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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광장] 박근혜 지역구 불출마 대단한 건가/곽태헌 논설위원

    [서울광장] 박근혜 지역구 불출마 대단한 건가/곽태헌 논설위원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두달 앞으로 다가온 4·11 총선에서 자신의 지역구(대구 달성군)에 출마하지 않기로 선언했다. 박 위원장은 지난 7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역구민 여러분의 뜻을 따라서 더 큰 정치에 몸을 던지도록 결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간담회를 하는 동안 감정이 북받쳐 목이 메었고 눈가에는 눈물이 맺혔다고 한다. 박 위원장은 1998년 4·2 보궐선거에서 처음으로 금배지를 달았다. 대구 달성 주민들의 압도적인 성원에 힘입어 4선(選) 의원이 됐고, 유력한 대통령 후보 반열에 올랐다. 달성은 박 위원장을 정치에 입문하게 해준 정치적 고향이나 다름없다. 그런 점에서 박 위원장이 14년간 정들었던 달성을 떠나게 돼 목도 메고 눈물도 나온 것은 당연하고 자연스럽다. 하지만 ‘결단’이라고 할 만큼 달성에서 출마하지 않기로 결정한 게 그리 대단한 것인가. 적지 않은 언론들은 ‘결단’이라는 점을 강조했지만 기자가 과문(寡聞)한 탓인지 박 위원장의 지역구 불출마는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 새누리당의 대표적인 텃밭으로는 대구·경북(TK)과 서울 강남권이 꼽힌다. 이곳에는 새누리당 후보로 누가 나서더라도 ‘땅 짚고 헤엄치기식’으로 쉽게 당선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곳에 출마하지 않기로 한 것을 놓고 ‘결단’이라고 말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 대통령의 꿈을 꾸고 있는 상황에서 보면 ‘희생’도 아니다. 박 위원장이 당을 위해 경쟁이 치열한 수도권에 출사표를 던지는 자기희생적인 선택을 했으면 진짜 ‘결단’이라고 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박 위원장은 지난달 19일 “저는 정치를 안 하면 안 했지 (지역구를 옮기는) 그런 식으로는 안 한다.”고 당내 일각의 수도권 출마 요구를 일축했다. 이게 박 위원장의 ‘소신’이고 ‘원칙’인지는 모르겠지만, 대선을 앞두고 당선이 확실하지 않은 수도권에 출마하는 모험을 하지는 않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원론적으로 보면 대선이 얼마 남지 않은 상태에서 유력한 대선 주자가 총선에서 지역구에 출마하는 것이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 대통령이 되면 국회의원직을 내놓아야 한다. 낙선된 뒤 국회의원직을 유지한다는 것도 보기에 좋지 않다. 어떤 경우든 그만둔다면 보궐선거를 해야 한다. 세금만 낭비하는 꼴이 된다. 대선에서 낙선한 뒤에도 금배지를 단 자유선진당 이회창 전 대표와 민주통합당 정동영 의원도 있지만, 이게 정상은 아니다. 과거 김영삼(YS)·김대중(DJ) 전 대통령, 김종필(JP) 전 총재도 대선에서 떨어진 뒤 국회의원을 지냈지만, 정상은 아니었다. 그래도 3김은 다른 정치인들보다 특별대우는 받을 만했다. 이제 대선에 출마해 떨어졌으면 조용히 원로로 남는 게 맞다. 전면에 계속 나서는 것은 추(醜)하다. 대통령 5년 단임제처럼 대통령 본선 출마도 한번으로 제한할 필요도 있다. 정상으로 돌아가야 할 때도 됐다. 대 선주자가 비례대표 의원이 되는 것은 지역구 출마보다는 문제가 적다. 국회의원을 내놓으면 다음 순위에 있는 후보자가 자연스럽게 승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 위원장의 일부 측근들은 지역구를 포기했으니 비례대표 1번을 비롯한 상위 순번을 박 위원장에게 추천하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하지만 박 위원장은 본인은 물론 새누리당을 살리려면, 이렇게 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 비례대표를 한다면 배수진을 친다는 각오로, 당선이 불확실한 20번 이후를 선택해야 한다. 확실한 대선주자인데 4선이면 어떻고 5선이면 어떤가. 박 위원장이 당선이 불투명한 번호를 받으면 그를 아끼는 많은 유권자들이 적극적으로 투표에 나설 것이다. DJ는 1996년 4·11 총선에서 새정치국민회의 비례대표 14번으로 출마했다. 지지층을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이었고 나름대로 성공했다. 유시민 통합진보당 대표는 비례대표 12번 출마를 공언했다. 20%의 지지율이 있어야 당선될 수 있는 쉽지 않은 순번이다. 박 위원장은 큰 꿈을 이루려면 정도(正道)를 걸어야 한다. tiger@seoul.co.kr
  • ‘나철수’ 창립… 팬클럽 삼국지

    ‘나철수’ 창립… 팬클럽 삼국지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팬클럽이 자발적 조직으로 출범해 ‘안철수 대통령 만들기’에 뛰어들었다. ‘나의 꿈, 철수의 꿈, 수많은 사람들의 꿈’이란 의미의 일명 ‘나철수’ 팬클럽이다. 이에 따라 4월 총선과 12월 대선을 앞두고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모임)에 나철수까지 팬클럽 3파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나철수는 안 원장과 무관한 자발적 모임으로, 정해훈 북방권교류협의회 이사장, 이장희 한국외대 교수, 정창덕 고려대 교수 등이 공동대표로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나철수를 노사모, 박사모에 버금가는 전국 조직으로 발돋움시킨다는 계획이다. 또 전문가 집단으로 구성된 ‘나눔정책연구단’을 발족시켜 양극화 문제 해소, 청년실업 해소, 학교폭력 문제 등 현안에 대한 정책적 해결 방안도 논의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기부와 나눔 사업도 계획하고 있다.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지지하는 노사모,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의 박사모가 순수 지지세력이라면 ‘나철수’는 전문성을 내세운 일종의 ‘멘토’ 집단 성격이 강하다. 모임의 창립을 주도한 정해훈 이사장의 이력도 상당히 ‘정치적’이다. 그는 KBS기자 출신으로 이회창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유세·홍보본부장, 조순 민주국민당 총재 비서실장 등을 지냈고 18대 총선에서는 한나라당으로 남양주갑 공천을 신청했었다. 안 원장 측은 팬클럽 출연에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안 원장의 측근인 강인철 변호사는 이날 해명자료를 통해 “팬클럽 등 각종 자발적 조직은 안 원장은 물론 안철수재단(가칭)과 전혀 무관하다.”며 “이 같은 조직에 대한 오해로 선의를 갖고 참여하는 개인들에게 유무형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해 주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박선영 “총선 소홀 심대평 대표 사퇴해야”

    18대 국회 최장수 대변인으로 꼽히는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이 6일 심대평 대표가 4·11 총선 준비를 소홀히 하고 있다며 대표직 사퇴를 촉구했다. 총선 후보공천을 앞두고 선진당의 내홍이 극심해질 전망이다. 박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국민은 새로운 정치, 새로운 인물을 원하고 있다.”면서 “대표직을 사퇴하고 총선 불출마 선언이라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이름까지 바꿔가며 연일 정책을 쏟아내고 있는데 선진당은 너무 조용하다.”면서 “남들은 100m 달리기를 시작했는데, 우리 당은 아직 신발 신을 생각도 하지 않고 있다. 총선을 치르겠다는 것인가, 말겠다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회창 전 대표가 당을 살리기 위해 대표직을 사임하고, 불출마 선언을 한 지 석달이 지났지만 당은 하나도 변한 게 없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또 “심 대표는 (이 같은 당의 상황에 대해)책임져야 한다. 충청이라는 울타리도 지켜내지 못하면서 어떻게 국민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나.”라면서 “기득권을 포기하고, 사즉생(死則生)의 심정으로 정치하라.”고 촉구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박세일 “창당 때문에 생각할 여유 없어” 이회창 “보수가치 동조하는 세력과 협조”

    박세일 “창당 때문에 생각할 여유 없어” 이회창 “보수가치 동조하는 세력과 협조”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일 미래희망연대와의 합당 뒤 “앞으로 큰 틀에서 가치와 비전을 공유하는 모든 분들이 국가발전을 위해 힘을 모을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한 것은 범보수연대를 추진하겠다는 발언으로 받아들여진다. 보수연대의 대상은 자유선진당과 이달 중순 창당하는 가칭 국민생각이다. 왜 보수연대인가. 야권의 민주통합당은 민주당과 시민통합당은 물론 노동·시민단체까지 합세, 중통합을 이뤘다. 통합진보당과는 총선 연대를 시도 중이다. 반면 보수는 분열돼 있다. 총선은 각 지역구에서 수백~수천표 차이로 당락이 갈린다. 분열 상태는 총선·대선에서 보수 정당의 공멸을 부를 수 있다. 당 재건 작업을 어느 정도 진행시킨 새누리당은 웬만한 건 양보해서라도 보수연대를 하려고 한다. 국민생각, 자유선진당 모두 보수연대에 적극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국민생각은 창당작업을 하느라 연대 얘기를 꺼내기가 어렵다. 자유선진당은 당의 존립을 위해 총선연대는 손사래를 치지만 대선 연대는 열어 놨다. 총선 보수연대도 가능성 제로는 아닌 기류다. 국민생각 창당을 이끌고 있는 박세일(왼쪽) 한반도재단 이사장은 2일 보수연대에 대해 “창당작업 때문에 연대는 생각할 틈도 없다.”고 당장의 연대설은 부인했다. 그는 지난달 15일 창당준비위 결성식 때는 “올해 총선·대선에서 한나라당과의 연대·통합은 있을 수 없다.”고 못박았었다. 하지만 박 이사장은 지난주에는 새누리당·선진당 등과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 “그런 말할 단계가 아니다.”라면서도 “창당 이후에 선거공학적인 이익연합이 아닌 ‘가치연대’의 가능성이 열리면 여야를 떠나 논의할 수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 놨다. 이회창(오른쪽) 자유선진당 전 대표는 지난달 총선 전 보수대연합 가능성에 대해 “보수를 버리고 좌클릭한다는 한나라당과 무슨 손을 잡겠느냐.”고 말하면서도 “본격적으로 보수대연합을 논할 시기가 되면 보수의 가치에 동조하는 어느 세력과도 협조하거나 상의할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현재도 이런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핵심 측근이 이날 전했다. 자유선진당 심대평 대표는 옛 자민련이 15대 총선 때 강세를 보인 인천, 강원 등지에서 후보 영입에 공을 들이며 당을 지키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과는 총선까지 경쟁과 협력관계를 유지하면서 대선 때는 적극 연대한다는 입장이다. 대선 연대를 고려해 총선 때 한나라당이 일정 정도 배려해 주길 은근히 기대하는 모습이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특임장관에 한나라 3選 고흥길

    특임장관에 한나라 3選 고흥길

    이명박 대통령은 1일 공석인 특임장관에 한나라당 고흥길(68) 의원을 내정했다. 서울 태생인 고 후보자는 동성고,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중앙일보 정치부장·편집국장 등을 지낸 언론인 출신이다. 1997년 이회창 당시 신한국당 대표의 특보로 정치권에 입문했다. 2000년 제16대 총선 때 경기도 성남 분당 갑에서 당선돼 내리 3선을 지낸 중진 의원으로, 한나라당 정책위 의장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고 의원은 선거 90일 전 공직에서 사퇴해야 하는 선거법에 따라 19대 총선에는 자연스럽게 불출마하게 됐다. 특임장관 인선은 마무리됐지만 방송통신위원장 후보군 인선은 난항을 겪고 있다. 당초 고 후보자를 포함해 손기식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장, 홍기선 케이블TV시청자협의회 위원장, 송도균 전 방통위 부위원장 등 4명의 후보군이 물망에 올랐지만, 청와대는 현재 후보군 인선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기존 후보군에서는 검증과정에서 인사청문회 통과에 문제가 될 만한 사안이 발견됐다. 일부는 강력하게 고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가 학계와 방송계 쪽 인사들을 중심으로 후임 인선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기존 후보군을 완전히 배제했다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새 후보군 중에서 발탁한다는 쪽에 더 무게를 두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의외의 인물’이 발탁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가급적 이 대통령이 중동 순방을 떠나는 4일 전에 방통위원장 인사를 매듭지을 계획이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與 정강 키워드 ‘선진화’→‘국민행복’… 박근혜당 출범 천명

    與 정강 키워드 ‘선진화’→‘국민행복’… 박근혜당 출범 천명

    한나라당이 30일 정강·정책 개정안 발표를 기점으로 박근혜호(號)의 출범을 공식화했다. 6년 전인 2006년 1월 이뤄졌던 전면개정 때보다도 개정의 폭과 깊이가 확연히 차이가 난다는 평가다. 1997년 창당 이후 이회창 총재 시절의 한나라당과, 이후 자신이 대표를 맡아 17대 총선을 치렀던 2004년 당시의 한나라당, 나아가 2008년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의 한나라당과는 전혀 다른, ‘박근혜의 한나라당’을 천명한 것이다. 과거 한나라당 15년과의 결별, 그리고 현 이명박 정부와의 단절이자 12월 대선을 겨냥한 ‘대선주자 박근혜’의 비전과 정책구상 청사진을 밝힌 것으로 평가된다. 바뀐 정강·정책의 키워드는 ‘국민행복’이다. 전문에만 네 차례 ‘국민행복’이 언급된 것을 비롯해 8곳에다 ‘행복’이라는 단어를 집어넣었다. 개정 전 정강·정책이 ‘대한민국의 선진화’를 당의 소명으로 제시했다면 개정된 ‘국민과의 약속’은 ‘국민행복국가 건설’을 표방하고 있다. ‘정치-경제-사회-문화-교육-외교-안보-통일’ 순으로 짜여졌던 전 정강·정책 대신 ‘복지-일자리-경제민주화-사회-환경-안보-통일-정치’ 순으로 배치된 ‘10대 약속 23개 정책’은 ‘국민과 나라를 이끌어 가는 정당’이 아니라 ‘국민을 앞세우고 뒤를 받치는 정당’을 웅변한다는 지적이다. 2006년 정강·정책 개정 당시 등장했던 ‘부정부패, 지역감정, 분배지상주의, 포퓰리즘’ 등의 용어는 이번에 삭제됐다. 대신 ‘일자리 없는 성장, 양극화, 저출산, 고령화’ 등의 표현이 새롭게 포함됐다. 그동안 논란이 됐던 ‘보수’ 표현의 경우 기존 정강·정책의 전문에 담겨 있던 ‘대한민국의 비약적 발전을 주도해 온 발전적 보수’라는 문구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법치라는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보수적 가치’로 바뀌었다. ‘발전적 보수’가 ‘보수적 가치’로 대체된 것으로, 보수 정당의 틀은 유지됐다. 그러나 ‘대한민국 선진화’라는 표현은 새 정강·정책에서는 제외됐다. 같은 맥락에서 기존 정강·정책 제1조인 ‘미래지향적 선진정치’라는 표현은 9조로 밀려나면서 표현 역시 ‘미래지향적 정치’로 수정됐다. ‘선진화’가 이명박 정부를 상징하는 용어인 점을 감안하면 현 정부와의 선긋기에 나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대신 국민 행복을 위한 평생 맞춤형 복지를 ‘10대 약속’ 중 첫 번째에 올렸다. 기존 정강·정책에서는 7조였다. 모든 국민에게 생애주기별 사회보장 혜택을 받을 권리를 부여하는 동시에 기존에 없던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에 대한 존중의 의미도 추가했다. 일자리(2조) 조항에서는 고용률을 경제정책의 핵심지표로 설정했다. 또 청년고용을 일자리 정책의 핵심과제로 삼고, 노인·장애인에 대한 맞춤형 일자리 대책을 추진토록 했다. 논란이 됐던 ‘경제 민주화’ 표현도 반영이 됐다. 이와 관련된 ‘공정한 시장경제’(3조) 조항은 “경제세력의 불공정 거래를 엄단해 공정한 경쟁풍토를 조성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공정경쟁과 동반성장을 촉진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확대한다.”고 강조했다. 각 경제주체는 사회통합과 사회발전을 위한 책임과 의무를 성실히 수행토록 했으며, 시장개방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의 단계적 확대도 포함시켰다. 기존 ‘큰 시장 작은 정부’ 표현도 ‘강한 정부’로 바뀌었다. 이는 정부 역할이 강조되는 경제 민주화를 새 정강·정책에 추가한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747 공약’(연평균 7% 성장, 소득 4만 달러 달성, 선진 7개국 진입)으로 대표되는 현 정부의 외형 위주의 경제 성장 정책기조에서 성장잠재력 확충이라는 질적 성장 정책기조로 전환하는 것을 의미한다. 교육(4조) 조항에서는 ‘교육의 수월성과 경쟁력 제고’ 개념을 없애고 ‘교육기회 균등 실현과 공교육 강화’를 반영했다. 영·유아 보육에 대한 국가적 책임 확대와 고등학교 교육 의무화 추진 등이 눈에 띄는 새 정책이다. 외교(7조) 분야에서는 ‘실용주의’라는 용어가 사라지고 ‘국익과 신뢰에 기반한 평화지향적 균형외교’로 수정됐다. 통일(8조) 조항에서는 ‘유연한 대북정책’을 명문화했다. 기존 “북한의 자유민주주의 체제로의 전환을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은 삭제됐다. 대신 “북한 핵문제 등 한반도 평화위협에는 단호히 대처하고, 북한의 인권개선과 동포애적 차원의 인도적 지원을 지속해 나간다.”면서 강·온 양면책을 동시에 제시했다. 국방 분야에서는 군 복무시스템과 병영문화에 대한 개선을 약속했다. 특히 “군 복무기간이 자아실현의 능력개발의 소중한 기회가 될 수 있도록 복무시스템과 병영문화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군 복지를 확대한다.”고 밝혔다. 정치 개혁과 관련해서는 ‘사회네트워크 정당’ 건설, 청년의 정치 참여를 위한 ‘주니어 정당’ 개념 도입 등을 내세웠다. 이와 함께 700만 재외동포 지원과 한민족 네트워크 강화, 친환경 사회와 녹색성장도 새롭게 반영된 부분이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씨줄날줄] 당 간판 바꿔달기/구본영 논설위원

    한나라당이 마침내 당 간판을 바꿔 다는 모양이다. 당 비상대책위원회가 그제 국민 공모를 통해 새로운 당명을 정하기로 결정하면서다. 현존 국내 최장수 정당이 14년 3개월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는 셈이다. 이런 당명 교체는 현 정부에 대한 민심 이반에 따른 부정적 이미지를 탈피하려는 몸부림으로 풀이된다. 한나라당 입장에선 불가피한 선택일 수도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집권여당이자 제1당의 신장개업은 여간 안쓰러워 보이지 않는다. 연기력이나 가창력 대신 얼굴 화장만 고쳐 갈채를 받으려는 연예인처럼 부박(浮薄)한 한국정치의 단면이 드러났다는 점에서다. 이에 대해 제1야당은 “당 이름을 바꾼다고 측근 비리와 돈 봉투 의혹이 덮어지는 지는 알 수 없지만, 잘 바꾸기 바란다.”(김유정 원내대변인)고 비아냥거린다. 하지만 이것이야말로 번지수를 잘못 찾은 꼴이다. 민주통합당이야말로 지난 10년간 새정치국민회의-새천년민주당-열린우리당-대통합민주신당-중도통합민주당-통합민주당으로 현란한 ‘작명 쇼’를 벌여온 당이란 점이 그러하다. 한나라당은 15대 대선을 앞둔 1997년 11월 여당인 신한국당과 조순 총재가 이끈 민주당의 합당으로 탄생했다. 당 이름은 조순 총재가 지었단다. 지금은 빛도 바래고 갖가지 오물까지 뒤집어쓴 꼴이지만 한때는 반짝반짝하는 간판이었다. 기성 정치인들은 순한글 이름을 낯설어했지만, 젊은 유권자들이 호감을 표시한 적도 많았다. 딱히 당명으로 선거에서 손해를 봤다고 보기도 어렵다. 이회창 후보가 두 차례 대선에서 실패하긴 했다. 하지만, 2007년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가 한나라당 명찰을 달고 압도적 표차로 당선되지 않았던가. 한나라당은 영어로는 ‘Grand National Party’로 표기된다. 이름 그대로 지역과 남북으로 갈가리 찢긴 한민족을 ‘한나라’로 통합해 내겠다는 염원을 담은 작명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런 비전보다는 목전의 총선·대선이 더 다급한 것인가. 그 어느 때보다 속전속결로 새 당명 공모절차를 마치려 하고 있다. 정당정치를 꽃피운 영국의 보수당·노동당은 100~200년 당명이 그대로다. 미국 공화당도 전통을 존중하는 이미지를 담은 ‘Grand Old Party’란 애칭조차 한번도 버린 적이 없다. 2차대전 전후 20여년 야당으로 절치부심하면서도 당명을 바꾸는 대신 시대변화에 맞게 노선을 재정립해 아이젠하워나 레이건 등 인기 있는 대통령을 배출했다. 한나라당이 간판보다 체질을 먼저 개선해야 할 근거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 이회창 “보수 대통령 나와 거국내각 구성해야”

    이회창 “보수 대통령 나와 거국내각 구성해야”

    자유선진당 이회창 전 대표가 16일 “제대로 된 보수적 신념을 가진 대통령이 나와서 좌우로 나뉘어 혼란을 계속하고 있는 이 시대의 아픔을 치유하고 사회통합을 위해 좌우를 아우르는 거국 내각, 열린 내각을 만들어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말한 뒤 “국가 지도자는 보수주의의 확실한 정체성과 가치를 가진 사람이 하지만 동시에 이 지도자는 좌우의 개념이 전혀 없는 많은 국민들을 상대로 해야 하는 만큼 좌우를 통합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한나라당에서 벌어진 ‘보수’ 용어 삭제 논란을 정면으로 비판하면서 내놓은 발상이다. 이 전 대표는 한나라당을 겨냥해 “모든 것은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의 실패이지 보수의 실패가 아니다.”라면서 “이 정부와 한나라당이 보수의 핵심 가치를 실현하고 정책으로 엮어 냈더라면 결코 실패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의 활동에 대해서도 “중앙당을 폐지하자고 의견을 모은 것은 옷이 더러워지니까 모두 발가벗고 살자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꼬집기도 했다. 이 전 대표는 “보수가 한데 뭉쳐 다시 태어나야 한다. 나는 참 보수를 지키는 파수꾼이 되겠다.”고 거듭 강조하면서 보수세력 연합을 위한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번 대선에 출마할 의향이 있는지 묻자 “현재 보수세력의 토대를 만드는 일이 시급해 내가 전면에 나서기보다 보수가 하는 일에 밑거름이 되겠다는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4·11 총선에서의 보수대연합 가능성에 대해서는 “한나라당이 충청권을 전부 양보하지 않는 한 공조한다는 것은 말뿐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전 대표는 일각에서 제기됐던 탈당 가능성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한 바가 없다.”고 일축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서울광장] 정치의 실패는 국민의 실패/박대출 논설위원

    [서울광장] 정치의 실패는 국민의 실패/박대출 논설위원

    2005년 10월 1일. 청계천 복원사업 개통식이 열렸다. 시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열기는 식을 줄 몰랐다. 서울신문사 앞도 발 디딜 틈이 없었다. 회사는 부업까지 나섰다. 좌판을 설치해 어묵을 팔았다. 하루 매상이 500만원을 넘기도 했다. 열풍은 이명박(MB) 대선 주자로 연결됐다. MB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2007년 벽두부터 경선 정국이 조성됐다. 한나라당의 후보 검증은 혹독했다. MB 지지도는 잠시 주춤했다. 그때 아프간에서 초대형 사건이 터졌다. 샘물교회 신도 23명이 탈레반에 납치됐다. 2명이 살해되고 21명은 42일 만에 풀려났다. 언론에는 관련 뉴스로 도배됐다. 검증 정국은 묻혔다. MB는 경제만 외쳤다. 여론은 그 기대에 함몰됐다. 500만표 차라는 압승을 안겨줬다. 경제는 시대정신으로 포장됐다. 그 밖의 것은 ‘묻지마’ 선거였다. 그 5년 전. 월드컵 4강 신화가 창출됐다. 태극기가 전국을 뒤덮었다. 정몽준 바람이 불었다. 노란 바람과 합쳐졌다. 정몽준·노무현 후보 단일화가 시도됐다. 노 후보가 쟁취했다. 노란 바람은 돼지저금통으로 이어졌다. 이회창 대세론은 한순간에 꺾였다. 노무현 신화가 창출됐다. 역시 묻지마 선거였다. 국민은 철석같이 믿었다. 노무현 대통령이 세상을 바꿀 줄 알았다. 그도 바꾸려고 했다.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갔다. 국민이 원하는 방향이 아니었다. 그는 과거를 부정했다. 저항세력만 키웠다. 갈등과 분열로 이어졌다. 국민은 또 철석같이 믿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경제를 살릴 줄 알았다. 그 역시 경제를 살리려고 했다. 가진 자들을 위한 경제였다. 못 가진 자들은 외면당했다. 소통은 일방으로만 전개됐다. 국민은 불통에 분통을 터뜨렸다. 선거는 제로섬 게임이다. 승자와 패자만 있다. 패자 쪽은 늘 흔들어댄다. 승자가 잘하면 그뿐이다. 승자에겐 표를 준 국민이 있다. 국민이 변함 없으면 끄떡없다. 그런데 승자는 오만해졌다. 국민 위에 군림했다. 불신을 자초했다. 촛불정국은 그래서 왔다. 국민은 대통령이 바뀌기를 고대했다. 허사였다. 뒤늦게 땅을 쳤다. 속았다고 개탄했다. 되돌릴 수 없는 일이다. 먼저 살펴야 했다. 못 가진 자를 위하는 경제로 갈 후보를 골라야 했다. 개발 독재의 리더십인지, 경제 기적 재현의 리더십인지 따져봐야 했었다. 국민이 원하는 대로 바꿀 인물을 뽑아야 했다. 분열의 리더십인지, 혁신의 리더십인지를 분간해야 했었다. 대통령이 국민을 뽑는 게 아니다. 국민이 대통령을 뽑는다. 바람에 속은 책임은 국민에게 있다. 속였다고 탓할 일이 아니다. 속았다고 후회하고, 또 속았다고 한탄한다. 18대 국회도 마찬가지다. 역대 최악의 국회로 기록될 판이다. 국민은 이것도 후회한다. 미리 살펴봐야 했었다. 민생을 위할지, 그들만을 위할지 가늠해야 했었다. 선택의 실패다. 정치의 실패로 이어졌다. 국민의 실패로 귀결된다. 올해는 선거의 해다. 20여개 나라가 새로운 최고 권력을 결정한다. 오는 14일 타이완 총통 선거를 시작으로 미국, 중국, 러시아 등 줄줄이다. 지난해 시위자(The Protester)가 힘을 입증했다. ‘바꿔 열풍’이 심상치 않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4월 총선, 12월 대선을 앞두고 있다. 국민은 단단히 벼른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까지 고삐가 풀렸다. 규제는 위헌이라고 헌법재판소가 결정했다. 위력을 떨칠 조짐이다. 또 하나의 바람을 예고한다. 강풍(强風)이 될지, 광풍(狂風)이 될지 알 수 없다. 파사현정(破邪顯正). 그릇된 것을 깨뜨려 바른 것을 드러낸다는 뜻이다. 교수신문이 올해의 사자성어로 선정했다. 대선, 총선과 맞물린다. 일단은 파사(破邪)가 대세다. 심판론이 예사롭지 않다. 파사는 현정(顯正)으로 자동 연결되는 게 아니다. 파사에만 집착하면 또 실패한다. 현정이 아닌 현사(顯邪)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파사로만 겉도는 악순환을 멈춰야 한다. 현정으로 가는 파사를 선택해야 한다. 파사 바람에 휘둘릴 때가 아니다. dcpark@seoul.co.kr
  • 선진 연쇄탈당, 약 될까 독 될까

    자유선진당이 지난해 말 김창수(대전 대덕), 이상민(대전 유성), 이용희(충북 보은·옥천·영동) 의원의 연쇄 탈당으로 2008년 창당 후 최대 위기다. 소속 의원 15명의 미니 정당으로 전락했고 추가 탈당설도 나돈다. 전국 정당화 목표가 무색하게 ‘대전·충남당’으로 전락했다는 지적도 받는다. 하지만 자유선진당 측은 “오히려 약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세 의원 모두 민주통합당 출신으로 18대 국회 내내 사사건건 당 노선과 충돌, 결속을 약화시켰다는 것이다. 철새 정치인들이 이동해 가면서 남은 의원들 간의 일체감은 강화됐다고 주장한다. 나아가 자유선진당은 3명의 탈당이나 보수대연합과 심대평 대표 총리설 등은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자유선진당 죽이기’로, 충청 유권자의 동정론을 자극했다고 말한다. 특히 15대 총선 때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가 김영삼 당시 대통령에게 버림받았다며 ‘충청도 핫바지론’으로 바람을 일으켜 55석을 얻었던 영광의 재현도 기대한다. 그래도 자유선진당의 객관적 처지는 옹색하다. 최대 주주인 이회창 전 대표가 불출마를 선언, 총선을 총지휘할 대표 주자가 애매하다. 심대평 대표는 2일 개헌론을 주장했지만 본인의 출마지를 못 정해 충남, 대전과 서울 출마설도 나돈다. 당 지지율도 저조하다. 의원들도 흔들린다. 무엇보다 근본적인 위기 돌파 방안 부재가 문제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몰랐다, 몰랐다, 몰랐다… 허둥댄 정보당국

    몰랐다, 몰랐다, 몰랐다… 허둥댄 정보당국

    정부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소식을 북한의 공식 발표 이후 알게 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정부의 대북 정보수집 능력에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특히 관련 부처의 설명이 엇갈리는 등 난맥상도 불거지는 상황이다. 국회 정보·국방·외교통상통일위원회 등 대북 관련 3개 상임위가 20일 각각 개최한 긴급 현안질의에서는 정보 당국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다. 원세훈 국가정보원장은 정보위 전체회의에서 “북한의 특별방송 이전에 김 위원장 사망 사실을 몰랐느냐.”는 의원들의 질문에 “몰랐다.”고 답했다고 정보위 간사인 한나라당 황진하·민주통합당 최재성 의원이 전했다. 원 원장은 그러면서 “김 위원장의 사망 사실이 발표된 이후 훈련에 나간 북한의 각군 부대가 예정된 일정을 취소하고 부대로 복귀한 것을 볼 때 북한에서도 극소수 핵심 세력들만 김 위원장 사망을 알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김진표 민주통합당 원내대표는 “북한이 특별방송을 한다고 예고까지 했는데도 청와대는 대통령 생일 파티나 하고 허둥거렸다.”고 추궁했다.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은 국정원은 어설픈 정보 활동으로 이미 여러 차례 물의를 빚는 등 원 원장의 리더십에 회의론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6월 국정원 직원이 리비아 무기 관련 정보를 수집하다 리비아 정부로부터 추방 조치를 당했다. 지난 2월 국정원 직원이 인도네시아 대통령 특사단 숙소에 침입하다 들통이 났고, 7월에는 대북 정보를 수집하던 국정원 간부 2명이 중국에서 보안기관에 체포돼 억류되기도 했다.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이번 사태의 책임을 물어 원 원장을 교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청와대는 그러나 원 원장의 경질론과 관련, “아직 그런 얘기들이 논의된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또 국방위에 참석한 김관진 국방장관은 “김 위원장의 사망 사실을 뉴스를 보고 알았다.”고 밝혔다. 김학송 한나라당 의원이 “국방장관이 국민과 똑같이 알았다면 심각한 문제 아니냐.”고 따지자 김 장관은 “정보능력 확장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다.”고 말했다. 같은 당 김장수 의원이 “김 위원장이 뇌졸중으로 쓰러졌을 때 ‘김 위원장이 칫솔을 어느 손으로 쓸 수 있다는 것까지 안다’고 했는데 이번에는 왜 파악하지 못했냐.”고 질타하자, 김 장관은 “적 도발 정보와 사망 정보는 성격이 다르다.”고 해명했다. 외통위에선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류우익 통일부 장관의 무책임한 태도가 도마에 올랐다. 두 장관은 “(인지 시점은) 정보 사안이라 말하기 곤란하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이회창 자유선진당 전 대표는 “정보 기관이 아니고 잠자는 기관”이라고 꼬집었다. 박주선 민주통합당 의원은 “정보 차원이라고 둘러대는 것은 정보력 부재에 대한 비판을 회피하기 위해서가 아니냐.”고 몰아세웠다. 이날 3개 상임위에선 중국이 김 위원장의 사망 정황을 먼저 인지했는지에 대한 질의와 한·중 간 소통 부재에 대한 지적이 쏟아졌다. 정보위에서 원 원장은 “한국과 미국, 러시아, 일본, 중국이 동일한 시간대에 동일한 정보를 얻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재성 민주통합당 의원은 “대중 의존도가 높아지는 북한 실정을 고려한다면 김일성 주석 사망 당시보다 훨씬 더 신속하게 중국에 통보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반론을 폈다. 외통위에서 김 장관은 중국이 북한으로부터 사전 통보를 받았다는 보도와 관련, “언론보도가 맞지 않는 것 같다. 중국이 미리 안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고 답했다. 이와 관련, 조병제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이 사전인지했다는) 그런 결론을 내리지는 않겠다.”고 말해 혼선을 더했다. 구혜영·강주리·허백윤기자 koohy@seoul.co.kr
  • 미리 보는 총선 격전지

    미리 보는 총선 격전지

    19대 총선을 앞두고 여야가 전열 정비를 서두르고 있다. 여권은 혁신 공천으로, 야권은 후보 단일화로 일찌감치 승부수를 띄웠다. 내년 4·11 총선 지형은 대선 전초전, 안풍(安風) 효과, 지역주의 붕괴 등 예측 불가능한 변수가 켜켜이 쌓였다. 이 때문에 정치권의 긴장 지수가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특히 격전지에 뛰어든 예비 후보들은 더더욱 그렇다. 거물의 대결이 우선 관심을 모은다.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서울 종로에서는 한나라당 박진 의원과 민주통합당 정세균 의원의 빅 매치가 예상된다. 충남 홍성·예산에선 자유선진당 이회창 전 대표의 측근인 서상목 전 의원과 한나라당 홍문표 최고위원이 맞대결 준비에 나섰다. 충북 청주 상당구는 한나라당 정우택 전 충북지사와 민주통합당 홍재형 의원의 승부가 주목된다. ●서울 서대문갑 이성헌 vs 우상호 리턴 매치가 이번에도 재연된다. 서울 서대문갑의 한나라당 이성헌 의원과 민주통합당 우상호 의원, 강원 홍천·횡성의 한나라당 황영철 의원과 민주통합당 조일현 전 의원은 각각 4번째 맞서게 된다. 한나라당 이방호 전 사무총장과 통합진보당 강기갑 의원이 경남 사천에서 재회한다. 불모지 출마도 관심거리다. 한나라당 이정현 의원은 광주 서구을에 출마한다. 전북 전주 완산구을에는 한나라당 최고위원을 지낸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나선다. 민주통합당 김부겸 의원이 대구에서 4선을 노린다. 조경태 의원은 부산 사하구을에서 3선에 도전한다. 김영춘 전 최고위원이 부산진갑에서 뛰고 있다.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이번 주 부산 출마를 선언한다. 어느 선거구로 나서든 한나라당 후보와의 빅 매치를 예고한 셈이다. ●김형오·이상득 빈자리 ‘무주공산’ 잇따른 불출마 선언으로 늘어난 무주공산 지역구도 관심이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의 지역구인 부산 영도구에서는 김대식 전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과 김 전 의장의 정무비서관을 지낸 김상호씨, 이재균 전 국토해양부 차관(무소속) 등이 준비 중이다.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이 물러난 경북 포항시 남구·울릉군에서는 김형태 전 KBS 국장(한나라당)과 박명재 전 행정자치부 장관(무소속), 허대만(민주통합당) 지역위원장이 예비 후보 등록을 마쳤다. 민주통합당 정세균 의원이 떠난 전북 진안·무주·장수·임실군엔 채수찬 전 의원 등 8명이 각축을 벌인다. ●여야 텃밭 피말리는 공천 경쟁 여야의 전통적 텃밭 승부는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영남 지역은 이명박 정부의 고위직 인사들과 한나라당 현역 의원들의 피말리는 공천 대결이 예상된다. 박형준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부산 수영구에서, 김희정 전 청와대 대변인은 부산 연제구에서 표밭을 다진다.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은 대구 중·남구에 둥지를 틀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인 김현철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은 경남 거제시에, 김석기 전 서울경찰청장은 경북 경주시에 출마했다. 호남 지역은 현역 물갈이 폭이 관건이다. 광주 서구을에선 민주통합당 김영진 의원과 정남준 전 행정안전부 제2차관, 오병윤 전 민주노동당 사무총장 등이 야권 단일 후보를 노린다. 광주 서구갑엔 조영택 민주통합당 의원에 맞서 정동채 전 의원과 송갑석 전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의장이 거론된다. 김재균 민주통합당 의원이 재선에 나서는 광주 북구을은 임내현 전 광주고검장, 최경환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서관이 공천 통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구혜영·허백윤기자 koohy@seoul.co.kr
  • 이대통령 “나라위해 큰일 하셨다”

    이대통령 “나라위해 큰일 하셨다”

    고(故)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는 장례 이틀째인 14일에도 각계 조문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홍구 前총리 “누구든 가까이 껴안아 주신 분”이명박 대통령은 오후 빈소를 찾아 유족을 위로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도 조문했다. 장례식장에 도착한 이 대통령은 조문을 마친 뒤 “나라를 위해 큰일을 하셨다.”며 유족을 위로했으며 조문록에 ‘박태준 회장님 큰일을 이루셨습니다. 오랫동안 잊지 않고 기억하겠습니다.’라고 썼다. 앞서 이 대통령은 장례식장 입구에서 조문을 마치고 나오던 박 전 대표와 만났으나 가볍게 인사만 나눴을 뿐 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앞서 오전에는 박준규 전 국회의장, 이홍구 전 국무총리, 고바야시 겐 미쓰비시 사장, 박용현 두산그룹 회장과 유상부 전 포스코 회장, 여상환 포스코 고문 등이 빈소를 찾았다. 이 전 총리는 “어려운 시기에 산업화를 이끈 공을 세운 분”이라면서 “누구든 어렵지 않게 지낼 수 있도록 껴안아 주셨다.”고 회고했다. ●이재용·손학규·조정래 등 각계인사 줄이어 김황식 국무총리도 빈소를 찾아 “산업화에 큰 업적을 남기신 회장님을 국민들은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며 “고인의 업적을 모든 국민들이 기억하고 있으며, 이런 사실이 유족에게 작은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수성 전 총리는 “일등병 시절 박 명예회장은 대령으로 국방부 인사과장이었다.”고 고인과의 인연을 돌이켰다.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도 조문을 마친 뒤 “자신의 일에 늘 최선을 다했던 분”이라고 말했다. 재계 인사들도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애도했다. 태국 출장 중 부음을 듣고 귀국해 빈소를 찾은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상주인 박성빈씨에게 “후배들에게 ‘제철보국’과 ‘선공후사’의 정신을 일깨워 주셨다. 고인의 뜻을 이어받아 세계 최고의 철강회사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은 “박 회장의 열정과 피와 땀이 없었다면 오늘날 포스코 같이 훌륭한 기업도 없고, 우리 사회 경제발전도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좀 더 살아 계셔서 더 일하고 후배들을 지도하셨어야 하는데 일찍 가셔서 안타깝다.”며 고인을 추모했다. 이 밖에 손학규 민주당 대표, 심대평 자유선진당 대표, 이재오 의원,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 소설가 조정래씨, 홍명보 축구 올림픽대표팀 감독 등 각계각층 인사들이 빈소를 찾았다. ●청조근정훈장… 국내·日 등 6곳에 분향소 한편 행정안전부는 고인의 공로를 기려 최고등급인 청조근정훈장을 수여하기로 했다. 또 고인이 생전에 수훈했던 충무무공훈장, 화랑무공훈장, 국민훈장무궁화장을 추모의 뜻으로 다시 제작해 유족 측에 전달했다. 포스코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 센터 앞과 일본 도쿄 사무소 등 6곳에 분향소를 설치해 조문객을 받았다.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 [씨줄날줄] 마부작침(磨斧作針)/최용규 논설위원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든다.’는 마부작침(磨斧作針). 끈기와 열정의 교훈을 이처럼 절묘하게 표현한 말이 또 있을까. 당나라 때 시성(詩聖) 두보와 함께 시선(詩仙)으로 불렸던 이백이 이 고사의 주인공이다. 이백이 냇가에서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들려는 노파를 보고 비웃자, 노파가 “중도에 그만두지 않으면 언젠가는 이 도끼로 바늘을 만들 수 있다.”고 말해 크게 깨달았다는 고사에서 나온 말이다. 이백은 무엇보다 ‘중도에 그만두지 않으면’에 ‘필’(feel)이 꽂혔던 것 같다. 남송 때 축목이 지은 지리서 방여승람과 당서(唐書) 문예전에 적혀 있다. 뭐든지 꾸준히 하라는, 즉 노력을 강조한 말이다. 뜻이 좋다 보니 정치인이나 고위 공직자는 물론 경제인까지 애용하는 수사가 됐다. 이회창 의원은 지난해 3월 자유선진당 대표 수락연설을 통해 ‘마부작침의 심정’을 언급했다. 시기와 상황이 미묘하면 논란을 부를 수도 있다. 2008년 10월 검찰 60주년 행사에 참석한 김경한 당시 법무부 장관은 “마부작침이라는 말대로,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사안의 진상을 끝까지 밝히려는 자세가 무엇보다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검찰 본연의 역할을 주문한 것이란 설명과 사정수사 확대 주문이라는 지적이 충돌했다. 경제인들이 새해 구상을 밝히는 신년사에도 등장한다. 이른바 사자성어 경영이다. 비슷한 말로 수적천석(水滴穿石)이 있다. 작은 물방울이라도 끊임없이 떨어지면 결국엔 돌에 구멍을 뚫는다는 뜻이다. 송나라 나대경의 학림옥로에 나오는 말로 ‘낙숫물이 댓돌을 뚫는다’는 우리나라 속담과 비슷하다. 금융감독원이 1999년 출범 이래 첫 고졸사원을 뽑았다. 학력 인플레이션을 극복하기 위한 금융권의 고졸 채용 바람에 금감원이 동참한 것이다. 수재들만 모인다는 금감원에 특성화고(옛 실업계고교) 출신 여학생 4명과 남학생 1명 등 5명이 ‘금고’(禁高)의 벽을 뚫었다. 그중 한 명인 전효희(18·안산디자인문화고)양의 좌우명이 마부작침이란다. 가정형편 때문에 주말에 식당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학교에 다니면서도 3년 내내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았다고 한다. 전양의 꿈은 진행형이다. 제2, 제3의 마부작침이 있다. 국민은행 광화문지점 창구 텔러로 발령받은 김예은양. 내년 2월 대전여상을 졸업하는 만 17세 소녀다. 그녀는 금융권 최연소 지점장을 꿈꾸고 있다. 이달 산업은행 공채에 합격한 서울여상 김다솜(18)양의 꿈도 지점장이다. 꿈을 향한 끈기와 열정이 이들에게 더 큰 성취로 다가올 것이다. 최용규 논설위원 ykchoi@seoul.co.kr
  • 선거철 쏟아지는 신당들

    총선과 대선이 다가오면서 정당들이 우후죽순으로 쏟아지고 있다. 27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5일 현재 중앙선관위에 정식 등록된 정당은 모두 21곳이다. 이 중 한국기독당 등 3곳은 올 들어 결성된 신생 정당이다. 중앙선관위에 제출된 창당준비위원회 결성 신고도 국민행복당과 녹색사회민주당, 영남신당 등 12곳에 이른다. 국민행복당 창당준비위원회는 이날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당원 5000여명이 모여 중앙당 창당대회를 갖고 활동에 나섰다. 창당준비위원장인 허평환 전 국군기무사령관은 “개혁적 보수를 표방한다.”고 말했다. 창당 준비모임 성격의 정치 결사체도 등장했다. 한나라당 전·현직 보좌진 등이 중심이 된 ‘리셋(Reset) 대한민국 4.0’이 여기에 속한다. 28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회관에서 발기인 모임을 겸한 토론회를 연다. 이들은 향후 방향성에 대해 “기존 정당을 보수하는 방법, 새 집을 짓는 방법 등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밝혔다. 과거에도 총선을 앞두고 수많은 신당이 등장했지만, 대부분 기성 정치권의 높은 벽만 실감한 채 사라졌다. 1988년 13대 총선 당시 등장한 진보정당인 한겨레민주당은 전남 신안군에 출마한 박형오 의원을 배출했지만, 박 의원이 평민당에 입당하면서 원외정당 신세가 됐다. 1992년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의 통일국민당이 창당돼 14대 총선에서 국회의원 31명을 당선시키는 파란을 몰고왔다. 그러나 같은 해 정 회장의 대통령선거 패배와 소속 의원들의 탈당으로 군소정당으로 전락했다. 1996년 15대 총선에서는 ‘3김 타파’를 내세운 유명 정치인과 시민운동가들이 통합민주당 간판 아래 출마했으나 대부분 낙선했다. 1997년 당시 신한국당을 탈당한 이인제 의원이 주도한 국민신당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1석도 얻지 못해 10개월 만에 해체됐다. 2000년 조순·김윤환 의원 등을 중심으로 영남권 기반 신당을 모색했던 민주국민당도 같은 해 16대 총선에서 2석을 얻는 데 그쳤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 정몽준 의원을 중심으로 한 ‘국민통합21’은 정 의원을 제외한 전원이 낙선했다. 2008년 18대 총선에서는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가 이끈 자유신당(현 자유선진당)이 18석을, ‘박근혜 정당’을 표방한 친박연대(현 미래희망연대)는 14석을 얻는 돌풍을 일으켰다. 그러나 친박연대는 비례대표 1·2·3번이 당선무효형을 받으며 곤경에 처하기도 했다. 3석을 확보했던 창조한국당은 문국현 전 대표가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하면서 간신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깃발 든 ‘박세일 신당’… 어제 첫 창당 설명회

    깃발 든 ‘박세일 신당’… 어제 첫 창당 설명회

    연기만 피우던 제3신당론이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이 27일 ‘대중도통합신당’ 창당을 위한 첫발을 부산에서 내디뎠다. 개혁적 보수와 합리적 진보를 포용해 국민 75%를 대변하는 대중도통합정당을 창당, 대한민국 정치를 바꾸겠다는 박 이사장은 이날 오후 3시부터 2시간 동안 부산 연제구 국제신문 대강당에서 신당 설명회를 열었다. 부산에서 첫 설명회를 연 것은 상징적이다. 부산은 한나라당의 지배력이 약해지면서 야권이 내년 총선에서 기반을 구축할지 주목되는 곳이다. 혁신과 통합을 이끌면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나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대세론을 위협하고 있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정치적 기반도 부산이다. ●박계동 前의원·이명우 등 참석 대중도통합신당의 출항은 정치권의 격진을 상징한다. 내년 4·11총선과 12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는 정치권은 현재 여야를 막론하고 매우 불안정하다. 한나라당에서도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패하면서 신당론이 나오고 있다. 제1야당인 민주당은 야권 대통합 신당을 추진하면서 당권파와 대권파가 충돌, 삐걱거리고 있다. 최대 50%가 넘어 버린 무당파를 기반으로 제3신당론이 분출하고 있는 것이다. 박세일 이사장과 장기표 녹색사민당 대표, 윤대혁 선진통일부산시연합 상임대표 등은 이날 부산 시민 500여명이 강당을 꽉 메운 가운데 창당 설명회를 열었다. 국회 사무총장을 지낸 박계동 전 한나라당 의원과 이명우 한국폴리텍Ⅶ대학 울산캠퍼스 학장 등도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50~60대가 주류를 이루었으며, 일부 우익단체 회원들은 단체로 참석하기도 했다. 승려들도 여럿 눈에 띄었다. ●일부 보수, 단체로 참가하기도 대중도통합신당은 다음 달 중순 창당준비위원회를 발족할 때까지 대전(11월 29일), 광주(12월 8일) 등 전국을 돌면서 ‘열린 네트워크 정당’이라는 개방성을 내세워 참신한 인물들의 신당 참여를 호소할 계획이다. 내년 1~2월 신당을 출범시키고 19대 총선에서는 200명 이상의 후보를 내 30명 이상을 당선시킨다는 구상을 밝히기도 했다. 창당을 주도하는 박 이사장과 장 대표는 직접 출전할 계획이다. ●박세일, 6·25 피란 인연 꺼내며 박 이사장은 이날 6·25 피란 시절 부산에서 생활한 인연을 소개하면서 “한반도가 내년에 매우 어려운 국면에 들어갈 것이다. 지역, 세대, 이념을 넘어 국민을 하나로 묶어 화합시키는 정당을 만들어 내겠다.”고 호소했다. 장 대표는 부산이 한국 정치의 고비 때마다 결정적 역할을 했다며 “국민과 대화를 통해 국민 편가르기를 극복하고 통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중도 통합” 기치… 앞날은 험난 현재 정치권에는 여러 가지 신당설이 나돌고 있다. 대중도통합신당은 중도정당 추구라는 목표보다는 김문수 경기지사나 이명박 대통령의 직계 핵심 인사들이 합류해 반박근혜 전선을 형성할지에 대해 주목받고 있다. 개혁적 진보까지 포용한다고 하지만 여권의 새로운 정치세력 형성 여부가 관건이다. 신당이 헤쳐 나갈 길이 험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기존의 정치 상식으로 제3신당은 성공하기 힘들었다. 1990년 민정당, 통일민주당, 공화당 등 3당 합당으로 민주자유당이 출범한 뒤 사실상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견고한 양당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선거 때만 되면 국민당, 국민신당 등 제3 정당이 출범했다가 사라지곤 했다. 지금 거론 중인 다른 제3신당들의 운명도 주목된다. 이른바 안철수 신당의 경우도 법륜 스님이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등 정치권 밖 인사들이 신당론에 군불을 지피려 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는 도상 연습 단계다. 현실화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하지만 1987년 체제가 20년을 넘기면서 기존의 정치 상식, 정치 정석이 뿌리부터 변하고 있다. 기성 정당들이 위기를 맞으며 제3신당이 뿌리 내릴 토양이 비옥해졌다는 분석도 유력하다. 이런 상황에서 박세일 신당이 “거창하지만 황당한 생각”이라는 이회창 자유선진당 전 대표의 지적을 극복할 수 있을까. 부산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이회창 “박세일 신당 추진 황당”

    이회창 “박세일 신당 추진 황당”

    자유선진당 이회창(얼굴) 전 대표는 25일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의 ‘대(大) 중도신당’ 추진에 대해 “황당한 생각”이라며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이 전 대표의 총선 불출마 선언에 따라 일각에서 제기된 ‘이회창-박세일 연대’를 부인한 것이다. 이 전 대표는 “박 이사장과는 전혀 모르는 사이”라면서 “중도보수, 중도진보는 가능할지 모르나 보수와 진보가 같이 가는 정당은 불가능하다. 창당이 제대도 될지 모르겠고, 선진당과는 상관없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법륜 스님의 ‘안철수 신당’ 추진설에 대해 “신부님은 성당, 스님은 법당, 목사님은 예배당에 있어야 한다.”면서 “법륜 스님은 정치하는 것이 아니라고 했지만 각 지역을 다니면서 신당을 언급하는 것 자체가 정치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안철수 교수가 기성정당이 아닌 세력과 손잡고 창당하는 것보다는 민주당과 함께 새로운 당을 만들 가능성이 더 있어 보인다.”면서 “만약 무소속으로 출마해 대선정국을 흔든다면 기성정당이 나가떨어지는 일종의 혁명이 되겠지만, 그렇게 될지는 회의적”이라고 전망했다. 이 전 대표는 특히 “총선 이후에는 보수연합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실패한 보수로 전락한 현재 모습의 한나라당과 합치는 것은 안 된다.”고 강조했다. 내년 대선 때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와 손을 잡을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는 “지금 대답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흔들리는 정치지형] 집기·가구 배치로 분주한 ‘박세일 신당’

    [흔들리는 정치지형] 집기·가구 배치로 분주한 ‘박세일 신당’

    24일 서울 여의도 산정빌딩 5층. 오전부터 사무실 안으로 각종 집기를 실어 나르고 가구를 배치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한나라당 당사 바로 옆 블록에 위치한 이곳에는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이 구상해 온 ‘대중도통합신당’이 들어서게 된다. 그동안 소문으로 무성했던 이른바 ‘박세일 신당’이 처음으로 그 실체를 드러낸 것이다. 신당이 정치권에 쓰나미가 될지 찻잔 속 태풍에 그칠지 주목된다. ●‘대중도통합신당’ 본격 세력화 박 이사장은 오는 27일과 29일 각각 부산과 대전에서 창당 설명회를 갖는다. 이어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을 돌며 설명회를 열 계획이다. 진보 인사로는 장기표 녹색사회민주당(가칭) 대표, 보수 인사로는 이석연 전 법제처장 등이 박 이사장과 보조를 맞추고 있다. 신당의 주춧돌은 박 이사장이 주도하고 있는 한반도선진화재단(한선재단)과 선진통일연합(선통련)이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선재단은 선진화와 통일 등 국가 전략과 정책을 다루는 ‘싱크탱크’에 해당한다. 지난 6월 공식 출범한 선통련은 ‘액션탱크’라는 평가를 받는다. 전국 시·군·구별 조직은 물론 해외 조직까지 갖췄다. 정회원 수만 1만여명에 이른다. 대중도통합신당과 녹색사회민주당 모두 아직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정식 정당으로 등록되지 않은 만큼 양 신당의 당원과 조직이 한 바구니에 담길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신당의 머리(한선재단)와 손발(선통련)은 어느 정도 갖춰진 셈이다. 얼굴(대선 후보)과 몸통(총선 후보) 등이 남은 변수다. 이는 신당의 성공 여부와도 직결된 문제다. 박 이사장이 깃발을 추켜세웠을 때 파괴력을 갖춘 인사들이 얼마나 많이 모일지는 아직 미지수다. ●이회창 참여 거론… 가능성 낮아 우선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이회창 자유선진당 전 대표와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 등이 거론된다. 그러나 이들이 신당에 합류할 가능성은 현재로선 낮다. 이 전 대표 측 관계자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분열하는 등 새로운 정치 지형이 펼쳐지면 몰라도 지금은 생각 자체가 다른 상황”이라면서 신당 참여 가능성을 일축했다. 윤 전 장관도 기자와의 통화에서 “최근 박 이사장과 통화한 적도, 만난 적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쇄신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고 있는 한나라당 내 움직임도 관심 대상이다. 쇄신 논란이 공천 갈등으로 번지면 당내 경쟁에서 밀려난 현역 의원들 일부가 당을 갈아탈 가능성도 있다. 특히 비주류로 전락한 친이(친이명박)계 의원들이 대거 이동할 경우 신당의 파괴력은 무시하지 못할 수준이 될 수 있다. 박근혜 전 대표가 당 쇄신 논란 과정을 거치면서 확고한 당 주도권을 장악하고, 친이계 대선 주자인 정몽준 전 대표와 김문수 경기도지사, 이재오 전 특임장관 등이 이에 반발하며 신당에 합류하면 지난 대선 때 이명박 대통령 당선에 공을 세웠던 외곽 조직들도 겨울잠에서 깨어나 본격적으로 기지개를 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일부 친박(친박근혜)계 인사들은 박세일 신당이 이른바 비박(非朴) 또는 청와대의 ‘기획 작품’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한다. ●친박 “非朴세력 기획작품” 의혹도 그러나 친이계의 신당 합류 역시 지금으로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정도의 시나리오 수준이다. 친이계 권택기 의원은 “한나라당이 쇄신을 통해 변화를 이끌어내는 게 1단계, 보수세력 결집이 2단계”라면서 “박세일 신당과 당내 계파 갈등을 연결짓는 것은 정치공학적 접근”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 지사 측 관계자도 “정치권에 변화의 바람을 불어넣을 신당 자체에는 열린 자세를 갖고 있으나 인물이나 세력이 취약한 박세일 신당에 대해서는 미온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기류를 감안할 때 박세일 신당은 당분간 탄탄대로보다는 ‘비포장도로’를 달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관건은 향후 한나라당의 쇄신 논란과 야권 통합을 둘러싼 민주당 내 갈등, 그리고 총선 공천의 향배다. 불협화음의 수위가 일정 수준을 넘으면 일부 인사들의 신당 합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표결 분석해 보니

    표결 분석해 보니

    재석 170명 중 찬성 151표, 반대 7표, 기권 12표. 22일 국회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 때 한나라당 의원 가운데 본회의장에 참석해 찬성표를 던지지 않은 의원은 모두 24명이다. 전체 169명 중 157명이 비준안 표결에 참석했고, 이 중 145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반대표를 던진 7명은 한나라당 황영철 의원과 자유선진당 심대평, 류근찬, 권선택, 이진삼, 임영호, 김낙성 의원 등이다. 지역구가 강원도 홍천·횡성군인 황 의원은 농축산업이 밀집한 지역 여론상 한·유럽연합(EU) FTA 때도 반대표를 던졌다. 황 의원은 “소신에 따라 반대했지만 대부분 동료 의원들이 찬성하는 상황이라 착잡하다.”고 밝혔다. 선진당 의원들은 ‘선(先) 피해대책 후(後) 비준’ 당론에 따라 대거 반대표를 행사했다. 반면 선 비준 불가피론을 피력한 이회창 전 대표는 찬성표를 던졌다. 기권표를 던진 12명은 국회 폭력에 반대하는 ‘국회 바로세우기 모임’ 소속으로 협상파로 꼽혀 온 김성식, 김성태, 임해규, 정태근, 현기환 의원과 농촌지역 출신인 김재경, 김광림, 성윤환, 신성범, 여상규, 정해걸 의원 등 한나라당 의원 11명과 창조한국당 이용경 의원이다. 본회의에 불참한 한나라당 의원은 12명이다. 대구 팬사인회 참석 중 본회의 소집을 통보받은 이재오 의원은 부랴부랴 상경하다 상황 종료 소식을 접했다. 김충환, 안형환 의원은 해외 출장 때문에, 김용태 의원은 병원에서 정기 정밀진단을 받는 바람에 본회의에 불참했다. 대구에서 대학 특강이 잡혀 있던 원희룡 최고위원과 이경재, 조진형, 이군현, 정희수 의원도 불참했다. 민주당과 민노당은 표결에 불참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최루탄·고성 아수라장… 4년4개월 끌다 5분만에 가결

    최루탄·고성 아수라장… 4년4개월 끌다 5분만에 가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4년 4개월 만인 22일 오후 국회 비준동의안은 불과 1시간 30여분 사이 속전속결로 처리됐다. 한나라당의 ‘연막 작전’이 주효했다.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등은 한나라당의 단독 처리에 반발했지만 우려했던 몸싸움은 빚어지지 않았다. 민주노동당 김선동 의원이 최루탄을 들고 와 본회의 개의 직전 단상 앞에서 터뜨리는 돌발상황이 빚어졌으나 큰 충돌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박희태 국회의장은 이날 오후 3시를 기해 본회의 소집을 전격적으로 결정했다. 5분 뒤에는 본회의장 질서 유지를 위한 경호권까지 발동했다. 이에 따라 국회 본회의장으로 연결되는 국회 본관 정현문 등지에 경찰이 배치돼 출입을 통제했다. 앞서 박 의장은 오후 4시까지 한·미 FTA 비준안에 대한 심사를 마쳐 달라고 여야에 요청한 상태였다. 4시 이후 비준안을 직권상정하겠다는 뜻을 예고한 것이다. 당초 본회의는 24일로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국회가 휴회 결의를 하지 않은 만큼 언제든지 본회의를 열 수 있다는 게 한나라당 설명이다. 야당 입장에서는 허를 찔린 셈이다. 반면 여당은 지도부를 중심으로 사전 교감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박 의장은 이날 연암 박지원의 손자이자 개화파 선구자인 박규수의 묘소를 방문하기 위해 충남 부여를 찾아 자리를 비웠고, 오후 2시로 예고된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는 내년도 예산안만 다룬다고 선을 그었다. 야당의 경계심을 늦추려는 의도가 다분하다. 그러나 의총 시작 10분 전부터 이상 징후가 감지됐다. 의총 개최 장소가 본청 2층에서 본회의장 맞은편인 3층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장으로 변경됐다. 홍준표 대표는 의총 모두 발언에서 “오늘 안 온 사람이 많다.”면서 “중요한 의총, 국익을 가름 짓는 의총에 나오지 않는 분은 뭐하려고 한나라당 의원으로 출마합니까.”라면서 본회의 개최를 암시하는 발언을 했다. 이어 황우여 원내대표는 2시 50분쯤 의총 도중 “(비준안을) 오늘 본회의장에서 통과시키자.”고 제안했다. 의총에 참석했던 의원 130여명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3시 8분 이명규 원내수석부대표를 선두로 일제히 본회의장으로 향했다. 의총에 불참했던 박근혜 전 대표도 이 대열에 합류해 본회의장으로 들어갔으며, “오늘 표결 처리하느냐.”는 물음에 “네.”라고 답변해 당 지도부와 사전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때 민주당 지도부는 김성곤·강창일 의원 출판기념회에 참석 중이었다. 3시 11분 소속 의원을 상대로 긴급 소집 문자가 일제히 발송됐다. 3시 26분 모습을 드러낸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국민들의 뜻을 무시하고 비준안을 강행 처리하면 안 된다.”면서 굳은 표정으로 본회의장에 입장했다. 본회의는 한나라당의 표결에 의해 비공개로 진행됐다. 경호권 발동으로 국회 본회의장에는 국회의원과 의사진행을 위한 국회 사무처 직원들을 제외하고 취재진 등 외부인들은 일절 출입이 금지됐다. 방청석도 폐쇄됐다. 민주당 의원 중 가장 먼저 본회의장에 입장한 강기정 의원은 내부 상황을 휴대전화로 직접 촬영한 뒤 기자들에게 공개하기도 했다. 의장석에는 박 의장으로부터 본회의 사회권을 넘겨 받은 정의화 부의장이 앉았다. 의장석으로 이어지는 양측 진입로는 경위들이 에워쌌다. 예결위 야당 간사인 강 의원은 “한나라당이 의총을 핑계로 예결위 개최 시간을 늦췄는데, 본회의 소집을 요구한 것은 약속 위반”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 등도 정 부의장에게 강력히 항의했다. 국회방송으로 본회의장 상황이 중계되지 않고 있는 데 대해서는 “회의를 공개하라.”고 목청을 높였다. 3시 50분쯤 자유선진당 이회창 전 대표 등 자유선진당 소속 의원 8명도 본회의장에 입장했다. 류근찬 의원은 “의결정족수가 채워지면 표결에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비준안에 대한 강행 처리 가능성이 높아지자 민주당은 3시 55분 전원위원회 소집을 요구했으나 정 부의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어 4시 5분에는 민주노동당 김선동 의원이 본회의장 의장석 앞에서 최루탄을 터뜨려 매케한 냄새가 진동했다. 내부에 있던 여야 의원들 중 일부는 눈물을 쏟아내며 밖으로 황급히 빠져나오기도 했다. 비슷한 시간, 야당 보좌진 등은 본회의장 관람석 등으로 통하는 유리문을 깨부순 뒤 진입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경위들과 몸싸움이 빚어졌고 김선동 의원 등은 경위들에게 끌려나가 격리 조치됐다. 결국 정 부의장은 4시 23분 본회의 개회를 선언한 뒤 비준안을 표결에 부쳐 5분 만인 28분 가결처리했다. 민주당 의원들이 단상 앞으로 몰려나와 고성을 지르며 항의했으나 표결에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 표결에는 총정원 169명인 한나라당 의원 대다수와 자유선진당 의원 8명, 창조한국당 의원 1명 등 170명이 참여했다. 민주당과 민노당 의원들은 모두 표결에 불참했다. 151명이 찬성하고 7명이 반대, 12명이 기권한 표결 결과로 볼 때 한나라당 협상파 의원 대부분도 표결에 참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대표는 선진당 의원 6명과 한나라당 황영철 의원이 던진 것으로 전해졌다. 장세훈·이현정·이재연기자 shj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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