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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현직 정부 인권대사 등 전문가들, 강경화 지지 성명

    전·현직 정부 인권대사 등 전문가들, 강경화 지지 성명

    우리 정부 전·현직 인권대사와 유엔 인권기구 독립전문가 등 10명이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지지 성명을 14일 발표했다.초대 인권대사를 지낸 박경서 동국대 석좌교수 등 10명은 이날 성명을 발표해 “국회가 강 후보자의 조속한 임명에 협조해 주실 것을 다시 한번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성명에서 이들은 “강 후보자는 대한민국 외교의 지평을 확대시키고 평화, 민주 및 인권의 가치 실현을 목표로 외교 역량을 키우며 대한민국이 직면한 외교 현안을 실질적으로 해결해 나갈 적임자”라고 밝혔다. 이어 강 후보자가 “유엔 사무총장들과 함께 유엔의 정책 전반을 다룬 경험을 지닌 유일무이한 한국의 대표적 외교전문가”라며 “유엔의 보편적 인권 규범에 기반해 인권 외교와 남북간 인권 대화를 도모하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해결과 북한의 인권 개선에도 큰 기여와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성명에는 박 전 대사와 함께 이석태 전 인권대사, 이정훈 현 북한인권대사, 김형식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 위원 등이 참여했다. 앞서 전직 외교장관들과 국제기구 한국인 직원들이 잇따라 강 후보자에 대한 지지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시론] 생명 존중의 ‘동물권’ 도입할 때 됐다/김현 대한변호사협회장

    [시론] 생명 존중의 ‘동물권’ 도입할 때 됐다/김현 대한변호사협회장

    지난달 24일 동물권단체가 동물을 물건으로 취급하는 민법 규정에 대해 헌법소원심판을 제기했다. 2015년 2월 광주에서 이웃 주민의 무차별 폭행으로 백구 ‘해탈이’가 숨졌는데도 처벌이 벌금형에 그치자 반려인이 문제 제기에 나선 것이다. 동물이 물건으로 취급되는 현행 법제에서 동물학대에 대한 처벌과 손해배상이 그 잔인함에 비해 너무 낮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문제가 된 민법 제98조는 물건을 ‘유체물 및 전기 기타 관리할 수 있는 자연력’으로 규정하고 있다. 동물은 유체물, 곧 ‘공간을 차지하는 존재’에 해당돼 물건으로 해석되고 있다.  필자는 어렸을 때 집에 늘 반려견이 있었다. 반려견을 키워 본 사람은 그 사랑스러움을 잘 안다. 반려견의 눈동자를 들여다보면 반려견도 영혼을 가지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반려견은 주인의 보살핌에 진심으로 반응하고 사랑을 표현한다. 생명체로서 감정을 표현하는 동물을 필자는 물건으로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동물은 살아 숨쉬는 생명체로서 지각하는 존재이며, 인간과 정서적 교감을 나누는 대상이다.  지구는 인간만의 독점적 공간이 아니다. 우리는 동식물들과 이 공간을 짧은 기간 동안 같이 사용할 뿐이다. 동물을 단순한 물건으로만 취급할 수 없는 이유다. 또한 동물은 인간과 마찬가지로 고통을 느끼므로 동물 학대는 엄격히 금지돼야 한다.  유감스럽게도 우리 사회는 동물 보호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고 동물 학대가 만연해 있다. 강아지 공장, 고양이 공장과 같이 돈벌이를 위해 열악한 환경에서 동물을 강제로 임신시켜 계속적으로 출산시킨 뒤 더이상 임신이 안 되면 버리는 모습은 참으로 가혹하다.  매우 충격적인 사례는 길 잃은 고양이 600여 마리를 산 채로 끓는 물에 넣어 죽여 건강원에 팔다 적발된 일이다. 고양이의 고통을 생각하면 소름이 끼친다. 고양이를 약재로 사용하더라도 이렇게 가혹하고 잔인한 방법으로 죽여서는 안 된다.  외국에서는 오래전부터 동물을 보호하는 법제와 문화를 발전시켜 왔다. 영국은 1822년에 세계 최초로 동물보호법을 제정했고, 가축을 포함한 동물을 ‘지각 있는 존재’로 간주한다. 미국 뉴욕주는 모든 동물에게 사료와 물을 제공하는 것을 거절 또는 방치하는 경우 학대 행위로 간주한다.  독일은 2002년에 세계 최초로 헌법에 동물권을 명시했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멕시코 등 남미 국가에서도 정교한 동물복지법이 제정돼 투계와 투우를 불법으로 규정한다. 이에 비하면 우리의 동물 보호는 너무나 미흡하다.  인간이 동물을 학대하는 것은 학대의 대상인 동물이 자신보다 약하기 때문이다. 자신보다 약한 존재를 존중하고 보호하려는 마음이 없어 함부로 대하고 학대하는 것이다.  말 못 하고 약한 동물에게 함부로 잔인하게 대하는 사람이 소수자와 약자의 인권을 존중할 리 없다. 구약성경의 잠언 저자는 “의인은 자신의 가축의 생명을 돌보지만 악인은 가축을 대함에 있어 잔인함이 드러난다”(잠언 12장 10절)고 역설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동물과 인간 모두 생명을 가진 존재들이다. ‘생명’이라는 큰 틀 안에서 동물과 인간은 동일하며 모두 존중받아야 하는 존재다. 과거에 백인들이 흑인을 자신과 동일한 존재로 인식하지 못하고 ‘물건’으로 간주했다. 그리고 잔인한 노예 상인을 통해 시장에서 이들을 매매하기까지 했다. 이러한 부끄러운 역사를 교훈 삼아 동물을 인간과 동일하게 생명이 있는 존재로 인식하고 보호할 필요가 있다.  우리 국민 5명 중 1명은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이들에게 반려동물은 가족의 의미를 갖는다. 이들이 반려동물에 대해 갖는 애정을 이해하고 존중해야 한다. 그것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서로에 대한 배려이자 예의다. 이번 헌법소원을 통해 동물을 보호하고 사랑하는 문화가 조성되고 법제도의 개선이 이루어지길 바란다.
  • “인권 감수성·차별 민감성 늘 유지… 국민 입장서 법령 적극 해석해야”

    “인권 감수성·차별 민감성 늘 유지… 국민 입장서 법령 적극 해석해야”

    나라다운 나라 만드는 역사에 당당히 역할 할 수 있다고 믿어법제처 역사상 두 번째 여성 기관장인 김외숙 법제처장은 12일 취임사에서 “인권에 대한 감수성과 부당하고 불합리한 차별에 대한 민감성을 늘 유지하며 국민의 입장에서 법령을 적극적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처장은 이날 오전 법제처 대회의실에서 열린 32대 법제처장 취임식에서 이처럼 말했다. 아울러 “(이를 바탕으로) 법령 정비·개선 작업을 추진해 나가면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 가는 역사의 물결에 법제처도 당당히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덧붙였다. 김 처장은 참여정부 시절 임명된 김선욱 전 처장에 이어 두 번째 여성 법제처장이다. 경북 포항 출생으로 서울대 사법학과를 나와 1992년 사법연수원을 21기로 수료했다. 같은 해 부산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변호사 활동을 시작했으며 “아무런 연고도 없는 부산에 와서 변호사를 시작하게 된 건 순전히 인권변호사로 훌륭한 역할모델이었던 문 변호사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 처장은 “요즘 우리는 ‘모든 권력이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정신을 피부로 생생히 느끼며 살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일어난 많은 사건과 변화를 보면서 너무도 중요한 역사의 한 시기를 살고 있다는 인식이 절로 든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런 시대적 변화를 겪으며 국민이 법과 제도에 거는 기대와 요구는 더 엄중해졌고 법제처로서는 마땅히 이에 부응해 각오를 새롭게 할 때”라고 강조했다. 한편 제정부 전 법제처장은 이날 이임식에서 “법의 기능은 질서유지와 권익보호를 위한 것에서 국가발전을 견인하는 것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우리가 내리는 모든 결정은 나무칼로 하는 목검 시합이 아니라 한번 잘못되면 피를 보는 진검승부”라고 강조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예산·정원 결정권 확보”… 인권위, 독립 강화

    국가인권위원회가 독립성 강화를 위해 준비 작업에 나섰다. 과거 어느 정부보다 ‘인권’을 강조하는 문재인 정부인 만큼 이 같은 시대 흐름을 최대한 활용하려는 의지가 담겼다. 인권위원 선임 과정에서 투명성을 높이고, 예산 및 정원 결정권을 확보하는 것이 주요 목표다. 12일 인권위 관계자는 “지난 8일 개혁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내부 정비에 나섰다”며 “이르면 이번 달 안에 개혁안이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권위는 기관 독립을 위해 예산 및 정원 결정권 확보가 시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인권위 관계자는 “정부가 인권 강화를 강조한 후 진정 건수가 크게 늘고 조사의 폭도 넓어지고 있지만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며 “예산 부분에서 기금 설치부터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다른 부처와 마찬가지로 인권위의 예산은 기획재정부가, 정원은 행정자치부가 담당하고 있다. 현재 인권위의 정원은 194명으로 지난해 60명 증원을 요청해 5명이 늘었다. 인권위원 선출 과정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인권위원을 임명하는 대통령(4명), 국회(4명), 대법원(3명)이 각각 후보추천위원회를 거쳐 임명하도록 법에 명시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인권위는 그간 위원 인선 과정이 투명하지 않고 다양한 위원으로 구성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국가인권기구 국제조정위원회(ICC)의 정기심사에서 2014년부터 세 차례나 ‘등급판정 보류’를 받은 바 있다. ‘A등급을 줄 수 없다’는 의미로 A~C등급 중 B를 매기기 전 유예기간을 주는 것이다. 인권위 관계자는 “2014년 8월 A등급에 복귀했지만 위원 선출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중립성 및 투명성 요구를 받았던 만큼 개선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인권위 위상 강화는 결국 어떤 정부에도 흔들리지 않는 독립성에 있고 이를 위해 예산 문제나 위원 선임 과정을 개선하자는 데 사실상 중론을 모았다”고 말했다. 다만 인권위는 이번 내부 개혁안 TF가 국정기획자문위원회의 요청과는 별개라고 선을 그었다. 지난달 28일 국정기획위는 업무보고에서 중립성·독립성 강화를 위한 방안 마련과 함께 지난 정부에서의 인권위 운영에 대해 반성을 표명하라는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권위는 ‘독립기구’임을 고려해 내부 개혁 TF와 관련해 정부에 추가 보고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 인권단체 관계자는 “인권위 내부 개혁에 동의하나 과거에 대한 성찰 없는 개혁안은 진정한 위상 강화일 수 없다”며 “‘선(先)반성 후(後)독립성 강화’에 대한 각별한 긴장과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성장 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 산다] ‘요람’부터 장애인 복지… “1명 고용땐 年1000만원 경제 효과”

    [성장 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 산다] ‘요람’부터 장애인 복지… “1명 고용땐 年1000만원 경제 효과”

    뉴질랜드 원주민 마오리족 헨리 투호이(19)는 태어날 때부터 귀가 들리지 않았다. 듣지 못하니 말도 할 수 없게 됐고, 학교에서 심각한 따돌림을 당했다. “친구들이 제 바로 앞에서 ‘불쌍한 놈’이라고 했어요. 들을 순 없지만 입 모양을 보면 무슨 말인지 어렴풋이 알죠. 저는 길을 잃은 것 같았어요.”투호이의 학창 생활을 지켜보던 뉴질랜드 정부는 정규학교에선 적응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오클랜드의 켈스턴 청각장애학교로 전학시켰다. 투호이가 11살 때였다. 1960년 설립된 이 학교는 100여명의 청각장애 학생에게 유치원과 초·중·고교 전 과정(13학년)을 단계적으로 가르친다. 특수학교라고 해서 정규학교와 다른 걸 가르치지는 않는다. 국어·수학·역사 등 교과과정은 똑같고 수화로 수업이 진행되는 것만 다르다. “교육을 받는다는 건 제 정당한 권리라는 걸 깨달았어요. 듣고 말하는 것만 빼면 제가 모든 걸 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죠. 장애는 더이상 걸림돌이 되지 않았어요.” 전학 후 방황에서 벗어난 투호이는 최근 수도 웰링턴의 한 대학에 합격해 수화교사 자격 과정을 밟고 있다. 언젠가 이 학교 교단에 서서 다른 청각장애 학생들을 가르치는 게 꿈이다. 낙오자가 될 뻔했던 투호이가 복지를 통해 어엿한 사회의 ‘일꾼’이 된 것이다.세계에서 가장 발달한 것으로 평가받는 뉴질랜드 장애인 복지는 ‘요람’에서부터 시작된다. 산부인과 의료진은 태어난 아이에게 장애가 있다고 판단되면 곧바로 정부기관인 ‘장애지원 평가조정 서비스’(NACS)에 신고한다. NACS 조사원이 직접 가정을 찾아 아이의 상태를 파악하고 지원 수위를 결정한다. 아이를 부모 대신 돌볼 도우미가 필요한지, 휠체어 등 특수 장비가 필요한지, 집이나 자동차를 아이 상태에 맞게 개조할 필요가 있는지 등을 검토한다. 아이가 크면 필요한 게 바뀌기 때문에 3년마다 다시 조사한다.장애가 확인되면 전담교사와 심리치료사, 언어치료사, 신경발달치료사, 물리치료사, 영양사, 사회복지사 등 다양한 전문가가 배정돼 만 5세까지 아이를 돌본다. 유치원에 갈 나이가 되면 교육부가 책임진다. 뉴질랜드는 1989년부터 장애 아동도 비장애 아동이 다니는 정규학교에 다닐 권리를 인정하고 있다. 장애 아동 부모는 입학 1년 전 학교에 각종 편의시설 설치를 요구할 수 있다. 입학 3개월 전에는 담임과 면담을 갖고 아이가 어떤 지원을 받아야 하는지 논의한다. 교육부에 담임 외 자녀를 돌볼 별도의 도우미 교사와 통학을 위한 택시 비용 지원을 요청할 수 있다. 정규학교보다 체계적인 지원을 받고 싶다면 전국 28개 특수학교 중 한 곳을 선택할 수 있다. 투호이처럼 정부가 전학을 결정하기도 한다. 특수학교는 주기적으로 정규학교와 공동 수업을 진행하며 장애 아동이 비장애 아동과 어울릴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다. 장애 아동이 사회에 나갔을 때 비장애인과 어울리는 걸 두려워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톰 푸르비스 켈스턴 청각장애학교 교장은 “뉴질랜드 교육의 가장 중요한 원칙은 포용(Inclusion)”이라며 “학생이 능력을 최대한 끌어내고 꿈을 이루는 데 걸림돌이 없도록 학교가 돕는 것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의무교육 과정이 끝난 뒤에도 성공적인 사회 정착을 위한 지원은 계속된다. 뉴질랜드 대학들은 장애 학생을 위한 별도의 학사 과정을 운영하며 노트 필기, 수화 통역, 특수 전화 및 컴퓨터 키보드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복지정책을 담당하는 사회개발부는 심각한 장애를 앓는 고교 및 대학 졸업반 학생을 대상으로 1년간 취업이나 직업교육 프로그램을 알선한다. 부모로부터 독립한 장애인은 다른 장애인과 함께 생활하는 ‘그룹 홈’에서 24시간 돌봄 서비스를 제공받거나 혼자 살면서 일정 시간 도우미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오클랜드에서 활동하는 한인 사회복지사 봉원곤씨는 “모든 사람은 어떤 능력이나 기능이 떨어지는 장애가 있기 마련이고, 장애인으로 분류되는 사람은 증상이 좀더 심할 뿐”이라며 “장애인에게도 비장애인 못지않은 평등한 기회를 제공하는 게 뉴질랜드 복지정책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뉴질랜드는 2001년 범정부 차원의 ‘장애인 정책’(Disability Strategy)을 수립한 뒤 꾸준히 제도를 발달시켰다. 2006년에는 영어, 마오리어에 이어 수화가 세 번째 공식 언어로 인정됐다. 정규학교에서도 수화 교육이 이뤄져 인구 440만명 중 2만명(0.5%)이 수화를 할 수 있다. 이 중 청각장애인은 4000명이고, 나머지는 수화가 주된 의사 표현 방식이 아님에도 배운 것이다. 발달장애인의 권리 찾기 운동인 ‘피플퍼스트’(People First)가 활발하게 전개돼 이들의 인권도 크게 신장됐다. 지난해에는 출생 과정에서 뇌 손상을 입은 피플퍼스트 활동가 로버트 마틴이 발달장애인 가운데 처음으로 유엔 장애인권리위원회 위원으로 선출돼 전 세계에 감동을 안겼다. 트리시 그랜트 뉴질랜드 지적장애인협회(IHC) 지원담당 이사는 “지적장애인 등 발달장애인은 다른 장애인에 비해 지원제도를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고 소외되는 경우가 많다”며 “마틴의 유엔 위원 선출은 발달장애인도 훌륭한 사회의 일원이 될 수 있다는 걸 보여 준 기념비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그간 뉴질랜드의 장애인 복지는 인도주의적 측면이 강했으나 최근에는 새로운 관점에서 접근한다. 장애인은 돌봐야 하는 약자가 아닌 함께 성장해야 할 사회의 구성원이라는 것이다. 장애지원처는 지난해 ‘장애인 정책 2016~2026’을 새로 수립하고 향후 10년간 ▲교육 ▲고용 및 경제적 안정 ▲건강과 웰빙 ▲권리 보호 ▲사회 접근성 ▲자존감 ▲자아실현 ▲리더십 고양 등 8개 분야에서 장애인의 삶을 전반적으로 향상시키기로 했다. 이런 패러다임 변화는 그간 정책이 장애인의 실질적인 삶을 개선하는 데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반성에서 시작됐다. 가장 최근 조사인 2013년 기준 뉴질랜드의 장애인 고용률은 45%로 비장애인 72%보다 크게 낮았다. 이해 뉴질랜드는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장애인 고용 모범국가로 선정됐지만 현실은 그리 아름답지 않았던 것이다. 뉴질랜드 경제연구소(NZIER)는 지난 2월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장애인 실업률(9.2%)을 사회 평균(6.1%)과 비슷한 수준으로 개선하면 연간 14억 5000만 뉴질랜드달러(약 1조 1700억원)의 국내총생산(GDP)이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2015년 기준 뉴질랜드 GDP가 195조원인 점을 감안하면 약 0.6% 증가 효과를 내는 셈이다. 또 연간 2200억원의 장애인 실업급여를 재정에서 아낄 수 있다. 국책 연구기관 ‘워크브리지’도 지난해 장애인 일자리 1개가 만들어질 때마다 연간 1000만원의 경제적 효과가 발생한다고 발표했다. 장애인을 사회에 동참시키면 국가경제 발전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뉴질랜드 동부의 작은 도시 타우랑가 출신의 브렌디 와테네파울(19·여)은 어릴 적부터 음식 만들기를 좋아했다. 요리사가 되는 게 꿈인 그는 조만간 오클랜드의 한 전문대학에 입학해 제빵 기술을 전문적으로 배울 예정이다. “아마 다른 나라에서 태어났다면 저는 요리사의 꿈을 포기했을지도 몰라요. 청각장애인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뉴질랜드에선 수화로도 얼마든지 요리를 배울 수 있어요. 저는 귀가 들리지 않을 뿐 손재주는 정말 뛰어나거든요. 제 솜씨로 많은 사람에게 맛있는 빵을 만들어 줄 겁니다.” 글 사진 오클랜드·웰링턴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무상급식 주도한 ‘혁신 아이콘’… 수능·자사고 등 대수술할 듯

    무상급식 주도한 ‘혁신 아이콘’… 수능·자사고 등 대수술할 듯

    경기교육감 때 ‘인권 조례’ 성과… 19대 대선 ‘文선대위원장’ 맡아 수능 절대평가 등 교육공약 설계… 논문 표절·위장전입 의혹 주목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인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에게는 ‘무상급식’, ‘학생인권조례’, ‘혁신학교’가 트레이드 마크처럼 따라붙는다. 민선 1·2기 경기교육감 시절 보편적 교육복지와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굵직한 정책을 추진하면서 지금의 진보교육을 이끈 인물로 평가받는다.김 후보자는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을 역임했고, 이번 19대 대선에선 문재인 대통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다. 특히 대선 과정에서 혁신학교 확대, 초·중등교육 권한의 교육청 이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절대평가 등을 비롯한 문 대통령의 교육공약을 설계했다. 이에 따라 일찌감치 이번 정부 첫 사회부총리 교육부 장관으로 점쳐졌다. 그러나 김 후보자가 2015년 경기도지사 당내 경선에서 불거졌던 석사·박사 논문 표절 논란과 위장 전입 의혹이 새롭게 불거지면서 인선이 예상보다 늦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청문회 통과가 가능하겠느냐는 지적에 청와대가 실제로 다른 후보도 검토하고 있다고도 했다. 그러나 올 7월 발표하기로 한 2021학년도 수능 개선과 고교 내신산출 제도 개선, 올 10월 예정된 외국어고와 자율형 사립고 등 전기고 입시계획 발표 등 교육 공약들이 분초를 다툴 정도로 시급한 데다가, 김 후보자가 설계한 교육 공약을 지휘할 인물이 사실상 거의 없다는 점에서 이번 장관 인선에 포함된 것으로 풀이된다. 각종 교육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교육을 설계한 김 후보자가 이를 풀어나가는 게 합당하며, 진보 교육감 흐름이 이어지는 추세 속에서 집권 초 교육 개혁을 추진하는 데 김 후보자 이외에 대체할 만한 인물이 없다는 게 교육계의 중론이다. 인사청문회에서 야당의 집중포화가 예상되지만, 김 후보자가 이를 통과한다면 문 대통령의 교육 공약도 추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자는 지난달 공식 석상에서 수능 절대평가가 이뤄지는 시점을 지금 중학교 3학년이 치르는 2021학년도로 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1949년 광주 출신인 김 후보자는 광주제일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경영학과, 서울대 경영학 석사, 박사를 수료했다. 1983년 한신대 경영학과에 전임강사로 부임한 뒤 한신대 경영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민주화를 위한 전국 교수협의회 공동의장, 전국교수단체연대회의 의장, 전국교수공공부문연구회 회장 등 진보성향 교수단체에서 활동했다. 2009년 14대 경기교육감에 당선된 뒤 15대 교육감을 역임했다. 교육감 연임 등으로 승승장구하다 사퇴하고 2015년 경기도지사 예비후보로 출마했지만, 당내 조직력 등에서 밀리면서 현 국정기획자문위원장인 김진표 전 의원에게 패했다. 이후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장을 역임하면서 정치활동을 이어 왔다. 현재 혁신더하기연구소 이사장을 맡고 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비사시’ 안경환, 법무장관 기용에 검찰 개혁 가속화 전망

    ‘비사시’ 안경환, 법무장관 기용에 검찰 개혁 가속화 전망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인권 분야에 정통한 법학자인 안경환(69) 전 국가인권위원장이 11일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전격 발탁되면서 검찰 인적 쇄인인 ‘숙검(肅檢)’의 규모와 개혁 방향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검찰 안팎에서는 검찰 출신이 아니고 국내 변호사 자격이 없는 안경환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발탁된 것 자체가 쓰나미급 개혁을 예고하는 강한 시그널로 받아들이고 있다.안경환 후보자가 서울대 로스쿨 교수로 재직하다 청와대로 들어간 조국 민정수석과는 호흡이 잘 맞다는 게 주변의 평가다. 향후 법무부와 청와대가 검찰 개혁의 고삐를 당길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안경환 후보자는 부산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한 후 금융회사에 취업했다가 다소 늦게 유학길에 올라 미국 샌타클라라대 로스쿨을 마치고 현지에서 변호사로 잠시 활동했다. 그러다가 1987년 서울대 교수로 임용된 이후 연구와 후학 양성에 전념했다. 안경환 후보자가의 법무장관 기용은 파격적이다. 역대 법무부 장관은 검찰 출신들이 독식하다시피 했다. 참여정부 들어 첫 법무부 장관으로 판사 출신인 강금실 변호사가 임명됐을 때도 파격 인사라는 세간이 평가가 나왔던 터다. 최근 수십년 사이에는 비(非) 검찰 출신 장관으로는 대법관 출신 안우만 전 장관, 변호사 자격이 있는 정치인 출신 천정배 전 장관 등 손꼽을 정도다.이처럼 비사시 출신의 안경환 후보자를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것은 법무부 문민화에 속도를 내는 동시에 검찰의 인적 쇄신, 제도 개선을 통한 ‘검찰 개혁’을 강력히 추진하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청와대도 “안경환 전 위원장을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지명한 것은 문 대통령의 법무부 탈검찰화 약속 이행 의미”라고 설명했다. ●법무장관은 수사지휘권 발동 가능 법무부 장관은 검찰 수사에 대해 지휘권을 갖고 있다. ‘지휘권 발동’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안경환 후보자는 수사경험이나 검찰이 수사한 사건을 법원 등에서 처리한 경험이 없다. 안경환 후보자는 취임하면 대대적인 검찰 간부 인사를 통해 본격적인 인적 쇄신부터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법무부는 청와대와 긴밀한 조율 속에서 ’과거 부적정한 사건 처리를 한 검사‘라는 이유로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김진모 전 서울남부지검장 등 검사장 이상 고위 간부들을 대상으로 한 사실상의 ‘숙검(肅檢)’에 시동을 걸었다. 6개월 넘게 공석인 검찰총장 지명 이후 단행될 고검장급, 검사장급, 차·부장급 정기 인사에서 인적 쇄신 수준이 상상을 초월하는 숙검이 될 것이라는 공포가 검찰 조직에 드리워진 상태다. 검찰을 개혁하는 차원을 넘어 체질과 구조를 다시 짜는 ‘리스트럭션’이 될 전망이다. 안경환 후보자는 향후 법무부 핵심 보직에서 검사 배치를 배제하는 형태로 법무부의 문민화를 가속화하는 한편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검경 수사권 조정 등의 제도 개선에도 역량을 쏟아부을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개혁을 밀어붙이기만 할 경우 불거질 검찰 내부의 동요나 잡음을 어떻게 제압할지가 과제로 남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외숙 법제처장 “차별 문제에 관심, 인권·감수성 강조”

    김외숙 법제처장 “차별 문제에 관심, 인권·감수성 강조”

    김외숙 신임 법제처장이 “차별문제에 대해 특별히 관심을 두고 그러한 부분이 시정될 수 있도록 법령과 행정규칙을 잘 정비하고 개선하겠다”고 밝혔다.김 처장은 9일 청와대 인선 발표 직후 “새 정부가 비정규직 문제, 일자리 문제, 빈부 간의 격차 등 ‘차별’ 문제에 관심이 많다”면서 연합뉴스를 통해 이와 같이 전했다. 김 처장은 “새 정부의 공약들이 제대로 이행될 수 있도록 법령을 잘 정비하고, 적극적인 해석을 통해 지원하는 것이 제 역할이라 생각한다. 그만큼 어깨가 무겁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법제처 업무를 하는 데 있어서 인권 감수성을 강조하고자 한다”며 노동·인권 전문변호사로서 경험을 살리고자 하는 의지를 나타냈다. 1992년 사법연수원을 21기로 수료한 김 처장은 ‘노동·인권변호사가 되겠다’는 신념으로 당시 부산·경남 지역에서 활동하던 문 대통령을 찾아가 법무법인 부산에 합류했다. 법무법인 부산의 모체는 1982년 노 전 대통령과 문 당선인이 함께 운영했던 합동법률사무소다. 두 사람은 당시 인권·시국·노동사건 등을 주로 맡아 인권변호사로 이름을 날렸다. 1988년 노 전 대통령이 13대 국회의원에 당선되면서 법률사무소를 떠났고 문 대통령이 젊은 변호사들을 영입하면서 1995년 7월 법무법인 부산을 설립했다. 김 처장은 그동안 법무법인 부산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한국여성변호사회 부회장, 부산지방노동위원회 공익위원,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비상임위원 등을 역임했다. 김 처장은 법제처 역사상 두 번째 ‘여성’ 법제처장이다. 참여정부 시절인 2005년∼2007년 김선욱 전 처장이 첫 여성처장이었다. 이와 관련해 김 처장은 “여성이라는 점을 특별히 강조하고 싶지는 않다. 그래도 무언가 여성으로서 강점을 찾자면 법제처 내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직원들 의견을 많이 듣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 처장은 휴대전화가 없다. 이날 인터뷰도 법무법인 부산 사무실 유선전화로 이뤄졌다. 휴대전화가 없는 이유에 대해 김 처장은 “통상 변호사들이 휴대전화를 의뢰인들한테 24시간 오픈하고 영업에 활용하는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휴대전화가 일과 가정을 구분할 수 없게 만드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과 가정 모두가 중요하기에 퇴근 뒤에는 아이들과 온전히 시간을 보내고 싶어 휴대전화를 들고 다니지 않는다”며 “일과 관련된 부분이라면 어떻게든 사무실을 통해 연결되고, 어차피 휴대전화가 있어도 법정에 있거나 회의 중이면 받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강경화 “위안부 문제 일본과 대화, 진정성 조치 취해지도록 노력”

    강경화 “위안부 문제 일본과 대화, 진정성 조치 취해지도록 노력”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진정성 있는 조치가 취해지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강 후보자는 7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통해 2015년 12월 28일 도출된 한일 위안부 합의를 보완할 수 있는 조치를 모색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강 후보자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피해자 중심의 관점에서 지혜를 모아 일본과의 대화를 이어나가면서 진정성 있는 조치가 취해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나아가 과거사 문제가 (한일) 양국관계에 장애가 되지 않도록 역사를 직시하면서 외교·안보·경제·문화 등 다른 여러 분야에서의 실질적인 협력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 후보자는 “당당하면서도 국익을 중심으로 한 협력외교를 통해 강하고 평화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자 한다”며 “그 과정에서 무엇보다 절차적 정당성과 투명성을 높이고 이를 위해 우리 국민과의 소통을 보다 강화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 한국 외교·안보의 중요한 과제로 북핵 문제 해결을 통한 평화로운 한반도 구현, 국익을 증진하는 당당한 협력외교, 민주주의와 평화를 선도하는 책임 있는 국가로서의 역량 강화 등을 꼽았다. 강 후보자는 북핵 문제에 대해 “북핵은 우리 국민 생존에 직결되는 문제로서 평화로운 한반도 구현을 위해 최우선적으로 해결돼야 할 과제”라고 규정한 뒤 “우리는 북핵문제의 직접 당사자로서 주인의식을 가지고 보다 능동적이고 주도적인 노력을 펼쳐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선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응해 나가야 할 것”이라며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 차단과 추가도발 억제를 위해 안보리 결의 등을 통한 국제공조에 적극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동시에 “대북제재 압박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수단이 되어야 한다”며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대북제재와 함께 대화 재개를 위한 공조 노력도 병행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그는 대북 인도적 지원 또는 인권 문제를 직접 거론하지 않은 채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 주민의 실질적 상황이 개선될 수 있도로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가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장관으로 임명된다면 “대내외적으로 엄중한 외교안보 환경에서 그동안 외교부와 유엔 무대에서 쌓아온 역량과 경험을 바탕으로 이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리더십을 발휘해 우리 외교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 나가겠다”며 “외교부 쇄신과 새로운 조직문화를 주도하고 대통령의 국정운영 철학과 국민의 의지를 담은 외교를 펼쳐 나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순직 범위 재정립 탄력받나

    순직 범위 재정립 탄력받나

    사고 3년 3개월 만에 결정 나와 늦어도 새달 중순 보상금 지급 세월호 참사 당시 학생들을 구하려다 희생된 기간제 교사 김초원(당시 26세)·이지혜(31세)씨를 일반 교사와 똑같이 ‘위험직무 순직’으로 처리하기 위한 절차가 시작됐다. 두 교사는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사고 이후 3년 3개월 만에 순직(공무 중 사망)을 인정받게 됐다.6일 인사혁신처는 기간제 교사의 위험직무 순직인정 근거를 마련한 ‘공무원연금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한다고 밝혔다. 인사처는 “세월호 기간제 교사들의 순직을 인정해야 한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커지고 순직 인정 제도를 개선하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도 있어 관계부처 협의와 법률 자문을 거쳤다”면서 “조속한 시일 안에 순직을 인정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인사처는 공무원연금법 시행령 제2조를 개정해 연금지급 대상에 포함되는 ‘정규 공무원 외 직원’에 4·16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추가하기로 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세월호 기간제 교사도 공무원 연금지급 대상 공무원에 포함된다. 인사처는 입법예고 뒤 법제처 심사와 차관회의, 국무회의를 통해 이달 말까지 시행령을 개정하기로 했다. 늦어도 다음달 중순까지는 기간제 교사 2명에 대한 보상심사 절차를 끝내고 위험직무순직유족 연금과 보상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공무원이 공무 중 사망하면 순직 처리된다. 이 가운데 커다란 위험을 무릅쓰고 직무를 수행하다가 숨진 경우 특별히 ‘위험직무 순직’으로 인정된다. 재직 20년 미만 공무원이 순직하면 연금은 월 소득의 26%, 보상금은 월 소득의 23.4배를 받는다. 위험직무 순직의 경우 연금은 35.75%, 보상금은 44.2~55.7배를 받는다. 두 교사에게 지급되는 보상금은 각각 1억 9500만원 정도다. 앞서 세월호 사고 당시 숨진 단원고 정규직 교사 7명은 모두 위험직무 순직으로 인정받았다. 하지만 두 기간제 교사는 공무원연금법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순직 자체도 인정받지 못했다. 그동안 인사처는 “두 교사의 사연이 딱하지만 현행법으로는 구제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하지만 지난달 15일 문재인 대통령이 “이들에 대한 순직 인정 여부를 검토하라”고 지시하자마자 ‘공무원 연금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기간제 교사의 순직을 결정했다. 인사처 관계자는 “지난 4월 공무원 재해보상법 제정안이 국회에 제출됐다”면서 “입법 과정에서 순직 범위를 두고 광범위한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경찰대 여학생 정원 여전히 12명…인권위 ‘증원 권고’ 외면하는 경찰

    경찰대 여학생 정원 여전히 12명…인권위 ‘증원 권고’ 외면하는 경찰

    살수차 운영지침을 개정하고 시위 대응 방향을 수정하는 등 인권 개선에 나선 경찰이 유독 경찰대 여학생 비율을 늘리는 권고를 수용하지 않는 데 대해 내부 논란이 커지고 있다. 경찰대가 고위직 진출의 통로라는 점에서, 수뇌부가 고위직 여경의 확대를 꺼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경찰 내부 여성 고위직 증가 꺼려” 현직 여경들은 최근 문재인 정부의 여성 인재 등용 기조를 경찰 조직이 무시하고 있다며 답답해했다. 5일 만난 한 여경은 “경찰 내부적으로 경찰대 여학생 비율을 높이는 데 부정적 기류가 있다. 의지만 있다면 당장에라도 15%든, 20%든 증원 발표를 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현재 경찰대 정원은 100명으로, 이 중 여학생은 12명이다. 2014년 이후 같은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국가인권위원회는 “경위로 임명되는 경찰대 여학생을 12%로 제한하는 것은 여성 경찰관이 하위직에 편중되게 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여성 선발 비율을 확대하라고 권고했다. 하지만 경찰은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한 하위직 여경은 “고위직부터 여경에 대한 편견이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경찰대 출신인 한 여경은 “어차피 여경 승진 비율이 정해진 상태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유리천장부터 먼저 깨야 한다”고 전했다. 남성 위주의 문화와 유리천장을 유지한 채 고위직이 되기에 여경의 업무능력이나 체력, 적응력이 부족하다는 논리를 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있었다. ●“현장서 부담스러워해” 반박도 경찰청에 따르면 의경을 제외한 경찰 11만 6845명 가운데 여경은 1만 2357명(10.6%)이다. 우선 여경의 비율부터 영국(27%)이나 캐나다·프랑스(20%) 등과 비교해 적다. 특히 경무관 이상만 보면 108명 중 단 2명(1.9%)이 여성이고, 치안감 이상 최고위직은 한 명도 없다. 통상 경찰서장급으로 불리는 총경은 573명 중 14명(2.4%)이 여성이고, 중간 간부로 구분되는 경정·경감·경위 직급도 여성 비율은 4.1% 정도다. 반면, 하위직인 경사·경장·순경 중 여성은 5만 9425명 중 1만 37명(16.9%)이나 됐다. 경찰청 관계자는 “여경과 근무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현장의 목소리를 무시하기 어려워 단기간에 대폭 늘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명예기자 마당] 정신건강, 복지로 새 출발!

    정신의 건강은 신체 건강의 절반, 그 이상일 수도 있다. 몸의 건강을 지키기도 급급했던 예전과 달리 이제는 마음의 건강도 중요한 한 축이 됐다. 우리나라의 정신건강 기본법인 ‘정신보건법’은 1995년 제정된 이후로 큰 변화가 없었다. 그러나 법이 제정됐던 22년 전과 지금을 비교해 보면, 국민들의 정신건강에 대한 인식과 인권 의식은 크게 달라졌다.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었던 것이다. 특히 지난해 9월 헌법재판소에서 정신보건법상 강제 입원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이 나면서 우리나라의 정신보건법은 새로운 옷을 맞춰 입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올해 5월 30일 전면 개정돼 시행한 ‘정신건강복지법’에는 세 가지의 포인트가 있다. 정신질환의 조기 발견과 조기 치료, 학교와 사업장에서의 정신건강 증진이 강화됐다. 둘째,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은 강제 입원의 절차를 개선해 더이상 억울한 입원이 발생하지 않도록 입원적합성위원회 등 제도를 신설했다. 셋째, 자·타해 위험이 있는 경우 전문의의 판단에 따라 퇴원을 제한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정신질환자가 지역사회에서 치료받으며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주거, 직업재활 등 복지서비스의 기반이 마련된다. 누구나 마음이 불편하면 언제든지 치료받을 수 있도록 사회적인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정신질환은 누구나 걸릴 수 있다. 그리고 치료가 가능한 질환이다. 정신건강복지법이 그 디딤돌이 될 것이다. 차전경 명예기자 (보건복지부 정신건강정책과장)
  • 유엔 특별보고관, 日정부에 재반박 “15년전 교과서 6종서 위안부 기술”

    데이비드 케이 유엔 인권이사회 특별보고관이 일본의 언론 및 표현의 자유가 위축됐음을 비판한 자신의 보고서가 “사실에 기반한 내용”이라면서 일본 정부의 주장을 공개적으로 재반박했다. NHK 등은 지난 3일 일본을 방문 중인 케이 특별보고관이 전날 도쿄 조치대학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 정부가 자신의 지적이 ‘소문과 억측을 담은 것’이라고 반박한 데 대해 “전해 들은 것에 기반한 것이 아니다. 사실에 입각해 조사한 결과”라면서 “해석에 따른 차이는 있을지 몰라도 (나의 비판은) 사실에 기반한 내용이다. 보고서의 내용이 정확하다는 자신감이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해 출판된 교과서는 한 종류에만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기술이 있지만 15년 전에는 5~6종류에 달했던 만큼 큰 변화”라고 일본 정부의 압력이 있었음을 암시했다. 케이 보고관은 지난달 30일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OHCHR)을 통해 홈페이지에 공개한 ‘일본의 표현의 자유’ 보고서를 통해 위안부 등 역사교육에 정부의 개입 우려가 있다며 교과서 검정제도가 개선돼야 하고 방송사에 대한 정치적 공평성을 요구한 방송법 4조 철폐 등을 요구했다. 그는 일본 정부의 일본군 위안부 기술 등에 대해서는 “역사의 자유로운 해석이 이뤄지도록 정부가 교과서 내용 등에 간섭하는 것을 삼가야 한다”고 밝혔다. 방송법 4조는 정부에 비판적인 보도를 할 경우 행정지도나 방송 허가 중지권을 소재로 방송사를 압박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캘리포니아대 교수인 그는 보고서에서 “언론에 정부 당국자의 직접적·간접적인 압력이 있다”면서 미디어의 독립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권고도 했다. 이에 다카이치 사나에 총무상이 지난 1일 중의원에서 “보고서가 큰 오해에 따른 것으로 매우 유감”이라고 한 것을 비롯해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 등 주요 관계자들이 공식적인 자리에서 지속적으로 반론을 제기했으며 일본 정부는 공식 반박문을 제출했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인권 경찰’ 보는 시선, 곱지만은 않은 이유

    ‘인권 경찰’ 보는 시선, 곱지만은 않은 이유

    靑경비경찰 시민 친화적 변화 집회도 교통 관리 중심으로 “분위기 바뀌었다” 평가 속 ‘수사권 조정 전 눈치보기’ 비판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경찰이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 청와대 인근에서 불심검문이 확연히 줄었고, 시위 대응도 교통관리 중심으로 바뀌었다. 인권을 강조하는 새 정부의 기조에 부응하는 모습이라는 평가도 나오지만 검·경 수사권 조정이라는 중차대한 현안 앞에서 우호적 여론 형성을 위한 ‘인권경찰 코스프레’에 불과하다는 혹평도 받고 있다.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효자동에서 만난 주민들은 고압적인 태도를 보이던 청와대 경비 경찰들이 친(親)시민 기조를 보인다고 했다. 40년간 거주했다는 남모(69)씨는 “집이 코앞이어도 일일이 신분증을 확인하고, 세월호 리본을 달았다고 불심검문을 했었는데 그런 모습이 사라졌다”고 평가했다. 음식점 주인 권모(39·여)씨도 “차벽도 사라졌고, 청와대로 향하는 도로에서 말고는 다른 검문이 없다.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고 전했다. 청와대 방향으로 가는 차량마다 일일이 창문을 내리고 행선지를 묻던 행태도 육안 확인 정도로 간소화됐다. ●경찰, 지난달 ‘인권 최우선’ 지시 올해 초만 해도 ‘특별경비구역’이라며 불심검문을 지속해 비판을 받던 것을 감안하면 큰 변화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은 2014년 9월 “위법한 불심검문”이라며 경찰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소하고, 지난 3월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었다. 경찰은 집회시위에서도 기동대를 별도로 배치하지 않고 교통 관리 중심으로 대응하고 있다. 경찰청 수사국은 지난달 용의자 체포부터 조사·구금·호송까지 인권을 최우선으로 고려할 것을 지시하기도 했다. 시민단체들은 아직 경찰의 진정성까지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시위 대응 방향의 전환은 경찰의 의지보다 평화 집회를 이끌었던 성숙한 시민의식이 만들었고, 인권대책 강화는 ‘과거에 대한 반성이 없는 반쪽짜리’라는 것이다. 검·경 수사권 조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보여 주기식 변신이라는 해석도 있었다. 실제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집회시위 참가자는 438만 8582명으로 지난 10년간 가장 많았지만, 부상자는 97명에 불과했다. 또 지난해 불법·폭력시위는 28건으로 지난 10년간 가장 적었고, 전체 시위 대비 비중도 0.3%로 가장 낮았다. ●시민단체 “과거 반성이 우선” 민변·인권운동사랑방·백남기투쟁본부 등 30여개 시민단체들은 지난 1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권침해 행위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와 공식적 사과, 책임자 처벌이 선행돼야 한다”며 “인권개선안을 마련하는 경찰의 진정성이 의심스러운 것은 과거에 대한 철저한 반성이 없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 4월 농민 백남기씨 사망사건 관련 재판에서 살수차량 현장지휘자와 살수차량을 조작한 경찰관의 진술서와 청문조사보고서를 증거자료로 제출하라는 재판부의 요구에 대해 아직 사건 수사가 진행 중이라며 불응한 바 있다. 시민단체들은 대체로 평화 집회 보장, 무차별적인 개인정보 수집 중단, 국민에 의한 경찰 통제, 국제인권기구·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 즉시 이행 등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문 대통령 “외국역할론 기대지 않고 한반도 문제 주도할 것”

    문 대통령 “외국역할론 기대지 않고 한반도 문제 주도할 것”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외국 역할론에 기대지 않고 한반도 문제를 대한민국이 주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제주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12회 제주포럼 개회식 영상축사에서 “한반도의 영국적 평화와 번영을 위한 완전히 새로운 구상, 담대한 실천을 시작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을 설득하고 압박하여 대화의 장으로 이끌고, 북핵문제 해결과 남북 및 북미 관계 개선을 함께 이뤄내겠다”고 덧붙였다.문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에는 강력하게 대처한다는 입장과 함께 남북 교류·협력의 의지도 재확인했다. 문 대통령은 “전쟁 위협이 사라진 한반도에 경제가 꽃피게 하겠다”면서 “남북이 아우르는 경제공동체는 대한민국이 만든 ‘한강의 기적’을 ‘대동강의 기적’으로 확장시켜 세계 경제 지도를 바꾸는 ‘한반도의 기적’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저는 오랫동안 인권변호사로 국민 인권을 위해 노력해왔다”며 북한 주민의 인권 개선에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 문 대통령은 제주4·3사건 진상규명과 피해자 명예회복에도 힘쓰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국가적 진상규명에 이어 2006년 대통령이 직접 국가 책임을 인정하고 국가를 대표해 공식 사과를 했다”면서 “새 정부는 앞으로도 진상규명과 명예회복 등 남아있는 국가의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주포럼은 제주도와 외교부 등 44개 기관이 협력기관으로 참여했으며 외교안보, 경제경영, 환경기후변화, 여성교육문화, 글로벌 제주 등 5개 분야 75개 세션에 80여개국 전문가 5500여명이 참석했다. 서귀포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구속결정 전 피의자 인권 개선… 교도소 대신 경찰서 등에 유치

    구속영장이 발부돼 심사를 받게 된 피의자들은 교도소 수용자들과 똑같은 수감 절차를 밟아야 한다. 옷과 소지품을 맡기고 알몸으로 신체검사를 받은 뒤 수용자복을 입은 채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 구속 전 수용자를 구속된 피의자처럼 대하는 것이 인권침해라는 주장이 제기돼도 사법기관의 태도는 달라지지 않았지만, 앞으로 이런 관행이 변화할 전망이다. 국가인권위원회는 검찰과 법원이 구속 전 피의자를 교도소에 입소시키는 관행을 개선하라는 인권위 권고를 받아들였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결정은 새 정부 출범 이후 인권위가 발표한 사법기관의 첫 권고 ‘수용’ 사례다. 앞서 이모씨 등은 지난해 구속 전에 수용자와 같은 대우를 받는 이런 절차가 인격권을 침해한다면서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냈다. 인권위는 이를 받아들여 그해 11월 해당 검찰청과 법원에 이를 개선하라고 권고했다. 구속 여부와 상관없이 일반 수용자와 똑같이 신체검사를 하고 지문 채취, 항문 검사도 하는 이런 관행이 헌법 제10조에서 보장하는 인격권을 침해한 행위라고 판단했다. 당시 인권위는 “유치 장소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경찰서 유치장으로 할 필요가 있다”고 검찰과 법원에 통보했다. 이에 검찰 관계자는 “법무부 교정본부가 신체검사를 간이화하고, 수의 대신 운동복을 지급하면서 사진 촬영을 생략하는 등 인격권과 신체의 자유 침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해 시행할 예정”이라고 알려 왔다. 또 유치 장소를 교도소·구치소로 지정하는 것을 최소화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인권위의 권고를 받은 법원지원도 영장 발부 시 유치 장소를 해양경비안전서나 경찰서로 하겠다고 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힘받은 인권위 권고… 부처들 적극 수용 검토

    법무부·복지부서도 개선 서둘러… 일부 공무원들 “현장 모른다” 불만 문재인 대통령이 정부 부처에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 수용률을 높이라고 지시한 뒤로 정부 부처들이 거부했던 권고를 재수용할지 ‘장고’(長考)에 돌입했다. 경찰이 발빠르게 살수차 운용지침 개정안을 내놓은 가운데 보건복지부와 법무부도 각각 보건소장 의사 우선 채용에 대한 개선안, 난민인정심사 개선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했다. 다만 이런 입장 변경에 대해 공무원 내부에서는 오락가락 기조라며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30일 복지부 관계자는 “보건소장에 의사를 우선 채용토록 한 지역보건법 시행령 개정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7일 보건소장에 의사를 우선 채용하는 것은 차별이라고 지적한 인권위 권고에 “지역보건법 시행령 개정은 쉬운 문제가 아니다”라고 답했던 것과 정반대의 입장 변화다. 해당 권고는 인권위가 2006년에 이어 두 번째 한 것이다. 지난 25일 청와대의 ‘인권위 강화 방안’ 발표 이전에 나온 마지막 권고였다는 점에서 복지부가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인권위 권고에 대한 수용·불수용 통보는 통상 90일 이내에 이뤄진다. 경찰은 좀더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근 살수차 운용지침 일부 개정안 초안을 마련해 국회와 협의 과정을 거치고 있다. 시위·집회 채증 자료 분석에 외부 전문가를 참여시키는 방안도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2014년 인권위가 개정 권고를 한 사안으로, 당시 경찰은 “채증 자료는 정보공개법상 ‘비공개 대상 정보’로, 외부에 공개하면 수사의 공정성이 저해되거나 제2, 제3의 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며 거부했다. 법무부는 인권위의 난민인정심사 개선 권고에 대해 재검토에 들어갔다. 법무부는 지난해 12월 난민심사 회부 비율을 높이라는 취지의 난민인정심사 개선권고 다섯 가지 중 두 가지만 수용하겠다고 통보했다. 당시 인권위는 법무부 회신에 구체적인 방안이 없다며 사실상 ‘불수용’으로 판단한 바 있다. 이런 변화에 대해 일부 공무원들은 현장을 너무 모른다고 호소했다. 한 경찰은 “이미 정당한 수사의 경우도 피의자가 청문감사관실에 민원을 넣으면 일단 정지된다”며 “또 범인 검거 시 인권 문제를 피하려고 소극적으로 대응하다 폭력을 당하는 사례도 부지기수”라고 말했다. 이창수 한국법인권사회연구소 대표는 “우선 행정부처의 인권 의식이 개선돼야 하지만 권고수용률에만 매달려서는 안 된다”며 “인권위 스스로도 정권의 눈치를 보는 것은 아닌지 평가하고, 부처의 불수용을 개선하기 위해 후속 조치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사설] ‘구의역 사고 1년’ 관련 법안 하나 처리 못했다

    19세 청년 김모군이 서울 지하철 구의역에서 안전문을 고치다 참변을 당한 지 어제로 1년이었다.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청년이 위험천만한 일터에서 아무런 안전장치도 없이 혼자 작업하다 목숨을 잃은 사건은 충격 자체였다. 1년이 지난 지금 근로현장의 인권과 환경은 얼마나 개선됐는지 돌아보자면 민망해진다. 안전을 최우선하려는 정책과 사회 인식은 여전히 성적이 초라하다. 삼성중공업 조선소의 크레인 사고, 인천공항 감전 사고 등 최근에도 엇비슷한 하청업체 인명 사고들이 줄을 이었다. 위험한 작업은 하청업체에 떠맡기는 이른바 ‘위험의 외주화’는 변함없이 진행형이다. 비정규직의 임금 차별도 심각한 문제이지만, 하청업체 소속이라는 이유만으로 근로자의 생명이 저당잡히는 현실은 부당함을 넘어 잔혹한 인권침해다. 지난해 산재 사망 사고가 가장 많았던 5개 기업의 사망자 중 무려 87%가 하청업체 노동자였다. 청년 노동자들에 대한 처우 또한 개선된 것이 없다. 특성화고 출신의 어린 청년들이 관리감독 사각지대에서 속수무책으로 노동을 착취당하는 현실은 여전하다. 고용을 미끼로 한 살인적 업무와 박봉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하는 안타까운 소식이 잊힐 새도 없이 이어진다. 구의역 참사 이후 서울시는 민간 위탁 분야를 직영체제로 전환했다. 더 물러날 데 없이 혹독한 대가를 치르고서야 뒷북 대책으로 스크린도어 수리 직원들의 신분은 보장된 셈이다. 이런 수동적인 자세로는 산업현장의 안전문화와 노동인권 개선은 기대할 수가 없다. 지난해 사고 직후 더불어민주당은 ‘위험의 외주화 방지법’ 7개 법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19대 국회는 단 하나도 통과시키지 않았다. 제2의 구의역 사고 예방에 말뿐인 정치권과 나약한 정부 의지가 변명의 여지없이 확인된다. 우리 사회의 지속적인 관심도 아쉽다. 서울메트로와 정비용역업체 관계자 9명이 어제서야 불구속 기소로 재판에 넘겨졌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작업이 새 정부의 주요 정책으로 가속이 붙는 것은 그나마 다행스럽다. 외형적 성과 못지않게 실질을 챙기는 정책이 함께 보조를 맞춰야 할 것이다. 중대한 산업재해가 발생하면 원청기업이 휘청거릴 정도의 과징금을 물리는 강력한 입법이 추진돼야 한다. 앞뒤 재지 않겠다는 결연한 각오 없이는 외주화에 따른 노동 현장의 생명 안전은 확보될 수 없다.
  • [그때의 사회면] 식모 학대

    [그때의 사회면] 식모 학대

    1970년대까지만 해도 웬만한 부잣집에는 식모와 식모 방을 따로 두고 있었다. 70년대 초에 서울 사람의 31%가 식모를 두고 있었다는 조사가 있다. 당시 서울 시내의 식모 수는 무려 24만 6000명으로 추산된다는 연구도 있다. 1960년대 중반에 식모의 월급은 400~500원가량, 중등교사의 초임은 3500원 정도, 쌀 한 가마니 값은 2500원쯤 됐다. 그러니까 식모 월급은 일반적인 직장인의 10분의 1 수준으로 박했다. 침식을 제공한다는 점 때문에 적은 월급을 주고 값싼 노동력을 쓸 수 있었던 것이다.밑바닥 인생 ‘식모살이’는 배운 것 없고 가진 것이라고는 성한 손발밖에 없는 여성들이 선택했다. 사연도 구구절절했다. 학대를 받아 집을 뛰쳐나온 여성, 남편에게 버림받은 오갈 데 없는 여성. 보릿고개를 넘기기 어려워 무단가출한 농촌 소녀. 식모는 노비제도가 사라진 뒤에 새로 생겨난 신종 노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식모살이는 고되고 비참했다. 주인들로부터 욕설을 듣거나 구타를 당하기 일쑤였고 월급을 제때 받지도 못했다. 휴일도 거의 없었고 밥도 주인 식구들과 같이 먹지 못했다. 신세를 비관한 식모들의 자살 사건도 잇따라 심심찮게 신문 지상의 한 귀퉁이를 차지했다. 식모의 인권이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식모를 가정에 두지 말자는 식모 폐지론도 나왔다. 식모들이 범죄를 저지르는 일도 더러 있었다. 범죄는 멸시하고 학대하는 사회에 대한 반항과 보복 심리가 원인이었다. 주인집 귀중품을 훔쳐 달아나다 절도죄로 처벌받거나 주인집 아이를 유괴하는 사건도 일어났다. 화난 주인들은 식모를 잡아다가 감금해놓고 두들겨 패거나 굶기고 심지어는 불로 지지는 사형(私刑)을 하다 적발되기도 했다. 주인집에 함께 기거하다 보니 주인이나 그 아들로부터 능욕을 당하는 사건도 흔했다. 성폭력을 당한 식모들이 가는 길은 결국 윤락업소나 호스티스 등 유흥업소 종사자 같은 밑바닥 생활이었다. 영화화된 조선작의 소설 ‘영자의 전성시대’는 영자가 시골에서 올라와 식모를 하다 주인집 아들에게 성폭행을 당한 뒤 안내양을 거쳐 창녀로 전락하는 과정을 그렸다. 그 시절 서울역 앞에는 영자와 같은 운명에 빠질 수도 있는 시골 소녀들이 보따리를 들고 방황하고 있었다. 식모가 점차 줄어든 것은 산업화로 여성들의 일자리가 많이 생겨서다. 아파트 중심의 주거 구조 변화와 핵가족화도 식모의 필요성을 감소시켰다. 적은 가족이 생활하도록 설계된 현대식 아파트는 식모 방을 따로 만들지 않았다. 식모라는 명칭은 1985년 12월 당시 총무처의 ‘한국직업명칭개선안’에 따라 가정부로 바뀌었다. 사진은 식모 학대 기사가 실린 1965년 10월 29일자 경향신문. 손성진 논설실장 sonsj@seoul.co.kr
  • [국정기획위 업무보고] 경찰위원회 실질적 권한 강화… 자문기구서 통제기구로

    [국정기획위 업무보고] 경찰위원회 실질적 권한 강화… 자문기구서 통제기구로

    청장 추천권·인사 동의권 부여…수사·행정경찰 분리는 미온적 자치경찰제는 수사권 갈등 예상…靑 등 주변 집회 전향적 허용 검토경찰이 ‘권력 남용 통제 시스템’을 구축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지난 27일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이 이루어질 경우 경찰 역시 검찰처럼 권한을 남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경찰 내부에서 검토되는 방안은 경찰위원회의 실질적 권한 강화, 수사경찰과 행정경찰의 분리, 자치경찰제 도입 등 3가지이지만 경찰위원회 권한 강화안을 제외하고는 미온적인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세부적인 수준에서 여러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28일 “지적받은 ‘경찰 권력 남용 가능성’에 대해 여러 대책안을 두고 고민 중”이라며 “기획위 활동이 50일 이상 남았기 때문에 그간 경찰 내부와 각계의 논의를 거쳐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업무보고에서 박범계 정치·행정분과 위원장이 “11만명의 경력과 막강한 권한을 가진 경찰이 수사권까지 받았을 때 권한 남용을 어떻게 통제할 것인가는 굉장히 중요한 과제”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3가지 방안 중 경찰 내부에서 가장 적극적인 지지를 받는 것은 경찰위원회 안이다. 한 경무관은 “경찰행정을 심의·의결하는 경찰위원회는 현재 단순한 자문기구”라며 “경찰청장 추천권과 고위직 인사 동의권 등을 부여해 민주적 통제 기구로서 실질적인 기능을 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호중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경찰위원회에 경찰 조직을 통제할 권한을 주고 위원회 구성 단계에서 정부·사법부·지방의회가 고르게 관여하게 해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재는 행정자치부 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7인 위원을 임명한다. 수사경찰과 행정경찰을 분리하는 방안은 행정경찰의 수장인 경찰청장·지방경찰청장이 수사에 개입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임준태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수사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보장하려면 수사경찰을 반드시 분리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내부에선 썩 달가워하지 않는다. 경찰 고위 관계자는 “경찰 조직의 구조를 갈아엎는 작업이 필요하고 승진이라는 민감한 문제가 얽혀 있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치경찰제의 경우 시행에 무리가 없지만 수사권까지 넘겨줄지 여부에 대해서는 갈등이 예상된다. 이철성 경찰청장은 지난 22일 기자간담회에서 “제주 자치경찰단의 현재 권한(방범, 교통단속 등)이 충분하므로 제주 모델을 따르는 게 맞다고 본다”고 밝혔다. 수사권을 나누지는 않겠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천정환 동서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알맹이인 수사권을 중앙경찰이 틀어쥐고 있으면 자치경찰제는 유명무실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새 정부가 수사권 조정의 필수 전제조건으로 인권보호 문제 개선을 주문함에 따라 경찰청은 “청와대, 국회 등 중요 시설 주변에서의 집회·시위를 지금보다 전향적으로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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