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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야구] 10회 결승 스퀴즈 ‘짜릿’

    롯데가 문학구장 6연패에서 벗어났다.KIA는 5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롯데는 10일 문학에서 열린 프로야구 SK와의 경기에서 3-3 동점인 10회 초 박기혁의 결승 스퀴즈번트에 힘입어 4-3으로 짜릿한 한 점차 승리를 거뒀다. 올해 기록하고 있는 16승 가운데 10승을 선취점을 올릴 때 낚았던 SK는 2회 말에 박경완, 정경배의 연속 안타와 조동화의 땅볼을 묶어 먼저 점수를 뽑았다. 롯데가 3회 초 펠릭스 호세가 시즌 마수걸이포로 2점 홈런을 뿜어내 2-1로 역전했으나 SK는 3회 박재상의 몸에 맞는 공에 이어 이재원, 이호준의 연속 안타와 박경완의 희생플라이를 묶어 2점을 보태며 3-2로 다시 승부를 뒤집어 ‘선취점=승리’ 공식을 확인하는 듯했다. 그러나 롯데는 4회 곧바로 동점을 만들었고, 결국 연장전에 돌입했다. 롯데는 10회 선두타자 정보영이 2루타로 출루해 무사 2루의 기회를 맞았고, 강민호의 보내기번트로 이어진 1사 3루 상황에서 박기혁이 스퀴즈번트를 성공시켰다.광주에만 오면 신바람이 나는 LG는 지난해 9월13일 이후 4연승의 휘파람을 불었다. 반면 KIA는 지난 4일 한화전 이후 5연패에 빠졌다.LG는 홈런으로만 모두 6점을 뽑아내는 대포쇼를 연출,7-5로 이겼다. KIA는 상대 선발 봉중근을 1회부터 두들겨 2점을 뽑아내고 2회에 3점을 따내 모두 5점을 올리는 무력시위를 펼쳐 2이닝 만에 강판시켰다. 그러나 LG의 정재복-류택현-김민기-우규민으로 이어지는 중간 계투진의 위력에 눌려 기세는 그때뿐이었다.LG는 2회 최동수의 1점포와 조인성의 3점포 홈런으로 4점을 수확했고,4회에 권용관이 2점포를 작렬,7점 가운데 6점을 홈런으로 만들었다. 수원에서는 한화가 세드릭 바워스의 7이닝 1실점 호투와 제이콥 크루즈의 투런 홈런에 힘입어 현대에 6-1 대승을 거뒀다. 크루즈는 3경기 연속 대포를 가동, 시즌 7호를 쏘아올리며 홈런 경쟁에 본격 가세했다. 잠실에서는 삼성과 두산이 연장 12회까지 장장 4시간42분 동안 접전을 벌였지만 3-3으로 승리를 가리지 못했다.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 달빛 아래 희망을 건지다

    달빛 아래 희망을 건지다

    글 이호준 《서울신문》 뉴미디어국장 겸 비상임논설위원 퇴근하려고 책상 정리를 하던 중에 조카의 전화를 받았다. 회사 근처에 와 있다며 저녁을 사달라는 것이었다. 모처럼 만난 조카는 무척 수척해져 있었다. 마음고생이 얼마나 심한지 짐작이 가고도 남았다. 군대도 다녀오고 대학졸업이 코앞인데 아직 취업을 못하고 있으니 그 심정이 오죽하랴. 청년실업이 국가적 문제가 된 지 하루 이틀이 아닌 마당에 취업을 못한 게 어찌 내 조카뿐일까만, 볼 때마다 가슴이 아리다. 저녁 겸 술이라도 한 잔 같이 하려고 가까운 음식점에 가 앉았다. ”너무 고민하지 마라. 몇 년씩 놀고 있는 애들도 많다며. 요즘은 이태백이 아니라 이구백이라고 한다잖니?” 작은아버지의 어설픈 위로에 답례로 짓는 웃음이 무척 씁쓸해 보인다. ”그래, 무슨 일을 할 것인지 목표는 정했니?” ”작은아버지도 참. 무슨 일이 어디 있어요. 아무 곳에나 원서를 넣어 보는 거지. 배부른 소리 할 때가 아니잖아요. 정말 답답해 죽겠어요. 전부 저만 보고 손가락질하는 거 같고…. 고층빌딩에서 뛰어내리는 사람들의 심정을 알 것 같다니까요.” ”그래, 그 심정 이해가 간다. 그래도 뭔가 순서가 바뀐 것 같다. 아무리 취업이 급하다지만 무턱대고 원서를 내서야 쓰겠냐. 앞으로 무슨 일을 하며 인생을 꾸려나갈 것인가에 대한 심각한 고민과 선택이 있어야지. 적성에도 맞지 않는 일을 평생 하겠다는 거냐? 지금 넌 초조감에 빠져 정말 중요한 것을 잊어버리고 있는 거야. 이럴 땐 차라리 한 발 비켜서서 세상을 바라볼 필요도 있어. 여행을 하거나 한 적한 곳에 가서 며칠 지내다 오도록 해라. 네 내면에서 하는 말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진정으로 네가 원하는 게 뭔지 알 수 있을 거다. 사람은 아주 엉뚱한 계기로 인생의 전환점을 찾기도 하니까.” 조카는 현실과 동떨어진 잔소리를 늘어놓는 작은아버지가 답답하다는 표정이지만 별 대꾸 없이 술잔을 기울인다. 나는 나대로 잠시 상념에 젖는다. 그래, 내게도 너 같은 젊은 날이 있었다. 자꾸만 넘어지고 깨어지던 시절…. 목표로 삼은 일에 연이어 실패한 뒤 세상과 결별하는 심정으로 산골의 작은 마을을 찾아 들어간 적이 있었다. 아마 그때 내 곁에는 죽음이란 단어가 따라다녔던 것 같다. 아무 하는 일 없이 그곳에서 머문 지 보름쯤 된 어느 밤이었다. 그날은 달빛이 무척 밝았다. 창을 뚫고 들어와 방바닥을 유영하는 달빛은 황홀할 정도로 눈부셨다. 그러지 않아도 밤마다 불면에 시달리는 내게 그런 달빛은 차라리 고문이었다. 결국 문을 열고 나설 수밖에 없었다. 나를 불러낸 건 꼭 달빛만은 아니었던 것 같다. 보이지 않는 강한 힘에 끌려가기라도 하듯 나는 걷기 시작했다. 희다 못해 푸른빛마저 도는 달빛이 발길마다 채여 산산이 부서졌다. 그렇게 방향도 모른 채 걷다가 작지도 크지도 않은 개울을 하나 만났다. 물 속의 달 역시 하늘의 달 못지않게 아름답게 빛났다. 무엇에 홀리기라도 한 듯 개울가의 돌 위에 주저앉았다. 그 순간 내 눈길을 잡아끄는 것이 있었다. 처음에는 달빛이 부서지는 것이려니 했다. 그게 달빛도 아니고 물거품도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것은 꽤 한참 들여다본 뒤였다. 물고기 떼, 정확히 말해서 붕어들이었다. 수많은 붕어들이 줄을 지어 물길을 거슬러 오르고 있었다. 저 물 속에 저만큼의 붕어가 살고 있다니, 낮이라면 짐작도 못할 일이었다. 붕어들은 물이 얕은 곳에서는 옆으로 누워 파닥거리며 앞으로 나갔다. 달빛을 받아 번쩍이는 비늘. 그들의 행진은 때로는 군무처럼 때로는 처절한 몸부림처럼 보였다. 헤엄치다 솟아오르고 구르고…. 이슬이 옷깃에 내려앉아 축축했지만, 나는 시간 감각을 상실한 채 그 엄숙한 광경 속에 풍덩 빠져 있었다. 꽤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정신이 조금 들면서, 붕어들이 무엇을 향해 저리도 처절한 몸짓으로 오를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저들의 밤잠을 빼앗고 저렇게 행진하게 만든 것은 무엇일까. 계시처럼 머리를 스친 답은 달빛이었다. 붕어들은 황홀하다 못해 광기까지 느껴지는 달빛을 흠모해서 오르고 있는 게 틀림없었다. 빛의 근원인 달에 다가가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몸부림치고 있는 것이었다. 오를 수 있고 없고는 그들에게 중요하지 않아 보였다. 목표를 향해 끊임없이 도전할 뿐이었다. 벅찬 감동에 오랫동안 그 자리를 떠날 수 없었다. 그 뒤로 며칠 동안 밤마다 그 내를 찾아갔지만 달을 향해 오르는 붕어들의 몸짓은 다시 볼 수 없었다. 며칠 뒤 나는 그곳을 떠나 다시 도시에 섰다. 조카에게 젊은 날에 내가 겪었던 좌절과 방황, 그리고 다시 일어서게 된 계기를 들려주며 두서 없는 잔소리를 보탰다. ”난 그날 붕어들의 도전을 보고 세상을 보는 눈과 살아가는 방식을 바꿨다. 목표를 향한 그들의 열정은 아름다움을 지나 감동 그 자체였다. 그 뒤로 어려운 일이 닥칠 때마다 그날을 생각하면서 나 자신에게 채찍질을 했다. 살다보면 무모해 보일 정도의 열정이 필요할 때가 있다. 내가 보기에, 지금 네가 정작 두려워해야 할 것은 취업이 안 됐다는 게 아니라 꿈을 잃었다는 것이다. 취업은 언젠가 되겠지만 잃어버린 꿈은 다시 찾기 어려운 것이니….”     월간 <삶과꿈> 2007.02 구독문의:02-319-3791
  • [길섶에서] 오른팔이 아픈 이유/이호준 뉴미디어국장

    꽤 여러 날 오른팔의 통증에 시달리고 있다. 처음엔 힘이 쑥 빠지더니 곧이어 통증이 왔다. 그런데 좀 묘한 건, 막상 어디가 아픈지 눌러 보면 특별히 통증이 느껴지는 곳이 없다는 것이다. 어떤 이는 스트레스성이라고 하고 어떤 이는 ‘마우스 증후군’이라고 말한다. 병원에 가보라고들 권하지만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나름대로 원인을 생각해 본다. 그러다 내린 결론이 ‘불공평’이다. 의학적으로는 말도 안되겠지만,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리다 못한 오른손이 반란을 일으켰다는 게 내 판단이다. 그동안 오른손만 혹사했다. 먹을 때도 물건을 들 때도, 면도를 할 때도 편하다는 이유만으로 오른손을 썼다. 그러니 억울할 수밖에…. 생각은 사람 사는 데로 이어진다. 나와 같이 일하는 직원 중에 오른손처럼 억울한 이는 없을까. 능력이 있다는 핑계로, 시키기 편하다는 이유로 일이 특정인에게 집중된 적은 없을까. 그렇게 일을 시켜 놓고 감사하는 마음마저 잊은 적은 없을까. 돌아 보고 또 돌아 보며 반성할 일이다. 이호준 뉴미디어국장 sagang@seoul.co.kr
  • [길섶에서] 착한 청년들/ 이호준 뉴미디어국장

    후배들을 만날 땐 종종 대학가를 찾는다. 음식값이 싼데다 젊은 활기가 좋기 때문이다. 그 날도 대학 근처에서 약속이 있었다. 조금 일찍 도착한 바람에 지나는 사람들을 보며 서 있었다. 대학생으로 보이는 젊은이가 뛰어 오더니 같은 또래의 청년에게로 다가선다. 두툼한 지갑을 들고 있다. 젊은이는 숨도 고르기 전에 사과부터 한다.“저기요. 죄송한 일이…. 돌려 드리려면 신분을 알아야 하겠기에 지갑을…. 다른 건 이상없을 겁니다.” 미안해서 어쩔 줄 모르겠다는 듯이 말까지 더듬는다. 더 당황한 이쪽 청년이 손사래를 친다.“당연하지요. 정말 고맙습니다.” 청년이 지갑을 주웠는데, 연락을 위해 열어본 게 마음에 걸렸던 모양이다.“저 식사라도 같이….” “아닙니다. 약속이 있어서….” 지갑을 돌려준 청년이 후련하다는 듯 뛰어간다. 그 광경을 보고 있자니 가슴이 따뜻해진다. 얼마 전 이 코너에 예의 없는 젊은이들 이야기를 쓴 게 미안해진다. 착하고 성실한 청년들이 훨씬 더 많은 세상이거늘…. 이호준 뉴미디어국장 sagang@seoul.co.kr
  • [프로야구 2007] “한맺힌 투·타 맛 보여준다”

    `그들이 돌아왔다.´ 올 프로야구에는 미국에서 뛰다 돌아온 해외파, 부상을 딛고 일어선 재기파, 군 복무를 마친 제대파들이 대거 가세했다. 이들의 활약 여부가 판도에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해외파로는 투수 봉중근(27·LG), 최향남(36), 송승준(27·이상 롯데)이 주목된다. 지난해 5월 총 13억 5000만원을 받고 돌아온 봉중근은 145㎞ 안팎의 묵직한 직구와 다양한 변화구, 두둑한 배짱을 앞세워 올시즌 선발 한 축을 책임진다.‘풍운아’ 최향남은 지난해 마이너리그에서 맹활약(8승5패, 방어율 2.37)했지만 나이 탓에 빅리그에 진출하지 못한 한풀이에 나선다. 구속이 140㎞ 안팎에 그치지만 노련미에서 나오는 완급 조절과 팔색 변화구가 일품이다. 시범경기에서 9이닝 무실점을 기록, 기대가 높다. 해외파 복귀 제한 규정이 풀리자 롯데로 복귀한 송승준은 150㎞대의 강속구를 앞세워 이달 중순 선발 요원에 합류한다. 롯데와 계약한 김일엽(27·전 필라델피아)과 두산의 지명을 받은 이승학(28·전 뉴욕 양키스)의 활약도 지켜봐야 한다. 지난해 부상의 덫에 걸렸던 선수들은 명예 회복을 다짐한다. 어깨와 무릎 수술로 지난 시즌을 절반도 소화하지 못하면서 타율 .141에 그치는 치욕을 겪었던 심정수(32·삼성). 재활하느라 지난해 단 1경기에 등판했던 임창용(31·삼성)과 정민태(37·현대), 이대진(33·KIA).이들은 시범경기 활약을 발판 삼아 재기의 투구를 한다. 지난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어깨를 다쳤던 김동주도 화력 가동 준비를 마쳤다. 병역 파동으로 군복무를 마친 선수들도 팀의 활력소로 떠올랐다.3년 만에 얼굴을 내미는 이호준(31·SK)과 이영우(34·한화), 구자운(27), 이경필(33·이상 두산), 이상열(30), 마일영(26·이상 현대), 김상현(27·LG) 등이 그들이다. 이 가운데 03∼04년 연속 홈런 30개 이상을 날린 이호준과 2004년까지 9년 통산 타율 .301과 104도루를 기록했던 ‘호타준족’ 이영우의 복귀는 소속 팀에 큰 힘이 아닐 수 없다.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 [길섶에서] 세월/이호준 뉴미디어국장

    귀밑머리 희끗한 몇몇이 모인 자리에서 화제는 ‘세월’이었다.“늙는다는 걸 언제 실감하느냐.”라는 한 친구의 물음에 여러 답변이 나왔다. 아들을 군대에 보낸 날이라든지, 대학가 술집에 들어가기 어색할 때라는 대답도 있었다. 친구 부모의 부음 속에 친구 부음이 듬성듬성 끼어들 때였다는 답변에는 공감이 컸다. 한 친구의 경험담은 자리를 약간 무겁게 했다. 그는 약병의 설명서를 읽으려다가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아무리 들여다봐도 글씨는 안 보이고 개미가 기어다니는 듯 가물거릴 뿐이었다는 것이다. 그는 “눈으로 볼 수 없는 것이 존재하기 시작했다는 걸 받아들이기 어려웠다.”고 고백했다. 그의 말은 이어졌다.“늙는 것이나 죽음에 초연할 수 있다고 큰소리 치며 살아왔지. 그런데 글씨 좀 안 보인다고 이리 서러운 걸 보면 전부 허풍이었어….” 늙는 게 섧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으랴. 하지만 애면글면한다고 세월을 옭아맬 수는 없는 법. 앞에 남은 시간이라도 보듬고 아끼며 살아갈 수밖에…. 이호준 뉴미디어국장 sagang@seoul.co.kr
  • [길섶에서] 주먹이 운다/이호준 뉴미디어국장

    청년이 버스에 오른 건 고갯길 직전의 정류장에서였다. 출근버스답지 않게 좌석이 몇개 비어 있었다. 두리번거리던 청년이 빈자리에 털썩 앉았다. 꽤 불량스러워 보이는 태도였다. 비스듬히 앉은 그가 창문을 활짝 열었다. 찬바람이 쏟아져 들어왔다. 봄이라고 하지만 바람 끝은 여전히 매서웠다. 청년 뒷자리의 아가씨가 몸을 공처럼 웅크렸다. 힐끗힐끗 쳐다보는 시선을 아는지 모르는지 청년은 느긋하게 바람을 즐기고 있었다. 그래도 뭐라고 하는 사람은 없었다. 나 역시 멀리 떨어져 있다는 핑계로 못 본 척 눈을 감았다. 다행히 청년은 얼마 가지 않아 차에서 내렸다. 하지만 열어놓은 창은 끝내 닫을 줄 몰랐다. 요즘 세상에 옛날 잣대를 들이대며 예의 운운하는 자체가 시대착오일 것이다. 하지만 재떨이를 앞에 두고도 길바닥에 담배꽁초를 툭툭 던지거나, 어깨를 치고 가도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할 줄 모르는 젊은이들을 만날 땐 화가 치솟는다. 그리고 그럴 때마다 용기없는 소시민의 주먹은 호주머니 속에서 혼자 운다. 이호준 뉴미디어국장 sagang@seoul.co.kr
  • [인사]

    ■ 성동구 ◇서기관 전보 △주민생활지원국장 겸임 전성근 행정관리국장 ◇사무관 전보△감사담당관 김용환△도시선진화추진단장 은희소△기획예산과장 위준량△주민생활지원과장 겸임 변창배 사회복지과장△맑은환경과장 김용인△주택과장 박명철△교통행정과장 진복수△교통지도과장 조훈△왕십리제2동장 이한용△금호1가동장 박인범■ 동작구 ◇서기관 승진△도시관리국장 김태일△의회사무국장 김진옥 ◇서기관 전보△재정경제국장 김이기△주민생활지원국장 이호준 ◇사무관 승진△세무1과장 김철수△본동장 오일균△동작동장 양동의△사당제4동장 나영묵 ◇사무관 전보△민원봉사과장 박태숙△지역경제과장 한기영△세무2과장 김한용△주민생활지원과장 유재원△가정복지과장 오태섭△상도제3동장 이수△사당제5동장 최형욱■ 강동구 ◇서기관 승진△문화기획단장 전수정△의회사무국장 방우달 ◇서기관 전보△기획재정국장 정성용△주민생활지원국장 윤한식△건설교통국장 박상춘 ◇사무관 승진△상일동장 한상섭△고덕제2동장 정희진△암사제2동장 최기남 ◇사무관 전보△자치행정과장 최중무△문화체육과장 고병모△민원봉사과장 정완용△여권과장 김시구△기획공보과장 양영선△징수과장 이원근△주민생활지원과장 김영진△가정복지과장 채학도△청소행정과장 홍성욱△주택과장 전기호△경관개선추진반장 신부철△교통관리과장 손규호△명일제2동장 신윤재△천호제1동장 최명화△천호제2동장 전구하△천호제3동장 최상준△성내제1동장 장동오△길제1동장 박승천△둔촌제1동장 김자광
  • [인사] 광진구청

    ◇서기관 전입 △부구청장 박희수 ◇서기관 승진 △의회사무국장 김동환△동작구 이호준 ◇서기관 전보 △경영기획국장 구자선△행정관리국장 이종순△주민생활지원국장 박운식△환경건교국장 김병완 ◇사무관 전보 △기획공보과장 송혁△감사담당관 이미령△총무과장 이기석△자치행정과장 조철호△민원여권과장 김찬식△디지털정보과장 민정기△재난관리과장 신수철△지역경제과장 박기호△재무과장 정종호△세무2과장 박민기△주민생활지원과장 박희석△사회복지과장 김근수△가정복지과장 손종락△문화체육과장 김은혜△청소과장 고흠인△치수과장 정기철△건설관리과장 서수원△도로과장 장석대△환경녹지과장 이쌍홍△교통행정과장 이종선△주차관리과장 임춘식△보건위생과장 박동희△중곡제1동장 이철호△중곡제2동장 김진수△중곡제3동장 최종구△능동장 김성래△구의제1동장 이명래△구의제2동장 한만구△구의제3동장 장재호△광장동장 우천수△자양제1동장 최수영△자양제2동장 이창근△자양제3동장 최상윤△노유제1동장 이태환△노유제2동장 김지호△화양동장 박찬재△군자동장 강광희
  • [길섶에서] 홍시 이야기/이호준 뉴미디어국장

    신문사 빌딩에서 구두를 닦는 아저씨는, 오가는 게 눈에 띌세라 조용히 사무실을 누빈다. 그런데 어제는 책상 앞에서 주춤거리는 것이 평소와 달랐다.“저어, 이런 얘기도 글이 되려나 모르겠는데…. 전에 그를 소재로 ‘길섶에서’를 썼던 인연 때문에 일부러 찾아온 모양이었다. 그가 망설이며 털어놓은 사연은 그랬다. 그의 일터는 지하3층에 있다. 주차장의 한쪽 구석이기 때문에 앞에 차가 주차해 있으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엊그제는 앞에 있던 차가 빠져나가고 난 뒤에 보니, 일터 앞의 빈 탁자에 케이크상자 하나가 놓여있었다. 뭔가 싶어 열어보니 빨간 홍시 일곱 개가 들어있었다. 추운데 고생한다고 누군가 슬그머니 갖다 놓은 것이다. 고마운 마음에 집으로 가져갔는데, 어찌나 달고 단지 딸은 잘 먹지도 못하더란 것이다. 얘기를 다 마무리하기도 전에 황급히 사라지는 뒷모습을 보며, 그가 가슴에 품고 미처 하지 못했을 말을 혼자 중얼거렸다.“누가 뭐래도 세상은 여전히 살 만한 곳이거늘….” 이호준 뉴미디어국장 sagang@seoul.co.kr
  • [길섶에서] 호박지/이호준 뉴미디어국장

    우연히 들른 재래시장에서 늙은 호박 한 덩이를 보고는 군침부터 삼킨다. 손가락은 벌써 어머니의 전화번호를 누르고 있다.“올해는 호박지 안 담그세요?” “김장철도 되기 전에 웬 호박지 타령이냐? 그리고 이젠 기운 없어서 호박 못 다룬다.” 아! 그렇지. 욕심 많은 아들은 어머니의 세월마저 자주 잊어버린다. 호박지라는 이름이 낯선 사람도 꽤 많을 것이다. 잘 익은 호박을 도톰하게 썬 뒤 무청·배추우거지와 황석어젓을 넣고 버무리는 황해도식 막김치를 호박지라고 한다. 한겨울에 잘 익은 호박지에 멸치나 돼지고기를 넣고 끓이면 밥 한 그릇이 뚝딱이다. 황해도식 김치가 어떻게 충청도에 전해졌는지는 모르지만, 성장기에 그려진 겨울 기억 속에는 항상 호박지가 빠지지 않는다. 도시에 와서도 어머니는 매년 호박지를 담갔다. 그런데 세월 따라 어머니는 늙고, 며느리들은 호박지에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이제 누구 손으로 그 맛을 다시 볼 수 있을지…. 가을이 깊어가면서 괜한 걱정에 한숨도 길어진다. 이호준 뉴미디어국장 sagang@seoul.co.kr
  • [길섶에서] 나뭇잎 편지/ 이호준 뉴미디어국장

    휴일 아침 버스를 타고 도서관에 간다. 소풍 가는 날보다 기다리는 날들이 더 설레듯, 책을 만나러 가는 길 내내 약간 들떠 있다. 책장 앞에서 오래 망설이며 나만의 시간을 즐긴다. 책을 몇 권 빌려 도서관 뜰 벤치에 앉는다. 세상을 떠도는 여행가의 이야기를 펼쳐든다. 책장을 넘기다 보니 뭔가 팔랑팔랑 떨어진다. 마른 나뭇잎 한 장이다. 언제 누가 넣었을까. 요즘에도 나뭇잎을 책갈피에 간직하는 사람이 있다니…. 들여다보고 있으려니 지난날의 누군가가 미래의 내게 편지를 보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 혹은 그녀는 나뭇잎을 매개로 나와 소통하고자 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답장을 쓴다. 당신도 가을 어느날 책을 읽고 있었나요? 그날도 뭉게구름 쪽배처럼 흐르고 지나던 바람이 뺨을 간질였나요? 당신도 배낭 하나 지고 훌훌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했나요? 그대 이왕이면 행복한 사람이었기를 바랍니다. 굽은 뒷모습으로 언덕을 넘는 이가 아니라, 튼튼한 다리로 힘차게 달려나가는 젊은이였기를…. 이호준 뉴미디어국장 sagang@seoul.co.kr
  • [자녀교육 Q&A] 짧은 시간단위로 여러과목 공부해야

    ▶저는 중2 여학생입니다. 이번 주에 학교 중간고사를 봤는데 준비했던 것만큼 점수가 잘 나오지 않았어요. 제 친구들은 영어, 수학에서 대부분 100점을 받았는데 저는 이번에도 3∼4문제씩 틀렸어요. 암기과목이라 할 수 있는 한문, 사회 등도 나름대로 공부는 열심히 했는데 점수가 같이 공부한 친구들보다 낮게 나왔습니다. 전 밤 1시까지 잠 안 자고 공부했는데 밤 11시까지만 공부한 친구들보다 점수가 낮아요. 공부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공부를 못하는 원인이 무엇인지 알고 싶습니다. -첫째, 쉬운 문제를 틀리는 것의 원인으로는 기본 개념에 대한 이해 부족 또는 시험 시간의 지나친 긴장으로 인한 실수 등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학생의 경우는 두 가지 다 가능성이 있습니다. 새벽 1시까지 공부를 하는데도 성적이 안 나온다는 것은 공부방법에 문제가 있다는 것인데, 그것은 아마도 학생이 ‘나무만 보고 숲은 보지 못 하는’ 방식으로 공부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이런 경우 아주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내용을 묻는 문제는 잘 답할 수 있지만, 전체 개념을 묻거나 상황에 대한 이해를 묻는 문제에는 의외로 취약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학생은 앞으로 공부할 때 ‘하나도 놓치지 말고 다 외워야지.’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지금 공부한 것 중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이것은 앞에서 공부한 것과 무슨 관련이 있는가?´ 등을 스스로 묻고 생각해보는 시간을 많이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즉, 무조건 많이 담으려 애쓰기보다는 조금 담더라도 중요한 것을 골라 담고 그 의미와 용도를 잘 이해하는 쪽으로 공부방법을 바꾸는 것이 좋다는 뜻입니다. 둘째, 더 많이 공부하는데도 친구들보다 성적이 안 나올 때는 공부한다고 앉아는 있지만 실제로 집중하는 시간이 적은 것은 아닌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즉,3시간동안 앉아 있지만, 책은 눈으로만 볼 뿐 머릿속으로는 막연한 걱정을 하는 것은 아닌지, 또는 잘 외워지지도 않는 내용을 억지로 붙들고 앉아 있는 것은 아닌지 등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공부는 무조건 오래 한다고 좋은 것이 아닙니다. 사람이 집중해서 공부할 수 있는 시간도 그렇게 길지 않습니다. 대개는 40∼50분이 적절한 시간이고 아무리 길게 잡아도 1시간30분 정도까지 입니다. 따라서 한 과목을 오래 붙들고 앉아 있기보다는 여러 과목을 짧은 시간단위로 번갈아 공부하는 것이 더 집중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도움말 한국청소년상담원 이호준 선임상담원 ●자녀교육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드리기 위해 마련한 코너입니다. 궁금하신 사항을 eagleduo@seoul.co.kr로 보내주시면 성실히 답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많은 이용 바랍니다.
  • [길섶에서] 이상한 경험/이호준 뉴미디어국장

    치통이 시작된 건 강을 가로지른 다리를 건널 무렵이었다.1박2일로 워크숍을 가는 길이었다. 도심을 벗어난 데다 어스름을 뚫고 강물소리라도 들릴 듯 해 기분이 고조되던 참이었다. 통증은 송곳으로 찌르는 듯 날카로웠다. 습관처럼 이를 악물었다. 성장기 기억 중 가장 끔찍한 건 치통이었다. 방바닥을 구르는 건 예사였다. 소금물로 양치를 하거나 담뱃진이 밴 필터를 물고 있는 게 유일한 치료였다. 이가 약한 아이가 가난한 집에 태어난 게 죄였을까. 훗날 치과에 갔을 땐 어금니 세 개가 긴 고통과 함께 사라진 뒤였다. 숙소에서도 치통은 가라앉지 않았다. 끙끙 앓다가 새벽에 홀로 강가로 나가 통증의 근원을 생각해봤다. 이가 빠지고 금속으로 대체한 자리니 아플 이유가 없었다. 어쩌면 누군가의 경고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통조차 그냥 버릴 게 아니거늘, 너무 많은 걸 망각하고 안일하게 산 대가가 아닐지. 그래서 도시를 떠나자마자 신호를 보낸건지도…. 치통은 서울로 돌아오면서 사라졌다. 이호준 뉴미디어국장 sagang@seoul.co.kr
  • [길섶에서] 벌초 가는 길/이호준 뉴미디어국장

    올해도 아버지 산소로 가는 길은 철조망을 넘는 범법행위로 시작한다. 새로 두른 철조망 가시가 흰 이를 드러내고 으르렁거린다. 살아서 땅 한 평 갖지 못한 이는 죽어서도 묻힐 땅이 없다. 묘지 터를 찾아 자꾸 나라산(國有林)으로 몰려드니 철조망이라도 쳐서 막겠다는 것일 게다. 산을 오르는 길은 험하기 그지없다.1년에 한두 번 찾아오는 처지에 평탄한 길을 바라는 것도 염치없는 일이다. 발길이 끊어진 산은, 품고 있던 오솔길을 잃어버린 지 오래다. 저기가 으름을 따러 다니던 곳, 저 너럭바위는…. 어릴 적 놀던 곳을 찾아보지만 어림짐작일 뿐이다. 봉분의 잔디를 깎다 말고 그예 속울음을 터트린다.“아버지, 죄송합니다. 아직도 여기 계시게 해서….” 작년 추석에는 형제들이 모여 수목장을 해드리자고 뜻을 모았다. 하지만 아버지는 올해도 꽁지 빠진 장닭처럼 헐어 가는 잔디를 덮고 깊은 골에 누워있다. 망인의 거처야 살아있는 자들의 형편대로라지만, 가시철망 안에 모신 게 어찌 곤궁 때문만이랴…. 이호준 뉴미디어국장 sagang@seoul.co.kr
  • [책꽂이]

    ●양복 입은 원숭이(리처드 콘니프 지음, 이호준 옮김, 랜덤하우스 펴냄) 동물의 세계에서 배우는 비즈니스 정글 스토리.‘부자들의 역사’를 쓴 베스트셀러 작가인 저자는 원숭이와 침팬지를 비롯해 프레리 들쥐, 아마존의 피라니아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동물들의 습성을 관찰, 직장인들의 생존 메커니즘을 밝힌다. 앙숙인 MS의 스티브 발머와 선마이크로시스템스의 스콧 맥닐리가 극적으로 화해한 이유, 인텔의 앤디 그로브가 정적을 제거하는 장면 등을 생생히 보여준다.1만 5000원.●세상을 바꾼 최초들(피에르 제르마 지음, 최현주 등 옮김, 하늘연못 펴냄) 포크의 탄생지는 터키. 복권은 15세기 베니스 상인들의 창안물. 타자기로 소설을 쓴 최초의 작가는 마크 트웨인. 인류 최초의 포스터 제작자는 15세기 교회의 성가대원. 백화점의 효시는 1837년 파리에서 문을 연 ‘르 프티 마틀로’. 인류가 만든 최초들에 관한 지식들을 골라 실었다.“신이 인간에게 부여한 최고의 선물은 궁금증과 호기심”이라는 발명왕 에디슨의 말을 실감케 하는 책.1만 7000원.●자클린 뒤 프레 예술보다 긴 삶(캐럴 이스턴 지음, 윤미경 옮김, 마티 펴냄) “이 소녀는 마치 남자 다섯이 하듯 연주한다. 오케스트라의 소리도 그녀의 음을 다 따라가지 못한다.”라는 지휘자 주빈 메타의 평을 들은 세계적인 여성 첼리스트 자클린 뒤 프레의 삶을 조명. 최고의 첼리스트로 손꼽히며 빛나는 연주자의 길을 걷던 자클린은 다발성경화증으로 첼로를 놓고 휠체어에서 지내야 하는 비운을 겪는다. 아르헨티나 출신 유대인 남편인 지휘자 대니얼 바렌보임과의 이야기도 실렸다.1만 8000원.●로빈슨 크루소의 사치(박정자 지음, 기파랑 펴냄) 인류학자 마르셀 모스는 ‘증여론’에서 인디언 축제 포틀라치의 모습을 보여준다. 선물을 주고 환대를 베풀고 결국 미친 듯한 소비와 파괴행위로까지 이어지는 포틀라치. 모스는 이런 행태를 인디언 사회 특유의 관습이 아니라 모든 문명사회를 지탱하는 기본원리로 본다. 책은 소비사회를 사는 현대인의 정경을 그린다. 저자(상명대 교수)는 “현대는 물건의 소비뿐만 아니라 상징의 소비, 이미지의 소비, 기호의 소비가 이뤄지는 시대”라고 말한다.1만 2000원.●디자인은 예술이 아니다(우타 브란데스 지음, 김미숙 옮김, 시지락 펴냄) 책의 제목은 디자이너가 한갓 아름다움만을 추구하는 데 그치지 않고 본질적으로 더 나은 아름다운 세상(생활세계와 노동세계)을 만드는 대장장이 헤파이스토스가 돼야 함을 암시하는 말.‘섹스 없이 디자인은 없다.’라는 화두를 던지는 이 책은 왜곡된 성의식이 구체적 사물로 적나라하게 구현된 장신구 디자인과 향수 디자인을 비판적으로 살핀다.1만 2000원.
  • [길섶에서] 미용실 아가씨/이호준 뉴미디어국장

    동네에 하나 있던 ‘보통 이발소’가 문을 닫은 뒤로 머리를 깎는 것도 부담스러운 일이 되고 말았다. 머리 손질을 해야겠다고 마음 먹고도 여기 저기 기웃거리기 일쑤다. 갈 곳이라고는 미용실밖에 없는데, 아주머니들이 ‘상주’하는 그 곳의 문을 여는 건 꽤 용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행히 얼마 전부터 단골 미용실이 생겼다. 그 곳에 정착하게 된 건 순전히 미용사 아가씨의 친절 덕분이다. 그녀는 누가 문을 열면 뛰어나갈 듯 반갑게 인사를 한다. 종일 서 있으니 피곤하련만, 얼굴은 늘 보름달처럼 밝다. 머리 손질도 꼼꼼하게 정성을 다한다. 또 손님과 대화하는 걸 즐긴다. 세상 돌아가는 얘기는 물론 자신의 애인이 화제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녀의 친절이 항상 달가운 건 아니다. 피곤하고 머리가 복잡할 땐 대화를 꺼리는 나로서는, 그런 호의 자체가 부담스러울 때도 있다. 그렇다고 웃는 낯에 찬물을 끼얹을 만큼 독하지 못하니 그저 맞장구를 치는 수밖에…. 그래도 매달 한번씩 그녀를 만나는 일은 즐겁다. 이호준 뉴미디어국장 sagang@seoul.co.kr
  • [길섶에서] 중랑천변을 걷다/이호준 뉴미디어국장

    휴일 아침, 아내에게 운전을 부탁한다.“청량리쯤에 내려줘. 거기서부터 중랑천을 타고 걸어올 테니.” 아내는 산을 자주 가는 사람이 천변을 걷겠다니 의아한 모양이다.“밥만 먹나?가끔 분식도 해야지.”웃음으로 때우며 집을 나선다. 도중에 포기하고 돌아올까 봐, 두세 시간 걸릴 거리를 잡아 반대쪽에서 출발하려는 것이다. 잘 포장된 중랑천변은 자전거나 인라인스케이트를 타는 사람들로 활기가 넘친다. 특히 노인들이 씩씩하게 페달을 밟으며 지나갈 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배낭을 메고 뚜벅뚜벅 걷다 보니 금세 땀이 흐른다. 하지만 마음은 날아갈 듯 상쾌하다. 이런 날을 잠으로 때웠다면 얼마나 아까울까. 햇살은 여전히 따갑지만 하늘은 저만치 물러나 있다. 코스모스가 바람따라 손짓한다. 그 극성스럽던 여름도 이젠 떠날 준비를 하는 모양이다. 영원히 자리를 지키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진리를 새삼 확인한다. 하나가 떠나면 다른 하나가 빈곳을 채운다. 욕심만으로는 무엇도 지킬 수 없다. 하물며 사람 사는 일이야…. 이호준 뉴미디어국장 sagang@seoul.co.kr
  • [길섶에서] 노인과 담배/이호준 뉴미디어국장

    서둘러 나서도 출근길은 늘 분주하다. 길을 건너려는데 평소에 안 보이던 할머니 한 분이 길가에 앉아 있다. 무심코 지나치려다 노인 앞에 놓인 물건들이 시선을 당겨 잠시 멈춘다. 낡은 비닐 위에 고구마순 서너 묶음과 깻잎 몇 장이 올려져 있다. 그 옆엔 점심용으로 보이는 도시락이 놓여 있다. 어림잡아 보니 전부 팔아도 4000원 안쪽일 것 같다. 그걸 위해 이른 아침부터 길가로 나온 노인의 남루한 입성과 젖은 눈이 아프다. 바쁜 출근시간이라 물건을 사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무료한 표정으로 앉아 있던 노인이 주머니를 뒤져 담배와 라이터를 꺼낸다. 뜻밖에 꽤 고급담배다. 설마 하면서도 비닐좌판을 펼친 목적이 담뱃값일 것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길가에 쪼그리고 앉을 만큼 담배가 그리 절실했을까 싶어 혀를 차면서도 이해가 안 가는 건 아니다. 나 역시 한끼 밥보다 담배가 더 좋다던 골초 아니었던가. 안 피운 지 1년이 거의 다 된 지금도 가끔 담배 꿈에 시달리고 있으니…. 아예 시작하지 말아야 할 것들은 많다. 이호준 뉴미디어국장 sagang@seoul.co.kr
  • [길섶에서] 아버지의 우산/이호준 뉴미디어국장

    친구 집에 들렀다가 우산을 하나 얻었다. 살들의 배열이 유난히 촘촘하고 짱짱하게 만든 것이었다. 요즘이야 흔한 게 우산이니, 아무리 좋아 보여도 욕심을 낼 일이 아니건만 그 우산은 이상하게도 시선을 잡았다. 왜 그리 마음을 끌었을까 궁금해 집에 가는 길에 꼼꼼히 살펴봤다. 그러다 ‘아하!’하며 무릎을 치고 말았다.‘아버지의 우산’과 흡사하게 생긴 게 원인이었다. 좌절의 세월을 보내던 아버지는, 어느 날 훌훌 털고 일어나 우산을 만들기 시작했다. 솜씨 좋기로 소문난 당신이었다. 대를 꼼꼼히 깎아 살을 만들고 그걸 엮은 뒤, 기름 먹인 한지를 씌우니 훌륭한 우산이 되었다. 어린 내 눈에도 감탄할 만큼 예뻤다. 그 뒤로는 그만 한 우산을 보지 못했다. 그런데 마침 비슷한 걸 발견했으니 마음이 끌릴 수밖에. 그땐 몰랐다. 아버지가 우산을 만드는 데 왜 그리 열중했는지. 그때의 아버지보다 더 나이를 먹은 지금에야 조금은 알 것 같다. 좌절했을 때 누워 있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도. 이호준 뉴미디어국장 sag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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