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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속이혼 상담’ 유료화 논란

    ‘조속이혼 상담’ 유료화 논란

    성급한 이혼을 막기 위해 시범실시하고 있는 이혼숙려제를 거치지 않고 조속히 이혼을 바라며, 미성년자 자녀를 둔 부부들은 이르면 내년 봄부터 3시간의 유·무료 상담을 받아야 한다. 열린우리당 한명숙 의원이 국회에 발의할 ‘이혼절차에 관한 특례법안’은 미성년 자녀를 둔 부부에 대해 이혼의사 확인신청 전 3개월 안에 3시간의 상담을 받을 것을 의무화하고 있다. 이 법안은 이미 서울가정법원 산하 가사소년제도개혁위원회의 논의를 거쳤고, 다음달 중순쯤 확정된 법안이 제출될 예정이다. 대법원은 지난 3월부터 서울가정법원과 서울북부지법, 광주 가정지원에서 1주일간 이혼을 다시 생각해 보는 ‘이혼숙려제’를 시행하고 있으며, 이 기간을 필요로 하지 않는 부부에 한해 1시간의 법원내 무료상담을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한 의원의 법안은 이를 보다 확대해 숙려기간을 3개월로 늘리고 숙려기간을 거치지 않고 조속히 이혼하려는 미성년자 자녀를 둔 부부에게 3시간의 상담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문제는 시범실시 기간 중 무료인 상담이 전체 법원으로 확대될 경우 유료와 무료로 나뉜다는 점이다. 무료상담과 유료상담을 병행할 때, 유료상담이 쉽게 자리를 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유료상담을 원하는 부부가 있는 반면, 무료상담도 하기 싫어서 그동안 서울가정법원을 피해 다른 법원에 이혼신청을 하는 부부도 많았다. 게다가 국가가 이혼 전 상담을 의무화하면서 돈을 받는 것은 모순이라는 지적도 법률안 논의 과정에서 끊이지 않았다. 상담은 법원내 상담과 법원외 상담으로 나누어지며, 법원외 상담은 다시 유료와 무료로 갈라진다. 유료상담의 비용은 대법원 규칙에 따라 정해지는데, 시간당 5만∼8만원 정도로 정하는 안이 가장 유력하다. 서울가정법원 산하 한국가정법률상담소와 여성가족부 산하 건강가정지원센터를 제외한 나머지 기관은 대부분 유료상담 방식을 채택하게 된다. 상담전문가협회, 가족사회복지학회, 생활교육사협회, 목회상담협회, 여성의 전화 등 기존 상담기관에서 상담할 수 있다. 무료로만 이루어지던 상담을 유료상담까지 확대한 가장 큰 이유는 비용 때문이다. 시범실시 단계에서는 상담위원들이 모두 자원봉사 형태로 상담을 했지만, 상담을 전국 법원으로 확대하기 위해서는 상시적으로 상담에 임할 수 있는 인력이 필요해서다. 유료상담을 하면 상담의 질이 높아질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한국가족생활교육사협회장인 김태현 성신여대 교수는 “이혼은 정신적 스트레스를 동반하는 문제이고, 미성년 자녀 등의 문제가 부부 사이에서 해결되지 않으면 사회문제화될 수 있다.”면서 “유료상담을 한다면 이혼을 한 뒤에도 추가로 상담받을 수도 있고, 시간과 장소를 선택해 충분한 상담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가정법원 상담위원인 이정원 한영신학대 교수도 “서울가정법원에서 1시간 무료상담을 한 뒤 돈을 내고서라도 상담을 더 하고 싶다는 부부가 많다.”면서 “유료상담까지 상담폭을 넓히는 것은 젊은 부부들이 이혼에 신중하게 접근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법안이 통과되면 3개월의 경과기간 후 시행되기 때문에, 이르면 내년 봄부터 법시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법시행을 앞두고 전문상담기관 설치와 상담원 교육이 활기를 띠고 있다. 지난달부터 5∼20년의 경력을 지닌 상담사 385명이 이혼 전 상담 교육을 주말마다 받고 있다. 형사사건에서 법률구조를 받거나 국선 변호인을 선임할 수 있는 요건이 정해져 있는 것과 달리 특례법안에는 무료상담과 유료상담을 고를 권리가 온전히 개인의 선택에 달려 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배우자 동의없이 재산처분 못한다

    배우자 동의없이 재산처분 못한다

    주택 등 부부 공동재산을 처분할 때 반드시 배우자의 동의를 얻도록 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또 이혼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다. 경찰이 가정폭력 가해자에게 48시간 동안 퇴거·접근금지 명령을 내릴 수 있는 규정도 신설됐다. ●이혼숙려제 도입…소년법 적용 나이 10세로 낮춰 서울가정법원 산하 가사소년제도개혁위원회(위원장 한명숙)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민법·가정폭력범죄처벌특례법·소년법 등 5개 법안 개정안을 마련했다고 29일 밝혔다. 위원회는 다음달 말쯤 개정안을 대법원에 보고한 뒤, 법무부를 통해 가을 정기국회 때 법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개정 법률은 이르면 내년 1월1일부터 시행된다. 위원회가 마련한 이혼절차에 관한 특례법안은 이혼을 하기 전 3개월 동안 이혼 의사확인·조정 등을 하는 이혼숙려제도의 도입을 주요내용으로 삼고 있다. 이혼숙려제도는 지난 3월 서울가정법원에서 처음 도입해 시범실시 두달 만에 이혼취하율이 도입 전보다 2배로 늘어나는 가시적인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소년법과 관련해서는 법이 적용되는 소년의 나이를 현행 12∼20세에서 10∼19세로 낮췄다. 위원회는 형사사건과 보호사건으로 나눠 각각 일반법원과 가정법원에서 처리하고 있는 소년범죄를 한 개의 법원에서 일괄 처리할 수 있도록 소년법원을 신설키로 했다. 이와 함께 소년범의 단기보호관찰 기간을 6개월에서 1년으로, 사회봉사 수강시간을 50시간에서 100시간으로 늘릴 방침이다. ●판결보다는 상담 위주…가정폭력에 공권력 처벌력 강화 이번 법률 개정안에서 가장 많이 쓰인 단어는 ‘협의’와 ‘상담’이다. 위원장인 한명숙 열린우리당 의원은 “이번 개정안은 부부생활에서 실질적인 평등을 실현하고, 이혼 때 충분한 협의과정을 거치게 해 미성년 자녀를 배려하지 않는 무책임한 이혼을 줄이는 데 주안점을 뒀다.”고 말했다. 소년법 개정과 관련해서는 “소년범죄가 흉포화되고 있는 현실에서 처벌보다는 교화·교육에 힘써야 된다는 공감대가 위원들간에 형성돼 소년법원 설치 등 선진제도를 적극 도입했다.”고 덧붙였다. 가정폭력에 대한 공권력 개입을 강화한 것은 이번 안에서 가장 획기적인 시도로 평가받는다. 서울가정법원 김선종 수석부장판사는 “일반이혼은 숙려기간 도입 등으로 어려워졌지만, 가정폭력에 의한 이혼은 예외로 규정해 비교적 쉽게 할 수 있도록 절차를 마련했다.”면서 “특히 가정폭력의 피해자가 위급한 상황에 놓이면 곧바로 경찰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규정을 신설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초 위원회에서 거론됐던 부부강간죄 신설안은 시기상조라는 의견에 밀려 다음 기회로 논의가 미뤄졌다. ●가정법원 위주 재편, 공론화 과정 거쳐야 10개월의 장고 끝에 나온 위원회의 이같은 개정안에 대해 검찰과 법무부는 물론 대법원도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정안의 상당 부분이 검찰의 기소권을 일부 제한하거나 법원 조직을 신설하는 등의 굵직한 사안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년범 사건을 관장하는 법무부 보호국의 한 관계자는 “위원회가 법원 쪽 인사 중심으로 구성돼 개정안에 검찰 등 다른 기관의 입장이 반영되지 못한 것 같다.”면서 “법원과 검찰, 기타 관계자들이 모여 심도있는 토론과정을 다시 거쳐 결정할 사안”이라고 거부감을 표시했다. 한 위원장은 지난 27일 기자간담회에서 “법무부에서 정부입법할 사항과 의원입법으로 처리할 사항을 결정하면 당정 협의·국회 법사위와의 협의를 거쳐 의원입법에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개정안이 정부입법과 의원입법으로 분산돼 국회에 상정될 경우 개정안을 추진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거나 안의 상당 부분이 변질될 것으로 예상된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여보, 미워도 다시한번…”

    전국에서 처음으로 지난 3월 이혼숙려제도를 시범도입한 서울가정법원에는 한달간 683쌍이 협의이혼을 신청했으나 무려 80쌍(15.50%)이 신청을 취하했다. 이 법원이 새 제도를 실시하기 전인 지난 1월 555쌍 중 39쌍(7.51%)이 취하한 것과 비교하면 취하율은 갑절쯤 높아졌다. 판사 앞에서 이혼을 확인하기 전 상담을 받거나 혹은 상담을 받지 않으려면 1주일쯤 생각할 시간을 주는 숙려기간을 두도록 협의이혼 절차를 바꾼 결과다.2월까지는 협의이혼 신청 당일이나 다음날 이혼을 확인해 줬다. ●첫 출발 순조로운 이혼숙려제 20대 후반의 A씨 부부는 첫돌도 안된 아들까지 있는 결혼 2년차의 부부. 하지만 성격차로 신혼 초부터 티격태격하는 일이 잦았고 결국 협의이혼을 하겠다며 법원을 찾았다. 바뀐 절차에 따라 부부는 상담을 하게 됐다. 이들은 서로에 대한 이해가 모자랐음을 느끼고 신청 취하에 합의했다. 결혼 12년차의 B씨 역시 남편과 성격이 맞지 않는다며 부부가 법원을 찾았다.B씨는 상담때 “무슨 대화가 필요하냐.”면서 대화를 피하던 남편 앞에서 가슴에 쌓아뒀던 말을 털어놨고 결국 남편도 자신이 잘못한 점이 있음을 인정했다.B씨 부부도 서류를 찢고 가정으로 돌아갔다. 가정법원 관계자는 “B씨의 사례는 이혼을 하려는 마음보다는 남편에게 경각심을 주려는 것이 더 컸던 것이 사실이지만 새 제도가 없었다면 이혼할 가능성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새 제도에도 불구하고 이혼의사가 분명한 부부들은 대부분 이혼 전 상담을 거쳐 당일이나 다음날 확인을 받는다. 상담을 받은 76쌍의 부부 중 이혼의사를 굽히지 않아 확인된 부부가 59쌍으로 83.1%에 달했다. 그러나 상담 후 5쌍의 부부가 취하서를 바로 법원에 제출했고, 다른 5쌍은 상담을 받고 기일에 출석하지 않아 취하로 간주됐다. 또한 1주일을 기다렸다가 처리된 445건 가운데 확인기일에 출석하지 않는 부부도 70쌍이나 됐다. 가정법원의 한 판사는 “부부 양쪽이 기일에 오지 않아 취하로 간주된 이들 모두가 이혼의사를 철회했다고는 할 수 없고 생활에 쫓겨 못 온 사람도 있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는 “짧은 1주일이지만 다시 한번 이혼에 대해 생각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홧김이혼 줄이는데 도움될 것” 가정법원의 다른 관계자는 “배우자의 불륜, 가정폭력 등 정말 이혼을 하려는 사람들에게 상담과 숙려제도는 무의미하다.”면서도 “다만 홧김에 이혼을 하려고 한다거나 이혼을 할지말지 고민하고 있는 부부에게는 확실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댁과의 경제적 문제로 가정법원을 찾은 C씨의 사례가 그렇다. 결혼생활 1년에 1살짜리 딸을 둔 C씨는 남편과는 별다른 문제가 없었으나 혼수가 빌미가 됐다. 시댁에서 혼수를 문제삼을 줄 몰랐던 C씨는 남편에게 이혼하자고 말을 꺼냈고, 부인을 이해할 수 없던 남편도 협의이혼에 동의했다. 상담을 통해 그동안 부인의 힘들었던 사정을 알게 된 남편은 “앞으로는 내가 도와주겠다.”면서 이혼의사를 뒤집었고, 결국 C씨도 이혼은 없었던 일로 하기로 했다. 서울가정법원 김선종 수석부장판사는 “상담 등을 통해 이혼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거나 미성년 자녀가 있는 부부의 경우 이혼 후 친권·양육권·면접교섭 문제 등을 논의할 수 있다.”면서 “장기적으로는 이혼 직전의 상담이 아니라 문제가 생겼을 때 곧바로 부부가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문화를 바꿔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데스크시각] 이혼이 줄었다고?/허남주 주말매거진 We팀장

    결혼 때 배우자를 천생연분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사람, 행복한 결혼을 확신하지 않았던 이가 있을까. 하지만 ‘불행한 결혼보다는 행복한 이혼이 낫다.’는 말이 긍정적 명제로 인정받은지 오래다. 그래서 지난해 공신력있는 기관에서 발표한 이혼률 47.4%이라는 분석은 고개를 갸웃거리게 했음에도 결혼제도의 위기에 대한 강력한 경고로 받아들여져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결혼한 2쌍 중 1쌍이 이혼한다는 지적은, 약간 과장한다면 ‘나도 예외가 아니다.’는 불안감을 불러왔고 ‘노력하면 달라질 수 있다.’는 가능성보다는 무력감으로 다가왔다. 그런데 1년만에 이혼이 줄고 있다는 통계가 나왔다. 통계청은 ‘2004 혼인·이혼통계 결과’를 통해 2004년 한해 이혼한 부부는 13만 9365쌍으로 이는 2003년보다 2만 7731쌍이 줄었다고 한다.1년만에 무려 16%나 줄었다는 얘기다. 최근 16년간 지속적인 증가추세였고,98년이래 급증세였던 이혼률이 줄었다는 것은 반가운 소식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지난해 47.4%가 이혼한다는 통계를 접했을 때처럼 이혼이 감소하는 추세라는 희소식을 접하고도 고개를 갸웃거리게 된다. 단 한 해의 통계만으로 ‘줄어드는 추세’라고 속단하는 것도 그렇거니와 이혼율이 줄어든 이유로 내세운 것역시 석연치않다. 정부는 ‘이혼율이 높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이혼을 자제하자는 사회적 분위기(숙려기간 도입 등)가 점차 고조된 결과로써 이혼 과열양상이 제자리를 찾는 현상때문’이라고 해석했다. 과연 그럴까. 나 하나라도 참아서 이혼률을 낮추자고 국민 한사람 한사람이 각성했다? 교통사고와 함께 부끄러운 세계 높은 순위를 차지한 그 이혼률을 낮추기 위해서? 더욱이 3월 2일 도입된 이혼숙려제의 효과가 벌써 나타났다는 것은 우리 사회가 아무리 ‘냄비현상’이 있다해도 설명이 안된다. 물론 이혼숙려제가 앞으로 일정한 역할을 해줄 것은 의심하지 않는다. 이혼에 합의한 사람들에게 법원이 이혼확인을 2주 정도 늦추기만해도 이혼신고를 하지않는 사람이 늘어났다는 사례에 비춰볼 때 협의이혼하려는 사람에게 1주일의 시간 여유는 분명 생각의 시간을 늘려주는 것이다. 그럼에도 제도 시행 한달만에, 아직 가정법원에서 한달간의 성과가 수치로 나오지도 않은 제도에 이혼을 줄인 공을 돌리기엔 논리가 딸린다. 한편 이번 통계에서 눈에 띄는 것은 젊은 층의 이혼이 줄어든 반면 결혼 20년이상 장·노년층의 이혼은 계속 늘고있다는 것이다. 이제 결혼경력이 길다는 이유로 “요즘 젊은애들은 이혼을 밥먹듯이 한다.”는 잔소리를 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렇다면 젊은 층의 이혼은 왜 줄었을까. 답은 간단하다. 초혼이 줄고, 초혼연령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또 하나 동거의 증가가 그 원인이다. 젊은 층의 동거는 이미 사회적 현상 중 하나이지만 아직 통계를 잡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혼인·이혼의 정부통계에선 완전히 빠져있다. 결혼이 없으니 이혼이 있을 리가 없다. 게다가 ‘서류상 정리하는 것도 일종의 사치다. 먹고 살기도 힘들고 나눌 재산도 없다면 이혼도 안한다.’라는 말을 들으면 쉽게 낮아진 이혼율을 기뻐할 일만도 아닌 것같다. 말이 나온 김에 짚고 가자. 두 쌍, 혹은 세 쌍 중 한 쌍이 이혼한다는 분석이 사실일까. 통계청은 지난해 통용됐던 47.4%의 이혼은 잘못된 분석이라고 적시했다. 결혼연령대는 20∼30대이고 이혼은 20대부터 70대까지 전 연령층에서 일어나는 일임을 고려해, 가중치를 두고 계산한다면 우리 사회의 실제 이혼율은 15.8% 정도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더욱이 아직은 결혼과 혼인신고를 중시하는 우리의 결혼문화와 동거가 일반화된 서구의 이혼통계를 비교하는 것도 무의미하다 한다. 우리 사회의 이혼률이 수치만으로 따져 세계수준이라고 볼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어쨌든 이혼이 줄어든 것은 일단 다행한 일임에 분명하다. 앞으로도 우리 사회의 건강성이 가정에서부터 출발, 확산되기를 바란다. ‘결혼은 판단 부족, 이혼은 인내심 부족, 재혼은 기억력 부족∼’대중가요의 한 구절이 귀를 잡는다. 허남주 주말매거진 We팀장
  • ‘이혼숙려제’ 가 이혼 줄였다

    이혼에 합의하더라도 부부가 일정기간 냉각기를 갖는 ‘이혼 숙려제도’가 이혼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서울가정법원 산하 가사소년제도개혁위원회에 제출된 ‘각 법원별 협의이혼 실태조사’에 따르면 부부가 이혼에 합의했더라도 법원이 이혼확인을 늦추면 협의이혼율이 크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주지법 제천지원의 경우 지난해 11월부터 협의이혼 확인날짜를 신청 당일에서 8∼13일 후로 변경했더니 이혼건수가 크게 줄었다. 올초부터 지난달 6일까지 협의이혼신청 부부 388쌍 가운데 22%인 78쌍이 확인일에 출석하지 않았다.2002년에는 568쌍 가운데 6%인 35쌍만이 법정에 나오지 않거나 확인을 받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11월부터 확인날짜를 변경한 덕에 신청부부 566쌍 가운데 11%인 65쌍이 이혼하지 않았다. 청주지법 충주지원도 올초부터 확인날짜를 2주후로 바꾸자 이혼확인율이 24% 감소했다. 청주지법 영동지원은 지난해 6월부터 이혼확인일을 일주일에 세번에서 두번으로 줄여 이혼율을 줄였다.2002년 이혼신청 부부 196쌍 가운데 7%인 13쌍이 이혼을 포기한 데 반해 지난해에는 213쌍 가운데 11%인 23쌍이, 올 8월까지는 126쌍 가운데 17%인 22쌍이 이혼하지 않고 집으로 돌아갔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이혼전상담제 도입후 부부 15%가 ‘집으로’

    이혼전상담제 도입후 부부 15%가 ‘집으로’

    “이혼 합의가 충동적인 결정은 아닌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세요.” 서울북부지법 본관 3층 이혼상담실. 머리가 희끗한 곽윤배(70) 조정위원이 ‘예비 이혼부부’ 하모(35)·이모(32)씨에게 ‘인생선배’로서 진지하게 충고를 하고 있었다. 세 사람은 ‘협의이혼 전 상담제도’에 따라 한자리에 마주 앉은 것. 이 제도는 판사가 이혼의사를 확인하면 불과 10분 만에 법적으로 완전히 남남이 되어버리는 협의이혼의 문제를 보완하고자 북부지법이 지난 4월 독자적으로 도입했다. ●4월 실시 이후 358쌍이 상담받아 시선을 외면한 채 나란히 앉은 부부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 곽 위원이 “이혼으로 가장 고통받는 것은 자녀라는 사실을 아느냐.”면서 “다섯살짜리 아들은 어떻게 키울 것이냐.”고 물었다. 아내는 곽 위원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눈시울이 붉어지기 시작했다. “남편이 1997년 외환위기 때 사업에 실패한 뒤 직장을 알아볼 생각도 하지 않아요. 빚은 쌓여만 가는데….”“아내가 무능력하다며 무시합니다. 게다가 종교에 깊이 빠져 집안도 돌보지 않아요.” 부부의 넋두리는 30분이 넘게 이어졌다. 오랫동안 막혀 있던 대화의 물꼬가 터지면서 부부의 굳은 표정도 조금씩 누그러졌다. “이혼은 언제라도 할 수 있어요. 그러나 이혼하고 겪을 고통은 후회해도 돌이킬 수 없습니다. 정말 더 이상의 해결 방법이 없는지 묻고 또 물으세요. 오늘 두 사람이 겪는 ‘위기’가 내일의 ‘추억’이 될 수도 있어요.” 끈질긴 설득 끝에 아내가 먼저 “마음속 응어리를 쏟아내고 나니 후련하다.”면서 “다시 생각해 보겠다.”고 일어섰다. 남편도 고개를 끄덕이며 이혼서류를 슬그머니 상담실에 놔둔 채 따라 나섰다. 북부지법은 이혼에 합의한 부부가 법원에서 확인절차를 밟기 전에 상담을 받도록 권고하고 있다. 지난 4월1일부터 9월20일 사이에 협의이혼을 신청한 부부는 모두 3361쌍. 강제규정이 아닌 만큼 이 가운데 10.7%인 358쌍만이 상담을 받았다. 하지만 상담을 한 부부의 15%인 53쌍은 하씨 부부처럼 이혼을 포기했다. ●조정위원중 18명이 전직 교장선생님 윤우진 수석부장판사는 “협의이혼이 급증하는데도 판사들은 기계적으로 이혼의사를 확인할 뿐이었다.”면서 “이혼숙려제도를 도입하는 입법이 이루어지기 전이라도 법원이 자체적으로 충동적 이혼을 막을 방안을 찾아야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전체 이혼에서 협의이혼의 비율은 86%, 재판이혼은 14%로 나타났다. 지난 2월 김목민 법원장이 부임하면서 협의이혼부부를 위한 이혼상담제도 준비는 본격화됐다. 김 법원장은 지난해 12월 전주지법에 이 제도를 국내 처음으로 도입했다. 유준열 호적계장은 “이혼서류를 접수할 때 머뭇거리거나 맞벌이로 자녀양육이 어려울 것 같은 부부에게 상담을 권한다.”고 설명했다. 협의이혼하려는 부부를 설득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 조정위원은 초·중·고 교장 출신 18명이다. 하루에 한 사람씩 상담실에 나와 평균 5∼6쌍의 부부를 맞는다. 양재우(68) 조정위원은 “30대 부부가 많은데 일부는 자존심·감정싸움을 하다 이혼 얘기까지 오간 것”이라면서 “남편과 아내를 따로 불러 속마음을 다독거리고, 자녀들 장래를 걱정하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는 것이 보통”이라고 말했다. ●법적 강제력 없고 예산적어 아쉬움 그러나 이혼상담제도가 법적 강제력이 없다는 점은 한계다. 박철 판사는 “대부분 상처가 깊이 곪은 상태에서 법원을 찾는 데다 전문가와 가정문제를 상담한 경험이 없어 부담을 갖는다.”면서 “상담이 꼭 필요해도 이혼 당사자가 강력히 거부하면 강제할 방법이 없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예산이 부족한 것도 어려움이다. 전주지법은 상담위원에게 하루 7만원씩 지급하기가 벅차 지난달부터 상담을 매주 한 차례로 대폭 줄였다. 북부지법 조정위원들도 무료로 상담을 하고 있다. 윤우진 수석부장은 25일 “예산만 넉넉하다면 가정·심리학을 전공한 전문가를 상담자로 초청해 더 많은 부부에게 이혼에 이르지 않는 방안을 제시해 주고 싶다.”고 희망했다. 정은주 박경호기자 ejung@seoul.co.kr
  • [시론] 위기의 가정, 국가적 대책 세워야/한복룡 충남대 법대교수

    지금 우리의 가정은 미증유(未曾有)의 변화를 겪고 있다.10년전까지만 해도 우리 가정을 세계에서 자랑할 만한 모델로 내세우는 사람도 있었다.그러나 잘못된 평가였음이 현실에서 점차 입증되고 있다. 최근 통계청에 의하면 우리나라 이혼율은 세계 2위,OECD국가 중에서 미국 다음을 기록하고 있다.출산율 세계 최저,급속한 고령사회 진입 등 암울한 통계치도 나오고 있다.산아제한정책을 시작한 때가 불과 30여년 전인데 이제 출산장려책을 마련,고령화 사회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마치 바다를 항해하는 배가 삼각파도를 만난 격이다.배가 전복될지도 모르는 심각한 위기에 처한 것이다. 더욱 불길한 증조는 이혼율 세계 1위를 코앞에 두고도 정부가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한 채 적절한 대비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우리 가정은 남아출산율,‘고아수출’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가정폭력 문제도 심각하다.이러한 문제를 제때 치료하지 않고 방치했기에 지금 같은 위기가 닥쳐온 것이다. 안정된 가정은 개인행복의 바탕이며 국가발전의 원동력이다.많은 사람들이 가정의 평화가 세계평화의 기초가 된다고 믿고 있다.1960년대에 이미 급격한 이혼율 상승을 경험한 선진국은 산업화에 따른 가족의 대변화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가정을 안정시키기 위해 국력을 집중하고 있다. 주목할 만한 것은 ‘유책이혼’에서 ‘파탄주의 이혼’으로 대전환을 시도하고,국가의 인력과 예산을 가정의 안정과 복지를 위해 투입했다는 점이다.파탄주의로 바꾼 것은 가족법 역사상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라고 표현될 정도로 큰 변화다. 국가가 이혼에서 잘못된 자와 잘한 자를 판정해주는 소극적 기능서 탈피한 것이다.대신 이혼 결과와 사회적 약자인 배우자와 미성년자의 자립가능성에 초점을 맞췄다.또 이혼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다.이른바 패러다임의 대전환이 이루어진 것이다. 이제 우리도 수많은 가정파탄을 소극적으로 대처해서는 안 된다.이혼 후의 파탄가족구성원의 자립은 물론 혼인을 적극적으로 안정시키기 위한 범국가적 시책을 마련해야 한다.더 이상 유책주의 이혼제도에 머물러서도 안 된다.하루빨리 파탄주의 이혼제도로 전환하고,새로운 시대에 맞는 부부 및 가족윤리확립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외국에서는 이혼제도의 개선을 20세기 화두로 삼았고,21세기에는 자녀의 복리증대에 그 자리를 내줬다.우리도 이혼제도의 개선과 더불어 자녀가 최대의 복리를 누리도록 대안을 서둘러 세워야 한다. 음양의 조화를 강조한 주역·시경 등 동양의 고전에도 주목할 만한 지혜가 있다.혼인을 ‘인륜지대사’로 인식,국가적 관심을 기울였던 선인의 지혜에도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현재 우리는 호주제 존폐론에 지나치게 국력을 소모하고 있지 않나 싶다.지금 더 시급한 것은 위기의 가정을 구하는 일이다.다행히 보건복지부가 ‘이혼숙려기간’‘건강가정육성기본법’ 등을 통해 혼인의 안정을 꾀하려 하고 있다.가정법원도 오는 5일 가사소년제도개혁위원회를 발족시킨다.전통적인 사법시스템의 틀에서 벗어나 근본적인 치유책을 마련,건강한 가정과 사회시스템을 구축하려는 이러한 노력은 꼭 필요한 일이다. 한복룡 충남대 법대교수˝
  • 이혼제도 어떻게 바뀌나

    지난해 이혼한 부부 16만 7000여쌍 가운데 협의이혼은 86%인 14만 4000여쌍이다.협의이혼의 문제점은 절차가 너무 단순하다는 점이다. 대전지법 유재복 판사는 “협의이혼에서 판사가 할 일이 전혀 없다.부부가 짜면,가장이혼도 가능하다.가끔 가정붕괴의 들러리나 서는 듯한 배반감마저 느낀다.”고 말했다.가정법률상담소 곽배희 소장은 “지나치게 절차가 간단해 대부분 준비없이 이혼한다.”면서 “그래서 이혼한 뒤 양육·재산분할·위자료 등 문제를 상담하러 다시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혼숙려기간·상담제도 도입 이혼숙려제도와 상담제도의 도입이 검토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가정법원이 교육프로그램으로 예비 이혼부부에게 자녀양육문제 등 이혼에 따른 제반 문제를 생각할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보건복지부가 추진하는 ‘이혼 전 상담의무화제도’와 비슷하지만 가정법원은 재판상 이혼까지 확대한다. 반면 재판상 이혼은 재산문제를 이혼과 결부시켜 개인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한다는 지적을 받는다.‘유책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선 가정이 이미 붕괴했더라도 잘못을 저지른 쪽은 이혼을 청구할 자격이 없다.한 변호사는 “재판상 이혼에서는 상대의 치부를 일일이 들춰내야 이길 수 있다.”면서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에선 이혼한 부부가 ‘원수’로 남는 것도 이러한 이혼제도 탓”이라고 강조했다. ●이혼과 재산분할·양육권·위자료 분쟁을 분리 일부에서는 이혼과 위자료·재산분할·양육권을 분리하자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가정이 완전히 해체된 상황이라면 잘못에 상관없이 이혼을 허가하되,피해를 입은 상대방에게 정신적 고통에 따른 위자료를 지급하도록 법률을 개정하자는 것이다. 개혁위원회는 합리적인 재산분할을 위해 한쪽이 재산을 빼돌리는 것을 막는 방안도 검토한다.이혼신청을 할 때 부부가 재산목록·소득내역 등을 신고하고,이를 어기면 과태료·감치 등 법적 제재를 하는 방안이다. 이찬진 변호사는 “이혼은 부부사이의 문제가 아니라 가족 전체의 문제”라면서 “자녀의 권리가 침해당하지 않도록 이혼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자녀가 꾸준히 양육비를 받도록 법원이 공탁을 받거나 세무당국이 달마다 일정금액을 압류하는 등 강제하는 방안도 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은주 박경호기자 ejung@seoul.co.kr˝
  • 이혼제도 어떻게 바뀌나

    지난해 이혼한 부부 16만 7000여쌍 가운데 협의이혼은 86%인 14만 4000여쌍이다.협의이혼의 문제점은 절차가 너무 단순하다는 점이다. 대전지법 유재복 판사는 “협의이혼에서 판사가 할 일이 전혀 없다.부부가 짜면,가장이혼도 가능하다.가끔 가정붕괴의 들러리나 서는 듯한 배반감마저 느낀다.”고 말했다.가정법률상담소 곽배희 소장은 “지나치게 절차가 간단해 대부분 준비없이 이혼한다.”면서 “그래서 이혼한 뒤 양육·재산분할·위자료 등 문제를 상담하러 다시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혼숙려기간·상담제도 도입 이혼숙려제도와 상담제도의 도입이 검토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가정법원이 교육프로그램으로 예비 이혼부부에게 자녀양육문제 등 이혼에 따른 제반 문제를 생각할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보건복지부가 추진하는 ‘이혼 전 상담의무화제도’와 비슷하지만 가정법원은 재판상 이혼까지 확대한다. 반면 재판상 이혼은 재산문제를 이혼과 결부시켜 개인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한다는 지적을 받는다.‘유책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선 가정이 이미 붕괴했더라도 잘못을 저지른 쪽은 이혼을 청구할 자격이 없다.한 변호사는 “재판상 이혼에서는 상대의 치부를 일일이 들춰내야 이길 수 있다.”면서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에선 이혼한 부부가 ‘원수’로 남는 것도 이러한 이혼제도 탓”이라고 강조했다. ●이혼과 재산분할·양육권·위자료 분쟁을 분리 일부에서는 이혼과 위자료·재산분할·양육권을 분리하자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가정이 완전히 해체된 상황이라면 잘못에 상관없이 이혼을 허가하되,피해를 입은 상대방에게 정신적 고통에 따른 위자료를 지급하도록 법률을 개정하자는 것이다. 개혁위원회는 합리적인 재산분할을 위해 한쪽이 재산을 빼돌리는 것을 막는 방안도 검토한다.이혼신청을 할 때 부부가 재산목록·소득내역 등을 신고하고,이를 어기면 과태료·감치 등 법적 제재를 하는 방안이다. 이찬진 변호사는 “이혼은 부부사이의 문제가 아니라 가족 전체의 문제”라면서 “자녀의 권리가 침해당하지 않도록 이혼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자녀가 꾸준히 양육비를 받도록 법원이 공탁을 받거나 세무당국이 달마다 일정금액을 압류하는 등 강제하는 방안도 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은주 박경호기자 ejung@seoul.co.kr
  • 가족치료 전문가 올슨 박사 내한

    “이혼을 줄일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은 결혼 전 상담입니다.” 가족치료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데이비드 올슨(64) 박사는 8일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올슨 박사는 미국에서만 300만명이 경험한 대표적인 가족상담프로그램 프리페어/엔리치의 개발자로 ‘가족과 결혼관계 연구소(소장 김덕일)’와 ‘엔리치 코리아(대표 나희수)’의 초청으로 강연회를 갖기 위해 7일 내한했다. 올슨 박사는 “결혼 전,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은 이혼과 관계없다고 생각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며 “관계가 악화된 다음 노력하는 것보다 결혼 전부터 이혼을 예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즉 성대한 결혼식을 위한 준비에만 시간을 할애하지 말고 서로의 시각·가치관에 대해 좀더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몇 년 전부터 결혼 전 상담을 장려하는 사회적인 움직임이 있다.”고 소개하면서,실제로 미네소타,텍사스 등 5개주에서는 2∼3년 전부터 결혼전 상담을 받으면 혼인신고 비용을 깎아준다고 알려줬다.한국에서도 이혼 전 일정 기간의 유예를 두는 ‘이혼숙려기간’도입을 앞두고 있다는 것에 대해 “정부는 이혼이 임박한 사람들보다는 결혼을 앞둔 사람들의 이혼을 예방하는 데 힘을 쏟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30년간 부부상담을 해 온 올슨 박사는 최근 이혼 급증의 가장 큰 원인을 ‘대화의 부재’ 혹은 ‘대화의 기술 부족’이라고 지적했다.“대다수의 부부들이 각자의 일이나 가족전체 문제에 집중할 뿐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서는 신경쓰지 않는다.”라고 꼬집으며 “최소한 한 달에 하루는 부부만을 위해 시간을 보내야 한다.”고 제안했다.또 1년에 한 번 정도는 부부상담을 받을 것을 권했다. 대다수의 한국 사람들이 남에게 사적인 얘기하는 것을 꺼린다고 하자 “남에게 내 얘기를 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부부상담을 배우자와 대화할 기회로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배우자의 장점과 고쳐줬으면 하는 부분을 각각 5개씩 적어 서로 공유하는 것도 이혼을 예방하는 좋은 방법이라고 말한다.장점은 부각시켜 오랫동안 기억하고 고쳐주길 바라는 부분은 대화 등을 통해 조정해 나가라고 주문했다.최근 늘어나는 동거가 이혼을 예방할 대안이 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그는 “아니다.”라고 단호하게 답했다.“흔히 동거를 결혼의 테스트 단계라고 생각하지만 동거는 각자가 보다 독립적이라는 면에서 결혼과는 엄밀한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결혼을 앞두고 결혼전 교육과 상담을 받아,잠재적 갈등 요소를 미리 발견하고 해결 방안을 찾음으로써 행복한 결혼생활을 할 것을 권했다.www.mnf.or.kr (02)326-3250.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시론] ‘이혼前 상담제’ 보완 시행을/곽배희 한국가정법률상담소장

    정부가 이혼 전 상담 서비스제를 시행한다고 밝힌 것은 성급했다는 판단이다.민법에서 이혼 전 상담 명령제를 포함한 이혼숙려기간 제도의 도입을 적극 검토해야 할 것으로 본다. 건복지부가 이혼을 예방하기 위해 이혼 전에 의무적으로 전문 상담가에게 상담을 받도록 하는 이혼 전 상담 서비스를 추진한다고 한다.건강가정육성기본법에 따라 시·군·구에 설립될 ‘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 이혼 전 상담 서비스를 실시하는 방안을 제도화하기로 하고,상담 횟수와 기간 등 구체적인 내용을 정해 법무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우리 사회가 처한 가정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정부부처에서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문제를 공론화해 해결 방안을 모색하려는 것에 대해 환영한다.그러나 복지부의 ‘이혼 전 상담제’ 추진은 몇 가지 측면에서 충분한 의견수렴을 거쳐 보완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혼 전 상담 서비스는 이미 한국가정법률상담소에서 50여년 가까이 시행해 오고 있는 것이며,상담소는 이러한 문제의식의 연장선에서 결혼 전 교육과 이혼 전후 교육 등 다양한 혼인 관계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이것이 법적으로 제도화되는 것은 적극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체계적인 준비 없이 이혼을 줄이기 위해 이 제도를 시행하겠다는 발상은 문제의 소지가 있다.즉 충분한 검토와 사전 대비 없이 이혼 전 상담제도를 강행할 경우 그 상담의 내용과 질이 의문시되고 이혼 전 상담 효과를 떨어뜨리게 될 것이다.결과적으로 국가공신력 실추로 이어져 이 좋은 제도 자체를 형해화시킬 우려가 크다. 이혼 전 상담은 이혼예방을 위한 단순한 차원이 아니다.경우에 따라 이혼을 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에게도 당사자간 권익보호와 자녀복리를 위해 이혼 전에 자녀 양육과 재산,위자료 등을 충분히 협의하고 부부간 갈등과 분쟁의 소지를 줄이며 이혼 후 필연적으로 발생하게 되는 육체적,물질적,심리적 타격을 극복하고 대비하자는 것이다.이 과정을 통해 성급한 이혼을 막을 수 있고 결과적으로 이혼율을 낮출 수 있겠으나 이는 결과적인 것이다. 재 우리 사회가 처한 가정의 위기는 유효기간이 만료된 남녀차별적 가부장제가 법적,관습적 명맥을 유지하면서 양성평등과 민주주의 가치관으로 성숙된 개인들로 이루어진 가정을 규율하고 있다는 데서 그 본질을 찾아야 한다.따라서 근본적인 해결도 양성평등,부부평등의 가치관을 법과 관습이라는 현실에서 실현하는 것에서 비롯된다고 본다.이에 대한 충분한 논의와 고민 없이 현상적으로 이혼 전 상담 서비스제를 시행하고 여러 자녀 출산 가정에 대한 보조금의 지급 등을 대안으로 내놓는 것은 현재 우리 사회 문제로 대두된 심각한 가정 문제의 본질을 회피하고 겉으로 드러난 몇몇 부분만 땜질하고 넘어가는 일밖에는 되지 않는다. 이미 복지부는 올해 안에 이혼 전 상담 서비스제를 시범적으로 시행하기 위해 전국적으로 세 곳의 건강가족지원센터를 두기로 하고 추천·접수를 완료했다고 한다. 가정문제에 대해 전문적으로 수십년간 노하우를 축적해 온 민간단체를 배제하고 굳이 많은 국고를 들여 새로운 조직을 만드는 것에 대해 의문과 우려를 금할 수 없다.또한 법제화를 위해 법무부와 논의를 거친다고 하였으나 이혼과 관련한 민법에 대한 검토 없이 이혼 전 상담 서비스제를 시행한다고 밝힌 것은 성급했다는 판단이다.따라서 차제에 민법에서 이혼 전 상담 명령제를 포함한 이혼숙려기간 제도의 도입을 적극 검토해야 할 것으로 본다. 드디어 가정문제가 사회 전체의 문제로써 공론화되기 시작했음을 적극 환영한다.모처럼 마련된 이 기회가 진정으로 우리 사회의 모든 가정에 보탬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곽배희 한국가정법률상담소장˝
  • ‘홧김이혼’ 브레이크?/ 이혼 합의해도 3~6개월유예 검토 개인 행복추구권 위배 논란일 듯

    ‘이혼도 내 맘대로 못하나.’ 앞으로 부부가 헤어지자고 서로 합의를 봤어도 곧바로 이혼하지는 못할 것 같다.합의이혼을 원하더라도 3∼6개월간의 ‘이혼 숙려(熟慮)기간’을 의무적으로 두는 방안을 정부가 추진하고 있어서다. 부부가 이혼에 합의하더라도 길게는 6개월까지 다시 한번 생각할 냉각기간을 줘서 정식 이혼을 유예하겠다는 뜻이다.미국의 일부 주에서는 이미 이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일종의 ‘이혼유예제도’이다.그러나 부부간에 이혼을 하느냐를 놓고 의견이 엇갈릴 때 지금처럼 ‘조정기간’을 갖는 것과는 다르다. 보건복지부는 23일 “세계 최고수준인 우리나라 부부의 이혼율을 낮추기 위해 이 제도의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덜컥 이혼부터 하고 나중에 후회하는 ‘성급한 이혼’을 줄여보자는 취지다. 국가 차원에서 개입해 이혼율을 낮추기 위한 정책을 만들겠다는 것은 그만큼 이혼문제가 심각해졌음을 방증한다. 이혼율 증가는 독신주의,만혼(晩婚) 풍조와 더불어 이미 심각한 지경까지 이른 저출산율 문제를 갈수록 악화시킬 것이라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한국의 연간 이혼율은 지난해 기준 1000명당 3.0쌍으로 미국(4.0쌍)보다는 낮지만 스위스(2.8쌍),호주(2.6쌍),영국(2.6쌍) 등에 비해서는 높다. ‘젊은 부부’가 더 쉽게 헤어지는 것도 문제다.지난해 우리나라에서는 결혼생활을 3년도 못하고 소송을 통해 이혼하는 부부가 전체 이혼소송의 절반을 차지했다. 우리나라는 하루 840쌍이 결혼하고,398쌍이 이혼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이혼국’이 되면서 가정 해체 현상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복지부 설정곤 가정·아동복지과장은 “막상 이혼한 뒤 후회하는 경우가 전체의 80%에 달한다는 통계도 나와 있다.”면서 “‘충동 이혼’을 미리 막기 위해 사전에 이혼숙려기간을 두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복지부는 민법이나 건강가정육성법에 관련 조항을 신설한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국가가 나서 이미 합의까지 끝낸 부부에게 이혼유예를 강제하는 것에 대한 반발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당장 헌법에 보장된 개인의 행복추구권에 위배된다는논란도 증폭될 전망이다.복지부는 이에 따라 관련 법률의 타당성을 분석하고 공청회 등을 통해 충분히 여론을 수렴한 뒤 도입 여부를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김성수기자 s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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