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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무살 그 꽃다운 나이에 내 인생은 멈췄다”

    “스무살 그 꽃다운 나이에 내 인생은 멈췄다”

    여고생·주부… 10~30대 여성 짓밟아 피해자 “얼룩무늬 보면 울렁” 호소 임산부 성추행·속옷차림 성고문도 1980년 5·18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이 10~30대 여성을 총으로 위협해 집단 성폭행을 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 소문으로만 나돌던 임산부 성추행과 성고문도 확인됐다. 피해자들은 지난 38년간 가족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정신적 외상’(트라우마)에 시달렸다.31일 여성가족부와 국가인권위원회, 국방부가 합동으로 꾸린 ‘5·18 계엄군 등 성폭력 공동조사단’이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계엄군 등에 의한 성폭행은 모두 17건이며, 성추행과 성고문, 목격담 등이 다수 발견됐다. 대다수의 피해자는 총으로 생명을 위협받는 상황에서 2인 이상의 군인으로부터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고 진술했다. 범행은 주로 민주화운동 초반(5월 19~21일) 발생했다. 장소는 초기 광주 시내(금남로, 장동, 황금동 등)에서 중·후반엔 광주 외곽지역(광주교도소 인근, 상무대 인근)으로 바뀌었다. 공동조사단은 “범행 장소가 당시 계엄군의 상황일지 속 병력 배치와 부대이동 경로와 유사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높였다”면서 “특히 피해자 진술과 당시 작전 상황을 비교 분석한 결과, 일부 피해 사례는 가해자나 가해자 소속 부대를 추정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피해자들은 당시 성폭행의 고통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했다. 한 피해자는 “지금도 얼룩무늬 군복만 보면 속이 울렁거리고 힘들다”고 호소했으며, 다른 피해자는 “육체적 고통보다 성폭행 당했다는 사실에서 오는 정신적인 상처가 더 크다”고 토로했다. 피해자들은 “가족에게도, 그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었다”, “정신과 치료를 받았지만 당시 성폭행을 당한 것이 잊혀지지 않는다”, “나는 스무 살 그 꽃다운 나이에 인생이 멈췄다”며 줄곧 제대로 된 치료 없이 고통 속에 있었다는 사실을 전했다. 공동조사단 관계자는 “대부분은 과거에 심리치료 등을 받은 이력이 있으며, 지금까지 정신적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해 치료가 필요한 2명의 피해자에 대해서는 심리치료센터로 연계해 추가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피해자로 특정되진 않았지만 성폭력 피해 사실을 유추할 수 있는 진술도 나왔다. 한 목격자는 “여고생이 강제로 군용트럭에 태워져 가는 모습을 봤다”고 증언했으며, 사망한 여성의 유방과 성기가 훼손된 모습으로 있는 것을 봤다는 진술도 확인됐다. 교도소나 상무대(군부대) 등으로 연행된 여성 피해자는 수사 과정에서 속옷 차림으로 성고문 등에 노출됐다. 일부 여성 피해자들은 대검에 찔린 상처도 있었다. 지난 5월 ‘미투(#MeToo·나도 피해자다) 운동에서 용기를 얻어 5·18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고문을 받다가 석방 전날 수사관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밝힌 김모씨도 성폭행 피해 사례로 인정받았다. 당시 김씨의 증언은 공동조사단이 출범한 계기가 됐다. 공동조사단에 직접 접수된 피해 사례는 모두 12건이었다. 이 중 상담 종결된 2건을 제외한 10건에 대해 조사가 진행됐다. 7건이 성폭행이었으며, 1건 성추행, 2건은 관련 목격 진술이었다. 광주시 보상심의자료에서는 성폭행 12건, 여성 인권침해 행위 33건이 발견됐다. 그 외 5·18민주화운동 자료총서(61권)와 광주오월민주항쟁사료전집(500명 구술 채록), 광주지검 검시조서 등에서 성폭행 4건, 유방과 성기 등에 자창(찌른 상처) 3건, 고문 2건, 구타와 성적 위협 2건을 비롯한 다수의 목격 증언이 확인됐다. 집계된 성폭행 23건 가운데 6건이 중복이었다. 이윤정 오월민주여성회 대표는 “5·18 당시 성폭력이 있었다는 이야기는 예전부터 나왔고, ‘광주 청문회’ 때도 증언했지만 한 번도 중요하게 다뤄지지 않았다”면서 “이번 조사를 계기로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은 성폭력 사례들이 제대로 파악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공동조사단은 조사 결과를 추후 출범할 5·18 진상규명조사위원회에 인계할 방침이다. 공동조사단 관계자는 “가해자 조사권이 없는 데다 활동 기간도 짧아 모든 사례를 파악할 수는 없었다”면서 “5·18 특별법에 조사 범위를 성폭력까지 확대하는 내용의 개정안이 발의된 만큼 진상규명조사위에서 추가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총으로 위협하며 성폭행”…5·18 계엄군 성폭행 국가 차원 첫 확인

    “총으로 위협하며 성폭행”…5·18 계엄군 성폭행 국가 차원 첫 확인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 등이 성폭행을 저질렀다는 의혹이 정부 공식 조사에서 사실로 드러났다. 광주민주화운동 관련 성폭력 행위를 국가 차원에서 조사하고 사실로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가인권위원회·여성가족부·국방부가 공동 구성한 ‘5·18 계엄군 등 성폭력 공동조사단’은 31일 활동을 종료하면서 “당시 계엄군 등에 의한 성폭행 피해 총 17건과 연행·구금된 피해자 및 일반 시민에 대한 성추행·성고문 등 여성인권침해행위를 다수 발견했다”고 밝혔다. 공동조사단은 피해 접수·면담, 광주광역시 보상심의자료 검토, 5·18 관련 자료 분석 등을 통해 중복된 사례를 제외하고 총 17건의 성폭행 피해를 확인했다. 성폭행 대다수는 시민군이 조직화하기 전인 민주화운동 초기(5월 19~21일)에 광주 시내에서 자행됐다. 피해자 대부분은 총으로 군복을 착용한 다수(2명 이상)의 군인으로부터 총으로 생명을 위협받는 상황에서 성폭행을 당했다고 증언했다. 피해자의 나이는 10~30대였으며, 직업은 학생, 주부, 생업 종사 등 다양했다. 연행되거나 구금됐던 여성 피해자들은 수사 과정에서 성고문을 비롯한 각종 폭력 행위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시위에 가담하지 않은 학생, 임신부 등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한 성추행 등 여성 인권 침해 행위도 다수 있었다고 공동조사단을 설명했다. 여고생이 강제로 군용트럭에 태워져 가는 모습, 사망한 여성의 유방과 성기가 훼손된 모습을 목격했다는 진술도 나왔다. 이들은 38년이 지난 지금도 당시의 트라우마로 고통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한 피해자는 “지금도 얼룩무늬 군복만 보면 속이 울렁거리고 힘들다”고 말했다. “가족에게도, 그 누구한테도 말할 수 없었다”거나 “스무살 그 꽃다운 나이에 인생이 멈춰버렸다”라며 고통과 괴로움을 호소한 피해자도 있었다. 공동조사단이 접수한 피해사례는 총 12건이었으며, 이 가운데 관련성 미흡 등으로 종결한 2건을 제외하고 10건을 조사했다. 이 중 7건은 성폭행, 1건은 성추행, 2건은 관련 목격 진술이었다. 피해일은 5·18 초기인 5월 19~21일 무렵이 대다수였고, 장소는 초기 금남로, 장동, 황금동 등 광주 시내에서, 중후반에는 광주교도소 인근, 상무대 인근 등 외곽지역으로 변화했다. 이는 당시 계엄군 상황일지를 통해 확인한 병력 배치 및 부대 이동 경로와 유사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높였다고 조사단은 설명했다. 조사단은 또한 피해자 진술과 당시 작전 상황을 비교·분석한 결과, 일부 피해 사례는 가해자나 가해자 소속부대를 추정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광주광역시 보상심의자료에서는 성폭행 12건과 연행·구금 때 성적 가혹행위 등 총 45건의 여성 인권 침해 행위가 발견됐다. 광주광역시 보상심의자료 상 피해자에 대해서는 개인정보열람이 제한돼 면담 등 추가적 조사는 진행되지 않았으며, 향후 진상규명조사위원회에서 추가 조사 검토가 필요하다고 조사단은 밝혔다. 그 외 5·18민주화운동 기록관이 소장 중인 자료총서를 비롯해 그동안 발간된 출판물, 약 500여명에 대한 구술자료, 각종 보고서 및 방송·통계자료 등을 분석한 결과 성폭행 4건을 포함해 총 12건의 직접적 피해 사례를 찾았다. 공동조사단은 가해자에 대해 조사 권한이 없고 시간적 제약이 있어 당시 발생한 성폭력 전체를 확인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공동조사단은 피해자 명예 회복 및 지원과 관련해 ▲국가의 공식적 사과 표명 및 재발 방지 약속 ▲국가폭력 피해자 치유를 위한 국가 수준의 ‘국가폭력 트라우마센터’ 건립 ▲피해자에 대한 사회적 지지 분위기 조성 ▲보상 심의과정에서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별도의 구제 절차 마련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가해자 또는 소속부대 조사와 관련해서는 ▲5·18 당시 참여 군인의 양심 고백 여건 마련 ▲현장 지휘관 등에 대한 추가 조사 ▲진상규명에 따른 가해자 처벌 대책 마련 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5·18민주화운동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법상 조사 범위에 성폭력을 명시하는 법 개정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 내 성폭력 사건을 전담하는 별도의 소위원회 설치 등의 검토와 진상규명조사위원회의 조속한 출범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진상규명조사위원회 출범 전까지는 광주광역시 통합신고센터에서 피해사례를 접수하고, 국가인권위원회에서 피해자 면담조사를 할 방침이다. 여성가족부는 피해자 심리치료를 지원한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5·18통합신고센터 피해 관련 제보 잇따라

    5·18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에 의한 성폭행 사실이 확인된 가운데 광주시 ‘5·18 진상규명 통합신고센터’에 피해사례 접수가 이어지고 있다. 31일 광주시에 따르면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시행을 앞둔 지난 6월부터 ‘5·18 진상규명 통합신고센터’를 운영 중이다. 통합신고센터는 진상규명위원회가 출범하기 전까지 피해사례를 접수하고 있다. 접수 대상은 5·18과 관련된 당시 직접 경험이나 목격담 등 진상규명과 관련한 모든 내용이다. 통합신고센터 출범 이후 모두 48건의 신고가 접수된 것으로 집계됐다. 내용별로는 행방불명 13건, 암매장 11건, 헬기 사격 7건, 성폭력 3건,과격진압 2건, 집단 발포 1건, 기타 11건 등이다. 통합신고센터는 이들 신고 내용을 국가인권위원회에 통보했다. 이번에 ‘5·18 계엄군 등 성폭력 공동조사단’이 발표한 성폭행 피해 가운데 통합신고센터에서 접수한 사례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진상규명 특별법이 시행에 들어갔지만, 국회의 위원 추천이 늦어지면서 진상규명조사위원회 출범이 미뤄지고 있다. 이에 따라 당분간은 통합신고센터가 피해사례 접수창구 역할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광주시 관계자는 “관련 제보를 모아 향후 출범하는 진상규명위원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5·18 계엄군 등에 의한 집단 성폭행 확인..“진상규명위 조속히 출범해야”

    5·18 계엄군 등에 의한 집단 성폭행 확인..“진상규명위 조속히 출범해야”

    정부가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 등의 성폭행 피해 내용 17건을 발견한 가운데 향후 출범 예정인 진상규명조사위원회에 이관해 성폭력을 비롯한 여성인권침해행위에 관한 추가조사를 진행한다.여성가족부·국가인권위원회·국방부가 합동으로 출범한 ‘5·18 계엄군 등 성폭력 공동조사단’은 31일 활동을 종료하고 당시 계엄군 등에 의해 성폭행을 당한 피해자 17명을 비롯해 연행·구금된 피해자 및 일반 시민에 대한 성추행, 성고문 등 여성인권침해행위를 다수 발견했다고 밝혔다. 공동조사단이 지난 6월부터 10월 말까지 피해 접수와 면담, 광주시 보상심의자료, 5·18 관련 자료 분석 등으로 통해 중복된 사례를 제외한 17건의 성폭행 피해사례를 확인한 결과 성폭행은 시민군이 조직화되기 전인 민주화운동 초기(5월 19~21일)에 광주 시내에서 주로 발생했다. 피해자의 나이는 10~30대, 직업은 학생, 주부, 생업 종사 등 다양했다. 피해자 대다수는 총으로 위협당하는 상황에서 군복을 착용한 2명 이상의 군인으로부터 성폭행 피해를 입었다고 진술했다. 증언 중엔 “지금도 얼룩무늬 군복만 보면 울렁거리고 힘들다”, “가족에게도, 그 누구에도 말할 수 없었다”, “육체적 고통보다 정신적인 상처가 크다” 등 트라우마(정신적 후유증)를 호소하는 사례가 많았다. 공동조사단을 통해 접수된 피해사례는 총 12건이었다. 이 가운데 상담종결된 2건을 제외한 10건에 대해 조사를 진행했으며 7건은 성폭행, 1건은 성추행, 2건은 관련 목격 진술이었다. 사건 발생 장소는 초기에 금남로, 장동, 황금동 등 광주 시내였으며 중후반엔 광주 교도소 인근, 상무대 인근으로 광주 외곽 지역이었다. 공동조사단은 당시 계엄군 상황일지를 통해 분석한 결과 병력배치와 부대 이동 경로과 유사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광주시 보상심의자료에선 성폭행 12건과 연행·구금 시 성적 가혹행위 등이 33건으로 나타났다. 구타나 욕설 등 일반적인 폭력 행위는 검토 범위에서 제외했다. 다만 광주시 자료 상 피해자에 대한 개인정보열람이 제한돼 면담 등 추가적 조사는 진행되지 않았으며 향후 진상조사위의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 5·18 민주화운동 기록관에서 소장중인 자료총서(61권)과 발간물(22권), 500여명의 구술자료 외에 보고서, 방송·통계자료 등을 분석해 성폭행 4건 등 총 12건의 직접적인 피해사례도 발견했다. 12건 중 4건은 성폭행이었으며, 3건은 유방·성기 등이 자창, 2건은 상무대 등에서의 고문, 3건은 구타 및 성적 위협과 관련된 것이었다. 한편 공동조사단은 피해자 면담과정에서 2차 피해 방지를 위해 5·18에 대한 이해와 상담경험을 동시에 가진 전문가를 대동했다. 피해자가 원하면 전문 트라우마 치유기관에 심리치료를 연계하기도 했다. 공동조사단은 5·18 특별법의 조사범위에 성폭력을 명시하도록 법 개정을 촉구했으며, 진상규명위에 성폭력 사건을 전담하는 별도의 소위원회를 설치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진상규명위의 출범이 늦어지고 있어 그 전까진 광주시 통합신고센터(062-613-5386)에서 신고 접수를 받는다. 인권위는 피해자 면담 조사를, 여가부는 피해자 심리치료 지원을 지속할 방침이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5·18 계엄군 성폭행 첫 공식 확인

    5·18 계엄군 성폭행 첫 공식 확인

    주부·10대 포함 피해자 17명 진술 확보 오늘 결과 발표…진상조사위 출범 시급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에 의해 자행된 성폭행이 정부 조사에서 처음으로 공식 확인됐다.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자는 모두 17명으로, 이 가운데 시위와 무관한 주부와 10대 학생도 있었으며 시위에 가담했다는 이유로 끌려가 조사받는 과정에서 성고문을 당했다고 증언한 이들도 나왔다. 30일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과 여성가족부·국가인권위원회·국방부가 참여한 ‘5·18 계엄군 등 성폭력 공동조사단’에 따르면 5·18 당시 계엄군과 수사관 등이 저지른 성폭력 범죄는 모두 17건으로 조사됐다. 이 중 공동조사단에 신고가 접수된 건 7건이며 나머지 10건은 광주시의 5·18 보상심의 자료와 구술자료 등에서 취합했다. 공동조사단은 신고자들과 면담한 결과를 토대로 국방부와 5·18기념재단 등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수집 분석해 일부 가해자를 특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공동조사단은 가해자를 조사할 권한이 없어 5·18 특별법에 따른 진상규명조사위원회가 꾸려지는 대로 관련 내용을 전달할 예정이다. 당초 지난달 14일 출범했어야 할 진상조사위는 자유한국당이 위원 추천을 미루고 있어 언제 출범할지는 미지수다. 공동조사단은 공식 활동이 마무리되는 31일 최종 조사 결과를 발표한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종교계·시민사회단체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한목소리

    종교계와 시민·사회단체가 차별금지법 제정을 한 목소리로 촉구하고 나서 주목된다. 오는 30일 오후 5시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에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차별금지법제정연대 공동주최로 열리는 간담회가 그것. 그동안 종교계와 시민사회 단체가 개별적으로 목소리를 높여온 것과는 달리 본격적인 연대에 나서 주목된다. 차별금지법이란 합리적 이유 없이 성별, 장애, 성적지향 등 이유로 교육이나 직업훈련 등에서 차별받지 않도록 하는 법이다. 국내에서는 지난 2007년부터 시작돼 2010, 2012년 등 세 차례에 걸친 입법 시도가 있었지만 개신교계 등의 반발로 번번히 무산됐다. 그러다가 최근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이 취임식을 통해 차별금지법 제정을 적극 추진할 뜻을 밝히는 등 법 제정의 목소리가 다시 커지고 있다. 이날 간담회는 이같은 흐름에서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한국사회의 차별과 혐오 문제를 정색하고 짚어보기 위해 마련된 모임. 무엇보다 종교계와 시민사회가 공동 실천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와 개신교, 불교, 원불교, 천주교 등 4대 종단이 마주앉아 주제발표및 토론을 진행한다. 한국사회의 인권현실과 차별금지법의 의미며 필요성과 관련한 열띤 토론이 예상된다. 문경란 인권정책연구소 이사장이 축사를 하며 미류 차별금지법제정연대 공동집행위원장겸 인권운동사랑방 상임활동가와 조혜인 차별금지법제정연대 공동집행위원장겸 희망을만드는법 소속 변호사가 발제에 나선다. 특히 참석자들은 각 종단별 입장 발표를 통해 공유의 방식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종단 참여단체는 실천불교전국승가회와 원불교인권위원회, 천주교인권위원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등 4개 단체이다. 문의 (02)743-4472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인권위, “제2의 교남학교 막는다”… 세종누리학교 폭행 의혹 직권조사 실시

    국가인권위원회가 인강학교·교남학교에 이어 장애학생 폭행 의혹을 받고 있는 세종누리학교에 대한 직권조사에 나선다. 인권위는 25일 “잇따라 드러난 특수학교 장애 학생 폭행 사건에 대해 우려를 표한다”면서 “이날 오전 열린 상임위원회에서 사안의 중대성 등을 고려해 세종누리학교 사건에 대한 직권조사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최근 세종시 세종누리학교에서 지난 1월과 지난해 4월 각각 사회복무요원과 교사가 9세 장애 학생에게 폭행을 가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그러나 피해자 측과 학교·학부모회 측의 진술이 엇갈려 논란이 일었다. 학교와 학부모회는 “평소 해당 학생의 공격 행동이 심해 이를 제지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발생한 일”이라고 주장한다. 인권위는 지난 18일 오후 세종누리학교 폭행 의혹에 대한 기초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의혹이 제기된 사건 외에도 다수의 인권침해 행위가 발견됐다. 이에 인권위는 세종누리학교에 재학 중인 장애학생의 인권보호를 위해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직권조사를 결정했다. 이번 직권조사는 학교 내 장애 학생의 개별화 교육 실태,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운영과 사후조치, 장애 학생의 도전적 행동 대처 요령, 사회복무요원 업무 등 전반적인 사안에 대해 진행할 계획이다. 인권위 관계자는 “발달장애 학생은 돌발 행동을 한다는 이유로 통제의 대상이 되고 있고, 통제의 수단인 신체적 개입이 인권침해와 폭력으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특수학교 장애 학생의 폭행 및 차별에 대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범죄 해결사’와 ‘직원 감시자’ 사이… CCTV의 두 얼굴

    ‘범죄 해결사’와 ‘직원 감시자’ 사이… CCTV의 두 얼굴

    주차장 살인사건·새마을금고털이 추적 등 각종 범죄 주요 증거 포착 순기능 있지만 “일거수일투족 감시… 심각한 인권침해” 어린이집 교사·알바 등 ‘정신적 학대’ 호소폐쇄회로(CC)TV가 지닌 ‘두 얼굴’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강력 범죄 해결에 결정적인 실마리를 제공하는가 하면 종업원의 모든 행동을 감시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23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22일 발생한 서울 강서구 아파트 주차장 살인사건에서 경찰은 현장 CCTV를 통해 숨진 40대 여성의 전남편을 용의자로 지목하고 같은 날 체포했다. 이날 경북 경주 새마을금고 강도 사건의 용의자도 CCTV 추적으로 3시간 30분 만에 붙잡혔다. ●구하라 남친 폭행 진실공방 때 결정적 증거도 발달장애 학생을 폭행한 혐의로 구속된 서울 강서구 교남학교 교사는 고소 대상이 아니었는데도, CCTV 16대가 지난 3개월 동안 기록한 영상을 통해 12건의 범죄 사실이 드러났다. 아이돌그룹 ‘카라’ 출신의 방송인 구하라(27)씨의 쌍방폭행 사건에서 경찰이 전 남자친구에 대해 강요·협박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데에도 구씨가 엘리베이터 앞에서 무릎을 꿇는 영상이 결정적인 단서가 됐다. 동덕여대 알몸남 사건의 피의자도 CCTV 영상을 통해 인상착의 확인이 가능했다. 강서구 PC방 살인사건에서는 범행 장면이 담긴 CCTV 영상이 피의자 김성수(29)를 국민적 공분의 대상으로 만드는 데 역할을 했다. 그러나 CCTV가 긍정적인 면만을 지니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인권침해’ 소지가 있다는 점은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다.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은 “CCTV가 아이를 보호하는 게 아니라 교사를 감시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아동학대 의혹을 받다 지난 13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보육교사 사건과 관련해 6년차 보육교사는 “아동학대보다 더 많이 일어나는 것이 보육교사를 향한 학부모의 정신적 학대”라면서 “학부모들은 걸핏하면 CCTV를 열람하겠다고 나온다”며 고충을 호소했다. 유치원 교사 변모(32)씨도 “아이의 몸에 작은 상처라도 있으면 CCTV를 열어 보겠다고 찾아오는 학부모 때문에 다른 업무를 못 볼 지경”이라고 전했다. 카페나 음식점 직원들도 CCTV는 공포의 대상이다. 서울 동작구의 한 카페 아르바이트생 장모(25)씨는 “사장님이 스마트폰으로 수시로 가게 CCTV를 확인해 손님이 없을 때에도 편한 자세로 쉬지도 못하고 카메라 눈치만 본다”고 털어놨다. ●공공장소 CCTV 작년 95만대… 年 10% 증가 올해 국정감사에서는 CCTV가 해킹과 개인정보 침해에 무방비라는 지적도 나왔다. 박성중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해 국가인권위원회 ‘정보인권보고서’를 인용해 “개인정보 침해 사례 10건 가운데 8건이 CCTV 관련 사생활 침해”라고 밝혔다. ‘2018 행정안전 통계연보’에 따르면 공공기관에서 공개된 장소에 설치한 CCTV 대수는 지난해 기준 95만 4261대로 집계됐다. 2012년 이후 연평균 10%의 증가 추세다. 공공, 민간 영역의 CCTV를 모두 더하면 1000만대를 훌쩍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성희롱’ 박경서 적십자사 회장 “제보자 알려달라” 발언 논란

    ‘성희롱’ 박경서 적십자사 회장 “제보자 알려달라” 발언 논란

    한때 국내 대표 인권학자로 평가받았던 박경서 대한적십자사 회장의 성희롱 발언이 22일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논란이 됐다. 박 회장의 성희롱 발언은 지난 6월 YTN 보도로 알려졌다. 박 회장은 같은 달 8일 오후 6시 서울의 한 식당에서 “여성 3명이 모인 것을 두 글자로 뭐라고 하는지 아느냐”면서 여성의 신체 부위를 비유하는 성적인 농담을 건넸다. 이 자리에는 여성 직원 9명을 포함해 팀장급 직원 34명이 있었다고 한다.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은 박 회장의 성희롱 발언을 비판했다. 일부 의원들은 박 회장의 회장직 사퇴를 요구했다. 김순례 자유한국당 의원은 “박 회장이 성희롱 사건을 인정했음에도 적십자사 내부에서 징계위원회가 열리지 않았다”면서 “성희롱 사건 이후 후속 조치로 직원 대상 성희롱 예방 특별교육을 했다는데, 성희롱은 회장이 하고 교육은 직원이 받느냐”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또 “박 회장이 성희롱 발언 후 팀장들에게 사과 문자를 보내고 답장을 안 보낸 사람들을 따로 불러 ‘언론 제보자를 색출하겠다’라며 공포 분위기를 띄우고, ‘분위기를 위해 농담했던 것’이라고 발언했다는 내부 제보를 받았다”면서 “박 회장의 사과에 진정성이 매우 의심된다. 회장직에서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박 회장은 “성차별 발언은 어느 경우를 막론하고 그 발언이 누구에게든지, 한사람에게라도 상처를 줬으면 공인으로서 즉각 사죄해야 한다. 그리고 ‘내가 소통을 위해서 한 언어가 성차별일 수도 있겠구나’ 싶어서 바로 즉각 사죄를 드렸다”면서 “무조건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 회장의 이 사과 발언은 진정성이 없다는 비판을 받았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저도 성희롱 발언을 보고 굉장히 불쾌했다. ‘그런 의도가 없었다’고 계속 말하고 토를 달기 때문에 진정성에 의심을 받는 것”이라면서 “오늘 사과 내용도 진정성이 부족하다는 질책에 대해 엄중히 생각하라”고 비판했다. 박 회장은 “진정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런데 오후에 진행된 국정감사 질의에서 “내부고발자를 만나보겠다. 제보자를 알려달라”고 요구해 또다시 여야 의원들로부터 강한 질타를 받았다. 일부 의원들은 박 회장의 발언이 공익신고자보호법 위반에 해당한다며 복지위 차원의 사퇴권고나 검찰고발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이명수(자유한국당 소속)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은 “추후 종합적으로 협의하자”고 말했다. 박 회장은 지난해 8월 대한적십자사 회장으로 취임했다. 박경서 회장은 우리나라 초대 인권대사와 경찰청 인권위원장을 지낸 바 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압수한 휴대전화 폐기한 검찰…인권위 “NO”

    검찰에서 수사가 끝났다는 이유로 압수한 휴대전화를 폐기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이 나왔다. 18일 인권위는 최종 판결이 확정되기 전 검찰이 압수물인 휴대전화를 폐기한 사건과 관련해 해당 검사와 수사관에게 서면 경고 조치를 내리라고 소속 지방검찰청 검사장과 지청장에게 권고했다고 밝혔다. 또한 소속 직원 직무교육 시행을 권고했다. 진정인 A씨는 “1심이 끝난 후 항소하며 체포 당시 발생한 현장 상황을 증명하고자 휴대전화 통화녹음 파일을 확인하려 했지만, 해당 검사와 수사관이 확정판결이 있기도 전 이미 압수한 휴대전화를 폐기했다”며 지난해 5월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해당 검사는 “1심 재판에서 휴대전화 몰수 선고가 있었고, 진정인이 마약류 관리 위반 혐의에 대해 자백하고 있어 2심에서도 휴대전화에 대한 몰수 선고가 예상되는 상황이었다”면서 “휴대전화 내용이 SD카드에 저장돼 있고, 휴대전화기만 추후 법원에 제출 증거로 쓰일 가능성이 없어 1심 선고 후 진정인의 휴대전화를 폐기 조치했다”고 밝혔다. 이어 “A씨가 1심 재판에서도 휴대전화에 녹음파일이 있다고 주장한 적 없다”고 덧붙였다. 인권위는 “형사소송법상 ‘사건 종결 전 압수물 폐기’는 폭발물이나 유독물질 등 보관 그 자체만으로 위험이 발생하는 등 보관하기 매우 곤란한 압수물인 때에만 제한적으로 허용되는 것으로, 이번 사건에서 휴대전화를 폐기한 것은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압수물의 폐기는 피고인의 방어권 및 재산권 행사 등 기본권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면서 “최종 재판이 확정될 때까지 압수 당시의 성질, 상태, 형상을 그대로 유지해 보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2018 세계인권도시 포럼’ 광주서 열린다

    ‘2018 세계인권도시포럼’이 18일~21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우리는 누구와 살고 있는가? 다양성, 포용 그리고 평화’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포럼은 광주시, 국가인권위원회, 광주시교육청이 공동 주최한다. 이번 행사의 발제와 토론자로 국내외 인권전문가 183명이 참여한다. 해외에서 사전 참가 신청한 211명을 포함해 포럼 전체 참가자는 44개국 45개 도시 1800여명에 이른다. 프로그램은 모두 7개 분야 40개의 회의와 부대행사로 이뤄졌다. ‘오프닝라운드테이블’에서는 정진성 인권포럼 추진위원장이 좌장을 맡아 케이트 길모어 UN 인권최고대표사무소 부대표, 모르텐 샤예름 라울발렌베리 인권연구소장,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이용섭 광주시장 등 국내외 인권전문가들이 참석해 이번 인권포럼의 주제인 ‘우리는 누구와 살고 있는가?’에 대한 의제를 논의한다. ‘전체회의’에서는 안진 전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좌장으로 칼리 자이 UN 인종차별철폐위원,카오루 오바타 UN 인권이사회 자문위원,오비오라 오카포 전 UN인권이사회 자문위원장,이대훈 성공회대 교수 등이 발제자로 참여해 평화로운 도시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실천방안을 논의한다. ‘국내인권정책회의’에서는 국내 자치단체장을 초청해 인권철학과 비전을 들어보고 지방정부 차원의 실질적인 인권정책을 논의한다. 정근식 서울대 교수가 좌장으로 이용섭 광주시장과 박원순 서울시장,권영진 대구시장,염태영 수원시장 등이 참여한다. ‘해외인권정책회의’에서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다양한 인권정책들을 공유하고, ‘광주 세계인총회’에서는 광주에 살고 있는 17개국 이주민들이 직접 참여해 이주민·난민에 대한 인권의제를 직접 선정하고 논의한 후에 ‘광주이주민인권선언문’을 채택하게 된다. 광주시 관계자는 “세계인권도시포럼이 갈수록 위상이 높아지고, 이를 통해 국내와 인권 네트워크 확장과 새로운 인권정책을 도입하는 도시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씨줄날줄] 노인 취업자 증가의 그늘/임창용 논설위원

    [씨줄날줄] 노인 취업자 증가의 그늘/임창용 논설위원

    영화 ‘인턴’은 노인의 삶과 노동의 가치를 곱씹어 보게 하는 미국 코미디극이다. 주인공은 인턴으로 패션회사에 취업한 70세 은퇴 노인 벤(로버트 드니로). 벤은 수십 년 동안의 직장생활에서 터득한 노하우와 풍부한 인생 경험을 무기로 차분하고 사려 깊은 모습으로 유감없이 능력을 발휘한다. 열정적이지만 어설픈 30세 CEO 줄스(앤 해서웨이)와 조화를 이루는 모습이 참 인상깊었다.70세 노인이 패션회사에서, 그것도 인턴으로 일한다는 설정은 일단 참신해 보인다. 하지만 뒤집어 보면, 그만큼 노인이 사회에서 제 역할을 해내기 어렵다는 현실을 방증하기도 한다. 현실에서 영화 속 설정과 내용을 찾기보다는 그 반대 사례를 찾는 게 훨씬 쉬울 것이다. 오래전 미국에서 연수생활을 할 때 운전면허를 따러 자동차등록사업소에 갔을 때의 일이다. 민원 데스크에 몇 명의 직원이 앉아 등록업무를 처리하는데 내가 선 줄이 유독 줄지 않았다. 한참을 기다려 데스크 앞에 가니 일흔은 넘은 듯한 할머니가 앉아 있었다. 같은 질문을 몇 번씩 하는 데다 컴퓨터 작동이 서툴러 일처리가 눈에 띄게 느렸다. 나중에 한 교민으로부터 “미국에선 공무원 정년이 없다 보니 종종 그런 상황이 벌어진다”는 설명을 들었다. 한데 그다음 말이 가슴을 아프게 했다. “아마 본인이 생계를 책임져야 해 그렇게까지 일할 것”이라고 했기 때문이다. 자아실현이 아니라 생계 때문에 노인이 일에 나서는 모습은 비록 고령시대라고 해도 개운치 않다. 땡볕 아래서 광고전단을 나눠 주는 할머니나 축하화분을 전달하려고 헉헉대며 계단을 오르는 할아버지를 볼 때 특히 그런 생각이 든다. 정부가 제공하는 노인 일자리도 택배나 안내, 검침 등 단순한 육체노동이 대부분이다. ‘인턴’에서 보는 로버트 드니로의 모습은 어디까지나 영화 속의 ‘이상’일 뿐이다. 일하는 노인에 대한 청년들의 시각마저 곱지 않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올해 초 19~39세 청년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노인 일자리 증가 때문에 청년 일자리가 감소할 우려가 있다”고 답했다. 청년들의 눈총까지 받아 가며 생업전선에 나서야 하는 게 노인 신세인 것이다. 얼마 전 통계청이 발표한 9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60세 이상 취업자 수가 전년 동기 대비 23만 3000명이 늘었다고 한다. 30·40대 일자리가 역대 최대폭으로 준 것과 대조적이다. 노인 빈곤율이 OECD 38개국 중 단연 최고인 현실을 고려하면 노인 취업자는 계속 늘어날 것이다. 고령사회의 그늘이 갈수록 깊어지는 듯해 입맛이 쓰다.
  • 최영애 인권위원장 “혐오·차별 해소를 1과제로”

    최영애 인권위원장 “혐오·차별 해소를 1과제로”

    국가인권위원회가 한국 사회 내 혐오·차별·배제 대응을 제1과제로 삼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를 위한 특별 전담팀도 꾸린다.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은 15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10층 브리핑실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국가인권위원회 운영 구상 계획을 발표했다. 최 위원장은 “한국 사회의 혐오·차별·배제 문제에 대해 이 시기에 바르게 나갈 수 있는 방향을 정립하지 않으면 걷잡을 수 없는 방식으로 퍼질 것”이라면서 “인권위가 이 문제를 제1과제로 두고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혐오·차별·배제 대응 위원회와 부서를 설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혐오·차별·배제 대응 위원회는 혐오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을 통해 차별금지법 제정 기반을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조직된다. 위원회 구성은 영역별 인권시민사회단체·학계·법조계 등을 대표하는 인사로 위촉할 계획이다. 최 위원장은 “조직 규모는 15~20명 정도로, 법적 형태는 자문위원회지만 실질적으로는 전원위원회에 권고할 내용을 올리는 권한까지 갖는 위원회로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혐오·차별의 구체적인 대상 등 세부 계획은 전원위원회 논의를 거쳐 10월 말쯤 윤곽이 나올 예정이다. 최 위원장은 “차별금지법에 대해 많은 오해와 이견이 있는 만큼 법안을 밀어붙이는 방식으로 진행하지 않겠다”면서 “모든 사안마다 사회 속 공감대 형성하고 같이 논의하는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3년 후 위원장직을 끝낼 때는 이런 과정이 빛을 발하게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또한 혐오 표현에 관한 규제 필요성도 언급됐다. 최 위원장은 “해외에는 혐오를 규제하는 법을 만든 나라들도 있다”면서 “표현의 자유 등 여러 가지가 맞물려 있는 만큼 이를 공론화하고 의견을 받아 내년 안에 실체를 갖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교도소 내 언론사 제보 서신 검열은 인권 침해”

    “교도소 내 언론사 제보 서신 검열은 인권 침해”

    국가인권위원회가 교정시설에서 수용자의 언론사 제보 편지를 검열하는 것은 인권침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12일 인권위는 “언론사라는 이유로 교정시설이 서신을 검열해 발송을 불허하고, 서신 내용을 문제 삼아 징벌한 것은 헌법이 보장하는 신체의 자유와 통신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면서 “법무부 장관에게 재발방지를 위해 일선 교정시설에 이 같은 사례 전파와 해당 구치소의 징벌 의결 취소를 권고했다”고 밝혔다. 인권위에 따르면 수용자 A씨는 지난 3월 구치소 내 다른 수용자가 교도관들에게 제압당하는 장면을 목격한 후 교도관들이 가혹행위를 했다는 취지로 서신을 작성해 한 신문사와 한 방송사에 보내려 했다. 그러나 구치소에서는 진정인의 서신을 검열한 후 발송을 허락하지 않고 A씨를 징벌했다. 이에 A씨는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해당 구치소장은 “A씨가 상습적으로 인권위에 진정서를 제출해왔고, 언론사가 수신처라는 점을 감안해 서신을 검열했다”면서 “서신 내용은 명백한 거짓으로 교도관들의 행위는 정당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관련 판결 취지에 따라 서신검열, 발송 불허, 징벌 의결 등 조치는 적법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조사 과정에서 조사관에 위해를 주는 행동을 해 징벌이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권위는 “인권위에 진정을 제출했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는 것은 법에 금지된 행위이며, 수용자의 서신은 최소한의 경우에 한해 검열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또한 언론사에 제보 서신을 보내더라도 취재과정에서 허위사실 여부는 판명나는 것이므로 이를 구치소에서 사전에 검열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봤다. 인권위가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2018 교정시설의 서신검열 현황’에 따르면, 전체 52개 중 5개 수용시설이 전체 검열 건수의 97%를 차지하고 있었다. 각 교정시설에서 서신을 검열하는 빈도에 현저한 차이가 나타난 것이다. 게다가 검열을 진행했을 때 서신 내용이 문제가 돼 실제로 발송 불허로 이어진 서신 건수는 1.64%에 불과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성희롱·욕설에 시달리는 ‘콜센터’ 노동자들의 증언대회 열린다

    성희롱·욕설에 시달리는 ‘콜센터’ 노동자들의 증언대회 열린다

    모욕적인 비난이나 욕설에 시달리며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일해온 ‘콜센터 노동자’들이 국회에서 증언대회를 연다.11일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 지회에 따르면, 콜센터 노동자 국회 증언대회가 12일 오전 10시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된다. 이용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전국콜센터노동조합, 애플케어상담사노동조합), 희망연대노동조합 다산콜센터지부, 희망연대노동조합 다산콜센터 지부 등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행사다. 이들은 “콜센터산업의 노동자는 여성과 비정규직이 대다수이고, 저임금과 불안한 고용, 열악한 노동환경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콜센터 노동자들이 겪는 고충을 직접 들으면서 노동인권 보장 등 노동환경 개선에 관한 논의를 하고자 한다”며 개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이들은 상시적으로 감정노동을 수행하고, 실적을 이유로 효율적인 노동통제가 강조돼 반인권적인 대우를 받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주장했다. 행사 1부는 삼성전자서비스센터, 애플케어, 트랜스코스모스코리아(TCK), 다산콜센터 상담사들의 직접 증언으로 꾸려진다. 2부에서는 콜센터산업의 현황 및 인사노무관리 실태(한국노동연구원 정흥준 부연구위원), 콜센터 노동자의 감정노동 및 노동통제 실태(동덕여대 경영학과 권혜원 교수), 감정노동자, 콜센터 노동자의 보호법 시행(고용노동부 산업보건과 고병곤 사무관), 콜센터 노동자 전자감시 및 모니터링 개선방안(국가인권위원회 인권정책과 김민섭 사무관) 등을 주제로 한 토론회가 이어진다. 지난해 서울연구원이 서울시 공공부문 감정노동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10명 가운데 7명(69.4%)이 고객으로부터 모욕적인 비난이나 고함, 욕설 등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한편, 콜센터 노동자 등에 대한 사업주의 보호 의무를 규정한 개정 산업안전보건법이 오는 18일 시행된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볼링 선수 나이 차별은 인권 침해” vs “경기력 향상 위한 것”

    한국프로볼링협회의 ‘출전 선수 나이제한’이 차별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시정권고에 협회 측이 수용을 거부하고 나섰다. 11일 인권위·볼링협회 측에 따르면 한국프로볼링협회는 2017년 프로 볼링선수 선발전부터 참가자격을 남성 만 45세, 여성 만 40세로 이하로 제한 운영했다. 이에 볼링협회의 나이 제한으로 시합에 참가하지 못한 피해자가 인권위에 진정을 접수했다. 인권위는 “협회가 소수 불성실한 당사자의 문제를 일반화한 조치로, 제한의 목적과 수단 간 합리적 상관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특정 연령대에 대한 사회적 편견 심화와 세대 간 갈등을 일으킬 수 있어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 지난 5월 협회 측에 나이제한 규정 폐지와 다른 수단 강구를 권고했다. 그러나 협회는 최근 인권위 권고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협회 측은 “선수 신체나이를 고려한 볼링계 내 경기력 향상과 젊은 선수들을 위한 합리적인 기준”이라고 주장했다. 협회 관계자는 “상당수의 고령 선수들이 시합 직전 기권을 내고는 선수 타이틀만 이용해 개인 돈벌이로 악용해 정작 시합에 출전하는 젊은 선수들이 피해를 보는 경우가 속출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협회차원에서 그렇게 기권서를 내는 선수에 대해 통계를 내 봤더니 모두 40세, 45세 이상의 고령 선수들이라 이런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해당 나이 이상 대부분의 선수가 그런 나쁜 사례에 속하지만, 혹여 피해를 보는 선수가 있을 수 있어 내부에서도 나이제한 규정을 보완할 수 있는 추가 제도를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교황 건강·교단 비판… ‘첫 방북’ 변수로

    북한 최악의 인권탄압국 오명도 걸림돌 일각선 “폐쇄된 사회 열리게 하는 효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을 초청한 가운데 교황청이 오는 17일 바티칸에서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는 미사를 열기로 해 교황의 방북이 실현될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교황의 건강과 함께 북한의 열악한 인권 상황에 대한 가톨릭 교단 안팎에서의 논란이 이번 방북을 결정짓는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렉 버크 교황청 대변인은 9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오는 17일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교황청 국무원장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이 집전하는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는 미사가 열린다”면서 “이 미사에는 문재인 대통령도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개별 국가의 평화를 위한 미사가 집전되는 건 드문 일이라 한반도에 대한 교황청의 이례적 관심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버크 대변인은 “교황 성하가 오늘 교황청 경내 행사에 참석한 뒤 발을 헛디뎌 넘어졌지만 무사하다”고 덧붙였다. 82세인 교황은 좌골 신경통으로 주기적으로 물리치료를 받고 있으나 전반적 건강은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교황이 최근 중국 정부의 압력에 굴복해 중국 정부가 내세운 주교 임명안에 합의한 데 이어 세계 최악의 인권 탄압 기록을 가진 북한 평양을 방문하게 될 경우 교단 내부에서 비판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반면 북한 인권 활동가인 지성호씨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북한인권위원회 토론회에서 “북한에서 김정은은 살아 있는 신(神)”이라며 “교황이 신의 머리에 손을 올리고 기도하는 것은 이를 보는 북한 사람들에게 큰 의미를 줄 것”이라고 밝혔다. 그렉 스칼라튜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은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교황 방문은 억압된 국가에 평화·화해 메시지를 전달하고 폐쇄된 사회를 열리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한반도 미사’ 배려한 교황, 방북 변수는 北인권에 대한 교단내 논란

    ‘한반도 미사’ 배려한 교황, 방북 변수는 北인권에 대한 교단내 논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을 초청한 가운데 교황청이 오는 17일 바티칸에서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는 미사를 열기로 해 교황의 방북이 실현될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교황의 건강과 함께 북한의 열악한 인권 상황에 대한 가톨릭 교단 안팎에서의 논란이 이번 방북을 결정짓는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렉 버크 교황청 대변인은 9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오는 17일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교황청 국무원장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이 집전하는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는 미사가 열린다”면서 “이 미사에는 문재인 대통령도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개별 국가의 평화를 위한 미사가 집전되는 건 드문 일이라 한반도에 대한 교황청의 이례적 관심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버크 대변인은 “교황 성하가 오늘 교황청 경내 행사에 참석한 뒤 발을 헛디뎌 넘어졌지만 무사하다”고 덧붙였다. 82세인 교황은 좌골 신경통으로 주기적으로 물리치료를 받고 있으나 전반적 건강은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교황이 최근 중국 정부의 압력에 굴복해 중국 정부가 내세운 주교 임명안에 합의한 데 이어 세계 최악의 인권 탄압 기록을 가진 북한 평양을 방문하게 될 경우 교단 내부에서 비판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반면 북한 인권 활동가인 지성호씨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북한인권위원회 토론회에서 “북한에서 김정은은 살아 있는 신(神)”이라며 “교황이 신의 머리에 손을 올리고 기도하는 것은 이를 보는 북한 사람들에게 큰 의미를 줄 것”이라고 밝혔다. 그렉 스칼라튜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은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교황 방문은 억압된 국가에 평화·화해 메시지를 전달하고 폐쇄된 사회를 열리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아동 동의 없이 개인정보 수집 논란… 안심귀가 서비스 신고 방식 복잡

    빅데이터 활용 기술 사회적 합의 미비 안전 귀가 앱 개발 제각각… 이용 적어 방사능 대비 앱은 홍보 안 돼 ‘유명무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빅데이터의 활용이 중요해졌지만 우리 사회는 아직 이 자료들을 개인의 안전을 지키는 데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 개인정보 수집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데다 관련 기술과 홍보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9일 행정안전부 등에 따르면 아동 지문 등록 의무화는 실종아동의 생명권과 개인정보권 가운데 무엇이 우선인지에 대해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지난 4월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4세 미만 아동의 지문 사전등록을 의무화하는 ‘실종아동 등의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실종아동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하지만 국가인권위원회는 이에 대해 “실종아동법 개정안이 헌법상 과잉금지 원칙에 위배된다”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아이의 지문과 보호자의 신상 정보를 담는 지문 사전등록 의무화가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경찰청이 일부 스마트폰으로 아동과 노인의 지문을 등록할 수 있게 ‘안전드림’ 애플리케이션(앱)을 내놨지만 일반인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다. 경기 안양시는 2015년 전국 최초로 ‘스마트폰 안전 귀가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달부터 인근 6개 도시(의왕, 군포, 과천, 광명, 안산, 시흥)와 공유하고 있다. 지역 주민이 ‘안심 귀가’ 앱을 실행하면 현재 위치가 통합상황실로 전송되고 폐쇄회로(CC)TV를 통해 이동경로가 확인된다. 사용자가 저녁시간 회사를 출발해 집에 도착할 때까지 사용자의 안전을 체크할 수 있다. 하지만 상당수 지자체들의 앱은 사용이 불편하고 신고 방식이 복잡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지자체별로 앱을 각자 개발해 운영하다 보니 앱당 이용자 수가 많지 않고 유지 비용이 만만치 않다. 2016년 경주 지진 등을 계기로 일부 지자체들이 방사능 사고 대비 앱을 내놨지만 이 역시도 유명무실하기는 마찬가지다. 앱에 처음 접속하면 자기 위치에서 가장 가까운 곳의 방사능 측정값을 표시하고 비상 때 단계별 시민 대처요령과 가까운 집결지·구호소 정보를 제공하지만 이에 대한 홍보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사지 완전’ 경찰 채용기준 개선 권고

    국가인권위원회가 경찰공무원 채용 과정에서 약지 손가락이 없는 사람의 응시를 제한하는 것은 평등권과 인권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8일 경찰청장과 해양경찰청장에게 “경찰공무원 채용 시 응시자들의 기회가 지나치게 제한되지 않도록 ‘사지가 완전한 자’라는 신체 기준을 개선하라”고 권고했다. 왼손 약지 손가락이 절단된 장애를 지닌 김모씨는 경찰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다 ‘사지가 완전한 자’라는 채용 기준을 확인하고, 경찰청과 해양경찰청에 채용 가능성을 문의했다. 두 기관 모두 손가락이 절단된 경우 채용이 어렵다는 답변을 내놨다. 이에 응시를 포기한 김씨는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경찰청 등은 “손가락 등 사지가 완전하지 못하면 총기 및 장구를 사용해 범인을 체포하는 데 상당한 지장이 있고,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다”며 채용 기준 변경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나 인권위는 “전문가 의견을 종합하면 약지는 총기나 장구 사용과 관련성이 적고 손가락이 완전한 사람도 파지력과 악력에서 차이가 있다”며 김씨의 손을 들어줬다. 업무에 필요한 능력은 체력검사를 통해 충분히 검증할 수 있기 때문에 ‘손가락 절단’을 이유로 응시자격을 원천 박탈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인권위는 또 “‘사지의 완전성’을 기준으로 외형적인 신체 결손이나 변형이 있는 사람을 무조건 경찰 직무에서 배제하는 것은 차별적 요소가 있다”고 봤다. 미국, 영국 등 해외 선진국에서는 채용공고 단계에서 직무와 관련된 최소한의 시력과 청력 등 기준만 제시하고, 신체 및 체력 조건이 직무에 적합한지는 직무적합성 심사를 통해 구체적으로 측정하고 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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