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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미 정상간 ´북한에 관한 공동성명´ 전문

     미국을 공식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17일(서울시간)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2015 북한에 관한 한미 공동성명’(Joint Statement on North Koera)에 합의했다. 다음은 공동성명 전문. 박근혜 대한민국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합중국 대통령은 2015년 10월 16일 다음에 합의하였다. 한·미 동맹은 북한의 핵·탄도미사일 프로그램뿐 아니라 여타 도발에 의한 평화 및 안전에 대한 위협에 대응한다는 공약을 견지하고 있다.우리는 확고한 억지 태세를 유지할 것이며,북한의 모든 형태의 도발에 보다 잘 대응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우리의 동맹을 현대화하고 긴밀한 공조를 증진시켜 나갈 것이다. 대한민국과 미합중국은 유엔에 의해 금지된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의 지속적인 고도화에 대해 깊은 우려를 공유하며,북핵문제를 최고의 시급성과 확고한 의지를 갖고 다루기로 합의하였다. 우리는 국제사회와 공유하는 우리의 공동 목표인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비가역적인 비핵화의 평화적 달성을 위한 우리의 공약을 재확인한다.북한의 핵 및 탄도미사일 개발은 유엔 안보리 결의의 상시적인 위반이며,2005년 6자회담 공동성명상 북한의 공약에도 위배되는 것이다.우리는 북한이 국제 의무 및 공약을 즉각적으로 완전히 준수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우리는 긴장을 고조시키거나 유엔 안보리 결의들을 위반하는 북한의 어떠한 행동에도 반대한다.특히,만약 북한이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발사 또는 핵실험을 강행한다면,북한은 유엔 안보리의 추가적인 실질 조치를 포함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이와 관련,우리는 제재 조치를 포함하여 북한과 관련된 모든 유엔 안보리 결의들의 효과적이고 투명한 이행 확보를 위해 국제사회와 협력할 것이며,모든 국가들이 북한의 금지된 활동들을 엄격히 감시할 것을 권장한다. 대한민국과 미합중국은 대북 적대시 정책을 갖고 있지 않으며,비핵화라는 우리의 공동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북한과의 대화에 열려 있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북한 비핵화에 대한 6자회담 참가국들의 공통의 이해를 인식하면서,우리는 모든 비핵화 대화 제의를 거부해 온 북한을 신뢰할 수 있고 의미있는 대화로 가능한 조속히 복귀시키기 위해 중국 및 여타 당사국들과의 공조를 계속 강화해 나갈 것이다. 우리는 결코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과 북한의 지속적인 핵무기 추구가 자신의 경제 개발 목표와 양립할 수 없다는 점을 재확인한다.만약 북한이 핵·탄도 미사일 프로그램을 완전히 포기하겠다는 진정한 의지를 보이고,자신의 국제 의무와 공약을 준수하는 데 동의한다면,우리는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에게 보다 밝은 미래를 제공할 준비가 되어 있다. 미합중국은 박근혜 대통령이 남북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북한에 대한 거듭된 제의를 하는 등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는 점을 평가하며,박근혜 대통령의 원칙에 입각한 정책에 따라 지난 8월 발생한 긴장 상황이 평화적으로 해결된 것을 환영한다.미합중국은 박근혜 대통령이 드레스덴 연설에서 제시한 바 있는 한반도 평화통일 비전을 계속하여 강력히 지지해 나갈 것이다.우리는 한반도의 평화 통일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고위급 전략 협의를 강화할 것이다. 대한민국과 미합중국은 2014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 보고서에 적시된 바와 같은 북한의 개탄스러운 인권 상황에 대한 국제사회의 규탄에 동참한다.우리는 유엔 북한인권사무소의 업무를 지원해 나갈 것이다.우리는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 인권 상황을 개선하고,인권 침해에 대한 책임을 규명하며,북한 주민의 민생을 향상시키기 위해 계속 노력해 나갈 것이다. 
  • [게시판] 관훈클럽, 한국언론학회, 여성가족부, 북한물문제연구회, 신한은행, 세계해양포럼, 서울시 외

    [게시판] 관훈클럽, 한국언론학회, 여성가족부, 북한물문제연구회, 신한은행, 세계해양포럼, 서울시 외

    ♦관훈클럽(총무 이선근 연합인포맥스 사장)은 오는 20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 있는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정의화 국회의장을 초청해 관훈토론회를 개최한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우리 정치 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입법부의 역할과 남북국회회담의 추진 현황과 성사 가능성, 개헌, 정치개혁, 선거구 재획정을 둘러싼 논란, 정부와 국회와의 관계 등 다양한 이슈에 대해 토론할 예정이다. ♦한국언론학회(회장 심재철 고려대 교수)가 오는 17일 충남대학교에서 가을 정기학술대회와 정기총회를 개최한다. 이번 학술대회의 주제는 “응답하라, 언론학 : 초연결사회의 커뮤니케이션 교육과 철학”이며 김학수 서강대 교수가 “커뮤니티와 커뮤니케이션: 혁신적 연구와 교육을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Community and Communication: A New Paradigm for Innovative Research and Education)”이란 주제로 기조연설을 한다. 이외에도 오택섭 고려대 명예교수는 미국 인디애나대학 저널리즘 스쿨이 미디어학부로 어떻게 변화했으며, 21세기 초연결사회를 대비하기 위해 커리큘럼을 어떻게 바꿀지에 대해 발표한다. ♦여성가족부와 한국여성학회 등은 16일 오후 2시 서울 숙명여자대학교 섬김홀에서 ‘권력형 성희롱 및 성적 괴롭힘 예방을 위한 세미나’를 개최한다. 1부에선 호주 커틴대학교의 로레인 셰리던 교수, 가톨릭관동대학교 김은영 교수, 한국여성의전화 최희진 인권정책국장이 발표자로 나서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성폭력 사건 중에서도 스토킹 범죄를 들여다보고 이에 대한 형사법적 대응방안을 모색한다. 이어 2부에선 다양성관리연구소 김정인 소장, 서울지방경찰청 이지혜 경사, 삼육대학교 서정현 교수 등이 스토킹 실태와 유형을 분석하고 토론한다. 사회는 경기대학교 이수정 교수가 맡는다. ♦북한물문제연구회(회장 김승현)는 오는 20일 오전 10시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정산홀에서 창립 기념 국제 심포지엄 ‘북한 상하수도 현황과 문제점’을 연다. ♦신한은행은 오는 24일 부산 벡스코에서 150쌍의 부부를 대상으로 은퇴교육 프로그램인 부부은퇴교실을 개최한다. 스타 강사인 이호선 숭실사이버대 교수의 강의와 은퇴설계 솔루션, 부동산 강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대한민국 해양의 과거와 현재를 살펴보고 미래를 준비하는 제9회 세계해양포럼이 오는 20일부터 사흘간 부산 해운대 전시컨벤션센터 벡스코(BEXCO)에서 열린다. 이번 포럼에는 세계 유수의 해양관련 기업 대표, 국제기구 관계자 및 전문가 등 국내외 해양관련 인사 2000여명이 참석한다. ‘해양 더 나은 미래를 위한 30년’을 주제로, 해방 이후 한국 해양관련 활동의 발자취를 조명하고, 현재의 에너지 문제와 기후변화 요인, 환경 문제 등을 살펴본다. ♦서울시와 시민단체, 기업, 지역 주민들이 한양도성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함께 뜻을 모은다. 서울시는 시민단체, 도성 주변 마을공동체 등과 함께 16일부터 한양도성 세계유산 등재를 기원하는 범국민 캠페인을 시작한다. 궁궐, 종묘와 함께 조선 왕조 도읍지인 한양을 대표하는 유적인 한양도성은 한양의 경계를 표시하고 그 권위를 드러내는 시설이다. ♦해양, 항만, 물류, 수산 등과 관련된 각종 일자리가 선보이는 취업박람회가 오는 20일 부산에서 열린다. 부산항만공사(BPA)는 해양수산부, 부산시와 함께 20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 콘퍼런스홀에서 해양, 항만, 물류, 수산 분야 취업박람회엔 ‘일자리의 바다’를 연다. 이번 박람회에는 국립수산과학원,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 부산항만공사, 부산해양수산청 등 해양 수산 분야를 대표하는 80여 개 주요 공공기관, 기업들이 대거 참가한다. 참가 기관과 기업들은 행사 당일 현장 면접을 열어 합격자를 채용할 계획이다. ♦충북대학교(총장 윤여표)는 KTX 고속열차를 이용하는 국민들을 비롯한 지역민들에게 책 읽는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지난 1년간 비밀리 준비해온 충북대학교 북카페 개관식을 오는 21일 KTX오송역 3층 충북대학교 북카페에서 진행한다. 개관식에는 충북대학교 윤여표 총장을 비롯한 대학본부 보직자, 단과대학 학장 및 교수, 과장급 이상 교직원, 관련부서 교직원 등 100여명과 KORAIL, 한국철도시설공단 관계자들이 참석해 충북대학교 북카페 개관을 축하할 예정이다. 이명선 전문기자 mslee@seoul.co.kr
  • [사설] 감정노동자 보호대책 절실하다

    감정노동자들이 겪는 노동 강도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조사 결과가 또 나왔다. 국내 730개 직업 종사자 중 감정노동 강도가 가장 높은 쪽은 텔레마케터(전화통신판매원)로, 최고 15점 기준에서 12.51의 심각한 점수를 받았다. 한국고용정보원이 2만 5550명의 직업인을 대상으로 감정노동 강도를 분석한 결과다. 호텔 관리자, 중독치료사, 창업 컨설턴트, 경찰관 등이 스트레스가 심한 대표 직업군에 들었다. 온 종일 전화로 외부 고객을 상대해야 하는 텔레마케터들의 정신적 고충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라고 한다. 잦은 성희롱 발언과 욕설 등을 견디지 못해 1, 2년을 버티기 어렵고 참고 일하더라도 결국 감정불감증에 시달린다고 하소연한다. 감정노동자들은 소비자들의 기분에 맞춰 자신의 감정을 의도적으로 눌러야 한다. 자신의 감정 상태와 상관없이 업무 상대자를 배려하는 것이 근로의 기본 조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 임금근로자 약 1770만명 중 최소 560만명이 감정노동자라는 통계가 있다. 전체 근로자 열 명 중 세 명꼴이다. 통계청의 조사치는 비율이 훨씬 더 높다. 전체 취업자의 절반가량을 감정노동 종사자로 파악한다. 여성 직업인만 보자면 68%나 된다. 감정노동 문제를 강 건너 불구경할 일이 아닌 것이다. 청각 질환, 불면증 같은 질환은 그나마 낫다. 이유 없는 언어폭력 등 인권 침해에 무방비로 노출돼 우울증을 경험했다는 감정노동자는 27%에 이른다. 이런데도 이들의 정신건강을 보호하는 제도 장치는 거의 바닥 수준이다. 우울증을 앓은 KTX 승무원이 산업재해 판정을 처음 받아 화제였던 것이 불과 몇 달 전의 일이다. 서비스 시장이 갈수록 확대되는 현실에서 ‘고객이 왕’이란 인식은 불가피한 측면이 없지 않다. 그렇다고 무조건적인 언어폭력과 모욕을 방관하는 사회를 건강하다고 할 수 있겠는가. 소비자 권리는 악착같이 따지면서 감정노동 종사자들의 피해를 일방적으로 강요해서는 품격을 말할 수 없는 사회다. 근로행위를 정신노동과 육체노동으로만 정의하고 있는 법률부터 구석구석 따져 손질해야 한다. 감정노동 과정의 질병이 업무상 재해로 인정받을 수 있으려면 정책적인 배려가 절실하다. 감정을 드러낼 수 없는 직업인들을 약자 취급하는 사회 풍토도 당연히 개선돼야 한다. 제도와 인식이 함께 달라져야 해결될 일이다.
  • 한·독 정상 “북핵포기·인권개선 협력 강화”

    한·독 정상 “북핵포기·인권개선 협력 강화”

    박근혜(얼굴) 대통령은 12일 청와대에서 국빈 방한 중인 요아힘 가우크 독일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의 핵 포기와 인권 상황 개선에 있어 두 나라 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박 대통령은 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두 정상은 북한 비핵화의 시급성과 중요성을 공감하고 북이 핵을 포기하고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나오도록 하기 위해 함께 힘써 나가기로 했으며 아울러 북한 인권 상황의 개선을 위해서도 계속 공조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한 “평화통일을 준비하는 우리에게 독일 통일 경험은 매우 소중한 교훈이 될 수 있다”며 “통일 문제와 관련해 독일과의 협력을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박 대통령은 “독일 통일 과정을 돌아보면 교류·협력을 통한 단계적 신뢰 구축 과정이 있었고 그게 필요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또 국제사회의 협조와 지지도 대단히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가우크 대통령은 “(동·서독은) 협력과 동맹 체제 유지 아래 대화를 이끌었으며 이는 개방을 위한 프로세스이고 지속적인 대화채널 유지를 위한 정책이었다”면서 “이것은 한반도나 동북아 정세에도 어떤 시사점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 북한 문제라든가 심도 있는 대화를 중국 지도자와 나눈 것에 대해 큰 관심을 갖고 들었다”고 지난달 초 박 대통령의 중국 전승절 기념식 참석을 평가했다. 한편 가우크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독일의 대표적 자동차업체인 폭스바겐 사태가 양국 관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질문에 “오늘 나눈 내용 중에는 없었다. 독일 이미지가 한국분들이 보시기에 특별히 변했다는 생각은 안 한다”고 답했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공무원이 말하는 정책이야기] 류양지 복지부 정신건강정책과장의 ‘정신보건법’

    [공무원이 말하는 정책이야기] 류양지 복지부 정신건강정책과장의 ‘정신보건법’

    지난해 자살로 숨을 거둔 사람은 10만명당 27.3명으로 교통사고 사망자 11.2명의 2.4배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자살률이 가장 높지만 내년 자살예방사업 예산은 올해보다 오히려 4억원이 줄었다. 정신적 문제로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람이 상당수인데도 관련 법인 정신보건법 개정안은 지난해 1월 국회에 제출된 지 2년이 다 돼 가도록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다. 정부는 국회에 계류 중인 정신보건법 개정안의 내용을 현실에 맞도록 일부 수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류양지(47) 보건복지부 정신건강정책과장에게 ‘우울 사회’의 해법을 물었다. 우울증은 특정인만 겪는 정신질환이 아닙니다. 삶이 힘든 모든 사람이 겪을 수 있는 질환이죠. 저출산이 문제라고 하는데 우리는 잘 키워 놓은 아이들마저 자살로 잃고 있습니다. 병원 문턱을 낮춰 적기에 우울증을 치료받을 수 있게 해야 하지만 ‘2014 건강영양조사’를 보면 우울증 환자의 18.2%만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아 상담 또는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외국처럼 우울증 환자들이 보험 가입 문제 등을 걱정하지 않고 병원을 찾을 수 있도록 법률상 ‘정신질환자’ 범주에서 외래치료로 일상생활이 가능한 경증 정신질환자를 배제한 법이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정신보건법 개정안입니다. 이 법이 통과된다고 우울증 환자에 대한 인식이 단번에 개선되고 보험 가입 차별, 사회적 낙인이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정신보건법상 정신질환자의 정의가 바뀌면 ‘정신질환자’ 또는 유사한 표현을 사용해 직업 선택이나 자격 획득을 제한한 다른 120여개의 법도 달라질 여지가 생기는 것이죠. 그러나 현장에서는 개정안 통과로 중증 정신질환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습니다. 경증 정신질환자가 ‘정신질환자’의 범주에서 빠지면 남은 중증 정신질환자는 법으로부터 명확하게 “당신은 정신질환자”라는 ‘선고’를 받는 셈이 되기 때문이죠. 몸이 아플 때 병원을 가는 것과 마찬가지로 마음이 아파 병원을 찾는 것인데 이렇게 법으로까지 낙인을 찍을 필요성이 있겠느냐는 고민이 들었습니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법안이지만 현장의 의견을 받아들여 현재 대안을 찾는 중입니다. 일부에서는 정신질환으로 병원 치료를 받은 환자에게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건강보험 기록인 ‘상병코드 F’를 없애자는 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정신과 질환의 상병코드를 없애 버리면 환자의 치료 내역을 관리하지 못해요. 따라서 현재 검토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정신질환자도 치료받고 관리만 잘하면 얼마든지 사회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사회적 인식입니다. 복지부가 있는 세종시에도 퇴원한 정신질환자들이 사회 적응을 위해 머무는 공동생활가정을 세우려 했는데 주민들이 반대해 무산됐어요. 그분들은 중증이 아니고 사회생활이 가능한 분들인데도 말이죠. 정신질환이 있더라도 지역사회에서 어울려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게 우리의 최대 목표입니다. 정신질환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부터 개선하지 않는 한 경증이든 중증이든 정신질환자에 대한 차별은 여전할 것입니다. 정신질환 자체를 사회적으로 터부시하다 보니 가족들도 안으로 숨기려고만 하고 애물단지 취급을 하죠. 인식 개선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안타깝게도 대국민 홍보 등 예산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정신질환자의 인권 개선도 시급합니다. 현행 정신보건법에 따라 보호의무자 2명의 동의와 의사 1명의 진단만 있으면 6개월까지 정신질환자의 의사를 묻지 않고 입원시킬 수가 있어요. 2013년 말을 기준으로 우리나라 전체 정신질환 입원자 8만 462명 중 73.1%가 강제 입원해 있습니다. 정신보건법 개정안에선 입원이 필요한 질환, 자신과 타인에 대한 위해 가능성이 모두 있는 경우에만 비(非)자발적 입원이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지금은 두 가지 중 하나만 충족해도 보호의무자에 의한 강제 입원이 가능합니다. 국가인권위원회도 얼마 전 보호의무자에 의한 강제 입원은 자기결정권과 신체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한다는 의견을 헌법재판소에 제출했습니다. 물론 이 정도로도 부족하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최소 2명 이상의 의사에게 진단을 받게 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반면 환자 가족 중에는 오히려 비자발적 입원 요건을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분들도 있어요. 하루 벌어 하루 생활하기도 힘든 저소득 가정은 환자를 돌보기가 어렵기 때문이죠. 결국 사회가 정신질환자를 돌봐야 하는데 정신질환자의 사회복귀시설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국에 317곳밖에 없습니다. 정신질환자의 사회 적응을 위한 인프라가 매우 부족한 상황입니다. 정신건강증진센터가 그 역할을 해야 하는데 센터마다 인력이 10명도 안 돼요. 중증 정신질환자의 적응을 돕고 지역사회의 정신건강도 책임져야 하는데 업무보다 인력이 적다 보니 서비스를 효과적으로 제공하지 못하고 있어요. 오는 12월에 자살 예방을 포함해 정신건강 종합계획을 발표합니다. 정신건강 증진과 관련한 전반적인 내용을 담을 거예요. 정부의 계획도 중요하지만 우울증과 자살, 정신질환 문제만큼은 오케스트라 협주처럼 우리 모두의 노력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플랜코리아 개도국 여아인권 신장 캠페인 10월 11일 “세계 여자아이의 날” 맞아 주목

    플랜코리아 개도국 여아인권 신장 캠페인 10월 11일 “세계 여자아이의 날” 맞아 주목

    - 플랜코리아 2007년부터 여아인권신장을 위해 ‘Because I am a Girl’ 캠페인 진행 학교에 다니지 못하는 여자아이 6,200만명. 이것은 개발도상국 여자아이 5명 중 1명은 가난이나 조혼 등의 이유로 학교에 다니지 못하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 UN 기조연설에서 개도국 여자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소녀를 위한 보다 나은 삶”이라는 이름으로 향후 5년간 2억 달러 규모를 지원할 것을 발표하면서 개도국 여자아이들의 교육지원에 대해 더욱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아직도 많은 국가들에서 여자아이들은 학교와 가정을 비롯한 삶의 영역에서 마땅히 받아야 할 혜택과 권리행사에서 소외되고 있으며, 이들의 잠재력을 키워나갈 모든 기회들을 차별과 편견으로 인해 빼앗기고 있습니다.” 플랜인터내셔널 대표앤-버젯알브렉센은‘세계 여자아이의 날’을 맞아 이같이 말했다. 국제사회의 많은 노력에도 이 같은 상황이 모두 해소되지는 않았다. 여전히 개도국에서는 여자아이라는 이유로 차별 받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성과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여자아이들에 대한 권리신장을 위해 국제구호개발 NGO 플랜인터내셔널이 2007년부터 지속적으로 펼쳐온 'Because I am a Girl'캠페인이 국제사회의 공감을 이끌어 내며 다양한 성과를 끌어냈다. 특히 플랜이 진행해온 'Because I am a Girl' 캠페인을 계기로 UN은 지난 2012년 매년 10월11일을 '세계여자아이의 날'로 제정하기도 했다. 'Because I am a Girl' 캠페인을 통해 플랜은 '여자아이'라는 이유로 인한 성적인 차별을 받고, 교육기회도 박탈당하며, 출생등록도 하지 못해 각종 법적 지원을 받지 못하는 개발도상국의 수많은 여자아이들을 지원해왔다. 여전히 개발도상국의 여자아이들은 단지 여자아이라는 이유만으로 존중받지 못하는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다. 플랜코리아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매년 60만명의 여자아이가 남아선호사상의 폐해로 낙태되고 있고, 교육을 받지 못하는 여자아이는 6천 2백만명에 이른다. 또한 18세 이전에 강제로 결혼하는 여자 아이도 개도국 여아의 30%에 이를 정도로 조혼 문제 역시 심각하다. 플랜은 이같은 상황을 알리고 도움을 주기위해 여아권리 신장캠페인 'Because I am a Girl' 을 진행해오고 있다. 개도국 여자아이들을 중심으로 393개의 프로젝트와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3백만 명이 넘는 여자아이들이 혜택을 입었다. 전세계적으로는 5,800만 명의 여자아이들과 5천 5백만 명의 남자아이들이 지원을 받았다. 이러한 캠페인을 통해 플랜의 교육을 받은 청소년 대표들은 UN개발회의 같은 국제회의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목소리를 내며 그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다. 또한 플랜은 지난 한 해 65개국에서 568개의 정부의회 및 부서들과 전락적 협력관계 맺으며 여아권리신장 캠페인의 효과적인 지원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다. 17개 국에서는 여자아이들에 대한 새로운 법과 정책들이 제정됐으며 41개 국가에서는 여자아이들의 권리에 대한 이슈를 정부의 의제로 논의하게 하는 성과를 얻기도 했다. 특히 UN도플랜의 캠페인에 공감해, 매년 10월 11일 '세계여자아이의 날(International Day of the Girl)로 선포하고 해마다 다양한 주제를 선정해 개도국 여자아이들에 대한 인식을 환기시키고 있다. 실제로 최근 UN이 발표한 '세계 여자아이의 날'의 주제는 '여자 청소년의 힘: 2030년을 위한 비전(The Power of the Adolescent Girl: Vision for 2030)'이다. 여자청소년들 역시 교육받고 건강한 삶을 영유할 권리가 있다는 점. 그리고 이들이 정상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도움을 받는다면 세상을 유익한 방향으로 바꿀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주제다. 플랜코리아도 'Because I am a Girl'을 통해 개도국 여자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홍보대사로 활동중인 걸그룹 걸스데이와 함께 태국을 방문해 여자아이들 출생등록 지원에 참여했으며 국내외적으로 많은 저명 인사들의 뜻을 모아 여자 아이의 인권개선을 위해 호소하는 등 ‘Because I am a girl’의 홍보와 모금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한편, 세계 여자아이의날을 맞아 전세계 플랜에서는 세계 명소에 핑크 조명 비추기, 멘토링 행사, 지워지는 벽 등 다채로운 행사를 개최해오고 있다. 플랜코리아 역시 에버랜드에서 BIAAG 콘서트 개최, 사진전 개최, 온라인을 통해 여자아이들의 교육받을 권리 지지 캠페인 등 다양한 행사를 개최하며 이날을 기념하고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오히려 형량 더 늘어날라” 국민참여재판 신청 급감

    “오히려 형량 더 늘어날라” 국민참여재판 신청 급감

    지난해 12월 김모씨는 서울의 한 카페에서 맥주를 마시다가 카페 주인을 때려 눕힌 뒤 주인의 시가 50만원짜리 목걸이와 10만원짜리 진주반지를 빼앗은 혐의(강도상해)로 기소됐다. 강도상해죄에는 무기징역 또는 7년 이상의 징역형이 적용된다. 사건을 담당한 재판부는 그동안의 판례 및 피해자의 상해 정도, 작량감경(정상참작 사유가 있을 때 법률상의 감경과 별도로 감경하는 것) 등을 고려해 징역 3년 선고를 염두에 뒀다. 하지만 배심원단 9명 중 다수가 징역 4년(4명) 또는 징역 5년(4명)을 양형 의견으로 제시했다. 재판을 맡았던 판사는 “사건 발생 당시 경찰 신고가 신속히 이뤄져 피해가 크지 않았음에도 배심원단은 ‘신고가 제대로 안 됐으면 큰일 날 뻔하지 않았겠느냐’면서 죄질이 무겁다고 여겨 중형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일반 국민들이 형사재판에 배심원으로 참여하는 국민참여재판의 개최 횟수가 시행 8년째인 올해 들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고인과 변호인 모두 국민참여재판을 기피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6일 대법원에 따르면 도입 첫해인 2008년 233건을 시작으로 꾸준히 증가하던 국민참여재판 신청 건수는 지난해 608건으로 줄어든 데 이어 올 들어서는 6월까지 172건에 그쳤다. 월평균으로 따지면 올해(29건)에는 가장 많았던 2013년(64건)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국민참여재판은 만 20세 이상 국민 중에서 무작위로 선정된 배심원들이 형사재판에서 유무죄 평결과 양형 의견을 제시할 수 있게 한 제도다. 평결은 판사에게 권고 수준의 효력만 있고 법적 구속력은 없다. 지방법원 합의부 형사사건 전체가 국민참여재판 신청 대상이며, 피고 측에서 신청하고 법원이 받아들여야 진행된다. 올 6월까지 7년 6개월간 국민참여재판 대상이 되는 전체 사건의 4.1%인 3796건에 대해 신청이 이뤄져 이 중 1556건이 실제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됐다. ●“유죄 판결선 형 무거워질 위험” 인식 국민참여재판 신청이 저조한 이유에 대해서는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서울 지역의 한 법원 판사는 “배심원단이 제시하는 피고인에 대한 양형이 결코 낮지 않다”면서 “평결이 아무리 권고적 효력만 갖는다고 해도 판사들이 선고에서 배심원단의 의견을 반영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정상참작 등을 통해 양형이 낮게 적용되길 바라는 피고인들의 기대를 국민참여재판이 만족시켜 주지 않기 때문에 피고인들이 신청을 기피한다는 것이다. 국민참여재판의 평균 무죄율(7.8%)이 전국 법원의 형사합의사건 1심 무죄율(4.0%)의 거의 두 배에 이르긴 하지만, 무죄가 아닌 유죄가 나오는 판결에서는 형이 무거워질 ‘리스크’(위험)가 크다는 인식이 깔려 있는 셈이다. 피고인뿐 아니라 변호인들이 부담스럽게 여기는 것도 국민참여재판의 인기가 시들해진 이유 중 하나다. “국민참여재판은 변론, 배심원단의 평결, 판사의 선고가 하루 만에 이뤄진다. 오전 10시에 시작해 밤 10시에 끝나거나 다음날 새벽까지 이어지는 일도 있다. 밥도 못 먹고 변론 준비에 집중해야 해서 재판을 마치고 나면 기진맥진할 수밖에 없다.”(국민참여재판 경험이 있는 A변호사) B변호사는 “국민참여재판은 그 자리에서 배심원단의 마음을 얻는 일이 중요하기 때문에 변론 내용 등을 모두 암기해야 하고 프레젠테이션 연습도 많이 해야 한다”면서 “재판부보다 배심원단을 설득하는 일이 더욱 어렵다”고 토로했다. 2013년 대법원 국민사법참여위원회는 국민참여재판 활성화를 위해 피고인과 변호인의 신청 없이도 법원의 직권 결정과 검사의 신청에 따라 국민참여재판을 여는 방안을 개선안으로 제시한 적이 있다. 하지만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국민참여재판 신청 여부는 피고인의 권리 중 하나”라면서 “검찰이 국민참여재판 신청권까지 갖게 되면 자칫 원하지 않는 재판으로 피고인의 방어권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피고인의 전과 비공개 등 보완 필요”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현행 제도 아래 피고인의 신청을 늘리는 쪽으로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상훈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형사재판은 공적인 성격이 강하므로 현행대로 국민의 참여하에 유무죄를 판단하고 양형을 결정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단, 국민 배심원들에게 선입견을 주지 않기 위해 심리 단계에서 피고인의 전과 등을 비공개로 하는 등 공정한 재판과 피고의 인권 보장을 위해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박원순 시장, 19일간 ‘외박’하며 일자리 대장정 나서

    박원순 시장, 19일간 ‘외박’하며 일자리 대장정 나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7일부터 일요일을 제외한 19일 동안 동가식서가숙을 하며 ‘일자리 대장정’을 시작한다. 31일까지 99개의 일자리 현장을 찾는 박 시장은 업무가 끝나도 관사로 돌아가지 않고 대학의 기숙사나 창업지원 시설에서 숙박하면서 일자리 상황을 파악하겠다고 했다. 서울시는 청년부터 장년층, 여성부터 장애인, 수공업부터 첨단 바이오시설까지 일자리와 관련된 현장을 동서남북으로 샅샅이 훑고 정책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첫날인 7일부터 청년 일자리 현장을 찾는다. 성동구의 이마트 성수점을 찾아 박 시장이 직접 카트 정리, 주차 지원, 상품 진열 등을 하고 이어 아르바이트생과 간담회를 한다. 다음날 청년 노동의 질 개선을 위해 감정노동자 인권 향상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관악구 신림동 미림마이스터고를 찾아 특성화고 활성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8일 종각역의 한 커피숍에서 갖는 취업준비생 토론회에서는 박 시장이 직접 압박면접의 면접자로 참여한다. 시장, 소셜벤처골목, 사회적경제, 공유경제 등의 현장을 찾아 일자리 모델을 마련하게 된다. 창동상계 신경제중심지와 같은 도시재생, 문화예술, 정보화산업 등 서울의 미래를 이끌 유망산업 육성 현장도 찾는다. 서동록 경제진흥본부장은 6일 “일자리는 서울시 복지 정책의 시작이란 각오로 일자리 대장정을 마련했다”면서 “기업·산업계와 현장에서 문제 해결 방법을 모색해 평등하고 질 좋은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이번 일자리 대장정의 특징은 일자리 창출을 숫자로 내놓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신 방문하는 현장마다 현장 특성에 맞는 정책을 발표하고 의견을 수렴해 정책을 가다듬는다. 11월 9일 최종 보완대책을 마련하고 시가 해결할 수 없는 규제는 국회와 중앙정부에 적극적으로 건의할 계획이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오히려 형량 더 늘어날라” 국민참여재판 신청 급감

    “오히려 형량 더 늘어날라” 국민참여재판 신청 급감

    지난해 12월 김모씨는 서울의 한 카페에서 맥주를 마시다가 카페 주인을 때려 눕힌 뒤 주인의 시가 50만원짜리 목걸이와 10만원짜리 진주반지를 빼앗은 혐의(강도상해)로 기소됐다. 강도상해죄에는 무기징역 또는 7년 이상의 징역형이 적용된다. 사건을 담당한 재판부는 그동안의 판례 및 피해자의 상해 정도, 작량감경(정상참작 사유가 있을 때 법률상의 감경과 별도로 감경하는 것) 등을 고려해 징역 3년 선고를 염두에 뒀다. 하지만 배심원단 9명 중 다수가 징역 4년(4명) 또는 징역 5년(4명)을 양형 의견으로 제시했다. 재판을 맡았던 판사는 “사건 발생 당시 경찰 신고가 신속히 이뤄져 피해가 크지 않았음에도 배심원단은 ‘신고가 제대로 안 됐으면 큰일 날 뻔하지 않았겠느냐’면서 죄질이 무겁다고 여겨 중형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일반 국민들이 형사재판에 배심원으로 참여하는 국민참여재판의 개최 횟수가 시행 8년째인 올해 들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고인과 변호인 모두 국민참여재판을 기피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6일 대법원에 따르면 도입 첫해인 2008년 233건을 시작으로 꾸준히 증가하던 국민참여재판 신청 건수는 지난해 608건으로 줄어든 데 이어 올 들어서는 6월까지 172건에 그쳤다. 월평균으로 따지면 올해(29건)에는 가장 많았던 2013년(64건)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국민참여재판은 만 20세 이상 국민 중에서 무작위로 선정된 배심원들이 형사재판에서 유무죄 평결과 양형 의견을 제시할 수 있게 한 제도다. 평결은 판사에게 권고 수준의 효력만 있고 법적 구속력은 없다. 지방법원 합의부 형사사건 전체가 국민참여재판 신청 대상이며, 피고 측에서 신청하고 법원이 받아들여야 진행된다. 올 6월까지 7년 6개월간 국민참여재판 대상이 되는 전체 사건의 4.1%인 3796건에 대해 신청이 이뤄져 이 중 1556건이 실제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됐다. ●“유죄 판결선 형 무거워질 위험” 인식 국민참여재판 신청이 저조한 이유에 대해서는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서울 지역의 한 법원 판사는 “배심원단이 제시하는 피고인에 대한 양형이 결코 낮지 않다”면서 “평결이 아무리 권고적 효력만 갖는다고 해도 판사들이 선고에서 배심원단의 의견을 반영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정상참작 등을 통해 양형이 낮게 적용되길 바라는 피고인들의 기대를 국민참여재판이 만족시켜 주지 않기 때문에 피고인들이 신청을 기피한다는 것이다. 국민참여재판의 평균 무죄율(7.8%)이 전국 법원의 형사합의사건 1심 무죄율(4.0%)의 거의 두 배에 이르긴 하지만, 무죄가 아닌 유죄가 나오는 판결에서는 형이 무거워질 ‘리스크’(위험)가 크다는 인식이 깔려 있는 셈이다. 피고인뿐 아니라 변호인들이 부담스럽게 여기는 것도 국민참여재판의 인기가 시들해진 이유 중 하나다. “국민참여재판은 변론, 배심원단의 평결, 판사의 선고가 하루 만에 이뤄진다. 오전 10시에 시작해 밤 10시에 끝나거나 다음날 새벽까지 이어지는 일도 있다. 밥도 못 먹고 변론 준비에 집중해야 해서 재판을 마치고 나면 기진맥진할 수밖에 없다.”(국민참여재판 경험이 있는 A변호사) B변호사는 “국민참여재판은 그 자리에서 배심원단의 마음을 얻는 일이 중요하기 때문에 변론 내용 등을 모두 암기해야 하고 프레젠테이션 연습도 많이 해야 한다”면서 “재판부보다 배심원단을 설득하는 일이 더욱 어렵다”고 토로했다. 2013년 대법원 국민사법참여위원회는 국민참여재판 활성화를 위해 피고인과 변호인의 신청 없이도 법원의 직권 결정과 검사의 신청에 따라 국민참여재판을 여는 방안을 개선안으로 제시한 적이 있다. 하지만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국민참여재판 신청 여부는 피고인의 권리 중 하나”라면서 “검찰이 국민참여재판 신청권까지 갖게 되면 자칫 원하지 않는 재판으로 피고인의 방어권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피고인의 전과 비공개 등 보완 필요”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현행 제도 아래 피고인의 신청을 늘리는 쪽으로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상훈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형사재판은 공적인 성격이 강하므로 현행대로 국민의 참여하에 유무죄를 판단하고 양형을 결정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단, 국민 배심원들에게 선입견을 주지 않기 위해 심리 단계에서 피고인의 전과 등을 비공개로 하는 등 공정한 재판과 피고의 인권 보장을 위해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뉴스 분석] 北, 재미 유학생 주원문씨 반년 만에 송환

    [뉴스 분석] 北, 재미 유학생 주원문씨 반년 만에 송환

    북한이 5일 억류 중이던 한국 국적 미국 대학생 주원문(21)씨를 전격 송환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과 노동당 창건 70주년을 앞두고 남북 관계 개선 의지를 내비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통일부 관계자는 “오늘 오전 북측이 북한적십자 중앙위원회 명의 통지문을 통해 지난 4월 22일 이후 북측 지역에 억류돼 있던 주씨를 오후 5시 30분에 돌려보내겠다고 통보해 왔고 우리 측이 이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북한 조선중앙통신도 주씨를 남측에 송환한 것에 대해 “인도주의적인 조치에 따라 주원문을 판문점을 통해 10월 5일 추방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송환된 주씨는 지난 4월 22일 중국 단둥에서 북한에 들어가려다 붙잡힌 미국 영주권자다. 이로써 북한이 억류한 우리 국민은 4명에서 3명(김정욱, 김국기, 최춘길)으로 줄었다. 정부 당국자도 나머지 3명과 관련해 “북한이 억류 중인 국민들을 조속히 석방해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정보 당국과 검찰은 송환된 주씨를 수사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적용 여부 등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전격적으로 주씨를 송환하면서 남북 관계 개선의 신호탄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북한 입장에서는 일단 정부가 지속적으로 요구해 온 억류자 문제를 일부 해소하면서 이산가족 상봉과 더불어 인도적 사안에서도 개선 노력을 보였다는 명분을 얻게 됐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오는 10일 ‘노동당 창건 70주년’과 20~26일 ‘이산가족 상봉’ 행사라는 ‘빅 이벤트’에 앞서 자신들이 남북 관계를 주도하고 있음을 과시하기 위한 움직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 국제사회로부터 ‘인권 문제’와 관련해 개선 요구와 압박을 받고 있는 점을 의식해 자신들도 인권을 중시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억류 중인 우리 국민을) 인도적 차원에서 풀어준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자신들도 인권에 대해 개선 의지가 있음을 드러내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기고] 대한민국 공무원 김혜선과 한글날/이건범 한글문화연대 대표

    [기고] 대한민국 공무원 김혜선과 한글날/이건범 한글문화연대 대표

    모처럼 단맛의 휴식이 찾아온 지난달 5일 토요일 아침 오랜만에 문화체육관광부 김혜선 과장에게서 문자를 받았다. 그가 국어정책과를 떠난 직후부터 1년 가까이 교육부의 초등 교과서 한자병기 방침과 싸우느라 난 그에게 문자 한 번 보낼 틈이 없었다. 때마침 전날 공청회에서 이 방침을 유보하겠다는 교육부의 공식 답변이 나온 터라 그가 축하 문자를 보냈나 싶었다. 하지만 나의 짐작과 달리 부고였다. 그런데 좀 이상했다. 누가 세상을 떠났는지 얼른 파악하기 어려운 알림이었다. 갑자기 몸이 오싹해졌다. 허둥지둥 여기저기 전화를 돌려 확인해 보니 불길한 느낌대로 그가 돌연 암으로 세상을 떠난 것이었다. 이제 겨우 마흔두엇의 나이인데. 김혜선. 그가 국어정책과장으로 있던 2012년에 우리 국민은 한글날을 공휴일로 되찾았다. 당시 나는 한글날 공휴일 지정 범국민연합 집행위원으로, 그리고 한글문화연대 상임대표로 이리저리 발품과 글품을 팔았다. 가장 반대가 심했던 경총 앞에서 도끼 상소를 벌이고, 경총 사람들의 주장을 논박할 자료를 마련하느라 밤을 새우기도 했다. 이런 나를 두고 친구들은 “당신이 한글날을 공휴일로 다시 만들었다”고 치켜세운다. 그러나 그런 큰 일이 어찌 혼자만의 노력으로 이루어질 수 있었겠는가. 국무총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국회의원, 시민단체와 노동단체, 국어운동계 원로 선배 등 많은 사람들이 힘을 모은 결과였다. 하지만 누군가 이 일을 자신의 운명처럼 짊어지지 않았다면 불가능했으리라. 그 주인공이 바로 김혜선 과장이었다. 우리나라 공휴일 수가 선진국 수준이라는 재계의 주장을 되풀이하던 다른 부처 공무원을 분석 자료를 바탕으로 설득한 뒤 들뜬 분위기로 전화하던 그의 목소리가 아직도 생생하다. 솔직히 난 그가 국어정책과장이 되기 전까지는 그 과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제대로 알지 못했다. 심지어 그 전에는 국어정책은 옆에 있는 과와 합쳐져 이름조차 국어민족문화과였을 정도로 국어정책이 푸대접을 받았다. 그가 오고 나서야 한글날 공휴일, 공공언어 쉽게 쓰기, 한글박물관 개관, 언어문화 개선 범국민 운동, 국어책임관 제도와 국어문화원 활성화 등 우리가 알고 있는 굵직한 국어정책이 자리를 잡고 성과를 거뒀다. 그중 공공언어 쉽게 쓰기 정책을 굳건하게 세워 놓은 것이야말로 길이 남을 일이다. 이 정책에 따라 정부대변인협의회에서는 보도자료 쉽게 쓰기 결의대회를 열었고, 문체부 장관은 텔레비전에 나와 “선진국에서는 언어도 인권이라고 여긴다”는 말까지 했다. 그 일이 있기까지 그가 쏟은 땀과 시간을 어찌 말로 다 표현할 수 있으랴. 문체부에서 한글날을 앞두고 성금을 모아 추모 행사를 열기로 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리라. 그와 일 때문에 밤늦게 주고받은 수많은 문자에서 한글에 쏟은 그의 사랑과 열정을 다시 읽는다. 평생 해야 할 일을 짧은 세월에 몰아쳐 해치우고 홀연히 우리 곁을 떠난 김혜선. 그는 부지런하고 다정다감했으며, 또한 무엇보다 매우 겸손한 공무원이었다. 김혜선 과장은 단연코 내가 만난 ‘진정한 대한민국 공무원’이었다. 그가 떠난 자리에 다가오는 한글날이 마냥 기쁘지만은 않다.
  •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저잣거리 포교 10년’ 열린선원장 법현 스님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저잣거리 포교 10년’ 열린선원장 법현 스님

    서울 은평구 갈현동 역촌중앙시장 2층에는 허름한 불교 선원이 하나 있다. 산속의 고즈넉한 선방 분위기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곳. 그래서 선원이라기보다는 종교든 무엇이든 가리지 않은 채 누구에게나 문이 열려 있는 ‘만남의 장소’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 수 있는 공간. 2005년 종교계의 이름난 마당발인 태고종 법현 스님이 저잣거리 포교를 시작한다며 이곳에 자리를 틀어 줄곧 지역 주민들과 부대끼며 도심 속 포교원 역할을 해온 곳이다. 지난 12일 개원 10주년을 맞은 열린선원을 찾아 선원장 법현 스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마침 기자가 찾은 열린선원에서는 추석을 앞두고 이 지역 어른 100여명을 초청해 공양(식사)을 대접하는 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오늘 행사는 어떻게 열게 됐나요. -열린선원 열돌 기념 잔치를 연다는 소식을 들은 조계종 적문 스님이 직접 사찰음식을 제공해 어르신들을 모실 수 있었습니다. 10년을 맞아 지역 주민들께 식사 한 끼 대접하며 얼굴들을 보고 싶었습니다. 열린선원의 신도들이 정성껏 끓인 미역국과 송편을 맛있게 드시는 어르신들의 모습을 보니 흐뭇합니다. 적문 스님은 원래 사찰음식 전문가로 바로 이 자리에서 사찰음식을 오래 하셨는데 저에게 장소를 물려주신 고마운 분입니다. 제가 그 자리를 담마(法) 요리 장소로 탈바꿈해 놓은 셈이지요. 벌써 10년이 지났군요. →담마를 요리하는 ‘열린선원’이란 어떤 의미를 갖나요. -1990년대 후반 인터넷카페에서 ‘열린 절’을 운영하다가 오프라인 사찰로 발전하게 된 것입니다. 누구에게나 문이 열려 있어, 들어와서 불교공부를 하다 보면 깨달음이 송송 열리게 된다는 뜻을 갖고 있지요. 한자로 덧붙여 보자면 이웃을 즐겁게 한다는 뜻도 되고요. 물론, 이웃은 모두를 뜻합니다. 음식을 잘 먹어야 건강해지는 것처럼 담마를 잘 먹으면 건전해져서 맑고 향기로운 삶을 살다가 괴로움을 영원히 떠나게 되지요. 요즘 말로 하면 지속 가능한 행복을 얻게 되는 것이지요. →50년 된 재래시장 안에서 선원을 운영하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요. -시장은 상인들 입장에선 가게 지키느라 여유가 전혀 없고, 손님은 물건 사서 돌아가기 바쁜 곳입니다. 보시다시피 이 역촌중앙시장은 골목이 좁고 시설이 오래되고 낡아 더 복잡하고 사람들이 자주 엉키는 곳입니다. 평상시 누구도 절이나 스님에겐 관심이 전혀 없기 마련이지요. 처음에는 천도재를 지내는데 갑자기 문을 열고 들어와 시끄럽다 고함치는 이도 있었고, 기도 시간 겹치지 않게 하라는 목사님, 개종을 약속해 달라는 목사님도 계셨지만 이제는 모두 정답게 지내고 있어요. 문 열고 고함쳤던 그분은 신도가 되어 잘 다니고 있습니다. 이제는 동네를 다니다 보면 신자 아닌 분들도 거의 모두 반갑게 인사를 나눕니다. 10년 동안 정이 들어서지요. 주민들의 복지 사각을 줄이고 보다 행복한 마을로 가꾸기 위해 노력하는 복지두레위원회라는 단체에, 저도 종교인이 아니라 주민의 일원으로 참여합니다. 차상위 계층이나 어르신, 청소년들을 연결하기도 하고, 공동체를 복원하는 것이 별도의 복지를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라 생각하고 활동합니다. →스님의 명성과 위상이라면 번듯한 공간에서 포교도 가능할 텐데 굳이 저잣거리로 뛰어든 이유는. -깨달음을 얻은 뒤에는 산속에 있지 말고 저잣거리로 나가 전법활동을 하라는 대승불교 선사들의 말씀을 오래전부터 새기고 살았어요. 비단 그 말씀이 아니더라로 청년시절부터 생활 속 불교를 위해 뭘 할지를 고민해 왔습니다. 저잣거리에서 하루하루 근근이 살아가는 일반인들이 언제 깊은 산중에 들어갈 수 있겠어요, 그리고 집중 수련을 얼마나 해야 열반을 체험하고 견성 성불할 수 있겠습니까. →아무에게나 열려 있는 선원이라면 불교 신행의 유지가 어렵지 않을까요. -바르게 아는 것을 전제로 한 바른 명상과 실천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열린선원에서는 아는 불교, 깨닫는 불교를 지향합니다. 누구든 찾아드는 이를 반갑게 맞지만 4개월 과정의 참선문화아카데미를 수료한 이들을 정회원, 나머지를 준회원 불자로 부르지요. 수료하면 정회원이라는 의미에서 불명(계명)을 주는데 불명은 남녀 모두 두 글자로 평등하게 합니다. 수료자들이 복습을 겸해 함께 참선하고 공부하는 ‘마음닦는 수요모임’도 진행하고 있고요. →열린선원에서 한글 법요집을 만들었다는데. 한글법요집이 굳이 필요한가요. -불교의식문이 인도 말과 한문으로 돼 있어 불자들은 물론, 진행 스님들도 뜻을 제대로 아는 이가 드물어요. 이것을 개선하는 게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했지요. 한글로 편성하되 원문을 중심으로 아름다운 우리말, 제대로 된 뜻을 담은 우리말로 구성했고 필요한 경우 법회와 불공 성격에 맞는 경전을 읽도록 했어요. 열린선원의 신도들은 아주 좋아합니다. →스님은 차례에 술 대신 차를 올리자는 운동도 벌여 화제가 됐는데. -돌아가신 조상님을 위한 명절 차례는 그 이름에 차(茶)가 들어 있으므로 당연히 차를 올려야 합니다. 그래야 차례(茶禮)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이지요. 이는 종교, 전통에 관계없는 일입니다. 특히 불자라면 불교식 차례를 올리자는 것입니다. 요즘처럼 한순간도 쉬지 않고 급하게 돌아가는 시대에 조금 천천히 차를 올리는 차례는 더욱 필요하다고 봅니다. 1990년대부터 삼국유사 등 자료를 근거로 제가 제안해 20여년 운동을 펴왔고 이제 꽤 많은 가정에서 차를 올리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기쁜 일이지요. →얼마 전 탈핵과 관련해 강한 입장을 펴 주목받았는데 불교에서 탈핵은 어떤 의미인가요. -불교의 관점에서 보면 그 어느 존재라도 다른 존재를 불행하게 하면 안 됩니다. 그럴 권리도 없고 결과적으로 그 불행이 자기에게도 돌아오게 된다는 게 인과의 법칙이지요. 대표적인 것이 원자력입니다. 불교사상은 원자력 발전을 반대합니다. 불교에는 모든 존재에 무한 사랑을 보내는 자비관(메타바와나)이라는 수행법이 있습니다. 그것을 현실에서 실천하는 게 바로 불교의 소통이고 생태사상입니다. →최근 펴낸 수상집 ‘추워도 향기를 팔지 않는 매화처럼’ 속 벼슬 이야기가 흥미롭습니다. -많은 출가자들은 중 벼슬이 닭 벼슬보다 훨씬 화려하고 좋은 것이라 생각하는 것 같아요. 문제는 그 자리에 걸맞은 마음과 말과 행동을 해야 하는 것이지요. 그리고 봉사하는 정신으로 소임을 맡아야 하고요. 책임은 언제든지 맡을 수 있고, 권한은 언제든지 포기할 수 있다면 어느 소임이라도 좋지 않겠나 하고 생각합니다. 그야말로 추워도 향기를 팔아서는 아니되지요. →종교계에서 스님은 마당발이란 별명으로 유명한데, 이웃종교와의 관계를 어떻게 해야 하나요. -불교 안에서 먼저 소통, 화합하고 이웃종교에까지 관심을 넓혀야 한다고 봅니다. 2005년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열린 세계종교평화회의에 참석한 적이 있었어요. 그때 인도의 힌두교 대표가 말하더군요. ‘모든 전쟁의 원인은 아가씨 하나 때문이다. 그 아가씨의 이름은 미스언더스탠드(오해)이다.’ 우스갯소리지만 시사하는 점이 있어요. ‘하나만 아는 이는 아무것도 모르는 이’라는 말처럼 내 종교를 제대로 알려면 이웃종교도 알아야 한다고 봅니다. 우리나라는 이웃종교라는 이름을 쓰는 세계 유일의 나라입니다. 이웃종교를 이해하는 것은 내 종교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분쟁지역마다 종교갈등이 자리하는 것을 보면 세계 평화를 위해서도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알아 보자, 함께 먹어 보자, 머물러 보자, 부대껴 보자’는 것이 종교 교류의 실질적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합니다. →열린선원의 저잣거리 포교를 통해 스님이 궁극적으로 꿈꾸는 게 무엇인가요. -‘쉽고 재미있고 유익하게’가 제 캐치프레이즈입니다. 무엇을 해도 쉽고 재미있게 해서 삶에 유익하게, 내게도 이웃에게도 유익하게 하자는 것이지요. 물론, 저의 분야는 모든 삶을 다루는 불교입니다. ‘쉬운 불교 여는 도량, 바른 불교 닦는 도량, 밝은 불교 펴는 도량, 모두 함께 웃는 도량’으로 가꿔 가고자 합니다. 바라기는 ‘선교방편(善敎方便)연구소를 만들어 전법의 방법을 개발하고 전하는 일도 하고 싶고, 앞에서 잠깐 말씀드린 것처럼 경전과 법요의식, 찬불가를 함께 엮은 불교성전을 만들어서 널리 보급하고 싶기도 합니다. 이뤄 놓은 것도 없고 수행결과도 보잘것없는 저와 열린선원에 대중들이 정말 많은 관심을 가져 주셔서 고맙게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해 온 것처럼 열심히 수행하도록 지도하고 전법하겠습니다. →새 도량을 꾸밀 계획이 있다고 들었는데. -열린선원은 선원 안에 화장실도 없어서 시장이 문을 닫는 밤이나 휴무일 때는 옥상의 화장실이나 공원에 있는 화장실을 써야 해요. 주차장도 없고,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너무 춥지요. 신도들이 조금이라도 더 편안한 환경에서 수행하고 전법할 수 있도록 새 도량을 마련해 보자는 것입니다. 그 자리가 시장이냐 산속이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불편하고 어려운 이들이 많은 곳이냐 아니냐가 중요합니다. 시장 주변은 땅값이 너무 비싸서 도저히 선원 자리를 마련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변두리로 가보는 것은 어떨까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사찰이나 교회에서 ‘한 평 사기’운동이라는 것을 많이 하지만 저희는 엄두가 나지 않아요. 그래서 ‘한 뼘 불사’라는 이름으로 성금을 모아 볼까 합니다. 김성호 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 무상(無相) 법현 스님은 교무·기획국장, 총무·교무·사회부장, 교류협력실장, 교무부원장 등 한국불교 태고종단의 주요 소임을 두루 거친 종교계의 소문난 마당발. 2005년부터 서울 은평구 갈현동 역촌중앙시장에서 저잣거리 포교를 주창하며 열린선원을 운영해 오고 있다. ‘마당발 스님’이란 별명 그대로 종교 간 대화와 협력에서도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스님. 종단협의회 사무국장과 상임이사 등 불교종단 종무행정 활동을 하면서 불교생명윤리협회 집행위원장, kcrp(한국종교인평화회의) 종교간대화위원장을 맡거나 맡아 왔다. 대사회 활동으로도 이름을 떨치고 있다. 서울시 에너지살림홍보대사, 국가인권위원회 생명인권포럼위원, 생명존중헌장 제정위원, 한국사찰림연구소 이사 등을 맡아 학술, 사회활동을 하면서 전법활동에 치중하고 있다. ‘연기설의 입장에서 본 불안정성(엔트로피 증가)원리 연구’, ‘틀림에서 맞음으로 회통하는 불교생태사상’, ‘불교의 관점에서 본 원자력과 생명, 그리고 평화’ 등 논문과 ‘놀이놀이놀이’, ‘부루나의 노래’, ‘추워도 향기를 팔지 않는 매화처럼’ 등의 저서가 있다. 중앙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동국대 대학원 불교학과 박사과정을 마쳤다. ‘쉽고 재미있고 유익하게’를 신행과 전법의 캐치프레이즈로 삼아 오래전부터 레크리에이션 포교로 명성을 떨쳤다. 2001년 한국불교종단협의회사무국장 시절 한림대 정무형 교수의 제안을 받아 2002년 한·일월드컵을 기해 템플스테이를 처음 기획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 “상고법원이 대법 업무 과중 해결에 최선” “비용 아껴 대법관 늘리고 하급심 강화를”

    “대법원의 업무 과중 해결을 위해 상고법원만 한 대안이 없다.” “대법원이 상고법원만 고집하지 말고 대법관 증원도 고려해야 한다.” 최근 법조계의 주요 현안인 상고법원 설치에 대해 국회에서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대법관의 과중한 업무 해소를 위해 상고법원 설치를 더 미룰 수 없다는 주장에 맞서 상고법원 도입에 따라 대법원의 역할 정립이 모호한 데다 과도한 비용이 추가될 수 있다는 반론이 제기됐다. 지식협동조합 좋은나라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30일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상고법원 도입과 하급심 충실화 방안’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정재헌 사법연수원 교수(부장판사)는 주제 발표를 통해 “올해 대법원에 접수되는 상고사건이 4만 건을 돌파할 예정인 데다 이미 2년이 넘도록 대법원에서 해결하지 못한 사건이 600건을 넘었다”면서 “완벽한 제도가 나타날 때까지 제도 개선을 미룰 수 없는 한계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이어 “상고법원에 대한 문제는 입법 과정에서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만큼, 법사위는 이번 국회 회기 안에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고통 해소 방안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윤남근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상고법원 설치는 법적으로 특별한 문제가 없는 데다 대법원의 최고법원으로서의 기능을 정상화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교수는 이어 “사건의 충실한 심리를 위해서는 1심법원에 접수되는 사건 수를 대폭 줄이는 작업이 선행돼야 하는 만큼, 변호사 업계는 분쟁을 사전에 예방하는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반면 민경한(전 대한변호사협회 인권이사) 변호사는 “상고법원 설치로 국민의 재판 청구권이 얼마나 보장되고 대법원 구성의 다양화로 대법원의 역할 제고에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지 불투명하다”면서 “상고법원 신설에 상당한 예산이 소요되는 데다 하급심 강화 추세에도 역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민 변호사는 이어 “대법관 증원을 통해 간편하게 대법원 업무 과중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데다 상고법원 설치에 비해 절감한 비용을 하급심 강화를 위해 쓸 수 있다”면서 “현재의 3심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서도 대법원 업무 과중을 해결할 수 있다는 면에서 대법관 증원을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저잣거리 포교 이유? 하루하루 바쁜 일반인 언제 산사 오겠나?”

    “저잣거리 포교 이유? 하루하루 바쁜 일반인 언제 산사 오겠나?”

     서울 은평구 갈현동 역촌중앙시장 2층에는 허름한 불교 선원이 하나 있다. 산속의 고즈넉한 선방 분위기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곳. 그래서 선원이라기보다는 종교든 무엇이든 가리지 않은 채 누구에게나 문이 열려 있는 ‘만남의 장소’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 수 있는 공간. 2005년 종교계의 이름난 마당발인 태고종 법현 스님이 저잣거리 포교를 시작한다며 이곳에 자리를 틀어 줄곧 지역 주민들과 부대끼며 도심 속 포교원 역할을 해온 곳이다. 지난달 12일 개원 10주년을 맞은 열린선원을 찾아 선원장 법현 스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마침 기자가 찾은 열린선원에서는 추석을 앞두고 이 지역 어른 100여명을 초청해 공양(식사)을 대접하는 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오늘 행사는 어떻게 열게 됐나요. -열린선원 열돌 기념 잔치를 연다는 소식을 들은 조계종 적문 스님이 직접 사찰음식을 제공해 어르신들을 모실 수 있었습니다. 10년을 맞아 지역 주민들께 식사 한 끼 대접하며 얼굴들을 보고 싶었습니다. 열린선원의 신도들이 정성껏 끓인 미역국과 송편을 맛있게 드시는 어르신들의 모습을 보니 흐뭇합니다. 적문 스님은 원래 사찰음식 전문가로 바로 이 자리에서 사찰음식을 오래 하셨는데 저에게 장소를 물려주신 고마운 분입니다. 제가 그 자리를 담마(法) 요리 장소로 탈바꿈해 놓은 셈이지요. 벌써 10년이 지났군요. ●담마 잘 먹으면 지속가능한 행복 얻어 →담마를 요리하는 ‘열린선원’이란 어떤 의미를 갖나요. -1990년대 후반 인터넷카페에서 ‘열린 절’을 운영하다가 오프라인 사찰로 발전하게 된 것입니다. 누구에게나 문이 열려 있어, 들어와서 불교공부를 하다 보면 깨달음이 송송 열리게 된다는 뜻을 갖고 있지요. 한자로 덧붙여 보자면 이웃을 즐겁게 한다는 뜻도 되고요. 물론, 이웃은 모두를 뜻합니다. 음식을 잘 먹어야 건강해지는 것처럼 담마를 잘 먹으면 건전해져서 맑고 향기로운 삶을 살다가 괴로움을 영원히 떠나게 되지요. 요즘 말로 하면 지속 가능한 행복을 얻게 되는 것이지요. →50년 된 재래시장 안에서 선원을 운영하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요. -시장은 상인들 입장에선 가게 지키느라 여유가 전혀 없고, 손님은 물건 사서 돌아가기 바쁜 곳입니다. 보시다시피 이 역촌중앙시장은 골목이 좁고 시설이 오래되고 낡아 더 복잡하고 사람들이 자주 엉키는 곳입니다. 평상시 누구도 절이나 스님에겐 관심이 전혀 없기 마련이지요. 처음에는 천도재를 지내는데 갑자기 문을 열고 들어와 시끄럽다 고함치는 이도 있었고, 기도 시간 겹치지 않게 하라는 목사님, 개종을 약속해 달라는 목사님도 계셨지만 이제는 모두 정답게 지내고 있어요. 문 열고 고함쳤던 그분은 신도가 되어 잘 다니고 있습니다. 이제는 동네를 다니다 보면 신자 아닌 분들도 거의 모두 반갑게 인사를 나눕니다. 10년 동안 정이 들어서지요. 주민들의 복지 사각을 줄이고 보다 행복한 마을로 가꾸기 위해 노력하는 복지두레위원회라는 단체에, 저도 종교인이 아니라 주민의 일원으로 참여합니다. 차상위 계층이나 어르신, 청소년들을 연결하기도 하고, 공동체를 복원하는 것이 별도의 복지를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라 생각하고 활동합니다. →스님의 명성과 위상이라면 번듯한 공간에서 포교도 가능할 텐데 굳이 저잣거리로 뛰어든 이유는. -깨달음을 얻은 뒤에는 산속에 있지 말고 저잣거리로 나가 전법활동을 하라는 대승불교 선사들의 말씀을 오래전부터 새기고 살았어요. 비단 그 말씀이 아니더라로 청년시절부터 생활 속 불교를 위해 뭘 할지를 고민해 왔습니다. 저잣거리에서 하루하루 근근이 살아가는 일반인들이 언제 깊은 산중에 들어갈 수 있겠어요, 그리고 집중 수련을 얼마나 해야 열반을 체험하고 견성 성불할 수 있겠습니까. ●모두 깨닫는 불교 지향... 한글법요집, 신도들이 아주 좋아해 →아무에게나 열려 있는 선원이라면 불교 신행의 유지가 어렵지 않을까요. -바르게 아는 것을 전제로 한 바른 명상과 실천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열린선원에서는 아는 불교, 깨닫는 불교를 지향합니다. 누구든 찾아드는 이를 반갑게 맞지만 4개월 과정의 참선문화아카데미를 수료한 이들을 정회원, 나머지를 준회원 불자로 부르지요. 수료하면 정회원이라는 의미에서 불명(계명)을 주는데 불명은 남녀 모두 두 글자로 평등하게 합니다. 수료자들이 복습을 겸해 함께 참선하고 공부하는 ‘마음닦는 수요모임’도 진행하고 있고요. →열린선원에서 한글 법요집을 만들었다는데. 한글법요집이 굳이 필요한가요. -불교의식문이 인도 말과 한문으로 돼 있어 불자들은 물론, 진행 스님들도 뜻을 제대로 아는 이가 드물어요. 이것을 개선하는 게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했지요. 한글로 편성하되 원문을 중심으로 아름다운 우리말, 제대로 된 뜻을 담은 우리말로 구성했고 필요한 경우 법회와 불공 성격에 맞는 경전을 읽도록 했어요. 열린선원의 신도들은 아주 좋아합니다. →스님은 차례에 술 대신 차를 올리자는 운동도 벌여 화제가 됐는데. -돌아가신 조상님을 위한 명절 차례는 그 이름에 차(茶)가 들어 있으므로 당연히 차를 올려야 합니다. 그래야 차례(茶禮)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이지요. 이는 종교, 전통에 관계없는 일입니다. 특히 불자라면 불교식 차례를 올리자는 것입니다. 요즘처럼 한순간도 쉬지 않고 급하게 돌아가는 시대에 조금 천천히 차를 올리는 차례는 더욱 필요하다고 봅니다. 1990년대부터 삼국유사 등 자료를 근거로 제가 제안해 20여년 운동을 펴왔고 이제 꽤 많은 가정에서 차를 올리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기쁜 일이지요. →얼마 전 탈핵과 관련해 강한 입장을 펴 주목받았는데 불교에서 탈핵은 어떤 의미인가요. -불교의 관점에서 보면 그 어느 존재라도 다른 존재를 불행하게 하면 안 됩니다. 그럴 권리도 없고 결과적으로 그 불행이 자기에게도 돌아오게 된다는 게 인과의 법칙이지요. 대표적인 것이 원자력입니다. 불교사상은 원자력 발전을 반대합니다. 불교에는 모든 존재에 무한 사랑을 보내는 자비관(메타바와나)이라는 수행법이 있습니다. 그것을 현실에서 실천하는 게 바로 불교의 소통이고 생태사상입니다. ●벼슬이 닭벼슬보다 좋다고? 걸맞는 마음과 행동을 해야지... →최근 펴낸 수상집 ‘추워도 향기를 팔지 않는 매화처럼’ 속 벼슬 이야기가 흥미롭습니다. -많은 출가자들은 중 벼슬이 닭 벼슬보다 훨씬 화려하고 좋은 것이라 생각하는 것 같아요. 문제는 그 자리에 걸맞은 마음과 말과 행동을 해야 하는 것이지요. 그리고 봉사하는 정신으로 소임을 맡아야 하고요. 책임은 언제든지 맡을 수 있고, 권한은 언제든지 포기할 수 있다면 어느 소임이라도 좋지 않겠나 하고 생각합니다. 그야말로 추워도 향기를 팔아서는 아니되지요. →종교계에서 스님은 마당발이란 별명으로 유명한데, 이웃종교와의 관계를 어떻게 해야 하나요. -불교 안에서 먼저 소통, 화합하고 이웃종교에까지 관심을 넓혀야 한다고 봅니다. 2005년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열린 세계종교평화회의에 참석한 적이 있었어요. 그때 인도의 힌두교 대표가 말하더군요. ‘모든 전쟁의 원인은 아가씨 하나 때문이다. 그 아가씨의 이름은 미스언더스탠드(오해)이다.’ 우스갯소리지만 시사하는 점이 있어요. ‘하나만 아는 이는 아무것도 모르는 이’라는 말처럼 내 종교를 제대로 알려면 이웃종교도 알아야 한다고 봅니다. 우리나라는 이웃종교라는 이름을 쓰는 세계 유일의 나라입니다. 이웃종교를 이해하는 것은 내 종교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분쟁지역마다 종교갈등이 자리하는 것을 보면 세계 평화를 위해서도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알아 보자, 함께 먹어 보자, 머물러 보자, 부대껴 보자’는 것이 종교 교류의 실질적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합니다. ●쉬운 불교, 바른 불교, 밝은 불교... 모두 웃는 도량이 목표 →열린선원의 저잣거리 포교를 통해 스님이 궁극적으로 꿈꾸는 게 무엇인가요. -‘쉽고 재미있고 유익하게’가 제 캐치프레이즈입니다. 무엇을 해도 쉽고 재미있게 해서 삶에 유익하게, 내게도 이웃에게도 유익하게 하자는 것이지요. 물론, 저의 분야는 모든 삶을 다루는 불교입니다. ‘쉬운 불교 여는 도량, 바른 불교 닦는 도량, 밝은 불교 펴는 도량, 모두 함께 웃는 도량’으로 가꿔 가고자 합니다. 바라기는 ‘선교방편(善敎方便)연구소를 만들어 전법의 방법을 개발하고 전하는 일도 하고 싶고, 앞에서 잠깐 말씀드린 것처럼 경전과 법요의식, 찬불가를 함께 엮은 불교성전을 만들어서 널리 보급하고 싶기도 합니다. 이뤄 놓은 것도 없고 수행결과도 보잘것없는 저와 열린선원에 대중들이 정말 많은 관심을 가져 주셔서 고맙게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해 온 것처럼 열심히 수행하도록 지도하고 전법하겠습니다. →새 도량을 꾸밀 계획이 있다고 들었는데. -열린선원은 선원 안에 화장실도 없어서 시장이 문을 닫는 밤이나 휴무일 때는 옥상의 화장실이나 공원에 있는 화장실을 써야 해요. 주차장도 없고,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너무 춥지요. 신도들이 조금이라도 더 편안한 환경에서 수행하고 전법할 수 있도록 새 도량을 마련해 보자는 것입니다. 그 자리가 시장이냐 산속이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불편하고 어려운 이들이 많은 곳이냐 아니냐가 중요합니다. 시장 주변은 땅값이 너무 비싸서 도저히 선원 자리를 마련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변두리로 가보는 것은 어떨까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사찰이나 교회에서 ‘한 평 사기’운동이라는 것을 많이 하지만 저희는 엄두가 나지 않아요. 그래서 ‘한 뼘 불사’라는 이름으로 성금을 모아 볼까 합니다. 김성호 선임기자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무상(無相) 법현 스님은  교무·기획국장, 총무·교무·사회부장, 교류협력실장, 교무부원장 등 한국불교 태고종단의 주요 소임을 두루 거친 종교계의 소문난 마당발. 2005년부터 서울 은평구 갈현동 역촌중앙시장에서 저잣거리 포교를 주창하며 열린선원을 운영해 오고 있다. ‘마당발 스님’이란 별명 그대로 종교 간 대화와 협력에서도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스님. 종단협의회 사무국장과 상임이사 등 불교종단 종무행정 활동을 하면서 불교생명윤리협회 집행위원장, kcrp(한국종교인평화회의) 종교간대화위원장을 맡거나 맡아 왔다. 대사회 활동으로도 이름을 떨치고 있다. 서울시 에너지살림홍보대사, 국가인권위원회 생명인권포럼위원, 생명존중헌장 제정위원, 한국사찰림연구소 이사 등을 맡아 학술, 사회활동을 하면서 전법활동에 치중하고 있다. ‘연기설의 입장에서 본 불안정성(엔트로피 증가)원리 연구’, ‘틀림에서 맞음으로 회통하는 불교생태사상’, ‘불교의 관점에서 본 원자력과 생명, 그리고 평화’ 등 논문과 ‘놀이놀이놀이’, ‘부루나의 노래’, ‘추워도 향기를 팔지 않는 매화처럼’ 등의 저서가 있다. 중앙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동국대 대학원 불교학과 박사과정을 마쳤다. ‘쉽고 재미있고 유익하게’를 신행과 전법의 캐치프레이즈로 삼아 오래전부터 레크리에이션 포교로 명성을 떨쳤다. 2001년 한국불교종단협의회사무국장 시절 한림대 정무형 교수의 제안을 받아 2002년 한·일월드컵을 기해 템플스테이를 처음 기획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 朴대통령 “北, 도발보다 개방을 통일된 한반도 간절히 꿈꾼다”

    朴대통령 “北, 도발보다 개방을 통일된 한반도 간절히 꿈꾼다”

    박근혜 대통령은 29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0차 유엔총회의 기조연설에서 “북한은 추가 도발보다 개혁과 개방으로 주민들이 어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면서 “(북한이) 핵개발을 비롯한 도발을 강행하는 것은 세계와 유엔이 추구하는 인류평화의 가치를 훼손하는 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차대전 성폭력 피해 해결” 촉구 박 대통령은 이날 한국어로 한 23분간의 연설에서 북핵 문제 해결 및 동북아 역내 평화 실현, 한반도 통일 비전, 유엔 등 국제사회에 대한 기여 등 크게 3가지 분야에 대한 구상을 제시했다. 북핵 문제에 대해서는 “북한 핵은 국제 핵비확산 체제의 보존과 인류가 바라는 핵무기 없는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해 최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과제”라며 “지난 7월 이란 핵협상이 최종 타결됐는데 이제 마지막 남은 비확산 과제인 북핵 문제 해결에 국제사회의 노력을 집중해야 하겠다”고 호소했다. 한반도 통일 비전에 대해서는 “평화통일을 이룬 한반도는 핵무기가 없고 인권이 보장되는 번영된 민주국가가 될 것”이라며 “70년 전 유엔 창설자들이 꿈꾸었던 평화와 인간존엄의 이상이 한반도에서 통일로 완성될 수 있도록 유엔과 모든 평화 애호국들이 함께 노력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저는 유엔이 1948년 대한민국 탄생을 축복해 줬던 것처럼 통일된 한반도를 전 세계가 축하해 주는 날이 하루속히 오기를 간절히 꿈꾸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유엔총회에 이어 이번에도 북한 인권 문제를 언급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발표된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는 북한 인권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대응을 요구한 바 있다”면서 “북한이 이러한 국제사회의 우려에 귀를 기울여서 인권 개선에 나설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말했다. ●3박 4일 일정 마치고 오늘 귀국 박 대통령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과 관련, “국제사회가 분쟁 속의 여성 성폭력에 더 큰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은 2차 대전 당시 혹독한 여성폭력을 경험한 피해자들이 이제 몇 분 남아 있지 않기 때문”이라며 “이분들이 살아 계실 때 마음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해결책이 조속히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3박 4일간의 뉴욕 방문을 마치고 30일 오전 귀국한다. 뉴욕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구본영 칼럼] 유엔 무대 위 통일 드라마와 북한 개방

    [구본영 칼럼] 유엔 무대 위 통일 드라마와 북한 개방

    창설 70주년이란 연대기적 무게감 탓일까. 올 유엔총회 무대는 꽉 차 보였다. 193개 회원국 중 160여개국 정상과 프란치스코 교황까지 참석했다니…. 어제 박근혜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에 이어 7번째로 연단에 올랐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까지 참석했다면 분단 70년사에 남을 명장면이 연출되었을 법하다. 하지만 부질없는 상상이었다. 전날 리수용 외무상 등 북한 대표단은 회의장에서 박 대통령을 애써 외면했다. 불현듯 1989년 동독 건국 40주년 기념식장의 풍경이 떠올랐다. 그때의 빛바랜 사진 속에서 옛소련의 고르바초프(고르비) 대통령은 환히 웃는 반면 붕괴 직전의 동독 공산당 호네커 서기장은 잔뜩 굳어 있었다. 당시 고르비는 베를린에서 동독 지도부에 강한 어조로 개혁·개방을 권고했다. “인생은 너무 늦게 오는 자를 벌한다”는 예언적 경고와 함께. 비공개석상에선 사회주의 동독을 “뚜껑이 꽉 닫힌 채 과열된 보일러”에 비유했다고도 한다. 물론 호네커는 고르비의 권고를 뿌리쳤다. 화가 난 그는 종주국 최고지도자인 고르비를 배웅하러 공항에도 나가지 않았다. 옛소련도 처음엔 동독을 서방 세계와 격리해 자국 안보의 방패로 삼으려 했다. 고르비는 서독이 주도하는 독일 통일을 막아내려고 평화조약 체결을 제안했다. 이를 영구분단 기도로 본 헬무트 콜 서독 총리는 국제 여론을 등에 업는 통독 외교를 본격화했다. 전승 4개국(미·소·영·프)과 동서독을 포함한 ‘2+4 회담’을 통해 동독을 국제무대로 견인해 내면서다. 국제정치학에 ‘고슴도치 이론’이란 게 있다. 고슴도치가 몸을 웅크린 채 가시로 맹수의 공격을 막듯 세계 최빈국인 북한도 문을 닫아걸고 핵무기란 가시로 세습체제를 지키려 하고 있다. 이제 동독이 못 가졌던 핵무기를 보유한 북한이 등장한다면? 합의에 의한 평화통일은 물 건너가게 된다고 봐야 한다. 까닭에 분단 고착화를 막으려면 김정은이 스스로 결단해 개혁·개방을 하든지, 아니면 주변국들이 그렇게 유도해 나가야 한다. 우리의 통일 외교도 북한을 국제사회로 나오게 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할 이유다. 작가 이병주가 그랬던가. “햇볕에 바래면 역사가 되고 달빛에 물들면 신화가 된다”고. 주체사상이니, 백두혈통이니 하는 어설픈 신화는 대명천지 글로벌 무대에서는 여지없이 깨지고 만다. 북한보다 먼저 탄, 자유화·민주화·시장경제라는 세계 문명사의 큰 흐름에 우리가 회의를 품을 까닭은 없다. 서독 지도자들도 동독을 이런 흐름에 동참하도록 유도하는 과정에서 통독을 일궈 냈다. 통독 전 서독도 양독 간 경제 협력이 동독 주민의 삶의 질 향상보다는 동독 정권의 안정과 분단 고착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래서 서독은 일정 수준 이상의 경협은 지양하면서 경제지원을 지렛대로 동독 주민의 여행 자유화와 인권 개선을 요구해 관철해 나갔다. 다만 처음엔 봉쇄하려 했던 동독의 국제무대 진출 기회를 과감히 열어 주었다. 박 대통령이 유엔총회 연설에서 “북이 핵을 포기하고 개방의 길로 나온다면 적극 지원하겠다”고 했다. 적실한 주문이다. 다만 북의 개방을 기다리지 말고 예의 고슴도치 전술을 버리도록 국제적 조류를 모아야 한다. 이를 위해 6자회담 재개도 필요하다. 설령 회의는 춤추고 결론은 없다 할지라도 북한이 다자 회담의 틀 안에서 글로벌 기준을 따르게 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중국은 너무 믿어서도 안 되겠지만,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나라임은 자명하다. 통독 과정에서 구소련처럼 말이다. 며칠 전 시 주석은 미·중 정상회담에서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용인하지 않겠다는 데 동의했다. 물론 김정은이 핵을 포기하라는 시 주석의 조언을 끝내 외면할 수도 있다. 하지만 북한 주민들이 1400㎞ 북·중 국경 너머로 보이는, 개혁·개방 이후 중국의 변화상까지 눈치채지 못하게 할 순 없을 게다. 어떤 경로로든 북한 주민들이 세계사의 진실과 대면하도록 해야 한다. 그때야말로 한반도 통일의 물꼬가 트이는 결정적 순간을 맞을 듯싶다. kby7@seoul.co.kr
  • UN 총회 기조연설을 위해 기다리는 박 대통령...23분간 연설

    UN 총회 기조연설을 위해 기다리는 박 대통령...23분간 연설

    박근혜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0차 유엔총회에 참석, 기조연설을 했다.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다. 브라질, 미국, 폴란드, 중국, 요르단, 러시아 정상에 이어 7번째로 연단에 올랐다. 당초 우리시간으로 29일 새벽 0시45분에 연설할 예정이었지만 앞선 정상들의 연설이 길어지면서 박 대통령의 연설도 40여분 늦어진 1시27분에 시작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연설이 끝나자마자 하늘색 정장 상의 차림으로 총회장에 입장한 박 대통령은 연단 옆 의자에 앉아 잠시 대기했다. 의장석의 소개가 끝난 뒤 곧바로 연단에 섰다. 이어 유엔 창설 70주년 축하에 이어 국제사회 평화와 안정, 번영, 인권수호를 위한 유엔의 역할에 대한 평가, 이를 위한 우리나라의 기여 방안, 북핵 해결 필요성, 북한 추가도발 비판,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 촉구, 북한인권 개선 촉구, 한반도 평화통일 당위성 강조 등의 순으로 약 23분 동안 연설을 진행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朴대통령, 유엔서 국제사회 北 인권문제 적극 대응 촉구

    박근혜 대통령은 29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실시한 제70차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서 북한의 인권문제에 적극 대응할 것을 국제사회에 촉구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지난 1년간 인권 분야에서 국제사회의 큰 이목을 끈 사안의 하나는 바로 북한 인권문제로, 지난 해 발표된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는 북한 인권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대응을 요구한 바 있다”면서 “북한이 이러한 국제사회의 우려에 귀를 기울여서 인권 개선에 나설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은 “지구상에 남은 마지막 냉전의 잔재인 한반도 분단 70년의 역사를 끝내는 것은 곧 세계평화에 기여하는 일이 될 것”이라며 “평화통일을 이룬 한반도는 핵무기가 없고 인권이 보장되는 번영된 민주국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통일 한반도는 지구촌 평화의 상징이자 새로운 성장엔진으로 동북아는 물론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면서 “70년 전 유엔 창설자들이 꿈꾸었던 평화와 인간 존엄의 이상이 한반도에서 통일로 완성될 수 있도록 유엔과 모든 평화 애호국들이 함께 노력해나가기를 희망한다”고 기대했다. 뉴욕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전문]박근혜 대통령 제70차 유엔총회 기조연설문..키워드 ‘평화’

    [전문]박근혜 대통령 제70차 유엔총회 기조연설문..키워드 ‘평화’

    박근혜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0차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했다. 북핵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통일, 동북아 평화·번영 등을 위한 우리의 정책을 설명하고 국제사회의 협력을 당부했다. 다음은 기조연설 전문. 리케토프트 총회의장님과 반기문 사무총장님, 그리고 각국 대표 여러분. 먼저, 유엔 창설 7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리케토프트 덴마크 전(前) 국회의장님의 제70차 유엔총회 의장직 수임도 축하드립니다. 70년 전 전쟁의 참화를 딛고 탄생한 유엔은 전 세계 인류에게 희망의 등불이었습니다. 이는 무엇보다 현실정치의 제약 속에서도 사람을 중심에 두겠다는 유엔의 정신에 대한 신뢰와 기대 때문이었습니다. 많은 도전과 비판에도 불구하고, 유엔은 인류를 위한 공공선 증진에 크나큰 기여를 해왔습니다. 평화의 상징인 ‘블루헬멧(blue helmet)’의 유엔 PKO는 이 순간에도 국제평화와 안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1948년 세계인권선언(UDHR) 채택은 인권신장의 획기적인 계기가 됐고, 인권이사회와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설립은 인권보호 제도화의 괄목한 만한 진전이었습니다. 2000년에 시작된 새천년개발목표(MDGs)는 수억 명의 인구를 절대 빈곤에서 탈출시킨 유엔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빈곤퇴치 캠페인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유엔의 노력이 가장 큰 성과를 거둔 곳 중의 하나가 바로 대한민국입니다. 올해는 대한민국에게 있어서도 광복 70주년과 분단 70년을 맞는 기쁨과 번뇌가 교차하는 해입니다. 지난 70년 동안 한국은 분단과 전쟁의 시련을 딛고 일어나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루어냈으며, 정부수립에서 지금에 이르기까지 유엔은 늘 우리와 함께 했습니다. 국제평화와 인권증진, 공동번영이라는 유엔의 가치와 이상은 바로 우리의 비전이었고, 대한민국이 나아가고자 하는 미래 또한 유엔이 꿈꾸는 미래와 같이하고 있습니다. 저는 대한민국이 이룩한 도전과 성취의 역사야말로, 보다 나은 세상을 추구하는 유엔의 목표가 성공적으로 반영되어 온 증거라고 생각합니다. 의장님, 그러나 유엔과 국제사회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금 인류는 세계 도처에서 동시다발적인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아직도 크고 작은 분쟁과 극심한 내전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ISIL로 대표되는 극단주의 세력의 발호는 해결이 시급한 국제사회의 현안이 되고 있습니다. 또한 이러한 불안정은 최근 아일란 쿠르디의 사진 한 장이 보여주듯이 2차 대전 이후 최대 규모의 난민 발생이라는 인도주의적 위기를 초래하고 있습니다. 범지구적인 기후변화는 우리 후손들의 삶까지 위협하고 있고, 에볼라를 비롯한 감염병은 수많은 희생자를 낳고 있으며 보건안보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이제 지구촌 어느 누구도 범세계적, 초국경적 위협과 도전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저는 국제질서가 커다란 전환기를 맞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국제평화와 안보, 인권증진, 공동번영을 위해 유엔이라는 희망의 등불이 전 세계에 빛을 발해야 할 때라 생각합니다. 무엇보다도 국제사회가 유엔을 중심으로 단합해서, ‘인간의 존엄과 가치에 대한 믿음’이라는 유엔 헌장의 기본 정신으로 돌아가야 할 것입니다. 강한 유엔을 만들어, 새로운 다자주의(renewed multilateralism)의 기치를 높이 들고, 자유와 인권, 정의, 법의 지배에 기초한 인간 존중의 가치를 실현시켜 나가야 합니다. 지구촌의 평화와 행복을 우리 외교의 핵심 가치로 추구하는 한국은 인류애의 이상과 이를 위한 실천을 강조하면서 유엔이 국제사회가 직면한 도전들을 대응해 나가는데 모든 노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의장님, 유엔이 주도하는 Post-2015의 새로운 개발의제 도출을 위한 노력도 바로 이러한 사람 중심의 정신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사흘 전, 개발정상회의에서 채택된 ‘2030 지속가능개발의제’는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어 가는 역사적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불과 반세기 전,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였지만, 이제는 세계 10위권의 경제규모를 가진 나라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한강의 기적’을 이루는 과정에서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지원과 개발협력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저는 ‘2030 지속가능개발의제’가 지구촌 곳곳에서 제2, 제3의 기적을 일으키는 중요한 디딤돌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 개발의제 이행에 핵심역할을 담당할 유엔경제사회이사회의 의장국으로서 한국은 개발목표 달성을 위해 적극 기여할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한국은 우리의 개발경험과 노하우를 국제사회와 적극 공유해갈 것입니다. 그 동안 한국은 비약적인 발전의 발판이 된 새마을운동 경험을 개도국들과 나눠왔습니다. 새마을운동은 경쟁과 인센티브를 통해 자신감과 주인의식을 일깨우고, 주민의 참여 속에 지역사회의 자립기반을 조성한다는 점에서 개도국 개발협력의 효용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틀 전 우리는 UNDP, OECD와 함께 새마을운동 특별행사를 열고, 개도국 빈곤퇴치와 혁신적 지역공동체 건설에 협력해 가기로 했습니다. 새마을운동이 개도국의 ‘새로운 농촌개발 패러다임’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이러한 노력을 더욱 확대해 나갈 것입니다. 한국 경제 발전의 또 하나의 중요한 원동력은 아낌없는 투자를 통해 육성한 우수한 인재들이었습니다. 교육은 개인의 성장과 국가발전을 이루는 지속가능개발의 핵심과제입니다. 한국은 글로벌교육우선구상(GEFI) 지원국에 적극 참여하고 있으며, 지난 5월 UNESCO와 함께 세계교육포럼(WEF)을 열어 2030년까지의 세계 교육목표를 설정하는 ‘인천선언’ 채택을 주도한 바 있습니다. 앞으로도 교육 분야에서의 이러한 노력을 지속해 갈 것입니다. 특히, 한국은 UNESCO와 함께 세계시민교육 확산을 위해 계속 노력할 것입니다. 다음으로, 한국은 글로벌 보건안보를 강화하는 데도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해 나갈 것입니다. 한국은 작년 말 에볼라 대응 긴급구호대를 시에라리온에 파견한 데 이어, 3주전 서울에서 개최된 제2차 글로벌보건안보구상(GHSA) 회의에서 개도국 역량 강화를 돕기 위해 향후 5년간 총 1억불을 제공할 것임을 밝혔습니다. 또한, ‘소녀를 위한 보다 나은 삶’이라는 이름으로 향후 5년간 2억불 규모의 개도국 지원 사업을 추진해 나갈 계획입니다. 대표단 여러분, 한국은 급속한 산업화를 이뤄냈지만, 인간과 자연의 공존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매년 4월 5일을 식목일로 지정하고 산림녹화에 노력한 결과, 1ha당 나무 총량이 50년 동안 20배가 늘었고, 1972년부터는 도시 외곽에 개발을 제한하는 그린벨트를 지정해서 환경과 발전의 조화를 이뤄왔습니다. 이제는 환경에 대한 관심과 노력을 국제사회의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참여로 이어가고 있습니다. 기후변화 문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절박한 과제이며, 국제사회가 금년 12월로 예정된 기후변화총회에서 구체적이고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저는 기후변화 대응이 부담이 아니라, 기술혁신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을 창출하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이러한 인식 아래 대한민국은 지난 6월 말에 능동적인 온실가스 감축목표(INDC)를 제출하였고, 기후변화 협상에 적극 참여해 가면서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을 적극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한 녹색기후기금(GCF)과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의 유치국으로서 에너지신산업 관련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해서 개도국에 전수하면서, 기후변화 대응 노력을 지원해 나갈 것입니다. 대표단 여러분, 최근 유엔이 변화하는 안보환경에 맞춰 평화활동, 평화구축 및 여성·평화·안보에 대한 재검토를 진행하는 것은 매우 시의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참혹한 전쟁 경험과 남북 분단의 상처를 안고 있는 한국은 평화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절실하게 느끼고 있으며, 유엔의 평화 수호 노력을 적극 지지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한국은 18개 임무단에 약 1만3천500명의 평화유지군을 파견했고, 한국의 평화유지군은 모범적이고 주민 친화적인 평화유지와 재건활동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조만간 유엔과의 협의를 거쳐 PKO를 추가 파견할 계획이며, 아프리카연합과의 실질적인 파트너십도 강화할 것입니다. 중동의 불안으로 인해 발생하고 있는 시리아 난민 등을 위해서도 관련국들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강화해 나갈 예정입니다. 한국은 역내 국가들 간에 긴장과 대립이 지속되고 있는 동북아의 평화기반 구축을 위해서도 힘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동북아 지역은 역내 국가들간 높은 경제적 상호의존성에도 불구하고 정치 안보분야 협력은 이에 미치지 못하는 아시아 패러독스 현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동북아 안보질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새로운 움직임들도 나타나고 있어 역내 국가들의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이번에 통과된 일본의 방위안보법률은 역내국가 간 선린우호 관계와 이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투명성 있게 이행되어 나가야 할 것입니다. 반기문 사무총장께서는 긴장과 대립이 지속되는 동북아를 가리켜, 지역협력 메카니즘이 없는 ‘중요한 고리를 잃어버린 곳’이라고 했습니다. 제가 ‘동북아평화협력구상(NAPCI)’을 추진하는 이유도 잃어버린 고리를 다시 연결해서 동북아에 신뢰 구축과 협력 증진의 선순환을 만들려는 것입니다. 현재 역내 국가들 사이에 원자력 안전, 재난관리, 보건을 비롯한 다양한 협력 분야의 협의가 진행되고 있으며, 이러한 경험의 축적은 세계 평화와 협력 증진에도 기여하게 될 것입니다. 이와 같은 우리의 노력은 동북아와 세계의 평화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는 북한 핵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북한 핵은 국제 핵비확산 체제의 보존과 인류가 바라는 핵무기 없는 세상으로 나가기 위해 최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과제입니다. 지난 7월 이란 핵협상이 최종 타결되었는데, 이제 마지막 남은 비확산 과제인 북한 핵문제 해결에 국제사회의 노력을 집중해야 하겠습니다. 최근에도 북한은 유엔 안보리 결의에 반하는 추가적인 도발을 공언한 바 있습니다. 이는 어렵게 형성된 남북대화 분위기를 해칠 뿐 아니라 6자회담 당사국들의 비핵화 대화 재개 노력을 크게 훼손하는 것입니다. 북한은 추가도발보다는 개혁과 개방으로 주민들이 어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핵개발을 비롯한 도발을 강행하는 것은 세계와 유엔이 추구하는 인류평화의 가치를 훼손하는 것이 될 것입니다. 북한이 과감하게 핵을 포기하고 개방과 협력의 길로 나온다면, 대한민국은 국제사회와 힘을 모아 북한이 경제를 개발하고 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입니다. 대표단 여러분, 지난 10년 동안 유엔은 특히 인권보호와 자유신장을 위해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뤄냈습니다. 2005년 유엔 세계정상회의에서는 ‘보호책임(R2P)’ 개념을 채택했고, 르완다 및 구 유고 전범재판소와 국제형사재판소(ICC) 설립으로 제노사이드 관련자에 대한 법적 책임을 확립하였습니다. 저는 오늘날 인류가 처한 인도적 위기 상황의 악화를 막기 위해, 이러한 보호책임을 더욱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작년 이 자리에서, 전시 여성에 대한 성폭력은 어느 시대, 어떤 지역을 막론하고 분명히 인권과 인도주의에 반하는 행위라는 점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금년은 특히 ‘여성, 평화와 안보를 위한 안보리 결의 1325호’가 채택된 지 15년을 맞는 해로서, 국제사회가 분쟁 속의 여성 성폭력에 더 큰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무엇보다 2차 대전 당시 혹독한 여성폭력을 경험한 피해자들이 이제 몇 분 남아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분들이 살아계실 때, 마음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해결책이 조속히 마련되어야 합니다. 이 문제에 관한 유엔 인권최고대표들과 특별보고관들의 노력이 헛되이 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과거를 인지하지 못하고 미래를 열어갈 수 있는 길은 없습니다. 이제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고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수 있도록 유엔에 담긴 인류애를 향한 영원한 동반자 정신이 널리 퍼지길 바랍니다. 지난 1년간 인권 분야에서 국제사회의 큰 이목을 끈 사안의 하나는 바로 북한 인권문제입니다. 작년에 발표된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는 북한 인권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대응을 요구한 바 있습니다. 이어 유엔 인권이사회와 총회의 결의채택뿐만 아니라 안보리에서도 논의하는 상황으로까지 발전하였습니다. 북한이 이러한 국제사회의 우려에 귀를 기울여서 인권 개선에 나설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합니다. 대표단 여러분, 저는 작년 유엔 총회에서 한반도 단절의 상징인 DMZ에 평화의 꿈을 만들어 나가는 공간인 세계생태평화공원을 건설할 것을 제안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얼마 전 DMZ 지뢰도발 사건이 보여준 것처럼, 한반도의 평화가 한 순간에 위협받을 수 있다는 점은 우리가 직면한 엄연한 현실이기도 합니다. 다행히 남북한은 고위급 접촉을 통해 8.25 합의를 이루어냈고, 이제 신뢰와 협력이라는 선순환으로 가는 분기점에 서게 됐습니다. 그 새로운 선순환의 동력은 남북한이 8.25 합의를 잘 이행해 나가면서 화해와 협력을 위한 구체적 조치들을 실천해 나가는데 있습니다. 특히, 이산가족 상봉을 비롯한 인도주의 문제가 정치·군사적 이유로 더 이상 외면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8.25 합의에 따라 당국간 대화와 다양한 교류를 통해 민족 동질성 회복의 길로 나가기를 기대합니다. 의장님과 사무총장님, 그리고 각국 대표 여러분, 며칠 후인 10월 3일은 독일 국민들이 통일을 맞이한 지 25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저는 유엔이 1948년 대한민국의 탄생을 축복해 주었던 것처럼, 통일된 한반도를 전 세계가 축하해 주는 날이 하루속히 오기를 간절히 꿈꾸고 있습니다. 지구상에 남은 마지막 냉전의 잔재인 한반도 분단 70년의 역사를 끝내는 것은 곧 세계평화에 기여하는 일이 될 것입니다. 얼마 전 대한민국에서는 기차로 러시아를 거쳐 유럽까지 가는 유라시아 친선특급이란 철도여행이 있었습니다. 참여한 사람들은 큰 감동과 감격을 느끼고 돌아왔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철로는 굳게 닫혀 있어 통과할 수 없었습니다. 이제 그 길을 활짝 열어 한반도에 평화가 깃들 수 있도록 유엔의 여러분들이 힘을 모아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평화통일을 이룬 한반도는 핵무기가 없고 인권이 보장되는 번영된 민주국가가 될 것입니다. 또한, 통일 한반도는 지구촌 평화의 상징이자 새로운 성장엔진으로 동북아는 물론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 크게 기여할 것입니다. 70년 전 유엔 창설자들이 꿈꾸었던 평화와 인간 존엄의 이상이 한반도에서 통일로 완성될 수 있도록, 유엔과 모든 평화 애호국들이 함께 노력해 나가기를 희망합니다. 대한민국은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어 나가기 위한 유엔과 국제사회의 위대한 여정에 든든한 동반자가 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 [화보] 박 대통령, UN 총회 기조연설

    [화보] 박 대통령, UN 총회 기조연설

    박근혜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0차 유엔총회에 참석, 기조연설을 했다.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다. 브라질, 미국, 폴란드, 중국, 요르단, 러시아 정상에 이어 7번째로 연단에 올랐다. 당초 우리시간으로 29일 새벽 0시45분에 연설할 예정이었지만 앞선 정상들의 연설이 길어지면서 박 대통령의 연설도 40여분 늦어진 1시27분에 시작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연설이 끝나자마자 하늘색 정장 상의 차림으로 총회장에 입장한 박 대통령은 연단 옆 의자에 앉아 잠시 대기했다. 의장석의 소개가 끝난 뒤 곧바로 연단에 섰다. 이어 유엔 창설 70주년 축하에 이어 국제사회 평화와 안정, 번영, 인권수호를 위한 유엔의 역할에 대한 평가, 이를 위한 우리나라의 기여 방안, 북핵 해결 필요성, 북한 추가도발 비판,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 촉구, 북한인권 개선 촉구, 한반도 평화통일 당위성 강조 등의 순으로 약 23분 동안 연설을 진행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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