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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주땐 현상수배’ 성매매 각서 강요

    ‘500만원을 빌려주신 업주님께 감사드리며 위 금액을 상환치 않을 경우 법적처벌을 감수하겠습니다.’91명의 성매매 여성으로부터 ‘선불금 각서’와 ‘현상수배 동의서’ 등 모두 382장의 각종 인권유린 각서를 받은 술집 주인이 덜미를 잡혔다. 경기경찰청 여경기동수사대는 25일 양평 J유흥주점 주인 김모(45·여)씨를 성매매특별법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작성된 현상수배 동의서에는 “선불금을 변제하지 않고 무단으로 이탈할 경우 인권침해에 달하는 행동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또 업소에서 벗어났을 때 ▲현상수배 ▲집 방문 및 친지·가족 면담 ▲호적등본과 주민등록 등·초본 열람 ▲다른 지역에서 업소까지 동행한다고 명시했다. 실제 김씨를 신고한 성매매 여성 이모(24)씨는 2003년 10월 김씨에게서 500만원의 선불금을 받았지만, 결근비 등 각종 명목으로 4개월 만에 빚이 1300만원까지 늘어났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보건소 탐방/경기도 분당] 외국인근로자 ‘낙원’

    [보건소 탐방/경기도 분당] 외국인근로자 ‘낙원’

    신도시 보건소라 시설만 좋겠거니 생각하면 오산이다. 분당보건소는 천대받는 외국인 근로자들에겐 천국이다. 이들에 대한 무료진료서비스가 단순한 치료정도를 넘어서고 있다. 체불노임과 열악한 근로조건, 사회적 홀대 등에 어려움을 겪는 국내 외국인 근로자들이지만 보건소를 나서는 순간 따뜻한 한국인의 이미지를 되새긴다. 분당보건소가 외국인근로자들에 대한 무료진료서비스를 시작한 것은 지난 2002년. 단순히 사정이 어려운 외국인근로자들을 돕자는 생각에서 출발했지만 이제는 자원봉사자까지 꾸준히 늘어 보건소 주요사업의 하나로 자리잡았다. 지난해만 해도 무려 1342명이 혜택을 받는 등 2년여 만에 5000여명이 다녀갔다. ●의사·주부 등 50여명 자원봉사 외국인근로자와 가족들을 대상으로 내과와 외과진료는 물론 정형외과, 안과, 성형외과, 피부과, 통증치료 등 내국인과 동질의 의료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또 무료진료서비스 외에 인권유린에 대한 전문가 상당활동도 벌이고 있다. 올해부터는 당뇨검사와 성병검사, 간질환,X선촬영도 포함됐다. 매주 일요일 무료진료활동을 벌이지만 무려 50여명의 자원봉사자가 활동하고 있고 기금마련을 위한 후원회도 있다. 자원봉사자 가운데는 분당이 아닌 서울 강남에서 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의사 등도 상당수 포함돼 있고, 간호원과 주부들도 합세하고 있다. 분당보건소가 실시하고 있는 영유아 성장발달사검사도 눈여겨 볼 만하다. 성장발달에 문제 가능성이 있는 영유아를 조기 선별해 전문기관에 의뢰하고 관리하는 사업으로 가족의 심리적·정신적 부담감을 최소화하고 아동 양육에 관련된 지식과 태도를 고양시키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0∼6세까지를 대상으로 부모 및 보호자의 상담의뢰가 있을 경우 실시하게 되며 운동과 언어발달, 사회성, 미세운동 등을 검사하게 된다. 부모들의 의뢰가 있을 경우 보건소내 소아과에서 1차진료를 실시하고 이상이 발견될 경우 병원에서 정밀검사를 한 뒤 결과를 통보해 준다. 가족 또는 보호자의 만족도를 설문조사해 치료에 반영한다. 치과진료사업은 분당보건소의 자랑거리다. 저소득주민들을 대상으로 구강검진 및 치료기회를 마련한다. 자원봉사 치과의사가 참여해 토요일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1시까지 무료로 보철과 의치를 시술한다. ‘치아사랑교실’이란 이름으로 방문구강교육을 병행한다. 치과의사와 치위생사, 행정요원 각 1명씩 모두 3명이 팀을 이뤄 저소득층에게 칫솔질과 횟수, 잇몸마사지방법 등을 알려주고 노인들에게는 틀니 소독 및 보관방법까지 설명해 준다. 불소양치용액도 나눠준다. 올해로 3년째를 맞고 있는 호스피스 관리사업에는 20개팀에 95명이 참여하고 있다. 암환자 등 시한부 환자들이 신체적, 정서적, 사회적으로 편안한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업으로 한양대학교 간호학과 학생들이 협조기관으로 등록돼 있다. 분당차병원과 재생병원 등 관내 종합병원과 가정을 방문해 대화는 물론 환자들에 대한 안마와 목욕, 발관리, 마사지 등을 실시하며 가족들과 장례준비까지 상담한다. ●“질병 예방 위한 ‘웃자 웃자운동’ 벌여” 올해 분당보건소의 중점사업은 ‘웃자 웃자’운동이다. 웃음만이 각종 스트레스로 인한 질병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다. 한번 크게 웃으면 200만원어치의 엔돌핀이 생성된다는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며 보건소 전직원과 자원봉사자들이 참여해 스마일운동을 벌여나갈 방침이다. 오는 5월부터 12월까지 실시예정으로 5월 3일에는 ‘건강하게 웃자’ 운동 선포식을 성남시청 소강당에서 가질 예정이다. 6월 한달간 4회에 걸쳐 ‘웃음 레크리에이션’강좌도 있을 예정이다. 레크리에이션과 웃음치료, 음악, 미술, 원예 등 건강한 웃음을 갖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9월에는 ‘건강하게 웃자’ 탄천페스티벌도 열린다. 호스피스 자원봉사자들도 참여한다. 행운권추첨을 해 줄넘기와 안마기, 손지압기, 만보기, 발마사지기 등을 나눠 준다. 보건소 사무실마다 스마일라인을 설치해 지날 때 마주치는 동료들에게 웃는 얼굴로 인사하기 운동도 한다. 곳곳에 웃는 현수막도 설치한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북한 정치범 20만명”

    |워싱턴 이도운특파원|국제 인권 감시단체인 휴먼 라이츠 워치(HRW)는 13일(현지시간) “북한이 일상적이고 터무니없이 거의 모든 국제 인권기준을 위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HRW는 워싱턴 내셔널 프레스클럽에서 발표한 지난해 세계 60개국의 인권상황 연례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20만명으로 추산되는 정치범 ▲1990년대 이래 200만명의 아사자 ▲수십만명의 탈북 ▲북한 요원들에 의한 탈북자 체포와 강제송환 등을 인권 탄압 사례로 제시했다. 또 탈북 여성들이 납치되거나 강제결혼을 통해 윤락이나 성노예 상태에 빠지고, 일부는 생계를 위해 자발적으로 몸을 파는 등 여성의 인권 상황이 특히 악화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단체의 케네스 로스 총장은 그러나 “북한 관리들이 지난해 방북한 빌 라멜 영국 외교부 차관에게 인권을 별로 중시하지 않고 있음을 시인하고 재교육을 위한 노동수용소의 존재를 확인한 것은 과거 인권유린을 전면 부인해온 것에서 작지만 진일보한 측면”이라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북한 인권상황을 조사·연구하기 위한 직접 접근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탈북자 및 수용소 탈출자들과 면접을 통해 북한 인권상황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중국 역시 탈북자를 돕는 사람들을 일상적으로 탄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로스 총장은 이와 함께 기자회견에서 미군이 운용한 이라크의 아부 그라이브 수용소, 쿠바 관타나모 기지 수감자 학대 사건으로 세계 인권보호 체제가 약화됐다.”며 수단 다르푸르 사태와 아부 그라이브 사건에 대한 책임자 처벌을 미국 정부에 촉구했다. 그는 ”미국이 9·11 테러사건 이래 아부 그라이브 수용소 문제 등으로 세계 인권 지도국으로서의 신뢰를 잃었고, 이집트가 자국의 비상입법을 미국의 대 테러 입법에 비유하는 등 자국내 인권문제를 미국의 사례에 비유하거나 미국을 핑계로 대는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다.”며 신뢰 회복을 위한 미국의 노력을 강조했다. 로스 총장은 또 지난해 수단 다르푸르의 ‘인종 청소’와 관련, 책임자들을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할 것을 유엔안보리 등 국제사회에 요구했다. HRW 인권보고서는 인권탄압 의혹이 큰 국가를 조사 대상으로 했다. 우리나라는 대상에서 제외됐다. HRW는 지난해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에 의해 자행된 민간인 고문 등 인권탄압 사례를 폭로한 바 있으며, 김선일씨 납치, 사망 사건 직후 강력한 비난 성명을 낸 바 있다. dawn@seoul.co.kr
  • “美軍 가혹행위 특별검사가 조사해야”

    이라크의 아부 그라이브 수용소에서 가혹행위를 저지른 미군들에 대한 군사재판이 진행 중인 가운데 비정부 인권단체인 ‘휴먼 라이츠 워치(Human rights watch)’가 13일 미국 정부로 하여금 특별검사를 위촉해 이 사건을 조사하도록 권고해 주목된다. 휴먼 라이츠 워치는 이날 워싱턴에서 발간된 2005년 연례보고서를 통해 이라크에서의 미군 가혹행위와 수단 서부 다르푸르 일대에서 자행된 인권 유린행위로 인해 인권 보호장치가 “현저히 약화됐다.”고 지적하면서 이같이 권고했다. 이 단체의 케네스 로스 사무총장은 “미국 정부는 국내에서 정의를 실현하려 노력하지 않기 때문에 점점 더 다른 나라에 정의를 요구할 수 없게 된다.”면서 “인권과 관련해 미국으로부터 압력을 받던 나라들이 이제는 미국을 상대로 같은 요구를 하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보고서는 이집트, 러시아, 쿠바 등이 미국을 곤경에 빠뜨릴 수 있는 나라들이라고 예시했다. 찰스 그레이너 상병 등 미군 병사 7명은 아부 그라이브 수용소에 수감된 이라크인 죄수들을 다루기 쉽게 만든다는 미명 아래 죄수들을 발가벗겨 인간 피라미드를 쌓게 하거나 목에 개줄을 묶고, 집단 자위행위를 강요하는 등의 인권유린을 저지른 혐의로 기소돼 군사재판을 받고 있다. 12일(현지시간) 텍사스주 포트 후드 군사법정에서 속개된 찰스 그레이너 상병에 대한 변호인측 반대 신문에서 직속 상관이었던 브라이언 리핀스키 특무상사는 그레이너 상병이 “명령을 잘 따르지 못해 고생한 불쌍한 병사”라고 두둔해 빈축을 샀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김홍신의 세상보기] 신명 바이러스

    [김홍신의 세상보기] 신명 바이러스

    40대 후반을 넘긴 한국인이면 점치기가 거저 먹기일 수 있다. “초년 고생했고 자수성가했으며 부모 덕이 지지리도 없는 데다 죽을 고비 참 여러 번 넘겼구랴.” 이렇게 말질을 하면 얼추 용하다는 소리를 들을 것이다. 그 시절에 누구인들 풍족한 사람이 있었으랴. 그러니 부모 덕이 없었고 지금 밥술이나 먹으니 자수성가한 셈일 수밖에. 한국인 치고 연탄가스에 김칫국 마시고 깨어나지 않은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의료가 미천했으니 홍역 마마도 죽을 고비요, 출산 과정에서 죽다 살아난 사람투성이요, 배고픈 군대생활에 월남전과 중동의 근로대열로 이어지는 죽을 고비는 부지기수였다. 나라 별 국토의 크기로 따져 고작 0.078%의 땅에 인구 0.77%로 세계 교역량 12위를 달성한 국민이니 그 고초가 오죽했겠는가. 우리의 현대사를 주욱 훑어보면 고비고비 참담한 고통의 역사가 도사리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해방공간의 분단과 혼돈,6·25 전쟁의 비극과 이념갈등, 절대빈곤과 독재,4·19혁명과 5·16쿠데타의 격변, 군사독재의 장기화와 민주화의 갈등양상, 산업화를 통한 빈부격차와 지역 갈등, 광주민주화운동과 6·10항쟁, 그리고 우리를 참담하게 했던 IMF, 수도 없는 억압과 인권유린 속에서 자유를 갈망하던 민중의 함성들…. 그러나 그런 틈새마다 우리 민족은 놀라운 저력을 보여주었다. 그 저력의 끈은 흥이었고 신명이었으며 희망에 대한 열정이었다. 고도성장을 이끌어낸 것도 그랬고 독재와 맞선 민주화 물결도 그러했으며 올림픽에서부터 붉은 악마의 함성과 촛불행진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신명나게 한바탕 흥으로 화합과 도약을 일구어내곤 했다. 한국인의 특질 중에 한과 흥을 함께 가졌다는 주장이 있다. 한번 흥이 나면 못해내는 게 없을 정도로 신바람을 내지만 흥이 깨지면 한이 맺혀 분노하고 좌절하며 남 탓을 한다는 것이다. 요즘, 사는 게 모두 어렵다고들 한다. 내 탓보다는 남의 탓인 듯싶으니 더욱 화가 치밀 만도 할 것이다. 누군가를 미워하고 원망하고 탓해서 지금의 고통이 가셔질 수만 있다면 그럴만한 가치가 있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는 걸 우리는 스스로 알고 있다. 그럴 바에야 차라리 그 험한 세상을 뚫고 여기까지 달려온 우리의 저력을 다시 한번 꺼내어 갈고 닦아야 할 것이다. 과학자들의 실험결과에 따르면 중증환자라도 희망을 가지면 놀라운 치유능력을 보이지만 가벼운 환자라도 좌절하면 회복하기 어려운 경우가 허다하다고 한다. 희망을 잃으면 모든 걸 잃게 된다. 희망은 미움과 분노와 갈등을 털어내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남 탓을 하면서 신명이 생길 리 없고 누굴 미워하면서 흥이 생길 리 없으며 쓸모없는 짐을 무겁게 지고 앞으로 달려나갈 수 없는 것이 세상이치인 것이다. 물론 신명나야 할 국민들의 흥을 깨뜨리는 무리들이 꽤 많다는 걸 부정할 수 없다.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는 정치. 조금만 세월이 지나면 쓸모없다는 걸 알게 될 이념 대립, 민생 살피기와 경제 살리기에 전념해도 빠듯한 판에 딴청 부리는 세상사, 제 주장만 옳고 다른 얘기엔 귀를 막는 집단 이기주의, 말로만 국민을 섬기고 돌아서면 뱃속 채우기 바쁜 가진 자와 쥔 자들의 도덕적 이중성…. 그렇거니 부존자원 없는 땅에서 뒤늦게 현대화하고 작은 땅덩어리마저 둘로 갈라져 마주 겨눈 상태에서 이만큼이나 가꾸어온 그 바탕에는 한국인의 신명바이러스가 늘 작동했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다. 현대산업의 쌀이라는 메모리반도체가 세계 제일이라는 명성을 차지한 것도 한국인의 신명바이러스일 것이고 한류열풍이 아시아를 파고드는 까닭도 따지고 보면 한국상품과 한국인의 저력 그리고 한국인의 신명이 스며있는 덕이라고 해야 옳을 것이다. 힘겨운 때일수록 저력은 더욱 빛나는 법이다. 우리 사회에 신명바이러스가 무섭게 번져나가길 기대한다.
  • [시론] 한국,인권선진국으로 거듭 나야/박은홍 성공회대 아시아NGO 정보센터 부소장

    [시론] 한국,인권선진국으로 거듭 나야/박은홍 성공회대 아시아NGO 정보센터 부소장

    새해 아시아 속의 한국은 어떠한 위상을 지녀야 할 것인가? 그간 아시아 속의 한국은 민주주의를 희생시키며 추격성장(catching-up growth)에 성공한 대표적인 개도국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20세기 말미부터 한국은 경제 못지않게 민주주의를 착실히 뿌리내리고 있는 나라로 인식되기 시작하였다. 민주화는 과거 군사독재 시기에 거리의 투쟁을 주도하던 ‘모범적 행위자들’을 국가기구 안으로 진입시킨다. 이러한 국가권력의 질적 변화를 계기로 공공영역에 해당하는 시민사회는 개발독재 시기의 성장제일주의 패러다임을 인본주의 패러다임으로 전환할 것을 요구한다. 물론 민주화는 우리만의 성과는 아니다. 특히 동남아시아와 동북아시아를 포괄하는 동아시아의 경우 민주화의 과정은 그 어느 지역보다 역동적이었다. 가히 동아시아는 ‘민주화 이후 민주주의’ 시대를 맞게 되었다. 이때 민주주의가 평화적인 국가간 체제의 기초임은 두말할 나위 없다. 이러한 맥락에서 동아시아공동체 건설을 기치로 급부상하고 있는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3(한·중·일)’ 역시 동아시아의 민주주의 수준을 가늠하게 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다. 어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지진해일 피해 대책을 위한 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한국을 위시한 다른 아시아국들이 적극 참여한 것 역시 동아시아협력의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이번 지진해일과 관련해서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는 곳은 진앙에 가장 가까웠던 인도네시아의 아체주이다. 현재 아체주의 중심지인 반다아체는 아비규환 그 자체로 신속한 구호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생지옥의 상황에서 현지 인도네시아군이 아체인들에게 나눠줄 구호품을 고의적으로 지연시키고 이를 수단으로 자카르타 중앙정부에 저항적인 아체주민들을 규율하려 든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더구나 이 절망적 상황 속에서도 일부 인도네시아군은 분리주의운동에 가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아체 주민들에 대한 학대를 중단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아체가 인권실종 지역으로 지목되기 시작한 것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아체는 독립을 원하는 제 2의 동티모르이다. 하지만 자카르타 중앙정부는 석유, 가스 등 풍부한 천연자원을 가진 아체가 인도네시아로부터 분리해나가는 것을 결코 허용치 않을 기미다.32년 장기독재를 하였던 수하르토가 물러난 이후 ‘민주화 이후 민주주의’ 시대로 접어든 이후에도 아체에서는 민간인 학살, 실종, 강간, 고문 등과 같은 인권유린이 계속되었다. 그러나 내정불간섭을 원칙으로 하고 있는 아세안 내부에서 아체문제는 의제로 부상할 수 없었다. 문제는 아체에서와 같이 인권침해가 버젓이 자행되고 있는 아세안 회원국가들이 있다는 점이다.40여년 동안 자율적인 정치적 공간과 시민사회 영역을 초토화시킨 미얀마 군사정부는 그 대표적인 예이다. 우리정부는 초기에 지진해일로 재앙을 입은 아시아국들에 대한 원조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던 까닭으로 국내외 여론의 따가운 시선을 받았다. 지난 ‘아세안+3’회의에서도 경제실리 챙기기에만 주력하였음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이렇듯 아시아를 향한 ‘참여정부’의 시각은 과거 개발지상주의를 내걸었던 독재정부와 별반 차이가 없다. 새해 우리는 동아시아에 ‘국익’과 ‘경쟁력’ 확보에 급급한 개도국의 이미지로 계속 남을 것인지, 아니면 ‘인권’과 ‘민주주의’에 기초한 동아시아 신뢰구축에 기여하는 선진 인권국가로 변모할 것인지, 우리 민주주의 성숙을 위해서도 진지한 성찰이 필요하다. 박은홍 성공회대 아시아NGO 정보센터 부소장
  • ‘비극의 역사’ 영화로 만든다

    ‘실미도’와 ‘역도산’. 올해 한국영화의 시작과 끝을 장식한 대작들이다. 근현대사와 실존 인물을 다룬 영화들이 유독 많았던 올 영화계 트렌드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예다.‘실미도’를 제외하고 대다수 영화들이 비평과 흥행에서 기대에 못미치는 성과를 거뒀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기류는 꺾일 줄 모른다. 당장 내년에만 근현대사의 비극과 실존 인물을 소재로 한 영화가 열대여섯편에 이를 전망. 노근리 사건,10·26,5·18, 삼청교육대, 언론통폐합 등 다뤄지는 과거사도 다양하다. 영화계가 가장 관심을 보이는 현대사는 5·18민주화운동. 현재 3편의 영화가 동시에 기획 중이다.‘이재수의 난’ ‘전태일’ 등을 제작했던 기획시대는 당시 시민군의 대변인이자 지도부 홍보부장이었던 고 윤상원씨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를 준비 중이고, 호엔터테인먼트는 광주항쟁 당시 시민 자치의 유토피아를 다룬 ‘광주’를 제작하고 있다.5·18기념재단에서도 제작비 100억원의 블록버스터급 영화를 추진 중이다. 80년대 삼청교육대를 정면으로 다룬 영화도 나온다. 엔이오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하는 ‘삼청교육대’는 순화교육이라는 미명 아래 자행됐던 인권유린의 현장을 고발하는 영화.‘테러리스트’ ‘김의 전쟁’을 연출한 김영빈 감독이 메가폰을 잡는다. 강철웅 대표는 “삼청교육대의 실상을 본격적으로 다룬 첫 영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7월 개봉 예정이다. 이밖에도 80년 언론통폐합을 다룬 ‘TBC가족여러분, 안녕하세요’(제작사 마술피리),88년 탈옥수 지강헌의 인질극을 소재로 한 김의석 감독의 ‘홀리데이’(현진시네마),75년 최초의 연쇄살인범 김대두를 극화한 ‘살인마 김대두’(필마픽쳐스),70년대 중반 무등산 빈민들의 영웅으로 알려진 박흥숙을 다룬 ‘무등산 타잔, 박흥숙’(백상시네마), 일본의 진주만 공습계획을 미리 알아낸 한국인 최초의 이중 첩보원 한길수의 이야기 ‘파일명 Haan’(트라이엄프픽쳐스) 등이 촬영 중이거나 기획 단계에 있다. 최근 10·26사건을 블랙코미디식으로 그린 영화 ‘그때 그사람들’의 촬영을 마친 강제규&명필름은 한국전쟁 당시 미군의 민간인 학살을 폭로하는 ‘노근리 다리’와 일제시대 공산주의 혁명가 김산의 일대기인 ‘아리랑’까지 일련의 근현대사 영화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심재명 대표는 “우리 현대사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 격렬하고, 드라마틱하다는 점에서 늘 영화 창작자들의 관심권안에 있었다.”면서 “검열에서 자유로워졌고, 관객들의 기대치도 높아지면서 한국 영화가 과거 금기시됐던 소재들을 다루는 데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같은 흐름의 배경에는 무엇보다 ‘실미도’와 ‘태극기휘날리며’의 흥행 여파를 무시할 수 없다. 영화평론가 전찬일씨는 “과거의 잊혀진 근현대사가 관객에게 사랑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실미도’가 입증한 셈”이라면서 “새로운 유형의 영화들이 좋은 반응을 얻으면 아무래도 트렌드를 따라가려는 경향이 큰 만큼 당분간 한국 영화계에서 근현대사물과 실존 인물 영화붐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국제플러스] 피노체트 병원 입원

    |산티아고 AFP 연합|인권유린 혐의로 가택연금 명령을 받은 아우구스토 피노체트(89) 전 칠레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갑작스러운 통증으로 인해 산티아고의 육군병원으로 옮겨졌다고 그의 대변인인 길레르모 가린이 밝혔다. 가린은 “피노체트가 아침식사 도중 마치 현기증을 느끼는 것처럼 상태가 나빠 의사들이 병원으로 옮기도록 조치했다.”고 전했다. 고령에 따른 가벼운 노인성 치매, 당뇨병, 관절염 등을 앓아온 피노체트는 병원에서 일련의 검사를 받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 피노체트 전격 기소

    |산티아고 외신|칠레를 ‘철권’으로 통치했던 군사독재자 아우구스토 피노체트(89)가 다시 가택연금에 처해졌다. 칠레 법원은 13일(현지시간) 1973∼1990년 집권기간에 자행한 살인·납치 등 인권유린 혐의로 피노체트 전 대통령을 전격 기소하고 재판 전까지 가택연금에 명했다. 피노체트의 인권유린 사건을 조사해온 산티아고 항소법원의 후안 구스만 특별판사는 이날 피노체트 전 대통령이 1970년대 좌익 반체제세력을 탄압하기 위한 ‘콘도르작전’과 관련한 살인·납치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로써 피노체트는 납치·살인 등의 혐의로 세번째 기소됐다. 피노체트 전 대통령은 앞서 2001년 1월 기소되고도 2002년 7월 대법원의 이른바 ‘치매 면죄부’ 판결에 따른 기소중지 결정으로 사법처리를 모면했다. 그러나 이번 대법원의 두번째 면책특권 박탈 조치로 세번째 기소가 이뤄짐으로써 90세에 가까운 그가 실형선고를 받을지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피노체트 사법처리 여부는 1960년대에서 1980년대 초반까지 집권한 남미 군사정권의 인권유린 사건을 일컫는 이른바 ‘추악한 전쟁’ 관련자 처단을 놓고 고민하는 아르헨티나, 브라질등 다른 중남미 국가에도 파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피노체트는 1973년 유혈 쿠데타를 일으켜 사회주의 성향의 살바도르 아옌데 대통령을 살해하고 집권,1990년까지 칠레를 철권통치한 뒤 민정에 정권을 이양했다. 당시 쿠데타로 인한 폭력 사태로 약 3000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 황인오 “정형근의원, 한나라 입당 권유했다”

    ‘이철우 의원 노동당 입당의혹’ 파문과 관련, 당시 사건 관련자들이 안기부 제2차장보로 사건을 총지휘했던 정형근 의원의 고문방조 의혹을 폭로해 새 국면을 맞고 있다. 정 의원은 전면 부인하면서 법적 대응을 불사할 것임을 밝히고 나섰다. 1992년 중부지역당의 총책 황인오(47)씨는 14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안기부 지하 조사실에서 20여일간 조사를 받던 도중 정형근씨가 몇차례 찾아왔다.”며 “안기부는 나와 동생인 인욱이 부부, 집사람과 네살난 아들, 환갑이 넘은 어머니를 잡아왔는데 정형근씨는 ‘순순히 협조하지 않으면 아버지도 잡아들여 집안을 거덜내겠다.’고 위협했다.”고 주장했다. 황씨는 “당시 수사관들은 정 의원이 지켜보는 가운데 폭행하고, 네살난 아들이 보는 앞에서 집사람을 폭행·폭언하고 어머니에게까지 폭행을 가했다.”고 말했다. 황씨는 “지난 2000년 정 의원이 전화를 걸어와 “한나라당에 입당해 같이 정치를 하자.”고 권유해 거절했다.”고 말했다. 또 “정 의원이 올 2월 초에도 전화를 걸어와 ‘정치할 생각이 없느냐. 한나라당에 입당하라.’고 제안해 거절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정형근 의원은 “내가 한번씩 10∼20명씩을 대동해 인권유린이나 문제가 없는지 등을 보기 위해 순시한다. 그렇게 순시하는데 무슨 고문이 있을 수 있겠느냐.”고 부인했다. 정 의원은 “황씨가 출소 직후 자기 사업과 관련해 부탁해 왔으며, 그 결과를 설명해주기 위해 전화를 했을 것”이라며 “하지만 다른 얘기는 한 적이 없다. 정신 나간 사람이 아니라면 그런 얘기를 할 수 없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전광삼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英여배우 “인권만큼 중요한건 없어”

    |런던 연합|아카데미상을 수상한 영국의 원로 여배우 바네사 레드그레이브가 27일 영국 최초의 인권정당인 ‘평화진보당’을 창당했다. 레드그레이브는 이날 런던의 한 호텔에서 법률가, 학자, 언론인, 인권운동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평화진보당 창당식을 거행했다. 참석자들은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와 러시아, 영국 등에서 일어나고 있는 인권유린 행위를 규탄했다. 관타나모 수용소에 아들이 억류돼 있는 아즈마트 베그는 이날 연설을 통해 “이 세상에서 인권만큼 중요한 것이 없는데도 인권에 대해 말하고 인권옹호에 전념하는 정당이 없다.”고 성토했다. 레드그레이브는 “인권옹호만을 목표로 활동하는 평화진보당의 등장으로 이 나라 인권운동단체들이 더 큰 힘을 얻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脫성매매 자활’ 288억 지원

    정부는 ‘탈(脫) 성매매’ 여성들에 대해 긴급생계비와 직업훈련비 지원, 창업자금 대출 등 자활지원 대책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해찬 총리 주재로 지난 6일 국정현안정책조정회의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 탈성매매 여성 자활종합대책에 따르면 연말부터 자활시설 비입소자에 대해 입소여성과 동일한 수준의 지원을 하고, 인천·부산지역 상담소나 지원시설을 통해 긴급생계비·직업훈련비, 창업자금 대출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자활종합지원대책 추진을 위해 올해 68억원에 이어 내년 220억원 등 288억원의 예산을 긴급 투입키로 했다. 긴급생계비는 1인당 월 37만원, 직업훈련비는 1인당 월 40만원으로, 최대 6개월간 지급된다.1인당 최대 300만원까지 심리상담 등의 의료지원도 이뤄진다. 또 1년 거치 3년 무이자로 1인당 3000만원 이내에서 창업자금 대출지원과, 많게는 350만원까지 민·형사상 무료소송 지원도 추진된다. 내년부터 부산 완월동, 인천 숭의동 등 소위 집창촌으로 불리는 ‘성매매 집결지’를 중심으로 현장 자활시범사업이 추진되고 사업프로그램 개발, 사업점검 및 평가를 위해 여성부 등 관계부처와 지방자치단체, 여성단체 등이 참여하는 사업기획단이 구성된다. 교육부와 노동부 등을 중심으로 피해여성 부양가족에 대한 학자금 융자, 실업자 직업훈련 프로그램 등의 지원도 추진된다. 특히 성매매 알선·강요사범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구속수사하고, 성매매로 인한 범죄수익을 철저히 몰수, 추징키로 했다. 조직폭력배와 연계한 감금, 인신매매 등 성산업 조직화를 강력 차단하고 인권유린 업주 처벌을 강화하며, 주택가와 인터넷 등으로 확산되는 음성적 성매매 행위도 적극 차단키로 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여성단체·집창촌여성들 성매매 해법 한마음

    여성단체·집창촌여성들 성매매 해법 한마음

    여성단체와 성매매 여성이 성매매특별법 시행 이후 처음으로 만났다. 이들은 공동 기자회견에서 정부가 성매매 여성의 자발적인 전업을 위해 자활 프로젝트를 펼쳐줄 것을 요구했다. 여성부도 성매매 여성의 자발적 전업 움직임을 환영했지만, 먼저 업주들이 영업을 중단할 뜻이 있는지를 지방자치단체와 협조해 파악하기로 했다. ●“부산·인천을 집창촌 자활프로젝트 시범지역으로” 부산 완월동 집창촌의 상조회인 ‘해어화’와 인천 숭의동 ‘옐로하우스’ 상조회는 한국여성단체연합, 성매매 문제해결을 위한 전국공동연대 등과 27일 서울 종로구 한국걸스카우트연맹 강당에서 공동 회견을 가졌다. 이들은 성매매 여성을 성매매 특별법으로 처벌하지 않는 것과 함께 정부가 완월동과 옐로하우스 지역을 집창촌 프로젝트 시범지역으로 선포하고 탈 성매매를 위한 실질적 지원을 제공하라고 촉구했다. 참석한 4명의 성매매 여성은 공동 기자회견이 다른 지역 성매매 여성에게도 희망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이들은 회견이 시작될 무렵에는 운동모자를 눌러쓰고 마스크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발언기회를 얻은 사람은 마스크를 내리고 적극적으로 공동안에 대해 기자들에게 설명했고, 기자회견 말미에는 모두 마스크를 벗기도 했다. 성매매 여성들은 “성매매에서 벗어나려면 현실적으로 생계수단 마련과 전업 지원이 병행되어야 하고, 본인의 자발적 의지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시범지역 안에 성매매 여성 지원센터를 마련해 탈 성매매를 위한 기술ㆍ취업교육, 자활, 의료 등 각종 지원 서비스를 제공할 것을 요구했다. ‘해어화’ 대표 김자영(25·여)씨는 “지원센터를 통해 성매매 여성들이 매일 지속적으로 실질적 전업 교육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그동안 정부의 전업교육은 지원시설에 입소해야만 하는 부담이 있어 꺼렸다.”고 말했다. 김현선 성매매 문제해결을 위한 전국연대 공동대표는 “성매매 단속 이후 성매매 여성들의 경제적 상황은 더 악화되고 자살을 기도하는 등 보호하기 위한 특별법이 오히려 죽이는 것으로 오해되고 있다.”며 “완월동과 옐로하우스 두 지역에서 즉각 지원사업을 벌이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여성단체와 성매매 여성들은 “시범지역 지정이 탈 성매매의 모델로 전국적으로 확산되기를 기대한다.”고 입을 모았다. ●여성부 “탈 성매매 의지 환영, 지자체와 협의필요” 여성부와 경찰은 성매매 여성들의 탈 성매매 의지 표명에 즉각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정봉협 여성부 권익증진국장은 “성매매 여성의 자발적·집단적 의지 표명은 특별법 시행 이후 처음 있는 획기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여성부는 하지만 시범지역 설정은 지자체 차원의 정비·자활지원이 이루어지고 업주들의 영업중단의사 확인이 필요하다고 밝혀 실제 선정까지는 난관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성부는 내년에 사창가 폐지 특별법을 제정한 뒤 2007년부터 청소년보호지역과 주거지역을 시작으로 전국 69개의 집창촌을 단계적으로 폐쇄한다는 방침이다. ●“경찰, 환영하지만 단속은 계속” 이금형 경찰청 여성청소년과장은 “성매매 근절이라는 정부의 정책에 부응하는 일”이라면서도 “인권유린과 조직적인 성산업은 지속적으로 단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과장은 그러나 “단속 과정에서 성매매 여성이 피해 보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여성부 조사 결과 성매매 특별법 시행 이후 한달 동안 전국 38곳의 성매매 피해여성 지원시설에 모두 167명이 새로 입소했다. 입소자는 모두 525명으로 늘어났다. 서울, 광주 등 일부 지역은 이미 정원을 초과해 대책이 필요하다. 공동 기자회견은 지난 19일 서울 청량리에서 열린 성매매 여성들의 항의집회가 끝난 뒤 ‘해어화’ 대표 김씨가 수원 성매매 여성 6명이 한국여성단체 연합에 항의서한을 전달하며 추진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여성단체와 성매매 여성들은 1시간30분 가량 비공개로 의견을 나누었다. 이 과정에서 성매매 여성들은 여성단체가 성매매 여성을 핍박한다는 오해를 상당부분 해소하고 이후 4차례 회의에서 의견을 조율하는 과정을 거쳤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집창촌 여성·업주 2800명 시위 “23일 영업재개”

    집창촌 여성·업주 2800명 시위 “23일 영업재개”

    전국 집창촌 업주와 성매매 여성 2800여명이 19일 서울 청량리역 광장에 모였다. 이들은 ‘특수영업 여종사원 생존권 쟁취대회’를 갖고 성매매특별법 철폐와 생존권 보장을 요구했다. 이들은 “경찰의 특별단속이 끝나는 23일 이후 모든 업소가 일제히 영업을 재개하겠다.”며 정부를 압박했다. 서울, 인천, 부산, 파주 등 전국 17개 지역 집창촌에서 모인 성매매 여성들은 지역별로 모자와 티셔츠, 마스크로 통일하고 “우리를 사회 구성원으로 인정하라.”“우리는 피해 여성이 아니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주변에는 ‘현실을 무시한 여성단체는 각성하라.’‘음성적인 성매매로 보건당국 긴장하라.’는 등의 플래카드도 내걸렸다. 이들은 시민들을 상대로 자신들의 뜻을 알리는 홍보활동을 벌이기도 했다. 이들은 선언문에서 “대책 없는 특별법으로 성매매 여성의 생존권을 빼앗고 있다.”면서 “인권을 보호하겠다고 만든 법이 오히려 인권유린을 자행하는 악법이 됐다.”고 주장했다. 전국 성매매 업주의 모임인 한터는 23일 일제히 영업을 재개하는 한편 한곳이라도 단속되면 해당 지역 업주·종사자가 모두 ‘단체 입건’을 요구하고 형사처벌을 불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터 관계자는 “업주든 성매매여성이든 막다른 골목에서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면서 “가두시위는 물론 삭발·분신 등 극한 행동까지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집회를 마친 성매매 여성들은 여성부와 각 정당, 한국여성단체연합을 방문하고 “여성단체의 뜻만 내세우지 말고 우리들의 얘기도 들어달라.”는 내용의 탄원서를 전달했다. 집창촌 업주와 성매매 여성들은 20일에는 서울도심으로 진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기로 했다. 이효용 김효섭기자 utility@seoul.co.kr
  • [기고] 새마을운동 왜곡 시정하라/서건일 새마을사랑모임 운영위원

    역사적 사실에 대한 평가는 개인 또는 집단의 관점이나 가치판단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모든 역사적 평가는 그러나 그 평가에 이르는 논리와 서술이 객관적으로 공평하고 균형적인 역사인식을 바탕으로 할 때 정당성을 얻게 된다. 최근 금성출판사 출간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가 남한의 역사를 독재정권과 민중간 대결의 역사로 묘사했다는 분석과 관련, 정치권에 시비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논란이 된 교과서는 오늘의 한국경제 발전에 절대적으로 기여한 새마을운동에 관해 개발연대를 살아온 오늘의 어른 세대를 비롯한 대다수 국민의 인식에 반하여 아주 부정적으로 기술해 문제가 되고 있다. 첫째,“잘 살기 위해서는 어떠한 희생이나 대가를 치르더라도 받아들여야 한다는 정신자세를 강조했다.”라는 서술이다. 근면·자조·협동으로 ‘하면 된다’는 정신을 강조한 것이 어떻게 희생과 대가를 치르게 했다는 것인지 의아해진다. 새마을운동을 강압적인 노동력 동원과 인권유린적 형태로 파악하려는 시각에서나 나옴직한 사실 왜곡이라 아니할 수 없다. 둘째,“박정희 정부가 대중의 지지기반으로 장기집권을 정당화하기 위한 수단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라는 부분이다. 새마을운동이 장기집권을 위한 정치적 도구나 수단이었다면 대중의 열정을 이끌어 내지도, 지지를 받지도 못했을 것이다. 한강의 기적을 이룩한 한국경제 발전의 원동력으로서 성공을 거두지도 못했을 것이다. 어디까지나 순수한 국민운동이기에 오늘날까지 그 생명력을 잃지 않고 승화·지속된다고 본다. 셋째,“농촌 생활환경을 발전시키거나 소득을 높이기보다는 농촌의 겉모양을 바꾸는 데 치중하기도 했다.”새마을운동이 성취한 많은 업적과 사실 군(群)에 대한 공정한 자료분석과 정리 없이 내려진 자의적 판단이라 하겠다. 새마을운동은 이미 국제적으로, 아시아의 한 가난한 전근대적 농업국가를 신흥 공업국으로 발전시킨 개발 철학의 성공 모델로 인정받고 있다. 우리는 과거사 이해를 통해 오늘의 문제를 올바르게 인식하고 해결하기 위해 역사를 배운다. 대한민국은 냉전과 분단의 굴레 속에서 공산주의의 위협을 물리치고 유엔의 도움과 승인을 받아 세우고 발전시켜 온 자유민주주의 국가다. 그것이 대한민국의 정통성이며 역사의 정체성이다. 그것을 조금이라도 훼손하고 부정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이러한 한국 역사에 대한 평가와 시비가 학문적 연구나 학술적 논란 단계를 떠나 고교생을 교육하는 역사 교과서에 기술됐다는 점에서 심각한 우려를 낳는다. 청소년에게 불균형의 역사인식을 심어줄 새마을운동에 대한 왜곡은 즉시 시정돼야 할 것이다. 서건일 새마을사랑모임 운영위원
  • [월드이슈-외국의 성매매] 유럽등 법제개정 어떻게

    [월드이슈-외국의 성매매] 유럽등 법제개정 어떻게

    프랑스에서도 ‘성매매와의 전쟁’이 한창이다. 지난해 길거리에서 손님들을 끌기 위한 매춘부들의 소극적인 호객행위까지 처벌토록 한 법을 시행한 이후 이 법을 둘러싼 찬반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프랑스 등 유럽과 일본의 성매매 실태와 대응을 살펴본다. |파리 함혜리특파원| 중도우파 정부가 들어서면서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한 프랑스는 그 일환으로 지난 해 초 ‘국내 치안법’을 제정, 성매매를 엄격하게 다스리고 있다. 니콜라 사르코지 전 내무장관(현 경제·재무장관)이 제정을 추진해 ‘사르코지법’으로도 불리는 이 법에 따라 지난해 3월18일 이후 길거리에서 행해지는 대가성 성매매 행위는 모두 제재대상이 됐다. 즉, 적극적으로 손님을 유혹해 매춘을 하는 경우에만 벌금형이 주어지던 것이 법 발효와 함께 소극적인 호객행위까지 2개월 구금에 3750유로(약 550만원)의 벌금형이 가해진다. 예컨대 야한 옷을 입고 서서 손님을 기다리는 것만으로도 법적인 제재 대상이 된다. 특히 성매매를 하다 적발된 사람이 외국인일 경우 즉각 체류증을 박탈, 국외로 강제 추방한다. ●여권단체 찬성·인권단체 반발 이같은 초강력 처방은 여권운동단체들로부터 강력한 지지를 받은 반면 매춘업에 종사하는 여성들과 인권단체들로부터는 생존권 박탈, 인권유린이라는 비난이 쏟아졌으며 찬반론이 대립하면서 양측의 시위가 잇따라 사회문제가 되기도 했다. 사르코지 장관은 의회표결(2003년 1월)에 앞서 “매춘을 뿌리뽑기 위해서는 젊은 여성들을 고용해 성매매를 강요하고 노동력을 착취하는 포주들을 효과적으로 단속해야 하며, 이를 위해선 법을 강화해 조직의 연결고리(매춘여성들)를 와해시키는 것 외에 도리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 법은 범죄의 온상인 포주조직을 겨냥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러시아 마피아 등 국제적인 범죄조직과 연계된 포주 조직은 동부 유럽과 아프리카 국가들로부터 서유럽으로 밀입국하는 여성들을 이용해 엄청난 불법소득을 올리는 것은 물론 마약밀매, 폭력 등 각종 범죄와 연계돼 있다는 것이 경찰의 분석이다. 프랑스 경찰 통계에 따르면 1만 5000∼1만 8000명의 여성들이 매춘에 종사하고 있으며 이들 중 절반 이상은 인신매매 조직에 의해 팔려와 착취당하고 있는 외국인들이다. 성매매산업과 관련된 경제규모는 대략 20억∼30억유로이지만 이 중 70%가 포주들에게 돌아간다고 프랑스 국립경찰 내 인신매매범검거반(OCRTEH) 측은 밝히고 있다. 포주에게 7년 징역과 15만유로의 벌금형을 내리도록 규정한 기존 형법에 ‘국내 치안법’이 추가되면서 프랑스 전역에서 거리의 매춘은 현저하게 줄었다. 내무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 1월 현재 파리에서만 매춘 여성(혹은 남성)들의 수가 40% 감소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매춘 종사자들이 거리에서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이를 완전히 사라진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문제를 제기한다. 파리시의 크리스토프 카레슈 사회안전담당 부시장은 “국내 치안법의 효과는 매춘여성들의 활동장소를 가로등이 환하게 비치는 대로에서 으슥하고 위험한 뒷골목으로 이동시킨 것에 불과하다.”며 “그들은 단지 보이지 않을 뿐 사라지진 않았다.”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매춘여성들의 인권을 위해 일하는 사회단체들은 직업 여성들의 수입이 현저히 줄어들면서 협박과 감금을 당하는 여성들이 많고, 심지어 포주들을 노출시키지 않기 위해 병을 얻어도 이를 숨기는 등 법이 당초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부작용만 양산하고 있다고 우려한다. 작은 아파트를 공동으로 빌린 뒤 인터넷이나 무가지 광고란을 통해 호객행위를 하거나 자기 집에서 매춘을 하는 사례가 부쩍 늘어난 것도 국내 치안법 시행의 부작용으로 꼽힌다. 이런 복잡한 사정이 얽히면서 프랑스에서는 지난 1946년 법에 의해 없어진 유곽을 다시 허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난해 1월 국립과학연구소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프랑스 국민의 63%가 유곽의 재개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和·獨 합법화… 伊등선 부활 검토 네덜란드는 지난 2000년 10월 유럽에서는 처음으로 매춘을 합법화했다. 독일도 2001년말부터 매춘을 합법화했다. 네덜란드와 독일은 매춘을 서비스업으로 합법화해 종사자들이 다른 직업 종사자들과 마찬가지로 세금을 납부하는 대신 합법적인 고용계약을 통해 의료보험, 실업수당, 연금 등의 사회보장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뉴질랜드 의회도 지난해 매춘을 합법화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벨기에 의회는 공창을 합법화하는 법안을 준비중이며 이탈리아도 공창제 부활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루마니아 의회도 유사 법안의 입법을 놓고 논란중이며, 체코는 매춘면허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반면 스웨덴은 1999년 성을 사는 행위를 불법으로 규정, 최고 6개월 징역형에 처할 수 있도록 매춘법을 강화했다. lotus@seoul.co.kr
  • [열린세상] 형사소송법 개정안의 문제점/유중원 변호사

    현행 형사소송법은 반세기 전인 1954년에 제정,시행된 이래 지금까지 8차례에 걸쳐 극히 부분적인 개정만 이뤄졌을 뿐이다.그런데 참여정부 들어 법무부가 획기적인 개정안을 내놓았다.법무부는 피의자나 피고인의 인권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무려 50여개 조항을 개정하기로 확정하고 이 개정안을 이번 정기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개정안은 수사 또는 재판과정에서 피의자나 피고인의 인권과 방어권을 철저히 보장해 형사사법절차에 있어서 인권침해 소지를 근원적으로 차단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주요 개정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현행 긴급체포의 경우 그 시한이 획일적으로 48시간으로 규정돼 있는데 불필요한 구금을 조장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긴급체포 후 지체없이 구속영장을 청구하도록 하고,청구치 않을 경우 즉시 피의자를 석방하도록 했다.구속 전 모든 피의자는 필요적으로 법원의 영장실질심사를 받아야 하고,영장청구 단계부터 변호인 또는 국선변호인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또 지금까지는 검찰내규에 근거해 피의자가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받을 경우 수사에 방해되지 않은 범위에서 변호사가 신문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으나 이제는 이를 법으로 명문화했다.구속영장의 경우 영장이 기각되면 검사가,영장이 발부되면 피의자가 각각 준항고를 할 수 있으며,이때 준항고에 대한 재판은 상급법원에서 맡게 된다.다만 개정안은 수사기관에서 피의자를 신문할 때 증거인멸 등의 우려가 있을 때 변호인의 참여를 제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최근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는 검사가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피의자의 권리를 어떠한 명분으로도 제한하는 것은 위헌이라고 결정했으므로,이러한 헌재의 결정이 개정안에 충분히 반영되어야 할 것이다. 개정안을 보면 법무부가 피의자의 인권을 보장하고 수사과정에서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매우 고심한 흔적이 엿보인다.그러나 피의자의 인권보장도 좋고 법치국가에서 수사과정에서의 투명한 절차도 너무나 당연한 일이긴 하나,수사기관은 범죄사실을 제때 수사해 실체적 진실을 밝혀내고 범죄자는 반드시 처벌받게 하되 무고한 피의자는 그 혐의를 풀어주어야 마땅할 것이다.그러기 위해서는 피의자의 보호조치와 아울러 제대로 수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보완되어야 할 것이다.하지만 이번 개정안에서는 이러한 보완장치가 모두 빠져 있어 문제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법 개정으로 자백을 받아내기 위한 부당한 수사와 인권유린은 크게 줄어들겠지만 피의자의 허위진술이나 증거조작,묵비권 행사 등도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실체적 진실을 밝혀내기 위해서는 범죄사실과 관련있는 참고인의 수사기관 출석의무와 진실진술 의무가 대단히 중요하다. 선진국의 형소법 발달과정은 피고인 또는 피의자의 인권보장을 점진적으로 강화해온 역사라고 해도 무리가 아니다.그러나 선진국의 형소법은 동시에 범죄를 다스리고 국법질서 유지의 전제조건인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에도 결코 소홀히 하지 않았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은 주요 참고인을 구금할 수 있고(미 연방법 제18장 제3144조),프랑스는 수사기관의 소환에 응하지 않는 참고인에 대해 구인과 보호유치를 할 수 있으며,독일은 참고인에게 수사기관 소환에 응할 의무를 부과하면서 불응하면 벌금이나 질서벌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참고인의 허위 진술에 대해 미국에서는 형법상 범죄인 허위진술죄로,독일에서는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로 다스리고 있고(독일 형소법 제145조,제165조) 심지어 프랑스에서는 수사기관 면전에서 선서한 후 위증을 하면 위증죄로 처벌하고 있다(프랑스 형법 제434-13조 제1항). 일부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참고인의 인권보장이나 이 제도의 남용 가능성을 염려한 듯하나 모든 국민은 범죄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의무가 있다.그래야만 범죄의 피해로부터 자신을 보호받을 수 있다. 유중원 변호사
  • [열린세상] 푸르른 가을, 그리운 공동체/김정기 한양대 신문방송학 교수

    가을이다.하늘의 가을은 절실하게 푸르러서 순정한 무엇을 담고 있는 듯 더할 수 없이 맑다.한번 톡 쳐서 소리를 듣고 싶고,그 안을 들여다보고 싶다.지상의 가을은 결실의 계절이다. 봄과 여름의 지극한 공양을 받아온 감사함을 풍성한 수확으로 예비하고 있다.자연은 이처럼 장엄하고 정직하여 감동을 준다.이 푸른 가을날을 견딜 수 없어 시인은 노래하였던가.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저기 저기 저 가을 꽃자리/ 초록이 지쳐 단풍드는데/ 눈이 내리면 어이하리야/ 봄이 또 오면 어이 하리야/ 내가 죽고서 네가 산다면/네가 죽고서 내가 산다면/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서정주). 가을은 귀소의 계절이다.한가위가 휘영청 밝은 달과 함께 더도 덜도 없이 고향으로 이끄는 계절이다.고향! 그 얼마나 가슴 벅찬 설렘인가.우리의 시작이자 끝이라고 믿는 곳.고향에서 유년의 우리는 일진광풍을 일으켜서는 구름을 불러 타고 동에 번쩍,서에 번쩍 법석을 떠는 길동이었다.남학생은 총싸움,칼싸움으로 고향 율도국을 지키는 병사.여학생은 야무지게 치마를 부여잡고는 노래와 율동으로 고무줄을 출렁이는 요정이었다.생각만 해도 가슴을 치는 미열로 예쁜 흥분이 이는 곳.만남과 이별에 감격시대의 눈물도,아리랑 고개의 발병도 더이상 없는 시대에서 조우하는 이상한 두근거림.고향은 희·비극적인 내용과는 상관없이 아무리 과장해도 흉해지지 않는 시절과 언행들을 껴안고 있기 때문이리라. 가을의 고향은 선생님과 부모님이 함께 한다.이제 와 보면 빛날 것도 어두울 것도 없고,자랑스러울 것도 부끄러울 것도 없지만 한숨 같은 추억은 왜 이리 그리운 건지.제자를 잘못케 한 선생이 더 나쁘다며 자신을 때리라고 선생님이 들려주신 회초리와 우리들의 통곡.추상 같은 벌 뒤에는 용서와 더 큰 자애가 기다리고 있음을 우리는 알고 있었다.거지에게도 쟁반이나 개다리소반에라도 밥과 국을 올려놓던 부모님들. 선생님의 말씀은 세상에서 으뜸이고 부모도 따라야 한다고 가르쳤던 시절.우리의 선생님과 부모님들은 보이지도 않고 듣지도 못했던 이상한 곳에서 전학온 아이도 곧 한 가족처럼 되게 하는 요술쟁이였다.그들은 서로서로의 학연·지연·혈연의 차이를 열린 마음으로 대하게 했던 공동체의 전령사였다. 2004년 9월,이 가을에 그 시절이 그리운 것은 왜일까! 우리 사회가 서로 신뢰하는 하나의 공동체라고 하기 힘들 만큼 사분오열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정부시책을 둘러싼 전부 혹은 전무식의 찬성과 반대가 시국선언과 가두행진으로 이어지고 있다.찬성측과 반대측의 물리적 충돌을 막기 위해 수백수천의 경찰이 동원된다.국가보안법의 경우 국가의 기본이 뿌리 뽑히므로 손도 되어서는 안된다는 주장과 인권유린,국가 억압의 역사를 끝내기 위해서는 완전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핏대를 올린다. 일제시대를 포함하는 역사청산도 박정희라는 특정인을 대상으로 할 것인가에 대해 요설로 그 정신을 훼손해오다가 이제는 우리의 지난 과거 거의 모두를 대상으로 할 수 있는 식으로 진행되고 있다.엄정해도 혼란의 소지가 많을 수밖에 없는 과거 묻기를 집중과 선택의 기준도 없이,태생적으로 객관적일 수 없는 정치인들이 어떻게 조사할 수 있다는 것인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급기야 지난주에는 청와대 정책기획위원장과 국회예산정책처장이라는,행정부와 입법부를 대표하는 책임있는 자리의 최고위 경제전문가가 현 정부의 경제정책을 두고 ‘헌법에 명시된 자유민주주의(정치)와 시장경제체제(경제)라는 국가 정체성이 흔들리고 있다·없다.’로 논쟁을 벌였다.이쯤 되면 대한민국의 정체성에 대한 공방인 것이다. 논쟁은 다양하고 치열해야 한다.성역과 금기가 있어서는 아니 될 것이다.그러나 이런 백가쟁명 속에서도 우리사회 구성원의 공동체감 형성과 고양에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 쪽은 우선 정부와 여당이다.리더십의 부재는 네 탓이 아니고 내 탓이다. 김정기 한양대 신문방송학 교수
  • [사설] 성매매 근절 의지가 중요하다

    23일부터 성을 사고 파는 행위를 엄중히 처벌하는 성매매 알선 등 처벌법이 시행된다.윤락여성들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성매매 피해자 보호법도 발효된다.악의 구렁텅이에 빠진 성매매 여성들을 구조하고 폭력과 마약을 동원한 불법 매춘을 원천적으로 막기 위한 특별법이다.경찰은 시범적으로 한달 동안 대대적인 단속을 편다고 한다.처벌 규정이 약한 윤락행위방지법 아래에서 사실상 방치돼 왔던 성매매 행위에 정부가 철퇴를 가할 모양이다. 일부 국가에서는 공창을 두고 매춘을 합법화하고 있다.우리는 제도적으로 전면적인 매춘 금지국에 속한다.매춘의 합법화와 불법화는 장단점이 있지만 우리는 불법으로 규정하면서도 느슨한 단속으로 일정 부분 용인하는 듯한 태도를 취해왔다.특히 집창촌의 경우 필요악이라는 인식을 무시하지 못해 내버려 두다시피 했다.그러다 보니 성매매 여성에 대한 인권유린은 극에 달했고 온갖 퇴폐행위가 기승을 부렸다.성매매업의 시장규모가 연간 24조원이라는 부끄러운 기록도 갖게 됐다. 새 법은 인신매매 같은 수단으로 성매매를 강요하거나 알선하는 행위를 엄히 다스리고 있다.이른바 선불금을 인정하지 않고 불법 성매매로 획득한 재산을 전액 몰수하는 것은 획기적이다.그러나 실효를 거두려면 단속 의지가 중요하다.단속 경찰이 뇌물이나 심지어 성상납을 받으며 윤락업주와 한통속이 돼 불법을 눈감아 주는 일들이 비일비재했었다.이런 유착 관계가 있는 한 아무리 엄한 법률도 소용없다.새 법의 시행을 계기로 경찰은 강한 의지를 갖고 여성들을 강제로 불법 성매매에 빠뜨리는 포주나 폭력조직을 엄단하기 바란다.
  • 이회창 “121명 사퇴의지로” 朴대표에 훈수

    이회창 “121명 사퇴의지로” 朴대표에 훈수

    ‘121명 전원의 의원직 사퇴.’ 한나라당 이회창 전 총재가 21일 서울 옥인동 자택을 예방한 박근혜 대표에게 ‘초강수’를 훈수했다.국가 정체성,과거사,수도이전 문제 등 정국 현안이 주제였다. 이 전 총재는 “국가 정체성 현안들은 그게 만일 제대로 안됐을 때 박 대표 개인이 책임질 문제를 넘어서 보다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그리고 “한나라당 소속 국회의원 121명 전원이 의원직을 사퇴하고 국회를 떠나겠다는 결연한 의지와 각오를 국민에게 보이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배수진’을 주문했다. 국가보안법 개폐 논란에 대해서는 박 대표가 말문을 먼저 열었다.박 대표는 “폐지는 안 되지만 문제되는 부분은 고칠 수 있다는 게 변함없는 입장”이라고 선을 긋고 들어갔다.이어 “기분 나쁘다고 법 이름을 바꾼다는 것은 말이 안 되지만 접점을 찾기 위해 논의해볼 수 있다.”고 전날의 전향적인 발언을 재확인했다. 이에 이 전 총재는 “국보법은 아직 폐지할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그 이유에 대해선 “북한이 갖고 있는 양면성 관계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면서 “북한은 대화 협력해야 할 상대인 동시에 적대관계의 상대방”이라고 설명했다.그러면서 대법관을 지낸 법조인 출신답게 법 논리를 펼쳤다.그는 “과거 국보법이 남용·악용돼 인권 유린 사례가 없지 않았지만 국보법 자체는 인권유린 목적이 아니라 체제와 기본적 가치를 보존하기 위한 법”이라며 “남용·악용한 사람이 나쁘지,남용된 법 자체를 폐지하자는 것은 법의 본질을 모르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박대출기자 dc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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