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이혼율
    2026-01-22
    검색기록 지우기
  • 역주행
    2026-01-22
    검색기록 지우기
  • 영화인
    2026-01-22
    검색기록 지우기
  • 손진호
    2026-01-22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71
  • [女談餘談] ‘산 사람’들이 행복한 제사/구혜영 산업부 기자

    [女談餘談] ‘산 사람’들이 행복한 제사/구혜영 산업부 기자

    추석 연휴가 지났다. 여느 해와 같이 시댁에서 차례를 지내고 ‘1년치 설거지’를 해치웠다. 명절증후군을 앓는 친구들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제사 노동’이 고되지는 않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명절만 되면 스산해진다. 고향으로 돌아가는 사람보다 도시에 남아 있는 사람이 더 늘어나는 사회를 보면서 그렇고, 하루가 다르게 늙어가는 친정 부모님을 보면서도 그렇다. 제사를 생각해 본다. 사전적 뜻은 살아 있는 후손들이 조상의 음덕을 기리는 것이다. 딸 아들 구별 없이 기쁜 마음으로 조상을 공경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여성들에게 현실은 어디 그런가. 명절이면 일제히 장남(아들) 집에 가서 허리 한 번 제대로 펴지 못한다. 사회활동을 하는 여성들은 차례 준비로 직장에서 조퇴라도 할라치면 직업의식 운운하는 일부 남성들의 시선에도 시달린다(이런 남성들일수록 제사 잘 모시는 여성들에겐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이번 추석에도 차례상 때문에 죽음을 택한 아내가 있고, 이혼율도 명절을 전후로 가장 높다고 하니…. 세상이 변해 남자들도 거든다고 하지만 제사에 관한 한 남녀의 역할은 요지부동이다. 오히려 제사 문화를 깊이 들여다 보면 재산을 상속 받는 맏아들을 통해 호주를 승계하고 가문의 대를 잇겠다는 숨은 뜻도 부정할 수 없다. 호주제가 없어지고 다문화사회라 하는데도 이처럼 공고한 ‘핏줄 문화’가 있을까 싶다. 뜻있는 사람들이 ‘내 제사 거부운동’을 펴고 있다. 자식에게 짐이 되지 말자는 운동이다. 내 제사로 내 아들을 이혼의 위기에 내몰리지 않게 하려는, 내 제사로 내 딸이 시댁 눈치를 보지 않게 하려는 운동이다. 몇년 전 한 기업의 최고경영자는 “나 죽은 뒤 제사 지내지 말고 각자의 집에서 기도나 해달라.”는 유서를 남겼다. 제사 문화도 세상이 좋아지는 만큼 나아지길 바란다. 남성은 누리고 여성은 고통 받는 제사가 아니라 조상 덕택에 행복하게 살고 있는 것을 감사하는 제사로 말이다. 살아 있는 후손들이 행복해야 조상들도 흐뭇하지 않겠는가. koohy@seoul.co.kr
  • [CEO칼럼]존중과 배려는 소통의 전제조건/정성욱 금성백조주택 회장

    [CEO칼럼]존중과 배려는 소통의 전제조건/정성욱 금성백조주택 회장

    요즘 우리 사회 최고의 화두는 ‘소통’이 아닐까 한다. 정치와 경제, 외교,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소통의 부재로 여러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이혼율 1위인 것을 비롯해 국책사업을 둘러싼 갈등, 북한과의 외교적 마찰, 여야 대립, 노사 분쟁 등이 모두 소통의 부재 탓이다. 이런 갈등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도 엄청날 것이다. 경영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는 기업들도 이같은 현상에서 예외가 아닐 것이다. 한 경영학자는 “경영인들은 실제 근무시간의 70%를 소통을 위해 사용하며, 기업문제 가운데 70%는 소통의 장애로 야기된다.”고 말했다. 꾸준한 성과를 내던 기업이 갑자기 어려워질 경우 원인을 분석해 보면 대부분 고객과의 소통 또는 조직 내부의 소통 문제일 때가 많다. 이처럼 소통의 부재는 사회 모든 분야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으며, 사람들의 가치관이 다양화되고 환경이 복잡해짐에 따라 더욱 심화되고 있다. 최근 원활한 소통을 위해 ‘소셜 미디어’라는 새로운 소통방식이 붐을 이루며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블로그나 페이스북, 트위터 같은 뉴미디어 채널이 바로 그것이다. 일반인이 주도하며 개방적이고 쌍방향 소통이 가능한 매체인 소셜 미디어는 시간과 대상, 비용, 관계 등에 있어 기존 미디어에 비해 상대적으로 제약을 덜 받고 경제적이며 자발성을 존중하는 소통의 문화를 확산시키고 있다. 그러나 소셜미디어가 다양한 방법으로 소통의 기회를 확대하는 물꼬를 트기는 했지만 단순히 의사전달의 방식이 바뀌었다고 해서 사회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사람들의 의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점이다. 타인에 대한 이해와 배려, 그리고 존중이 소통의 기본 조건이 되어야 한다. 상대방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다양성을 인정하는 존중과 배려의 마음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 즉, 소통하려면 상대를 먼저 배려해야 한다. 고객감동 서비스로 유명한 미국 노드스트롬 백화점은 고객과의 소통에 있어서 고객 최우선주의의 경영 이념을 갖고 아낌없는 배려를 통해 성공한 케이스다. 이해하기 힘든 상황에서도 항상 고객을 먼저 배려하고 그들과 소통했다. 이는 기업의 좋은 이미지로 이어져 ‘노드스트롬 효과(Nodstrom Effect)’까지 만들어 지금까지도 다른 기업에 모범이 되고 있다. 한때 원전폐기물처리장과 하수종말처리장, 쓰레기매립장 등 이른바 기피시설이 내 지역에 들어서는 것을 무조건 반대하는 일이 사회적 관심을 끈 적이 있다. 사회적으로 이런 분쟁들이 심화되면서 구성원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지역 이기주의가 확대되며 각종 사회적 비용이 증가해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됐다. 그러나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존중하며 배려하는 시각이 많아지면서 이제는 무조건적인 대립보다 대화를 통해 상생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주민들을 위한 복합스포츠센터나 공원 등을 함께 건설함으로써 이 시설들이 더 이상 혐오시설이 아닌 오히려 지역의 랜드마크로 떠오르기까지 하고 있다. 이 같은 것들이 대화와 협상 같은 유연한 힘을 통해 자발적인 동의를 얻어낸 소통의 사례다. 또 서로를 적대적인 관계로 인식하기보다 양보하고 배려해 상대방을 파트너로 인정하는 상생의 사례이기도 하다. 소통은 곧 상생을 가져온다. 원만한 소통을 위해서는 존중과 배려가 필수적이다. 상대방을 존중하지 않고는 소통을 이루기 어렵다. 이제 타인을 위한 배려는 선택이 아니라 공존의 절대원칙이라는 점을 모두 알았으면 좋겠다. 법 질서나 제도들도 공존을 위한 배려에서 비롯된다. 배려는 나를 넘어 세상과 조화를 이룰 수 있게 하는 연결 고리다. 또 서로를 위한 존중과 배려는 항상 그 이상의 시너지 효과를 가져온다. 세상을 이끌어 온 원동력은 힘이 아니라 존중과 배려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 이혼한 친구 두면 이혼율 75% 급증

    이혼한 친구 두면 이혼율 75% 급증

    벗 따라 강남 간다는 속담처럼 친구가 이혼을 하면 덩달아 자신도 결혼생활에 실패할 확률이 75%나 급증한다는 놀라운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브라운 대학의 로즈 맥더모트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이혼은 전염병처럼 직장이나 가족, 친구관계 등 인간관계에서 확산되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연구진은 미국 보스턴의 작은 마을인 프레이밍햄에 사는 1만 2000명의 생활을 1948년부터 지속적으로 관찰하면서 이 같은 사회연구 결과를 내놓았다고 밝혔다. 가족이나 친구 심지어 직장 동료에게 도미노처럼 영향을 끼치는 이러한 현상을 ‘이혼 집단화’(divorce clustering)라고 연구진은 명명했으며 “가까운 사람들의 이혼은 자신의 결혼생활에도 계속 의문을 갖게 하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연구진은 가까운 친구나 가족이 이혼할 경우 이혼율은 75%까지 치솟으며 자신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친구의 친구가 결혼생활에 실패하더라도 이혼할 확률은 35% 높아진다고 밝혔다. 인간관계가 세 단계를 넘어설 경우 이혼 전염성은 비로소 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맥더모트 박사는 “평소 친밀한 관계를 유지한 친구나 가족이 결별하는 모습을 목격한 사람은 자신의 이혼문제를 더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엿보인다.”면서 “이러한 이혼 도미노 현상을 막으려면 속을 터놓고 지내는 이들의 결혼생활에 대해 진지하게 상담하고 지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반적으로 자녀가 없는 커플보다 자녀가 있는 부부들이 가까운 사람의 이혼에 영향을 덜 받을 것으로 추측됐으나 조사 결과 실제 영향을 미치는 이혼율은 비슷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씨줄날줄]남편의 자격/이순녀 논설위원

    요즘 인기있는 TV 예능프로그램 중 하나가 ‘남자의 자격’이다. ‘남자라면 죽기전에 꼭 해야 할 일 101가지’를 모토로 평균 연령 41세의 아저씨 연예인 7명이 온갖 체험을 통해 대한민국 보통 남성들의 의식과 생활상을 현실감 있게 보여 줘 공감대를 얻고 있다. 다양한 에피소드 가운데 가사체험이 있었다. 아내가 사라졌다는 가정하에 집에 남겨진 이들은 밥짓기와 청소, 빨래 같은 가사일 앞에서 어쩔 줄 몰랐다. 전기밥솥 버튼 한번 누른 적 없다는 이경규는 집에선 손 하나 까닥하지 않는 이 시대 평균적인 중년가장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그나마 상대적으로 연령이 낮은 김성민이 의욕적으로 장을 보고, 요리를 하는 장면은 꽤 인상적이었다. 맞벌이 부부가 늘면서 가사와 육아분담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은 점차 달라지고 있다. 사회 트렌드를 반영하는 CF가 단적인 예다. 아내를 위해 앞치마를 두르고 요리하는 남편, 아내를 대신해 아이를 안고 쩔쩔매는 젊은 아빠의 모습을 TV 광고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음식물쓰레기를 들고 엘리베이터를 탄 중년 남성이 냄새 때문에 따가운 시선을 받는다는 내용의 음식물처리기 광고도 기억난다. 불과 2~3년만의 변화다. 하지만 현실은 아직도 갈 길이 멀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자료를 보면 가사를 공평하게 나눠야 한다고 응답한 남편은 17.4%에 불과했고, 실제 이를 행동으로 옮기는 경우는 8.7%였다. 맞벌이 가정에서 아내가 살림에 투자하는 시간은 2시간38분인 데 비해 남편은 고작 24분에 그쳤다. 남편의 휴일활동 첫째는 TV와 비디오 시청이지만 아내는 가사에 휴일을 가장 많이 할애했다. 가사 분담에는 이렇듯 인색하면서도 여성이 직업을 가지는 것이 좋다고 응답한 남성이 무려 81.5%에 이른다니 그저 놀라울 뿐이다. 이제 가사분담은 남편의 선택이 아니라 자격이다. 가사분담률이 높은 가구가 둘째 아이를 출산하는 확률이 높다고 한다. 영국 한 대학의 연구결과 남편이 집안일을 많이 도울수록 이혼율이 낮고 가정이 안정적이라는 보도도 있었다. 통계청의 조사에서 전체 남편의 70.6%가 아내에 대해 만족하다고 답한 반면 아내의 남편에 대한 만족도는 60.8%에 그친 것도 가사분담을 둘러싼 불만이 반영됐을 것으로 보인다. 남편들이여, ‘손에 물 한 방울 안 묻히게 하겠다.’는 결혼 전 감언이설의 실천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 자기 손에 물 한방울 안 묻히려는 행태만 보이지 않길 바랄 뿐. 이순녀 논설위원 coral@seoul.co.kr
  • [시장의 구매결정자 여성의 소비 2題]사게 하는 법-사지 않는 법

    [시장의 구매결정자 여성의 소비 2題]사게 하는 법-사지 않는 법

    그녀(그)는 주말에 먹을 과일과 달걀, 우유를 사기 위해 대형 마트에 들른다. 좀 더 싸고 품질 좋은 제품을 구하기 위해 한 시간 남짓 돌다가 계산대 앞에 선다. 그런데 쇼핑 카트에 수북하게 담겨있는 이게 다 뭔가. 테이프로 둘둘 묶인 두부, 콩나물이며, 네 식구가 며칠을 먹고도 남을 고등어 20마리와 덤 5마리, “앞으로 30분간 할인”이라는 말에 황급히 집어든 삼겹살 600g, 족히 몇 달은 먹을 라면 한 박스가 들어있다. 그뿐인가. 봄기운 느끼게 해주는 화사한 꽃무늬 이불, 이불에 어울리는 무늬인 데다 세트로 사면 더욱 싸다고 점원이 권유한 베갯잇, 침대 머리맡에 놓으면 예쁠 것 같은 앙증맞은 연두색 인형 두 개, 그리고 계산대 바로 옆에서 주워담은 커다란 크기의 껌 봉지까지…. ‘필요한 것’을 합리적으로 잘 샀다는 만족감 뒤편에 왠지 모를 씁쓸함이 스쳐간다. 도대체 이 느낌의 정체는 뭔가. 이는 바로 그녀(그)가 소비 심리학, 젠더(性) 심리학 등에 기초한 정교한 마케팅 ‘세례’를 듬뿍 받은 탓이다. 인간 사회의 역사에서 화폐가 개발되고 물물교환을 뛰어넘을 만큼 대량 생산과 대량 소비가 활성화된 이래, 사는 자와 파는 자 사이의 전쟁은 끝이 보이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한층 더 격화되고 있다. 그 형체 없는 전쟁의 전선에서 각각 선봉을 자처한 책 두 권이 나란히 나왔다. 하나는 무분별한 소비에 경종을 울리기 위한 체험 보고서이고, 또 하나는 더 많이 팔기 위한 실무 지침서다. ‘굿바이 쇼핑’(주디스 러바인 지음, 곽미경 옮김, 좋은생각 펴냄)은 우리의 무분별한 소비 행태가 얼마나 심각했는지 성찰할 기회를 주며, 개인과 사회의 소비 패러다임을 바꿀 것을 촉구한다. 이를 통해 시민의식을 높이고 사회적 위치를 바꿔낼 것이라 장담한다. 반면 ‘왜 그녀는 저런 물건을 돈 주고 살까?’(원제: Why She Buys, 브리짓 브레넌 지음, 김정혜 옮김, 비즈니스북스 펴냄)는 구매 시장에서 결정적 역할을 담당하는 여성들의 소비심리를 해부한다. 최고경영자부터 시작해 의사결정자, 광고·홍보·마케팅 등 실무자들까지 이 실전 지침만 염두에 두면 지금보다 훨씬 더 잘 팔 수 있음을 강조한다. 여성의 소비자 파워는 전통적인 식품, 건강, 미용, 가정용품 등을 뛰어넘어 의류, 자동차, 여행, 보험, 투자·은퇴 상품 등 남성의 영역으로 인식되던 구매 영역까지 확대됐다. 어설프게 상품을 핑크빛으로 감싸거나 꽃미남 모델을 내세우는 정도, 또는 각 광고·마케팅 부서 등에 여성을 한두 명 끼워넣는 식으로 여성 소비자들을 대처한다면 결코 성공할 수 없음을 조목조목 설명한다. 이어 노동시장의 여성화, 독신 여성의 증가와 만혼 풍조, 저조한 출산율, 이혼율 증가, 수명 연장과 여성 노인 인구의 증가 등을 ‘5대 글로벌 트렌드’로 들며 이러한 사회적 변화를 비즈니스의 또다른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꼬박 1년 동안 ‘생필품’만 사고 ‘사치품’은 사지 않겠다고 스스로 약속한 뒤 이를 실천한 ‘굿바이 쇼핑’의 저자 주디스 러바인같은 이들이 많아진다면 기업의 돈벌이 전망은 그리 녹록하지 않을 것이다. 러바인은 남편과 함께 과연 ‘생필품’이 무엇인지부터 고민을 시작한다. 와인이나 재즈 공연 감상은 생필품에 들어가는지 곰곰이 생각한다. 그리고 자신이 얼마나 소비를 통해 현상적 욕망을 충족해왔는지, 9·11테러 대처법으로 쇼핑을 권유할 정도로 부시 정부와 기업들이 탐욕을 조장하는지 반성하고 비판한다. 소비하지 않는 1년은 그들을 변화시켰다. 문명이나 소비를 아예 거부하는 반(反)소비, 반(反)자본주의자로의 과격한 변신은 아니다. 소비자에서 ‘진정한 시민’으로 정치적 정체성을 바꿔낸 것이다. 러바인은 “쇼핑을 하지 않는 시간 동안 바깥 세상으로 눈을 돌리게 됐고 문 닫힌 도서관, 공원의 쓰레기, 허물어져가는 도시 외곽의 지하철역 등 열악한 공공환경을 볼 수 있었다.”면서 “우리의 돈과 열정을 개인의 상품 소비에만 쓰지 않는다면 공공의 이익을 위해 훨씬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반된 입장의 두 책 모두 공교롭게-혹은 당연하게- 여성이 썼다. 기를 쓰고 팔려고 하든, 무분별한 구매를 성찰하게 하든 현대사회에서 여성의 역할이 대단함을 다시 한번 방증하고 있다. ‘왜 그녀는’ 1만 6800원, ‘굿바이 쇼핑’ 1만5000원.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그래 헤어져! 소리 커졌다

    그래 헤어져! 소리 커졌다

    지난해 이혼건수가 6년 만에 증가세로 반전되면서 2007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이혼숙려제가 시행된 2008년의 이혼건수가 전년도보다 7.5%나 감소한 데 따른 ‘기저효과’ 때문이다. 이혼숙려제란 성급한 이혼을 막기 위해 이혼의사를 확인한 후 미성년 자녀가 있을 경우 3개월, 없을 경우 1개월의 숙려기간을 두는 제도다. 통계청이 21일 발표한 2009년 이혼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이혼이 12만 4000건으로 2008년 11만 6000건보다 7500건(6.4%) 늘었다. 연도별 이혼 건수는 2003년 16만 6600건을 정점으로 계속 감소하다 6년 만에 증가세로 반전된 것이다. 이혼사유로는 성격문제가 가장 많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 때문인지 경제문제로 인한 이혼 비중이 소폭 증가했다. 전체 이혼에서 외국인과의 이혼이 차지하는 비중이 전년보다 줄어들긴 했으나 10%에 육박했다. 인구 1000명당 이혼건수인 조(粗) 이혼율은 2.5건으로 2008년(2.4건)보다 0.1건 증가했지만 2008년만 제외하면 1997년 2.0건 이후 최저치다. 통계청 관계자는 “이혼숙려제가 2008년 6월 시행되면서 같은해 7~9월 신고공백으로 이혼건수가 크게 감소했다.”고 말했다. 이혼연령은 남자 44.5세, 여자 40.7세로 전년보다 0.2세 상승했다. 10년 전인 1999년과 비교해 남자는 4.5세, 여자는 4.3세 상승해 이혼시기가 갈수록 늦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10년 전과 비교할 때 20년 이상 동거부부의 이혼비중이 9.3%포인트 높아진 반면 나머지 연령층의 비중은 감소해 ‘황혼이혼’을 비롯한 고연령층의 이혼 증가가 두드러졌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대법원장 인사권 축소… 1·2심 강화

    대법원장 인사권 축소… 1·2심 강화

    대법원이 26일 내놓은 두 번째 사법제도 개선안에서 주목할 부분은 법관 인사 이원화 방안이다. 이 방안이 실시되면 대법원장의 인사권은 약화되기 때문이다. ●인사 이원화 로드맵 제시 현재 일반 법관의 직급은 지방법원 배석-지방법원 단독-고등법원 배석-지방법원 부장-고등법원 부장판사의 순으로 이어진다. 임관 후 연차만 채우면 자동으로 승진할 수 있는 지방법원 부장 자리와 달리 고등법원 부장판사(차관급)는 대법원장 인사권이 미치는 자리다. 하지만 이날 대법원이 내놓은 개선안에 따르면 지방법원 판사로 임용된 법관은 퇴임할 때까지 지방법원에서만 근무하고, 고등법원 판사로 임용된 법관은 고등법원에서 판사생활을 마치게 된다. 다만 종전의 방식과 절차에 따라 임용된 기존 법관들은 경력과 희망, 적성 등을 고려해 고등법원 판사와 지방법원 판사로 구분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고등법원 부장 자리도 없어지게 된다. 즉 대법원장의 인사권이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역이 없어지는 셈이다. 이는 고법 부장판사 승진에서 탈락한 법관들이 법원을 떠나는 것을 막기 위한 고육책이다. 또 최근까지 형식적으로 운용됐던 법관 재임용 심사는 강화된다. ●사법개혁 주도권 포석도 이 같은 방안은 한나라당이 주장하는 외부 인사로 구성된 법관인사위원회 설치에 대응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승진’ 개념의 인사가 없어지는 동시에 대법원장의 인사권도 약화되기 때문이다. 또 1·2심을 강화함으로써 대법관의 업무부담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한나라당의 대법관 증원 요구에 대응하는 것이기도 하다. 2023년부터 검사·변호사·법학교수 등 10년 이상의 법조 경력자만을 법관으로 임용하는 법조일원화 방안은 한나라당의 사법개혁안에 비해 장기적이고 구체적이다. 한나라당의 경력법관 임용제는 로스쿨 출신자를 고려하지 않았던 반면, 대법원의 방안은 법조일원화가 전면 실시되는 2023년까지의 법관 임용 방안까지 모두 구체적으로 담고 있다. 2013년부터 사법연수원, 로스쿨 수료생을 즉시 임용하지 않고 최소 2년의 법조경력자를 법관으로 임용한다. 법관을 보좌하는 재판연구관 중 일부를 선발해 법관으로 임용하는 방식이 시행된다. 이를 위해 매년 로스쿨 졸업자 중 200∼300명이 재판연구관으로 선발된다. 또 현행 법조경력자 임용방식의 경우에는 2022년까지 법조 경력 5년 이상을 요구한다. 이는 전면적 법조일원화 실시까지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한 것으로, 정치적 목적하에 즉흥적으로 나온 사법개혁안의 빈틈을 드러냄으로써 사법개혁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포석인 셈이다. ●법원체계 영미식 대변혁 이와 함께 이혼율 상승, 청소년비행·가정폭력 증가 등 사법수요에 대처하기 위해 가정법원의 조직도 개편된다. 일단 전국 고등법원 소재지마다 가정법원을 설치할 계획이며, 장기적으로는 전국 지방법원마다 가정법원을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대법원 관계자는 “근대 사법제도가 1895년 도입된 이후 115년 동안 지속돼 온 대륙법 계통의 법원 구조와 법관 제도가 영미계통으로 변화하는 사법체계의 대변혁이 진행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지훈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18일 TV 하이라이트]

    ●현장르포 동행(KBS1 오후 11시30분) 지난 2005년, 아들 형중이와 함께 폭발로 인한 화재 사고를 당하면서, 한순간에 모든 것을 잃게 된 남수씨. 사고로 조막손이 되면서 더 이상 운전대를 잡을 수 없게 됐고, 몇 푼 안 되던 재산마저 모두 병원비와 수술비로 날려버렸다. 설상가상 사고 1년 만에 생활고를 견디다 못한 아내마저 떠나버렸는데…. ●한국 한국인(KBS2 밤 12시45분) 이주여성긴급지원센터의 이유정씨를 초대해 이주여성들의 쉼터인 지원센터의 역할과 기억에 남는 상담내용, 이주여성문제의 원인과 다문화가정의 문제점에 대해 들어본다. 또한 한국인으로 귀화해 이유정이란 이름으로 다시 태어난 그녀의 국제결혼기, 한국사회에 적응하기 위한 노력도 들어본다. ●지붕뚫고 하이킥(MBC 오후 7시45분) 지훈 때문에 세경이 가슴앓이 하고 있는 것을 안 준혁은 지훈과 정음이 다정하게 있는 모습을 보자 괜히 심술이 나서 정음을 골탕 먹인다. 빌려준 돈을 받으러 갔던 보석은 담보로 중국에서 건너왔다는 금관을 하나 받아 온다. 재미삼아 금관을 한 번씩 써보는 순재네 가족들. 금관을 쓴 후 하나같이 이상한 변화를 겪게 된다.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SBS 오후 8시50분) 부산광역시에 동전이 콸콸 샘솟는 화단이 있다. 그리고 그 동전을 줍는 아이. 과연 이 동전들의 정체는? 악어부터 구렁이까지 모두 한 가족. 파충류와 사랑에 빠진 호주의 비키가족을 만나본다. 엄마 뱃속에서 28주 만에, 680g으로 태어난 아이. 또래보다 작은 키, 작은 체구지만 밝고 씩씩한 새미의 일상도 만나본다. ●세계테마기행(EBS 오후 8시50분) 미국 테네시주에서 가장 높은 산이자 애팔래치아 산맥의 일부를 이루는 그레이트 스모키 산맥 국립공원. 체로키 인디언들이 살았던 이 산은 일 년 내내 안개에 둘러싸여 있는 탓에 ‘그레이트 스모키’란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짙은 안개로 신비로운 풍경을 만들어내는 그레이트 스모키의 원시림과 초원을 소개한다. ●꿈꾸는 U(OBS 오후 6시55분) 이혼율 세계1위를 차지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 작품 ‘저녁식사’를 만나본다. 묘한 분위기가 흐르는 한 이혼 가정의 저녁식사를 통해 가족이란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 하는 작품이다. 연출을 맡은 김지산 감독은 현재 고등학교 3학년으로, 제3회 임권택 청소년 영화제 연출상 등을 수상했다.
  • ‘부부간 대화법’ 배우러 오세요

    ‘부부간 대화법’ 배우러 오세요

    ‘황혼 이혼’이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여성의 사회적 영향력이 커진 까닭도 있지만 부부간의 ‘소통 단절’이 황혼 이혼의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강서구는 황혼 이혼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년기에 접어든 부부의 올바른 대화법과 서로 소통하고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부부학교를 개설한다고 8일 밝혔다. 강서구에 따르면 다음달 6일부터 잃어버린 부부애를 확인하고, 그동안 미처 알지 못했던 서로의 진실된 마음을 확인하는 ‘열린 부부학교’ 수강생 45쌍을 모집한다. 이 학교는 두란노아버지학교운동본부와 함께 다음달 6~20일 매주 토요일 오후 4시에서 오후 9시30분까지 모두 4차례 강의가 이어지며 마지막 수업은 1박2일 여행으로 구성됐다. 교육내용은 ▲부부간의 대화법 ▲부부차이 ▲부부치유 ▲부부의 성(姓) 등을 포함해 자녀양육 등 부부 안에서 일어나는 실제적인 문제들을 어떻게 다뤄가야 할지 등 다양한 내용으로 꾸몄다. 강사로 나서는 장경철 서울여대 교수는 ‘사랑의 훈련과 대화’란 주제로 언어의 힘과 아름다움, 칭찬의 위력 등 서로를 존중하는 올바른 대화법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또 이주성 고려대의과대 교수는 ‘올바른 부부의 성(性)’이란 주제를 가지고 실제 병원에서 상담한 사례를 알아보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이 교수는 성적 매력의 개발, 중년이후의 성, 폐경이후의 성, 자녀 성교육 등에 대해 강의를 한다. 이번 부부학교 모집인원은 구 거주 부부 45쌍이며, 장소는 구청 지하상황실이다. 수강신청은 오는 21일까지 선착순으로 접수하며, 참가비는 10만원이다. 손귀숙 여성정책팀장은 “이번 부부학교는 이혼율을 낮추고 화목한 부부생활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각종 여성과 가족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밝고 건강한 강서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토요 포커스] 다문화여성 잠재력 개발 주류사회 편입 이뤄져야

    “다문화여성을 주류사회 일원으로 인정하는 게 시급합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지난 2일 개최한 ‘결혼이주여성의 인권보호를 위한 제도개선 방안’ 세미나에서 참가자들은 한목소리로 지적했다. 2009년 현재 국제결혼은 전체 결혼의 10% 이상을 차지하지만 이혼율 역시 전체 이혼의 10%에 이르고 점점 증가추세다. 한국인 남편과 시댁, 한국사회에 대한 실망도 그만큼 높아질 수밖에 없다. 발제자로 나선 윤덕경 연구위원은 “국제결혼으로 한국에 정착하기까지 법적 지원과 결혼 이후 생활적응, 사회통합 지원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혼중개 단계에서부터 정확한 정보 은폐, 통역서비스 미비가 비일비재하다. 이주여성들로선 한국사회에 정착하는 첫단추 끼기조차 고역인 셈이다. 혼인신고 후 비자거부에 따른 입국 불가 등도 장애물이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 장명선 연구위원은 “그나마 최근 몇 년간 한국생활 적응을 지원하는 정책은 많이 나아졌다.”고 평가했다. 한국어교육, 자녀언어발달 지원 분야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다문화사회에 대한 통합적 지원대책이 아직 걸음마 단계다. 취업교육의 경우 이주민여성센터 등 배울 수 있는 곳도 많지 않고 그나마 몇몇 직종에 한정돼 있다. 교육을 이수해도 언어 문제로 필요한 자격증을 취득하기가 쉽지 않다. 영어사용자 외에는 모국에서 쌓은 교육자원, 취업경험을 살릴 수도 없다. 우즈베키스탄 이주여성 판올가씨 역시 모국에서 10년간 간호사로 일했다. 그러나 그녀가 한국에서 자격증을 따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판올가씨는 “한국에서 간호사로 일하는 것은 포기했다.”고 말했다. 장 연구위원은 “결혼이주여성과 자녀를 부적응, 결핍의 존재로 볼 게 아니라 장기적 관점에서 이들의 잠재력을 적극 발굴하려는 지원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다문화가정 이혼율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빈곤여성으로 전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도 자활교육은 필요하다. 이주여성긴급지원센터 강성혜 소장은 “이주여성은 가정이라는 사적영역에 국한된 존재가 아니라 사회생활도 열망하는 존재임을 한국인들이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자면 다문화가정 지원법 개정, 국제조약 기준에 맞춘 이주여성 인권보호법 제정이 시급하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 유엔사회인권위원회는 한국정부에 권고를 전달했다. 외국인 배우자들이 아직도 거주자격을 한국인 배우자에게 의존하고 있다(F-2·동반가족비자)는 지적이었다. 강 소장은 “이주여성들은 체류 자격이 불안정해 신체폭력은 물론 체류 협박, 외국인등록증·여권 뺏기, 유기·모욕 같은 무형의 폭력에도 광범위하게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런 폭력의 증거를 입증하기란 쉽지 않다. 윤덕경 연구위원은 “결국 다문화가정을 이웃의 한 축으로 수용하는 문화적, 법적 토양 마련이 한국이 다문화사회를 꽃피울 수 있는 열쇠”라고 말했다. 이들을 지원하는 정책이 ‘특별대우’라는 편견을 낳지 않도록 한국사회의 인식이 먼저 변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부부 마음훈련 이끄는 권도갑 원불교 교무

    부부 마음훈련 이끄는 권도갑 원불교 교무

    부부생활과 종교는 일면 어울리지 않지만, 가정의 평화 역시 이 사회를 위해 종교가 지켜주어야 할 가치 중 하나다. 하지만 ‘종교의 백화점’인 대한민국의 현실은 이혼율 세계 1위. 과연 부부 관계는 무엇이기에 신 앞에 사랑을 맹세했다가도 이내 증오에 못 이겨 돌아서고 마는 걸까. 13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만난 원불교 권도갑 교무는 “부부는 가장 구체적인 경전”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20년 가까이 원불교 수행을 결합한 ‘마음공부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그는 2년 전부터 부부관계를 주제로 마음공부 캠프를 열고 있다. 그는 부부란 무엇이냐는 질문에 “부부는 인간관계의 근본이자 최고의 인연”이라면서 “배우자는 나를 깨달음으로 이끌어주는 결정적인 부처”라고 답했다. 부부는 몸과 마음 모두 가장 가까운 곳에 함께 있기에 내가 미처 보지 못한 잘못을 몸소 보여주고 지적한다는 말이다. 권 교무는 그 ‘부처’의 소중함을 깨닫기 위해 “남이 아닌 자신의 마음을 돌아보라.”고 강조한다. 그가 진행하고 있는 ‘부부 마음공부 캠프’도 자기성찰에 바탕을 둔 부부 관계 개선 프로그램들로 다양하게 마련돼 있다. 둥글게 앉아 자기 차례가 아니면 일절 말을 못하게 하는 조별 대화, 부부간 눈 맞추며 맞절하기 등을 통해 참가자들은 상대의 말을 경청하고 진솔한 마음으로 대화하는 기회를 갖게 된다. 이 캠프는 2007년 서울 우이동의 한 수련원에서 시작됐다. 소수의 인원으로 출발했지만 입소문이 나면서 지금은 매달 한 번에 20~30쌍의 부부들이 참여한다. 또 부부는 물론 예비부부와 연인, 가족들도 참가해 올해 초 이름을 ‘행복 가족 캠프’로 바꿨다. 그가 운영하는 카페(cafe.daum.net/maumstudys)만 해도 4000명이 넘는 회원이 등록돼 있다. 권 교무는 마음공부 캠프에서 늘 ‘지금까지 나를 괴롭힌 사람은 없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그는 “우리는 상대의 실체를 보지 않고 지나가 버린 허상을 본다.”면서 “그 허상에 매달려 스스로를 괴롭히는 것”이라고 했다. 제행무상(諸行無常)의 가르침대로 우리는 모두 변하고 있는데 고정관념과 편견으로 대상을 잘못 받아들인다는 얘기다. 이에 그는 “편견의 안경을 내리면 내 앞의 존재가 얼마나 아름답고 고마운 것인가를 알게 된다.”고 했다. 권 교무는 한때 대기업에서 옷을 수출하는 일을 하다 나이 서른에 늦깎이로 출가했다. “늘 옷만 쳐다보니 사람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는 게 이유였다. 그 후 그는 “종교의 근본은 마음공부”라는 생각으로 꾸준히 마음 다스리는 법을 궁구(窮究)해 지금에 이르렀다. 그는 이런 마음공부가 “생활 속에서 내 것이 돼야 한다.”고 말한다. 그가 애초 원불교로 출가한 것도 그런 까닭. 생활불교를 표방한 원불교는 ‘처처불상 사사불공(處處佛像 事事佛供)’을 표어로 시간·장소를 따지지 않고 일상 속에서 수행을 한다. 권 교무는 자신이 진행하는 캠프를 통해 “스스로도 끊임없이 수행하고 있다.”고 했다. 또 그렇게 배운 것을 다른 가르침을 위해 계속해서 다음 캠프에 적용하고 있다. 그의 바람은 소박하다. 그는 “이 캠프를 꾸준히 이어가고, 그 캠프에서 새로운 지도자가 나와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마음을 자기 의지대로 다스리게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생업포기·이혼… 아이 찾다 가정붕괴

    “딸아이가 혹시 돌아올까 하는 마음에 이사도 못 갑니다.”조병세(49)씨는 매일 거실에 놓여 있는 가족사진 액자를 수건으로 닦는다. 올해 고등학교를 졸업할 나이가 됐을 딸아이는 사진 속에서 여전히 네 살배기 모습으로 웃고 있다. 조씨의 딸 하늘이는 14년 전인 1995년 6월16일 실종됐다. 서울 구로동 집 앞에서 친구들과 놀던 중 사라진 것이다. 견실한 중소기업에서 과장으로 일하던 조씨의 삶은 그날을 기점으로 완전히 변했다. 경찰이 1년6개월만에 증거를 찾지 못하겠다는 이유로 사건을 ‘내사종결’ 처리하자 조씨는 회사를 그만두고 딸 찾기에 직접 나섰다. 전국의 시설을 돌며 전단지를 돌리는 동안 건강은 악화됐고 모아뒀던 돈은 바닥이 났다. 아내 김미란(가명·52)씨는 딸 실종 뒤 우울증과 관절염을 앓기 시작했다. 김씨는 “정부 지원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에서 아이 실종은 가족들에게 사회적 죽음이나 마찬가지”라며 울먹였다.12년 전 아들 김하늘(당시 4세)군을 잃어버린 정모(49·여)씨도 고통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정씨는 인천 서구의 다세대주택 단칸방에서 초등학교 5학년, 2학년 자녀와 지내고 있다. 하늘이가 실종된 뒤 자주 말다툼을 벌이던 남편과는 1년째 별거 중이다. 식당 아르바이트를 하며 월 100만원을 벌고 있지만 방세를 내고 나면 남는 돈이 없다. 그는 “정부 지원이 조금이라도 확대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기 실종아동의 부모들은 대부분 조씨나 정씨처럼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한다. 국가 차원의 수색 시스템이 취약하다 보니 생업을 포기한 채 부모가 직접 아이를 찾아 나서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실종아동전문기관(어린이재단)의 분석에 따르면 아동 1명을 찾기 위해 들어가는 사회경제적 비용은 5억 800여만원 정도라고 한다. 서로 의지하던 가족들도 아이의 실종기간이 길어지면 지쳐 말다툼을 벌이고 끝내 가정불화로 이어진다. 전국실종아동찾기협회 서기원 대표는 “실종아동 부모의 이혼율이 70%를 넘는다.”고 말했다. 자살 등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2004년에는 고등학생 딸을 잃은 한 여성이 농약을 마시고 자살하는 사고도 있었다. 가족들은 정부위탁으로 운영되는 실종아동 전문기관으로부터 연간 300~400만원을 받을 수 있다. 전국 미아·실종 가족찾기 시민의 모임 나주봉 회장은 “이마저도 제도를 알지 못해 지원받지 못하는 부모들이 많다.”고 비판했다.실종자 가족들은 아동실종이 가정붕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정부가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달라고 호소한다. 서 대표는 “가족들이 정신과 치료와 일반 치료를 병행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정부가 치료비용 지원을 늘려줬으면 좋겠다.”면서 “실종자 가족들과 정부 측이 정기적으로 만나 실질적인 대책을 논의하는 자리가 만들어지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기고] 지역 공동체 살리는 서울디딤돌 사업/전선영 용인대 라이프디자인학과 교수

    [기고] 지역 공동체 살리는 서울디딤돌 사업/전선영 용인대 라이프디자인학과 교수

    서울시 인구 1000만명 중에서 기초생활수급자가 20만명에 이른다고 한다. 서울시 전체 인구의 약 2%가 시의 도움 없이는 스스로 생계를 꾸려가기 힘든 사람들이라는 뜻이다. 경제 위기가 지속되면서 수명 연장과 출산율 저하로 사회의 고령화가 빨라지면서, 혹은 이혼율 증가로 모자가정·부자가정의 숫자가 늘어나면서 복지 서비스의 수요 또한 급증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지만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제한적이다. 복지 예산은 한정되어 있으며 기관 차원에서 사회의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반면 나눔과 기부에 대한 민간의 인식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기업의 사회공헌 규모는 해마다 늘고 있으며,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도 봉사와 기부 문화가 점차 성숙해지고 있다. 문제는 민간의 기부 문화가 체계적이지 못하고 대부분 일회성에 그친다는 점이다. 민간의 기부문화를 활성화시켜 정부의 역할을 보완하게 하는 방법은 어디 있을까. 서울시가 추진하는 ‘아름다운 이웃, 서울디딤돌’(이하 서울디딤돌) 사업에서 그 가능성을 찾을 수 있다고 본다. 서울디딤돌 사업은 원래 서울 노원구의 한 복지관에서 자발적으로 시작한 것을 지난해 8월 시 차원에서 받아들여 퍼뜨린 복지 서비스인데 지역의 복지관들이 민간 기부업체를 개발하고 이들과 저소득 시민들을 연결시켜 민간끼리 복지 서비스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한 제도라고 한다. 사업을 주관하는 서울시복지재단에 따르면 2009년 9월 현재 식당이나 미용실, 문구점 같은 작은 상점 2000여곳이 기부에 참여하고 있으며 소년소녀 가장과 독거노인 등 저소득 소외계층 2만 3000여명이 무료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경제적 효과는 7억 6000만원어치가 넘는다고 한다. 내가 보고 듣기에 이들 상점의 기부 규모가 대단한 것은 아니다. 한 중국집 사장님은 매주 다섯 명의 아이들에게 자장면 한 그릇씩을 내놓았고, 어느 동네의 미용실 사장님은 매월 두분의 어르신에게 무료 미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 하지만 한 점 불씨가 광야를 불태우듯, 아주 작은 기부들이 모이고 뭉쳐서 기부의 큰 불길을 만들어 내는 법이다. 특히 서울디딤돌 사업을 보면서 감탄한 점은 현금 기부 대신 서비스 기부라는 방법을 찾아냈다는 점이다. 현금 기부가 부담스러운 영세 상인들도 자신의 기능을 활용한 서비스 제공은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생각할 테니까 말이다. 서울디딤돌 사업이 단순히 지역의 기부자와 저소득층을 연결해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으로 그치지 않기를 바란다. 서울디딤돌이 지역에서 지역민의 자발성에 기초하여 지역민의 복지 서비스 욕구를 해소하는 데에서 나아가 지역사회 공동체를 되살리는 것을 목표로 삼기를 바란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라는 루소의 말을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혼자서는 살 수 없는 것이 바로 우리 인간이다. 남과 더불어 살아가야 하고,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누면서 사는 것이 동물과 다른 인간만의 특성이다. 그러나 도시화,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인간의 삶을 자연스럽게 지탱해 주던 전통적 공동사회는 붕괴됐다. 빈부격차와 그에 따른 사회적 갈등이 공동체 붕괴에 따른 폐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게다. 우리같이 사회복지를 전공하는 이들의 궁극적 소망은 그런 폐해를 궁극적으로 지양하는 데에 있다. 그 단초를 서울디딤돌 사업에서 보았다고 한다면 지나친 기대일까. 자신의 지역사회를 사람 살 만한 곳으로 만드는 일이야말로 현대 공동체 운동의 올바른 모습이라고 믿는다. 이러한 공동체를 복원하려는 노력에 서울디딤돌 사업이 하나의 소중한 모델을 제공하고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전선영 용인대 라이프디자인학과 교수
  • 청주 지자체 첫 아동복지관 건립

    청주 지자체 첫 아동복지관 건립

    충북 청주시가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아동복지관을 건립한다. 시는 흥덕구 모충동 청남교 인근 옛 청소차량 대기소 부지에 국비 11억원 등 총 33억원을 투입해 아동복지관을 건립할 계획이라고 14일 밝혔다. 실시설계가 완료됐으며, 다음달 공사를 시작해 내년 5월 완공될 예정이다. 아동복지관은 연면적 1671.46㎡(506평)에 지상 3층 규모로 지어진다. 1층은 다목적홀·분임토의실·상담치료·컴퓨터실·동아리실, 2층은 사무실·장난감도서관·실내놀이터, 3층은 다목적실·체육활동실·강당·샤워장 등으로 꾸며진다. 1층 로비에는 재활용 환경작품을 상시 전시 및 관람할 수 있는 전시관이 마련된다. 태양광 발전시설도 설치돼 아동복지관의 일부 시설 전기를 해결한다. 모든 건축과정에서 석면 등 발암물질과 중금속 등 유해물질이 함유된 자재는 사용되지 않는다. 시는 아동복지관에서 운영하는 특수프로그램의 경우에만 이용료를 받고 각종 시설은 무상으로 개방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조만간 아동복지관 운영조례를 제정해 직영 또는 위탁 여부 등 구체적인 운영방침을 결정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법인이나 개인이 운영하는 아동복지관은 있지만 지자체가 운영하는 것은 처음”이라며 “아이들이 한 곳에서 다양한 문화 및 여가프로그램을 이용할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이번에 7억 7000만원을 들여 아동복지관 인근에 건강가정지원센터도 짓는다. 착공시기와 공사기간은 아동복지관과 같다. 건강가정지원센터는 연면적 443.39㎡(134평)에 지상 2층 규모로 1층에는 집단상담실, 회의실, 놀이치료실, 교육실이 배치된다. 2층에는 사무실, 상담실, 육아휴게실 등이 꾸며진다. 건강가정지원센터는 앞으로 저출산과 이혼율 증가 등 심각해지고 있는 가정문제의 예방과 해결방안을 위한 통합적인 가족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저소득층 가정과 맞벌이부부 자녀 등을 보살펴 주기 위한 아이돌보미사업도 실시할 계획이다. 청주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신혼이혼 늘어난다

    신혼이혼 늘어난다

    결혼한 지 4년이 넘지 않은 신혼부부의 이혼율이 갈수록 늘고 있다. 20년 이상된 부부의 이혼율은 신혼부부 다음으로 높다. 종전에는 5~9년차 부부였다. 13일 대법원이 발간한 ‘2009년 사법연감’에 따르면 지난해 이혼한 11만 6535쌍의 부부 중 28.4%에 달하는 3만 3114쌍의 부부가 결혼 4년 미만인 것으로 조사됐다. 신혼부부의 이혼율은 2004년 25.2%에서 2005년 25.9%, 2006년 26.5%, 2007년 27.1%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해마다 처리되고 있는 전체 이혼 사건 수는 2004년 13만 8932건에서 지난해 11만 6535건으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는 데 반해 신혼부부들의 이혼율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대법원 관계자는 “불행한 결혼보다 신속한 이혼에 사회가 관대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결혼을 했더라도 성격차이 등 불화가 이어질 경우 빨리 헤어져 하루빨리 새출발하는 것이 서로에게 효율적이라는 인식에 따른 사회적 현상이라는 게 대법원의 해석이다. 신혼부부의 이혼과 함께 20년 이상 함께 살아온 노부부 이혼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4년 18.3%를 기록한 후 2005년 18.6%, 2006년 19.1%, 2007년 20.1%로 상승세를 보이다가 지난해에는 23.1%였다. 전년도에 비해 무려 3%포인트나 급등했다. 2007년까지는 4년 미만 부부의 이혼 비중이 가장 높고 5∼9년차 부부가 그 뒤를 이었지만 지난해 처음으로 20년 이상 부부의 이혼 비율이 5∼9년차 부부를 앞질렀다. 서울가정법원 이명철 공보판사는 “황혼 이혼 부부의 경우 결혼생활에 대한 책임감을 바탕에 둔 사회 인식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거나 사실상 혼인관계가 파탄된 지 오래 됐지만 자식의 결혼 때문에 미루고 있다가 이혼하는 노부부가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이혼한 부부 가운데 자식이 없는 부부는 45.7%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004년 33.7%에서 2005년 35.9%, 2006년 38.9%, 2007년 41.1% 등으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반면 한 자녀를 둔 이혼 부부는 24.6%, 두 자녀 이혼 부부는 25.7%, 세 자녀 이상 이혼 부부는 4%였다. 오이석 유지혜기자 hot@seoul.co.kr
  • [데스크 시각] 이참과 다문화 가정/이기철 사회2부 차장

    [데스크 시각] 이참과 다문화 가정/이기철 사회2부 차장

    독일 출신 귀화인 이참씨가 최근 한국관광공사 사장에 임명됐다. 그의 임용이 참신하다거나 의외라는 등의 이야기를 많이 낳고 있다. 이민 당대의 성공과 함께 한국사회의 성숙과 포용력도 한 차원 높아진 것이 아니냐고 말한다. 우리사회 고질적 병폐인 학연과 지연, 혈연을 그가 초월할 것이란 기대감과 함께. 이참씨의 공직 임용은 그리 놀랄 만한 일이 아니다. 우리 역사에는 외국 출신들이 큰 역할을 한 사례가 꽤 된다. 멀리 가야시대 허황옥은 인도 출신으로 그와 그의 일행은 금관가야(경남 김해)의 집권층으로 스며들었다. 신라시대의 처용은 바다 비단길을 타고와 개운포(울산)에서 내린 아라비아 출신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경주의 쾌릉과 흥덕왕릉 앞에는 파마를 한 듯 꼬불꼬불한 턱수염의 서역(西域) 출신 무인석상이 버티고 서 있다. 죽어서도 왕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지키는 무인 최고의 영예를 안은 것이다. 인도와 아라비아 출신들이 교통이 발달하지 않았던 고대사회에서도 중용됐다. 어찌 보면 오히려 지금보다 더 개방적이었다. 고려시대에는 중국 후주 출신의 쌍기(雙冀)는 과거제 도입을 통해 광종의 개혁에 적극 나섰다. 조선의 발명가 장영실은 아버지가 원나라 유민의 후예인 혼혈이었고, 병자호란 때 화포로 큰 공을 세운 박연은 네덜란드 출신의 귀화인이었다. 근대에는 독일인 묄렌도르프(한국명 목인덕)를 비롯한 선교사들이 많은 활약을 했다. 우리가 외국인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한 것은 오히려 현대 들어서다.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 등을 겪고, 이를 극복하면서 단일민족을 지나치게 강조한 까닭이라 생각한다. 단일민족을 역설한 것은 고유의 문화와 독립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됐을 것이다. 그러나 실상 대한민국은 단일민족, 즉 한 핏줄이 아니다. 우리나라 성씨 275개 가운데 절반인 136개가 귀화 성씨다(1985년 통계). 또 우리나라 국제결혼 인구는 해마다 거의 1만쌍이나 된다. 지난해 한국 남성과 화촉을 밝힌 여성 이주자가 14만 4000여명에 이르렀다. 농촌에서는 한집 건너 ‘한국남-외국녀’ 커플이다. 다인종촌이 됐다. 대도시보다 오히려 글로벌화가 더 빨리 진행된다. 이들 다문화 가정과 그 2세들은 별의별 차별과 편견으로 고통받는다. 경제적 어려움, 문화적 이질감, 사회적 부적응, 정체성 혼란…. 이러다 보니 이혼율도 높아지고, 사회적 병폐도 낳는다. 이들은 한국에 그냥 사는(피 한 방울도 섞이지 않은) 외국인보다 더 심한 차별을 받는다. 결혼이주여성과 그 2세들을 돕고자 지방자치단체가 나섰다. 외국인 신부를 위한 한글 및 문화 강좌를 마련하고, 지역 관광을 통해 소속감을 심어준다. 친정 부모를 초청하거나, 고향 방문을 추진한다. 그러나 대부분은 우리의 가치와 전통만 강조하는 일방 통행식이거나 사진찍기용 1회성 이벤트 수준에 머문다. 이중언어 및 한국인 신랑에 대한 교육이 더 절실하다. 이들을 진정한 ‘우리’로 받아들이려는 우리의 노력이 부족하다. 결혼 이민자는 국적 취득 이전까지는 외국인이다. 태어난 아이는 한국인이다. 이런데서 파생된 문제는 법무부, 행정안전부, 외교통상부, 교육과학기술부, 여성부 등에 걸쳐 있다. 범정부적으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자치단체만로선 역부족이다. 외국인을 고위 공무원으로 앉히는 문제가 최근 많이 거론된다. 그것도 좋지만 결혼이주여성과 그 2세들의 문제를 외면해서는 안 되겠다. 이주 1세대 이참씨의 화려한 성공의 그림자 뒤에 이들이 사각지대로 방치돼서는 더더욱 안 되겠다. 이기철 사회2부 차장 chuli@seoul.co.kr
  • [서울신문 창간 105주년-중산층 두껍게]고용 안정이 한계중산층 지킨다

    한 발짝만 더 물러서면 빈곤층의 절벽 밑으로 떨어지게 되는 한계 중산층(중하층·중위소득의 50~70%)은 지난해 기준으로 대략 213만가구. 이들의 추락을 막는 것이야말로 중산층 확대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10여년간 중산층에서 사라진 사람들의 3분의2가 빈곤층으로 옮겨 갔는데, 그 중 태반이 한계 중산층에 걸쳐 있던 사람들이었다. ●“첫째도 일자리, 둘째도 일자리” 많은 전문가들은 한계 중산층의 안정된 고용 유지에 첫 번째 해답이 있다고 입을 모은다. 강신욱 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소득 10분위 가운데 3~4분위에 해당하는 하위 중산층은 상당수가 비정규직으로 4대 보험 등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들에게 제대로 된 일자리를 제공함으로써 4대 보험 등 공적인 사회안전망 안에 편입시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의료·주거·교육 분야에서 현물 급여를 주는 것도 병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유선 노동사회연구소 소장은 “희망근로나 청년인턴 등 초단기 일자리보다는 적더라도 안정적인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 장기적으로 중산층의 유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석훈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산층 재산 형성의 토대는 저축”이라면서 “저축을 많이 할 수 있도록 금융상품에 대한 비과세 혜택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불과 10여년 전만 해도 24.9%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고였던 우리나라의 가계 저축률은 내년에 3.2%로 최하위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 교수는 성인이 됐을 때 일정 수준의 종잣돈을 가질 수 있게 하는 ‘어린이펀드(CTF)’ 도입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가격 연착륙 유도해야” 중산층의 지출 부담을 줄이는 방안도 거론됐다. 고계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책실장은 주거비 부담을 중산층 위기의 핵심으로 꼽았다. 그는 “외환위기 이전에는 10년차 직장인이 대출로 집을 사는 것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20~30년이 지나도 불가능하다.”면서 “정부가 부동산 거품으로 경제위기를 이겨내려 하지 말고 부동산 가격을 연착륙시키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기선 가톨릭대 교육학과 교수는 중산층이 경제적 유산보다는 교육적 유산을 통해 사회적 이동을 한 집단임을 고려할 때 교육 투자를 많이 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중산층의 사교육비 부담이 줄어들기를 바라는 것은 무리라는 것이다. 그는 “입시경쟁 속에서 밤 10시 이후 학원교습 금지를 추진하는 것은 모순”이라면서 “무상교육을 고등학교까지 확대하고 공공 재정을 투입해 중산층 부모의 학자금 부담을 덜어 주는 동시에 대학간 격차를 보완하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사회인구학적인 측면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성명재 조세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고령화와 이혼율 증가가 중산층이 빈곤층으로 하락하는 주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경제 흐름의 변화 주기가 짧아지고 수명은 늘면서 하나의 기술로 평생을 사는 것이 힘들어졌다.”면서 “이것이 한계 중산층에 있던 사람이 노년기에 쉽게 빈곤층으로 떨어지는 이유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혼 증가로 편부모 가정이 늘어난 것 역시 빈곤층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출산 장려나 이혼숙려제 등 사회정책적 대응을 통해 중산층 대책의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열린세상] 남편으로 살아가기/박준철 한성대 인문과학연구원장

    [열린세상] 남편으로 살아가기/박준철 한성대 인문과학연구원장

    가끔 아내와 노래방에 가면 부르는 노래가 있다. 요절한 천재가수 김광석이 남긴 ‘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라는 노래다. 삶을 마감한 아내를 그리며 함께 살아온 인생의 편린들을 회상하는 주옥같은 노랫말이 서정적 선율을 타고 잔잔히 흐른다. 웬 청승이냐며 시비를 거는 아내도 슬며시 따라 부르니, 세월은 정녕 속일 수 없는 모양이다. 나이가 들수록 배우자밖에 없다는 말을 선배들로부터 자주 듣는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았던 아이들마저 머리가 커지면 무릇 딴 생각을 한다는 것이다. 온갖 뒷바라지를 하고 모든 것을 다 퍼주었건만, 제 갈 길 바쁜 자식들은 부모들의 ‘뜬눈으로 지내던 밤들’과 ‘흘리던 눈물방울’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열 효자 악처 하나만 못하다.’ 소리가 절로 나오고, ‘사위 밥은 서서 먹고, 아들 밥은 앉아 먹고, 영감 밥은 누워 먹는다.’는 말에 무릎을 치게 된다는 것이다. 부부간 애정과 결속이 더욱 요구되는 세태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치닫고 있다. 이혼율은 이미 세계 최고수준에 도달했고, 더욱이 ‘황혼이혼’이 급증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한 번 맺은 부부의 인연을 돌이킬 수 없는 운명이라 생각하며 살았던 시대는 어느덧 아득한 과거가 되어버렸다. 무엇보다도 아내들은 더 이상 온당치 못한 현실에 순응하는 수동적 존재가 아니다. 작년 서울에서 청구된 이혼 소송을 분석한 한 보고서에 따르면 소송 3건 가운데 2건은 여성이 제기하였다. 여성의 학력과 경제력 그리고 의식수준이 신장되면서 이제 부당한 대우나 불평등한 부부관계는 용인될 수 없다는 메시지가 울려 퍼지고 있는 셈이다. 남편들의 간담을 서늘케 하는 통계수치도 제시되었다. 결혼생활 10년이 넘은 이혼소송의 경우 여성의 절반이 재산의 50% 이상을 차지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나이가 들었으니 외도나 폭력 앞에서도 ‘웬만하면 참고 살겠지’를 기대한다면 큰코다치는 형국이 되어버렸다. ‘아내들의 반란’은 가부장주의라는 유구한 문화적 전통에 대한 저항이다. 가부장주의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사람들의 의식과 심성 속에 깊이 내면화되고 가정문화 속에 공고히 안착된 이념이다. 예나 지금이나 부부간의 애정과 협력은 가정의 초석으로 인정되어 왔지만 그것은 줄곧 남편의 권위와 아내의 순종을 전제로 하는 애정과 협력이었다. 여성은 가정이라는 울타리에 만족해야 하고, 가사와 양육을 전담해야 하며, 군림하는 남편에게 복종하고 헌신해야 한다는 젠더의 이데올로기는 유서 깊은 사회적 당위로 존속해 왔던 것이다. 불세출의 혁명가 마르틴 루터의 사례를 보자. 절대자 앞에서 만인은 평등하다는 교리로 세상을 온통 뒤집어 놓았던 그였건만, 정작 그의 가정에서 평등은 한낱 공허한 이념에 불과하였다. 그는 불혹을 넘긴 나이에 배필로 맞은 전직수녀 카타리나와 행복한 결혼생활을 한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나는 카타리나를 프랑스나 베네치아와 바꾸지 않겠다.’며 지극한 애정을 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혁명가 루터는 ‘여성은 벽에 박힌 못처럼 집에 있어야 한다.’면서 수구적 여성관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아내들의 반란’은 이미 오래전 잉태된 것이다. 여건이 달라진 현대사회에서 좋은 남편으로 살아가기는 결코 만만한 과제가 아니다. 구시대의 유물이라고 부단히 학습되지만 내심 탓할 바 없다고 생각하는 가부장주의에 미련을 떨치기가 좀처럼 쉽지 않다. 공교롭게도 ‘가장이 그것도 못 하느냐.’라는 질책을 받을 때는 가부장적 문화가 차라리 야속하다. 무엇보다도 아내들의 높아진 기대치는 유능함과 자상함을 동시에 요구한다. 안타깝게도 이를 충족시키기에는 역량이 턱없이 부족함을 수시로 절감하게 된다. 남성위주로 전개되어 온 역사의 채무자라도 된 듯하다. 남편으로 살아가기, 이 시대 남성들이 거듭 숙고해야 할 화두임이 틀림없다. 박준철 한성대 인문과학연구원장
  • 환자 47% 성관계 줄고 부부 불화로

    조루증은 100년도 훨씬 전인 1887년부터 의학서적에서 다루어진 질환이다. 1887년 조루증에 관한 최초의 의학적 보고가 있었고, 1959년에는 미국의 비뇨기과 의사 시멘스가 치료를 위한 행동요법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 때부터 조루증을 ‘생명을 위협하지는 않지만 삶의 질을 현저하게 떨어뜨리는 질병’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조루증의 구체적인 폐해가 일상의 표면으로 떠오른 게 이 때였다. 물론 조루증의 폐해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기원전 7세기에 써진 힌두교 성전 카마수트라에도 ‘조루증은 남녀 사이에 갈등을 일으킨다.’고 기록돼 있다. 2004년 세계 주요 국가에서 진행된 PEPA(세계주요국 조루증 유병률 및 태도 연구)에 따르면, 조루증은 남성의 성적 능력에 대한 자신감 결여의 차원을 넘어 일상 생활에서의 열정과 자신감까지 떨어뜨린다고 지적했다. 그런가 하면 조루증이 발기부전보다 더욱 심각하게 삶의 질을 훼손하며, 이로 인한 스트레스도 훨씬 크다고 보고했다. 연구 결과, 조루증 환자의 47.7%가 조루증으로 인해 성관계가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성관계가 줄어들면서 여성은 남성을 불신하게 되고, 불신은 불화로 이어져 종국에는 조루증 환자들의 높은 이혼율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남미에서 이뤄진 한 연구는 조루증인 남성과의 성관계가 여성의 성기능 장애를 유발하는 경향이 있다고 보고하기도 했다. 성관계에 대한 기쁨을 느끼지 못한 여성에게서 무(無)오르가즘증, 성욕저하 등의 성기능 장애가 관찰됐다는 것이다. 조루증으로 인한 이런 부정적인 영향은 정서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실제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 PEPA연구에 따르면, 조루증환자는 조루가 아닌 사람에 비해 비만·고지혈증·고혈압·발기부전 등의 질환에 더 많이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가족이 희망이다] “한부모·다문화·동성가족 등 다양성 인정돼야”

    [가족이 희망이다] “한부모·다문화·동성가족 등 다양성 인정돼야”

    급변하는 가족의 모습 속에서 가족의 의미도 새로워지고 있다. 가족은 해체되는 것일까, 아니면 재구성되는 것일까. 그렇다면 가족의 모습은 어떻게 달라질까. 7회에 걸친 ‘가족이 희망이다’ 시리즈를 총정리하기 위해 마련된 좌담에서 전문가들은 “시대의 변화에 따라 가족의 모습도 달라질 것”이라면서 “한부모가족, 다문화가족, 동성가족 등 다양한 가족의 형태를 받아들일 때가 됐다.”고 진단했다. 21일 본지 편집국에서 열린 좌담에는 강학중 한국가정경영연구소장, 권미혁 한국여성민우회 상임대표, 노혜련 숭실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조은희 서울시 여성가족정책관이 참석했다. ●가족은 어떻게 해체되고 있나 사회 지난해 금융위기로 불거진 가족 해체의 특징은 무엇인가. 지난 1998년 외환위기와는 어떤 차이가 있나. 조은희 정책관(이하 조) 두 시기 모두 경제적 위기로 이혼, 실직, 자살이 증가하는 등 가족 해체현상을 불러 왔다. 최근의 특징은 혼인에 의한 전통적 가족 형태가 무너지고 개인의 선택에 따라 다양한 가족 형태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높은 이혼율로 한부모 가정이 늘었고 결혼에 대한 가치관의 변화로 독신 가정이 늘었다. 또 원정 출산, 기러기아빠 등 가족이 점점 도구화되고 있다. 가족 기능이 변하고 있는 것이 11년 전과 다른 양상이다. 노혜련 교수(이하 노) 중산층의 빈곤화가 공통된 현상이다. 98년 외환위기로 가족 해체가 문제로 떠오르면서 다양한 복지제도가 도입됐다. 특히 아동 복지를 강화하는 정책을 도입했지만 오히려 보호시설이 난립하면서 아이를 더 쉽게 포기하게 만드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등 부작용도 생겼다. 잘못된 아동복지정책이 가정 해체를 용인한 셈이다. 권미혁 대표(이하 권) 우리나라의 아동 양육과 노인복지 영역은 사회적 시스템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는데 최근 금융위기나 98년 외환위기는 국가가 담당하던 사회복지의 축소를 불러오고 이에 따른 부담을 고스란히 가정이 지게 됐다. 과거보다 가족의 결속력이 약화된 지금은 98년 외환위기 때와는 달리 복지영역이 후퇴됐다. 사회 가족 해체의 원인은 무엇인가. 권 먼저 용어를 정리하고 싶다. ‘가족 해체’라는 용어는 부부와 아이 중심의 전통적 가족 형태를 ‘정상적’으로 보고 이것의 해체를 말하는 것이다. 그런 가족의 형태는 정상적이라는 의미보다는 다수가 택하고 있는 보편적인 가족의 형태에 불과하다. 현대 사회에는 다양한 형태의 가족이 존재한다. 그 중에서 부부와 아이 중심의 보편적 가족이 해체되는 것은 사회 구조의 변화에 따라 필연적인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강학중 소장(이하 강) 가족 해체의 유형도 구조적 해체와 기능적 해체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구조적 해체를 얘기하는데 기능적 해체도 심각한 문제다. 겉 모습은 가족의 형태를 띠고 있으나 가정폭력, 아동학대, 방임 등 가족 기능이 전혀 수행되지 않는 것을 말한다. 두 유형 모두 가치관의 변화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분명한 것은 예전만큼 가족을 ‘꼭 지켜야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약화됐다고 할 수 있다. 조 가족 해체의 원인으로 경제 위기를 가장 먼저 꼽을 수 있다. 가부장적 의식이 약화된 것도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과거에는 아버지의 권위가 절대적이었지만 여성의 사회 진출이 늘고 가치관이 변화하면서 가장 중심의 권위 의식이 많이 약화됐다. 개인의 희생을 담보로 하는 가족 의식이 없어진 것은 긍정적이지만 가족의 구심점이 약화되면서 과거에 비해 가족 해체도 쉽게 이뤄지는 경향이 있다. 사회 가족 해체의 가장 큰 피해자는 누구인가. 강 가족 구성원 모두가 피해자다. 그 중 자녀, 특히 사춘기 청소년들의 피해가 크다. 구조적 해체는 부모의 선택에 따른 것이지만 자녀들은 선택권 없이 오로지 피해를 입는 대상이 된다. 가족의 해체는 살아가는 데 가장 큰 스트레스의 원인이 돼 자존감을 떨어뜨리고 사회 관계망을 형성하는 데 어려움을 초래한다. 노 가족의 해체는 경제문제로 직결되는데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여성 가장의 빈곤율이 가장 높은 나라다. 핀란드의 5배 정도다. 여성 가장의 경제적 빈곤은 아동의 교육, 보건뿐만 아니라 정신적 긴장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낳는다. 또 한부모 가정, 조손 가정에서는 양육이 힘들어지면서 그룹홈이나 위탁 가정을 찾게 되는데 이곳에는 아픔을 가진 아이들이 모여 있기만 할 뿐 아이들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여건은 전혀 마련돼 있지 않아 지원책이 필요하다. 조 가족 해체가 아동과 청소년, 노인층에게는 우울증을 유발하고 치명적일 경우 자살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상담소의 사례를 보면 해체 가족의 부모들은 그 스트레스를 아이들에게 전가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아이들은 심리적인 문제에 부닥치고 심지어 법률적으로 해결할 일도 많기 때문에 아동 치료를 위해 상담사나 변호사 등 다양하게 구성된 팀을 만들어 피해아동을 위한 치유에 나서고 있다. ●가족 변화의 의미 사회 가족형태의 변화가 우리 사회에 가져온 의미는 무엇인가. 조 가치관의 변화다. 지금의 가족 해체 현상이 ‘해체’가 아니라 ‘재구성’이라고 생각한다. 현대 사회는 문화의 다양성과 개별적 가치관을 존중하기 때문에 가족의 범주도 다양할 수밖에 없다. 혈연이 아닌 정서적 연대감으로 뭉친 가족의 등장은 그만큼 사회적 가치관이 변화하고 다양해졌다는 것을 뜻한다. 노 가족의 정의를 확대해야 한다. 정부의 정책은 대다수가 전통적인 가족을 기준으로 삼고 있어 도움이 필요한 가정을 지원하지 못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가족의 형태가 다르듯 그들이 원하는 도움의 형태도 다양한데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정부의 정책뿐만 아니라 양성평등, 다문화 인정 등에 관한 교육도 유치원 때부터 시작해야 한다. 권 동감한다. 가족으로 살고 있어도 전통적 가족 형태가 아니라는 이유로 불편을 겪는 사례가 많다. 예를 들어 10년째 친구 관계로 동거하는 가족이 있는데 제도상 가족이 아니기 때문에 긴급히 수술을 받아야 할 때 수술 동의서를 쓸 수 없다. 미혼이기 때문에 대출도 받지 못하는 등 어려움이 많다. 가족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 사회 가족 형태가 변화화는 데 따른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있다면. 노 가족의 형태도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선택할 수 있게 된 점은 다양성의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다만 제도가 사회 변화를 따라가지 못해 겪는 어려움이 많다. 이러한 문제점을 어떻게 풀어가야 하는지가 정부의 큰 과제가 됐다. 조 과거처럼 아버지 혼자 가정을 책임지는 풍토는 많이 약화됐다. 개인의 희생을 담보로 한 가족의 유형이 사라지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가족의 결집력이 약화된 점은 아쉽다. 최근 증가하는 우울증과 자살도 가족 구조의 변화에 따라 사회 통합의 결속력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사회 앞으로의 가족은 어떤 모습을 띠게 될까. 권 점점 더 다양한 형태의 가족 혹은 공동체가 생길 것이다. 과학의 발달로 타인의 정자를 제공받아 아이를 낳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동성애 가족이 아이를 입양할 수 있도록 요구하는 일도 멀지 않을 것이다. 기존의 고립된 가족의 형태에서 벗어나 개인이 존중되는 문화 속에서 평등하게 지내는 공동체의 모습을 띠게 될 것이다. 강 같은 생각이다. 가족의 개념이 혈연보다 유대감, 정서 중심으로 변화할 것이다. ●가족 해체를 막을 방안은 사회 가족의 해체를 막기 위해 정부와 민간이 해야 할 노력은. 권 정부는 다양한 가족을 인정하고 가족의 해체보다 ‘가족의 변화’라는 현실을 수용한 담론에 기초해야 한다. 가족 정책을 ‘경기침체에 따른 위기가정 지원’이라는 콘셉트만으로 접근하는 것은 근본적 해결책이 아니다. 가족의 형태와 상관없이 ‘보편적 복지이념’에 근거한 정책을 세워야 한다. 민간에서는 다양한 가족의 형태가 차별없이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보편적 가족에 기반하고 있는 각종 복지제도와 사회문화를 다양한 가족 모두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바꿔야 한다. 노 정부가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데 통합된 정책이 없다. 건강가족 지원센터, 보호센터 등 기관은 많은데 제 기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공급자가 아닌 수요자 중심 서비스를 해야 한다. 일률적인 정책을 정해 놓고 그 기준에 해당하는 사람만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개별적인 서비스를 찾아서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큰 규모의 정책적 사업보다 지역사회 단위의 맞춤형 정책을 펼쳐야 한다. 조 좋은 지적이다. 보편적 기준에 얽매이지 말고 열린 가족의 개념을 도입해 지원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또한 사후 처리식이 아닌 예방 정책에 중심을 둬야 한다. 정책수립도 가족 형태가 변화하는 것을 수용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사회 현 시대 가족의 우리에게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노 혈연과 상관없이 본인이 가족이라고 생각하면 가족이 되는 시대다. 가족은 형태만 변했을 뿐 중요성은 그대로 남아 있다. 다변화된 사회 속에서 그래도 개인에게 위안과 휴식, 정서적 안정을 제공할 수 있는 것은 결국 가족이다. 조 혈연관계의 가족이든, 유대감 중심의 가족이든 가족은 예전부터 지금까지 사회 안전망의 기능을 계속 이어 오고 있다. 변화하는 가족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그들을 포용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강 가족이 ‘희망’이 되려면 전제조건이 필요하다. 가족이라고 마냥 안전망, 보금자리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가족 안에서 개인의 도리를 다하는 노력이 따를 때 가족은 희망이 될 것이다. 사회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정리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