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인권위
    2025-12-27
    검색기록 지우기
  • 자진사퇴
    2025-12-27
    검색기록 지우기
  • 제트기
    2025-12-27
    검색기록 지우기
  • 눈 결정
    2025-12-27
    검색기록 지우기
  • 폭염특보
    2025-12-27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6,377
  • [부고] 서유진(아시아인권위원회 특별대표)씨 별세

    △서유진(아시아인권위원회 특별대표)씨 별세 = 16일 오후 9시(한국시간, 미국시간 오전 8시), 미국 현지 장례식 20일 오후 7시 볼티모어 한사랑교회, 한국 추모행사 24일 오후 7시 광주국제교류센터. 010-5615-3719.
  • [In&Out] 대만은 어떻게 아시아 최초 동성결혼 인정 국가가 됐나/장서연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

    [In&Out] 대만은 어떻게 아시아 최초 동성결혼 인정 국가가 됐나/장서연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

    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동성결혼이 인정된 나라는 어디일까? 바로 대만이다. 2017년 5월 24일 대만 최고법원은 동성혼인을 인정하지 않는 민법 규정이 국민의 혼인 자유와 평등권을 침해해 헌법에 위반된다고 판결했다. 그러면서 입법원(국회)이 이를 법제화해야 하고, 2년 내 법개정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동성 간 혼인신고가 가능해진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대만 입법원은 지난 17일 동성 간 혼인을 인정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성소수자 정책과 관련해 대만이 아시아에서 가장 앞서 나가게 된 원동력은 무엇일까? 대만의 정치, 종교, 사회문화 등 여러 요소가 영향을 미쳤겠지만, 대만의 성소수자 인권활동가들은 교육의 영향을 중요하게 꼽았다. 대만은 2004년 성평등교육법을 제정했다. 그 배경에는 여성스럽다는 이유로 따돌림을 당한 남학생이 학교에서 숨지는 비극적인 사건이 있었다. 경각심을 느낀 대만 사회가 성평등교육법을 제정해 초·중·고교에서 성평등교육을 실시했고, 성소수자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데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떨까? 2001년 제정된 국가인권위원회법과 서울, 경기 등의 학생인권조례는 교육 영역에서 성적 지향 및 성별 정체성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학교 현장에서 별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사후적, 소극적 구제라는 한계가 있는 데다 그마저도 현장에 제대로 홍보되지 않은 까닭이다. 기본적으로 성소수자를 포용하는 교육 정책 자체가 부재하고, 교과 과정이나 교사 연수교육 등에서 성소수자의 존재는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2014년 인권위의 연구조사에 의하면 청소년 성소수자들의 98%가 학교에서 교사나 다른 학생으로부터 혐오 표현을 들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또한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다른 학생으로부터 괴롭힘을 경험한 학생도 전체의 54%나 됐다. 더 심각한 것은 이들은 자신이 성소수자라는 사실이 드러나는 게 두려워서 괴롭힘을 당해도 교사에게 알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차별과 괴롭힘을 경험한 학생들은 스트레스와 우울증, 학습 의욕 저하, 자해나 자살 시도가 뒤따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정 집단에 대한 편견은 접촉 빈도와 반비례한다. 성소수자 집단은 비가시적이라는 특징이 있다. 학교, 직장에서 당신의 동료가 성소수자여도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뜻이다. 적대적이고 비우호적인 환경에서 성소수자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낼 수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모든 학생에게 안전하고 평등해야 할 공간인 학교에서조차 청소년 성소수자들은 차별과 혐오를 경험하고 있다. 이는 청소년 성소수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성별 고정관념이 강한 사회일수록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이 강하다. 학교가 소수자에 대한 일상적인 불평등과 체념을 심어주는 곳이 아니라 모든 학생에게 자존감과 포용심을 길러줄 수 있도록 인권을 기반으로 한 성평등 교육 정책이 시급히 필요한 이유다.
  • [공피자들] “경찰 고문에 허위 자백”… 檢도 법원도 안 믿어 21년 억울한 옥살이

    [공피자들] “경찰 고문에 허위 자백”… 檢도 법원도 안 믿어 21년 억울한 옥살이

    장동익(60)씨와 최인철(57)씨는 경찰 고문에 의한 허위 자백으로 ‘부산 낙동강변 2인조 살인 사건’의 범인이라는 누명을 뒤집어썼다. 1991년 구속되고 재판에 넘겨져 무기징역을 선고받을 때까지 ‘고문을 받았다’는 그들의 외침에 검찰, 법원, 언론 그 누구도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두 살배기 딸을 두고 집을 떠난 뒤 꼬박 21년 만에 출소해 돌아온 장씨에게 딸은 ‘아빠’라는 말을 쉬이 꺼내지 못했다. 30년 가까이 묻혀 있던 진상은 최근에야 드러나기 시작했다. 법무부 산하 검찰과거사위원회는 지난달 17일 이 사건과 관련해 경찰의 고문이 있었으며 검찰이 기록을 제대로 검증하지 못했다고 결론 내렸다. 장씨와 최씨가 살인범이 아니라고 인정한 첫 공식 발표였다. 오는 23일 부산고법에선 이들이 청구한 재심의 첫 심문기일이 열린다. 지난 3일 낙동강변에서 만난 이들은 “요즘 처음으로 마음에 여유로움이 생겼다”고 했다. 그러나 가해자들의 사과는 여전히 없다.-고문한 경찰과 그 사실을 믿어주지 않던 검찰을 만나보았는지요. 장동익(이하 장) “저희를 고문했던 부산 사하서 형사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찾아가봤습니다. 아직 현직에 남아 있는 1명은 집 근처 파출소에서 근무하고 있었습니다. 찾아가서 ‘왜 그랬냐’고 물어봐도 아무런 대답을 해주지 않더라고요. 지금이라도 미안하다고 하면 사과를 받아주려고 했는데…. 다른 경찰들은 만나보지도 못했습니다. 방송을 통해 누구는 부산에서, 누구는 제주에서 평온한 말년을 보내는 모습만 확인했죠.” 최인철(이하 최) “지금 심경으론 경찰하고 검찰을 세워놓고 어느 놈을 두들겨 패고 싶냐고 물어보면 전 검찰을 패겠다고 말하고 싶어요. 검찰에 송치돼 조사받으면서 ‘고문을 당했다’고 주장하니 주임 검사가 소법전으로 머리를 내려치면서 ‘요즘 어느 민주 경찰이 고문하느냐’고 하더라고요. 검찰 수사관은 한 술 더 떠서 슬리퍼를 들더니 뺨을 냅다 때렸습니다. 그 수사관은 지금 법원 앞에서 법무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변호사와 함께 찾아갔는데 자기는 절대 그런 적이 없다고 하더라고요. 미안해 하는 기색조차 없었습니다.”-1990년대 초에도 고문이 존재하리라곤 생각해보지 못했습니다. 최 “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경찰관 친척도 있었기 때문에 어디서 경찰이 고문한다고 하면 ‘일제강점기도 아니고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말라’고 했어요. 그런데 정작 당하고 보니 믿지 않을 수가 없더라고요.” -어떤 고문을 당하셨나요? 최 “알지도 못하는 혐의를 진술하라고 해서 거절했더니 배를 주먹으로 때리거나 땅에 강제로 눕히고 팔을 뒤로 꺾어서 ‘했냐, 안 했냐’고 윽박지르더라고요. 계속 부인하니 파출소 체력단련실에 데려가서 역기 거치대에 눕히고 본격적인 고문을 시작했어요. 한 사람은 배 위에 올라타고, 한 사람은 다리를 잡고, 한 사람은 수건으로 얼굴을 가리고 주전자로 물을 부어 숨을 쉬지 못하게 했어요.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이 나서 그림으로 그려놨습니다.” (최씨가 고문당한 장소와 모습을 묘사한 그림은 과거사 조사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장 “저한테도 비슷한 짓을 했습니다. 상처가 안 나게 신문지를 접어서 손목에 감싸고 수갑을 채우더라고요. 옷을 벗기고 쪼그리고 앉게 한 다음 다리에 쇠파이프를 꼽아 책상 사이에 거꾸로 걸었어요. 그 상태에서 얼굴에 수건을 얹고 물을 부었어요. 사흘에 걸쳐 고문 당하고 나니 그냥 전부 사실이라고 진술할 수밖에 없었어요. 그렇게 현장검증에 나갔는데, 강요해서 진술한 내용이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다시 끌고 가서 고문하고 새로운 진술을 받아내더라고요. 생지옥이 따로 없었습니다.” 최 “고문 받는 도중에 형사가 동익이 자술서라고 가져와선 ‘저쪽도 인정했는데 너도 그만 인정해라’고 했어요. 동익이가 국민학교도 못 나오고 장애가 있어 눈도 안 좋은데, 자술서는 고등학생 수준의 글이더라고요. 경찰이 직접 작성하고 지장만 찍은 걸 알고 있었지만, 결국 저도 인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재판에서 고문 사실을 알려도 소용이 없었나요? 장 “과거사위 결과를 보면서 경찰에 비해 검찰과 법원 책임은 많이 언급되지 않았다는 점이 아쉬웠습니다. 경찰이 잘못을 했더라도 검찰과 법원이 기록을 꼼꼼히 읽어봤다면 이상하다는 점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검찰은 경찰 조사 내용 그대로 공소장에 적고, 법원은 공소장 그대로 혐의를 인정했습니다. 저희가 억울함을 호소할 때 주심 판사가 졸고 있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부산에서 인권 변호사로 활동할 당시 2심과 3심을 맡았죠. 최 “1심에선 각자 다른 변호사를 선임했는데, 서로에게 책임을 미루려 해서 2심부턴 당시 부산지방변호사회 인권위원장이었던 문재인 변호사를 선임했습니다. 그때는 학생운동을 하는 대학생들이나 현대자동차 노조원들을 주로 변호하고 있었죠. 하지만 저희 사건은 결국 1심 결론을 뒤집지 못했습니다.” 장 “2017년 2월 저희처럼 고문으로 누명을 쓴 약촌오거리 살인 사건을 다룬 영화 ‘재심’ 시사회에서 유력 대선 후보가 된 문 변호사를 다시 만났습니다. 대통령이 되면 꼭 과거사 기구를 설치해 진실을 밝혀달라고 부탁했고, 흔쾌히 그러겠다고 했습니다. 당선된 뒤 정말 과거사위가 설치되고, 비록 많은 시간이 걸렸지만 경찰 고문이 있었다고 인정받을 수 있었습니다.” -21년이라는 수감 생활은 상상조차 하기 어렵습니다. 어떻게 견뎌낼 수 있었는지요. 최 “처음에는 마음을 다잡지 못했습니다. 매일 남들과 싸우고 자포자기로 살았습니다. 정신적으로 버틸 수가 없어서 어느 날 목을 매달려다 교도관에게 들키기도 했습니다. 제 사정을 들은 교도관이 ‘억울하다고 죽어버리면 남은 가족은 어떡하느냐. 죽을 생각하지 말고 살아 남아서 누명을 벗자’고 조언해줬습니다. 아차 싶더라고요. 그때부터 교도소를 나가 진실을 규명하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출소 뒤에는 어떻게 지내셨나요. 최 “여러 직장을 전전했습니다. 일을 시작하고 얼마 안 있어 수감 전력이 알려져 쫓겨나길 반복했습니다. 대놓고 나가라고도 하더라고요. 지금은 고물을 수집하는 파견 업체에서 일하고 있는데, 신문이나 방송에 저희 얘기가 나와도 다행히 큰 반응이 없더라고요. 그러던 중 동익이를 만나 진실을 규명하기 시작했습니다.” 장 “저도 동생집에 얹혀 살며 목욕탕에서 청소 일을 했는데, 이상한 소리를 들어서 그만두게 됐습니다. 딸이 시집간 뒤로는 ‘누명을 벗어야겠다’고 생각해서 재판 기록을 가지고 법률구조공단, 인권위, 변호사 사무실들을 돌아다니며 진실을 밝히는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부산에서 달가운 소리를 듣지 못해 서울까지 와서 돌아다니다 박준영 변호사를 만났고 그 덕분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요즘엔 각 지방경찰청을 다니며 인권 강연도 합니다. 오는 25일엔 부산경찰청 초청으로 강연을 합니다. 저를 고문했던 곳에서 말이죠. 아주 쓴소리를 해줄 생각입니다.” -재심을 앞두고 있습니다. 진상규명이 완전히 끝나면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요. 장 “사람들은 진실이 다 밝혀지면 홀가분해지리라 생각하겠지만 전 아닙니다. 저희만큼 억울하게 당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불법 수사, 고문을 자행한 경찰의 공소시효를 없애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비록 저희는 이미 피해를 당하고 끝났지만, 피해자이기 때문에 목소리를 들어줄 것이라 믿습니다.” 최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갔다 오면 이미 공소시효가 끝나버려 아무런 대응도 하지 못할테죠. 동익이와 함께 바꾸고 싶은 마음입니다.” 글 사진 부산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장애인 모·부성 생각 한 번 안 해 보고…10명 중 7명“장애인이 애는 무슨…”

    “장애인 모·부성권 생각 안 해봐” 57% 실제 장애인 70% 결혼해 자녀 키워 우리 사회 비장애인 10명 중 7명은 ‘장애인 부부는 아이를 갖지 않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실제 장애인의 약 70%는 결혼을 해 자녀가 있고, 자녀가 있는 장애인의 87%는 직접 아이를 키우는 것으로 조사됐다. 장애인 부모의 양육을 바라보는 사회 시선이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9일 국가인권위원회의 ‘장애인 모·부성권 증진을 위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비장애인 60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69.9%가 ‘직접 양육이 어려운 장애인 부부는 임신이나 출산을 하지 않는 것이 더 낫다고 본다’고 응답했다. ‘부모가 장애인이면 자녀가 장애를 가질 확률이 높을 것이다’는 항목에도 69.4%가 ‘그렇다’고 답했다. ‘평소 장애인의 모성권과 부성권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생각해 본 적 없다’는 응답이 57.5%였다. 그러나 ‘가족 또는 사회적 친분이 있는 장애인이 자녀를 임신·출산·양육하고자 하면 지지하느냐’는 질문에는 58.7%가 ‘그렇다’고 답했다. 또 ‘국가와 사회는 장애인의 모·부성권 보장을 위해 임신·출산·양육을 지원해야 한다’는 문항에는 94.0%가 ‘그렇다’고 말했다. 대다수 비장애인이 장애인 모·부성권을 위해 국가·사회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인식하면서도 정작 장애인 모·부성권을 생각해 본 적이 없거나 양육이 어려우면 출산하지 않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하는 이중적 시선을 가진 셈이다. 연구를 수행한 김호연 강남대 중등특수교육과 교수는 “이런 상반된 인식은 비장애인이 장애인의 모·부성권에 관해 구체적이고 올바른 교육을 받은 경험이 없기 때문”이라며 “비장애인을 상대로 국가 차원에서 인식 개선 사업과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진이 장애인 289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73.4%가 결혼을 해 자녀가 있다고 답했다. 자녀가 있는 장애인 중 자신의 자녀를 가족·친인척이 양육한다는 응답은 8.3%에 불과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세월호, 징하게 해처먹어” 차명진 수사 본격화…유족 고소인 조사

    “세월호, 징하게 해처먹어” 차명진 수사 본격화…유족 고소인 조사

    세월호 유가족들을 겨냥해 자식의 죽음을 “징하게 해 처먹는다”고 표현해 모욕죄로 고소 당한 차명진 전 의원에 대한 경찰 수사가 본격화됐다. 18일 4·16 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에 따르면 서울 서초경찰서는 지난 13일 고소인 대표인 장훈 협의회 운영위원장을 불러 1시간가량 조사했다. 경찰은 장 위원장을 상대로 차 전 의원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글 내용과 고소 취지 등 기초 사실관계를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4·16연대와 4·16 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공익인권위 변론센터는 지난달 22일 서울중앙지검에 차 전 의원을 모욕죄로 처벌해달라고 고소했다. 검찰은 이 사건을 서초경찰서에 맡겼다. 이들은 “차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세월호참사 희생자와 유가족을 상대로 차마 사람으로서 입에 담기조차 어려운 패륜적이고 모욕적인 글을 게시했다”면서 “차 전 의원과 같은 사람들이 더는 세월호참사 희생자와 유가족을 모욕하는 일이 없도록 검찰의 철저한 수사와 처벌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문제가 된 SNS 글 내용과 전후 사정 등을 자세히 파악한 뒤 차 전 의원에 대한 피고소인 조사 일정을 정할 방침이다. 17·18대 국회의원을 지내고 현재 자유한국당 경기도 부천 소사 당협위원장을 맡은 차 전 의원은 세월호참사 5주기를 하루 앞둔 지난달 15일 페이스북에 “세월호 유가족들. 자식의 죽음에 대한 세간의 동병상련을 회 처먹고, 찜 쪄먹고, 그것도 모자라 뼈까지 발라 먹고 징하게 해 처먹는다”는 비난 글을 올렸다. 누리꾼의 비판이 쏟아지자 차 전 의원은 글을 삭제하고 사과 글을 게시했다. 세월호 유족들과 시민단체는 지난 10일 국민 고발인단 1583명을 모집해 차 전 의원을 모욕과 명예훼손 혐의로 추가 고발하기도 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 인권위장 첫 성명…“성소수자 평등과 자유 누릴 권리 있어”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 인권위장 첫 성명…“성소수자 평등과 자유 누릴 권리 있어”

    최영애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이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인 17일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을 멈출 것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성 소수자 혐오반대의 날과 관련해 인권위원장이 성명을 낸 것은 처음이다.최 위원장은 “성소수자도 사회의 다른 구성원과 마찬가지로 그 자체로 존중받고 평등과 자유를 누릴 권리가 있다”며 “혐오와 차별을 넘어 저마다의 빛깔로 마주하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은 1990년 세계보건기구(WHO)가 동성애를 정신질환 목록에서 삭제한 것을 기념하는 날”이라며 “성소수자에 대한 오랜 편견과 사회적 낙인의 역사를 반성하고 되새기는 날”이라고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2015년 11월 유엔 자율권위원회 또한 우리 사회에 만연한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적 태도를 우려해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표현, 성적지향 및 성정체성을 이유로 한 폭력을 포함한 어떤 종류의 사회적 낙인과 차별도 용납하지 않을 것을 우리 정부에 권고한 바 있다”며 “여전히 우리 사회의 성소수자는 혐오와 낙인, 차별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지적했다. 실제 2016년 인권위 실태조사에 따르면, 성소수자 10명 중 9명이 혐오표현을 경험하고 그로 인한 스트레스와 우울, 불안 등을 겪고 있었다. 최 위원장은 “성소수자는 어떠한 경우에도 혐오와 차별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인권위는 앞으로도 성소수자를 비롯한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특별한 노력과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검경 ‘공수처 동상이몽’

    ‘제3의 수사기관’으로 불리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를 바라보는 검찰과 경찰의 입장이 사뭇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기소권을 독점해 왔던 검찰은 기소권 일부를 넘겨받는 공수처 도입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표현을 썼다. 반면 경찰은 공수처 설치에 “공감한다”고 했다. 공수처 등장에 따른 검경의 우려도 서로 달랐다. 검찰은 ‘위헌 소지’를, 경찰은 ‘제2의 검찰화’를 걱정했다. 15일 자유한국당 윤한홍·주광덕 의원실에 따르면 최근 대검찰청은 이들 의원실에 보낸 공수처 의견서에서 “국회에서 공수처에 관한 바람직한 방안을 마련하면 국민의 뜻으로 알고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다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에 몇 가지 문제점이 있다는 (법조계) 의견도 있다”도 덧붙였다. 검찰 개혁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공수처 도입을 반대할 명분은 없지만, 법안대로 통과되면 헌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점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실제 공수처가 설치되면 국민 기본권을 침해하는 수사를 하게 되는데 헌법에 근거하지 않은 독립기구가 수사·기소권을 갖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는 법학자도 있다. 정웅석(서경대 교수) 한국형사소송법학회 수석부회장은 “국가인권위원회와 달리 공수처는 강제력을 행사한다”면서 “행정부 소관으로 두지 않으면 위헌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행정·입법·사법의 삼권 분립이라는 헌법 정신은 기능적 분립이지 조직상의 형식적 분립이 아니기 때문에 권력 분립의 본래 목적인 통제를 위해 필요하다면 독립 기구를 만들 수도 있다는 의견(한상희 건국대 교수)도 있다. 경찰도 최근 윤 의원실에 의견서를 보내 “공수처와 검찰의 인사 교류를 강하게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변호사 자격을 갖추지 않아도 공수처장이 될 수 있어야 하고, 검사 출신도 전체 정원의 25%를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게 핵심 내용이다. 한편 문무일 검찰총장은 다음주로 미루려 했던 기자간담회를 16일 열기로 확정하고, 이를 통해 패스트트랙에 지정된 수사권 조정 법안 등에 대해 검찰의 공식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총선 개입’ 강신명 전 경찰청장 구속…이철성 전 청장은 기각

    ‘총선 개입’ 강신명 전 경찰청장 구속…이철성 전 청장은 기각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 국회의원 선거에 불법 개입한 혐의를 받는 강신명(55) 전 경찰청장의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그러나 이철성(61) 전 경찰청장의 구속영장은 기각됐다. 경찰은 지난해 10월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이명박 정부 시절 댓글 공작을 지휘한 혐의로 구속된 지 7개월 만에 또다시 전직 수장이 정치 관여 의혹으로 구치소에 수감되는 불미스러운 광경을 보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신종열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5일 강 전 청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하고 “영장청구서에 기재된 혐의와 관련한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증거를 인멸할 염려 등과 같은 구속 사유도 인정된다”며 강신명 전 청장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강신명 전 청장 재임 시기 경찰청 차장을 지낸 이철성 전 청장과 당시 청와대 치안비서관으로 일한 박화진(56) 현 경찰청 외사국장, 김상운(60) 당시 경찰청 정보국장은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신 부장판사는 “사안의 성격, 피의자의 지위 및 관여 정도, 수사 진행 경과, 관련자 진술 및 문건 등 증거자료의 확보 정도 등에 비춰 구속의 필요성과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 김성훈)는 지난 10일 강신명 전 청장 등 4명에게 공직선거법 위반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강신명 전 청장 등은 박 전 대통령 시절인 2016년 4월 제20대 국회의원 선거 당시 경찰 정보라인을 이용해 친박계를 위한 맞춤형 선거 정보를 수집하고 선거 대책을 수립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경찰청 정보국은 지역 정보 경찰 라인을 활용해 친박 후보들이 어느 지역구에 출마해야 당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지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선거 공약으로 활용할 수 있는 지역 현안들을 파악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직선거법은 공무원이 지위를 이용해 선거운동 기획에 참여하거나 실시에 관여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강신명·이철성 전 청장과 김 전 국장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인 2012~2016년 차례로 경찰청 정보국장으로 일하면서 청와대·여당에 비판적인 세력을 ‘좌파’로 규정하고 사찰하는 등 위법한 정보 수집을 한 혐의도 받았다. 또 경찰청 정보국은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와 국가인권위원회,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등에서 활동하는 진보 진영 인사들을 제압할 방안을 구상해 청와대에 제안한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강신명·이철성 전 청장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어 3시간 만인 오후 1시 30분쯤 마쳤다.이날 오전 10시 22분쯤 법원에 도착한 강신명 전 청장은 ‘전직 경찰청장으로 영장심사를 받게 된 심경은 어떤지’, ‘불법 선거개입 혐의를 인정하는지’ 등 취재진의 질문에 굳은 표정으로 “경찰과 제 입장에 대해 소상하게 소명할 것”이라고 답했다. 강신명 전 청장은 이날 영장실질심사에서 “청와대가 시키는 대로 선거동향 등 정보를 수집해 넘겼을 뿐 이를 어떻게 활용할지는 청와대가 판단했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했다. 검찰은 강신명 전 청장을 상대로 불법 정보활동을 어떻게 지시하고 보고받았는지 보강조사를 한 뒤 이 전 청장 등과 함께 재판에 넘길 방침이다. 검·경 수사권 조정을 둘러싸고 검찰과 경찰 간에 신경전을 벌이는 가운데 경찰 전직 수장들에 대해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하자 경찰 쪽에서는 의도적인 경찰 ‘망신 주기’라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이런 가운데 경찰은 이날 임은정 청주지검 충주지청 부장검사의 고발을 토대로 김수남 전 총장, 김주현 전 대검 차장, 황철규 부산고검장, 조기룡 청주지검 차장 등 4명을 직무유기 혐의로 입건했다. 검·경이 결국 서로의 전직 수장에 대한 공개수사에 나서며 충돌하는 모양새를 보이는 가운데, 강신명 전 청장이 구속되면서 당분간 검찰과 경찰 간 신경전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어린 여자 만나고 싶다”는 교수…학생들 인권위 진정

    “어린 여자 만나고 싶다”는 교수…학생들 인권위 진정

    성신여대 총학생회가 현대실용음악학과 A교수가 강의 시간에 성희롱적 발언을 일삼는 등 권력형 성범죄를 저질렀는 데도 재임용됐다고 주장하며 이를 해결해달라고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냈다. 성신여대 총학생회는 14일 국가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A교수 사건의 해결을 촉구했다. 총학생회는 A교수가 강의 중 학생들에게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어린 여자를 만나고 싶다”, “너를 보니 전 여자친구가 생각 난다”는 등의 성희롱 발언을 한 것은 물론 얼굴을 쓰다듬거나 손깍지를 끼는 행위 등을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총학생회는 지난해 6월 피해 학생들의 신고 이후 A교수가 신고자를 색출하려고 하거나 대형 강의에서 신고자들의 입장을 전달한 총학생회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겠다며 압박을 가했다고 지적했다. 총학생회는 “A교수는 징계위원회에서 경고 처분을 받는 데에 그쳤고 올해 재임용되는 등 학생 입장이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며 “학교의 주체는 학생이므로 피해 경중 역시 학생 참여를 통해 판단되어야 한다. ”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성신여대 측은 “진상 조사 당시 진술이 상반되고 증거가 부족해 구두 경고 조치만 내려졌고, 경고 처분은 재임용 거부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면서 “피해 학생들은 해당 교수의 수업을 듣지 않도록 조치를 취했다”고 해명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이주아동 보육지원을” 인권위, 법 개선 권고

    국가인권위원회가 이주노동자의 미취학 자녀 등을 비롯해 국내에 거주하는 모든 아동이 보육료나 양육수당을 지원받도록 영유아보육법과 관련 제도를 개선할 것을 권고했다. 인권위는 지난 2일 열린 상임위원회에서 이런 내용이 담긴 제도 개선안을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권고했다고 12일 밝혔다. 영유아보육법에 따르면 6세 미만 취학 전 아동은 소득과 무관하게 어린이집 보육료나 양육수당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지원 대상은 ‘주민등록번호를 부여받은 국민’으로 한정돼 있다. 대한민국에 거주하지만 우리 국민이 아닌 이주아동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인권위는 “어린이집 보육 비용을 감당할 수 없는 이주아동 부모는 일하는 동안 자녀를 집에 홀로 방치하거나 환경이 열악한 일터에 데리고 간다”며 “이주아동의 안전과 성장이 위협받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인권위의 2012년 이주노동자 미취학 자녀의 양육환경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42.5%가 비용 부담으로 자녀를 보육기관에 보내지 않았다. 인권위는 “이주아동의 발달 지연은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키고 이주민의 사회통합을 저해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영유아 자신이나 보호자의 성, 연령, 종교, 사회적 신분, 재산, 장애, 인종, 출생지역 등에 따른 어떠한 차별도 받지 않고 보육돼야 한다’는 영유아보육법 제3조를 근거로 제시하면서 “법의 보육 이념에 따라 이주아동을 포함한 모든 영유아가 보육권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관련 법령을 개정하고 보육사업안내 등 관련 지침을 정비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빨갱이 XX, 여잔 男 낳아야”…서울시립대 교수 해임 취소 판결

    “빨갱이 XX, 여잔 男 낳아야”…서울시립대 교수 해임 취소 판결

    수업 중 대답 못하면 “모자란 XX”“여자 30살 넘으면 안 싱싱해 출산 문제”“여자는 男아이 낳아야 하니 컴퓨터 많이 하지 마”법원 “학생들 집중도 높이기 위한 측면…성희롱 의도 약해”“빨갱이 XX”, “여자는 남자아이 낳아야 하니 빨리 결혼해” 등 학생들에게 수업 도중 수차례 막말과 성차별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해임된 서울시립대 교수에 대한 징계 처분을 취소하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재판부는 “본인이 공개 사과했고 학생들의 집중도를 높이기 위한 측면, 성희롱 의도가 약한 점 등에서 징계가 지나치다”고 판단했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박성규 부장판사)는 서울시립대 김모 교수가 서울특별시를 상대로 “해임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김 교수는 2016년 수업 중 대답을 못 하거나 틀린 답을 한 학생에게 “빨갱이 XX”, “모자란 XX” 등 폭언을 하고, 죽비로 학생들의 어깨를 치며 “맞으면서 수업을 들을 자신이 없으면 나가라”고 말한 사실이 학생 대자보를 통해 알려져 논란이 됐다. 그는 또 여학생들에게 “30살 넘은 여자들이 싱싱한 줄 알지만 자녀를 출산했을 때 문제가 있을 수 있으니 빨리 결혼해야 한다”, “여자는 남자아이를 낳아야 하니까 컴퓨터를 너무 많이 하거나 TV 시청을 많이 하지 마라”는 등 성희롱과 성차별 요소가 있는 발언도 했다. 대자보가 게시되자 김 교수는 수업 시간에 공개 사과를 했으나 직후에 연구교수가 시험지를 잘못 가져오자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욕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 학생은 대자보 게시, 국가인권위원회 및 서울시의회에 대한 진정 등 과정을 거치며 일부 동료 학생들과 원고를 옹호하는 대학원생 및 졸업생들로부터 비난받는 등 2차 피해를 보기도 했다. 김 교수는 2017년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받았으나, 재심사 후 해임 처분이 내려졌다. 재판부는 김 교수의 비위 내용을 인정하면서도 징계가 지나치다고 판단했다. ‘비위 정도가 약하고 고의가 있는 성희롱의 경우’에는 해임 외에도 정직, 감봉, 견책 등 처분이 가능한데 해임을 한 것은 징계재량권의 한계를 벗어났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교원으로서 일반 직업인보다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 원고가 여러 비위 행위를 해 소속 대학교와 교원들의 명예 및 신뢰를 실추시켰다는 점에서 잘못이 결코 가볍지 않다”면서도 해임 사유의 부당성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재판부는 “강의 과정에서 학생들의 집중력 등을 높이기 위해 그 같은 언행을 한 측면도 있고, 폭언·욕설 및 폭행 수준이 중하지 않다”면서 “성차별적 발언은 출산율 저하 문제 때문에 하게 된 것이라고 진술하고 있고, 성희롱 의도는 약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또 재판부는 “피해 학생에 대한 2차 피해는 원고가 개입했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는 이상 이를 원고에게 불리한 징계 양정 사유로 삼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원고는 대자보 게시 직후 공개적으로 잘못을 사과했다”면서 “동종 징계 전력도 없고 이 사건 징계 이전까지 공식적으로 문제 제기를 받은 바 없어 자신의 잘못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으니 반성할 기회를 부여받으면 더 성숙한 교육자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판시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인권위 “성소수자 행사에 체육관 대관 취소는 차별”

    인권위 “성소수자 행사에 체육관 대관 취소는 차별”

    체육행사 신청하자 시설관리공단측 “미풍양속 이유로 민원”천장 공사 핑계로 취소…인권위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신청인의 성적지향을 이유로 체육관의 대관 허가를 취소하는 것은 차별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결론이 나왔다. 인권위는 해당 구청과 시설관리공단에게 재발방지대책 마련을 권고했다. 진정인은 체육관 대관 신청을 하고 시설관리공단으로부터 사용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후 시설관리공단은 진정인에게 “(성소수자 행사인 것을 이유로) 민원이 제기 되고 있고 미풍양속을 이유로 대관이 취소될 수도 있다”며 입장을 바꿨다. 그리고 그 다음날 시설관리공단 담당자는 “체육관 천장공사를 실시해서 대관을 취소하겠다”며 진정인에게 취소 통보를 했다. 인권위는 10일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체육관 대관을 취소한 것은 차별이라고 밝혔다. 해당 사건의 진정인은 ‘퀴어여성 생활체육대회’를 개최하려고 체육관 대관을 예약했다가 취소통보를 받은 것이 차별이라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시설관리공단측은 “천장공사가 이미 결정돼 일정이 잡혀 있었는데 담당자가 이 사실을 나중에 알게 돼 대관을 취소한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해당 구청은 시설관리공단의 의견을 받아 체육관 천장공사 일정을 정했고 대관허가 취소에는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인권위 조사결과, 공사 담당자가 기재한 개인적 메모 1매 외에는 공사가 이미 결정돼 있음을 입증할 자료가 없었다. 특히 대관 허가 취소과정에서 해당 시설관리공단은 진정인과 같은 날 오전으로 대관을 신청한 어린이집은 다른 날로 일정을 변경할 수 있도록 했지만, 진정인에게는 연말까지 일정 조정이 어렵다고 이야기한 사실이 밝혀졌다. 인권위 차별시정위원회는 시설관리공단의 행위는 성적지향을 이유로 한 차별이라고 판단했다. 구청 역시 시설관리공단의 감독기관으로 대관취소와 같은 잘못된 행위를 하지 않도록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잘못이 인정 된다고 봤다. 이에 인권위는 해당 구청과 시설관리공단에게 재발방지 대책 마련과 성소수자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한 특별 인권교육을 실시할 것을 권고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스포츠문화硏 “혁신위 1차 권고문 구체적 실행 방안 빠졌다”

    스포츠문화硏 “혁신위 1차 권고문 구체적 실행 방안 빠졌다”

    문화체육관광부 스포츠혁신위원회(위원장 문경란)가 지난 7일 발표한 1차 권고문과 관련해 스포츠문화연구소(소장 최동호)가 오는 6월까지 발표할 6차까지의 권고문이 더 발전하기 위해 1차 권고문을 비판하고 검증하려 한다며 문제점을 꼬집은 성명서를 지난 8일 발표했다. 연구소 성명은 ‘스포츠 성폭력 피해자의 보호 및 인권침해 대응 시스템의 전면 혁신’을 제목으로 한 1차 권고문이 구체적 실행 방안을 담고 있지 않을 뿐더러 혁신위원회의 노고를 은연 중에 드러낸 면피성 권고문이었다고 단언하며 “고민과 진정성의 깊이만큼 결과물을 담아 내지 못했다는 것도 분명히 지적한다”고 밝혔다. 문화체육관광부·대한체육회뿐만 아니라 국가인권위원회·교육부·여성가족부의 스포츠 인권 보호 실태까지 낱낱이 파악한 혁신위원회가 스스로 천명했듯 ‘골든 타임’인 현 시기에 스포츠 인권 확립을 위한 구체적 실행 방안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혁신위원회의 권고안을 다섯 가지로 요약하고 지금까지 인권 침해 사건이 발생했을 때마다 거론돼 왔던 대책의 종합판에 불과한 데다 이미 구축돼 있는 시스템이기도 한데 ‘그래서 왜 현재의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가?’를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은 점이 눈에 띈다고 했다. 가장 핵심적인 실행 방안으로 ‘별도 기구 신설’을 들고 나온 것에 대해 연구소는 첫째, 스포츠 비리 조사 등을 위해 ‘스포츠윤리센터’ 설립 법안이 제출됐는데도 내용과 형식에서 크게 다를 바 없는 별도 기구 신설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둘째, 중복성 시비가 예상되는 별도 기구 설립의 정부 부처 간 합의가 가능하다고 생각했는지, 법률적 근거가 마련된다 하더라도 국회 통과가 가능하다고 생각했는지, 셋째, 권고안은 왜 사후 방안에 치우쳤는지 넷째, 가장 중요한 이행 방안은 왜 이토록 허술한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연구소는 혁신위원회가 다음의 네 가지를 포함해 권고문을 수정할 것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첫째 특별사법경찰권 도입, 둘째 대한체육회 전면 개편, 셋째 이행 방안의 구체화, 넷째 스포츠 인권 감찰관 및 스포츠 인권 전문 강사제 도입 등이라고 제시했다. 연구소는 끝으로 “개혁은 금기를 깨고 성역을 무너뜨려야 하며 비상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면서 “스포츠 인권에 대한 진정성과 간절함을 갖고 있는 혁신위원회가 왜 이렇게 후퇴했느냐”라고 되물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사설] 가정의달에 참담해지는 가정 해체의 그늘

    가정의달이라는 5월의 이름이 무색해지는 사건들이 잇따르고 있다. 어린이날인 어제 경기도 시흥에서는 30대 부부와 네 살, 두 살 자녀 등 일가족 4명이 렌터카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문이 닫힌 차량 안에서 번개탄이 발견된 것으로 미뤄 가족이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말 의붓아버지에게 성추행을 당한 뒤 결국 그 손에 짧은 생을 마감한 열두 살 소녀가 세상을 비통하게 했다. 겨우 중학교 1학년이었던 소녀는 계부의 성적 학대와 친부의 폭행에 시달리며 마음 둘 데가 없었다. 어린 마음에 마지막 순간까지 믿었을 친모마저 계부의 손에 무참히 보복살인을 당하도록 방관했다. 국민소득 3만 달러가 넘었다 한들 사회의 기초단위인 가정이 이렇게 황폐한 모습으로 전락해서 되는 것인지 위기감이 든다. 소녀의 죽음은 그저 끔찍한 사고로 덮고 지날 수 없는 우리 사회의 초라한 민낯이다. 국가인권위원회는 경찰이 어린 피해자를 제대로 보호 조치했는지, 수사 과정에서의 문제점은 없었는지 직권조사에 착수했다. 경찰이 매뉴얼을 소극적으로 따른 결과였든 매뉴얼 자체가 문제였든 사후약방문 사례가 또 하나 추가될 뿐 참담함을 털기 어렵다. 경제위기와 이혼, 가정폭력 등 여러 요인으로 가정 해체는 가속화하고 있다. 가족윤리가 바닥에 떨어져 패륜 범죄들이 심각한 사회병리 현상으로 떠오른다. 해마다 돌아오는 가정의달에 우리는 해마다 똑같은 걱정을 되풀이하고 있다. 일가족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지경에 이르러도, 열두 살 소녀가 친부에게 폭행당하고 계부와 친모 손에서 버려져 아동보호기관에 팽개쳐졌을 때마저 사회는 보호의 손길을 주지 못했다. 건강한 가정 없이 건강한 사회는 있을 수 없다. 사회안전망의 어느 부분에 구멍이 뚫렸기에 제때 작동하지 못하고 참극이 방치되는지 근본적 점검이 절실한 때다.
  • 경찰 무관심이 부른 비극… 학대 여중생 기댈 곳은 없었다

    친부·계부 지속 학대에도 격리 안 시켜 아동보호소 갔다 다시 친부에게 보내져 의붓아버지 성범죄 두 차례 신고했지만 부모 동의 받아야 신변보호… 제도 ‘허점’ 인권위, 보호조치 소홀 여부 등 직권조사 의붓아버지에게 신체적·성적으로 학대받았다는 피해를 호소하다 살해당한 12살 중학생이 친아버지로부터도 지속적인 학대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계속되는 학대에도 부모 곁에 머무를 수밖에 없는 제도적 허점과 계부의 성범죄 신고 사실을 무턱대고 친모에게 알린 경찰의 어설픈 사건 처리가 불러온 비극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2일 목포경찰서와 광주 동부경찰서에 따르면 A양은 살해당하기 보름 전쯤 의붓아버지 김모(31)씨에게 성범죄 피해를 입은 사실을 두 차례 경찰에 신고하고 신변보호를 요청했다. 하지만 경찰은 요청 3시간 뒤 “친아버지와 함께 있어 (신변보호 조치는) 필요 없을 것 같다”는 A양의 문자 한 통에 신변보호 등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목포경찰서 관계자는 “신변보호 조치에는 실시간 위치 정보 제공 등 개인정보보호법 문제가 있기 때문에 미성년자의 경우 성인 보호자인 부모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A양에 대한 친아버지와 의붓아버지의 지속적인 학대 정황을 신고 접수 당시엔 파악하지 못했다. A양은 이미 친아버지로부터 학대를 당해 재혼한 친어머니 유모(39)씨에게 맡겨졌다. 2016년부터 의붓아버지와 함께 살면서 A양은 잦은 구타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유씨가 ‘도저히 못 키우겠다’며 A양을 아동보호소로 보냈고, 이후 다시 친아버지와 살게 됐다. A양의 신고를 받은 경찰이 이런 처지를 조금이라도 미리 파악했다면 A양을 보호할 수 있었지 않았겠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아동학대 가해자는 부모인 경우가 많지만, 경찰이나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의사결정에 부모의 말이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친다는 제도의 허점이 다시 한 번 드러난 셈이다.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의 2017년 전국 아동학대 현황 자료에 따르면 아동학대 가해자는 42.8%가 친아버지, 30.6%가 친어머니다. 도미향 남서울대 아동복지학과 교수는 “경찰 수사 단계에서 학대 정황을 발견하면 부모나 친척의 의사와 관계없이 우선 분리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법원이 학대 부모의 친권을 박탈·정지하고 아동을 보호할 수 있도록 한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도 이번 사건과 같은 긴급한 상황에선 실효성이 없었다. 장화정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장은 “친권 관련 절차는 경찰부터 검찰, 법원을 거쳐야 하는 복잡하고 긴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참극은 친아버지와 함께 목포에 살던 A양이 목포경찰서에 신고했다가 성범죄 범행 장소인 광주 동부경찰서로 사건이 이첩돼 수사가 진행되는 사이 벌어졌다. 한편 국가인권위원회는 이날 경찰의 피해자 보호조치 소홀 등에 대한 인권침해 여부에 대해 직권조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정신질환자 강제 치료 근절을… 공공의 안전과 대립하지 않아”

    진주 방화·살인사건, 부산 친누나 살인사건 등 최근 조현병 환자가 저지른 강력범죄가 잇따르면서 ‘조현병 공포증’을 호소하는 여론이 커졌다. 정신질환자들에 대한 사회적 낙인이 짙어지면서 ‘강제로라도 치료해야 한다’는 인식도 커졌다. 하지만 1일 서울에 모인 국내외 정신건강 전문가들은 “과도한 방식의 강제 치료는 근절돼야 한다”며 “정신질환자의 인권과 공공의 안전 문제는 대립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비강압적으로 치료할 대안 개발해야” 이날 국가인권위원회가 국립정신건강센터, 한국정신장애연대와 함께 개최한 ‘21세기의 정신건강과 인권’ 심포지엄에는 다이니우스 푸라스 유엔 건강권 특별보고관이 참석했다. 푸라스 특별보고관은 “여러 국가에서 정신건강시설 내 인권보호가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모니터링되지 않고 있다”면서 “환자가 동의하지 않은 치료는 근절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강제 치료를 막기 위해 “정신질환자 격리수용시설에 대한 투자를 멈추고 비강압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대안적인 방법을 개발해야 한다”면서 “이 과정에서 정신질환자를 포함한 사회 구성원들과 협력해야 하며 이들의 자율권을 존중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정신질환자들도 본인 동의 없는 과도한 약물 투약이나 격리와 강박 등 여러 인권침해 환경에 노출돼 있다고 말한다. 주로 정신장애인이 동의하지 않았는데도 의료기관과 요양시설에서 입원이나 치료, 통신제한, 폭력 등에 노출된다는 내용이다. 강문민서 인권위 차별시정국장은 종합토론에서 “정신건강복지법 시행으로 입원절차가 강화되면서 입원율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4% 이내로 감소한 수준에 불과했다”면서 “(정신장애인이 병원이 아닌) 지역사회에서 살며 치료하고, 회복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지 못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낙인, 회복된다는 반복 경험해야 사라져” 정신질환자에 의해 강력범죄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정신질환자 전체에 씌워진 사회적 낙인에 대한 조언도 나왔다. 이상훈 국립정신건강센터 정신건강교육과 과장은 “에이즈에 대한 두려움과 인식이 바뀐 건 치료약만 먹으면 회복돼 사회에서 어울려 살 수 있다는 ‘반복적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조현병에 걸린 사람도 치료를 받으면 회복이 되고 함께 어울려 살 수 있다는 것을 (사회가) 반복적으로 경험해야 편견과 낙인이 사라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정보경찰 영장 왜 기각 됐을까

    檢, 영장 재청구보다 윗선 공략할 듯 박근혜 정부 당시 정보경찰의 선거 개입·불법 사찰 등 의혹을 받는 박기호 경찰인재개발원장과 정창배 중앙경찰학교장(이상 치안감)의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배경과 수사 향배에 관심이 쏠린다. 검찰은 구속영장 재청구를 검토하는 한편 경찰과 청와대 고위직에 수사의 초점을 맞출 방침이다. 1일 법원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 김성훈)가 청구한 박·정 치안감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서울중앙지법 임민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피의자가 객관적 사실 관계를 인정하는 점, 법리적 평가 여부만 다투는 점, 가담 경위나 정도에 참작의 여지가 있는 점 등을 사유로 들었다. 박·정 치안감은 전날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선거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청와대에 보고한 행위 등을 인정했지만, 정보국의 통상 업무라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선거 정보 수집 행위가 ‘친박계’ 당선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한 반면 피의자들은 특정 정당의 승리나 당선을 목적으로 한 게 아닌 단순 정보 수집 차원이었다고 반박했다. 법원의 기각 사유는 두 가지로 읽힌다. ‘이미 증거자료가 수집돼 있으니 재판에서 죄가 성립되는지를 따져봐라’는 것과 ‘죄는 인정되지만 지위가 낮아 구속할 필요성은 없다’는 것이다. 검찰은 박 치안감이 경찰청 정보심의관, 정 치안감이 청와대 치안비서관실 선임행정관으로 근무하던 20대 총선 당시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 등을 불법 사찰했다며 공직선거법 위반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를 적용했다. 향후 검찰은 박·정 치안감의 영장을 재청구하기보다는 지휘 라인 수사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은 박·정 치안감과 경찰·청와대 고위직과의 공모관계를 입증하는 데 수사의 성패가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이들은 모두 정보2과장을 거치고 각각 정보심의관과 청와대 치안비서관실 선임행정관 등으로 실무진 역할을 해왔다. 경찰청 정보2과→정보국→청와대 치안비서관실→정무수석으로 연결되는 과정에서 하위직보다는 이를 지시하고 보고받은 당시 강신명 청와대 치안비서관(전 경찰청장)과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검찰은 정치관여와 불법사찰 혐의로 국가정보원과 국군 기무사령부 관계자를 기소했지만 실무진과 고위직 간 공모관계가 입증되지 않아 남재준 국정원장 등이 무죄를 받기도 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사설] 공무원 정치적 중립 유지하되 표현규제는 개선해야

    국가인권위원회가 공무원과 교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 준수가 ‘인권침해’라며 관련법 개정을 인사혁신처, 행정안전부, 교육부, 중앙선관위에 그제 권고했다. 인권위는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는 공직 수행 영역에 한정하는 것으로 기본권 주체인 시민으로서의 정치적 기본권까지 금지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지난해 4월 전교조가 세월호 시국선언 교사들에 대한 사법 조치 중단을 요구하며 진정한 데 따른 것으로, 인권위는 2006년 국가 인권정책 기본계획 권고안에서도 공무원의 정치적 기본권 보장과 확대를 권고했었다. 현행 국가공무원법·국가공무원복무규정·지방공무원법·경찰법·공직선거법 등은 공무원과 교원의 정당 가입, 선거운동, 정치적 의사 표현을 금지하고 있다. 인권위 취지는 이해하나 국내 정치 현실과 선거문화의 수준 등을 감안하면 공무원의 정당 가입과 선거운동 허용 권고는 신중해야 한다. 헌법재판소는 공무원의 정당 가입 금지나 선거운동 금지 조항에 대해 헌법 위반이 아니라고 결정한 바 있다. 게다가 이번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 사건에서 드러났듯이 청와대 비서관의 말을 듣지 않았다고 차관과 담당 과장 등이 경질되거나 한직으로 인사 조치되는 마당에 공무원의 정당 가입을 허용하면 국민 전체의 이익이 아닌 특정 정파의 간섭에 호응하는 정치적 판단만 난무할 것이다.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는 1960년 3·15 부정선거가 계기였다. 정치 권력의 정파적 이해에 따라 공무원을 동원하지 못하도록 직업공무원제 도입과 함께 마련한 행동규범의 가치는 지금도 유효하다. 다만 공무원이 세월호 참사 등 주요 사회 현안에 대해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표현하는 행위를 규제하는 것은 비례의 원칙, 과잉금지의 원칙 등에 위배되는 만큼 허용하는 방향으로 보완할 필요가 있다.
  • [동정] 최영애 인권위원장, 인천시 인권위원회 출범식 참석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이 지난 29일 인천시청에서 열린 ‘인천광역시 인권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했다고 인권위가 30일 밝혔다. 최 위원장은 박남춘 인천시장과 인권 행정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으며, 인천구치소를 찾아 교정 시설을 살펴본 뒤 수용자의 인권 보호 실태를 확인했다.
  • [우리둘은1학년]어른 수저로 먹는 매운맛…초딩급식 적응기

    [우리둘은1학년]어른 수저로 먹는 매운맛…초딩급식 적응기

    [편집자주]올해 초등학교에 딸을 보낸 워킹맘이 학부모가 되면서 겪은 우여곡절을 연재합니다. 아는 동네 엄마 하나 없고, 사교육에도 문외한인 아웃사이더 엄마는 ‘인싸’로 거듭날 수 있을까요.‘예비초등생 체크리스트’라는 게 있다. 입학시즌을 앞둔 1~2월이면 신문 교육면에 실리거나, 인터넷 맘카페에 올라오는 단골 목록이다. 책가방 챙기기, 스스로 옷 입기, 용변 처리하기, 자기 생각 표현해보기 따위다. 딸이 초등학교에 가기 전 두어가지 리스트를 받아 체크해 본 적이 있는데 한 가지가 마음에 걸렸다. ‘어른 수저로 밥 먹기’. 급식실에서는 어린이용 수저가 아닌 어른 수저를 제공하기 때문에 미리 연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친구들이 밥 먹을 때 우리 아이만 헤매다 배를 곯으면 어쩌지? 집에서 연습을 시켰다. 유치원과 집에서 일명 ‘에디슨 젓가락’이라고 불리는 교정 젓가락을 쓰던 딸에게 어른들이 쓰는 한 벌의 쇠젓가락을 쥐여줬다. 젓가락은 너무 길고 손가락 힘은 약해서 딸의 젓가락은 자꾸 ‘X자’가 됐다. 콩나물처럼 길이가 있는 반찬은 한쪽 젓가락에 걸어 먹는데 나머지 반찬을 집는 것은 무리였다. 포기가 빠른 딸은 “에이 모르겠다” 하고는 숟가락과 손을 이용해 밥과 반찬을 떠먹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던 나도 ‘에이 모르겠다. 어떻게든 되겠지’ 포기한 채로 아이를 학교에 보냈다.●“급식실 어른수저는 인권침해” 진정 낸 초등교사 처음에는 교정 젓가락이나 포크를 싸서 아이 편에 들려 보낼 생각이었다. 하지만 딸은 완강히 거부했다. 친구들은 어른 수저를 쓰는데 자신만 ‘아기 젓가락’을 가져가면 창피하다는 이유였다. 딸이 학교 급식을 먹은 지 두 달. “잘 먹고 있지” 물어도 대답이 영 시원치 않은 걸 보면 젓가락 사용이 여전히 서툰 게 분명하다. 다행히 굶었다는 얘기는 한 적 없으니 제 스스로 ‘수저 문제’를 해결하는 중이리라 믿는다. 초등학교 1학년의 수저 걱정은 나만 하는 건 아니다. 지난해 12월 인천의 한 초등학교 선생님이 국가인권위원회에 급식 수저와 관련한 진정을 제기했다.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에게 어른 수저를 주는 것은 인권침해라는 지적이었다. 어른용 수저의 길이는 20㎝, 어린이용 수저는 15㎝ 정도다. 이 선생님은 급식실에서 제공하는 어른 수저가 아이들에겐 너무 길어서 저학년 학생의 절반은 젓가락을 내려놓은 채 밥과 반찬을 모두 숟갈로 먹고 있다고 전했다. (우리 딸도 이러고 있을 텐데….) 고학년이더라도 ‘11자’ 형태의 올바른 젓가락질이 아닌 ‘X자’로 젓가락을 잡고 급식을 먹는다고 이 선생님은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러면서 아이를 배려하고 아이들의 관점에서 생각하는 사회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 진정을 냈다고 했다. 한 교사의 진정에 인권위는 어린이용 수저를 주는 학교와, 학교급식 규정, 어린이 수저 제공 의사 등을 파악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도 이번 학기 내에 서울의 597개 초등학교에 어린이용 수저를 준비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다.●매운 맛 모르던 초등 1학년 “부대찌개 맛있어” 아이를 학교에 보내면서 수저만큼 걱정된 것이 급식 메뉴였다. 딸은 편식하고 매운 음식을 잘 먹지 못한다. 채소 반찬보다 고기 반찬을 좋아한다. 밥, 국에 고기나 생선, 달걀 등 단백질 반찬과 나물 한 가지, 김치를 차려주려고 ‘노력’하는데, 채소와 김치를 남기는 경우가 태반이다. 음식에 대한 호기심이 적고 새로운 음식은 일단 거부부터 하기 탓에 밥 먹이는 일이 여간 힘든 게 아니다. 딸은 양념 종류에 특히 민감해서 짜거나 매운 음식을 먹으면 입 주변이 발갛게 부어오른다. 그래서 매운 음식을 거의 입에 대지 않는다. 라면도 스프를 3분의1 정도만 넣고, 김치는 고춧가루를 씻어내고 백김치처럼 준다. 이렇게 편식하는 아이가 학교 급식에 어떻게 적응할지 궁금하고 걱정됐다. 더구나 저학년과 고학년의 편차가 커서 맵게 조리된 음식이 적지 않을 텐데…. 학교에서 한 달에 한번 가정으로 보내주는 급식 식단표를 보면 콩나물맛살무침, 돌나물무침, 쑥갓두부무침, 머위들깨나물 등 입맛을 돋우는 봄나물이 매일 나온다. 코다리조림, 보쌈김치, 오삼불고기, 동태찌개, 참치김치찌개처럼 얼큰함을 뽐내는 매운맛 메뉴도 적지 않다.마음에 들지 않는 반찬이 나오면 맨밥만 퍼먹는 딸의 급식 판은 밥 놓는 자리만 비어 있는 날이 많을 것 같다. 아이 앞에서 걱정하는 티를 내지 않으려고, 학교 홈페이지에 매일 올라오는 급식 사진을 확인한 뒤에 하교한 아이에게 가장 먼저 “오늘 급식 어땠어? 뭐가 제일 맛있었니?”라고 물었다. 아이 얘기만 들으면 생각보다 급식을 잘 먹고 있는 듯하다. 심지어 얼마 전엔 부대찌개가 맛있었다고 했다. 지금까지 제일 맛있었던 급식 메뉴로 도넛과 핫도그를 고른 ‘초딩 입맛’은 어쩔 수 없지만, 이 정도면 크나큰 발전이다. ●급식 식단은 어떻게 정해지나 학교 급식 식단은 어떻게 정해질까? 한국교육개발원이 펴낸 ‘학교급식 식단작성 참고자료’를 살펴보면 어느 정도 의문이 풀린다. 각 학교 영양사 또는 영양교사의 식단 작성에 도움을 주려는 책자다. 학교 식단은 안전과 위생, 영양을 최우선으로 고려한다. 동시에 올바른 식습관을 키우도록 다양한 식재료와 조리법을 활용해 음식을 만든다. 식중독 예방, 나트륨과 당 줄이기, 제철 재료, 절기음식, 지역 특산물 활용, 아이들의 기호까지 고려해 급식 식단을 작성한다. ‘매일의 급식은 최소 3개 조리법을 활용하고 재료가 중복되지 않도록 하며 반찬 색도 겹치지 않게 신경을 쓰라’고 당국은 권고하고 있다. 주별로는 최소 3가지 이상의 채소를 주재료로 쓰고 주 3회 이상 잡곡밥을 제공하며 주 1회 이상 일품식(볶음밥, 비빔밥, 덮밥, 면류 등), 주 2회 이상 신선한 과일을 학생들에게 제공한다. 튀김이나 냉동 완제품 등 가공식품은 주 2회 이하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한다.급식 식단을 짤 때에는 주식→국→주반찬→나머지반찬 순으로 결정한다. 국이 매운국이라면 소금, 간장을 이용한 찜, 구이, 부침 등을 주반찬으로 정하고, 맑은 국이면 고추장과 고춧가루가 들어간 볶음, 조림 등의 반찬을 곁들인다. 된장국이면 주반찬의 양념은 제한이 없다. 계절별로 냉이, 달래, 갑오징어, 꽃게 등 제철 식재료를 활용하고 지역 특성을 살려 서울·경기 지역엔 너비아니구이, 강원의 감자옹심이, 충청 도토리묵무침, 전라도 콩나물잡채, 경상 안동헛제사밥, 제주 고사리육개장 등을 급식에 적용할 수 있다고 당국은 제안했다. 식단 준비 과정과 급식에 고려할 요소를 살펴보니 보통 일이 아니다. ●학교 급식률 100%…한해 예산 6조여원 투입 우리나라는 초·중·고교와 특수학교 1만 1800곳에서 100% 급식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 2월 교육부 조사 기준이다. 직영급식이 1만 1542곳으로 97.8%에 달한다. 위탁급식 학교 중에서 46개 학교만 외부에서 급식을 운반해 제공한다. 대부분의 학교가 급식실에서 직접 조리해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형태다. 2017년 학교 급식 예산은 5조 9088억원이었다. 이 중 53.6%인 3조 1655억원은 교육비특별회계로 충당했다. 1조 925억원(18.5%)은 자치단체지원금에서 집행됐고, 학생보호자는 1조 4972억원(25.3%)을 부담했다. 연도별 급식 예산은 2008년 4조 3751억원에서 해마다 증가 추세를 보인다. 반면 보호자 부담비율은 2008년 67.0%에서 초등학교 전면 무상급식이 실시된 2011년 48.3%로 뚝 떨어졌고, 2017년에는 그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학교 급식 만족도는 어떨까? 교육부는 2006년부터 매년 9월 학교급식 만족도 조사를 진행한다. 지난 2017년 조사를 분석한 결과, 학생들의 급식 만족도는 초등학교 86점, 중학교 84점, 고등학교 75.7점 순이었다. 학생들은 급식 정보 제공이나 영양, 원활한 배식에서는 만족도가 높은 편이었지만 음식의 제공량, 급식 의견 수렴, 음식의 맛 등에서는 상대적으로 만족하지 않는 경향을 보였다. 흥미롭게 본 항목은 음식 제공량과 음식의 맛이었다. 초등학생 응답자의 11.8%는 급식 양이 많아서 불만족스럽다고 대답한 반면 중고생은 오히려 양이 적어서 불만(중등 15.4%, 고등 20.2%)이었다. 급식량이 적어서 불만이라는 초등생 응답자(6.1%)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아이들이 성장기에 접어들수록 필요한 에너지 섭취량이 늘어나서 생기는 결과가 아닌가 싶다. ●2011년 무상급식 논란의 결과가 바뀌었다면? 급식에 고기 반찬이 적게 나와서 불만이라는 응답은 초등 10.3%, 중등 20.3%, 고등 17.8%로 집계됐다. 음식 맛에 대한 불만족 이유로는 초등학생의 9.7%가 나물 등 채소 반찬이 싫어서라고 답했다. 너무 맵거나 짜서 싫다는 답변도 5.8% 나왔다.그냥 좋아하는 메뉴가 아니라서 급식이 싫다는 평가는 초등 6.5%, 중등 15.7%, 고등 17.8%로 많은 편이었다. 학생들의 까다로운 입맛을 맞추면서 건강과 안전까지 고려한 급식을 내려면 영양사들의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닐 것 같다. 까탈스런 아이 입맛 탓에 학교 급식을 걱정했지만, 아이를 처음 학교에 보낸 부모 입장에서 급식은 정말 고맙다. 지금도 아침마다 전쟁을 치르는 기분인데, 도시락까지 얹는다면, 상상도 하기 싫다. 필요한 영양소를 골고루 담으면서 다양한 재료와 조리법을 사용한 도시락을 매일 싸주긴 어려웠을 것이다. 게다가 급식은 공짜다. 안 그래도 애들 키우며 들어가는 돈이 많은데, 급식비와 우윳값 걱정하지 않고 아이를 학교에 보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 8년 전 나라를 한바탕 뒤집었던 무상급식 논란이 새삼스럽다. 이 좋은 걸 안 하려고 했단 말인가.아이의 식습관도 급식 두 달 차가 되자 눈에 띄게 좋아졌다. 고춧가루는 보기만 해도 손사래를 치던 유치원생은 이제 고춧물이 든 빨간 김치와 깍두기에 젓가락을 가져가는 어엿한 초등학생이 되었다. 나물 반찬 먹이기도 지난해보다는 한결 수월하다. 딸의 학교 입학 전에 식판을 다 비우도록 급식 지도를 하는 교사가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아이가 힘들어하거나 급식시간을 싫어하게 될까 봐 걱정이 됐다. 다행히 딸의 담임 선생님은 배식된 음식을 모두 먹으라고 강요하지 않으신다. 대신 급식시간이 끝난 뒤 교실에 돌아와 동영상을 하나 보여주셨다고 한다. 아프리카 대륙에서 기아로 고통받는 아이들을 담은 영상이었다. 아까운 음식을 잔반통에 거리낌 없이 버리는 것이 올바른 행동인지 아이들 스스로 생각해보게 하는 취지였을 것이다. 급식실에서도 아이는 자라고 있다. 몇 학년이 되면 매콤한 닭갈비로 외식을 할 수 있을까.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교육부 학생건강정보센터(www.schoolhealth.kr)에서 학교 급식 운영과 영양 교육에 대한 정보를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다음 주 주제는 ‘신세계를 보았다, 엄마들의 반모임’ 입니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