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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준모의 영화속 그림 이야기] 소통이란 절반의 주고받기

    [정준모의 영화속 그림 이야기] 소통이란 절반의 주고받기

    요즘처럼 ‘소통’이란 말이 자주 들리는 때도 없다. 소통이란 ‘주고받기’이지 일방적으로 주거나 받는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통의 책임은 모두 남에게, 세상에 미루기 때문에 소통을 외치는 횟수만큼 벽은 더욱 높아진다. 소통은 내용도 중요하지만 형식도 귀하다. 어떻게 소통하느냐에 따라 사랑과 이해를 불러오기도 하지만 때로는 반목과 질시를 부르기도 해서다.2009년 아르헨티나의 마리아노 콘과 가스톤 두프라트가 함께 만든 영화 ‘성가신 이웃’(2009)은 소통의 어려움을 잘 보여 준다. 성공한 디자이너 레오나드(라파엘 스프레겔버드 분)의 옆집에 거칠고 우락부락한 빅토르(다니엘 아라오스 분)가 이사를 오면서 갈등이 시작된다. 레오나드의 평화로운 삶은 빅토르가 햇빛을 들이려고 벽을 부수고 창문을 내는 소음으로 인해 산산이 깨진다. 방해받지 않고자 소통 없는 삶에 만족하던 레오나드는 자신의 집을 향한 타인의 창이 불편하기만 하다.타인에 대한 호기심과 사생활을 보호하려는 욕망의 충돌을 보여 주는 영화의 배경은 ‘인간을 위한 건축’으로 유명한 거장 르 코르뷔지에(1887~1965)가 설계한 쿠루체트 주택이다. 그의 건축 철학이 고스란히 담긴 이 주택은 아르헨티나 라플라타 지역의 의사인 쿠루체트의 의뢰로 만들어졌다. 르 코르뷔지에는 자신이 제창한 건축 개념인 필로티(pilotis·1층 벽면을 터 기둥으로 상부를 떠받친 구조)를 적용해 1층을 자유롭게 이용하게 했으며, 건축가가 원하는 대로 설계할 수 있도록 힘을 받지 않는 벽체로 자유로운 입면(facade)를 만들도록 했다. 채광 효과가 좋은 길고 낮은 수평창에 열린 평면으로 공간을 자유롭게 배치하고 1층의 녹지를 대신해 옥상 위에 옥상 정원을 두는 등 ‘건축의 다섯 가지 요소’가 잘 반영돼 있다.밤낮없이 응급환자들이 찾는 외과의사에게는 병원과 살림집이 함께 있는 주택이 필요했다. 그래서 그 둘이 한 건물에 공존하면서도 안뜰이 있어 분리된 4층 건물로 설계했고 둘은 계단이 아닌 경사로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집의 정면은 커다란 공원을 향하고 정면 창문에는 차양이 있는 구조로 옥상에는 별도의 정원을 두었다. 그래서 이 건축물은 ‘극적인 혹은 시적인 건축 흐름’을 보여 준다는 평을 받는다. 지난해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회의에서 르 코르뷔지에가 설계한 건물 17개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선정될 때 그중 하나로 이름을 올릴 만큼 문화사적으로 유서 깊은 건물이다. 영화는 쿠루체트 주택의 구조와 특징을 잘 이해하고 이를 자연스럽게 반영했다. 레오나드는 집에서 일하는 디자이너이다. 그가 일하는 장소는 원래 쿠루체트 박사가 진료하던 병원 자리다. 영화는 이 건축물을 실제 르 코르뷔지에의 작품이라고 알려 주며 영화 속에서도 많은 사람이 구경 와 레오나드를 귀찮게 만드는 장면이 나온다. 이기적인 현대인의 표상으로 등장하는 레오나드는 벽을 뚫어 창문을 내려는 빅토르와 그로 인한 소음으로 미칠 지경이다. 창문을 내는 사소한 일로 이웃사촌끼리 얽히고설키는 모습을 통해 도시라는 차가운 환경이 키운 인간의 이기심이 얼마나 부서지기 쉬운 것인가를 건축물의 공간처럼 명료하게 보여 준다. “당신에겐 남아도는 그 햇빛이 난 필요하단 말이오.” “그럼 널어놓은 옷 같은 게 보일 텐데, 제 아내가 좋아하겠어요?” “설사 그쪽 집 팬티가 보인다 해도 난 괜찮소.” 빅토르는 특유의 오지랖으로 개방적으로 스스럼없이 다가온다. 반면 레오나드는 자신의 유명세를 바탕으로 조금 젠체하며 그를 멀리하려 한다. 레오나드는 남을 의식하지도, 신경쓰지도 않는 도시인들의 이기적인 삶을 대변하는 인물이다. 경제적으로도 제법 여유가 있는 그는 속물답게 빅토르 부자를 은근히 무시한다. 창문이 뚫리면 사생활이 드러나는 것이 불편한 그는 세련된 도시인으로서 체면을 지키고자 빅토르에게 공격적으로 굴지는 않는다. 하지만 건장한 빅토르의 위세에 눌려 아무 소리 못 하고 비겁하게 외면하는 초라한 본색을 지녔다. 레오나드에 대한 빅토르의 적극적인 설득, 타협 또는 아양에 둘은 적당하게 창문의 크기를 줄이는 선에서 합의를 본다. 영화에서 창은 분쟁의 단초에서 소통의 창구로 변화한다. 두 사람은 창문을 만들면서 임시로 막아 놓은 벽을 사이에 두고 의사소통을 한다. 빅토르는 ‘멧돼지 절임’을 건네며 레오나드의 환심을 사려 하고, 레오나드의 딸 롤라를 위해 손가락 공연을 열기도 한다. 우여곡절 끝에 완성된 창문은 레오나드 가족이 위험에 처했을 때 즉시 알아보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창구가 된다. 레오나드 부부가 외출하고 집안에 강도가 든다. 때마침 빅토르가 이를 발견하고 총을 들고 뛰어가 레오나드의 딸을 구출한다. 하지만 그는 총을 맞고 만다. 빅토르에게 창문은 햇볕을 쬐기 위한 장치가 아니라 어쩌면 이웃을, 친구를 만들려는 적극적인 수단이었는지도 모른다. 창은 영화에서 사람과 사람, 사람과 세상을 잇는 연결고리다. 르 코르뷔지에는 건축의 혁명가다. 그는 단순히 아름답고 실용적인 건축물을 남긴 건축가가 아니라 기존의 건축 개념을 혁명적으로 전환시킨 인물이다. 현대 건축에 적용되는 많은 이론을 만들어 냈으며, 이를 철저히 실행에 옮긴 실천가다. 스위스에서 태어나 프랑스를 주 무대로 활약한 그에게는 고독한 사람, 급진적 사상가, 논객, 화가, 조각가, 가구 디자이너, 도시계획가, 공예가, 건축가 등 다양한 수식어가 따라다녔을 만큼 관심의 폭과 깊이가 건축에 국한되지 않고 삶과 역사, 문화 전반에 걸쳐 있었다.그리고 시대를 넘어 미래를 보는 안목 또한 겸비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의 혁명적인 건축에 대한 생각을 실현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천재도 세상과 소통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데 영화 속 범부들은 오죽하랴. 소통을 위해 서로 자존심을 접고, 스스로의 비굴함을 위로하면서 창문의 크기를 작은 수평창으로 줄이기로 한다. 이렇듯 소통이란 모두를 얻거나 잃는 것이 아니라 반을 양보하고 반을 얻는 것인 모양이다.
  • [이경주 기자의 이별찬가] 밀가루여, 안녕

    [이경주 기자의 이별찬가] 밀가루여, 안녕

    “술과 밀가루는 스트레스성 장염과 대장암의 가장 큰 적입니다. 빨리 끊으세요.” 지난해 여름 장염으로 내과를 찾았더니 의사가 단호하게 경고했다. 누구나 아는 상식이지만, 마흔을 막 넘기면서 건강 염려증이 생겼나 의심할 정도로 건강에 민감해진 필자는 법정에서 선고를 받아 든 기분이었다.아무래도 사회생활을 하려면 술은 마셔야지 싶어, 아니 솔직히 말하면 술 없이 무슨 낙으로 사나 싶어 밀가루를 끊기로 했다. 그날로 빵, 파스타, 튀김 등과 이별했다. 1년이 지난 요즘 몸무게는 80㎏에서 75㎏로, 허리 사이즈는 34인치에서 31인치로 줄었다. 일주일에 이틀 밤은 화장실을 들락거리게 했던 장염도 사라졌다. 특별히 운동을 하거나 다른 다이어트를 병행하진 않았다. 주위에서 밀가루를 끊는 방법을 묻곤 하는데 ‘완벽한 이별’에 집착하기보다는 ‘이별을 부르는 습관’이 중요하다고 정리할 수 있겠다. 젊은 날 연애에서 관계가 익숙해지면 부지불식간에 이별이 성큼 찾아오는 것과 비슷하다. 처음에는 라면, 튀김, 짜장 등 밀가루가 포함된 모든 음식을 철저히 따져 보고 아예 입에 대지 않았다. ‘먹어 봐야 어차피 내가 아는 그 맛’이라는 말을 되뇌며 침을 삼켰다. 안타까웠는지 동료들이 밀가루 없는 음식을 골라 주기도 했다. 주위의 관심은 일종의 ‘마중물’이 됐다. 하지만 초기 3개월간 ‘완벽한 이별’에 대한 욕심으로 쉽사리 포기가 찾아왔다. 1주일에 3회 먹던 라면을 1회로 줄이기만 해도 몸에 이로울 텐데, 한 번의 섭취도 허용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참지 못하고 접시에 놓인 튀김을 입에 물곤 심한 죄책감을 느끼기도 했다. 애연가가 ‘금연 스트레스가 담배보다 몸에 더 나쁠지 모른다’고 말하는 그 상태였다. 참지 못하고 과자나 빵을 하나 집어 먹고 ‘다시 처음부터’ 하기 일쑤였다. 그러다 작은 의문이 생겼다. 단 한 입도 금지할 정도로 완벽하게 밀가루를 끊으라고 누가 나에게 시켰나. 튀김 한 입에 정말 둑 전체가 무너질까. 한 문제만 틀려도 우등생에서 밀려나던 학창 시절, 오타 하나에도 벌벌 떠는 직장생활 등 삶 전반이 ‘완벽욕’으로 점령된 건 아닐까. 이후 9개월간 적어도 다섯 번은 몰래 숨어 튀김옷이 바삭거리는 돈가스를 먹어 치웠다. 튀김옷을 벗기지 않은 순살 치킨을 베어 문 적도 있다. 다만 밀가루와 싸우기보다 실천 가능한 선을 정하고 지속적으로 관리하기로 했다. 그러자 밀가루의 유혹에 시큰둥해졌다. 다행히 몸은 완벽하지 않더라도 밀가루를 줄인 정도만큼은 이롭게 변했다. 뱃살이 빠지자 아내가 먼저 알아봤다. 옆으로 누워도 배가 밑으로 처지지 않고, 장염을 앓는 횟수도 빠르게 줄었다. 효과를 보자 확신이 생겼다. 1년쯤 되자 밀가루를 삼가는 것은 습관이 됐다. 스스로 유혹에 약한 평범한 인간임을 인정하고 평생 밀가루와 ‘밀당’을 하기로 했다. 완벽한 이별의 순간을 성취하기보다 지속 가능한 습관을 선택했다. 이후부터 밀가루와 만나도 꽤 무심하게 지나친다.
  • 무관심이 만드는 ‘저질 지방의원’… 갈 길 먼 ‘파수꾼 민주주의’

    무관심이 만드는 ‘저질 지방의원’… 갈 길 먼 ‘파수꾼 민주주의’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는 모두 8장의 투표지가 유권자 손에 쥐어진다. 서울 시민이라면 서울시장, 서울시의회의원, 시의회 정당비례, 구청장, 구의회의원, 구의회 정당비례, 서울시 교육감에 이어 개헌투표까지 해야 하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기본권, 지방자치권 등을 담은 개헌안 국민투표를 지방선거 때 실시하겠다고 공약했다. 사는 곳의 구청장이 누구인지도 잘 모르는 마당에 개헌안은 지방선거에서 모든 유권자들의 관심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일 것이다. ‘정치를 외면한 가장 큰 대가는 저질스러운 인간들에게 지배당하는 것’이란 플라톤의 정치에 관한 명언이 있지만, 내년 지방선거는 관심을 갖기조차 쉽지 않은 구도가 형성된다. 4년 동안 별다른 견제장치 없이 운영되는 지방의회에 대한 유일한 심판도구가 투표지만 그마저도 주민의 무관심과 무리한 선거제도 등으로 제대로 작동하기 어려워졌다. 지방의회는 문재인 정부가 강조하는 자치분권의 뿌리지만, 1991년 의원선거로 부활한 이후 내내 지탄의 대상이었다. 한때 지방의회 무용론까지 불거졌으나 의회의 견제와 감시를 받는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앞장서서 의회 필수론을 주장하며 방패막이가 됐다. 대의 민주주의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내는 지방의회를 촛불 집회와 같은 파수꾼 민주주의로 바꿀 수 있을지 알아보았다.“승진은 좀 어려울지 몰라도 원하는 보직으로 가는 전보는 의원 한마디면 다 되죠. 공무원 인사가 나면 누구는 내가 전보시켜 줬다며 힘을 과시하고 다닙니다.” 한 서울시 공무원의 이야기다. 지방의원들의 인사 개입은 주로 총무과장 또는 행정국장을 통해 이뤄지는데 지난해 9월 청탁금지법(김영란법)이 발효되자 서울시의 전임 행정국장은 아예 전화통화 연결음(컬러링)을 김영란법으로 바꿨다. 일부러 법 조문을 다 들을 때쯤 전화를 받자 의원들의 인사 청탁이 쑥 들어가서 하반기 정기인사 시즌을 편하게 보낼 수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김영란법으로 오히려 인사 청탁이 더 음지로 들어가 은밀하게 이뤄진다는 것이 공무원들의 귀띔이다. 인사 청탁은 사실 국회의원들이 먼저 하던 ‘갑질’이다. 공공기관에서는 ‘의원 백’ 하나쯤 있어야 승진할 수 있다는 얘기는 이미 상식으로 통한다. 국회에서 벌이던 구태와 적폐가 그대로 지방의회까지 이어지는 것을 끊어내고자 지난 지방선거에서 지방의원의 정당공천제를 없애자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구본승(43) 서울 강북구의원은 “3년 전에 정당공천제 폐지를 반대한 사람들이 아직 그대로 남아 있는 마당에 한번 폐기된 제도를 되살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무공천제보다는 정당 시스템 안에서 지방 정치를 바꾸는 것이 더 낫다는 주장도 많다”고 말했다. 지방의원들의 공천권은 사실상 국회의원들이 갖고 있다. 게다가 지방의원들은 주요 정당의 공천이 곧 당선으로 이어진다. 지역에 밀착해서 생활하는 지방의원들에게 지역구 관리를 맡기는 등 확실한 국회의원-지방의원 간의 상하관계가 자리잡고 있다. 지방의회 의원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국회의원 보좌관을 했던 이들도 많다. 처음 지방의회가 부활할 때는 무보수 명예직이었지만, 명예를 노리고 정치판에 뛰어든 지역유지들이 각종 이권 개입으로 처벌되는 등 제대로 역할을 못하자 2006년 유급제로 전환했다. 유급제 도입 이전에는 농업, 상업, 제조업 출신 의원이 많다가 2006년 이후에는 대졸 정당인 출신이 늘어 현재 지방의회 구성원도 법적으로 가능한 겸직을 하지 않는 전업 의원이 약 70%에 이른다. 물난리에 해외 외유(충북도), 예산 편성권을 악용한 땅 투기(대구시), 토지 용도 변경 빌미로 뇌물 착복(서울 성북구), 살인교사 혐의(서울시), 순금으로 의원 배지 제작 등 온갖 추태를 일삼는 지방의회 악의 근원은 결국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정당의 공천제도다. 지방의회 지원과 제도를 맡은 행정안전부 선거의회과 관계자는 “전국 243개 자치단체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행안부는 뭐하냐는 의견도 많지만 지방자치를 존중해야 하기 때문에 주민들의 견제가 먼저다”며 “자치분권 시대에 의회에서 조례나 규칙에 따라 정한 일에 건건이 협조 요청을 내려보내면 지방자치가 아니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지방의회의 구태를 지적할 때 가장 먼저 나오는 반발은 그럼 국회의원은 모두 자질이 괜찮으냐는 것이다. 물난리 해외 외유에다 국민과 언론을 레밍(들쥐)에 비유한 발언으로 전국구 인물이 된 김학철 충북도의원은 “단돈 10만원의 정치 후원금도 내지 못한 제게도 공천을 주신 분이 계실 때까지는 지방의원이 되는 길은 참으로 어렵고 힘들었다”며 “추경예산 통과시켜달라고 아우성치던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은 예산안 통과되던 날 자리 안 지키고 다 어디 갔나?”며 희생양이 되었다고 항변하기도 했다. 충북도의회의 물난리 해외 외유가 여론의 지탄 대상이 됐을 때도 행안부는 유의사항 공문조차 내려 보내지 않았다. 어찌 됐든 도의회에서 제도에 따라 한 결정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 여러 지방의회에서 순금으로 수십만원 짜리 의원 배지를 만들자 유의사항으로 ‘일반 국민의 상식에 부합하는 정도의 가격(예 국회의원 배지 가격 3만 5000원 이하)으로 제작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을 뿐이다. 국회의원에서 지방의원으로 이어지는 피라미드와 같은 먹이사슬 구조는 안민석 민주당 의원의 사례에서 잘 드러난다. 벌써 2년여가 지난 일이긴 하지만 안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 오산시의회의 당시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은 “안 의원은 지역향우회 야유회가 열린 부안군 야유회장에서 부안군수에게 노래를 부르면 부안군 예산 100억원을 내려주겠다는 발언과 함께 야당 예결위 간사는 여당 예결위원장과 동급으로 장관들도 굽실거리고 같은 국회의원들도 눈을 맞추려고 한다는 망언으로 국민을 우롱하는 등 오산 시민들의 명예를 처참히 훼손했다”고 밝혔다. 2011년에는 안 의원이 전당대회 참석을 위해 시의원들이 단체로 탄 버스에서 “이런 식으로 하면 공천 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대들이 잘나서 시의원 된 거 아니라고 명심하시기 바라겠어요. 신당에서 잘하겠다는 각오 담은 서약서 준비하십시오”라고 다그치는 영상이 공개되기도 했다. 이때 안 의원은 오산지역 보육연합회 회장 선거에서 새누리당 시의원의 아버지가 선출되자 시의원들에게 ‘병신’이란 막말까지 써가며 화를 냈다고 한다. 내년에 지방분권 개헌이 이뤄지면 지자체 예산이 지금의 2배가 된다는 얘기가 벌써 나온다. 개헌으로 법적 지위까지 공고해질 지방정부를 감시해야 할 막강한 역할을 지방의회가 맡은 것이다. 올 초 전국 시군자치구의회 의장협의회는 당시 행정자치부를 찾아 전국 의정비 일원화, 의회 사무직 공무원 인사권, 정당공천제 폐지 등을 요구했다. 정부는 정치권에서 논의해야 할 요구 사항 대신에 지방의회 자질 향상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지방의정연수센터 설립과 예산정책지원센터 마련 등을 통해 의회가 전문성을 갖고 지방정부의 예산심의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남기헌 충청대 행정학과 교수는 “주말의회, 야간의회, 지역 순회 간담회, 주민의 상임위활동 참여제도화, 유급 시민모니터링제 등으로 국민이 민주주의의 파수꾼이 되어 지방자치에 참여할 수 있는 장을 지방의회가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지방자치발전위원회의 지방의회 폐지안을 앞장서서 반대했던 유종필 서울 관악구청장은 “무엇보다 국회의원과 지역위원장들이 괜찮은 인물을 발굴해 공천을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죽어야 사는 남자’ 최민수, ‘장트러블’ 위기 봉착..1차원 코믹 연기 폭발

    ‘죽어야 사는 남자’ 최민수, ‘장트러블’ 위기 봉착..1차원 코믹 연기 폭발

    MBC 수목 미니시리즈 ‘죽어야 사는 남자’(연출: 고동선 | 극본: 김선희 | 제작: ㈜도레미엔터테인먼트)에서 고품격 카리스마와 럭셔리한 분위기를 여과 없이 드러내는 ‘사이드 파드 알리’ 백작으로 분한 최민수가 물오른 코믹 연기로 안방극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지난 2일 방송에서 백작은 ‘이지영A’(강예원)와 ‘압달라’(조태관)와 함께 장터 맛집 투어를 다니던 도중 위급 상황을 맞게 됐다. 번데기, 곱창, 그리고 매운 닭발에 이르기까지 35년 만에 한국에 돌아와 평소 먹고 싶었던 음식들을 모조리 섭렵한 이후 갑작스러운 화장실 신호에 어쩔 줄 몰라 하는 그의 모습은 시청자들의 시선을 강탈하기 충분했다. 백작은 한껏 일그러진 표정과 트위스트를 연상시키는 몸짓을 선보이며 보는 이들의 폭소를 자아냈다. 급박한 상황 속에서도 백작의 품위 유지를 위해 호텔 화장실을 찾는 그의 모습까지 더해져 그야말로 안방극장은 초토화 됐다는 후문. 백작의 코믹 활약은 ‘왕미란’(배해선)의 한의원에서도 이어졌다. 침을 맞으며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특급 엄살을 보이고, 맥을 짚기 위해 손을 잡는 ‘미란’의 행동에 기겁하는 등 평소 고상한 모습과는 사뭇 다른 인간적인(?) 면모로 빵 터지는 웃음을 유발했다. 뿐만 아니라 백작은 ‘미란’과 ‘지영A’와의 관계의 시작을 보여주어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한껏 고조시켰다. 클럽에 이어 의사와 환자로 재회하게 된 백작과 ‘미란’은 복통 치료를 목적으로 자주 만나게 될 것을 예고해 두 사람 사이를 응원하고 있는 시청자들의 기대가 모아진다. 또한 악연으로 만나 장터 데이트를 함께 즐긴 백작과 ‘지영A’는 보다 친밀해지고 미묘한 관계의 진전을 엿볼 수 있어 앞으로 이들이 겪게 될 상황과 감정의 변화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는 상황. ‘죽어야 사는 남자’에 대한 폭발적인 관심을 입증하듯 3일, 시청률 조사 전문기관 닐슨 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2일 방송된 10회는 10.9%(닐슨 수도권 가구 기준)를 기록, 수목드라마 왕좌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는 것은 물론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한편, 최민수, 강예원, 신성록, 이소연 주연의 MBC 수목 미니시리즈 ‘죽어야 사는 남자’는 초호화 삶을 누리던 작은 왕국의 백작이 딸을 찾기 위해 한국에 도착하면서 벌어지는 과정을 그린 코믹 가족 휴먼 드라마로 오늘 밤 10시 11,12회가 방송된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병원선’ 강민혁, 의사 가운으로 완성한 심쿵 비주얼 “책임감 느꼈다”

    ‘병원선’ 강민혁, 의사 가운으로 완성한 심쿵 비주얼 “책임감 느꼈다”

    ‘병원선’의 내과의 강민혁의 스틸컷이 최초 공개됐다. “가운을 입은 순간 마치 정말 의사가 된 것처럼 책임감이 느껴졌다”는 단단한 소회도 함께 전했다. MBC 새 수목미니시리즈 ‘병원선’에서 탁월한 공감능력과 따뜻한 영혼을 가진 내과 공보의 곽현 역의 강민혁. 데뷔 후 메디컬드라마도, 의사 역할도 처음이라는 그는 벌써부터 흰 가운이 그림처럼 어울리는 모습으로 완벽하게 곽현이 될 준비를 하고 있다. “곽현은 미완성의 모습을 지닌 사람”이라고 운을 뗀 강민혁은 “따뜻한 마음을 가졌지만, 아직은 단단해지지 못한 사람인데, 그가 은재를 만나 변화하는 모습에 끌렸다”며 곽현 역을 결정적으로 택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강민혁은 의사 역을 철저하게 준비하고 제대로 소화하고 싶어, 직접 병원을 방문해 의사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공부했다. 또한 환자의 마음을 읽고 소통할 줄 아는 곽현의 캐릭터를 위해 전문용어나 의학 지식뿐 아니라, 환자를 대하는 의사의 마음가짐에 조금이나마 더 가까이 가고자 노력중이다. 그는 “진짜 책임감이 느껴진다. 가운을 입으면, 대본 안의 현의 모습을 더 잘 그려내고자 하는 마음이 커진다”는 의욕을 드러냈다. 변화하고 성장해갈 곽현에 대한 기대와 더불어 배우 강민혁에 대한 스스로의 기대도 전했다. “‘병원선’을 통해 만나게 된 모든 선후배 배우들과 함께 연기할 수 있는 것 자체로도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촬영하는 동안 서로 눈을 마주하며 연기하는 모든 순간이 설레고 기대된다”고. 마지막으로 “섬과 병원선이 배경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우리가 아는 메디컬 드라마와는 차별화된 에피소드와 또 다른 매력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며 “따뜻한 마음을 가진 공보의 현이 병원선에서 더 성숙한 사람이 돼가는 모습, 그리고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도 주변을 돌아보며 서로를 이끌어가는 청춘들의 성장이 여러분의 마음에 닿았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덧붙였다. 배를 타고 의료 활동을 펼치는 각기 다른 사연을 가진 의사들이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섬마을 사람들과 인간적으로 소통하며 진심을 처방할 수 있는 진짜 의사로 성장해나가는 이야기를 그릴 휴먼아일랜드메디컬 드라마 ‘병원선’. ‘개과천선’, ‘다시 시작해’의 박재범 PD가 연출을, ‘황진이’, ‘대왕세종’, ‘비밀의 문’의 윤선주 작가가 집필을 맡는다. ‘해를 품은 달’ ‘킬미힐미’ ‘닥터스’ 등 수많은 히트작을 선보인 드라마 명가 팬엔터테인먼트가 제작을 맡는다. ‘죽어야 사는 남자’ 후속으로 8월 30일 첫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노화 세포, 젊게 바꾸는 데 성공…조로증 치료 길 열려(연구)

    노화 세포, 젊게 바꾸는 데 성공…조로증 치료 길 열려(연구)

    인간 세포의 노화를 반전하는 방법을 과학자들이 발견했다. 미국 휴스턴 메소디스트 연구소의 존 쿡 박사가 주도한 국제 연구팀이 조로증 환자의 몸에서 채집한 노화한 세포를 다시 젊게 만드는 실험에 성공했다고 ‘미국 심장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 최신호(7월31일자)에 발표했다. 이에 대해 쿡 박사는 “노화됐던 세포는 밤낮이 뒤바뀌듯 다시 완전히 젊어졌다”고 설명했다. 또 쿡 박사는 “그동안 우리는 노화에 관한 많은 세포 지표를 살펴봤는데 이번처럼 극적인 효과를 기대하지는 않았었다”면서 “우리의 새로운 접근 방식은 세포 노화에 관한 모든 지표에 훨씬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조로증에 주목했다. 조기 노화로 20대가 되기 전 사망에 이르는 이 유전성 희귀 질환은 세포의 노화가 짧은 시간에 이뤄지기 때문에 세포 노화에 관한 과정을 살피기에 적합하다. 쿡 박사는 “조로증이 있는 아이들은 13~15세 때 심장마비나 뇌졸중으로 사망한다. 현재의 치료법도 효과가 있기는 하지만 평균적으로 1년 또는 2년 정도 더 살 수 있다”면서 “우리는 이런 아이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더 오래 살 수 있게 뭔가를 하길 원했기에 우리는 아이들의 세포를 연구하고 세포의 기능을 높일 수 있는지를 알아내려고 했었다”고 말했다. 또한 연구팀은 연구 과정 중에 텔로미어에 주목했다. 텔로미어는 세포의 염색체 말단부가 풀리지 않게 보호하는 일종의 뚜껑으로, 이 부분이 마모돼 짧아지면 수명이 줄어드는 것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잘 알려졌다. 연구팀은 1~14세 사이 조로증 아동 환자들의 텔로미어를 분석했고, 17명 중 12명의 텔로미어가 69세 노인 수준으로 짧아져 있는 것을 확인했다. 여기서 연구팀은 만일 이들 환자의 텔로미어 길이를 복원하면 세포의 기능과 스트레스에 따른 세포 분열과 반응 능력이 향상할 수 있는지 의문을 가졌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RNA 테라퓨틱스’(RNA therapeutics)로 불리는 기술을 사용했다. 이 기술은 RNA를 직접 세포로 전달해 세포에서 텔로미어를 복원하는 단백질인 텔로머레이스의 생성을 자극하는 것이다. 그 결과, 단 며칠 동안 이 기술을 적용해도 세포의 수명과 기능을 실질적이고 의미 있는 수준으로 개선할 수 있었다. 쿡 박사는 “우리 연구에 대해 가장 예상하지 못했던 점은 텔로미어 확장 기술이 세포에 미치는 극적인 효과였다”면서 “세포들은 더 정상적으로 기능하고 분화할 수 있었고 우리는 그 세포들에 더 나은 기능뿐만 아니라 수명 연장을 부여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의사로서 내가 본 대부분 질병은 노화 탓이다. 노화는 심장과 혈관 질환의 주된 위험 인자다”라면서 “미국인의 약 3분의 1이 뇌졸중과 심장마비에 굴복하고 있는데 만일 우리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우리는 많은 질병을 치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조로증에서 세포 노화를 역전하는 방법을 처음으로 조사한 것이다. 쿡 박사는 “조로증 아이들 역시 다른 모든 아이처럼 놀고 싶어 하고 꿈꾸고 싶어 한다. 이들 역시 자라서 훌륭한 사람이 되길 원하지만 기회조차 갖지 못한다”면서 “그것만으로도 이번 접근 방법은 추구할 충분한 이유가 된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는 적어도 빨라진 노화를 지연하거나 늦출 수 있으며 이는 바로 우리가 지향하며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다음 단계는 이 치료법을 임상시험으로 적용하는 것”이라면서 “우리는 기존 세포 치료법을 개선해서 그렇게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사진=ⓒ transurfer / Fotolia(위), 미국 휴스턴 메소디스트 연구소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병원선’ 하지원, 첫 스틸 공개 “의사 완벽 빙의” 긴 생머리 ‘싹둑’

    ‘병원선’ 하지원, 첫 스틸 공개 “의사 완벽 빙의” 긴 생머리 ‘싹둑’

    ‘병원선’을 통해 의사 역에 첫 도전한 하지원의 스틸컷이 최초 공개됐다. “의사라는 직업에 대한 관심, 그리고 ‘병원선’의 이야기가 준 감동에 끌렸다”는 소감도 함께 전했다. MBC 새 수목미니시리즈 ‘병원선’(극본 윤선주, 연출 박재범, 제작 팬엔터테인먼트)에서 간단한 치료와 약처방만 할 수 있었던 병원선을 외과 수술도 가능하게 한 출중한 실력을 가진 외과의 송은재 역을 맡은 하지원. 데뷔 이후 의사 역할은 처음이지만, 하지원이기 때문에 가능한 연기력과 열정 때문에 벌써부터 신뢰와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병원선’을 제안받기 전인 지난 2014년 NGO 단체인 오퍼레이션 스마일 홍보대사로 활동하면서 ‘의사’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하지원. “안면기형이나 신체장애를 가진 아이들에게 무료 수술과 의약품을 제공하는 단체다. 의사 선생님들과 함께 베트남을 방문했을 때 아주 어린 아기가 구순구개열 수술을 받고 예쁜 얼굴을 갖게 되는 과정을 모두 보고 말할 수 없는 감동을 받았다”고. 이어 “병원도, 심지어 약국도 없는 무의도가 많다고 한다. ‘병원선’은 이렇게 의료시설이 부족한, 치열한 현장에서 성장하는 의사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 감동에 끌렸다”며 외과의 송은재를 연기하기로 결심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어떤 역할이든 연구하고 연습하는 노력으로 찰떡같은 싱크로율을 보여주는 하지원. 사실 겁이 많아 피가 많이 나오는 장르는 잘 보지 못했는데, 역할 때문에 이미 메디컬 드라마, 유튜브 수술 동영상, 다큐멘터리 등을 섭렵했다고 한다. 지금은 해부학 책을 사서 장기를 직접 그려가며 공부중이고, 바나나 껍질로 수술 봉합 연습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도 “작품을 할 때마다 그 분야에 계신 분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어떤 고민을 하고, 어떻게 그 직업을 갖게 됐는지 궁금해, 의사 선생님들이 쓴 에세이를 가장 많이 읽었다”고. 또한 머리카락도 싹둑 자르고 단발로 변화를 줬다. 오랫동안 고이 기른 머리라 아쉬웠을 법도 한데 오히려 설렌단다. “송은재를 위해 준비하는 느낌이라서 오히려 설렌다”며 역시 프로다운 면모를 보인 하지원은 “오랜만에 짧은 머리를 했는데, 이렇게 시원하고 편한지 몰랐다”며 호쾌한 웃음을 터뜨렸다. 이렇게 준비를 하다 보니, 개인적으론 한 끼를 먹더라도 영양소가 골고루 들었는지 살펴보고 균형 있는 식사를 하는 등 건강을 많이 챙기게 됐다고. 하지원은 이어 “다큐멘터리를 봤는데, 섬에 사시는 어르신들은 설레는 마음으로 병원선을 기다리신다고 하더라. 아픈 곳을 치료해주는 의사와 약이 얼마나 반갑겠나. 의사와 환자의 관계를 넘어선 사람들의 가공되지 않은 이야기가 ‘병원선’의 진짜 재미고 감동일 것 같다”는 관전 포인트를 전했다. 몸도, 마음도 더욱 건강해진 하지원의 생생하게 살아있는 연기가 기대되는 이유다. 배를 타고 의료 활동을 펼치는 각기 다른 사연을 가진 의사들이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섬마을 사람들과 인간적으로 소통하며 진심을 처방할 수 있는 진짜 의사로 성장해나가는 이야기를 그릴 휴먼아일랜드메디컬 드라마 ‘병원선’. ‘개과천선’, ‘다시 시작해’의 박재범 PD가 연출을, ‘황진이’, ‘대왕세종’, ‘비밀의 문’의 윤선주 작가가 집필을 맡는다. ‘해를 품은 달’ ‘킬미힐미’ ‘닥터스’ 등 수많은 히트작을 선보인 드라마 명가 팬엔터테인먼트가 제작을 맡는다. ‘죽어야 사는 남자’ 후속으로 8월 방송 예정.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출소 앞둔 조두순…나영이 아버지 “정부가 조두순 영구 격리 약속했는데…”

    출소 앞둔 조두순…나영이 아버지 “정부가 조두순 영구 격리 약속했는데…”

    2008년 8살 여아에게 끔찍한 성폭행을 저질러 징역 12년형을 선고받고 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흉악범 조두순(64)이 2020년 12월 출소를 앞두고 있다. 조두순이 출소하게 되면 현행법에 따라 그의 얼굴과 실명, 나이, 거주지 등 신상정보가 5년 동안 공개된다.하지만 이렇게 조두순의 죗값은 사라져 가지만, 피해자와 그의 가족의 고통은 여전하다. 피해자 나영이(17·가명)는 그날 이후로 총 다섯 차례의 수술을 받았다. 또 사건 발생 이후 3년 동안 해바라기센터에서 집중 심리치료를 받았다. 피해자 나영이(17·가명)의 아버지 A(64)씨는 중앙선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오히려 그 이후가 시작이었다”고 털어놨다. 30일 보도된 인터뷰 내용을 보면 A씨는 ’나영이 몸이 불편한데 공부하느라 힘들어 하지 않는지’를 묻는 질문에 아래와 같이 답했다. “아이가 주변에 ‘꼭 의사가 돼서 사회에 받은 만큼 돌려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의대에 가고 싶어 한다. 학교도 빠진 적이 거의 없다. 몸이 아프면 어지간히 ‘쉴래’ 할 만도 한데 지난해부턴 밤샘 공부도 한다. 의지는 큰데 아무래도 아이가 영구 장애가 있으니 힘들다. 3년을 치료하고 뒤늦게 공부하다 보니 다른 아이들보다 처질 수밖에 없다. 자식을 지키지 못한 부모로서 가난만은 물려주고 싶지 않다. 성폭력 피해자라고 사회에서 도태되지 않도록 기반을 만들어 주고 싶은데…. 좌절될까 봐 그게 걱정이다.” A씨에 따르면 나영이가 중학교 3학년 무렵 집안은 매일이 살얼음판이었다고 한다. 가족들과의 대화를 피하고 방에 불을 꺼놓거나 커튼을 치고 살았다. 작은 지적에도 예민해 하고 온 집안의 전기 코드를 뽑아 놓기도 했다. A씨는 낯선 사람과 대화하는 걸 꺼리는 딸을 위해 무전기를 생각해 냈다. 주파수를 알면 얼굴도, 이름도 알릴 필요 없이 익명의 사람들과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는 취미활동이었다. A씨가 먼저 배워서 나영이에게 사용법을 가르쳐줬다. 어느 날 무전을 하던 나영이 방에서 킥킥,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나영이 가족에게 커다란 상처를 남긴 조두순이 약 3년 뒤에 출소한다. A씨는 “워낙 인간이 아니다 보니 ‘법은 내 손 안에 있다’고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겠나. 언론에 난리가 나니 법무부 장관이 교도소에 가서 조두순을 직접 만났다(2009년 이귀남 법무장관이 조두순이 수감된 청송교도소를 방문). 영구 격리시키겠다고 약속까지 했는데 그 약속 지킬 수 있나”라면서 “이제 그분 장관이 아니지 않나. 정부에서 약속한 게 립서비스에 불과한 건지 지켜보고 있다. 우리는 다른 곳으로 이사할 경제적인 여유도 없을뿐더러 정부를 믿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A씨는 “(조두순 사건 이후로) 성범죄자 형량도 늘고 좋아졌다. 해바라기센터에서도 많은 도움을 받았다. 그렇지만 이런 지원을 받을 수 있는 피해자는 전체의 10%도 안 될 거다”라면서 “우리 아이도 심리치료를 계속 받아야 하는데 갈 수가 없다. 센터들이 평일 아침 9시에 오픈해 오후 5시면 끝난다. 너무 멀리 있다. 거기에 누가 가나. 아이들인데 학교 빠지고 가나. 공급자 마인드다. 피해자는 모든 게 조심스럽다. 상처가 있는 아이들은 최대한 남의 눈에 안 띄고 빨리 끝내길 바란다. 선생님들이 방문 진료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바라는 점’을 묻는 중앙선데이 질문에 답한 A씨의 말은 아래와 같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 가르쳐 놓고 우리 책임은 다 해주고 가야되지 않겠나. 부모 입장에선 험한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해 주고 싶다. 우리 아이가 앞으로 성인이 됐을 때 ‘과거에 내가 성폭력 피해자다’라고 할지라도 사회에서 손가락질받지 않도록 말이다. 성폭력 피해자든 아니든 다 사회의 일원으로서 받아줄 수 있는 그런 사회를 만들어 놓는 것이 자식을 지켜주지 못한 부모로서 마지막 일이 아니겠느냐. 그걸 항상 생각할 뿐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정신과 의사와 심리학자는 왜 나치 전범을 다르게 볼까

    정신과 의사와 심리학자는 왜 나치 전범을 다르게 볼까

    악의 해부/조엘 딤스데일 지음/박경선 옮김/에이도스/324쪽/1만 7000원 유대인 600만명과 비전투원 수백만명, 집시 20만명, 정신질환자 및 장애아동 7만명…. 2차 세계대전 중 나치에 의해 무참히 살해된 홀로코스트 희생자들이다. 인류 최악의 전쟁범죄라는 홀로코스트 주모자들은 태생이 악마 같은 사이코패스였을까, 주변 환경에 이끌린 또 다른 사회적 피해자였을까.뉘른베르크 재판은 2차 세계대전 종전 후 나치 전범들을 처벌하기 위해 열린 재판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재판에 앞서 연합군 측이 나치 전범들의 심리연구차 정신과 의사와 심리학자를 뉘른베르크에 파견한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연합군 측은 이들이 전범들을 ‘악마 같은 사이코패스’로 결론짓기를 바랐고 일반 인식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미국 UC샌디에이고 정신의학과 석좌교수인 저자가 나치 전범들의 심리분석 기록을 분석한 이 책에 따르면 연합군 측과 일반 인식은 빗나갔다. 뉘른베르크에 파견된 미국 심리학자 구스타브 길버트와 정신과 의사 더글러스 켈리는 전범 22명의 심리 파악을 위해 각종 심리검사와 대면조사, 감방 속 심리 관찰을 진행하며 다양한 기록을 남겼다. 저자는 그중 유형이 다른 4명의 심리 분석에 집중해 ‘악의 실체’를 추적하고 있다. 나치 정권의 2인자이자 제국원수였던 헤르만 괴링, 루돌프 헤스 부총통, 독일노동전선 수장 로베르트 레이, 극렬한 인종혐오주의자이며 유대인 혐오잡지 ‘데어 슈튀르머’(돌격대) 편집자 율리우스 스트라이허. 이들에 대해 심리 파악을 진행한 심리학자와 정신과 의사는 흥미롭게도 상반된 해석을 내린다. 정신과 의사였던 켈리는 사회적 환경이 이들을 악마로 만들었다고 결론지은 반면, 심리학자 길버트는 전범들이 원래 평범한 사람과 다른 사이코패스였음을 역설한다. 책은 ‘악의 실체’와 관련해 그 둘 중 한쪽에 무게를 싣지 않는다. 인간 본성을 둘러싼 성악설·성선설의 간극이 좁혀지지 않고 평행선을 달리는 것과 비슷하다. 정답을 유보한 대신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켈리는 모든 사람에게서 약간씩의 어둠을 찾아냈고, 길버트는 몇몇 사람에게서 보기 드문 어둠을 찾아냈다.” 책 서론에 붙인 영국 정치사상가 에드먼드 버크의 명언이 그 결론과 맞물려 눈길을 끈다. “악이 승리하는 데 필요한 유일한 조건은 선량한 사람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인물 플러스] 진관 “제 매력이요? 무난함 아닐까요”

    [인물 플러스] 진관 “제 매력이요? 무난함 아닐까요”

    한국외대 훈남의 이유 있는 배우 변신 MBC TV에서 2017년 7월 17일부터 월·화 오후 10시에 40부작으로 방송되고 있는 ‘왕은 사랑한다’에서 진관 역으로 시청자를 만나고 있는 방재호(만 25세)는 플랫폼아트테인먼트(대표 박세호) 소속으로 이미 2013년 삼성 ‘갤럭시 S4 줌’, ‘맥심’ 등의 광고 모델로 활동하기도 했고 SBS 드라마 ‘떴다! 패밀리’에 출연하며 브라운관 신고식을 마친 바 있다. ‘왕은 사랑한다‘에서 진관은 원(임시완)의 그림자 호위로, 진지하고 강직한 성품의 소유자다. 특히 짝사랑하는 단이(박환희) 앞에선 한없이 부끄러워하지만, 또 다른 그림자 호위인 장의(기도훈)와 찰떡 케미도 자랑한다. 훈훈한 외모와 완벽한 비율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재호는 한국보단 중국에서 먼저 활동을 시작했다. 이는 재호가 한국외국어대학교 중국어과였기에 기회가 생겼던 것. 의사소통이 가능하며 중국어를 쓸 수 있다는 점이 중국 활동하기에 적합했고 중국시장을 사로잡을 만한 재호만의 매력 덕분에 가능했다. 재호는 “중국어과여서 그런지 중국 쪽 일을 하게 될 기회가 왔다”며 “사실 연극영화과가 아니라는 점이 콤플렉스였는데 중국어과라는 메리트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자영업을 하는 부모와 누나와 함께 잠실 2동에 살고 있는 재호는 운동과 영화 보기, 독서 등을 좋아하지만 혼자 있을 때는 평균 한 달에 2권 정도 독서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학구파이기도 하다. 중국어와 학업에 푹 빠져 살던 ‘엄친아’ 재호는 고등학교 연극 동아리 활동 당시 맛봤던 무대와 연기를 잊지 못해 배우를 꿈꾸게 됐다. 재호는 “고등학교 때 연극부 동아리 부장이었다. 당시 연기하는 게 어떤 건지 처음으로 경험해봤고 정말 재미있었던 기억이 있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다가 문득 연극했던 때가 떠올랐다”며 “아르바이트 도중 캐스팅 제의를 받았고 그때부터 지금까지 부족한 부분(연기)을 채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한국외대 훈남’이 배우로 변신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중국시장의 폭발적인 관심 속 재호는 영화 ‘매일개서모도흔우상’과 드라마 ‘인간대포’에서 주인공으로 활약했다. 특히 매일개서모도흔우상에선 직접 중국어 연기까지 소화해 언어와 연기 두 마리 토끼도 잡았다. “영화 매일개서모도흔우상에선 한국사람 역을 맡았다. 당연히 더빙으로 생각했는데 완벽한 배역을 소화를 위해 내가 중국어로 연기를 했다. 중국어 대사와 감정연기를 동시에 하느라 어려움도 있었지만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여세를 몰아 재호는 한 음료 광고에도 출연, 신인답지 않은 표정 연기와 청량감이 느껴지는 광고 분위기를 살리며 다양한 광고계의 러브콜을 받았다. 재호는 “중국에서의 반응이 당황스러울 정도로 좋았다. 자신감도 생겼고 감사했다”며 “미남은 아니지만 무난하다는 게 나의 매력 같다. 배우에게 있어 무난하다는 게 단점일 수도 있지만 오히려 표현할 수 있는 역할이 다양한 것 같다”고 중국 내 인기에 대해 겸손한 자세도 보였다. 중국이 먼저 알아본 신예 재호. ‘왕은 사랑한다’를 시작으로 활발해질 한국 활동을 알리고 있다. 특히 차분한 재호의 실제 성격을 적극 반영한 캐릭터 진관이 돋보인다. 드라마 촬영과 학업을 병행했다는 재호는 진관 역에 대해 “진관은 진지한 캐릭터다. 장의와 티격태격하면서 원을 지킨다. 밝은 장의와 달리 진관은 모든 상황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기에 극과 극 캐릭터의 케미가 돋보일 것 같다. 또 단이를 짝사랑하기에 부끄러움도 보여 반전 매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고 소개했다.재호는 ‘왕은 사랑한다’ 진관을 통해 친근하면서도 진지한 면모로 대중에게 다가갈 예정이다. ‘믿고 보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강조한 재호는 많은 걸 배워가는 단계이고 이제 막 배우로서 시작했기에 눈앞에 주어진 것부터 잘 해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내 좌우명이 호시우보(虎視牛步)다. 예리한 눈을 가지고 조급해하지 말고 묵묵히 내 할 일을 해내겠다. 열심히 노력한다면 인정받지 않을까 싶다. 멀리 보면 걱정만 생기니 주어진 일부터 하나하나 열심히 해낼 생각이다.” “중국에서 활동하다 한국에선 드라마 출연이 처음이라 긴장했다. 액션스쿨을 처음 다녔는데 신인배우들과 함께 연습하면서 더 많이 친해졌다. 시완이 형도 처음에는 어려웠지만 먼저 다가와 잘 챙겨줬다. 촬영 전 우리끼리 친해질 수 있는 시간이 많아서 촬영 시작하고는 그나마 덜 긴장됐다.” 재호는 ‘왕은 사랑한다’ 김상협 감독님에게 감사한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부족한 저에게 감독님은 칭찬을 많이 해주셨다. 아직도 감사한 마음이 크다. 한국 활동의 첫 발걸음을 떼게 도와준 분이시고 날 선택해주셔서 내 가슴에 영원히 남을 분이라며 감사해 한다. 또 현장에서 무섭지만 사석에선 참 따뜻하시다”며 인간미를 보탠다.드라마를 통해 한국 활동의 첫 발걸음을 뗀 재호는 드라마 홍보도 잊지 않았다. 재호는 “내 자신에게 만족스럽지 않아서 아직은 부끄럽고 아쉬움도 남는다. 부족하고 부끄럽지만 지금 출연하고 있는 ‘왕은 사랑한다’를 많이 사랑해 줬으면 좋겠다”며 “저(진관)도 열심히 연기하겠으니 사랑해 주시고 앞으로도 많이 관심 가져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홍의석 객원기자 hong5960@seoul.co.kr ■주요 프로필 본 명 : 방재호 신 장 : 186㎝ 혈액형 : A형 생 일 : 1992년 6월 21일 출생지 : 서울 학 력 : 대일외국어고등학교 졸업 現 한국외국어대학교 중국어지역학과 4학년 좋아하는 배우 :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이병헌, 박해일
  • 의사와 수의사의 협업… 질병 없는 세상 될까

    의사와 수의사의 협업… 질병 없는 세상 될까

    의사와 수의사가 만나다/바버라 내터슨-호러위츠, 캐스린 바워스 지음/이순영 옮김/모멘토/488쪽/2만 2000원 공룡은 암을 앓았다. 말은 자해를 한다. 고릴라는 우울증에 걸린다. 골든 레트리버, 재규어, 캥거루, 흰고래는 유방암에 잘 걸린다. 도베르만은 강박 증상을 보이기 쉽다. 새와 물고기도 스트레스를 받으면 정신을 잃는다. 성병으로 죽은 코알라들도 있다.이렇게 나열하고 보니 사람들과 별반 다를 게 없어 보인다. 바꿔 말해 이러한 질병을 앓고 있는 동물들을 치료할 수 있다면 그 방법을 사람에게도 고스란히 적용할 수 있지 않을까. 인간과 동물의 구분 없이 종을 아우르는 의료 접근법, 인간의 병을 치료할 방법을 동물에게서 찾는 새로운 개념인 ‘주비퀴티’(ZOOBIQUITY)에 대한 책이 나왔다. 미국의 심장 전문의와 과학 저널리스트가 함께 지었다. 스트레스로 급성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원숭이와의 만남이 이 책의 발단이 됐다. 저자들은 의사와 수의사가 협업한다면 인간을 괴롭히는 상당수의 질병들을 더 손쉽고 더 적절하게 치료할 수 있다고 말한다. 원래 의사는 동물과 사람 모두를 치료했다. 지금은 사회적 지위나 대우가 하늘과 땅 차이인 동물 의학과 인간 의학이 갈라진 것은 길게 봤자 200년 전이다. 이제 동물과 사람이 동시에 감염되고 서로에게 옮기는 질병이 등장하고 있는 상황이라 ‘주비퀴티’의 필요성은 나날이 커지는 분위기다. 국내에선 그리 낯선 개념은 아니다. 몇 년 전 ‘마의’라는 사극이 인기리에 방영된 적이 있다. 조선시대 후기 말을 고치는 수의사로 시작해 왕을 치료하는 어의 자리까지 올랐던 입지전적인 인물 백광현에 대한 이야기를 그렸다. 말을 비롯한 동물들을 진료하고 치료했던 임상 경험이 사람의 병을 고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음은 물론이다. 이 책의 저자들이 이 드라마를 봤더라면 깜짝 놀라지 않았을까 하는 엉뚱한 상상을 해 본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아시아의 연인’ 덩리쥔, 미성에 실렸던 소신

    ‘아시아의 연인’ 덩리쥔, 미성에 실렸던 소신

    등려군:달빛이 내 마음을 대신하죠/장제 지음/강초아 옮김/글항아리/564쪽/2만 5000원가희 덩리쥔:아시아의 밤을 노래하다/최창근 지음/한길사/440쪽/1만 8000원“노인들이 들으면 웃음꽃이 피고, 중년이 들으면 고민을 잊게 되며, 젊은이가 들으면 달콤한 기분이 되고, 어린아이가 들으면 춤을 추게 만든다.” 얼마나 노래를 잘했으면 이토록 뜨거운 찬사를 받을 수 있을까. 목소리 하나로 남녀노소 모든 사람들을 사로잡는 건 그리 쉬운 일은 아닐 터다. 풍부한 성량과 기교도 중요하겠지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감성은 아무나 지닐 수 없으니 말이다. 영화 ‘첨밀밀’의 삽입곡 ‘첨밀밀’, ‘월량대표아적심’을 부른 대만의 국민 가수 덩리쥔(鄧麗君·등려군)은 세상을 떠났지만 그녀의 노래는 이처럼 여전히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중국어를 잘 몰라도 한 번쯤 듣고 흥얼거려 봤을 정도로 유명한 노래에 비해 그녀의 삶에 대해 알려진 것은 거의 없다. 하지만 그녀는 1995년 타계한 이후 20년이 넘도록 아시아에서 널리 사랑받는 슈퍼스타로, 일찍이 중화권은 물론 일본에서도 절정의 인기를 누렸다. 마침 ‘아시아의 영원한 여인’으로 불리던 덩리쥔의 인생을 기리는 책 두 권이 동시에 출간됐다. 글항아리의 ‘등려군: 달빛이 내 마음을 대신하죠’는 덩리쥔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설립한 등려군문교기금회가 2013년 덩리쥔의 탄생 60주년을 기념하여 출간한 공식 평전이다. 대만 언론인인 저자가 10년간 대만, 홍콩, 중국, 일본, 미국, 프랑스 등 8개국 200여명을 인터뷰한 기록을 바탕으로 ‘인간 덩리쥔’의 삶을 세세하게 들여다본다. 14살에 첫 음반을 발매하면서 본격적인 가수의 길로 접어든 그녀는 42살에 천식으로 갑자기 사망할 때까지 동남아시아와 일본에서 ‘아시아의 가희’, ‘노래 여왕’ 등으로 불리며 사랑받았다. 특히 덩리쥔은 한 번도 무대에 서 본 적이 없는 중국에서조차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중국의 낮은 라오 덩(鄧·덩샤오핑)이 지배하고 중국의 밤은 샤오 덩(小鄧·덩리쥔)이 지배한다”는 말이 생길 정도였다. 한길사의 ‘가희 덩리쥔: 아시아의 밤을 노래하다’는 대만의 유학파로 ‘대만: 우리가 잠시 잊은 가까운 이웃’ 등을 펴낸 최창근씨가 덩리쥔의 삶을 당시의 사회적·역사적 풍경과 함께 그려냈다. 최씨에 따르면 덩리쥔은 사회 이슈에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밝히는 오늘날 ‘소셜테이너’와 같은 인물이었다. 그녀는 1989년 중국에서 발생한 톈안먼 사태 당시 소신 있게 자신의 정치적 의사를 표현했다. 홍콩에서 베이징 시위를 지지하는 콘서트에 참가해 노래했고, 한 인터뷰에서는 “지금부터 제 삶의 목표는 중국과 싸우는 것입니다”라며 분노하기도 했다. 살아 생전 유명세에 따른 수많은 스캔들과 근거 없는 소문에 가려졌던 그녀의 내밀한 삶의 궤적을 좇는 시간이 흥미롭다. 두 책에 모두 실린 덩리쥔의 화보를 들여다보는 것은 또 다른 재미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권양숙 구속’ 옷 입은 변희재, 노무현재단 방문해 “양아치 재단이다”

    ‘권양숙 구속’ 옷 입은 변희재, 노무현재단 방문해 “양아치 재단이다”

    변희재 미디어위치 대표고문이 ‘권양숙 구속’ 티셔츠를 입고 노무현재단을 방문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재단 관계자와 마찰을 빚은 뒤 “노무현 재단은 양아치 재단”이라며 “봉하마을에 한 2만명이 가서 버릇을 고쳐야 한다”고 주장했다.변 고문은 지난 14일 마포구 신수동 노무현재단과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 등을 방문했다. 그는 재단에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을 촉구하는 서한 전달을 시도했다. 사무실 입구에 나온 오상호 노무현재단 사무처장은 “서한을 전달하면 제가 받은 건가요”라고 물은 뒤, 변 고문이 전달한 서류 봉투를 그 자리에서 찢었다. 오 사무처장은 “여러분들이 자유로운 의사 표현해서 저한테 줬다”며 “읽지 않겠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오 사무처장의 행동에 자리에 모인 ‘박근혜대통령무죄석방1천만국민운동본부’ 관계자는 “노무현한테 부끄럽지도 않아”라고 소리쳤고 이에 오 사무처장은 “부끄러운 것은 당신”이라고 일침했다. 변 고문 역시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흥분한 듯 “남의 서류를 마음대로 찢어”라고 고함질렀다. 오 사무처장이 ‘저한테 전달했으니 소유권이 나한테 있는 것’이라는 취지로 답하자 변 고문은 “너한테 주는 거야 이게? 소유권? 이거 아주 양아치구만”이라고 받아쳤다. 오 사무처장은 “양아치들하고 상대 안할테니 가”라며 뒤돌아섰고, 변 고문은 마이크를 들고 “이게 노무현 재단의 실체다. 양아치재단”이라고 주장했다. 변 고문은 “저는 기본적으로 노 대통령에 대해 인간적으로 애정이 있는데, 밑에 애들이 하는 것을 봐라”며 “이게 대통령을 욕보이는 것 아니냐. 이래서 권양숙과 그 가족들을 구속수사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도저히 안되겠고, 봉하마을 가서 한 2만명 해가지고 해야한다. 이자들 버릇을 고쳐야 한다”고 했다. 변 고문 주변에 모인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노무현 재단을 두고 “매너가 똥이다”, “수준 이하다”, “노무현…”, “쓰레기들”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충남 예산 식용견 농장 폐쇄…햇빛보게 된 149마리의 개

    충남 예산 식용견 농장 폐쇄…햇빛보게 된 149마리의 개

    매년 약 250만 마리의 개가 인간의 소비를 위해 희생되고, 이 중 약 60-80%는 복날을 맞아 도살된다. 최근 개식용 산업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여름 149마리의 개가 구사일생으로 햇빛 속으로 나오게 됐다.국제동물보호단체인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HSI)은 지난 18일 충청남도 예산에 있는 한 식용견 농장에서 갓 태어난 강아지를 포함해 149마리의 개들을 구조했다. 복날을 맞아 도살될 예정이었던 개들은 농장주가 자발적으로 농장폐쇄 및 전업을 위한 도움을 청하면서 구조될 수 있었다. 농장에 있던 모든 개들은 순차적으로 구조돼, 미국의 보호소로 옮겨진다. 보호소에 도착해 보살핌을 받다가, 따뜻한 가족의 품으로 입양될 예정이다. 15마리의 갓 태어난 강아지들은 미국으로 갈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할 때까지 당분간 국내에서 보호를 받게 된다. 이번 구조에는 개통령으로 잘 알려진 강형욱 훈련사와 EBS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제작팀이 함께했다. HSI는 2014년 말부터 현재까치 총 9번에 걸친 농장 폐쇄를 통해 약 1000여마리의 개들을 구조했다. 지금까지 HSI와 함께 식용견 농장을 폐쇄한 농장주들 모두 자발적으로 HSI측에 연락을 취해 폐쇄 및 전업을 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 이번 농장주는 농장의 폐쇄 이후 작물 농사를 고려하고 있으며, HSI는 농장주와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전업을 도울 예정이다. 실제로 식용견 농장은 열악한 환경에서 비위생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개들의 분뇨 처리를 쉽게 하기 위해 바닥과 땅 사이에 공간이 있는 ‘뜬 장’에 개들을 가둬 놓는 경우가 빈번하다. ‘뜬 장’에서 살아가야 하는 개들은 발을 평평한 바닥에 놓을 수 없어 고통을 당하는 동시에, 뜬 장 아래 켜켜히 쌓인 분뇨 위에서 살아가야 한다. 이번에 폐쇄된 예산의 식용견 농장의 개들 역시 ‘뜬 장’ 에서 힘겹게 살고 있었다. 부상이나 질병 또한 제대로 치료되지 않은 채 방치되고 있었다. HSI의 김나라 캠페인 매니저는 “과거에 비해 개고기를 먹는 사람들이 줄고 관련 사업이 사양길에 접어들고 있지만, 아직도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개고기가 더위를 이길 수 있게 해준다는 잘못된 믿음을 갖고 있다. 식용견 농장의 실상을 알리고, 식용견과 반려견이 따로 있다는 인식을 바꾸기 위한 다양한 캠페인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농장 폐쇄 및 전업 활동은 식용견 농장에서 참혹한 삶을 살던 개들을 구조활동 뿐만 아니라, 농장을 운영하던 농장주들의 성공적인 전업을 돕는 활동까지 포함하고 있다. 정부에서도 개식용산업의 점진적인 폐쇄를 위해 참고할 만한 사례가 될 것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105세 의사’ 日 히노하라 별세

    90세에 베스트셀러를 내고, 100세가 넘어서도 진료를 계속해 오면서 인간의 마음까지 치료하고 보듬어 온 105세 일본 현역 의사의 죽음에 일본 사회가 존경과 애정어린 애도를 보냈다. 도쿄 성루카국제병원은 18일 히노하라 시게아키 명예원장이 이날 자택에서 영면했다고 밝혔다. 1941년부터 내과 의사로 일해 온 그는 환자와의 대화를 중시하면서 ‘환자 참여 의료’를 도입해 일본 의료 발전에 큰 영향을 끼쳤다. 2001년 저서 ‘살아가기에 프로 되기’는 100만부를 넘는 베스트셀러로 반향을 일으켰다. 그는 한국과의 인연도 깊다. 1970년 일본 공산주의 과격단체 적군파 조직원들이 항공기를 납치해 북한으로 망명하려던 ‘요도호’ 사건의 당사자이기도 했다. 또 목소리를 잃었다가 수술을 받고 재기한 한국인 테너 배재철씨의 팬이자 후원자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이효석의 신호를 찾아서] 동전의 앞뒷면 같은 ‘설명과 이해’

    [이효석의 신호를 찾아서] 동전의 앞뒷면 같은 ‘설명과 이해’

    최근 미국 국방부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은 자신의 판단을 설명할 수 있는 인공지능을 만드는 연구를 시작했다. 여기에는 인공지능 분야에서 가장 뛰어난 능력을 보여주는 딥러닝 기술이 가진 문제인 ‘왜 그런 결과가 나왔는지를 누구도 알 수 없다’는 배경이 있다. 병원이나 법원에서 인공지능이 한 사람의 병명을 진단하거나 가석방 여부를 결정하게 되었을 때 인공지능이 그 이유를 제시할 수 있어야 사람들이 이를 더 잘 받아들이게 될 것이라는 뜻이다.우선 떠오르는 생각은, 그렇다면 인간은 설명을 잘하는가이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간단하다. 설명을 잘하는 사람이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다. 어떤 문제에 대해서는 설명을 잘하는 이가 있고, 여러 가지 일에 대해 모두 설명을 잘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적어도 좋은 설명과 나쁜 설명이 있으며 인간이 이를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따라서 인간에게 설명을 평가하게 한다면 인공지능이 설명을 잘하게 만드는 것도 가능하리라 생각된다.그러나 이런 배경과는 별개로 보다 근본적인 질문을 생각해 보자. 바로 ‘설명이란 무엇인가’라는 것이다. 이는 설명이 너무나 일반적인 개념이라는 점에서 추상적인 질문일 수밖에 없다. 일상에서 설명은 어디에나 존재한다. 글과 대화의 상당 부분이 설명이며 어쩌면 모든 의사소통은 설명의 성격을 어느 정도는 가진다. 설명의 특징을 파악하기 위해 조금 범위를 좁혀 생각해 보면 설명과 이해 사이의 깊은 연관관계가 발견된다. 설명과 이해는 마치 동전의 앞뒷면과 같다. 이해가 있어야 설명이 가능하며 이해한 만큼만 설명할 수 있다. 그 설명을 통해 다른 사람은 다시 이해에 이른다. 인류의 지식이 축적된 과정을 이런 식으로 표현할 수도 있을 것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설명을 하는 사람 역시 자신이 설명을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더 깊은 이해에 이르기도 한다는 것이다. 가르치는 일을 업으로 삼은 이들이 점점 더 그 문제에 깊은 이해를 가지게 되는 이유일 것이다. 설명에 관해 떠오르는 이야기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아인슈타인의 “할머니에게 설명할 수 없다면 너는 제대로 이해한 것이 아니다”라는 말이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이해한 만큼 설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일리 있는 말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할머니에게 하는 설명은 할머니가 가지고 있는 지식의 양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는 점에서, 그리고 두 지식의 거리가 극단적으로 먼 경우 이 일이 극히 어려운 일이 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이를 잘 드러낸 이야기가 아인슈타인만큼 유명하지는 않지만 20세기 후반 가장 뛰어난 물리학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파인만의 말이다. 그는 “내가 그 내용을 아무에게나 이해시킬 수 있다면, 어떻게 그걸로 노벨상을 받았겠는가”라고 했다 한다. 아인슈타인의 말만큼 고개를 끄덕거리게 되는 말이다. 단지 아인슈타인은 할머니에게 설명을 요구했을 뿐 이해시키기를 요구하지는 않았다는 점에서 빠져나갈 구멍은 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아인슈타인의 말은 오늘날 나왔다면 다른 측면에서 문제의 소지가 있다. 여기서 할머니가 쓰인 맥락 때문이다. 10여년 전 한 첨단기술을 다루는 잡지에서 아두이노라는 초소형 컴퓨터를 홍보하며 뉴스레터의 제목으로 “심지어 당신의 엄마도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습니다”라는 말을 쓴 적이 있다. 정확히 4시간 뒤 편집장의 사과문이 메일함에 도착했다. 그 사과문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쓰여 있었다. “나 역시 한 가정의 어머니로서, 이런 변명의 여지가 없는, 무책임하고 성차별적인 제목은 다시는 쓰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저런 무의미하고 공격적인 제목이 다시는 여러분의 이메일함에 보이지 않도록 오늘부터 우리는 제목을 검수하는 추가적인 단계를 만들 것입니다.” 적어도 그 잡지는 자신들의 입장과 지향하는 바를 잘 설명하는 데 성공했다.
  • [열린세상] 장미의 전쟁/유효상 차의과학대학 융합경영대학원장

    [열린세상] 장미의 전쟁/유효상 차의과학대학 융합경영대학원장

    최근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와 조지워싱턴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남녀가 한 팀으로 일하는 경우 성과도 높아지지만 직원들의 불만도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회사의 재무제표와 직원 설문조사를 토대로 단일 성으로 구성된 팀, 남녀가 골고루 섞인 팀을 구분해 직원들의 만족도와 협조성, 사기, 다양성에 대한 태도 등을 평가한 결과 자신과 같은 성(性)의 동료가 많을수록 직원 만족도가 높게 나왔고, 남녀가 섞여 있을 때 만족도와 신뢰도, 협조성 수준이 낮게 나왔다. 하지만 남녀 직원이 함께 있을 때 생산성과 실적이 월등히 높았다. 연구 책임자인 MIT의 세러 엘리슨 교수는 “우리는 자기와 비슷한 사람이 많을수록 편안함을 느낀다. 그래서 어느 한쪽 성비가 높으면 ‘일보다 친교에 치중’하게 된다. 반면 남녀가 다양하게 분포된 집단은 사회적 자본은 부족할지 몰라도 다양한 시각과 스킬로 인해 실적이 향상될 수 있다. 여성 혹은 남성으로만 이뤄진 팀을 남녀가 섞인 팀으로 바꾸면 성과가 약 41% 신장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조직에서 남녀가 함께 일하면서 양쪽 모두 성공적인 성과를 내고 싶어 하지만 사사건건 부딪치며 오히려 역시너지를 내는 경우가 많이 발생한다. 하지만 남녀 둘 다 좋지 않은 결과에 대한 원인과 책임을 서로에게 전가할 뿐 왜 그런 일이 계속 일어나는가에 대해서는 근본적인 이유를 알지 못한 채 남녀 간 갈등의 골은 깊어 간다. 부부간 갈등을 소재로 한 마이클 더글러스 주연의 영화 ‘장미의 전쟁’은 결말이 너무나 충격적이다. 사랑했던 두 남녀가 결혼해 행복하게 살다가 언젠가부터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처절한 부부 싸움을 벌이다 결국은 둘 다 죽음을 맞게 된다는 비극적 결말의 영화다. 이러한 장미의 전쟁은 비단 가정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여성 대통령이 선출되고, 여성 은행장이 탄생하는 등 양성평등이 잘 이뤄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여성들의 사회 참여가 부쩍 늘면서 직장 내에서도 남녀 사이에 다양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들어 이러한 문제에 대해 심도 있는 연구와 논의들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데, 그중에서 인간관계 심리학 전문가인 존 그레이와 하버드대의 바버라 애니스는 ‘남녀 간 사각지대’(死角地帶)라는 개념으로 직장에서의 남녀 갈등 원인을 잘 설명하고 있다. 그들이 전 세계 10만명 이상의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연구하고 워크숍을 진행하면서 얻은 결과를 보면 ‘남녀가 서로 다르지 않고, 똑같은 열망을 지니고 있으며, 목표 달성에 대해 기대하는 바도 비슷하다’는 일반적인 통념과는 달리 남자와 여자는 ‘같은 것을 보더라도 전혀 다른 렌즈로 그것을 본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주 상대방의 생각이나 말을 오해하게 되고 서로를 명확하고 확실하게 보지 못하게 방해하는 장애물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버드대 연구에 따르면 여자와 남자는 업무를 처리하는 방법이 다르다. 의사소통 방식도 다르고,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 결정하는 방식, 갈등 해결 방식도 다르다. 우선순위를 정하고, 감정을 처리하고 스트레스를 다루는 방법도 모두 다르다. 이런 남녀 차이는 능력에서 나온 결과가 아니며, 서로 다른 시각과 경험을 갖고 있기에 근본적으로 다른 렌즈를 통해 세상을 보기 때문으로 해석하고 있다. 각각 다른 색깔의 렌즈를 끼고 있어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렇게 큰 차이를 지니고 있는 남녀가 조직에서 함께 일할 때 서로가 어떻게 다르게 생각하고 있는지, 의사결정은 어떤 식으로 다르게 하는 지 등을 이해하는 ‘성별이해지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조직 성과를 좌우하는 핵심 역량으로 부각되고 있다. 우리는 이제 남녀 사이에 존재하는 차이점을 최대한 노출시키고, 이로 인해 발생하는 오해와 갈등은 없애고, 장점을 최대한 살려 기업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개인의 행복과 성취감도 맘껏 누려야 할 것이다. 최근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이 한 말이다. ‘남자는 기업을 더 크게 만들고, 여자는 기업을 더 좋게 만든다.’
  • [포토 다큐] 할 수 있다, 살 수 있다

    [포토 다큐] 할 수 있다, 살 수 있다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 24시뒤축이 구겨진 신발 몇 켤레와 갖가지 물건들이 너저분하게 널려 있고 침대 겸용으로 사용하는 작은 소파가 놓인 방 한쪽에 쪽잠을 잔 듯 눌린 머리를 하고 전화를 받고 있는 의사가 앉아 있다. 전화는 아내로부터 온 퇴근 재촉 전화였다. 전날 새벽부터 다음날 저녁까지 36시간째 당직 근무를 서고 있는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의 한 교수 사무실 풍경이다. 헬멧과 플라이트 서전(Flight Surgeon)이라고 적힌 형광 점퍼를 착용한 의료진이 시동을 켠 채 대기 중인 경기소방재난본부 헬기로 급하게 뛰어오른다. 경기 안산의 한 병원에 있는 교통사고 환자를 향해 날아가는 동안 구급대원들에게 환자의 상태를 전달받고 환자를 맞이할 채비를 한다. 출발 10분 만에 외상환자가 있는 병원에서 환자를 인계 받은 후 외상센터로 이동하는 동안 헬기 안에서 응급조치가 이루어진다.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의 응급출동 모습이다.온몸이 피로 젖은 환자가 구급대에 의해 외상소생실(T-Bay)로 들어오자 당직팀 3명의 외과의사를 비롯한 10여명의 의료진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 환자는 술에 취해 걷다가 유리창으로 넘어져 왼쪽 팔의 4분의3이 절단된 상태였다. 출혈이 심한 환자의 상태를 확인하고 수혈과 응급조치를 한다. 그리고 바로 수술실에서 혈관을 찾아 지혈을 하는 결찰(結紮)수술이 이루어졌다. 환자를 맡은 외상센터 허요 교수는 “출혈이 심해 조금만 늦었어도 생명을 잃을 뻔했다”고 안도했다. 이 모든 조치는 환자가 이송된 지 30분도 되지 않는 동안 이루어졌다. 자정을 훌쩍 넘긴 새벽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 T-Bay의 모습이다.“이러게이션(Irrigation·세척을 위한 식염수 붓기)! 더 빨리! 패킹(Packing·거즈) 더! 더! 정신 안 차려. 긴장해.” 고성이 오가며 8명의 의료진이 정신없이 움직이고 바닥은 식염수와 함께 흘러나온 핏물로 흥건하다. 이런 긴장과 분주함은 4시간 동안 이어졌다. 교통사고로 장기가 많이 손상된 환자의 3차 수술을 집도한 이국종 소장은 수술하는 시간 동안 단 한 번의 자리 이동도 없이 수술을 이어갔다. 새벽 1시부터 5시까지의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 수술실 모습이다. “선생님만 믿습니다. 교수님 짱이에요. 감사합니다”라고 울먹거리며 감사함을 표하는 환자 보호자를 이 소장이 “이제 좀 쉬세요”라고 말하며 안심시킨다. 터덜터덜 지친 발걸음으로 이 소장이 다시 중환자실로 향하자 환자 보호자는 가족들의 손을 잡으며 희망의 미소를 지어 보이고 있다.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 내 보호자 대기소의 모습이다.취재를 위해 머문 6일 동안 지켜본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는 그야말로 죽음과의 전쟁터였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죽음의 경계까지 가버린 환자들을 의료진이 모든 힘을 쏟아 삶의 구역으로 다시 끌어당기고 있는 현장이었다. 이 소장은 “권역외상센터는 우리 사회에 반드시 필요한 최소한의 안전망”이라고 말한다. 외상은 우리나라 44세 이하 젊은층에서 사망 원인 1위로 꼽힌다. 하지만 외상은 사고 발생 1시간 이내(골든아워)에 적절한 조치만 이루어지면 생명을 건질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외상센터에 대한 인식의 부재와 적절한 시스템을 갖춘 외상센터의 부족 그리고 외상센터 전문인력의 부족으로 아직 우리나라의 예방 가능 외상 사망률은 35%로 선진국보다 두 배로 높다. 선진국과 비교해 두 배의 외상환자가 살 수 있는데도 사망하는 것이다. “We are here We are waiting(우린 여기 있고 우린 기다린다).”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 벽에 붙어 있는 문구다. 그들은 힘든 근무 여건에서도 환자를 살리기 위해 인간 영역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기 위해 그곳에서 24시간 기다리고 있다. 글 사진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용어 클릭] ■권역외상센터 365일 24시간 중증외상환자에게 병원 도착 즉시 응급수술 등 최적의 치료를 제공할 수 있는 시설, 장비, 인력을 갖춘 국가지정 의료시설이다. 2012년 5월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개정이 설립 근거가 되어 2016년까지 16곳이 지정되었고 9곳이 개소해 운영되고 있다. ■외상환자분류지침(trauma field triage protocol) -성인 6m 이상, 소아 3m 이상에서 낙상 -32km/h 이상 속도의 자동차, 이륜차 등과의 충돌 -관통 또는 자상 -두 개 이상의 근위부 긴뼈 골절 -구급대원의 판단에 의한 이송
  • ‘과학적 조언’의 탈을 쓴 지독한 성차별

    ‘과학적 조언’의 탈을 쓴 지독한 성차별

    200년 동안의 거짓말/바버라 에런라이크·디어드러 잉글리시 지음/강세영·신영희·임현희 옮김/푸른길/500쪽/2만 8000원‘여성의 생리는 휴식과 격리가 필요한 병이고, 임신은 고질적이고 장애를 유발하는 상태이며, 폐경은 일종의 죽음이다. 여성의 성격을 길들이기 위해서는 난소를 절제해야만 한다.’ 이 비뚤어진 생각은 누구로부터 비롯됐을까. 소위 과학적인 전문가라고 불리는 의사들의 생각이라면 믿을 수 있는지. 게다가 이 모든 것이 여성의 삶을 조작하기 위한 새빨간 거짓말이었다면. 미국의 역사적 전환기에 등장한 전문가들은 산업화와 세계대전을 계기로 여성들이 노동인구로 편입되기 시작할 무렵, 여자들의 인생 계획을 마음대로 처방하기 시작했다. 남성적 관점에서 여성은 탐구되고 분석되어야 하는 대상이자 사회 문제였다. 이에 의사, 심리학자, 정신분석학자, 가정과학자, 육아전문가, 사회복지사 등 소위 전문가라고 불리는 이들은 과학이라는 미명 아래 여성 삶의 일부 영역에 대한 지배권을 주장하며 여성의 신체, 육아, 가사 등에 일일이 관여했다. 책은 지난 200여년 동안 전문직 종사자들이 여성들을 위하는 척 건넨 조언이라는 것이 사실은 과학이라는 허울을 쓴 성차별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여성이 근본적으로 허약하다는 신화와 그 해법으로 제시된 ‘가정 중심적인 삶’은 여성이 경제적 인간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 1970년 상원의원 허버트 험프리의 주치의 에드가 버만은 ‘심한 호르몬 불균형’ 때문에 여성은 대통령이 될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저자들이 제시한 출판물, 회고록, 잡지, 편지, 강연, 팸플릿 등 각종 문헌 자료에는 전문가들이 여성을 어떻게 무능력한 사람으로 보이도록 이끌었는지 생생하게 드러난다. 책은 여성의 권리가 많이 향상되었지만 여전히 전문가로부터의 여성 해방은 미완의 혁명이라고 설명한다. 200여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사람들은 직장에서 성공하는 법, 성공하는 자녀를 키우는 법, 연애 잘하는 법, 몸무게 줄이는 법 등 다양한 조언을 텔레비전, 인터넷, 소셜미디어네트워크를 통해 구한다. 이 같은 조언에는 여성에 대한 왜곡된 시선이나 바람직한 여성상이 은연중 녹아있다. 21세기인 지금, 이 책이 독자들에게 전하는 교훈은 그래서 유효하다. “전문가가 아무리 많은 학위를 당신에게 보여 주더라도, 그들이 아무리 많은 연구를 인용할지라도, 당신 스스로 더 깊이 탐구하고 당신 자신의 실제 생활 경험에 가치를 부여하고 스스로 생각하라.”(27쪽)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명불허전’ 김아중, 극과극 반전 매력 ‘시크 의사→섹시 클럽녀’

    ‘명불허전’ 김아중, 극과극 반전 매력 ‘시크 의사→섹시 클럽녀’

    조선왕복 메디활극 ‘명불허전’ 김아중이 극과극 반전 매력으로 안방극장을 사로잡는다. tvN 새 토일드라마 ‘명불허전’(연출 홍종찬, 극본 김은희, 제작 본팩토리) 측은 12일 김아중의 캐릭터 매력이 돋보이는 현장 스틸컷을 공개했다. ‘명불허전’은 침을 든 조선 최고의 한의사 허임(김남길 분)과 메스를 든 현대 의학 신봉자 외과의 연경(김아중 분)이 400년을 뛰어넘어 펼치는 조선왕복 메디활극. 4년 만에 안방극장에 컴백하는 김남길과 다채로운 장르를 넘나들며 연기력과 매력을 발산하는 대체불가 여배우 김아중의 만남만으로도 올 여름 최고의 기대작으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김아중이 연기하는 최연경은 차가운 외면 속 비밀을 품은 흉부외과 의사로, 남심(男心)넘어 여심(女心)까지 사로잡는 치명적 매력에 반박불가 수술 실력까지 겸비한 ‘탈인간계’ 스펙녀다. 열정은 수술방에서 불태우고 클럽에서 춤추며 힐링하는 ‘트랜스포머급’ 반전 매력의 소유자. 선배들 줄줄이 기죽이는 실력에 까칠한 말투까지 장착한 차원이 다른 ‘걸크러쉬’ 대표주자다. 한의사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한의학 불신론자인 최연경 앞에 조선에서 온 침술의 달인 허임이 나타나면서, 400년의 시간을 뛰어넘는 조선왕복 메디활극을 펼치게 되는 인물이다. 공개된 사진 속 김아중은 시크부터 섹시까지 극강의 반전美로 시선을 강탈한다. 의사가운을 입은 김아중은 특유의 시크한 걸크러쉬 매력을 뽐내고 있다. 클럽에 들어선 ‘핫’한 초미니 차림의 압도적 비주얼은 그가 연기할 캐릭터에 대한 궁금증을 더한다. 흰 가운을 걸친 김아중은 이지적인 비주얼에 더해 차갑고 강단 있는 눈빛을 빛내며 완벽한 캐릭터 몰입도를 선사한다.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클럽에 들어선 김아중은 1인2역을 의심할 정도로 확 달라진 비주얼이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벽한 바디라인을 드러내는 초강력 섹시 패션은 보는 이들의 시선을 강탈하며 심상치 않은 최연경의 매력에 벌써부터 빠져들게 한다. 설명이 필요 없는 연기와 캐릭터 소화력을 보여주는 김남길, 김아중이 보여줄 연기 시너지와 케미도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능청스러운 연기로 조선에서 온 침의 허임을 연기할 김남길과 한의학 불신론자에 까칠한 외과여신 최연경으로 분하는 김아중의 티격태격 극과 극 케미가 큰 웃음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높인다. 특히, 한의학과 현대의학의 차이만큼 달라고 너무 다른 두 사람이 400년의 시간을 뛰어 조선과 서울을 넘나들며 펼치는 에피소드는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짜릿한 꿀잼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명불허전’ 관계자는 “역시 설명이 필요 없는 배우다. 극강의 캐릭터 몰입도로 촬영장을 이끌고 있다. 벌써부터 완벽한 시너지로 촬영장 분위기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김남길-김아중 커플의 ‘명불허전’ 연기 케미 또한 기대해도 좋다”고 밝혔다. 한편 조선왕복 메디활극 ‘명불허전’은 조선 최고의 침술가로 불렸던 실존인물 허임에 작가의 상상력을 더한 참신한 이야기로 올 여름 시청자를 찾는다. 가까이 하기에 달라도 너무 다른 극과 극 의학남녀의 좌충우돌 만남을 통해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흥미로운 이야기가 펼쳐질 예정이다. 토, 일요일 밤 9시 ‘비밀의 숲’ 후속으로 오는 8월 12일 첫 방송된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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