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익음
    2026-06-11
    검색기록 지우기
  • 출발
    2026-06-11
    검색기록 지우기
  • 연재
    2026-06-11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52
  • 읽어 갈수록 내 이야기 같은 느낌

    사랑, 이별, 실연, 배신 등 다반사로 겪지만 번번이 고통을 주는 일상의 사건들을 그보다 더 차분하고 담담하게 말할 수 있는 작가가 있을까. 소설가 권여선은 자칫 신파로 빠지기 쉬운 소재들을 격하거나 급하지 않게 풀어내온 이야기꾼이다. 그의 매력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세 번째 소설집 ‘내 정원의 붉은 열매(문학동네 펴냄)’가 나왔다. 2008년 이상문학상을 수상한 단편 소설 ‘사랑을 믿다’를 포함해 그동안 문학계간지에 발표했던 7편이 담겨 있다. ‘사랑을 믿다’는 실연의 고통을 간직한 두 남녀의 복잡한 심리를 술자리 담화라는 가벼운 형식을 통해 건드린 작품. 전개와 표현에 알맞은 무게를 실어 ‘절제란 이런 것’을 보여준 화제작이었다. 나머지 소설들도 낯익음으로 큰 공감을 얻을 만한 것들이다. 사랑이야기에 빗대 인간 사이의 권력관계를 은근하게 포착한 ‘빈 찻잔 놓기’, 뒤늦게 더듬는 대학시절 첫사랑의 추억을 다룬 ‘내 정원의 붉은 열매’, 뒤틀린 가족 관계를 보여주는 ‘K가의 사람들 ’ 등은 모두 있을 법한 일들을 말한다. 문학평론가 차미령은 그의 소설이 가진 장점에 대해 “지금 읽고 있는 소설이 어쩐지 바로 내 이야기를 하고 있는 듯한 느낌, 그것은 모든 소설의 본성이 아니라 좋은 소설에만 가능한 자질이다.”라고 평했다. 낯익지만 닳아빠진 느낌을 주지 않는 것은 빛나는 묘사가 군데군데 박혀 있기 때문이다. “야심이나 권력욕이 그다지 추하지 않게, 오히려 고급스런 액세서리처럼 은은하게 반짝이는 사람이 있다. 연 선배는 사람을 긴장감 있게 끌어당기지만 아무리 가까워져도 끝내 가까워졌다는 느낌을 주지 않는 스타일이었다. 그 당시만 해도 그녀는 그런 종류의 사람을, 끝이 보이지 않는 서늘한 동굴 안을 들여다보듯 좋아했다. 세상에는 손바닥만한 웅덩이처럼 뻔히 들여다보이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빈 찻잔 놓기)” 머릿속에 뿌옇게 자리잡고 있기만 했던 세상과 인간에 대한 모호한 이미지를 낱낱의 언어로 잡아채 선명한 그림을 선사한, 탁월한 문장들을 마주할 때마다 독자들은 통쾌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 1만원.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02일 TV 하이라이트]

    ●이영돈 PD의 소비자 고발(KBS1 오후 10시) 벌레와 이물질 혼입, 변질 등의 식품 불량으로 인한 소비자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 혼자 신고를 하고 정당한 보상을 받는 것은 쉽지 않다. 기업들이 피해상황을 대하는 반응이 소비자와 다른 것이 가장 큰 원인. 무조건 소비자 탓으로 돌리거나 불성실하게 대응하는 기업들이 많은데….   ●다큐-10(EBS 오후 9시50분) 아이를 원하는 세 사람의 불임 여성이 각기 어떤 방법으로 꿈을 이루려 하는지 각각의 과정을 소개한다. 니콜라와 스티븐 부부는 그동안 아이를 가지려고 노력했지만, 계속 임신에 실패했다. 다행히 인공수정 시술 비용이 비싸기는 하지만, 자신의 난자를 기증하면 난자를 기증받은 여성이 대신 병원비를 부담해준다.   ●라이프 n 조이(YTN 오후 8시35분) 대지를 메운 푸른 기운이 갈색 빛으로 물들어가고, 가을의 풍요로움이 입안 가득 퍼진다. 마을을 수놓은 감나무에서 가을이 무르익음을 느끼고 시간이 정지된 듯 한 산사에서 일상의 여유를 찾아본다. 고향의 정이 담겨있는 추억의 먹거리로 포근함마저 담아가는 곳, 가을이 익어가는 경상북도 청도로 떠난다.   ●아현동 마님(MBC 오후 7시45분) 성종과 식사를 하던 시향모는 제라가 마음 돌리기로 했다며 조금만 더 노력해보라고 한다. 같은 시각, 미숙은 제라에게 성종을 잘 봐달라고 간곡히 부탁한다. 한편, 시향은 제라에게 길라가 파견나간 부산지검에서 돌아오고 나면 얼굴 볼 자신이 없다며 사표를 내겠다고 한다. 착잡한 제라는 어쩔 수 없이 허락을 하는데….   ●그 여자가 무서워(SBS 오후 7시 20분) 승미는 근석에게 조금 전에 다녀갔던 기자가 들려준 대로 영림이 프랑스 파리에서 남자와 어울리고 있다는 말을 전한다. 하지만 근석은 그런 남자가 전화도 않고 일부러 찾아온 것이 수상하다고 말한다. 그러다 이내 승미는 기자가 부동산에 들렀던 정진을 흘낏 보고는 신성그룹의 후계자라고 했던 말을 떠올린다.   ●좋은 나라 운동본부(KBS2 오후 8시50분) 찾아간 순대 제조 업소는 입구부터 위생 상태가 심각함을 보여준다. 순대의 주재료인 돼지 창자는 물론 순대의 소재료 모두가 시멘트 바닥에 널브러져 있다. 게다가 바닥엔 엄청난 양의 쥐똥이 굴러다니고 있었는데…. 심지어 당면 안에 삼지창이 들어가 있고, 당면을 자르는 도구는 소여물을 자르는 녹슨 작두였다.
  • 실내악, 부산바다 적신다

    실내악, 부산바다 적신다

    부산은 이제 ‘영화의 도시’라고 불러도 좋을 것이다. 올해로 12회째를 맞는 부산국제음악제가 결정적 공헌을 했다. 외지의 문화예술 애호가들에게 부산은 가끔 한 차례씩 찾아보는 ‘영화의 도시’로 충분하다. 하지만 부산시민들 쪽에서 보면 오로지 영화만으로 문화적 욕구가 충족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영화가 부산을 대표하는 문화산업으로 떠오르면서 ‘블랙홀’처럼 각종 문화예술 지원금을 빨아들이는 동안 부산 음악인들은 외환위기 이전보다 음악회 숫자가 오히려 줄었다고 하소연하기도 한다. 오는 23일부터 2월3일까지 열리는 ‘2007 부산국제음악제’가 의미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2005년 첫번째 축제는 ‘설익음 혹은 위태로움’이라는 지적이 있었을 정도였다. 하지만 어려운 여건에서도 3회째를 맞는 올해는 ‘아시아 최고의 실내악 축제’라거나,‘화려한 스타 군단으로 이뤄진 실내악 드림팀’이라는 수식어가 그렇게 큰 과장으로 느껴지지 않을 만큼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음악제가 주는 신뢰감은 첫회부터 음악감독을 맡고 있는 비올리스트 최은식과 한국을 대표하는 피아니스트의 한 사람이자 그의 부인인 백혜선으로부터 나온다. 이들이 있기에 첼리스트 정명화, 바이올리니스트 피에르 아모얄과 백주영, 피아니스트 올리비에 갸르동 같은 뛰어난 국내외 연주자의 참여도 가능했을 것이다. 피아노 클라우디오 마르티네즈 메너와 주희성, 바이올린 루시 스톨츠만과 교코 다케자와, 비올라 오야마 헤이치로와 폴 콜레티, 클라리넷 찰스 나이디히, 혼 김영률 등도 참여한다. 프로그램을 보아도 음악제의 수준은 간단치 않다.25일 ‘오프닝 콘서트’에선 헨델의 ‘바이올린과 비올라를 위한 듀오’와 슈만의 ‘2대의 피아노,2대의 첼로와 혼을 위한 안단테와 바리에이션’, 도흐나니의 현악3중주, 브람스의 피아노5중주가 연주된다. 실내악의 깊이와 즐거움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프로그래밍의 기조는 27일 ‘가족음악회’와 30일 ‘축제음악회’,2월1일 ‘피날레 콘서트’에서도 그대로 이어져 어느 날을 골라도 후회하지 않을 듯하다. 앞서 23일 열리는 부산신포니에타 연주회에는 클라우디오 마르티네즈 메너가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13번을 협연한다. 유망주에게 기회를 주는 31일 ‘떠오르는 별’ 시리즈에는 스트라빈스키 국제 콩쿠르 등에서 입상한 젊은 피아니스트 오현정이 나선다. 2월3일에는 해운대 그랜드호텔에서 식사를 즐기며 백혜선과 교코 다케자와, 정명화가 연주하는 베토벤의 피아노3중주 ‘유령’을 들을 수 있는 ‘후원자를 위한 디너 콘서트’도 있다. 부산국제음악제는 부산문화회관 대극장과 중극장에서 나눠 열린다. 디너 콘서트를 제외한 티켓값은 2만∼6만원.(051)747-1536.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새 음반] 또다시 클래식 입은 ‘스위트박스 6집’

    [새 음반] 또다시 클래식 입은 ‘스위트박스 6집’

    낯익음. 에이스 오브 베이스, 바나나라마 등의 음악을 프로듀싱했던 독일 출신 지오가 이끄는 프로젝트 팝 밴드 스위트박스의 강력한 무기다. 클래식을 장착했다. 국내에서 대중적인 인기를 확보하고 있는 스위트박스가 6집 ‘Addicted’를 내놨다. 지난해 록 사운드를 강조하며 또 다른 모습을 보였던 ‘After The Lights’를 내놓은 지 불과 6개월 만이다.‘중독’을 뜻하는 앨범 제목처럼 다시 클래식 샘플링 사운드로 복귀했다. 바흐의 ‘G선상의 아리아’와 그리그의 ‘솔베이지의 노래’, 파헬벨의 ‘캐논’을 샘플링한 ‘Everything´s Gonna Be Alright’,‘Trying To Be Me’,‘Life Is Cool´ 등으로 폭넓은 사랑을 받았던 스위트박스. 이번 앨범 타이틀곡 ‘Addicted’에서는 비발디의 ‘사계’ 가운데 4악장 겨울을,‘Here Comes the Sun’에서는 바흐의 무반주 첼로모음곡 1번을,‘Pride’에선 베토벤의 ‘월광소나타’를 차용, 제이드 빌라론의 보컬과 앙상블을 이루며 팬들을 유혹하고 있다. 리메이크는 아니지만 트랙 제목을 폴 사이먼, 비틀스,U2, 플리트우드 맥 등의 낯익은 노래에서 따오는 재치도 곁들였다. 팝이 초토화된 국내 음악 시장에서 스위트박스가 지난해 베스트 앨범을 8만장가량 팔아치우는 한편 방송차트에서도 1위에 오르는 저력을 발휘한 이유에 대해 음악평론가 임진모는 “미디엄 템포의 팝 댄스와 익숙하고 아름다운 클래식이 훌륭하게 크로스오버를 이룬 에듀테인먼트 효과”라는 평을 내놓기도 한다. 지난해 말 내한 공연을 열었던 스위트박스는 새달 19일 다시 한국을 찾아 쇼케이스를 연다. 올가을 대형 콘서트도 열 계획.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밥상용 배우’ 아닌 당당한 주연급 브라운관 ‘중견의 힘’

    요즘 안방극장의 지형도를 ‘중견의 반란’쯤으로 표현한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한동안 10∼20대 중심의 트렌디 드라마가 범람하면서,‘얼짱’‘몸짱’을 내세운 신세대 스타들에 치어 브라운관 뒤편으로 밀려났던 중견 연기자들. 그들이 세월의 농익음에서 뿜어나오는 원숙미를 뽐내며 안방극장으로 화려하게 복귀하고 있다. 희화화되거나 망가지는 등 단순 감초 역할이 아닌, 작품 전체를 이끄는 당당한 주인공으로 맹활약하는 등 브라운관 전면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멜로드라마에서 오락프로까지 ‘점령’ 6일 오후 10시5분 방영되는 KBS 창사 78주년 특집드라마 ‘유행가가 되리’(극본 노희경, 연출 김철규)는 최근 브라운관을 관통하고 있는 ‘중견 코드’가 그대로 녹아 있는 작품. 청춘을 소진하고 어느새 세상의 뒤안길로 쓸쓸히 밀려난 우리네 ‘어른’들에게 훈훈한 위로의 시간을 마련한다는 게 기획의도다. 김철규 프로듀서는 “뛰어난 연기력과 풍부한 경험, 삶에 대한 철학과 연륜까지 갖췄지만, 나이가 들면서 ‘누구누구의 엄마·아버지’로 밀려나 젊은 스타의 배경이 돼주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던 중견 연기자들을 위한 작품”이라고 강조한다. 늦바람이 든 중년의 부부가 새로운 삶에 대한 희망을 발견하는 모습을 진솔하게 그려낸 ‘유행가가 되리’는 박근형·윤여정 두 주인공을 필두로 연규진, 박원숙 등 연기파 중견 연기자들이 드라마를 견인한다. 최근 큰 관심을 받고 있는 SBS 금요드라마 ‘사랑공감’‘(극본 전영실, 연출 정세호)은 중견 연기자의 매력을 톡톡히 실감할 수 있는 작품. 시청자들은 극중 주인공인 이미숙, 전광렬, 견미리, 황인성 등 중견 연기자들이 탄탄한 내공을 바탕으로 쏟아내는 ‘아우라’에 압도돼 감탄사만 연발하고 있다. 장안의 화제를 모으고 있는 인기 시트콤 MBC ‘안녕 프란체스카’의 주인공으로 열연중인 심혜진이나, 안방극장의 ‘지존’인 KBS2TV 대하드라마 ‘해신’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최수종과 채시라, 김갑수도 중견 연기자의 힘을 보란 듯이 과시하고 있다. 주말드라마 시청률 1위를 달리고 있는 KBS2TV ‘부모님전상서’,MBC ‘한강수 타령’의 인기도 고두심, 송재호, 김해숙, 김희애, 허준호 등 중견연기자들이 이끌고 있다. 그동안 젊은 연예인들의 전유물이 되다시피 했던 오락프로그램에서도 중견 연기자들의 힘은 빛을 발하고 있다. 출연 빈도가 늘어난 것도 그러하지만, 활약 또한 젊은 연기자 못지않다.KBS2TV ‘해피투게더’와 ‘비타민’,MBC ‘브레인 서바이버’와 ‘전파 견문록’,SBS의 ‘야심만만’과 ‘솔로몬의 선택’ 등 간판 오락프로그램에서 강부자, 임현식, 노주현, 조형기, 김을동 등 중장년 연기자들이 특유의 경험과 연륜을 바탕으로 젊은 연예인 못지않게 내실 있는 웃음을 선보이고 있다. ●“신세대 위주 제작흐름에 시청자 염증” 이렇듯 중견 연기자들이 당당하게 제몫을 담당하는 작품들이 속속 선보이는 것은 “시청자들이 신세대 스타 위주의 획일적인 제작 흐름에 염증을 느꼈기 때문”이라는 것이 방송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 특히 신세대 연기자들에게서는 느낄 수 없는 안정감과 원숙함 등 또 다른 매력에 환호를 보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오기’에 가깝게 느껴지는 중년 연기자들의 당찬 각오들은 이런 분위기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를 낳게 한다.SBS 주간시트콤 ‘귀엽거나 미치거나’에서 혀를 내두를 정도의 농익은 연기력으로 찬사를 받고 있는 김수미는 “중견 연기자가 더이상 ‘밥상용 배우’(극중 가족들이 식사하는 장면에만 등장할 정도로 극 비중이 미미하다는 것을 비꼬아 부르는 표현)가 아니라는 것을 여실히 증명해 보이겠다.”고 밝힌다. ‘사랑 공감’의 이미숙도 “주인공이 나이로 결정되는 것은 정말 웃긴 일”이라면서 “중견 연기자들도 얼마든지 멜로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나이를 거꾸로만 먹어 온 안방극장에 요즘 중견 연기자들이 보여주는 ‘세월의 힘’이 언제, 어느 정도까지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새 작품집 낸 중견 VS 신인 정길연 - 정이현 대담

    등단 19년 만에 “이제 소설이 뭔지 알 것 같다.”는 작가 정길연(42)과 첫 작품집을 내고 “아직 뭐가 뭔지 모르겠다.”는 신인 정이현(31)이 28일 만났다.비슷한 시기에 작품집을 낸 여성작가란 사실 하나만으로 통한 것일까.장편 6편에 두권의 작품집에 이어 세번째 작품집 ‘쇠꽃’(문이당)을 낸 농익음과 지난해 등단한 뒤 ‘낭만적 사랑과 사회’(문학과지성사)를 갓 구워낸 풋풋함은 첫 만남이란 표현이 무색할 정도로 도란도란 정담을 일구었다.말문을 연 것은 선배.후배의 ‘첫 출산’을 축하한 뒤 문학입문 과정을 이야기한다. 연:정외과(성신여대)를 졸업하고 문예창작과(서울예대)로 재입학한 것은 탁월한 선택이야.그 전문성은 소설의 자양분이거든.나처럼 바로 문창과(서울예대)에 들어간 경우엔 때로 문학 자체의 세계에 갇힌다는 한계를 실감할 때가 있거든. 현:든든한 힘이 되네요.사실 ‘작가 오정희’론을 펼치는 20살 동기들을 보며 ‘난 저 나이에 뭐했나.’하며 기죽기도 했거든요. 연:아니야.40대쯤되면 그 모든 걸 소설이란 용광로에 녹일힘이 생겨.소설가는 장거리 주자이거든. 다리도 놓을 겸 살짝 끼어들어 작품집 낸 소감을 물었다. 연:이제 작품집 낸 기분이 뭔지 알겠어요.등단 이후 정신없이,그저 작가이기에 쓴다는 관성에 등 떼밀려온 느낌이었거든요. 현:일단 기쁘고 설렙니다.교정지 넘긴 이후 ‘붕’ 떠있었어요.막상 책이 나오니 ‘진짜 독자’를 만난다는 부담도 들고요. 두 사람은 대담 제의를 받은 뒤 촉박한 일정을 쪼개 서로의 작품을 읽었다.그 발품에 힘입어 상대 작품에 대한 덕담과 조언을 주고받았다. 연:문단에는 선,후배가 없어요.무서운 신인작가 많아요(웃음).문체만 있고 내용이 빈약한 작가들이 꽤 있어 걱정했는데 이현씨는 ‘트렁크’나 ‘무궁화’등의 작품에서 보듯 발랄함과 정통적 기법을 겸비해 인상적이었어요. 현:그저 학교서 받은 수업에 충실하면서 제 주위 이야기를 담으려 한 것입니다.선배님 작품을 계속 읽은 편인데 장편 ‘종이꽃’에서 이번의 ‘쇠꽃’ 사이에 즉,한없이 연약한 종이가 단단한 쇠가 되는 과정에 무슨 변화가 있었는지 궁금해요. 연:큰 변화는 없어요.다만 개인적 환경변화에 따라 공중의 상상력이 땅에 뿌리내리면서 굳게 박혔다는 느낌,혹은 작가로서 배수진을 쳤다는 생각이 드네요. 얼핏보면 군더더기 없는 구성과 정제된 문체로 느릿느릿 걸어온 선배와 재기발랄한 문체로 ‘쌩’달리는 후배의 작품세계는 달라보인다.그러나 둘의 소설관은 딱 맞아떨어진다.“독자에게 늦게 들킬수록 작가로서는 더 좋은 고도의 사기극”이라는 선배의 말에 후배는 “어머,놀랐어요,전 작품집에서 소설이 ‘짝퉁’(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가짜 물건)이라고 썼거든요.”라고 맞장구친다. 하지만 ‘있음직함’을 그리는 방법은 달랐다.“둘다 동시대 여성의 질곡을 다뤘는데 저는 사회에 초점을 두었는데 선배님은 개인의 삶을 찬찬히 들여다 본다.”는 후배의 정리에 선배는 고개를 끄덕이며 “지금까지 모세혈관에서 찾은 문제점을 대동맥에 연결시키는 게 과제”라고 말한다.이어 “이현씨도 언젠가 그 역의 작업을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한다. 장편 쓰는 풍경,첫 작품집 이후 짐벗기 등 아직 ‘형태가 갖춰지지 않은’ 후배의 질문은 이어졌고 그럴 때마다 선배는 자신의 경험을 자상하게 들려주었다. 이종수 기자 vielee@ 정길연‘쇠꽃’ 잘짜인 구성과 시처럼 절제된 문체,생생한 대사가 8편의 작품에 빛난다. 기막힌 반전을 숨기며 유부남인 친구 오빠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이를 키우는 주인공과 어머니의 2대에 걸친 기구한 인생을 담은 ‘연’을 비롯,애인과 공모하여 초호화 양로원 노블 팰리스에서 수발들던 할머니의 차를 훔친 뒤 그에게 버림 받은 이야기를 다룬 표제작 등 질곡과 싸우기보다는 숙명적으로 안고가는 여인들의 한많은 사연을 촘촘히 엮었다. 정이현 ‘낭만적 사랑과 사회’ 여러 유형의 영악한 여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경박한 세태를 조명한 작품집. ‘결혼=인생 최대의 도박’이라 여기는 깜찍하고 도발적인 주인공의 남자 관계를 소재로 성 풍속도를 스케치한 표제작을 비롯, 8편을 담았다.남편과의 세차례 사별에 원인을 제공한 듯한 여성(‘순수’),자신의 출세를 위해 살인도 서슴지 않는 화장품 회사 중견 간부(‘트렁크’)등악마적 주인공이 많이 등장하는데 작가의 초점은 그런 인물을 낳은 사회를 까발리는 데 있다.
  • 톰 크루즈·오우삼 합작 ‘미션 임파서블 2’

    지난달 30일,특급스타 톰 크루즈와 홍콩 출신 할리우드 스타감독 오우삼의액션 스릴러 ‘미션 임파서블2’ 시사회장은 발디딜 틈이 없었다.직배사(UIP)측이 “국내 기자 시사는 한번만 한다”며 호기를 부린 데는 나름으로 믿는구석이 있었다. 무리해서라도 시선을 끌어놓고 싶었던 톰 크루즈는 영화가 시작되기 무섭게고난도의 묘기에 몸을 날린다.해발 450m 높이의 유타산 암벽에 대역없이 매달렸다 해서 일찍부터 입소문을 탄,문제의 장면이다. 1편(96년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에서 주연 겸 제작자로 참여해 개런티를 포함,7,500만 달러를 벌어들인 그는 이번 프로젝트에 9,000만 달러의 제작비를다시 밀어넣었다. 야심만만하게 띄운 새 작업의 동지로 그가 왜 오우삼을 택했는지는 전편보다 훨씬 커진 액션스케일에서 감잡힌다. 1편에서 이단 헌트(톰 크루즈)에게 떨어진 ‘미션’이 CIA 비밀정보요원 명단을 찾아오는 거였다면,이번은 악성 바이러스 차단이다.러시아의 생물공학자인 네코비치 박사는 인플루엔자 치료제인 벨레로폰을 유전조합하던 중 실수로 치명적 바이러스 키메라를 만들고만다.테러리스트 앰브로즈(더그레이스콧)가 IMF(임파서블 미션 포스) 요원 이단으로 변장해 박사에게서 벨레로폰을 빼앗고,키메라를 찾아나선다.바이러스가 없는 한 벨레로폰은 무용지물이기 때문.제약회사에 보관중인 키메라 바이러스를 먼저 손에 넣으려 앰브로즈와 이단은 생사를 걸고 대결한다. 할리우드 시리즈물의 성패는 전편의 낯익음에 후편의 낯설음이 얼마나 적절히 버무려졌느냐에 달렸다.그 점,감독이 놓쳤을 리 없다.1편에서 이단이 즐겨썼던 초정밀 카메라가 장착된 안경이나 폭발용 껌 같은 소소한 장치는 빠지고,육탄 액션이 돋보이는 총격전과 오토바이 질주가 극의 흥미를 대신 돋운다. 감독은 “감정의 깊이를 더하려 했다”고 누차 강조했는데,실제로 전편에서는 거의 보이지 않던 로맨스 요소를 많이 살렸다.이단은 작전상 앰브로즈의옛 애인을 끌어들이지만,둘은 첫눈에 반해 초반부터 격정적인 사랑에 빠진다.이단을 위해 목숨까지 거는 여자 니아 홀 역은 요즘 한창 몸값을 올리는 흑인스타 탠디 뉴톤이 맡았다.최근 국내 개봉된 베르톨루치 감독의 ‘하나의선택’에서 불륜에 갈등하는 여인역을 절제미있게 소화해낸 얼굴이다. 그러나 “형만한 아우없고,1편만한 속편없다”며 극장을 나올 관객도 없진않을 것같다.4년만에 돌아온 크루즈는 많이 원숙해졌지만,‘오우삼 버전’의이단 헌트는 007의 제임스 본드 흉내를 내려 한다. 격투장면에서 느닷없이날아오르는 평화의 비둘기,주인공이 모래밭에 묻힌 권총을 발로 차올려 목숨을 건지는 장면 등에서는 실소가 터진다. 그럼에도,크루즈 자신은 아주 신이 나서 찍었을 영화일 게 틀림없다.앰브리즈와 쫓고 쫓기는 라스트쪽 10여분은 그의 질주하는 오토바이 묘기 그 자체다. 17일 개봉. 황수정기자 sjh@
  • ‘여성의 희생’ 아름답기만 한가

    어려웠던 지난 시절 이 땅에서 여자로 태어남의 ‘값’을 다시 매겨보자는듯이 여성의 희생과 고난을 ‘미화’하는 드라마가 브라운관을 뒤덮고 있다. 10일 아침9시 첫회를 내보내는 KBS2 일일드라마 ‘송화’(안양자 극본 고성원 연출).기둥줄거리는 송화(유호정)가 첫사랑인 형도(안정훈)와 함께 산책하다 폭력배 두목 동춘(정성모)에게 납치돼 순결을 잃고 그의 아이를 낳아평생 어두운 그늘에서 살아가는 ‘여인의 한’이다. 그는 다방레지와 양장점 점원을 거쳐 영화배우로 성공하지만 자신의 과거를숨기기 위해 딸을 버리고 이로 인해 부와 명성을 한꺼번에 잃고 나락에 빠지고 마는 비극의 주인공. ‘누나의 거울’에 이어 17일부터 방송될 KBS1 아침드라마 ‘민들레’(홍영희 극본 전성홍 연출)는 70년대 아들선호가 뚜렷한 전라도 지역의 한 가정을그려낸다. 억척스런 어머니(김영애)가 아들(김호진)의 성공을 위해 딸 정남(윤지숙)과 희남(홍유진)에게 희생을 강요한다는 내용이다.그러나 큰 딸은 이 희생을 바탕으로 끝내 일과 사랑을 성취한다. ‘왕룽의대지’ 후속인 SBS주말극 ‘덕이’(이희우 극본 장형일 연출) 역시빨치산의 딸로 태어난 귀덕(신지수)이 이복언니 귀진(이정윤)에게 모든 것을 빼앗기면서도 꿋꿋이 성공한다는 스토리. 지난달 25일부터 시작한 KBS2 주말극 ‘꼭지’(이경희 극본 정성효 연출)도부모를 잃고 외삼촌 집에 입양된 꼭지(김희정)를 비롯,제주 4·3항쟁의 소용돌이에서 ‘잉태’된 정신박약아 정희(예지원) 등 수난을 아름답게 포장한다는 점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이렇게 여성 수난사가 범람하는 이유는 제작진이 지난해 인기를 끌었던 SBS‘은실이’와 MBC ‘국희’의 성공방정식을 그대로 좇는 데 있다. 고난의 시대를 이겨낸 여성에게 지치는 기색도 없이 거푸 카메라를 들이대고있는데 ‘낯익음의 미학’으로 손쉽게 시청률을 보장받으려는 계산이다. 이들 드라마의 주시청층이 주부와 젊은 여성들인 점을 감안하면 연약한 누선(淚線)에 너무 기대는 것이 아니냐고 비판받을 수 있다. 임병선기자 bsnim@
  • 클린턴 스캔들 탈출/힐러리가 1등 공신

    ◎“최대 위기 백악관 구한 여장부”/미 언론 집중조명 ‘물줄기’ 바꿔 【워싱턴〓김재영 특파원】 동서를 막론하고 정변이나 혁명이 마무리되면 공신 서열매기기가 시작된다.클린턴 대통령의 백악관 인턴 섹스 스캔들과 관련해 지면을 온통 도화색으로 분칠하던 미국 신문과 방송이 이제 클린턴 대신 클린턴 위기극복의 1등공신이란 측면에서 부인 힐러리 여사를 집중조명하고 있다.공신이 운위될 단계면 이미 위기는 정점을 지난 만큼 언론의 이런 방향전환은 클린턴 부부를 이중으로 기쁘게 할 전망이다. 이전부터 여러 면에서 남편을 능가한다는 칭찬과 비방을 들어온 힐러리 여사는 클린턴 대통령의 정치인생 중 최대로 심각했던 이번 스캔들 위기에서 클린턴에게 최대의 도움을 주었다.위기 초반 백악관은 자중지난에 빠져드는듯 했다.공화당 등 적들이 전략적 침묵을 택하고 있는 가운데 하필 백악관출신의 클린턴 과거 최측근들이 ‘침몰하는 배의 쥐’처럼 등을 돌리는 듯한 발언을 해댔다. 그런데다 백악관에선 관련사실을 정확히 파악할 때까지 혐의 부인 외에 섣부른 해명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법률가들과 여론의 악화를 막기 위해 당장 적극적 해명이 긴요하다는 정치분석가들이 맞붙어 방향을 정하지 못하고 있을 때 힐러리가 나서 대오를 정비하고 해명없는 강력부인 쪽으로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도록 독려했다. 무엇보다 클린턴이 여론전환의 찬스로 삼은 국정연설 12시간 전 방송에 나와 남편의 혐의 부인을 진심으로 믿는다는 말과 함께 이 스캔들의 우익음모론을 분명하게 지적했다.
  • 한가위… 마음의 익음찾는 고향길로(박갑천 칼럼)

    굴원의 명문 「하늘에 묻는다」(천문)는 천문에서 인사에 이르기까지 1백72가지에 대해 『왜?왜?』를 연발한다.거기 이런 대목이 있다.『달빛은 어떻게 얻어지며 이지러졌다가 또 자라나는가.그달이 좋은게 무엇이길래 돌아보면 토끼가 그가운데 있는가』 「그가운데 토끼」가 유난히 또렷해지는게 가을달­한가위달이다.장대로 치면 떨어질것만 같은 맑은 달은 써늘한 빛으로 사람마음도 맑힌다.모습까지 아름답게 비춰낸다.장화·홍련의 계모라 해도 춘향이로 만들어낼 빛이다.진나라 간보의 「수신기」에서 돼지가 미녀로 나타나는 얘기도 신비로운 한가위달빛 까닭이 아니었던가. ­산수 좋아하는 절강의 이분은 사명산에 들어가 산다.그산 기슭에서는 「돼지치기 장씨」가 돼지 10여마리를 자식처럼 기르고 있었다.팔월 보름날밤 이분은 달빛아래 거문고를 탄다. 담장밖에 인기척이 있어 가봤더니 웬 미녀? 『서왕모 아래있는 선녀 아닌지요?』 보동보동 도담한 살결.둘이는 잠자리를 함께한다.닭이 홰치자 간다고 나선 여자의 신을 한짝 뺏어놓는다.아침에 보니 침대맡에서부터 나있는 핏자국.그걸 따라갔더니 장씨 돼지우리로 이어졌고 한마리 돼지가 성이나 달려든다.그 돼지의 발목하나가 떨어져나가고 없었다. 토끼만 달의 한가운데 있는게 아니라 한가윗날 또한 달(음력8월)의 한가운데 있다.그래서 한가위의 「가위」와 「가운데」는 그말뿌리가 같다.「□」이라는 할아버지한테서 갈려났으니 한핏줄이다.하나는 그할아버지 말에 「□」가 붙어 변한 끝에 「가위」로 되고,다른 하나는 거기 「□」이 붙어서 매김꼴(관형사형)이 된데다 「곳」을 뜻하는 「□」가 붙음으로써 「가운데」로까지 이르게 되었기 때문이다.한문으로 중추라 이르는 것과도 맥이 통한다고 하겠다. 수릿날이나 한가위 같은때 즐겨 놀았던 씨름판에서 무승부를 가리켜 「가웃」이라는 말을 썼다.겨룬 사람 서로가 절반은 이기고 절반은 진 상황이 무승부 아니던가.그러니 경기내용은 「가운데」인 셈이다.이런 말이야말로 스포츠기사 같은데서 살려나갔으면 싶다. 올농사는 잘 되었다고 한다.우순풍조한 날씨덕분에 과일도 곡식도 옹골지게 영글었다.그 고향땅으로 흩어져있던 푸네기들이 띠앗머리 찾아 모여든다.두런두런 왁자지껄 얘기에 끝이 있겠는가.한가위는 익음의 계절속에 있는 「한가운데날」.마음의 익음과 마음의 한가운데를 생각해보는 나들이길로 삼아보자.
  • 의학협회 새해 업무설계 김재전회장에게 듣는다(인터뷰)

    ◎“진료비 독립심사기구 설치에 총력”/공정한 의보수가체계로 개혁 추진 『새해에는 현행 의료보험제도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전면 재검토,합리적인 개선을 통해 보다 나은 의료환경을 조성하는데 역점을 두겠습니다.특히 의료보험진료비 심사기구독립을 위해 총력을 기울일 방침입니다』 대한의학협회 김재전회장은 93년도 의협의 정책과제를 심사원법안 입법및 의보진료수가체계의 개선,그리고 국민의료보험법제정으로 요약했다. 『현행 진료비심사제도는 의사의 의학적 판단을 무시한 채 보험자가 정한 방법과 기준에 따라 일방적으로 진료비를 삭감하는 모순을 안고 있습니다.이는 결과적으로 의료행위 내용자체를 심사하는 것으로서 분명 의료행위에 대한 간섭입니다.따라서 공정하고 과학적인 진료비심사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선 독립적인 심사기구가 필요하며 의료보험연합회는 본연의 임무인 피보험자 관리에만 주력해야 합니다』 그는 『의협이 자체적으로 심사원법안을 만들어 수차례 정부에 입법을 건의해 왔지만 아직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태』라며허위과다청구라는 의혹의 불식을 위해서라도 이 문제를 올 안에 반드시 매듭짓겠다고 밝혔다. 의보진료수가체계의 개선도 의협으로서 더이상 미룰 수 없는 중요한 정책과제.김회장에 따르면 의협은 의료보험대책연구위원회를 가동해 의보진료수가기준 개편작업을 추진해오고 있다.개편안은 수가체계의 단순한 보완·수정이 아닌 수가항목의 재조정,용어의 재분류등 수가구조 전반에 걸친 대개혁이 포함된다는 것이다. 또 의보관리운영체계 일원화를 골자로 한 국민의료보험법안 재의결도 적극추진키로 하는 한편 「의보수가심의위원회」을 설치해 수가조정의 주체가 기존의 경제기획원에서 의료계·정부협의체로 이양되도록 건의할 방침이다. 한편 의협은 뇌사를 죽음으로 인정하는 사회적인 분위기가 무르익음에 따라 정부차원에서도 이 문제가 곧 매듭지어질 것으로 보고 뇌사인정과 별도로 장기이식특별법 제정을 서두르고 있다.즉 뇌사자의 장기이식을 합법화함으로써 국내 의학발전의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하겠다는 포석이다.또 의협이 중심이 되어 의료계차원의 뇌사판정기준을 면밀하게 연구,통일된 기준을 곧 공표할 계획도 갖고 있다. 김회장은 『의료분쟁이 갈수록 늘어나면서 의료진들의 진료활동이 극도로 위축되고 있다』고 지적,『의료분쟁조정법안에 의료인의 신분보장책이 반드시 명시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 “연주수준 향상… 곡 중복은 피해야”/92교향곡 축제를 듣고

    「고향의 소리」라는 주제 아래 네번째를 맞은 92 교향악 축제(2월15일부터 3월17일까지·예술의 전당 콘서트홀)는 해를 거듭할수록 참가 악단이 늘어나고(1회 11개,2회 15개,3회 16개) 악단들의 수준이 높아져 예술의 전당이 주최하는 이 행사가 국내 교향악 발전사에 획기적인 기여를 하고 있음을 볼 수 있었다. 금년에는 전국의 18개 악단이 불꽃튀는 열전을 벌였는데 양적 팽창에 비해 내용(연주곡)은 빈약한 편이었다. 그러나 지휘자들의 음악만듦은 구태의연했으나 악단들은 질적으로 발전된 면모를 보여주었다. 식상한 것은 그야말로 지휘자들의 레퍼토리 빈곤과 매너리즘을 느끼게 한 음악메뉴로 연주곡들은 작년보다 오히려 고전과 낭만음악에 치우쳐 있었다. 심지어 재현예술의 의미파악도 제대로 안된 지휘자도 있었다는 것은 창피한 일이다. 대체로 지방악단의 문제는 금관악기군(호른,트럼펫,트롬본)의 퇴화로 인한 협조적 방해기능이었다. 그러나 현과 목관악기군은 비교적 음이 정리가 잘되어 있었다. 교향악단의 음악이 되느냐 안되느냐의 문제는지휘자의 능력과 함께 각 악기의 정확한 음의 융합과 승화된 표현에 달려있기에 이의 해결이 시급하다. 특이한 것은 같은 악단이라도 외국객원지휘자가 음악을 만들면 음악이 되고 국내지휘자가 만들며 설익음이 느껴지는 것으로 지휘자의 능력문제도 있지만 단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자신들만의 지휘철학이나 연주철학이 결여되어있기 때문이다. 이번 교향악축제에서는 기대했던 악단(수원·부천시향,KBS향)이 기대치 이하였던 반면 상상외로 지방악단(전주·부산·마산·광주시향)들이 설득력있는 좋은 연주를 해주었다. 세부적으로는 레퍼토리선정에 있어 「서곡­협주곡­교향곡」하는 식의 고정관념틀에서 벗어나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연주메뉴가 되어야 할 것이고 악단간의 연주곡중복(스트라빈스키 「불새」)도 피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18개 악단이 연주한 55곡중 국내창작곡이 1곡뿐인 것은 교향악축제의 자존심 상실이다. 27명이나 되는 협연자들은 그 얼굴이 그얼굴이라 신선감은 없었으나 비중있는 연주자들이 대거 참가해 좋은 음악만듦은 되었다. 끝으로 언급하고 싶은 것은 전국의 모든 악단들이 개성상실로 인해 획일화되지말고 각 지역특성에 맞는 고유샐깔을 만들어가 「자기고장의 음악」을 들려줄 수 있어야만 교향악축제의 뜻이 있다고 본다. 이제 악단들은 감각적인 연주행위보다 지적인 해석미학이 깔린 음악을 보여줄 때가 됐다. 음악은 고도의 기술없이 의욕이나 배짱만으로 되는 예술이 결코 아님을 알아야 한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