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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감표명 가능” 힘뺀 與

    열린우리당은 정기국회 파행 엿새째인 2일 공전 장기화에 따른 비난 여론을 의식, 이해찬 총리의 유감표시 가능성을 한나라당에 타진하는 등 물밑 대화를 적극적으로 시도했다. 한편으론 단독 등원으로 한나라당을 압박하는가 하면, 야3당과의 공조 강화 의지를 밝히는 등 양면 전술을 이어갔다. 열린우리당은 ‘단독 등원’ 이틀째인 이날도 오전, 오후로 나눠 두 차례 본회의장에 들어가 한나라당의 등원을 촉구하는 등 압박했다. 아울러 파행사태의 원인 제공자인 이해찬 총리가 유감을 표명토록 하는 방안 등 수습책을 제시했다. 이는 전날 이 총리가 국회 파행으로 인한 ‘총리책임론’ 등 여론이 악화돼 혼자서 이 문제를 끝까지 책임지고 가기 어렵다고 판단,‘사과’와 관련해 당측에 해결 방안을 일임하면서 활발해지기 시작했다. 이 총리의 이같은 심경 변화를 전달받은 열린우리당 이종걸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저녁 한나라당 남경필 원내수석부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이 총리의 ‘유감 표명’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지난달 31일 열린우리당 천정배 원내대표가 한나라당 김덕룡 원내대표를 만나 ‘여야 협의를 통한 4대 개혁입법 처리’ 의사를 밝힌 데 이어 유화 제스처를 내보인 것이다. 이틀 전 기자 간담회를 자청해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를 맹비난했던 이부영 의장은 “어제 이후부터 한나라당이 절제하는 모습들이 눈에 보여 대단히 다행”이라고 말했다. 천 원내대표는 “유연한 자세로 대화하고 타협할 용의가 있다.”며 ‘야당 존중’ 입장을 거듭 밝혔다. 열린우리당 지도부의 이같은 입장 정리에 따라 이날 열린우리당에선 “3일 정상화되지 않겠느냐.”면서 “대정부 질의자들은 이제 준비해야 한다.”는 등의 기류가 나돌기 시작했다. 이종걸 원내수석부대표는 원내 부대표회의에 앞서 “내일이면 문제가 풀릴 것”이라고 밝혔다. 재야파이면서 ‘사과 불가’ 등 강경 노선을 견지해 온 이인영 의원도 이날은 별다른 이견을 내지 않고 “한나라당이 국회 정상화에 참여할 수 있도록 인내를 가지고 기다리겠다.”며 당론에 따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사설] 여권이 파행국회 먼저 풀어야

    정기국회 파행이 해결의 실마리를 보이지 않고 있다. 헌정사를 돌이켜보면 여야간에 첨예한 대립이 셀 수 없이 많았다. 감정만 누그러뜨리면 이 정도 대치의 합리적 해법은 멀지 않다. 지금 상황이 꼬인 것은 몇가지 현안이 함께 묶여있기 때문이다. 이해찬 국무총리의 야당 폄하발언, 야당측의 색깔론제기 논란에 4대 입법문제가 맞물려 돌아가고 있다. 이들을 떼어내 순차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이번 파행은 이 총리가 한나라당을 ‘차떼기당’이라고 비난한 데서 촉발됐다. 그런데도 여권은 야당이 정부·여당을 ‘좌파’라고 공격한 것과 총리 발언을 ‘주고받기식’으로 해결하자고 주장한다. 바람직한 태도가 아니다. 이 총리가 먼저 사과함으로써 정상화의 돌파구를 열어야 한다. 어제 출범한 ‘안정적 개혁을 위한 의원모임(안개모)’의 온건론을 경청할 필요가 있다. 이와 별도로 색깔론 시비는 모두가 지양한다는 정치선언을 모색하라. 한나라당이 현 정권을 무조건 ‘좌파’라고 몰아붙이는 것은 문제가 있다. 마찬가지로 여권이 한나라당을 ‘수구·보수’로 매도하는 일도 삼가야 한다. 차제에 소모적 이념논란을 자제하는 계기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이 총리는 강경자세를 접고, 열린우리당에 협상전권을 주도록 하라. 여당은 단독국회 운운하지 말고, 총리의 사과로 국회를 정상화시키는 방안을 야당과 절충해야 한다. 한나라당도 총리파면 요구, 장외집회 엄포는 거둬들여야 할 것이다. 국회 조기정상화는 4대 법안의 차질없는 입법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파행이 오래가면 여당의 단독처리 외에는 연내 입법의 방법이 없어진다. 국가보안법 등은 여당 혼자 통과시킬 안건이 아니다. 여당은 4대 법안을 단독처리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고, 야당은 대안을 내놓고 협상에 착수하기로 타협을 이루라.
  • 개혁입법 처리 삐걱

    열린우리당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4대 개혁입법’ 처리가 불투명해지고 있다. 개혁입법 처리의 시발점이 될 상임위 활동이 4일부터 예정돼 있지만 여야의 극한 정쟁으로 시작부터 삐걱거릴 가능성이 크다. 열린우리당은 국회 파행에도 불구하고 국회정상화 후 한나라당과 대화를 통해 개혁입법안을 순조롭게 처리한다는 기본방침을 재확인하고 있지만 한나라당의 태도가 요지부동이라 진통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열린우리당은 1일 상임중앙위원회를 열어 3일부터 전국적으로 실시하려던 ‘4대 개혁입법 결의대회’ 개최를 국회 파행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잠정 보류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걸 원내수석부대표는 “한나라당과 물밑 대화가 진행되고 있는 시기에 결의대회를 할 경우 상대를 자극해 협상을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지적이 원내에서 제기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이해찬 총리의 사과’가 아니면 모든 것을 거부한다는 태도여서 이같은 유화론이 끼어들 여지가 없어 보인다. 한나라당 김덕룡 원내대표는 이날 상임운영위에서 10·30 재·보선 결과를 “4대 국론분열법을 밀어붙이려는 정략적인 정부·여당에 대해 심판을 한 것”이라고 말해 4대 입법안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더욱이 여야간 극한 대치가 해소되지 않는 한 4일부터 예정된 상임위 활동도 일정부터 여야 간사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1일 공식 출범한 열린우리당내 ‘안정적 개혁을 위한 의원모임(안개모)’의 유재건 대표는 “4대 개혁입법에 대해서는 당내는 물론 당외에서도 대화를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하고 완급을 조절해야 한다.”고 밝혀 여야간 조정 역할을 할 수도 있음을 내비쳤다. 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 민노-민주 “민생부터 챙기고 싸워라”

    국회가 닷새째 파행한 1일 오후 4시. 국회 본회의장엔 열린우리당 의원 20여명이 드문드문 하릴없이 앉아 있었다. 한나라당의 등원을 촉구하는 이른바 ‘압박시위’다. 그나마 참가자가 적어 맥이 빠졌다. 예정됐던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은 공전했고, 본회의를 진행해야 할 김원기 국회의장은 외부일정을 이유로 국회를 비웠다. 그런데 본회의장 한쪽에 민주당 손봉숙 의원이 앉아 있었다. 본회의장 밖으로 면회를 신청해 물었다. “지금 여기서 뭐 하세요?” 손 의원은 피식 웃었다.“싸움박질만 하는 국회의원만 있는 게 아니라는 걸 국민들에게 보이려고요…. 그냥 책 읽고 있어요.” “이건 (본회의가) 열린 것도 아니고, 닫힌 것도 아니고…. 어디 가지도 못하고, 본회의장에 있어야 하는지 회관 사무실에 있어야 하는지…. 차라리 대정부 질문 안 한다고 하면 남은 사흘 동안 새해 예산안 심의준비라도 열심히 할 텐데 답답해요.”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극한대치로 국회가 파행하면서 손 의원 같은 군소정당과 무소속 의원 20여명은 닷새째 ‘직무정지’ 상태에 놓여 있다. 고래 싸움에 등 터진 새우와 다르지 않은 격이다. 그럼에도 이날 본회의장엔 이들 군소정당 의원들이 10여명 나와 앉아 있었다. 두 거대 정당이 닫아버린 본회의장을 이들 군소정당 의원들이 지키고 있는 셈이다. 다시 손 의원의 말.“다른 당 3선 의원에게 물었더니 웃으며 ‘사나흘 그냥 이대로 가도 괜찮아요.’라고 하대요. 그런가요.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이 얼마나 중요한데. 도대체 그 양반은 뭐가 괜찮다는 거죠?”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은 재미있는 통계를 냈다.“지난 닷새간 파행으로 국회가 27억 2500만원을 날렸다.”는 것이다. 국회 1년 예산 3300억원과 국회의원 299명의 세비 등을 기준으로 추산한 액수다. 파행 정국을 타개할 방법을 군소정당 의원들에게 물었다. 이들도 견해가 조금씩 달랐다. 민노당 노회찬 의원은 “이해찬 국무총리가 국회 파행의 단초를 제공한 데 대해 국민들에게 사과하면 열린우리당 단독의 대정부 질문에 참여할 수 있다.”고 했다. 반면 민주당 손 의원은 “그것 역시 파행의 연장일 뿐”이라며 이 총리와 한나라당의 동시 사과와 한나라당의 국회 복귀를 전제로 대정부 질문에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이낙연 의원은 “국민들은 이미 누가 잘했고 못했는지 파악하고 있다. 사과 받는 것이 승리이고 못 받으면 패배라는 생각 자체가 대단히 소아병적 닫힌 생각이다. 사과 여부에 집착하지 말고 한나라당이 들어왔으면 좋겠다. 사과 받는 쪽이 지는 쪽이다.” 라고 말했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국회 5일째 공전…“즉각 등원” “파면” 대치

    국회 5일째 공전…“즉각 등원” “파면” 대치

    이해찬 총리의 한나라당 폄하 발언파문을 둘러싸고 여야가 한치 양보 없는 공방을 계속하면서 국회 파행사태가 닷새째 이어지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1일 상임중앙위 회의와 의원총회를 잇달아 연 뒤 본회의장에 입장해 한나라당의 등원을 거듭 촉구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이해찬 총리 국정농단 대국민 보고회’를 갖고 이 총리의 발언과 행적을 집중 성토한 뒤 노무현 대통령에게 이 총리의 파면을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총리실 관계자는 이날 “총리 혼자서 이 상황을 짊어지고 갈 수는 없다. 총리가 사과와 관련해 곧 ‘당에 모든 것을 일임하겠다.’고 발표할 것”이라고 언급해 주목된다. 열린우리당 천정배 원내대표는 전날 한나라당 김덕룡 원내대표와 만나 정상화 방안을 논의했으나 접점을 찾지 못한 데 이어 이날은 아예 접촉마저 성사되지 못했다. 또 한나라당 남경필 원내수석부총무는 해외 출장 후 이날 오후 귀국하는 등 원내수석부총무간의 대화 채널도 여의치 않는 등 정상화가 쉽지 않은 상태다. 천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 총회에서 “국회 파행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사과드린다.”며 “한나라당이 이념 공세와 색깔론을 자제하고 합리적으로 나온다면 얼마든지 밤을 새워서라도 토론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부영 의장은 앞서 열린 상임중앙위에서 “좌파타령·색깔 공세를 그만두고 경제를 살리는 데 함께 나서야 한다.”. 고 등원을 촉구했다. 김부겸 의원은 “총리가 사과를 하더라도 야당의 색깔론 공격과 관련해서 더 이상 논란이 없도록 매듭지어야 한다.”고 이 총리의 사과를 통한 정국 정상화 필요성을 제기했다. 박근혜 대표는 앞서 열린 상임중앙위에서 “경제가 어려워 이렇게 가고 싶지 않지만 대의민주정치가 이뤄질 수 없는 상황이기에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면서 “이 총리가 무슨 의도로 국회를 파행으로 몰고 가는지 알 수 없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김덕룡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이 총리의 발언은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을 명시한 헌법 7조를 위반한 것이고 발언 시기가 재보선 기간 중이어서 선거법 9조와 60조를 위반한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이 총리의 정치적·법적 책임을 끝까지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한나라, 李총리 ‘정조준’

    이해찬 국무총리의 ‘차떼기당’ 발언으로 여야가 닷새째 극한 대치에 접어든 가운데 한나라당은 강경 투쟁 기조를 고수했다. 1일 국회에서 박근혜 대표 주재로 상임운영위와 ‘이해찬 총리 국정농단 보고회’를 잇달아 열어 이 총리의 과거 행적을 집중 성토하는 등 ‘이해찬 때리기’에 나섰다. 노무현 대통령에게는 이 총리의 ‘즉각 파면’을 요구하는 등 압박전을 통한 대여 투쟁을 계속했다. 이날 상임운영위에서 한나라당 지도부는 이 총리를 겨냥한 공세 수위를 한층 높였다. 이번만큼은 그냥 넘어갈 수 없다는 결연한 의지도 엿보였다. 박 대표는 상임운영위에서 “대의민주정치가 이렇게 돼선 안 되기 때문에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면서 “이 총리는 여러 번 기회를 줬는데 왜 이렇게 하는지, 무슨 의도로 국회를 파행으로 몰고 가는지 알 수 없다.”며 ‘한나라당 폄하’ 발언에 대한 사과 요구를 거부한 이 총리를 정면 비판했다. 김덕룡 원내대표는 열린우리당이 이 총리와 한나라당의 ‘동시 사과’를 주장한 데 대해 “이 총리가 음주운전으로 중앙선을 침범해 큰 사고를 낸 것인데 마치 쌍방과실인 양 억측을 부리고 있다.”고 일축했다. 이한구 정책위의장도 “국회 파행은 이 총리의 언동에서 나왔다.”면서 “다른 것으로 물타기하지 말라.”고 거들었다. 이어 의원총회 형식으로 열린 ‘이해찬 총리 국정농단 보고회’는 이 총리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방불케 했다. 이 총리의 언론관, 정치인 자질 및 전력, 교육부장관 재직 때의 잘못, 총리로서의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 등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김 원내대표는 모두 발언에서 “임명직 총리에 불과한 이 총리가 제 분수를 모르고 언론과 야당, 국회와 국민을 싸잡아 모독하고 도발해 국회가 파행됐다.”면서 “노 대통령은 하루속히 국회 정상화의 걸림돌인 이 총리를 파면해야 한다.”고 성토했다. 박형준 의원은 이 총리의 “조선·동아는 내 손 안에 있다.”는 발언과 여권의 언론 개혁 추진에 대해 “5공시절 언론기본법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면서 “조중동(조선·중앙·동아일보) 손보기라는 정치적 의도가 너무 강하다.”고 지적했다. 심재철 기획위원장은 ▲이 총리가 지난 89년 12월 광주특위 청문회에서 흑산도 대간첩작전(69년 6월) 때 피살된 무장공비 사진을 ‘광주시민학살사건’이라고 제시한 점 ▲지난 2002년 8월 ‘검찰의 병풍유도 요청’ 발언 ▲이 총리 보좌관의 국회 상임위 유관업체 사외이사 겸직 ▲‘병풍’ 의혹을 제기했다가 구속·복역한 김대업씨 가석방 ▲이 총리 부인의 농지법 위반 등을 거론하며 ‘이해찬 흠집내기’에 집중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우리당 ‘강온 양면전술’

    ‘한나라당의 색깔론 사과가 없으면, 총리의 사과도 없다.”며 강경하던 열린우리당이 강온양면책으로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천정배 원내대표는 1일 상임중앙위원회에서 3일부터 전국적으로 실시하려던 ‘4대 개혁입법 결의대회’ 개최를 잠정 보류하자고 제의해 관철시켰다. 시점은 국회 파행사태가 해결될 때까지로 정했다. 한 관계자는 “한나라당과 국회 정상화를 위해 물밑 대화를 진행하는 상황에서 결의대회를 할 경우 상대를 자극해 협상을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지적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재경 원내공보실장은 ‘천 대표가 비둘기파로 돌아섰느냐.’는 질문에 “국정 운영의 최종 책임은 여당이 지는 것인 만큼 천 원내대표가 큰 부담을 안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민생개혁입법 처리와 예산 심의를 위해 한나라당 김덕룡 원내대표와 협상하기 위해서는 노력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공식적인 입장은 ‘총리 사과’와 ‘한나라당의 색깔론 종식에 대한 사과’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라며 온건론으로 돌아선 게 아니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한나라당을 겨냥해 ‘차떼기당’이라고 공격했던 이해찬 총리 쪽에서 ‘사과 불가’의 강경 분위기를 다소 누그러뜨린 움직임이 나오면서 온건론 쪽으로도 변화 조짐이 엿보인다. 일각에서는 금주 중 총리의 대국민 사과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총리실의 한 관계자는 “총리가 대치국면을 계속 끌고 나가기에는 부담이 크고, 역부족”이라면서 “조만간 사과 여부를 열린우리당에 일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힐 예정”이라고 밝혔다. 총리의 사과 시점과 방법론에 대해서는 여당과의 조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원내공보실장은 이 총리측의 이같은 기류 변화에 대해 “총리를 보호하지 않을 경우 정부·여당에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에 여당도 강경해진 측면이 강하다.”면서 “총리실에서 분위기를 전환한다면 우리가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반면 장영달·우원식·정봉주 의원 등 강경론자들은 “총리가 왜 사과하냐.”면서 “열린우리당은 민주노동당·민주당과 함께 국회를 이끌어가도 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정 의원은 “총리의 ‘차떼기 당’ 발언은 열린우리당내 ‘4대 개혁입법’의 국회 통과 여부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고 있는 의원들에 대한 강력한 경고였다.”면서 “열린우리당과 야당인 민노당·민주당이 힘을 합쳐 올해 안에 단독으로라도 개혁입법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장 의원도 이날 의총에서 기자들과 만나 “유신 때 인물들이 자꾸 유신시대로 끌고가려 한다면 비상한 국면이 올 수 있다.”며 “이대로 가면 현 정권 5년 임기 내내 아무것도 못하는 상황이 올 텐데 뭔가 결단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강경 대응론을 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서울광장] 초선의 반란 기대한다/김경홍 논설위원

    [서울광장] 초선의 반란 기대한다/김경홍 논설위원

    세상만사는 다 때가 있다. 시기를 놓치면 다시는 기회가 돌아오지 않는 일들도 부지기수다. 농사만 해도 그렇다. 땅을 갈아엎을 때가 있고, 씨를 뿌릴 때가 있고, 김을 맬 때가 있고, 마지막으로 제때에 거둬들여야 한다. 어느 한 과정이라도 때를 놓치면 도로아미타불이 되기 십상이다. 때를 맞춰 부지런히 일했다고 하더라도 행여 태풍이 들이닥치면 어찌할 것인가. 농부의 몸과 마음은 수확을 손에 쥐기까지는 한시도 쉴 틈이 없다. 농사도 그러한데 하물며 국사는 오죽할까. 먹고 살기 어렵다고 아우성치는 민심, 시시각각 진로가 변하는 국제정세의 태풍들은 미리 대비하고 제때에 막지 않으면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어리석음을 자초할 뿐이다. 이라크 파병문제를 보자. 파병이 미국과 동맹관계 등을 고려한 정부의 불가피한 선택이었거나, 많은 사람들이 주장했듯 침략전쟁에 참여할 명분이 없었거나, 논란이 있었다면 양단간에 제때에 결정했어야 했다. 질질 끌다가 결국은 파병하고, 생색도 내지 못하고, 남들은 돌아올 준비를 하는데 이제 또 파병연장 문제로 논쟁을 벌여야 한다. 그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지금 정기국회 회기중이다. 그런데 이해찬 국무총리는 국회에서 한나라당을 ‘차떼기당’이라고 막말을 했고, 한나라당은 이 총리 파면을 요구하며 의사일정을 전면 거부하고 있다. 열린우리당까지 가세해서 온통 진흙탕이다. 결국 정기국회 100일 회기 가운데 1일까지 5일째나 놀면서 까먹고 있다. 얼마나 더 싸울지는 당사자들밖에 모른다. 이깟 일들로 국정을 팽개쳐도 되는지 분통이 치밀 일이다. 개혁이니, 상생이니, 민생정치니 하는 약속들은 ‘막말’이나 ‘색깔’만 등장하면 한순간에 사라지는 신기루에 불과하다. 교과서에도 나와있듯 3권분립 체제하에서 정부감시와 입법, 예산심의는 국회의 의무이자 존재이유다. 그런데 싸움질로 의무를 팽개치는 것은 당연히 직무유기다. 새해예산안의 규모는 일반회계 기준으로만도 130조원이 넘는다. 정기국회 회기 내내 따지고, 챙긴다고 하더라도 모자라는 시간이다. 의정활동비가 적다고 아우성치는 의원들이 나라살림 정도는 우습게 보는지 답답한 노릇이다. 국무총리가, 정당이, 국회의원들이 국회를 파행으로 몰고가고 공전시킨 ‘직무유기’를 범했다고 해도 당장 책임을 물을 방법이 없다. 시민들에게는 국회의원 소환권도 없고, 정당 불신임권도 없고, 국무총리 해임요구권도 없다. 일 안하는 국회의원을 징계해 달라는 국회윤리위 제소권도 없다. 한번 뽑아 놓으면 4년동안 속수무책이다. 불과 반년 전에 치러진 17대 총선에서 드러난 민심은 ‘돈 먹지 말고, 싸우지 말고, 일 좀 하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지난 시절 돈 좀 먹고, 잘 싸우던 사람들 상당수가 떠났다. 열린우리당의 과반수 의석도 힘을 좀 줄 테니 개혁과 생산적인 정치를 해달라는 요구가 반영된 것이다. 무엇보다 초선의원이 전체의석의 62.5%나 차지한 것은 새정치를 기대하는 민심이 반영된 것이다. 국회의원들의 원내 발언에는 면책특권이 있고, 회기중에는 불체포특권도 누린다. 기차도 공짜로 타고, 골프장에서조차 회원대우를 받는다. 일하라고 주는 특권이다. 싸우라고 주는 특권이 아니다. 지금 정치권이 진흙탕 싸움에 빠져 국정을 팽개치고 있는 것은 국가적 불행이다. 시대가 바뀌었는데도 구시대적 행태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초선의원들이라도 과감히 떨치고 일어나야 한다. 정파를 초월해서 초선들이 힘을 합쳐 ‘상쟁정치’를 추방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3년도 넘게 남은 17대 국회도 희망이 없다. 김경홍 논설위원 honk@seoul.co.kr
  • ‘막말정국’ 가열…與 단독 대정부질문 시사

    ‘막말정국’ 가열…與 단독 대정부질문 시사

    열린우리당 이부영 의장이 31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에 대해 “과거와 같은 고문을 못해 안달이 나 있다.”고 맹비난,‘막말정국’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이 의장은 이날 기자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한나라당과 박근혜 대표가 왜 정부·여당을 좌파, 반미라고 얘기하느냐.”면서 “그것은 독재에 대한 향수를 갖고 있는 것이고, 과거와 같은 고문을 못해 안달이 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의장은 이어 “우리는 이를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면서 “나를 포함해 정부와 여당 안에 좌파나 주사파가 포진하고 있다면 당장 국가보안법으로 고발하라. 얼마든지 고문당해줄 용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박 대표에게는 분단·냉전·독재의 박정희 시대가 최고의 시대로 기억돼 있고, 머릿속에 70년대 이후밖에는 없다.”면서 “그런 역사인식으로는 우리 역사인식을 제대로 담아낼 수 없다.”고 비난했다. 이 의장은 간담회 뒤 파문을 우려한 듯 ‘박 대표가 고문을 못해 안달이 나있다.’는 표현만은 보도하지 말아줄 것을 기자들에게 요청했으나 한나라당의 반발 기류를 감안할 때 이해찬 총리의 ‘차떼기당’ 발언으로 촉발된 여야간 대치는 한층 격화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1일 속개될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도 한나라당이 불참한 가운데 열린우리당 중심으로 진행되거나 아예 무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열린우리당은 지난 주말 한나라당측과 접촉을 가졌으나 진전을 보이지 못했다고 밝힌 반면, 한나라당은 접촉을 갖지 않았다고 부인하는 등 정상화를 위한 협상마저 난항을 겪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 총리에 대한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고 거듭 요구하고 있으나 열린우리당은 오히려 “여당에 대한 색깔공세부터 중단하라.”는 입장을 고수해 여전히 양측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민주노동당과 민주당의 협조를 받아 3당만으로 1일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을 진행하거나, 하루 이틀 더 한나라당을 설득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한나라당의 반발 기류가 거세 국회 파행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재경 원내대표 공보실장은 “협상에 진전이 없다.”면서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이 중요하므로 한나라당이 끝내 참여하지 않는다면, 국회법에 따라 하겠다.”고 말해 단독 진행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맞서 한나라당 임태희 대변인은 “국회의 권위를 위해서라도 이 총리에 대한 조치가 불가피하다.”며 “1일 의원총회를 열어 이 총리 등에 대한 추가 대응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언급, 강경대응 수위를 높일 것임을 예고했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사설] 누구를 위한 진흙탕 싸움인가

    ‘막말 논쟁’에서 비롯된 국회파행과 여야의 강경대치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을 ‘차떼기당’으로 비난한 이해찬 국무총리는 한나라당이 먼저 ‘좌파 공세’에 대해 사과하라고 버티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 총리를 파면할 때까지 국회 활동을 전면 거부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중재에 나서야 할 열린우리당은 오히려 싸움을 부추기고 나섰다. 정치권이 뒤엉켜 진흙탕에서 뒹구는 형국이다. 나라꼴이 어쩌다 이 지경에까지 이르렀는지 국민된 처지로서는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지금 나라밖은 눈이 핑핑 돌아갈 정도로 급변하고 있다. 미국의 대선이 눈앞에 다가왔고, 중국의 금리인상은 우리의 수출전선에 비상을 걸었다. 나라안 서민들은 경기회복과 민생안정을 눈이 빠지게 기다리고 있다. 할 일이 얼마나 많은가. 그런데 고작 정부와 정당의 지도자들이 국가전략과 민생안정을 팽개치고 당파적 힘겨루기만 한대서야 말이 되는가. 국민들은 돈도 안 되고 밥도 안 되는 ‘색깔 논쟁’이나 ‘정치권의 힘겨루기’에 넌덜머리를 내고 있다. 총리쯤 되는 최고지도자가 야당을 극도로 자극하는 발언을 함부로 하고, 제1야당이 장외투쟁도 불사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도대체 누구를 위한 일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현재 국내외 정세는 시기를 놓치면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급변하고 있다. 국가지도자들이 싸움할 때가 아니고 머리를 맞댈 때다. 상생정치까지는 기대하지 않더라도 나라가 거꾸로 가는 것만큼은 막아야 한다. 이 총리나 한나라당은 물론, 열린우리당까지 가세해 이전투구를 벌이는 것은 국가지도층으로서 직무유기임은 물론, 국민에 대한 배신행위다. 이 총리와 한나라당은 무조건 국회파행에 대해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당장 국정에 임해야 한다.
  • “정부재정 늘려 경기부양부터”

    “정부재정 늘려 경기부양부터”

    경제가 ‘시계(視界) 제로’에 빠졌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내년초부터 한국 경제가 회복된다고 하는데, 내로라하는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불확실성이 너무 많아 경제전망을 못하겠다며 손을 들었다. 이렇듯 혼돈스러운 상황인데도 정치권은 극한 대치만 일삼고 있다. 경제전문가들은 “중국의 금리인상, 미국 달러화 약세 등 대외 불안요인이 첩첩산중인데 이렇게 분열된 모습만 보여서는 내년 경제가 심각하게 고꾸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대로는 안 된다는 전문가들에게 구체적인 해법을 들어보았다. 삼성경제연구소 정문건 전무는 “다소 무리가 되더라도 빚을 크게 내 경기를 살리라.”고 주장했다. 재정적자폭을 국내총생산(GDP)의 2%까지 확대하라는 주문이다. 정부가 짜놓은 내년도 재정적자폭은 GDP의 1%인 6조 8000억원. 이를 두배 수준인 15조원 안팎으로 늘려 정부 지출을 대폭 확대하라는 얘기다. 얼마전 여당이 내놓은 해법과 맥을 같이한다. 정 전무는 “민간소비가 내년에도 회복될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그 공백을 정부 지출이 메워야 한다.”면서 “외환위기때는 GDP의 3%까지도 적자재정을 편성한 적이 있다.”고 환기시켰다. 아울러 정부가 추진중인 ‘뉴딜적 종합투자’를 정보기술(IT)쪽에 중점배치하라고 제안했다. 정 전무는 “중국정부가 내년에 위안화 절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면서 “대외불안변수에 맞서려면 국내체력을 서둘러 보강해야 한다.”고 말했다.IMF가 권고한 추가 금리인하와 관련해서는 “득보다 실이 많다.”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광두 서강대 교수도 “금리인하로 경기부양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면서 “무엇보다 청와대와 집권당, 경제팀이 리더십을 다시 정비해 정책 리스크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우려를 없애라.”고 주문했다. 이원기 메릴린치 전무는 “외국인 투자자들은 참여정부의 정책성향이 왼쪽으로 치우쳐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 “정작 그들이 경계하는 것은 일관성”이라고 지적했다. 어느 때는 기업 친화적인 우파적 정책을 썼다가 어느 때는 좌파적 정책을 내놓는 등 일관성 없이 오락가락하는 모습이 외국인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한다는 것이다. 한국경제연구원 배상근 연구위원은 “수도권 규제만 하더라도 이헌재 부총리는 행정수도 이전 위헌과 관계없이 완화기조를 유지한다고 밝혔으나 이해찬 총리는 전면 재검토를 선언하는 등 오락가락”이라고 꼬집었다. 배 연구위원은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해 기업이나 개인 등 경제주체들로 하여금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느끼지 않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치권도 정쟁을 중단하고 그야말로 경기살리기에 올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LG경제연구원 오문석 상무는 “9월 산업활동 동향을 통해 경기가 하강중이라는 사실이 확인된 만큼 정부재정을 늘려 경기를 떠받치는 처방이 바람직하다.”면서 “대신 부동산가격을 계속 잡아나가는 정책을 병행해, 돈이 풀리는 데 따른 물가불안 요인을 줄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뉴딜사업도 성장을 떠받칠 수 있는 ‘소프트웨어’로 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막말정국’ 위험수위 넘었다

    여야의 ‘막말 대치’가 위험 수위를 넘어서고 있다. 꼬인 정국이 풀리기는커녕 갈수록 악화되는 양상이다. 이해찬 국무총리의 ‘차떼기당’ 발언에 이어 31일에는 이부영 열린우리당 의장으로부터 “고문을 못해 안달”이라는 ‘박근혜 때리기’가 보태어졌다. 여야간 감정싸움으로 생긴 생채기에 소금을 뿌린 격이다. 대치 정국은 당분간 해법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열린우리당은 1일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을 민주노동당, 민주당과 함께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나섰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쉽사리 국회 의사일정 거부방침을 철회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장외투쟁’쪽으로 한발짝 더 다가서는 모습이고, 국정을 책임진 열린우리당 역시 한나라당을 돌려세우려는 노력을 보이지 않고 있다.‘막말정국’이 ‘막가는 정국’으로 치닫고 있다. ■ 이부영의장 “박대표 고문못해 안달” 열린우리당 이부영 의장이 31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를 작심한 듯 맹비난하고 나섰다. 기자간담회에서 “독재에 대한 향수를 갖고 있다.”,“고문을 못해 안달났다.”는 극언을 퍼부었다. 이 의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정부와 집권여당을 반미·친북·사회주의 정권이라고 말하는 것은 정치를 안 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야당이 그 얘기를 시정하지 않고는 대화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왜 근거없이 색깔론을 벌여서 국민 속에 불화를 일으키고 외국자본이 투자를 못하게 방해를 하느냐. 좌파 사회주의 정권이라고 문제제기를 함으로써 외국 투자자들에게 투자를 못하게 하고 경제를 계속 악화시켜 이 정권의 경제활성화 정책이 성공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한 것인지 되묻고 싶다.”는 말도 했다. 이 의장은 이어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극우 커머셜리즘(안보상업주의)’이 나타나는 나라”라며 “이번에 버릇을 고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의 이날 발언은 지난 29일 의원총회에서 조심스레 이해찬 총리의 유감표명을 촉구하던 것과 정면 배치된다. 주말을 거치면서 여권 지도부가 한나라당에 대해 ‘색깔론 중단’을 앞세워 사실상 정면 대응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셈이다. 이와 관련, 여권은 지난 30일 이 총리와 이 의장, 천정배 원내대표가 회동해 대치정국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세 사람은 “당분간 국회가 파행하더라도 한나라당의 이념공세를 방치해선 안된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가보안법 폐지와 언론관계법 제·개정, 사립학교법 개정, 과거사기본법 제정 등 ‘4대 입법안’ 처리를 앞두고 어차피 한나라당과의 이념공방은 불가피하고, 따라서 이번 기회에 한나라당의 이념공세가 ‘정략에 따른, 터무니없는 정치공세’에 불과하다는 점을 국민들에게 각인시켜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민병두 기획위원장도 “이 의장의 발언은 내부에서 수위를 조율한 것”이라고 말해 이런 관측을 뒷받침했다. 한나라당의 반발과 이에 따른 국회 파행을 불 보듯 뻔히 알면서도 야당과의 가파른 대치를 선택한 것은 그만큼 열린우리당이 지금의 국면을 ‘위기’로 인식하고 있음을 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에 대한 낮은 지지도,10·30 재보선 패배 등 여권에 대한 민심이반이 심각한 상황에서 ‘4대 입법’마저 무산된다면 더이상 정국을 주도할 능력을 상실하게 된다는 절박감이 야당에 대한 강공으로 표출되고 있는 것이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한나라 “더이상 못참는다” 강경일색 한나라당이 요즘 전례없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있다. 그동안 미묘한 입장차를 견지해온 주류·비주류가 한 목소리로 ‘총리 파면’을 외치고 있고, 틈만 나면 튀는 목소리를 내던 일부 소장파도 입을 다물었다. 이처럼 당이 일시적으로나마 하나로 뭉치게 된 것은 ‘공동의 적’인 이해찬 총리의 ‘차떼기당’ 등 극단적인 발언 파문이 나온 상황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31일에는 열린우리당 이부영 의장이 박근혜 대표를 향해 “과거와 같은 고문을 못해 안달이 나 있다.”고 거칠게 공격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수준 이하의 막말 정치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며 격앙된 분위기가 더욱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1일 대정부질문도 보이콧하기로 했다. 대신 같은 시각에 ‘이해찬 총리 국정농단 보고회’라는 이름으로 의원총회를 갖는다. 이 자리에서 박형준·박재완·최경환 의원 등이 5분 발언 형식으로 ▲수도위헌 결정 불복종 ▲총리 취임 후 국정 파탄 등을 집중 성토할 계획이다. 또 총리 해임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하는 방안도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이와 관련, 임태희 대변인은 이날 “정치는 대화 채널이 있기만 하면 제자리에서라도 굴러가게 마련인데, 지금은 그런 채널이 전혀 없다.”고 전했다. 국회 정상화가 그만큼 쉽지 않음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그러면서 “열린우리당에서도 총리가 지나쳤다는 지적이 있다.”면서 “그런데도 거기에 대고 야당이 먼저 사과하라고 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못을 박았다. 이 총리가 “한나라당이 먼저 좌파 공세를 사과하라.”고 언급한 것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이런 강경 일색의 당론 가운데 고민 섞인 목소리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한 초선 의원은 “계속 국회를 공전시킨 채 여권만 성토하다간 국민이 또 등을 돌리게 될 부담도 있다.”고 토로했다. 정병국 의원은 “개인적으로는 총리 해임결의안을 빨리 상정해 자연스럽게 국회가 열리도록 하는 게 좋다고 본다.”면서 “그래야 명분도 없는 4대 법안을 처리하려는 여당에 말려들어가지 않고 막아낼 수 있다.”고 말했다. 전여옥 대변인은 “지금은 어쩔 수 없다.”면서도 “총리의 망언을 그대로 용인하고 국회를 운영하자니 야당을 지지해준 유권자에 대한 결례이고, 그렇다고 맞붙어 같이 싸우자니 수준이 맞지 않아 당 지도부도 고민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정치플러스] 한나라 이달말 ‘별주부전’ 공연

    욕설 연극으로 파문을 일으켰던 한나라당 의원 극단 ‘여의도’가 후속 공연을 무대에 올린다. 극단 여의도는 31일 “현 정부의 국정운영 방식을 꼬집는 정치풍자극 ‘별주부전’을 이르면 11월 말 공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별주부전은 이해찬 총리의 야당 폄하 발언 등으로 첨예하게 대립하는 정국을 ‘용왕’(대통령)과 ‘악어’(총리) 등의 입을 빌려 풍자할 계획이다. 자연스럽게 신행정수도 위헌결정, 휴전선 3중철책 절단사건, 여당의 4대 입법안 등이 풍자 대상으로 오르게 된다. 첫 공연에서는 한나라당 의원들만 무대에 섰지만, 이번에는 서울시립극단 소속 전문배우들도 함께 공연한다. 극단 여의도에서 제작·기획담당을 맡은 이재오 의원이 전문 연출자와 함께 공동으로 연극을 총지휘한다.
  • 李총리 “먼저 사과 못한다”

    李총리 “먼저 사과 못한다”

    이해찬 국무총리는 자신의 ‘야당 폄하발언’으로 국회가 파행을 빚고 있는 것과 관련,“사과나 유감 표명을 하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총리실 고위 관계자는 31일 “그동안 상황이 변한 것이 없다.”면서 “이 총리가 ‘한나라당이 먼저 자신들의 좌파공세에 대해 사과하면 유감을 표시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그 선에서 해결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현직 대통령에 대해 입에 담기도 어려운 표현을 내뱉었던 야당의원들이 총리가 야당을 비판했다고 국회 일정을 거부한 것은 잘한 일이냐.”고 비난하면서 “이 총리의 생각에는 변함이 없으며 (국회 정상화 등)모든 것은 한나라당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대부분의 총리실 관계자들은 특히 매사에 철저하고 빈틈없는 성격 탓에 ‘면도날’이나 ‘송곳’으로 통하는 이 총리가 먼저 야당의 요구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 총리가 ‘상생의 정치’를 위해 수습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이 총리는 지난 30일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별관에서 열린 장·차관 정부혁신 추진 토론회 참석에 앞서 국회파행 사태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오늘은 교육을 받으러 왔다.”며 즉답을 피한 것도 더 이상 사태확산에 부담감을 느끼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총리실의 또 다른 관계자는 “이 총리의 복심을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국회 파행의 부담은 야당보다는 이 총리에게 있는 만큼 이 총리가 먼저 야당에 상생의 제안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우리당 “제2탄핵사태…野 먼저 사과해야”

    “어제·오늘 못한 국회 대정부질문은 다음 주에 하게 되는 건가요?”(기자) “아닙니다. 관례상 지나간 것은 날아가 버리는 겁니다.”(대변인) 29일 오후 열린우리당 김현미 대변인은 이렇게 잘라말했다. 정치(28일)·통일외교안보(29일)분야 대정부질문은 국회 파행에 따라 자동적으로 무산됐다는 주장이었다. 이 주장은 의미심장하다. 여당 입장에선 대정부질문 파행사태가 그다지 ‘손해보는 장사’가 아니라는 얘기로 해석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여권 관계자는 “대정부질문은 속성상 야당을 위한 것인데, 국회에 안들어오면 자기들만 손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렇게 보면,29일 여당이 강경론으로 대오를 갖춘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열린우리당은 전날 이해찬 국무총리의 ‘강경 발언’이 돌출됐을 때만 해도 뜻밖의 상황에 강경론과 온건론이 뒤섞였었다. 그런데 이날은 강경론이 대세를 장악했다. 오전에 2시간 넘게 열린 의원총회에서는 강경론이 온건론을 7대 3 정도로 눌렀다. 박영선 원내대변인에 따르면,“한나라당의 집중적인 색깔론과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 등은 대통령이 직무를 제대로 할 수 없게 만드는 제2의 탄핵사태다. 한나라당에 색깔론 사과를 요구하자.”는 발언이 많았다는 것이다.“이 총리가 좀 과했다.”는 발언도 나왔지만, 강경론에 밀렸다. 오후 2시에 천정배 원내대표 주재로 열린 원내대책회의는 강경론을 ‘추인’하는 자리였다. 김현미 대변인이 발표한 회의 결과는 이랬다.“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색깔론 중단을 선언하고 김덕룡 원내대표는 그동안 제기한 색깔공세를 사과해야 한다. 한나라당은 뻑하면 회의장을 박차고 나가는 ‘가출정치’ 행태를 버려야 한다. 한나라당이 안들어오면 우리 당 단독으로라도 국회를 열어야 한다는 얘기도 있었다.” 이처럼 대여 강경 전선이 형성됨에 따라 당분간 온건론의 입지는 좁아지게 됐다. 하지만 국회 파행 장기화에 따른 비난여론이 거세지고 있어 온건론이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그때가 국회 정상화의 시점으로 예상된다. 안영근 의원은 “당과 청와대가 당내 강경 원리주의자의 논리에 따라 편향된 방향으로 가는 것을 막아야 한다.”면서 중도보수파 모임인 ‘안정적 개혁을 위한 의원 모임’을 다음주에 출범시키겠다고 압박했다. 천정배 원내대표가 한나라당을 비판하면서도 한편으론 “대화의 가능성은 열어놓고 있다.”고 강조하는 것도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이다. 김상연 김준석기자 carlos@seoul.co.kr
  • 한나라 “민생은 내던지고…” 비난 여론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단단히 화가 났다. 박 대표는 29일 이해찬 국무총리의 한나라당 폄하 발언을 ‘국회 모독 및 국민 무시’로 규정하고 이 총리와 여권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또 열린우리당의 국가보안법 폐지 등 ‘4대 법안’ 강행 처리방침과 관련해 장외투쟁과 물리력 동원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분명히했다. 박 대표는 이날 저녁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여권이 4대 법안 제출을 강행할 경우 장외투쟁 등 뭐든 다 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여권이 4대 법안을 강행 처리하면 헌법소원을 제기하느냐.’는 질문에 “그런 것을 포함해 몸으로라도 막을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대표는 이 총리의 한나라당 폄하 발언 등에 대해 “의회 민주주의를 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인다.”면서 “국회를 무시하고, 국민을 무시하는 처사인데 대정부질문이나 국회가 있을 의미가 없다.”고 잘라말했다. 그는 “5선 의원이자 행정부의 얼굴인 총리가 자신이 이런 발언을 했을 때 어떤 파장을 가져올지 잘 알 텐데 이렇게 말한 것은 의도적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며 “이 총리의 발언은 헌정사상, 아니 전세계에서도 없던 일”이라고 진단했다. 앞서 한나라당은 이날 확대원내대책회의와 의원총회을 잇따라 열고 노무현 대통령에게 총리 파면을 요구하면서 이 총리가 사과 등의 조치를 취할 때까지 본회의는 물론 상임위 등 모든 의사일정을 거부키로 했다. 김덕룡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국민과 의회에 오만한 태도로 정국을 파탄에 이르게 하고 국정을 혼란에 빠뜨린 이 총리에게 더 이상 사과를 요구할 단계가 지났다고 생각한다.”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원내대책회의에서는 이 총리에 대한 파면권고 결의안이나 해임건의안 등을 제출하자는 의원들의 강성 발언이 이어졌다. 그러나 당장 전면전에 나서기보다는 여권 반응과 여론 동향을 보고 대응 수위를 조절하기로 논의를 모았다. 한편 초선의원 가운데 강경파인 주성영 의원은 성명을 내고 “대정부질문을 파행으로 몰고 간 이 총리의 ‘막가파식’ 발언에 개탄을 금치 못한다.”면서 중앙인사위가 지난 8월 공개한 ‘고위공직자 공직적응 매뉴얼’ 내용을 소개하면서 “장관에게만 요구할 게 아니라 대통령과 총리부터 솔선수범하라.”고 주문했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유시민·박계동, 지도부 비판 눈길

    여야가 이틀째 가파르게 대치한 29일 열린우리당 유시민 의원과 한나라당 박계동 의원이 각각 당 지도부를 비판하는 발언을 해 눈길을 끌었다. 유시민 의원은 이날 이해찬 국무총리의 국회 대정부질문 답변 파동에 대해 “당에 정국 주도권이 없으니 대통령에게 몰린 하중을 덜기 위해 총리가 치고 나온 것”이라고 편들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혼자서 모든 것을 수습하고 정리하느라 하중이 집중됐다.”고 언급한 뒤 당 지도부를 겨냥해 “당이 언제 싸워본 적이 있느냐?”고 직격탄을 쐈다. 이 총리의 의원 보좌관을 지낸 유 의원은 “여당 차기 주자들의 행보를 보면 이 총리처럼 하는 사람이 없다.”면서 “대개의 주자들이 지지층을 넓히기 위해 보수화되고 싸움도 안한다.”면서 ““당 지도부는 무조건 우리를 비난하는 조선일보와 동아일보에 대해 인터뷰를 거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나라당 박 의원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이 총리의 파면 촉구 결정을 박수로 추인한 뒤 단상에 나와 “아주 중요한 시기에 우리당 결론이 혹시나 잘못 내려지지 않았나하는 우려 때문에 나왔다.”면서 “이 국면에서 현재 우리가 핵심적으로 파면권고 결의안을 내는 것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 총리의 망언은 대통령의 헌법 위반적 행위에 대한 초점 흐리기”라고 규정한 뒤 “파면 요구도 기본적 전략이고 잘된 결정이지만 투쟁의 핵심 내용은 노 정권의 파행과 그 행태를 규정화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야당이 어떻게 길게 싸우냐.”면서 “유리한 조건에서 단기적으로 싸우되 해임건의안을 바로 낸 뒤 표결에서 지는 한이 있더라도 왜 싸우는지 보이는 것이 야당의 몫”이라고 방법론을 제시했다. 박 의원의 발언이 끝나자 “본회의 때 잘 하지.”라는 의원들의 볼멘소리가 나왔다. 한 의원은 “어제 대정부 질문 때 맥없는 스탠스를 취한 데에 대한 당내 비판적 시각을 의식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지연 김준석기자 anne02@seoul.co.kr
  • [사설] 총리와 한나라당 이성 찾으라

    이해찬 국무총리의 ‘한나라당 폄하 발언’과 한나라당의 의사일정 거부로 국회가 이틀째 파행을 계속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29일 이 총리의 파면까지 요구했다. 한심하기 짝이 없는 노릇이다. 국회가 총리나 한나라당이 싸우면서 멋대로 팽개쳐도 될 만큼 그렇게 만만한 곳인가. 이러고도 개혁이니 민생이니 할 자격들이 있는지 묻고 싶다. 국회는 당장 열려야 한다. 국회는 국민을 대표해 국정을 다루는 곳이지, 총리나 정당이 힘겨루기하는 곳이 아니다. 이해찬 총리와 한나라당은 국회 파행의 공동책임이 있다. 이 총리가 국회에서 한나라당을 겨냥해 ‘차떼기 정당, 고속도로에서 수백억원을 받은 정당’이라고 공격한 것은 중립적이어야 할 총리의 직분과 품위에서 벗어난 것이다. 총리는 국민의 대표기관에서 정부 정책을 설명해야 하는 것이지, 특정 정파와 싸우라고 국회에 출석하는 것이 아니다. 이 총리는 국회가 한나라당의 국회가 아니라 국민의 국회라는 점에서 일탈한 처신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 지금 국회는 대정부질문뿐 아니라 새해예산안 심의와 개혁 및 민생입법 등 소화해야 할 일정이 산적해 있다. 정부가 국회와 협조할 때지 싸울 때가 아니다. 한나라당은 민생국회를 주장할 자격이 없다. 이 총리의 폄하발언이 거슬리더라도 그것이 국회를 파행으로 몰고갈 이유는 못된다. 그동안 정부정책에 대해 대안도 없이 반대만 하다가, 공격받았다고 해서 감정적으로 대처하는 것은 국민들을 우습게 보는 것이다. 국회가 파행이면 정당과 국회가 손해보는 것이 아니라 당장 국가와 국민이 손해본다. 그런 점에서 “과도한 발언으로 정쟁을 악화시킨 총리와 무분별한 정치공세로 파행사태를 조장한 한나라당은 국민에게 사과하고 조속히 국회를 정상화시켜야 한다.”는 민주노동당의 주장은 백번 옳다.
  • 한나라, 李총리 파면요구…정국대치 심화

    한나라, 李총리 파면요구…정국대치 심화

    이해찬 국무총리까지 가세한 여야 정치권의 ‘막말 정쟁’으로 정국 대치가 심화되면서 ‘정치권 전체의 직무유기’라는 비난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무엇보다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은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민생경제 회복을 강조했지만, 정작 행동으로 나타난 것은 지루한 정쟁의 연속이라는 지적이다. 29일 예정된 국회 통일·외교·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은 한나라당의 의사일정 거부로 열리지 못했다. 한나라당은 이 총리 파면을 노무현 대통령에게 요구하고 나섰다. 한나라당은 특히 이 총리 발언에 대한 노 대통령의 가시적 조치가 없는 한 대정부질문뿐 아니라 다음달 4일부터 시작될 상임위 활동까지도 전면 거부하기로 해 대치정국이 장기화할 가능성마저 우려된다. 다만 여야 내부에서 국회 파행 장기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은 데다 열린우리당의 ‘4대 입법안’ 처리를 앞두고 여야 모두 무작정 국회를 방치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여야간 직·간접 절충이 이뤄질 이번 주말과 휴일이 파행 정국의 1차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국회 대정부질문이 이틀째 공전한 가운데 여야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와 의원총회 등을 잇따라 소집, 이 총리의 한나라당 폄하발언과 한나라당 일부 의원들의 이념 공세를 맞비난하는 공방을 이어갔다. 한나라당은 확대원내대책회의와 의원총회를 열어 “이 총리가 야당을 모독하고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의무를 훼손했다.”며 노 대통령에게 이 총리 파면을 요구했다. 임태희 대변인은 “이 총리는 정치적 중립의무를 위반했고, 자유민주주의에 반하는 위헌적 언론관을 보였으며, 정략적 목적으로 야당을 공격해 정국 파탄을 초래했다.”면서 “한나라당은 이 총리 문제가 결론날 때까지 일체의 국회 의사일정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나라당은 이와 함께 이 총리의 ‘차떼기당 발언’에 대해 선거법 9조(공무원 중립의무)와 60조(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자)를 위반했다며 중앙선관위에 유권해석을 의뢰했다.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 임종석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정국 불안의 근본 원인은 한나라당의 무분별한 색깔공세에 있다.”고 맞비난하고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와 김덕룡 원내대표의 사과를 요구했다. 특히 이 총리는 열린우리당 의원들과의 오찬 모임에서 “한나라당이 먼저 정부에 대한 근거없는 좌파공세를 사과해야 한다.”고 강경 기조를 유지했다고 참석자가 전했다. 열린우리당 이부영 의장은 그러나 의원총회에서 “한나라당은 반미·친북정권이라는 음해를 중단하고, 총리도 한나라당에 유감을 표하는 선에서 당장 국회를 정상화시켜야 한다.”며 여야 대화를 통한 정국 정상화를 촉구했다. 천정배 원내대표도 “한나라당이 정권의 정통성을 부인하며 인내의 한계를 넘어서는 발언들을 하고 있지만 국회를 버릴 수는 없다.”며 한나라당과의 대화에 나설 뜻을 밝혔다. 이같은 정국 대치에 대해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단 수석부대표는 논평에서 “민생·개혁법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거대정당들의 이같은 추태는 국민에 대한 직무유기”라며 이 총리의 사과와 한나라당의 국회 복귀를 촉구했다. 네티즌 ‘존경’도 서울신문 홈페이지 댓글을 통해 “여야 의원들은 말로만 ‘존경하는 의원님’이라 부르지 말고, 진정 국민들을 받드는 자세로 존경받을 행동을 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기다림…소외감…소수정당 의원들 속탄다

    기다림…소외감…소수정당 의원들 속탄다

    ‘소수 정당은 서러워.’ 국회 본회의의 대정부 질문이 중단된 지 이틀째인 29일 국회 파행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자 민주노동당과 민주당 의원들은 하염없는 기다림과 소외감으로 속이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양당은 파행 원인을 제공한 여권과 의사 일정 보이콧을 강행한 한나라당을 모두 비판하는 ‘양비론’을 제기하며 정국 정상화를 촉구했다. 민노당은 국회 파행으로 인해 각종 개혁·민생 법안들이 자칫 좌초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천영세 원내대표는 “양당은 대정부 질문을 정쟁으로 몰고가며 국회를 파행으로 만들었다.”면서 “양당은 조속히 국회를 정상화시켜 개혁·민생 법안 처리를 바라는 국민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정 정당 중심으로 국회가 속개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한나라당을 배제한 의사 일정에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민노당은 국회 파행의 주된 책임이 한나라당에 있음을 지적하면서 동시에 열린우리당과 이해찬 총리의 처신에도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반면 민주당은 이 총리를 먼저 비판한 뒤 한나라당에도 이의를 달았다. 이낙연 의원은 “총리의 본회의 발언은 균형과 절제, 품격을 잃은 채 정부의 조정자 역할을 포기한 것”이라면서 “한나라당 역시 의회 진행을 막는 방식이 아니라 의회에서 해결하는 것이 옳다.”고 양측을 모두 비판했다. 특히 대정부 질문을 준비하는 민노당 강기갑·노회찬 의원, 민주당 이낙연·김효석 의원, 자민련 류근찬 의원 등의 조바심은 더욱 크다. 다음달 2일 경제 분야 대정부 질문이 예정된 민노당 강 의원은 “쌀 재협상과 관련한 통상 문제와 학교급식 문제를 집중적으로 짚을 계획”이라면서도 “소수 정당은 배제한 채 기약없이 파행을 계속하고 있으니 대정부 질문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같은 당 노회찬 의원도 29일 용산기지 이전과 관련해 미국 종속적인 협상 문제를 따져 보기 위한 대정부 질문을 준비했으나 무위로 돌아갈 처지에 놓였다. 민주당 이 의원은 전날 정치분야 대정부 질문 자료는 물론 추가 질문 자료까지 내면서 의욕을 보였으나 속절없이 기회를 날려 버리고 말았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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