐다.”고 밝히자 경찰은 한껏 고무됐다. 형사소송법 시행령(대통령령) 초안을 둘러싼 검찰과 경찰의 이른바 ‘수사권 조정 2라운드’가 진행되는 와중인 탓에 시사점이 적지 않다. 경찰은 검찰의 경찰에 대한 인식이 전혀 변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지난 6월 명문화된 수사개시권과 관련해서도 여전히 경찰을 독자적 수사 주체로 여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원론적인 언급일 뿐’이라는 청와대 측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이 대통령의 발언은 일종의 ‘선제적인 가이드라인’인 동시에 경찰 주장에 힘을 실어 주는 것이라는 게 경찰 측의 해석이다. 경찰은 애써 웃음을 감추는 형국이다. 때문에 검경의 수사권 조정이 새 국면을 맞았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1945년 해방 이후 한동안 검찰은 기소를 담당하고 경찰은 수사를 맡으며 역할이 분류돼 있었다.”면서 “이제 바로잡을 때가 왔다.”고 강조했다. 일제강점기 ‘조선 형사령’이라는 일본의 법률 체계를 기본으로 1954년 형소법이 제정되면서 검사의 수사 지휘를 받게 된 것인데 당시 속기록을 보면 장차 경찰이 다시 수사 주체가 되고 검찰은 기소를 담당해야 한다는 문구가 있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경찰은 다음 달부터 본격화될 총리실 중재에 대비하고 있다. ●인권침해 개선·과학수사 등 본지와 방향 일치 그러나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높다. 수사 때 인위적이고 자의적 판단을 하면 안 된다는 의미일 뿐이라는 것이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자율이 있는 만큼 책임을 지라는 것은 수사권 조정에 관한 구체적인 사안을 말한 것이라기보다는 공공기관으로서의 기본적인 업무 지침과 원칙을 확인하고 기본적인 시각을 제시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낙관할 수 없다는 얘기다. 경찰의 최대 과제는 수사 주체로서 얼마나 국민의 신뢰를 얻느냐다. 검찰과의 밥그릇 싸움으로 비칠 수 있는 마찰을 지양하면서 건설적인 수사 주체로 설 수 있는 역량과 능력을 갖춰야 하는 것이다. 이 대통령이 “경찰 내부 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라고 제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과거 경찰 내부에서 비리가 발생하거나 인권 보호를 소홀히 해 불신을 초래한 사실을 도외시해서는 안 된다는 주문인 것이다. 최근 서울신문의 기획시리즈 ‘뉴캅스-수사 버전을 올려라’의 설문 결과에서도 국민 10명 중 6명이 수사과정상 인권침해 및 고압적 태도, 욕설 등을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피해자 중심의 수사 관행에 대한 요구다. 이 대통령은 ▲국민공감 치안 ▲민생침해 범죄 강력 대응 ▲과학경찰 확립 ▲사회적 약자를 돕는 치안 ▲인권·반부패 치안 등 경찰의 5대 핵심 과제를 제시했다. 경찰의 과제는 이뿐이 아니다. 직급조정 문제도 장기적 숙원이다. 현재 10만명에 달하는 경찰 조직에서 차관급은 조현오 경찰청장 1명뿐이다. 그러나 1만여명인 검찰 조직의 경우 일반 공무원과의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통상적으로 차관급 이상으로 분류되는 검사장만 53명에 이른다. 더욱이 검사는 임용과 동시에 고위 공무원 이전의 직급에 견주면 3급 부이사관급이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3급에 해당하는 경찰 경무관급 이상은 69명인데 비해 3급 이상인 일반직 공무원의 경우 국가직은 1614명, 지방직은 392명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일선 서장(총경)이 4급인데, 갓 임용되는 검사는 통상 3급이고 지자체 부구청장도 3급”이라면서 “치안 업무 책임자 직급이 이 정도면 문제가 있지 않나.”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조 청장도 이와 관련, “경찰청장이 장관급으로 된다면 경찰의 직급 조정 등 문제를 일거에 해결할 수 있다.”며 장관 격상론을 최근 피력했다. ●“처우 개선” 언급 불구 관할부처선 부정적 수당 현실화도 일선 경찰의 절실한 요구 사항이다. 경찰은 정부 부처나 지자체와 달리 24시간 대기·근무하고 주로 야간에 활동해야 하는 업무 특성상 위험도와 난이도, 부담 등을 감안해 수당을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직급 체계·수당 조정까지는 쉽지 않다. 이 대통령의 경찰관 처우 개선 발언에도 불구하고 관할 부처에서 고개를 가로젓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소방공무원·군인·교원 등 다른 공무원들과의 형평성도 고려해야 할 문제이기 때문에 수당 문제를 급하게 결정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또 “경위·경감의 보수를 현재 6급 상당 대우에서 5급 상당으로 올리는 것도 이미 불가한 것으로 얘기가 끝났다.”고 밝혔다. 과중한 업무 부담도 개선해야 할 숙제다. 곽대경 교수는 “경찰 1인당 국민 500명을 담당하고 있다. 선진국이 200~300명을 담당하는 것에 비하면 두 배”라면서 “도심에서 연예인들의 공연이나 지자체 행사 질서 유지도 경찰이 하는데 이런 업무들을 줄여 경찰이 본연의 치안 업무에 충실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민경·김양진·김소라기자 white@seoul.co.kr
  • [뉴 캅스, 수사 버전을 올려라] “피해자 중심 수사·독자적 현장지휘로 신뢰 높여야”

    [뉴 캅스, 수사 버전을 올려라] “피해자 중심 수사·독자적 현장지휘로 신뢰 높여야”

    ‘뉴캅스 수사버전을 올려라’ 시리즈를 마무리하면서 피해자 중심의 수사 제도 확립을 위한 선결과제, 경찰의 국민신뢰 회복 방안 등에 대한 전문가들의 지적과 대안을 들어봤다. 조병인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정책개발연구실장,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이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이들은 피해자, 지역주민과 같은 치안 수요자들의 목소리가 수사과정에 더 많이 반영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법과 제도의 개선뿐만 아니라 의식 전환을 이끌어 경찰이 독자적인 수사주체로서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피해자 중심의 수사 제도를 확립하려면. -조병인 정책개발연구실장(이하 조) 경찰이 피해자를 수사를 위한 참고인으로 여기는 관행을 벗어나 적극적으로 보호하고 배려해야 한다. 초기 수사를 진행할 때 피해자와 가해자를 대면하지 않게 한다든지, 살인사건의 현장을 경찰이 나서서 치우는 등 노력이 필요하다. 살인 피해자는 죽고 없지만 유가족도 모두 피해자다. 성폭력 피해자들이 겪는 트라우마는 심각한 수준이다. 피해자들이 적절한 심리치료 등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곽대경 교수(이하 곽) 수사의 효율성만 내세우다 보면 범인을 찾는 데만 초점이 맞춰져 피해자를 범죄 정보 제공자로만 간주하게 된다. 피해자의 상처를 회복하도록 돕는 노력은 무시되는 경향이 있다. 피해자들은 정신적 충격이 크고 극도의 공포심을 느낀다. 때문에 경찰서에 필요 이상으로 출석시키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수사관들이 피해자 집을 직접 방문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다.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이하 오) 법이나 제도개선이 중요하다. 그동안 경찰이 미비점을 많이 보완해 왔지만 의식 개선은 미흡했다. 경찰관에 대한 지속적인 인권교육이 필요하다. 경찰 채용 시험에서 경찰학, 형법 등의 전문 과목뿐 아니라 헌법과목을 포함해 국민의 기본권에 대한 인식을 함양하도록 해야 한다. 채용 이후에는 지속적인 인권교육을 통해 의식을 전환해야 한다. →지역 맞춤형 치안을 위해 필요한 개선책은. -조 지역적 특성과 인구분포를 분석해서 범죄 예방차원에 초점을 둔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 외국인 범죄가 많은 지역에서는 통역사 등 인력 증원이 필요하다. 특히 계절별로 발생 추이가 달라지는 범죄에도 경찰이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가을철 값나가는 농작물을 훔쳐간다거나, 명절·연말연시 은행 주변에 날치기범이 늘어나는 것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곽 지역 맞춤형 치안은 번거롭다. 많은 수고도 요구된다. 그러나 주민 만족도를 높이기엔 제격이다. 위로부터 공문이 내려와 일제 단속하는 방식은 효과가 떨어진다. 지역 현안에 대한 적재적소의 인력 배치가 중요하다. -오 경찰 통계에 문제가 있다. 경찰이 절도에 관심을 갖고 집중 단속하면 절도 통계가 높아지는 식이다. 때문에 통계에 의존한 맞춤형 치안이 돼선 안 된다. 지역 주민의 의견이 반영된 치안 수요조사가 이뤄져야 한다. 어떤 지역은 어린이 안전을 챙겨 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데, 이런 점을 반영하려면 학부모들과 경찰이 대화하는 자리가 반드시 필요하다. →검·경 수사권 조정을 둘러싼 갈등이 심상찮다. 국민의 입장에서 보면. -조 국민들은 검·경 수사권 조정 문제에 대해 정확한 판단을 내리기 쉽지 않다. 검·경 양측의 주장을 들어보면 모두 일리가 있다. 서울신문의 설문조사 결과 등도 논리적인 근거보다는 막연히 경찰이 활동에 제약을 받는 등 불합리한 측면이 있다고 본 것이다. 분명한 것은 사회 분위기는 경찰을 믿어도 된다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이다. -곽 일선 수사 현장을 담당하는 주체가 경찰이기 때문이다. 사건의 97~98%는 경찰이 먼저 인지한다. 검찰에서 모든 수사를 지시하는 것은 현실에는 맞지 않다. 검찰이 전국에서 매일 발생하는 220만~230만건의 사건 현장에 나갈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런데도 검찰이 무리하게 지휘하려는 것이 국민들 보기에 현실과 동떨어졌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오 수사권 논의는 검·경 간의 협의만으로는 곤란하다. 법학계나 시민사회, 인권단체들이 참여한 가운데 진지한 논의를 통해 최적의 안을 이끌어내야 한다. 힘겨루기 하듯 해서 결정할 문제는 아니다. →국민 신뢰를 얻기 위한 경찰의 최우선 과제는. -조 수사를 공정하게 잘해야 한다. 이는 국가와 국민을 위한 경찰이 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경찰은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평가를 하라면 A점을 줄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주민들이 A+를 바란다는 것이다. 국민들의 눈높이를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흉기를 든 피의자에게 쫓기는 경찰의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 -곽 마찬가지다. 경찰이 신속하고 효율적인 수사를 할 수 있도록 수사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신속하게, 그리고 과학적 수사 기법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사 원칙을 지키고 인권을 보호하면서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오 일관된 법집행을 해야 한다. 집회·시위 대응이 그렇다. 언론에 보도된 뒤에야 부랴부랴 관심을 갖는 모습도 사라져야 한다. 특히 정권이 바뀌는 것과 상관없이 경찰은 일관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 →‘뉴캅스’ 기획에 대한 총평은. -조 경찰이 잘하는 것도 많은데 잘하면 당연한 것이고 못하면 기사가 된다. 늘 과잉수사, 부실수사에 대한 지적이 많다. 비판만 한다고 대책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이번 기획에서) 국민들의 불만만 늘어놓은 점은 아쉽다. 전후 관계를 충분히 따져서 균형 잡힌 시각으로 대안을 제시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또 지역 시골의 경찰뉴스를 더 발굴했으면 했는데 아쉽다. 방문객이 턱을 괴고 서장과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춘 지역 경찰서도 많기 때문이다. -곽 과학적인 설문조사를 통해 국민들이 느끼는 경찰 수사의 문제점 등을 파악하려고 한 건 의미 있는 시도였다. 학계와 공동으로 분석한 것도 훌륭했다. 언론의 이런 노력들이 계속해서 쌓이면 단순한 기획보도가 아니라 학계나 경찰의 실무에도 큰 도움을 줄 것이다. 특별취재팀 ●자문기관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자문단 곽대경(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박행렬(대전대 경찰학과 교수), 오창익(인권연대 사무국장), 유정현(한나라당 의원), 이동희(경찰대 법학과 교수), 이수정(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이윤호(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표창원(경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특별취재팀 백민경, 이영준, 윤샘이나, 김진아기자
  • [뉴 캅스-수사 버전을 올려라] (3부) 국민의 경찰로 가는 길 ② 주민이 원하는 치안 따로 있다

    [뉴 캅스-수사 버전을 올려라] (3부) 국민의 경찰로 가는 길 ② 주민이 원하는 치안 따로 있다

    지난 9월 27일 오후 2시 서울 성북구 성북동의 한 고급 주택가. 한 집의 대문이 열려 있었다. 택배 배달이 왔다간 뒤 가사도우미가 미처 잠그지 못해서다. 마침 이 집 주변을 배회하며 기회를 노리던 ‘부잣집 전문털이범’은 “이때다.” 싶었다. 집안으로 들어간 그는 가사도우미 몰래 다이아몬드, 금거북이, 시계, 반지 등 각종 귀금속을 훔쳐 호주머니에 넣고 집을 빠져나와 유유히 현장을 떠났다. 집 주변에 폐쇄회로(CC) TV들이 설치돼 있었지만, 범인이 집안으로 침입하는 모습은 찍히지 않았다. CCTV의 사각지대를 교묘히 노린 것이다. 부자 동네에는 다른 주택가보다 값비싼 귀금속 등을 가진 주민들이 많을 확률이 높다. 때문에 철저한 방범·보안장치에도 불구, 한탕을 노리는 절도범의 ”매력적인 표적’이 되기 십상이다. 실제 최근 3개월 사이 서울 성북동 부자동네서 10여건의 절도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이곳들은 대낮에 집이 비어 있거나 문이 열려 있었던 공통점이 있다. 집이 넓다 보니 CCTV의 사각지대도 많다는 지적이다. 부유층이 사는 지역은 아니지만 집이 촘촘하게 붙은 일반 주택가도 절도범들에게는 비교적 손쉬운 범행대상이다. 물론 한몫 챙기기는 어렵지만 방범이 허술한 탓에 침입과 도주가 용이한 까닭이다. 범죄는 지역 환경에 따라 발생 종류와 빈도에 차이를 보인다. 예컨대 해마다 급증하고 있는 성범죄 사건은 주로 도심지로부터 떨어져 있거나 인적이 드문 지역에서 자주 발생한다. 외국인이 많이 사는 곳에서는 외국인 범죄가 많기 마련이다. ●절도·성범죄 지역 CCTV·야간조명 밝게 17일 서울신문이 서울경찰청으로부터 입수한 ‘서울지역 구별 5대범죄 발생현황’에 따르면 2007년부터 올해 9월까지 관악구에서 일어난 성폭행 사건은 1049건으로 나타났다. 이어 송파구(884건), 강남구(855건), 광진구 (761건), 서초구(726건), 구로구(715건) 순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야산이 인접한 지역이거나 유흥가 주변, 좁은 골목이 있는 주택가 등에서 성폭행이 많이 일어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아동성범죄 사건은 중랑구와 영등포구에서 상대적으로 많았다. 지난해 각각 16건씩 일어났다. 경찰은 “좁은 골목이 많은 지역인 데다 저소득 가구가 많아 ‘방임 아동’이 적지 않은 탓에 아동들이 성범죄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하루 평균 62건씩 일어나는 ‘외국인 범죄’는 구로구와 영등포구, 경기 안산 단원구가 압도적이다. 구로구 가리봉동, 안산 단원구 원곡동 국경없는마을 등은 조선족을 비롯한 동남아인들이 많이 사는 지역이다. 특히 원곡동에는 거주민의 68%에 이르는 약 4만명(미등록 포함)이 외국인이다. 외국인 범죄가 많을 수밖에 없다. 경찰서별로 살펴봐도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외국인 범죄 발생 건수는 서울 구로서가 2346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안산 단원서(2212건), 서울 영등포서(2195건) 순이다. 지역별 범죄 발생 빈도와 유형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지역 주민들의 치안 요구도 다르다. 절도나 성범죄가 잦은 지역에서는 “CCTV를 더 설치해 달라. 거리 조명을 밝게 해 달라. 방범활동을 강화해 달라.”고 요청한다. 조사를 받거나 업무 목적으로 경찰서를 방문하는 외국인들은 “야간이나 주말에 통역사가 즉각 오지 않아 불편함이 크다. 경찰서에 통역사가 항시 상주하도록 조치해 달라.”고 요구하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경찰의 치안 활동에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적잖다. 경찰도 ‘지역경찰 활동’의 중요성을 깨닫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중요 범죄보다 실제 주민들의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범죄 행위에 초점을 맞추는 등 국민중심활동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외국인 범죄 지역 경찰서 통역사 배치 하지만 경찰의 지역별 맞춤식 치안활동은 아직 활성화돼 있지 않다. 주택가에는 아직 CCTV의 사각지대가 적지 않다. 성범죄 발생 우려가 높은 주택가 방범 활동은 형식적이라는 시민들의 불만도 높다. 특히 외국인 범죄를 수사하는 외사계 소속 경찰관의 숫자는 전체 경찰의 1.1%에 불과한 1000여명에 불과하다. 단원서, 구로서·영등포서 등에는 통역할 인력이 부족해 외국인 범죄 대응에 있어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표창원 경찰대 교수는 “경찰이 5대 범죄 등 주요 발생 사건에 수사의 초점을 맞춰 검거 실적을 올리려는 관행을 버리지 못하다 보니 지역별 맞춤식 치안에 소홀한 것”이라면서 “국민들이 바라는 치안 수요를 정확히 파악해 지역 경찰의 편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별취재팀 ●자문기관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자문단 곽대경(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박행렬(대전대 경찰학과 교수), 오창익(인권연대 사무국장), 유정현(한나라당 의원), 이동희(경찰대 법학과 교수), 이수정(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이윤호(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표창원(경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특별취재팀 백민경, 이영준, 윤샘이나, 김진아기자 [독자의 제보를 받습니다] 서울신문은 ‘뉴 캅스(New Cops), 수사 버전을 올려라’ 기획 시리즈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경찰 수사로 피해를 입었거나 비리 등을 목격한 독자의 제보를 받습니다. 사회부 경찰팀(전화 02-2000-9172~6) 또는 white@seoul.co.kr로 연락 바랍니다.
  • [뉴 캅스-수사 버전을 올려라] (3부) 국민의 경찰로 가는 길 ① ‘대민 서비스’ 질 높이자

    [뉴 캅스-수사 버전을 올려라] (3부) 국민의 경찰로 가는 길 ① ‘대민 서비스’ 질 높이자

    “양천경찰서 형사계 팀장 ○○○입니다. 살인사건 현장에 남아 있는 피 냄새가 지독하다고 주민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어요. 청소 좀 해주세요.” 지난해 8월 중순 금요일 오후 4시쯤 서울남부범죄피해자지원센터에 전화가 걸려 왔다. 직원은 퇴근 무렵이라 일정을 미루고 싶었지만 마지못해 현장을 찾았다. 현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바로 지난해 여름 단지 ‘행복한 웃음소리가 났다’는 이유만으로 흉기를 휘두른 ‘신정동 옥탑방 살인사건’ 현장이었다. 센터는 지역 검찰청 산하의 민간 봉사단체다. 사건 발생 일주일이 지난 터라 피는 바싹 말라붙어 있었다. 숨 쉬기 힘들 만큼 냄새는 고약했다. 음식물까지 부패했다. 온통 악취가 진동했다. 센터 직원은 결국 청소대행 업체를 불러 청소를 마무리했다. 그는 “살인 현장의 피를 보니 피해자와 가족이 겪었을 고통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며 몸서리쳤다. 남편이자 아이들의 아빠가 눈앞에서 죽는 것을 바라본 유가족들의 정신적 충격은 말할 수 없다. 사망한 임모씨의 부인은 사건 당시 범인에게 머리를 둔기로 맞아 2주간 입원 치료를 받았다. 퇴원한 그는 “친척들이 가까이 살고 있는 곳에서 떠나기가 무섭고 두렵다.”며 한때 스마일복지센터 입소와 심리치료를 거절했다. 센터의 설득 끝에 부인과 두 자녀는 센터에 들어가 10일간 심리치료를 받았지만 상처는 지워지지 않았다. 살인 현장을 흥건히 적신 피는 누가 닦아 낼까. 경찰일까, 유가족일까. 정답은 유가족이다. 또는 범죄피해자지원센터다. 경찰에게는 사건 현장을 뒤처리할 책임이 없다. 경찰은 사진을 찍고, 증거물을 채취하고 나면 곧장 현장을 떠난다. 때문에 현장 보존이 끝난 이후 사건 흔적을 닦고 지우고 복구하는 일은 가정이면 유가족에게, 공공건물이면 소유주가 맡을 수밖에 없다. 사건의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현장은 유가족이 감당해야 할 몫인 셈이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 현장 뒤처리와 관련한 지원 예산이 따로 없기도 하지만 경찰 본연의 역할이 아닌 서비스는 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범죄 현장 뒤처리를 담당하는 공식적인 정부 단체나 용역 업체는 따로 없다. 그나마 법무부로부터 국고 지원을 받는 지역 검찰청 산하 범죄피해자지원센터에서 사건 현장 뒤처리 및 피해자 지원을 하고 있다. 그러나 지역별 차이가 크다. 사건 당일 즉각 수습하는 센터가 있는가 하면 일주일이 되도록 처리를 하지 않는 곳도 있다. 지원센터가 활성화되지 않아서다. 또 사건 현장 뒤처리를 1차 수사기관인 경찰이 아닌 검찰이 맡고 있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뒷수습이 지연될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경찰 측은 “왜 경찰이 사건 뒤처리와 범죄 피해자를 지원하지 않느냐고 비판할 수 있지만 예산 문제 등 제도 개선이 되지 않으면 현 상황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물론 경찰 내 범죄 피해자를 보호하는 제도는 갖춰져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지는 곳이 드물었다. 형식적이다. 경찰은 2004년 8월 ‘범죄 피해자 보호규칙’을 경찰청 훈령으로 제정해 공포했다. 법에 근거해 ‘피해자보호관’, ‘피해자서포터’ 등 범죄 피해자를 위한 장치들이 마련됐다. 일선서에서는 범죄피해자지원협회 등 자원 시민단체를 위촉, 도움을 받고 있다. 문제는 경찰이 이 제도를 제대로 숙지하고 있지 못하다는 점이다. 피해자보호관은 형사·수사과장 등 일선서 과장급, 피해자서포터는 담당 형사라는 사실조차 모르는 경찰도 부지기수다. 경찰 조사를 받는 피해자들에 대한 인권상담 안내도 이뤄지지 않는 편이다. “법무부를 통해 피해자 구조금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을 안내하는 데 그친다.”고 털어놓은 경찰도 있다. 특히 피해자서포터의 경우 경찰 경력 10년 이상, 피해자 보호에 열의가 있는 자 등의 조건을 달고 있지만 지켜지는 곳은 드물다. 더욱이 경찰서마다 설치돼 있는 인권상담지원관인 부청문감사관도 인력 부족 등의 이유로 제 역할을 못하는 곳이 많다. 피해자들이 먼저 이 제도를 알고 경찰에게 다가가지 않고서는 도움을 받기 힘든 구조다. 경찰청의 범죄 피해자 보호규칙 역시 ‘경찰 공무원은 피해자 보호를 위한 초기 대응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등 원론적인 내용만 담고 있는 탓에 실효성이 낮다. 표창원 경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노력해야 한다 수준의 총론식 규정을 보다 실질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면서 “범죄 피해자들이 경찰의 무관심으로 인해 2차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충분한 배려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별취재팀 ●자문기관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자문단 곽대경(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박행렬(대전대 경찰학과 교수), 오창익(인권연대 사무국장), 유정현(한나라당 의원), 이동희(경찰대 법학과 교수), 이수정(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이윤호(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표창원(경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특별취재팀 백민경, 이영준, 윤샘이나, 김진아기자 [독자의 제보를 받습니다] 서울신문은 ‘뉴 캅스(New Cops), 수사 버전을 올려라’ 기획 시리즈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경찰 수사로 피해를 입었거나 비리 등을 목격한 독자의 제보를 받습니다. 사회부 경찰팀(전화 02-2000-9172~6) 또는 white@seoul.co.kr로 연락 바랍니다.
  • “체벌·야자 사라져” vs “학생지도 어려워”

    “체벌·야자 사라져” vs “학생지도 어려워”

    학생 인권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전국 지방자치단체들 사이에 학생인권조례 제정이 잇따르고 있다. 학생인권조례가 학생들의 기본 권리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반면, 체벌 금지 등으로 교사가 학생 지도에 어려움을 겪는 등 문제점이 있다는 부정적인 평가도 있다. 따라서 학생인권조례가 자리를 잡으려면 조례 때문에 학교 현장에서 제기되는 각종 문제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광주시의회는 지난 5일 열린 임시회 본회의에서 ‘광주시 학생인권보장 및 증진에 관한 조례’를 통과시켰다고 6일 밝혔다. 경기도교육청이 지난해 10월 학생인권조례를 처음 제정한 데 이어 두 번째다. 조례는 ▲학생 인권 침해에 대한 구제 ▲사생활과 개인정보 보호 ▲정규 교육과정 외 자율적 선택 등을 담았다. 지난 3월 1일부터 정식으로 시행되고 있는 경기도 학생인권조례는 강제성 야간자율학습과 체벌, 복장·두발 검사 등을 금지하고 있다. 인천시의회도 지난달 29일 ‘정규 교육과정 외 학습 선택권 보장에 관한 조례’를 통과시켰다. 명칭은 다르지만 일종의 학생인권조례다. 학생, 학부모에게 방과 후 보충수업과 야간자율학습, 0교시 수업 등에 대한 자율적 선택권을 준다는 내용이 담겼다. 충북에서는 전교조 등 45개 시민·사회단체가 지난 5월 충북 학생인권조례 운동본부를 구성하고 조례 제정을 추진하고 있으며, 경남에서는 100여개 교육·시민단체가 학생인권조례 주민 발의를 위한 청구인 확보를 위해 서명을 받는 중이다. 학생인권조례 제정에 대해 상당수 교사와 학부모, 학생이 ‘올바른 방향’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이 학생 6000여명과 교직원 15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학생의 84%, 교사의 55%가 조례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실제 조례 시행 이후 학교 현장에서 간접 체벌을 포함한 교사의 체벌이 거의 사라지고, 야간자율학습 역시 대부분 자취를 감췄다. 조례 시행 직후인 지난 3월 550건에 이르던 학생 지도, 체벌, 복장 검사, 보충수업 등과 관련한 민원이 최근 50∼60건으로 줄었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조례 시행으로 학생들의 인권이 신장된 것은 물론 학생 인권도 존중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학교 현장에서는 현실과의 괴리 등을 들어 조례를 개선하거나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불거지고 있다. 체벌이 금지됨에 따라 교사들로부터 ‘학생 지도가 어렵다.’는 하소연이 나오고 있다. 수원의 한 중학교 교사는 “체벌 금지 이후 교사 대부분이 민원을 우려해 학생 지도를 사실상 포기한 상태”라고 강조했다. 학부모들도 “체벌은 금지하는 것이 옳지만 학생 지도를 위한 효과적인 대안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일부 학생은 경기도교육청 홈페이지에 “체벌 금지 이후 학생들이 선생님을 너무 심하게 대한다.”고 꼬집기도 했다. 최근 남양주의 한 교사가 수업 중 영상통화를 한 학생에게 간접 체벌에 해당되는 5초간 엎드려뻗쳐를 시켰다는 이유로 도교육청이 ‘불문 경고’ 처분을 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로부터 ‘너무 심한 처분’이라는 반발을 사기도 했다. 인천교육계에서도 시의회가 학습 선택권 보장 조례를 의결하자 학생 지도에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한 고교 교장은 “조례가 학생들에게 방과 후 학교, 야간자율학습 등은 안 해도 된다는 인식을 심어주게 될 것”이라며 “가뜩이나 전국 꼴찌인 인천 학생들의 학력을 더 떨어뜨리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교육계와 정당, 심지어는 학부모, 학생까지도 학생인권조례에 대한 시각 차이를 보이고 있어 조례가 정착되기까지는 진통이 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김학준기자·전국종합 kimhj@seoul.co.kr
  • “아이들 표정 떠올리면 미안하고 또 미안”

    2005년 ‘광주 인화학교 성폭력 사건’ 당시 교직원과 청각 장애인 등 9명을 조사했던 경찰관이 트위터에 “미안하고 또 미안했다.”며 당시의 심경을 밝힌 글을 남겼다. 그러나 경찰관의 글을 본 소설 ‘도가니’의 작가 공지영씨는 “신고받고도 왜 4개월이나 수사를 시작하지 않았는지를 밝히지 않는다면 경찰분들도 더는 할 말이 없으실 것”이라며 경찰의 뒤늦은 수사에 의문을 제기했다. 광주 남부경찰서 과학수사팀 김광진(38) 경사는 지난 4일 밤 트위터에 ‘도가니 담당 형사였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그 사건은 세상의 모든 단어를 사용하더라도 제대로 표현할 수 없었다. 수화를 통해서였지만 그들의 표정을 생각하면 미안하고 또 미안했다.”고 밝혔다. 또 “이 사건은 세상에서 일어나지 말아야 했다.”면서 “(당시) 그들의 고통이 내 가슴을 찌르는 듯했다.”고 말했다. 김 경사는 “영화 ‘도가니’에서는 금품을 수수한 담당 형사가 신고를 받고도 수사하지 않고, 장애인을 비하하는 발언을 하면서 물대포를 쏘는 등의 장면이 나온다.”면서 “이는 사실과 전혀 다르다.”며 영화에서 묘사된 경찰의 모습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영화를 통해 모든 국민이 소외된 사회적 약자의 인권에 대해 자성하고 개선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며 “비극이 재발되지 않도록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 달라.”고도 당부했다. 작가 공씨는 김 경사의 글과 관련, 수사 문제를 지적한 뒤 “소설 혹은 영화 때문에 고초를 당하셨다고 들었다.”면서 “교육청과 시청의 미루기 행태는 취재했지만 경찰은 제가 만든 인물이다. 피해가 있다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김 경사는 이에 대해 “당시 첩보를 처음 접수한 형사가 4개월간 비밀리에 1차 조사를 벌였고 나는 2차 조사 때부터 참여했다.”면서 “학교 측에 숨겨야 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광주 최치봉·서울 이영준기자 cbchoi@seoul.co.kr
  • [기고] 저축은행 피해자 눈물 닦아주길/이성우 변호사

    [기고] 저축은행 피해자 눈물 닦아주길/이성우 변호사

    7개 저축은행의 영업정지가 지난달 18일 발표되었다. 이들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경영진단 결과, 일반대출로 분류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이 많은 데다 불법대출도 상당한 규모로 이루어졌다고 하는데, 이는 이미 영업 정지되었던 저축은행 사건 경과와 별반 다르지 않다. 이번 영업정지 저축은행들의 경우, 5000만원 초과 예금자는 후순위 채권자보다 많으나 5000만원 초과 총액은 후순위 채권 총액보다 적다. 이는 삼화저축은행이나 부산저축은행과는 확연히 다른 양상이다. 즉, 삼화저축은행이나 부산저축은행 계열의 경우, 5000만원 초과 예금이 후순위 채권보다 금액과 인원 면에서 훨씬 많았는데 이러한 이유는 영업정지 저축은행의 예금자들이 학습효과에 따라 이미 상당금액을 분산·인출한 때문으로 보인다. 후순위 채권의 경우 영업정지의 징후가 보이더라도 위험을 분산할 수도 없으니 후순위 채권 투자자의 피해만이 고스란히 남는 것이다. 현재 5000만원 초과 예금자들과 후순위채 매입자에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우량저축은행이 영업정지 저축은행을 통째로 매입하는 인수합병이 이루어지는 것이겠지만 동반부실의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그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결국 영업정지기간 동안 경영개선명령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삼화저축은행의 처리방식과 동일하게 자산부채인수(P&A) 방식으로 영업정지 저축은행의 자산과 부채(5000만원 미만 예금채무)를 인수금융기관으로 선별 이전하고 5000만원 이상 예금에 대해서는 일부는 개산지급금으로, 나머지는 추가 파산배당금으로 지급되고, 후순위 채권은 그 가치가 ‘0’이 될 것이다. 결국, 문제는 일반 채권자인 예금초과자들의 파산배당률을 어떻게 상향할 것인지와 보호할 필요성이 있는 후순위 채권자들의 선별적 구제이다. P&A 후 주로 예금초과자들로 구성된 잔존채권자들의 파산배당률이 바로 파산절차에 들어갔을 경우의 파산배당률에 비해 하락해서는 안 되는 것은 당연하다. 만약 배당률이 하락한다면, 그 자산양도는 이론상 파산법상의 부인권(否認權)의 대상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후순위사채에 대해서는 금감원이 후순위채 피해자 신고센터를 통해 불완전판매를 판단한다고 하는데, 이러한 절차는 생색내기에 불과한 요식행위가 되지 않아야 한다. 또한 불완전판매의 입증책임은 민사소송법상 원칙적으로 후순위사채 매입자에게 있다고 할 수 있는데, 후순위사채 매입자 중 적지 않은 비율이 고령자인 상황에서 이를 입증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완전판매의 입증을 저축은행 측이 하도록 하는 방향으로 사실상 운용되어야 할 것이다. 더불어 특히 소송에서 중요한 쟁점이 될 수 있는 후순위사채 발행 자체의 불법성, 즉 후순위채 발행 당시의 분식회계 또는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조작 관련 정보에 대해서는 금감원, 저축은행의 비리를 수사하는 형사 기관, 예금보험공사가 이를 독점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번에 구성되는 검찰의 저축은행 비리 합동조사단은 저축은행의 불법대출, 대주주, 임원들의 은닉재산 추적뿐만 아니라 위의 사항들도 철저하게 밝혀야 할 것이다. 이번 저축은행 비리 합동조사단이 그야말로 서민들의 눈물을 닦아 주기를 기대해 본다.
  • [Weekend inside] “인화학교 사건 잔혹성보다 구조적 원인 찾아야”

    [Weekend inside] “인화학교 사건 잔혹성보다 구조적 원인 찾아야”

    최영애(60) 여성인권을 지원하는 사람들 대표는 2004년부터 2007년까지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 등을 역임하면서 영화 ‘도가니’의 실제 모델인 광주 인화학교 사건을 직접 조사했다. 최 대표는 30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법 한계에 부딪혀 가해자들이 제대로 된 처벌을 받지 못했다는 것에 화가 나고 분통이 터진다.”고 안타까워했다. 또 “사건의 잔혹성에 주목하기 보다 구조적 원인을 찾아 개선하려는 노력으로 제2, 제3의 ‘도가니’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영화 ‘도가니’ 열풍을 바라보는 소회는. -영화를 직접 보지는 않았다. 피해 학생들이 증언했던 고통과 상처가 다시 떠오를 것 같아서다. 당시 사건을 조사하면서 직접 광주에 내려가 피해 학생들에 대한 심리치료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증언을 들었다. ‘도가니’ 열풍이 불고 관련 대책이 마련되는 움직임을 보면서 피해 학생들의 얼굴이 주마등처럼 스쳤다. →인화학교 사건을 계기로 사회가 주목해야 할 점은. -광주 인화학교 사건에는 사학재단의 공고한 폐쇄성과 성폭력을 바라보는 남성 중심적 사고라는 두 가지 구조가 깔려있다. 인화학교와 같은 사학재단의 장애인시설은 친인척이 모든 보직과 인사권을 쥐고 있다. 처음에는 한두 명이 성폭력을 시작해도, 이런 범죄를 알고도 묵인하는 폐쇄성 때문에 여러 사람이 범죄에 가담하게 된다. 또한 ‘항거불능’이라는 비합리적인 조항을 장애아동들에게 적용해 가해자들이 제대로 된 처벌을 받지 않았다. ‘항거불능’이라는 조항은 피해자가 죽을 힘을 다해 저항하지 않는 한 ‘좋아서 한 성관계’라고 판단하는 근거가 되는, 성폭력을 바라보는 남성 중심적인 사고가 반영된 조항이다. →영화 ‘도가니’로 우려되는 점은 없는지. -사람들은 영화와 소설을 통해 접한 사건의 잔혹성에 주목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사건의 잔혹성이 지나치게 부각될 경우 피해 학생들에게 2차 피해를 입힐 수 있다. 피해 학생들이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고 정신적으로 고통을 받게 되고, 인화학교 학생들 모두에게 ‘혹시 당하지 않았을까’ 하는 편견과 낙인이 생길 수 있다. 가해자들에 대한 분노 여론으로 인화학교 사건을 재수사하게 됐지만, 장애아동 시설 내의 성폭력은 인화학교만의 문제가 아니다. 단순히 학교를 폐교하고 가해자를 처벌한다고 해서 끝나지 않는다. →향후 필요한 대책은 -여야 정치권과 정부가 앞다퉈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나선 점은 바람직하다. 하지만 움직임이 한때의 열풍을 등에 업은 전시행정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도가니’후폭풍] “성폭력·비리 사회복지법인 퇴출… 운영진 복귀 막아야”

    [‘도가니’후폭풍] “성폭력·비리 사회복지법인 퇴출… 운영진 복귀 막아야”

    청각장애 어린이들을 성폭행한 사건을 다룬 영화 ‘도가니’를 계기로 정부와 정치권이 부랴부랴 대책을 쏟아내고 있는 가운데 장애인 시설 관계자와 인권단체들은 문제 법인 퇴출, 인권감독관 제도 등 현실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주문하고 나섰다. 나아가 정부와 정치권의 여론에 편승한 ‘일회성, 전시성 대책’을 경계했다. 장애인시설과 인권단체 등은 29일 인권유린, 비리운영 등 문제가 드러난 사회복지법인을 퇴출시키고 운영진 복귀를 막을 수 있는 법 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공통적으로 주장했다. 한나라당 진수희 의원은 복지법인 회계 투명성 확보, 공익이사 선임 등의 내용을 담은 ‘도가니 방지법’을 발의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이태곤 소장은 “현행 사회복지사업법은 문제를 일으킨 법인을 퇴출시키고 운영진 복귀를 막을 수 있는 부분이 명확하지 않다.”면서 “특히 2007년 관련 문제점을 개선한 개정안 통과가 무산된 적이 있어 이번에도 끝까지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고려 중인 공익이사 선임대책도 단순히 도입에 그칠 것이 아니라 유명무실한 운영을 막을 수 있는 실질적 대책을 촉구했다. 시민단체 ‘장애와 인권 발바닥 행동’의 김정하 간사는 “인화학교 문제가 불거졌을 당시에도 국가인권위원회 권고로 관선이사 1명이 이사진에 합류했지만 문제를 해결하는 데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했다.”면서 “의사결정 과정에서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비율로 공익이사가 보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장애인들의 목소리가 외부에 나오기 쉽지 않은 만큼 수시로 시설을 드나들며 장애인들을 살펴볼 수 있는 인권감독관을 둬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장애인 시설 운영자들 역시 이 같은 제도적 장치와 함께 시설 현장 인력들의 인권 의식을 키우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적장애인거주시설 ‘다솜’의 최용진 원장은 “인권 의식 부족으로 비슷한 일이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면서 “현장 인력의 인권 교육이 지원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피해 입증 책임을 장애인 피해자에게 넘기는 규정이나 피해 당시 ‘항거불능’ 여부를 중시하는 관행에 대한 개선 목소리도 높다. 대전 YWCA 김지찬 상담사는 “장애인 관련 성폭력은 재판 과정에서 ‘항거불능’ 여부가 큰 논란이 되곤 해 조항 삭제 요구가 있었지만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시설 장애인뿐만 아니라 자립 장애인들이 성폭력 등에 노출됐을 때 외부에 도움을 요청하는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에 대한 개선도 시급하다. 지적장애인 보호시설 ‘하늘꿈터’의 송모(40) 원장은 “지적장애인들은 피해를 겪고도 문제를 인지하지 못하거나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무척 어렵다.”면서 “이들을 수시로 살펴볼 인력과 보호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정하 간사는 “청각장애인들을 위한 문자 및 영상전화 상담 체계가 있지만 성폭력 피해 사실을 이런 경로를 통해 알리는 것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 [사설] ‘도가니 신드롬’ 인권불감 자성의 계기 돼야

    광주 인화학교 청각장애 학생 성폭행 사건을 다룬 영화 ‘도가니’의 파장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경찰이 추가 수사에 나선 가운데 정부는 어제 관계부처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대응방안 마련에 착수했다. 경찰청은 당초 공소사실 외에 추가로 성폭력이 있었는지 조사하고 솜방망이 처벌 의혹에 대한 사정기관 유착 여부도 가려낼 계획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전국 155개 특수학교 가운데 기숙사가 있는 41개교를 대상으로 장애학생 생활실태 점검에 나선다. 정치권도 복지재단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사회복지사업법개정안(일명 ‘도가니 방지법’)을 추진하는 등 장애인 인권 개선의 필요성을 촉구하고 나섰다. 그동안 성폭력 사건이 이어졌지만 이처럼 국민적 공분 속에 근본대책을 촉구한 적은 없었다. 그만큼 우리 사회의 치부가 그야말로 막장 수준에 이르렀다는 얘기다. 이번만큼은 반드시 진상을 규명하고 법 제도를 개선해 장애인 성폭력이 발 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양승태 대법원장은 영화 ‘도가니’ 논란과 관련해 “그 당시 법과 양형 기준으로 따지면 별로 이상한 게 아니다.”라고 했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들끓는 국민의 법감정과는 거리가 있다. 아동 성폭력은 지난해 비친고죄로 법이 개정됐고, 법원의 양형 기준도 높아졌다. 하지만 그것만으론 미흡하다. 한층 비장한 각오로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 할 때다. ‘도가니 열풍’이 이를 증명한다. 국민은 인면수심의 성범죄에 대한 터무니없이 가벼운 처벌에 분노한다. 인화학교 사건만 해도 그렇다. 가해자 중에는 공소시효가 끝나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고 학교에 남아 아이들을 가르치는 이도 있다고 한다. 진상을 밝혀야 한다. 공소시효는 끝났지만 ‘양심의 시효’는 끝나지 않았다는 지적을 새겨듣기 바란다. 최소한 미성년자 성폭력 범죄에 대해서만큼은 공소시효를 폐지할 필요가 있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법 개정을 서둘러야 한다. 성폭력, 특히 항거불능자에 대한 성폭력 범죄에 관해서는 공소시효를 폐지해 끝까지 죄를 물어야 한다. ‘도가니 신드롬’이 일회성으로 끝나선 안 된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인권 불감을 일깨우는 기폭제로 제 구실을 다해야 한다.
  • [‘도가니’후폭풍] 복지부, 장애인시설 첫 전면 실태조사

    지난해 7월 경기 화성시의 미신고 장애인 시설 ‘참빛의 집’을 조사하러 간 장애인 단체 관계자들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자폐증 환자가 거실에서 등 뒤로 양손이 묶인 채 신음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시설 대표 김모씨는 아무렇지 않은 듯 외부인들에게 이 환자를 보여 주면서도 결박을 풀지 않았다. 마구 돌아다니고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이 결박 이유였다. 당시 지방자치단체와의 합동 단속에 참여한 송효정 ‘장애인인권발바닥행동’ 활동가는 “두 손목에서 피가 날 정도로 결박을 해 놓고도 아무렇지도 않게 행동하는 시설장을 보고 너무나 황당했다.”면서 “아무리 자폐증 환자라도 의료인이 아닌 이상 결박할 수 없는데 너무나 당당했다.”고 말했다. 이 시설은 같은 달 23일 폐쇄됐지만 김씨는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았다. 영화 ‘도가니’로 촉발된 사회복지법인의 인권침해 실태에 대해 보건복지부가 처음으로 전면 조사에 나섰다. 그러나 현장의 실태를 제대로 파악하지도 못한 채 비판 여론을 의식, 뒷북 조사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복지부는 29일 사회복지법인의 불법행위를 개선하기 위한 운영 실태 조사와 제도 개선계획 등을 담은 ‘사회복지시설 투명성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미신고 시설과 사설 시설 119곳이 우선 조사 대상이다. 조사는 600여명의 인권지킴이를 중심으로 이뤄지며 공무원과 시민단체, 사회복지시설의 실태를 잘 아는 자원봉사자도 참여한다. 오는 11월부터는 100인 이상 대형 사회복지법인을 조사할 계획이다. 복지부는 전문가로 구성된 ‘사회복지 투명성 및 인권강화 위원회’에서 조사 결과를 논의한 뒤 2007년 8월 발의된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안을 개선, 11월 중으로 최종 확정할 방침이다. 법안은 사회복지법인 이사 수를 현재 5명에서 7명 이상으로 늘리고 이사의 4분의1을 외부 공익 인사로 선임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고경석 복지부 사회복지정책실장은 “전국 미신고 시설 10곳 가운데 9곳을 법인으로 전환하고 1곳은 폐쇄하는 등 올해 말까지 모두 정리할 것”이라면서 “사회복지사업법도 이사회 투명성뿐만 아니라 시설 지도를 강화하는 쪽으로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인화학교 성폭력대책위’는 이날 성명을 통해 “영화 ‘도가니’로 촉발된 관심이 피해학생들과 가족들에게 아픈 기억을 되살리고 있어 과도한 관심을 자제해 달라.”고 촉구했다. 대책위는 “피해자에 대한 밀착 취재가 이어지면서 이들이 과거의 아픈 기억을 다시 떠올려야 하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며 “피해자들에 대한 과도한 관심은 또 다른 폭력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현용·광주 최치봉기자 junghy77@seoul.co.kr
  • [뉴 캅스-수사 버전을 올려라] “신변안전·인센티브 확신줘야”

    [뉴 캅스-수사 버전을 올려라] “신변안전·인센티브 확신줘야”

    신상노출과 보복범죄 등 신고자에게 돌아오는 2차 피해가 ‘신고정신’을 좀먹고 있다. ‘신고했다가 오히려 나에게 더 큰 피해가 돌아온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범죄 피해로 인해 몸과 마음에 상처를 입고도 신고를 쉬쉬하는 경우가 많아지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신고가 두려운 사회’가 될 경우, 범죄현장을 목격하고 외면하게 되는 등 우리사회의 질서가 급격히 불안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신고자에게 인센티브를 주고 경찰 조사에서 이들이 불편함이 없도록 제도를 개선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박행렬 대전대 경찰학과 교수는 “경찰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신고를 꺼리게 만드는 주된 이유”라고 꼬집었다. 박 교수는 “신고를 꺼리는 이유는 경찰에 범죄사실을 신고해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없기 때문”이라면서 “특히 피해가 미미한 절도사건이나 경미한 범죄의 경우에는 신고해서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다고 여긴다.”고 분석했다. 또 “경찰에 신고하면 사소한 범죄라도 의지를 갖고 해결해 준다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찰 인력을 증원하는 등 현실적인 대안도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찰 인력충원 뒷받침 돼야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은 “현재와 같이 신고자 보호 장치가 매우 부족한 실정에서는 신고자 보호와 2차 피해 예방 등의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수사 매뉴얼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인센티브를 강화, 신고에 대한 유인 동기를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수사매뉴얼·보상체계 강화를”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근본적으로 신고정신을 높이기 위해서는 신고에 따르는 불편함을 없애고 보상이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학파라치·카파라치 같은 제도들도 포상금으로 신고에 인센티브를 주는 제도”라면서 “금전적인 보상이 아니더라도 경찰이 직접 현장으로 찾아가 목격자와 신고자를 만나는 등 신고에 대한 배려와 보호가 정착돼야 한다.”고 말했다. [독자의 제보를 받습니다] 서울신문은 ‘뉴 캅스(New Cops), 수사버전을 올려라’ 기획 시리즈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경찰 수사로 피해를 입었거나 비리 등을 목격한 독자의 제보를 받습니다. 사회부 경찰팀(전화 02-2000-9172~6) 또는 white@seoul.co.kr로 연락 바랍니다.
  • 특수학교 전면점검… ‘도가니 방지법’ 추진

    특수학교 전면점검… ‘도가니 방지법’ 추진

    전국을 들끓게 하고 있는 영화 ‘도가니’의 여파에 정부와 정치권도 발칵 뒤집혔다. 전면적인 장애학생 실태조사에 돌입하는가 하면, 관련 법을 정비하는 등 대처에 나섰다. 교육과학기술부는 다음 달 중 기숙사가 설치된 특수학교 41곳을 대상으로 장애학생 생활실태를 전면 점검하겠다고 28일 밝혔다. 교과부 관계자는 “장애학생 대상 성폭력 예방 및 대처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전국 155개 특수학교 가운데 기숙사가 설치돼 있는 특수학교는 경기 9곳, 전북과 경북 각 7곳, 경남 4곳, 서울·부산·대구·충남·전남 각 2곳, 대전·강원·충북·제주 각 1곳 등이다. 이 가운데 복지법인이 설립한 학교는 11곳, 학교법인이 설립한 곳은 30곳이다. 영화의 배경이 된 광주 인화학교는 기숙사가 없고 학생들이 자택이나 인근 복지시설 인화원에서 통학한다. 교과부는 또 다음 달 5일 시·도교육청 특수교육 담당관 회의를 열어 강화된 성폭력 대처 방안을 전달할 계획이다. 방안에는 폭력교원 및 학생에 대한 징계수위 강화, 피해 장애학생에 대한 전문상담 및 치료지원, 일반학생 및 교직원에 대한 장애 이해 교육 확대 실시, 장애학생에 대한 성폭력 대처 방법 등의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교과부는 영화의 소재가 된 광주 인화학교에 대해서는 광주시교육청과 협의, 장애학생 교육 위탁 취소 등 제재 방안을 적극 모색하기로 했다. 정치권도 예외는 아니다. 장애인 인권 보호 차원에서 사회복지법인 이사회의 공익성을 강화하는 쪽으로 관련 법의 정비를 서두르고 있다. 한나라당 진수희 의원은 이날 “현행 사회복지법을 개정하는 이른바 ‘도가니 방지법’을 곧 발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개정안에는 복지재단 투명성 확보 및 족벌경영 방지를 위한 회계·결산·후원금 상세보고 의무화, 공익이사 선임 등 법인 임원제도 개선, 불법행위 적발 시 직무정지, 정부와 지자체의 관리 감독 기능 강화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도 국회 대정부질문 대책회의에서 “사회복지사업법 등 관련 법규를 정비해 감독을 강화하고 이 땅에서 장애인들이 떳떳이 살 수 있도록 장애인 인권을 뒷받침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당 정책위원회를 중심으로 장애인 인권 개선책 모색에 나설 방침이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가 차별받지 않도록 사회복지사업법 개정과 아동성범죄에 대한 공소시효 폐지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족벌체제로 운영되는 사회복지법인 이사회의 25%를 외부 추천을 받은 공익이사들로 충원하는 방향으로 사회복지사업법을 개정할 계획이다. 민주당 정동영 최고위원은 “사회복지법인에 대한 개혁 법안이 과거 한나라당에 의해 무산됐었다.”면서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몰상식에 대한 고발이 영화를 본 사람들의 눈물과 분노로 나타나는 것 같다.”고 법 개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효섭·이재연기자 newworld@seoul.co.kr
  • [뉴 캅스-수사버전을 올려라] “수사 불합리 없었다” 14%뿐… 女보다 男에게 더 위압적

    [뉴 캅스-수사버전을 올려라] “수사 불합리 없었다” 14%뿐… 女보다 男에게 더 위압적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보호해야 할 경찰이 수사 과정에서 되레 인권을 침해하고 편파수사를 하는 등 불법·불합리한 행태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사 과정에서 또 다른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얘기다. “경찰 조직 이대로는 안 된다. 수사개혁 등 대변신을 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는 이유다. 그렇지만 조사결과 수사 신뢰도나 치안 만족도는 나쁘지 않다. 경찰의 자정 노력 역시 인정을 받았다. 결국 능력과 개선 가능성은 있는데 접근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인 것이다. ●고압적 태도·욕설 등에 ‘상처’ 피의자나 피해자, 신고인 등 경찰 수사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적이 있는 324명 가운데 58.2%(189명)가 ‘수사 관행과 절차 등에 있어 인권 침해나 불합리한 요소가 있었다’고 답했다. ‘없었다’고 한 응답자는 14.6%(47명)에 불과했다. 특히 ‘있었다’고 한 이들 중에는 남성(68.8%)이 여성(34.7%)보다 압도적이었다. 경찰이 남성에게 더 권위적이고 비호의적으로 대했다는 의미다. ‘수사 과정의 불합리한 요소’로는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46.5%(150명)가 ‘경찰의 불친절 혹은 고압적인 태도’를 꼽았다. 20대를 제외한 30대(41.3%), 40대(63.3%), 50대(41.8%), 60대이상(44.2%)에서 골고루 높게 조사됐다. ‘욕설·반말’도 12.6%(41명)나 됐다. 과반수가 넘는 59.1%가 경찰의 태도나 언행에서 불편함을 느낀 것이다. ‘청탁 등 편파수사로 인한 공정성 상실’을 꼽은 응답자도 22.2%를 차지했다. 20대의 47.5%가 이를 가장 불합리한 요소로 선택했다. ‘신고자 및 목격자 신변보호 불철저’(5.1%), ‘공포분위기 조성 또는 가혹행위’(4.5%), ‘실적위주의 수사활동’(4.0%), ‘만성적 수사지연’(3.1%)이 뒤를 이었다. 특히 ‘경찰 수사에서 가장 시급하게 개선해야 할 점’으로는 응답자의 29.8%가 ‘피해자 중심의 수사제도 확립’을 지적했다. 수사과정상 인권보호나 이후의 보호조치에도 부족한 부분이 많다는 뜻이다. 이어 ‘범죄 유형별 전담반 설치’(22.1%), ‘과학수사 능력 보강’(16.7%), ‘범죄 유형별 수사 매뉴얼 마련’(8.7%), ‘경찰 인력 확충’(6.6%), ‘장기 미제사건 상설 전담반 설치’(1.7%)를 꼽았다. ●전반적 수사력에는 긍정적 평가 ‘치안질서 확립을 위해 경찰이 가장 노력해야 할 점’과 관련, 39.8%(428명)가 ‘범죄 예방 강화’를 제안했다. 주요범죄 검거 건수 등으로 성과를 인정했던 과거 ‘조현오식 실적주의’보다 지역별 치안활동을 더 원한 것이다. 다음으로 ‘강력범죄 수사능력 강화’(19.3%), ‘경찰 내부 비리 및 부패척결’(15.4%), ‘불법 시위 및 집회 대응 철저’(9.7%), ‘보이스피싱 및 사기사건 처리 인력 증원’(9.2%), ‘교통사고 수사 및 법규위반 단속 강화’(2.3%) 순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으로 수사력에 대해서도 후한 점수를 줬다. 경찰의 대민서비스 만족도에 56.5%가, 경찰수사 능력에 대한 신뢰도에 46.0%가 ‘보통’이라고 답했다. 선진국에 미치지는 못했다. 경찰 수사력이 선진국과 견줘 ‘뒤떨어진다’는 응답자가 45.4%에 이르렀다. ‘비슷하다’는 33.2%, ‘우수하다’는 21.4%로 비교적 낮았다. 특히 최근 경찰의 활동 가운데 가장 큰 성과는 ‘내부비리 단속, 정화’(20.1%)로 나타났다. 조 청장 취임 이후 거듭 강조해 오던 자정 노력에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것이다. ‘부당거래’ 등 영화 소재로까지 인용됐던 부패집단의 이미지에서 한결 벗어난 셈이다. 이어 치안안정(11.8%), 국제행사 성공개최 뒷받침(10.9%), 법질서 확립(10.4%) 등이 뒤따랐다.
  • [시론] 북한인권 개선 방도 찾아야 할 때/이성우 제주평화연구원 연구실장

    [시론] 북한인권 개선 방도 찾아야 할 때/이성우 제주평화연구원 연구실장

    전체 관람가 등급인 ‘마당을 나온 암탉’은 유치하다는 초등학교 4학년짜리 아들을 설득해서 극장에 갔다. 영화가 끝나고 아내는 눈시울이 붉어졌고 유치하다던 아들은 “엄마 사랑해.”라며 포옹을 한다. 나에게도 모성애의 메시지는 확실했지만, 여성의 인권이라는 측면에서는 개운치 않았다. 닭장을 나와, 마당을 거쳐, 산을 지나, 그리고 아들을 위해 늪으로 간 암탉의 인생 목표가 좋은 엄마가 되는 것이었나. 여성의 역할을 정형화하여 강요한다면 이 또한 인권 침해이다. 한국사회에는 인권에 관해서 이상한 기준이 있다. 북한 주민의 인권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면 인권에 대한 다른 가치관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보수’로 낙인찍고 그것도 모자라 ‘수구’에 ‘꼴통’이라는 악의적인 꼬리표 달기를 한다. 북한인권 문제는 현재까지도 한국사회에서 이념적으로 좌와 우 또는 진보와 보수를 가르는 지표로 이용되고 있다. 인권은 자유, 평등, 그리고 평화와 같이 그 자체가 목표로 다루어져야 하는 보편적 가치이다. 우리 사회 내에서는 북한 인권의 개선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면 북한 체제를 전복하려는 정치적 시도라고 금기시한다. 북한의 인권을 언급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첫째, 인권은 그 자체가 목적이다. 둘째, 북한의 인권을 정상화시키는 것이 주민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길이다. 셋째, 인권과 민주주의의 제도화가 있을 때 한반도의 평화라는 궁극적 가치를 달성할 수 있다. 과거 정권에서 추진되어 온 포용정책, 화해협력정책, 또는 햇볕정책도 북한으로서는 ‘옷을 벗어야 한다면’ 궁극적으로 수용할 수 없는 위협이다. 지난 3년간 남북관계의 경색국면을 타개하려면 북한과의 교류와 협력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동의한다. 하지만, 문제의 핵심은 북한이다. 북한이 정권 유지를 위해서 대내적으로 인권 탄압과 대외적으로 군사적 모험주의를 지속할 것인가, 아니면 국제사회의 보편적 규범을 수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가에 관한 북한의 의지가 문제이다. 통일부 장관을 교체해도 대북정책의 기조에 변화가 없다는 정부의 발표에도 국내에서는 남북한 교류협력에 대한 기대가 증가하고 있다. 우리가 북한과의 교류협력을 재개하려면 북한의 근본적인 변화가 있다는 신호를 확인해야 한다. 군사안보적인 측면에서는 천안함 피격사건과 연평도 포격사건에 대한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이 우선이고 궁극적으로 돌이킬 수 없는 한반도의 비핵화가 뒤따라야 한다. 국내정치에서는 북한주민에 대한 인권 개선의 노력을 통해 인류 보편가치로의 돌이킬 수 없는 움직임이 필요하다. 북한주민들에게 시민의 자유와 정치적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면 너무 성급한 요구라고 비판받을지 모른다. 남북한 관계를 고려할 때, 북한 당국이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우선 해결해야 할 사안이 있다. 한국전쟁 이후 실향민과 이산가족의 생사확인과 상봉의 정례화와 같은 인도주의적 행사에 북한은 선전용 이벤트가 아니라 인도적 차원에서 접근하는 전향적 태도를 보여야 한다. 정부의 통계에 따르면, 고령의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들이 해마다 4000명씩 세상을 떠나고 있고 납북자 454명의 송환을 기다리는 가족이 있다. 국군포로의 송환문제도 있다. 실향민, 납북자, 국군포로 문제를 정치적 고려 없이 인도적 차원의 문제로 접근할 때 평화적 교류협력에 대한 북의 진정성을 확인할 수 있고 돌이킬 수 없는 진보로 나아갈 것이다. 한 개인이 좋은 부모가 되고 싶다는 가장 소박한 희망을 짓밟는 정치권력과 어떤 건전한 교류와 협력을 할 수 있는가. 설사 교류와 협력을 하더라도 그것이 얼마나 지속 가능할 수 있을 것인가. 다시 한번 강조하자면 북한과의 교류협력을 추진하되 북한 당국이 마음대로 돌이킬 수 없는 교류협력을 추진해야 하고 그 중심에 북한의 인권 개선이 중요한 지침으로 자리하고 있어야 한다. 북한과 진정한 교류협력을 원한다면, 북한 주민의 인권을 언급해서는 안 되는 이유를 찾을 것이 아니라 그들의 인권을 개선하는 방법을 찾아야 할 때이다.
  • [뉴 캅스-수사버전을 올려라] “욕설·불친절… 경찰 수사방식 문제” 59%

    [뉴 캅스-수사버전을 올려라] “욕설·불친절… 경찰 수사방식 문제” 59%

    경찰의 수사개시권이 지난 6월 명문화됐다. 독자적인 수사주체로서 수사를 시작하고 진행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것이다. 그러나 국민들은 경찰의 수사권과 수사능력을 인정하면서도 청탁수사, 권한 남용, 인권침해 등 수사 관행과 절차에 대해 여전히 의구심을 떨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서울신문과 여론조사기관인 여의도리서치가 공동으로 지난 19일 전국 성인남녀 107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에서 똑같은 결과가 나왔다. 국민들은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해 53.6%가 경찰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피의자나 피해자로 경찰 수사를 받은 경험이 있는 응답자의 30.1%를 대상으로 별도로 조사한 설문에서 58%는 수사 절차에 불합리한 요소가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수사과정에서 가장 큰 문제로 59%가 ‘욕설과 불친절 등 고압적 태도’를 꼽았다. 또 경찰 수사에서 가장 시급하게 개선해야 할 사안으로 ‘피해자 중심의 수사제도 확립’을 지적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수사 때 2차피해가 발생한다는 점과 관행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사업가 A씨는 지난달 경찰이 보는 앞에서 인건비 문제로 B씨에게 폭행을 당했다. B씨가 A씨의 뺨을 때리는 등 폭력을 행사했지만 1m 앞에 있던 경찰 C팀장은 방관했다. 처벌 요구도, 폐쇄회로(CC)TV에 대한 확인 요청도 묵살했다. 그리고 둘 다 풀어줬다. A씨는 파출소 밖에서 B씨에게 또 맞았다. 권익위는 C팀장 등을 업무 태만, 보호조치 소홀로 경찰청에 징계 요청했다. 새벽 1시에 갑자기 경찰이 출동해 윽박지른 경우도 있었다. 아랫집에 물이 샌다는 신고 때문이었다. 긴급상황도 아닌 시간에 찾아와 온 가족에게 폭언을 퍼부은 경찰은 아랫집 주인과 같은 부천지역 경찰서에 근무하는 동료였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 반장은 경쟁업체 대표를 조사해 달라는 부탁과 함께 크라이슬러 외제차를 받았다가 적발돼 지난 6월 해임됐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해부터 지난달까지 경찰에 과실, 업무태만 등으로 ‘시정권고’를 내린 건수는 121건에 달했다. 시정권고는 과오가 인정되는 부분을 가려 개선을 명령한 조치다. 권익위의 ‘경찰분야 시정권고 현황’을 5가지로 분석한 결과, 수사규칙 및 사고처리지침 위반 등 행정과실이 47건으로 가장 많았다. 특별취재팀
  • [뉴 캅스-수사버전을 올려라] 고발장 받고도 임의파기… 청소년 윽박질러 진술 받기도

    [뉴 캅스-수사버전을 올려라] 고발장 받고도 임의파기… 청소년 윽박질러 진술 받기도

    1954년 형사소송법 제정 이후 57년 만인 지난 6월, 경찰의 숙원인 ‘수사 개시권’이 명문화됐다. 검사 지휘에 관한 구체사항을 대통령령으로 제정하는 ‘수사권 조정 2라운드’ 싸움 역시 불과 2개월 남짓 남은 상황이었다. 서울신문은 독자적인 수사주체로 처음 인정을 받은 경찰이 현장에서 어떻게 사건을 처리하고, 얼마나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힘을 쏟았고 쏟고 있는지 등을 살필 계획이다. 또 신고·수사 절차에서의 잘못된 관행과 제도, 부족한 시스템 등 수사 전반을 둘러싼 고질적인 병폐와 문제점, 원인을 짚고 해법을 모색할 방침이다.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수사주체로 거듭날 수 있도록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서다. ‘뉴 캅스(New Cops), 수사버전을 올려라’라는 시리즈는 크게 ▲피의자에서 피해자 중심의 수사로 ▲과학적 수사가 해답이다 ▲국민의 경찰로 가는 길 등으로 나눠 다룰 예정이다. 형사정책연구원·인권연대·경찰대·시민단체 등의 관계자로 ‘전문 자문단’을 구성, 조언을 들었다. white@seoul.co.kr로 제보 및 의견을 받는다. ●자문단=곽대경(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박행렬(대전대 경찰학과 교수), 오창익(인권연대 사무국장), 유정현(한나라당 의원), 이동희(경찰대 법학과 교수), 이수정(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이윤호(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표창원(경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한국형사정책연구원 ●특별취재팀=백민경, 이영준, 윤샘이나, 김진아기자 경찰은 지난해부터 지난달까지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121건의 시정권고를 받았다. 권익위가 경찰 수사과정에서 발생한 과실과 인권침해, 직권남용 등 부당함이 인정돼 개선하라는 행정지도를 내린 것이다. 시정권고 처분이 내려지지는 않았지만 경찰의 수사과정과 태도 등에 부당함을 느낀 국민들의 민원 신청건수는 이보다 훨씬 많았다.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고 공공질서 유지에 힘써야 할 경찰이 기본적인 의무를 다하지 않아 국민에게 피해를 입힌 경우가 그만큼 많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권익위 시정권고 현황을 중심으로 경찰의 불합리한 수사관행과 수사상 과실로 국민들이 입은 피해사례를 살펴본다. ●6시간 방치 60대 남성 결국 숨져 2006년 12월 초. 112신고센터에 경북 포항시 항구우체국 앞에 한 60대 남성 A씨가 술에 취해 쓰러져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출동한 경찰이 A씨를 발견했을 때 다행히 의식은 남아 있었지만 비까지 내린 혹독한 겨울 날씨에 몸은 이미 언 상태였다. 경찰은 A씨를 병원이 아닌 지구대로 데려갔다. A씨는 그 뒤로 차가운 지구대 의자 위에서 6시간 이상 방치됐다. 평소에도 술에 취해 지구대를 자주 들락거렸기 때문이다. 이날 오후 의식을 잃은 A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을 거뒀다. 항의하는 유족에게 경찰은 “주취자의 안정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고 형식적인 해명을 했다. 그러나 지구대 안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에는 경찰의 잘못된 대처가 고스란히 담겼다. 경찰은 A씨에게 냄새가 난다며 신문지로 얼굴과 가슴 쪽을 덮고, 가슴을 발로 차기도 했다. 결국 경찰은 폭행사실 등 과오를 시인했다. 권익위는 지난해 12월 해당 경찰서에 대해 ‘보호조치 대상자 처리매뉴얼 위반’에 대해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라는 권고를 내렸다. ●사적인 용도로 개인정보 조회 경찰이 수사상의 필요에 의한 것처럼 속여 자신과 민사소송 중인 상대방의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조회한 직권남용 사례도 있었다. 지난해 12월, 서울에 사는 한 40대 남성 B씨는 사적인 이유로 서울의 한 경찰서에 재직 중인 C경감과 민사소송을 진행하다 황당한 경험을 했다. C경감이 B씨 가족의 주민번호와 은행계좌정보 등 개인정보를 재판에 증거로 제출한 것이다. C경감은 B씨 가족의 은행 계좌가 개설된 지점, 이사를 간 시점까지 세세한 정보를 모두 알고 있었다. 권익위의 조사결과 C경감은 수사과정상 필요한 정보라며 수개월 동안 B씨의 거주정보를 조회해 오고 있었다. C경감은 또 은행 콜센터에 자신이 경찰이라고 밝히며 B씨 가족의 개인정보를 요청했다. 권익위는 당시 C경감이 소속된 경찰서에 시정권고를 내렸고 C경감은 경찰 내부 징계위원회에도 회부돼 감봉조치를 받았다. ●청소년·장애인 등 인권보호 뒷전 인천에 사는 중학교 3학년생 D군은 경찰에 연행돼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인권침해를 당했다고 권익위에 진정서를 냈다. D군은 이른바 ‘일진회’ 멤버로 인근 학생들을 대상으로 500만원을 빼앗는 등 상습공갈 및 협박, 특수절도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됐다. 경찰 조사과정은 문제투성이였다. 겁에 질린 D군을 윽박질러 진술을 하게 하는가 하면 늦은 시간 조사가 끝난 뒤 차비도 없는 D군을 혼자 돌려보냈다. 경찰은 보호자나 변호인이 입회했을 때만 청소년을 조사할 수 있다는 범죄수사규칙을 위반해 결국 D군의 진술은 모두 효력이 없게 됐다. 이 밖에도 경찰은 D군에게 “바른대로 말하지 않으면 교도소 간다.”라고 겁을 주고 욕설을 퍼붓는가 하면 밤 9시에 조사를 마칠 때까지 밥도 주지 않았다. 권익위는 사회적 약자인 청소년에 대해 욕설과 폭언을 하고 인권보호수칙을 지키지 않았다며 경찰에게 시정을 권고했다. 해당 경찰들은 자체적으로 열린 징계위원회에서 견책처분을 받기도 했다. ●“내 업무 아냐”… 수개월 기다려야 경찰이 수사를 오랫동안 지연시켜 공소시효가 지나 버리는 등 수사 지연과 업무태만도 도마에 올랐다. 경남 통영시의 한 어촌마을에 사는 70대 노인 E씨는 마을에 조직된 어촌계에서 왕따를 당하는 등 마을사람들과 불화가 있었다. E씨는 경찰서에 마을사람 중 한명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면서 “어업피해 보상과 관련한 어촌계 내부의 비리를 알고 있다.”는 내용의 고발장을 제출했다. 그러나 담당경찰은 비리사건은 자신의 업무가 아니라면서 담당자를 찾아 연락을 주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찰은 E씨가 고발장을 제출한 지 두 달이 지나도록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참다 못한 B씨가 6개월 뒤 직접 경찰서를 찾아가 자초지종을 물었지만 그제서야 “고발장이 제대로 접수되지 않았다.”는 어이없는 답변만 늘어놓았다. 화가 난 B씨는 고발장을 내놓으라고 했지만 경찰은 “문서를 이미 파기했다.”며 사과했다. 권익위는 경찰이 제출한 고발장을 접수해 수사하지 않고, 임의로 없애 범죄수사규칙을 위반한 것으로 결론지었다. 전남 여수의 한 어촌계장이 6년간 저질러 온 임대료 횡령, 편취 등의 각종 범죄행위를 알면서도 묵인해 공소시효를 넘기게 한 경찰도 있었다. 마을 주민 F씨는 어촌계장이 6년간 공동어업권을 무단으로 빌려주고 임대료를 횡령하거나 여수 인근의 무인도인 수리섬의 소유권 이전을 두고 돈을 챙기는 등 각종 비리를 저질렀다며 어촌계장을 고소했다. 그러나 수사의뢰를 받은 경찰관은 수수방관했다. 특히 경찰은 어촌계장의 혐의에 대한 공소시효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탓에 지난해 6월 공소시효가 지났다. ●접수하면 신고자 보호 나 몰라라 경찰은 사건의 신고자, 목격자 등에 대한 보호를 소홀히 해 오히려 이들이 피해를 입은 사례도 포함됐다. 40대 남성 G씨는 길거리에서 폭행사건을 목격하고 112에 신고했다가 되레 봉변을 당했다. G씨는 그날 경기도 부천에 일을 보러 갔다가 중년으로 보이는 한 남성이 길거리에서 여성을 마구 때리는 모습을 보고 곧바로 경찰에 알렸다. 잠시 뒤 경찰이 현장에 도착하자 방금 전까지 때리고 맞던 남성과 여성의 태도가 180도 달라졌다. 맞던 여성은 경찰에게 자신을 때린 사람은 G씨라며 거짓말을 했다. 여성이 막무가내로 우기는 통에 경찰도 G씨를 폭행 피의자로 생각하고 남녀와 함께 경찰차 뒷좌석에 태웠다. 다행히 현장을 떠나기 직전 또 다른 목격자가 “때린 사람은 G씨가 아니라 다른 남자”라고 진술해 오해는 풀렸지만, 경찰이 목격자 진술을 듣기 위해 차에서 내린 사이 뒷좌석에 나란히 앉아 있던 남녀는 G씨의 멱살을 잡고 얼굴을 때리며 분풀이를 했다. G씨는 사건을 신고하고도 억울하게 피해를 입은 피해자가 됐다. 권익위는 “경찰이 신고자 보호에 소홀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던 피해를 입혔다.”고 시정권고했다.
  • 이용훈 대법원장 24일 퇴임…사법부 개혁·과거사 청산

    이용훈 대법원장 24일 퇴임…사법부 개혁·과거사 청산

    ‘국민을 섬기는 사법부’를 내걸었던 제14대 이용훈(70) 대법원장이 24일 6년 임기를 마친다. 이 대법원장은 무엇보다 사법부의 족쇄로 작용했던 과거사의 잘못된 판결을 바로잡으려 했다는 점에서 평가를 받는다. 이 대법원장은 2005년 인사청문회에서 “재심 사건이 하급심에서 끝나는데 대법원에 올라와 사법부의 과거에 대해 한마디 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언급했다. 그로부터 3년 후 ‘사법부 60주년’ 기념식에서 이 대법원장은 “대법원장으로서 과거 우리 사법부가 헌법상 책무를 충실히 완수하지 못함으로써 국민에게 실망과 고통을 드린 데 대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사법부 수장이 과거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한 것은 처음이었다. 그는 잘못된 재판을 바로잡는 가장 원칙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으로 ‘재심’을 강조했고, 이는 과거사 청산으로 이어졌다. 인혁당과 민청학련 사건, 죽산 조봉암 선생 무죄 판결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12월에는 유신시대 악법인 대통령 긴급조치 1호에 대해 위헌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2007년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피의자에 대한 ‘불구속수사 원칙’이 처음 명문화되고 영장실질심사가 필수로 확대되면서 수사상의 인권문제를 크게 개선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사자가 법정에서 주장을 펼칠 수 있도록 구술심리를 강화했고, 공개된 법정에서 공방과 증거를 바탕으로 한 공판중심주의를 정착시켰다. 배심제와 참심제를 혼합한 형태의 국민참여재판을 처음으로 도입하기도 했다. 형사사법제도 개혁 과정에서 영장이 수차례 기각되면서 검찰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또한 일부 판사들의 ‘튀는 판결’로 인해 좌편향 논란도 일었다. 한편 이 대법원장은 퇴임하면 변호사로 개업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이 대법원장은 “청문회 때 어떤 의원이 퇴임 후 변호사 하지 말라고 해서 영리활동을 하는 변호사는 하지 않을 거라고 했는데 사무실을 열려면 비용이 들기 때문에 결국 변호사 사무실은 열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美 대북인권특사 방한

    북한 인권 문제를 담당하는 로버트 킹 미국 국무부 대북인권특사가 최근 한국에 온 것으로 확인됐다. 킹 특사의 방한은 지난 5월 식량 실태조사를 위해 방북한 후 처음 이뤄진 것이다. 6자회담 재개 및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대화 분위기가 형성된 가운데 한·미 간 대북 식량 지원 등의 협의도 속도를 낼 것인지 주목된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19일 “킹 특사가 18일 방한해 21일까지 머물면서 정부 및 학계, 시민단체 관계자들을 만날 예정”이라면서 “통상적 협의를 위한 방한으로 특정 주제를 가지고 온 것은 아닌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미국 측이 킹 특사의 방한을 ‘로키’(low key)로 해 달라고 요청해 일정을 비공개로 하게 됐다.”면서 “다만 19일 오후 관련 현안을 총괄하는 위성락 외교부 한반도교섭본부장과의 면담 일정만 공개하게 됐다.”고 말했다. 미국 측이 킹 특사의 방한에 대해 ‘로키’를 유지하는 것은 북측에 잘못된 메시지를 주지 않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다. 킹 특사는 북한의 인권문제 개선 요구와 식량 지원이라는 ‘채찍과 당근’을 모두 맡고 있기 때문이다. 킹 특사는 이날 오후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우리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위성락 본부장과 만나 북한 인권 및 식량 사정 등을 평가하고, 향후 대응 방안에 대해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21일로 예정된 남북 비핵화 회담 및 최근 남북관계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져 대북 지원에 대한 한·미 간 협의가 급물살을 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사설] 체납세금 징수 민간위탁도 검토해야

    국세와 지방세의 체납이 갈수록 심각하다고 한다. 국세청 국세통계연보 등에 따르면 매년 결손처분되는 체납 국세는 7조원에 이르고, 다음 연도로 이월되는 체납액도 4조원가량 된다. 지방세도 해마다 8000억원 이상 결손처분된다. 재정 수요는 늘고 증세는 어려운 상황에서 국가채무는 갈수록 증가하고 있어 체납 국세·지방세 징수에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정부가 2011년 세법개정안을 통해 체납국세 징수 업무를 국세청에서 떼낸 것은 진일보한 조치다. 그러나 위탁한 곳이 자산관리공사(KAMCO·캠코)라고 하니 의아스럽다. 캠코의 설립 목적과 기능, 성격으로 볼 때 안이한 발상이 아닌가 싶다. 체납 세금 징수는 무엇보다 효율성이 우선이다. 국세청에서 손을 놓은 것도 기존의 공무원 조직으로는 일손이 달려 제대로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누가 체납세금을 잘 거둘 것인가가 징수 업무 위탁의 기준이 돼야 한다. 그런 점에서 정부가 민간의 창의와 경쟁원리에 주목하지 않고, 경험과 전문성이 부족한 공기업에 독점적 위탁을 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정부 일각에서는 민간에 맡길 경우 인권 침해 등 법규 위반과 정보 남용이 우려된다는 지적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민간 채권추심회사는 외환위기 이후 10년간 81조원에 해당하는 채권을 별 무리 없이 회수했다. 이러한 객관적 사실을 가벼이 여기는 근거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궁금하다. 더구나 채권추심회사는 금융위원회로부터 허가를 받은 업체로, 사설 불법추심업자나 사채업자와는 근본적으로 구분된다. 미국은 중대한 법규위반과 정보 남용이 없는 민간 추심업체 가운데 2~3곳을 골라 세금 징수를 위탁하고 있으며, 계약기간은 1년이다. 계약제는 효율성과 서비스를 개선하려는 포석이다. 우리도 미국과 같은 민간 위탁제도를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현실적인 어려움이 존재한다면, 공사와 건전한 채권추심회사에 공평하게 기회를 줘 경쟁구도를 갖추는 것도 한 방법이다. 경쟁체제 없이 체납세금 징수의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정기국회에서는 정부안이 좀 더 심도 있고 현실성 있게 논의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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