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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마당] 팩션 시대의 상상력/조혜정 중앙대 예술대학원 교수·영화평론가

    [문화마당] 팩션 시대의 상상력/조혜정 중앙대 예술대학원 교수·영화평론가

    무려 400년 만에 바티칸 비밀서고의 문이 열렸다. 1612년에 건립된 교황청 비밀서고에서 보관하고 있던 문서 100종이 일반에 공개된 것이다. 오는 9월 9일까지 로마 카피톨리노 박물관에서 ‘룩스 인 아르카나’(비밀 속의 빛)라는 타이틀로 전시되는 이 비밀문서에는 지동설을 주장한 천문학자 갈릴레이의 재판기록, 독일의 종교개혁가 마르틴 루터에 대한 파문 문서, 헨리 8세와 캐서린 왕비의 이혼 요청문서, 교황 비오 12세에게 보내는 유대인의 감사편지 등이 들어 있는 것으로 보도되었다. 교황청 비밀서고가 대중의 관심을 끈 것은 아마 영화 ‘천사와 악마’(론 하워드 감독, 2009)를 통해서일 것이다. 비밀결사체 ‘일루미나티’의 음모를 풀려는 하버드대 종교기호학 교수 로버트 랭던(톰 행크스)이 단서들을 추적해 나가는 과정에서 등장해 관객의 눈길을 끌었던 바로 그곳이다. 철통 같은 보안시스템이 매우 인상적이던 바티칸의 비밀서고는 실제 그 장소가 아니라 로마의 안젤리카 도서관에서 촬영되었다고 한다. 교황청은 ‘바티칸 비밀서고에 대한, 허구로 가득찬 음모론을 해소해줄 것’이라 기대하며 비밀문서의 일반 공개를 결정했다고 전해진다. 사실 댄 브라운의 소설 ‘다빈치 코드’와 ‘천사와 악마’ 등이 세계적 베스트셀러가 되고 또한 영화로까지 만들어지면서 교황청에 대한 대중의 ‘선정적’ 관심은 한층 더 높아졌다. 물론 댄 브라운의 팩션 소설이 지니고 있는 음모론적 시각이 대중의 관심과 흥미를 북돋운 탓이다. 팩션(faction)은 팩트(fact)와 픽션(fiction)의 결합. 팩트를 재료로 하지만, 픽션이라는 양념으로 버무리거나 고명을 얹어 새로운 맛과 모양을 빚어낸다. 팩션은 역사와 실제라는 단면을 횡단하면서 비어 있거나 부족한 부분을 상상력으로 채운다. 이러한 상상력에 음모론이 끼어들 수도 있고, 인물과 사건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 개입하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이번 비밀문서 전시는 또 다른 팩션의 원천을 제공할지도 모르겠다. 근래 역사소설 장르에서 팩션이 힘을 발휘하고 있다. 김별아 작가의 ‘미실’이나 김탁환 작가의 ‘방각본 살인사건’, ‘노서아 가비’ 그리고 이정명 작가의 ‘뿌리 깊은 나무’ 등 팩션 소설은 역사적 지식의 호사와 함께 극적 재미도 출중한 것으로 평가받으면서 베스트셀러의 반열에 들기도 한다. 또한 이들을 원작으로 하여 만들어지는 드라마나 영화가 대중으로부터 커다란 관심과 평가를 받기도 한다. 지난해 TV 시청자나 관계자들이 이른바 ‘명품드라마’로 주저 없이 꼽았던 ‘뿌리 깊은 나무’는 팩션의 힘이 드라마의 근간이자 뿌리를 이루는 작품이다. 우리 글 ‘한글’을 창제한 가장 걸출한 성군이자 역사인물인 세종대왕을 이 드라마처럼 생생하고 매력적인 캐릭터로 만든 드라마가 있었던가? 세종을 연기한 한석규나 송중기 같은 배우의 발군의 연기력은 두말할 나위도 없지만, 캐릭터의 근원적 힘은 단편적 면모밖에 드러나지 않는 역사적 인물을 상상력을 동원하여 입체화시키는 팩션 스타일에서 비롯된다 해도 지나치지 않다. 또한 한글 반포까지의 7일 동안 일어난 일을 이토록 흥미진진하고 긴장감 있게 상상한 작품이 있었던가? 이미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과 이 작품의 스타일을 차용한 이인화의 ‘영원한 제국’ 그리고 댄 브라운의 소설이 팩션에 기대 극적 효과를 드높였던 것을 기억하지만, 우리나라에서 ‘뿌리 깊은 나무’가 거두었던 대중적 인지도나 평가를 넘어서지는 못할 것이다. 팩션은 소설이나 드라마, 영화 등 대중문화 장르에서 매우 활발하게 제작되고 있다. 종래 고답적이고 정통적인 방식의 시대극은 상상력과 창의를 바탕으로 현대성을 획득하고, 눈부신 디지털 기술로 인해 시대성을 재현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올해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드라마 ‘해를 품은 달’처럼 팩션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퓨전사극 혹은 픽션사극이라는 이름의 또 다른 변형체들이 나오기도 하지만, 여전히 중심은 팩션이다. 그것은 팩트가 주는 힘 때문이다. 그 힘은 팩트와 픽션의 경계 사이에 놓인 ‘미묘한 자유’를 허락하므로.
  • ‘레전드’ 헐크 호건, 사생활비디오 출시 위기

    ‘레전드’ 헐크 호건, 사생활비디오 출시 위기

    프로레슬링계의 전설 헐크 호건(본명 테리 진 볼레아·58)이 사생활 비디오 추문에 휩싸였다. 8일 미국 연예정보 티엠지닷컴 등 주요 매체에 따르면 익명의 한 남성이 최근 각종 온라인 사이트와 성인물 제작사들을 상대로 호건의 비디오 구매자를 물색하고 있다. 이 남성이 이들 매체에 보낸 샘플 영상은 화질이 매우 나쁜 편으로 알려졌으며 호건이 침실에서 옷을 벗은 뒤 관계를 갖기 전까지를 담고 있다고. 호건의 상대로 등장한 여성은 전 부인인 린다 볼리아나 현 부인인 제니퍼 맥도널드는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신원이 확인되진 않았지만 갈색 머리의 젊은 여성으로 전해졌다. 그 비디오에 대해 알게된 호건 측은 변호사 데이비드 휴스턴을 통해 “호건은 사생활 비디오 존재에 대해 전혀 몰랐으며 촬영에 동의한 적도 없다”면서 “이를 유출하면 법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호건 역시 티엠지닷컴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린다와 이혼한 뒤 약 4개월간 수많은 여성과 잠자리를 가졌다. 너무 많아 얼굴이나 이름 대부분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호건은 “제니퍼와 만난지 5년이 흘렀지만 다른 여성과 잠자리를 가진 적 없다”면서 “아마 그 비디오는 5년 전일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호건은 지금까지 세 차례의 이혼을 경험했으며 현재 자신보다 31세 연하인 제니퍼와 2010년 재혼해 살고 있다. 사진=WWE 홈페이지 캡처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혼인신고 1시간 만에 이혼신고 한 황당 부부

    혼인신고 1시간 만에 이혼신고 한 황당 부부

    혼인 신고 1시간 만에 곧바로 이혼 신고서를 제출한 황당한 부부의 사연이 알려졌다. 핑궈르바오 등 현지언론은 지난 6일 “타이완 타이중시 호정사무소(동사무소)에 1시간 사이에 혼인과 이혼신고를 한 부부가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 부부는 23세의 남성과 27세의 여성으로 2년간 교제했으며 지난해 말에는 아기도 출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부부가 1시간 만에 이혼한 것은 황당하게도 자동차 구입문제였다. 혼인신고를 하자마자 부부는 자동차 매장을 찾았고 부인이 차를 사달라고 하자 남편은 이를 거절했다. 남편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승용차의 할부가 남아있어 나중에 사자.”고 말했고 부인은 “지금 당장 사주지 않으면 이혼하겠다.”고 생떼를 쓴 것. 결국 싸움은 커졌고 다시 사무소를 찾은 이들은 곧바로 이혼신고서를 제출했다. 담당 공무원은 “오랜 기간 근무했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다. 생각할 수도 없는 일이 일어났다.”며 황당해했다. 박종익기자 pji@seoul.co.kr  
  • 바티칸 ‘비밀서고’ 수세기만에 열렸다

    지동설을 주장한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재판 기록과 독일 종교개혁자 마르틴 루터를 파문한 교황의 문서 등 역사적 자료가 사상 처음으로 공개됐다. 로마 교황청은 29일(현지시간) “바티간 비밀 서고에 수백년간 보관돼 있던 귀중한 100여종의 문서 원본을 오는 9월 9일까지 로마 카피톨리노 박물관에서 일반인에게 공개한다.”고 발표했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번에 공개되는 문서 중에는 ▲영국왕 헨리 8세와 첫 부인 아라곤의 캐서린 왕비의 이혼 문서 ▲11세기 교황의 영적 권리와 세속적 권한을 인정한 교황 그레고리우스 7세 칙령 ▲교황과 황제 사이의 권력 분할에 관한 10세기 양피지 문서 ▲콜럼부스의 아메리카 대륙 발견 이후 신대륙을 스페인과 포르투갈 두 나라가 분할 통치하도록 한 15세기 알렉산드로 6세 교황의 칙령 ▲프랑스 군에 포위됐을 때 알렉산드르 6세가 사용했던 암호 등이 포함돼 있다. 이 밖에 ▲성베드로 성당 건축에 관한 미켈란젤로의 편지 ▲19세기 북아메리카 인디언 오지브와족 추장이 교황 레오 13세에게 보낸 편지 ▲1789년 프랑스 혁명 직후 수감된 마리 앙투아네트 왕비가 자신의 심경을 적은 편지도 공개됐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씨줄날줄] 구두쇠 남편/주병철 논설위원

    영국 소설가 찰스 디킨스의 단편집 ‘크리스마스 이야기’는 구두쇠인 스크루지가 어느 크리스마스 이브에 무서운 꿈을 꾸고 난 다음 날 착하고 관대한 사람으로 새롭게 태어나는 스토리를 담고 있다. 크리스마스의 축복과 사랑, 올바른 삶을 잔잔히 일깨워 주고 있다. 요즘말로 요약하면 가진 것을 함께 나누고 베풀어야 복을 받고 행복해진다는 얘기다. 하지만 그게 뜻대로 되는 건 아니다. 고사 한 토막. 돈을 모으는 데만 마음을 쏟는 구두쇠가 있었다. 돈을 벌면 한 푼도 쓰지 않고 궤 속에다 넣었으므로 돈이 궤 속에 가득 찼다. 그래서 그 돈을 모조리 금덩어리로 바꾸었다. 큼직한 금덩어리를 만지며 좋아했지만 도둑을 맞을까봐 또 걱정이 됐다. 담벼락에 구멍을 파고 숨겼는데 그래도 불안해 매일 확인했다. 그러다 어느 날 도둑이 금덩어리를 훔쳐 갔다. 구두쇠가 땅을 치며 울자 동네 사람들이 위로했다.“여보게, 그렇게 슬퍼한다고 없어진 금덩어리가 나오겠나. 진정하게. 그리고 금덩어리 대신 돌멩이라도 넣어 놓고 금덩어리라 생각하게. 금이건 돌이건 쓰지 않는데 다를 게 있는가.” 구두쇠의 미련함을 우회적으로 꼬집은 것이다. 왕융은 죽림칠현 중 한 사람이었고, 수전로로도 유명했다. 어느 날 시집간 딸이 찾아왔지만 아버지 왕융은 표정이 좋지 않았다. 섭섭한 딸이 곰곰이 생각해 보니 자기 남편이 장인에게서 빌린 돈에 생각이 미쳤다. 그 자리에서 돈을 내놓았더니 왕융의 얼굴은 금방 싱글벙글하였다고 한다. 구두쇠에겐 부모나 형제도 없다는 말을 역설적으로 말해 준다. 옛날 같은 구두쇠가 요즘에도 있긴 있는 모양이다. 인터넷 사이트에 등장하는 짠돌이 클럽이 그런 것이다. 이 클럽은 큰 돈을 아끼기보다는 언제 나갔는지 모르게 새어 나가는 푼돈을 챙기는 노하우를 알려 준다. 한 푼이라도 아낄 수 있는 것은 아껴야 한다는 게 이 클럽의 모토라고 한다. 서울 도심 무료 이용하기, 문자 서비스 무조건 공짜 사용 등이다. ‘생계형 구두쇠’쯤으로 보면 될 것 같다. 얼마 전 10억대 자산을 가진 80대 노인이 수술 후 요양 중인 부인에게 ‘가스레인지 30분 이상 켜지 마라.’고 윽박지르는가 하면 전기포트로 물을 데워 족욕하는 딸에게 ‘추우면 나가서 뛰어라.’라고 혼냈다고 한다. 법원은 남편에게 결혼 파탄의 책임이 있다고 했다. 남편이 부인에게 잔소리를 너무 한다고 이혼 사유가 됐었는데 이번에는 자린고비 행동으로 이혼 판결을 받았다고 하니 격세지감이 따로 없다. 주병철 논설위원 bcjoo@seoul.co.kr
  • 제2의 다빈치코드?…바티칸, ‘비밀의 문서’ 최초 공개

    ‘제2의 다빈치 코드’ 찾을 수 있을까? 지난달 29일 바티칸 교황청이 비밀문서 기록보관소에 수 세기 동안 보관해오던 자료들을 최초로 대중에 공개했다고 AFP등 해외언론이 보도했다. 이번 전시에는 지동설을 주장한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재판 기록과 영국 왕 헨리 8세와 첫 부인 캐서린 왕비의 이혼 문서, 독일의 종교개혁자 마르틴 루터를 파문한 교황의 문서 등 귀중한 자료들이 포함돼 있다. 뿐만 아니라 교황과 황제의 권력분할을 다룬 10세기 양피지 문서, 프랑스 군에 포위됐던 알렉산드르 6세가 사용한 암호, 미켈란젤로가 성베드로 성당건축과 관련한 내용을 쓴 편지와 중국의 황후가 17세기에 비단에 썼던 편지 등도 공개됐다. 이밖에도 19세기 북아메리카 인디언 오지브와족 추장이 교황 레오 13세에게 보낸 편지도 있다. 자작나무 껍질로 만든 이 편지에는 추장이 교황에게 ‘예수의 임무를 수행하는 기도자들의 대제사장’이라고 지칭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번에 공개된 문서는 총 100여 종이며, 8세기~20세기까지의 바티칸 비밀문서 기록보관소에 저장돼 온 ‘시크릿 자료’로 알려졌다. 바티칸의 한 관계자는 “이 문서들은 모두 ‘진짜’이며, 수 백 년의 역사를 볼 수 있는 진귀한 자료”라면서 “이 역사적인 문서들이 바티칸 비밀서고를 넘어 세상에 나온 것은 사상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전시는 바티칸과 카톨릭의 비밀을 파헤치는 내용의 영화 ‘다빈치 코드’를 연상케 한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을 끌고 있다. 네티즌들은 “‘제2의 다빈치코드’라 불릴만한 바티칸의 비밀을 찾아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며 기대를 표했다. 한편 로마 카피톨리노 박물관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회 오는 9월 9일까지 계속된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강원 “인구 다시 줄어드나” 촉각

    “가뜩이나 적은 인구가 더 줄어들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교통 환경이 좋아지면서 지난 한 해 동안 늘어나던 강원 인구가 올 들어 다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강원도는 최근 11개월 만에 처음으로 타 시·도에서 강원 지역으로 들어온 인구보다 빠져나간 인구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28일 밝혔다. 지난달 강원 지역으로의 순이동(전입-전출) 인구수는 1228명이었다. 전입 인구 1만 8710명에 전출 인구가 1만 9938명이었다. 도내 순이동은 지난해 3월부터 12월까지 꾸준히 증가세를 유지해 왔지만 11개월 만에 줄었다. 이는 학업과 직업 등의 이유로 10~30대가 타 시·도로 떠난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 10~14세(115명)와 15~19세(183명) 등 학교를 다녀야 하는 초·중·고교 학생 298명이 타 도시로 빠져나갔다. 청년층인 20~24세(374명)와 25~29세(254명), 30~34세(182명)는 직장을 구하기 위해 모두 810명이 수도권 등으로 빠져나갔다. 강원 18개 시·군 가운데 순유출이 가장 많은 지역은 동해시다. 지난해 출생아 수는 12만 4000명으로 2010년의 12만 5000명보다 1000명 줄었다. 혼인 건수도 8300건으로 전년도 8400건보다 100건 감소했다. 반면 지난해 사망자 수는 10만 5000명으로 전년도 10만 7000명보다 2000명 줄었으며 이혼 건수는 3600건으로 전년도와 같은 것으로 조사됐다. 도 관계자는 “교통 여건이 좋아지고 귀농, 귀촌이 늘면서 꾸준히 인구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아직 상대적으로 열악한 기업이나 교육 여건이 따라가지 못해 젊은 층의 인구 유출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구두쇠 남편, 결혼 파탄 책임”

    한겨울에 난방조차 제대로 하지 못할 정도의 ‘자린고비’ 행동도 이혼 사유가 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가정법원 가사3부(부장 박종택)는 남편 A(64)씨를 상대로 아내 B(58)씨가 제기한 이혼 및 위자료 소송에서 “둘은 이혼하고 남편이 아내에게 위자료로 3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고 27일 밝혔다. A씨는 결혼 초기인 1978년부터 가부장적이고 권위적인 태도를 보이며 일방적으로 아내에게 따를 것을 요구했다. 경제권도 독점했다. 겨울철엔 개별 난방을 통제할 만큼 인색하게 굴었다. 2010년 딸이 냉방에서 추위에 떨다가 전기포트로 물을 데워 족욕을 하는 것을 목격하고는 “추우면 나가서 뛰라.”고 혼내며 화분을 휘두르기도 했다. B씨에게는 ‘가스레인지를 30분 이상 켜지 마라.’며 건건이 강압적으로 굴었다. 또 수시로 물건을 던지면서 욕과 폭언, 폭력을 일삼았다. A씨는 오히려 ‘아내가 경제관념이 허술하고 불성실하다.’면서 “유책배우자라 이혼 청구가 기각돼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경제권을 독점한 채 매우 인색하게 구는 등 동반자로서 아내를 인격적으로 존중하고 배려하며 평등한 부부관계를 유지하려는 노력을 보이지 않았다.”며 B씨의 손을 들어줬다. 가부장적인 행동이 이혼에 이른 사례는 갖가지다. 시댁에 가는 것만 강요한 남편은 이혼을 요구할 자격이 없다는 판결도 있었다. 아내에게 결혼 초부터 ‘매일 시어머니에게 전화하기’, ‘주말마다 시댁 방문’, ‘명절 차례와 제사는 반드시 참석’할 것을 강요한 남편이 이혼 소송을 내자 법원은 기각했다. 재판부는 “시댁 행사를 소홀히 한 아내에게도 잘못이 있지만, 지나치게 시댁만을 강조한 남편의 잘못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 전업주부인 아내에게 툭하면 ‘잔소리 메모’를 남긴 남편도 이혼당했다. 결혼 7년 동안 남편이 음식·청소·빨래 등 살림살이 전반에 걸쳐 일일이 참견하자 아내가 소송을 낸 것이다. 자신의 수입·저축·지출 내역은 아내에게 전혀 알려주지 않는 반면 아내의 생활비 지출 내역은 일일이 확인했다. 법원은 “수시로 메모와 문자메시지로 지적을 해 아내를 늘 불안과 긴장 속에서 살게 했다.”며 남편에게 책임을 돌렸다. 서울가정법원 관계자는 “원만한 가정생활을 위해서는 무조건 어느 한쪽만을 우선시할 게 아니라,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출산율 늘고 이혼율 줄고

    지난해 법적으로 헤어진 부부는 1997년 이래 가장 적었고, 결혼한 쌍은 4년만에 가장 많았다. 경제난에도 불구하고 출생아 수는 2년째 늘었고 출생 여아 100명당 남아 수인 성비는 역대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5년째 증가 추세인 사망자수는 통계가 확보된 1983년 이후 가장 많았다. 통계청은 27일 이 같은 내용의 ‘2011년 출생·사망통계 잠정치’와 ‘2011년 인구동향’을 발표했다. 지난해 태어난 아이는 전년보다 1200명(0.3%) 늘어난 47만 1400명이다. 하루 1292명꼴로 태어난 셈이다.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수인 합계출산율도 1.24명으로 2년째 상승했다. 첫째아를 출산하는 모의 평균 연령은 30.25세로 전년보다 0.15세 많아졌다. 여아 100명 당 남아 수로 계산하는 출생성비는 105.7로 전년보다 1.2 감소했다. 출산 순위별로는 첫째아가 23만 9200명으로 전년보다 1.7%, 셋째아 이상이 5만 1600명으로 3.4% 늘었다. 둘째아는 17만 9000명으로 1.6% 줄었다. 지난해 사망자수는 25만 7300명으로 전년보다 1900명(0.7%) 늘었다. 하루 평균 705명 꼴이다. 대부분의 연령층에서 사망자수와 사망률이 감소했지만, 70세 이상 사망자수가 4700명 늘었다. 이혼건수는 지난해 11만 4300건으로 전년보다 2600명(2.2%) 줄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김치 파이터’ 벤 헨더슨 “챔프 벨트, 어무니에게”

    ‘김치 파이터’ 벤 헨더슨 “챔프 벨트, 어무니에게”

    ‘김치 파이터’로 불리는 한국계 혼혈 파이터 벤 헨더슨(29·미국)이 UFC 첫 챔피언 벨트를 찼다. 한국인 어머니 김성화(50)씨와 주한미군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헨더슨은 26일 일본 사이타마 슈퍼아레나에서 열린 UFC 144 라이트급(70㎏ 이하) 타이틀매치에서 챔피언 프랭키 에드거(31·미국)와 치열한 공방을 벌인 끝에 심판 전원 일치 판정승(49-46 48-47 49-46)을 거뒀다. 한국계가 UFC 챔프에 오른 것은 처음이다. “어무니(어머니)! 싸랑해요(사랑해요).” 경기 때마다 어머니 김씨에게 건네는 말이지만 이날은 더욱 의미가 특별했다. 김씨는 한국문화를 잊지 않으며 아들이 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어릴 적부터 태권도장을 다니게 했다. 술에 절어 살던 남편과 이혼한 뒤 혼자 힘으로 아들을 길렀다. 공장과 패스트푸드점 등에서 하루 16시간 일하면서도 아들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쳤다. 한국인이란 긍지를 잊지 말라고 늘 당부한 것은 물론이었다. 잘못된 길로 빠지지 않고 성장한 아들은 중·고교 때 레슬링 선수로 주목받으면서 네브래스카주 다나 대학교 장학생이 됐고 대학에서 범죄학을 전공한 뒤 경찰시험에 합격하기도 했다. 그러나 뒤늦게 파이터로 전업한 뒤 억척스러운 어머니의 삶을 본보기로 마침내 이날 격투기의 메이저리그로 불리는 UFC 챔피언 벨트를 선사한 것. 그는 경기 뒤 “최고의 파이터인 에드거로부터 벨트를 빼앗은 것 자체가 큰 영광”이라고 밝혔다. ‘격투기 천재’라 불리는 비제이 펜을 두 번이나 꺾었던 UFC의 절대 강자 에드거를 제압한 그로선 당연한 소감이었다. 이어 “감사해야 할 사람들이 너무 많이 생각나 경황이 없다. 이 자리를 빌려 한국 팬에게도 감사하다는 말을 꼭 하고 싶다.”고 했다. 태극기를 들고 경기장에 들어오는 그의 몸에는 ‘전사’ ‘힘’ ‘명예’ 등의 한글 문신이 새겨져 있다. 김씨는 “우리 아들이 UFC 최고 무대를 정복했다. 아들이 너무 자랑스럽다.”며 눈물을 흘렸다. 헨더슨은 ‘승리를 예감했느냐.’는 질문에 “3라운드에서 에드거에게 잽을 날렸는데 움찔하는 게 보였다. 그런 모습을 보면 그날 경기는 이긴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는 또 최고의 경기를 펼친 선수에게 주는 ‘파이트 오브 더 나이트’(Fight of the night) 타이틀도 수상, 6만 5000 달러(약 7300만원)를 보너스로 챙겨 기쁨이 배가 됐다. 한편 16㎏이나 체중을 감량해 미들급에서 웰터급으로 내려온 재일교포 파이터 추성훈(36·13승4패2무효)은 제이크 실즈(33·미국·26승1무6패)를 맞아 유도선수 출신다운 현란한 발기술로 주목받았지만 심판 전원 일치 판정패(27-30)했다. 4연패를 당한 그의 UFC 잔류도 불투명해졌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24일 TV 하이라이트]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KBS1 밤 12시 20분) 변호사 미키 할러는 미국 LA 뒷골목 범죄자들을 변호한다. 그는 돈이 되는 의뢰인을 만나려고 기사가 딸린 링컨 차를 타고 다니는 전형적인 속물이다. 하지만 무고한 의뢰인을 감옥에 보내게 될까 봐 늘 두려워한다. 그런 그에게 할리우드의 거대 부동산 재벌 루이스 룰레가 강간 미수 폭행 사건에 연루돼 찾아온다. ●의뢰인 K(KBS2 밤 7시 55분) 의뢰된 사건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주제는 바로 이혼, 결혼, 헤어짐과 관련한 남녀 간의 이야기였다. 지나친 교육열로 인해 남편과 이혼의 기로에 선 타이거맘과 처가에 15억원을 요구한 파렴치한 의사까지. 과연 만남과 헤어짐에 있어서 법은 어디까지 보호할 수 있는지 금태섭 변호사와 함께 짚어본다. ●일일연속극 오늘만 같아라(MBC 밤 8시 15분) 재경은 다짜고짜 해준에게 물을 뿌린다. 정심은 아직 형편이 못 돼 세훈과 크리스티나의 결혼식을 올릴 수 없다고 말한다. 춘복은 재경이 찾아와 희주와 지완은 안 되면서 효진과 해준은 될 거라 생각한 이유가 뭐냐고 묻자 참담한 심경으로 대답하지 못한다. 한편 유학 비자를 발급받기 위해 희주가 귀국한다. ●도롱뇽도사와 그림자 조작단(SBS 밤 11시 5분) 시라는 전단지를 돌리던 원삼의 눈에 띈다. 그녀는 자신 때문에 사랑하던 오빠 혜성이 죽었다며 세상을 떠나려 한다. 시라에게 마음을 빼앗긴 원삼은 어떻게든 그녀의 마음을 달래려 한다. 혜성을 만나게 해 주겠다며 도롱뇽 점집으로 찾아오라고 한 원삼. 그녀를 위해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거짓 빙의 연기를 한다. ●명의(EBS 밤 9시 50분) 팔 저림, 보행 장애, 허리 통증까지.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나는 척추 질환은 자칫 전신마비로 이어질 수 있다는 공포로 다가온다. 증상이 다양하고 발병 범위가 넓어 정확한 병명을 찾기도 쉽지 않다. ‘명의’에서는 통증·마비의 공포와 함께 답답한 마음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에게 명쾌한 답을 제시하는 정형외과 전문의 장한 교수를 만나본다. ●건강버라이어티 올리브(OBS 밤 11시 5분) 대한민국이 낳은 글로벌 MC 자니윤이 건강버라이어티 ‘올리브’에 출연한다. 미국 웨슬리언대에서 성악을 전공한 후 코미디언으로 전향하게 된 자니윤이 미국의 버라이어티쇼인 ‘조니 카슨 쇼’에 출연하기까지, 그의 다채로운 인생 이야기를 공개한다. 또 자니윤과 함께 치아 건강 관리법을 알아본다. 이 프로그램은 방송사 사정에 따라 바뀔 수도 있습니다. KBS 02-781-1800 MBC 02-780-0015 SBS 02-2113-3190 OBS 032-670-5000 EBS 02-526-2000 서울신문STV 02-777-6466
  • 러드 ‘사표 쿠데타’ vs 길라드 ‘신임투표’

    러드 ‘사표 쿠데타’ vs 길라드 ‘신임투표’

    줄리아 길라드 호주 총리가 케빈 러드 외무장관의 ‘사표 쿠데타’에 신임투표라는 정면승부로 맞섰다. 2006년 총선에서 러드가 이끄는 노동당이 승리하며 첫 여성 부총리이자 교육장관으로 화려하게 데뷔한 길라드. 하지만 2010년 길라드가 총리직에 오르자 두 사람은 집권 노동당 대표직을 놓고 암투를 벌여 왔다. 러드 장관의 갑작스러운 사퇴로 수면 위로 드러난 전·현직 총리의 권력투쟁 드라마에 대해 노동당의 한 의원은 “추하고 지저분한 이혼”이라고 일갈했다. 이번 사태로 내년에 치러질 호주 총선이 앞당겨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길라드 총리는 23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어 집권 노동당 대표직을 걸고 오는 27일 오전 10시 연방노동당 전당대회에서 자신에 대한 신임투표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집권당 대표는 자동적으로 총리직에 오르기 때문에 이번 투표로 총리가 교체될 수도 있다. 길라드 총리는 “이번 투표에서 지면 일선에서 물러나는 동시에 향후 선거 출마도 포기하겠다. 러드 장관도 마찬가지”라면서 승리를 자신했다. 러드 장관이 미국 출장 도중 “신임 없는 길라드와 함께 일할 수 없다.”며 사표를 던진 지 수시간 만이다. 그는 워싱턴을 떠나기 직전 기자들에게 지지자들에게 감사를 표하며 “그들은 내가 내년 총선에서 노동당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토니 애봇(야당 대표) 정권으로부터 호주를 구해낼 최상의 후보로 여기고 있다.”며 재집권 뜻을 드러냈다. 두 사람 사이에 앙금이 쌓인 것은 2010년부터다. 러드 당시 총리가 광산업체 개발이익에 대해 40% 자원세 부과를 추진하다 역풍을 맞자 노동당 2인자이자 부총리였던 길라드는 그를 총리와 당 대표에서 끌어내리고 그 자리를 차지했다. 길라드 총리가 신임투표라는 초강수를 던진 것은 승산이 있다는 확신이 섰기 때문이다. 노동당 내에서 러드는 국민들에게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는 반면, 길라드 총리는 막강한 당내 지지세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미 노동당 출신 장관들은 러드의 주도권 싸움을 맹비난하고 있다. 밥 브라운 녹색당 당수도 “길라드 총리가 신임 투표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러드 전 장관의 세도 만만치 않다. 이날 마틴 퍼거슨 자원·에너지·관광장관은 내각에서 처음으로 러드에 대한 공개 지지 의사를 밝혔다. 러드 지지세력들은 의원 102명 가운데 이미 40명의 지지를 확보했으며 승리에 필요한 12표도 추가로 획득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취임 이후 최악의 지지율에 직면한 길라드 총리가 내년 총선에서 노동당을 승리로 이끌기엔 역부족이라는 우려도 러드에게는 기회다. 길라드 총리가 2010년 러드 당시 총리를 몰아내기 2주전 이미 ‘승리 연설’을 작성했다는 의혹이 지난주 호주 언론을 뒤덮으면서 길라드 총리의 지지율은 36%로 추락했다. 야당 애봇 대표(40%)에게도 뒤처졌다. 러드 부인 테레스 레인의 치맛바람도 거세다. 그녀는 유권자들에게 지역 노동당 의원들과 접촉해 러드를 당 대표로 뽑아달라고 압박하고 있다고 호주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가 전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생각나눔 NES] 국제결혼 후 빼앗긴 자녀 찾아오는 ‘헤이그 협약’ 가입 법안 추진 논란

    [생각나눔 NES] 국제결혼 후 빼앗긴 자녀 찾아오는 ‘헤이그 협약’ 가입 법안 추진 논란

    경남 지역에 사는 A(33)씨는 빈집에 들어설 때마다 가슴이 시린다. 지난해 고향 나들이를 떠났던 베트남인 아내가 세 살배기 딸과 함께 돌아오지 않아서다. A씨의 아내(27)는 “아이라도 보고 싶다.”는 남편에게 돈을 달라며 재촉만 했다. 대신 전화를 받던 젊은 남성을 친구라고 둘러대더니 이후엔 아예 휴대전화를 꺼놨다. 마지막 남긴 말은 “한국에 가기 싫다.”였다. 그때부터 소식이 끊겼다. 수소문 결과 아내가 아이만 베트남에 두고 최근 몰래 귀국해 취업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러나 A씨는 다시는 딸을 만날 수 없었다. 국내 결혼 이민자가 20만명을 넘어선 상황에서 A씨처럼 “아이를 찾고 싶다.”며 국제결혼 피해자지원센터와 관련 온라인 게시판에 올라온 사연은 수백 건이 넘는다. 현행법상 친권자인 외국인 아내에게 빼앗긴 자녀를 되찾아올 수 있도록 하는 법률은 없다. 때문에 정부는 이혼했거나 이혼 소송 중인 한쪽 부모가 배우자의 동의 없이 아이를 본국으로 데려갔을 경우 강제로 데려와 양육 재판을 하게끔 하는 ‘헤이그 국제아동탈취협약’ 가입 시도를 본격화하고 있다. 협약 이행을 위한 구체적 법률안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그러나 결혼 이주여성이 자녀를 데리고 출국했을 경우 속수무책인 한국인 남편을 위한 대책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이 협약 가입 및 법안 추진을 두고 “이주여성에게 불리하다.”며 또 다른 분쟁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홍규호 서울 해비치 다문화센터 팀장은 “사기 결혼의 폐해 방지 등 법안의 기본적 취지엔 찬성하지만 가정폭력이 있는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도록 예외조항이 있어야 한다.”면서 “결혼이주 여성이 상대적 약자일 가능성이 높고 국내법 실정에 어둡다는 점도 고려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복순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박사는 “법 제정 시 모국인의 입장만 대변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실효성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헤이그 협약’이 효력을 발휘하려면 당사국 모두가 가입해 있어야 하는 까닭에서다. 현재 미국·프랑스·독일 등 전 세계 86개국이 가입돼 있고 아시아에선 태국·싱가포르·홍콩만 해당된다. 결혼이주 여성들이 많은 베트남, 필리핀 등은 협약을 따를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지지하는 입장도 만만찮다. 안동현 한양대학교병원 신경정신과 교수는 “아동 입장에서 봤을 때 급작스러운 환경 변화는 큰 부담이 된다.”면서 “양육권을 누가 갖느냐를 두고 따지는 건 당연히 모국에서 해야 정당하다.”고 강조했다. 협약은 국제결혼 부부가 이혼했을 때 그 자녀는 더 오랜 기간 살았던 나라에서 양육권 재판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성원·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장례식 박차고 나간 휘트니 휴스턴 전남편

    ’팝의 디바’ 고(故) 휘트니 휴스턴의 영결식이 고향 미국 뉴저지주 뉴어크의 침례교회에서 가족, 친지등 1천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엄수됐다. 이날 전 남편인 가수 바비 브라운도 장례식에 참석했지만 금세 자리를 떠 주위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바비 브라운에 따르면 이날 장례식장에서 보안요원들로 부터 세번이나 자리 이동 요구를 받았고 딸 바비 크리스티나(18)를 만나는 것도 거절당해 분통이 터졌다고 데일리 칠리 등이 보도했다. 그는 “내가 왜 전부인 장례식에서 이런 취급을 받아야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털어놨다. 1992년 결혼한 휘트니 휴스턴과 바비 브라운은 2007년 바비 브라운의 외도 등의 이유로 이혼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재판 두렵다”… 40대女 법원서 자살시도

    재판 당사자가 “재판받는 것이 두렵다.”면서 법원에서 자살을 시도했다. 영화 ‘부러진 화살’과 서기호·이정렬 판사 사태로 논란의 중심에 선 사법부가 더욱 곤혹스럽게 됐다. 16일 낮 12시 30분쯤 서울 서초동 서울법원종합청사 4층에서 오모(48·여)씨가 나일론 끈에 목을 매단 뒤 창문 밖으로 뛰어내렸다. 20~30분간 건물 외벽에 매달려 있다가 긴급출동한 119구조대에 의해 구조된 오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중태다. 오씨는 서울고법 가사부에서 이혼 및 재산분할 재심 재판을 받던 상태였으며 이날 선고가 예정돼 있었다. 경찰 조사 결과 4층 복도에서 “재판을 받는 것이 두렵다.”고 적힌 메모지가 발견됐다. 오씨는 며칠 전부터 법원 정문 앞에서 ‘항소심 판결 결과가 억울하다’는 취지로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17일 TV 하이라이트]

    ●결혼하고도 싱글로 남는 법(KBS1 밤 12시 20분) 향수 제조자로 성공한 삶을 누리고 있는 루이스는 싱글로서의 삶에 만족하고 있다. 아내나 여자친구가 필요 없다고 생각하며 자유로운 생활을 즐기던 그. 그러나 마흔세 살이 되어서 위기에 직면한다. 바로 그의 뒤치다꺼리를 해온 어머니와 6명의 누이들이 더 이상 그를 돌보지 못한다며 결혼시키기로 작정한 것이다. ●의뢰인 K(KBS2 밤 7시 55분) 자신도 모르게 드라마 같은 사기 이혼을 당했다는 한 의뢰인의 사연. 어느 날 등본을 떼어 봤다가 본인도 모르게 합의 이혼이 된 사실을 알게 된다. 4년 동안 결혼 생활을 한 남편에게 감쪽같이 속았다는 그녀는 이혼 무효소송을 원했다. 부인 몰래 대리인을 이용해 이혼한 남편, 과연 이들 부부의 이혼 무효소송은 가능할까. ●위험한 여자(MBC 오전 7시 50분) 유라는 서주네 집에 든 도둑이 사진들만 훔쳐갔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상하게 여기고, 깨어난 서주는 강 회장의 집으로 찾아간다. 유라와 동민은 서주를 찾아 강 회장 집으로 향하고, 동준의 죽음에 소라가 얽혀있었다는 진실을 알게 된 강 회장은 충격에 빠진다. 그동안의 거짓말이 다 들통나자 소라는 집을 나간다. ●궁금한 이야기 Y(SBS 밤 8시 50분) 2011년 3월 아침에 잠깐 운동 간다며 나갔다 사라진 아들을 애타게 찾고 있는 한 부부를 만났다. 어머니와 마지막 통화을 한 후로 휴대전화의 위치가 다음 날 0시 25분 실종 장소에서 10㎞ 떨어진 근처 기지국에서 확인된 것이다. 휴대전화 기록만 남긴 채 사라진 아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따라가 본다. ●희망풍경(EBS 오전 11시 30분) 아침 등원 시간, 푸른나무 어린이집에서는 여느 어린이집과는 조금 다른 풍경을 볼 수 있다. 아이들을 한 명 한 명 안아 올려 들어가는 선생님들. 푸른나무 어린이집은 장애 전담 어린이집이다. 그곳에는 3년째 보육교사로 일하고 있는 김홍미씨가 있다. 그녀가 이곳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지적장애를 가진 둘째 아이 민서 덕분이다. ●올리브(OBS 밤 11시 5분) 올 4월 결혼을 앞둔 올라이즈밴드 우승민. 예비 신부를 만나기 전까지 수많은 여자를 만났다고 고백한다. 자신의 연예관을 밝히면서 MC와 패널들의 큰 공감도 얻게 된다. 한편 ‘스타 건강 검진’ 코너를 통해 예비 부부들이 건강 이상 유무를 파악하기 위해 검진을 받는다. 그 결과 그의 건강 신호등에 노란불이 켜졌는데….
  • “이혼 땐 추방… 맞고 살아야 합니까”

    “이혼 땐 추방… 맞고 살아야 합니까”

    “내 결혼을 가짜라고 의심하니 억울합니다.” 16일 오후 2시 서울 양천구 신정동.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 앞에서 확성기를 들고 외치는 중국 여성 S(48)씨의 목소리가 떨렸다. S씨는 2005년 한국 남성과 결혼해 한국에 신접살림을 차렸다. 하지만 신혼의 단꿈은 오래가지 않았다. 남편은 술만 마시면 괴물이 됐다. 욕설에 구타가 이어졌다. 프라이팬으로 실신하도록 맞았지만 도움을 청할 곳이 없었다. 결국 1년여 만에 이혼을 해야 했다. 이후 결혼 비자를 갱신해 오던 그녀는 최근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에 영주권을 신청했으나 거절당했다. “혼인의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다 얼마 전에는 ‘5개월 안에 한국을 떠나라.’는 출국명령서까지 받았다. “남편한테 그냥 맞으면서 살라는 말입니까. 난 이제 어디로 가야 합니까.” 그녀는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이날 중국 한족과 조선족 결혼 이민 여성 10여명이 출입국관리사무소와 법무부를 규탄하는 집회를 가졌다. 이들은 남편과 사별했거나 가정폭력을 못 견뎌 이혼한 여성들이지만 ‘위장결혼 아니냐.’는 의심을 사 국적 취득이나 비자 갱신을 거부당했다. 집회에 참석한 중국동포 김모(52)씨도 사정은 비슷했다. 2005년 한국 남성과 결혼해 한국에 왔지만, 지방을 떠돌며 일하던 남편이 이듬해 공사 현장에서 숨지고 말았다. 한국에 머물 생각으로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에 국적 신청을 했지만, “남편과 지낸 기간이 짧다.”며 반려됐다. 영주권 신청도 마찬가지였다. 김씨는 “남편과 사별한 것은 내 탓이 아닌데도 위장 결혼으로 오해받고 있다.”고 말했다. 현행 국적법에 따르면 결혼 이민자가 배우자의 사망이나 실종 또는 자신에게 책임이 없는 이유로 정상적인 결혼생활을 하지 못할 경우 일정 요건을 채우면 귀화할 수 있다. 그러나 실상은 딴판이다. 이주여성인권센터, 서울중국인교회 등에 따르면 홀로 된 결혼 이민 여성들은 ‘혼인에 진정성이 없다.’거나 ‘이혼 책임이 남편에게 있는지 불명확하다.’는 등의 이유로 체류 자격을 보장받지 못하는 일이 종종있다. 심지어 이혼 책임이 남편에게 있다는 법원 판결이나 지원단체의 피해 사실 확인서가 무시되는 사례도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위장 결혼으로 입국하는 여성들이 있어 체류 자격 심사를 엄격하게 할 수밖에 없다.”면서 “남편에게 책임이 있다는 이혼 판결문이 있더라도 주변의 증언 등 여러 정황을 고려해 혼인의 진정성을 판단한다.”고 밝혔다. 그는 “문제를 제기한 여성들의 사례를 검토해 문제가 있으면 시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소라·명희진기자 sora@seoul.co.kr
  • 佛 사르코지, 재선 도전 선언…“나는 폭풍우 속 배의 선장”

    대선 여론조사에서 ‘2등 후보’로 밀리고 있는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반격을 시작했다. 15일(현지시간) 트위터를 개설한 사르코지 대통령은 첫 일성으로 오는 4월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밤에는 프랑스 TF1 TV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을 “폭풍우 한가운데 떠 있는 배의 선장”에 비유하며 “강한 프랑스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고용 확대와 경제위기 극복, 연금 개혁 등 주요 사안에 대해 국민투표를 실시하는 방안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다. 보수층의 표심을 다지기 위해 이민자와 노숙자에 대한 통제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연금개혁 국민투표 등 보수 표심 잡기 이날 여론조사 결과 1차 투표에서 사르코지는 24%의 지지율로 사회당 대선 후보인 프랑수아 올랑드에 4% 포인트 뒤졌다. 결선 투표를 상정했을 때는 표차가 더 벌어졌다. 올랑드가 57%를 얻어 14% 포인트나 앞섰다. 때문에 오는 4월 22일 1차 선거를 10주 앞둔 그로서는 표심을 얻을 ‘한방’이 절실하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7%로 예상을 상회했다는 점, 임기 5년간 프랑스를 국제사회의 중심으로 옮겨놓은 주역이라는 점 등을 치적으로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취임 당시 공약을 제대로 실천하지 못했다는 점이 그의 발목을 잡고 있다. 프랑스 영자지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IHT)은 그의 정책을 인정하는 국민은 3분의1도 채 안 된다고 지적했다. ●42% 급증한 공공부채·高실업률 발목 일자리와 구매력 증대를 약속했지만 현재 프랑스의 실업률은 9.9%로 당초 공약(5%)보다 2배 가까이 높다. 공공부채도 취임 첫해 1조 2000억 유로(약 1767조원)에서 지난해 말 1조 7000억 유로로 5000억 유로(42%)나 급증해 ‘5000억 유로의 사나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도 따라다닌다. 트리플 에이(AAA)의 국가신용 등급을 지켜내겠다고 공언했지만, 지난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로부터 36년 만에 신용등급을 강등당하면서 신뢰를 더욱 잃었다. 정치 전문가들은 사르코지가 올랑드와의 격차를 줄이려면 개인사부터 제대로 처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는 대통령 당선 직후 두 번째 부인과 이혼하고 가수·모델 출신인 현 부인 카를라 브루니와 관계를 맺었고, 미국에서는 억만장자의 요트를 타고 호화 여행을 즐겼다. 프랑스 여론조사기관 TNS 소프레스의 정치 분석가 에마뉘엘 리비에르는 “여느 프랑스 정치인과 달리 사생활을 가감없이 공개하면서, 돈과 얽힌 문제 때문에 그에 대한 새로운 형태의 적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빈곤의 장기화… 불편한 진실] 1~2인 가구 빈곤율 갈수록 늘어

    [빈곤의 장기화… 불편한 진실] 1~2인 가구 빈곤율 갈수록 늘어

    우리나라 전체 빈곤 인구의 절반 이상이 1~2인 가구인 것으로 조사됐다. 고령화에 따른 독거노인 증가와 미혼·이혼율 상승, 청년 실업 등의 문제가 복합된 결과로 풀이된다. 15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의 ‘가구 유형 변화에 대한 대응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중위소득 50% 이하의 빈곤 인구 중 1인 가구 구성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말 현재 23.6%로 나타났다. 2인 가구 비율은 31.3%로 집계됐다. 빈곤 인구의 54.9%가 1~2인 가구 구성원인 셈이다. 2006년 46.9%에서 4년 새 8% 포인트나 증가했다. 중위소득의 50%에 미달하는 빈곤 가구 비율을 뜻하는 상대빈곤율 역시 1~2인 가구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인 가구의 상대빈곤율은 2006년 40.6%에서 2010년 45.5%로 5% 포인트 가까이 증가했다. 2인 가구는 같은 기간 26.3%에서 28.2%로 늘었다. 1인 가구 중에는 30대 청년층과 60대 이상 고령층에서 상대빈곤율이 계속 늘고 있다. 2006~2010년 30대 1인 가구 빈곤율은 12.2%에서 16.4%로, 60대 이상 1인 가구 빈곤율은 65.9%에서 71.0%로 증가했다. 2인 가구 중에서는 20대 청년이 가구주인 가구의 빈곤율이 4.8%에서 19.1%로 급증했다. 40대가 가구주인 2인 가구의 빈곤율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06년 17.5%에서 2010년 22.2%로 5% 포인트 가까이 늘었다. 이 중 3분의2가량은 한 부모 가구인 것으로 파악됐다. 1∼2인 가구의 빈곤이 심화된 것은 독거노인과 미혼·이혼율 증가, 일자리 문제가 겹쳤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독거노인 수는 최근 100만명을 돌파했으며 30대 미혼율은 2000년 13.4%에서 2010년 29.2%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한 부모 가구인 2세대 2인 가구의 가구주 미취업률은 45.8%에 달해 빈곤으로 이어질 확률이 매우 높다. KDI는 보고서에서 “1~2인 가구 증가는 한 부모 가구 증가와 빈곤 상태의 노인 가구 문제를 동반하고 있는 만큼 이들 취약 계층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사회적 지원 체계를 수립할 필요가 있다.”며 “도심 공공임대주택 확충과 신혼 가구를 위한 주거 지원 확대, 고령자를 위한 의료 지원형 주거 단지 확충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KDI는 보고서를 청와대와 기획재정부에 제출했으며 정부는 중장기 복지정책을 입안할 때 1~2인 가구의 빈곤을 방지하는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송강호·이나영 ‘하울링’의 3대 의문과 해답(리뷰)

    송강호·이나영 ‘하울링’의 3대 의문과 해답(리뷰)

    “분명 뭔가 있다”는 이나영의 대사처럼, 영화 ‘하울링’(감독 유하)은 뭔가 대놓고 드러내지 않는 울림이 있다. 전작 ‘말죽거리 잔혹사’, ‘비열한 거리’에 이어 중심에서 떨어져 있는 주변인을 다뤘다는 유하 감독의 말은 그저 해명이 아니었다. 승진 때마다 후배에게 밀리는 강력계 형사 상길(송강호)은 신참 여형사 은영(이나영)과 분신 자살사건을 맡게 된다. 얼마 뒤 짐승에 의한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은영은 지난번과 이번 사건이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직감한다. 하지만 여자라는 이유로 팀에서 괄시 받는 은영과 매번 ‘물 먹는’ 상길은 수사 과정 내내 난관에 부딪히던 중 유력한 ‘용의자’인 늑대개의 실체를 목격하고 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하울링’의 대략적인 스토리와 등장인물들의 관계를 유념해보자면, 다음 몇 가지 의문점을 떠올릴 수 있다. 첫째. ‘하울링’의 주연은 누구인가. 답은 ‘늑대개와 이나영’이다. 늑대개가 이나영보다 앞서 서술된 이유는 영화 속 늑대개가 실존하며, 촬영 당시 95%이상 ‘직접’ 연기를 소화해 냈기 때문이다. 특히 영화에서는 카메라를 오롯이 바라보는 늑대개의 장면이 여러 번 등장하는데, 그 파란 눈빛은 보는 이마저 가슴을 먹먹하고 쓸쓸하게 한다. 눈빛연기가 압권인데다 쉴 새 없이 뛰는 액션까지 무리없이 소화해 낸 늑대개는 단연 영화의 주연명단에 이름이 올라야 한다. 이 의문의 포인트는 송강호가 주연이 아니라는 점에 있다. 애초 시나리오상 송강호의 분량은 조연에 해당할 만큼 훨씬 적었다. 제작 과정에서 유하 감독과 배우들의 논의 하에 송강호의 분량이 늘어 형사 투톱이 등장하는 영화로 발전했다. 스토리 상 송강호의 역할은 크지 않지만 생계형 형사 캐릭터의 대부 격인 그는 이 영화에서 없어서는 안될, 주연과 조연을 떠난 ‘특별한 역할’이라 할 수 있다. 둘째. 미스터리 장르인 ‘하울링’은 왜 착한 영화인가. 승진에서 매번 미끄러지는 상길과 가족도 없이 남편과 이혼한 은영, 그리고 늑대도 개도 아닌데다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살인견으로 길러진 늑대개, 그리고 이들을 둘러싼 살인사건. 사방으로 피가 흐르고 목이 뜯겨져 나가는 잔혹한 장면이 이어짐에도 이 영화가 착한 이유는 내 주위의 소외되고 다른 사람들을 돌아보게 하기 때문이다. 영화에는 늑대개가 자신을 길러 준 가족과 한 밥상에서 함께 밥을 먹는 장면이 등장한다. 그들의 겸상에는 혈연도, 인간적인 차별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한 가족일 뿐이다. 피가 섞이지 않아도, 나와 다르게 생겼어도 가족은 가족이라고 감독은 말한다. 은영이 “개는 가족이 아닙니까”라고 묻는 장면은 감독이 영화 전반을 통틀어 가장 심혈을 기울인 장면이라고 손꼽았을 정도. 영화는 다른 것이 틀린 것이 되고, 틀린 사람은 무조건 주변으로 떠밀려야 하는 지금 우리 사회가 반드시 재고해야 할 아픈 현실을 이야기 한다. 셋째. 이나영이라는 배우를 신뢰할 수 있는가. 이나영은 ‘하울링’의 핵심이자 성패를 가늠케 할 키를 가졌다. 지금까지 여배우를 정면에 내세워 성공한 국내 상업영화가 없다는 불문율을 깰 수 있는지의 여부 역시 그녀에게 달렸다. 이나영은 ‘아는 여자’(2004),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2006) 등 필모그래피에서도 알 수 있듯 여성스러운 캐릭터를 고수해 온데다, 활동기간 대비 적은 작품수 탓에 관객은 여전히 그녀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지 못한 상태다.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 기존 작품 속 여형사들처럼 지나치게 남성화(化)하지도 않았지만, 그렇다고 그녀의 전작들처럼 4차원에 사는 여자나 비운의 여주인공 같은 가녀림은 볼 수 없다. 이나영은 덜하지도 과하지도 않은 여형사 모습 그대로를 관객 앞에 쏟아낸다. 다만 관객들은 ‘여배우의 액션’을 대표하는 하지원의 활약에 눈이 높아진 터라 이나영의 액션이 다소 성이 차지 않을 수는 있겠지만, 액션을 넘어선 ‘하울링’ 속 은영은 누가 뭐라 해도 이나영의 재발견이라 할 수 있다. ‘동물 느와르’이자 ‘인간 드라마’로서 적잖은 울림을 주는 영화 ‘하울링’은 오는 16일 관객과 만난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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