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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피스 입고 드러누운 여성…백화점 5층 ‘풍비박산’[포착]

    원피스 입고 드러누운 여성…백화점 5층 ‘풍비박산’[포착]

    서울 시내 한 백화점에서 한 여성 고객이 구매한 제품에 불만이 있다는 이유로 매장을 찾아 난동을 부리는 모습이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경찰은 해당 매장 신고를 받고 난동을 부린 소비자를 연행해 사건을 조사 중이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3일 서울 영등포 모 백화점 신발 매장에서 집기를 다 엎고 부순 뒤 매장 앞에 드러누웠다. 당시 그는 분홍색 원피스를 입고 신발은 신지 않은 상태였다. A씨는 일련의 상황이 담긴 영상을 ‘백화점 측의 동의를 얻었다’면서 유튜브에 직접 올리기도 했다. A씨는 자신이 분노한 이유에 대해 “해당 매장이 정품이 아닌 ‘짝퉁’을 팔고 오히려 직원이 소리 질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피해를 입은 브랜드 관계자는 유튜브 댓글을 통해 “우리 브랜드는 복제품을 만들어 팔 만한 메리트가 없다”며 “일단 경찰접수가 되어 아직 진행 중인 부분이라 자세한 말씀은 못 드리지만, 짝퉁을 팔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해당 백화점 측은 “영상 게재에 동의했다는 것과 짝퉁 제품을 판매했다는 것 모두 고객의 일방적인 주장”이라며 “경찰 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A씨는 고객상담실에 들러 원하는 답변이 돌아오지 않자 “와, 인수인계도 안 된 거야? 내가 올라가서 깽판을 쳐놓을게”라며 흥분한 모습을 보였다. 매장으로 향한 그는 직원을 향해 “야, 너희 나한테 전화하지 마. 서면으로 얘기해. 내가 알바생 비위까지 맞추면서 돈 XX 해야 돼? 5000만원도 내 맘대로 못써?”라고 말하며 계속해서 욕설을 내뱉었다.A씨는 자신이 구매한 브랜드와 상관없는 브랜드 진열대를 부수고, 백화점 복도에 드러누워 양팔을 벌리고 대자로 눕는 기행을 벌였다. 매장 진열대가 쓰러져 있고, 신발 수십 켤레가 바닥에 나뒹굴고 있는 사진이 온라인커뮤니티를 통해 퍼졌다. 당시 현장을 목격했다는 네티즌은 “쇼핑하다가 실시간으로 봤다. 매장에 판매되는 제품과 집기를 다 부숴서 인명피해는 없었는지 (모르겠다). 아무리 화가 나도 직원들과 쇼핑하던 사람들은 뭔 죄인가. 아무리 화가 나도 그러시면 안 된다”라고 댓글을 적었다. 그러자 A씨는 “너는 짝퉁을 줘도 찍소리 못하고, 너희 가족은 평생 너같이 거지로 살다가길”이라며 감정적으로 대응했다.
  • 불통의 사회에서 소통을 생각한다

    불통의 사회에서 소통을 생각한다

    현대 사회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블로그, 유튜브 같은 다양한 매체들이 등장하면서 수많은 개인 방송국까지 등장하면서 어느 때보다도 활발하게 소통할 수 있는 조건이 갖춰진 시대이다. 그렇지만 한국만 보더라도 분열, 반목, 오해와 충돌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다. 이에 최근 발간된 인문학 무크지는 ‘아크’ 제5호는 ‘소통’을 주제로 우리 사회에서 이뤄지고 있는 소통에 대한 인문학적 의미를 분석하고 새로운 방식을 찾는 17편을 실었다. 아크는 오랜 동안 지역사회와 소통하면서 인문학 관련 프로그램들을 진행해 온 부산의 상지엔지니어링건축사사무소가 인문 담론 축적을 표방하면서 2020년 말 창간해 연 2회 발간되는 인문학 잡지이다. 최근 교육부 업무보고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우리말을 뭣하러 또 배우냐”는 식의 발언을 해 입방아에 올랐다. 과연 한국인이 우리말을 공부하는 노력 없이 소통이 가능할까. ‘말들이 돌아오는 시간’이라는 글에서 이성철 창원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해라는 영어 단어 ‘언더스탠딩’은 자신의 태도를 낮추어 상대방에 맞추어 서는 것”이라며 “상대방의 상황을 리허설하지 않고 쉽게 예단함으로써 혼란이 시작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진심이 섞이지 않은 언어’가 소통의 부재를 가져온다고 꼬집으며 “말은 육체적으로 남에게 상처주지는 않지만 겉치레 말은 상대방을 오만의 죄에 빠지게 하며 남을 슬프게 하거나 절망하게 느끼게 하는 말은 타인에게 상처를 준다”고 말했다.정희준 동아대 체육학과 교수는 2010년 G20 서울정상회의 폐막 연설 후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이 한국 기자들에게 질문을 하도록 했지만 침묵했던 상황이 소통 부재가 아닌 소통 금지 사회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질문 없는 사회’는 다름 아닌 소통 없는 사회이며 이는 허락받은 질문, 규정을 준수한 소통만 가능했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라는 것이다. 다양한 온라인 채널이 등장하면서 미디어 민주주의를 예상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소통 없는 사회에서는 단순히 연결성만 늘어나 오히려 스트레스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직접 대화나 전화 대신 SNS를 통해 일방적으로 던져지는 ‘아니면 말고’ 식의 메시지는 소통이 아닌 공지나 통보라고 꼬집으며 사람간 신뢰를 저하시킨다고 정 교수는 주장했다. 김형곤 동명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역시 현대 사회에서 소통의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했다. ‘커뮤니케이션이란 무엇인가?’라는 원고에서 그는 “소통이 어려운 이유는 상대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라면서 “나와 다른 타인의 존재를 인정해야 비로소 소통이 가능해지고 활발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용하 기자
  • 이재명 의혹 공방과 與 당권싸움에 실종된 민생

    해외 도주 중이던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17일 송환될 예정인 가운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둘러싼 여야 공방이 거세다. 집권 여당으로서 민생정치를 주도해 나가야 할 국민의힘은 3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을 둘러싼 내분에 휩싸여 있다. 새해 벽두부터 수출 등 경제가 곤두박질치고 국민들은 고물가·고금리에 신음하는 상황에서 국회가 이렇게 정쟁에 빠져 허송세월해도 되는지 참으로 안타깝다. 김 전 회장의 송환으로 그동안 답보상태였던 ‘변호사비 대납 의혹 사건’ 수사는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여야가 상대를 흠집 내는 공격에 몰두하는 모습이 볼썽사납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표가 김 전 회장에 대해 “얼굴도 모른다”고 한 데 대해 그제 “언젠가 민주당도 모른다고 할 것”이라고 직격했다. “거짓말과 조폭, 비리로 가득찬 과거가 이 대표의 말에 신뢰를 잃게 한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새빨간 거짓말’의 제왕 MB(이재명 전 대통령)의 후예답다”, “거짓이 일상적인 건 오히려 윤석열 대통령”이라고 비난을 퍼부었다. 그러나 김 전 회장 송환이 여야가 공방을 벌일 사안인가. 이 대표가 그를 아는지, 대납 의혹과 연관이 있는지는 검찰이 수사로 밝혀낼 것이다. 여야는 검찰 수사 결과가 나오면 그때 입장을 내도 충분하다. 여당의 당권 다툼도 한심스럽다. 당대표 출마를 저울질하다 저출산고령화위원회 부위원장직에서 해임된 나경원 전 의원에 대해 친윤 핵심인 장제원 의원은 “통속적인 신파극”이라고 비난했다. 나 전 의원측은 여론조사에서 불리한 결과가 나오자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지금 나라는 내우외환이 겹친 총체적 위기를 맞고 있다. 국민이 체감하는 민생경제가 말이 아니다. 민주당은 겉으론 민생 드라이브를 건 것처럼 보인다. 이 대표는 신년 기자회견에서 30조원 규모의 민생계획을 발표했다. 당 기본사회위원회 위원장도 맡는다고 한다. 하지만 뒤로는 ‘방탄정치’에 올인하는 게 아닌가 의심하는 국민이 적지 않다. 사법 리스크에 대한 분명한 공사 구분이 이뤄질 때 민생정치에 대한 진정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 국민의힘도 당권 다툼에 한눈팔 시간이 없다. ‘방탄정치’ 비난만 할 게 아니라 밀린 민생법안부터 처리해야 한다. 의도가 어떻든 민생 이슈를 오히려 야당이 주도하는 게 부끄럽지도 않은가.
  • 기모와 흑역사

    몇 해 전부터인가 ‘기모’라는 말이 눈과 귀에 박힌다. 겨울철에는 특히 극성을 부린다. 케이블TV를 켜면 ‘기모 바지’에서부터 ‘기모 트레이닝’, ‘기모 상하의’ 등 겨울에만 팔 수 있는 상품들 소개에 ‘기모’를 얹어 판매하는 채널이 많다. 그뿐인가. 인터넷과 SNS의 겨울 의류 코너에서도 온통 기모, 기모다.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을 인터넷에서 검색해 보면 ‘기모’의 세 번째 뜻에 기모(kimo·起毛)라고 돼 있고, ‘모직물이나 면직물의 표면을 긁어서 보풀이 일게 하는 일’이라는 설명이 붙어 있다. 기모란 단어 옆에 역삼각형 버튼이 있는데 그걸 클릭하면 그제서야 ‘일본어’임을 알려준다. 아마도 기모가 일본말인 줄 모르고 몇 년을 써 왔을 것이다. 대체 불가능한 외래어가 아니라면 우리말로 바꿔 쓰는 게 좋다. 보풀 바지라 해도 충분히 뜻은 통한다. 기모처럼 아무렇지 않게 쓰는 ‘흑역사’(黑歷史) 또한 일본어인 점도 알았으면 좋겠다.
  • 토끼와 모란 그리고 봄

    우리는 ‘산토끼 토끼야, 어디를 가느냐’ 노래를 하면서 어린 시절을 보낸다. 토끼가 들어간 동요도 많고 동화도 많다. 특히 하얗고 약한 토끼를 우리는 친숙하게 여긴다. 하지만 원래 우리나라에 살던 멧토끼는 회색이나 갈색이었고, 흰토끼는 변이종이거나 수입된 외래종이었다. 조선 후기 홍만선은 “토끼는 1000년을 사는데 500년이 되면 털이 희게 변한다”고 했다. 마치 토끼가 불로장생하는 영물인 양 쓴 것이다. 서왕모의 토끼가 떠오르는 대목이다. 빨리 달리는 것 외엔 공격이나 방어에 모두 약한 짐승이니 토끼는 자연의 먹이사슬에서 제일 아래에 있다. 그래서인지 번식력이 강하고, 임신 기간이 30일밖에 되지 않아 개체를 쉽게 늘린다. 종종 마주칠 수 있는 동물이다 보니 우리 선조들은 토끼 요리도 만들고 토끼털로 방한용 옷이나 모자를 만들기도 했다. 어떤 면에서는 상당히 유용한 동물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뿐인가? ‘반달’ 같은 동요나 ‘별주부전’ 같은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조선 후기에 판소리 ‘수궁가’가 유행하면서 토끼와 별주부는 사찰 벽화에도 그려진다. 토끼를 친숙하게 여기는 건 서양도 마찬가지였다. 토끼의 순진무구한 모습이 친밀감을 주는 모양이다. 붉게 핀 커다란 모란꽃 아래 있는 두 마리의 토끼 그림은 조선 말기의 화가 채용신이 그린 병풍 그림 중 한 폭이다. 꽃을 올려다보는 듯한 토끼 뒤로 푸른색 바위 태호석이 있다. 왼편 위로 치솟은 나뭇가지에는 참새들이 날아와 조잘조잘 이야기라도 나누는 듯한 모습이다. 짙고 흐리게 칠한 녹색의 나뭇잎과 흰 모란, 붉은 모란, 푸른 바위가 묘한 색의 조합인데 생경하거나 튀어 보이지 않는다. 채용신은 21세 때 대원군 이하응의 초상화를 그려 인정을 받았고, 1900년에는 어진화가가 돼 고종 등의 초상화를 그렸다. 무과에 급제해 칠곡군수, 정산군수를 지냈으나 일제가 통감부를 설치하자 낙향해 초상화를 그리는 데 전념했다. 타고난 재능에다 서양화법을 적극 활용한 것으로 유명하다. 토끼의 긴 발가락, 털을 흰색 짧은 선으로 그려 몸의 윤곽선을 드러낸 점, 얼굴과 목 아래는 밝은 갈색, 등은 흰색으로 음영 대조를 분명하게 만든 몸은 기존의 조선 회화에서 볼 수 없는 것이다. 나뭇잎에는 잎맥까지 표현하고, 옅고 짙은 녹색을 다양하게 칠해 사실감을 더한 것도 서양화법에서 차용한 것이다. 모란은 부귀영화의 상징이고, 토끼는 부부간의 우애를 상징한다. 십이지신 중 네 번째인 토끼는 시간으론 오전 5~7시, 방향으론 해가 뜨는 정동쪽에 해당한다. 해가 막 뜨는 시간이며, 만물이 잠에서 깨는 봄을 뜻한다. 토끼와 모란이 함께 그려진 이유다. 계묘년 한 해 활기찬 봄의 생동력과 가정의 안녕을 기원한다. 현재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전시 중이다.
  • 소통 없는 사회의 SNS, 신뢰를 빼앗다

    현대사회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블로그, 유튜브 같은 다양한 매체들과 수많은 개인 방송국까지 등장하면서 어느 때보다도 활발하게 소통할 수 있는 조건이 갖춰진 시대다. 그렇지만 한국만 보더라도 분열, 반목, 오해와 충돌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다. 이에 최근 발간된 인문학 무크지 ‘아크’ 제5호는 ‘소통’을 주제로 우리 사회에서 이뤄지고 있는 소통에 대한 인문학적 의미를 분석하고 새로운 방식을 찾는 17편을 실었다. 아크는 오랫동안 지역사회와 소통하면서 인문학 관련 프로그램들을 진행해 온 부산의 상지엔지니어링건축사사무소가 인문 담론 축적을 표방하면서 2020년 말 창간해 연 2회 발간되는 인문학 잡지다. 최근 교육부 업무보고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우리말을 뭐 하러 또 배우냐”는 식의 발언을 해 입방아에 올랐다. 과연 한국인이 우리말을 공부하는 노력 없이 소통이 가능할까. 이성철 창원대 사회학과 교수는 ‘말들이 돌아오는 시간’이라는 글에서 “이해라는 영어 단어 ‘언더스탠딩’은 자신의 태도를 낮추어 상대방에 맞추어 서는 것”이라며 “상대방의 상황을 리허설하지 않고 쉽게 예단함으로써 혼란이 시작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진심이 섞이지 않은 언어’가 소통의 부재를 가져온다고 꼬집으며 “말은 육체적으로 남에게 상처 주지는 않지만 겉치레 말은 상대방을 오만의 죄에 빠지게 하며 남을 슬프게 하거나 절망하게 느끼게 하는 말은 타인에게 상처를 준다”고 말했다. 정희준 동아대 체육학과 교수는 2010년 주요 20개국(G20) 서울정상회의 폐막 연설 후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이 한국 기자들에게 질문을 하도록 했지만 침묵했던 상황이 소통 부재가 아닌 소통 금지 사회의 단면을 보여 주고 있다고 말했다. ‘질문 없는 사회’는 다름 아닌 소통 없는 사회이며, 이는 허락받은 질문, 규정을 준수한 소통만 가능했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라는 것이다. 다양한 온라인 채널이 등장하면서 미디어 민주주의를 예상하는 사람이 많았지만 소통 없는 사회에서는 단순히 연결성만 늘어나 오히려 스트레스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직접 대화나 전화 대신 SNS를 통해 일방적으로 던져지는 ‘아니면 말고’ 식의 메시지는 소통이 아닌 공지나 통보라고 꼬집으며 사람 간의 신뢰를 저하시킨다고 정 교수는 주장했다. 김형곤 동명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역시 현대사회에서 소통의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했다. ‘커뮤니케이션이란 무엇인가?’라는 원고에서 그는 “소통이 어려운 이유는 상대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라면서 “나와 다른 타인의 존재를 인정해야 비로소 소통이 가능해지고 활발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 “거대 양당이 국회 독식… 다당제 위해 중대선거구제라도 도입해야”[선거제도 집중진단]

    “거대 양당이 국회 독식… 다당제 위해 중대선거구제라도 도입해야”[선거제도 집중진단]

    “중대선거구제는 단점이 많아 그동안 반대해 왔어요. 그런 제가 중대선거구제라도 하자고 입장이 바뀔 정도면 현재 정치 상황을 얼마나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의미겠어요.” 선거제도 전문가이자 20대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지난 12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양당제의 폐해를 없애기 위해서라면 중대선거구제라도 도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강 교수는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등 거대 양당이 독식한 국회의 상황이 심각하고 득표수만큼 의석수를 가져가는 선거구제가 국민의 뜻이 제대로 전달되는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강 교수는 궁극적으로는 비례대표제를 늘려야 한다면서도, 그게 어려우면 중대선거구제라도 하자면서 중간중간 한숨을 내쉬었다. -왜 입장이 바뀌었나. “민주당 이후에 국회에서 두 거대 정당이 차지하는 비율이 95%까지 간 적이 없다. 정당이 양극화되면서 사회도 양극화됐다. 정당이 둘로 갈라져 자기편을 동원하다 보니 극단적인 목소리가 두 정당을 흔들고 있다. 정치를 바꾸려면 선거제도를 바꿔야 한다. 21대 총선을 앞두고 만든 선거제도가 워낙 엉터리라 어차피 바꿔야 하지 않나. 정당끼리 타협과 조정으로 합의를 도출하는 게 정치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다당제가 안착할 수 있는 선거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 -다당제가 되면 정국이 혼란스럽다는 반박도 있는데. “민주화 이후 양당인 적이 별로 없었다. 1988년에도 4당이었고 대부분 3~4당 체제였다. 20대 국회에도 국민의당, 정의당이 있었다. 다당제가 되면 한 정당이 일방적으로 할 수가 없다. 지금은 민주당도 국민의힘도 마음대로 한다. 당내 강경파가 휘두르고 온건파는 입을 다물고 있다. 21대 국회에서 정치의 질이 나빠진 이유다. 요즘 미국 정치를 보면 나쁘잖나. 유럽은 극단주의 정당이 나와도 (한국이나 미국처럼) 사회가 갈라지지 않는다. 권력을 잡으려고 해도 연합해야 하기 때문이다. ” -한국 실정에 가장 바람직한 선거제도는 무엇인가. “지역구에서 절반을 뽑고, 실제 의석은 정당 득표율만큼 가는 독일식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가장 바람직하다. 그런데 두 정당 다 안 받을 것이다. 그래서 과거처럼 병립형 비례대표제를 하되 비례대표를 100석으로 늘리면 어떤가. 유권자가 작은 정당에 찍을 수 있게 된다. 이럴 경우 전체 국회의원 수는 300석 이상으로 늘어난다. 정 안 되면 비례대표라도 늘려야 한다. 여성, 청년 등 사회 각계각층을 대변할 수 있는 비례대표가 필요하다.” -중대선거구제는 어떻게 생각하나. “예를 들어 대구에 5인 선거구가 생겼다. 국민의힘은 5명을 복수공천할 것이다. 과거에는 정당 레이블(표지)이 유권자의 판단에 영향을 줬다. 이제는 5명 후보가 모두 국민의힘이라 정당은 차별성이 없고, 후보자 개인을 알려야 하기 때문에 돈이 많이 든다. 상대적으로 유리한 건 현역 의원이나 전직 의원이고 신인들은 불리하다. 지역구가 5배 커졌으니 돈이 더 든다. 중대선거구제를 대표적으로 시행한 일본은 정당 내 파벌의 보스가 돈을 모아 왔고 정경유착이 생겨났다. 정치 스캔들을 겪고 정치개혁의 이름으로 없앴다. 대만도 마찬가지다.” -단점이 많은데도 중대선거구제를 하자는 건가. 다당제는 구현될까. “한국 의회정치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 그래서 중대선거구제라도 도움이 될까, 이것을 한다면 다당적 구도로 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다당제를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전제가 있다. 선거구의 크기가 커야 한다. 한 선거구에서 뽑는 숫자가 3~5명이 돼야 한다. 전 지역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인구가 급격하게 감소하는 지방이 많기 때문이다. 수도권이나 광역시를 중심으로 가야 하지 않을까. 그렇게 되면 영남과 호남 출신에게 공간을 줄 수 있는 부분도 있다.” -선거구제 개편이 성공할까. “윤석열 대통령이 이야기해서 사회적으로 논의할 환경이 만들어졌다. 선거제도가 바뀌면 선거의 국면이 달라진다. 새로운 정당이 등장할 수도 있고, 기존의 당이 쪼개질 수도 있다. 의원들이 지금 당장을 보고 선거제도의 유불리를 따지는 것은 의미가 없다. 명분과 안목을 갖고 이 사안을 다뤄야 한다. 이 이야기는 꼭 좀 넣어 달라.”
  • 강원택 서울대 교수 인터뷰 “중대선거구제 반대했지만 입장 바뀌었다...양당제 폐해 없애야”

    강원택 서울대 교수 인터뷰 “중대선거구제 반대했지만 입장 바뀌었다...양당제 폐해 없애야”

    “중대선거구제는 단점이 많은 제도에요. 그래서 그동안 반대해왔어요. 그런 제가 중대선거구제라도 하자고 입장이 바뀔 정도면 현재 정치 상황을 얼마나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의미겠어요.”선거제도 전문가이자 20대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지난 12일 서울신문 인터뷰에서 “양당제의 폐해를 없애기 위해서라면 중대선거구제라도 도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강 교수는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등 거대 양당이 독식한 국회의 상황이 심각하고, 득표수만큼 의석수를 가져가는 선거구제가 국민의 뜻이 제대로 전달되는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강 교수는 궁극적으로는 비례대표제를 늘려야 한다면서도, 그게 어려우면 중대선거구제라도 하자면서 중간중간 한숨을 내쉬었다. -왜 입장이 바뀌었나. “민주당 이후에 국회에서 두 거대 정당이 차지하는 비율이 95%까지 간 적이 없다. 정당이 양극화되면서 사회도 양극화됐다. 정당이 둘로 갈라져 자기 편을 동원하다보니 극단적인 목소리가 두 정당을 흔들고 있다. 정치를 바꾸려면 선거제도를 바꿔야 한다. 21대 총선을 앞두고 만든 선거제도가 워낙 엉터리라 어차피 바꿔야하지 않나. 정당끼리 타협과 조정으로 합의를 도출하는게 정치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다당제가 안착할 수 있는 선거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 -다당제가 되면 정국이 혼란스럽다는 반박도 있는데. “민주화 이후 양당인 적이 별로 없었다. 1988년도에도 4당이었고 대부분 3~4당 체제였다. 20대 국회에도 국민의당, 정의당이 있었다. 다당제가 되면 한 정당이 일방적으로 할 수가 없다. 지금은 민주당도 국민의힘도 마음대로 한다. 당내 강경파가 휘두르고 온건파는 입을 다물고 있다. 21대 국회에서 정치의 질이 나빠진 이유다. 요즘 미국 정치를 보면 나쁘잖나. 유럽은 극단주의 정당이 나와도 (한국이나 미국처럼) 사회가 갈라지지 않는다. 권력을 잡으려고 해도 연합해야 하기 때문이다. ” -한국 실정에 가장 바람직한 선거제도는 무엇인가. “지역구에서 절반을 뽑고, 실제 의석은 정당 득표율만큼 가는 독일식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가장 바람직하다. 그런데 두 정당 다 안 받을 것이다. 그래서 과거처럼 병립형 비례대표제를 하되 비례대표를 100석으로 늘리면 어떤가. 유권자가 작은 정당에 찍을 수 있게 된다. 이럴 경우 전체 국회의원 수는 300석 이상으로 늘어난다. 정 안 되면 비례대표라도 늘려야 한다. 여성, 청년 등 사회 각계 각층을 대변할 수 있는 비례대표가 필요하다.” -중대선거구제는 어떻게 생각하나. “예를 들어 대구에 5인 선거구가 생겼다. 국민의힘은 5명을 복수공천할 것이다. 과거에는 정당 레이블(표식)이 유권자의 판단에 영향을 줬다. 이제는 5명 후보가 모두 국민의힘이라 정당은 차별성이 없고, 후보자 개인을 알려야하기 때문에 돈이 많이 든다. 상대적으로 유리한건 현역 의원이나 전직 의원이고 신인들은 불리하다. 지역구는 5배가 커졌으니 돈은 더 든다. 중대선거구제를 대표적으로 시행한 일본은 정당내 파벌의 보스가 돈을 모아왔고 정경유착이 생겨났다. 정치 스캔들을 겪고 정치개혁의 이름으로 없앴다. 대만도 마찬가지다.” -단점이 많은데도 중대선거구제를 하자는 건가. 다당제는 구현될까. “한국 의회정치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 그래서 중대선거구제라도 도움이 될까, 이것을 한다면 다당적 구도로 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다당제를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전제가 있다. 선거구의 크기가 커야 된다. 한 선거구에서 뽑는 숫자가 3~5명이 돼야 한다. 전 지역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인구가 급격하게 감소하는 지방이 많기 때문이다. 수도권이나 광역시를 중심으로 가야하지 않을까. 그렇게 되면 영남과 호남 출신에게 공간을 줄 수 있는 부분도 있다.” -선거구제 개편이 성공할까. “윤석열 대통령이 이야기해서 사회적으로 논의할 환경이 만들어졌다. 지금 중대선거구제 도입 관련 시뮬레이션 해보는게 많은데, 의미가 없다. 선거제도가 바뀌면 선거의 국면이 달라진다. 새로운 정당이 등장할 수도 있고, 기존의 당이 쪼개질 수도 있다. 의원들이 지금 당장을 보고 선거제도의 유불리를 따지는 것은 의미가 없다. 명분과 안목을 갖고 이 사안을 다뤄야 한다. 이 이야기는 꼭 좀 넣어달라.”
  • 미스 유니버스 왕관, ‘28세 아시아계’에… “여성은 나이로 정의되지 않아”

    미스 유니버스 왕관, ‘28세 아시아계’에… “여성은 나이로 정의되지 않아”

    28세 필리핀계 미국인이 제71회 미스 유니버스 왕관을 차지했다. 14일(현지시간) AP통신·CNN 등에 따르면 이날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에서 진행된 대회 마지막 날 우승자 발표에서 미국 대표로 참가한 알보니 개브리얼(R’Bonney Gabriel)이 베네수엘라의 아만다 두다멜, 도미니카공화국의 안드레아나 마르티네스 푸니에를 제치고 우승자로 호명됐다. 이번 대회에서는 세계 84개국에서 온 각국 대표 여성들이 왕관을 놓고 경쟁을 펼쳤다. 개브리얼은 톱5에 올랐을 때 밝힌 소감에서 “미스 유니버스는 최근 엄마들, 결혼한 여성들도 참가할 수 있도록 폭넓게 아우르는 변화를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저는 28살이다. 대회에서 경쟁할 수 있는 가장 많은 나이”라면서 “이 때문에 (참가 연령 제한) 나이를 올렸으면 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개브리얼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인용구는 ‘지금이 아니면 언제인가’라고 소개한 뒤 “여자로서, 나이가 우리를 정의하지 않는다고 믿기 때문이다. 내일도 아니고, 어제도 아니다. 때는 지금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마지막 단계인 톱3 무대에 섰을 때 ‘만약 미스 유니버스가 된다면 어떤 활동을 보여주겠느냐’는 질문을 받고 인신매매 및 가정폭력 생존자들을 위해 바느질을 가르쳐온 자신의 활동을 예로 들면서 “나는 그것을 ‘변혁적 지도자’(transformational leader)가 되기 위해 사용할 것”이라고 답했다. 개브리얼은 그러면서 “우리는 모두 특별한 것을 갖고 있으며, 그 씨앗들을 우리 삶의 다른 사람들에게 심어줄 때 그들에게 변혁과 변화를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텍사스주 휴스턴 출신인 개브리얼은 모델과 패션 디자이너, 바느질 강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 필리핀계 미국인 최초로 미스 USA에 선정됐다.
  • 지난해 인구 3년 연속 감소… 1인가구 1000만 돌파 목전

    지난해 인구 3년 연속 감소… 1인가구 1000만 돌파 목전

    지난해 인구가 3년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인 세대는 지속적으로 증가해 1000만 세대 돌파를 눈앞에 두게 됐다. 행정안전부는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주민등록 인구는 5143만 9038명으로 2021년에 비해 19만 9771명, 0.39% 줄었다고 15일 밝혔다. 이는 출생자 수에서 사망자 수를 제한 자연적 요인에 의해 11만 8003명이 감소했을 뿐만 아니라 장기 거주불명자 직권말소로 10만 1938만명이 줄어든 데 따른 영향이다. 주민등록 인구는 2020년 5182만 9023명으로 전년 대비 2만 838명, 2021년 5163만 8809명으로 19만 214명이 줄어든 데 이어 지난해 감소세를 유지했다. 1인 세대는 972만 4526세대로 2021년보다 26만 2561세대 늘면서 증가세를 이어갔다. 전체 세대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1.0%로 2021년보다 0.7%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3인·4인세대이상 비중은 2021년 35.7%에서 지난해 34.7%로 감소했다. 1인 세대의 증가로 세대수는 늘어나는 반면 세대원수는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세대수는 2370만 5814세대로 2021년보다 23만 2919세대 증가했고, 평균 세대원수는 2.17명으로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연령대별로 50대 비중이 16.7%로 가장 컸고, 2021년 말에 비해 60대 이상 전 연령층에서 인구가 증가했다.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중은 2017년 고령사회 진입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해 지난해 18.0%를 차지했다. 성별 고령인구 비중은 여성이 20.1%로 처음 20%를 돌파했고, 남성 15.9%보다 4.2%포인트 높았다. 시도별 고령인구 비율을 보면 전남이 25.17%, 경북 23.78%, 전북 23.20%, 강원 22.77%, 부산 21.47%, 충남 20.58%으로 초고령사회에 해당했다.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7% 이상인 경우 고령화사회, 14% 이상은 고령사회, 20% 이상은 초고령사회로 구분된다. 2021년 말보다 인구가 증가한 광역자치단체는 경기, 인천, 세종, 충남, 제주 등 5곳이며, 나머지는 인구가 줄었다. 기초자치단체는 인천 서구, 경기 화성시, 경기 평택시, 경기 파주시, 충남 아산시 등 52곳이 인구가 늘었다.
  • “일본 젊은이들 해외 대탈출이 시작됐다”...日전문가 우울한 경고 [김태균의 J로그]

    “일본 젊은이들 해외 대탈출이 시작됐다”...日전문가 우울한 경고 [김태균의 J로그]

    일본 경제의 미래에 대해 어두운 전망이 이어지는 가운데 올해가 일본 청년층의 ‘해외 탈출’이 본격화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일본 정부 고위 관료 출신 인사가 비장하게 경고했다. 시사 평론가 고가 시게아키(67)는 아사히신문 계열 시사주간지 ‘슈칸(週刊) 아사히’ 1월 20일자 최신호에 ‘일본 대탈출! 엑소더스 원년’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기고했다. 경제산업성 고위 간부를 지낸 고가 평론가는 경제와 정치, 행정에 대한 식견을 바탕으로 일본 사회의 쇠락을 경고하며 대책을 서두르라고 주문해 왔다. 호주 ‘워킹 홀리데이’ 신청 일본인, 1년새 2.4배 고가 평론가는 “지난 2022년은 일본의 임금이 선진국 중에서 유별나게 낮다는 것이 일반에 널리 알려진 해였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것은 (오히려) 매우 좋은 현상”이라며 “정부도 기업 경영자도 노동자나 여론의 임금 인상 요구에 진지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게 됐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그는 “이러한 움직임은 너무도 약하고 너무도 늦은 것”고 개탄했다. “고작 연간 몇 % 수준의 임금 인상으로는 (이미 가속화하고 있는) 청년층의 일본 이탈을 멈출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일본에서는 최근 해외 취업을 선택하는 청년층이 급격히 늘고 있다. 지난해 12월 24일자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2021년 7월~2022년 6월의 1년간 호주 정부에 ‘워킹 홀리데이’ 비자를 신청한 일본인은 약 4600명으로 전년의 2.4배에 달했으며 이러한 추세는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일본에는 비정규직으로 일해서는 저축 등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반면 호주나 캐나다에서 일하면 시간당 2500~3000엔(약 2만 4300원~2만 9200원)으로 충분히 저축도 하고 영어도 공부할 수 있다. 보통의 사람이라면 당연히 해외 취업을 고려해 볼만한 상황인 것이다.” 지난해 계속됐던 일본 엔화 가치 급락도 청년층의 ‘탈(脫) 일본’ 흐름을 가속화하고 있다. 2020년 3월 1호주달러 당 64엔이었던 엔화 가치는 지난해 10월 94엔까지 떨어졌다. 40% 이상의 하락률이다.일본 청년층이 해외로 눈을 돌리는 데는 반드시 금전적인 요인만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고 고가 평론가는 지적했다. 지난 3일자 아사히신문에는 ‘29세 초밥 요리사, 해외에서 꿈꾸는 보통의 생활...2배 이상 시급에 거는 희망’이라는 기사가 실렸다. 이 기사는 일본 젊은이들이 캐나다, 호주 등을 선택하는 이유가 단순히 금전적인 문제만은 아니고 “(호주 등에서는) 업무 중 대화할 여유도 있고 일본보다 일하기가 훨씬 더 쉽다”, “일본과 달리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차별을 느낄 수 없다”와 같은 급여 외적인 요인도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일본에 남아 고령자 부양 위해 열심히 일하는 게 과연 현명한 것인가” “지금까지는 정보기술(IT) 전문가 등 고도의 인재가 아니면 쉽게 선진국에 취업하기 어려웠지만, 최근에는 간호사 등은 물론 운전 등 직종에서도 해외 일본인 구인이 늘고 있다. 낮은 임금에도 불평 없이 일하는 일본인은 일을 시키기가 쉽기 때문일 것이다. 고용하는 쪽과 고용되는 쪽의 이해관계가 서로 맞아 떨어지는 상황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는 “이래서는 ‘누구나 탈일본’의 시대가 시작된다고 보는 편이 자연스럽다”고 개탄했다.“낮은 임금, 직장내 갑질과 성희롱의 횡행, 비정규직 및 여성에 대한 차별, 연금 체계의 붕괴 우려, 애초부터 일본 경제에 내일은 없다고 생각하는 젊은이들. 그런데도 일본에 남아 고령자를 떠받치기 위해 열심히 일하는 것이 과연 현명한 것인가.” 그는 “‘일본 탈출의 위험’보다 ‘일본 잔류의 위험’이 훨씬 클 것이 분명하다”며 “올해는 정말로 ‘엑소더스의 원년’이 될 것”이라며 글을 맺었다.
  • 정진석 “대통령 공격하면 즉각 제재… 친윤·반윤 사용 말자”

    정진석 “대통령 공격하면 즉각 제재… 친윤·반윤 사용 말자”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오는 3월 8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내 친윤계와 반윤계 간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것과 관련, “당 대표 출마자는 물론 우리 당원들은 앞으로 ‘친윤’ ‘반윤’이라는 말을 쓰지 말았으면 한다”고 15일 밝혔다. 정 위원장은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석열 대통령이 정치를 시작한 지 얼마나 됐다고 ‘친 윤석열계’, ‘반 윤석열계’라는 계파가 있을 수 있겠는가. 윤 대통령 당선을 위해서 뛴 우리 국회의원, 당협위원장들은 모두가 다 ‘친윤’”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3김 시대에는 상도동계, 동교동계라는 계파가 있었다. 보스 대신 감옥 가고, 집 팔고 논 팔아서 보스의 정치자금 지원하고, 아스팔트에서 함께 나뒹굴었다. 정치적 계파는 거기까지였다”면서 “친이, 친박이 무슨 정치적 계파인가. 공천 좀 편하게 받겠다는 심산에서 ‘친이’, ‘친박’을 자부했고, 그게 두 정권을 망친 불씨가 됐다”고 주장했다. 정 위원장은 “정무수석으로, 원내대표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여러 대통령을 가까이서 모셔봤다”며 “대통령의 관심 90% 이상은 안보 외교와 경제 현안들이다. 국내정치는 10% 이하다. 대통령이 국정 현안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드리는 게 윤석열 정부를 위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우리 당 현역 의원들은 당대표 후보 캠프에서 직책을 맡지 않았으면 한다”고도 요청했다. 그는 “당대표 경선 때 줄 잘 서서 이득 보겠다는 사람들, 오히려 낭패를 볼지도 모른다”며 당권주자들을 향해서는 “당대표해서 내 사람 한 사람이라도 더 챙기겠다는 생각 갖고 있는 분들은 마음 접으시라”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아울러 “이번 전당대회를 대통령을 공격하고 우리 당을 흠집 내는 기회로 사용하지 마시라”며 “이런 분들에 대해서는 당과 선관위원회가 즉각 제재에 나서겠다”고 공언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전당대회 룰을 ‘당원 100% 투표’로 바꾼 것을 강조하면서 “의도적으로 대통령을 끌여들여 비하하고, 우리 당을 헐뜯어서 반대 진영에서 환호를 얻고, 그걸 대중적 지지라고 우겨대는 사람들을 우리 당원들은 더 이상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그분은 선배가 아니라...” 김현주 파르르 떨었다

    “그분은 선배가 아니라...” 김현주 파르르 떨었다

    배우 김현주가 고 강수연과 추억을 꺼내놓다 눈시울을 붉혔다. 김현주는 넷플릭스 영화 ‘정이’ 제작보고회에서 작품을 찍고 류경수, 연상호와 급격히 친해졌고, 그 중심에는 강수연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강수연과 작업에 대해 “처음에는 선배님이 같이 작품을 하게 된다고 했을 때 ‘말이 되나? 만날 수 있는 사람인가?’ 생각했다. 그 전에 지나가면서도 한 번도 뵌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라며 “처음엔 겁이 나기도 했다. ‘내가 어떻게 그분의 눈을 보면서 연기를 할 수 있지? 이건 정말 말이 안 된다’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처음 선배님을 봤을 때가 아직도 기억난다. 너무 반갑게 인사해주시고, 정이 많으셨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어 “현장에서는 그냥 동료였던 것 같다. 선배님, 어른이 아니고 동료였다. 누구보다도 진지하고, 열정적이셨다. 고민도 많으셨을 것 같단 생각이 든다”라는 말을 할 때는 눈물을 참는 듯 목소리가 떨리기도 했다. 그러면서 “현장 밖에서도 저희를 많이 챙겨주셨다. 제가 현재로서 가장 가깝게 지내는 두 분(류경수, 연상호)인데 만약 (강수연) 선배님이 안 계셨다면 두 사람을 얻지 못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 부분에서 선배님께 감사드린다”라고 설명했다. 말이 끝나자 그의 눈 주변이 붉어지기도 했다.
  • 나경원 ‘사직’에도 ‘해임’한 尹에 친윤 vs 비윤 설전

    나경원 ‘사직’에도 ‘해임’한 尹에 친윤 vs 비윤 설전

    ‘친윤’ 장제원 “박해 받아 나가는 듯 약자 코스프레”‘비윤’ 김웅 “당 대표 나가는 것이 대역죄인가” 비판나경원, “대통령 뜻 존중한다, 어느 자리든 최선 다하겠다”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나경원 전 의원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과 기후대사직에서 해임한 가운데, 여권 정치인 사이에는 설전이 벌어졌다. 나 전 의원은 “대통령의 뜻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내놨다.친윤(친 윤석열 대통령)계 핵심으로 꼽히는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국익을 위해 세일즈 외교를 나가시는 대통령의 등뒤에다 대고 사직서를 던지는 행동이 나 전 의원이 말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윤석열 정부를 위하는 길인가”라고 지적했다. 장 의원은 또한 “국가의 중요한 정책을 다루는 공직자가 그 직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행태가 도를 넘었다”면서 “우리당에 분탕질을 하는 사람은 이준석, 유승민으로 족하다. 대통령을 위하는 척 하며 반윤의 우두머리가 되겠다는 것”이라고도 했다. 이어 “박해를 받아 직에서 쫒겨 나는 것 처럼 약자 코스프레를 하고 있다”며 “퍼스트 클라스 타고 다니면서 장관급 예우를 받는 것이 약자는 아닐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수영 의원도 페이스북에 “대통령의 성공이 대한민국의 성공”이라면서 “그래서 제2의 유승민은 당원들이 거부할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는 나 전 의원은 ‘제2의 유승민’으로 본 것이다. 친윤계 의원들의 이같은 저격은 나 의원의 페이스북 글이 발단이 된 것으로 해석된다. 나 의원은 이날 오전 “나는 결코 당신들이 ‘진정으로’ 윤석열 대통령,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썼다. 반면 비윤(비 윤석열 대통령) 인사들은 나 전 의원을 옹호했다. 김웅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오늘 대통령실에서 나 전 대표를 해임했다는 소식을 접하니 민주당과 열심히 싸우던 나 전 대표의 과거 모습이 떠오른다”며 “그런 나 대표가 당대표 한 번 나오겠다는 것이 무슨 대역죄인가”라고 꼬집었다. 나 전 의원을 향해 ‘별의 순간’을 거론하며 출마를 촉구해온 김용태 전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서 장 의원을 겨냥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윤핵관 말 안 듣는다고 곧바로 선배 정치인에다 대고 악담을 퍼붓는 장 의원님은 스스로 부끄럽지 않으신가”라면서 “지금 당이 친윤이니 비윤이니 반윤이니 갈려서 아사리판이 되고 있는 근본 원인은 윤핵관들의 호가호위 때문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한편, 나 전 의원은 해임 이후 페이스북에 “대통령님의 뜻을 존중한다. 어느 자리에 있든 윤석열 정부의 성공과 대한민국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 빌 게이츠 “스마트폰? JY(이재용)가 선물한 갤럭시 Z폴드4 쓴다”

    빌 게이츠 “스마트폰? JY(이재용)가 선물한 갤럭시 Z폴드4 쓴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MS에서 만든 스마트폰이 아닌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빌 게이츠는 12일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의 ‘무엇이든 물어보세요’(AMA·Ask Me Anything) 행사에서 “당신이 매일 쓰는 스마트폰은 무엇인가? 지난번에 갤럭시 폴드라고 했는데 아직도 그런가?”라는 질문을 받자 “삼성의 JY(이재용) 회장을 한국에서 만났을 때 그가 준 갤럭시Z폴드4를 갖고 있다”고 답했다. 빌 게이츠는 지난해 8월 16일 서울에서 이 회장과 만나 그의 10년 숙원 사업인 ‘재발명 화장실’(RT·Reinvent Toilet) 프로젝트 결과물을 공유하고 글로벌 사회공헌사업 등을 논의한 바 있다. RT프로젝트는 빌 게이츠가 저개발국을 위해 2011년부터 추진해온 신개념 위생 화장실 보급 사업으로, 삼성전자가 물을 쓰지 않는 방식의 가정용 RT 개발에 성공했다. 갤럭시 Z 폴드4는 두 사람의 만남 직전인 8월 10일 공식 출시됐다. MS가 듀얼 스크린 스마트폰인 ‘서피스 듀오2′를 판매하고 있음에도 창업자가 경쟁사 제품을 쓰고 있음을 밝히면서 현지에서도 크게 화제가 됐다. 빌 게이츠는 또 “MS의 차기 스마트폰이 듀얼 디스플레이를 버리고 폴더블 화면을 선호할 것이라고 하는데 이런 프로젝트에 대해 정보가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나는 사티아(MS CEO)와 그의 팀과 함께 일하는 것을 정말 즐긴다. 그러나 그들의 하드웨어 로드맵에 대한 최신 정보는 없다”고 답했다. 최근 해외 IT 전문 매체에서는 MS가 차기 듀얼 스크린 스마트폰인 ‘서피스 듀오3′ 계획을 폐기하고 폴더블폰 개발로 전환했다는 보도가 이어진 바 있다.
  • 홍준표, 나경원 또 저격…“간보기하겠다는 건가”

    홍준표, 나경원 또 저격…“간보기하겠다는 건가”

    홍준표 대구시장이 13일 나경원 전 의원을 향해 ‘간보기 정치’를 하고 있다며 또다시 저격했다. 홍 시장은 나 전 의원을 향해 “미련이 남아 이리저리 방황하는 정치는 그만 했으면 한다”고 비판했다.홍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받은 두자리 장관급 중 한자리만 반납하고 다른 자리 하나는 그대로 뭉개고 앉아 있는 저의는 아직도 간보기를 계속 하겠다는 건가”며 “아니면 기후환경대사 자리는 외국 드나들기 좋은 자리라서 그대로 뭉개고 가고자 함인가”라고 했다. 당권 도전을 둘러싸고 고심하고 있는 나 전 의원이 저출산 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은 사표를 제출하고, 유엔 기후환경대사는 사의 표명을 하지 않은 점을 지적한 것이다. 홍 시장은 “탄핵 때처럼 바른정당에 가느냐 그대로 주저 앉느냐 기회를 엿볼 때처럼 또 그런 처세를 하겠다는 건가”라며 “이제부터라도 깔끔하게 처신했으면 한다”고 했다. 이어 “미련이 남아 이리저리 방황하는 정치는 그만 했으면 한다”며 “그건 하수들이나 하는 거다”고 덧붙였다. 홍 시장은 지난 9일에도 페이스북에 나 전 의원을 ‘수양버들’에 빗대 비판했다. 이를 두고 홍 시장이 차기 당대표로 김기현 의원을 지원하는 한편 나 전 의원을 견제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홍 시장은 “친이에 붙었다가 잔박에 붙었다가 이제는 또 친윤에 붙으려고 하는 거를 보니 참 딱하다”며 “자기 역량으로, 자기 노력으로, 자기 지식으로 국민에 대해 진심(眞心)을 갖고 정치해야 그 정치 생명이 오래간다는 걸 깨달아야 되는데 시류에 따라 흔들리는 수양버들로 국민들을 더 현혹할 수 있겠나”고 꼬집었다.
  • 김기현·안철수 공방…安 “토착왜구”金“민주당문화”

    김기현·안철수 공방…安 “토착왜구”金“민주당문화”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전당대회 출마를 둘러싸고 장고에 들어간 가운데 또다른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과 안철수 의원의 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당심 1위인 나 전 의원의 출마가 오리무중인 가운데 레이스 초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신경전이 고조되는 모양새다.김 의원은 13일 페이스북에 안 의원이 자신을 향해 ‘토착왜구 세계관’이라고 비판한 데 대해 “터무니 없는 프레임”이라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전날 대구에서 ‘당심만으로 뽑힌 당 대표가 총선에서 호응을 받을 수 있나’라는 질문에 “한국 축구팀 감독을 뽑는데 일본 국민 의견을 30% 반영하라, 그게 가능한 얘기인가”라고 말했다. 이에 안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우리당 지지층을 일본 국민이라고 하면 누가 총선에서 우리당에 표를 주겠나”라며 “김 의원의 주장은 민주당의 ‘토착 왜구’ 세계관에 다르지 않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토착왜구는 민주당이 우리당 인사들을 친일 프레임을 공격할 때 쓰는 혐오 용어”라며 “좌표를 찍어 대중을 선동하는 전술도 민주당 문화에는 부합하겠지만 우리당 문화와는 거리가 있다. ‘죽창을 들라’는 슬로건마저 등장할까 우려된다”고 맞받았다. 이어 “아무리 지지율이 떨어지는 절박한 상황이라도 지켜야 할 선이 있다”며 “정통파 국민의힘은 금도를 지켜왔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이 ‘민주당 문화’, ‘정통파 국민의힘’을 언급한 것은 안 의원이 입당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점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안 의원은 이날 서울 강남을 당협을 방문한 이후 “마치 토착왜구론과 같은 지난 문재인 정권의 그것을 그대로 답습하는 그 모습이 적절하지 않다”고 김 의원을 거듭 비판했다. 또한 김 의원과 ‘윤핵관’ 장제원 의원의 ‘김장연대’를 두고 “공천연대이자 공포정치”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안 의원은 “김장연대라고 하지만 특히 영남의원들이 거기에 많이 붙은 이유가 마음은 그렇지 않지만 결국 공천과 연결된다는 걸 알기 때문”이라며 “이게 바로 공천연대이자 공포정치가 아니고 뭐냐. 사람들을 위협하는 것이고 이리 되면 수도권에서 표를 못 받는 일이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열린세상] 항우연 사태를 바라보며/김세연 전 국회의원

    [열린세상] 항우연 사태를 바라보며/김세연 전 국회의원

    작년 12월 불거진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의 조직개편 후폭풍이 아직 가라앉지 않고 있다. 2단 발사체 나로호의 2009년 1차, 2010년 2차 발사 실패 이후 항우연 원장 임기와 무관하게 발사체 조직의 안정적 운영을 기하기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별도 운영관리지침에 의해 항우연 외부에 개방형 조직으로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단’이 구성됐다. 이후 항우연 내부로 편입됐지만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의 인사권은 여전히 항우연 원장이 아닌 과기부 장관에 속해 있었다. 이번 사태는 그간 개발 여건의 특수성을 인정받아 독립적으로 운영돼 온 발사체개발조직의 체계를 항우연의 다른 조직들과 동등한 수준으로 재편하려는 시도와 이에 대한 반발로 불거졌다. 필자는 2008년부터 2013년 3월까지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에서 상임위 활동을 하며 비교적 근거리에서 항우연의 활동을 지켜보며 지원한 바 있다. 기재부의 관성적 예산 삭감 조치로 어렵게 증액해 놓은 발사체 예산이 뭉텅이로 잘려 나갈 때마다 예결특위에서 다시 일부라도 회복시키는 노력을 매년 반복해야 했다. 발사체 개발 사업은 대표적인 거대과학 프로젝트 중 하나이다. 먼저 예산을 보자. 나로호(KSLV-I) 사업이 10년 6개월간 약 5000억원, 누리호(KSLV-II) 사업이 13년 3개월간 약 2조원, 누리호 후속 차세대 발사체(KSLV-III) 사업이 9년간 약 2조원이 각각 소요된다. 참고로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예산이 정점을 찍었던 1966년 당시 물가 기준 56억 달러, 연방 예산의 4.4%를 배정받았던 적도 있다. 올해 대한민국 정부 예산 639조원 중 4.4%는 28조원으로, 사상 최대로 반영됐다는 올해 국가 연구개발(R&D) 예산 총액이 30조원임을 감안하면 당시 NASA가 받은 우주개발 예산이 얼마나 큰 규모인지 알 수 있다. 다음 인력 규모를 비교해 보자. 공개범위가 제한적이지만 각국 우주기관의 인력은 대략 다음과 같이 파악된다. 미국 NASA 1만 7481명(엔지니어 1만 1345명 중 항공우주 4529명), 프랑스 CNES 2349명(엔지니어 1970명, 그중 발사체 전담기관 에브리 우주센터 187명, 기아나 발사센터 263명), 일본 JAXA 1588명(엔지니어 약 1100명), 인도 ISRO 1만 6786명(엔지니어 약 1만 2600명). 러시아와 중국은 상세한 자료가 확인되지 않는다. 민간기업인 스페이스X의 전체 직원 수는 2021년 3월 현재 9500명 이상이라는 보도가 있었다. 그런데 항우연의 현실은 어떤가. 지난해 11월 현재 총원 1045명 중 항공 및 위성 분야를 제외한 발사체개발사업본부 소속은 250여명이었다. 이렇게 따져 보면 250여명의 엔지니어들에게 지난 2002년부터 오는 2032년까지 30년간 4조 5000억원으로 발사체 기술을 확보하라고 맡겨 놓은 것이다. 경쟁국들의 상황과 비교할 때 이런 조건은 사실상 맨주먹으로 만들어 내라는 요구와 다를 바 없다. 지난 20년만 돌이켜 봐도 나로호부터 누리호까지 매년 깎이는 예산을 아껴 쓰며 2조 5000억원으로 번듯한 발사체를 쏘아 올리는 쾌거를 이뤘다. ‘일당백’은 이럴 때 쓰는 말 아니겠는가. 우주로 날아오르는 발사체를 보며 국민적 환호를 받는 건 한순간일 뿐이다. 대한민국의 발사체 개발은 연구원들에게는 수십 년간 사실상 ‘열정 페이’를 강요받으며 이들의 애국심을 갈아 넣어 이루어 낸 것이다. 외부의 영향으로부터 안전하고 발사에 큰 장애물이 되는 바람이 적은 천혜의 조건을 갖춘 발사장 입지로 선택된 전남 고흥의 외나로도. 가족과의 안락한 생활을 뒤로하고 그곳에서의 격리된 삶을 택하여 각자의 소중한 인생 수십 년을 온전하게 발사체 개발에만 바치고 있는 그들의 모습을 생각하면 울컥하는 감정이 올라온다. 이번 사태가 감정 대립이나 주도권 대결로 비치는 것은 너무나 부당하고 억울할 일이다.
  • [마감 후] 스포츠구단은 누구의 것인가/김동현 문화체육부 차장

    [마감 후] 스포츠구단은 누구의 것인가/김동현 문화체육부 차장

    프로배구 여자부 흥국생명이 어수선하다.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하는 ‘불세출의 스타’ 김연경이 올 시즌 복귀했고, 리그 2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흥국생명을 바라보는 주변의 눈빛은 불안하다. 이유는 지난 2일 권순찬 전 감독 경질 후폭풍 때문이다. 당시 흥국생명은 구단 고위층이 권 전 감독의 경기 운영에 개입했고, 권 전 감독이 이를 수용하지 않자 경질했다. 구단의 경기 운영 개입에 선수들까지 불만을 터뜨렸고, 팬들도 돌아섰다. 결국 후임으로 발표된 김기중 전 감독까지 사임하자 흥국생명은 “‘경기 운영의 자율성’을 존중하겠다”는 공식 사과문을 냈다. 흥국생명은 아직 새 감독을 못 구했다. 구단주의 어설픈 개입이 흥국생명이라는 명문팀을 혼란에 빠뜨린 것이다. 흥국생명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한국야구위원회(KBO) 정규 리그를 와이어투와이어(처음부터 끝까지 1위로 시즌을 마치는 것)로 우승하고 한국시리즈(KS)까지 제패한 SSG 랜더스도 최근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해 12월 SSG가 팀을 우승으로 이끈 류선규 단장 대신 김성용 퓨처스 R&D 센터장을 단장에 앉힌 것이 화근이 됐다. 팬들은 구단주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가까운 A씨가 비선 실세 역할을 한다며 강하게 반발했고, 결국 팬들이 트럭시위까지 했다. SSG가 KS 우승을 차지하자, 정용진의 리더십을 자랑하던 구단 관계자들은 입이 무안해졌다. 넷플릭스 드라마 ‘잉글리시 게임’을 보면 산업화 과정에서 축구라는 스포츠의 프로화 과정이 잘 묘사돼 있다. 귀족 중심의 아마추어 스포츠였던 축구가 당시 계급을 극복하는 역할을 하면서 지역 주민들과 호흡하게 되는 과정이 입체적으로 담겨 있다. 잉글랜드 프로축구가 프리미어리그(EPL)뿐만 아니라 하부 리그까지 팬층이 두터운 이유다. 하지만 우리 프로 스포츠 발전 과정은 다르다. 전두환 정권의 3S(섹스·스크린·스포츠를 이용한 우민화 전략) 정책의 산물로 태어난 탓에 당시 재벌들의 주머니를 털어 시작됐다. 야구와 축구도 그랬고 농구나 배구도 비슷했다. 이런 이유로 구단주들은 자신이 구단의 주인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에 적지 않은 자금도 지원하니 더 그런 듯하다. 실제 허민 전 키움 히어로즈 이사회 의장은 선수들을 불러 야구놀이도 했다. 한마디로 자신의 장난감으로 안 것이다. 최근 흥국생명 사태와 SSG 논란을 보면 허 전 의장처럼 구단을 자신의 장난감으로 생각하는 구단주는 아직도 적지 않은 듯하다. 곰곰이 생각해 보자. 스포츠구단은 누구의 것인가. 일단 법적으로는 구단주의 소유가 맞다. 스포츠구단도 법인인 만큼 지분을 가장 많이 가진 이가 소유권을 갖는다. 그렇다면 구단주는 구단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가. 그렇지는 않다. 현재 한국 프로 스포츠는 대부분 지역을 연고지로 선택해 팬층을 두텁게 하고 있다. 결국 팬이 있어야 프로 스포츠가 돌아간다는 뜻이고, 팬이 근간이라는 의미다. 또 냉정하게 생각해 보면 구단주들은 프로팀을 운영하면서 홍보효과를 통해 이미 경제적 이익을 충분히 취하고 있다.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돈을 내고 경기장을 찾아 특정 기업의 이름을 외쳐 주고, 수많은 언론을 통해 기업 이름이 알려지지 않는가. 아직도 자신의 돈으로 시민에게 오락거리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 역병보다 두려운 혐오와 차별…삶은 때로 폐허가 된다

    역병보다 두려운 혐오와 차별…삶은 때로 폐허가 된다

    제약회사 개발연구원인 주인공이 파견 근무를 발령받아 C국에 도착한다. 경로가 불분명한 전염병이 전 세계로 확산한 터였다. 방역복으로 무장한 검역관들이 체온을 재고 나서 그를 멸균실로 데려간다. 우여곡절 끝에 검사를 마치고 숙소에 도착했지만, 전염병이 창궐하면서 건물 전체가 봉쇄돼 버린다. 도입부를 읽으면 자연스레 코로나19를 떠올릴 법하다. 소설이 처음 나온 12년 전 이미 코로나19를 예견이라도 한 게 아닐까 싶을 정도다. ●전염병으로 마비된 외국, 주인공은 한국의 살인 용의자가 되고 소설은 주인공이 전염병으로 거의 마비된 상태의 도시에서 겪는 일을 그렸다. 낯선 나라에서 혼자가 된 주인공은 숙소에서 본사의 명령을 기다리지만, 담당자에게서 연락이 오질 않는다. 문득 본국의 집에 두고 온 개가 생각나 동창생 유진에게 개를 풀어놔 달라고 부탁한다. 유진이 그의 집에 가 보니, 개는 난자당해 있고 전처는 칼에 찔려 숨져 있다. 극단적인 상황에 주인공을 몰아넣고 독자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방식은 작가가 다른 소설에도 자주 썼던 특기이다. 주인공은 손바닥과 팔의 멍, 그리고 술에 취해 머릿속에서 사라진 출국 전날 밤 사건 등을 애써 소환해 보지만, 도무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혼란한 마음에 뉴스를 검색해 보니 자신의 집 근처 쓰레기장에서 그의 지문이 묻은 칼이 발견됐다 한다. 유력한 살인 용의자로 지목된 그는 누군가 숙소의 문을 두드리자 자신을 잡으러 한국에서 경찰이 왔다고 생각해 도망치고, 부랑자 무리에 몸을 숨긴다. 소설은 현재와 과거 사건들을 오가며 이야기를 엮어 간다.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사건들이 나중엔 정교하게 맞아떨어진다. 경영인 연수를 겸하고 있어 지사장까지 내다볼 수 있는 파견근무에 주인공이 선발된 이유는 시시하기 짝이 없었는데, 주인공이 다들 꺼리는 쥐를 잘 잡아서였다. 이를 마음에 둔 지사장 덕분에 주인공은 다른 경쟁자를 제치고 파견근무자로 선정됐다. 읽을 땐 무슨 시시한 내용인가 싶다가, 주인공이 부랑자가 돼 쓰레기통을 뒤지는 모습에 맞닥뜨리면 주인공이 쥐와 같은 존재에 불과함을 알게 된다. 또 주인공이 부랑자로 추락하는 과정에서 마주하는 인간들의 행동은 더럽고 잔인하기 이를 데 없다. 쥐보다 인간이 더 혐오스런 존재가 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2010년 출간된 소설이지만, 작가가 이번에 거의 모든 문장을 다시 써서 출간했다. 작품의 시의성과 현재성도 한층 살아나면서 지금 읽기에 더없이 좋은 작품으로 거듭났다. 발열과 기침으로 서서히 퍼져 나가는 원인 모를 전염병, 격리와 거리두기를 하며 사람들 사이에 팽배해지는 불신 등의 소설 속 상황이 마치 현재 같다. ●더럽고 잔인한 인간의 행동, 쥐보다 인간이 더 혐오스러울 때가 온다작가는 “어떤 상상은 현실이 되기도 하고 때로 그렇게 겪은 현실은 이야기보다 더 적나라하다는 것을 잊지 않고 싶어 다시 출간하기로 마음먹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은 후였다면 이 소설은 쓰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는데 “삶을 폐허로 만드는 것은 역병과 쓰레기, 끊임없이 출몰하는 쥐떼가 아니라 적나라한 혐오와 차별, 정교한 자본주의임이 명백해졌으므로 다른 상상을 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작가의 상상력이 현실이 돼 버렸다. 그래서 12년 전 나온 소설이 현재에 지니는 의미는 각별하다. 이 책을 지금 다시 꺼내 들어 읽어 볼 이유도 충분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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