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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中견제 위한 ‘의회 간 연합체 포럼’ 한국 의원 첫 참석

    [단독] 中견제 위한 ‘의회 간 연합체 포럼’ 한국 의원 첫 참석

    중국의 영향력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영국·프랑스·일본 등의 국회의원이 모인 ‘대중국 의회 간 연합체’(Inter-Parliamentary Alliance on China·IPAC) 포럼에 우리나라 의원이 처음 참석한다.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시작으로 미중 간 갈등이 첨예한 상황에서 한국이 지속적으로 IPAC에 참여할지 주목된다. 외교 소식통은 7일 “태영호(국민의힘) 의원이 오는 12~14일(현지시간) 미 의회 의사당에서 열리는 IPAC 2022에 참석한다”고 밝혔다. IPAC는 톈안먼 사건 31주년인 2020년 6월에 설립된 민주주의 국가 의원들의 국제적·초당적 연합체다. 미국이 주도해 8개국과 유럽연합(EU) 소속 의원 18명으로 출발했지만 현재는 27개국과 EU 소속 의원 52명으로 불어났다. 포럼 주제는 대만에 대한 민주주의적 지원, 중국 위구르의 인권 신장, 필수광물 공급망 구축 등이다. 마크 워너 상원 정보위원장과 마코 루비오 부위원장, 밥 메넨데스 상원 외교위원장,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조정관 등이 참석한다. 태 의원실 관계자는 “대중 전략과 관련해 한국 입장을 전달하고 한미동맹을 오해 없이 강화하기 위해 참석한다”며 “중국 내 탈북 여성의 인신매매·매매혼 등 인권유린 문제를 지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태 의원은 정식 회원이 아닌 옵서버(참관인)이자 국회 대표가 아닌 개인 자격으로 참석한다.
  • [단독]美 주도 ‘反中의회연합’ 포럼, 韓 의원 첫 참석

    [단독]美 주도 ‘反中의회연합’ 포럼, 韓 의원 첫 참석

    태영호 의원, 오는 12~14일 IPAC 포럼 참석국제적 반중의원모임으로 27개국·EU 참여中위구르 인권·필수광물 공급망 구축 등 주제  태 “중국 내 탈북여성, 인신매매 등 지적할 것”中 반발 감안한 듯 옵저버이자 개인자격 참석  중국의 영향력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영국·프랑스·일본 등의 국회의원이 모인 ‘대중국 의회 간 연합체’(Inter-Parliamentary Alliance on China·IPAC) 포럼에 우리나라 의원이 처음으로 참석한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시작으로 미중 간 갈등이 첨예한 상황에서 한국이 지속적으로 IPAC에 참여할지 주목된다. 외교소식통은 7일 “태영호 의원(국민의힘)이 오는 12~14일 미 의회 의사당에서 열리는 ‘IPAC 2022’에 참석한다”고 밝혔다. IPAC은 천안문 사건 31주년인 2020년 6월에 설립된 민주주의 국가 의원들의 국제적·초당적 연합체다. ‘중국 공산당에 대한 공동 제재 캠페인’을 추구하며 규칙에 기반을 둔 국제질서 보호, 인권 존중, 무역 공정성 촉진 등이 설립 취지다. 미국이 주도해 8개국과 유럽연합(EU) 소속 의원 18명으로 출발했지만 현재는 27개국과 EU 소속 의원 52명으로 불어났다. 주로 각국에서 반중 성향의 의원들이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포럼은 지난해 10월 로마에 이어 두번째로 대면으로 열린다. 포럼 주제는 대만에 대한 민주주의적 지원, 중국 위구르의 인권 신장, 필수광물 공급망 구축 등이다. 마크 워너 상원 정보위원장과 마코 루비오 부위원장, 밥 메넨데스 상원 외교위원장,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 아미 베라 하원 외교위 아태소위원장 등이 참석한다. 태 의원실 관계자는 “대중 전략과 관련해 한국 입장을 전달하고 한미 동맹을 오해 없이 강화하기 위해 참석한다”며 “현장에서 중국 내 탈북 여성의 인신매매·매매혼 등 인권유린 문제를 지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IPAC이 태 의원을 초청한데 대해서는 과거 북한의 외교관이었던 점, 중국에서 교육을 받은 경험, 과거 북한의 유럽 전문가였던 점이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태 의원은 정식 회원이 아닌 옵서버(참관인)이자 국회 대표가 아닌 개인 자격으로 참여한다. 참여 자체로 중국 견제 성격이 있지만, 반중 기조로 비화되는 것은 삼가려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국민의힘 내에서도 태 의원의 참여에 대해 고민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IPAC은 지난달 대만과 교류를 강화하기 위해 일본, 호주, 뉴질랜드, 인도 등 국회의원이 주축으로 인도태평양 포럼을 별도로 발족하는 등 아시아 지역에 보다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중국의 무력 압박으로 대만에 대한 지원 필요성이 커지는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우리나라 국회가 IPAC에 참여할 가능성도 제기하나, 현 소수여당 구조에서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IPAC의 아시아 지역 회원은 일본이 유일하다.
  • 추미애, 검찰·국민대 겨냥…“악이 판치는 절망의 세상”

    추미애, 검찰·국민대 겨냥…“악이 판치는 절망의 세상”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20일 조국 전 장관의 부인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의 형집행정지를 불허한 검찰과 김건희 여사의 논문을 재검증하지 않기로 한 국민대를 겨냥해 “악이 판치는 절망의 세상이 됐다”고 비판했다. 추 전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자유, 그러나 ‘악의 평범성’의 자유”라는 글을 게재했다. 해당 글에서 추 전 장관은 “권력자들은 자유‧공정‧법치를 외치면서 정작 정치 사회적으로 찍힌 사람에게만 유독 지독하게 이지메하듯 대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면서 “일찌감치 거리를 둔 야당과 사회 지성은 침묵하고 묵인함으로써 악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건강이 극도로 악화된 정경심 교수에 대해 검찰은 형 집행 정지를 불허해 인권유린을 서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바로 다음날은 국민대 교수회가 투표까지 하고도 복붙 표절 논문을 재검증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총장 측은 투표 중인 교수들에게 압박성 메일을 보냈다고 한다”면서 “교수회가 스스로 입에 재갈을 물고 침묵하기로 결의한 셈인데 그럴 거면 뭐 하러 투표를 한다고 호들갑한 것인지 앞뒤가 도무지 맞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검사나 대학교수로 이 사회의 특권을 누리는 지위에 있는 자들이 국민이 느끼는 법 감정을 무시하고 특권적 행동을 당연시 여기며 밀어붙이는 일이 매일 같이 아무렇지도 않게 일어나고 있다”며 “전혀 부끄러워하지도 않는 악의 평범성으로 소름 돋게 한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추 전 장관은 “정경심 교수의 문제는 대학 입시의 문제였다면 복붙 논문은 가짜 박사와 가짜 교수 신분에 관한 문제이니 죄질이 훨씬 다른 것”이라면서 “그런데도 정겸심 교수의 집행정지 불허 결정에는 지성이 침묵하고 복붙논문은 집단지성의 이름으로 추인해 주는 ‘악의 평범성’에 너무도 참혹하여 절망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달 1일 정 전 교수 측은 “지난 6~7월 구치소에서 네 차례 낙상사고를 당해 허리통증과 하지마비 증상을 겪고 있다”며 형집행정지를 신청했으나 서울중앙지검 형집행정지심의위원회에서 불허 결정을 받았다. 형집행정지는 인도적인 차원에서 수형자에게 형의 집행을 계속하는 것이 가혹하다고 보이는 일정한 사유가 있을 때 검사 지휘에 의해 형벌의 집행을 정지하는 제도다. 주로 수형자의 건강이 극도로 악화됐을 때 형집행정지를 한다.
  • 류삼영 총경 “경찰국 신설은 국회 입법권 침해”

    류삼영 총경 “경찰국 신설은 국회 입법권 침해”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을 위한 대통령령이 국무회를 통과했습니다. 이는 국회의 입법권을 침해하고, 법치국가가 아닌 시행령 국가를 만드는 우려스러운 조치가 아닐 수 없습니다.” 행안부 경찰국 신설을 반대하는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주도했던 류삼영 총경은 26일 ‘행정안전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 일부개정령안’ 국무회의 통과와 관련해 이렇게 밝혔다. 류 총경은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개최한 지난 23일 밤 울산 중부경찰서장에서 울산경찰청 공공안전부 경무기획정보화장비과로 대기발령됐다. 류 총경은 이날 오후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동안 수많은 경찰 관계자들이 경찰국 신설의 위법성과 절차적 문제점, 역사적 퇴보에 대한 우려를 표했고, 시행령이 아닌 국회의 입법 사항임을 밝히고 신중하고 폭넓은 논의가 진행되길 바랬다”면서 “그럼에도 경찰국 신설을 위한 대통령령이 국무회의를 통과한 것은 졸속”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경찰의 중립화의 역사와 현 제도는 민주주의의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면서 “1991년 이전에는 치안사무가 행안부의 전신인 내무부 소관 업무였지만, 그 치하에 있으면서 너무 많은 인권유린 사태 등이 있어서 그 반성으로 경찰청이 독립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경찰이 국민을 바라보지 못하고 정권과 한 몸이 되면, 그 피해는 오롯이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 명약관화하다”고 강조했다. 류 총경은 또 “안타깝게도 경찰관 개인으로서나 조직 차원에서 경찰국 신설 추진을 막을 방법이 더는 없다는 것을 잘 안다”며 “정권의 경찰 장악과 피해는 역사가 기록할 것이고, 멀지 않은 시기에 바로잡힐 것을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회의 시간이 왔다”며 “국회에서 정부조직법과 경찰법의 취지를 잠탈하는 대통령령에 대해 권한쟁의심판청구 등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해주실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류 총경은 ‘법무부에 검찰국이 있듯, 경찰 권력 통제를 위한 경찰국 신설도 필요한 것 아니냐’라는 질문에 “법적으로 법무부 장관 권한에는 검찰에 관한 사무가 명시돼 있으나 행안부 장관 권한에는 경찰에 관한 사무가 없다”면서 “과거에는 치안 사무가 내무부 장관 소관이었으나 인권유린 사태 등 여러 문제로 독립한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민주화 과정으로 경찰 중립을 위해 독립시킨 것인데, 이번에 법적 근거도 없이 31년 역사를 되돌리고 중립성 훼손하기 때문에 서장들이 나선 것”이라고 덧붙였다. 류 총경은 대기발령 등 징계와 관련해서는 “감찰 조사 출석요구서를 오늘 자로 받았다”며 “징계효력 가처분 등 여러 방안을 주변에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울산지역 5개 경찰서 직장협의회는 류 총경의 인사 조처 등에 반발해 전날부터 경찰서별로 돌아가며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국가공무원노조 경찰청지부와 경찰청주무관노조도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류 총경에 대한 대기발령 철회와 회의 참석자들에 대한 감찰 조사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 日성폭행 사진가, ‘우크라이나 참상’ 전시회로 재기 노렸다가...국민적 분노

    日성폭행 사진가, ‘우크라이나 참상’ 전시회로 재기 노렸다가...국민적 분노

    자신의 명성과 지위를 이용해 여러 여성들에게 추악한 성폭행 범죄를 저질렀던 일본의 유명 사진가가 ‘우크라이나 참상’을 주제로 한 전시회를 통해 슬그머니 활동을 재개하려다 여론의 거센 역풍을 맞고 결국 두 손을 들었다. 3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포토 저널리스트 히로카와 류이치(78)는 오는 5일부터 오키나와현 나하시의 시민 갤러리에서 ‘나의 우크라이나…참화의 사람들’이라는 제목의 사진 전시회를 열려고 했으나 1일 돌연 계획을 철회했다. 히로카와는 자신이 지난 5~6월 러시아에 침공당한 우크라이나에 직접 들어가 촬영한 현지 사진과 사람들의 증언 등을 전시할 계획이었다. 일본을 대표하는 포토 저널리스트로 꼽히는 히로카와는 여러 여성들에게 저질렀던 성폭력, 성추행, 갑질횡포 등 추악한 과거가 2018년 피해자들의 증언들을 통해 백일하에 드러나면서 국민적 지탄을 받았다. 오키나와타임스 등 언론들은 지난달 말 히로카와의 사진전 개최 소식이 알려지자 “자신의 성폭력 가해 사실이 폭로되고 약 3년 6개월 만에 분명한 사과의 표현도 없이 활동을 재개하려는 데 대해 각계에서 비난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여성단체 ‘군사기지·군대를 용납하지 않는 행동하는 여성들의 모임’ 다카사토 스즈요 공동대표는 “전시회를 허용한 나하시 시민 갤러리 측에 항의의 뜻을 전달했다”며 “사진전 개최로 자신의 명예를 회복하려는 것으로 결코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히로카와는 체르노빌 원전폭발, 레바논 전쟁, 팔레스타인 분쟁 등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고 현장을 누비며 진실을 전해 많은 포토 저널리스트의 우상으로 추앙받아 온 인물이다. 그러나 2018년 5명의 여성이 히로카와로부터 성폭력과 가혹행위를 당했다고 증언하면서 나락으로 떨어졌다. 10여년 전 히로카와의 밑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던 여성(당시 20대)은 “어느날 그가 나를 택시에 태워 호텔로 끌고갔다. 성관계를 요구받고 두려웠지만, 일터에서 쫓겨나면 어떡하나 하는 생각에 응할 수 밖에 없었다”고 폭로했다. 한 전직 여기자는 “15년 전 처음 만난 히로카와가 식사를 마치자 갑자기 성관계를 맺자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10여년 전 자원봉사를 했던 여성은 “싫다고 하는데도 자꾸만 누드사진을 찍게 해달라고 졸랐다”고 했다. 하지만, 히로카와는 “여성들과의 성관계는 모두 합의하에 이뤄졌다”고 주장하는 등 모든 혐의를 부인해 왔다. 이번 일과 관련해 미야기 기미코 오키나와대 교수(비교문화·젠더학)는 “과거에 있던 자신의 중대한 인권유린 행위를 정리하지 않고 새로운 일에 착수한다는 생각에 문제가 있었다”며 “저명한 인물로 사진의 수준이 높다고 해도 그걸로 용납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 “독재자, 언론사 폐쇄하고 SNS로 증오 확산… 굴복 않겠다”

    “독재자, 언론사 폐쇄하고 SNS로 증오 확산… 굴복 않겠다”

    “지난밤에 (필리핀 증권거래위원회로부터) 제가 운영하는 래플러의 문을 닫으라는 명령을 처음 전해 들었습니다. 물론 우리는 항소할 것이고, 절대 문을 닫지 않을 겁니다.”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에서 열린 ‘2022 세계미디어콘퍼런스’에서 28일(현지시간) 기조연설에 나선 마리아 레사 래플러 최고경영자(CEO)는 “밤새 120명의 직원 중 간부들에게 언론사 폐쇄 명령이 왔음을 알리고 논의했다. 이제 (우리는) 최악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레사는 필리핀의 권력자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과 끝없는 전쟁을 벌이며 지난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항거해 온 언론인 드미트리 무라토프(노바야 가제타 창간인)와 공동으로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필리핀에서 CNN 지국장을 지낸 레사가 권위주의 정권에 대항하기 시작한 건 2012년 ‘온라인 탐사보도매체’ 래플러를 창간하면서다. 그는 두테르테 대통령이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며 6000명 이상을 사망하게 하는 ‘반인륜적 범죄’를 자행했다는 판단 아래 그를 ‘독재자’, ‘인권유린범’이라고 비판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래플러가 외국 자본으로 운영된다고 비난했고, 필리핀 증권거래위원회는 2018년 초 래플러가 외국인의 필리핀 언론 소유금지 법규를 위반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한 후속 조치가 내려진 셈이다. 레사는 “지난 2년간 나에 대한 형사고발이 10건이나 있었다. 일어나지 않아야 할 일이 벌어졌고 이제 (정부의 공격은) 우리에겐 일상이 됐다”며 “하지만 우리는 용기를 내 적응하고, 생존하고, 번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레사는 권위주의 정부가 소셜미디어를 악용하고 있다며 “그것은 유독성 슬러지(폐기물)다. 분노, 증오, 음모 이론을 조장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다른 과일을 네티즌들이) 사과라고 수없이 얘기하면 다른 많은 이도 사과라고 믿게 된다. 거짓말도 수없이 하면 사실이 돼 버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레사는 미국, 브라질 등 30개국 이상에서 올해 선거가 있다는 점을 상기시킨 뒤 “온전한 사실 없이 온전한 선거를 치를 수 없다. 우리는 신뢰를 재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회의장을 메운 수백명의 각국 언론인은 레사가 등장하고 퇴장할 때 진실을 향한 그의 용기에 기립박수를 보냈다. 이번 행사는 미국 동서센터가 주최하고 한국언론진흥재단이 후원해 이날부터 4일간 호놀룰루 하와이컨벤션센터에서 ‘신뢰 없는 세계에서의 연결’을 주제로 열린다.
  • 필리프 벨기에 국왕 “선조의 만행에 깊은 유감” 사죄와는 거리

    필리프 벨기에 국왕 “선조의 만행에 깊은 유감” 사죄와는 거리

    벨기에는 1885년부터 1960년까지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를 식민 지배했다. 이 중 레오폴드 2세((1865~1909년 재위)가 개인 영지로 지배했던 첫 23년 동안이 가장 잔혹했다. 벨기에 영토의 77배가 넘는 토지를 개인 영지로 삼고 어이없는 이름 ‘콩고자유국’을 붙인 레오폴드 2세의 대리인들은 말도 통하지 않는 흑인들에게 할당량을 제시하고 이를 채우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팔과 다리를 잘라버렸다. 이 때 질병과 기근, 인권유린으로 숨진 사람이 1000만명. 나치 독일에 희생된 유대인이 600만명이니 훨씬 더 잔혹한 식민 지배로 엄청난 상처를 안겼다. 레오폴드 2세는 ‘유럽의 도살꾼’으로 통했다. 테르부렌 궁전 마당에 아프리카 박물관을 짓고 인간 동물원을 만들어 콩고인 267명이 생활하는 모습을 눈요깃감으로 만들기도 했다. 2020년 6월 벨기에 각지에 있던 레오폴드 2세의 동상에 붉은 페인트가 던져지고 끌어내려진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 레오폴드 2세의 조카 알베르 1세가 뒤를 이었고, 알베르 1세의 증손자가 현 필리프(62) 국왕이다. 레오폴드 2세부터 따지면 고손자다.필리프 국왕이 마틸드 왕비와 함께 2013년 즉위 후 처음 일주일 일정으로 민주콩고를 찾아 지난 7일(현지시간) 수도 킨샤사의 민주콩고 의회 마당에서 연설을 하고 과거 식민 지배에 대해 “가장 깊은 유감을 표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민주콩고 독립 60주년인 2020년에 역대 국왕으로는 처음 식민 지배에 유감의 뜻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 “많은 벨기에인이 당시 진정으로 콩고와 국민을 위해 헌신했다고 해도 식민 체제는 착취와 지배에 근거한다”며 “식민 지배는 가부장주의, 차별, 인종차별로 점철된 불평등한 관계 중 하나로 그 자체로 정당화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는 폭력적 행동과 굴욕으로 이어졌다”며 “민주콩고를 처음 방문한 이 자리에서 민주콩고 국민과 오늘날 여전히 고통받고 있는 이들에게 과거의 상처에 대해 가장 깊은 유감을 다시 한번 표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Tshisekedi 민주콩고 대통령과 정치인들은 필리프 국왕의 방문을 열정적으로 반겼다. 많은 여당 지지자들은 벨기에 국기를 흔들며 필리프 국왕을 환영했다. 하지만 공식 사과가 없다는 데 실망스럽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필리프 국왕이 2년 전 처음 식민 지배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 터라 첫 민주콩고 방문 기간 공식 사과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야당 소속인 프랑치네 무윰바 은캉가 상원의원은 “벨기에 국왕의 연설에 경의를 표한다”면서도 “벨기에가 민주콩고에서 저지른 범죄에 유감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직격했다. 이어 “우리는 사과와 배상 약속을 기대한다”며 “이는 확실히 역사의 한 페이지를 넘기기 위해 치러야 할 대가”라고 강조했다. 민주콩고 정치전문가인 나디야 은사이는 “민주콩고가 재정적 배상 요구에 이용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에 벨기에는 공식 사과에 많이 예민하다”고 말했다.영국 BBC가 만난 킨샤샤 주민들의 반응도 엇갈렸다. 한 주민은 “벨기에인들이 떠난 뒤에 이 나라는 더 좋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필리프 국왕의) 방문이 매우 기쁘다”고 말했고, 다른 주민은 “우리 대통령이 벨기에 국왕을 초청하기로 결정했다. 뭘 하겠다는 건가, 우리를 다시 약탈하라는 건가”라고 되물었다. 전날 필리프 국왕은 대형 콩고 마스크를 돌려줬다. 식민 시절 약탈했다가 반환하기로 약속한 문화재 8만 4000점 가운데 하나다. ‘카궁구’(Kakungu)로 불리는 이 마스크는 브뤼셀 근교에 있는 벨기에 왕실 중앙아프리카박물관에서 작별 전시됐다. 이 나라 남서부 수쿠(Suku) 부족의 치유 의식에 사용되던 것이다. 70년 전에 한 예술 중개인이 구입해 박물관에 마스크를 넘겼는데 이것이 어떻게 수쿠 사람들의 손에서 넘어간 것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필리프 국왕은 반환이 아니라 민주콩고에 “무기한 임대”하는 것임을 분명히 했다. 벨기에 매체 vrt 뉴스에 따르면 이 나라 현행 법에 따르면 연방 정부가 소유한 자산을 합법적으로 기부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필리프 국왕의 언급은 민주콩고 사람들을 화나게 할 여지가 있어 보인다. 그는 “난 콩고인들이 이 각별한 작품을 발견하고 떠받들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국립박물관을 방문한 자리에서 돌려주고 싶었다”며 “이는 벨기에와 콩고의 문화 협력을 굳건히 하는 출발을 상징하고 있다”고 말했다. 왕실 중앙아프리카박물관에 소장된 훨씬 더 많은 문화재들이 반환될 예정인데 그 중 70% 가까이가 식민 지배 기간 약탈된 것들이다. 반환과 함께 두 나라 박물관들의 협력양해각서가 체결됐는데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필리프 국왕의 이모 에스메랄다 공주는 영국 BBC에 약탈된 문화재는 돌려주는 게 옳다고 털어놓았다. 그녀는 “예전 유럽의 식민 권력들은 과거를 인정해야 한다”며 “아프리카나 그밖의 곳에서 훔친 문화재들은 원래 있던 곳에 돌아가는 것이 맞다고 굳게 믿는다”고 말했다. 나아가 “난 사과가 곧 있어야 한다고 느낀다. 과거와 식민지배의 잔학상에 대한 공식 사과 말이다”라고 못박았다.
  • [정형준의 희망 의학] 쉬는 게 중요하다/녹색병원 재활의학과장

    [정형준의 희망 의학] 쉬는 게 중요하다/녹색병원 재활의학과장

    내가 진료하는 대다수 환자들의 경우 가장 중요한 치료는 ‘휴식’이다. 오랜 기간 반복된 동작, 부하, 잘못된 자세에서 비롯된 질환이 태반이기 때문이다. 지난 2년간 코로나19도 젊고 건강한 사람들은 대체로 휴식을 통해 치료가 됐다. 사실 의학의 역사를 봐도 병원이 생긴 결정적 이유는 휴식의 중요성 때문에 입원을 시키면서 시작됐다. 이 때문에 정은경 전 질병관리청장도 코로나19 위기가 시작되자마자 ‘아프면 쉴 수 있는 사회’가 돼야 한다고 강조하곤 했다. 현실은 어떤가. 한국에선 아플 때 쉬는 게 가장 어렵다. 우선 아플 때 쉬면 소득이 보장되는 제도적 장치가 없다. 유급병가는 대기업, 공무원, 교사 같은 직종에서만 보장된다. 근로기준법에 유급병가가 명시되지 않은 탓이다. 대부분의 선진국이 시행하는 질병소득보장제도인 상병수당도 없다. 상병수당이 없는 주요 국가는 미국, 이스라엘, 한국뿐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자영업자, 비정규 노동자는 아파도 쉴 엄두가 나지 않는다. 여기에다 노동시간이 길고, 대체인력은 적어 아파도 웬만하면 일을 하는 문화가 있다. 직장에선 아파서 쉬겠다는 이야기를 하기엔 눈치가 보인다. 제도적 장치가 없으니, 아플 때 쉬는 부담은 대부분 개인 책임이다. 직장에서는 본인의 연차를 써야 하고, 자영업자는 다른 사람을 고용하거나 문을 닫아야 한다. 정책이 없어서 쉴 수가 없으니 진료현장도 온통 빠른 치료에 집중한다. 해외에서는 2주 정도 쉬면서 관찰하는 통증질환도 당장 수술이나 주사치료를 하기 일쑤다. 약물사용의 강도도 강해질 수밖에 없다. 약을 먹어가면서 당장 일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쉬지 못하니 수술을 하고 나서도 별도의 전문적인 재활치료로 빠른 복귀를 종용받는다. 물을 많이 마시면 되는 상황인데도 수액치료를 하는 직장인들이 넘친다. 빠른 치료는 결국 과잉진료와 검사 남발로 이어진다. 의료기관도 교과서에 실린 정식 진료보다는 빨리 낫게 하는 방식에 집중해야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여기에 1차 의료체계도 없고, 쉽게 전문의를 만날 수 있는 의료체계까지 덧붙여지다 보니 한국 의료체계는 전 세계에서 유례없는 ‘원스톱’ 진료 홍보까지 나오는 상태다. 가만히 휴식하면서 관찰해야 하는 상당수 질환을 이런 속도전의 대상으로 만든 건 사회적 손실이다. 애초에 유급병가, 상병수당 같은 제도를 도입하고 쉴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면 지불하지 않아도 되는 비용을 우리 사회는 지불하고 있다. 이런 상황을 정치권도 잘 알고 있기에,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에도 상병수당을 즉시 도입하겠다는 내용이 있었다. 하지만 국정과제에서는 후순위로 미뤄지면서 현재는 하루 4만원 수준의 수당을 받는 1만명 대상 시범사업이 예정돼 있다. 하루 최저임금도 안 되는 수당으로 아프면 쉬라는 시범사업은 황당하기만 하다. 거기다 코로나19 2년을 거치면서 이제서야 1만명 수준의 시범사업 시행은 늦어도 너무 늦었다. 주요 선진국처럼 이전소득의 80%까진 안 되더라도 하루 최저임금 수준의 병가수당은 공약대로 즉시 도입해야 한다. 그리고 조속히 국제노동기구(ILO) 권고수준인 이전소득의 최소 60% 이상을 26주까지는 보장하는 상병수당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추가로 근로기준법에 최소 유급병가를 명시해 법으로 보장해야 한다. 그래야 질병으로 인한 무급휴가권과 휴직권이 사회적 상식이 되고, 아픈데 계속 일해야 하는 인권유린 상황에 놓이지 않을 수 있다. 흔히 의료기관에서 발급받는 진단서 말미에 쓰여 있는 ‘안정가료’의 의미는 ‘병을 치료하기 위해 몸과 마음을 편안하고 고요하게 한다’는 뜻이다. 진단서에 쓰인 대로 할 수 없는 나라가 ‘이제 선진국’이라고 주장하는 건 창피한 일이다.
  • 과거 잊은 필리핀… 독재자 아들·딸 대권 쥔다

    과거 잊은 필리핀… 독재자 아들·딸 대권 쥔다

    36년 전 ‘피플파워’ 혁명에 쫓겨난마르코스·이멜다 아들 당선 유력두테르테 장녀도 부통령 선두에독재 경험 못한 젊은 유권자 공략“정치가문 권력 독점 관례도 문제”36년 전 ‘피플파워’ 혁명으로 쫓겨난 독재자의 아들이 다시 필리핀 대권을 쥔다. 9일 열리는 필리핀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이 확실시되는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64) 전 상원의원은 1965년부터 21년간 장기 집권했던 독재자인 고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장남이다. 역시 압도적인 지지율로 당선이 유력한 그의 러닝메이트인 부통령 후보 사라 두테르테(사진·43) 다바오 시장은 로드리고 두테르테 현 대통령의 장녀이다.현지 조사기관인 펄스아시아가 지난달 실시한 선거 전 마지막 여론조사에 따르면 마르코스 후보(56%)의 지지율은 2위(23%)인 레니 로브레도(57) 현 부통령보다 두 배 이상 많으며, 사라 시장에 대한 지지율도 절반을 넘은 55%로 부통령 후보 선두에 서 있다. 이변이 없다면 필리핀 권좌는 전·현직 스트롱맨 자녀들이 승계한다. 마르코스 후보의 당선은 독재자 마르코스 일가의 정치적 부활을 의미한다고 가디언 등 외신들은 분석했다. 마르코스 전 대통령과 ‘사치의 여왕’으로 통했던 부인 이멜다는 집권 내내 반대파 고문과 살해 등 인권유린과 부정부패로 악명을 떨쳤다. 국고에서 100억 달러(약 12조 7000억원)를 축재한 마르코스 일가는 1986년 수백만명이 참여한 ‘피플파워’ 봉기를 계기로 말라카냥궁(대통령 관저)을 탈출했다. 당시 대통령보좌관으로 활동하던 28세의 마르코스 주니어도 함께 망명길에 올랐다. 마르코스 전 대통령은 3년 뒤 망명지인 하와이에서 숨졌다.로날드 멘도사 아테네오대 교수는 시민권력에 의해 축출된 전 대통령의 아들이 다시 대통령 후보가 될 수 있는 이유를 두고 “역사 왜곡과 허위 정보”를 문제로 지적했다. 마르코스 전 대통령은 대선전에서 2차 세계대전 영웅이나 필리핀을 번영으로 이끈 위인으로 미화됐고, 마르코스 일가가 소유한 엄청난 양의 황금이 집권 후 국민에게 분배될 것이란 가짜뉴스도 확산된 바 있다. 소셜미디어에 집중 전략을 펴 온 마르코스 후보의 지지자 상당수가 과거 독재 정치를 경험하지 못한 젊은 세대란 점도 여론 왜곡이 통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 꼽힌다. 일부 유력한 가문이 권력을 독점하는 관례도 문제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적했다. 실제로 지방 관료의 약 80%, 국회의원의 약 67%가 필리핀 내 유력 가문 출신이다. 마르코스 후보는 선거 기간 대선후보 토론에 불참했고, 일가의 부정 축재와 탈세 의혹에 대해서도 무응답으로 일관했다. 과거사 반성과 사과 없이 ‘가문의 부활’만 모색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 美 “北, 20년째 종교자유 특별우려국”

    美 “北, 20년째 종교자유 특별우려국”

    미국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CIRF)가 25일(현지시간) 북한을 ‘종교자유 특별우려국’으로 재지정하라고 미 국무부에 권고했다. 미 의회가 설립한 연방정부 기관인 USCIRF는 이날 공개한 2022년 연례 보고서에서 “북한 노동당이 주민들의 종교적 신념과 활동을 감시·통제하며 종교인들을 상대로 강제 노동과 성적 학대, 고문, 처형 등 인권침해를 저지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지난해 3월 유엔 인권이사회(UNHRC)가 북한의 인권유린을 규탄하는 결의안을 채택하면서 북한에 종교의 자유 보장을 촉구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한국이 결의안의 공동 제안국으로 참여하지 않은 사실을 지적했다. 미 국무장관은 1998년 국제종교자유법에 따라 매년 세계 각국의 종교 자유를 평가하고 특별우려국과 특별감시국 등을 지정한다. 국무부는 2001년 북한을 종교자유 특별우려국으로 지정한 것을 시작으로 20년째 이를 유지해 오고 있다.
  • 韓·日 민간연대 빛났다···일본정부, ‘소록도’ 한센인 가족 보상 줄이어

    韓·日 민간연대 빛났다···일본정부, ‘소록도’ 한센인 가족 보상 줄이어

    “이팔청춘도 아닌 노인에게 돈은 그리 의미가 없습니다. 다만 아버지·어머니 대부터 고통받고 차별받던 사실을 인정받고 이제라도 마음의 위안을 받고 싶습니다.” 일제강점기 소록도에 강제 수용된 한센인 고 강팔봉씨의 아들 강선봉(83)씨가 26일 말했다. 아버지는 1929년 일본 순사에게 붙잡혀 소록도로 끌려가 1936년 가까스로 탈출할 때까지 강제노동에 시달렸다. 수용소를 나온 뒤 한센인 아내를 만나 가정을 꾸렸지만 후유증으로 해방 전에 세상을 떠났다. ‘미감아’로 관리된 강씨는 소록도 환자지대 밖 보육원에서 자랐다. 지난해 4월 일본 정부에 국내 ‘1호’로 피해보상을 신청한 강씨는 지난 2월 보상이 결정됐다. 한국인 한센가족보상 청구가 인정된 다섯 번째 사례였다. 한국 한센가족보상 청구변호단은 “1차로 62명을 대리한 이후 현재까지 130여명이 보상청구를 했고 일본 노동후생성이 심사를 통해 10명의 한센인 자녀·동생에 대한 보상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지난 1년간의 소송 경과를 설명하기 위해 국회 본관에서 진행된 한일 공동 기자회견 자리에서다. 한센인 환자뿐 아니라 가족에 대한 피해 보상이 이뤄지게 된 건 2019년 일본 의회가 한센가족보상법을 제정하면서다. 1945년 이전에 태어난 한센인 가족 중 현재 생존한 자에 한해 배우자와 자녀는 1인당 180만엔, 형제자매는 1인당 130만엔씩 지급하도록 규정한다. 지난해 10월 국내 최초로 보상이 결정된 박모(88)씨는 “부모님이 한센인이라는 이유로 파혼을 당하기도 했다”면서 “아버지와 어머니가 고생한 것은 잘 알지만 고통스러웠던 삶을 이야기하는 건 아직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박씨의 어머니는 1920년대 발병해 여수 애양원에 수용된 이후 1990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그곳에 살았다. 가족을 대리한 이영기 변호사는 “한센인에 대한 사회적 차별과 편견의 문제를 가족까지 확대 인정해 사과와 피해보상을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면서 “일본 정부가 이를 계기로 다른 과거사 사건에도 전향적인 태도로 임할 것을 바란다”고 밝혔다. 박영립 한국 한센인권변호단 단장은 “일제가 소록도에서 저지른 잔혹한 인권침해는 한일 간 꼭 풀어야 할 한 맺힌 과거사였다”면서 “한일변호단과 시민단체가 민간 영역에서 18년이 넘는 연대 활동을 통해 성과를 이뤘고 상처가 치유되는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일제강점기 한센인 격리정책에 따라 설립된 전남 고흥군의 소록도 수용소에서 환자들은 강제노역을 비롯해 생체실험과 강제단종, 낙태를 강요받으며 각종 인권유린 피해를 입었다. 일본 정부가 2001년 한센보상법을 제정한 이후 소록도에 격리된 한국인 피해자에 대한 보상 문제도 제기됐다. 한일 변호단과 시민단체의 노력으로 2006년 법이 개정되면서 일제가 운영한 국외 수용소에 입소한 한센인도 보상 대상에 포함됐다.
  • 전남도립국악단 ‘직장 내 괴롭힘’ 징계 안 했다

    “전남도의 반인권적 행태를 규탄한다.”, “인권유린 행태를 보이는 도립국악단 관계자들을 처벌하라.” 25일 오전 11시 전남도청 앞.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광주전남지부 회원 30여명이 기자회견을 열고 “전남도가 직장 내 괴롭힘 인정 결과를 스스로 부정하고 있다”며 “피해자 고통은 외면한 채 이율배반적인 행정을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남도립국악단원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이 전남도 도민인권보호관에 의해 확인됐는데도 책임자 처벌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전남도립국악단에서 문화예술 노동자들을 상대로 직장 내 괴롭힘과 인권침해가 발생했다. 사실 확인에 나선 도민인권보호관은 지난해 9월 ‘직장 내 괴롭힘 사실 인정 결정통지서’를 전남도립국악단에 보냈다. 인권보호관은 ▲해촉되지 않는 조건으로 서약서 작성 강요 ▲전남도립국악단 민영화 계획에 대한 동의 강요 ▲8시간 근로 서명을 거부한 단원에게 공연 기회 박탈 및 외부 출연 금지 ▲서약서 거부자에게 사직서 작성 강요 등을 확인했다. 이에 인권보호관은 전남도에 가해자들에 대한 징계 및 시정 조치, 재발방지 조치 권고를 내렸다. 하지만 징계위원회는 전남도가 아닌 문제가 생긴 전남문화재단에서 열렸다. 결국 전남도지사 결재를 거친 직장 내 괴롭힘 사실 인정 결정문은 징계위에서 전면 부정됐다. 피해자들이 징계 결과를 요청했지만 재단은 가해자들이 원하지 않는다며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노조는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인 예술감독, 사무장, 수석단원은 현재 그대로 있어 피해자들의 고통은 이중 삼중으로 가중되고 있다”며 “전남도는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를 즉각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도는 “전남도립국악단 업무가 전남문화재단으로 위탁돼 전남도와는 아무 관련이 없고, 징계 권한도 없다”며 “전남도립국악단 복무규정 절차에 따라 징계위가 열렸지만 모두 무혐의 결정이 났다”고 밝혔다.
  • 전남도립국악단원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 유야무야 ‘논란’

    전남도립국악단원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 유야무야 ‘논란’

    “전라남도의 반인권적 행태를 규탄한다”, “인권유린 행태를 보이는 도립국악단 관계자들을 처벌하라” 25일 오전 11시 전남도청 앞. 전국공공운수노조 광주전남지부(이하 ‘노동조합’) 회원 30여명이 기자회견을 열고 “전남도가 직장 내 괴롭힘 인정 결과를 스스로 부정한 행위를 자행하고 있다”며 “피해자 고통은 외면한 채 이율배반적인 행정을 자행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남도립국악단원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이 ‘전라남도 도민 인권보호관’에 의해 확인됐는데도 책임자들에 대한 처벌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노동조합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전남도립국악단에서 문화예술 노동자들을 상대로 직장 내 괴롭힘과 인권침해가 발생했다. 사실 확인에 나선 전라남도 도민인권보호관은 지난해 9월 ‘직장 내 괴롭힘 사실인정 결정통지서’를 전남도립국악단에 송부했다. 전남도립국악단이 자행한 ▲해촉되지 않는 조건으로 서약서 작성 강요 ▲전남도립국악단 민영화 계획에 대한 동의 강요 ▲8시간 근로 서명을 거부한 단원에게 공연기회 박탈 및 외부출연 금지 ▲서약서 거부자에게 사직서 작성 강요 등이 드러났다. 이 같은 내용을 조사한 도민인권보호관은 전라남도지사의 직인으로 가해자들에 대한 징계 조치와 시정 조치, 재발방지조치 권고를 내렸다. 하지만 전남도는 직장 내 괴롭힘 결정 후 5개월이 경과한 지난 2월 징계위원회를 개최했다. 이마저 전남도 감사부서가 아닌 전라남도문화재단(이하 ‘재단’)이 회의를 열었고, 가해자들은 아무런 징계를 받지 않았다. 전남도청 문화예술과장이 징계위원회에 참석했지만 피해자의 의견 반영이라는 기본적인 원칙은 무시된 채 가해자 보호에 급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도지사 결재를 거친 직장 내 괴롭힘 사실인정 결정문은 징계위원회에서 전면 부정되고, 피해자들이 징계 결과를 요청했음에도 재단은 가해자들이 원하지 않는다며 공개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노동조합은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인 예술감독, 사무장, 수석단원은 현재 그 위치에서 그대로 피해자들 위에 군림하고 있고, 침해 사실이 외면된 결정 속에 피해자들의 고통은 이중 삼중으로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인권 보호를 위한 전남도의 결정을 전남도가 부정하는 모순적인 행정이 이뤄지고 있다”며 “전남도는 즉각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를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이에대해 전남도는 “전남도립국악단 업무가 전남문화재단으로 위탁 돼 전남도와는 아무 관련이 없고, 징계 권한도 없다”며 “전남도립국악단 복무규정 절차에 따라 징계위원회가 열렸지만 모두 무혐의 결정이 났다”고 밝혔다.
  • 日산케이 “韓, 우크라 인권에는 둔감하면서 日에만 과민반응” 비난

    日산케이 “韓, 우크라 인권에는 둔감하면서 日에만 과민반응” 비난

    우익 성향의 일본 산케이신문이 지난 11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한국 국회 화상 연설 때 참석자가 적었던 것을 빌미로 “한국이 다른 나라에서 벌어지는 인권유린에 불감증을 보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산케이는 지난 22일 ‘한국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관심과 역사에 남을 기묘한 풍경’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싣고 “전세계 민주주의 국가들이 우려와 비난의 수위를 높이고 있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한국에서는 관심도가 떨어지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기사는 “북한의 침공으로 시작된 한국전쟁에서 전쟁피해를 체험하고 일본과의 과거사에 관련된 ‘인권 문제’에 과민반응을 보이는 한국이지만, 현재 진행되고 있는 타국에서의 침략이나 인권유린에는 애처로울 정도로 반응이 둔하고 차갑다”고 주장했다.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이후 유럽연합(EU)을 시작으로 각국을 돌며 자국에 대한 지원과 러시아에 대한 규탄을 호소해 온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11일 국회도서관에서 전세계 24번째, 아시아에서는 일본에 이어 2번째로 화상 연설을 했다. 하지만 이날 전체 국회의원 300명 가운데 불과 50명가량만 참석했고 기립박수도 없었다. 이는 젤렌스키 대통령 연설 때마다 좌석이 빼곡히 들어차고 기립박수가 터져나왔던 미국, 일본, 유럽연합(EU) 등과 크게 대비된다는 비판을 받았다. 산케이는 국회의원들의 젤렌스키 연설 불참 등에 대해 지적한 한국 언론의 비판적 보도를 인용한 뒤 “위안부나 이른바 강제징용 문제에서는 일본에는 항상 거칠게 투쟁의지를 드러내는 한국이지만, 자국과 직접 관계 없는 나라에서 벌어지는 현재진행형의 미증유의 참사, 인권유린에 대한 반응은 둔하다”고 비판했다. 이를 “한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한국스러운 현상”이라고 싸잡아 비난하기도 했다.산케이는 2015년 9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항일전승 70년 기념식에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서방 진영 정상으로는 유일하게 참석했던 사실을 들추며 트집을 잡았다. “(당시 박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다음으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오른쪽 2번째에 앉아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진행된 군사 퍼레이드를 참관했다.” 기사는 “결과론이긴 하지만 7년 전 한국 대통령은 베이징에서 푸틴 대통령과 기념행사를 함께했다. 이번 젤렌스키 대통령 연설과는 성격만 다를뿐 동일한 러시아 대통령이 엮인 기묘한 광경이 역사에 새겨졌다”고 주장했다.
  • “여자는 먹잇감” 女·영아 성폭행 러군, 더 짐승 같아진다 왜?[강주리의 K파일]

    “여자는 먹잇감” 女·영아 성폭행 러군, 더 짐승 같아진다 왜?[강주리의 K파일]

    女시신에 나치 상징 새긴 러…영아 성폭력 촬영부모·자식 보는 앞에서 성폭행·고문·잔혹 살해“불안, 인지부조화 해소 위해 더 폭력적 자행”“女·아이, 보여주기 좋은 먹잇감… 불안감 전염”“통제 안 되는 전시, 개인 일탈… 푸틴은 관종”“전쟁 장기화될수록 성폭력 더 과격해질 것”“인간성·자제력 마비 ‘국가일탈’ 전쟁 막아야”#장면1. 최근 러시아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프콘탁테(VKontakte)에 충격적 영상이 올라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에 투입된 25살 러시아군 병사가 한 살배기 우크라이나 영아를 성폭행하는 영상이었다. 신상 공개된 알렉세이 비치코프는 자신의 계정에 해당 성범죄 장면을 촬영해 올리고 동료 병사에게 공유하려다 체포됐다(영국 더 선, 10일 보도). #장면2. 러시아군에 의해 나치 문양인 ‘하켄 크로이츠’(卍 역만자)가 낙서하듯 매우 거칠게 새겨진 채 강간 후 살해된 우크라이나 여성의 시신이 지난 4일 공개됐다. 화상 자국 주변에는 멍과 상처가 가득했다. 우크라이나 홀로스당 여성 하원의원인 레시아 바실렌코는 자신의 트위터에 ‘강간과 고문을 당한 뒤 살해된 여성’이란 제목으로 사진을 공유하며 “10세 여아들의 생식기와 항문은 찢어져 있고, 여성의 시신에 나치 문양의 화상 자국이 선명하다”면서 “러시아 군인들이 성폭행하고 살해했다. 손이 묶인 채 총에 맞아 죽은 아이들도 발견됐다”고 분개했다. 러시아는 두 달 전 2월 24일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독일의 아돌프 히틀러 추종 세력인 나치를 없애기 위해 ‘특수군사작전’을 펼친다고 주장했다.러군 성범죄 만행 끝없는 증언“우크라 여자 성폭행해, 콘돔 잘 써” 우크라이나 여성과 어린이를 겨냥한 러시아군의 성범죄 만행 증언이 끝도 없이 쏟아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북부 이반카우의 마리나 베샤스트나 시장은 지난 6일 언론에 “러시아군이 지하실에 있는 소녀들의 머리채를 잡아 끌어냈고 15살, 16살 자매가 성폭행을 당했다”고 증언했다. 남부 헤르손에 사는 4명의 자녀를 둔 한 여성은 동네 상점에 들렀다가 우크라이나 군인의 부인이라는 이유로 자신을 쫓아온 두 러시아 병사에게 12시간 동안 성폭행을 당했다. 그는 “소총으로 위협하며 나를 침대로 밀었다. 군인들은 ‘네 차례야’라고 했다. 너무나 역겹고 더는 살고 싶지 않다”며 끔찍했던 당시 상황을 진술했다.러시아군이 집단 강간, 자녀 앞에서 성폭행을 저지르고 포로로 잡은 우크라이나 군인들에게 성폭행을 강요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멀린다 시먼스 우크라이나 주재 영국 대사는 “여성들은 자녀들 앞에서, 소녀들은 가족 앞에서 성폭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영국 BBC와 미국 CBS 방송에 따르면 러시아군이 점령했던 우크라이나 북부 지역이 탈환되면서 미성년자부터 거동이 불편해 피난을 가지 못하는 80대 노인까지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 이런 가운데 한 러시아 군인은 자신의 연인과의 통화에서 “우크라이나 여자들을 성폭행해도 된다, 콘돔만 잘 쓰라”는 엽기적인 대화를 주고 받은 사실이 우크라이나 정보기관인 보안국(SBU)의 통화녹음 도청 공개에서 확인되기도 했다.“러군, 민간인 성폭행 전쟁수단화”유엔 “러군 성폭력 범죄 급증, 독립 조사”“인권유린 ‘신뢰할 만한’ 증거 발견” 시마 바호스 유엔여성기구 국장은 11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에서 “러시아군에 의한 성폭력 범죄 보고 급증하고 있다”며 책임 규명을 위한 독립적 조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성폭력 피해지원 단체인 ‘라 스트라다 우크라이나’는 안보리에서 성폭행 사례를 언급하며 “러시아군이 민간인 성폭행을 일삼으며 전쟁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유럽안보협력기구(OSCE)는 13일 110쪽 분량의 보고서를 통해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인권을 유린하고 국제인도법을 위반했다는 진상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러시아군이 가장 기본적인 인권조차 유린했음을 시사하는 ‘신뢰할 만한 증거’를 발견했다”면서 “대부분 러시아군이 실효적으로 지배한 곳이나 통제하고 있는 단체 아래에서 이뤄졌다”고 명시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역시 수도 키이우 외곽도시 부차를 방문한 자리에서 “러시아군이 어린이를 포함해 수천명의 민간인을 살해하고 팔다리 절단 등의 고문을 자행하고 여성들을 성폭행했다”면서 “이는 전쟁 범죄이며 국제사회에서 ‘제노사이드’(대량 학살)로 인정될 것”이라고 강하게 성토했다. 부차에서는 최소 410구의 민간인 시신이 발견됐으며 키이우 인근 마카리우에서도 132명의 민간인이 집단학살돼 매장되거나 버려졌다. 우크라이나 의회는 14일 러시아군의 행위를 집단학살로 인정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12만 어린이, 부모 없이 러 강제이주“부모의 가장 약한고리 아이 볼모로” 우크라이나 어린이는 성폭력 피해뿐만 아니라 부모로부터 강제로 분리돼 러시아로 집단이주까지 당했다. 주유엔 우크라이나 대사 세르게이 끼슬리쨔는 11일 안보리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어린이 12만 1000여명을 강제로 데려갔으며 심지어 부모와 친척이 있는 아이들까지도 입양할 수 있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아이들은 러시아군에 포위된 남부도시 마리우폴 출신이며 친러시아 지역인 도네츠크를 거쳐 러시아 타간로크로 옮겨졌다고 전했다. 러시아군은 마리우폴 지역의 산부인과·어린이 병원을 잇따라 폭격해 임신부와 아이들이 숨지기도 했다. 러시아 반정부 단체 ‘팀나발니’가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심지어 러시아에서조차 반전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대사관 앞에 꽃을 놓았다는 이유로 7~11살의 아이들 5명이 체포됐다. 러시아 경찰은 부모에게 양육권을 뺏을 수도 있다고 협박한 것으로 전해졌다.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23일 이를 두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러시아가 반전 집단군중심리가 작동하지 않도록 부모가 자식에게 가장 약하다는 점을 노려 아이를 가두거나 친권을 없앤다는 협박으로 야만적인 제재를 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는 같은 날 우크라이나 어린이 3분의 2에 달하는 480만명이 피란민 신세가 됐다고 밝혔다. 학교 등 교육기관은 러시아군의 공격을 받거나 우크라이나 주민을 동원한 ‘인간방패용’ 러시아군 주둔지로 쓰였다. 89세 우크라 여성은 “러시아군이 손녀와 두 살배기 증손녀까지 학교로 끌고 갔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알바니아 대사는 “러시아군은 민간인을 불태우고 시신을 내던지며 놀이터를 공격하고 학교를 조준 사격해 특히 어린이와 여성을 고통에 빠뜨렸다”고 규탄했다.러 “성폭행범 몰려는 우크라 조작”푸틴 “시신영상 이미지 모두 가짜” 러시아는 이 모든 증언들이 우크라이나 정부의 조작이라고 부인하고 있다. 드미트리 폴리안스키 주유엔 러시아 차석대사는 “러시아군을 성폭행범으로 보이게 하려는 우크라이나의 계략”이라면서 “러시아의 전쟁 대상은 민간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지난 12일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과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부차에서 촬영된 시신의 영상과 이미지는 가짜”라고 주장했다.“심리적 무장 위해 성폭력 행위로 선행동 후인지 바꿔 내적 갈등 무마”군중심리 더해지면 더 과격하게“어차피 저지른 것, 여럿이면 괜찮아” 러시아군은 대체 왜 자신들에게 위협이 되지 않는 민간인인 여성과 아이들을 겨냥해 성폭행 등 끔찍한 전쟁 범죄를 저지르는 걸까. 근본적으로 전쟁은 심리전이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힘의 과시를 보여줌으로써 적에게 불안과 공포를 심어주고 아군의 정신무장을 위해 더 과감하고 폭력적인 행위를 통해 스스로의 행동에 대한 합리화와 심리적 무장을 한다는 것이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인간은 생각과 행동이 일치하면 안정감을 느끼지만 그렇지 않으면 갈등과 긴장감을 느끼게 된다. 이를 인지부조화라고 한다”면서 “러시아군은 인지부조화를 해소하기 위해 더 과격하고 폭력적으로 여성과 아이를 공격함으로써 ‘내가 얼마나 용맹한 사람인가’라는 가치관과 생각을 행동에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곽 교수는 군중심리가 작용할 때 이러한 잔인함이 더 배가 된다고 봤다. 곽 교수는 “일단 행동을 저지르고 나면 ‘나 원래 터프해’라는 식으로 바뀌게 된다. 여기에 군중심리까지 더해지면 더 과격해지는데 여러 명이 같이 민간인을 살해함으로써 그 행동이 더 이상 잘못된 행동이라고 여기지 않고 공격 수위를 스스로 높이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침공한 러시아 군인들이 전쟁이 장기화되고 무고한 민간인이 희생되는 잘못된 전쟁이라는 사실을 인지하면서 받는 가치관의 갈등과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일단 한 번 살상을 저지른 뒤 더 대범하게 더 많은 살상을 통해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한다는 분석이다. 곽 교수는 “이러한 행동이 많이 나타난다는 것은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심리적으로 위축됐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면서 “어차피 저지른 살상으로 전범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판단되면 앞으로 더 과격하고 폭력적으로 여성과 어린이를 해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덜 위협적인 여성·아이에 죽기 전스트레스 풀고 강한 트라우마 심어”“성적 본능, 전시엔 제도 통제 안돼” 정익중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보통의 일상에서 할 수 없는 일들을 마음껏 표출할 수 있는 전쟁은 비인간성의 극치를 보여준다”면서 “전시에 참전한 러시아 군인들도 전쟁 명분, 생존 등의 문제로 큰 스트레스를 받는데 이를 푸는 창구로 더 약한 것을 괴롭히는 비인간성이 표출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자신에게 위협이 되는 성인 남성이야 무감각하게 죽이지만 덜 위협적인 여성과 아이는 죽이기 전에 괴롭혀서 스트레스를 풀고 강한 트라우마를 심어주려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전쟁은 인간의 합리적 사고가 주는 자제력을 마비시켜 버린다”면서 “전시 중에 여성과 아이는 그저 먹잇감일 뿐”이라고 우려했다. 침공자의 전리품이 되는 셈이다. 이 교수는 “인간의 본성은 사회적 질서와 사법체계가 통용되는 규범 아래에서는 통제가 가능하지만 전쟁 중에는 욕망을 자제하거나 억제할 필요가 없게 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성적 본능도 인간의 본능인데 전시에는 내 생존과 국가적 승리를 위해 어떤 범죄를 저질러도 불법이 아니고 처벌받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여성을 희생양으로 삼고 아이 역시 보호해야할 대상이라고 보는 도덕적 판단이나 고려를 하지 않아 약자를 약탈하게 된다”고 말했다.한 번이 어렵지 두 번은 쉽다“러, 여성에 잔인한 강도 더 심해질 것”“나르시스트 푸틴, 파괴 즐기는 관종” 곽금주 교수는 전쟁이 길어질수록 점점 더 여성과 아동에 대한 잔인함의 강도가 심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곽 교수는 “전쟁은 합리적으로 판단했던 사람조차 점점 폭력적으로 바뀌면서 ‘몇 명 더 죽였냐’가 영예로워지는 등 비정상적인 기준과 규범이 정당화된다”면서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여성과 아동을 공격하고 피해 영상을 과감하게 올리는 등의 행위는 갈수록 더 심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곽 교수는 성폭행이나 고문을 가한 여성의 몸에 고통스럽게 나치 문양을 새기는 행동은 분명한 목적이 있다고 봤다. 여성과 아이를 잔인하게 공격하고 이를 언론에 ‘보여주기’를 통해 적국으로부터 공격자와 현 상황을 두렵게 만들어 투항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곽 교수는 “불안·공포감은 전염성이 있어 상대방을 두렵게 해 대항하지 못하도록 한다”면서 “특히 남성보다는 언론의 주목도를 높일 수 있는 여성을 대상으로 이런 짓을 저지르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에 대해 “힘을 과시하려는 일종의 ‘관종’ 심리가 있다”면서 “나르시스트(강력한 자기애) 기질도 많아 자국 군인들의 희생, 정신적 피해가 있음에도 ‘내가 이만큼 강하다’라는 걸 보여주기 위해 더 세게 공격을 지시하고 파괴가 이뤄지는 상황을 즐기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한 살 때 성폭력도 트라우마 발현”“병원 러 폭격에 치료 불가 증상 악화” 전시 중 성폭행, 살해 등을 직접 당하거나 목격하게 되는 트라우마는 매우 치명적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곽금주 교수는 “전시 트라우마는 엄청나다”면서 “전쟁이 사람을 짐승으로 만든다. 참전 군인들도 트라우마가 심각하지만 전쟁 중에 부모와 자녀가 가장 끔찍한 일을 당하고 특히 적이라는 미움의 상대로부터 성폭행 등을 당했을 때 겪는 트라우마는 극복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곽 교수는 “성폭행을 당해도 병원 붕괴로 즉시 치료 받지 못한다”면서 “제때 심리 치료도 받지 못하다보니 트라우마가 점점 더 깊어지게 된다”고 했다. 실제 러시아는 침공 이후 마리우폴 등 점령 도시 내 병원과 모든 기간시설들을 파괴했다. 곽 교수는 영유아 때 성폭행을 당한다 하더라도 신체적 아픔과 트라우마가 발현된다고 말했다.“한 살이라 하더라도 성폭행 등을 당한 아픈 기억은 나이가 들면 어느 순간 나온다”면서 “돌이켜보니 인간으로서 당해선 안 될 일을 당한 것, 있을 수 없는 너무 힘든 일에 대한 트라우마가 나오는데 성폭력이나 ‘학교폭력 피해’에 대한 ‘미투’(ME TOO)가 나오는 것이 바로 그런 이유”라고 설명했다. 곽 교수는 “죽음의 공포에 떨 때는 트라우마를 숨기고 버티며 기억을 무의식 속으로 집어넣는다”면서 “그러나 이후 비만 오면 덜덜 떤다든지 등 피해를 입은 특정 상황이 되면 상처가 외부로 발현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수정 교수는 사회적 지지가 있다면 전시 중 트라우마를 극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 교수는 “트라우마가 심하겠지만 전쟁 중 성폭력 피해는 사후 극복대상이 될 수 있다”면서 “죽느냐 사느냐하는 전시에서는 일단 생존이 중요한 것이기 때문에 숨진 이들도 많은 처참한 상황에서 상대적 트라우마가 생기고 사회적 지지가 있으면 회복이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이 교수는 “인간 생명의 가치에 주목해야 한다”고 거듭 주문했다.“여성·아이 공격, 러에 역효과날 것”“비인간적 행위 전세계 결집력 높여”“개인 일탈 아닌 국가 일탈 막아야” “‘反인류’ 푸틴에 국제사회 압박해야”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여성과 아이들에 더 가혹한 이 상황들을 막을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군에 명령을 내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만이 결단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보지만 전시 중 명령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면 난망하다고 봤다. 전쟁범죄를 규탄하고 처벌하는 국제사회 공조가 필요하지만 결국 사후적인 문제가 되는 만큼 전쟁을 멈추는 것만이 여성과 아이가 겪는 피해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정익중 교수는 “개인의 일탈이 아닌 국가의 일탈을 막아야 한다”면서 “전쟁을 빨리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군이 훈련을 하는 것은 명령체계가 잘 작동하기 위해서인데 전쟁 중에는 이게 잘 작동하지 않아 개인의 일탈로 나타난다”면서 “본인의 스트레스를 가장 취약한 여성과 아이를 대상으로 푸는 것”이라고 지적했다.다만 정 교수는 이러한 잔혹 행위들이 결국 가해자들이 기대하는 효과를 발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했다. 전 세계가 전쟁의 참상에 분노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우크라이나군 역시 두달째 러시아에 결사항전을 벌이고 있는 것도 이러한 배경들과 무관치 않다. 정 교수는 “여성과 아이를 공격하는 행위는 오히려 러시아 측에 더 나쁜 결과를 낳을 수 있다”면서 “우크라이나인들이 전쟁을 포기하기보다 비인간적 행위에 대한 분노를 통해 전 세계인의 결집을 강화시키는 효과로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이를 예상한 러시아가 자신들이 민간인 살상이나 전시 중 성폭행을 하지 않았다고 부인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라고 설명했다. 러시아는 SNS를 통해 전쟁범죄를 저지른 증거들과 증언들이 쏟아지는데 대해 허위사실이라고 규정하고 반대 성명을 내거나 허위사실을 유포한 행위자에 대해 최고 15년형으로 처벌받도록 지난달 법을 개정했다. 이수정 교수는 “군인 개인에게 일탈 자제를 요구한다 해도 개인은 합리적 존재가 아니기 때문에 소용이 없을 것”이라면서 “군은 명령체계인데 통수권자(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판단이 반인류적 관점이라면 국제사회가 압박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강주리 기자의 K파일은 강주리 기자의 이니셜 ‘K’와 대한민국의 ‘K’에서 따온 것으로 국내외에서 벌어진 크고 작은 이슈들을 집중적으로 다룬 취재파일입니다. 주변의 소소한 일상에서부터 시사까지 독자들의 궁금증을 풀어드리겠습니다. 
  • 홍대 미대 권력형 성폭력 인권유린 교수 해임

    홍대 미대 권력형 성폭력 인권유린 교수 해임

    학생을 상대로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 홍익대 미대 A교수가 학교 측으로부터 해임 통보를 받았다. A교수는 하지도 않은 발언을 징계의 근거로 삼고 있다며 법적 투쟁을 예고했다. 홍익대 미대 학생회 등으로 구성된 ‘홍익대 미대 인권유린 A교수 파면을 위한 공동행동’은 21일 서울 마포구 홍익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홍익대가 지난 5일 징계위원회를 열고 A교수를 해임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공동행동 측 정상혁 변호사는 “A교수는 처음 문제가 제기된 순간부터 지금까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피해자를 비난하고 거짓말쟁이로 몰았다”며 “오히려 피해자들이 자신을 성희롱했다는 거짓말로 2차 가해를 자행했다”고 말했다. 정 변호사는 “피해자의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됐으며 피해자들의 증거가 너무나도 명백했다”며 “피해자 일부는 신고 이전까지 A교수의 총애를 받는 제자였기 때문에 피해 사실을 신고하지 않았다면 오히려 사적 이익을 취할 수 있었을 것이란 점에서 신고의 신빙성을 높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공동행동은 지난해 9월 A교수가 상습 성희롱성 발언을 하고 학생들의 노동력을 착취했다고 최초 폭로했다. 이들은 A교수가 여학생을 상대로 “(텔레그램) n번방으로 돈 많이 벌었을 것 같다”, “너랑 나랑 언젠가는 성관계를 하게 될 것 같으니 날짜를 잡자”는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홍익대는 성폭력등대책위원회를 열고 조사 끝에 지난해 12월 A교수를 인사위원회에 회부했다. 이후 교원징계위원회가 구성되고 6차례 조사를 거쳐 A교수에 대한 해임 결정을 내렸다. 해임된 A교수는 “공동행동 측은 처음부터 끝까지 조작과 왜곡, 허위 사실을 앞세워 저의 명예를 짓밟고 인격 살인을 저질렀다. 증거를 외면한 학교 측도 공범”이라며 “교원소청심사위원회 제소를 시작으로 민형사상 소송 등 법적 투쟁을 이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 북한 “우리 인민, 가장 참다운 인권 향유 중”… 대북 인권결의 EU 채택 반발

    북한 “우리 인민, 가장 참다운 인권 향유 중”… 대북 인권결의 EU 채택 반발

    북한, 유럽의회에 “거짓 조작 사기집단”“유럽의회, 주제 넘게…도적이 매 든 격”유럽의회 “세계서 가장 억압적인 국가”유럽의회, 6년 만에 대북 결의 채택 북 “미, 우크라에 무기 지원시 위기 확대”북한 외무성이 19일 대북 인권 결의를 채택한 유럽연합(EU)의 유럽의회를 거짓을 조작해내는 사기 집단이라고 맹비난한 뒤 “우리나라 인민은 가장 참다운 인권을 향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외무성은 이날 홈페이지에 올린 ‘거짓을 조작해내는 사기 집단’이라는 글에서 유럽의회가 최근 채택한 ‘북한의 종교 소수자에 대한 박해를 포함한 인권 상황’ 결의를 트집 잡았다. 외무성은 “종교 차별, 민족 배타주의, 어린이 권리 침해, 경찰 폭력 등 제 땅의 인권유린 실태도 바로잡지 못하는 유럽의회가 주제넘게 남의 인권 문제를 논하는 것 자체가 도적이 매를 드는 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허위 날조로 일관된 결의는 용납 못 할 도발·적대 행위”라면서 “우리나라에서는 인민의 요구에 부합되는 가장 참다운 인권이 향유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EU 입법부인 유럽의회는 지난 7일(현지시간) 북한을 “세계에서 가장 억압적인 국가 중 하나”로 규정하며 2016년 핵실험 규탄 결의 이후 6년 만에 대북 결의를 채택했다.北 “미, 우크라에 무기 장사판 벌여놓고막대한 돈벌이… 불에 기름치는 격” 또 북한 외무성은 이날 조선-유럽협회 리광혁 연구사 명의의 다른 글에서는 미국이 우크라이나 무기 제공에 극성이라며 “우크라이나 위기를 이용해 무기 장사판을 크게 벌여놓고 막대한 돈벌이를 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리 연구사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공격 무기까지 제공하는 경우 붙는 불에 기름치는 격이 돼 위기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면서 “미국은 위기를 악화시키는 살인 무기 지원 놀음을 당장 그만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우방국인 북한은 수많은 민간인 희생자가 나오고 있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국제사회 제재에 반대하며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등 러시아의 안보에 위협을 가했다며 책임을 미국 등 서방국가에 떠넘기고 중국과 함께 러시아의 입장을 지지하고 있다. 북, 금강산 아난티 골프장도 모두 철거해금강호텔도 해체…모조리 없애는 北 한편 북한은 금강산에 있는 남측 시설인 아난티 골프장 리조트 단지를 약 여드레 만에 모두 철거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이날 보도했다. VOA는 이날 위성사진 서비스 ‘플래닛 랩스’의 17일 촬영 사진을 분석한 결과 아난티 골프장 리조트의 중심부 건물을 비롯해 주변의 8개 건물의 지붕과 외벽이 모두 해체돼 콘크리트 토대만 남았다고 전했다. 9일과 10일, 11일자 위성사진과 비교해보면 북한은 10일쯤 중심부 건물부터 해체하기 시작해 약 8일 만에 철거작업을 사실상 끝낸 것이다. 해금강호텔 해체도 상당 부분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총 7층 높이였던 해금강호텔은 윗부분이 모두 사라져 1∼3층가량만 남았다고 VOA는 전했다. 호텔 앞면에는 큰 구멍이 뚫린 듯한 어두운 부분이 확인됐으며, 건물 앞쪽 공터에는 건축 폐기물이 쌓여있는 것이 포착됐다. 이런 철거 작업 속도라면 조만간 북한 금강산의 남측시설이 모두 흔적도 없이 사라질 전망이다. 통일부 당국자도 이날 “현재 금강산 지구 내 해금강호텔과 (아난티) 골프장 철거 작업이 계속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한다”면서 “의도가 무엇이든 우리 기업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일방적 조치가 있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통일부는 이달 들어 두 차례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채널을 통해 북한의 설명과 관련 협의 재개를 요구했으나 북한은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이 당국자는 밝혔다.김정은 “보기만 해도 기분 나쁜 너절한 남측시설 싹 들어내라” 아난티 골프장은 국내 리조트 기업 아난티가 북한이 현대아산에 임대한 대지 168만 5000㎡(51만평)를 50년간 재임대해 세운 시설이며, 해금강호텔은 남북 간 교류가 활발하던 2000년 개장해 현대아산이 소유·운영하던 시설이다. 이들 시설은 2008년 5월 금강산에서 남측 관광객 박왕자 씨 피격사건이 발생하면서 금강산관광이 전면 중단되자 문을 닫았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9년 10월 금강산 시찰 과정에서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을 싹 들어내도록 하라”고 지시했고, 그해 12월 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2020년 2월까지 금강산의 남측 시설물을 모두 철거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후 올해 들어 본격적인 해체 작업에 나섰다.
  • 북촌리 너븐숭이 아기무덤의 비극… 이름도 없이 잠들어 있다

    북촌리 너븐숭이 아기무덤의 비극… 이름도 없이 잠들어 있다

    ‘국가 공권력에 의한 세상에서 가장 슬픈 인권유린’을 한, 그 날이 다시 돌아왔다. 벌써 74주년. 올해 제주는 특별한 봄을 맞고 있다. 제주4·3특별법 개정으로 올 하반기부터 4·3희생자에게 국가 차원의 피해 보상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며칠 전엔 직권재심과 특별재심으로 억울한 옥살이를 한 희생자 73명이 무죄를 선고받기도 했다. 그러나 억울한 것은, 그 날, 무슨 영문인지도 모르고 죽어간 어린 영혼들이 있다. 818명. 아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4·3의 비극을 다시 소환한다. #1949년 1월 17일, 북촌리 집단 대학살 지난 29일, 제주도 조천읍 북촌 너븐숭이 4·3 위령성지로 향했다. 함덕해변 옆동네라고 하면 대충 알게 되는 그 해안마을 북촌리는 1949년 1월 17일 대규모 집단학살이 자행된 곳이다. 너븐숭이 4.3위령탑 앞에는 벚나무 3그루가 시리도록 하얀 꽃망울을 터뜨리고, 그 옆에선 토종 동백꽃이 붉게 타오르고 있었다. 2019년 12월 발간된 ‘제주4.3추가진상조사보고서’에 따르면 북촌리는 세계사적으로도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단일사건으로는 가장 많은 448명(2021년 기준)이 희생된 곳이다. 그 슬픈 역사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위령비 옆 마늘 밭에는 노인네가 코발트빛 푸른바다를 배경 삼아 한가롭게 농삿일을 하고 있었다. 멀리 토벌대를 피해 배를 타고 나가 숨기도 했던 ‘다려도’가 아른거렸다. 그날 아침, 군인들을 태운 트럭이 북촌리를 경유해 함덕 대대본부로 가던 도중, 북촌국민학교 서쪽 고갯길 속칭 ‘마가리 동산’에서 무장대의 습격으로 군인 2명이 사망했다. 주민들이 사망한 군인의 시신을 수습해 함덕국민학교 대대본부로 싣고 갔다. 군인들은 주민들이 보초 경비의 책임을 물어, 시신을 운구해 간 주민 중 경찰 가족 한 명을 제외하고 나머지 8명을 함덕리 고두물로 끌고 가 구타 후 총살했다. 그리고 군인들이 북촌리 마을을 덮쳤다. 오전 11시 전후, 무장 군인들이 마을을 포위하고 집집마다 들이닥쳐 총부리를 겨누며 전부 학교운동장으로 내몰고는 온 마을을 불태웠다. 400여 채의 가옥들이 하루아침에 잿더미로 변했다. 쇠막(외양간)에 있던 소들이 울부짖는 소리에 북촌국민학교 운동장에 모인 1300명의 마을 사람들은 공포에 떨었다. 어린 학생 등을 일으켜 세워 ‘빨갱이 가족’을 찾아내라고 들볶던 군인들은 이 일이 여의치 않자 주민 몇십 명씩 끌고 나가 학교 인근 밭에서 사살하기 시작했다.#강요배 화백의 ‘젖먹이’ 그림은 북촌 학살 비극의 상징 4·3사건으로 할아버지와 큰아버지, 고모를 한꺼번에 잃은 제주4·3희생자유족회 감사인 이상언(59·북촌리 4·3유적지 해설사)씨는 너븐숭이4.3기념관으로 안내하며 마치 그날의 비극이 눈앞에서 펼쳐지듯 설명했다. “강요배 화백이 그린 ‘젖먹이’ 작품은 북촌국민학교운동장에서 실제 있었던 상황이에요. 학교운동장에서도 무장대와 내통한 사람을 찾기 위해 사람들을 협박했어요. 군인들이 기관총을 난사하는 바람에 애기 업은 한 아주머니가 총에 맞아 죽어갔어요. 아주머니 등에 업혀 있던 애기가 쓰러진 엄마 품에서 빠져 나와서 젖을 물고 있는 비참하고 안타까운 그림인데, 정말 그날 엄마는 죽고, 아기는 살았어요.” 이어 그는 “그림 속에 묘사된 여자 아이는 현실 속에서는 네 살 된 한경림이란 남자 아이로 40대에 세상을 떠났다”며 “북촌에는 한씨의 누님 두 분이 살고 있지만, 이 그림을 보면 가족사가 생각나는 듯 한동안 그림을 내려 달라며 눈물을 하염없이 흘린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4·3사건으로 제주의 아이들은 세상에 나와 빛을 보기도 전에 무참히 살해당했다. 도내 10세 미만의 아이들 818명이 4·3사건때 희생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 너븐숭이 애기무덤에는 4·3사건 당시의 아이들 3~8기의 봉분과 함께 4·3사건 이전에 병사한 아이들의 12기 봉분 등 총 20기가 있다. #너븐숭이 아기무덤엔 어린 넋들을 위로하는 바람개비, 동백꽃, 그리고 ‘맛동산’ 이씨는 이곳 너븐숭이에서 영화 ‘폭낭의 아이들’을 촬영한 사유진 감독이 2020년 12월 16일 제주4·3평화공원 내 각명비 174개 중에서 10살 미만의 어린이 희생자 약 818의 이름을 각각 천에 적고 그 이름 적힌 천(이하 ‘위패’)을 인근 ‘평화의 숲’ 폭낭(팽나무)에 열명(列名)하고 그 이름 불러주었던 사연도 전했다. 심지어 제작팀은 제주4·3평화공원에서 북촌 너븐숭이 애기무덤까지 818명의 어린이 희생자 위패를 모시고 5시간을 도보 순례해 북촌리 희생자 유족회 회장 고완순(84)에게 인계했다. 유족회장은 위패 담긴 함을 받아 소나무에 묶어 넋을 위로했고 할머니들이 와서 가마솥에 밥을 해서 제대로 먹지 못해 죽은 아이들을 위해 주먹밥을 동백꽃 모양으로 만들어 위로했다. 우연하게도 취재 현장에 간 날도 때마침, 너븐숭이 아기무덤 앞에선 4·3사건 74주년에 즈음해 추모 영상물을 촬영하고 있었다. 그 때 희생된 아이를 재연하는 예닐곱살된 아이가 흰저고리에 검정치마를 입고 동백꽃을 무덤에 바치고 묵념하는 장면을 찍고 있었다. 너븐숭이의 애기무덤은 이렇다할 조경이나 장식도 없다. 그러나 다크투어를 하는 사람들은 이 곳에 올 때마다 아기무덤에 누군가는 동백꽃을 바치기도 하고, 누군가는 ‘귀천’이란 시를 바치고, 또 누군가는 바람개비를 바치고 추념했다. 이날은 누군가가 ‘맛동산’ 과자들을 모든 무덤에 바치고 갔다. 초라할 지 모르지만 더없이 소중하고, 애달프다 못해 먹먹해지는 추모의 공간이었다. 오는 3일에도 ‘폭낭의 아이들’ 제작팀은 이곳에서 어린영혼들을 위한 추념식을 연다고 했다. 왜 하필 북촌 주민들은 밭일을 하다가 돌아올 때 쉬어가던 ‘너븐숭이’(넓은 언덕)에 어린아이들을 묻었을까. 아마도 소나무로 둘러싸여 있어 농작물을 심어도 자랄 수 없는, 쓸모 없는 땅이었기 때문인지 모른다. #옴팡밭에는 현기영의 소설 ‘순이삼촌’ 비가 죽은 자들을 위로하듯 누워있다 너븐숭이 언덕 뒤엔 옴팡밭이 있다. ‘오목하게 쏙 들어가 있는 밭’이라는 뜻인 이곳도 ‘마치 무를 뽑아 널어 놓은 것 같이’ 시체들이 널브러져 있었다고 한다. 100여명 희생됐다. 고완순 회장의 기억에 따르면 여자들은 하늘을 보고 죽고, 남자는 엎어져서 죽어 있었다. 한겨울이지만, 오후 4시쯤 해가 기울 때 햇빛에 비친 밭이 피가 땅 속으로 흐르다 대지 위로 흘러 나와 핏빛이었다는 것이다. 너븐숭이의 비극은 현기영의 ‘순이삼촌’이라는 소설로 세상에 알려졌다. 옴팡밭은 ‘순이삼촌’의 장면 장면을 돌 위에 비문처럼 새겨 놓았다. 마치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 하듯 누워있다. 북촌사람들은 4·3은 입밖에 낼 수 없는 금기어였다. 왜냐하면 북촌대학살이 있은 지 5년 후인 1954년 1월 23일 세칭 ‘아이고 사건’이 그 발단이 됐다. 이 날 전몰장병인 북촌 출신 김석태의 고별식을 끝내고 4·3 당시 허무하게 죽어간 주민들의 혼을 함께 달래려고 술 한 잔 올리고 ‘아이고’ 통곡한 것이 제주경찰서에 알려져 마을이장 등 많은 사람들이 고초를 당했다. 그 후 사람들은 한날한시 지내는 위령제도 마음대로 지내지 못하고 침묵 속에 살았다. ‘…마당에 하얗게 깔려 있던 것도 싸락눈이었다. 그 시간이면 이집 저집에서 그 청승맞은 곡성이 터지고 거기에 맞춰 개짖는 소리가 밤하늘로 치솟아오르곤 했다. 한날한시에 이집 저집 제사가 시작되는 것이었다.…음력 섣달 열여드렛날.’ 그러나 이 ‘순이삼촌’(1978년) 소설이 나온 뒤 사람들이 용기를 내 그 아픈 사연들을 하나씩 하나씩 꺼내놓기 시작했다. 너븐숭이 4·3기념관에 새겨진 희생된 443명의 명단이 그것이다. 거기엔 네글자 이름도 있다. 아버지 이름 뒤에다 자식 子가 붙어 있었다. 홍영삼자, 고두필자, 김상순자…. 그들은 이름을 부르기도 전에, 이름없이 스러져간 어린 영혼들이었다.
  • 집총 거부했다고 헌벙대 끌려가 가혹행위...진실화해위 ‘조사개시’

    집총 거부했다고 헌벙대 끌려가 가혹행위...진실화해위 ‘조사개시’

    ‘비군인 신분’ 소년 납북 사건 등 186건 조사2기 위원회 출범 후 21번째 조사개시 결정2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위원회가 30일 군대 내 집총거부자 인권침해 사건 등에 대한 조사개시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진실화해위는 전날 열린 29차 위원회에서 이 사건을 비롯해 비군인 신분으로 참전한 소년 납북 사건, 전남 장성 군경에 의한 민간인 희생 사건, 적대세력에 의한 인권 유린과 폭력(국군포로) 사건 등 186건을 조사하기로 했다. 이번 조사개시 결정은 2020년 12월 2기 진실화해위 출범 이후 21번째다. 군대 내 집총거부자 인권침해 건은 진실규명대상자가 1968년 육군에 입대해 복무하던 중 신자로서 신앙과 양심에 따라 무장훈련과 집총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육군 헌병대에 끌려가 가혹행위를 당한 사건이다. 이후 육군고등군법회의에서 항명죄로 실형을 선고받고 육군교도소에 수감된 뒤 교도관의 가혹행위를 당했다는 사건이다. 비군인 신분으로 참전한 소년 납북 사건은 진실규명 대상자가 1950년 11월 충북 제천 지역에서 소년병으로 활동하다 중공군에게 체포돼 북한으로 송환된 후 인권유린과 폭력을 당했다는 건이다. 전남 장성 군경에 의한 민간인 희생 사건은 진실규명대상자 55명이 1950년 4월~1953년 3월 사이 전남 장성에서 전개된 군경의 수복작전과 좌익세력 협조자 색출 과정에서 군경에 의해 희생된 건을 말한다. 적대세력에 의한 인권 유린과 폭력 사건은 한국전쟁 발발 후 북한 인민군에게 납북돼 탄광 등지에서 강제노역, 가혹행위를 당한 사건이다. 지난 17일 기준 진실화해위에 접수된 진실규명 신청 건수는 1만 3890건, 신청인은 1만 5722명이다.
  • [특파원 칼럼] 우크라이나전, 바이든의 실패?/이경주 워싱턴 특파원

    [특파원 칼럼] 우크라이나전, 바이든의 실패?/이경주 워싱턴 특파원

    2월 24일(현지시간) 새벽 5시 50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설마’했던 우크라이나 침공을 감행했다. “외국 간섭 시 즉각적이고 역사상 본 적 없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며 엄포도 놓았다. 러시아와의 군축 협상 등을 통해 전쟁을 억지하려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 대한 ‘책임론’이 비등했다. 바이든은 줄곧 러시아 경제 제재의 목적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억제”라고 말했다. 제재 부과를 두려워한 러시아가 스스로 침공을 멈추기를 바랐다. 또 바이든은 러시아의 침공 당일 연설에서 “우크라이나의 용감하고 자랑스러운 국민을 위해 기도한다”고 발언해 푸틴에 비해 유약한 리더로 비춰졌다. “미군 투입은 없을 것”이라며 선을 그어 인도주의적 측면에서 비판도 받았다.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철수로 ‘결정적 위기에서 외면당할까’ 하는 우려가 동맹국에서도 나오던 상황이었다. 미러 간 강대강 대치가 우크라이나전 위기를 키웠다는 측면에서 바이든 책임론도 커졌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바이든의 외교가 재평가되고 있다. 지난달 28일 미 워싱턴DC 허드슨연구소에서 만난 허버트 맥매스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제재 경고가 러시아의 침공을 멈추게 하지 못했으니 바이든의 외교가 실패한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렇지 않다. 전 세계가 (러시아에 대항해) 단결했다”고 답했다. 최근 접한 워싱턴 외교가의 대체적 평가와 같다. 바이든은 취임 전부터 동맹을 규합한 반중, 반러 구상을 밝혀 왔다. 하지만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미국과 동맹들이 빈틈없이 뭉치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다. 중국의 인권유린을 이유로 단행한 베이징동계올림픽의 외교적 보이콧은 6개국 동참에 그쳤고, 중국을 배제한 반도체 공급망 구축과 세계무역기구(WTO) 개혁 추진에도 동맹국들 사이에서 볼멘소리가 나왔다. 그런데 러시아가 악당이 되자 ‘캡틴 아메리카’가 부활한 셈이다. 이에 유럽 등 각국은 빠르게 캡틴 옆에 도열했다. 이른바 ‘민주주의 동맹’이 실제 작동하기 시작했다. 우크라이나의 결사항전 의지와 세계적인 반전 여론은 서방이 제재 수위를 빠르게 최고 수준까지 올리는 여건을 마련했다. 우크라이나를 향한 무기 및 재정 지원도 잇따르고 있다. 유럽연합(EU)은 4억 5000만 유로(약 6060억원)를 들여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보내기로 했고, 미국은 휴대용 적외선 유도 지대공미사일 ‘스팅어’를 지원한다. 중립국 스위스까지 자국 내 러시아 자산 동결을 검토하며 제재 동참에 나섰다. 현재로선 이런 전개를 예상치 못한 푸틴이 수세에 몰린 듯하다. 그럼에도 러시아는 이번 전쟁으로 최소한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이라는 대서방 완충지대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벨라루스에 핵무기 배치 길을 열었고 발트 3국 및 폴란드를 넘어 나토 가입을 원하는 스웨덴과 핀란드에 긴장을 불어넣었다. 우크라이나의 중립국화까지 성공한다면 나토 동진을 막겠다는 목표는 사실상 달성한 셈이 된다. 반복되는 아픈 역사가 보여 주듯 미국과 러시아 같은 강대국이 주먹을 휘두를 때 약소국 국민의 희생이 가장 크기 마련이다. 우크라이나 국민이 분연히 일어서 항전에 나섰지만 이미 민간인 사상자만 406명에 52만명의 난민이 발생했다. 나토 가입의 꿈이 이뤄질지도 여전히 불확실하다. 우크라이나 지지 시위가 연일 열리고 있는 것과 달리 미국 내 미군 투입 여론은 미미하다. 미러 사이에서 쑥대밭이 된 우크라이나, 그들의 눈물이 남의 일 같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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