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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동 묵념” 정의당, 故변희수 추모

    “일동 묵념” 정의당, 故변희수 추모

    “차별 없는 세상에서 살아가시길 기원하는 마음으로 묵념하겠습니다. 일동 묵념.” 5일 정의당 비상대책위원회의는 고(故) 변희수 전 하사에 대한 비대위원들의 추모로 시작됐다. 그는 지난해 1월 성전환 수술 후 군에서 강제전역 당했고, 이에 맞서 힘겨운 법정 소송을 이어가던 중 지난 3일 끝내 생을 마감했다. 강은미 비상대책위원장은 묵념 후 모두발언에서 “한 나라의 국민이라면 누구나 군인이라는 직업을 선택할 수 있지만, 국가는 고인의 성 정체성에 정신질환이라는 꼬리표를 붙여 거부했다”며 “변 전 하사가 바랐던 것은 평범한 삶이었지만 우리 사회의 응답은 차별과 혐오였다”고 밝혔다.강 위원장은 “어느 누구나 삶을 누릴 수 있어야 제대로 된 사회고, 모든 인간의 존엄을 지킬 제도와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은 정치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유력후보들 모두 퀴어축제조차 머뭇거리고 부정적이기까지 한 현실은 또 다른 변희수들에게 절망적이다”고 덧붙였다. 강 위원장은 또 “정치가 지켜야할 것은 성소수자를 거부할 권리가 아니라 정체성에 대한 존중이고 일상의 지속”이라며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에 호소한다.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으로 답하라”고 요청했다. 배복주 부대표 겸 젠더인권본부장은 “김기홍님의 안타까운 죽음에 이어 또 다시 변 전 하사의 비보에 참담하다”며 “두 사람은 트렌스젠더임을 당당하게 밝히고 차별과 혐오에 맞서 세상을 향해 용감하게 목소리를 내신 분들”이라고 추모했다.배 부대표는 “국방부는 단지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성실하게 복무한 한 트랜스젠더 군인을 공동체에서 추방했다”고 꼬집었다. 또 “국회와 정치인들이 성소수자 혐오를 쏟아내는 일부 세력들의 눈치를 보면서 떠들어댄 말들은 칼이 됐다”며 정치권에도 책임을 물었다. 그는 최근 ‘퀴어축제 거부할 권리’를 말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향해 “변 전 하사의 죽음에 책임 있는 발언을 하시라”고 말했다. 전날 ‘책임을 깊이 느낀다’고 논평한 민주당에는 “말만 하지 말고 성소수자들의 삶 앞에 이제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 분명한 입장을 내놓으라”고 촉구했다. ※더 자세한 이야기는 영상을 통해 만나볼 수 있습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지자체, 저소득층 위한 다양한 지원책 추진

    지자체, 저소득층 위한 다양한 지원책 추진

    서울지역 지자체들이 저소득층을 위한 다양한 지원책을 추진하고 있어 관심이다. 우선 종로구는 가족해체나 빈곤 등의 문제로 장례를 치를 수 없는 저소득주민을 위해 ‘공영 장례서비스’를 추진한다.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사회복지의 가치를 실현하고 고인이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인간의 존엄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대상자는 연고자가 없거나 연고자가 있더라도 실질적으로 장례를 치를 능력이 없는 미성년자와 장애인, 75세 이상 어르신 등이다. 경제적·신체적 능력이 부족하거나 가족관계 해체 등 불가피한 경우 공영 장례를 지원하고 있다. 이는 최근 들어 부양의무자로부터 부양을 받지 못해 수급보호를 받는 사례 등이 증가하고 있으며, 장례의식 없이 바로 화장되는 무연고 장례가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사회적, 공동체적 책임의식 변화를 고려한 것이다. 구는 가족해체와 빈곤 문제로 가족이 사망자의 시신인수를 거부하거나 기피하는 사례 역시 점차 늘어나고 있어 이번 장례 지원에 나서게 됐다. 중구도 저소득 주민을 대상으로 중개수수료를 지원하는 사업을 확대 운영한다. 구는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관내 부동산중개업소의 재능기부로 저소득층 주민의 중개수수료에 대한 부담을 줄여왔다. 올해는 저소득층 주민이 빠짐없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여 구에서 중개수수료를 직접 지원한다. 그 대상은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독거어르신, 소년소녀가장 뿐만 아니라 사업실패로 생계유기가 곤란한 구민 등이다. 노원구도 서울에서 유일하게 저소득 취약계층 주민에게 영구차 사용료를 최대 30만원까지 지원한다. 이번 장례 영구차 지원금은 기존 장제급여를 받는 유가족 등에게 영구차 비용을 추가 지원하는 것으로 고독사와 무연고자 등 실질적으로 장례를 치를 유가족이 없는 경우에도 신청할 수 있다. 지원금을 받기 위해서는 유가족, 장례식장이나 주민단체 등 장례 주체가 사망일로부터 1개월 이내에 동 주민센터에 신청서와 관련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신청 후 15일 이내에 지원금을 지급한다. 노원구의 영구차 비용 지원은 2016년 대한적십자사의 무료 영구차 지원 사업이 폐지되면서 발생한 서비스 공백 등 저소득 주민들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시작됐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장례 서비스가 쓸쓸한 죽음을 맞은 이들과 가족장에 어려움을 겪는 주민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와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면서 “고인의 존엄성이 유지될 수 있도록 최소한의 장례지원과 사회적 책무 이행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카카오 성과급 문제 입연 김범수 “자본주의 지지”

    카카오 성과급 문제 입연 김범수 “자본주의 지지”

    최근 직장인 전용 익명게시판 ‘블라인드’에 카카오 직원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안녕히’라는 제목의 유서를 게재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가열된 것과 관련해 김범수(브라이언) 카카오 의장이 입을 열었다. 김 의장은 25일 사내 직원 간담회인 ‘브라이언톡 애프터’를 열고 최근 직원들 사이에서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는 성과급 및 인사평가 체계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25일 사내 직원 간담회 열어 신뢰 강조 그는 “우리는 모두 문제투성이의 사람이다. 그렇기에 완벽한 조직이 될 수는 없다. 하나 당부하고 싶은 것은 서로 배려하고 신뢰해야한다는 점”이라며 “신뢰는 다른 게 아니라 나에게 해를 끼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라고 말했다. 김 의장은 “신뢰만 있다면 충돌이 두렵지 않다”며 “우리를 불편하게 억압하는 회사는 안되게 노력해야 하고 외부에 알리는 게 아니라 내 동료, 내 보스, 내 CEO에게 얘기할 수 있는 환경이 돼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얘기를 외부에 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 되어버렸나는 경고등으로 받아들여야하나 조심스러움이 있다”며 “문제를 해결할 의지와 기본 마음가짐은 있는 회사라고 아직 믿는다. 그런 의지가 없다면 떠나라고 충고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평가 보상 문제에 대해서도 김 의장은 “평가보상 그런게 참 어렵다”고 운을 뗀 뒤 “카카오는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능력이 꽤 강하기 때문에 당연히 우리 산업군에선 가장 보상이 많은 회사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하고 있고, 그렇게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부족한 점은 있지만 다소 차이는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장기적, 단도직입적으로 네이버와 비교하면 연봉과 성과급은 네이버가 영업이익이 세다보니 한동안 그것을 못 맞췄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카카오가 네이버보다 스톡옵션은 더 많이 나갔다. 전체적으로 보면 누가 더 많을지 객관적인 비교를 통해 밸런스(균형)를 잡아보고 싶다”고 설명했다. 인사제도 대해 인간 존엄 강조 또 김 의장은 “카카오와 다른 회사의 스톡옵션은 발행 시점에 따라 결과가 하늘과 땅차이 일 수 있어서 이를 따지기 어려운 것 같다”며 “회사의 보상에 대해 서로 비교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어야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노력과 리스크와 도전들이 카카오와 다를 수 있고 환경도 다르다. 가장 좋은 것은 밸런스가 잘 잡히는 것이지만, 스톡옵션은 예측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김 의장은 “전 공산주의보단 자본주의가 맞다고 생각하는 사람인데, 회사는 N분의 1로 갈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차등의 차이가 얼마나 나야할지에 대한 점은 결국 회사의 시스템이나 회사의 방향성에 따라 갈릴 것인데, 오늘 다 얘기하기 어려운 주제”라며 대화 의지를 나타냈다. 그는 “스톡옵션이나 지분없이 인센티브로 돌아가는 회사가 있는 것처럼 회사마다 성격이 달라서 그에 맞게 설정해야한다. 저는 카카오가 경쟁력이 있는 회사라면 보상도 많아야한다고 본다”면서 “다른 곳보다 보상이 작다면 빨리 개선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카카오 직원으로 추정되는 이가 자신이 회사에서 따돌림을 당하고 있다는 토로와 함께 유서를 암시하는 글에 대해서도 직장에서 상처 주는 행위에 대해 차단에 나섰다. 카카오는 직원들이 동료를 상대로 ‘이 사람과 함께 일하고 싶은가’에 대해 조사하는 데, 이 결과가 당사자에게도 알려져 압박과 스트레스를 준다는 것이 글의 내용이었다. 김 의장은 “이번 인사제도 문제도 있지만 직장에서 누군가를 해를 끼치거나 해를 끼칠 의도는 없어야한다”며 “적어도 카카오 내에서 인간의 존엄이나 배려에 대해서는 절대 무시하거나, 해치거나, 멸시하거나, 괴롭히는 행위는 없어야한다”고 강조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장혜영 타임지 ‘100명의 떠오르는 인물’ 선정

    장혜영 타임지 ‘100명의 떠오르는 인물’ 선정

    장혜영 “다양성은 불편함이나 위협이 아닌 우리의 힘”정의당 장혜영 의원이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100명의 떠오르는 인물’(TIME 100 NEXT 2021)에 유일한 한국인으로 선정됐다. 17일 정의당에 따르면,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장 의원을 포함한 100명의 인물 선정을 공개했다. 타임즈는 장 의원이 장애가 있는 동생의 탈시설을 도우며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등 인권 운동가로서 힘써왔고, 현재는 국회에서 차별금지법의 통과를 위해 노력하는 등의 행보를 소개했다. 정의당은 보도자료에서 “장혜영 의원이 소수자와 함께 목소리를 내며, 다양성의 리더십을 펼쳐온 점이 주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장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선정 소식을 공유하며 “제 이름 곁에는 모든 인간의 존엄과 평등, 다양성과 기후정의가 살아숨쉬는 미래를 꿈꾸는 모든 시민들의 이름이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다양성은 불편함이나 위협이 아닌 우리의 힘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모두를 위한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싸우고, 모든 장애인의 탈시설을 위해 싸우고, 더 나은 민주주의를 위해 싸운다”고 강조했다. 타임지는 매년 각 분야에서 전 세계의 영향력 있는 인물 100명을 선정한다. 올해는 장 의원 외에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와 영국 가수 두아 리파, 미국의 청년 계관 시인 아만다 고먼 등이 이름을 올렸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법무부, 헌법재판소에 ‘사형제 합헌’ 의견서 제출

    법무부, 헌법재판소에 ‘사형제 합헌’ 의견서 제출

    헌법재판소가 2년 넘게 사형제도의 합헌 여부를 심리 중인 가운데 정부가 “사형제를 존치해야 한다”는 입장을 담은 의견서를 헌재에 제출했다. 그동안 문재인 대통령이 밝혀온 사형제 폐지 입장과 배치되는 내용이라 논란이 예상된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를 대리하는 정부법무공단은 지난달 14일 헌법재판소에 83쪽 분량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법무부는 의견서에서 “사형이라는 제도는 죽음에 대한 인간의 본원적 공포심과 범죄에 대한 응보욕구가 서로 맞물려 고안된 ‘필요악’으로 여전히 기능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면서 사형제 존치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법무부는“사형제는 과잉금지 원칙에 반해 헌법상 생명권을 침해하지 않으며 엄격하게 입법 및 선고·집행이 이뤄지는 이상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나라 헌법은 사형을 형의 종류로서 인정하는 전제 하에 있다고 보는 게 타당하므로 사형을 법정형으로 규정하는 것은 헌법에 부합한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정부의 공식 입장은 과거 문 대통령의 사형제 관련 발언과 다르다. 문 대통령은 대통령 후보 시절 “사형제는 흉악범을 억제하는 효과가 없다”면서 “사형제 폐지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도 지난달 사형제와 관련해 “국회의원으로서 사형 폐지 특별법안을 공동발의한 바 있다”면서 “장관으로서는 국민 의견과 사형의 형사정책적 기능, 국제기구 권고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헌재는 1996년(95헌바1)과 2010년(2008헌가23) 판결에서 두 차례 사형제 합헌 결정을 했다. 이후 2019년 2월 세 번째 사형제 헌법소원이 접수되면서 심리를 이어오고 있다. 이달 초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은 헌재에 사형제 폐지를 지지하는 의견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서울시, 총선 전날 ‘박원순 피해자 성폭행’ 비서실 직원 파면(종합)

    서울시, 총선 전날 ‘박원순 피해자 성폭행’ 비서실 직원 파면(종합)

    총선 전날 피해자 모텔 끌고가 성폭행법원서 징역 3년 6개월 선고 법정구속피해자, ‘박원순 성추행’ 고소 동일인1심, 비서 이어 박원순 성희롱 공식 확인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으로부터 성추행 피해를 입었던 동료 여직원을 총선 전날 모텔로 데려가 성폭행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은 박 전 시장 의전 담당 서울시장 비서실 직원이 서울시에서 파면 처분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파면시 연금 절반 삭감5년간 공직 채용 금지 16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지난 8일 열린 인사위원회에서 전 비서실 직원 정모씨의 파면을 결정했다. 파면은 중징계로 분류되는 파면·해임·강등·정직 처분 중 가장 높은 수위다. 지방공무원 징계 규칙의 징계 기준을 보면 비위 유형 중 성폭력 범죄는 비위의 정도가 심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 파면에 처하게 돼 있다. 공무원이 파면되면 5년간 공직 채용이 금지되고 퇴직연금도 최대 절반까지 깎인다. 정씨는 지난해 4·15 총선 전날 만취한 동료 직원 A씨를 모텔로 데려가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달 1심에서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그는 이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정씨는 이 사건이 있기까지 수년간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의전 업무를 담당했다. 피해자 A씨는 박 전 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인물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4월 23일 정씨를 직무 배제하고 대기발령 조치한 뒤 경찰 수사 개시 통보를 받고 직위해제했었다. 지난해 12월 시 감사위원회가 중징계를 결정해 인사위원회에 의결을 요구했고, 서울시가 이를 수용한 것으로 전해졌다.법원 “상해 직접적 책임은 정씨,박원순도 여직원에 성희롱 문자” 앞서 준강간치상 혐의로 기소된 정씨는 지난달 18일 자신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한 1심 판결과 관련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조성필 부장판사)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정씨 측은 법정에서 A씨가 박 전 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점을 거론하며 “A씨의 정신적 상해는 피고인이 아닌 제3자(박 전 시장)의 성추행에 의해 입은 것”이라는 주장을 내놨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다만 재판부는 상해의 직접적 책임은 정씨에게 있다면서도 “피해자가 박원순의 성추행으로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입은 점은 사실”이라며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은 인정하는 취지로 판결했다.박원순 “냄새 맡고 싶다” “섹× 알려주겠다” 피해자 “‘이러지 말라’ 소리지르고 싶었다”법원, 부적절한 성적 문자메시지 등 인정 재판부는 피해자의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의 원인에 대해 판단하는 과정에서 박 전 시장이 자신의 비서로 일하던 피해자에게 성적인 문자와 속옷 사진을 보냈고, ‘냄새를 맡고 싶다’ ‘몸매가 좋다’ ‘사진을 보내달라’ 는 등 문자를 보낸 사실을 인정했다. 또 박 전 시장이 피해자가 다른 부서로 옮긴 뒤에도 ‘남자에 대해 모른다’ ‘남자를 알아야 시집을 갈 수 있다’ ‘섹스를 알려주겠다’고 문자를 보낸 것도 사실로 봤다. 지난해 7월 박 전 시장의 비서였던 피해자는 기자회견에서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소장이 대독한 서신을 통해 “용기를 내 고소장을 접수하고 밤새 조사를 받은 날, 저의 존엄성을 해쳤던 분께서 스스로 인간의 존엄을 내려놓았다”고 밝혔다. A씨는 “안전한 법정에서 그분을 향해 이러지 말라고 소리 지르고 싶었다. 힘들다고 울부짖고 싶었다”며 힘들었던 심경을 토로했다. 박 전 시장은 지난해 7월 A씨로부터 강제추행 등 혐의로 고소됐으나 이튿날 실종된 뒤 서울 북악산 인근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3번째 사형제 폐지 헌재 심리 2년, 이번에는 다를까

    3번째 사형제 폐지 헌재 심리 2년, 이번에는 다를까

    2021년 2월 12일은 헌법재판소가 1996년(95헌바1)과 2010년(2008헌가23) 판결에서 사형제 합헌 판결을 내린 이후 3번째 사형제 헌법소원을 심리한 지 2년째 되는 날이다. 9명 헌법재판관 모두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사형제도를 폐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라 시민사회에서는 이번에야말로 사형제 폐지라는 오래된 염원이 이뤄질 거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 2019년 2월 12일 소송이 헌법재판소에 접수된 이래 침묵하던 정부 측 소송당사자인 법무부 장관을 대리하는 정부법무공단은 지난 1월 14일 헌법재판소에 83쪽 분량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2019년 12월 9일 국제엠네스티는 “대한민국의 사형제도가 대한민국 헌법(제10조, 제34조 제1항, 제37조 제1항, 제37조 제2항)과 국제법, 국제 인권 기준이 보장하는 인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면서 헌법재판소에 의견서를 제출했다. 에이먼 길모어 유럽연합(EU) 인권 특별대표도 지난해 2월 12일 사형제폐지소위원회를 통해 한국의 사형제 폐지를 지지하는 유럽연합 공식 의견서를 헌법재판소에 제출했다. 이는 유럽연합이 우리나라 헌법재판소에 표명한 최초의 의견이다. 국제사형제반대위원회도 지난해 7월 15일 헌법재판소에 사형제도 폐지 입장을 담은 의견서를 냈다. 넉달 뒤인 지난해 12월 9일에는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사형제도폐지소위원회가 주교단 전원의 서명을 담은 ‘사형제도 위헌결정 호소 의견서‘를 제출했다. 지난 2월 1일에는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이 헌법재판소에 사형제 폐지를 지지하는 의견을 낸 상태다. 인권위는 지난 2005년 처음 사형제를 폐지하라는 의견을 표명 이후 매년 꾸준히 의견을 내고 있다. 헌법재판소 관계자는 지난 10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심리 절차가 진행중”이라며 “아직까지 공개 변론 일정 등은 정해진 바 없다”고 했다. 헌법재판소에서 재판연구관으로 일하는 한 판사도 “심리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김영삼 정부 말미였던 1997년 12월 30일 사형수 23명에 대한 사형 집행을 마지막으로 김대중 대통령 집권하면서 사형 집행은 중지됐다. 그후 10년 이상 사형을 집행하지 않으면서 우리나라는 국제사면위원회에서 ‘사실상 사형폐지국가(Abolitionist in Practice Country)’으로 분류되었다. 대한민국은 올해로 사형 집행을 하지 않은 지 24년째가 됐다.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이후 첫 번째 사형집행은 1949년 7월 14일이었다. 이후, 1997년 12월 30일까지 총 몇 명이 사형집행 되었는지에 대한 정확한 통계가 없다. 법무부가 2009년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정부는 1948년 7월 14일 첫 번째 사형집행을 시작으로 1997년 12월 30일까지 모두 923명에 대한 사형을 집행한 것으로 나온다. 현재까지 법무부 교도소에 56명, 국방부 군 교도소에 4명 등 총 60명의 사형이 확정됐지만 집행되지 않은 사람이 남아 있다. 우리 헌법에서 사형이 언급되는 부분은 딱 한 곳이다. 바로 헌법 제110조 제4항 “비상계엄하의 군사재판은 군인·군무원의 범죄나 군사에 관한 간첩죄의 경우와 초병 · 초소 · 유독음식물공급 · 포로에 관한 죄중 법률이 정한 경우에 한하여 단심으로 할 수 있다. 다만, 사형을 선고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는 조항이다. 헌법 제110조의 비상계엄하의 단심제 규정은 1962년 처음으로 헌법에 도입되었고, 1987년 제9차 개헌 때 “다만, 사형을 선고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는 단서조항이 추가되었다. 이는 1987년 민주화 운동의 결과물로 이루어진 개헌의 결과로, 비상계엄하의 군사재판이라 해도 재판에서의 3심제를 보장하려는 인권 옹호 측면에서 신설된 조항이다. 2010년 헌법재판소의 결정(2008헌바23)에서 사형제 합헌의 근거로 이 조문을 들었다. 형법 41조에는 여전히 사형제를 법정 최고형으로 규정하고 있다. 법정형에 사형이 명시된 법률 조문의 수는 총 149개에 이른다. 이중 16개 조문은 법정형으로 사형만을 규정하고 있다. 헌법재판소가 올해 안에 ‘위헌 판결’을 내린다 해도 국회의 대체 입법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다. 지금껏 총 8건의 사형제도폐지특별법 모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회기 만료로 자동폐기됐다. 국회는 15대 국회 때인 1999년 발의 된 이후 매 국회마다 총 여덟 번에 걸쳐 사형폐지특별법이 발의되었다. 15대 국회에서 유재건 의원 등 91명의 국회의원들이 공동발의에 참여했다. 16대 국회에서는 정대철 의원 등 63명이 공동발의 의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두 법안은 사형을 무기징역으로 대체하는 입법을 시도했다. 17대 국회에서는 1970년대 민주화운동과정에서 실제로 사형선고를 받고 유인태 의원을 비롯하여 국회 재적 의원수 과반수가 넘는 173명이 공동발의에 참여했다. 이때부터 사형의 대체형벌로 절대적 종신형이 등장했다. 18대 국회에서는 총 3건의 사형제도폐지특별법이 여야 의원들에 의해 대표발의 되었는데 여당 김부겸 의원 등 53명, 야당 박선영 의원 등 39명, 주성영 의원 등 10명이 공동발의했다. 김부겸 의원은 가석방을 할 수 없는 종신형으로, 박선영 의원은 가석방, 일반사면, 특별사면, 감형을 할 수 없는 종신형으로, 주성영 의원은 가석방, 사면, 감형, 복권을 할 수 없는 종신형으로 대체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법안을 발의했다. 19대 국회에서는 17대 국회에 이어 다시 유인태 의원이 대표발의 하여 국회 과반수가 넘는 173명이 공동발의에 참여했고 20대 국회에서는 이상민 의원 등 73명이 공동발의했다. 가장 마지막에 발의된 이상민 의원안은 사형제도를 폐지하고 형법상 가석방이 없는 종신형으로 대체하는 법안이었다. 우리나라 사형제도폐지운동의 시작은 1989년 서울구치소 교화협의회 구성원들이 중심이 되어, 한국사형폐지운동협의회를 결성으로 본다. 2000년 천주교, 개신교, 불교, 원불교 등 4대 종단을 중심으로 사형제도폐지를 위한 범종교인연합이 창립되었다. 2001년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가 정의평화위원회 산하에 사형제도폐지소위원회가 만들어지면서 사형제 폐지 운동이 본격적으로 활발하게 전개됐다. 2004년에 사형폐지불교운동본부까지 창립됐다. 이후, 사형제도폐지를 위한 범종교인연합은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참여연대, 인권단체연석회의 등 시민사회단체들과도 연대하여 국회 입법 활동과 대중적인 여론 형성 활동을 진행했다. 세계사형폐지의 날인 2007년 10월 10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기조강연과 4대종단 수장들의 사형폐지 촉구 연설, 시민사회 대표들과 각 정당의 대표들이 모여 ‘대한민국 사형폐지국 선포식’을 개최했다. 마지막 사형집행이후 만 10년이 되는 12월 30일에는 국회 본청 계단에서 대한민국이 사형폐지국임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당시 사형수의 수를 상징하는 60마리의 비둘기를 날렸다. 이때부터 사형제 폐지를 염원하는 종교·인권·시민 단체들은 매년 10월 10일 세계사형폐지의날(World Day Against the Death Penalty), 11월 30일 세계사형반대의날(Cities For Life) 그리고 12월 30일 마지막 사형집행일에 공동 행사를 열고 있다. 사형집행 중단 20년을 맞은 2017년에는 사형제도폐지 종교·인권·시민단체연석회의(이하 사형폐지연석회의)를 결성하여 연대를 이어가고 있다. 세계인권선언은 사형제 폐지의 주요 근거 중 하나다. 1948년 12월 10일 유엔이 결의한 세계인권선언은 제1조에서 “모든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자유롭고, 존엄과 권리에 있어 평등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제3조는 “모든 사람은 생명, 자유 및 신체의 안전에 대한 권리를 가진다”, 제5조는 “누구도 고문 또는 잔인하고 비인도적이며 모욕적인 취급 또는 형벌을 받지 않는다”고 돼 있다. 세계인권선언에 나오는 ‘인간의 존엄성’ , ‘생명권’ , ‘비인도적이고 모욕적인 형벌’ 등의 개념은 사형제도 폐지의 이론적 근거다. 사형폐지를 위한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자유권 규약) 제2선택의정서는 1989년 유엔 총회에서 채택했고 2001년 발효됐다. 자유권 규약 제2선택의정서 전문에는 “사형의 폐지가 인간의 존엄의 향상과 인권의 건전한 발전에 기여한다고 믿으며”라고 돼 있고 제1조 제1항은 “이 선택의정서의 당사국 관할 내에서는 누구도 사형을 집행당하지 아니한다”고 돼 있다. 전세계 88개국이 가입했지만 우리나라는 가입하지 않았다. 2019년 인권위가 국무총리와 소관부처인 외교부장관 그리고 법무부 장관에게 자유권규약 제2선택의정서 가입을 권고한 바 있다. 1983년 유럽 의회에서 채택된 ‘사형제도 폐지에 관한 유럽인권협약 제6의정서’는 평시 사형제도 폐지를 규정하고 있으며 48개의 유럽 국가들이 가입했고 2002년 역시 유럽 의회에서 채택된 ‘완전한 사형제폐지에 관한 유럽인권협약 제13의정서’는 평시와 전시를 막론하고 모든 경우에서 사형제도 폐지를 규정하고 있으며 44개의 유럽국가들이 가입했다. 지난해 11월 17일 한국 정부가 최초로 찬성 표결한 ‘유엔 총회 사형집행 중단 모라토리움 결의안’은 2007년 처음 채택되어 2008년부터는 격년으로 2010년, 2012년, 2014년, 2016년, 2018년 등 총 일곱 번 채택됐다. 한국은 일곱 번 내내 기권으로 일관하다가 2020년 처음으로 결의안에 찬성했다. EU 모든 회원국은 사형제도를 폐지했다. 전 세계적으로 사형제도를 폐지하거나 한국처럼 10년 이상 사형을 집행하지 않은 사실상의 사형폐지국은 142개국에 이른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추미애 “검찰, 구속 자축문화 없애야…개혁 계속돼야”

    추미애 “검찰, 구속 자축문화 없애야…개혁 계속돼야”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3일 ‘검찰개혁은 계속되어야 한다’란 제목의 개혁안을 소개하면서, 검찰개혁은 미완의 개혁이라고 강조했다. 추 전 장관은 이 개혁안에 대해 막연했던 구호로서 검찰개혁이 아니라 실천으로서 검찰개혁을 구체적으로 절감하며 정리한 개혁 과제라고 소개했다. 검찰개혁의 선두에서 부딪히고 깨지면서 그럴수록 더욱 단련되고 다듬어진 검찰개혁의 열망을 오롯이 담았다고 강조했다. 개혁안에서 추 전 장관은 검찰을 ‘브레이크 없는 폭주기관차’에 비유하며, 검찰의 수사와 기소를 분리해 위험을 방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추 전 장관은 “수사기관은 본질적으로 성과를 추구하고 수사대상자와 싸우는 당사자가 되기 때문에 정의라는 이름 하에 사적 감정이 실린 가혹한 수사를 전개하게 되고 그에 더해 여론의 관심사가 된 사건은 그 경향이 더욱 강화된다”면서 “경찰 수사의 폭주를 제어하고 통제해야 하는 것이 검찰의 역할인데 스스로 수사기관이 되어 마구 달린다”고 지적했다. 검사의 직접 수사는 성과 추구 및 유죄 예단으로 ‘수사가 곧 기소’로 이어지기 쉬워 기소권 남용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검찰이 심판자가 아니라 선수이자 당사자가 된다고 비판했다. 또 프랑스, 독일, 미국, 영국 등 선진국의 사례를 들어 검찰의 수사와 기소는 한덩어리일수 없다고 부연했다. 이어 라임이나 옵티머스 사건에서 볼 수 있듯 증권금융분야의 범죄에 강력한 대처 필요성이 높아져 해당 전문가들로 구성되는 특별사법경찰의 강화를 제안했다. 검찰의 상명하복식 군대문화도 개혁해야 한다면서 검사들은 연 2회나 상급자로부터 근무평정을 받는데 평정의 객관적 기준이 없다고 문제삼았다. 객관적 기준 없이 오로지 상급자의 선처를 바랄 뿐인데 이 결과에 따라 평검사는 대개 2년, 고검검사급은 1년 마다 전보가 실시되어 상사에 복종하는 문화가 형성된다고 설명했다. 추 전 장관은 제왕적 검찰총장 제도도 개혁해야 한다고 밝혔다. 검찰총장은 구체적 사건에 대해서는 각급 검찰청 검사장을 통해서만 검사를 지휘하도록 하고, 총장에 대한 이의제기 처리절차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정당과 일부 시민단체에서 사회 문제화 되는 모든 사건에 대해 언론보도만을 근거로 고발하고 있는데, 실제적인 수사개시 또는 강제수사 개시의 기준을 세워야 한다고 추 전 장관은 촉구했다. 구속을 실적으로 여기고, 구속한 후 자축하고 좋아하는 문화를 없애야 한다고도 했다. 추 전 장관은 “구금하고 좋아하는 것은 인간의 존엄과 가치에 대한 모욕”이라며 “인권옹호기관으로서 검사의 지위와 맞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3번째 헌재 심판대 선 ‘사형제’…인권위 “생명권 침해, 폐지해야”

    3번째 헌재 심판대 선 ‘사형제’…인권위 “생명권 침해, 폐지해야”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이 헌법재판소의 역대 3번째 사형제 헌법소원을 앞두고 “사형제는 생명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기 때문에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헌법재판소에 지난 1일 제출했다고 3일 밝혔다. 헌재가 사형제 위헌 여부를 심판하는 건 이번이 세 번째다. 사형 자체의 위헌 여부를 최초로 판단한 1995년에 헌재는 7대 2로 기각(합헌결정)했다. 지난 2010년 2번째 심판을 했지만 헌재는 5대 4로 기각했다. 이후 9년이 흐른 2019년 2월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사형제도폐지소위원회는 사형제 헌법소원을 또다시 청구했다. 인권위는 2007년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인혁당 재건위 사건’의 희생자들처럼 오판에 의해 사형이 집행되었을 경우 그 생명은 회복할 수 없고 무고하게 제거된 한 생명의 가치는 아무리 공공의 이익을 강조하더라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언급했다. 인권위는 사형제 범죄 억제의 효과는 확실하게 검증된 적 없으면서 교육·순화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유일한 형벌이라고 지적했다. 강력범죄 중 사형 선고가 가장 많은 살인의 경우 범행 동기가 우발적이거나 미상인 경우가 50% 이상이다. 또 이미 제거된 생명을 교육시켜 순화하는 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봤다. 인권위는 “대한민국이 사실상 사형 폐지국을 넘어 사형제도 폐지를 통해 인간의 존엄한 가치가 존중될 수 있다고 기대한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2005년 사형제 폐지에 대한 의견 표명을 시작으로 꾸준히 사형제 폐지를 주장해왔다. 우리나라는 1997년 12월30일 이후 23년 넘게 사형 집행을 하지 않아 국제사회에서 사실상 사형폐지국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동안 유엔 자유권규약위원회 등 국제사회는 대한민국 정부에 사형제도 폐지를 지속적으로 권고해왔다. 정부는 지난해 UN 사형집행 유예(모라토리엄) 결의에 처음으로 찬성하기도 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젠더연구소] 장혜영은 ‘선택’했다

    [젠더연구소] 장혜영은 ‘선택’했다

    성범죄 피해에 ‘공동체적 해결’ 원한 장 의원 자신과 자신이 속한 공동체의 존엄 지킨 결정성범죄 친고죄 폐지 취지는 ‘피해자 권익 증진’ 피해자의 선택지 확대가 사회가 나아갈 방향 성범죄 대처 방법도 각자의 ‘나다움’에 기반 합의 종용할 수 없듯 형사적 조처도 마찬가지 안녕하세요, 서울신문 젠더연구소 이슬기 기자입니다. 서울신문은 2019년 젠더연구소를 설립했고, 제가 2기 멤버입니다. 긴 말 필요없이 젠더 이슈 전담 기자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젠더에 관한 모든 일을 기사로 씁니다. (여러분의 많은 제보 바랍니다.) 올 초 발령 받은 이래 젠더 이슈는 끊이지 않았습니다. 그 가운데 지난 25일에 불거져 나온 김종철 전 정의당 대표의 성추행 사건은 모 정당의 논평처럼 ‘경악’스러웠습니다. 그러나 당 내 젠더인권본부장인 배복주 부대표의 초동 대처 등 정의당의 행보를 보고서는 어느 정도 안심되는 지점이 있었습니다. 이어서 형사 고소는 하지 않을 것이며 공동체적 해결을 원한다는 피해자인 장혜영 의원의 분명한 목소리가 터져 나왔고요. 그런데 우려하던 일이 터졌습니다. 어느 시민단체가 지난 25일 김 전 대표를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고발한 것입니다. 장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입장문을 올려 이를 비판했습니다.●성범죄가 비친고죄로 개정된 취지 장 의원은 26일 올린 입장문에서 “성범죄가 친고죄에서 비친고죄로 개정된 취지는 피해자의 의사를 존중하고 권리를 확장하자는 것이지 피해자의 의사를 무시하라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이어 “형사고소는 피해자가 권리를 찾는 방법 가운데 하나”라며 “사법처리를 마치 피해자의 의무인 것처럼 호도하는 것은 또다른 피해자다움의 강요일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제 2013년 6월 법무부에서 친고제 폐지를 내용으로 하는 성범죄 관련 법률을 개정하면서 기대한 효과는 이러합니다. “이번 개정으로 피해자의 고소가 없거나 고소 후 피해자와 합의하더라도 가해자를 처벌할 수 있게 되어 성범죄에 대한 엄정한 대처가 가능해짐과 동시에 피해자의 2차 피해도 방지할 수 있게 된다.” 이와 함께 언급된 피해 사례는 모두 가해자가 피해자에 합의를 종용하는 경우였습니다. 김보람 법무법인 현백 변호사는 “성범죄가 친고죄였던 당시 고소 기한이 1년으로 제한돼 피해자의 권익을 침해한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피해자의 권익을 증진하는 방향으로 비친고죄 개정이 이뤄진 것인데 이번처럼 당사자 의사를 존중하지 않는 형식의 고발은 부당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장 의원이 문제 해결 방식으로 선택한 ‘공동체적 해결’은 자신의 존엄과 자신이 속한 공동체의 존엄을 같이 지키려는 결정으로 보입니다. 본인이 밝힌 것처럼 “설령 가해자가 당대표라 할지라도, 아니 오히려 당대표이기에 더더욱 정의당이 단호한 무관용의 태도로 사건을 처리할 것이라는 믿음”에서 비롯된 일입니다. 공동체적 해결은 피해자와 가해자의 분리, 사과와 직위 박탈 등 경찰, 검찰 등의 수사기관이 할 수 없는 일들을 즉각적으로 가능케 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실제 정의당이 취한 김 전 대표에 대한 당기위 제소 및 직위해제, 배 부대표의 언론 대응은 많은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공인’이라는 이름의 2차 피해… 그의 선택을 존중하라 그러나 ‘공인’이라는 이름의 2차 피해는 벌써부터 시작됐습니다. 사건 해결의 중책을 맡은 정의당의 조처는 ‘공당’의 이름으로 국민의 감시를 받아야 하고, 김 전 대표의 행보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거기에 더해서 우리는 피해자도 계속 윽박지릅니다. 뭘 했으며 뭘 하지 않았느냐고. 왜 했느냐고, 왜 하지 않았느냐고. 사실 이 문제가 공론화됐을 때 누군가 김 전 대표를 고발하리라는 것은 예상 가능한 지점이었습니다. 장 의원도 그 점을 염려했을 겁니다. 그러나 성폭력 피해자인 자신이 일상으로 돌아가기를 바라는 국민들의 선한 의지를 믿었을 겁니다. 피해자의 의사를 거스르는 그 무엇은 당연히 ‘폭력’이니까요. 장 의원 뿐 아니라 성범죄에 대응하는 여성들의 행동은 각자의 ‘나다움’에 기반합니다. 수많은 여성들이 직장과 학교 등 몸 담고 있는 공동체에서 성희롱·성추행 피해를 겪습니다. 가해자에 적극 대항하고, 회사에 보고하는 등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일을 하고 사과를 받고서도 그들은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반문합니다. “내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그 인간이 다시는 그런 짓을 안 할텐데, 너무 미온적으로 대응한 걸까.” 피해 사실로 고통 받는 와중에 이어가는 자책입니다. 옆에서 지켜보는 이에게도 당사자에게 힘이 되지 못한다는 자괴감이 이어집니다.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소장은 27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피해자의 의사 결정 과정 하나하나가 세간의 입길에 오르는 현 상황을 걱정했습니다. 이어 “성폭력 피해자가 자신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서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이 많아야 하며 친고죄 폐지도 이 같은 방법의 일환”이라고 했습니다. 실제 상담 과정에서 개인적 해결에서부터 기관 내 진정, 노동청 신고, 직장·대학 내 기구 활용, 민사·형사적인 대처까지 다양한 방법을 제안해 왔으며 선택은 피해자의 몫이라는 것입니다. 물론 외압이나 위력 등에 의해 피해자가 의사를 피력하지 못하는 상황을 감안, 관련 법은 끊임없이 바뀌어 왔고 그건 당연히 피해자 선택의 가짓수를 넓히기 위함입니다. 장혜영은 선택했고, 그 결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합의를 종용할 수 없듯 고소도 마찬가지이며, 누구도 피해자를 대리해선 안 됩니다. 젠더연구소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류호정 “김종철 성추행, 엄청난 충격…전수조사 얘기 나와”

    류호정 “김종철 성추행, 엄청난 충격…전수조사 얘기 나와”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에 충격 커분명히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야”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김종철 전 대표가 장혜영 의원을 성추행했다는 소식에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류 의원은 2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저도 어제 오전에서야 알게 됐다”며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에 충격이 많이 컸다”고 말했다. 그는 “먼저 발생한 사건부터 잘 처리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면서 성추행 관련 당의 조치가 우선이며 그 후 “분명히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류 의원은 현재 당에서 “전수조사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며 “다른 일들은 발생하지 않았는지에 대해서 조사, 교육에 대해 점검, 당내 성평등 문화 전반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번 일의 원인에 대해 류 의원은 “구조적 원인이 뭐다, 콕 짚어 얘기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면서 “정치인들의 성비위가 연이어 터지고 있는데 권력의 속성과도 무관하지 않다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어 “자신이 가지고 있는 민주적 정당성이나 권한이나 책임에 취해서 동료 시민을 동등한 시민으로 존엄한 인간으로 여기는데 계속해서 실패하고 있다”며 “그렇기에 더 강력한 감시와 통제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류 의원은 “민주당이 ‘충격을 넘어서 경악을 금치 못할 일’이라고 논평했다”며 “우선 ‘너희는 민주당과 뭐가 다르냐’라는 비판 모두 옳고 모두 동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할 말 많지만 절대 하지 않을 것”이라며 “민주당이 무관용 원칙으로 조사하고 다른 피해를 막으라고 조언해주셨는데 정확히 꼭 그렇게 하겠다”라고 밝혔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이러지 말라’ 소리 지르고 싶었다” ‘박원순 성추행’ 인권위도 인정(종합)

    “‘이러지 말라’ 소리 지르고 싶었다” ‘박원순 성추행’ 인권위도 인정(종합)

    법원도 부적절한 성적 문자메시지 등 인정피해자 “책임져야 할 사람들 책임질 시간”피해자 지원단체 “민주당, 은폐자 엄단해야”박범계 “법원·인권위 판단 존중”朴 전 실장 “피조사자 방어권 행사 안돼 유감”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여직원 성추행 혐의가 법원에서 재판을 통해 일부 인정된 데 이어 국가인권위원회의 직권조사 결과에서도 추가 확인됐다. 검찰이 피해자 측의 요구를 받아들여 재수사에 나설지 주목된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희롱 사건의 피해자인 박 전 시장 비서 A씨 측은 인권위 결정 직후 “이제 책임져야 할 사람들이 책임질 시간이 됐다”고 밝혔다. 26일 인권위에 따르면 인권위는 25일 전원위원회의를 열어 5시간여 토의 끝에 박 전 시장의 성적 언동은 인권위 위법상 ‘성희롱’에 해당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늦은 밤 시간 피해자에게 부적절한 메시지와 사진, 이모티콘을 보내고 집무실에서 네일아트한 손톱과 손을 만졌다’는 피해자의 주장이 피해자 휴대전화 포렌식과 참고인 진술 등으로 인정됐다. 참고인의 진술이 부재하거나 휴대전화 메시지 등 입증 자료가 없는 일부 경우는 “사실로 인정되기 어렵다”고 판단됐음에도 피해자 제출 자료와 서울시 및 경찰, 검찰, 청와대, 여성가족부가 제출한 자료만으로도 일부 성희롱 사실이 공식 확인된 셈이다.법원 “박원순 여직원에 성희롱 문자”朴 “냄새 맡고 싶다” “섹× 알려주겠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부장판사 조성필)는 박 전 시장에게 성추행을 당했던 동료 여직원을 모텔로 데려가 총선 전날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형의 실형을 선고 받은 박 전 시장 비서실 직원 정모씨에 대한 재판 과정에서 박 전 시장의 성추행 혐의 사실을 인정하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피해 여성은 박 전 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했던 인물이다. 지난해 7월 박 전 시장의 비서였던 피해자는 기자회견에서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소장이 대독한 서신을 통해 “용기를 내 고소장을 접수하고 밤새 조사를 받은 날, 저의 존엄성을 해쳤던 분께서 스스로 인간의 존엄을 내려놓았다”고 밝혔다. A씨는 “안전한 법정에서 그분을 향해 이러지 말라고 소리 지르고 싶었다. 힘들다고 울부짖고 싶었다”며 힘들었던 심경을 토로했다. 박 전 시장은 지난해 7월 A씨로부터 강제추행 등 혐의로 고소됐으나 이튿날 실종된 뒤 서울 북악산 인근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피해자 “법정서 朴에 ‘이러지 말라’고 소리 지르고 싶었다” A씨는 “죽음, 두 글자는 제가 그토록 괴로웠던 시간에도 입에 담지 못한 단어”면서 “거대한 권력 앞에서 힘없고 약한 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공정하고 평등한 법의 보호를 받고 싶었다”고 말했다. A씨는 “많은 분들에게 상처가 될지도 모른다는 마음에 많이 망설였다”면서 “그러나 50만명이 넘는 국민들의 호소에도 바뀌지 않는 현실은 그때 느꼈던 위력의 크기를 다시 한번 느끼고 숨이 막히게 한다”고 썼다. 이는 박 전 시장이 성범죄로 고소를 당했음에도 서울특별시장(葬)으로 5일장의 장례식과 함께 시민분향소가 세워지는 것에 대해 반대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을 염두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박원순씨 장례를 5일장, 서울특별시장(葬)으로 하는 것 반대합니다’란 제목의 청원은 올라온 지 이틀 만에 53만명 넘게 청원에 동의했다. A씨는 “용서하고 싶었다”면서 “법치국가 대한민국에서 법의 심판을 받고 인간적인 사과를 받고 싶었다”고 적기도 했다. 이로써 ‘6층 사람들’로 불리던 서울시장 비서실 직원의 성폭행 사건 재판에서 드러난 박 전 시장의 성추행 혐의 인정에, 인권위 조사 결과가 더해지며 그동안 논란이 됐던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은 어느 정도 확인된 셈이다. 박 전 시장의 성폭력과 관련해 법원과 인권위에서 확인된 정황들은 앞서 서울경찰청이 검찰에 송치한 사건의 진행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에는 서울경찰청이 지난해 12월 29일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박 시장의 강제추행 및 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 고소 건과 서울시 비서실장 등의 추행방조 고발건 그리고 기소의견으로 송치한 피해자 2차 가해 사건 등이 넘어와 있다.피해자 측 “포렌식 수사 통해 처벌 어려워도 사실 규명해야” 피해자 측은 검찰에 재수사 촉구 의견서를 내는 등 추가 수사를 독려하고 있다. 피해자 측의 김재련 변호사는 “처벌은 어렵더라도 포렌식을 통해 사실 규명은 가능할 것”이라고 재수사 필요성을 강조했다. 피해자 측은 인권위의 직권조사 결과가 발표된 뒤 “박 전시장 업무용 휴대전화가 포렌식돼야 한다”고 입장문을 통해 재차 촉구했다. 피해자 A씨는 이날 “4년 동안 많이 힘들었다. 지난 6개월은 더 힘들었다”면서도 “인권위 발표에는 미래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담겨있고 우리 사회가 변화해 나아가야 할 부분이 언급돼있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위력 성폭력 사건 피해자·변호인단·피해자 지원단체는 전날 입장문을 내고 “인권회가 보통의 성희롱 사건보다 더 엄격한 기준으로 판단한 결과로도 박 시장의 A씨에 대한 인권침해를 사실로 인정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피해자 측 “가해자 소속 민주당 무책임,공식 사과하고 은폐 행위자 엄단해야” 남인순 ‘피소사실 유출’ 수사 계속 지원단체는 성희롱 사실이 인정된 만큼 고소 사실과 피해자의 지원요청 사실 누설과 관련된 이들은 직을 내려놓고 피해자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에는 “가해자가 소속됐던 당이자 집권 여당이고 다수당인 민주당은 지금까지 무책임한 모습으로 일관했다”면서 “가해자가 속해있던 정당으로서 피해자에게 공식 사과하고 사안을 축소, 은폐하려 했던 모든 행위자를 엄단해야 한다”고 했다. 성추행 고소 예정 사실을 전달한 의혹을 받는 남인순 민주당 의원과 김영순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관련 사건은 경찰이 계속 수사하고 있다. 앞서 서울남부지검은 “해당 (피소 유출) 사건은 개정된 법령에 의해 검사의 수사개시 범죄 범위 밖에 있다”면서 “피의자의 주거지·범죄지를 관할하는 서울 영등포경찰서로 사건을 이송했다”고 밝혔다. 사법시험준비생모임(사준모)은 지난 1일 대검찰청에 남 의원과 김 대표를 상대로 피소사실을 유출해 성추행 피해자에 대한 명예를 훼손했다며 고발장을 제출해 이 사건 수사가 시작됐다.박원순 전 비서실장 “수사권 없는 인권위,실체적 진실에 접근 어려운 한계 드러내” 한편 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도 2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인사청문회 도중 인권위 직권조사 결과 발표에 대해 “법원과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반면 박 전 서울시장을 보좌했던 오성규 전 서울시 비서실장은 전날 인권위가 박 전 시장이 비서를 성희롱했다고 인정한 것과 관련해 유감을 표명했다. 오 전 실장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인권위 결정은 성희롱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을 확장할 필요성을 제기한 것으로 이해한다”면서 “그러나 피조사자가 방어권을 행사할 수 없는 상황에서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결정에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또 “수사권이 없는 인권위가 실체적 진실에 접근하기 어려운 한계를 드러낸 것으로 본다”고 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장혜영 “피해자다움·가해자다움은 없다… 누구나 성폭력 피해자 될 수 있어”

    장혜영 “피해자다움·가해자다움은 없다… 누구나 성폭력 피해자 될 수 있어”

    정의당 김종철 대표 성추행 사건의 피해자인 장혜영 의원은 25일 피해 사실을 공개한 배경에 대해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회복하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길이자 제가 깊이 사랑하며 몸담고 있는 정의당과 우리 사회를 위한 길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장 의원은 정의당의 사건 조사 결과 발표 직후 입장문을 내고 “함께 젠더폭력 근절을 외쳐 왔던 정치적 동지이자 마음 깊이 신뢰하던 우리 당의 대표로부터 평등한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훼손당하는 충격과 고통은 실로 컸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장 의원은 “피해 사실을 공개함으로써 저에게 닥쳐올 부당한 2차 가해가 참으로 두렵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저는 제가 겪은 고통에 대해 이야기하고 이 문제로부터 진정 자유로워지고자 한다”며 “그렇게 정치라는 저의 일상으로 돌아가고자 한다”고 했다. 장 의원은 ‘피해자다움·가해자다움’에 대해서도 무거운 질문을 던졌다. 그는 “피해자는 어떤 모습으로나 존재할 수 있다. 저는 사건 발생 당시부터 지금까지 마치 ‘아무 일도 없는 사람’처럼 굴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고백했다. 장 의원은 이어 “성폭력을 저지르는 사람은 따로 정해져 있지 않다”며 “누구라도 동료 시민을 동등하게 존엄한 존재로 대하는 데 실패하는 순간 성폭력의 가해자가 될 수 있다. 그가 아무리 이전까지 훌륭한 삶을 살아오거나 많은 이들로부터 존경받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예외는 없다”고 했다. 다만 장 의원은 가해자인 김 대표에 대해 “(다른 가해자들과 달리) 피해를 입히는 과정에서 저를 동등한 인간으로 존중하지 않았지만, 제가 존엄을 회복하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과정에서나마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고 사죄하며 저를 인간으로 존중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오히려 당대표이기에 더더욱 정의당이 단호한 무관용의 태도로 사건을 처리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며 당의 자정 시스템에 대한 신뢰도 드러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또… ‘젠더’ 외쳤던 진보의 성추행

    또… ‘젠더’ 외쳤던 진보의 성추행

    정의당 김종철 대표가 당 소속 국회의원을 성추행해 25일 당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김 전 대표 체제로 세대교체한 뒤 선명한 진보 노선을 표방하던 정의당은 창당 9년 만에 존폐 위기를 맞았다. 특히 정의당은 젠더·소수자 인권을 당의 핵심 가치로 삼아 온 터라 당원은 물론 시민들에게도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더욱이 이날 국가인권위원회는 전원위원회를 열고 박 전 서울시장이 피해자에게 행한 성적 언동은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박 전 시장이 늦은 밤 피해자에게 부적절한 메시지와 사진을 보내고 집무실에서 손톱과 손을 만졌다는 피해자의 주장은 사실로 인정할 수 있고 성적 굴욕감과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성희롱이라고 판단했다. 같은 정당은 아니지만, 더불어민주당 소속 안희정 전 충남지사, 오거돈 전 부산시장, 박 전 서울시장까지 진보를 자처하던 정치인들의 잇따른 성폭력, 남인순 의원의 성폭력 피의 사실 유출까지 더해 진보세력의 도덕성은 다시 한번 치명상을 입었다. 한편으로 이번 사건은 성폭력이 진영과 세대, 이념과 조직을 초월해 발생한다는 사실을 보여 주고 있다. 정의당에 따르면 김 전 대표는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에서 장혜영 의원과 당무 관련 면담을 겸한 식사를 했고, 식당에서 나오며 장 의원을 성추행했다. 김 전 대표도 입장문을 통해 “저녁 식사 후 차량을 기다리던 중 피해자가 원치 않고 전혀 동의도 없는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함으로써 명백한 성추행의 가해를 저질렀다”며 성폭력 사실을 인정했다. 정의당 배복주 젠더인권본부장은 국회 긴급 회견에서 “수차례 피해자, 가해자 면담을 통해 조사를 진행했다”며 “다툼의 여지가 없는 명백한 (성추행) 사건”이라고 말했다. 피해자인 장 의원은 지난 18일 젠더인권본부에 피해 사실을 알렸고, 본부는 일주일간 비공개 조사를 한 뒤 이날 당에 최초 보고했다. 당은 즉각 김 전 대표를 직위 해제했다. 장 의원은 피해 사실 공개에 대해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회복하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길이자 정의당과 우리를 위하는 길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그럴듯한 삶을 살아가는 남성들조차 왜 번번이 눈앞의 여성을 자신과 동등하게 존엄한 존재로 대하는 것에 이토록 처참히 실패하는지, 이 질문을 직시하고 반드시 답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민주, 김종철 성추행에 “충격 넘어 경악…무관용 원칙 취해야”(종합)

    민주, 김종철 성추행에 “충격 넘어 경악…무관용 원칙 취해야”(종합)

    최인호 “앞으로 파장 더 클 것”“정의당, 국민 충격 가늠 어려워”김종철 정의당 대표, 같은 당국회의원 장혜영 성추행 후 전격 사퇴박원순·오거돈 여직원 성추행 파문 속서울·부산시장 4월 재보선 예정 중 발생더불어민주당이 25일 김종철 정의당 전 대표의 동료 국회의원 성추행 사건과 관련, “충격을 넘어 경악”이라면서 “정의당은 무관용 원칙으로 조치를 취해야 하며 또 다른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서면 논평을 통해 “김종철 전 대표가 같은 당 여성 국회의원을 성추행했다는 충격적인 사건이 알려졌다”며 이렇게 밝혔다. 그는 “정의당은 젠더 이슈와 인권, 성평등 가치에 누구보다도 앞에서 목소리를 내왔다”면서 “지금까지 정의당의 모습에 비춰 이번 사건으로 인한 국민의 충격은 가늠하기 어려울 것이다. 앞으로의 파장은 더욱 클 것”이라고 말했다. 진보 진영에서는 김 대표에 앞서 민주당에서도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박원순 전 서울시장, 오거돈 전 부산시장 등이 여직원에 대한 성폭행·성추행 등 성폭력 사건으로 논란이 됐었다. 해당 사건으로 박 전 시장은 극단적 선택을 했고 안 전 지사와 오 전 시장은 재판에 넘겨졌다. 김 대표의 성추행 사건은 여직원 성추행 파문으로 오는 4월 서울시장 및 부산시장 선거가 치러질 예정인 가운데 발생했다.정의당 “김종철 대표 명백한 성추행”김종철 사퇴…피해자는 장혜영 의원 정의당 젠더인권본부장인 배복주 정의당 부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오늘 당원과 국민 여러분에게 매우 부끄럽고 참담한 소식을 알리게 됐다”면서 “지난 1월 15일 김종철 대표의 성추행 사건이 발생했고 피해자는 당 소속 국회의원인 장혜영 의원”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날 당 대표직에서 바로 사퇴했다. 주요 기성 정당에서 당대표가 성비위로 사퇴한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다. 배 부대표는 “김 대표가 지난 15일 저녁 여의도에서 장 의원과 당무 면담을 위해 식사 자리를 가진 뒤 나오는 길에 성추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면서 “장 의원은 고심 끝에 18일 젠더인권본부장인 저에게 해당 사건을 알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후 여러 차례 피해자, 가해자와의 면담을 통해 조사를 진행했고 가해자인 김 대표 또한 모든 사실을 인정했다”면서 “이 사건은 다툼의 여지가 없는 명백한 성추행 사건”이라고 규정했다.장혜영 “동지이자 당 대표로부터인간 존엄 훼손 충격·고통 컸다” 장 의원, 형사상 고소는 않기로정의 “2차 가해 발생시 징계할 것” 장 의원은 성명을 내고 “함께 젠더폭력근절을 외쳐왔던 정치적 동지이자 마음 깊이 신뢰하던 우리 당의 대표로부터 평등한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훼손당하는 충격과 고통은 실로 컸다”면서 “이 문제로부터 진정 자유로워지고자 한다. 그렇게 정치라는 저의 일상으로 돌아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정의당은 회견에 앞서 대표단 회의를 열고 당 징계 절차인 중앙당기위원회 제소를 결정하고 당규에 따라 김 대표를 직위해제했다. 피해자인 장 의원은 형사상 고소는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는 탈당 여부와 관련해 당 결정에 따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배 부대표는 “정의당은 원칙적이고 단호하게 이 사건을 해결할 것”이라면서 “피해자의 의사를 최대한 존중하고 일상의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하면서, 가해자에 대해 무관용 원칙으로 가장 높은 수위로 엄중하게 처리할 것”이라고 했다. 또 “피해자 책임론, 가해자 동정론 같은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하고, 2차 피해 발생 시에는 엄격한 책임을 묻고 징계하겠다”고 덧붙였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리얼돌 ‘처녀막’도…인권침해”vs“전신인형에 불과”[이슈픽]

    “리얼돌 ‘처녀막’도…인권침해”vs“전신인형에 불과”[이슈픽]

    법원 “전신인형에 불과…수입 허용”‘처녀막’ 있으면 더 높은 가격“단순한 성기구가 아니잖아요” 반발 ‘리얼돌’(사람의 신체를 본뜬 성인용품)이 풍속을 해친다고 볼 수 없어 수입을 허용해야 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온 가운데 일부 여성단체를 중심으로 ‘이해할 수 없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25일 서울행정법원에 따르면 행정5부(박양준 부장판사)는 최근 성인용 여성 전신인형의 수입통관을 보류한 김포공항 세관장의 처분을 취소하는 판결을 내렸다. 성인용품 수입업체 A사는 지난해 1월 김포공항세관을 통해 성인용 여성 전신인형인 ‘리얼돌(real doll)’을 수입하려 했지만 보류당했다. 관세법은 ‘풍속을 해치는 물품’을 수입·수출하지 못하게 하는데 리얼돌이 이에 해당한다는 세관 판단 때문이다. A사는 이에 불복해 관세청장에게 심사청구를 했고, 결정 기한이 지나도록 결론이 나오지 않자 법원에 보류 처분 취소소송을 냈다. A사 측은 “리얼돌은 사람의 존엄성과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볼 수 없어 풍속을 해치는 물품이 아니다”며 “기존 법원 판결에도 어긋나는 세관의 처분은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서울행정법원도 A사 측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물품이 지나치게 정교하다’는 피고의 주장에 재판부는 “특수한 상황이 아닌 이상 실제 사람과 혼동할 여지도 거의 없고 여성 모습을 한 전신인형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재판부는 “이 물품은 사람의 존엄성과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왜곡했다고 평가할 수 있을 정도로 성적 부위나 행위를 적나라하게 표현한 것이라 볼 순 없다. 풍속을 해치는 물품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성 기구는 매우 사적인 공간에서 이용된다. 은밀한 영역에서의 개인 활동에는 국가가 되도록 간섭하지 않는 것이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를 실현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또 “성 기구는 성적 만족감 충족이라는 목적을 가진 도구로서 신체의 형상이나 속성을 사실적으로 구현할 수밖에 없다. 표현이 구체적이고 적나라하다는 것만으로 성적 도의관념에 반할 정도에 이른다고 단정할 것은 아니다”고 했다.일부 리얼돌, 여성 ‘질막’ 옵션으로 넣고 판매 이 같은 법원 판단이 나오자 일부 여성단체들은 리얼돌에 관해 ‘역겹다’, ‘이해할 수 없다’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일부 리얼돌 판매 업체에서 여성의 ‘질막(처녀막)’까지 리얼돌에 만들어 판매하면서 여성들 사이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커졌다. 질막이 있는 리얼돌을 구매하는 경우 제품의 가격은 더 올라간다. 업체는 이 질막을 ‘처녀막’이라고 설정, 판매하고 있다. 여성들 사이에서는 리얼돌 자체도 문제지만 소위 ‘처녀막’이 있는 리얼돌의 경우 극단적 성적 대상화라며 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전문가는 리얼돌은 남성들의 환상을 위한 도구라고 비판했다. 20대 여성 A씨는 “결국 여성의 질막까지 돈을 받고 그대로 재현하고 있다”며 “리얼돌이 성기구가 아닌 남성들의 잘못된 여성관을 채워주는 도구인 증거다. 명백한 여성 인권 침해”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30대 여성 B씨는 “(일부여성)리얼돌 질투하나”며 “남자, 여자 모두 성생활에 관련해서 자유가 있지 않을까? 아동 리얼돌만 아니면 괜찮을 것 같다”고 주장하기도 했다.“리얼돌 수입 및 판매 금지하라” 靑 국민청원도 앞서 대법원도 2019년 6월 한 리얼돌 수입사가 세관을 상대로 낸 수입통관 보류 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이 판결을 비판하며 ‘리얼돌 수입을 금지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20만 명 이상이 참여하기도 했다. 해당 청원에서 청원인은 “대법원은 리얼돌이 인간의 존엄성을 심각하게 훼손 왜곡하지 않는다면 수입을 허용했다”면서 “리얼돌이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인간이 아니라 남자의 존엄성을 훼손하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리얼돌이 남성의 모습을 본떴으면 과연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한 것이 아니라고 할지 궁금하다. 여성의 얼굴과 신체를 가졌지만 움직임이 없어 성적으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도구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실제 여성들을 같은 인간으로 볼 수 있겠느냐. 리얼돌 수입 및 판매를 금지하라”고 촉구했다.리얼돌은 판매 과정에서 각종 문제를 일으키기도 했다. 과거 한 대형 온라인 쇼핑몰에 입점한 A 업체는 120cm 수준의 리얼돌을 판매하다 초등생과 유사한 리얼돌이 아니냐는 항의를 받고 판매를 중지한 바 있다. 그런가 하면 일부 리얼돌 업체에서는 구매자의 지인과 닮은 일종의 ‘맞춤형 리얼돌’ 제작이 가능하다고 홍보를 해, 비난을 받았다. 전문가는 리얼돌은 결국 남성 중심 사회에서 통용되는 여성상이라고 지적했다. 건국대 부설 몸문화연구소 윤지영 교수는 ‘리얼돌, 지배의 에로티시즘’ 논문을 통해 “여성과 닮아 보이긴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남성의 성적 환상을 충실히 담아내는 남성 욕망의 빈 그릇”으로 규정했다. “남성들의 치료와 성욕 해소를 위한 도구적 존재로 여성 신체가 형상화되는 일이 여성들에게 어떤 인격침해나 심리적·신체적 훼손을 유발하는지, 어떤 측면에서 트라우마적 요소가 될 수 있는지는 전혀 고려의 대상이 되고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김종철 “저에 대한 엄중한 징계 요청” 장혜영 성추행 공개 사죄(종합)

    김종철 “저에 대한 엄중한 징계 요청” 장혜영 성추행 공개 사죄(종합)

    “피해자가 원치 않는 부적절한 신체접촉명백한 성추행 가해 저질러…사죄드린다” 정의당 김종철 전 대표가 장혜영 의원을 성추행한 사실을 인정하고 공개 사죄했다. 25일 김 전 대표는 ‘성추행 사건 입장문’을 통해 “지난 15일 저녁 식사 후 차량을 대기하던 중 피해자가 원치 않고 전혀 동의도 없는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행함으로써 명백한 성추행의 가해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그는 “제 가해행위에 대해 피해자가 항의하였고 저는 이후 사과를 했으나 공당의 대표로서 그냥 넘어갈 수는 없는 일이었다”며 “더구나 성희롱, 성폭력을 추방하겠다고 다짐하는 정당 대표로 제 행위는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표직을 사퇴하고 당기위원회에 스스로 제소하겠다는 의사 등을 피해자에게 밝혔으나 당 공식 기구에서 공식적으로 징계를 청구키로 했다는 점을 밝힌 뒤 “저에 대한 엄중한 징계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그는 “향후 제 행위를 성찰하고, 저열했던 저의 성인식을 바꿔나가기 위해 노력하겠다”면서 “피해자는 물론 정의당에 애정을 가져주셨던 수많은 분께 거듭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당대표가 성비위로 사퇴…유례 없는 일 주요 기성 정당에서 당대표가 성비위로 사퇴한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다. 정의당 젠더인권본부장인 배복주 부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오늘 당원과 국민 여러분에게 매우 부끄럽고 참담한 소식을 알리게 됐다. 지난 1월 15일 김종철 대표의 성추행 사건이 발생했고 피해자는 당 소속 국회의원인 장혜영 의원”이라고 밝혔다. 배 부대표는 “김 대표가 지난 15일 저녁 여의도에서 장 의원과 당무 면담을 위해 식사 자리를 가진 뒤 나오는 길에 성추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장 의원은 고심 끝에 18일 젠더인권본부장인 저에게 해당 사건을 알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후 여러 차례 피해자, 가해자와의 면담을 통해 조사를 진행했고 가해자인 김 대표 또한 모든 사실을 인정했다”며 “이 사건은 다툼의 여지가 없는 명백한 성추행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장혜영 의원, 형사상 고소는 고려하지 않아 장 의원은 성명을 내고 “함께 젠더폭력근절을 외쳐왔던 정치적 동지이자 마음 깊이 신뢰하던 우리 당의 대표로부터 평등한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훼손당하는 충격과 고통은 실로 컸다”며 “이 문제로부터 진정 자유로워지고자 한다. 그렇게 정치라는 저의 일상으로 돌아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정의당은 회견에 앞서 대표단 회의를 열고 당 징계 절차인 중앙당기위원회 제소를 결정하고 당규에 따라 김 대표를 직위해제했다. 피해자인 장 의원은 형사상 고소는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수갑 차고 생일케이크 앞에서 ‘머그샷’ 찍은 페루 여성 논란

    수갑 차고 생일케이크 앞에서 ‘머그샷’ 찍은 페루 여성 논란

    통행금지를 무시하고 생일파티를 연 20대 여자가 경찰을 상대로 정신적 피해 배상을 요구하겠다고 밝혀 법원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 주목된다. 페루 앙카쉬 지방 우라르메이에서 벌어진 사건이다. 니콜이라는 이름만 공개된 22살 여성은 최근 생일을 맞아 친구들을 불러 집에서 파티를 열었다. 평상시라면 문제가 될 게 없겠지만 페루의 대부분 지역에서는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통행금지를 시행 중이다. 여기엔 사적인 모임 금지도 포함된다. 우라르메이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 도시에선 오후 7시부터 익일 새벽 4시까지 통행이 금지되고 있다. 이 시간대에 사적인 모임을 갖는 것도 불가능하다. 금지시간에 파티를 열고 있는 곳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니콜의 집에 들이닥쳤다. 신고 내용대로 집에선 신나게 생일파티가 진행되고 있었다. 복수의 경찰 소식통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사회적 거리를 두지 않은 채 남녀 수십 명이 술을 마시고 있었다"고 확인했다. 규정에 따라 금지조치를 위반한 사람에겐 벌금 379솔레스(현지 화폐단위, 약 11만5000원)가 부과된다. 경찰은 파티를 해산하는 한편 참석자들에겐 벌금을 부과했지만 문제는 엉뚱한 곳에서 터졌다. 경찰이 찍은 증거사진이었다. 경찰은 생일파티의 주인공인 니콜을 경찰서로 연행해 수갑을 채운 뒤 생일케이크를 앞에 두고 일명 '머그샷'(경찰의 범인 식별용 얼굴 사진)을 찍었다. 문제의 사진을 보면 그는 수갑을 뒤로 찬 채 마스크를 끼고 머그샷을 찍었다. 그의 앞에는 경찰이 압수한 생일케이크가 놓여 있다. 니콜은 "얼굴을 가리면 안 된다며 마스크를 벗게 한 뒤 경찰이 찍은 사진도 있다"고 했다. 이런 사진을 찍으면서 굴욕감을 느껴 정신적 피해를 봤다는 게 니콜의 주장이다. 그는 "코로나19가 한창인데 파티를 연 건 분명 실수였고 잘못이었지만 이런 식으로 모욕감을 주는 건 용납할 수 없다"며 경찰을 상대로 정신적 피해 배상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페루 옴부즈맨은 "아무리 살펴봐도 파티를 해산할 때 케이크를 압수하거나 케이크와 함께 증거사진을 남겨야 한다는 규정은 없었다"며 "인간적 존엄성이 침해된 측면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장혜영 “피해자다움, 가해자다움 존재하지 않아”

    장혜영 “피해자다움, 가해자다움 존재하지 않아”

    정의당 장혜영 의원 입장문“이번 사건의 피해자임을 밝힌다”정의당 장혜영 의원이 25일 김종철 당대표의 성추행 사건과 관련, “저는 오늘 이 글을 통해 제가 이번 사건의 피해자임을 밝힌다”고 말했다. 장 의원은 이날 ‘김종철 대표 성추행 사건 관련 장혜영 의원 입장문’에서 “정의당 지도부는 김종철 정의당 당대표가 저지른 성추행에 대하여 성폭력에 대한 무관용 원칙에 의거하여 징계절차인 중앙당기위원회에 제소하고 직위해제를 하였다”며 이렇게 말했다. 장 의원은 “문제를 제기하고 공개적인 책임을 묻기로 마음먹은 것은 이것이 저의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회복하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길이자, 제가 깊이 사랑하며 몸담고 있는 정의당과 우리 사회를 위하는 길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라면서 “설령 가해자가 당대표라 할지라도, 아니 오히려 당대표이기에 더더욱 정의당이 단호한 무관용의 태도로 사건을 처리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장 의원은 피해자다움과 가해자다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피해자다움’이란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면서 “어떤 여성이라도 성폭력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 제가 현직 국회의원이라는 사실은 결코 제가 피해자가 될 수 없음을 의미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장 의원은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사실이 있다. 바로 ‘가해자다움’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면서 “그가 아무리 이전까지 훌륭한 삶을 살아오거나 많은 이들로부터 존경받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예외는 없다”고 말했다. 장 의원은 “피해자가 일상으로 돌아오기 위해 가해자의 사실 인정과 진정성 있는 사죄, 그리고 책임을 지는 절차가 필요하다는 것”이라면서 “가해자 스스로가 이를 거부한다면 사회가 적극 나서서 그렇게 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가해자는 저에게 피해를 입히는 과정에서 저를 동등한 인간으로 존중하지 않았지만, 제가 존엄을 회복하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과정에서나마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고 사죄하며 저를 인간으로 존중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그렇기에 저는 분노하기보다 회복하는 것에 초점을 맞출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장 의원은 수많은 피해자들에게 연대의 마음을 전하면서 시민과 당원들에게도 연대를 요청했다. 그는 “모든 피해자들이 일상으로 돌아가는 그 길에 끝까지 함께해주십시오. 우리 자신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동료 시민들의 훼손된 존엄을 지키는 길에 함께해주십시오”라고 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장혜영 “신뢰하던 당대표 김종철에 성추행…충격과 고통”[전문]

    장혜영 “신뢰하던 당대표 김종철에 성추행…충격과 고통”[전문]

    정의당 장혜영 의원은 25일 김종철 정의당 당대표가 저지른 성추행 피해자가 자신임을 밝히며 “함께 젠더폭력근절을 외쳐왔던, 신뢰하던 우리 당의 대표로부터 저의 평등한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훼손당하는 충격과 고통은 실로 컸다”고 심경을 밝혔다.  장혜영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저는 오늘 이 글을 통해 제가 이번 사건의 피해자임을 밝힌다”라면서 “훼손당한 인간적 존엄을 회복하기 위해 문제를 제기하는 과정에서 저는 다른 여러 공포와 불안을 마주해야 했다”고 말했다. 장 의원은“조금 전, 정의당 지도부는 김종철 정의당 당대표가 저지른 성추행에 대하여 성폭력에 대한 무관용 원칙에 의거하여 징계절차인 중앙당기위원회에 제소하고 직위해제했다. 가해자는 모든 가해사실을 인정하고 사죄하며 모든 정치적 책임을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장 의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문제를 제기하고 공개적인 책임을 묻기로 마음먹은 것은 이것이 저의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회복하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길이자, 제가 깊이 사랑하며 몸담고 있는 정의당과 우리 사회를 위하는 길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또한 설령 가해자가 당대표라 할지라도, 아니 오히려 당대표이기에 더더욱 정의당이 단호한 무관용의 태도로 사건을 처리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저는 대한민국 21대 국회의 국회의원”이라며 “저의 일상은 정치의 최전선입니다. 성폭력에 단호히 맞서고 성평등을 소리높여 외치는 것은 저의 정치적 소명입니다”고 했다. 그는 “정치는 자신의 진실한 경험에 비추어 시민들과 가치를 소통하는 일”이라며 “피해사실을 공개함으로써 저에게 닥쳐올 부당한 2차가해가 참으로 두렵다”고 했다. 그는 “그러나 그보다 두려운 것은 저 자신을 잃어버리는 일”이라며 “만일 피해자인 저와 국회의원인 저를 분리해 피해자를 보호한다는 이유로 영원히 피해사실을 감추고 살아간다면, 저는 거꾸로 이 사건에 영원히 갇혀버릴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렇기에 저는 제가 겪은 고통에 대해 이야기하고 이 문제로부터 진정 자유로워지고자 한다. 그렇게 정치라는 저의 일상으로 돌아가고자 한다”고 했다. 장 의원은 “이번 사건을 겪으며 깊이 깨달은 것들이 있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피해자다움’이란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어떤 여성이라도 성폭력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며 “제가 현직 국회의원이라는 사실은 결코 제가 피해자가 될 수 없음을 의미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성폭력을 저지르는 가해자들이 어디에나 존재하는 한, 누구라도 성폭력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했다.장혜영 정의당 의원 입장문 사랑하는 시민 여러분, 그리고 당원 여러분. 정의당 국회의원 장혜영입니다. 조금 전, 정의당 지도부는 김종철 정의당 당대표가 저지른 성추행에 대하여 성폭력에 대한 무관용 원칙에 의거하여 당기위 제소 및 직위해제를 의결하였습니다. 가해자는 모든 가해사실을 인정하고 사죄하며 모든 정치적 책임을 받아들였습니다. 그리고 저는 오늘 이 글을 통해 제가 이번 사건의 피해자임을 밝힙니다. 함께 젠더폭력근절을 외쳐왔던 정치적 동지이자 마음 깊이 신뢰하던 우리 당의 대표로부터 저의 평등한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훼손당하는 충격과 고통은 실로 컸습니다. 또한 훼손당한 인간적 존엄을 회복하기 위해 문제를 제기하는 과정에서 저는 다른 여러 공포와 불안을 마주해야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문제를 제기하고 공개적인 책임을 묻기로 마음먹은 것은 이것이 저의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회복하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길이자, 제가 깊이 사랑하며 몸담고 있는 정의당과 우리 사회를 위하는 길이라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설령 가해자가 당대표라 할지라도, 아니 오히려 당대표이기에 더더욱 정의당이 단호한 무관용의 태도로 사건을 처리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대한민국 21대 국회의 국회의원입니다. 저의 일상은 정치의 최전선입니다. 성폭력에 단호히 맞서고 성평등을 소리높여 외치는 것은 저의 정치적 소명입니다. 정치는 자신의 진실한 경험에 비추어 시민들과 가치를 소통하는 일입니다. 피해사실을 공개함으로써 저에게 닥쳐올 부당한 2차가해가 참으로 두렵습니다. 그러나 그보다 두려운 것은 저 자신을 잃어버리는 일입니다. 만일 피해자인 저와 국회의원인 저를 분리해 피해자를 보호한다는 이유로 영원히 피해사실을 감추고 살아간다면, 저는 거꾸로 이 사건에 영원히 갇혀버릴 것입니다. 그렇기에 저는 제가 겪은 고통에 대해 이야기하고 이 문제로부터 진정 자유로워지고자 합니다. 그렇게 정치라는 저의 일상으로 돌아가고자 합니다. 이번 사건을 겪으며 깊이 깨달은 것들이 있습니다.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들이지만 다시금 깊이 알게 된 것들을 여러분께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피해자다움’이란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어떤 여성이라도 성폭력의 피해자가 될 수 있습니다. 제가 현직 국회의원이라는 사실은 결코 제가 피해자가 될 수 없음을 의미하지 않았습니다. 성폭력을 저지르는 가해자들이 어디에나 존재하는 한, 누구라도 성폭력의 피해자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피해자는 어떤 모습으로나 존재할 수 있습니다. 저는 사건 발생 당시부터 지금까지 마치 ‘아무 일도 없는 사람’처럼 굴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속으로 아무리 고통스럽더라도 정해진 일정을 소화하고, 토론회에 참석하고, 회의를 주재했습니다. 사람들은 저의 피해를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피해자의 정해진 모습은 없습니다. 그저 수많은 ‘피해’가 있을 뿐입니다. 피해자는 여러분 곁에 평범하게 존재하는 모든 여성일 수 있습니다. 일상을 회복하는 방법에도 ‘피해자다움’은 없습니다. 수많은 피해자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일상을 회복합니다. 누군가는 자신을 드러냄으로써, 다른 누군가는 자신을 드러내지 않음으로써 자신의 일상을 회복합니다. 이 모든 과정에서 그 어떤 피해자다움도 강요되어서는 안 됩니다. 이에 못지 않게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바로 ‘가해자다움’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성폭력을 저지르는 사람은 따로 정해져있지 않습니다. 다만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현재 일어나는 성범죄의 98%가 남성들로부터 저질러지며 그 피해자의 93%는 여성들이라는 사실입니다. 누구라도 동료 시민을 동등하게 존엄한 존재로 대하는 데 실패하는 순간, 성폭력의 가해자가 될 수 있습니다. 그가 아무리 이전까지 훌륭한 삶을 살아오거나 많은 이들로부터 존경받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예외는 없습니다. 미투 이후의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앞에 놓인 질문은 이것입니다. 그토록 그럴듯한 삶을 살아가는 수많은 남성들조차 왜 번번이 눈앞의 여성을 자신과 동등하게 존엄한 존재로 대하는 것에 이토록 처참히 실패하는가. 성폭력을 저지르는 남성들은 대체 어떻게 해야 여성들이 자신과 동등하게 존중받아야 마땅한 존재라는 점을 학습할 수 있을 것인가. 우리는 이 질문을 직시해야 합니다. 그리고 반드시 답을 찾아야 합니다. 끝으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피해자가 일상으로 돌아오기 위해 가해자의 사실인정과 진정성 있는 사죄, 그리고 책임을 지는 절차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가해자 스스로가 이를 거부한다면 사회가 적극 나서서 그렇게 하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우리에게 알려진 수많은 가해자들은 피해자의 존엄을 심각하게 훼손하고도 잘못을 뉘우치고 그 회복을 돕기보다는 피해자와 사실을 두고 다투거나, 진실이 드러난 뒤에도 오직 자기 안위를 챙기기에 급급하거나, 책임있게 자신의 잘못된 행동을 사죄하는 대신 죽음으로까지 도피하며 피해자를 더 큰 고통으로 밀어넣었습니다. 저의 경우, 가해자가 보여준 모습은 조금 달랐습니다. 가해자는 저에게 피해를 입히는 과정에서 저를 동등한 인간으로 존중하지 않았지만, 제가 존엄을 회복하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과정에서나마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고 사죄하며 저를 인간으로 존중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렇기에 저는 분노하기보다 회복하는 것에 초점을 맞출 수 있었습니다. 모든 인간에게는 자신의 잘못을 직면하고 책임지는 도덕적인 능력이 있습니다. 책임지는 태도는 인간다움의 가장 중요한 척도입니다. 잘못을 저지른 이후,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고 적극적으로 책임을 지는 태도는 앞으로 모든 가해자들이 가져야 하는 기본적인 태도여야 합니다. 그러나 가해자들이 마지막까지 타인과 스스로의 존엄을 해치는 길을 간다면 우리 사회의 법과 제도는 공동체를 파괴하는 그런 폭력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청소년이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한국 사회에서 여성으로 살아오며 무수한 성폭력을 겪었습니다. 그러나 그때마다 제대로 문제를 제기하지는 못했습니다.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못했고, 문제를 제기한다 해도 받아들여지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너만 다쳐.” 수많은 피해자들의 입을 다물게 하는 그 말을 저도 지겹게 들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이렇게 저의 피해사실에 대해 문제제기하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앞서 용기내어 말해온 여성들의 존재 덕분입니다. 지금도 존엄의 최전선에서 싸우고 있는 동료 시민들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용기를 내어 정의를 향해 한걸음씩 나아가고 계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끝까지 여러분과 함께 싸우겠습니다. 어떤 폭력 앞에서도 목소리 내며 맞서기를 주저하지 않겠습니다. 집요하게 이어져온 성폭력의 굴레를 기어이 끊어내고 다음 사람은 이보다 나은 미래를 맞이할 수 있게 하겠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피해자들은 여전히 자신의 존엄을 회복하기 위해 처절히 싸우고 있습니다. 모든 피해자들에게 진심으로 연대의 마음을 전합니다. 우리는 반드시 함께 일상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시민 여러분, 그리고 당원 여러분께 간곡히 요청드립니다. 모든 피해자들이 일상으로 돌아가는 그 길에 끝까지 함께해주십시오. 우리 자신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동료 시민들의 훼손된 존엄을 지키는 길에 함께해주십시오. 감사합니다. 2021년 1월 25일 정의당 국회의원 장혜영 드림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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