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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 블로그] 껍데기뿐인 지자체 인권조례

    [현장 블로그] 껍데기뿐인 지자체 인권조례

    성별, 종교, 나이, 학력, 성적(性的) 지향 등에 관계없이 일상생활에서 시민들의 인권을 증진하고 보호하는 일은 국가의 중요한 책무입니다. 헌법 제10조에 명시된 것처럼 개인이 갖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보호해야 하는 국가의 의무는 비단 ‘중앙정부’만의 일은 아닙니다. ‘지방정부’(지방자치단체)의 몫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리 지자체들도 2007년부터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인권기본조례’ 제정에 나서고 있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012년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인권조례 표준안을 공개하고 제정을 독려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인권재단에 따르면 전국 지자체 246곳 중 74곳(30.1%)만 인권조례를 제정했을 뿐입니다. 전국 17개 광역단체의 경우 인천과 제주를 제외한 15곳에서 조례를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15곳의 인권기본조례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허점이 많습니다. 부산시의 조례에는 ‘인권’이 무엇인지에 대한 정의가 빠져 있습니다. 대전시 조례의 경우 인권 개념은 정의돼 있지만 적용 대상이 누구인지는 명시하지 않았습니다. 시·도의 인권조례는 모두 5년 단위로 인권 보장 및 증진 기본계획을 수립·시행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각 지자체들은 지역사회의 인권 실태를 조사해 보고서 또는 백서 형태로 주민들에게 알려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하지만 경기와 경북, 경남, 전남 등 지자체 9곳 조례에는 보고서나 백서를 발간해 시민들에게 공개한다는 규정이 없습니다. 해당 지역민들이 지역사회의 인권 실태를 알 수 있는 방법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셈입니다. 이왕 인권조례를 제정한 만큼 전시성 기록이 아니라 지역사회의 인권을 신장할 수 있도록 제대로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인사]

    ■국가인권위원회 ◇서기관 승진△기획재정담당관실 송오영△인권정책과 김재석 윤채완△조사총괄과 최낙영 ■문화체육관광부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실 보존과학부장 이용희 ■국민안전처 ◇실장급 전보△안전정책실장 정종제◇시도본부장 승진△경기도 재난안전본부장 강태석◇과장급 전보△안전사업조정과장 이형석△재난자원관리과장 신상용 ■특허청 △청장비서관 정경훈△전자부품심사팀장 마정윤△특허심판원 심판관 윤국섭 최대순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사업총괄본부장 한호현△전략기획단장 민병수△SW진흥단장 이혁재△클라우드사업단장 조유진△디지털콘텐츠사업단장 김효근△IoT·융합사업단장 전준수△글로벌사업단장 김득중△전자문서사업단 강현구△경영지원단장 박시춘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정책협력부장 조성재◇승진△바이오임상표준센터장 강덕진 ■한국감정원 △홍보실장 성주현 ■아시아타임즈 △대표이사 최회봉◇편집국△전무이사(편집국장 겸임) 조희제△편집위원 김영인△생활경제부장 최교서△정치경제부장 안준영△금융증권부장 서영백◇광고마케팅국△광고마케팅1부장 이국형 ■헤럴드 △CS본부장 송태광 ■서울파이낸스 △광고국장 박용근 ■경기대 △자연과학대학장 이호△국가고시실장 황태정△신문방송사주간(방송국장 겸임) 홍성철 ■동덕여대 △교무처장 황용일 ■신영증권 △감사총괄임원 위성승 ■대우조선해양 △상무 오두환 구신본 안정주 우제혁 김진태 한성곤 안호균 지영택 ■혼다코리아 ◇승진△전무 박종석 서정민
  • [부고] ‘의문사’ 최종길 교수 부인 백경자씨

    1973년 유신 시절 중앙정보부에서 조사를 받다 의문사한 최종길(당시 43세) 전 서울대 법대 교수의 부인 백경자씨가 지난 24일 오후 별세했다. 80세. 백씨는 최 전 교수가 사망한 후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및 최종길교수고문치사진상규명및명예회복추진위 등에서 활동하며 남편 사망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노력했다. 백씨 등 유족은 2002년 국가권력의 불법 가혹 행위에 의해 최 전 교수가 사망했다며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고, 2006년 서울고법은 “국가가 유족에게 18억 48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백씨는 유산의 대부분을 최 전 교수 추모기금으로 천주교 인권위원회에 기부하겠다는 유언을 남겼다. 발인은 26일 오전 10시 30분. 백씨는 마석모란공원에서 최 전 교수와 합장된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시신 수습 못해 곧 우기 닥치면 전염병 속수무책”

    “시신 수습 못해 곧 우기 닥치면 전염병 속수무책”

    “시신 부패하는 냄새가 온 천지에 진동을 합니다. 도저히 못 참겠다는 아우성이 카트만두 외곽 지역 곳곳에서 들려오고 있지만, 당장은 해결책이 없으니 난감할 따름이죠.” 드비에 자(51) 네팔 인권위원회 법무관리담당관은 24일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신두팔초크, 고르카 등 지진 피해 지역의 건물 잔해에서 아직도 수습하지 못한 시신들이 심하게 부패돼 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염병 발생이 아직 없는 게 그나마 다행”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25일 오전 11시 56분(현지시간) 네팔 대지진 참사가 발생한 지 1개월이 지났다. 자 담당관과 현지 한인 선교사 문광진(45)씨 등이 전하는 말에 따르면 네팔은 홍수, 산사태, 전염병 등 2차 피해 가능성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 각국 구조대와 의료진은 대부분 자국으로 돌아간 상황이다. 지진 당시부터 예고됐던 우기(雨期)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우려는 한층 깊어지고 있다. 2주~30일 내로 우기가 본격화되면 식수, 해충 등을 통해 콜레라, 장티푸스 등의 질병이 유행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이 기간 전염병은 지진이 없을 때에도 항상 골칫거리였던 터다. 수시로 일어나는 산사태는 지진에 버금가는 공포 그 자체다. 지난 23일 밤 카트만두에서 북서쪽으로 140㎞ 떨어진 람체 마을에서 대형 산사태가 발생해 칼리간다키강이 막히면서 길이 2㎞가량의 ‘호수’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홍수 발생 위험이 커지면서 주민 수천명이 긴급 대피했다. 네팔 정부의 ‘무능’에 대한 비난도 커져 가고 있다. 각국 비정부기구(NGO) 구호팀들은 쌀, 천막 등 1차 구호를 마무리하고 의약품, 방역, 재건 등 2차 구호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 그러나 네팔 정부는 아직도 쌀을 나눠 주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국제단체들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지만 자금과 인력에 한계가 큽니다. 모기장과 의약품을 나눠 주고 방역을 해 줘야 하는데 공급이 너무 부족하네요.”(문 선교사) 트라우마(외상후스트레스)는 이미 확인된 2차 피해 중 하나다. “많은 주민이 집으로 돌아갔지만 국민 전체가 트라우마에 빠져 있는 상태입니다. 정신과 치료를 담당할 의료진도 거의 없는데….”(자 담당관) 이런 가운데 수도인 카트만두 시내의 경우 표면적으로는 도시 기능이 거의 정상화됐다. 부서지지 않은 상점들은 대부분 문을 열었고, 학생들도 29일부터 다시 등교할 예정이다. 시내 가장 큰 규모로 형성돼 있던 라트나 파크의 이재민 텐트촌도 규모가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무너졌던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 ‘다라하라 타워’와 더르바르 광장의 ‘쿠마리 사원’ 등도 잔해가 어느 정도 정리된 상태다. 구호단체인 기아대책의 김미영(51) 선교사는 “유네스코의 허가와 지원 없이 복구 작업을 할 순 없다”면서 “복원이 결정돼 관련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대지진과 여진에 따른 인명 피해는 현재까지 사망 8600여명, 부상 1만 6000여명으로 집계됐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항공운항과 男 지원 제한은 평등권 침해”

    항공사에서 주로 여성 승무원을 뽑는다는 이유로 대입 전형에서 남성을 배제한 것은 평등권을 침해한 것이라는 국가인권위원회 결정이 나왔다. 7일 인권위에 따르면 항공사 승무원을 꿈꾼 고등학생 이모(17)군은 A전문대학 항공운항과 입학을 희망했지만 모집요강에 여성만 지원할 수 있다고 나온 걸 알게 됐다. 이에 이군은 ‘성별을 이유로 하는 차별’이라며 지난해 8월 인권위에 진정을 넣었다. A전문대는 1977년 국내 최초로 항공운항과를 만든 뒤로 줄곧 여성만 뽑았다. 인권위 조사 결과 승무원 양성 관련 학과는 일반대학(4년제) 24곳, 전문대학 34곳에 개설돼 있다. 이 중 여대 2곳을 제외하고, 학과 신입생 자격을 여성으로 제한한 전문대학은 A전문대를 포함해 12곳(37.5%)으로 집계됐다. 일반대학은 여대 1곳을 빼면 모두 성별을 제한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A전문대 측은 “여성 승무원이 남성의 50배에 이를 정도로 항공사는 주로 여성을 채용한다”면서 “기업 수요에 맞춰 여성 승무원 양성을 목표로 학과를 개설했고, 이에 부합하는 교육 과정을 수십년간 운영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인권위는 “학생 선발권은 자율성이 보장되는 영역이지만 성별에 따른 불합리한 차별을 받지 않아야 한다는 평등권과 조화를 이뤄야 한다”면서 “전통적으로 여성들이 담당해 온 직무라는 이유로 여성으로 제한하는 것은 합리적인 이유가 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A전문대 측에 신입생 모집 기준 개선을 권고했다. 인권위는 2012년에도 남성이 간호사로 취업하는 일이 드물다는 등의 이유로 간호과 입학을 제한한 전문대학에 신입생 모집 기준을 개선하도록 권고한 바 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인권위 “장애학생 진술방어권 보장을”

    성추행 의혹에 연루된 중증장애 학생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보호자를 동석시키지 않는 등 도움받을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은 인권침해라는 국가인권위원회 결정이 나왔다. 5일 인권위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서울의 한 중학교에 다니던 A(17·중복장애 1급)군은 학교 정문 밖 언덕길에서 같은 학교 1학년 B(13·지적장애 2급)양을 성추행한 혐의로 조사받았다. 지적·뇌병변장애를 가진 A군은 지능지수(IQ)가 35인 중증장애인이다. A군은 학교의 조사를 받은 뒤 최종확인서에 “(B양한테) 놀이터에 가서 놀자고 했는데 싫다고 해서 가방을 붙잡고 껴안았다”고 적었다. 학교 측은 A군에 대해 5일 동안 ‘출석정지’를 지시했다. 인권위 조사 결과 A군은 부모가 동석하지 않은 상태에서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을 강요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학교의 인성생활지도부 교사는 A군을 교무실로 불러 “B양의 가슴을 만진 적이 있느냐”, “목격한 학생은 네가 엉덩이와 가슴을 만졌다는데?”라고 물었다. A군이 부인하자 교사는 “거짓말하면 안 된다”, “밖에 나가면 감옥에 간다”고 위협했다. 인권위는 “(교사가) 불확실한 결과나 수감 가능성에 대한 두려움을 줘 자백을 강요하는 질문 형식을 취했다”며 “유엔 아동권리위원회에서 강조하듯 유죄 자백이나 인정을 강요받아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장애학생이 가해자로 지목됐더라도 특수교사나 장애 관련 전문가가 참여해 진술권을 보장, 불이익을 방지하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인권위는 이 학교가 장애학생의 진술방어권을 보장하지 않아 유엔 아동권리협약 등을 위반했다며 학교장에게 교직원 전체를 대상으로 장애아동 인권 보호를 위한 교육을 실시할 것을 권고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김민석 특파원 박타푸르 르포] 일상 복귀속 피켓 든 시위대 “정부는 어디 있는가”

    [김민석 특파원 박타푸르 르포] 일상 복귀속 피켓 든 시위대 “정부는 어디 있는가”

    4일 네팔 수도 카트만두의 동쪽 박타푸르 지역. 네팔 인구의 5.5%를 차지하는 네와르족(族) 거주지이자 주요 유적지가 몰린 이곳 상점들은 벌써 절반 이상이 문을 열었다. 도시가 빠른 속도로 일상을 찾아가는 가운데 곳곳에서 산발적인 소규모 반(反)정부 시위가 눈에 띄었다. 기자는 박타푸르 외곽 골목에서 한 무리의 시위대와 마주쳤다. 20대 남녀 30여명이 나무로 만든 피켓을 들고 이동하고 있었다. 피켓에는 ‘정부는 어디에 있는가? 무엇을 하고 있는가?’라고 적혀 있었다. 앞서 소설가이자 야권 지도자 카겐드라 상그랄라(69)가 지지자들과 함께 지난주 초 총리 공관 앞에서 정부를 비판하는 시위를 벌이다 경찰에 의해 강제 해산됐다. 이 소식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전해진 뒤 상그랄라가 부르짖던 구호인 ‘정부는 어디에?’는 시위대의 대표 구호가 됐다. 지난달 25일 대지진 당시 관광객 180여명이 매몰된 세계문화유산 다라하라 타워 인근에는 정치권을 비판하는 대자보도 붙었다. “각 정당의 리더들은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서는 그렇게 열정적으로 일하더니 정작 국민이 힘든 지금은 다 어디 가고 보이지 않느냐”고 적혀 있었다. 네팔 국가인권위원회의 드비에 자(51) 법무감독담당관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정부 비판 시위는 정부가 이재민의 의식주를 해결할 역량이 충분한데도 최선을 다하지 않고 있다는 인식이 퍼져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고 분석했다. 네팔의 인권 운동가이자 변호사인 그는 “각국 정부와 민간 차원에서 천문학적인 구호물자가 네팔에 들어왔을 것”이라면서 “국민은 부패한 현 정부가 물자를 전부 쏟아붓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날을 세웠다. 네팔 국민은 2008년 공화제 도입 이후 현 총리인 수실 코이랄라까지 4명의 총리를 배출한 코이랄라 집안이 좌지우지하는 현 정부를 불신한다. “신이 결정한 운명은 따라야 한다는 네팔 특유의 숙명주의와 기성 정치권을 불신하는 상황이 어우러지면서 정부를 비판하되 행동하지는 않는 모순적인 분위기를 만들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현재 지진피해 복구와 이재민 주거 등에 관심이 쏠리지만 장기적으로는 네팔인의 정신 건강이 큰 문제가 될 것입니다. 특히 네팔 국민 모두 외상 후 스트레스증후군(PTSD)이 우려되지만, 전문 의료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입니다.” 봇물처럼 이어진 국제사회의 지원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한국을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가 순수한 의도로 도와주고 있지만 일부 국가는 구호를 비즈니스로 생각하고 있다”면서 “특히 인도와 중국이 우리의 재난을 이용해 네팔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꾀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인도는 자국민 보호를 구실로 군대까지 파견했고 인도 언론은 이를 옹호하기 위해 지진 피해를 확대 보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글 사진 shiho@seoul.co.kr
  • [현장 블로그] 캡사이신 물대포 쏘는 경찰의 ‘세월호’ 진압…인권교재 뭐하러 썼나

    지난 1일 늦은 밤 서울 종로구 안국동 사거리. 세월호특별법 시행령안 폐기를 요구하며 세월호 유가족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조합원, 시민사회단체 회원, 시민 등 1300여명(경찰 추산)이 청와대로 행진을 시작했습니다. 이들 앞에는 경찰의 차벽과 펜스가 설치돼 있었습니다. 주최 측은 “평화롭게 행진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경찰들의 표정에는 긴장감이 역력했습니다. 헌법재판소가 차벽 설치의 요건으로 내세운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으로 집회 참가자들을 바라보고 있는 듯했습니다. 사실 민주노총은 이날 낮부터 을지로, 종로 일대를 행진하면서 차벽을 향해 물병과 돌을 던지고, 쇠막대기로 경찰버스 유리창을 부수고 경찰 보호장구와 방패를 빼앗는 등 폭력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안국동 사거리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폴리스라인용 펜스를 무너뜨리는 등 일부 참가자들의 불법 행위가 난무했습니다. 캡사이신 최루액으로 맞대응하던 경찰은 급기야 “경찰관직무집행법에 따라 살수차를 동원하겠다”고 밝힌 뒤 세 차례의 경고 살수에 이어 본격적으로 물대포를 발사했습니다. 문제는 이때부터입니다. 경찰은 과격 양상을 보인 참가자뿐 아니라 제자리에서 세월호 참사의 진상 규명을 촉구하던 비폭력 참가자들까지 물대포를 조준 사격했습니다. 나중에는 캡사이신까지 섞어서 뿌렸습니다. 일부 참가자가 물대포에 맞아 넘어지거나 호흡 곤란 증상을 호소했습니다. 강경 진압에 항의하며 맨몸으로 나선 참가자들을 향해 물대포 쏘기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집회 해산 절차를 준수했을 뿐이라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경찰은 이날 기본을 지키지 않았습니다. 경찰청은 2008년 국가인권위원회와 공동으로 ‘경비 분야 인권교육 교재’를 만들었습니다. 일선 경찰관 배포용으로 제작된 이 교재의 첫 장에는 ‘시위대가 폭력을 행사하며 감정을 자극한다고 하여 경찰관도 되받아 물리력을 사용하는 등 폭력으로 대응하는 것은 합법적인 집회 관리가 아니다’라고 돼 있습니다. 경찰이 살수차 동원의 근거로 삼은 현행 경찰관직무집행법에도 ‘위해성 경찰 장비는 필요한 최소한도에서 사용해야 한다’고 씌어 있습니다. 지난 1일 밤 경찰 현장 지휘관의 머릿속에 인권교재와 직무집행법이 존재하기는 했던 것인지 묻고 싶습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인권위 정책자문委 위원장 송상현

    인권위 정책자문委 위원장 송상현

    국가인권위원회는 송상현(73) 전 국제형사재판소장을 정책자문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했다고 30일 밝혔다. 송 신임 위원장은 2003년 전쟁범죄·반인도적 범죄 처벌을 위해 설립된 국제형사재판소 초대 재판관으로 선출된 이후 2009년과 2012년 연이어 소장직을 지냈다.
  • 우울증 환자 차별에 우는데… 관련 법 개정안은 국회서 ‘낮잠’

    우울증 환자 차별에 우는데… 관련 법 개정안은 국회서 ‘낮잠’

    주부 이모(57)씨는 병원에서 우울증 치료를 받은 일로 보험에 가입하려다 문전박대를 당했다.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데 문제가 없는 경미한 우울증이었지만 보험사는 정신질환자의 보험 가입은 원칙적으로 불가하다며 퇴짜를 놨다. 이씨는 “차라리 우울증 치료를 받지 말 걸 그랬다”고 털어놨다. 보건복지부의 2011년 정신질환실태조사에 따르면 18세 이상 성인 중 최근 1년간 한 번 이상 정신질환을 경험한 사람은 전체 인구의 14.4%(519만명)나 된다. 국민 7명 가운데 1명이 정신질환을 앓고 있지만, 실제로 병원에서 상담·치료를 받은 사람은 15.3% 정도다. 미국(39.2%), 호주(34.9%), 뉴질랜드(38.9%) 등 다른 선진국의 정신의료서비스 이용률을 한참 밑돈다. 정신질환의 경중에 상관없이 정신과 진료 병력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자격증 취득에 제한을 두거나 보험가입을 거절하는 일이 빈번하다 보니 마음의 병이 있어도 혼자 억누르고 참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향은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률을 높이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제도 개선 요구가 수년간 계속됐지만, 보험사의 보험가입 차별 행태를 막을 법과 제도 정비는 답보 상태다. 정신질환자의 범위를 ‘정신질환으로 인해 독립적으로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데 중대한 제약이 있는 사람’으로 축소한 정신건강증진법(정신보건법 개정안)은 국회의 무관심 속에 복지부가 제출한 지 1년 남짓 낮잠을 자고 있다. 물론 이 법이 통과된다고 우울증 환자의 보험 가입이 자유로워지고, 경미한 정신질환자에 대한 제도적 차별이 하루아침에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정신보건법은 다른 법률의 참고문헌 격으로, 이 법에서 정의한 모든 기술적 용어들이 다른 법에도 영향을 미친다. 즉 정신건강증진법이 국회를 통과해야 다른 법이 규정한 ‘정신질환자’ 정의를 수정할 여지가 생기고, 우울증 환자 등에 대한 차별을 개선할 제도적 장치 마련에 속도를 낼 수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29일 “정신질환 관련 표현을 사용한 현행 법률은 130여개에 이른다”며 “정신건강증진법이 국회를 통과하면 정신질환자를 정의한 다른 법률의 내용도 개정되도록 관련 부처에 협조를 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신건강증진법이 국회를 통과하면 정신질환자의 보험 차별을 개선하기 위해 가장 먼저 손봐야 할 법은 상법 제732조다. 상법 제732조는 ‘15세 미만자, 심신상실자 또는 심신박약자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한 보험계약은 무효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제3자가 의사 능력이 없는 정신질환자를 생명보험에 가입시킨 뒤 보험금을 가로채는 등의 보험범죄를 막기 위한 법이지만, 보험사들은 ‘심신박약자’의 범주에 경미한 정신질환자까지 포함시켜 생명보험 가입을 거부하는 법적 근거로 활용하고 있다. 2005년 경북 칠곡의 한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사망한 장애인 4명이 사고 발생 전 정신적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보험 가입을 거절당해 사후 보상을 받을 수 없었던 사실이 언론에 알려져 국가인권위원회가 제732조 삭제를 법무부 장관에게 권고하기도 했다. 이에 2005년 6월, 2008년 11월 정신질환자의 보험 가입을 어렵게 하는 상법 제732조를 폐지하자는 법안이 발의됐으나 국회 통과는 번번이 무산됐다. 법률사무소 히포크라의 박호균 변호사는 “심신박약자의 범위를 어느 정도의 정신질환으로 볼 것이냐가 명확하지 않아 보험사 등이 악용할 소지가 많다”고 지적했다. 법무부는 서울신문의 유권해석 요청에 “상법 제732조의 단서는 심신박약자라도 계약 체결 시에 의사능력이 있으면 일정한 경우 생명보험 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따라서 심신박약자라도 의사능력이 있는 경우 생명보험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고 답했다. 관련법상으로는 우울증 환자가 생명보험에 가입하는 데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는 얘기다. 보험사들도 우울증 등 경미한 정신질환자의 보험 가입을 거부하는 법적 명분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정신질환이나 우울증을 앓고 있다 해서 거부할 수 있는 법적 근거는 없다”고 말했고, 생명보험협회 관계자는 “상법 제732조가 있기는 한데, 심신박약자의 범위를 놓고 논란이 많아 명확한 규정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우울증 등 정신질환자는 보험금을 가져갈 확률이 높아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계약 체결을 안 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험업법 제97조는 보험사가 정당한 이유 없이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2조에 따른 장애인의 보험 가입을 거부하면 5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은 신체적 장애 외에 정신적 장애까지 ‘차별해서는 안 될 장애’로 본다. 따라서 보험사들의 계약 거부는 보험업법에도 위배된다고 볼 수 있다. ‘정신질환 차별개선을 위한 법·제도 개선방안’을 연구한 단국대 산학협력단은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현행 법률에 정신질환 관련 표현이 너무 많고, 정리가 돼 있지 않아 이런 혼란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처럼 경증 정신질환까지 법적 ‘정신질환자’ 범위에 포함한 나라는 영국 정도이며, 호주나 일본 등은 중증 질환자만 정신질환자로 규정하고 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北 테러 지원국 재지정해야” 한·미 북한인권단체들 주장

    “北 테러 지원국 재지정해야” 한·미 북한인권단체들 주장

    한국과 미국의 북한 인권 단체들이 27일(현지시간) 시작된 북한자유주간에 맞춰 미국 정부가 북한을 테러 지원국으로 재지정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주장했다. 미 의회에 계류 중인 북한제재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북한인권위원회(HRNK)는 이날 미국 워싱턴DC 내셔널프레스클럽에서 북한 전문가 조슈아 스탠턴 변호사와 함께 펴낸 보고서 ‘테러의 무기고: 북한, 테러 지원국’ 발표회에서 “북한은 테러 단체들에 대한 물질적 지원을 늘리고 있다”며 “북한을 테러 지원국으로 다시 지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스탠턴 변호사는 “북한이 이란·시리아, 헤즈볼라 등의 테러 단체를 지원한 증거가 명백하기 때문에 법적으로 충분히 테러 지원국으로 재지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자유주간 행사 참석차 방미한 탈북자 출신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는 이날 별도 기자회견에서 “북한을 테러 지원국으로 재지정하고 대북 제재 법안을 완성하도록 미국 측에 호소하겠다”고 밝혔다. 북한자유주간 행사를 주최하는 수잰 숄티 북한자유연합 대표는 이날 서울신문 기자와 만나 “북한을 테러 지원국으로 재지정하는 문제와 함께 탈북자 강제 북송 중단 및 탈북자 지원 운동 등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이슈&논쟁] 성과상여금 차등 지급

    [이슈&논쟁] 성과상여금 차등 지급

    지방자치단체에서 성과상여금이 뜨거운 논쟁 대상으로 떠올랐다. ‘지방공무원 수당 등에 관한 규정’ 제6조의 2에 따르면 교육감을 포함한 지방자치단체장은 공무원 중 근무성적·업무실적 등이 우수한 사람을 대상으로 성과상여금을 지급한다. 단체장 판단에 따라 개인별로 차등해 지급하는 방법뿐 아니라 부서별 또는 지급 단위 기관별로 차등해 지급한 후 개인별로 균등하게 지급하는 방법도 가능하다. 정부에서는 성과상여금을 개인별로 차등 지급하라고 하지만 현장에선 적잖은 지자체가 노조 주도로 성과상여금 총액을 똑같이 다시 배분한다. ‘나눠 먹기’이자 ‘법규 위반’이라고 비판하는 시선이 있는 반면 ‘개인별 차등 지급은 조직 내 위화감과 줄세우기를 부추기고 성과 기준도 모호하다’는 반론도 나온다. 양측 입장을 대표하는 이들에게 각자 입장을 들어 봤다. [贊] “공직사회 생산적 조직 변화해야” 임우진 광주광역시 서구청장 지방공무원법 등에 근거해 능력과 실적에 따라 상여금을 차등 지급하는 것이 공무원의 성과상여금제도다. 그러나 개인별로 차등 지급된 상여금을 노조 등의 주도로 똑같이 다시 배분하는 이른바 ‘나눠 먹기’를 10년 이상 계속하고 있다. 이러한 불·탈법적 관행이 상당수 지방자치단체에 만연한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도대체 무엇이 잘못됐기에 공직사회를 생산적으로 바꾸자고 도입한 성과상여금제도를 공무원이 거부하는 것일까. 민간은 물론 국가공무원에게는 진작 정착됐는데도 지자체에서는 제대로 시행되지 못하고 파행을 초래한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공무원노조가 성과상여금제도를 거부하고 있고 누구도 이를 문제 삼지 않았기 때문이다. 공무원 노조는 공무원의 성과는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없고 줄세우기용으로 악용될 수 있다고 말한다. 또 조직 내 위화감을 조성하기 때문에 차등 지급 후 자율 의사에 따라 다시 나누는 것이고 이는 사유재산 처분행위로 정당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노조의 거부 논리는 지엽적인 불만에 불과하다. 더구나 ‘성과상여금 나눠 먹기’는 다음과 같은 심각한 도덕불감증을 내포한 행위로 당장 중단하는 것이 마땅하다. 첫째, 공무원보수에 관한 법제도를 거부하는 불법적 행동이다. 공무원은 누구보다 솔선해서 법을 지켜야 할 위치에 있다. 법제도에 다소 불만이 있다고 이를 통째로 거부할 수는 없는 일이다. 주민에게 가해지는 교통, 건축 등의 수많은 규제와 단속을 주민은 즐겁게만 받아들이겠는가. 둘째, 국가 공공개혁을 거부하는 반개혁적 집단행동이다. 성과상여금제도는 공직사회가 무사안일하고 복지부동한다는 비판에 따라 보다 생산적 조직으로 개혁하고자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 국민 합의로 채택된 인사제도이다. 이를 거부하는 것은 지탄 받아온 공직사회의 폐해를 개혁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셋째, 성과상여금을 차등 수령해 똑같이 나누는 것은 국가의 법제도를 우롱하는 반도덕적 행위다. 법집행과 정책 추진에 누구보다 협력해야 할 공무원이 앞에선 차등분배를 받아들여 수령하고, 뒤에서 다시 나누는 것은 국가정책과 법을 유린하는 부도덕한 행동이다. 넷째, 백보 양보해 성과상여금제도에 문제가 있다고 하더라도 일단은 법제도를 지키면서 개선 노력을 해야 한다. 문제점을 공론화해서 개선하려는 노력은 하지 않고 앞에서 받아 뒤로 나누는 행태를 10년 남짓 계속해 왔다는 것은 공직자로서 부끄러운 행동이다. 시민들에게는 규정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과태료를 부과하면서 자신들의 규정은 아무렇지 않게 무시하는 이중적 태도를 이제는 깨끗이 씻고 떳떳한 공무원이 되어야 한다. 제도에 불만이 많아도 묵묵히 지키는 시민들에게 더이상 부끄럽지 않아야 한다. 도덕불감증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 공직개혁 차원에서 제도화된 성과상여금이 10여년이 지나도록 공무원에게 거부당하면서 자리잡지 못하고 있는 현실은 우리 사회의 부도덕성과 무책임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아 개탄스럽다. 변칙적 관행을 주도해 온 공무원 노조는 더이상 선량한 공무원의 명예를 훼손하지 말고 깨끗이 수용해야 한다. 각 지자체 역시 법제도 집행에 주어진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다. 제도에 문제가 있다면 떳떳하게 폐지를 논하는 것이 옳다. 앞으로 받아 뒤로 나눠 가지며 이를 묵인하는 관행, 우리 모두가 부끄럽게 생각하고 반성해야 한다. [反] “공무원끼리 경쟁·반목만 부추겨” 전대홍 전공노 광주 서구지부장 정부가 공무원 조직을 대상으로 성과상여금제도를 처음 실시한 건 2001년이다. 행정 경쟁력과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데 이바지한다는 명분이었다. 더 열심히 일해서 높은 평가를 받으면 더 많은 상여금을 받을 수 있다는 달콤한 유혹이 뒤따랐다.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면 김대중 정부가 1997년 외환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정책 가운데 하나로 강조하던 공공부문 구조조정이 자리잡고 있다. 공직사회 성과상여금제도는 공공부문을 구조조정하는 수단 가운데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취임 직후 시행했던 현장 시정추진단을 기억할 것이다. 성과가 낮은 공무원은 현직에서 배제하고 현장으로 내보냈다. 하지만 현장 시정추진단 선정 및 운영 등에 따른 인권침해를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소한 결과 인격과 명예에 관한 권리를 침해한 것으로 판단됐으며, 현장 시정추진단에 배치받은 직원들 중 일부는 불명예스러운 퇴직을 하기도 했다. 공무원 창피 주기를 통해 행정 성과가 얼마나 높아졌는지를 자신 있게 말할 사람이 누가 있을지 모르겠다. 현장에서 공무원으로서 일하는 우리가 보기에 성과상여금제도는 현장 시정추진단과 기본 발상이 하나도 다를 바 없다. 성과상여금제도는 임금 삭감과 고용 불안을 강화시키는 제도다. 그래서 우리는 성과상여금제도는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에 따른 임금제도로 간주한다. 현장 공무원 사이에선 이로 인한 불만이 상당히 높다. 먼저, 공무원에게 상여금은 원래 임금의 일부였는데 성과상여금제도가 생기면서 갑자기 행정 업무 성과를 평가해서 그 결과에 따라 차등 지급하는 걸로 바뀌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성과상여금제도는 공직사회의 특성과도 충돌을 일으킨다. 공직사회에선 개인별 고유 업무가 있지만 각종 평가를 통해 한 해 동안의 성과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주변 동료들과의 업무 협조가 필수다. 아무리 뛰어난 개인이라도 혼자서 성과를 내기는 어렵다. 객관적인 평가 기준을 설정하기도 어렵고 일상적인 행정 업무의 성과 측정 자체가 무리인데도 불구하고 행정 현장의 공무원끼리 경쟁과 반목을 부추기는 게 성과상여금제도다. 그런 이유로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의 전신인 전국공무원직장협의회연합에선 2002년 ‘성과상여금의 기본급화’를 요구하며 성과상여금 폐지운동을 벌였다. 당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에서도 반납투쟁을 통해 90%는 균등 분배하고 10%는 차등 지급하되 차등지급분은 장학기금으로 활용하는 방식으로 정착시켰다. 전공노에서는 당시 반납받은 성과상여금을 행정자치부 앞에 쌓아놓기도 했다. 그런 과정을 거쳐 공동 노력으로 인한 성과는 직급별로 균등하게 나누는 방식을 채택했다. 10년 남짓 지났지만 대다수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성과상여금제도를 무력화하는 방법 중 하나로 자율배분을 하고 있다. 행자부나 지자체로서는 그동안 쉬쉬하며 법과 원칙에 따른 성과상여금을 집행했다고 하지만 투쟁과정을 이해하는 대다수 공무원 사이에서는 성과상여금제도 자체를 폐지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비록 광주광역시 서구청이라는 작은 기초지자체이긴 하지만 성과상여금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 건 늦었지만 다행스러운 일이다. 지금이라도 행자부는 법률에서 보장하는 사유재산에 대한 처분권한을 침해하는 지침을 철회하고 성과상여금제도를 폐지하는 것이 공직사회의 정당한 요구임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 “양형 기준, 국민 법 감정·전문가 견해 모두 살필 것”

    “양형 기준, 국민 법 감정·전문가 견해 모두 살필 것”

    “국민 법 감정과 전문가 견해 양쪽 모두를 두루 살펴 시간이 지나도 공감할 수 있는 양형 기준을 마련하겠습니다.” 법조계 원로인 이진강(72) 변호사는 27일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제5기 대법원 양형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임된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그는 “양형 기준을 정하는 게 법관의 독립성을 해친다는 우려도 있지만 국민이 납득하는 양형 기준을 마련한다면 오히려 독립성을 보장하는 길이 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 변호사는 양형위에 자료를 수집·제공하는 전문위원들의 역할을 강화하고 분기별 두 차례 열리는 양형위도 가능하다면 추가 회의를 열어 논의를 심화하겠다고 설명했다. 5기 양형위는 새달 1일 위촉장을 받고 첫 회의를 여는 등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 양형위는 고무줄 형량에 대한 국민 불신을 없애기 위해 2007년 4월 출범했다. 법관 4명, 검사 2명, 변호사 2명, 법학 교수 2명, 기타 2명 등 모두 12명으로 구성된다. 검사와 변호사로 50년 가까이 활동해 온 그는 대표적인 보수 성향 법조인으로 통한다. 최근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는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와 관련해 이 위원장은 “세월이 흐르며 쌓이는 경륜, 전문 지식과 함께 지금의 모습을 봐야 하는데 정치권에서는 과거만 보면서 다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 묻힐 뻔했던 사건을 검사들이 그만큼 해놨기에 세상에 알려질 수 있었다”면서 “당시 초임 검사였던 박 후보자에게 설령 잘못이 있다 한들 28년간 많이 변하고 성장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월은 손에 쥔 모래알이 빠져나가는 것처럼 그량 흘러가는 것 같지만, 그게 아니라 쌓이는 것”이라고도 했다. 이 변호사는 검사 시절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1과장으로서 박종철 고문 치사 사건의 3차 수사를 책임진 바 있다. 정국을 뒤덮고 있는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 의혹 수사에 대해선 “지금이라도 정치적인 부분은 특검으로 가고 기존에 진행하던 자원개발·방위사업 비리 등은 검찰이 맡는 게 좋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최근 들어 높아지고 있는 대법관 구성의 다양화 목소리에 대해선 반대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현재로선 우리 현실에 맞지 않아 시기상조라는 이유에서다. 그는 “축적된 법관 경험이 필요한 민형사 사건이 너무 많이 대법원까지 올라오고 있어 법관 출신이 아닌 대법관을 임명하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상고법원이 도입돼 다양한 여론을 반영해야 하는 사건들만 대법원이 다루게 되면 대법관 구성의 다양화에 대한 주장이 유효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1965년 5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이 변호사는 1993년 수원지검 성남지청장을 끝으로 검찰을 떠난 뒤 변호사 활동하며 국가인권위원회 위원, 서울지방변호사회장, 대한변호사협회장,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광화문 집회 등 세월호 1주년 곳곳 집회…유가족 등 16명 연행

    광화문 집회 등 세월호 1주년 곳곳 집회…유가족 등 16명 연행

    ’광화문 집회’ ’세월호 1주년’ 서울 곳곳 집회…유가족 등 16명 연행 ’세월호 1주년’ 이후 첫 주말을 맞은 18일 서울 곳곳에서 관련 행사가 열린 가운데 서울 광화문 앞에서 연좌농성을 벌이던 세월호 유가족이 경찰과 충돌하면서 유가족 등 16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이날 오전 11시 30분쯤 서울역 광장에서는 ‘엄마의 노란손수건’ 등 21개 단체의 모임인 ‘대한민국 엄마들’ 주최로 세월호 참사의 진실규명 등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참석자들은 집회 후 꽃과 피켓을 들고 시청광장까지 행진했다. 오후 1시쯤 광화문 광장에서는 ‘청소년공동체 희망’이 ‘세월호 1주기 416인 청소년 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세월호 인양을 상징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고, 민주주의서울행동은 오후 2시께 세월호 진상규명 등을 촉구하며 명동성당을 출발해 서울광장 인근 국가인권위원회까지 행진을 벌였다. 서울 곳곳에서 세월호 관련 집회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광화문 누각 앞에서 농성 중인 유가족과 경찰이 오후 2시 10분쯤 충돌해 유가족 등 11명이 경찰에 연행돼 금천경찰서로 이송됐다. 세월호 유가족 90명 등 100여명은 16일 밤 세월호 참사 1주년 추모제를 마치고 광화문 누각 앞에서 연좌 농성을 벌이고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광화문 앞 도로에 드러눕는 등 불법행위를 해 해산명령을 내렸지만 불응해 연행했다”고 밝혔다. 오후 2시 30분쯤에는 광화문 광장에서 세월호 관련 시위를 하던 유가족과 경찰이 충돌하면서 유가족 1명과 의경 1명이 부상했다. 의경은 현장에서 응급처치를 받은 뒤 강북삼성병원으로 이송됐고 유가족은 현장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다. 이어 오후 3시 16분쯤 경찰은 광화문 누각 앞 버스 위에 올라가 시위를 하던 ‘유민 아빠’ 김영오씨 등 5명에 대해 4차례 해산명령을 내린 뒤 추가로 연행했다. 서울광장에서는 오후 1시부터 각종 집회가 이어졌다. 서울 곳곳에서 출발한 참가자들이 자리를 메워 오후 3시 20분 현재 경찰추산 8000여명이 운집했다. 주최 측은 이날 1만여명이 모일 것으로 예상했다. 오후 3시 서울광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세월호참사 범국민대회’는 1시간 정도 늦게 시작될 예정이다. 범국민대회 참가자들은 대회를 마친 뒤 ‘청와대 인간 띠잇기’를 위해 청와대 방면으로 이동할 예정이어서 경찰과 또 다른 충돌이 우려된다. 경찰은 이날 서울광장과 광화문 일대에 차벽 트럭 18대와 경찰 병력 172개 부대, 약 1만 3700명을 배치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뉴스 플러스] 서울외고, 교육청 2차 청문도 불참

    특목고 운영 평가에서 기준 점수에 미달해 청문 대상이 된 서울외고가 17일 열린 2차 청문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서울외고 학부모들은 서울시교육청의 평가가 부당하다며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시교육청의 발표 때문에 학생들이 입은 인권 침해 등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소하기로 했다. 2차 청문을 궐석 상태로 진행한 시교육청은 1~2주 안에 ‘지정 취소’나 ‘2년 유예 후 재평가’ 결정을 할 것으로 보인다.
  • [현장 블로그] 독립성도 잊은 ‘독립기구 인권위’

    [현장 블로그] 독립성도 잊은 ‘독립기구 인권위’

    지난 13일 국가인권위원회 전원위원회가 열렸습니다. 상임·비상임위원들이 모여 주요 안건을 결정하는 자리입니다. 이날 ‘정부 비정규직 종합대책(안)에 대한 의견표명’ 의결 안건이 올라왔습니다. 안건을 낸 사무처 측은 정부안 가운데 ▲기간제 및 파견근로자 사용기간 연장 ▲파견 가능 업종 확대 방안은 기간제 및 파견근로자 고용안정 대책으로 바람직하지 않고, 일반해고 가이드라인 및 근로자 동의 없는 취업규칙 변경 기준 마련 방안 등은 해고남용 우려가 있다는 의견을 표명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전원위에 참석한 위원 8명(위원장 제외) 중 5명이 의견 표명을 미루고 다음 전원위 때 다시 논의하자고 했습니다. 벌써 두 번째 연기입니다. 지난 2일 상임위원회에서 결론이 나지 않아 이날 전원위에 상정했는데, 또 결정을 미룬 것입니다.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한 상임위원은 “정부안은 노사정 합의를 전제로 한 안인데, 협상이 결렬됐으니 그대로 유지될지 알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다른 비상임위원은 “노사정위원회가 완전 결렬됐다고 볼 수 없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언급은 인권위 위원들의 안일한 현실 인식을 드러냅니다. 지난 8일 한국노총은 노사정 협상 결렬을 선언했고, 다음날 고용노동부가 일반 해고 가이드라인 및 취업규칙 변경 기준 마련 등을 독자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노동인권 침해 가능성을 안고 있는 정부안이 실제 시행될 수 있는 상황임에도 위원들은 정부 눈치만 보면서 ‘의견 표명이 섣부르다’는 태평한 소리만 하고 있습니다. 한 비상임위원은 “진행 중인 사안에 인권위 견해를 밝히는 것은 조심스럽다”고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인권위는 도대체 언제 의견을 내놔야 합니까’라고 되묻고 싶습니다. 인권위는 입법·사법·행정부에 속하지 않은 독립기구입니다. 오로지 인권의 잣대로 판단하고 독립적인 의견을 내야 합니다. 조심스러울 것이 없습니다. 현병철 위원장 체제에서 존재의 의미를 상실했다는 비판을 나라 안팎에서 받고 있는데도 언제까지 인권위원들이 정부 눈치만 보고 침묵할지 걱정됩니다. 오세진 사회부 기자 5sjin@seoul.co.kr
  • ‘폭력예방교육 현황과 정책과제’ 세미나 9일 열려

    ‘폭력예방교육 현황과 정책과제’ 세미나 9일 열려

    ‘폭력예방교육 현황과 정책과제’ 세미나가 국회미래여성가족포럼(공동대표 류지영), 국회성평등정책연구포럼(공동대표 남인순), 국회입법조사처(처장 임성호) 공동 주최로 9일 오후 1시30분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다. 공공 및 민간영역에서 폭력예방교육의 성과를 점검하고, 향후 발전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이 주관한다.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과 유승희 국회여성가족위원장의 축사에 이어 양철수 여가부 폭력예방교육과장이 ‘공공영역의 폭력예방교육 정책 성과와 향후 과제’를, 송인자 양평원 폭력예방교육부장이 ‘민간영역의 폭력예방교육 현황과 향후 과제’를 주제로 각각 발표한다. 유남영 변호사(전 인권위 상임위원)가 좌장으로 진행하며,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장, 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 강선미 하랑성평등교육연구소장, 손문금 전남여성플라자 원장, 김명륜 같이교육연구소 대표, 조주은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이 토론자로 참여한다. 김행 양평원장은 “중요 국정과제인 ‘4대악 없는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특히 성폭력·가정폭력·성매매·성희롱 등 여성과 약자에 대한 각종 폭력에 예방교육을 통해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동참을 호소했다. 김주혁 선임기자 happyhome@seoul.co.kr
  • [이슈&논쟁] 사행산업 전자카드 도입

    [이슈&논쟁] 사행산업 전자카드 도입

    국무총리실 소속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사감위)에서 추진을 서두르는 사행산업 전자카드제가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사감위는 도박 중독 유병률을 줄이기 위해 일부 국가에서 실시하고 있는 전자카드제 도입이 절실하다며 최근 ‘사행산업 전자카드제 시행 기본 방향 및 2015년 확대 시행 권고안’을 의결했다. 경마, 경륜, 경정은 전자카드제를 종전 10% 수준에서 20%까지 확대하고 내국인 카지노장도 전자테이블 비중 확대와 테이블게임 대상 전자카드제 단계적 도입을 권고했다. 2018년부터는 전면 실시할 기본 방향까지 세워 놓았다. 하지만 내국인 카지노장이 있는 강원랜드 지역 주민들을 중심으로 “폐광 지역 생존권을 위협하는 규제 일변도의 정책”이라며 강력한 반발이 일고 있다. 전문가들로부터 전자카드제 도입 찬반에 대한 의견을 들어 본다. [贊] 박민수 인제대학원대 보건경영학 교수 “한국 도박 중독 폐해 최소화해야” 전자카드 사용 국가에서 전자카드는 합법적 도박(특히 온라인)의 필수 도구다. 전자카드는 사용 한도 설정, 도박과 관련된 위험의 평가, 도박 중지 기간 설정, 현재까지의 도박 활동 기록 확인, 현재 하는 도박 활동 기록 확인 등의 용도로 사용된다. 이러한 전자카드의 사용과 관련된 이슈들은 전자카드 사용을 필수적으로 하게 할 것인지, 자발적으로 하게 할 것인지, 개인정보를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 전자카드를 공유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이전하는 문제를 어떻게 차단할 것인지, 카드 도입과 관련된 경제적 비용과 사행산업 사업자들이 전자카드를 채택하도록 어떻게 설득할 것인지 등이 제기되고 다뤄지고 있다. 전자카드를 반드시 도입해야 하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합법적 사행산업을 허가한 이유는 소비자 보호를 위해서다. 도박, 윤락, 술은 인간이 존재하는 곳에 늘 있었다. 이러한 것의 선악이나 손익과는 관계없이 인구 집단의 일정 비율은 항상 이것들을 이용한다. 많은 국가는 이러한 사실을 인지하고 폐해도 경험했다. 도박, 윤락, 술을 사람이 사는 세상에서 없앨 수 없고, 금지하는 방법으로는 폐해를 감소시킬 수 없으므로 정부가 이러한 서비스를 허가하고 관리하는 게 폐해를 최소화시킬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이렇게 합법화해 안전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폐해를 감소시키려는 전략을 ‘폐해 최소화 전략’이라 한다. 형법으로 금지한 도박을 국가가 사행산업으로 허가한 이유는 이러한 폐해 최소화 전략에 의해서다. 즉 합법적인 사행산업의 존립 이유는 이용자 보호를 위해서다. 일부 국민이 도박을 하더라도 안전한 서비스를 이용하게 함으로써 도박으로 인한 폐해를 최소화하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도박 중독 정도는 매우 높은 편이다.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여러 도박 중독 조사 방법으로 측정해도 다른 나라보다 2~3배 높다. 이는 현재 이용하는 서비스가 안전하지 않다는 방증이다. 이러한 문제의 심각성은 이용자를 보호하는 게 매우 시급한 과제임을 입증하는 근거이기도 하다. 이용자 보호의 보편성도 이유 중 하나다. 보호 요인과 위험 요인에 의해 개인별로 차이가 있을 수는 있으나 누구든지 도박을 지나치게 하면 도박으로 인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일부 사람들에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따라서 모든 이용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인터넷 인프라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앞으로 도박과 관련한 폐해의 매우 큰 부분은 온라인 도박에 의해 발생하고 심각해질 것이다. 앞서 언급했던 대로 이미 도박 중독의 정도가 매우 높은 상황에서 온라인 도박을 할 수 있는 매우 훌륭한 인프라가 구축돼 있기 때문에 도박과 관련한 폐해는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쉽게 예상할 수 있다. 정부에서 추진하는 전자카드제는 이미 많은 선진국에서 사용되고 있고 실증적인 연구를 진행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르러 연구 결과들도 보고됐다. 캐나다 노바스코샤 등의 지역에서 전자카드를 사용한 결과 사용하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회기당 지출이 상당히 감소했다. 전자카드를 사용한 사람들의 65%는 다음 도박 회기에서도 다시 사용했다고 보고된다. 개인정보 수집, 해킹의 우려, 중복 발급 문제 등 정보 보호와 관련된 문제는 전자카드를 시행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이지 시행하지 않을 이유가 될 수 없다. 정보 보호를 핑계로 전자카드를 시행하지 않겠다는 것은 이용자 보호보다 수익에 더 관심을 둔 것이다. 이는 합법적인 사행산업이 존재할 필요성을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다. 사행산업 사업자들은 정보 보호와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와 머리를 맞대고 개선책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게 합당한 자세다. [反]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장 “사생활 노출… 불법 도박 늘 것” 현대사회는 마치 투명한 어항 속과 같다. 우리의 삶은 어항 속 물고기처럼 내가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 훤히 비친다. 마트에서 신용카드로 물건을 결제하거나 고속도로 톨게이트에서 하이패스를 찍기만 해도 내가 며칟날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 낱낱이 기록되기 때문이다. 어쩌면 디지털 문명사회는 ‘편리함’을 추구하기 위해 ‘개인의 사생활’이 너무나도 쉽게 노출되는 부작용을 초래했는지도 모르겠다. 개인의 사생활 보호는 인간의 기본권에 해당한다. 그런데 최근 개인의 오락·레저 문화생활까지 일거수일투족을 기록하겠다는 제도가 논의되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사감위)에서 사행성을 대폭 낮추기 위해 검토하는 ‘전자카드제도’가 바로 그것이다. 사감위에 따르면 경마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생체 정보인 지정맥을 등록하고 전자카드를 발급받아야 한다. 이 카드에는 이용자의 구매 금액과 횟수가 일일이 기록된다. 사감위는 올해 하반기 전체 장외 발매소의 20% 도입을 시작으로 2018년에는 모든 장외 발매소에서 전자카드제도를 실시해 현금 구매를 전면 금지시킬 계획을 갖고 있다. 특히 전자카드가 스포츠토토, 복권에까지 도입되는 등 모든 사행산업에 도입될 것이라고 한다. 일각에서는 현금을 충전해 사용할 수 있는 전자카드를 도입하는 것이 도박 중독 유병률을 낮추고 불법 도박의 폐해를 줄이는 데 효과적이라며 도입을 찬성하고 있다. 그러나 전자카드 시행에 있어 가장 큰 문제는 바로 개인마다 고유한 생체 정보를 담아야 한다는 점이다. 최근 금융당국이 전자금융 거래 시 개인의 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공인인증서 사용 의무를 폐지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사감위는 사전 연구나 효과 검증도 없이 오히려 개인정보를 수집해 활용하는 제도를 시행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심지어 생체 정보를 입력해야 한다니 이것이야말로 인권 보호에 역주행하는 꼴이 아니겠는가. 국가인권위원회에서도 전자카드제도의 인권 침해적 소지를 표명한 바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중복 발급을 막는다는 이유로 개인의 생체 정보를 카드에 담는 것은 합법적으로 사행산업 사업장을 이용하는 일반 국민을 잠재적 도박 중독자로 취급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이용자의 구매 금액과 횟수가 일일이 기록된 전자카드를 소지하는 것 자체가 마치 범법자로 낙인찍힌 듯한 심리적 거부감을 줄 수 있다. 게다가 건전한 오락, 레저로 즐기던 소액 이용자들은 개인정보 입력을 꺼려 구매를 포기할 가능성도 높다. 이는 정부가 개인의 일상 속 즐거움마저 박탈하는 셈이 된다. 이에 따라 발생되는 문제는 생각보다 심각하다. 한국행정연구원의 ‘투표권 전자카드 도입 효과 연구 용역’에 따르면 전자카드가 도입되면 불법 도박 사이트를 대신 이용하겠다는 응답자가 무려 40%에 육박했다. 또한 최근 여론조사 기관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는 응답자 중 51%가 전자카드제도가 불법 도박을 근절하는 근본 대책이 아니라고 했다. 아무래도 개인정보가 노출되는 전자카드보다는 접근이 쉽고 익명성이 보장되는 불법 도박의 유혹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이 때문에 합법적 이용자들까지 불법 도박 시장으로 이탈시키는 풍선효과를 심화시킬 소지가 다분하다. 이처럼 전자카드제도 도입이 득보다 더 많은 실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따라서 사감위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겠다’는 심산이 아니라면 제도 도입에 앞서 예방 효과에 대한 체계적이고 이론적인 연구와 함께 광범위한 경험적 조사 연구를 선행해야 한다. 국민의 공감을 바탕으로 국민을 위한 제도를 추진하는 것이야말로 사감위라는 기관 자체의 존립을 강화하기 위한 지름길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 인권위 ‘비정규직 대책안’ 의견표명 시기도 못 잡아

    정년 연장과 임금피크제 의무화, 임금체계 개편 등 노동시장 구조개편을 위한 노사정 협상이 진행 중인 가운데 정부가 지난해 내놓은 ‘비정규직 종합대책’에 대해 의견을 표명할지 여부를 놓고 국가인권위원회 내부에서 격론이 벌어졌다. 2일 열린 인권위 제11차 상임위원회에서 사무처는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12월 말 발표한 ‘비정규직 종합대책(안)’에 대한 의견 표명의 건을 의결 안건으로 상정했다. 사무처는 “정부안이 비정규직 근로자를 위한 바람직한 정책들뿐 아니라 논쟁적 정책을 포함하고 있으며, 일부는 인권위가 표명해 온 입장에 배치되는 내용을 담고 있어 의견을 표명할 필요성이 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사무처는 특히 ▲기간제·파견근로자의 사용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늘리고 ▲파견 가능 업종을 확대하며 ▲해고 기준 및 절차를 가이드라인으로 마련하는 방안 등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봤다. 비정규직법의 입법취지 및 정부 정책의 기본 방향에 부합하지 않고 사용기간 연장이 기간제·파견근로자의 고용안정과 정규직 전환율 증가로 나타날지 불확실하다는 이유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이경숙(야당 선출) 상임위원은 전반적으로 동의하면서 “우려되는 부분을 (정부가) 도입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인권위가) 분명히 밝히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영하(여당 선출) 상임위원은 “대기업 노조의 입장을 그대로 대변한 것”이라며 사무처 안에 강력 반대했다. 유 위원은 “노동시장의 경직성을 해소하고 일자리를 늘리려는 것이 노사정위원회 논의의 핵심”이라며 “한국노총은 대기업 정규직 노조를 대변하며 전체 노조의 10.3%를 차지할 뿐인데 인권위가 일방 의견을 받아들이는 것이 정당하다고 보느냐”고 따졌다. 의견표명 시점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사무처는 “노사정 합의 후에는 인권위가 의견을 내기 어렵기 때문에 (노사정위가)더 좋은 합의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지금 의견을 표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 위원은 “좀 더 일찍 했더라면 좋았겠지만 이 시점에 의견을 표명하는 것이 맞다”고 동의했다. 반면 유 위원은 “노사정 협상이 진행 중인데 인권위가 일방 의견을 전달하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고 맞섰다.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위원회는 안건을 조만간 전원위원회(상임·비상임위원 전원 참석)에서 논의하기로 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제자 상습 성추행’ 강석진 서울대 교수 파면 확정 ‘최고 수준 징계’

    ‘제자 상습 성추행’ 강석진 서울대 교수 파면 확정 ‘최고 수준 징계’

    ‘강석진 서울대 교수 파면’ 강석진(54) 서울대 수리과학부 교수가 파면됐다. 앞서 강석진 교수는 여러 해에 걸쳐 여학생 여러 명을 상습 성추행한 혐의로 구속됐다. 서울대는 1일 열린 징계위원회에서 ‘강석진 서울대 교수가 교원으로서의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했다’고 판단해 교수직에서 파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성낙인 총장의 결재 절차가 남았지만, 서울대 관계자는 “성 총장이 징계위의 결정을 존중할 것으로 본다”고 밝혀 강석진 서울대 교수의 파면은 사실상 확정됐다. 강석진 서울대 교수는 2008년부터 지난해 7월까지 모두 11차례에 걸쳐 여학생 9명을 성추행한 혐의(상습 강제추행)로 지난해 12월 구속돼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와는 별도로 서울대 인권센터는 지난해 11월 강석진 서울대 교수가 여학생들을 성추행했다는 신고를 받고 자체 진상조사를 벌였으며 올해 1월 말 대학본부에 강석진 서울대 교수를 파면해달라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이에 서울대는 지난 2월 성 총장의 명의로 징계위원회를 소집해 두 달간 인권위 의견서에 대한 검토와 본인의 소명 등의 절차를 거친 끝에 파면 결정을 내렸다. 징계위는 소집 후 60일 내 결론을 내려야 한다. 파면은 최고 수준의 징계로, 파면당한 교수는 5년간 다른 학교에 재취업할 수 없다. 또 퇴직금이나 연금 수령에서도 불이익을 받는다. 서울대에서 교수가 성범죄로 파면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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