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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회수권·안내양… ‘서민의 발’ 애환 품고 달려 왔다

    회수권·안내양… ‘서민의 발’ 애환 품고 달려 왔다

    “예전에 10장 한 세트의 회수권을 작게 잘라 11장으로 사용했던 추억이 떠올라요. 직접 회수권을 정교하게 그리는 간 큰 녀석들도 있었죠. 회수권은 학생들의 재산목록 1호였습니다.” (이필식씨·44·서울 서대문구 홍은2동) 통근·통학 회수권을 처음 사용한 1957년도 버스값도 아까워하던 시절의 우리네 풍속도다. 21일 서울시에 따르면 대중교통 수단으로 버스가 도입된 지 올해로 어느새 100년째를 맞았다. 한 세기 동안 서민들의 애환을 싣고 달려온 시내버스의 변천사와 함께 당시의 소비자물가와 시대상을 반추해 볼 수 있다. 과거속 추억의 시간 여행을 떠나 보자. 버스의 조상이라고 할 수 있는 8인승 승합자동차는 일제강점기인 1912년 대구에서 처음 영업을 시작했다. 한 일본인이 승합자동차에 여러 사람을 태우고 다니며 돈을 받은 것이 시초였다. 사업자와 노선이 빠르게 늘면서 경기, 서울 등지에도 상업용 버스가 등장했다. 경성(서울)에 버스 도입이 늦어진 이유는 1927년 당시 서울 인구가 31만여명으로 전차, 자전거, 인력거, 마차만으로도 이동이 원만했기 때문이다. 1927년 6월 서울 최초로 시내버스 운행 신청서가 총독부에 제출됐고 이듬해 1928년 경성부에 시내버스 사업권을 내주면서 우리나라에 본격적인 시내버스 운행 시대가 열렸다. 1928년 첫 운행 당시의 버스 요금은 7전. 반면 전차는 동대문과 서대문, 남대문을 경계로 구역당 5전씩을 받았다. 새로 등장한 버스가 요금 경쟁에서 기존 전차에 밀리자 지금의 전철·버스 간 환승개념이 도입된다. 전차가 다니지 않는 곳에 버스를 배치, 전차와 운행 구간을 분리한 것이다. 적자를 메우려는 나름대로의 고육책이었던 셈이다. 결국 1930년대 요금은 5전으로 내렸다. 5전이면 당시 자장면 한 그릇을 사 먹을 수 있었다. 반면 1920년대 택시 요금은 거리와 관계없이 균일제로 시내요금이 1원이었다. 택시 요금은 1937년 기본 50전, 1949년 200원, 1950년 200원, 1966년 60원, 1970년 90원, 1988년 800원, 1998년 1300원이었다. 1965년 시내버스 요금은 8원. 1970년대는 15~80원, 1980년대 120~200원을 거쳐 현재 900원까지 이어졌다. 반면 1974년 처음 운행된 지하철의 첫 요금은 1구간이 30원에서 시작해 1981년 100원, 86년 200원, 93년 300원을 거쳐 1999년 500원으로 뛰었다. ●1930년대 요금 5전 ‘자장면 한 그릇값’ 버스 요금은 1930년대 같은 가치로 출발한 자장면값이 요동친 것에 비하면 오름폭이 적은 편에 속한다. 물론 왕복 요금을 감안하면 두 배 정도 격차를 보인다. 1960년대 자장면값은 15원, 1970년대 30원, 1980년 초 1000원 고지를 넘더니 1990년 초 2000원, 90년대 말 3000원, 2000년대 4000원대로 뛰었다. 만원 버스 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이 “오~라이”라고 외치던 여성 차장. 버스 안내양은 진한 남색 등의 제복과 모자를 착용했으며 엄격한 필기시험과 구술면접을 거쳐 선발됐다. 당시 표를 끊어 주던 안내양의 인기가 엄청나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얻었으며 실제 배우로 발탁되기도 했다. 김경숙(55·북부운수 버스기사)씨는 “면접을 볼 땐 주로 또렷또렷하고 행동이 민첩한 젊은 여성을 뽑은 것 같다. 안전이 최우선이니까 승객들을 책임져야 한다는 사명감이 없으면 견디기 힘든 게 버스 안내양”이라며 웃었다. 앞서 1949년부터 버스 앞쪽에 승차해 기사를 돕는 조수(남성)가 등장했으나 여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건비가 비싸고 승객과 허구한 날 살랑이를 벌여 1960년대에 사라졌다. ●남자 조수는 비싸고 실랑이 많아 퇴출 1970년대는 그야말로 버스의 전성 시대. 승객들과 부대끼느라 학생들의 가방끈이 끊어질 정도였다. 차량이 너무 부족해 당시 지각하는 회사원이 하루에 20만명을 웃돌았다고 한다. ‘콩나물 버스’라는 별명도 이때 생겨났다. 경기 북부지역에서 7년간 안내양을 했다는 김경순(55)씨는 “1970년대만 해도 장날이면 버스 안에 120명이 탈 때도 있었어요. 문도 못 닫고 문에 대롱대롱 매달려 갈 때도 많았죠. 당시 요금이 15원이었는데 돈을 받으면 메모지 같은 종이에 적어 주기도 했죠. 승객이 어디서 내린다는 암호 같은 걸 적어 기억했던 게 생각나요.”라고 당시를 떠올리며 웃었다. 급격한 산업화와 경제성장으로 젊은 여성들이 공장으로 몰리면서 버스 안내양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였다. 결국 1980년대부터 안내양 없이 승객이 앞문 승차, 뒷문 하차하고 요금을 선불로 내는 시민자율버스 운행이 시작되고 1989년 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을 통해 버스 안내양 고용 의무조항이 삭제됐다. 애환을 함께 나누던 버스 안내양이 역사속으로 사라진 것이다. 이병한 서울시 교통정책과장은 “버스 이용객이 여전히 지하철을 앞지른다.”면서 “지난해 마을버스를 포함한 시내버스 일일 이용객 수가 지하철의 483만명보다 약 100만명 더 많은 572만명에 이른다.”고 말했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Weekend inside] 치솟는 물가 속 직장인 점심값 부담 덜어주는 ‘착한 가게’

    [Weekend inside] 치솟는 물가 속 직장인 점심값 부담 덜어주는 ‘착한 가게’

    “자장면 한 그릇에 2500원이라고.” 자고 나면 오르는 밥값 속에도 ‘착한 가격’으로 손님을 끌어모으는 곳이 있다. ‘혹시 싸구려 재료를 사용하지 않을까.’ ‘양이 적거나 반찬을 적게 주는 게 아닐까.’하는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똑같은 재료를 쓰고, 같은 맛으로 푸짐하게 한 끼 식사를 선사하는 착한 가게들이 우리 주변에 있다. 서울 종로구 관수동의 분식집 뜰마루. 탑골공원 정문 건너편에 위치한 이 식당은 주변에 대형 영어학원 등이 있어 대학생과 취업준비생, 직장인들의 출입이 잦은 곳이다. 이 식당은 김밥 한 줄에 1500원을 받는다. 가장 인기 있는 돈가스는 4000원, 김치찌개와 된장찌개 등 백반류도 4000원이다. 근처의 다른 식당보다 2000~3000원 저렴한 것이다. ●근처 식당보다 3000원 정도 저렴 이 식당의 단골인 최형운(32)씨는 “여기 돈가스를 좋아한다. 수제 돈가스라 맛도 좋고 다른 식당과 비교해도 전혀 떨어지지 않는다.”며 “무엇보다 값이 싸서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5년째 식당을 운영하는 하중목 사장은 “솔직히 음식값 인상 요인은 꾸준히 있었다.”고 털어놨다.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돈가스의 경우 주재료인 돼지고기 값이 많이 올랐고, 채소 값도 계속 상승했단다. 또 가스요금과 인건비도 만만치 않게 올랐다. 하 사장은 “10% 인상 요인이 있었지만 음식값을 올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식당에 학생들이 많이 찾아온다. 불경기라 취업도 어려운데 나도 자식 키우는 입장에서 돈을 올려받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그래도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니라고 했다. 그는 “박리다매 전략으로 나가면 충분히 이익을 남길 수 있다.”고 설명한다. 우선 원가절감의 노력을 꾸준히 하고 있단다. 청량리 대조시장에서 하 사장이 식재료를 직접 고른다. 같은 야채라도 발품을 팔면 조금이라도 더 싸게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건비 절감을 위해 하 사장 부부가 직접 홀서빙을 한다. 이런 입소문이 나면서 원가상승 속에도 매출이 꾸준히 올랐다. 하루 판매하는 김밥만 250~300줄. 수익도 조금씩 오른다고 귀띔했다. 종로구 숭인동의 또 다른 ‘착한 가게’인 만리성. 이 식당의 자장면 한 그릇 가격은 2500원이다. 9년째 식당을 운영 중인 김인수 사장은 3년 전 자장면 값을 500원 인상한 게 전부다. 이 식당의 성공 비결은 박리다매 전략에, 히트메뉴를 만든 게 결정적이었다고 소개했다. 중국집을 찾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메뉴인 탕수육에 자장면과 짬뽕, 볶음밥을 각각 결합해 단돈 4500원만 받는다. 양은 성인 남성이 먹기에도 배부를 정도로 푸짐하다. 김 사장은 “하루평균 판매하는 자장면만 400그릇”이라면서 “좋은 재료로 정직하게 판매하니 손님들이 더 많이 찾아온다. 지금도 꾸준히 손님 숫자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많이 찾다 보니 재료를 대량으로 주문해 더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케첩, 식용유, 전분 등 건자재를 거래하는 업체에서 우리가 대형할인매장 다음으로 많은 양의 재료를 구입해 가격 흥정에서도 유리하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최근 종로구 등 15개 자치구에서 1385개 업소를 ‘가격안정 모범업소’(착한 가게)로 지정했다. 그런 뒤 이 착한 가게가 서울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해운대선 국수 한 그릇 1500원 부산의 경우 해운대 신시가지가 착한 가게의 중심지다. 이곳에서는 5개월 전쯤 한 그릇에 1500원인 국수집 하나가 들어선 후 박리다매형 가게들이 잇따라 간판을 내걸고 있다. 경남 창원시도 착한 가게 63곳을 선정해 지난 4일 발표했다. 세탁소와 이·미용업소 등 다양한 업종을 선정했다.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착한 가게 확산을 위해 지원책을 마련했다. 지역에 따라 쓰레기봉투값을 일부 지원하거나 행정적 혜택을 주기도 한다. 서울시와 더불어 기획재정부도 물가안정 모범업소를 선정하는 인증제도를 도입해 대출금리 혜택 등 다양한 지원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먹고살기 힘든 때에 착한 가게가 많이 늘고 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영화는 귓것들의 자파리”

    “영화는 귓것들의 자파리”

    ‘어이그, 저 귓것’(오른쪽·이하 ‘귓것’)과 ‘뽕똘’(왼쪽). 제목부터 수상한 영화 두 편이 오는 25일 극장에 걸린다. 암호 같은 제목은 제주 방언이다. ‘귓것’은 ‘귀신이 데려갈 바보 같은 놈’ 혹은 ‘귀신도 안 데려갈 놈’이란 뜻이다. 요즘 말로 하면 ‘진상’쯤 된다. ‘뽕똘’은 낚싯바늘이 물속에 가라앉도록 줄 끝에 매다는 작은 쇳덩이나 돌덩이다. 제주에선 키가 작으면서 야무진 사람을 비유할 때도 쓴다. 한국 영화지만 자막이 없으면 대략 난감한 두 편을 만든 이는 제주 토박이 오멸(40) 감독. 기존의 영화 문법이나 형식과는 거리가 멀지만 영화제에서 관객과 평단의 훈훈한 반응을 끌어냈다. 처음 5~10분은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이내 킥킥거리는 게 대체적인 반응이다.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원서동 비원 앞 카페에서 오 감독을 만났다. 얼핏 ‘자파리’(여러 가지 물건을 심하게 어지럽히면서 노는 모양)스러워 보이지만 제주의 과거와 오늘에 대한 고민이 깊게 묻어나는 그의 영화 얘기를 들어봤다. →본명은 오경헌인데, 오멸은 뭔가. -그림 그릴 때 쓰던 ‘화명’(畵名)이다. 다섯 오(五)에 멸할 멸(滅)을 쓴다. 내가 욕심이 좀 많다. 만물을 생성하는 오행(五行)을 모두 멸한다는 의미다. 채울 수 있어야 소멸도 할 수 있으니까 일단 그만큼 흥하겠다는 뜻이다(웃음). →‘귓것’, ‘뽕똘’에 이어 16일 폐막한 제천영화제 출품작 ‘이어도’까지 집요하게 제주를, 제주 말과 제주 배우로 다루는 까닭은. -그들과 쭉 살아왔고 제일 잘 아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그들에게 보이려고 만든 영화다. 토박이 배우로 방언을 살린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영화가 뭍에 소개되다 보니 로컬영화처럼 돼 버렸다. 그건 자신들이 중심이라고 생각하는 뭍사람들 시각일 뿐이다. →‘귓것’과 ‘뽕똘’을 통해 풀어내고 싶었던 얘기는 뭔가. -귓것은 바보 같은 존재가 아니라 치열하게 고민하고 즐기려고 애쓰는 정겨운 존재다. 영화에서 귓것들이 사는 마을은 외부 자본 유입과 개발의 위협을 받는데, 그게 제주의 현실이다. ‘뽕똘’도 표면적으로는 아마추어들의 좌충우돌 영화 만들기이지만 이면에서는 구원과 치유를 말하고 싶었다. 4·3(항쟁)이 인간에 대한 학살이었다면 강정마을(해군기지)은 자연에 대한 또 다른 학살이다. 올레길도 마찬가지다. 왜 속살마저 공개해야 하나. 개인의 은밀한 즐거움이고 지켜줘야 할 영역인데, 섬한테 너무 미안한 짓을 하는 건 아닐까. →인건비와 후반 작업 비용을 뺀 제작비가 ‘뽕똘’은 500만원, ‘귓것’은 800만원이라던데. -배우와 스태프 다 합쳐 10명 정도인데 인건비 줄 돈은 처음부터 없었다(웃음). 개봉이 목적이 아니라 친구들끼리 의기투합해 즉흥적으로 벌인 작업이다. →‘오멸 사단’이라고 해야 하나. 같은 배우들이 반복해서 등장한다. -‘귓것’과 ‘뽕똘’에 나온 (제주 말로 노래하는 가수) 양정원 형이나 ‘귓것’의 (제주 대표 소리꾼) 문석범 형은 내가 운영하던 소극장에 허구한 날 놀러 오던 분들이다. 딱히 바쁘지도 않고 여유 있다(웃음). ‘뽕똘’ 역의 이경준과 ‘춘자’ 역의 조은은 내가 운영하는 문화예술창작집단 ‘자파리연구소’ 식구다. 딱히 캐스팅이랄 것도 없었다. 유일한 서울 출신 김민혁은 ‘귓것’을 보고 같이 하고 싶다며 찾아왔다. →미술 전공인데 어떻게 영화판으로 왔나. -제주대에서 한국화를 전공했다. 입상도 하고 제법 인정을 받았는데 어르신(교수)들의 미움을 샀다. 예술보다 학점을 강요하는 행태에 화가 났다. 4학년 때 대판 싸우고 강의실 유리창을 깨 고소당했다. 학교를 관두고 보니 사회에 불만을 품으면서도 정작 사회를 위해 한 일은 없더라. 그래서 ‘제주 머리에 꽃을’이란 거리예술제를 만들었다. 어린 친구들이 자원봉사자로 꽤 모였는데 이들과 무언가를 함께 만들고 싶었다. 어려운 환경의 친구들에게 예술이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처방이 되길 바랐다. 이들과 자파리연구소를 만들어 ‘오돌또기’ 등 창작극을 했다. 서울, 춘천과 일본에서도 공연했다. 그러면서도 마흔 살쯤 영화를 해야겠다는 생각은 늘 갖고 있었다. 습작 삼아 단편을 찍었는데 2009년 제주영상위원회에서 단편 ‘귓것’을 중편으로 늘려볼 수 없겠느냐는 요청이 왔다. 덕분에 빨리 영화 일을 하게 됐다. →‘뽕똘’의 마지막 장면에서 배우로 나오는 ‘성필’이 “너에게 영화는 무슨 의미냐.”고 묻자 감독 ‘뽕똘’은 “자파리”라고 답한다. 당신에게 영화는 무엇인가. -자파리는 제주 어머니들이 자식들에게 잔소리할 때 빈번하게 쓰는 말이다. ‘쓸데없는 짓 하지 마라.’는 정도의 뉘앙스다. 영화가 쓸데없는 짓이란 소리는 아니고(웃음). 영화는 산업이기 전에 예술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 안에는 다양한 작업 방식이 존재한다. 그런데 놀이로서의 기능은 너무 간과되고 있다. 놀이로서의 기능성을 인지하면 만드는 사람도 즐겁고, 보는 분들에게도 그런 느낌이 전해질 것이다. →‘귓것’에 나오는 노동요와 포크 음악이 인상적이다. -음악은 좋은데 지역적 한계 때문에 대중들에게 노출되기는 어렵다. 그래서 ‘뽕똘’보다는 ‘귓것’이 더 잘됐으면 하는 마음도 있다. →영화 교육을 따로 받은 적이 없어 시행착오도 컸을 텐데. -2009년 ‘귓것’을 찍고 나서 후반작업 때 펑펑 울었다. 욕심은 큰데 실력이 받쳐주지 않았고, 그걸 인정하는 게 힘들었다. 창작의 형식을 공부할 것인가, 삶의 깊이를 더할 것인가를 선택해야 한다면 후자가 중요하다고 편한 대로 정리했다. 하하. →차기작은 어떤 영화인가. -4·3항쟁 당시 동굴에 숨어 지낸 사람들의 이야기다. 한정된 공간 속에서 50~60일을 버티면서 죽음의 위협을 느끼지만 그 안에는 위트도 있고 삶에 대한 의지도 있었을 거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원유 협상’ 2R로

    정부와 우유업계 간에 원유(原乳) 가격 협상 2라운드를 맞았다. 물가 인상을 억제하기 위해 정부는 우유업계에 우유 가격 인상 자제를 요구하고 있고, 우유업계는 원유 가격이 올랐기 때문에 어느 정도 우유와 유제품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원유 가격 인상 분위기에 편승해 우유업체 및 식품업체들이 제품가격을 올릴 경우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해 막겠다고 18일 밝혔다. 농식품부의 자체조사 결과, 지난 16일부터 원유가격을 인상함에 따라 연말까지 우유업체들이 추가 부담해야 하는 금액은 818억원으로 추산됐다. 또 원유 가격 인상 후 제품 가격 반영 시까지 통상 1.5개월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연말까지 부담액은 610억원으로 줄어든다고 농식품부는 분석했다. 반면 농식품부는 올해 구제역 여파 등으로 우유 생산량이 줄어들어 정부가 유제품 원료에 무관세를 적용·수입해 우유업체들이 얻은 이익은 601억원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우유업계는 정부의 이런 압박에도 불구하고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업체들은 원유 이외에 다른 원재료 가격 및 인건비 상승 등을 감안할 때 마시는 우유의 경우 ℓ당 300~400원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맞서고 있다. 업계 1위인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추석(9월 12일) 직후에 가격을 올리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교과부, 이달말까지 ‘소규모 학교 통폐합’ 계획…전문가 2인 지상토론

    교과부, 이달말까지 ‘소규모 학교 통폐합’ 계획…전문가 2인 지상토론

    교육과학기술부와 전국 시·도 교육청이 이달 말까지 60명 이하 ‘소규모 학교 통폐합 계획’을 수립, 2016년까지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주로 지방학교의 열악한 교육환경 개선과 ‘복식수업’ 해소 등을 위해 지난달부터 학교 통폐합 대상 선정 작업을 하고 있다. 반면 지역 주민과 동창회, 학부모 단체 등은 농어촌 교육을 붕괴시키는 획일적인 통폐합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18일 교과부 성삼제(52) 미래인재정책국장과 ‘참교육을 위한 학부모회’ 장은숙(50) 회장의 엇갈린 입장을 지상토론 형식으로 살펴본다. →소규모 학교 통폐합에 대한 기본 입장은. 성삼제 국장 저출산 현상의 가속화로 학령인구가 감소해 올해의 경우 농산어촌지역에 신입생이 없는 학교가 200여개교에 달한다. 학생 수 60명 이하의 학교는 2002년 805개교에서 2010년 1567개교로 두 배가량 늘어났을 뿐 아니라 앞으로 이런 현상은 급속화될 것이다. 시골의 소규모 학교는 시설이 낙후됐을 뿐만 아니라 2개 학년을 한 교사가 가르치는 복식수업과 전공이 다른 교사가 가르치는 ‘상치교사제’ 운영으로 교육 여건이 매우 열악하다. 제대로 된 교육을 위해 적정 규모의 학교를 운영할 필요성이 있다. 장은숙 회장 그런 생각에 반대한다. 농어촌지역에 면사무소와 보건소가 있는 것처럼 반드시 학교도 있어야 한다. 학교 통폐합 문제는 경제적 논리가 아니라 교육적 논리를 우선 적용해야 한다. →교육 예산절감 및 환경개선 효과가 있나. 성 국장 소규모 학교를 통폐합한다고 해서 솔직히 예산절감 효과가 크지는 않다. 오히려 통폐합된 학교를 적정 규모 학교로 운영하려고 학교시설 증·개축, 다목적시설 신축, 통학수단 지원 등으로 더 많은 예산이 든다. 적정 규모의 학교 육성은 더 나은 교육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노력이다. 장 회장 교원 인건비 등은 절약될지 모르지만, 교육환경개선 효과는 없다.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환경적 요소는 시설보다 교사이다. 교사당 학생 수가 적은 소규모 학교가 거대 학교, 과밀학급보다 훨씬 교육환경이 좋다. →복식수업 해소를 통한 교원 재배치 효과는. 성 국장 복식수업을 하는 학교를 통폐합해 교육 여건이 양호한 학교를 육성하게 되면 교원 재배치를 통해 상치교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장 회장 학급당 학생 수가 10명인 두 학교가 통합해 학급당 학생 수가 20명이 되어도 교사 수는 변동이 없다. 소규모 학교라고 해서 모두 복식수업을 하는 것은 아니다. 복식수업을 받는 것이 과밀학급에서 수업받는 것보다 효율적이라는 말도 있다. 핀란드에서는 전 학년 통합교육을 권장하고 있다. →도시와 농어촌 교육격차 해소가 가능한가. 성 국장 농산어촌 지역 소규모 학교의 큰 문제점이 복식수업과 상치교사 운영이다. 이를 해결하면 격차 문제를 풀 수 있다. 장 회장 도시와 농어촌의 학력 차이는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투입되는 가정교육과 사교육의 차이에서부터 발생한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소규모 학교에서 돌봄교실, 마을단위 공부방 운영 등으로 도시의 사교육에 상응하는 추가 교육이 보완되면 해소가 가능하다. →도서·벽지의 장거리 통학 문제는 없나. 성 국장 소규모 학교 통폐합으로 통학이 어려운 도서·벽지 등은 지역 상황을 고려해 통학버스 운영, 민간 운송회사와 계약해 통학 수단을 제공하고 있다. 필요한 경우 기숙사를 신축해 통학에 불편함이 없도록 지원하겠다. 장 회장 초등학교 학생들이 통학버스에서 많은 시간을 허비한다. 조금이라도 지각을 하면 별도의 통학수단을 동원해야 하고, 하교 역시 통학버스 시간에 맞출 수밖에 없다. 마을학교라는 개념이 사라지면서 학교와 지역과의 연계도 끊어져 학부모의 학교 참여 역시 불가능해진다. →농어촌 교육의 부실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는데. 성 국장 농어촌 교육의 부실을 막기 위해 추진되는 정책이 바로 적정 규모의 학교 육성이다. 소규모 학교 현장을 직접 방문해 학생들의 교육현장을 본다면 인식이 달라질 것이다. 장 회장 농어촌교육의 부실보다는 우리나라 전체 교육의 부실이 더 문제다. 한국 교육은 학교가 작아서 생기는 문제보다는 학교가 너무 크고, 학급당 학생 수가 너무 많아 생기는 문제가 핵심이다. 교사가 학생과의 일대일 면담이 불가능하고, 소외 학생이 발생하는 것은 모두 과밀학급이 되었기 때문이다. →학교 통폐합으로 인한 지역 구심체 역할 상실 우려는. 성 국장 현재처럼 낙후된 시설의 영세 학교는 지역의 구심체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적정 규모의 학교 육성으로 주민을 위한 다양한 문화체육시설 등을 갖춘 학교를 운영하는 게 오히려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다. 장 회장 농어촌의 마을학교에서 운동회를 하거나 학예회를 할 경우 단순한 학교 행사가 아닌 마을 행사가 된다. 최근 귀농이 늘면서 학교의 돌봄 교실에 참여하는 젊은 학부모들이 늘고 있다. 학교의 도서실이 마을 도서실처럼 운영되는 학교도 많다. 방학 중에는 지역민을 위한 컴퓨터 교실도 운영된다. 이것이 대도시 학교가 할 수 없는 역할인 것이다. →박탈감으로 인한 주민·동창회의 반대도 많은데. 성 국장 미래를 짊어질 학생들이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역사회의 이해와 협조가 선행돼야 할 것이다. 학생들에게 정상적인 교육을 받을 권리를 주고, 폐지된 학교 시설은 내버려두는 것이 아니라 거점학교의 교육시설 또는 지역주민 시설로 활용할 예정이다. 장 회장 시골의 초중등학교는 공립이라고는 하지만, 수십 년 전 지역의 인재를 길러야 한다는 취지에서 지역민들이 땅을 기부하기도 하고, 학교건물을 직접 짓는 일을 하기도 했다. 학교의 땅과 건물에 대한 법적 소유자는 교육청이지만 역사적·문화적 소유자는 지역 주민이다. 동네의 재산이 주민들의 뜻과 무관하게 임대·매매되고 있다. →끝으로 덧붙이고 싶은 말은. 성 국장 저출산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 현상은 피해갈 수 없는 현실이 되고 있다. 농산어촌 소규모 학교의 교육 현실에 대한 문제점을 직시해 모든 학생들이 좋은 여건에서 교육받도록 주민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한다. 장 회장 시골의 소규모 학교는 폐교하고 매매할 대상이 아니다. 오히려 공교육의 새로운 대안이 만들어지는 학교 혁신의 산실로 주목해야 한다. 경기도의 남한산초등학교나 조현초등학교, 충남의 거산초등학교처럼 학부모들이 줄을 서서 입학하고 싶어 하는 학교가 모두 폐교 직전의 학교였다.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공생의 해법] 고졸 안뽑던 기업 80% “고졸 뽑겠다”

    [공생의 해법] 고졸 안뽑던 기업 80% “고졸 뽑겠다”

    고졸 사원을 뽑지 않았던 기업 10개 중 8개 이상이 고졸 채용에 나설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고졸 채용 열풍이 부는 셈이다. 기업의 인사노무 담당자들은 고졸자도 충분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임금과 승진 등 조직 내 차별을 견딜 수 있을지 우려했다. 역대로 고졸 출신의 임원급이 있었던 기업은 10개 중에 3개도 안 됐다. 기업들은 고졸 채용이 문화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고등학교 교육의 질 향상, 학벌주의 타파 등 많은 과제가 남아 있다고 밝혔다. 서울신문이 취업포털 잡코리아와 공동으로 벌인 ‘고졸 채용 열풍 설문 조사’에서 기업 인사노무 담당자(402명)의 응답을 분석한 결과 고졸 사원의 정기 채용이 없는 기업(169명) 중 82.2%(139명)가 향후 고졸 채용 계획을 세웠다고 답했다. 17.8%(30명)는 여전히 고졸 채용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현재 고졸 사원의 정기 채용이 있다고 밝힌 233명과 향후 채용 계획이 있다는 139명 등 총 372명의 인사노무 담당자 중 고졸 사원 채용 비율이 10% 이하라고 답한 경우가 18.8%로 가장 많았다. 이외 ▲20% 정도 18.3% ▲30% 정도 15.3% ▲40% 이상은 11.6% 순이었다. 특별한 비율이 없다는 곳이 36%에 달했다. 또 고졸 채용자나 채용 계획상 10명 중 7명 이상(77.4%)이 정규직이라고 했다. 한 중견기업의 인사 담당자는 “고도의 전문성을 요하지 않는 직종에서 고졸 사원의 업무 능력이 대졸자보다 나은 경우도 많다.”면서 “성실성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꼽았다. 실제 고졸 사원 채용의 이유를 ‘업무 능력이 대졸자와 동등하거나 오히려 낫기 때문’으로 답한 이들이 40.6%에 달했다. 이외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 없는 직종이어서’(34.7%), ‘회사에 충성심이 더 높다’(12.6%),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7.3%) 등이었다. 또 고졸 사원 선발시 74.5%의 인사노무 담당자가 성실성을 가장 많이 본다고 했다. 취업의 가장 중요한 스펙으로 알려진 관련 자격증은 21%만이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고 했다. 반면, 고졸 채용을 망설이는 이유로는 업무능력을 갖추었는지 불안감(37.9%)이 가장 많았다. 이들의 능력을 대졸자보다 낫다고 보는 쪽과 불안해하는 쪽이 상존하는 셈이다. 또 임금, 승진 등 조직 내 차별을 견딜까 하는 우려도 20.2%나 됐다. 이 외 남성의 경우 병역문제 등 조직 이탈 문제가 16.7%였고, 과도한 급여를 요구하는 경우(11%)를 꺼리기도 했다. 기존 대졸 출신들이 거부감을 가질 수 있다(6.7%)는 대답도 있었다. 승진 및 인사의 불균형은 심해 역대로 고졸자 중 과장급 승진자도 없었던 곳이 34.3%나 됐고 이를 포함해 부장급 이상을 배출하지 못한 곳은 54.7%로 절반을 넘었다. 고졸 출신 임원이 있었던 곳은 28.4%에 불과했다. 기업들은 고졸 채용 문화가 정착되기 위해 고등학교 교육의 질 향상(33.3%)을 가장 큰 과제로 꼽았다. 취업 현장에서는 고졸 출신에 대한 선입견 및 학별주의 타파(26.7%)보다 중요한 요소였다. 이외 고졸 채용 기업에 대한 정부의 인센티브 제공(13.3%), 학력 차별 기업에 대한 제재(13.3%) 등의 의견도 있었다. 이경주·임주형기자 kdlrudwn@seoul.co.kr
  • 1ℓ 흰우유 300~400원 오를 듯

    낙농농가가 우유업체에 납품하는 원유(原乳) 가격이 16일부터 ℓ당 138원 인상됐다. 이에 따라 현재 가정에서 주로 구입하는 1ℓ짜리 우유 소비자 가격은 현재 2100~2300원에서 조만간 300~400원가량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부터는 원가연동제가 실시돼 매년 우유가격이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낙농농가와 우유업체는 이날 협상을 갖고 이같이 합의했다. 양측은 현행 ℓ당 704원인 원유 가격을 이날부터 ℓ당 130원 올리고 체세포 수 1, 2등급 원유에 부여하는 인센티브 가격을 올려 ℓ당 8원의 인상효과가 나도록 한다는 데 합의했다. 이어 낙농진흥회(회장 문제풍)는 임시이사회를 열어 원유가격 인상안을 승인했다. 정부는 우유업체들에 연내에 우유제품 가격을 인상하지 말 것을 요청하고 있다. 그러나 우유업체들은 이르면 한달, 늦어도 두달 이내에 우유와 커피, 제빵류 등 유제품 소비자가격을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 업체들은 원유 가격 인상분에 다른 원재료와 인건비 등도 이번 가격 인상에 반영한다는 입장이다. 커피전문점이나 제빵업계도 공급받는 우유 가격 인상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상태다. 우유업체 관계자는 “협상 내용대로라면 우유 가격은 현재보다 15~20% 정도 인상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우유 가격이 인상되면 내년 학교 급식용 우유 가격도 오를 수밖에 없다. 서울시교육청과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내년에는 오른 원유 가격을 반영해 급식용 우유 가격이 정해진다. 학교급식용 우유 가격은 1년간 고정되기 때문에 당장 다가오는 새 학기 급식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내년부터 어느 정도 오르는 것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 등 물가 관련 당국은 우유업체들이 향후 우유나 유제품 가격을 올릴 경우, 가격 인상 담합 등 불공정행위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이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기로 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서해안 여름 오징어 풍년

    ‘여름철 오징어, 이젠 서해안 시대? ’ 오징어의 본고장 동해안의 어황은 밑바닥을 기고 있지만, 지금 서해안에서는 오징어가 펄떡이고 있다. 15일 충남 서산수협 안흥항위판장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지난 11일까지 13만 9000박스(박스당 20마리)의 오징어가 잡혀 지난해 같은 기간 1만 4000박스에 비해 10배 가까이 급증했다. 국립수산원 동해수산연구소도 지난달 한 달간 안흥항 위판 오징어는 모두 527t으로 같은 기간 주문진 등 동해안 10개 항에 위판된 오징어 총어획량 696t과 별반 차이가 없다고 밝혔다. 서해안은 안흥항 외에도 보령, 군산, 인천 등 항구에도 오징어가 위판돼 이를 모두 합치면 동해안 어획량을 웃돌거나 비슷할 것으로 추정된다. 정남희 안흥항위판장 경매사는 “지난해 여름 20~30척에 불과하던 서해안 조업 채낚기 어선이 올 여름 70~80척으로 대거 늘어났다.”고 말했다. 울산과 속초 등 동해안에서 원정온 배들이다. 충남지역 채낚기는 한 척도 없다. 이들은 해안에서 50~80마일 떨어진 격렬비열도 일대에서 오징어를 잡는다. 이곳은 대부분 오징어가 서식하기 좋은 20도 안팎의 수온과 30~50m의 수심을 유지한다. 그런데도 안흥항 위판가격은 지난해 박스당 2만~3만원에서 올해 3만~4만원으로 올랐다. 동해산과 똑같은 오징어인데 서해만 낮출 수 없기 때문으로 보인다. 안흥항 앞 신진도항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신미경(48)씨는 “1만원에 오징어 2~3마리 밖에 안 된다.”면서 “기름값과 인건비 등이 오른 것도 오징어가 비싸진 이유”라고 전했다. 서해안에 채낚기 어선이 등장한 것은 1990년대 초로 알려져 있다. 국립수산과학원 서해수산연구소 임양재(47) 연구관은 “오징어는 1년생 난류성 어종으로 제주도 부근에서 월동을 하고 매년 봄 대마난류와 황해난류를 타고 동해와 서해로 갈려 올라와 여름을 나는데 최근 들어 서해안에 오징어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서해안 오징어잡이는 주로 7~9월에 집중돼 짧은 것이 특징이다. 연중 어획량도 아직 동해안보다 훨씬 적다. 2005~2010년 연간 평균 오징어 어획량은 서해안이 7976t으로 동해안 10만 1232t의 7.9%에 불과하다. 서해안이 동해안과 겨룰 수 있는 시기는 곧 여름철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태안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원유가격 원가연동제 추진

    정부가 되풀이되는 낙농농가와 우유업체 간의 원유(原乳) 가격 인상 갈등을 사전에 막기 위해 원유 가격 원가연동제를 추진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우유 가격 생산비 조사 기준을 만들기 위해 우선적으로 협의체를 구성할 방침이다. 농림수산식품부 당국자는 14일 “원유 가격 인상을 둘러싼 갈등을 막기 위해 정부에서 원유 가격 원가연동제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원가연동제는 사료가격과 인건비 등의 원가가 오르거나 내릴 때 그 변동분을 그대로 가격에 반영하는 것이다. 원가연동제는 지난 2008년에도 원칙적으로 합의됐지만, 세부 원칙에서 낙농농가와 우유업체 간의 이견으로 무산됐다.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현재 원유 가격은 5% 이상의 변동 요인이 있을 때 생산자나 수요자 측의 요청으로 조정할 수 있다. 하지만 낙농농가는 통계청 생산비 조사를 불신해 자체적으로 인상폭을 산정해 제시하고, 우유업체도 통계청 생산비 조사 결과를 토대로 계산해 인상안을 만들었다. 낙농농가와 우유업체 간 갈등은 매번 되풀이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이에 정부는 원가연동제를 추진하는 데 걸림돌이 됐던 우유생산비 조사 기준을 정해 매년 발표할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는 “우유 생산비 조사 기준을 만들기 위해 학계와 생산자(낙농농가), 수요자(우유업체)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할 계획”이라며 “협의체에서는 자체적으로 목장 경영실태 조사를 통해 기준을 새로 산정해 가격 협상에 반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생산자와 수요자가 모두 납득할 만한 기준을 만들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편 낙농진흥회는 16일 오후 2시에 전체 이사회를 열어 원유가격 인상안을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하지만 아직 원유가격 인상 시기에 대한 이견이 최종 조율되지 않아 갈등이 재연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우유 시장은 급속도로 정상화됐지만, 원유가격이 3년 만에 오르면서 앞으로 우유와 유제품 등의 소비자 가격이 10% 정도 인상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1ℓ에 2100~2300원인 흰 우유 가격이 앞으로 300~500원 정도 인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내년 공무원 증원 1200명선 억제

    중앙행정기관이 2012년도 신규 필요 인력(국가직)으로 3만 1142명을 행정안전부에 요구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행안부는 국정현안 사업 등 최소한의 증원 기준에 따라 1200명선으로 이를 억제한다는 방침이다. 8일 행안부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유정현 의원 등에게 제출한 ‘2012년 소요정원 요구 내역’에 따르면 기획재정부 등 15개 부와 국세청 등 16개 청, 방송통신위원회 등 4개 국가위원회 등이 요구한 2012년도 추가 정원은 모두 3만 1142명으로 나타났다. 부단위 기관에서는 교육과학기술부가 7201명을 요구해 가장 많았고, 법무부 2409명, 지식경제부 861명, 고용노동부 677명, 환경부 495명, 문화체육관광부 455명 등 15개 부에서 1만 3839명을 요구했다. 청단위 기관에서는 경찰청이 1만 1778명으로 가장 많이 요구했고, 국세청(1302명), 검찰청(987명), 해양경찰청(797명) 등이 뒤를 이었다. 하지만 실제 내년도 예산에 반영될 증원 인력은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행안부는 구체적인 규모는 밝히지 않고 있으나 현재 1200명 규모를 두고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행안부 고위 관계자는 “각 기관에서는 저마다 다양한 이유를 들며 인력 증원을 요구하고 있지만, 법령 제·개정으로 신규 인력이 필요한 업무 등 극히 제한적으로 증원 요구를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행안부는 내년도 증원 계획안을 이달 중 재정부에 제출한다. 이후 재정부는 행안부와 각 기관의 협의를 거처 내년도 인건비를 반영한 예산안을 9월 중 국무회의에 보고하게 된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경기·강원 예비비 잔고 ‘바닥’

    경기·강원 예비비 잔고 ‘바닥’

    중부권 지방자치단체들의 예비비 잔고가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주로 재해·재난용으로 사용하는 예비비의 상당액이 연초부터 구제역 방역과 매몰지 이전 등에 쓰인 데다 최근 집중호우 피해 복구에도 적지 않게 사용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반도에 강풍과 해일 피해를 주고 지나간 9호 태풍 ‘무이파’를 비롯해 오는 9월까지 예상되는 1~2개의 태풍과 가축 전염병, 폭설 등 추가 재난 발생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경기도, 예비비 36%밖에 안 남아 경기도가 올 초 편성한 예비비 1204억원 가운데 8일 현재 남아 있는 잔액은 36%가량인 439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집중호우로 범람한 광주 곤지암천과 동두천 신천 개수를 위해 이날 304억원을 긴급 투입했다. 곤지암천에는 예비비 154억원을 투입해 3.63㎞ 구간의 하천 폭을 넓히고 둑을 보강하는 하천 개수공사와 하천 바닥 준설, 교량 재가설 등을 하기로 했다. 신천 1.54㎞에서도 150억원을 들여 개수공사를 하고, 동두천 배수펌프장 기본 설계비로 5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 1일에는 광주하수처리장과 곤지암하수처리장 등의 응급 복구를 위해 예비비 62억원을, 지난달 초 폭우 때는 30억원을 사용했다. 구제역 방역 등을 위해 상반기에 이미 예비비의 3분1이 넘는 369억원을 끌어다 쓴 상황에서 예기치 않은 폭우로 또 예비비를 사용한 것이다. 경기 북부 지역 시·구·군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파주시의 경우 본 예산 외에 예비비 72억원을 편성했지만 구제역에 이미 51억원을 사용해 15억원이 남아 있다. 수해 응급 복구에 26억원이 또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파주시는 경기도와 행정안전부로부터 재난기금 4억 5000만원을 지원받아 긴급 처방을 했다. 그러나 응급 복구를 하면서 인건비와 장비 대금 21억 5000여만원을 이달 중에 지급해야 할 정도로 사정이 급해졌다. 파주시는 일단 시 재난기금과 예비비로 미지급금과 추가 발생 비용을 지급할 계획이지만 앞으로 잦은 폭우와 태풍이 예고되고 있는 상황에서 또 피해가 발생할 것을 걱정하고 있다. 포천시도 예비비 52억원 가운데 구제역에 30억원을 사용했다. 포천시는 이번 수해 응급 복구에 30억~4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이를 마련하느라 애를 먹고 있다. 연천군과 양주시 역시 예비비가 각각 22억원, 20억원밖에 남아 있지 않다. 동두천시는 구제역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어 그나마 30억원 여유가 있지만, 이번 비 피해가 워낙 커 재정 확보가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추경예산안 편성 검토 중 이에 따라 경기도는 도의회와 협의해 다음 달 중 수해복구 사업비를 중심으로 한 제3회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을 검토 중이다. 예비비는 예측하기 어려운 예산 외 지출을 하거나 예산이 부족할 때 쓰려고 확보해둔 비용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산사태 지역과 도로, 철도 등의 복구 예산은 곧 결정될 것”이라며 “내년 우기 전 사업을 마치기 위해서는 집행을 서둘러야 하지만 이후 태풍 등을 감안하면 예비비를 마냥 사용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강원도도 집중호우 피해로 “재정이 바닥날 위기를 맞았다.”며 울상이다. 지난달 폭우로 도로와 하천, 사방·임도, 소규모 시설 등 공공시설 피해액이 342억원으로 잠정 집계됨에 따라 올해 쓰고 남은 예비비로 우선 복구 비용을 충당할 계획이다. 하지만 재난 등에 대비해 편성한 올해 예비비 293억원 중 지난 2월 폭설과 구제역, 4·27 보궐선거 등에 이미 사용하고 남은 돈은 145억원에 불과하다. 춘천과 화천 등 2곳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돼 국비 지원이 늘어난다고 해도 공공시설 복구에만 150억원가량의 도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주40시간 근무제 확대 한달] 부작용 줄이려면

    전문가들의 주 40시간 근무제 확대에 대한 진단은 확연하게 갈린다. 사회적 전반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오는 반면 중소기업이나 영세업체에는 현실적으로 ‘추구하는 이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중소기업 쪽에서는 전체적인 근무시간이 감소함에 따라 주말에도 일해야 하는 직원들이 늘어나 경영 부담이 느는 데다 직원들 입장에서도 여가문화나 자녀 교육문제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볼멘소리가 적지 않다. 강석훈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주 40시간 근무제가 대기업에는 근로시간을 줄여 더 많은 사람을 고용하도록 만들 수 있지만 영세 업체에는 상당한 부담이 된다.”고 꼬집었다. 또 “제도가 천천히 정착할 수 있도록 유도해 부작용을 줄이는 게 중요하다.”면서 “20인 미만 업체에 한해 초과근무수당지급률 50%를 한시적으로나마 적용하지 않는 등 영세 업체의 부담을 덜어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영세업체가 추가로 직원을 고용하면 이에 비례해 정부 지원금을 늘려주는 방식으로 경영 부담을 덜어주는 제도의 도입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유지수 국민대 기업경영학부 교수는 주 40시간 근무제가 중소 업체에는 ‘또 하나의 규제책’이라고 지적했다. 유 교수는 “영세업체의 인건비가 늘어 제품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치면서 결국 소비자에게도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무조건 모든 업체에 제도를 강제할 게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사정이 어려운 20인 미만 영세업체에 대해서는 제도 적용을 유예하는 등 유연성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중앙회 역시 “인건비 부담이 주 40시간 근무제 정착의 열쇠”라고 밝혔다. 중소기업 특성상 제조업이나 서비스업종이 많아 주말이라고 해도 쉴 수가 없는 현실 여건 때문이다. 게다가 연장 근무로 지출되는 인건비가 증가하면서 경상비의 지출도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중소기업중앙회의 조사에 따르면 주 40시간 근무 확대로 중소기업 직원 1인당 월 15만원 정도의 비용 부담이 늘어났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연장근로수당 특례’의 확대가 필요하다. 근로기준법에 명시된 연장근로수당 특례기간을 현행 3년에서 5년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면서 “영세업체는 내국인 근로자를 구하기 어려워 인력난이 심각한 만큼 외국인근로자 쿼터 확대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진아·김소라기자 jin@seoul.co.kr
  • [주40시간 근무제 확대 한달] 잔업 많은 중소기업 “초과수당 버거워”

    [주40시간 근무제 확대 한달] 잔업 많은 중소기업 “초과수당 버거워”

    토요일인 지난 6일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의 한 거리. 주 40시간 근무제에 따라 출근한 이가 없어 한산한 대형 오피스 빌딩 옆을 돌아나가자 거리 풍경은 금세 달라졌다. 금속을 깎고 자르고 구부리는 각종 기계소리에 질세라 이곳에서 일하는 이들의 목소리도 쩌렁쩌렁 울렸다. 이곳 문래동과 인근 영등포동 일대에는 철판 가공부터 파이프 제조, 용접, 각종 기계부품 제작까지 소규모 제조업체들이 밀집돼 있다. 대부분 상시직원 20명 미만 사업장들로, 지난달부터 시행된 주 40시간 근무제 확대 적용을 받는 곳들이 많다. 문래동의 한 유압기기 부품 제작업체를 찾아 주 40시간 근무제에 대해 묻자 업체 대표 이모(50)씨는 “이곳은 해당사항이 없다.”며 손사래를 쳤다. 그러나 이내 “사실 아직 본격적으로 시행하지 않았다. 조만간 직원들과 논의할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이곳의 직원 수는 6명. 이씨는 주 40시간 근무제 확대에 대해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통상 임금의 150%인 초과근무수당이 너무 버겁다고 강조했다. 이씨는 “사장 입장에선 매출 하락을 감수하고서라도 토요일에 쉬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초과근무수당을 지급하면 도저히 타산을 맞출 수 없다는 것이 요지였다. 이씨는 “가뜩이나 어려운 중소 제조업은 다 죽으라는 이야기”라면서 목소리를 높였다. 영등포동의 직원 수 16명의 기어부품 제작업체를 운영하는 김모(58)씨는 “주문이 밀려 토요일 근무를 할 수밖에 없다.”면서 “인건비가 15% 이상 올랐다.”고 밝혔다. 김씨는 “납품가격은 그대로”라면서 “설비투자 여력이 줄어들어 결국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소제조업체 대표들은 주 40시간 근무제 확대가 현장과 동떨어진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중소제조업체들은 인력이 부족해 잔업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 초과근무수당을 지급하든지 잔업을 포기하든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데 이는 각각 수익 하락이나 매출 하락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한 금속가공업체 대표는 “사업장을 둘로 쪼개 각 사업장 직원 수를 5인 미만으로 만들면 어떻게 할 것이냐.”면서 편법이 나올 가능성을 제기했다. 5인 미만 사업장은 주 40시간근무제를 적용받지 않는다. 반면 주 40시간 근무제 확대가 장기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문래동에서 직원 6명 규모의 LCD장비 부품업체를 운영하는 황모(53) 대표는 “우리 업체도 당장은 수익이 낮아지겠지만 국가 전체적으로 생산성이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직원들 역시 의견이 엇갈렸다. 문래동의 정밀기계 가공업체 직원 정모(28)씨는 “당연시되던 토요 근무가 이제는 선택사항이 되어 좋다.”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이 업체 인사 담당인 이모(32)씨도 “임금 인상 및 근로시간의 유연성 때문에 직원들이 대체로 환영하는 편”이라면서도 “앞으로 업체들이 추가 고용이나 정규직 전환을 꺼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 [주40시간 근무제 확대 한달] 근로시간 월 20시간 줄고 여가비 월 최대 9만원 늘어

    [주40시간 근무제 확대 한달] 근로시간 월 20시간 줄고 여가비 월 최대 9만원 늘어

    2004년부터 단계적으로 도입된 주 40시간 근무제는 고용을 창출하고 여가 활동을 늘리는 효과를 가져왔다. 그러나 소규모 사업장으로 확대되는 과정에서 인건비가 늘어나고 지갑 사정이 넉넉지 않은 근로자는 여가 대신 가사나 잠을 택했다. 주 40시간 근무제가 모두에게 같은 효과를 가져오지는 않았던 셈이다. 20인 미만의 기업까지 40시간 근무제를 적용한 지난 7월 1일 이후 한달이 지난 시점에서 규정을 어기고 임금을 깎은 곳도 눈에 띈다. 정부가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하는 부분이다. ●연장근무도 줄어들어 서울신문이 고용노동부의 도움을 받아 40시간 근무제 시행 이후 실제 줄어든 상용근로자의 근로시간을 분석한 결과 2003년 월 198시간에서 2008년 178시간으로 20시간이 줄었다. 본래 44시간 근무제와 40시간 근무제의 월 근로시간은 각각 190시간, 173시간으로 17시간의 격차가 있지만 실제 분석 결과 상용근로자의 평균 근로시간은 이보다 3시간이 더 줄어든 것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40시간 근무제를 실시하면 대부분 주 5일제를 하기 때문에 연장근무도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면서 “경기 효과 등을 고려해도 근무시간이 크게 줄어드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산업노동학회는 법정근로시간을 10% 줄이면 실제 근로시간은 8% 감소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역시 근무시간은 크게 감소한 수치다. ●20인 미만 기업 20%만 채용계획 이에 따라 여가시간이 늘어났다. 여가 비용은 월 1만원에서 크게는 9만원까지 증가했다. 정책분석평가학회에 따르면 주 40시간이 도입될 때 하고 싶은 활동은 자기개발이 30.9%, 여행·관광·나들이가 22.3% 등이었다. 하지만 2004년부터 2007년까지 줄어든 근로시간이 해당 활동에 쓰인 비중은 각각 17.5%, 15.1%에 그쳤다. 대신 수면 등 휴식과 가사일에 쓰인 비중이 당초 기대보다 늘어났다. 이번에 주 40시간제가 적용된 20인 미만 사업장에서도 고용이 늘어날지는 미지수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20인 미만 사업장 중 채용을 늘린다고 답한 비중은 20.8%다. 정부 관계자는 “40시간 근무제로 바꿔도 임금은 유지해야 함에도 어기는 소기업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20인 미만 기업의 경우 40시간 근무제가 삶의 질을 높이는 쪽으로 작용하지 않을 수 있어 이달부터 10월 30일까지 ‘주40시간제 위반사업장 집중 신고기간’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혜원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책임연구원은 “20인 미만 사업장의 경우 저소득층이 근무하는 경향이 높아 소극적 여가활동이 늘어날 개연성이 크다.”고 말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대학들 교비회계 조작 등록금 인상

    일부 대학들이 교비회계를 조작하는 편법으로 등록금을 인상해온 사실이 감사원 조사에서 드러났다. 감사원은 지난달 대학 교육재정 운용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실시한 예비조사에서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이를 토대로 8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전국 66개 대학에 대한 본감사를 진행한다고 7일 밝혔다. 구체적인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불필요한 오해를 일으킬 수 있어 감사대상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서울대를 비롯해, 고려대·서강대·성균관대·연세대·중앙대·한양대 등 주요 대학들이 대거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본감사에는 교육과학기술부 등 외부인원 46명 등 399명의 감사인력이 투입된다. 특히 사립대 18곳과 국공립대 3곳 등 21개 대학에 대해서는 등록금 인상률 등 재정분석에 감사 초점이 맞춰진다. 본감사에서 중점을 둘 감사분야를 파악하기 위해 실시했던 예비조사 결과, 교육 목적으로만 사용해야 하는 교비회계 자금을 법인회계나 산학협력단 회계에 부당 전출시켜 교비 총 지출액을 부풀리는 수법도 다수 확인됐다. 감사원은 “대학 부설 병원이 직원 인건비를 교비로 부담하기 위해 등록금을 부당하게 올린 대학도 적발됐다.”고 밝혔다. 전년도에서 이월된 예산을 의도적으로 축소시켜 줄어든 수입만큼 등록금을 인상한 대학도 있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Weekend inside] ‘의료계 심장’ 흉부외과 끝모를 추락

    [Weekend inside] ‘의료계 심장’ 흉부외과 끝모를 추락

    “소명의식을 갖고 달려들었지만 수련과정이 너무 힘들고 고달픈 데다 사회적 현실도, 대우도 너무 차이가 컸습니다. 쉽게 말해 고생에 대한 대가가 없다는 얘깁니다.” 흉부외과 레지던트 과정을 1년간 밟다 다른 전공을 찾기 위해 포기한 수련의 A씨의 말이다. “3년차까지 이 악물고 쉬는 날도 없이 하루 20시간씩 일했지만 막막합니다. 정부에서 지원을 해준다고 해도 체감할 수 없고 앞으로도 하늘의 별 따기인 교수직 외에는 갈 길이 없으니 누가 하려고 하겠습니까.” 지방대 흉부외과 레지던트 3년차 B씨의 하소연이다. 의료계에서 가장 험난한 길을 걷겠다고 흉부외과를 선택했지만 “다시 시간을 돌려 전공을 정할 수 있다면 흉부외과는 절대로 가지 않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제자들을 바라보는 교수들은 앞길을 터주지 못하는 처지가 답답할 뿐이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교수는 “정부에서 수가를 100% 인상해주면 뭔가 변화가 있을 줄 알았는데 병원들이 당장 먹고살겠다고 수입으로 돌리는 바람에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선망의 대상이자 의료계의 꽃으로까지 불렸던 흉부외과가 끝 모를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2009년 보건복지부가 흉부외과 수가를 100%나 인상했지만 흉부외과를 전공하려는 의사는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5일 복지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흉부외과 레지던트 지원율을 조사한 결과, 2007년 45.2%에서 2008년 41%, 2009년 26%로 급격히 떨어졌다. 지난해에는 수가 인상의 영향으로 46.1%로 반짝 올랐다. 그러나 올해 효과가 다 된 탓인지 35.5%로 10% 포인트 이상 감소했다. 반면 피부과·성형외과·안과 등 3대 인기과는 2007년에 비해 다소 지원율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올해 역시 131.5~146%로 100%를 넘었다. 흉부외과의 기피는 만만찮은 수련과정, 수술에 따른 위험 부담, 긴 수술시간, 미흡한 대우 등이 주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편하고 쉽게’라는 사회적 분위기도 한몫하고 있다. 복지부는 2009년 7월 흉부외과와 관련된 의료행위 200여개에 대해 건강보험 수가를 획기적으로 100% 올렸다. 열악한 근무환경에 노출된 레지던트와 전문의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취지와는 달리 엉뚱하게도 일부 병원은 의료장비 구입 등의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부작용을 낳았다. 지난해 국정감사와 관련 학회조사에서 10개 대학병원이 평균 12%만 적정 용도로 쓴 것으로 밝혀졌다. 복지부는 이 대학병원에 경고 조치했다. 하지만 상황이 크게 나아지지 않는다고 판단한 복지부는 올해 흉부외과를 운용하는 병원 65곳에 올 1~6월 수가 인상에 따른 수입 증가분 사용 내역을 내도록 해 최근 자료를 모두 확보했다. 만약 수가 인상분의 30%를 레지던트·전문의·간호사 등의 임금·수당 개선에 사용하지 않으면 다른 전문 과목 1개를 정해 레지던트 정원을 5%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복지부 측은 “다음달 2일까지 심사를 진행해 내년도 전공의 모집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2009년 수가 인상 논의 당시 학회에 정원을 한 명 더 늘리는 데 필요한 인건비 지원 등 직접적인 지원책을 요구했었다.”면서 “근무환경 개선과 인력확대에 대한 파격적인 논의와 조사가 시급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커피 한잔… 2700원의 허영? 여유?

    커피 한잔… 2700원의 허영? 여유?

    미국 시애틀의 작은 다방을 세계 최대 커피 전문 브랜드로 키운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회장. 그는 “커피를 넘어 경험을 판다.”고 했다. 그래서일까. 커피는 비싸다. 유명 커피 전문점에서 파는 아메리카노 중간 컵(톨 사이즈·284~368㎖)의 값은 3000~4000원 선이다. 한 잔 가격이 주 재료인 커피콩(원두)값의 25배가 넘는다. 김밥천국의 참치김밥(약 2500원)보다 비싸고 순두부찌개(4000원)와 맞먹는 값이다. 도시인들은 주식보다 후식에 더 많은 돈을 지불하면서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식생활을 하는 셈이다. 밥보다 비싼 커피는 이미 여러 차례 논란이 됐다. 2008년 5월 한국소비자원은 똑같은 스타벅스 커피라도 우리나라와 미국의 판매 가격이 다르다고 발표했다. 당시 환율(1003.08원)을 적용해 계산해보니 서울에서 중간 컵 크기의 아메리카노를 마시려면 3300원을 줘야 하지만 뉴욕에선 2280원만 내면 됐다. 서울이 44.7%나 비싼 것이다. 소비자원은 해외 로열티, 임대료 등의 높은 비용 구조와 소비자의 외국 커피점 선호 성향 등이 가격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지난 3월에는 외국계 커피 전문점의 아메리카노 한 잔에 들어가는 원두(미국산, 10g) 원가가 고작 123원이라는 관세청의 조사 결과가 나와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렇다면 커피 한 잔의 원가는 얼마나 될까. 커피 전문점 창업 컨설턴트들의 의견을 종합해 에스프레소(공기 압축 방식으로 뽑은 커피 원액) 한 잔의 원가를 분석해봤다. 재료비, 인건비, 임대료 등을 합쳐 734원이 나왔다. 시중 유명 커피 전문점에서 파는 에스프레소 가격이 2800~3500원인 점을 감안하면 최소 2000원(73.8%) 이상의 마진이 남는 것이다. 커피 가맹점은 본사에서 원두를 1㎏당 2만원 정도에 사온다. 1잔에 10g 정도가 들어가므로 원두값은 200원이다. 직원당 한달 인건비는 보통 150만원인데 하루에 8시간씩 24일 근무할 경우 분당 인건비는 130원이다. 커피 한 잔을 만드는 데 2분이 소요되므로 최종 인건비는 260원이다. 가맹점의 컵 가격은 개당 100원이 적용된다. 임대료는 월 150만~1000만원으로 지역별 편차가 있으나 월 300만원을 내고 주 6일 영업한다고 생각하면 1잔당 174원이 들어간다. 단, 이 계산에는 2억원에 달하는 창업 비용(가맹비, 설비 구매, 임대보증금, 인테리어비 등)과 공과금, 로열티 등은 빠져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가맹 비용을 포함하면 커피 1잔당 마진은 10% 정도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커피값은 앞으로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 우선 원두값이 무섭게 치솟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 1파운드(453.6g)당 원두값은 지난해 1월보다 85.4%오른 2달러 50센트(약 2700원)를 기록했다. 최근 가격이 급등한 옥수수(67.8%), 금(39.3%)보다 높은 상승률이다. 원두값 급등은 2000년대 이후 지속된 커피 소비 증가가 원인이다. 세계 원두 생산량은 2000년 705만t에서 지난해 827만t으로 17.3% 증가한 반면 소비량은 158만t에서 795만t으로 10년 새 400% 이상 늘었다. 여기에 중국, 인도, 브라질 등 인구 대국도 본격적으로 커피 소비에 나서고 있어 원두 가격 상승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원두 외에 카페라테, 카푸치노 등에 부재료로 들어가는 우유, 설탕 등도 값이 뛰고 있어 커피값 상승을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은 최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생활 밀착형 분야인 테이크아웃 커피 시장의 불공정 행위 여부를 주의 깊게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서초 건축사會, 수해지 안전점검 봉사

    지난달 기록적인 폭우로 극심한 수해를 입은 서초구가 주민들의 적극적인 자원봉사 덕분에 피해 복구에 탄력을 받고 있다. 서초구는 지역 건축사회의 도움을 받아 침수 피해를 당한 주택에 일제 안전점검을 하고 있다고 3일 밝혔다. 서초구는 자원봉사로 절약한 예산을 이웃 돕기에 활용할 계획이다. 안전점검은 지난 2일부터 시작됐다. 대한건축사협회 서울건축사회 서초분회(회장 김진명) 소속 건축사 35명이 참여해 서초구 공무원들과 함께 총 17개의 점검반을 구성했다. 점검반은 이번 호우로 침수된 지역 내 1600여 가구에 대해 건축물 안전점검을 할 계획이다. 수해 피해를 크게 입은 전원마을, 형촌마을 지역 주택 대부분이 대상이다. 김진용 건축과장은 “지금도 침수 피해 신고가 이어지고 있어 점검 대상은 계속 늘어날 전망”이라고 전했다. 점검은 5일까지 계속된다. 큰 피해를 입은 방배동 지역 아파트는 이와 별도로 계획을 수립해 4일부터 안전점검에 착수한다. 점검 후에는 결과에 따라 건물주들에게 적절한 보수 방법, 관리법을 안내하고 위험 요소가 발견되면 그에 따른 행정조치를 할 계획이다. 이번 안전점검은 서초구가 1차 침수 피해 확인조사를 마친 뒤 전문가의 안전점검을 계획하던 중 이 지역 건축사들이 자원봉사의 뜻을 전하면서 이뤄지게 됐다. 김진명 서초건축사회 회장은 “지역이 큰 수해를 입은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무상 점검에 나서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건축사회의 자원봉사로 서초구는 3500만원가량의 예산 절감 효과를 보게 됐다. 서초구는 해당 예산을 인건비 명목으로 수해 복구 예산으로 편성한 만큼 이를 이웃 돕기에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한편, 서초구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집중호우 이후 이날까지 총 4040명의 자원봉사자가 서초 지역 수해 복구에 참여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서울광장] 또 하나의 시한폭탄 비정규직/우득정 수석논설위원

    [서울광장] 또 하나의 시한폭탄 비정규직/우득정 수석논설위원

    익명의 프랑스 저자들로 구성된 ‘보이지 않는 위원회’가 기술한 ‘반란의 조짐’은 “원활한 기계 작동을 위해 꼭 필요한 자리를 제외한 여백에 이제는 정원 외가 되어 버린 대다수 노동자가 확산 일로에 있다.”며 비정규직의 실상을 고발하고 있다. 비정규직은 그때그때 임무에 맞춰 능력을 팔아치울 뿐 자신만의 일자리를 갖지 못하는 사람, 항상 대기하는 것 자체가 하나의 일인 존재다. 이 같은 절망에서 반란의 음모는 시작된다. 내년 선거를 앞두고 비정규직 문제가 정국의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민주당은 2017년까지 비정규직 규모를 전체 임금근로자의 30%로 낮추고 정규직의 절반 수준인 비정규직 임금을 80%까지 높이는 비정규직 대책을 내놓았다. 한나라당도 이달 중 비정규직의 남용 방지 및 합리적인 이유 없는 차별 금지,4대보험 가입 확대 지원 등을 담은 비정규직 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비정규직 고용 안정’과 ‘고용 유연성 확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겠다는 취지로 지난 2007년 비정규직보호법이 도입된 이후 추이를 보면 정책 목표 달성에는 실패한 것 같다. 한국노동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비정규직 근로자는 2007년 577만 3000명에서 2008년 563만 8000명, 2009년 537만 3000명으로 줄었다가 2010년 549만 8000명, 올해에는 577만 1000명으로 다시 빠르게 늘고 있다. 노동계는 건설일용직 등을 포함하면 전체 임금근로자의 절반이 넘는 859만명이 비정규직이라고 주장한다.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임금 격차는 정규직의 평균임금을 100으로 볼 때 2007년 64.2%에서 올해에는 57.3%로 떨어졌다. 비정규직의 사회보험 가입률도 국민연금 40%, 건강보험 45%, 고용보험 44%로 비정규직보호법 이전의 34.5~37.7%를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을 위한 사회정책보고서’에서 성장과 분배에 모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문제로 OECD 평균의 2배에 달하는 비정규직 비율을 꼽았다. 미국의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는 ‘2012년 한국 대선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보고서에서 차기 대선주자들은 경제·사회적 불평등과 양극화를 완화하는 데 중점을 둘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비정규직 해법은 결코 쉽지 않다. 비정규직의 90% 이상이 300인 이하의 중소·영세사업장 소속이다. 비정규직의 임금 차별을 시정하려 해도 이들이 속한 사업장은 지불 능력이 없다. 무상복지 논쟁처럼 ‘구호 따로, 현실 따로’가 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따라서 비정규직 문제는 사업장 규모에 따라 달리 접근해야 한다. 우선 지불능력이 있는 대기업들은 사내 하도급 근로자를 양산하는 일부터 멈춰야 한다. 대기업들은 인건비를 줄이는 방편으로 정규직 근로자들을 공정별로 쪼개어 사내 하청이라는 형태로 이동시키면서 고용환경을 악화시키고 있다. 이들은 통계상으로는 정규직이지만 사실은 비정규직이다. 원사업주와의 계약 여부에 따라 고용 여부가 좌우된다. 조선과 자동차업계는 이미 사내 하도급 비율이 100%에 달하고, 철강과 기계금속 분야도 90%대에 육박한다.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300인 이상 799개 사업장의 사내 하도급 근로자는 32만 6000명에 이른다. 정부는 최근 사내 하도급 근로자의 고용 안정과 근로조건 유지 노력을 촉구하는 가이드라인을 내놓았지만 실효성이 의문시되고 있다. 법적인 강제력이 있는 수준으로 강화해야 한다. 중소·영세사업장의 비정규직은 차별 시정에 앞서 사회안전망 가입비율부터 높이는 것이 시급하다.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근로기준법에 신설하거나 비정규직의 사용 사유를 보다 엄격히 제한하는 것은 세심한 접근이 필요하다. 비정규직 일자리마저 증발할 수 있다.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갈망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세를 얻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 가진 자들이 반란의 조짐에 답할 차례다. 그것은 희망이다. djwootk@seoul.co.kr
  • 정부 예산전용·예비비 책정 ‘맘대로’

    정부 예산전용·예비비 책정 ‘맘대로’

    정부가 각종 신규 사업을 추진하면서 다른 사업에 책정된 예산을 자의적으로 이·전용하거나 예비비를 책정하는 등 혈세를 떡 주무르듯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동의 등 절차 생략 2일 국회 예산정책처의 ‘2010년 결산중점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정부의 예산 이용(移用)액은 4503억원, 전용(轉用)액은 1조 9922억원, 예비비는 1조 7557억원에 이르고 이 중 1600여억원은 예산 목적과 무관한 51개 사업에 투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행법상 특정 용도로 편성된 예산이나 예비비를 전용하려면 기획재정부의 동의를 구해야 하고, 이용하려면 국회의 동의를 얻어야 하지만 그런 절차가 생략되거나 부처 간 협조(?)를 통해 묵인된 셈이다. 재정부는 자유무역협정(FTA), 국제재정협력 강화 등의 목적으로 배정받은 예산 가운데 5600만원을 사업 목적과 무관한 국외 출장 여비, 다른 부처 예산 집행 실태 점검 등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외교통상부는 기존 예산에 반영되지 않은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를 신설하기 위해 53억 6300만원의 예비비를 지출했다. 또 전문 역량을 갖춘 재외공관 현지 행정원 채용 예산 가운데 15억 5300만원을 기존 행정원의 인건비로 나눠 먹었다. 국방부는 군인양성교육사업 등에 배정받은 예산 31억 2300만원을 전용해 지난 2002년 연평대전 당시 북한군에 의해 침몰된 ‘참수리 357호정’의 모형을 제작했다. 보건복지부는 지역복지사업 평가를 통해 우수 지방자치단체에 특별지원금으로 편성된 예산 35억원의 일부를 복지 담당 공무원의 외국 연수비, 물품 구입비 등으로 사용했다. 심지어 법을 가장 잘 지켜야 할 법무부조차도 사이버 교육과 국제연수과정 운영비로 받은 예산 가운데 3500만원을 홍보 동영상 제작을 위한 연구개발비로 썼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재외선거관리사업용 예산 가운데 2000만원을 통일 대비 선거 인프라 구축 연구비로 쓰고, 국외 공명선거추진협의체 구성에 쓰라고 배정받은 예산 4800만원을 전액 홍보 예산에 투입했다. ●“예산 전용범위 법에 명시해야” 예승우 국회 예산정책처 예산분석관은 “국가재정법 45조의 예산 목적 외 사용 금지 조항은 불필요한 예산 낭비를 막기 위한 것인데 매년 이런 행태가 되풀이되고 있다.”며 “예산 이·전용 허용 범위를 법률에 명확히 명시하는 동시에 예산을 목적 외에 사용할 경우 그에 상응하는 금액만큼 차기 예산에서 감액하는 등 제재 조치를 강화해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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