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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행 호소에 “바지 까봐”/피해자를 사기꾼 몰고 반말·욕설 ‘민중의 지팡이’

    택시기사 강모(28)씨는 요즘 울화통이 터져 밤잠이 안올 지경이다.피해자로서 경찰서에 갔지만 사기꾼으로 몰렸다.답답한 나머지 인터넷 신문고의 문을 두드렸지만 열흘이 넘도록 감감 무소식이다.목격자를 불러 재조사한다던 경찰은 연락조차 없다. ●피해자 VS 경찰관의 진실게임 강씨가 서울 동대문경찰서 형사계를 찾은 것은 지난달 23일.며칠 전 택시에 탔던 취객에게 난데없이 얻어맞은 뒤 종로서에서 조사를 받았는데 사건이 동대문서로 넘어가 재조사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강씨는 재출두 통보에 하던 일도 접고 부랴부랴 경찰서로 달려갔다. 강씨는 담당 이모(37) 경장이 대뜸 “어디 맞았어?”라고 반말로 물어왔다고 주장했다.강씨가 “낭심을 걷어차였습니다.”고 답하자 “바지 까봐.확인해 보게.”라는 답이 돌아왔다는 것이다.순간 강씨는 흥분했다.왜 바지를 벗어야 하냐고,아저씨가 의사냐는 고함도 튀어나왔다.그랬더니 경찰관은 “젊은 놈의 XX가 맞지도 않고 맞았다고 사기치고 있어.”라고 비아냥거렸다.강씨는 “취객에게 얻어맞고,욕설을 들었을 때보다 ‘민중의 지팡이’라는 경찰의 한 마디에 더 큰 상처를 입었다.”고 분개했다. 그러나 이 경장은 “강씨 주장처럼 인격을 비하하는 발언은 하지 않았다.”면서 “강씨가 감정이 북받쳐 순간적으로 흥분,오해한 것”이라고 말했다.이에 강씨는 “억울한 피해자를 사기꾼으로 몰아놓고 그런 적 없다고 잡아떼는 경찰에 질렸다.”면서 “힘 없는 서민이 아무리 항의해 봤자 해당 경찰서와 상급기관이 무시해 버리면 진상조사도 이뤄지지 않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또 “사건이 어떻게 결론지어졌는지,해당 경찰관은 징계를 받았는지 속시원히 공개하라.”고 목청을 높였다. ●피해자 존중하는 경찰 제도돼야 인권단체인 ‘인권실천시민연대’ 홈페이지 게시판에도 비슷한 사례가 올라 있다.‘이재성’이라는 네티즌은 지난달 경기 남양주경찰서에서 겪은 일을 적었다.이 네티즌은 “경찰관은 나이 어린 청년에게 반말을 해도 되느냐.”면서 “시종일관 말을 놓는 경찰관에게 왜 반말을 하냐고 항의했더니 나이 지긋한 경찰관이 ‘너는 애비 에미도 없느냐.’고 윽박질렀다.”고 주장했다.남양주서 청문감사실의 관계자는 “일부러 경찰에게 죄를 덮어씌우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사실 여부를 철저하게 조사한 뒤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찰관의 인격모독 등 인권침해는 실제로 곳곳에서 눈에 띈다.국가인권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001년 11월부터 지난 10월말까지 접수된 인권침해 관련 진정사건은 모두 5422건이다.이중 경찰을 대상으로 한 것은 전체의 26.8%인 1449건이다.구금시설에 대한 진정건수 2554건에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와 관련,국가인권위원회는 최근 서울 도봉경찰서 정모 순경 등에 대해 특별인권교육을 하도록 권고하기도 했다.인권위는 “정 순경이 술에 취한 폭력 피의자에게 다섯 차례나 폭언을 퍼붓는 등 국민에 대한 친절의무를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같이 경찰관에 대해 일과성으로 교육을 하거나 징계하는 등의 방식은 경찰의 인권침해를 근절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경찰관 개인에게 책임을 묻는 데 급급하지 말고,서민의 인권을 보호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경찰대 표창원 교수는 “실제로 누가 잘못했는가도 중요하지만 현 경찰체제에서는 언제라도 비슷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면서 “피해자에게 경찰서로 나오라고 하는 것 자체를 인권침해로 보는 영국의 수준까지는 못가더라도 피해자 인권을 최대한 존중하는 쪽으로 제도를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인권실천시민연대 오창익 사무국장은 “경찰관이 반말을 내뱉는 것을 대단한 수사기법으로 여기고,피해자의 인권은 무시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 문제”라면서도 “경찰과 시민 모두를 위해 경찰서에 녹음·녹화장치를 마련해 오해의 소지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지연기자 anne02@
  • “한국 인권 국제사회에 제대로 알리자” 정부·인권단체 첫 공동작업

    ‘앙숙’에서 ‘동반자’로 갈까? 유엔인권이사회에 제출하는 3차 정부 인권보고서를 놓고 국제사회에서 대립각을 세워온 법무부와 인권단체가 손을 맞잡았다.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3차 정부보고서 작성을 주관하는 법무부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과 여성연합,인권운동사랑방 등 국내 대표적인 인권단체로 구성된 ‘NGO 컨소시엄’에 비공개 의견조회를 요청한 것이다. 민변이 중심이 돼 인권단체 컨소시엄을 형성했다.이들 3개 단체는 11일 A4 용지 10장 분량의 의견서를 낸다. 법무부 관계자는 10일 “지난 9월 민변과 협의해 정부가 제출할 인권보고서에 대한 의견제시를 요청했다.”면서 “이들 인권단체에 3차 정부보고서 한글본 초안을 건네주고 자문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인권단체의 의견을 받아 지적된 부분을 고친 다음 각 부처와 협의,수정 보고서를 내놓을 예정이다. 이들의 어색한 연대는 정부보고서에 대한 인권단체의 강도높은 비판이 배경이 됐다.과거 두차례에 걸쳐 정부가 보고서를 낼 때마다 인권단체들은 유엔에 정부보고서를 비판하는 ‘반박 보고서’를 제출했다.인권단체는 정부가 국내 인권현실을 긍정적으로만 포장하며 규약을 준수하지 못한 책임을 시민사회에 떠넘긴다고 비난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국제 인권관련 회의에서 우리 정부의 보고서를 자국 인권단체가 맹렬히 비판해 눈총을 받곤 했다.”면서 “이번에는 심의단계부터 인권단체와 토론해 인권현실을 국제사회에 제대로 알리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민변 관계자는 그러나 “인권단체의 의견대로 일부 수정이 된다 하더라도 근본적인 시각차가 엄연히 존재하는 만큼 이번에도 반박보고서를 유엔에 제출할 것”이라고 선을 긋고 “최종 보고서가 완성되면 모든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공개 공청회를 열겠다.”고 말했다. 유엔인권이사회는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B규약)’에 가입한 국가에 대해 보고서 제출을 의무화하고 있으며 우리 정부는 지난 90년에 가입,91년과 97년 두차례 보고서를 제출했다. 정부는 조만간 국가인권위원회를 거쳐 한글 초안을 확정할 계획이며,내년 2월외교부를 통해 영문보고서를 유엔인권이사회에 제출하게 된다. 안동환기자 sunstory@
  • [열린세상] 파병, 서두를 일입니까

    알려져 있듯이 10일은 세계인권선언 기념일이다.올해로 55년 됐다.그래서일 것이다.요 며칠은 ‘인권’을 말하는 모임이나 사람들이 꽤나 많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주최로 8일 열린 ‘2003년 한국인권보고대회 및 토론회’는 그 중에도 대표적인 공론장이다.대회에서는 노무현 정권 1년 동안의 인권상황을 토론-평가하고,당면한 국가적 현안들에 대한 특별결의문이 채택-발표됐다.가장 크게 눈에 띈 결의사항은 이라크 추가 파병 결정을 즉각 철회하라는 요구다.첫눈 내린 이날 인천공항으로는 이라크에 송전탑 공사하러 갔던 60대와 40대 근로자가 무참한 주검이 되어 돌아왔다. 같은 시각 국회에선 국회반전의원모임과 시민단체가 공동으로 기자회견에 나섰다.이라크 파병에 대한 국민적 여론을 수렴하기 위한 ‘국민 대 토론회’를 정부와 국회에 제안하는 내용이다.이들은 “국회에서 어물쩍 ‘합의’해 넘기려 하지 말라.국민의 총의를 확실하게 묻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한국 가톨릭은 주교회의 이름으로 인권주일 담화를 발표했다.제목이 ‘이방인을 환대하는 사람들에게 축복을!’이다.인권 손상-침해 우려를 표명한 6개항 의제 가운데 ‘이라크 전투병 파병’이 들어 있다.본래부터 이 전쟁은 단호히 거부된다. 지난달 25일 한국의 국가인권위원회는 출범 두 돌을 기념했다.‘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 ‘인권 바로 세우기’를 푯대로 내건 인권위는 “‘인권 감수성’이 부족하다.” “인권옹호기관이 아니라 인권심판기관 수준이다.” 등의 비판을 받기도 하지만,몇몇 이슈에 대해서는 ‘똑부러지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해서 평가의 대상이다.그 한가운데 ‘이라크 파병 반대의견 표명’이 있다.중요한 국가정책이든 대통령의 중대한 정치적 결단이든 관계없이,국가인권위는 오로지 ‘보편적 인권’의 편에서만 가감 없이 말해야 한다.그래야 국가인권위가 바로 서고,인권도 바로 설 것이다. 이라크 전쟁은 명분 없고 도덕적이지 않은 전쟁이라는 인식이 일반적이다.미국에 이라크 전쟁은 올해 새로 시작한 전쟁이 아니다.10년 전에 이미 ‘승전’했고 2003년에도 ‘승전’이 선언됐으나 전쟁은 10년 내내 지속되고 지금도 의연히 지속되고 있는,오래된 수렁이다.베트남과 똑같다. 전쟁이란 본래 승자가 없는 법이다.패자만이 남는다.잠시 전투에서 승리할 수 있으나 전쟁에서는 궁극적으로 패자가 된다.인류학자 전경수 교수는 최근의 한 글에서,2차대전에서 일본의 무조건 항복만이 예외적일 뿐 모든 전쟁에서 드러나는 ‘항복 이후의 복수’ 양상을 이야기한다.미국은 지구상에서 더 이상 일본처럼 ‘항복 이후의 복수’라는 장르가 없는 상대를 만날 수 없다. 그의 글은 ‘아쉽고,안타깝고,원통한’ 심정을 토로하는 것으로 이렇게 끝난다. “한국군 파병을 요구하는 부시에 대해서 논리적 질문을 할 수 있는 정치가가 없는 것이 아쉽다.그러한 논리를 전개할 수 있는 브레인이 없다는 것이 안타깝다.파병의 문제를 합리적으로 제기하고 한국군 참전의 부당함을 설득할 수 있는 이론가가 나서지 않음으로써 우리의 젊은이들을 부적절한 전장 속의 죽음으로 몰아넣는 것이 원통하다.” 이라크 파병 논란에는 ‘국익론’ ‘동맹론’ 같은 신화들이 있다.신화가 아니라 절박한 현실이고,결코 도망갈 수 없는 한계상황일는지 모른다.이런 현실과 한계상황은 우리를 늘 절망적이게 한다.그 중에도 우리를 ‘아쉽고 안타깝고 원통하게’ 하는 것이 있다.우리의 외교력,협상력,담력(膽力) 같은 것이다. 마침 우리의 파병부대 이름,서희(徐熙·942∼998)가 주는 교훈이 있다.공병부대의 이름으로가 아니라,우리 역사가 기록한 최고의 외교역량으로서의 이름이다.문신인 그는 80만 대군을 이끌고 고려 정벌에 나선 거란(契丹) 장수 소손녕(蕭遜寧)에 맞서,맨주먹으로 적진 담판에 뛰어들어 청천강에서 압록강 사이,옛 고구려 땅인 강동육주(江東六州)를 회복하고 거란군을 철군시켰다.그럴 수 있었던 비밀은 적장 소손녕을 위압-압도한 서희의 기개(氣槪)였다고 전한다. 파병,서두를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정 달 영 언론인
  • NGO/“시민단체 출신 정부 고위직인사 이라크 파병 찬·반 소신 밝혀라”시민단체들 “침묵땐 사퇴운동”

    시민단체들이 이라크 파병 찬·반논란을 둘러싸고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는 시민·사회단체 출신 정부 고위직인사들에게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이들은 시민·사회단체출신 고위급 인사들이 앞장서서 이라크파병 반대 의사를 과감하게 피력해 줄 것을 주문하고 있다. 실제 일부 시민단체 내부에서는 침묵하고 있는 인사들에게 사퇴를 요구해야 할지 여부에 대한 논의도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최선희 평화를 만드는 여성회 사무처장은 “대통령이 이라크파병 결정을 내렸다고해서 시민·사회단체출신 인사들이 침묵하는 것은 매우 실망스럽다.”면서 “파병에 반대해 사표를 제출했다는 영국의 한 고위 인사처럼 우리 인사들도 자리에 연연하지 말고 소신있게 행동해 주길 바란다.”고 점잖게 꼬집었다. 이영철 참여불교재가연대 사무처장도 “많은 시민·사회단체출신 인사들이 국무회의의 구성원이거나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 참석자인데도 불구하고 이들이 소신있는 발언이나 행동을 했다는 얘기를 듣지 못했다.”면서 “정부에 들어가기 전에간직했던 신념과 초심을 잃지 말고 실천해 주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시민·사회단체출신인사들이 내심으론 반대하고 있으면서도 겉으로 반대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무엇보다 파병정책을 결정하는 청와대 외교·안보라인에 시민단체 출신들이 없어 이같은 사단이 벌어지고 있다고 풀이한다. 현재 참여정부에 참여하고 있는 시민사회단체 인사들중 청와대에는 문재인 민정수석(민변),정찬용 인사보좌관(광주YMCA사무총장),박주현 국민참여수석(참여연대) 등이 있다.내각에는 지은희 여성부장관(여성단체연합),한명숙 환경부장관(여성단체연합)이 활동중이며 이남주 부패방지위원장(전국YMCA사무총장),김창국 국가인권위원장(참여연대),최영애 국가인권위원회 사무총장(한국성폭력상담소장) 등도 대표적 인사들이다. 노주석기자 joo@
  • “옷 벗겨라” 폭언 논쟁/ 부안주민 인권위 진정 경찰선 명예훼손 고소

    원전센터 반대집회 경비를 담당하고 있는 전북지방경찰청 군산경찰서 최모(37) 경정 등 경찰관 2명은 4일 명예훼손을 당했다며 핵폐기장 백지화 범부안군민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을 전주지검에 고소했다. 이들은 소장에서 지난 1일 핵대책위 관계자들이 ‘촛불집회에 나섰던 여자 주민 2명에게 경찰이 옷을 벗기라고 하는 등 폭언을 했다.’고 공식 발표한 것은 허위사실이며,명예훼손이라고 밝혔다. 핵대책위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달 30일 오후 9시쯤 김모(61·여)씨 등 2명이 부안성모병원 앞에서 촛불집회에 참석하려 하자 이를 제지하던 경찰이 ‘모두 옷을 벗기라.’는 등의 성추행 발언을 했다.”고 주장하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최 경정 등은 “김씨 등에게 ‘옷을 다 벗으라.’고 한 것은 당시 대치상황을 옆에서 구경하던 주민들이었다.”고 주장하면서 당시 상황을 녹화한 비디오 테이프 등을 증거자료로 제출하기로 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
  • NGO/천주교 인권위 창립15돌 11일 첫 후원모금 행사

    인혁당 사건 및 KAL기 폭파사건 등과 같은 역사적 미제 사건과 각종 의문사 사건에 대한 조사,인권상담 활동 등을 벌여온 ‘인권운동단체의 원조’격인 천주교 인권위원회가 창립 15년만에 첫 후원모금 행사를 연다. 천주교 인권위원회는 오는 11일 ‘나눔의 밤,세상에 오직 하나뿐인’이란 타이틀로 후원모금 행사를 개최한다고 1일 밝혔다. 지난 1988년 11월 창립된 ‘천주교정의구현 전국연합’ 산하 인권소위원회를 모태로 하고 있는 이 단체가 후원모금 행사에 나서게 된 것은 부족한 예산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시민·사회단체들은 회비 등으로 확보한 한해 예산으로 각종 사업을 마친 뒤인 이맘때쯤 후원행사를 열어 부족한 예산을 마련하고 있다. 경실련은 지난달 23일 세종문화회관에서 후원회를 갖고 정·관계 인사 및 각 시민단체로부터 1년 예산의 20%에 해당하는 1억 6000여만원을 모금했다.녹색연대,환경운동연합,함께 하는 시민행동 등도 후원행사를 가졌다. 천주교 인권위원회 김지현 부위원장은 “최근 테러방지법,이주노동자 문제 등 인권 현안이 쏟아지는데도 재정문제로 활동을 줄여야만 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단체를 사단법인화하려 했지만 자산이 있어야 등기허가가 나오기 때문에 모금행사를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세상을 떠난지 100일째를 맞는 고 김승훈 신부의 추모미사와 함께 열리는 이날 ‘나눔의 밤’에는 이돈명 변호사 등 인권위원회에 몸담았던 인사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노주석기자 joo@
  • ‘NEIS 힘겨루기’ 재연 조짐/ ‘학생부 CD 가처분’ 싸고 전교조·교육부 대립

    학생부 CD 제작·배포를 금지하는 가처분신청 결과를 인용하면서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논란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측은 30일 “학생부 CD는 NEIS로 만들고 있기 때문에 NEIS도 문제가 된다.”고 주장했다.그러나 교육인적자원부는 “법원은 CD제작 자체를 문제삼았을 뿐 NEIS와는 상관이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양측은 법원의 결정이 NEIS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촉각을 곤두세우며 각자의 입장을 강력하게 피력하고 있는 것이다. 전교조는 CD가 학생의 인격권,사생활의 비밀과 자유,정보관리 통제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법원이 판단한 만큼 CD를 제작하는 데 사용된 프로그램인 NEIS도 마찬가지라는 입장이다. 전교조 관계자는 “법원 결정이 NEIS 자체를 문제삼지는 않았지만 그와 비슷한 취지”라면서 “법원 판단은 국가인권위원회의 결정에 이어 NEIS 논의에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학생부 CD를 제작·배포하는 교육부는 이에 맞서 “가처분신청이 받아들여진 것이 NEIS를 시행하지 말라는 것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전교조의 해석을 일축했다.법원 결정은 학생의 동의를 받지 않고 CD를 제작·배포한 데 대해 위법성을 지적한 것이지 데이터상으로 정보를 관리하는 NEIS와는 관련이 없다는 주장이다.교육부는 오히려 “앞으로 학생부의 작성·관리 권한이 유지되면서 대학들이 NEIS를 통해 지원자들의 전산자료만 선별적으로 제공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된다면 NEIS를 통한 전산자료 제공이 적법한 행위로 인정받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결정문 내용을 주시하고 있다. 서울의 한 고교 정보화담당교사는 이와 관련,“법원 결정이 NEIS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학생부 CD의 제작이나 배포에 어느 정도 연관성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면서 “법원의 지적을 받아들이되 이를 과대 포장하는 것 또한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홍기기자 hkpark@
  • 녹슬지 않은 사회비판/신학철씨 12년만의 개인전

    80년대 대표적인 민중미술 작가인 신학철(60)이 91년 학고재 전시 이후 12년 만에 개인전을 연다.21일부터 12월21일까지 서울 동숭동 한국문화예술진흥원 마로니에미술관에서 열리는 ‘우리가 만든 거대한 상(像)’전에는 역사를 이끌어나가는 서민들의 에너지를 느끼게 하는 ‘민중적’ 성격의 작품 120여점이 선보인다. 60년대 ‘자화상’에서부터 70년대 ‘서울 방법전’에 낸 콜라주 작업,80년대 ‘한국근대사’와 ‘한국현대사’ 연작에 이어 90년대 계층문제를 다룬 작품에서 최근 이라크전을 소재로 한 사회비판적인 작품까지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압권은 16점의 화폭으로 구성된 20여m 길이의 대작 ‘한국현대사-갑순이와 갑돌이’(2002년).시골에서 상경한 선남선녀들이 경험한 사회적인 사건과 문화 충격,그리고 거대도시로 성장해가는 서울의 모습을 역동적으로 표현한 ‘서민사적’ 작품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른바 ‘모내기 사건’과 관련된 자료와 동료작가들의 찬조 작품 등으로 구성된 공간이 별도로 마련돼 관심을 끈다.신학철은 농촌풍경을 그린 ‘모내기’(1987년)라는 작품으로 1989년부터 10년에 걸쳐 이적성 여부를 둘러싼 법적 싸움을 벌여왔다.미술에서의 표현의 자유와 검열 문제를 부각시킨 이 사건은 1999년 대법원에서 유죄판결이 났고 현재 유엔인권위원회에 계류중이다. 한편 전시장에서는 ‘모내기 사건’을 풍자한 안종관의 희곡 ‘남자는 위,여자는 아래-탁월한 안보적 상상력의 기록’을 중심으로 한국 근현대사의 장면들을 다룬 희곡들을 콜라주 형식으로 재구성한 연극도 공연된다.시간은 21일 오후 5시30분,22·23일 오후 2시·6시.(02)760-4605. 김종면기자 jmkim@
  • 공무원채용 간염검사 항목 폐지

    행정자치부는 18일 공무원채용 신체검사서에서 간염검사 여부를 묻는 항목을 삭제키로 했다.새로운 신체검사서 양식은 내년부터 적용된다. 지난 2000년 10월 보건복지부가 B형 간염을 전염병에서 제외시킴에 따라 같은 해 대통령령인 ‘공무원채용 신체검사 규정’을 개정했지만 신체검사서에는 간염검사 결과를 묻는 항목이 여전히 남아 있어 평등권과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는 인권위 지적에 따른 것이다.
  • 의문사委 전문위원 화염병시위 가담논란

    국가기관인 대통령 소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의 5급상당 계약직 전문위원이 지난 9일 도심 화염병 시위와 관련해 사무실에서 경찰에 전격 체포됐다.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가기관 소속 직원이 폭력시위를 벌였다는 점에서 파장이 예상된다.현직 국가기관 직원 신분으로 화염병 시위에 연루돼 수사를 받는 것은 처음이다. 경찰과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위원장 한상범)는 18일 “의문사위 조사1과 최모(35)전문위원이 노동자대회 때 화염병을 운반한 혐의로 17일 낮 12시쯤 경찰에 체포됐다.”면서 “서울지방경찰청 소속 수사관 2명이 최씨를 의문사위 사무실에서 붙잡아 연행한뒤 정확한 경위 등을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최씨의 변호인인 박훈 변호사는 “경찰은 노동자대회 당시 최씨가 차량으로 화염병을 운반하는 것을 직접 목격했다고 주장하고 있고 최씨는 이에 대해 단지 시위대에 있었을 뿐이라며 부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의문사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 제38조에는 ‘공무원이 아닌 위원회의 위원 또는 직원은 형법 기타 법률에 의한 벌칙의적용에 있어서는 이를 공무원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최씨는 의문사위에서 근무하기 전까지 대우자동차 노조 대변인을 역임하는 등 노동계에 몸담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의문사위측은 체포된지 48시간이 지난 19일 최씨의 최종 신병처리 여부가 나올 때까지 추이를 지켜보자는 입장이지만 의문사위의 정체성이 도마에 오르게 됐다며 당혹해 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의문사위 관계자는 “당시 집회는 일요일에 열린 것으로 공식 업무시간이 아니었기 때문에 참여 여부는 개인 판단에 맡길 문제”라면서 “지금으로서는 최씨의 처벌 문제 등을 언급할 단계가 아니다.”고 말했다.이 관계자는 “하지만 의문사위 내부에서는 이 문제가 미칠 파장을 걱정하고 있는 건 사실”이라고 밝혔다. 최씨는 지난 7월 제2기 의문사위가 출범할 때 자체 임명한 계약직 전문위원으로 직제상 공무원의 5급에 해당한다.행정자치부 관계자는 “의문사위 전문위원의 경우 공무원 채용요건을 충족시킨 대상자 가운데 선발하기 때문에 계약직 공무원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지난 노동자대회 직후 긴급 사회관계장관회의를 열고 화염병 제조·운반·보관·소지자 등에 대해 형법상 화염병처벌법과 집시법 등을 적용,법정 최고형을 구형하고 시위중 화염병 투척자에 대한 전담 검거부대와 전담 수사반을 운영키로 하는 등 엄정 대응키로 했다.또 서울고법 형사3부(재판장 신영철 부장판사)는 지난 16일 철거 반대집회 참석자들을 강제해산시켰다는 이유로 심야에 파출소를 급습,화염병을 던지는 등 화염병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강모씨에게 징역 1년6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한편 대통령 직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는 국가인권위원회,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등과 함께 국민의 정부 때 설립돼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는 기구다.지난 3월에는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김창국) 소속 직원과 전원위원회가 이라크 파병 반대 성명과 반전 의견서를 내 파문이 일기도 했다. 이동구 구혜영기자 koohy@
  • “불법체류자 출국유예 연장… 임금 못받고 쫓겨나지 않게”/中등 8개국 외교사절 호소

    불법체류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정부의 단속을 사흘 앞둔 14일 중국과 몽골,필리핀 등 관련국의 주한 외교사절들이 자국 노동자들의 인권보호 증진에 한국이 힘을 쏟아줄 것을 호소했다.이들은 불법체류자들의 출국유예기간을 연장하고 인권침해 실태조사에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김창국)는 14일 페렌레이 우르쥔훈데브 몽골대사와 알라딘 곤살레스 빌라코르테 주한 필리핀대사 등 주한 외교사절 8명을 초청,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외국인노동자 송출국 외교사절 초청 간담회를 가졌다. 알라딘 빌라코르테 필리핀 대사는 “한국 정부가 이주노동자들의 체류기한 연장조치를 내리는 등 유연성을 보여줘 고맙다.”면서도 “강제출국 대상자들이 출국 전에 머무르는 보호소가 ‘구금소’와 같이 운영되거나 노동자들이 체불임금을 받지 못한 채 강제출국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사로 타나순티 주한 태국공사는 “언어장벽이나 연장신청 절차 미숙지 등으로 출입국사무소에 접수를 못하고 비행기표도 구하지 못한 태국 노동자들이 많다.”면서 “불가피하게 출국을 못한 사람들에게 유예기간을 달라.”고 요청했다. 발코비티 주한 러시아 총영사는 “한국 입국 비자를 받고도 일주일이나 인천공항 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조사를 받거나 유흥업주에게 고용된 러시아 여성의 감금생활 등 인권침해 소식을 듣고 가슴이 아팠다.”면서 “납득할 수 없는 차별이나 반인권적 대우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주문했다. 페렌레이 우르쥔훈데브 몽골대사는 “울란바토르에 있는 한국 대사관 앞에서 한국 입국 비자발급을 거부당했거나 비자를 소지한 채 한국에 왔다가 이유 없이 출국당한 몽골인들이 자주 시위를 벌이고 있다.”면서 “출국해야 하는데 월급을 못 받아 출국 못하는 사람도 많은 만큼 한국 정부가 정책적 차원에서 해결해야 한다.”고 전했다. 구혜영기자
  • 장관따라 정책 ‘오락가락’/許행자 취임후 추진중인 주요정책 뒤집어

    지난 9월 김두관 전 행정자치부 장관이 그만두고 허성관 장관이 취임하면서 행자부가 추진하고 있는 주요 정책도 바뀌고 있다는 지적이다.이에 따른 불만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최근 광주시와 나주시는 전남지역 정부기관 합동청사 신설 문제로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당초 합동청사가 나주시에 들어설 것으로 기대했던 신정훈 나주시장과 시민 등은 이달초 허 장관의 국회 발언 때문에 발끈했다. 허 장관은 “부지문제만 해결된다면 광주시에 있는 정부기관들이 밖으로 나갈 이유가 없다.”며 사실상 광주시의 손을 들어줬다.김 전 장관이 그전에 “나주시로 한 것은 땅값과 교통,효율성 등을 수차례 검토한 끝에 행자부 실무진이 내린 결정”이라고 밝힌 것을 정면으로 뒤집은 것이다. 이에 따라 신정훈 나주시장이 지난주 정부중앙청사 앞에서 단식농성을 한 데 이어 나주지역 시민단체 회원들이 계속해서 ‘1인 릴레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장관의 발언으로 두 지자체의 갈등이 증폭된 셈이다. 또 김 전 장관은 정보공개 등 투명행정을 내걸며 행자부가 추진하고 있는 주요 정책에 대한 현황 등을 설명하는 ‘수요 정례브리핑’을 가졌었다.하지만 허 장관은 취임 후 2달 가량 지났지만 한번도 브리핑에 참석하지 않았다. 또 허 장관은 월요일 실·국장회의를 비공개로 바꿨고,공직사회 토론문화를 정착시킨다는 취지로 김 전 장관이 실시하던 ‘직원 참여토론회’도 허 장관 취임 이후 종적을 감췄다. 공무원노조 등 하위직 공무원들의 불만도 여간이 아니다.공무원노조 관계자는 “김 전 장관은 노조문제를 대화를 통해 해결하자며 간담회를 정례화했지만,허 장관은 ‘과격단체와는 만나지 않겠다.’고 말했다.”면서 “허 장관 스스로 평화적 해결 수단을 봉쇄한 꼴”이라고 꼬집었다. 장관의 이같은 입장변화는 공무원노조의 옥외집회에도 영향을 미쳤다. 정부와 노조간 화해무드가 조성됐던 김 전 장관 당시에는 노조 집회가 경찰과의 물리적 마찰없이 평화적으로 이뤄졌다.반면 허 장관 취임 이후인 지난달 18일 개최됐던 노조 집회는 충돌이 발생,노조가 인권침해라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소하는 일까지 빚어졌다.관계자는 “공무원노조가 참여하는 공공연대 등이 집회신고를 하면 공무원노조를 참석시키지 않는다는 각서를 요구하고,이를 따르지 않으면 불법집회로 간주한다.”고 비난했다. 아울러 허 장관은 근속승진제 확대 등 지방공무원 처우개선 문제와 관련,적극 검토입장이었던 김 전 장관과는 달리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아 대상 공무원들은 한숨만 늘고 있다. 장세훈기자 shjang@
  • 영화 ‘그 남자의 사정’ 상영 충돌

    “성범죄자 신상공개제도를 왜곡했다.”(청보위) “인권 문제를 다룬 것이다.”(인권위) 국가인권위원회가 제작해 14일부터 상영될 예정인 영화 ‘여섯개의 시선’에 대해 청소년보호위원회가 상영중지를 요청해 논란이 일고 있다. 청보위는 13일 옴니버스 형태의 영화인 ‘여섯개의 시선’ 중 신상공개된 성범죄자의 생활상을 다루고 있는 ‘그 남자의 사정(事情)’(감독 정재은)의 상영을 중지해 달라고 인권위에 요청했다. 청보위는 “인권위가 대국민 인권계도를 위해 만든 영화에 아동·청소년 대상 신상공개제도에 대해 현실과는 거리가 먼 가상적이고 과장된 상황을 동원해서 성범죄자 신상공개 제도의 목적과 의의를 부당하게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성범죄자 신상공개제도는 헌법재판소로부터 합헌 결정을 받은 사안으로 인권위에서 신상공개제도를 외모로 차별받는 취업 준비생,장애인을 차별하는 사회환경,자녀를 소유물로 생각하는 부모,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편견과 차별 등 사회 부조리로 발생하는 인권문제와 동일선상에 놓고 비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인권위는 “이 영화는 성범죄자 인권공개 제도가 잘됐다거나 잘못됐다는 가치판단의 문제가 아니라 개인의 인권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 것”이라면서 “예정대로 상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 남자의 사정’중 청보위가 문제삼는 장면은 ▲ 주홍글씨를 연상시키는 대문 앞의 커다란 지문 ▲ 개인의 삶을 통제하는 듯한 건물 구조 ▲ 아파트 벽에 새겨져 있는 자극적인 문구 등 비현실적이고 과장된 신상공개 상황을 묘사한 부분이다. 조현석기자 hyun68@
  • 호주제 폐지되면/재산상속·족보 등재 지금과 똑같아 姓 바꾸어도 나중에 되찾을수 있어

    흔히 호주제 찬성과 폐지에는 세 단계가 있다고 한다.전혀 모르면 ‘찬성’,조금 알면 ‘반대’,정확하게 호주제 폐지의 의미를 알게 되면 다시 ‘찬성’하게 된다는 것이다.올초 국가인권위원회는 호주제가 헌법에 위배된다는 의견을 헌법재판소에 제출하면서 폐지를 촉구했다. 호주제가 폐지되면 전통적인 관습에 어긋난다고 반대하는 사람들의 몇 가지 대표적인 궁금증을 알아본다. ●호주제가 폐지되면 가족이 해체된다는데? 호주제가 폐지되면 그동안 민법상 가족에 포함되지 않았던 분가한 차남이나 혼인한 딸도 새로운 신분등록부에 등재되게 된다.그런 점에서 가족유대감이 오히려 생길 것으로 보는 측면도 있다. ●성불변의 원칙이 파괴되면 형제자매가 성이 달라져서 근친혼이 가능한 것이 아닌가? 성씨가 달라 가까운 친족간 혼인할 수도 있다면 지금도 이종 사촌과 외종·고종 사촌 등 성이 다른 모계친족과는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다.이혼한 부모로 인해 성이 달라진다고 해도 새로 마련되는 신분등록부에 생부와 생모가 함께 등재되므로 이는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반대가 만만치 않은데 호주제 폐지보다는 일부 문제조항만 보완하면 안되나? 호주제는 호주와 나머지 가족,남성과 여성을 차별하는 위헌적 제도로서 처의 부가(夫家)입적,자의 부가(父家)입적 등 부성강제조항에 따른 개인의 존엄과 부부평등권,행복추구권 위반으로 부분 수정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더욱이 호주제로 인해 남성중심의 가계계승은 남아선호를 심화시켜 여아낙태 및 출생성비불균형을 심각하게 초래하고 있는 현실이다. ●상속도 달라지나? 현행법상 호주에게 재산상속에서 우월한 권리가 인정되지 않으므로 호주제가 폐지되어도 상속은 현재와 마찬가지로 법정상속과 피상속인의 의사에 따라 이뤄진다.또 호주제가 폐지되더라도 종중재산의 유지와 관리에는 아무런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달라진다면 호주제 때문이 아니라 여성들이 권리를 찾아야 한다는 인식에서 비롯될 것이다. ●호주제가 폐지되면 족보도 없어지는 것은 아닌가? 아니다.호적은 국민 개개인의 신분사항을 증명하는 국가의 공문서이고 족보는 문중의 가계(家系)를 기록하는 사적인 기록부다.그러므로 호주제가 폐지돼도 족보는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는다.또 호주제가 폐지되면 호적편제의 기준과 범위를 새로 정해 집안에 따라서는 딸의 이름은 물론 사위도 함께 기록하는 이 시대에 맞는 새로운 신분등록 제도를 만들 수도 있다. ●어릴 때 성을 변경한 아이가 나중에 자라서 친부의 성을 되찾으려면 할 수 있나? 물론이다.자녀의 성은 2가지 차원 즉,자녀의 복리와 출생의 계통 기능으로 이해될 수 있다.그러므로 민법개정안은 자녀의 복리를 위해 성을 변경할 수 있도록 하면서 동시에 자녀의 정체성 및 인격권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복성(復姓)할 수 있도록 민법 개정안은 마련됐다.학교를 다니는 동안 아이들을 보호하고,성장해서 원한다면 본래의 성을 되찾을 수도 있게 했다. 허남주기자
  • ‘윤밴’ 인권위 홍보대사 위촉

    록그룹 윤도현밴드(사진)가 1년 동안 국가인권위원회 홍보대사로 위촉된다.오는 12월1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세계인권선언 55주년 기념 ‘인권의 날’ 행사에서 위촉장을 전달받는다.윤도현밴드는 국가인권위에 “우리 사회 인권 개선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적극 활동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 “송교수 수갑·포승 신문 부당”

    구속된 재독 철학자 송두율 교수에 대한 검찰 조사과정에서 송 교수가 수갑을 차고 포승에 묶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대한변호사협회가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박영립 인권이사 등 변협 인권위원회 소속 변호사들로 구성된 진상조사단은 5일 서울지검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송 교수가 구속 이후 수갑과 포승이 착용된 채 검찰 조사를 받는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이는 헌법의 무죄추정원칙과 국제인권규약에도 위반된다.”고 비판했다. 조사단은 “행형법 시행령은 폭행·도주·자살의 우려가 있거나 호송중의 수용자에게만 포승과 수갑을 사용토록 요건을 제한하고 있다.”면서 “송 교수뿐만 아니라 다른 구속피의자의 계구 사용에 대해 변협 차원의 의견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지검 오세헌 공안1부장은 “교도관들은 구치소 및 구치감에서 검사실로 수용자를 데려오는 과정에서 수갑과 포승을 사용토록 돼 있다.”면서 “검사실로 데려온 수용자의 계구를 풀어 주느냐 마느냐는 검사의 권한 밖”이라고 말했다.조사단은 또 “검찰이 송교수가 정치국원 후보위원임을 입증하려는 과정에서 자백의 유도를 넘어 강요의 수준으로 비춰질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전향을 강요한다고 단정할 수 없지만 송 교수에게 후보위원임을 시인하고 과거 행적을 반성하라는 지속적인 요구는 사실상의 전향유도 행위” 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한편 학술단체협의회와 전국교수노조,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등으로 구성된 ‘송 교수 무죄석방과 학문·양심의 자유를 위한 대책위’는 이날 서울 중구 성공회대 성당에서 ‘송두율 교수 구속사건과 전향의 법·사회학’이라는 주제의 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에 참석한 독일 뮌스터대 크리스만스키 교수는 “송 교수는 독일이 통일되는 과정에서 귀중한 역할을 했다.”면서 “송 교수가 국가보안법에 의해 이분법적인 판단으로 한국에서 단죄받는 현실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구혜영 안동환기자 sunstory@
  • [임영숙 칼럼] 여성들의 ‘멋진 선택’

    한 70대 여성이 자신의 ‘멋진 선택’에 관해 이야기했다.그는 20대에 남편을 떠나 보내고 어린 딸을 키우다가 재혼권유를 받았다.젊은 시절 파리지엔처럼 매력적이라는 말을 듣던 그가 처음 소개 받은 남성은 서울의 유명 대학 교수로 서로 마음이 끌렸다.그러나 그는 이 교수를 거절하고 훨씬 나이가 더 많은 시골 남성과 재혼했다.그 남성이 딸과 같은 성씨였기 때문이다.나중 알고 보니 그 남성은 재일교포였고 일본에 부인이 있었지만 호적상으로는 미혼이었다.“얼마나 멋진 일이야.성도 같고 호적도 깨끗하고….” 사실상 속아서 한 재혼이었고 결혼생활도 제대로 유지되지 않았지만 그는 지금도 이 재혼에 만족해 한다.재혼한 엄마로 인해 딸이 남들의 손가락질을 받지 않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멋진 선택’을 했다고 생각하는 이 할머니처럼 호주제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참 어이없다는 느낌이 든다. 남편이 밖에서 낳은 아이가 자기도 모른 사이 호적에 올라 남편이 죽은 후 자신의 호주가 되는 황당한 경험을 한 여성도 있고,재혼하면서 데리고 간 아이가 새아버지와 성이 다른 것을 숨기기 위해 서류상으로 죽이거나 실종시킨 후 새로 출생신고를 하거나 입양시키는 편법을 쓴 여성들도 많다.최근에는 한 여성공무원이 재혼하면서 전 남편과의 사이에 낳은 두 딸의 성을 불법적으로 바꾸었다가 적발돼 논란이 된 적도 있다.이런 편법이나 불법을 저지르지 않고 재혼한 여성들은 새아버지와 성이 다른 아이들이 학교와 사회생활을 통해 끊임없이 상처받는 모습을 아프게 지켜 보아야 한다.더욱 기막힌 경우는 남자와 헤어져 혼자 키운 아이를 그 남자가 다른 여자와 결혼한 후 아이가 없다고 데려가 버려도 어찌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런 문제들을 야기하는 호주제 폐지를 골자로 하는 민법 개정안이 지난달 말 국무회의를 통과해 이번주 중 국회에 상정될 예정이다.헌법재판소에 호주제에 대한 위헌심판이 현재 계류된 상태에서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3월 호주제가 합리적 이유없이 가족간의 종적관계,부계우선주의,남계 혈통 계승을 강제하여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행복추구권 및 평등권을 침해하므로 헌법에 위배된다는 의견을 냈다.유엔도 1999년과 2001년 두차례 우리 정부에 호주제 폐지를 권고한 바 있다.이혼율이 세계 1∼2위를 다투며 세쌍의 신혼부부가 탄생할 때마다 한쌍이 이혼하는 추세속에서 사회변화를 담아 내지 못하는 법과 제도는 하루빨리 고쳐야 한다. 그러나 오는 12월9일 막을 내리는 이번 정기국회에서 민법개정안이 통과될 전망은 불투명하다.여성부는 개정안의 국무회의 통과과정에서 ‘가족’개념이 되살아나 가족해체에 대한 일부 반대자들의 우려를 씻어주게 돼 무난히 국회를 통과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국회의원들의 반응은 다르다.이번 법무부안보다 먼저 민법개정안을 내놓은 바 있는 이미경(열린우리당) 전 의원은 ‘우선 법사위 통과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 보았다.지난 8월 법사위에서 개정안에 대한 제안설명을 할 때 대부분의 의원들이 부정적이거나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것이다.내년 총선을 앞둔 국회의원들의 몸사리기도 예상되고 있다. 민법개정안이 이번 정기국회에서 통과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다음 정기국회에서는 통과될 수 있을 것이다.호주제 폐지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 흐름이고 민법개정안에 대한 일부 반대는 개정안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것이라기보다는 부계우선주의 소멸에 대한 심리적 저항에서 비롯된 측면이 많다.우리 몸에 맞지 않는 낡은 옷과 같은 호주제를 폐지하는 데 있어 국회의원들이 더이상 뭉그적거려선 안 된다. 각 정당은 지킬 생각도 없어 보이는 정치개혁안을 내놓기보다 이번 정기국회에서 민법개정안을 통과시키는 것이 다음 총선에서 정치세력화에 눈뜬 여성들의 선택과 지지를 확실하게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주필 ysi@
  • 국가인권기구등 위상 ‘흔들’/예산삭감·기능축소 위기

    국민의 정부 때 설립된 국가인권위원회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등 정부의 지원을 받는 대표적인 개혁기구들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5일 국회의 내년 예산심의를 앞두고 있는 이들 기관은 일부 국회 상임위와의 불협화음으로 예산삭감과 기능축소 위기에 휩싸여 있다.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김창국)는 올들어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인권침해 결정과 양심적 병역거부 다큐멘터리 보조금 지원,이라크 파병반대 반전의견 등으로 심각한 내홍을 겪었다. 결국 지난 9월 임시국회에서 법사위 소속 의원들은 “국가인권위의 예산을 따져 감사원에 조사를 의뢰해 국고에 환수하겠다.”며 강경대응에 나섰다. 이같은 상황에서 5일부터 3일 동안 열리는 내년 예산심의 결과는 인권위의 기능과 역할 축소를 가늠하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인권위 관계자들은 예산 삭감 쪽으로 결정나면 시민단체 지원예산과 연구용역 예산 등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인권위의 1년 예산 190여억원 가운데 시민단체 지원예산 규모는 2억여원을 차지하고 있다.인권위 관계자는 “국가가 나서서 인권위 길들이기를 하는 것 아니냐.”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이사장 박형규)는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지난 9월 해외 민주화운동 인사 초청사업을 벌이면서 재독 철학자 송두율 교수 사건 논란으로 최근까지 정체성 공방에 시달리고 있다.송 교수 사건으로 국회 일부 의원들과 보수단체로부터 이사장 사퇴 요구를 받고 있는 한편 5일 행자위 예산심의를 앞두고 예산감축 시비논쟁이 불붙고 있다. 기념사업회는 행자부 산하 공공특수법인으로 1년 예산은 78억 1900여만원이다.예산삭감이 결정되면 시민단체 지원금으로 사용되는 ‘민주발전 지원사업비’ 2억 5000여만원이 축소되거나 폐지될 전망이다.기념사업회 관계자는 “송 교수 초청과정에서 행정절차상 하자가 있다면 평가받겠지만 사회적 파장의 주체는 우리가 아니므로 책임질 필요가 없다.”고 항변했다. 국가기관이 겪고 있는 딜레마를 두고 관계자들은 참여정부와 민주화운동 관련자들의 긴밀한 관계가 주요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기념사업회 한 실무자는 “과거 민주화운동 관계자들이 현 정권과 사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어 민주화운동이라는 개념 자체가 헌신과 희생이 아닌 공을 차지한 사람이라는 이미지로 변질되고 있다.”면서 “이들이 국정운영을 못한다는 평가를 받게 되면서 덩달아 인권과 민주화운동 본연의 이미지도 퇴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혜영기자 koohy@
  • 인권선언일 폐지 신경전

    지난 73년 이후 정부기념일로 지정된 세계인권선언기념일(12월 10일) 폐지를 놓고 국가기관간에 신경전이 한창이다. 법무부는 선진국에서도 세계인권선언기념일을 정부기념일로 지정한 사례가 없다는 점을 들어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반면 국가인권위원회는 기념일이 인권향상을 선언한 의미있는 날인 만큼 주관 부처의 이관을 주장하고 있다. 결국 정부는 3일 우여곡절 끝에 국가인권위를 주관기관으로 결정했지만 인권위를 중앙행정기관으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한 논란까지 겹쳐 이를 둘러싼 설전이 가열되고 있다. 세계인권선언기념일은 유엔이 지난 48년 ‘세계인권선언’을 채택,선포한 것을 기념한 날로 회원국들에게 매년 12월 10일을 ‘인권의 날’로 제정할 것을 요구한데서 비롯됐다.정부는 지난 73년 국민의 인권의식을 고취한다는 취지에서 정부기념일로 지정한 뒤 대법원장,국무총리,헌법재판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행사를 가져왔다. 하지만 법무부는 행사에 공무원이 동원되는 등 상당한 행정력과 비용이 들어가고,선진 외국의 예를 들어 정부기념일에서 폐지해줄 것을 지난 8월 행정자치부에 요청했다.덧붙여 기념행사도 민관단체로 이관해 달라고 했다. 법무부의 이같은 움직임에 국가인권위가 발끈했다.세계인권선언기념일을 민간단체 주관행사로 축소하는 것은 정부의 인권의식 수준을 반영한 처사라며 인권위로의 이관을 주장했다. 한발 더 나아가 국가인권위법을 개정해 기념일 행사를 주관하는 근거까지 마련하겠다는 구체 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행자부는 그러나 현재 각종 정부기념일은 대통령령으로 규정하고 있는 만큼 대통령령에서 삭제한 뒤 개별법으로 다시 규정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며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이는 지난해 11월 김창국 위원장의 국외출장건으로 촉발된 인권위의 중앙행정기관 여부에 대한 논란을 의식한 조치이기도 하다. 인권위 남규선 공보관은 이에 대해 “세계인권선언기념일을 민간단체에 이관한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면서 “인권위가 기념일 행사를 주관하기 위한 근거를 인권위법에 담을 수 없다면 시행령을 개정해서라도 근거를 마련하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종락기자 jrlee@
  • “군사정권과 맞선 시절이 가장 황홀”원로 인권변호사 이돈명 씨

    “요즘은 하루를 더 살면 그만큼 더 행복해지는 것 같아.” 원로 인권변호사인 이돈명 변호사는 평생 가장 행복한 때를 바로 지금이라고 했다.“박정희 정권 때와 비교하면 그야말로 천지가 개벽한 셈이지.내가 살아서 이 땅에 민주주의가 정착하는 걸 보니,사는 게 그저 즐거울 따름이야.” ●가슴 뜨거워 늘 행복했던 70∼80년대 반면 ‘가장 황홀했던 시절’은 70∼80년대라고 했다.의외였다.70년대 중반부터 시국·공안사건을 도맡으면서 갖은 고초를 겪은 그가 아닌가.오원춘 사건,부산 미문화원 방화사건,구로동맹파업사건 등 가시밭길 같은 시국을 헤쳤던 때였다.지난 86년 10월엔 수배중이던 재야인사 이부영씨(열린우리당 의원)를 숨겨줘 옥고를 치르기도 했지 않은가. 이 변호사의 ‘황홀’은 이렇다.“법정에 서서 군사정권의 잔혹함을 비판하며 겨레의 내일을 불 밝히던 시절이 아닌가.돈 한푼 못벌어도,몸은 힘들어도,가슴이 뜨거워 늘 행복했다네.”그가 걸어온 ‘황홀한 길’은 올해말 ‘이돈명 평전’에 담겨 출간될 예정이다. 전남 나주 출신인이 변호사는 1952년 정규학력을 거치지 않고 독학으로 고등고시에 합격했다.10년간 판사로 재직했다.그러나 군사독재가 갈수록 포악해지자 법관의 역할에 회의가 들었다.법복을 벗고 방황했다.빚은 늘어만 가고 식솔들은 끼니를 걱정했다.“손수레도 드나들 수 없는 골목길 단칸방에서 배고파 울고 있는 아이들을 보니 정신이 번쩍나더군.” ‘먹고 살려고’ 변호사 사무실을 열었다.한평 남짓한 사무실에 다른 사람이 쓰다버린 책상이 고작이었지만,돈벌이는 엄청 잘됐다.판사 월급의 20배는 족히 벌었다.빚을 모두 갚고,서울 효자동에 98평짜리 집도 샀다.아담한 정원도 꾸며 평안하게 살아가나 싶었다. ●30년 곁눈질 안한 ‘유죄변호사’ 1975년.인생을 바꿔놓은 해가 찾아왔다.김지하 시인의 필화사건이 터졌다.침묵하던 지식인들은 명동성당에 모였다.유신헌법을 조목조목 비판하는 구국선언이 발표됐다.김대중 의원,함석헌 선생,윤보선 전 대통령 등이 참석했다.이 변호사도 강신옥·조준희 변호사와 함께 거리로 나섰다.“법률가는 법을 수호하는 사람들인데엉터리 헌법으로 국민들을 심판해야 되니,도저히 낯이 뜨거워 가만히 앉아있을 수가 없었어.” 뒤늦게 뛰어든 인권변호사의 길이지만,이후 30년간 한번도 곁눈질하지 않았다.군사정권과 싸우며 얻은 별명은 ‘유죄변호사’.노동사건·학생운동사건 등 수백건의 시국사건을 맡았건만 집행유예나 무죄로 풀려난 사람이 하나도 없어서다.시국사건이 변호사에겐 아쉬움으로,이 시대엔 아픔으로 남아있는 까닭이다. 이 변호사는 세상에 잘못 알려진 사건으로 김재규 사건과 부산미문화원 방화사건을 꼽았다.10·26사건으로 법정에 선 김재규는 이 변호사 등에게 변론을 부탁했다.인권변호사들조차도 “박 전 대통령의 심복으로 유신을 옹호하던 김재규를 어떻게 옹호하느냐.”며 반대했다.김재규의 아내가 5여년 동안 남편이 쓴 붓글씨를 보여줬다.‘유신철폐’‘민주주의 만세’ 등 수백장이나 됐다.“김재규가 개인의 영욕을 위해서가 아니라 군사독재를 무너뜨리기 위해 저격했다는 확신이 들더군.미국 중앙정보국(CIA)이 김재규를 공작했다는 소문이 많았는데,사실이아니야.그는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지만,‘민주주주의 꽃’은 마침내 피지 않았나.” 이 변호사는 해마다 경기도 용인의 한 공동묘지에 있는 김재규의 묘소를 찾고 있다. 1982년 3월 18일 부산지역 대학생들이 미문화원에 불을 질러 한 명이 목숨을 잃는 사건이 발생했다.정부는 대학생들이 북한의 지령을 받아 방화를 일으켰다고 발표했다.“북한의 지령이라니 그건 터무니 없는 소리지.대학생들은 한국의 독재정치와 이를 방조하는 미국을 세계에 고발하고 싶었던 거야.” ‘쩌렁쩌렁’한 목소리나,힘주어 말할 때면 탁자를 ‘쿵쿵’ 내리치는 모습이 여든한해를 산 ‘노인’이란 사실을 의심케 했다.하지만 지난 98년에 발병한 심부전증도 여전하고,최근엔 전립선도 문제를 일으켜 투병중이라고 했다.3개월전엔 45년간 함께 했던 담배도 끊었다.35년간 살던 집도 정리,아들네로 옮겼다.서울을 떠나 요양하는 게 어떠냐는 권유도 받지만 ‘말벗’이 그리워 서울 하늘 아래 남았다. “이 땅의 자유와 민주주주는 기성세대의 희생으로 자리잡게 됐다네.젊은이들이이 사실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어.고맙다는 얘길 듣겠다는 게 아니라,다시는 그같은 ‘오욕의 역사’가 반복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야.” ●“다시 태어나면 신나게 놀아야지” 이 변호사는 여전히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새벽 5시에 일어나 밤 10시30분에 잠들 때까지 쉼없이 책과 신문을 읽고,후배들과 토론한다.92년부터 대표를 맡고 있는 법무법인 덕수에서 최근엔 송두율 교수 사건도 맡았던 탓에 후배들과 함께 고민했다.지난달 24일에는 함세웅 신부 등과 함께 재야 원로 모임을 갖고 “전투병 파병만큼은 하지 말라.”고 정부에 요청하기도 했다. 고마운 사람을 물었더니 올해로 여든인 부인 얘기를 꺼냈다.“수십년간 잔소리 한번없이 묵묵히 믿어준 사람이지.고맙고,존경스럽지.”아버지가 한 길을 가도록 도와준 자녀들(3남1녀)도 꼽았다. 다시 태어나도 인권변호사의 길을 가겠느냐고 질문하자 이 변호사는 ‘껄껄’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무슨 소리야.다시 태어나면 신나게 먹고 놀아야지.희생은 한 세대로 족하다네.자네도 남 눈치 보지 말고 자기분야에서 신명나게 즐기며 살아가게나.” 정은주기자 ejung@ ▲22년 전남 나주 출생 ▲54년 대전지법 판사 ▲63년 변호사 개업 ▲73년 서울변호사회 부회장 ▲78∼88년 천주교정의평화위원회 인권위원장·사무국장·회장 ▲87년 국민운동중앙본부 의장 ▲88∼91년 조선대 총장 ▲2001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고문(현) ▲2001년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상임의장(현) ▲2002년 상지학원 이사장(현) ▲법무법인 덕수 대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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