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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국가개조는 시민사회가 주도해야 한다/정정화 강원대 공공행정학과 교수

    [열린세상] 국가개조는 시민사회가 주도해야 한다/정정화 강원대 공공행정학과 교수

    노무현 정부 때의 일이다. 대통령이 어느 날 국무회의에 책 한 권을 들고 나와 읽어 보기를 권했다고 한다. 1995년 4월 미국 오클라호마 시에서 발생한 연방정부 청사 폭파사건을 계기로 하버드대 조셉 S 나이 교수팀이 쓴 ‘국민은 왜 정부를 믿지 않는가’라는 책이었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에서 왜 정부에 대한 신뢰가 하락하고 있는지를 정치경제적, 사회문화적 관점에서 추적한 이 책은 경제정책의 실패와 부정부패로 인한 도덕성 상실, 개인주의적 성향과 몰가치적 현상, 정부업무의 효율성 저하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여기에 정보기술(IT) 기술 발달에 따른 정보접근성 확대와 국민의 기대와 욕구의 증가도 정부에 대한 신뢰 하락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경우 연방정부뿐만 아니라 대기업, 대학, 의료계, 언론계 등 주요 기관들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가 30년 전에 비해 반 토막으로 추락했다는 것이다. 우리 국민의 정부에 대한 신뢰도는 특히 심각한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최근 발표한 각국 정부신뢰도 조사결과 한국 국민의 23%만 정부를 신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4개 회원국과 러시아·브라질을 포함한 36개국 중 29위를 기록했다. 스위스 국민의 정부 신뢰도가 77%로 가장 높았고 OECD 회원국 평균은 39%였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24.8%에서 올해는 더 하락했다. 세월호 참사로 정부에 대한 신뢰는 더는 추락할 곳이 없을 정도로 바닥을 치고 있다. 정부 불신뿐만 아니라 이번 참사로 한국 사회의 총체적 난맥상이 낱낱이 드러나 국민 모두를 충격으로 몰아넣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가개조를 천명한 것도 이대로는 안 된다는 절박함을 반영한다. 현재 거론되는 국가개조의 요지는 국가안전처를 신설해 안전시스템을 획기적으로 개편하고, 부패와 비리의 온상으로 드러난 ‘관피아’ 개혁에 초점을 두고 있다. 그러나 말 그대로 얼마나 성공할지 국민의 반응은 냉소적이다. 박근혜 정부는 출범 때 행정안전부를 안전행정부로 명칭을 바꾸고 조직과 인력을 보강해 국민 안전을 최우선시하겠다고 선언했다. 부처 간 칸막이를 허물고 정보의 공유와 공개를 통해 유능하고 효율적인 정부를 만들어 ‘정부3.0시대’를 열겠다고 천명했다. 그러나 이 모든 시도는 세월호와 함께 침몰하고 말았다. 관료조직의 카르텔이 얼마나 견고하고 촘촘히 얽혀 있는지도 만천하에 드러났다. 역대 대통령들도 국가개조를 수차례 시도했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신한국창조’를 위해 ‘한국병’을 고치겠다고 칼을 빼들었지만 임기 후반에는 측근 비리와 관료들에 포획되어 국가경제위기를 초래하고 말았다. ‘제2건국’을 내세운 김대중 전 대통령의 국가개조론도 관료주도의 개혁으로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4대강 사업을 도산 안창호 선생의 ‘민족개조론’에 빗대어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강산개조론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최근 한국사회에서 위로부터의 개혁은 번번이 실패했다. 그러나 나라가 위기에 처하면 언제나 민초들이 일어나 국난을 극복했다. 임진왜란 때 임금은 백성을 버리고 달아났지만 전국 곳곳에서 의병이 일어나 왜군과 맞섰고, 구한말 왕실과 위정자들의 무능과 부패에 분개해 국가의 존엄을 되찾겠다고 일어난 국채보상운동의 주체도 민초들이었다. 외환위기를 극복하려고 전 국민이 금 모으기 운동에 발 벗고 나섰고, 태안 앞바다의 기름을 닦아낸 것도 이름 없는 백성들이었다. 세월호와 같은 참사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조직과 시스템을 점검하고 책임자를 엄벌해야 한다. 국가개조 수준의 환골탈태가 필요하다. 그러나 제도와 시스템을 작동하고 매뉴얼을 실행하는 것은 사람이다. 세월호 참사는 위기관리시스템의 부재나 컨트롤 타워가 없어서가 아니라 과정이나 절차보다는 이익만 추구하려는 성장 지상주의와 안전 불감증이 빚어낸 합작품이었다. 그래서 국가개조는 정부가 아니라 시민사회가 주도해야 한다. 시민단체, 교육계, 종교계가 나서 인간존중과 신뢰회복을 위한 국민의식 개혁운동을 벌여야 한다. 서로를 배려하고 기본과 원칙을 중시하는 시민정신과 공동체의식이 뿌리내릴 때에야 비로소 국가개조가 성공할 수 있다.
  • [어린이 책꽂이]

    [어린이 책꽂이]

    도롱뇽 꿈을 꿨다고?(김한민 지음·그림, 비룡소 펴냄) 우파루파와는 체스를 두고, 아기 도롱뇽에겐 촉촉한 이끼 이불을 덮어준다. 보라개구리, 머드퍼피 등 우스꽝스럽고 신비로운 15종의 양서류를 꿈에서 만난다. 동물에 각별한 애정을 쏟아온 작가가 가장 아끼는 양서류들을 잔뜩 풀어놓았다. 동물학자 제인 구달의 추천작. 1만 2000원. 물컹하고 쫀득한 두려움(정영선 지음, 낮은산 펴냄) 엄마의 동성애로 엄마, 아빠가 이혼하면서 할머니의 돼지국밥집으로 거처를 옮긴 은수. 느닷없는 변화와 타인의 시선, 자신에게도 동성애의 피가 흐를 것이라는 두려움 등으로 휘청인다. 스스로와 타인의 삶을 긍정하면서 일어나는 조용한 변화가 우리의 삶 역시 안녕한지 물어온다. 1만 500원. 아기 하마 후베르타의 여행(시슬리 반 스트라텐 지음, 이경아 그림, 유정화 옮김, 파랑새 펴냄) 1920년대 말 남아프리카 대륙 1600㎞를 홀로 여행한 암컷 하마 후베르타의 일생을 그린 팩션. 총에 맞은 시체로 발견된 후베르타는 인종 차별, 산업 개발로 몸살을 앓던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배경으로 인간이 스스로 내친 존엄성을 상기시킨다. 1만 1000원. 착한 엄마가 되어라, 얍!(허은미 지음, 오정택 그림, 웅진주니어 펴냄) 온 힘을 다해 착한 엄마를 상상하는 아이. 귀가 커서 내 이야기를 잘 들어줘야 하고 눈이 밝아 뭐든 척척 알아맞혀야 한다. 우리 엄마는 입만 열면 잔소리를 쏟아내는 나쁜 엄마지만 걱정 없다. 마술만 걸면 착한 엄마로 변신시킬 수 있으니까. 1만 1000원.
  • [열린세상] 안전한 사회를 향한 출구 찾기/강순주 건국대 건축학부 교수

    [열린세상] 안전한 사회를 향한 출구 찾기/강순주 건국대 건축학부 교수

    국민 대부분이 언딘을 알게 됐다. 언딘이 무엇을 하는 회사이고 그 이름이 무슨 뜻인지는 몰라도 최소한 이름은 안다. 모든 뉴스와 관심이 세월호의 비극적 침몰로 쏠려 있기 때문이다. 먼바다도 아닌 연안에서 300여명의 실종자 중 단 한 명도 구하지 못하고 ‘구조’라는 말만 외치다 수장시킨 현실이 모든 국민의 마음을 어둡게 하고 있다. 죄책감과 공포, 그리고 불신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다. 우리가 가야 할 출구는 어디인가. 희생자에 대한 예우를 마치고 우리는 또다시 위험하고 믿을 수 없는 사회로 돌아갈 것인가. 그러다 이미 예정된 비극적 사고들을 한 해가 멀다 하고 다시 맞이할 것인가. 청해진해운 관련자들의 사법처리와 희생자들에 대한 예(禮)를 넘어 우리가 가야 하는 방향을 분명히 밝힐 필요가 있다. 대통령은 일단 국가안전처를 설치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단순히 기구의 설치로 안전 문제가 해결될 거라고 믿는 국민은 이제 거의 없다. 기구와 제도를 급조하는 것은 지금 여기서 우리가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본질적 과제를 못 보게 할 위험마저 있다. 제도를 만들더라도 몇 개월 내에 급조할 게 아니라 본질적 문제를 해결해 가면서 심도 있는 연구를 통해 수년의 시간을 두고 만들어야 한다. 여기에서 필자는 세월호 참사를 보며 몇 가지 문제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첫째, 컨트롤타워 내지 대책본부의 기능 문제다. 그동안 ‘대책 없는 대책본부’에 대한 질타는 수없이 이뤄졌다. 가장 큰 문제는 대책본부가 권한을 갖고 의사 결정을 위한 기능이 전혀 없이, 숫자만 취합하는 구조였다는 데 있다. 법령의 규정과 상관없이 대책본부가 자료의 취합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작동 불능의 기구였다는 사실이 놀라울 뿐이다. 이걸 순조롭게 작동하는 구조로 만드는 게 첫 번째 과제일 것이다. 둘째는 해경의 문제다. 해경이 여러 비판에 직면해 있지만 생각해 보면 해경도 ‘경찰’이다. 한국의 경찰은 기본적으로 진압, 수사, 규제와 통제 그리고 억압의 상징이었다. 아무리 경찰에게 인명 구조를 하라고 임무를 줘도 경찰의 유전자에 ‘구조’란 없다. 육지에서는 119와 소방대가 있지만, 해양사고의 경우 구조를 전담하는 기동대가 없는 셈이었다. 해양경찰에 모든 걸 맡겼지만 구조의 유전자, 의식, 인적 능력, 장비가 안 갖추어졌다는 사실을 이제 와서 확인하고 있다. 셋째는 안전의 구조적인 문제다. 안전사고의 뿌리는 부정부패다. 뇌물, 비리, 관행 의식 때문에 안전은 위협받고 마침내 수많은 생명을 앗아가게 된다. 이번과 같은 사건을 예방하기 위해서 안전 관련 제도와 기구, 시설에만 손을 댈 것이 아니라 먼저 고질적이고 구조적인 부정부패를 뿌리 뽑아야 한다. 민관의 유착, 관피아의 특권과 횡포를 뽑아내지 못하면 우리에게 안전한 사회는 요원한 과제가 될 것이다. 안타깝지만 또 다른 모양의 세월호가 한국사회의 곳곳에 숨어 있고 구속된 선장과 같은 무책임한 리더들이 여러 분야에서 대한민국이라는 배의 방향타를 잡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지 않기를 바라지만 세월호의 참사 같은 비극적 사건이 또 일어날 가능성이 없다고 장담할 수 없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어지럽게 많은 후보자의 이름과 사진이 걸려 있는 걸 보면서 마음이 착잡하다. 너무도 엄숙하고 어려운 책임이 부여된 자리인데 저리도 하겠다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에 놀라울 뿐이다. 정당한 수당 이외에 생기는 부정한 반대급부 때문에 공직이 저렇게 인기 있는 거라면 이번 기회에 완전히 그런 사람들을 가려내고 그런 범죄에 연루됐을 때는 철저히 처벌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부패에 대한 관용이 왜 그렇게 너그러운지 이해하기 어렵다. 인간의 생명에 대한 존엄성이 너무도 허무하게 무너진 상황 앞에서 모든 국민이 참담해하고 있다. 이에 대한 해결책을 찾고 출구를 모색하는 것은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우리의 생존이 걸린 문제이다. 섣부른 좌우 이념의 접근도 쓰나미 같은 성난 민심에 의해 묻혀 버릴 것이라는 사실을 지도자들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 [정병석 경제산책] 세월호, 국가개조론

    [정병석 경제산책] 세월호, 국가개조론

    세월호의 침몰과 무기력한 대처과정에서 온 국민이 국가 재난관리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데 분노하고 관료조직, 더 나아가 국가 시스템의 전면적인 점검과 개편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언론은 이를 ‘국가개조론’으로 정리해 논의를 주도하고 있다. 위기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국가 시스템을 개편하고 관련 행정기관을 신설한다면서 각종 규제를 늘리지 않을까. 얼마 전까지 정부는 침체에 빠진 경제의 활력을 되찾기 위해서는 규제철폐가 급선무라고 규정해 중점 추진하고 있었다. 그러면 규제철폐를 통한 경제활성화 정책은 어떻게 되는가. 우리가 직면한 딜레마는 이런 것이다. 자연법사상, 사회계약론에서 확립된 국가의 책무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것이며 국가가 이런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국가로서 존립 의의가 없을 정도로 이것은 중요한 것이다. 미국의 설립자들은 독립선언서에서 국가가 개인의 자유, 신체, 재산을 지켜주지 못한다면 국민은 이를 변혁하거나 폐지하고 새로운 정부를 구성할 권리가 있다고 명확히 밝히고 있다. 우리 헌법은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과연 우리 정부와 공무원들이 이런 근본 책무를 염두에 두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킨다는 사명감을 갖고 세월호 침몰에 대처했는가. 몇 년 전에 119에 폭행당하며 위기에 처해 있다고 신고하고 국가에 도움을 청한 여성의 생명도 우리 정부는 지켜주지 못했다. 그때도 논란이 됐지만 국민의 생명을 최우선적으로 지켜야 한다는 가장 기본적인 국가의 책무도 일선 행정기관에서 실행되지 못했다. 국민의 입장에서는 이런 일이 또 되풀이된다면 정말 국가가 모든 인적, 물적 자원을 동원해서 우리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줄지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없게 됐다. 세월호의 참사는 관련된 법 제도가 없어서 일어난 것이 아니고, 담당 행정기관이 없어서 대처하지 못한 것도 아니다. 너무도 기본적인 규정을 해운사, 선원, 해운협회, 조합 등이 다 무시하고 관련기관도 이를 방치해 일어난 것이다. 법 제도는 사회에서의 ‘게임의 규칙’이므로 이는 단순하고 명확해야 모두에게 반드시 지키라고 이행을 강제할 수 있고 위반하면 엄중 문책하고 퇴출시킬 수 있다. 우리 사회에서는 복잡한 법 규정을 촘촘하게 만들어 두면 관계자들이 이를 착실히 이행해 입법 목적이 달성될 것이라는 환상을 갖고 있다. 그러나 과도한 법 제도, 잡다한 규칙을 만들어 놓으면 다 지키는 것이 애당초 불가능하고 정작 중요한 규칙이 무엇인지 인식하기도 어렵다. 관련 기업이나 집행기관도 대충대충 지나치며 위법, 편법을 방치하다가 막상 문제가 생기면 이를 방지한다면서 허겁지겁 또 다른 규칙을 만들어 내는 일이 반복돼 왔다. 예컨대 여객선의 운항 규정도 단순화해서 출발 직전에 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몇 가지 루틴(예: 흘수선 확인, 구명정 작동 상태, 화물의 적재량 등)을 정해서 일상적으로 반드시 이행하게 하고 이행하지 않으면 운항을 금지해야 했을 것이다. 항공기에서는 실행하는데 여객선에 적용하지 못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관료주의가 득세하는 것은 이행하기가 어렵고 애매모호한 규제가 과도하기 때문이다. 게임의 규칙이 너무 많고 복잡하면 선수들이 다 알지도 못하고 이행하지도 않는다. 국민이 지킬 수 있는 법 제도를 만들어 놓고 이것만은 반드시 지키게 하는 것이 법치주의 원칙이다. 국가 개조라는 이름으로 개혁을 추진하려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데 핵심적으로 중요한 규제는 존치하되, 이것만은 누구를 막론하고 반드시 지키게 하고 안 지키는 자는 퇴출시키는 정도로 벌칙을 대폭 강화해야 하며 별 의미가 없는 관료들에게 필요한 규제는 철폐해야 한다. 이렇게 정리하면 국가의 책무를 강화하면서도 규제는 오히려 완화될 것이다. 한양대 경제학부 석좌교수
  • 치매 등 뇌 질환 고치나…‘뇌 임플란트’ 개발 임박 -美 DARPA 발표

    치매 등 뇌 질환 고치나…‘뇌 임플란트’ 개발 임박 -美 DARPA 발표

    뇌 손상이나 치매 등으로 손실된 기억을 되살리기 위한 ‘뇌 임플란트’ 기술이 개발 중이라고 미국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발표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한 컨퍼런스에서 ‘브레인 이니셔티브’(Brain Initiative)라는 프로젝트를 담당하고 있는 DARPA 소속 저스틴 산체스 박사가 ‘뇌 임플란트’ 기술을 사용해 뇌손상을 입은 군인이나 치매 혹은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을 치료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서 ‘브레인 이니셔티브’는 최근 오바마 정부가 각종 뇌 장애를 치료하기 위해 1억 달러(약 1031억원)를 지원한 국가 차원의 프로젝트를 말한다. 이날 산체스 박사는 “당신이 군복무로 뇌 손상을 입어 당신 가족을 기억할 수 없다면 우리는 이를 치료할 것”이라면서 “(기억을 담당하는) 뇌의 해마에 직접 접속할 수 있는 인공장치를 개발해 기억을 회복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생명윤리학자는 그런 기술이 인간의 존엄성을 해칠 수 있다고 우려감을 표하고 있다. 미 뉴욕대 란곤의료센터 아서 카플란 교수는 “(환자들의) 뇌를 실험하는 것은 그들의 정체성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런 계획의 하나로 DARPA는 이미 미 의료기기업체인 메드트로닉이 파킨슨병 치료를 위해 개발한 임플란트와 같은 신경공학 장치 개발에 착수했다. 참고로 메드트로닉의 임플란트는 이미 미국에서 판매를 위한 허가를 마쳤고 세인트주드메디컬이나 보스턴사이언티픽과 같은 의료업체도 이와 비슷한 장치를 만들어 허가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뇌 임플란트 기술은 미국 웨이크포레스트대학 로버트 햄프슨 부교수가 실험을 통해 그 효과를 일부 입증했다. 그는 쥐와 원숭이들에게 서로 다른 색상의 음식 사진과 얼굴 사진을 보여주고 기억하는지 테스트를 했다. 그 결과 해마를 자극하도록 설계된 임플란트를 부착했을 때 단기적인 ‘작동 기억’을 늘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간의 특정적인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기억에 관한 정확한 패턴을 알아야 하므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지만, 이 기술을 통해 기억손실 환자들의 단순한 일상적 기억을 회복하는 것은 가능할 것이라고 햄프슨 교수는 말했다. 이에 대해 캐나다 토론토대학 신경외과장인 안드레스 로자노 박사는 “인간의 기억 방식은 가장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 중 하나”라면서 “뇌 임플란트 기술은 기초과학적인 면에서 막대한 가치를 지니고 있고 환자들에게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DARPA는 기억에 영향을 주는 인간의 뇌에 자극을 줄 수 있는 삽입 가능한 초소형 무선칩을 만들 계획이다. 자세한 내용은 수개월 뒤에 발표할 것이라고 산체스 박사는 말했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청와대 자유게시판, 고3 글 화제 “대통령께서는 헌법을 위반하셨습니다”

    청와대 자유게시판, 고3 글 화제 “대통령께서는 헌법을 위반하셨습니다”

    ’청와대 자유게시판’ ‘청와대 게시판’ 청와대 자유게시판에 자신을 고3 학생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이 올린 ‘지금 대통령께서는 헌법을 위반하셨습니다’라는 글이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이 네티즌은 “목숨을 걸고 글을 남긴다”라고 밝혀 언젠가부터 한국 사회 전반에 표현의 자유가 위축돼 있는 현실을 반영한 것 아니냐는 한숨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7일 밤 청와대 자유게시판에는 네티즌 이모씨의 이름으로, ‘지금 대통령께서는 헌법을 위반하셨습니다’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씨는 “고3 학생입니다.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 목숨을 걸고 청와대 게시판에 이 글을 남깁니다”라며 글을 시작한 뒤, “대통령께서 위반하신 헌법”이라며 조항 5가지를 옮겨 썼다. 그가 나열한 헌법 조문은 ‘◇제1조 ①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②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제7조 ① 공무원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 ◇제10조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 ◇제34조 ⑥국가는 재해를 예방하고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이다. 이씨는 “책임을 진다고 말했으면 꼭 져야 할 것”이라며 글을 마무리 지었다. 다른 네티즌들은 이씨의 글에서 “목숨을 걸고”란 표현에 특히 주목했다. 해당 글의 댓글에서 변모씨는 “목숨을 걸고 이야기한다는 말이 이 세태를 잘 말해주는 것 같아 맘이 아프다”고 했고, 유모씨도 “이 글의 핵심은 아니지만 ‘목숨을 걸고’라는 말이 와 닿는 건 왜일까?”라고 썼다. 한편 청와대 자유게시판에서 파장을 일으킨 ‘당신이 대통령이어서는 안 되는 이유’ 글을 원 작성자인 박성미 감독이 다시 올려 조회수가 20만건을 돌파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野 “국민께 위로되길 희망”… 與 “진심 담은 사죄”

    29일 세월호 참사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와 관련해 여야는 모두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김한길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는 이날 당 의원총회에서 “(박 대통령의 사과가) 국민께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면서 “국정에 책임 있는 사람들, 대통령부터 야당 정치인까지 모두가 죄인”이라고 했다. 반면 박광온 대변인은 “온 국민이 이토록 큰 슬픔을 겪는 것은 국민이 보는 앞에서 초동 대응과 구조, 수습에 모두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정부를 비판한 뒤 “박 대통령은 무한책임의 자세로 사태 수습에 나서고 구조 실패의 원인을 규명하라”고 촉구했다. 안철수 공동대표는 “세월호 참사를 바라보며 국민들은 국가란 무엇인가, 정치란 무엇인가 그리고 지도자란 무엇인가 근본적 질문을 하고 있다”면서 “이번 사고를 계기로 생명을 가장 소중한 가치로 만드는 인간 존엄의 사회를 이루는 데 우리 당이 총력을 다해야 한다”고 했다. 새누리당 민현주 대변인은 “박 대통령이 진심으로 국민에게 사죄의 뜻을 밝혔듯이 새누리당도 국민에게 백 번이라도 사죄를 드려야 할 심정”이라며 “이런 일들이 재발하지 않도록 환골탈태의 자세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청와대 자유게시판 고3 학생 글 화제…“대통령은 헌법을 위반하셨습니다”

    청와대 자유게시판 고3 학생 글 화제…“대통령은 헌법을 위반하셨습니다”

    ‘청와대 자유게시판’ 청와대 자유게시판에 자신을 고3 학생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이 올린 ‘지금 대통령께서는 헌법을 위반하셨습니다’라는 글이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이 네티즌은 “목숨을 걸고 글을 남긴다”라고 밝혀 언젠가부터 한국 사회 전반에 표현의 자유가 위축돼 있는 현실을 반영한 것 아니냐는 한숨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7일 밤 청와대 자유게시판에는 네티즌 이모씨의 이름으로, ‘지금 대통령께서는 헌법을 위반하셨습니다’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씨는 “고3 학생입니다.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 목숨을 걸고 청와대 게시판에 이 글을 남깁니다”라며 글을 시작한 뒤, “대통령께서 위반하신 헌법”이라며 조항 5가지를 옮겨 썼다. 그가 나열한 헌법 조문은 ‘◇제1조 ①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②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제7조 ① 공무원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 ◇제10조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 ◇제34조 ⑥국가는 재해를 예방하고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이다. 이씨는 “책임을 진다고 말했으면 꼭 져야 할 것”이라며 글을 마무리 지었다. 다른 네티즌들은 이씨의 글에서 “목숨을 걸고”란 표현에 특히 주목했다. 해당 글의 댓글에서 변모씨는 “목숨을 걸고 이야기한다는 말이 이 세태를 잘 말해주는 것 같아 맘이 아프다”고 했고, 유모씨도 “이 글의 핵심은 아니지만 ‘목숨을 걸고’라는 말이 와 닿는 건 왜일까?”라고 썼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구본영 칼럼] 공짜 복지, 지상천국을 건설한다는 그 약속

    [구본영 칼럼] 공짜 복지, 지상천국을 건설한다는 그 약속

    아직도 국민을 ‘공짜라면 양잿물도 마시는’ 수준으로 보는 걸까. 6·4 지방선거를 겨냥한 온갖 선심성 공약들이 고개를 들고 있다. 경기도 공짜버스 도입 등 무상 시리즈 공약들을 보라. 대부분 재원조달 계획은 모호하다. 후보들이야 보편적 복지의 당위성과 지방재정의 공공성으로 포장하고 있지만 왠지 유권자들의 양식을 얕잡아 보는 것만 같다. 김상곤 전 경기도 교육감이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하면서 빼든 카드가 무상버스다. 이는 버스회사의 ‘완전공영제’가 전제돼야 한다. 말하자면 경기도 일원의 민간 버스회사들을 죄다 도 산하의 공사로 흡수하고 기사들을 지방공기업 직원으로 삼는 것을 뜻한다. 먼저 경기도지사 경선에 뛰어든 새정치민주연합 원혜영 의원이 공영제 개념의 원조다. 김 전 교육감은 이보다 한 술 더 떠 공영 무상버스를 운행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드는 엄청난 재원을 마련하려면 지방세를 올리거나, 다른 분야의 투자를 확 줄일 수밖에 없다. ‘공짜 공영버스’는 전 세계에서 소단위 지역은 몰라도 광역자치단체 차원에서 도입한 사례를 찾아 보기 힘들다. 천문학적 예산 때문이다. 원혜영·김진표 의원 등 새정치연합 경기지사 후보들조차 무상버스 공약에 비판적인 이유다. 하지만 몇 차례 선거판에서 무상급식, 무상보육, 무상교육 등 ‘3무공약’의 효험(?)을 맛본 탓인지 새로운 공짜 공약이 우후죽순처럼 돋아나고 있다. 새누리당 박완수 경남지사 후보, 새정치연합 이낙연 전남지사 후보는 ‘100원 택시’ 공약을 합창하고 있다. 철학자 칼 포퍼가 말했다. “지상에 천국을 건설하겠다는 시도가 늘 지옥을 만들어낸다” 고. 유권자의 분별력을 마비시키는 몰약 같은 공약들을 보면서 떠올린 경구다. 한때 사회주의에 경도됐던 그는 국가사회주의격인 히틀러의 나치즘과 공산주의를 싸잡아 ‘열린사회의 적’으로 지목했다. 국가가 뭐든지 다 해결해 준다는 메시아적 속삭임이야말로 인간의 존엄과 다양성을 억압하는 전체주의를 합리화하는 사탕발림임을 지적한 셈이다. 우리의 반쪽 북한을 보라. 국가에 의한 100% 무상배급제란 사술(詐術)이 시장경제가 만능이라는 생각보다 더 위험함을 실증하고 있지 않은가. 예컨대 기초 의약품마저 태부족해 소수의 당 간부들을 제외한 보통 주민들은 중병에 걸리면 변변한 치료도 못 받고 사망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라면 말이다. 오죽하면 “북한은 무상 위에 잠자는 무(無)권리의 나라”(탈북여성 박사 1호 이애란씨)라고 하겠는가. 물론 파시즘이나 스탈린주의가 퇴조한 이후에도 국가 만능주의는 사라지지 않았다. 대중의 인기에 영합하는 포퓰리즘으로 옷을 갈아입었을 뿐이다. 20세기 초 세계 10위 안 쪽 경제대국이었던 남미의 아르헨티나는 포퓰리즘의 바다에 빠져든 이후 국가부도 위기에서 여태껏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북한처럼 세계 최빈국 대열로 추락하지 않은 것은 그나마 워낙 자원 부국이기 때문이다. 멀리 볼 것도 없다. 여야 기초연금 협상이 아직도 난항을 겪고 있는 건 뭘 말하나. 지난 대선에서 모든 노인에게 월 20만원씩 연금을 쥐어 주겠다는 박근혜 후보의 공약은 오버한 것임이 분명해졌다. 집권해 보니 재원 염출 방안이 아득해 지급대상을 소득 기준으로 70%선으로 줄이겠다는 것 아닌가. 여당의 공약 파기를 비난하는 야당은 더 가관이다. 친서민 정당을 자처, 부자증세를 외치면서 불과 얼마 전까지도 재벌그룹 회장에게까지 20만원을 줘야 한다는 황당한 주장을 펴지 않았나. 이웃 일본에선 민주당이 2009년 고속도로 통행료 무료화 등 선심 공약을 여럿 내걸고 54년 만에 정권교체에 성공했다. 하지만 집권 후 재원 마련이 어려워지자 포퓰리즘 공약임을 인정하고 국민에게 머리를 숙여야 했다. 복지가 미래세대에게 재앙을 안기지 않으려면 재정능력을 감안, 그 혜택을 경제적 약자들부터 시작해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게 합리적이다. 부디 이번 선거가 이런 상식을 믿는 국민을 시험에 들게 하지 말기를 바랄 뿐이다.
  • 朴대통령, 독일어로 “우리는 한 민족이다”… 가곡 ‘금강산’ 연주되자 눈물 글썽이기도

    “뷔어 진트 아인 폴크.”(Wir sind ein Volk·우리는 한 민족이다) 통일 독일 운동 과정에서 나온 이 구호가 28일 박근혜 대통령의 독일 드레스덴 연설의 말미를 장식하자 참석자들은 기립박수로 경의를 표했다. 이때 현장에 마련된 실내악단이 가곡 ‘금강산’을 연주하기 시작했고, 연주 끝무렵 박 대통령은 눈물을 글썽이다 손으로 눈물을 닦기도 했다. 원고지 61장 분량으로 23분 동안 진행된 연설에는 ‘북한’ 45차례, ‘통일’ 34차례, ‘한반도’ 23차례, ‘평화’ 16차례, ‘협력’ 13차례, ‘주민’ 12차례, ‘자유’ 8차례, ‘국민’과 ‘번영’ 각 6차례 등이 포함됐다. 연설 도중 과거 한국의 경제발전에 독일이 도움을 준 것에 감사를 전하는 대목과 통일을 통한 한반도와 세계의 청사진을 제시한 대목에서는 박수가 터져나왔다. 청와대는 이날 아침까지 “연설이 두드러질 것은 없다. 밋밋하다”며 ‘연막’을 쳤다. 그러나 연설이 끝나자 “과거의 것이 교류협력을 ‘얼마나’ 하는 것에 초점이 있었다면 이번에는 ‘어떻게’ 할 것이냐로 무게 중심이 옮겨졌으며 동질성 회복의 과정과 방향도 제시됐다”며 의의를 부여했다. 박 대통령이 북에 제시한 복합농촌단지 구상은 사실상 북한판 새마을 운동을 제안한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교류·협력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지는 않았지만 “현실적으로 이렇게 거대한 분단의 벽을 쉽게 무너뜨릴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평화통일이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하나하나 준비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에 대한 의지는 확고히 드러냈다. 그러면서 “라인강의 기적이 한강의 기적으로 이어졌듯이, 독일 통일도 한반도의 통일로 이어질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면서 통일에 대한 확신을 대내외에 심어 주려 했다. “독일 통일이 역사적 필연이듯이 한국의 통일도 역사적 필연이라고 확신한다. 인간의 존엄, 자유와 번영을 향한 열망은 그 무엇으로도 억압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거듭 힘주어 말했다. 학위 수여식에는 스타니슬라프 틸리히 작센주 총리와 쾨팅 법과대학장 등 이 대학 교수진, 드레스덴시 정부·법조계 인사, 주요 기관장 등 350여명이 참석했다. 드레스덴공대에서 유학 중인 한국학생 20여명 등 재학생 50여명도 자리를 함께했다. 드레스덴(독일)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법원 “연명치료 중단 판결 후 유족 병원비 지급 책임 없다”

    식물인간 상태에 빠진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명치료를 중단하라는 판결 이후의 의료비에 대해서는 병원이 유족에게 청구할 수 없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서울서부지법 민사7단독 김정철 판사는 27일 세브란스병원이 국내 첫 ‘존엄사 판결’로 화제를 모은 김모 할머니의 유족 이모(56·여)씨 등 5명을 상대로 “미지급 의료비 8600여만원을 달라”며 낸 소송에서 존엄사에 대한 1심 판결 이전의 의료비 470여만원에 대해서만 유족이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김 할머니는 2008년 2월 세브란스병원에 입원해 폐종양 검사를 받던 중 과다출혈 등으로 심장이 멈춰 식물인간 상태에 빠졌다. 김 할머니의 가족들은 같은 해 6월 인공호흡기를 제거해 달라는 소송을 냈고 법원은 11월 “인공호흡기 부착은 의학적 치료로서 무의미하다”며 연명치료를 중단하라고 판결했다. 이 판결이 국내 첫 존엄사 판결이었다. 김 할머니는 이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된 2009년 6월 인공호흡기를 뗐지만, 2010년 1월 세상을 뜨기까지 201일 동안 생존했다. 세브란스병원은 2011년 1월 김 할머니의 유족을 상대로 이때까지의 의료비 8600여만원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냈고, 법원은 이 가운데 470여만원에 대해서만 유족의 지급 책임을 인정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3년전 원전 사고… 지옥서 고통과 살고 있어요”

    “3년전 원전 사고… 지옥서 고통과 살고 있어요”

    “지옥 속에서 고통과 함께 살고 있어요. 친구들도 아이를 무사히 낳을 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감을 항상 가슴에 안고 있어요.” 일본 후쿠시마 고등학교 3학년인 A(18)양이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 3주년을 맞아 ‘핵 없는 세상 광주전남행동본부’에 보낸 편지에서 불안한 심경을 이렇게 밝혔다. 이 소녀는 ‘핵 없는 세상 광주전남행동본부’가 지난 8일 남광주 푸른길광장에서 여는 ‘탈핵 문화제’에 원자력의 위험성을 경고하기 위해 편지를 보내왔다. A양은 “한국 국민에게 꼭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며 “사고가 발생한 뒤에는 아무리 발버둥쳐도 소용이 없다. 핵을 평화적으로 이용한 것이 핵발전소라고 하지만 핵의 평화적 이용이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A양은 “수돗물은 마시지 않고, 오염된 공기를 피하기 위해 3년째 마스크를 착용하며 생활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인간의 존엄을 모독당한 채 날마다 방사능과 함께 살아가야 하는 것이 후쿠시마에 사는 지금 나의 모습”이라며 “방사능이 스며든 갑상선, 뼈, 장기를 예전처럼 아름다운 모습으로 되돌릴 수 있을지 한탄스럽다”고 말했다. “인구 100만명당 1명에게 발병한다는 소아 갑상샘암이 인구 200만명인 후쿠시마현에서는 벌써 33명이나 발생했다”며 “정부는 국민의 생명과 건강 문제에는 뒷전이고, 경제 우선 정책에만 신경을 쓰고 있다”고 비판했다.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4㎞가량 떨어진 마을에 살다가 원전 사고 이후 30㎞ 거리인 이와키시로 이주해 살고 있다는 B(18)양도 “우리는 두 번 다시 고향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자신의 처지를 전했다. 박상은 광주환경운동연합 팀장은 “소녀들이 일본 현지 사정을 이야기하며 신원 노출을 우려해 이름을 밝히지 말아 달라고 요청할 만큼 일본 정부는 반원자력발전소 활동을 막고 있다”고 밝혔다. 광주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제7회 건양의학기자상에 조동찬 기자

    제7회 건양의학기자상에 조동찬 기자

    2023년도 건양의학기자상 수상자로 SBS 조동찬(왼쪽 두번째) 의학전문기자가 선정되었다. 올해로 7회를 맞은 건양의학기자상은 한국과학기자협회(회장 심재억)가 제정하고 희영학술문화재단(이사장 김희수)과 건양대학교병원(의료원장 박창일)이 후원하며, 언론 및 사회 각 분야에서 의학 언론 창달에 기여한 의학기자를 선정·시상하고 있다.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함께 1000만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28일 열린 시상식에서 조동찬 기자는 “앞으로 기자로서 더 따뜻한 시선과 날카로운 통찰력을 잃지 않으며, 우리 사회가 더 건강해지는데 일조 할 수 있도록 진정성 있는 보도를 하고자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시상식에서 심재억(서울신문 의학전문기자) 한국과학기자협회장은 ”올해 수상자 선정 과정은 어느 해보다 경쟁도 치열했고, 이 때문에 더욱 공정을 기했다”면서 “조동찬 기자는 이 상의 권위와 위상에 한 치의 어긋남도 없는 훌륭한 수상자”라고 치하했다. 김희수 희영학술문화재단 이사장겸 건양대 총장도 “나날이 발전해 가는 의료기술의 첨단화와 다양성 속에서 인간의 생명 존중과 존엄성은 더욱 절실하며, 이 때문에 의학 언론인의 역할이 중요하다”면서 “그런 취지를 소중히 여기고 지켜나가는데 조동찬 기자의 역할과 기여가 정말 돋보였다”고 밝혔다. 박창일 건양대 의무부총장겸 의료원장도 축사에서,“평소 조동찬기자의 뉴스 보도는 일선 의사들도 귀 기울일만큼 심층적이고, 새로웠다”면서 “앞으로도 공정하고 진정성 있는 기사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 날 시상식에는 김희수 총장 등 건양대병원 관계자와 한국과학기자협회 회원 및 수상자, 이전 수상자 등 5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심재억 의학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안중근은 테러리스트 아닌 대한의군 참모총장”

    “안중근은 테러리스트 아닌 대한의군 참모총장”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침략기 일본 지도자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어요. 일본 중심의, 독점적 동아시아 평화사상을 주창하는 거죠. 한국과 중국은 따라오기만 해라, 그러면 대화하겠다는 겁니다.” ‘국사학계의 거목’으로 불리는 이태진(71) 서울대 명예교수는 요즘 부쩍 말수가 늘었다. 중국과 미국의 힘의 격차가 줄어들면서 미·중 간 갈등이 격화하고, 이 기회를 틈타 일본은 미·일 동맹을 등에 업은 채 평화헌법 개정과 군비 증강에 박차를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베 총리는 이미 숨겨 온 발톱을 드러냈다. 아울러 한·일 간 역사 인식 및 독도 문제의 날 선 각은 쉽게 허물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120년 전 급변하는 시류에 적응하지 못해 식민통치라는 암흑의 터널로 빨려 들어간 우리의 과거를 되새겨야 할 이유다. 이 교수는 한반도를 둘러싼 해법으로 안중근 의사의 ‘동양평화론’을 다시 들고 나왔다. 지난 21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안중근의 ‘동양평화론’과 1920년 국제연맹의 탄생을 가져온 칸트철학의 ‘영구평화론’은 매우 닮았다. 1919년 기미독립선언서에도 언급된 동양평화론은 인간 존엄성의 보장은 국가의 역할이고 그 사명을 침해하는 다른 나라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다. 영구평화론과 일맥상통한다”고 말했다. 1909년 2월 14일 안중근은 고등법원인 뤼순일본관동법원에서 사형을 언도받았다. 11차례 신문을 받고 6차례 재판을 거친 뒤 내려진 일제의 선고였다. 이 교수는 “공교롭게도 이날은 우리가 밸런타인데이로만 기억해 온 날”이라며 “다음 달 26일은 안 의사가 숨을 거둔 지 꼭 104주년이 되는 때”라고 강조했다. “상고는 보호조약 체제를 인정하는 꼴”이라며 상고를 포기했던 안중근의 동양평화론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구체적이다. ▲뤼순·다롄 반환과 평화회의기구 설치 ▲한·중·일 공동 군단 창설 및 참가 청년의 타국어 공부 ▲3국 공용 화폐 발행 ▲수억명의 동양인이 1엔씩 모금해 자금 마련 ▲태국·인도 등으로 확대 등이다. ‘너무 추상적인 게 아닌가’란 질문에 이 교수는 “공동 군단의 청년들이 다른 두 나라의 언어를 습득해 우애를 키우고, 공용 화폐를 만들자는 등 오히려 현실적이다. 가장 바람직한 방향의 이야기일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앞서 안중근을 의사가 아닌 ‘장군’으로, 의거를 ‘대첩’으로 고쳐 부를 것을 주장해 왔다. “안중근도 (폭력을 사용한) 테러리스트일 뿐”이라는 그릇된 인식을 바로잡기 위해서다. “1909년 10월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직후 안중근은 ‘대한의군 참모총장으로 적장을 저격했으니, 내게 만국공법인 포로에 관한 법을 적용하라’고 말했어요. 실제로 고종은 1907년 강제 퇴위 직후 쌀 10만석을 보내 이듬해 대한의군을 창설했고, 이때 안중근이 우장군으로 임명됩니다. 안중근은 순국 직전 옥중에서 수신인 없는 편지 3통을 작성했는데, 그중 한 편에 ‘작은 충성 표하였으니 저의 충정 잊지 마소서’란 대목이 나와요. 고종에게 보낸 편지였습니다.” 이 교수는 “안중근의 하얼빈 의거는 러시아 기자에 의해 영상으로 촬영됐으나 일본이 아직까지 전체 영상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 하얼빈 역사에 세워진 안중근 기념관은 일제 강점기 돈독했던 한·중 간 관계를 되살리는 단초가 될 것”이라며 “안중근의 평화사상이야말로 일본 우경화에 대한 가장 적합한 비판논리로 안중근 자신이 생전에 표현하고 행동으로 옮겨 왔다”고 강조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생존에 대한 갈망, 구원에 대한 열망… 정유정 소설 ‘28’ 속의 벼랑 끝 인간들

    생존에 대한 갈망, 구원에 대한 열망… 정유정 소설 ‘28’ 속의 벼랑 끝 인간들

    ‘불볕’이라는 뜻을 가진 수도권 인근 도시 화양시가 지옥처럼 뜨겁게 불타오른다. 병에 걸린 개에 물리면 28일 만에 죽어 버리는 인수공통전염병 ‘빨간눈’ 바이러스가 도시를 삼켜 버렸다. 어떤 전염병보다 확산 속도가 빠르고, 치사율은 100%에 가깝다. 발병 원인도 모르고, 감염 경로도 알 길이 없다. 촌각을 다투는 터라 백신을 개발할 여유는 꿈도 못 꾼다. 대한민국 정부의 대책은 군을 동원해 화양을 봉쇄하는 것뿐이다. 그리고 전염을 막기 위한 방법은 ‘살처분’밖에 없다. 정유정의 소설 ‘28’은 정부로부터 버림받고 잊혀진 도시 화양을 배경으로 생존에 대한 갈망과 구원의 열망을 이야기한다. 어떤 이들은 이 소설에서 역사의 단면을 떠올리기도 한다. 하나는 ‘구제역’이 발발했을 때 수십만 마리 가축들을 산 채로 매장한 일이다. 또 하나는 철저하게 포위당하고 고립된 도시 1980년 5월의 광주다. 과연 정유정은 무엇을 그리려 했고, 어떤 과정을 거쳐 ‘28’을 내놨을까. 22일 오전 10시 30분부터 방송되는 KBS 1TV ‘TV, 책을 보다’에 소설가 정유정이 출연해 치밀한 자료 수집과 취재, 작품의 뒷이야기를 공개한다. 정유정은 ‘내 심장을 쏴라’ ‘7년의 밤’ 등 출간하는 작품마다 독자의 사랑을 받았다. 지난해 내놓은 ‘28’은 출간한 지 한달 만에 판매부수 10만부를 돌파하면서 침체된 출판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28’은 압도적인 서사와 현실적인 캐릭터가 어우러지면서 단숨에 소설의 마지막으로 끌고 가는 흡인력을 가진 소설로 평가받기도 했다. 작가 정유정은 인간 존엄이 벼랑 끝에 내몰린 극한의 상황에서 인간 본성과 자유의지, 생명의 존재 이유를 어떻게 풀어내고자 했을까, 그 대답을 들어본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배우 김영민이 나와 정유정의 작품에 대해 연극 같은 강연도 한다. 김영민은 정유정의 소설을 바탕으로 한 연극 ‘내 심장을 쏴라’(2010)에서 정신분열증 환자 수명을 열연했다. 그는 정유정의 작품은 모두 읽을 정도로 작품에 대한 애착을 드러내기도 했다. 아울러 ‘28’의 감수를 맡은 우희종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는 소설 속 중요한 소재인 개와 전염병에 관한 과학적 정보뿐만 아니라 생생한 서사 속에 숨겨진 작가의 문제의식을 짚어 준다.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 [통합암치료칼럼] ① 의학, 제3의 물결

    [통합암치료칼럼] ① 의학, 제3의 물결

    폐암• 간암• 위암• 유방암 뇌종양 등은 발병률이나 사망률이 높은 몇몇 암들은 수술• 항암• 방사선 등 병원에서 권하는 치료를 한다 해도 통증이나 부작용, 전이, 재발로 고통 받는 사람이 많다. 이로 인해 전 세계 의료진들이 ‘암을 죽이기 위해선, 꼭 몸을 상하게 할 수 밖에 없을까?’에 대한 의구심을 품고 인간의 존엄성• 삶의 질을 유지하면서 암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1월 25일 KBS1 TV ‘의학, 제 3의 물결’이라는 제목의 방송이 나왔다. 앨빈 토플러의 ‘제 3의 물결’을 인용한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최근 의학에서도 전혀 새로운 패러다임이 제시되고 있다는 사실을 시사하고 있다. 현대 의학은 암을 비롯하여 자가 면역성 질환 등의 난치성 질환 치료에 대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내세워지는 것이 바로 통합의학이다. 이는 대체의학과는 다른 개념이다. 대체의학은 현대 의학에서 치료할 수 없는 분야에서 기존의 의학과는 다른 치료 체계와 방법으로 대체할 수 있는 의학 분야를 말한다. 반면 통합의학은 기존의 치료방법은 물론, 질병의 치료와 생명 연장, 환자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 다른 치료 체계와 방법을 통합하여 치료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필자는 지난해 4월 미국 텍사스 주 휴스턴에 있는 MD. Anderson Cancer Center 통합의학 연수과정에 다녀왔다. 그 곳에서 보고 느낀 것은 우수한 의료 서비스와 의료시설, 막대한 의료 연구 인력과 자본뿐만이 아니었다. 바로 통합의학에 대한 열린 눈이었다. 그 곳에서는 의사 선생님들이 환자의 치료를 위해 열린 눈으로 모든 것들을 바라봤다. 한의학적 치료, 명상, 요가, 웃음 치료, 음악 치료 등에 대해 열린 생각으로 협진을 의뢰하고 있었던 것이다. 실제로 이러한 통합의학적인 치료를 받은 환자의 삶의 질 및 치료율 향상에 있어서 매우 좋은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는 연구들이 보고되고 있다. 앞서 언급한 KBS 다큐멘터리 ‘의학, 제3의 물결’에서도 통합의학의 국내 사례로 필자가 몸 담은 병원이 소개됐다. 간내담도암 진단을 받은 환자가 현재 같은 암종에 걸린 다른 환자와는 확연히 다르게, 일상 생활을 정상적으로 다 하면서 열심히 치료받고 있는 모습이 포착된 것이다. 이는 한방 면역 치료가 종양의 성장을 억제하고 암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유효하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다. 과거에는 한방으로 암을 치료한다는 것이 뜬구름 잡는 소리처럼 들리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유수 의료기관의 동향과 사례를 보면 한의학이 암치료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이미 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일례로 텍사스 주법 상 혈맥약침을 할 수 없는 상황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한약제로 조제한 증류한약을 혈맥에 주입하는 혈맥약침 시술이 가능하다. 이는 통합의학적인 측면에서 미국에서는 시도되지 않은 새로운 치료 방법이기에 향후 통합암치료에 대한 한의학적 비전이 주목된다 하겠다. 소람한방병원 이동현 원장
  • [열린세상] 쌍용차 부당해고 판결과 전문가의 역할/강수돌 고려대 경영학부 교수

    [열린세상] 쌍용차 부당해고 판결과 전문가의 역할/강수돌 고려대 경영학부 교수

    서울고법은 지난 7일 쌍용차 해고노동자 김모씨 등 153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해고무효 확인 소송에서 원심을 깨고 “해고는 무효”라고 판결했다. 그 근거는 정리해고 당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나 해고 회피 노력의 충분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현행 근로기준법에는 합법 해고의 4대 요건이 있다.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와 ‘해고회피 노력’,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 및 ‘50일 전까지 노조 등 통보 후 성실 협의’ 등이다. 재판부는 “쌍용차가 정리해고 당시 유동성 위기를 겪은 사실은 인정되지만 구조적인 재무건전성 위기까지 있었다고 볼 수는 없다”고 했다. 특히 “쌍용차가 장기공급 계약이 맺어져 있던 차종이 단종되는 걸 전제로 매출 수량을 과소평가해 유형자산 손실액을 과다 계상했고, 자동차 1대당 생산시간(HPV)이 경쟁사보다 높다는 이유만으로 생산효율성이 낮다고 단정, 이를 인원감축의 근거로 삼았기”에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부인됐다. 또 “회사가 해고회피 노력을 일정 부분 했지만 훨씬 더 많이 노력했어야” 했다고 보았다. 여기서 잠시 쌍용차 상황을 회고해 보자. 2004년 중국 상하이차에 매각된 쌍용차는 2008년 금융위기와 세계 경기 악화로 회생절차를 밟는다. 결국 2009년 4월, 전체 인력의 37%에 이르는 2646명(비정규직 포함 시 3000명)에게 정리해고가 통보된다. 노조가 이에 반발, 평택공장 등을 점거하고 77일간 파업을 했지만(그 사이 희망퇴직 등으로 퇴사한 1666명 외) 980명이 해고 대상자가 됐다. “해고는 살인이다”, “함께 살자”며 극한투쟁을 한 결과 노조가 얻은 건 980명 중 165명만 해고하는 것이었다(459명은 무급휴직, 353명은 희망퇴직, 3명은 직무전환). 그중 153명이 소송을 제기해 5년 만에 승리했다. 눈물겨운 승소지만 그 대가는 참 컸다. 무엇보다 해고 대상자와 가족들 약 1만명은 생사를 넘나들며 투쟁했다. 이미 태아를 포함한 24명이 생명을 잃었다. 철탑 농성도 했다. 아직 경찰이나 용역의 폭력 후유증에 아픈 이도 많다. 또 노조 및 조합원들엔 무려 47억원의 배상 책임도 지워졌다. 돈으로 압박을 당해 숨쉬기도 어려운 게 노동 현실이다. 이번 판결이 그나마 부당해고에 저항한 노동자들의 트라우마를 치유하는 데 조금은 도움될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몇 걸음 더 나가야 한다. 첫째, 한국 사회에서 이른바 전문가의 역할을 깊이 성찰해야 한다. 재판부의 판단처럼 쌍용차 정리해고의 근거가 된 A회계법인의 2008년 감사보고서는 ‘엉터리’였다. 작성자들은 공인회계사다. 기업의 자산, 부채, 자본, 손실과 이익 등 재무 상황에 대해 전문가적 권위를 가진 자들이다. 이들이 어떤 가치와 철학으로 그 능력을 발휘하는가에 따라 다수의 목숨을 좌우한다. 부디 철학 있는 전문가로 거듭나길 빈다. 둘째, 정리해고가 부당하다고 판결 난 마당에 그 부당한 정리해고에 맞서 싸운 노동자들의 명예회복이 급하다. 사실 투쟁한 노동자와 가족들은 아직도 상처가 깊다. 이들에 대한 천문학적 손해배상 요구를 거두고 오히려 회사나 경찰, 정부가 공개 사과해야 한다. 대선 공약대로 ‘먹튀 자본’ 재발방지를 위한 국정조사나 검찰 재수사도 필요하다. 노동하는 사람들의 기를 살리지 못하는 사회는 ‘창조경제’는커녕 ‘창조컨설팅’ 같은 폭력적 전문가들만 키운다. 셋째, 사실 이번 판결은 2년 전 1심 판결, “금융위기 등으로 유동성 부족을 해결할 방법이 없어 회생절차를 밟게 된 사측이 경영상 어려움을 극복하고 비용 절감으로 경쟁력 확보를 위해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해고할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한 것과 정반대다. 이 또한 판사라는 전문가의 역할 문제라 할 수 있지만, 나는 이참에 ‘노동법원’의 설립을 주창한다. 노동 문제는 일반 사건과 달리 노동력이나 노사관계의 특수성을 내포하기에 보다 전문적인 권능을 가진 기관이 다뤄야 한다. 이 모두 잘못된 ‘의자놀이’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예방하고 헌법상 행복추구권이나 인간 존엄을 수호할 조건들이다. 그래야 이 땅에 사는 걸 기뻐하는 사람들이 많아질 게 아닌가.
  • [글로벌 시대] 한반도의 통일과 한·중 공조/전가림 호서대 교양학부 교수

    [글로벌 시대] 한반도의 통일과 한·중 공조/전가림 호서대 교양학부 교수

    지금 북한에서는 ‘지식인의 탈주 내지 이반 현상’과 ‘국제적 고립무원 상태’, 그리고 ‘도덕적 불감증’ 등과 같은 체제 말기적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필자는 얼마 전 본지에 실린 글에서 밝힌 바 있다. 일찍이 아리스토텔레스가 일반 백성의 빈곤이 정치적 변혁의 원인이라고 지적한 이래 심각한 경제적 위기가 정치권력의 안전을 크게 위협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저명한 정치학자인 라스웰 교수도 계속적인 가치박탈이야말로 지배에 대한 반항의 원인이 된다고 했다. 최근 미국 공영방송 PBS의 뉴스 프로그램 ‘프런트라인’은 북한 주민들이 김정은 체제에 반발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체제의 종말이 가까이 오고 있음을 실감케 했다. 지난달 6일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통일은 대박이라 생각한다”고 한 이래 통일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뜨겁다. 그간 우리 사회에는 ‘통일 부담론과 회피론’이 적지 않았지만 지금은 통일이야말로 민족의 블루오션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대통령이 ‘대박’이란 통속적인 언어를 사용한 이면에는 통일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음을 감지하고 통일에 대한 국민의 심리적 부담과 회피를 불식시키려는 계산된 정치적 수사로 여겨진다. 그러나 세상사란 여의치 않은 것이어서 기대했던 대박이 쪽박이 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그러므로 통일이 대박이 되기 위해서는 헌법 제4조에 명시한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 즉, 자유민주주의의 보편적 가치인 자유와 평등, 그리고 인간의 존엄이 통일된 한반도에 정치적 비전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안 된다. 박 대통령도 그런 통일을 염두에 두고 ‘대박’이라고 했을 것이다. 국제기구와 전문가들은 7500만 인구의 ‘통일 한국’이 경제·정치적으로 세계의 주도국이 될 것이라고 예견하고 있고, 세계적인 투자 전문가 짐 로저스는 “남북 통합이 시작되면 최소 3억 달러의 재산을 북한에 투자하고 싶다”고 했으니 말이다. 적어도 통일이 대박이 되기 위해서는 철저한 준비와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 같은 준비와 노력은 북한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신속한 정보에 근거해야 한다. 이미 진부한 말같이 들릴지라도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병가의 주장은 만고불변의 진리가 되었으니, 그러기 위해서는 북한에 대한 정보 수집능력은 물론 국내외에서의 대공수사력 강화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특히 예측불허의 북한 정권의 행태와 모험주의적 도발은 말할 것도 없고, 민주주의의 탈을 쓰고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있는 이른바 종북 내지 친북 세력이 곳곳에서 준동하고 있다는 우리의 현실을 감안할 때 더욱 그렇다. 그러나 한반도의 분단이 그런 것처럼 통일도 국제적인 성격을 띠고 있으므로 관련국들에 대한 이해와 공조는 불가피하다. 지난번 박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 기조연설 직후 클라우스 슈밥 다보스 포럼 회장과의 질의응답에서 “통일은 한국에만 대박이 아니라, 동북아 주변국 모두에게 대박이 될 수 있다”고 했는데, 우리는 실증적인 자료와 객관적인 가능성을 가지고 관련국들의 이해와 공조를 구해야 한다. 특히 주변국들 중에서도 대북 영향력이나 한반도 통일에 대한 의구심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중국의 이해와 공조가 선행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그것이 선행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한반도 통일은 나쁜 통일(쪽박)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 [서울광장] 지금 당신에게 국가는 무엇입니까/박찬구 논설위원

    [서울광장] 지금 당신에게 국가는 무엇입니까/박찬구 논설위원

    “당신들에게 국가는 무엇입니까.” 광화문 지하도의 장애인 농성장에서 만난 활동가에게 물었다. 장애인 야학교사인 정민구(35)씨는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가 왜 절박한지를 설명하고 “거지가 동냥하듯 떼를 써야 생명의 끈을 놓지 않을 정도의 복지만 제공하는 것이 지금의 국가”라고 푸념했다. “절차를 밟아 합법적으로 호소해 봐야 대화의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을 뿐더러 기본권마저 무시해 버리는” 존재, 그것이 이들이 마주한 국가의 실체였다. 장애등급제는 의료적 판단만으로 장애인에게 1~6급으로 등급을 매겨 차별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제도다. 부양의무제는 일정 소득이나 재산을 가진 직계 부양의무자가 있으면 기초생활수급자가 될 수 없도록 한 조항이다. 개별적 현실은 고려되지 않은 채 열악한 가족에게 장애인을 돌볼 의무가 전가되기 일쑤다. 한 달 200만원 안팎인 아들 부부의 소득으로 기초생활수급자가 될 수 없었던 70대 장애인은 손주들에게까지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노숙자로 전전하다 목숨을 잃었다. 농성장에는 제도의 희생양이 된 장애인 영정이 10여 점 놓여 있다. 방치와 차별, 반인권, 벼랑 끝으로 내몰기…. 농성장에서 국가는 이렇게 정의되고 있다. 같은 질문에 대학생 황지윤(21·여)씨는 “수직적 소통의 불가능성”과 “학습실패의 누적”을 얘기했다. 대화와 양보로 대안을 모색하는 쌍방향 소통이 이뤄지지 않는 것이 지금의 국가이며, 아무리 얘기해도 받아들여지지 않는 학습된 실패가 거듭되면서 국가에 무기력증과 답답함을 느낀다는 의미다. 물은 흐르게 하고 언로는 여는 게 민주주의라 한다면, 젊은 세대는 ‘명박산성’처럼 소통과 대화의 통로가 꽉 막힌 민주주의의 역류를 직시하고 있다. 386출신의 회사원(49)은 주문에 가까운 답변을 내놨다. “국가보안법은 폐지하고 대신 국민보안법을 만들어야 합니다.” 국민 안위를 국가로부터 지켜내야 한다는 역설이다. ‘국가의 안전을 위태롭게 하는 반국가활동’을 규제하는 국가보안법보다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침탈하는 국가의 행위’를 규제하는 국민보안법이 더 필요하다는 절박함이 묻어난다. 대한민국 헌법 제2장 제10조는 규정한다.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 하지만 장애인 농성장의 활동가와 대학생, 40대 회사원이 일상에서 목도하는 국가의 모습은 헌법 조항과 멀어도 한참 멀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 부작위(不作爲)의 책임을 국가에 물어야 할 일이다. 나아가 5월의 광주와 용산 남일당에서 국가가 합법을 가장한 물리적 폭력을 휘둘렀다면, 일상적이고 무형적인 국가의 폭력이 도처에서 다양한 층위로 개인의 삶과 의식을 옥죄고 있음을 시민들의 답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무형의 폭력은 인간 내면의 자유 의지를 국가나 특정 정권의 입맛대로 억압하고 규율하며 때로는 음습하게, 때로는 노골적으로 복종을 강요하는 기제로 작용한다. 최근 일련의 시대 역행적인 사안들, 예컨대 채동욱과 김학의, 연제욱의 사례를 보면 국가와 제도의 폭력이 얼마나 후안무치하게 자행되는지 알 수 있다.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을 의욕적으로 지휘하던 채동욱을 혼외자식 논란을 계기삼아 일련의 시나리오에 따라 찍어내고, 성폭력 피해 여성의 증언을 묵살한 채 제 식구 감싸기로 김학의를 풀어주고, 사이버사령부 대선개입의 핵심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는 연제욱은 수사하긴커녕 청와대 비서관으로 불러들여 감싸 안고…. 일반 시민에게는 반대파로 낙인 찍히지 않고 제도권 안에서 묵묵히 순종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강압과 폭력의 메시지로 와 닿는다. 과연 국가는 도덕적이고 정의로운가, 모든 국민은 존엄과 가치를 보장받고 있는가. ‘그렇다’고 답할 수 없는 게 지금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ckpark@seoul.co.kr
  • 뇌종양 생존율, 통계 숫자에 가려진 진실은

    뇌종양 생존율, 통계 숫자에 가려진 진실은

    폐암, 위암, 간암, 유방암, 대장암 등 각종 암의 생존율은 점차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이 가운데 뇌종양의 5년 생존율은 65% 이상으로 비교적 높은 편에 속한다. 특히 뇌수막종, 뇌하수체선종, 신경초종 같은 양성 뇌종양의 5년 생존율은 무려 95%를 상회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생존율을 나타내는 숫자가 뇌종양 환자들이 겪는 고통을 대변하지는 않는다고 지적하고 있다. 양성 뇌종양 환자 100명 중 95명이 산다고 해도 재발 위험이나 뇌 손상 정도에 따라 치명적인 후유증에 시달리기도 하기 때문이다. 뇌는 감각, 운동, 언어, 감정, 인지, 기억, 호흡, 체온 등 인체의 모든 기능을 주관하는 사령탑이다. 기본적인 생명활동은 물론 인간의 존엄성 및 자기 정체성과 직결된 영역에 이르기까지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곳이 없을 만큼 중요한 기관이다. 하지만 한번 손상된 뇌는 재생이 안 되기 때문에 침습적인 치료를 받기 전에 신중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 최근에는 뇌손상에 의한 전이, 재발, 후유증을 막기 위한 치료로 한방면역치료를 선택하는 환자가 늘고 있다. 이는 직접적인 뇌 손상 없이 종양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방면역치료는 면역력 증강을 위한 면역약침, 혈뇌장벽을 뚫고 약물을 투과시키는 비강훈증법을 진행하며, 뇌부종과 스테로이드 부작용 감소 효과가 있는 유향 약재, 감각 및 신경마비 증상을 완화시키는 침 치료 등을 통해 뇌종양의 주요 증상을 개선하고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소람한방병원 성신 한의학 박사는 “12주 한방면역요법 프로그램을 통해 암 환자를 진료한다”며 “수술로 종양을 제거했다고 해도 후유증을 다스리고 전이, 재발을 막고 남은 삶의 질을 위해 면역치료가 꼭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한편 성신 박사는 뇌종양환자를 위한 책 ‘뇌종양, 독한 치료에 자신을 내주지 마라’를 통해 “뇌종양 환자들은 몸과 마음 회복을 강조한 바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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