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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가습기살균제 피해 ‘폐 이외 질환’ 인정 추진

    환경부가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피해 인정 범위를 확대하기 위해 구체적인 판정 기준을 마련한다고 29일 밝혔다. 현재는 주로 폐질환에 초점을 두고 판정하고 있지만 피해자들이 요구하고 있는 비염·기관지염 등 경증 피해와 기관지·심혈관계 등 폐 이외 장기에 대한 피해의 진단과 판정을 위해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확보해 과거 질환력과 현재의 질병을 조사한다. 환경부는 전날 열린 가습기 살균제 조사·판정위원회에서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가습기 살균제 주요 성분에 대한 독성학적 접근을 통해 비염 등에 대한 인과관계를 규명하고 가습기 살균제 사용 시 나타나는 질병과 다른 요인으로 인한 질병 간 특이성을 규명하고자 역학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효율적인 조사·연구를 위해 위원회 산하에 분야별 전문가가 참여하는 ‘가습기 살균제 폐 이외 질환 검토 소위원회’(가칭)도 구성·운영할 계획이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황사 폐손상은 말도 안 되는 주장… 옥시가 독성 몰랐을 리 없다”

    “황사 폐손상은 말도 안 되는 주장… 옥시가 독성 몰랐을 리 없다”

    “살균제 재료로 쓰이기 전부터 호흡기 위험 알려져 있던 사실… 폐가 황사 노출되는 정도는 미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의 독성은 이 물질이 가습기 살균제의 재료로 쓰이기 훨씬 이전부터 알려져 있었습니다.” 2012년부터 가습기 살균제 피해에 대해 연구해 온 임종한(55) 인하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는 “PHMG의 위험성을 옥시가 결코 몰랐을 리 없다”며 “기업의 부도덕한 행위로 초래된 역대 최악의 소비자 제품 피해”라고 밝혔다. 그는 26일 서울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PHMG가 흡입 독성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2001년 이전에 미국에서 이미 동물실험 결과로 밝혀진 바 있다”며 “SK케미칼이 2003년 호주에 가습기 살균제 원료를 수출할 때 같이 보냈던 물질안전보건자료에도 PHMG를 호흡기로 들이마시면 위험할 수 있다는 내용이 명기돼 있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2012년 한국환경보건학회에서 실시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의 노출 실태와 건강 영향 조사’ 연구 참여를 시작으로 가습기 살균제와 폐 손상의 인과관계 입증에 노력해 왔다. 이달 15일에는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의 요청을 받고 독성·임상·역학 등의 전문가 20명으로 구성된 전체회의에 참고인 자격으로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전문가들은 피해자들의 폐 손상이 가습기 살균제 때문이라는 결론을 재차 확인했다. “컴퓨터단층촬영(CT) 영상만 보면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폐 손상’과 ‘화학물질의 반복적인 흡입에 따른 과민성 폐렴’은 그 증상이 비슷합니다. 그러나 과민성 폐렴은 스테로이드 치료를 하면 그다음 날로 좋아지며 치료 없이 저절로 낫기도 합니다. 그런데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폐 손상은 항생제도, 스테로이드도 소용없습니다. 폐 이식이 되지 않으면 사망에 이를 만큼 치명적입니다.” 지난해 말 옥시는 피해자들의 폐 손상은 가습기 살균제 때문이 아니라 황사나 꽃가루 등의 다른 요인 때문이라는 내용의 의견서를 검찰에 제출했다. 임 교수는 “말도 안 되는 주장”이라고 말했다. “동물실험을 했을 때 똑같은 농도로 PHMG와 황사를 주입하면 같은 정도의 폐 손상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폐가 황사에 노출되는 정도는 굉장히 미미합니다. 황사로 인해 이번 피해자들 정도로 폐가 망가지려면 8시간 이상 꽉 막힌 밀폐 공간에서 엄청나게 많은 독성 물질에 장시간 노출돼야 합니다.” 임 교수는 “현재까지 공식 확인된 피해자는 사망 140명을 포함해 1528명이지만 문제의 가습기 살균제에 노출된 사람이 30만명으로 추산되는 만큼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PHMG에 고농도로 노출된 피해자들 외에 저농도로 장기간 노출된 사람들도 큰 문제입니다. PHMG로 인한 염증이 혈액을 따라 몸 안에 침투해 동맥경화 등 심혈관계 질환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발암성 유무도 규명해야 할 과제입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시론] 대학로 호객행위, 단속이 능사인가/최윤우 연극평론가·‘연극in’ 편집장

    [시론] 대학로 호객행위, 단속이 능사인가/최윤우 연극평론가·‘연극in’ 편집장

    서울 종로구 동숭동. 흔히 대학로라고 불리는 이곳은 공연예술의 중심지다. 반경 2.5㎞ 내에 170여개 공연장이 밀집해 있고, 연간 1200여편이 넘는 공연이 올라간다. 1980년대 후반부터 현재까지 연극, 뮤지컬, 무용, 음악 등 다양한 공연예술을 만날 수 있는 특별한 공간으로 자리해 왔다. 세계 어느 도시와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는 인프라를 자랑한다. 그런데 요즘 대학로와 관련된 뉴스에는 공연보다 ‘호객행위’라는 단어가 더 많이 등장한다. 대학로 호객행위 문제는 1996년부터 지금까지 대학로가 공연장 밀집 지역으로 형성된 이후 지속해서 거론된 잠재적 이슈였다. 다만, 최근 혜화경찰서를 비롯해 종로구, 대학로파출소, 공연예술계가 이전보다 적극적으로 호객행위 단속을 강화하자 이를 저지하기 위한 몇몇 공연 제작사들이 ‘생존권 위협’이라는 자극적 문구를 들고나오면서부터 관심이 뜨거워졌다. 급기야 호객행위로 단속을 받은 이들이 혜화경찰서 앞에서 시위하기에 이르렀고, 언론매체는 앞다투어 대학로 호객행위 현실을 기사화했다. 몇몇 곳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논리로 호객행위의 정당성을 피력한다. 마치 거대 집단이 소집단의 적극적이고 일반적인, 혹은 어려운 삶을 타파하기 위한 고육지책을 방해한다는 논조다. 서로 간의 협의를 통해 해결점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하거나 사실관계나 인과관계를 확인하지 않은 이야기로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이는 호객행위의 근본적인 문제가 무엇인가를 간과한 데서 비롯된다. 호객행위는 그 자체가 불법이다. 불법 행위에 논리적 관점을 제시해 줄 수 없는 일이다. 불편하고 힘들지만 나와 상관없는 일이라고 눈감고 넘어갈 수는 있다. 하지만 불법적인 행위 역시 어떤 연유가 있을 것이니 큰 피해가 아니라면 서로 상생할 수 있는 ‘호객행위 협의체’를 만들자는 것은 그야말로 언어도단이다. 불법 호객은 관객들의 공연 선택권을 침해하고, 대학로를 불편한 공간으로 각인시킨다는 점에서 우려할 만하다. 수준을 담보한 공연은 호객행위 없이도 관객이 알아서 찾는다. 호객행위를 하는 공연은 반대의 경우일 가능성이 크다. 또 호객꾼에게 이끌려 공연을 본 이들은 공연에 대한 경험이 없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작품성이 떨어지는 공연을 본 이들은 다시는 대학로 공연장을 찾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결국 호객행위를 뿌리 뽑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대학로에 대한 관객들의 오해와 공연예술의 수준에 대한 왜곡을 염려하기 때문이다. 이렇듯 ‘호객’이라는 불법적 행위는 정상적인 공연 질서를 저해하는 요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행위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정책은 여전히 미비하다. 그간 공연예술계에서는 다양한 의견을 통해 공연법 개정을 촉구해 왔다. 다만, 공연법 내 호객행위 금지 조항의 신설 등이 자칫 공연의 행위 및 홍보에서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로 논의가 진척되기 어려웠던 것도 사실이다. 구체적이고 실질적으로 가능한 방법이 하나 있다. 바로 서울시 문화지구 조례 개정이다. 서울시는 대학로를 2004년 5월 문화지구로 지정했다. 말 그대로 문화지구는 해당 지역의 문화예술을 보호하고 육성하기 위한 공간이다. 대학로가 공연예술 밀집 지역이자 공연예술의 중심지로서의 역할과 기능할 것을 서울시가 기대한다면 서울시가 문화지구 조례를 개정해 대학로 현실에 맞는 호객행위 근절 방안의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하지 않을까. 2014년 종로구는 ‘대학로 관리지구 계획안’을 제시한 적이 있다. 계획안에는 노점상 및 호객행위 전면금지 구역을 운영하고 단계별로 확산하는 내용이 있다. 호객행위 등에 과태료 부과를 위해 지역문화진흥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과 법 개정 후 호객행위 단속을 위한 단속팀 운영 등 다양한 제안이 들어 있었다. 아울러 소규모 공연 제작사를 위한 공동 마케팅 방안, 연극홍보 도우미 활동 등도 담겨 있다. 이런 내용을 이미 만들어 놓고도 실행하지 않은 배경은 모르겠다. 하지만 호객행위 근절 방향은 명확히 잡은 듯하다. 이런 아이디어를 현실에 적용한다면 대학로 호객행위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데 한 걸음 다가설 수도 있다.
  • 대규모 지진, 급격한 빙하기 유도했다 (연구)

    대규모 지진, 급격한 빙하기 유도했다 (연구)

    최근 잇따른 지진으로 일본과 에콰도르, 필리핀 등지에서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과거 지구의 역사 중 가장 규모가 컸던 지진은 그때마다 빙하기를 유도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연구진에 따르면 지구상에는 8000만 년 전과 5000만 년 전, 적도 부근의 텍토닉 플레이트(판상을 이루어 움직이는 지각의 표층)에서 큰 지진이 발생했다. 지진으로 지반이 대량 붕괴됐던 이 두 시기에 지구상에는 기후학적으로 주목할 만한 빙하기가 동시에 나타났는데, 연구진은 이러한 현상의 원인이 지진과 빙하기 사이의 인과관계가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지진으로 인해 지반이 붕괴되면서 적도 부근에서 암석의 풍화작용이 시작됐고, 풍화작용 과정에서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흡수되면서 온실효과가 감소해 기온이 떨어졌다는 것. 대규모 지진으로 인한 급격한, 그리고 대대적인 암석의 풍화작용이 결국 빙하기에 달하는 기온 저하를 이끌었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1억 8000만 년 전 지구는 초대륙(여러 대륙들이 모여 만든 하나의 거대한 대륙)이었지만, 이후 수 차례 지진으로 대륙이 갈라지는 과정을 거쳤다. 현재의 대륙 상태를 만든 몇 차례의 지진 중 8000만 년 전 발생한 지진과 5000만 년 전 발생한 지진은 화산을 바다에 잠기게 하고, 동시에 깊은 바다 속 암석을 물 밖으로 노출시킨 만큼의 거대한 규모였다. 이 과정에서 강력한 풍화작용이 발생했으며,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풍화작용에 활용되면서 기온이 급격하게 낮아지는 빙하기가 찾아온 것으로 연구진은 분석했다. 연구를 이끈 MIT의 지구과학 전문가 올리버 자고츠 박사는 “지금까지 학계는 수천만 년 전 지질연대에 따라 지구의 기후가 변화했다는 것에는 동의해 왔지만, 이것을 어떻게 연관시켜야 할지에 대해서는 의문이었다”면서 “이번 연구는 지질연대와 기후 변화의 연관관계를 최초로 증명한 사례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미국국립과학원이 발행하는 세계적인 학술지인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에 실렸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옥시 “폐손상 원인은 봄철 황사” 검찰·법원에 77페이지 반박 의견 제출

    옥시 “폐손상 원인은 봄철 황사” 검찰·법원에 77페이지 반박 의견 제출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 관련 은폐·조작 의혹을 받고 있는 가습기 살균제 제조업체 옥시레킷벤키저(옥시)가 가습기 살균제 사용자들의 폐손상 원인에 대해 “봄철 황사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검찰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뉴시스는 영국계 다국적 기업인 옥시가 가습기 살균제와 인체 폐손상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본 질병관리본부의 지난 2012년 역학조사 결과를 반박하는 총 77페이지 분량의 의견서를 서울중앙지검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에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옥시는 대형 로펌인 김앤장의 자문을 받아 검찰 수사가 시작된 직후 의견서를 제출했고, 관련 민사사건이 진행 중인 담당 재판부에도 제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옥시는 이 의견서를 통해 “폐질환은 비특이성 질환임에도 보건 당국의 실험에선 제3의 위험인자를 배제하지 않아 문제가 있다”면서 “정부 역학 조사 결과 신뢰도에 의문이 제기된다”고 주장했다. 비특이성 질환이란 유전 등 선천적 요인과 음주·흡연 등 후천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생긴 질병이다. 통상 인과관계가 명확지 않은 질병의 원인을 분석할 때 이 같은 용어를 사용한다. 옥시는 이어 가습기 살균제 사용자들 중에서 폐손상이 발생한 원인의 하나로 “봄철 황사가 폐질환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 가습기 자체에서 번식한 세균이 인체 폐손상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그러나 검찰은 국내 독성학과 의학·약학 분야 권위자 20명을 상대로 한 집단토론에서 질병관리본부의 역학조사 결과는 과학적으로 신뢰할 수 있다는 응답을 얻은 만큼 옥시 측이 제출한 의견서에 별다른 의미를 두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검찰은 오히려 옥시가 의견서를 제출하는 과정에서 자신들이 서울대와 호서대에 용역 의뢰한 실험 결과 중 일부 유리한 대목만 발췌했거나 내용을 왜곡한 부분이 있는지를 수사대상으로 판단하고 있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옥시의 의도적 왜곡과 은폐가 적발되면 관련자를 형사처벌할 계획이다. 검찰 관계자는 “가습기 살균제와 인체 폐손상 간의 인과관계는 정부 조사에서 일찌감치 확인됐고 학계도 이를 인정하고 있다”며 “폐손상 발병 원인을 두고 왈가왈부할 단계는 이미 지났고, 옥시측이 그 같은 의견서를 낸 것은 검찰 수사를 흐리려는 것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옥시 관계자 檢 출석… 살균제 주성분 안전성 검사 누락 정황

    옥시 관계자 檢 출석… 살균제 주성분 안전성 검사 누락 정황

    특별팀 발족 후 업계 인물 첫 소환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피해자를 가장 많이 양산한 옥시레킷벤키저 관계자를 소환하는 등 조사를 본격화하면서 4년여 만에 사건의 진상이 밝혀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사건의 여파로 가습기 살균제는 아예 시장에서 사라진 상태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은 19일 옥시 인사 담당 김모 상무를 불러 조사했다. 올해 1월 말 특별수사팀이 꾸려진 뒤 업체 관계자가 출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은 김 상무를 상대로 가습기 살균제 제품 출시 전후의 사내 의사결정 체계 등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옥시는 2001년 동양화학그룹 계열사이던 옥시 생활용품 사업부를 인수한 뒤 문제가 된 PHMG 인산염 성분이 든 가습기 살균제(옥시싹싹 뉴가습기 당번)를 제조·판매했다. 검찰은 옥시가 PHMG 성분을 제품에 사용하면서 흡입 독성 실험 등 안전성 검사를 누락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옥시가 제품의 위험성을 미리 알고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판매한 정황을 잡고 수사하고 있다. 이런 경우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옥시는 살균제 사태가 번지자 법인을 변경 설립해 법적 처벌을 피하려고 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제품과 폐손상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는 결과의 실험 보고서를 은폐하고 서울대·호서대 연구팀을 통해 자사의 필요에 맞게 결과가 정해진 ‘짬짜미 실험’을 했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검찰은 옥시 외에도 유사한 제품을 내놨던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관계자들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롯데마트와 홈플러스 등은 검찰 소환을 앞두고 피해자에 대한 사과와 관련 보상 방침을 내놨지만 옥시와 문제가 된 PHMG 공급사인 SK케미칼은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011년 12월 가습기 살균제를 시판 허가를 받아야 하는 의약외품으로 바꾼 뒤 시판 허가를 받거나 신청한 제품은 단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판 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제조사가 식약처에 제조업 신고를 하고, 제품의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한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檢 소환 직전 고개 숙인 롯데마트… 피해자들 “재벌 보호용”

    檢 소환 직전 고개 숙인 롯데마트… 피해자들 “재벌 보호용”

    A4 용지 1.5장 분량의 사과문을 읽어 내려가며 김종인 롯데마트 대표는 3차례에 걸쳐 5초씩 길게 허리를 굽혀 사과했다. 그러나 사과 회견 3시간 전 소식을 듣고 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낸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은 냉랭한 반응을 보였다. 한 피해자는 “정상적인 기업이라면 2011년 정부에서 가습기 살균제를 폐 손상 사망의 원인으로 지목했을 때 사과하고 수습했어야 한다”며 “때늦은 사과”라고 지적했다. 다른 피해자는 “롯데마트 앞에서 1인 시위를 몇 년째 해도 돌아보지 않던 기업이 검찰의 임원 소환조사가 임박했다는 보도가 나오자마자 사과 회견을 열었다”며 ‘면피용’이라고 일축했다. 또 다른 피해자는 “가습기 살균제와 관련해 검찰에 고발된 이들은 롯데의 신격호 총괄회장이나 신동빈 회장 등 살균제 판매 당시 롯데쇼핑 등기임원인데, 정작 사과는 가습기 살균제를 판매하지도 않은 현재 롯데마트 대표가 했다”면서 “재벌 일가를 보호하기 위한 꼬리 자르기”라고 폄하했다. 정부 공식 집계 결과 사망자 140명을 포함한 530명의 피해자를 양산한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관련해 나온 첫 제조·유통사의 사과에 피해자들이 마음을 닫은 데엔 지난 4~5년간 입법·사법 분쟁 과정에서 겪은 피로감도 반영됐다. 임흥규 환경보건시민센터 팀장은 “롯데마트를 비롯한 가해 기업들은 그동안 피해자들과의 대화를 기피했고, 폐 이식 등 때문에 가산을 탕진한 일부 피해자에게 합의를 종용하는 방식을 자행해 왔다”면서 “기존의 잘못된 합의에 대해 롯데마트가 재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폐 손상으로 첫째 딸을 잃고, 둘째 딸과 함께 폐 이식을 받아 평생 약을 투약해야 하는 어머니에게 롯데마트가 1인당 수천만원의 배상 조정을 종용한 사례를 전한 뒤 “당장 죽을 수 없기에 조정에 응한 이들이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최예용 소장은 “롯데마트의 사과가 빛이 나려면 검찰이 공정한 수사를 해야 한다”면서 “정부의 피해 조사에서 확인된 14개 제품의 24개 제조사를 모두 소환 조사하고, 검찰 내 피해신고센터를 설치해 미확인 피해자를 더 찾아내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편 롯데마트의 사과 이후 다른 기업들의 대응에 관심이 쏠리자 2004~2011년 유독성 가습기 살균제를 판매한 홈플러스도 이날 오후 “검찰 수사 종결 시 인과관계가 확인된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 협의를 진행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낸 데다 사고 이후 법인 고의 청산 의혹을 받고 있는 옥시레킷벤키저에는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폐 손상의 직접적 원인이 된 유독 원료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디닌(PHMG)을 여러 제조사에 공급한 SK케미칼은 “검찰 수사 중인 사안에 답변하지 않겠다”며 입장 발표를 유보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열두 살 딸, 자궁경부암 백신 맞혀도 될까? 접종 후 30분간 부작용 있나 보세요

    열두 살 딸, 자궁경부암 백신 맞혀도 될까? 접종 후 30분간 부작용 있나 보세요

    “우리 아이 자궁경부암 백신 꼭 맞아야 하나요.” 오는 6월부터 시행되는 자궁경부암 무료 예방접종을 앞두고 학부모들의 고민이 깊다. 일본 여성들이 자궁경부암 백신 접종 후 부작용을 호소하며 국가와 제약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집단 소송을 내기로 하는 등 안전성 논란이 끊이지 않아서다. 일명 ‘맘(mom) 카페’마다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에 대한 문의 글이 쏟아지고 있다. 일본 후생성에 따르면 재작년 11월까지 접종을 받은 초·중·고교생 338만명 가운데 2584명이 만성통증 등 부작용을 호소했고 최소한 186명은 호전되지 않았다. 후생성이 자궁경부암 예방 백신 부작용의 원인으로 지목한 물질은 백신 속 알루미늄이다. 백신 효과를 높이려고 첨가하는데, 자궁경부암 백신뿐 아니라 소아 때 접종하는 일본뇌염 백신 등에도 들었다. 60년간 백신에 쓴 성분이다. 알루미늄이 문제라면 다른 백신에서도 같은 부작용이 나타나야 한다. 대한산부인과학회와 대한부인종양학회는 지난 1일 “최근 일본의 일부 여성이 제기한 자궁경부암 백신의 이상반응은 인과관계가 입증되지 않은 주장”이라며 “과거 이상 반응 사례에 대해 이미 세계보건기구(WHO)가 세계적인 발생 현황을 검토해 안전함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미국 질병관리본부(CDC), 캐나다 보건부, 유럽의약품청(EMA) 등 공신력 있는 보건기관도 자궁경부암 백신의 예방 효과와 혜택이 잠정적 위험보다 훨씬 크다는 이유를 들어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을 권한다. 지난 1월 기준 65개국이 자궁경부암 백신 접종을 국가 필수예방접종으로 도입했다. 질병관리본부는 “국가예방접종사업의 대상 백신을 정할 때 첫 번째로 고려하는 게 안전성”이라며 “만약 일본에서 제기한 문제가 진짜 문제였다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허가도 내주지 않았을 것이고 질본도 백신 도입을 검토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질본 관계자는 “모든 백신에는 가벼운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며 부작용에 대비해 접종 후 30분간 병원에서 대기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자궁경부암은 성 접촉을 통해 감염되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에 의해 발생한다. 원인 바이러스 감염을 막는 것만으로 예방할 수 있어 암 중엔 유일하게 백신이 있다. 백신은 HPV에 대한 항체를 생성해 바이러스 감염을 막아 준다. 백신을 접종하고 1년에 한 번씩 정기검진을 받으면 자궁경부암을 95% 이상 예방할 수 있다. 자궁경부암은 40~50세 때 잘 걸리지만, 최근 젊은 환자가 증가하는 추세다. 성 경험 시작 시기가 빨라져서다. 지난해 청소년건강행태조사에 따르면 중·고교생의 성 경험 시작 평균 연령은 13.2세를 기록했다. 주웅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사춘기 시절 조기 성 경험은 자궁경부 세포를 빠르게 성숙시켜 자궁경부 세포를 변하게 하는데, 이러면 HPV 감염에 취약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만 12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자궁경부암 무료 예방접종을 시행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자궁경부암 국가 암 검진 시작 연령이 올해부터 30세에서 20세로 대폭 낮아졌다. 백신 접종을 마쳤다고 자궁경부암을 100% 예방할 순 없다. 암을 일으키는 인유두종바이러스는 종류가 워낙 많아 주원인인 ‘16형’과 ‘18형’ 외에 다른 유형의 바이러스에 감염돼 자궁경부암이 생길 수 있다. 자궁경부암 환자의 약 30%가 16형과 18형 이외 유형의 바이러스에 감염돼 발생한다. 국내에 시판이 허가된 ‘서바릭스’와 ‘가다실’은 암을 일으키는 인유두종바이러스 가운데 ‘16형’과 ‘18형’ 바이러스 유형에만 항체를 만든다. 가다실은 ‘6형’과 ‘11형’에도 작용하지만, 이 바이러스들은 자궁경부암과는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다. 주 교수는 “암 진행까지 10~15년 정도로 비교적 긴 시간이 걸리는 자궁경부암의 특성상 정확한 정기검진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사설] 살인 가습기 살균제 업체의 반도덕적 ‘만행’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으로 검찰 수사를 받는 문제의 업체 옥시레킷벤키저가 법적 책임을 피하려 온갖 계략을 동원한 사실이 드러났다. 수많은 목숨을 앗아 간 제품을 팔았으면 그에 걸맞은 책임을 지는 것이 순리다. 각성과 사태 수습은커녕 시종일관 ‘면피’할 속셈뿐이었다니 공분의 철퇴를 맞는 것은 당연하다. 한창 막바지 수사 중인 검찰에 따르면 옥시는 2011년 12월 주식회사에서 유한회사로 조직 형태를 바꿨다. 임신부들이 원인을 알 수 없는 폐 손상으로 사망하면서 진상 규명 여론이 뜨겁던 시점이었다. 누가 봐도 옥시 측이 형사 처벌을 피하려고 부린 빤한 꼼수로 읽힌다. 형사소송법은 피고인인 법인이 존속하지 않으면 공소 기각을 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처벌을 피하겠다고 느닷없이 신분 세탁을 했던 셈이다. 여론의 뭇매를 맞아도 할 말이 없을 옥시의 겁없는 ‘만행’은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2월 검찰이 압수수색에 들어가기 직전에는 부작용을 호소하는 고객들의 상품 후기 수백 건을 홈페이지에서 무더기로 삭제했다. 의도적으로 삭제했다는 의혹이 사실이라면 뒤늦게나마 시작된 검찰 수사조차 무력화하려 한 심각한 범죄 행위다. 100명이 넘는 인명 피해가 업체의 의도된 결과였을 리는 없다. 예기치 못한 최악의 상황에 맞닥뜨렸더라도 최선을 다해 수습하려는 것이 책임 있는 기업의 자세다. 그렇건만 실험 결과를 짜맞추기한 정황까지 들통났으니 정상 참작의 여지가 없다. 제품과 폐 손상에 인과관계가 있다는 정부 자료에 반박하려고 대학 연구소에 의뢰한 실험 보고서마저 유리하게 조작한 의혹이 짙다. 이쯤 되면 더이상 나쁠 수가 없는 악덕 기업의 전범이다. 소비자 무서운 줄 모르는 악질 기업으로 손가락질을 당해도 억울할 게 없다. 옥시레킷벤키저는 영국의 다국적 기업인 레킷벤키저가 옥시를 인수·합병한 회사다. 전체 사망자 146명 중 103명이 이 회사의 제품을 사용한 것은 이미 확인된 사실이다. 의문의 사망자가 숱하게 나왔는데도 4년 넘게 방치하다 우여곡절 끝에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관련 업체의 은폐 진상을 낱낱이 밝혀야 하는 것은 말할 나위도 없다. 그런 반도덕적 의도를 묵인하거나 동조한 관계자도 먼지 한 톨의 의혹이 남지 않게 수사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
  • [열린세상] 구조개혁:미래가 보낸 시그널/강태수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주미 특임파견관

    [열린세상] 구조개혁:미래가 보낸 시그널/강태수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주미 특임파견관

    자연현상의 인과관계는 시간 흐름에 따라 전개된다. 미래(결과)가 시간을 거슬러 현재(원인)를 바꿀 순 없다. 뉴턴 물리학의 요체다. 인과관계를 뒤집으면 드라마가 된다. 최근 종영된 텔레비전 드라마 ‘시그널’. 과거와 현재의 두 주인공이 무전기로 소통한다. 미래가 보낸 시그널을 단초로 현재 미제 사건을 해결한다. 미래가 현재를 바꾸는 건 드라마 소재로 그치지 않는다. 경제 행위도 마찬가지다. 경제주체가 선택한 ‘현재’ 의사 결정은 ‘미래’ 상황을 염두에 둔 결과다. 기업투자, 가계소비가 그렇다. 앞으로 소득이 늘어난다는 기대가 있어야 지금 소비와 투자를 늘리게 된다. 미래는 원인이고 현재가 결과인 셈이다. 세계 경제가 침체 국면을 헤매고 있다. 회복 전망도 요원하다. 글로벌 수요 위축의 거센 파도를 한국도 피해 가기 어렵다. 여전히 수출이 성장 엔진인 우리 경제에 더 큰 도전이다. 지난 1~3월 중 수출은 13.1% 감소했다. 수출의 경제성장에 대한 기여율도 2011년 202.7%에서 2015년 15.4%로 급감했다. 우리 물건을 사줄 상대국의 경제 사정이 예전만 못하기 때문이다. 수출상품 경쟁력 강화만으로 접근하는 건 한계가 있어 보인다. 수출이 제 몫을 못하면 빈자리를 기업 투자, 민간 소비 등 내수가 채워 줘야 한다. 하지만 국내총생산(GDP) 대비 기업투자 비중(29.1%)이 39년 만에 최저다. 민간 소비 비중은 27년 만에 가장 낮다. 청년실업률(12.5%)도 사상 최고치다. 기업이 투자를 꺼리고 가계는 지갑을 닫은 결과다. 금리라도 더 내려 내수경기 촉진에 나서라는 주문이 드세다. 그런데 통화정책만으로는 어려워 보인다. 유동성 사정은 지금도 충분히 완화적이다. 기업의 투자 결정은 실질금리 수준에 달려 있다. 명목 금리에서 인플레이션 기대를 뺀 것이 실질금리다. 최근 명목 기준금리가 1.5%, 인플레이션 기대는 2% 정도다. 실질금리는 이미 마이너스 영역에 있다. 2008년 이후 기업투자가 내리막이다. 장기간 지속 중인 하락세를 몇 번의 금리 인하로 반전시킨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오히려 위험한 투자 프로젝트를 부추겨 부실을 더 키우게 된다. 퇴출당해야 마땅한 한계기업에 연명할 기회만 줄 뿐이다. 내수 경기 부진의 두꺼운 벽은 미래를 바꿔야 뚫린다. 구조 개혁이 수단이다. 개혁으로 변화될 경제가 밝아 보이면 지금 소비하고 투자하게 된다. 방치된 돌부리를 치우고 팬 곳은 메워 평형한 운동장을 만들어 주는 게 첫 번째 과제다. 경쟁력을 잃은 기업은 구조조정이 갈 길이다. 어려운 과제다. 마구잡이식은 안 된다. 옥석을 구분하고 고용보험 등 안전망을 가동해야 한다. 다음으로는 공정하고 투명한 규칙을 세우는 거다. 그래야 선수들이 자유롭게 뛸 수 있다. 제도와 규제의 개혁이다. 10년, 20년을 바라보는 구조개혁이 당장 시급한 내수 경기 살리기에 도움이 되느냐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제약회사 주가는 신제품 개발 성공 뉴스에 곧바로 급등한다. 완제품이 출시 전인데도 먼저 반응하는 거다. 시그널(구조개혁의 내용)이 믿음을 주면 즉시 화답하는 곳이 시장이다. 현재 경제 상황을 두고 위기, 위기 하는데 위기는 항상 기회다. 때마침 유럽·일본 등의 양적완화 정책 시행으로 글로벌 유동성이 넘쳐난다. 국내 기업들도 거액을 내부 유보 중이다. 기업소득환류세까지 논의될 정도다. 기업이 이익을 투자·배당으로 안 쓰면 과세하겠다는 압박이다. 해외 투자자와 국내 기업들이 큰돈을 끼고 앉아 망설이는 중이다. 공감할 수 있는 청사진을 제시하면 투자가 살아날 수 있다고 보는 이유다. 220조엔(약 2250조원) 풀고도 성장이 정체된 일본, 중앙은행이 돈을 찍어 간신히 지탱한 ‘3년 반짝 회복’이다. 구조 개혁이 뒤따르지 않으면 성장은 ‘거기까지’라는 점이 교훈이다. 일본을 비아냥거릴 처지가 못 된다. 우리도 개혁 시도가 번번이 벽에 부딪히는 형편이다. 모처럼의 노사정 대타협(2015년 9월 15일 합의)이 좌절에 직면해 있다. 노동·교육·금융·공공부문 4대 개혁과제 중 피부에 와 닿는 성공 사례가 몇 개나 되나. 미래가 보내는 시그널은 구조 개혁이다. 20대 국회에도 크게 들렸으면 한다.
  • [사설] 가습기 살균제 보고서 조작 의혹 진상 뭔가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살균제 제조사의 의뢰를 받아 수행한 서울대 수의과대학 연구팀 보고서가 충분한 실험을 거치지 않은 채 조작됐다는 의혹에 대해 조사 중인 것으로 그제 드러났다. 연구팀 보고서가 실제와 달리 왜곡된 사실이 밝혀지면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을 수밖에 없다. 연구팀의 조작이든, 제조사의 조작이든 간에 위험에 노출된 생명을 고의성 여부를 떠나 방치한 결과와 다름없는 까닭에서다. 사건은 2006년부터 불거진 의문의 폐질환 논란 속에 2011년 임신부 4명의 급성 폐질환 사망 원인이 가습기 살균제에 맞춰지면서 비롯됐다. 이후 집계된 피해자는 임신부를 포함해 영·유아까지 무려 143명에 이른다. 검찰은 2012년 관련 업체에 대한 고소·고발을 4년 가까이 손놓고 있다가 올해 1월 말에야 특별수사팀을 구성해 수사에 나섰다. 초점은 제조사나 유통사가 제품을 시판하기 전에 안전성 검사를 제대로 했는지, 또 흡입 위험성을 사전에 인지하고도 제품을 제조했는지 등에 맞춰져 있다. 살균제와 폐 손상 사이의 인과관계에 대한 검증이 핵심이다. 검찰은 지난 2월 제조사인 옥시레킷벤키저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에서 서울대 연구팀이 회사 측에 회신한 보고서가 조작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경위를 확인하고 있다. “살균제가 유해하지 않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보고서가 제조사 측에 유리하게 작성된 정황이 있다”는 게 검찰 측의 설명이다. 현재로선 의혹 수준이다. 최근 서울대 연구진 등을 참고인으로 조사한 것도 이 때문이다. 제조사 측도 곧 소환하기로 했다. 옥시 측은 지금까지 연구팀 보고서를 근거로 “살균제와 폐 손상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검찰은 충분한 실험 결과를 담지 못한 채 보고서가 작성된 경위를 밝혀내야 한다. 옥시 측의 주도 아래 또는 서울대 연구팀이 독자적으로, 아니면 합의에 의해 부실한 보고서가 만들어졌는지를 캐내야 하는 것이다. 특히 사인을 둘러싼 공방이 첨예한 만큼 인과관계를 뒷받침할 확실한 증거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과학적 역량을 총동원할 필요가 있다. 실체적 진실의 규명만이 피해자와 가족들의 억울함을 조금이나마 풀어 줄 수 있는 데다 엄정한 책임을 물을 수 있다. 뒤늦게 국민 생명·안전과 직결된 사건이라며 수사에 착수한 검찰의 반성이자 과제다.
  • “메갈로돈 멸종 이유는 먹잇감 감소와 경쟁자 등장”

    “메갈로돈 멸종 이유는 먹잇감 감소와 경쟁자 등장”

    과거 바다를 지배하며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한 해양동물로 군림한 포식자가 있다. 바로 현존하는 백상아리와 유사한 모습을 가진 '카르카로클레스 메갈로돈'(Carcharocles megalodon)이다. 이름도 무시무시한 메갈로돈은 2300만 년 전 나타나 260만 년 전 멸종한 전설의 상어다. 메갈로돈은 이름 그대로 ‘커다란(Megal) 이빨(odon)’이란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연골어인 탓에 이빨과 턱뼈만 남아 간혹 발견되고 있다. 특히 메갈로돈은 가장 난폭한 백상아리도 ‘간식’ 밖에 안될 만큼 막강한 전투력을 자랑한다. 최근 스위스 취리히 대학 연구팀이 메갈로돈의 멸종 이유를 밝힌 연구 결과를 발표해 관심을 끌고있다. 그간 전문가들은 메갈로돈의 멸종을 이끈 유력한 원인으로 기후변화를 꼽아왔다. 그러나 취리히대 연구팀은 메갈로돈 화석 200개와 이동 분석을 통해 유력한 '용의자'로 먹잇감 감소와 경쟁자 등장을 지목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메갈로돈은 1600만 년 전 주로 북반구에서 서식했다. 이후 메갈로돈은 유럽과 인도양 지역으로 퍼졌고 대략 500만 년 전에는 아시아와 호주로 이동하며 서서히 개체수가 감소하기 시작했다. 이같은 사실은 각 지역에서 발견된 화석의 연도를 측정해 이루어졌다. 연구를 이끈 카탈리나 피멘토 박사는 "각 시기 기후변화와 메갈로돈의 개체수 감소 및 멸종 사이의 인과관계를 찾을 수 없었다"면서 "기후변화는 메갈로돈의 개체군 밀도와 서식 범위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메갈로돈의 분포와 먹잇감 개체수가 떨어지는 수치와 일치했다"면서 "고대 범고래 같은 새로운 포식자도 등장하기 시작해 점점 더 먹이 경쟁에 어려움을 겪게 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메갈로돈은 18m까지 성장하며 길이 18cm에 달하는 무시무시한 이빨을 가졌다. 특히 무는 힘이 무려 20톤에 달해 육상 최고의 포식자였던 티라노사우루스를 능가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멀티비츠 이미지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In&Out] 네 명 중 한 명은 나쁜 환경으로 죽는다/정지태 고려대의대 교수·환경부 어린이 환경보건 출생 고호트 운영위원장

    [In&Out] 네 명 중 한 명은 나쁜 환경으로 죽는다/정지태 고려대의대 교수·환경부 어린이 환경보건 출생 고호트 운영위원장

    지난 15일 세계보건기구(WHO)는 2012년 전 세계 사망자의 넷 중 하나는 우리가 처한 나쁜 환경으로 인한 질병 때문에 죽음에 이르렀고, 이는 국가가 노력만 하면 예방도 가능한 일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국민의 미래 건강은 국가가 건전한 환경의 조성을 위해 얼마나 노력하는가에 달렸다는 말이기도 하다. 같은 날 환경부가 주관하는 미래 국민 건강을 위해 향후 20년에 걸쳐 시행하는 어린이 환경보건 출생 코호트(cohort·특정 환경이나 경험을 공유한 사람들의 집체) 2년차 착수 보고회와 과학전문위원회가 열렸다. 이들 사업은 미국에서는 2000년에 시작됐고, 덴마크 노르웨이가 뒤따랐으며, 2009년 일본도 10만명 규모의 코호트 사업을 시작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부터 시작돼 올해 처음으로 지난번 회의에서 그 결과 일부를 보고하고, 2년차 사업을 위한 개선을 논의했다. 외국 결과를 가져다 쓰면 되지 않을까 생각할 수도 있으나, 그들과 우리는 삶의 환경이 달라 질병 발생의 패턴이 다르다. 출생 코호트는 특정 기간에 태어난 집단을 대상으로 잘 계획된 광범위한 역학 연구를 10년, 20년 단위로 지속적으로 수행함으로써 인구학적 특성의 변화를 알 수 있고, 이를 의학에 적용하면 질병 발생의 추이를 보고 원인을 규명, 예방할 수 있는 자료가 된다. 흡연과 폐암의 관련성 확인, 원폭 피해자가 특정 질환 발생이 높고 자녀도 일반인의 100배에 달하는 유병률을 보이며, 이들에 대한 보호 대책을 세우는 정책도 코호트 연구를 통해 이루어진 것이다. 우리나라는 이미 2006년부터 환경부 주도로 ‘산모, 영유아 건강영향 조사’를 했다. 그러나 예산 확보의 어려움으로 조사 지역이 한정돼 전국적인 대표성이 부족했고, 조사 규모도 적어서 유병률이 낮은 질환에 대한 연구는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일본은 2009년부터 우리보다 먼저 전국 규모의 사업을 시작해 3년 만에 10만명을 모집했다. 환경부에서는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전국적인 규모로 산모 10만명을 모집한 후 영유아기부터 청소년기까지 유해환경 노출과 건강영향을 20년간 추적 조사해 환경 노출에 따른 질병의 인과관계를 규명하는 ‘어린이 환경보건 출생 코호트’ 사업을 힘든 여건에서도 시작했다. 이 사업은 특성상 눈에 보이지 않는 국민 건강의 문제이고, 당장 결과를 내놓을 수 있는 사업도 아니어서 정부와 국회를 설득하기에는 힘든 사업이다. 올해도 지난해의 결과를 바탕으로 보다 충실한 자료 수집을 해야 하는데, 예산이 제대로 확보되지 않아 연구 인력 확보가 너무 어려운 실정이다. 가장 걱정스러운 일은 이 사업이 과연 앞으로 20년 지속될 가능성이 있는가 하는 점이다. 현 정부가 역점을 두고 있는 창조경제는 건강한 국민이 있어야 가능하며, 건강한 국민은 건전한 생활환경에서 나온다. 우리나라의 미래는 이제 태어날 아기들의 건강 상태가 좌우할 것이고 이들의 출생환경과 성장환경 개선을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은 바로 지금이다. 이 사업이 지속돼 좋은 결과를 맺을 수 있도록 예산 당국의 관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 ‘폼알데히드, 아토피피부염 악화 요인 맞다’

    ‘폼알데히드, 아토피피부염 악화 요인 맞다’

     폼알데히드가 피부의 방어기능을 무력화해 아토피피부염의 증상을 악화시키는 직접적 요인이라는 사실이 국내 연구팀에 의해 규명됐다. 공기 중에 존재하는 수많은 환경 유해물질 중 폼알데히드만 따로 분리, 단독으로 인과관계를 입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서울병원 환경보건센터 안강모·김지현(소아청소년과·사진) 교수팀은 깨끗한 공기와 폼알데히드가 포함된 공기를 아토피피부염 환자 41명과 대조군 34명에게 각각 노출시킨 결과,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28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영국피부과학저널(British Journal of Dermatology)에 게재될 예정이다.  연구팀은 안전성평가연구소 흡입독성연구센터(센터장 이규홍)와 공동 개발한 ‘환경유발검사 시스템’을 이용, 피검자의 피부에 폼알데히드와 깨끗한 공기를 노출시켜 반응 정도를 살폈다. 그 결과, 폼알데히드를 포함한 공기에 노출된 아토피피부염 환자와 대조군 모두에서 경피수분손실도(TEWL)가 현저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피수분손실도란, 피부를 통해 수분이 손실되는 양을 뜻한다. 경피수분 손실이 많아지면 피부가 건조해져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가려움증이 더욱 심해질 뿐 아니라 피부장벽의 손상까지 유발할 수 있다. 연구에서는 폼알데히드에 노출한 시간에 따라 수분손실도가 점차 증가해 대조군의 경우 1시간 노출시 4.4%, 2시간 노출시 11.2%로 각각 측정됐다. 이에 비해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경우 대조군보다 2배 가량 더 많은 수분이 빠져나갔다. 이들 환자의 경우 1시간, 2시간 노출 시 수분손실도가 각각 10.4%, 21.3%로 나타났다. 피부 산도(skin pH) 역시 같은 방법으로 측정한 결과, 폼알데히드에 각각 1시간, 2시간 노출됐을 때 아토피피부염 환자는 1.2%, 2.0%가 늘었다. 대조군은 큰 변화가 없었다. 이는 폼알데히드의 노출에 의해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피부 기능이 손상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주는 결과다.  이에 따라 앞으로 아토피피부염을 진단, 치료하는 데도 변화가 예상된다. 지금까지는 집 또는 주변 환경에서 포집한 공기에서 유해물질의 구성비나 농도 등을 토대로 간접 분석하는 방식을 사용했으나 이제는 어떤 물질이 환자에게 악영향을 미치는지를 직접 분석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예컨대, 폼알데히드에 특별히 민감한 환자에게는 주요 발생원인 새 가구, 접착제, 페인트 등의 사용에 주의를 기울이도록 권고하는 한편, 실내공기 중 폼알데히드 농도를 점검하도록 조치할 수 있게 되는 것.  연구팀은 같은 원리를 이용해 톨루엔, 미세먼지, 이산화질소(NO2), 총휘발성유기화합물 등으로 검사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안강모 교수는 “아토피피부염과 관련된 환경요인을 입증할 수 있으면 이 물질을 제거함으로써 불필요한 약물의 사용을 줄이면서 아토피피부염을 치료할 수 있다”면서 “이런 방식으로 어릴 때부터 관련 질환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면 아토피피부염은 물론 천식, 알레르기비염 등 관련 질환을 예방하거나 증상을 완화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재억 의학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스트레스 받아도 우울증 막는 유전자 발견

    스트레스 받아도 우울증 막는 유전자 발견

    장기간 스트레스를 받아도 우울증에 걸리지 않게 하는 유전자가 발견됐다. 일본 야마구치대 와타나베 요시후미 교수 등이 참여한 연구진이 특정한 유전자를 뇌에서 활성화시킨 쥐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장기간 스트레스를 줘도 실험 쥐가 우울증에 걸리지 않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국제 학술지 ‘생물정신의학저널’(Journal Biological Psychiatry) 최신호(3월23일자)에 발표했다. ‘SIRT1’으로 명명된 이 유전자는 노화 세포의 사멸을 억제해 장수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단백질 탈아세틸화효소 ‘시르투인’을 만들어내는 장수 유전자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기존 연구를 통해 우울증 환자의 말초 백혈구에 있는 SIRT1 유전자의 발현량이 감소하고 있는 것을 밝혀냈다. 또 다른 연구팀이 우울증 환자에 관한 대규모 유전자 분석을 한 연구에서도 SIRT1 유전자는 우울증과 강력한 연관성이 있는 것이 시사됐다. 하지만 SIRT1의 발현 기능에 이상이 생긴 것과 스트레스 유발성 우울증의 인과관계는 지금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이에 대해 이번 연구팀은 유전적 배경이 다른 연구용 검은 생쥐(C57BL/6, 이하 B6)와 알비노 생쥐(BALB/c, 이하 BALB)에 만성 스트레스를 6주 간 부여하고 우울 및 불안 행동을 측정하는 사교성 시험을 시행했다. 그 결과, 알비노 쥐는 상대 쥐와의 접촉을 싫어하는 등 불안과 우울형 행동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검은 쥐는 불안과 우울형 행동의 증가가 보이지 않았다. 따라서 이런 두 쥐의 뇌에서 어떤 차이가 있는지 조사한 결과, 스트레스에 약한 알비노 쥐의 해마에서 SIRT1 양이 감소했다. 반면 스트레스에 강한 검은 쥐의 해마에서는 SIRT1 양이 변화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알비노 쥐의 해마에 ‘야생형’(wt·돌연변이형에 대해 정상형을 의미)의 SIRT1과 활성을 저해하는 ‘우성 음성’(Dominant negative)형의 SIRT1을 각각 과잉 발현시켰다. 그 결과, 우성 음성형 SIRT1을 과다 발현시킨 쥐는 불안과 우울형 행동의 증가가 관찰됐으나 야생형 SIRT1을 과다 발현시킨 알비노 쥐는 만성 스트레스를 받은 뒤 불안과 우울형 행동이 사라졌다. 또한 SIRT1 억제제와 활성화제를 알비노 쥐의 해마에 각각 투여한 뒤 행동을 평가한 결과 억제제를 투여한 쥐는 불안과 우울형 행동이 증가했지만, 활성화제를 투여한 쥐에 만성 스트레스를 준 경우는 대조군에서 인정된 불안과 우울형 행동의 증가가 사라졌다. 이 결과에 따라 SIRT1의 기능을 높이는 약물이 스트레스 저항성을 유도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앞으로 SIRT1 유전자를 대상으로 하는 새로운 항우울제를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보복·난폭 운전자, 뇌에 기생충 감염 가능성 있다(연구)

    보복·난폭 운전자, 뇌에 기생충 감염 가능성 있다(연구)

    보복 운전이나 난폭 운전은 그 운전자의 뇌 속에 특정 기생충이 침투해서 빚어진 일일지 모른다. 미국의 과학매체 사이언스데일리는 23일(현지시간) “로드 레이지(보복·난폭 운전을 이르는 말) 등 극단적이고 충동적인 분노를 터뜨리는 ‘간헐적 폭발 장애’라는 정신질환을 앓는 사람들은, 다른 건강한 이들보다 ‘톡소포자충’에 노출돼 있을 가능성이 두 배 이상 크다”고 보도했다. 톡소포자충(학명· toxoplasma gondii)은 아메바와 같은 단세포의 진핵생물인 원충의 일종으로 ‘톡소포자충증’(toxoplasmosis)이라는 인수공통(人獸共通) 전염병을 일으키는 병원체다. ‘톡소플라스마증’이라고도 불리는 톡소포자충증은 미국에서는 매우 흔한 기생충 감염으로, 해당 기생충에 감염되더라도 면역체계가 강하면 아무런 임상증세나 질병이 나타나지 않으며 증세가 나타나더라도 대부분 림프샘이 붓거나 근육통이 짧게는 며칠에서 길게는 한두 달 정도 지속하는 몸살감기 정도다. 그런데 미국 시카고대 연구팀이 성인남녀 358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간헐적 폭발 장애’와 ‘공격성 증대’라는 두 요인 모두에 연관성 있는 사람 중 30%에서 톡소포자충증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이끈 에밀 코카로 시카고대 교수는 “우리 연구는 톡소포자충이 잠복 감염으로 뇌의 화학적 성질이 변하는 과정에서 공격적 행동을 할 위험성이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잠복 감염은 병균이 몸 안에 들어가 잠복기가 지난 후에도 겉으로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또 코카로 교수는 “하지만 톡소포자충증에 양성 반응을 보인 모든 사람이 공격성 문제를 가진 것은 아니었으므로, 정확한 ‘인과관계’가 있다고는 확신할 수는 없다”고 말해 추가 연구의 필요성을 시사했다. 간헐적 폭발 장애(Intermittent explosive disorder)는 폭발적 행동이 자기 의사와는 상관없이 발작적으로 일어나며 간헐적으로 반복되는 것으로 정의된다. 이번 연구가 진행된 미국에서는 이런 간헐적 폭발 장애를 가진 환자가 양극성 장애(조울증)와 정신 분열증(조현병) 환자를 합친 수보다 많은 160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연구팀은 간헐적 폭발 장애와 충동적 공격성에 관한 진단과 치료를 개선하기 위한 선구적 연구의 일부로 이번 연구에서 이런 정신 질환이 매우 흔한 기생충 감염인 톡소포자충증과 연관성이 있는지를 조사했다. 톡소포자충증은 덜 익힌 고기나 오염된 식수, 혹은 극히 일부 사례로 톡소포자충에 감염된 고양이의 배설물이 입으로 들어갔을 때 감염될 수 있다. 또한 학계에서는 정신 분열증이나 양극성 장애, 자살 행동 등 여러 정신 질환을 앓는 사람들 가운데 톡소포자충이 뇌 조직에 침투해 있는 사례에서 서로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 참여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간헐적 폭발 장애는 물론 인격 장애, 우울증 등 여러 정신 질환을 평가했다. 또한 참가자들의 분노와 공격성, 충동성을 포함한 성격적 특성이 얼마나 되는지 기준을 만들어 점수화했다. 참가자들은 세 그룹으로 분류됐는데 첫 번째 그룹은 기존에 간헐적 폭발 장애 진단을 받은 사람들이었고, 두 번째 그룹은 어떤 정신의학적 진단도 받은 적이 없는 건강한 사람이며, 나머지 그룹은 간헐적 폭발 장애는 아니지만 몇 가지 정신 질환이 있는 것으로 진단됐다. 연구팀은 간헐적 폭발 장애가 있는 것으로 진단된 첫 번째 그룹은 혈액 검사에서 톡소포자충증에 양성 반응을 보인 사람들이 22%로 나타났다. 이는 건강한 두 번째 그룹의 9%보다 2배 이상 많은 수치다. 또한 이들은 다른 두 대조 그룹보다 공격성과 충동성에서 훨씬 더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다른 정신 질환을 앓는 그룹에서는 약 16%가 톡소포자충증에 관한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이들은 건강한 대조군과 비슷한 공격성과 충동성 점수를 받았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톡소포자충증에 양성 반응을 보인 사람들은 분노와 공격성 점수가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톡소포자충증과 충동성 증대가 연관성이 있었지만, 공격성 점수를 조정하니 두 관계는 의미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즉 이번 결과에서는 톡소포자충증과 공격성이 가장 강하게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연구팀은 이 결과가 톡소포자충증 감염이 공격성 증대나 간헐적 폭발 장애를 일으킬지를 설명한 것은 아니라고 못 박았다. 연구에 참여한 로이스 리 시카고대 부교수는 “연관성 즉 상관관계는 인과관계가 아니다”라면서 “이는 아직 메커니즘이 완벽히 규명된 것이 아닌 만큼 사람들이 고양이를 키우지 말아야 한다는 것과 직결되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우리는 약물을 사용해 잠재적인 톡소포자충증의 감염을 치료하면 공격성을 줄일 수 있는지 관찰하는 실험 연구를 진행할 것”이라면서 “연구가 진척되면 톡소포자충의 잠복 감염을 조기에 치료함으로써 톡소포자충증 양성 환자에서 나타날 수 있는 간헐적 폭발 장애를 합리적으로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23일 세계적 권위의 정신과 학술지인 ‘임상 정신의학 저널’(Journal of Clinical Psychiatry)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생활정책 Q&A] 업무상 재해 인정 요건은

    [생활정책 Q&A] 업무상 재해 인정 요건은

    산재보험은 산업재해를 당한 근로자에게 신속하게 보상하고 사업주에게는 재해 발생 시 보상에 따른 경제적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해 국가에서 관장하는 사회보험이다. 근로복지공단이 정부를 대신해 사업주로부터 보험료를 징수하며 산업재해로 부상·사망한 근로자와 가족에게 보험급여를 제공한다. 그렇다면 회식이나 야유회에서 사고를 당했을 때 업무상 재해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 21일 고용노동부와 근로복지공단에 문의했다. Q. 업무상 재해의 요건은. A. 근로자가 사고로 인해 부상을 입거나 사망했다면 세 가지 요건을 충족했을 때 업무상 재해 판정을 받을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근로자가 근로계약에 의한 업무를 사업주의 지배 관리하에 수행하는 상태에서 사고가 발생했거나 사업주가 관리하고 있는 시설물의 결함 또는 관리상의 하자로 사고가 발생해 피해를 당했을 경우입니다. 사고와 근로자의 피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을 때, 근로자의 고의 자해행위나 범죄행위 또는 그것이 원인이 되어 발생한 사고가 아닐 때 업무상 재해 판정을 내립니다. 단, 업무상 스트레스로 인해 정신과 치료를 받았거나 업무상 재해로 요양 중인 근로자가 정신장해로 정상적인 인식능력이나 행위선택능력, 정신적 억제력이 현저히 저하된 상태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 업무상 재해로 인정할 수 있습니다. Q. 회식 뒤 사고에 대해 업무상 재해 판정을 받으려면. A. 각종 판례에서 중요한 부분은 회식에 강제성이 있었는지, 근로자 본인이 자발적으로 과음했는지, 회식 비용을 회사에서 부담했는지 여부입니다. 다만 한 가지 사항만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상황을 종합적으로 봅니다. 공식적인 자리가 아닌 직원 2~3명의 친목모임이거나 2차 회식 장소에서의 사고는 업무상 재해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거래처 직원과의 회식은 업무상 재해로 인정받은 판례가 있습니다. Q. 운동경기나 야유회, 등산대회 중 사고도 업무상 재해 판정을 받을 수 있는지. A. 사회 통념상 근로자가 행사에 참여하는 것이 회사의 노무관리 또는 사업 운영상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재해로 인정합니다. 다만 그 범위는 매우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습니다. 사업주가 행사에 참여하는 근로자를 출근하는 것으로 처리하거나 행사에 참여하도록 지시하는 경우, 사전 보고를 통해 사업주의 참가 승인을 얻은 경우에는 사고 시 재해 판정을 받게 됩니다. Q. 출퇴근 중의 사고에 대해 재해 인정을 받으려면. A. 근로자가 출퇴근 중에 발생한 사고로 피해를 당했을 경우 업무상 재해 판정을 받으려면 두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합니다. 사업주가 출퇴근용으로 제공한 교통수단에서 사고가 났거나 교통수단에 대한 관리 이용권을 사업주가 갖고 있어야 합니다. 즉, 근로자 본인 소유의 자가용을 이용하다 사고가 났다면 업무상 재해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세종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공사장 소음·매연에 꿀벌 폐사…인근 양봉장 피해 배상 잇따라

    공사 소음과 진동, 매연 등에 의한 꿀벌 피해 배상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겨울철 동면 기간 중 피해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는 15일 공사장 발파 소음과 진동으로 월동하던 꿀벌이 폐사한 피해 사례와 관련해 시공사 등에 170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결정했다. 강원 양양에서 양봉을 하는 A씨는 2014년 8월부터 다음해 5월까지 양봉시설에서 260m 정도 떨어진 공사장의 발파 소음과 진동으로 벌이 폐사하고 꿀의 상품성이 떨어지는 피해를 당했다며 5억 1500여만원의 피해 배상을 요구했다. 분쟁위 조사 결과 공사장 소음(최대 67.8㏈)과 진동(평균 0.1㎝/sec)이 가축 피해 인과관계 검토 기준(소음 60dB, 진동 0.02㎝)을 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정 기준이 넘는 소음과 진동은 날개 진동의 강약으로 의사소통을 하는 꿀벌의 활동을 방해해 꿀 생산과 산란 등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겨울철 꿀벌은 벌통 안에서 봉구를 만들어 날갯짓을 통해 열을 일으켜 생존하는데 소음, 진동 등의 외부 요인으로 봉구에서 떨어져 나간 개체는 저체온증으로 죽게 된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같은 부대 軍 간부 잇달아 총기 자살

    최전방인 경기도 연천 지역의 한 육군 부대에서 장교와 부사관이 이틀 간격으로 잇따라 자살로 추정되는 총기 사고로 숨져 군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11일 육군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쯤 연천군 신서면 대광리 민간인출입통제선 지역에서 홍모(27) 중사가 얼굴에 총상을 입고 쓰러진 채 발견됐다. 홍 중사는 근무지에서 100m가량 떨어진 곳에서 같은 부대원에게 발견됐고 옆에는 소총이 떨어져 있었다. 군 당국은 헬기를 이용해 홍 중사를 긴급 후송했지만 사고 1시간 반 만인 오전 11시 30분쯤 끝내 숨졌다. 군은 지난해 7월 부대에 배치된 홍 중사가 자신의 소총으로 자살한 것으로 추정하고 주변 인물들을 대상으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이틀 전인 지난 9일 오후 6시에는 대광리 인근 도로에서 같은 사단 소속 오모(37) 소령이 도로에 주차된 군용차 운전석에서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됐다. 오 소령은 전방 순찰을 마친 뒤 혼자 군용차를 운전하고 부대에 복귀하던 중이었다. 군 관계자는 “두 사람이 같은 부대인 것은 맞지만 두 사고는 별개의 사안으로 인과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서동철 기자의 문화유산 이야기] 서울 흥천사 감로왕도

    [서동철 기자의 문화유산 이야기] 서울 흥천사 감로왕도

    감로탱(甘露幀)은 외래 종교인 불교를 한국인들이 얼마나 창조적으로 해석하고 신앙했는지 보여 주는 불교 회화이다. 전생에 지은 죄에 따라 육도윤회(六道輪廻)에 고통받는 중생이 구제 과정을 거쳐 극락에 이른다는 스토리를 담고 있다. ●감로탱 중생이 구제 통해 극락 이른다는 내용 감로탱화, 감로도, 감로왕도라고도 부르는데, 일반적으로 과거-현재-미래가 인과관계로 연결되는 3단 구성으로 그려졌다. 아래부터 지옥도와 아귀도에서 헤매는 중생도 단이슬(甘露)이 상징하는 풍성한 음식이 베풀어진 의식을 거치고 나면 부처가 머물고 있는 세계로 올라설 수 있음을 상징한다. 우리나라에만 있는 감로탱은 목련존자가 아귀도에 빠져 고통받는 어머니를 구하려 도움을 청하자 부처가 가르쳐 준 방법을 담은 그림이다. 부처의 가르침대로 산천에 떠도는 외로운 영혼을 천도하기 위한 수륙재나 조상을 윤회의 고통에서 벗어나게 하는 우란분재에서 쓰였다. 이렇듯 경전 내용을 의식용 그림으로 재창조한 독창적인 그림이 불교가 극심한 탄압을 받던 조선시대 꽃을 피웠다는 것은 흥미롭다. 제작 연대가 가장 빠른 것은 일본 나라국립박물관에 있는 약산사 감로탱(1589)이다. 감로탱은 하단의 육도윤회상이 조성 당시의 사회상을 생생하게 보여 준다는 점에서 풍속화로도 높은 평가를 받는다. 1939년 조성된 서울 돈암동 흥천사 감로왕도는 특히 일제강점기 사회상을 담아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흥천사는 조선 태조의 계비인 신덕왕후의 무덤인 정릉의 원찰이다. 공주 마곡사를 중심으로 활동한 계룡산파 화맥(畵脈)의 보응 문성(普應 文性)과 그의 제자인 남산 병문(南山 炳文)이 그렸다. 두 화승은 기존의 감로왕도 도상을 바탕으로 당시의 핵심적 사회상을 서양화법으로 과감하게 담아냈다. 남산 병문은 사회주의 문화예술 운동에 가담한 것으로도 알려진다. 한국 현대 미술의 1세대 조각가로 카프(조선프롤레타리아 예술가동맹)를 주도한 김복진과도 교류했다. 1949년 출범한 불교미술연구회에 미술부장으로 참여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하지만 6.25전쟁 이후 행적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흥천사 감로왕도 1939년 현실에 맞게 재해석 당시는 중일전쟁이 한창이었고, 일본이 1941년 미국의 진주만을 공격하기 직전이었다. 두 화승은 이 언저리의 시대상을 먹선으로 분할한 31개의 화면에 담았다. 전투함이 돌진하고 전투기가 날아가는 가운데 엄청난 위력을 가진 포탄이 여기저기서 터지는가 하면, 육군은 기세등등하게 탱크를 앞세우고 상대 진영을 불바다로 만들고 있다. 지옥도 빠져 고통받는 중생의 모습이 바로 이럴 것이다. 일제가 남산에 세운 조선신궁과 침략의 본거지 통감부의 모습도 사실적으로 담았다. 1905년 을사늑약으로 설치된 통감부는 1910년 한일강제병합 이후 총독부로 바뀌었으니 당대의 모습은 아니다. 자동차 여행, 기차가 다니는 어촌, 코끼리 서커스단, 전당포, 전신주 공사, 전화 거는 모습, 스케이트 타는 모습 등 이전 시대와는 다른 새로운 문물의 양상도 펼쳐진다. 흥천사 감로왕도는 최근까지 전쟁 장면이 담긴 몇몇 장면은 호분칠을 하고 흰 종이로 가려놓기도 했다. 지난해 불교중앙박물관 전시회에서는 종이를 모두 떼어냈지만 하단의 오른쪽 맨 아래 장총을 둘러메고 일렬로 행진하는 일본군의 모습은 호분칠이 짙어 흐릿하게 보일 정도다. 흥천사 감로왕도에 담긴 새로운 사회상은 이 그림을 한때 일제의 식민지배를 정당화하는 목적을 가진 불화(佛畵)로 분류하게 만든 이유가 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당대 삶의 모습을 가감 없이 투영한 이 그림을 20세기 전반기를 대표하는 불교 회화의 하나로 재평가하는 분위기다. 서울시는 이 그림이 보존 및 활용 가치가 큰 근대문화유산이라는 점에서 등록문화재 지정을 최근 문화재청에 요청했다고 한다. 글 사진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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