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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희진 거짓말 참을 수 없어” 어도어 성희롱 피해자 반박…공개 사과 요구

    “민희진 거짓말 참을 수 없어” 어도어 성희롱 피해자 반박…공개 사과 요구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사내 성희롱 사건을 은폐했다는 의혹을 부인하자 피해 당사자가 9일 “민 대표가 거짓말을 늘어놓는 것을 참을 수 없다”는 취지의 장문의 반박문을냈다. 앞서 민 대표가 지난달 30일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해명문에서 ‘B 여직원’으로 언급된 당사자라고 소개한 B씨는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일방적으로 가해자인 A 임원만을 감싸고 돌며 밑에서 일하는 구성원에 대한 욕설과 폭언으로 만신창이를 만들어놓은 민 대표가 자신의 억울함을 밝힌다는 명분으로 퇴사한 회사 직원의 카톡을 한마디 양해도, 동의도 없이 공개했다”고 밝혔다. 이어 “본인은 대표자로서 중립을 지켰으며 본인이 한 욕설의 대상이 내가 아니라는 둥 수많은 거짓말을 늘어놓는 것까지 참고 넘길 수는 없어서 이 글을 남기게 됐다”고 설명했다. B씨의 글에 따르면 B씨는 A 임원의 직속 부하로 근무하면서 성희롱성 발언을 포함해 직장 내 괴롭힘과 부당한 대우에 시달리다 지난 3월 2일 회사에 퇴사 의사를 밝혔다. 이후 같은 달 6일 회사에 성희롱, 직장 내 괴롭힘 등에 관해 신고했고 약 2주 후인 21일 퇴사했다.B씨는 “A 임원은 기본적으로 매사 항상 비난하는 투로 나와 구성원들을 닦달했고 업무 시간 외에도 수시로 카톡으로 강압적인 업무 지시를 하여 나의 일상과 인간으로서 자존감은 서서히 무너져 갔다”며 “주말과 설 연휴, 퇴근 후에도 시도 때도 없이 카톡을 통해 급하지 않은 업무 지시를 했고, 주말 오전부터 연락하고 고통스러운 훈계를 지속했다”고 주장했다. B씨는 “아쉽게도 하이브는 조사 후 징계할 정도의 성희롱 및 직장 내 괴롭힘에 이르렀다고 명확히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결론을 냈다”며 “다만 A 임원의 행동이 부적절했음은 확실하니 민 대표에게 A 임원에 대한 엄중한 경고 조치할 것을 권고했으나 민 대표는 이마저 거부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민 대표가 내가 신고한 당일부터 조사가 끝나고 나서까지 적극적으로 A 임원의 ‘혐의없음’을 주장했고, 그 과정에서 민 대표는 나를 ‘싸이코 정신병자’, ‘미친X’ 등 온갖 욕과 폭언으로 짓밟고 모욕했다”고 주장했다. 또 “대표로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문제점을 짚고 넘어가기보다 나의 신고를 무효화 하기 위해 나를 ‘일도 X같이 못하면서 징징거리고 민폐만 끼치다가 잘리기 전에 나간’ 사람으로 각을 짜서 몰아갔다”고 토로했다.B씨는 “민 대표는 자기 해명문과 자료는 진실하며 왜곡과 불법 행위는 없어야 한다고 주장해왔던 말이 무색하게 나의 사적인 카톡을 짜깁기하여 공개하며 전체 맥락을 편집했다”면서 “회사 대표로서 중립적인 태도를 취한 것이고 대표로서 적절한 중재를 한 행동인지 재차 묻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민 대표와 A 임원의 진심이 담긴 사과를 기다린다”며 “지난번처럼 초점을 벗어나는 실수를 두 번 하지 않길 바란다. 내 입장문조차 짜깁기고 거짓이라고 한다면, 진실을 명백히 밝히기 위한 추가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한 매체는 민 대표가 A 임원과 주고받은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공개하며 사내 성희롱 신고가 들어왔을 때 민 대표가 A 임원의 편을 들고 피해자 B씨를 외면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민 대표는 지난달 3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장문의 입장문을 내고 “B씨가 괴롭힘을 느꼈었다는 것이 모든 일의 도화선이 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그간 A 임원과 B씨 모두에게 진심 어린 애정이 있었기 때문에 사과할 것은 하고 서로 앙금 없는 관계로 정리되길 바랐다”며 “지금까지 모두 잘 화해하고 끝난 일로 알고 있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맥락이 사라진 악의적 편집은 사내 정치가 포함된 내용으로 여러분이 굳이 아셔야 하는 내용이 아니라”라고 부연했다.
  • [마감 후] 울 기운조차 없는 아이들

    [마감 후] 울 기운조차 없는 아이들

    녹아내릴 것 같은 더위 속에서 길을 걷는데 비쩍 마른 아이가 내 옷깃을 쥐고 “배가 고프다”고 한다면, 외면할 수 있을까. 빵이라도 먹이고 자초지종을 물어볼 것 같다. 이런 행동을 두고 “뭘 그렇게까지 하냐”고 할 사람은 많지 않을 듯하다. 저 멀리에 있는 아이들에 대해서는 어떨까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전쟁이 시작된 후 누적 사망자가 3만 9000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이 중 어린이는 1만 3000여명으로 추정된다. 이 숫자는 지난 4년간 세계 분쟁에서 사망한 어린이보다 많다. 유엔아동기금 관계자들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많은 어린이가 심각한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배가 고파 울 기운조차 없다”고 증언했다. 유엔인도주의업무조정국이 구호식량 배급소에서 6개월~2세 영유아의 영양 실태를 조사했더니 10명 중 9명이 직전 사흘간 하루 평균 한 끼도 먹지 못한 상태였다. 기자 역시 이 같은 비극을 나와 우리의 위기로 인식하지 않았다. 그런 인식이 달라진 건 국경없는의사회 일본 대표인 나카지마 유코를 인터뷰하고 난 후부터다. 지난 5월 제주에서 열린 제주포럼에 참석한 그와 40여분간 이야기를 나눴다. 마취전문의인 나카지마 대표는 지난해 11월 가자 남부 칸유니스 지역의 한 종합병원에서 3개월간 의료 구호 활동을 했다. 각종 분쟁 지역에서 다년간 의료활동을 한 경험이 있는 그는 폭격으로 정전이 돼 핸드폰 불빛에 의지해 수술했던 일, 병상이 부족해 전신 화상 환자를 바닥에 눕힌 일 등을 담담하게 들려줬다. 그런 나카지마 대표가 가자의 어린이들을 언급하면서는 목소리를 떨었다. 왜 눈물이 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길을 걷다가도 자신의 무력감에 눈물을 흘린다고 했다. 아이들과 눈을 마주치고, 인사를 나누고, 옷깃을 스쳤기 때문에 그는 가자를 외면할 수 없게 됐을 것이다. 개인의 관심이 기나긴 적대의 역사가 뒤엉킨 ‘중동 분쟁’에 직접적 영향을 끼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런데도 나카지마 대표는 “개인의 관심이 모여야 정치인들을 움직이고 국제사회의 압박이 종전을 가져오지 않을까. 답은 모르겠지만 인간이라면 아무것도 안 할 순 없지 않나”라고 했다. 인터뷰 후 배가 고파 울지도 못하는 아이들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세상을 떠난 1만 3000명의 아이 가운데 어쩌면 내 조카와 닮았을지도 모르는, 작고 연약해 응당 보호받아야 할 작은 아이의 얼굴을…. 나라를 뺏기고, 6·25전쟁을 겪었던 동양의 작은 나라를 도왔던 외국인들도 이런 마음이지 않았을까. 하마스의 새 최고지도자로 이스라엘 공격 설계자 야히야 신와르가 선출되면서 교착 상태인 가자 지구 휴전 협상에도 먹구름이 꼈다는 관측이 쏟아진다. 긴 적대의 역사와 사적 욕심을 공적 명분으로 포장한 정치인의 탐욕 탓에 지금 건강하게 영위돼야 할 일상을 박탈당한 인간의 얼굴을 계속해서 상기시켜야 한다. 개인의 평범한 일상보다 위대한 신념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명희진 국제부 기자
  • “죽음 공부는 삶을 더 뜻있게 살 수 있는 길… 죽음도 계획해야”[박상숙의 호모픽투스]

    “죽음 공부는 삶을 더 뜻있게 살 수 있는 길… 죽음도 계획해야”[박상숙의 호모픽투스]

    한국 사람 100명 중 80명이 병원에서 삶을 마감한다. 발달된 의료 기술은 노화와 죽음을 치료와 극복이 가능한 대상으로 만들어 마지막 순간까지 환자를 병실에 잡아 둔다. 인공호흡기에 의존해 수액줄을 주렁주렁 매단 채 생을 마치는 게 흔한 일이 됐다. 죽음의 풍경이 차가울수록 무엇이 존엄한 죽음인지에 대한 고민은 깊어진다. ‘죽음학 전도사’로 통하는 정현채 서울대 의대 명예교수는 내 삶을 내 뜻대로 정리하기 위해선 죽음에 대한 공부와 꼼꼼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죽음에 대한 인식 차이노화·죽음을 극복 가능하다고 여겨한국 10명 중 8명꼴 병원서 삶 마감퀴블러로스 “죽음 이후의 삶은 실재인간, 육체 벗고 다른 차원으로 이동”외국의 죽음 교육·연구영국·독일 등 초교부터 죽음 가르쳐日 시한부 삶·장례식 구상 교육하니집단 따돌림·폭력·자살 등 대폭 감소의사·과학자도 근사체험 연구 활발죽음 준비 친숙한 문화로한국 10~30대 사망 원인 1위가 자살죽음 어찌 대할지 진지한 교육 필요세대 사이 소통 없어 연명 치료 횡행부모 먼저 나서 ‘임종 대화’ 시작해야2007년부터 ‘죽음학 강사’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정 명예교수가 건넨 명함에는 ‘죽음은 존재하지 않는다. 죽음은 벽이 아닌 열린 문으로서 다른 차원으로의 이동일 뿐이다’라는 문구가 담겨 있었다. 죽음에 관해 얘기하는 것을 ‘재수 없다’며 기피하고 금기시하는 문화를 바꿔 일상에서도 친숙하게 만들어 가는 게 그의 목표다. 어느덧 17년간 진행한 죽음학 강연은 755회를 기록했다. 그간 우리 사회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늙어 가면서 안락사에 대한 논의를 비롯해 웰다잉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는 등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러나 정 명예교수는 죽음에 대한 척박한 인식은 나아진 게 없다고 말했다. “처음 강연에 나섰을 때와 마찬가지로 지금도 ‘죽음’을 대놓고 제목으로 올리면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대기업 임원 퇴직자를 대상으로 한 강연의 제목을 ‘죽음은 소멸인가, 옮겨감인가’로 했었는데 변경 요청이 왔어요. 그래서 ‘지성인을 위한 아름다운 마무리’로 바꿨죠. 죽음, 임종 이런 단어에 부정적인 반응은 여전합니다.” 그는 이런 사회 분위기가 내세관이 없는 유교 문화에서 비롯됐다고 봤다. “전통 장례식만 봐도 부모를 여읜 자식은 죄인처럼 처신하죠. 망자의 영혼을 부르는 고복(皐復)을 하고, 저승사자 밥상에 간장 종지를 놓는 풍습(저승사자가 간장을 물인 줄 알고 먹었다가 목이 말라 망자를 데리고 돌아오게 비는 행위)이 현세에 대한 강한 집착을 보여 주는 거죠.” 사람 살리는 직업을 가졌던 그가 죽음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건 20년 전 나이 오십을 앞두고서다. 가족과 지인의 죽음을 겪으며 ‘죽으면 어떻게 되는 걸까’ 하는 두려움이 갑자기 엄습했다고 한다. 불면증까지 앓을 정도로 괴로웠던 그는 ‘구원’처럼 책 한 권을 만났다. “아내의 권유로 엘리자베스 퀴블러로스의 ‘사후생’을 읽고 죽음이 꽉 막힌 벽이 아니라 열린 문이며, 다른 차원으로의 이동을 뜻하는 것임을 깨달은 후 두려움에서 벗어났다”고 말했다. 스위스 출신의 정신과 의사인 퀴블러로스는 죽음과 임종에 관한 세계적인 권위자로 우리에겐 ‘분노의 5단계’ 이론으로 친숙하다. 분노의 5단계란 사람이 죽음을 선고받고 이를 인지하기까지 부정, 분노, 타협, 우울감, 수용 등의 심리 상태를 차례차례 겪는다는 것이다. ‘사후생’은 퀴블러로스가 자신이 돌본 환자들의 근사체험(육체이탈 체험)을 바탕으로 죽음에 대한 정의를 새롭게 내려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책의 요지는 ‘인간은 죽는 게 아니라 육체를 벗고 또 다른 차원의 존재로 변화 내지 이동하는 것으로, 죽음 이후의 삶은 실재하기에 사람들은 지금 서로 사랑해야 한다’는 것이다. “퀴블러로스는 죽음을 앞둔 어린 백혈병 환자들에게 뒤집으면 나비가 되는 고치 벌레 인형을 보여 줬어요. 죽음이 다른 존재로 변하는 이동이란 걸 알리며 위로한 거죠.” 정 명예교수의 명함에 담긴 문구와 고치를 벗고 날아가는 나비 그림이 그제야 이해가 갔다. 사후의 삶에 관한 연구나 논의가 비과학적이라며 국내에서는 푸대접하지만 근사체험 관련 논문이 200년 역사의 과학잡지 ‘랜싯’에 실리는 등 외국에서는 이 분야에 대한 의사, 과학자들의 연구가 활발하다고 한다. 정 명예교수는 죽음을 수용하는 태도가 그 사회의 성숙도를 알려 주는 척도라고 했다. 외국에 나가 보면 공동묘지가 주택가에 자리해 있는 것처럼 그는 “죽음을 일상으로 끌고 나오는 게 필요하다. 자식들이 말을 먼저 꺼내기 어려우니 부모가 나서서 어떻게 임종할 것인지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권했다. 세대 간에 서로 소통이 없어서 무의미한 연명치료가 횡행한다고도 지적했다. “현재 사전연명의료계획서 시행은 임종기에나 기능합니다. 말기암 환자가 호흡 불안정 등으로 응급실을 찾게 되면 가망이 없는 상황인데도 기도삽관 등 방어진료가 이뤄질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보라매병원 사건 이후 병원에 들어온 이상 자발적 퇴원은 불가하고 결국 임종을 병원에서 맞게 되는 거죠.” 1997년 일어난 보라매병원 사건에서 가족들의 동의하에 호흡기를 떼고 퇴원한 환자가 사망하자 의료진은 살인방조죄로 처벌됐다. 지난 6월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연명의료중단 등에 대한 결정 시행 대상을 임종이 임박한 환자에서 말기 환자로 확대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한 것도 이런 문제 때문이다. 지난달 작고한 김민기 학전 대표는 위암 4기였는데 임종 3~4개월 전부터 항암치료 등의 연명요법을 중단하고 가족이나 지인들과 작별 인사를 하며 보냈다고 한다. 유명 인사들의 위엄 있는 마무리는 사회의 귀감이 된다. 정 명예교수에게 가장 큰 울림을 준 이는 건축가 정기용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봉하마을 사저를 설계한 그는 5년간 대장암 투병 끝에 2011년 별세했다. “그분의 마지막 소원이 아차산의 봄 내음을 맡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세상을 뜨기 며칠 전 병상에 누운 채로 가족들과 함께 소풍을 다녀와서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나무도 고맙고, 바람도 너무 고맙고, 하늘도 고맙고, 공기도 고맙고, 모두모두 고맙습니다.’” 정 명예교수는 죽음도 여행을 떠나는 것처럼 미리 계획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6년 전 찾아온 방광암에 삶을 다시 돌아봤다는 그는 2018년 앞당겨 퇴직한 뒤 제주도로 거처를 옮겼다. 10년 전부터 계획한 장례식 준비 상황을 매년 업데이트하고 있으며 가족과 종종 ‘데스 카페’(Death Cafe)도 연다. 데스 카페는 영국에서 시작됐는데 레스토랑이나 카페에서 커피나 빵을 앞에 놓고 수다 떨 듯 죽음에 관해 얘기하는 모임이라고 한다. ‘내 죽음과의 대화’라는 다큐 영화 촬영을 위한 것이기도 했지만 인터뷰 전날에도 3시간이나 부인, 두 딸, 사위들과 모처럼 머리를 맞댔다. “장례와 관련해 내 뜻대로 진행되도록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가족들에게 거듭 얘기해야 합니다. 암이 죽음을 구체적으로 준비할 시간을 주기 때문에 어떤 면에선 장점도 있긴 합니다.(웃음)” 그가 짜 놓은 장례식은 화사하다. 태워도 유해물질이 나오지 않는 옥양목 수의를 마련해 놨고, 초록빛이 도는 예쁜 유골함은 친한 도예가에게 선물 받았다. 장례식에서 틀 음악도 700곡이나 추려 놓았다. 부의금은 생화 한 다발로 갈음하며, 평소 즐기던 와인을 조문객들에게 대접하는 등 잔치 분위기로 만들 작정이다. 제주도 집에서 가족장을 먼처 치른 뒤 서울에서 따로 추도식을 갖도록 가족들에게 당부도 했다. 철저한 ‘자기 주도 장례식’이다. 그가 운영하는 네이버의 죽음학 카페는 현재 회원 수가 5000명에 육박한다. 매일 5~6개의 글을 꾸준히 올리며 회원들과 소통하고 있다. 강연과 카페 활동을 통해 여러 사람을 만나며 자신이 얻는 게 더 많다고 한다. 방광암 투병 생활은 비슷한 처지에 대한 공감 능력을 더욱 깊게 만들어 누군가를 살리는 역할도 한다. “한번은 자살을 결심한 한 30대 여성이 제 글을 보고 이메일을 보낸 적이 있습니다. 국어 교사였던 아내의 도움을 받아 꼬박 7시간을 들여 답장을 써서 보냈는데 결국 마음을 바꿨다는 연락을 받고 안도하기도 했었죠.”죽음을 공부한다는 건 역설적으로 현재의 삶을 더 의미 있게 살 수 있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청소년기 교육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에 따르면 독일, 영국 등 초등학교 때부터 죽음을 교육하는 나라들도 있다. 일본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반려동물의 죽음부터 시한부의 삶, 자살 등 여러 형태의 죽음을 가르치고, 직접 장례식도 구상해 보게 하는 등 10여차례 교육을 했더니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우리나라 같으면 학부모들의 항의가 빗발칠 만한 일이죠. 그런데 죽음 교육 이후 교내에 만연했던 집단 따돌림, 폭력, 자살 등이 대폭 줄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10~30대 사망 원인 1위가 자살입니다. 죽음을 진지하게 가르치는 교육이 필요한 때입니다.” 국내에서 움직임이 없는 건 아니다. 지난해 제주도의회는 전 도민을 대상으로 한 죽음교육진흥조례를 통과시켰다. 다만 교육 현장으로까지 확대하자는 제안은 반대가 심해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정 명예교수는 “우리는 일평생 죽음에 대해 한번도 생각해 보지 않다가 중병으로 병원에 입원하거나 죽음을 맞닥뜨리게 되면 당황하게 된다. 죽음을 일찍 준비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그리스 아토스산 성바오로 수도원 벽에 이런 격언이 쓰여 있다고 한다. ‘당신이 죽기 전에 죽는다면, 당신은 죽어도 죽지 않을 것이다.’ 어느 날 갑자기 엄습하는 죽음의 공포가 우리의 삶을 삼켜 버리지 못하도록 미리미리 죽음을 의식하고 학습하라는 의미일 것이다. ■ 정현채 명예교수는 1980년 서울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로 재직했다. 대한소화기학회 이사장, 한국죽음학회 이사 등을 지냈다. 저서로 ‘우리는 왜 죽음을 두려워할 필요 없는가’가 있다. 박상숙 논설위원
  • 패션 아이템? 너무 이쁜 과학 백과사전

    패션 아이템? 너무 이쁜 과학 백과사전

    인터넷이 활성화되기 전인 1990년대 이전 학창 시절을 보낸 사람이라면 집 한쪽을 차지하고 있던 20~30권 분량의 백과사전 전집을 기억할 것이다. 2000년대 이후 포털 사이트가 등장하면서 정보를 쉽게 접하게 됨에 따라 지식의 저장과 전달에 핵심적 역할을 했던 백과사전은 골동품이 됐다. 그런데 추억을 되살리는 과학 백과사전이 최근 출간됐다. ‘피디아(Pedia) A-Z’ 시리즈(한길사)는 ‘꽃’, ‘뇌’, ‘나무’, ‘버섯’ 4가지 소재와 관련해 전문가들이 엄선한 키워드 100여개를 삽화와 함께 알파벳 순서대로 정리한 것이 특징이다. 인간의 삶과 떼놓을 수 없는 아름다움의 상징인 ‘꽃’은 역사에도 깊은 흔적을 남겼다. ‘튤립광’(Tulipomania) 항목에서는 17세기 유럽을 휩쓴 튤립 투기가 세계 최초로 거품경제를 일으켜 네덜란드의 금융경제를 무너뜨렸음을 알려 주고, ‘일일초’(Rosy periwinkle) 항목에 따르면 열대와 아열대 지방의 정원에서 관상용으로 널리 재배되는 일일초 속 알칼로이드 성분은 아동 백혈병 환자의 생존율을 10%에서 90%로 높여 암 치료의 새 역사를 열게 된다. ‘뇌’ 편은 수천년 동안 의사와 철학자들을 매혹하고 혼란스럽게 한 1.4㎏의 신체 기관인 뇌와 신경의 경이로움을 한데 모아 보여 준다. 뇌과학의 역사를 보면 충격적이고 공포스러운 이야기로 가득 차 있다. ‘전두엽’(Frontal Lobe) 항목은 단순히 전두엽의 기능만이 아니라 충격적인 사실까지 알려 준다. 미국 제35대 대통령 존 F 케네디의 누나 로즈메리 케네디는 지적 장애와 감정 폭발이 심해진 까닭에 23세에 뇌엽 절제술을 받아 전두엽이 제거되면서 평생 말하지도 걷지도 못하게 됐다. 전문적인 내용이고 백과사전임에도 두껍지 않으며 크기도 작고 항목별로 길지 않은 데다 내용도 어렵지 않아 휴대하고 다니면서 틈틈이 읽을 수 있다는 장점까지 있다. ‘나무’를 저술한 조안 말루프 미 솔즈베리대 생물학과 명예교수는 “이번 시리즈는 지식을 완성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의 피곤함에 주춤한 지식욕을 자극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책장 한 켠 차지했던 백과사전 향수 떠올리는 과학백과

    책장 한 켠 차지했던 백과사전 향수 떠올리는 과학백과

    인터넷이 활성화되기 전인 1990년대 이전에 학창 시절을 보낸 사람이라면 책장 한쪽을 차지하고 있는 백과사전을 기억할 것이다. 학생들이 있는 가정이라면 큰돈을 주고 백과사전 전집을 사기도 했다. 2000년대 이후 포털 사이트가 등장하면서 정보를 쉽게 접하게 되면서 지식의 저장과 전달에 핵심적 역할을 했던 백과사전은 컴퓨터에 자리를 내주고 골동품이 됐다. 그런데, 최근 추억을 되살리는 자연과학 백과사전이 출간됐다. ‘피디아(Pedia) A-Z’ 시리즈(한길사)는 ‘꽃’, ‘뇌’, ‘나무’, ‘버섯’ 4가지 소재를 대상으로 과거 백과사전처럼 ㄱ부터 ㅎ까지, A부터 Z까지 잡다한 지식을 쏟아 넣은 것이 아니라 전문가들이 엄선한 키워드 100여개를 알파벳 순서대로 정리했다. 가장 치명적인 버섯의 독에서 출발해 서로 비슷한 식물의 꽃과 잎을 구분하고, 지구에서 가장 높은 나무를 살펴보고, 오징어와 개구리가 신경과학에 얼마나 크게 이바지했는지 등 약 50컷의 삽화와 함께 흥미로운 이야기, 생태학, 생물학, 민족학, 역사학은 물론 생활 팁까지 알려주고 있다. 인간의 삶과 떼놓을 수 없는 아름다움의 상징인 ‘꽃’은 역사에도 깊은 흔적을 남겼다. ‘Tulipomania’(튤립광) 항목에서는 17세기 유럽을 휩쓴 튤립 투기는 세계 최초로 거품경제를 일으켜 네덜란드의 금융 경제를 무너뜨렸음을 알려주고, ‘Rosy periwinkle’(일일초) 항목에 따르면 열대와 아열대 지방의 정원에서 관상용으로 널리 재배되는 일일초 속 알칼로이드 성분은 아동 백혈병 환자의 생존율을 10%에서 90%로 높여 암 치료의 새 역사를 열었음을 보여준다. ‘뇌’ 편은 수천 년 동안 의사와 철학자들을 매혹하고 혼란스럽게 한 1.4㎏의 신체 기관인 뇌와 신경의 경이로움을 한데 모아 보여준다. 뇌과학의 역사를 보면 충격적이고 공포스러운 이야기로 가득 차 있다. ‘Frontal Lobe’(전두엽) 항목은 단순히 전두엽의 기능 대신 충격적인 사실을 보여준다. 미국 제35대 대통령 존 F. 케네디의 누나 로즈메리 케네디는 지적 장애와 감정 폭발이 심해지면서 23살에 뇌엽절제술을 받아 전두엽이 제거되면서 평생 말하지도 걷지도 못하게 됐다. ‘나무’ 편에서는 나무의 생태, 역할, 나무와 인간 이야기를 이해하기 쉽게 83개의 주제어로 구성했다. ‘버섯’ 편은 모든 것을 분해하는 균이라는 유기체가 지구상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알려준다. ‘Santa Claus’(산타클로스) 항목에 따르면 라플란드 지역에서는 샤먼이 고객을 방문할 때 순록이 끄는 썰매를 타고 다니는데, 눈이 많이 오는 지역이라 문 대신 굴뚝을 통해 고객의 집을 들어갔다고 한다. 당시에는 선물이 아니라 민간요법이나 개인적 충고 따위를 남기고 떠났다고 한다. 전문적인 내용이고 백과사전임에도 두껍지 않고 크기도 작고, 항목별로 길지 않고 내용도 어렵지 않아 휴대하고 다니면서 틈틈이 읽을 수 있다는 장점까지 있다. ‘나무’를 저술한 조안 말루프 미국 솔즈베리대 생물학과 명예교수는 “이번 시리즈는 지식을 완성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일상생활의 피곤함에 주춤한 지식욕을 자극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남자 죽이고 싶다”더니 외할머니 살해한 19세女…다정히 머리 쓰다듬는데 흉기[전국부 사건창고]

    “남자 죽이고 싶다”더니 외할머니 살해한 19세女…다정히 머리 쓰다듬는데 흉기[전국부 사건창고]

    ‘급진적 여성주의’ 빠진 10대자기 돌보러 온 외할머니 살해성추행·집단따돌림에 ‘퇴행적’ “나는 남자를 벌레라고 본다.” 19세 여성 A씨는 휴대전화에 이같은 남성 혐오 글을 자주 메모했다. “그냥 남자를 죽이고 싶다.” “벌레남 죽일 계획을 짜야 한다.” 등 극단적 표현도 적잖았다. 남성을 극단적으로 적대시하는 ‘래디컬 페미니즘’(급진적 여성주의) 인터넷 사이트에도 뻔질나게 접속했다. 이같은 A씨의 생각은 갈수록 심해졌다. A씨는 초등학교 때 성추행 피해를 입었다. 중학교 시절에는 학교 폭력과 집단 따돌림을 당했다. 이 때문인지 고교 때는 퇴행적이고 기이한 행동을 일삼았다. 생리혈을 맛보는 행위도 했다. 항소심 판결문은 “부당한 피해를 지속적으로 당하고 존중받지 못해 자기 것을 소중히 여기는 방어기제”라고 분석했다. 그는 2018년 3월 대학에 입학한 뒤 한 남자에게 성희롱을 당했다. 한 학기 만에 자퇴했다. “충격이 컸다”고 훗날 말했다. 그의 휴대전화에 ‘남자를 ×로 찔러 죽이고 싶다’ 등 극단적 ‘남성 혐오’ 메모가 더 쌓여갔다. 집 안에서만 지내며 남성 혐오 사이트를 더 많이 찾았다. 부모 등 가족과의 대화도 단절됐다. 부모는 A씨에게 공무원 시험을 강요했다. 아버지는 “1년 정도 해보고 안 되면 집을 나가라”라고 했고, 엄마는 “나가 죽어라”라고 윽박질렀다. 시험 준비가 내키지 않았던 A씨는 남성 증오만 더욱 키워갔다. “남자를 죽이고 싶은데 집 밖에 나가지 않아 찾을 수 없다”던 A씨가 범행으로 삼은 건 뜻밖에 자신을 가장 사랑하는 외할머니였다. 그것도 자신을 돌보려고 온 외할머니를 ‘묻지마 증오 살해’한 것이다.“왜 안 자니” 머리 쓰다듬자 급습자신도 죽음 시도, “무섭다” 포기 그는 2019년 6월 1일 경기 군포시 자기네 아파트에 부모가 이튿날 집을 비워 외할머니 B(당시 78세)씨가 돌보러 온다는 사실을 알았다. A씨는 이튿날 B씨가 오기 전에 흉기와 목장갑 등을 미리 구입했다. 그는 그날 저녁 찾아온 외할머니 B씨와 자기 침대에 나란히 누워 도란도란 얘기를 나눴다. B씨가 잠들자 그는 방을 몰래 나와 안방에 숨겨둔 목장갑을 끼고 양손에 흉기를 집어 들었다. 시계는 자정을 넘겨 3일 오전 0시 3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A씨가 다시 자신의 방에 들어가자 B씨가 잠에서 깼다. 그는 외할머니가 누워있는 침대 옆으로 다가간 뒤 무릎을 꿇고 앉아 흉기를 숨겼다. 외할머니는 다정한 말투로 “왜 안 자니”라면서 얼굴을 쓰다듬어 주려고 했다. 그때 A씨는 “할머니, 내가 얘기해줄까”라면서 갑자기 흉기를 휘둘렀다. 온몸을 모두 31차례나 찌를 정도로 끔찍한 행위를 멈추지 않았다. 외할머니는 영문도 모른 채 그 자리에서 숨졌다. 이후 부모 방에 들어가 베개와 이불을 흉기로 난자했다. 화장실로 가서 거울에 립스틱으로 ‘할머니 죽이고 나도 죽음’이라고 썼다. 이어 욕조에 물을 담아 죽음을 시도했으나 숨이 막히고 두려움이 엄습하자 포기했다. A씨는 이날 오전 4시 30분쯤 집을 나섰다. 경찰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자기 휴대전화를 변기에 버리고 외할머니 것을 가지고 나왔다. 오전 10시 20분쯤 귀가한 부모는 참혹한 현장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A씨를 용의자로 특정하고 추적한 끝에 신고 4시간여 만에 군포 시내에서 긴급 체포했다. 그는 경찰에서 “남자를 죽이고 싶다고 생각했지만 외할머니가 가장 가까이 있어 범행 대상으로 삼았을 뿐 누구인지는 상관이 없었다”면서 “식도염으로 몸이 아파 죽고 싶은데, 혼자 죽으려니 억울해 외할머니와 함께 죽으려고 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씨를 존속살해 혐의로 구속했다.흉악 범죄가 급증합니다. 우리 사회와 공동체가 그만큼 병들어 있다는 방증일 것입니다. 직시하고 아우성치지 않으면 나아지지 않습니다. 사건이 단순 소비되지 않고 인간성 회복을 위한 노력과 더 안전한 사회 구축에 힘이 되길 희망합니다.징역 25년→17년으로 감형대신 10년간 전자발찌 부착“‘증오 내면화’ 개선 단정 못 해” A씨의 정신에 대해 1심 재판부는 ‘문제없다’고 봤고, 항소심은 ‘극단적 증오의 내면화’로 판단했다. 그는 “범행 당시 사물 변별 및 의사 결정 능력이 미약했다”고 주장했으나 정신과 치료를 받거나 그런 병력은 없다. 1심에서 징역 25년이던 형이 항소심에서 17년으로 줄었다. 항소심 재판부는 감형 대신 “성격장애 등으로 쌓인 A씨의 반사회적 성향이 장기 징역만으로 개선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10년간 전자발찌 부착을 명령했다. A씨와 검찰 모두 대법원에 상고하지 않아 항소심 형이 그대로 확정됐다. 1심을 맡은 수원지법 안양지원 형사1부(부장 김소영)은 그해 11월 “A씨의 정신감정 결과 조현성 성격장애 증상이 의심되나 범행도구 구입 등 사전에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했다. 범행 중에 외할머니 휴대전화로 전화가 올까 봐 미리 방 밖으로 옮겨놓기도 했다. 현실 검증력 손상이나 지각 왜곡이 관찰되지 않는다”며 “A씨는 자기를 가장 아끼고 보살핀 외할머니에게 감사와 존경은커녕 너무나도 끔찍한 방법으로 살해했다”고 했다. 이어 “반사회적 패륜 범죄를 저질러 중형 받아 마땅하다. 다만 대인관계 단절로 인한 소외감, 장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정상적 판단이 다소 저하된 상태였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전자발찌 부착은 “장기간(25년) 징역만으로도 재범 방지 효과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기각했다. 항소심을 진행한 수원고법 형사2부(부장 심담)는 2020년 4월 “A씨가 남성을 적대시하는 인터넷 사이트를 자주 접속해 혐오주의 사고에 심취하고, 그 사이트의 비뚤어진 반사회적 사고가 심각하게 내면화된 상태에서 범행하기 손쉬운 외할머니를 살해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재판부는 이어 “어린 시절부터 대인관계의 어려움 등으로 외톨이로 지내는 상태에서 부모 도움을 받지 못한데다 부모의 공무원 시험 요구 압박감도 커 사회와 더욱 괴리됐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비교적 어린 나이인 데다 전과가 없는 초범이다. A씨 부모 등 가족이 교화를 약속하며 선처를 탄원한다”고 8년 낮춰 징역 17년을 선고했다. A씨의 심리를 분석한 전문가는 “상호작용 및 공감 능력이 떨어지고 정서적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반사회적 사고를 강화하면 반복적으로 타인에게 폭력 등 공격적 행동을 취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대전경찰청 관계자는 “인터넷에서 마약, 위조, 성착취물 관련 거래 등이 아니면 부정적인 특정 정신세계를 표출한다고 해도 자유로운 의사표시라는 차원에서 형사적으로 단속, 처벌하지 못한다”고 했다.
  • 유아인 “우울증·불면증 시달려와…성숙하고 책임감 있게 살 것”

    유아인 “우울증·불면증 시달려와…성숙하고 책임감 있게 살 것”

    마약을 상습 투약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유아인(본명 엄홍식·38)씨 측이 최후변론에서 우울증과 불면증 등을 겪어왔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검찰은 유씨에게 징역 4년을 구형했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 지귀연)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등 혐의로 기소된 유씨 외 1명의 결심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검찰은 유씨에게 징역 4년 및 벌금 200만원과 추징금 150여만원을 구형했으며, 함께 기소된 공범 최(33)씨에게도 징역 4년을 구형했다. 유씨는 지난 2020년 9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프로포폴을 181회 투약하고, 2021년 5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타인 명의로 수면제를 불법 처방 매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한 검찰은 지난 6월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뒤 유씨가 지인에게 증거인멸을 지시하거나 미국 현지에서 일행에게 대마 흡연을 강요한 정황을 추가로 포착했다. 유씨의 지인이자 미술작가인 최씨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대마),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보복협박, 범인도피 등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대마를 흡연하고 유씨와 본인의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공범을 해외로 도피시키거나 진술을 번복하도록 회유·협박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엄홍식은 유명 연예인으로서 평범한 영화배우가 아닌 소신 있는 발언으로 사회적 영향력 큰 사람으로 사회적인 책임이 있다”며 “그런데 그러한 사회적 영향력으로 자신의 죄를 덮는데 불법한 행위를 했다”고 질책했다. 그러면서 “피고인들은 자신들의 재력을 이용해 국내 수사기관의 수사가 닿지 않는 해외에서 프로포폴 등을 투약한 뒤 입막음을 시도했으며 출석 요구에 불응하고 의도적으로 피했다”며 “(마약 투약) 목격자들을 해외로 도피시키고 협박하는 등 대한민국 형사사법시스템을 무시했다”고 했다.이에 유씨 측은 최후변론을 통해 우울증과 불안장애, 불면증 등에 시달리고 있어 정신건강의학과에서도 입원 및 수면마취제 복용을 권유받았다고 반박하며 선처를 호소했다. 유씨 측 법률대리인은 “오래전부터 우울증과 불안장애 등 정신적 질환을 앓고 있고 직업적 특성상 불규칙한 생활패턴으로 수면장애를 겪어 왔다”며 “공백 기간 없이 많은 영화와 광고를 촬영하면서 수면장애가 악화했고 수일에 걸쳐 한숨도 못 자기도 했다. 수면마취제가 필요하다는 의사들의 전문적인 판단하에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유씨는 최후진술을 통해 “저는 이번 사건을 겪으면서 제 인생 전체를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며 “제 잘못들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사죄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불미스럽지만 이런 사건을 통해 더 성숙하고 책임감 있는 인간으로 살아갈 것을 굳게 다짐하고 있다”며 “어떤 결과가 나오든 훨씬 더 건강하고 솔직한 모습으로 저를 아껴주신 많은 분께 보답하고,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는 인물로 살아가겠다”고 전했다.
  • 뭉크가 아버지의 부고 소식을 듣고 그린 ‘생클루의 밤’ [비욘드 더 스크림]

    뭉크가 아버지의 부고 소식을 듣고 그린 ‘생클루의 밤’ [비욘드 더 스크림]

    에드바르 뭉크(1863~1944)의 ‘생클루의 밤’(Night in Saint-Cloud, 1893)은 그가 프랑스 생클루에서 유학할 당시 아버지의 부고 소식을 듣고 그린 작품이다. 뭉크는 절망에 빠져 창가에 앉아 있는 인물을 통해 실의, 슬픔, 불안, 우울감을 강조했다. 이 작품은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에드바르 뭉크 특별전 ‘비욘드 더 스크림’을 위해 노르웨이 크리스텐 스베아스 아트 컬렉션(Christen Sveaas Art Collection)으로부터 대여받았다. 전시회는 지난 5월 22일 개막했으며, 오는 9월 19일까지 열린다.이은경 도슨트(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는 “뭉크는 아버지의 임종을 지키지도 않았고, 그다지 애정이 있지도 않았지만 아버지의 부고에 큰 상실감을 느낀다”면서 “ 뭉크는 이 그림을 통해 아버지의 죽음 이후 자신의 심경을 드러낸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뭉크는 노르웨이 뢰텐에서 태어났지만 1살 때 군의관인 아버지를 따라 오슬로로 이사를 하게 된다. 아버지는 당시 오슬로 아케르후스 요새 군의관으로 근무를 했다. 당시 의사나 군의관은 임금도 높지 않아 뭉크는 오슬로에서 수차례 이사를 다니는 등 어려운 어린 시절을 보냈다. 특히 뭉크가 5살 때 어머니가 죽은 이후 아버지가 광적으로 종교에 심취해 아이들을 정신적으로 학대를 하게 된다. 뭉크는 이로 인해 ‘아버지로부터 광기의 유산을 물려받았다’고 말할 정도로 평생을 정서적인 불안 속에 살게 된다. 그래도 누나와 어머니의 죽음에 이어 아버지의 죽음은 뭉크에게 큰 상실감을 안겨준다.이 작품은 덴마크 시인 에마누엘 골드스타인을 모델로 그렸지만 프랑스로 유학을 떠나는 자신을 아버지가 오슬로 부둣가에서 배웅하던 마지막 모습을 그린 그림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이 작품에서 주목을 해야 하는 것은 창문이다. 창틀은 공적, 사적 또는 외부와 내부 세계 사이를 경계로 우울한 장면의 중심요소이다. 이러한 특징은 뭉크의 작품 ‘키스’(The Kiss, 1892)에서 잘 나타나 있다. 또한 거리의 전경은 1892년 작품 ‘달빛 속 사이프러스’(Cypress in Moonlight, 1892)와도 같다.이 도슨트는 “창틀은 공허한 방 바닥에 이중 십자가 그림자를 드리우고, 모자를 쓴 남자는 밤 속으로 녹아든 듯 하다”면서 “이는 뭉크가 1889년 생클루에서 발표한 ‘생클루 선언’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생클루 선언은 뭉크가 1889년부터 1892년까지 프랑스에 머무는 동안 센강, 그리고 니스의 화려한 지중해 풍경을 다루며 인상주의와 후기 인상주의 회화 기법을 탐구할 당시 발표됐다. 뭉크는 생클루 선언을 통해 “나는 더 이상 뜨개질하는 여자, 책을 읽는 남자를 그리지 않겠다. 대신 사랑하고 괴로워하는 인간의 살아있는 감정을 그리겠다”고 발표했다. 생클루 선언은 뭉크의 다짐이기도 하다.
  • [책꽂이]

    [책꽂이]

    보는 사람, 화가(최예선 지음, 앤의서재) 화가는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지만 그 이전에 그림의 대상을 남들과는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이다. 클로드 모네의 수련, 에드가르 드가의 발레리나, 빈센트 반 고흐의 해바라기 그림이 특별한 것은 형상 너머에 있는 본질을 집요하게 응시했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런 관점으로 화가 14인의 인생작을 분석했다. 340쪽. 2만 3000원.이육사, 시인이기 전에 독립투사(김희곤 지음, 푸른역사) ‘청포도’, ‘광야’ 등 저항시로 유명한 이육사가 독립운동가 김원봉이 운영하는 조선혁명정치군사간부학교에서 특수공작 군사훈련을 받은 군인이었다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언론인으로서의 삶과 무장투쟁 등 40년간 다양한 활동을 전개한 이육사의 생애를 탄생 120주년, 순국 80주기에 맞춰 재조명했다. 328쪽. 2만원.토요타 EV전쟁(나카니시 다카키 지음, 정문주 옮김, 시크릿하우스) 2020년부터 2년간 전 세계 자동차 기업들은 전기차 전환에 주력했다. 하지만 도요타는 2023년에서야 뒤늦게 뛰어들었다. 세계 1위 완성차 기업인 도요타가 소모전 양상을 띠고 있는 전기차 패권 경쟁에서 어떻게 도전하고 승리할지 전략을 진단한다. 414쪽. 2만 2000원.인간의 나라 프랑스(이성훈 지음, 성인덕) 프랑스의 역사, 문화, 철학, 예술에 나타난 인간을 분석한 책이다. 정신과 의사인 저자는 “프랑스의 역사는 인간을 찾아가는 투쟁과 고통으로 점철된 시간”이라며 “인간이 누구인가를 아는 것이 프랑스를 아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644쪽. 2만 5000원.
  • 아무나 못 하는 10주년, 그걸 해낸 ‘프랑켄슈타인’

    아무나 못 하는 10주년, 그걸 해낸 ‘프랑켄슈타인’

    사랑하는 사람이 떠날 때면 영원한 삶은 불가능한지 진한 아쉬움이 남기 마련이다. 어릴 적 엄마를 잃은 빅터가 그랬다. 엄마를 보낼 수 없던 빅터는 몰래 묘지에서 엄마의 시신을 가져와 살려내려고 한다. 생명은 한 번 끊어지면 끝이지만 어떻게든 살려볼 수 있으리란 순진한 희망은 빅터가 평생 짊어질 운명이 된다. 한국 창작 뮤지컬의 대표 대작이자 올해 10주년을 맞은 ‘프랑켄슈타인’은 죽지 않는 인간을 만들고자 하는 빅터를 통해 벌어지는 일을 그린 작품이다. 원작은 1818년 출간된 메리 셸리의 동명 소설인데 큰 틀만 가져오고 세부 이야기를 대거 각색했다. 신이 되려 했던 인간과 인간을 동경했던 피조물, 두 남자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이기심과 생명의 본질을 재고하게 만들면서 초연 이후 꾸준히 호평받아왔다. ‘프랑켄슈타인’은 나폴레옹 전쟁이 벌어지던 19세기 초를 배경으로 한다. 의사이자 신체접합술의 귀재인 앙리와 죽지 않는 인간을 만들고자 하는 빅터는 전쟁 중에 만나 뜻을 함께하게 된다. 실험을 위해 신선한 시신이 필요했던 빅터는 장의사와 거래하다 살인을 저지르게 되고, 앙리가 그 죄를 대신 뒤집어쓰고 죽는다. 소중한 친구를 잃은 빅터가 실험을 통해 앙리를 다시 부활시키지만 예전 그대로일 것이라는 희망과는 달리 불완전한 생명체인 탓에 겪는 안타깝고 아픈 이야기가 펼쳐진다.난해한 실험실과 무모한 실험이 등장하는 공상과학(SF) 작품이고 멀리 동떨어진 시대를 다뤘지만 ‘프랑켄슈타인’은 관객들을 사로잡는 요소가 여럿이다. 우선 다섯 번째 시즌을 맞아 프로덕션을 바꾸면서 한층 더 완성도가 높아졌다. 전쟁터, 성, 실험실, 감옥, 술집 등 풍성한 배경이 무대 위에 영리하게 구현되면서 방대한 서사를 알차게 담아냈다. 또한 인간의 선악, 생명 창조 등 어렵게 다가올 수 있는 존재론적인 질문을 감성적이고 대중적으로 다루면서 보는 이의 마음을 뭉클하게 한다. 작품을 대표하는 ‘너의 꿈속에서’를 비롯한 넘버들 역시 매력적이다. 프랑켄슈타인이라는 캐릭터가 다른 장르의 작품에서는 외형적으로 괴물로 묘사되지만 ‘프랑켄슈타인’에서는 선한 의지를 지닌, 우리와 다르지 않은 인간적인 존재임을 보여주면서 더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왕용범 연출이 “10년 동안 매 공연 진심으로 공연해 준 모든 배우 덕분에 사랑받을 수 있었다”고 말한 대로 시즌을 거듭하면서 쌓아온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은 작품이 품은 서사와 감정을 더 풍성하게 하는 요소다. 무엇보다 창작뮤지컬인 ‘프랑켄슈타인’은 한국 뮤지컬계가 얼마나 위대한 명작을 만들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증표다. 뮤지컬이 갖춰야 할 여러 요소를 어느 하나 놓치지 않으면서 해외에서도 큰 사랑을 받았다. 8월 25일까지.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뮤지컬 배우인 유준상·신성록·규현·전동석(빅터), 박은태·카이·이해준·고은성(앙리) 등이 출연해 쉴 틈 없는 회전문 관람의 세계에 빠져들게 한다.
  • 대법 “사실혼 동성배우자, 건강보험 피부양자 등록 가능”

    대법 “사실혼 동성배우자, 건강보험 피부양자 등록 가능”

    대법원이 동성 배우자의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했다. 이로써 국내에서 동성 부부의 사회보장 권리가 법적으로 인정된 첫 사례가 나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소성욱씨가 국민건강보험공단(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보험료 부과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심의 원고승소 판결을 18일 확정했다. 민법상 인정되지 않는 동성 부부의 법적 권리를 일부나마 인정한 최초의 대법원 판단이다. 대법원은 “국민건강보험법령에서 동성 동반자를 피부양자에서 배제하는 명시적 규정이 없는데도 동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배제하는 것은 성적 지향에 따른 차별”이라며 “인간의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권, 사생활의 자유, 법 앞에 평등할 권리를 침해하는 차별 행위이고 그 침해의 정도도 중하다”고 밝혔다. 1심 “현행법상 부부는 남녀 결합” 소씨 패소 소씨는 동성 반려자 김용민씨와 2019년 결혼식을 올리고 이듬해 2월 건강보험 직장 가입자인 김씨의 피부양자로 등록했다. 그러나 공단은 소씨가 ‘피부양자 인정 조건에 부합하지 않는다’면서 소씨에게 지역가입자 건강보험료를 내라는 처분을 내렸다. 소씨는 “실질적 혼인 관계인데도 동성이라는 이유만으로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을 부인하는 것은 피부양자 제도의 목적에 어긋난다”면서 행정소송을 냈다. 1심은 “현행법 체계상 동성인 두 사람의 관계를 사실혼 관계로 평가하기는 어렵다”며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1심 재판부는 “법이 말하는 사실혼은 남녀 결합을 근본으로 하므로, 동성 결합과 남녀 결합을 본질적으로 같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2심 “‘동성 결합 상대방’, 사실혼과 본질적으로 동일 집단” 2심 역시 두 사람의 ‘혼인’을 ‘사실혼 관계’로 인정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동성이라는 점을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사실혼과 같은 생활공동체 관계에 있는 사람의 집단”이라며 두 사람을 ‘동성 결합 상대방’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사실혼과 비교 대상이 되는 동성 결합은 ‘동거·부양·협조·정조 의무에 대한 상호 간 의사의 합치 및 사실혼과 동일한 정도로 밀접한 정서적·경제적 생활공동체 관계’를 전제로 한다”며 “사실혼 배우자 집단과 동성 결합 상대방 집단은 이성인지 동성인지만 달리할 뿐 본질적으로 동일한 집단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따라서 행정청인 피고(공단)가 이성 관계인 사실혼 배우자 집단에 대해서만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하고, 동성 관계인 동성 결합 상대방 집단에 대해서는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성적 지향을 이유로 한 차별대우”라며 공단의 처분이 잘못됐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법률적 의미의 가족과 부양 의무는 피부양자 제도의 출발점일지언정, 그 한계점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도 설명하며 소씨의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하며 보험료 부과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씨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 “사실혼과 차이없어…성적지향에 따른 차별” 대법원도 공단의 처분에 헌법상 평등원칙을 위반한 실체적 하자가 존재한다고 판단했다. 대법관 9인은 다수의견으로 “동성 동반자는 부부공동생활에 준할 정도의 경제적 생활공동체를 형성하고 있는 사람으로, 공단이 피부양자로 인정하는 ‘사실상 혼인관계에 있는 사람’과 차이가 없다”며 “동성 동반자도 동반자 관계를 형성한 직장가입자에게 주로 생계를 의존해 스스로 보험료를 납부할 자력이 없는 경우 사실상 혼인관계에 있는 사람과 마찬가지로 피부양자로 인정받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동성 동반자를 직장가입자와 동성이라는 이유로 배제하는 것은 성적지향에 따른 차별”이라며 “함께 생활하고 서로 부양하는 두 사람의 관계가 전통적인 가족법제가 아닌 기본적인 사회보장제도인 건강보험의 피부양자제도에서조차도 인정받지 못함을 의미해 ▲인간의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권 ▲사생활의 자유 ▲법 앞에 평등할 권리 등을 침해하는 차별행위이고 그 침해 정도도 중하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동성동반자를 건강보험 피부양자로 인정하는 문제와 민법 또는 가족법상 ‘배우자’의 범위를 해석하고 확정하는 문제는 충분히 다르게 논의할 수 있다고 봤다. 또 동성동반자를 피부양자로 인정한다고 이들의 숫자가 불합리하게 증가하거나, 건강보험의 재정건정성을 유의미하게 해친다고도 볼 수 없다는 설명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사회적으로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건이나 판례를 변경할 필요가 있을 때 대법관들 모두가 참여해 선고한다. 대법원장이 재판장이 되고 대법관 3분의 2 이상으로 구성된다.
  • 뜨거운 정치 vs 차가운 정치…권력 앞에 선 두 남자의 선택[OTT 언박싱]

    뜨거운 정치 vs 차가운 정치…권력 앞에 선 두 남자의 선택[OTT 언박싱]

    위기의 美를 지켜라 ‘지정생존자’갑자기 美대통령 된 학자 출신 장관정치판 변두리의 성장기에 몰입감권력을 차지하라 ‘하우스 오브 카드’킹메이커에서 킹이 되려는 프랭크야합·배신 난무 ‘인간의 욕망’ 그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돌풍’이 제목 그대로 엄청난 열풍을 과시하고 있 다. ‘권력 3부작’으로 알려진 선 굵은 정치 드라마 잘 쓰기로 소문난 작가 박경수의 이 신작이 정치권력의 군상을 잘 표현해 내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 돌풍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서 이어 가고 싶은 이들을 위한 넷플릭스의 명품 정치 드라마 두 편을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소개할 시리즈는 어느 날 갑자기 미국 대통령이 돼 버린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 ‘지정생존자’다. 학자 출신으로 중앙정치와는 거리가 먼 주택도시개발부 장관 톰 커크먼은 테러 사건 이후 단 40분 만에 대통령 자리에 오른다. 미국에는 지정생존자라는 제도가 있다.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각료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일이 있을 경우 유사시 대통령직 승계가 가능한 부처 요인 중 한 명을 안전시설에 대기하도록 지정하는 것이다. 전쟁과 테러의 위협이 컸던 냉전 시대의 산물이라 할 수 있는 이 제도로 인해 커크먼은 대통령 자리에 오른다. 의사당 테러로 인해 행정부와 국회 인사들이 모두 목숨을 잃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위기에 빠진 미국을 지탱해야 하는 상황에서 워싱턴 정치판 변두리 인물에게 힘을 보태 줄 이가 아무도 없다는 점이다. 군부는 테러와의 전쟁을 말하고, 주지사는 중앙정부를 무시하는 가운데 권력을 잡으려는 세력의 움직임까지 시작된다. 이런 각양각색의 위협 속에서 대중을 사로잡고 냉철한 판단을 내리는 한 명의 정치인으로 성장해 나가는 지정생존자 톰의 모습은 몰입을 끌어내는 원동력이 된다. 지정생존자가 위기의 미국을 지키기 위한 뜨거운 정치를 선보인다면 ‘하우스 오브 카드’는 권력을 무너뜨려 집어삼키고자 하는 차가운 정치를 보여 준다. 야합과 배신이 난무하는 정치판의 암약을 진득하게 담아낸 시리즈라 할 수 있다. 대기만성형 정치인이라 할 수 있는 프랭크는 대통령의 킹메이커 역할에 성공하며 영광의 순간을 기다린다. 하나 약속과 달리 대통령은 다른 인물을 국무장관으로 임명하며 입장을 번복한다. 냉혹한 현실을 확인했지만, 권력의 욕망을 놓을 수 없었던 그는 완벽하게 어둠의 길로 돌아서 살아 있는 권력을 허물고자 한다. 능력은 있지만 방탕한 사생활로 출세길이 막힌 젊은 정치인, 특종에 목말라 있는 기자를 이용해 백악관의 핵심 세력을 넘어뜨리는 데 성공한다. 그의 야욕은 장관, 부통령을 넘어 대통령 자리까지 향한다. 왕관을 쓰기 위해서는 피로 역사를 써야 한다고 여기는 프랭크의 야욕은 인간에게 기생하는 정치란 생물의 본연을 보여 준다. 흥미로운 점은 시즌이 거듭되면서 프랭크의 정적으로 부상하는 인물이 그의 아내 클레어라는 점이다. 남편을 보좌하는 위치에서 추축으로 변모해 가는 그녀의 모습은 일심동체라 여겼던 관계가 동상이몽이었음을 알려 준다. 손끝을 얼리는 차가운 정치와 함께 심장을 녹이는 뜨거운 ‘부부의 세계’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드라마다. 김준모 키노라이츠매거진 편집장
  • “김 여사 사과 땐 20석 더 얻었을 것” “영부인을 野 먹잇감으로”

    “김 여사 사과 땐 20석 더 얻었을 것” “영부인을 野 먹잇감으로”

    명품백 수수 의혹을 사과하겠다는 김건희 여사의 문자를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7·23 전당대회 당대표 후보)이 5차례 무시한 데 대해 당내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한 후보 측은 결국 ‘사과하지 않겠다’는 게 김 여사의 진의였다고 주장했고 친윤(친윤석열)계는 김 여사의 사과 타진을 무시한 ‘한동훈 책임론’을 내세웠다. 친윤 측은 9일 김 여사의 사과가 실제 이뤄졌다면 총선 결과가 달라졌을 것으로 봤다. 총선백선특별위원회를 맡고 있는 조정훈 의원은 “사과를 진정성 있게 했다면 한 20석 이상은 우리에게 더 있었을 것으로 짐작한다”고 주장했다. 그간 전당대회와 거리를 두던 친윤계 권성동 의원도 대선 당시 김 여사의 학력 위조 관련 대국민 사과를 거론하며 “당시 윤석열 후보는 사과를 내키지 않아 하였으나 김 여사가 사과 필요성에 공감했고, 저는 당시 사무총장으로서 김 여사와 소통하면서 결국 공식 사과 자리를 마련했다”며 “이번 총선 역시 다르지 않다”고 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공과 사를 구분했었다는 사후 변명은 무책임하다. 정치를 행정절차와 동일하게 보고 자신의 행정적 무오류성을 강변하는 것은 사실상 정치인의 역할을 포기하겠다는 뜻”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 후보의 ‘사과 표명’을 촉구했다. 김기현 의원도 “공개된 메시지 전문을 보면 김 여사는 총선 승리에 도움이 된다면 뭐든 하겠다는 내용으로 읽히는데, 한 전 위원장은 어느 대목에서 ‘사실상 사과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파악했다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주장”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자신의 거듭된 판단 오류에 대해 대통령실의 당무 개입이니, 국정 농단이니 하며 오히려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은 집권당 당대표를 하겠다는 분의 자세로는 적절치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반면 한 후보 캠프 총괄상황실장인 신지호 전 의원은 라디오에서 “일부 친윤 의원들의 낙선 공작”이라며 “위험한 자해 막장극”이라고 했다. 신 전 의원은 조국 조국혁신당 의원 등 야권에서 국정 개입 의혹을 제기한 것과 관련해 “국정 개입을 넘어서 국정 농단이 될 수 있다는 그런 얘기를 하고 있다”며 “친윤이라는 분들이 영부인을 그런 ‘위기 먹잇감’으로 저들에게 갖다 바치는 격 아니냐”고 주장했다. 한 후보의 러닝메이트인 박정훈 최고위원 후보는 “사과의 뜻보다는 한 후보와 공감대를 한번 만들어 보고, ‘너무 나를 공격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는 취지의 어떤 간접적인 의사 표현을 한 게 아닌가 생각된다”고 했다. 또 문자 전문을 유출한 배후에 대해 “한 후보 쪽은 문자 일부가 지워진 상태이기 때문에 (유출자가) 아니다. 김 여사가 이것을 다른 분에게 보내서 전달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가 전날 과도한 공방 자제를 요청했지만 후보 간 설전은 계속됐다. 나경원 후보는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김 여사는) 가장 논란이 되는 이슈의 당사자였고 어떤 형태로든 진솔한 표현의 말이 있었으면 하는 것이 모든 후보의 기대였다”며 “이것을 해결하는 중요한 단초 중 하나가 될 수 있었는데 이걸 답하지 않고 그냥 무시했다는 것은 비상대책위원장으로서 해야 하는 직무를 해태했다고 보며 이에 한 후보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윤상현 후보는 페이스북에 “공개된 문자의 핵심은 김 여사가 자기 잘못으로 기인한 일에 대해 진심으로 죄송하다, 당의 결정에 따르겠다며 사과 의도를 명백히 밝혔다는 것”이라며 “문자 공개 경위는 차치하더라도 한 후보가 답변조차 보내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면 직을 떠나 인간적인 예의에도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 친윤 “한동훈, 무책임한 사후 변명”…韓 측 “영부인 먹잇감 자해극”

    친윤 “한동훈, 무책임한 사후 변명”…韓 측 “영부인 먹잇감 자해극”

    명품백 수수 의혹을 사과하겠다는 김건희 여사의 문자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7·23 전당대회 당대표 후보)이 5차례 무시한 것을 두고 당내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한 후보 측은 결국 ‘사과하지 않겠다’는 게 김 여사의 진의였다고 주장했고, 친윤(친윤석열)계는 김 여사의 사과 타진을 무시한 ‘한동훈 책임론’을 내세웠다. 9일 친윤예에서는 김 여사의 사과가 실제 이뤄졌다면 총선 결과가 달라졌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총선백선특별위원회를 맡고 있는 조정훈 의원은 라디오 출연에서 “사과를 진정성 있게 했다면 한 20석 이상은 우리에게 더 있었을 것으로 짐작한다”고 주장했다. 전당대회와 거리를 두던 친윤 권성동 의원도 대선 당시 김 여사의 학력 위조 관련 대국민 사과를 거론하며 “당시 윤석열 후보는 사과를 내키지 않아 하였으나, 김 여사가 사과 필요성에 공감했고, 저는 당시 사무총장으로서 김 여사와 소통하면서 결국 공식 사과를 마련했다”며 “이번 총선 역시 다르지 않다”고 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공과 사를 구분했었다는 사후 변명은 무책임하다. 정치를 행정 절차와 동일하게 보고 나의 행정적 무오류성을 강변하는 것은 사실상 정치인의 역할을 포기하겠다는 뜻”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 후보의 ‘사과 표명’을 촉구했다. 김기현 의원도 “공개된 메시지 전문을 보면 김 여사는 총선 승리에 도움이 된다면 뭐든 하겠다는 내용으로 읽히는데, 한 전 위원장은 어느 대목에서 ‘사실상 사과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파악했다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주장”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자신의 거듭된 판단 오류에 대해 대통령실의 당무 개입이니, 국정농단이니 하며 오히려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은 집권당의 당대표를 하겠다는 분의 자세로는 적절치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다.반면 한 후보 캠프 총괄상황실장인 신지호 전 의원은 라디오에서 “일부 친윤 의원들의 낙선 공작”이라며 “위험한 자해 막장극”이라고 했다. 신 전 의원은 조국 조국혁신당 의원 등 야권에서 국정개입 의혹을 제기한 것과 관련해 “국정 개입을 넘어서 국정농단이 될 수 있다는 그런 얘기를 하고 있다”며 “친윤이라는 분들이 어떻게 영부인을 그런 ‘위기 먹잇감’으로 저들에게 갖다 바치는 격 아니냐”고 주장했다. 한 후보의 러닝메이트인 박정훈 최고위원 후보는 “사과의 뜻보다는 한 후보와 공감대를 한번 만들어보고, ‘너무 나를 공격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는 취지의 어떤 간접적인 의사 표현을 한 게 아닌가 생각된다”고 했다. 또 문자 전문을 유출한 배후에 대해 “한 후보 쪽은 문자 일부가 지워진 상태이기 때문에 (유출자가) 아니다. 김 여사가 이것을 다른 분에게 보내서 전달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가 전날 과도한 공방 자제를 요청했지만 후보 간 설전은 계속됐다. 나경원 후보는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김 여사는) 가장 논란이 되는 이슈의 당사자였고 어떤 형태로든 진솔한 표현의 말이 있었으면 하는 것이 모든 후보의 기대였다”며 “이것을 해결하는 중요한 단초 중의 하나가 될 수 있는데 이걸 답하지 않고 그냥 무시했다는 것은 비상대책위원장으로서 해야 하는 직무를 해태했다고 보고 이에 한 후보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윤상현 후보는 페이스북에 “공개된 문자의 핵심은 김 여사가 자기 잘못으로 기인한 일에 대해 진심으로 죄송하다, 당의 결정에 따르겠다며 사과 의도를 명백히 밝혔다는 것”이라며 “문자 공개 경위는 차치하더라도 후보가 답변조차 보내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면 직을 떠나 인간적인 예의에도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 서로의 연인을 뺏으려는 남녀…19금 연극 ‘클로저’

    서로의 연인을 뺏으려는 남녀…19금 연극 ‘클로저’

    “왜 그랬어요?”(앨리스) “난 그냥 사랑에 빠진 것뿐이야.”(안나) 사람을 좋아한다는 이유로 많은 일이 생기곤 한다. 그로 인해 발생하는 인간관계며 감정들은 한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째 흔들고는 한다. 때로는 남의 인생까지도. 서로의 연인을 탐내는 네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연극 ‘클로저’의 네 남녀가 그렇다. 첫눈에 반했다가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원망하면서도 그 사람을 놓지 못하고, 서로의 연인에 집착하는 등 좋아하는 마음 때문에 생기는 일들이 파란만장하다. 극의 큰 설정만 보면 막장 치정극이 따로 없는데 재미난 구석도 생각할 구석도 많다. ‘클로저’는 극작가이자 연출가인 패트릭 마버의 작품으로 1997년 5월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초연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1998년에는 이브닝 스탠다드 올해의 최고 코미디상, 로렌스 올리비에 어워드 최우수 창작연극상, 런던 비평가협회 최우수 창작연극상 등을 수상했고, 1999년에는 미국 브로드웨이로 진출해 6개월간 흥행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2004년에는 동명의 영화로도 제작돼 골든글로브 남녀 조연상을 받는 등 흥행과 작품성을 모두 거머쥐었다. 작품은 영국 런던을 배경으로 안나와 앨리스, 래리, 댄 네 남녀의 관계를 그렸다. 부고 기사를 쓰는 남자 댄이 사랑스러운 매력이 넘치는 앨리스와 사랑에 빠질 때만 해도 두 청춘남녀의 사랑 이야기인가 싶지만 작품은 이내 더 복잡하고 농밀한 세계로 관객들을 이끈다. 사진작가 안나, 의사인 래리는 부부인데 두 사람의 사연이 댄과 앨리스와 얽혀들면서 복잡한 관계가 펼쳐진다.상대의 연인을 탐하는 관계 속에서 서로의 신경을 긁느라 바쁜 인물들을 보면 당장 머리채를 잡고 싸우지 않을까 싶은 긴장감이 넘친다. 래리가 이혼 서류에 사인하기 전 안나에게 잠자리를 요구하는가 하면 서로 다른 사람과 잤는지 캐묻고 이로 인해 폭발하는 감정들이 솔직하게 표현되는 등 어른들의 이야기를 다루다 보니 작품의 관람 연령 또한 19세 이상이다. 다만 이런 이야기가 자칫 심각한 법정 드라마로 이어지지 않게 작품 곳곳에서 유머가 번뜩인다. 김지호 연출은 “어떻게 하면 한국 관객이 이 작품을 웃으면서 볼 수 있을까를 가장 많이 고민했다”며 원작이 지닌 코믹한 요소를 최대한 살려 한국적 정서에 맞게 재구성해냈다. 김 연출은 “작품을 보고 웃고 난 뒤 씁쓸한 감정까지 끌어내야 이 작품이 가진 블랙코미디적인 요소를 제대로 전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차별적이고 폭력적이며 음담패설과 같은 대사를 통해 (등장인물을) 비웃고 놀리는 느낌이 들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잠자리에 집착하는 복수 치정극 같지만 작품은 마음대로 되지 않았던 사랑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며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준다. 작품에서 발생한 여러 사건의 본질을 따져 들면 사랑하는 사람 사이의 관계, 서로를 향한 다정한 마음에서 비롯된 일이기에 작품을 보며 돌아보게 만드는 힘도 있다.집착, 분노, 배신감 같은 감정들을 중심으로 솔직한 내면을 다룬 점도 흥미롭다. 얽히고설킨 인간관계를 시각화한 무대 연출 역시 볼거리. 나온 지도 꽤 됐고 보통의 연극에서 다루기 불편한 관계를 소재 삼았지만 지금 이 시대의 요구를 반영하면서 여전히 동시대 관객들에게 매력 있게 다가올 수 있는 힘을 지닌 작품이다. 배우들의 연기력도 탄탄하지만 특히 사랑스러운 매력을 지닌 앨리스를 맡은 안소희의 연기가 흥미롭다. 원더걸스 이후 연기자로 변신한 그의 첫 연극 작품인데 앨리스의 캐릭터를 잘 살리면서 관객몰이의 중심에 서고 있다. 서울 종로구 플러스씨어터. 14일까지 한다. 앨리스는 안소희·김주연, 댄은 최석진·유현석, 래리는 이상윤·김다흰, 안나는 이진희·진서영이 맡았다.
  • 삶에 지친 영혼을 치유하는 고양이 [인마이포캣]

    삶에 지친 영혼을 치유하는 고양이 [인마이포캣]

    무엇이 이 작은 생명에게 빠져들게 하는 걸까. 귀여운 외모, 보송하고 따뜻한 심장, 밀당의 귀재, 어디든 뛰어오르는 놀라운 묘기 모두 그 이유가 되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보이는 것 보다 더 내 마음을 흔드는 순간들이 있다. 설겆이 하는 내 옆에 어느 새 와 앉아 있을 때, 새벽 4시 야옹대며 뽀뽀 세례를 퍼부을 때, 잠든 내 목덜미 위로 테트리스 하듯 몸을 뉘고 서로의 맥박을 느낄 때 등 이다. 어느 날 남편에게 말했다. “참 희안하지, 피 한방울 섞이지 않았는데, 왜 이렇게 예쁜 거지? 내 새끼 마냥 내 눈엔 제일 예쁜 것도 신기해” 아마 커튼 뒤 울음 소리만 듣고도 나의 고양이들을 찾아내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나는 고양이에게 빠져있다.외로움과 우울함을 치유하는 삶의 동반자 6년 전 쯤이다. 갑자기 고양이를 키우고 싶다고 얘기하는 남편에게 눈을 동그랗게 뜨며 말도 꺼내지 말라는 듯 모른척하기를 1여년, 참 내키지 않았지만 남편과 아들이 키운다는 조건으로 고양이를 받아들였다. 고양이를 특히 무서워했고 수명이 짧은 생명을 키우는 것이 자신없었던 나는, 어느 날 남편에게 고양이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직장을 다닐 때 그의 직업은 소위 잘 나가는 영업맨이었다. 사람을 좋아해서 처음 만난 이들과도 금방 친해지는 그는 작업실에서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은데, 불쑥불쑥 외롭고 우울한 기분이 든다는 얘기가 잦아졌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도 바쁜 주말 외의 시간은 쓸쓸했을 거다. 우리의 첫 고양이는 예상대로 그에게 영혼의 치유묘가 되어 주었다. 비록 우리와 몇 달 함께 보내지 못하고 무지개 다리를 건넜지만 마치 그 둘은 전생의 잉꼬부부가 아니었을까 싶을 정도로 애틋하게 사랑했고 남편은 잠깐이었지만 활력이 넘쳤다. 키우기까지 쉽지 않았지만 떠나고 나니 다시 생명을 들이기 어려웠다. 하지만 남편에게 고양이의 빈자리는 더 커져버렸고 나는 미처 몰랐던 고양이의 마력에 푹 빠져버렸다.매일마다 ‘옥시토신’을 뿜어주는 고양이 두번째 고양이 토리는 나의 선택이었고 엄마가 된 토리의 5마리 아기고양이 탯줄은 내 손으로 잘라주었다. 그렇게 내 눈에 너무 예쁜 아이들은 건강하게 싸우며 잘 지내고 있고 우리 가족은 고양이로부터 옥시토신을 분비받아 매일 치유받고 있다. 동물매개치료의 매커니즘이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동물매개치료는 1960년대 미국의 한 소아정신과 의사인 레빈슨(Levinson)으로부터 시작되었다. 병원 진료를 기다리던 아동들이 자신의 애견과 놀면서 아무 치료를 받지 않았지만 치료가 되어 있음을 발견한 것이다. 동물이 매개가 되는 심리치료는 우리 가족처럼 반려동물을 키우는 보통의 가정에서 자연스레 이루어지고 있으며, 보다 더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방식으로 재활이나 심리치료가 필요한 이들에게도 활발하게 적용되고 있는 대체요법 중 하나다. 그 동안 동물매개치료, 동물교감치유에는 인간과 가장 오랫동안 함께 지내온 반려견들의 활동이 많았다. 언어소통이 잘 되며 친밀도가 높고 충성심이 강해서 동물치유 역할에 가장 적합하다. 반면에 활발한 행동과 필수적인 산책 등 동적활동이 많아 육체적으로 부담되는 노년층이나 재활이 필요한 이들의 동물교감치유에는 반려견 보다 반려묘가 더 선호된다. 고양이가 매우 독립적인 성향이라 인간과의 교감을 필요로 한 그 역할을 다할 수 있을까 싶은가? 오늘 집사에게 슬픈 일이 있었구나 싶으면 소리도 없는 발걸음으로 다가와 가만히 옆을 지켜준다. 아들집사가 엄마집사에게 혼이 난다 싶으면 아들 얼굴을 쳐다보며 냐옹 냐옹 위로해주는 모습은 또 어떤가. 물론 동물매개치료에 적합한 반려묘는 ‘모든 사람’에게 친절히 다가갈 수 있어야 하고, 온순한 성격으로 일정 훈련이 가능한 역량이 필요하다. 하지만 때로는 의사의 약처방 보다 하소연을 들어주는 친구와 함께 하는 힐링시간이 더 특효일 때가 있다.반려 동물에게 얻는 긍정적 치유효과 동물매개치료라는 단어는 아직 낯설고 익숙하지 않다. 하지만 인간은 수천년 전부터 여러 동물과 함께 지내며 가족에게서 느끼는 치유를 받아 왔다 경기 고양특례시는 지난 5월 일산서구의 숙원사업인 동물교감치유센터가 있는 반려동물공원을 준공했다. 1만 6530㎡ 면적에 반려견놀이터 2개소, 어질리티 1개소, 동물교감치유센터, 넓은 주차장을 갖추어 반려동물가족들의 행복지수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이 곳 동물교감치유센터에서는 다양한 반려동물 교육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다. 여러 학계 보고에 따르면 반려동물과의 교감 프로그램을 통해 손상된 사회적 상호작용과 의사소통, 자기통제감 증진과 스트레스 감소 등 정신적, 정서적 효능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별한 치료가 필요한 환자 뿐만 아니라 평범한 일반인들 또한 각자의 이유로 불안이나 걱정, 고립과 우울 등 심리적 치유가 필요한 이들이 많아지는 것 같다. 특히 입시나 취업, 인간관계의 어려움을 느끼는 젊은 세대들이 많아지면서 불안정한 정서 상태 또한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 부정적인 감정을 이겨내는 방법으로 동물과 함께 하는 시간은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동물로부터 얻는 긍정적인 치유 효과는 신체적 건강증진 외에도 자존감과 존재감, 책임감을 일으켜 스스로 용기내는 삶을 만들고 내적자아 실현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진심으로 고양이의 간택을 받기를 응원한다.
  • 김건희 여사 문자 무시 공방, 與전대 변수로…韓 “사과 필요 의견 여러차례 전달”

    김건희 여사 문자 무시 공방, 與전대 변수로…韓 “사과 필요 의견 여러차례 전달”

    국민의힘 당권 주자들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영부인 김건희 여사의 문자 메시지 무시 논란이 변수로 터져 나왔다. 지난 1월 김 여사가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이었던 한동훈 후보에게 명품백 수수 논란과 관련해 사과할 기회를 마련해달라고 문자를 보냈지만, 한 후보가 이를 묵살했다는 것이다. 다른 당권주자들은 한 후보를 향해 ‘배신의 정치’를 하고 있다며 총공세에 나섰다. 김 여사 메시지 무시 논란은 지난 4일 CBS 라디오에서 방송을 통해 제기됐다. 김규완 CBS 논설실장은 김 여사가 지난 1월 18~21일 사이 명품백 수수 논란과 관련해 “당에서 필요하다면 대국민 사과를 포함해 어떤 처분도 받아들이겠다”고 문자를 보냈는데 한 후보가 이를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5일 한 매체는 유튜브 방송을 통해 김 여사가 1월 15~25일 한 후보에게 네 통의 메시지를 보냈다고도 전했다. 한 후보는 이날 오전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조찬 회동 뒤 기자들과 만나 “왜 지금 시점에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좀 의아하다”며 “총선 기간 동안 대통령실과 공적인 통로를 통해서 소통했다. 동시에 국민의 걱정을 덜어드리기 위해서 어떤 방식으로든 사과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여러 차례 전달한 바 있다”고 말했다.한 후보는 이어 KBS 라디오에 출연해 ‘책임론 프레임’이라고 주장했다. 한 후보는 “사과를 하려고 했는데 받아주지 않았다(는 것은) 정말 잘못된 프레임”이라며 “제가 이미 1월에 사과 요구를 공식적·공개적으로 한 상태다. 거기서 제가 마치 그 사과를 안 받아줬기 때문에 사과를 안 했다(는 것이) 가능한 구도인가”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김 여사의) 문자의 내용도 재구성된 것이어서 실제로는 사과를 하기 어려운 이런저런 사정이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취지였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공적인 임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거기서 답을 드리는 게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언급했다. 다른 당권주자들은 한 후보를 향해 날을 세웠다. ‘친윤’(친윤석열)의 지지를 등에 업은 원희룡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한 후보에 대한 우려는 대통령과의 관계 파탄으로 민주당 탄핵 공세에 우리가 원팀으로 대응하지 못할 것이라는 게 핵심”이라며 “배신하지 않을 대상은 국민이라는 말이나 대통령과 영부인에 대한 관계를 사적 관계 대 공적 관계로 답하는 데서 아무도 통제할 수 없는 두려운 미래가 올 수 있다는 생각에, 스스로 멈추지 않으니 멈추게 해달라고 당원들께 호소드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원 후보는 또 이날 중앙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영부인의 사과 의사를 묵살해 결국 불리한 선거에 여건을 반등시키고 변곡점을 만들 수 있는 결정적인 시키를 놓친 것이 선거를 망치는데 가장 큰 원인 중 하나였다”고 지적했다. 나경원 후보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총선에서 이 부분 대응을 제대로 해야된다는 것은 모든 국민의힘 구성원들의 숙제였다”라며 “어떠한 논의 없이 혼자 판단하고, 더 이상 논의가 없었던 것은 한 후보의 상당한 정치적 판단력의 미숙이다. 한 후보가 이제라도 사과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윤상현 후보는 “김 여사가 검찰총장 부인일 때는 카톡으로 한 300여 차례 소통한 걸로 알고 있다”며 “다섯 번의 문자를 통해서 본인의 사과 의사를 전했는데 무시했다는 것은 인간적으로 상상할 수가 없다. 정치 이전에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적인 신뢰관계”라고 말했다. 한편 4명의 당권주자들은 이날 중앙당사에서 모여 공정 경선을 약속했다. 이날 각 당권주자들은 수도권 혹은 대구 지역에서 당원들과 만나 지지를 호소했다. 오 시장과 조찬으로 일정을 시작한 한 후보는 용산에서 당원들과 만났다. 저녁에는 당 전·현직 당협위원장 모임인 ‘이오회’ 만찬에 참석했다. 이날 수도권 지역 텃밭인 강남을 찾아 당원들과 만난 나 후보도 일정을 마친 뒤 ‘이오회’에 참석해 한 후보와 자리를 함께했다. 원 후보는 파주에서 이날 일정을 시작한 뒤 서울 은평으로 이동해 수도권 북부지역 당원들과 만났다. 이후 대구로 이동해 ‘박정희:경제대국을 꿈꾼 남자’ 시사회에 참석해 영화를 시청했다. 윤 후보는 서약식에 앞서 본인의 지역구인 인천 미추홀구에서 열리는 ‘옛 경인고속도로 옹벽 철거 기념식’에 참석해 일정을 시작했다. 지역 내 탄탄한 지지 기반을 갖은 윤 후보는 인천 미추홀구 지역에서만 5선을 지냈다.
  • 소통 위해 진화한 목, 질식 위험 높였다

    소통 위해 진화한 목, 질식 위험 높였다

    조지 부시와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 영화배우 엘리자베스 테일러, 할리 베리 등은 공통점이 있다. 모두 음식물이 목에 걸려 죽을 뻔한 적이 있다는 것이다. 원인은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한 목의 변화 때문이다. 그러니까 복잡한 말소리를 내도록 진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목의 구조적 변화 때문에 질식사할 가능성이 다른 동물에 비해 현저히 높아진 것이다. 살기 위해 먹다가 스스로를 죽일 수도 있다니, ‘진화’라 부르기 머쓱할 정도로 어처구니없는 일이지만 이는 인체의 수많은 설계 결함 중 하나에 불과하다. ‘인간이 되다’는 이처럼 경이로운 진화 그 자체이면서도 거대한 결함의 총체인 인간의 몸이 만들어 낸 사회와 역사, 문명 등 광범위한 분야를 다룬 책이다. 저자가 공을 들이고 있는 이른바 ‘인간 삼부작’ 중 마지막 편이다. 저자는 첫 번째 책 ‘사피엔스가 알아야 할 최소한의 과학 지식’에서 지식은 어떻게 문명을 만들었는가를, 두 번째 책 ‘오리진’에서 지구는 어떻게 우리를 만들었는가를 질문한 데 이어, 이 책을 통해 인간의 생물학적 특징은 어떻게 문명과 세계사를 형성했는가를 묻고 있다. 책은 상식이라 생각되는 걸 묘하게 비튼다. 그래서 더 관심이 쏠린다. 농업을 예로 들자. 보통은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로 농업을 꼽는다. 한데 저자는 “농업의 발명은 인류 역사 최악의 실수”라고 주장한다. 인간이 동물과 함께 살면서 병원체가 종의 장벽을 넘도록 진화할 기회를 얻었고, 정주성 사회를 이뤄 인구 밀도가 높아지자 지역에 따라 독특한 감염병들이 생겨났다는 것이다. 저자는 선사시대의 호모사피엔스 이야기에서 출발해 인간 몸의 결함으로 촉발된 거대 문명의 성립과 몰락, 전쟁과 혁명, 거듭되는 기술 개발로 극적인 환경 변화를 겪는 ‘인류세’의 현재까지 거대한 역사적 사건들을 유려하게 엮어 낸다.
  • 16기 영숙, ‘나는 솔로’ PD 저격? “꼴랑 400만원에 사지 몰아”

    16기 영숙, ‘나는 솔로’ PD 저격? “꼴랑 400만원에 사지 몰아”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 ‘나는 솔로’ 16기 영숙(가명)이 해당 프로그램 연출자이자 촌장엔터테인먼트의 대표인 남규홍 PD를 공개 비판했다. 영숙은 지난 2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방송 출연 당시 계약서를 받지 못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날 한 매체는 ‘나는 솔로’에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작가가 퇴사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작가는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남 대표가) 내가 퇴사하는 그 순간까지 표준계약서에 도장을 찍어주지 않았다”고 밝혔다. 영숙은 “어이없는 기사를 보았다”면서 “계약서는 각각 1부씩 나눠 갖는 게 상식적으로 맞는 것인데 나는 대기하는 중 사인받고 (제작진이) 2부 모두 갖고 가고는 ‘나중에 필요하면 드리겠다’고 했다. 하지만 1년이 지나도 계약서는 돌아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영숙은 “내가 모르는, 내 의사와 상관없는 내 영상을 우리고 우려 쓰면서 나는 악플과 ‘세상 미친 여자’ 프레임 씌워 시청률에 심장이 두근거려 밤잠을 못 잤다”면서 “온갖 쌍욕에 심장이 두근거려 집 밖을 못 나갔다”고 토로했다. 이어 “1년이 지나고 보니 이렇게 얘기할 날들이 다 온다”면서 “방송 프로그램은 누군가에게 감동과 희망을 주며 일상의 고단함을 덜어 주기도 하지만 또 다른 누군가는 꼴랑 400만원에 한 아이의 엄마를 사지로 몰며 죽일 듯 수익을 창출하더라”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나는 나 하나로 끝날 줄 알았는데 멈추지 않았다. 인간의 탈을 쓰고 쓰레기 방송을 계속 만드는 그 모습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며 “아무한테나 피디 타이틀 붙이지 말라”고 했다. 그는 “당신으로 인해 수치스럽고 저급하게 만들어져 버린 나의 1년 전만 생각하면 아직도 심장이 두근거리고 눈물만 난다”며 “지금을 겸허히 달게 받아들이길 바란다. 본인이 다 뿌린 대로 지금 거두는 것”이라고 했다.
  • 유치원 때부터 함께한 70대 부부, 동시에 하늘로…‘동반 안락사’ 선택한 이유[월드피플+]

    유치원 때부터 함께한 70대 부부, 동시에 하늘로…‘동반 안락사’ 선택한 이유[월드피플+]

    유치원을 다닐 때 만나 약 50년을 함께한 70대 네덜란드 부부가 한날 한 시에 세상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영국 BBC의 지난달 29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네덜란드 국적의 얀 파버(70)와 아내인 엘스 반 리닝겐(71)은 유치원에서 처음 만나 친구로 지내다가 서로에게 평생의 반려자가 됐다. 남편은 스포츠 코치로, 아내는 초등학교 교사로 활동했고, 두 사람 사이에는 장성한 아들이 있다. 이들은 평생을 서로의 곁에 머물며 캠핑을 하고 보트를 타는 등 평범한 삶을 살았다. 중년이 지나면서 남편에게는 심각한 허리 통증이 생겼다. 남편은 2003년 허리 수술을 받았지만 호전되지 않았고, 진통제를 많이 먹는 것을 원치 않았다. 그 사이, 아내는 2018년부터 치매 초기 증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2022년, 아내는 자신의 치매 상태가 더는 호전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후부터 부부는 동반 안락사를 논의했다. 남편은 “약(진통제)를 많이 먹으면 좀비처럼 살아야 했다. 그래서 (약을 먹지 않는 대신) 내가 겪고 있는 고통과 아내의 병(치매)을 생각했을 때 사는 것을 멈춰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동반 안락사 계기를 밝혔다.초반에는 안락사가 합법인 네덜란드의 의사들도 이들의 안락사 결정을 꺼렸다. 과연 치매가 합법적인 안락사의 조건인 ‘견딜 수 없을 정도의 고통’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남편은 “나는 내 인생을 살아왔고, 더 이상의 고통은 원하지 않는다”면서 “아들은 우리가 죽는 것을 원치 않는다. 그래서 눈물이 났다. 아들은 우리에게 더 나은(병을 고칠 수 있는) 시기가 올 것이라고 말했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내 역시 “(동반 안락사 외에) 다른 해결책은 없다”고 딱 잘라 말했다. 안락사를 약속한 하루 전 날, 남편과 아내, 그리고 아들과 손주들은 평소 그들이 좋아하고 아꼈던 캠핑카에 모여 앉았다. 아들은 “아이들은 놀고 있었고, 부모님과 나는 농담을 주고 받았다. 그런 후에 어머니와 해변을 산책했다. 이상한 하루였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우리는 저녁을 먹었다. 모두가 함께하는 마지막 저녁 식사를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눈물이 났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3일, 부부의 가장 친한 친구와 부부의 형제, 아들과 며느리가 안락사가 진행될 호스피스에 모였다. 2시간 전부터 한 공간에 머무른 이들은 서로의 추억을 나누었고, 음악을 들었다. 안락사 약속 30분 전, 의사들이 도착했고 모든 것은 순식간에 진행됐다. 부부는 차분하게 의사의 지시를 따랐고, 단 몇 분 만에 부부는 동시에 세상을 떠났다. 세계 최초로 안락사를 허용한 네덜란드 BBC에 따르면 2023년 네덜란드에서 안락사로 세상을 떠난 사람은 9068명에 달한다. 이는 같은 기간 사망자 수의 약 5% 수준이다. 이중 얀-엘스 부부처럼 동반 안락사는 33건(66명)으로 집계 됐다. 일반적으로 안락사는 회복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는 중환자의 고통을 걸어주기 위해 고통이 적은 방법으로 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는 행위를 말한다. 이중 식물인간 상태처럼 의식이 없는 환자에게 영양 공급 같은 생명 유지에 필요한 치료를 중단해 죽음에 이르게 하는 ‘소극적 안락사’가 ‘존엄사’와 동일한 의미로 사용된다. 얀-엘스 부부처럼 의사 등 타인이 치명적인 약을 주입해 생명을 단축하는 방식은 ‘적극적 안락사’로 분류된다. 회복 가능성 없는 환자가 고통을 덜기 위해 의사에게 치명적인 약이나 주사를 처방받아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은 ‘조력사망’(조력자살)로 부른다. 적극적 안락사와 조력사망은 타인의 도움을 받을지, 스스로 죽음을 실행에 옮길지에 따라 달라지는 셈이다.네덜란드는 전 세계에서 최초로 안락사를 합법화 한 국가다. 네덜란드는 ‘는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심하고 지속되는 고통‘을 겪어야 하고 ’최소 2명의 의사가 절차에 동의해야 한다‘ 등의 깐깐한 요건을 충족할 경우에만 안락사를 허용한다. 네덜란드처럼 적극적 안락사를 법제화한 나라는 벨기에, 룩셈부르크, 캐나다, 콜롬비아, 뉴질랜드 등이 있다. 대만과 오스트리아, 핀란드, 아르헨티나는 존엄사를, 미국 일부 주(州)는 안락사를 허용하고 있다. 스위스는 조력사망이 합법인 국가다. 1942년부터 자국민은 물론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조력사망을 허용하고 있다. 스위스 조력자살 지원단체인 디그니타스는 2016년 한국인이 처음으로 조력사망을 선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스위스에서 단체의 도움을 받아 사망한 한국인은 10명 이상으로 알려졌다. 한국의 존엄사법은 2016년 1월 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고, 유예기간을 거쳐 2018년 2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해당 법안에 따라 환자의 요청에 따라 무의미한 연명 치료를 중단할 수 있으나. 약물 투여 또는 처방을 통한 적극적 안락사나 조력사망은 불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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