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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 中 제조’ 가짜뉴스 경계령… 트럼프 측근·반중재벌 배후설

    ‘코로나 中 제조’ 가짜뉴스 경계령… 트럼프 측근·반중재벌 배후설

    트위터 ‘계정 삭제’ 이례적 초강경 조치페이스북, 동영상에 “거짓 반복” 경고문과학계 “신뢰성 부족… 과학적 근거 없다”트럼프 측근들은 ‘中 제조설’ 밀어붙이기코로나19 바이러스가 중국 우한의 연구소에서 인위적으로 제조됐다는 옌리멍 홍콩 공중보건대 교수의 주장에 대해 경계령이 잇따라 제기되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과학계는 그의 논문에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평가했고, 배후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측근과 반중 재벌이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미 언론들은 트위터가 “트위터 운영원칙을 위반했다”는 공지와 함께 옌 교수의 계정을 삭제했다고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위터는 지난 5월부터 사실관계가 틀린 게시물에 ‘가짜뉴스’라는 표시를 하는데, 이를 넘은 이례적인 초강경 조치다. 페이스북도 폭스뉴스가 올린 옌 교수와의 최근 인터뷰 동영상에 “여러 독립적인 팩트체크 기관에서 거짓이라고 판단한 코로나19 정보가 반복된다”는 내용의 경고문을 게시했다. ‘코로나 우한 제조설’을 사실이 아니라고 검증한 올해 상반기 기사들도 연동했다. 옌 교수가 지난 14일 코로나 우한 제조설의 근거로 정보공유 플랫폼 ‘제노도’에 발표한 논문 초안은 57만명 이상이 읽을 정도로 인기였지만 과학계 반응은 회의적이다. 과학적 근거보다는 과학적 지식을 동원한 주장에 가깝다는 것이다. 앤드루 프레스턴 영국 배스대 교수는 뉴스위크에 “현재로서는 이 논문에 어떤 신뢰도 가질 수 없다”고 말했다. 홍콩대 대변인도 성명에서 “옌 박사의 주장은 우리가 알고 있는 핵심 요소들과 부합하지 않으며 과학적인 근거도 없다”고 밝혔다. 옌 교수는 홍콩대 연구실에서 일하던 중 지도교수의 지시로 우한 바이러스를 연구했는데, 올 초 이미 대인 간 전파 사례가 발생한 점을 상부에 보고했다가 묵살당하고 4월 말 신변의 위협을 느껴 미국으로 도피했다. 이후 7월 말 트럼프 대통령의 참모였던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의 유튜브에 출연해 코로나 바이러스가 중국 인민해방군이 생물무기를 만드는 과정에서 나왔다고 주장했다. 이번 논문도 ‘법의 지배 사회’와 ‘법의 지배 재단’ 등 2개의 단체에 의해 발행됐는데, 뉴욕타임스는 이들 단체를 배넌과 미국으로 도피한 반중 부동산 재벌 궈원구이가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두 재단의 목적은 중국에 만연한 부패·잔혹성·비인간성 등을 폭로하는 데 있다. 또 옌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G뉴스에 출연한 동영상을 올렸는데, 이 방송 역시 궈원구이 소유다. 가짜뉴스 경계령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 측근들은 바이러스의 중국 제조설을 여전히 밀어붙이고 있다. 이날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은 트위터에 옌 교수의 폭스뉴스 인터뷰 동영상을 게재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구름빵’ 백희나 작가에 출판사, “독불장군처럼 피해자행세”(종합)

    ‘구름빵’ 백희나 작가에 출판사, “독불장군처럼 피해자행세”(종합)

    수십만권의 판매량에다 뮤지컬, 애니메이션까지 제작되어 세계 어린이들의 동심을 되살린 ‘구름빵’ 작가의 TV출연에 대해 출판사 대표가 반발했다. 그림책 작가 백희나씨는 지난 9일 tvN 예능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해 출판사와 벌인 소송에 대한 심경을 밝혔다. 백씨는 2004년 집필한 ‘구름빵’의 저작권을 대법원까지 가는 기나긴 소송 끝에 출판사에 넘겨줘야 했는데 그는 “계약서를 보고 뭔지 모르겠지만 ‘이건 좀 아닌 것 같은데’라고 했다. 형평성 때문에 다른 작가들과 똑같은 계약서에 사인을 해야 한다고 했다”라고 방송에서 털어놨다. 백씨는 “후배 작가들에게 미안하다. 여기까지밖에 못한 것에 대해. 길을 잘 닦아놨으면 좋았을 텐데”라며 “계약서를 쓰고 내 작품을 처음으로 보여줄 때 다들 부족하다는 이야기만 하겠지만 자기 자신만큼은 자기 작품이 최고라는 걸 잊지 마라”고 응원했다. 이어 “나 자신만큼은 나를, 내 작품을 최고로 대우해줘야 한다. 다음은 없다”고 강조했다. 2004년에 처음 출간 된 ‘구름빵’은 15년 동안 대략 40여만부가 팔려 20여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백 작가는 신인 시절 저작권을 인정받지 못하는 계약으로 1850만원 밖에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낳았다. 방송 다음날 조은희 한솔수북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작가는 작품성과 인간성이 비례하지 않는다는 걸 스스로 나서서 또 보여주었다”며 “본인이 어떻게 그림책 작가가 될 수 있었는지, 어떻게 구름빵이 유명해질 수 있었는지는 일절 얘기하지 않고, 모든 것을 혼자서 다 해냈고 출판사는 아무 역할도 없이 열매를 가로챈 것처럼 얘기한다”고 반박했다. 조 대표는 미국에 살면서 그림책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었던 작가에게 먼저 연락을 해서 그림책 작업을 하자고 제안을 했고, 사진을 찍어 그림을 완성해야 하는 어려운 작업을 신인작가를 믿고 기꺼이 하자고 했으며, 다른 작가들보다 훨씬 많은 작업 비용과 사진 찍는 데만 수개월의 시간과 인력을 투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출판사의 마케팅 노력을 내세우며 ‘구름빵’은 작가 혼자만의 힘으로 잘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또 백씨가 당시 출판사 직원이었던 ‘구름빵’의 사진을 찍은 작가의 협업 권리는 인정하지 않았다고도 덧붙였다. 조 대표는 “출판사는 대승적 차원에서 작가에게 책의 저작권을 주려고도 했으나 작가가 이미 진행된 2차적 사업에 대한 무리한 요구를 하여 합의가 되지 않았다”며 “작가는 출판사와 구름빵 애니메이션 제작사를 상대로 형사 고소에 이어 민사 소송을 걸어왔고, 1심, 2심에 이어 대법원 최종 판결에서도 작가가 패소했다”고 밝혔다. 조 대표는 “작가는 독불장군처럼 저 혼자 모든 것을 다 이룬 것처럼, 그리고 그것을 출판사가 뺏어간 듯이 떠든다”라며 “본인이 직접 서명한 계약에 대한 책임의식은 하나도 없이 출판사 욕만 한다”며 백 작가의 방송 출연 내용을 지적했다. 한편 그림책 작가와 출판사의 논쟁에 ‘구름빵’ 소송을 계기로 출판계에서도 창작자의 지적 재산권 보호가 더 체계적으로 마련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를 차지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정의 “김홍걸은 ‘호부견자’…이상직 ‘인간성 상실” 맹비난

    정의 “김홍걸은 ‘호부견자’…이상직 ‘인간성 상실” 맹비난

    정의당은 11일 재산 축소 신고 의혹을 받는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향해 “그야말로 호부견자(아비는 범인데 새끼는 개라는 뜻)”라고 맹비난했다. 조혜민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김 의원이 아파트 분양권 재산 신고를 누락하고, 2016년에 총 3채의 아파트를 매입한 사실을 언급하며 “집안에서 수십억 단위의 돈이 오가는데 김 의원이 몰랐다는 것을 납득하기도 어렵거니와 이를 재산 신고에서 누락한 것은 고의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위해 목숨조차 아끼지 않았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이 고작 부동산 투기에나 매진하고 있다니 개탄을 금할 수 없다”며 “의원 배지를 달게 된 것은 순전히 부친의 후광 덕분 아니냐. 이 마당에 의원직을 지키면서 정치를 하는 것이 마땅한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대량 정리해고 사태가 벌어진 이스타항공의 창업주인 이상직 민주당 의원에 대해선 “기본적인 인간성조차 상실된 듯하다”고 맹비난했다. 조 대변인은 “이 의원은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고 나 몰라라 하며 일상적인 삶을 누리고 있다고 한다”며 “보도에 따르면 아마추어 골프 선수인 아들은 부대비용까지 포함해 억 단위가 넘는 비용을 들여가며 유학 생활을 하고 있다고 한다”고 했다.이어 “한순간 삶의 벼랑 끝에 내몰린 해고자들은 이 의원 측에서 고용보험료 5억원을 내주지 않아 고용유지지원금조차도 받지 못하는 상황인데 해고노동자들의 피와 눈물이 흘러넘치는 와중에도 일고의 책임감 있는 모습조차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조 대변인은 “민주당에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애초에 이런 근본적인 문제를 가진 두 사람이 어떻게 공천을 받았는지가 의문”이라며 “이제라도 결자해지의 자세로 두 사람의 자격 문제에 대한 책임 있는 태도를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딸의 1년 생활비가 4억원이라는 보도와 관련해 “제 딸이 신고한 1년간의 생활비 지출내역은 4000만원”이라며 “마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스타항공 직원들을 위해서는 아무런 노력조차 하지 않는 파렴치한 사람으로 보도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창업자로서 어려움에 빠진 이스타항공을 돕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고 밝혔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이스라엘 16세 소녀 집단성폭행 용의자 9명 추가 체포… “모두 미성년자”

    이스라엘 16세 소녀 집단성폭행 용의자 9명 추가 체포… “모두 미성년자”

    16세 소녀 집단성폭행 사건을 수사 중인 이스라엘 경찰이 용의자 9명을 추가로 체포했다. 23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매체 와이넷(Ynet)은 온 나라를 충격에 빠뜨린 강간 사건의 용의자 30여 명 중 일부가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라기시경찰서장 로넨 아브니엘리는 “지난 12일 에이라트의 한 호텔에서 16세 소녀가 집단 성폭행을 당한 사건과 관련해 현재까지 11명을 잡아들였다. 추가로 체포된 9명은 모두 17세 미성년자”라고 밝혔다. 경찰은 이들을 특별수사본부가 마련된 네게브 라치시로 연행해 조사 중이다.피해 소녀는 지난 12일 친구와 함께 이스라엘 남부 휴양도시에이라트로 놀러 갔다가 호텔 방에서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 친구 지인들을 만나 밖에서 술을 마시고 돌아왔다가 취한 상태로 30여 명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호텔 보안카메라에는 가해 남성들이 소녀가 있는 호텔 방 앞에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는 모습도 담겨 있었다. 경찰은 사건 접수 후 27세 용의자 2명을 체포했으며, 23일 추가로 9명을 더 잡아들였다. 추가로 체포된 9명은 모두 17세 미성년자라 충격을 더했다.하지만 용의자들은 합의에 따른 관계였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한 용의자는 “보안카메라를 보면 합의에 따른 성관계임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호텔 측은 한술 더 떠 사건 자체를 부인했다. 호텔 대표는 “모든 CCTV 영상을 경찰에 넘겼다. 영상을 확인했지만 30명이 모여있는 장면은 없었다”라며 “안타깝지만 어떤 호텔에서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이었다”고 발뺌했다. 이에 대해 아브니엘리 서장은 “피해자 진술이 신빙성이 높고 증거도 보강됐다”면서 “사건에 연루된 남성 모두를 잡아들일 것”이라며 사건 해결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또 범행을 방조한 호텔 지배인을 구속하고, 성폭행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인터넷에 유포하려 한 여성 용의자를 구금했다.피해 소녀는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이다. 소녀의 변호인은 “의뢰인은 용의자들과 기꺼이 대면할 것”이라면서 “이번 사건에 30명이 연루됐다는 주장은 내 의뢰인이 아닌 피의자 중 한 명에게서 나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소녀의 심리 상태가 매우 불안하다. 복학 가능성을 언급하는 건 시기상조”라고 덧붙였다. 이스라엘 전역에서는 용의자들에 대한 강력한 처벌과 사회에 만연한 성폭력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23일 밤에는 텔아비브와 케파르사바, 베르셰바, 모디인마카빔레우트, 페타티크바 등 9개 지역에서 여성단체 회원 수백여 명이 거리로 나왔다. 시위 주최 측은 성명에서 “이스라엘 민병대 51%가 여자다. 여성은 이스라엘 경제의 주요 동력”이라면서 “여성 관련 예산안을 통과시키고, 성폭력과 관련한 터무니없는 형량을 높이라”고 요구했다.이스라엘 최대 드럭스토어 슈퍼팜(Super-Pharm), 최대 식품회사 스트라우스(Strauss), 마이크로소프트 이스라엘 등 유수의 기업도 이날 하루 파업으로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이스라엘 부사장 미갈 브레이버만 블루멘스타이크는 “한 무리의 남성들이 어린 소녀의 영혼을 갈가리 찢어놨다. 폭력 그 이상”이라면서 “인간의 존엄성과 도덕성, 기본 가치를 무참히 짓밟은 것”이라고 규탄했다. “진정한 변화가 하루아침에 일어나지 않을 거라는 건 분명하지만, 우리는 이런 끔찍한 현실을 수수방관할 수 없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앞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충격적인 사건이다. 다른 말로는 설명할 길이 없다“라면서 ”인간성 자체에 대항하는 범죄로 어떤 비난을 들어도 마땅하다. 정의의 심판을 받게 해야 한다“라고 못박았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다만 악’ 맑음, ‘반도’ 흐림, ‘강철비2’는 폭우

    ‘다만 악’ 맑음, ‘반도’ 흐림, ‘강철비2’는 폭우

    7월 말부터 8월 초까지, 이른바 ‘7말 8초’는 여름 극장가 ‘텐트 폴’로 불린다. 관객 수가 마치 막대기를 올린 텐트처럼 봉긋 솟아오른 것처럼 많다고 해서 붙인 말이다. 한 해 관객 4분의 1이 몰리는 이 기간은 극장가 최대 성수기다. 그러나 올해는 사정이 달라도 한참 다르다. 코로나19 때문이다. 여기에다가 장기간 폭우가 이어지며 관객 발길도 뜸하다. 그야말로 ‘시계 제로’ 상황. 이런 속에서 올여름 극장가 승자는 누가 될 것인까. 잘 안 굴러가는 머리지만, 통계와 댓글을 토대로 최대한 분석해봤다. ●<맑음>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올해 2월부터 침체한 극장가에 ‘천만영화’는 커녕 ‘오백만영화’도 찾기 어려울 지경이다. 그나마 ‘반도’가 간만에 좋은 성적을 내며 가능성을 보여준다. 여기에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가 거세고 치고 올라오고, ‘강철비2’는 예상 외로 힘을 못 쓰면서 지형 정리가 다소 돼가는 분위기다. 올여름 ‘빅3’ 영화 가운데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전망이 가장 밝아 보인다. 7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개봉 첫날인 5일에만 35만여명을 기록했다. 평일 치고 상당히 좋은 실적이다. 개봉 이틀째에는 28만 5000여명으로 다소 쳐졌지만, 누적 관객 수 63만 5000여명에 이른다. 경쟁작 ‘반도’와 비교할 때 개봉 첫날 스코어가 근소한 차이로 뒤졌지만, 이틀째 누적관객 수 57만 8000여명을 찍은 ‘반도’를 뛰어넘었다. 스타트가 더 낫다는 뜻이다. 청부살인업자 인남(황정민 분)과 무자비한 살인마 레이(이정재 분)가 일본과 한국, 태국을 넘나들며 벌이는 광란의 추격전을 담았다. ‘신세계’ 콤비가 7년 만에 다시 만나 화제가 됐다. 특히 7일 실시간 예매율이 55.3%로 절반을 넘어섰다. 기자·평론가 평점이 고작 5.83점이지만, 알다시피 이 평점은 스코어와 상관관계가 현저히 떨어진다. 흥행과 직결한 관람객 평점이 9.12, 네티즌 평점이 8.01(네이버 기준)로 아주 좋은 편이다. 영화에 관한 관람평도 이틀 만에 무려 4500개를 넘어설 정도다. ‘연기는 손색이 없으나, 스토리가 조금 빈약하다’는 평가도 있지만, ‘이정재가 지드래곤 같다’, ‘신세계가 흥행한 이유 믿고 보는 배우 황정민, 이정재’, ‘액션도 쩔고(대단하다는 뜻의 은어) 계속 장소가 바뀌며 치달리는 영화라 지루하지도 않다’는 댓글이 주로 공감을 받았다. 이번 주말에 이어 특별한 경쟁작이 없는 다음 주말까지 인기가 이어지면 500만도 조심스레 점칠 수 있겠다.●<비> 제목 따라간 ‘강철비2’ ‘강철비2’는 제목을 그대로 따라가는 듯 하다. 올여름 최대 기대작이었지만, 스코어만 놓고 보면 장마철럼 우울하기 짝이 없다. 개봉 첫날인 지난달 29일 관객 수 22만 2000여명으로 다소 미흡한 출발을 보였고, 첫 주말에 각각 27만 3000여명, 23만 1000여명을 기록하더니 그 다음 주 평일부터 11만 3000여명으로 내려앉았다. 개봉 9일째인 6일 평일 관객수 4만 5000여명 수준. 여기에 승승장구하는 ‘다만 악’에 밀려 회복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누적관객수 133만 8000여명으로 200만명 넘기만 바라야 할 지경. 기대작치고는 허무한 결말로 가고 있는데, 왜 그런가 댓글을 살펴보면 대충 ‘느낌 알 수 있는’ 상태다. 네이버 영화평 댓글 가운데 ‘미국 대통령이 너무나 쉽고 허술하게 납치되는 과정을 보면서 어이 상실 한 번 하고 백악관이 이 사실조차 모른다는 데서 두 번 어이 상실...예의 없고 안하무인의 미대통령의 코미디 캐릭터를 보면서 기대 접고 봄’이란 댓글이 가장 공감을 많이 받았다. 2013년 부림사건을 다룬 영화 ‘변호인’으로 천만 관객을 달성한 양우성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이 영화는 남북미 정상회담 중 북한의 쿠데타로 세 정상이 북한의 핵잠수함에 납치된 후 벌어지는 전쟁 직전의 위기 상황을 그린다. 다소 무리한 스토리, 배우들의 억지스런 연기, 미흡한 액션이 관람객들의 불평을 샀다. ‘관람객 평점 높은 거 알바라고 보면 되요. 개실망(아주 실망했다는 뜻의 은어) 했습니다. 저 배우들을 데리고 이 정도밖에 안되나요?’라는 불만의 댓글이 계속 달리는 점으로 미뤄볼 때, 전망이 밝지 않다. 다만, 기자·평론가 평점은 6.64로 ‘다만 악’보다 다소 높다. 역시나 이 평점은 스코어와 큰 관계가 없음을 다시 입증했다고나 할까.●<흐림> ‘반도’는 500만, 아니 400만 정도? ‘반도’는 500만을 점치기 다소 애매한 상황이다. 출발은 좋았고, 이어 나온 ‘강철비2’도 제쳤지만, ‘다만 악’에는 밀리는 형국이다. 영화는 개봉 4일째인 주말(7월 18일)에 51만 6000여명, 다음 날에는 44만 3000여명을 기록했다. 이후 평일에는 10만명 수준으로 떨어졌다가 다행히 경쟁작이 없어 득을 봤다. 주말인 지난달 25, 26일 각각 25만 9000여명, 21만여명이 들어 올해 최대 히트작으로 올라섰다. 천만영화 ‘부산행’(2016)의 4년 뒤를 다룬 속편이다. 2020 칸 영화제 공식 초청작으로 선정됐고, 북미·프랑스·중남미·대만에 선 판매를 완료해 관심을 끌었다. 전대미문 재난에서 살아남은 정석(강동원 분)은 피할 수 없는 제안에 다시 반도로 들어가고, 인간성을 상실한 631부대와 더욱 거세진 좀비 떼의 습격을 받는다. 좀비 떼는 강력해졌지만, 전작에 비할 때 미흡하다는 평가가 많다. ‘부산행 반도 못 따라감. 그래서 반도임’이라는 재치 넘치는 댓글이 유독 눈에 띈다. 이번 달 1일과 2일에 12만 1000여명, 9만 9000여명으로 다소 소강상태에 들어섰고, 평일은 2만명대로 관객 수가 떨어진 상태다. 6일 현재 누적관객 수 359만 3000여명이다. ‘다만 악’이 치고 나온 상태고, 동력을 잃어버린 잠수함처럼 가라앉은 ‘강철비2’가 예매율 2위를 달리면서 예매율 3위이다. 이를 감안하면 현재로선 500만명은 힘들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그래프로만 살펴보면 아마도 다음 주 주말 이후에나 400만명을 넘기고, 곧이어 나올 디즈니 액션 ‘뮬란’에 밀려 ‘화려하게’ 퇴장할 가능성이 크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임병선의 시시콜콜] 원폭투하 75주기에 던지는 묵직한 질문들

    [임병선의 시시콜콜] 원폭투하 75주기에 던지는 묵직한 질문들

    6일과 9일은 각각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이 떨어진 지 75주년이 되는 날이다. 우리에게는 36년 일본 압제의 사슬이 풀린 계기가 된 날이지만 한순간에 두 도시를 잿더미로 만들고 20만명의 목숨을 한꺼번에 빼앗은 날이기도 하다. 영국 BBC는 6일 두 도시에 원자폭탄을 떨어뜨려 전쟁을 끝낸 행위가 도덕적으로 잘못되지 않았느냐는 묵직한 질문을 던지고 그 물음에 대한 답이 처음에 보였던 것보다 지금은 훨씬 어려워지고 있다고 했다. 영어 원문을 옮기니 200자 원고지로 110장에 가까웠다. 뒤에 원문을 링크하니 필요한 분들은 꼭 읽어보셨으면 좋겠다. 여기선 일단 말문을 연다는 의미로 20장 정도로 간추린다. 1980년대 초반 하버드 법대의 로버트 피셔 교수는 핵공격을 시작하는 결정을 내려야 하는 나라들에게 새롭지만 소름끼치는 방식을 제안했다. 소 잡는 흉기와 미국 대통령을 연결시켰다. 원자력 과학자 불레틴에 기고한 글을 통해 피셔는 핵폭탄 발사 암호가 들어있는 가방 대신, 자원봉사자의 가슴 근처에 암호를 넣은 캡슐을 심자고 제안했다. 그이는 두꺼운 갑옷을 입은 채로 대통령이 가는 어떤 곳이든 따라가야 한다. 미사일 발사를 승인하기 전에 통수권자가 자원봉사자의 가슴을 열어 암호를 회수하려면 먼저 그를 직접 죽이게 하자는 것이었다. 피셔가 펜타곤의 친구들에게 이런 제안을 했더니 기겁을 했다. 이런 행동이 대통령의 판단을 흐리게 할 것이란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피셔에겐 이것이 정곡이었다. 수천명을 죽이는 결정을 내리리면 지도자는 “누군가를 응시해 진짜 죽음이 뭔지, 무고한 죽음은 없는지 깨달아야 한다는 것이다. 백악관 카펫부터 피를 뿌려야 한다”는 것이었다. 소 잡는 흉기로 사람을 죽이는 일은 현실의 지정학에서도 도덕적으로 마뜩잖은 일일지 모른다. 과거 지도자들은 핵 공격을 정치군사적으로 필요했던 일이라고 정당화했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이 투하된 이후 투하 결정은 도덕성이란 관점보다 그 결과물로 정당화됐다. 2차세계대전을 끝냈고, 전쟁이 길어져 더 나올 인명 피해를 막았으며, 20세기 나머지를 핵전쟁으로 지샐 위험을 오히려 줄였다는 논란 많은 주장이었다. 하지만 이런 긍정적 결과물들이 인간성으로 포장된 가장 파괴적인 물질이 가공할 핵 분열을 일으켜 두 문명화된 도시를 끔찍하게 만든 것을 가릴 수는 없다. 우리는 숫자들을 통해 이 사건을 묘사할 수 있다. 적어도 20만명이 섬광, 화염, 방사선에 의해 죽었고, 적어도 수만명이 다쳤으며, 셀 수 없는 세대에 걸쳐 피폭이 남긴 것들과 암, 트라우마가 전해지고 있다. 수많은 보통 사람들의 삶이 단 한순간에 바뀐 이야기들을 떠올릴 수 있다. 민간인을 향해 핵공격을 시작한 일이 정당할 수 있는가? 어떤 상황이라면 그런 결정이 도덕적으로 정당화될 수 있는가? 최근 연구자들이나 철학자들은 핵무기가 제기한 도덕적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고 있는데 그들의 결론은 쉬운 답이 없다는 것이다.두 도시에 원폭 투하를 결정한 해리 트루먼의 미국 행정부가 내세운 논리는 더 많은 이들의 이익, 공리를 위해 불행했지만 필요한 결정이었다는 것이었다. 1947년 헨리 스팀슨 전쟁 장관은 “1945년 여름 미국의 주요한 정치적, 사회적, 군사적 목표는 일본의 즉각적이고도 완벽한 투항이었다”고 적었다. 지상으로 침공하면 미군 병사 100만명 이상이 목숨을 잃을 것으로 추정됐다. 스팀슨은 일본은 그보다 훨씬 더한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주장이 먹혀들어 당시 갤럽 여론조사 결과는 85%의 미국인이 원폭 투하에 찬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루먼이 후회했는지 스스로 보여주지는 않았다. 재무장관의 일기에 슬쩍 언급되는데 “트루먼이 ‘그 어린 아이들 모두를’ 죽이고 싶지 않다”며 나가사키 이후 추가 원폭 투하를 멈추라고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연합군과 일본의 전쟁이 길어지면 엄청난 인명 피해가 발생하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었던 반면, 몇몇 역사적 평가들은 당시 현실이 훨씬 복잡했다고 주장한다. 싸움을 끝냈고 그 뒤 75년 동안 핵재앙이 없었다는 결과물에만 집중해 바라보면 대안적인 역사적 여로는 막히게 된다. 미국이 두 도시보다 먼저 도쿄만에 떨어뜨려 그 위력을 살짝 보여주기만 했더라면 일본이 어떻게 나왔을까? 일왕이 먼저 내각에 항복하자고 요청하는 결단을 내리지 않았을까? 일본에서 미군이 지상전을 벌인다면 100만명 이상 죽는다는 예측은 정확했던 것일까 등등은 결코 정확한 답을 알 수 없는 가정형 질문들이다. 스팀슨이 얘기한 절대다수의 고통을 덜기 위한 폭탄 투하는 의심할 여지 없이 공리주의에 입각한 것이라고 모리오카 마사히로는 지적했다. 최근 논문에서 그는 두 도시의 원폭과 이른바 ‘전차 문제’로 얘기되는 공리주의 딜레마를 연결시켰다. 원래 필리파 풋이란 철학자가 제기했는데 한 선로를 택하면 한 사람이 죽고, 다른 선로를 택하면 다섯이 목숨을 잃을 때 과연 한 사람을 희생시키는 일이 가능한 일인지 묻는다. 모리오카 교수가 강의 중 이런 얘기를 했더니 대학생들은 선로를 변경해 한 사람을 죽이는 쪽을 택하겠다면서 “트루먼이나 스팀슨이 결정을 내리며 가졌던 고민과 (자신들의 딜레마가) 똑같다는 것을 깨닫고 충격을 받더라”고 털어놓았다. 그 역시 두 도시의 일을 공리주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일은 죽은 자와 다친 자를 제대로 바라보는 일을 방해한다고 주장했다. “피해자들이 어떤 생각을 갖는지는 그 문제에서 지워져 있다”고 지적한 그는 “만약 숨진 이들이 여기 살아 있다면 어떻게 생각할지 우리는 진지하게 상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폭탄을 정당화하는 기본 논리에 인간애가 결여돼 있다고 했다. “그렇게 정당화함으로써 피해자들의 시선은 아예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가장하게 되는데 도덕적으로나 정신적으로도 옳지 않고, 문제 투성이에 불편하기 짝이 없다.”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에서 윤리를 가르치는 신경과학자 레베카 색스도 모리오카처럼 미국 대통령이 공리주의 논리를 충실히 따른다면, 한 사람의 가슴을 열어 핵 암호를 얻는 일에 주저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이런 식으로 한 사람의 무고한 생명을 빼앗아 다른 많은 이들의 목숨을 구할 수 있다면 수만명을 기꺼이 살해할 준비가 돼 있는가? 몇몇 대통령은 흉기에 손을 뻗칠 수도 있지만 피셔의 국방부 친구들은 그 행동의 결과가 너무 끔찍하기 때문에 주저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암호를 얻으려 한 사람을 살해하는 행동은 잔인한 살인을 금지하고 처벌하게 만드는 요소들을 갖고 있다. 색스가 지적한 대로 그런 행동은 미리 계획되고 의도적이며 자위적이 아니며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만 사용된다. 개인이 이렇게 살인을 규정하고 저질러도 안 될 일인데 하물며 지도자나 국가가 이런 행위를 도덕적으로 정당화할 수 있을까? 우리네 도덕적 태도를 연구하는 심리학자들은 살인을 반감을 갖게 하는 행동에 가깝게 여겨 가벼운 욕지기를 일으키는 행동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밀쳐내거나 흉기로 찌르거나 총을 발사하는 시나리오에 자신을 결부시키면 최대 다수를 위해 살인을 해도 괜찮다는 생각을 덜 지지하게 마련이다. 앞의 전차 문제에서 다수는 철로를 바꿔 한 명을 죽이는 행위에 찬동한다. 하지만 다리 위에서 한 남자를 밀쳐내야만 치명적인 전철을 막을 수 있다는 다른 시나리오를 들으면 많은 이들이 주저하게 된다. 사람들이 때때로 불운한 사람을 “뚱보”라고 표현하는데 일본에 떨어진 원자폭탄 암호명이 같은 이름이었던 것은 다소 암울한 우연의 일치다. 다섯을 구하기 위해 한 사람쯤은, 이란 논리가 여전히 들어 있지만 누군가를 미는 행위는 많은 이들에게 틀렸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 물론 다는 아니다. 사이코패스 기질이 있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이런 공리주의 판단에 훨씬 높게 찬동하더라는 연구 결과가 최근 나왔다.아쉽지만 이만 줄인다. 시간을 갖고 꼼꼼히 원문을 읽어보기 바라고 많은 생각을 나눴으면 좋겠다. 예를 들어 ‘뚱보’를 태우고 히로시마 상공을 난 미군 조종사는 어떤 생각을 하며 작전에 임했고 나중에 어떻게 생각했을까, 일본은 과연 진정으로 식민 지배와 침략을 회개하고 있는가, 최근 아베 정권이 보여주는 행보는 진정한 반성과 회오를 보여주고 있는가, 이들이 딴 생각을 먹게 만드는 데 맥아더 등 미국은 원인 제공을 했던 것은 아닌가 등등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 임병선 논설위원 bsnim@seoul.co.kr
  • 배달 왔습니다…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

    배달 왔습니다…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

    코로나19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우리 삶의 구석구석을 몰라보게 바꿔 놓았다. ‘비대면’(언택트)이라는 생소한 낱말도 어느새 일상용어처럼 자리잡았다.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코로나 이전의 세상으로는 다시 돌아갈 수 없으리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호텔 로봇이 혼자 엘리베이터 타고 생수 배달 예고 없이 찾아온 비대면 시대를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맞이하고 있을까. 과학, 정보기술(IT), 인공지능(AI)의 강국다운 면모가 곳곳에서 돋보이고 있다.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동대문 호텔. 이곳에는 2세대 기가지니 호텔 로봇이 활약 중이다. KT와 현대로보틱스가 공동 개발한 이 로봇은 공간매핑과 자율주행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적용해 스스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투숙객들에게 생수, 수건 및 편의용품을 배달한다. 실외 배송 로봇 기업인 로보티즈는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마지막 단계의 ‘라스트마일(최종 배송 구간) 로봇’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4월 국내 최초로 로봇 분야 규제 샌드박스 실증 특례 통과로 인도와 횡단보도를 통한 운행 허가를 받았으며, 2022년 상용화를 목표로 잡았다. 다가올 미래에는 5G 통신망을 이용한 로봇이 상용화될 전망이다.하지만 여전히 넘어야 할 산들이 많다. 실외 자율주행 로봇은 도로교통법·개인정보보호법·자동차관리법 등이 맞물려 공공 도로와 보도 통행이 불가능하다. 다양한 규제를 손봐야 배달 로봇산업이 발전할 수 있다. 전시·관람 분야에서도 IT와 결합하면서 새로운 분야로 주목받는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덕수궁관리소는 지난달 13일부터 ‘덕수궁 가상현실(VR) 관람’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용자가 애플리케이션(앱)을 내려받아 덕수궁의 역사와 배경에 관한 해설을 들으면서 원하는 방향의 내부를 입체적으로 볼 수 있다.●미술관도 VR 통해 관람… 무명 작가 재조명 기회 코로나19로 전시 운영이 어려운 가운데 가상전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VR 전시관람 및 미술작품 판매를 효과적으로 이어 주는 최초의 지능형 아트플랫폼 갤러리360은 작가와 큐레이터, 소비자를 가상 공간에서 연결해 준다. 또한 무명 작가를 재조명하고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잠재된 미술시장을 활성화하는 사회적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홍보 비용 절감과 함께 비대면으로 적극 홍보할 수 있는 멀티미디어 디지털북 D-Book도 VR 전시와 함께 큰 인기를 끌 조짐이다. 홍보물을 인쇄하지 않고, URL 주소 하나로 언제든 퍼뜨릴 수 있으며 여기에 동영상 삽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연동, QR코드까지 생성해 홍보하려는 내용을 풍부하게 담아낼 수 있다.●“로봇이 일상에 대체될수록 인간성 회복 고민” 유통업계 비대면 거래의 확산은 구구한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다. 올해 3월 오픈한 롯데마트의 바로배송 온라인 매장은 5개월 동안 무려 500%의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현재 서울 중계점과 광교점이 운영되는데, 롯데온 또는 롯데마트몰에서 예약배송과 바로배송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 가랑비에 옷이 젖어 가듯 로봇에게 일상의 많은 부분을 맡기고 있는 비대면 사회. 일상의 패턴이 급변할수록 우리는 주체적 삶에 대한 고민도 더 치열하게 해야 하는 숙제를 떠안는다. 김병수 로보티즈 대표는 “로봇으로 일상이 대체될수록 인간성 회복에 대한 사회적 갈망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면서 “누구든 단순한 사업 마인드로 비대면 시장에 접근해서는 곤란할 것”이라고 짚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 50년 전 흑인의 구호, 아직도 똑같은 이유

    50년 전 흑인의 구호, 아직도 똑같은 이유

    빌 스트리트가 말할 수 있다면/제임스 볼드윈 지음/고정아 옮김/열린책들/304쪽/1만 3800원단지 흑인이라서, 다른 이유는 없다/제임스 볼드윈 지음/박다솜 옮김/열린책들/160쪽/1만 2800원현대 미국 문학사의 한 축이며 뜨거운 민권운동가였던 제임스 볼드윈(1924~1987)의 책 두 권이 함께 번역, 출간됐다. 소설 ‘빌 스트리트가 말할 수 있다면’과 에세이 ‘단지 흑인이라서, 다른 이유는 없다’(1963)다. 볼드윈은 1960년대 모든 종류의 차별에 반대하는 움직임의 대변인으로서 맬컴 엑스, 마틴 루서 킹과 함께 흑인 민권 운동 일선에서 뛰었던 인물이다. 1970년대 미국 할렘의 한 거리, 어릴 때부터 이웃이었다가 함께 미래를 꿈꾸는 연인으로 발전한 티시와 포니가 있다. 둘은 결혼을 약속하고 같이 살 집을 겨우 마련했지만, 어느 날 경찰이 들이닥쳐 포니를 체포한다. 포니가 감옥에 들어간 이후 임신 사실을 알게 된 티시는 포니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가족들과 함께 백방으로 노력한다.소설 ‘빌 스트리트가 말할 수 있다면‘이 보여 주는 현실은 다층적이다. 흑인이자 여성인 티시는 먹이사슬에서 최하위권에 있다. 티시가 거리를 다닐 때마다 불안감에 휩싸였던 포니는 티시가 백인 남성에게 성희롱을 당하자 여지없이 폭력을 쓴다. 포니를 체포하려 달려온 백인 경찰은 이들 연인을 비호하는 이탈리아 여성에게서 업신여김을 당하고, 그날의 일을 앙갚음하겠다고 다짐한다. 이것이 무고한 포니가 강간범으로 지목된 까닭이다. 단지 흑인이라는 이유로. 책의 미덕은 당대의 사회상 고발에 그치지 않고 연대의 가능성을 열어 놨다는 점이다. 볼드윈은 백인이라면 무조건 적대적이었던 의붓아버지 밑에서 자랐지만, 그의 사고는 흑백논리로 닫히지 않았다. 그 자신도 이민자인 소수자이면서도 흑인 연인을 비호하는 이탈리아 여성, 포니의 무고를 밝히기 위해 적극 노력하는 백인 청년 변호사 헤이워드의 존재는 희망적이다. 포니를 용의자로 지목했던 강간 피해자, 로저스 부인을 찾아 푸에르토리코로 건너간 티시의 엄마 샤론. 샤론이 거기서 목도한 현실은 할렘보다 더욱 누추한 쓰레기 범벅과도 같은 주거지역 파벨라였다.에세이 ‘단지 흑인이라서, 다른 이유는 없다’는 볼드윈이 자신의 이름과 같은 조카에게 보내는 편지글과 모든 미국인에게 보내는 글로 구성돼 있다. 그는 열네 살 조카에게 애정 어린 말투로 백인들의 사회에서 굳건히 살아남길 당부한다. 단지 흑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겪어야 하는 일들은 ‘네 열등함의 증표가 아니라 그들의 비인간성과 두려움의 증표’라고 상기시켰다. 사실 백인과 흑인 중 상대를 수용해야 할 주체는 백인이 아닌 흑인이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흑인이자 동성애자였고, 어느 종교에도 속하지 않았으며, 조국인 미국을 떠나 프랑스에서 국외자로 살았던 ‘다양한 층위의 소수자’ 볼드윈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혹은 그래서였던지 더욱 너른 품을 가진 인간이었다. 추천사에 소설가 장정일은 “미국은 흑인의 목숨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썼다.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BLM) 운동의 슬로건을 살짝 돌려 말했을 뿐인데, 심각성이 절절히 와 닿는다. 국가라는 주체가 특정 인간의 목숨을 중요하게 생각지 않는 일이 볼드윈 사후 30여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볼드윈의 언설이 여전히 뼈아픈 이유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문화마당] 배신의 계절/김이설 소설가

    [문화마당] 배신의 계절/김이설 소설가

    요 근래 우울한 소식이 많다. 세계 최대의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를 만들고 끔찍한 범죄를 부추긴 손정우가 1년 8개월 형을 받았다. 계란 한 판을 훔친 생계형 범죄자가 1년 8개월 형이라는 걸 생각해 보면 형 선고가 과연 적절했는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갑작스러운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극단적 선택도 놀라운데, 권력형 성범죄 의혹까지 불거졌다. 애도와 추모와 별개로 2차 가해에 시달리고 있는 피해자의 아픔이 걱정되는 지금이다. 그런가 하면 내가 몸담고 있는 문학계에서도 큰 사건이 있었다. 소설가 김봉곤이 지인과 문자나 메신저로 나눈 사적인 대화 내용을 당사자들의 동의 없이 소설에 그대로 인용한 것이다. 피해자들의 폭로를 통해 작품 윤리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다. 게다가 작가와 출판사의 적절하지 못한 대응으로 독자들의 원성까지 사야 했다(현재 작가의 책 두 권은 판매 중지, 해당 작품으로 받은 문학상은 반납한 상태다). 각기 사건의 경중은 다를 것이다. 그러나 일주일 동안 벌어진 이 세 가지 사건으로 무기력한 절망감에 빠지게 된 것도 사실이다. 각 사건은 모두 믿음을 저버린 사건이기 때문이다. 납득할 수 없는 형을 선고한 제도에 대한 불만, 지지하고 추대하던 사람의 추악한 이면을 알게 된 후의 허망함, 최소한의 문학적 태도도 간과한 동료의 잘못을 마주하며 느끼게 된 실망감의 총체는 일종의 배신감이었다. 사전에 명명된 배신감이란 ‘믿음이나 의리의 저버림을 당한 느낌’이다. 요즘의 심정에 딱 맞는 표현인 것이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력 피해자, 위력에 의한 성범죄를 당한 노동자로서 그 권력과의 싸움을 결심하고 완수한 김지은씨의 기록을 담은 ‘김지은입니다’에는 이런 내용이 있다. ‘나의 미투로 세상의 무엇이 바뀔지는 예측할 수 없었다. 상상조차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전과 이후가 달라지기만을 간절히 기도할 뿐이었다. 벗어나고 싶었고, 또 다른 피해자를 막고 싶었다. 아무리 힘센 사람이라도 잘못을 하면 있는 그대로 처벌받아야 한다는 진리를 명확히 하고 싶었다. 한 인간의 힘으로 다른 이의 인권을 빼앗아서는 안 된다고 외치고 싶었다. 그것뿐이었다.’ 그러면서 ‘막대한 관계와 권력으로 진실을 숨기는 행위가 반복되지 않도록 법의 지엄함을 보여 주십시오’라며 법에 호소한다. 사람은 자신보다 힘이 센 사람 곁에 있어야 안심을 하는 존재일지 모른다. 가진 것을 지키기 위해, 가진 것을 더 늘리기 위해선 거짓과 술수가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한 발짝 나아가기 위해선 누군가의 머리를 짓밟고 올라서야 할 세상인지도 모른다. 내 몫을 늘리기 위해선 일말의 양심도 버려야 하고, 내 이익을 위해 최소한의 인간성도 포기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므로 우리가 인간으로 존재하기 위해서는, 인간적인 삶을 살기 위해서는 우리가 지켜야 할 최소한의 무엇이 필요한 것이다. 그게 법일 수도 있고, 윤리일 수도 있으며, 약속과 신뢰일 수도 있다. 그러니 그것을 저버린 사람에게 배신감을 느끼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재발을 막기 위해 모진 마음을 먹고 잘잘못을 가리는 일 또한 분명히 중요한 숙제가 된다. 사연 없는 이 없다고 하지만, 가해자의 목소리와 피해자의 목소리 중에서 누구의 목소리에 먼저 귀 기울여야 하는지도 중요한 사항이 될 것이다. 적어도 때린 아이가 아니라 맞아 울고 있는 아이에게 먼저 눈길을 보내는 것이 인지상정이 아닐까. 아픈 이들을 먼저 보듬고 살펴야 하는 것이 우리가 인간으로 설 수 있는 최소한의 자세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또다시 이런 배신감을 겪고 싶지 않다. 속는 사람이 되는 건 너무 괴롭기 때문이다.
  • ‘반도’ 감독 연상호 “인간성 잃은 사람들 ‘변종 좀비’ 아닐까요”

    ‘반도’ 감독 연상호 “인간성 잃은 사람들 ‘변종 좀비’ 아닐까요”

    지난 9일 열린 영화 ‘반도’의 언론배급시사의 열기는 굉장했다. 아이맥스, 4DX 스크린에서 진행된 시사회는 기자들로 만원이었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반도’가 평시에는 천만 달성이 가능한 영화”, “코로나 시대 극장가 전체 파이를 가늠하게 하는 바로미터 역할”이라고 했다. ‘케이좀비’의 시작점인 ‘부산행’(2016)의 후속작, 칸 국제영화제 초청으로 인정받은 작품성, 배우 강동원의 귀환으로 화제를 낳은 ‘반도’에 쏠린 관심이 이 정도다. 총제작비만 190억원에 여름 텐트폴(주력 영화)의 서막인 ‘반도’. 어느덧 흥행 감독 반열에 오른 연상호 감독을 만나 촬영 뒷얘기, 개봉을 앞둔 소감 등을 들었다.“극장 쪽 관계자들도 궁금해하더라고요. 과연 대작 시즌이라는 게 존재하는가. 7월에 개봉한다는 건 제작 초기 때부터 계획이 잡혀 있었던 거라, 그런 맥락 안에서 작업했어요.” 코로나19 시대를 뚫는 여름 텐트폴 첫 주자로서의 소감은 의외로 덤덤했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기자들과 만난 연상호 감독은 칸 국제영화제에만 세 번 초청된 이력, ‘케이좀비’ 시대의 서막을 연 ‘부산행’(2016)의 후속작이라는 부담 등에 대해서도 비교적 자유로운 듯 했다. “그 자체가 창작자로서 운이 좋은 관심”이라는 그는 “투자사, 제작사 등과 소통을 계속하면서 좋은 결과물을 내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염력’ 이후로는 더욱 귀 기울여 들으려고 했고, ‘부산행’ 이후로는 덜 들으려고 했다. 99만명을 동원한 영화 ‘염력’(2016)은 연 감독의 영화 중 드문 흥행 참패작이다. ●‘부산행’ 이후라는 설정 외 연결고리 없어 ‘반도’가 그린 ‘포스트 아포칼립스’(대재앙 이후)는 ‘부산행’ 촬영을 위한 헌팅 당시 만났던 폐기차역들에서 비롯됐다. 그러나 ‘부산행’ 그 후 4년을 그린다는 설정 외에 둘 사이 직접적인 연결고리는 없다. 등장인물이 중첩되지 않는 탓이다. “둘 다 평범한 우리 같은 사람이 겪는 엄청난 일이라는 콘셉트”에 충실했을 뿐, ‘좀비 아포칼립스’란 이름하에는 어떻게 묶여도 상관이 없다는 게 연 감독의 생각이다. 좀비 영화의 아버지라 불리는 조지 로메로(1940~2017) 감독 이래 좀비는 이미 ‘오픈 소스’다. “사실은 ‘반도’가 ‘부산행’을 잇는다기보다는 또 다른 좀비물이라고 생각해요. 제목을 ‘부산행2’로 하자는 얘기도 굉장히 많았지만, 부산이 나오지 않는데 그렇게 할 순 없었고요.” ●‘부산행’이 부성애였다면 이번엔 모성애 전편보다 좀비 비중이 줄었다는 분석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면 631 부대 사람들이 ‘변종 좀비’”라고 말했다. 국가 기능을 상실한 반도에서 더 이상 지킬 것이 없어진 631 부대원들은 인간성을 상실해 좀비, 생존자 할 것 없이 닥치는 대로 사냥을 하는 조직이다. ‘부산행’을 관통하는 키워드가 부성애였다면, ‘반도’는 모성애다. 민정 역의 이정현은 두 아이의 엄마를 연기하며 전직 군인 역의 정석(강동원 분)과 함께 좀비, ‘변종 좀비’ 등을 맞아 고군분투한다. “사이즈가 큰 영화들은 흔히들 얘기하는 ‘스타’가 붙어야 하고, 그러다 보면 사실은 남배우 중심이 많죠. ‘부산행’은 주인공이 남성이다 보니 부성애가 자연스럽게 들어온 케이스인데, 이번 영화에선 그걸 반복할 수 없는 노릇이죠.” 솔직하고 털털하게, 그가 말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열린세상]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 1919년부터 2020년까지/이승선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열린세상]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 1919년부터 2020년까지/이승선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전단을 배포한 사회당 간부가 방첩법 위반죄로 체포됐다. 징병제도를 비판한 전단이었다. 징집된 병사의 처지가 감옥의 기결수보다 못하고 징병제도는 가장 악독한 형태의 독재라는 표현도 있었다. 징병제는 인간성에 대한 끔찍한 범죄라고 규정했다. 징병제를 반대하는 표현을 처벌하는 것은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체포된 사람은 총서기 셍크였다. 유죄가 선고됐다. 셍크는 최고재판소에 상고했다. 1919년 3월 3일 미연방대법원은 대법관 9명의 일치 의견으로 그의 유죄를 확정했다. 표현 자유의 강력한 옹호자이자 위대한 반대자로 명성을 얻은 홈스 판사가 법정 의견을 집필했다. ‘명백 현존하는 위험’의 원칙이 천명됐다. 홈스 대법관은 수정헌법 제1조의 표현의 자유는 실질적인 해악을 초래할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이 있을 때 제한된다고 판시했다. 평상시 같으면 충분히 보장받았을 표현이라도 전쟁 상황에서 보호 여건은 다르다고 보았다. 평온한 극장에서 갑자기 거짓말로 “불이야”라고 외쳐 관객들의 공황을 야기하는 행위는 표현의 자유 보호 대상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해 11월 선고된 에이브럼스 판결에서 홈스 판사는 다수 재판관과 다른 소수 반대 의견을 냈다. 이 재판에서 홈스의 ‘명백 현존하는 위험’의 원칙은 더욱 정교해졌다. 사상의 자유시장 이론도 설시됐다. 브랜다이스 대법관이 홈스의 반대 의견에 동조했다. 1990년 4월 2일 한국의 헌법재판소는 ‘명백한 위험’ 원리를 채택했다. 국가보안법상의 찬양, 고무 등과 같은 개념이 헌법상 죄형법정주의를 위반하는지 여부를 심판한 결정이었다. 다수 재판관은 해당 조항이 위헌의 가능성이 있다고 전제했다. 그러나 법관들이 재판할 때 국가의 존립·안전을 위태롭게 하거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위해를 줄 ‘명백한 위험성’이 있는 경우에 한정해서 적용한다면 해당 조항은 위헌이 아니라는 결정을 내렸다. 변정수 재판관은 위헌이라는 반대 의견을 냈다. 법률 조항의 위헌성을 확인했으면 마땅히 위헌을 선언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책무라고 밝혔다. 그는 표현의 자유는 법률이 금하는 해악을 초래할 ‘명백하고도 현실적인 위험성’ 즉 ‘명백 현존하는 위험’이 입증된 때 제한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2020년 ‘명백 현존하는 위험’의 원칙이 소환됐다. 이아무개는 2005년부터 대형 풍선을 발명하고 대북 전단을 살포했다. 북한은 대북 전단 살포를 계속할 경우 물리적 보복을 하겠다고 공언했다. 2014년 10월 대북 전단이 살포되자 북한은 경기도 연천 지역에 고사포를 쏘았다. 이아무개는 군과 경찰이 대북 전단을 날리는 행위를 제지하고 대북 전단 살포 행위를 보호해 주지 않아 표현의 자유를 침해당했다며 국가를 상대로 50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그는 전단 살포는 ‘명백, 현존하는 위험’이 있을 때 제한될 수 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1심 법원과 항소심, 대법원은 이아무개의 대북 전단 살포가 그가 말한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을 야기한다고 판단했다. 접경 지역 주민들의 생명과 신체에 대한 급박하고 심각한 위험을 발생시키는 행위라는 것이다. 2016년 2월 25일 대법원은 이른바 ‘대북 전단’ 사건 상고심에서 심리불속행 기각하고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일부 정치권과 언론은 최근 대북 전단 쟁점에 대해 헌법상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이 없는 대북 전단 살포를 보장해야 한다는 뜻일 것이다. 명분은 거창하나 상황 인식은 냉정하지 못하다. 안전장치를 해제한 급박한 총구 앞에서 시시각각 생명의 위협을 겪어야 하는 접경지 주민에게 대북 전단 살포 행위는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 원칙과 관련해 언론이 상기할 점이 또 있다. 옥스퍼드대학 로이터 저널리즘연구소는 해마다 40개 나라의 언론 신뢰도를 발표한다. 한국은 몇 년째 계속 꼴찌다. 올해도 그렇다. 반론 보장과 팩트체크를 소홀히 하고 선동적인 혐오적 주장까지도 언론의 자유로 포장하는 그릇된 관행을 벗어나야 한다. 독자들이 언론을 떠나고 있다. 뉴스를 생산해 생존하는 언론에게 이것보다 더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이 어디 있겠는가.
  • 숨죽인 극장가… 누가 깨울 것인가

    숨죽인 극장가… 누가 깨울 것인가

    7월 말~8월 초로 일컬어지는 여름 텐트폴 극장가. 연 관객 4분의1이 몰리는 최대 성수기는 한국 영화 3파전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가장 먼저 영화 ‘반도’가 오는 7월 15일 개봉을 확정 지은 가운데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와 ‘강철비2: 정상회담’은 8월 초 개봉을 앞두고 있다. 당초 7월 말 개봉을 예정했던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영화 ‘테넷’과 디즈니 액션 대작 ‘뮬란’이 개봉일을 각각 8월 12일, 8월 21일로 연기해 여름 대전에서는 다소 물러서게 됐다.●‘부산행’ 4년 후 살아남은 자들의 세상은 배급사 NEW가 선보이는 영화 ‘반도’는 천만 영화 ‘부산행’(2016)의 속편이다. 영화가 공개되기도 전에 2020 칸 영화제 공식 초청작으로 선정되는 한편, 북미·프랑스·중남미·대만에 선판매를 완료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반도’는 전작 ‘부산행’에서 4년이 흐른 뒤의 이야기다. 전대미문의 재난에서 살아남은 정석(강동원 분)은 피할 수 없는 제안에 다시 반도로 들어가고, 인간성을 상실한 631부대와 더욱 거세진 좀비떼의 습격을 받는다. 이들에게서 벗어나기 위한 정석과 민정(이정현 분) 가족의 탈출기를 그렸다. ‘서울역’(2016)부터 시작된 연상호 감독의 아포칼립스 세계관을 확장해 달리는 기차에서 광활한 도심으로 배경을 확장, 액션 스케일이 더욱 커졌다는 게 배급사 측 설명이다.●정상회담 중 납치된 남·북·미 세 정상 롯데컬처웍스가 8월 초 개봉을 예정한 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은 또 다른 ‘천만 감독’ 양우석 감독의 작품이다. 양 감독은 2013년 부림사건을 다룬 영화 ‘변호인’으로 천만 관객을 달성한 바 있다. ‘강철비2: 정상회담’은 남북미 정상회담 중 북한의 쿠데타로 세 정상이 북한의 핵잠수함에 납치된 후 벌어지는 전쟁 직전의 위기 상황을 그리는 영화다. 남과 북의 이야기라는 데는 2017년 개봉한 전작 ‘강철비’와 크게 다를 바 없지만 배역에는 큰 변화가 생겼다. 전작에서 북한요원이었던 정우성은 대한민국 대통령 한경재로 분했고, 남한 외교안보수석으로 활약했던 곽도원은 북한 쿠데타의 장본인이 됐다.●암살자와 추격자의 사투 그린 액션물 CJ엔터테인먼트의 야심작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신세계’ 이후 7년 만에 재회한 황정민·이정재 콤비의 열연이 기대되는 작품이다. 마지막 청부살인 임무로 인해 다른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인남(황정민 분)과 추격자 레이(이정재 분)의 사투를 그린 액션물이다. 한국과 태국, 일본 3국을 넘나드는 글로벌 로케이션을 통한 다채로운 미장센이 돋보인다는 평이다. 전작 ‘오피스’(2014)로 칸 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됐던 홍원찬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살아있다’ 100만 돌파… 텐트폴 청신호 이들 텐트폴 시장의 흥행 전망은 밝다. 코로나19 사태로 대형 신작의 개봉 연기가 줄을 잇고, 극장 관객 수 최저를 연일 경신한 가운데 최근 분위기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지난 24일 개봉한 유아인·박신혜 주연의 좀비 영화 ‘#살아있다’가 코로나19 사태 이후 첫 100만을 돌파하며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의 6000원 할인권 배포 이벤트가 진행된 마지막 주 주말인 지난 26~28일 극장 관객 수도 99만 9250명으로 전주에서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를 기록했다. 전작의 흥행에 힘입거나 더 커진 스케일(‘반도’, ‘강철비2’), 화려한 라인업(‘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으로 이들 텐트폴 영화들이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칸이 그를 세번 선택한 이유?… “안 불렀던 원인도 찾는 중”

    칸이 그를 세번 선택한 이유?… “안 불렀던 원인도 찾는 중”

    케이 좀비, 이웃과 희생자 복합적 의미 대재앙 이후 시대 당위는 ‘희망’이 돼야 “여섯 작품 만들고 세 작품이 칸(국제 영화제)에서 선택 받았는데, 나머지 셋과 어떤 점이 다른가 늘 생각합니다.” ‘돼지의 왕’(2011), ‘부산행’(2016)에 이어 ‘반도’로 올해 칸 영화제에 초청된 연상호(42) 감독은 웃으면서 말했다. 티에피 프레모 칸영화제 집행위원장은 그를 “박찬욱, 봉준호 감독을 잇는 한국을 대표하는 감독”이라고 극찬했다. 새달 ‘반도’의 개봉을 앞두고 16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제작보고회에서 연 감독은 “절대 (칸을) 사로잡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거듭 멋쩍어했다. ‘반도’는 전작 ‘부산행’에서 4년이 흐른 뒤의 이야기다. 전대미문의 재난에서 살아남은 정석(강동원 분)은 피할 수 없는 제안에 다시 반도로 들어가고, 인간성을 상실한 631부대와 더욱 거세진 좀비떼의 습격을 받는다. 이들에게서 벗어나기 위한 정석과 민정(이정현 분) 가족의 탈출기를 그렸다. 영화는 ‘부산행’ 촬영 장소를 물색하던 연 감독이 국내 곳곳에서 폐허 같은 현장을 발견하고는 “영화 한 번 찍어야겠다”고 마음 먹은 데서 시작됐다. 정교하고 광활한 ‘포스트 아포칼립스’(대재앙 이후)를 구현하기 위해 프리프로덕션에만 1년 정도 걸렸다. 폐허인 채로 4년을 버려졌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생각하며 여러 상황들을 놓고 미술·컴퓨터그래픽(CG)팀과 공간을 디자인했다. 가장 역점을 둔 장면은 극 중 민정의 딸들인 준이(이레 분), 유진(이예원 분)이 벌이는 차량 추격전이다. “‘부산행’은 기차 안에서의 액션이 주요 콘셉트였다면 ‘반도’에서는 그동안 못 봤던 더 빠른 카 체이싱을 만드는 데 많은 시간을 쏟았다”고 설명했다.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케이-좀비’에 대해 연 감독은 “단순한 괴물이 아니라 이웃이자 동료이며 희생자의 모습도 갖고 있는 복합적 의미”라고 봤다. 그러면서 “이렇게 큰 상업영화는 보편적인 메시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포스트 아포칼립스 시대의 당위는 ‘희망’으로 설정해야 하고, 이 영화는 ‘희망’을 당위로 설정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덧붙였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성폭행 살해당한 8개월 임부” 술판매 재개 남아공의 현실

    “성폭행 살해당한 8개월 임부” 술판매 재개 남아공의 현실

    코로나19로 2달간 술판매 금지 주류 판매 재개하자 성폭력·살해 증가남아공 대통령 “국가적 수치” 남아공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두 달 간 금지했던 술 판매를 재개한 후 여성들에 대한 성폭행이 급증했다고 밝혔다.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14일(현지시간)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이 이를 두고 “국가적 수치”라며 “어둡고 부끄러운 한 주를 안겼다”고 했다. 라마포사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지난 한 주 동안 남아공 곳곳에서 임신 8개월째인 여성 1명을 포함해 여러명의 여성들이 성폭행 후 살해당하는 사건이 잇따라 충격을 준데 따른 것이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무방비 상태의 여성들이 살해당하는 것은 비양심적 야만성과 인간성 결여를 드러낸 것”이라며 “남아공이 코로나19라는 위협에 직면한 상황에 폭력적인 남성들이 규제 완화를 빌미로 여성과 아이들을 공격하는 것은 혐오스러운 일이다”라고 전했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성별에 기반을 둔 폭력을 둘러싼 침묵의 문화는 종식돼야 한다. 이러한 문화는 침묵의 풍토에서 번성한다”며 “성폭력이 개인적 혹은 가족의 문제라고 믿어 침묵하기에 가장 음흉한 범죄에 연루되게 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는 남아공 여성 중 51%가 면식범인 누군가에 의해 폭력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남아공이 두 달간 금지했던 주류 판매를 재개하자 여성을 대상으로 한 성폭행과 살인이 급증 한 것이다. 온라인상에선 희생자 3명 중 2명인 체고파초 풀레와 날레디 팡긴다워를 위한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다. 임신 8개월이던 체고파초 풀레는 지난 8일(현지시간) 요하네스버그에서 성폭행을 당한 뒤 살해돼 나무에 매달린 채 발견됐다. 아직까지 범인은 잡히지 않았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75세 밀쳐 머리 다치게 한 美 경찰 둘 기소, 얼굴 공개

    75세 밀쳐 머리 다치게 한 美 경찰 둘 기소, 얼굴 공개

    미국 전역은 물론 유럽 여러 나라, 한국과 일본, 호주 등에서 인종차별 항의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뉴욕주 버펄로의 75세 백인 남성을 밀쳐 다치게 한 경찰관 둘이 6일(현지시간) 기소됐다. 버펄로 경찰 기동대응팀에 소속된 로버트 매케이브(32)와 에런 토글라스키(39)로 나란히 2급 폭력 혐의가 적용됐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이리 카운티 검찰은 기자회견에서 “이들 경찰은 위협적이지 않은 75세 남성이 땅에 머리를 부딪칠 정도로 강하게 밀쳤다”면서 “선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물론 두 경관은 무죄를 주장했다. 둘은 지난 4일 밤 8시쯤 시위 진압에 동원돼 시위에 참여한 마틴 구지노(75)를 밀쳤다. 한 사람은 손을 썼고, 다른 한 명은 진압봉으로 가슴을 밀어냈다. 구지노는 뒤로 넘어졌고 귀 부위에서 피가 흘러나왔다. 해당 장면은 현지 기자가 촬영한 영상에 고스란히 담겨 공개됐고, 거센 비판 여론을 불러왔다. 버펄로 경찰은 처음에 구지노가 제풀에 다쳐 넘어진 것이라고 해명했다가 동영상이 폭로되자 현장에 있지 않았던 지휘관이 엉터리로 보고했다며 잘못을 시인하고 매케이브와 토글라스키에게 무급 정직 처분을 내렸다. 이에 기동대응팀 소속 경찰관 57명은 항의의 표시로 시위 진압에 나서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날도 소방관 등이 가세한 100여명이 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어 정직 조치가 지나치다고 규탄했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현지 경찰관 노조의 존 에반스 총장은 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부경찰청장 조지프 그라마글리아로부터 광장을 깨끗이 치우라는 명령을 받았을 뿐이다. 구체적으로 50명 미만, 15~40명 이런 식으로 특정하지도 않았다. 요원들은 그저 자신의 일을 했을 뿐이다. 난 얼마나 접촉이 이뤄졌는지 알지 못한다. 내 추정에 그는 넘어진 것이다. 뒤로 걷다 넘어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구지노는 앰뷸런스로 병원에 옮겨졌는데 심하게 머리를 다쳤지만 상태는 안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 지사는 “전적으로 정당화될 수 없고 완전히 영예롭지 못한 일”이라며 “경관들은 법을 집행해야지 남용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날 “구지노와도 통화했다. 그가 살아 있음에 감사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경찰관들의 행동에 대해 “기본적인 품위와 인간성을 혼란스럽게 한다. 왜, 왜 그것(경찰관들의 행동)이 필요했나? 어디 위협이 있었느냐?”면서 해당 경찰관들을 파면할 것을 주장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노인 밀친 버팔로 경찰 둘 정직시키자 폭동진압 요원 57명 “나 안할래”

    노인 밀친 버팔로 경찰 둘 정직시키자 폭동진압 요원 57명 “나 안할래”

    지난 4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뉴욕주 버팔로 시에서 70대 백인 노인을 밀쳐 뒤로 넘어뜨려 머리를 크게 다치게 한 경찰 폭동진압 부대 요원 둘이 무급 정직을 당하자 부대원 75명이 그만두겠다고 반발하고 있다고 영국 BBC가 5일 전했다. 현지 WBFO 방송이 촬영한 동영상을 보면 금발의 마틴 구지노(75)가 경찰에 다가가 뭐라고 항의하자 두 경관이 가슴을 떠민다. 한 명은 양 손을, 다른 한 명은 진압봉을 쓴다. 이 남성은 힘 없이 중심을 잃고 뒷걸음질을 두어 걸음 한 뒤 바닥에 머리를 찧으며 넘어진다. 귀 아래에서 피가 흘러나온다. 경관 한 명은 다가가는데 그를 제지하던 경관이 심상찮음을 직감하고 어딘가로 보고한다. 그 순간 구지노의 손에 들려 있던 휴대전화가 힘 없이 바닥에 툭 떨어진다. 그런데 정직 당한 두 경관이 무슨 잘못이 있느냐고 항변하듯 57명의 폭동 진압 부대원들이 긴급 대응 업무를 그만두겠다고 일제히 반발했다고 현지 일간 버팔로 뉴스가 전했다. 다만 경찰 일을 관두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현지 경찰관 노조의 존 에반스 총장은 5일 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부경찰청장 조지프 그라마글리아로부터 광장을 깨끗이 치우라는 명령을 받았을 뿐이다. 구체적으로 50명 미만, 15~40명 이런 식으로 특정하지도 않았다. 요원들은 그저 자신의 일을 했을 뿐이다. 난 얼마나 접촉이 이뤄졌는지 알지 못한다. 내 추정에 그는 넘어진 것이다. 뒤로 걷다 넘어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버팔로 경찰서는 전날 늦게 문제의 두 경관을 정직시켰다. 하지만 경찰의 최초 보고는 이 남성이 경찰과 실랑이를 벌이다 제풀에 넘어져 다쳤다고 기재돼 있었다. 경찰서는 나중에 현장에 있지도 않은 상관이 이렇게 보고한 것이라며 바로잡았다. 구지노는 앰뷸런스로 병원에 옮겨졌는데 심하게 머리를 다쳤지만 큰 부상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 지사는 전날 “전적으로 정당화될 수 없고 완전히 영예롭지 못한 일”이라며 “경관들은 법을 집행해야지 남용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구지노와도 통화했다. 그가 살아 있음에 감사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경찰관들의 행동에 대해 “기본적인 품위와 인간성을 혼란스럽게 한다. 왜, 왜 그것(경찰관들의 행동)이 필요했나? 어디 위협이 있었느냐?”면서 해당 경찰관들을 파면할 것을 주장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뉴욕 경찰 이럴수가, 75세 남성 떠밀고 넘어져 피 흘리는데 욕설

    뉴욕 경찰 이럴수가, 75세 남성 떠밀고 넘어져 피 흘리는데 욕설

    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주 버팔로 시에서 일어난 끔찍한 사건이다.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공권력에 무참히 희생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46)의 첫 추모식이 열린 지 몇시간 안돼 벌어진 일이다. 현지 WBFO 방송이 촬영한 동영상을 보면 금발의 백인 남성이 경찰에 다가가 뭐라고 항의하자 두 경관이 가슴을 떠민다. 한 명은 양 손을, 다른 한 명은 진압봉을 쓴다. 이 남성은 힘 없이 중심을 잃고 뒷걸음질을 두어 걸음 한 뒤 바닥에 머리를 찧으며 넘어진다. 귀 아래에서 피가 흘러나오는데도 경관 한 명은 뭐라고 욕설을 퍼붓는 것처럼 보인다. 이 경관을 제지하려던 경관은 심상치 않음을 직감하고 일행을 정지시킨 채 구호 조치에 나서는 듯하다. 그 순간 이 남성의 손에 들려 있던 휴대전화가 힘 없이 바닥에 툭 떨어진다. 버팔로 경찰서는 이날 늦게 문제의 두 경관을 정직시켰다. 하지만 경찰의 최초 보고는 이 남성이 경찰과 실랑이를 벌이다 제풀에 넘어져 다쳤다고 기재돼 있었다. 경찰서는 나중에 현장에 있지도 않은 상관이 이렇게 보고한 것이라며 바로잡았다. 피해 남성은 마틴 구지노(75)로 확인됐다. 그는 앰뷸런스로 병원에 옮겨졌는데 심하게 머리를 다쳤지만 큰 부상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이뿐만 아니었다. 거의 같은 시간 뉴욕 시에서는 달아나는 시위 참가자들을 경찰이 쫓아가며 잔인하게 완력을 휘두르는 동영상이 생생히 포착됐다. 두 영상이 알려지면서 이틀째 평온하게 플로이드의 죽음을 애도하는 분위기였던 미국 전역의 시위 양상은 다시 격앙되고 약탈 행위도 재연됐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 지사는 “전적으로 정당화될 수 없고 완전히 영예롭지 못한 일”이라며 “경관들은 법을 집행해야지 남용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날 “구지노와도 통화했다. 그가 살아 있음에 감사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경찰관들의 행동에 대해 “기본적인 품위와 인간성을 혼란스럽게 한다. 왜, 왜 그것(경찰관들의 행동)이 필요했나? 어디 위협이 있었느냐?”면서 해당 경찰관들에 대한 파면을 주장했다. 빌 드 블라지오 뉴욕 시장은 필수 근로자로 규정된 배달업체 일꾼들을 통금령 위반으로 체포한 것에 불만을 터뜨렸다. 뉴욕의 윌리엄스 지구에서도 경찰이 시위꾼들을 거칠게 다루는 과정에 한 사람을 바닥에 내팽개치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돼 시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고 BBC는 지적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문화마당] 혼란 속에서 찾은 아름다운 일상/이진상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피아니스트

    [문화마당] 혼란 속에서 찾은 아름다운 일상/이진상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피아니스트

    2월 초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공연이 취소되기 바로 직전 마지막으로 가졌던 연주회를 기억한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기도 전이었다. 이제는 실외에서건 실내에서건 마스크를 쓰는 게 생활화돼 더이상 놀라운 일이 아니지만, 당시 흰색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관객들로 메워진 객석을 보고 있자니 너무나 초현실적이어서 만감이 교차했다. 공연이 취소될지도 모르는 살얼음판 같은 상황이었고, 방역수칙도 자리잡기 전이라 장시간 마스크를 쓰는 것을 불편해하는 청중도 있었을 터.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에 마스크를 쓰고, 음악을 듣고 즐기고자 온 청중들의 힘이 바이러스를 극복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이루어진 공연이었다. 1991년 걸프전 중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열렸던 연주회 이야기를 기억한다. 수차례에 걸쳐 미사일 공격을 당한 이스라엘의 불확실하고 불안했던 상황을 극복하고자 유대인 음악가가 자발적으로 참여해 텔아비브에서 공연이 만들어졌다. 이스라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주빈 메타의 지휘로, 아이작 스턴의 모차르트 바이올린 협주곡 3번이 연주되던 도중 스커드 미사일 공습경보가 울렸다. 청중들은 혼란에 빠지지 않았다. 모두 준비해 온 가스마스크를 얼굴에 쓰고 의연하게 자리를 지켰다.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가스마스크를 가지러 가느라 잠깐 멈춘 사이에 아이작 스턴은 홀로 무대에 다시 나와 프로그램에 예정돼 있지 않던 바흐를 연주하기 시작했다. 가스마스크 사이로도 들을 수 있는 귀가 아직 열려 있었고, 들을 수 있는 귀가 있는 바로 그곳에 음악이 존재했다. 가스마스크는 일시적이지만 음악은 계속된다는 믿음으로. 빈의 링슈트라세에 자리잡은 오페라하우스는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는 공연장이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폐허가 된 도시에서 재건축을 시작한 첫 번째 건물은 바로 오페라하우스였다. 대성당, 국회의사당, 궁전 등 주요 건물을 제치고 시민과 정부는 오페라하우스를 택했다. 전쟁이 끝난 후 사람들이 가장 목말라했던 것이 무엇인지 여실히 드러난 사례였다. 우리나라 예술가들의 산실인 서울예술고등학교는 고 임원식 선생님의 뜻과 믿음으로 1953년 부산 영도에서 피란 중에 설립됐다. 전쟁통의 허름한 막사에서 문을 연 예술교육이 지금 우리나라의 예술꽃을 피웠다. 혼란과 긴장이 팽배하는 바로 그때가 바로 예술이 힘을 발할 때이다. 예술은 유흥의 일환이 아닌, 일상의 가꿈이다. 두 귀가 열려 있을 때, 두 눈이 열려 있을 때, 손이 자유로울 때, 말할 수 있는 입이 있을 때 우리는 혐오와 배척을 멈추고 모든 아름다운 것들을 나눠야 한다. 격리와 거리두기로 일상의 리듬이 끊긴 이 시점이, 우리 삶의 진정한 아름다움에 대해서 생각해 볼 때이다. 인간은 어떻게든 새로운 삶의 방식을 찾아나갈 것이다. 온라인 활용이 대면접촉이 차단된 상태에서도 소통과 정보교환을 가능케 해 주고 있다. 오프라인의 공연이나 집회 같은 다수 모임도 새로운 수칙들이 일상화하면 언젠가는 다시 우리 삶에 돌아오게 될 것이다. 온라인에서건 오프라인에서건 모두 우리는 아름답고 숭고한 인간성을 가꾸고자 진화해야 한다. 온라인에서 일어난 성범죄들, 공공의 안전과 질서를 무시한 무분별한 종교나 유흥활동, 모두 자연이 우리에게 준 법칙을 무시하고 인간 본연의 아름다움을 구하고 가꾸지 않은 데서 발생한 또 다른 인간성 바이러스라 할 수 있다. 겉이 아닌 마음속의 때를 씻어내기 위해 비누를 씹어 먹은 월남 이상재 선생을 기억하며 우리 자신의 영혼을 고귀하고 아름답게 가꾸는 일상이 가득 차길 꿈꿔 본다.
  • [송현서의 각양각세(世)] 현실로 다가온 세상 ‘디스토피아‘

    [송현서의 각양각세(世)] 현실로 다가온 세상 ‘디스토피아‘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대유행에 전 세계가 멈춰 버렸다. 컨테이너에는 미처 수습하지 못한 시신이 쌓이고, 마스크 없이는 일상생활이 불가능하다. 전염병에 지친 사람들이 눈을 돌린 곳에는 온갖 잔혹한 방법으로 여성들을 학대한 이른바 ‘n번방’ 소식이 기다리고 있다. 영화와 드라마, 소설 속 디스토피아를 연상케 하는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전염병에 잠식된 작금의 상황은 정유정의 소설 ‘28’과 닮아 있다. 가상의 도시 화양을 배경으로 한 이 소설에서는 개와 사람에게 전염되는 정체불명의 인수공통전염병으로 개들이 무참하게 살처분당하고 봉쇄된 도시에 남겨진 이들은 살아남기 위해 서로 죽이고, 분노하며, 공멸해 간다. ‘n번방’ 사태를 떠오르게 하는 작품으로는 마거릿 애트우드의 1985년 발표작인 ‘시녀 이야기’를 꼽을 수 있다. 여성의 몸이 공공재로 소비되는 세계, 계급에 따라 여성이 그저 아이를 낳는 도구와 성노예로 전락한 세계, 그래서 때로는 여성이 인간 아닌 가축으로 취급받는 세계를 그린 이 소설은 피해 여성을 ‘노예´로 부르며 돈벌이 수단으로 착취하고 소비한 ‘n번방’의 수많은 범죄자를 연상케 한다. 하루가 멀다 하고 들려오는 소식들이 가상인지 현실인지 헷갈리는 상황에 놓이니, 디스토피아를 그린 작품들이 더는 허구로만 보이지 않는다. 디스토피아 작품의 대표 격인 ‘멋진 신세계’가 다시 회자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올더스 헉슬리의 소설 ‘멋진 신세계’는 과학기술의 지나친 남용으로 인간성이 파괴된 암울하고 끔찍한 세계가 배경이다. 하나의 난자에서 180가지의 인간이 생산되고, 실험용 병 속에서 태아가 자라나며, 267일 만에 기계적으로 대량생산되는 태아들은 병마개가 열려야 세상에 나온다. ‘멋진 신세계’는 약 90년 전에 완성된 소설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기발하면서도, 코앞까지 닥친 현실을 그렸다는 점에서 섬뜩하다. 실제로 2018년 중국에서는 유전체에서 원하는 부위의 DNA를 정교하게 잘라내는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기술을 이용해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 면역력을 가진 ‘맞춤형 아기’가 탄생했다. 작가는 소설의 내용이 600년 뒤를 예견한 것이라 말했지만, 이미 인류가 인조인간에 한 걸음 더 다가갔다는 사실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모든 것이 사이버 머니로 결정되는 디스토피아 세계를 그린 드라마 ‘블랙 미러´의 에피소드 ‘핫 샷´, 핵전쟁으로 인해 더이상 살 수 없는 지구를 떠나 우주정거장에서 살고 있는 인류의 모습을 그린 드라마 ‘원헌드레드´ 등도 허구로 보기에는 지나치게 현실적인 디스토피아 작품으로 꼽힌다. 영화와 드라마, 소설 속 한 장면을 눈앞에서 봐야 하는 지금, 어떤 디스토피아가 가장 먼저 현실이 될지, 그 현실이 얼마나 암울할지 두려워하는 이가 적지 않다. 무엇이 인류를 포함한 생명체를 정체불명의 바이러스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지, 성별을 둘러싼 양극화와 혐오의 시대를 어떻게 헤쳐나가야 하는지, 인간성을 말살하는 과학과 기술은 어떻게 통제해야 하는지 등의 현실적 고찰이 없다면 디스토피아는 머지않아 더이상 허구가 아니게 될지도 모른다. huimin0217@seoul.co.kr
  • [서울광장] 까칠한 이해찬에 대한 까칠한 평가/이종락 논설위원

    [서울광장] 까칠한 이해찬에 대한 까칠한 평가/이종락 논설위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4·15 총선에서 여권이 180석을 차지하는 압승을 진두지휘했다. 180석 획득은 지난 1988년 평민당에 입당하면서 시작한 이 대표의 32년간 정치이력에 ‘화룡점정’을 찍는 순간이었다. 이 대표는 정치권에 진출한 ‘재야 민주화운동 1세대’다. 그의 정치이력이 한국 진보정치의 도전과 시련, 성과를 모은 압축판이라고 불리는 이유다. 우리나라 진보진영의 외연을 이렇게나 넓혀 놓은 일등공신이다. 그는 재야세력이던 민주화운동청년연합(민청련)이 기존 정치권에 합류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고 7선 의원을 거치며 탁월한 의정활동은 물론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출중한 행정능력을 보였다. 2008년 이후 보수정권이 집권한 뒤로 진보 세력이 지리멸렬한 상태에 빠지자 ‘혁신과 통합’을 만들어 진열정비와 외연확대를 꾸준히 전개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이번 총선에 앞서 불출마 선언을 한 뒤 “대표가 마지막 자리”라며 ‘공천 잡음’을 사전에 차단했다. 1960년대에 태어나 80년대 대학을 다닌 86세대 교체에 실패했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공천 시비로 몸살을 앓은 미래통합당에 비해 파열음이 덜했다. ‘계파 활동을 경멸한다’는 그의 까칠한 성격은 실제로 공천 과정에서 자신의 수족들이 잘려 나가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1992년 이 대표가 평민당 당무기획실장을 맡은 이후 최측근 역할을 해 온 이강진 전 세종시 부시장은 물론 지근거리에서 그를 보좌한 김현 민주당 사무부총장이 경선 과정에서 고배를 마셨다. 친노·친문의 주류 세력이 아니어서 당내 세력이 약한 이낙연 전 총리를 전폭적으로 지원해 황교안 전 통합당 대표와의 ‘종로 대전’에서 승리하도록 견인했다. 선거 내내 당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가며 향후 총선에서 또다시 나오기 힘들 대승을 이끌어 낸 것이다. 이처럼 이 대표는 진보세력이 고비를 맞을 때마다 의미 있는 기록을 써 왔다. 하지만 막상 선거 뒤 이 대표의 성과에 대한 평가는 의외로 밋밋하다. 신문 지면의 한두 면을 털어 그의 정치이력과 성과를 크게 조망하는 인터뷰 기사가 나올 법한데 전혀 눈에 띄지 않는다. 당내에서조차 “이번 총선 승리의 공은 지지도가 높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돌려야 한다”는 말이 주로 나온다. 선거 기간 피로 누적으로 6일간 병원에 입원까지 한 이 대표에 대한 찬사에는 인색한 편이다. 왜일까. 대중 정치인과는 거리가 먼 그의 성격 탓에 늘 긴장관계를 유지해 온 언론의 소극적인 대우는 그런대로 이해할 만하다. 하지만 당 주변의 평가는 이상하리만치 담담하다. 3선의 한 의원은 “‘면도날처럼 날카로운 사람’이라는 평판으로 대다수 당내 인사들과 원만한 관계를 맺지 못한 것도 이유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대표는 윗사람이 지명하는 임명직인 국무총리와 교육부 장관, 서울시 부시장 등을 거치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동료 의원들의 평판이 중요한 당내 선출직인 원내총무, 원내대표 경선 등에서는 번번이 낙선했다. 열린우리당 창당의 주역이면서도 2004년 원내대표 선거에서 천정배 의원에게 6표 차로 지는 수모를 당했다. 그에게 “능력은 있는데 인간성이 좀…”이라는 꼬리표가 늘 따라다닌 이유다. 이런 점을 의식해선지 이 대표는 총선 뒤 자신의 거취에 대해 ‘로키’로 일관하고 있다. 총선 직후 당선자 전원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2004년 시절을 언급하며 겸손과 절제를 당부했다. 지난달 17일 민주당 21대 총선 당선자들에게 보낸 A4 2장 분량의 친전에서는 “제 마지막 소임이었던 21대 총선의 성과를 뒤로하고 28년간 봉직해 온 국회의원직을 내려놓고 야인으로 돌아간다”고 했다. 총선 기간 중인 7일에는 노무현재단 유튜브 방송 ‘유시민의 알릴레오’에 출연해 “임기가 끝나고 나면 남북관계를 적극적으로 풀어낼 수 있는 일을 하려고 생각 중”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오는 8월 전당대회에서 후임 대표가 선출되면 진보세력의 ‘원로 정치인’으로 남겠다는 뜻을 미리 밝힌 셈이다. 이 대표의 ‘2선 용퇴’ 발언은 고문후유증으로 손을 떠는 등 건강 문제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의 정치역정이 이번 총선 승리로 막을 내릴지, 내후년 대선에서 ‘킹 메이커’로 재소환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분명한 것은 “우리 당은 오래도록 이 대표의 헌신적 리더십에 경의를 표하게 될 것”이라는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의 말처럼 이해찬이라는 이름 석 자는 한국 정치사, 특히 진보정치사에 커다란 족적을 남긴 정치인으로 기록될 것이라는 점이다. jr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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