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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팔 ‘끝없는 유혈 보복’

    [라말라(요르단강 서안)·예루살렘 AP AFP 연합]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 보복의 악순환이 거듭되는 가운데 인명피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 5일 새벽 팔레스타인 무장 괴한 1명이 텔아비브의 식당에 M-16 소총을 난사해 이스라엘인 3명이 숨지고 20여명이다쳤다.또 이스라엘 북부 아풀라시에서 팔레스타인이 버스 자살폭탄 테러를 감행,본인과 이스라엘인 승객 1명이 숨지고 다른 승객 5명이 부상했다.베들레헴에서는 팔레스타인인의 총격으로 운전중이던 이스라엘 여성 1명이 숨지고그녀의 남편이 다쳤다.동 예루살렘의 아랍인 마을에서는학교근처에서 폭탄이 터져 팔레스타인 교사 1명이 다쳤다. 이 사고들로 총 5명의 이스라엘 민간인과 2명의 팔레스타인 테러리스트가 사망했다. 이에 앞서 이스라엘군은 4일 전투기,헬리콥터,탱크,중화기 등을 동원해 요르단강 서안과 팔레스타인 난민촌들을집중 공격,팔레스타인인 16명이 목숨을 잃었다.이는 지난주말 팔레스타인측의 공격에 의해 이스라엘인 20여명이 숨진 데 대한 보복 공격이다. 그러나 이스라엘군의 공격에서는 팔레스타인 미성년자 5명과 인명구조 활동을 벌이던 의사 1명이 포함돼 있어 이스라엘측의 무차별 공격에 대한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의료요원을 포함,20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했으며 이중 8명은중태라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또 4일 밤과 5일 새벽에 걸쳐 무장 헬리콥터로 라말라에 있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본부건물과 베들레헴에 있는 팔레스타인 정보기관 건물을 각각 공격했으나 수반 아라파트의 신변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5일 가자지구에서 발생한 정체불명의 폭발사건으로 팔레스타인인 1명이 숨지고 14명이 크게 다쳤다.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는 의회 연설을 통해 최근 상황을 ‘가공할 전쟁’이라고 규정하고 “팔레스타인인들은 테러를 통해 아무 것도 얻을 수 없다는 교훈을 얻도록 응징을 당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팔레스타인 강경파인 이슬람 지하드는 이날 이스라엘 북부 아풀라시에서 일어난 버스 자살폭탄 테러가 자신들의소행이었다고 밝힌 뒤 이스라엘에 당한 만큼 두 배로 갚아주겠다고 전의를 다졌다. 한편 미국을 방문중인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은중동폭력사태 종식을 위한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와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간 정상회담을제안,미국의 지지를 이끌어냈다.
  • [대한광장] 말을 아끼자

    역대 대통령과 가깝게 지냈던 사회 원로들이 대통령과의 개인적인 관계를 회고할 때마다 공통적으로 언급하는 사실이한 가지 있다.재임기간에 비례해서 대통령의 말이 많아진다는 사실이다.집권 초기에는 다른 사람의 말을 주로 듣는 쪽이다가 후반기로 갈수록 자기 말만 하는 경향이 뚜렷해 진다는 것이다.그런 현상을 보면서 어떤 이는 독재정권의 붕괴를 예감하고 어떤 이는 대통령의 오만과 독선을 안타까워한다. 또 어떤 이는 민주적 시스템의 부재를 한탄한다. 그렇다.‘말이 많다.’는 것은 단순히 ‘침묵’의 상대적의미를 뜻하지 않는다.그것은 상호간의 소통이 이루어지지않고 있다는 위험신호다.이런 ‘언로(言路)’의 문제는 우리 일상에서도 끊임없이 발생한다.어쩌면 개인적이고 사소한관계에서 나타나는 위험신호에 둔감하다가 결국 사회적이고치명적인 언로의 문제에 봉착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나는 개인적으로 30대 후반쯤을 넘긴 남자들의 ‘다언(多言)’을 걱정스럽게 생각하는 편이다.특별히 남자라고 지칭하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일반적으로 여자들의 수다는 말의 양은 많지만 기본적으로 이야기를 서로 주고 받는 형식이다.그러나 나이가 들수록 남자들의 말은 일방적이고 부적절한 경우가 많아진다.질적인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는 말이다. 남자들의 모임에서 대화를 주도하고 발언기회를 많이 갖는사람은 그 중 사회적 지위가 가장 높거나 최연장자인 경우가 많다.공적인 자리에서나 사적인 자리에서나 이 규칙은 충실하게 지켜진다.심한 경우 노트만 없을 뿐이지 대통령 말씀을 필기하는 예전 국무회의 풍경의 또 다른 모습으로 재연된다. 어느 부서 회식자리,윗사람으로부터 칭찬을 받은 한 팀장은 ‘모두 팀원들 덕분’이라며 지속적인 신뢰를 강조한다.그러다 관운장의 신의를 언급하던 팀장의 얘기는 적벽대전의상세한 묘사로까지 이어진다.이쯤되면 몇몇은 이야기 대열에서 이탈하기 시작하지만 이미 제 흥에 도취된 팀장은 자신과 눈을 맞추고 있는 한 두 명의 시선에 의지해서라도 이야기를 마무리하려 애쓴다.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하는 에피소드라고 항변하고 싶은 남자들이 많겠지만 천만의 말씀이다.심리학자들은 권력을 가진 사람일수록,특히 남자들일수록 이런 ‘위협자의 환상‘에빠질 가능성이 많다고 분석한다.여기서의 권력이란 단순히물리적이고 정치적인 권력만이 아니라 선배와 후배,상사와부하,부모와 자식,갑과 을의 관계에서 우월한 지위에 있는자를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다. 권력자는 상대방이 기꺼이 내 말을 들어 주는 것은 나에게호감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는 환상을 갖는다고 한다.물론 착각이다.상대방은 그 말이 의미있고 유익해서 열심히 듣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의 권력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자신의 속마음을 감추고 있을 뿐인 것이다. 박학다식함을 자부하는 아버지 때문에 걸핏하면 1∼2시간씩 ‘위협자의 환상’에 시달리던 아들이 ‘아버지 얘기가 너무 지루하다.’고 엄마에게 하소연을 했다.그러자 엄마는 느낀 그대로 아버지에게 얘기할 것을 충고했는데 고등학생인아들은 그럴 수 없다고 말했다. 자신의 말을 듣고 마음의 상처를 받을 아버지가 안쓰럽기도했고,몹시 불쾌한 표정으로 “너 이제부터 과외비 끝이야!”라고 말할지도 모를 아버지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었단다.그래서 ‘다언’의 문제는 결국 의사소통의 문제로 귀결된다. 아직도 젊은 연예계 후배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리는 50대 후반의 어느 대중스타는 그 비결을,후배들과 모인 자리에서 무언가 해주고 싶은 얘기가 있을 때마다 ‘허벅지를 꼬집어 가며 말을 줄이는 것’이라고 고백한다.자기가 알고 있는 것을 입 밖에 내놓고 싶어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에 해당하는 일이다.성욕이라는 본능이 부적절하게 표출되는 것을 억제하기 위해서 의식적인 노력을 하듯 후배나 부하직원들과의 자리에서 한 달에 한 두 번쯤 ‘침묵의 날’이나 ‘과언(寡言)의 날’을 갖길 권한다.하기사 이렇게 주장하고 선동하고 질타하는 말들도 너무 넘쳐나는 세상이기는 하다. ▲정혜신 정신과 의사
  • 부시 前대통령 ‘舌禍’

    [산라파엘(미국 캘리포니아) AP 연합]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아버지인 부시 전(前) 미 대통령은 27일 탈레반 전사 존 워커 린드를 ‘마린 카운티 대형욕조를 쓰는 잘못된 인간’이라고 말한 데 대해 마린 카운티 주민에게 공식 사과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마린 인디펜던트 저널’에 게재한 사과문에서 “사과한다.나는 이 문제로 벌을 받았고 다시는 ‘대형욕조(hot tub)’와 ‘마린 카운티(Marin County)’를 같은 문장에 사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이 신문은 독자들에게 부시 전 대통령이 지난 1월26일 테러리스트 린드를 묘사하면서 마린 카운티를 언급한것에 대해 항의할 것을 요구했고,실제로 주민 40여명은 항의 의사를 표시했다.
  • [씨줄날줄] 처복

    사마천(司馬遷)은 탁월한 기자다.그는 인물을 기술하되 단순한 영웅이나 유세가가 아닌 인간의 관점에서 그렸다.그의사기(史記)에는 사건과 직접 관련이 없는,그러나 그 역사를움직인 인물의 내면을 가늠할 수 있는 삽화가 가끔 등장한다.‘안자(晏子)의 전기’에 나오는 ‘마부의 아내’ 이야기도 그 중 하나다. “안자가 제(齊)나라 재상으로 있던 어느날 외출을 하는데,마부의 아내가 문틈으로 엿보았다.남편은 사두마차의 채찍을 휘두르며 의기양양한 모습이었다.그날 저녁 마부의 아내는남편에게 ‘인연을 끊자’며 이렇게 말했다.‘안자는 제나라 재상으로 제후들 사이에 이름을 날리고 있습니다.그러나 언제나 겸손하고 사려 깊은 태도였습니다.그런데 당신은 고작남의 마부이면서도 대단히 잘난 척했습니다.’ 그 날 이후마부는 몸을 낮추고 겸손해졌다.이를 이상히 여긴 안자가 연유를 묻자 마부가 사실대로 얘기했다.이에 안자는 느낀 바있어 마부를 대부로 올려주었다.” 사마천이 필생의 작업인 역사의 기록에 이 이야기를 넣은것은 적어도 ‘마부의 처복’을 말하기 위해서는 아니었을것이다.아마도 역사를 움직이는 인물,그 인물을 움직이는 주변 인물이 벌이는 작은 사건들이 역사에 미치는 ‘나비의 효과’를 말하고 싶었으리라.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연설문 담당 비서관 데이비드 프럼의 사임을 두고 그 ‘아내의 입'이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다.프럼의 부인 클린튼든이 “‘악의 축’이라는 단어는 내 남편작품”이라고 자랑한 사실이 알려져 부시 대통령의 눈 밖에났을 것이라는 소문이 돈 것이다.클린튼든은 친지들에게 보낸 e메일에서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글을 쓰기란 쉽지 않은 일”이라며 “언제 어디서나 헤드라인으로 등장하는 것을보며 아내로서 긍지를 갖는다.”고 자랑했다.물론 당사자인프럼은 “사직서는 대통령의 연두교서 발표 전인 지난달에제출했다.”고 해명했으나 그 말을 믿는 사람은 별로 많지않아 보인다.더구나 이로 인해 프럼은 자신이 집필한 원고에는 ‘증오(hate) 의 축’이었는데 부시 대통령이 ‘악(evil)으로 바꿨다고 했으니 또 한번 천기가 누설된 셈이다.사마천이 살아서 역사를 기록한다면 ‘프럼의 아내’ 이야기도 ‘역사의 본기’에 넣을 성싶다. ▲김재성 논설위원 jskim@
  • 與경선주자 첫 TV자유토론/ 쟁점 현안 ‘불꽃튀는 설전’

    민주당 대선 예비주자인 노무현(盧武鉉)·정동영(鄭東泳)상임고문과 유종근(柳鍾根) 전북지사가 27일 KBS 초청, 합동토론회를 가졌다.국내 선거 TV토론으로는 드물게 후보자간 직접 상호 토론이 이뤄졌다. 이 때문에 이번 ‘TV 토론회’에서는 후보자간 우열이 드러났다는 평가다.후보자간 상호 TV토론 방식으로 진행돼그동안 4차례 ‘문답식 토론회’와는 달리 토론자들이 직접 공방을 벌인 탓이다.특히 정 후보와 유 후보가 감정싸움에 가까운 언쟁을 벌여 상대적으로 노 후보가 ‘어부지리(漁父之利)’를 얻었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후보들은 ▲철도·발전 등 공기업의 민영화 ▲부시 미 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으로 본 대미관 ▲부정부패 척결방안 ▲실업대책에 대해 불꽃튀는 설전을 벌였다. 후보들은 상대 후보의 말을 가로막아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는 등 토론회가 긴박하게 진행됐다. 첫번째 주제였던 공기업의 민영화에 대한 토론에서는 유보나 반대 의사를 표명한 노·유 후보가 찬성 입장에 섰던정 후보를 집중 공격하는 양상을 보였다. 유 후보는 “국가가 경영하는 독점기업이 민간 독점기업으로 변하면 더큰 피해를 줄 수 있다.”며 민영화를 반대했고,노 후보도“철도 가스 전기 등 네트워크 산업을 민영화하는 것은 부담이 있기 때문에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정 후보는 “대통령 경제고문을 지냈던 유 지시가철도 민영화 유보를 밝힌 것은 놀랍다.”며 직격탄을 날린뒤 민영화에 찬성했다. 그러자 유 후보가 “영국과 뉴질랜드는 민영화가 실패했다.”며 반박했고,노 후보도 “정 후보가 민영화 문제와공기업 문제를 조금 혼동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며 유후보를 거들었다. 정 후보와 유 후보간의 감정 싸움은 두번째 주제인 대미관에서도 재연됐다.유 후보는 “부시 미 대통령의 ‘악의축’ 발언이 왜 부적절했는가.”라며 공세적 질문을 던졌고,정 후보는 “미국 정부가 한국 정부와 상의가 없었다는점이 섭섭하다.”며 약간 모호하게 답했다. 이에 유 후보는 “북한이 대량 살상무기를 개발하고 수출하는 게 문제가 아닌가.”라며 공세를 이어가자 정 후보는 “(그러면)악의 축 발언이 옳다는 것이냐.”며 반격했다. 이외에도 토론회에서는 노 후보가 당내 쇄신운동에 유보적 입장을 보인 것,정 후보가 동교동계 지원을 받고도 비난한 인간적 신의 문제,유 후보의 전북지사 업무 수행 논란 등에 대한 검증이 이뤄졌다. 이종락기자 jrlee@
  • [씨줄날줄] 언어 생태주의

    영어는 해브(have)동사가 유난히 발달한 언어다.‘가지다’라는 뜻의 이 단어를 붙여 ‘가다’‘오다’‘먹다’‘입다’등 못 만드는 말이 없으니 이처럼 ‘소유욕’이 강한 언어 속에 이미 자본주의가 들어 있다는 분석이 나올법하다.그에 비해 우리 말의 특징은 어떤가.‘나는 …’해야 할 때 ‘우리는 …’하는 경우가 많듯이 ‘나’와 ‘우리’의 한계가 모호하다.‘우리 집’‘우리 아버지’ 심지어 아내 까지 ‘우리 아내’로 통할 정도로 우리 말 속에는 강한 공동체 의식이 스며 있다.우리 사회가 부자들의사치에 유난히 시비가 많은 것도 축재과정에 대한 불신도있지만 ‘우리’라는 말 속에 들어 있는 단일민족의 공동체 의식에서 연유한다고도 볼 수 있다. 언어 속에는 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인간과 세계를 보는 눈이 들어있다.이를테면 혈연을 중시하고 호칭이 세분돼 있는 우리의 언어가 혈통주의와 서열주의를 반영한다면 ‘늑대와 춤을’‘주먹 쥐고 일어나’ 등의 이름을 사용하는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언어에는 자연과 인간을 아우르는 포용이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유네스코(유엔 교육과학문화기구)가 세계의 6천여 언어중 절반이 유력 언어의 영향과 억압적인 정부정책 등으로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는 보고서를 내놓았다.프랑스,러시아,미국,호주 등 세계 각지에서 소수민족의 언어 3000가지가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이 보고서는 그 중 미국과호주가 최악이며 특히 호주에서는 1970년대까지 시행된 강력한 동화정책으로 수백 가지 원주민(애보리진) 언어가 사멸됐다고 지적했다.또 미국에서는 수백 가지 아메리카 원주민 언어 가운데 150가지 미만이 살아 남았고 중국은 23가지 현지어 중 절반이,아프리카에서는 1400여 언어 중 550여 언어가 쇠퇴 일로에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이처럼 인간의 사고와 세계를 인식하는 도구가 하나 둘소멸해 간다면 결국은 어떻게 될까.아마도 산을 한 쪽에서만 보는 것처럼 인류의 사고가 단순·획일화될 것이라는추론이 가능하다.이는 인간의 개발문명이 생태계 종의 다양성을 파괴해 위기를 초래하듯이 언어의 약육강식이 문화의 빈곤을 부를 것이라는 경고이기도 하다.언어로 상징되는 문화의 다양성이 인류의 보고(寶庫)라면 이를 존속시키는 언어 생태주의 운동이라도 벌여야 할 것 같다. [김재성 논설위원 jskim@
  • 개인의 불행 사회학적 투시

    ♣세계의 비참 전3권(피에르 부르디외 지음/동문선 펴냄). 지난달 23일 세계의 약소국,힘없는 민중들은 그들의 편에서 용감한 발언을 해온 한 지식인 친구를 잃고 슬픔에 잠겨야 했다.‘불행의 예언자’‘무책임한 모험주의자’란비난에도 아랑곳없이 세계화와 신자유주의 대세에 반대의기치를 높이 들고 인간을 억압하는 자본과 권력의 문제를날카롭게 비판해 온 프랑스의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가 72세를 일기로 세상을 뜬 것.‘세계의 비참’(동문선)은‘좌파중의 좌파’지식인으로 불리던 부르디외의 대표적저서로 93년 프랑스에서 출간 당시 학계는 물론 일반대중에까지 커다란 반향을 불러 일으켰던 문제작이다. 이 책의 목적은 대규모 공영주택단지,학교,노동현장,하층무산계급,그리고 가정이라는 세계 속에서 고통스러운 인간의 삶은 어떤 구체적 형태로 나타나는가,또 그러한 삶을만드는 구조적 원인은 무엇인가를 밝혀내는 것이다.이 책이 학계 내외에서 즉각적인 주목을 받았던 것은 사회학이인간의 현실 문제에 대한 직접적인 포착을 의무로서 명백히천명했다는 점과 이를 위한 방법론으로 통계조사와 같은 계량적 방법이 아닌 현장 인터뷰 방식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부르디외는 책 뒤에 붙인 ‘추신’에서“오늘날의사회학은 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효과적 방법은 하나도 갖고 있지 않으면서 그저 자신들의 ‘양식’만으로 단단히무장한 채 세계에 대해 한마디하겠다고 나서고 있다.”고비판하고 “숙련된 의사는 겉으로 드러난 증상뿐만 아니라 가려져 있는 질병까지 알아채고 치료를 시작하는 것처럼사회과학도 드러나지 않은 사회적 위기의 표징들을 읽어내야만 한다.”고 분명한 입장을 밝힌다. 부르디외는 이를 위해 22명의 동료 사회학자들과 함께 3년에 걸쳐 다양한 사회적 약자층과 인터뷰를 실시했다.책에는 각 응답자들이 삶의 고통을 겪도록 한 사회구조적 원인을 분석한 이론적인 글과 일문일답이 상세히 기록돼 있다. 독자들은 버려진 채 누워있는 전직 사회복지사라든가 노동자계층의 고아출신 금속기계공,정당한 권리를 찾지 못하고 떠돌아다닐 수 밖에 없는 집없는 사람들,도시폭력의 희생자가 된교사,빈민교외 지역의 하급경찰관 등 수많은 사람들의 삶의 고통을 육성으로 들을 수 있다. 부르디외는 “고통의 구조를 인식하는 것이 곧 모순을 해결하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그러나 “‘확실한 사실’은 곧 이를 풀어낼 수 있다는 희망을 의미하는 것”이라고작업의 의미를 설명한다.이와 같은 부르디외의 방법론은프랑스내 우파 사회학자는 물론 미국과 독일 사회학계 등으로부터 과학적 엄밀성 측면에서 공격을 받기도 했다.그러나 홍성민 동아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부르디외의 방법론은 기존틀을 벗어나 새로운 시각을 만들어내는 프랑스 학문의 큰 특징을 반영하는 것”이라며 “이미 프랑스내에 부르디외학파가 두텁게 존재하고 그의 사후 영미학계의 관심도 증가하고 있는 만큼 그의 이론은 이제부터 제2의개화기를 맞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각권 2만6000원. 신연숙기자yshin@
  • [사설] “전쟁 불원, 대화로 해결” 옳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방한중인 부시 미국 대통령은 20일 정상회담을 갖고 그동안 틈새를 보이는 듯했던 대북한 한미공조체제를 복원하고,북한 문제를 대화로 해결해 나가기로 합의했다.특히 부시 대통령이 회담후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전쟁의사가 없다.미국은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해결을 모색하고 있다.”면서 “북한 당국과 직접 대화할용의가 있다.”고 말한 것은 그의 ‘악의 축’ 발언 이후급격히 고조된 한반도 긴장상태를 완화하는 데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양국 정상은 또 한미동맹관계의 강화,대테러전 협력,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와 미사일 문제의 대화를 통한 해결,햇볕정책에 대한 미국의 지지,양국간 경제통상관계의 확대 발전 등에 대해서도 뜻을 같이했다.두 정상이 50여년동안 동북아시아 지역의 안정과 평화에 기여해온 양국 관계의기본틀인 한미동맹관계를 정치 외교 경제등 모든 분야의포괄적 동반자 관계로 확대 발전시켜 나가기로 한 것은 ‘21세기 글로벌 파트너십’의 구축선언이라고 하여도 좋을것이다.부시 대통령이 햇볕정책을 적극 지지하는 한편 남북이산가족 문제에 구체적인 숫자를 들어가면서 관심을 표명한 것도 인상적이었다. 부시 대통령은 이와 함께 북한 주민에 대한 식량지원을계속할 것임을 약속하고 그들이 자유와 인간적 존엄성을갖고 살기를 희망했다.경의선 도라산역을 방문한 자리에서김 대통령이 ‘희망의 길’이 열려야 한다고 호소한 데대해 부시 대통령은 “한반도가 교류와 협력을 통해 조만간 통일되는 것이 나의 비전”이라고 화답했다.그의 언급이 우리의 화해 교류 협력 방안과 일치할 뿐만 아니라 미국 대통령이 한반도에 대해 통일이라는 단어를 직접 사용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는 점에서 높이 평가하고자 한다. 이번 양국 정상회담 결과는 총체적으로 보아 한국은 미국이 희망해 온 대량살상무기와 미사일 문제의 해결을 위해협력하는 한편 미국은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하며전쟁을 일으켜서는 안된다는 한국민들의 열망을 수용한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각론에 들어가서는 양국간에 시각과 인식의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잊어서는 안된다.기실 부시 대통령은 이날도 김정일 위원장과 북한 정권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햇볕정책의 성과에 대한 회의적 입장을 숨기지 않았다.앞으로 한·미 양국은 북한에 대한 메시지가 혼선을 초래하지않도록 긴밀하게 협의,분명한 한 목소리를 내야 할 것이다.또 민족화해와 통일을 향한 한국민의 염원과 테러를 종식시키겠다는 미국민의 의지에 대한 현실적 인식을 바탕으로양국 공조의 폭과 강도를 심화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이번 정상회담으로 한·미 양국은 북한에 대해 평화와 자유 그리고 대화를 원한다는 메시지를 충분히 전달했다.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반도 정세는 대결과 응징에서 대화와 협력으로 물꼬를 돌리기 시작했지만,이제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북한이 대화에 조속히 그리고 성실한 자세로 임해주어야 할 것이다.지금부터 남북대화는재래식 무기와 대량살상무기까지 협상 대상으로 삼게 된다.무기와 군사 분야의 협상은 상호신뢰 구축을 전제로 길고 어려운 협상을 거쳐야 되는 분야다.따라서 대화를 촉진시키기 위해 한·미 양국은 지금까지의 원론적 대화 제의를구체화시켜 북한에 제안하는 것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어떤 문제를 어떻게,어떤 순서로 다뤄나갈 것인지 양국이 긴밀하게 협의하여 정리된 제안을 내놓을 것을 권고한다.
  • 에듀토피아/ 청소년 금연교육 이대로 좋은가

    우리나라 성인 남자의 흡연율은 69.7%로 세계 1위다.청소년 흡연율도 급증해 남자 고교생 27.6%,여고생 10.7%를 기록하고 있다.초등학생의 흡연 경험률도 12%를 넘어섰다.문제의 심각성에 놀란 서울시교육청은 새해부터 ‘담배와의전쟁’을 선포하고 오는 6월부터 시내 모든 초·중·고교를 절대금연지역으로 지정하기로 했다.청소년 흡연은 어른이 되어 담배를 시작하는 것보다 훨씬 피해가 심각하지만가정에서,길거리에서 어른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담배를 피우는 현실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다.금연정책의 선진국으로 꼽히는 캐나다의 금연정책을 통해 교훈점을 알아본다. ■금연정책 선진국선 어떻게. “담배는 멋진 게(cool) 아니라 악취가 나요(stinks).”“4만5000명의 캐나다인이 해마다 담배로 인한 질병으로죽습니다.” 캐나다 토론토시에서 자동차로 1시간여 거리에 위치한 듀람시 제르투르드 코퍼스 초등학교.학교도서관에는 커다란담배 모형과 팸플릿을 손에 든 8학년(13) 서너명이 6학년생 수십명을 앞에 앉혀놓고 금연교육에 열심이다. 캐나다의 성인흡연율은 77년 54%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감소하기 시작해 현재 25%까지 줄었지만,청소년들의 흡연율은 계속 증가해 99년 29%까지 늘었다. 이 때문에 각 지역 교육청은 90년대 중반부터 담배,마약,알코올 등 약물 오남용의 위험성을 교육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정규 교과목으로 개설했다. 특히 듀람 교육청이 지역 경찰청과 함께 자체개발한 VIP프로그램은 탄탄한 구성으로 다른 도시에서 교재를 구하러 올 정도이다.VIP는 가치(Values),영향력(Influences),동료(Peers)의 머리글자.약물에 노출되기 시작하는 6학년부터 집중적으로 이 프로그램을 적용한다. ●금연교육에 경찰,또래 총동원= VIP 수업은 주로 교사와경찰 등이 학생들을 대상으로 6주동안 주1회씩 수업을 진행하지만 교육을 마친 상급생들이 하급생들을 직접 가르치기도 한다.설문조사에 따르면 75%의 청소년이 친구를 따라 담배를 피운다고 답할 정도로 또래집단이 청소년 흡연에미치는 영향력은 강력하다. 캐나다의 명물인 RCMP(왕립기마경찰)가 특별손님으로 나와 관심을 돋우기도 한다.수업은 집중력이 짧은 아이들의관심을 끌 수 있도록 다채롭게 꾸며진다. 비디오를 보며 율동도 하고 군것질거리와 스티커를 나눠줘 흥미를 끈다.인간의 폐와 유사한 돼지폐는 물론 실제폐암 사망자의 시신에서 떼낸 폐를 보여주며 종양의 모양까지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아이들에게는 안돼요(Not to Kids!)= 흡연자 10명중 9명은 10대때 담배를 처음 피운다.담배를 쉽게 구할 수 있는것이 청소년들의 흡연을 증가시키는 요인이라고 판단한 정부는 ‘구할 수 없으면 피울 수 없다’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청소년 금연정책을 강력히 시행하고 있다. 캐나다 전체인구의 3분의 1이 밀집한 온타리오주의 경우94년 담배규제법(Tobacco Control Act)을 통과시켰다.19세미만에게 담배를 파는 것은 범죄이며 학교는 ‘절대 금연구역’으로 지정됐다. 소매업자가 청소년에 담배를 팔다가 적발되면 4000달러이하의 벌금을 물어야 한다.학생이 학교 안에서 담배를 피우면 법정에 소환되거나 5000달러 이하의 벌금을 내야한다.일부 학교에서는 흡연중 적발된 학생은 정학시킨 뒤 별도의 금연교육기관에서 교육을 시킨다.게다가 일정기간이 지나면 다른 학교로 전학시킨다.흡연에 대한 처벌이 가혹할정도로 엄한 것이다. ●담배 피우면 ‘죄인’?= 캐나다는 88년 담배광고 규제법,연방 건물 및 교통시설내 금연법 등 2개의 금연관련법을통과시키고 강력한 금연정책을 펼치고 있다. 담배 자판기는 95년부터 전면 폐지됐고 약국이 입주한 백화점,슈퍼 등에서는 담배를 팔 수 없다.담배 진열장은 손님의 눈에 잘 안띄는 구석자리에 두어야 한다. 다른 사람의 담배연기를 마시는 간접흡연에 대해서도 너그럽지 않다.99년부터 토론토 전역의 모든 작업장에서 금연이 의무화됐고 식당,볼링장 등은 25%의 금연석을 지정하고 환풍장치를 설치하도록 했다.오타와,듀람 등지에서는올해부터 모든 식당이 완전 금연지역으로 정해졌다.건물의 현관입구에는 가로 세로 10㎝이상 크기로 ‘금연 건물’표시를 해야한다. 토론토 허윤주기자 rara@ ■캐나다 비흡연 권리 연합회장 마후드. 캐나다 담뱃값은 한국돈으로 환산하면 5000∼6000원으로엄청나게비싸다.게다가 담뱃갑 겉면의 절반에는 흡연으로 인한 사망자의 병든 심장,암에 걸린 폐 등 끔찍한 컬러사진이 실려 있어 선뜻 손이 가지 않게 만든다.사진 옆에는 ‘담배는 폐암,구강암 등을 일으킵니다.’‘담배 피우면 성 불구’등 직설적인 문구가 크게 인쇄돼 있다. 2000년 6월,담배 제조회사들의 반대를 물리치고 이러한강력한 경고문을 담뱃갑에 싣도록 한 것은 캐나다 정부가아니다.25년전 설립돼 회원이 2000명에 이르는 비정부 단체인 ‘캐나다 비흡연자 권리 연합회’가 바로 주인공. 토론토 대학 이웃의 작은 사무실에서 만난 가필드 마후드회장은 “해마다 20억개 이상 팔리는 담뱃갑에 씌어진 흡연 경고문은 전세계에 담배의 위험성을 알리는 경종”이라고 강조했다. 이 단체가 만든 흡연 경고문은 컬러사진,그래픽 등으로구성돼 있다.여론조사에 따르면 흡연자의 44%가 ‘적나라한 사진이 담배를 끊고싶게 한다.’고 응답했다. 이 경고문은 지금 호주,뉴질랜드,폴란드,싱가포르 등에도영향을 미치고 있다.유럽연합 의회도 지난해말 ‘흡연은살인’등 강력한 경고문을 내년부터 싣기로 결정했다. 이 단체가 가장 걱정하는 것은 청소년들의 흡연.담배제조업체는 회사의 생존을 위해 끊임없이 청소년을 유혹한다. 또한 광고,이벤트 등 온갖 수단을 동원해 청소년을 고객으로 흡수하려 한다. 마후드 회장은 “담배가 예쁘장하게 포장돼 구멍가게의사탕 진열대 옆에 놓여있고 수많은 어른들이 담배를 피우는 환경이라면 아이들은 흡연을 비정상적이라기보다 매력적이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마후드 회장은 담배를 콜레라 등 전염병과 같은 수준의질병으로 비유한다.그는 “콜레라가 물을 통해 전염된다면 물을 못먹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선 수원(水源)부터차단해야 한다.”며 담배회사와 치열한 싸움을 벌이는 이유를 설명했다. 비흡연자 권리 연합회는 앞으로 담뱃세를 더 높이도록 정부를 압박할 계획이다.또 간접흡연의 유해성을 전국민에알려 흡연율을 최대한 낮춰볼 작정이다.아울러 작업장,식당의 금연 등 일부 주에서 실시하고 있는 금연제도를 전국적으로 확산시킬 계획도 세우고 있다. 허윤주기자
  • 접점 못찾는 공무원노조/ ‘단체협약·행동권’대립 평행선

    공무원 노조 도입문제와 관련,노사정위원회 논의가 해를 넘기고도 아직 해결의 방향이 정해지지 않고 있다.정부는 관련 부처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자 오는 27일까지 단일안을내놓기로 했다.전국공무원직장협의회총연합(전공련)은 노조가 허용되지 않는다면 다음달 24일 법외노조라도 출범시키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누그러뜨리지 않고 있다.주무부처인 행정자치부는 “공무원 노조 도입의 원칙에는 이견이 없지만아직은 시기 상조”라며 적극적인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다. 정부 관련 부처와 전공련의 공무원 노조 관련 입장을 정리해본다. [행자부] 지난 16일 총리실,노동부,중앙인사위원회 등 관련부처의 의견을 듣는 등 의견조율에 적극 나서고 있다. 행자부 관계자는 “지금까지 노사정위에서 합의가 된 뒤에공무원 노조 도입 여부에 대해 공식적으로 논의할 예정이었지만 적극적인 자세로 정부의 단일안을 만들고 노사정위에적극 참여해 하루빨리 결론을 내리는 데 도움을 줄 방침”이라고 밝혔다. 노사정위에 참석하는 행자부 인사도 과장급에서 국장급으로높였다. 아울러 행자부는 공무원직장협의회측과 의견 조율을 위해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에 전국의 공직협 회장들을 초청,워크숍을 갖고 바람직한 공무원 단결권에 대한 토론을 벌일 계획이다. 그러나 행자부는 노동3권을 모두 보장받는 노조로 출범하겠다는 전공련과 입장차이가 크다. 행자부는 다수 국민들이 공무원 노조 도입에 대해 아직은 반감을 갖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전공련의 희망처럼 노동3권을모두 보장하는 데는 부정적이다. 노조 명칭 사용도 마찬가지 입장이다.행자부는 공무원 노조가 노사정위에서 의견이 순조롭게 마무리되고 정쟁에 휩싸이지 않는 입법과정을 거치는 등 국민이 지지하는 가운데 탄생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행자부가 내놓을 정부의 단일안도 지난 98년 노사정위에서정해진 틀에서는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당시 노사정위는 공무원의 단결권과 보수 등 근무조건과 관련된 단체교섭권은 인정하되 단체협약체결권과 단체행동권은 인정하지 않고 국가공무원은 전국 단위,지방공무원은 광역시·도 단위로 노조를 허용하는 안을 제시했었다. 김영중기자 jeunesse@ *** 전공련 “내부고발자 보호에 일조”. [전공련] 공무원이 노조를 설립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다음달 24일로 예정된 노조 출범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행자부가 불법이라고 지적하고 있지만 개의치 않고 전공련 소속이 아닌 각 부처의 공무원들에게도 노조 가입을 독려하고 있다. 전공련은 정부 단일안에도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지금까지 행자부가 제시한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어서다. 오히려 정부의 공식안이 나오면 전공련이 주도하는 의원입법안도 제출할 방침이다.법안에는 노동3권을 완전히 보장하고 전국 단일노조 허용을 담을 예정이다. 전공련은 사회적인 분위기가 공무원 노조 도입에 찬성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경실련,참여연대 등 54개 시민·사회단체는 ‘공직사회개혁·대학사회개혁과 공무원ㆍ교수노동기본권 쟁취를 위한 공대위’를 결성,정부의 공무원 노조 도입을 촉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정수 전공련 정책연구소장은 “공무원도 근로자”라면서 “공무원 노조 결성은 인간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는기본적인 바탕을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소장은 “공무원 노조가 발족하면 공직자 부정·부패의 고리도 끊을 수 있다.”면서 “내부고발자 보호를 통해 깨끗한 사회를 만들어 가는 데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또다른 공직협 연합단체인 전국공무원직장협의회 발전연구회(전공연)의 이희세 사무총장도 “노조 규약을 통과시키는 등 노조 발족 준비를 마쳤다.”면서 “노사정위논의를 지켜본 뒤 정부가 공무원 노조 도입에 대한 일정을제시하지 않으면 다음달이라도 행동에 들어갈 것”이라고밝혔다. 김영중기자. ***‘조정자’노동부…교섭 허용·행동권 불인정. [노동부] 공무원 노조설립 문제는 지난 98년 2월6일 제1기노사정위원회의 합의 사항에서 출발해야 된다는 입장이다.지금처럼 정부와 전공련(한국노총)이 한치 후퇴 없이 자신에게 유리한 사항만 고수할 경우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 아래 ‘조정자’ 역할을맡았다. 당시 노사정 합의 중 핵심 골자는 ▲노동조합 허용의 경우국가공무원은 전국단위로,지방공무원은 광역시·도 단위로설립 ▲교섭 사항과 관련해 보수,기타 근무조건에 관한 단체교섭은 허용하되 단체협약 체결권·단체행동권은 인정하지않는다는 등이다. 하지만 ‘2·6 합의’ 이후 4년간의 논의를 거치면서 정부를 대표한 행정자치부와 전공련을 대표한 한국노총측은 ‘합의 당시와 상황이 다르다.’는 이유로 접점을 찾지 못한 채평행선 대립이 지속 중이다. 노동조합 구성과 관련해 행자부와 중앙인사위는 합의사항이 아닌,일종의 기업별 노조인 각 부처·청 단위 노조 설립을주장하고 있으며 한국노총측 역시 합의사항이 아닌,단체협약 체결권을 요구해 사태를 꼬이게 했다.노동부는 ‘2·6 합의’를 토대로 단결권·단체교섭권은 가능하지만 단체협약 체결권에 대해서는 반대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주요 쟁점으로 떠오른 것이 노조 전임자 인정문제다.한국노총은 2006년 말까지 일반 사업장처럼 노조 전임자들을 유급으로 인정해 달라는 요구다.노동부는 절충안으로 교원노조에 대한 적용 사례처럼 전임자를 인정하되 무급·휴직으로 처리하자는 것이다.노조전임자를 불인정하지만 1년 중 30일 정도 유급으로 노조활동을 인정하자는 주장도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오일만기자 oilman@
  • 11명의 갱스터의 카지노 털이 ‘오션스 일레븐’

    교도관이 묻는다.“‘빵’(교도소)에서 나가면 뭘 할거지?” 암만 뜯어봐도 5년을 감옥에서 ‘썩은’ 것 같지 않게 멀끔한 죄수는 여유만만,묵묵부답이다.까닭모를 회심의 미소만 흘릴 뿐…. 미국 할리우드의 스타 배우들이 무더기로 얼굴을 비쳐 화제인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의 ‘오션스 일레븐’(Ocean'sEleven·3월1일 개봉)의 첫 장면이다.영화를 끌어가는 축이자,‘대니 오션’이라는 이름을 가진 첫 장면 속의 죄수는 조지 클루니.할리우드에서 ‘가장 섹시한 남자배우’로 꼽히는 그를 필두로 간판배우들이 거짓말처럼 줄줄이 등장한다.브래드 피트,맷 데이먼,줄리아 로버츠,앤디 가르시아,돈 치들…. ‘에린 브로코비치’‘트래픽’ 등 최근 사회성 짙은 작품들로 주목받아온 소더버그 감독은 전작의 스타들을 작심하고 불러모았다.‘에린 브로코비치’의 줄리아 로버츠,‘표적’의 조지 클루니와 돈 치들이 그와의 인연을 감안해‘염가’로 출연했다는 후문이다. 스타 감상 만으로도 본전은 뽑을 영화는 코믹 갱스터의장르를 빌었다.가석방된 지 만 하루도지나지 않아 오션은 ‘한탕’을 계획한다.표적은 전처인 테스(줄리아 로버츠)의 새 애인 테리(앤디 가르시아)가 운영하는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일확천금에 테스까지 되찾는다는 야무진 거사의 D-데이는 카지노의 실내체육관에서 헤비급 권투경기가 열리는 날. 카드의 달인 러스티(브래드 피트),소매치기 라이너스(맷데이먼),폭파 전문가 배셔(돈 치들) 등 각 방면의 베테랑11명이 뭉쳤으니 못 해낼 게 없을 성 싶다.그런데 그게 아니다.절대 살인하지 않으며,표적이 아닌 금품은 손대지 않는다는 수칙 탓에 결정적인 순간마다 일이 꼬인다. 영화의 최고 매력 포인트는 캐릭터의 전복된 묘사다.‘폼나는’ 역할을 전문으로 해온 조지 클루니,브래드 피트,맷 데이먼이 허점 투성이 갱단의 인간적인 개그를 선사한다. ‘작업’이 한창일 무렵 부랴부랴 폭탄을 구하러 가는가하면,의사로 변장했다 경찰로 변했다 하는 식의 얼치기 도둑들이 유쾌함 속에서 허를 찌르는 짜릿함까지 덤으로 안긴다. 미술관 큐레이터로 나오는 줄리아 로버츠의 존재는 거의느낄 수 없을 정도.두 남자 사이에 어정쩡하게 낀 채 간간이 오션의 한탕작전에나 이용되는,극의 ‘소품’ 역할이다. ‘록 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즈’나 ‘스내치’를 즐겼던 관객이라면 후회하지 않을 카드다.꼬리에 꼬리를 무는 사건들이 경쾌한 리듬으로 이어지는 전개방식이 그 영화들과닮았다. 황수정기자 sjh@
  • ‘중환자 퇴원’ 살인방조죄

    생존할 수 있는 환자를 가족들의 요구에 따라 퇴원시켜 사망에 이르게 한 의사에게 살인방조죄가 적용돼 2심에서도 유죄 판결이 내려졌다. 서울고법 형사5부(부장 李鍾贊)는 14일 가족의 요구로 환자를 퇴원시켜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서울 B병원 신경외과전문의 양모 피고인과 당시 레지던트 김모 피고인에게 살인방조죄를 적용,각각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번 판결은 의사가 치료나 입·퇴원에 있어서 환자나 보호자의 의견을 존중하는 게 현실이라고 할지라도 환자의 생명을 포기한 행위는 법적 처벌 대상임을 확인한 것이다. 재판부는 그러나 치료비가 없다며 남편의 퇴원을 강력히 요구한 이모 피고인에게는 원심대로 살인죄를 적용,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양 피고인의 지시로 인공호흡기를 떼내 김씨를 숨지게 한 인턴 강모 피고인에게도 원심대로무죄를 선고했다. [판결 이유]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들이 치료 중단의 의사를 가지고 환자를 퇴원시킨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살인의 고의성이 있었다거나 적극적으로살인에 가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보호자의 요청을 받아들여 결과적으로살인의 실행을 도와준 ‘방조자’라는 판단이다. 재판부는 그러나 “생존 가능성이 있는 환자의 치료를 중단한 행위에 대해서는 윤리적 책임뿐 아니라 법적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죽음에 직면한 환자에 대한 치료를 중지하거나 생명유지 장치를 제거하는 등 인간의 생명과직결되는 치료행위의 중지는 ‘소극적 안락사’ 등에 있어극히 제한적으로 허용될 수 있을 뿐이라는 지적이다. [의료계 반응] 피고인들의 무죄를 주장해 왔던 의료계는 현실을 외면한 판결이라고 비판했다.대한의사협회의 한 관계자는 “환자의 회생 가능성에 대한 의학적 판단은 사법부의 판단과 괴리가 있다.”면서 “생존 가능성이 불투명한 환자에대해 보호자가 환자의 의사를 대신한 경우 이에 동의한 의사들에게 제재를 가하는 것이 옳은 일이냐.”고 반박했다. 이동미기자 eyes@
  • ‘경제논리 교육정책’ 찬반 논쟁

    ■'기부금 大入' 파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14일 대학 기부금입학을 허용하자는 ‘2011 비전과 과제’ 보고서를 내놓자 이의 허용문제를 놓고 벌써부터 논쟁이 뜨겁게 일고 있다.KDI의 정책대안을 놓고 교육인적자원부 등에서는 ‘경제논리로 교육정책을 보는근시안적 행태’‘실현성이 없다’는 등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교육제도의 틀을 바꿔라=교육제도의 틀을 바꾸라는 게 KDI의 제안이다.국가의 경쟁력이 인적 자원에서 나온다는 판단에서다. KDI가 제시한 하드웨어 측면의 개선방안은 교육인적자원부의 간섭 최소화로 모아진다.KDI는 “중앙정부는 정책기획이나 평가 등의 핵심적인 역할만 하고 나머지는 학교에 맡기라.”고 주문했다.시·도 교육청은 지역수준의 기획기능을 맡고,시·군·구 교육청은 일선 학교에 대한 조언과 자문만 맡도록 하자는 것이다.학교가 자율적으로 교육과정·학사·인사·재정 등을 운영하도록 하자는 얘기다.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는 학교의 경쟁력 강화로 모아진다.기부금입학제 허용,대학정원제 폐지,고교평준화 사실상 폐지등이다.대학에 경쟁체제가 도입되면 대학정원 자체도 의미가 없어진다는 게 KDI 판단이다.진념 부총리는 “2004년이면대학 입학생이 정원을 밑돌기 때문에 평준화된 대학은 학생을 유치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교육부 반박=교육부는 이에 대해 “경제논리로 교육정책을 보는 근시안적인 행태”라고 비판했다.교육부는 기부금입학제도에 “한마디로 시기상조”라며 단호하게 반대한다.관계자는 “돈이 최고라는 인식이 청소년들의 가치관을 송두리째 뒤흔들고 계층간 위화감만 조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인간교육실현학부모연대 등의 단체들도 “기여 입학제 허용은 학생의 재능이 아닌,부모의 경제적 능력에 따라 교육의 기회를 주는것”이라며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사실상 고교평준화를 없애자는 제안에 대해서도 교육부는 고교의 다양화와 자율화를통해 평준화제도를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간다는 기존의 방침을 고수했다. KDI는 대학의 경쟁체제가 도입되면 경쟁력이 없는 대학은도태하거나스스로 구조조정을 할 수밖에 없어 정원제가 무의미하다고 했다.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현재 수도권의 대학을 제외한 지방대학은 일정한 교육여건을 갖추면 정원을 자율적으로 책정하고 있다.”며 “다만 수도권의 대학은 수도권의 인구 유입억제를 위해 정원 총량제를 실시하고있다.”고 말했다.수도권 대학의 정원은 건설교통부 주관 아래 수도권정비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결정된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외국 대학의 분교를 설치하자는 제안에 대해 “외국 대학의 분교 설립이 가능한데도 여지껏 한 건도 이뤄지지 않은 이유는 수입을 본국으로 가져갈 수 없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허윤주 김태균기자 jhpark@ ***국가발전 중장기 전략…정책수용여부 추후 검토. ■KDI 보고서는? KDI보고서는 앞으로 10년간의 발전 과제와 청사진을 담고 있다.경쟁력 제고를 통해 삶의 질을 높이고, 동북아 거점도시로 거듭난다는 중장기 전략이다. 보고서는 기업·금융선진화,교육제도 개선,정보기술(IT) 잠재력 향상,국토의 균형발전,동북아 중심지도약 등 분야별과제가 망라돼 있다. KDI를 비롯한 16개 연구기관들이 9개월 동안 머리를 맞대 만들어낸 발전전략 보고서다. KDI의 전망대로라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9674달러에서 2011년에 많게는 2만 3701달러(달러당 1000원)로 두배 이상 늘 것으로 내다봤다. 달러당 1300원 환율로 계산하면 1인당 GDP는 1만 8231달러가 된다. 물론 보고서가 그대로 정부정책이 되는 것은 아니다. 진념(陳稔) 경제부총리도 “KDI보고서는 정책제안에 불과하고 정책으로 수용할지는 앞으로 검토해 봐야 할 것”이라고말했다. ■KDI보고서 주요내용/ 2011년 1인GDP 2만3701만弗. [복지사회를 만든다]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의 수지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과도한 연금급여 수준을 내리고 연금을 받기 시작하는 시점도 늦추는 방안이 제시됐다.사회보장 비용에대한 정부의 재정부담이 점차 커지고 있어 이대로 가다 가는 복지시스템 자체가 망가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또 연금을 납부하지 않는 국민들에게 연금보험료를 빌려주는 방안도 포함됐다.하지만 보건복지부는 이에 대해 “재원조달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쉽지 않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특히 이율이 낮을 경우 성실 납부자와의 형평성 문제 때문에 실현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것이다. 건강보험은 의사가 진료량에 상관없이 치료한 질병의 유형과 증상 정도에 따라 미리 책정된 액수만을 받도록 하는 ‘총액계약제’로 바꿀 것을 권고했다.노동의 유연성을 높이기 위해 법 규제보다 시장을 통해 고용 및 근로조건을 개선하고 비정규직에 대한 보호를 강화하자고 제안했다. [동북아 중심국가로 탈바꿈] 국부(國富)의 유출은 최소화하고 외국자본의 유입은 최대화해 국가 경쟁력을 키울 것을 주문했다.이를 위해 현재의 수도권 집중 억제정책을 전면 수정할 것을 권고했다.수도권 과밀을 해소하고 지역간 균형발전을 꾀한다는 당초 정책 취지와 달리 국내 자본이 해외로 빠져나갈 우려가 많다는 게 이유다. 외국인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특정지역에서 외국어를 공용어로 쓰도록 하고 외국인학교를 자유롭게 세울 수 있게 하자는 방안도 나왔다.인천국제공항 지역을국제자유도시로 만들고 수도권에 외국인들을 위한 국제 비즈니스타운을 건설하는 방안도 포함됐다.아울러 유럽연합(EU)·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등 세계경제의 블록화에 대응하기 위해 한·중·일3국은 물론 동남아 국가연합인 아세안(ASEAN)을 끌어들여 지역협력을 강화할 것을 강조했다. [성장원동력 확보] 동아시아 개도국들의 산업화에 맞서 국가 산업경쟁력을 대폭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이를 위해 국내전체수입의 36%에 이르는 일본으로부터의 기계류 수입 비중을 낮출 것을 권고했다.전체 교통인프라 투자의 60% 선을 넘는 도로부문 투자비중을 55% 이하로 낮추고,대신 남는 부분을 철도와 항만 구축에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농업을 시장경제 속으로] 수십년 동안 계속돼온 ‘관치(官治)농업’을 시장경제 속으로 편입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추곡수매가 국회동의제와 같은 낡은 제도를 과감히 없애 정부의 쌀 수매 시스템을 완전히 바꿀 것을 제안했다.농지 전용(轉用)에 대한 규제를 완화,대규모 영농을 촉진하는 한편 농지전용 허가권을지방자치단체에 이양함으로써농지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도시자본의 농촌유입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용수 김태균기자 dragon@
  • 동계올림픽 오늘 개막…한국 42번째 입장

    [솔트레이크시티(미 유타주) 김은희특파원]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이 상처 받은 인류애를 회복하자는 염원을안고 9일 막을 올린다. 이날 오전 10시 각국 선수단과 관중 등 5만6000여명이 자리한 가운데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유타대학의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개막식의 주제는 ‘마음의 불을 밝혀라(Light the Fire Within)’ 이번 개막식은 ‘9ㆍ11 테러’ 등 각종 분쟁으로 상처받은 인간성의 회복을 ‘얼음’과 ‘불’의 이미지를 통해호소하는데 초점을 맞춘다. 개막식 하이라이트는 주제를 상징적으로 담아낼 ‘마음의 불’.링크 위에서 스케이트를 탄 주인공인 ‘빛의 소년’이 랜턴을 들고 여행을 하다 뾰족한 얼음 조각으로 형상화된 ‘파도’를 만나지만 프로 스케이터가 역동적인 움직임으로 표현한 마음속의 ‘불’과 함께 이를 물리치고 계속전진한다는 내용이다. 미래에 대한 희망이자 즐거움,그리고 세상을 아름답게 바꿀 힘을 상징하는 ‘빛의 소년’은 개막식 내내 등장하게된다. 이어 5개 대륙을 상징하는 유타주 5개 부족이 각기 다른입구를 통해 입장하지만 결국에는 한데 모여 ‘화합의 노래’를 부름으로써 인류애를 표현한다. 피날레도 환상적이다.인기 가수 르앤 라임스가 얼음 섬을 타고 경기장 중앙으로 이동하면서 주제곡 ‘마음의 불을밝혀라’를 부르는 가운데 빛을 뿜는 다섯 개의 커다란 공이 하늘로 날아오르고 수백명의 ‘빛의 아이들’이 무대로쏟아져 나오면서 2시간15분에 걸친 개막식은 막을 내린다. 한편 이날 개막식에서는 전세계 77개국 2531명이 ‘빛의소년’을 앞세워 차례로 입장하는데 한국의 입장순서는 케냐에 이은 42번째다. ehk@sportsseoul.com. ■솔트레이크 이모저모. ◆‘봉달이’ 이봉주가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성화를봉송했다.이봉주는 8일 솔트레이크시티에서 동쪽으로 60㎞떨어진 히버시티 시내에서 교민을 포함한 현지주민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으며 700m 정도를 뛰었다. 한편 지난해 12월4일 애틀랜타를 출발해 미국내 봉송에나선 성화는 46개주를 거치며 1만3500마일을 행진한 끝에8일 솔트레이크시티에 도착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선거에 나선 후보 2명이 사퇴해 전이경의 당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IOC는 이날 당초 후보 명단에 올라있던 블로디미르 스미르노프(크로스컨트리·카자흐스탄)와 신 올슨(봅슬레이·영국) 등 2명이 출마의사를 포기함에 따라 전이경을 포함한11명을 최종 후보로 확정했다.이로써 전이경은 올림픽 참가 선수들의 투표를 통해 4명의 선수 위원을 뽑는 이번 선거에서 한결 유리한 입장에 서게 됐다. ◆이번 동계올림픽에 때맞춰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약물추방 캠페인의 일환으로 ‘선수 여권’ 계획을 추진하고나섰다.‘선수 여권’이란 선수들의 여권에 도핑테스트 기록 기재를 의무화하는 프로그램이다.딕 파운드 WADA 회장은 “선수 여권 제도의 추진은 선수들의 자발적 의사에 따른 것이지만 결국 강제적 성격을 띨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솔트레이크시티의 부랑자가 동계올림픽 개막을 앞두고급증하고 있다.올림픽 경기장 건설 붐을 타고 몰려 든 일용직 노동자들이 공사완료와 함께 직업을 잃고 거리를 떠돌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식품구호단체인‘크로스로드 어번 센터’는 몇달전까지만 해도 하루 75명 가량 발견되던홈리스 수가 최근 125명 정도로 늘었다고 밝혔다. 솔트레이크시티 김은희특파원
  • 단체장들 불출마 선언 러시

    6월로 예정된 제3대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지역정가가 점점 뜨거워지고 있는 가운데 다른 한편으로 현직단체장들의 불출마 선언도 러시를 이루고 있다. 이는 최근 단체장 출마를 위해 뛰는 사람들이 수면위로 서서히 부상하면서 각축이 뜨거워지는 것과 전혀 상반되는 양상이다. 현직 불출마를 공언한 이들 단체장들은 ‘후진에게 길을열어주겠다.’거나 ‘대권 도전이나 국회의원 출마’ 등으로 제3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 이들의 불출마 선언을 바라보는 주민들의 평가도 엇갈리고 있다. 일단 손에 쥔 명예와권력을 놓치기 싫어하는 인간의 속성에 비춰 신선하다는 반응이 있는가 하면 정치인의 일시적 말바꾸기에 불과할 것이라며 의혹을 거두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용꿈을 꾸는 사람들] 유종근(柳鍾根) 전북지사는 대권도전의사를 밝히면서 전북도지사 불출마를 일찌감치 밝혔다. 유지사는 ‘경제대통령, CEO대통령’을 추구하면서 민주당 대통령후보 경선에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김혁규(金爀珪) 경남지사는 대권 후보와 도지사 재출마를 놓고저울질하고 있다.고건(高建) 서울시장도 일단 서울시장에는 절대 재출마하지 않는다고 못을 박는 한편 대권 후보론에 대해서는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아 강한 여운을 남기고 있다. [사업이 더 좋아] 경남의 정용규(鄭瑢圭·68) 함양군수는재선 직후 다음 군수직에 도전하지 않겠다고 이미 공언했다. 지난번 인천시장 선거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김용모(金容模)전 인천 남동구청장은 “정치에 염증을 느낀다.”며 사업에 충실하기 위해 지난 연말 정계은퇴를 선언했다. [건강이 안좋아서] 심완구(沈完求) 울산시장도 이미 지난선거때부터 차기에 나서지 않을 것임을 공약,광역단체장으로는 가장 먼저 불출마 선언을 했다. 경남의 전원용(田元溶·66) 의령군수도 건강을 이유로 바톤을 넘겨주기로 마음을 굳힌 상태다. [이젠 세대교체를] 이여형(李麗炯·68) 경북 영양군수는 경북도에서 처음으로 불출마를 밝혔다. 경남의 백승두(白承斗·62) 진주시장과 권순영(權淳英·67)산청군수는 후진에게 길을 열어주기 위해서라는 이유로 불출마를 선언했다.경기도 민병채(閔丙采) 양평군수도 지난해12월 “다음 군수는 다른 사람의 몫”이라며 불출마를 약속했다. [시장·군수로는 성이 안차] 이영근(李英根) 부산 남구청장은 최근 부산시장 출마를 공식화했다.이 구청장은 자신이행정을 잘 알고 부산시정 발전을 위해 부산시장에 도전하겠다고 선언했다.경남의 공민배(孔民培·48) 창원시장과 김두관(金斗官·43) 남해군수도 경남도지사 출마를 위해 각각시장·군수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공 시장은김 지사가 대권후보로 나서 도지사에 출마하지 않으면 도전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김 군수는 ‘시민후보’로 도지사에도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제3의 길을 찾아서] 경남의 이갑영(李甲英·56) 고성군수는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의 대선 캠프에 합류하기로했다. 정흥진(鄭興鎭)서울 종로구청장은 8월로 예정된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구청장직을 사퇴했고 서병수(徐秉洙)부산해운대구청장도 같은 시기에 실시될 예정인국회의원 재·보선에 나서기 위해 조만간 사퇴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종합 정리 이기철기자 chuli@
  • 정계개편 논의 정말 없었나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가 공조 파기 4개월여 만인 29일 얼굴을 마주했다.청와대에서 이뤄진 이날 만찬 회동은 저녁 6시30분부터 8시45분까지 2시간15분 동안 배석자 없이 진행됐다.김 총재는 노란 봉투를 들고 만찬에 임했다.자민련측은 “김 대통령에게 할 말을 정리한 자료”라고 밝혔다. 만찬에서는 남북문제와 금강산 관광,공정한 대선 실시방안,최근의 비리의혹 사건,내각제 문제 등 국정 전반이 논의됐다.김 대통령으로부터 회동내용을 구술받은 박선숙(朴仙淑) 청와대 대변인은 “두 분은 정치는 정치고,인간적으로는 변함없이 가자는 데 뜻을 같이했다.”고 전했다.반면 자민련 정진석(鄭鎭碩) 대변인은 “김 총재가 할 말을 충분히 전달한것으로 안다.”면서 “그러나 정치적 앙금이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김 대통령과 김 총재는 남북문제와 내각제,DJP공조 파기 등을 언급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특히 김 총재는 “대통령께서 국민 앞에 내각제를 공약했으나 이행하지 않았고,임동원(林東源) 전 통일부장관 탄핵파문 때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공조를 파기해 매우 섭섭했다.”며 강한 유감을 나타냈다.또 “정치여생을 쏟아부어 내각제를 점화해 놓고 물러나겠다.”고 강한 내각제 추진 의사를 밝혔다. 이에 김 대통령은 “나도 가슴이 답답하다.그렇게까지 결심이 굳은 줄 몰랐다.”면서 “김 총재에 대한 존경심과 우정에는 변함이 없으며 김 총재의 앞날이 잘 되기를 빈다.”고말했다고 정 대변인은 전했다. 남북문제에 대해서는 김 대통령이 초당적인 협력을 당부하며 장시간 언급했다고 한다.김 총재가 주한미군 철수에 대한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의 불분명한 태도를 들어“어찌된 영문이냐.”고 묻자 김 대통령은 “김 위원장도 속으로는 미국이 주둔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는 게 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회동에서 정계개편 문제가 논의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정 대변인은 “정계개편에 대해 대화가 오간 징후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김 총재가 내각제 연대 추진의사를 밝히면서 어떤 형태로든 정계개편 문제를 거론하지 않았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적어도 ‘인간적 우정’을 양측이 언급한 점은 향후 정국구도의 변화에 대비,연대의 여지를 남겨 놓은 것으로 평가된다.만찬이 끝난 뒤 김 대통령은 본관 현관 앞으로 나와 김 총재를 배웅했다. 진경호기자 jade@
  • [대한광장] 위기의 정치와 ‘격려 처방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한민국의 다수 유권자들은 정치란 ‘부조리하고 걸리적거리는 각종 문제들을 처리하는 쓰레기 하치장’ 정도로 생각한다.분리수거의 필요성조차 느끼지 않는다.정치 얘기만 나오면 매도와 냉소와 혐오가 난무한다.당연히 정치인에 대한 평가도 비슷한 톤으로 맞물려 돌아간다.심한 경우 정치인을 무시하지 않으면 어처구니없는 의혹의 눈초리를 받거나 의식이 없는 사람 취급을받기도 한다.정치인이 되면 마치 인격 자체가 없어지는 것처럼 생각하는지 그들에 대한 인격모독도 심심치 않게 일어난다. 부산지역에서 출마했던 민주당의 한 대선 예비후보는 92년 총선을 회상하며 많은 사람들이 정치에 대한 냉소를 가지고 정치인의 선거행위를 모욕한다면서 이렇게 말했다.“인사하고 악수를 청하니까 고개를 딱 외면하고 멸시하는눈으로 쳐다본다든지… 아주 견디기 힘들었어요.‘나는 정치를 불신한다.그런데 당신은 정치인이고 선거운동을 하러 오니까 인격적인 모독을 줘도 된다’는 거죠.” 또다른 중진 의원도 TV토론 프로그램 출연시에느꼈던 인간적 고민을 토로한 적이 있다.“방청석에 앉아 있던 젊은이가 정치인에 대한 불신을 얘기하면서,‘메모하는 것도쇼 아니냐.’하는 말에 참 모욕감을 느꼈습니다.아마 사석에서 그랬다면 혼을 냈을 텐데 내가 웃으면서 ‘앞으로 더 신뢰를 받도록 노력하겠습니다.’하고 넘어 갔는데 후회가 돼요.야단을 쳤어야 하는데….” 도덕성이나 자질면에서 최정상급이라고 판단되는 이들이그런 정도니 다른 정치인은 말할 것도 없다.정치인의 행동을 감시하고 잘못을 질책하는 게 유권자의 중요한 역할이긴 하지만 이런 일방적인 매도나 냉소가 누구에게 도움이될까.정치인을 칭찬하면 안될 이유라도 있는가. 서울 장안에서 유명한 어느 설렁탕집의 전설같은 얘기다. 식당을 시작할 때 주방장과 주인 사이에 심각한 갈등이 있었던 모양이다.주방장은 설렁탕에 들어가는 고기를 다른집에 비해서 엄청나게 많이 넣어 식탁에 올렸단다.주인에대한 억하심정으로 ‘어디 한번 망해봐라.’고 그런 짓을한 것이다.그런데 결과는 전혀 다르게 나타났다.고기의 양이 푸짐하다는 소문이 나면서 문전성시를 이룬 것이다.주인은 너무 신이 나서 주방장 칭찬에 열을 올렸고 그를 전폭적으로 신뢰하게 되었다.어쩔 수 없이(?) 주방장은 더열심히 일을 할 수밖에 없었고 또 어쩔 수 없이(?) 그 설렁탕집은 더 잘 되었다는 것이다. 거칠고 과장된 측면은 있지만 식당주인과 주방장의 관계를 국민과 정치인으로 환치하여 이런 심리적 매커니즘을정치개혁의 한 도구로 사용할 수는 없는 것일까.좋은 점을 찾아내어 격려해 주려고 안달(?)이 난 유권자를 앞에 두고 삐딱이만 고집하는 어리석은 정치인이 어디 있겠는가. 좋은 옷을 입으면 자기도 모르게 행동을 조신하게 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끼는 것과 같은 이치다. 지난 연말 한나라당의 한 의원이 ‘국회의원의 양심과 소신을 지키기 위해’ 나흘동안 의원회관에서 농성을 벌였다.국민건강보험 재정 분리법안과 관련하여 당론을 반대한다는 이유로 6년 넘게 활동해온 보건복지위원회에서 배제되자 그에 대한 항의로 나홀로 농성을 벌인 것이다.그는 자신의 행동이 건강보험 재정통합을 둘러싼 찬반논쟁에서 촉발됐지만 그 끝은 ‘국회의원 바로서기’여야 한다고 말한다.이런 경우 나는 재정통합의 찬반이나 정치적 성향에 관계없이 용기있고 정도를 걷는 정치인에게 성원을 보낼 마음이 충만하다. 지금 당장 자신이 호감을 가지고 있는 정치인의 좋은 점에 대해서 이메일이나 전화로 격려의 메시지를 날려보라. “I’m OK,You’re OK”라는,의례적일 수도 있는 말의 참뜻을 절로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개인은 물론 사회적 차원의 정신건강을 위해서도 더할 수 없이 좋은 방법이라고생각한다.오지랖이 넓다는 사람들의 곁눈질을 의식하면서도 정신과 의사가 주제넘게 정치개혁 운운하는 건 이 문제가 이처럼 우리의 정신건강과도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까닭이다. ▲정혜신 정신과의사
  • [대한광장] 부패불감증 추방 내 주변부터

    많은 기업체들이 대졸 신입사원 연수교육(집합교육)을 대학의 학기말시험 기간에 실시하고 있다.이는 취직시험에 합격한 대학 졸업예정자들을 졸업시험 격인 학기말시험에 응시하지 못하게 하는 원인이 된다.그런 훈련계획을 결정한인사부서의 직원들도 대학 졸업자들일 터인데 어떤 망설임이나 자책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대학 당국이나 교육행정기관도 무관심하다.관련자들이 모두 무신경하고 덤덤한가운데 기말시험 방해는 매년 되풀이된다.다만 명색이 규칙이라는 것을 지켜보려는 교수와 학생만 기막힌 곤욕을 치를뿐이다. 신입사원의 적응훈련을 빙자하여 그들이 대학의 마지막 학기시험에 응시할 수 없게 한 의사 결정자들의 의도와 기대는 무엇일까? 학기말시험에 응시하지 않더라도 무슨 수를쓰든 졸업장은 뽑아오라고 사주하는 의도가 분명해 보인다. 오랜 세월에 걸쳐 당연한 관행으로 굳어져 왔기 때문에 명시적인 설명을 생략하고 있을 뿐이다. 어떤 조작이나 편법을 써서 대학을 졸업하도록 유도된 신입사원들의 직업윤리에 대해 고용주들은 장차어떤 기대를할 것인지 궁금하다.아니 궁금할 것도 없는지 모른다.재직중에도 비슷한 일들을 시킬 것이라고 추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바늘도둑이 소도둑 된다고 하였다. 우리 사회에는 어렸을때부터 바늘도둑을 가르치는 세력이 너무 많다.바늘도둑을용인하거나 그것을 강요하는 제도와 관행이 널려 있다.고용주에 의한 학기말시험 교란도 그 한 예이다.바늘도둑이 많고 그에 대한 가책의 감수성이 둔한 사회에는 소도둑도 많을 수밖에 없다.소도둑들의 죄의식도 흐리다.그들의 사회적불명예는 크지 않다. 그들은 자신들이 지탄과 고발의 대상이 되는 경우 억울해 한다. 어떤 정치적 음모이거나 보복이라고 부르짖는다. 왜 나만잡느냐고 항변한다.고발자나 통제자들을 역공하기도 한다. 나를 지탄하는 너는 깨끗하냐는 것이다.그런 역공을 받아몰락한 사람들도 적지 않다.때에 따라서는 통제자와 피통제자 사이에 휴전 밀약이 성사되었다는 소문이 퍼지기도 한다.어느 경우에나 피고발자의 당당한 항변은 안 썩은 사람이없다는 믿음 때문일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무슨 ‘게이트'니 무슨 ‘리스트'니 하는것 때문에 대단히 시끄럽다.이번 ‘리스트'의 범위와 파장을주시하는 사람들은 다른 많은 ‘게이트'의 존재 내지 발생가능성을 믿으려 할 것이다. 절대 다수의 중·고등학생들이 우리 사회를 부패사회라고평가한다는 태도조사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그들 스스로도부패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으리라는 판단을 밝힌 것이라 볼 수 있다.우리 사회에서는 오래 전부터 ‘세금 제대로내고 장사하는 사람 없다.'는 말,그리고 ‘털어서 먼지 안날 사람 없다.'는 말이 널리 수긍되어 왔다.아직도 그러한냉소적 언명이 유효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우리 사회는 또한 사행산업(射倖産業)이 번창하는 사회이다.술독에 빠진 폭음사회이기도 하다.허다한 비논리,부조리,비리에 부대끼는 사람들이 정신을 잃도록 술마시는 것으로인간적 번뇌를 다스리려 하는지 모른다. 우리 사회의 체제화된 혼탁과 오염에 직면한 반부패운동당국의 임무는 혼란스럽고 과중한 것이다.우선은 ‘게이트'로 불리는 의혹사건들을 철저히 규명하고 연루자들을 처벌하는 데 주력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한 대증적 척결작업이 반부패사회를 만들어줄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그 직접적인 원인을 제거해야하는 것은 물론이다.그러나 진정 근본적인 대책은 거의 무의식적으로 저질러온 사소한 부조리적 행동양식의 교정이다.우리 사회의 ‘바늘도둑 양성구조'를 방치한 채 반부패사회를 건설한다는 것은 연목구어이다.반부패운동자들은 사소한일의 집합이 몰고 올 수 있는 거대한 위험을 직시해야 한다. 오석홍 서울대 명예교수·행정학
  • “아프간포로 인권침해 심각”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전쟁포로(POW)냐 국제 범법자냐. ” 쿠바 관타나모 미 해군기지에 수감된 탈레반 전사들의처우와 관련,인권 침해 논란이 일고 있다.영국 언론들이 문제를 제기한 반면,미국 언론들은 미 국방부의 해명쪽에 기울었다. 영국의 주요 언론들은 20일 미 국방부가 배포한 포로들의사진을 보도하며 “1970년대 동유럽에서의 고문 방식을 연상시킨다.”고 지적했다. 미 해군이 찍은 3장의 사진에서 탈레반 전사들은 시야를가리는 검은 안경과 마스크,귀마개,벙어리 장갑 등을 착용한 채 손발이 묶여 철조망 쪽으로 무릎을 꿇고 있다. 특히 이미 수용된 110명 이외에 이날 추가로 도착한 34명의 포로들은 눈 가리개가 씌워졌으며 손발에는 족쇄까지 채워졌다. 제네바 협정은 전쟁포로들이 수갑이나 족쇄없이 감방 주위를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으며 시각이나 청각 등을 제한하지 못하게 규정하고 있다. 미 해군은 검은 안경의 경우 기지의 보안을 위해서고, 마스크는 결핵 방지 차원이라고 해명했다.귀마개는 수송기에서의 소음 감소용인 동시에벙어리 장갑과 함께 방한용이라고 말했다.족쇄는 샤워를 하거나 치료를 받을 때만 사용되며 사진은 기지에 도착한 직후 찍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제사면위원회의 짐 웨스트 인권관련 의료담당 책임자는 “결핵균이 퍼질 위험이 없는데도 마스크를 의료 차원이라고 주장한 것은 납득이 안 간다.”며 “이같은 수단들은 명백히 포로들의 인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다른 인권단체들은 감각을 제한하면 변별력을 잃게 되고환각 증세까지 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백악관이나 국방부 등은 탈레반 전사들을 전쟁포로가 아닌‘억류자’나 ‘불법 전투원’ 등으로 부르고 있다. 도널드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탈레반 전사들을 인간적으로 처우하고 있으며 그들이 체포된 환경보다 훨씬 안락한 곳에수용됐다.”고 말해 국제 인권단체들의 반발을 샀다. 앤 클위드 영국 의회 인권위원장은 “전쟁포로에 대한 논쟁이 있다면 법정에서 가려야지 럼즈펠드 개인이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비난했다. 국제적십자와 유엔 인권단체는 탈레반 전사를 전쟁포로로대우해야 한다고 밝혔다.앞서 잭 스트로 영 외무장관은 포로 사진에 대해 미국에 해명을 요구했고 캐나다는 전쟁포로적용을 촉구했다. mip@
  • 뒤틀린 ‘교육 특구’ 강남/ (하)폐해·대책

    “요즘 아이들을 보면 정말 걱정스럽습니다.창의성이라고는 찾아보기 어려워요.틀에 짜인 공부는 잘 하지만 새로운환경에는 적응하지 못하고 포기해 버립니다.” 서울외국어고에서 지구과학을 가르치는 강병재(姜秉載·42)교사는 사교육 열풍이 거세지면서 아이들이 점점 더 대학에 가기 위한 ‘기계’가 되어 간다고 한탄한다. [요즘 아이들은 ‘쭉정이’] 전국에서 우수한 학생이 몰려든다는 외국어고.하지만 명문대에 많이 진학한다는 교내외평가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의 학습 능력은 위험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이 강교사의 생각이다. “학원에서 외고 입시공부에만 매달리던 아이들이 대거 입학하면서 깜짝 놀랄 때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학원에 다니며 열심히 공부했지만 원리를 응용해야 하는 문제를 내면손도 대지 못합니다.초등학교 때부터 미리 교과과정을 떼는선행학습과 반복학습에 익숙할 뿐 기초 중학 과정을 제대로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지요.그런 학생들은 스스로 공부를찾아서 할 수 있는 능력이 없습니다.이런 현상은 해가 거듭될수록 심해지고 있습니다.” 그는 “학원 과외를 많이 받은 강남 출신 학생들이 더 심하다.”고 지적했다.어려서부터 학원 과외에 의존해온 결과다.이들의 특징은 ▲오래 앉아있지 못하고 ▲이해력이 떨어지며 ▲공부하려는 의지가 부족하고 ▲성적이 조금만 떨어져도 불안해하며 ▲모든 것을 교사에게 의존하려 한다. 그는 “부족한 점을 보충하는 과외는 필요하지만 남들 따라 하는 과외는 아이를 ‘문제 푸는 기계’로 만드는 결과를 낳는다는 것을 학부모들은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고력의 부재는 대학까지 이어진다. 교재 없이 학생들의사고력을 유도하는 강의를 하는 대학 교수는 학생들에게 좋지 않은 평가를 받는다.‘교재가 없어서 불만’이라는 이유에서다.한신대 사회학과 김종엽 교수는 “요즘 학생들은 영어 회화는 잘 하지만 대학에서 정작 필요한 독해력은 크게부족해 대학원에서조차 원서를 교재로 쓸 수 없을 정도”라면서 “스스로 해야 하는 연구조사 능력은 거의 제로 수준”이라고 밝혔다. [과외 효과 있나] 그렇다면 어려서부터 과외를 받은 학생들이공부를 과연 잘 할까.단국대 사범대 이해명(李海明·58)교수가 지난해 발표한 ‘학업성적 결정이론’에 따르면 과외의 효과가 있는 아이들은 지능지수(IQ) 90∼110의 중학생,그것도 3%의 학생들만 효과를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 48개 중고교에서 3349명의 중고생을 대상으로 과외수업 유무와 종류,3년간 학업성적을 분석한 이 조사에서 과외의 ‘효험’을 본 학생은 중학생의 3%에 그쳤다.오히려지능과 노력,가정·사회환경 순으로 성적에 영향을 미쳤다. [대책은 없나] 최근 몇 년 사이의 사교육 ‘열풍’은 길을잃은 교육 정책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일반적인 지적이다.이교수는 “교육 문제가 드러날 때마다 임시방편으로 대책을세우는 교육부부터 자성해야 한다.”면서 “평준화 정책을대폭 수정해 하향 평준화되고 있는 현실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안교육기관인 하자센터 전효관(全烋寬·38) 부소장은 “서울 강남의 대치동을 비롯한 우리 사교육의 문제점은 정보화 사회에서 능동적으로 새로운 것을 배워나가는 능력을 전혀 길러주지 못한다는점”이라면서 “정부는 건물 짓고 학생 수 줄이는 외형에 치중하지 말고 현재의 자원을 어떻게활용할지 연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교육개발원 이종태(李鍾泰·46) 박사는 “사교육을 막을 방법은 사실상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라면서 “평가체제를 완전히 바꿔 학생들의 진정한 능력을 키워줄 수 있는 평가 모델 개발에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 ■부적응 사례- 부모 과욕이 아이 병원 내몰아. 아이를 전혀 배려하지 않은 교육이 아이들을 병원으로 내몰고 있다.신체적인 질병이 아니다.부모의 욕심과 예외를인정하지 않은 교육 현실에 아이들의 가슴에 지울 수 없는멍이 들고 있다. 서울 강북에 사는 지훈(3·가명)이가 소아정신과를 찾은것은 지난해 말.친구들을 떠밀거나 때리는 등 공격적인 행동을 자주 보이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유치원 교사의 충고때문이었다.지훈이는 1등에 대한 욕심이 많았다.심지어 유치원에서 나갈 때 가장 먼저 신을 신어야 직성이 풀렸다. 지훈이의 증세는 의외로 심각했다.병원에서 지능 검사를받으면서도 시간이 갈수록 안절부절했다.옆에 앉아있는 엄마의 눈치를 슬슬 살피며 초조해하던 지훈이는 결국 정답을가르쳐 달라며 의사를 조르기 시작했다.지훈이의 증상은 ‘수행불안’.잘 해야 한다는 생각에 불안해하는 증세로 초등학교 고학년 때부터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원인은 엄마에게 있었다.무심코 가르쳐온 공부가 스트레스일 뿐,지훈이는 엄마를 만족시켜야 한다는 강박 관념에 사로잡혀 있었다.어려서부터 혼자 영어책과 비디오를 통해 매일 6시간씩 공부했다는 지훈이는 두 돌 때부터 영어학원에다녔다.영어는 곧 잘 하지만 지훈이 또래에 갖춰야 할 사회성은 없었다. 중학교 2학년인 성철이(15·가명)는 우수한 두뇌 때문에적응하지 못한 경우다.IQ 145에 집중력도 뛰어난 ‘수재’로 성적도 우수했다.다만 한문은 매번 0점이었다. 성철이가한문을 싫어하는 이유는 간단했다.‘왜 글씨를 달달 외워야하나’는 것이었다.합리적으로 가르쳐주지 않고 틀린 한자를 100번 쓰라는 ‘벌’을 내린 선생님을 이해할 수 없었던성철이는 공부에 대한 흥미를 잃기 시작했다. 고민하던 희철이의 부모는 친척이 사는 캐나다로 유학을 보내기로 결심했다.우수한 아이가 적응할 수 없는 우리 교육 현실에서는‘영재’는 고사하고 ‘이상한’ 아이로 낙인찍혀 재능을꽃피우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서울 대치동에 사는 학부모 이모씨는 최근 답답한 마음에초등학교 4학년인 아들 희철(11·가명)이를 데리고 병원을찾았다.IQ 138에 집중력도 정상인데 반에서 꼴찌를 도맡아했다.이씨가 더욱 충격을 받은 것은 다른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희철이와 어울리지 말라고 공공연하게 말하고 다닌다는 사실이었다.‘멍청한 아이’와 함께 다니면 같이 멍청해진다는 이유였다. 겉으로 보면 희철이는 단지 ‘공부 못하는 아이’였다.항상 무표정한 얼굴에 수업 중에도 집중하지 못했다.학교 숙제도 엄마가 다그쳐야 했다.책가방도 혼자 챙기지 못했다. 엄마의 야단이 없으면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항상 불안해했다. 의사의 처방은 ‘1년 간 공부하지 말라’는 것이었다.국영수는 물론 예체능 과목까지 밤9시가 되도록 다니던 학원공부를 전부 그만두고 학교 숙제만 했다.그러자 이번에는불안해하던 엄마 이씨가 우울증으로 드러누웠다.하지만 의사의 충고를 받아들인 이씨의 결정은 옳았다.6개월이 지나자 희철이가 미소를 띠기 시작했다.책가방도 혼자 챙기고할 일을 알아서 했다.결국 이씨는 대치동을 떠났다.남보다잘 키워보겠다는 욕심이 아이를 망칠 수 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 ■“몇자 더 가르치려다 아이 인생 망칠수도”.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격입니다.” 연세대 소아정신과 신의진(申宜眞·38) 교수는 과열되고 있는 사교육 열풍을 이렇게 비유했다.아이의 장래를위해 시키는 공부가 오히려 아이의 평생을 망칠 수 있다는주장이다. 특히 만 5세 미만의 조기 교육은 아이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인간은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인격의 70%가 형성됩니다.세상을 살아가는데 가장 기본적인 능력,즉 감정 및 충동 조절 능력과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는 능력,인내심 등을배우는 시기죠.하지만 조기 교육을 받는 아이들은 이런것을 배울 기회가 없습니다.욕구를 발산하지 못하고 경쟁만하다 보면 결국 공격적인 아이로 변하게 됩니다.” 공부의 중압감으로 병원을 찾는 아이들의 나이가 빠른 속도로 낮아지는 것은 더 큰 문제다.그는 “예전에는 외래 환자의 10%에 불과하던 만 5세 미만의 아이들이 요즘에는 30%에 이른다.”고 밝혔다. 그는 “조기 교육이 아이들의 자아상인 셀프 이미지(selfimage)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아이들이 남과 비교하면서 ‘나는 공부 못하는 아이’로 결론을 내린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분야에 따라 뇌의 발달 속도가 다를 수 있습니다.다른 아이들보다 뒤처진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창의적인아이들이 적지 않지요. 하지만 부모들은 뒤처지지 않으려면어려서부터 모든 것을 잘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경쟁적인 조기 교육은 아이의 가능성을 죽일 뿐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손해입니다.학생 개개인의 특성을 살리지 못한 결과천편일률적이고 체제에 순응할 줄만 아는 기계적인 인간을만들어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는 “어려서 사회성을 배우지 못한 아이들이 자라서 사회 전체가 흉흉해질 것을 생각하면 끔찍하다.”면서 “이대로 가다가는 우리나라는 남의 것을 베끼기나 하는 영원한이류 국가로 전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재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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