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인간다운 삶
    2026-04-10
    검색기록 지우기
  • 법원행정처장
    2026-04-1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563
  • 동작구형 공공주택, 주거문화 패러다임 바꿨다

    동작구형 공공주택, 주거문화 패러다임 바꿨다

    이창우 동작구청장은 민선 8기에서 꼭 이어 갔으면 하는 사업으로 구청이 직접 주택을 매입해 저렴한 임대료로 주민들에게 공급하는 ‘동작구형 공공주택’ 정책을 꼽았다. 구는 민선6기부터 자치구 주도의 동작구형 공공주택 사업을 추진했다. 인간다운 삶을 위한 첫 번째 조건이 주거안정성이라는 철학을 갖고 주택 공급을 ‘경제’에서 ‘복지’ 개념으로 확대한 것이다. 실제로 구는 실질적 주거 공간 확보를 위해 국가가 정한 최저 기준인 14㎡보다 넓은 20㎡ 이상 전용면적의 안락하고 편안한 공간을 사회취약 계층, 청년층 등의 주민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2015년 상도3동 모자안심주택 26가구 공급으로 시작된 공공주택 사업은 지난해 총 440가구까지 늘어났으며 올해 185가구 추가 물량을 확보했다. 동작구형 공공주택은 입주자 간 어울려 사는 주거문화 조성을 위해 커뮤니티 공간을 마련하고 주택 유형에 따라 맞춤형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2019년 상도동과 신대방동에 공급한 청년·신혼부부 공공주택은 전국 지자체 최초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협력해 지역 수요 맞춤형으로 공급됐다. 2020년 사당동에 공급한 행복주택에는 서울시 자치구 최초로 경로당과 청년주택이 결합한 세대융합형 복합시설이 들어섰다. 지난해 전국 최초 자치구 단위에서 건설한 ‘대방동 미소주택’은 설계부터 시공까지 지방정부에서 공공주택을 자체 건설한 혁신 사례로 꼽힌다. 이 구청장은 “임대주택은 주거 복지가 절실한 이용자에게는 삶의 빛이지만, 주변 집단민원이 많이 발생해 (집행부의) 강한 의지가 없으면 흔들리기 쉬운 사업”이라면서 “요즘처럼 부동산 문제가 심각한 시대에 다음 구청장 또한 지역 주민들에게 주거 복지를 포기하지 않고 공공주택 수를 지속적으로 늘렸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 [열린세상] 지워진 목소리를 불러오다/조이한 아트에세이스트

    [열린세상] 지워진 목소리를 불러오다/조이한 아트에세이스트

    앳된 소녀들의 환한 미소가 보인다. 친구들과 포즈를 취하거나 진지하게 카메라를 보던 흑백사진 속의 그들은 1970년대 봉제 공장에서 일하던 노동자다. 그들이 중년이 돼 45년 전 일을 회상한다. 이혁래, 김정영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미싱 타는 여자들’ 이야기다. 당시 10대 소녀였던 그들은 하루 14~16시간씩 무릎 한 번 펴지 못하고 미싱을 돌리다 바늘에 찔리고 손을 다친 이야기를 한다. 밤샘 노동을 반복하며 ‘잠 한번 제대로 자 보는 게 소원’이었던 시절, 그들이 야근 후에도 반드시 들렀다 갈 정도로 좋아했던 곳은 바로 노동교실이었다. 노동시간 단축을 이뤄 냈고, 일주일에 하루는 쉴 수 있게 됐다. 대단한 성과다. 하지만 그런 노동 교실을 그대로 놔둘 리 없던 야만의 시절, 이소선 어머니의 구속에 항거하기 위해 교실로 모인 이들은 하필이면 북한 정권이 출범한 9월 9일 모였다는 이유로 빨갱이 혐의를 뒤집어쓴다. 주민등록증도 나오지 않은 소녀의 생년월일까지 조작하며 구속시켰다. 1977년의 일이다. 제2의 전태일은 우리가 될 거라고 외치며 죽음을 무릅쓰고 격렬히 싸우던 소녀들의 이야기를 이 영화를 통해 처음 알게 됐다. 뒤늦게 검색을 해도 나오지 않는다. 그해는 박정희가 ‘100억 달러 수출 목표와 1인당 1000달러 고지’를 예상보다 4년이나 앞당겨 달성했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하던 때다. 그렇게 가시적 성과를 내보이기 위해 이 어린 소녀들의 피땀을 짜내고 죽음과도 같은 노동을 강제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가장 소중하게 생각했던 노동교실을 없애고 어린 노동자들을 감옥에 가둔 뒤 역사에서 지워 버렸다. 영화가 고마운 건 소수자 중에서도 소수자였던 어린 소녀들의 노동과 투쟁의 역사를 현재로 불러내 주어서다. 여기서 몇 년 전 보았던 또 다른 영화가 떠오른다. 2015년에 개봉한 임흥순 감독의 ‘위로공단’이다. 1970년대 구로공단에서 일하던 여성 노동자들의 삶에서 출발해 1978년 동일방직 오물 투척 사건, 1979년 YH 사건과 최근의 삼성반도체 사건으로 이어지는 여성 노동자들에 대한 탄압과 그 투쟁의 역사를 담아낸 영화다. 둘 다 다큐멘터리 형식이긴 하지만 출연자들의 목소리와 증언에 집중한 ‘미싱 타는 여자들’과는 다르게 ‘위로공단’은 미술가인 감독이 상징과 은유가 담긴 시적인 화면으로 연결해 실험적 영상으로 만들었기에 좀 다른 방식으로 관객에게 다가간다. 국내외에서 호평을 받은 작품으로 56회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은사자상을 받기도 했으나 영화를 본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는 모르겠다. 두 작품은 지워진 목소리를 불러왔다는 공통점이 있다. 우리의 어머니이고, 언니이며, 친구였을 여성 노동자들의 역사를 기록하고 위로하고 현재의 우리를 돌아보게 하는 일. 그것은 “예술가는 무당”이라고 한 요제프 보이스의 말과 겹친다. 여기서 ‘무당’은 굿을 하거나 현실을 조작하는 사람이 아니다. 상처받은 이의 말에 귀 기울이고 침묵을 강요당한 이로 하여금 스스로 말하게 하거나, 자신의 언어로 말할 수 없는 이를 대신함으로써 감추어지거나 사라진 목소리를 드러내고 상처를 치유하는 사람이다. 그런 의미에서 예술가는 무당이 되는 것이리라. 영화에서 보여 주는 선배 노동자들의 투쟁의 결과로 그나마 우리는 예전보다는 나은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다. 비록 지금도 여전히 노동조합 만드는 일이 쉽지 않고, 장시간 노동에, 안전장치 없이 일하다 죽는 노동자들이 셀 수 없이 많지만, 우리에게도 이런 노동 운동의 선배들이 있었고, 지금도 있으며, 소리 없이 지워지거나 사라진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영화로, 소설로, 역사로 기록하는 ‘무당’으로서의 예술가들이 있는 한, ‘인간다운 삶’이 아주 불가능한 것은 아닐 것이다.
  • “국민이 원하지 않으면 고집 않는다” 이재명의 기본시리즈 변천사

    “국민이 원하지 않으면 고집 않는다” 이재명의 기본시리즈 변천사

    최근들어 하루에도 수 차례씩 발표되는 여야 후보들의 공약들은 설에도 밥상 머리에 오르내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내세운 ‘기본시리즈(기본소득·기본주택·기본금융)’를 두고도 설왕설래가 오고갈 수 있다. 이 후보의 대표 브랜드였던 기본소득은 당초에는 실현가능성을 놓고 말들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문화예술·농어촌 분야 등 계층·분야별 기본소득으로 내용과 성격이 점차 바뀌고 있다. 당초 대선 예비경선 당시만 해도 이 후보의 기본시리즈는 민주당 대선 예비후보들의 단골 비판 메뉴였다. 이 후보가 당내에서 여론조사 1위를 달리자 기본소득의 실현가능성을 놓고 이낙연, 박용진, 추미애 등 다른 예비후보들의 집요한 공격이 이뤄졌다. 특히 지난해 7월 3일 KBS 주관으로 열린 예비 후보들의 첫 TV토론에서 이 후보는 기본소득에 대해 “저는 아직 공약발표를 하나도 한게 없어서 기본소득이 1번이라 할 수가 없다”고 말했고, 예비후보들은 “말 바꾸기 아니냐”, “표리부동하다”며 맹공을 펼쳤다. 당시 기본소득의 실현가능성에 대한 공격이 계속 되자 이 후보가 슬그머니 꼬리를 내린 것으로 해석됐다. 이 후보는 그러나 기본소득의 재원에 대한 비판이 계속 이어지자 “공약한 일 없다. 의제에 대해 순서에 따라 순차적 단계적 하겠단 말”이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기본소득의 개념이 자리잡히기 전에는 공격을 방어하기에 급급했다. 이후 이 후보는 같은 달 18일에 온라인 화상 기자회견을 통해 ‘전환적 공정성장’을 1번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를 실천하기 위한 전략으로 기본시리즈를 제시했다. 이어 22일에는 기자회견에서 기본소득을 공약으로 발표했다. 당시 이 후보는 “기본소득은 반드시 시행한다”며 “차기 정부 임기 내에 전국민에게 1인당 연 100만원(4인기구 400만원)을 소멸성 지역화폐 형식으로 지급하고 청년들에게는 추가로 100만원을 지급할 것”이라고 했다. 전국민 대상 기본소득의 경우 집권 2년차 연 25만원을 시작으로 매년 지급액을 확대, 임기 내에 연 100만원이라는 목표를 순차 달성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나머지 기본주택과 기본금융 시리즈도 순차적으로 발표됐다. 이 후보는 지난해 8월 3일에는 기본주택 발표 기자회견을 통해 “임기 내 기본주택 100만호를 포함해 총 250만호 이상의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표 기본주택은 무주택자 누구나 건설 원가 수준의 임대료로 30년 이상 거주할 수 있는 공공주택이다. 이어 같은 달 10일에는 국가의 보증으로 국민 누구나 1000만원 한도 내 연 1~2%의 저리로 장기대출이 가능한 정책인 기본금융을 발표했다. 이로써 이 후보의 기본시리즈가 본선 무대에서 본격적으로 검증받게 된 것이다.하지만 기본소득은 안정적 재원 마련에 대한 의문점과 ‘선심성 포퓰리즘’이란 비판이 여야 안팎에서 끊임없이 제기됐다. 기본주택 역시 국토보유세 등으로 인해 공급이 위축되면 서민만 피해를 본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기본금융은 시장경제 원리에 역행하는 시스템이라는 비판이 쇄도했다. 야권의 대항마인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지난해 11월 본선 후보로 선출되면서 컨벤션 효과를 이어가자, 이 후보는 지난해말 핵심공약인 ‘전 국민 기본소득’에 대해 “국민이 원하지 않으면 고집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경선에 이어 ‘말바꾸기 논란’이 다시 재현된 것이다. 그러나 지난 6일에는 다시 “누구나 인간다운 최소한의 삶을 누릴 수 있도록 기본소득·주택·금융을 제도화하고 확대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의 내홍으로 혼란이 거듭되자, 자신의 대표 브랜드인 ‘기본시리즈’를 다시 꺼내 승부수를 띄운 것. 당일 MBC 100분 토론에서는 “증세 없이 가능하다고 본다. 기본소득도 소액이라면 현재 예산 증가분으로 충분히 감당 가능하다”고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기본소득에 대한 반발 여론은 갈수록 거세졌고, 최근에는 계층·분야별 기본소득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이 후보는 청년 기본소득 연 100만원 지급에 이어 지난 20일 문화예술인 기본소득 연 100만원 지급을, 전날(19일)에는 60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 장년수당 지급을 공약했다. 지난 25일에는 농어민 기본소득 연 최대 100만원을 공약했다. 특정 계층을 염두에 둔 기본소득을 통해 박스권에 갇힌 지지율을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공약 쪼개기 꼼수’라는 비판이 나온다. 한 언론에 따르면, 이 후보의 기본시리즈에 대한 서울시 유권자들의 인식이 대체로 부정적이며 “취지에 맞지 않거나 모럴 해저드 우려가 있다”는 취지의 보고서도 나왔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기본소득으로 인한 재원을 조달하기 위해 국채발행이 불가피하게 되고 이는 결국 미래세대의 부담으로 전가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 일터의 비극 이제 그만… 간절한 두 권의 비명

    일터의 비극 이제 그만… 간절한 두 권의 비명

    살기 위해 나간 일터에서 죽음을 맞는 노동자들이 좀처럼 끊이지 않는다. 평범한 나날을 지킬 수 있게 해 주는 일이 곧 끔찍한 비극을 부르는 도구가 되는 현실도 자주 목도하게 된다. 새해엔 안타까운 소식을 조금 덜 접할 수 있을까. 우리의 일터를 다시금 깊이 들여다보는 ‘노동 리포트’들이 이제는 끊어 내야 한다는 목소리를 묵직하고도 간절하게 전한다. ●과로사는 타살이다… ‘존버씨의 죽음’ ‘과로사회’(2013), ‘누가 김부장을 죽였나’(2018) 등 노동자들의 과로를 추적해 온 시간연구자 김영선씨가 이번에는 우리 사회 수많은 ‘존버씨’들을 조명했다. 신간 ‘존버씨의 죽음’(오월의봄)은 돌연사와 자살을 모두 포함한, 과로로 인한 죽음을 본격적으로 다룬다. 과로죽음이 일어나도 과로는 빼놓고 신체적 질병이나 정신질환 등 개인의 취약성에만 집중해 온 시선들을 꼬집고, 과로죽음이 노동자들을 짓누르는 성과 체제와 노동력을 갈아 넣고 태우는 일터가 만든 필연적인 죽음이자 사회적 타살임을 분명히 밝힌다. 죽을 만큼 힘들어도 버틸 수밖에 없게 만드는 ‘그만둠’의 공포 속에서 결국은 모든 삶을 내려놓는 결정을 하고야 마는 노동자들에게 암묵적으로 자살 감정을 부추기는 일상 속 언어들도 신랄하게 꼬집는다. ●법 사각지대 조명 ‘노동자의 시간은…’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원이자 사단법인 유니온센터 이사장을 맡고 있는 김종진씨는 ‘노동자의 시간은 저절로 흐르지 않는다’(롤러코스터)로 근로기준법과 사회보장제도에서 열외된 ‘제도 밖 노동자’들에 집중했다. 라이더, 방송작가, 경비원 등 갈수록 더 늘어 가는 플랫폼 노동자와 프리랜서, 특수고용 노동자들이 벌써 744만명, 비정규직이나 5인 미만 사업 노동자, 청소년 및 고령 노동자들도 945만명이나 되지만 법으로 보호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풀어냈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저자가 쓴 칼럼들을 엮었는데, 수년 전 노동자들의 현실이 지금과 크게 다를 게 없다는 건 뼈아픈 지점이기도 하다. 최저임금 1만원, 생활임금 확대를 통한 인간다운 삶 확보,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재정비 등 구체적인 대안들을 정리해 노동 입문서로도 손색이 없다.
  • [시론] 지구를 위한다는 ESG, ‘왜’라는 질문이 필요하다/문형구 고려대 경영학과 명예교수

    [시론] 지구를 위한다는 ESG, ‘왜’라는 질문이 필요하다/문형구 고려대 경영학과 명예교수

    2019년을 시작으로 뜨겁게 재점화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열풍은 올해도 지속될 전망이다. 블룸버그는 지난해 1조 5000억 달러에 달했던 지속가능금융(그린 관련 채권이나 대출) 규모가 올해는 2조 500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광풍과도 같은 ESG에 대한 평가는 매우 다양하다.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 투자행동을 통해 기업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책임 있는 투자라는 시각과 교묘하게 만들어진 또 다른 규제이자 평가·인증 산업의 진화, 정체된 기업의 돌파구에 불과하다는 평가가 공존한다. ESG는 2004년 지속가능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독려하는 수단으로 도입됐다. 제도나 법적 규제 등 강제 수단의 한계를 보완하고 기업이 ESG 이슈에 집중하는 것이 위험관리, 평판관리, 새로운 시장 기회 발굴 등에 도움이 된다는 투자자의 인식을 통해 사회적 책임 활동을 이끌어 내려는 시도였다. 그러나 이 같은 ESG가 원래 목표를 달성하려면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 ESG가 왜 필요한지 끊임없이 질문해야 한다. 단순히 위험관리나 평판관리가 아닌 궁극적인 목표가 무엇인지, 왜 특정 행동이 필요한지 따져 물어야 한다. ‘왜’라는 질문을 하지 않으면 여러 기관이나 평가기업이 만들어 낸 ESG 평가지표의 질문에 어떻게 응답하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지 기계적으로 고민하게 된다. 또 평판위험을 줄이기 위해 겉으로 보이는 것에만 치중하게 된다. 소위 ‘워싱’이 일어나는 배경이다. 마치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지표)에 집중하느라 정작 달(모두가 행복한 세상)은 보지 못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둘째, 투자자들도 고통을 분담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기업만이 손실을 부담해서는 안 된다. 기후변화로 인해 지구가 처한 절체절명의 위기는 인간의 욕망과 그에 따른 불평등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 따라서 기후변화를 멈추기 위해서는 일정 부분 고통을 감수해야 한다. 석탄이나 화석연료 사용 산업의 기업들과 근로자들이 적응할 수 있도록 정의로운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 투자자들도 국가 간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는 행동에 수익률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동참해야 할 것이다. 셋째, 환경에만 치중하지 않고 사회나 지배구조에도 좀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 ESG는 기본적으로 투자의 관점에서 접근하다 보니 전 세계의 당면 과제인 불평등 해소, 부정부패, 불공정의 문제는 다소 소홀히 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사회 모든 영역의 이른바 ‘금융화’의 문제도 지적하지 않는다. 예컨대 투자회사가 석탄산업이나 화석연료 사용 산업 기업에는 투자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백신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적극 나서지 않고 있는 제약회사나 인권 침해 기업은 왜 옆구리를 찌르고 있는지 궁금하다. RBC글로벌자산관리가 투자자를 대상으로 지난해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2020년과 마찬가지로 ESG 요소 중 중요하게 생각하는 순위가 반부패(G), 사이버보안(S), 기후변화(E), 주주권 보호(G), 건강과 안전(S) 순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은 그나마 고무적이다. 왜냐하면 반부패 윤리경영은 ESG 성공의 기본 토대이기 때문이다. 유엔의 지속가능개발목표(SDGs)와 기후변화 협약이 2015년 동시에 선포된 사실은 의미심장하다. 기후변화 협약은 지구를 살리기 위해 지구 평균온도 상승 폭을 1.5도 이내로 제한하는 노력을 공동으로 하자는 것이며, SDGs는 지구를 살리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구를 투명하고 정의로운, 모든 사람이 함께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곳으로 만들기 위해 시민사회, 정부, 기업이 함께 행동하자는 것이다. 모든 사람이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노력을 게을리하면 지구를 살려 낸다 하더라도 지구엔 극심한 불평등이라는 아수라 지옥의 고통에 신음하는 사람들로 가득 차게 될 것이다.
  • 방 7㎡ 이상·창문은 꼭 설치… 인간다운 삶, 부담 커지나요

    방 7㎡ 이상·창문은 꼭 설치… 인간다운 삶, 부담 커지나요

    앞으로 서울에서 고시원을 새로 짓거나 증축할 때 방 면적을 7㎡ 이상 확보하고 방마다 창문을 내야 한다. 햇빛도 들지 않는 비좁은 방에서 열악하게 생활하는 고시원 거주자에게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과 안전한 거주환경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다. 그러나 방을 넓히고 창문을 설치하는 비용이 임대료 상승으로 이어져 주거 취약계층이 부담을 떠안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서울시는 4일 ‘서울특별시 건축 조례’를 개정했다고 밝혔다. 오는 7월 1일부터 서울 모든 지역에서 신축 또는 증축되는 고시원에 적용된다. 조례에 따라 개별 방의 면적은 전용면적 7㎡ 이상이어야 한다. 화장실이 포함될 경우 9㎡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7㎡는 방에 일인용 침대와 책상을 놓고도 성인 한 명이 바닥에 앉을 수 있는 규모다. 시 관계자는 “기존 고시원은 침대에 누우면 다리를 책상에 걸쳐야 하는 방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방마다 창문을 설치해야 한다. 빛이 들지 않아 ‘먹방’이라고 불리는 창문 없는 방은 거주자들의 심리적 불안과 우울감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창문은 화재가 발생했을 때 탈출할 수 있도록 유효 폭 0.5m 및 유효 높이 1m 이상 크기로, 반드시 건물 바깥쪽으로 내야 한다. 건축법상 다중이용시설로 분류된 고시원은 그동안 최소 주거면적에 대한 별도 기준이 없었다. 한국도시연구소의 ‘서울시 고시원 실태조사’에 따르면 서울시내 고시원의 평균 주거면적은 7.2㎡로 나타났다. 절반 이상(53%)이 7㎡ 미만이었고, 불이 났을 때 대피가 가능한 창문이 설치된 곳은 47.6%로 절반에 못 미쳤다. 고시원 667곳의 거주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건강을 위협하는 주요 요소로는 비좁음(32.8%)이 꼽혔다. 이어 소음(19.8%), 채광부족(18.5%), 환기부족(17.8%) 등이 뒤를 이었다. 이렇다 보니 크고 작은 ‘고시원 비극’이 잇따랐다. 2018년에는 종로구 국일고시원 화재로 7명이 한꺼번에 숨졌다. 방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고 환기가 잘되지 않다 보니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에도 취약하다. 이에 서울시가 이번 조례를 마련했지만, 규제 위주의 대책만으로는 고시원 거주 환경이 쉽게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새 조례 기준에 맞게 고시원을 짓거나 증축하려면 추가 비용이 들고 이는 거주자들의 주거비 부담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장은 “고시원 증축 관련 재정 지원과 함께 현재 시와 중앙정부에서 하고 있는 청년 월세지원 등을 늘려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방 크기, 창문 여부도 임대료에 영향을 미치지만 보통 역세권 및 식사 제공 여부의 영향이 크다”며 “임대료 일부를 현금으로 지원하는 서울형 주택바우처 등과 같은 제도를 확대하면서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조례가 고시원뿐만 아니라 도시의 다양한 빈곤 주거 형태에도 적용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최 소장은 “쪽방, 여인숙, 대학가 불법 쪼개기방들도 열악하다”면서 “영국 등에서는 100년 전부터 시작된 ‘사람이 살 수 있는 최소한의 공간 개념’에 대한 논의를 이제서야 도입한 만큼 모든 주거 공간에 확대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유남석 헌법재판소장 “국민 기본권 보장 위해 최선 다할 것”

    유남석 헌법재판소장 “국민 기본권 보장 위해 최선 다할 것”

    유남석 헌법재판소장이 “새해에도 헌법 정신을 구현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유 소장은 31일 2022년을 맞아 발표한 신년사에서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라 많은 제약이 이어지고 있다”며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마음과 옆에 있는 동료 시민에 대한 따뜻한 관심과 연대를 통해 함께 어려운 시기를 극복한다면 우리 사회 구성원 각자가 능력을 최고도로 발휘하고 자유롭고 행복한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동체 전체로 보면 정치와 경제는 물론 문화의 다양한 영역에서도 대한민국의 국제적 위상은 이미 매우 높다”며 “이제 이 모든 성취를 바탕으로 모든 국민의 삶을 윤택하게 하는 길을 찾는 데에 지혜를 모을 때”라고 강조했다. 유 소장은 또 “새해에 우리나라의 국운이 더욱 융성하는 가운데 국민 여러분의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시기를 다시 한 번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아래는 신년사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2022년 임인년(壬寅年)을 맞아, 헌법재판소 구성원 모두와 함께 국민 여러분께 새해 인사를 드립니다. 새해에도 국민 여러분의 가정에 기쁨과 행복이 가득하고 소망하시는 모든 일들이 이루어지며, 우리 사회가 더욱 정의롭고 평화롭게 번영하기를 기원합니다. 코로나19의 대유행에 따라 많은 활동에 제약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적극적으로 방역에 참여하고 여러 희생을 감수하면서, 우리 모두를 생각하는 성숙한 시민 의식을 보여주신 국민 여러분께 깊은 존경과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공동체 전체로 보면, 정치와 경제는 물론 문화의 다양한 영역에서도 대한민국의 국제적 위상은 이미 매우 높습니다. 우리는 열 손가락 안에 드는 경제 강국을 일궜습니다. 우리 문화에 인류 모두가 감탄한다는 소식이 일일이 열거하지 못할 정도로 연이어 들려옵니다. ‘오직 한 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라는 백범 김구 선생님의 염원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제 대한민국의 이 모든 성취를 바탕으로, 모든 국민의 삶을 윤택하게 하는 길을 찾는 데에 지혜를 모을 때입니다.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마음과, 옆에 있는 동료 시민에 대한 따뜻한 관심과 연대를 통하여 함께 어려운 시기를 극복한다면, 우리 사회의 구성원 각자가 능력을 최고도로 발휘하고 안전하고 자유롭고 행복한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이 모든 것은 제헌 헌법 이래 지금까지 헌법의 전문과 본문에서 천명하고 있는 가치와 정신들과 다르지 않습니다. 헌법재판소는 새해에도 헌법 정신을 구현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하여 주어진 역할과 책무에 계속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새해에 우리나라의 국운이 더욱 융성하는 가운데 국민 여러분의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시기를 다시 한 번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헌법재판소장 유 남 석
  • [열린세상] K환경복지, 취약계층에 대한 측은지심으로부터/안소은 한국환경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열린세상] K환경복지, 취약계층에 대한 측은지심으로부터/안소은 한국환경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언제나 그렇듯이 정신을 차려 보니 한 해의 마지막 주이다. 누구나 연말이 되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일 년이라는 시간을 어떻게 보냈는지 뒤돌아보게 마련이다. 코로나19로 송년회도 여의치 않게 된 2021년은 각자 조용히 찬찬히 주변을 둘러볼 기회도 있을 것이다. 나도 한 해를 뒤돌아본다. 글쎄…, 올 한해처럼 K○○이 유행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 물론 몇 해 전부터 K팝을 선두로 조짐은 있었고, 그 영역이 문화계 전반으로 확산됐지만, 지금은 K○○이 문화를 넘어 다른 것과 차별화되는 한국적인 어떤 것을 지칭하는 용어로 자리잡은 것 같다. 훌륭한 일이다. 고유한 브랜드를 갖는다는 것은 다른 사람이 인정해 주는 가치가 동반되지 않으면 힘든 일이기 때문이다. 환경정책을 연구하는 나의 직업병은 여기에서도 발동돼 뜬금없이 K환경복지로 생각이 날아간다. 다른 나라와 차별화되는 한국적 환경복지란 어떤 것일까? 최근 나의 생각이 자주 머무는 곳이다. 지난 몇 해 동안 우리를 괴롭혀 온 코로나19, 기후위기, 환경재난 등은 대처할 또는 회피할 능력이 미흡한 취약계층에 훨씬 가혹하기 때문이다. 취약계층을 정의하는 기준은 다양하지만, 대략적으로 ‘경제적, 사회적, 생물학적 기준 등으로 다른 계층에 비해 사회 참여의 기회가 제한돼 국가의 개입 없이는 동등한 혜택을 누리기 어려운 계층’으로 요약된다. 따라서 취약계층을 구분하는 경제적 기준은 소득격차가 대표적이며 사회적·생물학적 기준은 어린이, 고령자, 여성, 장애인 등이 대표적이다. 환경복지는 취약계층을 배려한 일반적인 사회복지의 개념에 헌법에 명시된 환경기본권이 고려되면서 논의가 본격화됐고, 인간다운 삶의 질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환경서비스를 보장받는 것으로 개념화됐다. 이후 환경복지는 환경정의, 환경불평등 이슈와 맞물리며 발전했고 최근에는 인간중심의 복지로부터 인간과 자연 간의 상생을 포괄하는 생태복지로까지 개념이 확장돼 가고 있다. 좋은 정책이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환경복지 정책의 설계는 취약계층의 어려움에 공감하고 배려할 수 있는 측은지심이 근간이 돼야 한다고 믿고 있다. 측은지심은 나를 둘러싼 세상에 대한 애정으로부터 출발하기 때문에, 인간뿐만 아니라 모든 생물·무생물에 대한 배려는 물론 지구라는 행성에 대한 배려를 포괄하는 생태복지의 개념과 맞닿아 있다. 애정이 많으면 잘 살피게 된다. 또 보이는 만큼 애정을 쏟게 되는 게 인지상정이다. 취약계층의 구분은 경제적, 사회적, 생물학적 조건 등을 기계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환경오염물질 및 유해화학물질의 특성을 함께 고려해 세분화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고, 환경요인이 취약계층에 어떤 경로로 영향을 주는지, 그 크기는 어느 정도인지 밝혀내는 과학적인 영향평가도 필요할 것이다. 이것이 K환경복지 설계의 기본이다. 환경복지 정책은 오염물질 또는 유해화학물질과 건강 간의 상관관계를 고려한 환경보건법에 근거한 정책이 대표적이다. 환경보건법 제15조에 따르면 어린이, 노인, 임산부 등과 같은 전통적 민감계층과 함께 산업단지, 폐광지역, 교통밀집지역 또는 미세먼지와 같은 특정 오염물질로 인한 건강영향이 우려되는 지역의 주민이 취약계층으로 명시돼 있다. 경제사회적 취약계층 구분과 더불어 오염물질과 유해화학물질의 확산 경로에 근거한 취약지역을 반영한 것이다. 기후변화 취약계층도 이상 기후(폭염, 한파 등)와 자연재해 유형(가뭄, 홍수, 태풍 등)에 따라 세분화돼야 한다. 이러한 내용은 이미 제3차 국가 기후변화적응대책(2021~2025)에도 잘 반영돼 있다. 폭염과 한파 같은 극단적인 기상현상의 경우, 영향을 회피하기 어려운 저소득층이 정책의 우선순위 대상일 것이고, 홍수나 태풍 같은 자연재해는 지역 현황을 고려한 우선순위 결정이 필요할 것이다. 어찌 보면 새로울 것이 없고, 이미 많은 전문가들에 의해 연구된 내용일 것이다. 그러나 같은 작업도 애정을 실으면 결과물이 달라진다. 알아 주는 사람도 생기는 법이다. 정책도 마음이다.
  • [열린세상] 대통령 후보 과학기술정책 공약하라/이은우 건양대 교수

    [열린세상] 대통령 후보 과학기술정책 공약하라/이은우 건양대 교수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2차 세계대전을 기점으로 팍스브리타니카 시대는 저물고 미국은 강력한 국력을 바탕으로 팍스아메리카나 시대의 세계 질서를 이끌어 가고 있다. 1990년 덩샤오핑이 도광양회를 내걸고 개혁개방과 실사구시의 자세로 국력을 길러 나가기 시작해 중국은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고, 2010년 일본을 제치며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했다. 그러나 경제발전으로 정치적 자유의 길을 따르리라고 기대했던 미국과 서방의 기대와 달리 2012년 시진핑은 패권국가 중국의 꿈인 중국몽을 제시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일대일로 등의 정책을 추진하며 국가 통제를 더욱 강화하는 길로 가고 있다. 2010년대부터 학자들이 팍스시니카를 언급하고 있으며 중국은 정치, 경제, 과학기술 등 여러 면에서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질서에 도전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반중 정서가 고조되고 트럼프에 이어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중국의 도전에 대한 대응이 점점 강경해지고 있다. 미국은 안보를 이유로 2019년 5월부터 중국 최대의 통신장비 업체인 화웨이를 블랙리스트에 올려 제재를 가하고 있다. 지난 10월 마크 밀리 미국 합참의장은 중국의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에 대해 스푸트니크 모멘트에 매우 가깝다고 생각한다며 미국 군사기술력 진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최근 반도체 대란으로 세계의 자동차 생산업체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트럼프의 대중 제재 중 하나인 중국 최대의 반도체 기업 SMIC에 대한 제재가 반도체 대란의 원인으로 주목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 본질에는 기술패권이 자리잡고 있으며 글로벌 패권경쟁의 패러다임이 국방과 경제에서 기술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21세기 들어 기술이 지배하는 팍스테크니카, 즉 기술패권의 시대가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기술패권을 둘러싼 각 나라 간의 경쟁, 특히 미중 간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그 틈바구니에 끼인 우리는 새로운 생존 전략이 절실한 상황이다. 미중 패권경쟁의 영향이 큰 반도체와 배터리 분야는 물론 조선, 철강, 생명공학 분야의 우리 기업들이 가지고 있는 세계적 경쟁력은 우리의 소중한 자산이자 우리가 가진 가장 강력한 카드가 될 수도 있다. 2019년 일본의 첨단 소재, 부품 및 장비 수출규제 조치로 촉발된 소위 소부장 사태는 국가 간에도 기술 경쟁력의 우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설명해 주고 있다. 내년 3월 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각 정당의 대통령 후보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정작 미래를 열어 나갈 과학기술에 대한 공약은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이달 들어 국회, 과학기술 관련 단체, 연구소 등을 중심으로 차기 정부의 과학기술정책에 대한 정책 토론회가 여러 번 개최됐다. 토론회에서 과학기술 부총리제 도입, 대통령 비서실 과학기술담당 수석 신설, 연구자 중심 연구개발 체계 강화, 과학기술자문회의 기능 강화, 과학기술혁신기본법의 제정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제안됐다. 이러한 구체적인 제안도 의의가 크다고 생각되지만 그 전에 왜 국가가 과학기술 발전을 추구하고 투자해야 하는지, 왜 과학기술 중심의 국정 운영이 필요한지에 대한 철학적 성찰이 있어야 한다. 디지털 대전환과 바이오 혁명 등 강력한 과학기술의 힘을 최대한 활용해 코로나로 망가져 가고 있는 우리 경제와 일상을 회복하고, 모두가 행복하고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는 우리의 미래를 어떻게 만들어 나갈 것인지에 대한 깊은 고민이 있어야 한다. 기술의 발전은 간절함의 결과다. 기술은 인간의 상상과 욕구와 의지에 따라 인간이 원하는 만큼 발전한다. 1944년 루스벨트 대통령은 2차 세계대전 후 미국의 미래를 설계하기 위해 과학기술과 관련된 4개의 질문이 담긴 질의서를 과학기술고문 버니바 부시에게 보냈다. 부시는 1945년 ‘과학-그 끝없는 프런티어’라는 보고서로 답했으며, 현재까지도 미국 과학기술정책 철학의 기반으로 자리잡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과 치열한 기술패권경쟁 시대에 대통령의 과학기술정책 철학이 부재하면 우리의 미래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 우리의 미래를 설계하는 데 가장 중요한 과학기술에 대한 정책 철학과 의지가 각 대선 후보의 공약에 반영되기 바란다.
  • [단독] 첫발 뗀 ‘서울형 노동인지예산제도’… 무분별한 비정규직 고용 제동 건다

    [단독] 첫발 뗀 ‘서울형 노동인지예산제도’… 무분별한 비정규직 고용 제동 건다

    서울시가 예산을 편성·집행할 때 노동기본권과 노동의 질적 가치가 반영되도록 하는 ‘서울형 노동인지예산제도’ 도입을 검토한다. 제도가 도입되면 근로자의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하는 사업에 보다 힘이 실리고 관련 예산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8일 국민의힘 이명수 의원실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시는 최근 ‘서울형 노동인지예산제도 도입 방안’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시 관계자는 “노동의 가치가 중요해진 만큼 용역 결과가 나오면 도입 여부를 결정하고 제도의 윤곽이 잡힐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인지예산제도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추진하는 사업과 예산이 국민의 노동기본권 및 노동의 질적 가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평가해 이를 예산에 재반영하는 제도다. 성인지예산제도와 비슷한 구조다. 성인지예산제도는 각 예산이 성별에 미치는 영향을 따져 남성과 여성이 고르게 예산 수혜를 받을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중앙정부나 지자체 가운데 노동인지예산제도를 도입한 곳은 아직 없다. 다만 경기도에서 관련 논의를 진행 중이다. 지난 20대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용득 전 의원이 정부 차원에서 노동인지예산제도를 도입하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했으나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서울시에 노동인지예산제도가 도입된다고 가정하면 노동 관련 예산과 사업이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시가 직간접적으로 고용한 노동자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해 적용하는 ‘서울형 생활임금’과 같은 제도는 강화될 수 있다. 반면 인건비를 아끼기 위해 비정규직을 고용하는 기관이 있다면 개선 방안을 마련하도록 요구받을 수 있다. 다만 노동인지예산제도가 도입되더라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성인지예산제도의 성별영향평가처럼 노동에 미치는 영향을 구체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지표가 마련돼야 한다. 성인지 예산에 성평등과 관련 없는 사업들이 대거 포함돼 비판을 받은 만큼 제도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점도 과제다. 시 관계자는 “노동인지예산제도 자체가 생소한 분야인 만큼 도입이 결정되면 명확한 사업 대상이나 지표를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 서울시, ‘서울형 노동인지예산제도’ 첫발

    서울시, ‘서울형 노동인지예산제도’ 첫발

    서울시가 예산을 편성·집행할 때 노동기본권과 노동의 질적 가치가 반영되도록 하는 ‘서울형 노동인지예산제도’ 도입을 검토한다. 제도가 도입되면 근로자의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하는 사업에 보다 힘이 실리고 관련 예산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8일 국민의힘 이명수 의원실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시는 최근 ‘서울형 노동인지예산제도 도입 방안’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시 관계자는 “노동의 가치가 중요해진 만큼 조만간 용역 결과가 나오면 도입 여부를 결정하고 제도의 윤곽이 잡힐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인지예산제도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추진하는 사업과 예산이 국민의 노동기본권 및 노동의 질적 가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평가해 이를 예산에 재반영하는 제도다. 성인지예산제도와 비슷한 구조다. 성인지예산제도는 각 예산이 성별에 미치는 영향을 따져 남성과 여성이 고르게 예산 수혜를 받을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중앙 정부나 지자체 가운데 노동인지예산제도를 도입한 곳은 아직 없다. 다만 경기도에서 관련 논의를 진행 중이다. 지난 20대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용득 전 의원이 정부 차원에서 노동인지예산제도를 도입하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했으나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서울시에 노동인지예산제도가 도입된다고 가정하면 노동 관련 예산과 사업이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시가 직간접적으로 고용한 노동자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해 적용하는 ‘서울형 생활임금’과 같은 제도는 강화될 수 있다. 반면 인건비를 아끼기 위해 비정규직을 고용하는 기관이 있다면 개선 방안을 마련하도록 요구받을 수 있다. 다만 노동인지예산제도가 도입되더라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성인지예산제도의 성별영향평가처럼 노동에 미치는 영향을 구체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지표가 마련돼야 한다. 성인지 예산에 성 평등과는 관련이 없는 사업들이 대거 포함돼 비판을 받은 만큼, 제도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점도 과제다.
  • [정대화의 더 정치] ‘국가 미래’ 교육 바뀌어야 정치 바뀌어… 그래야 국민이 행복

    [정대화의 더 정치] ‘국가 미래’ 교육 바뀌어야 정치 바뀌어… 그래야 국민이 행복

    국민이 불행하면 국가의 존재 이유 없어국민 권리 억압 안 되고 행복하게 해줘야 돈·권력을 최고의 가치로 간주하는 사회배금·물신주의 넘어서는 사회 규범 요구개인의 삶 규율하는 사회적 시스템 붕괴대립적이고 소모적 정치구조 개선 필요국민 위함 아닌 자신 위한 싸움 정치아냐 고등교육의 위기 못 느끼면 나라가 위험세대 간 공정·협력 대립땐 미래 보장 못해의무와 권리에 대한 새로운 정의 세워야행복이란 무엇일까? 돈과 권력이 행복의 척도일까? 하버드대에서 오랫동안 행복에 관한 연구를 진행해 왔는데 유전적 요인 외에 건강한 인간관계가 행복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라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이 점에 대해서 나는 개인의 성취도가 기대치를 넘어서면 만족감이 증대해 행복해진다는 관점을 가지고 있다. 즉 행복은 성취도에 비례하고 기대치에 반비례한다. 그러므로 아무리 돈이 많고 지위가 높아도 욕심을 부리면 행복해질 수 없다는 것이다. ●국민의 행복 증진시키려 의무도 부과 우리 헌법에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해 국방의 의무를 진다”고 돼 있다. 이름하여 국민개병제의 원칙이다. 납세의 의무도 있고 기타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 다른 의무가 주어지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의무를 부과하는 이유다. 국가가 국민에게 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공동체의 안전을 보장하면서 국민들의 행복을 증진시키려는 목적 때문이다. 그러므로 목적은 국민행복이며 의무는 그 수단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계몽주의 시대에 사회계약론으로 등장했다. 국민들은 국가가 존재하지 않는 자연 상태의 불안정성을 해소하기 위해 계약에 의해 국가를 만들고 국가와 국민 사이의 권리와 의무에 관한 계약을 체결했다는 이론이다. 계약의 방법에 따라 국가에 절대 권력을 부여하는 절대주의와 국가의 권력을 최소화하는 자유방임주의가 대립했는데 이를 조화롭게 절충한 존 로크의 제한권력론이 오늘날 민주주의의 사상적 토대가 됐다. 제한권력론은 국가의 존재와 국가 권력의 필요성을 인정하되 그 이유를 국민 행복의 관점에서 접근하면서 그 방법으로 국민의 권리를 인정하며 궁극적으로 국민의 저항권까지 보장하는 관점이다. 여기서 국가 권력의 존재의 정당성이 국민의 동의에 기초한다는 헌법적 이론이 도출된다. 이것은 최소주의적 관점에서는 국가가 국민의 권리를 억압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며, 최대주의적 관점에서는 국민을 행복하게 해 주지 않는 국가는 존재할 이유가 없다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 이론하에서 국민은 국방의 의무를 위해 국민개병제를 수용하는 대신 국가에 대해 권리를 요구하게 된다. 이 권리가 우리 헌법에서는 교육받을 권리와 근로의 권리, 선거권과 공무담임권, 종교와 양심과 신체의 자유, 학문과 예술의 자유, 언론과 출판 및 집회와 결사의 자유 등으로 표현되고 있다. 이 권리는 특별히 헌법 제10조의 행복추구권과 제34조의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로 집약돼 있다. 그러므로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민은 행복을 위해서 국가의 책무를 요구할 정당한 권리를 갖게 된다. 그래서 물어본다. 국민 여러분은 행복하십니까? 이 질문에서 어떤 대답을 들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그러나 우리는 대답을 알고 있다. 일상에서 듣고 신문과 방송으로 접하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자살, 산재, 교통사고, 정신질환과 중증질환의 정도가 심상치 않다. 폭력과 성범죄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진학과 취업은 어려운데 부동산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아 감당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버렸다. 그 결론이 삼포세대이거나 칠포세대라면 미래가 너무 불투명한 것 아닌가. 그러니 행복하다고 말하기 어렵다.●국민도 행복 위해 국가의 책무 요구 권리 가져 지금 코로나가 우리를 힘들게 만드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코로나 팬데믹이 아니더라도 우리들의 삶은 충분히 힘들고 고단하다. 갈수록 심화되는 경제적 양극화가 문제지만 가난하고 굶주리고 배고파서 힘든 것만도 아니다. 돈이 있고 빵이 있어도 삶은 고단하고 퍽퍽하다. 세계경제 10위권의 선진국이라는데 국민 개개인의 삶은 왜 이렇게 고단한 것일까? 두 가지 상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하나는, 지극한 배금주의와 맹목적 물신주의 때문이다. 우리 역사의 특수성이겠지만 지난 수백 년 동안 사회공동체가 정상적으로 작동되지 못했다. 기존 공동체가 와해된 이후 새로운 공동체와 사회적 규범이 형성되지 못했다. 이러한 규범 부재의 혼돈 상황에서 사람들은 돈과 권력을 최고의 가치로 간주해 그 획득에 영혼을 팔아 버렸다. 불법이든 편법이든 돈이 된다면 무엇이든 하고 권력을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사회, 기득권이 득세하는 사회가 돼 버렸다. 성공적인 민주화는 배금주의와 물신주의를 피해 가 버렸다. 또 하나는, 개개인의 삶을 규율하는 사회적 시스템이 붕괴됐기 때문이다. 사람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모험가처럼 살 수는 없다. 삶의 평온함은 예측 가능성에서 나오는데 우리들의 삶은 예측 가능하지 않다. 살아가면서 거치는 교육, 진학, 취업, 결혼, 출산, 육아, 주거, 건강관리 등 모든 단계가 불확실성으로 점철돼 고단함이 가중되고 있다. 이러한 상태가 수많은 사고와 각종 질병, 다양한 폭력의 원인이라고 진단하면 과장된 것일까?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무엇보다도 사회통합에 역행하고 있는 지금의 대립적이고 소모적인 정치구조를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 싸움은 정치의 일부지만 싸움이 정치 자체의 목적이 돼서는 안 되는데 일 년 내내 싸우기만 하는 정치로는 국민들을 행복하게 만들 수 없다. 국민을 위한 싸움은 정치의 영역에 속하지만 정치가 자신을 위한 싸움은 정치가 아니다. 민주화 이전 독재시대의 억압적 사회통합이 실패한 이후 민주화 시대의 통합론이 작동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대립적 정치구조에 편승해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언론의 상태도 건강하게 바꿀 필요가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교육을 바꾸는 것이다. 교육이 바뀌어야 정치와 언론도 바뀐다. 교육은 단순히 지식을 전수하는 기능적 과정이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 공동체의 미래를 준비하는 고도의 전략적 과정이다. 교육이 백년지대계인 것은 교육의 역사적 혁명성 때문이다. 교육을 지식의 전수로 축소하는 것은 교육의 혁명성을 거세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교육을 오로지 입신과 출세의 수단으로 간주해 기득권을 대물림한다면 교육은 타락하고 사회는 부패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교육을 보면 국가의 미래를 전망할 수 있다. ●국민개병제와 국민총행복제 조화 이루어야 그 교육이 위기에 빠졌다. 위기에 대한 처방이 없는 것도 문제지만 위기 자체를 느끼지 못한다면 나라의 미래가 위험해진다. 특별히 고등교육의 위기가 심각하다. 대학 간 서열화와 지방대학의 몰락은 너무 식상한 이야기가 됐다. 대학의 정체성이 흔들린 지도 오래됐다. 더구나 현실적으로 대학은 등록금 동결과 학령인구 감소로 재정 위기에 직면했고 대학생들은 학업과 취업의 위기에 직면했다. 이런 상황에서 대학의 본령인 교육과 연구에서 성과를 기대하는 것은 백년하청에 연목구어일 뿐이다. 우리는 식민지 시대, 해방과 전쟁의 시대, 근대화와 민주화의 시대를 모두 지났다. 다른 나라에 비해 짧은 시간에 큰 변화를 겪었다. 경제와 과학과 기술만 변한 것이 아니라 삶 자체가 변했고 사회적 패러다임이 변했다. 그 변화에 맞추어 사회의 작동원리를 다시 설계해야 하는데 그렇게 되지 못해 분야별로 지체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혼재돼 가치관의 충돌이 일상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우리 사회가 과거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세대 간 단절과 가치관의 충돌은 피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이미 우리 눈앞에 다가온 미래사회의 가치가 공정과 협력을 바탕으로 삶의 행복을 추구하는 것인데 사회가 2030 젊은 세대와 대립하는 상황이라면 미래를 보장하기 어렵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의무와 권리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통해서 사회통합을 실현하는 것이 필요한데, 그것은 의무와 권리를 등가교환하는 것이다. 병역 의무가 내 행복의 토대라는 믿음이 확산돼야 국민개병제와 국민총행복제의 조화를 이루게 될 것이고, 그 바탕 위에서 민주적 사회통합을 기대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상지대 교수
  • ‘집값 뛰고, 생활고 때문에’…퇴직연금 중도인출 작년 2.6조

    ‘집값 뛰고, 생활고 때문에’…퇴직연금 중도인출 작년 2.6조

    노후 대비를 위해 가입하는 퇴직연금을 중도 인출한 직장인이 최근 4년 사이 2배 가까이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값 상승으로 주택 구매, 임차보증금 마련 등 부동산 관련 자금을 충당하고자 노후 자금을 당겨온 사례가 많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1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6년 4만 91명이던 퇴직연금 중도인출자는 2020년 7만 1931명으로 1.8배 수준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중도인출액은 1조 2317억원에서 2조 6341억원으로 2.1배 증가했다. 지난해 기준 중도인출 사유를 보면 절반 이상이 주거 문제 때문이었다. 중도인출액의 62.3%가 주택구매, 주거 목적의 임차보증금 등을 위해서였다. 집값 급등 등으로 부동산이 곧 노후대비라는 인식이 커지면서 여력이 있는 사람들은 퇴직연금까지 끌어와 주택 구매에 쓴 사례가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 전월세 가격도 급등해 전세 보증금 마련을 위한 수요도 영향을 끼쳤다. 장기요양, 파산선고, 회생절차 개시 등 생활고로 인한 중도인출은 36.3%였다. 기타 이유는 1.3%로 집계됐다. 주목할 점은 40·50세대에서 유독 생활고로 퇴직연금을 중도인출한 금액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40·50대가 생활고 때문에 중도인출한 퇴직금은 2016년 3729억원에서 2020년 6703억원으로 79.8% 늘었다. 2019년에는 40·50대가 생활고 때문에 퇴직금을 중도인출한 금액이 1조 1556억원(전체의 61.2%)에 이르기도 했다. 전재수 의원은 “퇴직연금까지 중도에 인출하지 않아도 인간다운 삶을 보장할 수 있는 다양한 사회 안전망 마련과 더불어 부동산 가격에 따라 좌우될 노후대비의 위험성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오길영의 뾰족한 읽기] 무엇을 가르치는가/충남대 교수·문학평론가

    [오길영의 뾰족한 읽기] 무엇을 가르치는가/충남대 교수·문학평론가

    얼마 전 이병곤 교장의 인터뷰를 읽었다. 대학 선생으로서 ‘교육’의 의미를 묻게 됐다. 교육의 뜻은 가르쳐서(敎) 기르는(育) 것이다. 무엇을 가르치는가? 교육의 라틴어 어원(educare)을 살펴보면 “내면에 숨어 있는 재능과 잠재성을 끄집어낸다”는 뜻이다. 한국의 학교 교육은 그 어원에 얼마나 충실한가? 범박하게 말해 이미 알려진 지식을 기계적으로 학습시키고 시험 본 결과로 학벌주의로 위계화된 대학에 진학시키는 걸 교육이라고 여긴다. 그건 입시 준비지 교육이 아니다. 간디학교 사례를 읽으며 눈길을 끈 것 몇 가지를 소개한다. 간디학교는 개교 이후 23년 동안 당해 연도 졸업생의 대학 진학률이 0%다. 입시교육이 아니라 스스로 서고, 더불어 사는 삶을 가르친다. 학력 인정을 받지 못하는 비인가 학교지만 학생, 교사, 학부모 등 구성원이 행복한 학교다. 나는 “행복한 학교”라는 말에 마음이 끌렸다. 한국 사회에서 학교는 그 구성원에게 대체로 불행한 곳이 아니던가. 졸업장을 따기 위해, 상급학교에 진학하기 위해 재미없고 시대에 뒤떨어진 지식을 억지로 습득하고 시험 성적으로 결과를 평가받는 곳. 중고등 과정을 통합 운영하는 간디학교에서는 다른 학년의 아이들이 함께 생활하는 통합 학급을 4학년까지 운영한다. 목적은 “기초 교육, 회의와 성찰할 수 있는 능력, 협업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일반 학교에서 절대적으로 강조하는 교과수업은 선택형 수업으로 수준에 맞는 교육을 받는다. 제도권 학교에서 친구는 딛고 넘어서야 할 경쟁 대상일 뿐이다. 교우 관계를 돈독히 하고 협업 능력을 기르는 건 입시경쟁 체제에서는 물정 모르는 소리로 간주된다. 그러나 자신을 ‘성찰’하고 남들과 ‘협업’하는 능력을 중고등학교에서, 심지어는 대학교에서도 배우지 못하면 그 결과는 무엇일까? 단순 지식을 측정하는 시험에서 얻은 성적으로 평생 우쭐대거나 열등감을 느끼는 이들이 모여 사는 사회가 행복하고 인간다운 사회가 될까? 그렇지 않다는 걸 이미 ‘학벌대학’을 나왔다는 엘리트들이 보여 주는 역겨운 모습이 입증한다. 특히 눈길을 끈 대목은 교육 필수 과정으로 설정된 음식 만들기, 목공, 농사 등 작업장 교육이다. 학생들도 작업장 교육에 흥미를 보인다. 요즘 무시되는 몸을 쓰는 일이다. “자신의 손과 발, 머리를 움직여서 노동의 전체 사이클을 한번 해보는 경험을 갖는 시간이죠. 거기서 만들어진 생산물을 나누는 방식도 스스로 결정을 하는데, 그러한 작업장 회의를 통해 민주주의도 자연스레 배우거든요. 농사 작업장은 한 15분 정도 학교에서 걸어가야 있는데, 아이들이 수업이 없는 때에 자기가 키우는 거 보러 가는 거예요. 그런 걸 보면서 지적인 교과 못지않게 정서적 자극을 줄 수 있는 작업장 교육이 중요하구나 하는 것을 느껴요.” 교과서나 학습서만 보고 배우는 게 교육은 아니다. 몸을 쓰고 필수적 생활 기술을 배우는 ‘작업장 교육’도 교육이다. 간디학교의 사례는 매우 예외적이고, 현실의 대세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간주하면서 주어진 교육 시스템에서 살아남기 위해 적응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현실(추수)주의의 힘을 모르지 않는다. 그 결과 중고등학교는 입시준비기관으로, 대학은 취업준비소가 됐다. 학교는 사라졌다. 입시 준비가 공부로 여겨지는 세상이 됐다. 한탄이 아니라 사실의 진술이다. 그래서 간디학교 사례가 소중하다. 단순 지식의 습득으로 살아가는 세상이 아니다. “미래 사회가 필요로 하는 아이들의 능력은 어려움을 당했을 때 협력해서 풀어내는 능력, 창의력, 나랑 어울리기 힘든 사람하고도 함께 프로젝트를 할 수 있는 것이에요. 근데 그런 능력은 지금과 같은 시험제도와 경쟁 교육 제도로 키워지기는 되게 힘들어요.” 간디학교 사례가 최소한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자기 생활은 스스로 책임지는 생활인이 될 수 있는 교육으로 전화되는 디딤돌이 되길 기대한다. 잡다하게 나열된 과목은 최대한 줄이고 기본적인 수리 능력과 언어 능력, 사회문화 해독 능력을 기르는 교과와 더불어 자기 먹을 밥은 할 줄 알고, 노동의 가치를 알고, 땅을 일구고, 남을 존중하고 협업하는 능력을 가르치는 교육을 기대한다. 교육 선진국들이 고민하고 채택하는 미래의 교육 방향이다. 다시 묻는다. 지금, 이곳에서 학교는 무엇을 가르치는가?
  • 진보진영 퍼지는 ‘주4일제’ 진보당 대선주자 김재연도 ‘도입할 때’

    진보진영 퍼지는 ‘주4일제’ 진보당 대선주자 김재연도 ‘도입할 때’

    진보진영을 중심으로 주4일제의 도입 요구가 커지고 있다. 주4일제를 주장한 바 있던 진보당 대선주자인 김재연 후보가 다시 한 번 임금삭감 없는 주4일제 실시를 공약하고 나섰다. 진보진영에서는 정의당 대선 경선에 나선 심상정 의원도 주4일제를 주장한 바 있다. 29일 김 후보는 진보당 유튜브 채널 ‘진보TV’에서 “세계 최장의 노동시간, 지독한 과로사회를 멈춰야 한다”며 “일과 삶이 균형을 이루는 ‘워라벨’ 시대에 맞게 ‘주 4일제’를 전면 도입하겠다”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이미 세계 여러 나라에서 임금삭감이 없는 주4일제 실험이 성공하고 있다”며 “아이슬란드는 ‘주 4일제’ 실험 결과, 업무 생산성이 향상되고 노동자들은 스트레스나 번아웃(burnout)에서 벗어나 일과 삶의 균형이 개선되었다고 밝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는 “‘주 4일제’ 도입으로 100만개의 새로운 질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며 “일과 가정의 양립으로 삶의 질을 높이고, 저출생 극복의 대안을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또 “불평등 해소, 소득재분배, 최소한 인간다운 생활을 위해 최저임금 인상은 필수”라며 “2023년부터 매년 10% 이상 인상해 2027년 최저임금 1만5000원을 달성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후보는 이 외에도 ▲110만 돌봄노동자 국가 직접고용 ▲건설안전특별법 등 산업안전 3법 추진 ▲전국민노동법 제정 ▲국가고용책임제 실시 ▲노동 중심의 정의로운 산업전환 실현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특별법 제정 ▲전국민고용보험에 이어 ‘상병수당’ 추진 ▲ 헌법 제1조에 ‘노동중심’ 명시 등 공약을 발표했다. 진보진영에서는 심 의원도 주4일제를 대선공약으로 주장한 바 있다. 심 의원은 지난 27일 LG화학 오창공장과 청주공장 노조 천막 농성장을 찾아 “노동자들의 삶을 끌어올리기 위해 주 4일제를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심 의원은 “우리나라 경제 규모는 10위권 선진국이지만, 국민 삶은 선진국 국민의 삶이라 하기 어렵다”며 “이런 이유로 주 4일제를 도입해야 한다”며 “저를 본선에 올려주시면 국민과 노동자들의 삶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단독] 지자체 10곳 중 6곳은 ‘생활임금’ 도입 안 해

    [단독] 지자체 10곳 중 6곳은 ‘생활임금’ 도입 안 해

    전국 지방자치단체 10곳 중 6곳이 저임금 노동자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해 적용하는 ‘생활임금’을 도입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생활임금은 물가인상률과 주거·교육·교통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노동자들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로, 최저임금보다 평균 17% 정도 높다. 최저임금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자리잡기까지 지자체의 재정 부담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더불어민주당 신영대 의원(전북 군산시)이 29일 전국 생활임금 현황을 파악한 결과, 전국 243개 광역시·도 및 기초지자체 중 생활임금을 운영 중인 곳은 105곳(43%)이다. 생활임금은 지자체가 직접 고용한 노동자, 출연·출자 기관 노동자, 위탁 및 용역 노동자 등에 적용되는 임금이다. 생활임금은 2013년 서울 성북구와 노원구에서 최초로 도입한 뒤 전국으로 확산됐다. 광역지자체 중 대구·경북은 도입하지 않았다. 신 의원은 “각 광역·기초지자체 공무원의 보수와 수당은 지역과 관계없이 같지만, 출연기관 근로자에 대한 임금체계에 차별이 있는 것은 불공평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생활임금이 도입된 지자체 간에도 각 재정 상황에 따라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도입된 지자체 105곳의 생활임금 평균액은 1만 196원으로 최저임금(8720원) 대비 116.9%다. 가장 높은 지자체는 서울로 1만 702원(최저임금 대비 123%)이며, 가장 낮은 곳은 전북 익산으로 9050원(104.0%)이다. 같은 경기도라고 해도 성남·부천시는 각각 1만 500원으로 비교적 높은 반면, 가평·양평군은 9370원으로 편차가 컸다. 재정자립도가 17.7%인 전북 군산(9420원)도 상대적으로 낮았다. 지방재정이 수반될 수 밖에 없다보니 생활임금 도입 여부를 놓고 갈등을 겪는 지자체도 적지 않다. 신 의원은 “생활임금 기본법을 제정해 전국 지자체 소속 근로자에게 최대한 균일한 수준의 생활임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하는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며 “또 재정이 열악한 지자체는 한시적이라도 국가가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난민, 이·팔 분쟁, 종교 문제… 영화로 배우는 아랍인의 삶

    난민, 이·팔 분쟁, 종교 문제… 영화로 배우는 아랍인의 삶

    평소 극장에서 접하기 어려운 중동권 영화를 만날 수 있는 아랍영화제(ARAFF)가 다음달 2~5일 서울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열린다. 난민이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종교 문제 등이 아랍인들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간접 체험할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아랍소사이어티가 주관하는 영화제는 올해 10주년을 맞아 아랍 10개국 중견 영화인들과 차세대 감독들 대표작 8편을 선보인다. 개막작으로는 튀니지 여성 감독 카우타르 벤 하니야의 ‘피부를 판 남자’(2020)를 선정했다. 시리아에서 레바논으로 피난 온 청년 샘 알리가 우연히 만난 예술가 제프리에게 피부를 팔라는 제안을 받고 벌어지는 이야기다. 시리아 난민 현실부터 인간의 존엄성, 현대 예술의 경계에 대한 질문까지 예리하고 깊이 있는 성찰을 영상미로 담았다. 지난해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서 처음 공개돼 ‘오리종티 최우수연기상’ 등 2개 상을 받았다.‘아라비안 웨이브’ 섹션에서는 동시대 아랍인들의 삶을 접할 수 있는 작품 5편을 상영한다. 팔레스타인 감독 아민 나이파의 ‘200미터’(2020)는 장벽 너머 200m 거리 이스라엘 영토에 떨어져 사는 가족을 둔 팔레스타인 아버지가 아들의 갑작스런 사고를 접하고 아들을 만나러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그렸다.레바논 감독 지미 카이루즈의 ‘전장의 피아니스트’(2020)는 자유와 희망을 박탈당한 시리아 내전 지역에서 피아노와 음악이 상징하는 인간다운 삶을 열망하는 음악가의 모습을 담았다.성장 영화의 틀 안에서 아랍 사회와 문화를 들여다보는 작품도 포함됐다. 수단 감독으로 아랍에미리트(UAE)에서 활동하는 암자드 아부 알알라의 ‘너는 스무 살에 죽을 거야’(2019)는 스무 살에 죽는다는 예언 때문에 미래를 꿈꾸지 못하고 살아온 청년의 이야기를 통해 종교·집단적 규범과 개인 자유의지의 관계를 탐색했다. 모로코 출신으로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이스마일 파루키 감독의 성장영화 ‘미카’(2020)도 가난을 벗어나고자 도시로 온 소년의 성장기를 세심하게 담아 빈부 격차를 꼬집었다.알제리 감독 하산 파르하니의 ‘143 사하라 스트리트’(2019)는 사하라사막 가운데서 작은 가게를 운영하는 여성과 손님들의 대화를 통해 알제리의 사회환경적 변화를 드러내는 장편 다큐멘터리다. 기존 아랍영화제 상영작 회고전인 ‘ARAFF 10주년 기념 앙코르’ 섹션에서는 이집트 출신 무함마드 칸(1942~2016) 감독의 ‘팩토리 걸’(2013)과 모로코·이라크계 여성 감독 탈라 하디드의 ‘비극의 시’(2014) 등을 볼 수 있다.
  • “소득이 모든 걸 도와준다?… 기본소득은 복지철학에 대한 도전”

    “소득이 모든 걸 도와준다?… 기본소득은 복지철학에 대한 도전”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이낙연 전 대표는 16일 당내 경쟁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의 기본소득 공약에 대해 “개념의 호도가 너무 심하다”며 “소득이 모든 것을 도와줄 수 있다는 잘못된 설정”이라고 비판했다. “대한민국이 추구해 온 복지국가는 어려운 사람을 도와 소득 격차를 줄이자는 것인데, 기본소득은 이런 기본 철학에 대한 도전”이라고도 했다. 이 전 대표는 자신이 집권하면 탄생할 정부를 ‘민주정부 4기’로 규정했으며, 문재인 정부와의 관계 설정은 ‘포지티브(긍정적) 차별화’로 정리했다. 다음은 이창구 정치부장과의 일문일답.●예산으로 기본소득 홍보 올바른 일 아냐 -이재명 경기지사의 지사직 유지가 논란이 되고 있다. 그러나 과거 안희정 충남지사, 홍준표 경남지사 등도 사퇴하지 않고 대선 레이스에 참가했다. “왜 그런 얘기가 나오게 됐느냐를 생각해 보는 게 먼저다. 기본소득을 홍보하기 위해 (경기도) 예산을 최소 34억원 썼다. 올바른 일이 아니다. 도정의 연장이 아니라 개인 홍보라고 봐야 한다. 세금으로 보수를 받는 경기도교통연수원 직원은 저를 모욕하고 비방하는 SNS 활동을 주도했다. 이런 일이 벌어지니까 지사직 유지가 쟁점이 된 것이다.” -양측이 네거티브 중단에 어느 정도 합의한 와중에 (이낙연 캠프 소속) 윤영찬 의원에 대한 협박메일 사건이 발생했다. “경쟁을 하다 보면 서로 지지 않으려고 격앙되는 경우가 있고, 또 절제로 돌아가기도 한다. 다만 윤영찬 의원에 대한 협박메일은 심각한 범죄다. 경찰이 철저하고 신속하게 조사를 해서 진상을 밝히고 책임자를 문책해야 한다. 매우 끔찍한 일이다.” -이낙연 캠프에선 이재명 지사의 ‘형수 욕설’ 등을 들어 이 지사의 인성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후보께서도 이 지사의 인성이 대통령직 수행에 부적합하다고 보나. “이미 캠프에서 얘기를 했으니 제가 추가로 더 말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이 지사가 경기도민 상위 12%에게도 재난지원금을 준다고 발표했다. “그 돈을 그렇게 쓰는 것이 옳은가. 그 돈으로 가난한 아이들 10만명에게 144일 동안 세 끼를 먹일 수 있고, 경기도 내 소상공인·자영업자 127만명에게 32만원씩 드릴 수 있다. 상위 12%의 부자에게 국회의 결정을 뛰어넘어서 돈을 주는 것이 가난한 사람을 돕는 것보다 가치 있는 일인가. 영화 ‘기생충´으로 비유하자면 송강호에게 더 갈 수 있는 것을 굳이 이선균에게 줘야 하는가.” -코로나19 관련해 ‘경제적 회복 조치’를 강조하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루스벨트 대통령의 뉴딜도 구제(릴리프), 회복(리커버리), 혁신(리폼)의 3R이었다. 내년은 구제에서 회복으로 넘어가는 해다. 회복을 위한 예산과 정책을 지금 미리 준비해야 한다. 회복은 단순히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간다는 게 아니라 코로나 이후 상처를 딛고 일어서는 것을 말한다. 코로나 이후 산업이 어떻게 될 것인가를 내다보면서 그쪽으로 가도록 지원하고 받쳐 드리는 것이 회복이다.” -이 후보가 부동산 정책으로 제시한 토지공개념 3법이 반시장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부동산 시장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마냥 규제를 풀면 시장은 어떻게 될까. 더 불안정해진다. 그 불안정의 피해는 누구에게 갈까. 서민들에게 간다. 토지공개념은 단순한 부동산 정책이 아니라 자산 격차라는 병리현상에 대한 근본적인 처방이다. 개인 소유 토지의 77%를 상위 10%가, 법인 소유 토지의 92%를 상위 10%가 독과점하고 있다. 이대로 두면 세습자본주의, ‘수저자본주의’로 간다.” ●윤석열·최재형 발언 보며 저렇게 엉터리일까? -국민의힘 윤석열·최재형 후보는 문재인 정부 정책을 부정하며 ‘자유시장주의’, ‘작은 정부’를 해결책으로 내세우고 있다. “두 분이 정확히 어떤 철학을 가지고 이야기하는지 잘 모르겠다. 불쑥불쑥 나오는 말마다 이상하기 때문에 그 발언이 두 분의 신념체계라고 믿어지지 않는다. ‘설마 저렇게 엉터리일까’ 싶은 생각까지 든다. 토막 발언만 보면 엉터리도 이런 엉터리가 없다. 대한민국에서 공직자로 20~30년 산 사람들의 사유체계가 저 정도에 머물러 있다는 건 불행한 일이다. 그분들이 국가 경영을 책임지겠다고 나오는 게 과연 대한민국에 맞는 일인가. 충격적이다.” -복지의 확장 차원에서 볼 때 이재명 지사의 ‘기본 시리즈’에서 취할 점도 있지 않나. “개념의 호도가 너무 심하다. 국회가 규정한 재난지원금도 재난기본소득이라고 하지 않나. 그런 말이 세계 어느 나라에 있나. ‘기본 시리즈’는 소득이 모든 것을 도와줄 수 있다고 하는 것인데, 잘못된 설정이다. 인간의 삶이 소득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부자라고 미세먼지 안 마시나. 김동연 전 부총리의 지적대로 기본소득은 부자에게는 필요 없는 돈을, 가난한 사람에게는 부족한 돈을 주자는 것인데, 국가적으로는 너무 많은 돈이 들어간다. 누구에게도 만족스럽지 못한 것이다. 더구나 소득 격차 완화에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라 소득 격차를 오히려 벌릴 수가 있다.” -그렇다면 이 후보가 주창한 ‘신복지’는 무엇인가. “기존과 두 가지 차이점이 있다. 세로축은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지 못하는 국민의 삶을 최소한 인간답게 살도록 보장하는 것이다. 가로축은 그동안 좁은 시야로만 복지를 봤는데 광범위하게 보자는 것이다. 그것을 소득, 주거, 노동, 교육, 의료, 돌봄, 문화, 환경 8개 분야로 나눴다. 세로축은 더욱 깊게 보장하고, 가로축은 더 넓어질 것이다.” -‘신복지’와 ‘기본소득’ 모두 민주당이 주장해 온 ‘보편적 복지’ 아닌가. “보편 복지에 대한 광범위한 오해가 있다. 보편 복지의 대표적인 사례는 건강보험이다. 누구나 아프면 그 혜택을 볼 수 있어 기회가 보편적으로 열려 있다는 뜻이지 암 환자와 감기 환자에게 혜택을 똑같이 주자는 게 아니다. 보편 복지는 (기본소득처럼) 똑같이 나눠주자는 것이 아니다.” ●정경심 재판 ‘비례의 원칙’ 무너져 지적 -민주당 일각에선 ‘이재명 정부’가 문재인 정부와 상당히 다를 것을 우려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낙연 정부’는 문재인 정부 시즌2인가. “제4기 민주정부라고 여러 번 이야기했다. 다만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세 차례 민주정부가 매번 똑같지는 않았다. 시대의 요구, 국민의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을 해 왔다. 4기 민주정부도 마찬가지다. 저는 ‘포지티브 차별화´에 나서겠다. 자기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 전임 정부를 헐뜯는 네거티브 차별화가 아니라 더 나아지기 위한 차별화다. ‘신복지´가 대표적인 사례로 문 대통령도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고 말씀하셨다. 문재인 정부의 신북방·남방정책에서 중남미·아프리카 등으로 더 확장된 외교 다변화를 꾀하는 ‘연성강국 신외교’도 포지티브 차별화 중 하나다.” -정경심 교수 항소심 판결 직후 ‘조국 전 장관과 함께 가겠다’고 SNS에 밝혔는데, 조국 사태를 극복하려는 당 지도부와 배치되는 입장 아닌가. “잘못이 있다면 잘못에 비례해서 사법적인 판단이 나와야 한다. 그 비례가 무너졌다고 생각한다. 잘못보다 훨씬 과도한 수사, 판단, 보도가 이뤄졌다. 그것에 대한 연민을 말한 것이다. 지금 붙잡고 어떻게 하자는 게 아니라 비례의 원칙이 무너졌다는 지적을 한 것이다.” -추미애 후보가 이 후보의 당 대표 재직 때 개혁의 시기를 놓쳤다고 비판했다. “선거를 위한 틀 씌우기다. 6개월 반 만에 422건의 법안을 어떻게 처리했겠나. 그건 아무것도 아닌가. 대통령이 ‘환상적인 당정 관계’라고 평가했는데, 대통령의 평가를 무시하는 것이 아닌가.”
  •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 인터뷰] 이낙연 “기본소득? 소득이 모든 것을 도와줄 수 없어”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 인터뷰] 이낙연 “기본소득? 소득이 모든 것을 도와줄 수 없어”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이낙연 전 대표는 16일 당내 경쟁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의 기본소득 공약에 대해 “개념의 호도가 너무 심하다”며 “소득이 모든 것을 도와줄 수 있다는 잘못된 설정”이라고 비판했다. “대한민국이 추구해온 복지국가는 어려운 사람을 도와 소득 격차를 줄이자는 것인데, 기본소득은 이런 기본 철학에 대한 도전”이라고도 했다. 이 전 대표는 자신이 집권하면 탄생할 정부를 ‘민주정부 4기’로 규정했으며, 문재인 정부와의 관계 설정은 ‘포지티브(긍정적) 차별화’로 정리했다. 다음은 이창구 정치부장과 일문일답.  -이재명 경기지사의 지사직 유지가 논란이 되고 있다. 그러나 과거 안희정 충남지사, 홍준표 경남지사 등도 사퇴하지 않고 대선 레이스에 참가했다.  “왜 그런 얘기가 나오게 됐느냐를 생각해보는 게 먼저다. 기본소득을 홍보하기 위해 (경기도) 예산을 최소 34억원 썼다. 올바른 일이 아니다. 도정의 연장이 아니라 개인 홍보라고 봐야 한다. 세금으로 보수를 받는 경기도교통연수원 직원은 저를 모욕하고 비방하는 SNS 활동을 주도했다. 이런 일이 벌어지니까 지사직 유지가 쟁점이 된 것이다.”  -양측이 네거티브 중단에 어느 정도 합의한 와중에 (이낙연 캠프 소속) 윤영찬 의원에 대한 협박메일 사건이 발생했다.  “경쟁을 하다 보면 서로 지지 않으려고 격앙되는 경우가 있고, 또 절제로 돌아가기도 한다. 다만 윤영찬 의원에 대한 협박메일은 심각한 범죄다. 경찰이 철저하고 신속하게 조사를 해서 진상을 밝히고 책임자를 문책해야 한다. 매우 끔찍한 일이다.”  -이낙연 캠프에선 이재명 지사의 ‘형수 욕설’ 등을 들어 이 지사의 인성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후보께서도 이 지사의 인성이 대통령직 수행에 부적합하다고 보나.  “이미 캠프에서 얘기를 했으니 제가 추가로 더 말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이 지사가 상위 12%에도 재난지원금을 준다고 발표했다.  “그 돈을 그렇게 쓰는 것이 옳은가. 그 돈으로 가난한 아이들 10만명에게 144일 동안 세 끼를 먹일 수 있고, 경기도 내 소상공인·자영업자 127만명에게 32만원씩 드릴 수 있다. 상위 12%의 부자에게 국회의 결정을 뛰어 넘어서 돈을 주는 것이 가난한 사람을 돕는 것보다 가치있는 일인가. 영화 ‘기생충‘으로 비유하자면 송강호에게 더 갈 수 있는 것을 굳이 이선균에게 줘야 하는가.”  -코로나19 관련해 ‘경제적 회복 조치’를 강조하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루즈벨트 대통령의 뉴딜도 구제(Relief), 회복(Recovery), 혁신(Reform)의 3R이었다. 내년은 구제에서 회복으로 넘어가는 해다. 회복을 위한 예산과 정책을 지금 미리 준비해야 한다. 회복은 단순히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간다는 게 아니라 코로나 이후 상처를 딛고 일어서는 것을 말한다. 코로나 이후 산업이 어떻게 될 것인가를 내다보면서 그쪽으로 가도록 지원하고 받쳐드리는 것이 회복이다.  -이 후보가 부동산 정책으로 제시한 토지공개념 3법이 반시장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부동산 시장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마냥 규제를 풀면 시장은 어떻게 될까. 더 불안정해진다. 그 불안정의 피해는 누구에게 갈까. 서민들에게 간다. 토지공개념은 단순한 부동산 정책이 아니라 자산 격차라는 병리현상에 대한 근본적인 처방이다. 개인 소유 토지의 77%를 상위 10%가, 법인 소유 토지의 92%를 상위 10%가 독과점하고 있다. 이대로 두면 세습자본주의, ‘수저자본주의’로 간다.”  -국민의힘 윤석열·최재형 후보는 문재인 정부 정책을 부정하며 ‘자유시장주의’, ‘작은정부’를 해결책으로 내세우고 있다.  “두 분이 정확히 어떤 철학을 가지고 이야기하는지 잘 모르겠다. 불쑥불쑥 나오는 말마다 이상하기 때문에 그 발언이 두 분의 신념체계라고 믿어지지 않는다. ‘설마 저렇게 엉터리일까’ 싶은 생각까지 든다. 토막 발언만 보면 엉터리도 이런 엉터리가 없다. 대한민국에서 공직자로 20~30년 산 사람들의 사유체계가 저 정도에 머물러 있다는 건 불행한 일이다. 그분들이 국가 경영을 책임지겠다고 나오는 게 과연 대한민국에 맞는 일인가. 충격적이다.”  -복지의 확장 차원에서 볼 때 이재명 지사의 ‘기본 시리즈’에서 취할 점도 있지 않나.  “개념의 호도가 너무 심하다. 국회가 규정한 재난지원금도 재난기본소득이라고 하지 않나. 그런 말이 세계 어느 나라에 있나. ‘기본 시리즈’는 소득이 모든 것을 도와줄 수 있다고 하는 것인데, 잘못된 설정이다. 인간의 삶이 소득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부자라고 미세먼지 안마시나. 김동연 전 부총리의 지적대로 기본소득은 부자에게는 필요없는 돈을, 가난한 사람에게는 부족한 돈을 주자는 것인데, 국가적으로는 너무 많은 돈이 들어간다. 누구에게도 만족스럽지 못한 것이다. 더구나 소득 격차 완화에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라 소득 격차를 오히려 벌릴 수가 있다.  -그렇다면 이 후보가 주창한 ‘신복지’는 무엇인가.  “기존과 두 가지 차이점이 있다. 세로축은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지 못하는 국민의 삶을 최소한 인간답게 살도록 보장하는 것이다. 가로축은 그동안 좁은 시야로만 복지를 봤는데 광범위하게 보자는 것이다. 그것을 소득, 주거, 노동, 교육, 의료, 돌봄, 문화, 환경 8개 분야로 나눴다. 세로축은 더욱 깊게 보장하고, 가로축은 더 넓어질 것이다.”  -‘신복지’와 ‘기본소득’ 모두 민주당이 주장해온 ‘보편적 복지’ 아닌가.  “보편 복지에 대한 광범위한 오해가 있다. 보편 복지의 대표적인 사례는 건강보험이다. 누구나 아프면 그 혜택을 볼 수 있어 기회가 보편적으로 열려 있다는 뜻이지 암 환자와 감기 환자에게 혜택을 똑같이 주자는 게 아니다. 보편 복지는 (기본소득처럼) 똑같이 나눠주자는 것이 아니다.”  -민주당 일각에선 ‘이재명 정부’가 문재인 정부와 상당히 다를 것을 우려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낙연 정부’는 문재인 정부 시즌2인가.  “제4기 민주정부라고 여러 번 이야기했다. 다만,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세차례 민주정부가 매번 똑같지는 않았다. 시대의 요구, 국민의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을 해왔다. 4기 민주정부도 마찬가지다. 저는 ‘포지티브 차별화’에 나서겠다. 자기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 전임 정부를 헐뜯는 네거티브 차별화가 아니라 더 나아지기 위한 차별화다. ‘신복지‘가 대표적인 사례로 문 대통령도 ‘매우 뜻 깊게 생각한다’고 말씀하셨다. 문재인 정부의 신북방·남방정책에서 중남미·아프리카 등으로 더 확장된 외교 다변화를 꾀하는 ‘연성강국 신외교’도 포지티브 차별화 중 하나다.  -정경심 교수 항소심 판결 직후 ‘조국 전 장관과 함께 가겠다’고 SNS에 밝혔는데, 조국 사태를 극복하려는 당 지도부와 배치되는 입장 아닌가.  “잘못이 있다면 잘못에 비례해서 사법적인 판단이 나와야 한다. 그 비례가 무너졌다고 생각한다. 잘못보다 훨씬 과도한 수사, 판단, 보도가 이뤄졌다. 그것에 대한 연민을 말한 것이다. 지금 붙잡고 어떻게 하자는 게 아니라 비례의 원칙이 무너졌다는 지적을 한 것이다.”  -추미애 후보가 이 후보의 당 대표 재직 때 개혁의 시기를 놓쳤다고 비판했다.  “선거를 위한 틀 씌우기다. 6개월 반만에 422건의 법안을 어떻게 처리했겠나. 그건 아무 것도 아닌가. 대통령이 ‘환상적인 당정 관계’라고 평가했는데, 대통령의 평가를 무시하는 것이 아닌가.”
  • 최종현 경기도의원, 수원시장애인부모회와 현안 정담회

    최종현 경기도의원, 수원시장애인부모회와 현안 정담회

    “장애인의 사회참여 강화와 자립 지원을 위한 체계적이고 적극적인 정책 추진이 필요합니다.” 경기도의회 최종현 의원(더불어민주당·비례)은 지난 11일 경기도의회 수원상담소에서 수원시지체장애인부모회 박혜경 회장을 비롯한 임원진과 장애인 복지 현안 정담회를 가졌다. 수원시장애인부모회는 장애 아동 복지서비스 강화 및 가족의 돌봄 부담을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장애통합지역아동센터’ 운영 확대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지역사회 아동복지 복지시설인 지역아동센터 이용에 있어서 비 장애 아동뿐만 아니라 장애 아동에게도 동등하게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부모회는 장애인평생교육센터 수원 유치도 주장했다. 장애인들이 생애주기에 맞춘 평생교육을 통해 배움의 기회와 돌봄을 제공받아 지역사회의 당당한 일원으로 자립하며 더불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꼭 필요한 시설이라고 전했다. 부모회는 장애인의 지역사회 참여와 통합 돌봄을 위한 ‘중증장애인주간보호시설 설치’, 장애인의 특성에 맞는 건강증진과 재활 등을 위한 ‘장애인체육관 건립’, 발달장애인 정책 지원 강화 등도 제안했다. 최종현 의원은 “우리 사회에 남아 있는 장애인 차별은 무엇보다 복지 분야에서부터 우선적으로 개선해나가야 한다. 또한 아동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장애인의 생애주기별 특성에 맞는 체계적이고 세밀한 장애인 복지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며 “장애인들이 차별과 배제에서 벗어나 인간다운 삶과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의정활동의 역량을 집중하겠다. 경기도의회 보건복지위원회도 장애인 복지증진을 위한 제도적·재정적 지원을 위해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