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인가
    2026-08-13
    검색기록 지우기
  • 지역성
    2026-08-13
    검색기록 지우기
  • 송구
    2026-08-13
    검색기록 지우기
  • 연기
    2026-08-13
    검색기록 지우기
  • 경쟁
    2026-08-13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71,247
  • [책으로 정책읽기] 후쿠시마 오염수 논란의 뿌리, 예고없는 재난은 없다

    [책으로 정책읽기] 후쿠시마 오염수 논란의 뿌리, 예고없는 재난은 없다

    앤드류 레더바로우, 안혜림 옮김, 2022, <후쿠시마>. 브레인스토어. 그날은 금요일이었다. 2011년 당시 국제부에 있었는데 남유럽 재정위기에 이집트 정권교체, 리비아 내전 등등 하루가 멀다 하고 중요한 국제뉴스가 쏟아지니 정신없이 바쁜 하루하루가 이어지다가 신기하게 그날은 조용했다. 마침 그날은 중요한 저녁 약속도 있었으니 이게 웬 횡재인가 싶었다. 국제부장이 그날 써야 할 기사를 배정하더니 이렇게 말했다. “우와. 너 오늘 원고지 석장짜리 하나만 쓰면 되겠다.” 서른장이 아니라 세 장이다. 뭔가 묘했다. 부장도 그런 기분이 들었는지 한마디 덧붙였다. “너 이러고도 월급받는구나. 밥값을 해야지. 밥값을.” 둘이서 한참 웃었다. 그렇게 평화롭던 3월 11일은 국제부 한켠 벽에 걸린 TV에 2시 46분 무렵부터 긴급속보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산산조각났다. 처음엔 자료화면인 줄 알았다. 일본 동북[도호쿠] 지방에 유례없는 지진이 발생했고, 그 여파로 어마어마한 쓰나미가 몰려왔다고 했다. 생방송을 보면서도 너무 비현실적인 느낌이었다. 급하게 기사를 쏟아내느라 하루가 어떻게 갔는지도 기억이 안난다. 결국 원고지 서른장쯤 쓰고 자정 즈음까지 일해야 했다. 그런 날이 다음주까지 계속됐다. 편집국장이 고생했다며 술을 사줬다. 편집국장에 도쿄특파원을 지냈던 논설위원, 국제부장이랑 넷이서 소맥을 마셨다. 대략 3시 11분쯤 귀가했으려나 싶다. 동일본대지진 충격은 곧바로 ‘후쿠시마’ 참사로 옮겨갔다. 처음엔 후쿠시마원자력발전소에서 발생한 원전사고는 쓰나미라는 불가항력인 천재지변 때문에 발생해 어쩔 도리가 없는, 일본어에서 흔히 쓰는 표현인 ‘쇼오가나이(しょうが無い)’ ‘시카타가나이(仕方が無い)’ 같은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일본 정부가 만든 후쿠시마원자력발전소 사고조사검증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했던 규슈대학교 교수 요시오카 히토시(吉岡斉)가 쓴 <原子力の社会史、その日本的展開>에 따르면 이는 일본 경제산업성 원자력안전보안원이나 도쿄전력이 유포한 것으로, 사실과 한참 거리가 있었다(요시오카 히토시, 2022, <원자력의 사회사>, 295쪽 참조). 요시오카는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위기예방대책과 위기관리조치의 결함이 복합 작용한 것이라고 강조한다(요시오카, 309~315쪽). 먼저 부실한 위기예방대책을 보면, 무엇보다도 지진과 쓰나미가 빈발하는 일본에 원전을 건설했고, 그것도 수많은 원자로를 한 곳에 밀집시켜 건설했다. 특히 미야기현(오나가와 1~3호기)과 후쿠시마현(후쿠시마 제1원전 1~6호기, 제2원전 1~4호기) 등 도호쿠 지방 태평양 연안은 세계 제일의 원전 밀집지역이었다. 지진과 쓰나미 대비 기준을 엄격하게 하지 않았고, 압력용기와 격납용기 파괴 가능성을 염두에 둔 대책도 부재했다. 원자로 시설 전체에서 모든 전원이 끊기는 상황을 가정한 대책이 없었다. 설마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었을까 싶었겠지만, 그런 일이 실제로 일어난 게 후쿠시마 원전사고였다. 다음으로 후쿠시마 원전사고에서 나타난 위기관리조치 실패를 보면, 재난 컨트롤타워가 제 기능을 못했다. 정부는 실질적인 권한이 부족해서 후쿠시마 원전을 운영하는 도쿄전력에 요청하는 것 말고는 실질적인 권한이 없었고, 정작 도쿄전력은 민간기업이다 보니 동원능력이 한정되어 있었다. 압력용기와 격납용기 파괴 이후 대책을 준비하지 못했고, 주민들이 피폭될 가능성에 대비한 대책도 미비했다. 유효한 방재계획도 부재했다. 요시오카는 위기예방과 대응에서 나타난 기능미비를 개관한 뒤 실패의 밑바탕으로 ‘원자력 안전신화’를 지목한다. “원자력 관계자들에게 ‘원자력 안전 신화’를 부정하는 듯한 가정을 공표하는 것은 금기다. 이렇게 모든 원자력 관계자가 ‘원자력 안전 신화’에 의한 자승자박 상태에 놓인 것이다(요시오카, 315쪽).” “하지만 그런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원전이 안전하다는 신화만 무너뜨린 게 아니었다. ‘안전대국 일본’ 담론도 더 이상 설 자리가 없었다. ‘일본=안전’을 비판적으로 되짚어보는 인식이 급속히 확산됐다. 그런 줄 알았다. 하지만 최근 오염수 방류를 둘러싼 논란을 보면서 ‘일본안전신화’라는 망령이 되살아났다는 인상을 강하게 받는다. ‘오염수는 안전하다’는 논리구조는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전에 상식처럼 통용되던 <원전은 안전하다, 일본은 안전하다, 고로 일본원전은 안전하다>는 괴상망측한 3단논법을 그대로 되풀이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전에도 크고 작은 원자력 관련 사고가 잇따랐고 또 그만큼 많은 각종 은폐와 정보조작이 횡행했으며, 참사가 벌어질지 모른다며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는 외로운 외침은 계속해서 외면당하고 조롱받았다. 한국 정부와 여당에선 “과학적인 연구결과”를 내세우며 안전에 문제없다고 강조하는데, 그러려면 과학적인 연구결과가 현실에서도 그대로 작동한다는 전제가 있어야만 한다. 하지만 일본 정부가 “과학적인 연구결과”에 부합하도록 행동한다는 걸 누가 어떻게 장담한단 말인가. 최근 한국 정부는 ‘일본 정부가 합리적으로 행동할 것이니 믿으면 된다’는 주장만 되풀이하지만 사실 ‘합리적 행위자 모형’이야말로 인간이 얼마나 불합리한지 보여주는 반증일 뿐이라는 생각은 왜 안하는지 모를 일이다. 앤드류 레더바로우가 <후쿠시마>라는 책에서 집요하게 추적하는 것 역시 그 지점이다. 전작 ‘체르노빌’을 통해 명성을 얻은 이 영국 작가는 저자는 스스로 “개인적으로는 여전히 깨끗하고 확장 가능한 전력원으로 원자력을 지지(15쪽)”하면서도 “자연이 일으킨 동일본 대지진이 도화선이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후쿠시마 제1발전소의 몰락은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인재(人災)였고 일본이 반드시 제대로 대비해야 했던 사고였다(12쪽)”는 냉정한 태도를 견지한다. 왜 일본 원전 관련 제도는 아무도 책임지지 않도록 굴러갔을까, 왜 각종 위험신호를 무시했고 제대로 대처하지 않았을까. 학벌과 낙하산, 이해충돌과 무책임으로 얼룩진 일본 원전 역사에 주목하는 이 책을 따라가다보면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이미 예고돼 있던 참사였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제1발전소 건설 당시 원래 해수면을 기준으로 35미터 높이였던 원전 부지를 10미터 높이까지 깎아냈고(100쪽), 방파제는 “’바로 근접한 장소에서는 심각한 지진을 겪었다는 기록이 없다’는 데 주목해 5미터 높이면 자연에서 상상할 수 있는 가장 높은 파도를 막기에 충분하다고 결정(105쪽)”했다. 하지만 1995년 한신 대지진이 발생한 뒤 일본 정부가 구성한 지진연구추진본부는 “향후 30년간 후쿠시마에서 북쪽으로 겨우 60㎞ 떨어진 지역인 미야기현 해변에 규모 7.5 이상 지진이 발생할 확률이 99%라 예측했다(180쪽).” 이 책은 1853년 일본 개항기와 뒤이은 메이지유신에서 시작해 일본이 원자력 발전에 주목하고 집착하게 된 초창기부터 추적해 나간다. 시작은 ‘에너지 자립의 꿈’이다. 마땅한 지하자원이 없는 일본 입장에서 원자력만한 에너지원이 없다. 하지만 ‘책임지지 않는 사회’의 원전정책은 심각한 결함을 갖기 시작했다. 일본 원전정책의 토대가 된 원자력기본법에 따라 1950년대 일본원자력위원회 그리고 그 산하에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생길 때부터 이런 문제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통상산업성 직원들은 원자력안전위원회 권고를 존중해야 했으나 법에 반영해야 할 의무는 없었다. 원자력안전위원회가 법을 제정하는 권한을 가지면 본질적으로 정부의 일부가 되어 독립적이지 않고 중립적이지도 않은 조직이 되기 때문에 정당화는 이상한 구조였다(134쪽).” 결국 콘트롤 타워는 사라져 버렸다. “사소한 모든 것에 안전을 책임지는 사람과 부서가 정해져 있었지만 발전소 전체의 안전을 관리하는 사람은 없었기 때문이다(134쪽).” 전력회사를 규제하는 일을 하다 퇴직한 정부부처 고위공직자들이 전력회사 고문이나 이사로 자리를 옮기는 ‘아마쿠다리(天下り)’ 우리식으론 낙하산 관행, 그리고 같은 학교 출신들끼리 밀어주고 당겨주는 학벌(学閥) 문제는 동종교배와 집단사고를 낳았다. 2011년 당시 외무상 고노 다로는 이 문제를 “원자력을 비판하면 승진할 수 없고, 교수도 될 수 없고, 분명히 중요한 위원회에 발탁되지도 않는다(142쪽)”고 지적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도쿄전력 사장이었던 시미즈 마사타카는 그 해 5월 물러난 뒤 2012년 6월 후지오일 사외이사에 취임했다. 도쿄전력은 후지오일 지분 8.9%(2019년 기준)를 보유한 최대주주다(349~350쪽). 그를 포함해 “2021년 현재까지 일본 정부 산하의 어느 기관에도 참사와 관련해 기소된 사람이 없으며 앞으로도 마찬가지일 듯하다(354쪽).” “원자력을 비판하면 승진할 수 없다” 일본 관료제의 오랜 관행은 사태를 더 악화시켰다. 순환근무체계로 인해 정부에 핵물리학이나 공학 지식을 지닌 인재가 매우 부족했다(134쪽). “중앙기구는 아주 작고, 다양한 산업의 리더들과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지방 정부의 부서에 온갖 종류의 업무를 위탁하며 의존한다. 그 결과 때로는 직무 순환 탓에 한심할 정도로 자격이 부족한 정부 관료들이 민간 기업의 기술 전문가들에게 도움과 조언을 구한다(135쪽).” 그 결과 사이버보안 전략 부본부장 사쿠라다 요시타카가 일하면서 컴퓨터를 사용해본 적이 없다고 인정해 화제가 됐던 것 같은 시스템이 굳어지게 됐다. “사실상 규제를 받아야 하는 사람들이 규제하는 사람들을 가르치게 되었다(135쪽).” 이런 난맥상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당시 총리였던 간 나오토는 이렇게 증언했다. “(원자력안전보안원 원장 데라사카 노부아키)가 내게 무엇을 말하려는지 이해할 수 없어 ‘당신이 원자력 전문가요?’라고 물었다. 그는 해맑게 ‘저는 도쿄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습니다’라고 대답했다(285쪽).” 아이러니하게도, 간 나오토는 도쿄공업대학 물리학과를 졸업했다. <후쿠시마>는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하나씩 되짚어보고 있지만 사실 2011년 3월 11일 이후 발생한 ‘사건’은 이 책에서 3분의1 가량이다. 절반 이상은 일본 원자력 담론이 시작되고 원전을 건설하고 운영하는 시기에 집중한다. 이를 통해 저자가 도출하는 결론은 한 마디로 압축할 수 있을 듯 하다. “예고 없이 찾아오는 재난은 드물다(393쪽).” “챌린저호 폭발사고, 딥워터오라이즌 폭발사고, 보팔 유출사고, 체르노빌 참사 모두 전문가들이 피할 수 있었던 참사를 막아보려 노력했지만 권력을 쥔 이들에게 묵살당했던 셀 수 없이 많은 사례 중 일부일 뿐이다. 아직 또렷하게 드러나지 않은 사건을 막아보겠다고 움직이기에는 돈과 시간이 너무 많이 들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우리가 살펴본 일본 원자력 산업의 부상과 몰락 역시 돈과 속도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국가 안보를 위해 안전을 간과한 수많은 사례로 가득 차 있다.” 393~394쪽. 일본 후쿠시마원자력사고독립조사위원회 위원장 구로카와 기요시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사고의 근본적인 원인은 일본 문화에 뿌리 깊이 배어 있는 관습에서 찾을 수 있다. 반사적인 순종, 권위를 의심하지 않는 태도, 맹신적인 계획 고수, 집단주의, 편협함이다. 다른 사람들이 이 사고의 책임을 져야 하는 위치에 있다고 해도 일본인이라면 결과는 마찬가지였을 것이다(5쪽).” 고통스런 자기 성찰을 우리가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건 뭘까. 우리는 과연 얼마나 다른지, 우리의 확신과 우리의 “과학”은 과연 얼마나 믿음직한지 되돌아보는 것, 바로 ‘합리적 의심’에서부터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 日언론 “한국에 가면 ‘몰카’ 있는지 확인해야” 자국민에 주의 당부…일본은?

    日언론 “한국에 가면 ‘몰카’ 있는지 확인해야” 자국민에 주의 당부…일본은?

    “한국에서는 화장실에 쌓여있는 화장지 속이나 종이컵, 화재경보기, 정수기, 자동차 열쇠, 벽시계, 거울 등 다양한 곳에서 몰래카메라가 발견된다.” 한국에 ‘몰카’(도촬) 범죄가 기승을 부리면서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 요주의 대상이 되는 등 국제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고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일본판이 전했다. 뉴스위크 일본판은 19일 ‘한국의 도촬, 국제적 문제로…공중화장실·숙박시설에서 몰래카메라 유행’이라는 제목의 글을 인터넷에 실었다. 일본인이 쓴 이 글은 기존에 알려진 한국 내 보도와 발표 등 내용을 엮은 것이지만, 전체적인 전개나 표현 방식에서 한국을 비하하고 깎아내리려는 의도가 확연히 드러난다.글은 “한국에서는 공중화장실과 여자 탈의실 등에 몰카가 유행하면서 커다란 문제가 되고 있다”며 지난달 4일 서울 마포구에서 여자 화장실을 도촬하다 체포된 20대 남성의 사례를 들었다. “한 상가건물 여자 화장실에서 도촬하던 남성이 여성 2명에게 발각돼 달아나자 한 음식점 종업원이 400m 정도를 쫓아가 그를 붙잡아 경찰에 넘겼다”고 했다. 이어 “지난 2월에는 인천 남동경찰서가 모텔 등 숙박시설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한 혐의로 30대 남성을 체포했다”며 “그는 1~2월 서울, 인천, 부산, 대구의 14개 숙박시설 객실에 20대의 몰카를 설치해 투숙객 수백명을 도촬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기존 보도를 인용해 전했다.지난 3월 한 외국인이 한국의 공중화장실에는 몰카가 숨겨져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4월에는 또 다른 외국인이 한국 여행을 하려면 몰카 탐지기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게시물을 각각 소셜미디어(SNS)에 띄운 것도 소개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 자료를 취합한 결과 2017년부터 2022년까지 불법 촬영 신고가 3만 9957건, 하루 평균 18건에 달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뉴스위크 일본판은 “한국의 도촬은 국제적으로도 문제가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2021년 10월 싱가포르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도촬범은 한국군 장교였다. 이에 앞서 같은 해 7월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 여성권리국 디렉터는 ‘공중화장실이나 여자 탈의실 몰카가 유행하는 곳은 전 세계에서 한국이 유일하다. 그런 것을 담은 촬영물을 판매하는 시장이 형성돼 있는 국가도 한국 말고는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글은 “영국 등 해외 언론 등에서는 몰래카메라를 ‘molka’로 표기한다”며 한국의 ‘몰카’가 어느덧 영어 명사로 일반화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글은 한국의 CCTV가 방범 등 원래 목적 외에 불순한 의도로 활용되는 일부 사례를 보편적인 일처럼 확대해 전하기도 했다. “몰카와 마찬가지로 감시카메라(CCTV)도 곳곳에 설치돼 있다. 감시카메라는 교통법규 위반 단속 외에 쓰레기 무단투기 감시용, 지하철역, 소매점 등 곳곳에 설치돼 있다. 개중에는 사무실에 음성 녹음도 가능한 카메라를 설치해 직원들의 말과 행동을 ‘도촬’하는 회사도 있다고 한다.”이 글은“한국의 몰래카메라와 감시카메라는 종이 한 장 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라는 견강부회로 끝났다. 하지만, 심각한 도촬 범죄가 잇따르기는 일본도 마찬가지라는 점에서 뉴스위크 일본판 글에 대해 일본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의견들도 제시됐다. 포털사이트 ‘야후!재팬’에 실린 댓글들은 한국을 비하하는 내용이 대부분이긴 하지만, “성범죄는 일본도 심각”, “도촬에서도 한일전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가”, “그 정도로 도촬범이 나오는 것은 한국에서는 경찰이 제대로 기능하고 있다는 것 아니냐”와 같은 의견들도 있었다.실제로 일본에서는 몰카와 휴대전화 등을 이용한 도촬 범죄가 잇따르며 여성과 학부모들을 불안케 하고 있다. 지난 2월과 3월에는 각각 동료 여자 교사들이 사용하는 화장실에 도촬용 카메라를 설치한 40대 초등학교 교사와 5년간에 걸쳐 약 40명의 교내 여학생을 도촬해 온 고등학교 교사가 교단에서 퇴출당했다. SNS를 통해 만나 ‘몰카’ 그룹을 결성해 활동해 온 일당 16명이 검거된 사건도 올 초에 있었다. 이 그룹에는 의사, 공무원, 기업체 임원 등이 포함돼 있었고, 이들의 우두머리인 50대 남성은 약 1만명의 여성을 도촬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기도 했다.
  • 신한은행, 은행권 최초 ‘데이터전문기관’ 인가 획득

    신한은행, 은행권 최초 ‘데이터전문기관’ 인가 획득

    신한은행이 은행권 최초로 ‘데이터전문기관’ 인가를 받았다고 21일 밝혔다. 데이터전문기관은 금융·비금융 기업 간 데이터 결합을 전문적으로 지원하며 익명정보의 적정성을 평가하는 기관이다. 지난 19일 금융위원회는 제14차 정례회의에서 신한은행을 포함한 8개의 민간기업·기관을 데이터전문기관으로 추가 선정했다. 추가 선정된 8개 기관은 신한은행을 포함해 삼성·비씨·신한카드, 삼성SDS, LG CNS, 쿠콘, 통계청이다. 이번 결정으로 신용정보원, 금융보안원, 금융결제원, 국세청 기존 4개에서 총 12개 기관으로 늘어났다. 신한은행은 ‘데이터전문기관’ 인가를 위해 지난해 4월 전담 조직인 ‘데이터융합센터’를 신설해 11명의 전문인력을 배치하고 시스템을 구축했다. 지난해 12월 금융당국으로부터 예비 지정을 받았고 올해 상반기에는 4가지 항목(보안, 신뢰성, 전문성, 적극성)에 대한 심사와 현장실사를 거쳐 19일 본인가를 받았다. 신한은행은 가명정보를 결합한 기업의 혁신 상품·서비스 개발을 지원해 데이터 산업 활성화에 기여할 예정이다. 가명정보란 가명 처리된 개인정보를 식별하기 위한 추가정보를 의미한다. 금융영역에서는 신용평가, 유통, 모빌리티 등의 업체들과 금융 소외 계층을 위한 대안신용평가 모형을 개발하고 비금융 영역에서는 이종산업과 가명정보를 결합해 다양한 상품·서비스를 개발할 예정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가명정보를 결합하고 익명정보 적정성평가를 제공한다는 측면이 높이 평가돼 인가를 받은 것 같다”며 “산업의 경계를 넘어서는 신사업, 상품,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겠다”라고 말했다.
  • 680억 전세사기에 339명 ‘피눈물’…보증금 상환 어렵자 바지사장 채용

    680억 전세사기에 339명 ‘피눈물’…보증금 상환 어렵자 바지사장 채용

    법인을 설립해 영업팀, 중개팀, 홍보팀 역할을 나눠 5년 넘게 전세사기를 벌인 김모(43) 대표 등 31명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2016년 3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서울·경기·인천 등에서 빌라 수백채를 사들이고 임차인 339명에게 보증금 680억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김씨 일당을 검거했다고 21일 밝혔다. 김씨 등이 범죄수익으로 사들인 부동산 203채, 예금채권, 차량 등 기소 전 몰수·추징 보전 금액만 역대 최대 규모인 414억원에 달한다. 김씨는 2016년 3월 컨설팅업자 이모(38)씨와 김모(38)씨를 영입한 뒤 이른바 ‘깡통전세’ 빌라 매입을 전문으로 하는 J주택임대업체를 설립했다. 이어 건축주와 분양대행업자를 상대로 분양 계약을 체결하는 ‘영업팀’, 공인중개사 사무소 명의로 부동산 플랫폼에 매물을 홍보하고 임차인과 계약을 맺는 ‘중개팀’, 시중에 있는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매물을 홍보하기 위해 전단지를 제작하고 전달하는 ‘홍보팀’으로 역할이 나눠 활동했다. 경찰은 김씨와 이씨 등 5명에게 범죄집단조직·가입·활동 혐의를 추가로 적용했다. 이들은 전세가를 매매가보다 높게 설정하는 방식으로 건축주에게 18억원을 챙기기도 했다. 리베이트 명목으로 건당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을 받아 챙긴 것이다. 아울러 김씨는 2015년 4월 개인회생을 인가받는 등 범행 당시 스스로 보증금을 반환할 경제적 능력이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 등은 범행 이후 전세 만기가 도래하는 2018년부터는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사례가 계속 발생했고, 이에 ‘바지 사장’으로 윤모(40)씨를 영입하기도 했다.
  • 김경 서울시의원, 서울역 쪽방촌 ‘온기창고’ 개소식 참석

    김경 서울시의원, 서울역 쪽방촌 ‘온기창고’ 개소식 참석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 김경 의원(더불어민주당·강서1)은 지난 20일 서울역 쪽방촌 ‘온기창고’ 개소식에 참석하고 쪽방촌 현장을 방문해 주민들의 민원을 청취했다. 개소식에는 오세훈 서울시장. 이재훈 온누리교회 담임목사, 최경호 코리아세븐대표이사, 서울시의원과 주민들이 참석했다. 서울시는 지난 2022년 쪽방거주자 실태조사를 통해 쪽방주민이 가장 자주 이용하는 서비스는 전체의 71.0%를 차지하는 ‘생필품 지원’이 가장 높았다. 현재 생필품 배분은 쪽방상담소에서 진행하고 있지만, 현행 후원물품 배부방식에는 여러 문제점이 있다. 동자동 쪽방촌 A씨는 “선착순으로 벽보에 따라 긴 줄을 섰으나 벽보를 보지 못한 사람이나 힘없는 노약자는 매번 소외된다”고 토로했으며, 쪽방상담소 직원 B씨는 “후원물품이 들어오면 나르고 배분하는 일에 쏟는 시간과 에너지가 많아 스스로 푸드마켓 직원인가 혼란스러울 때가 많다”며 물품배부의 효율적인 방식에 대한 필요성을 토로했다. 이에 김 의원은 “현행 선착순으로 줄을 세워 물품을 배부하는 방식은 자신이 필요하지 않은 물품을 배분받을 때 자원낭비가 될 수 있다”며 “ 오늘 개소한 온기창고는 여러 문제를 해결한 혁신적인 배분시스템이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기존 배부방식은 주민의 자존감을 크게 떨어트릴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김 의원은 “서울시는 주민의 입장에서 주민지향적 아이디어 발굴을 지속적으로 고민해 사업에 반영해야 할 것”이라고강조했다. 이에 서울시는 작년 10월부터 쪽방촌(주민) 지원 종합대책을 세워 쪽방촌 특화형 푸드마켓 사업을 발굴하여 서울역·돈의동 쪽방촌에 2개소를 신규 설치했고, 개소식 물품지원에 관한 협약체결도 진행했으며, 코리아세븐 최경호 대표이사는 개소당 월 1000만원 후원 및 세븐카페, 세븐팜 후원을 약속했다. 향후 서울시 관계자는 “굿윌스토어 등과 같은 지속가능한 사업모델을 추구하는 것은 물론 지원할 수 있는 수 있도록 법·제도의 정비 또한 추진할 방침이다”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온기창고라는 공간을 통해 혁신적인 배분시스템으로 쪽방촌 주민들이 필요한 물품을 원활히 공급하는 것뿐만 아니라 온기창고의 매장운영, 관리 등 파생되는 일자리 창출로 노숙인 및 쪽방주민의 자활도 기대한다”며 소회를 밝혔다.
  • [씨줄날줄] 증권거래소 ‘경쟁’ 시대/안미현 수석논설위원

    [씨줄날줄] 증권거래소 ‘경쟁’ 시대/안미현 수석논설위원

    1990년대 중반 미국에서 컴퓨터를 활용해 고객의 주식 주문을 처리해 주는 업체(ECN)가 우후죽순 생겨나기 시작했다. 경쟁이 치열해지자 미국 정부는 아예 법을 만들어 대체거래소(ATS)를 정식 허용했다. 2005년 캔자스에서 설립된 바츠(BATs)가 그중 하나로 파격적인 수수료를 앞세워 뉴욕증권거래소와 나스닥의 과점 체제를 허물 정도로 급성장했다. 바츠는 2008년 정규 거래소로 ‘승격’한 뒤 2016년 시카고옵션거래소에 인수됐다.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시도가 있었다. 2001년 한국ECN증권이 장외 전자거래 시장을 노리고 야심 차게 출범했으나 4년 만에 문을 닫았다. 그 무렵 유럽에서는 오늘날 글로벌 대체거래소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차이엑스(Chi-X)가 등장했다. 증시가 호황이거나 한국거래소의 방만 경영이 화두에 오를 때면 우리나라에서도 으레 제2 거래소 필요성이 거론되곤 했다. 하지만 좀체 실현되지 않았다. 엊그제 ‘넥스트레이드’가 금융 당국의 대체거래소 예비인가를 얻어 냈다. 넥스트레이드는 금융투자협회와 미래에셋, 삼성, KB 등 7개 대형 증권사가 함께 만든 거래소다. 계획대로 정식 인가를 받아 내년 말이나 내후년 초에 문을 열게 되면 한국거래소(1956년 설립)의 ‘70년 독점 체제’가 무너지게 된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미국에는 대체거래소가 이미 62개(2021년 기준), 유럽은 142개나 있다. 경쟁이 붙으면 주식을 사고팔 때 거래소가 떼 가는 수수료가 떨어질 수 있어 고객에게 유리하다. 넥스트레이드는 24시간 거래 서비스도 검토 중이라고 한다. 미국에는 야간 거래인 ‘오버나이트’는 물론 익명으로 대량 매수하는 ‘다크풀’ 기능도 있다. 국내 대체거래소는 상장 심사는 할 수 없고, 상장주식과 주식예탁증서(DR) 거래만 할 수 있다. 그래도 호가 쪼개기, 체결시간 단축 등의 기대감이 크다. 본격 경쟁을 유도하려면 비상장주식과 채권 거래 등도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개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자산증식 터전이 하나 더 생겼다”는 환영과 “사설 경마장이 더 생긴 것뿐”이라는 냉소가 엇갈린다. 대체거래소가 발달한 외국서도 지나친 영리 추구 논란이 적지 않다. 한국판 차이엑스가 될지, ECN 전철을 밟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 [길섶에서] 세대차이? 세대소통!/황비웅 논설위원

    [길섶에서] 세대차이? 세대소통!/황비웅 논설위원

    딸애와 함께 동네 마트에서 쇼핑하고 돌아오는 길. “아빠, 이게 누군지 알아?”라고 갑자기 묻는다. 건물 광고판에 K팝 걸그룹 사진이 있다. “아이브인가?”라고 했더니 실망했다는 표정이 역력하다. “뉴진스잖아. 내가 덕질하는 그룹인데 그것도 몰라?” 다시 보니 아이브는 아니었는데 아차 싶었다. 딸애가 아이브는 탈덕했다고 말한 게 떠올랐다. 조어에 익숙지 않아 네이버 국어사전의 힘을 빌렸다. 탈덕은 ‘어떤 분야나 사람에 대하여 열성적으로 좋아하는 것을 그만둠’이란다. 덕질은 ‘어떤 분야를 열성적으로 좋아하여 그와 관련된 것들을 모으거나 파고드는 일’이고, 입덕은 ‘어떤 분야나 사람을 열성적으로 좋아하기 시작함’이라는 뜻이다. 딸애가 덕질한다는 뉴진스가 ‘슈퍼 샤이’로 그룹 통산 세 번째로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100’에 66위로 진입했다고 한다. K팝이 세계 음악시장을 호령하는 시대에 너무 무관심했던 것은 아닐까. 딸애와 소통하는 방법이 그리 먼 데 있는 건 아닌 듯싶다.
  • [지방시대] 옛 송도유원지 개발 원칙대로 하라/한상봉 전국부 기자

    [지방시대] 옛 송도유원지 개발 원칙대로 하라/한상봉 전국부 기자

    며칠 전 인천시 산하 공기업인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송도국제도시와 인접한 옛 송도유원지 일대 3.16㎢를 경제자유구역으로 추가 지정하기 위한 용역을 발주했다. 인천 유력 환경단체들은 즉각 비판 성명을 냈고 대다수 언론이 일제히 특혜 논란을 제기했다. 2016년 조건부 허가를 받은 송도테마파크 조성사업이 무산되고 이 부지가 산업용지로 바뀌면 ㈜부영주택이 큰 경제적 이득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부영은 2015년 10월 옛 송도유원지 일대 104만㎡를 매입해 이듬해 6월 테마파크(49만여㎡)와 아파트·상가(53만여㎡)를 짓는 도시개발사업을 승인받았다. 하지만 아직 어떠한 개발 행위도 하지 않고 있다. 인천시가 ‘테마파크 완공 3개월 전에는 아파트를 착공·분양하지 못한다’는 조건을 걸어 도시개발사업을 승인했다. 부영이 돈 되는 아파트·상가 사업을 먼저 하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그런데 테마파크 예정지에서 기준치를 넘는 석유계총탄화수소·납·비소·아연 등이 검출됐다. 부영은 오염토 정화를 한 후 약 7200억원이 드는 테마파크 조성 사업을 먼저 진행해야 아파트·상가 사업도 할 수 있다. 부영은 선행 조건이 너무 가혹하다며 사업을 진행하지 않고 있다. 부영은 오히려 지역 유력 언론사 지분을 인수해 대주주가 된 후 여야 가리지 않고 인천시장 측근들을 잇따라 대표이사에 앉히고 있다. 지난 1월엔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남춘 전 시장 측근을 대표이사에서 물러나게 한 후 유정복 시장의 측근을 앉혔다. 지난달에는 국민의힘 인천시당 수석대변인을 부영 송도사업소 전무로 영입하면서 특혜 우려는 더욱 거세졌다. 여기에 이행숙 정무부시장이 송도의 한 식당에서 부영그룹 이중근 회장을 만나 송도 사업 이행조건 완화 문제를 협의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더 커졌다. 여론이 악화하자 유 시장은 지난달 22일 민선 8기 취임 1주년 기자설명회에서 “유정복이 있는 한 특혜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경제자유구역 편입 절차를 밟고 있어 진화는커녕 논란을 더 키우고 있다. 유 시장은 2014년 7월~2018년 6월 민선 6기 시장 재직 때도 옛 송도유원지 재개발 문제로 여러 차례 구설에 올랐다. 부영이 손을 놓고 있었음에도 사업 기한을 여러 차례 연장해 줬기 때문이다. 유 시장은 특혜 의도가 없다고 항변하고 있지만 그동안의 움직임을 보면 받아들이기 어렵다. 특혜 시비를 차단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원칙대로 행동하면 된다. 인천시는 도시개발사업 인가 조건을 원안대로 고수하면 된다. 인천경제청은 특혜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경제자유구역 추가 지정 계획을 철회하면 된다. 옛 송도유원지가 있는 연수구도 인천시민들도 토양 오염을 정화한 뒤 당초 허가 조건대로 빨리 이행하길 바라고 있다.
  • 파랑별 좇아 떠나는 여행… 결국 내 안에서 찾은 별의 불씨[그 책속 이미지]

    파랑별 좇아 떠나는 여행… 결국 내 안에서 찾은 별의 불씨[그 책속 이미지]

    ‘마르크 샤갈 작품인가’라는 착각을 일으키는 몽환적 느낌의 그림이다. ‘바오밥나무와 달팽이’는 ‘모든 세대를 위한 동화’라는 소개처럼 책 곳곳에 이런 몽환적이면서 천진난만한 느낌을 주는 그림들이 포함돼 있다. 줄거리는 간단하다. 바오밥나무가 ‘별이 빛나는 우주를 보고 먼 곳을 동경’하는 달팽이와 함께 꿈을 찾아 우주여행길에 떠난다는 것이다. ‘동화’라는 말에 혹해 책을 펼쳤지만 생각했던 것처럼 가볍게 읽을 수 있는 환상 동화는 아니다. 오히려 책장을 넘길 때마다 생각할 거리를 던져 주는 철학 동화에 가깝다. 파랑별을 찾아 먼 길을 온 달팽이와 바오밥나무에게 ‘신성한 바오밥나무’가 말한다. “별빛은 사라져 간 별의 흔적이야. 이제부터는 너 스스로 빛을 내는 별이 되도록 해 봐. 미지에 대한 갈망은 자기 안에 숨은 별의 불씨에 불꽃을 피우는 거란다.” 타인과 끊임없는 비교를 하면서 보이지 않는 것들에 대한 욕망으로 헛되이 자신을 불태우는 현대인에게 던지는 말일 것이다.
  • 겹겹이 쌓인 시간의 골목길 쉬..엄....쉬...엄[권다현의 童行(동행)]

    겹겹이 쌓인 시간의 골목길 쉬..엄....쉬...엄[권다현의 童行(동행)]

    아이가 커갈수록 시간의 마디도 늘어난다. 오늘과 어제, 내일만 존재했던 아이에게 그저께, 모레가 생긴다. 자신이 태어나기 이전의 시간을 이해하지 못해 엄마·아빠 결혼식 사진을 볼 때마다 “나는 왜 없어요?” 묻던 아이가 “옛날 사람들은 짚신을 신고 다녔대요” 아득한 시간의 분절을 가늠해 본다. 오랜만에 찾은 전남 나주에서 아이와 난 겹겹이 쌓인 시간 사이를 걸으며 도란도란 이야기가 끊이지 않았다. 예스러운 읍성을 따라 먼 과거와 가까운 과거 그리고 현재가 부지런히 교차하는 이곳은 그야말로 ‘시간박물관’이나 다름없다. 전라도가 전주와 나주의 머리글자를 딴 이름이니 전라도의 절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나주. 고려 때부터 지금의 광역자치단체에 해당하는 ‘목’(牧)으로 꼽혔고, 이 같은 목사골이 전국에 12개뿐이었으니 그 위세를 짐작하고도 남는다. 현종 9년인 1018년, 12목이 8목으로 조정될 때도 전주와 승주(지금의 순천)가 제외되고 나주가 호남의 유일한 목으로 남았다. 조선말인 1895년까지 이 같은 목의 지위를 누렸는데, 당시 한양도성과 같은 사대문에 객사와 동헌을 갖춘 석성이 중세도시의 위용을 뽐냈다. 조선 후기 실학자 이중환도 나주를 가리켜 “금성산을 등지고 남쪽으로 영산강이 흐르니 도시의 지세가 한양과 비슷하고 예부터 이름난 인물이 많이 난 곳”이라고 ‘택리지’에 적었다. 실제로 금성산은 한양의 삼각산을, 영산강은 한강을 닮았다 하여 소경(小京), 즉 작은 서울로 불렸다고 한다. 영원할 것 같았던 전성기는 일제강점기에 접어들며 무참히 허물어졌다. 호남 수탈의 거점으로 활용됐던 나주는 일제의 필요에 따라 읍성이 철거되고 객사는 군청으로 쓰였다. 뱃길이 번성했던 영산포에는 일본인들이 몰려와 집을 짓고 대지주의 풍요를 누렸다. 천년목사골의 유산들이 그렇게 사라지거나 망가졌다. 다행히 1993년 나주읍성의 남문인 남고문을 시작으로 동점문과 서성문, 북망문이 차례차례 복원됐다. 객사인 금성관도 제 모습을 찾았고, 시장통으로 바뀌었던 동헌과 관아도 재건해 옛 나주목의 모습을 조금이나마 회복했다. 그 사이사이로 지금 나주 사람들의 삶이 덧입혀져 독특한 풍경을 빚어낸다.아이와 제일 먼저 찾은 곳은 금성관이었다. 나주 객사 중심에 자리한 금성관은 임금을 상징하는 전패와 궁궐을 상징하는 궐패를 모시고 매달 초하루와 보름에 예를 올리던 의례 공간이다. 그 때문에 금성관으로 향하는 가운데 길은 어도(御道)라 하여 임금만 다닐 수 있었고, 양쪽에 자리한 익헌 건물보다 기단이 한 단 높게 설계됐다. 아이가 어도를 함부로 걷기에 이 길은 왕만 지날 수 있다고 했더니 “그럼 여길 걸으면 나도 임금님이 되겠네요?”라며 짐짓 위엄 있는 발걸음을 흉내 낸다. 그 천진한 모습이 귀여워 더이상 말리지 않았다. 나주 금성관은 통영 세병관, 여수 진남관과 같은 단일형 객사를 제외하고는 현존하는 객사 정청 건축물 가운데 규모가 제일 크다. 정청은 양옆으로 익헌을 거느리는 형태라 맞배지붕을 얹는 것이 일반적인데, 금성관은 유일하게 팔작지붕으로 설계됐다. 내부구조 또한 대개의 정청보다 오히려 궁궐의 정전과 유사한 모습이다. 일제강점기에는 나주 군청으로 사용되면서 훼철의 운명을 비껴갔다. 덕분에 지난 2019년 보물로 지정돼 관리 중이다. 아이는 안내판에서 객사란 두 글자를 확인하고는 그 뜻을 궁금해했다. 조선시대 객사는 외국의 사신이나 조정의 고위 관리, 다른 지방에서 온 관리들이 묵어 가던 일종의 5성급 호텔이었다. 나주 목사를 지낸 윤흡의 기록에 따르면 나주 객사는 “규모가 크고 화려해 전국의 객사 중 으뜸”이었다고 한다. 한옥 숙소를 여러 번 경험했던 아이는 이곳이 과거 호텔처럼 사용됐던 건물이라고 하니 “우와, 정말 비싼 숙소였겠어요!” 감탄한다. 금성관 앞은 그 유명한 나주곰탕거리다. 나주 오일장에서 서민들을 위한 국밥 요리로 시작돼 지금은 하나의 고유명사로 통할 만큼 전국적으로 잘 알려진 향토 음식이다. 질 좋은 고기를 사용해 맑고 담백한 국물이 특징인 나주곰탕은 아이와 함께 먹기에도 부담 없는 한 끼다. 푸짐한 국밥으로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다시 길을 나섰다. 정겨운 외관이 눈길을 끄는 분식점에서 추억의 샐러드빵도 하나 맛보고 사대문을 연결하던 옛 도로의 흔적도 더듬어 걸었다. 담벼락마다 만발한 능소화가 목사골의 정취를 더하는 듯했다. 사대문에 객사·동헌 갖춘 바위성에 영산강… 한양 닮아임금이 머문 듯한 금성관 걸어 보니 임금님 된 듯늠름한 서성문엔 전봉준 이끈 동학군의 소리 없는 함성배 활용 등 다양한 체험·박물관은 아이들 ‘아이 좋아’ 다음 목적지는 금성관과 이웃한 나주목문화관이다. 옛 나주 읍사무소를 활용한 공간으로 나주목의 역사와 문화를 살펴볼 수 있도록 꾸며졌다. 특히 나주 목사의 부임 행차를 재현한 전시모형에 아이의 관심이 쏠렸다. “이 많은 사람 중 누가 나주 목사일까?” 엄마의 질문에 행렬 맨 앞에 선 사람, 말을 탄 사람, 가마에 앉은 사람 등을 유추하며 나주 목사가 얼마나 큰 벼슬이었는지, 그리고 나주목이 얼마나 중요한 행정구역이었는지 자연스레 배웠다. 문화관 옆에는 나주 목사의 살림집으로 쓰였던 목사 내아가 자리한다. 복원 후 현재 한옥 문화체험장으로 사용 중인데, 각각의 방에는 선정을 베풀었던 나주 목사 유석증과 김성일의 이름을 붙였다. 유석증은 백성들이 십시일반으로 쌀 200석을 바쳐 재부임을 요구할 만큼 청렴하고 바른 정치를 펼쳐 나주 목사 중 유일하게 두 번이나 부임했던 인물이다. 김성일은 신문고를 설치해 늘 어려운 백성의 처지를 살폈고, 재임 동안 지혜로운 송사로 억울한 이가 없었다고 전한다. 나주목사 내아엔 벼락 맞은 팽나무도 있다. 수령 500년을 넘겼다는 이 나무는 1980년대 벼락을 맞아 두 쪽으로 갈라졌던 것이 기적처럼 소생해 지금껏 생명력을 이어가고 있다. 그 때문에 이 팽나무를 끌어안고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믿음이 생겼다. 존경받는 목민관들이 머물던 집에 행운을 가져다주는 팽나무까지 더해지니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일부러 찾아오는 이들이 많다고 한다.목사 내아에서 아기자기한 골목을 따라 걷다 보면 나주향교를 만나게 된다. 다른 향교들과 달리 앞쪽에 대성전을 중심으로 한 제향 공간이, 뒤쪽에 명륜당을 중심으로 한 강학 공간이 들어선 이른바 전묘후학(前廟後學)의 배치가 흥미롭다. 그뿐만 아니라 향교 안쪽에 공자와 네 제자의 아버지 위패를 봉안한 계성사가 있다. 이는 서울의 성균관을 비롯해 몇 안 되는 향교에만 세워진 건물이다. 성균관의 명륜당과 유사한 형태로 지어진 건축양식 또한 나주향교의 특별한 지위를 짐작게 한다. 나주향교 인근에 나주읍성의 서쪽을 지키고 선 서성문이 자리한다. 1894년 나주를 점령하려는 동학군과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곳으로, 녹두장군 전봉준이 당시 나주 목사 민종렬과 협의를 위해 나주읍성으로 들어설 때 이 문을 이용하기도 했다. 서성문 안에서 귀한 고려시대 석등도 발견되었는데, 높이 3.27m에 달하는 이 아름다운 석등은 보물로 지정돼 국립나주박물관에서 만날 수 있다. 서성문의 현판은 복원 당시 여러 기록을 비교해 영금문(暎錦門)으로 정해졌는데, 두루 나주를 비춘다는 의미를 지녔다. 아이는 서성문에 올라 바라보이는 나지막한 마을 풍경이 마음에 들었나 보다. “여기는 시계가 천천히 가는가 봐요. 꼭 옛날로 여행 온 것 같아요.”나주읍성의 매력을 오롯이 느끼고 싶어 서성문에서 멀지 않은 곳에 숙소를 골랐다. 복합문화공간 3917마중의 목서원 사랑채다. ‘39’는 목서원이 지어진 1939년을, ‘17’은 마중이 처음 문을 연 2017년을 의미한다. 목서원은 의병장이자 해남군수를 역임한 난파 정석진의 손자가 홀로 계신 어머니를 위해 지은 집으로, 우리가 묵었던 사랑채는 섬세한 인테리어와 살가운 배려가 돋보이는 근대 건축의 수작이다. 마침 우리가 머물던 날 주인장에게 전라남도 우수건축자산 1호로 지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기뻐하는 그의 눈빛을 보며 아이도 “여기가 객사보다 더 멋진 호텔이었네요!”라며 감동했다. 이곳에선 나주하면 자연스레 떠오르는 단어, 배를 이용한 체험도 이뤄진다. 실제 배를 꼭 닮은 귀여운 디자인으로 눈길을 사로잡는 나주배 양갱을 직접 만들어보는 프로그램인데, 혹여 아이가 만들기에 어렵지는 않을까 걱정했더니 몰드에서 슬쩍 빼내어 장식만 해주면 끝이었다. 하지만 이 체험을 위해 성장촉진제를 사용하지 않은 못난이 나주배를 직접 칼로 정성스레 다지고, 우뭇가사리와 함께 뭉근하게 끓여낸 후 천연색소를 넣어 냉장고에서 서너 시간 잘 굳힌 것을 전날 미리 준비했단다. 그 진심 어린 과정을 듣고 나니 그저 예뻐서 사 먹을 때보다 백 배쯤 달게 느껴졌다. 숙소 건너편에 자리한 카페에선 나주배의 무한한 변신을 만날 수 있다. 나주배 에이드와 스무디, 파르페는 물론 나주배 빵과 스콘 등 어쩜 모양도 하나같이 정다운 먹거리들이 잔뜩 펼쳐진다.나주배 양갱을 만들었더니 “나주하면 뭐가 유명하다고?” 엄마의 질문에 자동으로 “배요!” 대답하는 아이. 이번에는 나주배박물관에서 나주배가 맛있는 이유와 나주배가 자라는 과정, 배의 다양한 종류와 맛있는 배 고르는 법까지 완벽하게 터득했다. 나만의 과수원을 꾸미는 게임과 무료로 체험할 수 있는 나무 목걸이 만들기, 아기자기한 포토존까지 반나절을 알차게 보냈다. 박물관을 나서는 길에 관람객이면 누구나 공짜로 제공되는 시원하고 달달한 배즙까지 먹을 수 있어 아이도 엄마도 두 배로 즐거웠다. 지난해인가, 나주에 취재를 왔다가 다음에 아이와 꼭 다시 와야지 생각했던 곳이 있다. 바로 국립나주박물관 어린이박물관이다. ‘문화재를 지키는 박물관 사람들’이란 주제로 꾸며진 이곳은 고분 속에서 문화재를 발굴하는 고고학자부터 발굴된 문화재의 원래 모습을 되찾아주는 보존과학자, 수장고 속 문화재를 관리하는 소장품관리자, 주제에 따라 문화재를 멋지게 전시하는 전시기획자, 흥미로운 체험프로그램을 기획하는 교육연구자 등 박물관 속 다양한 직업을 경험할 수 있도록 꾸며졌다. 아이는 물론 엄마도 미처 몰랐던 직업을 구체적으로 알게 되어 흥미로웠다. 아이는 박물관처럼 꾸며진 작은 공간에 제 마음대로 물건을 전시하는 게 재미있는지 몇 번이나 주제를 바꿔가며 전시기획자가 되어 보았다.체험 마지막에는 여러 직업 중 하나를 골라 자신의 이름을 새겨 넣은 명함도 만들 수 있다. 망설임 없이 전시기획자를 골랐던 아이는 제 이름이 적힌 생애 첫 명함을 보더니 욕심이 난 모양이다. “나는 문화재 찾는 일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문화재를 지켜주는 일도 멋있고요. 그래서 엄마, 난 명함 3개는 있어야 할 것 같은데요?” 녀석의 귀여운 속내에 피식 웃음이 났다. 다른 친구들을 위해 1개의 명함만 간직하기로 했지만, 먼 훗날 3개, 아니 5개의 명함도 부족할 만큼 다양한 가능성을 품은 아이로 자라길 응원해줘야겠다. 여행작가
  • “인구소멸시대, 지속가능할까? 속앓는 지자체에 비장의 무기”[창간 기획]

    “인구소멸시대, 지속가능할까? 속앓는 지자체에 비장의 무기”[창간 기획]

    “한국형 도시 모니터링 지수(K-UMF)는 유엔과 국제사회가 지향하는 도시 의제를 국내 도시들에 적용함으로써 국내 도시들의 지속 가능성을 살펴보고 이를 통해 전체적인 역량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김도년(스마트도시·건축학회장) 성균관대 글로벌스마트시티융합 전공 교수와 유엔해비타트 한국위원회 지속가능도시연구소의 이나래 소장, 한승균 연구원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발한 K-UMF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K-UMF는 서울신문과 유엔해비타트 한국위원회가 우리나라 도시들의 지속 가능성과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유엔이 제시하는 4대 도시 의제에 따라 만든 도시 데이터 분석 도구다. 김 교수와 이 소장, 한 연구원으로부터 K-UMF에 대해 들어 봤다.-한국형 도시 모니터링 지수 개발의 의의는.김도년 교수 ‘글로벌 도시 모니터링 지수’(UMF)는 기존 도시 관련 지표의 운영 경험을 종합해 지난해 개발된 유엔의 도시 모니터링 도구이자 전략이다. 도시 단위에서 유엔의 ‘지속 가능한 발전목표’(SDGs)와 유엔해비타트의 ‘새로운 도시의제’(NUA)를 모니터링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K-UMF는 유엔과 유엔해비타트가 제시하는 기본적인 삶의 질을 유지하기 위한 필요조건과 비교해 우리 도시들이 부족한 점은 없는지 현재 상황을 점검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동안 관계 부처별로 각 주제, 각 분야의 자료를 조사·평가하던 관행을 ‘도시’의 관점에서 통합적으로 살펴본다는 의미가 있다.이나래 소장 UMF를 구성하는 77개 지표는 193개 유엔 회원국의 동의를 바탕으로 선정된 것으로, 전 세계 도시들의 수준을 가장 객관적이고 통합적인 기준에 따라 비교·평가할 수 있는 지표다. UMF를 대한민국 도시에 적용하는 것은 전 세계와 비교한 우리나라 도시들의 수준을 가장 객관적이고 비교 가능한 데이터를 통해 파악하고, 이를 통해 전 세계 누구라도 인정하는 도시를 만들어 가는 계기가 될 수 있다.한승균 연구원 그동안 SDGs에 대한 모니터링은 주로 국가 단위에서 진행돼 왔다. 지방자치단체 입장에서는 이를 모니터링하기 위한 별도의 연구용역이나 인력, 예산 등 마련이 부담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점에서 K-UMF 개발은 지자체들이 공통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SDGs 및 NUA 모니터링 도구로서 의의가 있다. 이와 별도로 유엔해비타트 본부와의 협력을 통해 지수 적용 사례 공유를 계획하고 있는 만큼 국제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도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K-UMF를 분석한 결과 대한민국 도시들은 지속 가능한가. 이 소장 우리나라 도시들은 지속 가능성을 위한 인프라 등 기본 체격은 훌륭한 수준이지만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체력은 그에 못 미치는 편이다. 향후 저성장 시대로의 전환을 슬기롭게 맞이하기 위해서는 모든 도시 공간을 만드는 기준을 노인과 같은 약자에 맞춰야 하며, 이는 곧 유엔해비타트가 지향하는 ‘모두를 위한 도시’를 실현하는 길이다. 김 교수 도시가 미래에도 지속할 수 있도록 하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현 세대의 역할이다. 국내 도시들이 건전한 동반성장을 해 나가기 위해서는 유엔이 제시하는 ‘공평’과 ‘공정’에 대한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고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코로나19 팬데믹과 디지털 전환으로부터 얻은 교훈은 스마트 인프라가 잘 갖춰진 도시는 위기에서 효과적으로 회복하고, 인재가 모여드는 기회의 장소로서 핵심적 역할을 빠르게 되찾을 수 있다는 점이다. 도시는 늘 문명과 문화의 중심지였으며, 이러한 도시의 중요성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다. 기존 도시 인프라를 고도화, 지능화시킨 스마트 인프라 기반의 도시들과 그렇지 않은 도시와의 격차는 계속해서 커질 수밖에 없다. 도시 인프라의 스마트화는 지속 가능한 도시를 위한 핵심 과제 중 하나다. 따라서 스마트 도시의 역량이 상대적으로 우수한 대한민국 도시들은 지속 가능한 도시로서의 잠재력이 높다. -세계 도시들과 비교해 국내 도시들의 부족한 점은. 김 교수 국내 도시들은 디지털 전환을 선도할 수 있는 훌륭한 역량을 갖추고 있지만, 이를 세계적인 가치와 연결하고 도시와 연계하는 경험은 다소 부족하다고 본다. 우리나라는 디지털 전환과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국가들 가운데 앞서 산업혁명을 경험하지 못한 유일한 국가다. 따라서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첨단기술을 도시공간에 접목하고, 기술로 인한 일상의 변화를 산업화·상품화하는 데 익숙하지 않다. 이러한 경험의 부족으로 우리는 도시를 건설과 개발의 대상으로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이제 도시는 살고 일하고 여가·문화를 누리는 기능이 어우러져 교육과 산업을 촉진하는 중요한 생태계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도시정책 역시 도시별 특성과 여건이 서로 다름에도 각 도시만의 DNA를 잘 반영하지 못한 채 과거의 공급자 중심의 사고를 바꾸지 않는 것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기후변화와 함께 가족 구성 및 생활방식 변화에도 불구하고 변함없이 지속되는 아파트 공급 위주의 주거 정책과 자동차 중심의 신도시 계획 등이다. 이 소장 국내 도시는 사회경제적 기능 수행에 필요한 개별 인프라는 잘 갖춰져 있지만 각각을 도시 공간 차원에서 통합적으로 연결하는 역량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통, 정보통신, 의료, 교육 등 각 분야의 인프라 역량은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지만 이들을 서로 연결해 주는 보행로, 산책길, 자전거 도로, 광장, 공원 녹지 등 공공공간의 수준은 그에 비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은 도시의 실내외 공간 설계의 다양성 및 유연성 부족과 관련된 문제를 드러냈다. 앞으로 도시가 미래 충격에 더욱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건물 구획, 업무공간, 상업공간, 공공공간 등에 대한 도시 설계의 변화가 필요하다. -국내 도시들이 가진 장점은 무엇인가. 이 소장 우리나라는 중앙정부, 지방정부, 민간부문 등 여러 주체에 의한 대규모 개발 사업부터 근린 단위 혁신 실험이 이루어지는 ‘리빙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스마트 도시 분야의 선도국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 유엔해비타트 한국위원회가 매년 대한민국도시포럼을 개최하며 얻은 시사점은 대한민국 도시들이 유엔 등 국제사회로부터 전 세계 도시 문제 해결을 위한 최초의 시도를 함께 할 수 있는 매력적인 파트너라는 것이다. 김 교수 우리나라는 신도시부터 도시 재생까지 넓은 스펙트럼의 풍부한 도시화 경험이 있다. 20세기 자동차 중심의 다른 나라 도시들을 좇아 도시를 만들었지만, 오늘날 자율주행차가 도로를 누비는 서울 상암 DMC와 같은 지역은 다른 나라 도시들의 미래가 되고 있다. 오늘날 대한민국은 선진국 도시들과는 협력을, 개발도상국 및 저개발국과는 우리나라 도시의 경험 공유를 통한 동반성장을 추구할 수 있다.-향후 UMF 지수 활용 방안은. 이 소장 UMF는 ‘포용적이고, 안전하며, 회복력 있고, 지속 가능한 도시와 인간 정주환경 조성’이라는 유엔의 지속가능발전목표를 측정할 수 있는 보편적인 지수다. 도시에서 특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투입한 자원뿐만 아니라 도시정책, 투자결정 등 실질적인 결과를 측정함으로써 실제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주목할 수 있다. 저성장, 동반성장 등이 대한민국의 중요한 문제가 되는 상황에서 K-UMF 분석 결과를 통해 우리나라 도시의 문제를 파악하고 해외 도시의 모범 사례와 비교를 통해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김 교수 단순히 도시들의 순위를 매기는 것이 아니라 현 상황을 기반으로 다음 세대를 위한 도시를 만들기 위한 방향을 함께 도출하고, 이를 통해 도시들의 전체적인 역량을 강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유엔의 UMF 방식과 우리가 가진 도시 모니터링 평가 요소 및 방식을 비교 분석해 봄으로써 우리 시스템을 개선하거나 우리 시스템의 우수한 점을 유엔에 공유하는 등 상호 보완할 수 있는 협력과 기여가 가능하다. 한 연구원 이번 결과는 대한민국 도시들의 역량을 현 시점에서 단편적으로 분석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향후 계속해서 지수가 개발되고 데이터가 쌓임에 따라 각 지자체가 각 지표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보이고 있는지 등 입체적인 분석이 가능해질 것이다. 현재 대시보드 등 다양한 방법으로 연구 결과를 공유하기 위한 내부적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각 지자체가 지수를 잘 활용한다면 정책, 예산 수립에 있어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기준을 보다 과학적으로 반영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 성남시, 소부장기술융합 연구조합과 업무협약 체결

    성남시, 소부장기술융합 연구조합과 업무협약 체결

    경기 성남시는 20일 소부장기술융합연구조합과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술융합 인프라 공동 활용과 소부장 분야 산업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두 기관은 이날 오후 성남시청에서 신상진 시장과 성학경 소부장기술융합 연구조합 이사장 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업무협약 체결했다. 소부장기술융합 연구조합은 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이 협력하여 기술개발 및 생태계 구축을 통해 기업 및 산업의 성장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과학기술정통부에서 인가한 연구단체로 정부 공동 협력과제 등을 수행하고 있다. 성남시와 연구조합은 협약에 따라 ▲소부장 기술융합 인프라 구축을 위한 연구시설 조성 ▲소부장 기업 발전을 위한 연구 과제 발굴 및 기업 간 교류 증진 ▲성남시 지식기반산업의 육성·지원 ▲중소·중견 기업의 해외진출 역량 강화 등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세부 협력사업으로는 우수 R&D 연구인력을 유입을 위해 판교역 유휴공간에 소부장 기술융합 기업 공동연구소를 조성하기로 하였다. 신상진 성남시장은 “첨단산업인 반도체,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소부장 기술이 국산화를 넘어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연구시설 확보와 인재양성 투자가 필수”라며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성남시 소부장 산업의 성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판교역 유휴공간을 사용해 지역 경제를 살리고 소부장 기업 네트워크 활성화로 하이테크밸리 소재 소부장 기업에게 성장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이광식의 천문학+] 냉-온탕 겸비한 수성의 놀라운 비밀

    [이광식의 천문학+] 냉-온탕 겸비한 수성의 놀라운 비밀

    유럽의 수성탐사선 베피콜롬보가 지난 6월 19일 중력도움으로 수성을 세 번째 플라이바이하면서 크레이터로 가득 찬 표면의 놀라운 클로즈업 이미지를 촬영했다. 2018년에 시작된 유럽과 일본의 합작 수성 탐사 미션은 내부 태양계를 통과하는 7년 항해의 마지막 구간에 접근하고 있다. 베피콜롬보는 2025년 후반 태양 궤도에서 수성 궤도로 전환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감속하기 위해 지구와 금성, 수성을 플라이바이하면서 중력도움 비행을 수행하는 중이다. 베피콜롬보의 다음 플라이바이는 2024년 9월 5일에 있을 예정이며, 이어 2024년 12월, 2025년 1월의 근접비행을 통해 더욱 속도를 줄여가며 수성 궤도에 진입한다. 베피콜롬보는 오늘날 널리 쓰이는 우주 탐사선의 항법을 개발한 20세기 이탈리아 과학자 주세페 베피 콜롬보의 이름을 땄다. 중력도움으로 알려진 이 항법은 행성의 중력을 이용해 진로를 바꾸거나 속력을 변화시키는 ‘행성궤도접근통과'(Fly-by) 기술이다.베피콜롬보는 유럽우주국의 ‘수성 행성 궤도선’(MPO)과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의 ‘수성 자기장 궤도선’(MMO) 두 개의 탐사선으로 구성돼 있다. 두 탐사선은 2026년부터 분리돼 각기 고도 480~1500km의 타원궤도를 돌며 1~2년 동안 독립적으로 수성 탐사를 한 뒤 서서히 고도를 낮춰가 수성 표면에 충돌할 것으로 예상된다. 베피콜롬보의 기본 임무는 수성 표면을 촬영하고 자기장을 분석하는 것이다. 또 수성의 거대한 핵을 이루고 있는 철 성분도 분석한다. 수성은 전체의 64%가 철이다. 수성이 핵이 크고 지각이 얇은 행성이 된 것은 거대한 천체가 수성과 충돌하면서 맨틀 대부분을 날려버렸기 때문으로 과학자들은 추정한다. 태양에 가장 가까운 수성, 어떤 행성인가? ​태양에 가장 가까운 제1 행성 수성은 태양을 두번 공전하는 동안 세 번 자전하며, 공전 주기는 88일이다. 반지름은 2,440km, 둘레 43,924km로 가장 작은 내행성이기도 하다. 수성과 지구의 거리는 평균 7,700만km로 지구~태양 평균 거리의 절반 정도다. 그러나 태양 중력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다 공전 속도가 초속 47km로 지구보다 1.5배나 빠르고, 표면 온도가 낮에는 400도, 밤에는 영하 170도로 변화가 극심해 우주선이 수성 궤도에 안정적으로 진입하거나 착륙하는 것이 쉽지 않다.수성은 태양계 행성들 중 가장 밀도가 큰 천체로, 그 땅속에 특이할 정도로 금속 성분이 뭉친 덩어리가 굵직하게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구의 밀도는 수치상으로는 크지만 사실 자체 중력으로 인해 내부가 압축된 상태임에 반해, 수성은 부피가 지구보다 훨씬 더 작고 내부 또한 그리 압축되어 있지 않다. 이 같은 수성의 큰 밀도는 내부 핵 크기가 크고, 핵에 포함된 철 함량이 풍부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질학자들은 수성의 핵 부피가 전체 대비 42%(지구는 17%)일 것이라고 추측하며, 특히, 최근 연구로 수성의 핵이 용융 상태라는 것이 밝혀졌다. 작은 크기와 59일에 이르는 느린 자전 속도에도 불구하고, 수성은 자기장을 가지고 있다. 매리너 10호의 수성 자기장 크기 측정 결과 지구의 1.1%임이 밝혀졌다. 지름 70㎞ 넘는 ‘윤선도 크레이터‘ 수성의 표면은 달과 비슷하게 충돌구가 많으며, 행성이 식으면서 수축할 때 형성된 길이 수백 km의 장대한 절벽이 존재한다. 약간의 대기가 있지만, 기압은 지구의 1조 분의 1로 매우 희박하다. 중력이 너무 약해 대기를 붙잡아둘 수 없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성에는 바람이 불지 않는다. 표면에 있는 수많은 충돌구들은 풍화작용이 없으니 수십, 수백만년이 지나도 형태가 그대로 보존된다. 전체적으로 수성 표면은 달에 있는 바다와 유사한 평원과, 수십억 년 동안 활동하지 않는 큰 충돌구가 있다. 46억 년 전부터 38억 년 전까지, 수성 표면에 혜성과 소행성이 충돌하는 기간이 있었는데, 이 기간을 후기 대폭격기라고 한다. 이 기간 동안 수성은 전체적으로 폭격을 받아 충돌구가 급격히 늘어났다. 이는 지구와 달리 수성은 대기가 희박하기 때문에, 충돌체의 속도가 감소하지 않았기 때문이다.또, 이 시기에는 화산 활동도 활발했다. 마그마로 가득 차 있는 분지는 그 때문이다. 2008년 10월, 메신저에서 전송된 수성 표면에 관한 자료는 연구자들에게 큰 도움을 주었다. 이 자료로 수성 표면은 화성이나 달 표면보다 더 이질적라는 것이 밝혀졌다. 태양에 가까워 엄청난 에너지를 고스란히 받는 수성은 표면의 평균온도가 약 452K(179℃)일 정도로 펄펄 끓는 용광로이지만, 온도변화는 약 90K(-183℃)~700K(427℃)로 매우 심하다. 말하자면 냉-온탕 겸비인 행성인 셈이다. 그런데도 놀랍게 1992년 레이더 관측에 의해 수성의 북극 부분에서 물과 얼음이 발견되었다. 이 얼음은 혜성의 충돌이나 수성 내부에서 방출되어 생긴 물이 1년 동안 태양광이 닿지 않는 극지방의 크레이터 바닥에 남겨져 있던 것으로 보인다. 얼음 상태의 물을 보존하는 데는 수성에 공기가 없다는 점이 오히려 도움이 된다. 공기로 인한 열의 전도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수성의 충돌구는 작은 그릇 형태 구멍부터 수천 km 에 달하는 충돌 분지까지 매우 다양하다. 또한 생성된 지 얼마 안된 충돌구에서부터 이미 크게 풍화된 충돌구에 이르기까지 상태들도 다양하다. 수성 표면에서 가장 큰 충돌구는 직경 1,550km 되는 칼로리스 분지다. 이 분지에 가해진 충격은 매우 강해서 용암이 분출하고, 높이 2km인 동심원 형태 고리가 충돌구를 둘러싼 형태로 퍼져나갔다. 그밖에도 수성의 부분 사진에서 충돌 분지 15개 확인되었다. 주목할 만한 분지는 폭 400 km의 톨스토이 분지다. 베토벤 분지는 분출물 덮개와 비슷한 크기이며, 폭은 625 km이다. 한국인의 이름을 딴 크레이터도 있다. 바로 지름 70km가 넘는 윤선도 크레이터다. 과거 행성 표면 지형에 이름을 붙일 때, 유럽의 유명인사 이름들이 선택되곤 했는데, 20세기 후반 한국도 세계 과학계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게 되면서 한국인의 이름이 외계 지명으로 사용되는 사례가 늘어났다. 수성에는 조선 중기를 대표하는 시인이자 정치인인 정철의 이름을 딴 지형도 있다고 한다. 수성은 태양의 강력에 중력에 의해 사로잡힌 조석 고정 상태이기 때문에, 달이 지구에 대해 그렇듯 항상 태양과 같은 면을 마주하고 있다. 그러나 1965년, 레이더 관측으로 3번 자전하는동안 2번 공전하는 3:2 궤도 공명 효과를 받는 것이 증명되었다. 이것 외에도 수성은 엄청난 비밀을 하나 더 숨기고 있다. 수성 궤도를 수치적으로 시뮬레이트한 결과, 수성 궤도 이심율이 차츰 증가하면 목성과의 궤도 공명으로 앞으로 50억 년 안에 이웃 행성인 금성과 충돌할 것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50억 년 후면 태양은 생애의 거의 막바지에 달해 적색거성의 단계로 접어들 것이고, 지구는 뜨거운 태양에 달구어져 바다는 모두 증발하고 숯덩이처럼 되어 있을 것이다.  
  • 유정희 서울시의원, 관악구 ‘장애인 행복센터’ 개관식 참석

    유정희 서울시의원, 관악구 ‘장애인 행복센터’ 개관식 참석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유정희 부위원장(더불어민주당·관악4)이 지난 18일 관악구 장애인 행복센터 개관식에 참석해 축사를 전했다. 관악구는 서울시 자치구 중 장애인 인구가 6번째로 많은 구로 약 5만여명의 장애인 가족이 거주함에도 관련 시설이 부족한 상태였다. 이에 관악구 장애인 행복센터는 지하1층~지상6층 규모로 수어통역센터, 농아인쉼터, 장애인가족지원센터, 다목적교육실 등 장애인과 장애인가족을 위한 복합시설로 건립되었다.개관식에 참석한 유 의원은 층별로 시설을 둘러보며 장애인과 장애인 가족의 시설 이용에 불편함은 없을지 점검하는 시간을 가졌으며, 관악구청 직장어린이집 아이들의 축하공연을 함께 즐기며 관악구 장애인 행복센터의 개관을 축하했다. 유 의원은 축사를 통해 “기존에 수어센터로만 이용되던 곳을 더 많은 장애인이 가족들과 함께 다양한 기능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새롭게 고친 관악구 장애인 행복센터가 드디어 개관해서 기쁘다”고 전하며, 구민 모두가 더불어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인프라와 서비스 확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관계 공무원에게 격려와 감사 인사를 전했다.
  • [문화마당] 6호선 청년의 뒷모습/정승민 ‘일당백’ 유튜버

    [문화마당] 6호선 청년의 뒷모습/정승민 ‘일당백’ 유튜버

    프랑스의 문호 알베르 카뮈는 한 도시를 이해하려면 그곳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일하고 사랑하며 죽는지를 살펴보라고 말했다. 그의 권고에 따르면 지하철은 서울 시민을 파악하는 가장 유효한 수단이다. 매일 수백만 명이 이용하면서 온갖 만물상을 연출한다. 시국을 탓하는 노인 세대의 우국심부터 낯뜨거운 스킨십을 취하는 젊은 연인들까지 각양각색이지만 자기본위가 강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다른 이들을 배려하기보다 자신의 감정과 편의를 우선한다. 같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일시적 이웃에 대한 관심과 존중은 찾아보기 힘들다. 두 번 다시 볼 일이 없다고 생각해서 그런 것일까. 특히 무리를 지어 승차한 ‘젊으신네’들의 떠들썩한 언동은 왕왕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요즘 것들은…’ 식의 표정을 짓는 어르신들이 많다. 하지만 누군가가 지하철 좌석에 쏟아 낸 토사물을 깨끗이 치운 청년도 있다. 더럽혀진 의자에 묻은 찌꺼기를 청소하려고 무릎을 굽힌 채 물휴지로 열심히 닦아 내는 뒷모습에 많은 이들이 찬사를 보냈다. 자기밖에 모르고 냉소적이며 반항적이라는 MZ세대에 대한 편견을 깨는 흐뭇한 장면이다. 흔히 요즘 청년들의 특성으로 이기적, 물질적, 즉흥적, 감정적이라는 키워드를 제시한다. 그러나 괴물의 심연을 들여다보다가 괴물이 되듯이 폭력적 사회에 맞서 싸우면서 난폭한 성향이 몸에 밴 것은 기성세대다. 자기성찰이나 자기반성 없는 대의명분을 고수하다가 도덕적 파탄을 맞기도 한다. 이성적 일관성이 결여된 즉흥적 진영 논리에 집착해 선악의 대결 구도에서 탈피하지 못하는 것도 부모 세대의 자가당착이다. 수소문 끝에 감사장을 받은 지하철 6호선 청년은 “물티슈가 있었기 때문에 치울 수 있다고 생각했고 다른 분들이 피해를 볼까 걱정되는 마음”이었다고 말했다. 칭찬받을 일이라고 여기지 않았으며 단지 공중도덕을 실천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진정한 미덕이 들어 있다. 사실 아무리 미담이라도 지나치게 영웅시하다 보면 성악설의 인간관을 더 퍼뜨리게 된다. 카뮈의 소설 ‘페스트’에 나오듯이 “사악한 인간들아, 이 천사를 보라.” 훌륭한 행동을 강조할수록 인간은 본래 타인에게 무관심하고 이기적이라는 관념을 본의 아니게 강화시키기 때문이다. 6호선 청년은 선행을 선행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울림이 크다. 누구나 자신과 같은 가슴을 갖고 있으며 그것을 실천으로 옮기는 사람이 여전히 많을 수 있다는 것을 깨우쳐 주기 때문이다. 그는 본인의 행동에 대해 “책임감과 양심이라는 가치관에 부합하는 일”이었다고 자평했다. 생판 남이 저지른 잘못을 자기 책임으로 여기고 최선을 다하는 태도는 남 탓만 하면서 제 몫을 다하지 않는 이른바 사회지도층 인사와 무척 대조적이다. 청소는 청소부에게가 아니라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한다는 맘가짐은 장마철 햇살처럼 희망적이다. 우리의 일상은 끊임없이 생겨나는 무질서의 구멍으로부터 위협받고 있다. 책임 소재를 따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먼저 뚫린 구멍을 메꿔야 한다. 책임이 무엇인가를 온몸으로 보여 주는 6호선 청년과 같은 사람들 덕분에 오늘도 그럭저럭 세상이 지탱되는지 모르겠다.
  • “강동, 자족도시로 대변신 중… 허업 아닌 실업 행정으로 성과”[민선 8기 1년-서울 단체장에게 듣는다]

    “강동, 자족도시로 대변신 중… 허업 아닌 실업 행정으로 성과”[민선 8기 1년-서울 단체장에게 듣는다]

    “지난 1년간 삶이 어려운 주민들의 사연을 들으며 지방자치단체장을 목민관으로 부르는 이유를 알 수 있었습니다. 허업(虛業)이 아닌 실업(實業)의 행정으로 주민들과 함께 성과를 계속 만들겠습니다.” 서울 강동구는 1970년대 말부터 1980년대 초까지 대규모 택지개발을 통해 주거중심형 도시로 조성된 전형적인 ‘베드타운’이다. 하지만 최근 고덕비즈밸리와 강동일반산업단지 등이 입주하면서 자족도시로 변모 중이다. 인구 역시 50만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방향타를 쥔 이가 바로 이수희 강동구청장이다. 이 구청장은 민선 8기 취임 1주년을 갓 넘긴 지난 17일 “산업단지의 기업 입주와 인프라 구축 등에 힘쓰고, 교통망 확충과 고덕대교 명칭 제정 등을 통해 강동구를 서울 동부권의 교통·경제 중심 도시로 발전시키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민선 8기 1년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우리 구는 교통 여건 향상이 가장 시급한 과제다. 이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을 만나 GTX D 노선 유치를 적극 건의하고,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5호선 직결화의 필요성을 강조한 일이 먼저 떠오른다. 또 올해 3월 경북 김천 한국도로공사 본사를 방문해 가칭 고덕대교 명칭 제정 등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한 것도 기억에 남아 있다. 무엇보다 민선 8기 취임 선서를 하면서 구청장의 역할과 책임감이 남다르게 다가왔다. 직원 및 주민들과 함께 열매를 만들어 가는 재미도 크다.” -최근 전국적으로 비 피해가 커지는데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지난주에 계속 현장에 머물렀다. 양수기와 펌프기 등 장비도 꼼꼼히 점검했다. 무엇보다 동 주민센터 직원분들이 고생이 많으셨다. 침수 피해가 있는 곳을 중심으로 신청받아 차수판을 긴급히 설치 중이다. 남쪽 지역으로 비 피해가 많았는데 남의 일이 아니다. 비구름만 껴도 걱정이 앞선다. 수해가 가장 무섭다. 혹시 모를 수해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직원들과 합심해 노력하겠다.” -베드타운의 이미지를 벗고 자족도시로서의 면모를 갖추는 강동구의 현황을 설명해 달라. “고덕비즈밸리가 자족도시화의 중심에 있다. 지난해 7월 KX그룹 입주를 시작으로 올해 12개 기업이 자리잡을 계획이다. 시 최초로 이케아 쇼핑몰이 들어서는 대규모 복합시설 ‘고덕아이파크 디어반’을 포함해 내년까지 대부분 기업이 입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통해 총 3만 8000여명의 신규 고용 창출을 기대한다. 단지 발전을 위해서는 교통이 제일 중요하다. 이를 위해 2028년 3분기 9호선 4단계 연장사업으로 가칭 고덕강일1역이 들어서고, 내년 12월엔 세종~포천 고속도로도 준공된다. 강동일반산업단지도 내년부터 분양이 시작되고, 2025년부터 순차적으로 준공될 예정이다. 단지들은 강동구를 동부수도권 경제 중심지로 이끌 핵심 동력이자 구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 줄 것이다.” -기업과 사람이 모이면 교통 인프라는 더 확충돼야 하는데. “이를 위해 교통 쪽에 가장 신경 쓰고 있다. GTX D 노선 경유는 구가 동부수도권의 교통 중심지로 거듭나기 위한 최우선 과제다. 이를 위해 국토부가 진행 중인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확충 통합기획연구’ 용역에 우리 구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국토부 등 유관기관과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있다. 다음달엔 구 자체적으로 ‘GTX D 강동구 도입 타당성 검토연구’에도 착수한다. 이와 함께 지하철 5호선 굽은다리역부터 둔촌동역을 연결하는 5호선 직결화도 성사를 위해 노력 중이다. 지하철 9호선 4단계 연장사업은 지난 3월 공사에 들어갔다. 2028년 완공 뒤에는 환승 없이 강남까지 30분 내로 이동할 수 있다.” -고덕대교 명칭 제정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데 결정 전까지 어떻게 노력할 것인가. “강동구는 3040 비중이 이미 30%를 넘는 데다 꾸준히 늘고 있다. 고덕대교라는 이름은 발전 경로에 있는 구의 정체성 확립에 중요한 계기가 된다. 또 주변에 고덕비즈밸리나 고덕산 등이 자리하고, 공사 초기부터 고덕대교로 정착된 상태다. 여기에 다리가 완성된 뒤 빛 명소화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서는 서울시의 협조가 절대적이다. 고덕대교로 이름이 지어져야 하는 까닭이다. 시설물 명칭 심의위원회가 명칭을 정하기 전까지 서명운동에 참여한 7만 2000여명의 주민의 뜻을 전달하는 등 관계기관에 면밀히 대응하겠다.” -교육과 복지 문화 등 구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노력들을 소개해 달라. “2012년 말 이후 강일·상일동에 아파트 단지들이 준공되면서 인구가 늘고 있다. 하지만 교통과 학교 등 기본적인 인프라가 부족해 주민들의 불편도 컸다. 이에 지난 3월 교육부 장관을 만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다. 워킹맘과 맞벌이, 저소득층 부부들의 육아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해 코딩, 영어 등 에듀케어(교육형 돌봄)를 시행 중이다. 여기에 주민들이 고품격의 문화예술을 즐길 수 있도록 강동아트센터의 운영을 내실화하고 있다. 4월에는 유니버설발레단의 ‘지젤’ 공연, 5월에는 아크로부포스의 아트서커스 ‘에어플레이’ 초청 공연을 열었다. 구 복지정책의 지향점은 생활밀착형(맞춤형) 복지다. 특히 구체적인 사례별로 접근해 유연하게 대응하고, 외부 민간복지와도 연계해 종합적으로 해결하려 노력하고 있다. -임기를 마치는 순간 어떤 행정가로 기억되고 싶은가. “무엇보다 ‘유능한 구청장이었다’는 말을 듣고 싶다. 지난 1년보다는 앞으로의 3년이 강동구의 향후 30년을 결정할 만큼 중요한 시기다. 강동구는 강남4구를 넘어 경제·교통·환경 등 동부수도권 중심으로 거듭나고 있다. 강동에 산다는 것 자체로 자긍심을 가질 수 있게 하겠다. 품격 있는 도시, 문화예술의 도시, 누구나 살고 싶은 자랑스러운 강동을 만들겠다.”
  • 김용일 서울시의원 “사천교 확장공사, 불공정한 수익자 비용 부담 지적 및 개선대책 요구”

    김용일 서울시의원 “사천교 확장공사, 불공정한 수익자 비용 부담 지적 및 개선대책 요구”

    김용일 서울시의원(국민의힘·서대문구4)은 지난 17일 서울시 교통정책과로부터 사천교 확장공사와 관련한 사업 추진 내용을 보고 받았다. 이날은 김 의원이 제319회 정례회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사천교 확장공사에서의 불공정한 수익자 부담원칙을 지적한 부분에 대해 관련 사항에 대한 후속 조치 논의를 위해 마련된 것이다. 사천교 확장 공사는 지난 2007년 8월 ‘서울시 교통영향심의위원회’에서 의결한 사안으로 가재울뉴타운 3·4구역 사업 완공 시 교통량 증가를 예상해 도로 병목현상 해결을 위해 사천교 확장공사(2016년~2018년)를 진행했다. 문제는 서울시에서 확장공사 비용의 전부를 사업시행인가 조건으로 가재울 3·4구역 조합에만 각 20억원씩 총 40억원을 부과했다는 사실이다. 사천교는 서대문구민을 비롯해 은평구, 마포구 주민과 고양시 파주시 등 경기도 주민 모두가 이용하고 있는데 수혜자 중 극히 일부인 가재울뉴타운 3·4구역 조합원만을 원인자로 특정해 확장공사비를 부담하게 한 것이다. 김 의원은 서울시 교통정책과 담당자와의 회의에서 “사천교를 이용하는 대부분의 차량이 가재울 3·4구역 주민일 것이라는 단순한 행정편의적 발상이 안타깝다”라고 말하며, 지난 2007년 서울시 교통영향심의위원회에서 의결했던 공사 비용 부담 주체 결정에 대한 서울시의 명확한 판단 근거 자료를 요청했다. 또한 김 의원은 “이른 시일 내에 서울시와 주민과의 소통의 자리를 마련해 관련 현황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향후 재정비촉진지구에 비슷한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개선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촉구했다. 이에 교통정책과 교통수요관리팀장은 “사천교 확장공사 관련 자료 제출과 서울시 관련부서 및 서대문구청과 긴밀하게 논의해 가재울 뉴타운 3·4구역 주민과의 소통의 자리를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답변했다.
  • ‘인형다움’ 찾아나선 바비가 발견한 ‘인간다움’이란...영화 ‘바비’

    ‘인형다움’ 찾아나선 바비가 발견한 ‘인간다움’이란...영화 ‘바비’

    “죽음에 대해 생각해본 적 있어?”라고 말하는 순간, 신나는 파티 음악이 뚝 하고 멈춘다. ‘아니, 왜 그런 걸 생각하지?’ 싶은 눈길이 쏟아진다. 바비 인형들이 살아가는 ‘바비랜드’에서는 아무도 그런 걸 생각해본 적 없기 때문이다. 곤란해진 바비는 자신의 발언을 그냥 얼버무리고 만다. 19일 개봉한 영화 ‘바비’는 어느 날 자신이 인간처럼 되어간다는 걸 알게 된 바비 인형의 좌충우돌 자아 찾기를 그린다. 다른 인형들과 함께 춤과 노래, 파티를 즐기며 정해진 규칙과 틀 안에서 행복하게 살아가던 ‘전형적인 바비(마고 로비)’는 어느 날 자고 일어난 뒤부터 피곤함을 느낀다. 그뿐인가. 하이힐에 최적화한 까치발은 평평해져 뒤꿈치가 땅에 닿고, 허벅지에는 셀룰라이트가 생겨버렸다. 마을 끝에 사는 ‘이상한 바비’를 찾아갔더니 “인형과 주인인 인간이 서로 연결이 돼 있다”며 현실 세계로 가보라고 한다. 영화는 이 여정에서 바비가 현실 세계가 남성 중심임을 깨닫는 부분을 짚는다. 남성들은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여기고, 바비가 찾아간 바비 인형 제조사 마텔 모든 중역은 남성이다. 특히 바비는 자신이 여자아이들에게 환영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충격을 받는다. 그러면서 자신과 같은 바비 인형이 오히려 현실의 여성성을 강화하고, 성 상품화를 부추겼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메가폰을 잡은 그레타 거윅 감독은 지난 3일 방한 기자간담회에서 “바비는 스스로 완벽하다고 생각했지만, 점차 드러나는 완벽하지 않은 부분들이 자신을 인간답고 온전하게 만든다는 걸 깨닫게 된다”고 말했다. 영화는 여성 중심 바비랜드가 현실처럼 남성 중심으로 전복되었다 다시 회복되는 과정을 그린다. 이 과정에서 주는 메시지가 의외로 묵직하지만, 거윅 감독은 이를 가볍게 풀어낸다. 다만, 현실의 문제를 지적하고 바비랜드에서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다소 억지 교훈을 지우는 느낌이 든다. 벌려놓은 문제들을 수습하는 과정 역시 그동안 봐왔던 여타 영화들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못한다. 그럼에도 영화는 신나고 재밌다. 주연 배우 마고 로비는 금발에 푸른 눈, 팔등신 외모로 바비 인형을 완벽하게 재현한다. 그동안 ‘로맨스 장인’으로 불렸던 라이언 고슬링이 ‘켄’을 맡아 제대로 망가진다. 멍청하지만 우직스러운 켄이 현실의 ‘가부장제’를 만나 화려하게 변신하는 모습은 ‘미스 캐스팅’ 논란을 날려 버릴 만하다. 114분. 12세 관람가.
  • “정부완박 내세워 3권분립 흔들어”…이양수, 野 ‘시행령 국회 통제법’ 맹공

    “정부완박 내세워 3권분립 흔들어”…이양수, 野 ‘시행령 국회 통제법’ 맹공

    이양수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19일 더불어민주당이 정부 시행령의 국회 통제권을 강화하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을 추진하는 것을 두고 ‘정부완박(정부 권력 완전 박탈)’으로 규정하며 “헌법에 기반한 3권분립의 원칙마저 흔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감사완박(감사원 권한 완전 박탈)·법사완박(법사위원장 권한 완전 박탈)에 이어 정부완박을 내세우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황운하 민주당 의원 등은 법률의 위임에 따라 행정부가 정하는 대통령령·국무총리령·부령 등 시행령에 대한 수정 권한을 국회가 행사토록 하는 국회법 개정안 발의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해당 법안은 국회 상임위원장이 상임위 의결로 정부에 시행령 수정 변경을 요청할 수 있고, 정부는 이를 60일 이내에 반드시 처리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미 발의된 시행령까지 소급적용이 가능하고 본회의 의결을 거치지 않아도 되는 무소불위 법안”이라며 “사실상 모든 상임위의 과반을 차지한 민주당이 입법권한을 남용해 행정부의 손발을 묶고 정부의 정책을 입맛대로 바꾸겠다는 것과 다름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원내수석부대표는 민주당이 문제삼고 있는 ‘법률·시행령 충돌’의 경우 헌법재판소 권한쟁의심판 혹은 대법원 위헌명령 규칙처분심사 등을 통해 사법부의 판단을 구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법부를 배제한 채 정부 시행령을 직접 규제하겠다는 민주당의 모습은 대선불복이 아니고 무엇인가”라며 “민주당은 3권분립의 원칙을 흔드는 위헌법률의 입법강행을 즉각 멈추고 헌법상 부여된 국회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달라”고 거듭 강조했다.
  • [신간] 김건희 죽이기 - 선동의 정치를 어떻게 넘어설 것인가

    [신간] 김건희 죽이기 - 선동의 정치를 어떻게 넘어설 것인가

    유창선 지음/도서출판 새빛/292쪽/1만 8000원 1세대 정치평론가로 30년 이상의 세월을 활동해 온 저자 유창선은 전작 ‘나는 옳고 너는 틀렸다’에서 진영 간 선악의 이분법에 갇힌 우리 정치의 문제를 해부하며 통렬하게 비판했다. 그에 대해 많은 언론과 독자들이 뜨거운 관심을 갖고 공감하는 반향을 일으켰다. 그러나 우리 정치는 변함없이 증오와 저주의 정치를 계속해 나갔다. 정치는 생사를 건 전쟁터가 돼버렸고, 타협과 조정을 본령으로 하는 정치는 아예 자취를 감춰버리고 말았다. 저자는 수십 년간 정치평론을 하면서 우리 정치를 지켜보았지만, 이런 정치는 보다보다 처음 본다고 탄식한다. 이 책은 전작의 문제의식을 발전시켜 혹세무민하는 선동의 정치를 집중적으로 파헤치고 있다. 지난 대선을 거치고 현재에 이르기까지 정치적 필요에 따라 만들어진 가짜뉴스들이 정치적 네트워크를 통해 대대적으로 유포되었고, 여론을 조작하려는 공작과도 같은 행태들이 계속 이어졌다. 우리는 이제 민주주의가 어느 정도 정착되었다고 믿었건만, 거짓이 진실을 조롱하는 선동의 정치는 그렇게 민주주의를 위협했다. 이 책은 근래 들어 우리 정치에서 횡행했던 선동의 정치가 우리 사회의 이성을 어떻게 무너뜨렸던가를 진단하고 있다. 이 책의 1부에서 3부까지는 우리 정치를 흔들어온 선동의 정치를 분석하고 있다. 20대 대선정국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어떤 거짓 선동들이 있었던가를 하나씩 짚어보고 있다. 우리의 이성을 마비시키는 그런 선동정치를 어떻게 넘어서야 할 것인가에 대한 저자의 생각도 함께 담고 있다. 저자가 주로 야당 진영에 의해 행해진 선동정치를 비판한다고 해서 그 반대 진영의 편에 서 있는 것은 아니다. 4부에서는 보수 정치세력의 과도한 우편향이 스스로를 다시 진영정치의 굴레 속에 갇히게 만들 것에 대한 지적과 우려를 담고 있다. 이어 5부에서는 이성에 반하는 우리 정치사회의 각종 상황들에 대해 진단을 하는 동시에, 합리와 이성의 사고가 이끄는 미래정치를 향한 제언을 담고 있다. 세상과 인간을 바라보는 저자의 철학이 반영돼 있는 글들이다. 특히 저자는 지난 대선을 거치고 현재에 이르기까지 ‘김건희’라는 이름이 마타도어와 선동정치의 집중적인 타깃이 되었다며, 이 책에서 그에 관한 내용을 많이 다룬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경쟁하는 정치인 당사자가 아니라 그의 배우자를 집중적인 선동과 공격의 대상으로 삼았던 것은 우리 정치사에서 전례가 없는 일이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선동정치의 문제를 다루고 있는 이 책의 제목을 ‘김건희 죽이기’로 한 것은 그만한 상징성이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선동의 정치를 비판하고 극복하자고 말하는 것은 어느 정파의 유불리를 넘어선 우리 정치 전체의 문제라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거짓을 꾸며내는 정치를 추방하는데 진영과 정파의 입장이 다를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은 독자들부터 더는 선동의 정치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마음속 다짐을 해주기를 저자는 당부하고 있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