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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국감] 연구실 안전사고는 증가하는데, 중대사고 조사는 부실

    [2024국감] 연구실 안전사고는 증가하는데, 중대사고 조사는 부실

    서울대와 현대차에서 연구실 안전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8일 정부세종청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한민수 의원은 대학교, 연구기관, 민간기업 부설 연구소에서 연구소 안전사고가 매년 증가하고 있는데, 안전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사고조사는 미흡하다고 밝혔다. 과기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4년 8월까지 연구실 안전사고 발생 건수는 1711건이며, 인명 피해는 사망자 4명, 부상자 1771명이다. 이 가운데 중대사고 조사를 실시한 것은 사망사고 4건을 포함해 9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실 안전사고는 2019년 233건, 2020년 224건, 2021년 291건, 2022년 326건, 2023년 395건, 2024년 8월을 기준으로 242건으로 매년 증가 추세를 보였다. 2023년의 경우는 2019년 대비 70% 증가했다. 기관 유형별로 보면 대학 연구실 사고가 1003건으로 전체의 59%를 차지했고, 민간기업 부설 연구소가 393건으로 23%, 과기부 산하 정부출연연구기관을 비롯한 연구기관이 315건으로 18%를 차지했다. 대학교는 서울대 61건, 이화여대 49건, 경북대 42건, 카이스트 39건 등으로 나타났고, 민간기업은 현대차 차량개발센터 135건, 파워트레인개발센터 40건을 포함해 현대차에서만 200건이 발생해 기업연구소 사고의 393건의 51%를 차지했다. 정부 연구기관은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30건, 한국화학연구원 26건, FITI시험연구원 20건 순으로 확인됐다. 중대 사고는 2019년 5건, 2021년 3건, 2023년 1건 총 9건 발생했다. 9건에서 발생한 피해자는 사망자 5명, 후유장애(5~9급) 6명, 전신화상 1명, 장 파열 1명, 가스 및 연기흡입 6명, 급성 스트레스 4명 등 총 22명으로 나타났다. 과기부는 연구실안전법 시행규칙에서 중대 사고를 사망사고, 후유장애 1~9급 발생, 3개월 이상 요양이 필요한 부상자 2명 동시 발생, 3일 이상 입원 필요한 부상자 5명 이상 동시 발생을 조건으로 세우고 있다. 연구실 사고 발생 시 일반사고는 해당 기관에서 과기부 장관에게 1개월 이내에 보고만 하도록 규정돼 있고, 중대사고 발생할 때 즉시 보고해야 하고, 장관은 보고받는 즉시 사고조사반을 구성해 조사해야 한다. 한 의원은 “매년 사고가 증가하고 있고, 지난 6년간 연구실 사고가 1711건에 달하는 데 중대사고 지정은 9건에 불과하다”라며 “중대사고 지정 요건을 완화하고, 일반사고에 대해서도 사고조사를 강화해 안전사고 재발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 한일 넘나드는 ‘인맥왕 신동빈’… 장남 신유열은 승계 수업 중 [2024 재계 인맥 대탐구]

    한일 넘나드는 ‘인맥왕 신동빈’… 장남 신유열은 승계 수업 중 [2024 재계 인맥 대탐구]

    롯데 입사 전 증권회사 근무 경력부회장 시절 각종 M&A 진두지휘일왕과 친분 있는 유력가문 사위일본통으로 스포츠계 인맥도 화려장남, 아버지 현장 경영 동행 잦아한국 국적 시기 등 초미의 관심사 2005년 9월 롯데그룹이 일본 패션브랜드 ‘유니클로’를 국내에 들여왔을 당시 열린 기자간담회 현장. 그룹 정책본부장을 맡은 지 얼마 안 됐던 신동빈(69) 롯데그룹 회장이 깜짝 모습을 드러냈다. 아직 ‘은둔의 경영자’ 이미지가 강했던 시기. 행사 중 그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간담회가 끝나고 기자들이 식탁에 하나둘 모여들자 자신의 의견을 말하기 시작했다. 크리스피크림도넛 등 자신이 진두지휘해 들여온 사업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이었다. 19년이 흐른 지금 신 회장은 활발한 대외활동을 펼치고 있다. 원체 말수가 적은 그는 인터뷰도 해외 언론과 주로 해왔지만 지난해 베트남에서 쇼핑몰인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를 열었을 땐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했다. 최근엔 계열사 현장을 돌며 구체적인 특명을 내리는 일도 잦아지고 있다. 형 신동주(70) SDJ코퍼레이션 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승리하며 한일 롯데 경영권을 모두 장악한 만큼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본인의 경영 스타일을 드러내고 있다. ●日유력가문 딸과 결혼… 권력 의지 보여 신 회장은 1955년 2월 14일 일본 도쿄에서 아버지 고 신격호 롯데 창업주와 일본인 어머니 시게미쓰 하쓰코(97) 여사의 2남 중 차남으로 태어났다. 형 신동주 회장과 같이 아오야마가쿠인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미국 컬럼비아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MBA)를 받았다. 신 회장은 1988년 일본 롯데상사의 이사로 경영에 참여하기 전까지 노무라증권에서 8년간 일한 경험이 있다. 다른 사람 밑에서 일하며 공부하라는 신 창업주의 뜻에 따른 것이다. 금융에 밝은 신 회장은 부회장 시절부터 동양카드(현 롯데카드) 인수작업을 지휘하는 등 금융업 확대 전략을 폈다. 다만 롯데가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지주사는 금융 계열사를 소유할 수 없다’는 금산 분리 원칙에 따라 현재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은 매각한 상태다. 한국에 온 건 1990년 호남석유화학(현 롯데케미칼) 상무를 맡으면서다. 1997년 2월 한국 롯데 부회장으로 승진했고 2004년엔 그룹 경영을 총괄하는 정책본부장을 맡았다. 부회장 시절부터 신사업 진출은 물론 두산주류BG, GS마트·백화점을 품는 등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이끌었다. 2006년엔 아버지가 반대해 온 롯데쇼핑 상장까지 밀어붙이며 그룹 내 영향력을 높였다. 2011년 회장에 올랐다. 2020년부터 일본 롯데홀딩스 회장과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신 회장은 결혼으로 권력 의지를 드러냈단 평도 듣는다. 1985년 고 오고 요시마사 전 다이세이건설 회장의 딸 시게미쓰 마나미(65)와 결혼했다. 왕실 학교인 가쿠슈인대를 나온 마나미는 나루히토 일왕과도 친분이 있는 유력 가문 출신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이 마나미와 연을 맺은 건 고 후쿠다 다케오 전 일본 총리의 주선 덕이었다. 결혼식 축사는 현직에 있던 나카소네 야스히로 전 총리가 맡아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다. 유력 정재계 인사들이 모인 그의 결혼식을 두고 신 회장이 일본 상류사회에 진입하는 의식이었단 말이 나왔다. 신 회장은 여러 계열사에서 임원을 맡고 있다. 현재 롯데지주를 비롯해 롯데케미칼, 롯데칠성음료, 롯데웰푸드 등 4곳의 대표이사(등기임원)이며 호텔롯데, 롯데쇼핑, 롯데물산 등 3곳의 미등기임원이다. 롯데그룹 측은 그만큼 기업 주요 경영 사안을 직접 결정하고 법적인 책임을 진다고 설명하나 과다 겸직이란 비판도 나온다. 적을 두고 있는 계열사가 많다 보니 연봉도 높다. 지난해 신 회장은 보수로 212억 8100만원을 받았다. 지난 상반기(1~6월)엔 전년보다 4%가량 늘어난 117억 8900만원을 받아 주요 그룹 총수 가운데 보수가 가장 많았다. 직원의 급여 수준은 상대적으로 적다. 지난해 롯데백화점 직원에게 나간 연간급여 총액을 직원 수로 나눈 평균 연봉은 약 6468만원이다. 동종 업계인 신세계(8400만원), 현대백화점(7100만원)에 비해 낮다. 롯데 관계자는 “신 회장은 한국과 일본을 수시로 오가며 양국의 여러 계열사에서 대표이사직을 수행하고 있으며, 통합 경영을 통해 창출한 시너지 성과 등이 보수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빅딜’ 이재용, ‘2대 인연’ 정의선과 친분 신 회장은 재계 인사 중 이재용(56)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54)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가깝다. 두 사람은 2015년 도쿄에서 열린 아들 신유열(38) 롯데지주 전무의 결혼식 피로연에 참석했다. 신 회장은 2015년 이 회장과 만나 삼성그룹의 화학계열사를 인수하는 ‘빅딜’을 직접 제안해 성사시켰다. 두 사람은 공개적 행사는 물론 비공개 사적 모임에도 서로 빠지지 않고 초청하는 등 두터운 친분이 있다. 정의선 회장과는 2017년엔 현대차 신사옥인 글로벌비즈니스컴플렉스(GBC)의 건립 문제로, 2020년엔 미래차 사업과 관련해 만남을 가졌다. 정 회장의 할아버지인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는 신 창업주와 생전 같이 골프 모임을 가졌던 각별한 사이로도 유명하다. 유통업계 라이벌 정용진(56) 신세계그룹 회장과도 인연이 깊다. 2017년 정 회장이 네 살배기 쌍둥이 남매를 데리고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몰 내 롯데마트를 찾았다가 신 회장과 조우했다. 2020년 정 회장은 모친 이명희(81) 신세계그룹 총괄회장과 신 창업주의 빈소를 찾았다. 이 총괄회장은 신 회장의 누나인 신영자(82) 롯데재단 의장과 오랜 친구 사이다. 둘 다 이화여대를 졸업했다. 신 회장은 ‘일본통’으로 불린다. 신 창업주는 아베 신조 전 총리의 부친 아베 신타로 전 외무상과 친했는데 집안 교류로 인해 일찍부터 신 회장도 아베 전 총리와 친분이 깊었다. 아베 전 총리 사망 당시 가족장으로 열린 장례식을 직접 찾았다. 재계 인사 중에선 유니클로 창업자 야나이 다다시(75) 패스트리테일링 회장, 오카다 모토야(73) 이온그룹 회장과 친분이 있다. 일본서 유니클로를 자주 접했던 신 회장은 야나이 회장을 만나 유니클로의 국내 출시를 타진했다. 야나이 회장은 유니클로 국내 출시 기념 기자간담회에 동석했다. 2021년엔 오카다 회장을 직접 만나 한국미니스톱 인수를 담판 짓기도 했다. 이듬해 롯데는 이온그룹이 보유한 한국미니스톱 지분 100%를 3134억원에 인수했다. 대학 시절 스키 선수로 활동했던 신 회장의 스키 사랑 덕에 롯데그룹은 2014년부터 대한스키협회를 후원 중이다. 최근 스노보드 유망주인 최가온(16) 선수가 스위스에서 허리를 다치자 신 회장이 치료비 7000만원 전액을 지원하기도 했다. ●아버지의 길 따라 걷는 아들 신유열 신 회장은 슬하에 1남 2녀를 뒀는데 장남인 신 전무만 유일하게 경영에 참여 중이다. 신 전무는 롯데의 승계자로 꼽힌다. 2022년 신 회장이 특별사면을 받은 뒤부터 경영 현장마다 동행하고 있다. 승계를 위해선 충분한 지분 확보가 필요한데 신 전무는 최근에야 롯데지주 주식을 매수해 지분 0.01%를 보유 중이다.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 10.65%를 가진 롯데스트래티직인베스트먼트(LSI) 대표도 맡고 있다. 롯데홀딩스는 한국 롯데 지배구조 정점인 호텔롯데의 최대주주(19.07%)다. 신 전무는 신 회장의 이력을 거의 똑같이 따라가고 있다. 아버지처럼 컬럼비아대학원에서 MBA를 나온 신 전무는 노무라증권을 거쳐 2020년 34세에 일본 롯데에 입사했다. 노무라증권 근무 시절 만난 두 살 연상의 시게미쓰 아야(40)와 결혼했다. 지난해 전무로 승진한 그는 롯데의 중장기 비전과 미래 먹거리 발굴이란 중책을 짊어지고 있다. 신 회장은 “(신 전무가) 여러 가지 공부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일본 국적인 신 전무가 언제 한국 국적을 회복할지도 관심사다. 신 회장은 41세가 된 1996년 국적을 회복했다. 만 38세가 지나면 국적 회복자는 병역 의무가 면제되는데 지난 3월 신 전무는 만 38세가 됐다. 한국어를 잘 못한다는 소문과 달리 업무 보고를 통역 없이 진행한다고 전해진다. 다만 공식석상에서 한국어로 말을 한 적은 없었다.
  • 한미, 방위비 협상 개시 5개월 만에 타결…美대선 전 ‘속전속결’

    한미, 방위비 협상 개시 5개월 만에 타결…美대선 전 ‘속전속결’

    한미가 2026년부터 5년간 적용할 제12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를 지난 4월 협의를 공식 개시한 지 5개월 만에 타결했다. 2025년 말로 종료되는 11차 협정의 만료 기간을 2년 가까이 남기고 일찍 협상에 들어가 차기 미 대선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는데 다음달 5일 대선을 한 달 남짓 앞두고 ‘속전속결’로 타결에 이르렀다. 미국의 리더십 교체에도 주한미군의 안정적 운영을 위한 ‘안전장치’를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미는 지난달 25~27일과 지난 1~2일에 걸친 8차 협상을 통해 2026년 한국이 낼 주한미군 주둔 비용을 2025년 1조 4028억원보다 8.3% 늘어난 총 1조 5192억원으로 결정했다고 외교부가 4일 밝혔다. 이후 2030년까지 매년 소비자물가지수(CPI) 증가율을 적용해 방위비 분담금이 인상된다. 매년 증가율이 5%를 넘지 못하도록 상한선도 두기로 했다. 이재웅 외교부 대변인은 “제12차 특별협정이 현행 11차 특별협정 유효기간 안에 충분한 시간을 두고 타결된 것은 특별협정의 안정적 이행을 담보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미 양국은 지난 4월 협상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현재 SMA 협정이 만료되기까지 아직 2년 가까이 남은 시점이라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나왔고, 차기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할 경우 등 미국 대선과 관련 있다는 해석이 이어졌다. 지난 트럼프 1기 시절 SMA 협상은 난항을 거듭했다. 2019년 10차 때는 1년짜리 협상을 하는 데 그쳤고 다음 11차 협정 때도 트럼프 정부 측에서 막대한 인상폭을 제시하는 등 공전이 계속돼 협정 기한이 끝난 공백 상태도 이어져 당시 주한미군 근로자들이 무급휴직하는 일도 벌어졌다. 결국 2021년 3월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고 가까스로 타결됐다. 이러한 ‘학습효과’로 협상을 서두르고 미 대선 전에 결론을 지으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양측은 4월 23~25일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첫 회의를 가진 뒤 매달 한두 차례씩 서울과 워싱턴을 오가며 협상을 이어갔고, 미 대선을 한 달 남짓 남긴 지난 2일 협상을 마무리 지었다. 외교부 당국자는 협상 과정에 대해 “한미동맹에 대한 기여와 포괄적 글로벌 전략동맹으로서의 한국의 역할 등에 자세히 설명했다”며 미측에서도 이를 높이 평가했다고 전했다. 이전 트럼프 정부에서 요구한 바 있는 전략자산 전개 비용 등 추가항목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않기로 한 것도 협상이 속도를 낼 수 있던 요인으로 보인다. 외교부 당국자는 “한미는 특별협정을 통한 지원항목(인건비, 군사건설, 군수지원)의 틀 안에서 미측이 제기한 소요에 기반해 방위비 분담금 규모를 협의하자는 것을 초기에 원칙으로 정했다”며 “협의가 더 집중적으로 이뤄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현행 11차 SMA에 적용된 분담금 증가 기준을 국방비 증가율이 아닌 소비자물가지수(CPI) 증가율을 적용하기로 한 것과 증가율 5% 상한선을 두기로 하는 등 이전 8,9차 협정의 틀을 복원한 것도 주요 성과로 꼽힌다. 지난 8,9차 협정에서는 CPI를 기준으로 방위비 증가율을 적용했는데 트럼프 정부 시절 매년 국방비 증가율에 비례해 분담금이 늘어나도록 하면서 현행 11차 협정에서 최근 5년간 연평균 증가율은 6.2%에 달했다. 2021년 방위비 분담금이 전년보다 13.9% 올린 1조 1833억원으로 결정됐고, 이후 2022년부터 2025년까지 매년 전년도 국방비 증가율을 적용하기로 했다. 그 결과 2022년 5.4%, 2023년 3.4%, 2024년 4.4%, 2025년 4.2% 등 매년 4%대 안팎의 국방비 증가율이 적용된 총액이 결정됐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한국개발연구원(KDI) 전망에 따른 소비자물가지수는 2%대인 만큼 물가상승률 전망을 적용해 보면 12차 협정에서의 방위비 분담금 상승률을 상당히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증가율 상한선도 8,9차 때까지 있다가 이후 사라졌던 제도다. 방위비 분담금 총액의 연간 증가율이 5%를 넘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고위 당국자는 “8, 9차 협정 때 상한선이 4%였던 것에 비하면 이번에는 5%로 과거보다는 조금 높지만 협정의 기본 메커니즘을 복원시키는 것이 향후 협정 운영에도 유익하고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급격한 분담금 증가를 막을 수 있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미는 또 그동안 국회에서 지속적으로 제기한 미군 역외자산 정비지원 폐지를 포함한 다양한 제도개선 조치에도 합의했다. 다만 국회 비준 동의를 받아야 하는 한국과 달리 미국은 SMA가 행정 협정이라 차기 대통령이 협상을 뒤집을 수 있는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 그러나 외교부 당국자는 “협약이 발효하면 국제적으로 구속력 있는 조약의 지위를 갖게 돼 미국이나 한국에서 국내법과 같은 효력이 된다”며 “법적 안정성이 확보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한국 국회에서 비준까지 한 협정을 차기 행정부가 뒤집기에는 정치적 부담이 너무 커 만약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하더라도 쉽게 뒤집을 순 없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트럼프 정부 이후 한미 간 협상 환경이 녹록지 않았는데도 인상률을 11차 협정에 비해 줄이고 국방비가 아닌 소비자물가지수로 연동 인상률을 적용하기로 한 것은 중요한 성과라고 볼 수 있다”며 “바이든 행정부도 끝나가는 입장에서 동맹을 훼손하는 ‘트럼프 변수’를 알기 때문에 최대한 동맹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생각이 있다”며 비교적 성과를 낸 협상 결과라고 평가했다. 또 “만약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더라도 방위비 협정을 흔드는 것이 아니라 전략자산 배치, 연합 훈련 등에 대한 ‘추가 비용’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고 그 비용은 방위비가 아닌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을 개정해야 할 부분이라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중구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도 “한국으로서는 원활한 한미동맹 관계를 토대로 합리적 수준의 합의에 이른 것 같다”며 “바이든 정부 입장에서도 한국이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해 지지하고 연합방위태세 구축을 위한 노력과 기여를 인식하고 있는 만큼 보다 안정적인 연합방위태세 구축을 위해 전반적으로 협상에 잘 협조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작가를 두 번 살게 했던 평론가…여성문학과 함께 살아 숨 쉬다

    작가를 두 번 살게 했던 평론가…여성문학과 함께 살아 숨 쉬다

    “정오에도 그림자는 스스로를 벗어던지지 않고, 빛이라는 외투를 입고 나타난다. 그림자를 벗어던졌을 때는 ‘보이는 것’이 전부지만, 빛이라는 외투를 입었을 때는 ‘빼앗긴 것’까지도 보여 준다.” 문학이라는 판도라 상자 속에서 건져 낸 그림자와 빛을 모두 꿰뚫어 바라봤던 문학평론가. 여성문학 이론과 분석에 탁월한 성과를 보였음에도 여성문학이라는 나무에 물 한 번 주는 행위가 됐으면 좋겠다던 학자. 제자들에게 책임지는 뒷모습을 보여 줬던 선생님. 지난해 병환으로 세상을 떠난 문학평론가 김미현(1965~2023) 전 이화여대 교수의 1주기를 맞아 고인의 비평 선집 ‘더 나은 실패’가 출간됐다. 1990년대 포스트모더니즘 담론과 신세대 문학에서 출발해 2020년대 포스트휴머니즘 담론과 SF 소설에 이르기까지 그의 손이 닿지 않은 문학이 없었지만 이 가운데 ‘한국여성소설과 페미니즘’, ‘판도라 상자 속의 문학’, ‘여성문학을 넘어서’, ‘젠더 프리즘’, ‘그림자의 빛’ 등의 저서에서 뽑은 대표작 10편과 에세이 2편, 인터뷰 1편이 실렸다. 고인의 제자인 강지희 한신대 교수(문학평론가)가 엮었다. 강 평론가는 “그의 비평적 여정은 여성의 언어와 몸, 정체성에 뒤엉킨 환상들을 찢어 내며 새로운 길을 터 왔다”며 “그 비평적 여정은 유난히 경쾌한데 이 특유의 경쾌함은 삶과 문학 모두에서 긍정과 부정을 단순히 나누지 않고 ‘부정 자체의 긍정’을 응시하는 힘에서 비롯된다”고 했다. 제목 ‘더 나은 실패’는 고인의 2020년 김환태평론문학상 수상 소감에서 따왔다. 그는 “문학에서 성공은 무의미하지만 그렇다고 실패만을 반복하지도 않는다”며 사뮈엘 베케트의 말을 빌려 “‘더 나은 실패’는 문학에서 엄청나게 위로가 되는 명제”라고 말했다. 수록된 평론은 모두 김미현식 ‘살게 하는 힘’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작품이다. ‘이브, 잔치는 끝났다’는 한국여성문학사의 축약본이라 부를 수 있으며, ‘포스트휴먼으로서의 여성과 테크노페미니즘’은 윤이형과 김초엽 작품을 중심으로 포스트휴먼으로서의 여성이 어떻게 젠더 정체성을 찾아가는지 살펴본다. “문학비평가는 자신의 방식으로 작가를 두 번 살게 하는 자다.” 고인의 제자들이 모여 김미현을 대표하는 단 한 구절로 꼽은 문장이다. 그가 그랬던 것처럼 이 선집은 그를 지금 이곳으로 데리고 와 여전히 그가 문학 속에서 숨 쉬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
  • 물가 상승률 42개월 만에 1%대… ‘중동·가계빚’은 내수에 부담

    물가 상승률 42개월 만에 1%대… ‘중동·가계빚’은 내수에 부담

    금리 인하론 속 물가 안정 청신호유가 하락이 전체 물가 끌어내려배추·상추 등 농산물 여전히 강세중동 정세 악화도 불확실성 키워전문가들 금리 인하 의견 엇갈려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6%를 기록하며 3년 6개월 만에 1%대로 떨어졌다. 기름값이 7개월 만에 하락 전환하면서 물가를 끌어내렸다. 물가 안정 목표치(2.0%)를 초과 달성하면서 ‘10월 기준금리 인하론’에 점점 무게가 실린다. 다만 배추 등 채소 물가가 강세인 데다 중동 정세가 악화하면서 한국 경제에 드리운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2일 통계청에 따르면 9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4.65(2020년=10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6% 상승했다. 코로나19가 확산했던 2021년 2월 1.4% 이후 3년 7개월 만에 최저치다. 상승률이 1%대로 낮아진 건 같은 해 3월 1.9% 이후 처음이다. 물가 상승률은 지난 4월(2.9%) 2%대에 진입한 이후 5월 2.7%, 6월 2.4%, 7월 2.6%, 8월 2.0%까지 5개월 연속 2%대를 유지했다. 지난달엔 석유류 물가가 7.6% 감소한 영향으로 전체 상승률이 1%대 중반까지 내려왔다. 기조적 흐름을 보여 주는 근원물가(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 상승률도 2021년 11월 1.9% 이후 가장 낮은 2.0%를 기록했다. 반면 신선식품 상승률은 3.4%로 평균치를 웃돌았다. 상승폭은 전월 3.2%에서 0.2% 포인트 확대됐다. 특히 신선채소는 11.6% 급등했다. 배추 53.6%, 무 41.6%, 상추가 31.5% 상승했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국제 유가가 낮은 수준이고 지난해 석유류 가격이 높았던 데 대한 기저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물가가 안정을 찾으면서 오는 11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결정에 눈길이 쏠린다. 신성환 금융통화위원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물가와 내수 관계만 보면 지금 기준금리를 유지할 이유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9월 들어 상승세가 둔화한 가계대출과 집값도 금리 인하론에 힘을 싣는 대목이다. 지난달 19일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28조 869억원으로 전월 대비 2조 7227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8월 증가폭(9조 6259억원)의 27% 수준이다. 8월 서울 주택 매매 거래량 역시 전월 대비 14% 줄었다. 그럼에도 금리 인하 시기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허준영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9월 가계부채가 약 7조원 아래로 떨어지면 기준 금리를 낮출 가능성이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도 “정부가 가계대출 관리에 강한 시그널을 주는 만큼 한은도 금리 인하를 고려할 수밖에 없고 물가까지 1%대로 떨어져 금리 인하 가능성은 조금 더 높아졌다”며 ‘10월 인하’에 무게를 뒀다. 반면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가계대출이 8월보다 줄었다 한들 절대적인 증가폭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도 “추석 연휴가 끝난 뒤 가계대출 증가세가 올랐고 이사철이 본격 도래한 것을 고려하면 한 달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일단 동결’을 전망했다. 중동 위기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분쟁 격화로 국제 유가가 올라 다시 물가가 반등할 수 있어서다. 황경임 기획재정부 물가동향과장은 “중동 이야기가 몇 달간 이어졌지만 모두 예측을 벗어났다”며 “불확실성이 높아 어떻게 될지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 서대문구, 신대학로 조성을 위한 대학생 학술포럼 10월 4일 개최

    서대문구, 신대학로 조성을 위한 대학생 학술포럼 10월 4일 개최

    서울 서대문구는 ‘한국대학총학생회 공동포럼’과 함께 이달 4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연세대학교 백양누리 그랜드볼룸B에서 ‘신대학로 조성을 위한 대학생 학술포럼’을 개최한다고 2일 밝혔다. 포럼 1부 ‘서대문구 신대학로 조성사업 톺아보기’에서는 이성헌 서대문구청장이 ‘신촌 신대학로 조성 마스터플랜’을, 김경민 서울대교수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신촌 분석’을, 이준상 연세대학교 창업지원단장이 ‘스타트업 세일링’에 대해 발표한다. 포럼 2부 ‘대학생이 바라는 신대학로와 신촌지역 발전 방향성’에서는 박현민 ‘한국대학총학생회 공동포럼’ 사무처장의 주제발표에 이어 패널 토의가 진행된다. 패널 토의 좌장은 함형진 연세대학교 총학생회장이 맡고 이화여대와 서강대 학생회 관계자 및 1부 발표자들이 패널로 참여해 다양한 의견을 나눈다. 이번 포럼은 ‘신촌 글로벌대학문화축제’의 일환으로 신촌 일대 대학들이 함께 기획했다. ‘한국대학총학생회 공동포럼’은 대학생을 대상으로 ‘신대학로 조성’에 대한 사전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이날 포럼 때 발표할 예정이다. 이성헌 서대문구구청장은 “대학생의 관점에서 신대학로 조성에 대한 의제들을 다룰 수 있도록 이번 학술포럼을 마련했으며 관련 정책 제언과 공론화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한중일 3국 전문가 한자리에 모여... 정책 제언을 위한 세미나 개최

    한중일 3국 전문가 한자리에 모여... 정책 제언을 위한 세미나 개최

    -인태지역 정세와 한중일 협력의 의미, 지속 가능한 전략 논의 제주평화연구원은 9월 27일(금) 서머셋 팰리스 호텔에서 한중일 3국의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정을 위한 한중일 3국 협력”을 주제로 외교, 안보, 경제, 문화 분야의 전문가들이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했다. 특히, 한중일 정상회의 재개 이후 3국 협력의 중요성이 재조명되며, 지속 가능한 평화와 번영을 위한 실질적인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개회식에서 정덕구 NEAR재단 이사장(전 산업자원부 장관)은 기조연설을 통해 “세계질서가 무질서로 변하고 있으며, 미중 패권 경쟁과 미국 대선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고 언급하며, “미국과의 신뢰를 강화하고, 중국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며, 일본에 대한 자신감을 회복해야 진정한 선진국 외교를 펼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국격에 맞는 외교 역량을 키우고 이를 위한 인프라 확충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첫 번째 세션 “인도-태평양 지역 정세와 한중일 협력의 의미”에서는 임성남 전 외교부 차관이 좌장을 맡고 박인휘 이화여대 교수, 김병연 서울대 석좌교수, 이희옥 성균관대 교수, 박영준 국방대 국가안보문제연구소장이 패널로 참여해 미국, 북한, 중국, 일본에 대한 의견과 문제점을 폭넓게 논의하며 한중일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미국 문제에 대한 발제를 맡은 박인휘 교수는 “한국의 외교에 있어 윤석열 정부가 인도태평양 전략을 발표함으로써 동북아라는 표현을 탈피한 것은 유의미하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북한관련 논의에서 김병연 교수는 “중국이 북핵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은 결과, 한반도에서의 입지가 좁아지고 한국과의 거리가 멀어졌다”고 지적하며, “한일중이 소다자협력으로 다시 공간을 좁힌다면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희옥 교수는 중국의 현 상황에 대해 “중국은 미 대선결과와 관계없이 미국의 대중 봉쇄정책을 상수로 인식하고 생존전략을 찾고 있으나 성장 잠재력의 한계로 기회의 창이 닫히고 취약성의 창이 열리기 시작했다”고 현 상황을 분석했다. 마지막으로 박영준 소장은 “탈냉전 시기의 미국과 러시아, 그리고 미국의 중국 간 협력이 붕괴되고 국제정세가 악화된 상황”이라며 분석하며,“한국의 외교공간 확대를 위해 한일중 3국 협력사업이 소다자주의 관점에서 중시되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에 세션 좌장을 맡은 임성남 전 차관은 “한국 외교가 앞으로 긴 호흡으로, 정책적인 일관성을 확보해 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하며,“이번 세션의 논의가 이와 같은 외교정책의 긴 호흡을 마련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언급하며 마무리했다. 두 번째 세션“한일중 미래 협력 방향: 외교, 안보, 경제, 문화”에서는 이규형 한러대화 이사장이 좌장(전 주중대사)을 맡고 조양현 국립외교원 교수, 백범흠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초빙교수(전 TCS 사무차장), 지만수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한재혁 순천향대 초빙교수(전 주광저우 총영사)가 참여해 각 분야의 협력 방향에 대해 열띤 토론을 진행하였다. 외교분야 패널로 참여한 조양현 교수는 “한중일 비전그룹을 창설하고 비전을 제도화하여 소다자주의를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특히“TCS(한중일3국협력사무국)가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권한과 예산, 인사 지원이 필요하다”며, “한일중 정상회의 연례 개최는 결코 손해가 아니다”라며 설명하며 협력을 강조했다. 또한 안보분야의 백범흠 교수는 한일중 협력의 가장 큰 걸림돌로 서해, 남해, 동중국해 등 3국 관계 악화 내재 요인을 지적하며, “우리나라는 통상국가로서, 통상 없이 굶어 죽고 바다 없이는 통상 없다”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그는“기존 TCS 하위 기구를 신설해 사고다발 공해 해난구조, 해저지형 정보공유 등 제도화 노력으로 안보 협력의 물꼬를 틀 수 있다”고 제언했다. 이어 지만수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5년간 경제 협력이 후퇴했음을 언급하며 새로운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한재혁 교수는 문화적 유사성 속에서 각국의 차이를 인정하며 협력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 세션 “지속 가능한 한중일 협력을 위한 전략”에서는 김흥종 고려대 특임교수(전 KIEP 원장)를 좌장으로 하여 유명환 전 외교 통상부장관, 박태호 광장 국제통상연구원장(전 통상교섭본부장), 신각수 NEAR 재단 부이사장(전 외교부차관), 문흥호 한양대 명예교수가 참여한 라운드테이블이 진행되었다. 이번 세션에서는 한일중 정상회의를 통한 3국의 협력방안, 무역 관계 및 경제통상 협력 전략, 역사문제 등을 진단하며 실질적인 외교전략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가 이루어졌다. 유명환 전 장관은 “한일중 협력과 정상회담을 어떻게 하면 계속 발전시킬 것인가”에 대한 질문으로 논의를 시작했다. 이어 중국과의 관계성, 역대 정부의 사례 등을 설명하며, “한일중 관계는 꾸준한 노력을 통해 TCS를 유지해 나가는 것이 협력의 길”임을 강조했다. 또한 박태호 원장은 한일중 무역관계와 경제통상분야 협력 전략에 대한 발제를 통해 ‘한일중 3국 협력의 제도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신각수 부이사장은 “한일중 협력의 문제는 4반세기 전부터 이어져 왔다”며, “지역 차원에서의 협력을 확대하고, TCS도 포함해서 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제언했다. 마지막으로 문흥호 교수는 중국 요인을 중심으로 한 협력 전략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며 회의를 마무리했다. 한편, 행사를 주최하는 제주평화연구원 강영훈 원장은 개회사에서 “지난 5월 제주포럼에서 국제사회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실천 전략을 모색해 보았는데, 오늘은 그 연장선상에 각 분야 전문가의 귀한 고견을 들을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이어 “내년 20회 제주포럼에 많은 분들을 뵙기를 희망한다”며, 제주포럼에 대한 지원과 협력을 당부했다.
  • [이종수의 산책] 글로벌 경쟁 위해 대학에 획기적 자율권을

    [이종수의 산책] 글로벌 경쟁 위해 대학에 획기적 자율권을

    한 국가의 미래 경쟁력을 보려면 그 나라의 대학을 보면 된다. 연구개발과 혁신을 주도하고 다음 세대의 인재를 교육하는 곳이 대학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한국의 대표적 대학들에서 들려오는 비명이 심상치 않다. 교수를 초빙할 때 해외에 거주하는 유능한 연구자일수록 한국으로 오지 않으려 한다는 것이다. 급여 수준이 미국이나 홍콩 그리고 싱가포르 대학의 절반, 심지어는 3분의1 정도로 격차가 벌어졌고 집값이 크게 올라 한국에 들어와 생활하기 어려워진 탓이다. 우리 사회 내부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경제불황의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대학에 재직하는 사람으로서 월급 인상 타령을 할 수는 없다. 실제 대학들이 고통 분담의 차원에서 자발적으로 등록금 동결과 보수 인상 자제를 시작한 적도 있다. 정부도 2012년 반값등록금 정책을 시작으로 등록금 인상을 직간접적으로 통제해 왔다. 우리 내부의 분위기와 정부 정책은 그랬다 치더라도 글로벌 인재 채용 시장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특히 연구 중심 대학으로 글로벌 수준에서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하는 대학들은 인재 채용과 활용에서 직격탄을 맞는 상황이 됐다. 비상한 수단과 전략으로 대처하려 하지만, 근본적 재정구조와 자율성이 취약한 상태여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이따금 대학들이 사회적으로 혹독한 비판을 받을 때 너털웃음을 웃게 되는 경우가 있다. 적립금 규모로 대학이 비판받을 때가 그중의 하나다. 2024년 현재 한국에서 적립금을 가장 많이 쌓아 놓은 대학은 홍익대로 7897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그다음이 연세대로 6182억원을 교비회계 적립금으로 보유하고 있다. 3위 이화여대는 6123억원, 고려대는 4187억원, 수원대는 4025억원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이것이 지금 현재 대학 재정 알리미 홈페이지에 공시돼 있는 현황이다. 적립금은 여론과 정부가 대학을 때릴 때 활용되는 좋은 소재다. 엄청난 돈을 벌어들여 잉여로 쌓아 놓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는 모양이다. “대학 재정이 어렵다고? 대학 곳간에 적립금 수천억”이라는 제목이 지금도 인터넷에 떠 있다. 이런 기사와 정부 정책을 볼 때면 지금 한국을 대표하는 대학들이 경쟁해야 하는 선진국의 상황을 보여 주고 싶어진다. 미국의 대학에서 한국의 적립금 개념으로 분류할 수 있는 재정이 ‘인다우먼트’(endowment)라는 계정인데 예일대는 55조원, 프린스턴대는 48조원, 펜실베이니아대는 28조원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하버드대는 68조원 규모다. 한국의 대학 전체가 갖고 있는 적립금을 합쳐도 이런 대학 중 하나의 적립금 수준에도 이르지 못한다. 2022년 기준 우리나라의 4년제 사립대학 교비회계 누적 적립금은 모두 합쳐 8조 3559억원이었다. 불과 몇 주 전 교육부가 주도하는 글로컬 사업 선정 결과 발표를 텔레비전으로 지켜보다 나도 모르게 크게 웃었다. 미안한 말이지만 웃음이 터져 나왔다. 심사를 맡았던 사람이 인터뷰하기를 “해마다 200억원씩 5년간 1000억원을 지원해 해당 대학을 글로벌 수준으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하는 바람에 혼자서 폭소를 터뜨렸던 것이다. 매해 200억원씩 5년간 1000억원으로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말에. 웃은 건 미안하지만 현실과 위기 상황을 모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던 것은 사실이다. 국내 정치 흐름을 보건대 대학이 등록금을 올리고 재정을 개선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는 기대난망이다. 그렇다면 남은 방법은 하나다. 자격을 갖춘 대학에는 획기적 자율성을 부여해 주는 일이다. 글로벌 경쟁을 치열하게 벌여야 하는 몇 개의 연구 중심 대학에 학생 선발, 세원 개발, 학사 행정에 전폭적으로 자율성을 부여한다면 난관을 헤쳐 나갈 수 있다. 도피 유학, 절망 유학으로 해마다 천문학적 돈이 빠져나가는 것을 국내 교육 재원으로 선순환시킬 수 있다. 이 문제를 정부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입시의 킬러문항을 잡아내는 것으로 교육개혁의 비전이 그쳐서는 곤란하다. 큰 그림으로 국가의 미래를 설계해야 하는 시점이다. 이종수 연세대 국제캠퍼스 부총장
  • 의정갈등·문해력 기획 눈길… 통계·예산 기사, 다각도 분석 필요 [독자권익위]

    의정갈등·문해력 기획 눈길… 통계·예산 기사, 다각도 분석 필요 [독자권익위]

    ‘문해력 위기’ 심층기획 사례 공감별도 섹션 만들어 향상시켜 볼 만의정갈등 기획, 현장 목소리 잘 담아배경과 문제점부터 해법까지 제시딥페이크 보도는 시의적절했지만시리즈로 원인·대안까지 짚었어야글로벌 인사이트 연재물은 ‘보석’‘혈세 삼킨 공공앱’도 강점 잘 살려통계 함정 잘 파악해야 왜곡 없어예산안도 자료 전달 그쳐선 안 돼12일자 ‘진화론을…’ 칼럼 날카로워복잡한 쟁점, 그래픽으로 시각화를서울신문 독자권익위원회는 지난 24일 서울 중구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제178차 회의를 열고 9월 한 달 동안의 서울신문 보도에 대해 논의했다. 회의에는 김영석(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명예교수) 위원장과 김재희(김재희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윤광일(숙명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이재현(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과 석사과정), 최승필(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허진재(한국갤럽 이사) 위원이 참석했다. 위원들은 ‘출구 없는 의정 갈등, 길을 묻다’, ‘아이들의 문해력이 위험하다’, ‘혈세 95억 삼킨 공공앱’ 등을 다룬 서울신문의 여러 기획 기사가 돋보였다고 칭찬했다. 국제 소식을 깊이 있게 다룬 ‘글로벌 인사이트’에 대해서도 “보석 같은 기사”라고 평가했다. 딥페이크(허위 영상물) 성범죄, 미국 금리 인하,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 발표 등 주요 현안에 대해서는 원인과 대책을 담은 심층 보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특히 보도에 활용되는 각종 통계와 예산 등에 대해서는 다양한 각도의 분석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다음은 위원들의 주요 의견이다. 김재희 10일자 ‘아이들의 문해력이 위험하다’ 기획이 9월 기사 중 가장 좋았다. 요즘 아이들이 쇼트폼이나 유튜브 등에 노출돼 문해력이 떨어진다는 보도는 그간에도 많았다. 이 기획에서는 교사 20명을 심층 인터뷰해 생생한 학교 현장에서의 고민들을 느낄 수 있었다. 실제로 문해력이 떨어지면서 발생하는 혼란과 학업 수행에 미치는 영향이 잘 드러났다. 교사들이 느끼는 구체적인 어려움과 사례가 담겨 있어서 공감이 가는 기사였고 설득력도 컸다. 문해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획 보도는 물론 별도의 섹션을 만들어도 되겠다고 생각했다. 2일자 2면의 ‘해외 플랫폼에 연예인 딥페이크, 한국 가수 최다 표적 됐다’와 ‘딥페이크 가해자 잡은 선생님’ 기사가 눈에 띄었다. 두 기사 모두 시의적절하게 허위 딥페이크 성범죄 현황과 문제점을 잘 보여 줬다. 특히 ‘딥페이크 가해자 잡은 선생님’ 기사는 실제 초등학교 교사인 딥페이크 성범죄 피해자가 어떤 방식으로 가해자를 특정해 잡을 수 있었는가에 대한 생생한 사례였다. 왜 경찰이 아닌 피해자가 직접 가해자를 특정할 수밖에 없었는지와 관련한 사법제도의 문제점을 여실히 드러냈다. 다만 딥페이크 범죄의 특수성, 현행법의 문제점, 기존 디지털 성폭력과 다른 점 등을 종합해 분량이 더 늘어났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이런 문제를 다룰 때는 현행 법률 조항이 어떻게 적용되는지 설명하고, 왜 법적으로 충분하지 않은지를 지적해야 한다. 허진재 3일자부터 시작한 ‘출구 없는 의정 갈등, 길을 묻다’ 시리즈는 시의적절한 보도다. 단순히 의대 증원 문제뿐만 아니라 의료 개혁 전반에 대해 이해를 높이는 내용이 많았다. 지금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방안도 심도 있게 짚었다. 지역 공공병원장, 응급실 등 의료 현장에 있는 의료진과의 인터뷰를 통해 문제점과 해결책을 직접적으로 제시했다. 인터뷰 대상자 선정도 탁월했다. 의대 증원에 대한 갈등이라고만 생각했는데 그 외의 부분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었다. 정부와 국회에서 이 시리즈를 일독했으면 좋겠다. 4일자 ‘혈세 95억 삼킨 공공앱’ 기사는 서울신문의 강점이 돋보인 보도다. 유용성 없는 공공앱으로 인한 예산 낭비를 잘 지적했다.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만든 앱 5개 중 1개가 폐기 권고를 받은 건 의미 없는 데 돈을 썼다는 얘기다. 국정감사 시즌에 의원실과 협업해 이런 기획을 더 많이 보도하면 좋겠다. 다만 3면에 들어간 ‘주요 폐기 권고 앱’ 그래픽은 앱 개발비나 누적 다운로드 수 등 명확한 기준을 두고 작성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그래픽 관련해서 10일자 ‘50일 남은 미 대선 초접전 판세’ 기사에서도 기사 본문과 그래픽의 대의원 숫자가 맞지 않는 실수가 있었다. 최승필 ‘글로벌 인사이트’는 보석 같은 기획 기사다. 지난달 28일자 12면 일본 총리 선거전 보도와 이달 11일자 12면 유럽연합(EU) 경쟁력 제고 전략보고서를 다룬 보도는 시의적절했고, 해당 이슈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됐다. 시리즈인데 매 회차 기획력과 전문성이 돋보인다. 지난달 29일자 16면 ‘긱워커 쉬었음의 함정, 고용통계 눈 가린다’도 통계의 의미와 맹점을 잘 짚었다. 긱 노동자(중개 플랫폼을 통해 일거리를 구하는 노동자)가 일을 쉬는 경우 실업률 통계에서 빠져 고용지표가 왜곡된다는 점을 잘 지적했다. 통계 관련 기사를 다룰 때 이렇게 부서와 전문가 등을 교차 확인함으로써 해석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설명해 줄 필요가 있다. 그런 면에서 11일자 14면 ‘기혼 남성, 미혼보다 1600만원 더 벌고 미혼 여성, 기혼보다 200만원 더 번다’ 기사에 대한 통계 해석에는 이견이 나올 수 있다. 통계청 과장의 말을 인용해 “남성은 결혼하고 나면 유자녀든 무자녀든 취업률이 높지만, 여성은 자녀 유무에 따라 취업과 소득에 차이가 있다”고 했는데 이렇게만 해석해선 안 된다. 남성은 취업해서 여유가 있으니까 결혼을 했고, 취업한 여성은 굳이 결혼할 필요성을 못 느꼈을 수도 있다. 지난달 28일자에서는 내년 정부 예산안을 대대적으로 분석했다. 다만 정부 설명에 의존했고 자료를 전달하는 데 그쳐 아쉬움이 남는다. 의료, 저출생, 국방, 재정 등 분야별로 나눠 보도했는데 해당 분야를 담당하는 기자가 썼다면 더 좋은 기사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또 ‘병장 월급 내년 200만원 시대’라는 제목으로 국방 예산을 단순하게 설명했다. 같은 날 다른 언론에서는 병장과 간부 월급의 역전 현상을 짚었다. 간부는 월급에서 소득세와 건강보험료까지 내야 하며 학군사관후보생(ROTC) 지원율이 하락한다는 점까지 덧붙여 이런 현상에 대한 문제점도 짚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윤광일 19일자 ‘우라늄 시설 이어 탄도미사일… 북, 미 대선 앞두고 복합 도발’ 기사는 3명의 기자가 유기적으로 잘 협조해 북한, 한반도, 미국 상황까지 곁들여 다각적으로 심도 있게 분석했다. 심층 분석의 전문성도 있었고 한미일 공조 움직임 등도 제대로 담겼다. 단순히 미사일을 쐈다는 기사로 끝나지 않아서 좋았다. 9일자 5면의 ‘국민연금 개혁 급물살’ 기사는 박수영 국민의힘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과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인터뷰해 한 면에 나란히 썼다. 여야의 정책 대결을 부각시킨 바람직한 시도로 보인다. 여야의 정책이 극명하게 차이 나는 점을 지면으로 잘 담아 냈다. 다만 여야의 쟁점이 무엇인지와 극명하게 대비되는 논거는 무엇인지를 그래픽 등 시각적으로 더 잘 보여 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11일자 20면 ‘용산 출신 에이스 과장도 떠난다, 공직사회 허리까지 휘청’ 기사는 이른바 X세대가 공직을 떠났다는 사례만 나열돼 있다. 의사결정하는 직급과 실제 일하는 직급 사이에 X세대가 있는데, 이게 문제라는 대목만 있다. 이들의 이탈이 문제라고 하면 그 문제점을 좀 더 깊이 짚어 줘야 한다. 12일자 데스크 시각 ‘진화론을 거부하는 당신에게’는 과학 전문기자가 쓴 아주 좋은 칼럼이었다. 논란이 된 인권위원장도 굉장히 아프게 읽었을 것으로 보인다. 진화론에 대해 다른 시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시각의 문제가 아닌 과학의 문제라는 점을 잘 알려 줬다고 본다. 이재현 딥페이크 성범죄 보도가 홍수를 이뤘는데 독자 입장에서는 단편적이고 산발적이었다는 느낌이 든다. 관련 보도들을 종합해 시리즈로 묶었으면 더 낫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관련 기사 중 해외 처벌 사례를 언급한 부분이 있는데, 이 사례가 긍정적인 영향을 실제로 가지고 있는지 또 국내 논의에 어떻게 작용할지 등에 대한 설명은 부족했다. 딥페이크 성범죄를 다룰 때는 왜 10대가 딥페이크 피해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지 그리고 10대가 가진 윤리의식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등 근본적인 분석이 포함됐으면 좋겠다. 20일자 18면에 ‘일도 취업 준비도 안 해요, 3년 넘게 쉬는 청년 8만명’이라는 기사는 통계에 대한 비판적인 분석이나 보충 설명이 없어서 아쉬웠다. 청년들의 사회적 문제는 단순히 숫자로만 다루기에는 너무 복잡하다. 기사에서는 ‘청년’이라는 용어를 사용해서 일반 독자들에게 2030세대를 떠올리게 하지만, 실제 통계 속에서는 15세에서 29세 대상으로 조사한 청년들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왜곡될 수 있다. 김영석 다양한 뉴스 플랫폼이 경쟁하는 와중에 독자가 서울신문을 선택하게 하려면 결국 심층 보도와 전문 보도가 강화돼야 한다. 예컨대 미국의 금리 인하, 금융투자소득세 등이 우리나라 경제와 개인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를 심층 분석하는 게 필요하다. 또 과학기술 시대에 중국이 앞서 나가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지금 어느 단계에 와 있는지 등 단순한 사건·사고가 아닌 우리가 당면한 큰 문제에 대한 기획 기사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 [속보] 서울교육감 진보 단일 후보에 정근식…“현 교육정책 심판”

    [속보] 서울교육감 진보 단일 후보에 정근식…“현 교육정책 심판”

    10월 16일 서울시 교육감 보궐선거에 진보 단일화 후보로 정근식 서울대 명예교수가 추대됐다. 진보 진영 후보 단일화 기구인 ‘2024 서울 민주진보교육감 추진위원회(추진위)’는 25일 오후 서울 마포구 가온스테이지에서 정 교수를 단일 후보로 추대한다고 밝혔다. 정 후보는 추진위에서 진행한 1·2차 경선의 추진위원 투표(21∼22일)와 일반 여론조사(24∼25일) 결과를 각각 50:50 비율로 합산한 결과에서 1위를 차지했다. 단일화 경선에 참여했던 강신만 전 위원장, 홍제남 전 교장, 곽노현 전 서울시 교육감, 안승문 전 서울시 교육위원은 이날 한자리에 모여 연대하기로 뜻을 모았다. 정 후보는 후보 수락 인사를 통해 “서울시민의 선택을 받들어 다가올 본선에서 기필코 승리해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불통과 졸속으로 일관하는 현 정부의 교육정책을 심판하고 혁신교육을 계승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정 후보는 서울대 사회학과 출신으로, 제주 4·3 평화재단 이사,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연구소장,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 2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의 위원장으로 활동했다. 정 후보는 주요 정책 방향으로 기본 학력 보장과 교육 격차 해소, 역사 교육 강화, 미래 창의 교육과 민주 시민 교육 확대 등을 제시했다. 추진위의 단일화에도 진보 진영은 여전히 후보 난립이 예고된 상태다. 추진위에 참여하지 않은 김재홍 전 서울디지털대 총장, 방현석 중앙대 문예창작과 교수, 조기숙 전 이화여대 교수, 최보선 전 서울시 교육의원 등 4명의 또 다른 진보 성향 후보들은 단독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한편 보수 진영에서는 조전혁 전 한나라당 의원이 단일 후보로 추대됐다. 함께 경선을 치른 안양옥 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회장, 홍후조 고려대 교수가 승복 선언을 하며 보수 진영은 빠르게 전열을 갖추게 됐다.
  • “공부만 했었는데…” 올해 ‘미스코리아 진’ 차지한 22살 연세대생

    “공부만 했었는데…” 올해 ‘미스코리아 진’ 차지한 22살 연세대생

    2024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서 김채원(22·서울경기인천 진)씨가 진(眞)의 영광을 품에 안았다. 지난 2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본선이 열렸다. 올해 미스코리아 진은 연세대에서 언론홍보영상학을 전공하는 김채원씨가 차지했다. 김씨는 두 번의 합숙과 사전 심사를 거치며 특유의 우아함으로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영화 감독을 꿈꾸는 김씨는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콘텐츠를 만들어 널리 알릴 수 있는 창작자가 되겠다”며 소감을 밝혔다. 김씨는 자신을 ‘공부만 하던 학생’이라고 표현하며 “영화감독이 메시지를 매체에 불어넣는 사람이라면 미스코리아는 그 메시지를 직접 소구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미스코리아에 지원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씨는 본선에서 진행된 질의응답 시간에 영민한 답변으로 현장의 박수를 받기도 했다. 그는 ‘세상에 지우개가 없다면 어떤 방법으로 실수를 덮겠나’라는 MC의 물음에 “지우지 못한다면 다음 페이지로 넘긴 후 다시 쓰고 싶다. 그렇게 기록한다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다”고 답했다. 영화 제작부터 모델까지 다양한 경험을 쌓아온 김씨는 “대한민국을 대표할 수 있는 여성 리더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그의 롤모델은 영화 ‘라라랜드’ ‘위플래시’를 연출한 데미안 셰젤과 ‘기생충’ ‘괴물’ ‘설국열차’ 등을 연출한 봉준호 감독이다. 김씨는 “저는 정말 하고 싶은 게 정말 많은 사람”이라며 “앞으로 더 많은 기회를 통해 다양한 도전들을 해보려고 한다. 제 행보 계속 지켜봐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올해 미스코리아 선(善)은 박희선(21·서울경기인천 선·미국 카네기 멜런대 정보시스템학과)씨, 미(美)는 윤하영(22·대전세종충청 진·이화여대 무용과)씨가 수상했다.
  • “사람의 뿌리에 닿고자 노력…그 수혈로 시인이 되고자 했다”

    “사람의 뿌리에 닿고자 노력…그 수혈로 시인이 되고자 했다”

    “20대 초반 습작 시절의 나의 시는 마종기 시인의 ‘사람의 뿌리’에 나의 뿌리를 닿게 하려 애썼습니다. 그 수혈을 통해 시인이 되고 싶었습니다. 감히 그렇게 생각한 것은 시를 읽다 흠뻑 젖어버려서이고 자주 울먹였으며 끝내 벌판 앞으로 달려가 있게 하여서입니다.” 24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의료원 에비슨의생명연구센터에서 제1회 마종기문학상 시상식이 열렸다. 이날 첫 수상자로 정해진 이병률(57) 시인은 연단에 올라 이렇게 말했다. 그는 등단 후 첫 시집을 내면서 마종기 시인에게 추천사를 부탁했던 시절을 “우주만큼이나 떨렸던 시간”이었다고 회고했다. 평생 의사이자 시인으로 복무하며 치유의 시학을 펼쳤던 마종기 시인의 문학 정신을 기리고자 ‘마종기문학상’이 제정됐다. 시인의 모교인 연세대 의대 총동창회가 주관하며 상금은 1000만원이다. 문학평론가인 유성호 한양대 교수와 김수이 경희대 교수, 시인인 이희중 전주대 교수가 심사를 진행했다. 유성호 교수는 “문학과 의학이라는 두 기둥을 동시에 충족하는 단어로 찾은 것이 위로와 치유이고 그것은 서정시의 핵심이기도 하다”면서 “그 세계를 오랫동안 추구했던 시인 가운데서도 지속성과 균질성을 가지고 시인의 정체성을 유지한 ‘사랑의 시인’ 이병률을 수상자로 정했다”고 심사 경위를 설명했다. 독문학자이자 1세대 평론가인 김주연 문학평론가는 “마종기 시인은 시인인 동시에 의사일 수밖에 없는, 마찬가지로 의사인 동시에 시인일 수밖에 없는 운명적 실존을 시로, 그리고 몸으로 보여준 드문 분”이라면서 “이 드물고 귀한 상이 비단 의사와 시인들의 아름다운 축제일 뿐 아니라 사람을 사랑하고 귀하게 여기는 인간애의 통로로서 서로서로 껴안고 존중하는, 새로운 사랑이 발화하는 힘으로 더욱 타오르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시상식에는 연세대 의대를 졸업한 의사 출신 정치인 인요한 국민의힘 의원도 자리를 빛냈다. 인 의원은 이날 “최근 의료 파동 사태를 해결코자 물밑에서 많이 노력했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는 점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면서 “마종기 선배처럼 훌륭한 분을 발굴하고 기릴 수 있게 돼 자랑스럽고 앞으로도 이런 일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인 정끝별 이화여대 교수가 ‘시인 마종기와 마종기 시를 만나다’라는 주제로 10분여간 마종기 시인의 시 세계를 소개하는 기념 강연을 펼쳤다. 소리꾼 장사익의 축하공연도 이어졌다. 마종기 시인은 의대생이던 1959년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했다. 졸업 후 공군 군의관으로 복무하던 당시 1965년 한일회담 반대 서명에 참여한 것을 계기로 고초를 겪고 이듬해 도미했다. 미국에서 평생 의사로 살면서 고국을 향한 그리움을 시로 적었다. ‘조용한 개선’, ‘두 번째 겨울’ ‘안 보이는 사랑의 나라’ ‘천사의 탄식’ 등 지금껏 60여년간 열두 권의 시집을 엮었다. 마종기 시인은 이날 “처음엔 나는 이름을 걸 만한 거창한 시인이 아니기에 거절했으나 당신을 기리려는 것만이 이 상의 목적이 아니다, 의학이 문학 쪽에 한 발 더 다가가서 문학과 예술을 이해하는 따뜻한 의사를 만들고 싶어 하는 의도가 더 크다는 말, 자신이 돌보는 환자가 직립 동물이 아니고 감정을 가진 인간임을 자각하고 사는 의사가 되어주기를 바라기 때문에 이 상이 확실히 필요하다는 후배의 말에 결국 설득이 되고 말았다”면서 “이 상을 만들고자 몇 해 동안 애쓴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올린다”고 말했다.
  • 단일 후보 발표 직전인데…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 단일화 파열음

    단일 후보 발표 직전인데…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 단일화 파열음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 후보 등록(26~27일)을 이틀 앞두고 단일화를 추진 중이던 각 진영이 분열하고 있다. 진보 측은 단일화에 불참한 후보들이 단독 출마를 선언했고 보수는 추진 기구가 분산되며 단일화가 사실상 무산됐다. 후보들이 분열하면서 이번 선거에 역대 최다 후보가 출마할 가능성까지 나온다. 24일 교육계에 따르면 보수 진영은 25일 단일화 여론조사 결과 발표를 앞두고 ‘제2의 단일화 기구’가 나오면서 갈등을 보이고 있다. 보수 측 단일화 기구인 ‘서울시교육감 중도우파후보단일화 통합대책위원회’(통대위) 경선에 참여했던 안양옥 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과 홍후조 고려대 교수는 이날 “통대위가 고지·동의 없이 선거관리위원회에 여론조사 실시에 관해 신고했다”며 단일화 조사를 신뢰할 수 없다고 밝혔다. 두 후보는 25일 단일 후보 발표에 참여하지 않고 별도의 단일화 기구인 ‘서울보수교육감 후보단일화 선정위원회’(선정위)의 공개 오디션에 참여하기로 했다. 선정위에는 안 후보와 홍 후보, 김영배 성결대 교수, 윤호상 전 서울미술고 교장 등이 참여한다. 진보 진영은 ‘2024 서울민주진보교육감 추진위원회’(추진위)가 25일 경선 결과를 발표한다. 1차 경선에서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과 안승문 전 서울시 교육위원이 탈락해 강신만 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부위원장, 정근식 서울대 명예교수, 홍제남 전 오류중 교장 등 3명의 후보가 2차 경선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추진위에 참여하지 않은 후보들이 다시 단일화 기구를 제안하고 나서면서 파열음이 나고 있다. 선거에 도전장을 내민 진보 인사는 김재홍 전 서울디지털대 총장, 방현석 중앙대 교수, 조기숙 전 이화여대 교수, 최보선 전 서울시의회 교육의원 등 4명이다.
  • 서울여성가족재단 대표에 박정숙 전 WeGO 사무총장

    서울여성가족재단 대표에 박정숙 전 WeGO 사무총장

    이사장에 이명선 이대 명예교수 서울시는 8대 서울시여성가족재단 대표이사에 박정숙 전 세계스마트시티기구(WeGO) 사무총장을, 이사장에는 이명선 이화여대 융합보건학과 명예교수를 각각 임명했다고 24일 밝혔다. 임기는 3년이다. 박 신임 대표는 10년간 세계백신면역연합의 한국대표로 국제행정에 참여했고 최근 WeGO 사무총장을 맡아 디지털 전환 시기에 맞춰 다양한 정책을 전파하는 역할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이사장은 한국여성정책연구원장과 이화여대 교수 등을 지냈다.
  • 반도체 꿈 못 버린 ‘보스 구본준’… 아들 구형모 경영 수업 중[2024 재계 인맥 대탐구]

    반도체 꿈 못 버린 ‘보스 구본준’… 아들 구형모 경영 수업 중[2024 재계 인맥 대탐구]

    LX세미콘 직접 챙기며 강한 애정10년 전부터 CES 찾아 사업 확장거침없는 입담과 직설 화법 유명조직 문화에 ‘싸움닭 투지’ 이식도김윤·이재현 등 경복고 인맥 화려가풍 따라 장남 구형모 승계 유력 “ADL은 왜곡된 자료 사용, 자의적 해석의 남발, 편파적인 평가, 부정확한 자료 작성 등으로 LG반도체에 물질적·정신적 피해를 입혔다. ADL의 평가 내용은 공정성을 잃은 것으로, 미국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겠다.” 1998년 12월 27일 당시 LG반도체 사장을 맡고 있던 구본준(73·당시 47세) LX그룹 회장은 서울 강남 영동 사옥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 경영컨설팅기업 ADL이 ‘현대·LG반도체 통합’은 타당하다고 평가한 보고서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당시 청와대는 외환위기 극복을 이유로 대기업들의 중복 사업군을 통합하는 ‘빅딜’을 거세게 추진하고 있었고, ADL은 반도체 사업 주체로 LG보다는 현대전자가 적합하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일찌감치 기술에 관심이 많아 반도체를 그룹 전체 성장 동력으로 점찍고 투자해 온 40대 회사 대표에게는 심장에 비수를 꼽는 것과 같은 통첩이었다. ●오너가 로는 드문 이공계 경영인 당시 구본준 회장과 LG 측은 강하게 반발했지만 ‘나라 살리기’를 제1 국정과제로 내건 권력자의 의지를 꺾지는 못했다. 구 회장이 2021년 5월 LG그룹으로부터 계열 분리해 신생 LX그룹으로 독립 출범할 때 반도체 설계 기업 LG실리콘웍스를 LX그룹으로 품고 나와 LX세미콘으로 이어 가고 있는 것도 26년 전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접어야 했던 꿈과 그에 대한 미련이 남아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구 회장에게 반도체 사업은 한때 지나간 꿈이 아니라 꾸준히 투자하고 계속 도전해야 하는 현재 진행형 사업인 것이다. 그가 지금도 서울 광화문 LX홀딩스 본사를 두고 LX세미콘 양재캠퍼스에 별도 집무실을 꾸려 두 곳을 번갈아 출근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된다. 구 회장의 기술에 대한 관심과 애정은 재계에서는 널리 알려져 있다. 그룹 창업주의 직계 자손들이 대학에서 경제·경영학 등을 전공하고 해외 석박사 과정을 거치는 승계 수업을 받는 것과 달리 그는 이공계 출신이다. 서울 경복고를 나와 서울대 계산통계학과를 졸업했고, 미국 시카고 대학원 경영학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그는 임원들의 사업 보고에서 통계와 각종 수치에 대해 꼼꼼하게 따져 묻는 것으로 유명하다. 수치가 두루뭉술한 보고에는 “제대로 알아보고 다시 보고하라”는 불호령이 떨어지기 일쑤라고 한다. 최근 들어서는 글로벌 기술 전시회를 직접 둘러보는 대기업 총수들이 늘고 있지만 구 회장은 비교적 이른 2014년부터 꾸준히 해외로 나가 최신 기술 동향과 글로벌 기업들의 트렌드를 살피고 사업 확장에도 적극적으로 나서 왔다. 현재 LG그룹의 성장 동력으로 실적을 내고 있는 전장(자동차 전기장치) 사업부문의 기틀을 마련한 이 역시 LG 시절의 구 회장이다. ●기질 남달랐던 3남… 한때 야구선수 꿈 그는 LG전자 부회장 시절이던 2014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 정보기술(IT)·가전 박람회(CES) 현장 방문을 시작으로, 2017년까지 해마다 거르지 않고 CES에 마련된 글로벌 기업 전시관을 둘러보며 해외 사업 진출 방안을 구상했다. 2014년에는 아우디, 도요타를 비롯한 완성차 기업 전시관과 차량 부품 기업 전시관을 둘러봤고, 2015년과 2016년 CES에서는 독일 메르세데스벤츠 회장과 미국 포드의 최고경영진을 각각 만나며 LG의 전장 사업과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반도체라는 강력한 첨단 사업을 잃은 상황에서 이를 대체할 만한 주요 사업으로 전장 사업을 꼽은 것이다. 구 회장의 글로벌 현장 경영은 2017년 맏형 구본무 당시 LG 회장의 건강 악화로 그룹 경영을 대신하면서 이듬해부터 중단됐고, 이어 LG그룹 경영권이 조카인 구광모(46) 현 LG그룹 회장으로 이어지는 동시에 구 회장은 LX로 계열분리를 시작하면서 지금까지도 그는 국내를 비롯한 현장 경영보다는 그룹 내실을 다지는 조용한 행보를 이어 가고 있다. 평소 거침없는 입담과 직설적인 화법에 ‘보스형 경영자’로 불리는 구 회장은 범LG가문을 뜻하는 능성 구(具)씨 4형제 중에서도 그 기질이 남달랐다고 한다. 구 회장은 1951년 12월 한국전쟁 중 경남 진주에서 고 구자경 LG그룹 2대 회장의 3남으로 태어났다. 형제 중 위로는 2018년 5월 별세한 구본무 전 LG그룹 회장과 구본능(75) 희성그룹 회장이 있고, 구본식(66) LT그룹 회장이 동생이다. 물류회사 오성로지스의 구훤미(77) 대표가 구 회장의 누나이며, 여동생으로 경영 컨설팅기업 윤파트너스의 구미정(69) 사내이사가 있다. 구 회장의 호전적인 기질은 그가 몸담았던 조직 문화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2021년 5월 LX그룹 출범 당시 그의 일성은 “1등 DNA를 LX 전체에 뿌리내리자”였다. 그는 경영인으로 살아오면서 ‘싸움닭 같은 투지’, ‘1등 정신’ 등의 키워드를 앞세워 끈질기고 악착같이 일하는 문화를 그룹에 심으려 노력해 왔다. LX그룹에서도 출범 직후부터 지난 3년간은 속도전식으로 외형 확장에 몰두했다. 다만 올해부터는 호흡을 고르며 그간 급속도로 키운 외형만큼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한다는 전략이다. 그는 지난 3월 지주사 LX홀딩스 주주총회에서 “복합적인 위기 상황과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경영 환경 속에서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위기 대응 체제를 고도화하고 리스크를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구 회장은 누구보다 야구에도 열정적이다. 야구 명문 경남중 재학 시절 야구부에서 투수로 활동했던 그는 야구선수의 꿈을 키웠으나 자녀 중 가장 총명했던 삼남에게 장차 회사 일부의 경영을 맡기려고 계획한 부친의 반대에 부딪혀 뜻을 접어야만 했다. 장남 고 구본무 전 회장은 이후 창단한 LG트윈스의 초대 구단주를 맡아 구단을 전폭적으로 지원했고, 차남 구본능 회장은 KBO 총재를 역임했다. 삼남인 구 회장은 2008년부터 2018년까지 10년간 LG트윈스 2대 구단주로 활약했다. ●정몽구·정의선 대 이어 현대차와 협력 재계 주요 인맥은 서울 경복고를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 지금은 구 회장이 경복고 출신 인사 중 맏형 격이지만, 구 회장 위로 정몽구(86)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이 있다. 정 명예회장과는 구 회장이 LG에서 전장 사업을 시작할 때 많은 조언과 도움을 받은 사이로 알려졌다. 정 명예회장의 장남인 정의선(54) 현대차그룹 회장과도 협력 관계는 이어지고 있다. 김윤(71) 삼양그룹 회장은 구 회장의 경복고 2년 후배이고, 이재현(64) CJ그룹 회장과 이재용(56) 삼성전자 회장, 정용진(56) 신세계그룹 회장, 조현상(53) HS효성 부회장 등도 경복고 출신 경영인이다. 그룹 승계 구도는 구 회장의 자녀가 1남 1녀로 위 세대에 비해 간결한 구조인 데다 LX 역시 범LG가의 가풍인 장자 승계 원칙을 따를 것으로 보이면서 장남 구형모(37) LX MDI 부사장으로 경영권 승계 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LX MDI는 그룹 계열사의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경영 컨설팅과 IT·업무 인프라 혁신, 그룹 미래 인재 육성 등을 담당하는 조직이다. 각 계열사의 경영자료를 모두 볼 수 있어 과거 삼성그룹의 미래전략실에 비견된다. 구 부사장은 아직 경영 전면에 나서지 않은 데다 외부 공개 활동도 거의 없다. 미국 코넬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외국계 컨설팅 회사에 다니다가 2014년 LG전자에 과장급으로 입사했다. 겸손과 소탈함을 강조해 온 가풍의 영향을 받아 일반 사원들과 격의 없이 지냈다고 한다. 매일 회사가 운행하는 출퇴근 셔틀버스를 타고 다녔고, 아침마다 구내식당에서 라면 등으로 식사를 즐겨 했으나 워낙 조용한 탓에 그가 총수 일가 구성원임을 아는 직원은 없었다고 한다. ●“승계 절차는 장남 능력 검증 이후” 구 부사장은 2021년 계열분리에 따라 LX홀딩스 경영기획담당 상무로 선임됐고, 1년여 만에 전무를 거쳐 부사장까지 빠르게 승진했다. 그룹 지배구조는 지주사가 각 계열사와 자회사를 최대 주주로 지배하고 있는 가운데 구 회장이 지주사 최대 주주(20.37%)이고 장남인 구 부사장이 2대 주주(12.15%), 딸 구연제(34)씨가 지분율 8.78%를 가진 3대 주주로 있다. 오너 일가가 안정적으로 경영권을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연제씨는 오빠 구 부사장과 달리 LX그룹에는 적을 두지 않고 있다. 이화여대에서 공연예술경영 석사학위를 받고 LG아트센터에서 잠시 근무했으나 이후 범LG가로 분류되는 벤처캐피털 LB인베스트먼트로 자리를 옮겨 인턴으로 실무 경험을 쌓았다. 이어 창업투자회사 마젤란기술투자에서 팀장급으로 근무하며 기획과 마케팅 등을 담당했다. 지난해 7월 마젤란을 퇴사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연제씨의 그룹 투자 전문 계열사 LX벤처스 합류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그는 현재까지도 LX에는 입사하지 않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구 회장이 가풍에 따라 깔끔하게 LG에서 물러나 LX 계열 분리를 완성한 만큼 자녀 세대 승계 역시 결국 장남에게로 이어질 것”이라면서 “다만 아직 구 회장이 왕성히 활동하고 있는 데다 구 부사장이 능력을 검증받지 못했다는 점에서 승계 시계는 다소 천천히 흐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데스크 시각] 대학가 월세 100만원으로 만든 범인

    [데스크 시각] 대학가 월세 100만원으로 만든 범인

    “설마요. 대학 주변 월세가 100만원이나 한다고요?” 얼마 전 후배와 함께 서울 서대문구의 이화여대 앞 오피스텔을 지날 때였다. 요즘 대학가 월세가 말 그대로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부동산 앱으로 검색해 봤다. 겨우 전용 15~18㎡ 규모의 원룸 월세가 110만~120만원에 나와 있었다. 후배 기자에게 검색한 내용을 보여 주니 눈으로 보고도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다. 지방에서 서울에 있는 대학으로 진학하거나 취업한 청년들에게 100만원이 넘는 월세는 너무 높다는 말로는 설명이 안 된다. 사회적 착취고 수탈이다. 범인을 찾아야겠다. 다음날 신촌 인근의 부동산을 찾았다. 오피스텔 월세가 왜 이렇게 높은지를 물었다. 공인중개사는 월세 물건을 찾는 사람은 많아졌는데, 공급은 부족하다고 했다. 한마디로 수요 공급이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월세를 찾는 사람이 늘어난 이유에 대해 묻자 두 가지를 이야기했다. 하나는 전세사기이고, 나머지 하나는 오피스텔 공급 자체가 줄어든 것이라고 한다. 빌라를 중심으로 전세사기가 터진 이후 청년들은 없는 돈을 긁어모아 빌라 전세를 찾기보다 보증금이 적은 오피스텔 월세를 선택했다. 오피스텔 시장에 새로운 수요층이 생겼으니 월세가 오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상하다. 오피스텔 월세가 이렇게 오르면 당연히 민간 투자가 늘면서 공급이 따라 늘어야 하는데, 왜 오피스텔 공급이 늘지 않는 것인가. 이유를 물으니 부동산 중개업자는 “선생님, 요즘에 누가 오피스텔을 사요. 아무도 안 사니까 짓지를 않는 거지”라며 한심한 눈으로 쳐다봤다. 이유를 들으니 이렇다. 박근혜 정부와 문재인 정부 초기에는 전세와 월세를 안정시키기 위해 주택임대사업자 제도 활성화를 추진했다. 내용은 주택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 임대료 상승폭을 연 5%로 제한하는 대신 임대 기간에 따라 양도소득세를 감면해 주거나 중과세 대상에서 빼 주는 것이었다. 양도소득세 중과 배제와 감면 혜택이라는 당근을 활용해 전세와 월세가 급등하는 것을 막겠다는 정책은 어느 정도 효과를 거뒀다. 2010년대 초반 불안했던 전월세 가격 급등은 2010년대 중후반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국토부가 매달 얼마나 주택임대사업자와 등록 임대주택 수가 늘었는지를 자료로 낼 정도로 열심이었던 이유다. 하지만 2018년 한 진보 성향 경제학자가 주택임대사업자 제도가 “투기꾼에게 꽃길을 깔아 줬다”고 비판하자 상황은 180도 바뀌었다. 정부는 2018년부터 주택임대사업자에게 줬던 혜택을 하나하나 줄이더니 2020년에는 사실상 단기등록 임대를 폐지했다. 2020년에는 기존 사업자들도 임대 의무 기간을 채우면 등록을 자동 말소했고, 비아파트의 장기 등록 임대 의무 기간도 8년에서 10년으로 연장했다. 당시 문재인 정부는 임대차 3법이 강화되기 때문에 단기등록 임대를 폐지해도 임대료 급등 등 세입자들의 권익에는 문제가 없다고 했다. 하지만 민간에 줬던 당근을 빼앗으니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에 투자하려는 사람이 줄었고, 그 결과 올해 서울의 오피스텔 입주 물량은 3703실로 최근 10년 평균 입주 물량인 1만 7763실의 20% 수준이 됐다. 대학 주변 월세가 100만원을 넘기는 주요한 원인이다. 최근 정부가 8·8 부동산 대책에서 다시 중단기 ‘6년 단기등록 임대 부활’ 카드를 꺼내 들었다. 민간 임대시장 활성화를 통해 1~2년 내 지을 수 있는 오피스텔과 빌라 등 비아파트 공급을 늘려 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손바닥 뒤집듯 정책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사람들은 경험했다. 그런 탓에 아직도 “누가 오피스텔을 사요”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100만원 월세로 청년들을 수탈하고 있는 범인을 찾은 듯하다. 바로 ‘선의로 포장된 잘못된 정책’ 말이다. 김동현 전국부 차장
  • 의학은 육신, 문학은 정신 치유… 詩의 본령은 위로

    의학은 육신, 문학은 정신 치유… 詩의 본령은 위로

    의술이 육신을 치유하는 기술이라면 시는 정신을 치유하는 예술이다. 의사이자 시인으로 평생 ‘치유의 시학’을 펼친 마종기(85)는 그 둘의 합일을 꿈꿨다. 그것만이 진실로 인간의 영혼을 따스하게 덥힐 수 있다고 그는 확신했다. ●한국문학 최초 父子 문학상 지난해 10월 시인의 모교인 연세대 의대 총동창회가 ‘마종기문학상’을 제정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마종기의 부친인 동화 작가 마해송의 뜻을 기리는 ‘마해송문학상’과 함께 한국문학 최초의 부자(父子) 문학상이기도 하다. 약 1년간의 준비 과정을 마치고 24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의대 에비슨의생명연구센터에서 첫 시상식이 열린다. 수상자는 이병률(57) 시인이다.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인근에서 두 시인을 만났다. 세차게 쏟아지는 비와 함께 계절은 늦게나마 본격적인 가을로 넘어가고 있었다. “의대 후배 홍지헌 시인이 찾아와 제 이름을 딴 문학상을 계획하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한사코 거절했어요. 아직 죽지도 않았는데 뭔 문학상이냐고…. 그 친구가 선배는 반세기 넘도록 미국서 살았으니, 한국서는 죽은 거나 마찬가지라고 하더라고요. 나중에 한승경 총동창회장이 다시 설득했어요. 이 상으로 당신이 그토록 원하던 것처럼 문학과 의학이 가까워질 거라고. 그러면 마음대로 하시라 했죠.” 의대생이던 1959년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한 마종기는 졸업 후 공군 군의관으로 복무하던 당시인 1965년 한일회담 반대 서명에 참여했다. 이 일로 중앙정보부에 체포돼 고초를 겪었고 한국에 다시 돌아오지 않는 조건으로 풀려나 이듬해 도미했다. 먼 타향에서도 마음은 언제나 고국에 있었다. 모국어로 계속 시를 발표한 원동력이다. ‘안 보이는 사랑의 나라’ 등의 시집 출간과 함께 대산문학상, 대한민국예술원상 등을 받았다. 평생을 그리움에 떨었던 그의 시에는 디아스포라로서의 슬픔이 짙게 스며 있다. “연세대 출신 문인과 지망생들끼리 모이는 자리가 있었어요. 그날 처음 김수영 시인을 봤어요. 모임이 끝났는데, 이화여대 앞에서 다시 마주쳤죠. 막걸리 한잔 하자고 하시길래 따라 들어갔어요. 싸구려 막걸리에 안주도 김치뿐이었던 걸로 기억해요. 이런 말을 해 주시더라고요. 꼭 의사가 되어서, 문학에 의학을 접목하라고.” 마종기가 1963년 발표한 시 ‘정신과 병동’은 시인이자 걸출한 평론가였던 김수영이 그해 나온 시 중 최고라고 평했던 작품이다. 정신과 병동에서 근무한 경험을 토대로 했다. 김수영은 마종기가 문단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이런 시를 써 나가기를 바랐다. 한순간의 만남이었지만 영향은 강렬했다. 시심 깊숙이 파고든 선배의 조언을 마종기는 평생토록 지켜 냈다. “문학과 의학 두 가지를 동시에 하느라 무척 ‘지랄’이었지만…. 의사가 아니었으면 시를 안 썼을 것 같아요. 반대로 시를 안 썼으면 의사로 살지 못했을 것이고요. 제 안에서 동거하는 문학과 의학이 하나가 되길 바라면서 살아왔습니다.” ●이병률 “사람들 숨을 되살리는 시 쓸 것” 마종기문학상을 품에 안은 이병률은 시인 지망생 시절부터 마종기를 존경했다고 한다. 1995년 등단 후 첫 시집을 낼 때 미국에 사는 마종기의 주소를 알아 내 무작정 원고를 보낸 뒤 시집의 표사(표지에 실리는 글)를 부탁한 적도 있다. 이병률은 “어딘가에 기대고 싶지만 그럼에도 나아지지 않을 것 같은 선생님(마종기) 시의 ‘정신적 허기’에 막무가내로 끌렸다”고 했다. 그는 이어 이번 문학상이 “제게는 과분한 상”이라며 “많은 사람을 물들이고 그들의 숨을 되살리는 시를 쓰라는 것으로 알겠다”고 덧붙였다. 마종기는 후배 이병률을 “인간에게 제일 중요한 것이 사랑과 위로인데, 그런 계통의 시를 쓰는 이 사람을 나는 좋아할 수밖에 없다”고 평했다. “의사는 환자가 낫기를 바라며 의술을 행하죠. 시인도 그렇습니다. 시가 ‘학문’이 되는 건 싫어요. 자기 문학의 목표를 ‘위로’에 두고 있는 시인을 응원하고 싶습니다.”
  • 온정 듬뿍 담은 ‘3000원 김치찌개’… “가난한 청년 손님? 낙인찍기 싫어” [월요인터뷰]

    온정 듬뿍 담은 ‘3000원 김치찌개’… “가난한 청년 손님? 낙인찍기 싫어” [월요인터뷰]

    누군가를 위해 마음 쓴다는 것물가 오르자 비수기에도 손님 2배정릉·이화여대 등 5개 지점 운영맛집 인정받아야 방문 부담 없어‘원가 5400원’ 각계각층 지원 큰 힘청년에게 사랑 담긴 밥 한 끼를이태원 참사 때 딸 잃은 어머니159명에 식사 나눔 기억에 남아사찰음식 장인 혜범 스님과 인연두부김밥 매출액 슬로우점 후원추석이 지났어도 불볕더위가 이어진 지난 19일, 서울 정릉시장 ‘청년밥상 문간’은 군침 도는 김치찌개 냄새로 가득했다. 김치와 두부, 돼지고기가 보글보글 끓는 푸짐한 냄비는 단돈 3000원. 밥과 콩나물무침은 무한 리필이다. 혼자서도 휴대용 가스버너로 조리하며 따뜻하게 먹을 수 있다. 한 끼 식사 비용도 부담스러운 청년을 위로하는 밥상이다. 이날 오후 5시 저녁 장사 시작 전부터 스무 개 남짓한 테이블은 앳된 얼굴의 20대 청년 손님들로 가득 찼다. 긴 연휴 뒤엔 기다렸다는 듯 손님이 몰린다. 상차림부터 퇴식까지 셀프서비스. 중년의 어머니 또래 봉사자가 설명할 틈도 없이 손님들은 그릇과 음식을 익숙하게 가져다 날랐다. 3000원 김치찌개가 청년을 만난 지는 8년째다. 청년 문간을 연 천주교 글라렛선교수도회 소속 이문수(50) 신부는 “이곳을 찾는 청년들이 ‘가난하다’는 낙인이 찍히지 않도록 무료가 아닌 저렴한 가격을 받고 있다”며 “누군가 마음을 쓰고 있다는 것 자체가 위로라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지난 2022년부터 외식 물가가 크게 오르자 비수기였던 여름철에도 손님은 두 배로 늘었다. 지난 한 해 4개 지점을 이용한 인원은 10만명이다. 그중 절반은 청년 손님이다. 성균관대 고분자공학과를 다니다 2008년 사제 수품을 받은 그에게 식당 개업은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2015년 굶주림 끝에 세상을 떠난 청년의 소식을 접한 한 수녀가 이 신부에게 ‘청년을 위한 식당’을 제안한 것이 시작이었다. 2년간 창업설명회까지 찾아다니는 등 준비를 거쳐 2017년 12월 개업을 했고 현재는 5개 지점으로 늘었다. 그는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 출연을 계기로 후원자가 늘어나 더 많은 청년을 만나기 위해 직영 지점을 늘리고 있다”고 했다. 정릉점, 이화여대점, 낙성대점, 제주점, 슬로우점에 이어 조만간 지하철 4호선 상록수역 인근에 안산점을 연다. 인근에 이주노동자, 대학생이 적지 않다. 제주점은 문을 닫는다. 3000원은 한 그릇당 원가 5400원에 한참 못 미친다. 지속할 수 있는 원동력은 사회의 관심이다. 김치는 대상이 전량 후원하고, 라면 사리는 삼양에서 일부 후원한다. 자발적인 식사 나눔도 열린다. 대학로 슬로우점에선 최근 한 스님이 사찰음식을 팔고 매출액을 후원하는 공양 봉사도 했다. 신부가 열었지만 식당엔 십자가나 성모상 등이 없다. 이 신부의 월급도 없다. 성직자 셔츠 차림의 그는 “정릉시장에서 가장 맛있는 김치찌개로 자부한다”며 “문간이 없어도 되는 세상을 꿈꾸지만 그날이 올 때까지 더 많은 청년과 만나고 싶다”고 미소 지었다. -고물가 속에서 3000원으로 운영이 되나. 오히려 지점이 늘었다. “지난 2021년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알려지면서 식당 한 곳만 운영하기에는 과분한 후원을 받게 됐다. 80명이던 후원자가 지금은 2200명쯤이다. 청년에게 맛있는 한 끼를 대접하고 싶다는 그분들의 마음을 더 많은 이에게 전하기 위해 여기저기 식당을 열었다. 대학생 손님은 이화여대점이 가장 많고 정릉점에는 배달 라이더들도 종종 온다. 슬로우점에서는 경계선 지능인 청년들이 일한다. 처음엔 직접 개인사업자로 등록해 식당 문을 열었지만 성북구에서 제안한 사회적 협동조합으로 2020년 전환하고 직영 체제로 운영 중이다.” -운영비용은 어느 정도인가. “임대료, 인건비 등을 따지면 한 달에 한 지점당 1000만원쯤이다. 개업 당시 한 달 운영비를 760만원으로 잡고 한 달 손님이 100명만 돼도 적자는 면한다고 계산했는데 막상 한 달에 100만원씩 적자가 났었다. 운영비는 따지고 보면 8년간 크게 늘지 않은 셈이다. 후원이 늘었기 때문이다. 한때 직접 담갔던 김치는 지난해 말부터 종가 김치를 전량 후원받고 있다. 1년에 1억 7000만원 상당이다. 쌀은 처음부터 전량 후원받았다.” -청년을 위한 무료 배급소가 아닌 식당인 이유는. “가난한 청년들을 위한 무료 배급소라면 나라도 가기 싫을 것 같다. 가난한 청년이라는 낙인이 찍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렴한 가격으로 정했다. 더 나아가 가성비 좋은 식당이 아닌 맛있는 식당이 되는 것이 목표다. 맛집으로 인정받아야 오는 손님도 부담이 없다. 정릉시장에서 가장 맛있는 김치찌개로 자부한다. 단순히 몇천원 아끼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우리를 위해 누군가 마음을 쓰고 있다는 것 자체가 위로가 된다는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그동안 청년의 삶은 나아졌을까.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 같다. 오히려 식비 등 생활비가 올랐다. 재작년 초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식당 물가가 급격히 오르면서 비수기인 여름인데도 손님이 두 배로 늘었다. 90년대 대학을 다녔던 기억과 비교하면 요새 대학생들은 미친 듯이 열심히 공부하는 것 같다. 그런데도 미래에 대한 보장이 없는 경쟁사회에서 삶의 난이도는 천지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차가운 사회 속에서 청년 문간은 그래도 온정이, 인간의 숨결이 있다는 걸 전해 주고 싶다.” -함께 식당을 꾸려 가는 사람들은. “5개 지점으로 늘면서 매달 발행하는 급여명세서만 50~70장쯤이다. 수년째 함께하는 사무국 직원, 주방장인 점장과 부점장, 아르바이트생 등이다. 처음엔 주방장 한 명이 부엌을, 홀서빙은 내가 맡는 단출한 구조였지만 지점이 늘면서 나는 행정 업무를 주로 맡고 있다. 대부분의 주방장은 자녀를 둔 엄마들이다. 이곳의 가치를 아는 분들이다. 월급 받으니 일한다는 마음 이상의 자세로 일한다. 이들 덕분에 청년 문간이 유지된다.” -‘무카나 프로젝트’, ‘문스토랑’을 통해 청년들과 소통하고 있다. “올해 짐바브웨에서 열흘간 봉사하는 무카나 프로젝트를 다녀왔다.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청년들과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과 제주도 올레길을 걸은 ‘청년 희망 로드’의 연장선이다. 자신의 꿈과 목표에 매몰되기 쉬운 20대 청년들에게 행복이란 다양하고 풍요로울 수 있다는 것을 경험하게 해 주고 싶다. 한 달에 한 번 4명의 청년과 만나는 문스토랑은 매번 예상치 못한 즐거운 대화가 이어져 언제나 기대된다.” -성직자의 길을 처음 결심한 순간, 식당 주인을 예상하진 않았을 것 같다. “세상 사람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한 길이다. 지금도 우리 식당을 통해 누군가 힘을 얻고 위로를 받는다면 행복하다. 식당에는 종교적 상징물을 놓지 않았다. 혹시나 어떤 청년에게는 식당을 찾는 데 걸림돌이 될까 봐서다. 하느님께서는 그저 청년에게 따뜻한 사랑이 담긴 밥을 주길 원하시고, 저에게 그렇게 시키셨다고 생각한다.” -식당이 처음과 달라진 점은. “반년도 넘게 고민하다가 결국 키오스크를 놓은 것이다. 청년을 대접하려고 연 식당인데 사람이 아닌 모니터를 접하는 것은 비인간적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더 편안해했다. 대면 주문을 받으며 찌개만 시킨 손님에게 습관적으로 ‘사리 추가는 안 하세요’ 묻기도 하는데 정말 주머니가 가벼운 손님은 ‘그냥 찌개만 주세요’라고 답하는 것마저 쭈뼛거린다. 키오스크를 놓으니 이런 어색한 대화를 나눌 이유도 사라지는 장점이 있다. 8년 동안 사람도, 시대도 바뀐다.” -왜 정릉에서 시작했나. “개업을 준비하며 성북구와 정릉은 청년 문화예술가들이 활동하기 좋은 토양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오가며 동네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돕는다는 것이다. 은둔형 외톨이를 돕는 K2인터내셔널 일본인 활동가도 ‘정릉은 정이 있어요’라고 추천했다.” -기억에 남는 사람이 있나. “이태원 참사 희생자의 어머니가 지난해 6월 딸의 26번째 생일을 맞아 159명에게 식사 나눔을 했다. 올해는 규모가 커져 이화여대점에서 하루 동안 금액, 나이 제한 없이 나눔을 했다. 청년이 가장 많이 오는 곳이라며 이화여대점을 선택했다.” -지난 10일 슬로우점은 사찰음식을 팔았는데. “쌀을 후원해 주는 돈암동 흥천사 주지 각밀 스님과 함께 슬로우점 개업식에 방문한 성북동 수월암 주지 혜범 스님과 대화를 나누다가 시작된 일이다. 사찰음식 장인인 혜범 스님이 저녁 장사 내내 두부김밥을 팔아 매출액을 후원했다. 청년 문간이 풍성해져 감사하다.” -영리를 추구하는 카페도 열었다. “슬로우점 위층 ‘크림슨파더’다. 직원들의 복리 후생을 조금이라도 높이고 싶어서다. 비영리 사회적협동조합 직원이라고 최저 시급이 마땅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유능한 직원에게 그에 걸맞은 대우를 해 주고 싶다.” -청년 문간의 최종 목표는. “우리 식당이 없어져도 되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 하지만 우리 식당이 필요하다면 더 많은 청년들을 만날 수 있는 곳에 있으면 한다. 그저 앞으로 20년, 30년 동안 청년 문간을 운영해도 즐겁게 할 수 있다는 마음이다.”
  • [단독] ‘530㎜ 가을 물폭탄’ 퍼붓는데… 비 예보, 4년 전보다 뒷걸음질

    [단독] ‘530㎜ 가을 물폭탄’ 퍼붓는데… 비 예보, 4년 전보다 뒷걸음질

    비 20㎜ 내린다더니 163㎜ 퍼부어… 힘 못 쓰는 한국형 예보모델 시간당 72㎜가 넘는 ‘극한호우’, 좁은 지역에 한번에 많은 비가 쏟아지는 ‘물폭탄’ 등 이상기후가 빈번해진 가운데 기상청의 강수예보 정확도가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수예보의 정확도를 판단하는 국제적 3개 지표는 4년 전인 2020년보다 낮아졌으며, 이 중 가장 널리 통용되는 지표인 ‘강수유무정확도’는 90% 아래로 떨어졌다. 2010년 이후 이 지표의 수치가 90% 밑으로 낮아진 적은 없다. 호우는 예보에 따라 피해 예방이 어느 정도 가능한 데다 기후변화로 예보의 중요성이 더 높아진 만큼 예보모델 정확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지난 주말에도 부산, 경남 창원·김해·양산 등에서는 역대 9월 하루 강수량 신기록이 바뀔 정도의 집중호우가 내리면서 1명이 사망하고 주택·도로가 침수되는 등 곳곳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22일 서울신문이 박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로부터 확보한 자료를 보면 기상청의 강수예보 정확도를 판단하는 세 가지 지표(강수유무정확도·강수유무맞힘률·임계성공지수)는 2020년보다 하락했다. 전체 일기예보 중 비가 오는 것과 오지 않는 것을 정확히 예측한 비율인 ‘강수유무정확도’ 지수는 2020년 91.4%에서 올 8월 기준 89.1%로 하락했다. 이 지수는 강수예보의 정확도를 판단하는 데 가장 많이 쓰이는 국제적 기준으로 2010년(89.0%) 이후 처음 90%대 아래로 떨어진 것이다. 비가 실제로 내린 날을 예보로 정확히 맞힌 비율인 ‘강수유무맞힘률’도 하락했다. 2020년 0.69였지만 올 8월에는 0.67로 집계됐다. 이 지수는 1에 가까울수록 정확도가 높은 것을 의미하는 만큼 0.1도 적잖은 차이다. 모든 강수예보 중 실제로 비가 내리는 날을 예측한 비율인 ‘임계성공지수’도 같은 기간 0.47에서 0.43으로 떨어졌다. 강수예보 정확도와 관련해 세계기상기구(WMO)를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세 가지 지표가 모두 떨어진 것이다. 강수예보 정확도가 하락한 것은 기후변화로 인해 이상기후가 빈번해진 영향이 크다. 변화무쌍한 날씨를 현재의 예보모델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올여름(6~8월) 강수량 중 78.8%는 장마 기간 내렸는데, 이는 현대적인 기상관측이 시작된 1973년 이래 가장 높은 비중이었다. 게다가 좁은 지역에서 강한 비가 내리는 경우가 잦아 시간당 강수량이 100㎜를 넘는 경우도 9회에 달했다. 허창회 이화여대 기후에너지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이상기후에 관한 부실한 연구가 예보모델의 정확도 하락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올해 기상청의 강수예보가 어긋나면서 시민들이 불편을 겪거나 호우 피해가 커진 지역이 많았다. 지난 7월 24일 새벽 부산에는 최대 163.4㎜의 장맛비가 쏟아졌다. 시간당 최대 강수량도 83.1㎜에 달하는 ‘극한호우’였지만, 바로 전날 기상청은 이 지역에 최대 20㎜의 비가 내릴 것이라고 예보했다. 780여억원을 투입해 개발한 ‘한국형수치예보모델’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점도 예보 정확도 하락의 또 다른 이유다. 한국형수치예보모델은 기상청이 기존에 사용하던 영국기상청통합모델(UM모델), 유럽에서 제공받는 유럽중기예보센터모델(ECMWF모델)보다 적중률이 낮다. 2020년부터 올 8월까지 평균 강수유무적중률의 경우 한국형수치예보모델은 0.44, UM모델은 0.46, ECMWF모델은 0.48로 집계됐다. 김해동 계명대 환경학부 교수는 “들쑥날쑥한 날씨로 인해 예측이 어려운 건 사실이지만, 업계 종사자들은 한국형수치예보모델보다는 기존 모델들을 더 신뢰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서명석 공주대 대기과학과 교수도 “한국형수치예보모델은 운영된 지 몇 년 되지 않아 축적된 기후 관련 데이터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많은 예산을 투입한 만큼 적중률을 높이기 위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앞으로 기후변화 양상을 충실히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주말에도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강한 비가 내려 피해가 속출했다. 이날 오전 전남 장흥군 장흥읍 평화저수지에서 A(89)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전날 오후 장흥읍 집 앞 배수로에 빠져 실종됐다. 사고 당시 자활센터에 갔던 아내를 마중하려고 집을 나섰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역은 전날 시간당 70㎜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다. 창원 530㎜·김해 427.8㎜ 등 200년 만에 한 번 오는 역대급 폭우가 쏟아진 경남에서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김해 대성동 가야 고분군이 일부 무너지고 하수와 계곡물이 넘쳐 도로에 쏟아지기도 했다. 이틀간 400㎜가 넘는 물폭탄이 쏟아진 부산에서는 대형 땅 꺼짐 현상도 발생했다.
  • 장혁·빽가, 도전을 말하다

    장혁·빽가, 도전을 말하다

    서울시와 강연 프로그램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세바시)이 함께하는 ‘서울시민 쏘울 자랑회’에서 배우 장혁과 가수 빽가가 연단에 선다. 이번 제6회 강연은 ‘매력이 쏘울!’이라는 주제로 명사 2명과 일반 시민 3명이 함께한다. 시는 ‘삶에서 마주한 도전과 실패,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이겨낸 순간’을 들려줄 시민을 공모해 ‘동기부여 콘서트’에 나설 시민 강연자 3명을 선발했다. 첫 번째 강연자인 윤강혁씨는 서울시의 교육사다리 정책인 ‘서울런’의 멘토이자 대학생으로,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인해 꿈을 포기하려 했던 자신의 이야기를 전할 예정이다. 한국야쿠르트 과장이자 유튜브 크리에이터인 황인(오른쪽)씨는 낮은 토익 점수와 지방대 출신이라는 스펙의 한계를 극복하고 15개 대기업에 합격한 ‘취업의 신’으로 불리게 된 비결을 나눈다. 이어 무대에 서는 최샛별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는 MZ세대와 기성세대 간 갈등을 극복하는 방법을 사회학적 관점에서 설명한다. 장혁은 새로운 배역에 도전하며 불안을 극복하고 자신을 성장시킨 이야기를, 빽가는 음악 활동과 동시에 사진작가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도전해 온 경험을 나눈다. 강연회에는 사전 신청한 300여명이 참석하며 서울시와 세바시 유튜브 채널이 이를 생중계한다. 강연 종료 뒤엔 서울시와 세바시 유튜브 채널에서 다시보기 영상을 제공한다. 구종원 서울시 평생교육국장은 “이번 강연회가 동기부여를 넘어 실질적인 도전의 필요성을 일깨우는 중요한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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