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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말에 뭘 보러갈까]

    미술 ■최흥미 개인전 6월 12일까지 송파구 풍납동 아산갤러리 . 파리에서 활동중인 작가의 ‘생명의 리듬’시리즈 작품들로 꾸며진 전시회. 꽃, 풍경, 동물, 인간 등을 소재로 생명의 상징인 붉은색과 대비되는 검정색을 주로 사용해 새로운 조형성을 보여준다. 먹물과 동양화물감, 소금으로 작업하는 그의 작품을 보면 마치 활화산이 분출하는 듯한 느낌으로 강한 생명력을 전달한다.(02)3010-6869 ■ 한애규 개인전 13일까지. 인사동 인사아트센터.(02)736-1020 테라코타 작업으로 여성성과 모성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온 작가의 신작전. 자연스럽고 친근한 재료인 흙으로 원만하고 부드러운 형상의 생명체들을 표현, 지친 현대인들이 기대고 싶고 휴식하고 싶은 포용력을 가진 대자연으로 형상화한다. 인간존재와 역사에 대한 작가의 사색을 만나볼 수 있다. ■ TEN by EIGHT(10X8) 4일부터 30일까지. 인사동 북스갤러리.(02)737-3283 A4용지의 작은 크기의 그림과 사진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조셉 레이. 첸 리 등 한국에 와서 작업을 하는 외국 미술인들이 한국 미술계와의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한 이번 전시회에서는 재밌는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 점점발전소 Power Station 오는 7월10일까지. 동숭동 마로니에미술관 (02)7604-724 마로니에미술관이 리노베이션하면서 처음으로 갖는 기획전. 김나영, 김수범, 김수연, 김신일, 박지은, 송재호, 안규철, 이주영, 윤사비, 오세환 등의 작가가 참여, 공간에 대한 독자적인 작업 방식을 보여준다. 뮤지컬 ■더 씽 어바웃 맨 4일부터 무기한 대학로 신시뮤지컬극장. 한진섭 연출, 성기윤 이정열 김경선 출연. 뮤지컬 ‘아이 러브 유’의 작가 조 디피트로와 지미 로버츠 콤비의 야심작. 전형적인 샐러리맨과 자유분방한 예술가라는 상반된 캐릭터를 통해 들여다보는 남자에 관한 모든 것.1544-1555. ■ 카르멘 19일까지 리틀엔젤스예술회관(02)545-7302. 고선웅 작·연출, 나현희 김영민 문수 출연. 불꽃같은 여인 카르멘의 사랑과 열정을 그린 창작뮤지컬. ■ 지하철1호선 무기한 학전블루소극장(02)763-8233. 김민기 번안·연출, 김현국 주현종 서오순 출연. 옌볜 처녀의 눈에 비친 서울 사람들의 풍경.11년째 장기운행중이다. ■ 그리스 8월7일까지 충무아트홀(02)556-8556. 이지나 연출, 로큰롤 선율에 실린 1950년대 미국 젊은이들의 꿈과 사랑. ■ 아이 러브 유 26일까지 연강홀(02)501-7888. 한진섭 연출, 남경주 이정화 정성화 오나라 출연. 이땅의 모든 커플들에게 바치는 뮤지컬. ■ 리틀 샵 오브 호러스 7월31일까지 동숭아트센터(02)556-8556. 이항나 연출, 김학준 양소민 박지일 출연. 식인식물을 내세워 인간의 끝없는 탐욕을 풍자하는 코믹호러극. 연극 ■인형의 집 8∼10일 LG아트센터. 유럽 연극의 미래로 일컬어지는 독일 연출가 토마스 오스터마이어의 화제작. 역대 ‘인형의 집’중 가장 충격적인 결말로 관객을 전율케 한다. 노라역의 안네 티스머는 최근 ‘리퀘스트 콘서트’내한공연에 출연했던 배우.(02)2005-0114. ■ 셜리 발렌타인 7월17일까지 산울림소극장(02)334-5915. 윌리 러셀 작·글렌 월포드 연출, 손숙 출연. 홀로서기를 꿈꾸는 40대 중년여성의 유쾌한 일탈. ■ 짬뽕 7월3일까지 인아소극장(02)2266-0867. 윤정환 작·연출, 윤영걸 공상아 출연.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상처를 웃음으로 승화한 연극. ■ 위트 7월10일까지 정미소(02)3672-3001. 마거릿 에든슨 작.‘죽음조차 나를 죽일 수 없다’는 배우 윤석화의 모노드라마. ■ 산불 4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02)2280-4115. 차범석 작·임영웅 연출, 강부자 이승옥 출연. 한국전 당시 산골마을을 배경으로 전쟁의 참혹함을 그린 극사실주의 연극. 어린이 ■ 하륵이야기 3일∼7월14일 사다리아트센터 동그라미극장.(02)977-4856. 인형, 가면, 소품 등 다양한 오브제와 재활용품 악기를 활용한 극단 뛰다의 가족극. ■ 돌아온 리틀 드래곤 7월3일까지 라트어린이극장(02)560-0999. 어린이 영어연극으로 처음 선보였던 ‘리틀 드래곤’의 업그레이드 버전. ■ 잠자는 숲속의 공주 12일까지 두레홀(02)741-5970. 고전 동화를 각색한 가족뮤지컬. 라이브 음악이 흥을 돋운다. ■ 노노 이야기 19일까지 상상나눔시어터(02)741-2323.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어린이 안전사고 예방뮤지컬. 무용 ■ 컴플렉션스 댄스 컴퍼니 내한공연 2·3일 오후 8시 LG아트센터(02)796-0117. ■ 양혜진 전통춤판 3일 오후7시30분 국립국악원 우면당(02)6406-3306. ■ 수잔 버지 ‘달 그림자 속의 테라스’ & 안성수 ‘전야’ 7·8일 오후 8시 포스트극장(02)337-5961. ■ 안은미 ‘레츠 고’ 4·5일 오후 5시 서강대 메리홀(02)738-3931. 콘서트 ■ 연세대학교 음악대학 개교 50주년 기념 강동석 초청 음악회 2일 오후 7시30분 8세에 첫 연주회를 가져 ‘신동 바이올리니스트’라고 불린 강동석은 현재 영국의 ‘세계 음악 인명사전’, 프랑스의 ‘연주가사전’에 이름이 수록될 정도로 세계 음악계에 이름을 떨치고 있다. 끊임없이 탐구하고 도전하는 음악에 대한 열정과 빈틈없는 기교, 완벽한 활놀림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02)761-1587 ■ 안데르센 콘서트 3일 오후 5시 세종문화회관 (02)541-6234. ■ 다니엘 리 첼로 리사이틀 5일 오후 7시,6일 오후 5시 호암아트홀(02)1588-7890.
  • 영혼을 깁는 바느질 한땀

    “내가 어렸을 때 우리 집 여자들은 모두 바늘을 사용했다. 나는 항상 바늘의 매력과 마술적인 힘에 끌려 있었다. 바늘은 손상을 치유하는 데 쓰인다. 그것은 관대하다. 결코 호전적이지 않다. 그것은 핀이 아니다.” 프랑스 출신의 세계적인 여성작가 루이즈 부르주아(94). 그에게 바늘이나 드로잉 펜은 손에 익은 작업도구다. 그는 조각난 자신의 마음을 추스르기 위해 바늘을 들었고 드로잉 펜을 잡았다. 그렇다면 그의 아픔의 정체는? 그것은 바로 어린 시절 아버지의 외도로 인한 배신감과 무기력한 어머니에 대한 연민에서 찾을 수 있다. 이는 부르주아 예술의 지속적인 동력이 됐다. 부르주아는 이같은 자전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여성성과 남성성의 갈등, 나아가 인간존재에 대한 근원적 질문을 조각작품에 담아냈다. 신체와 성이 미술의 주요 담론으로 자리잡으면서 그는 마침내 60대의 나이에 최고의 인기 페미니즘 작가가 됐다. 서울 소격동 국제갤러리에서 전시중인 작품들은 이같은 그의 정신적 배경을 알아야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 전시장엔 ‘그는 침묵했지만 내가 그를 세상으로 불러냈다’ 등의 제목이 붙은 드로잉과 ‘사팔뜨기 여인 Ⅲ(메두사)’ 등 드라이포인트 작품, 천조각에 석판으로 이미지를 찍고 손바느질을 곁들여 만든 책 형식의 작품 ‘용서’,‘사제관’을 비롯한 조각 등이 나와 있다. 삶의 끝자락에서 부르는 영혼의 자서전 같은 작품들이다.1938년 미국인 미술사학자 로버트 골드워터와 결혼한 뒤 뉴욕에 정착한 부르주아는 미국과 유럽, 남미와 일본 등지에서 수차례 회고전을 가졌으며 한국에서도 2000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기억의 공간’이란 제목으로 전시를 연 적이 있다.5월13일까지.(02)735-8449.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문화마당] 백설공주 동화 뒤집기/문흥술 서울여대 교수·문학평론가

    며칠 전 졸업 인사를 한다고 한 제자가 연구실로 찾아왔다. 제자는 해맑게 웃으면서, 자신이 평소 관심을 갖고 있던 문화 분야에 취직을 하게 되어 무척 기쁘다고 했다. 그러면서 수업시간에 배운 백설공주 동화를 늘 기억하면서 열심히 사회생활을 하겠다는 것이었다. 여자대학교에서 가르치는 관계로 신입생에게 수업 첫 시간에 꼭 백설공주 동화에 대해 질문을 한다. 왜 백설공주는 밥하고 빨래를 하는가, 난쟁이처럼 밖에 나가서 일을 하면 안 되는가. 질문 끝에, 백설공주 동화는 남자는 바깥일을 하고 여자는 가사일을 해야 한다는 남성우월주의가 만들어낸 대표적인 상징물이라고 혹독한 비판을 가한 후, 앞으로 대학 4년 동안 반드시 백설공주 동화를 뒤집으라고 윽박지른다. 남성과 여성의 성 구분은 남성중심의 사회제도에 의해 후천적으로 만들어진다. 태어날 때 여성과 남성의 구분은 없다. 똑같은 어린아이일 뿐이다. 그런데 성장하면서 여성과 남성의 역할이 구분된다. 남성은 부엌에 들어가거나 방을 닦고 빨래 따위를 해서는 안 되며 힘세고 거칠고 용감해야 한다. 반면 여성은 밥하고 빨래하고 청소하고 치마 입고 다소곳하고 얌전해야 한다. 만약 여자아이가 어릴 적에 싸움질하고 축구나 권투 등을 하면 ‘선머슴’ 같은 아이라 해서 놀림감이 된다. 마찬가지로 남자아이가 소꿉장난이나 고무줄놀이를 하면 ‘계집애’ 같다는 놀림을 당한다. 물론 요즘은 여러 분야에서 선도적인 위치에 있는 우먼파워에 관한 소식을 자주 접한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영역에서 여성의 능력을 폄하하고 심지어 여성에 대해 성희롱을 하는 일들이 광범위하게, 그리고 빈번히 자행되고 있다. 이 모든 일들은 여성을 남성의 하찮은 보조물로 여기는 잘못된 사고에서 비롯된 것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여성 스스로 전형적인 백설공주가 되어 왕자 같은 남자의 보호막 아래에서 살겠다는 생각을 한다는 점이다. 남편의 직위와 월급이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결정한다고 믿는 여성들이 아직도 얼마나 많은가. 지금 우리 사회에는 그동안 억압받아 온 여성에게 일정 지분을 주어야 한다는 식의 남성우월적인 동정론과 남성은 전부 적이고 타매되어야 할 대상이라는 과격한 여성해방론이 좌충우돌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구체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진정 남성우월주의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남성이든 여성이든 하나의 고귀한 인간존재로서 서로 동등한 자격을 지니고 있다는 인식의 대전환을 꾀해야 한다. 가정과 직장에서 남성과 여성이 성 구분 없이 서로를 존중하고 아끼면서 각자의 능력을 최대로 발휘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는 자세가 무엇보다 절실하다. 어리고 가냘프게만 보이는 제자를 사회로 내보내면서 과연 험난한 세상을 이겨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다. 제자는 그런 염려를 눈치챘는지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자신은 반드시 여자 팔자는 뒤웅박이라는 단어를 폐기처분할 수 있는 문화를 창조하겠다고 했다. 결의에 찬 제자의 모습에 대견해하면서 나도 한마디 덧붙였다. 앞으로 직장이나 가정에서나 남자가 권위를 내세우면 이 말을 꼭 하라고. 모든 남자는 어머니 뱃속에서 나왔다고. 여성은 그처럼 모든 생명체의 근원이며 위대한 인간이라고. 제자는 깔깔 웃으면서 방문을 나섰다. 을씨년스럽고 추운 겨울 저녁, 귀가하는 길에 제자의 강단 있는 다짐을 떠올리면서, 얼어붙은 대지에도 어느덧 새로운 뭇 생명체를 탄생시킬 밝고 희망찬 봄이 성큼 다가오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 [방재훈의 PSAT특강]진술의도 파악 유형

    ●문제 다음 글에 나타난 필자의 진술의도로 가장 적절한 것을 고르시오. 대체로 사람은 믿을 만한 것이 있으면서 구하지 않기는 어렵다. 글을 읽어 박학(博學)하게 되고 사장(詞章)을 전공하여 글을 잘 지으면 그 믿을 만한 것이 어찌 얕고 적다고 하겠는가?이렇게 믿는 것이 있으면서 이록(利祿)을 구하지 않는 것은 진실로 어렵다. 또 이록을 구하지 않는 자가 있으되 명성(名聲)마저 구하지 않는 자는 더욱 드물다. 이렇게 박학하고 글쓰기에 능하지만 이록과 명성을 구하지 않아 곤궁한 지경에 처했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태연한 것은 이 또한 고금에 있어서 지극히 어려운 일이다. 안동의 권상원은 내가 말하였듯 문에 박식하고 사장을 전공한 사람이다. 그러나 일부러 과거 공부를 하지 않고 때때로 과거에 응시하고, 스스로 사장학을 좋아하였으나 세상에 이름나기를 바라지 않았다. 해어진 갈포옷, 떨어진 신으로 성시(城市)를 떠돌아다니면서 빈둥빈둥 세월을 보내고, 자신의 몸을 지푸라기처럼 여기며, 가끔 거만한 말과 높은 수준의 담론(談論)만 일삼을 뿐, 조금도 세상의 좋아하는 바를 따른 것이 없었다. 비록 선비들 사이에 출입을 하였으나 그들과 더불어 친선(親善)함이 적어서 가다가 발걸음을 못하게 됨도 있었으니, 아!권생은 그 믿을 만한 것과 그 재능을 이록으로 삼는 바가 없고, 그러면서도 마음을 편안히 하기를 운명과 같게 여기니, 어찌 내가 말하듯 고금(古今)에 있어서 지극히 어려운 일이 아니겠는가? 그러하나 군자는 덕(德)에 나아가고 업(業)을 닦아서 자기의 천성(天性)을 다할 뿐이다. 명성은 피하지 않을 바가 있고, 작록(爵祿)도 마땅히 받아야 할 바가 있으니, 이것을 지나쳐 행하는 것은 성인이,“숨어 있는 궁벽한 이치를 찾고 괴이한 행동을 하는 것이다”라고 하였으니, 이는 크고 바르고 지극히 알맞은 도가 아니다. 권생은 명산에 놀기를 좋아하고 방외(方外)의 교유(交遊)가 많으니, 나는 그 도가 허탕하여 의지할 곳이 없어 결국 이단(異端)의 술수로 흐를까 두려워한 까닭에 그 돌아감에 부쳐서 거듭하여 경계한다(이식,(택당집(澤堂集))). (고전수필 어떻게 읽을 것인가? (1999), 이상익 외 2인 편저, 집문당,P.358-359) (1)학문을 통하여 세상의 부귀와 명예를 추구하는 것은 군자의 올바른 도리가 아니다. (2)이상적인 지식인은 높은 학문을 추구하더라도 속세를 초월하여 존재해야 한다. (3)지식이란 세상에 대하여 실천할 때에 비로소 참다운 가치와 의미를 지니는 것이다. (4)지식인은 세상을 올바르게 인도해야 하나, 결코 명예나 부를 취해서는 안 된다. (5)높은 학문을 이루었음에도 불구하고 세상에 속박되지 않는 것이 군자의 도리이다. ●풀이 및 정답 필자는 학문을 닦는 학자의 올바른 태도에 대해 세상을 위해서 자신의 지식과 덕을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부와 명예는 이러한 과정에서 부차적으로 수반될 수도 있음을 인정하고 있다. 정답은 (3). ●문제 제시문으로부터 도출해낼 수 있는 진술로 옳은 것을 모두 고르면? 홉스는 자연상태를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상태로 규정한 바 있지만, 그와 달리 로크는 자연상태를 개개 인간들이 평화롭게 살아가는 상태로 규정했다. 자연상태에서 개개 인간들은 노동을 하여 먹을 것과 입을 것 그리고 잠잘 곳을 마련하고, 서로 필요한 것을 교환하며 평화롭게 살아간다. 또한 필요한 것을 획득하기 위해 자연에 대해 수고를 가하고(즉 노동하고), 그 결과물을 자기 것으로 가질 권리, 자기 것을 적절한 방식에 따라 합리적으로 교환할 권리를 갖는데, 이것이 바로 자연권에 해당한다. 자연권은 하늘이 주신 권리이며 누구도 박탈할 수 없다. 그런데 문제는 노동하지 않거나 노동능력이 떨어져서 스스로 필요한 것을 획득하지 못하는 인간이 존재하고, 이들이 타인의 것을 빼앗거나 빌어먹거나 혹은 굶어죽거나 하는 데서 발생한다. 로크가 보기에 굶어죽는 것은 별 문제가 되지 않지만, 정당한 교환을 방해하면서 타인의 것을 빼앗거나 빌어먹는 존재들은 자연상태에 위협적이다. 이들로 인해 자연상태의 평화로움은 파괴될 위험에 처하게 되며, 따라서 이를 방지할 제도가 필요하다. 그리하여 인간은 하늘이 주신 권리, 즉 자연권의 일부를 양도하여 정치체를 형성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사회계약이며 사회계약에 의해 성립된 정치체의 존재 목적은 재산권의 보호에 있다. 사회계약이 이루어진 상태는 사회상태이며, 이때 자연권을 가진 인간들은 비로소 주권을 가진 개인이 된다. 로크에게 개인이라는 관념은 인간들 가운데서 인간이 될 적절한 자격을 갖춘 일종의 법인(法人)인 셈이다. 즉 노동하고 노동의 결과물을 가질 권리가 있고, 자신이 갖고 있는 주권의 일부를 양도하여 정치체를 형성할 수 있는 인간이 바로 개인이며, 그렇지 못한 인간은 개인이 아니라 그저 인간일 따름이다. 로크는 이러한 원리에 입각하여 재산권을 갖지 못한 자들에게 참정권을 주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재산권을 갖지 못한 사람은 개인이 될 수 없다. 인간이 개인이 되려면 타인의 이익을 침해하지 않고 자신의 존재와 권리를 증명할 수 있는 무엇인가가 요구되는바, 그것은 바로 노동으로 획득된 사유재산이며 정치적 권리인 주권의 전제조건이 된다. 이렇게 하여 인간존재의 확장으로서 재산권, 즉 사적 소유권은 인간을 개인으로 만들며, 그의 주권은 양도 불가능한 것이 된다. 사적 소유권은 개인을 만들고 그 개인은 주권을 갖는다. 사적 소유권은 곧 주권인 것이다. 따라서 재산권을 위협하는 것은 주권을 위협하는 것이며 사회상태를 파괴하는 행위이다. 사회상태의 개인들은 정치체의 보호 아래 존재하고 개인들의 재산권은 절대적으로 보장받는다. (역사비평 (2004. 봄), 김동택 지음, 역사비평사,P.24-25) (보기) ㄱ:‘동일한 인간들을 어떻게 재산의 유무를 기준으로 차별할 수 있는가?’라는 비판적 반론을 제기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매우 부당하다. ㄴ:재산권을 확보하지 못하여 참정권을 박탈당한 존재는 확실히 인간이 아니다. ㄷ:자유주의자로 분류할 수 있는 로크는 개인의 권리라는 개념을 정립함으로써 자연상태의 본질을 규명하였다. ㄹ:노동능력이 상실된 인간으로부터 파생하는 모든 문제는 자연상태에 대하여 매우 위험한 속성을 지닌다. ㅁ:사회계약을 절차로 하는 정치체의 성립에 있어, 정치체의 존립이유가 재산권의 완벽한 보장이므로 신에게서 부여받은 자연권은 불변이다. (1) 없음 (2) ㄱ,ㄴ (3) ㄴ,ㄷ (4) ㄴ,ㄷ,ㄹ (5) ㄹ,ㅁ ●풀이 및 정답 ㄱ:차별에 대한 비판적 반론의 제기는 논리적으로 충분한 타당성을 갖는다.ㄴ:‘인간이 아니다.’가 아니라 ‘개인이 아니다.’이다.ㄷ:자연상태를 먼저 전제하였다고 진술되어 있다.ㄹ. 굶어죽는 경우는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ㅁ:자연권의 일부를 양도하여 정치체를 형성하게 된다. 정답은 (1).
  • 儒林(184)-제2부 周遊列國 제3장 황금시대

    儒林(184)-제2부 周遊列國 제3장 황금시대

    제2부 周遊列國 제3장 황금시대 군자의 도를 엿볼 수 있는 결정적인 장면이 논어의 ‘이인(里仁)’편에 나오고 있는데,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삼(參:曾子)아 나의 도는 하나로 관통되어 있다.’ 증자는 대답하였다. ‘그렇습니다.’ 공자께서 나가자 다른 제자가 ‘무슨 뜻입니까.’하고 물으니 증자가 말하였다. ‘선생님의 도는 충(忠)과 서(恕)일 뿐입니다.’” 결국 공자가 아침에 깨달을 수만 있다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고 말한 도는 이처럼 인,지,용,충,서와 같은 유가의 덕목이라고 할 수 있는 ‘올바른 도리’를 가리키고 있음인 것이다.곧 공자가 생각하는 도란 인간이 마땅히 걸어가야 할 길이요,인간이라면 마땅히 지켜야 할 당위법칙(當爲法則)이었던 것이다.이러한 공자의 도사상을 극명하게 나타내 보이고 있는 문장이 역시 논어에 나오고 있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누가 나가는데 문을 통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어찌하여 이 도를 따르지 않겠는가(誰能出不由戶 何莫由斯道).” 결국 공자에 있어 도란 사람이면 반드시 통과하여야 할 문(門)이었던 것이다.그러나 노자에게 있어 도는 통과해야 할 문조차 없는 무문(無門)이었다.이는 마치 불교에서 깨달음의 경지를 ‘큰길에는 문이 없다.’는 ‘대도무문(大道無門)’으로 표현한 것과 일맥상통하고 있음인 것이다. 노자에게 있어 도는 공자의 도에 비해서 더욱 절대적이며 근원적이었던 것이다.공자의 도가 ‘인간으로서의 올바른 도리’,즉 ‘사람의 도(人之道)’를 전제로 한 것이라면 노자의 도는 인간존재 이전의 우주의 본원이며,만물의 생성과 존재의 법칙인 것이다. 노자는 도덕경에서 도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어떤 물건이 혼돈(渾沌)히 이루어져 있었는데 그것은 하늘과 땅의 생성보다 먼저 있었다.아무 소리도 없고 아무 형체도 없지만 홀로 존재하여 바뀌어지지 않고 모든 것에 두루 행하여지면서도 위태롭지 않으니 천하의 모체(母體)라 할 만한 것이다.나는 그 이름을 알지 못하므로 그것을 도라 이름 지었고,억지로 그것을 대(大)라 부르도록 하였다.” 노자의 도는 이렇듯 인간의 당위법칙을 뛰어넘어 우주의 생성보다 앞선 ‘천하의 모체’가 되는 절대적인 것이다.곧 우주의 모든 존재는 도를 바탕으로 이루어졌고 도로 말미암아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따라서 도란 인간 지성의 한계를 초월한 절대적인 것이어서 사람으로서는 그 존재를 정확히 파악하기가 어렵고 말로서 그것을 표현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이렇듯 노자의 도가 초월적인 것이라면 공자의 도는 현실 참여적이었던 것이다.따라서 공자는 운명적으로 현실정치에 뛰어들어 51세의 황금시절임에도 불구하고 중도재란 벼슬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것이 대 사상가이자 인류가 낳은 3대 성인이었던 공자가 지닌 한계이자 또한 위대한 장점이기도 한 것이다. 예수가 인류의 구원을 ‘하늘나라’에 목표를 두고 있고 부처도 깨달음의 궁극을 번뇌를 해탈하여 열반의 세계에 드는 ‘피안(彼岸)’에 두고 있고,노자도 도의 목표를 ‘무위’에 두어 결국 인간은 우주의 한 구성요소이며 완전해방과 절대의 자유를 이룩하는 데 두었음에 반하여 공자는 하늘나라가 아닌 지상의 나라에서,피안이 아닌 차안(此岸)에서,우주가 아닌 바로 전국시대의 난세에서 인간으로서 올바르게 살아가야 한다고 외쳤던 단 하나의 예외적인 선각자였던 것이다.그런 이미에서 공자는 사상가라기보다는 교육자였으며,성인이라기보다는 철인이었다.
  • [책꽂이]

    ●순간 속에 영원을 담는다-하이꾸 이야기(전이정 지음,창비 펴냄) 17자의 음절로 이뤄진 세계에서 가장 짧은 일본 시 하이쿠(俳句)의 정의,주요작품 감상하기.하이쿠 시단을 이끈 걸출한 시인들의 대표작과 사계절의 풍광을 바탕으로 한 명구(名句)들을 통해 언어의 압축미를 맛볼 수 있는 하이쿠 입문서.9000원. ●대답해 미친 게 아니라고(한차현 지음,문이당 펴냄) 장편소설 ‘괴력들’ ‘영광전당포 살인사건’ ‘왼쪽 손목이 시릴 때’ 등을 통해 실험적 작품세계를 선보여온 작가의 두번째 창작집.‘기억’을 소재로 자기정체성을 확인하는 인간존재를 그린 표제작을 포함해 단편 7편 수록.9500원. ●사랑은 죽지 않는다(강태기 지음,열매출판사 펴냄) 1971년 문단에 데뷔한 강태기 시인이 16년만에 내놓은 두번째 시집.50대 중반에 들어선 작가의 시야에 포착된 인생과 세월과 가족의 의미.6000원. ●여름 별장,그 후(유디트 헤르만 지음,박양규 옮김,민음사 펴냄) 독일의 신예 여류 소설가 유디트 헤르만의 데뷔작.17개 국어로 번역출간된 인기 소설집으로,남녀의 어긋난 사랑이 섬세한 필치로 그려졌다.표제작을 포함해 ‘붉은 산호’ ‘허리케인’ 등 9편의 단편 수록.9000원. ●집에서 한 남자가 나왔다(다닐 하름스 지음,김정아 옮김,청어람미디어 펴냄) 러시아 부조리 문학의 기수로 꼽히는 저자(1905∼1942)의 작품선.인간의 죽음과 실종으로 점철되는 소설적 글쓰기로 관료적 체제와 부조리한 삶을 고발한다.9000원.
  • 故구상 시인 금관문화훈장 추서

    정부는 지난 11일 별세한 구상 시인에게 금관 문화훈장을 추서,이창동 문화관광부장관이 12일 오후 강남성모병원 영안실 빈소를 찾아 유족에게 훈장을 전달했다.구상 시인은 1946년 등단한 이후 기독교적 존재론을 기반으로 전통사상을 비롯한 광범위한 정신세계를 수용,인간존재와 우주의 의미를 탐구하는 작품들을 발표하며 국내 문학발전에 큰 공헌을 했다.˝
  • 프랑스 소설 ‘천사 날다’/ 남자가 되고픈 40대 여성의 고백

    “아저씨는 뭘 드릴까요?”라는 빵집 아가씨의 말에 감격한 한 여인이 있다.시인 김춘수 식으로 말하자면 그 아가씨가 ‘아저씨’로 불러주기 전까지 그는 아저씨가 되기를 갈망하는 아줌마에 불과했다. 아저씨라는 말을 듣고 기뻐하는 여인? 눈치빠른 독자라면 양성 인간의 이야기임을 알아챌 것이다.40년 동안을 여자로 살면서도 남자가 되고픈 꿈을 버리지 않은 그의 이름은 폴.소녀적 이름은 드니즈다. 양성성을 소재로 한 프랑스 소설 ‘천사,날다’(현대문학 펴냄,박지나 옮김)가 나왔다.작가는 1987년 프랑스의 권위있는 문학상인 공쿠르상을 수상한 바 있는 노엘 샤틀레. 작품은 여성으로 태어났지만 남성 성징이 나타난 이후 남성이 되기를 바라며 평생을 보낸 폴(드니즈)의 내밀한 고백록이다. 그는 어릴 적부터 인형놀이보다는 철봉에 매달리는 게 더 재미있었고,엄마보다는 아빠의 역할을 더 따라했다.그러다 변성기를 거치며 남자가 되기를 바라고 그렇게 새로 태어났다고 생각하는데 현실은 두 성징이 동시에 나타났다. 이후 양성성과의 처절한 싸움에 지쳐 정신병자 요양소로 가는 등 극단의 절망을 겪은 뒤 자신의 존재를 인정해주는 사람을 만나 희망을 갖게 되고 수술을 통해 남자로 다시 태어난다는 게 주된 얼개다.하지만 재생한 폴은 그냥 남자가 아니라,자신 안의 다른 존재인 드니즈와 조화를 이룬 아름다운 인간 즉,천사였다. 읽다 보면 소설은 그 소재처럼 기이하게 다가오지 않는다.오히려 처절한 싸움을 통해 불행에서 행복을 찾는 폴의 모습은 인간존재의 본질을 생각하게 만든다.8000원. 이종수기자
  • 印 달릿신학자 제임스 마시 “관용은 세계 변혁 이끌 큰 힘”

    “종교를 궁극적인 삶의 의미를 묻는 광의의 개념에서 들여다볼 때,종교가 가장 우선적으로 갖추어야 할 것은 관용이라고 생각합니다.종교적인 관용을 통해 모든 사람이 스스로를 인간존재로 각성하면 세계를 변혁하는 큰 힘이 될 수 있습니다.” 한국민중신학회가 인도 달릿신학회와 함께 지난 14일부터 19일까지의 일정으로 서울 중구 장충동 분도회관에서 ‘정치 경제적 지구화의 희생자-달릿과 민중의 온전한 삶’을 주제로 열고 있는 학술회의에 참가한 제임스 마시(60)인도 달리신학연구소 명예소장.그는 종교가 관용을 충분히 갖출 때 세계화의 부정적 요소를 해결하고 더욱 나은 세계를 가꿀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종교도 신이 만든 것이 아니라 인간이 만든 결과물입니다. 모든 이들이 각각 처한 삶의 상황에서 자신을 자각하고 조직화한다면 지금처럼 분리된 세계를 얼마든지 하나로 통합할 수 있습니다.종교의 역할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마시 소장은 그런 점에서 한국의 민중신학과 인도의 달릿신학은 매우 비슷하다고 강조한다. “양쪽 모두 관용을 큰 가치로 여기고 만인의 해방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진정한 해방은 피압박자의 해방뿐만 아니라 압박자까지도 해방되도록 해야합니다.” 그는 한국의 민중신학과 달릿신학이 유사하다고 말하면서도 근본적으로는 큰 차이가 있음을 날카롭게 지적한다. “물론 민중신학이나 달릿신학은 모두 인간의 역사에 바탕을 둔 상황신학으로 볼 수 있습니다.그러나 달릿신학은 카스트라는 사회제도 안에서 일어난 신학인 반면,민중신학은 종교적 상황을 우선하면서 사회경제적 약자의 개념을 중시합니다.” 달릿신학은 3500년간 변함없이 인도사회에서 고통받아온 달릿 계층을 배경으로 태동했지만 민중신학은 산업혁명 이후 사회적 약자의 계급투쟁에서 비롯돼,200년이 채 안된 해방신학으로 본다는 것이다. 현대사회에서 종교,특히 기독교 신학의 몫은 바로 숱한 사람들이 여전히 억압·착취 당하는 사회구조를 중단케 하고 새로운 사회질서를 만들어내는 데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번 회의에서도 ‘갈등과 조정’이란 주제의 논문을 발표해 관심을 모았다.“궁극적으로 종교는 공허한 외침이 아니라 민중지향적이어야 합니다.물론 계층과 삶의 차별을 배제한 다원주의적 포괄성을 전제해야 합니다.” 기독교 신학을 포함해 모든 종교는 종교 자체의 목적만을 위할 것이 아니라 사회적인 실현 차원에서 피압박자 세계를 변화시키는 데까지 승화시켜야 한다고 거듭 강조하는 그는 “한국의 기독교인들은 공동의 선을 함께 추구할수 있는 힘을 가진 사람들로 보인다.”고 말을 끝냈다. 인도 펀자브 출신인 마시 명예소장은 펀자브대와 런던대에서 신학을 전공한 뒤 달릿신학 운동을 벌이는 NGO인 달릿연대(DSP)의장을 지냈으며,우리의 국가인권위원회와 같은 성격인 인도 중앙정부 소수민족위원회의 상급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인도에서 가장 세력이 큰 기독교 단체 남인도교회(CSI)와 쌍벽을 이루는 북인디아교회(CNI) 소속 목사이며 달릿신학의 최고 이론가로 정평이 나 있다. 글·사진 김성호기자 kimus@ ■달릿신학이란 달릿이란 인도 카스트 제도에서 제4계급인 수드라에도 못 미치는 천민을 뜻하며 전체인구의 30%인 3억명에 달한다.학계에선 ‘획정된 카스트’‘버림받은 부정(不淨)계급’‘열등 카스트’등으로 통한다.마하트마 간디는 이들을‘하리잔’(신의 자녀)이라 불렀다. 달릿 신학은 2000만 인도 기독교인의 70%가 달릿임에도 불구하고 사회에서 철저하게 소외된 이들을 인식해 생겨난 신학.지난 70년대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생겨나 관심을 끈 한국의 민중신학과 유사점이 많다. 3년 전부터 한국 목사들이 인도에서 달릿 선교사로 일하며 크리스찬 아카데미 원장 김경재 교수는 남인도 낙푸르 지역에 달릿 청소년 교육을 담당할 시설을 마련할 것을 구상하고 있다. 특히 한국 민중신학회와 달릿신학회는 지난 98년부터 매년 양국을 오가며 학술적 소통을 모색하는 대화 모임을 마련해 올해는 한국측 15명,인도측 12명의 학자가 참가한 학술회의가 지난 14일부터 열리고 있다. 김성호기자
  • 신간 맛보기/ ‘강간의 역사’,’중국신화의 이해’,’히로히토-신화의 뒤편’

    ■‘강간의 역사’(조르쥬 비가렐로 지음,이상해 옮김,당대 펴냄). ‘인류 역사에서 강간의 의미는? 책은 여러 세기에 걸친 수많은 사례들을 통해서 강간의의미가 어떻게 변해왔는지를 집요하게 파헤친다.강간이 인간존재 자체에 위협을 가하는 범죄로 인식되기까지에는 남성 여성 아동 등이 상호 동등한 인간주체로서 여겨지고,이것이 제도화되는 지난한 과정이 필요했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근대초기 프랑스부터 시작해 18세기말의 성폭력에 대한 법적 태도,19세기 이후 강간에 대한 도덕적 폭력에 대한 인식이 어떻게 변해왔는지를 추적했다.저자는 “강간에 관한 한 최소한 가해자 피해자를 가리지 않고 모두 똑같은 죄의 세계로 몰아세우는 인식이 여전히 잠복하고 있다.”며“범죄의 심각성을 바라보는 시각이 변하려면 죄의 세계에 대한 이러한 인식 자체가 변해야 한다.”고 결론짓는다.1만3000원. ■‘중국신화의 이해’(전인초 정재서 김선자 이인택 지음아카넷 펴냄). 국내 학계의 중국신화 연구수준이나 성과는 출발 단계에있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책은 이런 평가를 비웃기라도 하듯 중국신화의 백미라고할 수 있는 창세신화와 영웅신화를 본격적으로 풀어 나가친절한 안내서의 성격을 띠고있다.혼돈상태를 분리하여 하늘과 땅으로 나눈 우주거인 반고(盤古),인류의 시조가 된여와와 복희에 관한 이야기,어느 나라에서나 중요한 신화적 테마인 홍수신화 등이 소개되고 있다. 특히 영웅신화 쪽에선 다양한 구성과 흥미로운 이야기를담아 영웅들에 대한 중국인들의 열광적인 숭배가 갑자기생겨난 것이 아니라,신화에 그 뿌리를 두고있음을 보여준다.신화소개에 그치지 않고 신들의 이야기가 후대 문학가들에 의해 채용되고,일반 민중들의 생활 속에 스며든 과정을 그림과 함께 소개하면서 ‘견우와 직녀’ 전설 등 우리신화와의 연관성도 짚어낸다. 신화에 대한 상식수준의 논의를 넘어,새로운 문화담론의 선상에서 접근하려는 시도가돋보인다.1만2000원. ■‘히로히토-신화의 뒤편’ (에드워드 베르지음,유경찬옮김,을유문화사 펴냄). 프랑스 총리 장 모네의 공보비서를 거쳐 파리 베이루트델리에서 더 타임스·라이프 특파원으로 일했고,베르톨루치 감독의 영화 ‘마지막 황제’를 쓴 저자가 철저한 자료를 토대로 엮은 책.2차 세계대전을 야기한 전범이었음에도,과격한 일본 군부의 희생양으로 미화된 채 죄를 사면받았던 일왕 히로히토의 실체를 철저하게 파헤쳤다.메이지유신, 다이쇼(大正) 시대의 혼란,히로히토의 침략으로 이어지는 100년간에 걸친 일본 침략사의 구석구석을 해부하면서‘교활한 기회주의자’로서의 히로히토에 초점을 맞추고있다.당시 인물들의 기록이나 전쟁 전후의 문서를 제시해치우치지 않은 묘사가 두드러진다.히로히토 승려만들기,한발 늦은 원폭 개발 등은 일반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들.종전후 전범 히로히토의 재판 요구여론이 차기 대통령 선거에 나서려던 맥아더 계획과 소련 공산주의 대두 등으로 무산되는 과정도 흥미있는 대목이다.1만7000원.
  • 神앞에 던져진 인간존재 탐구

    고집스런 단색과 함께 누구나 흉내낼 수 없는 깊이의 소설가 이승우가 새 소설집 ‘사람들은 자기 집에 무엇이 있는지도 모른다’(문학과지성사)를 냈다. 이승우는 대학에서 신학을 공부하던 81년 종교와 현실에 대한 문제를 다룬 작품으로 등단한 이래 신 앞에 던져진 인간의 존재 조건을 탐구하는 소설을 일관되게 발표해왔다.소설집 말미 해설에서 평론가 김만수가 지적하듯이 그의 소설은실존 철학에 가깝고 신학에 가깝다. 한국 소설에서는 드문주제다.솔직히 독자들에게 쉽게 어필하는 이야기라고 하기어렵다. 그럼에도 이승우는 이 신학적·철학적 단색을 계율처럼 지켜왔다.93년작 ‘생의 이면’이 지난해 프랑스에서 번역·출판되자 국내에서는 생각할 수 없는 관심과 칭찬을 프랑스평단으로부터 받았다.이승우 문학 세계의 진면목을 알게 해주는 기분좋은 ‘사건’이었다. 그의 소설은 대부분의 소설가들과 독자들이 뿌리치지 못하는 아기자기한 맛이 생래적으로 결여되어 있으나 이야기 자체는 결코 재미가 부족하지 않다.8편의 중·단편을 모은 이번 작품집에서는 종교적 주제를 일상에 가까운 쪽으로 끌어내려 소설 읽는 재미가 ‘커졌다.’이번 작품집에서 가장 흔하게 발견되는 모티프는 ‘집’이다.집 안에서 일어나는 이상한 냄새나 소리가 소재가 되고,집 혹은 공동체에서 낯선 누군가가 들어온다. 가장 낯익은삶의 장소인 집이 낯설게 되어 버리면서 주인공들의 삶과존재 자체가 문제시되는 상황인 것이다. 표제작과 함께 ‘집의 내부’‘하루’‘멀고먼 관계’‘하늘에는 집이 없다’‘첫날’‘몽유’‘세계의 배꼽’이 수록되어 있다. 김재영기자 kjykjy@
  • 대한민국 종교예술제 24일 개막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는 제4회 대한민국 종교예술제를 24일부터 31일까지 예술의전당내 미술관 음악당 영상자료원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다. 대한민국 종교예술제는 불교 개신교 천주교 유교 원불교 민족종교협의회 등 각 종단이 총망라해 참여하는 종교계의 가장 큰 문화예술행사. 올해 행사는 24일 오후5시 예술의전당 미술관에서 각 종단 대표자와예술제 참여작가,문화예술계 주요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는 개막식을 시작으로 음악제(24일 오후7시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미술제(24∼31일 예술의전당 제4·5전시장) 영화제(25∼28일 예술의전당 영상자료원) 등으로 진행된다. 한편 30일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선 ‘21세기 게놈시대와 종교문화’를 주제로 학술제가 열려 박이문(포항공대)김용정(동국대)황경식(서울대) 교수가 주제발표를 하며 맹용길(장로신학대)김용휘(부산예술대)박광수(원광대) 교수가 ‘게놈과 인간존재와 종교가 추구하는 윤리적 문제’‘게놈연구의 문제점과 종교인의 역할’을 주제로토론에 나선다. 김성호기자
  • [대한광장] 우리는 진흙탕 한가운데 있다네

    “우리들 모두는 진흙탕 가운데 있다네.그러나 우리들 중 몇 사람은 별들을바라보고 있다네” 영국작가 오스카 와일드의 말이다, 얼마전에 우리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의사들의 폐업 사태와 금융총파업을 보면서 와일드의 말이 떠오르는 것은 인간존재 자체가 진흙탕 가운데 있기 때문일까? 한국 사회의 한 가운데서 펼쳐지는 각종 이익단체 집단들의 파업사태를 지켜보면서 인간의 본성이 무엇인가를 배우려고 한다면 한국사회처럼 좋은 교과서는 없다는 생각이 든다. 인간의 탐욕과 이기성이 통제없이 개방되어 버린 우리 사회속에서 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이 무너져 내리고 막가파와 지존파 같은 범죄집단이 출현하고있다.나아가 힘과 권력을 가진 사람들은 한껏 그들의 욕망을 채우고 힘없는사람들은 역사의 중심에서 끊임없이 변방으로 밀려나고 있다. 필자가 유럽에 체재하는 동안 유럽인들과 나눈 대화 가운데서 그들의 오만을 확인했던 씁쓸한 기억이 새롭다.그들은 매스컴에 보도되는 한국사회의 비정한 사건들을 접할 때마다 이를 동정하면서 자기들은 마치 특별한 사람들처럼 행동하는 것을 관찰할수 있었다.그때마다 가졌던 생각은 모든 인간은 하나님 앞에서 동등한 죄인이라는 사실이었다.성경은 신사처럼 보이는 유럽인들이나 한국사람이나 똑같이 죄의 법 아래 있다는 것을 명확히 하고 있다.단지 차이가 있다면 종교개혁과 시민혁명을 거쳐 민주주의의 전통을 이룩한 서구 사회는 인간의 욕망과 이기성을 제어하는 법적 장치를 만들어 내는데 성공한 경우다. 민주주의 전통을 먼저 이룩한 서구사회는 힘을 가진 사람들이 힘을 못 가진사람들의 권리를 빼앗지 못하고 또한 힘없는 사람들이 그들의 권리를 빼앗기지 않도록 하는 제도와 법적 장치를 갖춘 경우다.필자는 이와같은 경우를인간의 죄성이 발동되지 않도록 인간의 욕망을 냉동시켜 놓은 상태라고 말하고 싶다.유감스럽게도 우리 사회는 포효하는 인간의 욕망과 이기성을 법적,제도적 장치 가운데 냉동시키는 과제를 실현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그러므로 민주화를 지향하는 우리 사회의 긴급한 과제는 인간의 악마적 본성을 법적,제도적인 장치 가운데냉동시키는 일이다. 인간의 악마적인 본성을 제어하는 길은 선한 사람들의 출현만으론 역부족일수밖에 없다. 약하고 힘없는 사람들의 인권과 권리가 침해받지 않는 제도적장치를 이룩하는 일이 급선무이다.여기에 오늘 한국사회를 이끌어 가고 있는지도자들의 책임과 의무가 있다. 시민단체들이 시민의 권리를 대변하는 운동을 벌이는 건 권력을 가진 사람들과 힘있는 자들의 독주를 막고 약한 사람들을 돕기 위한 것이다. 민주주의는 정의를 바탕으로 하는 자유가 보장될 때 이루어질 수 있는,인류가 발견한 최상의 예술이다.각종 이익단체들의 욕구가 분출되고 충돌하는 우리 사회의 긴급한 문제들을 근본으로부터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의와 자유를바탕으로 한 진정한 법적 장치와 제도를 실현해야 한다. 시민단체들과 더불어 교회도 민주주의의 발전을 위해 공언해왔음을 역사를통해 알수 있다.종교개혁운동은 오늘 서구사회가 누리고 있는 정의와 자유의기초를 놓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종교개혁자들은 인간의 영혼구원에만 만족하지 않고 새롭게 구원받은 인간이 살고있는 사회환경을 개혁하는 과제를위해 많은 투쟁을 벌였다.왜냐하면 새로 태어난 사람들이 옛 질서 속으로 들어가면 다시 옛날 사람으로 돌아갈 것을 꿰뚫어 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개인영혼의 구원에만 관심을 기울이던 한국교회도 세상을 정의롭고 은혜로운 구조로 변혁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깨달아 가고 있다.그럼에도 불구,대부분의 한국교회는 아직도 개인영혼 구원만을 선교의 과제로 보고있다.이는 전 세계와 인류의 구원을 위해 주어진 복음을 축소화하고 있는 일이 아닐 수 없다.성경이 증언하는 복음은 진흙탕 속에 있는 인간과 정의롭지못한 사회를 변화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다.이 구원의 가능성은 모든 사람들에게 열려있다. 金 源 培 목사·기독교목회자협 상임총무
  • [대한광장] 죽음이 없다면

    프랑스 작가 시몬 드 보부아르가 1946년에 발표한 소설 ‘인간이면 누구나다 죽는다’는 죽음을 모르는 한 불사적인 인간의 가능성을 묘사한 책이다. 소설의 주인공은 어떤 영약의 힘으로 이 세상에서 죽음이 없는 영원한 삶을살게 된다.옛날 진나라의 시황제가 찾던 불로초의 효험을 훨씬 능가하는 영약이었던 모양이다.저자는 이 소설에서 죽음이 삶에 대해 더이상 한계를 지우지 않는데서 따라올 수밖에 없는 삶의 기쁨,체험의 가능성,사회의 유대 및책임은 사라지고 만다는 것을 말하고자 하였다. 그렇다.죽지 않는 사람에게는 중요한 것이라고는 없다.그에게 있어서 고통과 기쁨은 결정적인 것이 아니다.그런 것들은 진지하지도 않고 유희적이며피상적인 것이 될지도 모른다.주인공이 바치는 어떤 희생이나 헌신도 죽어야만 하는 사람들에게서 느껴지는 것과 같은 의의나 의미를 지니지 못할 것이다. 떨어지는 나뭇잎에서 인생의 마지막 순간을 한번쯤 생각하게 되는 가을은그 어느 계절보다도 죽음이 더 가까이 있다는 느낌을 준다.빨갛게 물들어가는 현란한단풍을 보면서 나도 마지막 순간에 저렇게 아름다울 수 있을까?하는 반성과 바람을 동시에 가져보기도 한다. 누구나 다 죽을 수밖에 없는 미약한 인간존재이지만 막상 그 죽음이 자기자신의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드물다.심지어 그 죽음이 막상 자신에게 바짝 다가왔을 때에는 어떤 수단과 방법이라도 다 동원해 거기서 멀리 도망치고자 하는 존재가 우리 인간이다. 우리 대부분은 죽음이 그렇게 일찍 찾아오지 않는다고 느끼며 살아간다.그러므로 죽음이 멀리 있고 대수롭지 않은 것으로 느껴져 때로는 삶이 부패되고 나태해진다.그러나 그렇게 멀리 있는 것처럼 여겨지던 죽음이 막상 아주가까이 와 있다고 느낄 때에는 그 전보다는 훨씬 진지하고 개선된 삶을 찾게 되는 것이 우리 인생이다.곧 죽음이 가까이 왔을 때에야 비로소 사랑이 더깊어지거나 열정적으로 될 뿐만 아니라 이로 말미암아 삶 전체가 풍요롭게변화된다. 바꾸어 말하면 곧 다가올 죽음이 삶에 깊이를 더해준다는 것이다.어떤 영약의 힘으로 영원히 살 수 있게 되었다고 할 때 그 순간부터이미 그 삶은 기쁨이 사라질 것이다.삶에서 모험과 긴장은 사라지고,인생에서 중요한 것은아무 것도 없다.친구와 다투어도,헤어져도 화해할 필요가 없을 것이고,남을위한 봉사와 희생,책임은 아무런 의미도 갖지 못할 것이다.더욱이 죽음이 없다면 삶은 전혀 고마운 것으로 여겨지지 않을 것이다. 사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죽는다는 것은 한 인간의 삶에서 개화되는 모든 가능성을 한꺼번에 막아버린다는 뜻이고,실재 세계에서 인간을 완전하게 결별시키는 하나의 악으로 간주되기도 한다.죽음에 수반되는 모든 현상,곧 세상의 하직,주위 가족이나 친지들과의 영원한 이별,지금까지 이룩해 놓은 모든 업적의 상실 등이 지금까지 걸어온 삶이 마치 허구인양 만들기 때문에 죽음이 우리를 거기서 도망치게 하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죽음은 우리가 거기서 아무리 멀리 도망친다 해도 우리 곁을 떠나지않는, 우리 인간실존의 한 부분이다.시몬 드 보부아르의 소설이 말해주듯이죽음은 인간적 삶에 속해 있는 것이며,죽음에 입각하여 비로소 삶은인간적이 된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현대의학의 힘이 인간의 생명을 무한히 연장시키고 죽음을 요원한 미래로밀어버리는 것이 삶을 풍요롭게 하는 것이라고 착각해서는 안된다.깊어가는가을에 한번쯤 생각해 보는 죽음이 우리를 움츠리게 하기보다는 지금 현재의삶을 더욱 희망적이고 적극적이 되도록 만들 때 그 죽음이 곧 내 삶의 일부분으로 변화되지 않겠는가? 빨갛고 노랗게 물든 단풍의 아름다움이 마지막 순간에 발하는 아름다움인것처럼 내 인생의 마지막 순간이 아름답기 위해 죽음은 언제나 가까운 내 친구가 되어야 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11월을 시작한다. [李東益 가톨릭대교수·윤리신학]
  • 인간존재 의미 되묻는 日 희곡 ‘친구들’

    일본의 대표적 극작가 아베 고보의 ‘친구들(友達)’이 국립극장 무대에 오른다.지난 93년 예순아홉의 나이로 타계한 아베 고보는 생전 노벨문학상 후보로 자주 거론될만큼 탁월한 소설가이자,연극집단 ‘아베 고보 스튜디오’를 거점으로 독자적인 연극활동을 편 극작가로도 이름높다. 이번 무대는 국립극단이 올 한해 의욕적으로 기획한 ‘한·중·일 동양3국연극 재조명시리즈’의 하나로,‘아Q정전’(중국)‘무의도기행’(한국)에 이은 마지막 작품.일본 신극협의회,베세토 일본위원회의 추천을 받아 선정된‘친구들’은 67년 발표이후 지금까지 일본에서는 물론이고 미국 브로드웨이,유럽 등 세계 여러나라에서 각광받는 일본의 대표 희곡이다. 국내에서는 70년대초 영역본을 중역해 간이극장에서 잠깐 공연된 적이 있지만 원문을 그대로 옮겨 정식 무대에 올리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게다가 국립극단이 일본 작품을 공연하는 것도 처음이어서 의미가 더욱 새롭다. ‘친구들’은 실제 일어나지는 않지만 ‘있을 법’한 얘기를 통해 인간존재의 의미를 되묻는 블랙코미디.어느날 밤 결혼을 앞둔 독신 샐러리맨 아파트에 아홉명의 낯선 일가족이 들이닥치면서 극이 시작된다.이들은 공동체의식과 휴머니즘이란 ‘선의’를 내세워 자신들의 ‘침입’을 정당화하는가 하면,‘친구’라는 미명하에 집주인의 일거수일투족을 간섭한다. 폭력을 쓰지않는대신 ‘미소’와 ‘딴소리’로 일관하는 이들에게 경찰도 별 도리가 없다. 다수의 자유를 주장하는 민주주의 혹은 공동체의식이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는 우스꽝스런 현실에 대한 신랄한 조롱인 셈이다.연출을 맡은 임영웅씨는“웃으면서 보지만,보고나면 소름끼치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극중 공동체의식은 여러 의미로 해석이 가능하다.임씨는 “공동체의식은 군국주의,제국주의의 광기와도 연결된다”며 “일본 우익이 한반도 침략을 ‘내선일체’‘대동아공영’이라고 주장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국립극단 단원으로 지난해 TV드라마 ‘홍길동’에 캐스팅된 이후 ‘흐린날에쓴 편지’‘토마토’등으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탤런트 김석훈이 주연을 맡았다.“대사가 많은데다 주로 고성을 질러야 돼 체력소모가 많다”는 그는갑자기 스타가 된 이후 점점 본래 모습을 잃고 있는 듯한 요즘의 자신과 극중 주인공간에 비슷한 점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문예진흥원장인 차범석씨가 원작에 충실한 번역을 했으며,‘명성황후’에서진가를 발휘한 박동우(무대미술)최보경(무대의상)이 스태프로 참여한다.15∼24일 국립극장 소극장.(02)2274-1151∼8. 이순녀기자 coral@
  • 오세영시인…인간실존의 문제 서정적 詩語로 형상화

    “공초(空超) 오상순은 허무의 끝까지 나아감으로써 그것을 극복하려 했던의지의 시인입니다.운명에 맞서 절대허무의 경지를 개척한 공초의 시세계와내 시의 공분모를 굳이 찾는다면 그것은 탈속적인 분위기라고 할 수 있지요” 올해 제7회 공초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오세영 시인(58)은 “공초선생과특별한 인연도 없는 나를 작품성만을 보고 편견없이 수상자로 뽑아준 데 감사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지난 65∼68년 박목월 선생의 추천으로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한이래 지금까지 10권의 시집과 11권의 학술저서를 낸 부지런한 시인이요 학자다.그러나 우리 문단에서 오세영은 자신의 표현대로 ‘왕따’로 통한다.이른바 ‘문지’니 ‘창비’니 하는 거대 ‘문단권력집단’과는 애초부터 인연이없기 때문이다. “이들 두 그룹이 우리 문학 발전에 일정 부분 기여한 것은인정할 만합니다.그러나 이들이 끼친 폐해는 그 공(功)을 상쇄하고도 남아요.30년 가까이 배타적인 블록을 형성,문단정치의 본산노릇을 해왔으니까요”이런 패거리의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 우리 문학의 발전은 요원하다는 그는 특히 ‘문지’의 경우 그 폐쇄성과 엘리티즘은 4세대에 걸쳐 이어져오고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오 시인은 이같은 문단의 진구렁 속에서도 자신만의 연꽃같은 시심을 피워내기 위해 분투해왔다.그의 시를 떠받치고 있는 정신은 사랑.오세영 시에 있어서 사랑이란 진리를 향한 에로스적인 충동 혹은 미혹한 상태로부터 진리를찾아가는 구법(求法)의 과정이다. 그는 ‘찻잔’이란 시에서 사랑을 “비움으로써 가득 차는 공간”이라고 정의한다.그 자신 불교신자는 아니지만 그의시에서는 뭔가 그윽한 선미(禪味)가 느껴진다. 이번 공초문학상 수상작 ‘집만이 집이 아니고’가 실린 ‘벼랑의 꿈’(시와시학사)은 시인의 동양적 사유의 정점에 놓이는 시집이다. “멀리 헤르만 헤세나 T.S.엘리엇에서부터 가까이는 옥타비오 파스나 파블로 네루다,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문인들이 동양사상으로부터 문학적 영감을 얻었습니다.맑은 바람이나 밝은 달을 읊조리는 정도라면 모를까,인간존재의 근원을 다루는데 어떻게 동양사상에 기대지 않을 수있어요” 오시인은 불교와 노장(老莊)철학은 물론,우리의 무속세계까지도 자신의 시적 영토로 아우른다.문제는 심오한 인생론과 우주론적인 성찰을 어떻게 서정의 그릇에 담아내느냐 하는 것.이를 위해 그는 “모더니즘적인 언어감각과 시어를 꾸준히 가꿔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 시대의 대표적인 서정시인으로 자리매김돼 있는 그는 사실 모더니즘 시인으로 출발했다.70년대 초까지는 과격한 실험시를 쓰기도 했다.처녀시집 ‘반란하는 빛’이 대표적인 예.그가 서정성의 세계로 돌아온 것은 70년대 후반들어서다.“전통적인 정서에 충실하다보니 이따금 고답적이라는 평을 듣기도 합니다.하지만 시의 본령은 서정성에 있는 것 아니겠어요” 서정주·박목월·유치환을 그가 가장 존경하는 시인으로 꼽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것으로 보인다. - 시인 오세영은 ▲1942년 전남 영광 출생 ▲1965년 서울대 국문과 졸업 ▲1968년 ‘현대문학’에 추천 완료.추천작 ‘잠깨는 추상(抽象)’ ▲1970년 처녀시집 ‘반란하는 빛’출간 ▲1983년 시집 ‘가장 어두운 날 저녁에’로 제15회 시인협회상 수상.시론집 ‘서정적 진실’,평론집 ‘현대시와 실천비평’ 출간 ▲1985년 서울대 국문과 교수 부임.선시집 ‘모순의 흙’ 출간 ▲1986년 ‘그릇’ 연작시로 제1회 소월시문학상 수상 ▲1992년 ‘구룡사시편 겨울노래’로 제4회 정지용문학상 수상 ▲1995년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 버클리 캠퍼스에서 한국현대문학 강의 ▲1999년 제10시집 ‘벼랑의 꿈’ 출간 ▲현 서울대 국문과 교수김종면기자 jmkim@
  • 소설가 박상륭씨 소설집 ‘평심’ 산문집 ‘산해기’

    ‘죽음과 재생’을 주제로 한 작품들로 한국 문학계에서 독특한 영역을 구축해온 소설가 박상륭(59)의 문학이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30년 동안의 캐나다 이민생활을 끝내고 지난해 영구 귀국한 박씨가 24년만에 소설집 ‘평심(平心)’과 산문집 ‘산해기(山海記)’(문학동네)를 낸데 이어 생존 작가로는 드물게 ‘박상륭 문학제’가 23∼24일 예술의전당에서 열린다. 전북 장수 출신인 박상륭은 63년 ‘사상계’에 예루살렘 지역의 방언을 표제로 삼은 단편 ‘아겔다마’가 입상하면서 문단에 나왔다.이후 ‘하원갑 섣달 그믐’‘시인일가네 겨울’‘열명길’‘산동장’ 등 단편을 발표하다 69년캐나다로 취업이민을 떠나면서 그는 문단에서 증발됐다.그러나 캐나다에서도 그는 ‘죽음의 한 연구’‘칠조어론’‘산해기’등 삶과 죽음의 문제를 탐색하는 작품들을 모국어로 발표하며 문학에 대한 관심의 끈을 놓지 않았다. 박상륭의 문학은 인간존재에 대한 진지한 질문과 사유로 가득하다.종교와신화를 아우르는 우주적 상상력,장대한 스케일과 형이상학적 비전,생명과 존재의 비의를 파고드는 치밀한 사유와 논리,화려하면서도 정교한 문체 등을특징으로 하는 그의 문학은 결코 한 두마디의 개념어로 요약될 수 없다.현란한 상징체계는 읽어내는 일 자체를 고통스럽게 만든다.이러한 난해함과 형식 파괴의 생경함,국내 문단에서의 공백은 박상륭의 작가적 비중에도 불구하고 한국 문학사에서 제대로 자리 매김할 수 없게 하는 요소로 작용했다. 이번에 나온 창작집 ‘평심’은 박상륭 문학의 절정인 장편 ‘칠조어론’이 94년 완간된 이후 국내 문예지에 발표한 8편의 중단편들로 구성됐다.이 중표제작 ‘평심’은 젊은 왕자의 구도행을 추적하는 내용으로,박상륭 문학의키워드인 ‘마음의 우주’를 이해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작품이다.‘마음의 우주’는 ‘말씀의 우주’‘몸의 우주’를 전제로 하는,박상륭 사유체계의 동심원적 중심이다.작가는 자신의 우주론을 이렇게 설명한다. “이 우주는 마음의 우주,말씀의 우주,몸의 우주로 이뤄졌다고 봅니다.신이인간과 짐승의 아름다운 부분만 닮은 희랍신화의 우주는 몸의 우주랄수 있고,예수가 등장하면서 말씀의 우주가 도래했지요.그러나 인간이 최고로 도달해야 할 곳은 마음의 우주가 아닌가 하는 것이 제 소설이 던지는 질문입니다”. 작가는 현대 문명사회는 ‘몸의 우주’의 단계로 추락해 있다고 진단한다. 인간이 짐승의 상태,곧 축생도(畜生道)에서 들끓고 있다는 것이다.산문집 ‘산해기’에서 작가는 이 축생도를 벗어나지 못한 채 물신의 노예가 되어버린 자본주의의 말기적 징후를 신화적으로 재구성해 조롱한다.그리고 새로운 비전을 제시한다. ‘산해기’에서는 니체가 아니라 박상륭이 창조해낸 자라투스트라가 포효한다.니체의 자라투스트라는 “신은 죽었다”고 했지만 박상륭의 자라투스트라는 바로 그 자리에서 “신은 탄생했다”고 말한다.이 때의 신은 마음의 우주로 가는 ‘개아(個我)’.그러나 개인으로서의 자아는 눈멀고 귀먹어 저열한축생도의 상태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다.이와 같은 개인적 자아를 회복하고진리를 깨닫는 길로 작가가 제시하는 것이 바로 소설 ‘칠조어론’의 중심개념인 ‘중도론’이다. 너무앞서 있었던 탓에 오랫동안 고독했던 소설가 박상륭.소수의 ‘신도’들에 의해 전파돼 왔던 그의 문학은 이제 대중의 곁으로 한발 다가설 채비를 하고 있다.그의 문학세계를 영화·연극·무용 등 다양한 예술양식을 통해조명하는 ‘박상륭 문학제’는 박상륭이 더이상 ‘대중과 유리된 난해작가’가 아님을 보여주는 소중한 자리가 될 것같다.
  • [굄돌]새내기를 위하여/홍희표 목원대교수·시인

    새봄을 알리는 3월에 들어서면 초등학교로부터 대학교에 이르기까지 새내기들의 입학식이 시작된다.누구에게나 새출발을 의미하는 입학식은 소중하다. 모든 새내기들에게 그 첫 발디딤이 싱싱하고 건강하고 탄력있기를 바래본다. 새내기란 이름은 얼마나 눈부시고 아름다운가.부럽게 새내기들을 보면서 내가 다시 새내기가 되면 어떻게 대학생활을 시작할까 상상해본다.진정 시간위에 서있는 존재의 가벼운 흔들림을 헤아리며,다시 대학생활이 주어진다면최선을 다하고 싶은 명제가 떠오른다. 첫째로 책읽기,인간의 만남 중에서 위대한 책과의 만남처럼 깊은 인연은 없다.좋은 책은 가장 큰 기쁨이고,인간의 보배 중에서 가장 큰 보배이다.한 인간의 성취는 어떤 책을 만나느냐에 있다.아무리 영상의 시대라고 하지만 오로지 열심히 책을 읽을 것이다.우리 새내기들은 활자 중심의 이성의 시대를 올곧게 지켜야 하지 않을까. 둘째로 여행하기.떠날 수 있는 1%의 기회만 있다면 나는 무장정 훌훌 낯선곳으로 떠날 것이다.떠나고 싶다고 늘상 말하지만 끝내 떠나지 못하는 우리들.어렵고 막막한 날들을 털어버리고 새롭게 살아가고 싶었던 순수욕망을 충복시키자면 떠나야 한다.구름에 달가듯이 떠나는 용기 속에서 사랑과 자유와 깨달음을 만날 수 있는 것이다. 셋째로 사람사귀기.“인간존재란 결국 인간관계의 그물망 속에 있는 것이다”라고 생텍쥐베리는 말했다.대학생활의 목적으로서 손꼽아야 할 것은 전체로서의 인격의 형성인 것이다.좋은 친구와 연인,동행자 그리고 선배나 스승과 깊이 사귀는 것은 개인적인 인격형성을 위해 도움이 되고 그 자체가 매우 값진 것이다. 입학식에서 새내기를 보면서 나도 헌내기에서 저절로 새내기가 된다.나에게도 이 봄은 새로운 출발인 것이다.향그런 새봄의 출발은 새로운 생명으로 충만해진다.언제나 그런 새내기의 기분으로 살고 싶다.
  • 故 朴斗鎭 시인의 삶과 문학/곧은 詩정신 지켜온 마지막 청록파

    세상의 온갖 유혹에도 한치의 흔들림 없이 올곧은 시정신을 지켜온 朴斗鎭 시인은 ‘청록파’의 마지막 증인으로 한국시사의 거대한 봉우리를 이뤄왔다. 보통학교만을 졸업한 뒤 독학으로 문학을 수업,일가를 이룬 朴시인은 자연을 노래한 시인이자 역사의 고비고비마다 대쪽같은 선비정신을 보여준 ‘지사(志士)’이기도 했다. 해방 이후에는 좌익계열에 맞서 김동리·조연현 등과 함께 조선청년문학가협회 결성에 참여,문학외적으로도 ‘강기(剛氣)’를 드러냈다. 또 한일협정 당시에는 ‘한일협정,대학,대학교수’라는 정문일침의 시론을 써 대학사회의 무기력을 꾸짖었고, ‘오적사건 감정서’를 통해 김지하의 담시 ‘오적’을 법정에서 옹호하기도 했다. 朴시인의 시세계는 기독교적 이상과 윤리의식을 바탕에 깔고 있다. 그런 만큼 시인의 시는 언제나 인간존재의 심연을 건드린다. 시인의 시혼(詩魂)은 늙바탕에 이르러서도 조금도 빛을 잃지 않았다. 74세 고령이던 90년 신작시집 ‘빙벽을 깬다’를 냈는가 하면 95년에는 신앙시집 ‘폭양에 무릎 꿇고’를내는 등 뜨거운 문학적 열정을 과시했다. 생전에 수석(壽石)에 심취했던 시인은 변함없는 ‘돌의 마음’을 간직한 채 하나님의 부름을 좇았다.
  • ‘내마’/권력 둘러싼 암투·억압

    극단 무천의 ‘내마’가 예술의전당의 ‘이강백연극제’의 서막으로 지난 16일부터 서울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무대에 올랐다.알레고리의 작가 이강백이 지배자와 피지배자간의 상호관계를 주제로 74년에 쓴 희곡. 초기 삼국시대를 배경으로 권력을 향한 암투와 억압 등 정치적 내용을 다루고 있다.권력을 위해 강대국의 힘을 빌고 무력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하는등의 내용이 자연스럽게 우리의 현대 정치사를 연상시킨다.그래서 이 작품이 초연되던 유신 당시 관의 운구장면이 육영수여사 피살사건을 연상시킨다는등의 이유로 당국으로부터 실연심의를 받는등 문제가 야기되기도 했었다. 개인을 억압하는 정치·사회적 권력의 폭력적 실재와 이에 대항하는 인간존재의 절망적 상황은 인간 사이의 불신과 인간성 상실이 낳은 산물이며 이를 극복하는 것은 개인차원의 이상추구만으로는 어렵다는 비관적 현실인식이 작품의 바탕에 깔려 있다. 권력의 공백기를 맞은 고대 신라를 배경으로 새로운 권력이 창출되고 그과정에서 나타나는 인물들의 변형돼가는 행태를 통해인간본성에 대한 성찰을 시도한다. 참신과 실험성의 세계를 추구해온 개성의 연출가 김아라가 연출을 맡았다.“작가의 메시지를 관객에게 가장 연극적으로 잘 전달하되 작품이 지닌 보편적 알레고리(비유)를 더욱 현대적이고 새로운 방식으로 표현하겠다”는게 그의 연출의도다. 이남희·박상종·전진기·노영화 등 출연.평일 하오 7시30분,금·토 3시·7시30분,일 3시(월 쉼).580­18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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