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인과관계
    2026-04-29
    검색기록 지우기
  • 가이드라인
    2026-04-29
    검색기록 지우기
  • 한국소비자원
    2026-04-29
    검색기록 지우기
  • 세종문화회관
    2026-04-29
    검색기록 지우기
  • 피겨스케이팅
    2026-04-29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187
  • [기고] 취득세 인하 문제의 본질/손희준 청주대 교수·전 한국지방재정학회장

    [기고] 취득세 인하 문제의 본질/손희준 청주대 교수·전 한국지방재정학회장

    지난해 9·10 부동산 대책을 통한 취득세 감면이 올 6월 말로 종료됐다. 이로 인해 또다시 부동산 경기가 거래절벽으로 이어졌다고 판단한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이 안전행정부와 지방자치단체장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거래세인 취득세는 영구 인하하고, 보유과세인 재산세를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다행히 박근혜 대통령이 이러한 정책 혼선을 조기에 진화하며 7월 22일 관련 3개 부처가 취득세 감면을 비롯한 후속 대책을 재검토하도록 지시했다. 부동산 경기 활성화에 목을 매는 정부의 속내는 각종 공약 시행을 위해 17조원이나 되는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했음에도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경기가 좋지 않기 때문이다. 1분기 지방세수 결손만 4300억원이나 되고, 영유아 보육료 지원 사업 역시 중단 위기에 처해 있다. 최근 국토부의 주장대로 취득세율만 영구 인하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까. 그러나 취득세율 영구 인하에는 국민들이 직접 인지하기 어려운 문제가 숨겨져 있다. 첫째, 취득세는 가장 오래된 지방세목 중 하나다. 그럼에도 부동산 정책에 의해 마치 국세인 양 중앙정부가 지자체와 전혀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단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2011년 3월 22일 취득세 감면 강행으로 경험한 바 있으며, 이에 대한 세수보전 역시 연말에 겨우 이뤄져 지방재정의 계획성과 충분성을 크게 훼손했다. 오히려 양도소득세 인하와 임대주택 확대 등 중앙정부의 정책을 통해 해결해야 할 것이다. 둘째, 취득세는 시도세인 동시에 시·군에 이전하는 재정보전금의 대상 세목이다. 따라서 취득세를 인하하면 다른 세목에 비해 지방세수 감소가 매우 크다. 2011년 기준으로 취득세는 14조원으로 지방세 총액(52조 8000억원)의 26.5%에 달한다. 취득세 인하는 시·도뿐 아니라 시·군의 재정을 피폐화할 수 있다. 일부 부동산 업계에서는 취득세율이 인하되면 부동산 거래량이 늘어 지방세수 결손도 그만큼 줄 것이고, 지자체의 무분별한 전시행정과 호화청사 등 경비를 줄인다면 큰 문제가 아니라고 하는데, 취득세 인하와 거래량의 인과관계는 명확히 규명되지도 않았다. 일부 자치단체의 사례를 전체인 양 포장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경기도는 내년도 무상급식 예산을 전액 삭감했고, 재정보전금 역시 2879억원이나 감액하기로 결정했다. 영유아 보육료 인상에 대한 법률안이 보건복지위를 통과했지만 몇 달째 법사위에 계류돼 있어 서울시 강남구 역시 영유아 보육료 예산의 집행이 불가함을 천명했다. 최근 수많은 복지 사업이 지방 단위에서 이뤄지고 있다. 지방과 협의 없이 국회와 중앙부처가 일방적으로 결정해 놓고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해라”라는 식의 정책 강행에는 지방에 대한 몰이해와 홀대가 전제돼 있다. 셋째, 취득세 인하 시 충분한 보전 방식이 선행돼야 한다. 예를 들어 3억원 이하 주택 거래에 대한 세율 인하로 연간 1조 8000억원의 취득세가 줄 것으로 예상되는데, 지방소비세를 현행 부가가치세의 5%에서 10%로 인상하면 1조 7000억원의 증세가 전망돼 대략 일치하게 된다. 지방소비세의 세율 인상 등 부처 간 사전 합의 없이 취득세 인하만을 단행하는 것은 앞뒤가 바뀐 것이다.
  • 日원전 방사능 오염수 유출 탱크 2011년 해체된 뒤 이설됐었다

    日원전 방사능 오염수 유출 탱크 2011년 해체된 뒤 이설됐었다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300t의 고농도 방사능 오염수가 유출된 지상 저장 탱크는 지반 침하 때문에 해체돼 다른 장소로 이설됐던 것으로 밝혀졌다.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누수와 이설 간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없다”면서도 이 탱크가 지반 침하로 인해 강철 부분이 뒤틀려 접합부에서 오염수가 새어 나갔을 가능성을 인정했다. 지난 24일 도쿄전력이 연 긴급 기자회견에 따르면 도쿄전력은 동일본 대지진 발생 3개월 후인 2011년 6월부터 원전 부지 북부 쪽에 강철 원통을 볼트로 접합하는 원통형 탱크(직경 12m, 높이 11m, 용량 1000t)를 설치하기 시작했다. 본격 사용 전에 탱크에 누수가 없는지 사전 시험을 하던 중 탱크 콘크리트 기초 부분의 지반이 20㎝ 내려앉은 것을 발견하고 이 위치의 탱크 3개를 기존의 H1구역에서 해체해 오염수가 유출된 H4구역으로 옮겨 다시 설치했다. 이설된 탱크 3기는 협력사가 “이상 없다”고 보고해 그해 10월 말부터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그중 하나의 탱크에서 오염수가 유출됐다는 것이다. 이들 탱크에 저장돼 있는 오염수는 이르면 25일부터 다른 탱크로 옮겨진다고 도쿄전력은 덧붙였다. 문제는 이 구역뿐 아니라 원전 인근의 지반이 모두 약해졌다는 데 있다. 이마이즈미 노리유키 도쿄전력 원자력·입지본부 본부장대리는 “탱크의 무게 때문에 지반이 내려앉은 것도 있지만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해 지반이 약해졌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마이니치신문은 원전 내부는 대지진 때문에 지반이 평균 약 70㎝ 침하되면서 현재 약 1000개에 달하는 내부 탱크에 대해서도 침하 위험이 확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탱크 관리의 문제점도 드러났다. 협력사의 보고만 믿고 이설된 탱크를 그대로 사용했다 오염수가 유출됐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후쿠시마현 이와키시에 있는 한 협력업체의 회장은 마이니치신문에 “탱크는 공사 기간도 짧고 돈도 가급적 들이지 않고 만들었기 때문에 장기간 버틸 수 있는 구조가 아니었다”고 증언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불법사찰 피해 김종익씨 4억 국가배상 판결

    서울중앙지법 민사42부(부장 이건배)는 13일 정부의 불법 사찰로 피해를 입은 김종익(58) 전 KB한마음 대표와 가족 등 5명이 국가와 불법 사찰을 했던 7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김씨에게 4억 2592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일반적인 대표의 임기로 미뤄 김 전 대표가 3년은 더 근무할 수 있었다고 본다”면서 “불법적인 내사와 강요를 통해 김 전 대표로 하여금 대표를 사임하고 주식을 양도하게 한 부분을 불법 행위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의 불법행위로 받지 못한 돈 3억 8592만원과 위자료 4000만원을 인정했다. 다만 재판부는 KB한마음 주식을 헐값에 팔아 손해를 봤다는 김 전 대표의 주장은 피고의 불법행위와 인과관계가 있다고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또 김씨에 대한 손해를 배상함으로써 가족들도 위로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가족의 배상 청구도 기각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서울신문 보도 그 후] 정부·공공기관 주민번호 수집 제한

    내년 8월부터 정부나 공공기관도 주민등록번호를 수집할 수 없게 된다. 안전행정부는 주민등록번호의 수집과 이용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유출 시에는 과징금을 부과하는 내용을 담은 ‘개인정보보호법 일부개정안’이 30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밝혔다. 상당수 정부기관들이 실명 인증 과정 등에서 주민번호를 요구하고 있는 관행을 근절하기 위한 조치로, 새 개정안은 다음 달 초 공포하고 내년 8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앞으로 민간은 물론 정부나 공공기관도 정보 주체나 제3자의 급박한 생명, 신체, 재산상 이익을 위해 명백한 필요가 있다고 판단될 때 등을 제외하고는 주민번호의 수집과 이용이 금지된다. 또 이 같은 이유가 아닌 경우, 이미 수집한 주민번호는 법 시행 후 2년 안에 파기해야 한다. 정보 주체가 동의한 주민번호 수집도 금지되며 이를 위반하면 3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린다. 또 앞으로 주민번호를 유출한 기관이나 기업에는 최대 5억원의 과징금을 물리고 대표자에게 해임을 권고할 수 있도록 해 책임을 강화하기로 했다. 지금은 안전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과 정보 유출 사고 간의 명확한 인과관계를 따져서 과태료를 물려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권혁 변호사의 행정법 판례 강의] 오염물질 배출 사업장 허가 행정청의 거부권 행사 정당

    오늘 살펴볼 판결은 요즘 관심이 높아진 환경 행정법에 관하여 다룬 대판 2012두22799호 사건이다. 환경 행정법의 기본원칙은 ①예방의 원칙 ②오염자 및 수익자 부담의 원칙 ③협동의 원칙 ④사전배려의 원칙 ⑤지속 가능한 개발의 원칙 등이 있다. 위 원칙들은 법학적 개념에서 태동한 것이 아니라 경제학이나 다른 분야의 개념을 환경 행정법에 가지고 온 것이다. 환경은 오염이 발생하고 나면 회복이 쉽지 않고, 복구를 위해 엄청난 비용이 소모되므로 예방이 특히 중요하다. 그런데 환경오염으로 인한 피해 및 인과관계 등은 과학의 발전에도 여전히 알기 어렵다. 따라서 행정청의 전문적인 판단이 중요하고 판단 과정에서 행정청의 재량이 인정될 여지가 많다. 원고는 수도권 대기환경 개선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총량관리대상 오염물질을 배출량을 초과하여 배출하는 사업장의 설치허가를 신청하였으나, 환경부 장관의 위임을 받은 경기도 지사는 환경오염 등을 이유로 이를 거부하였다. 법원은 수도권에서 총량관리대상 오염물질 배출 사업장을 설치하는 경우 설치 허가 또는 변경 허가는, 특정인에게 수도권 대기관리권역에서 총량관리대상 오염물질을 일정량을 초과하여 배출할 수 있는 특정한 권리를 설정하여 주는 행위로서 그 처분의 여부 및 내용의 결정은 행정청의 재량에 속한다고 판단하였다. 이번 판결에서는 대기관리권역에서 총량관리사업장의 설치 허가를 강학상(講學上) 특허에 가깝게 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어 원고는 구 대기환경보전법에서는 특정 대기유해물질이 발생하는 배출시설 설치허가를 신청하였는데, 역시 경기도 지사는 공익상 이유를 들어 이를 거부하였다. 대기유해물질 배출시설을 설치하려는 자는 환경부장관 또는 그로부터 허가에 관한 위임을 받은 시·도지사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 그 허가의 기준으로는 ①배출시설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을 배출허용 기준 이하로 처리할 수 있을 것 ②다른 법률에 따른 배출시설 설치제한에 관한 규정을 위반하지 아니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의 취지와 내용으로 보면 환경부 장관 등은 배출시설 설치허가 신청이 법에 정한 허가 기준에 들어맞고, 허가 제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허가하여야 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원심 판결에서는 배출시설 설치허가를 강학상 허가로 보아, 그 외의 사유로 허가를 거부한 경기도 지사의 거부처분을 위법한 것으로 판단하였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그런데 이번 대법원 판결에서는 ①배출시설의 설치는 국민의 건강이나 환경의 보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행위라는 점 ②대기 오염으로 인한 국민건강이나 환경에 관한 위해를 예방하고 ③대기환경을 적정하고 지속 가능하게 관리·보전하여 모든 국민이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게 하려는 관련 법령의 목적 등을 고려하면, 환경기준의 유지가 곤란하거나 주민의 건강, 재산, 동식물의 생육에 심각한 위해를 끼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등 중대한 공익상의 필요가 있을 때에는 허가를 거부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하였다. 위 판결의 논거를 보면 대기환경보전법상 배출시설의 설치허가를 기속재량행위로 보고 있다. 기속재량행위란 원칙적으로 기속행위의 성질을 가지고 있으나 중대한 공익상 이유로 재량에 따른 판단을 할 수 있는 행정행위를 말한다.(대판 92누19477등) 또한 환경 행정법의 특성에 대해 잘 설명하고 있다. 규정의 문언이 기속행위로 규정되어 있음에도 행정청의 재량권을 인정할 근거에 대해 환경의 예방 필요성, 위해 방지의 중요성, 지속가능한 개발의 원칙 등을 판결의 이유로 제시하고 있다. 이번 판결은 강학상 논의되던 환경 행정법의 원칙들을 판결 이유에 설명하면서, 행정청 재량권을 인정한 점에서 의미 있는 판결이라고 생각된다.
  • “기존 대책 재탕·삼탕… 교사 잡무만 늘려”

    정부가 1년 5개월 만에 내놓은 학교폭력 대책을 놓고 현장의 반응은 엇갈렸다. 일부에선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지만 대체적으로 비판적인 의견이 많았다. 박범이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회장은 “어울림 프로그램을 학교교육 과정에서 운영할 수 있도록 한다는데 현재 교육과정만 해도 시간이 빡빡하게 짜여 있다”면서 “지금도 교사들의 수업 외 업무들이 많아 시간적, 물리적으로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학교폭력은 부모의 경제소득 수준과 연관되는 등 인과관계가 복잡하다”면서 “부처 합동 대책임에도 분석이 면밀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이경자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 상임대표는 “지난 대책보다 방대하지만 근본 대책은 빠져 있다”면서 “꿈 키움 학교 선정, 어울림 프로그램 보급과 같은 대책들은 교사들에게 잡무만 늘리는 격”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근본적 대책은 교사들이 학생들과 눈을 맞추면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교원단체인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각각 다른 입장을 내놨다. 보수 성향 교원단체인 한국교총의 김무성 대변인은 “기존 대책에서 사각지대를 없애려고 애쓴 노력이 보이고 대체적으로 공감한다”면서 “시·도별 공립형 대안학교 신설 방안도 심층적인 교육과 돌봄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진보 성향인 전교조는 “현장 중심 대책이라고 표현하기 민망할 정도이고 기존의 대책을 재탕, 삼탕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질타했다. 하병수 전교조 대변인은 “현장에서 지속적으로 제기해 온 경쟁교육 완화, 학급당 학생 수 감축, 학생과의 만남 시간 확보를 위한 학교업무 정상화와 같은 대책이 빠졌다”고 지적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사설] 고엽제 피해 보상 미국정부가 적극 나서야

    베트남전에 파병되어 고엽제 후유증에 시달리는 피해자 1만 6579명이 미국 제조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사실상 패소한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베트남전이 막을 내린 것이 1973년이니 피해자들은 최소한 40년 이상의 세월을 고통받으며 살아왔다. 고엽제 제조회사인 미국의 다우케미컬과 몬산토를 상대로 국내 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것이 1999년이라 판결을 기다린 세월만 14년이다. 더구나 이번 대법원 판결은 2006년 제조사의 배상책임을 인정한 2심 판결을 뒤집은 것이다. 당시의 희망이 오히려 피해자들에게는 더 큰 절망으로 다가왔을 것으로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다만 재판부가 피해자의 일부지만 고엽제 노출과 질병의 인과관계를 인정한 것은 의미가 없지는 않다. 하지만 이마저도 대상은 39명에 불과해 실망감을 털어버리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숫자가 아닐 수 없다. 한국과 미국, 베트남의 고엽제 피해자들은 그동안 고엽제 제조회사와 미국정부를 상대로 보상을 받고자 노력해 왔다. 하지만 미국법원에 제기한 소송은 대부분 법리에 가로막혀 기각되거나 패소했다.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가 1994년 제기한 소송에서 미국 법원은 “외국인은 전쟁 중 발생한 어떤 피해에 대해서도 미국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없다”는 자국 법률을 근거로 패소 판결했다. 베트남고엽제피해자협회가 2004년 미국 뉴욕주 연방법원에 낸 소송에서도 기각 논리는 “고엽제가 베트남에서 사용될 당시에는 국제법상 독극물이 아니었다”는 것이었다. 미국 법에 따라 패소하고, 우리 법원에서도 사실상 패소했으니 피해자들은 이제 하소연할 곳조차 사라진 셈이다. 판결과 관계없이, 젊은 시절 전장에서 피흘린 것도 모자라 평생을 질병에 시달리는 피해자들은 존중받아야 한다. 우리 사회가 ‘고엽제후유의증환자지원 등에 관한 법률’로 이들을 지원하는 것도 이런 인식이 공감대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 소송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면 정부가 나서야 한다. 어떤 방식이든 미국 정부에 고엽제 피해자의 고통에 책임감을 갖도록 촉구해야 한다. 한·미동맹도 상대를 존중할 때 더욱 굳건해지는 법이다. 인도적 차원에서 미국 정부의 성의를 기대한다.
  • “베트남 참전 군인들 폐암 등 발병, 고엽제와 인과관계 증명 안돼”

    “베트남 참전 군인들 폐암 등 발병, 고엽제와 인과관계 증명 안돼”

    14년을 끌어 온 고엽제 피해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1만 6000여명의 원고 중 39명에게만 피해를 인정하는 선에서 12일 마무리됐다. 대법원은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 보내면서 “염소성 여드름을 제외한 당뇨병과 폐암, 버거병 등의 질병은 고엽제 노출이 원인이라는 것을 입증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이번 소송에서는 고엽제와 참전 군인들에게 발생한 질병 간의 인과관계와 함께 한국 법원의 재판 관할권, 고엽제 제조물 결함 여부, 손해배상 소멸 시효 완성 등 4가지가 주요 쟁점이었다. 먼저 대법원은 1, 2심에서와 마찬가지로 한국 법원의 재판 관할권과 고엽제 제조물의 결함에 대해서는 인정했다. 재판부는 “제조사들은 고엽제에 포함된 다이옥신 성분이 인체에 미칠 유해성에 관해 충분히 조사, 연구하고도 위험 방지를 위한 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않았다. 제조물인 고엽제의 설계상 결함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와 함께 한국 참전 군인이 피해자인 점, 실제 질병 등 손해가 발생한 장소가 국내라는 점 등을 근거로 국제재판 관할권이 한국 법원에 있다고 봤다. 손해배상 소멸 시효와 관련해서는 1, 2심과 다른 판단을 내렸다. 소멸시효 10년이 완성됐다고 본 1심과 달리 대법원은 “질병이 생긴 참전 군인들이 고엽제 후유증 환자로 판정받아 등록하기 전까지는 병의 원인이 고엽제 노출이라는 것을 알지 못한다”며 고엽제 후유증 환자 등록일부터 3년을 손해배상청구 시효기간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핵심 쟁점인 참전 군인들에게 발병한 질병과 고엽제 사이의 인과관계는 인정하지 않았다. 대법원은 “국가가 아닌 사기업에 배상 책임을 지게 할 만큼 의학적, 과학적 인과관계가 증명되지 않았다”며 당뇨병, 폐암 등 참전 군인들에게 생긴 질병 대부분은 고엽제 노출에 의한 것으로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참전 군인에게 발생한 질병은 발생 원인 등이 복잡다기하고 유전, 체질 등의 선천적인 요인과 음주, 흡연, 식생활 습관 등의 후천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비특이성 질환”이라면서 “이들 질병이 베트남전에서 살포된 고엽제 노출에 따른 것이라는 증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2심에서는 미국 국립과학연구소의 보고서를 근거로 호지킨임파선암, 후두암 등 11개 질병에 대해 고엽제와의 역학적 인과관계를 인정했다. 이와 관련해 재판부는 “미국 국립과학연구소의 보고서는 미국 정부가 보훈 정책상 작성한 것으로 참전 군인을 상대로 충분한 역학 조사를 해 작성된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러한 쟁점들에 대한 판단을 종합해 원심에서 일부 승소한 5227명 중 시효가 소멸되지 않은 염소성 여드름 피해자 39명에 대해서만 “1인당 600만∼1400만원씩 모두 4억 6600만원을 지급하라”며 고엽제 노출과 질병의 인과관계를 인정,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고엽제와 질병 간의 인과관계를 세계에서 처음으로 인정했다는 의미가 있지만 염소성 여드름만을 인정한 점 등 사실상 패소 취지의 판결이라 앞으로 고엽제 피해자에 대한 실질적인 보상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인과관계를 인정받은 염소성 여드름 피해자의 경우 다우케미컬 등 제조사의 특허권 등 국내 재산에 대한 가압류 신청 등으로 배상금을 받을 수 있다. 또 대법원 판결을 근거로 미국에서 국제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염소성 여드름과 고엽제 간의 인과관계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데다 거액의 소송 비용과 시간을 부담하면서 피해자들이 손해배상 청구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앞서 참전 군인들은 1999년 9월 고엽제 제조사를 상대로 5조원대의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1심 재판부는 “인과관계가 증명되지 않고 소멸 시효가 지났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지만, 2심 재판부는 “원고 6795명에게 상이등급에 따라 1인당 600만∼46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죽음으로 되돌아가는 여행은 누구에게나 공평” 빈손과 빈 몸으로 떠나는 詩人

    “죽음으로 되돌아가는 여행은 누구에게나 공평” 빈손과 빈 몸으로 떠나는 詩人

    ‘그날 당신이 떠나던 날/당신을 만나러 조문객들이 자꾸 몰려오던 날/나는 문간에서/이리저리 흩어지고 뒤집힌 그들의 구두를 정리했다/이제 산 자의 신발을 정리하는 일과/죽은 자의 신발을 정리하는 일이/무엇이 다르랴’(신발 정리) 죽음이 바로 머리 위에 떠 있는 듯 가깝다. 하지만 그 죽음은 느닷없는 공포가 아니라 평온한 인과관계로 다가온다. 인생이라는 여행을 끝내는 ‘완성’이자 ‘되돌아감’이기 때문이다. 정호승(63) 시인이 지난해 등단 40주년을 스스로 기념해 냈다는 11번째 시집 ‘여행’ 얘기다. “우리는 누구나 여행자잖아요. 결국 떠나온 곳으로 되돌아가야 여행이 완성되지 않습니까. 죽음으로 되돌아가는 여행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고 피할 수 없는 여행이죠.” 시인은 우리가 왔던 곳으로 되돌아가기 전, 일생을 살면서 가장 깊이 탐험해야 할 곳은 인간의 마음속, 사랑의 가치라는 결론에 이른다. ‘사람이 여행하는 곳은 사람의 마음뿐이다/아직도 사람이 여행할 수 있는 곳은/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의 오지뿐이다’(여행) 사랑의 가치를 아는 시인은 타인에겐 한없이 맑고 순한 눈길을 건넨다. ‘나의 불행을 통하여 남이 위로받기를 원하며’(아침에 쓴 편지) 밥을 먹을 정도다. 하지만 자신에게는 더없이 가혹하고 야멸차다. 자신의 자존심의 심장에 스스로 칼을 꽂는 자객이 되고 만다. ‘칼을 들고 내 자존심의 안방 문을 열고 들어가/자객처럼 자존심의 심장에 칼을 꽂아도/자존심은 늘 웃으면서 산불처럼 되살아났다/(…중략)/버릴 수 있는 자존심이 너무 많아서 슬펐던 나의 일생은/이미 눈물도 다 지나가고/이제 마지막 하나 남은/죽음의 자존심은 노모처럼 성실히 섬겨야 한다’(자존심에 대한 후회) “자존심이 너무 많아서 문제였어요. 자존심이 없었다면 더 폭넓고 깊이 풍부한 삶을 살았을 텐데 이놈의 자존심이 문제예요. 이젠 다 버려야 하지만, 마지막 지켜야 할 것은 인간으로서의 품위를 지키는 죽음의 자존심이죠.” 후회와 반성이 유난히 돌올한 이유에 대해 시인은 “후회할 일이 (남들보다) 더 많은 삶을 살아왔다”며 “손과 발이 모두 소중한 가치인데 깨닫지 않고 살아온 것도 그중 하나”라고 했다. ‘손에 대한 묵상’ ‘손에 대한 후회’ 등 손·발에 대한 시편들은 그가 건네는 삶에 대한 압축적인 가이드나 다름없다. ‘손에 많은 것을 쥐고 있어도 한 손은 늘 비워둘 것/내 손이 먼저 빈손이 되어 다른 사람의 손을 자주 잡을 것’(손에 대한 예의) 이렇게 시인은 ‘빈손’과 ‘빈 몸’으로 떠나는 여행자의 자리에 섰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일자리 대물림’ 노사단협 무효

    대기업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일자리 대물림’에 대해 법원이 제동을 걸었다. 노사협약을 통해 대를 이어 일자리를 보장하는 방식은 사회질서에 반한다는 게 사법부의 판단이다. 울산지법 제3민사부(부장 도진기)는 현대자동차를 정년퇴직한 후 폐암으로 사망한 황모씨 유족이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고용의무 이행 청구소송 선고공판에서 “업무상 재해로 사망한 조합원의 유족을 결격사유가 없는 한 업무능력을 갖추었는지를 불문하고 고용하게 돼 있는 현대자동차 단체협약(제96조) 조항은 사용자의 인사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하고, 단협으로 규정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므로 무효”라고 16일 밝혔다. 황씨는 1979년 3월 현대차에 입사해 열처리 업무 등을 하다가 2009년 12월 정년퇴직했고, 2011년 3월 폐암으로 숨졌다. 황씨의 아들(33) 등 유족 3명은 2011년 12월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아버지의 폐암이 업무와 인과관계가 있는 재해 판정을 받아 2012년 2월 현대차에 아버지가 업무상 사망했기 때문에 단협에 따라 자녀 1명을 채용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회사가 “황씨는 2009년 말 정년퇴직했고, 사망할 당시는 조합원이 아니므로 단협 적용 대상자가 아니다”며 거부하자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이번 사건과 관련, 현대차 노사 단협 자체를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근로는 보호돼야 하지만대를 이어 일자리를 보장하는 방식은 안 되는 만큼 현대차의 단협 96조는 민법에 있는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약정”이라며 “산업재해로 사망한 근로자의 유족에게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과 민법에 따라 보상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생명의 窓] 오월이 오면/보경 송광사 서울분원 법련사 주지

    [생명의 窓] 오월이 오면/보경 송광사 서울분원 법련사 주지

    이제 봄은 바통을 건네받으며 달리기를 하는 계주 선수의 바쁜 발과 손처럼 연이어 여러 꽃들을 피워 올리고 있다. 우리 절만 해도 산수유부터 시작하여 흰 목련이 얼굴을 내밀었고, 이제 보랏빛 라일락이 피어나는 중이다. 나는 라일락이 피어나는 이즈음부터 재채기가 발동하기 시작하면 기온이 완전하게 올라서기 전까지 계속되기 때문에 제법 애를 먹어야 한다. 그리고 오월이 되면 ‘광주’를 잊을 수 없다. 1980년 봄 ‘부처님 오신 날’을 앞두고 군중들의 분노가 절정으로 치닫던 시점에 광주시민회관에서 법정 스님의 강연회가 열렸다. 그날 강연회에서 “원한을 원한으로 갚으면 그 원한은 쉬어지지 않는다. 반대로 원한을 버리는 게 갚는 길이요, 영원한 진리이다”라는 법정 스님의 법문은 적잖은 충격이었다. 그날 이후 오월의 봄이 되면 여전히 가슴이 뜨거워짐을 느낀다. 그때가 고등학생이었으니까 말귀가 열릴 나이는 아니다. 그런데 원한에 대한 보복은 인과(因果)의 악순환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원한을 소멸시키려면 나에게서 그 원한을 멈추라는 법정 스님의 말씀이 잊히지 않는다. 이는 인과관계의 숙명을 깊이 깨닫지 못하면 말하기 어려운 법칙이기도 하다. ‘세상에, 이런 법도 있구나!’ 난 그렇게 불교를 만났다. 이제 더 큰 지혜로 세상을 보고 깨달아 가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지만, 세상은 여전히 완고한 고집쟁이처럼 그 문을 잘 열어 보이지 않는다. 불교에서는 탐내고, 성내고, 어리석은 것을 세 가지 독(三毒)이라 하여 잘 다스리도록 가르친다. 이 삼독 중에서 탐내고 어리석은 것은 각자 내면의 문제지만, 성내는 것은 대상을 향한 것이라서 반드시 폐해를 낳고 감정의 악순환을 만든다. 최근에도 미국 보스턴 마라톤대회에서 폭탄테러가 발생하여 세계를 놀라게 했다. 폭탄테러의 위협 못지않게 한반도 주변으로는 중국과 일본의 군사적 긴장이 빈번히 일어나는 실정이고, 당장의 남북 대치국면은 점점 그 위험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어떻게 하면 이 같은 반목을 해소할 수 있을까? 상대에 대한 적개심과 분노가 쉽게 그치지 않는다는 것을 다음의 우화에서 배울 수 있다. 뱀 한 마리가 농부의 아들을 물어 죽였다. 그러자 분노에 꽉 찬 농부는 도끼를 들고 뱀 굴 입구를 단단히 지키고 섰다. 뱀이 나오면 단숨에 내려칠 속셈이었다. 마침내 뱀이 굴 밖으로 고개를 내밀자 농부는 있는 힘을 다해 도끼를 내려쳤다. 그러나 너무 긴장한 탓인지 근처의 바위만 쪼개고 말았다. 굴을 빠져나온 뱀이 농부를 노려봤고, 뱀의 독기가 두려운 농부의 몸은 얼어붙었다. 이윽고 겁에 질린 농부가 뱀에게 화해를 요청했다. 뱀이 농부의 제안을 단호히 거절하며 말했다. “당신은 자식의 무덤을 볼 때마다 내 생각이 날 테고, 나 또한 저 바위의 무시무시한 자국을 볼 때마다 당신을 생각할 테지. 괜히 맘 좋은 척해도 소용없네” 개인과 개인, 집단과 집단, 국가와 국가 간에도 이런 감정의 악순환이 있을 것이다. 그렇더라도 화해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정말로 통제 불가능한 상황에 내몰릴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부처님 오신 날’이라 하여 삭막한 도심의 가로수를 따라 오색 연등이 내걸려 불을 밝히고 있다. 자신의 어떤 이익일지라도 남을 해롭게 하고서 얻는 이익은 무의미하다는 부처님의 말씀을 새기며 오월을 나자. 세상이 보다 평화롭기를, 행복하기를!
  • 16세에 고문 당해 정신질환까지… 45년만에 풀린 연좌제 족쇄

    ‘베트남전 국군포로 1호’ 안학수 하사의 동생 용수씨가 45년만에 법정에서 억울함을 풀었다 1964년 베트남에 파병된 안 하사는 66년 사이공(현 호찌민)으로 외출했다가 실종됐다. 이듬해 정부는 ‘자진 월북했다’는 북한 평양방송 보도만을 근거로 안 하사가 탈영해 월북했다고 단정하고 안 하사 가족들의 동향을 살피기 시작했다. 보안사 요원들은 당시 16세 불과했던 용수씨에게 감당하기 힘든 폭력을 휘둘렀다. 보안사 사무실로 끌려가 머리에 양동이를 덮어 쓴 채 발길질을 당하기 일쑤였다. 고교에 진학 뒤에도 어김없이 보안사 요원들이 찾아왔다. 요원들은 용수씨의 머리채를 잡아 고춧가루를 탄 물에 집어넣거나 야전삽으로 구타했다. 집에 쌀이 늘어난 사실을 말하면서 접선하는 간첩이 누구냐며 윽박지르기도 했다. 대학에 진학하고 요원들이 찾아오지 않으면서 고통은 사라지는 듯했다. 하지만 연좌제의 덫에 걸린 상처는 그대로 남았다. 초등학교 교장이었던 아버지는 강제로 사직당했고, 용수씨는 서울교대를 졸업해 교사 자격증을 따고서도 교단에 설 수 없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와 반복성 우울장애 등 정신질환과 함께 고문 후유증도 앓았다. 용수씨는 형이 실종된 지 33년만인 2009년 월북자가 아닌 ‘베트남전 국군포로 1호’로 인정받자, 그동안 보안사로부터 받은 고문에 따른 정신질환을 이유로 납북피해자 보상 및 지원 심의위원회에 보상금 지급을 신청했지만 객관적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용수씨의 정신질환은 1993년 발병해 보안사 요원들의 폭행과 인과관계를 밝히기가 쉽지 않았음은 물론 당시 수사기록 등 직접적인 근거도 없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부장 윤인성)는 30일 안씨가 심의위원회를 상대로 “납북피해자 불인정 처분을 취소하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안씨가 보안사로 수시로 호출됐고 정신을 잃은 적도 있다는 당시 교사와 급우들의 사실확인과 증언, 3년 동안 조퇴 3번·결석 72번 한 것으로 기록된 생활기록부 등만으로도 가혹행위를 당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日 극우단체 센카쿠 진입… 中 감시선 긴급 출동

    중국과 일본이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동중국해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해역의 파도가 또 높아지고 있다. 일본 극우단체 회원을 태운 선박들이 23일 센카쿠 열도 인근 해역에 도착하자 중국이 해양감시선을 출동시켜 대치 상황이 벌어졌다고 양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일본 극우단체 ‘간바레 닛폰’(힘내라 일본) 회원 80여명이 승선한 일본 선박 10척은 이날 오전 해상보안청 소속 순시선 10척의 호위를 받으며 센카쿠 열도 인근 해상에 도착했다. 이들은 “어장 탐사가 목적일 뿐 섬 상륙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중국은 해양감시선 8척을 일본 측 12해리(22㎞) 영해에 진입시켜 이들의 동태를 감시했다. 어업지도선 2척도 영해 바깥쪽 접속수역(12~24해리)을 항해하며 추가 진입 태세를 갖췄다. 중국 해양감시선이 센카쿠 열도 일본 측 영해에 들어간 것은 일본이 지난해 9월 센카쿠 열도를 국유화한 이후 40번째다. 진입 선박 수는 이번이 가장 많다. 현 일본 총무상인 신도 요시타카를 비롯한 간바레 닛폰 회원 10여명은 지난해 8월 센카쿠 열도에 기습 상륙한 바 있다. 이에 중국에서는 대규모 반일 시위가 이어졌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이날 중국 해양감시선의 영해 진입과 아소 다로 부총리 등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가 관련 있느냐는 질문에 “중국의 의도를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다”라면서도 “인과관계는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일본 외무성은 이날 청융화(程永華) 중국대사를 초치해 중국 선박의 영해 진입에 대해 강력 항의했다. 이와 관련,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정례브리핑에서 “일본에 강력히 항의했다”면서 “일본 우익 분자들은 영해에서 쫓겨났다”고 설명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인체독성 없다던 가습기 살균제도 사망자 발생”

    장하나 민주통합당 의원이 9일 가습기 살균제 사고 뒤 실시된 정부조사에서 인체독성이 없는 것으로 밝혀진 제품에서도 사망 사례가 발생했다며 가습기 살균제 독성 재평가를 촉구했다. 장 의원이 환경보건시민센터, 서울대 보건대학원 직업환경교실과 함께 발표한 ‘가습기 살균제 피해신고사례의 제품별 정밀분석 결과’에 따르면 살균제의 일종인 ‘CMIT/MIT’ 성분이 들어간 특정 회사의 제품만 사용하다 사망한 사례가 5명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본부의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폐 손상 의심사례 접수자의 사용제품 현황’에 나온 322명의 사례를 분석한 것이다. 이 같은 분석 결과는 지난해 2월 질병관리본부가 가습기 살균제 중 CMIT/MIT 성분 제품에서는 폐가 딱딱하게 굳는 폐 섬유화 소견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발표한 것과 상반된다. 당시 질병관리본부는 다른 살균제인 ‘폴리헥사메틸렌 구아니딘(PHMG), 염화에톡시에틸 구아니딘(PGH)’ 성분 제품에 대해서만 폐 손상과의 인과관계가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번 분석 결과 CMIT/MIT 성분의 제품에서도 사망자 18명을 포함해 총 58명의 피해자가 접수됐고 특히 이 가운데 5명은 CMIT/MIT 성분의 제품만 사용했다. CMIT/MIT 성분은 사망 사례가 발견된 제품 말고도 3개의 다른 상표 제품에도 사용됐다. 다만 나머지 제품의 경우 사망한 사람들이 다른 제품과 중복 사용해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았다. 장 의원은 “CMIT/MIT의 독성은 국제학술저널과 국내학술모임에서도 확인된다”면서 “이 성분에 대한 독성 평가를 추가로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322명의 피해자가 사용한 가습기 살균제 제품은 모두 12개로, 이 가운데 사망자가 사용한 제품은 모두 7개다. 중복사용을 포함해 피해자들이 사용한 가습기 살균제는 총 423개였다. 피해신고가 많은 제품은 옥시싹싹(236건)으로 사망신고도 78건이나 됐다. 이어 롯데마트 와이즐렌(46건·사망 15건), 애경 가습기메이트(43건·사망 13건) 등의 순이었다. 장 의원은 “피해신고사례에 대한 정밀조사가 신속히 이뤄져 해당 기업에 대한 법적, 행정적, 사회적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열린세상] 경제민주화와 문화민주화/권영걸 서울대 미대 교수

    [열린세상] 경제민주화와 문화민주화/권영걸 서울대 미대 교수

    정부조직과 청와대 기구 개편안이 발표되고, 향후 5년 국정의 틀과 정책의 방향이 가시화 되고 있다. 정권 과도기에 국민들은 자신의 생업과 처지에 비추어 새 정부의 정책이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짚어보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 집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에는 24개 직업군, 1만 1655종의 직업이 있다. 문화예술 영역은 9번째로 직업 종류가 많은 직업군이다. 대선 기간 동안 그들은 본능적으로 문화예술 관련 정책공약을 살펴보았겠지만, 아마 찾기 힘들었을 것이다. 여야 공히 국민통합, 경제민주화, 일자리 창출, 복지정책으로 민심잡기에 여념이 없던 그 시간에 문화는 TV토론에서 언급조차 된 적이 없었고, 문화정책은 양당 정책공약집의 10대 공약에 오르지도 못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선거 기간 동안 미국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분야는 과학, 교육, 문화예술이며 이를 유지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를 위해 학교와 예술단체 간의 교류 확대, 예술가를 위한 의료 및 과세제도 마련 등의 공약을 내놓기도 했다. 그는 국가의 문화유산뿐 아니라 미국인 삶의 기본구조인 문화적 다양성에 대한 이해를 제고하기 위해 국립인문재단의 2013년 추가예산을 요청하기도 했다. 반면 공화당 롬니 후보의 생각은 불황기 때마다 거개의 정치지도자들이 보여주는 판단과 똑같았다. 그가 재정적자 탈피를 위해 공영방송서비스(PBS)·국립예술재단(NEA)·국립인문재단(NEH)과 같은 대표적인 문화예술단체들의 예산을 삭감하겠다고 하자, 언론들이 롬니는 세서미스트리트보다 월스트리트를 더 좋아한다고 조롱했다. 영국의 문화매체체육부(DCMS)는 문화기반의 교육 및 경제정책을 일관성 있게 추진해 왔다. 1997년부터 창조적 영국의 기치 아래 다양한 문화예술정책을 펴나갔다. 어린이·청소년 교육에서 문화예술을 전 교과목과 연계하는 창조적 동반관계 프로젝트를 범국가적으로 추진하여 후속세대의 창의성을 증진시키는 한편, 개인의 창의성과 재능을 바탕으로 한 창조산업을 지속적으로 육성했다. 그 결과 2008년 창조산업 분야가 영국 국내총생산(GDP)의 6.4%를 차지하는 등 국가경제의 주력산업으로 급부상하게 되었다. 프랑스는 니콜라 사르코지의 소수를 위한 문화에서 프랑수아 올랑드의 모두를 위한 문화로 선회하고 있다. 올랑드에게 있어서 문화는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아는 것이다. 이른바 문화의 민주화·보편화인 것이다. 이러한 국가적 차원의 문화적 전환은 선진국에서만 일어나지 않는다. 베네수엘라에서는 수십만명의 불우아동을 대상으로 클래식 음악교육을 시행하여, 마약과 범죄의 길로 빠질 수 있는 청소년들이 삶에 대한 새로운 희망을 지니게 되었다. 엘 시스테마로 불리는 이 프로그램은 국가 문화정책이 국민복지와 사회안정 등의 현안과 어떻게 결합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박근혜 당선인은 문화기본법 제정과 향후 5년간 2%까지 문화재정 확대를 약속했다. 문화 투자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를 환영하면서도, 이후 재정운용의 적실성이 다시 걱정되는 것이다. 소프트웨어 자본주의 시대의 문화는 경제의 원인이자 결과이다. 대선 기간에 양당이 모두 합창을 한 경제민주화도 문화민주화가 기반이 되어야 하고, 종당에는 문화민주화로 이어져야 한다. 당선인이 말한 ‘100% 대한민국’을 위해 전국으로, 전 계층으로 문화 분산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박 당선인은 대선 과정에서 “국정운영의 패러다임을 국가 중심에서 국민행복 중심으로 바꾸겠다”면서 국민대통합을 약속하였다. 국민행복은 어디에 있고 어디에서 오는가. ‘행복’은 목적을 추구하는 삶, 가치를 추구하는 삶을 의미한다. 이를 구현하는 것이 다름 아닌 문화와 예술이다. 행복의 조건이 형성되고 체감되어지는 과정은 본질적으로 어울림을 바탕으로 한다. 소통을 넘어 공유로, 교감을 넘어 공감으로 하나가 되는 문화가 국민 삶의 모든 국면에 침윤되도록 해야 한다. 새 대통령이 제시한 국민행복, 국민대통합도 기실 인과관계를 가진 하나의 개념이다. 그 답은 문화에 있다.
  • 대법 “BBK 피해자 배상 다시 판단하라”

    대법 “BBK 피해자 배상 다시 판단하라”

    대법원 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옵셔널캐피탈 주주 이모(38)씨와 김모(44)씨가 “주가 조작으로 손해를 봤다.”며 옵셔널벤처스의 대표를 지냈던 김경준(46·구속)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김경준씨 패소 부분을 깨고 “손해와 주가조작 등의 상당한 인과관계를 다시 심리하라.”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4일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의 횡령, 주가조작, 부실공시 등 행위와 코스닥 등록 취소 전 옵셔널캐피탈의 주가 하락으로 원고들이 입은 손해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단정한 원심은 법리를 오해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가 어떤 내용의 부실공시나 주가조작을 했는지, 원고들이 어떤 행위로 인해 진상을 알지 못한 채 몇 주의 주식을 정상주가보다 얼마나 높은 가격에 취득했는지 등을 심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씨 등은 옵셔널캐피탈의 실질적 경영자인 김경준씨가 320억원의 회사 자금을 횡령한 사실이 알려져 이 회사의 코스닥 등록이 취소되면서 막대한 손해를 봤다며 소송을 냈다. 1심은 횡령과 주가하락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고 이씨에게 1억 2000여만원을, 김씨에게는 6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2심도 인과관계를 인정했으나 배상액은 각각 9100여만원과 4500여만원으로 깎았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기생충·세균이 우리 몸을 건강하게 한다

    불과 한 세대 전, 전 세계는 기생충과의 전쟁에 큰 비용을 쏟아부었다. 우리만 하더라도 40대 후반을 넘긴 세대라면 그 기생충과의 전쟁에 대한 기억을 또렷하게 갖고 있다. 지금 세상엔 특히 선진국에서, 기생충을 박멸해야 할 심각한 대상으로 여기는 이는 별로 없다. 아무래도 위생·청결에 대한 인식 개선과 다양한 약제의 발달이 주원인일 것이다. 그렇다면 그 개선된 인식과 약의 효용은 인간에게 좋기만 한 것일까. 매일같이 새로운 치료법과 신약 개발에 대한 정보가 쏟아지고 있지만, 최첨단 의학을 동원해도 치료할 수 없는 암이며 자가면역질환 같은 만성질환으로 고통받는 이들은 오히려 늘어만 가는 추세다. 현대문명이 발달할수록 인류가 미처 경험해보지 못한 희귀한 질병이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이 아무리 청결을 강조하고 의술을 발전시켜도 새록새록 발견되는 이런 질병의 창궐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야생의 몸, 벌거벗은 인간’(롭 던 지음, 김정은 옮김, 열린과학 펴냄)은 그 아이러니를 파고든 흥미로운 책이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생물학과 교수인 저자가 주목한 건, 놀랍게도 기생충이며 세균·공생생물이다. 흔히 인간에게 유해하고 척결해야 할 대상으로 여겨온 그 위험인자들이다. 저자는 바로 그 척결해야 할 것들을 다시 보고 공생하자고 일관되게 주장한다. 우리 인간의 몸은 원래 서로 다른 수백 가지 종들에 의지해 살고 있고, 각각의 종들을 잘 활용하는 방식으로 설계되었다는 게 그 주장의 핵심이다. ‘청결한 세상’은 많은 이득을 주었지만, 인간은 그로 인해 종전엔 경험하지 못한 또 다른 위험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사실의 착안이다. 책에서 소개되는 다양한 연구와 실험들은 그 주장에 힘을 실어준다. 냉장고 사용이 최근 10년간 4배 이상 환자가 급증한 염증성 대장질환 크론병과 관련 있다는 실험이 흥미롭다. TV며 자동차, 세탁기도 그런 연결고리의 하나로 부각돼 연구가 진행 중이다. 그런가 하면 같은 크론병 환자의 몸속에 기생충을 주입해 효과를 본 사례도 들어 있다. 물론 이 크론병 환자들과 냉장고며 기생충과의 인과관계가 명확히 입증되는 단계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 추세는, 저자의 주장이 괜한 것만은 아님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약의 40%를 소비할 만큼 지구상 최대의 의료비 지출국인 미국은 인체의 자연치유력을 높이는 전통의학의 비중이 높은 유럽, 남미, 중동국가들과 비교하면 치료 수준이 훨씬 낮다. 결국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가 할 일은 삼림 파괴와 항생제 남용 속에서 살아 남은 종들만 남아 있는 세상이 아닌, 다양한 방식으로 상호 작용하는 새로운 세상으로 만드는 것이다.” 1만 5000원.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권익위원장에 이성보 서울중앙지법원장 내정

    권익위원장에 이성보 서울중앙지법원장 내정

    이명박 대통령은 7일 김영란 전 위원장의 사퇴로 공석인 국민권익위원장(장관급)에 이성보(56) 서울중앙지법원장을 내정했다. 이 내정자는 1984년 법관으로 임용된 이후 사법연수원 교수, 법원장 등을 두루 거치면서 약자와 소수자 배려에 무게를 두는 합리적이고 균형 잡힌 판결을 해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울고법에 근무할 때는 월남전 참전 군인 가족의 고엽제 후유증 사망 인정 신청에 대해 고엽제와 당뇨병, 심근경색 간 인과관계를 받아들여 공무상 질병으로 결정했다. 장애인 단체에 십수년째 후원금을 납부하는 등 소외 계층에 대한 관심이 높고 환경 분야와 공정거래 등 사회 문제 해결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오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국민과의 소통을 중시하고 조직 내 신망이 두텁다.”면서 “사회정의 실현이라는 큰 틀에서 국민의 권익을 도모하는 위원장의 소임을 충실히 감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족으로는 부인 문수애(56)씨와 2남이 있다. ▲부산 ▲경기고, 서울대 법대 ▲사시 20회(연수원 11기) ▲서울동부지방법원장,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 청주지방법원장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싸이월드 개인정보 유출 SK컴즈 손배 책임 없다”

    네이트·싸이월드 회원들의 개인정보 유출에 대해 사이트 운영업체는 손해배상 책임이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2부(부장 서창원)는 23일 해킹 피해자 2847명이 SK커뮤니케이션즈, 이스트소프트 등과 국가를 상대로 낸 5건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모두 원고 패소 판결했다. ●해킹 피해자들 집단소송 5건 모두 패소 피해자들은 “SK커뮤니케이션즈가 국내 기업용 ‘알집’(이스트소프트의 파일압축 프로그램)을 사용해야 하는데도 공개용 무료 프로그램을 사용해 해커가 개인정보를 유출하기 쉬웠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해커는 기업용 ‘알집’ 프로그램에서도 웹사이트를 조작하는 것이 가능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SK컴즈의 프로그램 사용행위와 손해 발생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SK컴즈가 개인정보 유출을 방지하기 위한 보호조치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기도 어렵다.”고 했다. 이스트소프트에 대해서도 “개인정보를 수집, 보관하는 주체가 아니어서 정보 유출을 미리 예견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해킹 방지 주의의무를 위반했다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지난해 7월 네이트와 싸이월드에서 회원정보가 저장된 데이터베이스가 해킹 당하면서 3500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유출된 개인정보에는 아이디, 비밀번호, 주민등록번호, 성명, 생년월일 등이 포함돼 있었다. 이에 따라 ‘네이트 해킹 피해자 카페’에 가입한 사람들은 잇따라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구미 법원과 상반된 판결에 네티즌 불만 앞서 지난 4월 대구지법 김천지원 구미시법원은 네이트 회원 유모 변호사가 SK컴즈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위자료 1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당시 재판부는 “SK컴즈 측에 과실이 없음을 입증할 만한 증거가 없고 피해자의 정신적인 고통을 위로하려는 노력도 전혀 없다.”고 판단했다. 구미 법원의 판단과 상반되는 이번 판결을 놓고 네티즌들은 불만을 드러냈다. 정보유출 피해자들은 “개인정보 유출을 해당 기업이 보상하지 않으면 누가 하느냐.”, “수천만의 정보가 샜는데도 이렇게 무책임하게 대응한다면 앞으로도 같은 문제가 되풀이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지숙기자 truth173@seoul.co.kr
  • 이 한 장에 인간 생로병사의 미래가 있다

    이 한 장에 인간 생로병사의 미래가 있다

    ‘빅데이터’의 시대다. 정보기술(IT)은 물론 사회·문화·정치·경제 등 모든 분야에서 앞다퉈 빅데이터를 말한다. 하지만 빅데이터가 무엇이고, 어떻게 쓰이는지에 대해 명쾌한 해석은 찾기 힘들다. ‘빅데이터 혁명’의 저자인 권대석 클루닉스 대표는 “과거에는 저장되지 않았거나 저장되더라도 분석되지 못하고 폐기됐던 방대한 양의 데이터가 바로 빅데이터”라며 “빅데이터를 다루는 것은 세상을 바꾸는 기술이 아니라 우리가 생각하는 방식과 판단의 방법을 바꾸는 기술”이라고 설명한다. 지금까지 인간의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 기술이라면 종이의 등장, 인쇄술의 발달, 컴퓨터의 출현, 항생제의 개발 등을 꼽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런 현상은 어디까지나 인간의 삶을 보조하는 수준이었을 뿐이다. 권 대표는 “빅데이터는 눈에 보이는 현상만을 이해해서 할 일을 결정한다거나, 자신의 신념과 감으로 결정을 내리는 인간 본성의 반대편에 있는 기술”이라며 “데이터 분석 노하우와 축적 방법을 바꾸고 있는 만큼 진실이 무엇인지 알아내고 미래를 추측해 인간이 생각하는 방식을 바꿀 가능성도 높다.”고 강조했다. 불과 몇 년 전부터 주목받기 시작했지만 빅데이터는 이미 우리 생활 깊숙이 들어와 있다. 사람의 시각에서는 분석이 불가능한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모아 수식을 짜고, 돌리다 보면 전혀 엉뚱한 인과관계가 밝혀지기도 한다. 영국 일간 가디언이 운영하는 ‘데이터블로그’는 빅데이터가 현실에서 어떤 형태로 사용될 수 있는지를 독자들에게 알려주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이 코너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것이 매년 발표되는 ‘사람은 왜 죽는가?’이다. 2011년 버전은 지난 6일(현지시간) 발표됐다. 2007년부터 가디언은 잉글랜드와 웨일스에서 매년 사망한 모든 사람의 사인을 분석, 분류해 하나의 거대한 인포그래픽으로 나타내고 있다. 그냥 하나의 그래픽으로 알기 쉽지만, 한 장의 그림에 담긴 의미는 간단치 않다. 단순히 2011년 48만 4367명의 사람이 사망했다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어느 부분에 더 많은 연구비가 투입돼야 하는지, 어떤 질환이 더 사회적으로 위협적인지, 병원의 구조는 어떻게 개혁해야 하는지, 사회 안전망은 어떤 방식으로 만들어야 하는지를 직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 그래픽은 전 세계적인 공포를 낳은 신종플루가 생각보다 영향력이 미미하다거나, 암과 순환계 질환이 갖고 있는 위협의 수준을 직접적으로 보여주기도 한다. 같은 통계를 두고 조건을 달리해 분석한다면 연령이나 지역에 따른 좀 더 구체적인 흐름을 읽을 수도 있다. 나아가 내 아이가 언제쯤 암에 걸릴 가능성이 높은지, 무슨 암에 걸릴 가능성이 높은지, 아이의 평균수명은 얼마나 될 것인지 등도 예측이 가능하다. 빅데이터 전문가들의 입장에서 보기에는 ‘아주 단순한’ 초보적인 수준이지만 이보다 더 빅데이터의 효용가치를 잘 보여주는 사례는 찾기 힘들다. 이 같은 자료가 수십년간 쌓인다면 새롭게 투입된 예산이나 연구, 정책이 어떻게 작용하는지도 즉각적으로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국가시스템을 마치 인터넷쇼핑몰의 실시간 매출 동향처럼 살피고, 누구나 쉽게 적절한 대책을 내놓을 수 있는 날도 머지않아 보인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