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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삶의 대답을 건져낸 ‘신들의 섬’

    삶의 대답을 건져낸 ‘신들의 섬’

    ‘먹고 사랑하고 기도하라’(2010)라는 영화가 있다. 줄리아 로버츠가 주연한 영화다. 서른한 살의 성공한 저널리스트가 일상에 회의를 느끼고 여행을 떠나 새로운 삶의 의미를 되찾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줄거리는 대충 이렇다. 주인공 리즈는 전형적인 뉴요커다. 입지 탄탄한 저널리스트인 그녀는 잘생긴 남편(빌리 크루덥 분)과 함께 맨해튼에서 살고있다.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이런 삶이 너무나 의미 없이 느껴지기 시작한 그녀. “나는 도대체 누구지”, “난 왜 이렇게 살고 있지”와 같은 원초적인 질문과 마주하게 된다. 보통사람이 이 질문에 대처하는 방법은 대개 두 가지다. 첫 번째는 며칠 고민하다 쇼핑이나 술자리로 이 질문을 잊어버리는 것. ‘인생이라는 게 원래 이런거야, 뭐 별 거 있겠어? 다들 이렇게 살고 있잖아’ 하며 스스로를 정당화하고, 현실적인 문제들이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도 순순히 인정한다. 뭔가 새로운 일을 도모해 보기에는 주택융자금이며 당장 갚아야 할 이번 달 카드 대금의 벽이 너무 높다는 걸 받아들인다. 또 다른 방법은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적극적으로 찾아보는 것. 이 적극적 행위는 주로 여행이라는 방식으로 발현된다. 리즈는 이 방법을 선택하고 실천에 옮긴다. 남편과 이혼까지 감행한 그녀는 ‘자신’을 찾아 이탈리아와 인도, 발리를 여행한다. 이탈리아에서는 그동안 몸매관리하느라 먹지도 못했던 피자를 신나게 먹어치우고, 인도의 아쉬람에서는 기도하며 ‘자신 안의 신’을 발견한다. 그리고 발리에서는 새로운 남자를 만나 열정적 사랑을 나눈다.●발리의 중심… 예술가들의 거리 ‘우붓’ “보고 싶을 땐 마음껏 보고 싶어 해. 그 사람에 대한 감정으로 복잡한 머릿속을 비워 버릴 수만 있다면 그게 오히려 비상구가 될 거야. 그럼 그 비상구를 어디에 써야 하는지 알아? 들어가. 무조건 들어가서 사랑으로 자신을 채워. 난 우리 먹보 아가씨가 언젠가 세상을 다 포용할 수 있게 되리라 믿어.” 리즈가 새로운 사랑을 만나고 자신을 발견했던 곳이 바로 발리 내륙에 위치한 ‘우붓’(Ubud)이다. 지금이야 여행자들에게 발리 여행에서 으레 들러야 하는 관광지가 되어 버렸지만 아직까지는 발리의 토속적인 정취와 울창한 자연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우붓은 예술과 문화가 발달한 곳이다. 16세기 힌두교 왕족과 함께 예술인들이 발리로 건너왔을 때 이들이 자리를 잡은 곳이 우붓이었다. 그리고 19세기 독일화가 월터 술츠 등 유럽인들이 모여들면서 예술과 문화의 중심지로 변모하게 된다. 우붓거리를 걷다 보면 이 말이 거짓이 아님을 알 수 있다. 1500여m 정도 거리에는 미술관과 박물관이 줄지어 서 있다. 이름난 미술관도 예닐곱 곳 있고 모퉁이마다 작은 갤러리들도 자리하고 있다. 조금만 걷다 보면 우붓을 왜 ‘발리의 몽마르트르’라고 부르는지 고개가 끄덕여진다. 이들 갤러리들은 저마다 독특한 그림을 내걸고 여행객들을 맞이한다. 열대 특유의 강렬한 색감으로 시선을 모으는 작품들도 있고 발리 자연이나 사원, 동물, 여인 등을 소재로 한 작품도 있다. 난해한 추상 회화도 눈에 띈다.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아서 세심히 둘러보면 다른 곳에서 쉽게 구할 수 없는 독특한 작품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지금도 인도네시아 현지 예술인들뿐만 아니라 많은 외국 예술가들이 이곳에 거주하며 작품 활동을 하고 있어요. 한국인도 몇 명 있어요.” 우붓 갤러리에서 만난 큐레이터 리사는 “세계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독특함, 그 자체가 발리 그림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초기 발리의 회화는 신화, 전설, 악마와 신, 힌두의 서사시 등을 소재로 그림을 그렸죠.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초현실적인 기법과 양식이 특징이었죠. 지금은 여기에 서양화의 기법을 받아들여 한층 다채로워졌습니다. 그러니까, 발리의 화가들은 생각하는 모든 것을 그린다고 보면 됩니다. 그들은 화면을 빈틈없이 꽉꽉 채우죠.” 작은 공방과 화방도 많다. 나무 조각품, 가구를 만드는 공방, 손바닥만 한 크기의 그림을 걸어 놓은 화랑 등이 늘어서 있다. 정교한 목각과 세공품으로 가득한 상점들의 거리를 걷고 있노라면 서울의 인사동을 걷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최근에는 여행객들이 많이 몰려들면서 분위기가 다소 소란스러워졌지만 조용한 뒷골목 등은 여전히 다정하고 매력적이다. 화랑과 공방을 지나다 보면 걸음은 자연스레 재래시장에 닿는다. 코코아나무로 만든 식기며 대나무로 짠 가방, 울긋불긋한 열대과일 등이 발목을 붙잡는다. 가격도 착하다. 여느 관광지의 시장이 그렇듯 부르는 게 값이지만 두 눈 딱 감고 흥정에 돌입하면 적게는 4분의1, 많게는 10분의1 정도의 가격에도 물건을 살 수 있다.●인도네시아 유일 힌두교 신봉지 발리는 ‘신들의 섬’으로 불린다. 자그만치 2만여개의 힌두사원이 있으니 그럴 만도 하다. 원래 인도네시아는 국민 대부분이 이슬람교를 믿지만 발리에서만은 유일하게 힌두교를 신봉하고 있다. 발리를 걷다 보면 발길 닿는 곳마다 신을 만난다. 우리나라의 도깨비와 비슷하게 생긴 바롱신도 있고, 독수리처럼 생긴 가루다 신 조형물도 볼 수 있다. 어떤 조형물은 성인 키 몇 배는 될 만큼 커다랗고 어떤 조형물은 아기 주먹보다도 작다. 수많은 사원들 가운데 꼭 가 봐야 할 사원이 발리 시내에서 우붓으로 가는 길, 바투안 마을에 자리한 ‘푸세’라는 힌두사원이다. 푸세 사원은 1022년에 건립됐다. 사원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허리에 둘러 입는 옷인 ‘사롱’을 입어야 한다. 입장료는 따로 없고 기부함에 약간의 돈을 넣으면 된다. 사원 입구에는 두 개의 석문 기둥이 칼로 자른 듯 우람하게 서 있다. 좌우로 뾰족하게 대칭인데 ‘찬디 븐타르’라고 부른다. 찬디 븐타르의 오른쪽은 삶과 광명, 왼쪽은 죽음과 어둠을 상징한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는 좌우가 반대가 되므로 선과 악이 바뀐다. 이는 선과 악이 절대적이지 않다는 힌두의 세계관을 반영한다. 사원 안엔 조각이 화려한 석탑 파두락사, 수미산을 표현한 메루 등의 볼거리가 많다. 조각이 문외한인 여행자들에게도 아름답다. 자세히 보고 있노라면 정교한 조각 솜씨에 탄성이 나온다.●현존하는 가장 아름다운 섬, 길리 군도 인도네시아 길리섬은 롬복에서 배를 타고 두 시간을 가야 닿는 아주 작은 섬이다. 이 다정한 섬은 푸른 하늘과 산호초가 부서져 만들어진 눈부신 해변, 게으르게 잎사귀를 늘어트린 야자수로 이루어져 있다. 여행자들은 이 섬에 오래오래 머물며 시간을 즐긴다. 맥주를 마시며 기타를 튕기고 노래를 부르며 아주 사소한 농담에도 크게 웃음을 터뜨린다. 스노클링을 하며 바닷속 물고기들과 눈을 맞추기도 하고 삼판이라는 전통배를 타고 낚시를 나가는 이들도 있다. 마차를 타고 자그마한 다운타운을 돌아보기도 한다. 길리 트라왕안, 길리 메노, 길리 에이르로 구성된 길리 군도는 ‘지구상에 현존하는 가장 아름다운 섬 베스트 3’(영국 BBC 방송), ‘세계 10대 최고의 여행지’(론리 플래닛) 등에 선정되기도 했을 만큼 그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우리에게는 ‘윤식당’(tvN) 촬영지로 유명하다. 원래 ‘길리’는 ‘작은 섬’을 뜻하는 롬복 말. 인도네시아 지도를 보면 작은 섬들은 대부분 길리라는 이름으로 시작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세 섬 가운데 여행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길리 트라왕안이다. 롬복 본섬 북서부에 있는 방살 항구에서 배를 타고 30~40분만 가면 도착한다. 면적은 15㎢로, 여의도보다 약 5배 크다. 배가 해변에 닿을 무렵, 배에 탄 사람들은 약속이나 한 듯 일제히 탄성을 쏟아낸다. 에메랄드빛 바다에서는 스노클링 고글을 쓴 여행객들이 열심히 오리발을 젓고 있다. 바다 쪽에는 알록달록한 선베드가 깔린 카페가 줄지어 있었고, 수영복을 입고 선글라스 쓴 여행객들이 책을 읽거나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듣고 있다. 해변에서 마주치는 이들 대부분은 유럽과 호주 여행객들이다. 1980년대부터 서양 여행자들이 이 섬에 들어오기 시작했는데 그 이유는 마약 때문이었다. 아무 제지 없이 마약을 즐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환각 성분이 포함된 버섯을 쉽게 구할 수 있어 몰려들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단속을 강력하게 한 덕택에 마약을 할 수는 없다. 요즘 들어서는 한국인 신혼부부와 휴양객들도 점점 늘고 있는 추세다.길리에는 없는 것이 많다. 자동차나 오토바이 같은 모터를 단 차량 대신 가까운 거리는 걷거나 자전거를 탄다. 마차를 타도 된다. 경찰도 없다. 경찰 대신 마을주민들로 구성된 위원회가 치안을 맡는다. 개도 없다. 대신 고양이가 있다. 길리 섬에는 사람이 살기 이전부터 고양이들로 넘쳐났다. 담수도 없어 식당이나 숙소 화장실에서 수도꼭지를 돌리면 짭조름한 물이 나온다. 지하수에도 해수가 섞여 있다. 길리는 세계 3대 다이빙 포인트로 꼽히는 곳이다. 바닷속으로 조금만 들어가면 각양각색의 열대어와 산호초를 만난다. 1m에 달하는 거북이, 죽은 듯 깔려 있는 바다뱀도 볼 수 있다. 생수병에 물고기 밥을 넣어가면 수십 마리의 열대어가 몸 주변을 감싸는 경험도 할 수 있다. 굳이 스쿠버다이빙이 아니더라도 스노클링만으로 형형색색의 물고기와 신비한 산호초를 만날 수 있는 곳이 바로 길리의 바다다. 바닷가 한켠에 자리한 스노클링 장비 대여점에서 고글과 오리발만 빌려 50m만 헤엄쳐 나가면 화려한 수중세계를 만끽할 수 있다. 굳이 배를 타고 나가는 스노클링 프로그램을 이용할 필요도 없다. 섬은 동쪽 해안 부분만 개발돼 식당과 카페, 게스트 하우스가 들어서 있다. 거리 양 옆으로 자리한 가게에서는 현지인들이 과일과 커피, 채소를 판다. 나시고렝이며 미고렝 등 인도네시아 전통 음식도 실컷 맛볼 수 있다.●길에는 마차·고양이… 저녁이면 온통 보랏빛 노을 저녁이면 보랏빛 노을이 수평선 너머에서 번져와 섬을 온통 물들인다. 길리가 가장 아름다워지는 시간이다. 물결이 일 때마다 세상은 보랏빛으로 넘실댄다. 노을이 물러가면 별이 뜨고 섬은 조용해진다. 어부들과 나무, 선인장들도 깊은 잠에 빠진다. 긴 하루를 보내고 밤바다에 홀로 앉아 파도 소리를 들으며 앉아 있으면 하늘 위의 천사가 커다란 눈을 글썽이며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내 안의 천사를 만나는 일, 내 속에 얼마나 많은 그리움과 떨림, 설렘, 몽상이 살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일. 그것이 여행 아닐까. 우리 삶을 설명해 주지는 않지만 우리 삶을 가장 잘 보여 주는 게 여행 아닐까. 여행 막바지, 리즈가 전 남편에게 이렇게 말한다. “정말 사랑했었어.” “알아.” “난 아직도 사랑해.” “그럼 사랑해.” “근데 너무 보고 싶어.” “그럼 보고 싶어 해. 보고 싶을 땐 마음껏 보고 싶어 해. 오래가진 않을 거야. 영원한 건 없으니까.” 그래, 영원한 건 없다. 어차피 시간은 지나가고, 시간은 우리에게 의미 따위는 가르쳐 주지 않는다. 우리는 경험하고 늙어갈 뿐이다. 파울루 코엘류 역시 이렇게 말하지 않았던가. “시간이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건 피로하다는 느낌. 나이를 먹었다는 느낌뿐이지.” 그래서 미워하고 시기하며 살기엔, 한곳에 머물러 살기엔, 아까운 것이 인생인 것이다. 그러니까 우리는 지금을 사랑하도록 하자. 열심히 책을 읽고 음악을 들으며 여행을 떠나자. 여기는 길리. 바다가 보이는 게스트하우스다. ■여행수첩 대한항공 등 다양한 항공편으로 발리에 갈 수 있다. 발리는 한국보다 1시간 느리다. 우붓 시내에서 약간 떨어진 네카 미술관은 발리에서 가장 유명한 미술관이다. 회화 수집가인 네카가 설립했다. 발리의 화가, 인도네시아 화가, 발리에서 활동한 외국인 화가들의 그림들이 시기별로 7개의 전시관에 걸려 있다. 발리 쿠타비치는 남부 발리의 최대 번화가로 꼽힌다. 초승달 모양 해변을 따라서 각종 편의시설이 모여 있어 늘 여행객들로 북적인다.
  • ‘우다사’ 호란♥이준혁, 21년 친구→연인 “외로움 채워준 사랑”

    ‘우다사’ 호란♥이준혁, 21년 친구→연인 “외로움 채워준 사랑”

    가수 호란이 남자친구 기타리스트 이준혁을 공개했다. 18일 오후 방송된 MBN 예능프로그램 ‘우리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우다사)’에서는 크리스마스 파티를 여는 출연진의 모습이 그려졌다. 파티 준비를 하며 호란은 이준혁을 초대했다며 “음악이 필요하다고 하니 ‘내가 가서 기타 칠게’라고 하더라. 혼자서 기타 연습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이윽고 등장한 이준혁은 “메탈 음악을 20년 정도 하고 있다. 장르를 초월하며 기타리스트로 활동 중”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호란과 이준혁은 21년 알고 지낸 친구 사이에서 최근 연인으로 발전했다. 이준혁은 호란을 두고 “같이 늙어가는 사이”라고 설명했다. 또 “편하다던 사람도 사실 다 외롭다. 혼자 사는 것은 너무 외롭기 때문에 누가 옆에 있는 게 좋다. 어렸을 때부터 호란이라는 예명을 쓰지 않는 수진이라 불러왔다. 그래서 지금도 수진이라 부른다”고 밝혔다. 이준혁은 호란에 대해 “겉모습과 달리 유리 같은 면이 있어, 귀여운 모습과 다재다능한 호란의 매력을 느꼈다”며 “우리가 연인 사이면 어떨까 생각했다”라고 감정이 발전하게 된 과정을 설명했다. 또 이준혁은 20대 호란과 지금의 호란을 비교해 달라는 요청에 “더 예뻐진 것 같다”고 했다. 그러자 호란은 “쌍꺼풀 수술을 했다”고 갑자기 ‘쌍밍아웃’을 해 웃음을 안겼다. 호란은 “이혼, 그리고 엄마와의 단절, 그 힘듦을 혼자서 감당하다 지쳐서 준혁에게 두서없이 모든 걸 털어놓고 오롯이 내 편에서 들어주는 걸 봤을 때, 그때부터 친구가 아닌 남자로 느껴졌다”면서 “이혼 후 새롭게 사랑을 시작한다는 건 조심스럽다”고 털어놨다. 두 사람은 결혼관도 비슷했다. 호란은 “날 만나면서 결혼 생각을 한 번도 안 했냐”고 물었다. 이준혁은 “결혼 자체가 중요한 제도라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답했다. 호란도 같은 생각이었다. 이준혁은 “내가 누구랑 만나서 행복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 둘이 행복하게 사는 게 중요한 거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 호란은 “평범하게 행복하다는 게 보통 노력이 아닌 것 같다”며 크게 공감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우다사’ 박은혜 “인생 최대 실수는 이혼, 결혼은 다시 해도..”

    ‘우다사’ 박은혜 “인생 최대 실수는 이혼, 결혼은 다시 해도..”

    배우 박은혜가 이혼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18일 방송된 MBN ‘우리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우다사)’에서는 크리스마스 파티를 여는 출연진의 모습이 그려졌다. 박영선의 썸남인 봉영식과 호란의 남자친구가 된 기타리스트 이준혁도 등장했다. 함께 음식을 나눠 먹고 게임을 즐기던 중 “내 인생 최대의 실수?”라는 질문을 받은 박은혜는 “이혼일지도 모르겠다”라고 대답했다. 박은혜는 “항상 ‘그게 맞는 행동이었을까?’ 한다. 그래서 주변에서 누가 이혼에 대해 고민하고 있으면 반대한다. 절대 해보라는 얘기 안 한다. 나도 아직 잘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이어 박은혜는 “이혼했다고 다시 태어나면 결혼을 안 하겠다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결혼이 내게 후회는 아니다”라며 “만약 다시 태어나 이혼을 하면 후회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솔직한 마음을 전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1년 반 만에 95㎏ 감량한 여성 “어머니도 나 못 알아 봐”

    1년 반 만에 95㎏ 감량한 여성 “어머니도 나 못 알아 봐”

    1년 반 만에 무려 95㎏이 넘는 체중을 감량한 한 30대 여성이 거리에서 어머니조차 자신을 보고 누구인지 알아보지 못했던 일화를 공개했다. 영국 일간 미러 등 현지매체는 17일(현지시간) 현재 잉글랜드 버킹엄셔에 사는 만 38세 여성 엘리자베스 왓킨스가 어떻게 1년 반 만에 169㎏대에서 73㎏대까지 감량할 수 있었는지를 소개했다. 현재 채용 상담가로 일하며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약혼까지 한 그녀는 한때 의류 사이즈가 30(한국 120)이었지만 이제 사이즈 8(한국 90 또는 55)짜리 옷을 마음껏 입는다고 밝히면서도 자신이 이렇게 극적으로 살을 뺄 수 있었던 이유는 먼저 위 우회술을 받고 나서 하루 700㎉의 엄격한 식이요법을 지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녀는 운동을 병행했는데 처음에는 체중이 오히려 늘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근육이 생겨서 그렇다는 것을 알았지만, 체중계 위에 오를 때마다 눈금이 나를 깔보는 것 같았다”면서도 “그렇지만 체중을 줄이려면 체중을 확인하는 것이 정말 필요했다”고 말했다.터키 이스탄불에서 소수민족 아르메니아인 가정에서 태어나 12살 때 영국으로 이주했다는 그녀는 “어린 시절부터 체중 탓에 고생했다”면서 “살이 찐 여러 요인 중 하나는 기분이 좋을 때나 좋지 않을 때도 음식을 계속해서 먹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부모가 이혼한 뒤 음식을 훨씬 더 많이 먹게 됐다”면서 “나이가 들어 체중이 계속 늘어나자 낯선 사람들의 시선과 동정심을 피하고자 외부 세상과 단절된 삶을 선택했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그녀는 함께 있을 때 편하게 느껴지는 몇몇 사람들하고만 대화했었다. 살을 빼기 전 그녀는 하루에 엄청난 양의 음식을 먹었다. 우선 그녀는 아침을 거르고 나서 점심으로 샌드위치 2개와 큰 감자칩 1봉지 그리고 초콜릿바 1개를 먹었다. 오후에는 간식으로 각설탕 3개를 넣은 차 한 잔을 마시며 케이크와 비스킷을 함께 먹었다. 저녁으로는 집에서 만든 음식이나 레토르트 식품 또는 테이크아웃 음식을 양 많은 성인 기준으로 2인분 먹었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렇게 먹고도 부족하면 사탕이나 초콜릿 또는 아이스크림으로 허기를 채운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이 이런 생활을 계속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그녀는 2017년 5월 위 우회술을 받기로 했었다. 여기서 위 우회술은 위를 상부(식도부근)에서 잘라 15~20cc 용량으로 작게 남겨 아래위를 제외하고 소장과 연결하는 방법을 말한다.수술 뒤 그녀는 1년간 하루에 700㎉만 섭취하는 엄격한 식이요법을 실천했고, 그동안 매달 6㎏이 넘는 체중 감량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그렇게 76㎏을 좀 넘게 감량해 92㎏대에 진입했다는 그녀는 그 후 반년 동안 하루에 1200㎉씩 섭취하는 식이요법을 계속했다는 것이다.이에 대해 그녀는 “사람들은 더는 날 알아보지 못했다. 심지어 어머니도 거리에서 날 보고 그냥 지나쳐 갔을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또한 “체중 감량은 오래전에 연락이 끊긴 친구 두 명과 다시 만날 수 있게 도왔다”면서 “우리 우정이 나 때문에 깨졌다는 것을 깨닫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이번 체중 감량으로 그녀는 삶의 모든 것이 변했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한 주 동안 10만 보를 걸어도 문제없고 어디든 여행할 수 있다”면서 “살을 뺀 뒤 만난 낯선 사람들과 함께 여행하며 우정을 쌓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난 살아 있다는 것을 느끼고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다. 살을 뺀 대신 삶을 얻었고 이 삶을 최대한 오래 이어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사진=엘리자베스 왓킨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아이 아빠라 참았지만” 정가은, 전 남편 고소한 이유 [공식]

    “아이 아빠라 참았지만” 정가은, 전 남편 고소한 이유 [공식]

    탤런트 정가은(41)이 전 남편 A씨를 고소한 심경을 밝혔다. 정가은은 18일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오름을 통해 “정신적인 고통을 겪고 있다”며 “행복한 가정을 꿈꾸며 행복하게 살고 싶었다. 남편 이전에 한 아이의 아빠라서 참고 또 참았지만, 사기 행각을 멈추지 않고 지속적으로 돈을 요구해 결국 고소를 진행하게 됐다. 안 좋은 소식으로 인사해 죄송하다. 앞으로 더 열심히 살테니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고 청했다. 최근 정가은은 A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사기죄로 서울 강남경찰서에 고소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A는 자동차 이중매매 등으로 타인 명의 통장을 이용해 금원을 편취, 사기죄로 처벌 받았다. 전과를 숨겨오다가 결혼을 약속한 후 정가은에게 거짓 고백하며 안심시켰다. 결혼 직전인 2015년 12월 A는 정가은 명의의 통장을 만들었다. 이혼한 후인 2018년 5월까지 이 통장과 정가은의 인지도를 이용해 총 660회, 약 132억원 이상을 편취했다. 또 A는 정가은에게 사업자금, 체납 세금 납부에 돈이 필요하다며 2016년 10월와 2017년 6월께 총 1억원 이상의 재산상 이득을 편취했다. 자동차 인수를 목적으로 정가은 명의의 인감도장까지 가져갔지만 돌려주지 않았다. 정가은은 2016년 1월 동갑내기 사업가와 결혼, 같은 해 딸 소이를 낳았다. 이듬해 12월 합의 이혼 후 홀로 아이를 키우고 있다. 결혼 기간은 물론 이혼 후 단 한 번도 생활·양육비를 받지 않았고, 지속적으로 금전적인 요구를 받았다는 입장이다. 정가은 측은 “A는 정가은이 의심할 수 없게끔 상황을 주도면밀하게 계획했다. 2016년 5월께 A 앞으로 세금 압류가 들어오면서 신뢰가 깨졌다”며 “정가은은 연예인이라는 공인의 입장에서 이러한 사실이 기사화되면 방송·연예 활동에 지장이 될 것이 걱정됐다. 두려운 마음에 세금을 낼 수 있도록 A에게 돈을 입금했고, 결혼을 유지할 수 없다고 생각해 이혼했다”고 설명했다. “정가은 통장계좌를 수단으로 한 자동차이중매매 건의 피해금액 합계가 5억원을 초과하는 만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죄 혐의에 관한 소명자료를 경찰에 제출했다”며 “정가은의 명예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정가은 측 공식입장 전문> 안녕하세요. 정가은 측 고소 대리인 법무법인 오름입니다. 현재 정가은은 전 남편 A씨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죄, 사기죄로 서울 강남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한 상태입니다. A씨는 자동차 이중매매 등으로 타인명의 통장을 이용하여 금원을 편취, 사기죄로 처벌받은 전과가 있는 자였습니다. 하지만 전과 사실을 숨긴 채 만남을 이어오다 결혼을 약속한 이후 전과에 대해 시인했고, 이마저도 거짓으로 고백해 정가은이 의심할 수 없게끔 상황을 주도면밀하게 계획했습니다. 피고소인 A씨는 정가은의 유명세를 이용해 정가은의 명의로 통장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위 통장계좌를 통해 마치 정가은이 돈을 지급받는 것처럼 제3자로부터 돈을 입금하게 하고, 그 돈을 정가은이 모르게 출금하여 가로채는 방법으로 지난 2015년 12월 경부터 2018년 5월 경까지 수많은 피해자들에게 총 660회에 걸쳐 합계 132억 원 이상의 금액을 편취해왔습니다. 또한 A씨는 정가은에게 사업자금, 체납 세금 납부에 돈이 필요하다며 2016년 10월 경 체납 세금 납부 명목과, 2017년 6월 경 사업자금 명목으로 합계 1억 원 이상 상당의 재산상 이득을 편취한 바 있습니다. A씨는 자동차 인수를 목적으로 정가은 명의의 인감도장까지 가져갔으나 돌려주지 않았습니다. 이후 2016년 5월 경 A씨 앞으로 세금 압류가 들어오면서 정가은은 A씨에 대한 믿음과 신뢰가 깨졌습니다. 그럼에도 정가은은 연예인이라는 공인의 입장에서 이러한 사실이 기사화되면 본인의 방송 및 연예 활동에 지장이 될 것이 걱정되어 두려운 마음에 세금을 낼 수 있도록 A씨에게 돈을 입금했고, 결혼을 유지할 수 없다고 결정을 내려 2017년 여름 경 이혼 절차에 들어가 2018년 1월 경 A씨와 합의 이혼을 했습니다. 현재 정신적인 고통을 겪고 있는 정가은은 “행복한 가정을 꿈꾸며 행복하게 살고 싶었습니다. 남편 이전에 한 아이의 아빠라서 참고 또 참다가 사기 행각을 멈추지 않고, 지속적으로 돈을 요구해와 결국 고소를 진행하게 됐습니다. 이렇게 안 좋은 소식으로 인사드리게 돼서 죄송합니다. 앞으로 더 열심히 살 테니 많은 응원 부탁드리겠습니다”라고 전해왔습니다. 본 법무법인 오름은 정가은 통장계좌를 수단으로 한 자동차이중매매 건의 피해금액 합계가 5억 원을 초과하는 만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죄 혐의에 관한 소명자료를 경찰에 제출했습니다. 아울러 저희 법무법인은 정가은의 명예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임을 알려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우다사’ 박은혜 “인생 최대 실수는 결혼? 이혼일 수도”

    ‘우다사’ 박은혜 “인생 최대 실수는 결혼? 이혼일 수도”

    배우 박은혜와 방송인 김경란이 미리 크리스마스 파티 도중 이혼과 ‘썸남’에 대해 솔직 고백, 시선을 집중시킨다. 18일 6회를 방송하는 MBN ‘우리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이하 ‘우다사’)에서는 성북동 ‘우다사 시스터즈’ 5인방과 특별한 초대 손님이 함께한 현장이 공개된다. 모델 박영선의 소개팅남인 봉영식과 호란의 현재 남자친구인 이준혁 씨를 ‘성북동 하우스’에 특별 초청, 흥미진진한 모임을 개최하는 것. 이와 관련 박은혜와 김경란이 젠가 게임 중 진행된 ‘진실게임 토크’에서 연이은 폭탄 고백으로 관심을 집중시킨다. 먼저 박은혜는 ‘내 인생 최대 실수는?’이라는 질문에 갤러리들이 “결혼이겠지”라고 첨언하자 “반대로 이혼일 지도 모르겠다”라고 발언해 주변을 놀라게 한다. 박은혜는 “(이혼 결정이) 맞는 행동이었을까 스스로 계속 반문하다보니, 주변 사람들의 이혼 고민에 반대부터 한다”고 밝힌다. 그런가 하면 김경란은 ‘최근 두 달 동안 데이트한 사람이 있느냐’는 질문에 갑자기 동공 지진을 일으켜 장내를 후끈 달군다. 계속되는 추궁에 “있다 있어!”라고 답한 김경란은 “언제쯤인지 정확하게는 모르겠는데 여름 무렵 살짝 ‘썸’을 탔다가 흐지부지됐다. 당시 일이 너무 많았고 마음의 준비가 안 되어 있었다”고 밝히는 터. 뒤이어 ‘지금 다시 연락이 온다면 만날 의향이 있느냐’는 ‘송곳 질문’에 의미심장한 답변을 더해, ‘성북동 시스터즈’들의 뜨거운 응원을 받는다. 제작진은 “박은혜와 김경란을 비롯한 ‘우다사 메이트’들 모두가 젠가 게임에 폭풍 몰입하며, 자신에게 주어진 질문에 최대한 솔직히 대답해 진정성을 더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들의 인생과 사랑에 대한 진지한 이야기가 이어지다가도, 평균 연령 40대의 통제 불가 ‘39금 토크’가 쏟아지며 출연진과 제작진 모두가 초토화됐다. 18일 방송을 흥미롭게 지켜봐 달라”고 기대감을 불어넣었다. 한편 ‘우다사’는 이혼의 아픔과 상처를 공유한 ‘우다사 5인방’ 박영선-박은혜-김경란-박연수-호란의 ‘성북동 한 집 살이’를 통한 새 출발을 그려내며, 박영선과 박연수의 현실감 넘치는 ‘중년남녀 소개팅’과 사랑이 시작되는 과정을 있는 그대로 담아내 매주 화제성을 ‘올킬’ 중이다. ‘우다사’ 6회는 18일(오늘) 밤 11시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정가은, ‘132억 편취’ 전 남편 사기죄로 고소 “웃어지지 않아”

    정가은, ‘132억 편취’ 전 남편 사기죄로 고소 “웃어지지 않아”

    방송인 정가은(41)이 전 남편 A 씨를 사기죄로 고소했다. 정가은은 지난 2016년 1월 동갑내기인 A 씨와 결혼했고 같은 해 딸을 품에 안았다. 그리고 2017년 12월 합의 이혼을 했다. 17일 한 매체는 정가은이 A 씨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사기죄로 강남경찰서에 고소했다고 보도했다. 정가은의 법률 대리인인 법무법인 오름이 제출한 고소장에 따르면 A 씨는 정가은과 결혼하기 직전인 지난 2015년 12월 정가은 명의로 통장을 만들었다. 이혼 후인 2018년 5월까지도 해당 통장과 정가은의 인지도를 이용, 여러 사람들에게 총 660회, 132억원 이상의 금액을 편취했다. 또한 A 씨는 정가은에게 약 1억원 이상의 재산상 이득을 편취했고, 자동차 인수 목적으로 정가은 명의의 인감도장을 가져갔다. 정가은은 결혼 생활 동안과 이혼 후 한 번도 생활비, 양육비를 받지 않았고, 이혼 후에도 지속적으로 금전적인 요구를 받았다는 입장이다. 정가은은 지난 16일 심경 글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딸과 함께 놀이터에 나온 사진을 게재하며 “오늘은 억지로라도 웃어지지가 않아”라면서 “그래서 그런가. 너는 짜증만 내고 말도 안 하고 하루종일 뾰로통하니 뭔가 슬퍼 보이고. 다 내 탓 같다. 너를 지켜주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나쁜 생각만 자꾸 드는 오늘”이라고 털어놨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서울광장] 美中 디커플 시대, 대한민국 생존법/오일만 논설위원

    [서울광장] 美中 디커플 시대, 대한민국 생존법/오일만 논설위원

    미중 무역전쟁이 21개월 만에 1단계 합의라는 이름으로 봉합됐다. 서로 승리를 말하지만 현재로선 의미가 없다. 이번 합의는 장기전을 향한 탐색전이자 전초전에 불과하다. 미중은 현재 구조적 갈등을 넘어 패권전쟁의 단계로 들어서는 과정이다. 1979년 미중 수교 이후 지속됐던 ‘협력과 경쟁’의 이중주가 막을 내리고 오로지 ‘죽여야 사는’ 제로섬 게임에 접어든 것이다. 이성현 세종연구소 중국연구센터장은 “향후 미중 협상은 해법을 찾는 과정이 아니라 이혼(decouple) 수속을 밟는 과정”이라고 지적한다. 맞는 말이다. 40년 동안 대중 포용정책에 지지를 보냈던 미 학계와 친중 노선의 핵심이었던 비즈니스 그룹들도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승인했던 워싱턴 주류들도 이제 윈윈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공화당이든 민주당이든 정권교체와 상관없이 대중 압박정책이 지속될 것이란 의미다. 미중 무역전쟁은 트럼프 대통령이 우발적으로 일으킨 일회성 사건이 아니다. 1990년대 후반부터 그 기류가 감지됐다. 학계를 중심으로 중국 위협론이 퍼져나갔다. 국제정치학을 대표하는 존 미어샤이머 시카고대 교수는 오래전부터 “경제발전을 이룩한 중국은 세계 패권국의 지위를 추구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중국 위협론은 대다수 미국인에게 하나의 상식이 됐다. 미국의 패권유지 전략은 내공이 있다. 먼저 잠재적 도전국을 면밀히 살핀다. 그 기준은 대략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40% 수준이다. 1970~80년대 욱일승천하던 일본에 일격을 가한 ‘플라자 합의’ 당시 일본이 그랬다. 미국 내에서 먼저 재팬 배싱(일본 때리기)이 광풍처럼 번졌고 일부 전문가들은 ‘제2차 태평양전쟁’ 가능성까지 운운했다. 1989년 부동산 버블이 무너지면서 일본은 ‘잃어버린 20년’을 보냈다. 2018년 기준 일본의 GDP는 4조 9709억달러로 미국(20조 4941억 달러)의 24%로 떨어졌다. 소련의 경우 1980년대 초반 미 GDP의 40%까지 쫓아왔지만, 결국 1989년 체제 붕괴로 이어졌다. 이런 미국도 실수(?)를 했다. 중국이 미국 GDP 40% 근처에 도달한 시점은 대략 2008년 금융위기 전후였다. 경제살리기에 바쁜 미국이 한눈파는 사이 중국 경제는 2010년 G2로 우뚝 섰다. 2018년 중국의 명목GDP는 미국의 66%에 달했다. 실질구매력으로 따지면 수년 내 제1위 경제대국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미국으로선 더이상 방치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트럼프 대통령이 2018년 3월 무역전쟁의 방아쇠를 당긴 배경이다. 2011년 미국이 아시아 회귀전략(대중 포위전략)을 선언한 이유다. 이희옥 성균관대 중국연구소장은 현 상황을 ‘냉전 2.0’이라고 명명했다. 5G시대도 미중 사이에 전면전을 예고하는 변수다. 승자독식인 기술전쟁의 속성상 한 번 뒤처지면 만회가 어렵다. 미국이 총력전을 통해 ‘화웨이 죽이기’에 나서는 이유다. 문제는 무역전쟁이 체제·이데올로기 전쟁으로 비화될 것이란 예측이다. 미 국방부는 이미 중국을 주적으로 삼았고 미 의회는 ‘장기적인 전략적 경쟁’으로 명시했다. 이념이 개입되면 싸움의 스케일은 커진다. 국가 존망이 걸린 군사적 충돌로 이어진 역사가 많다. ‘투키디데스의 함정’이다. 센카쿠, 남중국해, 대만 해협 등을 둘러싸고 벌써 화약냄새를 풍기며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있다. 미중 패권전쟁은 갈등과 봉합이 반복되는 장기전이 불가피하다. 현재로선 경험이 풍부한 미국이 우세하지만 중국도 반전을 노리고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개혁개방 40주년 기념식’을 통해 ‘상상하기도 힘든 위험’(難以想象的驚濤駭浪)이라고 했다. ‘시간은 중국 편’이라는 전략 속에 다양한 지구전에 착수했다. 공산당 체제 강화를 통해 내부 단속을 시작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희토류 등의 광물자원 무기화와 기술 자주화 등을 통해 미국의 분리정책에 대응할 것이다. 북핵 문제로 한반도 위기가 고조되는 시기 미중 패권전쟁까지 겹쳤다. 우리로선 아찔한 상황이다. 한국전쟁 이후 초유의 사태가 분명하다. 과거의 사고틀은 모두 버려야 한다. 미중 모두에게 ‘명확하고 단호하게’ 할 말을 해야 한다. 어설픈 모호성은 미중 모두에게 외면당하고 방기될 위험성이 크다. 고정 프레임에 갇히지 않고, 기존의 판단에 정착하지 않는 새로운 사고가 필요하다. 이 센터장의 지적대로 ‘생각의 노마드화’(Nomadization of thinking)’가 절실한 시기다. oilman@seoul.co.kr
  • [여기는 남미] 대마 나무로 크리스마스 트리 만든 남자 체포

    [여기는 남미] 대마 나무로 크리스마스 트리 만든 남자 체포

    짙은 마약 향기로 가득한 크리스마스를 보내려던 남자가 교도소 신세를 지게 됐다. 대마 나무로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들어 장식한 남자를 브라질 경찰이 긴급체포했다고 현지 언론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브라질 에스피리투 산투주에서 벌어진 사건이다. 부인과 이혼한 남자는 성탄을 앞두고 거실에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를 설치했다. 반짝이는 전구와 별, 양말 등 장식품은 여느 크리스마스 트리와 다를 게 없었지만 나무는 특별(?)했다. 남자가 트리로 사용한 건 대마 나무였다. 어쩌면 전세계에 하나뿐일지도 모르는 '크리스마스 대마 트리'를 설치한 남자는 이혼한 부인과 함께 사는 딸을 집으로 데려왔다. 문제는 전 부인이 딸을 데릴러 집을 찾으면서 발생했다. 남자의 아버지, 그러니까 친할아버지가 손녀를 데려가지 못하게 하면서 자신의 옛 며느리와 말다툼을 하게 된 것. 딸을 데려가지 못하게 된 여자는 경찰을 불렀다. 경찰의 도움으로 일단 딸을 데리고 집을 빠져나온 여자는 다시 경찰의 보호를 받으면서 옛 남편의 집을 찾았다. 황급히 딸을 데리고 나오면서 미처 챙기지 못한 딸을 백팩과 물건 등을 가져오기 위해서다. '크리스마스 대마 트리'를 경찰이 발견한 건 이때였다. 짐을 챙기는 여자를 기다리던 경찰은 거실에 서 있는 크리스마스 트리가 범상하지 않은 걸 보고 자세히 살피다 대마 나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대마 나무로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든 남자는 긴급체포됐다. 경찰에 따르면 대마 나무는 남자가 직접 키운 것이었다. 남자는 크리스마스 트리로 사용하기 위해 6개월간 열심히 대마 나무를 키웠다고 한다. 남자는 "가족들에게 특별한 크리스마스 트리를 선물하고 싶었을 뿐 다른 뜻은 없었다"면서 선처를 호소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사진=어가세타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안양시, 고액체납 법인 대표에 4억 2000만원 징수

    경기도 안양시가 고액을 체납 중인 한 법인 대표로부터 체납세 4억 2000만원을 받아냈다. 건설업을 하는 해당 법인 대표를 2개월간 끈질기게 추적한 결과다. 17일 시에 따르면 지난 11일 1억 2000만원을 1차로 징수한데 이어 나머지 3억원 내년 2월까지 받아낼 예정이다. 2015년부터 지방세를 체납한 법인대표 A씨는 또 다른 법인을 설립해 인근 시에서 1500여채 오피스텔과 상가를 분양하고 있었다. 별도 법인이어서 방문독려 외에는 징수방법이 없었다. 체납법인 회계 자료를 자세히 검토하던 시는 해당 법인이 관련회사에 64억원의 대여금 채권이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 제3채무자로 이 회사를 압류조치했다. 대표자 지분이 42%로 2차 납세의무자 지정요건에 미달했지만 7%를 보유한 이혼한 전처가 있고 함께 거주하고 있는 것을 확인, 2차 납세 의무자로 지정했다. 그럼에도 체납법인 대표가 납부의사를 보이지 않자 지방세 범칙사건으로 전환, 체납처분 면탈혐의로 출석을 요구하고, 아울러 고발조치 할 것을 통보했다. 결국 A씨는 내년 2월말까지 체납액 완납을 약속했다. 시 관계자는 “고의로 체납세를 면탈하기 위한 행위에 대해서는 끝까지 추적해 체납액을 징수 할 것”이라며 “각종체납 처분 등 현장중심 밀착징수를 통해 대다수 납세자들과의 형평성을 높여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심리학의 세상유람] 부모도 교육이 필요한 사회

    [심리학의 세상유람] 부모도 교육이 필요한 사회

    “모성애는 타고나는 건가요?” 최근 들어 자주 듣는 질문 중 하나다. 품에 안겨진 연약하고 무기력한 아기에게서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부드러움과 따듯함은 마치 엄마의 애정과 사랑이 본능적으로 정해진 것처럼 생각하게 하지만, 과학은 결코 그렇지 않다고 답한다. 모성애는 따듯한 애정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모성애는 아무것도 가진 것 없이 무능한 상태로 다가온 자녀에게 필요한 것을 아낌없이 제공하고 정성스럽게 키우겠다는 다짐과 인내를 포함한다. 모성애는 여성이, 아니 인간이 당연히 지녀야 하는 것처럼 강요받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모성애는 자녀를 키우며 경험하는 수많은 시행착오의 결과로 아이와 함께 커가는 부모 유능성이다. 지금 우리는 세상에서 아직 기지개도 펴보지 못한 청소년에게 너무나 불행하고 안타까운 사건들이 일어나는 것을 일상처럼 보고 있다. 그때마다 ‘부모 자녀가 한 번이라도 진심으로 소통하고 솔직하게 문제를 논의했었다면 거기까지 가지 않았을 텐데’란 생각이 들어 화가 치밀기도 한다. ‘세상 사람이 다 나를 못 믿고 미워해도 우리 부모님은 나를 믿어 준다. 우리 부모는 어떻게든 내 문제를 해결하도록 최선을 다해 줄 거다’라고 믿는 아이들은 선택의 갈림길에서 결코 어리석은 결정을 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런 생각은 다시 가슴을 아프게 한다. 자녀 문제에서 부모 역할을 강조하다 보면, 부모의 죄책감과 무기력감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부모교육현장에서 종종 부모들은, ‘저는 나쁜 엄마인가봐요’, 또는 ‘애한테 너무 잘못한 것 같아 견디기 힘들어요’라고 말한다. 힘든 부모에게 상처를 더하는 현실이 답답하게 느껴진다. 한국 사회에서 모성애와 자녀를 함께 키우는 일은 정말로 힘든 것이 되어버렸다. 애정만으로는 안된다. 아이의 마음이 발달하는 과정에 대한 올바른 지식과 바람직한 신념 그리고 그에 맞는 양육 기술의 습득이 필요하다. 자녀를 양육하면서 느끼는 불안과 스트레스를 다스리며 인내심을 가지고 부모역할을 포기하지 않는 정서적 유능성도 필요하다. 게다가 학교폭력, 우울, 자살, 중독, 부모의 이혼 등 현대 사회에서 자녀에게 발생 될 수 있는 위기 상황을 예방하고 대처하는 방식도 배워야 한다. 이 모든 것을 양육자 개인이 이루기를 기대하는 것은 너무 잔인하다. 제대로 배우지도 못한 것에 대해 모의고사 한번 치르지 않고 바로 실전 평가를 받는 것이 자녀 양육이다. 이제 부모도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한 사회가 되었다. 모성애를 다지고 이를 자녀 양육에 실현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노력만이 아니라 사회 각계각층의 도움이 필요한 시대가 된 것이다. 물론 국가기관이나 지자체 그리고 다양한 사설 단체에서 부모 교육을 실시하여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하지만 이런 프로그램들은 체계성, 지속성, 포괄성이 떨어지고 대부분이 대형 강의나 소책자 발행과 같은 일반적인 교육으로 이루어져 진입에는 도움이 되나 실질적 문제를 깊이 있게 해결하고 지원하는 데는 제한점이 많다. 부모가 경험하는 스트레스를 공감하고 자신감을 충전하는 심리 지원에서부터 양육 지식의 전달, 실전 훈련, 위기 시 부모의 개인 상담까지 포함된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부모 교육 시스템이 모든 지역에 골고루 이루어지기 위한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 부부가 부모인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싱글맘, 싱글대디, 워킹맘, 조부모 등 양육자도 다양하다. 부모 교육이 더욱 필요한 경우이다. 모성애가 생물학적 엄마에게서 타고나는 것이 아니고 길러지는 것이라 다행이다. 나에게 다가온 미약한 아이를 최선을 다해 키울 수 있도록 공부하고 연습할 기회를 제공하는 사회적 제도와 시스템이 만들어진다면 누구나 부모 유능성(모성애)을 키우고 기쁘게 자녀를 양육할 수 있을 것이다. 정윤경 가톨릭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 북 비핵화·대서양 동맹 틈 보인 美, 파고 드는 中

    북 비핵화·대서양 동맹 틈 보인 美, 파고 드는 中

    리커창 中 총리, 英 총리에 다자주의 강조美 방위비 압박에 유럽과 벌어진 틈 노린듯 시진핑 中 주석, 북한 접경지역 경제 강조북미 협상 흔들리자 北과 전략적 강화 포석美 일방주의에 中 세력확대 나서고 있지만,中도 자유무역 수호자 지위는 무리 지적도미중 무역 합의 한시적 봉합일 뿐 이혼은 계속 한국 통상·북핵 두고 선택 압박 ‘이중고’ 전망 리커창 중국 총리가 16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총선 승리를 축하하면서 다자주의 추진을 제안했다. 같은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북한에 인접한 중국 동북 지역의 전략적 지위를 강조하고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방주의 기반으로 곳곳에서 대치국면을 만들어내는 상황에서 그 틈을 파고 들려는 중국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꾸준히 다자주의 강조하는 중국, 트럼프식 일방주의에 대한 반감 노리는 듯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에 따르면 리 총리는 지난 14일 존슨 총리에게 보낸 축전에서 중·영국 관계 발전 및 교류·협력 잠재력을 언급한 뒤 다자주의와 개방형 세계 경제의 심화 발전을 추진하는데 양국이 더 큰 기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 총리는 지난 7월에도 존슨 총리의 당선 축전을 보냈는데, 당시에도 다자주의를 강조했었다. 미국과 유럽 국가들의 소위 ‘대서양 동맹’의 틈을 파고들려는 중국의 노력은 지난해초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유럽 각국을 연쇄 접촉하면서 두드러졌다. 당시 이란 핵 합의를 일방적으로 탈퇴한 미국에 대해 프랑스, 독일 등이 반발하던 때였다. 또 시 주석은 지난 6월 일본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도 아베 신조 총리와 만나 “이번 G20 회의에서 ‘자유무역과 다국주의를 지키자’는 확실한 메시지를 함께 내자”고 했다. 그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및 브릭스(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정상과 만나는 등 회의 내내 미국에 맞서는 다자주의 진영의 우군 확보 행보에 나섰다.미국, 전방위 방위비 인상 압박에 무역보복 시사도... 전통적 동맹 의미 퇴색 일방주의에 근거한 미국의 대유럽 압박은 지속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초 영국 런던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에서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요구하며 나토 회원국을 흔들었고, 방위비 인상이 안될 경우 무역보복에 나서겠다는 언급까지 했다. 일각에서는 동맹을 ‘보호비를 내고 보호를 받는 관계’로 전락시켰다는 지적도 나왔다. 다만 중국의 다자주의가 성공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중국 역시 자유무역의 수호자로 보기에는 힘들기 때문이다. 특히 나토정상회담의 올해 공동 선언문에는 “중국의 커지는 영향력은 나토가 대처할 필요가 있는 기회이면서 동시에 도전”이라고 적시했다. 시 주석이 이날 북한에 인접한 중국 동북 지역의 전략적 지위를 강조하고 나선 것도 단순히 경제균형발전을 강조한 것으로만 보기는 힘들다. 인민일보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은 중국 공산당 이론지 치우스 기고문에서 랴오닝성, 지린성, 헤이룽장성 등 동북 3성에 대해 “동북 지역의 전략적 지위가 매우 중요하며 새로운 전략적 조치로 동북 지역의 전면 부흥 실현을 추진해야 한다. 자원을 효율적으로 재통합하고 경제 구조를 적극적으로 조정해 균형 발전의 산업 구조를 형성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시진핑 주석, 지린성 등 북한접경지역 경제발전 기고... 북 이용한 미 견제? 해당 언급은 북미 간에 연말 위기론이 불거지는 가운데 나와 눈길을 끌었다.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중국 내부적으로는 11·5계획(2006~2010년)부터 시작된 동북진흥 계획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며 “대외적으로는 미중 전략적 경쟁 구도 하에서 북한과의 전략적 협력의 기반을 강화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해석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미중 갈등이 100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중국이 미 일방주의에 대한 세계 각국의 거부감을 이용해 세력을 넓혀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13일 1단계 미중 무역협상이 타결됐지만, 이 역시 합의보다는 ‘봉합’이라는 분석이 많다. 본질적인 문제인 지적재산권 보호 확약, 강제기술이전 금지, 금융시장 개방, 위안화 환율 조작 방지 등은 2단계 합의에서 다뤄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이성현 세종연구소 중국연구센터장은 이날 ‘미중관계 악화와 중국의 한반도 정책 변화 평가’ 보고서에서 “궁극적으로, 미중 협상은 해법을 찾는 과정이라기보다 이혼(decouple) 수속을 밟는 과정이라 봐도 무방하다”며 “사드, 화웨이, 남중국해 사건 등에서 경험했듯, 향후 한국은 미중 사이에서 ‘선택’의 압력을 지속적으로 받는 동시에, 앞으로는 북핵 문제에 있어서도 미국의 해법과 중국의 ‘중국 방안’ 사이에서 ‘노선 선택’ 압력을 받는 ‘2중고’를 겪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다문화 결혼·이혼 모두 10% 웃돌아

    전북지역 다문화 결혼과 이혼이 모두 10%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호남통계청이 발표한 전북 다문화가정 현황에 따르면 작년 혼인 건수는 총 744건으로 전북 전체 혼인의 10.4%를 차지했다. 이혼도 404건으로 전체 3968건 중 10.2%였다. 혼인 연령은 45세 이상의 남성이 39.7%로 가장 많았고 40대 초반(40∼44세)이 25.3%, 30대 후반(35∼39세)이 19.4%, 30대 초반(30∼34세)이 10.6%로 나이가 많을수록 차지하는 비율이 높았다. 여성은 30대 초반이 29.2%로 가장 많았고 20대 후반이 24.9%, 30대 후반이 18.4%, 20대 초반이 10.8%로 뒤를 이었다. 19세 미만도 1.6%였다. 다문화가구는 도내 74만 3000여 가구 중 1만 2000여가구로 1.6%에 불과했으며 출신 국적별로는 베트남 35.4%, 중국 20.5%, 한국계 중국 14.2%, 필리핀 10.8%, 일본 5.4% 순이었다. 거주지는 전주시, 익산시, 군산시, 정읍시, 완주군, 김제시 순으로 많았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누벨바그의 여신’ 佛배우 안나 카리나 별세

    ‘누벨바그의 여신’ 佛배우 안나 카리나 별세

    1950년대 프랑스 영화계에 새로운 물결을 일으킨 ‘누벨 바그’의 아이콘 영화배우 안나 카리나가 암으로 사망했다고 AFP통신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79세. 소속사는 카리나가 프랑스 파리의 한 병원에서 미국 영화감독이자 4번째 남편인 데니스 베리 등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영면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카리나는 고향 덴마크에서 18세 때 파리로 건너와 모델로 활발한 활동을 하다 장뤼크 고다르 감독에게 발탁됐다. 본명은 한느 카린 블레이크 베이어였지만, 배우 활동을 위해 개명했다. 이후 누벨바그 거장인 고다르 감독이 제작한 ‘미치광이 피에로’, ‘알파빌’ 등에 출연했고, 1961년 ‘여자는 여자다’에서 주연을 맡아 21살의 나이에 베를린 국제영화상에서 은곰상을 거머쥐었다. 당시 두 사람은 결혼한 뒤 이혼했다. 이후 많은 영화계 거장들과 함께 작업한 카리나는 1973년 ‘리빙 투게더’를 연출하기도 했다. 이는 프랑스에서 여배우가 장편 영화를 연출한 첫 사례였다. 카리나는 2008년 제13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뉴 커런츠 부문 심사위원장으로 한국을 찾은 바 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할매는 손자를 거뒀지만… 가난의 굴레는 더 조여 왔다

    할매는 손자를 거뒀지만… 가난의 굴레는 더 조여 왔다

    광주에 사는 최금옥(59)씨의 하루는 열아홉 살 손녀 수영이의 기저귀를 갈아 주는 것부터 시작한다. 뇌병변 중증 장애인인 수영이는 내년이면 성인이 되지만, 식사나 목욕 같은 일상생활조차 스스로 할 수 없다. 생후 일주일이 갓 지났을 무렵 수영이를 안고 있던 아빠가 차 뒷좌석에 수영이를 떨어뜨리면서 뇌에 영영 손상이 갔다. 수영이 엄마는 그 뒤로 집을 나가 연락이 끊겼고, 아빠는 돈을 벌겠다며 해외로 나가 새살림을 꾸렸다. 그렇게 돌도 되기 전 수영이는 할머니와 둘만 남았다. 수영이네처럼 조부모와 손자녀로 이뤄진 조손가정은 국내 15만 가구를 넘어섰다(2015년 기준). 외환위기를 거치며 ‘가족 해체’라는 모습으로 처음 등장한 조손가정은 2000년대만 해도 5만 가구도 안 됐다. 하지만 지난 20년간 인구 고령화, 가정불화, 이혼 증가 등 한국 사회의 다양한 변화를 정면으로 맞으며 그 규모는 빠르게 늘고 있다. 통계청의 장래 가구 추계에 의하면 이들은 2030년이면 30만 가구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조손가정은 노인 빈곤과 아동 빈곤, 세대 갈등 등 여러 문제를 복합적으로 안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10년째 실태조사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조손가정 관련 정부 공식 조사는 2010년 여성가족부에서 실시한 게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서울신문은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함께 국내 조손가정의 이야기를 직접 듣고 이들이 어떤 어려움에 처해 있는지 살펴봤다. 주위 시선에 부담을 느끼는 사례자들의 요청으로 이름은 모두 가명으로 썼다. ●손자 키우다 빈곤 절벽에 내몰린 노인들 최씨네 비극이 시작된 건 수영이가 태어난 직후다. 한순간의 실수로 일어난 사고였지만, 수영이가 뇌병변 장애라는 진단을 받으며 가족은 뿔뿔이 흩어졌다. 홀로 남은 수영이를 돌볼 사람은 친조모 최씨뿐이었다. 최씨 역시 교통사고와 수술, 남편의 학대까지 겪으며 왼쪽 무릎뼈가 없어질 정도로 건강이 나쁘지만, 아픈 몸에 복대를 맨 채 168㎝, 73㎏의 수영이를 매일 먹이고 씻긴다. 월 소득은 기초생활수급비와 장애 수당을 포함한 120만원 남짓. 그나마도 물리치료비와 병원비, 교통비, 월세가 빠져나가면 관리비조차 낼 수 없어 숨이 턱턱 막힌다. 최씨는 “평생 얼마나 울었던지 이제는 눈물도 안 나온다”면서도 “나도 너무 가난하고 서럽게 살았는데, 한 번 부모한테 버려진 손녀를 다른 데 또 맡길 수가 없다”고 말했다. 조손가정은 원래 경제적으로 취약한 노인이 아동까지 양육하게 되면서 도저히 헤어날 수 없는 가난의 굴레에 갇힌다는 특성을 띤다. 가정에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 수급비나 정부지원금에만 기대지만, 생활을 꾸리기엔 역부족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조손가정 15만 3000가구의 연간 평균 소득은 2175만원에 불과하다(2016년 기준). 전체 가구(4883만원)의 절반이 안 되고, 다문화가족(4328만원)이나 장애인 가구(3513만원)보다도 낮다. 현재 조손가정은 한부모가족지원법이나 아동복지법에 따라 각각 한부모·조손가족 또는 가정위탁 세대로 분류되면 별도로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양육자가 대부분 노인이라 정보 접근성이 떨어지고,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직접 신청해야 하는 등 한계가 크다. 안태정(76)씨는 남편과 아들이 하던 사업이 망하면서 친손자인 민지(16)·민국(14) 남매를 키우게 됐다. 채무자들에게 쫓기던 아들은 두 아이를 안씨에게 맡긴 뒤 연락이 끊겼고, 며느리는 우울증과 조현병 등으로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됐다. 거주지에도 ‘빨간 딱지’가 덕지덕지 붙으면서 갈 곳 잃은 안씨가 찾은 곳은 어느 교회 건물 구석이었다. 이들 가족을 안쓰럽게 여긴 목사가 동사무소에 직접 도움을 요청하기 전까지 그는 정부에서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도 몰랐다. 실제 전국 조손 가구 중 수급 비율은 겨우 5%다.●핏줄이라 떠맡긴 했지만… 공황장애까지 조부모 대부분이 손자녀를 떠맡는 건 핏줄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2010년 여가부 조사에서 조부모는 손자녀를 양육할 수밖에 없는 이유로 부모의 이혼·재혼(53.2%), 가출이나 실종(14.7%), 질병·사망(11.4%), 실직·파산(7.6%) 등을 꼽았다. 이렇듯 많은 나이에 억지로 손자녀를 양육하는 데서 오는 버거움은 경제적 어려움은 물론 몸과 마음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2017년 제주국제대 연구진이 연구한 논문을 보면 조부모는 손자녀 양육에 따른 심리적 스트레스와 양육자의 역할에 대한 압박감이 컸는데, 이는 자살 충동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여가부 조사에서도 70% 이상의 조부모가 건강 문제를 겪고 있으며, 이로 인한 긴급 의료비나 생계비를 걱정하고 있다고 답했다. 안씨 역시 우울증과 공황장애를 앓으며 4년째 약을 먹고 있다. 최근에는 호흡곤란으로 응급실에 실려 가기도 했다. 그는 “주위에서 본인 하나 건사하지도 못하면서 왜 애들을 키우느냐는 손가락질을 많이 받았다”면서 “젊을 때는 그래도 애들 덕분에 살았는데, 나이가 들면서 온몸이 쑤시고 아파 아이들에게 자꾸 화를 내게 된다”고 말했다. 자신의 자녀가 손자를 버리고 간 친부모라는 데서 오는 괴로움도 크다. 자녀의 실종이나 가출, 이혼 등은 이들에게도 큰 충격이지만, 부모에게 버림받은 손자녀가 입을 상처 때문에 누구에게도 속 시원히 얘기하지 못한다. 고등학생 태혁(18)이를 홀로 키우는 박순영(72)씨는 20년째 전화번호를 바꾸지 않고 있다. 태혁이가 태어난 지 100일 정도 됐을 무렵 “동창회에 간다”며 집을 나선 뒤 돌아오지 않는 며느리와 덩달아 떠나버린 아들이 언젠가 연락을 해 올 거라는 기대 때문이다. 박씨는 “며느리와 팔짱을 끼고 시장에 가면 사람들이 ‘딸이냐’고 물을 정도로 각별한 사이였는데, 어느 날 갑자기 나간 뒤 십수년째 감감무소식이라는 게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면서 “태혁이한테 미안해서 애 앞에서는 이런 얘기도 못한다”고 말했다. 이숙자(72)씨 역시 외손자 동우(16)를 낳자마자 돈을 벌겠다고 떠나간 딸을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진다. 이씨는 “자기도 힘드니까 나한테 애를 맡기고 간간이 연락만 했는데, 평생 고생하다 지난해 자궁암으로 세상을 떠났다”면서 “아직도 길을 가다 나이대가 비슷한 사람을 보면 딸 생각이 난다. 나는 딸이 너무 보고 싶은데, 동우는 엄마 얘기만 나오면 듣기 싫다고 한다”며 눈물을 흘렸다. ●‘보호자’ 있지만 ‘보호’ 못 받는 아이들 어릴 때부터 가족 해체를 경험하고 극심한 빈곤에 노출된 아동 역시 성장하면서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다. 가장 큰 문제는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가족과의 애착 관계가 또래와 학교 생활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할머니, 누나와 함께 사는 우석(12)이는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도벽 증세를 보였다. 주위 친구의 영향으로 문방구에서 물건을 하나둘 훔치기 시작하던 우석이는 돈에도 손을 댔고, 결국 지난해 7개월간 치료시설까지 갔다 왔다. 학교에서는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계속 산만하게 돌아다니는 등 ADHD(주의력 결핍 및 과잉 행동 장애) 증세를 보여 심리 치료도 받고 있다. 외조모 김길녀(62)씨는 “처음 우석이가 물건을 훔쳤다는 소리를 듣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면서 “학교와 아동센터 등에서 아이가 마음이 허전하고 그리울 때 그런 증상을 보인다더라”고 했다. 김씨는 “아이들이 더 어릴 때 엄마와 잠깐 살았는데, 밥도 안 주고 용돈 500원만 줘서 자판기 율무차 두 잔으로 하루를 버텼다는 얘기를 최근에야 했다”면서 “아이들이 받은 상처가 너무 커서인지 할머니가 아무리 잘해 줘도 친모가 아니라고 눈치만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집에 제대로 돌봐 줄 양육자가 없는 조손가정 아동은 편부모 가정, 저소득층 가정과 함께 게임중독 위험 집단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아직 신체적, 정신적으로 성숙하기 전인 아동은 가정에서 보호받아야 하는 대상인데도 오히려 자신이 조부모를 대신해 성인의 역할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고등학생인 민지는 “중학생 때 할머니가 쓰러져 119에 신고했는데, 너무 당황해 주소를 잘못 불러서 구급대원들에게 혼났다. 이후로 신고하는 게 무섭다”면서 “할머니가 최근 영정사진이나 장례 절차도 알아 보시는데 앞으로 동생과 둘만 남으면 어떡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태혁이는 “할머니는 당신 이름조차 읽고 쓸 줄 몰라서 어릴 때부터 대신 편지를 읽어드리거나 동사무소에 같이 가서 업무를 처리했다”고 말했다. 많게는 60살까지 벌어지는 나이 탓에 자연스레 생기는 세대 차이나 양육의 빈틈도 크다. 고령의 양육자가 제대로 키우지 못하면서 아동의 사회성이 떨어지고, 또래 집단에서 계속 소외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고등학생 대현(18)이는 최근까지 면도하는 법을 몰랐다. 집에는 치매에 걸려 거동을 하지 못하는 할머니와 누나뿐이었다. 지역아동센터 담당자가 면도기를 사 주며 손수 시범을 보일 때까지 대현이는 거뭇거뭇하게 난 수염을 깎지도 못하고 있었다. 아침에 학교에 가라고 깨우는 사람도 없어 지각하거나 결석하기 일쑤고, 학업 성적 역시 낮다. 그나마 대현이네는 양호한 사례다. 어린이재단에 따르면 조부모가 아동에게 “누구를 닮아 이 모양이냐”고 폭언하거나 빨리 돈을 벌어 오라고 재촉하는 경우도 많았다. 이렇게 방치와 학대가 반복되면 아동 대부분이 학업을 중단하는 등 방황하고, 심한 경우 자해 시도를 하기도 한다. 관련 사례를 상담한 어린이재단 서울가정위탁지원센터 박하나 대리는 “아동을 책임지고 키우는 주 양육자가 없으면 의식주 해결이 안 되는 건 물론이고, 교통카드 환승제도 같은 기본적인 것도 모르는 일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어 “조손가정에서도 고모, 삼촌, 이모 등 보조 양육자가 있으면 조부모가 모르는 부분까지 해결해 주는 등 양육 환경이 훨씬 낫다”면서 “어쩔 수 없이 조부모와 아동만 생활해야 하는 경우에는 세대 간 간극을 메울 수 있는 사회서비스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존슨의 브렉시트 장밋빛… EU와 무역협정 ‘가시밭길’

    존슨의 브렉시트 장밋빛… EU와 무역협정 ‘가시밭길’

    하원서 모든 야당 의석보다 80석 더 많아 내년 1월 브렉시트 후 대규모 개각할 듯 英, EU탈퇴 전 회원국과 FTA체결 필요 금융·안보 등 모든 합의 완수 가능성 낮아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를 추진하는 보리스 존슨 총리가 총선에서 보수당을 과반의 압승으로 이끌었다. EU는 이런 영국이 내년 1월 31일 이후에도 연합을 떠나지 않도록 하려는 계획에 착수했다. 14일(현지시간) BBC와 가디언에 따르면 존슨 총리는 다음달 의회에서 EU와 맺은 ‘이혼 합의안’을 비준하고 2021년 1월 31일 브렉시트 이행을 확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역사적인 총선 승리로 존선 총리로서는 브렉시트를 강행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기회를 만났다. 하지만 브렉시트 이행은 시작일 뿐 2020년 연말까지 거쳐야 할 협상과 합의 절차는 아직 많이 남았다. 영국은 EU의 관세동맹과 단일시장에서 빠져나오자마자 유럽과 무역 상대국이 된다. 그래서 둘 사이에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따라 서로 엄청난 관세를 부과하며 무역을 해야 한다. 영국 경제의 80%를 차지하는 서비스업이나 EU가 간절히 바라는 안보협력 관련 합의는 이뤄지지도 않은 상태다. BBC가 접촉한 EU 회원국 중 어느 한 곳도 모든 합의를 기한 내에 완수하는 게 가능할 거라고 판단하지 않았다. 가디언에 따르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지난 13일 “영국과의 협상에서 상품, 어업 무역 등 EU가 우선시하는 과제들을 우선순위에 올려놓고, 영국이 중요시하는 금융 서비스 부문, 영국 항공사의 EU 공항 착륙 권한 등은 후순위로 미룰 수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런 방침은 존슨 총리에게 커다란 압박이다. EU는 기한을 연장하지 않고는 모든 문제를 합의할 수 없다는 것을 존슨 총리도 알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EU 계획대로라면 존슨 총리는 보수당을 대승으로 이끈 공약을 배반하는 셈이 된다. 대신 EU는 영국이 앞으로 연합에 부담하는 분담금을 최소화하는 등 부담을 덜어 줘 존슨에게 정치적으로 움직일 공간을 준다는 계획이다. 그럼에도 영국 내 반발과 합의 난항은 극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12일 조기 총선에서 보수당은 하원 650석 중 과반인 326석을 훌쩍 뛰어넘어 365석을 확보했다. ‘브렉시트 완수’를 앞세운 선거 캠페인으로 보수당은 ‘레드 월’(붉은 벽)이라 불리는 노동당 강세 지역구까지 차지해 야당의 모든 의석을 합친 것보다 80석을 더 얻었다. 존슨 총리는 19일 ‘여왕 연설’에서 국민보건서비스에 대한 대대적인 재정지원 등 주요 입법계획을 발표하고 개각과 정부 조직개편을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1월 말 브렉시트가 단행되면 곧바로 대규모 개각이 예상된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누벨바그 여신‘ 안나 카리나 별세 “佛 영화계는 어머니 잃어 고아 됐다”

    ‘누벨바그 여신‘ 안나 카리나 별세 “佛 영화계는 어머니 잃어 고아 됐다”

    프랑스 누벨바그의 아이콘이었던 안나 카리나가 암으로 세상을 달리했다. 향년 79세. 오랫동안 암과 투병해 온 카리나는 프랑스 파리의 한 병원에서 네 번째 남편인 데니스 베리(미국) 감독을 비롯한 가족들의 배웅을 받으며 영면에 들었다고 15일 소속사가 밝혔다. 프랑크 리에스테르 프랑스 문화부 장관은 트위터에 “오늘 프랑스 영화계는 고아가 됐다. 또 하나의 전설을 잃어버렸다”는 글을 올려 카리나를 추모했다. 그의 별세로 잔 모로, 스테판 오드랑 등 프랑스 누벨바그 3대 여신이 모두 세상을 떠났다. 열여덟에 고향 덴마크에서 파리로 넘어와 모델로 활약하던 소녀는 샹젤리제 거리에서 마주친 장뤼크 고다르 감독의 눈에 띄면서 영화계에 발을 들였다. 누벨바그 거장인 고다르가 제작한 ‘미치광이 피에로’, ‘알파빌’, ‘국외자들’ 등 일곱 작품에 얼굴을 내밀면서 그의 뮤즈가 됐다. 1961년 고다르 감독의 ‘여자는 여자다’에 주연으로 출연한 카리나는 스물한 살에 베를린 국제영화제 은곰상을 거머쥐었다. 카리나는 고다르 감독의 첫 작품이자 가장 유명한 작품인 ‘네 멋대로 해라’에도 출연해달라는 제의를 받았지만, 누드 촬영을 하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거절한 일화를 남겼다.두 사람은 1961년 결혼했다가 4년 뒤 갈라섰다. 카리나는 지난해 3월 AFP 통신 인터뷰를 통해 고다르를 아주 많이 사랑했지만, 함께 살기는 힘든 유형이었다고 털어놓았다. 2016년 패션잡지 보그에는 “정말 대단한 러브스토리였지만 그가 너무 엇나가 어린 소녀는 지쳐갔다. 예를 들어 담배 사러 간다고 집을 나가면 삼주 뒤에나 돌아오는 식이었다”고 말했다. 이혼 뒤 1970년대 초부터 자크 리베트, 조지 쿠커, 루키노 비스콘티, 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 토니 리처슨 등 다른 거장들과도 호흡을 맞추며 ‘누벨바그의 여신’이란 별명을 얻었다. 배우로서 명성을 떨친 카리나는 ‘함께 살자’(Vivre Ensemble), ‘빅토리아’를 연출하기도 했으며, 앨범을 발매하는 가수로 변신하기도 했다. 함께 살자는 역사 교사와 자유분방한 소녀가 낭만적인 사랑을 나누다 가정폭력과 약물 남용이란 비극으로 매좆는 줄거리여서 자신과 고다르의 관계를 투영했다는 평을 들었다. 카리나는 2008년 제13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뉴 커런츠 부문 심사위원장으로 한국을 찾은 인연도 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모던패밀리’ 박해미 “금발 튀려고 했다고? 마음고생에 백발 돼”

    ‘모던패밀리’ 박해미 “금발 튀려고 했다고? 마음고생에 백발 돼”

    배우 박해미가 마음고생으로 백발이 됐다고 털어놨다. 13일 방송된 MBN ‘모던 패밀리’에서는 박해미와 아들 황성재가 10년간 가족의 추억이 깃든 구리 집을 정리하고 이사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박해미는 “어떤 사람이 머리도 튀어 보이려고 금발로 했냐고 하더라. 오해하는 분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박해미는 전 남편의 음주운전 사고와 이혼 등으로 마음고생을 하면서 머리가 하얗게 셌고, 이를 감추기 위해 탈색을 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그는 “오히려 염색을 덜 한다. 흰 머리가 많이 올라오니까 계속 염색을 하려면 15일에 한 번씩 했는데, 지금은 2~3달에 한 번 입히면 된다”며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황성재는 “어느 순간 익숙해졌다. 처음에는 어색했는데 이 머리가 아닌 게 더 어색하다”고 말했다. 이어 엄마 박해미의 건강을 걱정했다. 박해미는 “일에 치이는 것보다 여유롭게 살고 싶은데 상황이 상황인지라 올해 내년까지는 열심히 살아보고 싶다”면서 “아들한테까지 짐을 나눠주는 것 같아 미안하다”고 눈물을 보였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팍팍한 1인가구...36%는 월 200만원도 못벌어

    팍팍한 1인가구...36%는 월 200만원도 못벌어

    만혼과 비혼, 이혼이 늘면서 나홀로 사는 1인가구가 크게 늘었지만 소득수준이나 삶의 만족도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1인가구 3가구 중 1가구는 월평균 소득이 200만원에 못미쳤으며 만족감을 느끼는 가구도 5가구 중 1가구에 불과했다. 통계청이 13일 발표한 ‘한국의 사회동향 2019’에 따르면 1인가구의 35.9%는 월평균 소득이 200만원 미만인 것으로 조사됐다. 소득 100만원 미만이 11.3%였으며 100만~200만원 미만은 24.6%로 집계됐다. 200만~300만원 미만의 경우 35.7%, 300만~400만원 미만은 17.1%를 기록했다. 소득 400만원 이상 1인가구는 11.3%로 나타났다. 1인가구의 53.2%는 상용직 임금근로자였으며 25.8%는 임시·일용직근로자로 조사됐다. 비임금근로자는 21%다. 1인가구의 주관적 만족감은 23.3%로 다인가구 30.8%보다 낮게 나타났다. 1인가구의 주거·수도·광열비 지출비중은 각각 18.1%로 전체 가구 11.1%보다 높게 나타났다. 음식·숙박비 지출 비중도 1인가구가 16.6%로 전체 가구 13.9%보다 2.7%포인트 높았다. 이는 50대 이상 중장년층과 고령층 1인가구의 주거·수도·광열비 지출이 다른 연령층에 비해 높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그외 나머지 분야에서는 1인가구는 전체 가구보다 지출비중이 낮았다. 소득이나 삶의 만족도는 낮지만 1인가구는 대세로 자리잡았다. 2018년 인구주택총조사 기준 우리나라 1인가구는 585만가구로 전체 가구의 29.3%를 차지했다. 1990년 1인가구 비중이 10% 내외였던 것과 비교하면 빠르게 확산된 것이다. 외국과 비교해도 1인가구 비중은 높은 편이다. 세계에서 1인가구 비중이 가장 높은 노르웨이의 경우 47.5%가 1인가구였으며 덴마크, 핀란드가 각각 43.5%, 41.7%를 기록했다. 한국은 7번째로 높아 상위권에 속했다. 남성 1인가구는 291만 가구였으며 여성 1인가구는 294만 가구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30~40대 1인가구가 전체 1인가구의 31.8%를 차지해 가장 큰 비중을 보였다. 이어 50~64세 1인가구는 25.1%, 65세 이상 1인가구 24.7%를 기록했다. 30, 40대의 경우 만혼이 늘면서 1인가구가 크게 증가하고 중장년층은 이혼, 기러기 가족 증가 등으로 1인가구 비중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1인가구의 43.8%는 미혼가구였으며 15.5%는 이혼가구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별 후 1인가구가 된 경우는 29.5%였으며 배우자가 있지만 따로 사는 1인가구는 11.1%로 집계됐다. 2000년과 비교하면 이혼은 5.7%포인트 증가했으며, 사별은 5.6%포인트 감소했다. 미혼과 배우자 있는 경우는 큰 변화가 없었다. 연령별로는 35~44세 미혼 1인가구 비중이 2015년 기준 74.4%에 달했다. 2000년 48.3%에서 26.1%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45~54세 미혼 1인가구도 2000년 15.5%에서 2015년 36.3%로 증가했다. 결혼을 늦게 하거나 아예 결혼을 하지 않는 경우가 늘면서 1인가구가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데스크 시각] 김우중과 최태원의 공통점/백민경 산업부 차장

    [데스크 시각] 김우중과 최태원의 공통점/백민경 산업부 차장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별세가 안타까운 점은 두 가지였다. ‘노오력’ 없이 부(富)를 물려받은 일부 재벌 3·4세가, 각종 ‘오물’(마약·갑질·폭행)을 금수저에 묻히는 것을 보고 있자니, 맨손으로 기업을 일군 그의 개척정신이 새삼 대조돼 보여서. 두 번째는, 그럼에도 결국 위기관리 실패로 수많은 가장을 실업자로 만들고 국민의 혈세를 끌어다 썼던 그의 ‘남겨진 부채’가 떠올라서. 공교롭게도 김 전 회장의 별세를 비롯해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재산분할 문제까지 최근 재계를 달군 두 가지 소식에는 공통점이 있다. 김 전 회장이 평범한 샐러리맨으로 시작한 것은 맞다. 하지만 그는 돈이 아닌, 물려받은 ‘부친의 인연’ 덕을 봤다. 그가 500만원으로 시작해 훗날 삼성과 어깨를 견주는 기업으로 대우그룹을 성장시키는 데 그의 아버지 김용하 전 제주도지사와 박정희 전 대통령의 관계가 다리가 됐다. 박 전 대통령은 김 전 지사의 대구사범학교 제자였다. 그 끈을 바탕으로 박 전 대통령은 김 전 회장이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 멘토 역할을 했다. 박 전 대통령의 아들인 박지만 EG 회장이 지난 11일 김 전 회장의 빈소를 찾아 “(김 전 회장은) 아버지 박정희 대통령이 너무 좋아했던 기업인이라 자주 뵀다”고 말했던 것도 그런 맥락이다. 정부의 수출 진흥 정책과 중화학공업 육성 정책에 힘입어 대우그룹이 외연을 확장했던 것도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한강의 기적’이라는 고속성장 속에서 김 전 회장의 공로를 말할 때, 정경유착의 고리를 그 빛에 감춰진 그림자로 꼽는 게 이런 이유다. 결은 다르지만, 최태원 회장도 비슷한 배경을 갖고 있다. 최 회장은 2017년 부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이혼을 청구했는데 이를 반대해 오던 노 관장이 지난 4일 맞소송과 함께 재산분할을 청구하면서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두 사람은 서울올림픽이 열린 1988년, 노 관장의 부친인 노태우 전 대통령이 재임 중이던 청와대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SK그룹의 전신인 선경그룹이 정부가 선정하는 이동전화 사업자로 뽑혔다가 ‘사돈 선물’ 논란으로 사업권을 반납했던 일화도 유명하다. 그 시절 선경은 급속한 성장을 이뤘지만 동시에 ‘특혜 시비’ 꼬리표를 달고 다녀야 했다. 이를 반영하듯 노 관장은 남편의 재산 형성에 대한 자신과 친정의 기여도를 근거로 최 회장의 SK 지분 중 42.3%(1조 4000억원 상당)를 ‘재산분할 청구액’으로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대통령이 SK그룹의 재산 증식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공론화했다는 얘기다. 결국 노 관장이 ‘정권의 힘’으로 대변되는 ‘아버지의 도움’을 얼마나 입증하느냐에 따라서 소송 과정 중에 정경유착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다. 당시 국가 주도의 개발 전략을 펼쳤던 정치 상황을 떠올리면 기업가에게만 책임을 물을 일은 아니지만, 한국 재벌 역사의 어두운 단면이 일정 부분 공개된다는 의미라 입맛이 쓰다. 한 전직 장관은 김 전 회장을 이렇게 회상했다. “한국경제 발전 초창기에 혜성같이 나타나 홀로 기업을 일군 개척자이지만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도 ‘시스템’이 아니라 ‘개인’이 끝까지 기업을 끌고나갔던 것이 문제였던 것 같다”고. 여기서 우리는 선택할 수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생전 김 전 회장이 강조했던 “두려워 말고 새로운 길을 찾으라”던 그 말처럼. 그의 굴곡진 삶에서 어느 입김에도 휘둘리지 않고 경영의 정도를 걷는 길을 배울지, 시스템이 아닌 관계에 의존한 ‘정경유착’이라는 지름길을 배울지. 선택은 남아 있는 우리의 몫이다. whit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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