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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국 측, 정경심씨 유죄 확정에도 “공모관계 근거없다”

    조국 측, 정경심씨 유죄 확정에도 “공모관계 근거없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측이 5개월 만에 재개된 자녀 입시비리 관련 재판에서 부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의 대법원 유죄 확정 판결에도 혐의를 인정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조 전 장관의 변호인은 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1부(부장 마성영·김정곤·장용범) 심리로 재개된 업무방해, 사문서위조 등 혐의 공판에서 “관련 사건 확정에 따라 공소사실에 대한 인정 여부가 바뀐 것은 없다”고 밝혔다. 대법원이 지난 1월 27일 딸 조민씨 입시와 관련한 정 전 교수의 업무방해 혐의 등을 유죄로 확정했지만, 조 전 장관의 재판에서 혐의를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변호인은 “검찰은 전반적으로 정 전 교수와 가족이라는 이유로 조국과의 공모관계를 공소사실로 규정한다”며 “공모관계 전부에 대해 여전히 근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또 조 전 장관 측은 대법원이 정 전 교수 판결에서 증거능력을 인정한 ‘동양대 강사휴게실 PC’와 관련해서도 “증거능력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동양대 PC에 대한 대법원의 판결이 나왔으니 판단이 끝난 게 아니냐고 혹시 생각하실까봐 그런 건 결코 아니란 말씀을 드린다”고 강조했다.대법원이 정 전 교수 재판에서 PC에 저장된 전자정보의 소유자나 관리자가 누구인지에 대해 깊이 있게 다루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재판에서 별도로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임의제출된 증거의 증거능력을 엄격하게 해석한 지난해 11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가이드라인으로 삼아야 한다는 기존 주장을 유지했다. 변호인은 “일련의 과정에서 전원합의체 판단내용이 훨씬 구체화하고 명확해질 것”이라며 “사법 발전에도 당연히 도움이 되고 피고인의 인권 보장에서도 필요한 절차”라고 했다. 그러면서 “모든 객관적 정황이 정 전 교수가 여전히 PC에 대한 소유·관리권을 행사한다는 것을 가리킴에도 이를 포기한 것으로 전제한 법률 구성에는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재판은 지난 1월 14일 이후 5개월 만에 재개됐다. 당시 검찰은 재판부가 ‘PC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겠다고 하자 편파 진행을 문제 삼으며 재판부 기피 신청을 냈다. 결국 법원이 기피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이날 재판이 다시 열리게 됐다. 조 전 장관은 조민 씨와 아들 조원 씨의 인턴십 확인서와 실습수료증 등을 허위 발급받거나 직접 작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민 씨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서 받은 장학금에는 뇌물수수와 부정청탁금지법 위반 혐의가 적용됐다. 정 전 교수 역시 조원 씨의 생활기록부를 허위로 기재하고 인턴 증명서를 허위로 발급받은 혐의 등으로 계속 재판받고 있다.조 전 장관은 이날 법원 청사에 들어서면서 “성실히 재판에 임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조 전 장관은 재판부 구성 변경에 따라 공판절차를 갱신하는 과정에서 판사가 직업을 묻자 “대학 교수”라고 답했다. 검사가 공소 요지를 진술하는 동안에는 허공을 응시하며 한숨을 쉬기도 했다. 재판부는 향후 재판을 3~4주 연속으로 한 뒤 1주씩 쉬는 방식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다음 공판은 오는 17일 열리며, 조 전 장관 부부의 자산관리인이었던 김경록 씨가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 이찬희 삼성 준법위원장 “이재용 사면 결단내려야”

    이찬희 삼성 준법위원장 “이재용 사면 결단내려야”

    이찬희 2기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사면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위원장은 3일 오후 3시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준법위 위원들과 삼성 7개사 최고경영진과의 간담회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 뜻에 따라 결단을 내려줬으면 하는 생각”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이 위원장은 지난달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이 부회장을 조속히 사면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정치건 경제건 국민의 뜻에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국민들이 코로나19 이후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 국가 경제가 발전하고 본인들의 생활이 나아지기를 바라는데 삼성의 최고경영진이 재판 때문에 회사를 제대로 경영할 수 없다는 건 결국 국민이 피해를 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른 준법위 위원들도 이 부회장을 사면해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하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전체적으로 다른 의견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삼성 최고경영진과의 간담회 내용에 대해선 “그간 논의됐던 인권이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공정 경영을 비롯한 전체적인 부분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최고경영진과 논의하겠다”고 소개했다. 이날 행사는 2기 준법위 출범 이후 준법위원들과 삼성 7개사 최고경영진과의 첫 상견례 자리다. 이날 행사에는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최윤호 삼성SDI 사장, 고정석 삼성물산 사장, 전영묵 삼성생명 사장, 황성우 삼성SDS 사장, 홍원학 삼성화재 사장,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 등이 참석했다. 그는 2기 준법위의 주요 과제인 삼성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해서는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보고서나 삼성 내부에서 지배구조와 관련해 어떤 논의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전반적으로 이야기를 나눠볼 것”이라고 했다. 이 부회장과 준법위원들의 만남을 정례화할 지에 대해선 “조만간 이뤄져야 하지만 이 부회장이 재판을 계속 받아야 하고 코로나19도 완전히 해소된 상황이 아니라 좀 더 정리되면 조만간 만날 계획”이라며 “서로 만날 준비는 다 돼 있다”고 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3월 14일 이 위원장과 처음 만나 준법위의 독립성을 보장하고 만남을 정례화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 충청권 광역단체장 당선자들 속속 인수위 구성

    충청권 광역단체장 당선자들 속속 인수위 구성

    충청권 광역단체장 선거 당선자들이 속속 도정 인수위원회 구성에 나서고 있다. 빠르면 다음주부터 인수 작업이 시작될 전망이다. 3일 김영환 충북지사 당선자 캠프에 따르면 김봉수 전 증권거래소 이사장을 인수위원장으로 하는 인수위원회가 구성된다. 충북 괴산 출신인 김 위원장은 청주고와 고려대 법대를 졸업했다. 그동안 SK증권 경영지원본부 상무, 키움닷컴증권 전무이사·대표이사, 한국증권업협회 비상임이사, 코스닥상장법인협의회 비상근감사, 키움증권 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김 위원장은 선거기간 동안 김 당선자 선거대책위원회 자문위원장으로 활동했다. 인수위원회 자문위원장은 윤진식 전 산업자원부 장관, 비서실장은 김태수 시의원, 대변인은 윤홍창 전 도의원이 맡는다. 홍보단장은 홍상표 전 청와대 홍보수석, 언론인 출신의 홍순철·오상우 전 기자는 홍보 1·2팀장으로 각각 활동한다. 캠프 관계자는 “인수위는 총 20여명으로 구성할 예정인데, 교수 등 전문가들이 다수 참여할 것 같다”며 “오는 7일쯤 인수위 구성이 마무리되면 바로 도정업무 보고가 시작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장우 대전시장 당선자는 이날 이현 변호사를 인수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임했다. 이 변호사는 대전지방변호사회 인권·총무이사, 충남지방노동위원회 공익위원 등을 지냈다. 선거 캠프에선 선대위원장으로 활동했다. 이현 인수위원장은 “새로운 대전을 준비하는 임무를 맡아 책임감을 느낀다”며 “당선자 취임과 동시에 속도감 있게 시정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달리는 기차서 女승객을 집단 강간한 직원들…파키스탄의 현실

    달리는 기차서 女승객을 집단 강간한 직원들…파키스탄의 현실

    파키스탄의 달리는 기차 안에서 집단 강간 사건이 발생해 당국이 수사에 나섰다. 미국 CNN의 2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주 파키스탄 카라치 지역에서 출발해 펀자브주(州) 물탄으로 향하는 기차에 탄 25세 여성은 이동 중 철도청 소속 직원이라고 밝힌 남성으로부터 좌석을 이동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당시 그녀는 에어컨이 나오지 않는 기차 칸에 타고 있었고, 에어컨이 나오는 칸으로 이동해 달라는 직원의 말에 흔쾌히 자리를 옮겼다. 하지만 그녀는 옮긴 자리에서 티켓 검사원 등 철도청 직원을 포함한 남성 3명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 경찰은 신고를 받고 즉시 출동해 기차에 타고 있던 남성 3명을 성폭행 혐의로 체포했다.파키스탄 당국은 “정부가 철도 운영자들에게 공공구역 내 폐쇠회로(CC)TV와 유사시 사용할 수 있는 비상 버튼 등을 설치하고, 여성 경찰의 순찰을 강화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지만, 국가가 범죄에 노출된 여성을 제대로 보호하고 있지 않다는 비난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파키스탄 인권위원회에 따르면 2021년 한 해 동안 발생한 성폭행 사건의 피해 여성은 5200명 수준이지만, 전문가들은 가부장적인 분위기에서 사회적 낙인을 두려워한 나머지 신고하지 못한 피해자가 훨씬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가부장적 사회 분위기 외에도 바닥 수준인 여성 인권과, 성폭행 혐의로 체포되고도 실제 유죄 판결을 받는 비율이 낮은 현실 등이 파키스탄의 높은 성범죄율의 배경으로 꼽힌다. 현지 여성 인권단체는 복잡한 형사 재판 시스템과 보수적인 문화가 성범죄자에 대한 낮은 유죄 판결의 원인이라고 지적해왔다. 이러한 환경은 피해자들이 신고를 꺼리거나, 신고 이후에 도리어 2차 피해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유발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2020년 한 해 동안 파키스탄에서 성폭행 사건으로 체포된 사람 중 유죄 판결을 받은 피의자는 3% 미만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파키스탄 법원은 지난해 11월 상습 성범죄자들에게 화학적거세를 허용하는 ‘강간 방지법’을 통과시켰다. 화학적거세는 약물을 투여해 남성 호르몬 분비를 막는 성 충동 치료를 말한다. 2010년대부터 세계 여러 나라가 본격적으로 도입했으며 한국도 2011년부터 시행했다.그러나 인권단체들은 해당 법안 도입에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국제엠네스티는 해당 법안 내용과 관련해 “잔인하고 비인간적”이라면서 “가혹한 처벌보다는 성폭력의 원인을 해결하고 피해자들에게 정의를 보장해줄 수 있는 개혁 작업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비판했다. 끊이지 않은 성범죄와 처벌 수위를 두고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해 4월에는 파키스탄 총리마저 TV 생방송 인터뷰에서 “모든 남성이 유혹을 찹을 의지력이 있는 게 아니니 여성들은 옷을 얌전하게 입어야 한다”고 말해 구설에 올랐다. 당시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는 영국 BBC와 한 인터뷰에서 ‘정부가 성폭력을 막기 위해 무슨 조치를 했느냐’는 질문에 “여성이 옷을 얌전하게 입어야 한다”고 답한 뒤, 성범죄의 원인을 인도나 서구 사회, 할리우드 영화 등을 통해 유통되는 음란물이라고 지목했다.
  • ‘이예람 특검’ 5일 본격 가동…파견검사 10명 등 80여명 규모

    ‘이예람 특검’ 5일 본격 가동…파견검사 10명 등 80여명 규모

    공군 20전투비행단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 관련 수사를 맡은 안미영(56·사법연수원 25기) 특별검사팀이 20일간의 준비기간을 마치고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한다. 특검팀은 3일 “오는 5일 업무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특검팀 사무실은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에 마련됐다. 수사팀장을 맡은 손찬오(50·연수원 33기)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2부장을 비롯한 파견검사 10명은 오는 7일자로 합류할 예정이다. 파견검사 중에는 이른바 ‘계곡 살인’ 사건 수사팀에서 활동했던 오승환(37·연수원 41기) 인천지검 검사도 포함됐다. 특검팀은 파견 공무원 30명, 특별수사관 40명 범위 내에서 각각 인원을 충원할 계획이다. 파견 공무원은 검찰청 소속 위주로 충원하고, 특별수사관은 특검팀에서 채용하게 된다. 최종적으로 특검팀은 안 특검과 유병두(59·연수원 26기)·이태승(55·연수원 26기)·손영은(47·연수원 31기) 특별검사보 등을 포함해 총 80여명 안팎으로 꾸려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특검팀은 이 중사 유족 측 법률대리인을 만나 유족이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의혹 등을 듣고 설명자료를 전달받았다. 특검팀은 조만긴 이 중사 유족도 직접 만나 의견을 들을 방침이다. 특검팀은 이와 함께 준비기간 동안 국방부, 국가인원위원회 등으로부터 수사기록을 전달받아 사전 검토에 들어갔다. 특검팀 관계자는 “현재까지 국방부, 국가인권위원회 등으로부터 전달받은 수사기록 등 관련 자료 5만여 쪽을 검토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중사는 지난해 3월 선임 부사관으로부터 성추행 피해를 당한 뒤 즉각 신고했지만, 군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던 같은 해 5월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유족들은 고인이 동료, 선임 등에게서 2차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사건을 수사한 국방부는 총 25명을 형사 입건해 15명을 기소했으나, 부실 초동수사 담당자와 군 지휘부는 기소하지 않아 논란이 됐다.
  • “당사자 신청 없는 정신병원 동의입원 처리는 인권침해”

    “당사자 신청 없는 정신병원 동의입원 처리는 인권침해”

    인권위 “신체의 자유 등 기본권 침해 소지 커”국립정신병원 입원심사위에 철저한 심의 권고  정신병원 입원시 당사자의 자발적 신청 없이 ‘동의입원’으로 처리하는 것은 인권 침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이 나왔다.인권위는 이와 관련해 국립정신건강센터·국립나주병원·국립부곡병원·국립공주병원·국립춘천병원 등 5개 국립정신병원 입원적합성심사위원회 위원장에게 자의입원 또는 동의입원이 보호입원으로 전환되는 사례에 대해 절차 위반 여부 등을 철저히 심의·의결할 것을 권고했다고 3일 밝혔다. 진정인은 망상 및 환청 치료를 위해 스스로 구급차를 타고 한 병원 응급실을 방문했는데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정신과 폐쇄병동에 동의입원 처리됐다가 보호입원으로 변경되는 등 부당하게 강제 입원하게 됐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해당 병원 원장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진정인에 대한 입원 치료가 시급하다고 판단했으며, 동의입원과 보호입원 과정에서 진정인과 보호의무자가 입원신청서에 직접 서명했으므로 적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동의입원은 자발적 입원 의사가 있는 경우에만 가능하고 동의입원을 보호 입원으로 변경하려면 환자의 퇴원 요청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인권위 조사 결과 병원은 정신과 병동 입원을 거부하는 진정인에게 이미 ‘동의입원’ 항목에 표시가 된 입원신청서를 출력해 서명만 하도록 했고, 진정인이 퇴원을 신청하기도 전에 미리 보호입원으로 전환을 준비한 정황도 확인됐다. 국립정신병원의 입원적합성심사위원회는 해당 병원이 진정인의 보호입원 전환과정에서 절차를 준수하지 않았는데도 진정인의 입원과정이 적법하다고 심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권위는 진정인을 더욱 효과적으로 치료하기 위해 정신과 폐쇄병동에 입원시킨 점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이는 인신 구속을 전제로 한 치료에 해당하므로 입원 절차가 반드시 준수돼야 하며 환자를 입원시키기 위한 동의입원 제도가 악용돼선 안 된다고 판단했다. 이에 인권위는 해당 병원에 이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직원을 대상으로 인권 교육을 실시할 것을 권고했다. 앞서 인권위는 지난해 6월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현행 정신건강복지법의 동의입원제도가 정신질환자의 신체의 자유 및 거주·이전의 자유 등 기본권을 침해할 소지가 크고 입법 취지에 맞지 않으므로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 [사설] 교육자치 지형 변화, 내실 있는 공교육 계기 돼야

    [사설] 교육자치 지형 변화, 내실 있는 공교육 계기 돼야

    제8회 시도 교육감 선거 결과, 진보 성향의 교육감은 14명에서 9명으로 준 반면 보수 교육감은 3명에서 8명으로 늘었다. 진보와 보수 간 균형을 이룬 셈인데 서울, 세종, 충남의 경우 보수 후보의 단일화 무산으로 진보 교육감이 당선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는 진보 교육감 시대가 퇴조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교육현장에서의 과도한 이념 논쟁은 접고 학력 신장 등 교육 본질에 충실한 정책을 펴는 계기가 마련된 셈이다. 보수 교육감들의 약진은 국민의힘 우위의 정치환경도 요인이겠으나 지난 8년 진보 교육에 대한 교육 수요자들의 누적된 불만도 크게 작용했다고 본다. 그동안 진보 교육감들은 학생인권조례 제정과 무상급식 확대 등 학생인권 신장을 위한 노력에 비해 미래 경쟁력 확충을 위한 학력 증진에는 다소 소홀하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또 자사고와 외국어고 폐지 등 학교 현장의 목소리와 동떨어진 정책을 밀어붙여 충돌을 빚기도 했다. 교육감들은 이념 성향에 관계없이 교육정책자의 입장이 아닌 교육수요자인 학생, 학부모 입장에서 정책을 펴야 한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학력 저하를 해소하고 인성교육을 강화하는 등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시급하다. 수월성과 다양성 교육에 대한 수요를 차별교육, 특권교육이라며 배척할 게 아니라 이를 포용하는 정책도 필요하다. ‘깜깜이 선거’로 통하는 현행 교육감 선출 방식도 장기적 관점에서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정치 중립의 교육 자치를 표방하며 민선 교육감 시대를 열었으나 이번 선거에서도 ‘전교조 OUT’, ‘중도보수연대’ 등 진영 논리가 난무했다. 교육을 정치로부터 분리하는 방안을 오는 7월 출범하는 국가교육위원회에서 심도 있게 논의하기를 당부한다.
  • ‘공항 노숙’ 에티오피아 난민, 한국 땅 밟았다

    난민심사 자체를 거부당해 인천공항에서 노숙 생활을 이어 오던 에티오피아 난민 신청자 5명이 두 달 반 만인 지난달 31일 입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2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에티오피아인 A(47)씨 등 5명은 지난달 31일 법무부가 이들에 대한 난민인정심사 불회부 결정을 철회하면서 입국할 수 있게 됐다. 지난 3월 중순쯤 에티오피아항공을 타고 인천공항에 들어온 이들은 난민 신청을 했으나 법무부 인천공항출입국·외국인청은 지난 4월 8일 이들에 대한 난민인정심사 자체를 불회부 결정했다. 에티오피아는 정부군과 반군의 내전, 종교 간 분쟁이 심각해 현재도 난민이 계속 발생하고 있는 상황으로, 유엔난민기구는 올해 초 에티오피아 정세에 대한 우려와 난민 보호에 관한 입장문을 내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은 난민심사 자체를 거부당하면서 입국하지도, 본국이나 다른 곳으로 돌아가지도 못한 채 인천공항 제1터미널에서 노숙 생활을 해 왔다. 난민 신청이 거부되면 출국 이전까지 항공사운영위원회(AOC)에서 운영하는 공항 내 숙식이 가능한 출국대기실에 머물러야 하지만 이들은 항공사 측의 비용 부담 거부로 출국대기실조차 이용하지 못하고 두 달 넘게 보안구역 의자 등에서 잠을 자며 지냈다. 이들은 유엔난민기구를 통해 도움을 요청했고 사단법인 두루와 난민인권센터, 난민인권네트워크의 도움을 받아 난민인정심사 불회부 결정 취소소송을 냈다. 인천지법 행정1-1부(부장 박강균)는 지난달 26일 인천공항출입국·외국인청에 난민심사 불회부 결정을 취소하고 원고는 소송을 취하하도록 하는 조정 권고안을 내고, 일주일 안에 조정안을 받아들일 것인지 여부를 제출하도록 했다. 이에 법무부는 지난달 31일 재판부의 권고를 수용한다는 의견을 전달하고 에티오피아 5인에 대해서도 난민 신청자 자격을 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상현 두루 변호사는 “법적으로 난민 신청자의 지위가 생기면 6개월 이후부터 국내에서 단순 노무직 등에 취업할 수 있고 일정한 요건에 따라 생계 지원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진보교육 독주 종지부… 학생인권조례·전교조 두고 충돌 불가피

    진보교육 독주 종지부… 학생인권조례·전교조 두고 충돌 불가피

    시·도 교육감 선거에서 보수 성향 후보들이 약진하며 교육계에도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로 떨어진 기초학력을 높이고 학부모를 위한 돌봄 교육을 강화하겠다는 데에는 진보·보수 모두 이견이 없지만 학생인권조례나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등을 둘러싼 갈등은 불가피하다. 한편 돌봄교육 강화, 미래교육 강조, 유치원 무상돌봄 등 진보와 보수를 막론하고 뜻이 일치하는 사안에선 ‘따로 또 같이’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2일 교육계에 따르면 전국 17개 시·도에서 당선된 교육감 가운데 진보 성향은 9명, 보수 성향은 8명으로 분류된다. 2018년 선거에서 진보 성향 후보가 14곳을 휩쓸면서 3명에 불과했던 보수 교육감이 2배 이상으로 늘었다. 선거 결과를 두고 보수 진영에서는 진보의 실패, 진보 진영에서는 선방으로 평가하며 상반된 입장을 내놨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성명서를 내고 “이번 선거 결과는 10년 독주 진보 교육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라 밝혔다. 진보 후보들이 서울, 세종, 충남 지역에서 거둔 승리가 사실상 보수 분열에 따른 결과인 데다, 전남에서 전교조 출신 장석웅 후보가 낙마했다는 점을 이유로 꼽았다. 그러면서 “진보 교육 독주에 종지부를 찍은 국민의 뜻을 겸허히 수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의 압승으로 끝난 지방선거와 다른 결과가 나왔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정소영 전교조 대변인은 “진보 후보들의 당선이 줄어든 이유는 정권교체 영향이 크다”면서 “특히 ‘전교조 아웃’을 내걸었던 보수 후보 상당수가 탈락했다. 유권자들이 교육감 선거에서만큼은 정치 성향을 배제하고 진보 교육을 택한 것”이라 말했다. 다만 진보 교육감 숫자가 줄어든 데 대해서는 “그동안 정부의 경쟁 교육을 막아 오던 교육감들이 줄어 진보 교육이 어려움에 부딪힐 것”이라고 우려했다. 진보의 상징과도 같은 학생인권조례를 폐지하는 문제는 진보와 보수가 충돌하는 지점이다. 보수 교육감들은 학생에게 책임보다 자유를 지나치게 주면서 교권 추락을 불렀다고 비판한다. 이에 따라 서울과 경기 등 6개 지역에서 시행 중인 학생인권조례가 일부 지역에서 폐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010년 전국에서 가장 먼저 조례를 공포했던 경기 지역의 경우 보수 성향 임태희 당선자가 “학생 인권만 중시하는 학생인권조례 탓에 교권이 말이 아니다”라고 주장한 바 있다. 지난해 조례를 도입한 제주는 보수 성향 김광수 후보가 당선되면서 조례 폐지 가능성이 거론된다. 조례 시행 여부를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던 대전에서는 보수 성향 설동호 교육감이 3선에 성공하면서 조례 도입 가능성이 불투명해졌다. 임태희, 강은희 등 보수 후보들은 후보 시절 공동으로 ‘전교조 아웃’을 외쳤다. 이 때문에 노옥희(울산), 도성훈(인천) 등 전교조 출신 당선자들과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디지털 교육 강화 역시 보수 성향 강은희 당선자(대구)와 임태희 당선자는 물론 진보 성향 조희연 당선자(서울), 노옥희 당선자가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 “‘머리 올린거 축하해’ 했다가…‘제가 기생인가요?’ 말을 들었습니다”

    “‘머리 올린거 축하해’ 했다가…‘제가 기생인가요?’ 말을 들었습니다”

    “‘머리 올린거 축하해’라고 말했다가…‘제가 기생인가요?’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2일 한 골프 커뮤니티에 골프를 치는 사람들 사이에서 흔히 쓰는 ‘머리 올리다’가 성차별적 표현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자신을 40대 남성이라고 밝힌 A씨는 “사무실 여직원이 지난 주말 첫 라운딩을 나갔다고 자랑하더라. 그래서 ‘머리 올린 거 축하해’라고 말했다가 ‘제가 기생인가요?’라는 말을 들었다”며 “일부러 성차별 한 건 아닌데 당황스러웠다”는 글을 올렸다. ‘머리 올리다’는 말은 골프에서 골프를 시작한 뒤 처음으로 필드 라운딩을 나가는 것을 지칭한다. 하지만 사전적 의미는 ‘어린 기생이 정식 기생이 되며 머리에 쪽을 진다’이다. 이에 일부 네티즌은 ‘성차별적 표현이다’고 주장했다. “머리 올리다”…골프계 관용구, 성차별인가요? 앞서 JTBC 골프 예능 ‘세리머니 클럽’에 출연한 배우 이성경이 “‘머리 올린다’는 표현의 말뜻을 알고 그 말을 안 쓴다”고 말한 것을 두고 다양한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당시 가수 김종국이 “처음 머리 올릴 때 같이 가는 분들이 잘 알려줘야 한다”고 언급하자, 이성경은 “머리 올린다는 표현의 말뜻을 알고 나선 쓰지 않는다”고 말한 것이다.처음 라운딩을 나온 사람에게 친절하게 조언한다는 의미로 쓰였지만, ‘머리 올리다’는 표현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국립국어원은 해당 표현에 대해 “‘머리 올리다’는 관용구가 주로 어느 계층에서 주로 쓰였는지는 알 수는 없다”며 “해당 표현이 비하의 의미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알기 어렵다”고 답했다. “여자는 레이디 티”…‘레이디 티’ 대신 ‘레드 티’ 일각에서는 여성을 위한 티 박스(플레이를 시작하는 홀의 출발 위치) 명칭에도 성차별적 요소가 있다고 주장했다. 홀과의 거리가 가장 짧은 티 박스를 ‘레이디 티’(lady tee)라고 부르는데 ‘레드 티’(red tee)가 맞는 표현이라는 것이다. 실제 남성 초보 골퍼도 레드 티를 이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35세 이상 남성만 정회원’ 골프장…인권위 “성차별” 남성만 정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도록 한 골프클럽 운영사도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일 해당 골프클럽 운영사에게 ‘평등권 침해’ 라는 결론을 내리고, 정회원 가입 시 여성을 배제하지 말라고 권고했다고 밝혔다. 각각 1980년대와 1990년대에 세워진 이 골프클럽은 ‘35세 이상 내·외국인 남성’에게만 정회원권을 분양한다는 개장 당시 조건을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다. 앞서 진정인은 이 같은 제도가 성별을 이유로 한 차별이라며 지난해 4월 두 곳을 대상으로 진정을 제기한 바 있다. 클럽들은 개장 당시 골프장 가입자와 이용자가 주로 남성이어서 이 같은 방침을 세웠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여성은 가족회원으로 입회가 가능해 정회원에 준하는 혜택을 주는 점 ▲평일 회원은 남녀 모두 가입이 가능한 점 ▲비회원도 회원 예약 잔여분이 있을 때 성별과 무관하게 이용이 가능하다는 점 등을 들어 정회원 자격 제한에 따른 권익 침해가 크지 않다고 주장했다.그러나 인권위 차별시정위원회는 “여성에게 정회원 자격을 제한한 건 골프클럽 개장 당시의 사회적 분위기에 따라 정한 것을 그대로 유지한 것으로, 골프 활동 인구 중 여성의 비율이 현저히 늘어난 현재에도 이러한 기준을 유지하는 데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합리적 이유 없이 성별을 이유로 특정 사람을 우대·배제·구별하거나 불리하게 대우하면 안 된다”며 “이는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에 해당한다”고 봤다. 골프는 더 이상 경제적인 여유가 있는 남성 중장년만의 스포츠가 아니다. 혹시 성차별 적인 부분이 있다면 고쳐가고, 좀 더 대중적인 스포츠로 나아가야 한다.
  • ‘9대 8 교육감 ’… 전교조·학생인권조례 딴 목소리

    ‘9대 8 교육감 ’… 전교조·학생인권조례 딴 목소리

    시·도 교육감 선거에서 보수 성향 후보들이 약진하면서 교육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코로나19로 떨어진 기초학력을 높이고 학부모들을 위한 돌봄 교육을 강화하겠다는 데에는 진보·보수 모두 이견이 없지만 학생인권조례나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등을 두고 갈등이 불가피하다. 이에 비해 돌봄교육 강화, 미래교육 강조, 유치원 무상돌봄 등 진보와 보수를 막론하고 이견이 없는 사안에선 ‘따로 또 같이’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2일 교육계에 따르면 전국 17개 시·도에서 당선한 교육감 가운데 진보 성향은 9명, 보수 성향은 8명으로 분류된다. 지난 2018년 선거에서는 진보 성향 후보가 14곳을 휩쓸면서 3곳에 불과했던 보수교육감이 3배 가까이로 늘었다. 선거 결과를 두고 보수진영에서는 진보의 실패를, 진보 진영에서는 선방했다는 상반된 입장을 내놨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성명서에서 “이번 선거 결과는 10년 독주 진보 교육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라 밝혔다. 진보 후보들이 승리를 거둔 서울, 세종, 충남 지역이 사실상 보수 분열에 따른 결과인데다, 전남에서 장석웅 전교조 후보가 낙마한 점도 이유로 꼽았다. 그러면서 “진보 교육 독주에 종지부를 찍은 국민의 뜻을 낮은 자세로 겸허히 수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압승으로 끝난 지방선거와 다른 결과가 나왔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정소영 전교조 대변인은 “진보 후보들의 당선이 줄어든 이유는 정권교체 영향 탓이 크다”면서 “특히 ‘전교조 아웃’을 내걸었던 보수 후보 상당수가 탈락했다. 유권자들이 교육감 선거에서만큼은 정치 성향을 배제하고 진보 교육을 택한 것”이라 말했다. 다만 진보교육감 숫자가 줄어든 데 대해서는 “그동안 정부의 경쟁교육을 막아오던 교육감들이 줄어 진보 교육이 어려움에 부딪힐 것”이라고 우려했다. 진보의 상징과도 같은 학생인권조례 폐지 문제는 진보와 보수가 충돌하는 지점이다. 보수 교육감들은 학생에게 책임보다 자유를 지나치게 주면서 교권 추락을 불렀다고 비판한다. 이에 따라 서울과 경기 등 6개 지역에서 시행 중인 학생인권조례가 일부 지역에서 폐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010년 전국에서 가장 먼저 조례를 공포했던 경기 지역은 보수 성향 임태희 당선자가 “학생 인권만 중시하는 학생인권조례 탓에 교권이 말이 아니다”라고 주장한 바 있다. 지난해 조례를 도입한 제주도는 보수 성향 김광수 후보가 당선되면서 조례 폐지 가능성이 거론된다. 조례 시행 여부를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던 대전에서는 보수 성향 설동호 교육감이 3선에 성공하면서 조례 도입 가능성이 불투명해졌다. 임태희, 강은희 등 보수 후보들은 후보 시절 공동으로 ‘전교조 아웃’을 외쳤다. 이 때문에 노옥희(울산), 도성훈(인천) 등 전교조 출신 당선자들과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디지털 교육 강화 역시 보수 성향 강은희 당선자(대구)와 임태희 당선자는 물론 진보 성향 조희연 당선자(서울), 노옥희 당선자가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 [단독]‘공항 노숙’ 에티오피아 난민, 두달 반만에 입국…법무부 난민심사 회부키로

    [단독]‘공항 노숙’ 에티오피아 난민, 두달 반만에 입국…법무부 난민심사 회부키로

    인천지법 ‘난민심사 불회부 취소’ 조정 권고법무부 수용...난민 신청자 지위 얻어 입국 난민심사 자체를 거부당해 인천공항에서 노숙 생활을 이어 오던 에티오피아 난민 신청자 5명이 두 달 반 만인 지난달 31일 입국한 것으로 확인됐다.2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에티오피아인 A(47)씨 등 5명은 지난달 31일 법무부가 이들에 대한 난민인정심사 불회부 결정을 철회하면서 입국할 수 있게 됐다. 지난 3월 중순쯤 에티오피아항공을 타고 인천공항에 들어온 이들은 난민 신청을 했으나 법무부 인천공항출입국·외국인청은 지난 4월 8일 이들에 대한 난민인정심사 자체를 불회부 결정했다. 에티오피아는 정부군과 반군의 내전, 종교 간 분쟁이 심각해 현재도 난민이 계속 발생하고 있는 상황으로, 유엔난민기구는 올해 초 에티오피아 정세에 대한 우려와 난민 보호에 관한 입장문을 내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은 난민심사 자체를 거부당하면서 입국하지도, 본국이나 다른 곳으로 돌아가지도 못한 채 인천공항 제1터미널에서 노숙 생활을 해 왔다. 난민 신청이 거부되면 출국 이전까지 항공사운영위원회(AOC)에서 운영하는 공항 내 숙식이 가능한 출국대기실에 머물러야 하지만 이들은 항공사 측의 비용 부담 거부로 출국대기실조차 이용하지 못하고 두 달 넘게 보안구역 의자 등에서 잠을 자며 지냈다. 이들은 유엔난민기구를 통해 도움을 요청했고 사단법인 두루와 난민인권센터, 난민인권네트워크의 도움을 받아 난민인정심사 불회부 결정 취소소송을 냈다. 인천지법 행정1-1부(부장 박강균)는 지난달 26일 인천공항출입국·외국인청에 난민심사 불회부 결정을 취소하고 원고는 소송을 취하하도록 하는 조정 권고안을 내고, 일주일 안에 조정안을 받아들일 것인지 여부를 제출하도록 했다.이에 법무부는 지난달 31일 재판부의 권고를 수용한다는 의견을 전달하고 에티오피아 5인에 대해서도 난민 신청자 자격을 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당일 저녁 국내 에티오피아 커뮤니티의 도움을 받아 입국했다. 이상현 두루 변호사는 “앞으로 정식 난민심사를 받아야 하는 절차가 남아 있다”면서 “법적으로 난민 신청자의 지위가 생기면 6개월 이후부터 국내에서 단순 노무직 등에 취업할 수 있고 일정한 요건에 따라 생계 지원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 미사일 쏴대고 핵실험 준비하는 북한이 유엔 군축회의 의장국

    미사일 쏴대고 핵실험 준비하는 북한이 유엔 군축회의 의장국

    북한이 순회 의장국으로서 의장을 맡는 유엔 군축회의 본회의가 2일(이하 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의 유엔 본부에서 열린다. 유엔을 감시하는 비정부기구(NGO)인 유엔 워치는 지난달 26일 회원국과 비회원 참관극들에 본회의 보이콧을 요구했다. 북한은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다섯 달 동안 탄도미사일 발사 시험을 17차례나 했고 7차 핵실험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 세계 유일의 다자 군축협상 포럼의 의장국이 당치 않다는 지적이다. 유엔 군축회의는 1979년 설립됐으며 65개 국가가 회원으로 가입했다. 24주의 회기 동안 핵 군축, 핵분열물질 생산금지, 외기권 군비 경쟁 방지, 소극적 안전보장 등을 논의한다. 의장국은 영문 알파벳 순서에 따라 매년 회원국 여섯 나라가 4주씩 돌아가면서 맡는다. 1996년 유엔 군축회의에 한국과 동시 가입한 북한은 2001년 8월에는 순회 의장국을 맡을 순번이었으나 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의장 직을 포기한 바 있다. 북한은 2011년에도 순회 의장국을 맡았는데 당시에도 미국에서 거센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일리애나 로스레티넨 미국 하원 외교위원장은 “북한은 핵무기와 미사일 프로그램을 추구하는 상습적인 무기 확산국”이라며 “북한에 군축회의 의장국 자리를 맡긴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 가게를 맡긴 꼴”이라고 힐난했다. 반면 빅토리아 놀런드 국무부 대변인은 “군축회의는 컨센서스(표결 없는 합의) 기반인 만큼 의장국 마음대로 뭘 결정하지 못한다. 북한의 의장국 수임은 그다지 중요한 일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미국 대표부의 군축 담당 대사가 4년 전 시리아가, 3년 전 베네수엘라가 순회 의장국을 맡자 항의의 표시로 회의장을 떠나기도 했다. 올해 순회 의장국 순서는 중국, 콜롬비아, 쿠바, 북한, 콩고민주공화국, 에콰도르 순이다. 이에 따라 북한은 지난달 30일부터 오는 24일까지 의장국을 맡는다. 북한 대표단 단장은 한대성 제네바 주재 북한 대표부 대사다. 영국 BBC는 유엔 워치를 비롯한 전문가들의 우려를 전했다. 유엔 워치는 “북한은 세계 최고의 무기 확산국”이라며 “자체적으로 핵무기를 만드는 것은 물론 미사일과 핵 기술을 다른 불량정권에 팔아넘긴다”고 규탄했다. 또 여전히 더 많은 미사일을 시험 발사하겠다고 공언하고 있고, 미국 등의 정보기관 분석에 따르면 조만간 추가 핵실험을 할 준비를 마친 상태란 점을 지적했다. 유엔 대사를 지낸 오준 경희대 석좌교수는 “철저히 순번제로 짧은 기간 운영되다 보니 이런 어불성설한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며 “현재 진행 중인 협상이 없기 때문에 북한이 의장을 맡는 기간 특별한 일은 없겠지만 만일 북한이 의장 직을 이용해 자신의 입장을 강변하려 하면 회원국들의 반발이 만만찮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11년 전의 북한과 지금의 북한은 완전히 달라져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북한인권 조사기구인 ‘전환기정의워킹그룹’의 이영환 대표는 “유엔 개혁이 필요한 대표적인 예”라며 “핵 통제, 비확산 문제는 안보리의 핵심 의제이고 핵·미사일 개발로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고 있는 국가가 어떻게 군축회의 의장국을 맡을 수 있나”라고 따졌다. 유엔이 잘못한 나라를 벌주려 할 때 방해하는 일부 국가를 국제사회의 보편 상식으로 결격, 기피, 제척 심사를 하는 유엔 심의기구가 필요하다는 지적을 덧붙였다. 이규창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평화를 위협하는 국가들이 유엔 회원국 행세를 하고, 군축회의 의장국을 맡는 것이 타당한지 제도적인 보완이 강구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대성 대사가 본회의에서 어떤 논리로 미사일 시험과 핵 보유국 지위를 얻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북한 정권을 대변할지 주목된다.
  • [여기는 남미] 화장 한번으로 교도소 탈출한 마피아 두목의 최후

    [여기는 남미] 화장 한번으로 교도소 탈출한 마피아 두목의 최후

    파라과이 교도소의 허술한 출입 통제가 도마에 올랐다. "검문검색이 이렇게 형편없어서야 어떻게 기능을 다하겠는가"라는 비판이 쇄도하고 있다.  1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사건은 최근 파라과이 타쿰부 교도소에서 벌어졌다.  마약거래 등의 혐의로 체포돼 징역 선고를 받은 범죄카르텔 두목 세사르 오르티스가 교도소에서 탈출했다.  체격은 건장하고 뚱뚱한 편이지만 예쁘장하게 생긴 얼굴 덕분에 평소 이름이나 수감번호보다는 '예쁜 뚱보'라는 별칭으로 불리던 인물이다.  3년째 타쿰부 교도소에서 수감생활을 하고 있는 오르티스는 교도소를 탈출한 날 한 여자와 면회를 했다.  파라과이는 재소자 인권 보호를 위해 남녀 면회 때는 단독 면회를 허용한다. 예쁜 뚱보는 여자와 함께 독실에 들어가 탈출을 준비했다.  여자가 미리 챙겨간 치마 등 여자옷을 입고 가발을 뒤집어썼다. 여자로의 완벽한 변신을 위해 얼굴화장을 하고 손톱엔 정성껏 매니큐어까지 칠했다.  이렇게 분장을 하고 마스크를 착용하고 보니 예쁜 뚱보는 정말 여자 같았다. 그는 3~4곳 검문검색 포인트를 통과해 당당히 정문으로 교도소를 빠져나갔지만 누구의 제재도 받지 않았다.  익명을 원한 관계자는 "당시 교도관 여럿이 지키고 있었지만 아무도 그를 남자로 의심하지 않았다"며 "영락없는 여자였고, 나가는 걸 막을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예쁜 뚱보는 쇼핑백에 자신이 교도소에서 쓰던 물건들까지 챙겨 나갔지만 이 또한 무사 통과였다.  뒤늦게 예쁜 뚱보가 사라진 사실이 드러나면서 교도소는 발칵 뒤집혔다. 경찰이 출동하고 교도관들이 달려 나가 일대를 수색한 끝에 예쁜 뚱보는 교도소에서 약 3블록 떨어진 곳에서 검거됐다. 그를 데리러 오기로 약속한 조직과 한 시간약속이 빗나가면서 예쁜 뚱보는 교도소 주변을 배회하고 있었다.  사건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교도소 CCTV가 공개되자 타쿰부 교도소에 대한 비판 여론은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인터넷에는 "기막힌 탈출작전도 아니고 겨우 화장하고 가발 쓴 재소자를 못 잡았나" "저렇게 허술하면 하루 수백 명이 탈출하고도 남겠다. 정신 차려라"는 비판이 쇄도했다.  파라과이 치안장관 에드가르 올메도는 "경험부족이든 과실이든 분명 교도소 측에 잘못이 있었다"며 대국민 사과를 했다. 그는 "보안이 더 철저한 교도소로 예쁜 뚱보를 옮길 것"이라며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철저한 근무태세를 지시했다"고 말했다.
  • [김보라미의 인권에 동그라미] 취재하지 않는 뉴스 다루는 법/디케 변호사

    [김보라미의 인권에 동그라미] 취재하지 않는 뉴스 다루는 법/디케 변호사

    언론인권센터는 2022년 2월 7일부터 2월 25일까지 약 3주간 건설, 의료, 금융을 중심으로 한 기사형 광고에 대해 키워드에 기반한 모니터링을 진행했다. 그 결과 전통적인 18개 매체에서 1831건의 기사형 광고를 찾아낸 바 있다. 이 기사형 광고는 기자가 존재하지 않거나, 허무인(虛無人) 또는 유령인에 의해 작성되고 취재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내용들로 구성돼 있었다. 불과 3주 만에 키워드 검색으로만 찾아낸 기사형 광고가 1800여개라니. 최근 김창숙, 이나연 교수의 조사(2022년)는 더 심각하다. 언론사들이 네이버 메인 뉴스에 게재하는 뉴스 10건 중 4건은 취재하지 않은 기사라고 한다. 그들은 “이슈를 골라 취재하고 작성하기”보다는 “취재하지 않고 무엇인가(남의 기사, 보도자료, 광고 콘텐츠)를 베끼는” 데 집중하는 모습을 드러냈다. 몇몇 언론사들은 지면 기사를 생산하는 기자와 모바일 포털용 뉴스를 생산하는 기자를 분리하는 경영 전략을 채택하기까지 했다. 현실을 보면 볼수록 답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파탄 난 느낌이다. 늦었지만, 그리고 가능할지도 모르겠지만, 이제라도 해악이 있는 기사형 광고와 취재하지 않는 기사들에 대해 강한 제재를 가할 수 있는 자율규제를 도입하고 실천해야 할 때다. 더이상 자율규제 자체가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게 명백하다면 법적 제재도 고려해야 한다. 취재하지도 않고, 소비자에게 해악을 끼치는, 위험하거나 불법한 상품 또는 용역의 광고 콘텐츠를 제공하는 언론사에 대해서는 민형사상 책임을 묻도록 하는 법적 규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이미 기사형 광고에 대해 “의도적으로 소비자가 표시·광고임을 인식하지 못하도록 하는 경우”에 형사처벌할 수 있는 표시 광고법이 이미 발의돼 있다. 언론사와 포털사는 투명성을 강화해야 한다. 학자들이 쉽게 온라인 뉴스 데이터에 접근해 문제점들과 회복 방법들을 경쟁적으로 연구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이 문제를 조금이라도 풀어 볼 수 있다. 언론사 스스로 취재하지 않는 기사들 및 광고형 기사들을 누구나 알 수 있도록 공개해야 한다. 투명성은 자율규제가 건전하게 발전할 수 있도록 하는 최소한의 조건일 뿐이지만, 현실에서는 그것조차도 제대로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물론 언론 관련 제도들을 법제도로 제약하는 것은 절제돼야 한다. 그러나 자율규제가 전혀 작동하지 않는다면? 그리고 그것이 소비자들에게 피해로 돌아간다면? 만약 인터넷 언론사들이 ‘가습기 살균제’ 같은 기사형 광고를 취재도 하지 않고 기사 형태로 유포한다면 이러한 행위에 대해서는 법적 책임을 지우는 것이 맞을 것이다. 지난주 포털의 아웃링크법안 토론회를 준비하면서 정치권력이 정책 실패를 언론 탓, 알고리즘 탓을 하고 현실과 유리된 언론개혁을 외치면서 저널리즘의 비극과 관련자들의 책임 회피가 더 심각해진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더이상 책임 회피의 덫을 파지 말자. 이 비극을 본질적으로 해결할 방법을 저널리즘적 측면에서 논의해야 한다.
  • 차이잉원 “美 주방위군과 협력 추진”… 양안 긴장 고조

    차이잉원 “美 주방위군과 협력 추진”… 양안 긴장 고조

    대만 최고 지도부가 ‘하나의 중국’ 원칙을 흔드는 발언을 잇따라 쏟아내 양안(중국과 대만)을 둘러싼 긴장의 파고가 더 높아질 전망이다. 차이잉원 총통은 “대만군과 미국 주(州)방위군 간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혔고, 우자오셰 외교부장도 “미국이 대만군 병력에 무기를 제공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1일 대만매체 중광신문망에 따르면 전날 차이 총통은 타이베이를 방문한 태미 더크워스(민주·일리노이) 미 상원의원과 만나 “미 국방부가 주방위군과 대만군 간 협력을 계획하고 있을 것”이라며 “지역 안보 문제에 대해 더욱 긴밀하고 깊은 협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앞서 대만 매체들은 “대만이 미 하와이주 방위군과 협력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를 입증하듯 더크워스 의원도 관련 업무 담당자를 대동해 대만을 찾았다고 중광신문망은 전했다. 이런 움직임은 미국이 사실상 대만을 주권국가로 대우하는 것으로 볼 수 있어 중국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앞서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달 31일 정례 브리핑에서 더크워스 의원의 대만 방문과 차이 총통 면담을 두고 “강렬한 불만과 결연한 반대를 표명한다”면서 미국에 항의했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우 부장도 지난달 30일 이스라엘 매체 예루살렘포스트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대만이 미국 등 우호 국가와 밀접한 안보협력을 진행하고 있다”며 “특히 미군은 우리에게 적절한 무기와 훈련을 공급한다”고 밝혔다. 그는 “대만과 이스라엘은 자유와 민주 등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인권을 수호하는 파트너”라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중국의 동중국해·남중국해 확장 시도 때문에 전 세계가 민주주의 국가와 권위주의 국가(러시아와 중국)의 진영 대결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예루살렘포스트가 우 부장 인터뷰 내용을 보도하자 이스라엘 주재 중국 대사관이 매체를 강하게 압박했다고 대만 자유시보가 전했다. 야코프 카츠 예루살렘포스트 편집국장은 트위터를 통해 “중국 대사관이 전화로 ‘해당 기사를 삭제하라’고 요구했다. 불응하면 중국과 이스라엘의 관계가 나빠질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지만 거절했다”고 밝혔다.
  • 정의연 “윤미향 ‘위안부 합의’ 면담 공개는 불순한 프레임”

    정의연 “윤미향 ‘위안부 합의’ 면담 공개는 불순한 프레임”

    정의기억연대가 2015년 ‘위안부 합의’ 과정에서 그 내용을 당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상임대표였던 윤미향 무소속 의원에게 알렸다는 취지의 문건이 공개된 것을 두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은 1일 서울 종로구 평화의소녀상 맞은 편에서 열린 제1546차 정기 수요시위에서 “정부가 피해자 지원단체에게 어이없는 프레임을 씌워 문제의 본질을 호도하고, 한일 합의의 과오를 적반하장으로 덮어씌우는 의도는 무엇인가”라고 소리 높였다. 이 이사장은 “사실관계를 흐리고 논쟁의 핵심 내용을 바꿔치기하면서 또 다른 논란을 증폭시켜 뭔가를 숨기고 정당화하려는 의도가 숨어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다시 일본과 반인권적·반역사적·굴욕적인 협상을 시도할 의도가 아니라면 불순한 의도로 가득 찬 문건으로 한일 합의의 본질을 호도하지 말고 협상의 전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지난달 26일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한변)이 공개한 4건의 외교부 문건에 따르면 외교부는 2015년 3월 9일을 비롯해 4차례에 걸쳐 윤 의원과 면담하며 위안부 합의와 관련해 구체적 내용을 협의한 것으로 돼 있다. 이 같은 내용이 공개되자 윤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한일 합의 발표 이후 확인된 ▲ 위안부 문제가 최종적 및 불가역적으로 해결될 것임을 확인 ▲ 주한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문제 해결 노력 ▲ 국제사회에서 상호 비난·비판 자제를 약속한다는 굴욕적인 합의 사항은 전혀 설명한 바 없다”고 밝혔다.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죽어서도 아이들과 높은 곳 오르는 JP 모르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죽어서도 아이들과 높은 곳 오르는 JP 모르

    칠레 산악인 후안 파블로 모르는 지난해 파키스탄 카라코람 산맥의 K2(해발고도 8611m)에서 삶을 마쳤다. 언제 죽었는지 아무도 모른다. 그는 무하마드 알리 사드파라(파키스탄), 욘 스노리(아이슬란드)와 함께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산 등정에 나섰다가 2월 5일 함께 사라졌다. 겨울시즌 날씨가 계속 좋지 않아 세 유망한 산악인의 시신조차 찾지 못했다. 무하마드 알리의 아들 사지드 알리(21)가 함께 등정에 나섰다가 아들은 8200m 보틀넥 부근에서 산소 장비에 문제가 생겨 먼저 돌아서 화를 면했다. 사지드 알리는 다큐멘터리 작가 엘리아 사이칼리와 함께 여름시즌에 다시 K2를 찾았는데, 이 시즌에 가장 먼저 보틀넥 사고 지점에 이른 고정로프 설치조가 세 산악인의 시신을 발견했다. 시신 상태를 처음 본 러시아 상업등반대의 가이드 발렌틴 시파빈은 추락 등 사고가 아니라 체력 소진 때문에 동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산소 없이 겨울철에 최초로 이 험악한 산을 발아래 두겠다는 것이 목표였는데 셋이 정상을 밟았는지는 분명치 않다. 시파빈 등이 시신을 발견한 다음날 현장에 이른 사지드가 아버지 등이 지녔던 카메라를 회수해 분석한다고 했는데 영국 BBC의 1일 기사에도 이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없는 것으로 봐 결론이 내려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모르의 나이 서른넷이었고, 자녀는 셋이나 남았다.산에서 죽었다고 그의 레거시(유산 또는 유업)가 끝난 것은 아니다. 산소 없이 일주일 안에 에베레스트(8848m)와 롯체(8516m)를 모두 올라 가장 빨리 두 봉우리를 발 아래 둔 그의 기록은 영원히 남을 것이다. 여기에다 그는 아이들에게 정상에 도달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싶어했다. 만년설이 뒤덮은 안데스 산맥으로 둘러싸인 번화한 수도 산티아고가 고향인 그는 어릴 적 스케이트보드와 파쿠르 같은 도시 스포츠에 몸을 던졌는데 이내 그의 시선은 도시로 연결된 산으로 향했다. 해외에서 업적을 남기면서도 고향을 결코 잊지 않았다. 2013년 그는 학교와 공공장소 같은 버려진 도시 인프라에 등반 및 스포츠 장비를 설치하는 비영리 단체인 ‘Deporte Libre’를 설립했다. 불우한 어린이들이 놀이 공간에 접근할 수 있게 돕자는 취지였다. 그의 사촌이자 Deporte Libre에서 매니저로 일했던 Federico Scheuch는 “그는 항상 에너지로 가득 찬 등반 원정대에서 돌아올 것이고, 그 좋은 분위기를 도시로 가져와 사람들을 산에 연결시키고 싶어했다”고 말했다. 칠레는 모험을 즐기는 세계인들이 꼽는 최고의 여행지 가운데 하나였지만 정작 이 나라의 수백만명이 접근조차 할 수 없었다. 건축을 공부하며 Deporte Libre를 공동 설립한 페드로 앙구이타는 “칠레의 스포츠는 부유한 사람들만 접근할 수 있다”면서 “우리는 스포츠를 인권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이것이 후안 파블로의 유산”이라고 말했다. 2017년에 발표된 스포츠 및 건강에 관한 정부의 가장 최근 전국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나라 인구의 85% 이상이 멍하니 앉아 있으며 일주일 중에 신체활동을 하는 시간은 100분도 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세계보건기구(WHO)는 칠레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아동 비만률을 기록했다고 집계했다. 지난해 여론조사기관 입소스(Ipsos) 보고서에 따르면 칠레는 주간 스포츠 활동이 3.7시간에 그쳐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순위에 머물렀다. 안귀타는 엄청난 수준의 불평등이 비난받아야한다면서 스포츠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하는 “절대적인 긴급성”을 강조했다.루즈 마리아 에스피노자는 다섯 살 아들 맥스를 산티아고 남쪽의 라 핀타나에 있는 Deporte Libre의 놀이터 한 곳에 데려왔다. 지난 1월에 개장했는데 화려한 등반 벽과 산 모양의 지그재그 터널이 있다. 국제 비영리단체인 유나이티드 웨이(United Way)가 공동 설계하고 네덜란드 아동권리단체인 Bernard van Leer의 재정 지원으로 이 놀이터는 어린이의 관점에서 도시를 상상하면서 지어졌다. 에스피노자는 아들이 과체중이며 신체 활동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아들은 필사적으로 밖에 나가 놀고 싶어하지만 동네가 안전하지 않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2020년과 지난해에 라 핀타나에서 미성년자 10명이 총탄에 숨졌는데 다른 지역보다 높은 수준이다. 에스피노자는 매일 거리에서 총격전이 일어나며 맥스는 “총소리를 들을 때마다 탁자 아래 숨는다”고 전했다. 당국은 이 지역을 버리다시피 해 마약 갱단에 의해 통제되고 있다고 말한다. 이곳에서의 청소년 대상 피트니스 수업도 몇 달 동안 일주일에 두 번 진행됐을 뿐이다. 자금이 부족해서다. 에스피노자는 수업이 중단되면 놀이터가 마약중개상에게 점령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앙구이타는 “우리는 그가 여전히 우리 곁에 있는 것처럼 오늘도 계속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Scheuch는 사촌의 철학은 모든 사람이 자신의 스포츠 목표를 설정하고 달성하고 성취에 자부심을 갖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항상 모든 사람이 자신의 정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에베레스트가 될 수도 있고, 다른 사람들에게는 동네를 돌아다닐 수도 있다고 했다. 몇 가지 방법으로 우리는 모두가 정상에 이를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 [특파원 칼럼] 미국에는 있고 중국에는 없는 것/류지영 베이징 특파원

    [특파원 칼럼] 미국에는 있고 중국에는 없는 것/류지영 베이징 특파원

    미국의 인도ㆍ태평양 전략에 맞서고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야심차게 추진한 남태평양 10개국과의 안보·경제 협력 구상이 무산됐다. 지난 30일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피지에서 제2차 중국·태평양 도서국 외교장관 회의를 열고 ‘포괄적 개발 비전’ 체결을 시도했지만 합의를 끌어 내지 못했다. 포괄적 개발 비전을 쉽게 풀어 설명하면 ‘중국이라는 거대한 시장을 열어 줄 테니 베이징과의 정치적 관계를 더 긴밀히 가져가자’는 것이다. 저개발국이 다수인 이들에게 그야말로 ‘로또’나 다름없었다. 그럼에도 이 제안은 어그러졌다. 문득 베이징에서 친분을 쌓은 한 국제 변호사가 해 준 말이 떠올랐다. 과거 미국을 위시한 서구세계가 중국을 어떤 이미지로 생각했는지 알고 싶다면 2008년 영화 ‘쿵푸팬더’를 다시 보라고. 판다 포를 주인공으로 한 어린이 만화 같지만 실은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중국에 대한 할리우드의 헌사라는 것이 그가 미국 지인들에게 들었다는 분석이었다. 포는 “국숫집을 물려받아 안정적인 삶을 살라”고 권하는 아버지의 뜻을 거스르고 무술로 세상의 평화를 지키고 싶어 한다. 이에 ‘용의 전사’ 선출식이 열리는 제이드궁을 찾지만 이러저러한 이유로 들어가지 못하자 얼떨결에 담장을 날아서 넘어간다. 이를 본 우그웨이 대사부(거북)가 그를 용의 전사로 임명한다. 시푸(너구리)는 ‘미완의 대기’인 포에 맞춤형 수행을 제시하며 용의 전사로 키운다. 이런 상황에서 과거 용의 전사가 되지 못해 반란을 일으켰다가 감옥에 갇힌 타이렁(표범)이 1000명 넘는 경비병을 제압하고 탈출한다. 타이렁에 맞서 세상을 지킬 능력을 가진 이는 포뿐이다. 포는 부족한 점이 많지만 누구보다 빠르게 성장한다. 친구들에게도 다정하고 유머러스하다. 영화가 만들어진 2000년대 중후반 미국인들이 떠올리던 중국의 국가 이미지다. 노인인 우그웨이와 시푸는 현 세계 질서를 이끄는 미국과 유럽연합(EU)을, 감옥에서 탈출한 타이렁은 제국의 부활을 꿈꾸는 러시아를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이 영화는 ‘중국이 미국의 뒤를 이어 세계의 안정과 번영을 이끌 훌륭한 리더가 될 것’이라는 은유를 담고 있다. 변호사의 분석을 확인하려고 영화를 틀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기자의 눈에는 중국을 상징하는 인물로 주인공 포가 아닌 악당 타이렁이 들어오는 것 아닌가. 부지불식간에 중국에 대한 국가 이미지가 부정적으로 바뀌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크게 놀랐다. 다시 남태평양 이야기로 돌아오자. 시 주석이 축사까지 하며 협정 체결을 호소했음에도 몇몇 국가가 이를 거부한 이유는 무엇일까. 근본적으로 중국이 이들에 ‘미국을 대신할 수 있는 국가’라는 신뢰를 심지 못해서다. 만약 포괄적 개발 비전을 미국이 제안했다면 남태평양 10개국은 만장일치로 수락했을 가능성이 높다. 과도한 영토 분쟁과 인권 탄압 논란,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의 말 한마디에 플랫폼 기업 전체를 얼어붙게 만드는 베이징의 거칠고 신경질적인 행보를 지켜보며 ‘중국에 우리의 운명을 맡겨도 될까’라는 불안을 느끼는 것이다. 미중 갈등이 본격화된 뒤로 중국의 소프트파워는 갈수록 약해지고 있다. 미국이 끊임없이 베이징을 비방하기 때문이지만 그렇다고 워싱턴이 아예 없는 말을 지어내는 것은 아니다. 중국 지도부가 현 패권 경쟁 국면에 슬기롭게 대처하려면 무엇보다 ‘소프트파워 부재’ 현실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 ‘먼저 온 주말’·젊은 기자 칼럼 신선… 교육감 선거 소홀히 다뤄 아쉬워

    ‘먼저 온 주말’·젊은 기자 칼럼 신선… 교육감 선거 소홀히 다뤄 아쉬워

    서울신문 독자권익위원회는 3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9층 회의실에서 제151차 회의를 열고 5월 서울신문 보도를 논의했다. 회의에는 이동규(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 위원장과 김재희(김재희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 김정은(건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학생), 정일권(광운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위원이 참석했다. 김숙현(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 박경미(전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위원은 서면으로 참여했다. 위원들은 대통령 취임 및 내각 인선부터 지방선거까지 정치권에 큰 변화가 이뤄지는 시기에 부합하는 주요 기사들을 다양한 시각에서 짜임새 있게 잘 다뤘다고 평가했다. 참신한 기사 내용을 충분히 담지 못한 관행적인 제목 달기가 아쉽다는 지적도 나왔다. 다음은 위원들의 주요 의견이다. ●지방선거 다양한 시각으로 잘 다뤄 박경미 대통령 취임 및 내각 인선부터 지방선거까지 정치권에 큰 변화가 이뤄지는 시기에 다양한 정보를 다각도로 잘 전달했다. 특히 본지는 5일자 5면 ‘줄줄이 공약된 한 공약… 정작 해명 한 줄도 없는 윤 당선인’ 기사를 통해 대통령 정책 방향 설정에 대한 내용을 다뤘다. 선거공약 가운데 국정과제에서 빠진 항목을 꼼꼼하게 취재해 선거공약과 정부 운영 방향의 격차를 잘 지적했다. 김정은 지방선거 보도도 돋보였다. 18일자 20면 ‘6·1 선거 후보 10명 중 여성 3명 안 돼 정당은 추천만 하고 육성은 나 몰라라’ 기사는 지방선거와 여성 정치 대표성 제고를 연결해 다뤄 인상 깊었다. 정일권 지방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서울시 구청장 후보자를 비교하는 ‘6·1 지방선거 서울 구청장 판세 분석’ 시리즈 기사는 서울시민들을 공략하는 좋은 전략적 기사였다고 본다. 이처럼 교육감 선거에 대해서도 후보들의 인품, 공약, 정책적 태도 등을 취재·발굴해 비교·분석할 것을 추천한다. 18일자 5면 ‘교육감, 절대 강자도 정책·검증도 없다… 단일화만 공들이는 후보들’, 23일자 9면 ‘공약 경쟁 대신 욕설·고발… 서울교육감 진흙탕 선거’ 등은 캠페인 문제만 지적하는 데 그쳤다. 박경미 17일자 11면 ‘유선완박’ 기사는 대구시와 광주시, 전남도 의원의 50% 안팎이 유권자 선택 없이 의원이 될 것이라는 내용을 담아 지방선거의 무투표 선거구 현황을 효과적으로 보여 주는 좋은 기사였다. 다만 제목은 기사의 내용을 한눈에 보여 주지 못해 차라리 ‘유권자 선거권 완전 박탈’이 문제의식을 더 잘 전달했을 것으로 보인다. 더 나아가 이번 지방선거 관련 모든 기사의 헤드라인은 지방선거를 그 자체로 인식하기보다 중앙정치의 하위 영역으로 다뤘다. 2일자 6면 ‘윤의 검찰 공화국 막겠다는 송 vs 문의 부동산 실정 겨눈 오’ 기사는 서울시 자체의 이슈가 아니라 대선을 전후로 한 선거 쟁점을 반영했다. ●대통령 집무실 구성 현장감 있게 취재 박경미 11일자 5면 기사는 대통령 집무실 구성을 현장감 있게 취재했다. 사진과 그래픽으로 집무실 구성을 잘 보여 줬다. 집무실 층별 배치나 미국 백악관과 용산 집무실을 비교한 그림은 집무실 구성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좋았다. 김재희 11일자 4면 ‘블랙 앤드 화이트 김건희 여사 尹 한 발짝 뒤 조심스러운 내조’ 기사는 지나치게 영부인의 패션에 치중한 내용으로, 이렇게까지 구체적으로 보도할 필요가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제목에서 강조한 ‘조심스러운 내조’ 또한 독자 입장에서 잘못된 성 고정관념과 왜곡된 영부인 역할을 심어 줄 수 있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 김숙현 이달 국제면 뉴스는 ‘다양성’이 돋보였다. 우크라이나 소식뿐 아니라 미국의 낙태법 관련 소식, 베이징 봉쇄부터 홍콩의 행정장관 선거 소식 등 국제사회의 다양한 뉴스거리를 제공했다. 특히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방한 관련 기사가 상세히 보도됐고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출범 관련 뉴스도 눈여겨볼 만했다. 3일자 14면 ‘일 국민 절반, 전쟁 가능 국가로 개헌 찬성’ 기사는 일본 국민들의 개헌에 대한 달라진 생각과 분위기를 전달하는 내용으로, 주목할 만한 기사다. 다만 인플레이션과 관련해 조금 더 한국을 포함한 세계적 물가 상승 추이를 분석한 기사를 쓰면 좋을 것으로 보인다. 이동규 지난 4월부터 고금리 문제 등 경제 상황에 대한 기사가 많이 나왔다. 앞으로도 물가 상승으로 인한 향후 경기 침체 및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등 다양한 국내 상황을 분석하고 더 나아가 대안까지 제시할 수 있는 기사가 연속해 나오길 바란다. 정일권 11일자 31면 황성기 칼럼의 ‘윤석열이 메르켈을 만나면’, 25일자 31면의 사설 ‘교육·복지 장관 후보자는 여성 가운데서 찾아봐라’는 단순히 인사가 잘못됐다고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대안을 제시해 좋았다. 24일자 31면 최광숙 칼럼 ‘능력주의 인사의 함정’도 윤석열 대통령 인사의 문제는 ‘능력주의’라는 원칙이 지닌 맹점에서 비롯됐다는 것을 언급하며 문제의 핵심을 짚어 줬다. 최훈진 기자의 ‘검수완박 입법이 두려운 진짜 이유’, 김가현 기자의 ‘박지현을 위한 변명’ 등 젊은 현장 기자들의 새로운 관점이 담긴 칼럼이 돋보였다. ●사례 위주 ‘검수완박’ 칼럼 등 눈길 김재희 10일자 박상현 박사의 ‘소통 막는 맨터럽션… 여성들이 할 말 다 할 수 있게 하자’ 오피니언 칼럼은 남성의 입장에서도 납득할 만한 객관적인 사례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차별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고 대안까지 제시했다. 글 자체는 날카로운 핵심 메시지를 담고 있지만 다루는 형식이 부드러워 불필요한 반감이나 논쟁을 야기하지 않은 좋은 글이라고 평가한다. 11일자 김예원 장애인권법센터 변호사의 ‘고소장 접수 악전고투기’ 오피니언 칼럼은 실제 검수완박이 이뤄지면 국민과 민원인들이 사건을 처리할 때 본인 사건에 당장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설명해 줬다. 가령 검수완박으로 고발인의 이의신청권 자체가 불가능하게 되는데, 대부분의 기사는 이런 문제의식 없이 정치적이거나 담론적으로 해당 사안을 다뤘다. ●시의성 높고 참신한 소재 담은 ‘금요판’ 김재희 6~7일자 <먼저 온 주말>로 다룬 ‘보험 살인, 치밀하게 살벌하게’는 보험금을 노린 살인으로 기소됐던 판결문 5년치를 분석한 기사로, 구체적인 통계와 객관적 데이터를 충실하게 활용해 분석했다. 특히 최근 이은해·조현수 살인미수 보험 사기 사건의 공소 제기 시점에 기사가 나온 게 굉장히 시의성 있었다고 평가한다. 김정은 ‘산모천국 공공산후조리원’ 기획도 소재 자체가 신선했고 이를 민간 시설과 어떻게 다른지 등 여러 차원에서 비교한 점이 흥미로웠다. 특히 저출생 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이 시설의 확대를 내세운 것도 좋은 대안이라고 봤다. 기사에서 ‘저출산’ 대신 ‘저출생’으로 쓰는 세심함도 돋보였다. 김정은 본지가 환경 이슈를 다룰 때는 심각성을 강조하면서도 항상 대안도 같이 제시해 줘 눈길이 간다. 특히 언론이 기후위기 문제에 접근할 때 이제는 다소 식상한 감이 있지만 9일자 21면 ‘소고기 소비량 20%만 인공육 대체해도 지구 살립니다’는 대체육과 배양육 등 현실적인 대안을 같이 언급해 좋았다. 또 ‘기후변화의 역습… 2070년 신종감염병 1만 5000종 나타난다’에서도 대륙 간 동물 접촉의 증가가 다시 감염병을 더 일으킨다는 식의 분석이 새롭게 다가왔다. 김재희 9일자 ‘5년 만에 문 닫는 靑국민청원… 국민 평가는’ 기사의 화두와 아이디어는 굉장히 신선했지만 한 발짝 더 못 들어간 부분은 아쉬웠다. 문재인 정권에 있어 국민들에게 와닿았던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국민청원이었다고 생각한다. 여론이 형성되는 의제 설정의 방식이 크게 바뀌었지만 명예훼손 고발도 증폭했다. 실제로 지난 5년 동안 국민청원 제도를 통해 법 제도 이외에도 어떤 부분이 바뀌었는지까지 살펴보면 좋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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