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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남중국해 영토분쟁 섣부른 개입은 화 부른다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로 미국과 중국이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한국 외교가 다시 시험대에 오를 조짐이다. 대니얼 러셀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최근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와 한국국제교류재단(KF)이 공동 주최한 세미나에서 우리 정부에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해 입장을 표명하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그는 “한국은 국제질서 유지에 주요한 이해관계를 가진 국가로서의 역할이 있다. (남중국해에서) 미국과 마찬가지로 분쟁 대상국이 아니기 때문에 한국도 보편적 원칙과 국제적 규범을 지지하는 측면에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밝혔다. 러셀 차관보의 발언은 미국이 동맹국인 한국에 대해 자신들과 같은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는 일종의 외교적 압력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그가 개인적 입장임을 전제했지만 동아시아와 태평양 지역의 외교 정책을 사실상 결정하는 미 행정부의 고위 관리라는 점에서 미국 정부의 속내를 드러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지역 내 동맹국을 규합해 중국을 견제시킨다는 미국의 대외 전략이 가시화되고 있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를 앞둔 시점에서 한국 정부에 새로운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다분하다. 남중국해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과 중국이 힘겨루기를 하는 대표적인 지역이다. 오래전부터 중국과 대만,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등 6개국이 영유권 분쟁에 얽혀 아태 지역에서 가장 뜨거운 곳이다. 중국이 수년 전부터 활주로까지 갖춘 인공섬 건설을 강행하면서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동남아에서 기득권을 지키려는 미국과 새롭게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중국 간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도 적지 않다. 우리 정부는 러셀 차관보의 발언에 대해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외교부 측은 “한국이 보편적 원칙과 국제적 규범을 지지하는 발언을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일반론적 견해 표현”이라고 선을 그었고, 노광일 외교부 대변인은 “아태 지역의 안정과 번영을 위해 남중국해의 평화와 안정은 매우 중요하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분쟁 당사국이 아닌 우리가 다른 나라의 주권에 관한 문제에 나서는 것은 적절치 않다. 주요 2개국(G2)으로 국제질서를 양분하고 있는 미·중 간 대결이 노골화되는 시점에 우리가 섣불리 끌려 들어가는 것은 화(禍)를 자초하는 것이다.
  • “남중국해 분쟁에 韓 목소리 높여야”

    “남중국해 분쟁에 韓 목소리 높여야”

    대니얼 러셀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3일(현지시간) 영유권 갈등이 격화되는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해 “한국이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러셀 차관보는 이날 워싱턴DC에서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와 한국국제교류재단(KF)이 공동 주최한 한·미 전략대화 세미나에서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 대한 한국의 역할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한국은 국제 질서에서 주요 주주로서의 역할과 더불어 법치국가로서의 역할, 무역국가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며 “한국은 또 국제 시스템에서 번창해 온 국가”라고 평가했다. 이어 “미국과 마찬가지로 한국이 이번 영유권 분쟁의 당사자가 아니라는 사실은 한국이 목소리를 높여야 할 더 많은 이유를 제공해 주고 있다”며 “이는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보편적인 원칙과 법치를 위해 말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이 남중국해에 인공섬을 건설하는 등 영유권 주장을 강화하면서 미국, 일본 및 동남아 국가들과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미 당국자가 한국 정부의 입장 표명을 공개적으로 촉구한 것은 처음이다. 한 외교 소식통은 “남중국해 갈등 국면에 미국이 일본과 함께 개입을 확대하는 상황에서 한국도 끌어들여 목소리를 높이려는 것”이라고 분석한 반면 다른 소식통은 “미국은 한·미·일뿐만 아니라 한·미·중 협력도 중시하기 때문에 한국이 선택의 부담을 느낄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노광일 외교부 대변인은 “아·태 지역의 안정과 번영을 위해 평화롭고 자유로운 항행의 보장은 필수적”이라며 “주요 해상교통로인 남중국에서 최근 전개되는 상황에 대해 정부는 큰 관심을 갖고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서울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아시아 안보회의] “남중국해 인공섬 중단” vs “美에 맞서 싸울 준비”

    미국과 중국이 31일 싱가포르에서 끝난 제14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남중국해 문제를 놓고 첨예하게 충돌했다.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은 전날 연설에서 “중국이 남중국해에 건설하는 인공섬은 이 해역 긴장의 근원이다. 얼마나 더 많은 인공섬을 만들지 모르겠다”면서 “즉각적이고 영구적으로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카터 장관은 특히 무력 충돌 방지를 위해 ‘남중국해 행동강령’(COC)이 연내에 채택돼야 한다며 중국을 압박했다. 미 국방부 대변인 스티븐 워런도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남중국해 난사군도(스프래틀리 제도)의 인공섬으로 무기를 반입한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중국의 무기 배치를 용납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카터 장관의 발언이 전해지자 중국 외교부 화춘잉(華春瑩) 대변인은 “미국은 역사적 사실과 법리를 무시한 채 중국의 주권을 침해하고 있다”면서 “멋대로 입을 놀려 주변국을 이간질하지 마라”고 경고했다. 중국 인민해방군보는 “인민해방군은 미국의 무력 위협에 맞서 싸울 준비가 됐다”고 맞받아쳤다. 쑨젠궈(孫建國) 인민해방군 부총참모장은 31일 연설에서 “우리의 권리 주장이 반박의 여지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대단한 자제력을 보여왔다”면서 “미국은 중국의 주권행사에 간섭하지 마라”고 강조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국내 최장 보령해저터널 공사현장 가다

    국내 최장 보령해저터널 공사현장 가다

    29일 충남 보령시 신흑동 보령해저터널 공사 현장. 부산 가덕터널에 이어 해방 후 국내 두 번째 해저터널이자 현재 개통돼 있는 육지터널을 통틀어도 가장 긴 7㎞(편도)에 이른다. 가덕터널이 뭍에서 터널 박스를 만든 뒤 해저에 가라앉히며 이어 붙여 건설했다면 보령해저터널은 바다 밑 땅속을 다이너마이트로 폭파해 뚫는 것이어서 차이가 있다. 이날 오후 1시쯤 찾은 현장은 한창 공사 중이었다. 공사장은 보령 시내에서 대천항 쪽으로 가다 환상의 바다 리조트 바로 직전에 있다. 500여m 전방에 대천해수욕장 끝자락 너머로 햇빛을 눈부시게 반사하는 푸른 바다가 펼쳐져 있다. 그 사이로 섬 몇 개가 오뚝하게 솟아 있다. 공사장에 도착하자 작은 산 밑으로 콧구멍처럼 생긴 거대한 두 개의 터널 입구가 드러났다. 왼쪽 터널 입구에 ‘보령 방향’, 오른쪽 터널에 ‘태안 방향’이란 팻말이 붙어 있다. 터널 하나는 보령시 오천면 원산도에서 대천항으로 일방통행, 다른 하나는 그 반대로 주행한다는 표시다. 터널당 2차선, 왕복 4차선이다. 두 터널 위 산 중턱에 ‘보령해저터널’이란 대형 표지판이 눈에 들어왔다. 태안방향 터널로 걸어 들어갔다. 폭 10m쯤 되는 갱도 바닥은 진흙과 자갈이 뒤섞여 울퉁불퉁했다. 400m쯤 진입하자 암벽이 가로막았고, 생소한 중장비가 그 앞에 있었다. 화약을 넣어 터뜨릴 구멍을 파는 ‘점보드릴’이다. 직경 45~105㎜의 구멍을 뚫는 드릴 3개를 장착하고 있다. 한 번 발파할 때마다 100여개의 구멍을 뚫는다. 인부 두 명이 지켜 서 있다 구멍이 뚫리면 쇠꼬챙이를 넣어 이물질을 제거했다. 암벽 틈새에서 물이 조금씩 새어 나와 바닥으로 떨어진 뒤 갱도 양쪽 가장자리에 파 놓은 고랑을 따라 흘러 한곳에 고였다. 동행한 이원교 현대건설 공무부장은 “이 물은 오수처리시설로 펌핑해 깨끗이 정화한 뒤 하천으로 흘려 보낸다”면서 “대천항에서 뚫는 터널은 아직 바다 밑까지 파 들어가지 않아 민물이지만 원산도에서 뚫는 터널 물은 짠물”이라고 말했다. ●보령~태안 도로 14㎞의 일부… 공정률 20% 대천항보다 먼저 착공된 원산도쪽 두 터널은 이미 2300여m나 뚫려 있다. 공사장이 해저 밑 지하다. 그곳 암벽에서 새어 나오는 물은 염도 3.4% 정도로 바닷물과 차이가 없다. 보령해저터널이 통과하는 바다의 평균 수심은 25m, 바다 밑바닥에서 다시 55m 땅속에 터널이 있다. 수면에서 최대 80m 밑으로 터널이 지나는 셈이다. 대천항과 원산도에서 각각 뚫는 터널은 대천항 공사장과 1970m 떨어진 지점에서 만나 맞창이 난다. 대천항~원산도 해저터널의 길이가 7㎞인 점을 생각하면 만나는 지점이 대천항쪽에 치우쳐 있다. 감리회사인 경동엔지니어링 이용희 이사는 “대천항과 가까운 일부 지점이 석탄질과 비슷한 함탄층이라 여러 보강조치가 필요하다보니 공사가 좀 더디다”면서 “터널 공사는 단단한 암석층이 오히려 낫다. 발파로 생긴 터널 모양을 보강공사 전까지 잘 유지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보령해저터널이 통과하는 땅속은 대부분 단단한 화강암층이다. 이 해저터널은 대천항에서 태안 안면도 영목항까지 총 14㎞에 이르는 보령~태안 도로(연육교)의 한 구간이다. 대천항에서 해저터널을 통해 원산도까지 가면 섬에서 영목항까지는 사장교로 건설된다. 사장교 ‘솔빛대교’는 소나무 모양의 높이 30m짜리 주탑 2개가 중간에 세워져 교량을 떠받친다. 사장교 길이는 1750m, 왕복 3차선에 자전거도로와 인도가 별도로 만들어진다. 솔빛대교는 코오롱글로벌이 시공한다. 이원교 부장은 “자전거도로는 교량 교통량이 급증하면 차도로 바꿀 수 있다”며 “그래서 자전거도로 폭이 차도만 하다”고 귀띔했다. 보령~태안 도로는 대천항과 안면도 사이 천수만으로 막혀 있던 부산~경기 파주 간 국도 77호선을 해저터널과 사장교로 잇는 것이다. 당초 해저터널은 대천항과 원산도 사이에 인공섬을 만들 계획이었으나 환경부의 반대로 무산됐다. 인공섬을 조성하면 밑둥이 넓어 선박의 통행을 방해하고 해양생태계를 훼손한다는 이유였다. 보령해저터널은 공사 중인 10여㎞의 인제터널에 비해 짧지만 지금까지 개통된 국내 육지터널 중 최장인 강원 춘천~화천의 배후령터널(5075m)보다는 길다. 현장 인부 김동안(55)씨는 “막장에서 일해 고생은 하지만 내 고향에 이런 시설이 들어서 큰 자부심을 느낀다”면서 “원산도 공사장은 섬이라 대천항쪽보다 불편한 게 더 많다. 가게도 변변치 않아 ‘여객선에 삼겹살과 통닭 좀 실어 보내라’는 인부들의 전화가 자주 온다”고 웃었다. 2018년 말 보령~태안 도로가 완공되면 대천항에서 홍성을 돌아 75㎞에 이르는 영목까지 1시간 30분쯤 걸리던 것이 10분 안팎으로 크게 단축된다. 교통량은 하루 2만대로 예상된다. 도로는 2010년 말 착수됐고, 현재 20%의 공정을 보이고 있다. 사업비는 모두 6004억원이다. ●해저터널 건설비 사장교보다 1m당 500만원 싸 이 중 해저터널로 건설되는 1공구(8㎞)는 4522억원, 1750m의 사장교를 포함하는 2공구(6㎞)는 1482억원이 들어간다. 해저터널 건설비는 m당 4차선이 5900만원, 사장교는 6400만원으로 해저터널이 덜 든다. 이 부장은 “해저터널은 굴을 뚫어 보강재를 설치하고 조명시설과 도로 포장만 하면 되지만 사장교는 바다 밑에 파일을 박고 주탑과 교각을 세운 뒤 도로를 놓는 등 공사가 복잡하고 난간 등 수많은 부대시설이 필요해 공사비가 더 들어간다”고 전했다. ●물 많이 나와 20㎝ 두께 콘크리트·고무판 차수 해저터널은 하루 2~6m씩 파 들어간다. 하루 두 차례 발파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대천항과 원산도 공사장이 각각 두 곳씩, 하루에 모두 8차례의 발파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작업은 무척 조심스럽다. 암벽에 구멍을 뚫고 정교하게 화약을 채워 발파하는 데만 2~3시간이 걸린다. 그런 다음 발파로 암벽이 깨지면서 갱도 바닥으로 떨어진 돌더미를 포클레인과 덤프트럭을 동원해 밖으로 빼내고 천장이 무너지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못처럼 생긴 길이 3~4m의 대형 볼트를 천장과 양쪽 벽 곳곳에 박는 등 끊임없이 작업해도 더딜 수밖에 없다. 이용희 이사는 “해저터널 공사는 육지터널과 별 차이가 없지만 물이 많이 나와 차수공사에 엄청 신경을 쓴다”고 강조했다. 터널은 볼트작업 후 초승달처럼 생긴 철제 아크로 천장과 양쪽 벽을 빙 둘러 받치고 콘크리트를 쏴 10~20㎝ 깊이로 1차 벽면을 만든 뒤 두께 1㎝ 안팎의 고무판을 붙인다. 터널 안으로 물이 새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여기에 두께 40㎝의 2차 콘크리트 벽면을 추가로 건설해 높이 8.9m, 폭 10m의 터널을 완성한다. 이 이사는 “해저터널의 콘크리트 벽은 강화제를 섞어 만들어 매우 견고하고 차수효과도 뛰어나다”고 밝혔다. ●750m마다 車 대피로… 통로 2개로 양쪽 오가게 두 터널이 20m 거리를 두고 평행선을 달리는 보령해저터널에는 화재 등 사고가 발생할 때 차량과 사람이 피할 수 있는 수십개의 대피로도 만들어진다. 750m 간격마다 두 터널을 오갈 수 있는 차량용 대형 대피로가 뚫리고, 그 사이에 소형 통로 2개를 더 뚫어 이용객이 양쪽 터널을 왔다 갔다 하면서 피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발파를 통해 터널을 뚫는 방식이 NATM(New Austrian Tunneling Method) 공법이다. 반면 영국과 프랑스를 연결하는 도버 해협의 해저터널 등과 같이 외국에서는 실드 공법을 많이 활용한다. 터널 크기의 거대한 드릴을 믹서기처럼 돌리면서 전진시켜 암벽을 깎아내는 방식이다. 연약지반에 주로 쓰는 공법으로 알려졌다. 김동일 보령시장은 “보령~태안 도로가 개통되면 서해안이 강원도나 동해안 못지않는 관광지로 인기를 끌 것”이라면서 “국내 관광지의 어떤 볼거리에도 뒤지지 않을 보령해저터널이 그 중심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글 사진 보령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美가 실패한 ‘아프간·탈레반 중재’ 나선 中

    중국이 아프가니스탄 정부군과 탈레반 반군 간의 전쟁을 종식시키기 위해 본격적인 중재에 나섰다. 미국이 13년간 전쟁까지 치르며 해결하려고 했지만 끝내 실패한 국제적 난제를 중국이 외교력으로 해결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아프간의 고위급 특사 3명과 탈레반이 아프간을 통치할 당시 고위직을 지냈던 탈레반 반군 핵심 인사 3명이 지난 19일부터 이틀 동안 중국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의 주도 우루무치(烏魯木齊)에서 비밀 평화협상을 했다. 아프간에서는 무함마드 마숨 스타낙자이, 무함마드 아셈, 압둘라 압둘라가 참가했다. 스타낙자이는 이 협상 직후인 21일 전격적으로 국방장관에 올랐다. 아슈라프 가니 대통령과 대선에서 맞붙었던 압둘라는 현재 연정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탈레반을 대표해 나온 3명도 모두 지도자급이다. WSJ는 “그동안 열렸던 접촉 가운데 가장 중량감 있는 협상”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은 단순히 장소만 제공한 게 아니라 고위 관료를 파견해 협상을 중재했다. WSJ는 “중국이 아프간 사태 해결을 통해 외교적 영향력을 극대화하려는 강력한 신호”라고 분석했다. 더욱이 중국은 아프간 사태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파키스탄의 국가정보국(ISI)까지 협상 테이블로 불러냈다. 미군에 의해 아프간에서 쫓겨난 탈레반은 현재 파키스탄에 근거지를 두고 있다. 아프간 정부와 미국은 그동안 파키스탄이 탈레반을 비밀리에 지원하고 있다고 비난해 왔다. 아프간과 파키스탄의 중국 의존도도 높아지고 있어 중국의 역할은 갈수록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가니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취임 직후 미국 대신 중국을 방문해 내전 해결에 힘써 달라고 부탁했다. 파키스탄 역시 앙숙인 인도를 견제하기 위해서는 중국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파키스탄은 최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방문했을 때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 구상에서 핵심 역할을 할 과다르항 운영권을 넘겨줬다. 중국이 아프간 사태 해결에 적극 나서는 이유는 두 가지다. 우선 탈레반이 중국의 화약고인 신장 지역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자는 포석이다. 다른 이유는 미국 견제다. 미국은 2001년 9·11테러 이후 13년 동안 아프간에서 탈레반과 전쟁을 벌이다 지난해 말 종전을 선언했다. 미국은 ‘위대한 승리’라고 자축했으나 내전이 계속되고 있다. 미국이 전쟁으로 해결하지 못한 역사상 최고로 힘든 난제를 중국이 평화적으로 해결한다면 단숨에 ‘외교 대국’으로 우뚝 설 수 있다. 더구나 미국과 중국은 현재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인공섬을 건설하는 문제를 놓고 ‘외교 전쟁’을 벌이고 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케리 “中, 남중국해 인공섬 건설로 긴장 우려” 왕이 “주권 범위의 일… 美 오해하지 말아야”

    남중국해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대립이 격화되고 있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16일부터 이틀 동안 ‘혈혈단신’으로 중국을 찾아 남중국해에서의 군사행동 중지를 요구했지만 십자포화만 맞았다. 양국 외교장관은 공동 기자회견에서도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 각을 세웠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16일 케리 장관과 회담을 하기에 앞서 “케리 장관이 싸우러 온 게 아니라고 확신한다”며 견제구를 날렸다. 그러나 케리 장관은 3시간 30분 동안 진행된 회담 직후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남중국해에서 이뤄지는 중국의 인공섬 건설에 우려를 표시했다”면서 “중국 측에 긴장 완화와 외교적 신뢰를 증진할 수 있는 조치들을 취할 것을 촉구했다”고 말했다. 인공섬 건설을 즉각 중단하라는 미국의 입장을 ‘호랑이굴’에 와서 직접 전달한 것이다. 왕이 부장이 즉각 반격에 나섰다. 그는 “인공섬 건설은 완전히 중국 주권 범위 내의 일”이라면서 “주권과 영토 수호 의지는 확고하며 절대로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어 “미국이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것은 자유이나 오해하지 말아야 하며 오판은 더더욱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케리 장관과 판창룽(范長龍) 중국 중앙군사위 부주석과의 면담도 험악했다. 케리 장관이 “미국은 특정 국가의 편을 들려는 게 아니라 자유로운 해상 운항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설명하자 판 부주석은 “제발 약속대로 편들지 마라. 사안을 공정하게 보고 언행을 신중히 하라”고 쏘아붙였다. 중국 측이 이처럼 케리 장관을 공격한 것은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난사군도)에 건설 중인 인공섬의 12해리 이내에 미국이 군용기와 군함을 보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스프래틀리 군도 일대의 남중국해 영유권을 놓고 미국이 지원하는 브루나이, 말레이시아, 필리핀, 대만, 베트남 등과 맞서고 있다. 케리 장관은 또 중국이 추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설립과 관련해 “아시아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인프라투자에 대한 절실한 수요가 있다. 미국은 AIIB를 포함한 새로운 다자 기구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美 “남중국해 갈등 ICJ서 중재해야”

    미국 정부가 중국이 동남아 국가들과 영유권 충돌을 빚는 남중국해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국제사법재판소(ICJ)를 통한 중재를 제안하고 나섰다. 미 정부의 이 같은 입장은 남중해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이 실시되는 등 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나와 주목된다. 베트남과 일본은 14일 오후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겪는 파라셀 군도(베트남명 황사, 중국명 시사 군도)를 마주한 해역에서 합동군사훈련을 실시했다. 이와 관련, 데니얼 러셀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13일 상원 외교위원회가 ‘동아시아 해양 이슈’를 주제로 연 청문회에서 증인으로 참석, ‘남중국해에서 1970~80년대 파라셀제도와 존슨산호초를 둘러싸고 벌어졌던 것과 같이 공개적인 큰 충돌을 피하려면 당사국들이 평화롭고 외교적인 접근을 찾아야 한다”며 “영유권 분쟁을 해결하려면 양측이 상호 합의한 제3자에 의한 해결 방법, 특히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의존하는 것이 유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 당국자가 남중국해 갈등 해결을 위해 ICJ를 통한 해결을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다. 특히 WSJ가 12일 중국 인공섬 인근에 미군이 군함과 군용기를 보내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한 다음날 러셀 차관보가 의회에서 외교적 해결을 거듭 강조한 것은 미·중 간 이 문제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는 것을 완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신임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에 중국 전문가인 대니얼 크리텐브링크 주중 미대사관 부대사가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NSC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정책을 실무적으로 총괄하는 자리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도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크리텐브링크 부대사를 내정한 것은 6월 미·중 경제대화와 9월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유화적 제스처로 보인다. 한편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이날 사설을 통해 “미국이 남중국해에서 도발한다면 중국은 반드시 응징할 것”이라며 “미국이 중국을 위험에 빠뜨리면 미국 역시 위험해 질 것이다. 중국이 핵강국임을 미국도 잘 알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美, 남중국해에 군함·군용기 배치 검토… 中 “도발 멈춰라… 영토 수호할 것” 반발

    남중국해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미국은 중국의 인공섬 건설에 대응해 군용기와 군함 파견도 불사할 방침이어서 양국 간 무력 충돌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미 정부 관계자는 12일(현지시간) “애슈턴 카터 국방장관이 중국이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난사군도)에서 건설 중인 인공섬에서 12해리 이내에 군함과 군용기를 보내는 방안을 포함한 대책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 해역에서 항해의 자유를 보여주기 위한 방안을 고심 중”이라며 “어떤 대책도 백악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보도는 오는 주말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의 중국 방문을 앞두고 나왔다. 미국은 중국의 영유권 주장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지금까지 해군 정찰기나 함정을 인공섬에서 12해리 이내에 보낸 적이 없다. 중국은 크게 반발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3일 정례브리핑에서 “엄중한 우려를 표명한다”면서 미국 측에 명확한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화 대변인은 “중국은 남중국해에서의 항행의 자유를 지지하지만 항행의 자유는 외국 군함과 군용기가 마음대로 한 국가의 영공과 영해에 들어오는 것과는 다르다”고 주장했다. 이어 영유권 강화 조치를 거듭 시사하며 “우리는 관련국에 신중한 언행과 위험하고 도발적인 행위 중단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미군과 중국군 함정은 지난 11일 스프래틀리 해역에서 한때 근접해 상대방을 감시하면서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현재 7개의 인공섬을 건설 중인 것으로 알려진 중국은 최근 한 곳에 군용기가 드나들 수 있는 규모의 활주로를 만들고 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中 남중국해 ‘인공섬 건설현장’ 포착…크레인·보트 선명

    中 남중국해 ‘인공섬 건설현장’ 포착…크레인·보트 선명

    중국이 남중국해 분쟁도서에 ‘인공섬’을 건설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11일 중국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도서인 스프래틀리군도(중국명 난사군도) 내 팡가니방 산호초(Mischief Reef)에 수 십 대의 크레인과 보트, 준설선 등을 배치하고 빠르게 공사를 이어가는 모습의 사진이 공개됐다고 전했다. 외교안보매체인 ‘더 디플로맷’은 팡가니방 산호초가 단 10주 만에 새 인공섬의 윤곽이 드러나기 시작했으며, 규모는 2.42평방킬로미터(약 75만 6300평)에 달한다고 전했다. 이 인공섬은 이미 다량의 모래와 산호로 채워졌으며, 스프래틀리군도 내 수비 암초(중국명 저비자오)에서도 관측이 가능한 정도로 공사가 진척 중이라고 더 디플로맷은 보도했다. 지난 4월에는 중국이 피어스크로스 암초(중국명 융수자오)에 길이 505m, 폭 53m의 활주로가 건설돼 있는 모습이 위성사진을 통해 공개된 바 있다. 중국과 영토분쟁 중인 필리핀 당국은 중국이 점거하고 있는 스플래틀리군도 내 총 7개의 암초 및 환초가 헬기장과 부두 등 시설물을 갖춘 인공섬으로 변모했으며, 길이 3000m 에 달하는 활주로가 들어설 정도로 확장된 상태라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3000m 길이의 활주로는 거의 모든 군용기가 이착륙 할 수 있는 길이이며, 지난 해 8월에 비해 현재 이곳은 비행장과 항구가 완벽하게 들어선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플래틀리군도를 둘러싸고 영유권 다툼을 벌이는 필리핀과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 국가들은 중국의 인공섬 건설이 인근 국가에 군사적 위협을 초래할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지만, 중국은 필리핀 역시 인공섬을 만들면서 13년 전 맺은 비공식 협약을 어겼다고 맞서는 상황이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 4일 성명에서 필리핀의 ‘악의적 선전과 도발’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며, 필리핀 역시 수년 동안 남중국해 일대 섬들에 공항과 항구, 막사 등 대규모 민간 및 군 시설을 짓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필리핀 내 환경운동가들은 현지시간으로 11일 마닐라 중국영사관 앞에서 중국의 인공선 건설 공사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는 등 팽팽한 긴장이 이어졌다. 한편 중국은 원유, 가스 등 천연자원이 풍부하게 매장된 것으로 알려진 남중국해 해역의 90%에 대해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으며, 브루나이와 대만, 말레이시아, 필리핀, 베트남 등의 국가등은 자국에게도 지분이 있음을 주장하고 있다. 사진= ⓒ AFPBBNews=News1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나우! 지구촌] 中 남중국해 ‘인공섬 건설현장’…크레인·보트 선명

    [나우! 지구촌] 中 남중국해 ‘인공섬 건설현장’…크레인·보트 선명

    중국이 남중국해 분쟁도서에 ‘인공섬’을 건설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11일 중국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도서인 스프래틀리군도(중국명 난사군도) 내 팡가니방 산호초(Mischief Reef)에 수 십 대의 크레인과 보트, 준설선 등을 배치하고 빠르게 공사를 이어가는 모습의 사진이 공개됐다고 전했다. 외교안보매체인 ‘더 디플로맷’은 팡가니방 산호초가 단 10주 만에 새 인공섬의 윤곽이 드러나기 시작했으며, 규모는 2.42평방킬로미터(약 75만 6300평)에 달한다고 전했다. 이 인공섬은 이미 다량의 모래와 산호로 채워졌으며, 스프래틀리군도 내 수비 암초(중국명 저비자오)에서도 관측이 가능한 정도로 공사가 진척 중이라고 더 디플로맷은 보도했다. 지난 4월에는 중국이 피어스크로스 암초(중국명 융수자오)에 길이 505m, 폭 53m의 활주로가 건설돼 있는 모습이 위성사진을 통해 공개된 바 있다. 중국과 영토분쟁 중인 필리핀 당국은 중국이 점거하고 있는 스플래틀리군도 내 총 7개의 암초 및 환초가 헬기장과 부두 등 시설물을 갖춘 인공섬으로 변모했으며, 길이 3000m 에 달하는 활주로가 들어설 정도로 확장된 상태라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3000m 길이의 활주로는 거의 모든 군용기가 이착륙 할 수 있는 길이이며, 지난 해 8월에 비해 현재 이곳은 비행장과 항구가 완벽하게 들어선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플래틀리군도를 둘러싸고 영유권 다툼을 벌이는 필리핀과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 국가들은 중국의 인공섬 건설이 인근 국가에 군사적 위협을 초래할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지만, 중국은 필리핀 역시 인공섬을 만들면서 13년 전 맺은 비공식 협약을 어겼다고 맞서는 상황이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 4일 성명에서 필리핀의 ‘악의적 선전과 도발’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며, 필리핀 역시 수년 동안 남중국해 일대 섬들에 공항과 항구, 막사 등 대규모 민간 및 군 시설을 짓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필리핀 내 환경운동가들은 현지시간으로 11일 마닐라 중국영사관 앞에서 중국의 인공선 건설 공사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는 등 팽팽한 긴장이 이어졌다. 한편 중국은 원유, 가스 등 천연자원이 풍부하게 매장된 것으로 알려진 남중국해 해역의 90%에 대해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으며, 브루나이와 대만, 말레이시아, 필리핀, 베트남 등의 국가등은 자국에게도 지분이 있음을 주장하고 있다. 사진= ⓒ AFPBBNews=News1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함혜리 선임기자의 미술관 건축기행] 오스트리아 ‘쿤스트하우스 그라츠’

    [함혜리 선임기자의 미술관 건축기행] 오스트리아 ‘쿤스트하우스 그라츠’

    미술관 건축은 어느 건축 분야보다 건축가 자신의 미학과 철학을 살릴 여지가 많은 편이다. 건축가의 상상력과 선진적인 시대정신을 오롯이 담은 독창적인 미술관들이 현대 건축 순례지에 포함되는 이유다. 오스트리아의 제2도시 그라츠에 있는 쿤스트하우스 그라츠는 형태 면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독특한 외형을 자랑한다. 하지만 이 미술관이 세계 건축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꼭 가 봐야 할 건축물로 꼽히는 이유는 외형 때문만은 아니다. 미술관이, 문화와 예술이 그 사회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이기 때문이다. 역사 1000년이 넘는 중세도시에 들어선 외계 생명체 같은 이 파격적인 미술관은 도시의 해묵은 과제인 동·서 간 문화적 이질감과 사회적 불협화음을 말끔히 해소시키면서 도시의 문화적 위상을 한껏 끌어올렸다. 빈에서 남서쪽으로 약 150㎞ 떨어진 그라츠는 오스트리아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던 것은 수도 빈의 그늘에 가렸고, 모차르트의 고향 잘츠부르크처럼 매력적인 관광 요소가 없는 까닭이다. 하지만 9세기 도나우강의 지류인 무어강을 끼고 헝가리와 슬로베니아로 통하는 교통의 요지에 건설된 그라츠는 수 세기 동안 슬로베니아 사람들에게 정치적으로나 문화적으로나 그들의 수도인 류블랴나보다 더 중요한 곳이었다. 조용하고 목가적이며 고풍스러운 느낌이 물씬 풍기는 그라츠의 구시가지는 중부 유럽에서 가장 잘 보존된 도심 중 하나로, 1999년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역사지구로 보존되는 구도심은 마치 박물관 같다. 16세기 르네상스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란트하우스와 시청인 라트하우스, 그라츠의 상징인 슐로스베르크 시계탑(우어투름)과 아름다운 조각으로 장식된 대성당, 바로크 양식의 에겐베르크궁전 등 많은 고전 건축물들이 구시가지에 빼곡히 자리 잡고 있다. 그런가 하면 교육도시로 유명한 그라츠에는 노벨상 수상자를 9명이나 배출한 유서 깊은 명문 대학들이 많다. 오스트리아에서 두 번째로 크고 두 번째로 오래된 유서 깊은 그라츠대학을 비롯해 건축으로 유명한 그라츠기술대학 등 6개 대학에 4만 4000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다. 전체 인구가 25만명인 도시에서 6명 중 1명이 대학생인 셈이니 고풍스러운 도시에 지적인 분위기와 젊음의 활기가 넘친다. 2003년 그라츠에 새로운 랜드마크가 등장했다. 바로 현대미술과 동시대 미술을 전시하는 쿤스트하우스 그라츠다. 쿤스트하우스는 도시를 남북으로 흐르는 무어강의 서쪽 강변에 위치하고 있다. 영국 건축가 피터 쿡과 콜린 푸르니에가 디자인한 현대미술관 쿤스트하우스 그라츠가 모습을 드러냈을 때 파격을 넘어 충격적인 외형 때문에 한동안 언론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다. 외계 생명체 같기도 하고 여러 개의 촉수를 가진 거대한 연체동물 같기도 한 이상한 모습을 한 낯선 침입자에 사람들은 경악했다. 공공 기능을 가진 건물에 어디까지 작가의 상상력을 허용해야 하는지를 놓고 논란이 일었다. 설계안을 놓고 실시한 찬반투표에서 80%가 반대했을 정도로 기괴한 모양이었다. 지극히 보수적이고 고풍스러운 중세 도시에 공상과학영화에나 나올 법한 외형의 미술관이 들어선다니 그럴 만도 했다. 하지만 그라츠 시민들이 이 괴상한 건물을 ‘친근한 외계인’으로 받아들이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외형은 좀 독특하지만 도시의 역사적, 사회적 맥락을 제대로 반영해 설계한 미술관은 도시의 해묵은 과제를 시원하게 풀어주며 시민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해묵은 과제란 바로 동서 간 불균형으로 인한 사회적 불화였다. 그라츠는 무어강을 사이에 두고 동과 서로 나뉜다. 동쪽은 요새에서 출발해 발달한 도시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으며 해발 473m의 슐로스베르크 언덕을 중심으로 구릉을 따라 상점가와 고급 주택가, 대학이 들어서 있고 모든 행정·문화·종교·교육·상업시설도 구도심에 밀집해 있다. 반면 서쪽에는 기차역, 공장, 양조장, 제련소 등의 산업시설에 정신병원과 감옥, 홍등가 등이 자리했다. 동쪽은 중세 이후 귀족, 부르주아 계급의 거주지였고 서쪽은 노동자와 이민자들이 많이 산다. 건물 임대료도 동쪽의 절반에 지나지 않았다. 강 양안의 공간 구조는 완전히 이질적이고 사회·경제적 불균형이 극심했다. 그라츠시는 그 해결책으로 서쪽 지역에 새로운 문화적 정체성을 부여하기로 했다. 방치돼 있던 무어강 서쪽에 1848년 지어진 철제 건물과 그 옆 공터에 미래적 디자인의 현대미술관을 짓기로 하고 1998년 현상설계를 실시했다. 사실 현대미술관 건립은 그라츠시의 숙원 사업이었다. 이미 1980년대에 현대미술관 건립 계획을 수립해 두 차례 현상설계를 하고 당선작까지 뽑아 놓은 상태에서 정권 교체와 시민사회의 반대로 무산됐던 터였다. 무산된 두 번의 계획은 무어강 동쪽에 현대미술관을 짓는 것이었다. 가뜩이나 동서 간 격차가 심한데 현대미술관마저 동쪽에 짓는다는 계획은 공감을 얻어내기 어려웠다. 세 번째 시도를 하던 중 마침 그라츠가 2003년 유럽문화도시로 선정되면서 그라츠시의 미술관 건립 계획은 탄력을 받았다. 그동안 문화예술적으로 소외된 무어강 서쪽에 쿤스트하우스를 유치해 ‘예술을 통한 사회의 균형 발전을 도모한다’는 취지도 정치·사회적으로 충분히 설득력이 있었다. 런던의 건축가인 피터 쿡과 콜린 푸르니에는 무어강을 사이에 두고 이질적으로 발전해 온 도시의 역사적 설정과 그들의 혁신적인 디자인언어를 인상적으로 합성해 쿤스트하우스를 완성했다. 건물은 한마디로 파격적이다. 그럼에도 위압적이거나 위화감을 주지 않고 주변의 오래된 건축물들과 잘 어울리는 것은 역시 설계한 두 건축가의 공이 크다. 4층 규모의 유선형 건축물은 부드럽고 유연한 모습이 건물들 사이에 연착륙한 외계 생명체 같다. ‘피부’에 해당하는 외벽은 두게 15㎜의 투명한 청색 아크릴판으로 둘러싸여 있고 지붕에는 16개의 관이 연체동물의 빨판처럼 튀어나와 있다. 채광창 역할을 하는 건물의 촉수는 이 도시의 상징인 강 건너편 슐로스베르크 언덕 위의 시계탑을 향해 휘어 있다. 마치 이 도시의 시민들에게 메시지를 보내며 교신하는 것 같다. 미술관은 ‘친근한 외계인’이 소리를 내는 것처럼 매일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 건물 외부에서 매시 50분마다 5분 동안 초저음의 진동이 나도록 설계했다. 건물 외벽에는 아크릴판 아래로 930개의 원형 형광 전구가 설치돼 있다. 구도심을 향한 동쪽 입면은 개별적인 프로그래밍이 가능해 미디어 아티스트들을 위한 거대한 캔버스 역할을 하며 밤마다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부드러운 곡면 스크린에 표현되는 미디어 이미지, 애니메이션은 마치 외계 생명체가 자기만의 언어로 끊임없이 말을 걸어오는 것 같다. 건물 상층부에도 ‘바늘’이라고 부르는 기다란 전망대가 설치돼 강 건너 맞은편의 도시와 소통하도록 했다. 2003년 쿤스트하우스의 완공과 함께 그 주변으로 고급 레스토랑과 상점, 영화관, 식당과 카페, 재즈바 등이 속속 들어서 도시의 새로운 문화 축으로 금세 자리 잡았다. 무어강에는 2003년 유럽문화도시 선정에 따라 길이 50m, 넓이 20m의 인공 구조물 ‘무어섬’도 완공돼 쿤스트하우스와 함께 도시 서쪽의 전위적인 풍경을 이룬다. 양쪽 강변에서 팔을 뻗어 거센 물살 위에서 힘차게 악수를 하고 있는 모양으로, 사회적 통합을 상징하는 인공섬이자 인도교에는 카페와 공연장이 들어서 있다. 과거와 현재를 이어 주는 인터페이스 같은 쿤스트하우스가 들어서면서 동서 간 문화적 이질감은 눈 녹듯 사라졌다. 무어 강변에서 산책을 하고 있던 한 시민은 “쿤스트하우스는 그라츠의 미래를 위한 선물”이라고 말했다. 성공적인 공공예술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글 사진 lotus@seoul.co.kr
  • 40년 전 ‘낙후의 상징’ 코리아가 이젠 ‘희망의 상징’

    40년 전 ‘낙후의 상징’ 코리아가 이젠 ‘희망의 상징’

    “한국 대학을 졸업한 뒤 스리랑카로 돌아와 한국어 선생님이 되는 게 제 꿈이에요.” 18세 스리랑카 소녀 파와니 푼짜라는 한국어가 유창하다. 스리랑카 마타라 지역에 파견된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 단원에게 5년 전부터 한국어 수업을 받았기 때문이다. 파와니는 본래 공부와는 담을 쌓았었지만 코이카 봉사단원들의 지도를 받으며 조금씩 학업에 흥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특히 한국어를 좋아해 지난해 열린 ‘제6회 한국어 말하기 대회’에서는 역대 최연소로 1등을 차지했다. 심지어 순자라는 한국 이름도 지었다. 대입을 앞두고도 한국어 공부에 열심이다. 한국어 선생님이 되는 것은 가난에 신음하던 스리랑카 소녀가 이루고 싶은 간절한 꿈이다. 지난달 27~30일 코이카 관계자들과 함께 방문한 스리랑카 곳곳에서 한국 봉사단원들의 손길을 느낄 수 있었다. 수도 콜롬보에 있는 ‘코리안 클리닉’은 한방치료를 받으려는 현지인들로 이른 아침부터 문전성시를 이뤘다. 많은 현지인이 우리나라 1960~1970년대 수준의 시설을 갖춘 일반 병원보다 부작용이 적고 효과가 좋은 한방치료를 받길 희망하고 있었다. 코리안 클리닉에서 한 시간가량 차량으로 이동하면 나오는 돔페 지역에는 코이카 지원으로 완공된 스리랑카 최초의 위생 폐기시설이 위치해 있다. 지난달 27일 이 시설 개소식에 참석한 수질 프리마자얀트 스리랑카 환경재생에너지부 장관은 “그동안 쓰레기를 그냥 매립하는 바람에 전염병이 많이 발생했는데 이젠 걱정을 덜게 됐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스리랑카 남부에 위치한 마타라 지역에서는 2004년 쓰나미로 인해 부서졌던 왕복 2차선 다리가 코이카에 의해 6차선 다리로 재탄생됐다. 소신드라 한둔게 마타라 시장은 “당시 스리랑카에서만 4만명이 사망할 정도로 피해가 컸는데 다리가 복구돼 주민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웃었다. 1960~1970년대 스리랑카 사람들은 낙후한 지역을 가리켜 코리아라고 불렀다. 당시 스리랑카 사람들에게 한국은 동북아시아의 가난한 나라에 불과했다. 하지만 요즘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25년간 내전에 신음했던 스리랑카 사람들은 그동안 몰라보게 성장한 코리아의 도움을 절실히 바라고 있었다. 한국 정부는 이에 호응하며 1987~2012년 사이에 무상원조로 9900만 달러(약 1100억원), 유상원조로 3억 1500만 달러(약 3500억원)를 지원했다. 2012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공적원조(ODA)는 스리랑카 공여국·기관 가운데 6위다. 현재 코이카를 통해서도 76명의 단원을 스리랑카 전역에 파견해 현지인들을 돕고 있다. 장원삼 주스리랑카 대사는 “스리랑카의 경우 과거 포르투갈·네덜란드·영국에 식민지배를 당한 적이 있으며 천연자원도 풍부하지 않다”면서 “이런 점들이 한국과 닮았다고 생각한 현지인들은 코리아에 더욱 친근함을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집중되고 있는 일본과 중국의 물량 공세에 비하면 우리나라의 ODA 규모는 초라하다.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지난 9월 스리랑카를 방문해 13억 달러(약 1조 4000억원)가 소요되는 화력발전소 추진을 약속했고 100억 위안(약 1조 8000억원) 규모의 통화스와프를 체결했다. 콜롬보항에 건설되는 인공섬 프로젝트에도 14억 달러(약 1조 5600억원)를 지원하는 대신 인공섬의 3분의1을 중국이 소유하기로 했다. 같은 달 아베 신조 총리도 일본 정상으로서는 24년 만에 스리랑카를 방문해 안테나탑과 송신소 등의 정비비용으로 137억엔(약 1335억원)을 지원하고 연안 순시선도 무상 제공하기로 했다. 일본과 중국이 ODA 경쟁을 벌이는 이유는 스리랑카가 해상 교통의 요지이기 때문이다. 이미 방글라데시의 치타공 항구 운영권과 파키스탄 과다르항 운영권을 확보한 중국은 콜롬보항까지 영향권에 넣어 남중국해-인도양-아프리카로 이어지는 ‘해상 실크로드’를 계획 중이다. 이들 세 곳을 지도에서 연결해 보면 진주 목걸이와 비슷한 모양이어서 ‘진주 목걸이 전략’이라고도 불린다. 일본·하와이(미국)·호주·인도를 잇는 ‘다이아몬드 전략’을 구상 중인 일본은 스리랑카에 대한 지원을 통해 중국의 ‘진주 목걸이’를 자르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코이카 관계자는 “우리나라도 2010년 OECD 산하 개발원조위원회(DAC)에 가입하며 매년 해외 원조를 늘리고 있지만 아직 다른 나라들에 비해 부족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스리랑카는 2009년 내전이 종결된 뒤 매년 6~8%에 달하는 경제성장률을 기록 중이며 해상 교통의 요지로서도 중요하다”면서 “꾸준한 ODA 지원을 통해 한국과 스리랑카가 함께 발전해 나갔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콜롬보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줌 인 서울] ‘둥둥’ 표류 끝내고 새 빛 찾은 세빛섬

    1390억원을 들였지만 운영 주체도 찾지 못해 일부 시설만 문을 열었던 세빛둥둥섬이 ‘세빛섬’이라는 새 이름으로 전면 개장된다. 서울시는 15일 한강 반포대교 남단에 위치한 세빛섬에서 개장식을 개최한다고 13일 밝혔다. ‘세 개의 빛나는 섬’을 뜻하는 세빛섬은 연면적 9995㎡로 세계 최대 인공섬이다. 콘퍼런스, 패션쇼, 결혼식을 열 수 있는 700석 규모의 수상 컨벤션센터인 가빛섬은 레스토랑, 카페 등으로 꾸며졌다. 채빛섬은 한강을 보며 공연과 식사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한꺼번에 1700명을 수용한다. 솔빛섬은 전시공간과 수상레포츠 등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용된다. 효성그룹이 20년간 운영한 뒤 시에 기부채납한다. 세빛섬은 2009년 착공해 2011년 마무리했지만 운영사 선정·운영 문제 때문에 방치되면서 골칫덩어리로 손꼽혔다. 지난해 9월 시와 최대 출자자인 효성이 운영 정상화에 합의하면서 전면 개장에 단초를 제공했다. 이번 개장식을 통해 세빛섬은 지난 5~7월 열었던 가빛섬·채빛섬의 일부 공간 외에도 공개되지 않았던 솔빛섬과 기타 공간을 모두 개장하게 된다. 한국영 한강사업본부장은 “효성과의 운영 정상화 합의 후 공연·전시·컨벤션 시설을 갖춘 복합수상문화공간으로 다시 태어날 준비를 마쳤다”면서 “서울 관광객 1000만 시대를 여는 데 한몫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빛섬 전면 개장을 맞아 솔빛섬에서는 다음달 16일까지 ‘고진감래, 한강의 어제와 오늘’ 사진전과 세빛섬 사진공모전 수상작 전시회를 연다. 또 채빛섬에서는 이달 말까지 ‘착한 소비’ 장터가 열린다. 사회적기업이 참여해 메이저리그 텍사스에서 뛰는 추신수 선수의 사인을 담은 야구 배트, 아시안게임 리듬체조 금메달리스트 손연재의 사인볼과 리본, 곤봉 등이 판매된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아바타’ 팀, 두바이 수중테마파크 디자인한다

    ‘아바타’ 팀, 두바이 수중테마파크 디자인한다

    환상적인 시각효과로 전 세계에서 흥행한 SF블록버스터 영화 ‘아바타’ 제작팀이 수중테마파크 디자인에 나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지난 30일자 보도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모습을 드러낼 이 수중테마파크는 스쿠버 다이빙과 스노클링뿐만 아니라 특별한 ‘물놀이 기술’이 없는 사람들도 환상적인 물 속 세상을 즐길 수 있다. 1만 6500㎡(약 5000평)규모의 이 테마파크는 ‘잃어버린 고대의 도시’를 콘셉트로 제작된다. 영화나 텔레비전에서만 보던 신비로운 바다 속 세상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 특히 어린이 들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제작될 이 수중테마파크는 가족 단위의 관광객을 두바이로 유치하는 데 큰 몫을 차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두바이의 수중테마파크가 화제를 모은 것은 세계 최고의 흥행 영화인 ‘아바타’와 ‘캐리비안의 해적’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의 특수효과 연출팀이 디자인에 참여하기 때문이다. 수중테마파크 디자인 총괄업체의 한 관계자는 “다이버와 스노클링이라는 해양스포츠산업분야의 새로운 관광객 층을 흡수해 적어도 30억 달러(약 3조 350억 원)의 초기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아랍에미리트 두바이는 이미 수 년 전부터 다양한 휴양지 건설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해저에 모래를 부어 만든 인공섬 ‘팜주메이라’나 초대형 테마파크인 ‘패라리 월드’ 등을 건설해 고층빌딩만 즐비한 도시에서 새로운 수익 창출을 이뤄왔다. 규모와 자본을 내세운 이 수중테마파크가 어떤 성과를 가져올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두바이 수중테마파크의 정식 오픈 일정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중국의 기습… 남중국해에 잇단 군사기지 추진

    중국이 남중국해에 군사기지를 방불케 하는 인공섬 건설을 추진하면서 주변국들과의 영토 분쟁이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 중국은 남중국해 스프래틀리군도(중국명 난사군도)의 피어리크로스 암초(중국명 융수자오)를 활주로와 항만을 갖춘 인공섬으로 만드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지난 7일 보도했다. 이곳은 중국이 실효 지배하고 있지만 필리핀과 베트남도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어 인공섬 건설 계획이 승인되면 이들 국가의 반발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 진찬룽(金燦榮)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중앙정부에 인공섬 건설 계획이 제출됐으며 이 인공섬은 인도양의 디에고가르시아 섬에 있는 미군 기지보다 최소 2배 크게 조성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스프래틀리군도 존슨 남(南)암초(중국명 츠과자오)에서 진행하는 인공섬 매립 작업의 진척 상태에 따라 피어리크로스 암초 인공섬 건설 계획이 추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5월 필리핀은 자국 배타적경제수역(EEZ) 안에 있는 존슨 남암초에 중국이 인공섬을 만들고 있다며 항의했으나 중국은 이를 무시하고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 피어리크로스 암초에 인공섬을 건설하는 계획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 대한 중국의 방침이 공격적으로 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인공섬에 활주로 건설 계획이 포함된 것은 중국이 동중국해에 이어 남중국해에도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관측도 있다.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원 장제(張潔)는 “중국이 최근 베트남 인근 분쟁 해역에서 석유 시추 장치를 설치해 베트남과 충돌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면서 “올해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 대한 중국 태도 변화의 변곡점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커버스토리] 독특한 외관 놀랐다, 멀티문화공간 반했다

    [커버스토리] 독특한 외관 놀랐다, 멀티문화공간 반했다

    정부 세종청사에도 봄은 온다. 과장된 표현이기는 하지만 이곳에서 일하는 많은 공무원은 봄을 애타게 기다린다. 변변한 병원 하나 없어 세종청사 내 건강관리센터에 독감 환자가 몰리면 1시간 이상 기다려야 했던 기억, 허허벌판에 불어오는 공사장 먼지 섞인 겨울바람, 서울보다 평균 2~3도 낮은 기온, 제설 안 된 도로에서 차가 미끄러진 경험 등을 감안하면 꽃 피는 봄은 특히 가족과 떨어져 있는 ‘기러기 공무원’에게 최고의 선물이다. 올해 봄은 지난해와 다르다. 세종청사 주변 아파트가 완공돼 사람들이 입주했고 유명 커피 체인점을 비롯한 가게들이 문을 열기 시작했다. 그리고 떠오르는 핫 플레이스가 첫 봄을 맞았다. 이곳 옥상 식당에서 호수공원을 내려다보며 점심을 먹는 것은 아직까지 최고의 사치에 속한다. 누군가에게는 마음의 양식이지만 춘곤증이 밀려오면 책만 한 수면제가 없고, 주말에는 아이에게 이만한 놀이터가 없다. 세종청사 곳곳에 넓은 주차장이 있음에도 주말이면 불법 주차의 유혹을 받게 되는 유일한 핫 플레이스, 국립세종도서관이다. 지난 2일 찾은 세종특별자치시 다솜3로 세종도서관의 외관은 책을 펼쳐놓은 듯했다. 4층 건물의 정면과 후면은 모두 유리로 이뤄져 있으며 실내 온도와 자연 채광을 위해 해의 방향에 따라 커튼을 친다. 언뜻 공간 효율성 측면에서 양 날개 부분을 이용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내부에 들어서면 의문을 풀 수 있는데 우선 바로 만나게 되는 로비는 4층까지 뚫려 있다. 열람실은 4층으로 나뉘어 있는데 건축물의 가운데는 평평하고 양쪽 날개에는 층계가 있다. 계단마다 미술품 전시대와 책을 읽을 수 있는 책상이 자리하고 있다. 이곳 책상은 계단 아래에서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아무도 찾지 않는 다락방에 숨어 앉아 책을 읽는 듯한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세종도서관은 3대 디자인상(레드닷, iF, IDEA) 중 올해 레드닷 디자인상 본상을 확정한 상태다.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디자인센터가 주관하는 상으로, 디자인의 혁신성과 기능성 등을 평가한다. 오는 7월 본상을 받은 작품끼리 대상을 두고 다시 한번 경쟁하게 된다. 세계적 디자인 정보 전문 웹진인 디자인붐(www.designboom.com)은 ‘올해의 세계 최고 도서관 10개’(TOP 10 libraries of 2013) 중 첫째로 세종도서관을 꼽았다. 미국 온라인 인테리어 잡지인 홈에디트(www.homedit.com)도 우수한 현대 건축 도서관 12개 중 하나로 세종도서관을 선정했다. 도서관의 총공사비는 1015억원으로 연면적은 2만 1077㎡다. 2011년 8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공사를 했고 지난해 12월 12일 개관했다. 강동진 세종도서관 기획관리과 과장은 “책 모양의 건물 외관은 정보가 전송되는 이미지에서 착안한 것”이라면서 “주차장 등에 설치된 태양광발전기와 지열발전기를 이용해 전체 소모 전력의 약 30%를 충당하고 있으며 어린이 열람실과 성인 열람실을 열린 공간으로 이어 놓은 반면 어린이 열람실의 소음이 성인 열람실에는 잘 들리지 않도록 백색소음기를 설치했다”고 말했다. 백색소음은 귀에 쉽게 익숙해지는 소리로 아이들의 말소리, 의자 끄는 소리 등 다른 소리에 대한 주의를 줄이는 역할을 한다. 건물은 지상 4층, 지하 2층 구조다. 1, 2층에 성인 열람실이 있고 3층에는 강의실과 도서관 업무 공간이 자리하고 있다. 옥상이기도 한 4층 일부에는 2개의 식당이 있다. 3층에도 별도로 2개의 전망대가 마련돼 있다. 건물 정면에서 보면 지하 1층에 어린이 도서관이 자리하고 있는데 건물의 후면에서 보면 1층이 된다. 어린이 도서관 앞에는 놀이터와 쉼터 등이 마련돼 있고 자연스레 호수공원과 연결된다. 도서관 앞 호수공원은 경기 일산 호수공원보다 약간 크고 8.8㎞의 산책로와 4.7㎞의 자전거 도로가 있다. 성인이 호수 둘레를 걸을 경우 1시간가량 걸린다. 봄에는 매화나무, 라일락, 이팝나무, 영산홍 등이 만들어내는 꽃길이 인상적이다. 오전 5시부터 밤 11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 70m까지 물을 쏘아올리는 희망분수 등 4개의 분수와 5개의 인공섬이 있다. 인공섬에서는 문화 축제 등이 열린다. 어린이 도서관에서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은 ‘체험형 동화구연실’이다. 강사가 들려주는 동화에 따라 아이들이 몸 동작을 하면 다른 방에 있는 대형 스크린에는 아이들이 동화 속 주인공이 된 것처럼 연출된다. 독서통장을 통해 자신이 읽은 책을 기록할 수도 있다. 어린이 도서관은 책상을 놓은 일반 열람실과 별도로 신발을 벗고 방 안에 들어가 앉아서 책을 읽는 열람실이 있다. 이곳 방 안 벽에 마련된 나무 모양 의자는 아이들에게 인기다. 세종도서관은 주말에 특히 붐빈다. 주말의 하루 평균 방문 인원은 3700명으로 평일(2000명)의 거의 2배다. 가족과 함께 세종시에 거주하는 공무원들이 대부분 어린 자녀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퇴직이 얼마 남지 않은 고위 공무원 대다수는 혼자 생활한다. 세종시뿐 아니라 충남 전역에서 방문자가 온다. 세종도서관 측은 방문객들의 항의로 세종시 주민에게만 책을 대여해 줬던 제한을 없앴다. 세종청사에 있는 국립도서관이다 보니 정책도서관으로서의 역할도 중요하다. 개관일부터 100일 동안 가입한 회원 1만 5367명(방문객은 16만 5000명) 중 공무원은 30.4%(4679명)다. 퇴직 공무원 중에서 정책 멘토를 선정해 이들에게 공동연구실을 줄 계획이다. 공무원들이 정책을 만드는 데 도움을 주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공무원을 위한 독서토론이나 강연회 등도 운영한다. 박병주 도서관 서비스이용과장은 “세종청사의 중앙부처마다 있는 도서관과 연계해 정책에 필요한 자료를 공급하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면서 “세종청사에도 무인도서반납기를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국립도서관이 지방에 분관을 낸 것은 세종도서관이 처음이다. 지난해 10월부터 12월 12일 개관일까지 2달 동안 내부 공사를 했다. 목표는 ‘어디서도 보지 못한 도서관’이었다. 자연 채광을 중심으로 하기 때문에 서가의 아래쪽에는 발광다이오드(LED) 등을 달아 책을 쉽게 알아볼 수 있게 했다. 장서는 총 8만권이다. 이 중 1만권은 기증받았다. 지하 1, 2층에는 총 330만권의 책을 보관할 수 있는 서고를 갖췄다. 또 곳곳에 공중전화 부스와 닮은 휴대전화 부스를 설치해 도서관 열람실 안에서 전화를 받으며 떠드는 경우를 크게 줄였다. 영화를 볼 수 있는 멀티미디어실은 1인석, 연인석, 가족석으로 나뉘어 있다. 가족석에는 대형 텔레비전과 소파가 준비돼 있다. 멀티미디어실과 어린이 도서관은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운영한다. 일반 열람실은 아침 9시에 문을 열어 저녁 9시에 문을 닫는다. 도서 대출증은 국립세종도서관 홈페이지에서 회원으로 등록한 후 도서관을 방문해 발급받을 수 있다. 신분증을 지참해야 한다. 세종도서관 개관 이후 가장 많이 대여된 책은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이다. 신의 물방울(아기 다다시), 토지(박경리), 한강(조정래), 고구려(김진명), 정글만리(조정래), 미생(윤태호), 아리랑(조정래), 태백산맥(조정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유홍준) 순이다. 글 사진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글 사진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두바이서 ‘홀랑 벗고’ 즐긴 관광객 결국…

    두바이서 ‘홀랑 벗고’ 즐긴 관광객 결국…

    영국의 한 남성이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화끈한 여행’을 즐겼다가 7개월동안 감옥에 갇히는 신세가 됐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3일자 보도에 따르면 리차드 스테이블러(33)라는 남성은 지난 해 크리스마스 무렵 두바이의 아름다운 인공섬으로 알려진 팜주메이라(Palm Jumeirah)에서 휴가를 보냈다. 2009년부터 영국 회사의 두바이지사 직원으로 일하는 그는 휴가를 맞아 친구들과 호화로운 여행을 계획했다. 섬에서 요트를 빌려 엄청난 양의 술을 마시고 비키니를 입은 여성들과 즐기는 한편, 술에 취해 자신이 묵고 있던 호텔 복도에서 옷을 모두 벗고 나체로 돌아다니기도 했다. 방탕한 댄스파티에 이어 ‘나체 활보’가 이어지자 해당 호텔 관리인이 저지에 나섰다. 하지만 이미 ‘술의 노예’가 된 그는 옷을 모두 벗은 채 호텔 관리인과 고성 섞인 다툼을 벌이기도 했다. 결국 현지 경찰이 출동했고 30분 간의 소동 끝에 체포됐다. 당시 그는 경찰 조사에서 “럼주를 8잔정도 마신 뒤 호텔에 머물고 있었다. 그 다음은 기억나지 않는다. 나체 상태였다는 것 역시 기억나지 않는다”며 자신의 행동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엄격한 이슬람법을 고수하는 현지 법원은 수개월에 걸친 재판 끝에 그에게 7개월 형을 선고했다. 죄명은 ‘지나친 음주 및 나체 소동 등 풍기문란’이다. 영국 언론은 “두바이에서 허가받지 않은 음주가 적발될 경우 최고 6개월 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면서 “외설적인 행동(나체로 활보한 것)에 대한 죗값이 추가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안산 인공섬서 머리 없는 시신 발견…해경 수사 착수

    경기도 안산시의 한 인공섬에서 40대 남성의 시신이 머리가 없어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평택해양경찰서는 26일 오전 10시쯤 안산시 시화MTV(멀티테크노밸리) 인공섬 4공구 건설현장과 바닷물이 맞닿은 지점 돌덩이 위에서 우모(42)씨 시신이 발견됐다고 2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발견 당시 우씨는 머리가 절단된 채 파란색 점퍼와 검은색 바지를 입은 상태였다. 우씨의 시신은 하늘을 향해 누워 있었고 하반신은 바닷물에 잠겨 있었다. 지갑이나 휴대전화, 유서 등 소지품은 발견돼지 않았다. 경찰은 시신의 지문을 채취해 우씨 신원을 파악했지만 잘려나간 머리는 아직 찾지 못했다고 전했다. “시신이 있다”는 건설현장 근로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안산단원경찰서는 바다에서 사고가 난 것으로 판단, 해경에 사건을 인계했다. 우씨의 가족은 우씨가 지난해 8월 집을 나간 뒤 돌아오지 않자 같은 해 10월 경찰에 미귀가 신고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경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하는 한편 타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하고 있다. 해경 관계자는 “절단면이 바닷물에 의해 훼손됐기 때문에 날카로운 것에 잘린 것인지 해류에 잘려나간 것인지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다”면서 “정확한 것은 부검을 해봐야 알 수 있을 듯 하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아이언맨 슈트·트랜스포머 로봇 현실이 된다

    아이언맨 슈트·트랜스포머 로봇 현실이 된다

    # 2047년 한국 최초의 초대형 해상 인공섬 ‘크라켄 아일랜드’. 울릉도의 옛 이름을 따서 ‘우산시’로 명명된 이 인공섬에는 10만명의 인구가 자급자족하며 살고 있다. 우산시에는 우리 해군의 작전을 수행하는 핵심 거점인 무인기지 ‘이사부’가 있다. 이사부에는 ‘퍼펙트 스톰’으로 불리는 슈퍼컴퓨터가 있어 테러징후 포착시스템을 실시간으로 가동한다. 또 수중 깊숙한 곳에서 위협체를 탐지·식별하는 ‘킹 피셔-글라이더’가 24시간 이상 징후를 포착하고 있다. ●‘해리포터 망토’로 불리는 ‘스텔스용 슈트’ 곧 상용화 국방기술품질원이 올해 초 발간한 ‘미래전장무인기술 2050년’을 통해 본 우리 미래의 모습이다. 품질원은 이 밖에도 미래 수중에서는 거대한 기포가 수중 이동체의 표면을 감싸줘 마찰을 감소하는 ‘초공동’ 현상을 이용해 최고시속 900㎞로 이동하는 무인잠수정과 여러 개의 탄두를 가지고 수상작전에서 적의 본체와 기만체를 모두 공격하는 다탄두 어뢰 등이 나올 수 있다고 예상했다. 영화 ‘아이언맨’에 나온 ‘슈트’는 이제 현실이 되고 있다. 품질원은 탈·부착이 가능한 하지 근력 증강장치인 ‘애드온 슈트’, 기존의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HMD)를 몇 단계 더 도약시켜 헬멧의 정보창으로 다양한 전투지원 정보를 보여주는 ‘네트워크 기반 헬멧 바이저’ 등이 가까운 미래에 상용화될 수 있다고 봤다. 이른바 ‘해리포터 망토’, ‘투명망토’로 불리는 ‘스텔스용 슈트’도 가까운 미래에 상용화될 전망이다. 빛을 굴절시켜 병사의 뒤에 있는 사물이 보이는 원리를 응용시킨 것으로 이러한 투명화 기술은 다른 무기에도 적용되고 있다. 영국 국방부는 육안은 물론 적외선 망원경으로도 볼 수 없는 투명전차를 개발 중이다. 주변 풍경 이미지를 카메라로 촬영해 전차 표면의 디스플레이에서 그 영상을 재생하도록 하는 원리이다. 이스라엘의 엘틱사는 적이 열영상장비로 관측할 때 보이지 않거나, 다른 형상의 장비로 인식하게 하는 ‘블랙 폭스’ 기술을 적용한 야간용 투명탱크를 소개하기도 했다. 고속수상 주행시에는 궤도를 집어넣고 마치 날개를 펴듯이 선체를 변형해 물과의 마찰을 줄이는 차기상륙돌격장갑차는 영화 ‘트랜스포머’의 로봇을 연상시킨다. 미 해병대는 기존 상륙 돌격장갑차보다 3배 이상의 해상속도와 2배의 방호력을 가진 차기상륙돌격장갑차 개발에 착수해 최근 시제품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레이저 기술 응용하면 인공번개 만들어 무기화 가능 단순히 빛의 일종으로 알던 레이저는 거리 측정을 위해 군에 처음 도입돼 무기로까지 이미 개발됐다. 초고속성과 직진성의 특징을 가진 레이저는 이론적으로 인공위성을 격파하는 것도 가능하다.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은 21일 “레이저는 ‘1발에 1달러’라고 할 만큼 비용이 낮은 장점이 있다”면서 “하지만 미국도 사거리가 1㎞가 안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실전배치까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러한 레이저 기술을 응용하면 자연현상으로만 여겨졌던 번개를 인공으로 만들어 무기화할 수 있다. LIPC(Laser Induced Plasma Channel) 장치를 쓰면 레이저로 뜨거워진 공기에서 발생한 플라즈마의 궤적을 따라 인공 번개가 발생되고, 이를 통해 번개의 방향을 유도할 수 있다. 인공번개로 목표물을 파괴하는 게 가능하게 되는데, 영화에서 초능력자가 손으로 번개를 쏘는 장면이 현실이 되는 것이다. ●‘궤도상 폭격무기’ 소형 핵무기급·방사능 오염 없어 ‘신의 지팡이’로 더 많이 불리는 ‘궤도상 질량 폭격무기’는 우주에서 지구의 목표물을 공격한다는 개념에서 시작했다. 지구 궤도에 떠 있는 위성에서 발사된 길이 6m가량의 금속 기둥이 운동에너지를 이용해 15분 만에 지상의 목표물에 도달해 파괴하는 것이다. 위력은 소형 핵무기급이지만, 방사능 오염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물론 레이건 행정부 시절부터 구상했던 계획이 아직 상용화되지 못한 것은 발사체를 우주로 보내는 데만 2조원가량이 드는 비용 문제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하는 가상 속 재난이 현실로 다가온다면 ‘신의 지팡이’가 소행성을 요격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품질원은 기술력 기반확충과 군 전력 증강 측면 등을 종합하면 우선 개발될 수 있는 기술로는 ▲원거리 건물투시 레이더 기술 ▲로봇 기반 근해감시 네트워크 구성 기술 ▲빅데이터 기반 사이버테러 실시간 징후감지 기술 ▲고고도 무인기용 초고수명 원자력 전지 기술 ▲근접공중지원용 휴대형 무인기 운용 기술 등을 꼽았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보행자 전용 한강 다리를”… 노들섬 활용 공개토론

    “보행자 전용 한강 다리를”… 노들섬 활용 공개토론

    “노들섬을 통과하는 보행 전용 다리를 놓으면 어떨까요?” 한강예술섬(오페라하우스)으로 조성하려다 보류된 뒤 현재 텃밭으로 쓰이는 서울 용산구 노들섬의 활용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시민 공개토론회가 20일 서울시 신청사 태평홀에서 열렸다. 전문가들은 다양한 의견을 내놨다. 노주석 서울신문 선임기자는 “한강엔 29개 다리가 있지만 차량이나 전철을 위한 것이다. 마음 편히 걸을 수 있는 ‘사람을 위한 다리’는 없다”며 “한강대교가 원래 인도교였고, 노들섬이 한때 서울 3대 유원지로 꼽혔던 점 등을 고려하면 보행 전용 다리를 지어볼 만하다”고 제안했다. 성종상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도 “건강한 자연, 건강한 도시, 건강한 삶을 위한 연장선상에서 활용돼야 한다”며 “인도교도 얼마든지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미경 환경재단 사무총장은 “노들섬은 시민들에게 희미해진 존재”라며 “어떻게 활용되든지 먼저 스토리텔링이 이뤄져야 길이 남는 장소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환경생태적·역사적 가치도 중요하지만 경제적 가치를 무시하지 않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최막중 서울대 환경대학원장은 “고부가가치를 낼 수 있는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노들섬은 이촌동과 노량진을 잇는 한강대교가 세워지며 생긴 인공섬으로 12만㎡ 넓이다. 2005년 당시 이명박 시장이 이곳에 오페라하우스를 만들려는 계획을 짰다. 후임 오세훈 시장은 호주 시드니 오페라하우스나 스페인 빌바오 구겐하임미술관 못잖은 예술섬을 만들겠다며 의욕을 불태웠다. 이 과정에서 예산이 551억원이나 들어갔지만 2011년 박원순 시장이 취임하며 추가 재정부담을 꺼려 백지화했다. 시는 공공 주도가 아닌 시민 참여로 활용 방안을 찾기 위해 지난 8월부터 각계 전문가 등 23명을 노들섬 포럼위원으로 위촉해 논의를 하고 있다. 이날 노들섬에 대한 궁금증을 풀 수 있는 웹페이지 ‘e-노들섬’도 문을 열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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