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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기에서 추출한 DNA, 공룡 복원 대신 ‘여기’에 쓴다

    모기에서 추출한 DNA, 공룡 복원 대신 ‘여기’에 쓴다

    마이클 크라이튼의 소설 ‘쥬라기 공원’은 과학기술의 힘으로 공룡을 복원하지만 결국 인간이 기술적 오만으로 인해 파국을 맞게 된다는 내용이다. 과학적 디스토피아를 다룬 쥬라가 공원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을 만나 지금까지 30년간 흥행을 이어가는 인기 공룡 시리즈의 원조가 됐다. 쥬라기 공원과 함께 유명해진 설정 중 하나는 공룡의 피를 빨아먹은 모기에서 공룡의 DNA를 복원한다는 것이다. 물론 DNA 같은 긴 분자가 영겁의 세월 동안 손상되지 않고 보존되긴 힘들기 때문에 매머드나 네안데르탈인처럼 비교적 최근에 멸종했고 영구동토에 보존된 경우를 제외하면 멸종 동물의 DNA 복원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현생 동물의 DNA라면 얼마든지 모기에서 검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덕분에 공룡은 복원할 수 없지만 해당 지역에 살고 있는 동물의 모니터링은 가능하다. 미국 플로리다대 로렌스 리브스 박사 연구팀은 플로리다주의 ‘델루카 보호 구역’(DeLuca Preserve)에서 모기를 수집한 후 여기서 수많은 동물의 DNA를 확인했다. 보호 구역 내에는 악어처럼 사람이 접근하기 위험한 동물부터 사람의 눈을 피해 사는 작은 동물까지 수많은 동물이 살고 있다. 그런 만큼 수백 종에 달하는 야생 동물들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기는 쉽지 않다. 그런데 모기는 이 동물들이 원치 않아도 분주히 돌아다니면서 피를 빨아 DNA 데이터를 수집한다. 연구팀은 델루카 보호 지역에서 잡은 모기 2000마리에서 수많은 동물의 DNA를 확인했다. 분석 결과 두꺼운 가죽을 지닌 악어는 물론 모기를 잡아먹는 개구리도 모기의 공격 앞에 안전하지 않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심지어 거북이의 등껍질도 모기의 공격에서 무용지물이었는데, 모기가 껍데기가 없는 틈새 부위를 노리기 때문이다. 모기는 사람은 물론이고 파충류, 양서류, 조류, 포유류를 가리지 않고 피를 뽑아왔다. 물론 모기가 너무 창궐하면 사람은 물론 동물들에게도 좋지 않은 일이지만, 연구팀은 인간을 피하거나 눈에 띄지 않는 동물, 그리고 직접 DNA 채취를 시도할 경우 연구자나 동물에 위험할 수 있는 동물을 연구할 때 모기가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따라서 성가신 모기가 앞으로 과학자들에게 연구 수단으로 조금이라도 유용한 역할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 모기에서 추출한 DNA, 공룡 복원 대신 ‘여기’에 쓴다 [핵잼 사이언스]

    모기에서 추출한 DNA, 공룡 복원 대신 ‘여기’에 쓴다 [핵잼 사이언스]

    마이클 크라이튼의 소설 ‘쥬라기 공원’은 과학기술의 힘으로 공룡을 복원하지만 결국 인간이 기술적 오만으로 인해 파국을 맞게 된다는 내용이다. 과학적 디스토피아를 다룬 쥬라가 공원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을 만나 지금까지 30년간 흥행을 이어가는 인기 공룡 시리즈의 원조가 됐다. 쥬라기 공원과 함께 유명해진 설정 중 하나는 공룡의 피를 빨아먹은 모기에서 공룡의 DNA를 복원한다는 것이다. 물론 DNA 같은 긴 분자가 영겁의 세월 동안 손상되지 않고 보존되긴 힘들기 때문에 매머드나 네안데르탈인처럼 비교적 최근에 멸종했고 영구동토에 보존된 경우를 제외하면 멸종 동물의 DNA 복원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현생 동물의 DNA라면 얼마든지 모기에서 검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덕분에 공룡은 복원할 수 없지만 해당 지역에 살고 있는 동물의 모니터링은 가능하다. 미국 플로리다대 로렌스 리브스 박사 연구팀은 플로리다주의 ‘델루카 보호 구역’(DeLuca Preserve)에서 모기를 수집한 후 여기서 수많은 동물의 DNA를 확인했다. 보호 구역 내에는 악어처럼 사람이 접근하기 위험한 동물부터 사람의 눈을 피해 사는 작은 동물까지 수많은 동물이 살고 있다. 그런 만큼 수백 종에 달하는 야생 동물들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기는 쉽지 않다. 그런데 모기는 이 동물들이 원치 않아도 분주히 돌아다니면서 피를 빨아 DNA 데이터를 수집한다. 연구팀은 델루카 보호 지역에서 잡은 모기 2000마리에서 수많은 동물의 DNA를 확인했다. 분석 결과 두꺼운 가죽을 지닌 악어는 물론 모기를 잡아먹는 개구리도 모기의 공격 앞에 안전하지 않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심지어 거북이의 등껍질도 모기의 공격에서 무용지물이었는데, 모기가 껍데기가 없는 틈새 부위를 노리기 때문이다. 모기는 사람은 물론이고 파충류, 양서류, 조류, 포유류를 가리지 않고 피를 뽑아왔다. 물론 모기가 너무 창궐하면 사람은 물론 동물들에게도 좋지 않은 일이지만, 연구팀은 인간을 피하거나 눈에 띄지 않는 동물, 그리고 직접 DNA 채취를 시도할 경우 연구자나 동물에 위험할 수 있는 동물을 연구할 때 모기가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따라서 성가신 모기가 앞으로 과학자들에게 연구 수단으로 조금이라도 유용한 역할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 ‘첫 출근’ 이혜훈, 만면에 미소… ‘尹어게인’ 이력에 與도 뒤숭숭 [포착]

    ‘첫 출근’ 이혜훈, 만면에 미소… ‘尹어게인’ 이력에 與도 뒤숭숭 [포착]

    李정부 첫 기획예산처 장관 깜짝 발탁“고물가·고환율 이중고가 민생 부담”한국 경제 상황에 “회색 코뿔소” 진단확장정책 물음엔 “별도 자리 만들 것”국힘, 제명 이어 “배신적 행위” 비판민주선 환영·우려 교차 “청문회 봐야” 이재명 정부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으로 깜짝 발탁된 이혜훈 후보자가 29일 임시 집무실이 마련된 서울 예금보험공사로 첫 출근을 하면서 우리나라 경제에 대해 “‘회색 코뿔소’ 같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 새누리당에서 3선 국회의원을 지낸 이 후보자는 정치권의 반발 속에서도 이날 출근하면서 “우리 경제가 단기적으론 퍼펙트스톰 상태”라며 “불필요한 지출을 찾아내 없애고 민생과 성장에는 과감하게 투자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성장 잠재력이 훼손되는 구조적이고 복합적인 위기에 직면해있다”며 “고물가와 고환율의 이중고가 민생에 많은 부담을 주고 있다”고 짚었다. 이 후보는 우리 경제의 구조적 이슈로 ▲인구 위기 ▲기후 위기 ▲극심한 양극화 ▲산업과 기술의 대격변 ▲지방소멸 등 5가지를 꼽으면서 “갑자기 어느 날 불쑥 튀어나와서 예상치 못한 위기를 만드는 ‘블랙스완’이 아니라, 이미 우리가 모두 알고 있고 오랫동안 많은 경보가 있었음에도 무시하고 방관했을 때 치명적 위협에 빠지게 되는 ‘회색 코뿔소’의 상황”이라고 말했다. ‘회색 코뿔소’는 미국 경제학자 미셸 워커가 2013년 처음 사용한 용어로, 발생 가능성이 높고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 사건임에도 이를 간과하거나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않아 큰 위기나 손실이 발생하는 것을 가리킨다. 이 후보자는 “단기적 대응을 넘어 더 멀리, 더 길게 보는 전략적 사고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 기획예산처가 태어난 것”이라며 “기획처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설계하는 전략기획 컨트롤타워로서 미래를 향한 걸음을 내딛는 부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획과 예산을 연동시키는 방식이 필요하다”며 “단기적으로 그때그때 예산을 배정하는 게 아니라 미래 안목을 갖고 기획과 예산을 연동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자는 이재명 정부의 확장재정 기조에 대한 의견을 묻는 취재진에 “그 얘기를 꼭 하고 싶다”면서도 별도로 자리를 만들겠다고 답했다. 정치권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보수 인사인 이 후보자를 발탁한 것을 두고 후폭풍이 거세다. 국민의힘은 전날 이 전 의원을 당에서 제명한 데 이어 이날도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YTN라디오 ‘더 인터뷰’에서 “이재명 정권의 앞잡이가 돼 자신의 영혼을 팔고 자리를 구걸하고 있다. 그래서 평소 그분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던 분들이 분노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질타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어 “이런 배신적 행위를 정치에 이용하는 이재명 정권의 교활함에 다시 한번 놀랐다”며 “그런 저열한 인간으로 보이는 사람에게 자리를 줬는데 탕평이라고 볼 사람이 누가 있겠나”라고 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결국 이 대통령이 내놓은 한국경제 해법은 구조 개혁도, 재정 준칙도 아닌 실패의 책임을 희석하고 비판을 무력화하려는 물타기 인사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더 납득하기 어려운 것은 이혜훈 전 의원의 선택이다. 이 전 의원은 이재명식 기본소득과 현금 살포 중심의 포퓰리즘 확장 재정을 누구보다 강하게 비판해 온 인사다. 그런데 이제 와서 그 ‘돈 뿌리기’의 선봉에 서겠다고 한다”며 “그동안의 발언이 소신이 아니라 분위기에 떠밀려 내뱉은 말에 불과했던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통합과 실용’ 관점의 인사라며 환영을 표하는 한편으로 이 후보자가 지난 1~3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한 것 등을 두고 우려도 나온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KBS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오죽하면 (대통령이) 충격적인 인사라도 통합이 필요하다고 (했겠나)”라며 “대통령의 인사 의지가 좋은 결과로 나올 수 있도록 이해하고 청문회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청문회를 통해 이 후보자가 가진 보수 경제 철학을 어떻게 이재명 정부의 재정적 확장 기조에 맞춰갈 것인지 설명해야 할 것”이라며 “탄핵도 계엄의 결과로 불가피했다는 입장을 밝히긴 했지만, 청문회에서 이 부분도 분명하게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배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여당 의원으로 기본적으로 대통령 인사권을 존중한다”면서도 “이 후보자 본인은 과거 했던 일을 국민에게 제대로 사과하고, 생각이 바뀌었다면 제대로 설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학폭을 했어도 성적만 좋으면 괜찮다고 생각하는 국민은 없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국민주권 정부를 함께 만든 누구도 ‘내란에 동조했어도 능력만 있으면 괜찮은 나라’를 꿈꾸진 않았을 것”이라며 “인사권에 누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시청률 27.6% 찍던 ‘흥행 여왕’도 못 살렸다…1%대 추락한 ‘이 드라마’

    시청률 27.6% 찍던 ‘흥행 여왕’도 못 살렸다…1%대 추락한 ‘이 드라마’

    배우 서현진의 멜로 복귀작으로 기대를 모았던 JTBC 금요드라마 ‘러브 미’가 좀처럼 1%대 시청률을 벗어나지 못하며 고전하고 있다. 29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26일 방송된 ‘러브 미’ 4회는 전국 유료 가구 기준 1.8%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초반 시청률 흐름은 기대와 달리 부진한 모습이다. 지난 19일 첫 방송 시청률 2.2%로 출발한 이 드라마는 2회에서 1.5%까지 급락하며 충격을 안겼다. 이후 3회 시청률 1.9%로 소폭 반등했으나 4회에서 다시 하락해 1.8%에 머물렀다. SBS ‘낭만닥터 김사부’(최고 시청률 27.6%), ‘왜 오수재인가’(최고 시청률 10.7%), tvN ‘또 오해영’(최고 시청률 10.0%) 등을 통해 명실상부 ‘흥행 보증수표’이자 ‘멜로퀸’으로 자리매김한 서현진의 이름값을 고려하면 현재의 1%대 성적표는 기대 이하라는 평가가 나온다. 동명의 스웨덴 드라마를 원작으로 하는 ‘러브 미’는 어머니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후 남겨진 가족들이 각자의 방식대로 사랑하고 성장해 나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서현진은 부와 명예, 미모를 다 가졌지만 정작 ‘사랑’만은 뜻대로 되지 않는 산부인과 전문의 서준경 역을 맡아 냉철한 전문의의 모습부터 사랑 앞에 흔들리는 인간적인 면모까지 폭넓은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 4회 방송에서는 서준경과 주도현(장률 분)이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으나, 주도현에게 ‘숨겨진 아들’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갈등이 고조됐다. 부진한 시청률과는 달리 작품을 접한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서현진 연기는 역시 믿고 본다”, “섬세한 연출이 돋보이는 잘 만든 멜로 드라마”라는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러브 미’의 시청률 부진이 작품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JTBC 금요드라마 특유의 편성 전략 때문으로 보고 있다. JTBC는 매주 금요일 오후 8시 50분부터 같은 작품을 2회 연속 편성하는 강수를 두고 있으나, 이 같은 ‘몰아보기’ 편성이 오히려 시청자들의 지속적인 유입을 막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앞서 방영된 이동욱·이성경 주연의 ‘착한 사나이’와 송중기·천우희 주연의 ‘마이 유스’ 역시 화려한 캐스팅에도 불구하고 각각 최고 시청률 3.2%, 2.9%에 그치며 아쉬운 성적으로 막을 내렸다. 총 12부작으로 제작된 ‘러브 미’는 이제 막 초반부를 지나 중반부에 접어들고 있다. 주인공들의 갈등이 본격화되고 가족 서사가 더욱 깊이 있게 다뤄질 예정인 만큼, 향후 고정 시청층을 얼마나 확장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과연 ‘러브 미’가 남은 회차에서 뒷심을 발휘해 JTBC 금요드라마의 부진을 끊어내고, 서현진이 ‘시청률 여왕’의 명예를 회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 읽지 않으면 기계보다 나을 게 없다… 병오년 빛낼 문학

    읽지 않으면 기계보다 나을 게 없다… 병오년 빛낼 문학

    쇼츠와 알고리즘, 인공지능(AI)이 판을 치는 시대에 인간이 인간다울 수 있는 건 문학을 읽기 때문이다. 챗GPT·제미나이가 요약해 준 것 말고 진짜 문학을 읽지 않는다면 사람이 기계보다 더 나은 구석이 무엇이겠는가. 다행히 새해에도 다채로운 작가들의 풍성한 작품이 기다리고 있다. 은희경·천명관·편혜영·배수아 등 무게감 있는 중견 소설가들이 독자와 만난다. ‘빛의 과거’ 이후 7년 만에 돌아오는 은희경은 60대 자매 안나·경선의 이야기를 담은 장편(문학동네)을 준비하고 있다. ‘고래’로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후보에 올랐던 천명관도 10년 만에 장편소설(창비)을 펼친다. 엄혹한 현실을 이겨내는 소년의 성장을 다룬 이야기다. 배수아는 ‘메레 들판을 본다’(문학동네)라는 작품을 통해 사랑과 상실에 관해 이야기할 예정이다. 편혜영도 장편(문학과지성사) 한 권과 소설집(문학동네)을 선보인다. 올해 가장 주목받은 젊은 소설가는 단연 ‘혼모노’의 성해나였다. 새해에는 동시대 통통 튀는 젊은 감각으로 이 자리를 차지할 젊은 소설가가 누구일지 기대된다. 지난해 소설집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로 독자와 평단의 지지를 동시에 받은 김기태가 이번엔 장편소설(문학과지성사)을 내보낸다. 따뜻한 감성의 SF소설로 독자를 확보한 천선란도 장편소설(문학과지성사)을 준비 중이다. ‘브로콜리 펀치’, ‘비눗방울 퐁’ 등의 소설집으로 사랑과 환상을 이야기했던 이유리의 첫 장편소설 ‘구름 사람들’(문학동네)은 ‘주간문학동네’에 3개월간 연재됐는데 책이 출간하기도 전에 미국과 독일, 이탈리아 등 세계 각국 출판사에서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고 한다. 올해 젊은작가상을 받은 백온유의 첫 소설집(문학동네)도 기대작이다. 동시대 문학사에서 2025년이 의미를 지닌다면 그것은 시(詩)의 재발견이다. ‘텍스트힙’ 열풍을 필두로 독자들은 그동안 잊고 있던 시의 매력을 다시 확인하고 있다. 이 열풍의 중심에 있는 시인 고선경이 연애와 사랑이라는 감정에 충실한 세 번째 시집(창비)을 내놓을 예정이다. 첫 시집 ‘제주에 혼자 살고 술은 약해요’로 화제를 모았던 이원하의 두 번째 시집(문학동네)도 독자들을 찾아온다. ‘시인 공화국’ 문학과지성사가 준비하고 있는 시집들(임유영·구윤재·김행숙·정한아·이수명)도 얼른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한국 시단의 대모 김혜순의 시론집 ‘공중 복화술―문학은 어디서 시작할까?’는 2월 초 출간 예정이며 2027년 미국 출간을 목표로 번역도 동시에 진행 중이라고 한다. 세계문학도 눈여겨 볼 작품이 많다. ‘귀신들의 땅’으로 한국에 대만 문학의 매력을 알린 천쓰홍의 최신작 ‘셔터우의 세 자매’(민음사)가 대표적이다. 폴란드 소설가 올가 토카르추크가 2018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뒤 쓴 첫 SF소설 ‘엠푸사: 자연주의 테라피 공포물’(민음사)도 기대된다. 거의 한 해도 빠지지 않고 찾아오는 일본의 히가시노 게이고는 새해에도 ‘메스커레이드 라이프’(현대문학)로 돌아온다. 노벨문학상 후보로 매해 거론되지만 한국에는 소개된 적 없었던 아르헨티나 작가 세사르 아이라의 ‘유령들/문학회의’(문학동네)도 흥미로운 설정과 독특한 작법으로 독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줄 것으로 보이는 기대작이다.
  • 거꾸로 놓인 풍경화가 열어준 추상의 문 [이명옥의 예술가의 명언]

    거꾸로 놓인 풍경화가 열어준 추상의 문 [이명옥의 예술가의 명언]

    미술사에서는 20세기 미술을 구축한 세 명의 거장을 묶어 ‘현대미술의 삼각편대’라고 부른다. 형태를 해체해 세계의 구조를 새롭게 읽어낸 피카소, 색채를 해방해 감각의 기쁨을 확장한 마티스, 대상을 지워버리고 순수 추상의 문을 연 바실리 칸딘스키(1866~1944)다. 흥미로운 사실은 추상미술의 아버지로 불리는 칸딘스키가 30세가 될 때까지 화가가 될 생각을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모스크바대에서 법과 경제를 공부했던 그는 학문적 능력을 인정받아 대학 정교수직까지 제안받은 지식인이었다. 매우 유능한 법학자였던 그가 어떻게 추상화의 창시자가 될 수 있었을까. 칸딘스키가 남긴 저서와 명언을 길잡이 삼아 인생의 방향을 바꾼 결정적 순간들을 따라가 보자. 첫 번째 명언 “대상은 그림을 해친다” 이 문장은 추상미술의 탄생을 알리는 신호탄과 같다. 칸딘스키는 구체적 형상이 관람자의 상상력을 제한하고 영혼의 깊은 울림을 방해한다고 보았다. 우리는 그림 앞에 서면 무의식적으로 대상을 먼저 찾아내곤 한다. “이건 사과네”, “저건 사람이구나” 하고 말이다. 이렇게 무엇을 그렸는지 알아맞히는 데 집중하는 동안 정작 중요한 색채의 울림이나 선의 리듬 같은 순수한 조형적 아름다움을 놓치게 된다. 칸딘스키가 “대상은 그림을 해친다”고 말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대상을 점·선·면 등 조형 요소로 표현 그렇다면 추상이란 무엇일까. 추상은 사물이나 개념에서 공통된 본질이나 핵심 특성을 뽑아내어 파악하는 것을 뜻한다. 미술에서 추상은 현실의 대상을 사실적으로 재현하지 않고 점·선·면·색과 같은 순수한 조형 요소로 화면을 구성하는 방식을 말한다. 칸딘스키의 가장 위대한 업적은 서양 미술사에서 최초로 추상의 영역을 개척했다는 점이다. 물론 동시대에도 힐마 아프 클린트처럼 추상적 시도를 한 작가들이 있었다. 칸딘스키가 특별한 이유는 ‘예술에서의 정신적인 것에 대하여’와 같은 저술을 통해 추상미술을 체계적 이론으로 정립했다는 점이다. 오직 선과 색의 유희만으로 구성된 이 그림 ‘무제’(첫 번째 추상 수채화, 도판 1)은 최초의 순수 추상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이제 시계를 되돌려 성공 가도를 달리던 서른 살의 법학자가 왜 갑자기 모든 것을 내려놓고 붓을 들게 되었는지 세 가지 결정적인 사건 속으로 들어가 보자. 첫 번째 계기는 1889년 칸딘스키가 모스크바대 의뢰로 떠난 러시아 볼로그다 지방의 민족지학 탐사 여행 중에 일어났다. 그가 한 농가의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눈앞에 펼쳐진 것은 생활 공간을 가득 메운 화려한 장식과 성화(聖畵)들이 만들어내는 색채의 향연이었다. 그는 훗날 이때의 경험을 이렇게 회상했다. “마치 그림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듯한 느낌이었다.” 1896년 그의 인생을 뒤흔드는 두 번째 계기가 찾아온다. 칸딘스키는 모스크바에서 열린 프랑스 미술 전시회를 방문했다가 인상주의 화가 클로드 모네의 연작 중 하나인 ‘건초더미’ 앞에 서게 된다. 러시아 사실주의 회화에 익숙했던 그에게 빛에 따라 변하는 색채를 포착하기 위해 형태를 흐릿하게 처리한 모네의 화면은 큰 충격이었다. 윤곽선, 명암, 입체감, 고유색은 사라진 듯했지만 대신 화면을 가득 채운 색채는 엄청난 힘과 광채로 그를 압도했다. 그는 자서전에서 그날의 경험을 이렇게 생생하게 적는다. “도록을 보고서야 그것이 건초더미라는 것을 알았다. 그림 속에 대상이 없다는 느낌을 막연하게 받았다. 놀라움과 당혹감 속에서도 그림은 나를 사로잡아 기억 속에 지울 수 없는 인장을 찍었고 언제나 눈앞에 세부까지 생생하게 떠올랐다. 그림의 필수 요소인 대상에 대한 믿음이 불신당하기 시작했다.” 칸딘스키가 모네 그림에서 받은 충격은 대상을 알아보려 애쓰는 습관이 순수한 감동을 방해할 수도 있다는 깨달음이었다. 세 번째 계기는 같은 해 볼쇼이 극장에서 일어난다. 리하르트 바그너의 오페라 ‘로엔그린’을 관람하다가 그는 소리가 색으로 보이는 공감각적 경험을 한다. 음악이 구체적인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인간의 마음을 뒤흔들 수 있다면 회화도 색과 선만으로 영혼을 울릴 수 있다는 확신, 이 연쇄적인 체험이 훗날 칸딘스키가 개척할 추상미술의 출발점이 된다. 1896년 서른 살의 칸딘스키는 마침내 결심을 생각에만 두지 않고 실행으로 옮긴다. 보장된 미래였던 대학교수직을 내려놓고 독일 뮌헨으로 이주해 본격적으로 미술 공부를 시작한다. 칸딘스키는 붓을 잡자마자 곧장 추상화를 그렸을까? 아니다. 처음에는 그 역시 풍경과 인물을 그리는 구상 회화로 출발했다. 그가 뮌헨을 떠나 파리 인근 세브르에 머물 때 제작한 ‘말을 타고 가는 연인’(도판 2)은 추상화로 진입하기 직전 단계를 보여 주는 대표작으로 보석 스타일이라 불리는 시기의 특징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화면 속 말을 탄 연인들은 러시아 전통 의상을 입고 있다. 어두운 배경 위에 흩뿌려진 원색의 점들은 훗날 그가 구축하게 될 추상화의 전주곡처럼 느껴진다. 강 건너편 도시는 모스크바의 크렘린 궁전과 러시아 정교회 성당을 떠올리게 하는 양파 모양의 돔들이 황금빛으로 찬란하게 빛나고 있다. 칸딘스키가 마음속에 품고 있던 영적 고향인 모스크바의 색채와 정서가 고스란히 스며든 화면이다. ●세상 모방이 아닌 색채와 형태의 탐구 여기서 자연스럽게 이런 질문이 따라온다. 구상화를 그리던 칸딘스키는 어떻게 추상화로 건너가게 되었을까. 그의 극적인 전환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유명한 일화가 있다. 그가 뮌헨에 머물던 시절 자신의 화실에서 겪었다는 거꾸로 놓인 그림 사건이다. 그의 회고록에 적힌 내용은 이렇다. 어느 날 해 질 녘 야외 스케치를 마치고 화실로 돌아온 칸딘스키는 벽에 비스듬히 기대어 있는 낯선 그림 한 점을 발견한다. 어둠이 조금씩 내려앉는 화실에서 그림은 찬란한 색채들로 이루어진 듯 보였고 설명하기 어려운 아름다움을 뿜어내고 있었다. 그는 한동안 넋을 잃고 화면을 바라보았다. 다음 날 아침 그는 밝은 빛 아래서 신비로운 그림의 정체를 확인하고는 깜짝 놀랐다. 그것은 자신이 그렸던 풍경화였다. 단지 거꾸로 비스듬히 놓여 있었던 것뿐이었다. 이 사건을 통해 칸딘스키는 회화가 외부 세계를 모방해야 한다는 굴레를 벗어던지고 색채와 형태 그 자체의 생명력을 탐구하는 새로운 항해를 시작할 수 있었다. 두 번째 명언 “색채는 건반이요, 눈은 망치다. 영혼은 많은 현을 가진 피아노다” 칸딘스키는 소리를 들으면 색을 보고 색을 보면 소리를 듣는 공감각 능력자였다. 그는 피아노 건반이 각각 다른 음을 내듯 색채도 각기 고유한 음색을 지닌다고 보았다. 그는 이런 생각을 ‘예술에서의 정신적인 것에 대하여’(1911년)에서 매우 구체적으로 펼친다. 이 책은 그가 추상미술의 이론적 토대를 세운 핵심 저서로 색과 형태가 인간의 영혼에 미치는 영향을 음악에 빗대어 설명하고 있다. 예를 들어 그는 노란색이 “참을 수 없는 힘으로 마음을 교란시키며 맹목적인 광기나 격분과 같은 성질”을 지닌다고 말한다. 빨간색은 바이올린의 맑고 힘찬 울림처럼 “내면에서 끓어오르지만 억제된 강한 에너지”를 지닌 소리다. 칸딘스키에게 화가가 캔버스 위에 색을 조합하는 일은 작곡가가 악보 위에 화음을 적어 넣는 것과 똑같은 창조적 행위였다. 그의 이론을 가장 인상적으로 구현한 예가 ‘인상 III (콘서트)’(도판 3)다. 이 작품은 칸딘스키가 1911년 뮌헨에서 작곡가 아널드 쇤베르크의 연주회를 관람한 직후의 감동을 화면에 옮긴 것이다. 음악이 강렬한 색채의 환영을 만들어내는 순간을 목격한 그는 이렇게 말했다. “바이올린, 딥 베이스, 관악기들이 내 눈앞에서 색들을 보게 했다. 거의 미친 듯한 야생적인 선들이 내 앞에 그려졌다.” ‘인상 III’은 그가 음악을 색으로 보았다는 것을 증명하는 직접적인 기록이라고 할 수 있다. 화면 중앙의 검은 형태는 무대 위의 그랜드 피아노를 단순화한 것이다. 거대한 노란색 덩어리는 콘서트홀을 가득 채운 음향의 압력을 뜻한다. 칸딘스키에게 그 음악은 공격적이고 날카로운 트럼펫 같은 노란색으로 보였다. 그는 귀로 들은 음악을 눈으로 보이는 색채의 파도로 변환하며 “색채는 건반”이라는 자신의 말을 작품으로 증명한 것이다. 세 번째 명언 “작품 창조는 세계의 창조이다” 그가 말하는 세계는 현실 세계가 아니라 캔버스 안에서 스스로의 법칙으로 움직이는 자율적 우주에 가깝다. 세계 창조의 관점은 1926년 그가 독일의 현대 조형 학교 바우하우스에서 교수로 재직하던 시절 집필한 이론서 ‘점·선·면’에서 더욱 논리적으로 다듬어진다. 이 책에서 칸딘스키는 예술 작품이 어떻게 하나의 독립적인 우주가 되는지를 점, 선, 면이라는 최소 단위에서부터 분석했다. 칸딘스키에게 작품은 점, 선, 면이 만들어 내는 긴장과 힘이 자기만의 법칙으로 조직되어 살아 움직이는 하나의 체계였다. 그가 추상화를 통해 보여 주려 했던 것은 자연의 내부에서 작동하는 우주적 법칙이었다. 그의 우주적 관점이 아름답게 시각화한 사례가 ‘몇 개의 원’(도판 4)이다. ●추상화가는 시인이어야 한다! 무한한 우주 공간처럼 느껴지는 어두운 심연 속에 크기와 색이 다른 원들이 별과 행성처럼 떠 있다. 크고 작은 원들의 배치는 우주의 행성들이 중력에 의해 균형을 이루며 공전하는 듯한 우주적 조화를 떠올리게 한다. 이 작품은 기하학적 도형만으로 구성되어 있음에도 놀랍도록 서정적이고 평온한 느낌을 준다. 칸딘스키는 기본형태 가운데 원을 가장 완벽하고 영적인 형태로 여겼다. 원은 안으로 모으는 힘(구심력)과 밖으로 퍼져나가는 힘(원심력)이 한 형태 안에서 완벽한 균형을 이루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그는 엄격한 기하학을 통해 깊은 내면의 평화와 우주의 질서를 끌어올린 영적인 우주 풍경화를 창조한 것이다. 칸딘스키는 추상 화가가 되기 위한 세 가지 조건을 내걸었다. “모든 예술 중에서 추상화가 가장 어렵다. 추상 화가가 되기 위해서는 그림을 잘 그려야 하고 구성과 색채에 대해 고도로 예민한 감각을 가져야 하며 무엇보다 진정한 시인이어야 한다. 마지막 조건이 가장 필수적이다.” 그는 추상은 현실의 대상을 그리지 않기 때문에 더 완벽한 조형 기술과 더 높은 차원의 정신적 깊이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이다. 칸딘스키에게 추상은 최소의 언어로 최대의 의미를 만들어 내는 예술이었다. 이명옥 사비나 미술관장
  • “과학기술 인재 진로 불안정… 평생 할 수 있다는 믿음 줘야”

    “과학기술 인재 진로 불안정… 평생 할 수 있다는 믿음 줘야”

    최양희 한림대 총장인재들에게 맞는 고액 연봉사회적 위상·연구 환경 주면외국으로 나가지 않아바이오·헬스케어 분야반도체처럼 육성해야박인규 과기부 혁신본부장기초 연구 인재들어떤 산업도 적응 가능애플·MS 美대기업처럼지방에 골고루 있다면지역 인재 모여들 것윤성로 서울대 교수우수한 인재들 줄어들면 기업 경쟁력까지 약해져대학 인프라 매우 열악학생들 연구 제대로 못 해 기업의 기부 문화 절실인공지능(AI), 양자 과학, 바이오, 로봇 등 첨단 전략기술 분야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전세계 각국이 치열한 두뇌 획득 경쟁을 벌이고 있다. ‘세계의 공장’으로 불렸던 중국은 진공청소기처럼 인재를 빨아들여 국가가 거대한 연구소처럼 움직이고 있으며, 일본은 올해도 노벨과학상 수상자를 2명이나 배출하면서 확고한 아시아 기초과학 맹주 자리를 지키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고질적인 이공계 인력 부족 문제, 거기다 윤석열 정부 당시 연구개발 예산 삭감 사태 등으로 과학기술 생태계가 흔들리고 있다는 위기감이 높아지는 게 현실이다. 서울신문은 과학기술인재 육성이란 주제로 지난 17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과학기술인재육성 죄담회’를 열었다. 안준모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 사회로 최양희 한림대 총장(전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박인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 윤성로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가 미래 한국의 과학기술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인재 양성과 과학기술 기반 확보 방안을 주제로 다양한 논의를 했다. -거시적 방향성에 관해서 묻고 싶다. 우리나라에 어떤 인재상이 필요하고, 어느 분야에 과학기술 인재가 필요하다고 보나. 최양희 한림대 총장(이하 최 총장) “어렵고 복합적인 질문이다. 일단 기술과 산업적 관점으로 봤을 때 어떤 인재를 확보해야 하는지 알려면 10년, 20년 뒤에 우리가 그걸 안 했을 때 어떤 불이익이 있을지 생각해야 한다. 모든 산업 분야의 핵심 기초 기술이고 파급효과가 크다면, 전적으로 외국에 의존하면 국가의 주권이나 안보가 위험해질 수 있다. 그런 대체할 수 없는 분야는 어떻게든 해야 한다. 요즘은 파급효과와 함께 융합 가능성도 봐야 한다. 우리나라는 정보기술(IT) 분야 중에서도 반도체 분야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만큼 절대 놓쳐서는 안 된다. 한국에서 고급 인력이 가장 많이 가는 분야가 의료 분야이기 때문에, 바이오, 헬스케어 분야를 반도체에 이어 두 번째 주력 분야로 잡아 나가는 게 좋다고 본다.” 박인규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이하 박 본부장) “과학은 지식을 창출하고, 기술은 그 지식을 이용해 부를 창출한다. 그 돈을 다시 기초과학에 투자해서 지식을 만드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이재명 정부 슬로건이 ‘기술 주도 성장’, ‘모두의 성장’이다. AI나 에너지 같은 전략기술 분야로 3분의 2 정도 예산이 집중된다. 거기에 맞춰서 인재를 육성해야 한다. 한편으로는 미래는 쉽게 예측하기 어렵고, 주도산업도 자주 바뀐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AI라는 게 이렇게 빨리 다가올 줄 알았나. 기초 연구 인재는 특정 산업에 바로 투입되는 인력이 아닌 어떤 산업이 오더라도 써먹을 수 있도록 변신할 수 있는 인재이니만큼 미래를 위해서는 두 측면의 인재가 모두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우수 인재들이 의대에 관심을 갖거나, 실리콘밸리처럼 연봉이나 근무 환경이 훨씬 우수한 외국으로 눈을 돌리는 경우가 많아 세계 최고 수준의 AI 인재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인재 수급 불균형에 대해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윤성로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이하 윤 교수) “내가 대학에서 AI 분야를 연구하고 학생을 교육하다보니, 그런 문제를 피부로 느끼고 있다. 학교나 연구소, 기업도 마찬가지지만 연구개발과정에서 기술적 난제에 부딪히면 단박에 해결해주는 사람들이 있다. 과거에는 공대에 우수한 학생들이 많이 몰렸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인재 층이 얇아지다 보니 기업 경쟁력을 확보하거나, 연구논문의 핵심 아이디어를 내는 경우가 이전보다 많이 약해졌다. 학교, 연구소 뿐만 아니라 기업에서도 비슷한 상황에 직면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결국 국가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의대 쏠림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있지만 꼭 그렇게 보지는 않는다. 의대 집중 현상이 바이오메디컬 분야 발전의 원동력이 될 수도 있다. 의대에 가더라도 과학기술에 관심을 갖고 의사 과학자를 꿈꾸는 이들도 의외로 많다. 이들을 자연스럽게 연구 현장으로 끌어들이는 정책이 필요하다.” 박 본부장 “학부모나 학생들이 의대 진학을 하려는 이유는 의대를 나오면 인턴, 레지던트를 끝내고 대학교수나 대형 병원, 또는 병원 개업으로 이어져 진로에 대해 예측이 쉽기 때문이다. 과학기술 분야는 다르다. 우수한 학생이라도 과학고에 입학하고, 카이스트 같은 과학기술특성화대에 가고 대학원에 진학하고 교수가 되던지, 기업으로 가든지 하는 모든 과정에서 탈락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진로 불안정성이 과학기술 쪽으로 진로를 정하는 걸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는 것 같다. 과학기술 공부를 열심히 하면 얼마든지 좋아하는 연구를 평생 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 -다른 선진국들의 인재 육성 정책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건 무엇일까. 최 총장 “한국이 ‘AI 3대 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3력’이 필요하다. 바로 ‘인력·실력·전력’이다. 중국을 미국보다 AI 반도체 성능이 떨어진다고 하면 엄청나게 많은 인재가 관련 연구에 투입돼 기술적 열세를 극복한다. 어려운 문제를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과학자의 도전 의식, 열악한 상황을 극복하는 정신이 필요한데, 요즘 우리에게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돈과 연구자에 대한 사회적 위상, 연구할 환경이 제공되어야 우수 인재들이 외국으로 나가지 않는다. 중국으로 사람들이 몰리는 이유는 간단하다. 이 세 가지를 다 해주기 때문이다. 중국 기업은 연구자에게 연봉 100만 달러를 턱턱 내주고, 미국에서도 과학기술 인재 연봉은 수십만 달러에 이른다. 그렇지만 한국에서는 박사 학위를 받은 뒤 기업에 들어가도 1~2억원 받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요즘 우리나라 인재들이 외국으로 나가는 것이다. 그걸 애국심이 없다고 비난할 문제가 아니다. 우리도 반도체 최고 전문가들한테 연봉을 5억~10억원씩 준다면 2~3년만 지나도 우수 인재가 반도체 분야로 몰리는 나라가 될 것이다.” 윤 교수 “AI 인재 육성에 국가적인 자원이 들어가고 있는데 우리 연구실을 포함해서 주변을 보면 의외로 AI 인재들이 박사 과정을 마친 뒤에도 갈 곳이 없다는 한탄이 나온다. 그래서 50~75% 정도는 학위를 받은 뒤 곧바로 취업을 못 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우리 우수 인재들이 외국으로 갈 수밖에 없는 것은 눈높이 차이로 볼 수도 있겠지만, 기업들이 AI 전공자들을 받아주는 숫자가 급감하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이런 문제가 풀리지 않으면 과학기술 생태계 선순환은 사실상 어렵다고 봐야 한다.” -AI가 연구 개발의 효율성을 높이는 건 분명하지만 학생들이 제대로 학습할 기회를 잃게 만드는 것도 사실이다. AI는 인재 육성의 측면에서 득일까 실일까. 박 본부장 “무조건 득이 된다고 본다. 과거 80년대에는 이공계 학생들이 공학용 계산기를 쓸 때나, 90년대 인터넷으로 자료를 검색할 때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 컴퓨터는 정보검색과 연구에서 필수 도구가 됐다. 결국 AI도 과학과 공학 연구에서 공학용 계산기나 인터넷 같은 도구가 될 것이다. 인간은 그 도구를 이용해서 한 걸음 더 도약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윤 교수 “득과 실을 물으면 득이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실도 있다. 생성형 인공지능 챗GPT가 상용화되기 시작한 게 2022년인데, 그때부터 취업률 분석을 해보면 4년제 졸업자들의 취업률이 2022년 이후에 계속 감소하고 있다. 초급 엔지니어나 사무직들이 영향을 받는 건 분명하다. 흔히 ‘어쏘 변호사’라는 소속 변호사들의 수요가 급감하고, 엔터테인먼트 쪽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없어지는 것만큼 새로 생기는 직업도 있는 만큼 우리가 역량을 다른 식으로 어떻게 가져가야 할지 고민해봐야겠지만, 인공지능은 과학기술 발전이나 인재 양성 측면에서 결국 득이 될 것이다.” -현대 과학기술 발전을 이끄는 중요한 축이 기업이다. 사실 이 좌담회도 호반그룹이 이공계 우수 인재 양성을 위한 ‘K-과학인재 아카데미’ 출범을 앞두고 열린 것이다. 대학생 대상으로 과학 경연대회도 하고, 중고등학교 과학 영재들한테는 여름 캠프를 열고, 해외 연구소 탐방, 장학금 지급 등도 계획하고 있다. 기업들은 과학기술 인재 육성을 위해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박 본부장 “미국을 보면 애플이나 거대 기술중심 기업들은 캘리포니아에 많다. 마이크로소프트나 아마존은 워싱턴에 있고, GM은 미시간에, 테슬라는 텍사스에 있다. 이렇게 정보 기술 대기업이 지역별로 골고루 있고, 해당 지역에 인력 확보가 가능한 대학들이 있다. 그런 환경에서 우수 인재들이 자연스럽게 나오고, 지역 균형 발전이 가능한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지금 우리가 시급하게 해야 할 건 정보 기술 분야 대기업이 지방에도 만들어져야 하고, 그 지역 대학들과 클러스터(산학협력단지)를 구성해서 인재들이 모여들 수 있게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윤 교수 “서울대만 놓고 보면 1990년대까지만 해도 국내 굴지의 기업들이 기부한 건물들이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세제 지원도 있어야겠지만, 대학의 인프라가 굉장히 열악하기 때문에 기업들의 기부 문화 활성화를 통해 우수한 학생들이 연구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에도 많이 나섰으면 좋겠다.”
  • ‘폭싹’ 이어 2위…흥행은 실패했지만, 타임지가 선정한 ‘올해의 한국 드라마’

    ‘폭싹’ 이어 2위…흥행은 실패했지만, 타임지가 선정한 ‘올해의 한국 드라마’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내가 죽기 일주일 전’이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TIME)이 선정한 ‘올해 최고의 한국 드라마’에서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등 글로벌 대작들을 제치고 2위에 올랐다. 지난 19일(현지시간) 타임지가 발표한 ‘2025년 최고의 한국 드라마 TOP 10’에 따르면 ‘내가 죽기 일주일 전’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전 세계적 관심을 모았던 ‘오징어 게임’ 시즌3와 전지현 주연의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북극성’을 앞선 성적이다. 또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선정한 ‘올해의 한국 드라마’에서도 ‘폭싹 속았수다’에 이어 2위에 올랐다. ‘내가 죽기 일주일 전’은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청춘 판타지 로맨스다. 삶에 대한 의욕을 잃고 히키코모리처럼 살아가던 24살 희완(김민하 분) 앞에 고등학교 시절 첫사랑이자 세상을 떠난 지 6년 된 람우(공명 분)가 저승사자로 나타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죽음을 일주일 앞둔 희완이 람우와 함께 기상천외한 버킷리스트를 수행하며, 미처 알지 못했던 진실을 마주하고 삶의 의미를 되찾아가는 과정을 밀도 있게 그려냈다. 외신들은 이 작품의 섬세한 감정선과 죽음을 앞둔 청춘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독창적인 방식에 높은 점수를 줬다. 타임지는 ‘내가 죽기 일주일 전’을 두고 “K-드라마가 보여줄 수 있는 카타르시스와 치유의 정점”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살고 싶지 않았던 누군가가 서서히 ‘치유가 가능하다’는 믿음을 갖게 되는 과정을 아주 구체적으로 담아냈다”며 “단순한 로맨스를 넘어 인간의 회복력을 이야기하는 수작”이라고 평가했다. 연출을 맡은 김혜영 감독에 대한 호평도 이어졌다. 타임지는 “자칫 감정 과잉에 빠지거나 슬픔의 깊이를 간과하기 쉬운 설정임에도 불구하고 김 감독은 정서적으로 완벽한 균형을 찾아냈다”라고 짚었다. 특히 고등학교 시절의 풋풋한 기억과 구급차 소리만 들어도 공황 발작을 일으키는 현재의 트라우마를 교차시키는 연출이 시청자들에게 큰 울림을 줬다고 덧붙였다. 사실 ‘내가 죽기 일주일 전’은 지난 4월 공개 당시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대규모 제작비가 투입된 화제작들에 밀려 시청 시간과 화제성 면에서 다소 아쉬운 성적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작품을 접한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명작”, “오랜만에 가슴 따뜻해지는 잘 만든 드라마” 등의 호평이 이어졌다. 쟁쟁한 글로벌 대작들을 제치고 타임지가 꼽은 ‘올해 최고의 한국 드라마’ 2위에 오른 ‘내가 죽기 일주일 전’이 외신의 호평을 발판 삼아 국내에서도 ‘역주행 신화’를 써 내려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 나경원 “소름 끼쳐”… ‘서해 공무원 피격’ 박지원 등 무죄에 반발

    나경원 “소름 끼쳐”… ‘서해 공무원 피격’ 박지원 등 무죄에 반발

    지귀연 판사 거론하며 “민주당 압박에 무릎” 주장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을 은폐하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던 문재인 정부 안보 라인 인사들이 1심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은 데 대해 “지귀연 판사, 민주당의 정치보복 사법파괴 협박에 굴복한 것인가”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나 의원은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피고인 서욱·박지원·노은채는 이 사건 특수첩보 관련 내용의 삭제, 회수를 지시, 전달해 실제 삭제가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이 사건 특수첩보 관련 내용이 삭제됐다는 사정은 망인의 피격·소각 사실을 은폐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볼 만한 정황으로 단정하기 어려움?”이라며 해당 재판 판결을 문제 삼으면서 피고인들이 무죄 선고를 받은 것에 의문을 제기했다. 특히 나 의원은 이 재판을 담당한 지귀연 판사의 실명을 언급한 뒤 “국방부와 국정원이 관련 첩보 및 보고서를 5000건 이상 삭제한 것으로 검찰 수사에서 드러났는데도 이런 판결을 어찌할 수 있단 말인가”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이어 “이 납득할 수 없는 판결에 ‘박지원이 이겼다. 성탄 선물이다’?”라며 판결 이후 일각에서 나온 반응을 비판하면서 “억울하게 피살당하고 불태워진, 그러고도 월북 몰이까지 당한 망자와 그 유족 앞에서 인간으로서 할 소리인가. 소름 끼치는 잔인함이다. 세월호 방명록에 ‘미안하다 고맙다’고 했던 그 엽기적 위선보다 더 충격적”이라고 질타했다. 나 의원은 “고인과 유족의 피눈물은 누가 닦아줄 것인가”라며 “이번 판결은 사법부가 거대 여당의 ‘사법 파괴’와 ‘정치 보복’ 압박에 무릎 꿇은 굴욕의 역사로 기록될 것이다. 더 많은 억울한 죽음이 정치 권력에 의해 지워지지 않도록 항소심에서 반드시 바로잡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 지귀연)는 전날 오후 직권남용 등 혐의를 받는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과 박지원(당시 국가정보원장) 더불어민주당 의원, 서욱 전 국방부 장관,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 노은채 전 국정원장 비서실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증거에 의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검찰의 공소사실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은 2020년 9월 이대준씨가 서해상에서 북한군에 의해 살해된 사건이다. 정권이 바뀐 후인 2022년 6월 감사원이 감사에 착수해 검찰에 수사를 요청했고, 국정원은 박 전 원장 등을 고발했다. 검찰은 이들이 이씨가 북한군에 의해 피격됐다는 첩보가 확인된 후 당시 남북 관계 악화를 우려해 이씨의 피격 및 소각 사실을 은폐하고, 이씨가 자진 월북했다는 내용의 허위 공문서를 작성 및 배포했다고 보고 2022년 12월 순차적으로 재판에 넘겼다.
  • 3만원에 무인택시 문 닫는 ‘인간 구조대’ 등장, 이유는?

    3만원에 무인택시 문 닫는 ‘인간 구조대’ 등장, 이유는?

    미국 일부 도시에서 운행 중인 무인 자율주행 택시가 오류로 멈출 경우, 사람이 현장에 출동해 직접 문제를 해결하는 일명 ‘인간 구조대’가 새로운 일자리로 주목받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구글에서 운영하는 로보택시 웨이모가 견인업체 혼크(honk)와 계약을 맺고, 로보택시가 멈췄을 때 사람이 직접 출동해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로보택시는 승객 하차 후 문이 완전히 닫히지 않거나 안전벨트가 문에 끼면 센서가 이를 이상 상황으로 인식해 즉시 정차한다. 또 충전소에 도착하지 못해 배터리가 방전되는 경우에도 차량은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다. 차량에는 수동 운전 장치가 없어, 이런 상황에서는 외부에서 직접 조치를 취하거나 견인이 필요하다고 알려졌다. 사람이 직접 출동해 문을 닫는 등 간단한 조치에는 건당 20달러(약 2만9000원) 이상이 지급된다. 차량 견인이 필요한 경우 보수는 60~80달러(약 8만7000원~11만6000원) 수준이다. 웨이모 측은 “차 문이 닫히지 않아 운행이 불가한 문제는 자주 발생하지 않는다”며 “승객 안내 강화와 탑승 및 하차 절차 개선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자동화가 인간 노동을 완전히 대체하지는 못한다는 걸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게오르기오스 페트로풀로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교수는 “자율 시스템이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작동하도록 보완하는 역할로서 인간 노동의 형태가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웨이모는 차량 문이 자동으로 열리고 닫히는 슬라이딩 도어를 적용한 차량을 샌프란시스코에서 시험하고 있다고 전해졌다.
  • 무인택시 치명적 단점은 바로 ‘이것’…해결하려면 “3만원 내세요”

    무인택시 치명적 단점은 바로 ‘이것’…해결하려면 “3만원 내세요”

    미국 일부 도시에서 운행 중인 무인 자율주행 택시가 오류로 멈출 경우, 사람이 현장에 출동해 직접 문제를 해결하는 일명 ‘인간 구조대’가 새로운 일자리로 주목받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구글에서 운영하는 로보택시 웨이모가 견인업체 혼크(honk)와 계약을 맺고, 로보택시가 멈췄을 때 사람이 직접 출동해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로보택시는 승객 하차 후 문이 완전히 닫히지 않거나 안전벨트가 문에 끼면 센서가 이를 이상 상황으로 인식해 즉시 정차한다. 또 충전소에 도착하지 못해 배터리가 방전되는 경우에도 차량은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다. 차량에는 수동 운전 장치가 없어, 이런 상황에서는 외부에서 직접 조치를 취하거나 견인이 필요하다고 알려졌다. 사람이 직접 출동해 문을 닫는 등 간단한 조치에는 건당 20달러(약 2만9000원) 이상이 지급된다. 차량 견인이 필요한 경우 보수는 60~80달러(약 8만7000원~11만6000원) 수준이다. 웨이모 측은 “차 문이 닫히지 않아 운행이 불가한 문제는 자주 발생하지 않는다”며 “승객 안내 강화와 탑승 및 하차 절차 개선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자동화가 인간 노동을 완전히 대체하지는 못한다는 걸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게오르기오스 페트로풀로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교수는 “자율 시스템이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작동하도록 보완하는 역할로서 인간 노동의 형태가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웨이모는 차량 문이 자동으로 열리고 닫히는 슬라이딩 도어를 적용한 차량을 샌프란시스코에서 시험하고 있다고 전해졌다.
  • “죽일 뜻 없었다?” 허벅지 찌른 이유는… 남진 사건으로 본 조폭 칼기술[듣는 그날의 사건현장-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죽일 뜻 없었다?” 허벅지 찌른 이유는… 남진 사건으로 본 조폭 칼기술[듣는 그날의 사건현장-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최근 MBC 예능 프로그램 에 출연한 한 가수가 가요계의 전설 남진을 언급하며 30여 년 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사건 하나를 소환했다. 바로 1989년 발생한 ‘남진 피습 사건’이다. 방송을 통해 이 사건이 다시 회자되면서 대중은 당대 최고 스타가 겪었던 끔찍한 테러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하지만 이 사건에는 우리가 단순히 ‘조폭의 습격’ 정도로만 알고 넘어가서는 안 될, 범죄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흔적’이 남아 있다. 범인들은 왜 하필 심장이나 복부가 아닌 ‘허벅지’를 노렸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은 곧 조직폭력배들의 잔혹하고도 지능적인 범죄 심리를 파헤치는 일과 맞닿아 있다. 1989년 타워호텔의 밤, 스타를 덮친 검은 그림자1989년 11월 4일 당시사건현장으로 돌아가보자. 당시 43세였던 가수 남진은 서울 중구 장충동 타워호텔 나이트클럽에서 공연을 마치고 주차장으로 향하고 있었다. 화려한 무대 뒤편의 어둠 속에서 건장한 20대 남성 3명이 그의 뒤를 밟았다. 남진이 승용차 뒷좌석 문을 열고 오르려는 찰나, 그들 중 한 명이 품 속에서 예리한 흉기를 꺼내 들었다. 망설임은 없었다. 칼날은 남진의 왼쪽 허벅지를 깊숙이 파고들었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남진은 곧바로 인근 순천향병원으로 이송되어 긴급 수술을 받았고, 천만다행으로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 다음 날 조간신문 사회면에는 ‘남진 피습’ 기사가 실렸다. 하지만 기사의 비중은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 당시 언론과 수사기관은 범인이 치명적인 급소가 아닌 허벅지를 공격했다는 점을 들어, 살해 의도보다는 단순히 공포심을 심어주기 위한 ‘린치’나 ‘경고’ 목적이 컸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대중들 역시 “겁만 주려다 다친 모양”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사건은 그렇게 잊히는 듯했다. 법의학의 반론 “허벅지 공격은 고도로 계산된 살인 기술”그러나 법의학자들과 강력계 베테랑 형사들의 시각은 전혀 다르다. 그들은 조폭들의 이른바 ‘허벅지 테러’가 우발적이거나 단순한 위협용이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오히려 칼을 전문적으로 다룰 줄 아는 ‘꾼’들이 구사하는 가장 악랄하고 지능적인 살인 수법이라는 것이다. 허벅지 공격이 위험한 이유는 해부학적 구조에 있다. 인간의 허벅지 안쪽 깊숙한 곳에는 심장에서 뿜어져 나오는 막대한 양의 혈액을 다리로 공급하는 ‘대퇴동맥’이 자리 잡고 있다. 이 동맥은 우리 몸의 생명선과도 같다. 만약 흉기가 근육을 뚫고 들어가 대퇴동맥을 단 1mm라도 건드려 파열시킨다면, 피해자는 걷잡을 수 없는 과다출혈 상태에 빠진다. 의학적으로 건강한 성인 남성이라도 전체 혈액의 20~30%를 쏟으면 생명이 위태로워진다. 대퇴동맥이 절단될 경우, 분수처럼 솟구치는 피를 지혈하기란 현장에서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결국 피해자는 병원에 도착하기도 전에 ‘실혈성 쇼크’로 사망에 이르게 된다. 과거 사례들이 이를 증명한다. 1992년 4월 전주 완산구의 한 당구장에서 발생한 조직폭력배 살인 사건이 대표적이다. 당시 경쟁 조직원들은 피해자의 양쪽 허벅지를 10여 차례 찌르고 도주했다. 피해자는 그 자리에서 과다출혈로 사망했다. 2003년 서울 논현동 포장마차 살인사건 역시 채권 문제로 다투던 가해자가 피해자의 허벅지를 흉기로 공격했고, 피해자는 이송 도중 숨을 거뒀다. 두 사건 모두 범인은 ‘허벅지’를 노렸고, 결과는 ‘사망’이었다. ‘살인의 고의’를 부정하려는 사법적 꼼수더욱 소름 끼치는 점은 범죄자들이 허벅지를 공격 목표로 삼는 진짜 이유가 ‘법망을 피하기 위함’이라는 분석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관계자의 과거 인터뷰에 따르면, 조폭들이 개입된 테러 사건일수록 자상이 허벅지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이는 상대를 확실하게 무력화시키거나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는 치명타를 가하면서도, 추후 재판 과정에서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기 위해서다. 만약 가슴이나 목을 찔러 사람이 죽으면 ‘살인의 고의성’이 명백하게 인정되어 살인죄로 중형을 피하기 어렵다. 하지만 허벅지를 찔러 사람이 죽었을 경우, 가해자들은 법정에서 이렇게 항변한다. “죽일 생각은 없었습니다. 단지 겁만 주려고 다리를 찔렀는데 운이 나빠 동맥이 끊어진 것입니다.” 이 변명이 받아들여지면 살인죄가 아닌 ‘상해치사’ 혐의가 적용되어 형량이 대폭 줄어들 수 있다. 즉, 상대를 제거하고 싶다는 ‘살의(殺意)’는 달성하되, 그에 따른 법적 책임은 ‘과실’로 위장하려는 고도의 계산이 깔린 범죄가 바로 ‘허벅지 테러’인 셈이다. 검찰이 최근 이러한 유형의 범죄에 대해 살인 미수나 살인죄를 적극적으로 적용하며 처벌을 강화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5mm가 가른 생사, 그리고 용서남진 피습 사건 역시 자칫하면 비극적인 결말을 맞을 뻔했다. 남진은 훗날 인터뷰에서 당시의 아찔했던 상황을 회고하며 “하늘이 도왔다”고 표현했다. “흉기가 허벅지를 관통했는데 대동맥을 불과 5mm 비껴갔습니다. 만약 그 5mm를 더 파고들어 동맥이 끊겼다면 저는 그날 죽었을 겁니다. 저에게도, 또 가해자에게도 천만다행인 순간이었죠.” 대동맥을 아슬아슬하게 비껴간 칼날 덕분에 그는 목숨을 건질 수 있었고, 이후 가해자를 용서하며 형님·동생 사이로 지낸다는 대인의 면모를 보였다. 하지만 그 관용과는 별개로, 당시 가해자가 휘두른 흉기에 담겨있던 위험성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영화 속 부검의들은 시신에 남은 자상을 보며 “전문가의 솜씨”라고 말하곤 한다. 하지만 현실의 법의학자들은 “진짜 전문가는 살인을 직업으로 삼는 영화 속 킬러가 아니라, 법의 맹점을 파고드는 자들”이라고 말한다. 남진 피습 사건의 흔적인 왼쪽 허벅지의 흉터는 단순한 상처가 아니다. 그것은 타인의 생명을 담보로 자신의 이익을 취하면서도, 교묘하게 법의 심판을 피하려 했던 조직폭력배들의 비겁하고 잔인한 습성을 증언하는 ‘역사적 흔적’이다.
  • ‘프라임패턴:에코’, 27일 전국 CGV에서 개봉 “AI 옴니버스 영화의 첫 시작”

    ‘프라임패턴:에코’, 27일 전국 CGV에서 개봉 “AI 옴니버스 영화의 첫 시작”

    AI 네이티브 스튜디오 ‘아이젠버그(AIGENBERG)’의 생성형 AI 옴니버스 영화 프로젝트 ‘코드:G 주목의 시작’ 첫 작품인 ‘프라임패턴:에코(감독 김주신)’가 27일 전국 CGV 영화관에서 전격 개봉한다. ‘코드:G 주목의 시작’은 KT가 공동 기획·투자한 생성형 AI 영화이며, KT스튜디오지니가 배급하는 프로젝트다. ‘프라임패턴:에코’는 ‘코드:G 주목의 시작’ 영화 프로젝트의 다섯 에피소드 중 첫 작품으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해당 작품은 SF 미스터리 장르 영화인 가운데 서기 2272년 인류 멸망 후 폐허가 된 지구를 주요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역사의 진실을 찾아 떠나는 로봇의 여정을 생동감 있게 담아낸 것이 특징이다. 특히 이 작품은 앞서 공개된 AI 단편영화 ‘더 글리치(The Glitch)’에 이어 장편 SF 미스터리 시리즈인 ‘프라임패턴(The Prime Pattern)’ 세계관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작품이기도 하다. 또한 본 영화의 수록곡 ‘Whispers Through the Pines’의 뮤직비디오는 세계 최대 규모 AI 영화제인 ‘크로마 어워즈(Chroma Awards)’ 뮤직비디오 부문의 파이널리스트로 선정됐다. ‘프라임패턴:에코’ OST 앨범과 뮤직비디오는 개봉일인 27일에 함께 공개된다. 작품 연출 및 제작을 맡은 김주신 감독은 문화체육관광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뉴미디어 신기술랩’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운영된 MBC 씨앤아이의 ‘AI 콘텐츠랩’ 2기 창작자다. 더불어 아이젠버그 스튜디오의 대표 감독으로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또한 김주신 감독은 지난 2016년 삼성전자, 조선일보 주관 제1회 VR 컴피티션에서 VR 단편영화 ‘평행우주(Parallel Universe)’를 선보이며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어 2018년 ‘iF 디자인 어워드’에서 기아자동차 브랜드 스페이스 ‘BEAT360’로 커뮤니케이션 부문 수상을 거머쥔 바 있다. 올해에는 ‘2025 KT AI P.A.N.’에서 AI 단편영화 ‘더 글리치(The Glitch)’로 단편 영화 부문 ‘Merit Award’를 수상하기도 했다. 나아가 광고, 전시, XR, AI 영화 등 다양한 영역을 넘나들며 스토리, 기술을 융합한 작품들을 제작 중이다. 김주신 감독은 “프라임패턴:에코는 하나의 완결된 이야기이자 더 큰 세계관으로 들어가는 문”이라며 “앞으로 이어질 이야기들을 통해 이 세계의 비밀과 인물들의 서사가 점점 입체적으로 드러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화 ‘코드: G 주목의 시작’은 AI와 인간이 협업해 만든 SF·판타지·미스터리·드라마·전쟁 등 다섯 편의 단편으로 구성된 옴니버스 영화다. ‘데이 원’ 외에도 ‘프라임패턴:에코’, ‘기억관리국’, ‘DMZ’, ‘오더 인 카오스’ 등이 함께 상영된다. 12월 27일 CGV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다.
  • 종교 단체들도 ‘쿠팡 강제 수사’ 촉구 나섰다

    종교 단체들도 ‘쿠팡 강제 수사’ 촉구 나섰다

    국내 개신교, 불교, 천주교, 원불교 4대 종교가 일제히 쿠팡의 산업재해 은폐 의혹에 대해 김범석 쿠팡Inc 의장의 사과와 정부의 강제 수사를 촉구했다. 종교계가 나섰다는 점에서 향후 쿠팡에 대한 정부의 조치가 주목된다.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원불교 인권위원회, 천주교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교회와사회위원회는 2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쿠팡 관련 4대 종교계 공동 입장문을 발표했다. 입장문에서 “모든 생명은 천하보다 귀하며, 노동은 인간의 존엄을 실현하는 거룩한 행위”라며 “대한민국 물류의 거대 장벽 뒤에서 벌어진, 차마 인간의 도리라 믿기 힘든 참혹한 실상을 마주하며 깊은 슬픔과 분노를 억누를 길이 없다”고 밝혔다. 특히 김범석 의장이 “생명을 이윤의 도구로만 보는 탐욕의 민낯”과 “사람의 목숨을 ‘처리해야 할 비용’으로 치부하고, 유가족의 피눈물을 ‘리스크 관리’로 덮으려 했던 잔인무도함”을 보여줬다고 강도높게 비난했다. 이들은 “김 의장은 ‘미국인 경영자’라는 가면을 벗고, 전 국민 앞에 나서서 직접 사죄하고 책임 있는 대책을 발표하라”며 “정부와 수사 당국은 쿠팡의 산재 은폐와 증거조작 의혹에 대해 즉각적인 강제 수사에 착수하라”고 촉구했다. 이와 함께 정부와 국회가 독점적 플랫폼에 대한 규제방안을 마련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들은 “더 이상 차가운 물류센터 바닥과 길거리에서 외롭게 쓰러지는 영혼이 없기를, 이윤보다 생명이, 속도보다 안전이 먼저인 세상이 오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강조했다.
  • 거대 악어도 못 막았다…美, 괴물 비단뱀에 결국 인간 투입

    거대 악어도 못 막았다…美, 괴물 비단뱀에 결국 인간 투입

    거대한 악어가 자신보다 훨씬 긴 버마비단뱀을 물고 에버글레이즈 수로를 가로지르는 장면은 야생의 힘을 상징하는 듯하다. 현지에서 ‘고질라’로 불린 이 악어의 모습은 지난해 플로리다에서 촬영돼 큰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 이 장면은 문제의 해결이 아니라 시작에 불과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5일(현지시간) 미국 지역지 나폴리 데일리 뉴스는 해당 영상이 2024년 11월 추수감사절 당일 에버글레이즈 국립공원 샤크밸리 전망대 인근에서 촬영됐다고 전했다. 길이 약 3~3.6m로 추정되는 대형 악어는 자신보다 거의 두 배에 달하는 버마비단뱀의 사체를 입에 문 채 물길을 가로질렀다. 현장에 있던 관광객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영상을 촬영한 가이드는 “이 정도 크기의 비단뱀은 처음 본다”고 밝혔다. 당시만 해도 사람들은 이 장면을 자연 속 포식 관계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최근 상황은 훨씬 심각해졌다. 환경 전문 매체 쿨다운(TCD)은 같은 날 플로리다에서 인간 사냥팀이 직접 거대한 비단뱀을 제거하는 장면을 보도했다. 영상에는 수풀 아래 숨어 있던 암컷 비단뱀을 포획하는 과정이 담겼다. 사냥팀은 뱀의 몸 아래에서 수십 개의 알을 발견했다. 전문가들은 산란 중인 암컷 한 마리를 제거하면 수십 마리의 개체 확산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이 영상에는 “잘했다” “교육과 봉사에 감사한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많은 시청자가 현장 대응에 지지를 보냈다. 버마비단뱀은 애완용으로 반입됐다가 야생에 정착한 대표적 침입종이다. 현재 에버글레이즈 전역에 퍼져 있다. 연구진은 이 비단뱀이 소형 포유류 개체 수를 90~99%까지 감소시켰다고 분석했다. 자연 포식자인 악어만으로는 개체 수 증가를 막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플로리다 당국은 대응 방식을 바꿨다. 남부 플로리다 수자원관리청은 체온과 냄새 움직임을 실제 토끼처럼 구현한 태양광 로봇 ‘습지 토끼’를 현장에 투입했다. 이 장치는 비단뱀을 유인한다. 비단뱀이 공격하면 위치를 즉시 파악한다. 야생동물 팀은 그 신호를 토대로 출동해 포획에 나선다. 전문가들은 악어가 비단뱀을 물고 가는 장면은 강렬하지만 그것만으로 생태계 균형을 회복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침입종 문제는 이미 자연에 맡길 수 있는 단계를 지났다는 것이다. 1년 전 ‘고질라’ 악어의 장면이 다시 회자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시간은 흘렀지만 에버글레이즈의 위기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 [포착] ‘고질라’ 악어도 못 막았다…美, 괴물 비단뱀에 결국 인간 투입

    [포착] ‘고질라’ 악어도 못 막았다…美, 괴물 비단뱀에 결국 인간 투입

    거대한 악어가 자신보다 훨씬 긴 버마비단뱀을 물고 에버글레이즈 수로를 가로지르는 장면은 야생의 힘을 상징하는 듯하다. 현지에서 ‘고질라’로 불린 이 악어의 모습은 지난해 플로리다에서 촬영돼 큰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 이 장면은 문제의 해결이 아니라 시작에 불과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5일(현지시간) 미국 지역지 나폴리 데일리 뉴스는 해당 영상이 2024년 11월 추수감사절 당일 에버글레이즈 국립공원 샤크밸리 전망대 인근에서 촬영됐다고 전했다. 길이 약 3~3.6m로 추정되는 대형 악어는 자신보다 거의 두 배에 달하는 버마비단뱀의 사체를 입에 문 채 물길을 가로질렀다. 현장에 있던 관광객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영상을 촬영한 가이드는 “이 정도 크기의 비단뱀은 처음 본다”고 밝혔다. 당시만 해도 사람들은 이 장면을 자연 속 포식 관계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최근 상황은 훨씬 심각해졌다. 환경 전문 매체 쿨다운(TCD)은 같은 날 플로리다에서 인간 사냥팀이 직접 거대한 비단뱀을 제거하는 장면을 보도했다. 영상에는 수풀 아래 숨어 있던 암컷 비단뱀을 포획하는 과정이 담겼다. 사냥팀은 뱀의 몸 아래에서 수십 개의 알을 발견했다. 전문가들은 산란 중인 암컷 한 마리를 제거하면 수십 마리의 개체 확산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이 영상에는 “잘했다” “교육과 봉사에 감사한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많은 시청자가 현장 대응에 지지를 보냈다. 버마비단뱀은 애완용으로 반입됐다가 야생에 정착한 대표적 침입종이다. 현재 에버글레이즈 전역에 퍼져 있다. 연구진은 이 비단뱀이 소형 포유류 개체 수를 90~99%까지 감소시켰다고 분석했다. 자연 포식자인 악어만으로는 개체 수 증가를 막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플로리다 당국은 대응 방식을 바꿨다. 남부 플로리다 수자원관리청은 체온과 냄새 움직임을 실제 토끼처럼 구현한 태양광 로봇 ‘습지 토끼’를 현장에 투입했다. 이 장치는 비단뱀을 유인한다. 비단뱀이 공격하면 위치를 즉시 파악한다. 야생동물 팀은 그 신호를 토대로 출동해 포획에 나선다. 전문가들은 악어가 비단뱀을 물고 가는 장면은 강렬하지만 그것만으로 생태계 균형을 회복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침입종 문제는 이미 자연에 맡길 수 있는 단계를 지났다는 것이다. 1년 전 ‘고질라’ 악어의 장면이 다시 회자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시간은 흘렀지만 에버글레이즈의 위기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 어선의 이동 경로가 해양 생태계 변화 보여준다 [사이언스 브런치]

    어선의 이동 경로가 해양 생태계 변화 보여준다 [사이언스 브런치]

    어선단의 위치 정보 데이터를 이용해 해양 환경 변화와 어업 동향을 파악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캘리포니아 산타크루즈(UCSC) 해양과학연구소, 태평양해양수산물위원회, 샌디에이고 주립대 생태관측·관리연구소, 우즈홀 해양학연구소, 하와이 해양관측시스템, 영국 켄트대 보존·생태학연구소, 캐나다 통합해양관측시스템 공동 연구팀은 선박 추적 시스템에서 얻은 방대한 위치 정보 데이터를 활용해 선박 통행과 산업 어업으로 인해 고래를 비롯한 대형 해양 생물이 위험에 처한 지역을 정확히 찾아낼 수 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국립과학원에서 발행하는 ‘PNAS’ 12월 22일 자에 실렸다. ‘생태계 감시자’라는 개념은 주변 환경 변화를 알려주는 살아있는 센서로, 직접 관찰하기 어려운 자연 서식지에 대한 인간과 기후 변화의 영향을 더 잘 이해하길 원하는 연구자들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 개념은 새부터 고래에 이르는 다양한 동물에 적용된다. 탄광 속 카나리아처럼 동물들은 위험을 미리 알려주는 역할을 해왔다. 따라서 감시자가 생태계 변화에 미리 대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면, 종 보호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보존을 위한 시간과 비용도 절약할 수 있다. 해양 최상위 포식자가 이상적 생태계 감시자가 될 수 있다면, 어부들은 이 기준에 완벽하게 부합한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어부들은 환경 변화에 매우 민감하고, 생태계 변화가 그들의 생계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해수 온난화가 어업에 미치는 피해를 정밀하게 감시할 수 있다면 지역 경제와 공동체에 피해를 주는 어업 붕괴를 막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기후 변화로 인한 장기적 온난화와 엘니뇨 현상, 해양 폭염과 관련된 단기적 기온 급등은 어선단 간의 갈등, 어류 가공 인프라에 대한 부담, 남획으로 이어졌다. 예를 들어 미국 메인 만에서 발생한 폭염은 바닷가재를 얕은 해역으로 몰아넣었고, 이에 따라 가공 능력과 소비자 수요를 초과하는 어획량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 결과, 바닷가재 가격은 정상 가격보다 70% 하락했고 시장은 붕괴했다. 또, 메인 만 대구에 대한 장기적 온난화의 영향을 인식하지 못해 어획 할당량이 개체 수를 과대평가하게 됐고, 결국 남획으로 이어졌다. 이에 연구팀은 어선단에 주목했다. 이번 연구의 핵심종인 눈다랑어와 참다랑어는 여름과 가을에 미국 서해안 어부들이 어획하는 회유성 온대성 참치 종이다. 이 두 종은 따뜻한 수온 조건에서 북쪽으로, 그리고 해안 쪽으로 이동한다. 연구 결과, 전 세계 선박 모니터링 시스템(VMS)으로 추적된 어선단의 이동은 참치 이동을 반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참치와 어업은 2014~2016년 해양 폭염 동안 북쪽으로 이동했지만, 2019년과 2023년에 이어진 폭염 동안에는 정상적 분포를 유지했다. VMS를 위해 위성에서 생성된 위치 정보 데이터가 해양 폭염이 생태학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중요한 해양 종들의 행동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밝혀낼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어업 추적 데이터가 2023년 북태평양에서 발생한 역대 최악 수준의 해양 폭염으로 인해 눈다랑어의 개체 수가 줄었음을 어떻게 보여주는지 설명한다. 변화하는 기후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식은 VMS가 참치 분포 변화를 예측하는 데 해수면 온도 이상보다 6배 더 뛰어나다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해양 상황의 이상 징후를 감지하는 방법으로 실시간 VMS 데이터의 중요성이 일찍이 인식됐다면, 어획량이 부진했던 시기를 더 빨리 알 수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어선단이 생태계 감시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말이다. 연구를 이끈 헤더 웰치 UCSC 해양과학연구소 교수는 “어선 활동에 대한 많은 데이터가 축적돼 있는데 이는 전통적으로 감시 목적으로 사용됐지만, 이번 연구에 따르면 생태계 건강을 이해하는 데도 유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라고 말했다.
  • 작고 1년 전, 연필로 그린 이중섭의 얼굴을 만나다…시대를 비추는 인물화전

    작고 1년 전, 연필로 그린 이중섭의 얼굴을 만나다…시대를 비추는 인물화전

    이중섭 화백이 작고 1년 전 제작한 유일한 연필 소묘 자화상, 추상적 필선으로 인물의 내면을 포착한 김환기 화백의 인물화. 한국 근현대 인물화를 만날 수 있는 전시 ‘얼굴, 시대를 비추다’가 서울 강남구 청담동 새결화랑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이번 김인승, 이인성, 김원, 김환기, 이중섭, 최영림, 이준, 박래현, 권옥연, 천경자, 정형모 등 한국 근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11인의 인물화 12점을 통해, ‘얼굴’을 매개로 시대의 정서와 인간의 내면을 조망하는 자리다. 김인승은 ‘소녀’, ‘도기를 다루는 소녀’ 등을 통해 절반의 얼굴만 보이는 여인의 초상을 통해 전후 근대 회화의 품격을 보여준다. 이인성은 ‘소년’이라는 작품을 통해 식민지 시대의 슬픔을 소년의 얼굴을 통해 극대화한다. 또한 김원의 ‘소녀’(명순이)는 일상의 따뜻함과 순수한 정서가 전해지고, 김환기의 인물 작품은 구상과 추상을 잇는 가교로서 시대적 고단함이 스며든 내면 풍경을 드러낸다. 박래현의 ‘자매’는 간결한 수묵과 담채로 소녀들의 정감과 연대감을 담아내고, 천경자의 ‘미인도’는 신화와 현실을 넘나드는 내면적 자아를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전시는 작가별로 서로 다른 조형 언어와 기법을 통해, 한국 인물화가 어떻게 인간 존재와 시대의 풍경을 담아왔는지를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전시를 기획한 김윤섭 미술평론가는 “‘인간의 얼굴’은 언제나 시대를 비추는 거울”이었다며 “해방 이후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인물화는 단순한 초상을 넘어 각 시대가 품은 감정과 가치, 예술가의 시선을 담아내는 중요한 회화 장르”라고 소개했다. 전시는 내년 1월 17일까지.
  • 갓 태어난 아이들 뱃속에서 ‘이것’ 사라진다 [달콤한 사이언스]

    갓 태어난 아이들 뱃속에서 ‘이것’ 사라진다 [달콤한 사이언스]

    요즘 태어나는 아이들의 뱃속에서 유익한 장내 미생물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캘리포니아 데이비스대(UC 데이비스) 연구팀은 미국과 유럽 등 1인당 GDP가 높은 고소득 지역에서 태어나는 영아들의 장내에서 핵심 유익균인 ‘비피도박테리움 인판티스’(B. 인판티스)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고 26일 밝혔다. 그러나, 생후 2~4개월 사이에 영아들에게 프로바이오틱스인 ‘비피도박테리움 인판티스 EVC001’을 보충하면 장내 유익균을 정상적으로 되돌릴 수 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런 연구 결과는 생명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mSphere’ 12월 22일 자에 실렸다. 생후 건강한 장내 미생물 군집은 장 건강뿐만 아니라, 면역 체계, 발달, 전반적 영아 건강과 연관된다. 다른 프로바이오틱스와 달리 B. 인판티스는 모유에 함유된 천연 당류인 인간 유당 올리고당(HMO)을 영양분으로 해 번성할 수 있도록 독특하게 적응돼 있어 장에서 빠져나가는 것이 아니라 장내에서 지속될 수 있다. 이에 연구팀은 모유와 함께 B. 인판티스를 섭취한 신생아와 모유만 섭취한 신생아의 전반적 건강과 장내 미생물 군집 상태를 비교 관찰했다. 연구팀은 특히 완전 모유 수유 영아의 장내 미생물에 B. 인판티스 프로바이오틱스의 고·중·저용랍 투약과 위약이 미치는 영향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보충제 복용 전과 복용 중, 복용 후 영아들의 대변 표본을 채취해, 미생물 군집을 관찰했다. 그 결과, 신생아기를 지나 모유만 먹는 영아들도 B. 인판티스를 복용하도록 하면 유익한 장내 세균을 증가시킨다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용량에 상관없이 복용 자체가 효과가 있었으며, 보충제 복용 중단 후에도 유익한 세균이 남아있다는 것을 연구팀은 확인했다. 연구를 이끈 제니퍼 스밀로위츠 교수는 “이번 연구는 B. 인판티스 보충제가 신생아기를 지난 영아의 장내 환경도 건강하게 변화시켜, 이후 전반적 건강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보충 중단 시 사라지는 많은 프로바이오틱스와 달리 B. 인판티스는 성장에 필요한 인간 유당 올리고당을 자연적으로 함유한 모유와 함께 투여될 때 가장 효과적으로 장에 정착하고, 용량에 상관없이 단기 보충만으로도 지속적 이점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한기호의 서로서로] 올해 책 시장이 말해 준 것

    [한기호의 서로서로] 올해 책 시장이 말해 준 것

    2025년의 출판시장은 한국소설 약진과 논픽션의 부진으로 간단하게 요약된다. 불황기에 소설은 언제나 잘 팔렸다. IMF 외환위기 직후에는 판타지 소설이 떴다. ‘누적 판매 1000만부’ 신화를 달성한 한국형 판타지인 ‘퇴마록’(이우혁)과 ‘드래곤라자’(이영도)가 등장한 게 1998년이다. 카드대란이 터진 2003년엔 인터넷 소설이 붐을 이뤘다. 본격문학이 현실적 대응력을 잃고 휘청거릴 때 귀여니가 계몽성이나 교훈성에 집착하지 않고 새로운 감성과 이미지를 담은 ‘그놈은 멋있었다’를 비롯한 소설들을 들고 혜성처럼 나타나자 시장판도가 크게 흔들렸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강타한 2008년에는 성장소설이 시장을 휩쓸었다.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와 김려령의 ‘완득이’, 황석영의 ‘개밥바라기별’ 등이 흔들리는 위기의 출판시장을 선도했다. 21세기 벽두에 자기계발서를 읽으며 성장을 꿈꾸다가 그 꿈의 실현이 어려워지자 다시 지난 시절을 회상하는 소설을 찾게 된 것으로도 해석된다. 지난해 12·3 계엄 이후 출판시장이 크게 침체한 가운데도 올해 소설이 약진한 것은 한강 작가가 2024년 10월에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이후 그의 소설들에 관심이 쏠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해나의 ‘혼모노’, 구병모의 ‘절창’, 김애란의 ‘안녕이라 그랬어’, 황석영의 ‘할매’ 등의 신작소설이 오랜만에 선방했을 뿐만 아니라 양귀자의 ‘모순’을 비롯해 20세기 말에 사랑받았던 소설들이 역주행해서 이제 기대할 것은 소설뿐이라는 탄식이 저절로 터져 나왔다. 논픽션 침체는 심각한 수준이었다. 장강명의 ‘먼저 온 미래’가 3만 부 판매를 기록한 것 외에는 언급할 만한 책이 없을 정도다. 이명박 정권 이후 독자들을 위로하던 힐링 에세이마저 힘을 잃었다. 정보 관련서들의 판매는 절반 이하로 줄었고, 학술서는 죽음을 일컬을 정도로 급감했다. 한때 인기였던 유튜브셀러 역시 기억될 만한 책을 찾아볼 수가 없다. 출판기획자들은 논픽션 부진의 원인을 인공지능(AI) 플랫폼의 등장에서 찾는다. 하루가 다르게 AI가 진화하면서 출판의 미래는 불확실해졌다. 최근까지도 궁금한 것은 대부분 검색으로 해결했고, 검색이 모든 비즈니스의 원점이 되면서 포털의 첫 줄에 상품이 노출되게 만들어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검색을 포기하고 AI에 질문을 던진다. 만족한 답이 나오지 않으면 나올 때까지 질문을 계속한다. 인간은 검색에서 질문으로 완전히 말을 갈아타고 있다. 점점 똑똑해지는 AI를 비서로 활용한다지만 인간은 혼자서 AI를 이겨낼 수 없다. 앞으로 인간은 서로 협력해서 주어진 과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제 생각을 잘 표현할 줄 알아야 한다. 이런 일은 창의적인 사고력을 가진 사람만이 해낼 수 있다. 앞으로 책을 함께 읽고 토론하면서 생존의 지혜를 찾은 이들이 세상을 주도할 것이다. 그런 노력은 학교에서부터 벌어져야만 한다. 이미 학교는 그런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그래서 책의 미래는 여전하다. 다만 어떤 책인가는 매우 중요하다.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 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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