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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군함 남중국해 인공섬 12해리內 첫 항해

    미국 해군이 27일 중국이 남중국해에 만든 인공 섬의 12해리(약 22㎞) 이내에 구축함을 보내 항해했다. 중국이 지난해 인공 섬을 만든 뒤 미 군함이 섬 근해에 진입한 것은 처음으로, 중국의 영유권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에 대해 중국은 “미군 구축함이 ‘불법’ 진입해 감시, 추적했다”고 밝히면서 남중국해를 둘러싼 미·중 간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미 국방부 관리는 구축함 래슨함이 이날 오전 남중국해의 수비 환초의 12해리 이내를 항해했다고 밝혔다고 AFP 등이 전했다. 이 관리는 “우리는 국제법에 따라 남중국해에서 일상적인 항해를 수행하고 있다”며 “미군은 남중국해를 포함해 아·태 지역에서 매일 항해하고 있으며 이는 남중국해 섬들에 대한 영유권 문제와는 별개”라고 말했다. 이는 미군이 그동안 중국의 인공 섬 건설이 공해상의 ‘항해의 자유’를 위협한다며 영유권을 인정하지 않겠다고 밝혀 왔던 뜻을 행동으로 보여 준 조치로 풀이된다. 래슨함은 오전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난사 군도, 베트남명 쯔엉사 군도, 필리핀명 카라얀 군도)에 중국이 만든 인공 섬인 수비 환초와 미스치프 환초 인근 해역으로 항해를 시작했다. 일본 요코스카항을 모항으로 하는 래슨함은 1999년 7함대에 배치된 9200t의 알리버크급 대형 구축함이다. 이에 대해 중국은 즉각 반발했다. 왕이(王毅) 외교부장은 “우리는 미국 측에 마땅히 심사숙고해 행동할 것을 권고한다”며 “경거망동함으로써 말썽거리를 만들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서태평양 - 중동 해상 수송 요충… 해양패권 장악 위한 ‘교두보’

    서태평양 - 중동 해상 수송 요충… 해양패권 장악 위한 ‘교두보’

    미국 구축함이 27일 접근한 수비 환초(중국명 주비자오·渚碧礁)와 미스치프 환초(중국명 메이지자오·美濟礁)는 중국이 남중국해 영유권을 주장하기 위해 암초를 매립한 인공섬이다. 중국이 암초를 매립해 활주로와 등대, 이동통신 기지국 등을 설치하는 이유는 사람이 살지 않는 산호초에 대해서는 영유권을 주장할 수 없다는 유엔 해양법의 제한을 뛰어넘기 위해서다. 이에 맞서 미국은 이 해역이 중국 영해가 아닌 ‘항행의 자유’가 보장된 공해라는 것을 주장하기 위해 군함을 출동시켰다. 남중국해가 미국과 중국이 충돌하는 격돌의 바다가 된 것은 이곳을 차지해야만 21세기 해양 패권을 장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체 면적이 356만㎢로 한반도 전체의 16배 크기인 남중국해는 서태평양과 인도양, 중동을 연결하는 해상 수송로의 핵심 해역이다. 특히 중국은 태평양과 인도양으로 진출하려면 반드시 이곳을 거쳐야 한다. 남중국해를 지나는 선박은 하루 평균 270척으로 세계 해운 물동량의 절반을 차지한다. 특히 세계 원유 해상 수송량의 3분의2가 남중국해를 지나고 300억t 내외의 원유와 7500㎦ 정도의 천연가스가 매장돼 있는 자원의 보고이기도 하다. 남중국해 서쪽에는 베트남, 남쪽에는 말레이시아, 동쪽에는 필리핀, 북쪽에는 중국이 자리잡고 있고 저마다 자기 바다라고 주장해 예전부터 갈등이 끊이지 않았다. 미국이 필리핀 등의 편을 노골적으로 들자 중국이 지난해 5월부터 인공섬 건설에 나서 글로벌 분쟁 해역이 됐다. 미국은 남중국해를 틀어쥐어야만 인도양과 태평양으로 뻗어 나가려는 중국의 패권을 막을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여기서 밀리면 2차 세계대전 이래 믈라카해협과 남중국해를 안방처럼 드나들었던 태평양함대의 운신이 크게 제한된다. 미국의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내세운 ‘아시아로의 회귀’ 전략도 타격을 입는다. 중국은 안마당이나 다름없는 남중국해 문제를 돌파하지 않고서는 더이상의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 동중국해는 미국과 일본의 강력한 동맹 세력이 버티고 있기 때문에 남중국해 주변의 작은 나라들과 충돌하는 게 전략적으로도 유리하다. 중국은 남중국해를 불가침의 앞마당으로 확보해야 해양 세력으로부터 안전을 지킬 수 있다고 본다. 더욱이 중국은 미국의 핵 포위망에서 벗어나려면 태평양으로 나가는 핵잠수함의 진출입로를 확보해야 한다. 그 길목이 바로 남중국해이고 이곳을 확보하면 원거리 해상 작전도 가능해진다. 장원무(張文木) 우주항공대학 전략문제연구소 교수는 “중국이 진정한 강국이 되기 위해선 미국과 맞서는 해상통제권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영 환구시보는 “미국이 계속 주권을 침해할 경우 군사적 충돌을 피해선 안 되고 이를 위해 조기 경보기, 초계기, 구축함을 남중국해에 집중 배치하는 것은 물론 영공 침범을 막기 위해 레이더망도 시급히 확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암초에 만든 인공섬’ 국제법상 영해 인정 안 돼

    27일 미국 구축함 래슨함의 진입으로 긴장이 한층 높아진 남중국해 갈등의 핵심은 중국 고유의 영해인가, ‘항행(航行)의 자유’가 있는 공해인가로 압축된다. 각국은 국제법으로 해안선에서 12해리(약 22㎞)를 영해로, 200해리(370㎞)까지를 배타적경제수역(EEZ)으로 지정할 수 있다. 영해는 바다의 영토로, 해당 국가가 수중과 상공에 대해서도 고유의 지배권을 갖는다. 즉 영해와 그 상공을 지나가는 비행기, 선박은 해당 국가의 허락을 얻어야 한다. 내수가 아닌 영해일 경우 외국 선박은 연안국의 안전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항해할 권리, 즉 ‘무해통항권’(無害通航權)을 국제법으로 보장받는다. 중국은 본토 연안에서 1000㎞ 떨어진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난사 군도, 베트남명 쯔엉사 군도, 필리핀명 칼라얀 군도)에 대해 역사성을 들어 영해라고 주장한다. 가장 먼저 발견해 이름을 붙였으며 2000년 전부터 관할했다는 게 중국 측의 주장이다. 반면 미국 등은 역사적 경위에 기초해 주권을 주장하는 것은 유엔 국제해양법(UNCLS)에 어긋난다며 스프래틀리 군도 주변은 공해라고 반박해 왔다. 그동안 잠복해 있던 이곳에 대해 중국의 시진핑(習近平) 정부가 암초를 메워 인공섬 7개를 건설하고 인공섬 주변 12해리 이내를 영해라고 주장하면서 남중국해 갈등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특히 수비 환초와 파이어리크로스 환초에 활주로를 건설한 중국이 미스치프에 세 번째 활주로를 건설 중이라는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지난달 15일 보고서가 나온 이후 중국은 이 일대를 군사 기지화한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미국과 국제사회는 “암초에 시멘트를 부어 넣어 만든 인공섬에 대해 영유권을 주장하고, 또 이 인공섬 주변을 영해라고 하는 주장 자체가 터무니없다”고 일축했다. 국제법상으로는 암초나 인공섬을 기점으로 영해를 주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영유권이 인정되는 섬이냐, 아니면 단순 암초냐 하는 구분은 섬에 식수가 나와 거주가 가능해야 한다는 등의 조건이 있다. 화산 활동이나 융기 작용 등의 지각변동으로 섬이 생겨나 진짜 섬으로 인정받게 되면 그 섬을 기점으로 주변 12해리 이내는 영해가 된다. 중국이 건설한 인공섬들은 이런 영유권을 인정받는 ‘진짜 섬’으로서의 조건을 갖추고 있지 않다고 미국 등은 주장한다. 미스치프 환초와 수비 환초는 만조 때 물에 잠기는 암초다. 암초를 기점으로 영유권을 인정하면 항행의 자유는 무너져 버린다. 이 때문에 국제사회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미국과 필리핀 등 인접국들은 “그동안 전 세계의 배들이 자유롭게 항해하고 그 상공을 비행기들이 지나다니던 지역에 중국이 인공섬을 만들어 놓고 ‘우리 영해니까 우리한테 허락받고 다니라’고 말하는 것은 무법적인 행위”라고 비판하고 있다. 중국이 주장하는 영해권이 설령 존재한다 해도 이번 미군 함정 통과로 무해통항권이 허용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미군 함정 통과가 일회성 작전이 아니라 정기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 정부도 무해통항권을 근거로 지난달 초 미국 서알래스카에서 12해리 이내인 알류샨열도 근처에 자국 군함을 통과시킨 바 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함정 진입 만지작 美, 미사일 시위 中… G2 ‘남중국해 평행선’

    함정 진입 만지작 美, 미사일 시위 中… G2 ‘남중국해 평행선’

    중국 정부가 남중국해에서 최근 전자전 부대와 항공병 등을 동원한 미사일 발사 훈련을 강행하며 사실상 미군을 겨냥한 무력시위를 벌였다. 앞서 미 태평양함대 스콧 스위프트 사령관(해군 대장)은 23일(현지시간) 남중국해 인공섬 12해리(약 22㎞) 이내에 진입할 준비가 돼 있다고 AP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일본 도쿄의 외교 소식통들은 25일 “미국 함정들의 진입은 시간이 언제냐가 문제일 뿐”이라며 “함정 진입에 대해 중국이 어떻게 대응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또 “함정 진입이 초읽기에 들어간 상황에서 앞으로 1~2주가 고비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은 중국의 해군력 증강에 대처하기 위해 잠수함에 대함미사일을 다시 장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미 해군연구소(USNI)가 전했다. 중국의 남중국해 인공섬 조성에 반대하는 일본을 비롯해 중국과 남중국해에서 영토 분쟁을 겪는 베트남, 필리핀 등은 군사 경계태세를 강화하는 등 관련 국가 간의 대립이 아슬아슬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일본과 미국은 외무·방위성 간 협의를 마친 데 이어 지난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측근인 가와이 가쓰유키 총리 보좌관 겸 자민당 의원을 미국에 보내 백악관 관계자들과 이 문제를 논의했다. 요미우리신문은 가와이 보좌관의 말을 인용, “두 나라는 중국의 일방적인 현상 변경 시도를 우려하며 국제법을 통한 평화적 해결에 같은 입장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19일 일본 요코스카항에 미국 7함대 이지스함 ‘벤폴드’가 배치되는 등 지난 6월 ‘챈설러스빌’에 이어 올 들어 2대의 이지스함이 추가 배치된 것도 중국의 해군력 증강에 대한 억지력 확보 차원으로 해석된다. 미·일 및 동남아 국가들은 “중국이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난사 군도, 베트남명 쯔엉사 군도, 필리핀명 카라얀 군도) 암초에 시멘트를 부어 넣어 인공섬을 만들고 이를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는 것은 얼토당토않다”며 공동 대응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또 “남중국해 바다와 하늘의 통항 자유를 막기 위한 ‘바다의 만리장성’을 쌓고 있다”고 비판해 왔다. 반면 중국은 이 인공섬에서 12해리 이내는 역사적으로 중국 영해라고 주장하며 배타적 권리를 주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본은 베트남, 필리핀, 호주 등에 군수물자 및 기술 등을 제공하는 내용의 협의를 가속화하는 한편 국방장관의 방문을 준비하는 등 국방 외교를 강화하고 있다. 안보법제의 통과로 일본 자위대의 역할 및 활동 범위가 더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나카타니 겐 일본 방위상은 다음달 베트남을 방문해 풍꽝타인 베트남 국방장관과 회담한다. 양국은 국방장관 회담에서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인공섬을 만들어 군사 거점을 구축하는 것을 논의하고 방위 장비 취급 등 방위 능력의 향상을 위한 ‘능력 구축 지원’ 추진 등에 관해 협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이 26일부터 여는 제18기 공산당 중앙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5중전회)에서 국방개혁안과 함께 긴장 수위가 고조되는 남중국해 인공섬 건설 문제에 대한 언급이 있을지 주목된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美 “군함 파견” 中 “용납 안해”… 남중국해 충돌 시작됐다

    미국이 남중국해에 해군 함정 파견 계획을 구체화하고, 중국이 이를 경고하는 등 이 지역 영유권과 항행(航行) 자유를 둘러싼 미·중 갈등과 신경전이 한층 더 깊어지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25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정상회담을 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아 두 나라가 외교적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대결을 향한 힘의 과시로 치닫는 양상이다. 미국 정부가 최근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남중국해 해역에 군함을 파견하겠다는 방침을 필리핀 등 관련 국가에 외교 경로로 전달했다고 교도통신이 19일 전했다. 시기는 확정하지는 않았다. 중국이 남중국해에 건설하는 인공섬의 12해리(약 22.2㎞) 내에 미국 해군 함정을 보내겠다는 것으로, 이를 반대해 온 중국 측의 대응이 주목된다. 앞서 시 주석은 지난 18일 영국 방문을 앞두고 로이터와의 기자회견에서 “남중국해 난사군도(스프라틀리 제도)에 중국이 건설한 인공섬 수역에 외국 군함의 진입을 용납하지 않겠다”며 경고성 발언을 날렸다. 시 주석은 “중국의 주권과 권익 침해를 중국 국민은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난사군도의 암초를 매립하고 인공섬을 만드는 것은) 영토 주권을 지키기 위한 정당한 활동”이라는 태도를 보였다. 도쿄 외교가에서는 미군이 중국의 주장을 인정할 수 없음을 보여주기 위해 이르면 이달 안에라도 중국이 만든 인공섬 수역에서 ‘시위 항해’를 강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3일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은 워싱턴에서 줄리 비숍 호주 외무장관 등과 ‘미·호주 외교·국방장관회의’ 직후 “미국은 세계 다른 곳에서와 마찬가지로 국제법이 허가하는 곳에서 비행·항해 활동을 계속할 것이며 남중국해도 예외는 아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과 동남아 국가들은 “중국이 건설하는 인공섬들은 국제법상 섬으로 인정받을 수 없다”며 중단을 요구했지만 중국은 “주권이 미치는 영토”라며 이를 일축해 왔다. 중국은 인공섬 주변의 12해리의 배타적 권리를 주장하면서 암초를 메운 인공섬에 항공기 이착륙을 위한 활주로를 만들었고, 지난 9일에는 등대 2개를 완공·가동에 들어가는 등 군사·전략적인 포석을 강행하고 있다. 이 지역은 말레카 해협 및 싱가포르 해협에서 대만 해협까지 포함되며 전 세계 해양 물류의 절반 가까이와 원유 수송량의 60% 이상이 통과하는 경제·전략적으로 사활이 걸려 있는 아시아의 중요 항로다. 이 때문에 이곳에 대한 장악은 아시아지역의 패권 장악으로 이해된다. 오바마 행정부 1기 때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 국가와 중국 사이의 난사군도, 서사군도(파라셀제도) 등의 영유권 갈등이 확대되자 당시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미국의 핵심적 이익이 걸린 곳”이라며 중국의 해상 확대정책에 제동을 걸었다. 한편 미국은 이날까지 6일 동안 인도양 벵골만에서 일본, 인도 해군과 함께 핵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호를 동원한 3국 연합 군사 훈련인 ‘말라바르’를 진행했다. 이 훈련도 인도양에서 남중국해로 이어지는 해상 수송로 보호와 중국이 추진하는 ‘진주 목걸이’(인도양 주변 국가에 거점 항만 마련) 전략을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남중국해 위기 고조.. 한국 선택은?

     남중국해 위기가 다시 고조되고 있다. 중국이 영유권 분쟁 중인 남중국해의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난사 군도, 베트남명 쯔엉사 군도, 필리핀명 칼라얀 군도)에 최근 높이 50m의 등대 2개를 세워 가동에 들어가자 필리핀과 베트남 등 주변국이 발끈하고 나섰다. 남중국해에 접하지 않은 인도네시아도 중국 비판에 가세하는 등 동남아국가연합(ASEAN) 차원의 공조 대응 기류도 감지됐다. 미국은 남중국해 해역 일부에 기뢰 배치를 준비하는 반면 중국은 “핵심 이익”이라며 물러설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미국과 중국의 남중국해 갈등에 대해 한국이 선택을 강요받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필리핀 외교부는 20일 성명을 내고 “중국이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강화하기 위해 분쟁 해역에 등대를 설치했다”면서 “중국의 ‘현상 변경 행위’를 인정할 수 없다”고 규탄했다. 베트남 외교부도 “중국의 등대 완공은 베트남 주권을 침해하는 행위”라며 “중국이 지역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등대 설치로 남중국해를 지나는 선박에 항로 안내, 안전 정보, 긴급 구조 등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추가 건설 의사를 밝혔다. 중국은 남중국해 파라셀 제도에 속한 7개 유인도에 제4세대(4G) 이동통신망을 구축하는 등 남중국해에 대한 실효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 미 군사 전문매체인 더내셔널인터레스트(TNI)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1만 668m 고도에서 바다에 뿌릴 수 있는 원거리 투하용 기뢰인 ‘퀵스트라이크 ER’의 실전 배치를 검토 중이다. 수면 바로 위를 비행하며 기뢰를 뿌릴 경우 대공망에 걸려 격추되거나 추락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고안한 방식이다. 앞서 미국은 중국이 난사 군도에 건설하는 인공섬의 12해리(약 22.2㎞) 안에 미국 해군 함정을 파견하는 방침을 필리핀 등 관련국에 외교 경로를 통해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중국해는 미국 동맹국 간 결속을 확인하는 장으로 변질되고 있다. 일본과 호주 역시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서는 미국과 보조를 맞췄다. 지난주 미·호주 안보 고위급 회담에서 양국이 남중국해 순찰을 강화하는 데 합의했다. 가와노 가쓰토시 일본 자위대 통합막료장(합참의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미국의 남중국해 정례순찰에 일본 해상 자위대 합류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앞서 남중국해 문제에 온건한 대처를 해 왔던 말레이시아도 중국의 인공섬 건설은 부당한 도발이라는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용어클릭 남중국해 문제? 중국과 대만,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등 6개국이 영토권 갈등을 벌이는 해역으로, 인공섬 건설 등 영유권 공세를 강화하는 중국을 견제하고자 미국과 일본이 직간접적으로 개입하면서 갈등 수위가 고조되고 있다. 중국의 태평양 진출 길목이자 세계적인 해상 수송로로 주목받고 있다.
  • [글로벌 시대] 중국의 꿈, 세계의 바다를 장악하라/민재홍 덕성여대 중어중문학과 교수

    [글로벌 시대] 중국의 꿈, 세계의 바다를 장악하라/민재홍 덕성여대 중어중문학과 교수

    중국은 일찍이 실크로드와 바닷길을 개척해 동서양 문명을 연결하고 활발한 경제·문화 교류에 기여해 왔다. BC 139년 한 무제의 명을 받은 장건(張騫)은 100여명의 수행원을 데리고 시안(西安)을 출발해 미지의 세계 서역으로 떠났다. 무려 13년 동안 생사를 넘는 사투 끝에 중국으로 돌아온 그는 타클라마칸 사막과 파미르 고원을 넘어 중국과 서역을 연결하는 실크로드를 건설했다. 명나라 정화(鄭和)는 1405년부터 1433년까지 중국 함대를 이끌고 해상 대원정을 통해 바닷길을 열었다. 중국 남해와 북인도양의 연안지구, 아랍 반도와 아프리카 동쪽 연안까지 30여개국을 탐험했다. 개빈 멘지스의 저서 ‘1421-중국, 세계를 발견하다’에는 콜럼버스보다 앞서서 아메리카를 발견한 것으로 기술될 정도로 당시 중국의 해상 장악력은 대단했다. 이러한 역사와 기반을 바탕으로 2013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기존의 실크로드와 바닷길을 확대해 중앙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육상 실크로드 경제벨트인 일대(一帶)와 동남아시아, 유럽, 아프리카를 잇는 해상 실크로드인 일로(一路)를 주창하고 나섰다. 중국에서 유럽에 이르는 지역을 육로와 해로로 연결하고, 연결선상의 국가들과 경제 협력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시진핑의 중국몽(中國夢)으로 불릴 수 있는 일대일로(One Belt and One Road)는 2013년 박근혜 대통령이 제안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도 맥을 같이한다. 박 대통령은 유럽과 아시아를 하나의 대륙으로 연결하는 구체적인 방안으로 한반도 종단철도, 시베리아 횡단철도, 중국 횡단철도 등을 유럽으로 연결하는 철도망 구축을 제안했다. 따라서 중국의 일대일로와 한국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는 전략적 목표가 일치한다는 점에서 상호 간 연계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중국은 특히 세계의 바닷길과 해상 영역의 지배를 강화하고 있다. ‘바다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라고 했던가. 현재 전 세계 물류의 약 90%가 바다를 통해 이동하고, 주요 해상 거점 기지를 장악하기 위해 세계가 각축을 벌이는 ‘대항해 시대’에 중국은 해상 영토 확보와 전략적 군사기지 구축, 대규모 운하 건설 등을 통해 21세기 중화(中華) 해양 패권을 드러내고 있다. 말레이 반도를 관통해 인도양으로 나갈 수 있는 끄라 운하가 완공되면 중국은 중동과 아프리카 북동부까지 쉽게 진출하게 될 것이고, 대서양과 태평양을 연결하는 니카라과 운하에는 중국 자본을 투입해 100년 동안 운영권을 확보했다. 중국은 또한 남쪽 바다인 남중국해 영토 지배 강화에도 많은 노력을 쏟고 있다. 난사군도 일대 암초와 산호초를 매립해 인공섬을 건설하고 활주로 등 군사용 시설을 지어 남태평양을 장악하고 있다. 미국이 강력 견제에 나서자 시진핑은 이번 미국 방문 중에 남중국해 섬들은 중국 영토라는 점을 분명히 밝히면서도 남중국해에 건설된 인공섬들의 군사화를 추구하지 않겠다고 한발 후퇴하긴 했다.앞으로 중국은 이러한 정책이 외국의 우수 기술과 중국의 자본이 융합돼 상호 시너지를 거두게 되고, 세계 글로벌 경제에도 도약의 플랫폼이 될 수 있다는 순수한 의도를 보여야 할 것이다. 중국이 독주하는 것이 아니라 연결선상의 국가들이 함께 공생하는 개념으로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중국의 패권 강화가 아닌 중국이 외교에서 추구하는 가치인 친(親·친선), 성(誠·성실), 혜(惠·혜택), 용(容·포용)의 이념에 맞추어 주변국과 공동 구축하고 성과도 공유하는 방향으로 전개되어야 할 것이다.
  • 시진핑 ‘신형 대국관계’ 절반의 성공

    “세계 각국이 중국의 발전에 ‘무임승차’하는 것을 환영한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8일(현지시간) 제70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끝으로 7박 8일간의 미국 방문 일정을 마무리했다. 시 주석은 국빈 방문 및 유엔총회 참석을 통해 중국을 실질적인 주요 2개국(G2)으로 끌어올리려고 했다. ‘신형 대국 관계’가 외교적 수사에 그치지 않고 중국의 역량이 경제, 외교, 군사, 문화 등에서 미국과 나란히 하는 단계에 올랐음을 미국과 전 세계에 입증하려 한 것이다. 시 주석의 목표는 유엔총회 연설에서 잘 드러났다. 그는 “8000명의 유엔 평화유지군을 추가로 조성하고 유엔발전기금 10억 달러(약 1조 1940억원)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또 “아프리카연합(AU)에 1억 달러를 무상으로 지원하고 군대 정비도 돕겠다”고 약속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날 “세계 50개국에서 총 3만명이 새로 평화유지군으로 합류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핵심이 중국군인 셈이다. 시 주석은 지난 27일에도 유엔 여성기구에 1000만 달러, 남남협력(개도국 간 협력) 기금으로 20억 달러를 쾌척하는 한편 최빈국의 부채는 탕감해 주기로 했다. 시 주석이 재정 적자 때문에 입으로만 세계 평화를 외칠 수밖에 없는 미국을 두고 보란 듯이 ‘수표’를 발행한 것은 미국에 신형 대국 관계를 실질적으로 인정하라는 무언의 압박이다. 실제로 오바마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중국의 평화로운 굴기를 환영한다”고 인정했다. 미국은 또 위안화의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가입과 아시아인프라개발은행(AIIB) 설립에 대해서도 공개적으로 지지를 표했다. 하지만 남중국해 문제 등 중국이 ‘핵심 이익’이라고 강조했던 외교·군사적 영역에서는 오히려 갈등이 커졌다. 특히 차기 미국 대통령으로 유력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시 주석을 향해 “부끄러운 줄 모른다”고 직격탄을 날린 것은 미국이 인권 등과 관련해선 중국을 ‘삼류 국가’로 보고 있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줬다. 시 주석 방미 전 중국 관영 매체들은 “미국이 외교적 예의를 중시하는 중국의 입장을 고려해 무례하게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시 주석 면전에서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과 인공섬 건설은 중대한 위협”이라면서 “미군은 어디에서든 작전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남중국해를 지배해 원유 수송 길목을 차지하겠다는 중국의 야망이 실현되기엔 생각보다 훨씬 오랜 시간이 걸릴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리하이둥(李海東) 중국외교학원 교수는 “중국은 신형 대국 관계에 따른 미래 비전에 초점을 맞춘 반면 미국은 해킹, 남중국해, 경제 위기 등 현안 해결에 주력했다”면서 “경제 분야 외에는 미국이 중국을 G2로 인정하지 않는 시각이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미·중 정상 남중국해 갈등 평행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한 정상회담에서 양국간 최대 갈등 현안인 ‘사이버 해킹’에 대해서는 접점을 찾았지만,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서는 평행선을 달렸다. 두 정상은 이날 오전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직후 로즈가든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열어 핵심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먼저 두 정상은 핵심 갈등인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를 놓고는 사실상 평행선을 달린 것으로 확인됐다. 시 주석은 “예로부터 남중국해의 섬들은 중국의 영토”라며 “우리는 우리 자신의 영토적 권리와 합법적이고 정당한 해양의 권익을 보전할 권리가 있다”고 밝혀 영유권 주장을 접을 의사가 없음을 공식화했다. 다만 시 주석은 “우리는 대화를 통해 차이와 논쟁을 관리함으로써 남중국해에서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데 노력하겠다”며 “대결과 마찰은 옳은 선택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 인공섬 건설에 대해 “어떤 국가를 겨냥하거나 영향을 주기 위한 것이 아니며 중국은 이 섬의 무장을 추진할 의도가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중국 정부가 남중국해에 건설 중인 인공섬을 두고 주변국을 위협하는 패권확장 행위로 보고 강력히 비판해왔다. 오바마 대통령은 “모든 국가는 항해와 항행의 자유, 방해받지 않는 상업활동의 권리를 갖고 있다고 거듭 밝혔다”며 “그런 만큼 미국은 국제법이 허락하는 어디에서도 항해하고 비행하며, 작전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영유권 주장과 (인공섬) 건설, 분쟁 지역의 군사력 강화 등에 대해 시 주석에게 중대한 우려를 표명했다”며 “이는 역내 국가들이 이견을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두 정상은 무역비밀을 포함한 기업 기밀 등 지적재산의 사이버 절취를 주도하거나 지원하지 않는 데는 합의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최대 현안 가운데 하나인 중국의 사이버 해킹 의혹과 관련, “내가 사이버 위협에 관한 고조되는 우리의 우려를 다시 한번 제기했다”며 “나는 그것이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양국 정부가 상업적 비밀을 훔치는 해킹을 용납하지 않기로 약속했다며 양국 간 가장 큰 쟁점을 풀기 위한 첫 발걸음을 내디뎠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두 정상은 양국 당국자 간 핫라인 개설을 포함해 고위급 사이버 안보대화의 개최와 사이버범죄의 수사에 대한 수사와 기소를 강화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우리는 사이버 분야에서 광범위한 공통이익을 갖고 있는 만큼 협력을 강화하고 대결을 피해야 한다”며 “사이버안보는 양국 간의 분쟁이 아니라 새로운 성장의 원천”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두 정상은 기후변화를 야기하는 지구온난화 문제에 공동으로 대처하기로 약속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25일 美·中 정상회담 개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오는 25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미·중 정상회담을 갖기로 했다. 시 주석의 방미는 2013년 6월 이후 2년 3개월 만이다. 시 주석은 22일 국빈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해 28일 뉴욕 유엔 총회에서 연설하는 등 6박 7일간의 방미 일정을 확정했다고 홍콩 사이스차이나모닝포스트,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이 9일 보도했다. 시 주석은 오바마 대통령과 24일 만찬, 다음날인 25일 오전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중국의 남중국해 인공섬 건설과 사이버 해킹 등 두 나라 관계에 민감한 문제들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 주석은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 등 미국 정보기술(IT) 대기업 본사가 있는 시애틀에서 기업 임원과 리셉션을 갖는 등 미 경제계와도 교류할 계획이다. 진찬룽(金燦榮) 중국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시 주석이 리셉션에서 위안화 평가 절하 등 경제개혁 강행에 대해 설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비공식적으로 타진하던 시 주석의 미 의회 연설은 보류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기고] 북핵과 남중국해, 그리고 ARF/서정인 주아세안 대표부 대사

    [기고] 북핵과 남중국해, 그리고 ARF/서정인 주아세안 대표부 대사

    필자는 지난달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개최된 아세안지역포럼(ARF) 회의에 참석했다. 흔히 ARF 외교장관회의로 알려진 이 회의에서 올해에도 북한 핵 문제와 남중국해 문제가 중점 논의됐고, 국내외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을 포함한 각국 외교장관들은 ARF 의장 성명에서 북한의 한반도 비핵화 의무 준수를 촉구했다. 2010년 이후 ARF 회의 최대 의제인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서는 해역 내에서 진행되는 매립 공사에 대한 우려와 함께 평화적 문제 해결을 주문했다. 2013년 ARF 회의 이래로 3년 연속 한반도 비핵화 문제에 대해 명확한 메시지가 도출됐다. 북한 핵 문제는 한반도만이 아닌, 동아시아 및 국제사회 전체의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중대 사안이다. 이번 ARF 의장 성명이 북한을 적시해 비핵화 의무 준수를 촉구한 것은 국제사회의 분명한 입장을 북한 측에 다시금 확인시키는 효과를 지닌다. 이러한 국제사회의 대북 비핵화 압박이 북한의 즉각적인 핵개발 포기나 중단을 끌어낼 수 있으리라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북한도 언제까지고 일관된 국제 여론에 눈과 귀를 닫고 제 방식만을 고집할 수는 없다. 이번 회의 후 북한이 볼멘소리를 했다는 보도를 접했다. 이는 외세 의견에 태연한 척 허세로 일관하는 북한도 아세안의 공식 의견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는 증거다. 이번 ARF 회의의 또 다른 중요한 이슈가 남중국해 문제다. 특히 올 초 중국의 인공섬 매립 공사로 논란이 가열된 사안이다. 올 4월에 개최된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이 문제에 대해 역내 정상들은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는데, 올해 ARF 의장 성명에서도 비슷한 수준의 우려가 표시됐다. 한편 중·아세안 간에 논의 중인 남중국해행동규약(CoC)의 조속한 체결 필요성도 강조됐다. ARF 의장 성명에서는 또한 ARF 회의 직전 중국 톈진에서 개최된 남중국해 관련 중·아세안 고위급회의 결과를 두고 환영하는 내용이 눈에 띄는데, 톈진 회의에서 정말 실질적 진전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아세안 내외 국가들의 평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의장 성명의 ‘환영’ 문구는 희망의 메시지 차원에서 포함된 것인지도 모른다. 지난 4월 아세안 정상회의 성명 때와 달리 중국도 이번 ARF 의장 성명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의장 성명에는 남중국해 문제에 대한 아세안과 중국 입장이 동시에 반영돼 일종의 외교적 타협안이 마련됐다고 볼 수 있다. 북핵과 남중국해는 조속히 해결해야 할 역내 주요 외교안보 이슈이나 사안의 성격상 당장 해결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이러한 사안들은 역내 평화와 안정에 직결되는 문제이고, 우리 국익에도 매우 중요하기에 우리로서도 지금과 같이 분명하고 일관된 입장을 견지해야 한다. 내년 이 무렵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개최되는 ARF 회의에서는 역내 주요 현안인 북핵과 남중국해 문제가 일보 진전해 역내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기를 기대해 본다.
  • [특파원 칼럼] 아베에게 힘 실어주기/이석우 도쿄 특파원

    [특파원 칼럼] 아베에게 힘 실어주기/이석우 도쿄 특파원

    아베 신조 총리는 안보 관련 제·개정 법안 11가지가 중의원에서 통과되던 지난 16일 종교적 신념에 가득 찬 전도사처럼 표결 과정을 지켜보고 있었다. 반발하는 야당의 퇴장 속에서 집권당 의원들만의 표결로 법안 통과가 확정되자 아베 총리는 “일본을 둘러싼 안보 환경이 더 엄중해지고 있다. 국민의 생명을 지키고 전쟁을 막기 위해 꼭 필요한 법안”이라고 정당화했다. 아베의 애국적 처사에도 국민들은 달가워하지 않는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아베 내각 지지 응답이 40% 밑으로 내려앉고, 지지하지 않는다는 답변이 42%로 올랐다. 안보 관련 법안 개정에 반대하는 응답도 50%를 훌쩍 넘어섰지만 아베의 선택에 영향을 주지 못했다. “평화헌법을 무력화·사문화시키고 일본을 남의 전쟁에 휘말리게 하는 ‘전쟁 법안’”이란 반대 주장도 무시됐다. 위헌 논란에다 반대 여론이 더 많은 개정안을 아베 정권은 중의원에서 수적 우위를 앞세워 밀어붙였다. 참의원에서 표결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자민·공명 양당은 재가결할 수 있어 법안은 오는 9월 말 정기국회 폐회 이전에 처리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안보 법안이 개정되면 자위대가 세계 곳곳의 분쟁 지역에 합법적으로 파견될 수 있게 된다. 아베 총리가 자위대 해외 파견에 대한 국회 동의 등 견제 장치를 강조하지만 분쟁 지역에서 교전에 참전할 수 있게 된다. 국제 분쟁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자위대원의 희생 가능성도 커진다. 이런 상황들은 전쟁에 간여하지 못하게 한 일본 헌법에 어긋날 소지가 크다. 일본 헌법학자 거의 절대 다수가 집단자위권을 골자로 한 법안이 평화헌법에 배치된다고 한 것만 봐도 이 법안의 논란 정도를 익히 알 수 있다. 예전 같으면 꺼내지도 못했을 이 같은 안보 법제의 개정안을 수적 우세에 기대, 강행 처리했다는 사실은 일본 국내 정치 상황과 주변 환경의 변화상을 보여 준다. 이같이 일본이 조바심을 낸 가장 큰 외적 요인은 무엇보다 중국의 부상이다. 일본을 제치고 아·태 지역에서 미국을 밀어내려는 듯한 중국의 군사대국화 움직임은 아베 행보에 정당성을 주고 있다. 남중국해 스프라틀리군도 주변에 대규모 인공섬을 만들고, 주변 국가들과 영토 분쟁을 일으키면서 공격적인 해상 영향력 확대를 시도하는 중국은 일본의 재무장과 군사적 행보 확대에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 “우경화를 획책하는 아베의 가장 큰 지원군은 중국 군부와 강경파”란 농담이 농담처럼 들리지 않는 상황이다. 전후 70년 동안 일본의 평화와 발전의 기초가 됐고, 동북아 안정을 유지시켰던 평화헌법이 중국의 군사대국화와 공격적인 중화민족주의의 대두 속에서 흔들리고 있다. 이런 상황을 아베 정권은 일본을 전쟁할 수 있는 나라, 군사대국으로 변신시키는 데 활용하고 있다. 2012년 8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독도 방문과 일왕의 사죄 요구 발언 등은 일본 우경화 세력들에게 이용됐고, 일본의 보수 우경화 분위기 강화에 일조했다. 잃어버린 20년 속에 위축되고 불안한 일본 국민에게 ‘자랑스런 역사, 아름다운 과거의 부활’을 강조하는 아베에게 박근혜 정부는 어떻게 힘을 실어 줬을까. 한국의 대일 외교가 국내 정치용으로 맴돌 때 일본과 중국, 미국은 동아시아의 새 판을 짜기 위한 샅바싸움과 포석 경쟁을 벌여 왔다. 우리는 아베가 강조하는 안보 환경의 변화 물결을 타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바라만 보고 있는 것인지 돌아볼 때다. jun88@seoul.co.kr
  • 中선박, 남중국해서 베트남 어선 습격사건

    중국과 베트남이 영유권 분쟁을 빚는 남중국해에서 양국 어선의 조업 다툼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2일 베트남 언론에 따르면 베트남 어선이 지난달 28일 남중국해 파라셀 군도(베트남명 황사, 중국명 시사군도) 인근에서 조업하다가 중국 선박 2척으로부터 공격을 받았다. 베트남 어선의 응우옌 찌 타잉 선장은 “중국 선박의 선원들이 넘어와 3t가량의 어획물과 위치확인시스템 등 어구를 빼앗아 갔다”고 주장했다. 같은 달 17일에는 파라셀 군도 주변에서 베트남 어선이 중국 선박의 공격을 받고 어획물을 강탈당했다. 이에 앞서 6일에는 중국 하이난성 인근 해상에서 조업 중이던 베트남 어선 2척이 중국 해경에 나포됐고 7일에는 파라셀 군도 주변에서 베트남 어선이 중국 선박들의 물대포 공격을 받아 선원 2명이 다쳤다. 베트남 중부 꽝응아이성은 지난 6개월 사이에 현지 주민 어선 23척이 조업 도중 중국 선박들의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한편 중국이 남중국해 암초에 건설 중인 인공섬 매립 작업의 완료를 선언한 것을 계기로 남중국해에 대한 중국의 강경 정책이 조정될지 주목된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달 30일 정례브리핑에서 “남중국해 난사군도(스프래틀리 제도) 일부 도서에서의 매립 공정이 완성됐다”고 밝혔다. 중국의 매립 작업 완료 선포에 대해 중국 학계 일각에선 중국이 남중국해 전략을 유연하게 조정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중국 전문가들은 “중국의 일시적인 후퇴”라며 근본적인 정책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이와 관련, 일본 방위성은 이달 말쯤 나올 방위백서에서 중국의 남중국해 암초 매립에 대해 “고압적”이라는 표현으로 강하게 비판할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메콩강에 돈 보따리 푸는 아베… 中 AIIB 견제 나서

    중국이 동남아 국가들에 대한 영향력을 높이는 가운데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태국 등 동남아시아 메콩 강 유역 5개국 정상이 다음달 4일 일본 도쿄에 모인다. NHK는 29일 동남아 5개국 정상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다음달 4일 도쿄에서 ‘일본· 메콩 정상 회의’를 열고 이 지역에 대한 인프라 투자 및 경제협력, 안보 문제들을 논의한다고 전했다. 아베 총리는 전체회의는 물론 각국 정상들과 개별 회동을 하고 경제와 안보 분야에서 협력 관계를 강화할 방침이다. 도로 및 항만 인프라 건설 등 향후 지원 방안 등이 주요 의제지만, 올해는 남중국해를 둘러싼 중국과 동남아 국가 간의 갈등이 확산되는 가운데 안보 관련 협의 내용도 주 의제로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NHK 등은 아베 총리가 중국의 남중국해 난사(스프래틀리)군도 인공섬 매립과 활주로 건설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누는 것을 비롯해 안보 분야의 협력 강화를 촉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또 아베 총리가 올해 말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의 관세 철폐 실시 등을 계기로 이 지역의 경제성장에 기여할 일본의 계획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재팬타임스도 이날 일본 측이 이들 국가에 중국과 다른 기술 제공과 친환경적인 성장 지원 방안 등을 제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일본은 지난해 약속한 3년 동안 이 지역에 대한 6000억 달러의 투자를 향후 5년 동안 30% 이상 높여 나갈 방침이다. 이 같은 일본의 메콩강 지역 국가들과의 협력 강화에는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출범에 대한 견제도 포함돼 있다는 분석이다. 빠른 경제성장을 기반으로 동남아의 핵심 지역으로 부상하는 메콩강 지역 국가들을 놓고 중국과 일본 간 영향력 다툼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G2, 전략경제대화 시작부터 남중국해·해킹 ‘기싸움’

    미국과 중국의 수뇌부가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개막한 제7차 전략경제대화(S&ED)에서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미국이 공격하고 중국이 방어하는 구도였지만 양측 모두 오는 9월 정상회담 분위기 조성을 위해 확전은 자제했다.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은 개막 연설을 통해 “주요 무역로를 유지하기 위해 세계의 바다는 개방되고 보호받아야 한다”면서 “협박과 위협으로 분쟁을 해결하려는 국가는 불안정을 초래할 뿐”이라고 중국을 겨냥했다. 중국이 주요 무역로인 남중국해의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군도)에 인공섬을 건설해 항행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는 입장을 거듭 천명한 것이다. 이어 “중국이 앞으로 국제적 영향력을 얼마나 행사할 수 있느냐는 책임 있는 주주로서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중국 대표단을 이끄는 왕양(王洋) 국무원 부총리는 “양국이 일부 사안에 대해 갈등하고 있지만 대화는 늘 대결보다 우선”이라며 미국의 공격을 받아넘겼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류옌둥(劉延東) 부총리를 통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보낸 ‘구두친서’에서 “중·미 양국이 상대의 핵심이익을 존중해야만 전략적 오해와 오판을 피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핵심이익’이라는 단어는 중국 정부가 대외적으로 양보할 수 없는 주권적 이익을 강조할 때 쓰인다. 제이컵 루 미국 재무장관은 사이버 해킹 문제에 대해 보다 직접적으로 중국을 겨냥했다. 그는 “우리는 국가가 후원하는 산업기밀 사이버 절취행위를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지난 4월 말 미국 전·현직 연방공무원 400만명의 정보가 유출된 해킹 사건을 중국 해커의 소행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국 대외관계를 관장하는 양제츠(楊潔?) 국무위원은 “우리는 미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들과 열린 자세로 관련 사안을 적절히 해결할 것”이라며 루 장관의 예봉을 피해갔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언론은 “미국이 사이버 안보 등에서 중국에 강력한 경고를 보냈다”고 평가했다. 반면 환구시보 등 중국 관영매체들은 “아무리 험난한 파도(갈등)도 바위(중·미 공동이익)를 부술 수는 없다”며 화합을 강조했다. 이번 대화에서는 북한 핵문제를 비롯한 한반도 문제도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존 케리 국무장관은 “중국은 북한과 이란의 핵활동을 억지하는 데 동반자 역할을 해 왔다”면서 “한반도 안정을 포함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안보를 놓고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 국무위원은 “이란과 북한 핵문제에서 대화와 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화답했다. 이번 대화는 오는 9월 시진핑 주석의 미국 국빈방문을 앞두고 의제를 점검하는 성격을 띠고 있다. 대화에서는 지역 의제 외에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전염병 퇴치, 이슬람국가(IS) 격퇴를 비롯한 대테러, 이란 핵협상과 비확산 공조, 홍콩 참정권 확대 문제 등이 논의됐다. 지난달 스위스 제네바 방문 도중 자전거를 타다 오른쪽 다리를 다친 존 케리 장관은 이날 목발을 짚고 개막식에 참석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미·중 ‘남중국해·사이버 안보’ 신경전

    미국과 중국이 매년 번갈아 주최하는 미·중 경제 및 안보대화를 앞두고 전운이 감돌고 있다. 양국이 남중국해 갈등과 사이버 해킹, 스파이 문제로 신경전을 벌이는 와중이어서 이번 연례 대화가 특히 주목된다. ●고위급 정부·軍 관료 만나 의견 교환 미 국무부는 15일(현지시간) 제5차 미·중 전략안보대화(SSD)를 오는 22일, 제7차 미·중 전략경제대화(S&ED)를 23~24일 워싱턴DC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제6차 미·중 고위인적교류회담(CPE)도 SSD와 함께 열린다. SSD에는 토니 블링컨 국무부 부장관이 참석해 장예쑤이(張業遂) 중국 외교부 상무부부장과 현안을 협의할 예정이다. 국무부는 “SSD에서는 고위급 정부 및 군 관료들이 양국에 전략적으로 중요한 다양한 안보 이슈들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의제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없었다. S&ED에는 미국에서 존 케리 국무부 장관과 제이컵 루 재무부 장관이, 중국에서는 양제츠(楊潔?) 외교담당 국무위원과 왕양(汪洋) 부총리가 각각 대표로 참석한다. 주로 경제에 대한 협의가 이뤄지지만 의제에는 제한이 없다. 미·중은 2009년부터 워싱턴과 베이징을 번갈아 가며 S&ED를 개최해 왔다. 세계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주요 2개국(G2) 간의 경제 문제를 다룬다는 취지에서 시작됐지만 경제에 국한하지 않고 양자 간 현안과 지역, 국제 문제에 대해 포괄적으로 의견을 교환해 왔다. 한 소식통은 “미·중이 연례 협의체를 운영함으로써 서로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고위급 사이에서 허심탄회한 대화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새 미·중 간 민감한 갈등 요인이 불거지면서 S&ED와 SSD는 서로에 대한 성토의 장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올 들어 중국의 남중국해 인공섬 건설 및 해킹·스파이 등의 사이버안보 문제를 둘러싸고 치열하게 대립해 온 만큼 이번 회의에서도 갈등 노출과 대립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마커스 놀런드 피터슨경제연구소(PIIE) 부원장은 “이번 S&ED 등에서 사이버 해킹 문제가 뜨거운 의제가 될 것”이라며 “양국이 이견을 얼마나 좁혀 절충안을 도출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민감한 사안에 북한 문제 후순위 될 듯 미·중은 북한 문제도 협의할 것으로 보이지만 남중국해, 사이버안보 문제에 밀려 후순위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한 소식통은 “미·중 사이에 북한 문제가 우선순위가 되도록 여론을 형성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사설] 남중국해 영토분쟁 섣부른 개입은 화 부른다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로 미국과 중국이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한국 외교가 다시 시험대에 오를 조짐이다. 대니얼 러셀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최근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와 한국국제교류재단(KF)이 공동 주최한 세미나에서 우리 정부에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해 입장을 표명하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그는 “한국은 국제질서 유지에 주요한 이해관계를 가진 국가로서의 역할이 있다. (남중국해에서) 미국과 마찬가지로 분쟁 대상국이 아니기 때문에 한국도 보편적 원칙과 국제적 규범을 지지하는 측면에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밝혔다. 러셀 차관보의 발언은 미국이 동맹국인 한국에 대해 자신들과 같은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는 일종의 외교적 압력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그가 개인적 입장임을 전제했지만 동아시아와 태평양 지역의 외교 정책을 사실상 결정하는 미 행정부의 고위 관리라는 점에서 미국 정부의 속내를 드러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지역 내 동맹국을 규합해 중국을 견제시킨다는 미국의 대외 전략이 가시화되고 있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를 앞둔 시점에서 한국 정부에 새로운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다분하다. 남중국해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과 중국이 힘겨루기를 하는 대표적인 지역이다. 오래전부터 중국과 대만,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등 6개국이 영유권 분쟁에 얽혀 아태 지역에서 가장 뜨거운 곳이다. 중국이 수년 전부터 활주로까지 갖춘 인공섬 건설을 강행하면서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동남아에서 기득권을 지키려는 미국과 새롭게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중국 간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도 적지 않다. 우리 정부는 러셀 차관보의 발언에 대해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외교부 측은 “한국이 보편적 원칙과 국제적 규범을 지지하는 발언을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일반론적 견해 표현”이라고 선을 그었고, 노광일 외교부 대변인은 “아태 지역의 안정과 번영을 위해 남중국해의 평화와 안정은 매우 중요하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분쟁 당사국이 아닌 우리가 다른 나라의 주권에 관한 문제에 나서는 것은 적절치 않다. 주요 2개국(G2)으로 국제질서를 양분하고 있는 미·중 간 대결이 노골화되는 시점에 우리가 섣불리 끌려 들어가는 것은 화(禍)를 자초하는 것이다.
  • “남중국해 분쟁에 韓 목소리 높여야”

    “남중국해 분쟁에 韓 목소리 높여야”

    대니얼 러셀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3일(현지시간) 영유권 갈등이 격화되는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해 “한국이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러셀 차관보는 이날 워싱턴DC에서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와 한국국제교류재단(KF)이 공동 주최한 한·미 전략대화 세미나에서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 대한 한국의 역할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한국은 국제 질서에서 주요 주주로서의 역할과 더불어 법치국가로서의 역할, 무역국가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며 “한국은 또 국제 시스템에서 번창해 온 국가”라고 평가했다. 이어 “미국과 마찬가지로 한국이 이번 영유권 분쟁의 당사자가 아니라는 사실은 한국이 목소리를 높여야 할 더 많은 이유를 제공해 주고 있다”며 “이는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보편적인 원칙과 법치를 위해 말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이 남중국해에 인공섬을 건설하는 등 영유권 주장을 강화하면서 미국, 일본 및 동남아 국가들과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미 당국자가 한국 정부의 입장 표명을 공개적으로 촉구한 것은 처음이다. 한 외교 소식통은 “남중국해 갈등 국면에 미국이 일본과 함께 개입을 확대하는 상황에서 한국도 끌어들여 목소리를 높이려는 것”이라고 분석한 반면 다른 소식통은 “미국은 한·미·일뿐만 아니라 한·미·중 협력도 중시하기 때문에 한국이 선택의 부담을 느낄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노광일 외교부 대변인은 “아·태 지역의 안정과 번영을 위해 평화롭고 자유로운 항행의 보장은 필수적”이라며 “주요 해상교통로인 남중국에서 최근 전개되는 상황에 대해 정부는 큰 관심을 갖고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서울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아시아 안보회의] “남중국해 인공섬 중단” vs “美에 맞서 싸울 준비”

    미국과 중국이 31일 싱가포르에서 끝난 제14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남중국해 문제를 놓고 첨예하게 충돌했다.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은 전날 연설에서 “중국이 남중국해에 건설하는 인공섬은 이 해역 긴장의 근원이다. 얼마나 더 많은 인공섬을 만들지 모르겠다”면서 “즉각적이고 영구적으로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카터 장관은 특히 무력 충돌 방지를 위해 ‘남중국해 행동강령’(COC)이 연내에 채택돼야 한다며 중국을 압박했다. 미 국방부 대변인 스티븐 워런도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남중국해 난사군도(스프래틀리 제도)의 인공섬으로 무기를 반입한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중국의 무기 배치를 용납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카터 장관의 발언이 전해지자 중국 외교부 화춘잉(華春瑩) 대변인은 “미국은 역사적 사실과 법리를 무시한 채 중국의 주권을 침해하고 있다”면서 “멋대로 입을 놀려 주변국을 이간질하지 마라”고 경고했다. 중국 인민해방군보는 “인민해방군은 미국의 무력 위협에 맞서 싸울 준비가 됐다”고 맞받아쳤다. 쑨젠궈(孫建國) 인민해방군 부총참모장은 31일 연설에서 “우리의 권리 주장이 반박의 여지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대단한 자제력을 보여왔다”면서 “미국은 중국의 주권행사에 간섭하지 마라”고 강조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국내 최장 보령해저터널 공사현장 가다

    국내 최장 보령해저터널 공사현장 가다

    29일 충남 보령시 신흑동 보령해저터널 공사 현장. 부산 가덕터널에 이어 해방 후 국내 두 번째 해저터널이자 현재 개통돼 있는 육지터널을 통틀어도 가장 긴 7㎞(편도)에 이른다. 가덕터널이 뭍에서 터널 박스를 만든 뒤 해저에 가라앉히며 이어 붙여 건설했다면 보령해저터널은 바다 밑 땅속을 다이너마이트로 폭파해 뚫는 것이어서 차이가 있다. 이날 오후 1시쯤 찾은 현장은 한창 공사 중이었다. 공사장은 보령 시내에서 대천항 쪽으로 가다 환상의 바다 리조트 바로 직전에 있다. 500여m 전방에 대천해수욕장 끝자락 너머로 햇빛을 눈부시게 반사하는 푸른 바다가 펼쳐져 있다. 그 사이로 섬 몇 개가 오뚝하게 솟아 있다. 공사장에 도착하자 작은 산 밑으로 콧구멍처럼 생긴 거대한 두 개의 터널 입구가 드러났다. 왼쪽 터널 입구에 ‘보령 방향’, 오른쪽 터널에 ‘태안 방향’이란 팻말이 붙어 있다. 터널 하나는 보령시 오천면 원산도에서 대천항으로 일방통행, 다른 하나는 그 반대로 주행한다는 표시다. 터널당 2차선, 왕복 4차선이다. 두 터널 위 산 중턱에 ‘보령해저터널’이란 대형 표지판이 눈에 들어왔다. 태안방향 터널로 걸어 들어갔다. 폭 10m쯤 되는 갱도 바닥은 진흙과 자갈이 뒤섞여 울퉁불퉁했다. 400m쯤 진입하자 암벽이 가로막았고, 생소한 중장비가 그 앞에 있었다. 화약을 넣어 터뜨릴 구멍을 파는 ‘점보드릴’이다. 직경 45~105㎜의 구멍을 뚫는 드릴 3개를 장착하고 있다. 한 번 발파할 때마다 100여개의 구멍을 뚫는다. 인부 두 명이 지켜 서 있다 구멍이 뚫리면 쇠꼬챙이를 넣어 이물질을 제거했다. 암벽 틈새에서 물이 조금씩 새어 나와 바닥으로 떨어진 뒤 갱도 양쪽 가장자리에 파 놓은 고랑을 따라 흘러 한곳에 고였다. 동행한 이원교 현대건설 공무부장은 “이 물은 오수처리시설로 펌핑해 깨끗이 정화한 뒤 하천으로 흘려 보낸다”면서 “대천항에서 뚫는 터널은 아직 바다 밑까지 파 들어가지 않아 민물이지만 원산도에서 뚫는 터널 물은 짠물”이라고 말했다. ●보령~태안 도로 14㎞의 일부… 공정률 20% 대천항보다 먼저 착공된 원산도쪽 두 터널은 이미 2300여m나 뚫려 있다. 공사장이 해저 밑 지하다. 그곳 암벽에서 새어 나오는 물은 염도 3.4% 정도로 바닷물과 차이가 없다. 보령해저터널이 통과하는 바다의 평균 수심은 25m, 바다 밑바닥에서 다시 55m 땅속에 터널이 있다. 수면에서 최대 80m 밑으로 터널이 지나는 셈이다. 대천항과 원산도에서 각각 뚫는 터널은 대천항 공사장과 1970m 떨어진 지점에서 만나 맞창이 난다. 대천항~원산도 해저터널의 길이가 7㎞인 점을 생각하면 만나는 지점이 대천항쪽에 치우쳐 있다. 감리회사인 경동엔지니어링 이용희 이사는 “대천항과 가까운 일부 지점이 석탄질과 비슷한 함탄층이라 여러 보강조치가 필요하다보니 공사가 좀 더디다”면서 “터널 공사는 단단한 암석층이 오히려 낫다. 발파로 생긴 터널 모양을 보강공사 전까지 잘 유지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보령해저터널이 통과하는 땅속은 대부분 단단한 화강암층이다. 이 해저터널은 대천항에서 태안 안면도 영목항까지 총 14㎞에 이르는 보령~태안 도로(연육교)의 한 구간이다. 대천항에서 해저터널을 통해 원산도까지 가면 섬에서 영목항까지는 사장교로 건설된다. 사장교 ‘솔빛대교’는 소나무 모양의 높이 30m짜리 주탑 2개가 중간에 세워져 교량을 떠받친다. 사장교 길이는 1750m, 왕복 3차선에 자전거도로와 인도가 별도로 만들어진다. 솔빛대교는 코오롱글로벌이 시공한다. 이원교 부장은 “자전거도로는 교량 교통량이 급증하면 차도로 바꿀 수 있다”며 “그래서 자전거도로 폭이 차도만 하다”고 귀띔했다. 보령~태안 도로는 대천항과 안면도 사이 천수만으로 막혀 있던 부산~경기 파주 간 국도 77호선을 해저터널과 사장교로 잇는 것이다. 당초 해저터널은 대천항과 원산도 사이에 인공섬을 만들 계획이었으나 환경부의 반대로 무산됐다. 인공섬을 조성하면 밑둥이 넓어 선박의 통행을 방해하고 해양생태계를 훼손한다는 이유였다. 보령해저터널은 공사 중인 10여㎞의 인제터널에 비해 짧지만 지금까지 개통된 국내 육지터널 중 최장인 강원 춘천~화천의 배후령터널(5075m)보다는 길다. 현장 인부 김동안(55)씨는 “막장에서 일해 고생은 하지만 내 고향에 이런 시설이 들어서 큰 자부심을 느낀다”면서 “원산도 공사장은 섬이라 대천항쪽보다 불편한 게 더 많다. 가게도 변변치 않아 ‘여객선에 삼겹살과 통닭 좀 실어 보내라’는 인부들의 전화가 자주 온다”고 웃었다. 2018년 말 보령~태안 도로가 완공되면 대천항에서 홍성을 돌아 75㎞에 이르는 영목까지 1시간 30분쯤 걸리던 것이 10분 안팎으로 크게 단축된다. 교통량은 하루 2만대로 예상된다. 도로는 2010년 말 착수됐고, 현재 20%의 공정을 보이고 있다. 사업비는 모두 6004억원이다. ●해저터널 건설비 사장교보다 1m당 500만원 싸 이 중 해저터널로 건설되는 1공구(8㎞)는 4522억원, 1750m의 사장교를 포함하는 2공구(6㎞)는 1482억원이 들어간다. 해저터널 건설비는 m당 4차선이 5900만원, 사장교는 6400만원으로 해저터널이 덜 든다. 이 부장은 “해저터널은 굴을 뚫어 보강재를 설치하고 조명시설과 도로 포장만 하면 되지만 사장교는 바다 밑에 파일을 박고 주탑과 교각을 세운 뒤 도로를 놓는 등 공사가 복잡하고 난간 등 수많은 부대시설이 필요해 공사비가 더 들어간다”고 전했다. ●물 많이 나와 20㎝ 두께 콘크리트·고무판 차수 해저터널은 하루 2~6m씩 파 들어간다. 하루 두 차례 발파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대천항과 원산도 공사장이 각각 두 곳씩, 하루에 모두 8차례의 발파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작업은 무척 조심스럽다. 암벽에 구멍을 뚫고 정교하게 화약을 채워 발파하는 데만 2~3시간이 걸린다. 그런 다음 발파로 암벽이 깨지면서 갱도 바닥으로 떨어진 돌더미를 포클레인과 덤프트럭을 동원해 밖으로 빼내고 천장이 무너지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못처럼 생긴 길이 3~4m의 대형 볼트를 천장과 양쪽 벽 곳곳에 박는 등 끊임없이 작업해도 더딜 수밖에 없다. 이용희 이사는 “해저터널 공사는 육지터널과 별 차이가 없지만 물이 많이 나와 차수공사에 엄청 신경을 쓴다”고 강조했다. 터널은 볼트작업 후 초승달처럼 생긴 철제 아크로 천장과 양쪽 벽을 빙 둘러 받치고 콘크리트를 쏴 10~20㎝ 깊이로 1차 벽면을 만든 뒤 두께 1㎝ 안팎의 고무판을 붙인다. 터널 안으로 물이 새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여기에 두께 40㎝의 2차 콘크리트 벽면을 추가로 건설해 높이 8.9m, 폭 10m의 터널을 완성한다. 이 이사는 “해저터널의 콘크리트 벽은 강화제를 섞어 만들어 매우 견고하고 차수효과도 뛰어나다”고 밝혔다. ●750m마다 車 대피로… 통로 2개로 양쪽 오가게 두 터널이 20m 거리를 두고 평행선을 달리는 보령해저터널에는 화재 등 사고가 발생할 때 차량과 사람이 피할 수 있는 수십개의 대피로도 만들어진다. 750m 간격마다 두 터널을 오갈 수 있는 차량용 대형 대피로가 뚫리고, 그 사이에 소형 통로 2개를 더 뚫어 이용객이 양쪽 터널을 왔다 갔다 하면서 피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발파를 통해 터널을 뚫는 방식이 NATM(New Austrian Tunneling Method) 공법이다. 반면 영국과 프랑스를 연결하는 도버 해협의 해저터널 등과 같이 외국에서는 실드 공법을 많이 활용한다. 터널 크기의 거대한 드릴을 믹서기처럼 돌리면서 전진시켜 암벽을 깎아내는 방식이다. 연약지반에 주로 쓰는 공법으로 알려졌다. 김동일 보령시장은 “보령~태안 도로가 개통되면 서해안이 강원도나 동해안 못지않는 관광지로 인기를 끌 것”이라면서 “국내 관광지의 어떤 볼거리에도 뒤지지 않을 보령해저터널이 그 중심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글 사진 보령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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