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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정미 정의당 대표 “쌍용차 해고자 국가 손해배상 철회해야”

    이정미 정의당 대표 “쌍용차 해고자 국가 손해배상 철회해야”

    쌍용자동차 노사가 9년 만에 해고노동자 119명 전원의 복직을 합의한 가운데 이정미 정의당 대표 등 국회의원들이 쌍용차 해고노동자에 대한 국가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철회하라는 탄원서를 정부에 제출할 방침이다. 이 대표는 14일 성명에서 쌍용차 해고노동자의 복직을 환영한다면서도 “완전한 사태해결까지는 갈 길이 더 남았다”며 “정부가 해고자들에게 짐 지웠던 국가손해배상금 17억원도 철회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쌍용차 사태 당시 경찰의 무리하고 위법했던 진압은 경찰청 인권침해사건진상조사위원회가 직접 확인하고 사과를 권했던 내용”이라면서 “염치를 아는 정부라면 이제라도 노동자들에게 제기한 손해배상청구를 거두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동료 국회의원들에게 (국가 손해배상청구소송 철회를 위한) 탄원서를 돌렸다”며 “다음 주 월요일(17일) 탄원서를 법무부 장관에게 제출하고 국가의 손해배상 취하를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13일까지 탄원서에 서명한 국회의원은 정의당 소속 5명 의원 전원과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28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경찰은 2009년 쌍용차 사태 당시 노조 조합원들이 새총을 쏴 경찰 헬기 등을 파손했다며 노조와 조합원들을 상대로 17억 원대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법원은 1심에서 노조에 14억원, 2심에서 11억원을 경찰에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현재 소송은 대법원 판결만 남겨두고 있다. 이날 박주민 민주당 최고위원도 최고위원회의에서 “복직 문제는 해결됐고 사측이 노조에 제기한 소송은 취하했으나 파업 과정에서 경찰이 입은 피해를 배상하라는 정부 손해배상청구는 여전히 남아있다”며 “소송의 취하는 쌍용차 해고문제의 완전한 해결을 의미하며 불법적 공권력 행사의 재발을 방지하는 것을 의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사설]쌍용차 전원복직 합의, 국가권력의 부당한 노사 개입 다시 없어야

    쌍용자동차 노사가 어제 해고 노동자 119명을 전원 복직시키기로 합의했다. 노사가 발표한 합의서에 따르면 70여명은 연내에, 나머지 인원은 내년 상반기 말까지는 업무에 복귀하게 된다. 지난 2009년 시작된 쌍용차 사태가 이로써 9년 만에 매듭지어진 셈이다.  쌍용차 문제는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의 가슴에 맺힌 응어리였다. 2009년 사측의 일방적 정리해고로 촉발된 사태는 지금까지 해고자와 그 가족 등 30명이 삶을 등지게 했다. 2015년 노사는 해고자 복직에 어렵사리 뜻을 모았으나 이후 합의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아 지난해 5월에는 해고자의 부인이 목숨을 끊었고, 지난 6월에는 해고 노동자 김주중씨가 또 스스로 생을 포기했다. 그러니 이제라도 해결돼 다행인 것이 아니라 만시지탄의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는 것이다.  이번 합의는 복직 시점을 내년으로 못박은 데다 경영상황이 나쁘더라도 남은 해고자들을 전부 복귀시킨다고 명시한 점에서 2015년의 합의와 의미가 다르다. 회사가 합의사항을 위반하지 않는다면 노조도 2009년 정리해고 사태와 관련한 집회·시위를 앞으로 열지 않겠다는 약속도 했다.  자율적인 노사의 합의 결과는 환영하고도 남을 일이다. 하지만 쌍용차의 골깊은 생채기가 노사가 손을 잡았다고 말끔히 치유될 수는 없다. 지난달 말 경찰청 인권침해 사건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는 쌍용차 사태에 대한 국가폭력이 얼마나 야만적이었는지를 확인시켰다. 조현오 당시 경기지방경찰청장은 상급자인 강희락 경찰청장의 반대를 무시하고 이명박 대통령의 재가를 받아 쌍용차 진압 작전을 승인했다. 대테러 장비인 테이저건과 다목적 발사기, 2급 발암물질을 섞은 최루액을 헬기로 노조원들에게 살포하기도 했다. 조 전 청장은 정부에 유리한 방향으로 여론을 조성하려고 경찰관 50여명을 동원해 ‘쌍용차 인터넷 대응팀’을 별도 운영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국가가 작심하고 이런 음모를 기획했다면 해고 노동자가 설 땅이 없다는 사실은 불문가지다. 극렬 범법자로 내몰린 노조원들은 재취업이 불가능해 신용불량자로 전락하거나 비정규직을 전전할 수밖에 없었다.  쌍용차의 비극에 국가권력의 조직적 횡포가 개입한 흔적은 이것뿐만이 아니다. 양승태 대법원이 상고법원 추진을 위해 재판거래를 하면서 쌍용 사태도 먹잇감으로 활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마당이다. 쌍용차 정리해고는 무효라는 고법의 결정을 2014년 대법원이 뒤집은 배후가 과연 무엇이었는지 낱낱이 밝혀야 한다. 공권력 남용과 국가폭력 행위가 명백한 상황이라면 치열한 반성과 사과, 재발방지책이 뒤따라야 함은 말할 것도 없다.
  • ‘한국판 홀로코스트’ 형제복지원 추악한 진실 밝혀지나

    30년전 장애인 등 무연고자 3000명 감금 10년간 성폭행·암매장… 사망자만 500명 당시 원장, 최종 형량 2년 6개월에 그쳐 문무일 총장 과거사위 결과 등 참고할 듯 장애인, 고아 등을 불법 감금하고 강제 노역시킨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이 30년 만에 사법부 판단을 다시 받게 된다. 대법원이 검찰총장의 비상상고를 받아들일지 주목된다. 대검찰청 산하 검찰개혁위원회는 13일 형제복지원 사건에 대해 비상상고할 것을 검찰총장에게 권고했다. 비상상고는 형사사건 확정판결에 대해 법령 위반이 발견된 경우 검찰총장이 직접 대법원에 상고하는 절차다. 유죄 판결에 사실 인정 오류가 있을 때 피고인을 구제하기 위해 청구하는 재심과는 다르다. 개혁위는 법무부 산하 검찰과거사위원회 조사 결과 형제복지원 사건 처리 과정에서 검찰권 남용이나 인권침해가 발견될 경우 피해자들에게 사과하라고 권고하기도 했다. 1975년부터 10여년간 부랑인 선도 명목으로 무연고자 3000여명이 형제복지원에 수용되는 과정에서 폭행, 학대, 불법 감금, 성폭행, 사망, 암매장 등 수많은 범죄가 자행됐다. 공식 확인된 사망자만 500명이 넘는다. 1987년 원생의 집단 탈출로 실체가 드러난 이 사건은 그러나, 제대로 된 수사가 이뤄지지 못했고 당시 울산지청 김용원 검사는 형제복지원 박인근(2016년 사망) 원장을 특수감금,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만 재판에 넘겼다. 하지만 이마저도 대법원에서 두 차례 파기환송되는 등 9차례나 각급 법원을 오간 끝에 징역 10년이었던 1심 형량은 최종적으로 징역 2년 6개월로 줄었다. 당시 대법원은 특수감금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내무부 훈령에 따른 부랑자 수용이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부랑인의 신고, 단속, 수용, 보호와 귀향 및 사후관리에 관한 업무지침을 담고 있는 내무부 훈령 410호는 1987년 폐지됐다. 개혁위는 “부랑인 단속 등은 헌법상 기본권인 신체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므로 법률상 근거가 필요한데, 내무부 훈령 410호는 근거가 되는 법률이 전혀 없다”면서 “헌법상 법률 유보·명확성·과잉금지 원칙을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결국 내무부 훈령이 위헌, 위법한 것이 명백한 만큼 이를 근거로 삼아 특수감금 행위를 정당하다고 판단, 무죄를 선고한 판결은 시정돼야 한다”고 비상상고 권고 이유를 밝혔다. 개혁위는 3차례 회의를 열고 이례적으로 표결에 부쳐 비상상고를 결정했다. 개혁위의 한 위원은 “권고안은 합의가 원칙인데 마지막 회의까지 격렬한 토론이 오가는 등 의견이 일치되지 않아 표결까지 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회의에 참석한 검찰 측도 비상상고에 부정적인 의견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위원은 “피해자를 구제해야 한다는 점에는 모두 공감했다”면서도 “과거사 조사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았고, 특별법 제정도 논의 중인 만큼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말했다. 문무일 검찰총장은 개혁위 권고안을 검토하는 한편 이르면 10월 나올 것으로 보이는 과거사위 조사 결과까지 참고해 비상상고를 신청할 것으로 보인다. 비상상고가 접수되면 대법원은 공판기일을 열어 심리한 후 사실 조사 등을 거쳐 비상상고를 기각하거나 기존 판결을 파기할 수 있다. 다만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는 판결을 바꿀 수 없어 파기하더라도 법적 효력은 없고, 피해자 구제를 위한 선언적 의미가 발생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 관계자는 “원심 판결이 위법했다는 취지로 대법원이 판단하면 피해자나 유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할 경우 인정받을 수 있다”면서 “국회에서 논의되는 특별법 제정도 탄력을 받게 된다”고 전망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1831명 정리해고 뒤 2015년부터 찔끔 복직…119명 남아

    총파업때 한상균 등 조합원 64명 구속 조사위“경찰이 당시 강경 진압” 발표 쌍용자동차 파업 농성 사태는 9년 전인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1월 9일 쌍용차의 대주주였던 상하이자동차는 쌍용차에 대한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이어 사측은 4월 8일 쌍용차 총인원의 36%인 2646명을 정리해고하기로 결정했다. 조합원들은 사상 초유의 정리해고에 반발하며 5월 21일 평택 공장을 점거하고 총파업에 돌입했다. 노사는 대화와 협상을 거듭했지만 합의에 실패했다. 경찰은 공권력을 투입해 강제 해산 작전에 돌입했다. 이 과정에서 당시 민주노총 쌍용차지부장이었던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을 비롯한 조합원 64명이 구속되고 30여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경찰관 100여명도 부상을 입었다. 경찰은 노조원들이 경찰 헬기와 장비를 파손하고 경찰관을 다치게 했다며 쌍용차 노조를 상대로 16억 9000만원 규모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냈다. 서울고등법원은 2015년 이 가운데 11억 57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현재 대법원 상고심이 진행 중이다. 쌍용차는 정리해고 등으로 실제 직장을 잃은 1831명 가운데 무급휴직에 들어간 직원 454명을 2013년 회사 경영이 회복된 이후 전원 복직시켰다. 남은 인원은 2015년 신규 인력 채용 수요가 있을 때마다 단계적으로 복직시키기로 노조와 합의했다. 이에 2016년 40명, 지난해 62명, 올해 16명의 희망퇴직자 및 해고자에 대한 복직 절차가 진행됐다. 하지만 아직 119명이 공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경찰청 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위원회는 올해 상반기 쌍용차 파업 사태에 대한 진상조사에 돌입했다. 조사 결과 당시 경찰의 강경 진압을 승인한 당사자가 바로 이명박 정부의 청와대였고, 조현오 경기경찰청장은 강희락 경찰청장의 반대를 무시하고 작전을 승인받아 집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진상조사위는 경찰의 공식 사과와 쌍용차 노조를 상대로 한 국가의 손배소 및 가압류를 취하할 것을 권고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한국판 홀로코스트’ 형제복지원 추악한 진실 밝혀지나

    ‘한국판 홀로코스트’ 형제복지원 추악한 진실 밝혀지나

    30년전 장애인 등 무연고자 3000명 감금 10년간 성폭행·암매장… 사망자만 500명 당시 원장, 최종 형량 2년 6개월에 그쳐 문무일 총장 과거사위 등 참고 결정할 듯장애인, 고아 등을 불법 감금하고 강제 노역시킨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이 30년 만에 사법부 판단을 다시 받게 된다. 대법원이 검찰총장의 비상상고를 받아들일지 주목된다. 대검찰청 산하 검찰개혁위원회는 13일 형제복지원 사건에 대해 비상상고할 것을 검찰총장에게 권고했다. 비상상고는 형사사건 확정판결에 대해 법령 위반이 발견된 경우 검찰총장이 직접 대법원에 상고하는 절차다. 유죄 판결에 사실 인정 오류가 있을 때 피고인을 구제하기 위해 청구하는 재심과는 다르다. 형제복지원 사건은 1980년대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안긴 인권유린 사건이다. 1975년부터 10여년간 부랑인 선도 명목으로 무연고자 3000여명이 형제복지원에 수용되는 과정에서 폭행, 학대, 불법 감금, 성폭행, 사망, 암매장 등 수많은 범죄가 자행됐다. 공식 확인된 사망자만 500명이 넘는다. 원생의 집단 탈출로 실체가 드러난 이 사건은 그러나, 제대로 된 수사가 이뤄지지 못했고 당시 울산지청 김용원 검사는 1987년 형제복지원 박인근(2016년 사망) 원장을 특수감금,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만 재판에 넘겼다. 하지만 이마저도 대법원에서 두 차례 파기환송되는 등 9차례나 각급 법원을 오간 끝에 1심에서 징역 10년이었던 형량은 최종적으로 징역 2년 6개월로 줄었다. 당시 대법원은 특수감금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는데, 내무부 훈령에 따른 부랑자 수용이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 판결의 근거가 된 내무부 훈령 410호는 부랑인의 신고, 단속, 수용, 보호와 귀향 및 사후관리에 관한 업무지침을 담고 있는데 1987년 폐지됐다. 개혁위는 “부랑인 단속 등은 헌법상 기본권인 신체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므로 법률상 근거가 필요한데, 내무부 훈령 410호는 근거가 되는 법률이 전혀 없다”면서 “헌법상 법률 유보·명확성·과잉금지 원칙을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결국 내무부 훈령이 위헌, 위법한 것이 명백한 만큼 이를 근거 삼아 특수감금 행위를 정당행위로 판단해 무죄를 선고한 대법원 판결은 시정돼야 한다”고 비상상고 권고 이유를 밝혔다. 개혁위는 3차례 회의를 열고 이례적으로 표결에 부쳐 비상상고를 결정했다. 개혁위의 한 위원은 “권고안은 합의하는 게 원칙인데 마지막 회의까지 격렬한 토론이 오가는 등 의견이 일치되지 않아 표결까지 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회의에 참석한 검찰 측도 비상상고에 부정적인 의견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 과거사위원회 주도로 형제복지원 사건이 재조사 중인 점 등이 고려됐다. 또 다른 위원은 “피해자를 구제해야 한다는 점에는 모두 공감했다”면서도 “과거사 조사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았고, 법무부에서 관련 특별법 제정을 논의 중인 만큼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말했다. 개혁위는 과거사 조사 결과 검찰권 남용이나 인권침해가 발견될 경우 피해자들에게 사과하라고도 권고했다. 문무일 검찰총장은 개혁위 권고안을 검토하는 한편 이르면 10월 나올 것으로 보이는 과거사위 조사 결과까지 참고해 대법원에 비상상고를 신청할 것으로 보인다. 비상상고가 접수되면 대법원은 공판기일을 열어 심리한 후에 사실 조사 등을 거쳐 비상상고를 기각하거나 기존 판결을 파기하게 된다. 다만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는 판결을 바꿀 수 없어 파기하더라도 판결 효력은 없고,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자들을 위한 선언적 의미가 발생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잊힌 국가 범죄 ‘형제복지원 사건’, 30년 만에 진실 바로잡힐까

    잊힌 국가 범죄 ‘형제복지원 사건’, 30년 만에 진실 바로잡힐까

    박정희·전두환 정권 시절 발생한 대표적인 인권유린 사건인 ‘형제복지원 사건’이 약 30년 만에 다시 사법부의 판단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대검찰청 산하 검찰개혁위원회가 문무일 검찰총장에게 형제복지원 사건을 ‘비상상고’하라고 13일 권고했다. 비상상고란 형사사건 확정판결에 법령 위반이 발견된 경우 검찰총장이 잘못을 바로잡아 달라며 대법원에 직접 상고하는 비상 절차다. 피해 생존자들은 검찰개혁위의 결정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형제복지원 사건’이란 1975년부터 1987년까지 정부가 시민들을 사회복지시설인 형제복지원에 강제로 연행하고, 복지원이 시민들을 감금해 국가의 방조 아래 강제노역·구타·학대·성폭력·살인 등 인권 유린을 자행한 사건이다. 1987년 당시 형제복지원에 수용된 인원만 최소 3164명이었고, 12년 동안 확인된 사망자 숫자만 최소 551명이다. 1980년 삼청교육 과정에서 사망한 54명의 열 배에 가까운 숫자다. 검찰개혁위는 이날 “위헌·위법인 ‘내무부 훈령 410호’를 적용해 형제복지원 원장 박인근 등 원생들에 대한 특수감금 행위를 형법상 정당행위로 보고 무죄로 판단한 당시(1989년) 판결은 형사소송법이 비상상고의 대상으로 규정한 ‘법령위반의 심판’에 해당한다고 보지 않을 수 없다”고 권고 사유를 밝혔다. 검찰개혁위가 언급한 ‘내무부 훈령 410호’란 1975년 12월 15일에 발령된 훈령으로, 이름은 ‘부랑인의 신고, 단속, 수용, 보호와 귀향 및 사후 관리에 관한 업무처리지침’이다. 박정희·전두환 군사정권 시절 ‘사회정화 작업’의 일환으로 적용된 이 훈령은 ‘일정한 정주가 없이 관광업소, 접객업소, 역, 버스터미널 등 많은 사람들이 모이거나 통행하는 곳과 주택가를 배회하거나 좌정하여 구걸 또는 물품을 강매함으로써 통행인을 괴롭히는 사람’을 ‘부랑인’으로 따로 규정했지만, 사실상 모든 시민이 정부의 단속 대상이 됐다. 형제복지원의 원장이었던 박인근씨는 특수감금과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돼 1987년 6월 1심에서 징역 10년과 벌금 6억 8178만원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1989년 징역 2년 6개월형이 최종 확정됐다. 당시 대법원은 박씨의 특수감금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검찰개혁위는 “형제복지원 사건 조사 결과 검찰권 남용과 그로 인한 인권침해 사실이 밝혀지면 검찰총장이 직접 피해자들에 대한 사과를 해야한다”고도 권고했다.1987년 1월 박씨를 구속했던 당시 김용원 검사(현재 변호사)는 검찰 지휘부가 이 사건을 축소·은폐시켰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부산지검 울산지청(지금의 울산지검)에서 근무하던 1986년 12월 21일 지인과 경남 울주군 삼정리에 있는 야산(울주 작업장)을 지나가다가 허름한 옷을 입은 청년들이 괭이와 삽을 들고 땅을 파고 있는 장면을 목격했다. 그들 주위를 몸집이 큰 개들과 몽둥이를 든 사람들이 둘러싸고 있었다.중대한 범죄라고 생각했던 김 변호사는 내사에 착수했고, 형제복지원 원생 180여명이 박씨 소유의 야산에 감금된 채 임금 없이 하루에 10시간 이상 강제 노역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원생들로부터 형제복지원 안에서 벌어진 일들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김 변호사는 울주 작업장에서 강제 노역한 원생들뿐만 아니라 부산 형제복지원 안에 수용된 원생들도 모두 조사하기 위해 부산지검 차장검사에게 승인을 받으러 갔다. 하지만 “뭘 수사를 해. 당장 철수시켜”라는 대답을 들었다고 한다. 또 “울주군 작업장에서 맞아 죽은 원생의 사망 원인을 신부전증이라고 허위로 기재한 형제복지원 의사를 구속하려고 했지만, 검찰총장 동생이라는 사람이 나타나 당시 부산지검장에게 청탁해 불구속 수사 지휘가 떨어졌다”고 김 변호사는 밝혔다. 문 총장이 검찰개혁위의 권고에 따라 비상상고를 청구하면 형제복지원 사건 재판이 열렸던 1987년 이후로는 31년 만에, 무죄 확정 판결이 나온 때로부터는 29년 만에 대법원의 사건 심리가 다시 이뤄지는 셈이다. 검찰개혁위의 비상상고 권고 소식이 전해지자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 생존자들은 환영의 뜻을 밝혔다.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 생존자·실종자·유가족 모임은 성명을 통해 “사람이 죄도 짓지않은 상태에서 그렇게 막 사람을 구금해도 되느냐고 말해주는 사람도 없었고, 사회에 나와서도 좋은 사람 얼굴로 우리들에게 ‘부랑인’이라 낙인찍던 사람들의 배제를 처절하게 겪어왔다”면서 “우리는 아무런 이유 없이 형제복지원에서 인권 유린을 당한 사실에 그 어떤 진상규명과 사과도 받지 못하고 풀려났다. (문무일 검찰총장이) 비상상고를 법원으로 제출하여 잘못 잡힌 과거를 바로 잡아가주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밝혔다.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관가 블로그] 이번엔 ‘민간단체 인사권 장악’ 시도… 행안부, 왜 이러나

    [관가 블로그] 이번엔 ‘민간단체 인사권 장악’ 시도… 행안부, 왜 이러나

    새벽에 문자로 업무 지시·협박도 장관 ‘공직 기강 잡기’ 질타 무색요즘 정부부처의 ‘맏형’ 격인 행정안전부가 바람 잘 날이 없습니다. 갑질감사 논란과 국가기록원 직원 부정부패 연루 의혹에 이어 이번에는 ‘민간단체 낙하산 장악’ 시도가 도마에 올랐기 때문입니다. 12일 행안부에 따르면 지난 10일 민간단체인 전국재해구호협회(재협)는 “행안부가 자신들의 인사권을 장악해 사실상 낙하산 투하조직으로 만들려고 한다”고 폭로했습니다. 때마침 김 장관이 소속 기관장과 실·국장을 불러모아 공직 기강 확립을 질타한 때에 터진 일이어서 장관의 불호령은 빛이 바랬습니다. 이번 사태의 발단은 행안부가 국민성금으로 모금된 의연금을 배분하는 ‘배분위원회’에 행안부 추천위원 수를 늘리는 법 개정안을 내놓으면서부터입니다. 재협 관계자는 “행안부 개정안을 보면 행안부 장관 추천 배분위원이 전체 위원(20명)의 절반인 10명까지 가능해진다”고 토로했습니다. 이들은 사실상 재협이 행안부 출신 ‘낙하산’들의 투하 조직이 될 것으로 우려합니다. 반면 행안부는 이번 법 개정안이 ‘의연금 배분의 투명성’을 위한 것이라고 반박합니다. 재협의 배분위원회가 재협 이사회로만 구성돼 있어 다른 성금 모집기관이나 민간 전문가 등이 참여할 수 없었다는 것입니다. 재협 직원들의 폭로는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재협 측은 행안부가 업무를 추진하면서 ‘갑질’을 했다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습니다. 행안부 직원들이 새벽과 한밤중에 단체 문자메시지를 보내 업무 지시를 내리는 등 권한을 넘는 행동을 했다고 주장합니다. 재협 관계자는 “행안부 담당 사무관이 ‘재협을 없애버리겠다’, ‘감사원에 고발하겠다’ 등의 협박도 했다”고 전합니다. 이에 대해 행안부는 “새벽 업무지시는 지난해 11월 포항 지진 등 일부 특수 상황 때 벌어진 일”이라고 일축합니다. 앞서 행안부 조사관은 경기 고양시 소속 주무관을 차량에 감금하고 막말을 퍼붓는 등 인권침해 수준의 감사를 벌였다는 의혹이 제기돼 대기발령 조치됐습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볼턴 “아프간 미군 조사 땐 ICC 판검사 제재” 경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국제형사재판소(ICC)를 제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ICC는 2002년 로마조약에 의해 창설된 사법 기관으로, 전쟁 범죄와 집단 학살 가해자 재판 등을 다룬다. 미국, 이스라엘 등은 로마조약에 반대해 ICC를 비준하지 않았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10일(현지시간) 보수단체인 ‘연방주의자 협의회’ 연설에서 “ICC가 미국과 이스라엘 등 동맹의 뒤를 밟는다면 우리도 가만있지 않을 것”이라며 “ICC 판검사들의 입국을 금지하는 것을 비롯해 그들의 미국 내 자금을 제재하며 미국 형사법에 따라 그들을 기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볼턴의 강경 발언은 ICC 검사들이 지난해 11월 아프가니스탄에서 전쟁범죄를 자행한 혐의를 받는 미군과 중앙정보국(CIA) 요원들의 조사를 재판부에 요구한 데서 나온 의도된 것이다. 동시에 팔레스타인 지도자들로부터 인권침해를 했다는 비난을 받는 이스라엘 관리들에 대한 ICC 조사를 차단하려는 취지로 해석된다. 볼턴 보좌관은 이어 “팔레스타인이 이스라엘과 직접적이고 의미 있는 협상에 착수하기를 거부하는 상황에서 워싱턴사무소를 계속 열어 두진 않을 것”이라며 1994년부터 20여년간 워싱턴DC에서 운영돼 온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대표부 사무실의 폐쇄 방침도 공언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은 초강경 압박카드로 팔레스타인을 이스라엘과의 협상 테이블에 끌어내겠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백남기·쌍용차 손배소’ 취하도, 강행도 브레이크… 민갑룡의 고민

    ‘백남기·쌍용차 손배소’ 취하도, 강행도 브레이크… 민갑룡의 고민

    민 청장 “내부 의견 많아 논의 더 필요” 세월호처럼 ‘배상 없는 유감’ 해법 부상경찰청 인권침해 사건 진상조사위원회가 최근 쌍용자동차 파업 사태와 백남기 농민이 숨진 민중총궐기 집회와 관련해 제기된 국가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취하할 것을 경찰청에 권고하면서 경찰 지휘부가 고민에 빠졌다. 소 취하 권고를 받아들이기에는 내부 반발이 거세고, 불수용 의사를 밝히면 과거 청산을 하지 못한다는 호된 비판에 직면하기 때문이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10일 기자간담회에서 “진상조사위의 권고를 받고 한 차례 논의를 했다”면서 “내부적으로 많은 의견이 있는 데다 현재 제기되는 의견도 수렴해야 해서 몇 차례 더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앞서 국가 소송을 담당하는 경찰청 규제개혁법무담당관실은 지난달 백남기씨 사건·쌍용차 파업 사태와 관련한 진상조사위의 권고가 내려진 뒤 정보국, 경비국 등 유관 부서와 함께 각각 한 차례 소 취하 여부를 놓고 내부 회의를 진행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다음 회의 일정조차 잡지 못했다. 경찰 내부에서는 “향후 불법집회 대응을 위해서라도 소 취하는 절대 안 된다”는 목소리가 더 큰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찰 개혁을 이끌어야 하는 민 청장 입장에서는 지난해 경찰개혁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만들어진 기구인 진상조사위의 결정을 무시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경찰이 2015년 세월호 참사 추모집회 관련 국가 손배소에 대한 법원의 조정안을 받아들이기로 한 방식이 하나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원은 금전 배상 없이 상호 유감을 표명하는 안을 제시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행안부 ‘갑질감사’ 논란…“거짓말로 언론플레이”

    행안부 ‘갑질감사’ 논란…“거짓말로 언론플레이”

    최근 불거진 행정안전부 ‘갑질감사’ 논란과 관련해 사건 피해자인 홍모 주무관이 “행정안전부가 거짓말로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부겸 행안부 장관에게 진상조사를 요구하고 행안부 관련자들에 대한 별도의 법적 절차도 밟겠다”고 밝혔다. 경기 고양시청 소속 홍 주무관은 지난달 30일 행안부 조사관 2명이 탄 개인 차량에 끌려가 약 1시간 30분 동안 인권침해 수준의 굴욕적 취조를 당했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행안부는 “개인의 일방적 주장”이라고 맞서고 있다. 아래는 홍 주무관과의 일문일답. Q. 이번 갑질논란과 관련해 책임자인 김종영 행안부 감사관은 6일 기자들에게 “지난 7월 홍 주무관이 사무관리비를 편취했다는 익명제보가 들어왔고 이에 대해 홍 주무관이 감사를 거부해 행안부 감사관실이 나서게 됐다”고 밝혔다. A. 난 감사를 거부한 적이 없다. 얼마 전 내가 속한 부서에서 노숙인 관련 업무·직원 생일축하 등 과정에서 라이터와 이어폰 등 사무용품을 구입한 것이 도(道) 감사에서 지적됐다. 일부 물품이 공무 용도로 구입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최종적으로 2건, 7200원이 사무관리비 용도 이외 비용으로 판명됐다. 당시 난 이 부분에 대해 성실히 감사에 임했고 담당자에게서 “수고했다”는 이야기까지 들었다. 이 건은 이렇게 마무리됐던 사안이다. 그걸 행안부에서 무슨 이유에서인지 갑자기 다시 들고 나와 “도 감사 결과를 인정하지 못하겠다”며 조사에 나선 것이다. 내가 감사를 거부했다는 것은 행안부의 거짓말이다.(이에 대해 행안부는 “이미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사안이기 때문에 더 이상 이 문제를 언급하지 않겠다. 다만 홍 주무관 조사 당시 7200원 건만 문제가 됐던 것은 아니다. 도 감사에서는 큰 문제가 없던 것으로 판명됐지만 익명 제보 내용을 살펴볼 때 다시 한 번 조사해 볼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기에 나섰던 것”이라고 밝혔다.) Q. 김 감사관은 “현재 홍 주무관이 휴대전화를 꺼둔 채 연가를 내고 잠적해 추가 조사를 하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A. 말도 안 된다. 나는 잠적하지 않았다. 지금도 집에 잘 있다. ‘갑질감사’로 생긴 충격 때문에 신경정신과 치료를 받고자 병가를 낸 것 뿐이다. 휴대전화를 꺼놓은 적도 없다. 정말로 나를 조사해야 한다면 문자 메시지라도 하나 남겨서 답신을 요청해야 하는 것 아닌가. 행안부의 언론플레이 때문에 주위 사람들은 내가 뭔가 캥기는 게 있어서 뒤로 숨었다고 의심한다. 혹은 신변을 비관해 극단적 선택을 하려는 것 아닌가 우려도 한다. 행안부가 면피를 위해 나를 두 번 죽이려는 것 같아 화가 난다. 논란 이후 행안부는 단 한 번도 나에게 만나자고 직접 연락한 적이 없다. 행안부에 통신내역 대질을 요구한다. 지금이라도 좋으니 언제든 만나서 얘기하자. 제발 내 휴대전화로 연락 좀 해라.(확인 결과 행안부는 홍 주무관에게 직접 전화나 문자메시지를 보낸 적이 없었다. 고양시 김모팀장을 통해 간접적으로만 몇 차례 면담 의사를 전달했다. 행안부는 “홍 주무관이 감정적으로 격해질 수 있어서 그랬다. 이런 경우에는 당사자에게 직접 연락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고 해명했다.) Q. 행안부는 “몇 차례 고양시청을 찾아갔지만 그때마다 홍 주무관이 면담을 피했다”고 주장한다. A. 행안부 감사관실의 행태가 이해되지 않는다. 정말로 날 만나고 싶다면 나에게 먼저 연락해서 상황을 설명하고 시간과 장소를 정해야 하는 것 아닌가. 처음 갑질논란 기사가 나간 다음날인 4일 행안부 직원들이 아무 연락도 없이 다짜고짜 고양시청에 찾아와 나를 만나겠다고 했단다. 그때 나는 이번 일로 생긴 스트레스 때문에 병원 진료를 받고 있어 그 자리에 못 갔다. 이틀 뒤인 6일에도 김 팀장을 통해 나를 만나고 싶다고 연락이 와 병가 중에도 시청에 출근해 이들을 기다렸다. 그런데 면담장소에 노조 사무국장을 데려 가겠다고 하니 “그럼 다음에 보자”며 일방적으로 약속을 취소하고 가 버렸다. 정말 나와 면담할 의사가 있기는 한 것인지 행안부에 되묻고 싶다. 그저 날 만나려 했다는 면피성 보고를 위한 행동 아닌가 싶다. 오히려 고양시 공무원노조에서 행안부에 면담을 요청하려고 수십차례 연락을 했지만 그쪽에서 일체 반응하지 않고 있다. 원하면 부재중전화와 문자메시지 전송 내역을 보여주겠다. Q. 지금 행안부에 가장 화가 나는 부분은 무엇인가. A. 행안부는 그간 갑질감사에 사과하고 진정성있는 재발방치 대책을 내놓으면 된다. 그런데 감사관실이 자기들 책임을 떠넘기고 제식구만 감싸려고 일을 자꾸 어려운 쪽으로 가져간다. 행안부는 설명자료 등을 통해 나를 마치 공금에 손을 댄 듯한 부패 공무원 이미지로 포장시켰다. 해당 자료를 작성한 감사관실 윤모 사무관에게 “해당 내용은 사실이 아니니 수정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알았다”고 대답만 할 뿐 지금껏 아무 조치도 없다. 또 이번에 물의를 일으킨 해당 조사관은 과거에도 여러차례 갑질논란으로 구설에 오른 인물이다. 행안부는 늘 그때마다 엄중조치와 재발방지를 약속했지만 이번 건을 봐도 알 수 있듯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공무원노조와 상의해 이런 부분들에 대한 법적 조치에 나설 생각이다. Q. 김부겸 행안부 장관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오늘 아침 ‘장관과의 대화’ 게시판에 글을 올렸다. 제발 김 장관이 내 글을 꼭 읽어줬으면 한다. 사실을 더하거나 빼지 말고 있는 그대로 봐 달라는 것이다. 같은 공무원끼리 ‘누워서 침뱉기’ 식으로 싸우는 현실이 부끄럽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금요칼럼] 거꾸로 가는 보건복지부의 시계/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

    [금요칼럼] 거꾸로 가는 보건복지부의 시계/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

    영화나 드라마의 단골 소재 중 하나는 ‘시간 이동’이다. 대표적인 영화가 1985년 최고의 흥행을 이끈 미국 영화 ‘백 투 더 퓨처’(Back to The Future)다. 평범한 고등학생 마티는 어느 날 이웃집 과학자가 만든 타임머신을 타고 30년 전의 과거로 이동해 위기에 처한다. 현재로 돌아오기 위해 그가 겪는 시련과 모험이 이 영화의 줄거리다. 이후 시간을 거슬러 오른다는 테마는 수많은 창작물에서 등장했다.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도 국내에서 개봉됐다. 이 역시 시간을 거슬러 점점 더 어려지는 한 남자가 겪는 행운과 불행을 다뤘다.시간 이동이 드라마에 자주 등장하는 것은 인간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자극의 정도가 뚜렷한 만큼 흥미도 커질 것이다. 그런데 만약 국가의 어떤 정책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다면 그것은 우리들에게 어떤 경험이 될까? 우여곡절 끝에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공상영화(fantasy)가 될까? 아니면 돌아가기 싫은 과거와 관련된 범죄영화(thriller movie)일까? 어쩌면 끔찍한 공포영화(horror movie)가 될 수도 있을까? 보건복지부의 임신중단 관련 정책을 보면 나는 한여름에도 오싹함을 느낀다. 수십 년 동안 사문화되어 온 낡은 법규를 어느 날 갑자기 ‘저출산대책’이라고 내놓는가 하면, 최근에는 낙태는 부도덕한 행위이므로 시술 의사를 처벌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하루 만에 거둬들이긴 했다지만, 여전히 그 ‘정책’은 주요 카드의 하나로 해당 부서 공무원의 책상 위에 놓여 있을 것이다. 임신중단 금지, 현행 법제에서는 낙태죄 처벌로 불리는 이 정책의 전개를 공포물로 보는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여성 등 젊은이들이 느끼는 공포감이다. 몇 해 전 인공 임신중절에 관해 토론한 적이 있다. 중요한 사회학적 문제여서 종종 토론 주제가 되지만, 학생들 대다수가 필요성에 대해 찬성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더 깊은 토론을 위해 나는 일부러 반대편 입장에 섰다. 임신중절이 필요할 수밖에 없는 상황은 이해하나, 생명에 대한 존중이 먼저 아니겠냐고. 결과는 40대1로 교수인 나의 참패였다. 교수로서 필자의 논리적 설득력을 의심하거나 학생들이 불손한 것 아니냐고 걱정하시는 독자들이 계시겠지만, 다행히 학생들과 필자의 관계는 나쁘지 않은 편이다. 그 순간 “우리가 그럼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고 묻던 학생들의 그 서늘한 눈빛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100% 완벽한 피임도 불가능하고, 그나마 있는 피임법에 대한 학습기회도 입시위주 교육에서 실종돼 버린, 합법적 성관계가 인정되는 결혼 연령이 서른 살을 훌쩍 넘어버린 사회에서 젊은이들이 어떻게 사랑하고 행복해질 수 있느냐고 묻던 눈빛들. 그것은 어떤 공포영화보다도 큰 분노를 담고 있었다. 둘째, 최근의 낙태죄 처벌은 이명박 정부에서 ‘리바이벌’됐지만, 그것의 뿌리는 박정희 시대까지 거슬러 오른다. 출산을 억제하려고 국가가 가혹한 통제정책을 썼던 아픈 시간들. 마을마다 불임시술 여성 숫자를 할당받은 보건소 직원들이 가난한 농가의 사립문을 밀고 들어가던 기억들. 위생도 엉망인 정체불명의 공간에서 위험천만한 수술을 받고 후유증에 시달린 여성들. 한국 여성정책의 역사에서 박정희 정부의 반강제적 출산억제정책은 가장 심각한 인권침해 사례다. 그때는 아이를 낳지 말라고, 지금은 아이를 낳으라고 하지만 국가의 일방적인 밀어붙이기식의 행태는 크게 다르지 않다. 최근 복지부의 낙태죄 처벌 강화는 박정희 정부의 권위주의적 통제를 떠오르게 한다. 여성을 통치의 대상으로, 여성의 몸을 정책의 도구로 삼았지만, 여성에게 결코 남성과 동등한 지위를 인정하지 않았던 국가. 복지부의 시계는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 ‘백 투 더 박정희 권위주의 정부’인가? 문재인 촛불 정부가 답할 차례다.
  • [관가 블로그] “갑질 감사”vs“일방 주장”… 행안부 감사 진실게임

    [관가 블로그] “갑질 감사”vs“일방 주장”… 행안부 감사 진실게임

    “車 안에서 굴욕 조사… 시청선 몸수색” “공금 편취 제보 확인 과정 오해 생겨” 조사관은 감사 배제… 주무관은 잠적행정안전부가 최근 ‘갑질 감사’ 논란으로 발칵 뒤집혔습니다. 경기 고양시 공무원이 행안부 조사관으로부터 인권침해 수준의 감사를 받았다고 폭로했기 때문입니다. 한쪽에서는 “행안부가 지방자치단체 관리 감독 권한을 악용해 악습을 자행했다”고 주장합니다만, 다른 쪽에서는 “개인의 일방적 주장만 듣고 섣불리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반박합니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습니다. 지난 1일 경기 고양시 시민복지국 소속 A주무관이 시청 내부게시판에 “행안부 B조사관을 고발한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습니다. 지난달 30일 A주무관은 “시청 주차장 공터로 나와 달라”는 행안부 직원의 전화를 받고 나갔다가 조사관 2명이 탄 개인 차량에서 약 1시간 30분 동안 굴욕적인 취조를 당했다고 밝혔습니다. B조사관은 “이미 우리가 확보한 자료만으로도 (당신을) 끝내버릴 수 있다”면서 “부당하게 사무관리를 집행한 사실을 하나도 빠짐없이 다 적으라”고 윽박질렀습니다. 또 감사 업무와 관계없이 가정사와 자녀 문제, 결혼 생활도 캐물었습니다. A주무관은 공무원을 사칭한 범죄자들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경찰에 신고했는데, 이것이 빌미가 돼 또다시 괴롭힘을 당했다고 합니다. 이튿날 문제의 행안부 조사관들이 A주무관을 찾아와 경찰 신고를 비난하며 시청 감사팀에 소지품 검사와 몸수색을 지시했다고 합니다. A주무관의 하소연은 지역 사회에 큰 파문을 일으켜 ‘행안부 갑질 감사’가 도마에 올랐습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B조사관의 구속을 요구하는 청원글이 게재됐습니다. 행안부는 부랴부랴 해명에 나섰습니다. “지난 7월 행안부 익명 비리 제보방에 A주무관의 공금 편취 의혹에 대한 제보가 들어왔다. 일부 사실이 확인되자 A주무관이 감사 거부에 들어갔고, 결국 조사관 2명이 직접 찾아가 그에게 확인서를 받는 과정에서 마찰이 생겼다”는 설명입니다. 현재 B조사관은 감사 업무에서 배제돼 대기 발령 상태이며 경찰 수사도 받고 있습니다. 행안부는 6일 앞으로 조사관의 신분을 명확히 밝히고 개인 차량 등에서 조사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의 개선 방향을 발표할 계획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날 A주무관이 휴대전화를 꺼놓은 채 잠적하면서 행안부의 긴급 발표가 취소됐습니다. 현재 A주무관과 B조사관의 진술이 180도 달라 A주무관에 대한 추가 조사와 사실 확인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행안부는 A주무관에 대한 비위 여부도 조사하기 위해 경기도에 제보 내용을 이첩했습니다. 과연 갑질 감사 논란의 진실은 무엇일까요. 시간이 좀더 지나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쌍용차 해고자의 가족도 ‘이런 해고’의 피해자입니다

    쌍용차 해고자의 가족도 ‘이런 해고’의 피해자입니다

    쌍용자동차의 정리해고로 직장을 잃은지 올해로 9년이 흘렀지만, 많은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은 여전히 복직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경찰이 제기한 수십억원의 손해배상 소송과 가압류는 지금도 생계가 막연한 해고노동자들을 더욱 궁지로 내몰고 있다. 그의 가족들 역시 절망감이 깊어가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해고노동자의 가족들도 국가와 사회에 의해 버림 받은 피해자였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관심을 갖지 못했다. 그러는 동안 가족들의 삶은 조금씩 파괴되고 있었다. 김승섭 고려대 보건정책관리학부 교수 연구팀은 6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와 복직자, 그리고 이들의 배우자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현장에는 ‘당신과 당신의 가족은 이런 해고를 받아들일 수 있나요’라는 글자가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앞서 2009년 쌍용차의 정리해고 이후 해고자와 복직자의 건강 상태, 해고자의 경제적 빈곤과 사회적 고립 등을 조사한 연구는 있었지만 이들의 가족, 특히 배우자의 건강과 차별 경험 등을 연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최종적으로 해고자의 배우자 28명과 복직자의 배우자 38명의 설문조사 결과를 활용했다. ‘지난 1년 간 진지하게 자살을 생각해본 적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대한 응답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이 질문에 답한 해고자 배우자(25명) 중 절반에 가까운 48.0%(12명)가 ‘있다’고 답했다. 같은 나이대의 일반 여성(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일반 여성)과 비교했을 때 8배 이상 높은 숫자였다. 같은 문항에 응답한 복직자 배우자(34명) 중에서도 일반 여성보다 약 3배 높은 비율인 20.6%(7명)가 ‘생각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일반 여성보다 자살을 생각한 정도가 많다’ 정도로만 이해할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자살률이 가장 높은 나라라는 현실을 생각해야 한다. OECD 회원국 중 자살률이 가장 높은 나라의 일반 여성보다 적게는 3배, 많게는 8배 이상 높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설명했다. ‘지난 1주일 간 우울 증상’ 유무를 묻는 질문에서도 해고자 배우자(23명) 중 82.6%(19명)가 ‘우울 증상이 있다’고 밝혔다. 응답 비율이 일반 인구의 약 8배에 달했다. 같은 질문에 답한 복직자 배우자(31명) 중에서도 절반 가량(48.4%·15명)이 ‘있다’고 응답했다. 역시 일반 인구의 응답 비율보다 5배 이상 높았다. 특히 해고자 배우자의 경우에는 해고자와 마찬가지로 사회적 관계가 단절되고 있었다. ‘(남편의) 해고 때문에 세상으로부터 소외감을 느낀다‘는 질문에 해고자 배우자(24명)의 70.8%(17명)가 ‘그렇다’고 답했다. ‘(남편의) 해고로 인해 내가 남들에게 이상하게 보이거나 행동하게 될까봐 전처럼 사람들과 잘 사귀지 않는다’는 응답 비율도 45.8%(11명)에 달했다. ‘사람들과 함께 있는 자리가 내게 어울리지 않는 것 같고 부적절하게 느껴진다’고 응답한 비율도 45.8%(11명)였다. 김 교수는 “정리해고가 사회적 낙인이 되면서 해고자와 그의 가족들이 사회적 관계로부터 단절되고 고립되고 소외되는 결과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런 낙인은 사회적 차별로 이어졌다. ‘2009년 이후 남편이 정리해고자라는 이유로 차별을 겪었는지’를 물은 질문에, 해고자 배우자(22명)와 복직자 배우자(32명) 모두 ‘그렇다’는 응답(각각 54.6%(12명), 62.5%(20명))이 더 많았다. 주로 직장과 동네에서 차별을 경험했다고 한다. 심리치유센터 ‘와락’의 권지영 대표는 “정리해고로 남편이 해고당한 이후 경제활동을 시작한 아내들이 식당, 어린이집, 작은 공장 등에서 일하면서 일터에서 ‘해고자들이 이기적이었다’, ‘해고자들이 잘못했다’는 동료들의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2009년 당시 회사의 정리해고에 맞서 해고자들이 경기 평택공장에서 파업을 하는 동안, 회사는 ‘살아 남은’ 노동자들을 동원해 데모를 일으켰다. 김 교수는 해고자 배우자들이 “얼마 전까지 남편의 동료였던, 가족 간 모임도 같이 했던 남편의 동료들이 육두문자를 날리는 경험들, 오히려 경찰이나 국가가 자신들을 힘들게 하는 경험은 견딜 수 있었지만 같은 처지를 이해해줄 거라 생각했던 사람들의 폭력은 견디기 어려웠다고 토로했다”고 말했다. 결국 해고노동자뿐만 아니라 그의 가족도 해고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과 사회적 차별, 국가폭력으로 고통을 겪고 있었다. 김 교수는 9년 전 쌍용차의 정리해고에 우리가 계속 주목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이 대단한 요구를 하는 게 아닙니다. 부당하게 해고당했으니 돌아가겠다는 겁니다. 한국 사회에서 향후 양질의 일자리가 많이 생기기 어려울 겁니다. 그렇다면 정리해고는 한국 사회에서 변수가 아니라 상수로 남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쌍용차 해고자와 그 가족들이 겪은 고통이 우리의 문제가 될 수도 있습니다. 경영상의 이유로 해고하는 기업이 아니라 해고당하는 가족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면서 “노동자들이 해고로 인한 고통을 온전히 감내하도록 방치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국가와 정책입안자의 책무이자 역할이다. 정리해고가 노동자 삶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정책적 대안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쌍용차 해고자 가족대책위원회 대표를 지냈던 이정아씨는 눈물로 호소했다. “이 10년에 가까운 시간에 저희가 겪었던 일들, 감정들, 기억들. 이런 것들은 누가 보상해 주는 건가요. 저는 묻고 싶어요. 그냥 퉁 치고 지나가면 되는 일들인가, 그 10년의 시간들은 그냥 없었던 것처럼 지금 잘 지내는 것처럼 넘어가도 되는 건지. 경찰에게, 이명박에게, 권력자들에게, 국가에게 똑똑히 묻고 넘어가고 싶습니다.” 앞서 경찰청 인권침해 사건 진상조사위원회는 2009년 8월 4일과 5일 이틀 동안 경찰의 강제진압이 이명박 정부 청와대의 승인으로 이뤄졌다고 발표했다. 2009년 5월 22일부터 8월 6일까지 진행된 해고자들의 옥쇄파업은 테이저건, 다목적발사기, 헬기, 기중기 등의 장비를 사용한 경찰의 강제 진압으로 종결됐다. 글·사진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강호순 사건 키워라” MB청와대, 용산참사 ‘물타기’ 했다

    “강호순 사건 키워라” MB청와대, 용산참사 ‘물타기’ 했다

    국민 시선 돌려 ‘이슈 흐리기’ 지시 정황 사이버 요원 900명 동원 ‘댓글 여론조작’ 특공대 1제대장 “작전 연기해야” 요청에 경찰 지휘부 “겁먹었냐, 물대포 쏘면 돼” 유류 화재 진압용 소방차 조차 없이 강행경찰관 1명과 철거민 5명이 숨진 2009년 용산참사의 결정적 원인은 당시 경찰 지휘부의 무리한 작전 지시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참사 직후 ‘댓글 여론 조작단’을 운영했고, 청와대는 ‘강호순 연쇄살인사건’을 활용해 국민의 시선을 돌리려 한 사실도 밝혀졌다.경찰청 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위원회는 5일 이런 내용의 용산참사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용산참사는 2009년 1월 20일 서울 용산구 한강로2가 남일당 빌딩에서 한강로 재개발 사업 관련 이주 대책을 요구하며 농성 중이던 철거민 32명을 경찰이 강제진압하다 6명이 사망한 사건이다. 진상조사위에 따르면 사건 발생 하루 전인 19일 새벽 3시 철거민들은 남일당 망루 농성에 돌입했다. 김수정 당시 서울경찰청 차장 등은 대책회의를 열고 ‘대테러 진압’을 주요 임무로 하는 경찰특공대를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그날 밤 경찰청장 후보자였던 김석기 당시 서울경찰청장(현 자유한국당 의원)은 “그렇게 하는 것이 좋겠다”며 ‘20일 오전 6시 30분’ 경찰특공대의 남일당 진압 작전 계획을 승인했다. 작전 계획서에는 망루에 시너, 화염병 등 위험물이 많고 농성자들이 분신·투신·자해 등을 할 우려가 있다는 예측이 언급됐다. 또 대형 크레인 2대, 에어매트, 소방차 등 152개 장비를 투입한다는 내용도 계획서에 명시됐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 투입된 크레인은 1대뿐이었고, 에어매트는 설치되지 않았다. 유류로 인한 화재 진압용 화학 소방차도 투입되지 않았다. 특공대원들은 현장 상황을 구체적으로 알지 못했고, 예행연습도 없이 투입됐다. 특공대 1제대장은 서울청 경비계장에게 “작전을 연기해야 한다”고 건의했으나, 경비계장은 “겁먹어서 못 올라가는 것이냐. 밑에서 물포를 쏘면 될 것 아니냐”며 묵살했다. 20일 오전 6시 30분 작전이 시작됐다. 특공대는 오전 6시 58분쯤 망루에 1차 진입했고, 농성자들이 화염병을 던지며 저항하면서 1차 화재가 발생했다. 인화물질 폭발 가능성이 있었지만, 경찰은 작전을 중단하지 않고 곧바로 2차 진입을 시도했다. 이후 다시 화재가 발생했고 농성자 5명과 특공대원 1명이 사망했다. 김 청장은 작전 당시 7차례에 걸쳐 상황보고를 받았다. 진상조사위는 “2차 진입은 특공대원과 농성자의 생명을 무시한 무리한 작전이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전국의 사이버 수사요원 900명을 동원해 용산참사와 관련한 경찰 비판 글에 댓글을 다는 등 인터넷 여론도 조작했다. 경찰청 수사국은 경비국, 정보국과 협조해 ‘용산 철거 현장 화재 사고 관련 조치 및 향후 대응 방안´이라는 문건을 작성했다. 경찰청 일일추진사항 지시 문서의 붙임에는 ‘공권력이 정당하게 집행됐다는 것에 대한 국민의 인식 제고 및 홍보’ 등 김 청장의 지시 사항이 담겨 있었다. 경찰은 또 이 사건 수사를 지휘한 서울중앙지검 간부 검사와 6개 언론사 관계자에 대한 접촉을 시도하며 사건을 축소·은폐하려 했다. 같은 해 2월 11일에는 당시 청와대 행정관이 경찰청 홍보담당관에게 “사건의 파장을 막으려면 강호순 연쇄살인사건을 적극 활용하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경찰이 이를 실제 이행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진상조사위는 “당시 경찰 지휘부에 대한 혐의는 이미 공소시효가 만료돼 수사를 권고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MB 청와대, 용산참사 덮으려 ‘연쇄살인범 강호순 이용’ 지시

    MB 청와대, 용산참사 덮으려 ‘연쇄살인범 강호순 이용’ 지시

    경찰특공대, 안전장비 없이 등 떠밀려 투입김석기 등 당시 경찰 지휘부 책임 부인2009년 이명박 정부 당시 청와대가 용산 재개발구역 철거 세입자들을 경찰이 무력 진압해 6명이 숨진 이른바 ‘용산 참사’ 논란을 덮기 위해 연쇄살인마 강호순을 적극 홍보하도록 지시한 정황이 사실로 확인됐다. 당시 경찰 특공대는 소화기와 안전매트, 크레인 등 경찰과 철거민의 안전을 지켜줄 장비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 경찰 지휘부에 등을 떠밀려 무리한 진압작전에 투입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럼에도 김석기 당시 경찰청장 내정자를 비롯한 경찰 수뇌부는 진압 작전이 위험하게 진행되고 있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며 발뺌하고 있다. 경찰청 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위원회는 5일 용산참사 사건에 대한 인권침해 조사결과를 발표했다.심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청와대 국민소통비서관실의 이모 행정관은 경찰청 홍보담당에게 이메일을 한 통 보냈다. 이 행정관은 “용산사태를 통해 촛불시위를 확산하려고 하는 반정부단체에 대응하기 위해 ‘군포연쇄살인사건’의 수사내용을 더 적극적으로 홍보하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이 행정관은 구체적인 홍보방침도 지시했다. 즉각적인 효과를 노릴 수 있는 온라인 홍보팀을 활용해 ▲연쇄살인 사건 담당 형사 인터뷰 ▲증거물 사진 등 추가정보 공개 ▲드라마 CSI와 경찰청 과학수사팀의 비교 ▲사건 해결에 동원된 경찰관, 전경 등의 연인원 ▲수사와 수색에 동원된 전의경의 수기 등을 언론에 퍼트릴 것을 지시했다. 이 행정관은 “용산 참사로 빚어진 경찰의 부정적 프레임을 연쇄살인사건 해결이라는 긍정적 프레임으로 바꿀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언론이 경찰의 입만 바라보고 있으니 계속 기사거리를 제공해 촛불을 차단하라”고 강조했다.군산연쇄살인 사건은 2009년 초 경기 서남부 지역 등에서 10명의 여성을 살해한 피의자 강호순이 붙잡힌 사건을 말한다. 당시 언론은 피의자의 얼굴과 신원을 일찌감치 공개하고 검거 수사관의 인터뷰를 실었으며, 일부에선 강호순의 가족사진을 입수해 보도하는 등 치열한 보도 경쟁을 벌였다. 자연스레 용산 참사에 대한 여론의 관심도 멀어지는 계기가 됐다. 용산참사는 2009년 1월 19일 재개발구역으로 지정된 용산4구역 상가세입자들이 이주 대책을 요구하며 서울 용산구 한강로 2가에 있는 남일당 빌딩 옥상에 망루를 세우고 농성을 시작하자 서울지방경찰청 소속 경찰특공대 등이 이튿날 강제 진압하는 과정에서 철거민 5명과 특공대원 1명이 사망하고 철거민 9명과 특공대원 21명이 다친 사건이다. 김석기 당시 경찰청장 내정자는 사건 전날 현장을 둘러본 뒤 “백주 대낮에 시내 한복판에서 어찌 이런 일이…이런 것을 방치하면 안 된다. 우리 경찰의 임무가 무엇이냐”고 말하며 경찰특공대장을 격려했다.이후 진압작전이 실행됐으나 계획과 달리 현장에는 대형크레인 2대 대신 소형크레인 1대가 투입됐고 낙하사고를 예방할 에어매트는 설치되지 않았다. 유류화재를 진압할 화학소방차 대신 일반 화재 진압용 펌프차 2대만 동원됐다. 특공대원들은 현장 상황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사전 예행연습도 없이 현장에 투입됐다. 특공대 제대장은 작전을 연기해달라고 상부에 요청했으나 묵살당했다. 당시 서울청 경비계장은 “겁 먹어서 못 올라가는 거야? 밑에서 물포로 쏘면 될 거 아냐”라고 나무랐다고 조사위는 밝혔다. 특공대가 옥상에 1차 진입하자 농성자들은 화염병을 던지며 격렬히 저항했다. 이 과정에서 1차 화재가 발생하고 망루 일부가 무너지면서 시너 등 인화성 물질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1차 진입 후 후퇴한 특공대 제대장은 특공대장에게 “저항이 격렬하다”고 보고했으나 경찰 지휘부는 추가 진입을 재촉했다.2차 진입에서 결국 옥상과 망루에 가득찬 유류성 인화물질이 폭발하며 큰 불이 났고 인명 참사가 발생했다. 조사위는 “2차 진입 강행은 특공대원과 농성자들의 생명과 안전을 무시한 무리한 작전 수행이었다”며 “1차 진입 후 유증기 등으로 화재 발생 위험이 커진 점 등을 파악해 적절히 지휘해야 했다”고 말했다. 조사위는 당시 서울청 지휘부의 이같은 조치가 업무상 과실치사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으나 공소시효가 지나 처벌할 수 없다고 밝혔다. 경찰은 사건 발생 이후 전국 사이버 수사요원 900명을 동원해 용산참사와 관련한 인터넷 여론을 분석하고, 경찰 비판 글에 반박 글을 올리는가 하면 각종 여론조사에도 적극 참여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이는 김석기 당시 경찰청장 내정자 지시가 발단이 돼 이뤄진 조치로 드러났다.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는 용산참사 후 사퇴했다. 이후 한국자유총연맹 부총재, 주일본 오사카 총영사관 총영사, 한국공항공사 사장을 거쳐 경북 경주 지역구에서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조사위는 “당시 경찰지휘부는 국민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할 의무를 위반하였다”며 “그런데도 김석기 청장을 비롯한 당시 경찰지휘부는 용산 참사 진상 규명에 협조하지 않고 책임을 부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최영애 신임 인권위원장 “첫번째 책무는 혐오·차별 해소···낙태죄도 들여다 볼 것”

    최영애 신임 인권위원장 “첫번째 책무는 혐오·차별 해소···낙태죄도 들여다 볼 것”

    최영애 인권위원장 취임식 “저의 첫 번째 책무는 우리 사회에서 혐오와 차별을 해소하는 것입니다. 포괄적인 차별금지법 제정을 통해 평등권 실현을 위한 제도적인 기반을 만들겠습니다.” 최영애(67) 신임 국가인권위원장은 5일 서울 중구 인권위 인권교육센터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이렇게 말했다. 최 위원장은 이날 제8대 국가인권위원장으로 공식 취임했다.최 위원장은 “지금 인권위는 시민사회로부터 지난 10년간 용산 참사 등 심각한 인권 현안들을 수차례 외면하고 책임을 방기했다는 질타를 받고 있다”면서 “인권 보호 의무를 진 인권위가 일련의 인권침해 과정에서 오랜 시간 침묵하며 스스로 독립성을 훼손한 데 대해 신임위원장으로서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시는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철저한 진상조사와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 위원장은 그간 인권위가 개입하지 않은 여러 문제에 대해 적극 나설 것을 강조했다. 그는 취임식 후 기자 간담회에서 인권위가 그동안 낙태죄를 둘러싼 사회갈등에 개입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 “이 문제를 들여다 볼 생각한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이 문제를 아이 생명권과 여성의 권리, 이렇게 이분법 적으로 보는 것을 경계한다”면서 “낙태 문제 등을 여성 문제라고 따로 볼 것이 아니라 인권문제, 행복추구권, 인격권 이런 차원에서 다뤄져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한 최 위원장은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외부 전문가를 포함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이라며 “차별금지법 필요성을 두고 사회적 합의와 이해가 필요하기 때문에 폭넓은 장에서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인권위 출범 이후 첫 여성인권위원장으로, 최초로 시도된 공개모집 인선 인권위원장이다. 임기는 오는 2021년 9월 3일까지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경찰 댓글공작 지휘 혐의’ 조현오 출석…“정치관여 지시한 적 없어”

    ‘경찰 댓글공작 지휘 혐의’ 조현오 출석…“정치관여 지시한 적 없어”

    이명박 정부 시절 경찰의 ‘댓글 공작’을 총지휘한 혐의를 받고 있는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5일 경찰에 출석했다. 전직 경찰청장이 친정인 경찰에 피의자로 출석한 사례는 조 전 청장이 처음인 것으로 전해졌다.조 전 청장은 경찰청 특별수사단의 통보를 받고 이날 오전 9시쯤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 출석했다. 그는 “누구보다 정치적 중립을 지켜 왔고 정치에 관여하라고 지시한 적이 없다”면서 “허위사실로 경찰을 비난하는 것을 적극 대응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공작’이라는 게 은밀히 진행되는 것으로 아는데 저는 공식 절차로 지시했다. 그게 어떻게 공작이라는지 이해가 안 된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그러면서 “황당하다. 내가 왜 이런 것 때문에 포토라인에 서야 하는지 나 자신도 이해할 수 없다”고 답했다. 2009년 쌍용자동차 옥쇄파업 강제진압에 대한 최근 경찰청 인권침해 사건 진상조사위원회 조사 결과를 두고도 “결코 수긍하지 않는다”면서 “사실관계 왜곡”이라고 주장했다. 조 전 청장 출석을 앞두고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조합원들이 경찰청 앞에 모여 쌍용차 파업 강제진압과 관련해 조 전 청장을 처벌하라고 요구했다. 앞서 진상조사위는 2009년 당시 경기지방경찰청장이었던 조 전 청장이 당시 강희락 경찰청장의 작전 중지 지시를 따르지 않고 이명박 정부 청와대에 직접 연락해 승인을 얻은 다음 쌍용차 평택공장에 경찰병력을 투입했다고 밝혔다. 조 전 청장은 2010~2012년 경찰청장 재직 당시 정부에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하고자 경찰청 보안국 등 각 조직의 경찰관들에게 댓글을 달게 하는 등 사이버 여론 대응 활동을 주도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를 받고 있다. 수사단에 따르면 당시 경찰청 보안국 요원들은 차명 아이디(ID)나 해외 인터넷 프로토콜(IP)을 이용해 일반인으로 가장하고 당시 구제역 파동 등 각종 현안에서 정부를 옹호하는 내용의 댓글 4만여건을 달았다. 정보 경찰관들도 가족 명의의 계정을 이용해 일반인으로 위장하고 한진중공업 ‘희망버스’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해 정부를 옹호하는 댓글 1만 4000여건을 게재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수사단은 이명박 정부 시절 경찰청 보안국, 정보국, 대변인실 등에 재직한 전·현직 관계자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댓글 공작을 지시한 윗선이 조 전 청장이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단은 조 전 청장을 상대로 댓글 공작을 기획한 경위, 공작 활동 체계, 댓글 공작을 통해 대응한 현안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와글와글+] “속옷 착용 강요는 인권침해”…사장 고소한 女직원

    [와글와글+] “속옷 착용 강요는 인권침해”…사장 고소한 女직원

    캐나다의 20대 여성이 근무 중 브래지어를 착용할 것을 요구한 회사 대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논란이 되고 있다. 캐나다 국영방송 CBC 등 현지 언론의 3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 6월 브리티시컬럼비아에 있는 한 골프클럽에서 근무하기 시작한 크리스틴 셀(25)은 브래지어를 착용하지 않고 유니폼 겉옷만 입고 근무를 하던 중 여러 차례 골프장 고객들로부터 항의를 받았다. 고객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골프장 측은 사규에 ‘여성 직원은 유니폼 셔츠 안에 반드시 브래지어 속옷이나 탱크톱을 착용해야 한다‘는 내용을 추가 시켰다. 회사 측은 이와 관련해 셀에게도 동의 서명을 하도록 요구했지만, 셀은 이러한 사측의 요구가 여성인권침해에 해당한다며 동의를 거부했다. 결국 직장에서 해고된 셀은 회사가 스스로 복장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침해했다며 회사 대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그녀는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여성 직원은 반드시 속옷을 입어야 한다는 성차별적인 규칙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회사에서 강제퇴출 당했다”면서 “어느 누구도 다른 사람의 속옷에 대해 명령할 권리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변호사인 데이비드 브라운은 “성별에 따라 다른 규정을 적용하는 복장 규정은 브리티시컬럼비아 인권법에 따라 차별로 간주할 수 있다”면서 “고용주가 여성의 속옷 착용을 지시할 수 있는지 여부는 매우 흥미로운 질문이지만, 이를 떠나서 남성에게는 속옷과 관련한 어떤 지시사항도 내리지 않았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한편 해당 업체의 대표는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사진=123rf.com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말레이시아 차 안에서 동성애했다는 이유로 두 여성 공개 태형

    말레이시아 차 안에서 동성애했다는 이유로 두 여성 공개 태형

    말레이시아의 두 여성이 자동차 안에서 동성애 섹스를 하려 했다는 이유로 공개 태형을 받았다. 22세와 32세로 알려진 두 무슬림 여성은 테렝가누주 샤리아(율법) 최고법정에서 채찍 6대씩을 맞는 징벌에 처해졌다. 100명 이상이 태형 장면을 지켜봤다.한 정부 관리에 따르면 동성애와 관련돼 공개 태형이 언도된 것은 이 나라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동성애는 세속 법이나 종교법에서 모두 불법이다. 인권운동가들은 분노하고 있다. 여성들을 돕는 기구(WAO)는 로이터통신에 “이렇게 심각한 인권침해에 당황했다”면서 “두 성인이 합의한 성관계는 채찍으로 처벌하는 것은 물론이고 범죄시해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테렝가누주 집행위원회의 사티풀 바흐리 마맛 위원은 “고문이나 부상을 입히려는 의도가 아니라 사회에 교훈을 던져주기 위해 공개적으로 태형을 집행한 것뿐”이라고 옹호했다.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두 여인은 지난 4월 테렝가누의 광장에 세워진 자동차 안에서 발견돼 이슬람경찰에 의해 체포됐다. 지난달 이슬람 율법을 어겼다는 점을 인정하고 태형과 함께 벌금 3300링기트(약 88만원)를 선고받았다. 현지 인터넷 매체 ‘더 스타’에 따르면 이슬람 율법의 태형은 세속법에서의 태형과 달리 아프게 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저 시늉을 하는 데 불과하다. 말레이시아는 세속법과 종교법을 동시에 운용하는데 무슬림들은 결혼이나 양육권 같은 개인적 영역에서 샤리아 율법을 따지고, 다른 믿음을 갖는 이들은 세속법을 따른다. 이 나라는 온건(중도) 이슬람 국가이지만 최근 들어 교리를 엄격히 해석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초에는 한 장관이 성적 소수자(LGBT) 활동가들의 사진을 공공전시에서 제외하라고 명령하기도 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무역전쟁 이어 대만·신장까지… 전선 넓히는 미·중

    美공화 15명 “신장 인권침해 中 제재를” 中 외교부 “내정간섭 말라” 강력 반발 美, 中 보란 듯 대만에 해병대 배치키로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무역전쟁에 이어 ‘하나의 중국’ 원칙과 신장 자치구 위구르족 인권 등으로 전선이 확대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30일 마코 루비오 등 미 공화당 의원 15명이 중국 신장 지역에 대한 인권침해를 이유로 중국에 대한 제재를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이슬람교를 믿는 신장 자치구의 위구르족은 종교 문제로 분리 독립운동을 지속하고 있어 중국 당국의 강력한 감시·통제를 받고 있다. 공화당 의원들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에게 “임의 구금과 고문, 종교 활동에 대한 심각한 제한이 가해지고 있으며 모든 일상 활동이 감시받고 있다”는 내용의 서신과 함께 ‘세계 마그니츠키 인권책임법’에 따라 천취안궈(陳全) 신장 자치구 서기 등에 대해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달 초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 측은 신장 지역에서 100만명의 위구르족이 대형 유치장에 갇혀 있다고 폭로했으나 미 국무부 측은 제재 가능성에 대한 언급을 거부했다. 중국 외교부는 미국 정부의 신장 지역 인권 탄압 우려에 대해 ‘내정간섭’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관영언론인 환구시보의 후시진(胡錫進) 편집장은 “신장 지역에 중국의 통치가 없었다면 체첸이나 시리아, 리비아처럼 내전이 일어났을 것”이라며 “중국의 철저한 안보가 수많은 생명을 구했고 이것이 바로 인권 보호”라고 주장했다. 미국은 인권 문제와 함께 중국이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하는 대만 문제도 계속 건드리고 있다. 중국은 전 세계에 ‘하나의 중국’ 원칙 준수를 요구하고 있지만 미국은 예외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이날 미국이 대만 주재 미국대사관 격인 미국재대만협회(AIT) 신청사에 해병대를 배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익명의 미 국무부 관리는 미 병력의 대만 배치는 중국 영토를 침략하려는 의도로 볼 수 있다는 중국의 주장에도 “소수의 미국인 인력을 배치해 AIT의 안전을 보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달 열리는 AIT 신청사 현판식에 미 해병대가 경비 인력으로 파견될 전망이다. 미국 항공사 유나이티드도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대만을 표기하라는 중국의 요구를 유연하게 수용해 대만 당국의 감사 인사를 받았다. 유나이티드는 ‘아태구’(亞太區)란 새로운 카테고리에 국가명을 따로 표기하지 않고 대만의 취항 도시들을 포함했다. 29일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서 끝난 연례 대두 수출업자 콘퍼런스에서 중국 측의 구매량이 지난해 120억 달러(약 13조 3020억원)에서 제로로 떨어지는 등 무역 갈등도 봉합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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