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이회창
    2026-01-01
    검색기록 지우기
  • 코로나
    2026-01-01
    검색기록 지우기
  • 무역 전쟁
    2026-01-01
    검색기록 지우기
  • 정용화
    2026-01-01
    검색기록 지우기
  • 도서(책)
    2026-01-01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9,143
  • 과학벨트, ‘제2 세종시’ 되나

    과학비즈니스벨트 입지 선정 문제가 또다시 정치 쟁점화할 조짐이다.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지난 16일 “대통령이 약속한 것인데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하면 책임도 대통령이 지겠다는 것”이라고 언급한 데 따른 것으로, 정치 세력별로 엇갈린 해석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친박근혜(친박)계 의원들은 한목소리로 “공약 이행은 대통령 몫이라는 원론적 언급일 뿐 정치적 의도는 없다.”고 강조한다. 친이명박(친이)계 의원 상당수도 “특별한 정치적 의도가 담긴 것은 아니다.”고 선을 긋고 있다. 그러나 친이계 일부에서는 박 전 대표가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세종시에 이어 과학벨트 문제로 충청권에서 입지를 다지려는 포석 아니냐는 의구심도 갖고 있다. 한 친이계 의원은 “유력한 대선후보이니 표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고, (이번 발언은) 충청과 대구·경북 모두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과학벨트는 충청 입지, 신공항은 대구·경북 입지를 사실상 지지하겠다는 의도가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충청 몫 지명직 최고위원이자 친박계인 박성효 최고위원이 “박 전 대표에게 (16일 국회를 빛낸 바른 언어상 시상식에서 수여한) ‘으뜸 언어상’이 아니라 ‘옳은 말씀상’을 드려야 한다.”고 반긴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충청권 민심 잡기에 나서고 있는 야당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기는 마찬가지이다. 앞서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당 핵심 기반인 호남에서 “과학벨트는 충청으로 가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했고,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는 과학벨트 충청권 유치를 위해 청와대 앞에서 시위까지 벌였다. 이렇게 공을 들이고도 정작 과실은 지난해 세종시 수정안 논란 때처럼 박 전 대표가 챙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떨치기 쉽지 않은 탓이다. 선진당 관계자는 “과학벨트가 제2의 세종시가 될 수도 있다.”면서 “다만 박 전 대표가 충청권에 과학벨트를 줘야 한다고 하면 영남권이 돌아설 수 있어 더 나아가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역대 정치계보와 차이

    친박근혜계는 역대 정치 계보들과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우선 형성 과정에서 보면 다른 계보들에 비해 ‘박근혜’라는 사람만을 중심으로 모인 성격이 강하다. 정치 계보의 양대산맥을 이뤘던 상도동계와 동교동계는 각각 김영삼(YS) 전 대통령과 김대중(DJ) 전 대통령을 중심으로 했지만 ‘민주화’라는 가치를 공유하며 형성됐다. YS와 DJ가 야권에서 민주화 투쟁을 할 당시부터 동고동락하는 ‘동지’들인 셈이다. 구성원의 대부분은 YS와 DJ가 직접 발탁한 정치 신인인 경우가 많았다. 특히 두 계보는 영남과 호남을 바탕으로 형성됐다. 이에 대해 친박계 구상찬 의원은 “양 김 시대에는 지역감정 때문에 계보에 참여하는 데에도 지역적 제한이 있었을 것”이라면서 “반면 친박계는 지역과 연령을 불문하고 자발적으로 형성됐다.”고 평가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인 친노 그룹의 경우 가치와 철학, 노선이 무엇보다 중요시됐다. 노 전 대통령 자체가 비주류였기 때문에 정치인들로 구성된 계보도 없었다. 노 전 대통령이 가진 비전에 대해 함께 논의하고 가치를 공유했던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모였고 그들이 참여정부에서 각각 역할을 했다.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과 같은 팬클럽도 활성화됐다. 명지대 신율 교수는 “친박계는 역대 계보들에 비해 사람 중심으로 모인 성향이 강하다.”면서 “이념이나 가치가 아닌 사람 중심의 조직은 내부 결속력은 강하지만 뚜렷한 명분과 가치가 없는 한 국민적 공감대를 얻을 돌파력을 갖기는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역대 여권에서 측근들을 중심으로 가신그룹이 있었지만 박 전 대표에게 이런 사조직이 없는 것도 특징이다. 노태우 정부의 월계수회(박철언), 김영삼 정부의 민주산악회(최형우)·나라사랑운동본부(김현철·서석재), 김대중 정부의 새시대 새정치 연합청년회(김홍일), 이명박 정부의 안국포럼(정두언·이춘식)·선진국민연대(박영준·김대식) 등으로 이어지는 사조직들은 주로 지도자의 측근들을 중심으로 형성, 대선 승리의 1등 공신 역할을 했다.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도 측근들을 중심으로 한 부국 팀이라는 대선 비선 조직이 있었다. ‘노사모’의 경우에도 참여정부를 탄생시키는 데 역할을 했지만 자발적 팬클럽 모임이라는 점에서 다른 사조직들과는 차이가 있다. 박 전 대표도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을 비롯해 여러 팬클럽 모임을 갖고 있지만 이들이 실질적으로 정치력을 행사하지는 않는다는 차이점이 있다. 박 전 대표 자체가 계보 정치를 하지 말자는 뜻이 강하다는 게 측근 의원들의 설명이다. 박 전 대표의 비서실장을 지냈던 이성헌 의원은 “사조직을 구성한다는 것이 기본적으로 공천권 등 권력과 자금을 기초로 조직을 운영하는 것이고, 하나의 굴레가 되면서 개인의 참여 기회를 막을 수 있다는 불신감이 깊다.”고 전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北 남북 국회회담 제안 이후… 여야 엇갈린 반응

    북한의 남북 국회회담 제안에 여야가 엇갈린 회답을 내놓았다.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은 반대,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진보신당은 찬성 입장이다. 다만 반대와 찬성의 강도가 사뭇 다르다.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위원회와 최고인민회의는 최근 잇따라 남한의 각 정당과 국회에 서신을 보내 “의원이 북남관계 개선을 논의하자.”며 의원 접촉 및 회담을 제의했다. ●선진당 “어불성설… 수용 못해” 한나라당은 15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북한의 제의가 진정성이 없다고 결론 내렸다. 정옥임 원내대변인은 “천안함·연평도 도발을 논의할 군사회담 기회가 있었음에도, 북한의 태도를 보면 과연 진정성이 있는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대화할 준비가 돼 있지만 북한이 먼저 진정성을 보여줘야 한다.”고 밝혔다. 신지호·조전혁 의원 등은 반북단체들과 함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인 16일에 대북 전단(삐라)을 살포한다. 민주당의 입장은 약간 바뀌었다. 조선아태평화위원회의 서신이 당으로 전달된 지난 11일 이춘석 대변인은 “북한이 (먼저) 남북당국자 회담에 성실하게 임해 주기를 바란다.”며 소극적인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국회에도 북한의 서신이 전해지자 전현희 원내대변인은 15일 “남북대화가 교착상태에 빠져 있는 상황에서 국회회담이 개최되면 한반도 평화와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찬성 입장을 내놓았다. ●민노·진보신당 “추진 나서야” 자유선진당은 가장 완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이회창 대표는 “어불성설이고 수용할 가치가 없다.”면서 “국회가 북한 체제 내의 기구와 만나 정부가 대응하고 있는 남북경색에 대해 논의한다는 것은 월권 행위”라고 말했다. 남북 국회회담에 가장 적극적인 민주노동당은 “여야가 정파와 당리당략을 뒤로하고, 긴장을 해소하기 위해 허심탄회하게 회담 추진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북한의 조선사회민주당은 지난 2일 민노당에 별도로 국회 회담을 제안했고, 이정희 대표는 회담 성사를 위한 협의를 시작하자고 회신했다. 진보신당 조승수 대표도 “남한 정당에 이어 국회에 회담을 제의한 것은 단순한 공세가 아니라 대화를 절실히 원하기 때문”이라면서 “국회는 진지하게 고민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민주 “국회 등원… 영수회담은 거부”

    민주 “국회 등원… 영수회담은 거부”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13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민생을 위해 국회를 열겠다.”며 전격 등원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여야 영수회담에 대해서는 “청와대가 스스로 하겠다는 진정성이 없어 영수회담에 연연하지 않겠다.”며 거부했다. 민주당의 등원 결정으로 한나라당의 예산안 강행 처리 이후 국회가 두달여 만에 정상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정국 격랑은 곳곳에 예고돼 있다. 여야가 임시국회 의제를 놓고 첨예하게 부딪친다. 민주당의 영수회담 거부도 ‘대여(對與) 공세’ 성격이 짙다. 이날 여야 원내대표가 만났지만 국회 일정에 합의하지 못했다. 영수회담 무산에 대해 청와대와 민주당은 종일 설전을 벌였다. 민주당 측은 영수회담 논의 과정에서 이재오 특임장관의 ‘여야 3인 회동’ 제안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손 대표는 임시국회 의제와 관련, “민생법안 이외의 논의는 제외할 것”이라며 ▲구제역 대책 및 책임자 문책 ▲서민예산 챙기기 ▲남북 군사회담 무산 ▲친수법과 서울대 법인화법 수정 폐기 등으로 한정했다. ‘문책’, ‘추궁’ 등의 단호한 어조는 등원하더라도 정상화보다는 싸우겠다는 뜻을 대변한다. 영수회담에 대해서는 “청와대에서 의지가 없는데 굳이 매달릴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손 대표 측은 “지난주 금요일부터 청와대 정진석 정무수석이 연락을 끊었다. 정국 교착 상태를 풀려는 의지가 없는 것”이라고 전했다. 손 대표의 발표는 정국 주도권 선점을 위한 다중 포석으로 해석된다. 선명성을 부각시키면서 당 안팎의 리더십을 확보하려는 의지가 엿보인다. 등원 결정을 대표가 못 박아 버리면서 국회 등원을 둘러싼 당내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 청와대에 맞서 각을 세웠다. 이는 ‘만만치 않은’ 카운터 파트임을 각인시키려는 의도로 읽힌다. 영수회담 거부에 청와대의 책임을 물었지만 현실성과 실효성 등 두 측면도 고려한 듯하다. 국회 문제 해법을 청와대가 줄 수 없다는 인식이다. 이는 한 측근의 “기대하지 않았다.”는 말에서 드러난다. 이미 등원과 연계된 상태에서 영수회담을 하더라도 제1야당 대표의 위상을 세울 만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이에 대해 정진석 청와대 정무수석은 “청와대가 진정성이 없다고 하지만 지난해 연말부터 손 대표 측근과 만나 의제와 상관없이 영수회담을 추진해 왔다. 아쉽다.”면서 “등원 결정은 늦었지만 국회 정상화가 이뤄져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손 대표가 회동이 성사되지 않은 책임을 청와대에 전가하는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청와대 회동은 어떠한 경우에도 정략적 이용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 안형환 대변인은 “떼쓰기가 통하지 않자 영수회담을 무산시키고 대통령을 공격하는 것은 구시대 정치 행태”라면서 “손 대표가 영수회담을 정치적 입지 굳히기로 이용하려는 것이 잘 안 되자 화풀이를 하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등원 결정에 대해서는 “이제라도 국회가 열려 매우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측은 “영수회담 문제로 청와대와 3번 통화했고, 단 한번 만났다.”면서 “시기부터 꼬였다. 뒤집어씌우기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손 대표의 핵심 측근은 “영수회담이 진척되지 않자 이재오 특임장관이 박지원 원내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대통령과 손 대표,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가 3자 조찬 회동을 가진 뒤 대통령과 손 대표가 잠깐 만나는 게 어떠냐’고 제안했다. 이게 말이 되냐.”고 되물었다. 김성수·구혜영·이창구기자 koohy@seoul.co.kr
  • 선진당 “충청 과학벨트 공약 지켜라”

    자유선진당이 6일 청와대 앞에서 대규모 규탄대회를 열었다. 지난 1일 대국민담화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의 입지 선정을 백지 상태에서 하겠다고 발언한 것에 대한 반발이다. 이회창 대표와 권선택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와 당원 250여명은 오전 청와대 앞에서 규탄대회를 갖고 “대통령은 충청권에 과학벨트를 조성하겠다던 공약을 지키고 ‘공약 백지화’ 망언을 취소하라.’고 촉구했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약속을 지키고 대한민국을 일류 과학기술국으로 만드는 국가 지도자가 되느냐, 아니면 공약을 헌신짝처럼 짓밟는 어리석은 지도자가 되느냐의 갈림길에 서 있다.”고 주장했다. 선진당은 규탄대회를 마친 뒤 지난 대선 과정에서 이 대통령이 충청권에 과학벨트를 조성하겠다고 언급한 장면이 담긴 휴대용 저장장치(USB)와 ‘과학벨트의 충청 유치 촉구문’을 정진석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전달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여야 귀성인사도 “복지” “복지”

    여야 귀성인사도 “복지” “복지”

    여야 지도부는 설 연휴를 하루 앞둔 1일 서울역에서 귀성 홍보전을 벌였다. 최근 화두로 떠오른 개헌·복지 이슈와 관련, 여야는 저마다 지지 여론을 끌어모으기 위해 총력전을 벌였다.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는 오후 서울 서울역에서 귀성 홍보전에 나섰다. 안 대표는 심재철 정책위의장, 원희룡 사무총장 등과 함께 귀성객들에게 정책홍보물을 나눠주며 여권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한나라당은 특히 민주당의 무상복지 정책에 대한 비판에 주력했다. 재원 마련을 위해선 세금 폭탄이 불가피하다며 포퓰리즘 전략이라고 지적했다. 또 한나라당과 정부가 2011년도 예산안에 사상 최대 복지 예산을 반영했다며 친(親)서민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이어 서울남대문경찰서를 찾아 연휴기간 동안 비상 근무에 돌입하는 경찰의 노고를 치하했다. 안 대표는 연휴기간 지역구인 경기 의왕 재래시장과 과천 경로당 등을 둘러보며 바닥 민심 잡기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지역구인 부산 해군 작전사령부를 찾아 아덴만 여명작전에 성공한 청해부대와 해군를 격려하고 양로원과 고아원 등을 방문, 봉사활동에 동참했다. 반면 손학규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는 오전 서울역에서 귀성인사를 겸한 정책홍보전에서 귀성객들에게 무상복지 시리즈를 선진국으로 가는 길목에서 반드시 실현해야 할 ‘창조적 복지’라고 강조했다. 최근 공개한 무상복지 실현을 위한 재원 대책을 근거로 정부와 여당의 ‘복지 포퓰리즘’ 공세에 맞섰다. 또 지난해 연말국회 때 여당이 벌인 일방적 예산안 처리와 구제역 방역 실패 등에 대한 정권 비판 수위를 높이며 이달 임시국회와 4·27 재·보선 정국에서의 정국주도권 선점에 주력했다. 손 대표는 연휴 기간 동안 소외계층을 위한 비공개 봉사활동 외에는 4·27 재·보선 및 정국구상에 많은 시간을 할애할 계획이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지역구인 목포에서 장 바닥 민심을 살필 예정이다. 또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와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를 잇따라 방문하고 당 결속력 강화도 꾀할 것으로 전해졌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는 대전과 서울역을 오가며 귀성인사에 나섰다. 선진당은 특히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의 입지와 관련,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을 상기시키며 충청권 유치를 주장하는 데 힘을 쏟았다.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도 당직자들과 함께 서울역을 찾아 귀향인사를 하고, 정책 홍보전을 펼쳤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안상수 한나라 원내대표 “死卽生 각오로 4월 재보선… 리더십 평가 받겠다”

    안상수 한나라 원내대표 “死卽生 각오로 4월 재보선… 리더십 평가 받겠다”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와의 인터뷰는 ‘혹시 작년에 삼재(三災)가 아니었느냐’는 짓궂은 질문으로 시작했다. 보온병, 자연산…. 안 대표가 지난해 어떤 고생을 치렀는지는 세상이 다 아는 터. 그랬더니 “사주를 보지 않아 삼재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너무나, 너무나 힘든 한 해를 보냈다.”고 토로했다. 그래서인지 안 대표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 내내 말을 극도로 조심하려 애썼다. 과하다 싶은 부분은 스스로 되짚으며 말을 고쳤다. 어떤 부분에는 “아예 질문을 하지 말아주기 바란다. 너무 민감하다.”며 먼저 말을 막고 나서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터뷰 곳곳에서 안 대표는 강한 의욕을 숨기지 않았다. 당내 일각에서 제기되는 조기전대 요구에 대한 부분이 대표적이다. ‘주도권’에 대한 강한 열망을 내비친 인터뷰였다고 요약할 만했다. →한나라당이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 사퇴 요구에 대한 일처리를 꼭 그렇게 해야 했느냐는 지적이 있다. -사실 당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정 후보자의 거취 문제를 결정하려 했던 건 아니었다. 일부 최고위원들이 문제를 제기했고 다른 최고위원들도 모두 정 후보자가 부적격하다고 답변을 했는데, 결정을 해놓고 바로 (청와대에) 통보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내용이 금방 외부로 알려질 수밖에 없고, 청와대 눈치를 보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을 수 있었다. 그래서 청와대에 연락한 뒤 바로 브리핑을 한 것이다. →대통령이나 청와대 입장보다는 당을 더 생각한 결단이었나. -글쎄, 전달 과정에서 좀 매끄럽지 못했다는 생각은 갖고 있다. 그런데 너무 지체하면 당이 결정해 놓고 대표가 머뭇거린다는 게 모양이 좋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상적인 당청 관계의 힘의 균형은 ‘몇대몇’ 정도라 보나. -숫자로 계량화하기는 힘들다. 이명박 정부의 성공을 위해 지난 3년 동안 당이 많이 도와줬다고 생각한다. 집권 4년차 시점에서 당은 내년 총선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민감한 문제나 정책에 대해 정부 입장 그대로 협조만 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민심과 직접 접하고 있는 당은 그 정책이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과연 선거에 도움이 될 것인가를 판단할 수밖에 없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당이 정치의 중심에 서야 되지 않겠나. 당이 총선에서 승리를 해야만 이명박 정부나 한나라당 정권이 성공하는 것이다. →정 후보자 낙마로 청와대와 대통령이 충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는데, 개인적으로 미안한 마음은 없나. -그동안 원내대표 두 번 하면서 이명박 대통령과 함께 정권을 탈환하는 데 힘을 모았고, 여당이 된 뒤에는 집권당으로서 미디어법이나 4대강 사업 등 정부 정책에 큰 도움을 줬다. 청와대에 큰 충격을 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나중에 충격이 컸다고 들으니 좀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간접적으로라도 사과의 뜻을 전달했나. -원희목 대표비서실장과 청와대 정무수석이 끊임없이 대화를 한다. 경위를 원 실장이 잘 설명한 것으로 생각한다. →이번 일로 대통령의 레임덕이 시작됐다는 지적도 있다. -전혀 그렇게 보지 않는다. 우리는 (부적격 결정이) 당과 대통령을 모두 위하는 길이라고 생각했다. 대통령의 뜻을 거슬러 공격하겠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 →내년 7월까지인 안 대표의 임기가 정권이 끝나는 시점과 비슷하게 간다. 레임덕을 막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할 것인가. -이명박 정부가 성공하지 않고는 한나라당도 성공할 수 없다. 정권 재창출도 어렵다. 이명박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는 당·청이 항상 소통을 원할하게 하고, 협력해야 한다. 다만 우리가 선거를 치러야 하기 때문에 민심을 항상 가까이에서 느끼고 있고, 그 민심을 따라야 하는 점에서 정부와 입장이 조금 다르다. 입장이 다를 때는 우리가 청와대를 견제할 수밖에 없다. 견제가 당과 대통령을 위하는 길이라고 보기 때문에 그것이 레임덕을 초래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민심에 부합하지 않는 일을 대통령이 하도록 방치하는 것이 오히려 더 레임덕을 부추긴다. →당·청 관계의 핵심은 소통인데, 당이 수렴한 민심을 어떻게 전달할 생각인가. -대통령과 정례회동이 있지만, 중요한 결단을 내려야 할 때는 직접 면담을 신청해 대화를 하겠다. →역대 대통령이 모두 임기 말에 탈당했다. 이 정권에서는 어떻게 될까. -절대 그런 불행한 일 있어서는 안 된다. →만약 탈당 요구의 목소리가 커진다면. -민심이 그렇게 되지 않도록 사전에 당과 청와대가 잘해야 한다. 민심이 이반되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게 당의 의무이다.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와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 등 보수세력이 총단결해야 정권 재창출을 이룰 수 있다고 했다. -(고개를 끄덕이며) 어차피 진보와 보수가 한판 크게 혈전을 치를 수밖에 없다. 중도·보수 세력 간의 대연합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것만이 승리를 담보할 수 있다. →적극 나서겠다는 뜻인가. -물론이다. 그것이 바로 승리의 길이고, 꼭 필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중도·보수 대통합이든 연합이든 힘을 합치는 데 기여하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서로 이해관계를 나눠야 하지 않나. 안 대표가 이회창 대표에게 개헌 협조를 위해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를 충청권에 양보할 만큼 공을 들이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과학벨트 문제를 가지고 선진당과 얘기를 나눈 것은 없다. 개헌 논의를 한 것은 사실이다. 저는 앞으로 선진당과 우리가 정책연대를 하든 통합을 하든 같이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과학벨트 입지선정 문제는 어떻게 보나. -관련 법이 지난 연말 국회를 통과했다. 그 법이 정한 선정위원회에서 입지를 선정하면 된다. 선정이 합리적으로 이뤄지리라고 본다. →개헌의 성사 가능성에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개헌을 주도하는 주체들의 진정성에도 의구심이 제기된다. -국회가 항상 싸우는 것에 회의해 왔고, 제왕적 대통령제가 원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선거에서 이기면 모든 권력을 다 갖고, 지면 다 잃기 때문에 국회는 다음 정권을 가져오는 전쟁터가 돼 버렸다. 여건이 되지 않아서 논의가 미뤄졌지만, 이제는 더 미룰 수 없는 상황이다. 국민에 대한 약속이기도 하다. 개헌이 18대에서 성사되든 19대에서 되든 논의는 18대 국회에서 해야 한다. →의무감인가, 아니면 정말로 절박한 시대적 요구인가. -1987년 헌법체제는 이 시대에 맞지 않다. 개헌이 꼭 필요하다는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다. →청와대도 여전히 개헌을 원하고 있다고 보는가. -대통령도 몇차례 언급했다. 청와대는 지금도 개헌을 원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청와대가 관여할 수 없기 때문에 정치권에서 해야 한다. 치열한 논의를 시작하는 것이 정치권의 의무다. 시기가 늦었다거나 과연 가능하겠냐고 얘기하는 사람도 있지만 여하튼 국민에게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될 일이 아니다. →국회 미래한국헌법연구회 공동대표인 한나라당 이주영 의원이 ‘이재오 장관이 나서니까 일이 더 어렵게 된다’고 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각자 소신이 있을 텐데, 이 장관은 지금 정부에 몸담고 있다. 개헌의 중심에 설 위치는 아니다. 개인적인 의견은 많겠지만, 당에서 논의해야 한다. →결국 친이계와 친박계의 갈등이 다시 불거질 수밖에 없지 않나. -크게 걱정할 수준의 갈등은 아닐 것이라고 본다. 이전에 세종시 수정안을 놓고도 격렬하게 토론했지만 평화적으로 해결했다. 개헌 논의도 마찬가지다. →야당과 물밑 대화 오가고 있나. -지금은 우선 우리당의 입장을 정하는 게 순서다. →개헌 성사 가능성은. -가능성이나 시기 문제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는 게 더 중요하고 옳은 일이다. 그래서 치열하게 논의해야 한다. 방향을 정해 놓고 논의하자는 것이 아니다. 개인의 선입견을 배제하고 순수하게 이 시대에 맞는 헌법이 무엇인지 치열하게 토론하고 결론을 내자는 의미다. →수도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내년 총선이 어렵다고 아우성이다. 같은 수도권 의원으로 동의하는가. -선거는 다 어렵다. 특히 집권당이 수도권에서 이기는 것은 더욱 어렵다. 그런 점에서 의원들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한다. 나 역시 수도권에서 네 번 당선됐는데 한 번도 쉽지 않았다. 그러나 이런 분위기를 패배로 연결시키는 것은 무리다. 나는 한나라당이 패배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선거가 쉽다고 판단할 때 오히려 패배의 가능성이 높아진다. 국민은 무책임한 민주당보다는 그래도 조국의 현대화를 이끈 한나라당에 대한 믿음이 더 크다. →‘안상수 리더십’이 내년 총선을 이끌 최선인가? -재·보선을 성공적으로 마치면 당이 나에 대한 판단을 할 것이다. 두 번의 원내대표와 당 대표를 거치면서 쌓은 경험과 경력으로 당을 원만하게 이끌어 온 것에 대해 당원들이 긍정적인 평가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재·보선을 승리로 이끈 다음에는 총선까지 당을 이끌 것이라는 의지를 표출한 것인가. -물론 모든 것은 당원들의 뜻에 달려 있다. 그러나 전당대회에서 2년의 임기를 부여 받았다. 재·보선에서 대승을 거둔다면 당원들이 저를 계속 지지하지 않겠나. 사즉생의 각오로 이번 재·보선에 임할 것이다. 다만 걱정하는 것은 재·보선의 규모다. 현재 분당과 김해가 확정됐는데, 김해는 민주당이 의석을 차지했던 곳이다. 여기에 강원도지사 선거까지 하게 되면 상당히 어려운 상황에서 선거를 치를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의원들의 최대 고민과 관심은 역시 공천이다. 나경원 최고위원이 국민참여경선이라는 공천개혁안을 추진하고 있는데, 어떻게 보나. -당 대표가 개인적인 견해를 밝힐 수는 없다.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를 통해 결정할 것이다. →현역의원 물갈이는 얼마쯤으로 예상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박근혜 대세론’이 거세다. 친이계가 힘을 모아 박근혜 전 대표와 맞설 후보를 내세워 치열한 경선을 치르는 게 중요한가, 아니면 대세론을 인정하고 협력해 정권재창출에 힘을 모으는 게 바람직한가. -당 대표로 계파의 입장에서 일하지 않는다. 반드시 정권 재창출을 이루는 게 내 사명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선 경선이 좀더 치열해져야 한다. 2002년 대선 당시 대세론을 누렸던 이회창 후보가 노무현 후보에게 막판에 뒤집어진 아픈 경험이 생생하다. 그때 우리는 다 이긴 것으로 생각했는데, 저쪽은 치열한 경선과 단일화로 세를 불렸다. 치열한 경선을 거치는 게 국민에게 더욱 설득력 있게 다가갈 수 있다. →야권에서 가장 두려운 대권 경쟁자는 누구인가. -잘 모르겠다. →차기 대선의 가장 중요한 어젠다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남북관계와 복지가 아닐까. →무상급식 반대가 당론인데, 서울시당 위원장을 지냈던 권영세 의원과 사무총장인 원희룡 의원 등이 찬성하고 있는데. -당론에 반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러나 개인의 사상의 자유를 강제로 억압할 수도 없다. →대표의 지역구인 과천에서 무상급식이 가장 활발하다. -과천은 인구가 겨우 7만명이다. 정부청사가 있다보니 재정자립도도 높다. 초등학교도 몇개 되지 않는다. 그러니까 무상급식이 가능했다. 그러나 전국 모든 학생을 상대로 무상급식을 하면 재원이 엄청나게 많이 필요하다. 작은 도시인 과천을 예로 드는 것은 적절치 않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추진하려고 하는 무상급식 반대 주민투표를 당 차원에서 지원할 것인가. -주민투표는 서울시의 문제다. 당론으로 무상급식을 반대하지만 주민투표는 지자체 문제이기 때문에 지자체가 알아서 결정해야 한다. 당이 지원할지 여부도 서울시당이 판단할 문제이지, 중앙당이 개입할 일은 아니다. →스스로 대권주자의 반열에 오를 생각은 없나. -나는 정권재창출에 앞장서는 임무를 맡고 있다. →정치인 안상수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원칙을 지키고 정도의 정치를 한다는 게 장점이겠다. 단점은 대중성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대중성 부족한 것 잘 알고 있다. →수첩에 ‘말조심’이라고 써 놓은 게 카메라에 포착됐다. 이전에도 설화 때문에 곤란을 겪은 적이 있나. -정치인은 특히 언행에 신중해야 한다. 기자들과 격의 없이 편하게 얘기한 것도 엄청나게 크게 문제가 되는 게 현실이다. →아들 로스쿨 부정입학 의혹을 제기한 민주당 이석현 의원을 상대로 낸 고소를 취하할 생각은 없나. -허위 폭로를 하는 나쁜 풍조는 사라져야 한다. 그분들이 진실로 자신의 행위에 대해 반성을 한다면 그때 판단할 문제다. 지금까지는 전혀 반성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대담 이지운 정치부 차장 정리 이창구·허백윤기자 window2@seoul.co.kr
  • [데스크 시각] 감사원장의 조건/이동구 정책뉴스부 차장

    [데스크 시각] 감사원장의 조건/이동구 정책뉴스부 차장

    새해 벽두부터 국회의 인사청문회가 정국을 뒤흔들었다. 특히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는 인사청문회가 열리기도 전에 사퇴하는 불상사를 겪어야만 했다. 이 과정에서 청와대와 집권 여당이 갈등을 겪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는 등 국민들을 언짢게 했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대검찰청 차장에서 로펌으로 옮긴 후 7개월 동안 무려 7억원이라는 큰 보수를 받아 일반적인 국민정서에 반했기 때문일까, 아니면 감사원을 이끌어 가기에는 능력이 부족해 보였을까. 아니다. 대부분의 언론과 국민들은 정 후보자의 개인적인 도덕성과 능력을 의심하기보다는 감사원장이라는 자리가 요구하는 기본 요건에 대한 의구심이 더 컸다. 과도한 급여나 각종 의혹보다는 현 정부 인수위 간사와 민정수석을 지낸 그의 과거 경력이 높은 독립성을 요구받는 감사원장에 걸맞지 않다는 인식이 팽배했다. 헌법 제98조와 감사원법 제2조에는 감사원의 권한과 지위를 규정하고 있다. ‘감사원은 대통령에 소속하되 직무에 관하여는 독립의 지위를 가진다. 감사원의 독립성이 최대한 존중되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정부로부터 독립된 기관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는 국민세금을 사용하는 정부 각 기관의 회계감사와 소속 공무원들을 감찰하는 감사원의 역할을 최대한 보호하고 존중해 주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감사원장에게 높은 도덕성과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는 강한 의지를 함께 요구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공병천 목포대 교수(행정학과)는 “다른 선진국들보다 우리 감사원의 권위와 위상이 더 높다.”면서 “이는 공공부문에 대한 감사원의 역할과 중요성을 인정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감사원장은 정부 각 기관을 다룰 수 있는 풍부한 경험과 함께 독립성을 유지하려는 강한 의지를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감사원장의 독립성 문제는 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 때도 최대 쟁점이 됐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의원들은 당시 김황식 원장이 재직시절 61건의 감사사항을 청와대에 보고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다소 과장된 측면도 없진 않았지만 감사원장은 행정부, 나아가 대통령으로부터 독립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 주장으로 받아들여졌다. 공동성 성균관대 교수(행정학과)는 “감사원장은 기관의 독립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책무인데 제도상으로 보장한다고 돼 있지만 대통령과의 관계 등에서 현실적으로는 완벽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공 교수는 “따라서 국민과 조직원들로부터 정당성을 부여받기 위해서는 감사원장이 살아온 과거 행적 또한 중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감사원이 이처럼 대통령과 정치권 등 외부권력으로부터의 강한 독립성을 요구 받으면서 원장 자리에는 법조인 출신이 많아지고 있는 추세다. 초기 1~3대 원장이 모두 군 출신인 데 비해 1990년대 이후 검찰, 법관, 변호사 등 법조인 출신이 5명으로 압도적이다. 15대 이회창 원장을 비롯해 16대 이시윤 원장, 17대 한승헌 원장, 18대 이종남 원장, 21대 김황식 원장이 모두 법조계 출신이다. 19~20대 원장을 지낸 전윤철 원장만이 경제관료 출신이었다. 하지만 이번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의 경우 현 정부, 대통령과 너무 가까운 법조인으로 낙인돼 인사청문회 전 사퇴라는 아픔을 겪어야만 했던 것 같다. 현 정부는 유독 인사청문회에서 낙마하는 인사를 많이 배출했다.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 신재민 문화체육부 장관 후보자, 이재훈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 등이 인사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모두가 대통령 측근들로 알려져 있다. 새로운 감사원장 후보자를 지명해야 하는 상황에서 똑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한번쯤 진지하게 되짚어 보아야 할 부분이 아닐까? yidonggu@seoul.co.kr
  • ‘과학벨트’ 입지 선정 與도 野도 자중지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과학벨트) 입지 선정이 점점 꼬이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2007년 대선에서 충청권 유치를 공약했지만, 지난해 말 한나라당이 단독처리한 과학벨트법에는 충청권 유치가 명시돼 있지 않다. 과학벨트 선정위원회가 최적지를 낙점하면 끝나는 일이지만 정치적 이해관계가 난마처럼 얽혀 있다. 한나라당 지도부 중에서는 나경원·정두언·서병수·박성효 최고위원이 충청행(行)을 주장하고 있고, 당내 소장파도 가세했다. 세종시처럼 시간을 끌다가는 충청의 ‘호남화’가 우려된다는 논리다. 정 최고위원은 19일 “임기철 청와대 과학기술비서관이 대통령 공약을 지킬 필요가 없는 여건이라는 발언을 해서 평지풍파를 일으키고 있다.”며 임 비서관의 문책을 요구했다. 임 비서관은 지난 6일 대덕특구에서 “처음과 달라진 측면이 있고 지금은 공약에 변화가 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전국을 대상으로 선정작업을 벌이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도 지난 3일 신년 특별연설에서 “과학벨트 입지 선정에 속도를 내겠다.”면서도 충청권은 언급하지 않았다. 박근혜 전 대표도 주목을 받고 있다. 박 전 대표는 지난해 세종시 수정안 폐기를 주도하며 ‘원안+알파’를 주장했다. 그가 나서서 입장을 밝힐 가능성은 낮지만 과학벨트가 세종시 자족을 위한 ‘알파’에 해당되기 때문에 대부분의 친박계 의원들은 충청도 유치에 찬성한다. 그러나 홍준표 최고위원과 김무성 원내대표는 “정부의 결정을 기다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통령의 형으로 지역구가 포항인 이상득 의원은 지난 13일 한나라당 경북도당-경북도 당정간담회에서 “과학벨트는 이미 기초가 마련된 곳이 선정돼야 한다.”면서 “대구·경북이 팀을 구성해 논의할 필요가 있다.”며 의욕을 보였다. 야당은 충청권 유치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지만, 역시 속내가 복잡하다. 민주당은 당론으로 충청권 유치를 결의했다. 충청권 의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과학벨트의 충청권 조성은 대통령의 공약이자 한나라당의 18대 총선 공약”이라며 “최적지는 충청권”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광주가 지역구인 민주당 김영진 의원은 과기벨트 호남권 유치위원회 공동위원장 명의로 보도자료를 내고 “지식경제부가 광주를 연구·개발특구로 지정했다.”면서 “이번 특구 지정이 과학벨트 유치로 이어져야 한다.”며 당론에 반기를 들었다. 자유선진당은 주도권을 잡기 위해 이날 ‘과학벨트의 충청권 조성과 발전방안’ 토론회를 여는 등 연일 공을 들이고 있다. 이회창 대표는 “대통령이 약속한 것을 지역적 이해타산을 따져 뒤집으려 한다면 과연 국민이 정부나 대통령을 믿을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정치 현안·2012년 대선을 말하다] 김문수 경기지사 “대세론? 뚜껑 열면 다들 땅 치더라”

    [정치 현안·2012년 대선을 말하다] 김문수 경기지사 “대세론? 뚜껑 열면 다들 땅 치더라”

    19일 오전 10시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인터뷰를 하기 위해 여의도에 도착했다. 영하 10도에 강바람까지 불어대 무척 추웠다. 한나라당 당사 맞은편 신동해빌딩의 701호에 경기도 서울사무소가 자리잡고 있다. 관공서이기 때문에 정부 지침에 따라 실내온도를 18도로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체감온도는 10도밖에 안 되는 것 같았다. 인터뷰하는 동안 손발이 시릴 정도였다. 자연스럽게 대화는 날씨 얘기부터 시작됐다. “한국의 역대 대통령 가운데 대다수가 겨울에 태어난 사실을 아느냐.”고 묻자 8월이 생일인 김 지사는 “정말이냐.”고 관심을 보였다. 겨울철에 태어난 대통령은 박정희(11월 14일), 전두환(1월 18일), 노태우(12월 4일), 김영삼(12월 20일), 김대중(1월 6일), 이명박(12월 19일) 등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9월 1일생으로 어디나 예외가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2012년 대선에 도전하는 잠재후보 가운데도 박근혜(2월 2일), 오세훈(1월 4일), 이재오(1월 11일), 손학규(11월 22일) 등 ‘겨울 아이’가 많았다. 대담 이도운 정치부장 ●“박근혜 TK서 인기 현직 대통령 능가” →천시불여지리(天時不如地利), 지리불여인화(地利不如人和)라고들 한다. 김 지사는 천시 대신 지리는 얻은 것 같다. 대통령을 많이 배출한 대구·경북(TK) 출신 아닌가. TK에 정치적 기반이 있다고 생각하나. -물론이다. 영천에서 태어나 고등학교까지 다녔고, 작은아버지와 누님 등 친척들이 거기 살고 있다. 우리 부모님 조상 대대로 거기서 계셨고. 지금도 성묘나 친인척 대소사에 가고 있다. →그런데 지난 6일 열린 대구·경북 재경인사 신년교례회에서는 모든 관심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게만 쏠린 것 같다. 김 지사는 인사말할 기회도 없었다는데. -축사야 흔하니까…. 그런데 박 전 대표에게는 꽃까지 드리더라. 아주 대단하더라고. →대구·경북 지역에서 박 전 대표에게 특별히 애정을 많이 쏟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나. -첫째는 박정희 대통령의 영향이다. 그리고 박 전 대표 본인도 지지율이 상당히 높다. 말하자면 대세가 그쪽이다. 나하고 비교할 게 아니다. 이명박 대통령도 고향이 포항이니 그쪽 아니냐. 박 전 대표는 현직 대통령 이상으로 인기가 있을 것이다. →그래도 섭섭하지 않았나. -나야 젊어서 객지에 나와서 객지에만 사니까. 국회의원도 부천에서 했고, 고향 덕 많이 보고 살아온 사람이 아니니까. 거기에 대해 섭섭하지도 않고, 다르게 이야기할 생각도 없다. →대구·경북 지역 출신 대통령이 많다. 지리적, 역사적, 사회적으로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기본적으로 그 지역 사람들이 좀 세다. 산도 많고, 지형상으로도. 과거부터 어려운 일에 비교적 잘 나섰다. 그러니까 개인의 사적인 이익보다는 공공, 희생, 애국, 이런 것에 대해 집단주의적 가치를 어려서부터 교육받는다. 약삭빠르게 자기 이익을 챙기는 건 남자 취급을 안 한다. 다만 그런 독특한 문화가 현대적으로 보면 부적응을 가져올 수가 있다. 재미도 없고. 특정 지역의 대통령이 많다는 건 나도 처음 들었는데, 따져 보니 좀 그렇다. TK 지역의 응집력과 관계가 있는 것 같다. 경기도 같으면 그런 응집력이 약하다. 도지사가 누군지도 잘 모르고. 정치는 역시 응집력 가지고 하는 게 아니냐. ●“당은 민심 잘 반영해야… 룰 따르고 지켜야”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를 당에서 낙마시킨 것이나 다름없다. 적절했다고 보나.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당은 민심을 잘 반영해야 한다. 감사원장은 객관성을 가진 사람, 대통령과 어느 정도 거리가 있는 사람이 돼야 한다. 개인을 비난하려는 게 아니라 감사원장이라는 위치가 그렇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이상득·임태희, 이재오·안상수 세력이 부딪쳤다는 시각도 있다. 동의하나. -난 모르겠다. 경기도는 여의도에서 거리가 멀어 잘 안 보이더라. →굳이 따지면 김 지사는 두 세력 가운데 어느 쪽에 가깝나. -나는 다 가깝고, 다 좋다. →4·27 재·보선 전후로 전당대회를 열어 새 지도부를 선출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필요할까. -당 대표 임기 2년도 못 참아서야 되겠나. 안정성과 신뢰성을 줄 만한 행보를 해야지 걸핏하면 뒤집고 선거 때마다 간판 바꿔 달면 정치 불신의 가장 큰 이유 아니겠나. 어떤 지도부가 돼야 한다기보다는 룰을 따르고 지켜야 한다. →지난해 6·2 지방선거 뒤 당내 소장파가 김 지사 쪽으로 많이 갔다고 하던데, 사실인가. -별로 그렇지 않은 것 같다. 국회의원들이야 내년에 공천을 받아야 하는데, 나는 공천권자가 아니다. 다만 나라를 위해 애국심을 갖고 국회의원으로서 일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것들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나와 얘기한다. 가끔 답답할 때 얘기를 나누는 사람들은 있다. →한편으로는 김 지사 쪽에 진입장벽이 있는 것 같다는 말도 있다. -아무래도 서울보다는 수원이 좀 머니깐.(웃음) 특별히 장벽이 있을 정도는 아니다. 멀리 있기 때문에 불편하고 불리한 것은 있지 않겠나. ●“민심 원하는 후보 있다면 계파 떠나 도울 의향” →거두절미하고 묻겠다. 차기 대통령 선거 후보 경선에 나갈 것인가. -도지사 다시 된 지 6개월밖에 안 됐다. 도지사를 더 해야되지 않겠나.(웃음) →언제쯤 결정할 것인가. -그건 좀 있다 얘기하자. →도지사 직을 유지하면서 당내 경선에 참여하는 방안을 언급한 적 있는데. -이인제 전 경기지사의 선례가 있었다는 것이지, 내가 그렇게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것도 하나의 가능성이다. →2012년 대선의 가장 중요한 어젠다는 무엇이 될까. -경제와 일자리다. 젊은이들뿐만 아니라 온 국민에게 좋은 일자리가 필요하다. 일자리가 바로 복지이자 안보다. 가장 중요하다. →박근혜 대세론이 거세다. 과거의 이회창 대세론과 박근혜 대세론은 같은가, 다른가. -대세론이라는 게 뚜껑을 열어 보면 허망하다고 다들 땅을 친다. 하지만 뚜껑을 열기 전까지 대세론에 올라타 ‘이지고잉’(Easy Going)하는 사람이 많은 게 허점이다. →차기 대선에서 한나라당만으로 야당과 승부가 가능하다고 보나. -한나라당을 중심으로 각 보수세력이 총단결해야 한다고 본다. 과거 경험에 비춰 봐도 그렇고, 지난해 지방선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나눠지면 기회 자체가 없어진다. 뭉쳐서 잘해야 기회가 있다. →김 지사가 경선 출마를 선언하면 당내 친이계 의원들이 지지해 줄 것으로 기대하나. 반대로 다른 분이 명분을 내세워 대권에 도전하면 도와줄 가능성도 있나. -친이·친박을 떠나 이 나라를 삶으로, 몸으로 사랑하는 사람이 필요하다. 민심은 과거 경험과 미래 비전 등을 신중하게 판단할 것이다. 다른 분이 나서게 된다면 도울 것이다. 지금까지 늘 도왔고, 가능성은 늘 열려 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경쟁력을 어떻게 보나. -바로 전 경기도지사를 지냈기 때문에 마주 서기 뭐한 관계이다. 손 대표가 잤던 방(관사)에서 어제도 자고 나왔다. 꿈인지 생시인지 구분이 안 될 때도 있다. 어떻게 거기(민주당) 가서 대표를 하고 계신지, 한국 정치가 거품 같다고 생각한다. →6·2 지방선거에서 유시민 야당 단일화 후보와의 맞대결에서 이겼다. 특별한 의미가 있나. -유 전 장관은 아주 재능 있고 말이나 글도 매력이 있다. 그를 지지하는 특정층이 있다. 소위 ‘광팬’들이 있는 것이다. →야당 후보로 김두관 경남지사를 강적으로 지목하는 분들이 많다. -글쎄, 뭐 국민들이 현명하지 않겠나. 그렇게 막 찍기야 하겠나. ●“무상복지, 무조건 반대 안해… 질의 문제다” →개헌은 추동력을 잃은 것인가. -1972년 유신헌법 이후 15년 동안 반 유신, 반 독재 운동의 성과로 87년 개헌이 이뤄졌다. 저도 그 과정에서 투쟁했기 때문에 2년 6개월간 투옥됐다. 현행 헌법은 우리나라 민주화 운동의 소중한 결실이자 역사적 산물이다. 3선 개헌을 막는 방지장치로 단임제를 택했다. 중임제를 하게 되면 중임을 막기 위해 여야가 극단적인 대립과 갈등, 발목잡기를 할 것이다. 현행 단임제는 우리나라 정치 현실에 좋은 장치라고 본다. 미국 대통령 선거제도 역시 문제가 많다. 민의가 100% 반영되는 것이 아니고 왜곡되기도 한다. 그렇지만 고치지 않는다. 헌법은 그 나라의 상징이다. 그런데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헌법을 고치자고 한다. 헌법은 대한민국의 상징, 정통성, 지속돼야 할 가치로 봐야 한다. 우리나라는 일본처럼 왕도, 중국처럼 공산당도, 북한처럼 3대 세습도 없다. 민주화된 나라의 상징적인 뼈대가 있어야 하지 않겠나. →민주당의 무상급식, 무상의료, 무상보육에 찬성하나. -이미 무상급식은 많이 하고 있다. 무상의료도 마찬가지이다. 얼마나 확대할 것인가, 얼마나 질을 높일 것인가의 문제일 뿐이다. 무상 자체를 반대하는 게 아니라 어디에 우선순위를 두고 얼마나 빨리 확대하느냐가 문제다. →과학비즈니스벨트 유치지역을 놓고 논란이 확대된다. 경기도도 유치에 관심 있지 않나. -경기도는 표의 응집력이 없어서 정치하는 사람들이 별로 쳐주지 않는다(웃음). 다만 과학기술인의 의견이나 판단도 들어보고 존중하는 게 좋을 것 같다. 너무 정치적으로만 결정해서는 안 된다.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50% 안팎이다. 김 지사는 몇 점을 주겠나. -저도 그 정도 드리고 싶다. 경제나 국방, 외교, 안보 등은 잘한다. 소통은 부족하다. 과거 다른 대통령에 비해 소홀한 편이다. 그런 면에서 정치에 보다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통일 된다면 글로벌 성장 기회될 것” →신년사에서 대한민국을 통일 강대국으로 만들겠다는 꿈을 언급했다. 방향만 제시한 것인가, 구체적인 방안이 있는 것인가. -통일된다면 우리나라 젊은이들에게 얼마나 할 일이 많겠나. 북한에 나무만 심어도. 유럽과 아프리카 등 대륙으로 뻗어가는 위대한 기회가 올 수도 있다. 그러나 준비는 안 하고 김정일 위원장이 언제 죽을지만 쳐다봐서야…. 공부 좀 해야 한다. 탈북자만 2만명이다. 우리는 탈북자 중에서 공무원으로 13명을 뽑았다. 남한에 기회가 있다는 인식이 북한에 퍼져야 한다. 통일 운동이라는 힘의 원천은 대한민국의 자유와 민주주의, 인권, 풍요로움에서 나온다. 우리가 노력해서 더 잘 성공하는 자체가 통일을 이룰 수 있는 길이다. →통일은 경기지사로서 어젠다라기보다는 대통령의 어젠다가 아니겠나. 통일이라는 어젠다를 들고 대선에 나갈 생각인가. -대통령의 어젠다만은 아니다. 김문수의 소원은 쌀밥을 배불리 먹는 것이었고, 나는 다 이뤘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인데, 아직 못 이뤘다. →선거에서 져본 적이 없더라. 지금까지 가장 힘들었던 선거는. -첫 선거다. 경기 부천시 소사구에서 박지원·박규식 후보와 붙었을 때 가는 곳마다 3등이라고 했다. 집사람조차 안 된다고 했다. 저만 된다고 생각했다. →당시는 지역구에서 ‘박지원 대세론’이 있었는데 어떻게 역전했나. -당시 현역의원은 토박이였던 박규식 전 의원이었다. 여기에 박지원 원내대표가 들어온 것이다. 그만큼 민주당이 유리한 지역이었다. 3등이라고 하든 말든 열심히 주민들을 찾아다녔다. 물난리 나면 쫓아가고 불나면 불자동차 다음으로 갔다. 그러니까 저 사람은 밤이나 낮이나 곤란할 때 찾아오는 사람이라고 인정하기 시작했다. 선거 3일 전에 뒤집혔다. 쓸 만하다 생각해서 뽑아준 거 아니겠나. →국회의원 선거는 지역구가 작아서 몸으로 할 수 있지만 경선이나 대선은 그렇게 하기가 쉽지 않다. -경기도지사 선거는 유권자가 거의 900만명이다. 나는 말부터 경상도 말투이다. 다들 안 된다고 했지만 결국 이겼다. 민심이라는 것은 같다. 크나 작으나 지성이면 감천이다. →재산으로 4억 2614만원을 신고했다. 3년 전에 비해 조금 늘었다. -16~17년 산 아파트 하나밖에 없는데, 그것이 올랐다. 재테크에 관심이 별로 없고, 집사람도 마찬가지다. 요즘 동네 다녀 보면 100세 넘은 분들도 많은데, 너무 오래 살면 어쩌나 걱정이 좀 된다(웃음). →중이염 때문에 군 복무를 하지 않았다. 요즘 병역 문제에 관심이 큰데, 군대에 가지 않은 것이 아쉽나. -면제됐다고 알고 계신 분 많은데, 강제 징집됐었다. (민주화 운동으로) 학교에서 제적당하자마자 영장이 나왔다. 당시 장티푸스에 걸렸었고 중이염 때문에 귀를 수술했다. (군대에서) 집에 가라고 하더라. 그때는 좋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에는 뭐 할 때마다 계속 얘기하니깐 좀 불편하긴 하다. →자녀에 대한 교육 철학은. -딸아이가 한명 있다. 사회를 위해 봉사하라고 가르쳤고, 일부러 사회복지를 전공시켰다. 사회에 봉사하는 일만큼 보람있는 삶이 없다고 했는데, 막상 직업으로 택하려다 보니 고민이 많은 것 같다. 대학원까지 다니다가 실습을 다녀오더니 요즘 상당히 회의하고 방황한다. 현재는 백수다. →좌파에서 우파로 전향했다. 용기 있는 결단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정체성 비판도 있다. -과거에는 대한민국 정통성을 부정했는데, 나이 들면서 공부해 보니 사실이 아니더라. 1987년 소련·동구권 붕괴를 지켜보면서 사회주의·공산주의라는 게 하나의 이론·이상이지 현실은 정반대더라. 좌파적 사고를 정리하는 계기가 됐다. →룰라 전 브라질 대통령의 경우 좌파로서 우파를 포용해 크게 성공했다. 이 때문에 전향보다 포용이 더 나은 거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우리나라가 브라질과 다른 점은 북한이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좌파는 북한이 존재하는 한 성공하기 쉽지 않다. 북한이 너무 비정상적으로 나가기 때문에 우리나라 좌파 입장에서는 불리할 수밖에 없다. →김 지사 주변에는 아직도 민중당 출신이 많다. 그분들도 모두 전향했나. -(인터뷰에 배석했던 민중당 출신 최우영 대변인) 우리가 김 지사와 함께 민자당으로 갈 때 동료들은 ‘의(義)를 버리고 이(利)를 찾아간다’고 말했다. 그 전에 우리가 민중당에 들어간 것 자체가 생각이 많이 바뀐 것이었다. 투쟁노선, 전선운동을 버리고 합법 대중운동으로 간 것이니까. 인간관계도 많이 정리됐다. 김 지사와 함께한 지가 10여년이다. 우리도 바뀌었다고 봐야 한다. 10여년 동안 계속 ‘너 바뀌었느냐’고 계속 물으면 좀 그렇다. 정리 홍성규·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한나라만으로 대선 쉽지않아… 보수 단결해야”

    “한나라만으로 대선 쉽지않아… 보수 단결해야”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19일 한나라당을 중심으로 이회창 대표의 자유선진당과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이사장의 선진통일연합 등 모든 보수 세력이 총 단결하지 않으면 2012년 대통령 선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6·2 지방선거에서 각 시·도의 한나라당 교육감이 다 패배한 이유는 (보수 진영이) 나눠져서 그렇다.”면서 “뭉쳐서 잘해야 기회가 있지, 나눠지면 기회 자체가 없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박세일(이사장)도 있고, 이회창(대표)도 있고, 좋은 사람이 많다.”면서 “다 모여서 같이 잘하자고 해야지 당내에서 (친이·친박이) 싸우는 기본 구도는 잘못됐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이른바 ‘박근혜 대세론’과 관련, “대세론에 올라타 ‘편하게 가는’(easy going) 사람이 많다.”면서 “과거 여러 차례의 경험이 입증하듯, 대세론이라는 게 뚜껑을 열어놓고 보면 땅을 치고 후회하기 쉽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개헌에 대해 “대통령 단임제는 정치 대립이 극렬한 우리나라 정치 현실에 상당히 좋은 장치”라면서 반대 입장을 밝혔다. 김 지사는 또 최근 한나라당이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에게 사퇴를 촉구한 것에는 “민심을 잘 반영한 것으로 적절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정 후보자 사퇴 등과 관련된 안상수 대표 체제 개편 논란에 대해서는 “정당의 안정성과 신뢰성을 해친다.”며 반대했다. 이지운·허백윤기자 jj@seoul.co.kr
  • [김형준 정치비평] 박근혜가 넘어야 할 다섯 가지 산

    [김형준 정치비평] 박근혜가 넘어야 할 다섯 가지 산

    신묘년 새해 정국의 화두는 단연 ‘박근혜 대세론’이다. 각 언론사가 신년을 맞아 발표한 차기 주자 지지율에서 박 전 대표가 2위 그룹과의 격차를 30%포인트 이상 벌리면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 대선에서 대세론이 끝까지 유효했던 적이 별로 없었다. 최근 한 언론기관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박 전 대표 지지자 중 절반 정도(50.2%)가 ‘앞으로 지지를 바꿀 수도 있다’고 응답했다. 이 결과는 향후 대선 과정에서 돌발 변수가 발생하면 현재의 선거 판도가 크게 요동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박 전 대표가 현재의 대세론을 유지, 강화하면서 대권을 잡기 위해서는 최소한 다섯 개의 산을 넘어야 한다. 첫째, 검증의 산이다. 한국 대선에서는 1위 후보만을 검증하는 이상한 풍토가 있다. 지난 1997년 대선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던 이회창 후보는 아들 병역 문제로 ‘대쪽 이미지’가 훼손되면서 패배했다. 현재 박 전 대표의 핵심 이미지는 깨끗하고 고결한 ‘백합’이다. 그런데 백합 이미지는 대쪽과 같이 한번 흠집이 나면 회복하기 어려운 약점을 갖고 있다. 박 전 대표 측은 2007년 한나라당 경선에서 이미 검증이 다 끝났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오산이다. 한나라당 자체 검증이 아니라 야권과 진보 언론에서 제기하는 검증은 차원과 강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그동안 밝혀진 것뿐만 아니라 노출되지 않았던 사항에 대한 현미경 검증이 대세론을 압박할 것이다. 둘째, 아버지의 산이다. 현재 박 전 대표 지지도의 상당부분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업적과 ‘박정희 향수’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 하지만 과거 유신 독재 시대에 탄압받고 억압받았던 사람들이 박 전 대표에 대한 강력한 비토 그룹으로 존재하고 있다. 만약, 박 전 대표가 “아버지가 무엇을 잘못했느냐.”는 고답적인 자세를 견지하며 이들에게 희망이 아니라 두려움으로 다가서는 순간 대세론은 크게 흔들릴 수 있다. 셋째, 이명박(MB) 대통령의 산이다. 현재는 MB 지지도가 높아 상관없지만 향후 민심이 악화되어 “박근혜는 좋은데 이명박 때문에 찍기 싫다.”는 상황이 초래되면 박 전 대표는 어떤 쪽을 택할지 고민하게 될 것이다. 현직 대통령은 누구를 대통령으로 만들 수는 없지만 누구를 떨어뜨리게 할 수 있는 힘은 남아 있다. 박 전 대표가 이심(李心)과 민심 사이에서 고민할 때 표는 요동칠 수밖에 없다. 넷째, 연대의 산이다. 한국 대선을 결정짓는 요인은 뭐라 해도 연대와 구도이다. 1997년, 2002년 대선에서 이회창 후보가 패배한 것은 시대정신을 제대로 읽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대세론에 도취되어 연대를 무시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의 대세론은 연대를 가로막는 독이 될 수 있다. 지지도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할수록 연대보다는 독식의 유혹에 빠지기 쉽다. 이런 유혹에 빠지는 순간, 반(反)박근혜 연대가 위용을 드러내면서 여야 일대일 구도 속에서 예측불허의 상황이 전개될 수도 있다. 다섯째, 여성의 산이다. 박 전 대표가 여성이라는 것이 장점일 수도 있지만,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도 있다. 국가 안보사태가 발생하면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불이익을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06년 10월 북한이 1차 핵 실험을 실시해 안보 위기기 불거지자 박 전 대표의 지지도가 크게 출렁이면서 이명박 후보가 반사 이익을 얻어 지지도가 역전되었다. 이런 험난한 산들을 어떻게 넘을지는 전적으로 박 전 대표의 철학, 의지, 용기에 달려 있다. 무엇보다 정직하게 도덕적 검증에 임하고, 아버지 시대에 상처받은 사람들을 진심으로 보듬으며, 대통령이 죽도록 싫어도 함께 가고, 연대의 폭을 넓히면서, 보수의 핵심 가치를 목숨처럼 지키려고 할 때만이 눈앞의 험난한 산을 지혜롭게 넘을 수 있다. 이렇게 해야 화려하지만 부서지기 쉬운 ‘크리스털 대세론’이 아니라 난공불락의 ‘콘크리트 대세론’이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다.
  • “참여정부 지분 안희정·이광재 40%… 나는 2%정도”

    “참여정부 지분 안희정·이광재 40%… 나는 2%정도”

    지난해 9월 초, 한나라당의 최고위관계자가 언론사 정치부장들과 만찬을 함께했다. 이 관계자는 “차기 대선에서 가장 두려운 야당 후보가 누구냐.”는 질문을 받자 서슴없이 “김두관 경남지사”라고 답변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이 김태호 전 경남지사를 국무총리에 발탁하려 한 것도 김 지사를 견제하기 위한 측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같은 질문을 받은 한나라당의 또 다른 고위관계자도 김 지사를 지목했다. 그때부터 정치권에서 김 지사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빈도가 부쩍 높아졌다. 그렇다면 정작 김 지사 본인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서울신문은 지난 14일 김 지사와 인터뷰를 가졌다. 김 지사는 오후 3시 30분부터 1시간 40분 동안 서울신문사 19층 기자클럽에서 가진 이도운 정치부장과의 인터뷰에서 정치 역정과 경남지사로서의 업무,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관계는 물론 정치현안 및 2012년 대선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입장을 밝혔다. 김 지사가 취임 이후 서울에서 가진 첫 인터뷰였다. 대담 이도운 정치부장 ●경남지사 →한나라당에서 김 지사를 강적으로 지목한다. -(빙그레 웃으며) 사람 잡는 소리다. 당선이 어려운 지역에서 승리해서 그런지 역량보다 3, 4배 더 쳐주는 것 같다. 하지만 도정을 맡은 지 7개월밖에 안 됐고, 글을 잘 쓰거나 이슈 파이팅을 잘하는 사람도 아니다. 4년 동안 도정에만 전념할 생각을 갖고 있다. →취임 7개월째다. 업적을 논하기는 이르지만, 경남도에 어떤 변화가 왔나. -경남 자치 16년 역사에 시민사회와 야 4당이 지지하는 무소속 도지사가 탄생된 것 자체가 첫 변화다. 함께 출마했던 민주노동당 강병기 후보를 정무부지사로 임명하고 민주도정협의회를 만들었다. 촘촘한 복지도 시도했다. 이제 겨우 자리를 잡을까 말까 한 느낌이 든다. 나의 리더십 부족도 있고 경남의 정치 지형이 만만치 않은 이유도 있다. 그러다 보니 지난해 너무 바빴다. 농담이지만 그래서 올해를 ‘노는 해’로 정했다. →촘촘한 서민복지는 어떤 의미인가. -의료개혁연대가 제안한 ‘간병인 없는 병원’ 공약을 지방선거 때 내놓았다. 사회적 기업을 통해 간병인을 하루 3교대하면 보호자 없이 24시간 환자를 간병할 수 있다. 또 영농법인과 농협이 참여하는 급식지원센터를 통해 친환경 무상급식을 추진하고 있다. 또 틀니가 필요한 노인 5만여명 중 2만명 정도에게 무상으로 혜택을 줄 계획이다. →경남도 재정자립도가 35%인데, 전체 예산의 26%를 복지에 쓴다. 도 재정운용에 부담되지 않나. -도 예산 가운데 복지가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복지·교육·환경·문화 부분에 예산과 행정력을 좀더 투입해서 삶의 질을 높이자는 거다. 복지를 강화하지 않으면 국민 통합을 이룰 수 없다. →전임 김태호 지사의 정책 가운데 승계한 것이 있나. -전임 지사나 대통령이 했던 중요한 정책은 승계해서 마무리하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 김 전 지사의 업적 중 ‘남해안 프로젝트’는 눈에 띄는 사업이다. 84개 사업 중 올해 8개 사업부터 시작하려 한다. 김 전 지사가 특별히 잘못한 건 없는 것 같다. →김태호 전 지사의 낙마는 지방 정치인에 대한 중앙 정치인들의 텃세 때문이라는 말도 있다. 동의하나. -그런 인식이 좀 있었다. 김 전 지사의 정치력과 대중친화력이 우리 정치에 도움되길 바랐는데 안타까웠다. →인사청문회 당시 경남도에서 청문 위원들에게 자료가 많이 갔다고 하는데. -국회에서 요청한 자료는 줬다. 한나라당이 143건, 야 4당이 145건이었다. 야당에 자료를 많이 줘서 그렇게 됐다는 것은 오해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여소야대 상황에서 시의회와 대치 중이다. 동병상련을 느끼나. -의회의 견제를 받는 면에서 양상은 비슷하지만 내용은 정반대다. 나는 친환경 무상급식을 확대하겠다고 했고 도의회는 예산을 깎았다. 그러나 서울시의 경우 의회는 하려고 하고 시장은 안 하려고 한다. →오 시장과 서울시의회는 아직 합의의 틀을 찾지 못했다. 경남은 어떤가. -무상급식비 235억원, 노인 틀니 20억원 예산을 짰다. 그런데 한나라당이 노인 틀니 예산 전액 삭감, 무상급식 예산 118억을 삭감했다. 의회 예결위에서 노인 틀니 예산은 모두 복원됐고 무상급식 예산은 35억 복원됐다. 지난해 연말, 경남도의회와 대의적 차원에서 합의했기 때문에 무난하게 결론냈다. →이명박 대통령 지지율이 50%를 넘는다. 김 지사는 몇 점을 주겠나. -나를 만난 사람들은 야박해서 그런지 30점 정도밖에 안 주는 거 같다. 절차적 민주주의가 결여돼 있다. 공권력을 남용한다는 지적을 새겨들어야 한다. 특히 현 정권 들어 경제적 민주주의는커녕 정치적 민주주의도 후퇴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박정희 모델을 복원하려 했고 국민들도 삶의 질이 나아질 걸로 기대했다. 그런데 지금은 그 선택에 참담한 후회를 하고 있다. 더 이상 박정희 모델이 대한민국 발전 모델이 아니란 게 증명된 것이다. ●지역 선거와 전 대통령 →6·2 지방선거에서 김 지사가 53.5%를 얻어 당선됐고, 부산에서도 민주당 김정길 후보가 45% 지지를 얻었다. 어떤 의미가 있는가. -선거 당시 변화와 혁신에 대한 도민들의 기대를 느낄 수 있었다. 1995년 지방선거 이후 16년 동안 한나라당이 단체장을 독점한 데 대한 비판이다. 나와 김 후보의 선전은 지역주의가 허물어졌다는 점을 반영한 것이다. →그런 흐름이 4·27 김해을 재·보선에서도 이어질까. -내가 야 4당과 시민사회의 야권 단일화 후보였다. 또 지역에서 5번 깨져도 도망 안 갔기 때문에 도지사가 됐다. 4·27 김해 선거에서도 야권 후보 단일화가 되고 후보가 경쟁력이 있으면 팽팽할 거 같다. →김태호 전 지사는 출마할 것으로 보나. -정치를 아시는 분이 김해 재·보선의 판을 키울지 의문이다. 본인이 정치 재개를 위한 시기를 언제 잡느냐가 관건이겠지만, 출마한다면 야권 후보와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이다. →2012 대선에서는 지역구도가 사라질까. -내가 당선된 자체가 지역주의를 넘은 거다. 노 대통령이 지역주의라는 큰 나무둥치를 8번 찍고 내가 2번 찍어 쓰러뜨렸다. 영남에서 제2, 제3의 김두관이 나와 시장, 군수도 하고, 한나라당이 호남에서도 지지 받아야 의미가 있다. 다만 2012년 총선에서 영남 유권자들이 박근혜 전 대표의 대선 승리를 위해 한나라당에 표를 몰아줘야 한다는 바람이 불면 장담할 수 없다. 같은 경상도라도 경북과 경남은 많이 다른 것 같다. 결국 지역구도를 무력화시킬 카드를 제시해야 야권에 승산이 있을 거다. 특별한 변화 없이 한나라당과 민주당, 기타 진보정당이 기존 구도대로 선거를 치른다면 지역구도를 흔들기 어려울 것 같다. →6·2 선거에서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광재 강원지사 당선도 주목받을 만하다. 두 사람의 장점은 뭐라고 보나. -‘주식회사 참여정부’의 지분을 따지면 노무현 대표가 60%, 안희정·이광재 지사가 각각 20%를 갖고 있다. 나는 노 대통령으로부터 2% 정도 주식을 얻었다고 본다. 안·이 지사는 성골이지만 나는 진골도 아니고, 6두품쯤 되나. 그러나 성골보다 왕에게 더 사랑받은 것은 맞다. 안·이 지사는 참여정부를 탄생시킨 기획자이자 동지들이다. 노 대통령은 동업자라고 했다. 정권 탄생을 공동 작품이라고 말한 지도자는 노 대통령이 유일하다.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분이 없다는 뜻도 되는 것 같다. 친노 정치인 가운데 누가 노 전 대통령의 뜻을 잇고 있다고 보나. -노 전 대통령은 한 사람이 승계하기에는 너무 큰 인물이 됐다. 노 대통령의 가치를 따르겠다고 한 사람들이 집단지성 형태로 승계해야 하지 않을까. 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은 김두관이 승계할 부분이라 생각한다. 정치개혁은 유시민이, 안희정·이광재는 양극화 극복이나 경제 비전을 맡는 것이 좋지 않을까. 지금까지 노 대통령의 정치를 뒷받침했다면 이젠 자기 정치에 대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 →이광재·안희정 지사도 국가를 이끌만 한 재목이 된다고 보나. -검증을 받아야겠지. 지금까지는 노 전 대통령을 뒷받침한 역할이었으니까. 나도 마찬가지다. 4년 하는 걸 봐서 도지사 이상으로 할 만한 사람이다, 도지사 맡기기도 아깝다, 유권자들이 그런 판단들을 하겠지. →국민의 정부와 참여 정부는 어떻게 구별되나.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를 민주개혁정부 1기로 보는 게 맞을 것 같다. 대통령만 바뀌었지 대외정책 기조는 같았다. 2012년 민주개혁 2기 정부를 수립하면 여당 소속 도지사가 돼서 예산도 많이 따겠다.(웃음) →언제까지 무소속으로 정치할 수는 없지 않나. -정치는 당이 하는 것이 맞다. 솔직히 당선되고 싶어서 당을 선택하지 않았다. 그래서 색깔 있는 무소속이라고도 하고 4당 대표 야권 도지사라고도 한다. 도지사로 있는 동안 정당 가입을 안 한다고 약속했다. 4년 끝나고 나면 뜻이 같고 괜찮은 당을 선택할 것이다. ●2012년 대선 →현재 대한민국에 필요한 리더십은 무엇이라고 보나. -애국심, 통찰력, 정책 역량이다. 거기에다 국민과 소통하고, 전문가들 의견을 잘 수용한다면 누구나 국가를 경영할 수 있다고 본다. →2012년 대선의 가장 중요한 어젠다는 무엇일까. -복지가 아닐까 싶다. 사회·경제적 약자를 보호하지 않으면 우리 사회가 제대로 못 간다. ‘줄푸세’를 주장한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까지 생애주기별 복지를 이야기할 정도 아닌가. →2012년 대선 때는 여야 후보 중 누가 유리할까. -2007년처럼 500만표 싸움으로 가진 않을 것이다. 야권 단일후보가 결정되면 40% 지지율이 될 거고, 여권 후보도 비슷한 지지율이 될 거다. 나머지 20% 놓고 11%를 차지하려는 싸움 아닐까. 이회창·김대중 후보와 노무현·이회창 후보 당시 격차 정도 날 것 같다. →박근혜 대세론이 강하다. 인정하나. -현재 흐름은 인정하지만 아직 대선이 2년 남아 있고 야권 후보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시간이 좀더 가야 대세론의 실체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정치인 박근혜’는 잘 몰라서 평가하기 어렵다. 옛날엔 박정희 대통령의 딸이라는 평가가 강했는데 이제는 ‘박근혜’라는 독자적 이미지를 굳힌 느낌이다. 하지만 4대강 사업 등 국민들이 찬반으로 갈린 정책에 대해 국정을 책임지겠다고 하는 분이 입장을 전혀 언급하지 않는 것이 올바른가 싶다. →민주당은 수권 능력이 있다고 보나. -민주정부 10년의 국정운영 경험을 갖고 있는 분이 많고 야권의 대표 정당임엔 틀림없다. 그러나 민주당만으로는 집권이 어렵다. 그렇다고 민주당을 빼고 집권할 수 있겠나. 그래서 손학규 대표도 야권 연대를 말하는 것 아니겠나. →2012년 야권 대선후보를 꼽는다면. -민주당 손학규 대표와 정세균·정동영 최고위원, 국민참여당 유시민 참여정책연구원장, 박원순 변호사 정도 아닐까 싶다. →일부에서 김 지사와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을 합하면 완벽한 후보라고 한다. 그러나 그건 불가능하다. 두 분 가운데 누가 낫다고 생각하나. -유 전 장관이 월등하게 경쟁력 있다. 확실한 지지층을 갖고 있고 젊은층에 인기가 많다.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에도 강하고 지적 능력도 뛰어나다. →김 지사 본인의 차별적인 경쟁력은 무엇이라고 보나. -시민들과 소통이 가장 잘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바닥에서 커서 그런지 주민들과 유대감이 강하다. 새 역사는 변방으로부터 온다는 말이 있다. 기존 우리 사회를 주도했던 쪽에 많은 경험이 없는 게 새로운 정치를 할 수 있는 기반이 되지 않을까. ●정치 역정 →1986년 구속됐는데 이재오 특임장관은 본인 탓이라고 미안해하더라. -이 장관 때문에 구속된 건 아니다. 1986년 당시 이 장관이 서울 민통련 부의장이었고 내가 사회팀 간사였다. 직선제 개헌투쟁을 할 때 청주로 내려갔다가 잡혀서 바로 구속됐다. 100일 감옥살이하는 동안 고향으로 가서 농민운동하면 지역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겠다 생각했다. 오늘의 김두관을 만든 계기다. →1989~95년 남해신문을 발행했다. 언론관이 무엇인가. -언론이 도정이나 정치 비판하는 건 좋다. 다만 침소봉대하는 것은 곤란하고, 섭섭하다. 특히 정치적 왜곡과 편향이 너무 심하다. 그렇게 되면 영향력은 있을지 몰라도 좋은 신문이라고 할 수는 없다. 참여정부 시절에 기득권적 입장에서 과도한 비판을 한 것은 섭섭했다. →최연소 군수를 거쳐 최연소 행정자치부 장관을 지냈다. 최연소라는 데 의미를 두나. -노 전 대통령이 아니었다면 시골 군수를 행자부 장관으로 앉히지 않았을 거다. 고건 총리와 몇분이 굉장히 반대했는데, 노 전 대통령이 나를 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의 적임자로 밀었다고 했다더라. 주민투표제 도입을 발표한 날, 고 총리가 전화를 걸어 ‘협의도 안 하고 왜 한건주의로 했느냐.’고 질책했다. 다음날 아침 노 대통령도 전화해 ‘너무 빠른 거 아니냐.’고 물었다. 그쯤 되면 장관이 꼬리 내리는데 내가 밀어붙이는 기질이 있다. 그 법이 통과돼 제주특별자치도가 탄생했다. →행자부 장관을 거치며 공무원에 대해 어떤 시각을 갖게 됐나. -공무원은 행정개혁 주체이자 대상이다. 공무원을 혁신의 동력으로 써야 한다. 확정된 정책을 실행하는 면에선 공무원만 한 조직이 없다. →신고된 재산이 3800만원이다. 청빈도 좋지만 돈이 너무 없어 걱정은 안 되나. -1998년 남해군수 선거 당시 재산은 2000만원이었다. 당시 토론회에서 상대 후보가 ‘자기 가정 살림도 못하면서 남해군 살림을 어떻게 맡느냐.’고 몰아세웠다. 남해신문 운영하느라 물려받았던 논밭도 다 팔아치웠다. 군수 7년 동안 연봉을 5000만원씩 받았지만, 군수 마치고 나니 빚만 1억 5000만원 남았다. 선출직 나서는 사람은 돈을 모을 수가 없다. 노 전 대통령 유서 중에 ‘너무 많은 사람에게 신세졌다.’는 말이 있는데 가슴 깊이 와닿는다. →자녀 교육은 어떻게 했나. -자유방임이었다. 딸은 중국 인민대 4학년이고, 아들은 군대 갔다 와서 올해 경남대에 입학한다. 공부를 썩 잘하진 못해도 착하게 커줘 고맙게 생각한다. →군 복무는 어떻게 마쳤나. -경기도 의정부에서 육군 병참병으로 30개월간 복무했다. 군 생활 속에서 우리 사회의 모순을 많이 느꼈다. 보직과 계급에 따른 불평등 같은 것들이다. 군 생활하면서 한번도 졸병들에게 구타나 잔소리를 하지 않았다. 군 동지들과 지금도 만난다. 이 친구들이 후원금도 모아준다. 정리 구혜영·유지혜기자 koohy@seoul.co.kr
  • [사설] 대통령 - 여야대표 ‘구제역 회담’ 열어라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가 구제역 문제 대응을 위한 이명박 대통령과 여야 3당 대표 간 회담을 제의했다. 청와대는 긍정적이었다고 이 대표가 전했다. 문제는 민주당 손학규 대표다. 민주당은 형식과 내용 면에서 부적절하다고 했다. 예산안과 법안 날치기에 대한 분명한 사과를 요구했다. 구제역 사태가 정쟁 사안도 아니고 정부의 정책 실패인데 이 문제로 회담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형식도 문제 삼았다. 통상 영수회담은 대통령이 제1야당 대표와 만나 현안을 놓고 의견을 나누는 것인데, 여럿이 만나서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는 것이다. 민주당은 구제역 여야 대표 회담이 형식갖추기용 회담이라는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 없다고 한다. 하지만 대통령과 여야 3당 대표 회담이 거대담론만을 얘기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우리의 인식이다. 대통령과 여야 대표 간 구제역 회담을 여는 것 자체가 의미 있을 것이다. 지금은 실용·민생정치의 시대다. 구제역 문제는 중요한 민생 현안이다. 거창한 모양새를 갖춘 회담도 중요하지만 엄중한 현안이 있을 때는 지도자들이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회담하는 것이 국민을 안심시킬 수 있다. 대재앙 수준의 구제역 피해에 시름하고 있는 농민들은 회동하는 모습만 보고도 큰 위로를 받을 것이다. 민주당은 청와대 여야 대표 회담에 형식을 따지지 말고 응해 보라.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 간 단독회담은 역대로 밀약설 등 후유증이 컸다. 성과 없는 경우가 많아 야당 대표가 공격 받기 일쑤였다. 혼자서만 대통령과 회담하겠다는 것에선 권위주의 시절 잔재도 엿보인다. 정치 지도자들도 사고의 대전환을 해야 할 때다.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는 대재앙 수준이다. 정부의 정책 실패라고 외면하기에는 사안이 너무나 중대해졌다. 손학규 대표는 민주당만이 아니라 야당세력을 대표하는 정치인이다. 중국 쓰촨성 대지진 때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현장에 가 피해복구를 지휘하자 중국 국민이 한마음으로 뭉쳐 재난을 극복한 기억은 새롭다. 정치 지도자들이 한마음으로 민생을 걱정하는 것만으로도 구제역 사태는 새로운 전기를 맞을 수 있을 것이다. 손 대표와 민주당의 ‘통 큰 결단’을 기대한다.
  • 구제역, 여야 영수회담 물꼬 틀까

    구제역 재앙이 꽉 막힌 정국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 수 있을까.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가 12일 구제역 확산에 따른 대책마련을 위해 제안했던 여야 영수회담을 “청와대가 받아들였다.”고 밝혀 이런 가능성을 높였다. 하지만 청와대의 회답에는 민주당을 포함한 여야 3당 대표가 모두 모여야 한다는 어려운(?) 조건이 달려 있어 장담하긴 이르다. 이 대표는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근원적인 구제역 대책을 초당적으로 강구하기 위해 대통령과 3당 대표의 회동을 (지난10일)제안한 바 있는데, 어제 청와대가 이런 제안을 받아들여 ‘3당 대표가 모인다면 대통령도 함께 구제역 대책에 관한 협의를 하고 싶다’는 회답을 해 왔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반응은 냉랭했다. 이춘석 대변인은 “민주당은 기본적으로 구제역 대책 마련에는 협조한다는 자세이지만, 지난 연말 예산 및 법안 날치기 통과에 대한 여권의 진지한 사과 등이 없는 상황에서 명분이 어떻든 간에 형식적으로 만나는 건 큰 의미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선진당 박선영 대변인은 “연말 국회 문제를 거론하자면 선진당의 본회의장 진입을 막은 민주당부터 사과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이에 대해 임영호 정책위의장은 “민주당을 설득해 보겠지만 3당 대표가 모두 모이지 않는다면 의미가 퇴색될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구혜영·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서울광장] 개헌 하려면 제대로 해야 한다/곽태헌 논설위원

    [서울광장] 개헌 하려면 제대로 해야 한다/곽태헌 논설위원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해 8·15 경축사에서 “필요하다면 개헌도 국회에서 논의할 것”이라는 원론적 수준의 개헌론을 꺼냈다. 2009년 8·15 경축사에서는 “선거 횟수를 줄이기 위한 논의가 필요하다.”며 개헌론을 제기했지만 후속 조치는 없었다. 별다른 관심을 받지 못한 개헌론이 연초부터 다시 흘러나오고 있다.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는 어제 신년 기자회견에서 “국회에 개헌특별위원회를 구성하자.”고 제의했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도 개헌에는 긍정적이다. 직선제를 통한 대통령 5년 단임제를 핵심으로 하는 현 헌법(9차개헌)은 1987년 서슬 퍼런 전두환 대통령의 ‘호헌론’에 맞선 ‘피플파워’의 소중한 결과물이다. 정부 출범 뒤 개헌은 발췌개헌(1차), 사사오입개헌(2차), 3선개헌(6차), 유신개헌(7차), 국보위개헌(8차) 등 오욕으로 가득찼으나 9차개헌은 평화적인 방법과 민주적 절차에 따라 이뤄졌다. 현 헌법은 최장수인 23년의 수명을 자랑하고 있지만 경제·사회적인 상황이 변화하면서 새로 담을 내용도 생겨났다. 21세기에 맞는, 통일을 염두에 둔 헌법 개정이 필요하지만 개헌을 한다면 정부형태와 대통령의 연임 여부 등이 중요한 이슈가 될 수밖에 없다. 민주당은 이명박 정부 내 개헌은 이미 늦었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정치권이 합의만 한다면 올 상반기에 개헌을 끝내는 게 어렵지 않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집권 마지막 해인 2007년 1월 9일 대(對)국민담화를 통해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를 동시에 치르자는 ‘원 포인트’ 개헌을 제안했다. 대통령 임기를 4년으로 줄이되 1회에 한해 연임이 가능하도록 바꾸자는 게 노 전 대통령의 제안이었으나, 대선이 1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나온 정략적인 제안으로 몰리면서 실패했다. 요즘 나오는 개헌론과 관련, 제기 시점보다 중요한 건 내용이다. 안상수·이회창 대표는 현재의 제 왕적 대통령제에 문제가 많다는 이유로, 대통령은 국방·외교·통일에 관한 권한을 행사하고 나머지는 총리가 행사하는 권력구조 개편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세계 최강인 미국의 대통령이라면 국방과 외교분야에 전념하고, 부통령(혹은 총리)이 경제·사회 등 나머지 분야를 맡아도 괜찮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위상은 그렇지 않다. 국방과 외교·통일분야의 일이 별로 없다. 또 이런 분야와 경제·사회분야가 맞물린 상황에서 대통령과 총리의 역할을 칼로 두부모 자르듯 할 수도 없다. 할일이 많지 않은 대통령은 국민이 뽑고, 실제로 파워가 있는 총리는 국회에서 선출한다면 사실상 의원내각제와 다를 게 없다. 북한과 대치한 상황에서는, 언제 급박한 일이 터질 줄 모르는 상황에서는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는 게 낫다. 그리고 현재의 헌법 조문으로만 보면 대통령은 제왕적이지도 않다. 입법·사법·행정부 등 3권 분립이 이뤄진 데다 총리는 행정부의 2인자로 국무위원의 해임을 대통령에게 건의할 수 있는 등 권한이 상당하다. 문제는 운용에 달려 있다. 개헌을 하려면 이원집정부제로 바꾸려는 논의보다는 대선과 총선 시기를 맞추는 쪽으로 하는 게 국가와 국민을 위해 보다 바람직하지 않을까. 대선·총선·지방선거 등 잦은 선거의 폐해에 대해서는 대부분 공감하고 있다. 대선과 총선을 같이하면 여소야대 국회가 될 가능성은 낮다. 진보든 보수든 대통령과 국회를 특정한 세력에 아예 같이 넘겨주는 게 낫다. 잘못했으면 4년 뒤 혹독한 책임을 묻고 정권을 심판하면 된다. 대선·총선 동시선거 2년 뒤 치르는 지방선거를 중간평가의 기회로 활용하면 된다. 미국식의 선거제도와 비슷하다. 내년 4월로 예정된 총선과 12월로 예정된 대선의 중간쯤에 대선과 총선을 같이 치르는 게 절충안으로는 괜찮다. 그동안의 헌법사를 보면 개헌에 부정적인 것도 이해는 되지만 시대는 바뀌었다. 집권세력 마음대로 헌법을 바꿀 수도 없다. 집권 연장이나 손쉬운 집권을 위해 개헌을 했던 이승만·박정희·전두환 시절도 아니다. 개헌을 부정적으로만 볼 건 아니다. tiger@seoul.co.kr
  • 이회창 ‘햇볕정책’·6자 모두 비판

    이회창 ‘햇볕정책’·6자 모두 비판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가 ‘쓴소리’로 새해 첫 포문을 열었다. 6일 신년 기자회견을 갖고 “돈으로 평화를 사거나 구걸하는 기조를 벗어나, 상호주의 원칙으로 비핵화·개혁·개방을 유도해야 한다.”는 소신을 강조하며 6자회담 재개 움직임을 보이는 여권과 햇볕정책을 이끌어온 민주당을 모두 비판했다. 이 대표는 “김대중·노무현 정권 10년 동안 북한을 오히려 강성대국의 길로 접어들게 만들었음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대북정책의 틀을 다시 짜야 한다.”면서 “햇볕정책을 공식적으로 폐기하고 궤도를 확실하게 수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북한이 이에 반발, 남북경색을 유발하더라도 이는 올바른 남북관계 형성을 위한 일시적인 병목현상일 것”이라며 “우리 모두 이를 견뎌내야 한다는 것을 국민에게 설득하고 단합을 이끌어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상호주의 원칙에 입각한 대북정책, 전국 권역화를 통한 ‘강소국연방제’로의 국가구조 재편, 이원집정부제로의 개헌, 복지 사각지대 축소 등을 대안으로 내놓았다. 이 대표는 대권 주자들의 복지 경쟁 양상에 대해선 “무분별한 복지확대정책의 포퓰리즘적 발표”라고 꼬집었다. 다만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한국형 복지 모델에 대해선 “재원이나 기타 비판에 대해서는 그런대로 근거를 대고 있다.”고 논평했다. 일부에선 박 전 대표와의 전략적 연대를 감안한 ‘호평’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여의도 블로그] 민주·선진 도 넘은 ‘2중대 설전’

    “한나라당의 정략에 말려 개헌이나 궁합을 맞추는 자유선진당은 ‘한나라당 2중대’다.”(민주당 이규의 부대변인) “민주당은 북한 괴뢰정권을 외눈박이로 사랑하는 ‘북괴 노동당 2중대’다.”(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 보통 야당이라는 통칭은 여당에 맞서는 ‘한편의 무리’로 인식되기 십상이다. 하지만 개개의 정당은 모두 특유의 정강과 정책을 가진 개별 정치 집합체다. 지난 4일 국회 기자회견장에선 이런 실상을 여실히 확인시켜주듯 야당 대변인 간에 설전이 있었다. 민주당과 선진당이 서로의 정체성까지 트집 잡으며 ‘2중대’ 논쟁을 벌였다. 앞서 민주당 박기춘 원내수석부대표가 “이명박 대통령이 사단장(안상수 대표)을 시켜 2중대장(이회창 대표)에게 개헌을 하자고 하니 명령에 복종하는 답변을 했다.”며 힐난한 게 발단이 됐다. 더구나 지난달 8일 국회 본회의장 입장을 물리력으로 막은 민주당에 깊은 앙금이 남아 있는 선진당으로선 참기 힘든 모욕이었던 모양이다. 선진당 박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민주당은 북괴 노동당 2중대다. 아니 2소대다. 오합지졸 2분대다.”라고 분풀이했다. 이에 민주당 이 수석부대변인은 “박 대변인이 (한쪽 눈이 불편한) 박지원 원내대표를 들먹이며 ‘외눈박이 정권’이라는 인신공격성 용어까지 사용했다.”고 맞섰다. 감정 싸움은 야권 공조 체제마저 뒤흔들었다. 선진당은 5일 구제역 문제 해결을 위해 민주당이 제안한 야5당 원내대표 회담에 불참했다. 선진당 내부에선 “감히 누구 보고 오라 가라 하느냐.”라는 감정 섞인 반응도 흘러나왔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박 대변인은 이날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원내교섭단체 대표 라디오 연설에서 ‘2012년 정권교체’를 다짐한 것과 관련, “달력을 제대로 보고 연설하라. 지금은 국내외 사정이 어려워 대권을 논할 때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마침 선진당은 야4당과의 공조 없이 구제역 문제 등에 대해 독자 대응 노선을 걷기로 했다. 감정만 앞세운 여야 간, 야야 간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안상수·이회창 “올 개헌 공론화”

    한나라당 안상수·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가 3일 개헌 논의를 시작했다. ‘개헌 전도사’ 이재오 특임장관과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도 거들고 나섰다. 안 대표는 새해 인사차 이 대표를 방문한 자리에서 “새해에 개헌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나라당 안형환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표는 비공개 회동에서 “우리 현행 헌법은 20세기 헌법이다. 그래서 21세기형에 맞는 헌법으로 개조를 해야 한다.”며 개헌에 대한 소신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또 “단순히 권력구조 한두 조문 고치는 것에 그치지 않고 21세기 국제화, 세계화, 개방화 시대에 맞는 프레임을 새로 짜야 하고, 통일에 대비할 수 있는 조문도 들어가야 하고 기본권도 21세기형으로 고쳐야 한다.”며 전면적 개헌론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안 대표는 “현재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가 심하다.”면서 “권력의 집중을 막아야 되는데 새해에는 개헌 논의가 되어야 한다.”고 거들었다. 그는 또 “권력구조 문제는 어떤 형태가 되든 국민 다수의 뜻을 따라야 된다.”면서 “그렇지만 논의는 해봐야 하고 특히 권력구조, 기본권, 선거구 등 정치 선진화 문제에 대해서는 함께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원내 제3당인 선진당의 개헌 공론화 참여 움직임이 여권 일각에 편중됐던 개헌 논의의 불씨를 살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재오 특임장관은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연초에 집권당 대표와 야당 대표가 개헌에 대해 의견을 같이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개헌에 대한 지지 여론이 높게 나오고 있지만, 정치권이 이런 여론 동력을 못 살리고 있다.”면서 “당장 1월부터 한나라당에서 공론화를 위한 움직임이 있을 것이고, 밖에서도 개헌을 지지하는 국민운동 모임이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올 상반기에는 어찌 됐든 개헌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한 의지를 내보였다.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도 오전 한 라디오 방송에서 “이해관계를 떠나 마음의 문을 열고 정치 발전을 위해 무엇이 옳은가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이야기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해 상반기 중 이 문제(개헌)를 집중 논의해야 하고 안 되면 아예 접어야 한다.”고 말해 개헌 공론화 의지를 드러냈다. 이와 관련, 민주당은 이날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일축했다. 전현희 원내대변인은 “지금 이 시점에 한나라당이 개헌논의를 들고 나오는 것은 연말 날치기 국회로 인한 민심 악화를 덮으려는 정략적인 국면전환용”이라며 “논의할 가치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홍성규·유지혜·강주리기자 cool@seoul.co.kr
  • 박근혜 29.8% 독주… 반기문 2위 ‘잠재력’

    박근혜 29.8% 독주… 반기문 2위 ‘잠재력’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지지율은 견고했다. 하지만 정치 참여 의사가 없다고 밝힌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잠재력도 더 커졌다. 서울신문과 한국리서치는 ‘내일이 대통령 선거일이라면 다음 사람들 중에서 누구에게 투표하시겠습니까’라는 질문으로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를 측정했다. 주자로 거론되는 14명을 망라했다. 박 전 대표는 29.8%를 차지해 독주를 이어갔다. 지난해 8월의 30.4%와 별 차이가 없었다. 2위는 반 사무총장으로 12.2%를 차지했다. 8월에 비해 1.8%포인트 올랐다. 지지율이 오른 정치인 가운데 최대폭의 상승이었다. 유시민 국민참여당 참여정책연구원장(6.7%), 김문수 경기지사(5.9%), 손학규 민주당 대표·오세훈 서울시장(4.6%), 한명숙 전 총리(4.3%),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3.1%) 등이 뒤를 이었다. 무응답층은 18.8%로 8월에 비해 7.5%포인트나 상승했다. 대부분의 정치인이 8월과 큰 차이가 나지 않았지만,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의 지지율(2.6%)은 8월에 비해 3.0%포인트나 빠졌다. 오세훈 시장도 1.7%포인트 낮아져 하락폭이 컸다. 손학규 대표는 지난 10월 전당대회 이후 10%를 상회하던 지지율이 4%대로 주저 앉았다. 개인 지지도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독주하고 있지만, 정당만을 고려할 경우에는 여당 후보를 찍겠다는 응답과 야당 후보를 찍겠다는 응답이 팽팽했다. ‘다음 대통령 선거에서 정당만을 고려한다면 어느 정당의 후보를 선호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43.7%가 여당 후보라고 답했고, 40.2%가 야당 후보라고 답했다. 8월에 비해 여당 후보는 0.4%포인트 낮아졌고, 야당 후보는 1.5%포인트 올랐다. 차기 대통령 후보에게 가장 중요한 자질로는 ‘안정감(19.1%)’을 꼽았다. 이어 국정경험이 많은 인물(17.9%)과 서민적인 인물(17%)이 뒤를 이었다. 추진력이 좋은 인물(12.3%)과 젊고 참신한 인물(8.6%)도 중요하게 평가됐다. 8월 조사에 비해 젊고 참신한 인물에 대한 선호도가 3.2%포인트 높아졌지만, 국정경험이 많은 인물에 대한 선호도는 5.5%포인트 떨어졌다. 이창구·허백윤기자 window2@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