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인간 존엄
    2026-03-23
    검색기록 지우기
  • 삼성 가전
    2026-03-23
    검색기록 지우기
  • 영국 왕실
    2026-03-23
    검색기록 지우기
  • 특수장비
    2026-03-23
    검색기록 지우기
  • 이산가족
    2026-03-23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355
  • 애플 CEO 팀 쿡 “동성애자 차별 금지 법제화해야”

    애플 CEO 팀 쿡 “동성애자 차별 금지 법제화해야”

    애플 최고경영자(CEO) 팀 쿡이 공개적인 자리에서 성적 소수자의 권리 등 민감한 이슈에 관해 이례적 언급을 했다고 미국 타임지(誌)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팀 쿡은 올해 ‘아웃매거진’에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성적 소수자(LGBT)로 선정되는 등 동성애자라는 소문이 있었으나 본인이 직접 성적 취향에 대해 발언한 적은 없다. 팀 쿡은 앨라배마주에 있는 전통의 공립대이자 모교인 오번대로부터 지난 10일(현지시간) 공로상을 받은 뒤 십자가를 불태우는 걸 목격했던 어릴 적 일화를 꺼내며 소감을 밝혔다. 팀 쿡은 “내 인생을 영원히 바꾼 사건이었고 이후로도 여러 종류의 차별을 경험하고 목격했다”면서 “모든 차별은 다수에 속하지 않는 이들의 두려움에 뿌리를 두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팀 쿡은 “이제는 인간 존엄의 근본적 원칙에 대해 법률에 명문화할 때”라면서 동성애자 권리에 대해 언급했다. 팀 쿡은 언론에 나서는 것을 상당히 꺼리는 것으로 유명해 공개적인 자리에서 이번과 같은 언급은 상당히 이례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팀 쿡은 지난달 초 월스트리트저널 기고문을 통해 직장에서 성적 소수자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는 ‘고용차별금지법안’ 처리를 촉구한 바 있다. 이날 시상식 행사는 뉴욕에 있는 유엔본부에서 열렸으며 팀 쿡의 발언은 오번대 측이 그의 연설 장면을 찍은 13분짜리 영상을 14일 올리면서 뒤늦게 알려졌다. 그는 이민법 개혁에 대해서도 “경제적으로 필요하다는 이유가 아니라 정당하다는 이유로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北 장성택 전격 처형] 김정은式 공포정치 서막… 당분간 北관리들 맹목적 충성 바칠 듯

    [北 장성택 전격 처형] 김정은式 공포정치 서막… 당분간 北관리들 맹목적 충성 바칠 듯

    북한 국가안전보위부원에게 뒷덜미를 제압당한 채 포승줄에 묶여 특별군사재판장에 끌려 들어가는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마지막 모습은 권력의 야심을 한번이라도 품어봤던 북한 간부라면 간담이 서늘할 정도로 처참했다. 북한은 13일 오전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김일성 주석의 유일한 사위이자 북한 정권의 실세였던 장성택의 처형 사실을 대대적으로 발표한 데 이어 조선중앙TV에 특별방송을 편성, 세 차례 반복 보도했다. 광복 이후 북한 정권 수립 이래 김일성·김정일·김정은 3대 가문의 친·인척 중에서 사형 사실이 공개된 인물은 장성택이 유일무이하다. 장성택의 공개 처형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죽음을 앞둔 수치스러운 모습이 만천하에 생중계되다시피 하면서 그는 최소한의 인간적 존엄마저 말살당했다. 북한 주민들의 공포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장성택 처형 당시 기관총으로 사살한 뒤 그의 시신을 화염방사기로 태웠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11일 북한이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부인 리설주가 연관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은하수관현악단의 포르노 제작 혐의와 관련, 소속 예술인들을 4신 기관총(총신이 4개인 소구경 기관총)으로 처형한 뒤 화염방사기로 재를 만들었다고 보도한 적이 있다. 자신의 권위에 도전하는 자라면 누구라도 비참한 최후를 맞게 한다는, 잔인하고 극단적인 ‘김정은식(式) 철권공포정치’의 서막이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제1위원장은 장성택 세력이 완전히 뿌리 뽑히고 자신의 유일 지배체제가 확립됐다고 여겨질 때까지 공포정치를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길게는 향후 2~3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숙청 범위는 당과 정부기관뿐만 아니라 장성택과 연계된 군부의 전직 고위인사들에게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장성택을 처단한 칼끝이 누구에게 향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당분간 북한의 관리들은 김 제1위원장에게 맹목적인 충성을 바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지난 11일부터 노동신문에는 리만건 평안북도당 책임비서, 김평해 당 간부부장, 전승훈 내각부총리, 렴철성 군 총정치국 선전부국장 등 북한의 주요 간부들이 작성한 ‘충성의 글’이 경쟁적으로 실리면서 여론몰이용 보도도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극단적 공포정치가 단기적으로는 김 제1위원장의 유일 지배체제를 확립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공포심만으로 국가를 지탱할 인재를 키우고 충성스러운 부하를 얻어 내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권력 구조에 균열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형중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센터소장은 “단기적으로는 권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되겠지만, 유능한 간부들을 내치면서 체제의 효율성은 현저히 저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키는 일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는 ‘보신주의’, ‘눈치보기’가 간부사회에 팽배해져 결국 김 제1위원장이 야심차게 추진 중인 외화벌이와 경제관리 개선조치 등 국가 정책의 추동력이 떨어지게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조영기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공포정치 자체가 북한 붕괴의 시작점”이라며 체제 내구력이 약화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북한에 휴대전화 가입자 수가 200만명을 넘어선 상황에서 화폐개혁 등의 정책 실패를 장성택에게 뒤집어씌우는 거짓 선전이 예전처럼 먹히지 않아 민심 이반 현상이 예상보다 더 빠르게 일어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오바마 “지구상에서 가장 용기있는 인물 잃었다”

    오바마 “지구상에서 가장 용기있는 인물 잃었다”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타계하면서 전 세계에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AP, AFP통신에 따르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지구상에서 가장 영향력 있고 용기 있으며 매우 선한 인물 한 명을 잃었다”며 “그는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고 애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만델라는 인간에게 기대할 수 있는 것 이상의 성취를 이뤄냈다”며 “만델라라는 인물이 없었다면 내 인생은 도저히 상상할 수 없고 내가 살아 있는 한 그로부터 배울 수 있는 모든 것을 배우겠다”고 경의를 표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도 만델라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에 “이 시대의 위대한 빛이 졌다”며 “고인과의 만남은 인생의 큰 영광 중 하나”라고 말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만델라 전 대통령에 대해 “아파르트헤이트(흑인차별정책) 철폐 투쟁 운동으로 남아공과 전 세계 역사를 만든 우상이었다”고 평가했다. 프랑스는 이날 고인을 기리고자 전국에 조기를 게양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만델라는 온갖 역경을 견뎌내면서 생애 마지막 날까지 인도주의와 정의에 충실했다”고 높이 평가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2009년 만델라 전 대통령과의 만남을 회고하며 “그는 정의로운 거인이었고 우리에게 감화를 주는 소박한 사람이었다”면서 “인류의 존엄, 평등, 자유를 위한 그의 투쟁은 전 세계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었다”고 강조했다. 미얀마 민주화 운동의 상징인 아웅산 수치 여사는 “태어난 환경과 피부색 때문에 처벌을 받지 말아야 한다는 원칙을 일깨워 줬다”고 고인을 기억했다. 티베트의 영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는 만델라 전 대통령의 유족에게 편지를 보냈다. 편지에서 그는 “친애하는 친구이자 용기, 원칙, 정직함의 상징이던 그를 그리워할 것”이라고 전했다. 인터넷에서도 그의 타계를 애도하는 글이 봇물 터지듯 쇄도하며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거인’의 떠나는 길을 추모했다. 트위터에는 만델라 타계 소식이 전해진 뒤 불과 2시간 만에 300만 개에 달하는 추모글이 올라왔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클린턴, 넬슨 만델라 타계 소식에 “소중한 친구 떠나보내” 애통

    클린턴, 넬슨 만델라 타계 소식에 “소중한 친구 떠나보내” 애통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의 타계 소식을 접한 뒤 “인간 존엄과 자유의 대변자가 타계했다”고 애통해 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오늘 세계는 가장 중요한 지도자이면서 가장 훌륭한 인간을 잃었다”면서 “역사는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을 인간 존엄과 자유의 대변자뿐만 아니라 평화와 화해의 수호자로 기억할 것이다”고 밝혔다. 그는 또 “힐러리와 첼시를 포함한 우리 가족은 소중한 친구를 떠나보냈다”고 전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의 94세 생일 전날 부인 힐러리 전 국무장관, 딸 첼시와 함께 직접 방문하는 등 친분이 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의 숭고한 삶으로 더 나은 세계에서 살고 있다”면서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의 가족과 남아공 국민에게 위로를 전했다. 그는 “우리는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을 비범한 은총과 연민을 가진 인물로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男성기로 성형 안해도 법적 성별 전환 가능”

    성전환하려는 여성이 남성 성기를 만드는 수술을 하지 않아도 성별을 바꿀 수 있는 체계적인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서울 서부지법(재판장 강영호 법원장)은 20일 성전환자 A(34)씨 등 30명이 법적인 성별을 ‘여성’에서 ‘남성’으로 바꿔 달라며 제기한 가족관계등록부 정정 신청을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신청인 중 A씨는 남성적 외모와 성격을 타고나 학창시절부터 주로 남성들과 어울렸다. 또 고등학교 때는 운동에 소질을 보여 국가대표 상비군 훈련까지 참여했다. 2007년 7월 정신과의원에서 성주체성 장애 진단을 받고 지속적으로 남성호르몬 주입 치료를 받았다. 이후 2008년 1월 유방제거 수술, 2012년 10월 전자궁절제술과 난소·난관 절제술 등을 받았다. 이후 여성으로서 생식 기능을 잃었지만 외부 성기 성형 수술은 하지 못했다. 재판부는 “A씨가 남성으로서의 성정체성이 확고하고 수술 등을 통해 신체 외관상으로도 남성으로 보이며 생활도 남성으로 활동하고 있다”면서 “다시 여성으로 재전환할 가능성이 거의 없음에도 단지 외부 성기가 없다는 이유로 그를 가족관계등록부상 여성으로 묶어 두는 것은 헌법상 인간으로서의 존엄성과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 행복추구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결정은 여성에서 남성으로의 성전환자에 대해 외부 성기 형성을 요건으로 하지 않는다는 판시”라면서 “남성에서 여성으로의 성전환자에 대해 판단한 사안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서부지법은 지난 3월 성전환자 5명에 대해 성기 성형 수술을 받지 않더라도 법적으로 성별 전환이 가능하다고 판결했다. 이후 성기 성형 없이 성전환을 인정해 달라는 성별 정정 신청이 법원에 밀려들자 지난 7월에는 ‘성소수자 인권법 연구회’를 열고 성전환자의 가족관계등록부상 성별 정정 허가 기준 등을 토의하기도 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이슈&논쟁] 진보당 해산 심판 청구

    [이슈&논쟁] 진보당 해산 심판 청구

    헌정 사상 처음으로 정부가 헌법재판소에 ‘종북’ 논란을 빚고 있는 통합진보당 해산 심판을 청구했다. 통합진보당이 이에 강력 반발하는 등 정당 해산 심판 청구의 여진은 계속되고 있다. 헌재의 심리가 시작되면 논란은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 정부 조치에 대한 찬반 의견은 확연히 엇갈리고 있다. 지난해 경선 부정과 폭력사태에다 이석기 의원이 내란음모 혐의 등으로 재판에 회부되는 등 통합진보당이 헌법을 파괴하고 국가를 어지럽히고 있는 만큼 정부의 해산심판 청구가 당연하다는 여론이 있는 반면 아직 이 의원에 대한 법원의 판결도 나오지 않은 데다 정당 해산은 국가나 정부가 아닌 국민의 권한이라는 반대론도 만만치 않다. 통합진보당을 상대로 제기된 정당 해산 심판청구에 대해 신율 명지대 교수와 이재화 변호사에게 찬반 의견을 들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일러스트 길종만 기자 kjman@seoul.co.kr ■ <贊> 신율 명지대 교수 “헌법적 가치 해할 가능성에 우려… 정부, 국민불안 해소할 의무 있어” 통합진보당 해산 문제로 정가가 시끄럽다. 일부에서는 정부에 의한 통합진보당 해산 청구가 이루어진 시점이 박근혜 대통령이 외국에 나갔을 때라는 점을 들어 대통령에게 짐을 지우지 않기 위한 배려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런 주장에는 동의하기 힘들다. 통합진보당이라는 존재가 정치적으로 그만큼 비중 있는 존재는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통합진보당은 단지 정치적인 논란의 대상일 뿐이다. 지금 통합진보당의 지지율은 2% 남짓이다. 선거 직후라면 이 정도 지지율을 획득한 정당은 해산된다. 우리나라의 진정한 진보 정당이라고 할 수 있는 진보신당이 해산된 이유도 선거에서 2%의 지지율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 정도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정당에 대한 해산 청구를 위해 대통령 외유 시기를 기다렸다는 주장은 납득하기 힘들다. 물론 최초의 정당 해산 청구라는 점에서는 정부나 청와대가 부담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지금 국민들의 불안감을 감안하면, 정부나 청와대가 가질 수 있는 부담감이 상당 부분 희석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일반 국민들은 통합진보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자기가 속한 상임위와 관련된 사안이 아님에도 국방부에 다양한 자료를 요청한 것을 두고 불안해한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로서도 이런 조치를 서두를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부에서는 이런 정당 해산 청구가 법에 명문화돼 있는 나라는 전 세계를 통틀어 얼마 안 된다는 주장을 편다. 하지만 이런 주장은 우리나라의 헌법 체계가 대륙법, 그것도 독일법 체계와 유사하다는 사실을 간과한 것이다. 즉, 독일도 정당 해산 청구 절차를 명문화하고 있을 뿐 아니라 우리와 같이 헌법재판소를 두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독일 헌법체계에 영향을 받은 우리나라가 헌법재판소와 함께 정당 해산 절차에 관한 규정을 두는 것은 그다지 부자연스러운 것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여기서 일부는 독일은 나치당까지 그냥 놔두는데 우리는 왜 정당을 인위적으로 없애려고 하느냐는 주장을 편다. 실제 이 주장은 모 종편 방송에서 한 평론가가 한 말이다. 그런데 이 주장은 틀린 말이다. 독일은 나치당을 그냥 놔두지는 않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헌법 1조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이지만 독일 기본법(헌법) 1조는 “인간의 존엄성은 신성불가침이다”라고 돼 있다. 그렇기 때문에 기본법(헌법)의 근본 정신인 인간의 존엄성에 위해를 가할 수 있는 정당 혹은 정치인이 독일 정치에 등장하면 당연히 제재를 받는다. 독일 연방 헌법수호청(Bundes Verfassungsschutz)이 일차적으로 이들 정당을 제지하고 그 다음 정당 해산을 헌재에 청구한다. 실제 2001년 나치의 부활을 추구한다는 의심을 받고 있는 독일민족민주당에 대한 정당 해산 심판 청구 소송이 제기됐었다. 이 청구는 기각됐지만 그 이유가 이 정당이 독일 나치의 부활을 추구하지 않기 때문이 아니라, 독일민족민주당에 첩보원으로 침투했던 독일헌법수호청 직원의 신상공개를 수호청이 거부했기 때문이었다. 정당 해산의 요건은 갖추었지만 그 정보를 수집하는 방식의 투명성이 문제였다는 말이다. 그뿐만 아니라 1990년대 자유노동자당과 민족연맹당은 모두 헌법을 위배했다는 이유로 행정 절차에 의해 해산됐다. 즉, 독일 정부도 자신들의 헌법적 가치를 해할 가능성이 높은 정당은 최근까지도 해산하려 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통합진보당 해산 청구가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사례라는 주장은 동의할 수 없다. 국가는 0.01%의 위험성이 존재한다 하더라도 이런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거의 없는 스위스가 군대를 보유하고 있는 것을 보면 국가의 이런 역할을 잘 이해할 수 있다. 바로 이런 이유에서 정부는 국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해줄 의무가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은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기다려야 할 시점이지, 정부의 의도를 논할 때는 아니다. ■ <反> 이재화 변호사·민변 사법위 부위원장 “진보당 강령, 국민주권 부정 안해… 헌법상 요건 못 갖춘 청구권 남용” 민주주의는 다양한 의견과 사상, 정당을 수용하는 체제다. 반공주의만을 민주주의로 오인하고, 다른 사상과 의견을 가진 정당을 모두 적으로 규정하고 타도의 대상으로 여기는 것은 전체주의일 뿐이다. 헌법 제8조 제4항의 정당 해산 규정은 1960년 제2공화국 헌법에서 신설한 것이다. 1958년 행정처분으로 ‘진보당’을 해산시킨 사건에 대한 반성적 고려로 야당을 보호하기 위해 명문화한 것이다. 정당의 자유는 최대한 보장되어야 하고, 헌정 질서를 더 이상 유지할 수 없을 때에 ‘최후의 수단’으로 정당 해산을 하도록 규정했다. 53년 동안 유신정권도, 전두환 군사정권도 이 조항을 적용하지 않은 것은 이 조항의 도입 취지 때문이다. 제2차 세계대전 후인 1950년대 독일에서 있었던 두 건의 위헌정당 해산 결정(1951년 사회주의제국당과 1956년 독일공산당 해산 결정) 이후 60여년간 선진국에서 위헌정당 해산 결정을 한 예는 없다. 정당의 목적과 활동이 헌법적 가치에 다소 반하더라도 선거를 통하여 국민들이 그 정당을 심판하도록 하면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정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유럽평의회 산하기구인 ‘베니스위원회’(법을 통한 민주주의 유럽위원회)는 2009년 “정당의 금지나 해산은 헌정 질서를 전복하기 위해 폭력을 사용하는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적용하여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세계적인 추세는 소수 정당을 권력으로부터 보호하는 수단으로 정당 해산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번 통합진보당 해산심판 청구는 헌법의 취지와 세계적인 추세에도 반하는 또 다른 ‘헌법파괴 행위’이다. 정부는 통합진보당 강령 중 ‘민중이 주인이 되는 평등세상 건설’ 부분이 북한이 주장하는 ‘인민민주주의’와 같은 내용이고, 국민주권주의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터무니없다. 민중이라는 용어는 제헌국회 초대 의장 이승만도 사용한 것으로, 북한정권의 전유물이 아니다. 통합진보당의 ‘민중이 주인이 되는 평등세상’은 기득권 세력에게는 주권을 배제하고 민중들만이 주권을 갖도록 한다는 것이 아니다. 국민주권주의를 부정하는 것과는 거리가 먼 내용이다. 정부는 통합진보당 당헌에 있는 ‘진보적 민주주의’는 북한의 지령에 따라 김일성의 사상을 도입한 것라고 주장하나, 이 또한 궤변에 불과하다. ‘진보적 민주주의’라는 용어는 김일성이 처음으로 사용한 것이 아니다. 1915년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이 처음 사용하였던 개념이다. 통합진보당이 북한의 지령에 따라 이 개념을 당헌에 규정하였다고 볼 아무런 증거도 없다. 통합진보당 강령에는 ‘진보적 민주주의’를 ‘자주와 평등, 평화와 통일, 민주와 민생, 생태와 평등을 가치로 삼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국민주권주의나 의회민주주의를 부정하는 것이 아님이 분명하다. 정부는 ‘이석기 의원 등 RO 조직의 활동은 통합진보당의 활동이고, 그 활동이 민주적 기본질서를 위배하였다’고 주장한다. 내란음모 사건은 현재 제1심 소송 중이다. 아직 사실관계가 확정되지 않았다. 대통령은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 사건에 대해서는 ‘재판결과를 본 후 관련자를 문책하겠다’고 하면서 내란음모 사건의 재판 결과를 지켜보지 않고 위헌정당 심판을 청구했다. ‘모순’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검사의 공소장에 의하더라도 RO 조직은 통합진보당 조직이 아니고, 그 행위도 통합진보당의 활동이 아니라 일부 당원들의 개별적인 것에 불과하다. 만약 그 조직이 통합진보당의 조직이고 그 활동이 당의 활동이었다면 검사가 이정희 당대표 등 당의 주요 간부들을 기소하지 않았을 리 만무하다. 중앙당이 RO 조직과 그 활동을 사전승인하거나 사후추인하였음을 인정할 아무런 근거가 없다. 따라서 정부의 주장은 근거가 없는 것이다. 정부의 통합진보당 정당 해산 심판 청구는 헌법상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명백한 청구권 남용이다.
  • [지방시대] 인류의 보편적 가치와 기업 역할/이재은 충북대 행정학과 교수

    [지방시대] 인류의 보편적 가치와 기업 역할/이재은 충북대 행정학과 교수

    나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가 존재한다고 믿는다. 인류 전체가 공유하는 보편적 이익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생각에 동의하며, 인류 사회에서 바람직한 것과 해로운 것이 실제로 있다는 주장에 동의한다. 또한 인류 전체의 보편적 이익이 개인이나 집단의 이익에 앞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세상 사람들이 만장일치로 동의할 수 있는 보편적 가치들을 통해 우리에게 닥친 문제들을 확인할 수 있으며, 이 과정을 통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 인간의 존엄성 구현, 인간 생명에 대한 존중, 인간의 근본적 자유의 보장 등은 그 누구도 훼손해서는 안 되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이자 이념이고 사상적 뿌리들이다. 더불어 이제 우리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넘어서는 새로운 도전들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한다. 인류보다 먼저 지구의 주인이었으며 인류와 함께 공존하고 있고 어쩌면 먼 미래에 인류보다 더 오래 지구에서 살아가야 할 생명체들과의 공존의식을 지니는 것이 필요하다. 인류의 조상인 호모 사피엔스가 지구에 등장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20만~25만년 전에 불과하다. 지구의 역사 46억년과 비교해 보면 말이다. 오히려 바퀴벌레나 까치, 돼지가 인간보다 훨씬 오랫동안 지구의 원주민으로 살아왔다. 지구엔 인류의 탄생이 곧 위기의 시작이었으리라. 인간을 위한 개발과 발전은 지구의 원주민인 동물, 식물들엔 파괴와 착취의 다른 말이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인간 사회에서 사는 우리는 인간은 존엄하다고 말하지만 생물사회에서도 인간은 존엄한 존재로 인정받는가. 인간이 다른 생물보다 우수한 두뇌를 가졌다는 사실로부터 존엄함을 얻는다고 생각하는가. 아니다. 어쩌면 생물사회에서는 인간의 존엄성이란 지구의 다른 생물체는 인정하지 않는 인간끼리만 서로 중요하다고 우기는 자기우월감의 고상한 표현일 뿐이다. 인간의 존엄성은 뛰어난 지능을 지닌 동물이기 때문에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능력 없고, 지능이 떨어지고, 힘없는 다른 인간이나 동물을 배려해 주고 연민해 주는 동물에게 주어지는 가치이다. 그러므로 나와 관계없는 타인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 타인의 존엄성을 지켜주기 위해 희생할 수 있는 존재이기 때문에 인간은 존엄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먼 훗날 우리 후손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능력과 여건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현 세대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지속 가능한 개발의 지혜를 구하는 것이 필요하다. 겉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우리 사회는 유독성 폐기물, 삼림, 토양, 물, 기후 변화, 생물학적 다양성의 상실, 유해한 외래종으로 인한 환경 문제들로 가득 차 있다. 이러한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하느냐는 우리들의 마음가짐과 태도에 달렸다. 기업이 환경을 훼손하고 그 환경에서 사는 사람의 생명과 건강을 해치면서까지 돈벌이를 한다고 비난하기는 쉽다. 하지만 비난만 해서는 기업이 변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기업으로 하여금 친환경 경영이 훨씬 비용이 적게 들며 이익이 된다는 것을 알려주고 환경운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수 있게 하는 것도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지켜나가는 의미 있는 자세일 것이다.
  • [시론] 닥치고 빅데이터? 다 치우고 책읽기/조남철 한국방송통신대 총장

    [시론] 닥치고 빅데이터? 다 치우고 책읽기/조남철 한국방송통신대 총장

    2011년 인류가 생산해 낸 데이터 양은 그 크기도 쉽게 그려지지 않는 1조 9000억 기가바이트(GB)이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2020년에는 무려 35조 GB에 도달할 것이라고 한다. 데이터 양이 무한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사용자가 직접 필요한 정보를 선별하기 쉽지 않다는 문제가 발생한다. 필요없는 데이터는 유통기한이 지난 우유처럼 폐기의 대상일 뿐이다. 그래서 속도와 양에 압도당해 출구를 찾던 사용자들이 슬로시티(slow city), 슬로푸드(slow food) 등의 ‘느림’에 매료되는지도 모르겠다. 느림과 여유로 대표되는 ‘책 읽기’야말로 빅데이터의 홍수 속에서 자신에게 맞는 유용하고 적절한 정보를 찾는 가장 빠른 길이다. 불필요한 정보가 주위에 넘쳐나는데도 정작 본인에게 필요한 책 읽기에는 소홀한 것이 요즘 우리 사회의 부끄러운 속내이다. 직장인의 한 달 평균 독서량이 0.8권에 머무르고 있다는 한 포털사이트의 최근 조사는 당혹감을 넘어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책 읽기가 지식 창조의 근간이며 인간의 정신적 가치를 높여주는 원동력이 된다는 것은 우리 모두가 공감하는 사실이다. 하지만 책 읽기라는 단어가 갖는 무게감 때문인지, 아니면 속도와 인스턴트적 사고가 각광을 받는 사회적, 문화적 환경 때문인지 많은 사람들이 책과 거리를 두고 있어 아쉽다. 이런 현실 속에 올해 6월 출범한 시민단체 ‘독서르네상스운동’이 지난달 25일부터 사흘 동안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앞마당에서 독서축제인 ‘제1회 읽어라! 대한민국’ 행사를 개최했다. 책 읽기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고자 열린 이 행사에서는 대한민국이 창조적 문화선진국으로 거듭나기 위해 국민들이 책을 읽고 토론하는 문화에 익숙해져야 한다는 점이 강조됐다. 그 첫걸음으로 독서를 주제로 한 건전한 토론이 국민을 대표하는 입법기관인 국회에서 열린 것에 대해 아름다움까지 느꼈다. 책을 왜 읽어야 할까. 21세기 한국의 미래를 결정하는 근본은 독서인구의 성장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인간의 존엄성과 사회적 품격이 국가정책의 중심이 될 때 그 가치 기준이 명확해지고 ‘국민행복’이 가능해진다. 결국 다양한 독서를 통한 국민의식 성숙이 민주주의 사회의 근본이자 국가 사회 발전의 동력이 된다. 유명 작가의 강연인 북 콘서트 ‘대한민국 북소리’에서 시민들이 직접 작가를 만나는 시간은 훈훈했다. 학계, 언론계, 출판계 등 전문가들이 ‘책 읽는 나라 만들기’를 위한 ‘국민 대토론회’를 통해 독서 문화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모습도 좋았다. 무엇보다 쌀쌀했던 가을 날씨에도 불구하고 국회도서관 앞에 많은 시민들이 모여들어 인상적이었다. 초·중·고교 학생들이 백일장과 가족신문 만들기 대회에서 부모와 함께 고사리 손으로 글과 기사를 쓰는 모습을 보고 대한민국의 희망을 느낄 수 있었다. 독서 습관은 어린 시절부터 이뤄지기 때문에 학생들이 가족과 함께 재미있게 책 읽기를 시도해 보도록 마련된 프로그램이었다. 이 밖에도 모교에 안 보는 책을 보내는 책나눔 행사, 야간 독서 프로그램인 달빛 독서회 등의 행사에 많은 시민들이 참여해 열기가 뜨거웠다. 독서르네상스운동은 범국민적으로 독서생활운동을 펼쳐 대한민국을 정신 가치가 빛나는 문화복지사회로 만들고자 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책 읽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독서진흥정책 연구 및 제안, 독서 인프라 확대, 함께 책 읽는 사회 만들기, 독서 홍보 및 캠페인 등 다양한 사업을 현재와 같이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백화쟁비독서향’(百花爭比讀書香), 즉 ‘백 가지 꽃의 향기가 독서의 향기에 미치지 못한다’고 했다. 빅데이터의 홍수 속에 책장을 넘기는 아름다운 소리와 향기가 대한민국 전역을 뒤덮을 때 창의적인 발상과 성찰 능력을 가진 대한민국 국민이 창조경제, 문화융성의 주체가 될 것이다.
  • [지방시대] 우리가 함께 살고싶은 세상/이재은 충북대 행정학과 교수

    [지방시대] 우리가 함께 살고싶은 세상/이재은 충북대 행정학과 교수

    인간을 인간 본연의 존재로 만들어주는 것은 무엇일까.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앞만 보고 달려가는 행위는 인간 이외의 다른 동물들에서도 볼 수 있다. 예컨대 먹이를 보고 달려가는 행위는 동물적 본능에 가까운 것이다. 인간일 수 있는 근본적 차이는 ‘움직임’ 또는 ‘활동’이 아니라 ‘생각하는 것’ 또는 ‘사색’에 있다. 마약에 취해 생각하지 못하고 이리저리 헤매는 것이 진정한 인간의 모습이라고 할 수 없는 것과 같이 삶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사색 없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정신없이 뛰어가는 것 또한 인간 본연의 모습은 아니리라. 따라서 우리가 인간이기 위해서는 잠시나마 사색적 삶으로의 회귀가 절실하다. 오늘날 사회는 자기착취의 사회라고 한다. 타인에 의한 착취는 고통스러운 것인 반면에 자기착취는 스스로 자유롭고 자율적으로 행하는 것이기에 더 효과적이고 능률적으로 자신을 착취하게 한다. 성과와 업적을 스스로 강요하도록 만드는 사회는 사회구성원으로 하여금 자신을 착취하고 고통스럽게 만드는 것을 즐기라고 말하는 사회다. 그렇게 하는 것만이 우리로 하여금 진정으로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해준다고 믿게 만드는 사회다. 혹시라도 지금 사는 세상이 그런 사회 아닐까? 우리 사회는 어디를 향해 가는가? 도무지 어디로 가는지 방향을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내가 몸담은 직장은 어디를 향해 가는 걸까 궁금하지만 누구도 알려주지 않는다. 그리고 알 수도 없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스스로 존엄한 가치를 깨닫고, 마침내는 자신을 뛰어넘어 남에게 긍정적 힘이 되어주는 것이 바람직한 미덕으로 존중받는 사회를 꿈꿔 본다. 그 순간, 너무나도 불온한 생각을 한 것은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 든다. 내가 사는 사회, 함께 더불어 사는 사람들, 내가 살고 내 후손들이 살아야 할 환경 등 나 자신과 내 주변의 것들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문제 제기를 하는 것을 불순하고 불온한 것으로 보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인간의 존엄성은 자신과 관계없는 타인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와 타인의 존엄성을 지켜주기 위해 희생할 수 있는 존재라는 사실로부터 나온다. 만일 누군가가 타인의 존엄성을 지켜주기는커녕 자기 이익을 위해 직장동료를 대상으로 거짓말하거나 음해하기까지 한다면 그에게서 인간의 존엄성을 찾을 수 있을까? 그럼에도 나는 사람에게서 희망을 찾는다. 우리가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누군가는 늘 사색하고 자기통제를 하기 때문에. 그들에게 삶의 목표는 자신의 성공이 아니라 모든 이의 행복이기에 더욱더 그 의미가 깊게 다가온다. 행복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찾을 수 있기에 앞으로 나아가기만 하다가는 행복을 찾기가 어렵다. 앞으로 진격만 하지 말고, 한때나마 친구, 가족, 동료를 챙기면서 사는 삶의 여유로움도 즐겨 보자. 그러고도 여유가 생기면 인간을 넘어 생명을 지키려고 헌신해 보는 계기를 가져 보자. 인간만을 위한 창조는 다른 생물체에는 파괴나 파멸을 의미할 수 있는 반면에 생명 공동체를 위한 창조는 곧 인간 자신을 위한 위기관리이기 때문이다.
  • “줄담배는 성폭력” 서울대 담배녀 사건… 11년 만에 학생회칙 개정

    “줄담배는 성폭력” 서울대 담배녀 사건… 11년 만에 학생회칙 개정

    서울대 사회과학대학이 성폭력 사건처리를 위한 절차와 방법이 담긴 ‘반성폭력학생회칙’(회칙)을 11년 만에 개정했다. 여기엔 2011년 3월 이 대학 여학생인 이모(22)씨가 이별을 통보하던 남자친구 정모(22)씨의 줄담배를 성폭력으로 규정한 ‘서울대 담배녀’ 사건이 계기가 됐다.이후 성폭력을 어디까지 인정해야 하는지에 대한 사회적 논쟁이 촉발됐고, ‘성폭력이 아니다’라고 입장을 밝힌 사회과학대 학생회장이자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의 딸 류한수진(23)씨는 지난해 10월 남성을 옹호했다는 비판 속에 사퇴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현 학생회는 지난 7월 류씨를 팀장으로 하는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성폭력의 범위를 보다 명확히 규정하고 피해자 중심주의에서 벗어나도록 기존 회칙을 바꾸었다. 개정된 회칙에 따르면 가장 큰 변화는 성폭력의 범위를 축소한 것이다. ‘성적이거나 성차에 기반을 둔 행위’라고 규정한 기존 회칙이 지나치게 모호하다는 지적에 따라 ‘상대의 동의를 받지 않은 성적 언동을 함으로써 (중략) 인간의 존엄을 해치는 행위’로 성폭력의 개념을 구체화했다. 담배를 피우는 것까지 성폭력으로 규정하는 건 지나치다는 학내 여론을 수렴한 결과다. 류 TF팀장은 “성적 언동 외에 성차별적이라고 볼 수 없는 종류의 인권침해는 성폭력에 포함되지 않는다”면서 “다만 특정 성을 비하하거나 성적 대상화하는 행위는 여전히 성폭력으로 규정된다”고 밝혔다. 피해자 중심주의도 사실상 폐기했다. 피해자의 요구만 최우선시되면 피해자 주관에 따라 사건이 악용될 소지가 많다고 판단, 개정 회칙에서는 피해자의 ‘감정’이 아닌 ‘상황’을 기준으로 삼기로 했다. 류 TF팀장은 “피해당사자가 성폭력을 당했다고 느낀다 해도 객관적으로 그렇게 판단할 수 없다면 사건은 성폭력으로 규정되지 않을 수 있고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가해자의 인권을 보호하는 조항들도 새로 담았다. 기존 회칙과 달리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을 바로 가해자로 규정하지 않고 가해피의자로 지칭토록 했다. 가해자가 억울하게 신고됐을 때를 전제한 것이다. 또 성폭력 사건의 해결은 성폭력대책위가 맡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구성원 전체에게 열려 있는 공개적 절차를 거치게 된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서울대 담배녀’ 사건과 유시민 딸 유수진씨는 무슨 관계?

    ‘서울대 담배녀’ 사건과 유시민 딸 유수진씨는 무슨 관계?

    서울대 학생회칙 내 성폭력 관련 규정이 개정되면서 ‘서울대 담배녀’ 사건과 함께 유시민 전 통합진보당 공동대표의 딸 유수진씨에 다시 네티즌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근 서울대 사회과학대학 학생회는 성폭력 관련 학생회칙을 11년 만에 개정했다. 바로 ‘서울대 담배녀’ 사건 때문이다. 개정된 회칙의 주요 내용은 학내 성폭력에 대해 ‘성적이거나 성차에 기반을 둔 행위’에서 ‘상대의 동의를 받지 않은 성적인 언동을 함으로써 인간의 존엄을 해치는 행위’라고 보다 구체적으로 규정했다. 또 가해자로 지목된 당사자를 ‘가해자’ 대신 ‘가해피의자’로 지칭하도록 해 무죄 추정의 원칙을 담았다. 이는 이른바 ‘서울대 담배녀’ 사건으로 여성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규정된 기존의 학내 성폭력 사건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일면서 나타난 결과다. 2011년 3월 서울대 학생 A(22)씨는 이별을 통보하며 줄담배를 피웠다는 이유로 남자친구 B씨를 성폭력 가해자로 학생회에 고발했다. B씨가 대화할 때 줄담배를 피우며 남성성을 과시해 여성인 A씨를 심리적으로 위축시키고 발언권을 침해했다는 이유에서였다. 당시 사회과학대 학생회장이었던 유수진씨는 남학생 B씨의 행위가 성폭력이 아니라고 판단해 신고를 반려했다. 그러나 A씨는 “관악 학생사회 여성주의 운동은 성폭력을 강간으로만 협소화하지 않고 외연을 넓혀왔다”면서 “반성폭력 운동의 원칙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유수진씨를 비난했다. 게다가 유수진씨를 2차 가해자로 지목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논란이 계속되면서 유수진씨는 결국 학생회장직에서 사퇴했다. 유수진씨는 사퇴 당시 “사회대 학생 활동가 대부분이 여성주의자인 입장에서, 왕따를 당한 것과 비슷한 소외감과 박탈감을 느껴 심각한 우울증에 빠졌다. 거식·폭식증 등 신체적, 정신적으로 괴로움을 겪기도 했다”면서 “사회대 학생회칙이 규정한 ‘성폭력 2차 가해’에 해당하는 행위를 했지만 이에 대해 사과하고 시정할 의사가 없어 학생회장으로서 직무에 맞는 책임을 다할 수 없다”고 설명했었다. 유수진씨가 사퇴하면서 해당 사건에 대한 여론은 A씨와 A씨의 손을 들어준 ‘성폭력 사건 대책위원회’에 더욱 악화됐다. 결국 유수진씨의 사퇴 뒤 대책위는 “사회대 학생회장 사퇴에 대한 문제의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현명치 못한 대처로 인해 사회적 물의를 빚어 죄송하다. 사건 진행과정에서 상처 입은 모든 당사자들에게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유수진씨에게 공식 사과했다. 또 사건 당사자 A씨가 자신의 경험을 ‘성폭력’이라고 규정하는 상황에서 대책위 역시 피해자 중심주의를 왜곡된 방식으로 적용했다고 인정했다. 앞으로 피해자 중심주의의 이해 및 적용에 엄밀한 성찰을 수행하겠다고 대책마련을 약속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희옥 생각과 실천] 행복의 추구

    [김희옥 생각과 실천] 행복의 추구

    헌법 제10조 전문은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라고 규정하여, 국민 누구든지 행복추구권을 가지고 있음을 선언하고 있다. 근간에 우리 사회에서 행복에 관한 담론이 넘쳐나고 정책도 다양하게 마련되고 있다. 국가정책과 지방자치단체의 주민정책은 물론 민간기업과 사적 영역에서도 행복 추구와 행복 만들기, 행복 세일이 운위된다. 고래로 ‘행복’에 대한 무수한 논의가 있어 왔지만 삶의 궁극적인 목표가 행복이라는 데에는 별 이견이 없는 듯하다. ‘행복을 느끼다’, ‘행복을 누리다’, ‘행복에 젖다’, ‘행복이 가득하다’와 같은 표현에서 보듯이 행복은 모든 사람을 감싸고 있는 주관적 안녕감이다. 행복은 철학, 종교, 법, 사회 등 삶의 모든 영역에서 추구된다. ‘만족하고 즐겁고 가치 있다고 느끼는 상태’를 행복이라고 하는 주장도 있다. 헌법은 국민의 기본권과 행복을 보장하기 위한 규범적 장치이고, 국가는 국민의 행복을 보장하기 위해서 있는 것이다. 종교도 결국은 그 종교를 믿고 추구하는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는 것이 그 궁극적 목표이다. 일반적으로 종교에서 금생의 행복, 내생의 행복과 궁극적 행복을 말하는 것도 이와 같다. 어느 경제연구소의 자료에 의하면 한국인은 소득 2만 달러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행복지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국 중 27위라고 한다. 소득이 일정 수준 이상이면 국민의 행복도는 더 이상 증가하지 않는다는 이스털린의 역설(Easterlin‘s Paradox)이 작동한다는 분석도 있다. 사회의 각 부문에서 행복에 관한 논의가 활발함에도 불구하고 왜 국민의 행복도는 이렇게 낮을까. 국민 개개인과 국가, 사회가 공동으로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민 개인은 결국 행복의 주체가 ‘나 자신’임을 명확하게 알고 더불어 사는 건전한 사회 속의 하나라고 인식해야 한다.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의 원리는 언제, 어느 곳에 있더라도 자신이 행복의 주체이고 사회 속의 또렷한 존재임을 밝히는 것이다. 그리고 국가, 사회는 행복의 요소가 되는 국민의 건강, 부, 교육, 복지 등을 조직적으로 지원·진단하고 피드백해야 한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행복한 삶을 에우다이모니아(eudaimonia)라고 했는데, 이것은 공동체에서 자기에게 주어진 의무를 다했을 때의 상태라고 한다. 결국 행복 추구는 개인과 공동체의 공동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헌법상 ‘행복 추구’(pursuit of happiness)라는 말이 처음 사용된 것은 1776년의 미국 버지니아 권리장전이다. 우리 헌법에는 1980년 개정 시에 행복추구권에 관한 조항을 신설하였고, 현행 1987년 개정헌법에서도 그대로 존치하고 있다. 헌법 제10조의 행복추구권은 국민이 행복을 추구하기 위하여 필요한 급부를 국가에 적극적으로 요구할 수 있는 내용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행복을 추구하기 위한 활동을 국가의 간섭 없이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포괄적 의미이다. 행복추구권의 내용에는 불행의 배제, 국가가 행복의 내용을 강제하는 것의 금지, 행복 추구의 환경 조성 등이 모두 포함된다. 행복추구권에는 소위 ‘일반적 행동자유권’, ‘자기결정권’, ‘계약의 자유’, ‘개성의 발현’ 등이 포함된다. 행복추구권으로부터 나오는 자기결정권에는 성적 자기결정권, 소비에 대한 자기결정권, 생활스타일의 자기결정권, 개인정보의 자기결정권과 생명·신체의 처분에 관한 자기결정권 등이 모두 포함된다. 행복 추구의 내용과 양상은 이처럼 다양하다. 그러나 행복의 추구가 개인과 국가가 함께 지향해야 할 가치이자 구체적으로 실현되어야 할 삶의 목표라는 점만큼은 단순하고 명백하다. 개인의 주관적 안녕감과 국가·사회의 조직적 지원 사이에는 필연의 관계가 형성된다. 또한 행복의 추구는 선언에 머물거나 추상적이어서는 안 된다. 오늘 아침 식탁에 마주 앉은 가족의 얼굴처럼 살갑고 실제적이어야 한다.
  • [기고] 북녘의 어머님 묘소가 그립습니다/림일 탈북작가

    [기고] 북녘의 어머님 묘소가 그립습니다/림일 탈북작가

    필자의 모친은 1990년대 평양에서 불치의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당시 추석 풍경을 스케치하면 이렇다. 고위층 간부들은 추석날 아침 만수대 언덕에 있는 김일성 동상과 각 기관, 공공장소에 세워진 혁명사적비 앞에서 죽은 수령을 추모한 다음 관용차를 이용해 가족의 묘소를 찾는다. 군인과 대학생들은 단체로 대성산혁명열사릉(남한의 국립현충원)을 방문하는데 물론 당의 지시에 따른 것이다. 일반 시민들은 대부분 대중교통을 이용해 평양시 교외에 있는 시립공동묘지에 안장된 조상의 묘소를 찾는다. 그것도 교통 사정이 안 좋아 많은 사람들은 3~4시간씩 걸어서 성묘를 가기도 한다. 눈에 확 띄는 것은 화물자동차나 자전거를 이용해 성묘길에 나서는 성묘객들인데 그들은 정부 부처와 소위 ‘힘있는 직장’이라 불리는 특정 기관에 근무하는 직원과 가족들이다. 평양에서는 추석 명절 배급으로 성묘를 가는 가정에 한해 술 1병과 두부 2모, 사과 3알을 1990년대 초까지 공급했다. 김일성 사망 후 발생한 ‘평양시 식량공급 중단’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아 산 사람 입에도 겨우 풀칠하는 형국이니 조상의 차례상은 허술하기 짝이 없었다. 필자가 마지막으로 다녀왔던 1996년 추석 어머님께 올린 차례상에는 밥 한 공기, 돼지갈비 세 조각, 떡 한 접시, 생선 두 마리, 과일 몇 알 등이 전부였다. 이것도 아들 삼형제가 몇 주 전부터 준비한 것이다. 추석 때마다 성묘를 마치고 귀갓길 주변 묘지의 풍경을 보면 정말로 가관이다. 무덤 앞에 세워졌던 비석들이 하나둘씩 사라지는데 이유는 주변 건설장에서 자재 부족으로 자력갱생한다며 건설 인부들이 심야에 비석을 뜯어 가기 때문이다. 그들은 겨울이면 너무 추워 나무로 만든 묘비도 서슴없이 뽑아 땔감으로 사용한다. 오래전부터 악화된 국가경제 사정으로 빚어진 비극적인 사회 풍경이다. 요즘은 아예 묘비를 세우지 않고 봉분도 작게 만들며 벌초는 보통 당일에 한다. 또한 시신을 넣을 관이 없어 그냥 헝겊으로 말아 매장하는 것이 일상화됐다. 더 놀라운 일은 여름철 홍수나 산사태가 나면 묘소가 쉽게 떠내려가며, 수년이 지나면 같은 자리에 다른 묘소가 들어서기도 한다는 것이다. 그로 해서 정신적인 고통을 받는 사람이 적지 않다. 필자는 대한민국에 와서야 인간의 존엄을 알았다. 실종자 시신을 찾으려고 하늘에 헬기를 띄우고 수백 명의 인력이 동원된다. 무궁화로 꾸며진 제단에 고인의 사진이 모셔지며, 시신을 넣은 관이 리무진 승용차를 타고 영면의 장소로 가는 모습을 수차례 보았다. 그럴 때마다 뭉클함을 느끼며 민주주의 국가야말로 인간의 생명을 가장 귀중히 여기는 사회임을 분명히 알았다. 명과 암의 거울인 남북한 두 사회를 살아 본 필자는 사람은 세상에 태어나서부터 사는 동안은 물론이요, 죽음까지도 좋은 곳에서 맞아야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그래야 고인이 저승에서 행복하고 이승에 남은 이들의 마음도 편하지 않을까. 목숨보다 소중한 자유를 찾아온 서울에서 어느덧 열일곱 번째 추석을 맞는다. 고향에 계시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어머님의 묘소가 무척이나 그리워진다.
  • [씨줄날줄] 안락사 논쟁/최광숙 논설위원

    스위스 취리히에는 ‘디그니타스’라는 일명 ‘자살 클리닉’이 있다. 디그니타스는 디그니티(존엄)를 뜻하는 라틴어다. 스위스는 안락사를 허용하는 나라다. 그러다 보니 이곳에는 스위스인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스스로 ‘죽을 권리의 실현’을 위해 찾아 온다. 이 클리닉은 ‘죽음의 여행’이라는 안락사 견학을 위한 단체 여행 프로그램까지 운영한다. 2011년 한 해 이곳에서 144명이 안락사했다고 한다. 백만장자였던 호텔 경영자 피터 스메들리도 그중 한 명이다. 근육이 경직되는 병으로 말하는 것도 음식물을 삼키기도 어려웠던 그는 아내가 지켜보는 가운데 초콜릿과 함께 독약을 먹고 세상을 떠났다. 영국 BBC 방송은 그의 안락사 과정을 다큐멘터리 ‘죽을 때를 선택한다’로 제작해 방송하면서 영국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들기도 했다. 질병의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환자들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안락사는 크게 두 종류다. 약물 등을 사용해서 직접 사망케 하는 ‘적극적인 안락사’와 인공호흡기 등 생명 연장 장치를 떼어내는 ‘소극적 안락사’가 있다. 안락사를 허용하고 있는 네덜란드·벨기에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나라에서 적극적인 안락사를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안락사를 허용한 나라에서도 여전히 안락사는 ‘뜨거운 감자’다. 지난 6월 청각장애에 이어 시력마저 잃게 된 쌍둥이 형제가 안락사로 세상을 떠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벨기에에서 안락사를 둘러싼 논쟁이 다시 붙었다. 43세에 불과하고 불치병을 앓는 것도 아닌 이들에게 안락사가 허용됐기 때문이다. 처음으로 안락사를 법제화한 네덜란드 에서도 최근 사망한 요한 프리소 왕자가 눈사태로 18개월째 의식불명이자 조심스럽게 안락사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최근 말기암으로 시한부 삶을 살던 아버지의 부탁을 받고 다른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아버지를 목 졸라 살해한 20대 아들이 경찰에 붙잡히면서 향후 법정에서 안락사 논쟁이 일 것으로 보인다. 과연 인간이 스스로 생명을 끊을 권리를 가지는가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에 누가 감히 딱 떨어지는 답변을 할 수 있겠는가. 그렇다고 죽는 게 차라리 낫다는 환자들의 고통도 참으로 외면하기 어렵다. 최근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가 무의미한 치료 중단을 입법화하자는 권고안을 낸 것도 이 때문이다. 그래도 미국 마이애미에서 식물인간이 된 여성을 42년간이나 지극 정성으로 간병한 한 가족의 사연을 들으면 눈시울이 젖는 것은 왜일까. 그 여성이 자연사할 때까지 가족들은 곁을 떠나지 않겠다는 그녀와의 약속을 끝까지 지켰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공동체 지키는 개발하자”… 은평구, 주택조합 강북 포럼 개최

    주민 협동 지역개발 사업 ‘두꺼비하우징’을 선도하고 있는 은평구가 소비자 중심의 공동주택 건설 활성화를 위해 오는 11일부터 12월까지 주택협동조합 강북 포럼을 개최한다. ‘대한민국 주택 패러다임의 변화와 주택협동조합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매월 둘째 주 수요일 오후 7시 구청 학습교육장에서 진행된다. 주택 및 협동조합 전문가와 지역활동가, 주택소비자들이 함께 참여하는 이번 포럼은 오래 살아온 지역에서 주민들이 공동체 주택을 짓고 정주권을 지키며 살아갈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과 주택 패러다임의 변화에 따른 적절한 대응책, 주택협동조합의 올바른 역할 등을 모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첫 포럼에선 ㈜두꺼비하우징 이주원 대표가 강사로 나서 도시재생과 주택협동조합에 대해 이야기한다. 오는 10월 16일에는 김란수 하우징쿱 협동조합 연구소장이 ‘주택협동조합의 유형과 사례’’를, 11월 13일에는 염철호 건축도시공간연구소 연구위원이 ‘주택협동조합 활성화를 위한 주택관련 제도 유연화 방안’을, 12월 11일에는 기노채 하우징쿱 협동조합 이사장이 ‘좋은 집짓기와 건설협동조합’을 주제로 강의한다. 구 관계자는 “기존 대기업과 정부 주도의 대규모 개발방식으로는 지역공동체가 와해되고 정주권 및 인간존엄성마저 위협받는 결과를 빚었다”면서 “이번 포럼을 통해 주택협동조합의 사업 추진 방향이 대안으로 확인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中 “시민사회 자치역량 강화” 권장… 정치·종교 부문은 통제 ‘양날의 칼’

    [주말 인사이드] 中 “시민사회 자치역량 강화” 권장… 정치·종교 부문은 통제 ‘양날의 칼’

    올해 51세의 골드미스인 쉬위펑(徐玉鳳)은 ‘마오마마’(猫媽媽·고양이 엄마)로 불린다. 베이징 소재 고양이 보호 비정부기구(NGO)인 마오싱저(貓行者·고양이를 위해 행동하는 사람들) 모임의 회장으로 베이징 창핑(昌平)구 후이룽관(回龍觀)의 30평대 아파트 두 채를 빌려 고양이 100여 마리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 그녀가 키우는 고양이들 가운데는 팔·다리가 없이 거동이 불편한 고양이들도 있다. 빈부격차로 사회갈등이 심해지면서 애꿎은 사람들을 상대로 하는 ‘묻지마 범죄’가 기승을 부리는 것만큼 중국에는 개나 고양이 등 동물을 상대로 한 학대 행위가 늘고 있다. 마오싱저 회원들은 고양이 학대 제보를 받고 고양이를 구해 오거나 동물학대 방지 캠페인을 벌인다. 거둬온 고양이들은 쉬위펑이 대부분 돌본다. 쉬위펑은 지난 21일 “고양이 100여 마리를 먹여살린다는 게 버겁기도 하지만 이제는 이 일에서 발을 뺄 수 없을 만큼 강한 애착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베이징 한 병원 재무팀에서 일하던 그녀는 지난 2012년 말 지인 집에서 병든 고양이들을 데려와 치료해 주면서 동물 보호 일을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주변에 버려지거나 학대받는 고양이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인터넷을 통해 같은 고민을 나누는 사람들과 뜻을 모으면서 본격적으로 모임을 결성하게 됐다. 중국에는 아직 동물 보호 운동을 곱지 않게 보는 시선이 많다. 이데올로기 갈등과 빈부격차가 심한 만큼 그럴 돈이 있으면 가난한 사람들을 구제하는 데 쓰라는 식이다. 실제로 쉬위펑이 100여 마리의 고양이를 돌보기 위해 한 달에 들어가는 돈만 3만 위안(약 540만원)이 넘는다. 금전적 능력과 시간이 없으면 할 수 없는 일이다. 쉬위펑은 은퇴 이후 사회 환원 차원에서 이 일을 하고 있으며, 회원들 중에는 시간과 돈을 쪼개 참여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한다. 동물학대 방지 교육은 인간에 대한 존엄성을 배우는 것과도 연결된다는 점에서 생명 경시 풍조를 퇴치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지난 2010년 현재 중국에서 등록·활동 중인 NGO는 45만여개에 이른다. 사회적 NGO가 24만 5000개, 비영리·개인 NGO가 19만 8000개에 달한다. 무엇보다 마오싱저와 같은 NGO는 단순한 동물 보호 운동을 넘어 중국의 시민사회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들은 자신들이 추구하는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정부를 상대로 정당한 권리를 요구하는 행동에도 나선다. 동물 보호 운동 관련 단체들의 경우 매해 중국의 입법 기관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를 상대로 동물학대방지법 제정을 촉구한다. 동물학대방지법이 없다 보니 고양이를 하이힐로 밟아 죽이는 등 각종 동물 학대 동영상을 버젓이 인터넷에 올려도 처벌할 근거가 없다. 동물 보호 NGO들은 당국이 매해 6월 실시하는 ‘큰 개(35㎝ 이상) 때려잡기 운동’이 동물학대 행위라며 베이징시에 여우싱(游行·시위)을 신청하는 방식으로 반대 의사를 적극적으로 피력하고 있다. 중국에서 이 같은 NGO 운동이 활발해지는 것은 인터넷 발달에 따른 결과이지만 일부 권한을 시민사회 쪽으로 옮겨 자치 역량을 강화시키고자 하는 새 정부의 방침과도 맞물려 있다. 경제가 급성장하고 사회가 다양화되면서 국민의 요구 사항이 많아지는 만큼 동물·환경·자선 등 일부 분야에 대해 시민운동을 허용함으로써 정부의 짐을 덜어내겠다는 의도다. 중국 정부는 지난 3월 폐막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기업인들의 모임이나 과학기술, 공익·자선, 도·농 지역사회 서비스 분야의 NGO는 허가를 받지 않아도 정부에 등록만 하면 출범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했다. 전에는 특정 부처나 정부 사업 단위에 소속되도록 했지만, 이제는 당국에 등록만 하면 활동이 가능하도록 진입 문턱을 낮춘 셈이다. 실제로는 이보다도 관리가 느슨하게 이뤄지고 있다. 마오싱저와 같은 동물 보호 NGO들은 200개 이상으로 추정되지만 이들 가운데는 아무런 규제를 받지 않고 활동하는 단체가 상당수인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농민공이 많은 광둥(廣東)성 지역에는 농민공에 대한 교육과 이들 사이의 소통에 초점을 맞춘 도·농지역 사회 서비스 NGO 운영이 장려되는 분위기다. 당국은 이들 NGO가 노동자들의 잇단 자살, 폭력시위 등 사고를 유발하는 비인간적 공장 문화를 변화시키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NGO는 ‘양날의 칼’과 같다는 점에서 아직은 정치 민감도가 낮은 분야에 한해서만 허용되는 분위기다. NGO가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고 나아가 공산당에 반기를 드는 조직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치·법률·종교를 비롯해 외국 NGO의 중국 내 활동은 계속 심사를 받도록 통제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중국동물보호넷을 운영하는 칭화(淸華)대 철학과 장진쑹(蔣勁松) 교수는 “아직은 정치적 민감도가 떨어지는 분야에 한해, 또 일부 지역에 대해서만 NGO가 활성화되는 분위기지만 자치를 핵심으로 하는 시민사회 형성의 밑거름이 될 것으로 내다본다”고 말했다. 글 사진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또다른 위안부 시각… 불편한 재인식

    한·일 과거사의 청산과 해결에 관한 한 양국 정부는 늘상 평행선을 달려왔고 지금도 표류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리고 표류하는 과거사 청산의 중심엔 위안부라는 거대 사안이 자리잡고 있다. 그러면 우리는 과연 위안부의 실상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제국의 위안부’는 그 청산의 큰 단초로 자리매김된 위안부의 실체를 일반의 인식과는 조금 다른 각도에서 해부해 눈길을 끈다. ‘식민지의 모순’을 가장 처절하게 살아낸 존재인 위안부. 세종대 일문과 교수인 저자는 그 위안부를 향해 고정된 민족주의적 시선이 위험하고 그 편향의 인식을 바꿀 때 오히려 과거사 청산과 동아시아 평화의 지름길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조선인 위안부’란 조선인 일본군과 마찬가지로 저항했으나 굴복하고 협력했던 식민지의 슬픔과 굴욕을 한몸에 경험한 존재다. 일본이 주체가 된 전쟁에 끌려갔을 뿐 아니라 군이 가는 곳마다 끌려다녀야 했던 노예임이 분명했지만 사기 등의 불법적 수단으로 강제로 끌고 간 주체는 일본군이 아니라 업자였다는 사실을 저자는 위안부의 증언을 통해 밝힌다. 물론 저자 역시 조선인 부모에 의해 팔려가거나 조선인 업자에 의해 강제로 끌려갔다 하더라도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훼손하게 되는 구조를 기획하고 마지막 순서로 가담한 이들은 일본군이었다고 명쾌히 말한다. 그러나 식민지 지배가 야기한 야만의 폭력인 위안부 문제를 지금처럼 장기화하고 미해결 상태로 몰아넣은 것은 냉전적 사고 때문이었다는 게 저자의 해석이다. 책에는 대부분의 독자들이 불편하게 여기고 인내가 필요할 만큼의 충격적인 내용이 가득하다. 하지만 자신들이 겪은 이야기들을 담담히 말해왔던 위안부의 이야기를 듣는 이들은 자신들이 듣고 싶은 이야기만 가려서 들어왔고 그런 의미에서 우리 모두가 그들의 체험을 왜곡하는 데 가담해온 셈이라는 주장이 괜한 것만은 아닐 성싶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사설] 무의미한 延命의료 중단 합의 이룰 때

    대통령 직속 국가생명윤리심의원회가 그제 ‘연명의료의 환자 결정에 관한 권고안’을 확정하고 특별법 제정을 정부에 건의했다. 회생 가능성이 없고, 이미 임종 과정에 접어든 환자가 연명의료를 중단할 수 있도록 자기결정권을 보장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자는 것이다. 2009년 대법원이 식물 인간 상태에서 인공호흡기로 연명하던 김모 할머니의 존엄사를 처음 인정한 이후 그동안 존엄사를 둘러싼 논쟁은 끊이지 않았다. 이번 권고안은 존엄사에 대한 정부 차원의 첫 합의 도출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작지 않다. 말기 암환자 등 중환자들이 인공호흡기 등 각종 연명의료 장치를 줄줄이 매달고 있다가 고통 속에 세상을 떠나는 일이 우리 주위에 비일비재하다. 이런 상황에도 끝내 ‘의미 없는’ 연명치료를 하다가 죽음을 맞는 것이 과연 온당한 일인가. 이에 대한 사회적인 합의나 법적 근거가 없었던 만큼 의료진이나 가족들로선 그동안 커다란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권고안은 환자가 생전에 연명치료를 중단하겠다는 사전의료의향서나 연명의료계획서 등을 작성했거나 가족 2인 이상의 진술을 토대로 환자의 의사를 추정할 수 있을 때는 연명의료를 중단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지속적인 식물인간 상태인 경우는 제외했다. 최대한 합목적성을 고려한 방안이라고 본다. 하지만 환자 의사의 추정과 대리인에 의한 의사 등도 폭넓게 치료 중단의사로 인정한 것은 다소 논란의 소지가 있다. 환자의 뜻이 잘못 이용될 가능성이 없지 않기 때문이다. 경제적인 부담이나 유산 분쟁 등으로 환자의 의사가 왜곡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환자의 뜻과 가족의 진술을 제3의 기관에서 재확인하는 절차를 두고, 환자의 대리인이 없을 경우 이해관계에 있는 병원 측에 대리결정권을 주는 문제 등을 보완해야 하는 이유다. 생명은 소중하다. 그렇기에 품위 있는 ‘웰다잉’ 또한 중요하다. 보건복지부는 올 하반기에 정부 입법안을 마련해 국회에 제출하는 등 본격적인 입법에 나선다고 한다. 법 제정까지는 시간이 있다. 폭넓은 의견수렴을 통해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 무의미한 연명의료 중단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도출해야 할 때다.
  • 사회적 논란 ‘존엄사’ 법적 기틀 마련… 환자 뜻 모를 때는 가족·의사가 결정

    사회적 논란 ‘존엄사’ 법적 기틀 마련… 환자 뜻 모를 때는 가족·의사가 결정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가 ‘연명의료 환자 결정권 제도화’에 관한 최종 권고안을 31일 정부 측에 전달함에 따라 그동안 논란이 됐던 존엄사에 대한 법적 기틀이 마련될 전망이다. 권고안은 생명에 대한 환자의 자기결정권에 근거한 웰다잉(well-Dying)을 기본 원칙으로 삼았다. 보건복지부는 생명윤리위의 권고안에 따라 본격적인 입법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그동안 존엄사 논란으로 불린 ‘무의미한 연명치료’ 문제는 명확한 법적 근거가 없어 많은 사회적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존엄사 논란은 1997년 서울 보라매병원에서 인공호흡기로 생명을 연장해 온 환자가 부인의 요구로 퇴원한 뒤 사망한 사건에서 촉발됐다. 당시 환자의 동생은 부인과 의료진을 살인죄로 고발했고, 2004년 대법원은 환자 부인에게 살인죄를, 의사에게 살인방조죄를 판결했다. 이어 2008년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식물인간 상태에 빠졌던 70대 김모 할머니 사건으로 또다시 존엄사 논란이 불붙었다. 당시 가족들은 무의미한 연명치료가 필요 없다고 여겨 인공호흡기를 떼 달라고 요구했지만 병원 측은 2004년 보라매병원 판결을 들며 거절했다. 결국 김 할머니의 자녀들은 연명치료 중지를 요구하는 가처분신청을 냈고, 2009년 5월 대법원이 국내 처음으로 연명치료를 중단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이 사건을 계기로 정부는 2012년 12월 의료계와 종교계, 시민단체 등으로 생명윤리위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연명의료에 대한 논의를 진행해 왔다. 생명윤리위 권고안에 따르면 회생 가능성이 없고 원인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임종(臨終) 단계에 접어든 환자에 대한 연명의료 행위를 중단할 수 있다. 이런 의학적 상태는 의사 2인 이상의 판단을 거쳐야 한다. 환자는 연명의료를 중단하는 대신 호스피스-완화 의료를 선택할 수 있다. 중단하는 연명의료는 심폐소생술, 인공호흡기, 혈액 투석, 항암제 등으로 한정했다. 하지만 환자의 통증은 계속 조절해야 하고 영양과 물, 산소도 계속 공급해야 한다. 연명의료 중단에는 환자 의사를 우선적으로 존중한다. 임종에 임박한 환자가 충분한 정보를 토대로 이성적으로 판단해 의사와 함께 미리 작성한 연명의료계획서(POLST)나 이전에 쓴 유서 등 사전 의료의향서(AD)를 작성했다면 이를 환자의 의사로 인정한다. 명시적인 의사가 없을 때는 가족(배우자, 직계 비·존속) 2명 이상이 환자의 뜻에 대해 일치하는 진술을 하면 의사 2인(담당의사가 아닌 전문의 1인 포함)이 환자의 의사를 추정해 연명의료 중단을 인정할 수 있다. 환자가 연명의료에 대한 의사를 사전에 밝히지 않았고 추정할 수 없다면 적법한 대리인과 가족 모두가 합의해야 연명의료 중단을 결정할 수 있다. 이 결정 역시 의사 2명의 확인을 받아야 한다. 대리인이 없으면 병원윤리위원회가 최종 결정할 수 있다. 까다로운 조건을 걸긴 했지만 대리 결정권을 인정했다. 하지만 자식 중에서 연락이 닿지 않거나 논의를 거부하면 제외하기로 했다. 생명윤리위는 복지부에 관련 특별법 제정을 권고하면서 사회적 기반 조성 마련도 주문했다. 생명윤리위는 호스피스-완화 의료제도 확립과 시설 확충, 병원윤리위원회의 활성화, 의료인들의 교육과 의식 개선, 죽음에 대한 일반인의 의식 개선, 임종기 임종과정 환자에 대한 경제적인 지원 등 다각적인 정책을 만들어 환자들이 연명의료에 대한 올바른 결정을 할 수 있도록 사회적, 문화적 토대를 적극적으로 마련하라고 당부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행복한 100세를 위하여] 무의미한 연명 멈출 권리… 현대판 고려장 변질 우려도

    ‘존엄사’는 ‘인간으로서 지녀야 할 최소한의 품위와 가치를 지키면서 죽을 수 있게 하는 행위’를 말한다. 의학적으로는 사망 단계가 임박했을 때 기계 호흡이나 심폐소생술 등을 거치지 않는 것을 뜻한다. 우리나라에서 존엄사 논의가 본격화된 계기는 2009년 연명치료 중단 사건이다. 그해 5월 식물인간 상태로 인공호흡기에 의지하던 김모 할머니 가족들은 병원에 연명치료 중단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하자 법원에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이후 보건복지부를 중심으로 ‘사전의료의향서’를 만들어 2010년부터 일반인을 대상으로 서명을 받는 작업이 시작됐다. 사전의료의향서는 회복불능 상태에 놓일 경우 본인이 받을 치료의 범위를 미리 정해놓는 문서다.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거부할 것을 서약하는 일종의 선언이다. 2009년 선종한 김수환 추기경도 존엄사를 택했다. 김 추기경은 사망 5개월 전부터 “호흡이 곤란해질 경우 자연적으로 삶을 마무리하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혔다. 최근에는 존엄사와 관련된 의미 있는 결정이 나왔다. 대통령 소속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 산하 특별위원회는 지난달 ‘무의미한 연명의료 결정에 관한 권고안(초안)’을 내놨다. 권고안의 뼈대는 임종기 환자의 자기 결정권을 중시, 진료 방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하지만 논란은 남는다. 가족들이 치료비 부담이나 상속 등을 이유로 환자의 의사에 반하는 결정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칫 존엄사가 ‘현대판 고려장’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뜻이다. 김 추기경처럼 환자가 의식이 있을 때 연명치료 거부 의사를 서면으로 남기는 제도를 법제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까닭이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