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익명
    2026-03-12
    검색기록 지우기
  • 중도
    2026-03-12
    검색기록 지우기
  • 사립
    2026-03-12
    검색기록 지우기
  • 등산
    2026-03-12
    검색기록 지우기
  • 대시
    2026-03-12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0,346
  • [여권 토지공개념 카드] 검토 땐 전월세 상한제 탄력…과세 대상 불분명·이중과세 논란

    [여권 토지공개념 카드] 검토 땐 전월세 상한제 탄력…과세 대상 불분명·이중과세 논란

    정책보다 이념에 방점… 野 반발 예고 땅·건축물 가치 획일적인 구분 어려워 빈토지 대상땐 난개발 등 부작용 우려 與 적극 추진 땐 계약갱신청구권 강화11일 여권에서 제기된 토지공개념 도입에 대해 전문가들은 집값 안정을 위한 필요성에는 공감했지만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이날 토지공개념 도입의 한 방법으로 제시된 ‘모든 토지에 대한 과세’는 지난해 대선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공약했던 ‘국토보유세 도입’과 맥을 같이한다.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이 지사는 현행 종합부동산세를 폐지하는 대신 모든 토지에 누진제 방식으로 세금을 부과해 15조원의 재원을 만든 뒤 이를 국민에게 기본소득 형식으로 지급한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하지만 실제 적용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첫 번째 걸림돌은 이중 과세 문제다. 강우원 세종사이버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중단되다시피 한 토지공개념을 정책 철학으로 삼겠다는 뜻에 공감한다”면서도 “이중 과세 문제와 공평 배분의 당위성, 실현 방법, 국토보유세율의 적정성 등이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입법 여부도 속단하기 어렵다. 국토보유세 시행을 위해선 지방세법 개정을 비롯해 종부세 폐지, 국토보유세 신설 등 관련 입법 절차가 필요하다. 그러나 이 도지사의 제안이 ‘정책’보다 ‘이념’에 방점이 찍혀 있어 야당의 반발이 거셀 전망이다. 집값이 비싼 수도권에서 세금을 걷어 전액을 지방재원으로 활용해 토지공개념을 일부 실현하고 있다고 평가받는 종부세마저도 도입 당시에는 ‘부자에 대한 징벌적 과세’라며 공격을 받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수는 “세밀하게 정책을 고안해서 제시할 것을, 토지공개념이라는 거창한 이념을 앞세워 정치적 논란만 키운 꼴”이라고 꼬집었다. 또 과세 기준을 정하기도 쉽지 않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계획학과 교수는 “대상이 모든 토지라면 아파트나 건물도 대지 지분이 있는데 땅의 가치와 그 위에 있는 건물의 가치를 획일적으로 구분해 세금을 부과하기 어렵다”면서 “건물이 없는 토지에만 부과한다고 해도 토지 용도에 따라 쓰임이 다른데 기준을 어떻게 정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렇다고 빈 땅에만 세금을 부과하면 난개발을 부추길 수도 있다. 실제 1970~80년대 정부가 유휴토지 규제를 강화하자 서울 강남 주변에는 가든형 식당이 우후죽순 늘어나기도 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만약 빈 땅만 대상이 되면 세금 회피를 위해 필요도 없는 가건물 등을 세우는 사례가 적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오히려 기존 정책을 제대로 활용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신창득 한성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재개발·재건축 과정에서 나오는 개발 이익을 제대로 환수해 주거 복지에 사용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다만 여당에서 토지공개념 도입을 적극 검토할 경우 계약갱신청구권 강화나 전·월세 상한제 도입 등이 탄력을 받을 수도 있다. 또 주택 개발 과정에서 원가·이익 공개, 개발 이익의 서민주거안정 투입 등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같은 맥락에서 자치분권과 재정분권 등 지방자치 강화에 대한 주장도 거세질 전망이다. 이 지사는 광역단체가 중앙정부가 정한 세율과 세목 아래에서 자율적으로 세금을 거두고 나눌 수 있는 권한을 요구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용어 클릭] ■토지공개념 토지에 대한 개인의 재산권을 공공의 이익을 위해 제한할 수 있다는 게 핵심 논리다. 토지에 대한 소유와 이용을 제한하거나 지대 수익이나 과다보유 토지에 대한 이익을 환수하는 등 다양한 형태로 적용할 수 있다.
  • 미국 행정부 저격하는 ‘공포’ 출간 앞두고 트럼프 격분

    미국 행정부 저격하는 ‘공포’ 출간 앞두고 트럼프 격분

    ‘공포:백악관 안의 트럼프’ 출간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저자 밥 우드워드를 공격하는 트윗을 연이어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드워드는 민주당의 정보원 같은 거짓말쟁이”라며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음모를 꾸미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그의 저서에 대해서는 “사기” 또는 “소설”이라고 공격했다. 우드워드의 신작은 11일 발간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NBC방송 ‘투데이 쇼’에 출연한 우드워드에게 진행자가 “익명의 출처가 대부분인데 당신을 어떻게 믿느냐”고 질문한 것을 언급하며 그의 책이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우드워드는 NBC 인터뷰에서 자신의 책이 소설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대해 “책 속에 거론된 사건은 날짜와 시간, 그리고 누가 참석했는지 여부가 드러나 있다”고 반박했다. 일부 공개된 책 내용을 살펴보면 매티스 국방부 장관은 “대통령이 초등학교 5, 6학년 수준의 이해력과 행동을 보인다”고 불평했으며 켈리 비서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멍청이’라고 비난한 적 있다고 적혀있다. 이들은 모두 책 속에 나온 발언 내용을 부인했다. 저자 밥 우드워드는 현재 워싱턴포스트 부편집인으로 1972년 ‘워터게이트’ 사건을 터뜨려 닉슨 대통령을 사임하게 만든 바 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여기는 남미] 엉뚱한 신장을…유명 의사, 황당한 의료사고 파문

    [여기는 남미] 엉뚱한 신장을…유명 의사, 황당한 의료사고 파문

    볼리비아의 한 명의가 어이없는 의료사고를 냈다. 이 사고로 이제 겨우 3살 된 아이가 투석에 의존하게 됐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세바스티안이라는 이름만 공개된 아이는 최근 산타크루스의 암전문병원에서 신장을 떼어내는 수술을 받았다. 한쪽 신장에 종양이 생기면서 받게 된 수술이다. 수술은 볼리비아에선 명의로 소문난 로제르 모레노. 워낙 이름이 알려진 의사라 가족들도 수술 성공을 의심하지 않았다. 예상대로 수술을 성공적이었다. 문제는 의사가 헷갈린 신장의 수. 종양이 발견돼 제거해야 할 신장은 한쪽이었지만 웬일인지 의사는 신장 두 개를 모두 제거해버렸다. 졸지에 신장을 모두 떼어낸 아이는 투석에 의지해 목숨을 이어가고 있다. 사회는 발칵 뒤집혔다. 의학계는 "명의가 그런 실수를 했다는 게 믿기 않는다"고 경악했고 사고를 인지한 검찰은 수사에 나섰다. 볼리비아의 유명 앵커 호르헤 로블레스가 신장을 기증하겠다고 나서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그는 "내가 신장 1개를 내놓을 테니 실수를 한 의사도 신장 1개를 기증하라"고 공개 요구했다. 사고를 낸 의사는 아직 답을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기증자가 나서도 아이는 당장 이식수술을 받을 수 없다고 한다. 익명을 원한 한 의사는 "이런 수술을 받은 직후 이식은 불가능하다"며 "아이가 자라고, 몸무게가 늘어날 때까진 투석을 계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고로 볼리비아에선 의료과실을 엄중히 처벌하자는 목소리도 높아가고 있다. 에보 모랄레스 정부는 지난해 의료과실을 강력히 처벌한다는 형법 개정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현행 형법으로도 의료과실 처벌은 가능하지만 과실 입증이 힘들고 절차도 까다로워 피해자가 소송을 내기조차 힘들다는 이유에서 마련한 개정안이다. 개정안엔 의료사고를 낸 의사에게 막중한 벌금과 면허박탈 등의 처벌과 징계를 내린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집단 이기주의가 형법 개정을 무산시켰다. 공립병원에 근무하는 의사들은 개정안 페기를 요구하며 장장 47일간 파업을 이어갔다. 의회는 결국 백기 투항했다. 현지 언론은 "명의가 낸 의료사고로 피해자를 위해 법을 개정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형법 개정이 다시 동력을 찾게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볼리비아의 야당의원 로스 산도발은 "의료 행위를 보다 전문적으로 규제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게 이번 사고로 또 다시 드러났다"며 형법 개정을 다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자료사진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NYT “기고자 끝까지 보호”… 트럼프 측근들은 “쿠데타” 정면돌파

    NYT “기고자 끝까지 보호”… 트럼프 측근들은 “쿠데타” 정면돌파

    배넌 “정부에 대한 공격” 지지층 결집 의심받는 펜스 “거짓말탐지기 검사 용의”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도덕성’에 직격탄을 날린 익명 기고로 논란의 중심에 선 뉴욕타임스(NYT)가 “익명 기고자를 끝까지 보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들은 익명 기고의 부당성을 주장하고 ‘쿠데타’ 등 과격한 표현으로 지지층 결집을 통한 정면 돌파에 나섰다. NYT의 오피니언 담당 에디터인 짐 다오는 8일(현지시간) 트위터 등에 “기고자의 신원을 공개해야 하는 상황은 상상하기 어렵다”면서 “우리의 수정헌법 1조는 대통령을 비판하는 기고를 출판할 수 있는 기고자의 권리를 분명히 보호하고 있다”며 익명 기고 게재의 경위 등을 밝혔다. 다오 에디터는 이어 “우리는 기고자의 신원을 지키기 위한 모든 우리의 권한을 행사할 것이며 (트럼프) 정부가 그걸 공개하도록 강요할 수 없다는 사실을 확신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기고자 신원 공개 요구를 거부했다. 다오 에디터는 또 “(트럼프) 대통령의 기질과 난맥상을 비판한 것을 국민이 스스로 평가할 기회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기고자가 우리의 취재원을 통해 연락했다. NYT는 기고자의 증언과 팩트, 배경을 체크한 후 기고를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존 케리 전 미 국무장관은 9일 CNN에서 “(트럼프는) 대통령으로서 직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없다”고 비판한 뒤 백악관 혼란상을 폭로한 책을 쓴 밥 우드워드에 대해 “팩트를 모으는 방법을 아는 훌륭한 기자”라면서 “그의 신뢰성은 매우 매우 높다”고 말했다.이에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들은 익명의 기고를 ‘쿠데타’라고 표현하면서 기고자 색출과 처벌을 강조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폭스뉴스에 “기고자와 NYT는 부끄러워해야 한다”면서 “익명 기고자의 신원을 조사할 법적 근거가 있다. 범죄적 활동이 관련돼 있는지 알아볼 것”이라고 말했다. 펜스 부통령은 기고자가 자신이 아님을 확인하기 위해 거짓말 탐지기 테스트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도 로이터통신에 NYT의 익명 기고는 “아주 심각했다. 이것은 정부 기관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이라며 “이것은 쿠데타”라고 비판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NYT의 익명 기고와 우드워드의 책 등으로 도덕성에 심각한 타격을 받은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들은 지지자 집회와 인터뷰 등을 통해 스스로 탄핵, 쿠데타 등의 과격한 표현을 쓰면서 자신들의 보수 지지층을 결집해 혼란스러운 정국을 돌파하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싫존주의 세대] 싫밍아웃 우리는 왜

    [싫존주의 세대] 싫밍아웃 우리는 왜

    “싫어!”는 말을 익힌 유아가 처음 뱉는 몇 가지 단어 중 하나다. ‘엄마’가 관계맺기에 관한 생애 첫 단어라면, 유아에게 ‘싫어’는 주변 위협요소를 차단시킬 가성비 높은 무기다. 강간죄 기본 구성요건인 ‘싫다면 싫은 것(노민스노·No means no) 규칙’은 동물과 구별되는 인간으로서 지켜내야 할 금기를 규정한다. 이민을 모색하는 청춘을 그린 소설 ‘한국이 싫어서’는 ‘극복할 수 없는 싫음’이 결국 익숙한 터전에서 떠나야 할 숙명으로 작동하는 의식 흐름을 설명한다. ‘싫어’란 말이 ‘집단’이나 ‘낙인’이란 말과 결합해 ‘혐오’란 말로 진화하기도 한다. 20대가 선택한 ‘싫존주의’는 이처럼 복잡한 싫음의 여러 단계 중 어디에 머물고 있을까. 모두의 마음속에 있지만 사회적으로 대놓고 공표되지 않던 단어 ‘싫어’를 커밍아웃시킨 20대에게 ‘싫음의 이유’를 들었다.싫다고 말하기…나를 깨우다 그저 싫어서 싫다고 했을 뿐인데 개설 하루 만에 페이스북 팔로어 3만명을 모으며 ‘싫존주의’를 세상에 알린 ‘오싫모’(오이를 싫어하는 모임) 회원들에게 싫음은 “싫어!”란 한마디에서 멈추지 않는다. “냉면에 들어간 오이도 참을 수 없다”, “오이향이 싫어 오이 비누도 못쓴다”, “숫자 5와 2도 싫다”, “셜록에 나오는 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도 오이 닮았다니 싫더라”며 꼬리를 문다. 그러다 돌연 소비자 취향대로 오이나 피클을 빼 주는 S샌드위치 체인점 예찬으로 빠지거나, 보기도 싫은 오이를 오자이크(오이+모자이크)한 페이스북 관리자에 대한 칭찬이 이어졌다. 10대 땐 급식에서, 20대 땐 군대에서, 더 커선 직장 상사 앞에서 싫다고 말 못한 ‘오.이.’를 품평하며 이들은 ‘오이와 결별한 나’란 존재감을 드러냈다. “회식 좀 그만”… 관행을 바꾸다 여전히 관행대로 작동하는 직장에서 회식이 싫다고 공개 선언하기는 쉽지 않다. 큰 맘 먹고 ‘회식이 싫다’고 했다 무위에 그친 직장인 박모(29)씨와 같은 사례는 흔했다. 박씨는 딱 한 번 용기를 내 “원래 술을 싫어하는데다, 오늘은 유독 몸이 좋지 않다”고 얘기했지만, 상사에게서 돌아온 건 “몸이 안 좋으면 고춧가루를 탄 소주를 마셔라”는 지시였다. 그날 술에 취해 상사 등에 업혀 집에 돌아간 이후 박씨는 “싫다”고 말하는 대신 회식에서 요령껏 술을 피한다. 3년차 직장인 임모(27·여)씨는 회식에 앞서 “술을 잘 못 마시고, 마시면 바로 얼굴이 빨개진다”고 돌려 말했다. 상사들은 “그래도 첫 잔은 원샷”이라고 대꾸했다. 그렇다고 ‘회식 싫존주의’ 선언이 꼭 공허한 것만은 아니다. 직장인 차민영(23·여)씨는 응답을 받은 경우다. 첫 회식자리에서 용기 내 “구운 고기를 싫어한다”고 하자, 상사들의 반응은 호의적이었다. 차씨는 “첫 회식에서 말하기 부담스러웠지만, 그래도 한 번 말해야 앞으로가 편할 거란 생각에 그냥 질렀다”면서 “그다음부턴 회식 장소를 정하기 전에 미리 ‘이 메뉴는 어떠냐’고 물어봐 준다”고 전했다. 올해 초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운동 이후 직장 회식이 예년에 비해 크게 줄어들기도 했다. 비혼·비출산 선언… 관습을 벗다 결혼이나 육아처럼 때 되면 해야 되는 숙제처럼 치부되는 관습의 영역에서도 ‘싫존주의’가 작동했다. 자의에 의해, 혹은 사회에 떠밀리듯, 자포자기하듯 ‘결혼 싫어’나 ‘출산 안 해’를 선택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디자인컨설팅 회사에 다니는 3년차 직장인 최희석(29)씨는 오랜 고민 끝에 비혼을 선택했다. 최씨는 “가정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지만 대학원을 마치고 늦게 취업을 하니 경제적인 부담이 크다”면서 “책임질 수 없는 미래라면 ‘싫어’ 선언을 하는 게 현실에 대한 예의 같았다”고 했다. 아직 주변에 이 결심을 털어놓지 못했다. 가끔 부모님께 “혼자 살 거야”라는 장난 섞인 진심을 내비치지만 최씨의 어머니는 “그래도 남들 하는 건 다 해 봐야 하지 않겠니”라며 넌지시 결혼을 권한다. 반면 대학생 박도연(21·여)씨는 고등학교 시절 일찌감치 비혼을 선언했다. 멋있게 살겠다는 꿈을 결혼이란 제도가 해친다고 생각한 까닭이었다. 박씨는 “부모님이 제게 했던 희생을 감당할 자신이 없었던 것도 비혼을 결심하게 된 큰 이유가 됐다”고 했다. 박씨는 “비혼 선언에 아빠는 ‘네 인생 살아라’고 응원해 주셨지만, 엄마의 반응은 지금도 좋지 않다”면서 “그래서 엄마에게 ‘엄마랑 난 다른 사람이야. 내가 엄마일 필요는 없어’라고 자꾸 말한다”고 덧붙였다. 기존의 엄마상(像)과 다른 삶을 살고 싶지만 아직 닮고 싶은 삶의 모델은 찾지 못한 박씨는 일단 싫어하는 것을 추려내는 데 열중한다. 그는 “싫은 것을 주변에 알리는 것은 내가 완성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결혼 적령기도 아닌데) 반복해서 ‘결혼이 싫다’고 말하는 것은 설득이 아니라 나에게 익숙해지게 만드는 과정”이라면서 “반복적으로 내 가치관을 말해 말의 무게가 달라지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도 힘든데”… 내 것을 지킨다 그동안의 진보·보수 이념 구분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싫은 감정’이 집단적으로 표출될 때도 있다. 선거나 여론조사 등에서 이주민·난민 등에 대한 ‘혐오 감정’이 발현되는 게 대표적이다. 난민 반대 시위를 하는 ‘난민대책 국민행동’ 스태프의 40~50%는 20대로 알려졌다. 좀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들의 싫음은 ‘이주민 자체’가 아니라 ‘이주노동자와 내국인 간 일자리 경쟁’에 초점을 맞춘 양상도 보인다. 난민대책 국민행동 관계자는 “고령사회가 되면서 노인 부양 등 안 그래도 젊은층이 책임져야 할 일들이 산더미인데 자기들 세금으로 외국인까지 거둬야 하느냐는 식의 본능적 위협을 느끼는 것 같다”고 청년층의 인식을 설명했다. 취업준비생인 박모(26·여)씨는 “요즘엔 최저시급이 올라서인지 알바 자리도 잘 구해지지 않는다”면서 “이 상황에서 난민까지 받아들이는 건 솔직히 싫다”고 털어놨다. 박씨는 “인도적 차원에서 난민을 수용해야 한다는 것이나 제 마음이 이기적이란 것을 안다”면서도 “그래도 우리나라 경제 현실을 보면 우리도 먹고살기 힘든 상황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남들도 그래”… 익명에 기대다 온라인은 기존 관례를 신경 쓰지 않고 ‘싫음’을 발산할 수 있는 장소다. 오프라인에서 ‘싫음’이나 ‘혐오’를 드러내는 게 이례적인 일이라면, 온라인 게시판에선 ‘지지’를 드러낼 때 별종 취급을 받는다. 지난해 국가인권위원회가 발표한 ‘혐오표현 실태와 규제방안 실태조사’에 따르면 온라인 뉴스 기사나 영상 댓글에서 혐오 표현을 경험한 사람이 전체의 78.5%, 온라인 혐오 표현 가해 경험이 있다는 응답자는 6.5%였다. 가해 경험이 있는 응답자 중 41.6%는 ‘다들 그렇게 하니까’ 혐오 표현을 했다고 대답했다. 표현에 대해 입증·행동 책임을 잘 지우지 않는 온라인 게시판의 속성이 ‘싫음’의 속성과 닮았다는 분석도 있다. ‘좋음’을 일단 표현하면 그 대상과 계속 관계맺기를 이어가야 하는 반면, ‘싫음’을 일단 선언한 뒤엔 관계를 단절해도 무방하게 여겨진다.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에서 ‘싫음’이 빈번하게 표현되는 이유에 대해 홍진표 삼성서울병원 사회정신건강연구소장은 “익명의 지지자를 만날 수 있는 공간인 온라인 커뮤니티를 ‘내가 자유롭게 의사표현을 해도 안전한 곳’이라고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온라인에선 상대가 온전한 인격체가 아닌 내 감정과 의견을 전달하는 하나의 객체로서만 간주된다”면서 “소통에 부담이 없으니 ‘싫다’ 혹은 ‘혐오한다’ 등의 감정이 더 잘 노출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트럼프, 익명 기고 안보 라인 의심”… 분열·갈등의 美행정부

    “트럼프, 익명 기고 안보 라인 의심”… 분열·갈등의 美행정부

    트럼프 “내가 좋아하지 않는 4~5명 추정” 볼턴 보좌관·국방장관 등 용의선상 올라 ‘국가 안보의 문제’ NYT 공식 수사 요구 표현의 자유 놓고 ‘앙숙’ 언론과 전면전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난맥상을 고발한 ‘현직 고위관리’의 뉴욕타임스(NYT) 익명 기고문의 정치적 파장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앙숙’ NYT에 대한 수사를 요청해 헌법상 표현의 자유를 둘러싼 언론과의 전면전 양상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외교 안보 인사들이 용의선상에 오르는 등 연일 극심한 분열과 갈등이 노출되고 있다. 켈리앤 콘웨이 백악관 선임 고문은 8일(현지시간) CNN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비판한 정부 내 ‘레지스탕스’가 안보 라인 내 누군가라고 의심하고 있다”며 “그 사람은 정체를 밝히거나, 사임하거나 둘 중 하나는 해야 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7일 노스다코타주 방송 KVLY와의 인터뷰에서 “기고문을 쓴 것으로 추정되는 인물은 4명 또는 5명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대부분 내가 좋아하지 않거나 존중하지 않는 이들”이라고 언급했다. 백악관부터 행정부 내 관리들의 명단이 돌면서 익명의 기고자 색출을 위한 숨바꼭질 광풍이 불고 있다. 콘웨이 고문조차도 후보군에 포함됐을 정도다.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 등 고위직 27명이 각자 성명을 발표해 “나는 아니다”라고 입장을 밝히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지난 5일자 NYT에 실린 ‘나는 트럼프 행정부 내 저항 세력의 일부’라는 기고문에서 대통령이 동맹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호감을 보인다는 문맥으로 인해 강경 보수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도 용의선상에 올랐다. 하지만 그가 올해 4월부터 백악관에 합류했고,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가 악화됐다는 정황이 없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최근 경질 보도가 나온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도 용의선상에 있다. 그는 오는 11일 발간되는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WP) 부편집인의 저서 ‘공포: 백악관의 트럼프’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초등학교 5~6학년 수준”이라는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군 출신인 그가 통수권자에게 반기를 드는 익명의 기고는 하지 않았을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했던 대니얼 코츠 국가정보국(DNI) 국장도 유력 후보 중 하나다. 그는 지난 7월 러시아가 미 대선에 개입했다고 밝혀 트럼프 대통령을 곤혹스러운 입장에 빠트렸다. 하지만 ‘러시아 스캔들’을 제외한 다른 사안에서 대통령과의 충돌 정황은 포착되지 않았다. 이 밖에 마이크 펜스 부통령, 존 헌츠먼 러시아주재 대사,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 보좌관, 퍼스트레이디인 멜라니아 등도 용의선상에 있다고 WP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 노스다코타주 파고로 향하는 전용기에서 기자들에게 “세션스 법무장관은 그 글을 쓴 사람이 누구인지 수사해야 한다”면서 “국가 안보에 관한 문제”라고 공식 수사를 요구했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도 WP 기고문을 통해 “저자가 묘사하는 것은 행정부 내 정책 이견을 초헌법적 수단으로 해결하려는 행위”라고 거들었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NYT에 대한 법적 대응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NYT는 성명을 내고 “법무부가 모든 시민의 권리를 보호하는 수정헌법 1조(언론 및 표현의 자유)를 이해하고 있으며 정부 권력의 노골적 남용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현재 NYT 수사 여부에 대해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고 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김정은 친서’ 들고 온 폼페이오… 트럼프 “긍정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5일 대북 특사단 방북을 계기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낸 것으로 알려지면서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 비핵화 협상의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에게 “김 위원장이 내게 보낸 개인적 편지가 오고 있다”면서 “긍정적인 편지일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는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내는 네 번째 친서다. CNN은 김 위원장의 친서가 지난 6일 비무장지대(DMZ)에서 건네졌으며, 이후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에 전달됐다고 8일 전했다. AP통신도 이날 “폼페이오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이 기다리고 있는 김 위원장의 친서를 가지고 있다”면서 “폼페이오 장관은 파키스탄과 인도 등 남아시아 순방을 마치고 8일 귀국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에게 친서를 전달했는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이 대북 특사단에 ‘트럼프 대통령 첫 임기 내 비핵화’라는 목표 시한을 명확히 밝힌 가운데 북·미 정상 간 친서 외교가 재가동돼 양국 간 협상이 급진전되는 것 아니냐는 긍정적 기류도 나오고 있다. 워싱턴 정가는 김 위원장이 이번 친서에 비핵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재차 확인하면서 그것을 위한 북한의 구체적 입장을 담았을 것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이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을 취소한 직접적 원인이 됐던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의 적대적 편지에 대한 해명도 포함됐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친서는 구체적인 비핵화 로드맵이나 세부적인 계획보다 원론적인 비핵화 의지를 전하는 수준일 것”이라면서 “북한의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와 요구 사항은 비핵화 협상에서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취소됐던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이 재추진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또 다른 소식통은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 재추진은 9·18 남북 정상회담 후 북한의 구체적인 비핵화 실천 방안을 보고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난맥상을 드러낸 뉴욕타임스의 익명 기고 등 혼란에 빠진 백악관이 폼페이오 장관의 조기 방북 카드로 정면 돌파할 수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트럼프, 마두로 정권 전복 모의했다

    트럼프, 마두로 정권 전복 모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군부 쿠데타를 사주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축출을 저울질했던 사실이 밝혀졌다. 미국은 그러나 실제 행동에 나서지는 않았다. 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전·현직 미 정부 관리 11명이 지난해 가을부터 반군 지도부와 3차례 만나 쿠데타 가능성을 타진했다. 익명의 전 베네수엘라군 사령관은 “베네수엘라군 내부에 마두로 대통령에 대항하는 파벌이 최소 3개”라고 CNN에 말했다. NYT에 따르면 미 정부는 반체제 파벌 지도자들의 정치적 정당성, 도덕적 자질 등에 확신을 갖지 못해 ‘마두로 전복 프로젝트’를 중단한 것으로 보인다. 미 정부와 접촉한 반체제 파벌 수뇌부에는 부패 혐의로 미 정부의 제재 명단에 올랐거나, 민간인 학살, 정적 탄압, 마약 밀매 등 부적격자 다수가 포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미국 관리를 인용해 “베네수엘라 반체제 인사들은 어떤 구체적 계획도 없이 미국이 방향을 제시해주기만 바랐다”고 전했다. 백악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미국은 베네수엘라가 평화적인 방식으로 민주주의로 복귀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호르헤 아레아사 베네수엘라 외무장관은 “미국 정부가 베네수엘라를 겨냥한 군사 음모에 개입하고, 계획 수립 및 지원에 관여한 것을 전 세계에 고발한다”고 맹비난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베네수엘라에 대한 많은 선택지를 갖고 있다”며 “군사적 선택도 배제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NYT는 “미국은 라틴아메리카 내정에 개입하는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면서도 “베네수엘라 쿠데타 논의는 미국에게 큰 도박”이라고 평가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폼페이오 장관, ‘김정은 친서’ 갖고 귀국…트럼프에 곧 전달될 듯”

    “폼페이오 장관, ‘김정은 친서’ 갖고 귀국…트럼프에 곧 전달될 듯”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갖고 귀국, 이를 곧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언론들은 8일(현지시간)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를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소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AP통신은 익명의 국무부 인사를 인용해 폼페이오 장관이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수령해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정은 위원장이 내게 보낸 개인적 서한이 오고 있다”면서 “긍정적인 서한일 것”이라고 기대감을 보인 바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미·인도 외교·국방장관 회담 참석을 위해 인도와 파키스탄 등을 방문한 뒤 전날 귀국했다. 친서는 7일(한국시간) 유해 추가 발굴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판문점에서 열린 북미 장성급 회담을 통해 전달된 것으로 추정된다. CNN 방송도 폼페이오 장관이 비무장지대(DMZ)에서 건네졌다는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받았다고 국무부 관리를 인용해 보도했다. 그러나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현재 전달됐는지는 아직 불명확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말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이 취소되면서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양국 정상 간의 ‘친서 외교’ 재개로 돌파구를 마련할지 주목되고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김균미의 세계는 지금] “꼭꼭 숨어라…NYT 익명 기고자 찾을 수 있을까”

    [김균미의 세계는 지금] “꼭꼭 숨어라…NYT 익명 기고자 찾을 수 있을까”

    미국 워싱턴 정가와 언론계가 발칵 뒤집혔다. 5일자(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의 오피니언면에 실린 익명의 트럼프 행정부 고위관리가 쓴 칼럼 때문이다. 미국에서도 극히 드문 일이어서 언론계와 미 정가에서 일고 있는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나는 트럼프 행정부 내 저항 세력의 일부다’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익명의 기고자는 트럼프 행정부 내부의 난맥상을 폭로하고 “충동적이고 적대적이며 비효율적”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잘못된 결정을 내리는 것을 저지하고자 많은 사람들이 애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가장 큰 문제는 “도덕관념의 부재”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집권 초기에는 대통령이 직무수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면 의회 표결을 통해 물러나게 하는 수정헌법 25조에 대해 얘기하기도 했다고 밝혀 충격을 줬다. 그는 “우리의 첫 번째 임무는 나라에 대한 임무인데, 대통령은 계속 나라에 해로운 방식으로 행동하고 있다”면서 “행정부 안에는 나라를 (대통령보다) 더 우선순위에 놓는 사람들의 조용한 저항이 존재한다”고 말했다.뉴욕타임스의 익명 칼럼에 트럼프 대통령이 대로한 것은 당연하다. 언론과의 인터뷰는 물론 트위터를 통해 쉴새 없이 격한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트럼프는 익명의 고위 정부관료의 기고문에 대해 “반역”이라는 표현을 쓰고, 뉴욕타임스에 국가 안보를 위협한 기고자의 신원을 당장 밝히라고 요구했다. 백악관 대변인은 물론 공화당 관계자들은 익명이라는 보호막 뒤에 숨지 말고 당장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속도 내는 색출작업…‘용의자’ 12명으로 좁혀졌나 익명의 기고자를 찾아내기 위한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기고문의 내용과 문체, 단어 등에 대한 정밀 분석을 마쳤다. 칼럼에 외교 안보에 대한 언급이 많아 백악관의 국가안보 담당 부서나 국무부, 국방부에 근무하는 고위 관리이거나 법무부 관계자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얼마 전 타계한 존 매케인 상원의원에 대한 언급이 길게 돼 있고,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이 추도사에서 거론했던 단어가 등장한다는 점을 들어 매케인의 장례식에 참석했던 인사일 가능성까지 제기되기는 등 추측이 난무한다. 서로에서 손가락질하며 의혹의 눈초리를 거두지 못하는 분위기가 팽배해지자 장관들과 주요 정부 관료들이 공개적으로 “나는 아니다”라고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7일 현재 부통령과 국무, 국방장관 등 25명이 방송에 출연하거나 성명서를 통해 자신은 무관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충성심’을 다짐하고 있다.“거짓말 탐지기라도 동원해 기고자 색출해야” 익명의 기고자를 색출하기 위해 거짓말 탐지기를 동원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고 한다. 트럼프 지지자인 공화당의 랜드 폴 상원의원은 백악관과 행정부의 고위 관리직을 상대로 거짓말 탐지기 테스트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대통령의 자문 중 일부도 같은 주장을 했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그런가 하면 고위 관료들에게 법적 효력을 갖는 진술서에 서명하도록 하는 방안도 거론됐다고 한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의 외부 자문의 말을 인용해 백악관이 ‘용의자’를 12명으로 압축했다고도 전했다. 거짓말 탐지기 테스트를 하든, 결백을 주장하는 진술서에 서명하도록 하든, 그 어느 쪽도 해결책이 아니라 서로에 대한 불신과 실망만 키울 뿐이다. 트럼프, 언론에 대한 공격 수위 더욱 거세질 것 뉴욕타임스에 실린 익명의 칼럼은 여러 면에서 극히 이례적이다. 먼저 뉴욕타임스의 결단이다. 익명의 칼럼을 오피니언면에 실은 전례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기고자의 안전과 직결된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실어왔다. 뉴욕타임스의 오피니언 담당 편집책임자인 제임스 다오는 “지난주 어떤 사람을 통해 칼럼을 건네 받았다”면서 내부 논의 과정에서 기고자의 신원과 내용의 중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게재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익명의 기고자 신원은 극소수만 알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타임스 내부와 언론계에서는 칼럼 내용이 새로울 게 하나도 없는데 굳이 이렇게 큰 위험부담을 감수할 필요까지 있었느냐는 비판도 있다. 그렇지 않아도 자신에 비판적인 언론들에 ‘국민의 적’,‘가짜뉴스’ 프레임을 씌워 공격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언론과 비판세력에 대한 공격 강도를 더욱 강화할 것이 훤하기 때문이다. 또 언론, 특히 트럼프에 비판적인 언론들의 취재여건은 더욱 열악해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오는 11일 시판되는 밥 우드워드의 책 ‘공포:트럼프의 백악관‘을 포함해 이미 출간된 트럼프 관련 책들과 언론 보도들에 실명과 익명의 관료들 인터뷰가 반영돼 있지만, 이번처럼 현직 고위관료가 직접 트럼프 백악관과 행정부 내부 이야기를 폭로한 것은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많다.트럼프의 통치 스타일 변화는…‘글쎄’ 다음은 미 공직사회에 미칠 파장이다. 이번 사건이 과연 백악관과 미 행정부 관료들이 일하는 방식과 사고에 변화를 가져올지, 궁극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정책 결정 과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미국의 정치전문가들은 백악관 측근들과 행정부 고위 관료들에 대한 트럼프의 불신과 의혹이 커질 것으로 우려한다. 주위에 믿을 사람들이 줄어들면서 딸과 사위 등 직계가족에 대한 의존도가 더욱 높아지고 정통 관료들과 전문가들의 ‘말발’이 더 먹히지 않을 가능성도 크다. 익명의 고위관료가 기대했던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견제가 오히려 어려워질 수 있다. 익명 기고의 역효과랄까. 중간선거에 미칠 영향도 변수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안팎의 계속되는 공격으로 골수 지지층의 결집은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중간선거에서 민주당 바람을 누그러뜨릴 수 있을 만큼 트럼프가 핵심 지지층뿐 아니라 중도 성향의 표까지 결집해 하원의 다수당 지위를 지켜낼 수 있느냐이다. 1970년대 워터게이트 사건 이후 볼 수 없었던 미국 정치 드라마가 지금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다. 어떻게 전개될지 한시도 눈을 뗄 수가 없다. 김균미 대기자 kmkim@seoul.co.kr
  • 행안부 ‘갑질감사’ 논란…“거짓말로 언론플레이”

    행안부 ‘갑질감사’ 논란…“거짓말로 언론플레이”

    최근 불거진 행정안전부 ‘갑질감사’ 논란과 관련해 사건 피해자인 홍모 주무관이 “행정안전부가 거짓말로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부겸 행안부 장관에게 진상조사를 요구하고 행안부 관련자들에 대한 별도의 법적 절차도 밟겠다”고 밝혔다. 경기 고양시청 소속 홍 주무관은 지난달 30일 행안부 조사관 2명이 탄 개인 차량에 끌려가 약 1시간 30분 동안 인권침해 수준의 굴욕적 취조를 당했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행안부는 “개인의 일방적 주장”이라고 맞서고 있다. 아래는 홍 주무관과의 일문일답. Q. 이번 갑질논란과 관련해 책임자인 김종영 행안부 감사관은 6일 기자들에게 “지난 7월 홍 주무관이 사무관리비를 편취했다는 익명제보가 들어왔고 이에 대해 홍 주무관이 감사를 거부해 행안부 감사관실이 나서게 됐다”고 밝혔다. A. 난 감사를 거부한 적이 없다. 얼마 전 내가 속한 부서에서 노숙인 관련 업무·직원 생일축하 등 과정에서 라이터와 이어폰 등 사무용품을 구입한 것이 도(道) 감사에서 지적됐다. 일부 물품이 공무 용도로 구입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최종적으로 2건, 7200원이 사무관리비 용도 이외 비용으로 판명됐다. 당시 난 이 부분에 대해 성실히 감사에 임했고 담당자에게서 “수고했다”는 이야기까지 들었다. 이 건은 이렇게 마무리됐던 사안이다. 그걸 행안부에서 무슨 이유에서인지 갑자기 다시 들고 나와 “도 감사 결과를 인정하지 못하겠다”며 조사에 나선 것이다. 내가 감사를 거부했다는 것은 행안부의 거짓말이다.(이에 대해 행안부는 “이미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사안이기 때문에 더 이상 이 문제를 언급하지 않겠다. 다만 홍 주무관 조사 당시 7200원 건만 문제가 됐던 것은 아니다. 도 감사에서는 큰 문제가 없던 것으로 판명됐지만 익명 제보 내용을 살펴볼 때 다시 한 번 조사해 볼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기에 나섰던 것”이라고 밝혔다.) Q. 김 감사관은 “현재 홍 주무관이 휴대전화를 꺼둔 채 연가를 내고 잠적해 추가 조사를 하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A. 말도 안 된다. 나는 잠적하지 않았다. 지금도 집에 잘 있다. ‘갑질감사’로 생긴 충격 때문에 신경정신과 치료를 받고자 병가를 낸 것 뿐이다. 휴대전화를 꺼놓은 적도 없다. 정말로 나를 조사해야 한다면 문자 메시지라도 하나 남겨서 답신을 요청해야 하는 것 아닌가. 행안부의 언론플레이 때문에 주위 사람들은 내가 뭔가 캥기는 게 있어서 뒤로 숨었다고 의심한다. 혹은 신변을 비관해 극단적 선택을 하려는 것 아닌가 우려도 한다. 행안부가 면피를 위해 나를 두 번 죽이려는 것 같아 화가 난다. 논란 이후 행안부는 단 한 번도 나에게 만나자고 직접 연락한 적이 없다. 행안부에 통신내역 대질을 요구한다. 지금이라도 좋으니 언제든 만나서 얘기하자. 제발 내 휴대전화로 연락 좀 해라.(확인 결과 행안부는 홍 주무관에게 직접 전화나 문자메시지를 보낸 적이 없었다. 고양시 김모팀장을 통해 간접적으로만 몇 차례 면담 의사를 전달했다. 행안부는 “홍 주무관이 감정적으로 격해질 수 있어서 그랬다. 이런 경우에는 당사자에게 직접 연락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고 해명했다.) Q. 행안부는 “몇 차례 고양시청을 찾아갔지만 그때마다 홍 주무관이 면담을 피했다”고 주장한다. A. 행안부 감사관실의 행태가 이해되지 않는다. 정말로 날 만나고 싶다면 나에게 먼저 연락해서 상황을 설명하고 시간과 장소를 정해야 하는 것 아닌가. 처음 갑질논란 기사가 나간 다음날인 4일 행안부 직원들이 아무 연락도 없이 다짜고짜 고양시청에 찾아와 나를 만나겠다고 했단다. 그때 나는 이번 일로 생긴 스트레스 때문에 병원 진료를 받고 있어 그 자리에 못 갔다. 이틀 뒤인 6일에도 김 팀장을 통해 나를 만나고 싶다고 연락이 와 병가 중에도 시청에 출근해 이들을 기다렸다. 그런데 면담장소에 노조 사무국장을 데려 가겠다고 하니 “그럼 다음에 보자”며 일방적으로 약속을 취소하고 가 버렸다. 정말 나와 면담할 의사가 있기는 한 것인지 행안부에 되묻고 싶다. 그저 날 만나려 했다는 면피성 보고를 위한 행동 아닌가 싶다. 오히려 고양시 공무원노조에서 행안부에 면담을 요청하려고 수십차례 연락을 했지만 그쪽에서 일체 반응하지 않고 있다. 원하면 부재중전화와 문자메시지 전송 내역을 보여주겠다. Q. 지금 행안부에 가장 화가 나는 부분은 무엇인가. A. 행안부는 그간 갑질감사에 사과하고 진정성있는 재발방치 대책을 내놓으면 된다. 그런데 감사관실이 자기들 책임을 떠넘기고 제식구만 감싸려고 일을 자꾸 어려운 쪽으로 가져간다. 행안부는 설명자료 등을 통해 나를 마치 공금에 손을 댄 듯한 부패 공무원 이미지로 포장시켰다. 해당 자료를 작성한 감사관실 윤모 사무관에게 “해당 내용은 사실이 아니니 수정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알았다”고 대답만 할 뿐 지금껏 아무 조치도 없다. 또 이번에 물의를 일으킨 해당 조사관은 과거에도 여러차례 갑질논란으로 구설에 오른 인물이다. 행안부는 늘 그때마다 엄중조치와 재발방지를 약속했지만 이번 건을 봐도 알 수 있듯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공무원노조와 상의해 이런 부분들에 대한 법적 조치에 나설 생각이다. Q. 김부겸 행안부 장관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오늘 아침 ‘장관과의 대화’ 게시판에 글을 올렸다. 제발 김 장관이 내 글을 꼭 읽어줬으면 한다. 사실을 더하거나 빼지 말고 있는 그대로 봐 달라는 것이다. 같은 공무원끼리 ‘누워서 침뱉기’ 식으로 싸우는 현실이 부끄럽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관가 블로그] “갑질 감사”vs“일방 주장”… 행안부 감사 진실게임

    [관가 블로그] “갑질 감사”vs“일방 주장”… 행안부 감사 진실게임

    “車 안에서 굴욕 조사… 시청선 몸수색” “공금 편취 제보 확인 과정 오해 생겨” 조사관은 감사 배제… 주무관은 잠적행정안전부가 최근 ‘갑질 감사’ 논란으로 발칵 뒤집혔습니다. 경기 고양시 공무원이 행안부 조사관으로부터 인권침해 수준의 감사를 받았다고 폭로했기 때문입니다. 한쪽에서는 “행안부가 지방자치단체 관리 감독 권한을 악용해 악습을 자행했다”고 주장합니다만, 다른 쪽에서는 “개인의 일방적 주장만 듣고 섣불리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반박합니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습니다. 지난 1일 경기 고양시 시민복지국 소속 A주무관이 시청 내부게시판에 “행안부 B조사관을 고발한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습니다. 지난달 30일 A주무관은 “시청 주차장 공터로 나와 달라”는 행안부 직원의 전화를 받고 나갔다가 조사관 2명이 탄 개인 차량에서 약 1시간 30분 동안 굴욕적인 취조를 당했다고 밝혔습니다. B조사관은 “이미 우리가 확보한 자료만으로도 (당신을) 끝내버릴 수 있다”면서 “부당하게 사무관리를 집행한 사실을 하나도 빠짐없이 다 적으라”고 윽박질렀습니다. 또 감사 업무와 관계없이 가정사와 자녀 문제, 결혼 생활도 캐물었습니다. A주무관은 공무원을 사칭한 범죄자들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경찰에 신고했는데, 이것이 빌미가 돼 또다시 괴롭힘을 당했다고 합니다. 이튿날 문제의 행안부 조사관들이 A주무관을 찾아와 경찰 신고를 비난하며 시청 감사팀에 소지품 검사와 몸수색을 지시했다고 합니다. A주무관의 하소연은 지역 사회에 큰 파문을 일으켜 ‘행안부 갑질 감사’가 도마에 올랐습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B조사관의 구속을 요구하는 청원글이 게재됐습니다. 행안부는 부랴부랴 해명에 나섰습니다. “지난 7월 행안부 익명 비리 제보방에 A주무관의 공금 편취 의혹에 대한 제보가 들어왔다. 일부 사실이 확인되자 A주무관이 감사 거부에 들어갔고, 결국 조사관 2명이 직접 찾아가 그에게 확인서를 받는 과정에서 마찰이 생겼다”는 설명입니다. 현재 B조사관은 감사 업무에서 배제돼 대기 발령 상태이며 경찰 수사도 받고 있습니다. 행안부는 6일 앞으로 조사관의 신분을 명확히 밝히고 개인 차량 등에서 조사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의 개선 방향을 발표할 계획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날 A주무관이 휴대전화를 꺼놓은 채 잠적하면서 행안부의 긴급 발표가 취소됐습니다. 현재 A주무관과 B조사관의 진술이 180도 달라 A주무관에 대한 추가 조사와 사실 확인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행안부는 A주무관에 대한 비위 여부도 조사하기 위해 경기도에 제보 내용을 이첩했습니다. 과연 갑질 감사 논란의 진실은 무엇일까요. 시간이 좀더 지나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이번엔 고위관료 폭로 “각료들, 트럼프 축출 시도”

    이번엔 고위관료 폭로 “각료들, 트럼프 축출 시도”

    “푸틴·김정은에만 호감… 동맹엔 무관심” 트럼프 “가짜” 격노… 기고자 색출 나서 펜스·폼페이오 “난 아니다” 서둘러 부인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현직 고위 관료가 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기고한 익명 칼럼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불안정성 때문에 내각 내부에서 그를 대통령에서 축출하려 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고자를 향해 ‘반역죄’를 언급하는 등 ‘분노의 트윗’을 쏟아냈고 백악관은 익명의 기고자 색출에 나섰다. 전날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WP) 부편집인이 곧 펴낼 신간 일부를 공개해 백악관의 적나라한 난맥상을 폭로한 데 이어 고위 관료가 대통령의 리더십 문제를 정면 제기한 것이어서 일파만파의 파장이 일고 있다. 이날 NYT에 게재된 ‘나는 트럼프 행정부 내 저항 세력의 일부’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익명의 관료는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은 충동적이고 적대적이며 비효율적”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불러올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백악관과 행정부의 당국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충동적 방식 때문에 마지막까지도 어떤 결정이 내려질지 예상하기 어렵다”면서 “대통령이 불과 일주일 전 내렸던 결정을 뒤집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런 불안정성 때문에 출범 초기 내각에서는 대통령을 제거하는 절차가 담긴 수정헌법 25조가 거론됐다”면서 “그러나 누구도 헌법상 위기를 불러오고 싶지 않았고 대통령 퇴임까지 행정부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도록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수정헌법 25조에 따르면 장관들의 과반수가 대통령의 직무수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면 의회 표결을 거쳐 부통령이 대통령직을 승계할 수 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 후보로 당선됐지만 자유 시장, 국민의 자유 등 보수의 가치에 친밀감을 보이지 않았고 비판적인 언론을 ‘국민의 적’으로 규정했다”면서 “무엇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대통령의 도덕 관념 부재”라고 질타했다. 이 관료에 따르면 현 행정부는 ‘투트랙 대통령직’으로 작동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는 호감을 드러내고 동맹에는 별 관심을 드러내지 않을 때 행정부의 나머지 인사들이 다른 트랙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익명의 기고자 신원을 둘러싼 추측이 나오는 가운데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나는 아니다’라고 서둘러 부인했다. 펜스 부통령 대변인 재러드 아젠은 6일 오전 트위터에서 “펜스 부통령은 자신의 칼럼에는 이름을 밝힌다”고 전했다. 인도를 방문 중인 폼페이오 장관도 “나는 기고자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CNN은 유력한 후보로 돈 맥간 백악관 법률고문을 꼽았다. 이 밖에 댄 코츠 국가정보국장, 켈리앤 콘웨이 선임고문, 세라 허커비 샌더스 대변인, 존 켈리 비서실장, 마이크 펜스 부통령 등 최측근뿐 아니라 퍼스트 레이디 멜라니아도 포함됐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불법 이민자 단속합니다!” 케냐, 중국 방송국 강제 수사 논란

    “불법 이민자 단속합니다!” 케냐, 중국 방송국 강제 수사 논란

    케냐 정부가 불법 이민자를 단속하는 데 지나친 공권력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AFP통신은 5일(현지시간) 케냐 경찰이 불법 이민자 단속의 일환으로 수도 나이로비에 있는 중국 국영방송사 CGTN의 아프리카지사를 강제로 수사하는 동안 기자 여러 명을 잠시 구금했었다고 한 직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SNS상에서는 관련 영상이 확산했으며 현지 방송사들도 소식을 전했다. 공개된 영상에는 강제 수사로 어수선해진 방송국 내부 모습은 물론 경찰관들이 체포한 직원들을 차량에 밀어 넣는 모습도 담겼다. 이들 경찰관은 중국인 기자들 말고도 외국인 기자들에게도 여권 제시를 요구하고 응하지 않으면 경찰서로 연행했다. 현장에 있었던 한 외국인 기자는 익명을 요구하며 “그들은 자동소총을 가지고 있었다”며 “무서웠다”고 당시 심경을 토로했다. 이번 사건에 대해 조지프 보이네트 케냐 경찰청장은 불법 이민자 단속의 일환으로 CGTN를 강제 수사한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나이로비 라디오 방송국 캐피탈 FM과의 인터뷰에서 “서류에 문제가 없는 것을 확인했으므로 CGTN에서 구속했던 외국인은 모두 석방했다”고 말했다. 한편 주케냐 중국 대사관은 성명에서 중국인 13명에게서 도움을 요청하는 전화를 받았다고 발표했다. 이 중 8명이 CGTN 직원이며 나머지 5명은 CGTN 아프리카지사가 있는 건물에서 일하던 중국인들이었다. 중국 대사관은 비슷한 사례가 최근 여러 차례 일어나고 있다면서 케냐 측에 외교 루트를 통해 우려를 표명했다. CGTN은 중국의 국영 영어방송으로 나이로비는 물론 미국 워싱턴 등에 주요 거점을 두고 전 세계에 프로그램을 방영한다. 케냐는 지난달까지 모든 외국인에게 60일의 유예 기간을 주고 체류 허가 갱신을 요구했으며 기간 종료 후부터는 불법 체류자를 단속하고 체포하기 시작했다. 체류 허가 갱신에는 번거로운 절차가 필요해 길게는 8시간 정도 걸릴 수도 있다. 케냐 내무부도 지난주부터 일반 시민들이 불법 이민자들을 신고할 수 있는 핫라인을 개설하고 운용 중이다. 국제 인권단체 국제 앰네스티의 세이프 메이건고 지역 담당 부책임자는 지난 1일 케냐 정부의 조치에 대해 “매우 우려할 만한 사태”라고 지적하면서도 “외국인 근로자나 난민, 망명 희망자들에 대한 배타주의에 불을 붙일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사진=현지 방송 캡처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지지율 하락에 노비촉 암살시도 증거까지... 푸틴 ‘내우외환’

    지지율 하락에 노비촉 암살시도 증거까지... 푸틴 ‘내우외환’

    영국이 노비촉 암살 시도 사건 용의자로 러시아 정보장교 2명을 특정해 기소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러시아를 응징하겠다고 공표했다. 연금개혁안에 대한 러시아 국민들의 저항에 부딪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번 사건까지 맞물리면서 이중고를 겪게 됐다. 영국 검찰은 5일(현지시간) 러시아인 알렉산드르 페트로프와 루슬란 보쉬로프를 살인공모와 살인미수, 화학무기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한다고 발표했다. 페트로프와 보쉬로프는 영국에 기밀을 넘긴 혐의로 고국 러시아에서 복역하다가 풀려난 전직 러시아 이중간첩 세르게이 스크리팔과 그의 딸 율리야를 신경안정제 노비촉으로 암살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유죄 선고를 받아낼 충분한 증거를 제공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메이 총리는 이날 하원에서 “우리는 정보당국의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검찰이 지명한 두 명이 러시아군 정보기관인 총정찰국(GRU) 소속 장교라고 결론 내렸다”면서 “이것은 허가받지 않은 작전이 아니었다. 러시아 정부 최고위층이 승인한 것이 거의 확실하다”며 사실상 푸틴 대통령을 겨냥했다. 메이 총리는 “동맹국과과 함께 GRU의 위협에 대응하겠다. 우리 안보기관이 가진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영국 더타임스는 익명의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메이 총리가 언급한 ‘수단’에는 사이버전쟁이 포함될 것이 확실시된다고 보도했다. 내부 통신망 교란, 금융제재 등도 동원한다. GRU의 첩보활동을 지원하는 러시아 기관, 기업들도 영국 당국의 작전 대상이 된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영국의 발표와 관련 “언론에 공개된 이름과 사진은 우리에게 아무 의미도 없다”면서 혐의를 부인했다. 그는 이어 “영국이 공개적 비난과 정보 조작에서 벗어나 (양국) 수사당국 채널을 통한 실질적 협력을 이행하기를 다시금 촉구한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푸틴 대통령의 스파이가 푸틴 대통령에 상처를 입혔다”면서 “이번 작전은 완전한 실패다. GRU가 살해하려 한 스크리팔과 그 딸은 살아남았으며, 우연히 노비촉에 노출된 민간인만 사망했다. GRU가 그동안 크렘린에 가져다준 이익보다 훨씬 큰 피해를 안겼다”고 평가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내 차 가로막은 구급차에 이런 메모와 지폐 남길 수 있나

    내 차 가로막은 구급차에 이런 메모와 지폐 남길 수 있나

    구급 호출에 응하느라 자신의 자동차 앞을 가로막은 구급차 유리창에 이런 쪽지와 함께 10파운드(약 1만 4400원) 지폐를 남겨둔 이가 있다. ‘내 앞길을 가로막으셨군, 걱정 마삼. 짬 날 때 커피나 한잔 사드삼 XXX’ 영국 켄트주의 파버섐에서 구급차 응급요원으로 일하는 개리 터를리와 동료들은 지난 1일(이하 현지시간) 응급 호출에 응했다가 익명의 기부자가 남긴 쪽지를 발견했다. 터를리는 “진짜 용기를 얻게 되고 휴머니티에 대한 믿음을 회복하게 된다”고 털어놓았다. 사실 부정적인 표현들로 가득찬 문구들이 유리창에 끼워져 있는 것이 다반사다. 그는 불행하게도 그런 반응들을 듣는 것이 긴급 출동하는 자신들의 숙명이라고 느낀다. 터를리는 “가급적 환자를 빨리 모셔와야 하는데 길을 조금 가로막지 못하거나 주차할 넓은 공간을 찾지 못해 헤매곤 한다”며 그날 따라 아주 바빴고 애달픈 사연들이 많아 마음이 좋지 않았는데 지폐와 쪽지를 남긴 사람 때문에 마음의 위안을 찾을 수 있었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BBC는 이 소식을 전하며 영국 전역의 앰뷸런스 출동 서비스들은 덜 우호적인 반응도 경험한다고 전했다. 지난 2월 스토크 온 트렌트에 출동한 한 응급차에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담은 메모를 남긴 여성은 나중에 잘못을 인정하고 120파운드(약 17만 3300원)의 벌금과 함께 피해자에게 보상을 하라는 법원 판결을 받았다. 또 지난해 웨스트미들랜드주의 응급요원들은 “사람 목숨을 구하는지 모르겠으나 이 따위로 멍청하게 주차해 내 앞길을 막으면 안되는 거야”라고 적힌 메모를 발견하기도 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최강욱의 법과 사람 사이] 그땐 그랬지

    [최강욱의 법과 사람 사이] 그땐 그랬지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는 말이 있다. 창의력은 서로 다른 것을 연결·편집하는 것을 의미할 뿐 완전히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능력이 아니라는 것이다.마차의 양쪽 바퀴를 이어 주던 축간거리가 오늘 우리가 타는 철도의 궤도 폭으로 이어지고, 이집트 채석장부터 피라미드까지의 이동로가 복선철도의 폭과 비슷한 15미터를 유지한다는 것, 로마가 만든 최초의 고속도로 아피아가도의 폭이 4미터 내외의 폭을 갖는 왕복 마차도와 인도를 구분한 것 모두 현재까지 이어지는 문명의 유전자를 보여 준다. 어쩌면 익숙한 것을 지키려는 보수적 성향이 인류의 본능인 것이다. 그렇다 해서 세상이 늘 그대로인 것은 아니다. 인류 문명의 발전에서 보듯 과거에 갇혀서는 진보도 없다. 마차 폭은 유지될망정 말이 끄는 마차보다 내연기관을 갖춘 자동차가 인류의 발전과 편익을 증진시킨 것처럼 말이다. 이처럼 개인도, 조직도, 그리고 국가도 주변 환경에 대응해 매일매일 변신하고 적응해야 생존하고 발전한다는 것은 역사가 입증하는 만고의 진리다. 그렇다면 우리는 얼마나 발전하고 어떻게 변했을까. 한때 세상을 뒤흔들던 격렬한 논쟁은 지금 우리 주위에 어떻게 정착됐는지 살피는 것이 앞날의 교훈이 될 것이다. 때로는 정부 정책의 변경으로, 때로는 법원의 판결로, 또 헌법재판소의 결정으로 정리됐던 일들은 그때마다 격렬한 반대론을 넘어서야 했다. 남자를 통해서만 승계되던 호주제는 2005년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폐지됐다. 당시 유림은 “호주제 폐지는 사회 혼란과 가정 파괴를 초래하는 중대한 원인이 될 것”이라고 성토했다. 1997년 동성동본 간의 결혼을 금지한 민법 조항과 2005년 아버지의 성만을 따르는 부성(父姓)주의 또한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폐지되기 전에도 반대론을 펼치며 “민족의 근본인 정통 가족제도를 말살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었다. 2008년 촛불시위 이후 제기된, 야간집회를 금지했던 집시법에 대한 위헌심판 과정에서 법무부와 경찰청은 “야간의 익명성, 군중심리를 고려할 때 과격 폭력집회로 변질되기 쉽다”는 이유를 들어 강력히 반대했다. “우리나라는 시민들의 법치의식이 떨어져 질서 유지가 어렵다”고 국가의 편을 든 참고인도 있었다. 그러나 평화적 촛불시위는 세계의 찬사를 받는 시위문화로 완전히 정착됐다. 병 복무기한 단축 문제는 어떤가. 1948년 국군 창설 당시 법적 복무 기간은 육군 2년, 해군 3년이었다. 휴전 후에는 의무복무 기간이 3군 모두 36개월로 정해졌다. 이후로도 육군의 복무는 점차 33개월, 30개월까지 줄어가다 1·21 사태 후 다시 36개월로 연장됐다. 하지만 그 후 다시 30개월, 26개월, 24개월, 21개월로 차차 줄더니 이제는 국방 개혁의 일환으로 18개월이 됐다. 그때마다 안보를 중시한다는 이들은 병력이 줄고 숙련도가 떨어지며 직업군인으로 대체할 경우 예산 부담이 늘어나 결국 국민들에게 피해가 전가된다는 주장을 펼친다. 전투경찰의 경우를 보자. 후방의 신속한 대간첩작전의 필요성을 이유로 1971년 창설됐지만, 1980년대 초부터는 국가 중요시설 경비, 집회·시위 관리 등 치안 업무에도 투입돼 위헌 시비가 끊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안보와 치안질서 유지, 예산 절감을 앞세워 위헌 주장이 무시되기 일쑤였던 것이다. 이 점은 병에 대한 영창 처분에도 마찬가지였다. 지금도 특정 종교에 대한 거부와 대체복무제에 대한 비판을 동일시하는 경우는 물론 차별금지법 제정 과정에서 비롯된 성적 소수자의 인권 문제를 두고 등장한 동성애 및 에이즈 조장 논란, 제주로 들어온 예멘 난민을 향해 발생한 각종 괴담에서 보는 외국인에 대한 편견과 할랄푸드를 둘러싼 이슬람교 확대에 대한 논란에 이르기까지 아직 우리 사회가 논의하고 정리해야 할 주제는 많다. 하지만 분명 명심해야 할 일이 있다. 세상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내세우는 반대론은 언젠가 분명히 시대착오적인 기우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입증된다는 점이다. 희망을 놓지 말자.
  • 오스트레일리아 아닙니다…오스트리아 들판에 캥거루 출현

    오스트레일리아 아닙니다…오스트리아 들판에 캥거루 출현

    오스트리아 국민들은 유럽 중앙에 있는 자기 나라를 종종 호주(오스트레일리아)로 착각하는 사람들 때문에 불만을 호소해 왔다. 두 나라는 무려 1만4000㎞나 떨어져 있지만, 이름을 착각한 관광객들이 오스트리아에 와서 캥거루를 찾는 일이 빈번했기 때문이다. 이에 이 나라에서는 ‘오스트리아에는 캥거루가 없다’고 쓰인 그림엽서까지 기념품으로 팔리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최근 오스트리아 북부 지역에서 캥거루 한 마리가 야외에서 뛰어다니는 모습이 목격돼 화제가 되고 있다. 4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1일 오스트리아 북부 작은 마을 키르키스샤르크(Kirchschlag) 근처 숲과 목초지에서 캥거루 1마리가 목격됐다. 실제로 인스타그램 등 SNS상에는 해당 지역에서 촬영했다는 캥거루 영상이 공개돼 주목을 받기도 했다. 경찰은 해당 지역에서 몇몇 주민으로부터 캥거루를 목격했다는 신고가 있었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찰관은 “믿기지 않겠지만 사실”이라고 말했다. 현지 라디오 방송사는 루스 케스트너라는 이름의 한 남성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가족과 함께 차를 타고 도로 옆을 지나다 이 동물을 봤다”면서 “들판에 앉아있던 동물은 진짜 살아있는 캥거루였다”고 말했다. 현재 경찰은 문제의 캥거루가 어디서 왔는지 탐문 중이며, 개인이 소유하던 것이 탈출했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보고 있다. 주변에 있는 모든 동물원에서는 캥거루가 사라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문제의 캥거루는 비교적 추운 날씨에도 잘 견디는 나무 캥거루의 일종인 베넷 캥거루일 수도 있다고 현지 동물원의 한 전문가는 밝혔다. 한편 오스트리아 북부에서 이런 유대류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5년에도 캥거루가 목격됐는데 인근 독일에서 탈출한 애완 동물로 드러난 바 있다. 사진=현지 경찰(왼쪽), 인스타그램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여기는 중국] 발암 물질로 건설된 알리바바 기숙사…직원 사망 충격

    [여기는 중국] 발암 물질로 건설된 알리바바 기숙사…직원 사망 충격

    알리바바(Alibaba)에서 제공한 직원 기숙사에서 독소에 중독돼 사망한 37세 남성의 사연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베이징 출신의 사망자 왕 씨는 지난 4월 알리바바와 근로계약을 맺고, 항저우에 소재한 직원용 기숙사에 입주한 뒤 2개월여 만에 사망한 사실이 드러났다. 그의 사망 원인은 포름알데히드 중독에 의한 백혈병이었다. 2세 자녀와 아내는 베이징에서 거주, 왕씨 홀로 항저우 직원용 기숙사에 입주한 바 있다. 피해자 왕 씨가 알리바바 취업 직후 사망하자, 그의 가족들은 사망원인이 회사 측에 있을 것으로 짐작하고 그가 살던 기숙사를 찾았다. 문제는 그가 거주했던 기숙사 동료들 역시 해당 시설 입주 직후 크고 작은 질병을 얻어 퇴사한 사례가 상당했다는 점이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왕 씨의 아내는 해당 사건이 발생한 항저우 시 공안국에 알리바바에서 제공하는 시설물에 대한 조사를 의뢰, 공동 기숙사 벽면, 바닥재 등의 건축자재에서 ‘포름알데히드’ 등 독극물의 농도가 기준치의 10배 이상 검출된 것을 확인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결국 회사에 입사한 지 불과 2개월 만에 업체가 제공한 숙소에서 배출된 포름알데히드에 무방비하게 노출된 피해자 왕 씨는 급성 백혈병과 임파구계암 등 복합적인 질병을 얻어 사망하게 된 셈이다. 사망자 왕 씨는 해당 시설에 입주한 뒤 2주 후부터 이유 없이 코피가 흐르고 열이 나는가 하면 얼굴이 창백해지는 등의 증상을 호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해당 지역 언론 보도에 따르면, 알리바바 측은 직원용 기숙사 시설을 건축한 뒤 5일이 채 지나지 않은 상태에서 무분별하게 신입 직원을 대상의 거주물로 다수의 건축물을 임대해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중국 암등기 보고서’ 통계에 따르면, 건축 또는 신규 인테리어 공사를 마친 시설물의 경우 실내 공기 중 포름알데히드 오염 농도는 기준치의 약 5~7배 이상 높게 측정된다. 특히 주택 인테리어 공사를 위해 친환경 재료를 활용한 경우에도 최소 6개월 이상 실내 통풍을 지속할 것을 권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알리바바 측이 제공한 기숙사 시설의 경우 빠르면 5일, 늦어도 건축된 지 일주일 내에 모든 시설물이 직원에 제공됐다는 점이다. 피해자 왕 씨의 가족들은 자신들의 사례와 같이 회사 측에서 제공하는 숙소로 인해 질병을 얻은 직원의 숨은 사례가 더 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사망자 왕 씨의 아내는 그가 사망한 항저우 시 법원에 사건을 의뢰, 알리바바 측에 의한 사망과 피해 보상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소송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가 심각해지자 최근 알리바바 측은 직원용 기숙사 시설에 대한 전면 조사를 실시, 숙소 시설을 전문으로 관리하는 품질관리부서에 의한 공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은 시중에 떠도는 ‘완공 후 5~7일 내에 분양 완료’라는 설은 소문에 불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알리바바 소속 품질관리부서 측은 “건축물 완공 후 최소 28일 이상 통풍, 환기 등의 과정을 거친 채 기숙사로 활용해오고 있다”면서 “회사가 제공한 기숙사 시설에서 배출된 독소에 의한 중독 또는 사망 등의 문제는 발생할 수 없는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회사에서 직원용 기숙사 시설에 사용하는 대부분의 건축 자재는 인간에게 무해한 재료이며, 불합격된 재료로는 건축 자재 사용 자체가 불가능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탓에 건축물 오염에 의한 사망설은 지나친 추측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반면, 이 같은 변론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사내 직원 A씨는 “회사가 직접 진행한 기숙사 시설에 대한 전면 조사 결과는 신뢰할 수 없다”면서 “불과 2년 전에도 이와 유사한 사건이 발생한 바 있으며, 당시에는 회사에서 제공한 숙소에서 생활하던 임신한 직원이 백혈병에 걸리며 낙태 후 퇴사하는 사례를 직접 목격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 측이 주장한 건축물 자재에 합격증을 갖춘 친환경 재료를 주로 사용한다는 평가에 대해서도 입을 열였다. A씨는 “회사가 자재 선택부터 관리, 감독의 전 과정을 아우르는 친환경 소재 여부 검사가 과연 의미가 있겠느냐”면서 “합격증 역시 회사에서 발부하는 것으로 회사의 주장은 신뢰할 수 없다”고 반론했다. 한편, 포름알데히드는 WTO가 규정한 1급 발암물질로, 실내 공기 중 포름알데히드의 함유량이 안전기준치는 입방미터당 0,1mg이다. 기준치를 초과할 경우 인간의 폐와 혈액 등의 손상은 빠르게 진행되며, 특히 인후암, 백혈병 등에 걸릴 위험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포름알데히드는 어린이 백혈병 환자의 약 90%가 이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는 등 백혈병의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 바 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라이프’ 이동욱 VS 조승우 서로를 향해 꺼내든 칼날

    ‘라이프’ 이동욱 VS 조승우 서로를 향해 꺼내든 칼날

    ‘라이프’ 상국대학병원이 폭풍처럼 몰아치는 진실에 흔들리고 있다. 3일 방송된 JTBC 드라마 ‘라이프(Life)’에서는 연달아 초강수를 던진 예진우(이동욱 분)와 구승효(조승우 분)의 팽팽한 대립이 한 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치밀한 전개를 빚어냈다. 국회의장 특수활동비 유용 사건의 내부고발자 이정선의 죽음에 얽힌 진실이 밝혀지면서 상국대학병원의 혼란은 깊어졌다. 오세화(문소리 분)는 연락이 두절된 채 사라졌고, 언론은 결과가 뒤집힌 이유를 찾느라 바빴다. 기우이길 바랐던 일도 현실로 닥쳐왔다. 화정그룹 내 입지가 위태로워진 구승효는 예진우, 주경문(유재명 분), 오세화, 이노을(원진아 분)의 면직 처리를 지시했다. 이에 예진우는 “가만히 있으면 사장님에 대한 예의가 아니지. 해보자는데 해줘야죠”라며 의지를 불태웠다. 고민 끝에 예진우와 주경문은 강력한 수를 던졌다. 총괄 사장 파면 해임 발의를 촉구하기로 한 것. 단상 위에 오른 예진우는 총괄책임 직위 해제에 관한 조례 중 총괄책임자가 직무에 관해 부정행위를 했고, 의료진을 임의로 파면할 수 없다는 강령을 위반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경영진의 전횡을 더 이상 묵과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재단을 상대로 싸우자는 전면전 선포였다. 더는 가만있을 수 없다는 의견과 무슨 수로 싸우냐는 현실론이 팽팽하게 대립했다. 해임안 발의로 중지가 모이자 김태상(문성근 분)이 나섰다. 무기 정직 중임에도 오세화를 대신해 권력의 틈을 파고들려는 행동이었다. 무기 정직 처분을 받은 부원장은 자격이 없다고 막아선 예진우는 병원장 결선 투표 차득표자인 주경문을 부원장으로 추천했다. 결국 폭발한 김태상은 “이놈이 나를 심평원에 몰래 가져다 찌른 놈이야”라고 폭로했다. 구승효를 위기로 내몰려던 순간 뜻밖의 진실이 드러나며 예진우에게도 위기가 찾아왔다. 본격적으로 맞붙은 예진우와 구승효의 대결은 물러설 곳 없는 팽팽한 몰입감을 자아냈다. 익명의 힘을 빌려 진실을 밝혔던 예진우는 당당하게 앞에 나서며 진실의 책임을 짊어졌다. 담담하고도 결의에 찬 눈빛으로 해임안 발의를 촉구하는 예진우에게서 달라진 무게감이 엿보였다. 화정그룹 내 입지에 위기를 맞은 구승효는 자신의 능력을 재입증하기 위해 면직이라는 초강수로 맞섰다. 벼랑 끝에 내몰린 이들의 전면전은 더욱 날카로운 대립으로 흡인력을 조율했다. 앞서 안개 속에 숨겨져 있던 진실은 긴장감의 절정에서 폭발적인 위력을 발휘했다. 부검을 설득하며 이정선 죽음에 얽힌 진실을 밝히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예진우 역시 김태상을 국민건강보험심사평가위원회에 제보한 내부고발자임이 폭로되며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전개가 펼쳐졌다. 각자의 신념과 이해관계에 따라 바뀌는 의료진의 입장과 상황에 따른 대응이 상국대학병원에 휘몰아칠 또 다른 국면을 예고하며 몰입감을 높였다. 한편 ‘라이프’ 14회는 이날(4일) 오후 11시 JTBC에서 방송된다. 사진=JTBC 연예팀 seoulen@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