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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한·미 전략자산 총동원해 北 압박 강도 높여라

    정부가 어제 정오를 기해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전면 재개했다. 북한의 예상되는 반발에도 불구하고 김정은 생일날에 맞춰 실효적인 첫 제재에 들어갔다. 미국·중국·일본 등의 북한 제재가 가시화되기 전에 한국의 강경한 입장을 국제사회에 확실하게 보여 주기 위함이다. 미국과 중국에 ‘비정상적 사태’인 북한의 핵실험을 보다 분명하게 직시하고 실질적인 제재 수단과 방안을 강구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이다. 아울러 정부는 주도적으로 북의 핵실험에 대한 응징과 함께 해결을 위해 제로 베이스에서 최선의 대응책을 찾는 데 지혜를 짜야 한다. 확성기 방송 재개는 가장 초보적인 대응 조치다. 북한이 지난해 8·25 합의의 6개항 가운데 ‘남측은 비정상적인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모든 확성기 방송을 중단한다’는 조항을 어긴 최소한의 대가다. 군 당국은 155마일 휴전선 전역 11개 사단 군사분계선 일대에 11개의 확성기와 6개의 이동식 확성기를 다시 켰다. 8·25 합의로 심리전을 중단한 지 136일 만이다. 군사작전이다. 북한의 실상과 폭압 정치, 인권유린 실태 등을 고발하는 확성기 방송은 북한이 진저리칠 만큼 싫어하는 심리전이다. 군은 확성기 재개 전후로 북한의 기습적인 도발에 대비해 전방 부대에 A급 최고 경계태세를 발령했다. 북한도 대남 감시를 강화하고 최전방 일부 포병부대의 장비와 병력을 증강 배치했다. 전방에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한·미 연합방어 체계는 어느 때보다 강력하고 긴밀해야 한다. 한국을 지키기 위한 기초이자 북한을 응징하는 전제에서다. 미국은 한반도 방어에 모든 확장억제 능력과 수단을 제공하기로 약속한 만큼 우선 대북 경고 메시지로 전략자산을 총동원하는 방안을 검토할 만하다. B52 장거리 폭격기와 B2 스텔스 전략폭격기 등은 북한이 가장 겁내는 미군 전력이다. 지난해 8월 지뢰·포격 도발 당시 한반도에 투입을 고려한 것 자체만으로도 북한이 움츠렸던 전략무기다. F22 스텔스기, 핵항공모함, 핵잠수함 등도 마찬가지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전략자산 배치와 관련, “유사시에 대비해 여러 조치를 취해 오고 있다”고 했고, 존 커비 국무부 대변인도 “김정은 정권이 올바른 결정을 내리도록 더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전략자산의 총동원은 북한에 대해 압박 강도를 높인 무력 시위다. 북한은 어제 노동신문 1면에서 “첫 수소탄 시험에서 성공한 주체조선의 위력을 힘있게 과시하며”라며 국제사회의 분노를 아랑곳하지 않고 핵실험을 한껏 자랑했다. 말마따나 대북 정책에서 ‘햇볕’은 뜨겁지 않았고 ‘채찍’은 아프지 않았다. 햇볕정책은 핵무기라는 북한의 외투를 벗기지 못했으며, 3차에 걸친 핵실험에 대한 국제사회의 강경 제재도 먹히지 않은 것이다. 중국도 미국이 전략자산을 동원할 경우 발끈하기보다 대북 교역과 원유공급 중단 등의 북한 제재에 협력하며 “국제사회의 의무”를 이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국제사회는 핵실험을 통해 압도적 위력을 과시하는 북한의 도발이 얼마나 엄청난 값을 치르는지를 보여 줄 필요가 있다.
  • 日이 부정하는 ‘성노예 상징’… 국제사회 확산에 부담

    日이 부정하는 ‘성노예 상징’… 국제사회 확산에 부담

    서울에 있는 주한 일본대사관을 바라보고 서 있는 일본군 위안부 소녀상(평화의 소녀상). 일본 정부가 철거에 집착하는 소녀상 문제가 28일 일본군 위안부 문제 협상 타결에서도 정리되지 않았다. 일본 정부 관계자들은 그동안 이 소녀상에 대해 “모욕적”이라는 말로 표현해 왔다. 소녀상은 일본에 대한 국가 모독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소녀상의 모습은 “10대 소녀가 자기 의사에 관계없이 일본 군인들의 성 노예가 됐다”는 인권유린을 상징하고 이미지화했다. 천 마디 말을 넘어서는 상징성과 전달력을 지녔다. 아베 신조 정부의 “(위안부 동원에) 강제성이 없었다”는 주장을 한마디로 무색하게 한다. 아베 정권이 일본군 위안부의 강제성을 부정하는 홍보에 아무리 공을 들여도 소녀상이 주는 상징성을 넘어서기 어렵다. 이 소녀상을 시발점으로 미국 글렌데일 등에 비슷한 모습의 소녀상들이 서게 됐고, 현재 더 많은 지역에서 많은 외국인의 공감 속에서 속속 소녀상들이 세워질 상황이다. 소녀상과 그 상징성이 한국을 넘어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연유로 일본 대사관 앞 소녀상의 철거는 아베 정권의 대한국 외교의 최우선순위가 돼 왔다. 공동발표문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은 “적절히 이전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한 반면 윤병세 외교장관은 “관련 단체와 협의해서 적절히 해결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일본은 철거를 기정사실화한 반면 한국은 노력하겠다고 한 것이다. 일본 정부는 이 소녀상에 대해 국제협약 위반이라고 주장한다. 1961년 체결된 외교 관계에 관한 빈 협약 22조 2항은 “접수국은 공관지역을 보호하며 품위의 손상을 방지하기 위하여 모든 조치를 취할 특별한 의무를 가진다”는 규정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한국 정부가 소녀상 설치를 막지 않아 일본 대사관의 품위가 떨어졌다는 것이 일본 측의 주장이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임금 착취·성매매… 불법 타이마사지에 무너진 코리안 드림

    태국 여성 A(30)는 지난 6월 자기 나라에서 하던 식당 일을 그만두고 한국에 들어왔다. 한국에서 유행하는 ‘태국식 마사지’ 업소에 취업하면 큰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솔깃해 이역만리 불법체류의 길을 택했다. 그렇지만 그의 ‘코리안드림’은 채 한 달도 가지 않았다. 일주일 내내 쉬는 날도 없이 일하고 24시간 손님을 기다려야 했다.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무료 건강 진료소에도 업주가 허락하지 않아 갈 수 없었다. 한 달에 두 번뿐인 휴일에는 녹초가 돼 종일 잠만 잤다. 월급도 뜯겼다. 업소 주인은 약속했던 200만원이 아닌 100만원만 줬다. 손님이 그의 마사지 기술이 좋지 않다고 항의를 했다는 게 이유였다. 최근 ‘타이 마사지’ 업소가 확산되고 있지만 여기에 고용된 태국인 여성 근로자들은 열악한 환경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임금 체불은 물론 감금이나 성폭행까지 일어나고 있다. 15일 외국인성매매피해여성 지원시설인 두레방 등에 따르면 업소들은 ‘팍’이라고 불리는 숙소에 마사지 여성을 대기시킨 뒤 손님이 오면 부르는 방식으로 영업을 하고 있다. 여성들은 주 7일, 24시간 대기, 월 2회 휴무의 강도 높은 근로조건을 강요받고 있다. 대부분 불법체류자인 이들을 숨기면서 장시간 영업하기 위한 꼼수다. 그런데도 정작 이들의 급여는 한 달 130만원 수준에 불과하다. 대기시간 역시 근무시간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근로기준법을 고려하면 턱없이 적은 액수다. 일부에서는 수익에 눈먼 업주가 성매매까지 강요하고 있다. 두레방에는 한 달 전 강원도 춘천에 있는 마사지 업소에서 성매매를 강요당하다 탈출한 30대 여성의 사례가 접수됐다. 이 여성은 업주가 자신을 성폭행했다고 밝혔지만 신원이 드러나는 것을 우려해 고소를 포기하면서 사건은 유야무야됐다. 불법체류와 인권유린의 문제를 동시에 안고 있는 타이 마사지 업소에 대해 정부가 나서서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장빈 두레방 운영위원장은 “타이 마사지가 국내에 빠르게 확장되고 있는 만큼 업소가 몇 군데인지, 누가 일하는지 등 현황 파악을 해야 한다”며 “정부가 마사지업이 국민 건강에 실제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면 관련 비자를 발급해 적법하게 인력을 수급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고 말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인천성모병원 상대로 20억 요구한 전 간호사 실형

     노동인권 탄압과 건강보험 부당청구건에 대한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며 보건의료노조 등이 60일이 넘게 릴레이 농성을 벌이고 있는 인천성모병원 사태가 사실상 병원 측의 ‘완승’으로 일단락됐다.  최근 검찰이 노조가 제기한 부당청구 사건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린데 이어 법원까지 국제성모병원의 비리를 폭로하겠다며 20억원을 요구한 국제성모병원 전 간호사에 대해 징역 4월의 실형을 선고함으로써 사실상 이번 논란은 ‘노조 측의 무리한 발목잡기와 부도덕한 공갈행위’로 결말이 나게 됐다. 앞서 국가인권위원회도 이 병원에서 집단 괴롭힘이 있었다는 진정건을 조사했으나 근거가 없다며 각하 결정을 내렸었다.  이 병원 사태가 이번에 법원으로부터 실형을 선고받은 전직 간호사의 주장을 핵심 축으로 전개됐으나, 이 간호사가 ‘공갈 미수’라는 실정법 위반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음으로써 지금까지 시위와 농성을 주도해 온 보건의료노조 등은 병원 측과 맞설 실효성 있는 명분을 모두 잃어버린 셈이 되고만 것이다. 인천지방법원 형사10단독 이봉락 판사는 병원의 비리를 폭로하겠다며 거액의 금품을 요구한 혐의(공갈미수)로 기소된 이 병원 전직 간호사 이모(40)씨에게 최근 징역4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씨가 국제성모병원 관계자를 불러 20억원이라고 쓴 A4 용지를 보여 주며, 그렇지 않으면 병원 비리를 폭로하겠다’고 협박한 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실제로 병원 측이 법원에 증거로 제출한 이 씨의 녹취록을 보면 노조 측 반발의 중심축이었던 무상의료운동본부의 이씨에 대한 회유 정황과 의도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무상의료운동본부 관계자는 이씨에게 “인천성모를 깨야 되겠는데 불법적인 일을 하고 있다는 거에 대해서 네가 한번만 도와달라”면서 “그러면 할 수 있는 거 다 해주겠다”고 제안하고 있으며, 이 때부터 이씨가 무상의료운동본부와 결탁해 본격적인 시위와 농성을 전개했다는 것이 병원 측 판단이다. 인천성모병원 관계자는 “인천성모병원이 돈벌이 경영, 노동조합 탄압, 인권유린 등에 나서고 있다는 노조 지부장 H씨의 주장을 기정사실화해 시위 명분을 얻을 목적으로 무상의료운동본부 관계자가 이번에 실형을 선고받은 이 씨에게 내부 정보를 요청한 행위가 법원에 의해 사실로 확인됐다”면서 “이는 의도를 가지고 병원을 무너뜨리려 한 악의적인 시도였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들이 추구하는 노조 지지세 확대라는 목표 달성의 차질은 차치하고라도 더 이상 노조 측에 시위의 도덕적 정당성과 명분이 없음을 법원이 확인한 의미있는 판결”이라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노조 측은 법원 판결을 수긍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노조 측은 지난 25일 발표한 “국제성모병원 ‘무혐의’ 결정은 진실이 아니다”는 성명을 통해 “최근 국가인권위원회는 인천성모병원의 집단 괴롭힘 진정사건에 대해 각하 결정을 내렸고, 검찰은 국제성모병원의 건강보험 부당청구사건에 대해 수사조차 하지 않은 채 마무리했다”면서 “인천성모병원은 정당한 노조활동을 ‘개인 비위행위’와 ‘불법행위’로 매도하면서 노동인권 탄압을 정당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병원 측은 “검찰이 수사를 종결한 후에도 노조 측이 검찰의 부실 및 축소 수사라며 재수사를 촉구하는 것을 보면 이들이 자신들의 주장을 무리하게 정당화하고 관철시키려는 의도가 드러난다”면서 “법원이 전 간호사의 공갈 미수를 인정한 마당에 노조 측은 또 어떤 논리로 진실을 호도할 것인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심재억 의학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해커 그룹 어나니머스의 과거 ‘의로운’ 행보 3가지

    해커 그룹 어나니머스의 과거 ‘의로운’ 행보 3가지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자행한 파리 테러 이후, 각국 지도자와 국민들은 IS에 대해 직접적 군사보복에서부터 SNS 캠페인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항거의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 중에서도 국제적 해킹 그룹 ‘어나니머스’의 행보는 단연 눈에 들어온다. 테러이후 재빨리 IS에 대한 ‘사이버 전쟁’을 선포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실제로 IS 관련 트위터 계정 수천 개를 무력화 시키는 등 적극적 공세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 이들의 ‘공격’은 물리적 타격에 비해 그 중요도가 낮아보일지 모르나, 테러집단으로서는 전례 없는 수준으로 온라인 매체를 활용하며 ‘이미지 메이킹’과 SNS 홍보 등에 집착하고 있는 IS에게는 말 그대로 눈엣가시 같은 존재가 아닐 수 없다. 더 나아가 어나니머스가 본인들이 예고한 대로 IS 대원들의 ‘신상 털기’에 성공해 해당 정보를 대중에 공개한다면 대테러활동에 기여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그렇다면 비록 그 실효성이나 정당성 부분에 있어 논란이 끊이지 않지만 ‘나름의 정의’를 위해 활동하고 있는 이들의 지난 행적은 어떠할까? 영국 일간 메트로는 18일(현지시간) 어나니머스가 과거 벌였던 활동 몇 가지를 정리해 보도했다. 그 중 일부를 발췌해 소개한다. 1. 아동포르노 사이트 폐쇄2011년, 어나니머스는 아동포르노 근절을 위한 대규모 작전을 펼쳤다. 이들은 익명 인터넷 통신 시스템인 토르(Tor)를 이용해 이용자 정보를 은폐하고 있던 40여개의 온라인 아동포르노 사이트와 커뮤니티를 강제 폐쇄시켰다고 밝혔다. 이들은 더 나아가 사용자들의 신상명세를 온라인에 공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이러한 행동이 경찰의 증거 수집을 방해하는 행위일 수 있으며, 용의자들로 하여금 ‘증거가 조작됐다’고 주장할 빌미를 제공하는 것이라는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평가했다. 2. 우간다 성소수자 인권 옹호지난 2012년 어나니머스는 ‘반동성애법’을 제정하려던 우간다 정부의 웹사이트를 공격했다. 해당 법안은 동성 간 성관계, 동성애 선전, 동성애자를 신고하지 않는 행위를 모두 최대 종신형 등으로 강력하게 처벌 가능토록 하는 것이다. 해당 법안이 동성애자들에 대한 심각한 인권유린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어나니머스는 우간다 정부 홈페이지를 해킹, 성소수자 인권침해에 반대한다는 성명문을 게시했다. 3. 찰스턴 교회 총격사건 장례식 훼방 저지미국의 웨스트보로 침례교회는 지난 6월 벌어진 찰스턴 교회 총격사건 피해자의 장례식에 난입, ‘신이 저격범을 보내주셨다’는 내용의 피켓 시위를 벌이려 했다. 이는 찰스턴 교회의 목사이자 희생자 중 한명이었던 클레멘타 핑크니가 자신들이 반대하는 힐러리 클린턴 의원을 지지했기에 결국 ‘신의 심판’을 받았다는 주장을 펼치기 위함이었다. 어나니머스는 이러한 움직임을 파악한 뒤 웨스트보로 교회 측에 “당신들은 큰 규모의 사이버 시스템을 구축해 놓은 것으로 알고 있다. 만약 해당 시위를 강행한다면 이를 파괴하겠다”고 경고했다. 또한 해당 시위에 대한 물리적 저지운동도 벌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현장 블로그] ‘형제복지원 특별법’ 또 물 건너가나

    형제복지원 사건을 아십니까. 1975년 7월부터 1987년 6월까지 부산 형제복지원에서 인권유린이 자행된 사건을 말합니다. 전두환 정권은 ‘내무부훈령 410호’를 근거로 떠돌이와 앵벌이, 거지, 주민등록증이 없는 사람들을 이 복지원에 감금했고 폭행과 강제노역이 일상이 됐습니다. 그 결과 500여명이 사망했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세상에는 국가적 폭력의 민낯을 드러낸 사건으로 평가됩니다. 1987년 이 사건이 세상에 알려진 지 28년이 지났지만 피해자들의 고통은 현재진행형입니다. 박인근 형제복지원 원장은 횡령죄만 유죄로 인정돼 징역 2년 6월의 솜방망이 처벌만 받았을 뿐, 피해자들은 어떠한 보상도 받지 못했습니다. 당시 정부는 이 사건을 은폐하기에 급급해 진상 규명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 진선미 의원은 지난해 7월 23일 ‘내무부훈령에 의한 형제복지원 강제수용 등 피해사건의 진상 및 국가책임 규명 등에 관한 법률안’(특별법)을 발의했습니다. 진상 규명을 통해 피해자와 유족의 명예를 회복하고 실질적인 보상을 하는 게 핵심입니다. 지난 7월 국회 안전행정위원회는 특별법 제정을 위한 공청회를 열었고, 법안이 필요하다는 것까진 공감대가 이뤄졌습니다. 그러나 이 법안은 현재 안행위 법안심사소위에 계류된 채 다음달 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하면 폐기될 운명에 처해 있습니다. 내년 2월에 임시 국회가 예정돼 있지만, 4월 총선을 앞두고 국회의원들이 얼마나 법안 통과에 적극적일지는 미지수입니다. 1984년 당시 9살 때 감금돼 4년간 고초를 겪은 형제복지원 피해생존자모임 한종선(39) 대표는 9일 오전 10시 국회에서 강기윤 새누리당 안행위 간사를 50여분 동안 면담했습니다. 법안 통과에 대한 약속을 받아내지 못하면 단식 투쟁도 불사하겠다는 각오였습니다. 한씨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법의 취지만 설명하고 나온 것 같아 아쉽다”고 했습니다. 오는 12일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보는 한씨가 수능이 끝나고도 단식 농성이 아닌 입시 준비에 전념할 수 있는 상황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북한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는 北에도 있다”

     청와대는 5일 ‘일본군 위안부 문제 조기타결을 위한 한일 양국간 협의 가속화’라는 정상회담 합의사항에 대해 양국간 이견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전날 자민당의 다니가키 사다카즈(谷垣禎一) 간사장과 관저에서 회동한 자리에서 위안부 문제 타결 시한에 대해 “연내로 잘라 버리면 어려워진다”고 말했다는 일본 언론 보도와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정 대변인은 “한일 정상회담시 합의한대로 ‘올해가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이라는 전환점에 해당되는 해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가능한 조기에 위안부 문제를 타결하기 위한 협의를 가속화’한다는데 양국간 이견이 없다”고 밝혔다.  정 대변인은 이어 “일본 정부가 국장급 협의 등을 통해 보다 성의있는 자세로 임해서 조속한 시일 내 해결됐으면 하는 입장”이라며 “정부는 양국이 합의한 대로 위안부 문제가 조속히 타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북한은 최근 한일 정상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조기 타결을 위한 협의를 가속화하기로 한 데 대해 위안부 문제는 북한도 포함해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5일 조선중앙통신 기자의 질문에 대한 대답에서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는 조선 반도의 남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북에도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대변인은 일본이 일제 강점 기간 20만여 명의 여성을 성노예화했다며 “일본 국가에 의해 조직적으로 감행된 일본군 성노예 범죄는 여성의 존엄과 정조, 육체를 깡그리 유린한 시효 불적용의 극악한 특대형 인권유린 범죄”라고 비난했다.  대변인은 일본이 이 외에도 조선인 840만여 명 강제 연행, 100여만 명 학살, 창씨개명, 생체 실험과 같은 ‘전대미문의 범죄’를 저질렀으나 70년이 지나도록 책임을 회피해왔다며 핏대를 세웠다.  대변인은 “가장 잔악하고 추악한 범죄 행위는 가해자가 피해자들 중 어느 한 대방과만(상대방과만) 얼렁뚱땅해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라며 “전체 조선 민족이 당한 피해를 전조선적으로 해결하지 않는 한 이 문제는 종국적으로 해결되지 않는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은 조선 인민에게 저지른 모든 특대형 반인륜 범죄와 피해에 대한 국가적 책임을 인정하고 하루 빨리 전체 조선 민족이 납득할 수 있게 배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위안부 강제동원 역사적 사실 누락…교학사 교과서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위안부 강제동원 역사적 사실 누락…교학사 교과서 반면교사로 삼아야”

    정부가 기존 검정교과서의 ‘좌편향’을 국정화 전환의 주된 이유로 든 가운데 우리 근현대사의 피해자들은 국정교과서의 ‘우편향’ 가능성에 대해 큰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많은 사람이 ‘보수·우익’ 논란을 낳았던 교학사 교과서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87) 할머니는 18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논란이 됐던 교학사 교과서를 언급하며 “일본군에 의해 조선 여성들이 강제로 끌려간 것이 국제사회에서도 인정한 역사적 진실인데, 단순히 ‘따라다녔다’고 기술하면 일본에 면죄부를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뉴라이트 계열의 교학사 교과서는 “조선인 위안부는 전선의 변경으로 일본군 부대가 이동할 때마다 따라다니는 경우가 많았다”로 서술해 ‘강제 동원’ 사실을 누락한 것으로 평가된다. 또 지금까지 일본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뿐만 아니라 강제징용·노역 피해자들에게 ‘법적 배상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는 근거로 삼는 ‘한·일 청구권 협정’도 “국교 정상화 과정에서 확보된 대일 청구권 자금과 차관은 경제 건설에 큰 힘이 되었다”고 일본 측 입장에서 서술하고 있다. 교학사 교과서는 제주 4·3 사건을 ‘남조선노동당(남로당)에 의해 주도된 공산 반란’에 해당한다는 내용 중심으로 서술했다. 민간인 희생이 있었다는 사실은 “사건을 수습하는 과정에서는 무고한 양민의 희생도 초래되었다”는 문장이 전부다. 이에 정문현 제주 4·3 희생자 유족회장은 “노약자에 대한 무차별 살상 등 심각한 인권유린을 명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놓고 과거 국정교과서 집필진끼리도 찬반 의견으로 대립하고 있다. 2002년 발행된 고등학교 국사 교과서 집필진에 참여했던 김도형 연세대 사학과 교수와 박찬승 한양대 사학과 교수 등은 국정화 반대 성명에 동참했다. 반면 한국사 교과서 집필자인 이명희 공주대 역사교육과 교수는 현행 검정교과서의 좌편향을 지적하는 대표적 학자로 부상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광복70주년] 톰킨스 등 7명 한국친우회 통해 독립 지지

    [광복70주년] 톰킨스 등 7명 한국친우회 통해 독립 지지

    올해 광복 70주년을 맞아 정부가 독립유공자로 새롭게 포상한 257명에는 외국인이 10명 포함돼 있다. 이로써 일제강점기 조선 독립에 기여한 공적으로 독립유공자 서훈을 받은 외국인은 총 67명으로 늘어났다. 이번에 새로 선정된 10명 중에서도 ‘큰 인물’이 적지 않다. 건국훈장 애국장을 받은 미국인 플로이드 톰킨스 목사가 그렇다. 독립신문을 창간한 서재필 선생은 톰킨스 목사를 가리켜 “조선의 독립을 위해 무장된 군인 몇 개 연대와도 맞먹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홍선표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 책임연구원은 13일 “톰킨스는 미국 21개 지역에 퍼져 조선을 알리고 독립을 위한 여론 형성에 나선 한국친우회의 초대 회장이었다”며 “조선이 지도에도 없고 한민족은 없는 사람 취급을 받던 당시 미국과 전 세계를 상대로 한 선전 외교 활동의 선봉에 있었다”고 말했다. 조지 노리스와 셸던 스펜서 등 미국인 6명도 한국친우회를 통해 일제의 식민 통치를 비판한 인물들로 이번에 독립 유공자로 인정받았다. 1942년부터 한미협회 회장을 지내며 임시정부의 승인을 촉구하는 글을 뉴욕포스트에 게재한 제임스 크롬웰, 1906년 런던트리뷴에 을사늑약의 부당성을 알린 더글러스 스토리도 각각 건국포장과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았다. 프랑스인으로는 유일하게 건국훈장 애국장을 받은 루이 마랭은 파리에 한국친우회를 만들어 일제의 인권유린을 고발한 공이 인정됐다. 기존의 외국인 서훈자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30명에게만 수여된 ‘최고 훈격’인 대한민국장 서훈자 중에서도 외국인이 5명이나 된다. 중국의 국부(國父)로 불리는 쑨원과 장제스 대만 총통, 그의 부인 쑹메이링 여사, 중국 정치가인 천궈푸와 혁명가인 천치메이 등 5명으로 항일을 위해 조선인 독립운동가들과 힘을 합친 대표적인 인물들이다. 과거 대통령장에 추서됐던 인물로 영국인 어니스트 베델을 빼놓을 수 없다. 한국 이름 ‘배설’로 잘 알려진 그는 1904년 대한매일신보(현 서울신문)를 창간해 을사늑약의 무효를 주장하는 등 항일 언론 활동을 벌인 상징적 인물이다. 하지만 67명의 외국인 독립유공자와 그 후손들은 한국인 유공자들이 매월 받는 보훈급여나 교육·의료·취업 혜택은 받지 못한다. 따라서 외국인 독립유공자들에게는 일종의 ‘명예훈장’만이 주어진 셈이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한국판 아우슈비츠…아픔을 그리다, 진실과 마주하다

    한국판 아우슈비츠…아픔을 그리다, 진실과 마주하다

    ‘한국판 아우슈비츠’로 불리는 대표적인 인권유린 사건인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의 피해 생존자 한종선(39)씨가 자신의 끔찍했던 경험을 화폭에 담았다. 23일 서울 용산구 ‘공간해방’에서 그의 그림전이 문을 열었다. 형제복지원은 1975년부터 1986년까지 부산시 사상구 주례동에서 운영된 사회복지시설로 당시 3164명을 수용했고, 이곳에서 납치·감금·강제 노역·학대·성폭력 등의 무수한 인권 유린이 자행됐다. 확인된 사망자 수만 513명으로 집계됐다. 서울 용산구 해방촌 언덕에 자리잡은 문화공간인 ‘공간해방’. 10평(33㎡) 남짓의 실내에는 20여점의 작품들이 전시돼 있었다. 까만색 바탕의 대형 걸개그림에는 새장 속에 갇히고, 족쇄가 채워진 사람들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사람들이 세상을 살면서 각자 마주하는 장애물들을 그려봤어요. 철조망, 벽돌, 족쇄, 그리고 지하로 끝없이 이어지는 계단 등은 제게 있어 ‘세상의 벽’, 즉 저를 향한 사회의 편견, 멸시를 뜻해요.” 그는 1984년 8살에 누나와 함께 형제복지원에 끌려간 뒤 3년동안 강제 노역과 구타, 고문 및 굶주림 등에 시달렸다. 한씨의 그림은 욕설과 마구잡이식 구타 속에 용변도 제대로 못 보고, 성추행을 당하고, 가혹행위를 당한 모든 기억들을 담았다. 그가 그린 그림 속에 등장하는 몽둥이에는 새빨간 피가 묻어 있다. 30여년 전의 기억이지만 그의 과거는 ‘오늘의 고통’으로 남아 있다. 한씨는 “10살 때 한겨울에 손과 발이 묶인 채 세면장에서 차가운 물로 물고문을 당한 적이 있다. 지금까지도 한여름에 찬물로 샤워를 못 한다”고 토로했다. 그는 2012년 5월~2013년 2월 국회 앞에서 진상 규명을 위한 1인 시위를 하고, 2012년 11월 책 ‘살아남은 아이’에 이어 그림으로 또한번 끔찍했던 기억을 상기시켰다. 한씨는 “고통스럽지만 피해 당사자들이 피해 사실을 기억하지 않고, 알리지 않는다면 이 사회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면서 “누군가는 진실을 알려야 한다는 생각으로 전시회를 열게 됐다”고 말했다.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은 아직도 진상이 완전히 규명되지 않은 ‘현재진행형 과거’다. 정부가 현재까지도 진상 조사를 하지 않았다. “어느 날 공권력에 의해 개 끌려가듯 형제복지원에 갔던 사람들입니다. 형제복지원 사건이 1987년 처음 알려졌을 때 아무런 진상규명 없이 원생들은 사회로 버려졌습니다. 입소자료마저 모두 폐기처분돼 증언조차 할 수 없는 처지였습니다.” 한씨는 “형제복지원 사건의 진실을 가리는 ‘보이지 않는 세상의 벽’이 높아 보이지만, 포기하기보다는 느리지만 한 걸음이라도 계속 나아가겠다”고 다짐했다. 한씨의 그림전은 다음달 1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글 사진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월드컵 후원사에 ‘안티 로고’…현대·기아도 포함

    월드컵 후원사에 ‘안티 로고’…현대·기아도 포함

    2022년 월드컵 개최지인 카타르에서는 월드컵 경기장 건설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기대가 고조되는 가운데, 월드컵 경기장 공사장의 열악한 노동환경과 인권유린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영국 BBC의 보도에 따르면 2014년 1월부터 11월까지 11개월간 경기장 건설에 참여한 노동자 중 157명이 사망했으며, 전체 기간 중 사망한 노동자는 90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 엠네스티 등 단체 수 곳이 열악한 노동환경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는 가운데, 현지에서는 월드컵을 공식 후원하는 글로벌 기업에 대한 ‘안티-로고’까지 등장한 상황이다. 데일리메일의 29일자 보도에 따르면, 코카콜라, 아디다스, 버드와이저, 소니, 비자, 현대, 기아 등 각국에서 업계를 대표하는 공식 후원 업체들의 로고는 현지 노동자들의 상황을 대변하는 로고로 편집됐다. 예컨대 맥도날드의 경우 ‘스마일’을 형상화 한 기존의 로고는 긴 채찍을 상징하는 그림으로, 아디다스의 ‘삼선’은 공사장에서 죽어간 노동자들을 기리는 묘비를 상징하는 그림을 바뀌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비자(VISA)는 노예들이 고통스러운 자세로 무릎을 꿇고 ‘비자’ 로고를 떠받치고 있으며, 현대는 ‘H’로고에 수갑을 찬 손이, 기아는 높은 건물에서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있는 듯한 노동자들이 추가로 그려져 있다. 일부 이미지는 로고와 더불어 후원사들을 비난하는 교묘한 멘트까지 포함돼 있어 충격을 더한다. 카타르 월드컵 경기장 건설에는 이민 노동자들이 상당수 참여하는데, 얼마 전 네팔 지진이 발생했을 당시에도 네팔 출신의 노동자들은 가족에게 돌아가지 못한 채 공사장에 머물러야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인권유린에 대한 비난이 더욱 거세졌다. 여기에 현지시간으로 지난 27일 국제축구연맹(FIFA)가 월드컵 개최지 선정 등을 둘러싸고 뇌물을 받은 혐의로 고위임원 7명이 체포되면서 창립 이래 최고의 위기를 맞았다. 체포된 고위 임원들은 2018년 러시아, 2022년 카타르 월드컵 개최국 결정 과정에서도 불법 행위를 저지를 혐의가 적용돼 조사를 받고 있다. 네티즌들은 잇따른 구설에 오른 카타르 월드컵이 ‘역대 최악의 월드컵이 될 것’이라고 비난하는 가운데, FIFA와 카타르 당국의 향후 움직임에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카타르월드컵 후원사에 ‘안티 로고’…현대·기아도 포함

    카타르월드컵 후원사에 ‘안티 로고’…현대·기아도 포함

    2022년 월드컵 개최지인 카타르에서는 월드컵 경기장 건설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기대가 고조되는 가운데, 월드컵 경기장 공사장의 열악한 노동환경과 인권유린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영국 BBC의 보도에 따르면 2014년 1월부터 11월까지 11개월간 경기장 건설에 참여한 노동자 중 157명이 사망했으며, 전체 기간 중 사망한 노동자는 90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 엠네스티 등 단체 수 곳이 열악한 노동환경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는 가운데, 현지에서는 월드컵을 공식 후원하는 글로벌 기업에 대한 ‘안티-로고’까지 등장한 상황이다. 데일리메일의 29일자 보도에 따르면, 코카콜라, 아디다스, 버드와이저, 소니, 비자, 현대, 기아 등 각국에서 업계를 대표하는 공식 후원 업체들의 로고는 현지 노동자들의 상황을 대변하는 로고로 편집됐다. 예컨대 맥도날드의 경우 ‘스마일’을 형상화 한 기존의 로고는 긴 채찍을 상징하는 그림으로, 아디다스의 ‘삼선’은 공사장에서 죽어간 노동자들을 기리는 묘비를 상징하는 그림을 바뀌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비자(VISA)는 노예들이 고통스러운 자세로 무릎을 꿇고 ‘비자’ 로고를 떠받치고 있으며, 현대는 ‘H’로고에 수갑을 찬 손이, 기아는 높은 건물에서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있는 듯한 노동자들이 추가로 그려져 있다. 일부 이미지는 로고와 더불어 후원사들을 비난하는 교묘한 멘트까지 포함돼 있어 충격을 더한다. 카타르 월드컵 경기장 건설에는 이민 노동자들이 상당수 참여하는데, 얼마 전 네팔 지진이 발생했을 당시에도 네팔 출신의 노동자들은 가족에게 돌아가지 못한 채 공사장에 머물러야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인권유린에 대한 비난이 더욱 거세졌다. 여기에 현지시간으로 지난 27일 국제축구연맹(FIFA)가 월드컵 개최지 선정 등을 둘러싸고 뇌물을 받은 혐의로 고위임원 7명이 체포되면서 창립 이래 최고의 위기를 맞았다. 체포된 고위 임원들은 2018년 러시아, 2022년 카타르 월드컵 개최국 결정 과정에서도 불법 행위를 저지를 혐의가 적용돼 조사를 받고 있다. 네티즌들은 잇따른 구설에 오른 카타르 월드컵이 ‘역대 최악의 월드컵이 될 것’이라고 비난하는 가운데, FIFA와 카타르 당국의 향후 움직임에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보트피플 로힝야족의 ‘밀림 참사’

    보트피플 로힝야족의 ‘밀림 참사’

    7000명 가까운 로힝야족 ‘보트피플’이 바다 위에서 참사를 겪을 것이란 우려는 빗나갔다. 국제 사회의 압력에 굴복한 동남아 국가들이 앞다퉈 로힝야족 난민들을 자국의 난민 수용소로 불러들이면서 파국을 비켜가는 듯했다. 하지만 참사는 태국과 말레이시아가 국경을 맞댄 밀림 지대에서 기어이 벌어졌다. 이곳에 자리한 인신매매 조직의 28개 사설 수용소에선 암매장된 수백 구의 로힝야족 난민들의 시체가 쏟아져 나와 끔찍한 인권유린의 실태를 그대로 드러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6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북부 페를리스주 인근의 50㎞에 이르는 밀림 지역에서 140여개의 로힝야족 무덤이 최근 일주일 새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이 지역에서 발굴된 무덤들은 2~3주 사이에 조성된 것들로, 무덤마다 최소 2구 이상의 시신이 묻힌 것으로 전해졌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정확한 시신 규모에 대해선 함구하고 있다. 로힝야족 난민들의 시신이 매장된 시점은 태국 정부가 대대적인 사설 난민 수용소 단속에 나선 이달 초로 추정된다. 대규모 소탕 작전이 전개되면서 인신매매 조직들이 난민들을 가뒀던 태국 쪽 수용소를 폐쇄하고 말레이시아의 수용소로 옮기면서 많은 난민이 목숨을 잃었다고 현지 경찰은 설명했다. 이 중 한곳에선 난민들을 가뒀던 대형 새장과 고문이 자행된 흔적이 발견됐다. 일부 수용소는 최대 1000명 이상을 수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현지 전문가들은 이달 초 태국 정부의 단속이 최근 해상 난민 사태를 촉발한 것으로 추정한다. 육로가 막히면서 난민들을 배에 태워 밀입국을 시도했다는 것이다. 사설 수용소가 밀림에 즐비한 것은 로힝야족 난민들의 이동 경로 때문이다. 인신매매 조직들은 미얀마나 방글라데시의 굶주린 난민들에게 밀입국을 알선한 뒤 중간 기착지인 태국 남부나 말레이시아 북부에 도착하면 일단 사설 난민 수용소에 수용한다. 이후 밀입국자의 가족들에게 추가로 몸값을 요구하다 돈을 내지 못하면 붙잡아두고 고문과 구타를 행한다. 이 과정에서 난민 다수가 병들거나 굶주려 죽는 것으로 알려졌다. AFP는 이 같은 상황에서 미얀마를 대표하는 야권 지도자인 아웅산 수치가 여태껏 입을 다물고 있다며 비판했다. 노벨평화상 수상자이자 국제 인권의 상징인 수치가 침묵하는 이유는 오는 10월 총선을 앞두고 인구의 90%가 넘는 불교도의 눈치를 보고 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다. 수치가 이끄는 민족민주동맹(NLD)의 총선 승리가 점쳐지는 상황에서 소수 이슬람교도로 종교적 혐오 대상인 로힝야족을 굳이 두둔하고 나설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130만명의 미얀마 로힝야족은 불법 체류 신분으로 투표권도 없다. 한편 인도양 안다만 해상을 떠돌던 로힝야족 난민선이 최근 일주일째 발견되지 않아 보트피플 사태가 소강 상태에 접어들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7000명 이상으로 추정되던 보트피플 중 3500명 정도만 말레이시아나 인도네시아의 수용소로 향했고 나머지는 미얀마로 돌아간 것으로 보인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로이터는 29일 태국 방콕에서 동남아 국가들과 유엔 등이 참여하는 로힝야 난민 사태 해결을 위한 국제 회의가 예정된 가운데 방글라데시가 난민 캠프의 로힝야족 수천명을 남부의 섬으로 이주시키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아베 美의회 연설] 아베 “日, 전쟁에 깊은 회한·후회”… ‘책임 회피’ 계산된 행보

    [아베 美의회 연설] 아베 “日, 전쟁에 깊은 회한·후회”… ‘책임 회피’ 계산된 행보

    아베 신조 총리는 29일(현지시간) 일본 총리로서는 첫 미국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전후 70주년을 맞아 미국의 리더십과 역할을 치켜세우면서 동맹 강화와 비전에 방점을 찍었다. 양국 동맹 강화의 의의와 성과를 설명하면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경제뿐 아니라 전략적으로도 큰 의미를 갖는다며 조속한 협상 타결을 강조했다. 미 의회에서의 연설이었던 만큼 제2차 세계대전과 과거사에 대해서는 미국인과 미국 사회를 이해시키고 만족시키기 위한 발언과 표현들을 사용했다. 반면 아시아에 대한 침략전쟁에 대해서는 지난 22일 인도네시아 반둥회의 60주년 기념회의에서보다는 진일보했지만 구체적인 언급 없이 두루뭉술하게 넘어갔다. 아베 총리는 “일본은 전쟁(태평양전쟁)에 대한 깊은 회한·후회의 마음을 갖고서 새로운 전후의 진로를 시작했다”면서 “우리들의 행동이 아시아 각국 국민들에게 많은 고통을 가져다 주었다”고 말했다. 사과 표현은 없지만 양심의 가책을 느낀다는 의미의 ‘회한’ ‘후회’라는 표현을 사용해 미국 사회와 미국인들에게 ‘일본이 (아시아 국가들에 대해) 깊이 사과하고 있다’는 생각을 갖도록 했다. 이어 “나는 이와 관련해서 이전 총리들이 밝혔던 입장을 지지한다”고 말하면서 전쟁에 대한 반성과 전직 총리들의 견해를 계승한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하지만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언급 자체가 없었다. 한국 등 관련국들이 크게 미흡하다고 느낄 수밖에 없게 됐다. 다만 아베 총리는 일본의 미래를 언급하는 모두에 “전쟁 중에는 여성들이 가장 큰 고통을 겪는다”면서 “우리 시대에는 여성의 인권유린이 없어지는 세상을 만들자”고고 원론적인 입장만 언급했다. 아베 총리가 위안부 문제 등 여성 문제에 대해 전향적인 입장을 가졌다는 것을 미국 사회에 전달하려고만 했지, 진정성이 담긴 사과가 없어 기존 입장에서 크게 달라진 게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당시 일본 정부는 관여한 것이 없고, 일본 정부가 강제한 증거도 없다”는 아베 총리의 평소 입장은 전혀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아베 총리는 합동연설에서 과거사와 여성의 인권유린에 대해 섬세한 영어 표현을 써 가면서 미국 등 서구의 청자들이 일본이 사과를 했다는 느낌을 받도록 했다. 앞서 아베 총리는 하버드대 강연과 기자회견 등에서 “고노 담화를 지지한다”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평소 고노 담화의 수정을 주장해 왔던 아베 총리의 입장에서 볼 때 국제사회의 비난과 압력을 피해 나가기 위해 전과 달리 전향적인 전략을 구사했다는 분석도 있다. 2007년 일본 정부는 고노 담화와 관련, “강제성을 입증할 증거는 없다”는 해석을 내놓으며 정부 책임을 부정해 왔다. 이와 대조적으로 미국에 대해서는 적극적이었다. 합동연설 직전 제2차 세계대전기념관에 갔다온 것을 연설문에 넣었던 아베 총리는 진주만·바탄섬·산호해 등 2차대전의 격전지를 언급하며 성의를 보였다. 일본군 위안부 등에 대해서는 직접 사과는 하지 않고 미국에 대해 성의 있게 언급한 것은 고도로 계산된 ‘이중 행보’라는 지적이 많다. 아베 총리는 “진주만 등에서 산화한 모든 미국인들에 대해 그들의 잃어버린 꿈과 미래를 생각하면서 깊은 뉘우침의 마음으로 기도했다”면서 “2차 세계대전 때 사망한 미국인들에 대해 영원한 조의를 표한다”고 미국인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연설 곳곳에서 미국 측에 화해의 제스처를 여러 차례 보였다. 워싱턴 외교 소식통은 “아베 총리가 합동연설에서 고노 담화를 지지한다는 것을 다시 확인함으로써 진일보했다는 평가를 얻어내는 데 성공했다”면서도 “사과 없이 과거 입장을 되풀이했다는 점에서 기대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신천지 기자회견, 납치+감금+폭행+강요죄 자행? “공정성 및 객관성 상실”[전문]

    신천지 기자회견, 납치+감금+폭행+강요죄 자행? “공정성 및 객관성 상실”[전문]

    ’신천지 기자회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이 8일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최근 방영된 CBS프로그램 ‘관찰보고서 신천지에 빠진 사람들’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CBS에 사과와 정정보도를 요구했다. 신천지 측은 이날 “CBS가 큰 실수를 했다고 본다. (CBS와 강제개종교육 목사들이) 돈 벌기 위해서 (방송)한 게 아닌가”라며 “신앙인 중에서는 신앙을 한다고 하지만 성경을 잘 모르는 사람이 많고, 믿지 않는 사람들은 더욱 성경 말씀 잘 모르는데, 이것을 이용해서 허위보도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CBS가 관련 당사자 의견을 반영해야 함에도 신천지 측에 어떤 연락도 취하지 않았다”며 “방송법에 규정된 언론의 공정성 및 객관성을 상실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CBS가 피촬영자의 동의 없이 촬영하고, 방송 여부를 피촬영자에게 알리지 않은 것은 위법”이라며 “CBS가 신자들의 초상권 및 음성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만희 총회장의 설교를 무단으로 편집, 사용해 저작권법을 위반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이만희 총회장은 “성경대로 이야기한 것을 앞뒤 잘라 왜곡 편집해 자극적으로 보도하는 것은 잘못”이라며 “기독교의 한 무리들이 다른 무리를 비방해 분열시켜선 안된다”고 밝혔다. 기자회견 이후 신천지측은 ‘CBS 허위 왜곡보도 규탄 성명서’를 발표했다. 다음은 신천지의 ‘CBS 허위 왜곡보도 규탄 성명서’ 전문 CBS는 강제개종교육목사 진용식, 신현욱과 결탁해 2015년 3월 16일부터 4월 7일까지 총 8회에 걸쳐 소위 ‘관찰보고서-신천지에 빠진 사람들’이라는 제목으로 신천지를 비방하는 방송을 하였다. ‘돈벌이’를 위해, 강제개종교육 목사들이 강제개종교육을 통해 저지른 인권유린행위를 신천지에 뒤집어씌우고, 이러한 내용을 방송하여 교회들로부터 받은 후원금으로 제작된 CBS의 방송은 신천지에 대한 허위·왜곡 보도이며, 대한민국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종교의 자유’, ‘신체의 자유’를 침해하는 아주 심각한 범죄행위이다. 또한 CBS는 납치, 감금, 폭행, 강요죄가 자행되고 있는 범죄현장을 촬영하고 방송하면서도 경찰에 고발하기는커녕 강제개종교육 목사들과 하나 되어 오히려 강제개종교육을 권장하는 방송을 내보냈다. CBS가 앞세운 강제개종교육사업가 진용식 목사는 지난 2008년 강제개종교육을 하면서 야간공동강요, 감금 방조죄를 저지른 혐의로 이미 유죄 판결을 받았고, 그러한 불법행위로 인해 손해배상 판결을 받은 인물이다. 또 신현욱 목사는 신천지에서 성경을 왜곡하고, 교회재정을 임의로 자신의 통장을 만들어 사용하다가 제명된 인물이다. 이들에게서 강제개종교육을 받다 탈출한 피해자들은 사랑하는 가족에게 갈 수 없는 처지에 놓였으며, 학교도 직장도 잃는 등 심각한 피해를 당하였고,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았다. 또한 CBS가 신천지에 대하여 가정을 파괴하고, 사회 질서를 어지럽히는 반사회집단, 반국가단체, 범죄집단이라고 허위·왜곡 보도하여, 대한민국 국민이며 사회의 일원인 20만 신천지인들은 명예를 훼손당하였으며, 감당하기 어려운 정신적 충격과 인권을 침해당하였다. 이에 따라 온갖 거짓말로 국민을 속이고, 국론 분열과 종교 전쟁을 유발시키며, 인권을 침해하고 있는 CBS의 허위․왜곡보도에 대하여 신천지교회는 강력히 규탄하며 아래와 같이 촉구한다. 하나. 강제개종교육 목사들과 하나 되어 거짓말로 국민을 분열시키고, 종교전쟁을 유발시키며 후원금을 모금한 CBS는 즉각 대국민 사과를 하고, 정정보도하라! 둘. 4대악 근절을 외친 정부는 국민의 인권을 짓밟는 불법 강제개종교육을 홍보하고 가정불화와 폭력을 부추긴 CBS를 폐쇄하라! 셋. 검찰은 체포, 감금, 강요 등 인권유린을 방조하고, 이러한 범죄를 미화한 CBS에 대하여 즉각 조사하고, 이러한 불법 방송을 통해 얻은 후원금에 대하여 범죄 수익으로 간주하여 즉각 몰수하여야 한다. 방송에서 확인되는 것처럼 강제개종교육 담당자들을 감금, 강요의 방조 내지 교사죄로 즉각 구속 수사하여야 한다. 넷. 대한민국 언론은 범법자들을 앞세워 신천지에 대한 허위·왜곡보도를 자행한 CBS와 거짓 방송을 방패막이로 삼는 부패한 한국교회의 실태를 객관적으로 확인 보도하라! 다섯. CBS는 더 이상 거짓말로 사회 분열과 분란을 조장하지 말고 ‘서로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따라 사회 화합과 종교 간 갈등 해결을 위해 노력하라! 신천지 기자회견, 신천지 기자회견 신천지 기자회견, 신천지 기자회견, 신천지 기자회견, 신천지 기자회견 사진 = 서울신문DB (신천지 기자회견) 뉴스팀 chkim@seoul.co.kr
  • [성매매특별법 첫 공개변론] 김강자 “특정 지역 생계형 성매매 허용해야” 최현희 “性구매 남성이 여성의 몸·인격 지배”

    [성매매특별법 첫 공개변론] 김강자 “특정 지역 생계형 성매매 허용해야” 최현희 “性구매 남성이 여성의 몸·인격 지배”

    성매매특별법(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이 제정 11년 만에 처음으로 헌법재판소 공개변론에 오른 9일 헌재 대심판정에서는 날 선 공방이 오갔다. 성매매 종사자 단체는 성매매특별법을 폐지해 달라는 탄원서를 헌재에 제출했다. 헌재 심판 대상은 이 법 21조 1항으로 ‘성매매를 한 사람은 1년 이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 벌금·구류·과료에 처한다’는 내용이다. 이 조항에 따라 돈을 주고받으며 성을 거래한 남성과 여성 모두 처벌받는다. 애초 이 조항이 헌법에 어긋난다며 법원에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했던 성매매 여성 김모(44)씨 측 법률 대리인과 참고인들은 성매매를 처벌하는 것은 성인의 성적 자기결정권과 직업 선택의 자유를 제한하는 등 위헌 소지가 크기 때문에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무부와 여성가족부 측은 건전한 성 풍속을 유지하기 위해 특별법이 필요하고 위헌 소지도 없다며 맞섰다. 공개변론 참석자 중 가장 주목받은 사람은 김강자 전 총경이었다. 서울 종암경찰서장이던 2000년 관내 성매매 집결지인 속칭 ‘미아리 텍사스’를 집중 단속하며 ‘미아리 포청천’으로 이름을 떨쳤던 그는 이날 공창제 도입을 주장했다. 김 전 총경은 착취와 감금을 당하던 성매매 여성 19명이 희생돼 성매매특별법 제정 배경이 된 2000년과 2002년의 ‘군산 화재 사고’를 언급하면서 “성매매 여성들의 인권을 보호하겠다며 법이 만들어졌지만, 정작 이 법은 생계를 위해 몸부림치는 성매매 여성들의 생계를 끊는 등 가장 큰 인권유린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전 총경은 특히 “특정 지역에서 생계형 성매매를 하도록 놔두고 경찰 단속을 강화하자”고 제안하며 “제대로 단속하면 신분 노출을 꺼리는 음성적 성매매 여성이 사라지고 생계형 성매매 여성과 구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김 전 총경은 ‘특별법을 위헌이라고 생각하느냐’는 박한철 헌재 소장의 질문에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답해 청중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김씨 측 법률 대리인인 정관영 변호사는 “이 여성들은 성매매 외에 다른 생계 수단이 없는 상황”이라며 “가장 원하는 것은 제한된 구역의 성매매는 처벌하지 말고 그 외 지역은 처벌하는 것”이라고 김 전 총경을 거들었다.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사교육을 금지한다고 해서 사교육을 받는 학생을 형사처벌하지는 않는다”고 비유하며 “세계적 추세는 성판매자는 처벌하지 않고 있다. 성매수자만 처벌해도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법무부 측은 “우리 사회에는 성매매가 잘못된 것이고 금지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다”며 “성매매를 금지하고 처벌하는 것에 대한 공익적 필요성이 크고 일부만 따로 허용할 수는 없는 문제”라고 반박했다. 정부 측 참고인으로 나선 최현희 한국여성변호사회 인권이사는 “성매매는 성구매 남성이 성매매 여성의 몸과 인격에 대한 지배권을 행사해 인간을 대상화하고 인격적 자율성을 침해한다는 점에서 성적 자기결정권이나 직업 선택 자유의 문제로 접근하기 어렵다”며 특별법 유지를 강조했다. 오경식 강릉원주대 법학과 교수도 “피해자 보호가 미흡하다고 위헌이라고 선언하면 사회적 혼란을 감당해야 한다”며 “위헌 문제가 아니라 정책·제도 개선으로 해결할 문제”라고 합헌론에 힘을 실었다. 또 “특정 지역에 성매매를 허용하면 님비 현상이 발생하는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당초 2시간으로 예정됐던 공개변론은 “성매매 여성은 처벌하면 안 된다는 입장인데 성구매 남성은 어떻게 해야 하나”, “생계형과 비생계형을 어떻게 구별하나, 차별 문제가 생길 수도 있는 것 아닌가” 등 참고인들을 향한 헌재 재판관들의 질문이 쏟아지며 4시간여 만에 마무리됐다. 양측 주장을 확인한 헌재는 이후 집중심리를 통해 이르면 올해 안에 위헌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한터전국연합·한터여종사자연맹 등 성매매 종사자 883명은 이날 헌재에 성매매특별법 폐지를 요구하는 탄원서를 내며 “착취나 강요가 없는 성매매는 피해자가 없다”고 주장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단독] [염전 노예 그 후 1년] 일할 곳도 없고 해봤자 月 5만원… 가족은 염전 주인에게 “다시 데려가라”

    [단독] [염전 노예 그 후 1년] 일할 곳도 없고 해봤자 月 5만원… 가족은 염전 주인에게 “다시 데려가라”

    7일 오후 전남 목포시 호남동 목포역 인근 뒷골목. 여관과 여인숙 간판이 빼곡하게 내걸린 골목에 땅거미가 내려앉자 60~70대 여성들이 하나둘 나왔다. “놀다 가세요. 놀다 가. 방 있어.” 이들이 호객하는 대상은 오갈 데 없이 역전을 떠도는 인부들이다. 한 여인숙 주인은 “넉 달 동안 우리 집에 머물던 60대 ‘염부’(소금 만드는 일에 종사하는 인부)가 그저께 사라졌다”며 “(염전이 쉬는) 겨울 내내 밀린 방값, 술값을 염전 주인이 내주면 해마다 이맘때쯤 일하러 갔던 사람인데 야반도주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수십년간 김 양식장과 고기잡이배에서 일했다는 홍모(56)씨는 “염전이나 김 양식장 업주, 고기잡이배 선주들이 인력을 구할 때 소개비를 아끼려고 직접 와서 인부들과 얘기를 해 본 뒤 밀린 방값, 술값 등을 대신 내주고 데려간다”고 설명했다. ●가족에게 인계됐지만 한 달 만에 돌아오기도 신안군 염전에서 장애인과 노숙인 등 무연고자들에 대한 강제노역과 폭행, 임금 착취, 인권 유린 등이 불거진 지 1년이 흘렀다. ‘현대판 노예’ ‘염전 노예’라며 여론이 들끓었다. 불법 인력 유입의 창구로 목포 시내 직업소개소가 거론되면서 당국의 집중적인 단속이 이뤄졌다. 하지만 여관업으로 등록된 일부 숙박업소에서는 여전히 불법적인 인력거래가 이뤄지고 있었다. 직업소개소를 통하려면 인당 70만~100만원을 소개비로 건네야 하는 데다 얼마 버티지 못하고 떠나면 소개비를 날리는 셈이어서 염전 주인들이 이런 방식을 더욱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염전 주인들이 숙박업소를 통해 염전 인부를 구하는 방식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목포역 앞에서 40여년간 장사를 했다는 상인은 “장애가 없다면 누가 죽도록 일하고 돈도 잘 못 받는 염전에 가겠나. 염주들이 데리고 가는 사람은 누가 봐도 좀 부족해 보이는 사람들”이라고 했다. 하지만 당국은 신고가 들어오지 않는 한 숙박업소까지 단속할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경찰과 지방노동청이 지난달 3주간 합동으로 일제 점검한 결과 ‘염전 노예’ 사건이 최초로 불거진 신의도에서 지적장애가 의심되는 염부가 10여명 발견됐다. 또한 합동점검단이 조사를 한 염전 336곳 가운데 11곳에서 23명의 염부들이 총 1억 9000여만원의 임금을 받지 못한 사실이 드러났다. 경찰은 임금 체불 외에 폭행 등 다른 위법 행위가 의심되는 염주 5명을 상대로 내사에 들어갔다. 지난해 구출됐다가 염전으로 돌아온 염부들도 눈에 띄었다. 12년간 염전에서 일했다는 문모(51)씨는 경찰 조사 후 강원도의 가족에게 인계됐지만 적응하지 못하고 한 달 만에 염전으로 돌아왔다. 경찰 관계자는 “지적장애가 의심된다고 격리가 능사는 아니다”라며 “지난해 구출된 염부 중 다수가 신안 일대에서 또다시 염전 일을 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염전에서 일하는 지적장애인들의 임금 체불과 인권유린을 막으려면 장애인 인권단체 등 전문가를 참여시켜 상시적으로 염전을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지난해 경찰 일제조사 때 지적장애인 진술 조력인으로 참여했던 박수인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팀장은 “그나마 노하우가 쌓인 경찰 인력이 정기인사로 교체된데다 현재 도서지역을 관할하는 경찰서 7곳에 2~3명씩 있는 인권수사팀에는 장애인 인권을 다룰 전문인력이 없다”며 “이들이 지적장애가 의심되는 염부들을 한두 번 면담한다고 해서 인권유린 등 위법행위가 있었는지 알아채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지적장애인 구출만 하고 사후대책 전무 지자체 등 당국의 사후 관리에 대한 아쉬움도 지적됐다. 염전 노예 피해자들이 생활해 온 노숙인 재활시설의 한 사회복지사는 “지난해 구출만 이뤄졌지 사후 관리나 대책은 전무했다”며 “지적장애인들이 일할 수 있는 보호작업장에 들어가려면 몇 개월을 기다려야 하고 임금은 5만~20만원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 대부분이 시설에서만 지내는 생활을 답답해하다가 자진해서 염전 주인에게 받아 달라고 연락할 정도”라고 전했다. 글 사진 신안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목포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사설] 미·일 新밀월시대, 日 우경화 지원 안 된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다음달 29일 미국 상·하원 합동연설이 최종 확정됐다. 미국이 제공하는 최고의 예우인 상·하원 합동연설을 한 일본 총리는 지금까지 한 명도 없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가 2006년 시도했지만 야스쿠니 신사 참배 문제로 무산된 전례가 있다. 아베 총리는 이번 미국 방문길에 오바마 행정부가 주도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무역 협상을 타결하고, 새 방위협력지침에도 합의해 경제와 안보 협력을 한 단계 강화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와 안보 협력을 고리로 미·일 간 신(新)밀월시대가 가속화되는 현실은 미국 정계에서 확연하게 드러난다. 미국의 정계 지도자들은 벌써 ‘아베 찬양’에 돌입했다. 존 베이너 미국 하원의장이나 존 매케인 상원 군사위원장 등은 “가장 가까운 동맹국으로부터 경제 안보협력 확대 방안을 청취하는 기회”라고 기대감을 표시하면서 “아베의 열렬한 지지자”라는 발언도 서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미국 정계가 일본과의 경제·안보 협력에 치우쳐 아베 총리의 군사대국화와 우경화 행보에 애써 눈을 감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일본을 두둔하는 듯한 웬디 셔먼 미 국무부 정무차관의 발언이나 지난해 10월 미·일 안전보장협의회에서 일본의 군사적 역할 확대를 포괄적으로 인정한 것들이 대표적이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예산 증액이나 병력의 추가 배치 없이 영향력을 유지하고 싶은 미국과 군사력 강화를 꾀하는 일본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결과일 것이다. 하지만 침략의 과거사를 미화한 일본의 입장을 두둔한 것이나 자위대 해외 파병의 길을 열었던 집단자위권 행사를 노골적으로 지지하는 행위는 군사대국화를 추진해 온 아베 정권에 날개를 달아 준 것이나 다름없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이런 와중에 아베 총리는 최근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일본군 위안부를 “인신매매의 희생자”라고 표현하며 “측량할 수 없는 고통과 형언할 수 없는 아픔을 겪은 이들을 생각할 때마다 가슴이 아프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가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인신매매’라는 표현을 쓴 것은 처음이다. 그러나 국제사회는 이미 일본군 위안부 사건을 20세기 최고의 인권유린이자 일제의 조직적 후원 아래 자행된 매우 구체적인 ‘성노예’ 사건으로 규정한 상태다. 아베 총리는 지나치게 광범위한 용어인 인신매매를 꺼내 들면서 매매의 주체와 객체, 목적이 무엇인지는 언급하지도 않았다. 이는 군 위안부 사안을 정확하게 인식하지 못하는 미국 내 여론 주도층을 상대로 본질을 호도하기 위해 벌이는 일종의 물타기 수법으로밖에 볼 수 없다. 우리는 미·일 간 신밀월시대가 현실적으로 동북아의 평화를 보장하기보다 오히려 저해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은 지역안보 강화를 위해 한·일 관계 개선을 지지하고 있지만 일본의 진정성 있는 최소한의 반성과 사과가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 한국민들의 정서다. 미국이 진정으로 한·일 관계 개선과 한·미·일 협력의 길을 모색한다면 일본이 올바른 역사 인식을 갖고 미래로 나갈 수 있도록 적극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순서다.
  • “아베 위안부 문제 본질 덮는 발언 사과하라”

    워싱턴 정신대대책위원회는 28일(현지시간)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일본군 위안부를 ‘인신매매의 희생자’라고 표현한 데 대해 “문제의 본질을 덮으려는 정치적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워싱턴 정대위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역사적인 인권유린 사실을 분명히 인정하고 비인간적인 행위를 자행했던 일본의 당시 책임자들을 대신해 깊이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정대위는 “아베 총리는 누가, 언제, 누구를, 무슨 목적으로 매매했는지와 책임의 소재를 분명히 밝히지 않은 채 위안부 문제를 추상적으로 개념화하고 단순히 개인적인 연민의 표시만 했다”며 “정신대라는 시스템을 통해 소녀나 여성을 강제적으로 성노예화한 책임의 주체가 일본 정부라는 사실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대위는 의회에서 아베 총리의 진정한 사과와 반성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WP 등에 광고를 싣기 위한 모금활동에 나설 예정이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아베 “위안부는 인신매매 희생자, 가슴 아프다” 숨은 뜻 알고보니?

    아베 “위안부는 인신매매 희생자, 가슴 아프다” 숨은 뜻 알고보니?

    ‘위안부는 인신매매의 희생자’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인신매매의 희생을 당하고 형언할 수 없는 아픔을 겪은 이들을 생각할 때 가슴이 아프다”라고 밝혔다. 다음 달 29일(현지시간) 일본 총리로는 처음으로 미국 상·하원에서 합동연설을 하는 아베 총리는 27일자로 발매된 워싱턴 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아베 총리가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인신매매’라는 표현을 쓴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WP는 아베의 한 측근을 인용해 보도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인터뷰에서 “아베 내각은 1995년 2차대전 종전 50주년 때의 무라야마 담화와 2005년 종전 60주년 때의 고이즈미 담화 등 전임 내각의 역사인식을 전체로서 계승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1993년 일본 정부 차원에서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사과와 반성의 뜻을 표한 고노 담화를 재검증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분명히 해왔다”고 덧붙였다. 그는 “정치인들은 역사 앞에 겸손해야 한다”며 “역사가 논쟁이 될 때 그것은 역사학자와 전문가들의 손에 맡겨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베 총리가 위안부를 “인신매매의 희생자”라고 표현한 것은 20세기 최악의 인권유린이자 국제사회가 ‘성노예’(Sex Slavery) 사건으로 규정한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본질을 흐리기 위한 고도의 계산된 발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위안부는 인신매매의 희생자, 위안부는 인신매매의 희생자, 위안부는 인신매매의 희생자, 위안부는 인신매매의 희생자, 위안부는 인신매매의 희생자 사진 = 서울신문DB (위안부는 인신매매의 희생자) 뉴스팀 c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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