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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콜레라 환자 2명 감염경로 파악 안 돼

    레지오넬라균 검출시설 첫 폐쇄 국내에서 15년 만에 발생한 콜레라 환자 2명의 감염 경로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보건당국은 28일 첫 번째 환자 A씨(59)의 가족 3명, A씨가 다녀간 식당 종사자 5명, 병원 접촉자 30명을 검사했지만 콜레라균이 발견되지 않았고, 두 번째 환자 B씨(73·여)와 접촉한 58명 중 56명도 검사 결과 음성이 나왔다고 밝혔다. 나머지 2명은 현재 검사 중이다. 이상원 질병관리본부 중앙역학조사지원단장은 “콜레라 환자들에게서 유전자가 같은 콜레라균이 검출됐고, 두 건 모두 경남 거제에서 발생했지만 일단 집단 감염이 아닌 산발적 감염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보건당국은 B씨와 함께 삼치회를 조리해 먹은 교회 종사자가 A씨가 해산물을 먹은 식당과도 관련이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했으나, 연관성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가장 유력한 감염원은 해산물이지만 A씨가 먹은 전복회와 농어회 등 어패류와 B씨가 먹은 삼치회 사이에 유통 경로를 포함한 공통분모는 확인되지 않았다. 두 환자의 동선이 겹치지도 않았다. 두 환자에게서 발견된 콜레라는 과거 국내에서 발견된 적이 없는 새로운 유형의 콜레라여서 질병관리본부는 미국 등에 해당 콜레라균에 대한 자료를 요청했다. 한편 질병관리본부는 지난달 25일 인천시 한 모텔에서 레지오넬라증 환자가 발생하고 시설 내 수도꼭지 등에서 허용 범위 이상의 레지오넬라균이 검출돼 해당 모텔에 대한 입실 중지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레지오넬라균에 감염되면 근육통, 두통, 발열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다중이용시설의 냉방기 냉각수 등을 통해 전파된다. 폐렴으로 사망하기도 한다. 레지오넬라로 영업시설 전체를 폐쇄한 것은 처음이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개학 뒤 눈병 비상

    전국 학교가 일제히 개학한 이후 전염성이 높은 유행성 눈병 환자가 급격하게 증가했다. 질병관리본부는 학교가 개학한 지난 14~20일 유행성각결막염 환자가 1000명당 24.8명꼴로 발생했다고 밝혔다. 1000명당 환자 수가 바로 전주보다 23.1명 증가했다. 흔히 ‘아폴로 눈병’으로 불리는 급성출혈성결막염 환자 수는 같은 기간 1000명당 1.0명꼴로 발생했으며, 전주보다 0.9명 늘었다. 인구 1000명당 유행성각결막염 환자는 0~6세가 80.6명으로 가장 많았고 7~19세 36.8명, 20세 이상 18.9명 순으로 발병했다. 급성출혈성결막염은 0~6세가 4.0명, 20세 이상 0.9명, 7~19세 0.5명 순으로 나타났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11번째 지카바이러스 확진

    베트남 호찌민시를 방문하고 지난 20일 입국한 L(64)씨가 국내에서 11번째로 지카바이러스 감염 확진 판정을 받았다. 현재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에서 지카바이러스에 감염돼 입국한 환자는 모두 7명으로 전체 환자의 63.6%를 차지한다. 질병관리본부는 28일 “최근 베트남, 필리핀, 태국 등 동남아시아 유입 환자가 늘고 미국 플로리다주를 중심으로 지카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증가하는 등 발생 국가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으니 해외여행 시 특히 주의해 달라”고 요청했다. 동남아 지역은 하반기에 우기로 접어들면 지카바이러스가 더 많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지카바이러스가 발생한 아시아 국가는 몰디브,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등이다. 지카바이러스 환자로 추가 확인된 L씨는 지난 15~19일 베트남 체류 중 모기에 물린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6일 발진 증상이 나타나 전남 해남군 열린내과의원에 내원했으며, 지카바이러스를 의심한 병원이 보건소에 신고해 당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환자의 상태는 양호하며 베트남 동행자에 대한 추가 역학조사가 진행 중이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단독] 해외 출장·장관 행사도 스톱… ‘3·5·10’ 걸리면 “사랑하는 사이”

    [단독] 해외 출장·장관 행사도 스톱… ‘3·5·10’ 걸리면 “사랑하는 사이”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시행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공무원 사회는 거대한 변화를 겪고 있다. ‘시범 케이스로 걸리는 일은 절대로 피해야 한다’며 민간과의 점심·저녁 약속을 멀찌감치 미루거나 피하는 것이 대세로 굳어졌다. “법대로 한다”를 외치며 1만~2만원짜리 식당 목록을 찾기도 한다. 관가의 일상 자체가 새로운 규율의 기준에 맞춰지는 가운데 공무원들의 문화가 실제로 어떻게 바뀔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관가에 나타나는 현상을 4가지 키워드로 정리해 본다. 1 원천봉쇄형…“아쉬울 게 없다. 만남을 갖지 말자” ‘오해의 싹’을 자르겠다는 공무원들이 꽤 많다. 김영란법이 시행되는 다음달 28일부터는 점심·저녁 식사 자리를 아예 갖지 않겠다는 것이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더치페이도 쉽지 않고 사무실을 제외한 식사 자리는 안 만드는 게 현재로서는 최선인 것 같다”면서 “아무 일도 없었는데 신고포상금을 노리는 ‘파파라치’들이 엉뚱하게 제보해 사실이 아님을 입증해야 하는 불편을 감수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한 경제부처 공무원은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겠느냐”면서 “아예 연기 피울 일을 안 하면 김영란법에 걸릴 일도 없다”고 강조했다. 여기에는 공무원 ‘갑질 정서’에 대한 반작용도 있어 보인다. 일각에서는 ‘공무원들이 접대를 받으려고 김영란법에 반대했다’고 오해를 하는데 ‘우리도 아쉬울 게 없다’는 입장이다. 고용노동부의 주무관급 공무원은 “공직사회를 갑질만 하는 곳으로 오해하는 분들이 많아 억울할 때도 있다”고 털어놨다. 50대 국장급 공무원은 “저녁 자리가 줄어들면 삶의 질이 높아지는 긍정적인 측면이 더 많이 부각될 것으로 본다”며 “특히 청탁 전화가 오면 무조건 김영란법을 대며 단칼에 잘라낼 수 있게 돼 직원들의 업무상 애로점이 크게 줄어들 것 같다”고 기대했다. 2 읍소 및 현실 수용…대국민 홍보·국회 민원 어떻게 하나 부처마다 공무원이 ‘을’이 될 수밖에 없는 국회와 언론과의 관계에 대한 고민이 많다. 기획재정부 예산실은 내년도 예산 국회 통과를 위해 다음달부터 3개월간 대국회 ‘읍소’에 나서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답답해하고 있다. 예산실 관계자는 “지금으로서는 상대방이 김영란법 취지를 알아주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국회의 ‘우회 민원’도 걱정거리다. 국토교통부의 고위 관계자는 “공무원들이 대면 민원 청취를 꺼리면서 민원인들이 국회의원에게 부탁해 해결하려는 우회 민원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의 다른 공무원도 “의원과 보좌진들이 정책 협의나 제도개선 협의 등을 내세워 비공식적인 회의를 요구해 나가 보면 정책협의보다는 사실상 민원 접수 회의가 되어버리는 경우도 많다”고 털어놨다. 매일 언론을 만나야 하는 세종부처의 대변인실은 1만~2만원 수준에서 식사를 하며 담소도 나눌 수 있는 세종시의 조용한 식당을 찾고 있다. 복지부 대변인실은 “저렴하면서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식당을 찾아 ‘답사’도 하며 식당 가이드북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음주는 1가지 술로, 1차에 한해 9시까지’라는 바람직한 음주 문화를 만들기 위한 ‘119 절주(節酒) 캠페인’도 등장했다. 산업통상자원부 대변인실은 다음달 28일부터 장차관과 언론사 데스크급 이상과의 식사 일정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홍보도 중요하지만 3만원 선에서 장차관이 참석하는 고위급 모임의 식사 비용을 맞추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김영란법에 저촉되지 않는 수준의 식당들을 알아보고 있고 법도 읽어 보며 대비하고 있다”면서 “장차관과 국회의원, 언론사 간부 등의 식사 자리를 마련하는 데 있어 서울에서 품격이 있으면서도 가격이 싼 장소가 많지 않아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3 모든 저녁 약속은 9월까지… 마지막 불야성 8~9월 관가와 공공기관에는 출장과 행사 붐이 이어지고 있다. 김영란법 위반을 피하기 위해 하반기에 예정된 행사를 앞당겨 진행하는 것이다. 한 부처 관계자는 “전시성 행사가 아님에도 오는 10월 이후에는 참석자들이 김영란법을 이유로 손사래를 치는 바람에 부득이 일정을 당겨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며 “10월부터는 장관 행사도 진행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해외 출장에 나서는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취소도 검토했지만 이미 다 알려진 상황인 데다 해외 파트너도 있고 해서 예정대로 진행한다”고 했다. 저녁 약속도 법 시행 이전인 8~9월로 당겨 잡고 있다. 복지부 고위 공무원은 “저녁 약속을 잡으면 술을 마실 수밖에 없는데, 그러면 술과 식사를 포함해 3만원을 훌쩍 넘을 수 있다”며 “꼭 가져야 할 술자리는 9월로 앞당겨 잡고 있어서 10월의 저녁 약속은 텅텅 비어 있다”고 말했다. 이런 트렌드를 반영하듯 서울 광화문과 여의도 일대의 고급 식당들은 ‘마지막 불야성’을 이루고 있다. 일부 식당은 2주일 이상 예약이 꽉 차 있다고 한다. 4 합법과 편법 사이…김영란법 회피 아이디어를 찾아라 요즘 세종 관가에서 떠도는 농담 가운데 백미는 ‘김영란법 피해 가기’다. 혹시라도 ‘3만·5만·10만원 룰’에 걸릴 경우 “유일한 해결 방법은 이성이든, 동성이든 상관없이 사랑하는 사이라고 우기라”는 것이다. 지난해 공직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벤츠 여검사’가 무죄를 이끌어냈던 법적 논리를 도용한 우스갯소리다. ‘후폭풍’이 워낙 커서 어느 누구도 이를 벤치마킹할 리 없지만 역설적으로 김영란법 회피 수법에 그만큼 관심이 많다는 얘기다. 경제부처의 과장급 인사는 “술자리에서 나오는 이야기이지만 그만큼 합법과 편법 사이에서 줄타기를 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처별로 국민권익위원회와 로펌에 문의하는 것 외에도 일부 공무원들은 기업 관계자로부터 김영란법을 피해 갈 수 있는 ‘편법 노하우’를 물으며 정보를 교환하기도 한다. 서울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
  • [단독] ‘속지주의’ 주한 외교관도 딱 걸린다… 병원 청탁 많은 복지부 직원 경계령

    최근 관가의 관심은 ‘어느 부처가 청탁금지법(김영란법)에 먼저 저촉돼 본보기성 처벌 대상이 될 것인가’에 쏠려 있다. 정부세종청사에 입주한 한 부처의 국장급 공무원은 28일 “분위기도 뒤숭숭해서 걸리면 제대로 본보기 삼을 것이란 얘기가 있다”며 “저마다 자기네 부처가 첫 위반 사례로 남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하라는 당부가 있었다”고 말했다. 각 부처는 현실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김영란법 위반 사례를 선별해 특별 대응책을 마련 중이다. 한국 주재 외교사절단을 상대해야 하는 외교부는 김영란법을 적용할 때 유연성을 발휘해 달라고 국민권익위원회에 협조를 요청했다. 규정대로라면 ‘속지주의’에 따라 한국에 주재하는 외국의 외교관들도 김영란법 적용을 받게 된다. 외교부 관계자는 “한국 주재 외교관들에게도 김영란법을 엄격히 적용하면 외교 활동이 위축될 수 있어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입원실에 빨리 들어가게 해 달라’, ‘외래진료 순서를 앞당겨 달라’는 식의 병원 관련 청탁을 많이 받는 보건복지부는 전 직원에게 주의령을 내렸다. 복지부 관계자는 “의료 관련 민원이 통상 한 달에 10건 정도는 들어온다”며 “사립대병원도 청탁 대상이 교직원이냐, 의료인이냐에 따라 법이 달리 적용되는 애매한 상황이어서 직원들이 대응 매뉴얼을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갑(甲) 중의 갑’인 국회의원 민원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는 여전히 골머리를 앓게 하는 숙제다. 공공기관도 김영란법 대응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기술 분야 전문가가 많아 외부 강의가 잦은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임직원들에게 기준 초과 강의료에 대한 관심과 철저한 신고를 당부하고 있다. 세종 이현정 기자·부처종합 hjlee@seoul.co.kr
  • ‘119 절주’… 저녁 약속 사라지는 공직사회

    ‘119 절주’… 저녁 약속 사라지는 공직사회

    청렴한 사회 기대 속 혼란·불안 국민들 “3만원 접대도 충분” 환영 법망 피한 ‘꼼수 공화국’ 우려도 ‘술은 1가지 종류로, 1차에 한해, 오후 9시까지만’을 뜻하는 ‘119 절주(節酒)’가 공무원 사회 음주의 일반적인 원칙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세종청사에서건, 서울청사에서건 마찬가지로 일어나는 현상이다. 공연히 청탁을 하는 것으로 오해를 살 수 있는 인사부서 또는 감사부서와의 내부 저녁 자리도 거의 사라졌다. 세종청사의 국장급 간부는 “많은 사람들이 저녁 약속을 잡지 않거나 있던 약속도 취소하고 있으며, 우리 같은 간부들 사이에서는 부하 직원들을 어떻게 통제해야 할지가 새로운 고민거리로 등장했다”고 전했다. 공무원 사회의 이런 변화는 한 달 후면 지금까지 전혀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규율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오는 9월 28일 발효될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다. 2013년 이 법을 입안한 김영란 당시 국민권익위원장의 이름을 따 이른바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이 법은 접대와 향응에 대한 사회의 기본 인식을 송두리째 바꾸자는 취지로 제정됐다. 국민권익위원회 관계자는 “뇌물과 청탁의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함으로써 공무원 등 이 법을 직접적으로 적용받는 대상뿐 아니라 우리 사회 시스템 전체를 변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김영란법을 바라보는 공무원 사회의 지배적인 정서는 ‘혼란’과 ‘불안’이다. 깨끗한 공직사회와 건전한 여가생활 등에 대한 기대감도 나오지만, 아직은 부정적인 의견이 압도적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은 “외국인을 초청하면 우리가 식사비를 내야 하는데 어느 수준에 맞춰야 할지 모르겠다”며 “오·만찬 격식이 떨어지면 자칫 외교적 결례가 될 수 있고, 그렇다고 국가적 협의가 필요한 상황에서 만나지 않을 수도 없다”고 하소연했다. 기획재정부 공무원은 “김영란법이 시행돼도 마음만 먹으면 영수증을 이중으로 발급받는 등 규정을 회피할 방법은 많다”며 “앞으로 변형된 형태의 불법과 편법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공무원들과 달리 일반 국민들은 두 손 들어 환영하고 있다. 대기업에 다니는 김모씨는 김영란법에서 식사 접대 한도를 3만원으로 정한 것과 관련해 “한 끼에 3만원이면 뭘 먹어도 충분한데 공무원들이 향응 불감증에 빠져 부족하다고 아우성을 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투명성기구가 발표한 ‘2015 국가별 부패인식지수’에서 한국은 100점 만점에 56점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가운데 27위를 했다. 사회 전반에 뿌리내린 부패와 반칙으로 자신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느끼는 국민들은 김영란법을 정의로운 사회 구현의 새로운 전환점으로 여기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슬슬 덜 마시는 한국… 술술 더 마시는 여성

    슬슬 덜 마시는 한국… 술술 더 마시는 여성

    저도주↑… 女, WHO 기준보다 더 마셔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데다 연일 계속된 더위로 술자리를 꺼리는 사람이 늘면서 올해 상반기 우리 국민들의 음주량이 예년보다 전반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여성은 여전히 세계보건기구(WHO) 기준보다 더 많은 양의 술을 마시고 있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달 8일부터 이달 15일까지 전국 17개 시·도에 거주하는 15세 이상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상반기 주류 소비·섭취 형태를 조사한 결과 과일즙 등이 첨가된 과일 소주 선호도가 증가한 대신 고위험 음주 경향은 감소했다고 26일 밝혔다. 조사 기간 우리 국민이 1회 술자리에서 마신 평균 음주량은 맥주(200㎖ 기준) 4.9잔, 소주(50㎖) 6.1잔, 탁주(200㎖) 3.0잔이다. 2013년 1회 평균 음주량인 맥주 5.6잔, 소주 6.4잔, 탁주 3.2잔에 비해 감소했다. 반대로 과일 소주 등 저도주인 리큐어의 1회 평균 음주량은 2013년 2.2잔에서 올해 6잔으로 크게 늘었다. 식약처는 “과일 소주는 알코올 도수가 낮더라도 많이 마시면 건강에 안 좋고, 당 과잉 섭취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술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우리 국민들의 1회 평균 음주량은 WHO가 제시한 적정 섭취량과 비슷한 수준까지 떨어졌지만, 여전히 여성은 WHO 기준보다 맥주 1.4잔, 소주 1.6잔, 탁주 0.4잔을 더 많이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 WHO는 알코올 분해 능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여성의 경우 맥주 2.8잔, 소주 2.9잔, 탁주 2.1잔만 마실 것을 권고한다. 남성의 적정 섭취량 기준은 맥주 5.6잔, 탁주 4.2잔인데, 우리나라 남성은 이보다 각각 0.1잔, 0.8잔을 덜 마시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소주의 경우 WHO 기준인 5.9잔보다 1.4잔 더 마셨다. 일명 ‘폭탄주’ 소비도 줄었다. 2013년 조사에선 절반이 넘는 55.8%가 폭탄주를 마신다고 응답했는데, 이번 조사에선 45.7%가 폭탄주를 마신다고 답했다. ‘원하지 않는 음주는 거절한다’는 응답자도 2013년 55.3%에서 올해 55.7%로 소폭 증가하는 등 음주 문화가 조금씩이나마 달라지고 있다. 그러나 20대의 고위험 음주율(65.2%)과 폭탄주 경험 비율(50.1%)은 다른 연령대보다 여전히 높았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저출산 대책] “퇴근시간 지켜 가족과 저녁 보내도록 해줘야”

    [저출산 대책] “퇴근시간 지켜 가족과 저녁 보내도록 해줘야”

    ‘일·가정 양립’ 기업 협조 절실 출산장려 지원책 개편안 마련 공공시설 예식장도 확대 개방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은 25일 저출산 위기 극복을 위한 호소문을 발표하며 “경제·교육·국방 등 모든 분야가 인구절벽 위기에 직면하고, 그 충격이 사회 전반에 쓰나미같이 밀려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3500자 분량의 호소문에 ‘절체절명의 과제’, ‘위기’, ‘책임감을 통감’, ‘뼈를 깎는 노력’ 등 절박한 심정과 위기의식을 표현한 단어가 수차례 등장했다. 지난 10년간 저출산 대책을 세 차례 세웠지만 뚜렷한 성과가 보이지 않아서다. 정 장관에게 저출산 대책 방향을 들었다. →일·가정 양립을 위해선 기업의 참여를 끌어내야 하는데, 방안은 뭔가.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는 조직 문화를 만들고자 민관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경제 5단체가 참여해 ‘저출산 극복 동참을 위한 경제계 실천 선언’을 했다. 휴가 사유 묻지 말기, 근무시간 외 업무 카톡 자제하기, 최고경영자(CEO)가 참여하는 기업문화 개선 캠페인 등을 집중적으로 하고 있다. 무엇보다 정해진 퇴근시간만이라도 제대로 지켜 가족과 함께 저녁을 보낼 수 있도록 사회 분위기를 조성해 나가겠다. →제3차 저출산 대책 시행 첫해 오히려 출생아 수가 줄어든 이유는. -청년실업률이 상승하고 지난해 4~12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로 경기 지표가 악화되면서 출생아 수가 감소한 것으로 분석한다. 올해 상반기 출생아 수는 역대 최저 수준으로, 지금 대책을 보완하지 않으면 출산율의 완만한 상승 추이가 꺾이고 하향 추세가 고착화할 우려가 있다. 저출산 추세가 더 악화되기 전에 사력을 다해 막아야 한다는 심정으로 출산과 직결된 난임 지원, 남성육아휴직수당 등 단기적 과제를 마련했다. →실정에 맞게 두 자녀 출산을 장려하는 정책으로 전환했는데. -둘째를 낳아 기르기 편한 여건을 조성하는 데 중점을 뒀고, 둘째부터 지원하는 출산장려 대책으로 이번에 정책 전환을 시도했다. 세 자녀 가구에 집중된 출산 인센티브를 두 자녀 가구도 받을 수 있도록 재설계한다. 다음달부터 보건사회연구원에 출산장려정책 지원체계 개편방안 연구를 맡겨 결과가 나오면 기획재정부와 협의해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저출산 문제 극복을 위한 사회적 분위기 조성 방안은. -교육·교과 과정에 가족의 가치와 양성평등, 가족문화 등의 내용을 확대 반영하고 산후조리원과 학교, 군대에서 하는 사회인구교육도 활성화하겠다. 젊은 세대가 적은 비용으로 작은 결혼식을 올릴 수 있도록 공공시설 예식장도 확대 개방한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저출산 대책] 자영업자, 남성 육아휴직수당 ‘그림의 떡’

    “아이를 낳고 부인과 교대로 육아하려면 일을 잠시 접어야 하는데, 직장에 다니는 아빠들과 달리 자영업자는 휴직 수당이 없어 쉬는 즉시 가계소득이 절반으로 줄어요. 부인 월급만으로는 양육비를 대기 어려워 걱정이에요.” 맞벌이를 하는 정모(43)씨 부부는 결혼 10년차가 되도록 출산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저출산 대책이 근로자 중심으로 설계돼 정씨 부부처럼 한쪽이 자영업자거나 부부 모두 자영업에 종사하면 정부 지원을 받기 어려워서다. 정부는 25일 발표한 저출산 보완대책에서 남성육아휴직(아빠의 달) 급여 상한액을 둘째 자녀부터 현행 15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남편의 가사·양육시간이 길수록 둘째 자녀 출산 의향이 증가한다는 연구에 따라 일·가정 양립 지원을 확대하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자영업자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지원 대상을 ‘직장 다니는 부모’로만 한정한 이유는 예산 때문이다. 남성육아휴직수당은 고용보험에서 지급하는데, 고용보험료를 내는 사람들이 주로 직장인이다 보니 보험료를 안 내는 자영업자에게까지 혜택이 돌아가기가 어렵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자영업자, 직장인 모두 보험료를 내는 건강보험 재정에서 육아휴직수당을 지급하자는 얘기도 나왔지만 건강보험 쪽에서 난색을 보였고, 정부 예산으로 지원하자니 그 큰 비용을 충당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출산 지원의 사각지대는 또 있다. 동거나 사실혼 부부는 혼인으로 인정하지 않아 출산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난임시술 의료비 지원도 혼신 신고를 마친 법적 부부가 대상이다. 이동욱 복지부 인구정책실장은 “결혼과 출산은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어 사실혼 관계에도 결혼과 동등한 혜택을 부여할 필요가 있지만, ‘법적 가족관계’를 규정한 수많은 법 체계를 고쳐야 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지난해 한국개발연구원(KDI)과 노동연구원 등 국책연구원 10곳이 참여한 ‘중장기전략 연구작업반’은 저출산 추세에 대응하고자 일정 요건을 갖춘 사실혼 관계인에게도 제도적 혜택을 줄 수 있도록 ‘동거관계 등록제’ 도입을 제안한 바 있다. 내년 10월부터 난임시술비에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대신, 정부 예산으로 하는 시술비 지원을 내년 9월에 중단하면 저소득자인 차상위 계층은 난임 시술을 받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란 지적도 있다. 차상위 계층은 기초생활수급자가 받는 의료급여 대상도 아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이틀 만에 또 감염… 콜레라 지역 확산 촉각

    환자 둘 다 거제서 해산물 먹어 국내 첫 발견된 콜레라균 유형 해수면 온도 올라 오염 가능성도 국내에서 15년 만에 콜레라 환자가 발생한 지 이틀 만에 경남 거제에서 두 번째 콜레라 환자가 나왔다. 지역사회 전파 가능성도 있어 보건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25일 거제시에 거주하는 B(73·여)씨가 설사 증세를 보여 검사한 결과 콜레라에 걸린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B씨는 지난 13일 지인이 거제 인근 해안에서 잡아 냉동한 삼치를 해동해 다음날 교회에서 11명과 나눠 먹었다. 이후 15일 오전부터 설사 증상이 나타났고 이틀 뒤인 17일 거제시 소재 맑은샘병원에 입원해 진료를 받았다. 현재는 증상이 호전돼 퇴원한 상태다. 거제는 지난 23일 국내 첫 콜레라 환자 A(59)씨가 간장게장, 양념게장, 전복회, 농어회 등 어패류를 섭취한 곳이다. A씨와 B씨는 직접적인 관련성이 없으며, 거제 지역에서 수산물을 먹었다는 게 유일한 공통점이다. 곽숙영 질병관리본부 감염병관리센터장은 “콜레라가 추가 전파될 가능성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건당국이 추정하는 콜레라 발생 원인은 ‘해산물’이다. A씨와 B씨는 같은 식당을 가지도 않았으며, 특히 B씨는 인공무릎관절 수술을 받고 거동이 어려워 집 밖을 나서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유일한 공통점은 해산물을 먹었다는 점이다. A씨가 먹은 해산물은 거제 식당에서 판매한 것이었고, B씨가 날것으로 먹은 삼치는 거제 인근 해안에서 지인이 잡은 것이어서 해산물 유통 과정에도 공통분모가 없다. 정기만 거제시 보건소장은 “현재 거제도의 바닷물, 해산물 식당의 수조, 시장 난전의 바닷물 등에서 환경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콜레라균은 물고기가 먹는 바닷속 플랑크톤에도 기생한다. 폭염으로 해수면 온도가 올라가면 플랑크톤이 늘고 물고기가 콜레라균에 오염된 플랑크톤을 먹을 확률도 커진다. 첫 번째 환자에게서 분리한 콜레라균은 ‘O1’ 혈청을 지니고 독소유전자를 보유한 ‘엘토르’(증상이 덜한 콜레라균)형으로 확인됐다. 독소유전자 지문 분석 결과 지금까지 국내 환자에게서 발견된 유전자형과는 일치하지 않았다. 두 번째 환자에게서 분리한 콜레라균도 ‘O1’ 혈청에 ‘엘토르’형이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저출산 대책] 난임 시술비 부담 3분의1로… 두 자녀도 어린이집 우선 입소

    [저출산 대책] 난임 시술비 부담 3분의1로… 두 자녀도 어린이집 우선 입소

    난임부부 체외수정 총 3회 지원 세 자녀 가구 국민임대주택 혜택 다음달부터 아이를 원하는 모든 난임부부는 난임 시술 시 정부로부터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또 세 자녀를 둔 맞벌이 가구는 국공립 어린이집 최우선 입소 자격을 얻어 이르면 연말부터 대기 순서와 무관하게 자녀를 국공립 어린이집에 보낼 수 있다. 정부는 2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열어 첫째아 출산을 돕고 다자녀 가구 우대를 강화하는 내용의 ‘출생아 2만명+알파(α) 대책’을 발표했다. 지난해 내놓은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2016~2020년)의 보완 대책이다. 지금까지는 부부합산 소득 월 583만원 이하 가구에만 난임 시술비를 지원해 왔다. 이 소득기준을 이번에 전면 폐지하면서 현재 5만명보다 2배 정도 많은 9만 6000명이 난임 시술비를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 체외수정(신선배아) 지원 횟수는 총 3회다. 부부 합산 소득이 월 583만원을 초과하는 가구는 1회당 100만원을, 합산 소득이 583만원 이하인 부부에게는 1회당 190만원을 지원한다. 다만 부부 합산 소득이 월 316만원 이하면 지원 횟수를 1회 늘려 240만원씩 4회 지원한다. 체외수정 시술을 한 번 하려면 평균 300만원이 드는데, 정부 지원을 받으면 본인 부담이 평균 3분의1 수준으로 줄어든다. 보통 난임 부부들은 한 번 체외수정으로 임신에 성공하는 경우가 드물어 수차례 시술을 거듭한다. 그러다 보니 난임 시술로 아이를 낳는 데 보통 중형차 한 대 값인 2000만원가량이 들었다. 정부 지원이 이뤄지면 본인 부담금이 700만원 이하로 줄어들 전망이다. 2010년 이후 시험관이나 인공수정으로 태어난 아이는 8만명을 넘어섰으며, 특히 지난해에는 전체 신생아 43만 8420명의 4.4%인 1만 9103명이 난임 시술로 태어났다. 이동욱 보건복지부 인구정책실장은 “한시적 대책이긴 하지만 우선 아이를 낳으려는 의지를 갖춘 부부라도 아이를 낳게 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난임 시술 지원은 다음달부터 내년 9월까지만 시행된다. 내년 10월부터는 난임 시술비와 검사·마취·약제 등 시술 관련 제반비용에 건강보험이 적용돼 본인부담률이 20~30% 수준으로 떨어진다. 내년 7월부터는 난임 시술자에게 사흘간의 무급 휴가를 주기로 했다. 지난달 20일 난임 휴가의 근거법인 남녀고용평등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으며, 사업주에게 휴가 허용 의무를 부여할 계획이다. 개정안에는 민간근로자도 임신기에 육아휴직을 쓸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2단계 지원책은 ‘둘째아 낳기 좋은 기반 조성’이다. 이르면 다음달 보육사업 지침을 고쳐 영유아(0~6세)가 2명인 가구도 국공립 어린이집에 우선 입소할 수 있도록 한다. 대기 순번과 상관없이 국공립 어린이집 최우선 입소 혜택을 받게 되는 세 자녀 맞벌이 가구 아동은 약 6만명이며, 맞벌이가 아닌 세 자녀 가구에도 국공립 어린이집 입소 배점을 지금보다 2배 더 많이 준다. 두 자녀 이상 가구는 국공립 어린이집에 자녀를 보내기가 지금보다 수월해진다. 50㎡ 이상 넓은 면적의 국민임대주택은 내년 초부터 세 자녀(태아·입양 포함) 이상 가구에 우선 배정한다. 내년 7월 둘째 자녀를 본 아빠는 육아휴직수당을 50만원 더 받을 수 있다. 현행 남성육아휴직수당 한도는 150만원(근로자 평균임금의 70%)이다. 내년 7월에 둘째 자녀를 낳은 교원은 근무지 배정 시 우대를 받게 되고, 세 자녀를 둔 교원은 희망 근무지에 우선 배치한다. ‘두 자녀 이상 근무지 전보 우대제’ 대상자는 교원부터 시작해 공공기관 근로자로 점차 확대할 방침이다. 또 내년부터 첫째아 30만원, 둘째아 50만원, 셋째아 70만원 순으로 자녀세액공제를 확대하고, 두 자녀 가구도 세제 등을 포함한 출산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재설계하기로 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모든 난임부부 시술 최대 960만원 지원

    모든 난임부부 시술 최대 960만원 지원

    다자녀 우대, 저출산 극복 못 해 첫째아기 출산 지원으로 전환 아빠 둘째육아휴직 50만원 인상 정부가 저출산 대책의 방향을 기존 다자녀 가구 지원에서 첫째 아이 출산 지원으로 전환했다. 둘째 아이는커녕 첫째 아이 출산도 꺼리는 상황에서 다자녀 가구 지원에 방점을 둔 현행 제도만으로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2016~2020) 시행 첫해인 올해 1~5월 출생아 수는 18만 2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9만 2000명보다 오히려 1만명 감소했다. 혼인 건수도 9000건 줄었다. 5개년 계획에 대한 젊은 세대의 체감도가 그만큼 낮다는 의미다. 청년실업률 상승,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로 인한 경기지표 악화 등도 영향을 미쳤다. 여성 1명이 낳는 자녀 수를 의미하는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1.24명으로, 2020년까지 제3차 저출산 계획이 목표한 합계출산율 1.5명을 달성하려면 내년에 신생아가 올해보다 최소 2만명 이상 더 태어나야 한다. 이동욱 보건복지부 인구정책실장은 “이대로 가다간 목표 출산율에 못 미칠 것이란 위기의식이 들어 긴급 보완 대책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대책의 이름도 ‘출생아 2만명+알파(α) 대책’이라고 명명했다. 정부는 2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열어 저출산 긴급보완대책을 확정했으며 내달부터 바로 시행할 계획이다. 부인이 만 44세 이하인 모든 난임 부부에게 난임 시술비 지원(최대 960만원), 3자녀 가구에 집중된 결혼·출산 관련 인센티브를 2자녀 가구로 확대, 둘째 자녀부터 남성육아휴직수당 50만원 인상, 2~3자녀 가구에 국공립어린이집 우선 입소권 부여 등의 내용이 담겼다. 예산 문제로 난임 부부와 2자녀 가구 출산·양육 지원을 강화하는 데 인색했던 정부가 ‘경고등’이 켜지자 2006년 1차 저출산 기본계획이 나온 지 10년 만에 부랴부랴 현실 착근형 대책을 내놓은 셈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첫째 아이를 보기도 어려운 상황인데, 정부 정책은 다자녀 가구에 집중해 현실과 안 맞는 부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단기적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청년일자리, 신혼부부 주거, 교육 등의 구조적 대책은 내년 중 보완할 계획이다. 저출산 보완 대책에 들어갈 내년도 예산은 610억~650억원 규모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주사기 재사용 방지 위해 자정노력·감시체계 절실”

    “주사기 재사용 방지 위해 자정노력·감시체계 절실”

    “일회용 주사기를 재사용하라고 학교에서 가르치진 않는다.” 정기석 질병관리본부장은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으로 인한 C형 간염 집단감염 사태를 막을 방법을 묻자 24일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의료계의 자정 노력이 뒤따르지 않는 한 현행 제도만으로는 집단감염 사태를 원천 봉쇄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우선 일회용 주사기를 재사용한 비도덕적 의료기관을 적발하는 것부터 난제다. 지금처럼 환자들의 신고나 표본 조사에만 의존해서는 주사기 재사용과 이에 따른 감염병 집단발병 여부를 알기 어렵다. C형 간염 집단감염이 발생한 서울 동작구 JS의원(옛 서울현대의원), 양천구 다나의원, 원주시 한양정형외과 의원 사례 모두 신고에 의존해 찾아냈다. 복지부는 C형 간염에 대한 감시체계를 표본감시에서 전수감시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연내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감염병 예방법)을 개정해 C형 간염을 계속 감시해야 하는 ‘3군 감염병’에 포함하는 등의 방법을 찾고 있다. C형 간염이 3군 감염병에 포함되면 전국 모든 병원에 대한 전수 감시가 이뤄지며, 환자 발생 시 병원은 바로 방역 당국에 신고해야 한다. 지난 5월 국회를 통과한 의료법 개정안이 내년 2월 시행되면 주사기 등 일회용 의료용품을 재사용한 의사의 면허를 취소하거나 1년 이내 자격정지 처분을 내리는 등 제재를 강화할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전수 감시하고 강하게 처벌해도 의사가 주사기를 재사용하겠다고 마음만 먹으면 집단감염 사태는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 병원이 주사를 남용하지 못하도록 비급여 수액 주사에 대한 보건 당국의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단 사태가 발생하면 주사기 재사용 행위를 입증하고 C형 간염과의 연관성을 명확히 밝히기 전까지 환자는 병원으로부터 보상도 받지 못하고 치료비를 짊어져야 한다. 서울시 의사회는 “병·의원은 물론 각종 침구 시술, 불법적인 미용, 문신 시술이 이뤄지는 곳의 감염 관리 실태도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며 “정부와 의료계가 제대로 된 감시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삼보컴퓨터 창업 ‘벤처 1세대’ 이용태 前회장 파산 선고 신청

    삼보컴퓨터 창업 ‘벤처 1세대’ 이용태 前회장 파산 선고 신청

    삼보컴퓨터 창업자인 이용태(83) 전 삼보컴퓨터 회장이 법원에 개인 파산을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전 회장은 지난 5월 중순 서울중앙지법에 파산 선고를 내려달라고 신청했다. 그는 2005년 삼보컴퓨터가 부도 난 뒤 기업 회생절차에 들어가면서 한국자산관리공사에 100억원대 빚을 지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회장은 거액의 채무를 자녀들에게 상속하지 않기 위해 이 같은 신청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법 파산2단독 이현오 판사는 오는 26일 첫 심문기일을 열고 채무자인 이 전 회장과 채권자인 자산공사의 입장을 들을 계획이다. 재판은 비공개로 진행된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대기업 80% 여전히 학점·어학 ‘스펙’ 본다

    대기업 80% 여전히 학점·어학 ‘스펙’ 본다

    기업 79% 가족관계 기재해야 부모 학력·직업에 본적 요구도 건설·제조업은 직무능력 중시 여전히 많은 기업이 신입사원을 채용할 때 학점과 어학 점수 등 ‘스펙’을 따지거나 가족관계를 묻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기업일수록 직무와 무관한 스펙을 요구하는 경향이 강했다. 24일 고용노동부와 대한상공회의소가 518개 기업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기업의 채용 관행 실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조사 기업의 78.8%가 ‘가족관계’를 요구하는 등 후진적 채용 관행을 따르고 있었다. 이 중 상당수는 부모의 학력과 직업까지 물었다. 9.1%는 채용의 공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본적을 요구했고, 키·몸무게(13.7%), 혈액형(10.3%) 등 직무와 전혀 관련없는 사항을 묻는 기업도 적지 않았다. 가족관계 기재는 50~299인 규모의 중소기업(82.9%)이 주로 요구했고, 대기업도 62.5%가 입사지원서에 가족관계 기재란을 넣었다. 95.0%는 입사지원서에 나이를 이유로 채용을 제한할 근거가 될 수 있는 생년월일을 물었다. 주민번호를 여전히 묻는 기업도 16.2%나 됐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 기업들은 채용 시 가족관계, 키, 몸무게 등 개인 능력과 상관없는 사항을 묻지 않는다. 학력과 어학 점수, 학점 등의 스펙을 묻는 관행도 여전했다. 94.0%가 입사지원서에서 학력을 요구했고, 학점(60.2%), 어학 점수(49.4%), 어학연수 경험(37.5%)도 많이 물었다. 스펙을 요구하는 경향은 기업 규모가 클수록 두드러졌다. 어학 점수를 물은 1000인 이상 대기업은 77.1%로, 중소기업(43.4%)보다 많았다. 학점도 대기업(85.4%)이 중소기업(53.9%)보다 많이 물었다. 어수봉 한국기술교육대 교수는 “아직도 대기업을 중심으로 직무와 무관한 스펙을 요구해 청년들에게 부담을 주고 있다”며 “기업이 관행적으로 요구하는 일반 스펙을 과감하게 버리고 직무능력에 우선해 더 많은 지원자에게 공평한 기회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채용 시 직무 능력을 중요시하는 경향은 건설업(65.2%), 제조업(63.7%), 숙박·음식업종(69.7%)에서 두드러졌다. 반면 청년들의 선호가 높은 금융업, 유통업 등은 직무 능력보다 학력을 더 중요시했다. 금융·보험 기업 인사담당자에게 신입 사원 채용 시 가장 중시하는 것을 여러 개 고르게 하자 33.3%가 학력을, 16.7%가 직무 능력을 꼽았다. 유통 기업 인사담당자도 74.4%가 학력을, 53.5%가 직무 능력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답했다. 준비해야 할 ‘스펙’은 많은데, 올해 신입 사원을 공개 채용하는 기업은 적어 대졸자의 취업문은 더 좁아질 전망이다. 공개채용을 하는 기업 비중이 지난해 20.7%에서 올해 13.3%로 크게 줄었고, 48.8%가 경력사원 위주의 수시채용을 하겠다고 답했다. 37.6%는 공개채용과 수시채용을 병행하겠다고 답했다. 대기업은 29.2%가 공개채용 계획을 밝혔다. 이번 조사는 지난 6월 14일부터 7월 6일까지 이뤄졌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삼보컴퓨터 창업 ‘벤처 1세대’ 이용태 前회장 파산 선고 신청

    삼보컴퓨터 창업 ‘벤처 1세대’ 이용태 前회장 파산 선고 신청

    삼보컴퓨터 창업자인 이용태(83) 전 삼보컴퓨터 회장이 법원에 개인 파산을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전 회장은 지난 5월 중순 서울중앙지법에 파산 선고를 내려달라고 신청했다. 그는 2005년 삼보컴퓨터가 부도 난 뒤 기업 회생절차에 들어가면서 한국자산관리공사에 100억원대 빚을 지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회장은 거액의 채무를 자녀들에게 상속하지 않기 위해 이 같은 신청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법 파산2단독 이현오 판사는 오는 26일 첫 심문기일을 열고 채무자인 이 전 회장과 채권자인 자산공사의 입장을 들을 계획이다. 재판은 비공개로 진행된다.  이 전 회장은 1980년 삼보컴퓨터를 설립한 ‘벤처 1세대’로 꼽힌다. 국내 자체 개발로 개인용 컴퓨터를 생산하고 1982년에는 데이콤 초대 사장으로 취임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PC산업 성장 둔화로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했고, 회사는 채권단에 넘어갔다. 그는 현재 퇴계학연구원 이사장 등을 맡아 강연과 봉사활동을 하며 지내고 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 근현대 유통 핵심지 종로5가…111년 패션 1번지 광장시장…상인정신 숨쉬는 방산·중부시장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 근현대 유통 핵심지 종로5가…111년 패션 1번지 광장시장…상인정신 숨쉬는 방산·중부시장

    서울미래유산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미래유산의 유형은 문화적 인공물, 문화적 행위·이야기, 배경으로 구분된다. 문화적 인공물에는 토목구조물, 건축물과 같은 건조물, 그림, 조각, 공예품, 공산품 등이 포함된다. 문화적 행위·이야기는 의식이나 기술, 전통과 명성, 이야깃거리 같은 무형 유산을 의미한다. 배경은 문화적 인공물이나 문화적 행위, 이야기 등이 만들어지는 배경을 의미한다. 서울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진 특색 있는 장소나 경관이 포함된다. 미래유산 선정에 가장 중요하게 고려되는 것은 ‘보존이 필요한 공통의 기억과 감성’이다. 서울시는 서울신문, 문화지평과 함께 미래유산에 대한 보존과 홍보를 위해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 홈페이지(http://futureheritage.seoul.co.kr)에서 앞으로 남은 답사 코스를 확인할 수 있고 참가 신청도 가능하다. “전국에 전통시장이 몇 곳인지 아시는 분?” 이희준(29) 전통시장해설사이자 서울미래유산해설사가 질문을 던졌다. 답사에 나온 시민들은 어림짐작으로 답해 보지만 정답 근처도 못 갔다. “서울부터 제주까지 1398개의 전통시장이 있고 그중 330여개의 시장이 서울에 집중돼 있습니다. 시장의 역사를 거슬러 오르면 선사시대 제전시가 열렸다는 기록들이 남아 있습니다. 그만큼 시장은 인류 역사와 함께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난 7월 23일 서울미래유산 탐방답사 네 번째 시간은 서울의 전통시장인 광장, 방산, 중부시장이 주인공이었다. 20대인 이 해설사는 전국 전통시장 798곳의 방문기록을 가진 ‘시장덕후’이다. 이 해설사는 MBC 생활정보프로그램 ‘생방송 오늘 저녁’에서 전국 전통시장을 소개하는 시장 전문가다. 얼마 전에는 구로시장 영프라자에서 참기름, 들기름을 파는 방앗간 ‘청춘주유소’를 개업한 청년창업가이기도 하다. 설명은 50대 아저씨처럼 구수하게 술술 풀어간다. 광장시장은 서울 전통시장 1호…동문 옆 신발점은 미래유산 지정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전통시장은 어디일까요?” 이 해설사는 질문하기를 좋아한다. 이날도 답사 내내 다양한 질문으로 시민들을 긴장(?)시키면서 전통시장 매력에 푹 빠져들게 했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신라 소지왕 12년(490년) 오늘날 경주 지역에 국가에서 직접 설치한 시장이 있었다는 기록이 있다. 또 백제 가요 ‘정읍사’에도 시장의 존재를 짐작게 하는 구절이 있다고 한다. 지하철 1호선 종로5가역 7번 출구에 모인 서울미래유산 탐방답사단은 이곳에서 시장의 역사에 대해 선행학습을 하고 시장답사에 나섰다. 시장답사라서 그런지 앞선 답사 때보다 중년 여성분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이 해설사의 설명이 거침없이 이어진다. “조선 초 1414년 경복궁 앞 시전에 무려 2827개 가게가 있었다는 기록이 ‘세종실록지리지 한성부조’에 남아 있는데 이를 운종가라 불렀습니다. 조선 후기 무렵에 지금 남대문시장 자리에는 ‘칠패시장’이, 동대문시장 자리에는 ‘이현시장’이 자리를 잡았습니다.” 운종가는 지금의 광화문과 종로1가 인근을 말하는데 조선 왕조가 허용한 유일한 공식 시장 ‘육의전’이 있던 곳이고 칠패시장이나 이현시장은 이른바 ‘난장’이다. 답사팀은 광장시장 동문을 통해 시장으로 들어갔다. 동문 입구 옆에는 상호명이 서울고무상사(프로월드컵)인 신발가게가 있다. 1955년 개업해 주인은 몇 번 바뀌었지만, 60년 동안 신발가게로 한자리를 지켜온 이유로 서울미래유산에 선정됐다. 광장시장은 이현시장 후신으로 1905년 한성부에 등록된 서울 공식 전통시장 제1호이면서 최초의 사설시장이다. 청계천 광교와 장교 사이에 있어서 광장(廣長)시장으로 불렸다. 1905년 7월에는 동대문시장으로 이름을 확정했다가 나중에는 ‘넓게 저장한다’는 의미의 광장(廣藏)으로 정해졌다. 서울미래유산은 아니지만 문화재적 가치는 그 이상이다. 답사팀은 광장시장의 광장(廣場)에 모였다. 이곳은 먹거리 구간을 지나 견과물 구간에서 좌회전해서 포목부로 들어서면 만날 수 있는 시장의 중심이다. 포목을 사러오지 않는 이상 이 공간을 접해 보기 힘들다. 답사단은 광장에 다다르자 놀랍다는 반응이다. 이경윤(55·나눔마켓 대표)씨는 “지금껏 광장시장 하면 빈대떡이나 육회 같은 먹거리만 떠올렸지 이런 곳이 있는 줄 미처 몰랐다”며 놀라워했다. 포목부를 지나면서 이 해설사가 “뭔가 이상한 간판이 있을 것”이라며 궁금증을 유발했다. 주변을 살피자 포목점 간판들 사이에 ‘장안백화점’이란 간판이 낯설다. 이 해설사는 “과거 백화점들이 별도 건물을 짓는 대신 상권이 발달돼 있는 시장에 ‘숍인숍’(가게 안에 또 다른 작은 가게를 운영하는 것) 형태로 들어온 흔적”이라며 “지금도 수원 남문시장(글로벌명품시장, 팔달문시장 주변 9개시장 연합) 중 하나인 영동시장에는 영동백화점이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이창섭(47·중소기업진흥공단 홍보실장)씨는 “전통시장 안에 백화점이 있었다는 것도, 그 백화점이 지금은 초라하게 변한 것도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며 “예전의 화려함이나 생기는 잦아들었지만, 그럼에도 전통시장은 그 나름대로 멋이 있다”고 말했다. 성은도서 서울미래유산 후보감…예지동 시계골목 보존가치 높아 광장에서 나선형 계단을 올라가면 2층에도 포목상점과 한복점들이 즐비하다. 구석진 상가 몇 곳은 셔터가 내려져 있다. 이에 대해 이 해설사는 “주인들이 고령화되면서 가업 승계가 이뤄지지 않은 점포”라며 “저곳에 청년들이 들어와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책이 마련되면 좋겠다”고 아쉬워했다. 중앙직물부 2층에 가면 ‘성은도서’라는 세 평 남짓한 허름한 책방이 있다. 이곳은 40년 넘게 패션 디자이너와 관련 학과 학생들에게 수입 패션도서를 공급하고 있는 곳이다. 사장님은 “작고한 앙드레 김도 단골이었다”며 “유명 패션디자이너 중 이곳을 거쳐 가지 않은 이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2층 한쪽에는 저렴함을 자랑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수입 구제상가도 있다. 이현주 국립중앙박물관 홍보전문관은 “시장 답사를 통해 아주 오래간만에 전통시장의 정을 느끼고 왔다”며 “광장시장의 떡볶이 먹으러 꼭 다시 가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다음 답사지인 방산시장을 가기 위해 예지동 시계골목을 지났다. 이곳은 시간이 멈춘 듯 옛 풍경을 간직한 골목이다. 고급 손목시계를 고치기 위해 일부러 외국서 찾아오는 곳이다. 시계태엽을 직접 깎아 만드는 장인들이 아직도 활동 중이다. 이 해설사는 “대부분 시계공들과 장인들이 예지동을 벗어나 인근 세운상가와 전국 각 지역으로 흩어지고 있어 아쉬움이 크다”며 “세계 어느 장인보다도 월등히 우수한 이들의 숙련된 기술과 시계 골목의 역사는 보존해야 할 가치가 크다”고 강조했다. 방산시장은 1976년 9월 폐교된 방산국민학교가 있던 자리에 세워졌다. 방산이라는 이름은 여러 가지 설이 있다. 하나는 청계천에서 떠내려온 부산물과 흙이 쌓여 있던 걸 퍼 올려 산처럼 쌓아 놓았다고 해서 가산 또는 방산이라 했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분뇨가 많이 쌓이자 향기로 덮기 위해 꽃을 심은 데서 유래한다. 방산시장의 주력 상품은 얼마 전까지 초콜릿과 제과제빵 재료였다가 지금은 공교롭게도 향수와 디퓨저다. 방산시장 이름과 어울리는 품목이 자리잡은 셈이다. 방산시장을 둘러보다가 비교적 보존이 잘 된 적산가옥을 만날 수 있는 것은 또 하나의 재미다. 시장 인접에는 김치찌개가 유명한 은주정이란 밥집이 있다. 답사단은 이날 은주정으로 돌아와 점심을 먹었다. 은주정은 문턱이 없어 이동장애를 가진 이경윤씨의 휠체어가 쉽게 들어갈 수 있었다. 광장시장·방산시장·중부시장…모두 후대를 위해 보존할 곳 답사단은 서울미래유산인 중부시장을 가기 위해 길을 건넜다. 이 시장은 1950년대 후반 남대문과 동대문 인근에서 건어물을 팔던 상인들이 모여 만든 시장이다. 개설 당시 이승만 전 대통령이 개소식에 참석할 정도로 시장 규모와 거래액이 상당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 해설사가 답사단을 이끈 곳은 50년간 황태 등 건어물을 판매하는 서울상회다. 정문교 사장은 개성 있는 필체로 갖가지 교훈이 되는 글을 써서 점포 밖에 걸어 뒀다. ‘정직·정확·정성’이란 상훈(商訓)도 써붙여 놨다. 정 사장은 이날도 성경을 붓글씨로 필사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정 사장은 “장사는 모름지기 신용이고 사람은 됨됨이가 중요하다”며 답사단에 교훈이 되는 이야기를 몇 마디 건넸다. 답사단이 마지막으로 들른 곳은 중부시장의 초기 모습을 볼 수 있는 서쪽 끝이다. ‘오신 손님 친절하게 소비자를 보호합시다’라는 오래된 간판이 보이고 회랑이 있는 오래된 건물이 서 있다. 이 해설사는 “시장은 아침, 점심, 저녁이 다르고 어제와 오늘, 내일이 다른 것처럼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된 전통시장의 역사와 상인들의 이야기, 특화된 상품에 대해 듣는 것만으로도 시장이 달라 보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마무리했다. 글 사진 유성호 ‘문화지평’ 대표
  • “주사기 재사용 없었다” 잡아뗀 병원… 당국은 감염 알고도 물증 없어 방치

    “주사기 재사용 없었다” 잡아뗀 병원… 당국은 감염 알고도 물증 없어 방치

    C형간염 환자가 무더기로 나온 서울 동작구 JS의원(옛 서울현대의원)은 집단감염 사태가 알려진 지난 22일까지도 정상적으로 영업했다.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이 의심되지만 ‘물증’이 없어 보건 당국이 역학조사를 시행하고도 업무 정지 등의 조치를 내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추가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주사기 재사용 의심 기관에 대한 보다 강력한 사전 제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동작구보건소는 지난 2월 19일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 의심 신고를 받고 3월 24~25일 현장 조사를 나가 환자 명부와 진료기록부를 확보했다. 또 2006년부터 10년간 이 병원을 찾은 환자 3만 4327명 가운데 5713명을 조사해 이 중 508명이 과거 C형간염에 걸렸거나 현재 감염된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보건 당국은 이 의원이 주사기를 재사용했다는 명확한 증거를 찾지 못해 별다른 조치는 취하지 못했다. 건강보험 급여 부당 청구 건으로 시정 조치를 내린 게 전부다. 조은희 질병관리본부 감염병관리과장은 “이 의원이 비(非)보험 시술을 하고도 보험 급여를 신청해 부당 청구에 대한 시정 조치를 내리긴 했지만 원장이 일회용 주사기를 재사용한 적은 없다고 잡아떼 추가 제재를 하진 못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개원 이래 원장이 5명이나 바뀌었으며, 현재 원장은 C형간염 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2011년에도 3개월간 원장을 했다. 다른 의료기관에서 근무할 당시 JS의원에서도 환자를 본 혐의로 현재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의료법에 따라 의료기관 개설자는 의원을 옮겨다니며 진료할 수 없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현재 여러 고발 조치를 한 상황인데, 수사 결과가 나오거나 일회용 주사기를 재사용했다는 물증을 확보하지 않고선 영업을 정지시킬 수단이 없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가 C형간염 집단감염 사실을 좀 더 빨리 알렸더라면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이 의심되는 병원에서 환자가 계속 진료받는 일은 없었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3~6월 조사에서 이 의원 내원자에게서 C형간염 환자가 상대적으로 많이 발생한 사실을 확인하고도 감염 사실 발표를 미뤘다. 오송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후진국형 전염병, 폭염에 15년 만에 고개… 콜레라 집단감염 역학조사 결과에 촉각

    후진국형 전염병, 폭염에 15년 만에 고개… 콜레라 집단감염 역학조사 결과에 촉각

    50대, 남해 식당서 감염됐다면 다른 사람들도 걸렸을 가능성 날 해산물·오염된 식수로 전파 “후진국형 病… 발병 예상 못 해” 국내에서 15년 만에 콜레라가 발생한 배경으로 질병관리본부는 연일 계속된 가마솥더위를 꼽았다. 아직 역학조사가 본격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정확한 감염경로를 밝힐 순 없지만, 무더위로 균이 번식하기에 좋은 환경이 조성됐다는 것이다. 정기석 질병관리본부장은 23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브리핑을 열어 “콜레라에 걸리려면 콜레라균 한두 마리로는 안 되고 수천에서 수억 마리가 입으로 들어와야 하는데, 날이 갑자기 더워지며 균이 이상 증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콜레라에 걸린 A(59)씨는 남해로 가족 여행을 갔다 온 뒤부터 설사, 구토 등의 증상이 발생했는데, 만약 감염원이 남해 지역 식당이었다면 해당 식당에서 음식을 먹은 다른 이들도 콜레라에 걸렸을 가능성이 크다. 이를 근거로 질병관리본부는 콜레라 집단감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콜레라는 날것 또는 덜 익은 해산물, 오염된 식수, 콜레라 환자의 대변이나 구토물에 오염된 식품을 통해 전파된다. 우리나라에서도 1940년까지 콜레라가 29차례나 대유행했으며 1980년(145명), 1991년(113명), 1995년(68명)에도 덜 치명적인 ‘엘토르’형 콜레라가 유행했다. 2001년 경상도를 중심으로 콜레라가 전국적으로 유행해 142명의 환자가 발생한 후에는 환자 수가 확 줄었으며, 2001년 이후에는 해외에서 콜레라균에 감염된 환자만 몇 명 있었을 뿐 국내 발생 사례는 없었다. 후진국형 전염병인 콜레라가 국내에서 다시 발생한 데 대해 감염병 전문가들은 예상치 못한 일이라는 반응이다. 정 본부장은 “집단 발병 소지가 있다고 보고 심각하게 조사할 계획”이라며 “일단 조리 시 손을 깨끗이 씻고 개인위생을 철저히 해 달라”고 요청했다. 조선시대만 해도 콜레라는 ‘호열자’로 불리는 공포의 대상이었지만, 지금은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사망하지 않는다. 콜레라는 백신이 있지만 일반 의료기관에선 맞기 어렵고 면역 효과가 낮아 권장하지 않는다. 하반기에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재공습에도 촉각을 곤두세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에서 174명의 메르스 환자가 발생했으며 이 중 59명(치명률 33.9%)이 사망했다. 환자 발생국 대부분이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지역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올 들어 8월 20일까지 신고된 메르스 의심 환자 135명 가운데 80명(59.3%)이 아랍에미리트를 다녀왔고 33명(24.4%)이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했다. 만약 중동 국가에서 병원 내 2차 감염이 발생한다면 환자가 많이 증가하면서 메르스가 국내로 유입될 가능성도 커진다. 질병관리본부는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이 끝난 후 지카바이러스 환자가 다수 유입될 가능성에 대비해 1년간 한시적으로 민간 기관에서도 메르스와 지카 검사를 하도록 했다. 한편 국내 지카바이러스 환자 10명 가운데 3명의 거주지(서울 강북구·관악구, 강원 강릉시) 주변에서 숲모기를 채집한 결과 지카바이러스는 검출되지 않았다. 오송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콜레라·메르스·지카… 전염병 비상 걸린 한국

    콜레라·메르스·지카… 전염병 비상 걸린 한국

    국내에서 15년 만에 처음으로 콜레라 환자가 발생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콜레라 집단감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23일 밝혔다. 올해 하반기에는 지카바이러스뿐만 아니라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가 국내로 유입될 가능성도 커 방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광주 서구에 거주하는 A(59)씨는 남해로 가족 여행을 갔다 오고서 지난 10일부터 설사, 구토 등 콜레라 증상을 보였다. 이 남성을 진료한 광주의 한 의료기관이 관할 보건소에 신고했으며, 지난 22일 실험실 검사 결과 A씨의 검체에서 콜레라균이 발견됐다. A씨는 출입국관리기록상 해외여행을 간 적이 없어 국내에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에선 2001년 이후 국내에서 콜레라가 발생한 적이 없다. 조은희 질병관리본부 감염병관리과장은 “아직 환자가 의심되는 식당 정보를 주지 않아 감염경로를 정확히 밝히지 못했다”며 “부인과 자녀는 증상이 없고, 의료기관 접촉자도 검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카바이러스와 메르스도 비상이다.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페루 등 중남미 남반구 국가는 건기에 접어들며 지카바이러스 환자 발생이 줄고 있으나, 아시아 지역은 반대로 하반기에 우기가 시작된다. 질병관리본부는 필리핀과 베트남을 중심으로 지카바이러스 환자가 계속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메르스 환자는 현재 중동 지역에서 꾸준히 생기고 있으며, 중동 병원에서 2차 감염이 발생하면 우리나라에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고 질병관리본부는 밝혔다. 올 들어 국내 메르스 의심 환자는 135명이며, 이 중 9명이 사우디 현지 의료기관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오송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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