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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한 책 북녘서도 나온다

    |베이징 이지운특파원|남한의 책이 북한에서도 정식 출간될 것으로 보인다. 남한의 장기수 출신 통일운동가 최선웅(64)씨는 14일 베이징 시내 한 호텔에서 북한의 국가출판국 관계자 등 북측 인사 3명과 만나 자신의 작품 4권에 대한 출판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국제관례 따라 인세 지불 최씨에 따르면 북측과 두 차례에 걸친 접촉을 통해 계약내용에 합의, 중국측 대리인을 통해 계약서에 서명했다. 정식 출판 계약은 조만간 평양에서 체결되며, 책은 이로부터 2개월 뒤에 출간돼 첫선을 보일 예정이다. 북측의 평양출판사는 매권당 초판 5000부씩 찍고 인세는 국제관례(판매가격의 3%)에 따라 저자에게 지불하기로 했다. 북한에서 출판될 최씨의 작품은 2003년 남한의 ‘책 만드는 공장’에서 출간한 자전 소설 ‘해 뜨면 돌아가리라’와 단편소설과 수필 등을 묶은 ‘통일열차가 곧 출발합니다’, 평론집 ‘천기를 움직이는 사람들’ 등이다. 새로 엮은 시집 ‘우주 바깥에서 좁쌀만한 지구를 보다’도 포함됐다. 북한측은 앞서 2003년부터 2차례에 걸쳐 평양민족출판사를 통해 최씨에게 팩시밀리 전문을 보내 최씨의 저서 3권의 출간 의사를 전해왔으나 남한 당국의 불허로 미뤄져 오다 지난해 광복절을 기해 통일부가 전격 승인하면서 출판계약이 추진됐다.●국가보안법 위반으로 21년 복역 최씨는 1967년 일본을 통해 북한을 방문해 7개월간 머물면서 사회민주주의청년연합 활동을 한 혐의로 10년간 수감생활을 했다. 출소 이후에도 특별사동의 장기수들에 대한 인권유린을 고발하는 책을 쓰려다 발각돼 1986년 재수감된 뒤 1996년 출소하는 등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21년을 복역했다.jj@seoul.co.kr
  • ‘전설의 쌍둥이 게릴라’ 기억하나요

    2000년 미얀마 정글에서 찍은 한 장의 사진은 전 세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군복을 입은 채 궐련을 입에 문 당찬 표정의 소년과 금방이라도 울 듯한 또 다른 소년. 전설의 ‘쌍둥이 게릴라’인 루터와 조니 흐투 형제였다. 그들은 미얀마 군사정부와 맞서 싸우는 반군조직 ‘신의 군대’의 영웅이었다. 아홉살 때부터 총을 들고 전투를 벌인 소년들. 어리기만 했던 루터와 조니의 모습은 폭력과 인권유린으로 고통받는 소년 병사들의 현실을 돌아보게 했다. 그로부터 6년이 지난 현재…. 영국 텔레그래프와 AP통신 등은 27일 쌍둥이 형제 중 한 명인 조니가 미얀마 정부군에 항복했다고 보도했다. 올해 18세가 된 조니는 동료 8명과 함께 이달 초 태국 난민캠프를 빠져 나왔다. 지난 17일과 19일 두 팀으로 나눠 미얀마 군부에 무기를 반납하고 항복했다.현지 언론은 “조니가 ‘가족·친지들과 평화롭게 살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고 전했다. 또 다른 형제 루터의 행방은 알려지지 않았다. 미얀마 군부는 기독교계 소수민족인 카렌족을 오랫동안 박해했다. 인종청소라는 명목으로 학살도 자행했다. 쌍둥이는 카렌족의 한 무장단체에서 총을 나르던 소년병이었다.1997년 고향 마을이 미얀마군의 공격으로 쑥대밭이 되면서 소년들은 러시아제 AK47 소총을 들었다. 아홉 살이었다. 이후 쌍둥이는 ‘총알도 피하는 신적인 존재’로 추앙받으면서 ‘신의 군대’를 지휘했다. 연전연승이었다. 조직원은 한때 700명으로 늘었다. 음악을 좋아한 조니는 언론에 “총을 들 때면 조국을 위해 죽을 준비가 된 전사가 되지만 기타를 치면 너무 기분이 좋다.”며 철부지 소년의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쌍둥이는 2000년 태국 라차부리 병원에서 대규모 인질극을 벌이다 동료 게릴라 10명이 사살된 후 이듬해 1월 태국군에 생포됐다.이후 ‘신의 군대’도 거의 소멸됐다. 텔레그래프는 2년 전 루터가 난민캠프에서 결혼해 아이 아빠가 됐다는 게 이들 형제의 마지막 소식이었다고 전했다.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김영남 “납치도 자진월북도 아니다”

    김영남 “납치도 자진월북도 아니다”

    28년전 납북된 것으로 알려졌던 김영남씨는 29일 납북도, 자진월북도 아닌 돌발적 입북이라고 주장했다. 첫째 부인 요코다 메구미는 우울증을 앓다가 1994년 병원에서 자살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일본측이 주장하는 메구미 생존설을 강하게 부인하면서 불순한 정치적 목적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김씨는 이날 금강산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고교 1학년때 해수욕장에 놀러갔다가 선배들한테 폭행을 당한 뒤 잠시 몸을 피하기 위해 해수욕장 인근에 있던 나무쪽배를 탔다가 망망대해로 흘러간 뒤 북측 선박의 구조를 받아 북으로 가게 됐다.”면서 납북 의혹을 부인했다. 김씨의 이같은 주장은 김씨를 납치했다는 간첩 김광현씨의 증언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김영남씨는 메구미가 어릴 때 사고를 당해 머리가 아프다고 했고, 우울증에 의한 정신분열을 앓았으며, 여러번 자살 시도 끝에 1994년 4월13일 병원에서 자살했다고 밝혔다. 일본은 2004년 전달받은 메구미의 유골이 DNA 검사결과 가짜라면서 메구미의 생존가능성을 제기해 왔다. 그는 “(2004년 11월 평양에서)일본측 단장은 (메구미의) 유골을 받으면서 나에게 직접 받았다는 것과 메구미 부모에게 전달하고 공표하지 않는다는 자필확인서를 남겼다.”면서 그런데도 유골이 가짜라는 주장을 하는 것은 나와 메구미에 대한 모욕이고 참을 수 없는 인권유린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그들이 하는 소리는 나를 전면에 놓고 북을 반대하는 불순한 정치적 목적 달성의 수단으로 대응하려고 한다고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금강산 공동취재단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사설] 철저히 밝혀야 할 검사 가혹행위 의혹

    국가는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가장 소중한 가치이기 때문이다. 특히 국민의 생명은 그 어느 것보다 소중하다 하겠다.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만큼 국가라는 우산 아래 두는 것은 당연하다. 헌법 제12조는 “모든 국민은 신체의 자유를 가지며 누구든지 법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체포·구속·압수·수색 또는 심문을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개인의 자유로운 활동을 보장하기 위함에 다름 아니다. 검찰은 국가의 최고 권력기관이다. 따라서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는 데 최후의 보루가 되어야 함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다. 검찰의 기소편의주의를 인정하는 것 역시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이는 달리 말해 수사과정에서 인권유린 등이 없도록 해야 한다는 주문이기도 하다. 그러한 검찰에 일반 시민이 가혹행위를 당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국가인권위원회는 엊그제 현직 검사와 전·현직 검찰수사관 2명을 검찰총장에게 고발했다. 인천지검에 근무했던 이들이 최모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불법 감금 및 가혹행위를 한 점이 인정된다는 게 이유다. 최씨는 후유증 때문에 뇌출혈로 쓰러져 수술을 받은 뒤 장애를 겪고 있다고 하니 더욱 안타깝다. 사건 관련자의 혐의를 밝히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 같다. 우선 4년 이상 지나 입증이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당사자들도 부인할 게 틀림없다. 그러나 우리는 인권위가 진정을 받고 1년여 동안 조사를 벌인 끝에 내린 결정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대검 감찰부가 수사에 나선 만큼 진위가 가려질 것으로 본다. 또 다시 제식구 감싸기를 하면 안 된다. 혐의가 드러나면 사법처리를 주저하지 말라.
  • 학교는 난장판

    전국에서 교권침해 사건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전남북 일부 학교에서 집단체벌, 학내분규 등 말썽이 계속되고 있다. 전북 익산 Y고의 Y(40)교사가 스승의 날 교내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학생들에게 집단체벌을 가했다.Y교사는 지난 16일 점심시간에 2학년5반과 4반 학생 38명을 운동장으로 집합시켜 엎드려 뻗쳐를 시킨 후 죽도로 엉덩이를 5대씩 때렸다. 맞은 학생들은 모두 여학생이다. 이는 교사가 죽도로 엉덩이를 내려치는 체벌장면을 학생들이 휴대전화 동영상으로 찍어 유포시키면서 알려졌다. 학생들은 유 교사가 폭언과 함께 엉덩이를 때려 엄청난 수치심을 느꼈고 멍이 들었다며 적절한 조치를 호소하고 있다. 유 교사는 “스승의 날 행사는 등교일이어서 참석해야 하는 행사이기 때문에 불참학생들을 적어오라 했지만 부실하게 적어와 교육적 차원에서 부득이하게 단체체벌을 가했다.”면서 “맞은 학생들에게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도교육청은 원칙적으로 체벌을 금지하고 있다. 전북 K고 3학년1반 학생 20여명은 22일 오전 영어교과 교사 교체를 요구하며 단체로 수업을 거부했다. 학생들은 지난달까지 담임이었던 S교사가 영어수업을 하려 했으나 어학실에서 학급회의를 갖고 교사 교체를 요구했다. 이는 담임인 이 교사가 지난 11일 학교 홈페이지에 학급에서 발생한 집단 괴롭힘 사건에 대해 학교측의 조치가 미흡했다고 비판하면서 불거졌다. 이 교사는 같은 반 학생 2명이 한명의 코에 휴지를 말아 집어넣고 휴대전화로 촬영하는 등 인권유린행위를 자행했으나 학교측이 안일하게 대처했다고 주장했다. 이 학교 사태는 동료교사간 맞고소로 이어졌다. 이 학교 Y교사와 K교사는 S교사의 담임교체 문제에 대해 말다툼을 벌이다 서로 김제경찰서에 맞고소했다.S교사는 지난 4일 학교폭력사건에 책임을 지고 진학부장과 담임보직 사의를 표명했다. 한편 이 과정에서 학교운영위원장 P씨가 지난 19일 41명의 교사 전체를 모아놓고 질책하면서 “심교사는 옷을 벗어라.”고 발언, 교권침해 논란을 빚고 있다. 23일 여수 J여고 학생들과 학부모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이 학교 K교사가 디자인실에서 4교시 사진수업을 받던 3학년8반 학생 33명 가운데 7명을 교실안에 감금한 채 교실 문을 잠그고 나가버렸다. 감금당한 학생들은 점심시간이 지나도록 K교사가 문을 열어주지 않자 20여분 만에 안쪽에서 잠긴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오려다 K교사에게 들켜 교무실 복도에서 벌을 받았다.K교사는 이후 학생들과 동료 교사들에게 사과를 하고 사유서와 각서를 제출했다.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정부 ‘美, 北인권카드’ 후폭풍 우려

    “어제 오늘 일이 아니고, 인도적 사항이므로 6자회담에 특별히 영향을 미치지 않아야 한다.”(8일 청와대 고위 관계자) 미국이 동남아에 머물던 탈북자 6명을 난민으로 전격 수용한 데 따른 여진 차단에 정부가 부심하고 있다.조지 부시 미 대통령이 탈북자 김한미(6)양 가족을 백악관으로 초청한 데 이어 이번 조치는 미국의 대북 인권카드 본격 가동이란 점에서 6자회담 등 한반도 상황을 더욱 얼어붙게 할 우려가 있다.마카오 은행에 대한 금융제재 해제를 6자회담 복귀의 전제조건으로 내걸고 있는 북한은 미국의 대북 인권압박 카드를 ‘체제흔들기’로 규정짓고 강하게 반발할 가능성이 높다. 청와대를 비롯, 정부 당국자들이 “6자회담에 영향을 줘선 안된다.”면서 “첫 테이프를 끊긴 했으나 탈북자를 제한된 규모로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반응하는 것은 파장 최소화와 함께 북한에 보내는 메시지의 측면이 강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민 수용에 따른 후폭풍은 불가피해 보인다.탈북자들이 다음주 쯤 기자회견을 통해 북한의 실상과 중국에서의 인권유린을 폭로할 것이고 이는 한동안 미국 인권 단체나 정치권의 대북 정책 메뉴로 활용될 것이기 때문이다. 미·중 관계도 예민해 질 개연성이 높다. 미국의 탈북자 수용이 물꼬는 트였지만 계속될지는 미지수다. 이번의 경우 샘 브라운백 의원 등 미국의 정치인들과 탈북지원단체(천기원 목사),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이 상징적으로 기획한 ‘작품’이다.그러나 테러 우려 등을 이유로 대량의 탈북 난민을 받아들이는데 미국내 여론이 갈려있고, 탈북자들이 정서적으로 미국행을 선택하기가 쉽지 않다는 현실적인 점 때문이다.박홍기 김수정기자 hkpark@seoul.co.kr
  • [마이너리티 리포트] (6)외국인 이주노동자

    [마이너리티 리포트] (6)외국인 이주노동자

    저는 올해 서른다섯살 된 이주노동자입니다. 베트남 하노이에서 왔죠. 이름은…, 그냥 퐁(Pong)이라고만 할게요. 불법체류자여서 그런 거니까 이해해 주세요. 산업연수생으로 합법적으로 왔는데 3년이란 체류 허가기간이 지나 버렸어요. 불안한 생활을 하고는 있지만 제 꿈을 위해 좀더 많은 돈을 여기에서 벌어야 해요. 오늘은 제 얘기보다는 동생들의 딱한 사정을 말해 볼까 해요. 아이들의 이름은 홍(24·Ha Van Hung)과 콩(21·Nguyen Thanh Cong). 친동생은 아니지만 같은 하노이 출신으로, 서로 의지하며 살려고 의형제를 맺었죠. 동생들은 저와 달리 산업연수생으로 들어온 지 얼마 안되는 합법 체류자입니다. 홍의 아버지는 택시운전사, 콩의 아버지는 의사예요. 베트남에 돌아가서도 한국에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는 꿈을 지닌 평범한 젊은이들입니다. 지난달 말이었습니다. 함께 플라스틱 사출성형업체에서 일하는 홍과 콩이 “큰일났다.”고 사색이 돼서 달려 왔습니다.“형, 우리 추방당하게 생겼어. 사장이 우릴 쫓아내서 불법체류자가 됐대.”그들의 인생이 걸린 문제였습니다. 빚을 내 인력송출회사에 500만원 이상 주고 한국에 온 것인데. 저 자신이 불법체류자라는 사실도 잊은 채 도움을 구하기 위해 무작정 한국이주노동자인권센터로 달려 갔습니다. ●“저질 인간쓰레기야.” “홍과 콩은 인간쓰레기예요. 온갖 이유를 만들어 이 회사 저 회사 전전하면서 한국기업에 피해를 주는 악질 철새들이에요. 쓰레기들은 출국시켜야 한다니까요.” 고용안정센터의 외국인담당 공무원은 동생들의 사정을 설명하고 도와주러 찾아간 인권센터의 활동가 선생님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이게 외국인 노동자 담당 공무원이 할 소리입니까. 법규는 바뀌었지만 일선에 있는 공무원들은 철저히 사장님들의 대변인 노릇을 합니다. 실상은 이랬습니다. 동생들은 평일은 물론 토요일에도 규정된 시간을 넘겨 1시간 이상 잔업을 했습니다. 물론 초과근무 수당 같은 것은 없습니다. 그래도 어떻게 합니까. 합법체류자라고 해도 매년 근로계약을 갱신해야 하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죠. 문제는 토요일이었어요. 저녁 7시까지 일을 했는데 사장이 잔업을 더 하라고 시킨 모양입니다. 분노가 폭발한 베트남 노동자 6명이 전원 잔업을 거부했는데 이 일로 사장의 눈 밖에 났죠. 회사는 고용안정센터에 동생들이 지시를 어기고 멋대로 일하기를 거부했다며 계약해지를 통보하고 강제출국 조치를 요청했습니다. 서류에는 ‘이유 없는 작업 거부자로 추방’이라고 기록돼 있었습니다. 회사가 ‘허위보고’를 했지만 고용안정센터에서는 사실 확인도 없이 일방적으로 일을 처리해 버린 겁니다. ●“법이 변했다고요. 현실은 변한 게 없어요.” 다행히 우리를 위해 애써줬던 그 인권센터 선생님 덕분에 동생들은 추방 대신 사업장 변경 조치를 받았습니다. 정말 운이 좋았죠. 살인적인 야근에 잔업을 하다가도 사장에게 잘못 보여 출국당하는 친구들이 적지 않거든요. 외국인도 노동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은 법률책에만 나오는 얘기일 뿐이죠. 동남아시아 같은 데서 온 사람들은 주말이건 휴일이건 시키면 시키는 대로, 군말 없이 일만 해야 한다고 대부분 사장님들은 생각하는 것 같아요. 합법적인 신분인 제 동생들이 이럴진대 저 같은 불법 이주노동자들은 오죽할까요. 열심히 일해도 임금을 떼이기 일쑤고 추방을 각오하지 않는 한 두드려 맞아도 꾹 참는 수밖에 없습니다. 성폭력에 시달리는 여자 이주노동자들도 적지 않습니다. 한국 회사들이 우리를 쓰는 것은 당연히 임금이 싸기 때문이겠죠. 하지만 우리는 사람이지 기계나 노예는 아닙니다. 한국 사람들도 예전엔 우리처럼 외국에 나가서 일을 했다고 들었습니다. 한번만 입장을 바꿔서 생각을 해 보시면 어떨까요. ●만(萬)자 돌림 삼형제의 소망 얼마 전 저희 삼형제는 그 고마운 인권센터 선생님한테서 한국이름을 얻었어요. 저는 만수, 한자로는 ‘萬壽’로 쓰지요. 오래 살라고 지어 주셨어요. 홍은 ‘오랫동안 변치 말라.’고 만석(萬石), 콩은 ‘오랫동안 이곳에 터잡고 살라.’고 만기(萬基)예요. 늘 느끼는 것이지만 한국에는 좋은 분들도 많습니다. 동생들은 새로 들어간 공장에서 이름 덕을 많이 본다고 하네요. 같이 일하는 한국 아주머니들이 친근하게 “만석아.”“만기야.” 하고 불러 준다며 좋아하더군요. 저희 삼형제는 이제 함께 삽니다. 한달에 70만원이 조금 넘는 임금으로 주말에 외식 한 번, 영화 관람 한 번 할 수 없는 처지이지만 각자 꿈을 키우며 살고 있습니다. 언제까지 한국에서 일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동생들과 함께 좋은 기억을 안고 한국을 떠나고 싶습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피해신고 꺼리다 불익만 키워” 이주노동자들과 관련 인권단체, 민주노동당 등의 ‘노동허가제’ 도입 등 주장에 정부는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노동부 외국인력고용팀 이상근 사무관을 통해 정부의 입장을 들어봤다. 이 사무관은 “고용허가제는 불법과 합법 여부를 불문하고 외국인 근로자의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면서 “현재 국내 노동시장을 고려할 때 민노당 등이 입법을 추진하고 있는 ‘노동허가제’는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그는 “고용허가제를 통해 외국인 근로자들이 합법적 신분으로 당당하게 일할 수 있도록 한 덕에 실제로 외국인근로자 인권유린과 근로자들의 사업장 이탈 등 부작용이 뚜렷하게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 나타나고 있는 잔업 강요와 수당 미지급 등에 대해서는 “고용안정센터나 노동부 근로감독관에 신고하는 것만으로 고용주가 불이익을 받을 수 있지만 실제 신고율은 적은 것으로 안다.”면서 “외국인 근로자들 사이에 정부에 대한 불신이 남아 있어서 그런 것 같은데, 이런 것들이 스스로 더 불리한 결과를 가져오게 만든다.”고 말했다. 이 사무관은 “체불임금이나 노동착취 등 문제가 지속적으로 불거지는 것은 이주노동자의 인권은 물론 국가신인도와 관련이 있는 만큼 문제가 많은 산업연수생제는 예정대로 2007년 폐지할 것”이라면서 “고용허가제로 제도가 일원화되면 부작용이 충분히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전문가에 듣는 ‘독소조항’ 국내 이주노동자들은 ‘산업연수생제’와 ‘고용허가제’ 등 두가지 제도를 통해 들어오고 있다. 그러나 두 제도 모두 인권침해 등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며 이주노동자 인권단체와 민주노동당은 대대적인 제도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1993년 11월 처음 시행돼 내년 1월 사라지는 산업연수생제는 출발부터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무엇보다도 현지의 민간송출기관이 노동자들을 모아 한국에 보내다 보니 브로커를 통한 수백만원대의 돈거래가 기승을 부리는 등 온갖 비리가 만연했다. 또 이주노동자에 대한 교육을 명분으로 저임금과 인권유린이 심하게 일어나 상당수 노동자들이 사업장에서 이탈, 불법체류자가 됐다. 이주노동자의 인권을 보호하고 국내 고용을 보장한다는 취지로 2004월 8월 시작된 고용허가제에도 개선해야 할 대목이 많다는 지적이다. 현재 고용허가제에서는 ▲회사가 망했을 때 ▲장기간 또는 극심하게 임금이 체불됐을 때 ▲심각한 인권유린과 고용계약 위반이 확인됐을 때에만 사업장을 바꿀 수 있게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외국인이주노동자대책협의회 우삼열 사무국장은 “임금의 20% 이상이 지급되지 않아야 심각한 계약위반에 해당한다고 정해놓는 등 황당한 규정이 많다. 이는 이주노동자들의 사업장 이동을 실질적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기본 계약기간 3년에 1년 단위로 계약을 갱신하게 한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안산외국인노동자센터 박천응 목사는 “1년 단위로 계약을 연장해야 되기 때문에 이주노동자들은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사업주에게 아무런 항의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관련단체들과 민주노동당은 개선안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국내 거주 외국인이 인구의 1%를 넘어선 시점에서 이주노동자의 노동권이 보장돼야 한다는 취지다. 이들은 ‘노동허가제’ 실시를 한 목소리로 요구한다. 고용허가제와 노동허가제를 병행하는 싱가포르처럼 이주노동자들에게 노동허가증을 제공해 그들 스스로 일자리를 고를 수 있게 하라는 것이다. 한국이주노동자인권센터 최현모 사무국장은 “혈통주의에 따른 편협된 사고로 이주노동자들을 값싼 노동력으로만 취급하는 우리의 의식구조를 바꾸는 게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민주노동당은 오는 6월 ‘외국인근로자 고용 및 기본권 보장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노동허가제 시행이 핵심으로 ▲사업장 이동의 자유 보장 ▲일반 노동허가와 특별 고용허가 이원화 ▲10년 만기 노동비자 발급 등 내용을 담고 있다. 민노당 홍원표 연구원은 “사업주와 내국인 노동자, 외국인 노동자 등 이해 당사자들이 노사정위원회 형식으로 참여하는 기구를 만들어 실질적인 이주노동권 개선을 논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사망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사망

    |파리 함혜리특파원·서울 임병선기자|‘발칸의 도살자’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발칸반도가 다시 술렁이고 있다.‘정의의 심판대’에서 전쟁과 학살의 진실을 밝히기도 전에 돌연사로 숱한 비밀과 진실을 덮고 생을 마감했다. 국제유고전범재판소(ICTY)가 운영하던 네덜란드 헤이그의 감옥에서 11일 오전(현지시간)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된 슬로보단 밀로셰비치(64) 전 유고슬라비아 대통령은 지난 2002년부터 전쟁범죄와 인권유린 등 66가지 혐의로 재판을 받아 왔다. 그는 대(大)세르비아 건설을 주창하며 크로아티아전쟁(1991∼95년)과 보스니아 내전(1992∼95년)을 일으켰던 주범이며 보스니아의 7000여 이슬람 교도 학살과 알바니아계 코소보 주민 1만명 이상에 대한 ‘인종청소’를 명령한 냉혈한이었다. ●독살설 규명 위해 곧바로 부검 ICTY는 이날 성명을 내고 밀로셰비치가 감방 침대에서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으며 자연사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유족과 변호인은 “밀로셰비치가 사망 전 자신을 독살하려는 음모가 있었다고 주장했다.”며 모스크바에서 시체 부검을 실시할 것을 요청했다. 생전에도 밀로셰비치는 고혈압과 심장질환 등을 호소했고 이로 인해 재판이 수차례 중단됐다.ICTY는 지난달 지병 치료를 위해 가족들이 있는 모스크바로 보내 달라는 밀로셰비치의 청원을 거부한 바 있다. 이 때문에 미망인 미라야나 마르코비치와 형 보리슬라프는 “ICTY가 그를 살해했다. 책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망 전날 독살우려 편지 썼다 밀로셰비치의 변호사 젠코 토마노비치는 12일 밀로셰비치가 사망 전날 자신에 대한 독살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면서 도움을 요청하는 편지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에게 썼다고 주장했다. 토마노비치는 이날 헤이그 국제유고전범재판소 앞에서 이같은 내용이 담긴 밀로셰비치의 6쪽짜리 자필 편지 사본을 기자들에게 공개하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러시아 외무부도 이날 성명을 내고 “재판소가 모스크바 방문을 거부하는 바람에 그를 죽음으로 내몰았다.”고 가세했다. 러시아는 그의 인종청소를 지원했으며 1999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코소보 무력 개입에도 반대하는 등 밀월 관계를 유지했다. 그러나 ICTY는 유족의 요구를 묵살한 채 12일 네덜란드 법의학연구소에서 독일 법의학연구소(NFI) 주도로 세르비아 의료진도 배석시킨 상태에서 시체 부검과 독극물 검사를 진행했다. ●“인과응보” “정의의 심판 물 건너가” 엇갈려 희생자 유족들은 “끝나지 않은 재판으로 인해 인류의 비극이 역사의 뒤로 사라지게 됐다.”면서 “수많은 이를 희생시킨 전범에게 신이 심판을 내린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의 한 간부는 논평에서 “희생자 유족에겐 좌절이며 정의엔 역행”이라고 평했다. 스티페 메시치 크로아티아 대통령은 “그가 재판 말미에 선고를 받지도 않은 채 죽은 것은 유감”이라고 개탄했다. 고국 세르비아에서도 동정어린 애도와 증오의 표출 등 극단적인 반응으로 엇갈렸다고 BBC는 전했다. 유엔 대사를 지낸 리처드 홀브룩은 “서구에서 나만큼 밀로셰비치를 잘 아는 이는 없다.”며 “그를 위해 한 방울의 눈물도 흘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의 죽음은 세르비아와의 ‘느슨한 국가연합’으로부터의 독립을 결정하는 5월21일 몬테네그로 주민투표와 현재 진행 중인 코소보(알바니아계) 지위 협상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1992년 옛 유고연방에서 독립한 슬로베니아와 크로아티아, 보스니아, 마케도니아는 물론 알바니아와 유럽연합(EU)까지 우려 속에서 사태의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 lotus@seoul.co.kr
  • [씨줄날줄] 문명의 동맹/육철수 논설위원

    프랭크 보만은 1968년 12월21일 아폴로 8호를 타고 달에 날아가 궤도비행을 수행한 미국의 우주비행사다. 그가 쓴 ‘달 여행’이란 수필을 보면 달에서 바라본 지구의 모습은 자못 의미심장하다.“저토록 작은 원반(圓盤)이 그렇게 많은 문제와 좌절을 담고 있다는 걸 믿기 어려웠다. 냉혹한 국익, 기아, 전쟁, 질병은 그 먼 곳에선 보이지 않았다.……지구는 정말이지 ‘하나의 세계(One world)’였다.” 보만이 우주공간에서 본 원반형 지구에는 실상 갖가지 피부색과 문화, 종교, 언어를 가진 65억명의 인구가 살고 있다. 또 그로 인한 전쟁과 갈등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탓에 인명살상과 인권유린이 아무렇지도 않게 저질러지는 땅이기도 하다. 매혹적일 정도로 푸르고 아름다운 ‘하나의 세계’는 그저 지구를 떠났을 때의 감상에 불과한 것인가. 걸프전(1991년) 이후 9·11테러(2001년), 이라크 전쟁(2002년), 스페인 열차테러(2004년), 런던테러(2005년), 마호메트 만평파문(2006년) 등으로 이어지는 사태는 서구와 이슬람의 문명충돌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테러는 전쟁을 부르고 살상은 살상을, 폭력은 폭력을 끌어들이는 악순환만 낳을 뿐이다. 문명을 거론하기 조차 부끄러운 야만의 시대라고나 할까. 세계가 어지럽게 돌아가는 이 시기에,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이 제안한 ‘문명의 동맹’에 대한 최종안이 최근 카타르 도하 회의에서 도출됐다는 뉴스는 듣던 중 반갑다. 문명동맹은 아난 총장이 지난해 7월 런던테러 직후 제안했다. 동맹을 통해 이슬람과 서구의 상호이해를 증진시키며 편견과 오해, 극단주의를 극복해 보자는 게 골자다. 동맹 추진에는 이슬람과 서구문명이 공존하는 스페인(기독교 문명권)과 터키(이슬람 문명권)가 적극 나서 고무적이다. 최종안은 유엔총회에 상정돼 올해 말쯤 공동성명으로 채택될 예정이라고 한다. 문명공존론을 내세운 하랄트 뮐러의 조언대로, 서구는 개방적 자세로 다른 문명을 더 배우고 공존의 지혜를 얻었으면 좋겠다. 야만의 시대를 끝내고 진정한 ‘하나의 세계’를 향한 이번 행진에 서방과 이슬람권 국가들의 호응과 동참을 기대한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유엔 “관타나모 폐쇄하라”

    |파리 함혜리특파원|유엔인권위원회(CHR)가 임명한 인권 특별보고관 5명은 16일(현지시간) 인권유린 논란이 일고 있는 미국 관타나모 해군기지의 테러용의자 수용소를 즉각 폐쇄할 것을 촉구했다. 또 수감자들을 적법한 사법 절차에 넘기거나 석방할 것도 촉구했다. 유럽의회도 이날 미국에 대해 관타나모 수용소의 폐쇄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인권위가 제기한 수감자 인권유린 주장을 부인하면서 수용소 폐쇄 요구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인권위 보고관들은 성명에서 “수감자들에 대한 지속적인 인신 구속은 자의적 구금에 해당하며 미국 행정부가 재판관과 검사, 변호사로서 행동하는 것은 수감자들이 공정한 재판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권 보고관들의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 요구와 관련, 스콧 매클렐런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군은 수감자들을 인간적으로 대우하고 있다.”면서 “관타나모 수감자들은 위험한 테러리스트들이며 이들에 대한 미국의 정책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타나모 수용소는 지난 2001년 1월 이후 아프가니스탄 등지에서 테러용의자로 체포된 500여명을 재판 없이 구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lotus@seoul.co.kr
  • 후세인 단식 투쟁

    인권유린 및 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이 재판부의 강제출석 요구에 항의해 단식투쟁에 들어갔다고 AP통신이 14일 보도했다. 후세인은 이날 자신이 3일째 아무 것도 먹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통치시절 각료를 역임했던 세명의 피고인들도 함께 단식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취조관들도 이들이 식사를 거부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라우프 라시드 압델 라흐만 주심판사가 불공정한 재판을 진행할 수 있다는 이유로 교체를 요구하며 피고인들이 출정을 거부하자 13일 속개된 재판부터 강제 출석시키고 있다. 단식투쟁은 후세인을 지지하는 수니파 저항세력들 사이에서 이들에 대한 동정론을 확산시켜 새 정부 출범을 앞둔 이라크의 혼란을 부채질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92개 여성단체 “난자 의혹규명, 관련자 처벌을”

    92개 여성단체 “난자 의혹규명, 관련자 처벌을”

    황우석 교수팀의 배아줄기세포 원천기술 존재 여부와 상관없이 난자 채취 과정의 불법성을 규명하고 국가적 배상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여성민우회·여성환경연대·대한YWCA연합회 등 전국 92개 여성단체는 4일 오전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 환경재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난자 문제는 여성의 인권과 직결된다.”고 규정한 뒤 “난자채취 과정에서 발생한 여성인권 유린에 대해 철저히 규명하고 관련자를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현재의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만으로는 난자와 배아관리 실태를 파악하기 힘들다.”면서 “난자의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 ‘인공수정에 관한 법률’(가칭)을 제정하라.”고 요구했다. 여성환경연대 김상희 대표는 “여성의 몸에서 난자를 채취하는 것은 인권유린은 물론 시술과정의 위험성도 안고 있다.”면서 “여성단체에서 파악한 바로는 난자를 제공한 여성의 20%가 직장생활을 못할 정도로 후유증을 앓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여성민우회 유경희 대표도 “우리나라는 체외수정에 쓰인 난자와 남은 난자, 폐기된 난자의 개수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난자 관리 시스템을 국가에서 철저히 제어할 수 있도록 법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후세인 “교수형보다 총살형 원해”

    “나는 군 통수권자다. 군인답게 명예로운 죽음을 맞고 싶다.” 인권유린 및 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이 최근 변호인과 만난 자리에서 만약 사형을 선고받는다면 교수형보다는 총살형을 원한다는 심경을 밝혔다고 워싱턴 타임스가 3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후세인은 지난달 7일 사형 선고 가능성을 언급하며 대책을 묻는 변호인단의 이심 가자위 변호사에게 “이라크의 대통령이자 군 최고 통수권자로서 교수대보다는 군인들 총에 맞아 죽는 것이 정당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바그다드 법원 지하의 피고인 대기실에서 마련된 접견에는 미국 법무장관 출신인 램지 클라크 변호사도 동석했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2005 핫이슈&인물] (6)끝 북한인권

    ‘북한 인권’이란 단어의 올해 뉴스 출현 빈도는 북·미 관계의 기상도에 따라 좌우됐다. 북·미 갈등이 소강상태일 때 북한 인권은 그다지 큰 이슈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북·미관계가 조금이라도 험악해질 만하면 어김없이 북한 인권이 먹구름 같은 모습으로 뉴스에 등장하곤 했다. 올초 북한 인권에 대해 직접적인 언행을 자제하던 미국 정부는 북한의 6자회담 복귀 거부 1주년이 임박한 6월을 전후해서는 몇번 ‘위협사격’을 가했다. 노무현 대통령에게 50분밖에 면담시간을 내주지 않았던 조지 부시 대통령이 일개 탈북자 출신의 강철환씨를 백악관으로 초청해 북한인권을 주제로 40분간이나 면담한 사실은 먹구름을 드리울 만했다. 결국 7월 들어 북한이 6자회담 복귀를 선언함에 따라 북한인권론은 잠시 수그러드는 듯했다. 그런데 지난달 초 5차 6자회담이 파행으로 끝난 이후 북한인권론은 다시 이슈화되고 있다. 이번 논란은 특히 신임 주한 미 대사인 알렉산더 버시바우가 ‘총대’를 메고 나섰다는 점에서 심상치 않다. 버시바우는 지난 7일 북한인권 문제 등을 거론하면서 북한을 ‘범죄정권’으로 규정했다. 주한 미 대사의 발언은 원거리에 있는 워싱턴 정가의 제스처보다 파괴력이 큰 게 사실이다. 김원기 국회의장까지 나서 미 대사의 발언이 부적절했다고 비판한 것은 그 파괴력을 반증하기에 충분하다. 지난 14일 부시 대통령이 제이 레프코위츠 국무부 북한인권특사와 첫 면담을 가진 사실 역시 미국 정부가 대북 강경기조로 선회했다는 관측의 하나로 거론된다. 북한인권론을 소홀히 볼 수 없는 이유는 말싸움에 그치지 않고 최악의 경우 전쟁으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을 내포한 탓이다.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하면서 내세운 명분도 ‘이라크 내 인권유린’이었다. 미국 보수파의 근간을 이룬 기독교도인들은 북한인권을 위해서라면 전쟁이라도 불사해야 한다는 ‘신념’을 가진 것으로 알려지는데, 부시 대통령은 그들을 주요 지지기반으로 삼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달 10일 “북한인권에 대한 내 관심은 기독인으로서의 종교적 배경 때문”이라고 했다. 이 문제에 관한 한 유리할 게 없는 북한은 반응을 자제해왔다. 그러다가 최근 미국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고 판단한 듯 외무성 대변인 담화 등을 통해 “미국의 인권유린부터 문제삼아야 한다.”며 본격 반격에 나섰다. 곤혹스러운 쪽은 북한을 협상파트너로 상대해야 하는 우리 정부다. 지난 8일 서울에서 ‘북한인권국제대회’가 열렸을 때 정부는 애써 입장표명을 미루다가 결국 “북한인권보다 한반도 평화가 우선”이라는 의견을 밝혔다.16일 유엔총회가 대북인권결의안을 통과시킬 때도 정부는 예상대로 ‘기권’했다. 하지만 미국이 우리 정부의 뜻에 호락호락 호응할지는 미지수다. 북한인권국제대회에서 낭독된 부시 대통령의 “북한 주민들이여, 여러분은 잊혀지지 않았다.”는 메시지는 그래서 북한 정권에는 섬뜩함으로, 그리고 우리 정부한테는 난감함으로 각인될 법하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美 - 멕시코 ‘국경장벽’ 분쟁

    미국과 멕시코 사이에 국경 장벽 건설분쟁이 확산되고 있다. 불법이민자를 막기 위해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세우려는 미국에 대해 멕시코측은 대통령까지 나서 ‘저지 투쟁’을 선언하고 나섰다. 루이스 데르베스 멕시코 외무장관은 20일(현지시간) “멕시코 정부는 국경 장벽설치를 허용하지 않겠다.”면서 장벽설치 작업의 저지를 위해 “필요한 모든 일을 하겠다.”고 결연한 자세를 보였다. 데르베스 장관은 19일에도 미 하원에서 멕시코와의 국경지역 첨단 장벽 확대 설치를 골자로 한 불법이민 차단 포괄법안이 통과된 것과 관련,“바보 같은 짓이자 아무 소용도 없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비센테 폭스 멕시코 대통령도 지난 18일 미·멕시코 국경장벽 확대 설치에 대해 “치욕적인 것”이라면서 “이민자들의 나라임을 자랑스러워하는 국가와 어울리지 않는 매우 나쁜 징조”라고 공격했다. 국제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AI)의 멕시코 지부도 20일 성명을 발표 “장벽 설치는 역사적인 인권유린 행위가 될 것이며 장벽을 넘는 일이 한층 위험해짐에 따라 (불법입국자 등의) 희생도 한층 늘어날 것”이라고 미 정부의 방침을 비난했다. 멕시코 정부는 대미 비난 성명과는 별도로 미국 등 국내외 인권단체들을 이용, 미 정부를 상대로 반대 로비를 벌이도록 요청하고 있다.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사설] 정권범죄로 확인된 5공 ‘녹화사업’

    국방부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가 발표한 5공화국 당시의 대학생 강제징집과 ‘학원 녹화사업’ 실상은 그동안 알려진 내용보다 훨씬 악랄했다. 체제에 저항한다는 이유로 검거돼, 본인 의사는 물론 연령·신체등급에 상관없이 강제로 입영된 대학생 숫자가 1100명을 넘어섰다. 또 보안사는, 이들을 포함한 대학생 입영자 1200여명을 녹화사업에 동원하려고 심사한 사실이 드러났다. 녹화사업은 한마디로 군 정보기관이 프락치를 양성해 대학가를 감시하고 밀고케 한 공작 사업이다. 결국 1980대 초 대학을 다닌 많은 젊은이들이 불의(不義)한 공권력에 의해 삶을 짓밟힌 것이다. 아울러 강제징집이라는 인권유린 행위가 전두환 당시 대통령의 지시로 이루어졌으며, 이를 실행하는 과정에 국방부·병무청·내무부·문교부 등 정부조직과 각 대학이 깊이 간여한 사실이 밝혀졌다. 총칼을 앞세워 쿠데타를 주도한 전 씨가 권력 유지를 위해서는 어떤 악행(惡行)도 주저하지 않았음을 다시금 확인하게 된 것이다. 반면 아무리 독재정권의 서슬이 퍼렇다 해도 교육기관인 대학까지 강제징집에 적극 협력한 부분에 대해서는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이제라도 대학의 자기반성과 강제징집 실태 공개가 뒤따라야 한다. 국방부 과거사위는 이번 조사에서 당시 상황을 뒷받침하는 관련문서를 여러건 찾아냈다. 그러나 우리는 강제징집과 녹화사업에 관한 조사에 아직 미진한 부분이 남아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녹화사업을 지시한 주체가 누구인지, 심사를 받은 1200여명 가운데 녹화사업에 실제 투입된 인원은 얼마인지 등을 추가로 밝혀내기를 기대한다.
  • 실업고 현장실습 ‘인권유린’

    “파견업체에 가기 전에는 점심시간이 한 두시간 된다고 했는데 막상 가보니 20분밖에 안 됐어요.1시간인줄 알고 친구들과 쉬고 있는데 감독직원이 빨리 오지 않고 뭐하느냐고 야단을 쳤어요.”(A공고 3학년 김모군) “협약서에 하루 8시간 근무에 야간잔업도 없다고 했는데 거짓말이었어요. 잔업도 강제고 아파트라고 했던 기숙사는 여관 같은 방 하나에 5명이 생활했고 보일러가 없어 뜨거운 물도 안나오고.”(B공고 3학년 강모군) 실업계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최장 6개월까지 의무적으로 이수해야 하는 현장실습 과정에서 노동기본권 등 인권침해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인력파견업체를 통한 간접고용 방식의 경우, 아무런 외부 보호장치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에서는 성희롱 사례도 나타났다. 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는 지난 10월 말부터 이달 초까지 실업고 학생 36명을 대상으로 심층 면접조사 한 결과를 14일 발표했다. 이 단체는 “간접고용 현장실습의 가장 큰 문제점은 고교생이 자신이 일하게 될 업체에 대한 아무런 정보 없이 인력파견업체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묻지마’식으로 업체에 파견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졸업 전 현장 전문기술 습득이라는 본래 취지에 크게 어긋나는 것은 물론 학교조차도 학생들이 어디에서 어떤 조건으로 일하는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올해 9월 적용된 최저임금의 90%밖에 받지 못하는 고교생도 있었는가 하면 인력파견업체가 이 돈에서 작업복비를 떼는 사례도 발견됐다.C고 민모군은 “일요일은 쉬었으면 좋겠다. 휴일 특근이 매일 있었고 특근을 빠지면 ‘회사 못 다닐 줄 알라.’고 협박당했다.”고 호소했다. 파견된 고교생에게 보자마자 욕설과 함께 반말을 쓰기 일쑤고 근무시간에 휴대전화 문자메시지가 왔다며 메시지를 감독자가 일일이 다 검사한 사례도 있었다. 여학생의 경우 성희롱문제까지 발생하고 있다.D고 방모양은 “정전기 발생장치를 스타킹 위에 찼다고 남자 관리자가 발로 바지를 걷어 올리기도 했고 한 친구는 회식 뒤 기숙사에 가보니 침대에 남자 직원이 바지 혁대를 풀고 지퍼를 내린 채 누워 자고 있었다.”고 말했다. 회식을 빙자해 미성년자인 여고생에게 술을 마시도록 하는 업체도 있었다.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 “北주민 소리없는 죽음 외면말아야”

    “北주민 소리없는 죽음 외면말아야”

    만약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8일 서울 신라호텔 영빈관에 앉아있었다면 어떤 기분이 들었을까. 자신의 통치를 받던 탈북자들이 입을 모아 북한 체제를 비판하는 장면을 보고 분노를 느꼈을까, 아니면 수치심을 가졌을까.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유력자들이 북한 정권을 신랄히 비난하는 소리를 듣고 황당함을 느꼈을까, 아니면 두려움을 가졌을까. 이날 신라호텔에서 개막된 북한인권국제대회에서 100여명의 국내외 인사들은 국적과 출신을 막론하고 하나같이 북한의 인권 상황에 대해 강성 발언을 쏟아냈다. 그동안 산발적으로 표출돼온 비판들이 한 데 모이면서 상승작용을 일으키는 듯 했다. ●“친북반미 학생 북한 가보라” 맨 처음 마이크를 잡은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는 “남한의 일부 학생이 오직 김정일 세습집단의 말만 듣고 친북반미 주장을 하는 데 대해 불행하기 그지없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그런 학생들의 0.1%만이라도 북한에 가서 북 청년들과 함께 노동하고 북한군대를 체험하면 주장이 신중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핵문제와 인권은 똑같이 중요” 수전 숄티 미국 디펜스포럼 재단 회장은 연설을 통해 “북한에서는 아시아 쓰나미(지진해일) 희생자의 22배에 달하는 주민들을 살해하는 등 ‘소리없는 죽음’을 계속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미국 정계에서는) 북한 주민들이 해방돼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는데, 북핵문제 악화를 우려한 남한과 미국 정부가 인권문제에 미온적인 태도를 취하거나 외면하고 있다.”면서 “핵문제 해결 후 인권문제를 다루겠다는 생각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묶어 기른 개는 며칠만 굶겨도…” 탈북자 김태산씨는 “주인이 묶어 기른 개는 며칠만 굶겨도 못살지만, 자유롭게 풀어 기른 개는 주인이 없어도 먹고 살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서 “북한 사람들도 원래 근면하고 지혜로운 한민족인데, 북한 정권에 길들여져 지금은 비참하게 굶어죽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제사회 북에 분명한 메시지 보내” 엘리자베스 바사 영국 국제기독연대 변호사는 최근 유엔 총회에서 ‘북한 인권상황에 대한 결의안’이 통과된 것은 국제사회가 북한에 분명한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권결의안 채택으로 국제사회가 북한의 인권문제를 가장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게 됐다.”며 “유엔 산하 기구가 아닌 총회에서 결의안이 통과된 것은 그만큼 큰 의의를 갖는다.”고 강조했다. ●김추기경 “인간존엄성 보장되는 체제로 만들어야.” 김수환 추기경은 이날 북한인권국제대회에 보낸 축하 메시지에서 “인권유린을 하는 국가는 국제사회에서 역할을 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면서 “북한은 기본적인 인권조차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봉두완 천주교 민족화해센터 회장이 전했다. 김 추기경은 “종교의 자유가 없고 인권이 유린되고 탄압이 계속되고 있는 북한이 하루속히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돌아오기 위해서라도 북한을 인간의 기본 권리와 존엄성이 보장되는 체제로 만들어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상연 이유종기자 carlos@seoul.co.kr
  • [사설] 한센인 ‘학살 보고서’ 충격적이다

    한센인들이 한국전쟁 발발 직후 여러 곳에서 집단 학살당했다는 국가인권위원회의 보고서는 가히 충격적이다. 인권위가 서울대 정근식 교수팀에 맡겨 실시 중인 ‘한센인 인권상황 실태조사’에 따르면 당시 함안·목포·낙동강변에서 62명이 학살됐다는 새로운 사실이 드러났다. 강릉에서는 한센인을 굴에 가두어 놓고 누군가가 폭탄을 던졌는데, 몇명을 학살했는지조차 모른다고 한다. 더구나 한센인의 학살에는 좌·우익을 불문하고 모두 가담했다는 증언이 속속 나오고 있다. 광복 직후 소록도와 경남 사천에서 한센인 110명이 학살된 사실은 확인된 바 있으나 이번에 추가로 밝혀진 것이다. 한센인들은 일제시대에는 물론이고 1970년대까지 공권력에 의해 강제로 격리되고 단종수술(아이를 못 낳게 하는 수술)을 당했다. 그러나 좌·우익의 시대적 필요에 따라, 일부는 공권력에 의해 도처에서 학살이 자행됐다는 보고서는 눈과 귀를 의심케 한다. 한센인들이 사회적 소수인데다 ‘몹쓸병’에 걸렸다는 이유만으로 오랜기간 갖은 박해와 냉대를 받아왔음에도 이를 외면한 국가·사회적 책임을 통감해야 할 것이다. 늦었지만 인권위가 깊은 관심을 갖고 한센인의 인권유린 실태조사에 나선 것은 잘한 일이다. 정부는 한센인들의 증언에 대해 사실 여부를 세심히 확인한 뒤 과거사 규명 차원에서 접근해 주기를 당부한다. 일제 강점기에 일왕(日王)의 칙령으로 강제 격리됐던 소록도 한센인들에 대한 일본 정부의 배상소송 문제도 국가적 노력을 보여야 한다.2만여 한센인들에 대한 국가 차원의 의료지원 체계도 절실하다. 일반인의 인식부족으로 일부 주거 격리가 현존하나 이들에 대한 관심과 인간으로서의 권리를 지켜주는 것은 국가·사회의 몫이다.
  • 한센인 집단학살 첫 확인

    한센인 집단학살 첫 확인

    한국 전쟁이 일어난 직후인 지난 1950년 7월 경남 함안의 한센인 정착촌 ‘물문’에서 발생한 학살 사건을 비롯, 한센인에 가해진 인권 침해 사례가 국가인권위원회의 실태조사에 의해 처음으로 확인됐다. 인권위가 서울대 정근식 교수팀에 의뢰해 지난 3월부터 실시하고 있는 ‘한센인 인권상황 실태조사’에서 풍문으로 알려졌던 한국 전쟁 중에 일어난 좌우익에 의한 학살,70년대까지의 강제격리, 아이를 못낳게 하는 단종수술 사실 등이 한센인의 증언에 의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조사를 맡은 정 교수팀은 전국에 흩어져 있는 88개 한센인 정착촌을 방문, 증언을 수집했으며 오는 12월 조사보고서를 인권위에 제출한다. 인권위는 보고서를 토대로 정부 관련부처에 한센인 보상 및 복지를 위한 정책권고를 할 계획이다. 정 교수는 “한센인 학살은 전형적인 사회 소수자에 대한 박해 양상을 보인다.”면서 “권력 유지를 위해 사회적으로 배척받는 한센인을 표적으로 삼은 학살이 되풀이됐다.”고 말했다. 이어 “한센인에 대한 인권침해는 단순한 조사 차원을 넘어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의 조사 항목에 포함시켜 진상을 밝히고 적절한 보상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사에서는 일제가 행했던 격리정책을 광복 후 사실상 포기했던 한국 정부가 법적 근거 없이 1970년대 후반까지 전국의 한센인을 강제로 소록도로 보내고, 아이를 못낳게 하는 단종수술을 시행했다는 진술을 확보하는 등 구전으로만 남아 있는 한센인 학살과 인권유린 사실을 자료화해 복원했다는 데 의미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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